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 ESBT 제사장과 중보자 그리스도 성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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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장과 중보자 그리스도 성경신학』은 ESBT 시리즈에 추가된 또 하나의 놀라운 업적이다. 알렉산더는 구약 성경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제사장과 중 보자로 묘사한 것에 담긴 놀랍도록 풍부한 신학적 의의 이면에 놓인 중요한 구 약의 배경을 설명하는 탁월한 과업을 완수했다. 이 책은 무척 긴요한 책이다. 하나님의 임재, 성막의 기능, 하나님의 거룩하심, 제물과 중재, 제사장직, 언약 같은 구약의 무수히 많은 핵심 주제가 어떻게 예수 그리스도 안에 한데 모여 그 성취를 이루는지를 증명한다. 대니얼 헤이스 사우스웨스턴 침례 신학교 데스몬드 알렉산더가 또 하나의 위업을 이루었다. 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구약 학자로서 구약 성경에서 그리스도의 중보적 제사장직이라는 관념을 이해 하는 데 ‘중요하지만 간과되는’ 배경을 보여 준다. 알렉산더는 이렇게 감동적이 면서 학문적인 연구를 통해 첫 번째 성경의 성막 및 성전, 제사 제도, 제사장직 과 관련하여 깊이 숨겨진 보물처럼 중요한 세부 내용을 탐구한다. 누구나 이 책을 덮으면서 모든 신자에게 새로운 생명의 길을 제시하여 살아 계신 하나님 을 대면한 관계로 들어가게 하는 그리스도의 사역에 대한 감동을 얻지 않을 수 없으리라. 스티븐 뎀프스터 크랜들 대학교 종교학 명예교수 이 작은 책은 풍부한 성경신학의 향연이다. 데스몬드 알렉산더는 예수 그리스 도가 우리의 대제사장이면서 동시에 중보자라는 설득력 있는 함의를 강조하기

선포를 향 한 심오한 헌신에 의존한다. 신중한 주해가 포괄적인 신학적 통찰과 만나면서 거의 모든 페이지마다 신선한 관찰로 가득하다. 이 책은 그리스도 중심적 성경 신학을 최상의 지위로 끌어올린 책이다. 게리 밀러 퀸즈랜드 신학 대학 학장
위해 깊이 있는 구약의 지식과 성경 전체적으로 드러나는 그리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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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하늘과
2장 이동식
3장 여호와께
4장 하나님과
5장 중재자로서의
6장 대제사장과
7장 멜기세덱과
8장 더
9장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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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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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시리즈 서문 7
저자 서문 9
약어 12
서론 13
땅이 만나는 곳 27
성막 55
거룩함 69
얼굴을 마주하고 97
대제사장 111
제사 133
같은 제사장 149
나은 언약의 중보자 173
같은 제사장 197
결론 213
문제 223
참고문헌 225

시리즈 서문

‘성경신학의 필수 연구’( THE ESSENTIAL STUDIES IN BIBLICAL THEOLOGY ) 는

D. A. 카슨이 편집하고 높이 평가받는 ‘성경신학의 새로운 연 구’( NSBT ) 시리즈를 본뜬 것이다. NSBT와 마찬가지로 이 시리즈는 성경신학의 다양한 가닥을 풀어내는 데 전념한다. 성경신학 분야는 최근 급격하게 성장해 왔으며 약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성 경신학의 중심에는 성경에서 밝히듯이, 하나님의 구속 계획이 전개 되는 특성이 있다. 성경신학에 대한 책이 아주 많이 쏟아져 나오는데 또 다른 시리 즈를 만들어 내는 이유는 무엇인가? 몇 가지 이유가 있다. ESBT는 성경의 거대한 이야기의 근본적이거나 ‘필수적인’ 넓은 주제에 집 중한다. 간결하게 말해, ESBT의 목표는 성경의 중심 되는 성경신학 주제들을 탐구하는 것이다. 현존하는 여러 성경신학 시리즈는 일반 적으로 권수가 한정되어 있지 않은 반면, ESBT는 열 권 정도로 제 한할 것이다. 전체 시리즈를 한정함에 따라 이 프로젝트는 처음부 터 범위가 정해져 있다. 각 주제가 계획되어 있고 각 권이 자체의 장점에만 의거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ESBT 프로젝트는 전체로서

시리즈 서문 7

기능한다. 개별적인 책들은 서로 연동하며, 종합하여 완전하고 응집

된 하나의 단위를 형성한다. 이 시리즈의 또 다른 독특한 차원은 구속사의 전체 범위에 걸쳐

성경신학을 확고하게 강조한다는 것이다. 각 권은 창세기 1-3장에

서 요한계시록 21-22장까지 성경 전체를 통해 특정한 주제를 추적 하며, 그리스도의 인격 및 신약 교회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밋밋한’ 성경신학을 피하기 위해 이 책은 어떻게 신약이 신선하거 나 예기하기 않은 방식으로 각 주제를 전개하는가에 주의를 기울 인다. 예를 들면, 신약은 ‘하나님 나라’와 ‘메시아’의 본질을 새롭게 조명한다. 한 쌍을 이루는 이 주제들은 구약에 뿌리가 있고 구약에 서 탐구되기는 하지만, 둘 다 그리스도의 인격을 통해 독특한 방식 으로 흘러간다. 성경신학은 구약의 주제들이 신약과 어떻게 연속성 과 불연속성을 갖는가를 포함해야 한다. 이 시리즈의 독자는 신학 입문자와 교회 지도자, 일반 신자를 포 함한다. ESBT는 성경의 핵심적인 성경신학 주제에 접근할 수 있게 해 주는 입문서로 계획된 것이다. 이 시리즈는 성경신학의 암석을 낱낱이 파헤치고 성경의 세부 사안을 탐구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 아니다. 각 권은 의도적으로 간략하게 되어 있으며, 독자에게 특정 한 주제를 소개하는 초급 독본 같은 역할을 한다. 이 책들은 또한 각 성경신학 주제를 그리스도인의

8 제사장과 중보자 그리스도 성경신학

삶과 사역, 세계관에 적용하려고 노력한다. 좋은 성경신학은 마음을 따스하게 하며, 우리가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지식과 경배에서 자라 가도록 자극한다. 벤저민 글래드

저자 서문

나는 성경을 더 잘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주요 주제를 탐구하는

ESBT 시리즈에 참여하도록 요청해 준 벤 글래드에게 깊은 감사를 표한다. 벤이 요청했을 당시 ‘제사장과 중보자’라는 주제에 대한 내 이해에는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나는 새로운 길을 탐 구해 들어갔다. 어떤 것을 발견하게 될지는 잘 몰랐지만 후회하지 않으리라는 조용한 확신이 있었다. 성경 연구가 우리에게 아무 수 확도 안겨 주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 길에 서 오히려 그 여정을 더 값지게 만드는 멋진 풍경을 뜻밖에 만난다 는 것을 나는 발견한 경험이 있다. 맨 처음 이 지형을 조사하기 시 작했을 때 나는 다른 사람들이 이 길을 이미 지나간 적이 있으며, 이 여정의 일부를 지도로 만들어 놓았음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이들 에 대한 나의 빚진 심정은 본문에 딸린 각주 및 참고문헌에 잘 드러 나 있다. 내가 걸었던 길을 걸으며, 하나님의 임재 속 예수 그리스도

저자 서문 9

가 앉아 계신 하늘 은혜의 보좌로 나아갈 때 여러분도 경탄하며 예 수 그리스도를 응시하게 되기를 바란다. 이 웅장하고 신성한 장소 로 가는 길은 성령이 기록하신 독특한 성경을 통해 잘 나타난다. 우

리가 함께 이를 읽으며 이것이 오늘날 우리 삶에 어떤 관련성을 가

질지 깊이 생각할 때 성령이 이 고서에 새로운 빛을 비추시기를 기 도한다. 나는 2019년 하반기 연구 휴가 때 이 책 집필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 내게 연구와 집필에 집중할 시간을 내준 유니온 신학교 관리 위원회 위원들에게 가장 큰 감사를 전한다. 이분들이 관대한 마음 으로 지원해 준 점도 감사드리고 싶고 또한 내 빈 자리를 위해 추가 강의를 해 준 세 분의 훌륭한 파트타임 동료에게도 빚진 마음이 든다. 폴 베일리, 콜린 버콤, 제임스 맥케온 박사 세 분께 심심한 감 사를 전한다. 이 책 일부는 코비드19로 말미암은 자가 격리 기간에 집필했다. 연구 자료를 구하는 데 한계가 있긴 했지만 유니온 신학 대학교 갬 블 도서관에서 자료를 빌릴 수 있었다. 도서관 직원들이 뒤에서 학 생들과 스태프들에게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조용하고 효과적으로 일했는데, 누구보다 조이 콘키와 마가렛 올리비에에게 가장 큰 감 사를 전한다. 이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나는 이 책을 집필할 수 없었 을 것이다. 매끄럽지 않은 원고를 책으로 바꾸는 일에 있어 통찰력 있는 편 집 관련 평가를 준 벤 글래드에게 도움 받은 바가 크다. 이 책이 인 쇄되어 나오기까지 여러 모로 수고해 준

10 제사장과 중보자 그리스도 성경신학

IVP의 직원들에게도 감사 를 전한다. 이 책에 결점이 있다면 전적으로 내 책임이다. 내 집필의 여정에서 한결같은 모습으로 나를 지지해 준 동반자는 아내 앤이다. 집필은 전적으로 고독한 작업인데 아내가 함께 해 주

어, 나는 삶이 단순히 책과 학술지와 논문으로만 되어 있지 않음을 생생히 느끼곤 한다. 이제는 함께 빈 둥지를 바라보며 우리는 자녀 제인과 데이비드가 자신의 배우자 로스와 알라나와 동반자가 되어 각자의 길을 만들어 나가는 것을 즐겁게 바라본다. 우리를 향한 이 들의 사랑에 정말 감사하다. 우리 가정이 영원한 평화의 도성, 새 예루살렘으로 가는 여정에 함께한 여러 동료 여행자들은 우리 가족에게 많은 격려와 도움을 주었다. 일일이 이름을 언급하기에는 너무 많다. 그 길을 가는 동반 자 중 네 명에게 감사의 표시를 하며 이 책을 우리의 소중한 친구 알란과 쉬나 개스톤 부부, 그리고 토니와 발레리 맥갈 부부에게 바 친다. 솔리 데오 글로리아(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

저자 서문 11

ABD Anchor Bible Dictionary. Edited by David Noel Freed man. 6 vols. New York: Doubleday, 1992

ANET Ancient Near Eastern Texts Relating to the Old Testament. Edited by James B. Pritchard. 3rd ed.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69

CTA Corpus des tablettes en cunéiformes alphabétiques découvertes à Ras Shamra-Ugarit de 1929 à 1939. Edited by Andrée Herdner. Paris: Geuthner, 1963

DNTUOT Dictionary of the New Testament Use of the Old Testament. Edited by G. K. Beale et al. Grand Rapids, MI: Baker, 출간 예정

NIDOTTE New International Dictionary of Old Testament Theology and Exegesis. Edited by Willem A. VanGemeren. 5 vols. Grand Rapids, MI: Zondervan, 1997

TDOT Theological Dictionary of the Old Testament. Edited by G. Johannes Botterweck and Helmer Ringgren. Translated by John T. Willis et al. 8 vols. Grand Rapids, MI: Eerd mans, 1974–2006

TWOT Theological Wordbook of the Old Testament. Edited by R. Laird Harris, Gleason L. Archer Jr., and Bruce K. Waltke. 2 vols. Chicago: Moody Press, 1980

12 제사장과 중보자 그리스도 성경신학 약어

“내게 사는 것이 그리스도니 죽는 것도 유익함이라”( 빌 1:21 ). 사도 바울은 감옥에서 이렇게 썼다. 간단히 말해 그는 전 생애에 예수 그 리스도의 중요성을 열정적으로 전한다. 바울에게 그리스도는 인생 의 전부다. 또 바울은 이생이 지나면 더 좋은 것이 오리라 기대한다.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를 경험하고 인생이 바뀌었다. 바울이 그랬듯

예수 그리스도를 알게 된 사람들 모두에게 이는 사실이다. 그리스 도를 통해 풍성한 삶이 오는 데 현재의 삶도 그렇고, 앞으로 올 미 래의 삶도 그럴 것이다. 왜 그런가? 무엇이 예수 그리스도를 이토록 중요하게 만드는가? 왜 이 세상 수백만의 사람이 예수를 자신의 주님이자 구세주로 받 아들이는가? 예수가 다른 모든 사람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들에 꼼꼼히 답하려면

서론 13 서론
된 예수 그리스도의 삶만을 짧게 다룬다. 이 두 개념은 예수에 대한 전부를 다루지는 않지만 엄청나게 중요하다. 앞으로 우리가 보겠지 만, 이는 이 개념들이 그리스도가 스스로 제물 되심을 통해 우리를
이 책이 다루는 주제 그 이상을 다뤄야 할 것이다. 이 책은 특별히 제사장과 중보자의 개념과 관련

위해 이미 이루신 일, 그리고 현재 하늘에서 전능자의 우편에 앉아

우리 대신 성취하시고 있는 일을 조명해 줌으로써, 우리가 하나님 의 임재 바로 그곳으로 들어가게 해 주기 때문이다. 노예 상인에서 노예 폐지론자로 변한 존 뉴턴은 그리스도 중심의 찬양, ‘귀하신 예수의 이름’( How Sweet the Name of Jesus Sounds ) 에서 예수 를 “우리의 선지자, 제사장, 왕”이라 묘사한다. 보통 사람들은 제사 장의 개념보다 선지자나 왕의 개념을 더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 을 것이다. 많은 사람에게 제사장이라는 개념은 모호함에 휩싸여 있거나 신비로운 종교 의식이나 활동 정도로 여겨지는 정도다. 각 사람과 문화에 따라 제사장에 대한 인식은 매우 다르다. 나는 개신교와 종파주의 문화가 우세한 북아일랜드에서 자라나 제사장 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아주 자연스럽게 이를 개신교의 성직자나 목 사와 동급이지만 항상 독신인 로마 가톨릭의 어떤 사람이라 여기게 된다.1) 어릴 때 생긴 이 인식 때문에 제사장이라는 직함은 내게 대 체로 부정적인 의미였다. 다른 문화권 사람들은 제사장이란 단어를 다르게 이해할 수도 있는데, 긍정적인 감정을 수반하기도 하고 부 정적인 감정을 수반하기도 한다. 현대에는 제사장의 개념이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나는 서로 연결된 제사장과 중보자라 는 개념이 성경에서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연구해 서술해 보려 한다. 가능하다면

14 제사장과 중보자 그리스도 성경신학

예수께 이 중요한 개념을 적용할 때 생기는 부적 1) 이와 유사하게 언어가 사용된 경우로 교회와 채플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전자는 개신교도 들이 예배하던 장소를 가리키고 후자는 로마 가톨릭교도가 예배하는 예배하던 장소를 가 리킨다.

절한 오해를 따로 살펴 성경적 바른 이해로 바로잡아 보려 한다. 이어지는 장에서는 예수를 제사장이라고 말하는 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자세히 살펴보겠다. 우리는 창세기 첫 몇 장에서 시

작해 요한계시록 마지막 장들까지 연구할 것이지만, 이 주제의 본

질상 제사장직이라는 개념에 집중하는 몇몇 본문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일 것이다. 히브리서와 그리스도의 제사장직

히브리서는 신약 성경에서 유일하게 그리스도의 제사장직을 주 요 주제로 다룬다. 이 주제에 대해 저자가 말하고 싶은 것이 아주 많은데, 그중에서도 4장 마지막에서 그가 한 말이 가장 잘 알려 졌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큰 대제사장이 계시니 승천하신 이 곧 하 나님의 아들 예수시라 우리가 믿는 도리를 굳게 잡을지어다 우 리에게 있는 대제사장은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실 이가 아니요 모든 일에 우리와 똑같이 시험을 받으신 이로되 죄는 없 으시니라 그러므로 우리는 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 돕는 은

서론 15

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 것이니라(히 4:14-16).
말씀은 얼마나 우리에게 격려가 되는가! 그리스도는 우리의

대제사장으로서 우리가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해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가게 해 주시는 것이다. 하나님의 보좌에 담대함으로 나아가라는 이토록 엄청난 초대에

대해 생각해 본다면, 우리는 예수께서 대제사장으로서 우리를 위해 하시는 일 전부를 깊이 숙고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히브리서 저 자가 그리스도의 제사장직을 편지의 주요 강조점으로 삼는 데는 충 분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히브리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며 이 부분을 직접 강조한다. “지금 우리가 하는 말의 요점은 이러한

대제사장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이라 그는 하늘에서 지극히 크신 이

의 보좌 우편에 앉으셨으니 성소와 참 장막에서 섬기는 이시라 이

장막은 주께서 세우신 것이요 사람이 세운 것이 아니니라( 히 8:1-2 ). 리처드 개핀은 히브리서 저자가 여기서 말하는 점의 중요성을 논 평하며 “그리스도의 천상 제사장 사역은……히브리서 전체의 요점 이다”2)라고 말한다. 히브리서 8장 1절 처음 부분을 읽을 때 개핀의 해석만이 올바른 해석이라 할 수는 없겠지만, 히브리서 저자가 하 늘 성소에 계신 예수 그리스도의 역할을 논의하는 데 엄청난 지면 을 할애한다는 사실에는 논쟁의 여지가 없다. 이것이 개핀의 ‘요점’ 이다. 토머스 슈라이너 역시 히브리서의 중심이 그리스도의 제사장직 이라고 단언한다.3) 그러나 그가 올바로 살펴보았듯이, 그리스도의

2) Richard B. Gaffin, “The Priesthood of Christ: A Servant in the Sanctuary,” in The Perfect Saviour: Key Themes in Hebrews, ed. J. Griffiths (Nottingham, UK: InterVarsity Press, 2012), 56-57.

3) Thomas R. Schreiner, Commentary on Hebrews (Nashville: B&H, 2015), 14.

16 제사장과 중보자 그리스도 성경신학

죽음과 하늘 하나님 보좌 우편에서 제사장직을 수행하기 위한 죽음 에 잇따른 승천에 대한 저자의 관심은 순전히 학문적이지만은 않다. 저자는 히브리서 독자들에게 힘을 북돋아 주고 그리스도와 또한 그들에게 하늘의 유업을 내주는 새 언약을 포기하지 않도록 격려하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를 완벽한 대제사장으로 그리고 있다. 자주 명시되듯, 히브리서 저자는 자신의 편지 전체를 권고라 묘사 하며 마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형제들아 내가 너희를 권하노니 권면의 말을 용납하라 내가 간단히 너희에게 썼느니라”( 히 13:22 ). “이 권면의 메시지”( CSB ) 로 번역될 수 있는 투 로구 테스 파라클레세오

스라는 헬라어 표현은 아마도 편지 전체를 가리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히브리서 저자는 독자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다가 핍박과 환난을 만날 때 인내하라고 격려하려고 권고의 메시지로 이 책을 쓴 것이다. 이 점을 고려하며 슈라이너는 이렇게 말한다. 어떤 이는 예수의 제사장직과 희생이 편지의 주제라 생각하는 반 면( 참고. 8:1 ), 어떤 이들은 편지의 주제가 권고라 생각한다. 양쪽 입장 모두 강점이 있는데 이는 분명 그리스도의 제사장직과 희생이라는 주제가 분명 편지 전체에 구석구석 배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리스도의 제사장직과 희생을 편지의 주제라고 보면 편지를 지나

서론 17

될 것인데 이는 이 책의 신학,
그리스도의 제사장직과
권 고의 역할도 하기
저자의 요지는 그리스도의 사역이 정 말 위대해 그리스도에게서 돌아서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는 것 이다. 그렇다면 편지의 신학적 요지는( 8:1 ) 편지를 쓴 중심 목적의 토
치게 추상적이고 학문적으로 만들어 이 글의 목회적 취지를 잃게
희생이
때문이다.

대를 제공해 준다. 즉 믿음을 지키라는 것이다.4)

히브리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제사장직을 중심으로 하는 권고다. 하지만 놀랍게도 히브리서 저자는 제사장으로서의 그리스도의 일

하심이 죽음과 부활 이후 하늘에 승천하신 이후에 시작됨을 강조 한다. 이후 더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대제사장으로서 그리스도의 사 역은 하늘에 있는 성소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다( 히 4:14; 6:19-20; 8:1-2를 보라 ). 실제로 히브리서 저자가 그리스도의 천상 제사장직을 너무 강 조한 나머지 어떤 학자들은 그리스도가 승천 이전, 지상에서는 제 사장으로서 아무 역할도 하지 않으셨다고 믿을 정도다. 이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으나 그리스도의 대제사장 사역을 십자가에서 스 스로 제물이 되어 죽으신 죽음과 뗄 수는 없다. 게할더스 보스가 말 하듯이 “영광중의 사역은 그리스도의 죽음이 의미하는 바가 끊임없 이 계속되고 영원하게 되었음을 선포하는 것이다.”5) 십자가 위 그 리스도의 지상 죽음과 하늘에서의 제사장직 사이의 밀접한 관계는 대제사장에게 부여된 임무를 자세히 살펴볼 때 더욱 분명해질 것 이다.6) 하지만 우리는 물을 수 있다. 도대체 왜 히브리서 저자는 그리스 도의 천상 대제사장직 수행에 그토록 집중하는 것일까? 어떤 점 때 문에 저자는 이 부분을 편지의 ‘요지’로 삼는 것일까? 왜 이것이 목

4) Schreiner, Commentary on Hebrews, 14.

5) Geerhardus Vos, “The Priesthood of Christ in Hebrews,” in Redemptive History and Biblical Interpretation: The Shorter Writings of Geerhardus Vos, ed. R. B. Gaffin (Phillipsburg, NJ: P&R, 1980), 158.

6) 이에 대한 더 자세한 논의는 다음을 보라. R. B. Jamieson, Jesus’ Death and Heavenly Offering in Hebrews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19).

18 제사장과 중보자 그리스도 성경신학

회적 관점에서 보아 그토록 중요한 것일까?

추정하건대 이 편지의 독자들은 그리스도가 눈에 보이지 않고 멀

리 떨어져 계심을 감지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리라 믿을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다. 왜 이들은 그리스도를 볼 수 없었을까? 왜 예

수는 처음 제자들에게 나타나셨던 것처럼 계속 그들에게 나타나지

않으셨을까? 게다가, 편지에 언급된 사람들은 유대 배경에서 온 사 람들임에도 속죄의 방법으로 하나님이 주신 방법이라 수백 년간 여 겨 온 의식, 눈에 보이는 의식에 더는 참여하지 않고 있었다. 이들은 예루살렘 성전에서 희생 예배를 드리지 않았는데, 이 예배는 이에 속한 모든 의식과 함께 참으로 이들에게 죄 사함을 준다고 이들이 여겼던 것이었다. 이토록 이들을 안심시키는 의식들도 사라지고 예 수 그리스도도 눈에서 사라지셨는데, 이는 이들에게 믿음의 위기를 가져왔을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주요, 구원자를 따름으 로 치러야 할 대가로 고난과 모욕과 핍박, 감금, 재산 몰수가 수반 된다면( 참고. 히 10:32-34 ) 더욱 그랬을 것이다. 이런 어려움에 비추어 히브리서 저자는 예수 제사장직의 하늘에 서의 차원에 집중한다. 그리스도가 계신 성전은 인간의 손으로 만 든 성전이 아니며,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하늘 보좌 우편에서 일하 신다. 더구나 히브리서 저자는 이 제사장직이 지속적 사역이며, 이 를 통해 영원한 영광을 위해

서론 19
거룩하게 된 자들이 궁극적으로는 완 전함으로 나아가게 됨을 강조한다. 하나님 우편에 계신 완전한 대 제사장으로서 예수 그리스도는 스스로 속죄 제물로 몸을 내주어 이 루신 모든 것이 결실하게 하신다. 그리스도가 하나님과 지속적으로

함께 계신다는 점은 그리스도가 스스로 제물 되심이 다른 이들의

죄를 위해 수락되었음과, 그리스도가 그들의 대표로서 그들을 대신 해 중보하신다는 점을 다시금 우리에게 확인시켜 준다. 히브리서

저자에게 예수 그리스도가 하늘 성소에서 제사장직을 수행하신다 는 점은 지극히 중요하다. 그리스도 구원 사역의 이런 차원은 그가 형제와 자매로 여기는 이들의 강건함을 위해 필수적이다. 이 책은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제사장이자 중보자로 본다면 하 나님을 더 깊이 이해하고 하나님과 더 깊은 관계를 갖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에 집중한다. 이 책은 성경에 나오는 제사장직을 포 괄적으로 연구하지는 않을 것인데, 이는 성경의 자료가 다각적이기 때문이다. 성경에는 폭넓은 범위의 자료가 기록되어 있는데, 여기에 는 다른 신들의 숭배와 관련된 제사장에 대한 언급도 포함된다( 예. 왕

하 10:19에 나오는 바알 제사장 ). 유일하신 참 하나님을 예배함에 관련된 제

사장만 집중해 다루는 성경 본문조차 부적절하게 행동하는 제사 장( 예. “여호와께서 명령하지 아니한 다른 불”을 분향한 아론의 두 아들 [레 10:1-2], 미가의 제사 장 임명 [삿 17:1-5], 엘리의 아들들 [삼상 2:27-36] ) 을 언급하기도 한다. 이런 본문 은 성경 시대를 통틀어 제사장직에 대한 역사적 이야기가 유난히 복잡하고 현실은 하나님이 의도하신 이상에서 매우 멀었음을 상기

20 제사장과 중보자 그리스도 성경신학

시키는 중요한 예다. 그러나 부패한 관행을 비판하는 도중에도 성 경 본문은 여전히 제사장직의 개념을 밝히 드러내 이를 분명히 보 게 한다. 사사기 17-18장에 나오는 미가와 단 지파 사람들의 이야

기는 미가가 개인 신당을 위해 부적절하게 임명한 한 제사장이7) 어

떻게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 자이며, 또한 특정 문제에 대한 하나 님 뜻을 알 수 있는 자인지 집중 조명한다( 삿 18:5-6을 보라 ). 이는 정통

적이고 성경적인 제사장직에 대한 진정한 측면을 반영한다. 성경이 보여 주는 것에는 분명 종교 관행에 있어 비정통적인 면

모를 반영한다고 여겨지는 것들이 있지만, 여전히 제사장직을 정통 적으로 이해하게 도와주는 증거가 충분히 있다. 이를 생각해 볼 때 이 책의 주요 목적은 창세기에서 요한계시록까지 나오는 제사장직 의 일반적 묘사가 아니라, 성경이 어떻게 제사장직이라는 주제를 예수 그리스도와 관련하여 나타내는지에 집중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구약 성경에서 시작하여 나사렛 예수가 어떻게 부활 하고 승천하신 메시아, 우리의 위대한 대제사장으로서 하늘 성소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아 계신 분으로 묘사되는지 살펴보겠다. 이 책의 구성 히브리서 저자는 계속 예수를 메시아로 고백하라고 독자들에게 권면하면서 독자들이 하늘 성소에서 일하시는 그리스도 대제사장 직의 독특함에 집중하게 한다. 이 제사장직이

서론 21

무엇을 수반하는지 설명하기 위해 저자는 구약 성경, 특히 출애굽기와 레위기를 살 7) 히브리어 본문에는 ‘베트 엘로힘’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이는 “하나님의 집”을 의미 한다(삿 17:5).

핀다.8) 저자는 시내산에서 이스라엘이 세운 이동식 성막이 의도적

으로 하늘 성소를 모형 삼았음에 주시하며 아론 제사장직의 임무가 예수의 제사장 사역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끌어낸다. 이렇게 함으로

써 저자는 아론의 대제사장직 임무와 평행을 이루는 그리스도의 제

사장 사역이 더 나은데,9) 이는 그리스도가 사람이 만든 복사품이 아

닌 하늘 성소에서 완벽한 대제사장의 임무를 수행하고 계시기 때문

임을 주장한다. 히브리서 저자는 독자들이 예수 그리스도가 하시는 대제사장 사

역의 중요성을 이해하게 하려고 이 두 성소가 서로 관련된 주요 부

분들을 사용한다. 구약 성경에 묘사된 지상 성소에서 일어나는 사 역과의 유사성을 통해 독자들은 하늘 성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 마음속에 그려 볼 수 있다. 그리스도의 계속되는 제사장 사역은 하나님이 모든 영광 가운데 거하시는 하늘에서 일어난다. 이 점을 고려해 이 책의 1장과 2장에서는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 하나님이 거하신 지상 장소였던 이동식 성막을 자세히 살펴보겠다. 하늘 성 소의 모형이자 그림자로서, 지상 성막은 그리스도가 하늘로 승천한

8) 예를 들어 다음을 보라. Mayjee Philip, Leviticus in Hebrews:A Transtextual Analysis of the Tabernacle Theme in the Letter to the Hebrews (Bern: Peter Lang, 2011).

9) 대제사장이라는 표현은 출애굽기에서 아론이 이동식 성막과 관련해 특별 임무 수행함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되지 않는다. 대제사장은 단순히 ‘학코헨’(“대제사장”; 예. 출 31:10; 35:19)이라 부른다. 모세 오경에서 대제사장과 가장 가까운 표현은 문자 그대로 “대제사 장”을 의미하는 ‘학코헨 하까돌’인데, 이는 레 21:10, 민 35:25, 28에 나온다(참고. 수 20:6; 왕하 12:10; 22:4, 8; 23:4; 대하 34:9; 느 3:1, 20; 13:28; 학 1:1, 12, 14, 2:2, 4; 슥 3:1, 8; 6:11). 마소라 본문 민 35:32에는 “제사장”이라고만 나오는데 70인역에는 이를 분 명히 하려고 ‘호 히에레우스 호 메가스’(“대제사장”)라고 나온다. ‘코헨 하로쉬’(“대제사 장[the chief priest]”)라는 표현은 왕하 25:18; 대하 19:11; 24:11; 26:20; 31:10; 에 7:5; 렘 52:24에 나온다. 대제사장을 지칭하는 또 다른 말은 ‘학코헨 함마쉬아흐’이며 “기름 부 음을 받은 제사장”이라는 뜻인데 레 4:3, 5, 16; 6:22에만 나온다.

22 제사장과 중보자 그리스도 성경신학

후 들어가신 장소를 시각적으로 보여 준다. 그리스도가 대제사장으

로 섬기시는 그 영역을 잘 이해하려면 지상 성막의 배치와 기구들

을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 사람이 수행하는 의무가 무엇인지 완전히 이해하려면 그가 일

하는 작업 환경의 본질( 예를 들어 외과 의사가 살균 소독된 수술실에서 일하는 것 ) 을

제대로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다. 3장에서는 성막 환경의 본질을 살 펴볼 텐데 특히 거룩함이라는 주제에 초점을 맞추며 살펴보겠다. 지상 성소와 하늘 성소는 신성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임재 때문에 둘 다 거룩하다. 성막의 배치는 하나님 본질의 거룩하심을 반영하 는데, 이는 거룩한 자만이 하나님의 임재 안에 들어올 수 있음을 보 여 주기 때문이다. 아론 계열의 대제사장은 지상 성소 안에서 하나 님 앞에서 맡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다른 모든 이스라엘 사람의 거룩함의 수준을 뛰어넘는 정도로 성별되어야 한다. 그렇게 된다 해도 그가 하나님께 나아가는 일은 극도로 제한적이다. 뚜렷한 차 이로 예수의 거룩함은 아론 계열 대제사장의 거룩함을 훨씬 능가하 므로, 예수는 자기 자신의 죄에 대한 속죄 없이 하늘 성소 하나님의 거룩한 임재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거룩함이라는 하나님의 본질 을 잘 이해하면 죄인인 백성을 하나님과 화해하게 하는 대제사장의 역할을 더욱 분명히 이해할 수 있다. 이동식 성막은 하나님이 지상에서 거하시는 곳일 뿐 아니라

서론 23

의 기능도 한다.
회막
이 특정 명칭은 대제사장의 성별에 대한 지침과 관
있다. 아론 계열의 대제사장은 백성의 대표로서 매일 회막 안에
하나님과 만난다. 4장에서 우리는 대제사장이 회막에서 하나님

을 만나는 일과 관련된 성경 구절들을 자세히 살펴보겠다. 대제사장은 정기적으로 회막에서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옴으로써 다른 이들을 대신해 중재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선다. 대제사장은 이스라엘 지파들의 이름이 적힌 의복을 입고 백성의 대표로 하나님 께 나아간다. 중재는 대제사장이 수행하는 모든 일 중 가장 주요한 부분이다. 예수의 제사장 역할을 이해하는 데 있어 이 점이 얼마나 중요한지 5장에서 더 깊이 다루겠다. 대제사장 사역에서 중요한 한 면모는 화해를 그 중심에 두고 있다. 시내산에 세운 이동식 성막 두 방으로 들어가는 입구 앞에는 놋 제단과 금 제단이 놓여 있다. 이 제단들은, 하나님의 임재로 나아 가는 일은 오직 자신의 죄 속죄를 위해 제물을 바친 자만 가능하다 는 사실을 엄숙한 마음으로 기억하게 해 준다. 제사 제도는 하나님 과 인류 사이에 생긴 거리감을 해결함과 동시에 죄인인 인간이 하 나님과 화해할 수 있게 해 준다. 6장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제사장이 하나님이 기쁘게 받으시는 제물을 드림에 있어 본질적인 역할을 하 는지 자세히 살펴보겠다. 아론 계열의 대제사장은 제한된 효과를 발휘하는 수소와 염소의 제물을 하나님께 드리지만 예수 그리스도 는 자기 몸을 제물로 드리신다. 둘 사이에 중요한 유사점이 있지만, 히브리서 저자는 예수 그리스 도의 제사장직이 독특함을 강조하는데 이는 그가 레위 지파에도

24 제사장과 중보자 그리스도 성경신학

론 계열에도 속하지
사장직이 합법적임을
않기 때문이다. 히브리서 저자는 그리스도 제
확고히 하려고 시편 110편을 살피는데, 이 시
하나님이 자신의 오른편에 앉도록 지시하신 특별한 한 사람에

집중한다( 시 110:1 ). 히브리서 저자는 이 시가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

킨다고 해석하며 110편 4절에 근거해 하나님이 부활하고 승천하신

예수를 멜기세덱의 서열을 따라 제사장으로 임명하셨다고 주장

한다. 예수 제사장직의 이런 점에 대해서는 7장에서 자세히 다루

겠다. 중요한 것은, 멜기세덱과 예수를 비교할 때 이것이 약속된 “다윗의 아들” 또는 메시아라는 예수의 왕적 지위 및 예수의 하늘 성막에서의 대제사장 역할을 모두 함께 묶어 준다는 점이다. 히브리서 안에서 멜기세덱의 서열을 따른 예수의 제사장직은 새 언약 체결과 연결된다. 그리스도는 새 언약의 보증인이며 중보자다. 아론 계열의 제사장직이 시내산에서 체결되어 모세가 중재한 언약 과 직접 연결되었다면, 예수 그리스도는 자신의 피로 인친 새 언약 을 맺으신다. 8장에서 우리는 옛 언약이 실패한 것을 극복하려고 어 떻게 예수께서 새롭고 더 나은 언약을 실현하시는지, 그래서 언약 의 의무를 준수하려는 자들을 어떻게 완성하시는지 자세히 살펴보 겠다. 예수 그리스도의 제사장직은 다른 이들이 하나님의 거룩한 임재 로 들어오게 하도록 계획되었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 앞에서 자기가 대표하는 자들의 선구자다. 이들은 하나님의 자녀로서 왕 같은 제사장이요 거룩한 백성이 되어야 하며( 벧전 2:9; 참고. 출 19:6 ), 결 국에는 새 땅, 하나님의 거룩한 도성에서 하나님과 함께 거하기를 기대하며

서론 25

살아야 한다. 이런 기대는 하나님이 인간에게 대리 통치 자로서 모든 피조물을 다스리도록 위임하시고 자신의 거룩한 임재 가운데 거하는 특권을 주시는 내용이 나오는 창세기 1-2장의 창조

기사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아담과 하와는 에덴동산에서 하나님을

배반했고, 이들과 이들의 후손은 하나님에게서 분리되었다. 이후 하 나님은 시내산에서 주신 언약을 지키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왕과 같

고 제사장과 같은 신분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신다( 출 19:4-6 ). 안타깝 게도 이스라엘 백성은 이 언약의 의무를 지키지 못해 하나님의 심 판 아래 놓이게 된다. 이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는 새 언약을 주시는 데 이로써 자신을 따르는 자들이 하나님 보시기에 왕과 같고 제사

장과 같은 신분을 갖게 하신다. 9장에서는 예수를 따르는 자들이 어 떻게 예수 그리스도의 대제사장직에 비추어 예수를 따르는 삶을 살

수 있는지, 고난이 닥쳐도 믿음을 잃지 않고 결국에는 하나님의 임 재 안에 들어가리라는 기대를 품고 하나님을 섬기며 살 수 있는지 를 생각해 보겠다. 결론 예수 그리스도의 대제사장 사역을 공부하는 일은 마치 걷는 사람 이 없어 잡초가 무성히 자란 길을 여행하는 것과 같다. 때로 이 여 정에서 새 지형에 익숙해지려면 인내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결 국에는 하늘 성소에 있는 은혜의 보좌를 향해 나갈 때, 새롭게 펼쳐 진 전망을 바라보는 큰 보상이 뒤따를 것이다. 무엇보다도 하늘에 계신 아버지 우편으로

26 제사장과 중보자 그리스도 성경신학

승천하신 그리스도를
리지 않는 나라를 나누어
서와
광대한
따를 때, 우리는 흔들
주시려고 우리를 초대하시는 하나님의 용
후하고
사랑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하늘과 땅이 만나는 곳

히브리서 편지에서 저자는 예수 그리스도가 하늘 성소에서 하시 는 완전한 대제사장 역할을 강조함으로써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잘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다른 신약 성경 저자들이 예수의 지상 생애와 특히 인생의 변화를 일으킬 만큼 중요한 예수의 죽음 과 부활에 집중하는 반면, 히브리서 저자는 독자를 하늘에 계신 하 나님의 그 임재 앞으로 데리고 가면서 승천하신 그리스도께 초점을 맞춘다. 히브리서 저자는 신앙을 꿋꿋이 지키라고 독자들에게 권고 하면서 예수께서 하늘 성소에서 하시는 대제사장 역할과 아론 계열

27
1장
는 역할을 비교하고
현대
가운데
사실은 그리 놀랍지
인지
대제사장들이 이스라엘 백성이 시내산에 세운 이동식 성막에서 하
대조한다.
독자들
히브리서 이해를 어려워하는 사람이 많다는
않다. 성소에서 대제사장이 맡은 책임이 무엇
잘 모르기 때문이다. 히브리서에 나오는 권고를 자세히 이해

하려면 우리는 시내산에 세워진 성막과 이 이동식 성막 안에서 일

어나는 대제사장 역할의 본질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서는 약 3,500년 전 하나님이 먼저 시작하신 일을 살펴보아야 하는 데,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궁극적으로 하늘에 계신 하나님의 임

재 가운데서 바로 지금 이 순간 우리의 유익을 위해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매우 중요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하늘에서 그리스도가 계속해서 하고 계신 일의 본질을 이해하려 면 우리는 먼저 하나님이 시내산에서 임명하신 아론 계열의 제사장 직을 이해해야 한다. 이번 장에서 우리는 약속의 땅으로 가는 여정 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세운 이동식 성막의 중요성을 살펴보겠다. 성막의 탄생은 인간이 에덴동산에서 하나님과 가졌던 특별한 관계 가 부분적으로 회복되었음을 나타낸다. 다음 장에서는 이동식 성막 의 본질 및 이와 매우 밀접하게 연결된 제사장의 역할을 집중해 살 펴보겠다. 하늘 성소의 복제판인 성막에서 일어나는 일을 눈으로 그려 봄으로써, 우리는 지금 그리스도가 우리의 대제사장으로서 일 하고 계신 진짜 성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통찰력을 얻 을 수 있다. 탈출해 나감과 아래로 내려오심 시내산 이동식 성막의 탄생은

28 제사장과 중보자 그리스도 성경신학

출애굽기 후반부에 잘 나와 있다. 출애굽기라는 이름은 ‘테스 엑쏘두 톤 휘온 이스라엘 에크 아이집 투’라는 헬라어에서 따온 것으로( 출 19:1 ), ‘이집트 땅에서부터 이스라

엘 자녀들의 탈출( 또는 출발 )’이라고 번역할 수 있다. ‘탈출’이라는 개

념은 폭군 독재자의 통제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구하신 하나님의 구 원이 기록된 책의 처음 열여덟 장에 잘 요약되어 있다. 이 구출은 구약 성경에 기록된 구속 사건 중 가장 위대한 것이다. 하지만 1940장은 “출애굽”을 넘어 다른 곳에 그 초점을 맞춘다. 이 부분에서 핵심적으로 담고 있는 내용은 하나님이 내려오셔서 이스라엘 백성 과 함께 거하신다는 개념이다. 이 일은 이보다 앞서 출애굽기 3장 1절에서 모세가 불타는 나무떨기에서 처음 하나님을 만났을 때 “하 나님의 산”이라 미리 지명된 시내산에서 일어났다. 1-18장은 이 스라엘 백성을 하나님의 산으로 데려오는 사건들이 기록된 반면, 19장은 어떻게 이전의 노예들이 시내산의 밑자락에 진을 치며 하나 님의 도래하심을 준비하는지가 기록되어 있다. 이 후반의 사건은 이스라엘이 한 나라가 되는 과정에서 아주 중요한 새로운 단계의 시작을 알려 준다. 이 시점부터 이스라엘 백성은 지상 모든 다른 민 족과 달리 자신들 가운데 거하시는 하나님 임재를 아는 특권을 갖 게 된다. 이런 결과는 하나님이 시내산에서 이스라엘 백성과 세우 신 언약에 기초하는데, 이 언약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께 대 한 절대적 충성을 요구한다. 그렇게 하면 하나님은 영원히 이스라 엘 백성 가운데 거하신다는 것이다. 이는 여호와가 모세에게 선포 하신 바와 같다. “내가 이스라엘 자손 중에 거하여 그들의 하나님이 되리니 그들은 내가

1장 ┃ 하늘과 땅이 만나는 곳 29

그들의 하나님 여호와로서 그들 중에 거하려고 그들을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줄을 알리라 나는 그들의 하나님 여호와니라”( 출 29:45-46 ). 하나님의 말씀은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

과 함께 거하시기 위해 억압받는 이들을 구하신다는 점을 강조 한다.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 거하시러 오신다는 사실의 중요 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한 이후 최초로 인간에게는 지상에서 하나님의 지속적인 임

재를 경험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시내산 언약을 체결하기 이전에

는 선택된 개인이 잠시 하나님과 만났다( 예. 아브라함, 이삭, 야곱 ). 이는 매

우 큰 의미가 있는 사건이었지만 이들이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시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시내산에서 완전히 새로운 어떤 일이 시 작된다. 하나님이 거하시는 곳인 이동식 성막의 건축에 대한 기록 에 저자가 그토록 집중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하나님은 약속 의 땅으로 가는 여정 가운데 있는 이스라엘 백성과 동행하시며, 그 들이 장막에 거하듯 자신도 장막에 거하실 것이다. 하지만 그 장막 의 구조는 일반적이지 않다. 막대한 양의 금, 은, 다채로운 색의 천 이 장막 건축에 사용되었다는 점은 이곳에 계신 분의 본질이 왕과 같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귀중한 재료들은 이 이동식 성막에 거하 시는 분의 영광을 적절하게 반영하는 것이다. 여호와가 이스라엘 백성을 노예에서 구원한 놀라운 사건에 비추 어 볼 때 이 이동식 성막은 앙겔 로드리게스가 언급한 바와 같이 “하나님의 사랑이 넘치는 은혜에서 비롯된 하나님 내재하심의 선 포다.”1) 기꺼이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 오셔서 함께 하려 하시는 하

1) Angel M. Rodriguez, “Sanctuary Theology in the Book of Exodus,” Andrews University Seminary Studies 24 (1986): 131.

30 제사장과 중보자 그리스도 성경신학

나님의 뜻은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하나님과 경험했던 친밀

함을 부분적으로 회복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하나님의 임재에

서 추방당했다. 성막 건설은 지상 위 하나님 구속 사역에 있어 중요 한 새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중요한 것은, 이 일이 세상 모든 민족을 포함하는, 이보다 더 큰 미래의 출애굽 또한 예측하게 한다는 것이다. 출애굽기를 읽는 독자들은 대부분 25-31장과 35-40장이 다른 부

분에 비교해 극적인 요소가 부족하다고 느낀다.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 종살이에서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기적 가득한 기사( 1-15장 ), 또 한 광야를 통과해 이들을 시내산으로 이끄시는 하나님( 16-18장 ) 의 이 야기와 비교할 때 이동식 성막 건축 지침( 25-31장 ) 과 이 지침의 이 행( 35-40장 ) 에는 이야기적인 요소가 부족하다. 이런 지침, 그리고 거 의 문자 그대로 이 지침이 이행되는 이 부분은 참 건조한데 이런 건 조함이 잠시 32-34장에서 해소된다. 여기에는 이스라엘 백성과 하 나님의 특별한 언약 관계가 끝나도록 위협하는 충격적인 금 우상 오용 사건이 기록되어 있다. 우리는 이동식 성막 건축에 대한 설명이 단지 단조롭거나 흥미롭 지 않다는 이유로 쉽게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출애굽기 저자는 이 동식 성막을 설명할 때 많은 단락을 할애한다.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 거하시는 데 필요한 준비 과정을 묘사하는 것이 필연 적이라 여긴

1장 ┃ 하늘과 땅이 만나는 곳 31

것이다. 이스라엘 진영 한가운데 거하시는 하나님의 임재는 출애굽기 속 이야기가 진행되어
이 일의 가장 중심에 화려하게 장식된
절정에 이르는 지점이다.
성막과 그 주위를 둘러싼 성

막 뜰의 건축이 있다. 성막과 그 내부 기구들의 건축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기 전에 이 동식 성막의 제조 지침 및 그 이행이 기록된 25-31장과 35-40장과 의 관계를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몇몇 특징이 주목할 만 하다. 첫째, 각 부분에서 물품들이 배치되는 순서가 다르다. 3539장에서는 “일이 실행되는 이야기가……논리적 순서로 나온다.”2) 제조 과정은 성막에서 시작해 ( 출 36:8-38 ) 성막의 기구들로 옮겨 간다( 출 37:1-29 ). 이후 성막 뜰에 놓일 물품들이 나열된다( 출 38:1-31 ) 마지막으로 본문에는 제사장의 의복 제조법이 묘사되어 있다 ( 출 39:1-31 ). 이와 반대로 25-31장에 기록된 지침 순서는 성막의 두 가지 주요 기능을 반영한다. 출애굽기 25장 8절부터 27장 19절에 묘사된 물품들은 거하는 곳이라는 성막의 역할을 강조한다. 이후 출애굽기 27장 20절부터 30장 38절에서는 ‘만나는 곳’이라는 성막의 역할로 그 집중하는 부분이 바뀐다. 주목할 만한 것은 각기 다른 물품의 목 적에 대한 정보가 담긴 25-31장의 지침이다. 이 정보는 뒷부분인 35-39장에는 빠져 있는데 이는 제조 과정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이 장의 나머지 부분과 3장에서는 거주하는 곳으로서 성 막이 갖는 기능을 살펴보겠다. 만나는 장소로서의 성막의 역할은 4장에서 논의하겠다. 둘째, 35-39장에 나오는 성막 건축 이행에 대한 보고는 거의 2531장에 나온 지침에 약간의 변화만 있을 뿐 거의 그대로 반복된 것

2) Cornelis Houtman, Exodus 20-40, vol. 3 (Leuven: Peeters, 2000), 309.

32 제사장과 중보자 그리스도 성경신학

이다. 현대 독자들은 이런 반복이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두 가

지 중요한 목적을 달성한다. 먼저 이는 여러 지침이 세심하고 정확 하게 이행되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하나님의 명령이 철저하게 준 수된 것이다. 또한 이런 세부 사항을 똑같이 다시 반복함으로써 이 야기는 이동식 성막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코넬리스 후트만이 이를 이해하는 데 다음과 같이 유익한 논평을 했다. “여호와의 지침이 정 확히 이행되었다. 여호와는 자신의 집이 자신의 지시 그대로 지어

지길 원하신다……이 일의 중요성과 여기에 많은 주의가 집중되 었다는 점은 직접적으로 비례한다.”3) 35-39장에 반복적인 내용이

자세히 나오는 것은 신이 지시한 건축 지침이 포함된 건축 이행 과

정이 나오는 독특한 문학적 양식을 따르는 다른 고대 근동 성전 건 축 기사와 조화를 이룬다.4) 발견된 고대 근동 문서 중에 이동식 성막 건축에 대한 지침은 매 우 드물지만, 일부 학자가 주장하는 것처럼 이런 구조를 비현실적 또는 허구라 여길 필요는 전혀 없다. 구약 학자 리처드 아버벡에 따 르면 “고대 근동 청동기 세계에 성막 형식의 구조가 실제로 존재 했다고 여길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다. 성막이 있던 때를 청동기 후 기로 보게 하는 성경 기사는 이후 모세 시대의 이념과 현실을 비현

3) Houtman, Exodus 20-40, 317.

4) Victor A. Hurowitz, “The Priestly Account of Building the Tabernacle,” Journal of the American Oriental Society 105 (1985): 26. 그는 명을 받은 대로 이동식 성막을 건 축하는 기사(출 25-29장; 35-40장; 레 8-10장; 민 7장)가 고대 근동의 “표준 문학 양식” 을 반영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또한 “비록 성막 이야기가 계속된 반복과, 긴 목록, 겉보기 에 잘못 배열된 내용으로 방해받는 듯 보이지만 그 전체적인 구조는 의도적이고 명료하며 짜임새가 있다”고 논평한다(23).

1장 ┃ 하늘과 땅이 만나는 곳 33

실적으로 투사하지 않는다.”5) 비교할 만한 고대 근동 구조물들에

대한 증거가 있다.6) 모든 기구를 포함한 이동식 성막은 아마 매우 튼튼했을 것이다. 민수기 7장 2-9절에 따르면 덮개 있는 수레 여섯 대와 소 열두 마리가 성막을 운반했다. 시내산 언약과 하나님의 임재

이스라엘과 함께 거하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은 시내산에서 제 정된 언약 관계에 기초한다. 이 같은 관계를 제안하실 때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순종과 언약의 책무를 지킬 것을 요구하셨다( 출 19:46 ). 이스라엘 백성의 뜻을 무시한 채 잔인하게 이들을 자신 아래 종 속시켰던 애굽의 바로왕과는 달리 하나님은 이 백성이 자신의 통치 아래 자발적으로 순종할 것을 요청하셨다. 하나님이 이들에게 이미 하신 일에 비추어 볼 때 이스라엘 백성이 여호와가 말씀하신 모든 일을 행하겠다고 만장일치로 동의하며 기꺼이 이 관계를 받아들인 것은 전혀 놀랍지 않다( 출 19:8; 참고. 24:3, 7 ). 안타깝게도 이들의 이후 행동은 처음 하나님께 순종하려 했던 이들의 열심을 나타내지 못 한다. 이 특별한 관계를 맺기 위해 여호와는 언약의 주요 의무 사항을

5) Richard E. Averbeck, “Tabernacle,” in Dictionary of the Old Testament: Pentateuch, ed. T. D. Alexander and D. W. Baker (Downers Grove, IL: Inter Varsity Press, 2003), 819.

6) 참고. Daniel E. Fleming, “Mari’s Large Public Tent and the Priestly Tent Sanctuary,” Vetus Testamentum 50 (2000): 484-498; Kenneth A. Kitchen, On the Reliability of the Old Testament (Grand Rapids, MI: Eerdmans, 2003), 276-280.

34 제사장과 중보자 그리스도 성경신학

제시하시며( 출 19:4-6 ) 이스라엘 백성에게 직접 말씀하신다. 출애굽기

에는 이후 이 의무를 “열 개의 말씀”( the Ten Words, 출 34:28 NJB; 이 번역이 “십계명”보다 원래 히브리 문서의 의미를 더 잘 반영한다 ) 이라 부르지만, 지금 우리

는 일반적으로 “십계명”( the Ten Commandments ) 으로 알고 있다. 하나님

은 모세의 중재를 통해 이후 추가로 의무 사항을 자신의 백성에게

주신다( 출 20:22-23:33 ). 이것은 모세를 통해 “언약서”라는 문서로 기록

된다( 출 24:4-7 ).

여호와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절대적 순종을 요구함으로써 자신

이 하나뿐이고 유일한 진짜 하나님임을 분명히 하신다. 당시 다른 문화 속 종교 행위와 이스라엘의 종교 의식을 구분하기 위해 하나 님은 백성이 우상을 만들지 못하게 하신다. 다른 지역에서 우상 사 용은 중요한 부분이었는데 이는 사람들이 그 우상 안에 신이 존재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우상 숭배자들은 우상 속에 있는 자기 의 신과 만날 수 있다고 믿었으나 우상 자체가 그 신이 완전히 드러 난 모습은 아니었다. 이와는 확연히 다르게,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 나님은 우상 안에 계시지 않으며 독특한 성막 안에 임재하신다. 단 하나의 성막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이스라엘 종교의 유일신적 본질 을 강조한다. 다른 문화권에서는 여러 신의 우상이 한 지역에 존재

1장 ┃ 하늘과 땅이 만나는 곳 35

20:3 ). 20-23장에 나오는 시내산 언약의 의무 조항과 25-31장에 나오는 이동식 성막 제조 지침은 단 한 분의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을 증거 하며 어떻게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임재를 알 수 있는지를 보여
수 있었다. 하지만 여호와는 이스라엘이 자신의 임재 가운데 다
신을 섬기는 일을 금지하신다( 출

준다. 어떤 성경학자들은 시내산 언약과 이동식 성막 건축 기사가

원래는 따로 분리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출애굽기 19-40장을 올 바로 이해하면 사실 이 안에 놀라운 통일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의 하나로 통일된 기사가 이를 구성하는 각각의 부분보다 그 주제를 더욱 확실히 잘 보여 준다. 5장에서 살펴보겠지만 시내산에 서 발생하는 일들과 이동식 성막과 관련된 의식들 사이에는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동식 성막 건축을 위한 지침 장막과 기구 제조에 대한 자세한 지침은 출애굽기 25-27장에 기 록되었다. 먼저 하나님은 장막과 장막에 관련된 모든 것을 건축, 제 작할 때 사용할 재료를 열거하신다( 출 25:2-9 ). 여호와는 다음으로 모 세에게 장막 내부 세 가지 기구의 제조 지침을 주신다. 첫 번째는 정교한 뚜껑이 있는 도금한 나무 궤다( 출 25:10-22 ). 두 번째 기구는 도 금한 상( 출 25:23-30 ) 이며, 마지막 기구는 금 촛대( 출 25:31-40 ) 다. 비슷 한 형태의 기구들을 보통 이스라엘 백성의 장막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막대한 양의 금이 사용되었다는 것은 이 장막 주인의 장엄 한 지위를 잘 나타내 준다. 제조될 세 가지

36 제사장과 중보자 그리스도 성경신학

기구는 이 장막이 거주 지의 기능을 할 것이라는 점을 적절히 강조해 준다. 하나님이 이 장 막 안에 거하신다는 점을 확실히 강조하려고 여기에 이스라엘 백성 은 음식과 음료를 두어야 했으며( 출 25:29-30 ) 밤낮으로 불을 밝혀야 했다(
25:37 ).

두 칸으로 된 장막을 만들기 위한 하나님의 지침은 출애굽기

26장에 기록되어 있다. 27장은 장막을 둘러싸게 될 성막 뜰과 관련 된 명령이 나와 있다. 천으로 된 울타리는 장막을 둘러싸며 직사각 형의 성막 뜰을 만든다( 출 27:9-19 ). 장막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동쪽을 향하며, 성막 뜰로 들어가는 입구 역시 그렇다. 이 두 입구 사이에는 커다란 놋 제단이 있는데 이 제단은 이 성막과 관련된 예배 의식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제단의 제조 지침은 출애굽기 27장 1-8절에 기록되어 있다. 하나님이 거하시는 장소 이 장막의 주요 기능이 거주하는 곳임을 강조하기 위해 ‘미쉬칸’ 이라는 히브리어 단어가 출애굽기에 58번 사용되었는데, 그중에서 도 26장에 가장 많이 ( 16회 ) 사용되었고, 다음으로는 36장 ( 12회 ) , 40장( 17회 ) 에 사용되었다. ‘미쉬칸’이라는 명사는 이 장막이 여호와 가 거하시는 장소로서 기능함을 강조한다. 대부분의 영어 성경은 미쉬칸을 “성막”( tabernacle ) 이라고 번역하는데 이는 “장막”을 의미하 는 ‘타베르나쿨룸’이라는 라틴어에서 유래된 옛 단어다. 아쉽게도 미쉬칸을 “성막” 또는 “장막”이라 번역하는 것은 정확한

1장 ┃ 하늘과 땅이 만나는 곳 37

이해를 좀 흐릴 수 있는데, 이는 미쉬칸의 가장 정확한 번역이 뉴 예루살렘 바 이블 번역에서 채택한 “거주지”이기 때문이다.7) 미쉬칸이라는 단어 7) Ralph E. Hendrix, “Miskan and ʾohel-môʿed: Etymology, Lexical Definitions, and Extra-Biblical Usage,” Andrews
University Seminary Studies 29 (1991): 213-223을

는 단순히 장막을 의미하지 않으며 다른 형태의 거주지를 의미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된 히브리어 동사 ‘샤칸’은 출애굽기 29장 4546절과 40장 35절에서 이스라엘 가운데 거하시는 하나님을 나타내 기 위해 나온다( 참고. 24:16에는 시내산에 엿새 동안 거하신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려고 같은 동사가 사용되었다 ) 장막의 목적은 출애굽기 마지막 구절을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장 막이 세워진 후에 하나님의 영광이 그 위에 내려와 그 안에 머물렀 고, 모세가 그 안에 들어가는 일은 금지되었다( 출 40:34-35 ). 낮 동안에 는 구름이 장막 위에 머물며 하나님이 그 안에 계심을 나타낸다. 밤 에는 구름이 불과 함께 빛나며 하나님이 장막 안에 거하신다는 사 실을 이스라엘 백성에게 상기시켜 준다.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이 진영을 옮기길 원하실 때마다 구름은 이동식 성막 위에서 움직여 백성을 인도해 약속의 땅을 향해 여정을 계속하게 한다. 출애굽기

40장 36-38절에 간단히 나온 내용은 민수기 9장 15-22절에 보충된 내용을 통해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성막을 세운 날에 구름이 성막 곧 증거의 성막을 덮었고 저녁

되면 성막 위에 불

38 제사장과 중보자 그리스도 성경신학

모양 같은 것이 나타나서 아침까지 이르렀 으되 항상 그러하여 낮에는 구름이 그것을 덮었고 밤이면 불 모 양이 있었는데 구름이 성막에서 떠오르는 때에는 이스라엘 자손 이 곧 행진하였고 구름이 머무는 곳에 이스라엘 자손이 진을 쳤 보라.

으니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의 명령을 따라 행진하였고 여호와

의 명령을 따라 진을 쳤으며 구름이 성막 위에 머무는 동안에는

그들이 진영에 머물렀고 구름이 성막 위에 머무는 날이 오랠 때

에는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의 명령을 지켜 행진하지 아니하였

으며 혹시 구름이 성막 위에 머무는 날이 적을 때에도 그들이 다

만 여호와의 명령을 따라 진영에 머물고 여호와의 명령을 따라 행진하였으며 혹시 구름이 저녁부터 아침까지 있다가 아침에 그

구름이 떠오를 때에는 그들이 행진하였고 구름이 밤낮 있다가 떠오르면 곧 행진하였으며 이틀이든지 한 달이든지 일 년이든지 구름이 성막 위에 머물러 있을 동안에는 이스라엘 자손이 진영 에 머물고 행진하지 아니하다가 떠오르면 행진하였으니. 구름이 이동식 성막과 관련되었다는 점은 하나님이 그 성막에 거 하신다는 개념을 강화한다. 유대인 학자 메나헴 하란은 장막이 하나님이 거하시는 장소의 기 능을 한다는 사실을 다른 방식으로 강조한다. 그는 장막과 관련된 예배 의식들이 어떻게 왕이신 하나님을 잘 감지하게 하기 위한 것 인지를 다음과 같이 논평한다. 성막 안에서 규칙적으로 행해지는 여섯 번의 의례를 함께 보 면 이는 인간의 거의 모든 감각을 포괄하고 있으며, 말하자면 인 간의 거의 모든 필요를 만족시킨다고 할 수 있다. 향은 후각을, 등잔은 시각을 만족시키며 진설병은 음식 필요에 대한 상징

1장 ┃ 하늘과 땅이 만나는 곳 39

이다. 방울은 청각을 끌어 모으며 에봇과 흉패에 달린 돌들은 기

억의 ‘감각’을 깨우고 대제사장 이마에 있는 패는 은혜의 ‘감각’

을 깨운다(고대인들은 이 마지막 두 감각까지도 영적 또는 ‘감 각적’ 활동의 표현으로 여겼기 때문이다).8) 기구들에서부터 예배 의식에 이르기까지 장막은 그 모든 면모가 여호와의 임재를 드러낸다. 장막이 하나님의 거주지라는 증거가 확실하나 일부 학자들은 하 나님의 임재가 이 장소에 제한된다는 발상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 런 불편한 마음을 유대인 학자 나훔 사르나의 다음과 같은 논평에 서도 분명히 찾아볼 수 있다. 우리는 이방인 세계에 있던 비슷한 제도들처럼 성막을 문자 그대로 하나님의 거주지로 이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오히려 성 막은 내재하시는 하나님의 개념을 인지하고 감지하게 해 주는 기능을 한다. 즉 하나님 임재가 이스라엘 진영 가운데 거하시므 로, 이 임재를 향해 백성은 자신들의 마음과 뜻을 돌이킬 수 있다.9)

8) Menahem Haran, Temples and Temple-Service in Ancient Israel (Oxford: Claredon, 1978), 216.

9) Nahum M. Sarna, Exodus: The Traditional Hebrew Text with the New JPS Translation (Philadelphia: Jewish Publication Society, 1991), 158. 사르나는 대략적으로 하 나님이 출 25:8과 29:45에서 이스라엘 가운데 거하신다고 말씀하실 때 성막에 대한 언급 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근거해 이와 같은 결론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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