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 나를 찾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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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10

┃서언 13

서론 거울 속의 낯선 사람 16

1부 자아 찾기 21

1. 내면 들여다보기 22

2 집단 정체성의 위기 36

3. 좋은 삶에 대한 5가지 시험 50

4. 고대 텍스트와 현대 선입견 73 5 다른 곳에서 찾기 88

2부 우리는 사회적 존재다 105

6. 사회적 정체성 106

7. 하나님께 알려진다는 것 127

오늘날 정체성보다 더 시급한 주제는 없을 것이다. 인종, 민족, 성

적 지향에 대해 말하든, 그것이 정치적 담론을 형성하는 방식에 대

해 말하든, 또는 우리 자신의 자아감에 대해 말하든, 그것이 우리의

일상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말하든, 정체성에 대한

질문은 어디에나 존재하고 만연하며 깊은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역사적으로 이례적인 일이다. 1960년대 이전의 문헌

을 아무리 자세히 살펴보아도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으로 정

체성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거의 또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이 점은 그 자체로 중요하다. 왜냐하면 어떤 것을 더 이상

가정할 수 없을 때, 그것이 우리가 선택할 만한 힘이 어느 정도 있다고 상상하는 어떤 것이 될 때만 그것은 성찰과 토론의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정체성은 그런 것이다. 과거에는 상대적으로 정적인 사회 질서와

비교적 안정적인 제도( 예. 국가, 교회, 가족 ) 가 있었으므로 개인의 정체

성은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었고,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거나 전혀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유동적이고 변화무쌍한 세상에

서는 이런 견고한 외부적 정체성 표식이 더 이상 자아를 이해하는

틀을 제공하지 못한다. 동시에, 그리고 아마도 이에 대한 대응의 하

나로, 감정과 심리학이 우리가 누구인지를 결정하는 요인의 우선순

위에 놓이면서 정체성에 대한 질문은 더욱 복잡해졌다. “당신은 누

구입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이제 많은 사람이 쉽고 명쾌한 답을

찾지 못하는 것 같다.

이는 특히 그리스도인에게 절실한 문제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인간의 정체성이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았다는

사실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주장하도록 요구될 뿐 아니라,

정체성을 제공하려는 모든 경쟁적인 주장을 그 사실에 비추어 상대

화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현재 정체성에 대한 수많은 주장이 전통

적인 기독교에 정면으로 반대되는 태도를 보이는 세상에서 우리 상

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기독교적 대응은 첫째, 정체성과 자아에 대한 현대적 사고의 본질

을 다루어야 한다. 둘째, 정체성이 실제로 어떻게 형성되는지 살펴

보아야 한다. 그렇다. 우리는 정체성을 독백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즉, 나는 내가 스스로에게 말하는 바로 그 사람이고, 그에 이

바지하는 선택도 내가 한다. 하지만 실제로 정체성은 항상 대화다.

내가 내리는 선택은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과 기관에 의해 형성되며, 당신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내가 존재하는 사회적 관계

망에서부터 고립될 수 없는 관계적 존재다. 셋째, 정체성은 이 두 가

지 차원, 즉 독백적 차원과 대화적 차원을 성경적 가르침의 맥락에

설정해야 한다. 분명히, 성경에는 성찰이 포함되어 있고( 다수의 시편을

서문 11

보라 ) 대인 관계에 중점을 두지만, 이 두 가지를 모두 위대하고 객관

적인 하나님의 존재와 복음 이야기의 진리라는 맥락에 설정한다.

핵심은 그 이야기가 오늘날 우리가 자아 및 정체성에 대해 생각하

는 방식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이 책에서 브라이언 로스너는 바로 그 일을 한다. 그는 현대 정체

성의 여러 측면을 비판하면서도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과 성경이 우

리에게 생각하라고 지시하는 방식 사이에 연결고리를 만들려고 노

력한다. 이 책은 논쟁적이지는 않지만, 우리 시대의 잘못된 점에 대

해 부드럽게 다루지도 않는다. 이 책은 이해하기 어려운 사회학이

나 신학이 아니다. 오히려 실질적이고 매력적이며 우리 시대의 한

가지 이슈( 아마도 으뜸가는 이슈 ) 를 명확하고 사려 깊은 방식으로 단호

하게 밀고 나간다. 또한 브라이언은 성경에 대한 깊은 통찰을 지루

하거나 혼란스럽지 않고 오히려 독자의 참여를 유도하고 우리 자신

을 더 명확하게 볼 수 있게 도와주는 산문으로 전달하는 보기 드문

재능이 있다. 이 책은 그 무게를 훨씬 뛰어넘는 훌륭한 책이다. 목

회자, 교사, 청소년 지도자, 학부모, 사려 깊은 그리스도인이라면 누

구나 이 책이 가치 있고 교훈적인 읽을거리임을 알게 될 것이다.

칼 트루먼

그로브 시티 칼리지

는 확신이다.

모든 저자는 인간은 사회적 존재며 단독 저작권이 기만적임을 알

고 있다. 이 책은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의 2017년 뉴칼리지 강의

로 시작되었다. 강의를 진행할 수 있는 특권과 내 아이디어가 도전

받고 수정되는 즐거운 일주일을 보내게 해 준 뉴칼리지에 감사드

린다.

리들리 칼리지는 이 책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데 훌륭한 배경

이 되었다. 교수진, 교직원, 학생으로 구성된 복음주의 공동체는 따뜻

하고 쾌활하며 최고의 학문적 기준을 고수하고 있다. 나는 2019년

하반기에 한 학기 동안의 연구 휴학 기간에 이 책을 완성했다. 점점

더 희소해지는 학자 교장에 대한 이사회의 아낌없는 지원과 격려에

감사드린다.

이 책을 집필하는 데 도움을 준 많은 분께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

울 정도로 많은 감사의 빚을 지고 있다. 그중 눈에 띄는 사람은 예

리한 안목으로 거친 부분을 다듬는 데 도움을 준 지나 덴홀름과, 복

음 안에서의 교제와 완벽한 전문성을 보여 준 크로스웨이 팀원들

이다. 편집자로서의 케빈 에머트의 작업은 흠잡을 데가 없었다. 아

내 나탈리는 여전히 내게 가장 솔직한 비평가이자 주요 격려자다.

서문을 써 준 칼 트루먼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1990년대

애버딘 대학교에서 나와 함께 공부했던 칼은 내가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시작할 무렵부터 곁에 있었다. 그의 저서 『현대 자아의 부상

과 승리: 문화적 기억상실증, 표현적 개인주의, 성 혁명으로 가는

길』( The Rise and Triumph of the Modern Self: Cultural Amnesia, Expressive In-

나를 찾는 법

서론 거울 속의 낯선 사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느끼는 대로 말하라.”

수스 박사의 동명의 모자를 쓴 고양이

“자신에게 진실하라.”

오프라, 엘렌 드제너러스, 비욘세, 미셸 오바마부터

스테프 커리, 도널드 트럼프, 모든 학생회 회장까지

“나는 누구인가? 외로운 질문이 나를 조롱한다.”

디트리히 본회퍼1)

21세기 서구에서는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것과 자신에게 진실해

1) Dietrich Bonhoeffer, Widerstand und Ergebung: Briefe und Aufzeichnungen aus der Haft, ed. E. Bethge (Muenchen: Christian Kaiser, 1964), 243; 필자 번역.

대한 답을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다. 성별과 성적 지향에 대한 질문

이 전례 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리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아

를 정의하는 것은 위험으로 가득 차 있으며, 심지어 진실하지 않은

자아를 투영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우리는 정체성 불안의

시대를 살고 있다.

우리 문화에서 가장 불안한 측면은 자아를 찾는 현재의 접근 방

식이 개인에 대해서나 사회 전체에 대해서나 잘 작동하지 않는 것

처럼 보인다는 점일 것이다. 나를 포함한 우리 시대의 많은 사람이

정체성에 대한 질문이 혼란스럽고 당혹스러운 문제라고 생각한다.

불안, 우울증, 자기애, 분노, 원망이 모두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행

복은 어떤 척도로든 실제로 줄어들고 있다.

이 책에서 나는 세 가지 작업을 수행한다. 먼저 1부에서는 우리

시대의 정체성 형성에 대한 질문을 둘러싼 문제를 살펴본다. 자아

를 찾기 위해 주로 내면을 들여다보려는 움직임의 원동력은 무엇

일까? 이 접근 방식은 얼마나 참신한가? 내면을 들여다보면 어떤

이점이 있을까? 좋은 삶으로 이어질까? 들여다보는 다른 방향도 있

는가?

둘째, 2부와 3부에서는 우리가 정체성을 형성하기 위해 찾는 다

른 곳들, 즉 우리 주변 사람들과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적 내러티브

에 대해 생각해 본다. 다시 한번, 나는 이것들을 살펴보면서 묻는다.

어떤 이점이 있을까? 단점은 없는가? 그것들이 우리가 갈망하는 것

을 제공하는가? 좋은 삶으로 이끄는가?

셋째, 책 전체를 아우르며 4부에서 정점을 이루는 이 글에서 나는

개인 정체성을 개발하는 대안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추천하는데, 그

것은 수천 년 동안 수백만 명의 사람이 따랐던 방법이다. 바로 성경

이 장려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이 방법은 이제 절망적으로 쓸모없

는 방법일까? 오늘날의 지배적인 정체성 형성 전략에 대한 실행 가

능한 대안일까? 그것이 좋은 삶으로 이어질까?

개인 정체성에 대한 책은 정의상 저자와 독자 모두에게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다. 나 역시 20여 년 전 고통스러운 정체성 위기를 겪

은 경험이 내 정체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했고 이 주제를 깊이 파

고들게 했다.3) 내 이야기는 책 곳곳에서 공유하겠다.

책의 가장 큰 목표는 단순히 서구 문화의 경향성에 대해 생각 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 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무엇이 당신을 정의하는가? 무엇이 당신을

당신으로 만드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은 어디에서 자신을 찾 고 있는가? 만약 당신이 그리스도인이라면 올바른 곳을 바라보며

자기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기를 바란다. 만약 당신이 그

리스도인이 아니라면, 당신이 당신 자신이 되는 다른 방식을 고려 해 보기를 권한다.

3) 이 주제에 대한 내 첫 번째 책인 Known by God: A Biblical Theology of PersonalIdentity, Biblical Theology for Life (Grand Rapids, MI: Zondervan Academic, 2017)은 성경적 학문에 대한 더 전문적인 책이며 우리의 문화 적 국면에 덜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성경에서의 개인 정체성에 대한 더 많은 자료 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2004년에 결혼한 나탈리와 나는 남태평양 피지 제도의 마나섬으

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열대 낙원인 이곳은 태양, 모래, 해변, 해먹, 이국적인 음식, 수상 스포츠, 테니스, 낚시 등 여러 가지 이유로 훌

륭한 장소였다. 게다가 호주 도시에서 살던 우리는 문화적 대조를

경험하는 것이 매우 흥미로웠다. 음식과 현지 언어부터 교통수단,

음악과 노래까지 모든 것이 놀라울 정도로 달랐다. 특히 두 가지가

눈에 띄었는데, 바로 시간과 삶의 속도에 대한 태도였다. 그 짧은 체

류 기간에 우리는 ‘시간에 맞춰야 한다’는 서구의 강박관념을 떨쳐

버렸다. 부분적으로는 뜨거운 햇볕과 높은 습도 때문이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본보기와 모방으로 우리의 걸음걸이도 상당히 느려졌다.

집으로 돌아와 다시 적응하기가 어려웠다. 나는 아직도 피지섬의

속도로 걷는 것이 그립다.

이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우리가 누구이며 어떻게 행동하는

지에 대한 많은 측면이 우리가 몰입하고 있는 문화에 따라 결정

된다. 문화는 특정 민족이나 사회의 사상, 관습, 사회적 행동에 영향

을 미치는 보이지 않는 힘이다. 종종 그 문화의 만연한 힘을 알아차

리는 것은 그 문화를 접하는 사람들뿐이다. 또는 다른 문화권에서

시간을 보낸 후 자신의 문화권으로 돌아와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것은 그 문화의 구성원들이다. 음식, 음악, 게임, 휴일에 대한 취향과 같이 의식적으로 결정되고 쉽게 바뀌는 것들도

있다. 그러나 다른 많은 것은 무의식적이며 변화는커녕 그것에 대

해 생각하기조차 어렵다.

에드워드 홀은 문화의 영향을 빙산에 비유했다.3) 문화의 일부 측

면은 수면 위로 명확하게 드러나므로, 말하자면 빙산에 비유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 우정, 공정성, 정의에 대한 개념, 비언어적 의사

소통 방식, 표정, 눈맞춤, 몸짓, 자녀 양육, 의사 결정, 문제 해결 방

식, 다양한 연령대, 경쟁, 권위, 일, 죽음에 대한 태도 등 대부분은 수

면 아래 깊이 숨어 빙산의 대부분을 형성하고 있다. 이것 중 대부분

의 경우, 우리는 우리 자신의 관점과 접근 방식을 전적으로 당연하

게 여기며 대안을 거의 상상하지 못한다.

이 장에서는 문화적 빙산의 맨 아래, 즉 포스트모던 서구 세계에

서 우리가 ‘정체성을 확보하는’ 방식에 대해 살펴보려 한다.

스스로 만든 자아

오늘날 개인의 정체성은 스스로 만들어 가는 프로젝트라는 것을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 내가 사는 곳 근처의 한 헬스장에서는

“건강하세요. 잘 지내세요. 당신다우세요”라는 슬로건으로 홍보

한다. 모퉁이에 있는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새 아파트 단지에는 “무

한한 당신”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신에 대

해 생각하고 높은 기대치가 있는 것 같다!

고등학교도 이런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한 학교의 홍보 자료에

는 재학생과 예비 학생들에게 주는 다음과 같은 조언이 실려 있다.

3) Edward T. Hall, BeyondCulture (New York: Random House, 1976).

우리는 모든 가능성에 열려 있다. 우리는 스스로 자신을 찾고 정의

하거나 심지어 자신을 만들어 내야 할 의무를 당연하게 여긴다.5) 많

은 맥락에서 자주 듣는 조언은 “자신에게 진실하라”, “마음을 따

르라”, “너 자신이 되라”, 그리고 가장 최근의 가장 힙한 버전인 “너

자신을 하라”( you do you ) 는 것이다.6)

오늘날 사람들은 점점 더 외부의 역할과 관계를 배제하고 내면에

서 정의되고 형성되는 자아, 즉 사회학자들이 “완충된 자아”( buffered self ) 라고 부르는 자아를 갖게 된다. 우리는 가정, 가족, 종교, 전통과

같은 외부의 영향에서부터 자신을 분리함으로써 진정한 자아를 발

견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가 누구인지 스스로 결정한다. 완충된

자아는 외부의 사회적 관계와 역할이 정체성을 결정하는 대부분의

집단주의 사회( 예. 아시아와 아프리카 일부 지역 ) 의 접근 방식인 “다공성

자아”( porous self ) 와 대조를 이룬다. 다공성 자아는 가족과 공동체에

서 자신의 역할을 행하면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자기 결정( selfdetermination ) 은 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국가를 위한 원칙이 아니라

이제 모든 개인의 책임이다.

따라서 자기 정의는 우리 시대의 정체성 형성을 위한 문화적으로 승인된 경로다. 오늘날 우리는 자신을 찾기 위해 내면만을 바라보는

‘스스로 하는 자아’( do-it-yourself self ) 또는 ‘스스로 만든 자아’( self-

5) 사라-제인 블레이크모어의 청소년기에 대한 책 제목인 Inventing Ourselves: The Secret Life of the Teenage Brain (London: Transworld, 2018)을 생 각해 보라.

6) 「도시 사전」(Urban Dictionary)에서는 “you do you”를 “just be yourself”로 정의한다.

했다.7) 다른 모든 것은 이 신념에서 비롯된다. 이런 생각에 담긴 함

의는 내면이 아닌 다른 곳을 바라보면 자아를 억압하려는 사람들의

통제 아래 놓이게 되고, 자기 잠재력을 온전히 실현하지 못할 위험

이 있으며, 무엇보다 자신에게 진실하지 못하리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현대 사회의 모든 방향에서 크고 분명하게 들려오는 메시

지다.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정체성에 대한 현대의 이해는 우리 내

면에 잠재력이 실현되지 않은 깊은 공간이 있으며, 외부 사회가 규

칙과 역할, 기대를 통해 우리를 억누르고 있다”고 주장한다.8)

철학자 앤드루 포터는 “개인적인 성취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자아가 예술적 창조 행위라는 생각에 동의한다”고 주장한다.9) 사회

학자 앤서니 엘리엇도 이에 동의한다. “우리는 스스로를 재창조함

으로써 세계화의 불안정성에 대응한다.”10) 그리고 데일 쿠네는 “( 개

인주의적 포스트모던 세계를 의미하는 ) 아이월드( iWorld ) 에서 정체성은 우

리가 선택하거나 창조하도록 지시받는 것이다. 우리가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불편하다면,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고 과학이 허용하는 모든 방식으로 자아를 다시 만들도록 권장받

7) David Kinnaman and Gabe Lyons, Good Faith: Being a Christian When SocietyThinksYou’reIrrelevantandExtreme (Grand Rapids, MI: Baker, 2016), 58.

8) Francis Fukuyama, Identity:The Demand for Dignity and the Politics of Resentment (London: Profile Books, 2019), 103.

9) Andrew Potter, TheAuthenticityHoax:Whythe“Real”ThingsWeSeek Don’tMakeUsHappy (New York: Harper, 2011), 3.

10) “Changing partners—Love actually,” Sun Herald, 2009년 6월 28일, 벨라 엘우드-클레이턴 보도.

린 등 “세계에서 가장 저명한 원로들”을 인터뷰했다. 단순히 『지

혜』라는 제목이 붙은 다섯 권의 책 시리즈에는 그들의 이미지와 조

언이 담겨 있다. 첫 번째 책을 펼치면 맨 앞 두 쪽에 크고 굵은 글씨

로 그들의 현명한 조언이 요약되어 있다. 그것은 “아무도 내가 누구

인지 가르쳐 줄 수 없다”는 것이다.13) 내가 누구인지 알고 내가 나

답기 위한 문제에서 공은 온전히 나 자신에게 있다.

표현적 개인주의의 핵심 동인은 더 진정성 있는 삶을 살려는 욕

구다. 자신에게 진실하다는 것은 “도덕적 이상으로서의 진정성에

대한 우리의 충만한 헌신을 담아낸다.”14) 이것은 이제 거의 모든 윤

리적 논쟁에서 개인의 자율성이 최종 단어가 되는 방식에 반영되어

있다. 성별, 성적 지향, 낙태, 조력 사망( 안락사 ) 등 어떤 이슈에서든

개인의 선택권을 보호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레슬리 캐놀드는 “현

대 다문화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도덕적 가치는 자율성, 즉 개인이

자신의 필요와 가치에 따라 자기 삶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권

리”라고 말한다.15)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의 이점

이 책의 대부분은 자아를 찾기 위해 내면만 들여다보는 것의 단

13) 앤드루 주커만(Andrew Zuckerman)이 인용한 Chinua Achebe, Wisdom, rev. ed. (New York: Harry N. Abrams, 2011).

14) Andrew Potter, TheAuthenticityHoax, 18.

15) Leslie Cannold, “In the end, we should have faith in our right to choose,” Sun Herald, September 26, 2010.

이 운동에 매력을 느낀다. 많은 사람은 표현적 개인주의가 사회적

으로 큰 이득을 가져다주었다고 주장한다.

도덕적 이상으로서의 진정성은 특히 사람들이 자기 삶의 주요 측

면을 소유하지 못할 때 위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외부 요구에 대한

맹목적인 순응이 그 대안이라면 칭찬할 만하다. 훨씬 좋은 것은 자

신이 소유하고 있고 자신에게 완전히 어울릴 수 있는 정체성을 갖

는 것이다. 자신이 피부로 편안함을 느끼는 것에는 무언가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심리학자들은 일반적으로 진정성( authenticity ) 을 정

신 건강의 기본 요건으로 간주한다. “진정성은 활력, 자존감, 대처

능력 등 심리적 웰빙의 여러 측면과 상관관계가 있다. 일부 전문가

들은 자신의 핵심 자아에 따라 행동하는 것, 즉 자기 결정성( self-determination ) 을 세 가지 기본 심리적 욕구 중 하나로 꼽는다.”18)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이런 이상으로 돌아가 정체성 형성에

대한 기독교적 접근 방식이 어떻게 이런 이상과 연결되고 원하는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지 살피겠다.

스스로 만든 자아에 대한 평가

그러나 그 강점에 대해 뭐라고 말하든, 사람을 개별적이거나 완충 된 개인으로 보는 개념은 아이디어의 역사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18) Karen Wright, “Dare to Be Yourself,” Psychology Today, May 1, 2008, 72.

제기한다.

첫째, 스스로 만든 자아는 회복력이 있을까? 완충되고 경계가 있

는 인간이라는 이런 개념은 우리 사회에서 큰 매력을 발휘하고 자

명해 보일 수 있지만, 그것이 지속적이고 의미 있는 정체성 형성의

길로 얼마나 지속 가능한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둘째, 스스로 만든 자아가 지금 작동하고 있는가? 의심할 여지 없

이, 완충된 자아는 무한한 선택과 가능성의 문을 열었다. 하지만 표

현적 개인주의가 실제로 개인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올까? 사회 전

체에는 좋은 결과를 가져올까? 우리가 ‘좋은 삶’이라고 부를 수 있

는 것으로 이어질까?

셋째, 스스로 만든 자아는 고칠 수 없는 것인가? 우리의 인식 아

래, 문화적 빙산의 밑바닥에 자리 잡은 표현적 개인주의가 지금은

자연스러워 보일지 모르지만, 인류 역사에서 그것이 갖는 독특함은

다음과 같은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과연 이것이 자아를 형성하는

분명하고 진정한 방법일까?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방식과 같은 근본적인 아이디어를 구

현하는 것이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수십 년이 걸려서야 밝 혀지고 평가될 것이다. 우리는 적어도 20년 동안 이 길을 걸어왔다.

내 생각에는 이제 한 걸음 물러서서 감사를 시행해야 할 때라고 생 각한다. 다음 세 장에서는 그 과정을 살펴보겠다.

34 나를 찾는 법

2 집단 정체성의 위기

“인류의 가장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어떤 순간이든, 개별적

으로나 집단적으로나 우리 자신보다 더 이해할 수 없는 존재

는 없다.”

마릴린 로빈슨1)

“현대 사회에서 정체성에 대한 혼란은 삶의 조건에서 유발

된다.”

프랜시스 후쿠야마2)

1) Marilynne Robinson, The Givenness of Things:Essays (New York: Farrar, Straus and Giroux, 2015), 199.

2) Francis Fukuyama, Identity:The Demand for Dignity and the Politics of Resentment (London: Profile Books, 2019), 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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