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서문
14
┃약어
22
1부 오경의 주요 주제 27 1장
오경의 개관 28
2장
하나님의 성전-도시 36 서론
36
하나님의 성전 도시 지구 43
성소인 에덴동산 인간의 왕 된 지위 48
대배신
50
바벨탑/바벨론 요약
54 55
신약과의 연결
3장
창세기 왕의 혈통 60 서론
60 61
창세기의 구조 선택된 “씨”
63
아담의 혈통
64
요약
76 76
신약과의 연결
4장
45
열국의 복 79 서론
79
창조주와 창조의 조화 에덴동산에서 동산 밖
85
82
80
41
89
아브라함과 열국의 복
92
창세기 나머지 장들의 복 요약
100 101
신약과의 연결
5장
실낙원 103 서론
104
지구 창조
105
에덴 추방
106
가인, 땅에서 피하며 유리하는 자 109
노아, 흙의 사람 민족 도표
110
아브라함 내러티브 요셉 - 유다 이야기
115
117
신약과의 연결
6장
111
113
야곱 이야기 요약
107
107
홍수 내러티브
118
믿음으로 아브라함은…… 120 서론
121
아브라함 내러티브 개요
121
창세기 12장 1-3절에서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부르심 창세기 15장의 무조건적 약속 언약 할례의 영원한 언약
125
127
창세기 22장 16-18절에 나오는 하나님의 맹세 요약
134
신약과의 연결
7장
135
여호와는 누구신가? 141 서론
141
애굽에 있는 이스라엘 자손
144
여호와가 모세에게 자신을 드러내심 애굽의 표적과 기사 시내 언약 요약
155
159
신약과의 연결
159
150
146
130
123
8장
유월절 164 서론
164
성별 의식
166
유월절 기사
170 173
유월절 의식의 목적 요약
177 177
신약과의 연결
9장
시내 언약 180 서론
180
주요 언약 의무, 십계명(출 20:1-17) 첫 번째 계명 (출 20:3)
184
두 번째 계명 (출 20:4-6) 세 번째 계명 (출 20:7)
185
네 번째 계명 (출 20:8-11)
186
다섯 번째 계명 (출 20:12)
186
여섯 번째 계명 (출 20:13)
186
일곱 번째 계명 (출 20:14)
187
여덟 번째 계명 (출 20:15)
187
아홉 번째 계명 (출 20:16) 열 번째 계명 (출 20:17)
182
184
188 188
188
언약의 세부 의무
언약서의 법률 자료(출 21:1-22:20)
189
190
도덕적 균형
191
생명의 존엄성
도덕적 의무(출 22:21-23:9)
192
안식일과 종교 절기를 위한 지침(출 23:10-19) 언약의 상호성(출 23:20-33) 언약의 비준
195 195
진영에서의 반란 요약
197
신약과의 연결
198
예수와 율법
198
바울과 율법
200
새 언약
201
194
194
10장 성막 204 205
서론
거룩한 장막 거주지
207
213 218
회막
221
재료와 숙련공의 공급 222
요약
신약과의 연결
11장
223
거룩하라 226 226
서론
229
거룩한, 정한, 부정한 거룩함
236
부정함
238
거룩함과 부정함의 관계 요약
신약과의 연결
12장
239
240 241
제사 제도 244 서론
244
짐승 제사를 위한 일반 양식
247
250
다섯 유형의 제사
번제/승천제 (레 1:2–17; 6:8–13) 소제 (레 2:1–16; 6:14–23)
250
252
화목제/평화제 (레 3:1–17; 7:11–21)
253
속건제/배상제 (레 5:14–6:7; 7:1–10)
254
255
속죄일(레 16:1-34)
256
성소의 정화
257
속죄 염소 번제/승천제
요약
253
속죄제/정결제 (레 4:1-5:13; 6:24-30)
257
258
신약과의 연결
258
희생 제물 예수 그리스도
258
대제사장 예수 그리스도
259
13장 정한 음식과 부정한 음식 262 서론
262 263
음식 규정 요약
264
음식 규정의 기능
정한/부정한 분류의 근거 피의 금지 요약
266
267
269 269
신약과의 연결
14장 약속의 땅을 향하여 273 서론
273
여정의 준비
275 277
레위인의 역할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위한 추가 준비 요약
282 282
신약과의 연결
15장
불평 283 서론
283
여호와에 대한 불평
285
권력자에 대한 도전
289
종교적 배교
292 293
목적지-약속의 땅 요약
295
신약과의 연결
295
16장 사랑과 충성 300 서론
300
신명기와 고대 근동 조약 여호와를 사랑하라
305
여호와께 충성하라
311
요약
314
신약과의 연결
17장
303
314
왜 이스라엘인가? 317 서론
317
이스라엘의 선택
318
279
이스라엘과 민족들 요약
326
331
선택과 책임 334
335
신약과의 연결
18장 오경과 성경 메타내러티브 337 창조에서 재창조로, 에덴동산에서 도시로 341
사자와 어린양
제사장-왕들과 거룩한 나라
342
2부 오경 비평 345 19장 오경 비평 서론 346 자료비평
347
양식비평
348 348
전승사비평
349
문학비평
20장 문서설의 부상 351 352
오래된 문서설 단편설
358
보충설
361 362
새로운 문서설
그라프, 파트케, 벨하우젠의 문서설 오경의 구성을 설명하는 모델 독특한 어휘
창세기의 하나님 이름 중복 기사
372
376
이스라엘 종교사에 대한 시사점 결론
21장
387
문서 뒤로 가기 388 양식비평 전승사비평
368
369
388 393
전승사비평의 한계 예시
400
378
364
338
22장 위협받는 문서설 405 405
문서설의 수정 J 자료
406
E 자료
410
D 자료
415
P 자료
418
문서설의 대안
422
위넷, 와그너, 레드퍼드, 밴시터스 렌트토르프와 블룸 436
와이브레이
438
새로운 문서설
추가 관찰
423
427
441 443
주목받는 자료비평
23장 출애굽기 19장 1절-31장 18절― 시험 사례 448 19장 3-6절, 20장 22절-24장 2절에서 하나님 말씀의 내러티브 뼈대 출애굽기 20장 22절과 데칼로그
457
신명기사가 편집과 시내 내러티브
459
출애굽기 19장의 자료 분석 성막
472
결론
486
463
24장 오경 연구의 미래 489 미래를 바라보며
489
오경은 언제 작성되었는가? 최종 편집 연대
496
최근 전통
497
외부 증거
504
492
오경은 왜 작성되었을까?
결론
526
┃추천 자료
530
┃인명 색인
572
510
449
┃그림 표 목차┃
그림 1.1. BC 2천년기 고대 근동 30 그림 3.1
선형 족보 62
그림 3.2
분절 족보 62
그림 3.3
창세기에 나타난 주요 가문의 혈통 67
그림 7.1
애굽에서 가나안에 이르는 이스라엘의 여정 144
그림 8.1
성막의 원형 시내산 168
그림 10.1 성막의 내부 단면도 208 그림 10.2 성막 평면 배치도 218 그림 11.1 이스라엘 진영의 배치에 나타난 거룩함과 정결함 231 그림 11.2 거룩함, 정함, 부정함의 스펙트럼 236 그림 14.1 이스라엘 진영 278 표 10.1
출애굽기 25-31장과 36-39장의 지침과 이행 206
표 10.2
출애굽기 25-31장과 36-39장에서 제시 순서 215
표 12.1
레위기의 제사를 위한 지침 246
표 23.1
출애굽기 19장 2b-8a절과 20장 21절-24장 3절의 공통요소 450
┃서문┃
1990년 싱가포르에서 아시아 신학생들을 가르치다가 성경의 첫 다섯 권에 대한 입문서를 쓰려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그곳의 경험 을 통해 내가 이미 아일랜드에서 분명하게 느끼고 있던 사실에 대해 확신의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것은 신학이나 종교학을 배우 는 학생 대다수가 오경의 기본 내용에 대해 기껏해야 지극히 제한적 으로만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잘 알려진 창세기나 출애굽기 에 대해서는 조금이라도 알고 있을지라도, 오경 전체를 명확하게 이 해하고 있다고 말할 만한 학생은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본문에 접근하도록 도울 좋은 가이드다. 말 하자면 이들에게 책이 부족하다. 이를 위해 1995년에 『낙원에서 약 속의 땅으로』( From Paradise to the Promised Land ) 라는 제목으로 이 책의 1부를 출간했다. 이 책의 초판은 의도적으로 창세기부터 신명기까지의 내용에 초 점을 맞추었지만 오경에 대한 현대의 학문적 접근법에 대한 자세한 논의는 제공하지 않았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2002년에 2판을 출간하면서 2부를 추가했다. 당시 오경 비평에 대한 논의를 책의 앞부분에 배치하기로 결정했고, 이는 3판에서도 그대로 유지되 었다. 하지만 이번 4판에서는 오경의 주요 주제에 대한 탐구부터 시 작하기로 했다. 이렇게 해야 독자가 더 쉽게 논의에 접근할 수 있을
14
주제별 모세오경 개관
것이라는 사용자들의 피드백이 있었다. 4판을 제작할 기회를 통해 다양한 주제에 대한 논의를 다듬고, 최근의 연구 결과를 반영해서 내용을 업데이트하고, 몇 가지 자료를 추가했다. 따라서 이 책은 (1) 통일된 문학 작품으로 간주되는 오경의 주요 주제에 초점을 맞추고, (2) 오경 연구에 대한 현대적 접근법의 미로 속에서 독자들을 안내 하려는 것이 목적이다. 모든 판에서 오경의 자료가 신약 성경에서 어떻게 채택되고 사용 되는지 간략하게나마 개괄적으로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두 가지 고 려 사항이 나에게 용기를 주었다. 첫째, 신학과 종교학을 공부하는 많은 학생이 기독교적 관점에서 오경에 접근하기 때문에 자연스럽 게 이 자료가 신약 교회의 신앙과 관습에 어떻게 관련되는지에 관심 을 갖게 된다. 둘째, 순전히 학문적인 관점에서 볼 때 더 중요한 것은 신약 성경 문헌이 오경에 대해 우리보다 훨씬 가까운 시대와 문화적 상황에서 오경의 본문을 어떻게 이해했을지를 보여 준다는 점이다. 따라서 오경에 대한 신약 성경의 이해와 21세기 독자의 이해를 비교 하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두 입장에서 본문의 의미에 대해 어느 정도나 합의에 이를 수 있을까? 이 연구의 전반적인 목적을 설명한 다음 몇 가지 추가 논평을 보 면 이 연구에서 채택한 전반적인 접근 방식을 명확히 하는 데 도움 이 될 수 있다. 이 책은 오경의 내용을 설명하려고 하지만, 본문을 구 절 단위로 주석한 책은 아니다. 이 책 부록의 “추천 독서 자료” 단원 에서 언급했듯이 이미 나온 풍부한 주석을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주석은 개별 장절같이 짧은 단위의 자료를 설명하는 데 특히 유용하 면서도, 그 특성상 본문을 작은 단위로 원자화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주석은 때때로 책 전체에 걸쳐 있는 주제를 강조하지 못하 고, 특히 한 절에서 특별히 중요해 보이지 않는 주제의 경우 더욱 그 렇다. 주석을 통해 성경 본문을 공부하는 것은 직소 퍼즐의 개별 조
서문
15
각을 보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각 조각에서 흥미로운 것을 발견할 수는 있지만, 모든 조각을 합쳐야 완전한 그림을 얻을 수 있다. 이 책 은 이러한 큰 그림을 가지고 오경 연구에 참여하고자 한다. 주석은 완전한 그림을 제공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의도치 않게 왜 곡된 그림을 제공할 수도 있다. 본문을 원자화하면 짧은 구절을 잘 못 해석할 위험이 상존한다. 이는 다시 직소 퍼즐을 떠올려 보면 쉽 게 이해할 수 있다. 하나의 조각만 단독으로 보면 한 가지를 나타내 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을 모양이 일치하는 조각과 나란히 놓으면 전혀 다른 것을 드러낼 수 있다. 분명히 더 큰 맥락에 대한 지식은 더 큰 무언가의 개별 구성 요소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안타깝 게도 학자들은 더 넓은 맥락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늘 성경을 단 락 단위로 해석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적절히 인식하지 못 했다. 이러한 단점과 함께 훨씬 더 근본적인 문제도 있다. 지난 2세기 동안 오경에 대한 학문적 연구는 주로 현재의 본문이 어떻게 생겨났 는지를 밝히려는 방법에 의해 지배되어 왔으며, 이러한 방법은 2부 에서 조사할 것이다. 수신된 본문의 문학적, 구전적 선사 시대를 밝 혀내려는 희망에 고무된 학자들은 자료비평과 양식비평의 방법론을 개발하는 데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했다. 우리는 이러한 관행 의 몇 가지 결과를 관찰했다. 첫째, 이러한 방법으로 인해 본문은 다 양한 방식으로 해부되었다. 오경이 어떻게 구성되었든 간에 더 이상 오경은 일반적으로 하나의 문학적 통일체로 간주되지 않는다. 오히 려 오경은 일반적으로 편집( 또는 수정 ) 을 통해 연결된 문학적 문서 및/또는 구전 기록의 모음으로 간주된다. 오경에 대한 대부분의 학 문적 연구는 (1) 이러한 가설적 자료의 존재를 발견하고, (2) 이러한 자료가 결합되어 현재의 본문을 형성하는 과정을 설명하며, (3) 이 러한 초기 자료의 존재를 포로기 이후의 오경 최종 구성 이전 이
16
주제별 모세오경 개관
스라엘 민족사 및 종교적 발전과 연관시키려고 노력했다. 이러한 문 제를 해결하려는 학자들의 노력이 부족하지는 않았지만, 과거 30여 년 동안 몇 세대의 학자들이 확신했던 결과가 상당 부분 부정되는 것을 목격했다. 현재로서는 오경이 언제 어떻게 구성되었는지에 대 해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현재의 지식을 감안할 때, 우리는 이 과정을 확신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성경학계가 본문의 선사 시대에 자원을 집중한 두 번째 결과는 오 경이 수용된 형태 그대로의 의미를 해명하는 데 실패한 것이다. 많 은 학자들은 오경의 선사 시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본문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밝혀 준다고 가정한다. 그러나 로버트 폴진이 올바르게 지적했듯이, “전통적인 성경학은 복잡한 시계 부품을 우리 의 놀란 눈앞에서 분해하는 데 대부분의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대 체로 비슷한 노력을 기울여도 그 부품들을 중요하거나 의미 있는 방 식으로 다시 조립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1)라고 지적했다. 우리는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오경이 그 구성 요소의 총합 이상이라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학자들은 오경의 최종 형태에 대한 연구가 가상의 출처를 조사하 는 것만큼 까다롭지 못하고 따라서 학문적 가치가 낮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2) 그러나 이러한 추론은 잘못된 것이다. 오경의 최종 형 태에 대한 연구 가치는 연구하기 쉽거나 어렵다는 기준으로 판단해 서는 안 된다. 오히려 통일된 문학 작품으로서 본문의 고유한 중요
1) Robert Polzin, “‘The Ancestress of Israel in Danger’ in Danger,” Semeia 3 (1975):
82–83. 2) 1938년 게르하르트 폰라트도 비슷한 견해를 표명했다. “거의 모든 측면에서 [창세기-여호
수아서]의 최종 형태는 논의할 가치가 거의 없는 출발점으로 간주되어 왔으며, 이 논쟁은 그 기초를 이루는 실체적 문제에 도달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벗어나야 한다.” 다음을 보 라. Gerhard von Rad, The Problem of the Hexateuch and Other Essays (Edinburgh: Oliver & Boyd, 1966), 1.
서문
17
성 때문에 그러한 연구를 수행해야 한다. 다양한 주장이 오경의 최 종 형태에 주목하는 접근 방식을 강력하게 지지한다. 첫째, 이것은 본문이 수신된 형태다. 오경이 어떤 과정을 거쳐 구 성되었든, 이제 오경은 일관된 문학 작품이다. 그 구성에 다양한 자 료가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지만, 최종 편집자가 누구였든 모 든 자료를 자신의 것으로 삼아 창세기에서 시작하여 신명기 끝까지 이어지는 현재의 내러티브를 구성하는 데 사용했음을 인정해야 한다. 따라서 오경 전체를 일반적으로 마지막 편집 단계에 할당된 부분만이 아니라 최종 편집자의 관점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필수적이다. 둘째, 오경의 최종 형태에 대한 상세하고 포괄적인 연구는 자료비 평과 형식비평의 접근 방식보다 우선순위를 가져야 한다. 현재의 본 문이 어떻게 문학 작품으로 구성되었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해 없이 본문의 선사 시대를 탐구하는 것은 방법론적으로 건전하지 못하다. 그렇게 하는 것은 말 앞에 수레를 세우는 것과 같다. 마찬가지로, 교 육적 측면에서 볼 때, 학생들이 주어진 본문의 내용과 문학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비평 방법을 이해하고 적용하기를 기대하 는 것은 분명 부적절하다. 학생들은 본문 자체가 무엇을 말하는지에 대한 이해 없이 본문이 구성되는 과정에 대한 학자의 의견만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셋째, 히브리어 본문 연구에 대한 문학적 접근은 많은 오경 구절 의 의미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종종 이러한 통찰은 과거 에는 다른 해결책에 의존해서 해결했던 문제에 접근하는 새로운 방 법을 제시한다. 이제 많은 학자가 본문의 현재적 무결성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데 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넷째, 오경이 후대의 저술가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이해하려 면 오경의 최종 형태를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약 성경
18
주제별 모세오경 개관
의 저자( 그리고 초기 독자 ) 는 모두 오경에 대한 이해가 매우 중요했으며, 각기 다른 신학을 반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본문의 기초가 되는 다 양한 문학 자료나 구전 자료의 관점에서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오경은 하나의 실체였으며, 이것이 그들이 오경을 이해하고 해석하 는 방식이었다. 이러한 모든 이유가 오경의 정경 본문을 존중하는 접근 방식을 주장한다. 1부에서는 오경의 주요 특징에 주목하여 현재 오경의 지형도를 그려 보고자 한다. 독자가 오경의 내용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 록 나는 보통 책 별로 접근한다. 때로는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요 주 제에 집중하기도 한다. 다른 곳에서는 특정 주제를 다루는 짧은 자 료 덩어리를 살펴본다. 의도는 본문이 가장 적절해 보이는 접근 방 식을 결정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창세기에는 자손, 축 복, 땅이라는 주제가 창세기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반면에 성막 건 축에 대한 이야기는 출애굽기의 마지막 삼분의 일 대부분을 차지 한다. 자료 덩어리를 살펴볼 때는 본문의 자연스러운 구분을 따르려 고 노력했다. 구약의 나머지 부분에 대한 언급은 최소한으로 유지했다. 모든 관 련 자료를 포함했다면 각 장이 상당히 늘어났을 것이고 책의 초점이 오경에서 구약 전체로 옮겨졌을 것이다. 1부에서는 현대 연구 최고의 통찰력을 포함하려고 노력했지만, 가능한 한 간결하게 서술하기 위해 학계의 논의를 상세히 비평하는 것은 의도적으로 피했다. 1부의 주된 목적은 현대 학자들의 다양한 의견보다는 오경의 내용 자체에 독자들의 주의를 집중시키려는 것 이다. 언급된 모든 내용과 의미 있게 상호 작용하려면 이 연구가 입 문서를 훨씬 뛰어넘어야 한다. 이 책의 여러 단원이 다른 곳에서 출판된 적이 있는데, 이 책에서 채택한 전체적인 발표 패턴에 맞게 수정하고 업데이트했다. 6장은
서문
19
원래 “신학적으로 재평가된 아브라함: 아브라함 이야기와 믿음으로 말미암는 칭의에 대한 신약의 이해”( Abraham Re-assessed Theologically: The Abraham Narrative and the New Testament Understanding of Justification by Faith ) 라는 제목으로 그가 맹세했다 (He Swore an Oath: Biblical Themes
from Genesis 12–50 , edited by R. S. Hess, P. E. Satterthwaite, and Gordon J. 3)
Wenham)에 실렸다.
7-10장의 일부 자료는 1994년에 새 성경 주석
(New Bible Commentary: 21st Century Edition , edited by D. A. Carson and others) 에 실렸으며, 이를 수정된 형태로 복제할 수 있도록 허락해 준 영국 Inter-Varsity Press ( IVP ) 에 감사를 표한다. 21장과 23장의 일부 자 료는 나의 책 『네게브의 아브라함』( Abraham in the Negev: A Source-Critical 4)
Investigation of Genesis 20:1–22:19.4 ) 에 처음 실렸다.
8장의 유월절에 대
한 논의는 성경 속 제물 (Sacrifice in the Bible , edited by R. T. Beckwith and M. 5)
Selman)의 일부 자료를 인용한 것이다.
3장과 23장은 각각 “족보, 씨,
창세기의 구성적 통일성”( Genealogies, Seed and the Compositional Unity of Genesis )
6)
과 “출애굽기 1장부터 11장까지 시내산 이야기의 구성”( The
Composition of the Sinai Narrative in Exodus xix 1–xxiv 11 )
7)
으로 출간된 글이다.
24장 자료의 일부는 구약 성경 사전 (Dictionary of the Old Testament:
3) T. Desmond Alexander, “Abraham Re-assessed Theologically: The Abraham
Narrative and the New Testament Understanding of Justification by Faith,” in He Swore an Oath: Biblical Themes from Genesis 12–50 , ed. R. S. Hess, P. E. Satterthwaite, and Gordon J. Wenham (Cambridge: Tyndale, 1993), 7–28; 2nd ed. (Grand Rapids: Baker, 1994), 7–28. 4) T. Desmond Alexander, Abraham in the Negev: A Source-Critical Investigation
of Genesis 20:1–22:19 (Carlisle: Paternoster, 1997). 5) T. Desmond Alexander, “The Passover Sacrifice,” in Sacrifice in the Bible , ed. R. T.
Beckwith and M. Selman (Grand Rapids: Baker, 1995), 1–24. 6) T. Desmond Alexander, “Genealogies, Seed and the Compositional Unity of
Genesis,” TynBul 44 (1993): 255–270. 7) T. Desmond Alexander, “The Composition of the Sinai Narrative in Exodus xix
1–xxiv 11,” VT 49 (1999): 2–20.
20
주제별 모세오경 개관
Pentateuch , edited by T. Desmond Alexander and David W. Baker)에 처음 실린
내 논문 “오경의 저자”( Authorship of the Pentateuch ) 를 미국 IVP의 허락 을 받아 사용한 것이다. 이번 4판에서는 방금 나열한 모든 자료가 변 경되었다. 달리 명시된 경우를 제외하고 성경 인용문은 NIV에서 인용한 것 이며, 모든 성경 장절 표기는 우리말 성경 장절 표기를 따랐다. 모든 히브리어 단어는 표준 관행에 따라 음역하면서도 되도록 히브리어 단어의 실제 발음을 반영하도록 고려했다. 이 연구의 일부에 대해 유익한 관찰을 제공해 준 존 브루, 클로 드-버나드 코스티콜드, 이언 하트, 제임스 매커원, 앨런 밀러드, 앨 버트 옹, 데이비드 파머, 폴 윌리엄슨에게 감사를 표한다. 이들은 이 책에 남아있는 미흡한 부분에 대해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 또 한 이 책 제작의 마지막 단계에서 귀중한 도움을 준 베이커 아카데 믹의 직원들에게도 감사를 표하고 싶다. 아내인 앤의 변함없이 애정 어린 지원에 깊이 감사한다. 그는 충실한 사랑으로 이번 4판 집필에 많이 기여했다. 특히 자녀인 제인과 데이비드, 그들의 배우자 로스와 알라나, 손녀인 마사와 매기의 격려에 큰 영광을 누리고 있다. 그들 은 인생에 책보다 더 많은 것이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일깨워 준다. 아들들에 대한 사랑을 가늠할 수 없는 어머니와 애틋하게 기억되는 장인어른과 장모님, 로버트와 재닛 월리스를 기리며 이 책을 사랑으 로 헌정한다.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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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오경의 개관
오경을 구성하는 각 권에 대한 상세한 연구로 들어가기 전에 여러 주제를 강조하는 가운데 오경 전체의 간략한 개관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다음에 이어지는 단원에서 이들 주제를 더 상세히 검토하게 될 것이다. 현재 있는 그대로 오경은 다섯 권의 책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책 들은 서로를 고려하면서 하나의 단위를 이루도록 구성되어 있다. 다 양한 요소가 개별 책의 상호의존성을 드러낸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 한 것은 구성이며, 창세기에서 시작해서 신명기 마지막까지 논리적 으로 전개된다. 오경을 하나로 묶는 맥락이 이 구성을 관통한다. 창 세기는 하나님이 가나안 땅을 아브라함, 이삭, 야곱의 후손에게 약속 하셨다는 개념을 소개한다. 이 약속의 이행이 출애굽기에서 신명기 그리고 그 후의 책에 대한 의제를 설정한다. 비록 땅은 아브라함, 이 삭, 야곱에게 약속되었지만, 그들의 후손이 애굽에 오래 머문 후에 비로소 땅을 차지할 것이 예측된다( 창 15:13-16; 참고. 출 12:40-41 ). 창세기 46장은 소수의 이스라엘 자손이 가나안 땅을 떠나 어떻게 일시적으 로 애굽에 머물게 되었는지를 기록한다. 그러다 세월이 흘러 출애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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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모세오경 개관
기 초반에 기록된 것처럼, 하나님의 간섭으로 애굽을 탈출하게 되기 까지 그들은 애굽에서 노예로 생활한다. 가나안을 향해 광야를 통과 한 이스라엘의 여정이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에 서술되어 있다. 이 여정의 기록은 백성이 요단강 동쪽 모압평지에 이른 것으로 신명 기에서 끝난다. 하나님이 애굽에서 이스라엘을 구원한 기록의 중심 에 모세라는 인물이 있으며, 출애굽기 첫 부분에 그의 출생을 기록 하고 있고, 신명기 마지막 장은 모세의 사망을 기록한다.1) 꼭 여러 책을 관통하는 주제의 맥락은 아니더라도, 인접한 책은 공유 주제로 연결되어 있다. 창세기는 요셉이 야곱의 아들들에게 애 굽에서 나갈 때 자기 뼈를 메고 올라갈 것을 맹세하게 하는 것으로 마친다( 창 50:25 ). 이 요청의 이행은 출애굽기 13장 19절에서 계속 된다. 제사장의 위임식에 대한 지침은 출애굽기 29장에 나온다. 이 지침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것은 레위기 9장에 기록되어 있다. 민수 기 20장 12절은 약속의 땅 밖에서 모세의 죽음을 예상하지만, 실제 이 사건이 일어나는 기록은 신명기 34장에 나온다. 흔히 오경의 나머지 책과 성격이 크게 다른 것으로 여겨지는 창세 기조차 분명하게 전체 구성에 통합되어 있다. 족장에게 하신 하나님 의 약속은 출애굽기와 신명기와 이후의 책에서 발전할 의제를 설정 한다. 창세기 37~50장에 나오는 요셉과 연결된 내러티브는 가나안 에 살았던 아브라함, 이삭, 야곱 이야기와 애굽에서 구출된 그들 후 손에 대한 기록 사이에 중요한 연결 고리를 준다( 출애굽기 1-15장 ). 이러 한 일반적 관찰에 비추어 볼 때, 오경이 현재 보이는 통일성을 가볍 게 무시해서는 안 된다. 창세기부터 신명기까지가 겉으로 보기에 통 일성이 결여된 인상을 줄 수 있는 매우 다양한 구성 요소로 이루어
1) 모세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오경을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모세의 책들”이라는 표제로 칭한
것은 그리 의외가 아니다.
1장 | 오경의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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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ker Publishing Gr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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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모세오경 개관
다메섹
홍해
그랄 브엘세바
세겜 벧엘 예루살렘 헤브론
단
강 데 라 브 유 마리
보
애굽
소안
시돈 두로
소 미
놉
지중해
우가릿
하란
메 다 바벨론
우르
바벨론
티그 리스 강
앗수르 누지
니느웨
그림 1.1. BC 2천년기 고대 근동
아
강 나일
수산
져 있지만, 그것을 누군가가 능숙하게 모아 상당한 응집력과 조화를 보이는 내러티브로 구성했다. 오경의 기본 플롯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처음에 인간은 하나님과 특별한 관계를 누리며 하나님을 대신해서 땅에 대한 권위 를 행사하도록 창조되었다. 그들은 땅에 충만하라는 명령을 받아서, 땅에서 하나님의 거처가 될 성전 도시를 만들게 된다. 그러나 아담 과 하와의 불순종으로 그들은 하나님에게서 소외되었으며 그 결과 에덴에서 쫓겨나게 된다. 하나님을 배반하는 바람에 그분의 대리인 이라는 자격을 잃게 된다. 더 이상 성전 도시 건설자라는 역할도 이 룰 수 없게 된다. 인간은 이후 악행으로 지구를 오염시켜 신성한 거 주지가 되기에 부적합하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능력 을 활용하여 하나님이 자신의 거주지로 원한 성전 도시와 반대되는 도시를 건설하게 된다. 바벨/바벨론 도시는2)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 공동체에 살고자 하는 인간 열망의 전형적인 예시가 된다. 창세기 초기 장들은 주로 인간이 하나님에게서 소외되는 끔찍한 결과에 초점이 있지만, 12장 이후의 장들은 인간이 아직 하나님과 화해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나아간다. 이 화해의 중심에 아브라함의 언약이 자리한다. 이것은 오경과 오경 이후, 그리고 오경 너머까지의 의제를 설정한다. 아브라함 내러티브를 주의 깊게 연구하면 이 약속 의 두 가지 중요한 측면을 볼 수 있다. 첫째, 아브라함의 자손을 통해 “천하 만민이 복을 받을 것”이라는 약속이다( 창 22:18 ). 이 약속이 에 덴동산에서 일어난 일의 결과를 뒤집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지만, 오경의 결론에서는 이행되지 않은 채 남는다. 창세기 안에서 이 약 속은 구체적으로 아브라함의 후손에서 나올 미래의 왕족과 연결 된다. 우선 이 혈통은 아브라함의 증손인 요셉으로 이어지며, 그다음
2) 바벨/바벨론에 대해서는 2장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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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는 요셉의 둘째 아들 에브라임을 거쳐 여호수아에 이른다. 그러나 창세기는 요셉-에브라임과 연관된 미래의 군주가 유다의 아들 베레 스를 통해 유다 가문에서 나올 자로 대체될 것을 기대한다. 아브라함에게 하신 하나님의 또 다른 약속은 위대한 국가의 설립 에 초점이 있다. 이 약속은 아브라함의 자손이 많아져서 가나안 땅 을 차지하게 될 것을 강조한다. 하나님은 특별한 언약을 통해 아 브라함에게 그의 자손이 약 4세기 후 가나안 땅을 받게 될 것을 보 장하신다( 창세기 15장 ). 그러나 이 독립국의 약속은 지상의 나라들에 대한 복의 약속처럼 신명기 마지막까지도 실현되지 않는다. 나라들에 복을 줄 왕족 후손에 대한 약속과 독립국에 대한 약속은 밀접하게 연결되었다. 나라들에 대한 복은 독립국에 대한 약속이 성 취되고 왕조가 성립된 후에야 가능하다. 오경이 아브라함 자손을 가 나안 땅에서 하나의 국가로 세우는 데 주력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많은 관심이 여기에 집중되기 때문에, 독립국을 세우겠다는 약 속이 나라들에게 복을 미칠 왕족 후손의 약속을 무색하게 만드는 경 향이 있다. 그러나 앞으로 보게 될 것처럼, 창세기 15장에서 독립국 을 보증하는 하나님의 언약은 창세기 17장에서 아브라함이 열국의 아버지라는 점에 초점이 있는 더 광범위한 언약에 포함된다. 이 다 음의 언약은 아브라함의 자손 가운데 한 사람을 통해 나라들이 복을 받을 토대를 마련한다. 출애굽에서 신명기까지 내러티브를 지배하는 것은 이스라엘을 다 른 모든 나라와 구별해서 다루는 것이다. 그 주된 목적은 하나님의 성전 도시가 언젠가 지구를 지배하는 과정을 이스라엘이 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출애굽기는 이스라엘 민족이 어떻게 창조 명령을 이 행하는지 강조함으로 시작하지만( 출 1:7; 참고. 창 1:28 ), 애굽 왕에게 저 항받는다. 이스라엘은 노예가 되어 애굽의 바로를 위한 도시 건설을 강요당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이런 배경에서 그들은 결국 구출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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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모세오경 개관
고 하나님과 독특한 관계를 맺도록 초대되며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 출 19:6 ) 이 될 잠재력을 지니게 된다. 이스라엘은 자기 들 가운데 거주하시는 하나님의 독특한 존재를 경험할 것이다. 출애 굽기 15장 17절에서 보여 주듯, 애굽의 노예 상태에서 구출된 백성 은 하나님과 함께 거룩한 산에서 거주하기를 기대한다. 이런 기대감 에 비추어, 가나안 땅의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에 하나님은 그들을 또 다른 거룩한 산인 시내산에 데려오신다. 나중에 더 자세히 보게 되겠지만, 시내산 사건은 오경의 중심을 차지하며, 가나안 땅의 거룩 한 산에서 하나님과 함께 사는 이스라엘 백성을 기대하며 준비시 킨다. 오경은 부분적으로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누렸던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로 돌아갈 것을 예견한다. 이스라엘 자손이 하나님이 복 을 주신 땅에서 하나님과 화목하게 살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하나 님이 이스라엘 가운데 거하시지만, 백성은 아담과 하와가 원래 하나 님과 함께 즐겼던 것과 같은 친밀한 교감은 경험하지 못한다. 시내 산에서 우호 조약을 맺고 이동식 성소를 건설함으로 아브라함의 자 손과 하나님의 관계에 중요한 진전을 가져오지만, 이것으로 인해 이 스라엘 자손이 즉각적이고 방해받지 않으면서 신성한 존재에 접근 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다. 하나님과 백성 사이에는 여전히 장벽 이 존재한다. 오직 모세만이 하나님과 친밀한 접촉을 누리지만, 이마 저도 제한적이다. 모세조차도 하나님의 얼굴을 보는 것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의 관계는 지상 나라의 복과 함께 더 큰일을 고대한다. 오경의 중심에 하나님과 화해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하나님 이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의 노예 상태에서 구하러 오시는 출애굽기 에서 특별히 두드러진다. 그러나 출애굽 이야기는 하나님이 단순히 백성을 독재적인 폭군의 지배에서 해방하시는 것 이상의 의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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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 출애굽 이야기는 하나님이 백성을 악의 권능에서 구원하시고, 죽음에서 몸값을 지불하시고, 부정한 것에서 정결하게 하시며, 마침 내 자신의 특별한 백성이 되도록 거룩하게 하신 백성 가운데 거하기 위해 오시는 내용에 대한 것이다. 레위기에서 보여 주듯, 거룩함은 오경의 주요 주제 중 하나다. 오경은 애굽에서 하나님이 표적과 기사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 나중에 시내산에서 구두로 의사소통하심으로써 이스라엘 백성이 유 난히 특권을 누렸다는 것을 강조하지만, 하나님을 온전히 믿고 순종 하지 못한 그들의 방자함 또한 강조한다. 하나님이 그들을 위해 베 푸는 모든 은혜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결점이 출애굽기에서 신명기 에 이르는 내러티브의 반복적인 특징이다. 이스라엘 백성이 약속의 땅을 소유할 태세를 갖추었을 때조차도, 여호와는 그들이 처음에는 복을 누리겠지만, 결국 그들은 신실하지 못할 것이며, 그 결과 땅에 서 추방될 것을 상기시킨다. 이 후자의 관찰은 오경 안의 또 다른 중요한 개념을 강조한다. 하 나님 약속의 혜택을 누리는 것은 그것을 이행하는 하나님의 능력에 대한 신뢰와 연결된다. 순종으로 가늠하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은 긍 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다양한 방식으로 부각된다. 에덴동산에서 아 담과 하와가 불순종한 것은 믿음의 부재가 원인이었다. 믿음은 아 브라함의 삶에서 중심이었고, 아브라함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이 따라야 할 모범으로 제시된다. 이스라엘 자손이 약속의 땅으 로 가는 여정에 믿음의 부족은 가나안 땅으로의 성공적인 진입에 방 해가 된다. 후에 신명기는 모세가 백성에게 약속의 땅을 차지하기 위해서 여호와를 믿고 순종할 것을 어떻게 장려하는지를 보여 준다. 하나님 약속의 혜택은 인간의 실패로 일시적으로 상실할 수는 있지 만, 약속은 하나님에게서 비롯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성취될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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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모세오경 개관
오경이 창조부터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국경에 도착하기까지의 매우 독특한 세계사를 묘사하지만, 그것은 실제 일어난 역사 이상 이다. 오경의 구성 발전에 매우 중요한 국가에 대한 하나님의 약속 과 국가에게 복을 미칠 미래의 왕에 대한 약속은 신명기 마지막까지 이행되지 않은 채로 끝난다. 결과적으로 오경은 더 먼 미래를 지향 한다. 이 약속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우리는 신명기를 결론짓는 장들을 넘어 그 이상을 바라보아야 한다.3) 모세 오경은 현 상태로 끝나지 않은 이야기다.
3) 이 관찰에 비추어 볼 때 여호수아부터 열왕기하까지는 오경에 이어지는 필수적인 속편을 제
공함을 주목해야 한다. T. Desmond Alexander, “Genesis to Kings,” in The New Dictionary of Biblical Theology , ed. T. Desmond Alexander and B. S. Rosner (Leicester: Inter-Varsity, 2000), 115-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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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하나님의 성전-도시
고대 근동의 배경으로 해석된 창세기의 첫 장들은 지상에 대한 하 나님의 계획이 인류와 조화를 이루며 살게 될 특별한 성전 도시의 창조에 초점을 맞추기를 기대한다. 이를 위해 인간은 지상에서 하나 님의 대리인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왕족과 제사장의 지위를 받 는다. 그러나 아담과 하와는 뱀의 유혹에 넘어가 창조주를 배신하고, 에덴동산에서 쫓겨나며, 특별한 지위를 잃게 된다. 그 후의 내러티브 는 하나님이 계획한 거룩한 성전 도시의 대안을 건설하려는 인류의 시도로 의미심장한 절정에 도달한다. 이러한 초기 사건은 아브라함 의 부름과 그 이후 전개되는 모든 사건에 대한 배경을 설정한다.
서론 창세기의 초기 장들은 오경의 나머지 부분을 이해하는 데 이례적 일 정도로 중요하다. 초기 장면 설정과 별도로 창세기 1-3장은 이어 지는 내용 전체의 궤도를 결정한다. 이런 이유로, 이 장들의 본질을 현재 주어진 문학적 맥락 안에서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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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모세오경 개관
행하게도, 창세기 1-3장에 대한 논의는 흔히 현대 과학과 창조에 대 한 성경적 관점 사이의 현대 논쟁에 거의 전적으로 몰두하는 사람들 이 장악하고 있다. 이 쟁점을 다루기는 해야 하지만, 우리는 저자가 초기 장들을 창세기부터 열왕기까지 펼쳐지는 내러티브에 대한 서 론으로 썼다는 것을 끊임없이 기억해야 한다. 곧 알게 되겠지만, 이 내러티브는 인간이 하나님을 위해 지상에 성전 도시를 건설하기 위 해 창조되었다는 기대로 시작한다. 불행하게도 아담과 하와가 창조 주를 배신하고 그 후 그들의 후손이 신 없는 도시를 건설하여 자신 들의 의제를 추구하는 것으로 하나님의 계획은 즉각적으로 혼란에 빠진다. 창세기의 첫 장들이 열왕기 끝까지 이어지는 더 큰 내러티브를 어 떻게 소개하는지 이해하려면, 창세기 1-3장이 두 개의 상호 보완적 창조 묘사, 즉 파노라마식 개요( 1:1-2:3 ) 에 이은 클로즈업 묘사( 2:43:24 ) 에 대한 관찰부터 시작해야 한다. 초기 개요에서 클로즈업으로
의 전환은 2장 4절에 나오는 특별한 제목으로 달성된다. “이것이 천 지가 창조될 때에 하늘과 땅의 내력이니.” 비슷한 제목이 창세기 전 반에 걸쳐 반복되고, 이로써 종종 카메라의 줌 렌즈처럼 내레이터가 큰 장면의 작은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기능한다.1) 창세기 1장 1절부터 2장 3절까지는 창조를 파노라마식으로 묘사하는 반면, 창세기 2장 4절부터 3장 24절까지는 첫 인간 부부인 아담과 하와의 탄생과 그들의 에덴동산 활동에 집중한다. 이 확대 효과는 창세기 1장 1절-2장 3절과 2장 4절-3장 24절 사 이에서 창세기의 문체가 왜 뚜렷하게 변하는지를 설명해 준다. 어떤 차이점은 매우 명백하다. 창세기 1장은 “반복적이고, 도표 형식이며,
1) 이런 제목은 모두 히브리어 단어 ‘톨레도트’를 사용하는데, 창 2:4는 “내력”으로 번역했으나,
주로 “족보”로 번역된다. 창 2:4; 5:1; 6:9; 10:1; 11:10, 27; 25:12, 19; 36:1, 9; 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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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적이다.”2) 저자는 고도로 구조화된 설명을 생성함으로써 창조 사건 전체의 기초가 되는 질서를 반영한다. 마이클 피시베인이 말했 듯 “본문은 질서 정연하고 조화로운 창조상을 제공한다. 내레이터의 목소리, 하나님의 말씀, 기술과 규정을 번갈아 기록한 것은 ‘창조’를 생명력 있는 신적 에너지로 되풀이되며 감정이 섞이지 않은 설명으 로 제시한다. 본문은 동일한 단어( ‘나뉘게 하시고’……‘부르시고’……‘보시기 에’……‘만드사’ ) 의 배열을 활용해 행동과 결과 사이에서 운율적으로 움
직인다. 이러한 어휘와 기법의 절제는 통제된 에너지와 힘의 진술을 생산한다.”3) 이와 현저히 대조적으로 2장 4절-3장 24절은 상당히 다른 내러티브 문체를 드러낸다. 이 내러티브는 더 이상 7일간의 계 획에 기초한 형식적 구조를 보이지 않는다. 1장의 반복은 사라지고 “여기서……우리는 거장다운 방식으로 전해진 간결하고 생생한 이 야기를 만나게 된다.”4) 이러한 문학적 양식의 변화는 어휘의 차이를 수반하고, 그중 가장 주목할 것은 하나님을 지칭하는 데 사용한 이름이다. 창세기 1장 1절-2장 3절에서는 창조주를 항상 히브리어로 ‘하나님’을 뜻하는 ‘엘로힘’으로 지칭한다. 2장 4절-3장 24절까지 신의 명칭은 여호와 ‘엘로힘’( 보통 “여호와 하나님”으로 번역 ) 이다. 그러나 3장 1b-5절에서 ‘엘 로힘’( 하나님 ) 이 단독으로 쓰인 것은 이러한 패턴에서 주목할 만한 이 탈인 것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신의 이름에서 일어난 변화는 본문의 또 다른 흥미로운 특징과도 일치한다. 창세기 1-3장까지 하나님을 어떻게 묘사하는지를 분석할
2) Norman C. Habel, Literary Criticism of the Old Testament (Philadelphia:
Fortress, 1971), 19. 3) Michael A. Fishbane, Text and Texture: Close Readings of Selected Biblical
Texts (New York: Schocken Books, 1979), 8. 4) Habel, Literary Criticism of the Old Testament ,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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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모세오경 개관
때, 두 가지 구별되는 방식으로 묘사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창세기 1장에서는 강력한 우주 창시자의 장엄한 초월성이 주가 된다. 이러한 기본적인 관점에 따라 엘로힘은 연속적인 칙령으로 우 주를 창조하고 명령한다. 그는 명령을 발하고 결과는 자동으로 이루 어진다. 하나님은 자신의 우주 밖에 서서 강력한 말씀으로 다스리는 존재로 나타난다. 이런 이유로 창세기 1장에서 있을 수 있는 “의인화 된” 표현(“하나님이 이르시되”, “하나님 보시기에”, “안식하시니라”) 은 성격상 보류되어 있으며 신의 초월성을 보존하는 경향이 있다. 이 런 표현은 행동하고 사람처럼 보이는 하나님의 친밀한 근접성을 제 5)
시하지 않는다.
대조적으로 창세기 2-4장에서의 하나님에 대한 묘사는 상당히 다 르다. 여기서는 하나님의 내재성, 개인적 친밀함, 인간 현장에 대한 지역적 관여가 기본 특징이다. 여호와는 거리감 있는 군주가 아니라 친밀한 주인으로 가까이 있는 신이다. 그분은 인간이 즉시 접촉하고 즉시 책 임을 질 수 있는 신이다. 그런 이유로 창세기 2-4장의 의인화는 너무 나 대담해서 여호와를 거의 인간 한계 측면에서 묘사하는 듯하다. 그 분은 도예가로서 그의 손으로 틀을 만들어, 점토 모델의 입에 생기를 불어넣으시고, 동산을 조성하시고, 인간을 찾으시고, 남자·여자·짐 6)
승과 사적 대화를 나누시고, 또 다른 남자에게 표를 주신다.
5) Habel, Literary Criticism of the Old Testament , 24; 참고. Fishbane, Text and
Texture , 8. 6) Habel, Literary Criticism of the Old Testament ,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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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1절-2장 3절과 2장 4절-3장 24절 사이에 이러한 차이를 고려할 때, 많은 학자가 두 명의 작가가 이러한 대조적인 기사에 책임이 있 었을 것이라고 결론짓는 것은 그리 의외는 아니다.7) 의심의 여지 없이 1장 1절-2장 3절과 2장 4절-3장 24절의 양식 과 신학적 관점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여기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왜 그런지를 질문해야 한다. 창세기의 시작 에서 창조에 대해 독특한 기록이 두 가지가 발견되는 이유는 무엇 인가? 우리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창조에 대한 두 서술이 가장 주목 할 만한 방법으로 서로를 보완한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특 히 창조주에 대한 성격 묘사에 대해 그렇다. 1장 1절-2장 3절에서 하나님은 피조물과는 구별되고 거리감 있는 분으로 계시된다. 신학 적 용어로 하면, 하나님은 초월적인 분이시다. 그러나 2장 4절-3장 24절에서 하나님은 인간에게 매우 가깝고 아담과 하와와 함께 동산 에서 걸으시고 대화하는 분으로 묘사된다. 신학적 용어로 하면, 하나 님은 내재적인 분이시다. 이러한 기록을 나란히 배치함으로, 창세기 의 첫 부분은 하나님의 양면적이지만 서로 보완적인 관점을 준다. 그분은 초월적이기도 하고 내재적이기도 하시다. 이렇게 조심스럽게 균형을 이룬 하나님의 묘사는 내레이터가 하 나님의 이름을 선택하는 데에서도 나타난다. 1장 1절-2장 3절에서 우리는 ‘엘로힘’( 하나님 ) 의 명칭을 반복해서 발견한다. 그러나 2장 4절-3장 24절에서는 ‘여호와’라는 이름이 소개된다. ‘엘로힘’은 신 을 가리키는 일반 명칭인 반면, ‘여호와’는 고유한 이름이다. 2장 4절 이후 ‘여호와’를 사용하는 것은 인류와 하나님의 관계에 개인적
7) 보통 안식일(2:1-3)에 대한 관심 때문에 1:1-2:4는 제사장 문서(P)에서 나온 것이고, 2:5-
3:24는 ‘여호와’라는 신의 이름의 사용 때문에 여호와 문서(J)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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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모세오경 개관
본성을 강조하며, 이는 내러티브 자체의 내용에 반영된 것이다. 동일 한 이유로, 3장 1-5절에서 뱀은 하나님을 항상 ‘엘로힘’으로 부르고, 결코 ‘여호와’라 부르지 않는다. 하나님의 대적인 뱀은 아담과 하와 앞에서 하나님의 고유한 이름을 사용하기를 거부한다. 1장 1절-2장 3절과 2장 4절-3장 24절에서 창조에 대한 두 설명 은 서로 다르지만, 모순되는 것이 아니고 상호 보완적인 것으로 보 아야 한다. 두 가지 이야기를 통해, 창세기는 창조를 두 가지 관점에 서 보게 해 주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를 풍부하 게 해 준다. 주목할 것은 내용과 문체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기록 은 지구가 하나님의 거처가 되기 위해 창조되었다는 생각에는 일치 한다는 점이다( 아래를 보라 ).
하나님의 성전 도시 지구 대부분 독자는 창세기 1장에서 창조의 6일에 집중한다. 하지만 창 세기 첫 부분은 7일째 절정에 이른다. 불행하게도 이것은 대체로 무 시되는 경향이 있다. 일곱째 날이 첫째 날에서 여섯째 날까지와 구 별되는 장 구분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의 장 구분은 창세기 초기 형 태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일곱째 날의 지배적 주제는 하나님의 안식과 관련 있다( 창 2:1-3 ). 창조주가 너무나 많은 창조 때문에 지쳤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해석은, 특히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이 단순히 말씀 만 하시고 사물이 생성되었음을 감안할 때 다소 진부해 보인다. 왜 안식에 중점을 두는가? 안식에 대한 특이한 관심의 가장 그럴듯한 설명은 존 월턴의 제 안이다. “7일째 되는 날, 우리는 마침내 하나님이 안식에 도달하기 위해 일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7일째는 사람을 창조하는 주요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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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도된 시점에 단지 마무리를 짓기 위해 창조 사건에 부과된 신 학적 부록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창조와 우주의 목적을 암시 한다. 하나님은 우주를 단지 사람이 살 곳을 위해 준비하신 것이 아 니다. 그는 자신이 세운 질서와 균형 속에서 안식을 찾을 수 있는 자 신의 신전으로 우주를 세운 것이다.”8) 월턴은 창세기를 고대 근동의 맥락에서 읽음으로써 이런 결론에 도달한다. 그는 성경 외 기록에서 신들이 창조 활동에 관여할 때, 그들이 자신들을 위한 휴식처를 만 들기 위해 그렇게 했다는 것을 발견한다. 이것은 보통 도시의 중심 에 신전을 만드는 것도 포함한다. 신의 안식은 신전 건축과 연결되 어 있다.9) 창세기 1장에 접근하면서, 월턴과 관계없이, 리처드 미들턴은 이 장에서 하나님이 우주의 건설자로 묘사되어 있다고 결론짓는다.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이 어떤 건물을 만드셨는지 질문을 억지로 해 본다고 가정해 보자. 즉각적으로 명백하지는 않지만, 구약 나머지 부 분의 관점에서 주어진 명백한 답은 다음과 같다. 하나님은 신전을 지 으신 것이다. 우주가 신전이라는 개념은 거기에 신들이 거처하고 다 스리는 신들의 왕궁으로 일반적으로 이해하는 고대 근동의 세계관 에 뿌리를 두고 있다. 더 나아가 신전 건축과 그다음에 신의 안식이 따르는 창조는 메소포타미아 신화, 아마도 우가리트 신화에서도 중 심 주제다(마르둑과 바알은 둘 다 혼돈의 괴물을 정복한 후에 자기
8) John H. Walton, “Creation,” in Dictionary of the Old Testament: Pentateuch , ed. T.
Desmond Alexander and D. W. Baker (Downers Grove, IL: InterVarsity, 2003), 161. 참고. John H. Walton, The Lost World of Genesis One: Ancient Cosmology and the Origins Debate (Downers Grove, IL: IVP Academic, 2009), 72–86. 9) 히브리어로 “신전”을 뜻하는 ‘헤칼’은 “궁전”으로도 번역할 수 있다. “신전”은 신성한 궁전
이었다. 결과적으로 신전과 왕국은 밀접하게 연결된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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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들을 위해 세운 신전을 가졌다).
월턴과 미들턴 두 학자에게, 창세기에서 시작 부분의 창조 기록은 신전 건축에 대한 미묘한 암시를 담고 있다. 나중에 알게 되겠지만, 2장 4절-3장 24절의 내러티브는 이런 생각을 강화한다.
성소인 에덴동산 1장 1절-2장 3절은 신전의 창조를 암시하지만, 2장 4절-3장 24절 에서 에덴동산은 신전에 딸린 정원처럼 보인다. 고든 웬함은 “창세 기 저자는 에덴동산을 단순히 메소포타미아 농지의 한 조각으로 보 는 것이 아니라, 원형적인 성소, 즉, 신이 거처하고 인간이 그 신을 예배하는 장소로 보고 있다. 동산의 많은 특징은 후대의 성소, 특히 성막이나 예루살렘 성전에서도 발견된다. 이런 유사점은 동산 자 체가 일종의 성소로 이해된다는 것을 제시한다.”11) 동산과 후대 이 스라엘 자손의 성소, 특히 성막과 예루살렘 성전 사이에 흥미로운 유사점이 보인다.12) 1. 주 하나님은 나중에 성막처럼 에덴을 거니신다( 창 3:8; 참고. 레
10) J. Richard Middleton, The Liberating Image: The Imago Dei in Genesis 1 (Grand
Rapids: Brazos, 2005), 81; 참고. Robert P. Gordon, “The Week That Made the World: Reflections on the First Pages of the Bible,” in Reading the Law: Studies in Honour of Gordon J. Wenham , ed. J. Gordon McConville and Karl Möller, LHBOTS 461 (Edinburgh: T&T Clark, 2007), 234–237. 11) Gordon J. Wenham, “Sanctuary Symbolism in the Garden of Eden Story,”
PWCJS 9 (1986): 19. 12) 이 유사점들은 “Sanctuary Symbolism,” 19–25에서 웬함이 설명한다. 참고. R. M.
Davidson, “Earth’s First Sanctuary: Genesis 1–3 and Parallel Creation Accounts,” AUSS 53 (2015): 6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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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2; 신 23:15; 삼하 7:6-7 ).
2. 에덴과 후대 성소는 동쪽으로 들어오게 되어 있으며 그룹이 지킨다( 창 3:24; 출 25:18-22; 26:31; 왕상 6:23-29 ). 3. 성막 메노라( 등잔대 ) 는 생명나무를 상징하는 듯하다( 창 2:9; 3:22; 참고. 출 25:31-35 ).
4. 에덴에서 흘러나오는 강( 창 2:10 ) 은 에스겔 47장 1-12절과 닮 았는데, 그것은 미래에 예루살렘 성전에서 흘러나와 사해에 생명을 불어넣는 강을 말한다. 5. 창세기 2장 11-12절에 언급된 금과 호마노는 후대에 성소와 제사장 복장을 장식하는 데 널리 사용된다( 예. 출 25:7, 11, 17, 31 ).13) 특히 금은 하나님의 존재와 관련 있다.
에덴동산이 신의 성소에 속했음을 알리는 또 다른 매력적인 표시 는 창세기 2장 1절에서 하나님이 인간에게 부여한 의무에서 볼 수 있다. 동산에서 인간의 책임은 두 개의 동사로 요약된다. ‘아바드’, 곧 “섬기다”, “일하다”, “경작하다”와 ‘샤마르’, 곧 “지키다”, “관찰 하다”, “감시하다”가 있다.14) 이 동사들은 독립적으로 사용하면 광범 위한 활동을 지칭할 수 있다. 그러나 함께 사용하면 성막이나 성전 과 관련된 활동과 연관되는 경향이 있다. 민수기는 레위인이 성소에 서 지켜야 할 의무를 묘사하는 데 이 동사를 함께 사용한다( 참고. 민 3:7-8; 8:26; 18:5-6 ). 이것은 남자의 일이 본질적으로 농경이 아니라 제
13) 성막 건설에 대한 출애굽기 기록에는 금에 대한 언급이 약 100회, 호마노에 대한 언급이
7회 나온다. 그러나 창 2:11-12에는 금과 호마노가 하윌라 지역의 에덴 밖에 위치해 있음 을 주목해야 한다. 14) 히브리어 동사 ‘샤마르’는 안식일과 관련하여 신 5:12에 사용된다. 이스라엘 자손은 안식일
의 신성함을 보존하기 위해 그것을 “관찰하고, 감시하고, 지켜야” 한다. 십중팔구 아담은 동 산이 지상에서 하나님의 성전에 속하여 거룩하게 남아 있도록 지키거나 보호할 임무를 맡 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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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의 일임을 강하게 시사한다. 남자는 성스러운 공간의 수호자로 가장 먼저 임명된다. 그는 단순히 정원사가 되기 위해 창조된 것이 아니다. 창세기 1-2장의 전체적인 그림은 지구의 창조가 하나님의 궁전/ 신전의 건설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시사한다. 이것은 단지 과정의 시작일 뿐 완성이 아니다.15) 이런 맥락에서 인간은 성전 안에서 봉 사하도록 창조되었을 뿐 아니라 그 경계를 외부로 확장해서 온 지상 을 가득 채우도록 창조되었다. 이들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하나님 은 인간에게 제사장 지위와 함께 왕권도 주신다.
인간의 왕 된 지위 창세기 1장은 인간의 지위를 묘사할 때 다른 고대 근동의 기록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창조에 대한 바벨론의 주요 이야기인 에누마 엘리시가 신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측면에서 인간의 운명을 제시 하는 반면, 창세기는 하나님이 부여한 지상을 다스릴 왕권을 인간에 게 돌린다. 이것은 두 가지 측면으로 강조되어 있다. 첫째, 인간은 다 른 모든 피조물 위에 지배권을 행사하도록 하나님에게 직접 지시를 받는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 람을 만들고 그들로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가축과 온 땅과
15) 하나님이 에덴에 거주했다는 증거는 이 초기 단계에서는 제한적이다. 이러한 이유로 대니
얼 블록은 후에 성소가 에덴과 비슷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에덴 자체가 성소는 아니라 고 주장한다. 다음을 보라. Daniel I. Block, “Eden: A Temple? A Reassessment of the Biblical Evidence,” in From Creation to New Creation: Biblical Theology and Exegesis , ed. D. M. Gurtner and B. L. Gladd (Peabody, MA: Hendrickson, 2013), 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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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 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 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
이 절들은 사람이 모든 육지 동물, 새, 물고기를 다스려야 한다는 것 을 강조한다. 세 절 속에서 이러한 점을 두 번이나 반복한다.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에서 그 중심에는 인간이 지구를 하나님의 대리 인으로 다스려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둘째, 왕족의 개념은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표현과 연관이 있다. 고대 애굽과 메소포타미아에서 “신의 형상”이라는 문구는 자주 왕 과 연결된다. 왕은 살아 있는 신의 형상이었다. 애굽 왕 람세스 2세( BC 1290-1224 ) 는 자신이 가진 신의 형상의 지위를 다음과 같이 묘 사한다. “신성한 왕의 말씀, 두 땅의 주, 케프리 형상의 주, 그의 팔다 리는 레, 레에게서 나온 자, 프타타테넨이 낳은 자, 왕 람세스 2세에 게 생명을 받았다. 그의 아버지, 곧 신들의 아버지인 타테넨에게서 나왔다. ‘나는 당신이 왕좌에 앉힌 당신의 아들이나이다. 당신이 나 에게 당신의 왕국을 주었으며, 당신이 나에게 부과해 창조하신 당신 의 모양과 형상대로 나를 빚으셨나이다.’”16) “하나님의 형상”으로
16) James H. Breasted, Ancient Records of Egypt: The Nineteenth Dynasty (Chicago: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06), 3:181. 람세스는 “라의 아들”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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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졌다는 것은 왕의 지위를 받았다는 말이다. 미들턴의 말처럼 “창세기 1장의 필자는 하나님을 질서 있고 조화로운 영역인 ‘하늘과 땅’을 주재하는 왕으로 묘사하며, 그 안에서 각 피조물은 창조자의 뜻을 나타내므로 ‘좋다’라고 선언된다. 인류는 이런 하나님처럼 창조 되어, 세상에서 하나님의 통치를 나타내거나 상상하는 특별한 역할 을 한다.”17) 비록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표현이 많은 논쟁의 대상 이 되었지만, 인류의 왕이라는 지위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지구를 창조한 근본에는 자신을 위한 거처를 만들고자 하는 하나 님의 뜻이 있다. 이러한 열망에 비추어 창세기의 첫 두 장은 인간이 지구를 신성한 거주지로 변화시키는 데 참여해야 한다는 의도로 창 조되었음을 밝힌다. 이를 위해 인간은 하나님 앞에 서서 하나님의 성소에서 봉사할 수 있도록 거룩한 지위 또는 제사장의 지위를 부여 받는다. 하나님은 또한 사람에게 자신의 대리자로 지상에 통치할 권 한을 위임하신다. 이에 따라,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고 인 간에게 지시하신다( 1:28 ). 이러한 명령 이면에는 계속 증가하는 왕족 제사장의 인구가 결국 땅을 충만하게 가득 채울 웅장한 신전 도시를 만들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 있다.18) 그러한 기대는 특히 창세기를 원래의 문화적 맥락에서 볼 때 의외 는 아니다. 고대 근동에서 개별 신은 종종 특정 도시와 연결되어 있 었다. 그 도시의 주민은 신을 숭배했으며 그 신의 신전은 그들 공동 체 중심에 서 있었다. 창세기의 초기 독자 또는 청취자는 자동으로 지상에 하나님 성소의 창조를 도시와 연결했을 것이다. 그들은 에덴 17) Middleton, Liberating Image , 26. 18) 윌리엄 덤브렐은 아담이 에덴을 세계적 성소로 확장시키는 역할을 하는 왕-제사장이라는
생각을 발전시킨다. 다음을 보라. William J. Dumbrell, “Genesis 2:1–17: A Foreshadowing of the New Creation,” in Biblical Theology: Retrospect and Prospect , ed. S. J. Hafemann (Downers Grove, IL: InterVarsity, 2002), 5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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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성전 도시의 중심에 있도록 하나님이 지정한 높은 위치에 있었다 는 것을 금방 알아차렸을 것이다.19)
대배신 지구에 대한 신성한 계획에 비추어 보면, 창세기 3장은 인간 부 부가 하나님이 그들에게 맡겨 준 특별한 책임을 어떻게 비극적으로 포기하게 되었는지를 들려준다. 일어난 일에 대한 선별적 설명으로 풀리지 않는 많은 의문이 남지만, 창세기 3장의 중요성은 결코 과소 평가할 수 없다. 이 장을 읽으며, 우리는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점 을 명확히 듣기 위해 호기심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 뱀20)과 여자 사이에 일어나는 흥미로운 대화의 분석 없이, 인간 부부가 어떻게 제사장적 대리인이라는 주된 의무를 의지적으로 저 버리는지를 관찰하자. 첫째, 창세기 3장은 뱀을 등장시켜, 인간이 동 산의 신성함을 지키는 일을 소홀히 한다고 밝힌다. 그레고리 빌은 “아담이 죄를 짓고 악한 뱀이 성전을 더럽히도록 함으로 성전을 지 키는 데 실패했을 때, 아담은 제사장직을 상실했고, 그룹들이 동산 성전을 ‘지키는’ 책임을 인수하게 되었다. ‘하나님이 그룹들을 두 어……생명나무의 길을 지키게 하시니라’( 창 3:24; 다음도 보라. 겔 28:14, 19) 이러한 비교가 반드시 이스라엘 자손이 다른 나라에서 성전 도시의 개념을 차용했다는 의
미는 아니다. 신전 도시에 대한 다신교 사상이 오히려 유일무이한 참된 신에 기원을 두고 있고 그러한 참된 신에 대한 믿음이 왜곡된 결과일 수도 있다. 20) 뱀은 분명히 평범한 동물이 아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지으신 들짐승 중에 가장 간교하니
라”(3:1)라는 표현과 별개로, 뱀의 행동을 지구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적 통치에 반대하는 것으로 묘사한다. 후대의 성경 문헌은 “옛 뱀”을 “마귀” 또는 “사탄”이라고 확인하지만(참 고. 계 12:9; 20:2), 창세기 3장은 그렇게 명시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더 자세한 논의는, 다 음을 보라. Paul R. Williamson, “Snakes and Dragons: A Neglected Theological Trajectory of Genesis 3:15 in Scripture?,” in The Seed of Promise: The Sufferings and Glory of the Messiah; Essays in Honor of T. Desmond Alexander , ed. Paul R. Williamson and R. F. Cefalu, GlossaHouse Festschrift Series 3 (Wilmore, KY: GlossaHouse, 2020), 33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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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16 ).”
제사장인 인간 부부는 동산에서 뱀을 쫓아내야 했다.
둘째, 하나님의 의도는 인간 부부가 다른 모든 피조물을 다스리는 것이었음에도, 이 경우 그들은 한 동물에게 복종한다. 그들은 뱀의 설득에 따르는 바람에 뱀에게 권위를 행사하지 못하게 된다. 그들의 실패는 신성하게 도입된 창조 질서를 뒤엎었을 뿐 아니라, 더 의미 심장한 것은 하나님에 대해 노골적으로 배신했다는 점이다. 그들은 뱀의 편을 들면서 하나님과 하나님의 세계 질서를 거부했다. 아이러 니하게도 인간 부부의 배반은 뱀이 그들에게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게 될 것”( 3:5 ) 이라고 말한 맥락에서 일어난다. 뱀이 말한 것과 달리 인간 부부는 이미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졌다. 그러 나 그들은 하나님 대신 뱀에게 순종함으로 하나님의 대리인 지위를 상실한다. 지금 그들이 누군가의 형상이어야 한다면, 그것은 뱀일 것 이다. 비극적으로 하나님이 그들에게 위임하신 땅을 다스리는 권위 는 이제 뱀에게 넘어간다. 인간 부부는 뱀의 편을 들면서 왕족과 제사장의 지위를 잃어버 린다. 이에는 중대한 대가가 따른다. 그중 두 가지 대가만 언급하 겠다. 아담과 하와는 거의 즉시 동산에서 쫓겨나고 더 이상 하나님 과 친밀한 관계를 누리지 못한다. 월턴은 이에 대해 “타락 후 가장 큰 손실은 낙원이 아니라 하나님의 존재였다”라고 말한다.22) 동산에 대한 유지/지킴의 의무는 생명나무로 가는 길을 지키도록 배치된 그 룹에게 부과된다( 3:24 ). 생명나무에 접근할 수 없게 된 아담과 하와는 죽음의 세력 아래
21) Gregory K. Beale, The Temple and the Church’s Mission: A Biblical Theology
of the Dwelling Place of God , NSBT 17 (Leicester: Apollos, 2004), 70; 참고. Middleton, Liberating Image , 59. 같은 동사 ‘샤마르’가 2:15과 3:24에서 사용되는데, NIV는 각각 “보살피다”와 “지키다”로 번역한다(개역개정은 모두 “지키다”). 22) John H. Walton, “Eden, Garden of,” in Alexander and Baker, Dictionary of the
Old Testament , 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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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이게 된다. 선악과를 먹었을 때 받게 될 벌이 죽음이라는 말씀을 하나님에게 들었지만( 2:17 ), 그들은 이 경고를 무시했다. 일부 학자는 인간 부부가 선악과를 먹고 즉시 죽지 않았기 때문에 이 처벌이 실 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문맥에서 “죽음”이 반드시 삶의 종말을 의미한다고 볼 필요는 없으며, 오히려 그것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 되는 분과의 영적 분리를 의미한다.23) 창세기의 첫 장들은 하나님과 사람 모두가 거주하게 될 도시의 건 설을 기대했기 때문에, 아담과 하와의 불순종은 하나님의 창조 기획 을 혼란에 빠뜨린다. 다른 모든 피조물을 다스리는 권한 행사를 지 시받았음에도, 인간은 교활한 들짐승에 대한 지배권을 행사하는 데 실패한다(3:1). 그 결과 땅을 다스릴 권한은 뱀에게 넘어갔고, 자신들 은 뱀의 지배를 받게 된다. 하나님은 불가피하게 인간을 에덴에서 추방하고 그들에게서 왕족과 제사장의 지위를 빼앗으신다.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에 대해 일으킨 반란의 비극적 결과는 창세 기 4-11장에 특별히 선택된 일련의 에피소드에 나와 있다. 그중 마 지막 에피소드는 상당히 의미심장하게 도시 건설과 관련이 있다.
바벨론/바벨탑 지상에 성전 도시를 건설하는 하나님의 계획을 배경으로 보면, 바벨/바벨론24) 도시 건설의 기록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그 간결함 23) 참고. Robert P. Gordon, “The Ethics of Eden: Truth-Telling in Genesis 2–3,” in
Ethical and Unethical in the Old Testament: God and Humans in Dialogue , ed. K. J. Dell, LHBOTS 528 (New York: T&T Clark, 2010), 11–33. 24) 대부분 영어 성경에서, 창 11:1-9에 나오는 도시는 바벨이라 부른다. 이 이름은 히브리어
‘바벨’(11:9)에서 유래했다. 그러나 ‘바벨’은 히브리어로 바벨론을 가리키는 명칭도 된다. 구약의 영어 번역에서 히브리어 단어 ‘바벨’은 200번 넘게 나오고 거의 항상 일관되게 바 벨론이라는 이름으로 번역되었다. 전체 구약에서, 일반적으로 이 규칙에 대한 예외는 창 10:10과 11:9 두 군데뿐이며, 심지어 여기서도 창 10:10에서 바벨을 바벨론으로 대체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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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창세기의 첫 장들을 주목할 만한 절정에 이 르게 한다. 하나님을 외면한 사람들은 직감적으로 자기들만을 위한 도시를 건설하는 일에 착수한다.25) 바벨/바벨론 사건은 인간 존재 의 두 가지 대조적인 측면을 강조한다. 그것은 위대한 일을 성취할 수 있는 사람의 능력과 자기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을 거부한 인간 의 자만심의 대조다. “인간의 의미가 바벨의 단일 이미지 속에 얼마 나 풍부하게 집중되었는지. 그것은 널리 강력한 감정을 일으키는 양 면적 이미지다. 한편으로 우리는 공동체, 성취, 문명, 문화, 기술, 안 전, 보안, 영속, 명성에 대한 인간의 갈망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 한 열망에 대항하여, 우리는 우상숭배, 자존심, 자립심, 물질적 권력 의 충동, 무한한 성취에 대해 인간이 품는 환상에 대해 도덕적 심판 을 감지한다.”26) 어떤 의미에서 바벨/바벨론의 건설은 사람이 하나님에게 받은 능 력을 사용한 자연스러운 결과지만, 이들은 자기에게 재능을 주신 분 을 무시하고 그렇게 한 것이다. 이들의 열망은 지상뿐 아니라 하늘 에서도 하나님을 대체하는 것이다. 인간이 단독으로 자신을 위해 지 은 바벨/바벨론은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시고 이들을 성전 도시 건 설자로 임명하신 의도를 조롱한 것이다. 바벨/바벨론은 피조물을 창 조주보다 높게 격상시키려 한 모든 인간 계획의 전형이다. 바벨/바벨론 건축에 대한 창세기 기록은 총 아홉 절로 유난히 간 결하지만, 이 도시는 성경 전체에 긴 그림자를 드리운다. 여러 가지 이유에서 그렇다. 바벨/바벨론은 전형적인 하나님 없는 도시다. 바 영어 번역본이 몇 개 있다(예. NIV, NJPS). 창 11:9에서 바벨이라는 이름의 사용은 정말 이 례적인 것이며 CSB에서 그런 것처럼 바벨론으로 대체해야 한다. 25) 이와 맞물려, 도시 건설에 종사한 최초의 인간이 가인이라는 것도 관찰할 만한 가치가 있다
(창 4:17). 26) “Babel, Tower of,” in Dictionary of Biblical Imagery , ed. L. Ryken, J. C. Wilhoit,
and T. Longman (Downers Grove, IL: InterVarsity, 1998),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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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바벨론에서 우리는 인간이 하나로 뭉쳐 하늘에 닿는 탑을 세움으 로 이름을 내는 것을 본다( 11:4 ). 아담과 하와는 창세기 3장 4-5절에 서 하나님과 같이 되기를 열망하지만, 바벨/바벨론의 주민은 지상뿐 아니라 하늘에서도 최고가 되려 한다.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오만함 으로 하늘에 접근하여 그곳을 장악할 탑을 세우려 한다. 바벨/바벨론이 공격적인 인간 리더십이나 왕위와 연관 있음을 관 찰해 보면, 인간 도시 건설자의 하나님을 향한 적대감은 의미가 더 크다. 이 연결 고리는 즉시 명백해 보이지 않을 수 있으며, 그 이유는 창세기 11장 1-9절에 왕에 대해 어떤 언급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벨/바벨론은 강력한 사냥꾼 니므롯과 연결되어 창세기 10장에서 처음으로 언급된다. “구스가 또 니므롯을 낳았으니 그는 세상에 첫 용사라 그가 여호와 앞에서 용감한 사냥꾼이 되었으므로 속담에 이 르기를 아무는 여호와 앞에 니므롯같이 용감한 사냥꾼이로다 하 더라 그의 나라는 시날 땅의 바벨과 에렉과 악갓과 갈레에서 시작되 었으며 그가 그 땅에서 앗수르로 나아가 니느웨와 르호보딜과 갈라 와 및 니느웨와 갈라 사이의 레센을 건설하였으니 이는 큰 성읍 이라”( 10:8-12 ).27) 창세기 10장에서 이 본문은 구별된다. 한 사람에 초 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그렇고, 그에 대해 몇 가지 선택된 세부 정 보가 기록되어 있다. 니므롯에 대해 언급한 것에 비추어 볼 때, 두 가지 측면이 특기할 만하다. 첫째, 니므롯은 바벨/바벨론과 연결되어 있다. 여기서 그의 왕국이 시작된다. 여기서부터 왕국 설립의 개념이 확장되고, 앗수르 에 위치한 도시를 포함한다. 이 짧은 요약에서 니므롯( 또는 앗수르 ) 은 “위대한 도시”를 건설한 것으로 여겨지고, 이 명칭은 니느웨, 레센,
27) 11절의 다른 번역이 가능하다. “그 땅에서 앗수르가 나아가 니느웨, 르호보딜과 갈라……
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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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를 포함한 여러 지역을 아우르는 것으로 보인다. 니므롯은 명성 있는 도시 건설자다. 둘째, 도시와의 연결 고리 외에 니므롯은 “여호 와” 앞에 강력하고 용감한 사냥꾼으로 묘사된다. 이 묘사는 부정적 으로 받아들여야 한다.28) 10장 9절의 히브리어 본문을 “여호와 앞에 서”로 타당하게 번역할 수 있지만, 또 다른 한편 “여호와 반대편에”, “여호와와 대면하여” 또는 “여호와에 맞서서”라는 의미도 될 수 있 기 때문이다. 이 후자의 의미가 창세기 1-11장에서 말한 전체의 맥 락에 더 적절해 보인다. 인간으로서 니므롯의 공격성은 창조 당시 하나님이 사람에게 자신을 대신하여 땅을 다스리라고 임무를 주셨 을 때 의도하셨던 것과 배치된다. 창세기 초기 장들은 인간 폭력에 대한 하나님의 혐오를 강조한다( 참고. 6:11-13 ). 하나님의 의도는 원래 인류가 땅을 평화롭게 다스리는 것이었지 만, 니므롯은 하나님이 땅에서 바라셨던 왕국의 왜곡된 모습을 확립 하기 위해 힘을 이용한다. 니므롯은 물리적 힘을 통해 바벨론과 아 마 니느웨도 포함한 광범위한 왕국을 건설한다. 의심할 여지 없이 니므롯에 의해 시작된 침략을 통한 왕국 건설 전통은 이 도시에 계 속 남게 된다. 후대 역사에서 니느웨와 바벨론 주민은 이스라엘과 유다 왕국에 파괴적인 힘을 가지고 내려온다. BC 8세기 말에 앗수 르인이 북왕국 이스라엘을 멸망시킨다. BC 6세기 초에는 바벨론인 이 남왕국 유다를 섬멸한다. 창세기 저자는 니므롯을 바벨/바벨론과 연결함으로써 대조적인 두 도시와 왕국에 대한 생각을 소개한다. 아담과 하와의 반란으로, 거룩한 성전 도시의 건설을 통해 지상에 자신의 왕국을 건설하려던 하나님의 뜻은 좌절된다. 인간이 하나님의 대리인으로 통치하는 대
28) 다음을 보라. Marlon K. Hom, “‘. . . A Mighty Hunter before YHWH’: Genesis 10:9
and the Moral-Theological Evaluation of Nimrod,” VT 60 (2010): 6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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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인간은 하나님에게 대항하고 대체 왕국과 도시를 세운다. 창세 기 10장과 11장에서 니므롯과 바벨/바벨론은 하나님이 사람에게 되기를 바랐던 것과 행동하기를 바랐던 것의 부정적 원형으로 작용 한다.
요약 창세기의 첫 장들은 후속 내러티브에서 중심이 될 주제를 소개한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지상이 거룩한 성전 도시의 건설을 통해 하나
님의 거처가 될 것이라는 기대다. 하나님의 대리인인 인간은 지상에
대한 권위를 확장해야 하며 동시에 신성한 공간의 신성함을 보장해 야 한다. 아담과 하와는 비극적으로 뱀의 유혹에 빠져 창조주를 배반 하고, 그에 따라 왕족과 제사장의 지위를 잃게 된다. 에덴에서 추방되
고 하나님에게서 소외된 인간은 하나님이 부여하신 능력을 사용하여 대안 도시를 건설해 스스로 이름 내기를 시도한다. 그들의 초기 시도 는 하나님에 의해 좌절되지만, 바벨/바벨론를 세우려 했던 자들의 열 망은 계속된다. 이런 배경에서 창세기는 아브라함의 부르심을 기록하
고, 하나님은 창조주에 대한 인류의 반란 결과를 뒤집는 긴 과정을 그 와 함께 시작할 것이다.
바벨/바벨론 건축의 짧은 묘사가 어떻게 훨씬 긴 아브라함 생애의
기사를 선행하는지에 대해 특별한 고려가 필요하다. 아브라함의 이름
을 위대하게 하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창 12:2)은 자신들을 위해 이름
을 내고자 했던 바벨/바벨론 사람의 열망을 거울처럼 반영한다(11:4).
더욱이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그의 자손에게 특정한 땅을 마련해 주 신다는 것은 도시 건설자를 온 지면에 흩으시는 것에 대한 의도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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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응으로 보인다. 더 중요한 것은 아브라함을 하나님이 자신의 왕국 과 성전 도시를 세우는 과정을 진전시킬 자로 구별하셨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아브라함의 자손은 큰 민족을 이룰 것이며 그 속에는 왕의 계보도 포함될 것이다.
창세기를 넘어, 출애굽기는 이스라엘 자손이 전제 군주 애굽 왕을
위해 도시를 건설하는 것에서 벗어나 지상에 하나님의 거처를 건설 하는 과정을 시작하도록 하나님이 그들을 어떻게 구원하는지를 서술
한다(1:11; 25:8). 죽음에서 구출되어 조건부로 왕족과 제사장직 모두 제공받은 이스라엘 자손은 하나님의 거룩한 국가로 살아갈 기회를
얻게 된다(19:6). 여전히 심각한 단점이 남아 있지만, 성막 만들기와
함께 하나님의 창조 기획 실현을 향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딘다. 그 러나 이것은 단지 긴 과정의 일부며, 다른 무엇보다 하나님의 성전 도
시로서 예루살렘/시온의 설립과 바벨론인에 의한 파괴를 포함할 것 이다. 이 사건들은 구약 성경의 많은 문서에 깊이 새겨 있다. 창세기 의 첫 장은 기대하던 하나님의 성전 도시와 인간 대립물인 바벨/바벨 론 사이의 관계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일 때 더 큰 의미가 있다. 창세 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바벨/바벨론은 하나님에 대한 언급이 없는
보편적 도시를 건설하려는 인류의 시도에 대한 상징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신약과의 연결 창세기의 전반적 움직임에 맞추어, 히브리서 저자는 아브라함, 이 삭, 야곱의 족장들을 유일무이한 하나님의 도시 건설과 연결한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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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따라 히브리서 11장에서 아브라함의 믿음은 그가 하나님이 계획 하시고 지으실 터가 있는 도시인 “더 좋은 땅”, 즉 “하늘에 있는 것” 을 기대했다는 사실에서 나타난다. 믿음으로 아브라함은 부르심을 받았을 때에 순종하여 장래의 유업 으로 받을 땅에 나아갈 새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나아갔으며 믿음으 로 그가 이방의 땅에 있는 것같이 약속의 땅에 거류하여 동일한 약 속을 유업으로 함께 받은 이삭 및 야곱과 더불어 장막에 거하였으니 이는 그가 하나님이 계획하시고 지으실 터가 있는 성을 바랐음 이라……이 사람들은 다 믿음을 따라 죽었으며 약속을 받지 못하였 으되 그것들을 멀리서 보고 환영하며 또 땅에서는 외국인과 나그네 임을 증언하였으니 그들이 이같이 말하는 것은 자기들이 본향 찾는 자임을 나타냄이라 그들이 나온 바 본향을 생각하였더라면 돌아갈 기회가 있었으려니와 그들이 이제는 더 나은 본향을 사모하니 곧 하 늘에 있는 것이라 이러므로 하나님이 그들의 하나님이라 일컬음 받 으심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시고 그들을 위하여 한 성을 예비하셨 느니라(히 11:8-10, 13-16)
특히 눈에 띄는 점은 도시에 대한 아브라함의 기대를 강조한 점 이다. 히브리서 저자는 이방 땅으로 향한 아브라함의 여정이 이러한 도시에 대한 그의 “앞날을 바라보는 전망”에서 동기를 얻은 결과 때 문임을 강조한다. 일부 학자는 창세기에서 이런 증거가 부족하다고 하지만, 창세기 12장 1-3절에서 아브라함의 부르심을 창세기 1-11장의 배경, 특히 바벨/바벨론의 건축을 배경으로 읽을 때, 히브 리서 11장에서 채택된 해석은 타당하다고 본다.29)
29) 다음을 보라. Casey Croy, “Humanity as City-Builders: Observations on Hu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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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모세오경 개관
히브리서 저자는 모든 신자의 미래 경험이 도시를 포함한다고 확 신한다. 12장 22절에서 저자는 이 도시를 다시 한번 언급하면서, “살 아 계신 하나님의 도성인 하늘의 예루살렘”이라고 묘사하고, 나중에 “우리가 여기에는 영구한 도성이 없으므로 장차 올 것을 찾나 니”( 13:14 ) 라고 말한다.30) 우리가 “장차 올 도성”을 생각할 때, 사도 요한이 요한계시록 2122장에서 묘사한 비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요한계시록 21장 처음에 요한은 “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이 하나님께로부터 하늘에서 내려오니 그 준비한 것이 신부가 남편을 위하여 단장한 것 같 더라”( 21:2 ) 라고 본 것을 말한다. 그다음에 그는 거대한 크기와 화려 함을 가진 도시를 상당히 자세히 묘사한다. 이것은 보통 도시가 아 니다. 놀랍게도 이것은 땅 전체를 채울 뿐 아니라 주로 금으로 구성 되어 있다. 요한에게 있어 이 예외적인 도시는 창조에서 모든 것이 이것을 향하여 움직이는 목표다. 이것은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이 시작하신 것의 실현이다.31) 건축의 웅장함과 화려함과는 별개로 도시에 대한 요한의 비전은 다른 의미심장한 것을 강조한다. 이 도시에는 여러 나라에서 온 사 람이 거주하고, 그들은 하나님의 얼굴을 직접 보는 방식으로 하나님 의 친밀한 존재를 경험할 수 있다. 하나님과 그 도시에 함께 사는 사
Work from Hebrews’ Interpretation of Genesis 1–11,” JBTS 2 (2017): 32–41. 30) 사도 바울도 비슷한 기대를 한 것으로 보인다. 갈 4:21-31에서는 “지금 있는 예루살렘”과
“위에 있는 예루살렘”을 대조한다. 빌 3:20-21에서는 “그러나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 는지라 거기에서 구원하는 자 곧 주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노니 그는 만물을 자기에게 복 종하게 하실 수 있는 자의 역사로 우리의 낮은 몸을 자기 영광의 몸의 형체와 같이 변하게 하시리라”라고 견해를 밝힌다. 31) 창세기 1-11장과 요한계시록 사이의 관계에 대한 더 자세한 논의는 다음을 보라. T.
Desmond Alexander, From Eden to the New Jerusalem: An Introduction to Biblical Theology (Grand Rapids: Kregel, 2009, 『에덴에서 새 예루살렘까지: 요한계 시록 21~22장으로 보는 성경의 맥』, 부흥과개혁사 역간,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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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 사이에는 방해되는 것이 전혀 없다. 여기에는 성경 전체에서 거 의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친밀감이 있다. 도시 전체가 거룩한 성전 이라, 주민 각자가 제사장이다. 이 도시에 거룩하지 않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모든 시민이 예외 없이 하나님을 섬기고 예배한다. 새 예루살렘에 대한 요한의 비전은 하나님이 성전 도시를 왕으로 통치하심 또한 강조한다. 그의 왕좌는 대도시 중심에 있다. 하나님은 단독 주권자로서 도전받지 않고 통치하시며, 모든 사람과 모든 것이 그분에게 복종한다. 그러나 요한은 그의 환상이 끝날 무렵 하나님을 섬기는 자들 또한 영원토록 통치할 것이라고 언급한다( 계 22:5 ). 도시 내의 모든 사람이 왕의 지위를 누린다. 그럴 만한 이유로 이 거룩한 도시는 유토피아, 천국으로 묘사 된다. 요한은 모든 악과 고통이 대도시에서 추방된 것뿐만 아니라 이 도시에 “만국을 치료하기 위하여” “생명나무”가 서 있는 것을 관 찰한다( 계 22:2; 참고. 창 2:9 ). 새 예루살렘은 완벽하신 하나님의 절대적 지배하에 있는 거룩한 도시로서 거주자에게 완벽한 환경을 제공 한다. 요한의 비전은 성스럽고 독특한 도시에 대한 놀라운 통찰을 주지 만, 요한계시록에서 이 미래의 새 예루살렘이 이미 지구상에 존재하 는 또 다른 도시와 대조되어 있음은 주목할 만하다. 아마 그것을 바 벨론이라고 부른다고 해서 의외는 아닐 것이다. 요한계시록 1418장에서 바벨론은 하나님 없는 대체 도시이자 하나님 나라에 속한 자들의 대적으로 묘사된다. 창세기를 시작하는 장들은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목적에 대 해 통찰을 주지만, 요한계시록을 끝내는 장들은 하나님이 계획하신 모든 것의 결과를 상상할 수 있게 해 준다. 비극적으로 하나님과 대 립하는 자들은 자신들의 도시와 왕국을 계속 창조해 가고, 그것은 종종 폭력과 타인에 대한 착취를 통해 이루어진다. 전형적인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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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모세오경 개관
없는 도시인 바벨/바벨론의 존재는 많은 사람이 하나님을 떠나 안전 과 영속적인 명성을 열망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그러나 궁극적 보 상은 하나님을 건축자와 건설자로 모시는 도시를 믿음으로 추구하 는 자에게만 있을 것이다.32)
32) 이 주제에 대해 더 풍부한 자료를 위해서는 다음을 보라. T. Desmond Alexander, The
City of God and the Goal of Creation (Wheaton: Crossway,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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