2018년 1월 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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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년 전통의 대한민국 최장수 월간지 SINCE 1910 - 제1,172호

시대를 읽고 삶에 희망을 주는

2017 서울미래유산 등재 (Seoul Future Heritage)

월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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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sijosa.com

권두언 감정에도 <브레이크>가 있다

시론 우물 탈출

수필 시작의 의미

시대의 징조 젊은이가 사라질 때

책 사잇길 몸살 난 몸들

스토리텔링 토리와 개 껌


│권두언│

감정에도 <브레이크>가 있다 자동차로 오른 일이 있다. 언덕 아래에서부터 가속해 30 미터쯤 올라가다 그만 자동차가 눈길 위에 멈춰 서고 말 았다. 조금만 더 힘을 내 올라가기 위해 가속 페달을 밟 았으나 헛바퀴만 돌았다. 그리 넓은 길이 아니어서 오던 길을 다시 후진해, 도로 내려가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결국 더 이상 올라가는 일이 어려워 보여 천천히 뒤를 살 피며 내려가기 시작했다. 짧은 거리였지만 후진으로 내 려가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것 같아서 일단 멈추려고 제동 장치인 브레이크를 있는 힘껏 밟았으나 속수무책 으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자동차는 멈춰 서지 않았고, 오 히려 벽에 부딪혀 차의 측면이 긁히고 찌그러질 것만 같 았다. 차는 뒤꽁무니를 좌우로 왔다 갔다 하며 언덕 아 래로 곡예 하듯 내려갔다. 다행히도 차체에 손상 없이 진땀을 흘리며 언덕 아래로 무사히 내려왔다. 자동차가

잘 멈춘다는 것

제동력을 잃어 몹시 당황스러운 경험을 한 것이다. 이처

‘자동차는 잘 달리는 것보다 잘 멈추는 것이 중요하다.’

럼 우리 인생 역시 잘 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멈춰야 할

라는 말이 있듯이, 성능이 좋은 자동차는 탁월한 가속

때 잘 멈추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자동차의 제어 기능이

력뿐 아니라 반드시 뛰어난 제동력을 갖추어야 한다. ‘아

나 사람의 감정 가운데 <자제력>을 향상시키는 일은 안

차!’ 하며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지는 작은 접촉 사고뿐

전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데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없다.

아니라 운전자의 생명과 타인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 갈 수도 있는 대형 교통사고를 막아 주는 것은 탁월한 제동

잘 달린다는 것

력을 가진 브레이크이다. 최근 유튜브(Youtube)에서 본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에서 ‘잘 달리는 것’이란 무엇일

한 동영상에는 하굣길의 어린 학생들이 등장했다. 학생

까? 어린아이들이 조기 교육을 통해 유아기에 한글 읽

들은 버스에서 내린 후, 버스 뒤편으로 달려가 도로를

고 쓰기를 남들보다 조금 먼저 터득하는 것일까? 초등

무단 횡단하려고 했다. 바로 그때, 어림잡아 20톤도 더

학생들이 영어 조기 교육을 통해 일찌감치 영어로 말하

되는 대형 트럭이 반대편에서 빠른 속도로 달려오다가

고 듣고 쓰기를 남들보다 조금 먼저 깨우치는 것일까?

갑자기 도로에 나타난 아이들을 보고서 급정거해 가까

중·고등학생들이 선행 학습을 통해 다음 레벨의 교과

스로 아이들의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이처럼 잘 멈추

과정을 먼저 마치는 것일까? 대학생들이 취업을 위한 다

는 것은 생명을 구하는 일이다. 만약에 자칫 대형 트럭

양한 스펙을 쌓기 위해 어학연수를 떠나거나 각종 자격

이 급제동하지 않았더라면, 생각만 해도 아찔한 장면이

증을 따기 위해 밤낮 애쓰는 것일까? 남들보다 한 발 더

벌어질 뻔했다. 밤새 함박눈이 쏟아져 내린 어느 겨울 아

앞서 나가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가는 어린이들과 청춘

침이었다. 불과 50미터도 안 되는 완만한 경사의 눈길을

들을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나아가 ‘남들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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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 앞서 나간다’는 의미는 또 무엇일까? 자신이 어느

를 참지 못하고 회사 건물에 불을 질렀으며 뒤늦게 자신

방향으로 달려나가는지도 깨닫지 못한 채, 무한 경쟁의

이 저지른 일을 후회했다. <자제력>이 있어 자신의 감정

세계에 빠져들어 <무조건 잘 달리는 사람이 되는 것>, 그

을 제어했더라면 아마도 이런 불행은 미연에 방지할 수

래서 남들보다 한 발 앞서는 것이 삶의 목표인 것처럼 보

있었을 것이다.

이는 젊은이들이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사 업이나 장사하는 사람들 역시 남들보다 더 많은 돈을 모

감정 브레이크, 자제력(自制力)

으기 위해 얼마나 몸부림치고 있는가? 많은 이들이 남

미국의 유명한 교육 저술가 엘렌 화잇은 그녀의 저서

들보다 앞서서, 남들보다 더 빠르게 치고 나가려고 한다.

에서 “사람의 참된 위대성과 고결성은 자신의 감정을 억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람들은 이처럼 치열한 경쟁 속에

제하는 그의 힘으로 평가된다. 가장 강한 사람은 격한

서 살아남기 위해 <극도의 스트레스>에 빠진다. 또 언제

감정을 억제하고 그의 원수까지도 용서해 주는 사람이

빼앗길지 모르는 자신의 자리를 지켜 내야 한다는 강박

다.”(부모와 교사와 학생에게 보내는 권면, 222)라고 강

증이 결국 감당할 수 없는 <극도의 심리적 불안감>을 일

조하였다. 또 다른 책에서는 “성급하고 짜증스럽게 말하

으킨다. 빠르게 앞서 나가려고 온 힘을 쏟기보다 적절한

거나 말을 하지 않을지라도 노기(怒氣)를 띠는 것은 죄이

삶의 속도를 유지하고, <인생의 가속과 감속>을 곁들여

다. 노한 말을 하는 것은 부싯돌에 부싯돌을 때리는 것

제어하며 달린다면 훨씬 안정적이고 풍요로운 삶의 여

과 같아서 당장에 <분노의 감정>에 불을 붙인다.”(새 자

유를 맛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녀 지도법, 95)라며 감정을 자제하는 것, 특히 화가 나는 감정을 다스리는 일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였다. 우리

자제력을 잃어 가는 세상

는 우리의 감정을 다스리고, 마음을 제어하는 제동 장치

최근 들어 우리 주변에서 <다양한 정서 장애>를 겪는

인 <자제력>을 기르기 위해 끊임없이 인내하고 노력해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주의력 결핍 과잉 행

야 한다. 성경의 지혜자 솔로몬은 “좀처럼 성을 내지 않

동 장애 : ADHD>를 일으키는 어린이들이 급속도로 늘

는 사람은 매우 명철한 사람이지만, 성미가 급한 사람은

고 있다. 이들은 주의력이 매우 산만할 뿐 아니라 과잉

어리석음만을 드러낸다.”(잠언 14장 29절, 새번역성경)라

행동을 하며, 언제나 초조함과 긴장감에 사로잡혀 있다.

고 기록했다. 그리고 “화를 잘 내는 사람은 다툼을 일으

어려서부터 어린아이들이 일찍이 <자제하는 훈련>을 받

키고, 성내기를 잘하는 사람은 죄를 많이 짓는다.”(잠언

았더라면 발병률을 낮출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29장 22절, 새번역성경)라며 인생을 사는 동안 자제력을

에는 가정당 자녀가 한두 명밖에 되지 않아 부모들이 아

잃어 분쟁을 일으키지 않도록 교훈하고 있다. 2018년 새

이들의 거의 모든 요구를 충족시켜 주다 보니, 아이들은

해를 맞아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이 가진 다양한 소망과

자기의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에 대해 불만족스러워하

욕구들을 반영한 계획들을 세웠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

고, 채워지지 않은 욕구에 대한 불평을 과격하게 표출한

의 계획이 앞으로 달려나가기 위해 무언가 ‘해야 할’ 야

다. 최근에는 청소년이나 어른뿐 아니라 노인들도 <분노

심 찬 계획들로 가득하다면, 잠시 멈춰 서서 자제할 일

조절 장애 : Anger Disorder>를 겪는 사람이 크게 늘고

그리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이 무엇인지도 꼼꼼히 챙겨

있다. 얼마 전 일본에서는 ‘분노 조절이 안 되는 노인들’

보자. 우리가 세우는 인생의 계획과 목표에는 <쳐내야

이라는 TV 프로그램을 통해 작은 일에도 분노를 참지

할 삶의 잔가지들>이 여전히 많은 것 같다.

못하는 사례들을 보도했다. 한 노인은 인터뷰에서 “가 게 점원이 무뚝뚝하게 대하면 화가 납니다. 화를 참지 못 하겠어요.”라며 점점 자제력을 잃어 가는 자신의 모습을 개탄하기도 했다. 한 교도소에 수감된 74세의 노인은 40 년간 근무하던 공장에서 고령을 이유로 해고당하자, 화

박재만 editor@sijosa.com  본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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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읽고 삶에 희망을 주는

월간

2018 - 01•V   ol. 1,172 Perspectives

세상을 보는 시조의 눈

Cover Feature

커버 특집

02  권두언

감정에도 <브레이크>가 있다 _박재만

05  시대의 징조

번영과 회복의 표징, 청년 _주민호

08  시론

우물 탈출 _윤원길

12  책 사잇길

몸살 난 몸들 _설혜경

새로운 도전, 희망찬 새해 17  새해엔 다시 행복을 선택하자 _김성익 20  새해 새로운 도전 _앤드류 케이트

People, Faith, Life Story

23  時兆가 만난 사람 ‘작은 탱크’ 정한밀 프로 _김범태

사람, 신앙, 삶 이야기

26  수필

시작의 의미 _최선경

30  영혼의 양식

에드윈 허블에게 빚을 지다 _로버트 웨어너

34  건강한 삶

행복한 가족의 키워드 _정성진

37  스토리텔링

토리와 개 껌 _윤지연

Sharing Hope

40  Q & A 질의응답  _ 편집실

나누는 희망

41  독자의 글

예쁜 꽃 당신 _김예인

42  희망의 시조 보내기 운동 43  신조어로 본 세상 / 퀴즈 (틀린 그림 찾기) 44  말씀이 생각나는 풍경

인쇄  2017.  12. 26.  발행  2017. 12. 28. 등록 - 1960.  7.  1.  등록번호 (제동대문 라 00045호) 월간 교양지 발행인 황춘광 편집인 박재만 인쇄인 엄길수 편집장 김해성(sijo@sijosa.com)  취재·교열 박정은 디자인 임춘길 발행·인쇄처 시조사 : 서울시 동대문구 이문로1길 11 대표전화 (02)3299-5300 주소변경·독자문의 (02)3299-5317~9 구독신청 (02)3299-5311~3 내용·투고 문의 (02)3299-5322 팩스 (02)960-0848 ISBN 2233-7490 1년 정기 구독료 39,000원  본지는 한국 간행물 윤리 위원회의 윤리 강령 및  실천 요강을 준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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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을 보는 시조의 눈 시대의 징조 │

번영과 회복의 표징, 청년 최근 신문이나 매스컴에 자주 회자되는 단어 가운데 인구 절벽, 저출산, 고령화 등이 있다. 인구 절벽이란 오바마 대통령이 재정 절벽이란 표현을 사용한 후 2013년에 해리 덴트(Harry Dent)가 <2018년 인구 절벽이 온다(The Demographic Cliff)>는 책을 선보이면서 상용(常用)되고 있

는 용어이다. 인구 절벽이란 소비, 노동, 투자를 위한 인구 규모가 급전직하로 감소한다는 의미 이다. 덴트는 그의 저서에서 한국이 2018년 이후 인구 절벽과 더불어 소비 흐름의 장기적 하락 세를 맞이할 마지막 선진국이 될 것이라 예상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2018년은 한국인의 출생 인구가 정점을 이룬 1971년생이 47년 생일을 맞이할 때이다. 덴트는 한국인들의 경우 소비 가 정점에 이르는 시기를 47세로 계산하고 있다. 즉 최다 출생 인구이자 최고 소비 세대인 47세 가 만나는 해가 바로 2018년이다. 이후 소비는 내리막길로 치닫고 한국 인구 구조 또한 절벽 아 래로 떨어지는 현상을 경험하면서 한국이 대대적인 디플레이션에 빠질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위기의 시작 - 저출산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7년 상반기 동안의 국내 출생아 수는 18만 8,500명으로 2016년 상 반기 동안의 출생아 21만 5,000명보다 2만 6,500명이 줄어들었다. 대한민국의 어두운 미래에 대한 자화상이다. 모 일간지는 이런 추세를 ‘출산 절벽 쇼크’라고 표현했다. 2017년의 신생아 급 감 요인으로 전문가들은 3대 요인을 꼽고 있다. 첫째는 가임 여성(20~39세)의 감소이다. 2016 년에 가임 여성은 685만 명으로 10년 전보다 113만 명이나 줄어들었다. 둘째는 매년 떨어지고 있는 혼인 건수이다. 최근 5년 새에 4만 8천 건이나 줄어들었다. 셋째 요인으로 늦은 혼인 연령 과 고령 임신이다. 2016년 처음으로 여성 평균 혼인 연령이 30세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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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풍조로 산업 현장도 많은 피해를 겪고 있 다. 신생아와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는 분유 시장 과 아동복 업체가 심한 타격을 받고 있으며, 저출산 의 후폭풍으로 학생이 없어 문을 닫는 학교가 속출 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1982년부터 2017년 3월 초까지 전국적으로 통폐합을 통해 폐교한 초·중·고 가 3,726곳이라고 한다. 한 여성이 가임 기간(15~49세)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의 수를 합계 출산율이라고 한다. 2016년에 대한민국의 합계 출산율은 1.17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낮 은 수를 기록했다. 인구를 현상 유지하는 데 필요한 출산율의 수준을 인구 대체 수준이라고 하 는데, 유엔경제위원회(UNECE)의 보고서에 따르면 선진국의 경우 인구가 줄어들지 않도록 하기 위한 인구 대체 수준이 합계 출산율 2.1명이라고 한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1983년에 이미 인구 대체 수준인 2.1명 이하로 떨어졌고, 그 이후 계속해서 절벽으로 추락하고 있다.

생산 인구 감소

저출산은 활발한 경제 활동의 주축인 15~64세의 생산 가능 인구의 감소와 직결되어 있다. 대한민국은 2017년부터 생산 가능 인구의 감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2016년 생산 가능 인구는 3,763만 명으로 정점에 도달했고, 9년 후인 2025년에는 187만 명이 줄어든 3,576만 명 이 생산 가능 인구가 된다. 베이비붐 에코 세대 인구(1955~1962년에 탄생한 베이비붐 세대가 낳은 1979~1992년의 출생 세대)로 인해 2019년까지는 20대 인구가 지속되면서 청년 실업률 문 제가 여전할 것이지만, 10년 후 2027년에는 생산 가능 인구가 7퍼센트가량 줄어들면서 20대 청년 인구 또한 현재보다 20퍼센트 이상, 140만 명이나 감소될 것이라고 한다. 생산 가능 인구가 감소되면 필연 경제 활동의 양이 대폭 줄어들고 GDP(국내 총생산)가 감 소하며, 또한 소비를 가장 많이 하는 40대 중후반의 인구가 줄어들면서 대대적인 소비와 투 자 위축 현상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현상의 파장으로 사회와 경제의 전체적 기반이 주 저앉게 된다. 해리 덴트는 선진국이 인구 절벽에 도달하면서 GDP 성장률 0퍼센트를 기록했 는데, 그다음 차례가 한국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사라져 가는 인구 동력을 어떻게 되돌릴 것인가? 저출산과 생산 인구 감소는 한국만이 겪 는 현상은 아니다. 이 문제에 있어서 우리보다 먼저 홍역을 치르고 있는 서방 선진국들과 가 까운 일본이 있다. 많은 나라가 자국의 생산 가능 인구를 늘리고, 인구 절벽을 극복하기 위해 이민을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최근 일본도 이민자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한다. 한국 도 부족한 생산력을 메꾸기 위해 외국 인력을 받아들이고 있지만 언어 소통의 문제와 외국 노동자나 이민자들을 하대하는 사회 인식들로 인해 고급 인력보다는 3D 업종에 맞는 저학력 자들이 이민을 오다 보니 그에 따른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6  Signs of the  Times


고령 사회의 임박

총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가 7퍼센트 이상일 때를 고령화 사회, 14퍼센트 이상일 때를 고령 사회, 20퍼센트 이상일 때를 초고령화 사회라고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에 우리나라의 65 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 인구의 13.8퍼센트를 차지하면서, 14세 이하 어린이와 유아보다 65세 이 상 인구수가 28만 명가량 많아지고, 대한민국의 고령 사회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 고하고 있다. 사회가 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생산 가능 인구가 부양해야 할 고령자 수도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2015년 기준으로 생산 가능 인구 100명이 부양해야 할 고령자 수는 17.5 명이며, 10년 후인 2025년에는 29.4명으로 늘어난다. 그리고 20년 후인 2035년에는 그 수가 47.9 명으로 폭증한다. 젊은이들이 노년층을 부양해야 할 부담은 갈수록 힘겨워지고 있다. 고령화를 넘어 고령 사회가 임박하면서 다양한 사회 이슈도 발생하고 있다. 고령의 삶을 위 해 준비하지 않은 고령자들이 빈곤으로 인해 저지르는 생계형 범죄가 늘어나고 있으며, 혼자 사는 고령자가 많아지면서 고독사와 더불어 각종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2016년 한 해만도 65 세 이상 고령자 범죄 건수가 거의 10만 건에 달했는데, 이는 5년 전에 비해 63.3퍼센트나 증가 한 수치이다. 일본의 경우도 10년 전에 비해 고령자들의 범죄율이 4배나 더 늘었다고 한다.

젊은이 - 국가의 미래

성경에서 청년은 번영과 회복의 표징으로 사용되지만 때로는 쇠퇴와 멸망, 나아가 심판의 표징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시편 기자 다윗은 시편 110편에서 원기 왕성하고 열정적이며 정의 를 위해 헌신하는 많은 청년이 돌아오는 것을 번영과 회복의 모습으로 그리면서 다음과 같이 노래하였다. “주의 권능의 날에 주의 백성이 거룩한 옷을 입고 즐거이 헌신하니 새벽 이슬 같 은 주의 청년들이 주께 나오는도다”(시편 110장 3절). 반면에 청년들이 사회에서 사라지고 제거되는 것을 성경은 쇠퇴는 물론 멸망과 심판의 모습 으로 그리고 있다. 구약 시대 도덕적으로 부패했던 북방 이스라엘이 이웃 나라 아람과의 전쟁 을 벌이는 동안 제거된 주된 계층이 청년들이었다(아모스 4장 10절). 또한 남방 유다 말년에 바 벨론이 죄의 잔이 넘친 유다를 침공했을 때 첫째 제거 대상 역시 청년들이었다(역대하 36장 17 절). 후에 바벨론이 우상 숭배로 인하여 메대 페르샤의 연합군에 의해 멸망할 때도 첫째 제거 대상 역시 청년을 비롯한 유아와 어린아이들이었다(이사야 13장 17~18절). 당시 나라들에 있어 서 청년들이 제거되는 것은 출산과 경제력은 물론 강한 군대가 사라짐을 의미하는 것으로 나라 의 장래와 희망이 끊기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오늘날도 마찬가지이다. 사회에서 청년이 사라지 고 어린아이들이 줄어드는 것은 나라는 물론 인류의 장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세기말 적 현상이다. 프랑스의 철학자 콩트(Auguste Comte)가 말한 것처럼 “인구 변동은 운명이다.”

주민호 mhjoo@nsdadventist.org 북아시아태평양지회 종교자유부장 및 선교학 박사로서 시대의 예언적 흐름을 연구하고 분석하는 예언 연구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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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시조의 눈 • 시론(時論)

우물 탈출

오래전 시골 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에게 동네 우물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의 한 장면으로 남아 있다. 어머니, 누나들이 우물에 가서 동 이에 물을 담아 머리에 이고 오면 그것이 식수가 되고 세숫물이 되었다. 나아가 우물은 마을 사람들의 삶의 교차점이기도 했다. 그곳에서 동네 아 낙네들은 이 소식 저 소식을 나누며 세상 돌아가는 사정을 알게 되었다. 신문도 라디오도 없던 작은 마을의 우물가에서 얻는 삶의 정보가 세상 돌 아가는 것에 대해 아는 것의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8  Signs of the  Times


언제 누가 시작했는지는 몰라도 우물에 개구리를 연관시킴으로 우물에 대한 우리의 인상 은 다소 부정적이 되었다. 좁은 공간에 갇혀 사는 개구리에게도 문제가 있지만 그 개구리를 가두어 놓는 우물에도 문제가 있음을 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어른 허리까지 닿게 벽 을 만들었으니 아무리 힘센 개구리라도 밖으로 튀어나오기는 쉽지 않았다. 예측 못하게 떨어지는 두레박만 피하면 그 누구에게도 밟히거나 먹힐 염려가 없는 아늑 한 우물 안의 개구리는 안전하다. 문제는 우물 안에서는 바깥세상이 지름 삼사 미터의 원 혹은 사각형으로만 보인다는 것이다. 개구리가 볼 수 있는 것은 우물가 사람들의 얼굴 이외 에 수시로 변하는 하늘뿐이다. 산이 있고 강이 있음도 알지 못한다. 들이 있고 바다가 있음 도 알 리 없다. 어느 날 감히 두레박에 얹혀 바깥으로 나오는 모험을 하기 전까지 우물 안의 개구리는 그렇게 세상을 보고 이해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수도 시설로 편리하게 사는 현대인에게 개구리가 또 하나의 교훈으로 심심치 않게 등장한 다. 소위 뜨거운 냄비 안의 개구리다. 온수 살첩설이라고 불릴 수 있겠다. 이는 분명 과학자들 이 여러 번 실험한 결과로 확인된 이론일 것이다. 찬물에서 시작하여 서서히 온도가 올라가 는 냄비 안의 개구리는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다. 눈을 지그시 감고 사지를 펴고 누운 개구리 는 자기도 모르는 새 뜨거운 열 때문에 죽는다. 흔히 위기가 서서히 임하지만 그 사실을 인지 하지 못하는 인간들에게 경고하기 위해 쓰는 서양 판 개구리 비유다. 글쎄 찬 우물 안에 갇 혀 있는 개구리와 온수에 몸 담근 개구리 사이에 누가 더 아둔한지는 확실한 판단이 서지 않 는다. 찬 우물에 있건 더운 냄비에 있건 개구리는 그곳을 탈출할 생각을 못 한다는 이유 때 문에 인간들에게 반면교사가 되는 것이다. 양서 동물인 개구리가 개구리답게 제대로 살려면 그곳을 빠져나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물 안의 개구리는 마치 무기 징역을 사는 장기수 의 무료한 삶이고 냄비 안의 개구리는 사형 언도를 받아 놓고 사는 절망의 삶이다. 그래도 답 답하고 속 좁은 딱한 사람에게 우물 안 개구리 같다면 안색이 변하고 입에 거품을 문다. 2018. 1.  9


산과 바다, 사막과 강으로 단절되었던 세상을 컴퓨터가 연결했다. 지구상 어느 누구와도

사이버 우물

수시로 연락하는 것이 숨쉬기처럼 일상화된 세상이다. 그런데 적지 않은 사람들이 21세기 사이버 우물의 개구리로 살아간다. 수십 명에서 수백 명에 이르는 회원이 시도 때도 없이 사 이버 우물에 와서 이런저런 정보를 퍼 마시고 때로는 남에게 퍼 나르기도 한다. 또한 어디에 선가 많은 것을 질퍽하게 퍼 와 사이버 우물을 계속 채운다. 비슷비슷한 사람들로 회원을 이 루다 보니 생각의 질이나 차원이 비슷하다. 동호회 성격이 짙다 보니 이질적인 것이나 반대 적인 것은 배척한다. 피차의 신념이나 생각을 강화하는 내용이나 기호에 맞는 것만 선호한 다. 그것이 거짓 뉴스이건(fake news) 대안적 사실이건(alternative facts) 내용의 진위에는 별 관심이 없다. 회원들이 동의한 어떤 이념 체제만 강고히 할 수만 있으면 그것으로 족하다. 그 러다가 회원 중 누가 이의를 제기하면 기를 죽이고 끝까지 고분거리지 않으면 쫓아낸다. 이런 현상을 사이버 게토(cyber ghetto)라 한다. 다양한 이념 체계의 극좌에서 극우까지 그 리고 그 중간 지대에서 온갖 종교, 정치, 문화, 취미 그룹들이 사이버 우물을 만들고 그 내용 을 섭취하고 있다. 외부와 철저히 차단된 사이버 게토에서는 회원들 스스로 세뇌되고 있거 나 집단 최면에 걸려 있다는 것도 깨닫지 못한다. 한때 유럽이나 미주의 많은 젊은이가 ISIS 에 가담도 하고 나치당원으로 오래전에 죽은 히틀러를 재생시켜 숭배하였다. 이념적으로 제일 무서운 사람들이 책 한 권만 읽은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것도 여러 번 반 복해서. 그 결과 대개 그들은 절대주의자나 원리주의자들이 되어 버린다. 개방 전의 중국 사 람들은 모택동 어록만 읽었다. 특히 문화 혁명 십 년(1965~1975) 동안 홍위병들의 광적인 난 동은 모택동 사상에 열광한 나머지 좌우를 비교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이성을 잃었다. 이 슬람교의 소위 지하드(Jihad) 전사들도 같은 부류다. 그들은 이슬람교도 이외의 여타의 사람 들은 다 부정하다고(infidel) 믿는다. 북한도 예외는 아니다. 주체사상이 북한이라는 거대한

10  Signs of the  Times


우물 안에 갇혀 있을 때에는 믿어지지 만 일단 바깥세상에 나와서 비교해 보 면 주체사상의 허구를 쉽게 보게 된다. 그 사상을 이론적으로 발전시킴에 크 게 기여한 황장엽 씨가 남한으로 와서 넓은 바깥세상을 본 후에 자기의 인생 은 헛산 것이라고 후회했다고 한다. 한 때 북한 지식인 서열 일 위였던 황장엽 씨도 우물 안의 개구리로 여러 해 갇혀 살다 보니 어쩔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에게는 북한 이라는 체제를 대내외적인 이유 때문에 비교할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그 결과 닫힌 사회의 비극적인 지식인이 되었다. 여러 형태의 우물 옹호자들은 내부 결속을 이유로 외부와의 소통을 차단하면서 저들 나 름대로의 정당성을 주장한다. 그러나 그것은 일시적인 착각이다. 예를 들어 백인 우월주의 (white supremacy) 는

흑인 노예 제도를 주장하던 미국 남부 백인들을 일시적으로 결집하는

힘이 되었다. 그러나 정의와 평등이라는 인류 보편적인 상위 개념 앞에서 그런 인종 편견은 오래가지 못하고 와해되었다. 정치 이념으로서 공산주의는 철의 장막, 죽의 장막으로 차단 된 닫힌 전체주의 사회에서만 유지될 수 있었다. 열린 세상에서는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 “깨어 있으라!” 예수가 제자들에게 여러 번 내린 명령이었다. 그는 세상의 종말이 가까울

깨어 있으라

수록 거짓과 미혹이 증가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끊임없이 새로운 빛을 찾지 않으면 오류의 암흑이 덮칠 것을 예상했다. 지금은 빛의 속도로 정보가 생산되고 그중 상당 부분은 누군가 를 해칠 목적으로 조작되는 경우도 있다. 이 점에서 투명성을 강조하는 열린 민주주의 사회 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새해가 다가온다. 혹 그동안 우리를 가둔 우리만의 우물이 있었다면 그곳을 나와야 한다. 편견, 아집, 고정 관념, 몽매함, 맹신 등 우물 안 개구리의 면모이다. 새해에는 좀 더 탁 트인 마음으로 넓게 사유하고 넓게 세상을 보았으면 좋겠다. 우리와 여러모로 다른 사람들을 그 들의 입장에서 이해하려 하고 관용으로 대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자아와 타인, 하늘과 세상 에 대한 올바른 인식의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너희도 마음을 넓히라/Open wide your hearts also”(고린도후서 6장 13절, NIV). 오는 일 년 내내 하늘의 축복이 <시조> 독자들 가 정 위에 넘치게 임하기를 기원한다.

윤원길 wyoon@lasierra.edu 라시에라 대학교 사회학 교수. 종교와 사회의 상호 관계, 특히 세계화가 21세기 기독교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 게 관찰한다. 미국에서 출판된 책으로는 <Global Pulls on the Korean Communities in Sao Paulo and Buenos Aires> (2015) 등 세 권이 있으며 계속 집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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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시조의 눈 책 사잇길

몸살 난 몸들 - 수지 오바크, <몸에 갇힌 사람들>

차를 타고 동네를 지나가다가 무심코 광고판 하나를 보게 되었다. ‘뱃살 탄핵, 체지방 하야! ◯◯헬스클럽!’ 한 헬스클럽에서 내 건 광고판이 었다. 탄핵 정국을 이용해 발 빠르게 자기 사업체 를 홍보하는 모습에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 광고는 뱃살이나 체지방이 대 통령 탄핵만큼이나 공공의 적이 된 상황을 보여 주는 것이기도 했다.

이제 우리 몸은 끊임없이 갈고닦아야 할 대상 이 되었다. 다이어트는 모든 젊은 여성의 스트레 스가 되었고, 한 달에 수십만 원에 달하는 헬스 장의 PT(전문가가 개인의 특성에 맞게 운동 프로 그램을 지도해 주는 개인 지도) 프로그램도 인기 다. 성형 수술이 일반화된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 고, 온라인 쇼핑몰에는 근육량을 늘리기 위해 먹 는 단백질 보충제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후기 산업 사회에서 몸은 자본이다. 자신의 외 모나 몸매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연예인이 아 니더라도, 시각 이미지가 부각되는 현대 사회에 서 몸은 연애 시장과 결혼 시장, 취업 시장과 이

12  Signs of the  Times


후 사회생활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인

영화 속에 등장하는 모델이나 여배우들은 하나같이

이 된다. 과거에는 뚱뚱한 것이 경제적 여유의 표시거

비쩍 마른 모습이어서 저체중이 정상이라는 생각을

나, 잘 찌는 체질로 인식되었을지 몰라도, 지금 뚱뚱

하게 만든다. 예쁘고 잘생긴 아이돌 가수의 화려한 무

한 사람은 ‘관리’를 안 하는 사람으로 인식되기 일쑤

대를 보는 어린 소녀들은 섹시한 표정이나 포즈를 연

다. 즉 건강하고 멋지게 몸을 가꾸는 것은 체질의 문제

습한다. 그러나 사실 광고나 잡지에 실리는 이미지들

에서 ‘자기 관리’의 영역, 능력의 영역으로 이동한 것이

은 거의 100퍼센트 포토샵 같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다. 이런 시대에 사람들은 타인에게 인정받는 몸을 갖

조작된 것이다. 우리가 닮아 가려는 그 몸 역시 있는

기 위해, 뒤처지는 몸을 바꾸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그대로의 몸이 아닌 만들어진 이미지일 뿐이다.

할 수밖에 없게 된다. 정신분석가인 수지 오바크가 쓴 <몸에 갇힌 사람들>은 이렇게 현대 사회에서 시달리는 몸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관리의 대상이 된 몸

우리 몸은 이제 주어진 것이 아 니라 바꾸고 고쳐야 할 대상이 되었다. 키 높이 구두와 쌍꺼풀

저자는 먼저 이 시대가 요구하는

테이프, 가슴을 높이고 크게 보

몸의 아름다움이 서구적 미의

이게 해 주는 속옷 같은 것들은 이에 대한 우리의 조

기준이라는 단일한 형태로 사람

바심을 보여 주지 않는가? 그뿐인가? 요즘엔 어린아

들을 획일화시킨다는 점을 우려

이들 사진에도 디지털 수정을 한다. 이제는 벌어진 치

한다. 복근과 가슴 근육을 가진 남성, 오똑한 코와 잘

아나 흐트러진 머리칼이 아이의 독특하고 사랑스러운

록한 허리, 풍만한 가슴을 가진 여성이라는 현재의 편

특징이라기보다, 인화하기 전 바로잡아야 할 오점이

협한 미의식은 그 기준에 합치하지 않는 사람들을 고

되었다. 얼마 전 필요한 일이 있어서 네 살 아이의 증

민에 빠뜨린다. 더구나 몸에 대한 기준은 점점 더 가혹

명사진을 찍었는데 나온 사진을 보니 이게 누군가 싶

해지는 것 같다. 한동안 ‘베이글녀’라는 말이 유행하면

을 정도였다. 사진관에서 해 준 보정과 수정 때문에 장

서 인터넷에는 어떤 어떤 연예인이 ‘베이글녀’라는 식

난기 가득한 아이의 본래 얼굴은 온데간데없고 대기업

의 글이 많이 올라왔다. ‘베이글녀’라는 말은 베이비

면접장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단정하고 조숙한 얼굴의

페이스와 글래머를 합성한 말로 앳된 얼굴에 육감적인

아이가 있었던 것이다! 다이어트나 헬스뿐 아니라 디

몸매를 가진 여성들을 의미한다. 날씬하면서도 풍만한

톡스, 장세척, 치아 관리 등 현대인들은 몸의 구석구석

가슴을 가진 여성이 되라는 요구에서 더 나아가, 얼굴

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저자의 말처럼 몸은 열심히 노

은 앳되면서 몸매는 글래머러스 한 여성이라는, 현실

력하고 신경 쓴 결과를, 혹은 게으름 부리고 실패한 결

에서 찾기 힘든 몸을 이야기하는 것은 이 시대 몸의 기

과를 보여 주는 작품이 된 것이다.

‘베이글녀’와 몸의 기준

준이 얼마나 까다로운지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미디어의 시각 이미지의 또 다른 편에서 우리 몸을

비현실적인 몸의 기준을 우리에게 들이대고, 그 기

지배하고 있는 것은 다이어트, 식품, 제약 회사 등을

준에 도달해야 한다는 생각을 주입하는 것은 이 시대

포함하는 미용, 스타일 산업이다. 비만에 대한 사회적

를 움직이는 미디어의 시각 이미지들이다. 광고나 TV,

관심과 몸에 대한 강박으로 인해 다이어트 산업은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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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난 성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다이

다. 거식증인 사람은 식욕과 욕망을 너무나 두려워하

어트 회사들은 다이어트의 실패 때문에 유지되고 성

여 몸을 허기진 상태로 만들며, 거식증과는 정반대로

장한다. 다이어트를 하는 95퍼센트는 실패한다고 한

보이는 폭식증도 사실은 배고픔이라는 욕구 자체를

다. 그러면 그들은 또다시 다른 약이나 다른 프로그램

거부해서 식욕을 느끼기도 전에 미리 먹어 버리는 증

으로 다이어트에 도전한다. 몸과 관련된 수많은 산업

상이다. 모든 것이 평생에 걸친 음식 통제와 식욕에 대

은 뚱뚱하면 비만이고 비만은 병이라는 인식을 대중

한 박탈감, 강박적 운동이 남긴 상처이다.

들에게 심어 주며, 개그 프로그램에서 뚱뚱한 사람은 툭 하면 웃음의 소재로 이용된다.

노화에 대한 두려움이나 성형 중독, 거식증과 같은 증상들은 이 시대의 사람들이 얼마나 몸에 대한 수치

그러나 다이어트를 하는 소녀들은 다이어트 후 폭

심과 불안 속에 살고 있는지를 보여 준다. 이에 대한

식을 하는 패턴에 빠져들기 때문에 폭식할 위험이 통

저자의 조언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녀는 부모가

계상 12배나 높다. 또 반복적으로 다이어트를 하면 신

가지는 몸에 대한 인식을 강조한다. 어릴 때 경험한 신

체가 스스로를 규제하는 장치가 망가져 몸무게가 급

체 접촉과 부모가(특히 엄마가) 스스로 품었던 육체적

속히 늘고, 실망한 사람은 몸무게를 관리하기 위해 또

자의식은 자녀에게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다른 다이어트를 하면서 몸은 정상적인 식습관에서

엄마가 육체적으로 수줍음을 많이 타고 어색해하는

벗어나 버린다.

편인지, 대담하거나 함부로 끼어드는 편인지, 엄마가

거식증이나 폭식증도 반복적인 다이어트 때문에 음

확고하면서도 부드러운 방식으로 자녀를 만져 주었는

식이나 식욕과의 관계가 왜곡되면서 생기는 경우가 많

지에 따라 자녀의 신체적 감각과 인식이 달라진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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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 때부터 살찔까 봐 자녀 식사량을 관리하고, 수능이

가씨처럼 날씬한 몸, 30대처럼 보이는 50대라는 몸

끝나자마자 쌍꺼풀 수술을 시키는 엄마를 통해 자녀

의 이미지는 허구적인 것이다. 우리는 그 허구적 이미

는 자기 몸을 부정적으로 인식하지 않을까? 엄마가 평

지를 통해 외부의 시선으로 스스로를 평가하면서 매

생 다이어트 하는 걸 보고 자란 자녀는 자신도 날씬한

일 내 몸이 어떻게 보일까 걱정한다. 그러나 저자의 말

몸의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지 않을까?

처럼 몸은 우리가 달성해야 하는 어떤 목표가 아니라

외모 지상주의 문제가 나오면 내면의 아름다움이

우리가 깃들여 사는 장소이다. 짧은 다리와 옆구리 살,

중요하다는 식의 교과서적인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주름, 외꺼풀과 밋밋한 가슴, 튼튼한 허벅지가 평범한

있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러나 압도적인 미디어의 시

우리의 몸이 아닌가? 그 몸에는 우리 자신의 개성과

각 이미지와 몸과 관련된 상업적 착취 속에 그대로 노

매력이 살아 있고 우리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

출된 아이들에게 그런 말은 너무나 안일한 대답이다.

몸을 사랑하는 것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는

몸의 문제를 건너뛰고 내면의 문제로 갈 수는 없다. 자

출발점이다.

기 몸을 사랑하고 그 몸속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몸의 움직임의 자유와 즐거움을 느끼게 해 주어야 한다. 몸 에 대한 건강한 인식을 자녀들에게 심어 주고, 하나님 이 주신 몸에 대한 자존감을 갖게 하는 것이 먼저 선 행되어야 한다. ‘베이글녀’, 탄탄한 근육과 복근, 출산 직후부터 아

설혜경 literature1@naver.com 한양대학교에서 국어국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 서 현대 소설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삼육대학 교 교양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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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특집

FEATURE

새로운 도전, 희망찬 새해 · 새해엔 다시 행복을 선택하자 · 새해 새로운 도전 새로 맞이하는 한 해, 목표를 세우고 나쁜 습관에서 벗어나는 결심을 하는 시기이다. 매년 좋은 계획과 목표를 세우고도 실패하고 포기하는 사람들을 위해 10가지 도움이 되는 방법을 제시한 글과 새로운 기회는 꼭 주어진다는 믿음, 절망을 넘어 희망과 행복 을 담은 글을 통해 올 한 해도 활기차게 출발해 보자. - 편집장 김해성(sijo@sijo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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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새로운 도전, 희망찬 새해

새해엔 다시 행복을 선택하자 평범한 많은 사람이 지난 한 해 동안에도 수많은 위기를 겪었다. 언론 매체를 통한 사고와 재난 소식을 보지 않 는다 하더라도 주변의 병원 중환자실이나 장례예식장에 가 보라. 가슴 시린 여러 사연을 가진 안타까운 인생 이야 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자주 부각되는 부모가 어린 자녀를 학대하여 살해했다는 뉴스나 젊은 청년들이 그룹이나 개인적으로 자살했다는 소식은 안타까움의 탄식을 넘어 이제는 마음에 깊은 부채로 쌓여만 간다. 가장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내가 가르치는 대학생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말하지 못하고 많은 것을 포기하는 세 대가 되었다는 점이다. 악화되는 건강과 나빠지는 경제와 수많은 사고의 위협 속에서 위태위태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는 다가온 새해 어 떻게 남은 인생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을까? 새해를 맞이하며 우리 삶의 희망을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새로운 기회가 주어진다는 믿음 고대 이스라엘의 초대 왕 다윗이 왕이 되기 전 원수들은 그를 참소하고 비방할 뿐 아니라 끊임없이 함정을 파서 그의 목숨을 위협했다. 한마디로 그의 인생은 늘 절체절명의 위기에 노출되어 있었다. 이런 위기 속에 시인이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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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새로운 도전, 희망찬 새해

다윗은 피곤한 자신의 처지를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로운 시간과 기회들을 우리 앞에 펼쳐 놓으셨다고 믿으

“여호와여 내 고통을 인하여 나를 긍휼히 여기소서 내

라. 또 한 번의 기회를 허락받았다는 사실에 감사하라.

가 근심으로 눈과 혼과 몸이 쇠하였나이다 내 생명은

새해의 매일은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또 다른 기회다.

슬픔으로 보내며 나의 해는 탄식으로 보냄이여”(시편 31편 9~ 10절).

절망을 넘어서는 희망

다윗은 한 해를 보내며 탄식하면서도 자신의 삶의

물론 벗어나고 싶은 우리의 현실이 우리를 사로잡고

중심을 자신의 현실이나 감정에 두지 않았다. 그는 자

놓아주지 않을 때가 있다. 현실의 문제는 진정한 의미

신이 지은 시의 결론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노래한

로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처한

다. “나의 앞날이 주의 손에 있사오니 내 원수들과 나

문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에 따라 우리 삶의 색

를 핍박하는 자들의 손에서 나를 건져 주소서”(시편 31

깔이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예수님은 나면서 소경된

편 15절).

자에 대해 그가 소경이 된 것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나의 앞날(My times)이 주의 손에 있사오며”라는 고

서라고 말씀하셨다. 너무나 역설적인 말씀이다. 하나님

백 속의 “나의 앞날”이라는 표현은 히브리어로 “기회”

앞에 인생은 어떤 처지에 처해도 영원의 시간 앞에서

라는 의미가 있다. 내 앞날에 현재의 위기를 뛰어넘는

하나님이 그 삶의 의미를 역전시켜 주심을 이해해야

수많은 새로운 기회가 허락될 것이라는 믿음의 노래이

한다는 말씀이다. 매일의 삶 속에 하나님을 의식하지

다. 한탄밖에 할 수 없는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다윗은

않고 산다면 아무리 건강해도, 아무리 잘 살아도, 아무

새로운 기회를 달라고 믿음으로 기도했다. 그 믿음이

리 문제가 잘 풀려도 그것은 결코 축복이 아니다. 역사

위기 속에 도망 다니던 다윗이 왕이 될 수 있도록 이끈

책을 들추지 않더라도 한순간의 고난으로 모든 성취가

동인이 된 것이다.

순식간에 무로 전락하게 되는 경우를 우리 주변에서

누구나 일 년 전 이맘때 큰 각오와 기대로 새해를 맞 이했을 것이다. 하지만 세월의 흐름은 어

쉽게 찾아볼 수 있지 않은가? 하나님 안에서 행복하고 감사하

찌나 빠른지! 마음만 먹다가 시작도

라. 현 상황이 잘 풀리지 않아도

못한 일도 있고 준비만 하다가 마

내 삶의 상황과 방향은 선하신

무리하지 못한 일도 많은데 새해

하나님의 손안에 있다고 믿어

가 되었다. 12월 31일 자정을 넘

라. 그리고 그런 일이 허락된

겼는데도 마무리하지 못한 일

이유를 숙고하며 삶의 참된 의

들을 쌓아 놓고 잠자리에 들어

미를 되찾을 수 있어야 한다.

야 했다. 그러나 조급하거나 초

그러면 고난 때문에 하나님께

조해할 필요는 없다. 거듭되는 실

더 가까이 나아가게 되고 그

패로 인해 절망할 필요는 더더욱

상황을 극복해 낼 힘을 얻게

없다. 새해 아침

된다. 동시에 “난 잘 해낼 수

을 맞이했다면

있고 잘되리라”라는 희망을

하나님은 새 18  Signs of the  Times

품을 수 있게 될 것이다.


헛되다”라고 했던 것이다. 그는 행복의 비결로 “선을 행 하는 것보다 나은 것이 없”다고 고백한다. 우리는 우리 의 삶이 언제 마쳐질지 모른다. 행복하기를 바라는가? 어떤 상황 속에서도 행복하기를 원하는가? 나는 매일 매일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그날에 주어진 일을 하며 그 일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선한 일이 되도록 한다면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행복해지기 위한 몇 가지 새해의 각오를 적어 본다. 가까이 사는 가족들을 행복하게 하는 일을 먼저 생각해 본다. 아내는 종종 나에게 다정한 눈빛으로 자 신의 이야기를 경청해 달라고 요청하곤 한다. 새해엔

새해의 바람과 각오

더욱 집중하여 귀 기울이도록 노력하겠다. 노모의 염

새해엔 가슴 아프게 하는 언론 기사보다는 우리의

려와 걱정에 반박하기보다 공감하는 표현을 더 자주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이야기를 더 많이 들을 수 있으

하도록 하겠다. 서른이 넘어가는 아들과 딸을 믿어 주

면 좋겠다. 새해엔 한반도에서 전쟁의 기운이 사라지고

고 더 많이 이해하고 다가가겠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

통일에 대한 좋은 기반을 놓을 수 있다면 좋겠다. 새해

과 건강한 소통을 위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잘 경청

엔 경제가 좋아져서 거리의 노숙자가 줄고 경제적인 문

하고 감사와 격려의 말을 더 적극적으로 하겠다.

제나 학업의 문제로 자살하는 사람이 사라졌으면 좋

이렇게 각오를 다지다 보니 내가 섬기는 대학의 학생

겠다. 새해엔 젊은이들 사이에서 ‘헬조선’이라는 단어

들이 떠오른다. 학생들과 상담하다 보면 두세 가지의

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새해엔 젊은이들이 포기한 직

일을 하면서도 등록금과 생활비 총액에 매달 몇 십만

장과 결혼과 출산의 문제가 해결되면 정말 좋겠다. 이

원이 부족하여 절망하는 학생들이 있다. 그럴 때마다

런 소원의 목록은 끝없이 열거할 수 있겠으나 보다 나

내 주머니도 털고 주변에 마음이 넉넉한 친구들의 배려

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내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실천

로 그런 제자들의 필요를 채워 주려고 애를 쓴다. 그들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의 얼굴이 밝아지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더 열

나는 늘 행복은 선택이라고 말한다. 어떤 상황 속에

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게 되면 교사 된 보람을 느끼

서도 감사하는 연습을 하고 행복하기로 선택하는 것이

게 된다. 새해에는 매일매일 나 때문에 행복해지고 희망

다. 고대의 현자는 하나님이 사람들에게 자신의 인생

을 갖게 되는 사람이 많았으면 참 좋겠다.

의 시종을 측량하지 못하게 하셨는데 그 이유가 사람 이 사는 동안에 기쁘게 살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전도서 3장 11~12절). 그러나 현자가 말하는 행복은 결코 이기적인 욕구 충족을 통한 행복이 아니다. 그런 추구가 결코 진정한 행복을 주지 못함을 현자는 이미

김성익 kimsi1004@syu.ac.kr

자신의 과거 화려한 삶 속에서 체험했기에 “모든 것이

사이다. 현재 삼육대학교 총장으로 학생들을 섬기고 있다.

제자들을 변화시켜 세상을 변화시키는 교육을 꿈꾸는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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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새로운 도전, 희망찬 새해

새해 새로운 도전 새로운 건강 계획과 함께 새해를 시작하고 싶지 않

2. 다른 일을 시도해 보라

은가? 앤드류 케이트가 새해 결심을 실천할 수 있는 방

2월이 되어 새해 결심들이 눈 녹듯 사라졌다면, 다

법을 제시한다. 새해는 그간 제멋대로 살거나 나쁜 습

른 일을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떤가? 편안함에서 벗어나

관이 있던 모습에서 벗어나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아

새로운 일을 시도해 보자. 체력 단련 강좌에 등록한다

주 좋은 시기이다. 다이어트, 금연 및 금주를 비롯한 새

든지, 영양 전문가를 찾아가거나, 혼자 운동할 수 있도

해 결심은 목표를 세우고 건강을 우선순위에 둘 수 있

록 온라인으로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프로그램을 시작

는 좋은 방법들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사람들 대부

해 보라.

분이 첫 두 달 안에 포기하고 만다. 다음은 새해 결심 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는 10가지 방법이다.

3. 목표를 세우라 운동과 체력 단련을 향한 열정을 유지하기 위한 가

1. 너무 많은 계획을 세우지 말라

장 좋은 방법은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자신의 한계를

제멋대로 살았던 과거의 시간이나 결점들을 보완하

시험해 보면서, 그 한계를 넘을 수 있도록 스스로를 채

려고 너무 지나치게 애쓰지 말자. 차근차근 시작하여

찍질할 수 있다. 이는 목표를 재검토하고 자신의 안전

한 번에 한두 가지 변화만 있게 하자. 예를 들면, 빵에

지대 너머로 영역을 넓힐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바르는 버터나 마가린을 없애기 전에 탈지 우유에 익

예를 들어, 운동 프로그램에 열정을 더하기 위해 체계

숙해지는 것이다. 할 만하다고 느껴지면, 그것을 지킬

적으로 걷고, 달리고, 수영하고, 자전거를 타는 모임에

가능성은 훨씬 높아진다.

참여해 보라.

20  Signs of the  Times


4. 행동으로 옮기라 대단한 약속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말, 글, 생각, 목 표, 계획 모두 중요하지만 결국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 해서는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계획을 실천해야 한다. 하려는 마음과 행동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바 로 당장 시작해야 그 간극을 메울 수 있다.

5. 결과보다 과정에 초점을 맞추라 일단 성취하고 싶다면, 목표를 성취할 수 있는 단위 로 나누고 그 소단위에 초점을 맞추라. 가령, 매일 몸무 게를 재는 대신 매일 아침 산책을 나가 보자. 과정에 초 점을 맞추다 보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결과 에 초점을 맞추면, 과정에서 좌절을 맛보게 된다.

6. 좌절을 이겨 내라 좌절은 삶의 일부분이며, 현실에서는 그 과정에 직 면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러한 장애물을 어떻게 이겨 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세상이 만들어진다. 장애 물을 예측하는 방법을 배우고, 그 장애물을 기다리며 준비하자. 계획에서 빗나간다 해도 포기하지 말자. 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면 본인의 말

획은 조정하면 된다. 절대 포기하지 말자.

에 책임을 질 수 있게 된다. 건강 정보지나 소식지를 읽 어 지속적으로 영감을 얻으라.

7. 적정한 기대치를 가지라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는

9. 2월에는 검토하라

있어도, 운동선수만큼 훈련할 시간이나 마음이 없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습관이 형성되기까지는 약 한 달

면 운동선수처럼 보일 수 없다. 차라리 기대치를 조금

이 걸린다고 말한다. 이 말은 2월이 그동안의 노력을 평

낮추는 것이 좋다. 습관을 바꾸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가하고 진행 과정을 확인하기에 가장 적절한 시기라는

그러니 먼저 큰 그림을 보자. 분 단위가 아닌 월 단위로

것이다. 그동안 만들어 낸 변화가 결과를 보이고 있는

진행 과정을 고려해 보자.

지 자문해 보자. 어떤 것을 이루었고, 어떤 것을 이루지 못했는가? 결과를 얻을 확률을 높이기 위해 달리 할

8. 동기를 부여해 줄 사람을 곁에 두라

수 있는 방법들이 또 있는가? 이미 만들어 놓은 단계

그대가 정상 궤도에 머무는 데 도움이 되도록 친구

에 집중하라. 장애물이 있다 하더라도 포기하지 말라.

들과 가족들을 활용해 보라. 다른 사람들에게 목표를

완벽이 아닌 개선을 목표로 하라. 2018. 1.  21


특집 • 새로운 도전, 희망찬 새해

10. 노력을 보상하라

는 가장 훌륭한 보상이 될 것이다.

새로운 건강 습관을 들이기 위한 중요한 요소는 성

다음은 성공에 대한 보상 방법이다.

취한 것들을 축하하고 성공에 대해 보상하는 것이다.

✽ 마사지, 목욕, 주말여행

긍정적인 의미의 강화는 동기 부여를 해 주는 동시에

✽ 옷, 꽃, 책, 잡지, CD나 DVD 구입

목표 달성을 향해 나아가도록 도와준다. 건강을 증진

✽ 콘서트 티켓

시키는 범위 내에서 성공의 기회를 더욱 높일 수 있는

✽ 소파에 앉아 20분 동안 독서하기

보상을 하라. 예를 들면 마사지를 받거나, 새로운 운동 화를 구입하거나 건강한 레시피가 들어 있는 요리책을

새해엔 바라는 바 모두 이루어지길!

구입하는 것이다. 그대의 몸이 건강한 식습관과 규칙적 인 운동에 적응할수록, 성취감과 높아진 에너지 수치

앤드류 케이트 영문 <시조> 필자로 활약하고 있다.

새해 결심 실험 2007년 www.quirkology.com에서는 다이어트, 운동, 금연, 절주와 같은 다양한 결심을 이루기 위해 노력 하고 있는 3,000여 명의 사람을 추적 조사하여 연구했다. 연구 초반, 52퍼센트의 참가자가 성공에 대한 자신 감을 보였다. 1년이 지나자 12퍼센트만이 목표를 달성했다.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사람들을 무작위로 여러 그 룹으로 배정하여 서로 다른 충고를 따르게 했다. 그랬더니 남성과 여성들이 접근 방식에서 큰 차이점을 보였 다. 남성들은 목표를 세우거나 목표 달성과 관련된 보상에 초점을 맞추라고 했을 때 더 성공할 가능성이 높았 다. 여성들은 자신의 결심에 대해 친구들이나 가족들에게 이야기할 때, 특히 옛 습관으로 되돌아간 그들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격려해 주었을 때 더욱 성공할 확률이 높았다. 단순한 차이점이 있지만 결과는 놀라웠다. 남성들 중 22퍼센트가 자신들이 목표 설정에 관여했을 때 결심 을 이루었고, 여성들의 경우 장애물에 직면한 그들을 끊임없이 격려해 주었을 때 성공할 가능성이 10퍼센트 더 높아졌다.

22  Signs of the  Times


時兆가 만난 사람

‘작은 탱크’ 정한밀 프로(삼육두유 후원)가 전하는 무술년 새해 인사

까무잡잡한 피부나 땅땅하고 다부지게 균형 잡힌

게 했고, 10월 치른 최경주 인비테이셔널대회에서는 끝

체형, 여기에 날카롭고 매서운 독수리 같은 눈매는 ‘선

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우승 다툼을 벌여 강한 인상

배’ 최경주 선수를 쏙 빼닮았다. 게다가 어떤 상황에서

을 남겼다. 경기 후 최경주 선수가 직접 찾아와 격려할

도 망설이지 않고, 거침없이 자기 플레이를 펼치는 자

정도였다. 연말에는 일본 프로 투어 출전권까지 획득해

신감 넘치는 ‘닥공(닥치고 공격)’ 스타일도 그를 연상시

세계 무대로 나아가는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킨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신예에게 ‘작은 탱크’라는 별

하지만 그가 많은 갤러리의 사랑을 받는 까닭은 뛰어

명을 붙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지난해 한국프로골

난 실력에만 있지 않다. 바로 숱한 핸디캡을 이겨 내고

프(KPGA) 투어에 데뷔하며 돌풍을 일으킨 정한밀(26,

정상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잔잔한 감동을 주기 때문

삼육식품) 선수 이야기이다.

이다. <時兆>가 2018년 무술년을 시작하며 제일 먼저 그

시즌 개막전을 공동 9위로 시작한 그는 루키(신인 선

를 만나기로 한 것도 이러한 이유와 무관하지 않다.

수)임에도 기죽지 않는 샷으로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 에서 단박에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 5월에 열린 SK

정한밀 선수는 선천성 심장병을 이겨 낸 골퍼로 유

텔레콤 오픈에서는 홀인원을 기록해 주위를 깜짝 놀라

명하다. 심장 판막에 구멍이 있어 6살 때 수술을 받았 2018. 1.  23


다. 지금도 정기적으로 심장 초음파 검사를 받고 있다.

그래서 더 절실했다.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시작했기

그만큼 평소에도 신경을 쓰고, 건강 관리를 해야 한다.

에 몇 배의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아침 6시에 시작해

운동선수에게는 어쩌면 치명적일 수도 있는 신체적 어

밤 10시 연습장이 문을 닫을 때까지 훈련은 혹독하게

려움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그의 투혼은 힘겹게 하루

이어졌다. 식사와 화장실 가는 시간을 빼놓고는 골프

하루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뚜렷한 메시지를 전한다.

채를 휘둘렀다. 어려서 입문한 경쟁자들을 이기려면 연

“이제는 거의 다 나아 선수 생활을 하는 데 전혀 문

습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정글처럼 치열한 승부의

제가 되지 않아요. 아프거나 불편한 것도 없어요. 솔직

세계에서 그가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했

히 누구에게나 자신이 딛고 일어서야 하는 ‘십자가’ 하나

다. 3년 만에 KPGA 프로(준회원) 자격을 획득할 만큼

쯤은 있는 거잖아요? 저에게는 그게 심장병인 거고. 그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래서 이제는 개의치 않습니다. 오히려 그것 때문에 ‘나도 더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은 오기가 생겨요.”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 가지만, 환한 미소를 잃지 않는 표정에 패기가 넘친다.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죠. 생활비는 물론 레슨비도 빠듯했으니까요. 일찍 시작한 친구와는 10년 이상 차 이가 났어요. 기량 차이가 클 수밖에 없었죠. 천재가 아니라면 두세 배 이상의 노력을 하지 않고는 결코 따 라갈 수가 없겠더라고요.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저는 천

그는 여느 선수들에 비해 출발이 늦었다. 고등학교 2

재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하하하”

학년 때 클럽을 처음 손에 잡았다. 어려서부터 남다른

자신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하며

운동 신경을 눈여겨본 작은아버지의 권유였다. 진로를

가벼운 농담을 던지는 그의 모습이 유쾌하다. 지금이

결정한 후 온 가족이 필리핀으로 날아갔다. 그는 이 점

야 웃으면서 말할 수 있지만 그때는 정말 한 치 앞도 내

에 대해 지금도 부모님에게 정말 감사한다. 무엇 하나

다볼 수 없었다. 그래서 더 악착같이 파고들었다. 손바

보장되지 않은 일에, 어쩌면 무모해 보일 수도 있는 도

닥에 굵은 물집이 잡히고, 굳은살의 허물이 하나씩 벗

전에,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기꺼이 희생을 감수하며

겨질 때마다 실력도 일취월장했다.

헌신했기 때문이다. 아마 자신이 부모였어도 쉽게 결심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24  Signs of the  Times

그런 점에서 정한밀 선수의 삶은 목표가 있음에도 늦었다고 생각해 섣불리 포기하려는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던진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되돌아보며 “목표

그간 노출된 약점을 보완하고 조금만 다듬으면 전혀

자체가 동기 부여였다.”고 의미를 짚는다. 잘하고 싶은

불가능한 꿈이 아니라는 걸 안다. 컨디션도 시즌 개막

욕심이 있다면, 열정이 생기고, 열정이 있다면 어떤 환

에 맞춰 끌어올리고 있다.

경에서도 부단히 노력하게 되고, 진정한 노력은 결과를 배신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고, 올라야 할 산도 높지만 골 프 선수로서의 목표도 뚜렷하다. 훗날 최경주 선배처럼 훌륭한 선수가 되면 재단을 설립해 자신처럼 어려운

인생사 새옹지마라던가. 2015년 미국에서 ‘PGA투어

환경에서 꿈을 키워 온 후배들을 돕고 싶다.

차이나’ 시드를 얻어 중국으로 건너가 서서히 존재감

자신은 인복이 참 많은 사람이라며 활짝 웃은 그는

을 드러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발목이 부러지는 큰 부

인터뷰를 마치며 평소 고마웠던 분들에게 꼭 인사를

상을 당했다. 담당 의사가 1년을 쉬면서 재활해야 한다

전하고 싶다고 했다.

고 할 정도로 크게 다쳤다. 갑자기 심장이 쿵 내려앉는

“우선 후원사인 삼육식품 측에 각별한 고마움을 전

듯했다. 아찔했다. 아니, 무서웠다. 후회가 밀려왔다. 하

합니다. 또 연습 환경을 제공해 준 순천 우즈골프연습

지만 위기의 순간에도 가족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장에도 감사드립니다. 그분들이 아니었다면 무명의 신

주었다. 오히려 좋은 경험을 했다고 위로해 주었다.

인인 제가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제와 돌이켜 보면 얻은 것이 더 많다. 무엇보다 골프

또 혼자 자취를 하고 있는 자신을 친아들처럼 챙겨

에 대한 생각이 더 간절하고 소중해졌다. 순간의 부주의

주는 염서현 프로의 어머니에게는 ‘순천의 엄마’라며

로 언제든 선수 생활이 끝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자신

진심을 담아 고마움을 전했다. 무엇보다 언제나 기도해

의 몸을 더 아끼게 됐다. 그는 이런 좌절이 자신을 더욱

주시는 할머니와 묵묵히 뒷바라지해 주시는 부모님께

성장시켰다고 믿는다. 실패를 통해서도 교훈을 얻는다

사랑의 마음을 표현했다. 내친김에 새해를 여는 독자

면, 그런 쓴 경험을 하지 않은 사람보다 더 좋은 결과를

들에게도 한 마디 해 달라고 했다.

얻어 낼 수 있는 ‘내공’이 생길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어쩌면 제일 빠른 때 일수도

“골프와 인생은 참 많이 닮아 있는 것 같아요. 삶이

있습니다. 자신이 무언가에 집중하지 않고 있다면 목표

계획대로 술술 풀리지 않는 것처럼 골프도 공이 잘 맞

가 뚜렷하지 않은 겁니다. 목표가 확실하면 그 과정이

는 날과 안 되는 날의 경기력 편차가 정말 커요. 그렇

아무리 험난해도 도전 자체가 즐겁고 행복하죠. 저도

다고 해서 클럽을 놓을 수는 없죠. 어떤 경험이든 그걸

여러분의 꿈을 응원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

통해 배우는 무언가가 분명히 있게 마련이에요. 그러니

요. 파이팅!”

아무리 부정적인 일이라도 그 안에 숨겨진 뜻을 찾는 다면, 전혀 의미 없다 할 순 없지 않을까요?”

정한밀 프로가 매서운 칼바람을 뚫고 다시 차가운 클럽을 손에 쥔다. 새로운 목표와 꿈을 향해 날리는 그 의 샷이 호쾌하다.

이제 2018년의 문이 열렸다. 그는 지난해 신인 랭킹 3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 승 문턱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막판 뒷심이 부족 했다. 그러나 이런 과정을 통해 충분히 승산이 있겠다 는 자신감을 얻었다. 올 시즌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김범태 본지 객원 기자

2018. 1.  25


│수 필│

시작의 의미 매년 새해를 맞으면서 마음속으로 한 해의 목표를 세우고 개선해야 할 일도 생각하며 다짐을 하게 되는 건, 발전의 기회를 가지려는 마음 을 새해라는 이름 앞에 놓아 보는 일 같다. 생각대로 실행하지 못했던 지난해의 일들을 뒤로하고, 새해에 기대 를 해 보는 건 여전히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도 시작이 주는 가능성을 발견하고 싶은 까닭이다.

26  Signs of the  Times


1월 January는 로마의 문과 문의 신을 지칭하는 이름인데, 이것은 반대 방향으로 새해의 시작은 마치

향한 두 문을 나타낸다. 한 해의 마지막과 새해의 시작은 마치 두 개의 문을 통해 지

두 개의 문을 통해

나는 것같이 뒤와 앞의 시간을 보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

지나는 것 같다.

과거를 돌아보며 교훈을 얻고, 앞에 놓인 희망을 바라보는 것이다. 뭔가 마음가짐 을 다르게 하면 변화된 새로운 삶을 펼칠 수 있을 것 같고, 나를 바꾸어 더 나은 생활 에도 임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을 갖게 하는 건 새해를 출발하는 1월이 주는 힘이 다.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이고 희망이기도 하지만 새로움을 주는 시점의 의지이다. 새해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건 서양보다는 동양 쪽이다. 서양은 그들에게 큰 명절 인 크리스마스가 금시 지난 때라 그런지 새해를 다시 한 해를 출발하는 시점의 휴일 정도로 생각하는 반면, 동양에서는 시작의 의미보다 시간의 흐름에 있어 1년이 되돌 아오는 시기, 만물이 원래 자리로 돌아오는 시기로 정월을 바라본다. 객지에 나갔던 가족들이 귀향하는 것도 이런 의미에서 비롯된 것이라 한다. 중국에서는 음력설을 춘절이라고 하여 큰 명절로 치고 첫 번째 수확한 곡식을 신 에게 바치는 제를 올린다. 일본에서는 양력설을 쇠는데 12월 말에 오소지라고 하는 대청소를 하고 깨끗한 주변에서 깨끗한 마음으로 새해를 시작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새해 풍습도 많이 퇴색해 간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설날에 큰 의미를

2018. 1.  27


두는 것이 사실이다. 예전부터 가족들이 모여 웅성대고 번철에 기름을 두르고 전을 새로운 것의 기대와 설렘을 갖게 하는 것은 시작이 주는 신선함 때문이다.

부치며 음식을 만들고, 설빔이라 하여 고운 옷도 입었던 특별한 날이었다. 가족이 모인다는 의미에서는 지금도 명절 대이동을 하는 것을 보면 변함이 없는 것 같다. 또 새해에는 덕담을 주고받으며 후한 인심들을 나누기도 하는데, 지금도 새해 무렵 에는 지인들과 사소한 대화 속에서 새해에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를 나누게 된다. 그 렇게 덕담을 나누다 보면 서로 간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말실수도 줄어들 것이다. 무수한 시간 속에서 한 해가 시작되는 시간을 기점으로, 다시 새로운 한 해의 행 복을 꿈꾸고 상호 간의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보는 것이다. 새로운 것의 기대와 설렘을 갖게 하는 것은 시작이 주는 신선함 때문이다. “시작 이 반이다.”라는 격언같이 새로워지려는 마음을 먹은 것에서 변화되는 모습도 만들 어 갈 수 있다는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플라톤도 “어떤 일이나 처음이 가장 중요 하다. 잘 시작한 일은 반은 벌써 이루어진 것이나 다름없다.”며 출발점이 갖는 중요성 에 주목했음을 알 수 있다. 역시 ‘시작이 반이다.’는 속담의 의미와 같다. 바둑을 둘 때도 검은 돌을 잡고 먼저 두는 데서 얻는 이득, 선착의 유리함을 프로 바둑에서는 6집 반으로 본다고 한다. 시작하는 효과가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새로운 마음으로 주변을 쓸고 정리하며 쓸데없는 잡동사니가 쌓인 생각의 창고도

28  Signs of the  Times


비워 내는 연습을 해 본다. 무언가 삶의 변화를 원할 때 주위를 정돈하는 것은 비슷 한 일상 중에 마음을 움직일 어떤 동기를 찾기 위해서인 것도 같다. 새해에는 가까이 있는 소중한 것들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말아야지, 낯선 일이 주 어지면 부담스러워 말고 반가워해야지, 상대가 안 해 준다고 하지 말고 내가 해 주어 야지, 비록 사소한 마음이지만 올해는 실행하리라 기도하는 새해의 새 시간이 주어 진 것이다. 실은 시작의 시점도, 마무리하는 끝자락도 지나가는 시간 속에 한 지점일 뿐이다. 그러나 그런 시간이 있어 지루한 삶을 잠깐이라도 쉬며 생각하고 설계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으니, 그것도 시작의 한 의미로 놓아 보는 것이다. 삶은 연륜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행적이 중요할 것이다. 호흡뿐 아니라 사 고하는 능력이 있어야 하고, 달력의 숫자가 아니라 감동의 시간도 필요할 것이다. 그 래서 흐르는 시간 위에 시점을 찍고 새로운 다짐을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여러 번 묵은해를 떠나보내고 새해를 맞곤 했지만, 또다시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 는 의지를 다지며 날짜에 의미를 부여하며 시작의 가치를 붙잡아 본다.

최선경 csk319@naver.com <대한문학세계> 수필 등단, 2013부천예술대상, <문예지> 사보 월간지 등에 다양한 집필 활동을 하고 있는 자연을 사랑하는 수필가

2018. 1.  29


│ 영혼의 양식 │

에드윈 허블에게 빚을 지다 허블망원경에 대해 읽을 때마다 그의 이름이 보인다. 로버트 웨어너가 에드윈 허블의 생애를 간략하게 정리하려고 한다.

1990년 4월 25일, 미국 항공 우주국(NASA)은

• 가정 환경

코페르니쿠스, 갈릴레

20세기 미국 천문학자인 에드윈 허블에게 경의

오, 뉴턴과 같이 역사상

를 표하며 그의 이름을 딴 망원경을 개발했다. 바

많은 천문학자는 유럽인

로 허블망원경이다. 20년간의 눈부신 발견의 결

이었다. 그러나 에드윈 허블은 미국 미드웨스트

과로 허블이라는 이름이 전 세계에 알려졌다. 그

출신이었다. 그는 1889년 11월 20일, 스프링필드

러나 그 유명한 이름을 가진 그는 과연 어떤 사람

동쪽에서 20마일 떨어져 있는 미주리 마시필드에

이었을까?

서 태어났다.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던 허블 가족

30  Signs of the  Times


은 매일 성경을 읽고 주말에는 교회에 참석했다. 이

를 목격했다. 수년 후 그 친구는 에드윈에게 이 사건

들에게는 금주를 해야 한다는 강한 신념이 있었으나,

이 천문학자가 되려는 에드윈의 결심에 영향을 끼쳤

담배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그래서

는지를 물었다고 한다.

허블은 성인기 내내 담배를 피웠다.

1899년, 허블 가족은 미주리 마시필드에서 일리노

허블의 가정에는 사랑이 넘쳤다. 부모님, 삼촌, 이

이주에 있는 휘턴으로 이주했다. 도덕적 가치를 중요

모, 조부모님 모두 한마음으로 자녀를 양육하는 데

하게 여겼던 그 도시는 주류 판매를 금지하는 곳으

참여했다.

로 유명했다. 허블 가족은 임대한 집으로 이사를 오

어린 에드윈이 천문학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그의

면서 처음으로 침례교회에 나가게 되었다.

여덟 번째 생일에 할아버지 집에 방문하면서부터였

14세가 되던 해, 그는 어린 시절 유일하게 앓았던

다. 할아버지 마틴 허블은 손수 망원경을 만들어 에

중병인 맹장염으로 고생했다. 몇 주 동안 자리에 누

드윈에게 행성과 별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두

워 있으면서 천문학에 관한 책을 읽었다.

사람은 천문학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특히 화성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 학업

그는 시카고 대학에서 수학과

이맘때 퍼시벨 로웰은 이탈리아의 지오바니 스키

천문학을 전공했다. 천문학자

아파렐리가 화성 표면에 운하로 추정되는 십자형의

조지 E. 해일로부터 영감을

선들이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을 알

받았다. 그러나 대학 졸업 후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

게 되었다. 한편 허블가의 전통에 따르면 에드윈이 할

로데스 장학생으로 들어가 천문학이 아닌 법학을 공

아버지에게 화성에 대한 글을 편지로 보낸 것을 할아

부했다. 그리고 1912년 문과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버지가 지방 신문에 실었다고 한다.

미국으로 돌아온 그는 1913년 켄터키 변호사 협회

2년 후 허블은 한 친구에게 자신이 매우 중요하게

소속으로 변호사 일을 했다. 그의 뛰어난 두뇌가 별

여기고 있던 개기 월식에 대해 이야기했다. 맑고 깨끗

연구에서 법정으로 옮겨 가던 참이었다. 그러나 에드

한 어느 날 밤, 허블과 친구는 그 “장관을 이루는 쇼”

윈은 이내 법이 지루해졌다. 여러 면에서 재능을 보였

2018. 1.  31


던 그는 결국 천문학을 선택했다. 그래서 시카고 대

했다. 반면 허버 커티스는 이와 반대의 주장을 펼쳤

학으로 다시 돌아갔고 여키스 천문대에서 그의 첫사

다. 그는 밀키웨이는 많은 은하계 중에 하나이며 성

랑, 별 연구에 전념했다. 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제

운들은 먼지와 가스 구름이 아니라 그 자체가 은하

1차 세계 대전 당시 조국을 위해 참전했다. 그 후 캘

계라고 주장했다. 양측은 1920년 4월, 워싱턴에 있는

리포니아 패서디나에 있는 윌슨 천문대에 정착하여

스미스소니언 자연사 박물관에서 미국국립과학원이

연구에 매진했다.

실시한 토론에서 각자의 주장을 내세웠다. 그러나 열 띤 토론에도 불구하고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 업적

이 젊은 천문학자는 동료 천

하버드 대학 천문대의 천문학자인 헨리에타 리비

문학자들이 우주의 구조를

트는 지구로부터의 거리를 계산하는 방법을 알아냈

두고 열띤 논쟁을 벌인 사실

다. 허블은 그녀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안드로메다

을 알게 되었다. 할로 섀플리를 따랐던 사람들은 우

성운이 먼지구름이 아니라 무수한 별로 구성된 거대

주는 하나의 거대한 은하계 혹은 근처에 수많은 성운

한 은하계이며, 근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은하계

(성간 먼지와 가스 구름)이 모여 있는 일명 밀키웨이

로부터 250만 광년이나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라고 불리는 별들의 집합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주장

는 것을 발견했다.

32  Signs of the  Times


들인 우리는 허블이 발견한 증거를 통해 그분의 위대 한 능력을 보게 되었다. 허블은 사진 영상의 모습에 따라 은하계를 분류하 여 그룹으로 나누는 일을 하는 데 그의 여생을 보냈 다. 그는 은하들을 타원 은하, 정상 은하, 막대 나선 은하로 분류했다. 미국 항공 우주국은 1990년 허블에게 경의를 표 하며, 그의 이름을 딴 우주 망원경을 개발했다. 우리 는 이 망원경을 통해 본 모습으로 창조주께서 만드신 우주의 광대함과 아름다움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을 확장하게 되었다. 목동 시인 다윗은 이렇게 노래했다. “여호와 우리 주여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주의 영광이 하늘을 덮었나이다 주의 대적으로 말미암아 어린아이들과 젖먹이들의 입으로 권능을 세우심이여 이는 원수들과 보복자들 을 잠잠하게 하려 하심이니이다 섀플리-커티스의 논쟁은 이쯤에서 일단락되었다. 결국 커티스가 옳았다. 그는 밀키웨이 은하계가 수많

주의 손가락으로 만드신 주의 하늘과 주께서 베풀 어 두신 달과 별들을 내가 보오니

은 은하계 중의 하나라는 것을 보여 주었다. 하나님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생각하시며

의 우주는 지구로부터 엄청나게 멀리 떨어진 곳에 위

인자가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돌보시나이까

치하고 있는, 우주 곳곳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은하

그를 하나님보다 조금 못하게 하시고 영화와 존귀

계로 구성되어 있다. 에드윈의 연구는 천문학자 커티 스의 견해를 재차 확인하여 확장시킨 것이었다. 그리고 이즈음, 허블은 평생의 동반자를 만났다. 윌슨산 실험실에서 일하던 그레이스 버크 레이브를 만나 1924년 2월 26일 결혼에 골인했다. 이 부부에 게는 자녀가 없었고, 그레이스는 허블보다 훨씬 오래 살았다.

로 관을 씌우셨나이다 주의 손으로 만드신 것을 다스리게 하시고 만물을 그의 발 아래 두셨으니 곧 모든 소와 양과 들짐승이며 공중의 새와 바다 의 물고기와 바닷길에 다니는 것이니이다 여호와 우리 주여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시편 8편).

허블의 발견으로 우주에 대한 사람들의 관점이 완 전히 바뀌었다. 위대하신 창조주 하나님을 믿는 사람

로버트 웨어너 영문 <시조> 필자로 활약하고 있다.

2018. 1.  33


건강한 삶

행복한 가족의 키워드

독자 여러분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상용구 적극적인 태도로

대신에 이렇게 인사드리고 싶다. ‘새해 복 많이 발견하세

복을 만들어 간다면

요!’ 살다 보면 전에 없던 복을 받을 때도 있지만, 이미 우

어떤 상황에서도

리 곁에 복이 있는데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복을 ‘받는 것’이라고만 생각한다면 다른 사람보다 복을 더 많이 혹은 더 적게 받는지 신경 쓰는 상대적 행복관에 빠지기 쉽다. 또한 복 받기를 기다리는 수동적 태도에 물

34  Signs of the  Times


들 수도 있다. 그러나 ‘파랑새’는 멀리 있지 않고 가까운

투자한다.

곳에 있다. 복은 다양한 모습으로 이미 우리 곁에 있다.

물론 ‘즐거움’과 ‘의미’가 반대말은 아니다. 미래의 성

때로는 고통이라는 가면을 쓰고 있기도 하다. 우리가

공만 추구하다 현재를 놓치거나, 쾌락만 추구하다 목

다채로운 복을 발견할 수 있는 안목을 가지고 있다면,

표를 상실하거나 남을 짓밟는 것 모두 진정한 행복이

더 나아가 적극적인 태도로 복을 만들어 간다면 어떤

라고 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즐거움과 의미를 함께

상황에서도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추구하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다. 현재를 즐기면서도 목 표를 추구하고, 자기를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면

행복이란?

서도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며,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 들과의 관계를 즐기면서도 박애주의적인 봉사를 실천

행복이 무엇인가에 관한 정의는 수도 없이 많다. 여

한다면 행복한 삶이 아니겠는가?

러 학문과 종교에서 고금을 막론하고 수많은 사람이 행복에 대해 논했다. 최근에는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일과 사랑의 균형

행복에 대한 지식도 증가했다. 긍정심리학에 따르면 행 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하나는 쾌락적

필자의 좌우명 가운데 하나는 ‘삶의 첫날인 것처럼

행복으로써 ‘즐거움’이라는 정서적 측면을 강조하는 것

일하고, 삶의 끝 날인 것처럼 사랑하자.’이다. 항상 새로

이고, 다른 하나는 자기실현적 행복으로써 ‘의미’라는

운 마음으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언제나 따

인지적 측면을 강조하는 것이다.

뜻한 마음으로 소중한 사람들과 사랑을 나누고 싶다

전후 세대는 생존과 안정을 위해서, 가족을 위해서

고 생각하지만 이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현재의 즐거움을 희생하고 최대한 절약하며 ‘의미 있

최근 이러한 생각을 재차 굳건하게 해 준 한 권의 책

는’ 성공을 향해 달려왔다. 반면 요즘 청년들은 ‘N포

을 만났다. 바로 폴 칼라니티(Paul Kalanithi)의 <숨결

세대’라는 열악한 환경에 맞닥뜨린 나머지 미래를 위

이 바람 될 때>이다. 촉망 받던 36세 신경외과 레지던

해 현재를 희생하기보다는 과감하게 ‘현재를 즐기려는’

트였던 저자가 갑자기 폐암 4기 진단을 받은 뒤 2년여

태도를 보인다. 욜로(YOLO), 즉 ‘한 번뿐인 인생(You

동안 죽음을 앞두고 삶의 마지막 경주를 달린 이야기

Only Live Once)’을 즐기자는 모토 아래 가치 있다고

를 기록한 책이다. 특히 인상적인 내용은 저자가 죽기

여기는 ‘버킷 리스트(bucket list)’를 이루기 위해 돈을

까지 시간이 얼마 남았는지 명확하다면 하고 싶은 일

2018. 1.  35


소명을 다하면서도 소중한 사람과 사랑을 나누는 것, 곧 일과 사랑을 균형 있게 추구하는 것이 행복의 핵심이다.

을 기록한 부분이었다. 석 달이라면 가족과 함께 시간

행복은 관계 안에서 찾아야 한다. 행복한 삶이란 관

을 보내고 싶고, 1년이라면 쓰고 싶었던 책을 쓰고 싶

계가 풍부한 삶이다. 가족, 친구, 지인, 동료, 이웃과의

고, 10년이라면 병원으로 복귀하여 환자들을 치료하고

관계 그리고 신과의 관계까지. 그중에서도 부부, 부모-

싶다고 했다. 그러나 남은 시간을 아무도 알 수 없다는

자녀, 형제자매라는 인생에 가장 영향을 많이 주는 이

현실 앞에서 저자는 세 가지 소원을 동시에 추구하기

들로 이뤄진 가족 관계가 행복해야 한다. 삶을 공유하

로 결심했다. 저자는 병원에서 계속 일하면서 책을 집

며 언제나 함께해 주는 가족은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

필했고 죽기 8개월 전에 탄생한 딸과 아내와 행복한 시

과도한 간섭이나 참견 때문에 거리를 두고 싶을 때도

간을 보내다 삶을 마무리했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소

있다. 그러나 거리를 너무 두면 외로워진다. 자율성이

명을 다하면서도 소중한 사람과 사랑을 나누는 것, 곧

존중받고 유대감도 추구하는 가족 관계, 혼자 있어도

일과 사랑을 균형 있게 추구하는 것이 행복의 핵심이

즐겁고 함께 있으면 기쁨이 배가되는 행복한 가족의

라는 점을 절감하게 되었다.

원리를 한 해 동안 탐구해 보고자 한다. 이어지는 연재를 통해 행복한 가족의 키워드 두 가

가화만사성

지를 살펴볼 것이다. 일과 사랑의 균형은 물론 평생의 대인 관계를 좌우하는 ‘애착(attachment)’에 대해서

행복의 양 축인 일과 사랑의 선후 관계를 따진다면

알아보고, 인생의 단계마다 즐겁고 의미 있게, 행복하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말로 정리가 된다. 가

게 살기 위해 필요한 ‘발달 과업(developmental task)’

정이 화목하고 관계가 만족스러워야 만사가 잘 풀리

을 하나하나 살펴보고자 한다. 이 여정이 독자 여러분

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인간이 행복하고 건강하려

의 행복에 작은 재료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면 다른 사람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런 연구 결과를 몰

올 한 해도 우리 모두 복을 많이 발견하는 행복 탐험

라도 사람은 혼자 살 수 없고 함께 나누면서 살아야 행

가와 복을 만들어 가는 행복 건축가가 될 수 있기를 기

복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아름다운 경관을 혼

원한다.

자만 본다면, 맛있는 음식을 혼자만 먹는다면, 의미 있 는 성취를 혼자만 기뻐한다면, 뭔가 빠진 느낌이 들 것

정성진 sjchung@syu.ac.kr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상담심리학박사, 건강과학

이다. 함께 보고, 함께 먹고, 함께 기뻐할 다른 사람이

특성화(중독) 사업단 사무총장, 저서 <군 집단 상담의 기초>,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문가>, <건강한 오늘 든든한 노후> 외 다수

36  Signs of the  Times

<가정 사역의 기초>, <용서를 통한 치유와 성장>, <중독상담전


│스토리텔링│ 아동·청소년에게 보내는 글

토리와 개 껌

갑자기 반려견이 생겼다

는 여섯 번째 주인으로 나를 만난 모양이었다. 많은 주

평소 가깝게 지내던 친구가 말 못하는 짐승이 불쌍

인을 뒤로하고 내 품에 온 강아지의 이름은 ‘토리’, 성

하다며 유기견을 맡겨 왔다. 그 친구가 거리에서 노숙

은 ‘외’, 자꾸 버려지는 이 강아지를 누군가 ‘외톨이’라

하는 청소년들 돌봄에 헌신하고 있을 때 그 청소년 중

고 이름 지었다고 했다. 나는 토리의 이름에 의미를 재

한 명이 가출을 하면서 함께 데리고 나온 강아지였다.

부여하였다. 빅토리의 ‘토리’로.

데리고 나온 강아지를 보살피기에는 자신의 삶도 버거 운 그를 대신해 사랑으로 보살펴 줄 보호자가 필요했

생명의 신비함이란

다. 그 보호자로 내가 떠올랐다고 친구가 말했다. 그간

하나님께서 불어넣으신 생은 시시각각 변화함으로

주인이 여러 번 바뀌어 우리 집으로 왔을 때 그 강아지

신비로움을 더했다. 토리라는 생명 안에 수많은 감정

2018. 1.  37


개 껌 때문에 먹어야 할 양식과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소유에 대한 집착으로 소소한 즐거움마저 반납하는 토리를 위해 오랜 시간 그냥 둘 수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

과 생각이 순간순간 그 색을 달리했다. 우리 가족과 토

에 문 토리는 영원히 자기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열망

리는 교감했고 친해졌으며 가족으로서 삶을 나누게 되

에 사로잡힌 듯이 보였다. 전에는 듣지 못했던 으르렁

었다. 사랑하면 자발적인 종이 된다는 말처럼, 가족 모

대는 소리를 내고 이빨을 드러내고 사람이 가까이 가

두 토리를 사랑하며 토리를 위한 마음이 보이게, 보이

는 것조차 경계했다. 그 개 껌을 지키느라 정작 맛도 못

지 않게 생기고 있었다. 상처로 마음이 수없이 상했을

보고 숨기는 일에 급급해 보였다. 안타까웠다. 토리는

토리는 처음엔 밝지 않은 표정이었는데 점점 사랑스러

강박적으로 하루에도 여러 번 개 껌을 숨겨 둔 곳으로

운 빛을 발하게 되었다. 하루의 대부분을 밀린 잠을 자

가서 잘 있는지를 확인했다. 나는 모든 개 껌이 전부 토

듯 잠만 자던 토리가 시간이 갈수록 우리와 함께하는

리에게 줄 간식이라는 확신을 줘야 그만둘까 싶어 남

시간이 늘고 곁을 주게 되었다. 집 안 한 켠에 마련해

은 수십 개의 개 껌을 투명한 지퍼백에 넣어 개집 안에

준 공간을 좋아했고 함께 외출했다가 집으로 돌아오

놓아두었다. 소용없었다. 자기 입으로 들어와 물어 본

면, 우리만의 공간으로 돌아와서 기쁘다는 강아지 특

그 개 껌을 대체할 만한 건 아니었다. 내 마음에도 슬

유의 신호를 보내왔다. 그렇게 마음과 마음이 가까워

픔이 올라왔다. 그 개 껌이 있는 한 우리는 이전의 사

지고 있었다.

이로 돌아가기 힘들기 때문이었다. 상처투성이 토리는 소유에 대한 집착이 유달리 컸다. 당연한 일이었다. 그

어느 날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우연히 개 껌을 발견

러나 개 껌 때문에 먹어야 할 양식과 하루의 대부분의

했다. 개 껌이 강아지의 치아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를

시간을 소유에 대한 집착으로 소소한 즐거움마저 반

듣고 그중 용량이 가장 큰 것을 골라 장바구니에 넣었

납하는 토리를 위해 오랜 시간 그냥 둘 수 없다는 판단

다. 어서 가서 토리에게 새 간식을 소개해 줄 마음으로

하에 토리가 너무 좋아했지만 개 껌을 치웠다. 마트에

집으로 가는 발걸음에 흥이 났다. 역시 개 껌을 본 토

서 산 개 껌이 가득한 주머니는 창고로 들어가게 되었

리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으로 열렬했다. 주머니에서

다. 언젠가 토리와의 사이에 더 단단한 신뢰가 입혀졌

한 개를 꺼내 토리에게 건네주었다.

을 때를 위해 당분간 창고에 있어야 하겠다. 토리와 개

그런데 개 껌을 입에 물게 된 토리의 눈빛은 전혀 예

껌 그리고 주인으로서 슬픈 나를 생각해 보았다. 이어

상 못했던 모습이었다. 이 개 껌은 주인인 내가 사랑으

이러한 생각들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보실 때 어떤 마

로 준비한 여러 개의 개 껌 중 한 개인데, 그 개 껌을 입

음이실까라는 생각으로 번졌다.

38  Signs of the  Times


학기 초가 되면 교회 중·고등생들이 나를 찾는 일이

계획이 시작되어야 하는 것이다.

종종 생긴다. 바로 학기 초에 일선 학교에서 일괄 시행 하는 진로 적성 평가에 관한 정확한 분석을 받고자 함

토리가 보인 개 껌에 대한 집착은 주인인 나에 대한

이다.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대한 관심으로 나의 입을

경계심이 사라지지 않아 생기는 현상이다. 그 주인의

주시하는 초롱초롱하고 예쁜 눈들을 바라본다. 그 눈

손에 수많은 개 껌이 있고 그 개 껌을 다 먹고도 무한

을 보며 진정한 진로 탐색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기

히 공급할 마음이 주인에게 있음을 안다면 토리가 한

위해 호흡을 기도로 가다듬게 된다.

낱 개 껌 한 개에 집착하지 않았을 것이다. 토리가 주어 진 개 껌에만 시선을 두지 않고 그 개 껌을 주고자 손

우리는 살면서 하나씩은 ‘토리의 개 껌’을 갖고 있다.

에 든 주인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이 부분만큼은 하나님도 들일 수 없다는 경계심을 갖 고 있다. 그 경계심은 불완전한 신뢰와 관련된다. 그러

창고에 넣어 둔 개 껌 봉지 속 수많은 개 껌은 나에게

한 불완전한 신뢰 위에 진로에 대한 탐색을 하고 계획

도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 내 안에 있는 개 껌들. 그 개

을 세운다면, 언젠가는 크게 개·보수를 해야 한다. 때로

껌들로 내 아버지 하나님과 관계가 어려워졌을까 하는

는 다시 짓는 것보다 더 큰 수고가 따라야 하는 일도 생

반성적 생각들이다. 개 껌에 몰입한 나머지 스스로 건

긴다. 나는 이처럼 불완전한 진로 탐색을 시도하기 전에

강을 상하게 하는 선택을 하고 그런 줄도 모르고 달리

먼저 자신에 대한 정체성을 재정립할 것을 권면한다.

고 있는 나를 보시는 하나님 아버지 그래서 때로는 그 렇게 좋아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거두어 가실 수밖

나는 누구일까

에 없는 가슴 아프신 하나님 아버지. 이 역시 하나님

나는 ‘예수님어치’이다.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우리를

아버지의 사랑으로 깨닫게 된다.

자녀로 회복시키시기 위해 흘리신 보혈을 기억하자. 그 분이 나의 하나님임을 확신할 때 우리 안에 도사려 하 나님과의 관계를 깨는 ‘토리의 개 껌’이 사라질 것이다.

윤지연 yhmom77@naver.com

사라진 경계심은 무한하신 하나님의 사랑과 만나게 되

윤지연 아동가족연구소 소장, 서강대학교 생명문화연구소

는 토대이다. 그 토대 위에 진정한 진로에 대한 탐색과

여자대학교 아동학과 박사 수료

연구원, 이화여자대학교 아동가족연구소 참여 연구원, 이화

2018. 1.  39


우리의 삶에 왜 고난이 있을까요?

01

사람이 고난 당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인가요?

05

경건하게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도 고난을 당하나요?

▶ “주께서 인생으로 고생하게 하시며 근심하게 하심은

▶ “너희가 욥의 인내를 들었고”(약 5:11).

본심이 아니시로다”(애 3:33).

경건한 그리스도인들도 고난을 당할 수 있습니다. 왜냐

하나님은 우리에게 고난을 주시기를 원치 아니하지만 우

하면 우리는 천국이 아닌 죄악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입

리가 계속적인 불순종을 선택하면 하나님은 우리를 돌이

니다.

키기 위해 본심을 숨기시고 고난과 시련을 허락하십니다.

06 02

왜 고난이 이 세상에 가득하게 되었을까요?

예수님도 우리와 같은 고난을 당하셨나요?

▶ “그가 아들이시면서도 받으신 고난으로 순종함을 배

▶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롬 3:23).

워서”(히 5:8).

죄 때문에 이 세상에 고난이 오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께서 육체를 취하시고 이 땅에 오셔서 고난을 당하셨습니다.

03

죄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 “네가 아름다우므로 마음이 교만하였으며 네가 영화

07

로우므로 네 지혜를 더럽혔음이여”(겔 28:17).

▶ “고난 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인하여 내가 주

죄의 원인은 교만과 불순종이었습니다.

의 율례를 배우게 되었나이다”(시 119:71).

04

08

왜 우리가 고난에 빠지게 되나요?

고난을 통해서 배우는 유익은 무엇인가요?

고난의 끝에는 무엇이 있나요?

▶ “오직 각 사람이 시험을 받는 것은 자기 욕심에 끌려

▶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

미혹됨이니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같이 나오리라”(욥 23:10).

사망을 낳느니라”(약 1:14~15).

하나님께서 우리를 단련하신 후에 고난의 끝에는 우리가

모든 고난과 시험의 근원은 악한 것들에 대한 인간 자신

정금같이 나올 것입니다. 오직 믿음으로 고난을 이기시고

의 “욕심” 때문입니다.

승리하는 삶을 사시기를 기도드립니다.

✽ 출처 : <크리스천이 아니라도 꼭 알아야 할 36가지 직문직답>

40  Signs of the  Times


독자의 글

예쁜 꽃 당신 김예인

시간이 흐르고 있다. 다시 오질 않을 꽃 같은 시간들… 그 시간들 상처 주고 무시하고 독단적이고 아픔을 주는 사람과 힘들게 보내고 있지는 않은가 그 시간들 존중해 주고 사랑해 주고 아껴 주고 감사해 주는 사람과 함께 보내야 할 시간이지 않은가 그 시간이 품은 사랑 너무 늦게 깨닫는 것은 세상에 가장 불행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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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추어진 듯 흐릿한 모습 속에 진흙탕과 먼지를 뒤집어쓴 예쁘게 핀 꽃 촉촉이 적시는 이슬 깨끗한 사랑의 비 씻기는 먼지들 고고한 아름다움 속에 향기 물씬 풍기며 당신 모습 드러난다 예쁜 꽃 당신! 그 사람 사랑의 비 흠뻑 내리니 모습 드러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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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  41


보내기 운동에 참여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10부=1구좌)

이완표(34년)

김순호(20부)

한규운(20부)

김유래(10부)

김태강(10부)

교문사 대표이사 경기도 수원시

(유)대신세무법인 대표 충남 당진시

완성주물 대표 경기도 구리시

동해콘크리트(주) 대표이사 강원도 강릉시

제일안전진단이엔씨(주) 대표 광주시 서구

박흥수(10부)

이규형(10부)

이호우(10부)

장동우(10부)

조상래(10부)

수원시시설관리공단 이사장 경기도 수원시

관악산업(주) 대표이사 서울시 송파구

(주)ANC인터내셔널 대표 서울시 강서구

(주)서영 대표 전남 영광군

(주)신성축산유통 대표이사 서울시 송파구

우리은행 본점(50부) 오정수(25부)

이제중(15부)

권란(10부)

박병익(10부)

박시희(10부)

서울시 중구

건화치과 원장 서울시 관악구

고려아연(주) 대표이사 서울시 강남구

파인생명공학 사장 서울시 관악구

서울대 교수 서울시 관악구

(주)드림 대표이사 경기도 수원시

박종현(10부)

배대용(10부)

유찬열(10부)

장동식(10부)

장춘환(10부)

조현석(10부)

CT자동차 사장 서울시 강서구

(주)비앤에이 대표이사 서울시 서초구

영재공업(주) 대표 인천시 남동구

디에스디삼호(주) 부장 경기도 수원시

(주)농협사료 대표이사 서울시 강동구

인천신용보증재단 회장 인천시 남동구

최훈학(10부)

한윤성(10부)

현병철(10부)

홍순기(10부)

황선용(10부)

황태국(10부)

한국가구 대표이사 서울시 강서구

사당프라자약국 약사 서울시 동작구

한독의원 원장 강원도 태백시

법무법인한중 대표변호사 서울시 서초구

(주)우진전력 회장 경기도 시흥시

삼광의료재단 이사장 서울시 서초구

42  Signs of the  Times


>>>

신조어로 본 세상

>>> 틀린 그림 찾기 - 4개를 찾아 응모하세요

스칸디 대디 (Scandi Daddy)

스칸디란 스칸디나비아반도의 줄임말이다. 스칸 디 대디(Scandi Daddy)란 북유럽 스타일의 육아법 으로 아이를 교육하는 아버지를 가리킨다. 스칸디 육아의 가장 큰 특징은 아이와 함께 보내 는 시간을 늘려서 아이와의 정서적 교감과 소통 을 나누려고 노력한다는 것인데, 일반적인 자녀

지난 호 정답, 당첨자 및 응모 요령

교육과는 달리 자녀를 엄격한 규율과 통제 아래 두어 관리하기보다 인내심을 가지고 아이의 눈높 이에 따른 생활을 해 나가는 것이다. 이처럼 아이 들의 인성에 중점을 둔 교육을 통해 아이를 키우 는 아버지를 가리켜서 스칸디 대디(Scandi Daddy) 라고 한다. 2011년 영국의 <더 타임스(The Times)>가 처음 사 용했고 한국에서는 2017년 육아 휴직제 활성화 에 따라 생겨난 신조어이다.

- 조명신(mscho@sijosa.com)

■  당 첨 자 : 백 종 순 , 윤 세 빈 , 이 예 진 , 임 현 서 , 조 예 훈 정답과 함께 주소, 이름, 전화번호를 당월 10일까지 sijo@sijosa.com으로 보내 주세요. 당첨되신 분에게는 추첨을 통해 시조사 신간 서적을 상품으로 보내 드립니다(구독 소감을 함께 보내 주시면 채택 가능성이 더욱 높습니다.).


말씀이 생각나는 풍경

희망이란 그저 행동하겠다는 선택이다”(안나 라페). “Hope doesn’t come from calculating whether the good news is winning out over the bad. It’s simply a choice to take action”(Anna Lappe).

│통권 107권 1호 제1,172호│새로운 도전, 희망찬 새해│ 2017년 12월 28일 발행 │1960년 7월 1일 등록(제동대문 라 00045호)│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108년 전통의 대한민국 최장수 월간지 SINCE 1910

“희망은 좋은 소식이 나쁜 소식보다 우세한지 계산하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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