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C 참가 로보티즈와 서울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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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RC Finals

기억

아쉽지만 후회는 없다 악조건에도 최선을 다한 Team Robotis와 Team SNU 정리_신병철 기자(fantasysta9@robon.co.kr) 도움말_로보티즈 한재권 박사,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박재흥 교수

DRC 결승전이 끝나고 주요 매체에는 우승 팀인 KAIST의 쾌거를 전하는 기사가 쏟아졌 다. 로봇 종주국인 미국과 일본의 대표들을 누르고 한국 팀이 우승했으니 스포트라이트 가 집중된 건 당연한 일. 그러나 우리가 기억 해야 할 자랑스러운 도전은 또 있다. 악조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도전했던 또 다른 한 국팀 Team Robotis와 Team SNU.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Team Robotis 의 똘망이 차량을 경쾌하게 운전하고 있다 . 70 월간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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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m Robotis

Team Robotis 의 한재권 박사가 미션을 수행하는 똘망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

작은 벤처 기업의 위대한 도전

Team Robotis 연구원들이 운전을 마친 똘망을 차에서 내려주고 있다 .

의 Team NimbRo 와 미국의 Team Grit은 로보티즈의 액

다. 연구 중에도 틈틈이 함께 운동하며 컨디션 조절에 만전을

기간 동안 연구원들은 밤을 새워가며 경사를 극복하려고 애를

츄에이터인 다이나믹셀을 사용했다. 자랑스러운 일이다. 하지

기했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대회 직전 똘망은 8개 미션 중 차

썼다. 리허설 날에 테스트 할 때까지만 해도 어느 정도 극복했

결선 참가 23개 팀 가운데 로봇 전문 연구소가 아니라 회사

만 현실적으로는 대회 준비와 함께 기술 지원까지 해야 하는

량하차를 제외한 7개의 미션을 완수하는데 성공했다.

다고 판단했지만 막상 대회에 들어가자 2번의 시도를 하는 동

차원에서 참가한 곳은 두 팀이었다. 다른 한 팀이 미국의 거

이중 부담이 발생했다.

그러나 대회장에 도착하자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가 발생했

안 4번이나 넘어졌다. 결국, 아쉽게 8개의 미션 중 3개만 성공

대 군사 업체인 록히드 마틴 이었음을 감안하면 한국의 작은

다른 팀과 달리 Team Robotis는 여건상 7명의 정예 연구원

다. 경기장 바닥이 한쪽으로 심하게 기울어져 있었다. 경사도

시키는 것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벤처 기업 로보티즈가 혼자 힘으로 참가한 건 시작부터가 위

만으로 대회를 치러야 했다. 이를 극복하려고 대회를 앞둔 3

가 작게는 2도, 많게는 4도나 됐다. 결선에서 이족 보행으로

비록 가진 능력의 절반도 못 보여주고 15위에 이름을 올렸지

대한 도전이었다.

달 전 일찌감치 미국 현지에 베이스 캠프를 설치하고 합숙 훈

움직이는 로봇들의 성적이 저조하고 바퀴나 무한궤도를 이용

만 로보티즈는 결선을 준비하면서 기술력을 비약적으로 발전

특히, 로보티즈의 똘망을 기체로 사용하는 팀은 Team

련에 돌입했다. 연구원 가운데 단 한 명도 이탈하면 낭패였

해서 움직이는 로봇들의 성적이 좋았던 이유도 바로 경기장

시켰다. 무엇보다 7명이라는 적은 인원으로 거대 로봇 연구소

Robotis 자 신 을 포 함 해 서 한 국 의 Team SNU, 미 국 의

다. 그래서 합숙훈련 기간 동안 아침 6시에 다 같이 일어나서

바닥의 경사도 때문이다.

들과 어깨를 자웅을 겨루며 소속 연구원들이 부쩍 성장해 앞

Team THOR, 독일의 Team Hector 등 4팀이나 됐다. 독일

1시간 동안 조깅하고 7시에 식사하며 군대와 같은 생활을 했

똘망 역시 3도 내외의 경사에서는 연습한 적이 없었다. 대회

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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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m SNU

Team SNU 의 로봇이 벽 뚫기 미션을 성공했다 .

준비 기간 부족에도 미션 절반이나 성공

Team SNU 연구원들이 어깨동무를 하고 미션 수행을 지켜보고 있다 .

다. 그러나 모든 형태를 갖춘 완전체 똘망을 로보티즈로부터

참여 연구원의 절반이 2014, 2015년 신입생으로 구성되었기

느리게 하는 등 보수적인 알고리즘을 구현할 수 밖에 없었다.

수령한 것은 올해 1월. 9월과 10월에는 시뮬레이션으로만 훈

때문에 실험과 연구 경험이 부족했다. 2013년 예선 대회를

특히, 차량에서 내리는 두 번째 미션에서는 야심차게 뛰어내

실제 준비 기간이 너무나 짧았다.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련을 하고, 11월과 12월에는 양팔과 바퀴로 구성된 똘망 모

경험하지 못해 기술 정보와 노하우뿐 아니라 대회 준비 경험

리는 전략을 준비했지만 급경사에서는 너무 위험해서 실행에

동적로봇시스템연구실(DYROS랩)이 산업통상자원부의 DRC

바일을 활용해 일부 동작 실험 밖에는 할 수 없었다.

도 부족할 수 밖에 없었다. 한 마디로 대회에 무사히 참가한

옮길 수 없었다.

참가팀 지원 소식을 접한 것은 지난해 6월 중순. 팀을 구성하

결국 완전체와 함께 보행을 동반한 실제 움직임을 준비하고

것 자체가 대단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러 어려움에도 Team SNU는 대부분의 2족 보행 로봇과

고 평가를 거쳐 선정되니 8월이 훌쩍 지나갔다. 제대로 준비

연습하기 시작한 것은 1월부터다. 하드웨어 자체를 수정할 수

경기장의 심한 기울기는 Team Robotis와 같은 계열의 기체

달리 한 번도 넘어지지 않았다. 제한 시간을 꽉 채운 59분 33

를 시작한 것은 9월부터다.

있는 시간적 여유는 거의 없었다. 부족한 연습 시간을 메우기

를 사용한 Team SNU에도 큰 걸림돌이었다. 현지에 도착해

초 동안 절반인 4개의 미션을 수행하며 전체 팀의 중간인 12

어려움은 또 발생했다. Team SNU는 로보티즈가 개발한 똘

위해 새벽까지 실험을 이어가다 보니 오랜 시간 구동된 로봇

서 나무 합판 등을 이용해 경사면을 만들고 훈련했지만, 실전

위로 대회를 마쳤다. 젊은 연구원들의 큰 대회 경험은 향후

망 기체에 자신들의 알고리즘을 심는 방식으로 대회에 참가했

의 기체에 무리가 가기도 했다.

에서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보행 속도를 최대한

비약적인 성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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