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 기독교인의 관점에서 본 정신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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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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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정신 질환이란 무엇인가 17

2장

‘정신 질환’은 유용한 라벨일까 27

3장

정신 질환에는 어떤 종류가 있을까 35

4장

정신 질환은 보통의 슬픔, 불안, 혼란과 어떻게 다를까 46

5장

정신 질환은 환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55

6장

정신 질환은 영적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65

7장

정신 질환은 환자 주위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74

8장

사람들은 정신 질환이 생긴 것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까 85

9장

회복을 방해하는 일반적인 장애물은 무엇일까 96

10장 정신 질환의 원인은 무엇일까 103 11장 그리스도인도 정신 질환에 걸릴 수 있을까 112 12장 정신 질환을 앓는 자를 돕는 데 있어 목사의 역할은 무엇일까 121 13장 교회 공동체의 역할은 무엇일까 133 14장 가족과 친구는 어떤 역할을 할까 142 15장 정신 건강 전문가는 어떤 역할을 할까 150 16장 약은 어떤 역할을 할까 159


17장 성경적 상담사는 어떤 역할을 할까 167 18장 환자는 어떤 역할을 할까 174 19장 환자에게서 신앙과 영적 열매를 어떻게 분별할 수 있을까 180 20장 우리는 환자가 영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190 21장 우리는 환자가 교회에서 섬기도록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199 22장 환자를 제자로 양육할 때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일까 207 23장 환자의 삶에서 성경, 기도, 성례의 역할은 무엇일까 215 24장 환자를 섬길 때 피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225 25장 환자가 유혹에 빠질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232 26장 자살하려는 사람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241 27장 간병인을 어떻게 돌볼 수 있을까 250 28장 정신 질환에 대한 오명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257 29장 정신 질환에 어떻게 대비할 수 있을까 264 30장 정신 질환에서 어떤 좋은 것이 나올까 271

│이 책의 배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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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당신은 다음 단어 중 하나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우울 증’, ‘불안증’, ‘양극성 장애’, ‘조현병’, ‘섭식 장애’, ‘강박 장애’ 등. 아마 당신은 이런 질환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고, 생각할 필요가 없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나 미국 성인 5명 중 1명이 일생 중 한 번은 정신 질환을 앓기 때문에, 조만간 가족이나 친구 중에서 또는 교회에서 우리가 사랑하는 누군가가 이런 무서운 병명 중 하나를 우리 삶에서 중요하게 만들 것이다.1)

1) 2019년에 미국 성인 10명 중 1명이 불안 또는 우울 장애 증상을 보고했다.

2020년에는 10명 중 4명으로 4배나 증가했다(Nirmita Panchal, et al., “The Implications of COVID-19 for Mental Health and Substance Use,” Kaiser Family Foundation, https://www.kff.org/coronavirus-covid-19/issue-brief/the-implications-of-covid-19-for-mental-health-and-substance-use/). 봉쇄, 사회적 고립, 스포츠 및 졸업식 취소, 교육 혼란은 특히 청 소년과 어린이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부모 중 46%는 2020년 한 해 동안 10대 자녀들의 정신 건강이 악화했다고 보고했으며, 소녀 3명 중 1명과 소년 5명 중 1명은 불안 증상이 새로 생기거나 악화했다고 보고했다(National Poll on Children’s Health, https://mottpoll.org/reports/how-pandemic-hasimpacted-teen-mental-health). 최근 연구에 따르면 경증 또는 중증의 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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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의 관점에서 본 정신 질환


정신 질환을 겪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지만, 한 사람이 정신 질환으로 고통당할 때, 그것은 여러 사람의 삶에 격렬한 파도를 일 으킨다. 배우자, 부모, 형제자매, 친구, 목사, 장로, 이웃은 자신들이 준비되지 않은 부담스러운 역할과 책임을 요구받으며, 무력감과 절 망감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나는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어디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또 누가 도와줄 수 있을까? 도움이 될 만한 어떤 것이 있을까?’ 우리는 수십 년 동안 상담에 종사해 왔을 뿐 아니라, 우리 자신의 삶에서도 우울증과 불안증 때문에 놀란 적이 있어서, 이런 상황에 서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잘 알고 있다. 그렇다. 상담사들도 상담이 필요했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우리는 환자, 그의 가족, 친구, 교회가 가장 많은 질문( 이 지침서에 수록된 30가지 질문 ) 을 파악했다. 그러나 우리는 또한 정신 질환에 대한 총체적인 기독교적 접근 방식을 실천하면서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배우고 실천해 왔다. 이 답변은 가족, 친구, 교회가 정신 질환자들을 돕기 위해 협력하여 그들과 우리에게 희망 을 줄 수 있게 가능한 한 간단하고 실용적으로 고안되었다. 그 희망 과 도움을 발견하기 전에 먼저 사랑하는 사람이 정신 질환에 걸렸 을 때, 우리가 경험하는 절망감과 무력감의 원인을 파악해 보자.

증, 불안증, 불면증을 앓고 있는 어린이가 5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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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 정신 질환은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는 절망과 패배주의에 시달린다. 몇 가지 드문 예외를 제외하고는 정신 질환의 존재를 확 인하거나,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려 주거나, 치료 방법을 알려 주 는 검사가 없다. 이 책에서 다양한 원인에 대해 논의하겠지만, 각 사 례에서 어떤 원인 또는 어떤 원인의 조합이 관련되어 있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때로 그 사례 안에 과학이 완전히 이해하거나 설 명하지 못한 신비가 존재한다. 또한 환자가 문제가 있다는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거나, 회복 가능 성에 대해 비관적이거나, 제안된 도움을 받기를 거부할 때, 우리에 게는 허탈감과 낙담이 시작된다. 이런 거부나 패배주의는 특히 가 족, 친구, 목사, 상담사, 의사 등 도움을 주려는 사람들을 어렵게 만 든다. 그러나 정신 질환이 그리스도인의 신앙과 간증을 손상하는 방식 을 볼 때, 가장 끔찍한 절망감과 무력감이 우리를 침몰시킬 수 있다. 그리스도인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깊은 절망, 어두운 우울증 또는 두려운 불안증에 빠져 있는 모습을 볼 때, 우리는 공포에 질려 바라 본다. 때로는 정신 질환 때문에 그리스도인의 신앙이 산산조각이 나서, 그는 하나님에 대한 감각이 없어지거나 더 심하게는 하나님 이 자신을 버리셨거나 등을 돌리셨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극단 적으로는 자신이 하나님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환청, 기괴한 행 동, 혼란스러운 예측 불가능성, 현실과의 괴리감, 또는 부끄러운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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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의 관점에서 본 정신 질환


를 나타내는 사람이 어떻게 그리스도인일 수 있을까? 성령의 열매 는 보이지 않고 육체의 일만 보이는 것 같으며( 갈 5:19~23 ), ‘그리스 도인이라고 하는 사람이 그렇게 느낄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까? 그렇게 행동할 수 있을까?’와 같은 큰 의문을 일으킨다. 정신 질환을 앓는 자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가해지는 이런 질문 과 같은 영적 고문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 중 하나다. 노먼과 비키 밴 머스버겐은 몇 년 전 조현병과 관련된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난 노먼의 동생 게리의 재산 중 작은 유산을 가지고 우리에게 연락해 왔다. 게리는 어릴 때 신앙을 고백했지만, 곧이어 30년 동안 정신적 으로 불안정한 삶을 살았다.2) 노먼과 비키는 정신 질환이라는 고통스러운 개인적 경험을 통해 다음과 같은 많은 질문을 하게 되었다. 이런 어려움에서 우리는 사 랑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위로를 줄 수 있을까? 정신 질환을 앓는 자 에서 성령의 열매를 분별하는 방법이 있을까? 그러면 그것을 분별 하는 방법과 환자들을 섬기는 방법은 무엇일까? 정신 질환을 앓는 자들과 그들을 돌보는 사람들 둘 다를 위해 교회가 더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우리는 게리의 유산을 사용하여 이런 질문들과 다른 비슷한 질문 들에 대한 연구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연구 파트너인 ‘라이 프웨이 연구소’와 ‘가족 집중 연구소’ 그리고 그들이 발표한 연구

2) 이 책의 끝 부분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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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에 가장 큰 감사를 표한다.3) 노먼과 비키는 연구 결과를 더 많 은 사람과 공유하고 정신 질환을 앓는 자의 친구와 가족을 위한 실 용적인 기독교 지침서로 만들기를 원했으며, 그 결과로 이 책이 출 간되었다. 그러면 절망과 무력감 가운데 우리는 어디서 희망과 도 움을 얻을 수 있을까?

1 1 1 이 책의 저자인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의 희망이자 도움이 되신다 는 사실을 독자들에게 확신시키려 한다. 우리는 두 사람의 경력을 합해 약 50년 동안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그리스도인들과 그들의 가족을 돕는 일에 참여해 왔다. 톰은 기독교 의료 환경에서 심리 학자로 일해 왔고, 데이비드는 목사, 상담사, 상담학 교수로 일하면 서 이 주제에 대한 다양한 책을 저술했다.4) 3) 라이프웨이 연구소는 목사 1,000명, 급성 정신 질환 진단을 받은 성인 355명,

정신 질환을 앓는 자의 가족 207명, 정신 건강 전문가 15명을 인터뷰했다. 그들 은 정신 질환의 경험, 정신 질환이 삶(특히 영적 삶)에 미치는 영향, 돌봄 전문직, 교회, 목사, 정신 건강 전문가의 역할 등의 주제를 다루었다. 이 연구의 결과로 두 편의 보고서, 『급성 정신 질환과 기독교 신앙 연구』, 라이프웨이 연구소 발 간(2014년 9월), https://research.lifeway.com/wp-content/uploads/2014/09/Acute-Mental-Illness-and-Christian-Faith-ResearchReport-1.pdf와 『정신 질환을 앓는 사람을 섬기기』, 가족 연구소 발간(2014년 9월), https://media.focusonthefamily.com/pastoral/pdf/PAS_eBook_Series_Mental_Health_INTERACTIVE.pdf; 한 편의 신학 논문 “구원과 정신 질환 을 앓는 자: 정신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하나님과 영원을 보낼 수 있을까?”(Nashville: Lifeway, 미간)가 작성되었다. 4) 예. David Murray, Christians Get Depressed Too: Hope and Help f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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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의 관점에서 본 정신 질환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둘 다 최근 몇 년 동안 우울증과 불안증에 시달렸다는 점이다. 이런 고통스러운 시간 때문에 이 책이 몇 년 지 연되었지만, 우리는 그것이 하나님의 지연이었고 그 결과로 우리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더 좋은 책이 탄생했다고 믿는다. 간병인이 간 병을 받는 사람이 되면, 그 경험은 그 사람을 더 나은 간병인으로 만든다. 우리는 하나님이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그리스도인들과 그들을 돌보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도움을 주신다는 것을 믿을 뿐 아니라, 직접 경험한 그리스도인으로서 이 문제에 접근한다. 정신 질환은 흔히 영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반면에, 그것이 단순히 회개와 믿음 으로 해결될 수 있는 영적인 문제인 경우는 거의 없다. 하나님은 말 씀과 말씀에 기초한 세계관을 통해 희망과 도움을 주신다. 이런 말 씀 지향적인 전인적 접근은 하나님께 가장 영광을 돌리고 환자와 그 가족에게 가장 유익한 방법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지침서는 당황한 부모, 배우자, 친구, 목사들

Depressed People (Grand Rapids, MI: Reformation Heritage, 2010); The Happy Christian: Ten Ways to Be a Joyful Believer in a Gloomy World (Nashville: Thomas Nelson, 2015); Reset: Living a Grace-Paced Life in a Burnout Culture (Wheaton, IL: Crossway, 2017); Why Am I Feeling Like This? A Teen’s Guide to Freedom from Anxiety and Depression (Wheaton, IL: Crossway, 2020); Why Is My Teenager Feeling Like This? A Guide for Helping Teens through Anxiety and Depression (Wheaton, IL: Crossway, 2020); Shona Murray and David Murray, Refresh: Embracing a Grace-Paced Life in a World of Endless Demands (Wheaton, IL: Crossway, 2017).

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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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기한 가장 흔한 질문과 답변 30개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우 리는 독자들이 실제적인 지침을 이해하고 확신할 만한 충분한 정도 의 이론만 다루고, 모든 이론을 성경적 진리에 근거를 둠으로써, 철 저하게 실용적이 되게 노력했다. 당신이 이 책 전체를 빠르게 읽으 면서 환자들을 돕는 방법에 대한 큰 그림을 파악한 다음에, 당신에 게 특히 관련된 장( 章 ) 들로 돌아가 자세히 공부하고, 후에 궁금한 질문이 생기면 참고하고 해답을 얻을 수 있게 이 책을 가까이에 두 기를 바란다. 우리는 또한 교회 지도자들이 교회와 지역 사회에서 정신 질환을 앓는 사람들을 돌보는 총체적인 접근 방식을 개발하기 위해 이 책을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정신 질환에 대한 빠른 해결책은 없다. 그러나 모든 그리스도인은 무력한 자의 도우미이시며 절망한 자의 소망 되신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으로 정신 질환을 앓는 자들에게 그리스도와 같은 돌봄을 베풀 어 무력하고 절망적인 사람들에게 도움과 희망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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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의 관점에서 본 정신 질환


1장

정신 질환이란 무엇인가

더 읽기 전에 이 장의 제목이 던지는 질문에 대해 생각하고 답해 보기 바란다. 답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지 않은가? 아마 당신은 “그것은 죄다”, “그것은 나약함이다”, “그것은 병 이다” 또는 심지어 “그것은 실재가 아니다”, “나는 그 용어를 좋아 하지 않는다”라고 대답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당신은 “잘 모르 겠다” 또는 “솔직히 아무런 생각이 없다”와 같이 말했을 가능성이 높다. 연구와 교육이 개선되었음에도 우리 중 많은 사람이 여전히 정신 질환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를 혼란스러워하거나 잘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다. 그 결과로 우리는 이 주제를 꺼린다. 어떤 사람들은 정신 질환자들을 비난하고 정죄한다. 다른 사람들은 대개 아무 생 각 없이 도움을 주기보다 해를 끼친다. 공감의 부재와 이해의 부족

1장 ┃ 정신 질환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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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문제에 고통의 층을 추가하여, 상처를 가중하고 사람들이 도움 을 구하는 것을 방해한다. 이 책은 당신이 정신 질환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감정적으로, 언 어적으로, 실제적으로 더 애정 어린 대응을 할 수 있게 안내해 줄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혼란, 오류, 오해를 명확성, 진실, 교육으로 대체하여 우리가 모두 정신 질환을 앓는 자를 더 효과적으로 돌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1) 다음 장에서는 ‘정신 질환’이라는 용어를 사 용하는 것의 장단점을 논의하겠다. 지금은 “정신 질환이란 무엇 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전에 정신 질환의 네 가지 기본 측면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1 1 1 정신 질환은 원래 창조의 일부가 아니었다. 하나님은 최초의 남자 와 여자를 포함한 만물을 만드셨을 때, 만물이 “심히 좋았다”( 창

・정신적・정서적・관계적・직업

1:31 ) 라고 말씀하셨다. 인간은 신체적

적・영적인 모든 면에서 완벽했다. 1) 라이프웨이 연구소가 정신 건강 전문가들과 인터뷰한 결과, “교육이 가장 필요

한 자원”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구체적으로 “개인, 가족, 교회, 목사 모두 (1) 정신 질환의 기본 사항, (2) 주의해야 할 징후, (3) 어떤 사람이 정신 질환에 걸 린 것으로 의심될 때 대응하는 방법, (4) 압도당하지 않고 돕는 방법”에 대해 명 확히 알아야 한다(Lifeway Research, Study of Acute Mental Illness and

Christian Faith, 5, https://research.lifeway.com/wp-content/uploads/2014/09/Acute-Mental-Illness-and-Christian-Faith-ResearchReport-1.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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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의 관점에서 본 정신 질환


아담과 하와의 선택을 통해 일단 죄가 세상에 들어오자, 모든 인 류는 다른 피조물과 함께 신의 저주를 받게 되었다( 창 3:14~19 ). 우리 의 몸, 마음, 감정, 영혼 등 모든 부분이 무질서해지고 망가졌다( 롬 8:20~22 ). 정신 질환을 포함한 질병은 이제 인간성의 일부가 되었다.

우울증, 불안증, 양극성 장애( 이전의 조울증 ), 조현병( 이전의 정신분열증 ),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인격 장애 등은 모두 이 끔찍한 세계사의 전환점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그만큼 정신 질환은 오래전부 터 존재해 왔다. 정신 질환은 오래된 문제다. 어떤 그리스도인들은 정신 질환이 하나님을 무시하는 정신과 의 사, 영혼을 부정하는 심리학자, 돈을 버는 제약 회사와 남 탓만 하는 죄인들이 만들어 낸 현대적 발상일 뿐이라고 믿는다. 교회 역사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현대 의학 연구도 마찬가지다 ). 한 가지 예를 들면, 하나님이 자신의 교회에 주신 영혼 돌봄의 가장 위대한 기독교 전 문가들인 청교도들은 정신 질환을 진짜로 받아들이고 진지하게 대 했다. 영적 부흥과 개혁의 시대에 이 영적 거인들과 천재들은 오늘 날 우리가 배워야 할 정신 질환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한 깊은 통찰 이 있었다.2) 뇌( 특히 발생할 수 있는 신체적 변화 ) 에 대한 현대 연구와 함 께 이런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면, 정신 질환에 대한 수치심과 사회

2) 예컨대 Richard Baxter’s Preservatives against Melancholy and Over-

Much Sorrow (Charleston, SC: BiblioLife, Gale ECCO Print Editions, 2018)를 보라. 여기에서 저자는 (신앙으로 치유되는) 영적 우울증과 (약으로 치 유되는) 신체적 우울증을 신중하게 구별한다. 사실상 그는 “우울증을 가진 사람 들을 위한 의료 돌봄”에 한 부(部)를 할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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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오명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3)

죄가 세상을 침범했을 때, 정신 질환이 우리 마음을 침범했다.

그런데 정신 질환이 그렇게 오랫동안 존재해 왔다면, 왜 아직도 정신 질환에 대한 이해나 정신 질환이 무엇인지에 대한 합의가 이 렇게 작은 것일까? 한 가지 이유는 정신 질환이 매우 복잡한 문제이 기 때문이다.

1 1 1 어떤 정신 질환은 비교적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지만, 대개는 훨 씬 더 복잡하다. 그 이유는 정신 질환이 우리 인간성의 여러 부분에 영향을 미치고 여러 부분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팔 부상은 우리 몸의 작은 부분에만 영향을 미치고, 우리 삶의 몇 가지 영역에만 영 향을 미치며, 한두 번만 병원을 방문하면 된다. 암과 같은 다른 질병 은 우리 몸 전체와 우리 삶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많은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3) Lifeway Research, Acute Mental Illness and Christian Faith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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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의 관점에서 본 정신 질환


정신 질환은 그런 점에서 암과 비슷하다. 어느 정도까지는 아무것 도 그것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 정신 질환은 특히 우리의 생각, 감 정, 영혼을 교란하고, 이런 교란은 다시 정신 질환을 악화시켜 문 제가 무엇인지, 해결책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을 극도로 어렵게 만든다. 필요한 도움을 받기 위해 여러 전문가와 여러 번 약속을 잡 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정신 질환은 단순화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복잡한 문제다.

정신 질환을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것은 정신 질환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정신 질환이 이렇게 복잡하다면, 환자의 삶에서 우리는 무엇을 기 대해야 할까? 정신 질환과 싸우는 넓은 범위의 사람들에게서, 또한 그들의 넓은 범위의 경험에서 많은 복잡한 것을 예상할 수 있다.

1 1 1 정신 질환은 누가 그것을 앓는가 하는 측면에서 다양하다. 정신 질환에 걸릴 수 있는 사람에 대한 희화한 글들이 있지만, 이 질병에 더 잘 걸리는 한 유형의 사람은 없다. 남자와 여자, 노인과 젊은이,

1장 ┃ 정신 질환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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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과 백인, A형과 Z형, 성공한 사람과 성공하지 못한 사람, 신자 와 불신자 등 모든 종류와 유형의 사람이 정신 질환을 앓을 수 있다. 정신 질환은 누구에게나 발병할 수 있다. 어떤 가족은 유전적 요인으로 발병할 위험이 더 클 수 있지만, 이 질병에서 면제되는 가 족은 없다. 3장에서 정신 질환의 종류와 정신 질환이 통계적으로 얼마나 자 주 발병하는지를 살펴볼 때, 그 다양성을 더욱 명확하게 보기로 하 겠다. 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성인 5명 중 1명은 보통 1년 동안 진 단할 수 있는 정신 건강 장애를 경험하며, 평생 그 비율이 46%까지 증가한다.4) 정신 질환은 증상의 성격과 중증도 측면에서도 다양하다. 정신 질 환의 각 범주에는 그것과 관련된 다양한 증상이 있으나, 개인이 실 제로 경험하는 증상은 상황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이것은 어 떤 사람은 기능에 약간의 장애가 있고, 어떤 사람은 마비되며, 대부 분은 이 두 극단 사이에서 이 눈금을 따라 앞으로 또는 뒤로 움직이 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특정한 증상이나 발병의 시기와 기간도 다양하다. 그 증상은 모든 일이 잘 풀릴 때, 또는 모든 일이 끔찍하게 진행될 때 시작될 수도 있고, 심지어 외상을 겪은 지 수년이 지난 후에 시작될 수도 4) “The National Survey on Drug Use and Health,” Substance Abuse and

Mental Health Administration , September 2014, http://www.samhsa. gov/data/sites/default/files/sr170-mental-illness-state-estimates-2014/sr170-mental-illness-state-estimates-2014/sr170-mental-illness-state-estimates-2014.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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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의 관점에서 본 정신 질환


있다. 증상은 몇 주, 몇 달, 몇 년 동안 지속될 수 있으며 심지어 평생 지속될 수도 있다. 정신 질환은 일회성 사건일 수도 있고 반복되는 것일 수도 있다. 정신 질환은 고정관념을 벗어나는 다양한 문제다.

정신 질환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다면, 우리는 정신 질환을 간과하게 된다.

정신 질환이 이렇게 복잡하고 다양하다면, 이것을 치료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정말로 있는 것일까? 있다. 그리고 시급히 치료해야 한다.

1 1 1 정신 질환은 경미할 수도 있지만, 대개는 삶을 변화시키는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많은 질병과 문제가 우리 삶의 일부를 방해하지만, 정신 질환은 우리 삶의 모든 측면을 손상하는 경향이 있다. 정신 질 환은 쉽게 범주화하거나 제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안타깝고 슬 프게도 정신 질환은 광범위한 파급 효과 때문에 우리의 결혼, 자녀, 경력, 신체, 영혼까지 손상할 수 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정신 질 환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끝내기를 원하도록 사람들을 속 이는 것이다.

1장 ┃ 정신 질환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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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무시할 문제가 아니다. 정신 질환은 저절로 해결되는 경 우가 거의 없다. 구덩이에 더 깊이 빠질수록 구덩이에서 기어 나오 기가 더 어려워진다. 무시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결과는 더 나빠 진다. 이 책의 뒷부분에서는 정신 질환의 심각한 신체적 결과, 즉 치 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뇌, 뼈 및 기타 신체 부위에 미치는 손상 에 대해 살펴보겠다. 정신 질환은 내일이 아니라 오늘 당장 주의를 기울여야 할 시급한 문제다.

정신 질환은 내일의 문제가 아니라, 오늘의 문제다.

요약 문제. 정신 질환을 둘러싼 무지, 오류, 혼란은 우리의 동정심, 열

망, 도움의 능력을 감소시켜 환자들에게 더 큰 피해를 줄 뿐이다. 통찰. 정신 질환은 (1) 오래된 문제, (2) 복잡한 문제, (3) 다양한

문제, (4) 긴급한 문제다. 행동. 정신 질환에 대해 더 동정심이 있고 도움이 되는 반응을 보

일 수 있게, 정신 질환이 무엇인지 스스로 공부해 보자.

• 당신의 편견, 오류, 혼란을 진실, 사실, 명료함으로 바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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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의 관점에서 본 정신 질환


주시기를 하나님께 기도하라. • 정신 질환을 앓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거나 그들이 쓴 책 을 읽어 보라. • 미디어에서 흔히 간결한 형태로 발표되는 의학 연구를 읽 어 보라. • 환자들이 신속하게 도움을 구하도록 격려하라.

데이비드의 이야기 나는 70년대와 80년대에 성장할 때 정신 질환에 대해 말하는 사람을 본 기억이 없다. 나보다 한 학년 위의 인기 있는 10대 소녀가 자살한 것은 기억나지만 아무도 그것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나는 정신 질환에 대해 전혀 이야기 하지 않는 교회, 학교, 가정에서 자랐다. 20대 중반에 신학 교를 다녔으나, 정신 질환은 그곳에서 거의 언급되지 않 았다. 당연히 나의 무지는 많은 편견과 오류를 낳았다. 더 큰 문제는 내가 사역을 시작한 초기에 이런 잘못된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정신 질환이란 무엇인가?” 라는 간단한 질문이 내 교육 과정에서 한 번이라도 다루어 졌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것은 내 사역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나는 더 잘 사랑하고, 더 잘 섬겼을 것이고, 모든 것을 고려할 때 나는 더 유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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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덜 해로운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그것은 또한 나의 한 차례의 정신 질환을 예방(또는 단축)할 수도 있었을 것 이다. 우리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계속 탐구하면서, 나는 나에게 이루어졌다면 좋았을 일을 이 책이 당신에게 해 주 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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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의 관점에서 본 정신 질환


2장

‘정신 질환’은 유용한 라벨일까

라벨은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기술하거나 정의하기 시작 할 때 유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대상을 ‘스포츠카’라고 라벨 을 붙이면 우리 모두에게 논의 중인 내용에 대한 아이디어, 즉 정신 적 이미지를 보여 준다.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도 그것은 예컨대 미 니밴과 쉽게 구별된다. 그러나 라벨은 어려움을 초래할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스포츠 카’라는 라벨을 들으면 클래식 오픈카 코르벳을 떠올릴 수 있다. 다 른 사람은 페라리 테스타 로사를 생각할 수도 있다. 라벨은 세부 사 항이 아닌 일반성을 다루기 때문에 의사소통 오류와 오해를 불러일 으킬 수 있다. 그러므로 ‘정신 질환’이라는 라벨과 이런 라벨을 사용해야 하는 지, 언제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상당한 논란이 일어났다. ‘정신 질 환’이 오늘날 가장 남용되는 진단 중 하나가 되었다는 것은 의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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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지가 없다. 이제 정신 질환은 조현병부터 알코올 중독, 심지어 소 아성애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포괄한다. 정신 질환은 책임을 최 소화하고 모든 사건과 행동을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요인 탓으로 돌리는 데 자주 사용된다. 이런 과용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이 라벨을 과소 사용하게 되 었다. 사람들이 죄를 변명하거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이 용어를 오용하고 있다면, 이는 우리가 피해야 할 용어라고 그들은 주장 한다. 심지어 정신 질환과 같은 것이 존재하는 것을 부정하고 모든 것을 사람들의 잘못된 선택 탓으로 돌리는 사람들도 있다. 이 용어 는 특히 미디어와 영화에서 사람들을 미치광이 또는 악마로 묘사하 는 데 남용되기도 했다. 많은 사람이 이 단어를 두려워하거나 사용 을 주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런 어려움과 복잡함을 고려할 때, ‘정신 질환’이라는 용어를 계 속 사용하는 것이 이득이 있는지, 이득이 있다면 어떻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지를 물어야 한다. 올바른 라벨을 올바른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게 이 라벨의 장단점을 살펴보자. 먼저 라벨의 한계에 대한 인식을 구축하는 것부터 시작하겠다.

1 1 이 라벨의 과용과 과소 사용으로 이어지는 어려움 중 일부는 ‘정 신적’과 ‘질환’이라는 두 단어의 모호성이다. 예를 들어, ‘정신적’이라는 단어는 우리의 생각과 관련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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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전적으로 두뇌와 관련된 문제인 것을 암시한다. 그럴 수도 있지만, 이 용어는 우리의 생각보다는 주로 감정( 예. 슬픔, 분노, 두려 움 ) 에서 경험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정신적’이라는 용어는 문제를

영적 또는 ‘감성적 마음’( heart ) 이라는 요소와 거리를 두는 경향이 있어서 목회적・영적 개입을 축소하거나 배제하기도 한다. 또한 상 황적・사회적 요인을 고려하지 못하게 한다. ‘질환’은 의학적 도움이 필요한 신체적・생물학적 문제를 가리 킨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미국 정신 질환 연맹은 정신 질환을 “개인 의 사고, 감정, 기분, 타인과 공감하는 능력 및 일상적 기능을 방해 하며, 삶에서 일상적으로 요구되는 일에 대처하는 능력이 저하되는 경우가 많은 의학적 상태”로 정의한다.1) 정신 질환을 그렇게 정의할 수 있다. 그러나 정신 질환은 다른 의 학적 상태와 달리 의학적 검사로 진단할 수 있는 경우가 드물고, 의 학적 치료만으로 완치되는 경우도 드물다. ‘질환’은 당뇨병이나 간 질과 같이, 항상 우리에게 일어나고, 우리가 통제할 수 없으며, 따라 서 우리가 책임질 수 없는 질병이나 장애인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환자를 책임이 있는 사람이 아닌 수동적인 피해자로 만드는 경향이 있다. ‘정신 질환’이라는 용어 역시 ‘스포츠카’라는 라벨처럼 지나치게 광범위하다. 이 용어는 우리가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광범

1) About Mental Illness , NAMI California, https://namica.org/what-is-

mental-ill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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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하고 일반적인 아이디어를 주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주지 않는다. 발가락이 부러졌는지 목이 부러졌는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고 ‘정형외과적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정신 질환’은 수년 동안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게 만들고, 심지어 자살로 이어질 수 있고, 또는 매우 높은 수준에서 기능을 유지하면서 치료를 받는 질환일 수도 있다.

‘정신 질환’이라는 용어에는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그 범위는 한계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 용어에 심각한 한계가 있다면, 우리가 이 용어를 굳이 사용해 야 할까?

1 1 1 1 1 1 이 용어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정신 질환’은 의료계와 대중문화에 서 여전히 선호되는 라벨이다. 이 용어는 어려움을 초래하지만, 다 른 쟁점들과 구별되는 일반적인 범주로 우리를 안내한다. ‘정형외과 적 문제’라는 용어가 ‘신장 문제’ 또는 ‘심장 문제’와 구별되는 것처 럼, ‘정신 질환’도 비슷한 기능을 한다. 그런 의미로 이 용어는 하나의 유용한 출발점, 즉 우리가 어떤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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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에 대해 말하고 있는지 방향을 잡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예를 들 어 친구들이 이번 여름에 유럽 여행을 가자고 제안한다면, 당신은 그들이 어떤 종류의 휴가를 제안하는 것인지 대략 알 수 있다. 지도 의 어느 부분( 즉 아프리카나 호주가 아닌 부분 ) 을 봐야 하는지 알 수 있으 나, 어느 나라, 그 나라의 어느 지역, 어떤 활동이 계획되어 있는지 등에 대해 훨씬 더 자세히 알고 싶을 것이다. 세부 사항에 대해 많은 질문을 하지 않고 유럽 여행에 동의하는 것이 어리석은 것처럼, 자세한 사항에 대해 더 많은 질문을 하지 않 고 ‘정신 질환’이라는 라벨을 사용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그러 나 우리가 그 용어의 한계를 인식하고 계속해서 더 많은 세부 사항 을 묻는다면 이 용어는 여전히 유용한 출발점이다. 몸과 뇌가 망가졌거나,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요인 때문에( 욥 1장 을 보라 ), 또는 신의 직접적인 개입( 요 9:3 ) 때문에 환자들에게 자비로

운 도움을 주면서, 우리는 또한 사람들이 죄 많은 개인적인 선택 때 문에 스스로 고통을 가져온 부분을 신중하게 파악하고, 그에 따라 우리의 언어, 조언 및 도움을 조정해야 한다. 장단점을 검토한 결과, 우리는 마지못해 이 책에서 ‘정신 질환’ 이라는 용어를 계속 사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용어를 사용할 때 우리는 영적인 요소나 환자의 책임을 최소화하지 않으며, 생각보다 감정에서 더 많은 고통을 받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 는다는 점을 알아주기를 바란다. 우리는 동정심을 전달하기를 원하 기 때문에, 흔히 “환자”( sufferer ) 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만, 어떤 경우 에는 개인적인 죄의 개입이나 그 사람이 어떤 책임을 져야 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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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을 부정하기 위해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

‘정신 질환’은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 토론을 시작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이 라벨을 사용해야 할까? 지금 당 장 바꿀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 있다.

1 1 1 1 1 1 “그는 장애인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더 이상 용인될 수 없고, 그 대신에 “그는 장애가 있다”라고 말해야 하는 것처럼, “그는 정신 질 환자다” 또는 “나는 정신 질환자다”라고 말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그 대신 “그는 정신 질환이 있다” 또는 “나는 정신 질환을 앓고 있다”라고 말해야 한다. 이 중요한 전환은 사람이 아닌 문제에 라벨을 적용함으로써, 그 사람을 문제로 규정하는 대신에 그 사람이 가진 문제를 규정한다. 동사를 ‘이다’에서 ‘있다’로 바꾸면, 한 사람 ‘문제’로만 규정하지 않게 된다. 사람은 질병 그 이상이며, 우리가 실수로 다르게 암시하 면 회복이 진전되지 않는다. 그것은 환자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고 우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 사람은 설령 그의 고통이 평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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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영향을 미치더라도, 그 사람은 그의 진단을 훨씬 능가하는 존 재다.

‘정신 질환’은 사람을 규정하지 않고 문제를 규정한다.

요약 문제. ‘정신 질환’이라는 라벨은 과용, 과소 사용, 남용 때문에 논

란이 되고 있으며 문제가 되고 있다. 통찰. ‘정신 질환’이라는 라벨은 (1) 한계가 있고, (2) 유용한 출발

점이 될 수 있으며, (3) 사람이 아니라 문제에 적용된다. 행동. ‘정신 질환’이라는 라벨의 용도와 한계를 인식하고, 특히 그

것을 사람에게 붙일 때는 현명하게 사용하라.

•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과 ‘정신 질환’이라는 라벨을 토론하라. 그 용어로 그들이 무엇을 이해하는지, 그 용어에 대해 어떤 점이 도움이 되고 어떤 점이 도움이 되지 않는 지를 물어보라. • 정신 장애, 정서 장애, 뇌 기능 장애, 망가진 마음, 정신 건 강 상태 등의 대체 라벨들의 장단점을 고려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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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자가 자신의 정신 질환으로 자신을 규정하지 않게 돕는 방법은 무엇일까?

톰의 이야기 임상 진료와 개인 생활에서 내가 이야기를 나눈 불안증, 우울증 또는 기타 정신 건강 진단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 “나는 우울합니다” 또는 “나는 양극성입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처럼 정신 질환과 싸우는 과정에서 사 람들은 흔히 진단과 자신을 동일시하기 시작하여 진단이 한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규정한다고 믿기 시작한다. 다시 말해, 질병이 왠지 자신의 정체성이 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이에 대한 다음과 같은 내 반응에 좀 놀라 는 것 같다. “당신은 병을 앓고 있고, 그 병은 감당하기 힘 든 무거운 짐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당신을 규정하지는 않 습니다.” 우리는 어떤 종류의 질병이든 질병의 실재를 경시하는 실수를 범하고 싶지 않지만, 질병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 조된 인간을 구성하는 하나님이 주신 재능, 은사, 경험, 성 격의 독특한 조합을 덜 중요하게 만들 힘이 있다고 믿는 실수도 범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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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의 관점에서 본 정신 질환


3장

정신 질환에는 어떤 종류가 있을까

‘정신 질환’이라는 라벨의 한 가지 단점은 그것이 광범위하고 일 반적인 용어라는 것이다. 이 용어는 구체적인 증상이나 장애의 중 증도 및 범위에 대한 정보를 별로 주지 않는다. 사람들이 이 용어를 사용할 때는, 그들은 대개 누군가가 생각하거나 느끼는 방식에서 비정상적이거나 불안정한 무엇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것은 그 사람 이 자신과 세상을 보는 방식과 행동하는 방식에서 문제를 일으 킨다. 문제가 무엇인지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정신 질환’이라는 일반적인 용어를 넘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 기능 장애의 성격과 장애의 수준을 규정해야 한다. 올바른 질문을 던지 고 대답을 경청함으로써, 우리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어떻게 환자 를 돌봐야 하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문제를 정확하게 규정하기 위해 이렇게 다음 단계를 진행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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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면, 결국 혼란이나 심지어 잘못되거나 해로운 해결책을 얻게 될 수 있다. 정신 질환은 결국 실제보다 더 큰 문제로 취급되거나, 실제 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 우리는 정신 질환의 두 가지 주요 유형( 흔히 중복되는 경우가 있으며, 한 사람에게 두 가지가 모두 나타날 수도 있음 ) 을 파악함으로써 이런 잠재적 함

정을 다룰 수 있다. 이 두 가지 범주는 주로 정동( 기분 ) 장애와 주로 생각( 지성적 마음 ) 장애다. 우리가 정신 질환을 더 잘 이해하고 따라 서 더 잘 도울 수 있게, 이런 범주와 각 범주에서 다루는 내용을 살 펴보자.1)

1 9 1 정동( 情動 ) 장애( affective disorders ) 는 주로 기분이나 감정에 영향을 미치며 불안증, 우울증, 양극성 장애를 포함한다. 그러나 이들조차 도 서로 다른 많은 진단 또는 하위 범주를 가진 일반적이거나 포괄 적인 용어다.

불안증

누구나 때로 어느 정도의 불안을 경험한다. 불안이 사라지지 않거

1) 각 장애의 더 자세한 정의가 다음 문헌에 나와 있다. Lifeway Research, Study

of Acute Mental Illness and Christian Faith, 3, https://research.lifeway. com/wp-content/uploads/2014/09/Acute-Mental-Illness-and-Christian-Faith-Research-Report-1.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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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악화하거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할 때 장애가 된다. 미국 성인 중 약 19%는 1년 기간에 불안 장애를 경험하고, 미국 성인 중 31% 는 평생에 불안 장애를 경험한다.2) 이런 장애는 어떤 특징을 공유하 지만, 또한 불안 장애를 유발하는 대상이나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르 기도 하다. 주요 불안 장애는 다음과 같다.

• 범불안 장애 ( generalized anxiety disorder ). 일상생활에 대 한 과도한 불안이나 걱정으로, 최소 6개월 동안 대부분 낮 에 경험된다. • 사회 불안 장애 ( social anxiety disorder ). 사회적 평가 또는 성과 수준에 대해 무력하게 만드는 두려움. • 강박 장애 ( obsessive compulsive disorder ). 지속해서 반복 되는 장기간에 걸친 통제할 수 없는 생각과 행동. •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 외 상성 사건을 경험한 후 발생하는 불안으로, 흔히 그 사건을 정신적으로, 감정적으로 재현하는 것으로 나타나며, 때로 는 ‘방아쇠’ 상황에 대한 반응으로 나타난다. • 공황 장애 ( panic disorder ). 반복적이고, 강렬하며, 일시적 이고, 흔히 예기하지 않은 압도적인 공포를 경험하는 장애. • 특정 공포증 ( specific phobia ). 특정한 대상이나 상황에 대한

2) “Any Anxiety Disorder,” National Institute of Mental Health, https://

www.nimh.nih.gov/health/statistics/any-anxiety-disorder.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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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하고 불균형적인 두려움( 예. 비행, 열린 공간, 고소 공포증 ).

불안 장애가 있는 사람은 특정한 상황이나 일반적인 생활에서 비 합리적으로 두려움에 빠진다. 그들은 안절부절못하거나 조마조마 해하거나 통제 불능 상태가 될 수 있다. 그들은 흔히 자신들의 두려 움에 집중된 강박적이고 반복적인 생각을 한다. 이것은 마구 뛰는 심장, 상승한 혈압, 발한, 호흡 곤란, 수면 장애와 같은 신체적 증상 으로 이어진다. 이런 증상을 경험하는 정도와 상황에 따라 진단과 치료가 결정되는 경향이 있다.

우울증

불안증과 마찬가지로 누구나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슬픔을 느끼 지만, 우울증은 삶을 방해하고 흔히 사람들을 무력화한다. 미국 성 인 중 7~8%가 매년 우울증을 앓고 있다.3) 이것에는 다음과 같은 하위 범주가 포함된다.

• 지속성 우울 장애 ( persistent depressive disorder ). 장기 간( 2년 이상 ) 지속되는 경증 우울증으로, 주요 우울 에피소 드를 동반한다. • 주요 우울 장애 ( 임상적 우울증 ) ( major depressive disorder

3) “Depression Statistics,” Depression and Bipolar Support Alliance,

https://www.dbsalliance.org/education/depression/statis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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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nical depression] ). 오랜 기간 지속적이고 강렬한 슬픔의

감정을 느끼는 것으로, 미국에서 15~44세 장애의 주요 원 인이다. • 반응성 ( 또는 상황성 ) 우울증 ( reactive [or situational] depression ). 어려운 삶의 사건이나 경험( 예. 사별, 실직 ) 때문에 촉

발되는 우울증. • 산후 우울증 ( post-partum depression ). 이것은 정상적인 출 산 후의 슬픈 감정을 넘어 훨씬 더 오래 지속되며 극심한 슬픔, 피로, 불안, 무능력감이 특징이다. 미국 여성 중 약 10~15%가 산후 우울증을 겪는다.

우울증에는 슬픔이나 우울한 기분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지속적 인 비관적 느낌도 있다. 그 사람은 대개 절망감이나 무가치한 느낌 이 든다. 우울증에는 피로감, 에너지 및 의욕 저하, 대부분의 시간 동안 잠을 자고 싶은 욕구( 많은 경우 상쾌하고 편안한 잠을 자지 못함 ) 가 포 함된다. 심한 경우 죽음을 고려하거나 계획할 정도로 삶에 대한 절 망감이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우울증을 잠재적으 로 치명적인 질병으로 지칭하기도 한다.

양극성 장애

지금은 ‘조울증’ 대신에 ‘양극성 장애’( bipolar disorder ) 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둘 다 같은 장애를 가리킨다. 이 용어는 단기간에 기분 범위( 높은 것과 낮은 것 ) 양쪽 끝을 경험하는 사람을 기술한다. 양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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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는 매년 미국 인구 중 약 3%에 영향을 미친다.4) 양극성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심신을 약화하는 우울증 에피소드 를 겪을 수 있다. 그러나 며칠 또는 몇 주 후에 그들은 에너지, 창의 력, 충동성이 넘쳐나 잠을 잘 수 없거나 신체적으로 또는 인지적으 로 속도를 늦출 수 없게 된다. 이 시기에는 그들의 말과 행동이 빨라지고, 자신의 질주하는 생각을 따라잡지 못하거나 자신의 충동 적인( 때로는 무모한 )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흔히 참을성이 없어진다.5)

기분 장애는 단순한 변덕이 아니다.

이 세 가지 주요 정동 장애 범주에 대해 알게 되면, 당신은 “그러 나 정신 질환은 주로 정신적인 것으로 생각했는데요?”라고 반응할 수 있다. 사실상 몇 가지 정신적인 유형이 있다.

4) “Depression: Facts, Statistics, and You,” Healthline, https://www.health-

line.com/health/depression/facts-statistics-infographic#2. 5) “Bipolar frequently causes a great deal of strain on the patient’s closest

relationships” (Lifeway Research, Acute Mental Illness and Christian Faith,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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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의 관점에서 본 정신 질환


1 1 9 1 정동 장애는 흔히 신체에 장애를 일으키고, 파괴적이지만 아마도 더 혼란스럽고 당혹스러운 것은 ‘생각 장애’로 분류되는 진단일 것 이다. 이런 진단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포함된다.

• 조현병 ( schizophrenia ). 대개 개인의 삶에 심각한 지장을 초 래하는 심한 장애를 일으키는 생각과 감정. • 정신증 ( psychosis ). 외부 현실과의 접촉이 단절되어 망상( 잘 못된 고정된 믿음 ) 과 환각(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보고, 듣고, 냄새 맡 음 ) 이 나타난다. 흔히 중증의 우울증과 함께 진행된다.

사람이 이런 장애 중 하나를 앓고 있을 때, 세상을 정확하게 생각 하고 인식하며 현실을 이해하려고 끊임없는 싸움을 한다. 예를 들 어, 편집형 조현병( 조현병의 여러 유형 중 하나 ) 진단을 받은 사람은 실 제가 아닌 것에 대해 매우 두려워할 수 있다. 가장 전형적인 믿음은 다음과 같다.

• 내가 감시당하거나 염탐당하고 있다. • 사람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 • 사람들이 내 생각을 읽고 있다. • 나는 신( 또는 대통령 ) 에게서 특별한 사명을 받았다. • 내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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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없는 것( 예. 가상의 친구나 적 ) 을 볼 수 있다.

그 사람은 이런 것의 비현실성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을지 모 르지만, ‘미쳤다’라고 여겨질까 봐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밝히 기를 꺼릴 수 있다. 기분 장애와 생각 장애 둘 다에서, 우리는 중증도를 측정하기 위 해 증상과 상태의 성격과 정도에 대해 추가 질문을 해 보자.

• 첫 번째 에피소드인가, 아니면 반복되는 에피소드인가? • 일시적/급성인가( 비교적 단기간에 해결될 가능성이 높음 ) ? • 지속적/만성인가( 여러 번 발생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심해졌다가 약해지기도 함 ) ?

• 장애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해당 장애가 그 사람의 일상적인 기 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가 ) ?

마음에 어느 정도라도 장애가 생기면, 삶에 어느 정도 장애가 생긴다.

따라서 정신 질환은 기분에서, 지성적 마음에서, 감정과 생각에서 나타날 수 있다. 그리고 정신 질환은 빈도, 정도, 기간, 영향에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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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할 수 있다. 정신 질환을 파악하고 측정하는 이런 추가적인 단 계가 정신 질환에 대한 더 나은 대응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

요약 문제. 정신 질환을 잘못 파악하면 혼란, 과잉 반응, 과소 반응 또

는 잘못된 해결책이 초래된다. 통찰. 정신 질환에는 (1) 기분 장애와, (2) 생각 장애라는 두 가지

주요 유형이 있으며, 두 가지 모두 정도, 기간, 영향에서 서로 다를 수 있다. 행동. 정신 질환의 두 가지 주요 유형과 몇 가지 주요 하위 유형을

구별할 수 있게 되라.

• 정신 건강 전문가들과 대화하여 이런 장애를 다루어 본 그 들의 경험을 설명해 달라고 요청하라. • 당신은 과거에 정신 질환을 어떤 식으로 오해한 적이 있으 며, 그 오해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 이런 장애가 있을 만한 사람들을 생각해 보라. 당신은 그들 을 대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꾸고 그들을 돕기 위해 무슨 노력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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