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가정과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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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HOME & HEALTH 나와 가족을 위한 힐링 매거진 Vol.308

Special Theme  |  행복한 가정 가꾸기

• 송년 가족 애플 데이 • 함께 꿈을 가꾸어 가는 길 • 배도 아프고 가슴도 아파서 낳은 아이

절제 생활

생체 시계 이야기

명문가 자녀 교육 친환경 생활

가족 모임의 중요성 - 바흐가

비타민 C가 풍부한 감자미백비누 만들기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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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행복 글. 장지양

오늘을 넘어 파라다이스를 찾아 어느새 산을 넘고 들판을 지나 사람들을 헤집다가 문득 가슴 열어 하늘 향해 눕자 쏟아지는 빛 하늘이 내려오고 마음에 터를 잡으면서 행복도 미소를 짓는다

출처 : <불망의 언덕>


나와 가족을 위한 힐링 매거진

월간

가정과 건강 2017 DECEMBER • Vol. 308

Health Life 02 우리 시 행복 / 장지양 04 권두 칼럼 감정에도 찌꺼기가 있다 / 박재만 06 기자의 눈 자궁경부암 예방인가? 사람유두종바이러스 감염 예방인가? / 김양중 07 독자에게 듣는다 가정+건강을 챙겨 주는 책 / 임옥희 외 08 힐링이 있는 그림 누렁소가 있는 고향 그림! 붓꽃 기억으로 힐링 하다 / 김성운 10 건강한 삶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의지다 / 제영갑 12 생활의학 12월 그리고 건강한 마무리 - 기억 / 이승현 14 절제 생활 생체 시계 이야기 / 송황순 16 암 극복 유전자 너머 / 백경기

Special Theme |

행복한 가정 가꾸기

18 송년 가족 애플 데이 / 정성진 21 함께 꿈을 가꾸어 가는 길 / 강원화 24 배도 아프고 가슴도 아파서 낳은 아이 / 이은미 26 함께 사는 것이 행복한 가족들 / 엄선희

Sweet Home 29 Welfare News 사회 복지 분야에서 4차 산업 혁명의 의미 / 정종화 30 가정 경제 관리만이 살길이다 / 김미선 32 명문가 자녀 교육 가족 모임의 중요성 - 바흐가 / 최효찬 34 자녀 행복 꽃가루가 날아다니는 것 같아요 / 조무아 36 가족 클리닉 온 집안 식구가 다 미워요 / 이병준 38 친환경 생활 비타민 C가 풍부한 감자미백비누 / 김달영 40 도시 농업 12월을 수확기로 만드는 도시 농부 / 류경오 42 눈과 입이 즐거운 요리 홍시 김장 김치 / 글, 요리 : 홍순애

•행복한 가정 사랑의 열쇠로 우리집 문을 열면 고마워요, 사랑해요 미안해요, 괜찮아요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곳 밝고 즐겁게 만드는 엄마! 가장 안전한 울타리 아빠! 사랑으로 성장하는 꼬맹이들! 12월은 그 고마움을 선물로 표현하는 행복한 가족! 송년 가족 애플 데이

발행인 황춘광 / 편집인 박재만 / 인쇄인 엄길수 편집장 김기태 health@sijosa.com 교열 이혜진 / 디자인 김덕영 인쇄 2017년 11월 21일 / 발행 2017년 11월 23일 발행·인쇄 시조사 : 서울시 동대문구 이문로1길 11 전화 (02)3299-5300 / 팩스 (02)960-0848 문의 직통 (02)3299-5317~9, (02)3299-5300 내용·투고문의 (02)3299-5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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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구독료 39,000원 출판등록 제동대문 라 00047호 1990년 1월 23일 등록

본지는 한국 간행물 윤리 위원회의 윤리 강령 및 실천 요강을 준수합니다.


Health Life | 권두 칼럼

감정에도 찌꺼기가 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우리가 습관처럼 하는 일 가운데 하나는 집 안을 정리하는 것이다. 뒤죽박죽 섞여 있는 내 마음의 감정도 차근차근 정리해 보자! 박재만

본사 편집국장

설거지 예찬

내 개수대가 깨끗해져 금세 개운해진

요즘은 예능 프로그램이나 요리 방송

느낌을 받는다.

탓인지 평범한 가장 중에서도 <요리 잘하는 남자>들이 부쩍 늘었다. 하지

알맹이와 껍데기

만 나는 여태 요리를 할 줄 아는 게 별

우리 입으로 들어가는 거의 모든 음식

로 없다. 그러나 설거지만큼은 언제나

물 재료는 알맹이와 껍데기가 있다. 그

즐거운 마음으로 한다. 즐겁게 하다 보

리고 이 음식물 재료의 껍데기들은 대

니, 아내에게서 ‘잘한다’ 혹은 ‘고맙다’

개 <음식물 쓰레기>로 버려진다. 양파

는 소리도 자주 듣는 편이다. 사실 설

로 요리하려면 양파 껍질이, 감자 요

거지만큼 크지 않은 노력을 기울이고

리를 준비하려면 감자 껍질이 나오기

서 개운한 결과를 빨리 얻는 일도 드

마련이다. 식사 후에 과일 한 쪽을 먹

문 것 같다. 간혹 즐겁게 설거지를 하

으려고 해도 귤 껍질, 사과 껍질이 나

면서 갖는 불만은 키가 큰 축에 속한 나에게 ‘개수대가 너

와 음식물 쓰레기로 버려진다. 알맹이와 껍데기! 우리 몸

무 낮다’는 거다. 보통 한국 여성의 키에 맞추어 제작하다

의 건강을 위해 유익한 것 그리고 무익한 것이 함께 공존

보니, 결국 나 같은 사람은 구부정한 자세로 싱크대 앞에

하는 것처럼 우리 마음의 건강에도 유익한 것과 무익한

설 수밖에 없다. 네 식구 밥 먹는데 사실 식사 후에 그릇

것이 함께 공존한다. 사람의 마음에는 기쁨, 감사, 행복

이 나오면 몇 개나 나오겠나? 그저 세제를 풀어 잠깐 쓱

감, 성취감, 자신감 등의 긍정적인 감정이 자리하고 있지

쓱 문지르고 반짝반짝 그릇을 닦으면 온 가족이 즐거워

만 아울러 분노, 불안, 원망, 증오, 미움, 적개심, 원한, 수

하는걸. 그릇을 헹굴 때 ‘뽀드득뽀드득’거리며 손끝에 전

치심, 죄책감, 좌절감, 무력감 등의 부정적인 감정도 있다.

해져 오는 감촉은 왠지 모를 쾌감마저 든다. 아내의 살

대체로 긍정적인 감정은 기억 속에서 빨리 잊혀지고 마

림을 도와 설거지를 하다 보니, 나름 설거지를 하는 순서

는데, 부정적인 감정은 한번 마음속 깊이 틀어 앉으면 좀

에 대한 노하우가 생겼다. 물론 처음에는 손에 잡히는 대

처럼 떠날 줄 모르는 것 같다. 한 정신과 의사가 어느 환

로 그릇을 씻다 보니 효율성이 떨어졌다. 이제는 제법 나

자를 대하고 있었다. 그 환자는 “제 마음이 이렇게 편해

만의 요령이 생겼다. 설거지를 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도 되는 건지 모르겠어요. 걱정했을 때가 오히려 편해요.

흐르는 물로 초벌 설거지를 하면서 <음식물 쓰레기>를 한

아무 일이 없으니 앞으로 더 큰일이 일어날 것만 같아요.”

데 모으는 일이다. 그다음은 작은 유리컵을 씻고, 비교적

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출처: 박용철 저, <감정도 습관이

깨끗한 국그릇이나 밥그릇을 닦는다. 이어서 기름기가 있

다>). 우리 주변에는 불필요한 생각, 불필요한 감정인 줄

는 그릇을 씻고 난 다음에 냄비 등의 큰 그릇을 씻으면 이

알면서 과감하게 버리지 못하고 스스로 족쇄로 옭아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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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마치 불필요

인을 용서하게 되면 나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유익을

한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듯이 우리 마음에 자리한 부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기꺼이 용서를 시도해 보자! 하루

정적인 감정을 어떻게 처리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용

는 예수의 제자였던 베드로가 물었다. “주여! 형제가 내

서하는 마음>이 없으면 미움, 원한, 불신, 증오, 적개심,

게 죄를 범하면 몇 번이나 용서하여 주리이까 일곱 번까

원망 등의 감정을 몰아내는 일은 요원하다. 반대로 일단

지 하오리이까?” 그러자 “예수께서 가라사대 네게 이르

<용서하는 마음>이 자리하면 위에 언급한 부정적인 감정

노니 일곱 번뿐 아니라 일흔 번씩 일곱 번이라도 할지니

들은 좀처럼 발 디딜 틈을 얻지 못한다. 우리네 감정에도

라”(마태복음 18장 21~22절 참조)며 끝없이 용서하고 은

찌꺼기가 있다. 더 이상 버려야 하는 감정에 얽매이지 말

혜를 베풀라고 교훈하셨다. 용서! 쉽지 않은 일이지만 용

고, 사랑과 용서의 정신으로 우리의 생각을 채워 보자!

서하면 나의 삶이 평화로워지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볼 수 있다. 그러므로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용서하자! 더

쉽지 않은 일, 용서!

이상 과거의 덫에 사로잡혀 있지 말자! 용서한다고 해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부정적인 감정을 몰아내기 위해 나

과거가 바뀌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마리아 로빈슨

름 용서하려고 마음먹고, 용서하기 위해 애써 보지만 좀

(Maria Robinson)의 말대로 “과거로 돌아가 새롭게 시

처럼 용서가 안 되는 경우가 얼마나 많았던지? 늦지 않

작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누구라도 오늘

았다. 이제 묵은해를 보내며 해묵은 감정을 날려 보내자.

시작해서 새롭게 마무리 지을 수는 있다.”

지난 1년 동안 우리에게 무슨 일이 있었든지 그것은 분 명 <과거의 일>이다. 우리의 시선을 더 나은 미래에 고정

감정의 정리

시키자. 조지 허버트는 “다른 사람을 용서하지 못하는 것

한 해를 마무리하며 우리가 습관처럼 하는 일 가운데 하

은 자신이 건널 다리를 무너뜨리는 것과 같다.”라고 말했

나는 집 안을 정리하는 것이다. 뒤죽박죽 섞여 있는 내

다. 같은 맥락에서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의 프레드 러스

마음의 감정도 차근차근 정리해 보자! 음식물 쓰레기를

킨(Fred Ruskin) 박사는 그의 책 <용서: Forgiveness>에

담아 버리듯 불필요한 감정을 정리하자! 화해는 혼자서

서 “사람은 용서할 때 스트레스와 분노가 감소하고, 마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용서는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일이다.

음의 평화를 유지하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된다.”라고 말

설거지를 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개수대 앞에 서서

했다. 탈무드에는 “당신이 다른 사람에게 복수하면 그

특별한 교훈을 얻었다. 집 안에 <음식물 쓰레기>를 방치

기쁨은 잠깐이지만, 용서하면 그 기쁨은 영원하다.”라는

하면, 눈에 거슬릴 뿐 아니라 냄새가 진동한다. 하지만 그

글이 실려 있다. 영국의 시인이자 작가였던 새뮤얼 존슨

걸 치우고 나면 시각적으로 개운하고 청결한 모습을 볼

(Samuel Johnson, 1709~1784)이 “진실로 시간이 귀한

수 있고, 마음까지 상쾌해진다. 만약 음식물 쓰레기가 여

줄을 아는 현명한 사람은 용서하는 데 지체하지 않는다.

러 시간, 혹은 여러 날 동안 여전히 부엌에 남아 있다면

용서하지 못하는 불필요한 고통으로 헛된 시간을 낭비

금세 코를 찌르는 듯한 악취로 역겨움을 느낄 수밖에 없

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바를 곱씹어 보자! 우리

다. 아직도 내 마음에 앙금이 남아 있고, 부정적인 생각

는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면서 상처를 주고받는다. 어떤

이 나를 지배한다면 우울하고 불행한 시간들이 우리의

이들은 그 상처 때문에 증오와 분노를 풀지 않아 고통스

소중한 인생을 망가뜨리고 말 것이다. 올 한 해가 가기 전

러운 삶을 산다. “만약 내가 타인을 용서하게 되면 상대

에 부정적인 감정의 찌꺼기들, <부정적인 마음의 음식물

방이 죄책감을 훌훌 벗어 버리는 게 아닐까?”라고 염려

쓰레기>들을 내다 버리고, 이제 모든 걸 사랑하고 용서

해서 용서하기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내가 타

하자! 2017  December 5


Health Life | 기자의 눈

자궁경부암 예방인가? 사람유두종바이러스 감염 예방인가? 김양중

한겨레신문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으로 알려진

도 20살이 넘으면 여전히 자궁경

예방 접종이 있다. 처음 등장할 때

부암에 대한 검진은 받을 것이 권

에는 암을 예방하는 최초의 예방

장된다.

접종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 다. 언론에서도 암 예방 백신으로

사람유두종바이러스 감염 예방

대대적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하

이 예방 백신의 효능과 한계 등이

지만 실제로는 최초라는 말이 적

널리 알려지면서 최근에는 자궁경

합하지 않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부암 예방 백신이라는 말 대신 정

주로 걸리는 간암의 주요한 위험 요인인 간염을 예방하는

확한 용어인 인유두종바이러스 예방 백신으로 부르자는

B형 간염 예방 백신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과거에

지적이 국회의 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지적되기도 했

는 B형 간염에 의한 간암이 많았지만, 1980년대 후반에 간

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7년 10월 초 열린 국

염 예방 백신이 나와 많은 사람이 이를 맞았다. 그 덕분인

정감사에서 질병관리본부장을 상대로 이 백신의 정확한 명

지 최근에는 간암이 줄고 있다.

칭을 사용할 것을 주문하면서,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이라

고 하면 여성들만 이 접종을 해야 하는 등 자궁경부암에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이라는 말은 맞는 단어일까?

걸리는 것에 대한 책임이 여성에게 전가되는 문제가 생길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 그렇지 않다. 원래 이 백신이 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백신의 효과가 생식기 사마

방하는 바이러스의 이름은 영어로는 ‘Human Papiiloma

귀, 항문암 등 다른 질환의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도

Virus(HPV)’로, 우리말로는 인유두종바이러스 또는 사람

널리 알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두종바이러스라고 부른다. 다른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남인순 의원의 지적이 중요한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그

이 바이러스 역시 종류가 매우 많으며, 종류에 따라서 일으

가운데에서도 질병에 대한 책임을 여성 개개인에게 전가하

키는 질병도 다양하다. 이 바이러스의 일부 종은 여성에게

지 않도록 기존의 관점을 바꾸도록 하는 점이 가장 큰 의

는 자궁경부암, 질암, 항문암 등을 일으키기도 하며, 남성에

의다. 사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이 백신을 여성뿐 아니

게도 항문암 등을 유발하는 종류가 있다. 이밖에는 암은 아

라 남성도 맞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인유두종바이러스의

니지만 생식기에 사마귀를 일으키는 종류도 있다.

전파는 남녀 모두가 시킬 수 있는데, 문제는 남성은 그다지

현재 이 예방 백신을 통해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임상

심각한 질환이 생기지 않거나 생기더라도 가능성이 작지만

시험 결과가 나온 것은 생식기 사마귀, 자궁경부암, 일부

여성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즉 성관계를 통해 이 바이러

항문암이나 질암 등이다. 하지만 모든 예방 백신이 그렇듯

스가 옮겨지면 이를 통해 자궁경부암 발병 위험이 커지지

예방 접종을 받는다고 해도 이 질환이 100퍼센트 예방되

만, 이의 책임을 고스란히 여성만 지게 하는 문제가 있을

는 것은 아니다.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이 바이러스의 종

수 있다는 말이다. 다만 이 백신이 널리 사용되도록 백신

류가 여러 가지인데, 이 백신을 통해 인유두종바이러스 모

가격은 조정돼야 할 것이다.

두를 예방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예방 접종을 받았다

질병 대부분을 이에 걸린 환자, 즉 개인 탓으로 돌리는 것

고 해서 자궁경부암이 걸리지 않는다고 안심해서는 곤란하

은 이른바 ‘희생자 비난’이다. 환자를 비난하기 전에 어떻게

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10대 초반에 이 접종을 받은 뒤에

하면 질병 예방에 사회가 함께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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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과 건강>을 읽으신 후 소감과 의견(좋았던 기사 등등)을 편지나 이메일로 보내 주십시오.

독자에게 듣는다

가정+건강을 챙겨 주는 책

지난 6월부터 이 책을 읽고 있습니다. 역시 제목처럼 가정 + 건강을 챙겨 주는 책인 것 같습니 다. 특히 건강 부분에 많은 할애를 하고 있어서 좋았고요. 이번 10월 호에도 좋은 기사가 실려 서 잘 보았습니다. 생활의학과 절제 생활(염증 이야기) 또 가을철 감기 예방과 치료 등등, 정말 읽을거리가 풍부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어릴 때부터 미술에 관심이 있었는데 이번 호 ‘힐링이 있는 그림 이야기’도 절 실망시키지 않는군요. 보나르란 화가의 작품은 예전에 도서관 에 비치되어 있는 작품집에서 몇 작품을 본 적이 있는데 오늘 이 작품을 보고 또 이 화가의 생 애에 대해서 읽어 보니 정말 공부가 많이 됩니다. 이 작품은 제가 처음 봅니다. 그래서 더욱 공 부가 되고 이 작가의 생애에 대하여 자세하게 다루어 주셨는데 또한 이 작가에 대해 깊이 알게 되었습니다. 다음 호에도 좋은 작품 소개와 내용이 기대됩니다. 김성운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가정과 건강>을 매월 기증해 주시는 민흥숙 님께도 감사드립니다. - 대구에서 임옥희

비염과 면역 치료를 외우도록 읽었어요

정신적, 영적인 휴식이 중요함을 깨달았어요

아이들 엄마, 큰아들, 작은아들, 저까지 모두 비염에서 해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의 Special Theme 알레르기 비염과 면역 치료를 하나하나 외우도록 읽었습니다. 또 받아 보고 싶습니다. 명절 음식 관련 건강 내용, 환절기와 겨울 준비 과정 등의 유익한 내용을 실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서울에서 한창 이번 호 <가정과 건강> 역시 알찬 건강 정보들로 가득해 유익했습니다. 특히나 절제 생활 칼럼 에 실린 ‘수면 이야기 2’ 기사를 통해 올바른 수면이란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있어서 흐뭇했습 니다. 그동안 사실 수면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는 수면의 양, 즉 얼마나 많은 시간을 자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기사를 통해 수면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적, 영적인 휴식에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기사 속 생생한 사례들과 같이 어떻게 하면 질 높은 수면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여러 요소를 자세히 알고 나니 왠지 오늘 밤 취침 시 간이 더욱 기대됩니다. 다음 호에서도 이처럼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건강 정보들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버리고 새로운 눈높이와 방향, 지혜를 갖게 해 주는 좋은 기사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혹 시나 기회가 된다면, 그동안 <가정과 건강>에 실린 주요 기사들의 제목을 다룬 indexing 칼럼 이 실린다면 과거 자료를 찾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 경기도에서 조한석 <가정과 건강>은 독자 여러분과 함께 만드는 잡지가 되고 싶습니다. 제한된 공간이지만 풍성하고 넉넉한 나눔을 기대합니다. 이름, 주소, 연락처를 꼭 남겨 주십시오. 여러분의 아낌없는 충고와 제안이 <가정과 건강>지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많은 참여 바랍니다. 채택된 분께는 영한대역 <행복의 빛>과 건강 음료(삼육식품 제공)를 선물로 드립니다.

•보내실 곳 : (우) 02461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이문로1길 11(청량리동 1번지) 시조사 <가정과 건강> 편집실 •이메일 : health@sijosa.com

2017  December 7


Health Life | 힐링이 있는 그림 이야기

누렁소가 있는 고향 그림!

붓꽃 기억으로 힐링 하다 2015년 여름, 필자는 한때 고흐가 입원했었던 프랑스 아를의 생레미 정신병원을 찾아가 보았다. 가는 길에는 곳 곳에 고흐가 즐겨 그렸던 구불구불한 사이프러스 나무가 바람에 흔들거리고 있었다. 고흐문화센터로 변한 병원 은 입구에 고흐 초상화가 있었고 조그만 정원에는 소담스럽게 ‘붓꽃’이 피어 있었다. 고흐의 ‘붓꽃 그림’은 유명하 다. ‘붓꽃’은 아이리스라고 하는데 고흐가 정신이 혼미할 때 맑은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그린 치료 식물이다. 그가 그렸던 장소에서 그 붓꽃을 직접 보니, 고흐의 고뇌와 체취가 느껴지면서 표현할 수 없는 전율이 찾아왔다. 붓꽃 은 비를 맞아 더욱 청초했다. 그곳에서 필자도 ‘붓꽃’을 꼭 한번 그려 보리라 다짐했다. ‘노스탤지어-기억 찾기’는 그때 창작 욕구를 부추겼던 ‘붓꽃’을 기억하여 2년 후 실행한 작품이다. 이 그림은 프 랑스에서 귀국한 후, 한국과 프랑스의 고향 의식을 테마로 하여 가질 개인전을 위한 첫 작품이다. ‘노스탤지어-기억 찾기’는 안에서 밖으로 ‘빛’이 나온다. 2001년도부터 시작된 ‘고향 회귀의 노래’ 시리즈 작품은 우측에서 사선으로 빛이 내리는데 프랑스를 다녀와서는 안에서 빛이 돌출되어 나오는 조형의 변화를 꾀했다. 배경과 소의 몸에는 불어 ‘노스탤지어’를 3자씩 배열한 NOS, TAL, GIE가 은닉, 중첩되어 있다. 붓꽃을 주시하 는 선한 누렁소는 고향 의식이 함의된 아이콘이다. 화면은 상하로 노랑색과 보라색, 즉 보색으로 집중 효과를 준 다. 전후 Z 축으로 발산하는 다양한 색의 무지갯빛이 역동성을 증가시킨다. 그 빛은 치유를 위한 빛이다. ‘노스탤지어-기억 찾기’는 몸에 좋은 색을 적용하였다. 한국의 호박색, 시금치색, 포도색은 프랑스의 치즈색, 파슬리색, 와인색으로 치환하여 사유할 수 있겠다. 이 그림은 인종과 지역을 아우르는 일종의 맞춤형 힐링 그림 이다. 프랑스 미술비평가 장 루이 쁘와트방은 “김성운은 자신의 내면 세계 발현을 통해 감상자의 정신적 영역을 진동 하게 만든다. 이 영역은 우리가 세상의 아름다움과 삶에 대한 사랑을 깨닫는 광경을 마주했을 때 느끼는 행복한 상념으로 이어져 있다. 그는 작품 속에서 노스탤지어라는 정신적인 힘을 그것과 조화롭게 연결하고 있다. 그는 한 국 회화와 서양의 예술 개념을 한데 아우르는 데 성공한 작가다.”라고 했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잊어버린 기억을 되살리는 고향 그림을 그렸다. 최근에는 그 그림들을 싸 들고 도쿄 신주쿠, 파리 15구 갤러리에 펼쳐 놓았었다. 그런데 일본인, 프랑스인들은 작품을 감상하러 몇 번씩이나 재방문하고, 적지 않은 가격에 사 가기도 했다. 필자는 한국의 시골 정서가 세계에 통한다는 것을 경험했다. 필자는 이번 겨울 전시를 통해 고향 누렁소와 한국과 프랑스에서 목격한 붓꽃, 해바라기, 나팔꽃, 양귀비꽃 등 을 매개로 동서양의 따뜻한 감성과 힐링을 나누고 싶다. 글

김성운

삼육대학교 아트앤디자인학과(Art & Design) 학과장, 디자인 박사,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졸업, 개인전 18회(한국, 프랑스, 일본 등), 국내·외 단체전 200회, 파리 퐁데자르갤러리, 라빌라데자르갤러리 소속 작가, 시섬문인협회 회장, 한국정보디자인학회 부회장, 작품 소장 : 미국의회도서관, 프랑스, 일본 콜렉터, 한국산업은행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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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탤지어-기억 찾기

김성운

Kim Sung Woon 作

53×45.5cm, Acrilic on Canvas, 2017, 작가 소장

1958년 거창 출생, 홍익대학교, 국립서울과학기술대학교 미대에서 학사, 석사, 박사 졸업 ‘고향 회귀의 노래’를 테마로 서울, 파리, 도쿄 개인전 19회, 단체전 200여 회 세계미술연맹, 한국문화마을협회 부이사장, 시섬문인협회 회장, 한국정보디자인학회 부회장 프랑스 라빌라데자르갤러리, 퐁데자르갤러리 소속 작가 삼육대학교 아트앤디자인학과 교수, 학과장 작품소장 미국의회도서관, 프랑스, 일본 소장자, 한국산업은행 등 대표작 ‘향’, ‘동산’, ‘고향 향기’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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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 Life | 건강한 삶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의지다 제영갑

목사, 저자, 카운셀러. 호주 브리즈번에서 목회하며 자유기고가로 활동 중이다.

사랑이란 과연 무엇일까?

보하면서 그 자리에 서로 간의 신뢰, 책임감, 친밀감 같은

많은 사람이 사랑을 감정으로만 보려는 경향이 짙다. 그

요소들이 들어선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뇌 사진을 찍어

러나 사랑을 감정의 한 종류라고 말하기에는 마땅히 얼

보니까 감정을 관장하는 편도체가 활성화되지 않고 오히

굴 표정으로 나타낼 수가 없다. 희로애락은 얼굴로 표현

려 욕구나 동기를 관장하는 영역에서 이 사랑이란 정신

될 수 있지만, 사랑에 빠진 표정은 없다. 사랑의 초기 단

작용이 처리되고 있었다.

계에서는 호르몬이 왕성하게 분비되어 가슴이 두근거리 고, 안 보면 보고 싶은 느낌에 사로잡히긴 하지만 일단 사

사랑은 의지이고 노력

랑하는 관계가 성립되면 초기의 열정이 서서히 자리를 양

그래서 사랑은 충동적이고 상황에 따라 변화무쌍한 감

10


참된 사랑은 지성적인 토대, 사랑받는 대상에 대한 깊고도 철저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결국, 참된 사랑은 감정이나 충동이 아니라 세련된 의지의 결정이다.

정은 아닌 듯하다. 사실 사랑은 감정이 아니고 원칙이다.

석을 가한다. 이것은 쓸데없이 그들의 잘못을 드러내지도

그래서 진정한 사랑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은 무분별하거

아니하고 불리한 보고에 열심히 귀를 기울이지도 아니하

나 맹목적일 수 없다. 참된 사랑은 지성적인 토대, 사랑받

고 오히려 다른 사람들의 좋은 품성들을 기억하고자 노

는 대상에 대한 깊고도 철저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결국

력한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의심스러운 행위를 가능

참된 사랑은 감정이나 충동이 아니라 세련된 의지의 결정

한 한 제일 좋게 해석하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 이따금 감

이다.

정이 상처를 입지 않고 성미가 자극을 받지 않고 살아갈

<사랑의 기술> 저자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은 이

수는 없겠지만 인내하고, 관용하며, 겸손하고 온유한 자

렇게 말한다. “사랑은 감정이나 느낌이 아니다. 사랑은 의

신을 만들어 갈 의지는 언제든 발휘할 수 있다. 많은 사람

지이고 노력이다.” 한 유명한 종교인은 “사랑은 감정이나

이 존경과 이해의 결여로 해석될 수 있는 말과 표정이나

느낌이 아니다. 사랑은 의지이다. 참된 사랑은 참으로 사

행동을 포착하기 위해 그들의 신경을 곤두세우는 과민성

랑하겠다는 결심에서 출발한다.”라고 했다.

을 갖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정복되어야 한다. 모든 사람이 다른 사람들에게서 혐오스럽게 보이는 것을 봤더라도 그

사랑은 위대한 행동

것을 가장 호의적으로 해석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들

사랑이 의지라는 것을 이해하면 좋은 감정이 있는 사람

이 우리에게 의도적으로 바르게 행하지 않았다고 느낄지

에게 사랑의 행동을 취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감정적으

라도, 사람을 판단하고 그들에 대해 악심을 품는 것은 우

로 불편한 관계의 대상도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

리의 마음에 조금도 유익하지 못하며 전혀 도움이 못 될

들일 수 있다. 즉,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까지도 의지적으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성경 말씀에 사랑은 “악한 것을 생각

로 사랑할 수 있다는 말이다. 과거의 악연을 만든 장본인

지 아니”(고린도서전13장 5절)한다는 뜻이다. 즉, 사랑은

을 보자마자 미운 감정이 불쑥 올라올지라도 의지적으로

의지다. 의지에 승부를 걸라!

그를 사랑하려는 제스처는 위선적 행동이 아니라 위대한 행동이다. 반면 부정적인 감정에 충실해지려고 싫은 태도 를 보이는 것은 솔직한 자세가 아니라 경솔한 행동이다. 좋은 감정의 결과로 사랑이 싹틀 수도 있지만, 사랑의 결 실로 좋은 감정이 싹트는 것 또한 아름답다. 이것이 바로 기독교의 진수다.

사랑은 의지다. 의지에 승부를 걸라 결국, 사랑은 다른 사람들의 동기와 행위에 가장 좋은 해

2017  December 11


Health Life | 생활의학

12월 그리고 건강한 마무리 - 기억 12월 앞에 가슴이 설렌다.

감사 일기 쓰기와 행복의 상관관계

느냐는 질문에, 후자 대상

아직 떠나보낼 준비도 아니

자들의 “예” 비율이 더 높았

되었는데, 이 한 해도, 훌쩍,

다. 보고된 이 연구 논문 부

마지막 달에 이르렀다. 이렇

제목이 재미있다. ‘Adding

게 한 해를 살아 낸 후 끝자

a Better End(끝을 더 좋게

락에서, 우리는 무엇을 생각

하여라)’(Am. Psych. Soc.,

하고 느끼며 또한 그 속에

1993). 이렇듯, 우리 인간들

묻어 나오는 어떠한 기억과

은 경험과 기억이 일관되지

이야기들을 떠올릴까? 특

않는 현상, 곧 인지적 함정

히, 마음에 새겨진 생각, 느

(Cognitive Trap)을 지닐 수

낌, 기억 등의 의식이 우리의 영육 간의 온전성과 건강과

있다. 이러한 연구들은, 우리의 여러 다양한 삶의 영역들

복지 등에 영향을 미칠 때, 한 해를 되돌아보며 ‘마무리-

에서 실질적으로 관련지어 볼 수 있는 깊은 의미와 교훈

기억’을 생명과 삶에 진선미적 사랑으로, 곧 긍정적이자

을 함축하고 있다.

건강하게 정리하고 챙겨 보며 간직해 보는 기회는 지혜로 운 건강 생활 원리의 실현이리라.

경험하는 자신과 기억하는 자신 2002년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으로 노벨

경험과 기억의 불일치

상을 받은 Daniel Kahneman 심리학자에 의해 개발된

대장내시경을 받는 두 환자 그룹을 대상으로, 그들의 경

‘Peak-End Theory(극치-종결 이론).’ 그는 포인트 하기

험적 고통과 기억적 고통이 미래의 의료 케어 선택 결정

를, 우리가 삶의 굴레에서 취했던 다양한 경험들은 대부

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연구한 흥미로운 실험들

분 사라지며, 남겨지는 특징적 기억과 마지막 기억 때문

이 있었다. 가령, 대장내시경 검사 시간대로는 그룹 A가

에, 그 경험에 대한 스토리를 만든다고 한다. 사실, 우리

B에 비해 짧았다. 검사 시의 고통 부여는, 그룹 B가 A보

의 대략의 삶이 뜻과 말을 담은 이야기를 품고 나누며 살

다 강도가 더 컸고 양도 많았다. 그러나 검사가 끝날 때,

아갈 때, 이야기를 결정짓는 것에는 상황의 변화, 특징적

A 환자들에게는 내시경 도구의 팁을 그들의 결장에 둠

인 순간과 마지막 순간, 끝이 어떻게 났느냐 등이 중요하

으로써 통증을 극치로 느끼게 했다. 반면, B 환자는 끝

게 작용한다고 카네만 박사는 보고한다. 인간의 삶에는

나기 전 3분 동안 고통을 서서히 줄여 주면서 마쳤다(도

대략 6억 개 정도의 ‘순간’이 존재하며, 한 달에 대략 60만

표 참고). 이 연구에서 고통을 더 많이 받았던 환자들은

개의 순간이 있을 때, 대부분은 흔적 없이 사라진다고 한

당연히 B 그룹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누가 더 고통스러

다. 곧, 우리가 경험하는 순간순간들은 대부분 사라지며,

웠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A 환자들이 더 많은 고통

주되게, 극치적 또는 특징적 기억과 마지막 기억들이 우

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 검사를 다음에도 받겠

리의 뇌리 및 심경에 남아 있으며, 그에 의존해서 이야기

느냐는 질문에, B 환자들에게서 “예”가 더 많았다(Pain,

를 만들고 있다는 것. 그래서 끝맺음의 중요성, 끝 무렵의

2003). 또 다른 연구에서, 두 그룹의 실험 대상자들은 섭

기억 등이 결정적 힘을 가할 수도 있음을 뜻한다.

씨 14도의 차가운 물에 60초 동안 손을 담그도록 요청받

또한 그는 덧붙이기를, 경험한 시간의 양, 길이가 기억

았다. 첫 대상자에 비해, 두 번째 대상자에게는 끝 무렵에

에 직접적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예컨대, 아름다운

15도로 온도를 올리면서 30초를 더 담그게 했다. 그러고

피서지에서 이 주 정도의 휴가를 경험했다고 하자. 첫째

는 두 대상자 모두에게 물었다. 다시, 이 실험에 참여하겠

주에 행복함을 느꼈다면, 둘째 주로 인하여 행복한 기억

12


은 두 배로 늘어나야 한다. 그러나 그 둘째 주의 기간 동

등이 있다. 한 끼의 식사 후 동의하는 마음으로 마침표를

안, 특징적인 기억이 별로 없다면, 이 주간의 피서 경험은

잘 찍는 환자들이 프로그램의 효과를 본다. 모든 것에는

가졌으나, 한 주 동안의 휴가에 대한 기억보다 별 차이가

시작과 끝이 있다. 시작된 일, 활동, 목표, 계획, 숙제 등의

없을 수도 있다. 카네만 박사는 고백한다. 과거 4년 동안

마무리/마침표는, 작든 크든, 성취감과 만족감, 자신감,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남극으로 휴가를 갔으나, 결국, 그

감사함, 쉼 등의 보상을 제공한다(예: Harvard Business

가 떠올리고 나누고 품고 있는 것은 25분 정도의 기억과

Review, Feb. 2004).

600장의 사진들을 들여다보며 사용된 시간만이 실제로

•선한 끝맺음 : 부족하고 연약한 우리 인생들이 지난

존재하고 있다고. 물론, 그러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25

한 해를 살아 나오며 왜 후회스럽고 안타까우며 아쉬운

분간의 기억, 추억을 가질 수 있었다. 사실, 우리는 다양

부분들, 순간들이 없겠는가? 특히, 예방할 수도 있는 영

한 경험을 취하기 위해 많은 대가를 치르며 추구하고 투

역, 대상들에서 일어난 실수나 실패한 부분들은 우리의

자하고 분주하다. 그러나 경험 끝에 남기어지는 것은, 무

심경을 무겁게 하며 괴롭게까지 한다. 여기에 용서는 선

엇을 어떻게 기억하고 생각하고 느끼고 있느냐가 실질적

한 끝을 맺게 해 주는 생명과 삶의 법칙으로 임한다. 혹

삶에서 더 영향력이 큰 변수라는 이치를 잊어버리지 않

지난 한 해 속에, 상처와 고통과 괴로움 등을 준 대상들

아야 한다. 결국, 우리의 생명 기반적 삶에, 마음이 생명

이나 영역이 있다면, 동정과 사랑, 용기와 성숙으로 용서

의 근원이 되어 줄 때, 무엇을 생각하고 느끼고 기억하고

하자. 그 대상과 자신을 용서하지 못한 모질고 무거운 마

의식하느냐는 결정력이 되며 종지부를 찍게 됨을 뜻해 준

음은 생명력을 감소시키고 다음 삶의 코스에 돌부리가

다. 이 말은, 경험하는 자신(Experiencing-Self)보다, 기

된다. 대신, 치유와 회복, 해결과 정리 등의 끝맺음으로

억하는 자신(Remembering-Self)이 나 자신의 궁극적

선한 기억을 품자. ‘성장 마음 세트’처럼, 지난 시간의 잘

실재가 될 때, 자신의 존재와 삶을 어떻게 기억하도록 챙

못을 성숙하게 깨달은 마음은, 감사와 은혜의 기억까지

겨 주고 보살펴 주며 갖추어 주어야 하는지는 본질적 삶

더욱 따뜻하게 품어 줄 것이다.

의 한 주된 방식이기도 하리라. 특히, 기억을 품은 마음에

•끝은 또 다른 시작을 기약 : 어떤 변화 또는 계기가

의해, 건강 생활이 선택, 결정되며, 수행력과 행동, 행복과

있어, 새로이 깨어나며 새로운 시작을 하고 오는 전환점

웰빙 또한 영성, 지성, 감성, 사회성 등이 영향을 받을 때.

이 있다. 그러한 개념을 ‘Teachable Moment(가르침을 주는 순간)’라고 한다. 가령, 질병 진단을 받았든지, 또는

12월의 마무리 기억, 어떻게 도와줄 것인가?

아이의 출생으로 부모가 되었든지. 12월의 한 해의 끝맺

•마무리/마침표의 중요성 : 인체의 심혈 체계는 잘 알

음은, 새로운 한 해의 1월과 함께 새출발을 기약하게 하

듯이 혈관을 통하여 세포들과 유전자들이 잘 기능할 수

는, 어쩌면 한 해의 가장 거룩하며 심오하며 깊은 의미를

있도록 필요한 산소, 영양소, 효소, 호르몬 등을 공급해

찾아보게 하는 특징적 순간이기도 하다. 이제, 이 한 해

준다. 건강의 관심이 심장과 큰 동맥 혈관들에 치우쳐 있

를 모든 것이 합하여 선을 이루는 기억 가운데서 잘 마무

을 때, 세포들을 방문하며 필수품을 직접 제공하는 것

리하며 떠나보내자. 그리고 새 시각 2018년을 새로운 믿

은 가늘고 연약한 모세혈관들이다. 특히, 모세혈관들이

음과 소망과 사랑이 풍성한 뜨거운 긍정의 가슴으로 맞

쉬이 막히고 파괴될 때, 심혈계 및 생명체의 건강은 끝까

이하며, 창조주 하나님으로부터 선물로 받은 우리의 생명

지 잘 챙겨 주고 마무리해 주어야 하는 교훈을 품고 있

과 존재와 삶을 향하여, 좀 더 진실하고 선하고 아름다운

다. 인생 또한 그러하지 않은가! 마침표의 중요성은 실제

기억들로 수놓아 보자.

로, 비만 예방 및 체중 관리 또한 장기적 건강 체중 유지

이승현

를 위한 생활 중재 프로그램의 핵심 전략인, ‘행동 수정 (Behavior Modification)’에 적용된다. 그 한 예로, 식사 후, 음식물이 담긴 그릇들의 뚜껑을 빨리 닫거나 치우는

미국 북텍사스 주립 의과대학 가정의학과 교수, 생활습관의학 및 전인적 웰니 스 전문인, 건강 및 웰니스 코치, 생활습관의학 및 웰니스케어 센터 창립자, 한 국 생활습관의학회 창설자, 아시아 생활습관의학회 창설자, 미국 생활습관의학 회 연구위원 및 클리닉 운영 모델 개발위원, 유럽 생활습관의학회의 아시아/한 국 대사, 호주 생활습관의학회 창립 멤버, 글로벌 생활습관의학 동맹 기관의 카 운슬디렉트 멤버

것, 식탁에 오래 앉아 있지 않는 것, 양치를 해 버리는 것 2017  December 13


Health Life | 절제 생활

생체 시계 이야기 아침에 맑은 태양이 하늘을 가르면 온 세상의 모 든 만물은 활동을 시작하고 밤이 되면 휴식을 취 한다. 밤과 낮의 시간을 정확히 따라간다. 우리의 몸은 창조주께서 만드신 법칙대로 순종할 때 가장 건강하다.

송황순

이학박사

저서 <생애주기별 건강가이드>(공저)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면 건강이 보인다>(공저)

노벨 생리의학상 : 생체 시계 기능을 증명

의 위험성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생체 시

2017년도에는 생체 시계를 다룬 홀과 로스배시 교수가

계는 스마트폰·TV에서 나오는 빛에도 영향을 크게 받는

록펠러 대학의 영 교수와 함께 영예의 노벨 생리의학상을

다. 그렇기 때문에 잠자리에서는 되도록 이런 전자 기기

가슴에 품게 됐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들은 인

를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생체 리듬과 역행하는 ‘야식증’

간의 행동과 잠·체온·신진대사 등에 영향을 미치는 생체

을 살펴보자. 야식증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인간은

시계 기능을 증명해 낸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들은 생체

태어날 때부터 낮에 일하고, 밤에 쉬게끔 ‘생체 시계’가 내

시계가 식물이나 동물, 인간을 포함한 다세포 유기체 세

장돼 있다. 생체 시계에 맞춰 체온·호르몬 분비 등이 조절

포에서 똑같은 원리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따

된다. 어두운 밤에는 체온이 떨어지고, 멜라토닌이 분비돼

라서 인간의 삶도 외부 환경과 체내 생체 시계 사이의 일

잠에 빠진다. 반대로 아침이 되면 멜라토닌 수면 호르몬

시적인 부조화가 있을 때 즉시 영향을 받는다고 이들은

이 줄고 세로토닌이 분비되면서 체온이 올라가고 몸이 활

설명했다. 예를 들어 다른 시간대를 여행할 때 시차 부적

동하기 좋게 바뀐다.

응을 경험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야식과 생체 시계 생체 시계 리듬과 질병 관련

하지만 야식을 먹으면 소화 기관만 불편한 것이 아니라

이들의 연구 결과는 몸속 생체 시계가 지배하는 리듬과

이런 생체 시계가 고장 나 신체 리듬이 깨지게 된다. 연

우리의 생활 습관 사이에 만성적인 불일치가 다양한 질병

쇄 반응으로 건강도 무너진다. 야식을 먹으면 음식을 소

14


화하기 위해 위·대장 등 소화 기관이 쉬지 못하고 일해야

한 시간 간격으로 먹을 경우 학대받은 위장은 반발을 일

하므로 수면 장애가 오게 된다. 뇌에서 분비되는 수면 호

으켜 고통이 따른다. 규칙적인 식사는 신체의 건강과 침

르몬도 줄어 쉽게 잠들지 못하고 잠자리에 들어도 중간

착한 마음을 갖는 데 아주 중요하다. 쉬지 않고 돌아가는

에 깨기 쉽다. 또한, 야식 시에는 수면 장애뿐 아니라 잠

제분기와 같은 소화 기관들은 약해지고, 위장의 과도한

을 못 이루면 이로 인해 식욕이 촉진되는 호르몬인 글레

일을 돕기 위하여 활력은 뇌로부터 호출된다. 그러므로

린이 높게 유지된다. 원래 수면 중에는 포만감을 느끼게

정신력이 약해진다. 비정상적인 자극과 활력의 소모는 사

하는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이 분비되어 비만을 예방해

람이 신경질적이며 제지에 대하여 참지 못하게 되고 고집

주는 것에 반해 비만을 일으키게 되는 반대 현상을 가져

스럽고 초조하게 만든다. 위장을 합당하게 다루기 위하여

오게 된다. 잠들지 못하는 시간이 늘수록 공복감을 잘 느

기울인 주의는 깨끗한 생각과 강한 정신으로 보상받을 것

끼게 된다. 고려대 가정의학과 김양현 교수는 “야식을 먹

이다. 과식은 위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위장이 쇠

을수록 밤에 식욕을 더 많이 느끼고, 반대로 포만감은 덜

약해지며, 소화 기관들이 약화하고, 뒤따르는 모든 불행

느끼게 된다.”고 말한다. 야식은 또한 소화 장애를 일으킨

과 더불어 질병들이 초래된다. 날마다 저희 활력이 감소

다. 야간에는 위산 분비가 줄어드는데, 이때 음식을 먹으

할 것이다. 자신들이 위장에 넣어 둔 음식을 처리해야 하

면 제대로 소화되지 못해 위염·위궤양이 생기기 쉽다. 음

는 불필요한 작용에 저희 생명력을 소모하고 자주 두통

식이 위장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면서 위산이 거꾸로 올라

과 소화 불량과 복통, 압박감, 머리 혼란, 위의 마비 등의

오는 역류성 식도염 위험이 커진다. 생체 리듬에 역행하

형태로 감지되고 소화 기관이 생명력을 잃는다. 우리가

는 야식을 오늘도 수많은 사람이 즐기면서 질병으로의 길

위장에 붙인 불은 두뇌를 가열된 풀무 같게 한다. 피가 두

을 달리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야식을 습관처

뇌로 몰리는 것을 극복해야 한다. 뇌충혈은 동물적인 본

럼 하는 사람들은 일종의 질병이라고 볼 수 있는데 하루

능을 강화시키고, 영적인 능력을 약화시킨다.”

세끼를 규칙적으로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도록 노력하면 이러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습관은 쉽게 고칠 수 있

이 추운 겨울에 따뜻한 옷을 입고 따뜻한 물을 마시며 생

을 것이다. 생체 리듬을 깨는 또 한 가지 식습관은 불규칙

체 리듬이 원하는 대로 우리의 삶을 조절해 주시기를! 오

한 식사와 간식이다.

늘도 내 맘대로 살았던 삶을 회개하며 무릎을 꿇는다. “주 여, 주는 영원히 우리의 거처가 되셨나이다 산이 생기기

저명한 건강 저술가인 화잇 여사의 기록

전 땅과 세계도 주께서 조성하시기 전 곧 영원부터 영원

“정규 식사를 한 후 위장은 다섯 시간 동안 휴식이 필요

까지 주는 하나님이시니이다”(시편 90편 1절). 위대한 생

된다. 다음 식사까지 극소량의 음식도 들어가서는 안 된

체 리듬의 창조자이신 주께 도움의 함성을 올린다. 십자

다. 이 시간 간격 내에 위장은 그 임무를 이행한 후 보다

가에서 고귀하신 피로 구원해 주신 예수님의 사랑의 폭

더 많은 음식을 받을 상태가 될 것이다. 불규칙한 식사 시

발력! 이 사랑이 망가져 가는 영혼의 행동을 스르르 무너

간과 불규칙한 취침 시간은 두뇌의 힘을 짜내어 없애 버

뜨리고 새롭게 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소망의

린다. 이리하여 신체 조직은 과도한 일을 하도록 강요당한

하늘을 향해 두 손을 모은다.

다. 위는 음식을 습관적으로 받아들이던 그 시간에 음식 을 요구한다. 만일 그 시간이 지연되면 조직의 활력이 감 소한다. 육체가 음식을 요구하지 않는 때에 또한 불규칙

2017  December 15


Health Life | 암 극복

유전자 너머  백 경기 의학박사, 혈액종양내과 전문의, SRC(구 삼육재활센터) 암 요양 병원 부원장, 성균관의대 혈액종양내과 외래교수

1868년, 처음으로 DNA가 발견되었고, 1953년에 이르러 이

▶후성유전체가 주목받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 가역성에 있다

중 나선 모양의 DNA 구조가 밝혀졌다. 2003년에는 DNA를

돌연변이 유전자의 DNA 염기 배열 순서를 구조적으로 바

구성하는 30억 쌍의 염기 배열과 약 25,000개의 표준 인간

꿀 순 없지만 유전자를 조절하는 스위치는 환경에 따라 변

유전자의 암호를 해독한 인간 게놈 지도(Human Genome

한다. 음식, 신체 활동, 수면, 스트레스 등과 같은 생활 습관

Project)가 완성되었고, 2017년 현재, 모든 암세포의 DNA

에 의해 후성유전체는 유전자를 활성화시킬 수도 비활성화

와 유전자를 해독하는 암 게놈 지도(Cancer Genome

시킬 수도 있다. 그래서 현대 의학은 돌연변이 유전자를 정

Atlas)의 완성이 목전에 와 있다. 유방암, 폐암, 대장암을 포

상으로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후성유전체의 변화를

함하는 30여 종류의 암에서 유전자의 해독이 이미 끝난 상

통해 유전자의 기능을 가역적으로 회복시킬 수 있다고 설

태다. 정상인의 인간 게놈 지도와 암 환자의 암 게놈 지도를

명한다. 돌연변이 유전자 때문에 암에 걸릴 수 있다. 하지만

비교한 결과, 암세포의 종류마다 다르지만 적게는 수십 개에

후성유전체 덕분에 돌연변이 유전자가 깨어나지 않고 지속

서 많게는 수천 개의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다는 것이 확

해서 침묵할 수도 있다. 그러면 암이 생기지 않는다. 암 발

인되었다. 가장 흔한 돌연변이의 형태는 유전자의 구성 물질

생 위험을 높이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마냥 두

인 DNA의 염기 배열의 변화였다.

려워할 일은 아니다. 유전자 너머,

DNA의 뼈대가 되는 네 개의 염기

매 순간 선택의 결과인 우리 삶의

인 A, T, G, C의 순서가 바뀌는(eg,

총화(總和)가 그 유전자를 압도하

ATGGCC...--> AGTGCC...) 돌연

고 있기 때문이다. 유전자를 움직

변이다. 암세포에서 가장 흔히 발견

이는 스위치는 세포 안에 있는 것

된 돌연변이 유전자는 DNA의 회

이 아니라 삶의 주인인 우리의 손

복과 세포 주기를 조절하는 쉼의

에 달려 있다.

유전자인 TP53이다. 암의 발생 원인이 유전자의 돌연변이 때문이라는 유전자 결정론에 힘을 실어 주는 결과임이 틀림

▶ 후성유전체의 변화와 유전자의 돌연변이

없다.

놀라운 일은 DNA의 염기 배열 순서가 바뀌는 유전자의 돌 연변이조차 후성유전체의 변화에 의해 일어난다는 것이다.

▶최근 또 다른 지도를 완성하려는 연구가 활발

생활 습관에 의한 후성유전체의 변화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인간 후성유전체 지도(Human Epigenome Project)와 암

때 유전자 구조에 변이가 생기고, 돌연변이가 일어난 유전자

후성유전체 지도(Cancer Epigenome Project)다. 형광등

는 다시 후성유전체의 변화를 촉진하는 악순환이 암세포 내

에 불빛이 들어오게 하려면 스위치를 눌러야 하듯이 유전자

부의 현상이다. 암세포에서 발견된 수천 개의 돌연변이 유전

를 깨워서 활성화하려면 유전자 스위치가 작동해야 한다. 유

자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것도 일부 있겠지만, 대부분은

전자(genome)의 생명 활동을 그 위에서(“epi-”) 조절하는

우리가 선택한 생활 습관이 만든 후성유전체의 결과물이다.

스위치와 관련된 여러 물질을 후성유전체(epigenome)라고

문제의 돌연변이 유전자를 보면 답도 희망도 없다. 최신 의

한다. DNA의 염기 배열이 똑같은 일란성 쌍둥이의 건강과

학이 발견한 지도가 안내하고 있는 목적지는 유전자 너머를

질병의 양상은 후성유전체에 따라 전혀 다르다. 유전자와 후

가리킨다. 자신의 삶을 통찰하고 변화를 위한 첫발을 내딛는

성유전체의 상호 작용이 40대에 심장병으로 조기 사망할지

순간, 후성유전체는 움직이기 시작한다. 유전자 너머에 희망

100세까지 건강하게 장수할지를 결정한다.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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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Theme

행복한 가정 가꾸기 개인의 성공, 사회의 행복, 국가의 번영이 가정의 감화에 달려 있습니 다. 어머니는 여왕이요, 아버지는 그 가정을 보호하는 울타리로 충실 한 가정의 자녀는 가장 확실한 보호 속에서 이웃과 부모를 다 함께 사 랑하며 배웁니다. 가정의 행복은 서로에 대한 사랑과 동정, 참된 예모 계발 여하에 달려 있습니다. 이것은 서로를 묶는 부드러운 띠가 되어 밝고 즐거운 가정을 만들게 합니다. <가정과 건강> 12월 호에서는 ‘송년 가족 애플 데이, 함께 꿈을 가꾸 어 가는 길, 배도 아프고 가슴도 아파서 낳는 아이, 함께 사는 것이 행 복한 가족들’ 기사를 통해 행복한 가정을 가꾸는 비결을 소개합니다.

2018년 1월 호 특집 주제는 ‘염증성 장 질환 다스리기’입니다.


Special Theme 행복한 가정 가꾸기 용서와 화해를 촉진시키는 가장 강력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사과다! 진심으로 사과를 주고받으면 용서와 화해는 착착 진행되기 마련이다.

송년 가족 애플 데이

애플 데이의 의미 요즘 ‘애플 데이(Apple Day)’를 기념하여 다양한 행사를 여는 학교들이 많은 것 같다. 애플 데이는 2002년에 학교 폭력대책 국민협의회에서 사제 간과 친구 간에 애정과 화 해가 담긴 사과(沙果)와 편지를 교환하여 따뜻한 학교를 만들자는 취지로 마련했다고 한다. 둘이서(2) 서로 사과 (4)하기 때문에 애플 데이를 10월 24일로 정한 점과 사과

정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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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상담심리학박사, 건강과학 특성화(중독) 사업단 사무총장, 저서 <군 집단 상담의 기초>, <가정 사역의 기초>, <용서를 통한 치유와 성장>, <중독상담 전문가>, <건강한 오늘 든든한 노후>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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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謝過)하고 싶은 사람에게 사과(沙果)와 편지를 건네며 용서와 화해를 청한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애플 데이는 참으로 재치 있고 의미심장한 날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 로 꺼내기 어려운 사과(謝過)를 맛있는 사과(沙果)를 건 네며 자연스럽게 사과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는 장치 인 것이다. 용서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용서와 화해가 얼마나 어려 운지를 사례와 문헌들을 통해 절실히 느끼고 있다. 좁게 는 개인 간의 사소한 문제부터 넓게는 민족과 국가 간의


갈등까지 서로 상처를 주고받으며 증오와 분노 가운데 살 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미디어에서는 이러한 상처를 받을 때 복수하는 것이 통쾌한 것인 양 그려질 때가 비일비재 하다. 그러나 상처와 복수는 악순환만 되풀이될 뿐 결국

책임 인정은 나약한 것이 아니며

당사자 모두 불행에 사로잡히고 만다. 그렇다고 용서와 화

진정한 강자만이 표현할 수 있는

해가 쉬운 것도 아니다. 많은 눈물과 시간과 노력이 필요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 사이에 자

하기 때문이다.

존심이 관계 회복보다 중요하겠

그런데 용서와 화해를 촉진시키는 가장 강력한 것이 있

는가?

다. 그것은 바로 사과다! 진심으로 사과를 주고받으면 용 서와 화해는 착착 진행되기 마련이다.

사랑은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 대사는 유명 한 로맨스 영화 ‘러브 스토리’에 나온 것으로 많은 연인이 인용한다. 아마도 서로를 너무 잘 이해하고 있으니 사소한 것으로 인해 미안해하지 말고 당당해지라는 의미로 사용 하는 것 같다. 아니면 사랑하는 사이에 미안할 행동은 아 예 시작도 하지 말라는 뜻일까? 어쨌거나 이 대사는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어불성설이다. 사랑하는 사이일수록 서 로에게 실수하고 상처를 줬다면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가까운 사이일수록 사과를 하지 않는 경우가

사과의 언어 5가지

흔하다. 애플 데이를 제정한 것도 어떻게 보면 주 5일 만

그렇다면 어떻게 사과해야 용서와 화해에 이를 수 있을

나서 매우 친밀한 학교 구성원 사이에 사과가 자연스럽게

까? 가장 중요한 사과의 원칙은 사과받는 사람이 원하는

이뤄지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서로 잘 아는데 굳이 말로

방식과 언어로 사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5가지 사랑의

사과를 표현해야 하나라는 생각에서, 아니면 자존심이

언어>라는 책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게리 채프먼의 <5가

허락하지 않아서, 혹은 상처를 준 것조차 몰라서 사과가

지 사과의 언어>에 나와 있는 사과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드물다고 생각한다. 가족도 마찬가지다. 가장 친밀하기 때

첫 번째 사과의 언어는 유감을 표명하는 “미안해.”이

문에 상처를 가장 자주, 가장 깊게 받는 곳이 가정이기 때

다. 상처 준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껴 고통스럽다는 감정

문이다. 그러나 기억하라. 사랑하는 사이일수록 진심으로

을 전달하며 사과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다 미안해.”라

사과해야 하고 부모도 자녀도 서로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고 말하면 안 된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미안한지 말해

것을.

야 한다. 그리고 “미안해. 하지만~”이라고 토를 달지 말 아야 한다.

2017  December 19


두 번째는 책임을 인정하는 “내가 잘못했어.”이다. 자존심

맡긴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용서와 화해를 촉진시킨다.

을 굽히고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는 것이다. 책임 인정은

예를 들어, 배우자의 결혼기념일을 깜빡했다면 이렇게

나약한 것이 아니며 진정한 강자만이 표현할 수 있는 것

5가지 사과의 언어를 사용할 수 있다. “여보, 깜빡해서 미

이다. 사랑하는 가족 사이에 자존심이 관계 회복보다 중

안해요. 당신과 우리의 결혼은 내게 정말 중요해요.”, “내

요하겠는가? “미안해.”와 함께 “내가 잘못했어.”라는 표현

가 잊어버린 데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어요. 내가 무

을 들을 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느끼게 된다.

슨 생각을 하고 있었지?”, “당신을 향한 내 사랑을 어떻게

세 번째는 잘못을 보상하고 싶다는 표현인 “어떻게 하

증명해야 하죠?”, “내년에는 절대 잊지 않을게요! 달력에

면 좋을까?”이다.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

표시해 둘게요.”, “나 때문에 마음이 상했다는 걸 알아요.

는 표현은 사랑을 확인하는 메시지다. 대체로 잘못으로

그래도 나를 용서해 주겠어요?”

인해 발생한 손해를 보상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친밀한 관계라면 ‘5가지 사랑의 언어’인 인정하는 말, 봉사, 선물,

송년 가족 애플 데이를 가져 보자

함께하는 시간, 스킨십을 활용할 수도 있다.

다사다난했던 2017년도 어느덧 저물어 간다. 올 한 해도

네 번째는 진실한 뉘우침을 전달하는 “다시는 안 그럴

가족 덕분에 여기까지 우리가 달려올 수 있었다. 그러나

게.”이다. 똑같은 상처를 다시 주지 않겠다는 다짐과 변화

앞만 보고 달리다가 서로에게 상처 주었는데 미처 사과하

의 의지를 전달한다면 상대방은 용서의 문을 열기 쉬워

지 못했다면, 12월 31일 송년의 밤에 각 가정마다 촛불을

진다.

켜 놓고 가족 애플 데이를 가져 보면 어떨까? 위의 5가지

다섯 번째는 직접 용서를 요청하는 “날 용서해 줄래?” 이다. 상처 준 사람이 용서를 구하는 것은 관계 회복을 원하며 잘못을 깨달았고 처분을 상처받은 사람의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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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의 언어를 활용해서 한 사람씩 돌아가며 사과한다면 우리 가족은 새콤달콤한 사과 같은 가족이 될 것이다!


Special Theme 행복한 가정 가꾸기 아이가 첫 시험을 치고 성적표를 받아 온 날, 우리 가족은 외식하러 나갔다. 동양 백화점의 지하 식당에서 99원짜 리 국밥을 먹고 공부하느라 수고했으니 상으로 어린이 놀이 기구를 골라 타게 해 주었다. 그리고 이 가족 행사는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는 동안 계속되었다.

함께 꿈을 가꾸어 가는 길

강원화

2

아내와 엄마로서 두 아들을 의대 교수로 성장시킨 비결과 교육 방법을 소개, 번역가, 대표 역서 <은혜의 기적>, 남편, 아들, 며느리, 손자,∙손녀 9명과 함께 사는 것이 행복하다고 고백한다.

아프면서 크는 시기 세상의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생명을 위탁받았지 만 나는 계획도 준비도 자격도 갖추지 못했었다. 그래서 오 직 전능자의 도우심을 구할 수밖에 없었다. 아프지 않고 건 강하게 자라기를 소원했지만 첫아이가 불덩이처럼 열이 나 고 눈도 뜨지 못하던 날, 당황하는 나를 위로하던 어르신의 기도와 “아이들은 아프면서 크는 거야.”라는 말씀으로 아픔 도 성장의 한 과정이며 아픔을 통하여 아이들은 더 단단히 성장해 간다는 사실을 깨닫고 모든 것을 하늘의 뜻에 의탁 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사이 좋게 뛰어 노는 시기(인성 개발의 시기) 둘째가 태어나면서부터 첫아들은 나의 훌륭한 조력자가 되 어 주었다. 내가 아이들만 남겨 두고 잠시라도 떨어질 수밖 에 없는 상황이 될 때 나는 큰아들에게 동생을 부탁하곤 했다. 엄마가 없는 동안 동생 곁을 지킨 큰아이가 대견하고

2017  December 21


형과 함께 잘 있어 준 동생이 사랑스러워서 항상 고마운

그런데 그 이름 석 자를 가르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

마음을 표했던 것이 약이 되었는지 두 아이는 언제나 사

다. 참으로 신기하게도 내가 가르치는 글자를 아이가 자

이 좋게 잘 지냈다. 친구들에게 생일 초대를 받을 때까지

꾸만 거꾸로 쓰고 있었다. 분명 바보는 아닌데 공부 머리

도 동생이나 형이 같이 가도 되는지를 확인하고 꼭 둘이

는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내가 아

서 같이 갔다. 참으로 감사한 것은 아이들이 자라나던 어

이에게 글자를 써 줄 때 아이에게는 그 글자가 거꾸로 보

린 시절 우리 집 앞에는 초등학교가 있었다. 그리고 그 초

인다는 것을 마침내 내가 깨닫게 되었다. 이 경험은 내가

등학교를 경계로 커다란 과수원이 펼쳐져 있었다. 이 초

아이들의 공부를 도와줄 때마다 내가 바르게 아이들을

등학교 운동장과 과수원은 우리 아이들의 전용 놀이터가

돕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좋은 경험이 되었다.

되어 주었다. 사이 좋은 두 형제는 동네 친구들과 함께 운 동장에서 마음껏 뛰어 놀기도 하고 다양한 놀이 기구들

학교와 선생님을 좋아하도록 도와줄 시기

을 이용하기도 하였다. 운동장에서 노는 것이 지루해지면

학교에 입학한 아이가 하루하루 시간이 지나면서 숫자를

아이들은 과수원으로 몰려들어 가서 전정해서 잘라 놓

써 오고 글씨를 써 가지고 와서 자랑스럽게 그날 배운 것

은 막대기들을 들고 온갖 놀이를 다 하면서 식사 때가 되

을 읽어 주었다. “잘 썼네. 잘 읽네. 선생님께 감사드려야

어 내가 찾으러 나갈 때까지 쉴 사이 없이 고삐 풀린 망아

겠네. 너의 선생님은 참 훌륭한 분이시구나. 이런 것도 배

지처럼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놀았다.

웠어?” 학교에서 돌아오면 자랑스럽게 학교생활을 이야기했고

학문의 싹이 트는 시기

아이는 점점 더 선생님과 학교를 좋아하게 되었다. 아이

그 당시에도 유치원이 있긴 하였지만 우리 부부는 조기

의 이야기를 들어 주면서 자연스럽게 그날 배운 것을 복

교육을 지지하지 않는 편이어서 유치원에 보내지 않았다.

습하도록 도와줄 수 있었다. 항상 형 곁을 따라다니던 동

그러나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되자 적어도 이름 석

생은 형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느새 글씨를 다 깨

자는 가르쳐서 학교에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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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첫 시험을 치고 성적표를 받아 온 날, 우리 가족

학교에 입학한 아이가 하루하루

은 외식하러 나갔다. 동양 백화점의 지하 식당에서 99원

시간이 지나면서 숫자를 써 오고

짜리 국밥을 먹고 공부하느라 수고했으니 상으로 어린이 놀이 기구를 골라 타게 해 주었다. 그리고 이 가족 행사 는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는 동안 계속되었다.

글씨를 써 가지고 와서 자랑스럽 게 그날 배운 것을 읽어 주었다.

1년이 지나 종업식을 하는 날은 선생님들을 초청하여

“잘 썼네. 잘 읽네. 선생님께 감사

함께 외식을 하였다. 간단한 식사 대접이었지만 아이와

드려야겠네. 너의 선생님은 참 훌

함께 일 년 동안 가르쳐 주신 선생님께 감사를 드리고 싶

륭한 분이시구나. 이런 것도 배

어서였다.

웠어?”

함께 꿈을 찾아서 학년이 올라가면서 아이들은 앞으로의 계획을 설계하기 시작했다. 슈바이처의 전기를 읽고 큰 감명을 받은 큰아 이는 선교사가 되겠다는 꿈을 가졌다. 형 덕택에 일찍 한 글을 깨우치고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도 전부터 책 읽기를 좋아하던 둘째는 천문학을 공부하고 신학자의 길을 가겠 다는 꿈을 키웠다. 선교사나 신학자에게 공통으로 필요한 음악을 시작했 다. 피아노 교습과 함께 학교에서 방과 후 학습으로 형은 첼로를, 동생은 바이올린을 배웠다. 처음에는 행복하게 시작한 악기 공부가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마찰의 요인 이 되었다. 많은 반복 연습이 필요한 악기를 가르치려면 더 많은 격려와 칭찬이 필요하다는 것을 염두에 두었어 야 했다. 목표 지점을 향해 어려움을 참고 공부하면서 두 아들은 인생에 꼭 필요한 인내와 집중력을 터득했던 것 같다. 아버지의 직장 때문에 잦은 이동을 해야 했던 우리는

교수가 되었다. 그러나 두 아들이 어릴 적 품었던 꿈, 즉

두 아이를 중학교 때부터 자취를 시켰다. 외할머니의 헌

진정으로 사람을 사랑하고 돌보는 참다운 선교사, 참다

신적인 돌봄과 기도 그리고 중·고등학교 시절을 잘 참고

운 신학자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나는 간절히 기도하며

인내하여 드디어 의과대학에 진학하게 된 아들들이 고

소원한다.

맙고 감사하다. 대학을 졸업하고 인턴, 레지던트, 휄로 우, 석·박사 과정을 모두 마치고 지금은 두 아들 모두 부

2017  December 23


Special Theme 행복한 가정 가꾸기 아주 놀랍고 신비한 마음으로 자녀를 낳는 법을 알게 해 주신 은혜로 아이들도 마음으로 낳는 법을 안다.

배도 아프고 가슴도 아파서 낳은 아이

내가 커서 엄마처럼 어른이 되면

엄마로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행복 이야기

먹는 맛있는 소리에 한 입 베어 물었다. 솜사탕 맛이

이은미

3

마노, 마리, 마루, 나린, 보석 다섯 아이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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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 총각과 케이크 처녀’ 동네 빵집 아주머니가 서비 스라며 한 봉지 넣어 주신 ‘머랭쿠키.’ “이거 만들기 꽤 까다로운데 우리 집만 만들어요. 학생들한테 인기 짱 이에요!” 사십 중반을 훌쩍 넘겨 버리니 단 과자, 빵보다는 그 밥에 그 나물이 맛나지만, 아이들이 사각거리며 다. 구름 맛이다. “보석아~” 머랭쿠키만큼 가볍고 달콤하게 다섯째 를 부르니 사춘기 네 살 꼬맹이는 엄마 소리를 한입 베어 물고 맛있는 대답을 한다. “네~” 조금 전까지 하고 싶은 대로 못 하는 것에 “아니 야!” 하던 심술 투정이 혀끝에서 녹아 버린 게다. 전쟁 을 치르다가도 금세 하하 키득거리는 여덟 식구가 사 는 집의 엄마인 나는 어릴 적 꿈을 이루고 살고 있다. 행복했지만 꼭 갖고 싶었던 자리, “내가 커서 엄마


처럼 어른이 되면 우리 집은 내 손으로 가꿀 거예요.” 이

배도 아프고 22, 21

노래를 부르며 나는 가정이라는 울타리 속 엄마의 자리

가슴도 아파서 아이를 낳다 12, 11, 4

를 꿈꿔 왔다. 어린 시절 동네 꼬맹이들은 다 그렇게 혼자

우리 집은 한국의 사계절만으로 옷 정리를 하지 않는다.

노는 것인 줄 알았다. 늘 분주하게 장사를 하시던 부모님.

작아진 옷, 신발, 단계 지난 장난감은 끊임없이 막내의 몫

그때도 우리는 여덟 식구였다. 알아서 먹고 때가 되면 잤

이 되어 왔다. 아주 평범한 엄마가 있는 집이 필요한 어느

다. 잠든 머리맡에서 모진 하루였지만 막내인 내 이름을

작은 아이를 위해 가족들은 울타리를 열어 둔다. 아주 놀

부르며 축복 기도해 주실 때는 눈감고 잠든 척 언니 오빠

랍고 신비한 마음으로 자녀를 낳는 법을 알게 해 주신 은

들과 비교하며 혹여 내 복을 덜 구해 주시지는 않는지 귀

혜로 아이들도 마음으로 낳는 법을 안다.

를 세웠던 아이였다. 부모님의 기도를 통해 내가 그렇게 자라고 잘될 거라고 다독여 주시던 사랑을 받았다. 내가 받은 엄마의 사랑은 그것으로도 충분했다. 하지 만 난 아이들과 함께 먹고 마시고 자고 같이 축복해 주는 가정을 꿈꾸고 그 꿈은 오늘도 이루고 있다. 비포장 흙길, 흙바닥은 왜 그리 먼지도 많은지 하루에

‘진주’라는 이름을 지어 놓고 최고의 선물을 언제쯤 주 시려나 기대하며, 어린 시절 꼬깃꼬깃 사람이며 옷이며 집이 그려진 그림을 접어 구석구석 끼워 놓은 것같이 이 것만큼은 언니 쓰던 것이니까, 형아 신던 것이니까 특별 한 너에게 꼭 주고 싶어 하며 정리하여 넣어 둔다. 짐 싸는 엄마는 아이들의 어린 시절을 붙잡고 아쉬운 이별을 하지 않는다.

도 수북이 쌓인 여덟 식구 빨래에 소쿠리 옆구리는 터져

주인 찾아 꺼내어 줄 설렘으로 기다린다.

나갔다. 터진 자리로 삐죽 끼어 있는 엄마의 빨래를 시키

빨래와 살림 전문가 엄마는 여섯째 아이의 빨래도 빨

지 않은 숙제하듯 늦은 밤까지 수동 세탁기를 돌려 빨았

아 고이 접어 서랍에서 이야기하고 싶다.

다. 어린 막내딸의 마음을 엄마는 알고 있을 거란 뿌듯함 에 ‘우웅’거리는 기계음이 칭찬 소리처럼 들렸다.

지난밤 늦둥이 초등학교 5학년, 4학년 아이들의 학부모 모임에서 저녁을 먹고 왔다.

다섯 아이의 엄마, 90세 노모의 외며느리, 아내의 브런치 타임 햇볕에 사그락사그락, 뽀송뽀송하게 마른 빨래를 걷어 널 따란 식탁에서 차곡히 개어 놓는 시간을 삶의 행복이라

“엄마! 엄마! 엄마!” 아이들이 불러 댄다. 거실로 쫓아 나온 남편도 옆을 서성거린다. “나 없으면 집에 생기가 없어요?” 툭 던져 본다. “그럼 당신이 있어야 살맛이 나지~”

고 말한다. 군대에서 휴가 나온 아들까지 여덟 식구의 갖

4살 막내도 쪼르르 뛰어온다.

가지 벗어 놓았던 흔적들을 곱게 접는다. 종이접기 하듯

“어부바~ 엄마 등에 기대어 줄래?” 엄마가 부탁한다.

반듯하게 모를 세워 서랍 속에 넣어 또 잘 살아 주길 바

난 지극히 작은 소녀 아이였는데 예수님과 함께 꿈을

라는 엄마의 마음이다. 고무줄 해지게 입은 낡은 속옷과 당겨 올라간 양말 짝이 잘못 세탁한 손뜨개 옷처럼 작아 짐에 아이들의 자라남을 본다. 어느새 슬쩍 섞여 있는 긴

꾸며, 우리 가정은 꿈이 이루어지는 현장이 되었다. 앞으로 우리 가정을 통해 얼마나 많은 하늘 현장 실습 이 이루어질지 기대한다.

팔 내복을 보며 변덕쟁이 가을날도 본다. 조용히 혼자서 느끼는 빨래 주인들과 흐뭇해지는 이 시간을 참 사랑한 다. 서랍에 넣어 놓으면 옷을 꺼내며 엄마도 아내도 며느 리도 꺼내어 칭찬해 주겠지.

2017 Dec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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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Theme 행복한 가정 가꾸기 손자, 손녀들이 어릴 때는 쇼핑을 하러 갈 때도 9명이 모두 함께 다녔습니다. 틈만 나면 아홉 식구가 함께 돌아다녔지 요. 손자, 손녀들이 학교에 다니게 되고 점점 바빠지면서 아홉 식구가 같이 다니는 횟수가 줄어들긴 했지만 지금도 9명 이 모일 수 있는 시간이 되면 함께 모여 외식도 하고 쇼핑도 합니다.

삼 세대가 같이 한집에 행복하게 사는 것을 본 마을 사람들의 추천으 로 동대문구청장으로부터 며느리가 효부상을 받은 가정을 소개합니다.

INTERVIEW

함께 사는 것이 행복한 가족들 엄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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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기자

4

우리 가족은 시간만 나면 함께 무언가를 하면서 같이 시간 보내기를 좋아했어요. 중·고등학교 시절을 부모와 함께 살지 못한 두 아들이 남 편이 서울로 인사이동 하여 함께 살 수 있는 여건이 되자 같이 살기를 간절히 원했고 두 며느리도 찬성하여 같이 살게 되었습니다. 저는 가 족이 같이 살면서 서로의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는 것이 진정한 가족 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고등학생 때에 두 아들은 어쩔 수 없이 우리와 떨어져 있었지만, 두 형제는 언제나 껌딱지처럼 붙어 다녔어요.

Q 자녀들과 함께 살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큰 손자를 낳고 15일이 지나서 산후 조리를 하려고 며느리가 손자와 함께 우리 집에 왔습니다. 저는 백일까지는 조리를 해야 산모의 몸 상 태가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며느리 에게 백일 때까지는 함께 있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렇게 함께 살게 된 큰며느리가 둘째 손자를 낳고 그 손자들이 고등학생과 중학생이 된 지금까지 함께 살고 있습니다.


결혼한 둘째 아들 부부도 부모님과 함께 살고 싶다고 해서 첫째와 둘째 며느리를 비롯하여 큰아들의 자녀인 두 손자와 둘째 아들의 딸이 태어나면서 삼 세대인 아홉 식구가 한집 에서 8년을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남편이 퇴직하면서 이사 를 하게 되자 삼육의료원 내과 과장으로 근무하던 둘째 며 느리에게 사택이 제공되었습니다. 그래서 둘째는 사택으로 이사하고 저희는 큰아들과 함께 이곳으로 이사하였지만 얼 마 후, 둘째 아들도 저희와 같은 아파트 같은 라인으로 이사 하여 4층과 12층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손자, 손녀들이 자라 서 중학생이 되면서 각자의 방이 필요하게 되어 지금은 둘째

니다. 부모와 자녀는 전혀 이기심 없는 마음으로 서로의 부

아들이 다른 곳으로 이사하고 큰아들은 4층에서, 저희 내외

족함을 채워 주고 도와줄 수 있기 때문이지요. 기쁜 일이 있

는 둘째 아들이 살던 12층에서 살고 있지만 식사는 같이합

을 때도 진심으로 함께 기뻐하며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것

니다.

은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행복이라 생각합니다. 젊어서는 아이들이 저를 의지하고 도움을 받았지만 나이

Q 자녀 교육관에 대하여 말씀해 주십시오.

가 드니까 제가 아이들을 의지하고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특별히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때 최고의 도움을 받고 있습

제가 존경하는 저술가요 교육자인 엘렌 G. 화잇 여사의 저

니다.

서 <부모가 만드는 행복한 자녀> 4장 ‘순종, 가장 중요한 교 훈’의 첫 번째 단락에 ‘순종은 행복과 성공의 열쇠’라는 말씀

Q 자녀들과 함께 자주 여행을 하십니까?

이 있습니다. 저는 이 말씀을 늘 마음에 담고 사랑하는 마 음에서 순종하는 아이들로 자라날 수 있도록 돕고 싶었습니

손자, 손녀들이 어릴 때는 쇼핑을 하러 갈 때도 9명이 모두

다. 아이들에게 순종을 가르치려면 먼저 어머니의 마음을 잘

함께 다녔습니다. 틈만 나면 아홉 식구가 함께 돌아다녔지

다스려야만 사랑하는 마음에서 순종할 수 있게 할 수 있는

요. 손자, 손녀들이 학교에 다니게 되고 점점 바빠지면서 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야단칠 때 아이들의 모습에서 진심

홉 식구가 같이 다니는 횟수가 줄어들긴 했지만 지금도 9명

으로 뉘우치고 있는지 억울하게 야단이나 매를 맞고 있다고

이 모일 수 있는 시간이 되면 함께 모여 외식도 하고 쇼핑

생각하는지 알 수 있잖아요. 저의 남편은 이런 상황에서 언

도 합니다. 손자, 손녀의 방학에 맞추어 아들들과 며느리들

제나 저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주었어요. 아이들이 억울하

이 휴가를 받고 함께 여행을 떠나지요. 겨울 방학에는 따뜻

게 야단을 맞았거나 매를 맞았다고 생각될 만한 상황이 생

한 나라들을 여행하고 여름엔 국내에서 시간을 함께 보냅니

기면 언제나 남편이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잘 달래 주고 엄

다. 2017년에는 겨울 방학엔 홍콩과 마카오를, 여름 방학엔

마의 입장을 변호해 주곤 했어요. 아버지와 따뜻하게 대화

남해안을 따라 여행을 했습니다.

를 나누고 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곤 했어요. 자녀 교육은 둘이 해야 합니다. 저는 주로 교육하는 편이었고 남편은 후 원하는 편이었습니다.

Q 자녀와 함께 살면서 좋은 점은 어떤 것입 니까?

Q 행복한 자녀의 결혼을 위해 어떻게 준비 하셨나요? 아들을 가진 부모들은 누구나 새 보금자리를 꾸밀 작은 집 을 마련해 주고 싶은 욕심이 있지요. 저도 아들이 둘이다 보 니 그런 마음이 있었습니다. 저희는 사택이 주어지는 직업을

자녀와 함께 산다는 것은 말할 수 없는 축복이라고 생각합

가지고 있어서 결혼하면서부터 집 걱정을 하지 않고 행복하

2017 Dec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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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요. 아이들과 함께 온갖 놀이를 다 하면서 하루를 보내곤 했지요. 손자, 손녀들이 잠들 때는 될 수 있는 대로 책을 읽어 주 었어요. 11월이 생일인 손녀를 데리고 그다음 여름 휴가를 가 게 되었는데 잠을 자려고 누운 손녀가 “할미, 하다샤는(에스 더의 본래 이름) 고아였어요. 읽어요.”라고 주문했어요. 에스 더 같은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잠들 때마다 읽어 준 에스더 이야기를 아이가 외우고 있었어요. 두 아들과 며느리들이 책을 읽는 소리를 들으면서 잠이 드는 습관을 좋게 생각하여 손자, 손녀들이 자라는 동안 책 을 읽으면서 잠들게 하려고 노력했어요. 또 제가 하던 대로 게 살 수 있었지만, 아들들이 사택을 주지 않는 직업을 가진 다면 결혼할 때 전셋집이라도 얻어 주어야겠다는 생각에 조

성경절도 외우게 하고 학교에 들어가서는 영어로도 성경절 을 외우게 해서 지금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금씩 저축을 하였는데, 아들들이 결혼하게 되었을 때 이 돈 으로 작은 아파트를 융자와 함께 마련할 수 있었지요. 융자 금은 본인들이 갚아 나가고 작은 아파트에서 신혼살림을 시

Q 행복한 가정 가꾸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작할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큰아들은 저와 며느리의 친정어머니가 중신하였기 때문

“아내의 마음은 남편의 결점들을 위한 무덤이 되어야 하고

에 모든 것이 행복하고 기쁜 결혼이었습니다. 둘째 아들은

남편의 마음은 아내의 결점들을 위한 무덤이 되어야 한다”

연애결혼을 하였는데, 며느리가 7년 동안 결혼을 위해 기도

(행복한 가정 만들기, 177).

하여 저의 둘째 아들을 만나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저희 내

저는 이 말씀을 행복한 가정을 가꾸고 싶어 하는 모든

외도 열심히 둘째 아들 가정을 위해 기도하며 결혼을 준비

부부에게 들려주고 싶습니다. 부부가 서로의 결점들을 보

하고 결정했습니다.

완해 주며 살라고 하늘은 달라도 너무 다른 사람들이 서로 만나서 살게 하신 것 같습니다. 나와 달라서 이질감이 느껴

Q 손자, 손녀와 친하게 지내는 비결과 교육 방침은 무엇입니까? 시간을 함께 보내며 사랑을 나누는 것보다 더 좋은 비결이 어디 있겠어요. 저는 직장 생활을 하는 두 며느리를 도와 손 자 둘, 손녀 한 명을 돌보았습니다. 어른들이 모두 직장에 나 가 있는 낮 동안 세 아이와 함께 집에 있으면서 아랫집에 조 금이라도 소음 피해를 덜 끼치려고 세 아이를 모두 침대에 올려놓고 성경 절도 외워 주고 간단한 영어 회화도 함께하

지고 그것이 결점으로 여겨질 때 반대로 그 다른 점 때문에 얻게 되는 축복을 생각해 본다면 오히려 감사할 수 있게 되 겠지요. 제가 남편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은 것 중 하나가 친 정어머니에게도 내 남편의 잘못이나 결점을 이야기하지 않 은 것이었습니다. 남편이나 아내 양편 모두 왜 자신의 부족 함을 모르고 있겠습니까? 상대방이 나의 부족, 나의 결점을 덮어 줄 때 자연스럽게 고마운 마음이 솟아나고 그래서 사 랑이 더 깊어질 수 있는 게 아닐까요?

고 천자문도 들려주곤 하였지요. 그래도 남는 시간엔 노래 를 불러 주었어요. 하루를 지내려면 내가 아는 모든 어린이 노래를 다 부르고도 또 불러야 했던 것 같아요. 날이 따뜻할 때는 세 아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어요. 다행히 저희가 살 던 사택이 서울 속의 공원같이 아이들 놀기에 좋은 곳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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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화 아내와 엄마로서 두 아들을 의대 교수 로 성장시킨 비결과 교육 방법을 소개, 번역가, 대표 역서 <은혜의 기적>, 남편, 아들, 며느리, 손자·손녀들 9명과 함께 사는 것이 행복하다고 고백한다.


SWEET HOME |  Welfare News

사회 복지 분야에서 4차 산업 혁명의 의미 정종화

일본사회사업대학에서 사회복지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한 사회복지의 전공자로서 2000 년부터 삼육대학교 사회복지학과의 교수로 있으며, 현재 보건복지부 장애인복지관평가위원장, 사) 한국사회복지교육협의회 수석부회장, Rehabilitation International Korea 사회위원장, 한 국케어매니지먼트학회 회장 등 정부 및 학술단체 주요 책임을 맡아 사회복지교육과 학문발전에 기여하고 있으며, 현재 삼육대학교 사회복지학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최근 우리 사회는 인공 지능 시대를 이끌어 갈 4차 산업 시대

이 자유로우며, 장애란 무엇인가를 다시 정하여야 하는 시대

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4차 산업 혁명이라는 용어는 지난

가 올 것이라고 한다. 더는 학교에 가서 지루한 수업을 안 들

2016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의 주제로

어도 인공 지능 로봇에게 과외를 받으면서 다양한 학습이 가

선정되면서 알려진 것으로 세계경제포럼의 회장인 클라우스

능하고, 메모리 칩을 하나만 내 몸에 장착하면 도서관 1개의

슈밥(Klaus Schwab)에 의해 처음으로 주창된 개념이다. 인

정보쯤은 쉽게 가지고 다닐 수 있으며, 빅 데이터를 누구나

류의 씨족 공동체와 가족 공동체, 마을 공동체를 이끌었던 농

이용할 수 있어서 정확한 정보를 비교하여 선택할 수 있기

경 사회에서 산업 사회로, 산업 사회에서 정보 사회로, 정보

때문에 속아서 물건을 사는 일도 거의 없을 것이다. 시장을

사회에서 지식 정보 사회로 바뀌는 1차에서 4차까지의 흐름

보러 가지 않아도 드론을 통하여 물건을 배달받을 수 있고

은 인류의 무한한 발전과 가능성을 제기하기에 부족함이 없

돈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결제 카드 정보만으로 화폐 지급

어 보인다. 사회 복지 분야에서도 4차 산업 혁명에 대한 다양

시스템이 가능하기에 굳이 화폐를 만들거나 가지고 다니지

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고 이러한 논의들은 밝은 미래 사회

않아도 되는 시대를 맞이한다고 한다. 운전을 못해도 차에게

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부풀리기에 충분하다. 시혜적 복지에

명령하면 인공 지능 드라이버가 알아서 운전해 주고 위험을

서 웰빙으로 바뀌는 복지 서비스 패러다임이 인류 문명의 발

최소화하여 교통사고도 거의 없어진다. 마치 4차 산업 혁명

전과 함께 정서적 서비스에서 구조적, 기계적 서비스로 바뀔

은 이노베이션인 혁신을 넘어 혁명의 시대로 바뀌는 것이다.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과연 사회 복지 분야에서 사회 복지란

이렇게 사회가 바뀌면 진정 복지 사회, 복지 국가로서 행복한

어떤 의미를 제시하고 있을까?

미래가 보장될까?

사회 복지의 다양한 분야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최근까지 연구된 자료를 정리하여 4차 산업 혁명의 사회 복

4차 산업 혁명은 위에서 기술한 대로 다양한 변화와 웰빙 시

지 분야를 조명하면, 인간의 수명 연장에 많은 기여를 할 것

대를 열어 갈 것이 분명하고 복지 사회를 만들어 갈 것으로

이 분명하다. 다양한 질병과 난치병에 대한 치료가 가능하고

도 기대된다. 그런데 4차 산업 혁명 뒤에는 여러 정서적인 문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로봇의 치료 기술이 더 나은 복지

제와 법적인 문제, 사람을 위한 사람의 복지를 위하여 인간성

사회를 만들 것이며, 이로써 사람은 질병으로부터 점점 해방

보존을 위해 남겨 두어야 할 것과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되어 삶의 풍요로움을 찾아가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노

고민해야 할 것이다. 사회 복지는 분명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인 복지 분야는 인구 수명의 연장으로 제2, 제3의 인생도 가

어쩌면 사람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인공 지능 사회가 해결

능할 것이다. 어떤 연구에서는 첫 번째 인생은 배우고 일하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한 해가 가기 전에 우리

는 인생이며, 두 번째 인생은 즐기고 나누는 인생이고, 세 번

사회를 올 한 해 동안 뜨겁게 달구었던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째의 인생은 사후를 준비하는 인생이라고 한다. 평균 수명이

서 정서적 공감과 인간을 위한 인간의 복지가 무엇을 의미하

120세까지 연장된다는 연구 결과는 이를 3단계 인생 사이클

는지를 고민해 보아야 한다. 사회 복지는 사람을 위한 사람에

로 나타내기도 했다. 장애인은 더는 휠체어를 타지 않고 웨어

의한 사람의 복지라는 철학을 가지고 오랜 역사를 발전시켰

러블 로봇을 착용하고 걸어 다닐 수 있으며, 시력을 잃어도

기 때문이다. 기계보다 피와 정이 흐르고 공감과 나눔의 미래

앞을 볼 수 있고, 청력 장애가 있어도 들을 수 있으며, 손발이

를 약속할 수 있는 4차 산업 혁명으로 이끌기 위하여 2017년

절단된 지체 장애인은 로봇 다리나 팔을 착용하여 일상생활

이 마치기 전에 깊은 사색을 해 보는 것은 어떨까? 2017 Dec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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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T HOME |  가정 경제 이야기

관리만이 살길이다 불황 극복은 관리에서 김미선

생활비는 가능하면 조금은 빠듯하더라도 이 금액에 맞춰 생활하는 것을 연습한다. 무엇보다 신용 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습관이 매우 중요하다.

성남시 금융복지상담센터장, 서울시 희망경제 풀뿌리 특별위원회 위원, 금융복지 상담사 주 강사, 상담사들의 슈퍼바이저, KBS 생생경제, 김방희 성공예감 등 여러 방송 출연, 저서 <가계부 잘 쓰는 법>(공저), <착한 소비의 시작>, <굿바이 신용카드>(공저), 캠코 사회복지사 대상 및 대학생 대상 신용 교육 교재 집필, 여성가족부 ‘다문화 여성 위한 금융 교 재’ 집필, teresa_kim@hanmail.net

한 해를 마감해야 하는 시간이 가정에서는 달갑지 않을 수

빚이 더 많다는 이야기다. 원리금 상환액 비율 역시 가처분

있다. 나라의 경기 지표가 좋지 않은데, 가계 성적표도 비

소득 대비 26.6%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월 소득에서 빚 갚

슷하기 때문이다. 통장은 고사하고 가계부조차 들여다보

는 데 쓰는 돈이 4분의 1 이상이라는 뜻이다. 2017년 조사

기 싫을 것이다.

결과는 연말에나 발표될 것이라 현재로서는 알 수 없지만, 가계의 일반적인 금융 지표가 나아지지 않고 있어, 추정컨

2016년 12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가계 금융·복지 조사 결과

대 올해의 가계 금융 건전성 지표도 더 나아지지는 않을 것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의 가계는 처분 가능 소득 대비 금융

으로 보인다.

부채 비율이 116.5퍼센트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소득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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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가정은 소득보다 늘 빚 갚느라 저축은커녕 오히려 빚

사용으로 불필요한 금리를 부담하여 오히려 금리 면에서

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 일상이다. 가정 현금 흐름이 좋지

도 마이너스가 될 위험이 높다.

않다고 판단될 때 매우 기계적인 해결 방법은 당연히 소득 을 늘리고 지출을 줄이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보통의 노력

즉 지출의 성격이 다른 항목별로 통장을 분리하자는 뜻이

이 아니면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 예를 들어 공과금 등 고정 지출 성격의 비용 등의 금액 을 대략 계산하여 이체되는 하나 혹은 하나 이상의 통장에

예산과 결산으로 적자 가계부 탈출

남겨 놓고 생활비나 수시로 사용하는 지출에 해당하는 금

월급 들어오면 밀린 공과금이나 지난달에 무심코 사용한

액은 완전히 별도의 다른 계좌로 옮긴다. 생활비는 가능하

여러 장의 신용카드 결제금 등의 이체만 하는 급여 통장을

면 조금은 빠듯하더라도 이 금액에 맞춰 생활하는 것을 연

관리하는 가정은 흔치 않다. 특히 대부분의 급여 소득자의

습한다. 무엇보다 신용 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습관이 매우

월급 통장은 마이너스 통장과 연동되어 있어 연중 내내 마

중요하다.

이너스일 가능성도 크다. 은행에서 발급해 주는 대표적인 신용 대출인 마이너스 통장은 대부분 연봉의 60퍼센트 이

마이너스 통장의 경우에는 상환 계획을 세워 매월 조금씩

내이기 때문에 당연히 한 달에 받는 급여 액수보다 훨씬 크

나누어 갚는 것을 목표로 하자. 필요하지 않다면 마이너스

다. 급여를 일 년 단위가 아닌 월 단위로 받다 보니 당연히

통장의 대출 금액 일부를 상환하고 한도를 줄이는 것도 하

월급 통장인 마이너스 통장은 말 그대로 마이너스이다. 그

나의 방법이다. 참고로 마이너스 통장은 생각보다 금리가

통장을 보며 근로소득자는 자괴감이나 무력감에 빠질 수

낮지 않기 때문에 절대로 우리 집의 비상금 통장이 될 수

밖에 없다. 자신이 버는 급여가 하찮게 보이는 것은 당연지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사다. 그러다 보니 항상 재테크라든가 혹은 투기에 가까운 투자 등을 알아보는 게 소일거리다.

어려울수록 돌아가고 기초부터 다지는 것이 중요 가계 부채 문제가 연일 경제 뉴스 상위에 링크 되는 요즘

적자 월급 통장과 헤어지는 방법은 마이너스 통장과의 이

같은 시기에 예산과 결산에 맞춰 통장을 분리하고 나중에

별에서 시작된다. 우대 금리도 과감히 포기하도록 한다. 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데 보유한 마이너스 통장의 한도를

급 통장을 같은 은행의 별도 계좌로 개설하여 이용하는 것

오히려 감액하라는 이야기가 얼토당토않게 들릴 수 있다.

이 훨씬 더 편리하다. 월급 통장에서는 가능한 자동 이체

그러나 센터를 방문하는 채무 문제로 고통 받는 당사자들

성격의 각종 공과금이나 대출금 등을 제외하고는 생활비

의 채무 시작은 늘 손쉬운 대출인 마이너스 통장이나 상환

지출은 집에서 잠자는 다른 통장을 이용하기를 권하고 싶

능력을 점점 고사시키는 여러 장의 신용 카드였다. 새로운

다. 돈 관리가 잘 안되는 가정의 공통점은 한 통장에서 모

한 해를 시작하기 전 채무를 줄이고 가계에 비상금을 적절

든 지출을 해결한다는 것이다. 급여일에서 1~2주 후에 이

하게 준비하는 계획과 결심을 해 보고 실천할 것을 간곡하

체되는 공과금 등은 잔액이 부족해서 연체되거나 혹은 월

게 부탁하고 싶다. 분명 좀 더 건전한 가정의 현금 흐름과

급 범위를 넘어서 마이너스 통장에서 이체되는 경우가 잦

내년에는 꼭 만나 볼 수 있다고 자신한다.

다. 통장 발급받을 때 우대받은 금리가 무색한 연체에 따 른 이자 비용이나 마이너스 통장에서 사용한 소액의 금융

2017  December 31


SWEET HOME |  명문가 자녀 교육 배우기

가족 모임의 중요성 - 바흐가 최효찬

자녀경영연구소 소장,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 교양 도서, 2008년 대 한민국학술원 우수 학술 도서 수상, 저서 <세계 명문가의 독서 교육>, <현대 명문가의 자녀 교육>, <세상을 뒤흔든 위인들의 좋은 습관> 외 다수

50여 명의 음악가를 배출한 바흐 가문

아들 3형제는 아버지의 계보를 이어 고전주의를 정착시

요즘 같이 살기 어려운 시대에 가업을 물려줄 수 있다면

켰다. 그래서 바흐 가문이 활동했던 독일 중부의 튀링엔

그것도 삶의 ‘위험’을 줄일 방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주변 지역에서 ‘바흐’란 이름은 그 자체로 ‘음악가’ 개념과

때가 있다. 하지만 음악 등 예술이나 학문과 같이 눈에

같은 의미로 통했을 정도였다.

보이지 않는 재능의 경우 그렇지 않다. 예술적으로 혹은 학문적으로 아무리 훌륭한 업적을 쌓은 부모일지라도

직업 음악가 아버지

그의 업적과 재능을 자녀에게 그대로 승계할 수 없기 때

바흐가 음악 가문의 꽃을 피울 수 있었던 비결로 먼저 음

문이다. 물론 노하우의 일부를 자녀에게 전수할 수는 있

악적인 가정 분위기가 꼽힌다. 바흐는 궁정 음악가였던

겠지만 다시 재능을 발현하고 업적을 성취하는 것은 오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의회와 궁정이라는 공적인 음악의

로지 당사자의 몫이다.

장을 접할 수 있었다. 직업 음악가를 아버지로 둔 덕분에

그런 점에서 17세기 중반에서 19세기 중반의 200여 년

음악적 소양을 집에서 자연스럽게 기를 수 있었는데 그

에 걸쳐 무려 한 집안에서 50여 명의 음악가를 배출한 바

가 집에서 보고 들은 것이 훗날 그의 삶에 영감으로 작

흐 가문은 이례적인 사례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에게

용해 주었던 것이다. 이러한 음악 가족 안에서 태어나 성

는 ‘마태수난곡’으로 널리 알려진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

장한 바흐에게 있어 가족의 음악적 분위기는 그의 음악

(1685~1750)의 음악 계보는 고조할아버지에서 시작되고

의 결정적 요소가 되었음은 당연했다. 또한 당시 도제 교

또 그의 손자에 이르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바흐의

육의 방식으로 이루어졌던 아버지와 그의 제자들 사이

아버지 3형제와 바흐의 아들 3형제는 유명한 음악가로

의 음악 교육이 유년 시절 바흐의 음악적 소양을 성숙시

회자된다. 이 중 바흐의 차남 칼 필립 임마누엘은 ‘대(大)

키는 계기가 되었다. 아버지에게는 4명의 견습생이 있었

바흐’로 불릴 정도로 작곡가로서 화려한 명성을 누렸다.

는데 집에서 함께 생활했다. 그의 아들들도 아버지 밑에

바흐는 흔히 고전주의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데, 그의

서 악보를 옮기고 금관 악기들을 닦거나 현을 조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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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가 고전주의 음악의 아버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태어나기 이미 오래전부터 형성되어 온 음악 가족으로서의 가족사 안에서 자랐기 때문이다. 선조들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음악적 소양은 선천적인 소질과 후천적인 가정 교육의 풍부한 음악적 토양, 그 위에 바흐 자신의 음악적 열정이 더해져 무한히 발현될 수 있었고 그의 자녀들로 이어졌다.

을 도우면서 아버지에게 음악을 배웠다. 바흐의 음악은

국경 너머의 이탈리아와 프랑스 예술에 정통했다. 동시대

가정 교육의 기초 위에 스스로 쌓아 올린 것이다. 특히

의 프랑스 오르간 작곡가들의 작품을 구해서 열심히 공

바흐는 자신의 선조들에게 큰 긍지를 품고 있었고 전 생

부하고 연주했다. 즉 바흐는 이론 공부보다 거장을 찾아

애에 걸쳐 선조들의 작품을 연구하고 연주를 계속했다.

다니면서 현장 공부를 중시했고 모방하면서 그들을 뛰어

자신의 아버지나 할아버지 등 선조가 부여해 준 자긍심

넘었던 것이다. 바흐는 가정 교육을 통해 형성된 음악 기

은 그의 음악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초의 기반 위에 자신의 음악적 정열로부터 비롯되는 끝 없는 성실성으로 천재성을 드러낼 수 있었다. 여기에 여

이론보다 거장들의 작품 연구

러 음악 영역들과 다양한 작곡가들의 작품을 섭렵하여

이러한 가정 분위기로 인해 바흐는 이론보다 선조나 거

자신의 것으로 소화했다. 섭렵과 모방의 토대 위에서 바

장들의 작품을 연구하면서 음악가로서의 재능을 확장

흐는 차츰 나름대로 음악 세계를 형성해 갔으며 그가 모

해 나갔다. 이 점이 바흐가 모든 학문적인 음악 이론들

방한 다른 음악가보다 탁월하게 완성해 냈던 것이다.

을 중요시하지 않게 된 이유가 됐다. 오르간 연주뿐 아니 라 작곡과 화성 등 모든 것을 혼자서 습득했다. 그의 유

가족 음악 모임이 바흐를 키우다

일한 스승은 지칠 줄 모르는 작업과 부단한 음악적 실험

다음으로 바흐를 키운 것은 해마다 열렸던 ‘가족 음악 모

이었다. 바흐는 가정에서의 음악적 기초 교육으로 이미

임’이었다. 바흐 가족은 해마다 아른슈타트나 아이네나흐

어린 시절부터 예술에 대한 자기 나름의 근본적인 규칙

에서 모임을 가졌다. 이 모임은 찬송가를 부르는 것으로

을 습득했고 남들에게는 신기하거나 새롭게 여겨지는 많

시작해 즉흥적으로 삽입된 다양한 목소리로 하모니를

은 이론이 하찮게 느껴진 것이다. 바흐가 죽고 난 1754년

이루어 가며 민요를 불렀다. 바흐는 학교에 결석하면서

한 음악 잡지에 실린 그의 추도문에서 “우리의 바흐는 음

이 가족 모임에 참석했다. 가족 모임을 통해 바흐는 절로

악에 대해서는 깊은 이론적 고찰은 하지 않았으나 음악

선조들에 대해 자긍심을 가질 수 있었다. 또 가족 모임에

의 실제 표출(practice)에 있어서는 가장 훌륭했다.”고 적

서 바흐는 자신의 역할 모델을 찾았는데 바로 아버지의

고 있다. 바흐는 음악적 이론에 무관심했고 학문적인 음

3형제 중 작곡으로 유명한 요한 크리스토퍼였다. 바흐는

악 단체의 활동에도 관심이 없었다. 다만 그는 나이가 많

언어로 표현하고 아름다운 생각을 고안하는 데에 재능

든 적든 모든 거장 음악가를 그의 스승으로 삼았다. 거리

이 있었던 크리스토퍼를 ‘참된 작곡가’라고 부르며 자신

와 교통수단, 시간이 허락되는 한 바흐는 동시대 유명 음

의 롤모델로 삼았던 것이다.

악가들의 음악을 들으러 찾아다녔다. 그들을 관찰하면 서 공부했고 그들의 작품을 모방했다. 바흐의 집안은 독일 이외의 지역을 여행하지 않는 게 오랜 전통이었다. 바흐 역시 독일을 떠나지 않았는데도

2017  December 33


SWEET HOME |  자녀 행복

꽃가루가 날아다니는 것 같아요 둘째인 초등학교 1학년 하윤이는 감정 표현이 솔직하 고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다. 요즘은 친구와도 잘 놀고 학 교가 좋다고 얘기한다. 잠자기 전에는 행복한 표정으로 20~30분 정도 엄마와 다정하게 얘기를 나누고 있다. 얼마 전 어느 날 학교 놀이터에서 친구와 놀고 있는 하

조무아 부모 역할 훈련 전문 강사, 이화여대 평생교육원 강사 저서 <부모역할>, <칭찬과 꾸중>, <아이를 빛내 주는 소중한 말 한마디> 외 blog www.chomooah.com e-mail chomooah@hanmail.net

분도 좋아졌다. “엄마도 하윤이가 그렇게 얘기해 주니 꽃가루가 날 아다니는 것처럼 행복하네.” 엄마 말이 끝나자 아이는 씩 웃으며 다시 놀이터에서 뛰어놀았다.

윤이에게 친구 엄마가 말했다. “하윤이는 엄마가 혼내지도 않고 이렇게 잘 놀아 주니 좋겠다.”

1년 전만 해도 화를 내거나 짜증으로 자기 마음을 표현 했던 아이의 달라진 모습에 엄마는 흐뭇했다.

“우리 엄마는요, 화가 나면 용이 불을 확~ 뿜는

성격이 느긋한 중학교 1학년 오빠와는 달리 하윤이는

것 같아요.”라고 앞니 빠진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마치

감성적이고 예민한 아이였다. 나이 차이가 있는 오빠보다

쥬라기공원의 공룡이 불을 뿜는 모습처럼 실감 나게 표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큰데 잘 안되니까 곧잘 화를 내고

현하는 게 아닌가! 예상치 못했던 아이의 대답에 그 순간

짜증을 내곤 했다. 아들은 엄마와 성격이 잘 맞아서 별

엄마는 민망했지만 심호흡으로 여유를 찾고 말했다.

어려움이 없었는데 오빠와 전혀 다른 딸이 오히려 키우기

“엄마가 화낼 때 그렇게 무서웠구나.”

어려운 아이였다. 작년 5월쯤 유치원에 다닐 때였다. 태어

“네~ 엄청 무서워요. 하지만 엄마가 놀아 주거나

나서 계속 살던 동네에서 이사를 오게 되었다. 친구가 없

이렇게 말해 주면 꽃가루가 날아다니는 것 같아요.” 스스럼없이 솔직하게 표현하는 아이의 말에 엄마의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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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힘들어하고 우울해했다. 새 유치원에서도 친구들과 어울리기 어려워했고, 재미없다


고 무서워서 혼자 못 가겠어요.”

고 안 가고 싶다고 했다.

“하윤이가 깜깜해서 무서웠구나. 엄마도 어렸을 때

엄마를 걱정스럽게 했던 또 하나의 문제는 초등학교에 도 안 가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유치원 교사의 염려가 지

밤에 무서웠어.”

나쳐서 예민한 아이는 지레 겁을 먹은 것이었다. 교사는

“엄마도 그랬어요? 나도 밤이 제일 무서워요. 괴물

초등학교에 가면 힘든 일도 잘해야 한다고 부담을 주었

이 나와서 발을 꽉 잡을까 봐. 엄마, 같이 가 주세요.”

고 아이는 초등학교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혀서

“그래. 같이 가자.”

아예 포기하고 싶어 했다.

아이는 엄마를 꽉 껴안으며 말했다. “엄마가 내 맘

아이를 도와줄 적절한 방법을 찾지 못해 걱정하고 있

을 알아줄 때가 젤 따뜻하고 행복해요.”

을 때 지인의 소개로 부모 역할 교육을 받게 되었다. 1년

모녀는 웃으면서 화장실에 같이 갔다.

간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처음 2~3개월은 다소 혼란스 럽기도 했고 실천하기가 쉽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차츰

엄마들은 대체로 딸보다 아들이 힘들다고 한다. 아들을

새로운 방법에 익숙해지면서 문제 해결에 대한 깨달음과

이해하기가 더 어렵고, 딸보다 억세고 거친 남성성을 감

확신이 생겼다. 요즘은 자연스럽게 경청할 수 있게 되고

당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하윤이 엄마처럼 딸

아이 마음을 읽어 주고 엄마 마음도 솔직하게 표현하고

이 아들보다 더 어렵고 힘든 경우도 있다. 아들딸 이전에

있다.

타고난 성향이 차이가 있어 엄마와 잘 맞기도 하고 안 맞

하루는 9시 30분쯤 씻고 잠자리에 들었던 아이가 엄마

기도 한다. 또 첫째와 둘째에 대한 엄마의 태도, 수용 정

를 찾아 울면서 나왔다. 엄마는 부엌에서 할 일을 정리 중

도에 따라서 편한 아이도 되고 버거운 아이도 될 수 있다.

이었다.

엄마 태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개성을 있는

“하윤아. 무슨 일 있어?”

그대로 존중하고 더욱 많이 수용하는 것이다.

“화장실 가고 싶은데 아빠가 혼자 가래요. 깜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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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호에 게재된 ‘송년 가족 애플 데이’에서 (

) 안에 들어갈 말은 무엇일까요?

자존심을 굽히고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는 것이다. 책임 인정은 나약한 것이 아니며 진정한 강자만이 표현 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 사이에 자존심이 관계 회복보다 중요하겠는가? ( (

QUIZ

)와 함께

)라는 표현을 들을 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느끼게 된다.

정답을 이름, 전화번호, 주소와 함께 당월 20일까지 health@sijosa.com으로 보내 주시면 추첨하여 선물을 드립니다. 당첨자에게는 삼육식품에서 건강음료, 또는 삼육 유기농 자연식품 센터에서 건강 식품을 드립니다. 44 4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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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호 당첨자, 축하합니다 _ 곽민주, 김재원, 김성철, 송미라, 이혜성

2017  December 35


SWEET HOME | 가족 클리닉

“선생님! 취업준비생 딸을 두고 있습니다. 벌써 몇 년째 이곳저곳 지원을 하고 있긴 한데 불합격 통지 만 받고 있네요. 어쩌다 합격 통지가 오는 곳은 조 건을 거론하며 안 간답니다. 대학 졸업도 어학 연수 다 뭐다 해서 이래저래 늦어졌는데 취업까지도 저 러네요. 요즘 완전히 신경질쟁이라 걸핏하면 부모 를 원망하고 매사에 불평입니다. 그럴 때 남편이 나 서서 단단히 꾸짖어 주면 좋겠는데 결혼 때부터 지 금까지 회피만 합니다. 점잖고 성실하다는 소리를 듣는 사람이긴 한데 저한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질 않아요. 갱년기가 되어서 그런지 집에서 딸이랑 남 편을 쳐다만 봐도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열이 확 오르고 숨이 차오를 정도로 혐오감에 치를 떨어요. 온 식구가 다 싫고 지긋지긋해요. 온 식구가 다 미

온 집안 식구가 다 미워요 취업을 못하고 있다면 부모에게 미안할 일이지 원망하고 불평할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원망 하고 불평한다면 ‘싸가지’ 없는 자녀이니 ‘쫓아 내서’라도 독립시키라. 마치 독수리가 다 큰 새

워 죽겠다는 건 제가 문제가 있는 거 아닐까요?”

엄마의 문제가 아니라 딸아이의 문제다 “글쎄요. 본인의 문제라기보다는 딸과 남편이 가진 문제 아닐까요? 남편은 관계적으로 무능하고 딸아 이는 전반적으로 무능합니다. 온 가족이 무능하다 면 누군가는 늘 총대를 메고 무능한 가족의 짐까지 도맡아 와야 했을 텐데요? 지금껏 누가 그 역할을 했을까요? 그 역할을 떠맡은 사람은 얼마나 힘겨웠

끼를 독립시킬 때 둥지부터 깨뜨리고 벼랑 끝

을까요?” 그 말에 P 씨는 눈물을 왈칵 쏟았다. 한

에서 새끼를 떨어뜨리는 것처럼 말이다.

바탕 울고 나더니 얼굴이 확 펴졌다. 가족 관계에서 의 분노는 분노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분노를 일 으키는 메커니즘이 문제다. 딸의 원망과 불평은 자 신의 무능과 미숙을 그대로 보이고 있다. 원래 부모 자식 관계에서 부모는 늘 잘 못해 준 것에 미안해 하고 자식은 늘 잘 못해 준 것만 기억한다지만 철이 들면 부모님이 베풀어 주신 사랑과 은혜를 깨닫기 시작한다. 취업준비생이란 이제 독립해야 할 완전

이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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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리본 셀프힐링연구소 대표, 상담학 박사 저서 <다 큰 자녀 싸가지 코칭>, <니들이 결혼을 알어?>, <우리 부부 어디서 잘못된 걸까?>

한 성인이다. 취업 안 되는 이유를 자신에게서 찾지 못하고 외부로 돌리는 것은 ‘투사(projection)’라는


낮은 수준의 심리적 방어 기제다. 자기 생각에 묶여 있느

이 편하다. 막상 직면해 보면 생각보다 훨씬 빨리 해결된

라 한 번도 부모 입장을 생각해 보지 않는 철부지다.

다는 것에 놀랄 것이다.

착해 빠진 남편도 문제다

딸아이는 독립시키라

P 씨 남편은 수동공격성의 전형이다. 수동공격성(受動攻

딸아이에게서는 취준생이라는 마패부터 뺏어야 한다. 그

擊性, Passive–aggressive)이란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소

동안은 취준생이란 마패만 제시하면 어떤 의무에서도 제

극적인 방식으로 적대감이나 공격성을 표출하는 행동이

외되고 권리만 주장할 수 있었다. 사실 마패는 암행어사

다. 게을러 터지기, 응답 안 하기, 말 안 하기, 밥 안 먹기,

라는 직무를 위함이지 개인의 이익을 위함이 아니다. 암

안 일어나기, 한다 해 놓고 안 하기, 지연시키기, 관심 두

행어사의 역할 또한 임금을 위하고 나라를 위한 직임이

지 않기, 남의 일 보듯 하기 등의 특성이 다 해당된다. 이

지 개인의 부귀영화가 아니다. 취업 준비를 하든 직장 생

런 유형들은 대문 밖을 나서면 점잖고 착하고 성실하고

활을 하든 집에서 기본적인 의무는 이행해야 한다. 오히

친절해 남들에겐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P 씨는 그

려 취업준비생이기 때문에 집안일을 더 많이 하도록 해

런 남편과 살아오느라 쌓인 분노가 용암처럼 분출되는

야 한다. 왜냐하면 요즘 기업은 일의 개념을 빨리 파악하

중이다. 그래도 문제를 해결하려면 바로 그 수동공격성

고 관계를 통해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사람, 위기 대처

성향을 가진 그 남자가 나와 부부라는 ‘관계’로 연결되어

능력과 협상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원한다. 불확실한 미

있다는 것부터 인정해야 한다. 사실 수동공격성을 사용

래에 대처할 수 있는 인재를 원하는 것인데 학교 공부만

하는 사람 중에는 정말 몰라서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이

한 사람은 이런 능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외려 어릴 때부

많다.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것이다. P 씨 남편은 베

터 집안일을 많이 해 본 사람, 아르바이트나 봉사 활동,

이비부머(Baby Boomer) 세대다. 이들은 한국 전쟁 직후

여행 등등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한 사람에게 그런 특징

인 1955년부터 가족 계획 정책이 시행된 1963년까지 태

이 있어서 자기소개서를 통해 얼마나 그런 경험을 많이

어난 세대로서 1970년대 말에서 1980년대 초에 사회생

했는지를 본다. 취업은 오롯이 본인의 몫이지 부모의 몫

활을 시작해 한국의 경제 발전을 이끈 주역들이다. 그래

이 아니다. 취업을 못하고 있다면 부모에게 미안할 일이

서 생존의 부분에선 최고지만 관계를 만들어 가고 누리

지 원망하고 불평할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원망하고 불

는 삶에 대한 부분은 최저다. 어릴 때부터 그렇게 만들어

평한다면 ‘싸가지’ 없는 자녀이니 ‘쫓아내서’라도 독립시

졌고 그렇게만 살아왔다. 그래서 그의 입장에선 아내가

키라. 마치 독수리가 다 큰 새끼를 독립시킬 때 둥지부터

불만을 제시해 오고 딸아이가 어떤 문제를 일으켜도 뭘

깨뜨리고 벼랑 끝에서 새끼를 떨어뜨리는 것처럼 말이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앞이 캄캄할 뿐이다. 모르는 사람

궁하면 통하게 되어 있다. 집이란 안전한 둥지를 떠나 세

은 가르칠 수밖에 없으니 P 씨는 보다 적극적으로 남편

상 속에서 부대껴야 비로소 성장한다. 그렇지 않으면 취

을 가르쳐야 한다. 요구할 부분은 정확히 요구하고 시켜

업을 한다고 해도 직업 자체의 불확실성에다 본인 스스

야 할 부분도 시켜야 문제 해결력이 커진다. 만약 계속 분

로의 자질 부족으로 직장 생활을 계속할지도 의문이다.

노의 용암만 분출시키면 남편은 더 멀리 도망가거나 숨

요즘 취업에 성공한 청춘들의 이직과 퇴직 문제가 결코

어 버릴 것이다. 그러니 그동안 살아온 삶도 아까운데 계

적지 않은 걸 보면 진정한 취업 준비가 무엇인지, 부모가

속 이렇게만 살 수 없지 않은가? 아무리 남의 편처럼 느

도와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재고하라.

껴지더라도 반드시 ‘내 편’을 만들어야 갱년기 이후의 삶

2017  December 37


SWEET HOME |  친환경 생활 배우기

비타민 C가 풍부한 감자미백비누

김달영

천연 생활용품, 화장품 전문가, 각종 방송 출연, <주부생활>, <여성동아>, <우먼센스> 등 기고, MBC 문화센터에서 천연 제품 만들기 강사로 활동 중, (주)하우 대표

제가 천연 비누와 천연 화장품을 만든 지가 어느새 15년

있지만 천연 물비누는 1번만 헹구어도 바로 생분해되어

이 넘습니다. 아이들의 건강한 피부를 보면 내가 직업을

맑은 물이 나오는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잘 선택했구나 하는 마음에 뿌듯합니다. 화학 제품의 유

그분들은 저희 집 일을 그만두어서도 천연 제품만은 계

해성에도 점차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 주십니다. 처음 강

속 쓰고 계십니다.

의를 시작하던 15년 전만 하더라도 아토피가 지금처럼 흔

그리고 우리 집에 계셨던 분 중에 한 분은 중국에서 선

하지 않았습니다. 저 역시 우리 큰아이가 아토피가 심하

생님을 하시던 분이었는데 저보다 환경 문제에 더 관심이

지 않았더라면 천연 제품 만들기를 시작하지 않았을 거

많았습니다. 그분이 말씀하시기를 중국의 공장 지대에는

예요. 그런데 천연 제품을 연구하고 화학 제품의 유해성

60대 암 환자가 매우 많은데 공기 좋은 곳을 가면 80세가

에 대해서 공부하면서 우리가 바뀌지 않으면 전 국민이

돼도 젊은 사람들처럼 생생하다며 저보다 더 열렬히 환

아토피와 알레르기 그리고 더 많은 암으로 고통을 겪겠

경 보호를 주장하셨죠. 그래서 처음 천연 비누를 홍보할

구나 하는 생각에 참 열심히 강의했습니다.

때 주방 비누를 많이 나눠 드렸습니다. 습진이 있는 분들

제가 일하느라 정신없이 바빠서 대신 아이들을 키워 주셨던 이모님들이 계셨는데 처음 왔을 때만 해도 손발

은 바로 좋아져서 천연 비누의 열렬한 팬이 되기도 했답 니다.

이 갈라져 연고를 발랐던 분들이 저희 집에 오고 6개월

오늘은 겨울철에 선물하기도 좋고 어울리는 비누를 생

정도만 지나면 손발이 깨끗해져서 감탄하셨습니다. 생분

각해 보았습니다. 감자는 식이 섬유와 미네랄도 많이 들

해되지 않는 성분들이 피부에 남아서 피부 장벽을 파괴

어 있고 나트륨 배출을 도와 고혈압 환자에게도 좋다고

하고 면역력을 떨어뜨렸기 때문입니다. 실제 세탁할 때 일

흔히 알고 있는데, 피부 미용의 관점에서는 비타민 C가

반 세제들로 세탁하면 아무리 헹구어도 거품 물이 남아

풍부하고 항산화 성분이 함유되어 세포의 노화와 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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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여름에 얼굴이 탔을 때 감자로 팩을 하면 얼굴이 하얘지는 경험을 한 분이 많을 거예요. 그런데 이 비타민 C 성분이 열에 약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감자에 들어 있는 비타민 C는 열에 의한 손실이 적습 니다. 과일이 잘 나지 않아 비타민 C가 부족해지기 쉬운 추운 지역에서는 감자를 수프로 만들어 주식으로 먹으면서 비 타민 C를 공급할 정도로 효능이 뛰어납니다. 그래서 요즘같이 추운 계절, 비타민 C가 풍부한 감자로 비누를 만들어 좋 아하는 사람들에게 선물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1

비타민 C가 풍부한 감자미백비누 만들기 기본 도구_ 핫플레이트, 전자 저울, 스테인리스 비커, 핸드블렌더, 시약스푼, 예쁜 비누 틀(없을 때는 우유팩) 재료_ 비누 베이스, 감자 가루, 글리세린 약간(감자 가루를 개울 정도), 오렌지 에센셜오일 1밀리리터, 라벤더에센셜오일 1밀리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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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만드는 법 1 비누 베이스가 잘 녹도록 깍둑썰기를 해서 핫플레이트에서 녹여 주세요. 2 종이컵에 100원짜리 동전 크기로 글리세린을 넣어 주세요. 3 감자 가루를 1그램 정도 넣고 글리세린에 잘 개어 주세요 (찻숟가락 반 수저 정도). 감자를 갈아서 넣어 주셔도 좋습니다. 4 녹은 비누 베이스를 감자 가루를 개어 놓은 종이컵에 부어 주세요. 5 가루가 비누 베이스에 잘 섞이도록 저은 후 향을 넣고 다시 한번 저어 주세요. 6 향까지 완전히 섞이게 저은 후 예쁜 틀에 넣어 주세요. 굳은 후 틀에서 빼면 예쁜 비누가 완성됩니다.

6

마지막으로 생분해가 잘되어 우리 피부를 건강하게 만드

우리 몸에 축적되는 것이 많은데 문제는 그 성분들에 환

는 감자 비누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이제껏 제가 쓴 내용

경호르몬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 성분들이 우리 몸에 쌓

을 종합해 우리 집에서 화학 제품 줄이기를 조금씩 실천

이면 많은 호르몬 관련 질병을 일으키는데 성조숙증, 무

한다면 내 가족 그리고 주위가 조금씩 달라질 것입니다.

정자증, 유방암 등은 다 환경호르몬에서 자유로울 수 없

물비누를 만들어 세탁 세제와 주방 세제를 대신하고 표

습니다. 그래서 환경호르몬 성분으로 집 안의 공기를 바

백제 대신 형광증백제 걱정 없는 과탄산소다와 베이킹소

꾸는 것이 아닌 피톤치드 같은 박테리아나 세균을 없애

다를 활용하고 섬유유연제 대신 구연산이나 식초를 사

는 천연 물질을 방향제 대신 집 안에 뿌리면 냄새를 일으

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키는 원인을 잡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훨씬 좋습니다. 가

우리가 향기를 좋게 하려고 뿌려 대는 방향제나 향수

급적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인 집에서만큼이라도 화학

성분들이 실제로 나쁜 냄새들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나

제품 없이 생활하기를 조금씩 실천한다면 내 집과 주변,

쁜 냄새들을 화학적 입자로 감싸고 있다 호흡기를 통해

나아가서는 우리 지구가 좀 더 살기 좋아질 것입니다. 2017  December 39


SWEET HOME |  도시 농업

12월을 수확기로 만드는 도시 농부 집 안 텃밭으로 건강과 취미를 동시에

500그램 정도 섭취하면 스트레스가 적어지며, 자연 비타 류경오

아시아종묘(주) 대표이사, 사단법인한국원 예학회부회장, 종자수출협의회 회장, 사단 법인한국무역협회 이사상사, 저서 <허브사 전>, <허브도감>, <채소도감>, <허브요리와 재배>, <기능성 건강식 쌈 샐러드 채소> 외

민 C·E, 카로티노이드, 페놀화합물 등 다양한 항산화 영양 소를 먹으면 암 발생도 낮아진다고 한다. 남녀가 고루 100세 이상 장수를 누리고 있는 쿠바의 경 우도, 소규모 유기농 채소 농장에서 생산되는 텃밭 채소가 쿠바인들의 건강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겨울 텃밭 농사 12월에는 텃밭을 집 옥상, 아파트 베란다, 부엌, 방으로 옮

겨울 채소는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 비닐하우스 내에서

겨 와야 한다. 10여 년 전에 러시아 모스크바에 출장 갔을

생산된다. 단호박의 경우처럼 일부 국내 생산 수확 출하가

때 일이다. 10월경이었는데, 우리나라 12월처럼 추웠던 기

불가능한 채소들은 수입 농산물들이 판매된다. 온도가 낮

억이 난다. 시내에 일을 보러 나갔는데 러시아의 도시 농

아져서 직접 길러 먹을 수가 없는 답답함이 있다. 이를 대

업인 다짜 백화점에 많은 사람이 북적이고 있었다. ‘아니,

비해 미리 텃밭에서 미니 화분 상자나, 화분, 스티로폼 박

이런 추운 날에 도시 농업 텃밭 백화점에 왜 사람들이 많

스에 길러서 서리가 내리기 전에 집 안으로 옮겨 와 좀 더

지?’ 하고 들렀는데, 텃밭 노지에 묘목을 심기 위해 이것저

기르면서 수확해 먹을 수 있는 방법들을 시도해 볼 필요가

것들을 골라 사 가는 것이었다. 가을, 겨울에 미리미리 다

있다. 아파트 재활용장에 가면 여러 다양한 화분들이 자

음 해 농사를 계획하는 부지런함에 의아한 느낌이 들었다.

꾸 버려지고 있다. 이들을 주워서 텃밭으로 가져가면 훌륭

또 한쪽 시내 시장터에서는 이러한 농업박람회가 개최되

한 겨울 텃밭 농사를 준비할 수가 있을 것이다.

고 있었는데, 이곳에서도 각종 씨앗, 비료, 농기구, 각종 농 자재들을 전시 판매하는 광경을 보았다.

다양한 상추들, 순무, 당근, 비트, 콜라비, 파, 양파, 쪽 파, 부추, 아기자기한 쌈채류들인 다채(비타민), 경수채, 개

아직 얼지 않은 땅이라면 아로니아, 블루베리, 대봉감,

량참나물(삼엽채), 청경채류(적청경채, 백경채, 청경채), 다

밤, 대추, 매실, 자두, 복숭아, 사과, 배 등등 6월부터 11월

홍채, 적설채, 시금치, 봄동, 얼갈이, 열무 등등 이외에도 집

까지 따 먹을 수 있는 유실수들을 심어 보는 것을 권한다.

에서 길러 먹을 수 있는 채소류들은 엄청나게 많다.

오래 건강하게 살고 싶다면, 스트레스를 줄여야 한다고 한

집에 햇볕이 잘 드는 곳에는 이와 같은 화분 상자 텃밭이

다. 최근 국내외 연구 결과들에서도 과일과 채소를 하루

좋고, 볕이 더 드는 곳에서는 어린잎 채소나 새싹 채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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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깊어 가는 지금, 새싹 채소와 어린잎 채소를 직접 재배하여 가족 건강을 챙겨 보는 것이 어떨까?

청경채-싱싱에이스

다채-비타민썸머

다홍채

무-청두골드

청콜라비-그린콜

상추-아리랑

길러 먹으면 좋다. 어린잎 채소는 흙에서 씨 뿌림 후 15~30

때는 새싹을 바로 생으로 먹기에 싹이 잘 나오고, 빨리 자

일간에 잘라 먹고, 새싹 채소류들은 씨 뿌림 후 6~8일째

라는 저렴한 새싹 채소 전용 무소독 씨앗을 확인하여 이

에 뽑아 먹는다.

용해야 한다. 어린잎 채소는 새싹 채소보다 더 키워 식물의 어린 본

실내에서 재배할 수 있는 채소

잎까지 함께 섭취하는 채소를 일반적으로 지칭한다. 어린

10월 중순 이후부터는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많이 쌀쌀해

잎 채소도 새싹 채소처럼 물로만 수경 재배를 할 수는 있

져서 외부의 텃밭에서는 재배할 수 있는 채소가 한정적이

으나 흙이나 상토에서 재배하면 집에서 더 튼튼하게 기를

기 때문에 실내에서도 손쉽게 재배하여 수확할 수 있는 새

수 있다. 우선 물 빠짐이 잘되는 자그마한 화분이나 그릇

싹 채소와 어린잎 채소를 길러 보는 것을 추천한다.

에 상토를 담는다. 그 위에 씨앗을 흩어 뿌려서 씨 뿌림을

새싹 채소와 어린잎 채소로 사용할 수 있는 종자에는 제

한 후 다시 상토를 가볍게 뿌려 주어 복토를 한다. 크게 키

한이 없으나 주로 청경채, 비타민, 비트, 배추, 브로콜리, 적

워서 수확하지 않기 때문에 간격을 신경 쓰지 않고 촘촘

콜라비, 상추 등을 많이 이용한다.

히 뿌려 주면 된다. 재배 시작 시 물을 충분히 주고 물이

보통 새싹 채소는 식물이 아주 어릴 때 뽑아 먹기 때문

다 빠지는 것을 보고 2~3회 반복해 준다. 2~3일 정도면

에 흙이나 상토에서 재배하기보다는 물로 재배하는 방법

발아가 시작되고 베란다나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두면 상

이 일반적이다. 높이가 낮은 그릇이나 판에 수분을 잘 흡

토 표면과 그 안쪽이 마르게 된다. 이후 물을 한 번씩 충분

수하고 유지되는 재질(일반적으로 부드러운 부직포나 키

히 주면서 2~3주 정도 기르면 된다. 처음 싹이 터서 나오

친타올을 사용하면 좋다.)을 깔고 그 위에 물에 불려 싹을

는 잎 2장을 떡잎이라 하고 그 이후에 나오는 잎을 본잎이

틔운 씨앗을 고루 퍼지게 뿌린다. 그 이후 종자가 마르지

라고 하는데 그 본잎이 작물에 따라서 5~15매 정도 될 때

않도록 스프레이로 물을 뿌려 주며 작물에 따라서 7~10일

수확하여 먹으면 된다. 다만, 벌레 등이 오기 전에 수확해

정도 기르면 5~6센티미터 정도로 자란다. 그때 줄기 아래

먹는 것이 좋다.

부분을 잘라 이용하면 된다. 다만 그릇에 물이 고이면 쉽

새싹 채소와 어린잎 채소는 1년 내내 실내에서 손쉽게

게 종자가 썩어 냄새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적당한 물 관리

길러 먹을 수 있다. 재배 기간이 길지 않고 다 기른 채소에

가 필요하다.

비해 많은 영양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여러 가정에서 직접

최근에는 새싹 재배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시중에 플라스 틱으로 된 전용 재배기가 나와 있어 큰 어려움 없이 일주일

길러 신선한 채소를 비빔밥이나 샐러드, 쌈 싸 먹을 때 함 께 넣어 이용한다.

에 1~2회 물만 갈아 주어 재배할 수 있다. 씨앗을 선택할

2017  December 41


눈과 입이 즐거운 요리

홍시 김장 김치 요리, 글 홍순애 더비건키친랩소장, 채식영양관리사교육원장, 현 비건힐링요리교실 운영(010-2300-9487), 미니채식부페운영, 저서 <비건힐링요리레시피> 사진 김성은 푸드스타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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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 김장 김치 만드는 법 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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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 절임 배추 1통, 채수 6컵, 고춧가루 1컵, 찹쌀풀 1컵, 마늘 2쪽, 생강 2쪽(사방 2센티미터), 양파 1개, 배 1/4개, 무 1/4쪽, 대파 1개, 갓 50그램, 대봉감 1개, 물파래 1뭉치, 미나리 50그램, 가루 간장 1수저, 소금

1 무는 고운 채로 썰고 갓, 미나리와 쪽파는 4센티미터 길이로 썰어 준비한다. 2 파래는 따뜻한 물에 여러 번 헹궈 건져 다져 두고 홍시는 채에 걸러 받아 놓는다. 3 믹서기에 채수와 마늘, 생강, 양파, 배를 넣어 곱게 갈아 준다. 4 볼에 2를 넣고 찹쌀풀과 고춧가루, 홍시를 넣어 섞고 썰어 둔 채소와 가루 간장을 넣어 섞어 준다. 5 절인 배추를 한 가닥씩 펴고 만든 양념을 발라 김치로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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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입이 즐거운 요리 추운 바람에 털목도리를 목에 두르고 여럿이 둘러앉아 절인 배추를 씻으시던 어머니가 기억 난다. 달달하게 잘 절여진 속 배추 한입 얻어먹으려 한사코 앉아 엄마 손만 바라보고 있던 게 기억 난다. 날이 더 추워지기 전에 끝내려 아무리 서둘러 도 김장은 꼭 해가 넘어가야 끝이 났다. 확실히 초겨울은 맛 좋은 김장 김치의 계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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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12월이 더 깊어지기 전에 어서 맛난 김치를 담가 보자.

경축 “107년의 전통의 대한민국 최장수 월간지 <시조>

‘서울미래유산’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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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권 28권 12호 제 308호 / 행복한 가정 가꾸기 / 2017년 12월 호 / 2017년 11월 23일 발행 / 등록 제동대문 라 00047호 / www.sijo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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