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yright ⓒ2021 by Cornelis Van Dam Originally published in English under the title In the Beginning: Listening to Genesis
1 and 2 by Reformation Heritage Books, Grand Rapids, MI, USA. This Korean edition is translated and used by permission of Reformation Heritage Books through rMaeng2, Seoul, Republic of Korea. This Korean Edition ⓒ 2024 by Revival and Reformation Press, Seoul, Republic of Korea. 이 한국어판의 저작권은 알맹2를 통하여 Reformation Heritage Books와 독점 계약한 부흥과개혁사에 있습니다. 저작권법에 의하여 한국 내에서 보호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 전재와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는 교회의 부흥과 개혁을 추구합니다. 부흥과개혁사는 부흥과 개혁이 이 시대 한국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라고 믿으며, 조국 교회의 부흥과 개혁의 방향을 위한 이정표이자, 잠든 교회에는 부흥과 개혁을 촉구하는 나팔소리요, 깨어난 교회에는 부흥과 개혁의 불길을 지속시키는 장작더미이며, 부흥과 개혁을 꿈꾸며 소망하는 교회들을 하나로 모아 주기 위한 깃발이고자 기독교 출판의 바다에 출항하였습니다.
︱서문︱
이 연구는 마르틴 루터가 말했다고 알려진 다음 말에서 부분적으 로 동기 부여를 받았다.
내가 하나님의 진리의 모든 부분을 가장 큰 목소리로 고백하며 가장 분명하게 강론할지라도, 그 순간에 세상과 마귀가 공격하고 있는 바로 그 작은 요점을 빼놓는다면, 내가 아무리 담대하게 기 독교를 고백하더라도 그것은 그리스도를 고백하는 것이 아니다. 군인의 충성심은 전투가 치열한 곳에서 입증된다. 만일 그 한 지 점에서 주춤한다면, 모든 전장에서 굳건히 버티는 것은 그에게 그저 패주와 수치일 뿐이다.1)
1) 루터와 관련해, Elizabeth Rundle Charles, Chronicles of the Schönberg-
cotta Family (New York: T. Nelson; Philadelphia: Lippincott, 1864), ii, 276; 또한 예를 들어 쉐퍼는 루터가 직접 한 말로 인용한다. Francis A. Schaeffer, The Great Evangelical Disaster (Wheaton, Ill.: Crossway, 1984), 50–51. 루터의 저작 공식 판에서는 자주 반복되는 이 인용문과 정확하게 일치 하는 말은 찾을 수 없다. 그러나 1523년 6월 3일에 만스펠트 백작 알브레히트에 게 보낸 편지에서 비슷한 말을 볼 수 있다. D. Martin Luthers Werke: Kritische Gesamtausgabe: Briefwechsel , vol. 3, ed. Ulrich Köpf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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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1-2장 어떻게 읽을 것인가
우리가 사는 세계와 그 안에 사는 생물들에 대한 주류 과학의 견 해에 압력을 받아 진화론이 점점 더 장려됨에 따라 북미의 보수 개 신교 안에서 성경 처음 장들의 의미는 대단히 중요한 논쟁의 발화 점이 되고 있다. 따라서 창세기 1-2장이라는 주제는 매우 시의적절 하며, 따라서 나는 성경 본문에 주의 깊게 귀를 기울이고 현재 이루 어지는 논의와 소통함으로 그 대화에 참여하려 한다. 창세기에 대 해 출판된 자료의 양이 방대하며 책 한 권으로 모든 것을 언급하기 란 불가능하다. 그러나 각주가 종종 관련 자료를 언급하고 있으므 로, 이 책은 창세기의 처음 장들에 대한 추가 연구의 자료가 될 수 있다. 내용을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하려고 성경 원어는 가능한 한 적 게 사용했다. 음역과 약자는 성경문헌학회 핸드북을 따랐다( The SBL Handbook of Style , 2nd ed, Atlanta: SBL Press, 2014 ). 성경 본문은 뉴킹제
임스( NKJV; 한글은 개역개정 ) 에서 인용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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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의 시작에 대한 하나님의 계시를 다룬 이 책이 빛을 볼 수 있 게 된 데 대해 만물의 창조주이시며 보존자이신 주 하나님에게 진 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신학과 과학 분야의 친구들이 이 원고의 일부나 전부를 읽고 피 드백을 제공하는 도움을 주었다. 칼턴 대학교 화학과 명예교수인 피터 부이스트, 매니토바 대학교 방사선학과 은퇴 연구 과학자인
repr., Weimar: Böhlau, 2002), 81–82.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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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부이스트, 트리니티 웨스턴 대학교 수리과학 명예교수인 존 빌, 뮤타트 식물원 전임 디렉터이자 앨버타주 에드먼턴시 원예과장 인 존 헬더, 과학자이며 앨버타 창조과학회 회장인 마가레트 헬더, 매니토바 카르멘의 카르멘 이스트 캐나다 개혁 교회 말씀 사역자인 내 아들 칼 반 담, 캐나다 리폼드 신학교 교회학 교수인 내 동료 시 어도어 반 랄트에게 감사드린다. 또한 언제든지 흔쾌히 도움을 준 우리 신학교의 사서 마거릿 반더벨드에게도 감사하고 싶다. 마지막 으로 그러나 앞에 언급한 분들 못지않게 사랑하는 아내 조앤의 끊 임없는 온갖 지원에 대해 큰 감사를 표한다. 원래 창세기의 처음 장들에 대한 책을 캐나다 리폼드 신학교 교 의학 교수인 니콜라스( 닉 ) 호체스( 한국명 고재수 ) 와 공동 프로젝트로 기획했다. 그러나 몇 년 전에 동료인 호체스 교수가 알츠하이머로 정상 생활을 하지 못하게 되자 주님은 자신의 지혜로 다른 결정을 내리셨다. 호체스는 사랑하는 아내 디니가 성실하게 방문하는 요양 원에서 여전히 간병을 받고 있다( 2023년 별세-편집자 주 ). 내 동료와 그 의 아내에 대한 커다란 감사의 표시로 이 책을 두 사람에게 헌정 한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서를 기꺼이 출판해 준 리포메이션 헤리티지 출판사에 감사를 드리고 싶다. 출판부장인 제이 콜리어, 이 책의 교 열을 맡은 앤드루 맥기니스와 함께 작업한 것은 큰 즐거움이었다. 맥기니스의 전문 지식은 큰 도움을 주었다. 이 책이 창조주의 영광을 널리 드러내는 데 이바지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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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1-2장 어떻게 읽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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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창세기의 처음 장들은 실제 역사인가, 아닌가? 학계의 지배적인 일치된 의견은 창세기 1-2장이 실제 역사 사건을 설명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겉으로 보기에 이 장들은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셨을 때 일어난 일을 설명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난제를 어 떻게 풀어야 할까? 창세기가 실제 역사를 기술하는가 하는 문제는 오늘날 많은 그리 스도인이 겪는 인류의 기원에 대한 불확실성 및 혼란과 밀접한 관 련이 있다. 인류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우리가 사는 세상의 기 원에 대한 진실한 설명을 제시하는 것은 과학인가, 성경인가? 아니 면 이것은 잘못된 딜레마일까? 성경을 인간 기원에 대한 현대 과학 의 가설과 일치하는 것으로 존중하고 이해할 수 있을까? 이 질문들은 매우 중대한 질문들인데, 성경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현대 주류 과학, 특히 천문학과 지질학 및 진화 생물학이 제시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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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에 대한 견해에 맞출 수 있다는 공감대가 보수적인 성경 해 석자들 가운데서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세속 과학 은 하나님의 어떤 개입도 배제하며 모든 발생을 자연법칙과 아주 오랜 기간의 결과로 돌린다. 그런데 오늘날의 지배적인 과학 이론 들을 받아들이는 그리스도인들은 피조물이 현재의 형태에 이르는 데 하나님이 개입하셨음을 나타내기 위해 유신 진화론을 말한다.1) 지배적인 과학적 진화 가설의 압력 때문에, 하나님 말씀의 권위를 존중하기를 원한다고 말하는 복음주의와 개혁주의와 장로교의 영 향력 있는 학자들이 창세기 1-2장의 성경 기술을 액면 그대로 받아 들일 수 있다고 더 이상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현대 주 류 과학과 창세기의 처음 장들을 어떻게든 조화시키기 위해 창세기 1-2장의 이해에 대한 다른 여러 제안이 제시되었지만, 공통된 결과 는 창세기 1-2장이 액면 그대로 역사 사건들을 서술한다고 받아들 일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성경의 처음
1) 진화론을 간략하게 정의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예를 들어 생물학자인 키이스 스
튜어트 톰슨은 진화(evolution)라는 단어가 “적어도 아주 다른 세 가지 의미로 사용된다”라는 것을 보여 주었다. 즉 “시간에 따른 변화를 가리키는 일반적인 의 미”와 과정(“생물체는 공통 조상을 통한 계통으로 서로 연관된다”), 그리고 “첫 번째와 두 번째 의미에서 설명한 패턴과 과정에 대한 특정한 설명적 기제”를 의 미한다는 것이다(강조는 원래의 것). Keith Stewart Thomson, “Marginalia: The Meanings of Evolution,” American Scientist 70 (1982): 529–530. 다 음도 보라. Dennis R. Venema, “Evolution, Biological,” in DCS , 226–228. 톰슨의 논문에 대한 분석과 비판은 다음을 보라. Stephen C. Meyer, “Scientific and Philosophical Introduction: Defining Theistic Evolution,” in Theistic Evolution: A Scientific, Philosophical, and Theological Critique , ed. J. P. Moreland et al. (Wheaton, Ill.: Crossway, 2017), 3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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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과학은 성경의 창조 기사를 설명하 거나 이해하는 데 어떤 관련이 있을까? 이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이 서론적인 장에서는 창세기 1-2장을 대하는 태도의 변화를 간 략하게 설명하고, 이 연구의 목적과 기본 전제들을 약술한 다음, 오 늘날 성경 이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현대의 주류 가정들 몇 가 지를 다루겠다.
창세기 1-2장에 대한 태도의 변화 과학이 엄청난 위상을 누리고, 현 세상과 생물들이 어떻게 존재하 게 되었는지에 대한 가장 매력적인 설명으로 진화론을 옹호한다는 점은 창세기 1-2장이 전하는 사건들의 문자적 역사성을 경시하거 나 부인하도록 부채질한다. 그 결과 지난 수십 년 동안 보수 신학계 에서는 유신 진화론을 받아들이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상당히 최근의 눈에 띄는 여러 사례는 성경에 대한 전반적인 보수 적 접근으로 이전에 존경받았거나 지금도 존경받는 저명한 복음주 의 구약학자들이 어떻게 유신 진화론을 수용했으며, 거기에 따라 창세기에 대한 그들의 이해를 어떻게 조정했는지를 보여 준다. 1994년부터 2008년까지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서 가르쳤던 피 터 엔즈는 인간이 영장류와 공통 조상을 갖고 있다는 것은 합리적 이고 과학적으로 더 이상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점이 입증되었다고 인정했다. 그 결과 엔즈는 “‘역사적’이라는 단어의 진정한 의미에 서, 창세기가 기술하는 인류의 즉각적이고 특별한 창조는 더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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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1-2장 어떻게 읽을 것인가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2) 엔즈의 견해를 둘러싼 논쟁은 결국 엔즈를 웨스트민스터에서 떠나게 했다.3) 엔즈는 지금 펜실베 이니아 이스턴 대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다. 브루스 월트키는 오랫동안 여러 보수 신학교와 개혁주의 신학교 에서 교수로 재직했던 걸출한 경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2010년에 한 영상에서 공개적으로 유신 진화론을 찬성하면서 “만일 데이터가 압도적으로 진화론을 지지한다면 그 사실을 부인하는 것은 우리를 광신 집단이 되게 할 것”이라고 말함으로 논란을 낳았다. 논쟁이 이 어지는 동안 월트키는 올랜도 리폼드 신학교에 사직서를 제출했으 며, 뉴스 보도에 따르면 월트키의 “주류 진화론 견해” 때문에 사직 서가 받아들여졌다.4) 월트키는 이렇게 밝혔다. “나는 진화론을 지지
2) Peter Enns, The Evolution of Adam: What the Bible Does and Doesn’t
Say About Human Origins (Grand Rapids: Brazos, 2012), xiv. 이에 앞서 엔즈는 상당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성경에 대한 견해를 다음 책에서 제시했다. Peter Enns, Inspiration and Incarnation: Evangelicals and the Problem of the Old Testament (Grand Rapids: Baker Academic, 2005). 예로 다음 도 보라. G. K. Beale, The Erosion of Inerrancy in Evangelicalism: Responding to New Challenges to Biblical Authority (Wheaton, Ill.: Crossway, 2008). 3) 공식적인 “Joint Statement by WTS and Professor Enns” (July 22, 2008)와 링크된 모든 관련 문서는 웨스트민스터 신학교 웹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https:// students.wts.edu/stayinformed/view.html?id=187. 다음도 보라. Peter A. Lillback, “‘The Infallible Rule of Interpretation of Scripture’: The Hermeneutical Crisis and the Westminster Standards,” in Resurrection and Eschatology: Theology in Service of the Church. Essays in Honor of Richard B. Gaffin Jr., ed. Lane G. Tipton and Jeffrey C. Waddington (Phillipsburg, N.J.: P&R, 2008), 283–339. 4) Charles Honey, “Adamant on Adam,” Christianity Today 54, no. 6 (J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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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능력이 없다. 내 요점은 과학적 의견 일치가 진화론을 지지한다 는 것이다……성경은 하나님이 우주를 어떻게 창조하셨는지 규정 하지 않는다.”5) 월트키의 견해에 따르면 창세기 1장은 고대 우주론 이므로 유신 진화론의 여지가 있다. 그런 우주론이 얼마나 밀접하 게 “물질적인 현실과 일치하는지는 알 수 없는데”, 고대 우주론 장 르는 “그 질문에 답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6) 전년도( 2020년-편집자 주 ) 에 올랜도 리폼드 신학교는 트렘퍼 롱맨 3세의 겸임 교수직을 취소했는데, 이는 롱맨이 “한 영상에서 아담 이 역사적인 인물인지 의문”을 제기했기 때문이었다. 웨스트민스터 신학교( 1980-1998년 ) 와 웨스트몬트 대학에서 가르쳤던 유명한 다작 저자인 롱맨은 여전히 유신 진화론을 옹호하고 있다. 2014년 블로 그 게시글에서 밝힌 그의 견해에 따르면, “하나님이 진화를 사용하 셨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는데, 특히 유전적 증거에 근거할 때 그 렇다. 그러므로 나는 진화 창조론자 관점에 찬동한다.”7) 롱맨이 이 렇게 확언할 수 있는 이유는 창세기 1-11장이 신학적인 목적을 위
2010): 14; 다음도 보라. Bruce K. Waltke with Charles Yu, An Old Testa-
ment Theology: An Exegetical, Canonical, and Thematic Approach (Grand Rapids: Zondervan, 2007), 202–203. 5) 편집자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Christianity Today 54, no. 8 (August 2010): 43. 6) Waltke, Old Testament Theology , 202–203. 7) Tremper Longman III, “Tremper Longman Responds to Justin Taylor on the Historicity of Adam,” The Logos Academic Blog , March 25, 2014, https://academic.logos.com/tremper-longman-responds-to-justintaylor-on-the-historicity-of-ad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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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비유적인 표현을 사용하여 실제 사건들을 설명하는 신학적 역 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8) 마지막 예는 휘턴 대학에서 가르치고 있으면서 창세기의 처음 장 들에 대한 저작으로 잘 알려진 존 월턴이다. 자신의 책에서 월턴은 창세기 1장이 이 문헌을 탄생시킨 고대 문화의 렌즈를 통해서만 올 바로 이해될 수 있는 고대 우주론 본문이라고 강조한다. 월턴은 고 대 우주론이 기능에 초점을 맞춘다고 여기므로 창세기 1장은 물질 의 기원에 대한 것이 아니다. “고대 세계에서 무언가를 창조한다( 존 재하게 한다 ) 는 것은 물질적 속성이 아니라 기능을 부여하는 것을 의
미한다.”9) 결과적으로 창세기는 세상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알려 주지 않으며, “따라서 과학자들이 기원을 설명하기 위해 어떤 설명 을 제시하든지 우리는 신학적으로 그것을 하나님의 작품에 대한 서 술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므로 월턴은 주류 과학이 기원에 대해 옹호하는 바는 무엇이든지 기꺼이 동조하려 하며, 현재로서는 진화 론에 기꺼이 동의한다. “어떤 진화 과정이 일어났든지 우리는 하나 님이 거기에 밀접하게 관여하셨다고 믿는다.”10)
8) Tremper Longman III, “What Genesis 1–2 Teaches (and What It
Doesn’t),” in Reading Genesis 1–2: An Evangelical Conversation , ed. J. Daryl Charles (Peabody, Mass.: Hendrickson, 2013), 103–112, 122; Tremper Longman III and John H. Walton, The Lost World of the Flood:
Mythology, Theology, and the Deluge Debate (Downers Grove, Ill.: IVP Academic, 2018), 15–29, 91, 111. 9) John H. Walton, The Lost World of Genesis One: Ancient Cosmology and the Origins Debate (Downers Grove, Ill.: IVP Academic, 2009), 35. 10) Walton, Lost World of Genesis One , 132, 137. 월턴의 접근법에 대한 예리
1. 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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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저명한 신학자들도 유신 진화론을 지지하는 데 동참했다. 많 은 논란을 일으키면서도 매우 영향력 있는 영국 신약학자 톰 라이 트는 신학적으로 매우 보수적이면서도 월턴의 저서인 『아담과 하와 의 잃어버린 세계』에 기고함으로 월턴의 연구에 지지를 보냈다.11) 또 다른 유명한 인물로 뉴욕 리디머장로교회를 설립한 티머시 켈러 목사는 유신 진화론을 받아들이는 데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바 이오로고스의 활동을 지지해 왔다.12) 이런 맥락에서 2007년에 설립된 복음주의 단체인 바이오로고스 재단의 활동이 가장 주목할 만하다. 이 단체는 진화론적 창조론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으며 저명한 구약학자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13) 사람들이 진화론적 기원 개념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하기 위 한 노력의 하나로 이 단체는 『나는 진화에 대한 생각을 어떻게 바꾸 었는가?』라는 제목의 책을 출판했다.14) 이 책에서 과학자와 목회자, 성경학자, 신학자들은 어떻게 진화론을 받아들이게 되었는지, 그리 한 비판은 다음을 보라. Noel K. Weeks, “The Bible and the ‘Universal’ Ancient World: A Critique of John Walton,” WTJ 78 (2016): 1–28. 11) John H. Walton, The Lost World of Adam and Eve: Genesis 2–3 and
the Human Origins Debate , with a contribution by N. T. Wright (Downers Grove, Ill.: IVP Academic, 2015), 170–180. 12) Timothy Keller, The Reason for God: Belief in an Age of Skepticism (New York: Riverhead Books, 2008), 95–98; Tim Keller, “Creation, Evolution and Christian Laypeople” (The BioLogos Foundation, 2009), https://biologos.org/uploads/projects/Keller_white_paper.pdf. 13) 자세한 내용은 바이오로고스 웹사이트(https://biologos.org/)를 참고하라. 14) Kathryn Applegate and J. B. Stump, eds., How I Changed My Mind About Evolution: Evangelicals Reflect on Faith and Science (Downers Grove, Ill.: IVP Academic,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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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여전히 성경의 권위를 존중하는 그들의 견해를 말한다. 현재 많은 보수적인 복음주의 신자들 사이에서는 창세기 내러티 브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15) 초대 교회와 중세 교회는 물론 종교개혁과 종교개혁 이후 시대에는 성경의 이 부분에 대해 역사적 진실성을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읽는 것이 지배적이었는데, 이런 수 세기 전의 일반적인 수용에 극적인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계몽주의는 성경 본문을 문자 그대로 읽는 것에 이의를 제기했으며, 그 영향은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다.16) 계몽주의의 지속적인 영향과 자연과학의 발전을 보여 주는 중요한 지표는 현재 널리 사용되는 복음주의 스터디 바이블이 창세기가 하 나님의 창조 행위에 대해 솔직하고 역사적인 설명을 제시하는지 아 닌지에 대해 양가적 태도를 보인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이 주제는 토론과 다양한 견해에 열려 있는 것으로 취급된다. 예를 들어 『뉴 제네바 스터디 바이블』과 그 후속작인 『개혁주의 스터디 바이블』은17) 창세기 1장 5절에 대한 주석에서 창조의 날을
15) 더 많은 예는 다음을 보라. Terry Mortenson, “Adam, Morality, the Gospel,
and the Authority of Scripture,” in Searching for Adam: Genesis and the Truth about Man’s Origin , ed. Terry Mortenson (Green Forest, Ariz.: Master, 2016), 466–471. 16) 지배적이었던 창세기 1-2장의 문자적 이해에 일어난 변화를 초대 교회부터 오 늘날까지 포괄적으로 연구한 내용은 다음을 보라. William VanDoodewaard, The Quest for the Historical Adam: Genesis, Hermeneutics, and Human Origins (Grand Rapids: Reformation Heritage Books, 2015). 17) R. C. Sproul, ed., New Geneva Study Bible: Bringing the Light of the Reformation to Scripture (Nashville: Thomas Nelson, 1995); R. C. Sproul, ed., The Reformation Study Bible: English Standard Ver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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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의 날로 이해하는 선택지를 언급하면서, 스터디 바이블에서 기 대할 수 있는 대로 다른 견해들을 자세히 설명하면서도 본문을 있 는 그대로 읽기를 지지하지 않는다. ESV 스터디 바이블도 창조의 날을 이해하는 방법에 대해 몇 가지 선택지를 언급한다. “일반적인 날, 지질학적 연대, 유비적인 날, 또는 시간 순서를 고려하지 않은 문학적 장치.”18) 또다시 독자에게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지 않는다. 보수적인 시장을 겨냥한 이런 스터디 바이블들이 본문의 명백한 문자적 의미를 단순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16세기와 17세기 의 개혁주의 스터디 바이블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들과 극명한 대 조를 이룬다. 매우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성경은 『영어 제네바 성 경』( 1560년 ) 과 『네덜란드 일반 성경』( 1636-1637년 ) 으로, 두 성경 모두 성경 본문 여백에 간단한 설명이 덧붙여져 있다. 『제네바 성경』은 1579년 스코틀랜드 의회가 법으로 공식 승인했으며, 『네덜란드 일 반 성경』과 거기에 수록된 주석은 도르트 총회( 1618-1619년 ) 의 위임 을 받았다.19)
(Orlando, Fla.: Reformation Trust, 2015, 『개혁주의 스터디 바이블』, 부흥과 개혁사 역간, 2017). 18) Lane T. Dennis and Wayne Grudem et al., eds., The ESV Study Bible,
English Standard Version (Wheaton, Ill.: Crossway, 2007, 『ESV 스터디 바이블』, 부흥과개혁사 역간, 2014), 43. 19) The Bible and Holy Scriptures Conteyned in the Olde and Newe Testament. Translated According to the Ebrue and Greke, and Conferred with the Best Translations in Divers Langages with Moste Profitable Annotations… (Geneva: Rovland Hall, 1560). 제네바 성경은 가장 중요한 초기 영어 성경 번역본이었으며, 최초로 대량 생산된 성경으로 널리 보급되 었다. 스코틀랜드 의회의 승인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Maurice S. B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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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점은 두 번역본의 주석이 성경 본문의 문자적 의미를 태초에 일어난 일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역사적인 기사로 반복해 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제네바 성경』은 당연하게 창조의 날들이 순차적이라고 인정하며, 창세기 1장 3절에 대한 주 석에서 “빛은 해와 달이 창조되기 전에 만들어졌다”라고 인정한다. 마찬가지로 『네덜란드 일반 성경』은 창세기 1장 5절 주석에서 낮과 밤이 자연적인 하루를 이룬다고 확언하며, 구체적으로 이 하루를 24시간으로 이해한다. 즉 창조의 날들을 순차적인 것으로 이해하 며, 각 날에 창조되었다고 말하는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이다. 인간 창조와 관련하여 『개혁주의 스터디 바이블』은 인간의 독특 성을 분명히 강조하는 반면,20) 또 다른 보수적인 자료인 『NIV 스터
idge, “The Bitter Notes: The Geneva Bible and Its Annotations,” Six-
teenth Century Journal 14 (1983): 44. Bijbel, dat is de gansche heilige Schrift, bevattende al de canonieke boeken des Ouden en Nieuwen Testaments, door last van de hoog-mog. heeren Staten-Generaal der Vereenigde Nederlanden [= de Staten-vertaling] (Kampen: Kok, 1913). 도르트 총회는 번역자들에게 어려운 구절에 대해서는 필요한 경우 성경 본문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포함하도록 위임했다. 이 주석이 달린 번역본은 수 세기 동안 네덜란드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며 널리 사용되었다. 도르트 총회 결정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Victor E. d’Assonville, “‘Monumentum aere perennius’ – Discussions and Decisions by the Synod of Dort on the Translation of the Bible,” KOERS – Bulletin for Christian Scholarship 84 (2019): 8. 20) 예를 들어 『개혁주의 스터디 바이블』은 창 2:7에 대한 주석에서 “히브리어는 여기서 ‘생물이 사람이 되었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즉 사람은 기존 생물에서 형성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을 지녔고 동물에 대한 권위를 가졌다고 언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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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바이블』은21) 인간과 동물의 공통점을 강조한다. 『NIV 스터디 바 이블』은 창세기 2장 7절 주석에서 “인간과 동물에 대한 하나님의 창조를 설명하는 데 같은 동사가 사용되었다……인간과 동물은 둘 다 생명의 호흡이 있다”라고 말한다. 또한 “생물”로 번역된 문구가 동물에도 사용되었으며( 창 1:20, 24 ), “그러므로 [창세기] 2장 7절의 단어들은 사람이 적어도 육체적으로는 동물과 관련성이 있음을 암 시한다. 가장 큰 차이점은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1:27 ) 만들어 졌다는 것이다”라고 언급한다. 이 주석은 사실에 충실하지만, 사람 의 경우에만 생명의 호흡이 하나님에게서 직접 왔음을 언급하지 않 는다. 인간과 동물의 공통점에 대한 이 주석의 강조가 진화론을 수 긍하는 것인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창세기 2장 7절에 대한 『ESV 스터디 바이블』의 주석은 인간의 특별한 지위를 언급하면서도 이와 비슷한 언급을 하고 있다. 몇 세기 전에는 강조점이 분명히 달랐다. 『네덜란드 일반 성경』은 창세기 2장 7절 주석에서 사람과 동물의 차이점을 구체적으로 언급 한다. 하나님이 사람의 코에 생기를 불어넣으셨다는 사실은 “사람 의 영혼이 동물의 혼처럼 기존 물질에서 창조되지 않았다”22)라는 것을 보여 준다. 주석 성경과 관련해 다행히도 『리포메이션 헤리티지 KJV 스터디 21) Kenneth Barker, ed., The NIV Study Bible. New International Version
(Grand Rapids: Zondervan, 1985, 『NIV 스터디 바이블』, 부흥과개혁사 역간, 2016). 22) “wijst ons an an dat die ziel des menschen nicht is geschapen out ee-
nige forgaande material, gelijk der beesten”에 대한 저자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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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1-2장 어떻게 읽을 것인가
바이블』을 언급할 수 있는데, 이 성경은 창세기 서론에서 우주와 생 물체, 인류의 기원에 대한 실제적이고 역사적이며 권위 있는 내러 티브로서 창세기 본문을 있는 그대로 직관적으로 읽을 것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23) 또한 창세기 2장 7절 주석에서는 “첫 번째 사람은 이미 만들어진 피조물에서 형성된 것이 아니다. 즉 진화 과정을 거 치지 않았다. 하나님은 아담을 흙으로, 즉 타락 이후 반드시 돌아가 야 하는 문자 그대로의 흙으로 만드셨다”라고 명백하게 말하고 있다. 이런 접근 방식은 헤르만 바빙크가 “기독교 신학은 몇 가지 예외를 제외하고는 창조 이야기에 대한 문자적 역사관을 계속 고수 해 왔다”라고 표명한 오랜 전통을 존중하는 것이다.24) 과학적 측면에서 진화론적 기원 이론에 대해 상당한 반대가 있으 며, 거기에 대한 중요한 비판들이 출판되어 왔다는 점에 유의하는 것이 좋다.25) 또한 AIG( Answers in Genesis ) 나 창조과학회와 같은 창 조론 단체들도 대중의 상당한 지지를 받으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26) 예상대로 주류 과학은 창조론자들의 노력을 비학문적이라 고 폄훼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들의 연구에 격렬하게 반대하는 예
23) Joel R. Beeke, ed., The Reformation Heritage KJV Study Bible (Grand
Rapids: Reformation Heritage Books, 2014), 3. 24) Herman Bavinck, Reformed Dogmatics , ed. John Bolt, trans. John
Vriend, 4 vols. (Grand Rapids: Baker Academic, 2003–2008), 2:495. (부흥과개혁사가 2011년에 네덜란드 판에서 번역한 『개혁교의학』 1-4권이 있다.) 25) 최근에는 Moreland et al., Theistic Evolution . 26) 웹사이트는 다음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answersingenesis.org/;
https://creationresearch.org/.
1. 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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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드물지 않다. 창조론을 포함하여 모든 학문적 노력은 비판적으 로 고려될 수 있고 필요한 경우 비판을 받아야 하지만, 창조론 운동 이 때때로 받는 비난은 정당화될 수 없다. 예를 들어 마크 놀과 같은 저명한 복음주의 역사학자가 진화론을 지지할 뿐 아니라 창조론자들의 과학적 연구를 학문적 위상에 걸맞 지 않은 연구 사례라고 강조하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놀이 보 기에 창조론자들은 모호한 이론에 빠져 있다. 놀이 “정보를 제공하 기보다는 자극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그의 저서 『복음주의 지성의 스캔들』에서 분명히 밝혔듯이, 놀이 창조론자들의 연구를 이렇게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는 창조론자들이 과학적 진화론을 받아 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놀은 “물리적 세계의 데이터를 연구하는 데 평생을 바친 현대 과학자들의 합의가 인간이 지구상에 아주 오랫동 안 존재했다는 것이라면, 성경 해석자들이 인간의 최근 창조에 대 해 ‘성경이 가르친다’라고 말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 한다.27) 몇 년 후, 놀은 이 책을 회고하면서 일부 복음주의자들이 “왜 그들이 진화론자인지, 왜 진화론이 전통적인 기독교 정통과 양 립할 수 있다고 믿는지”를 설명하는 데서 보여 준 대담함과 용기에 격려를 얻었다고 썼다.28) 다시 말해 기원에 대한 현대 과학 이론은 인류 기원에 대한 하나님의 계시인 성경 본문보다 더 큰 권위를 가
27) Mark A. Noll, The Scandal of the Evangelical Mind (Grand Rapids: Ee-
rdmans, 1995), ix, 207. 28) Mark Noll, “The Evangelical Mind Today,” First Things , no. 146 (Octo-
ber 2004):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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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1-2장 어떻게 읽을 것인가
지고 있다. 당연히 마크 놀도 바이오로고스의 연구를 지지한다. 창세기 1-2장의 의미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수 세기 전 의 해석을 고수하면서 창세기 1-2장을 실제 역사에 대한 기사로 계 속 받아들이는 것이 정당한가 하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반복적으로 제기된다. 이 질문에 답하려면 성경에 주의 깊게 귀를 기울여야 한다. 결국 하나님이 만물의 창조 때 계셨던 유일한 분이었으며, 태 초의 사건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을 우리에게 계시해 주셨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요한 질문은 성경이 창세기와 다른 곳에서 무 엇을 가르치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과거 세대의 성경 해석자들과 비교할 때, 우리는 학문적으로 이런 질문에 답할 준비가 훨씬 잘 갖추어져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현대 학문을 통해 창세기에 나타나는 계시를 처음 받은 사람들의 문화 세계에 대해 더 많은 통찰력을 얻게 되었고, 사용된 어휘에 대 해서도 더 다양한 지식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창세기 1-2장에 대 한 해석은 성경 자체의 주장과 비교하여 신중하게 검토하고 검증해 야 한다. 따라서 당면한 문제에 대한 지침을 찾으려면 성경을 보아 야만 한다.
이 책의 목적 우리는 일반적으로 보수적이라고 여겨지는 그리스도인들이, 창세 기를 문자 그대로 읽든지 그렇지 않든지 간에, 성경을 권위 있는 것 으로 받아들이는 행복한 상황 가운데 있다. 하나님 말씀의 권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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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 이런 공통의 헌신은 당면한 문제에 대한 유익한 토론을 가능 하게 할 것이다. 이 책의 목적은 이런 논의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연구의 초점은 창세기 1-2장의 모든 구절에 대한 전반 적인 주석과 설명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창세기 처음 장들의 역 사성에 대해 하나님이 우리에게 계시하시는 것을 찾기 위해 성경에 귀를 기울이는 데 있다. 성경이 실제로 무엇을 말하는지 듣는 데 집 중하면 말씀을 읽는 사람은 자기가 상대적으로 겸손한 위치에 있음 을 깨닫게 된다. 성경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독자가 아니라 말씀 이 본문의 의미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핵심 질문은 창세기 1-2장을 해석하는 방법에 대한 역사적인 개혁주의와 장로교회의 이해에서 벗어난 광범한 이 탈이 정당한가 하는 것이다. 어떤 책도 모든 내용을 포괄한다고 주 장할 수는 없지만, 이 연구는 창세기 1-2장의 역사성과 관련한 가 장 중요한 요소들을 다루려고 노력한다. 이 과정에서 나는 특히 성 경의 주장을 존중하고 싶어 하면서도 성경의 이 부분을 실제의 역 사적 사건에 대한 정확한 기사로 받아들이지 않는 동료 보수 그리 스도인들의 창세기에 대한 접근 방식에 관여하고 논의하겠다. 창세기 1-2장의 역사적 가치에 대한 주제는 논쟁의 여지가 많은 주제이며, 증거를 어떻게 평가하고 어떤 결론에 도달하느냐에 따라 엄청난 영향과 결과를 가져온다. 이 책은, 증거를 고찰한 후에, 창세 기 본문을 있는 그대로 직관적으로 읽어야 하며 현재 우리가 사는 세계의 창조를 낳은 역사적 사건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설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 연구는 또한 그런 결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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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1-2장 어떻게 읽을 것인가
정당하다는 것을 동료 그리스도인들에게 설득하려고 노력할 것 이다. 성경 처음 장들의 역사적 가치가 이 연구의 주요 초점이지만, 창 조 기사 및 진화론과 밀접하게 관련된 논의도 무시할 수 없다. 따라 서 이차적인 목적은 창세기 1-2장 연구에서 과학이 차지하는 위치 를 확인하고, 창세기의 역사성이 창조의 기원을 설명하는 진화론의 신뢰성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는 것이다. 진화론을 수용한 많은 신학자와 마찬가지로 나도 과학자가 아니지만, 창세기의 역사성을 지지하는 유능한 과학자들이 창세기의 처음 두 장에서 하나님 말씀 이 가르치는 과학적 의미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함께 나누려 한다. 이 연구의 규모를 적당하고 관리하기 쉬운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 해 추가 논의는 각주로 처리하거나 참고할 수 있는 더 자세한 연구 를 언급해 두었다. 계속하기 전에 이 연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전제를 제시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기본 전제 현재의 목적을 위해, 역사를 기록하는 일은 과거에 일어난 사건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간단히 정의할 수 있다. 이런 과거 사 건의 전달은 오늘날 우리가 알고 싶어 하는 모든 세부 사항을 포함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실제로 일어난 일을 전달해야 한다.
1. 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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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구약의 역사적 정보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히브리어 성경 이 단순히 고대 역사책이거나 과거의 역사적 문서 모음집이 아니라 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히브리어 성경은 특유한 역사적 사건에 대한 기사다. 성경은 하나님 백성의 과거를 서술할 때 하나님의 활 동과 계획을 강조한다. 이 역사는 고대의 흥미를 위해 또는 그 자체 로 온갖 다채로운 세부 사항을 제시하기 위해 사건을 말하지 않 는다. 오히려 성경의 역사적인 기사는 하나님의 구속 약속과 하나 님 백성과의 관계에 대한 장대한 내러티브의 맥락 안에서 주어 진다. 그러므로 역사 사건들을 주로 묘사한다는 이유로 우리가 일 반적으로 역사서라고 부르는 책들은 예언서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 절할 수도 있다. 히브리 정경에서 여호수아, 사사기, 사무엘서, 열왕 기서를 그렇게 구분할 수 있다. 따라서 주 예수님은 구약을 가리켜 율법과 선지자의 글[예언서]이라고 말씀하셨다( 눅 16:31; 24:44 ). 역사 사건을 서술하는 예언서인 구약의 주요 기본 목적은 언약의 하나님 이신 여호와가 어떻게 약속에 신실하셨으며, 메시아의 오심이라는 목표를 향해 역사를 인도하시면서 자신의 백성을 위해 어떻게 구원 을 이루셨는지 보여 주는 것이다. 이런 기본 목적은 창세기를 포함 하는 오경, 즉 모세의 다섯 책에도 적용된다. 그리고 이 목적이 의미 하는 한 가지는 성경이 항상 우리의 호기심을 만족시킬 세부 사항 을 알려 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성경에 서술된 역사에 대한 설명이 독특한 이유는 바로 이 예언의 말씀을 통해 하나님이 성령으로 말미암아 하나님 백성에게 믿음을 일으키셨다는 점이다( 참고. 롬 10:17 ). 참으로, 전개되는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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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1-2장 어떻게 읽을 것인가
의 구원 계획도 오직 믿음을 통해 분별할 수 있다( 참고. 행 7:51-53 ). 성경에 기록된 역사를 올바로 이해하기 위한 이 믿음의 필요성은 창세기의 처음 장들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데 필요한 첫 번째 전제 에 이르게 한다.29)
믿음의 필요성 우리는 성경 본문을 전적으로 권위 있고 신뢰할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며 믿음으로 읽고 연구해야 한다. 이런 확신은 “모든 성경 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딤후 3:16 ) 라는 사실에 근거한다. 칼빈은 이 구 절에 대한 주석에서 “우리는 하나님에게 드려야 하는 것과 같은 경 외심을 성경에 드려야 한다”라고 언급했다.30) 또한 하나님은 속이 거나 거짓말하지 않으신다( 민 23:19; 딛 1:2 ). 16세기 개신교의 벨기에 신앙고백서 5조는 성경의 권위에 대해 “우리는 그것들[즉 성경책] 에 포함된 모든 것을 의심 없이 믿는데, 이는 교회가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승인하기 때문이 아니라, 특히 성령이 우리 마음속에
29) 이어지는 내용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은 다음을 보라. Cornelis Van Dam,
“Interpreting Historical Narrative: Truth Claim, Truth Value, and Historicity,” in Correctly Handling the Word of Truth: Reformed Hermeneutics Today , ed. Mees te Velde and Gerhard H. Visscher (Eugene, Ore.: Wipf & Stock, 2014), 99–106. 30) John Calvin, The Second Epistle of Paul the Apostle to the Corinthians and the Epistles to Timothy, Titus and Philemon , ed. D. W. Torrance and T. F. Torrance, trans. T. A. Smail (Grand Rapids: Eerdmans, 1964),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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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들이 하나님에게서 온 것임을 증언하시기 때문이다”라고 말 한다.31) 다시 말해 성경은 스스로 충족하며 스스로 증명한다. 신뢰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우리의 주장과 증거가 필요하지 않다. 성경의 신뢰성에 대한 이런 확언은 역사 내내 기독교회의 역사적 입장이었다. 실제로 하나님 말씀은 믿음을 일으키시는 성령의 활동 없이는 성경을 바르게 해석할 수 없다고 가르친다( 고전 2:13-14; 고후 3:14-15; 히 4:2 ). 우리는 믿음으로 본문에 접근해야 한다. 또한 해석의
문제에서도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다( 잠 1:7 ).32) 믿음은 이해를 추구한다. 캔터베리의 안셀무스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믿기 위해 이해하려 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려고 믿는다. 내가 믿지 않으면 이해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33) 이런 접근 방 식은 하나님 말씀의 의미와 메시지가 분명해지도록 많은 기도를 수 반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31) Belgic Confession, art. 5, in Canadian Reformed Churches, Book of
Praise: AngloGenevan Psalter (Winnipeg: Premier, 2014), 500. 32) 다음도 보라. Fred H. Klooster, “The Role of the Holy Spirit in the Her-
meneutic Process: The Relationship of the Spirit’s Illumination to Biblical Interpretation,” in Hermeneutics, Inerrancy, and the Bible , ed. Earl D. Radmacher and Robert D. Preus (Grand Rapids: Zondervan, 1984), 451–472. 33) Anselm, Proslogium; Monologium; an Appendix in Behalf of the Fool
by Gaunilon; Cur Deus Homo , trans. Sidney Norton Deane (Chicago: Open Court, 1903), 7 (= Anselm, Proslogium , I); 참고. John M. Frame, A History of Western Philosophy and Theology (Phillipsburg, N.J.: P&R, 2015), 129–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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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명료성 또 다른 근본 가정은 하나님이 성경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 하나님 말씀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본문이 말하지 않는 것을 요구하지 말고 본문의 자연스럽고 명백한 의미를 받아들여야 한다. 칼빈은 갈라디아서 4장 22절에 대해 “성경의 참된 의미는 자 연스럽고 명백한 의미이므로, 우리는 성경을 단호하게 받아들이고 준수하자. 의심스러운 것은 무시할 뿐 아니라 우리를 자연스러운 의미에서 멀어지게 하는 치명적인 타락, 즉 거짓 설명은 과감히 버 려야 한다”라고 말했다.34) 다시 한번 믿음은 이해를 추구한다. 다시 말해 성경의 명료성은 하나님이 인간 언어라는 매체를 통해 전달하려는 바를 정확하게 전달하신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런 명료성을 부정하는 사람들에 대해 제네바 아카데미에서 칼빈의 후 계자였던 베네딕트 픽테트는 다음과 같은 딜레마를 정확하게 제기 했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자신을 더 명확하게 드러낼 수 없으시든 지 드러내지 않으시든지 둘 중 하나다. 그런데 아무도 전자를 주장 하지 않을 것이고, 후자는 가장 터무니없는 주장이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 하나님이 자녀들에게 자기 뜻을 드러내기를 꺼리신다는 것
34) John Calvin, The Epistles of Paul the Apostle to the Galatians, Ephe-
sians, Philippians and Colossians , ed. D. W. Torrance and T. F. Torrance, trans. T. H. L. Parker (Grand Rapids: Eerdmans, 1965), 85. 갈 4:22에 대한 칼빈의 이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T. H. L. Parker, Calvin’s New Testament Commentaries (Grand Rapids: Eerdmans, 1971), 63– 68.
1. 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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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누가 믿을 수 있겠는가?35) 실제로 포스트모더니즘의 개념과는 달리, 기록된 본문에는 의미가 있다. 성경의 명료성은 성경을 읽는 신자들이 성경의 기본 메시지를 이해하려고 신학이나 과학의 전 문가에게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자들이 성경을 읽고 연구하면서 겸손히 말씀에 복종하고 성령의 인도를 구할 때, 말씀 은 발 앞에 등불이 되고 길에 빛이 된다( 시 119:105 ). 성경의 명료성이라는 개념은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하나 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신다고 가정한다. 즉 하나님은 일상 경험의 언어를 사용하시므로, 본문을 읽는 모든 사람이 본문의 자연스럽거 나 분명한 의미를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성경의 명료성을 확언한다고 해서 학문적 연구가 필요 없다거나 이견이 남을 수 있는 어려운 구절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이는 성경 을 읽는 사람이 그 구절의 기본적인 의미와 중요성을 이해하려고 학자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사실 신자들은 성경에 대한 어떤 학자의 해석이 의심스러우면 분별하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참고. 고전 2:15; 요일 2:20 ).36) 마지막으로 성경의 명료성과 관련하여 이 연구에서 사용하는
35) Mark D. Thompson, “The Generous Gift of a Gracious Father: Toward
a Theological Account of the Clarity of Scripture,” in The Enduring Authority of the Christian Scriptures , ed. D. A. Carson (Grand Rapids: Eerdmans, 2016), 617 (강조는 원래의 것). 36) 성경의 명료성에 대해 도움이 되는 최근 논문들은 다음을 보라. D. A. Carson, “Is the Doctrine of Claritas Scripturae Still Relevant Today?,” in D. A. Carson, Collected Writings on Scripture (Wheaton, Ill.: Crossway, 2010), 179–193; Thompson, “The Generous Gift,” 615–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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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1-2장 어떻게 읽을 것인가
문자적이라는 용어에 대해 간략한 일반적인 언급을 하는 것이 적절 하다. 이 용어는 단순히 문맥을 고려하면서 본문의 명백하고 분명 한 의미에 따라 성경 구절을 이해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연구의 본 문 해석을 다루는 장들은 이런 접근 방식이 무엇을 수반하는지 명 확하게 보여 줄 것이다. 이는 우리가 본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때 성경이 말하는 것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음을 의미하지 않는다. 사실 창세기 1-2장이 우리에게 말하는 많은 부분에는 역설적으로 엄밀한 모호성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 잠재되어 있다고 말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때가 많다. 하나님은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을 분 명하고 단순한 용어로 말씀하신다. 그러나 동시에 명확하고 직설적 인 표현은 호기심 많은 독자에게 많은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러 나 이런 상황은 피조물인 우리의 제한된 능력을 상기시키는 좋은 예다. 세상과 온 우주를 존재하게 하신 창조주의 놀라운 업적에 대 한 창조주의 계시를 다룰 때 존중해야 할 우리의 이해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 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그런 존중의 태도 는 하나님이 은혜롭게도 우리에게 자신을 낮추셔서 하나님의 창조 사역에 대해 분명한 언어로 말씀하실 때 하나님 말씀을 그대로 받 아들임으로 하나님에게 경의를 나타내는 것이다.
장르의 중요성 성경 문맥을 염두에 두면 이해하려는 본문의 장르를 쉽게 인식하 거나 식별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장르를 고려하는 것은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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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비유를 읽은 다음 그 비유를 있는 그대로 일반적인 의미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진짜 역사적인 기사로 해석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러므로 창세기 1-2장의 장르를 올바르게 분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어떤 구절 이 무엇을 의미하거나 말하려는지에 대한 우리의 선입견에 맞추려 고 그 구절에 장르를 부과하는 일의 위험성을 인식해야 한다. 장 르가 역사적 내러티브라고 밝혀지면, 성경이 확언하는 것은 무엇이 든지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여야 한다.
성경은 모순되지 않는다 성경 전체가 모순되지 않는 하나님 말씀이므로 창세기 처음 장들 의 의미도 같은 주제를 다루는 후속 성경 구절들에 비추어 읽어야 한다. 사실 성경의 명확하지 않은 구절은 더 명확한 구절에 비추어 해석함으로 성경이 스스로 해석하게 해야 한다는 것은 중요한 원칙 이다. 이 기본적인 해석학 규칙은 초기 개혁주의 신앙고백서에도 분명히 명시되어 있다.37) 따라서 예를 들어 어려운 구약 본문에 신
37) Westminster Confession of Faith 1.9, in The Confession of Faith and
Catechisms (Willow Grove, Pa.: The Committee on Christian Education of the Orthodox Presbyterian Church, 2005). Second Helvetic Confession 2, in Arthur C. Cochrane, ed., Reformed Confessions of the 16th Century (Philadelphia: Westminster, 1966). 더 자세한 내용은 예로 다음을 보라. J. V. Fesko, The Theology of the Westminster Standards: Historical Context and Theological Insights (Wheaton, Ill.: Crossway, 2014, 『역사적, 신학적 맥락으로 읽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부흥과개혁사 역간, 2018), 83–85; Mark D. Thompson, “Biblical Interpretation in t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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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구절이 빛을 비춰 줄 수 있다. 우리는 이 연구를 진행하면서 그 런 많은 예를 보게 될 것이다. 성경의 처음 장들에 대해서도 성경이 해석자의 이해를 형성해야 한다.
하나님이 교회에 주신 본문을 사용하라 마지막으로 또 하나의 기본 전제는 해석에 사용될 창세기 본문이 하나님이 섭리 가운데 교회에 맡기신 정경이라는 것이다( 참고. 롬 3:2 ). 예를 들어 우리는 창세기 1-2장에 나타나는 기원의 추정되는
과정을 다른 전통 및 문서들을 통해 설명하려고 시도하는 가상의 문학적 재구성에 근거해 창세기 1-2장에 대한 이해를 구축할 수 없다. 우리는 정경 히브리어 본문에만 국한해야 한다. 우리는 소위 창조에 대한 실제 기사를 얻기 위해 본문의 뒤로 가려고 시도할 필 요가 없다.38)
Works of Martin Luther,” in A History of Biblical Interpretation , vol. 2, The Medieval through the Reformation Periods , ed. Alan J. Hauser and Duane F. Watson (Grand Rapids: Eerdmans, 2009), 303–304. 38) 이와 관련해서는 다음을 참고하라. Vern S. Poythress, Interpreting Eden: A Guide to Faithfully Reading and Understanding Genesis 1–3 (Wheaton, Ill.: Crossway, 2019), 112–115. 이것은 이전에 이렇게 출판되었다. Vern S. Poythress, “Dealing with the Genre of Genesis and Its Opening Chapters,” WTJ 78 (2016): 220–222. 여기서 포이트레스는 “자료비평 은 우리가 가진 본문을 실제로 해석하는 데 매우 한계가 있다”라고 결론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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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주류 가정 그러나 주류 현대( 현대 후기 ) 학계는 성경을 신뢰할 수 있고 오류가 없는 하나님 말씀으로 존중하는 전제를 고수하지 않는다. 성경에 접근하는 근본적으로 다른 전제들은 성경을 해석하는 방식에 엄청 난 영향을 미쳤다. 계몽주의의 합리주의 압력에 따라 많은 사람이 창세기에 대한 하나님의 영감을 거부하고 창세기를 단지 인간의 책 으로 간주한다. 순전한 인간의 문학 작품은 당연히 오류가 있을 수 있으며, 신빙성을 입증하기 위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일관성 있게 비판적인 학자들은 검증 가능한 것만 역사적으로 신뢰할 수 있고 진실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그렇지 않다면 성경에 기록된 사 건을 실제 역사로 받아들이지 않는다.39) 창세기 1-2장은 기록된 대 로 실제로 일어났다고 확인할 수 없는 사건에 대한 기사를 보여 주 므로, 그 사실만으로도 비판적인 학자들이 이 장들을 신뢰할 수 있 는 역사적인 기사로 받아들일 수 없음을 의미한다. 회의적인 지적 환경에서 성경의 처음 장들을 의미 있게 이해하려 고, 많은 학자가 이 장들의 목적이 하나님이 만물의 창조주라는 것 과 같은 신학적 진리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다른 학자들은 창세기 1-2장의 의도가 현 세계의 기원 및 안식일과 결혼 같은 제도를 설명해 주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에 따르면 이
39) 예로 다음 논의를 참고하라. Iain Provan, V. Philips Long, and Tremper
Longman III, A Biblical History of Israel (Louisville, Ky.: Westminster John Knox, 2003), 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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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는 창조의 시작에 대한 실제 역사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아니 었다. 이와 관련된 견해는 성경의 시작이 역사적 가치가 없는 신화 로 구성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해석이 성경의 분명한 증언과 모순되는 것처럼 보임에도, 진화론적 패러다임의 영향으로 이 장들 은 세계와 인류의 기원에 대한 현대 과학의 이해와 양립할 수 있는 의미를 산출하게 되었다.40) 이런 주류의 생각과 달리, 이 연구의 기본 전제적 토대는 창세기 본문이 하나님 말씀의 일부로서 완전무결하다는 점을 진지하게 받 아들이는 것이다. 따라서 창세기는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해야 하며, 그 역사적 의도와 의미는 창세기 자체의 증언에 근거해 판단 해야 한다.
이 책의 구조 성경 연구를 시작하기 전에 명확히 알아야 할 점은 성경 외부의 자료가 성경을 이해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하는 것이다. 따라서 다음 장에서는 창세기를 해석할 때 지구의 시작에 대한 고 대 근동의 기사가 차지하는 위치와 지구의 기원에 대한 과학 이론 이 성경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두 가 지 중요한 영역을 다룬다.
40) 창세기 1-2장에 대한 다양한 접근법에 대한 개요는 다음을 보라. A. H. W.
Curtis, “Genesis,” in A Dictionary of Biblical Interpretation , ed. R. J. Coggins and J. L. Houlden (London: SCM, 1990), 253–254.
1. 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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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의 장들에서는 창세기 1장의 장르와 역사성, “태초에”라는 구절의 의미, 창조의 날들, 각 구절의 구체적인 의미 등 창세기 첫 장에 대한 필수적인 해석상의 세부 사항을 다룬다. 또한 본문의 역 사성을 경시하거나 타협하거나 부정하는 현대의 대중적인 해석도 다루겠다. 창세기 2장에 대해서도 비슷한 세부적인 접근 방식을 취 하겠다. 전반적으로 본문을 논의하면서, 성경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서술된 내용의 명백한 의미에 의문을 제기한 학자들에게 초점을 맞 추겠다. 창세기 1-2장에서 성경이 무엇을 말하고 가르치는지에 대 한 문제는 매우 중요하며, 이 처음 장들 외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러 므로 이 연구는 모든 주요 쟁점을 다루고, 동료 신자들에게 주님이 우리에게 주신 본문의 명백한 의미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득하려 한다. 결론에서는 창조 기사의 역사성이 복음에 주는 함의와 창세 기 1-2장의 진리를 수호하는 데 대한 도전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 는지를 집중적으로 다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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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1-2장 어떻게 읽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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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해석에서 성경 외적 증거의 위치
지난 세기 동안 우리가 성경을 읽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지식 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러면 이 새로운 지식을 어떻게 활용해 야 할까? 이 질문에는 많은 것이 걸려 있으므로 이것은 단순한 학문 적 질문이 아니다. 많은 경우 고대 이스라엘 사람들이 살았던 문화 와 환경을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언어학 및 고고학적 발견 에서부터 우리가 큰 혜택을 받는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 지만 새로운 발견이 성경이 분명하게 말하고 있는 것과 다른 것을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런 경우 성경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새로운 통찰에 맞게 변화하고 적응해야 할까? 물론 이런 질문에 답할 때는 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특히 두 가지 영역, 즉 고대 근동 문헌이 본문을 해석하는 데 있어 어떤 위 치와 용도로 사용되었는가, 그리고 현대 과학이 이 장들을 이해하 는 데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이 이런 까다로운 문제를
2. 성경 해석에서 성경 외적 증거의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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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룰 때 우리의 주의를 요구한다. 이 장은 예비적인 개요이며, 따라 서 창세기 1-2장에 귀를 기울이면서 그 의미를 이해하려고 노력하 는 과정에서 필요할 때마다 이 두 영역을 다시 다루겠다.
고대 근동 문학 창세기 연구는 많은 고대 근동 문헌의 발견으로 더욱 풍부해졌으 며, 그중에는 세계의 기원을 이해하는 방법에 대한 정보가 담긴 신 화가 포함되어 있다. 이런 자료들은 BC 2500-1600년 전으로 거슬 러 올라간다.1) 창세기 1-2장에 귀를 기울이고 이 장들을 이해하려 고 할 때 이런 자료들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부차적인 위치 일반적으로 이런 자료들은 해석 과정에서 항상 부차적인 위치를 1) 다음 개요를 참고하라. David Toshio Tsumura, “Genesis and Ancient Near
Eastern Stories of Creation and Flood: An Introduction,” in “I Studied
Inscriptions from before the Flood”: Ancient Near Eastern, Literary, and Linguistic Approaches to Genesis 1–11 , ed. Richard S. Hess and David Toshio Tsumura (Winona Lake, Ind.: Eisenbrauns, 1994), 27–57. 메소포 타미아의 모든 주요 ‘창조’ 자료의 초기 연대 측정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K. A. Kitchen, On the Reliability of the Old Testament (Grand Rapids: Eerdmans, 2003), 423–424; Alexander Heidel, The Gilgamesh Epic and Old Testament Parallels , 2nd ed. (Chicago: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63), 13–14; 참고. Richard J. Clifford, Creation Accounts in the Ancient Near East and in the Bible (Washington, D.C.: Catholic Biblical Association of America, 1994), 83–84. 이집트의 연대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Clifford, Creation Accounts ,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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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1-2장 어떻게 읽을 것인가
차지해야 한다. 구약학자 존 월턴이 주장했듯이 성경을 이해하는 열쇠는 “고대 세계의 다른 문헌에서 찾아야 한다”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2) 창세기 기사와 성경의 다른 곳에서 창조에 대해 말하는 내용 은 우선순위를 가져야 하며 규범적이어야 한다. 이 규범적이고 성 경적인 우선순위를 확인하려면 (1) 고대 근동 문화에 과도한 비중 을 부여하기 위해 발화 행위 이론( speech act theory ) 을 사용하는 방 식과, (2) 하나님의 계시인 성경의 본질을 간단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발화 행위 이론의 사용. 발화 행위 이론은 창세기 1-2장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해석학적 도구가 되었다. 따라서 이 이론을 적 용하면 학자들이 성경 본문의 명백한 의미를 잘못 해석할 수 있으 므로 특히 언급할 가치가 있다.3) 발화 행위 이론은 의사소통의 과정이 발화 행위에서 발화 수반 행위, 발화 효과 행위로 진행된다고 이해한다. 발화 행위 이론을 성 경 문맥에 적용하는 것을 지지하는 영향력 있는 학자는 존 월턴
2) Walton, Lost World of Genesis One , 12. 3) 발화 행위 이론에 대한 설명과 논의는 다음을 보라. Richard S. Briggs,
“Speech-Act Theory,” in Dictionary for the Theological Interpretation
of the Bible , ed. Kevin J. Vanhoozer (Grand Rapids: Baker Academic, 2005), 763–766; Vern S. Poythress, “Canon and Speech Act: Limitations in Speech-Act Theory, with Implications for a Putative Theory of Canonical Speech Acts,” WTJ 70 (2008): 337–354. 다음 논문도 도움이 된다. Henri A. G. Blocher, “God and the Scripture Writers: The Question of Double Authorship,” in The Enduring Authority of the Christian Scriptures , ed. D. A. Carson (Grand Rapids: Eerdmans, 2016), 497–541.
2. 성경 해석에서 성경 외적 증거의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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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월턴은 그가 영감 된 하나님 말씀이라고 인정하는 성경 본문 을 발화 행위로 본다. 그리고 권위와 무오성이 있는 저자의 의도를 발화 수반 행위로, 말씀의 바람직한 효과나 결과를 발화 효과 행 위라고 설명한다. 이 접근 방식은 성경을 해석하는 데 어떤 의미가 있는가? 월턴은 성경 본문( 발화 행위 ) 이 영감으로 기록되었지만 문화의 영 향을 받았다고 단언한다. 따라서 우리는 “[성경 본문에서] 전달자 [인간 저자]가 믿는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는 것과 그의 비언어적 초점[기록된 내용의 의도]을 구별해야 한다”라고 말한다.4) 다시 말 해 저자의 의도와 본문에 사용된 실제 단어를 구분해야 한다. 월턴 이 보기에 성경 본문은 성경이 기록된 당시의 신념과 세계관을 반 영하므로 이런 구분이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가 단순히 본문을 읽 는 것만으로는 그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없다. 저자의 의도가 오늘날 우리가 읽는 본문의 겉으로 드러난 메시지와 달랐을 수 있 으므로 본문은 그렇게 명확하지 않다. 예를 들어 창세기 1장의 경우, 성경 본문의 문화적 배경이 다르므 로, 일반적으로 “궁창”( 하늘 ) 또는 “창공”[새번역]으로 번역되는 히 브리어 라키아5)는 원래의 문화적 맥락에서 단단한 실체, 일종의 단 단한 돔을 의미했다고 알려져 있다. 고대인들은 하늘을 그렇게 생 4) John H. Walton and D. Brent Sandy, The Lost World of Scripture
(Downers Grove, Ill.: IVP Academic, 2013), 46. 41–48도 보라(월턴은 이 책의 구약 부분을 집필했다). 5) 예를 들어 KJV; NKJV; NIV; DCH 7:552; HALOT , 1290 (“단단한 하늘 지붕”
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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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1-2장 어떻게 읽을 것인가
각했을 것이다. 하나님은 창세기가 기록될 당시의 문화적 이해에 자신의 발화 행위( 성경 본문 ) 를 맞추셨으며 우리가 더 이상 하늘을 돔으로 생각하지 않으므로, 월턴은 성경 본문을 권위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오히려 월턴은 저자의 의도, 즉 발화 수반 행위 는 “우주 지리의 진정한 형태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므로, 우리는 [발화 행위, 즉 성경 본문의] 그런 세부 사항을 부수적인 것으로 안 전하게 제쳐둘 수 있다……그것은 발화 수반 행위의 내용이 아 니다”라고 주장한다.6) 실제로 월턴은 본문( 발화 행위 ) 에 표현된 신념 은 종종 저자의 발화 수반 행위, 즉 저자의 의도와 무관하거나 중요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주목해야 할 중요한 점은 저자의 의도 와 기록된 본문을 구분하는 것은 성경 본문이 차지해야 할 일차적 인 위치를 부정한다는 것이다. 본문이 차지해야 할 권위가, 본문이 탄생할 당시의 문화에 대한 지식에 따라 오늘날의 독자가 재구성하 는, 저자의 의도나 저자가 암시하는 메시지로 옮겨지는 것이다. 이런 발화 행위 이론의 적용은 잘못된 것이며, 본문의 명백한 의 미의 명료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주어진 예에서 월턴은 고대 문화의 맥락에서 본문이 고대 우주론을 반영하는 단단한 돔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가정한다. 그러나 7장에서 설명하겠지만, 창세기 1장은 궁창이나 하늘을 단단한 덩어리로 묘사하지 않으며, 우주론 을 제시하지도 않는다. 하나님은 이교 문화에 맞는 언어를 사용하 지 않으셨고, 앞서 언급했듯이 인간의 관찰 언어를 사용하셨다. 창
6) Walton and Sandy, Lost World of Scripture , 46.
2. 성경 해석에서 성경 외적 증거의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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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 본문은 그것이 말하는 그대로를 의미한다. 권위가 있는 것은 본문이며, 현대 학자들이 인간 전달자의 의도라고 판단하는 추정된 의미가 아니다.7) 다시 말해 우리는 창세기 본문의 진실하고 권위 있 는 의미를 분별하려고 고대에 대한 최신 문화 연구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성경은 그 자체로 읽고 해석해야 한다. 이 특정한 경우에 서, 창세기 1장 8절이 라키아를 “하늘”( “heaven”, NKJV; “sky”, NIV ) 이라고 밝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성경은 스스로 해석한다.
권위는 문화적 맥락에 따라 파악되는 인간 저자의 의도에 있지 않고 성경 본문에 있다는 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 저자 를 통해 역사하시는 한 분의 저자 하나님이 계신다. 하나님이 말씀 하시고 의도하시는 것이 성경이 말하고 의도하는 것이다. 우리가 성경 본문에 하나님의 권위가 있다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엄청난 결 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월턴에 따르면 고대 근동 문헌의 의미와 창조 사상을 따라가 보면 “고대 근동 사람들은 창조 를 ‘물질적인 것을 만드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모든 것이 기능 지향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따라서 고대 세계에서 무언가를 창조한다( 존재하게 한다 ) 는 것은 물질적 속성이 아닌 기능을 부여하 는 것을 의미한다.”8) 월턴은 성경 내러티브의 권위는 성경 본문( 발화 행위 ) 에 있는 것이 아니라 문화의 제약을 받는 저자의 의도( 발화 수반
7) 참고. Walton and Sandy, Lost World of Scripture , 47. 8) Walton, Lost World of Genesis One , 35. 월턴의 주장의 더 자세한 내용은 다
음에서 볼 수 있다. John H. Walton, Genesis 1 as Ancient Cosmology (Winona Lake, Ind.: Eisenbrauns,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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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1-2장 어떻게 읽을 것인가
행위 ) 에 있다고 주장하므로, 창세기 내러티브를 물질세계와 우주의
창조를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인간을 위해 우주를 어떻 게 기능하도록 설정했는지를 설명하는 것으로 읽는다.9) 6장에서 살 펴보겠지만, 이런 견해는 당연히 도전을 받아 왔다. 그러나 더 중요 한 것은 창세기 본문뿐 아니라 성경의 다른 본문들도 이런 해석에 반대하는 증언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님은 하늘을 지으셨고( 시 33:6 ), “보이는 것은 나타난 것으로 말미암아 된 것이 아니니라”( 히 11:3 ) 라고 말씀하신다. 우리는 인간의 의도가 아닌 성경 본문에 권
위가 있음을 유지해야 한다. 위의 창세기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성경 구절의 권위와 무오성을 성경 본문이 아닌 인간 저자의 의도에 부여한다면, 문화적 논거를 사용하여 말씀의 명백한 가르침과 모순되는 내용을 성경이 말하게 만들 수 있다.10) 요약하면, 하나님 말씀은 그 자체로 모순되지 않으므로, 성경 본 문의 명료성뿐 아니라 권위와 무오성을 유지하면서 본문의 명백한 의미를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본문의 장르를 염두에 두 고, 본문과 같거나 유사한 문제를 다루는 성경의 다른 부분들도 염
9) Walton, Lost World of Genesis One , 35–45; Walton, Genesis 1 as An-
cient Cosmology , 139. 10) 이런 현실은 네덜란드 개혁교회(해방파)가 여성의 교회 직분에 반대하던 입장
을 바꾸어 모든 교회 직분에 여성 안수를 허용하기로 매우 신속하게 결정한 데 서 극적으로 드러났다. 발화 행위 이론에 부합하는 해석학이 이런 전환을 가능 하게 했다. Henk van den Belt, “Lessons from the Reformation for Hermeneutics Today,” Unio Cum Christo 4, no. 2 (2018): 97–100.
2. 성경 해석에서 성경 외적 증거의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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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 하나님의 계시인 창세기. 성경을 하나님이 영감하셨음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은 창세기 1-2장을 신뢰할 수 있는 계시로 취급함 을 의미한다. 창세기 1-2장은 인간의 마음과 주변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기록된 내용이 사실임을 보증하시는 하나 님 자신에게서 나온 것이다. 창세기 1-2장에는 세상이 어떻게 시작 되었는지에 대한 고대 세계의 의견이 담겨 있지 않다. 창세기 1-2장은 하나님의 계시다. 따라서 우리는 성경의 처음 장들에서 하 나님이 실제로 말씀하시려 했던 바를 21세기에 마침내 알아내려고 최근의 고대 근동 발견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 현재 우리의 문화와 고대 이스라엘 사람들의 문화 사이의 거리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되 지만, 동시에 우리는 전능하신 하나님이 창세기의 창조 기사에 기 록된 내용을 모든 시대와 장소, 문화, 환경에 있는 하나님의 백성이 이해할 수 있게 하실 수 있었다고 확신할 수 있다. 이런 하나님 계 시의 명료성은 우리가 새로운 발견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유익을 경 시하지 않지만, 성경의 의미를 결정하는 데 있어 성경이 차지하는 탁월한 위치를 강조한다. 그러므로 창세기를 이해하려고 할 때, 우 리는 고대의 새로운 발견에서 가능한 단서를 찾기 전에 먼저 성경 과 성경을 비교해야 한다. 우리가 하나님 말씀의 진실성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또한 창세 기가 우리에게 말하는 것처럼 한 하나님을 숭배하는 참된 종교가 많은 신을 숭배하는 이교보다 앞섰음을 인정하는 것을 수반한다. 창세기 1-2장이 어떤 경로로 우리에게 전해졌는지는 정확히 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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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1-2장 어떻게 읽을 것인가
없지만, 창세기의 창조 기사가 다신교적 요소를 제거한 이교적 출 처에서 차용한 결과라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 그런 인식은 방법론 적으로도 잘못된 것이다. 저명한 근동 학자인 케니스 키친은 “고대 근동에서 단순한 기사나 전통이 ( 덧붙여지고 윤색되어 ) 정교한 전설을 낳을 수는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원칙 이다”라고 말한다.11) 대부분의 아시리아 연구자들은 창세기의 처음 장들과 가장 중요한 바빌로니아 창조 서사시인 에누마 엘리쉬 사이 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는 생각을 일축해 왔다.12) 또한 학자들은 성경의 창조 기사의 배경을 우가리트와 이집트 문헌에서도 찾아
11) K. A. Kitchen, Ancient Orient and Old Testament (London: Tyndale,
1966), 89. 각주에서 키친은 예를 제시한다. 다음도 보라. John D. Currid,
Against the Gods: The Polemical Theology of the Old Testament (Wheaton, Ill.: Crossway, 2013), 33–46; Murray R. Adamthwaite, “Is Genesis 1 Just Reworked Babylonian Myth?” Journal of Creation 27 (2013): 99–104. 12) Kitchen, Reliability , 424–425, 591n7; 또한 예로 다음을 보라. Wolfram von Soden, The Ancient Orient: An Introduction to the Study of the Ancient Near East , trans. Donald G. Schley (Grand Rapids: Eerdmans, 1994), 213. 차용 문제에 대한 지각 있는 관찰은 다음을 보라. Noel K. Weeks, “The Ambiguity of Biblical ‘Background,’” WTJ 72 (2010): 229–230. 이 런 차용은 때때로 가능성이 있다고 여겨진다. 다음을 보라. Bernard F. Batto, In the Beginning: Essays on Creation Motifs in the Ancient Near East and the Bible (Winona Lake, Ind.: Eisenbrauns, 2013), 52–53. 월트키는 더 나아가 하나님이 모세에게 영감을 주셔서 “메소포타미아 우주론의 옷을 입 은” 창조 이야기를 쓰도록 하셨다고 추측한다. 나중에 월트키는 “성령은 성경의 서술자가 이교 신화를 변형하여 하나님의 가치에 조화되게 역사를 말하도록 영 감을 주셨다”라고 결론지었다. Bruce K. Waltke, “Myth, History, and the Bible,” in The Enduring Authority of the Christian Scriptures , ed. D. A. Carson (Grand Rapids: Eerdmans, 2016), 569, 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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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다. 그러나 이런 기사들과 성경의 기사 사이에는 차이점이 많다 는 점과 여러 문화권에 기원에 대한 다양한 기사가 존재한다는 점 을 고려할 때, 우가리트와 이집트 문헌에도 성경 기사와의 의미 있 는 관계에 대한 설득력 있는 증거가 부족하다.13)
고대 근동 문헌 활용의 어려움 말할 필요도 없이 세계의 기원을 다룬 고대 근동의 문서는 창세 기 1-2장과 함께 사용할 때 신중하고 분별력 있게 다뤄야 한다. 우 리는 문서의 출처와 관련성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창세기 해 석에 사용되는 대부분 문서는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에서 나온 것 이다. 오경의 일부로서 모세에게서 긴 창세기를 이해하려고 이런 문서들을 사용하는 것은 정당성을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특정한 국가와 연대의 특정한 고대 근동 문서가 창세기 1-2장을 이 해하는 데 왜 관련이 있는지와 같은 질문에 답해야 한다.14) 또한 창조에 대해 언급하는 고대 근동 문헌의 성격과 목적을 고
13) Weeks, “Ambiguity of Biblical ‘Background,’” 229–230. 그의 참고문헌
소개도 참고하라. 14) 창세기의 모세 저작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Edward J. Young, An Intro-
duction to the Old Testament , rev. ed. (Grand Rapids: Eerdmans, 1964), 42–46; K. A. Kitchen, “The Old Testament in Its Context: 1 from the Origins to the Eve of the Exodus,” Theological Students’ Fellowship Bulletin 59 (1971): 9; Duane A. Garrett, Rethinking Genesis: The Sources and Authorship of the First Book of the Pentateuch (Grand Rapids: Baker, 1991), 특히 3장. 고대 근동 문화가 일률적이었다는 가정에 대한 비판은 다음을 보라. Noel K. Weeks, “The Bible and the ‘Universal’ Ancient World,”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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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1-2장 어떻게 읽을 것인가
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소위 바빌로니아 창조 서사시( 에누마 엘리 쉬 ) 는 사실 기원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바빌로니아의 신 마르둑의
패권을 입증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이런 문서의 의도는 기원 이라는 주제에 접근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메소포타미아와 이 집트에는 두 문화권 모두에서 기원에 대한 서로 다른 견해를 반영 하는 다양한 신화가 존재하므로, 이런 창조 기사들을 성경과 비교 할 때는 방법과 내용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15) 또한 고대 세계의 문 헌에 근거해 창세기의 의미나 어휘를 설명할 모든 가능성은 사례별 로 평가해야 한다. 성경을 이해하려고 고대 근동 문헌을 활용할 때는 역사와 신화의 차이를 포함하여 성경적 세계관과 고대의 이교 세계관의 차이점을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차이점을 이해하면 고대 신화의 사 고방식의 맥락에서 창세기가 말하는 바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다. 다음 장에서 살펴보듯이, 창세기 1-2장은 실제의 역사적인 기사로 15) 창조 서사시의 성격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Alexander Heidel, The Baby-
lonian Genesis: The Story of Creation , 2nd ed. (Chicago: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63), 10–11. 다양한 신화와 이집트 및 메소포타미아 자료 들을 사용할 때 주의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John D. Currid, Ancient Egypt and the Old Testament (Grand Rapids: Baker, 1997), 55; K. A. Kitchen, The Bible in Its World: The Bible & Archaeology Today (Downers Grove, Ill.: InterVarsity, 1978), 26–27. 창세기 1-3장과 이집트 창조 신화를 대조하는 연구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Ángel M. Rodríguez, “Biblical Creationism and Ancient Near Eastern Evolutionary Ideas,” in The Genesis Creation Account and Its Reverberations in the Old Testament , ed. Gerald A. Klingbeil (Berrien Springs, Mich.: Andrews University Press, 2015), 293–328; James K. Hoffmeier, “Some Thoughts on Genesis 1 & 2 and Egyptian Cosmology,” JANES 15 (1983): 3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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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야 한다. 이 내러티브는 과거에 이 세상이 시작될 때 실제로 일 어났던 실제 사건에 대해 알려 준다. 하나님은 주권적으로 피조물 을 창조하셨다. 하나님과 그분이 만드신 것 사이에는 절대적인 차 이가 있다. 역사는 하나님의 창조 활동에서 시작되었다. 하나님은 명령을 내리셔서 천지가 생겨나게 하셨다. 전능하신 창조주는 이 모든 일을 수월하게 하신 것으로 보인다. 창조 사역 이후 하나님은 자신의 계획에 따라 역사를 인도하셨다. 역사는 선형적이며, 역사가 마지막 날을 향해 나아갈 때 모든 것은 하나님의 통제 아래 있다. 이런 성경의 증언과 대조적으로 여러 지역의 고대 근동 신화는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세상 창조와 관련하여 신화적 사고는 “당대 의 존재 질서는 과거에 발생한 것으로 생각되는 시간을 초월한 사 건에서 파생된 것”이라고 추측했다. 다시 말해 이 시간을 초월한 사 건은 실제로 우리가 경험하는 시간의 바깥에 있다.16) 초월적인 창조 주인 신은 이 역사적 시작의 사건에 관여하지 않았다. 또한 태양과 달, 천둥 같은 피조계의 여러 부분과 밀접하게 연관된 많은 신이 있 었다. 신들과 자연 세계는 구분되지 않았으며, 피조물은 신과 동일 시되었다. 이런 신화의 특성을 고려할 때 연속성이 신화적 사고의 기초라고 주장할 수 있다. 인간과 자연과 신 사이에 근본적인 구분 은 존재하지 않았다. 역할만 다를 뿐 본질을 공유하고 있었다.17) 이 16) 이 인용문은 다음에서 발췌한 것이다. Brevard S. Childs, Myth and Reality
in the Old Testament , 2nd ed. (London: SCM, 1962), 27–28. 다음도 보라. John N. Oswalt, The Bible among the Myths (Grand Rapids: Zondervan, 2009), 50–51. 17) Oswalt, The Bible among the Myths , 4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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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 신화의 연속성은 고대인들이 세상의 기원을 바라보는 방식에도 반영되어 있다. 물질은 근본적인 요소이며 항상 존재해 왔다. 물질 로부터 신과 자연계, 그리고 궁극적으로 인간이 탄생했다. 창조 과 정은 갈등을 의미했다. 신들과 관련된 엄청난 싸움을 겪은 후에야 자연계와 인간의 창조가 실현되었다. 현실에 대한 신화적 이해에서 는 선형적인 역사보다는 순환적인 삶의 개념이 우세하다. 결국 하 루가 다음날로 이어지고 한 계절이 다음 계절로 이어지며, 그 과정 이 반복된다.18) 이런 현실과 기존의 세계 질서를 유지하려면 원래의 우주 창조 사건을 이교의 제례에서 실현해야 했다. 이렇게 해서 시간을 초월 한 시작의 사건이 현재의 순간으로 들어온다. 만물의 기원이 시간 밖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주목하라. 현재가 존재하는 모든 것이 므로 현실은 오직 지금, 현재와 관련되어 있다. 시간은 정적이며 변 함이 없다. 인간의 임무는 사물이 있는 그대로 유지되게 하고 궤도 를 벗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다.19) 현재의 세계 질서를 유지하기 위
18) Oswalt, The Bible among the Myths , 58–62. 오스왈트가 그의 연구에서 언
급한 모든 신화적 요소를 브루스 월트키는 “고대 근동 우주론에는 (1) 범신론, (2) 마법, (3) 혼돈과의 싸움(Chaoskampf;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 (4) 영원 한 회귀, (5) 역사(historia)의 주변화라는 다섯 가지 필수적인 특징이 있다”라 고 요약했다. Waltke, “Myth, History, and the Bible,” 552. 이집트에 대해서 는 다음을 보라. Joanna Töyräänvuori, “The Northwest Semitic Conflict Myth and Egyptian Sources from the Middle and New Kingdoms,” in
Creation and Chaos: A Reconsideration of Hermann Gunkel’s Chaoskampf Hypothesis , ed. John Scurlock and Richard H. Beal (Winona Lake, Ind.: Eisenbrauns, 2013), 112–126. 19) Childs, Myth and Reality , 17–30; G. Ernest Wright, The Old Testa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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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신화는 극화되고 현실화되어야 했다. 예를 들어 바빌로니아 사 람들은 새해 축제 때마다 창조 서사시에 나오는 것처럼 혼돈의 세 력에 대한 마르둑의 승리를 재연해야 했다. 창세기에서 볼 수 있는 실제의 역사 사건으로서의 만물의 단회적 창조는 고대인들의 관심 사가 아니었음이 분명하다. 사람들은 역사가 아니라 자연에서 신들 을 경험했다.20)
성경 기사와의 유사점 지구의 시작에 대한 신화의 기사와 창세기 기사 사이에는 큰 차 이가 있고 창세기와 고대 근동 신화 사이에 의미 있는 관계가 있다 는 증거는 없지만, 공통된 배경에 대한 몇 가지 힌트를 주목하는 것 은 흥미롭다.21) 특히 기록된 사건의 순서에서 눈에 띄는 유사점을
against Its Environment (London: SCM Press, 1950), 26–28; Oswalt, The Bible among the Myths , 50–51, 61–62; 참고. 111–123; John D. Currid, “The Hebrew World-and-Life View,” in Revolutions in Worldview , ed. W. Andrew Hoffecker (Phillipsburg, N.J.: P&R, 2007), 62–63. 20) Nahum M. Sarna, Understanding Genesis (New York: Schocken, 1966), 7; Wright, Old Testament against Its Environment , 28; 참고. J. R. Porter, “Old Testament Historiography,” in Tradition and Interpretation: Essays by Members of the Society for Old Testament Study , ed. G. W. Anderson (Oxford: Clarendon, 1979), 126–127. 21) 예를 들어 이런 자료는 일반적으로 다음에서 볼 수 있다. Walton, Genesis 1 as Ancient Cosmology ; more specifically, on Mesopotamia, Heidel, Gilgamesh Epic , 82–140; 이집트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Gordon H. Johnston, “Genesis 1 and Ancient Egyptian Creation Myths,” BSac 165 (2008): 178–194; Hoffmeier, “Some Thoughts.” 가나안(우가리트)에 대 해서는 다음을 보라. John Day, God’s Conflict with the Dragon and the Sea: Echoes of a Canaanite Myth in the Old Testament (Cambri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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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1-2장 어떻게 읽을 것인가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알렉산더 하이델은 창세기와 에누마 엘리쉬 사이의 명 백한 유사점을 지적했다. 둘 다 어둠( 창 1:2의 “혼돈하고 공허하며”와 유사 ) 속에서 ‘원시 혼돈’의 신화적인 ‘창조’, 빛, 궁창, 육지, 광명, 인간, 신들의 휴식으로 창조의 순서가 비슷해 보인다. 그럼에도 하이델은 “에누마 엘리쉬와 창세기 1장 1절부터 2장 3절 사이에는 명백한 유 사성을 완전히 무의미하게 만드는 많은 차이점이 있다”라고 결론지 었다.22) 이집트 신화의 창조 이야기에 대해서도 비슷한 언급을 할 수 있다. 고든 존스턴은 경쟁하는 성역들로 대표되는 이집트의 4대 창 조 신화가 모두 생명이 없고 혼돈스러우며 물이 깊은 심연, 물 위를 움직이는 신성한 바람, 빛의 창조, 태초의 물속에 원시 언덕의 출 현( 물 가운데 궁창의 창조와 유사 ), 땅 위에 물과 함께 하늘의 생성, 물의 분리를 통한 하늘의 바다 형성, 분리를 통한 육지의 형성, 인류 창 조, 태양 창조라는 같은 줄거리를 따르면서 약간의 변형이 있음을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85), 1–61. 22) 유사점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Heidel, Babylonian Genesis , 140, 128–
130; Currid, Against the Gods , 37–38; Kitchen, Reliability , 424–425. 신화와 창세기 1장 둘 다 ‘창조’에 있어 정복해야 할 원시적 혼돈이 있었음을 부정하는 내용은 다음을 보라. Alan Millard, “From Weal to Woe: Completing a Pattern in the Bible and the Ancient Near East,” in Let Us Go up
to Zion: Essays in Honour of H. G. M. Williamson on the Occasion of His Sixty-Fifth Birthday , ed. Iain Provan and Mark J. Boda (Leiden: Brill, 2012), 195–199. 또한 다음에 나오는 중요한 비판도 참고하라. Rebecca S. Watson, Chaos Uncreated: A Reassessment of the Theme of ‘Chaos’ in the Hebrew Bible (Berlin: De Gruyter, 2005).
2. 성경 해석에서 성경 외적 증거의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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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설명한다.23) 마지막 두 가지는 분명히 성경의 순서와 일치하 지 않지만, 전체적으로 상관관계가 두드러진다. 그러면 창세기와 고대 신화 사이의 이런 유사성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눈에 띄는 유사점이 있는 경우, 신화는 창세기에 나오는 지구와 인류의 시작에 대한 원래 하나님의 계시에 대한 손상된 기 억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24) 메릴 웅거는 다음과 같 이 말한다. “창세기 기사는 다른 기사들의 과장 및 변질과 비교할 때 가장 순수할 뿐 아니라 어디에서나 하나님이 영감하셨다는 명백 한 인상을 남긴다. 성경 내러티브는 이런 전통들이 지녀야 했던 원 래의 형태를 나타낸다고 결론 내릴 수 있다.”25)
결론 창세기의 창조 기사는 고대 근동 신화에서 만나는 개념과는 거 리가 멀다. 고대 근동의 자료를 활용해 창세기 1-2장을 연구할 때
23) Johnston, “Ancient Egyptian Myths.” 다음도 보라. James E. Atwell, “An
Egyptian Source for Genesis 1,” JTS 51 (2000): 441–477; Currid, Against the Gods , 38–39; Clifford, Creation Accounts , 99–116. 24) 이 기본적인 입장의 변형들은 예로 다음을 보라. Bruce K. Waltke, “The Creation Account in Genesis 1:1–3. Part IV: The Theology of Genesis 1,” BSac 132 (1975): 331; Merrill F. Unger, Archaeology and the Old Testament (Grand Rapids: Zondervan, 1954), 37; Heidel, Babylonian Genesis , 139; C. F. Keil and F. Delitzsch, Commentary on the Old Testament (repr., Peabody, Mass.: Hendrickson, 1996), 1:27–28; Ira Maurice Price, The Monuments and the Old Testament (Philadelphia: American Baptist Publication Society, 1909), 94–96. 25) Unger, Archaeology , 37 (강조는 원래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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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1-2장 어떻게 읽을 것인가
는 이런 심오한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창세기의 창조 기사 를 이런 이교 신화와 비교하는 것은 많은 한계가 있다.26) 이런 한계 는 이어지는 지면에서 성경의 기사를 이해하려고 고대 근동 신화를 드물게 사용하는 데에도 반영되어 있다. 창세기 본문에 대한 더 많 은 통찰력을 제공하는 데 적절할 경우는 고대 근동 자료를 고려하 겠지만, 이 책의 초점은 창조주가 자신의 사역에 대한 권위 있는 계 시로 우리에게 주신 성경의 처음 두 장에 귀를 기울이는 데 있다.
과학과 일반 계시 성경 이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두 번째 중요한 성경 외적 요소 는 과학이다. 주류 진화 과학은 오늘날 창세기 1-2장을 해석하는 데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과학의 특성과 한계 를 간단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과학자들은 자연 세계를 연구하고 조사하므로, 우리는 하나님이 창조 세계를 통해 주시는 일반 계시 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하나님은 피조물과 기록된 말씀 을 통해 자신을 계시하시므로, 우리는 이 두 가지 계시의 원천이 무 엇을 계시하며 서로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27)
26) 성경 및 고대 근동 우주론과 관련된 문제는 7장을 보라. 27) 이것은 분명히 새로운 문제가 아니다. 15세기와 16세기에 성경과 과학 사이에
인식된 갈등이 어떻게 다루어졌는지에 대한 세밀하고 자세한 설명은 다음을 보라. Kenneth J. Howell, God’s Two Books: Copernican Cosmology
and Biblical Interpretation in Early Modern Science (Notre Dame: University of Notre Dame Press, 2002). 과학과 신앙의 복잡한 관계에 대한 전
2. 성경 해석에서 성경 외적 증거의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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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과학과 관련된 성경 계시의 본질과 한계를 고려한 다음, 일 반 계시가 무엇을 알려 주는지 살펴보자. 다음으로 과학의 특성과 한계를 고려하고, 마지막으로 성경과 과학이 유익한 방식으로 상호 작용할 수 있는 방법을 살펴보겠다.
성경은 과학 교과서가 아니다 과학주의가 성경의 처음 장들을 해석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면 서, 창세기 1-2장에 대한 비전통적 해석은 종종 성경이 과학 교과 서가 아니므로, 과학이 이 장들을 올바로 이해하는 길을 보여 주어 야 한다는 말로 정당화된다. 성경이 과학 교과서가 아닌 것은 분명 한 사실이다. 예를 들어 성경을 생물학이나 지질학, 물리학에 대한 현대의 참고서처럼 활용하는 것은 성경을 오용하는 것이다. 성경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해 현재 발견되고 있는 과학적 사실을 알려 주려는 목적으로 기록된 것이 아니다. 창세기 1장의 창조 기사 에서 강조하는 것은 하나님이 모든 것을 창조하신 정확한 방식과 과정이 아니라 하나님이 창조주라는 사실이다. 이와 관련하여 오즈 월드 앨리스가 지적한 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앨리스는 31절로 된 한 장에서 하나님이 총 32번 반복적으로 언급된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앨리스는 창세기 1장의 가장 중요한 핵심 사상은 “하나님이 우주와 우주가 포함하는 모든 것의 창조주이시라는 것이다. 이것이
반적인 역사적 설명은 다음을 보라. John Hedley Brooke, Science and Re-
ligion: Some Historical Perspectives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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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1-2장 어떻게 읽을 것인가
바로 위대한 사실이다. 어떻게 만들어졌는지가 아니라 누가 만들었 느냐가 중요하다”라고 결론지었다.28) 창세기 1장에서 시작하는 성 경은 하나님이 자신을 계시하시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실제로 성 경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 예수 그리스도 안 에 있는 하나님 구원의 기쁜 소식을 계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하 나님은 세상의 기원과 완전한 상태, 죄에 빠진 인간의 타락, 구세 주가 오시고 성령이 부어질 때까지의 구속사를 우리에게 계시하 셨다. 이런 하나님의 기록된 계시의 목적에 따른 한 가지 분명한 결과는 창세기 1장이 과학적인 방식으로 말하지 않으며 성경 다른 곳에서 도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창세기 1장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 즉 일상적인 경험의 언어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 우주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말할 때는 지구 중심적인 언어, 즉 지구에 사는 우리의 일상 적인 방향의 언어를 사용했다. 예를 들어 “태양아……머무르라”( 수 10:12 ) 라는 여호수아의 말이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돈다는 것을 증명
한다고 말하는 것은 너무 많은 것을 주장하는 것이다. 여호수아는 억지로 해석해서는 안 되는 일상적인 언어를 사용했다. 태양이 정지 해 있다고 믿는 오늘날에도 우리는 여전히 일출과 일몰을 말한다.29)
28) Oswald T. Allis, “Old Testament Emphases and Modern Thought,” PTR
23 (1925): 443 (강조는 원래의 것). 29) 과학적 관점에서 볼 때 “절대 운동을 측정하려면 절대 기준점이 필요”하므로
태양이 움직이지 않고 지구가 움직인다는 절대적인 증거를 제공할 수 있는 방 법은 당연히 없다. 천문학 명예교수인 존 빌의 다음 글을 보라. John Byl, “A Moving Earth?,” Bylogos (blog), July 18, 2011, http://bylogos.blogspot.
2. 성경 해석에서 성경 외적 증거의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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