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Bot_Jan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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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olution designed by Human & Robot 로봇시대를 앞서 준비하는 로봇전문대중지 : 월간로봇

vol.86 / 2016 / 01

vol.

86 2016 /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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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30 오후 1:25:16




2016 / 01 / vol.86

로봇시대를 앞서 준비하는 로봇전문대중지 월간로봇

발행인

권병필

편집인

권병필

고문

곽대원

편집장

정진영

편집위원

남이준, 이현종, 한재권

기자

나유권, 신병철, 황인선

디자인

디자인하다

디자인 자문

이철민, 황준필

디자이너

서승희

법률고문

이종훈 변호사

특허자문위원

류지언, 전승준

로봇전략연구소 소장

정신량

수석연구원

사승환

마케팅본부장

이성수

관리이사

조기호

로봇

2016년 1월호 통권 제 86호 2008년 11월 3일 등록

등록번호

서울 라12097

발행

(주)유캔맥스

주소

서울시 서초구 방배4동 854-5 미래빌딩 201호

2

웹사이트

www.roboticus.kr

전화

02-583-3482, 3483, 3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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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 8,000원

입금계좌

ISSN 2005-4394

국민은행 088237-04-003292 (주)유캔맥스

ROBOT Magazine


포커스

로봇팔의 재조명 04

유니버설 로봇 인터뷰 10

인물

12

큰 별 지다, 조셉 엥겔버거

현장

16

iREX 현장을 가다

로봇人덱스

22

박철휴가 걸어온 ‘로봇 길’

순간포착

28

로봇혁명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정주용의 로보노믹스

32

한국판 인공지능 10조원 프로젝트

오픈로보틱스월드

36

휴머노이드의 오픈소스 바람

포럼

42

다가올 소셜로봇 시대 그리고 로봇윤리

인문산책

44

김태은 교수와 전시 <뉴로맨스> 나눠보기

현장

50

로봇파티 / 한중일 로봇해카톤

커뮤니티

56

로열모 겨울학교 / 걸스로봇

문화책갈피

62

달리와 살바도르

로봇역사

64

시작하는 로봇을 위하여

간추린 소식

68

주요 뉴스

렛츠메이크

72

오뚜기로봇을 만들어보자

아두이노야 놀자

80

로봇에 팔다리를 달자

이달의 부품 정보

84

위시 리스트

캘린더

86

1월의 주요 로봇 행사

로보헤미안 랩소디

88

위대한 로봇 랩소디가 울려 퍼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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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로봇팔이 변하고 있다. 외형의 변화뿐만 아니라 그 쓰임새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유연하고 부드러운 협업로봇의 등장으로 로봇팔은 울타리를 벗어나 사람과 함께 작업을 시작했다. 여기에 점점 더 소형화, 경량화되어 이제는 책상에 부착해 음료수를 따르거나 아이스크림을 떠주는 일까지 한다. 더 이상 로봇팔은 우리가 생각해오던 ‘공장’ 안의 로봇팔이 아니다. 로봇팔은 제조용 로봇이라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글_신병철 기자(byongchol@roboti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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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ROB BO OT T Magazine M ag agaz a in az ine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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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로봇팔=제조용 로봇?

로봇이라고 하면 흔히 휴머노이드 로봇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사람처럼 몸통 위에 얼굴이 있고, 팔다리를 가지고 있는 로봇의 외 형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로봇의 형태다. 그렇 다면 제조용, 산업용 로봇이라고 불리는 로봇은 어떨까? ‘공장’에서 쓰이는 로봇이라고 한다면, 으레 그려지는 이미지 는 ‘로봇팔’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공장으로 대표되는 생산현 장에서 자동차를 조립하거나 물건을 운반하는 일을 도맡아 온 것이 바로 로봇팔이다. 지금까지 제조용 로봇은 로봇팔이었고, 로봇팔은 곧 제조용 로봇으로 인식됐다. 단단한 철갑을 두르고 위압감마저 느 껴질 정도의 거대한 크기와 시끄러운 소음은 얼마 전까지 공장에서 작업하는 로봇팔을 대표하는 이미지였다. 제조용 로봇이 공장에서 쓰이기 시작한 이래, 로봇팔은 인간 을 대신해 지루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해왔다. 로봇팔은 단순 반복 작업에도 불평 한마디 없이 지치지 않는 로봇 ‘노동자’였다. 덕분 에 기존의 노동자들은 비인간적인 반복 작업에서 해방됐지만, 이 와 동시에 로봇팔은 자신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경쟁자로 여겨지기 도 했다. 그동안 로봇팔은 인간과는 철저하게 분리된 울타리 안에 서 작업해왔다. 빠른 속도와 강한 힘을 겸비했지만, 그만큼 안전에 취약한 탓이다.

울타리를 벗어난 협업로봇

최근 공장에 새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협업로봇이라고 불리 는 로봇팔의 등장 때문이다. 협업로봇은 가볍고 유연한 움직임을 바탕으로 안전성뿐만 아니라 향상된 프로그래밍 편의성을 바탕으 로 인간과 같은 공간에서 서로의 일을 돕는다. 협업로봇이라는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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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최근 등장한 로봇팔은 소형화, 경 량화에 더해 직관적이고 쉬운 작 업지시 방법이 쓰인다.

로운 제조용 로봇 개념의 등장으로 로봇팔을 가두고 있던 울타리

에서 유니버설 로봇의 로봇팔이 관람객에게 생수를 나눠주고 하회

가 사라지고 있다.

탈을 쓰고 춤을 추는 등의 이벤트가 행사기간 동안 이어졌다. 그런

로봇팔로 대표되는 제조용 로봇의 최근 트렌드가 바로 협업로

가 하면, 지난해 4월에는 독일의 탁구 선수 티모 볼과 쿠카 로보틱

봇이다. 최근 들어 출시되는 협업로봇들은 모두 이전의 제조용 로

스의 로봇팔이 탁구 경기를 치르는 동영상이 공개되어 화제가 되기

봇보다 향상된 정밀도와 안전성을 자랑한다. 바늘에 실을 꿸 수 있

도 했다. 이 밖에도 로봇팔이 책상에 부착되어 음료수를 따르거나

을 정도로 정밀하고, 부드러운 패드를 덧대거나 부착된 센서를 통

아이스크림을 떠주고, 붓글씨를 쓰는 등 그동안은 볼 수 없었던 다

해 사람과 직접 접촉하면 자동으로 동작을 정지하는 등 인간과 함

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께 작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로봇팔들은 유연한 상황 대처를

공장에서 쓰이던 로봇팔이 소형화, 경량화되면서 이전처럼 힘

바탕으로 인간과의 협업을 위해 더 직관적이고 쉬운 작업지시 방법

만 세고 무식하지만은 않다는 의미다. 이제 로봇팔은 책상에 부착

이 쓰인다. 이전까지는 프로그래머처럼 전문지식을 가져야만 로봇

해서 쓸 만큼 가볍고 안전하며, 여러 일을 대신해 줄 수 있을 정도

팔에게 작업을 지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의 로봇팔은 작업자

로 정교해졌다. 이제 더는 공장에서 부품을 조립하는 일만 하는 것

가 직접 로봇팔을 움직이는 직접교시를 통해 작업순서와 궤적, 힘

이 아니라는 얘기다. 울타리를 넘어선 로봇팔이 이제는 공장 밖으

의 강도까지도 정확하게 재현해 낸다.

로 나와 우리 옆에서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

로봇팔, 이제는 공장 밖으로

최근의 트렌트를 그대로 반영하듯, 제조용 로봇 기업들은 부드 럽고 유연한 로봇팔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리씽크 로보틱스의 백 스터와 소이여를 시작으로 유니버설 로봇의 UR 시리즈, 쿠카 로보 틱스의 LBR iiwa 시리즈, ABB의 유미를 비롯해 야스카와 전기와 화낙 역시 협업로봇을 내놨다. 모두 이전의 제조용 로봇보다 작고, 가벼우며 빠르고 정밀하다. 특히, 유니버설 로봇은 지난해 4월, 테이 블에 설치 가능한 무게 11kg의 경량 로봇팔 UR3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러한 제조용 로봇의 트렌드 변화와 함께 눈에 띄는 점은 업체들이 하나같이 로봇팔을 이용한 퍼포먼스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에 열렸던 ‘로보월드’에서는 입구에서부터 로봇팔 이 관람객을 가장 먼저 맞이했다. 입장권 판매소 옆에 마련된 부스 이제 로봇팔은 탁구를 함께 치거나 물을 따라주는 등 더 욱 안전하고 정교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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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로봇팔의 가능성에 주목하는 이유

로봇의 종류는 다양하다. 기능뿐만 아니라 형태도 가지각색이 다. 안드로이드, 휴머노이드처럼 인간의 외형을 그대로 모방하거나 팔다리를 가지고 있는 인간형 로봇이 있는가 하면, 로봇팔처럼 신 체 일부만을 모방한 로봇이나 아예 인간의 모습을 하지 않고 동물 이나 곤충의 모습을 한 로봇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형태의 로봇이 존재함에도 왜 로봇팔의 가능성에 주목해야 할까? 인간의 손발과 같은 동작을 하는 기계, 로봇.

해답은 로봇의 의미와 탄생배경에서 찾을 수 있다. 로봇의 사

인간을 대신해 동작하는데 있어 가장 핵심

전적 의미는 사람의 손발과 같은 동작을 하는 기계다. 우리는 로봇

이 바로 팔이다.

이라는 말이 생겨나기 훨씬 전부터 인간을 대신해 동작하는 기계장 치를 만들어 사용했다. 그렇다, 로봇은 바로 인간을 닮은, 인간처럼 동작하는, 인간을 대신해 자동으로 움직이는 기계다. 그렇다면 수 많은 신체 중 왜 팔일까? 팔은 인간의 여러 활동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악

팔 자체만으로는 완전하지 못하다. 물건을 집고, 옮기고, 조립하기

수로 반가움을 표시하거나 손을 흔드는 등 감정적 의사소통을 수행

위해서는 인간과 같은 ‘손’의 기능이 필요하다. 사람이라면 손과 팔

하기도 하지만, 물건을 집어서 움직이고 여러 도구를 가지고 ‘일’

을 하나의 신체 부위로 인식하기 마련이지만, 그 대상이 로봇이라

을 한다. 바로 ‘작업(일)’을 ‘수행’하는 신체 부분이 팔이다. 인간

면 얘기가 조금 다르다. 로봇팔이 어떤 형태의 손과 결합하느냐에

을 대신해 동작하기 위한 가장 핵심이자 기본이 바로 사람과 동일

따라 그 기능은 달라지게 마련이다.

한 팔 동작이다.

바퀴를 달고 움직이던 로봇은 이제 인간처럼 두 발로 걷고, 달

완벽한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이라도 결국 팔이 없다면 그 기

리고, 뛰고 심지어 춤을 추는 단계에까지 도달했다. 그러나 로봇팔

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까? ‘생각’에만 그치는 로봇이 사람의

은 아직 한계를 가지고 있다. 바로 인간과 같은 수준의 정교함이다.

역할을 얼마나 대신할 수 있을까? 로봇팔의 가능성에 주목하는 이

현재도 로봇팔은 미리 정해진 대로 물건을 집어 옮기는 단순 반복

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작업은 완벽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크기, 형태, 무게, 재질에 구애 받지 않고 물건을 집거나 하는 등의 손 기능을 하는 로봇팔은 현재

로봇팔을 완전하게 하는 손동작

로봇팔이 아무리 부드럽고 안전하며, 정밀하다고 해서 오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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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로써는 거의 불가능하다. 로봇의 손은 형태에 따라 크게 그리퍼(Gripper) 방식과 덱스


그리퍼 방식과 덱스트러스 방식의 로봇팔. 각각의 형태에 따라 제어와 동작수행에 장단점을 가진다.

트러스(Dexterous) 방식으로 나뉜다. 그리퍼 방식은 물건을 끼워

#2 샤워를 마치고 나온 장대리. 피곤이 조금은 가신 듯 야식 생

서 잡는 집게 모양이고, 덱스트러스 방식은 인간의 손처럼 4~5개

각에 가스레인지에 불을 켜고 라면을 하나 끓인다. 배부르게 라면

의 손가락으로 다재다능한 기능을 한다. 그리퍼 방식은 구조가 비

한 그릇을 뚝딱 비워냈지만, 역시 치우는 게 일. 냄비며, 빈 김치통

교적 단순해서 제어하기는 쉽지만, 물건의 크기와 모양에 따라서 동

이며 설거지 생각에 다시 피곤이 몰려온다. 싱크대 개수대에 설거

작 수행에 한계를 가지며 정밀도 또한 떨어진다. 반면, 덱스트러스

지거리를 잔뜩 쌓아놓고 그대로 침대로 향한다. 역시 해결사는 이

방식은 상대적으로 많은 일을 정교하게 해낼 수 있지만, 기술적 완

번에도 로봇팔. 싱크대에 부착된 로봇팔이 행여 그릇이 깨질까 섬

성도를 필요로 하는 탓에 개발이 어렵다. 실제 사람의 손처럼 손가

세한 동작으로 조용히 설거지를 마치고 그릇들을 진열장 제자리로

락마다 다수의 관절을 가져야 하고, 촉각을 대신하기 위한 각종 센

다시 갖다 둔다.

서 역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이폰과 페퍼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의 전자제품 위탁생산업

상상력이 조금(?) 들어갔지만, 일상에서 우리를 대신할 로봇

체 폭스콘은 2014년부터 제품 생산력 극대화를 위해 독자적으로 개

팔로 편해질 생활이다. 공장을 벗어난 로봇팔에게 우리가 기대하는

발한 로봇 ‘폭스봇’을 생산라인에 도입했다. 테리 궈 회장이 직접 나

것은 요리, 서빙, 청소뿐만 아니라 사람이 팔로 하는 대부분의 일이

서 “앞으로 로봇 100만대를 배치하겠다.”라고 할 만큼 로봇도입에

다. 물건을 집고 옮기는 단순하고도 반복적인 작업은 현재도 할 수

적극적이다. 그러나 정작 그리퍼 방식의 폭스봇은 작업 정밀도가 떨

있지만, 젓가락질 등의 정교함은 아직은 갖추지 못했다.

어져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공장에서 생산되는 부품

지금의 정밀도라면, 아직 로봇팔은 인간을 대신하는데 분명

의 오차 허용범위를 폭스봇이 만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관계자

한 한계점을 가진다. 그러나 여러 기술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매

들은 폭스봇의 최대정확도가 기술적으로는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

력적인 ‘팔’은 그 가능성에 기대를 걸게 만든다. 기술적으로 넘어야

하지만, 휴대전화 등 작고 복잡한 소형 제품을 조립하는 데에는 아

할 산은 있다. 하지만 지금보다 더 소형화되고, 제어기술과 인지능

직은 무리가 있다.

력이 보강되어 더 똑똑해진다면, 머지않아 영화 <가위손>의 에드워 드처럼 로봇팔이 가위를 들고 우리의 머리를 다듬어주지 않을까?

로봇팔과 함께 하는 우리 일상

#1 연말 프로젝트를 떠맡아 연일 계속되는 야근을 마치고 귀 가한 장대리. 피곤한 몸을 겨우 이끌고 집에 돌아와 허물 벗듯이 벗 은 옷을 아무렇게나 옷장에 처박아 둔다. 그러자 곧 옷장에 달린 로 봇팔이 ‘윙~윙~’ 들릴 듯 말 듯 조용한 소리를 내며 옷을 차곡차곡 개어서 제자리에 포개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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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로봇팔에 대한 인식을

공장에서나 볼법한 산업용 로봇팔이 행사장에 방문한 관람객 들에게 생수를 건네준다. 탈을 쓰고 춤도 추고 수프를 준비해 사람 들에게 나눠주기도 한다. 유니버설로봇이 준비한 쇼케이스의 한 장 면이다. 유니버설로봇은 산업용 협업로봇을 개발 및 제조하는 회사 다. 2005년 3명의 덴마크 학생이 모여 설립했고 이들은 ‘산업용 협

제한하지 마세요

업로봇은 유연하고 안전하며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고, 가격도 합리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신념으로 삼고 있었다. 이러한 신념을 바탕으로 유니버설로봇은 전 세계 로봇시장에 ‘협업’이라는 개념을 성공적으로 소개해왔다. 유니버설로봇은 덴마크 오덴세에 있는 서 던 덴마크 대학(University of Southern Denmark)에서 식품 산 업용 로봇을 연구하다 150kg의 로봇으로 피자에 페퍼로니를 올리

글_나유권 기자(yookwon@roboticus.kr)

는 실험을 했다. 실험을 진행하며 무겁고 다루기 힘든 기존의 산업 로봇으로는 산업의 자동화를 쉽게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때 부터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로봇 기술을 개발하는 데 전념했다. ‘로봇팔의 재조명’을 주제로 쉐민 갓프레슨(Shermine Gotfredsen) 유니버설로봇 APAC 지사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산업용 로봇들이 소형화, 경량화되고 있는데 유니버설로봇도 이러한 추 세에 맞는 로봇들을 출시하고 있다

산업용 로봇은 덩치가 크고, 무겁고, 위험하며, 프로그램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기존 산업용 로봇의 기술적 한계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혁신이 이루어지면서 이러한 인식 도 서서히 변하고 있다. 전 세계 중소기업의 숫자와 짧은 제품수명, 그리고 전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수작업의 양을 고려했을 때 이러한 인식의 전환은 더욱 필요하다. 산업용 로봇이 소형화, 경량 쉐민 갓프레슨(Shermine Gotfredsen) 유니버설로봇 APAC 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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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화되면서 많은 제조업체가 자동화의 혜택으로 비즈니스 경쟁력을


사진 왼쪽부터 1. 아이에게 생수를 건네는 UR3 2. 뮤직 페스티벌 ‘2015 MAMA’(Mnet Asian Music Awards)에서 슬로건이 담긴 전광판을 들고 있다. 3. 일본 도쿄 IREX 2015에서 유니버설로봇 의 쇼케이스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누구나 로봇 기술을 이용할 수 있게

로봇의 모든 제품은 어떤 분야의 산업에도 배치될 수 있으며 다

되었고, 시장에서의 건전한 경쟁이 가능해졌다. 소비자들은 경쟁력

양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사용자의 상상력과 창의력에 따라

있는 가격에 더 나은 제품을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이 넓어진 셈이다.

원하는 대로 사용할 수 있다. 유니버설로봇은 현재 무인운반차량 (AGV:Automated Guided Vehicles)에 탑재되어 제품을 운송하

지난 10월 국내에서 열린 ‘2015 로보월드’에서 유니버설로봇의 UR3가

고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일부 병원에서는 재활 작업을 수

생수를 나누어주고 탈을 쓰고 춤을 추는 모습을 선보였다

행하고 있고 영화 산업에서는 영화 촬영에 사용되고 있다. 싱가포

쇼케이스는 세계에서 현존하는 산업 로봇기술에 대한 인식을

르의 한 기업은 레스토랑 및 소매점용으로 서비스 로봇을 개발하는

재고하기 위해 준비된 것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산업 로봇기술에 대

사업 계획을 현재 우리와 협력을 논의 중이다. 이제 더이상 휴머노

한 강연보다는 현재 구현 가능한 로봇기술을 청중들에게 시각적으

이드 로봇만 서비스 산업에 활용하는 것으로 제한할 필요가 없다.

로 보여주는 것이 사람들의 이해를 돕는 최고의 방법이다. 산업용 로봇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깨뜨리는 것을 목표로 이러한 쇼케이스

집에서 사용하는 공구처럼 로봇을 간단히 활용할 수 있는 도구로 바라보

를 진행해왔다. 산업용 로봇의 유연하고, 협업적인 모습을 선보임

도록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자 한다고 들었다

으로써 어린아이들조차도 산업용 로봇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

그렇다. 로봇 기술의 발전과 산업용 협업로봇의 등장에 맞춰 사람들의 사고방식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생산성 제고와 안전하고 효율적인 작업 환경을 보장하기 위해 사람들이 사용하는 도구로 협

다른 사례가 있는지

업로봇을 인식해야 한다. 이는 기업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서도 중

최근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15 도쿄 국제로봇박람회’에서 부

요한 부분이다. 30년 전에 컴퓨터가 도입되었을 때, 관리자나 비서

스를 마련해 쇼케이스를 선보였다. 박람회에서 UR3는 일간공업신

의 일자리를 빼앗지는 않았다. 대신, 그들이 업무를 훨씬 쉽고 효율

문사의 기계 설계 별책 ‘The ROBOT’을 구매한 고객에게 전달하

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협업로봇 역시 같은 맥락에서

는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UR3는 북 폴더에서 잡지를 집어 구매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우리 일상 업무 작업을 지원하는 도구로 협업

객에게 전달하는 시연을 선보였다. 또한, BRAAS사가 미국에 있

로봇을 사용하는 것을 주저해선 안 된다. 우리는 항상 산업용 협업

는 Bunker Hills에서 진행된 골프 이벤트 후에 UR5로 맥주를 따

로봇 분야에 주안점을 둬왔고, 이 분야에 계속해서 기술 및 제품을

른 시연을 선보였다.

개발할 예정이다.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로봇기술을 사람들이 사용 하고 함께 작업하는 데 있어 직관성, 용이성, 안정성을 높일 것이다.

UR3는 테이블 위에 두고 사용하는 ‘Tabletop Robot’이다

UR3는 UR5와 UR10과 같은 기술로 제작되었다. 유니버설

기술의 진화와 사람들의 창의적인 활용으로 산업로봇의 일상생활 적용은 점차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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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별이 지다 로보틱스의 아버지, 조셉 엥겔버거

글_나유권 기자(yookwon@roboticus.kr)

‘로보틱스의 아버지(The Father of Robotics)’. 엥겔버거의 또 다른 이름이자 그가 로보틱스 분야에서 갖는 위상을 가늠하게 해준다. 유능한 엔지니어이자 성공한 사업가인 엥겔버거는 산업용 로봇의 개척자였다.

칵테일 파티에서 처음 만난 엥겔버거와 데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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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엥겔버거의 파트너, 조지 데볼 ▶▶미국 최초의 산업용 로봇인 ‘유니메이트 #001’

로보틱스 분야의 개척자, 조셉 엥겔버

보통은 그냥 재미있게 읽고 넘겼겠지만 엥

역사적인 파트너십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거(Joseph F. Engelberger, 1925~2015)

겔버거는 달랐다. 직접 로봇을 만들어 보고

엥겔버거는 로봇에 대한 열정과 훌륭

가 지난 12월 1일, 코네티컷 뉴타운에 있

싶다는 생각을 품기 시작한 것이다. 청년으

한 사교성을 통해 투자를 이끌어내는 능력

는 자택에서 9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

로 성장한 앵겔버거는 1942년 해군에 입대

이 있었다. 데볼은 그만의 독창적이고 앞선

다. 이 갑작스러운 소식은 적지 않은 충격

해 ‘비키니 아일랜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기술력을 가지고 있었다. 둘은 힘을 모으기

을 던져주었다. 늘 그를 따라다니던 수식어

제대 후 1946년부터는 철도회사 Manning,

로 했다. 1957년부터 엥겔버거와 데볼은 함

가 있다. ‘로보틱스의 아버지(The Father

Maxwell & Moore에서 일하며 틈틈이 공

께 로봇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 후 2년, 각

of Robotics)’. 엥겔버거의 또 다른 이름이

부한 끝에 1949년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물

고의 노력 끝에 1959년 ‘유니메이트 프로

자 그가 로보틱스 분야에서 갖는 위상을 가

리학 학사와 전기공학 석사를 취득하였다.

토타입(Unimate #001)’을 공개할 수 있었

늠하게 해준다. 유능한 엔지니어이자 성공

1956년, 엥겔버거는 코네티컷에서 열

다. 하나의 무게는 1.2톤. 미국 최초의 산업

한 사업가인 엥겔버거는 산업용 로봇의 개

린 칵테일 파티에 참석했다. 그는 거기서 한

용 로봇이 세상에 나온 것이다. 엥겔버거는

척자였다. 그의 업적이 오늘날 세계 산업용

남자와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다. 바로 엔지

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 3원칙에 영감을 받

로봇 시장을 형성하고 로봇 공학의 물리적

니어이자 발명가였던 조지 데볼(George

아 로봇이 사람에게 어떤 피해도 입혀서는

토대를 제공했다는 것은 이견을 달 수 없는

Devol, 1912~2011)이다. 엥겔버거와 데

안 된다고 생각했다. 데볼이 추구한 것은 ‘보

사실이다. 그가 만든 로봇은 지난 100년간

볼은 함께 칵테일을 마시며 아이작 아시모

편적인 자동화(Universal Automation)’로

제조업과 인류 문명에 있어 가장 의미 있는

프의 로봇에 대한 철학과 잠재력에 대해 시

엥겔버거와 만들게 될 ‘유니메이션’이라는

탄생이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간이 가는 줄 모르게 대화를 나눴다. 2년 전

회사명도 여기서 나오게 된다. 그들은 단순

엥겔버거는 1925년 7월 27일 뉴욕 브

데볼은 ‘A Programmed Article Transfer’

하고 반복적인 일을 대신 수행하여 인력이

루클린에서 태어났다. 1929년부터 시작된

라는 이름으로 로봇팔에 대한 특허를 신청

낭비되는 것을 막는 데 로봇이 적합할 것이

미국 대공황으로 인해 엥겔버거의 가족은

했지만 정작, 그것을 어디에 써야 할지 모르

라 믿었다. 때마침 자동차 회사 제너럴 모

코네티컷으로 이사하게 된다. 10대 시절, 엥

고 있었다. 하지만 엥겔버거는 데볼이 발명

터스(GM, General Motors Corporation)

겔버거는 SF소설에 깊이 빠져있었다. 그는

한 로봇팔에 금세 빠져들었다. 그는 데볼의

는 로봇과 사람이 조립 작업을 함께할 수

특히 로봇에 대한 이야기를 쓴 SF 작가 아

로봇팔이 SF소설만 읽으며 꿈꿔왔던 로봇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자 했다. 바로 엥겔버

이작 아시모프(Issac Asimov)를 좋아했다.

의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줄 것이라 확신했다.

거와 데볼의 로봇이 적격이었다. 공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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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엥겔버거 어워드에서 수상 자에게 수여하는 메달

유니메이션 설립 후 대량생산된 ‘유니메이트 1900 시리즈’

사용하는 로봇팔 ‘유니메이트’는 드디어 제 너럴 모터스 뉴저지 공장에 설치된다. 산업 용 로봇으로는 처음 현장에 도입된 것이다. 유니메이트는 다이캐스팅 머신(Diecasting Machine)으로부터 주물 부품을 하역하는 데 사용됐다. 이전에는 달성할 수 없는 생 산성을 볼 수 있었다. 로봇 한 대는 한 시간 에 대략 110대의 자동차를 만들어냈는데, 이는 다른 공장 효율보다 두 배 가량 높은 수치였다. 제너럴 모터스는 산업용 로봇의 도입으로 자동차 산업계에서 큰 성과를 이 룩한다. 유럽은 뒤늦게야 이 사실을 확인한 다. BMW, 볼보, 메르세데스 벤츠, 피아트 등 유럽 유수의 기업에서도 유니메이트 로 봇 팔을 도입하게 된다. 이윽고 포드, 크라 이슬러까지 로봇 팔이 확산되며 유니메이션 의 인기는 높아졌다. 1961년에는 코네티컷 댄버리에 ‘유니 메이션(Unimation)’이라는 회사를 설립하 고 공장 자동화를 위한 로봇팔 ‘유니메이 트 1900 시리즈(Unimate 1900 Series)’ 를 처음으로 대량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러 다 1966년 엥겔버거는 자니 카슨(Joh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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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메이션과 가와사키중공업이 함께 만든 ‘가와사키-유니메이트 2000’

<투나잇 쇼>에 출연해 유니메이트가 기능을 시연하고 있다.

Carson)이 진행하는 미국 NBC 방송의

로봇 전문업체 ‘빅암(Vicarm)’을 인수한

Robotics)에서 리더십, 애플리케이션, 교

인기 프로그램 <투나잇 쇼(The Tonight

다. 서비스 로봇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육, 기술 총 네 개 분야에 걸쳐 시상되며,

Show)>에 출연해 유니메이트 로봇의 기능

엥겔버거는 1984년 ‘트랜지션 리서치 코

1977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17개 국가에

을 시연한다. 생방송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

퍼레이션(TRC, Transitions Research

서 116명의 로보틱스 분야 리더들이 수상

이 보는 가운데 유니메이트는 맥주를 따르

Corporation)’을 세우고 병원에서 활용

했다. 국내에서는 한국산업기술대 김성권

고 아코디언을 잡고 흔들며 지휘봉으로 밴

할 수 있는 병원 안내 로봇 ‘헬프메이트

교수(2001)를 시작으로 울산과학기술대 변

드를 지휘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엥겔버

(HelpMate)’를 개발한다. 헬프메이트는

증남 석좌교수(2003), 광운대 로봇학부 김

거의 로봇은 더욱 널리 알려지게 된다. 같

병원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환자들이 먹

진오 교수(2008)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은 해 엥겔버거는 초대를 받아 일본에 간

는 식사와 약을 간호사에게 직접 전달해주

조셉 엥겔버거는 떠났다. 하지만 엥겔

다. 그는 컨퍼런스에 참여해 제조 로보틱스

고 환자의 상태를 기록하는 일을 수행했다.

버거가 쓰고 간 로봇의 역사는 시간이 지나

에 관심이 있는 400명의 일본 실무자들 앞에

헬프메이트는 점차 보급로를 넓혀 미국 170

도 바래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다. 그가 있

서 강연을 하게 된다. 강연 후에도 엥겔버거

여 개 병원에서 판매 혹은 대여되기에 이르

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는 놀라운 로

는 수십 차례 일본에 방문하며 조언을 아끼

렀다. 엥겔버거는 모친을 간병할 적임자를

봇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 로봇이 등장하는

지 않았다. 1969년 유니메이션은 일본 기업

찾기 위해 수차례 간병인을 바꿨던 개인적

SF소설을 좋아했던 소년 엥겔버거가 그리

‘가와사키 중공업’과 기술 협정을 맺어 일본

인 경험 때문인지 노인용 케어 로봇에도 관

던 더 나은 인류의 미래는 이제 우리에게

최초의 산업용 로봇 ‘가와사키-유니메이트

심을 가지고 있었다.

주어졌다.

2000(Kawasaki-Unimate 2000)’를 개발

미국 로봇산업협회(RIA, Robotic

한다. 이 협업을 계기로, 후에 엥겔버거는

Industries Association)는 엥겔버거의 공

산업용 로봇을 일본에 소개해 일본을 최대

적을 기려 로봇 분야에서 두드러진 공헌을

로봇 생산국으로 만든 공로를 인정받으며

한 연구자에게 주는 ‘조셉 엥겔버거 어워

‘재팬 프라이즈(Japan Prize)’를 수상한다.

드(The Joseph F. Engelberger Award)’

1977년 엥겔버거는 PUMA(Program-

를 설립했다. 매년 열리는 국제로봇심포

mable Universal Machine for Assembly)

지움(ISR, International Symposium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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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박종오 RRI 소장의 일본 동경 국제로봇박람회 (iREX) 방문기 글_박종오 소장(jop@jnu.ac.kr)

“일본의 세계 로봇강국 재탈환 분위기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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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종 오

전남대 로봇연구소 소장 겸 국제로봇연맹 집행이사다. 마이크로로봇 업계의 대 부로 알려졌다. 연세대학교와 한국과학기술원에서 각각 기계공학 학사와 석사 를 수료 받고, 독일 스튜트가르트대학에서 로봇공학 박사 학위를 땄다.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21세기 프론티어사업 지능형마이크로시스템 개발사업단 단장을 역임했다. 개발한 로봇으로는 대장내시경로봇(2001), 수 동캡슐내시경(2003), 혈관치료용 마이크로로봇(2010), 암수술용 박테리아나 노로봇(2013)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한국의 세계적인 로봇 위상은 나

사고 때에는 세계로봇강국임에도 자국 내

회다. 짝수년에는 독일 뮌헨에서 오토마

쁘지 않아 보인다. 세계 최고의 로봇밀도(국

에 일어난 일에 아무런 대응을 못하는 사태

티카(Automatica)가 진행된다. 우리나

제로봇연맹 통계, 일본 2위/독일 3위), 세계

가 발생했다. 결과적으로 이전에 이미 했던

라에서는 매년 일산 킨텍스에서 로보월드

최초의 로봇 테마공원 ‘로봇랜드’ 건설, 달탐

연구도 지속되지 못했다. 그 동안 실용성에

(RobotWorld)를 연다.

사 프로그램, DARPA 로봇 챌린지 우승 등.

소홀했다는 걸 깨닫게 됐다.

이전과 달리 올해는 전시회 분위기가

전반적인 세계 로봇 산업 현황은 어

2014년 5월 파리에서 열린 OECD(경

달아올랐고 전시내용도 풍성하고 방문자가

떨까? 로봇은 보통 제조현장에 쓰이는 산

제협력개발기구) 각료이사회에서 일본 아

늘어 매우 북적거렸다. iREX를 주관한 일

업용로봇과 제조를 제외하고 서비스(청소,

베 총리는 기조연설을 통해 ‘로봇으로 신산

본 로봇공업회 후지와라 전무는 “올해 전시

수술, 장난감 등)를 제공하는 서비스로봇으

업 혁명을’ 그리고 ‘일본은 세계 로봇의 쇼

면적으로는 50%가 늘었고 방문객은 27%

로 나뉜다. 언론에는 새롭다는 이유로 서비

케이스’ 라고 선언했다. 올해 5월에는 구체

가 증가한 14만 명으로 추산된다. 외국인 방

스로봇이 주로 나오지만 아직까지는 산업

적인 추진체로서 ‘로봇혁명 선도협의회’를

문객도 증가하고 다양해졌다. 현재 일본은

용로봇 시장이 훨씬 크다. 가동대수 면에서

출범했다. 실질적인 조치로 2020년까지 약

모든 로봇 프로그램이 2020년에 맞춰져 있

는 일본이 아직까지 세계 1위를 고수하고

1조원을 투자한다. 시작 년도인 올해에 약

다”라고 전했다.

있다. 하지만 중국의 로봇분야 성장은 독보

1500억원을 투자한다. 5년 후인 2020년 동

적으로 1~2년 안에 중국이 일본을 추월할

경올림픽때 ‘로봇사회’를 선보인다는 전략

전시로봇들의 큰 흐름은 다음과 같이 요약

것으로 보인다.

을 수립했다.

할 수 있다.

20세기 말까지 일본은 세계 로봇산업

일본이 ‘로봇혁명선도’ 프로그램과

을 확실하게 주도했다. 1980년대에는 방재

함께 산학연 모두 매우 활성화된 분위기

및 구조용 극한작업로봇 프로그램, 1990년

임을 느낀 것은 지난해 12월 2일부터 5일

대에는 초소형로봇인 마이크로머신 프로그

까지 동경에서 진행하는 로봇전시회 아이

램 등 신기술 개발까지도 앞장 섰다. 하지만

렉스(iREX)를 방문하면서다. 아이렉스는

그로부터 10년 후인 2011년 후쿠시마 원전

매년 홀수년에 진행되는 세계적 로봇전시

● 흥미롭고 다양한 ‘재난대응 휴머노이드로봇’ ● 실용성이 높은 ‘생활지원 착용로봇’ ● 안정된 ‘양팔형 산업용로봇’

전시회에서 찍은 사진 별로 소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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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HRP-2 재난대응 휴머노이드 | 산업기술총합연 HRP-2의 개정본이다. 휴머노이드로봇 운동 연구용으로 개

JAXON

발된 플랫폼이다. 그래서 개방형이며 인간과 유사한 관절구

수냉식 재난대응 휴머노이드 | 동경대학

조가 특징이고 좁은 통로 보행에 적합하도록 외팔보 모서리 관절형태로 설계됐다. 높이 154 cm, 길이 33.7 cm, 폭 65.4

수냉식 전동모터를 사용한 점이 특징이다. 크기는 188cm,

cm. 중량 58 kg. 속도 2 km/h 이며 전체 자유도는 30이다.

체중 127kg이고 총 자유도는 33이다. 출력이 크고 인간과 비슷한 속도를 낼 수 있고 장시간 활동할 수 있다. 재난현장 에서는 먼지와 물 침투 문제가 심각한데, 로봇 부품을 밀봉 하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또한, 두 다리로 서거나 걷기가 어 려울 때는 네 발 달린 동물처럼 엎드려 이동하는 방식을 채 택해 안정성을 높였다.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소프트 웨어 기능을 보강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HYDRA 세계최초 유압식 재난대응 휴머노이드로봇 동경대, 치바공대, 오사카대, 고베대 동경대학의 나카무라 교수가 주도했다. 가장 큰 특징은, 기존 의 일반적인 전기구동 로봇이 아니라 세계최초의 유압식 휴 머노이드로봇이라는 점이다. 유압 서보밸브를 사용하지 않 고 펌프에서 직접 유압실린더로 연결한 신기술이다. 기어나

Worm

서보밸브 등 추가적인 기계부품들을 사용하지 않아 동특성

재난대응 다관절 벌레형 로봇 | Tau기연

이 우수하고 재난 현장에서 과부하로 파손될 부품이 없어 적 합하다. 또 다른 특성으로, 수소연료전지를 동력을 사용하고

터널처럼 좁고 긴 구간을 탐사하기 적합한 구조다. 기존의

있다. 용량은 1.2 kw이고 압축기 대신 2.6 리터 수소가스통

자체 동력에 의한 모듈형과 달리 외부차량에 의한 추진이동

을 사용하고 있다. 로봇은 총 41자유도이다. 높이 185cm,

방식이며 직경은 98mm이고 길이는 20m이다. 1m 이상 높

체중 130 kg. 기술적인 난관은 유압구동부의 소형화 기술과

이의 벽을 넘을 수 있고 각 모듈별 90도까지 회전 가능하다.

오일 정밀 온도제어 기술이다. 향후 유사한 방향으로 휴머노 이드로봇 연구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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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Super Giraffe 고공작업용 로봇 | 미쓰비시

RT.1

5단 망원경 구조로 되어 8m 높이의 고소까지 도달가능하며

보행지원 로봇 | RT Works

로봇팔은 7 자유도를 가지고 있다. 가반하중은 20kg이며 위 치정밀도는 약 0.5mm 이다. 4륜구동 대차에 실려 이동하며

제품 구호는 ‘좋은 신발처럼’. RT.1이 주변 도로사정을 인식

총 중량은 4톤이다.

하고 자율적으로 맞추어 움직이므로 사용자는 RT.1을 잡고 움직이는대로 따라 걷기만 하면 된다. 6자유도 도로환경 인 식, 운동 및 경사감지 센서, 무선통신, 음성 및 조명 경고기능 이 들어있다. 경사면에서도 자율인식 기능으로 안전하게 속 도 및 방향을 유지해준다. 총 15 kg 중량이며 4시간 배터리 용량, 크기는 폭 51 cm, 길이 42 cm, 높이 81 cm이다. 야외 보행보조로봇으로는 세계최초로 ISO 인증을 받았으며 일본 통산성으로부터 우수로봇상을 수상하였다.

EXO Muscle 착용형 근력증강 로봇 | Innophys 원래는 간호자를 위한 힘 증강장치로 개발하였는데 현재는 공업용 및 농업용으로 적용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착용형 로 봇으로 맥키번(McKibben) 인공근육 모듈을 사용하였다. 이 것은 고무튜브와 이를 싸고 있는 나일론 격자로 구성되었는데

KAGO

고무튜브에 압축공기를 넣으면 튜브 직경은 팽창하고 길이

개인 이동기 겸 농업 전문 서비스 로봇 | 동경농공대

는 반대로 줄어드는 원리를 이용한다. 인공근육 모듈당 150 kg 인장력을 낼 수 있다. 총 무게는 5 kg. 작동원리는 등에

농작물 수확작업은 작업자 허리에 상당한 무리를 준다. 이를

있는 인공근육 모듈 길이가 줄어들면 연결된 와이어가 넓적

해소하기 위한 로봇형 개인 이동기이다. 특징으로는 좌석이

다리에 걸린 패드와 연결되어 결국 등을 세워주는 역할을 하

좌우 90도씩 회전 가능하며 전후로도 이동 가능하다. 무한궤

게 된다. 이를 이용하여 무거운 물건이나 노약자를 옮길 수

도 방식의 이동기구이다. 조작은 조이스틱 방식이다. 또 수확

있다. 평균적으로 30 kg 중량을 들 수 있다.

물을 크기별로 선별하는 기능이 들어있다. 크기는 폭 80cm, 길이 134cm, 높이 125cm. 중량은 56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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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HAL 허리지원 착용형 로봇 | Cyberdyne

HSR 생활지원로봇 | 토요타

Cyberdyne은 착용형로봇 HAL 시리즈 전문기관으로 이미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전에는 상하지 또는 하지 보조로봇으

토요타는 초기에 파트너로봇으로 휴머노이드로봇 형태를 선

로 제품 크기가 컸는데 이제는 적용목적에 필요한 기능만 갖

보였다. 이제는 형태를 단순화한 기능성 위주의 개념으로 변

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미 여러군데에서 제품이 출시되

화했다. 이번에 선보인 생활지원로봇의 제원은 다음과 같다.

고 있는 상황이다. 이 제품 크기는 276x456x509 mm 이며

중량 37 kg, 높이 135 cm, 로봇팔 길이 60 cm, 최대이동속

중량은 2.9 kg이다. 운동범위는 신장 30도, 수축 130도이

도 0.8 km/h. 주요 기능으로서 장애물 검출 및 회피기능, 작

고 구동시간은 180 분이다. 현재는 임대방식으로 경비는 1

업범위 제한기능 등을 들 수 있다.

년에 약 250 만원이다.

P-Rob 개인 서비스용 모바일 로봇팔 | 리바스트 로봇 팔 기구부가 유연하게 설계됐다. 로봇팔 제원으로는 6 자유도, 작업범위는 775mm, 가반하중은 3kg, 반복정도는 0.1mm, 로봇중량은 20kg이다. 일반적인 개인용 서비스로 봇으로 개발됐다.

QB 텔레프레전스 로봇 | Anybots 이미 유사한 기능을 가진 로봇들이 많지만 QB 디자인이 사 용자에게 친근감을 준다. 인터넷을 통해 음성으로 동작제어 가 가능하다. 사용자가 멀리 있더라도 QB를 통해 비디오 회 의에 참석하고 원격쇼핑이 가능하다. 제조라인 감시에도 사 용할 수 있다. 총중량은 16 kg이고 높이는 86-188 cm로 조 절이 가능하다. 충돌감지용 레이저 이미지센서와 경사 감지 용 자이로센서가 들어있다. 이륜 진자방식으로 동적 평형을 유지하며 최대 주행속도는 1.6 m/s 이다. 가동시간은 6-8 시간이고 충전에는 2시간이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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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Mi 협조제어 양팔 산업용로봇 | ABB

M-2000 최대로 이동하는 대용량 산업용로봇 | 화낙

로봇 유미는 제어시스템을 활용한 협업용 양팔 산업용으로 이미 상당히 알려졌다. 작업자와 함께 일할 수 있게 안전문제

일본 화낙은 오래동안 세계 최대 산업용로봇 제조사 입지를

가 고려됐다. 부딪혀도 큰 충격이 없고 충돌상황이 되면 속도

확보하고 있다. 산업용로봇의 가장 큰 수요처는 자동차 조립

가 감속되게 로봇 전체에 접근감지 스위치를 부착했다. 구체

라인이다. 총 1.7톤을 들 수 있어서 완성차 핸들링용으로 적

적인 기술제원으로는 가반하중 0.5kg, 작업반경 50cm, 반

합하다. 6.2m 높이까지 움직일 수 있다. 현재 대용량로봇으

복정도 0.01mm이며 주로 작은 부품 핸들링 및 조립용이다.

로 세계 최대 이동능력을 보여준다.

duAro

Pneumatic

도시락 싸는 양팔형 수평 다관절로봇 | 가와사키

공기주머니 로봇 | 리쯔메이칸대학

양팔형 수평 다관절 로봇의 한 예를 보여준다. 같은 축에서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재미있는 로봇이다. 대학교 작품이지

두 팔이 배치되어 제어 및 정밀도 관점에서 유리하다. 제어

만 아무런 튼튼한 소재없이 로봇 링크와 관절 모두 플라스틱

기는 로봇 아래에 있고 바퀴가 있어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하

공기주머니만으로 로봇을 만들었다. 관절은 여러개의 공기

다. 로봇팔은 각각 4자유도이며 한 팔당 2kg 중량을 정밀하

주머니를 겹쳐 공기를 넣고 빼고 하는(Bag actuator) 방식

게 처리할 수 있다. 정밀도는 0.05mm. 총중량은 145kg이다.

으로 각도를 조절한다. 각 관절 위치제어가 아닌 사람과 같이

EPSON 인간형 복합센서 제어 양팔 산업용로봇 | EPSON 양팔형 산업용로봇은 서비스로봇 기술이 거꾸로 산업용로봇 에 접목된 좋은 예다. 복잡한 작업도 유연하게 대응이 가능하 다. 인간처럼 7자유도 로봇팔 2개와 양 눈처럼 3차원 영상 인 식 그리고 손처럼 접촉력 인식이 가능하다. 사람은 보통 시각 으로 대략적인 위치를 잡고 정밀한 작업은 촉각의 도움을 받 는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 로봇도 같은 개념을 사용하고 있 다. 0.1mm 보다 큰 정밀도 작업은 시각센서만으로 처리 가 능하며 0.05mm보다 정밀한 작업이 요구되는 경우에는 시 각을 거쳐 촉각정보를 추가로 활용한다.

카메라에 의한 시각제어 방식이다. 정밀도는 약 1m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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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人덱스 대구 로봇산업클러스터 초기 기획자 박철휴 KIRO 원장의 로봇인생

나무보다 숲을 키우는 마음으로 달린다 글_황인선 기자(insun@roboticus.kr) 사진_양지원 기자(jiwon@roboticus.kr)

로봇공학자에서 로봇 전문 행정가로 변신한 박철휴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 원장. 그는 물은 100도가 되어야 팔팔 끓여지는 것처럼, 현재 로봇업계는 끓는점이 되기 일보직전이라고, 이럴 때일수록 시야를 넓혀서 나무보다는 숲을 보는 눈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남들보다 앞서가야 한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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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이 현실이 됐다. 그 날의 벅찬 감동을 잊을 수 없다.” 지난해 12월 8일 박철휴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원장은 아침 일 찍 포항서 대구로 가는 고속 열차에 몸을 실었다. 겉으론 내색하지 않았지만 심장은 계속 두근댔다. 머릿속으로 그리기만 했던 로봇산 업클러스터가 공식적으로 출범하는 날이 마침내 온 것이다. 로봇산업클러스터란 로봇 사업에 필요한 모든 것이 갖춰진 대 단지형 복합센터이다. 대구시와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주관한다. 로봇혁신센터, 로봇협동화팩토리, 표준시험인증센터로 구성됐으 며 총 83종 121대의 장비들을 갖췄다. 로봇산업 육성을 위한 창업, 제품 개발, 시제품 제작, 시험 인증, 사업화 및 수출 지원 등의 활동 이 펼쳐질 전망이다. 박철휴 원장이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흰 종이 위에 연필로 로

박 철 휴

봇산업클러스터라는 글자를 적고 그 안에 무엇이 필요할지 고민했 던 날이 엊그제처럼 느껴지는데, 어느새 8년이란 세월이 흘러 이렇 게 공식 출범을 하게 됐습니다. 감회가 새롭더군요.”

현명한 사람은 자신만의 방향이 있다 – 에우리피데스

2007년이다. 당시에 박철휴는 대구기계부품연구원 메카트로 닉스 부품산업화센터의 센터장 겸 본부장이었다. 대구 4대 전략 중 하나인 메카트로닉스를 위해 350억의 사업비를 추진하는 중이었 다. 사업에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며 자재를 구입하고, 기업과 연 구 등을 지원했다. 연말을 앞두고 한창 부산스러울 무렵이었다. 여느 때와 마찬 가지로 대구에서 열리는 기계와 관련된 좌담회에 참석했는데, 낯이 익은 남자가 악수를 청했다. 이명규 대구시 지역국회의원이었다. 그 는 식어가는 대구 지역경제에 다시 불을 붙여줄 수 있는 차세대 성 장동력원으로 로봇을 주목했고, 로봇 관련 사업을 이끌어갈 전문 행 정가를 물색하고 있었다.

1980~1987 성균관대학교 기계설계 학사 1987~1991 미국 카톨릭대학교대학원 석사 1991~1996 미국 카톨릭대학교 대학원 박사

“지역내총생산(GRDP)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생산액, 물가 등 기초통계를 바탕으로 일정 기간동안 해당지역의 총생산액을 추계하

1996~2001 미국 버지니아공대 Post-Doc. 연구원

는 시ㆍ도단위의 종합경제지표입니다. 대구의 지역내총생산은 우리

2001~2002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연구교원

나라 지역들 가운데 꼴지입니다. 섬유산업이나 자동차부품업체 등이

2002~2006 포항공과대학교 조교수 2006~2011 대구기계부품연구원 본부장 2011~2012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정책기획실 실장 2013~2015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성장사업단 단장 2015.08 ~ 제2대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원장

먹여 살리는 시대는 옛말이 된 것이지요. 때문에 로봇이 절실했죠.” 박철휴는 이명규 의원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왜냐하면 그의 눈에 비친 이의원은 열정 그 자체로 빛이 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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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人덱스 1998년 미국 박사후과정(Post-Doc.) 시절과 1992년 한국 동료들과 장극 박사님댁 방문했던 조용한 성품으로 연구에 푹 빠져지낸 청년 시절의 박철휴다.

“그 분은 로봇에 완전히 매료되어있었죠. 심

이나 인력양성에 대한 기획을 하면서 기업지원사업, 네트워크사업,

지어 직접 로봇에 대해 공부하기까지 하는

로봇확산사업 등의 틀을 어느 정도 잡아갔습니다.”

등 대단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두 사내는

대구 로봇산업클러스터 조성 사업계획 역시 활기를 찾았다. 이

로봇에 대한 이야기로 한마음 한 뜻이 됐다.

사업에 참가의사를 밝혔던 로봇 기업이 5개에서 약 30개로 늘어났

마치며 “대구에 로봇 클러스터 조성을 기획

고, 오늘날에는 독일 쿠카와 일본 야스카와 같은 대기업을 포함해

해보지 않겠느냐”라는 제안이 들어왔고, 흔

약 60여 개의 기업이 뛰어들었다. 한마디로 ‘대박’이다.

쾌히 “좋다”라고 했다.

하지만 대구 로봇산업클러스터 출범식을 불과 3개월여를 앞

로봇산업클러스터 조성 사업의 초창기

둔 2015년 8월, 박철휴는 돌연 경상북도 포항시에 위치한 한국로봇

진행은 예탁 방식이었다. 그러다 보니 확실

융합연구원 원장직을 수행하게 됐다. 주변의 만류에도 아랑곳하지

하게 추진을 하지 못하는 것에 아쉬움이 느

않았다. ‘무엇’이 그를 움직인 것일까? 중년이 된 그의 얼굴에서 청

껴질 무렵이다. 때마침 2010년 2월 로봇산

년 박철휴가 보였다.

업진흥원 대구입지가 확정됐다. 그는 메카 트로닉스센터 본부장 자리 대신에 한국로봇 산업진흥원 정책기획실장을 택한다. 2011 년의 일이다.

품질이란 우연이 아닌 노력의 결과다 – 존 러스킨

새벽공기로 가득 찬 연구실 안이다. 꼬박 밤을 새어버린 청년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초대 정책기

박철휴가 “이야!”라는 탄성을 질렀다. 1990년대 후반 미국 버지니

획실장을 맡을 당시를 떠올리니 참 보람 있

아 공대에서 박사후과정(Post-Doc.) 도중의 일이다. 창 밖으로는 아

는 하루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진

침 해가 차오르고 있었고, 그는 그 영광을 만끽하며 기지개를 켰다.

흥원이 처음 생긴 것이다 보니 로봇 산업 육

“그 희열, 그 기쁨, 그 감동 바로 그것이 엔지니어의 낙이죠.”

성에 대한 방향이 전무했습니다. 기업지원

그 때의 박철휴는 지능시스템 제어 분야를 공부하며, 구조물 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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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로봇산업진흥원 식구들과 기념 촬영, 사진 속 가운데 회색 남방을 입은 분이 바로 이명규 의원이다.

로봇팔이 이동할 때 발생하는 떨림(진동)을 잡는 방법에 대한 연구 를 하고 있었다. 그날은 여러 번의 시도와 실패 끝에 마침내 답을 찾은 날이었다. “자동차를 보면 바닥에 발판용 패드가 있습니다. 그것 하나가 있음으로 소음을 굉장히 감소할 수 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원리가 바로 션트 서킷(shunt circuit)입니다. 저는 이것을 이용해서 몸체 가 떨리는 기계적 에너지를 전기적 에너지로 바꿔 결국 기계적 에너 지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이 기술로 미국 최초 의 특허도 따냈다. 이 기술을 높게 평가한 어느 스키제조회사는 이를 응용한 유사한 방법으로 상품에 적용∙생산했다. 마른 땅에서 신고 2010년 로봇산업진흥원 시절의 박철휴가 기획한 로봇산업 클러스터 조감도 초안 모습이다.

걸어도 바닥 면의 마찰에 떨리지 않는 안정감 있는 스키로 말이다. “수학에는 허수와 실수가 있지 않습니까? 왜 허수가 필요한지 생각해 보셨나요? 공학이란 수학 더하기 물리입니다. 수학에 의미 를 덧붙인 게 물리이고, 물리적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수학이란 도 구를 사용하는 것이 공학이지요. 즉, 호기심을 가지고 생각하려 하 지 않으면 소용이 없단 겁니다.” 박철휴 원장이 자리를 고쳐 앉았다. 그는 “한국로봇산업진흥 원이 로봇산업 진흥에 기여를 한다면 한국로봇융합연구소의 역할 은 실용화 연구”라며 “로봇산업에 대한 고민 못지 않게 중요한 것 은 로봇연구”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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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人덱스 정부 산한 로봇전문생산 연 구소 한국로봇융합연구원 (KIRO)의 외관 및 2015년 취임식 당시의 현장이다.

“우리나라의 로봇기업 대다수가 20명 미만의 영세라는 사실

정으로 옷을 갈아 입었다.

을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하나를 파고 파고 끝없이 파고 연구하는

“이제 우리나라의 로봇산업은 앞선 연

것이 아니라, 정부 자금에 따라 이거 하다가 저거하고 우르르 자금

구를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남들이 하

따라 움직이고, 끊기면 중단되기 일수였죠.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

고 난 뒤에 따라서 하는 모방은 더 이상은 안

고 있습니다.”

됩니다. 왜냐하면 13억 인구가 받쳐주고 있

그는 국내 기업들이 어떤 분야든지 로봇을 상품으로 만들어

는 중국이 저렴한 가격 대비 비슷한 성능의

시장에 내 놓을 계획을 하면, 자문을 얻거나 연구를 믿고 맡길 수

기술과 상품을 재빠르기 선보이고 있기 때

있는 정부산하의 대표적인 로봇연구기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문입니다. 이에 한국로봇융합연구소는 로봇

이어서 현재 몸담고 있는 한국로봇융합연구소에서 그 앞날의 가능

연구에 앞장서고, 로봇기업을 밀어줄 수 있

성을 찾았다.

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정부산하 로봇연구

“처음 한국로봇융합연구원에 부임하고 느꼈던 부분은, 연구원

기관으로 자리 잡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들의 역량이 매우 뛰어나다는 점입니다. 포항지능로봇연구소 시절 부터 로봇만을 전문적으로 연구해왔던 연구 인력들과 오랫동안 축 적된 기술 노하우는 어떠한 기술 개발 의뢰에도 대응할 수 있을 정 도로 수준이 높았습니다.”

그 여정이 바로 보상이다 - 스티브 잡스

인터뷰를 마치고 지하철을 탔다. 깜빡

마지막으로 그가 지난주 일본 출장을 다녀온 기억을 더듬었다.

잠이든 사이에 어느 바닷가 앞에 도착했다.

“세계로봇전시회 아이렉스(IREX 2015)에 다녀왔습니다. 세계 곳

주변을 둘러보니 ‘부산’이다. 멀찌감치 한 소

곳의 20개국에서 445개의 기업이 출품한 로봇들이 모인 가운데에

년의 뒷모습이 보였다. 바람은 심술 부리듯

우리나라의 로봇은 거의 찾을 수 없더군요. 분명 한국은 세계 3대의

이 그의 머리카락을 어지럽혔고, 파도는 더

로봇강국이라고 하는데 말이죠.” 안타까움은 곧 새로운 도전과 열

거세게 철썩거리며 야단법석을 떨었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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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 그 어떤 것도 사색에 빠진 소년을 방해할 수 없었다. “이순신 장군은 무엇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며 바다에서 싸운 것일까요? 안중근 의사나 유관순 누나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자신 의 몸을 희생한 것일까요?” 호기심이 많고 생각하기를 좋아하는, 그 총명한 아이의 눈빛은 분명 박철휴다. ‘이번 역은 양재. 양재역입니다.’ 정신이 들었다. 꿈이었구나. 그가 더욱 궁금해진 기자는 SNS를 검색했다. 3년 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남긴 메시지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로봇가족 여러분 모두 2020년 KIRO의 모습

즐거운 성탄절 되시고, 새해에 모두 대박나십시요.』 가족(家族). 그

- ‌ 핵심 특화분야 원천기술 및 상용화

에게 로봇업계 사람들은 마음으로 맺은 가족이었다.

기술력 확보 - ‌ 분야별 특화 연구개발 수행으로

“만약 가족 중의 누군가가 밖에서 얻어터지고 왔다면 나서서 싸

로봇산업 견인의 선도기관으로 부상

우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싸워서 얻는 것은 바로 가족에

- ‌ 기업지원 및 산학연 네트워크 거점기관

대한 ‘사랑’입니다. 이순신, 안중근, 유관순 그들 역시 사랑을 한 것입

역할을 통해 명실상부한 로봇 전문생산기술 연구기관으로 도약

니다. 내 가족처럼, 나라와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이 컸던 것이지요.” 그가 떠난 빈 자리에 어느 미국 시인의 말이 오롯이 피어났다. ‘사랑은 진정 싸우고, 용기를 내고, 모든 것을 걸 만하다. (Love is everything it’s cracked up to be. It really is worth fighting for, being brave for, risking everything f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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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포착 로봇혁명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로봇, 인간의 ‘밥그릇’을 빼앗을까? 글_신병철 기자(byongchol@roboticus.kr)

비디오 판독, 시대적 요구

“오심도 경기의 일부일뿐이다” 스포츠계에서 오랫동안 전해져 내려오는 명제다. 스포츠의 역 사는 오심의 역사다. 스포츠에서 오심은 새삼스러운 논란거리다. 그 만큼 빈번하게 있었다. 특히, 야구에서는 그 역사만큼이나 오심의 역사도 길다. 그동안의 오심 사례만 꼽아도 족히 책 몇 권은 나올 정 도다. 그라운드의 재판관이 인간이었던 터라 그동안은 오심도 경기 의 일부일 수밖에 없었다. 기본적으로 4명, 많게는 6명까지 야구는 유독 심판의 수가 많다. 공 하나하나에 깊이 관여하는 야구 심판의 판정은 그 어떤 종목보다 영향력이 크고, 그 권위 역시 절대적이다. 지겹게 이어져 온 오심 논쟁과 기술의 발전이 맞물려 야구계에 도 판정에 기계의 힘을 빌리자는 목소리가 불거졌다. 바로 비디오 판 독이다. 비디오 판독 도입에 가장 먼저 들고 일어난 것은 당연히 가 장 첨예한 이해관계자, 심판노조였다. 비디오 판독의 효율성이 입증 된다면, 절대적인 권위의 상실뿐만이 아니라 ‘밥그릇’까지 걸린 문 제였다. 결국, 진통 끝에 2008년 메이저리그에서는 홈런 타구에 한 해서 제한적으로 비디오 판독이 시작됐다. 2010년 6월 3일 벌어졌던 클리블랜드와 디트로이트 간의 경기 는 오심이 경기를 망친 최악의 사례로 꼽힌다. 9회 2아웃 상황. 디트 로이트의 투수 아만도 갈라라가는 퍼펙트게임까지 아웃카운트 단 하나만을 남겨놨다. 27번째, 마지막 타자가 친 공은 평범한 내야 땅 볼. 타구를 잡은 내야수는 1루로 베이스커버를 온 갈라라가에게 조 심스럽게 공을 던졌다. 누가 봐도 명백한 아웃. 그러나 1루심은 양팔 을 들어 세이프를 선언했다. 감독까지 뛰쳐나와 격렬하게 항의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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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의 도입은 결국 모든 인간 노동자들을 공장 밖으로 내몰게 될까?

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150년이 넘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21번

으로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

째가 될뻔했던 퍼펙트게임은 그렇게 물거품이 됐다.

다. 영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영국

이날의 오심은 비디오 판독 확대에 결정타가 됐다. ‘오심도 야구

노동자의 35%, 미국 노동자의 47%가 20년 뒤 로봇에 의해 일자리를

의 일부’라는 명제에 반기를 드는 여론은 더욱 거세졌고 결국, 2014

잃을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우리의 삶에서 패러다

년부터 비디오 판독은 홈런 판정에 이어 13개 부문으로 확대 시행

임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바로 향상된 로봇기술과 인공지능이 산

됐다. 야구계에 일대 변혁을 몰고 온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중계 기

업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으로까지 침투했기 때문이다.

술이 발전하면서 기계의 눈은 인간 심판의 오심을 실시간으로 잡아

컨설팅 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역시 비슷한 전망을 내

냈다. 2014년 비디오 판독 확대에 따른 메이저리그의 판정 번복률

놨다. BCG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제조용 로봇의 비중이 현

은 47.3%였다. 결과적으로 매우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재 10%에서 2025년에는 25%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 로

기술의 발전과 맞물려 비디오 판독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

봇기술의 향상과 가격하락으로 인해 중소업체들까지도 적극적으로

였던 셈이다. 결국, 머지않은 미래에는 그라운드에서 심판의 모습은

로봇을 도입하는 추세를 보여 실질적인 로봇혁명은 이미 시작됐다

사라지게 되는 걸까?

고 분석했다. 영국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앤디 할데인은 최근 연설을

로봇,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다

통해 로봇 도입의 확산에 따라 20년 안에 영국에서 1500만 개, 미

로봇혁명의 거대한 파도가 몰려온다. 최근 들어 로봇이 전방

국에서 8000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할데인은

위적으로 쓰이면서 로봇혁명이라는 표현이 쓰이기 시작했다. 18세

“생산직 등 저임금 직종이 타격을 입을 것이며, 이로 인해 소득 양

기 말 기술혁신과 이에 수반해 일어난 대변혁, 산업혁명처럼 이제

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할데인의 주장 중 흥미로운 것

곧 로봇혁명이 우리 사회에 불어 닥칠 것이라는 예측이다. 아니, 어

은 지금까지 기술의 진보가 새로운 수요와 새로운 분야의 노동자를

쩌면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지만, 로봇혁명은 이미 시작됐는지

만들어낸 것과는 달리 로봇혁명 시대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도 모른다고 전문가들은 전한다. 로봇혁명은 사회 제도뿐만 아니라 교육, 윤리, 문화까지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일대 변혁을 가져올 것 이라고 한다. 로봇공학자들만의 주장이 아니다. 세계 곳곳의 사회학 자, 미래학자 등이 내놓는 공통된 예측이다. 최근 발표된 각종 보고서는 로봇혁명으로 인한 일자리 상실 등

로봇이 스스로 질문을 던지는 시대

로봇으로 인한 일자리 상실은 추상적인 전망에서만 그치지 않 고 있다. 곧 사라질 직업군을 예측해 직접 거론하는 수준이다. 최근 영국 옥스퍼드대학은 10년 후 사라질 직업을 분석해 발표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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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포착 산업혁명 당시 일어났던 러다이트운동. 가깝게는 산업혁명부터 일자리 상실은 계속 됐다.

리스트에서 눈에 띄는 점은 단순 노동으로 대표되는 제조업뿐만 아

이 로봇으로 인해 새롭게 정의된다는 분석이다.

니라 사람이 사람을 상대하는 서비스업까지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미국의 여론조사 전문업체 퓨 리서치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전

이코노미스트 앤디 할데인 역시 거듭되는 기술의 발전에 따라 육체

체 응답자의 48%가 로봇의 확산으로 인해 소득 불균형 현상이 일

노동뿐 아니라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창의성을 요구하는

어날 것이라고 응답한 반면, 52%는 결국 새로운 일자리와 산업이

분야까지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창출될 것이라고 답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보고서 작

실제로 미국의 경우 판례들이 데이터베이스화되면서 특정 행

성에 참여한 베이지아 마는 이를 인용해, 로봇혁명의 도래에 막연

위가 어느 주에서 유죄가 되는지 그 확률을 계산하는 시스템에 대

한 두려움을 갖기 보다는 교육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할 필요

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변호사, 검사, 판사가 당장 사라지지는 않

가 있다고 전했다. BCG 역시 보고서를 통해 새로운 생산현장에 투

겠지만, 이를 보조하는 행정시스템은 언제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다

입되는 노동인력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기업들이 교육기관, 정부

는 얘기다. IBM의 왓슨 역시 전 세계의 암과 관련된 모든 영문 학

등과 협력해 교육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술논문을 분석해 어떤 영역에서 학술연구가 부족한지 스스로 판단 하는 일을 하고 있다.

로봇혁명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는 이유

“지금까지는 사람이 질문을 던지고 로봇이 해답을 찾는 과정

러다이트운동(Luddite Movement). 산업혁명 당시 영국의 공

을 도왔다면, 이제 로봇 스스로가 질문을 던지는 시대가 됐다. 과거

장지대에서 일자리를 상실한 노동자들에 의해 일어난 기계 파괴 운

에는 육체노동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사라졌다면, 이제는 금융인, 기

동이다. 역사적으로 훑어보면, 인간의 일자리가 기계에 의해 대체

자 등 지식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일자리도 로봇에 의해 대체되는

되는 것은 전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가깝게는 19세기 말부터 이

것이다.” 강정수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연구소 박사의 설명이다.

미 많은 노동자가 기계에 의해 일자리를 상실했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로봇혁명에 따른 일자리 상실과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우려가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 것

심화되는 것은 왜일까?

맥킨지는 경영저널을 통해 로봇은 한 직업군이 수행하는 여러

강정수 박사는 “최근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과거 산업혁명 당

업무 중 일부를 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 예로 든 것이 바로 변화

시에는 파괴되는 일자리보다 새로운 일자리가 더 빨리 생겨났기 때

된 은행원의 개념이다. 은행원들은 이제 컴퓨터 시스템과 ATM으

문에 일자리 총량에는 문제가 없었다.”라며, “현재는 새로 생기는

로 입출금하는 등의 단순 업무 대신 고객 상담에 더 많은 시간을 쓰

일자리보다 사라지는 일자리의 수가 더 많고 그 속도가 빨라 시간

게 됐다. 로봇이 직업을 인간에게서 빼앗아 가는 것이 아니라 직업

이 지날수록 일자리의 총량이 줄어드는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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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문제 등으로 인한 사회유지를 위해 로봇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고 설명했다.

필연적으로 사회적 혁명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했다. 거스를 수 없

강정수 박사는 로봇혁명으로 인해 대두될 사회 문제로 흥미

는 사회적 흐름이라면, 누군가는 일자리를 잃게 된다. 그렇다면 일

로운 한 가지를 꼽았다. 바로 세금이다. 일자리의 축소는 세금의 축

자리 상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이며, 사회를 움직이는 룰이 바뀐다

소를 가져오고 이는 결과적으로 국가 재정의 축소로 이어진다는 것

면 어떻게 이 룰을 현명하게 바꿀 것인지에 대한 심도 있는 사회적

이다. “한국의 경우 임금노동에서 발생하는 소득세가 국가재정의

토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50%를 차지합니다. 일자리가 줄어들수록 노동자가 낼 수 있는 임

적어도 90년대를 기억하는 독자라면, 지하철역에서 승차권을

금소득에 대한 세금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며, 이는 사회를 근본적으

판매하던 역무원을 기억할 것이다.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목적지만

로 지탱하는 하나의 중심축이 붕괴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얘기하면, 마치 기계처럼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빠르게 요금에 맞는 승차권을 내주던 역무원 말이다. 역무원은 물론 지금도 존재한다.

거스를 수 없는 흐름, 로봇혁명

그렇다면 사회적 혼란과 불평등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로봇

그러나 교통카드, 승차권판매기의 등장으로 역무원의 승차권 업무 는 우리의 추억 속에서나 존재하게 됐다.

을 왜 만드는 걸까? 로봇은 정말 필요한 걸까? 그 근원적 배경이 문

기술의 발전에 따른 일자리 상실은 많던, 적던 지금까지 계속

득 궁금해진다. 한재권 한양대학교 융합시스템학과 산학협력중점교

있었다. 로봇혁명은 어쩌면 지금까지 있었던 어떤 파도보다 거대할

수는 그 이유로 사회유지를 꼽았다. 한재권 교수는 “통계청의 자료에

지도 모른다. 그 속도에 차이가 있을 뿐,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로

따르면 한국도 2030년이 되면 65세 이상의 고령인구 비율이 23%가

봇혁명이라는 파도는 곧 머지않아 우리를 덮칠 것이다. 거스를 수

넘는다.”라며, “사회 유지를 위해 부족한 노동력을 누군가는 메워야

없는 흐름이라면, 이제부터라도 총체적이고 심도 있는 논의와 접근

하고 그 누군가는 로봇이 될 수 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사

이 필요하지 않을까? “우리는 해답을 찾을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

회적 필요성이 대두될 것이고, 이러한 필요에 대한 압박이 로봇개

이.” 영화 <인터스텔라>의 대사처럼, 우리는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발에 대한 압력으로 작용해 로봇은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로봇혁명에 대한 현답(賢答)을 찾아낼 것이다. 다만, 그 해답 찾기

한재권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로봇혁명은 기술의 발전과 사

가 너무 늦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회적 필요성에 따라 결국에는 올 수밖에 없는 미래다. 우리는 로봇 의 도입으로 인한 고용 문제, 노동환경의 변화와 그에 따른 직업의 변화, 직업의 변화가 가져올 삶의 변화를 하나하나 풀어나가야 하 는 의무를 지고 있는 세대라는 것이다. 강정수 박사는 로봇혁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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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용의 로보노믹스

2016년, 한국판 인공지능 10조 원 프로젝트를 가동하자! 글_정주용 경영/투자 칼럼니스트(fruitspop@daum.net)

2016년의 키워드는 인공지능

데이터-정보-지식-인사이트(DIKW)

수년간 인공지능 기술은 급속한 성장

데이터 정제작업을 사람의 손이 필요 없이

을 기록했다. 기술은 일상적 잡무를 넘어서

기계가 스스로 할 수 있게 되었다. 스스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인간의 인지능력

판단하고, 스스로 예측하고, 사람의 판단

을 복제하는 수준에 다다르게 되었다.

을 유도(유혹?)하는 단계까지 진화해나가

이제 인공지능, 머신러닝, 딥러닝, 자

고 있다.

연어인식 기술이 융합되어 기계가 지식 노

Smart하게 데이터 속에서 스스로 패

동자를 대체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게 된

턴을 찾고 유추하고 합리적 판단을 통해서

것이다.

유의미한 결과를 향해 판단해야 하는 것이

이미 전 세계적으로 2009년 이래 인

다. 기계 스스로!

공지능 분야에 20조 원 가량의 투자가 이뤄

인간 의사는 하나의 전공분야를 연구

졌다. 애플, 구글, IBM, 인텔, NEC, 히타

하기 위해 수십 년의 경험이 필요하지만, 인

치 등. IDC 전망에 따르면 인공지능과 사물

공지능은 수많은 전공분야를 혼자서 마스터

인터넷, 그리고 데이터분석 기술이 융합되

하고 전공분야를 통섭하는 솔루션을 도출해

어 창조되는 시장의 규모는 80조 원 수준이

낼 수 있다. 인간을 닮아가는 기계, 하지만

될 것이라고 한다. 연간 36%의 성장률이다.

인간 두뇌의 한계를 극복하는 기계. 과거 산

2016년의 가장 거대한 키워드는 인공

업혁명 시대에 기계의 놀라운 물리적 능력

지능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을 경험했다면, 인공지능이 만들어가는 새 로운 세상에서 우리는 기계의 놀라운 지적

기계에 생긴 마음 ‘Mechanical Mind’

산업혁명이 기계에 근육을 붙여주 었다면 정보혁명의 성숙기, DT(Data Technology)시대에는 기계에 마음 (Mechanical Mind)이 생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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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에 감탄하게 될 것이다. 그럼, 인간은 이 제 무엇을 해야 할까? 로봇을 창조하는 인간 밖에는 떠오르지 않는다.

“데이터기술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킬러 아이템은 인공지능 시스템이다.”


2016년의 가장 거대한 키워드는 인공지능이다. 전 세계 곳곳에서 각자의 기계두뇌 육성이 한창인 지금, 한국의 움직임은 아쉽기만 하다. 인공지능 기술의 응용 분야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DT, 즉 데이터기술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아이템이다. 미래 데이터기술 시대에 한국이 리딩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인공지능 두뇌 최고 강국이 되어야 한다. 한국판 인공지능 머신두뇌 육성 프로젝트가 시급하다. 지금이 바로 인공지능 분야에 ‘풀베팅’할 좋은 기회다!

인간의 업무를 대신할 인공지능

On demand경제, 공유경제로 불리는

한국판 인공지능 10조원 프로젝트 가동 하자!

O2O(Online to Offline)와 모든 것들을 인

그럼 인공지능이 인간의 합리성을 넘

터넷에 연결하는 사물인터넷 IoT가 정보의

어서는 시대에 인간은 무엇을 하면서 경제

하부구조에 있는 데이터를 향한 것인데, 전

활동을 할 것인가?

세계 인공지능 기술은 이 무수한 무정형의

순수한 창조? 순전히 여가를 즐기기

데이터를 인간보다 구조적으로, 종합적으

위한 인간? 존재론적 질문에 해답은 없다.

로, 그리고 더 합리적인 판단력을 바탕으로

하지만 자명한 것은 지금 이뤄지는 인공지

지식으로 만들어내고 순식간에 최선의 의사

능의 심화발전 속에서 인간의 생산, 창조,

결정을 내리는 수준에 이미 올라섰다.

소비의 행태가 현격하게 변화할 것이라는

시중의 모든 핫한 첨단 기술 키워드

그래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미래를 위

스레 먹어치우는 주체는 마음을 장착한 기

해 한국판 인공지능 10조 원 프로젝트를 가

계 Mind+Machine인 인공지능인 것이다.

동하자는 것이다. 위기, 불안, 불확실성이

말이 자동차로 대체된 것처럼 인간 운

엄습해올 때는 그 근원이 되는 메가트렌드

전자는 자율운행차량으로 대체된다. 수천

에 일단 올라타는 게 현명한 일이다. 그래

만의 운전기사들의 미래는 길어야 5년! 지

서 한국판 인공지능 머신두뇌 육성 프로젝

금의 기업 사무직 인력은 적어도 2/3가 10

트가 시급하다. DT, 데이터기술의 시대를

년 안에 사라진다.

대비하기 위한 가장 시급하면서도 중요한

경영의사결정을 위한 근거를 찾아내고 지

자신만의 인공지능 두뇌를 육성 중이다.

사실이다.

들은 데이터로 수렴되고, 이 데이터를 게걸

대부분의 샐러리맨들의 일은 합리적

아마존, 애플, IBM 등의 기업들은 모두

킬러 아이템은 다름 아닌 인공지능 시스템 이기 때문이다.

식을 보고서에 담는 일이다. 극소수 최고경

미국 혁신을 리딩하는 기업들은 하나

영자 이외에 대부분의 지식을 수집하고 작

같이 자신만의 거대한 인공지능 두뇌를 육

성하는 일자리는 모두 사라진다.

성 중이다.

20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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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용의 로보노믹스

“민간 기업 차원의 투자재원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 밖에 없다.”

IBM의 왓슨(Watson), 구글의 텐서

Big Picture 청사진을 그리고 세계에 뻗어

수 없다. 사람처럼 행동하는 로봇의 두뇌에

플로우(Tensorflow)가 대표적이고 페이스

나가 있는 한국 지식인들의 역량을 결집해

는 인공지능이 탑재된다. 게임산업이 폭발

북 인공지능비서 M, 마이크로소프트의 코

야 한다.

적 인기를 누리려면 인공지능이 향상되어야

르타나(Cortana), 애플의 시리(Siri), 아마

학계 관행에 빠져서 연공서열 줄서기

존의 알렉사(Alexa)도 마찬가지 각자의 기

가 아니라 순전히 해당 분야 업적에 근거해

온라인으로 오프라인의 모든 부가가치

계두뇌를 육성 중이다.

서 최고의 전문가를 모아야 한다. 나이도 불

를 빨아들이는 O2O 서비스들도 인공지능

문. 젊으면 더 좋다. 그래서 현재 받는 대우

이 붙어야 본격적인 찾아가는 맞춤형 서비

의 3배, 최고 대우로 모셔와야 한다.

스가 가능해진다. 소비자의 행동패턴 속에

한국에는? 아직 없다. 민간 기업차원 에서 수백억, 수천억의 투자재원으로는 글 로벌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흥미요소를 극대화할 수 있다.

연구성과는 SNS로 실시간 국민의 감

서 ‘취향저격’을 찾아내는 것을 넘어서 소비

시를 받으면 된다. 연구과정 모두 투명하게

자를 유인하고 ‘사알짝’ 강요할 고난이도의

영역별로 체계적인 대규모 투자 이뤄져야

페이스북 페이지에 공개하면 끝! 모바일로!

영업력까지도 인공지능은 발휘할 수 있다.

인공지능에는 수많은 기술이 동원

어차피 비밀 없는 개방 공개의 시대이니. 평

영업직 컴퓨터는 인공지능에서 만들어진다.

된다. 딥러닝(Deep Learning), 머신러닝

가위원이니 이런 옥상옥 구조 집어치우고!!

2016년 인공지능의 전 세계적인 파급

(Machine Learning), 자연어인식(Natural Language Recognition), 빅데이터(Data Analysis), 거대한 연산을 효율적으로 처리 할 전문화된 하드웨어 개발 등등. 인공지능은 인간과 유사한 개념체계

력이 아직 피부로 느껴지지는 않은 시점이 지금이 ‘풀베팅’할 기회다!

다. 한국이 타이밍 좋게 풀베팅할 좋은 기

두뇌강국 한국, 세계적 인공지능 두뇌

회다. 과거 조선업에, 철강에, 반도체에 모

최고 강국이 되어야 미래 데이터기술 시대

험적 베팅을 하면서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에 기술 리딩 국가가 될 수 있다.

온 대한민국이 데이터기술의 시대에도 새

사고의 방식을 기계에 이식하는 것이므로

죽어가는 제조업 회생에 수조 원 쓰지

로운 승기를 잡아나갈 기회가 주어진 것이

전통학문 영역 또한 동원되어야 한다. 수학,

말고 인공지능에 매년 10조 원을 써야 한다.

다. 결단과 베팅, 그리고 미래 비전에 대한

철학, 심리학, 언어학, 뇌과학 등등.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국가 차원의 투자 결

신념 등이 합쳐지면 안 될 것처럼 보이는 것

각 세부 영역별로 체계적이면서도 대

정은 첨단기술 영역뿐 아니라 순수과학, 인

도 기적적으로 이뤄진다.

규모의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한국형 인

문학까지도 한 단계 도약에 기여할 수 있다.

공지능 프로젝트라는 거대한 방향성 아래

인공지능 기술의 응용 분야는 헤아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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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경영칼럼니스트 정주용 - SK E&S 재무팀 매니저(現) - SV인베스트먼트 투자팀장(前) - 중국 Xinhua Capital, IBK투자증권 등 - 중국 장강상학원(CKgSB) MBA 졸업 -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BCG는 한국은 가장 로봇산업의 수혜를 누려야 할 국 가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로봇산업의 두뇌에 해당하 는 인공지능에 우린 얼마나 관심을 갖고 역량을 집 중하고 있는가?

로봇 도입확산으로 수혜를 입을 국가로 한국을 전 세 계 1위로 평가. 로봇에 숨결을 불어넣어 줄 인공지능 에 역량을 집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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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로보틱스월드

어려울 듯 보이는 휴머노이드 분야도 오픈 소스가 성큼!(상) 글_일본 JSPS 연구원 표윤석 (pyo@irvs.ait.kyushu-u.ac.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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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지난 호에서 ‘오픈로보틱스월드’ 프롤로그를 통해 오픈 로보틱스가 로보틱스 분야에서 하나의 돌파구라고 연재물의 의의를 밝혔다. 그 첫 번째 예로 휴머노이드를 선택했다. 우리는 ‘로봇’ 하면 휴머노이드를 떠올린다. 이는 어릴 적부터 익히 본 태권브이, 아톰, 건담 등의 애니메이션에서 주인공들이 외형적으로 인간의 모습을 띠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우리의 친구이자 우리 편으로 그려졌고, 자연스럽게 그들과 가깝게 다가설 수 있었다. 휴머노이드 로봇을 친숙하게 여기게 된 것이다. 하지만 휴머노이드는 그 어떤 로봇보다 제어해야 할 관절 수가 많다. 각 관절에 사용되는 모터가 고가이고 제어적 관점에서도 기술적 난이도가 상당히 높다. 그러한 이유로 휴머노이드는 혼다, 토요타와 같은 대기업이나 특정 연구소, 대학에서만 연구 가능한 로봇으로 여기기 쉽다. 더불어 이들의 기술은 닫혀 있어서 쉽게 손에 얻을 수 없다고 여기는 것이 상식이다. 그래서 휴머노이드를 오픈 소스 진영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하면 여러 사람은 지레 손사래를 칠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2회에 걸쳐 오픈 소스 진영에서 점점 그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는 휴머노이드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Team ViGIR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위한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 https://github.com/team-vigir https://github.com/thor-mang

휴머노이드 기술이 공개되기 시작했다

소개되고 있다.

휴머노이드는 형태뿐 아니라, 인간과 같은

로보티즈 똘망(THORMANG) 플랫폼을 바탕으 로 한 HECTOR 로봇을 기반으로, 미들웨어로

인식기능, 운동기능이 필요하기 때문에 로봇기

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의 또 다른 가치는 기

는 ROS(Robot Operating System)를 사용하

술이 총체적으로 발전해야 한다. 고난도의 지능

술 공유

였다. 로봇 컨트롤(아틀라스는 모든 팀에게 블랙

형 로봇이다. 어디까지가 휴머노이드인지에 대

2015년 6월 펼쳐졌던 ‘다르파 로보틱스 챌

박스 형태의 바이너리 파일만 제공하며 이 부분

한 구분에는 여러 의견이 있지만, 이 글에서는

린지(DRC, DARPA Robotics Challenge)’에는

은 오픈 소스에서 제외되어 있음)을 제외하고는

인간의 형태를 하는 바퀴형까지 포함해보도록

휴머노이드 형태의 로봇이 많이 참가하여 재난

라이다(LIDAR), 카메라, 관성 센서(IMU), 라이

하자. 일본 와세다 대학교의 가토 이치로 교수

구조 미션에 도전했다. 대부분의 로봇은 우수한

다 기반의 주변 환경 인식 모듈 등의 센서 활용

팀이 1973년 개발한 와봇-1(WABOT-1)은 두

기술들을 비공개로 묶어 두었다. 다행히 MIT 대

과 로봇의 위치 등의 상태 측정과 같은 하드웨

발로 걷는 최초의 인간형 로봇으로 여겨진다. 그

학은 Pronto State Estimator, Drake Planning

어 중심의 기술들이 공개됐다. 더불어, 휴머노이

뒤를 이어 1986년부터 이어진 혼다의 이족 로봇

and Control, Director UI를 공개했고, IHMC

드에서 필수라고 볼 수 있는 보행 플래너, 로봇

들과 그 가능성을 열어준 P2, 지금에 와서는 너

는 IHMC Controller, SCS Simulator를, 그리

암을 위한 매니퓰레이션 모듈, GUI를 통해 로봇

무나도 유명해진 아시모, 소니의 큐리오, 우리나

고 일본의 JSK에서는 ROS 기반의 일부 소프

의 행동을 정의하고 실행하는 행동 실행 모듈도

라 KAIST에서 개발한 센토, 2004년 KAIST 휴

트웨어를 공개하는 등 오픈 소스로 일부분을 공

공개했다. 그리고 원격지에서 로봇을 제어하는

보, 일본 AIST의 HRP, KIST의 KIBO 등 그 수는

개하여 함께 기술을 나눴다. 그리고 오늘 소개

OCS(Operator Control Station)와의 통신 모

40여 종이 넘는다. 두 손, 두 발이 아닌 바퀴형

할 주인공인 Team ViGIR은 소프트웨어의 전체

듈, 원격지에서 시뮬레이션의 뷰어, 카메라 및

이동이나 워킹 전용 로봇만을 계산한다면 수백

프레임워크를 모두 공개했다. 온라인(https://

맵을 볼 수 있는 GUI 시스템 등 DRC대회에서

종류에 이르기도 한다. 이러한 수에 비하면 오

github.com/team-vigir)에서 그 모든 소스를 확

사용되는 전체 프레임워크를 공개했다. 이렇게

픈소스 휴머노이드는 그 숫자도 적고 일부 부분

인할 수 있는데, 대회에 참가한 다른 팀인 Team

전체 시스템을 공개한 팀은 Team ViGIR가 유

에 한정된 부분적 오픈 소스인 경우가 많다. 하

HECTOR 및 Team VALOR도 이들의 소프트

일하다. 함께 어려운 미션을 고민하고 도전하고

지만 예전보다는 휴머노이드 플랫폼으로 사용

웨어를 사용할 정도였다. 공개한 소프트웨어는

기술을 공유하자는 DRC의 목적에 가장 근접한

될 수 있는 오픈 소스 기반의 프로젝트가 많이

보스톤 다이나믹스의 아틀라스(Atlas) 및 (주)

팀이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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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로보틱스월드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와 시뮬레이션 장면 (출처: ROSCon2015 발표자료, An Introduction to Team ViGIR’s Open Source Software and DRC Post Mor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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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iCub (출처 : 왼쪽은 Xavier Caré, CC BY-SA, 오른쪽은 Jiuguang Wang, CC BY-SA)

iCub 프로젝트의 소개 및 공개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http://www.icub.org/

유럽 연합의 공개형 휴머노이드 플랫폼 iCub

유럽 연합의 공개형 휴머노이드 프로젝트

선의의 경쟁을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의 기술 발 전을 도모하는 로봇축구

로는 iCub가 유명하다. iCub는 EU의 프로젝트

오는 2050년까지 휴머노이드 로봇팀이

가운데 휴머노이드 로봇과 관련한 RobotCub

인간의 월드컵 대회 우승팀을 이길 정도의 기

의 일환으로 이탈리아의 IIT (Istituto Italiano di

술적 수준을 갖추겠다는 원대한 꿈을 품은 로

Tecnologia)에서 시작했다. 유럽 연합 20여 개

봇 대회가 있다. 월드컵의 이름을 본딴 '로보컵

의 연구실에서 활용 중이다. iCub는 2~3세의

(RoboCup)'이라는 대회다. 지난 1997년 일본

어린아이를 모티브로 했다. 53개 모터를 사용

나고야에서 열린 제1회 대회 이후 세계 각지에

했다. iCub는 개발에 필요한 전자 회로도, 하드

서 대회가 펼쳐졌으며 2016년에 20회를 맞이

웨어 설계도, 소프트웨어까지 전부 인터넷에 공

한다. 매회 평균 400여 팀, 3,000여 명의 참가

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iCub와 관련되거나 파

자들이 녹색 축구 경기장에서 로봇과 함께 땀을

생된 프로젝트만 15개다. 인지, 인공지능, 감정

쏟고 있다. 대회는 참가하는 로봇에 따라 다양

표현, 휴먼 로봇 인터랙션(HRI) 등 다양한 연구

한 종목으로 나뉜다. 그중 제일 인기 있는 것은

를 통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다른 연구자

휴머노이드 리그다. 넘어지는 귀여운 모습에 까

들에 의해 수정 및 보완되어 더 나은 로봇으로

르르 웃기도 하고 패널티킥에서 손에 땀을 쥐며

발전되고 있다. 유럽의 경우 이렇게 하나의 프

응원하는 등 관중들에게 인기가 많다. 공통의 목

로젝트에 다양한 국가, 소속의 연구실이 함께하

표 달성을 위해 그 어떤 휴머노이드 관련 연구보

는 공동 연구가 활발히 진행된다. 단순히 정해진

다 더 활발하게 오픈 소스를 활용한다. 휴머노이

기한 내에 끝내버리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 연구

드 학회에서 따로 섹션을 열어 논문을 발표하며

개발이 가능하도록 여지를 두는 것이 특징이다.

로보컵의 기술적인 진보를 공유하고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도 함께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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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로보틱스월드

ROBOTIS-OP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http://sourceforge.net/projects/darwinop/ http://www.robotsource.org/bs/bd.php? bt=forum_Darwin http://www.robotis.com/index/product. php?cate_code=131510 http://www.thingiverse.com/thing:9793 ROBOTIS-OP의 외형과 소프트웨어 (출처: 로보티즈 홈페이지)

1. ROBOTIS-OP

우리나라에서는 그리 잘 알려지지 않았지 만 로보컵 휴머노이드 종목에서 가장 많이 사용 하는 액추에이터는 (주)로보티즈의 다이나믹셀 이다. 그 사용률은 무려 90%를 넘어섰다고 한 다. 로보컵 Kid Size(45cm) 종목에서 가장 많 은 팀들이 사용하고 있는 로보티즈의 휴머노이 드 플랫폼 ROBOTIS-OP(20관절)는 데니스 홍 교수가 있는 미국 UCLA와 퍼듀대학, 펜실베니 아 대학과 협력하여 만든 로봇이다. DARwInOP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여기서 OP는 바로 Open Platform이다. ROBOTIS-OP는 하드웨 어 설계도를 STL 형태로 다운받거나 Webots과 같은 시뮬레이터에서 바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 는 모델링 파일도 제공한다. 더불어 ROS와 연 결 인터페이스도 갖춰서 사용하기도 쉽다. 다양 한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들도 모 두 공개됐다. 아래의 링크를 참고해보자. 더불 어 http://www.thingiverse.com/thing:9793 에서는 ROBOTIS-OP의 프레임들을 3D 프린 터로 바로 뽑고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도록 공 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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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NimbRo-OP의 프로젝트 소개 및 공개된 자료 http://www.nimbro.net/OP/ https://github.com/AIS-Bonn/ humanoid_op_ros https://github.com/igusGmbH/ HumanoidOpenPlatform NimbRo-OP (출처: http://www.nimbro.net/OP/)

2. NimbRo-OP

로보컵 팀들의 기술 공유 활동 https://www.robocuphumanoid. org/materials/open-source/

3. 선의의 경쟁과 기술 공유

독일 본 대학의 님브로(NimbRo) 팀은 로

여느 다른 오픈 소스형 로봇과는 달리 로봇

보컵 휴머노이드 종목 다수 우승에 로보컵 홈

컵 팀들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2050년까지 인

서비스 종목 우승, DLR 스페이스 캠프 전 미

간 월드컵 우승팀과 붙어 보겠다는 서로 같은 목

션 수행, 2015 DARPA 로보틱스 챌린지 4위

표를 가지고 있다. 이처럼 동일한 목표 지점이

등 로봇계의 실현 불가능한 미션들을 하나하나

원동력이 되어 경쟁하면서도 서로 일부분씩 공

수행하며 매우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님브

유하는 정신을 높게 사고 싶다. 다음의 사이트는

로의 경우 기계 부품 전문 회사인 이구스(igus)

로보컵 휴머노이드 종목에 참여하고 있는 팀들

와 협력하여 Teen Size(95cm) 종목에서 사용

이 자발적으로 공개하고 있는 항목들을 정리한

가능한 NimbRo-OP를 개발했다. NimbRo-OP

사이트이다. 대회 참가 로봇들에게 필요한 회로

는 ROBOTIS-OP와 마찬가지로 다이나믹셀 모

도부터 하드웨어 설계, 소프트웨어까지 다양한

터를 20 관절에 이용했으며 하드웨어 및 소프

부분에서 활발한 기술 공유가 이루어지고 있음

트웨어도 모두 공개하고 있다. 하드웨어 상에

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서 애초에 전체 하드웨어를 3D 프린팅 할 수 있 도록 설계했다는 점과 ROS를 사용하고 있다는

이번 호에 살펴본 바와 같이, 고도의 기술을

점, 그리고 소프트웨어 역시 BSD-3 라이선스

필요로 하는 휴머노이드 분야에서도 오픈로보틱

를 사용하고 있어서 상업적으로도 접근이 쉽다

스 바람은 이미 불어오고 있다. 다음 시간에는 보

는 점이 독특하다.

다 더 인간에 가까운 휴머노이드를 개발하겠다는 꿈을 꾸면서 열심히 기술을 개발하고 공유하고 성장하는 세계 각지의 움직임을 소개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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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다가올 소셜 로봇 시대

소셜 로봇이라고 하면 ‘아이보’가 떠오른다. 아이보(Aibo)는 1999년 소니가 만든 세계 최초의 감성 지능형 로봇 강아지이다. 발매 당

소셜 로봇은 ‘또 하나의 가족’ 될 것인가

시 25만 엔(한화 약 250만 원)이라는 가격에도

소셜(social)과 로봇(robot)의 결합. 칸트 철

불구하고 초판 3천대가 약 20분 만에 매진됐으

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이상헌 세종대학교 교

며, 2006년까지 총 1백만 대의 판매고를 기록

양학부 교수는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사회적 행

하고 있다.

동과 규칙에 따라 작동함으로써 인간과 상호작

하지만 2014년 소니는 부품 부족을 이유로

그리고 로봇윤리

럼 말이다.

용하고 의사소통 하는 자율 로봇이다.

돌연 수리서비스(AS) 중단을 공식화했다. 혹자

그는 “로봇끼리 상호작용하고 의사소통을

들은 “경영악화로 인한 물건 단종소식은 산업

하는 것만으로는 소셜 로봇이라 부르지 않는다”

계에 종종 일어나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며 “소셜 로봇은 사용자와 다양한 수준에서 상호

여길 것이다. 그러나 아이보의 단종 및 수리 중

작용을 하고, 개인의 거주공간이나 사적인 삶의

단은 그들의 소비자에게 큰 충격이 됐다. 왜냐

일부가 되는 자율 지능형 로봇”이라고 설명했다.

하면 로봇을 ‘또 하나의 가족’으로 여기고 있었

‘삶의 일부가 되는 로봇’이라는 문장에 밑

기 때문이다.

줄을 긋자. 현재 개발 중이거나 시판을 앞둔 대

아이보를 소지한 60대의 일본인 여성은 뉴

다수의 소셜 로봇이 캐치프레이즈에 사용하는

욕타임즈와의 인터뷰를 통해 “물건에도 영혼이

단어 중 유독 눈길이 끄는 것이 있다. 바로 가

있다고 믿는다”며 “내가 살아있는 한 아이보를

족(family)이다. 과연 로봇은 또 하나의 가족이

‘소셜 로봇, 비즈니스 기회와 향후 전망’

곁에 두고 싶다. 아이보는 가족이기 때문”이라

될 수 있을까.

이었다. 6명의 공학자와 기업인이

고 했다. 이어 “아이보의 고장은 영원한 작별(죽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공개한 ‘2015년 빈

전하는 실질적인 문제제기 다음으로

음)을 의미하는 것이 됐다”라며 안타까워했다.

곤통계연보’에 따르면 다른 인구유형에 비교하

결국 그 다음해 일본 치바현의 어느 사찰에

여 1인 가구의 상대빈곤율이 47.6%(2014년)

서는 ‘아이보 합동 장례식’이 열렸다. 로봇이 인

로 작년에 비교해 1.5% 오르며 되레 악화되는

간에게 단순한 유희나 노동 등을 제공하는 도

형국이다. 로봇 산업계 역시 이에 주목하고 있으

구의 개념을 넘어 반려(伴侶)의 가능성을 던지

며, 실제 광고영상을 이용해 이와 관련된 분위기

던 순간이다.

를 조성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글_황인선 기자(insun@roboticus.kr)

제2회 국제로봇전문가포럼의 주제는

인문학자의 고민이 이어져 눈길을 끈다. 바로 철학자 이상헌 세종대 교양학부 교수와 미래학자 배일한 카이스트 교수다. 이번 기사에선 그들의 강연을 재구성하여, 소셜 로봇 시대를 ‘잘’ 맞이하기 위한 사회ㆍ윤리적인 관점을 집중적으로 풀어봤다.

42

ROBOT Magazine

이번 학술대회에서 회자하는 ‘소셜 로봇’ 처

소셜 로봇의 대표주자인 지보를 보자. 영상


중반부에 혼자 사는 싱글족 남성이 등장한다. 로

60%, 사회적 지위 언급 59%”라며 “아이보 소유

회의 시스템을 결합한 바퀴 달린 영상통화장치

봇은 그가 문을 열 때에 맞춰 불을 킨다. 어느 방

자들은 이 로봇의 심적 상태에 대한 잘못된 믿음

에 가깝다. 최근에 개발 중이거나 판매되는 소

송인이 “혼자 살면서 가장 외로울 때는 문을 열

을 형성하는 경향을 다수 보였다”라고 풀이했다.

셜 로봇 사이에서도 이 서비스가 탑재 된 것을

고 들어갔는데 아무도 반겨주는 이가 없을 때” 라고 했던 말이 상기된다. 이어서 남성은 로봇과 의사소통을 하면서 저녁거리를 주문하거나 수신 된 메시지를 확인한다.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시판된 로봇으로는 ‘오 소셜 로봇의 미래는 어떻게 달라지는가

“소셜 로봇의 미래가 그 동안 생각했던 것 과는 다른 방향 또는 다른 시나리오로 전개될 가

리히메’가 있으며, 영화 <히노키오>에서 몸이 불 편한 소녀를 대신하여 등교하는 로봇 ‘히노키오’ 가 그것이다.

이상헌 교수는 “가족이나 대화의 부재를 로

능성이 있다.” 배일한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

여기서 잠깐, 생각해볼 문제가 있다. 과연

봇에게 찾는 것은 결코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학원 교수가 새로운 시선을 던졌다. 소셜 로봇

호주에서 줄을 선 로봇은 새벽부터 기다린 사람

없을 뿐 아니라 위험한 생각.”이라고 경고했다.

의 ‘플랜B’다.

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아도 되는 것인가? 만약,

또한, 인간이 로봇과 정을 나눌 수 있는냐에 대

그가 최근 방영한 채널 올리브 예능 프로그

이 로봇의 기술이 계속해서 발전하면 나중에는

해서도 회의적이었다. 그는 “정은 덕에 기초한

램 <아바타 셰프>에 주목했다. ‘셰프의 칼이 되

나를 대신하여 투표를 할 수 있는 권리까지 가

다. 로봇이 덕스러운 행동을 흉내 낼 수 있지만,

어라!’라는 부제의 방송이다. 유명 셰프와 화상

지게 될 것인가?

덕이 있을 순 없다. 덕은 경험적인 것이기 때문”

통화를 하며 초심자가 셰프의 요리에 도전하는

배일한 교수는 2014년 실제로 텔레프레젠

이라고 덧붙였다.

내용이다. “혼자 먹는 모습을 공개하는 ‘먹방’,

스 로봇의 기본권 부여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이어서 소셜 로봇을 개발하는 다수의 공학

요리하는 모습을 공개하는 ‘쿡방’의 다음 트렌

그 결과 대다수가 중립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자나 디자이너가 로봇으로 하여금 더욱 인간과

드가 될 것으로 귀추가 주목된다.”라고 전했다.

그는 “가까운 미래에 좀 더 긍정적인 반응으로

유사한 외모나 의사소통, 정서적 반응 등을 연출

문득 지난해 9월 호주 시드니의 어느 애플

옮겨갈 여지가 있다.”라며 “텔레프레젠스 로봇

하도록 연구하는 것에 대해서 우려를 표했다. 그

스토어 앞에 등장한 로봇이 생각난다. 최신형

에서 ‘매개인(媒介人: mediated person)’이란

는 “로봇이 인간과 비슷해질수록 인간은 로봇을

스마트폰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서 화제가 된

새로운 개념을 도출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신뢰하다가 심리적으로 과도하게 의존하는 상태

텔레프레전스 로봇이다. 전후이동 및 방향전환

매개인이란 기존의 사이버상에 존재하는 블

에 이를 수 있다”며 “이는 우리 사회에 심각한 영

이 가능한 전동바퀴와 작은 스크린으로 구성됐

로그나 페이스북 등의 매개된 인격(mediated

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다. 이 로봇의 사용자는 오전 일찍 대기행렬에

personhood)보다 높은 단계의 권리를 인정받

그 부작용 중에 하나로 정서적 유착이 언급

로봇을 세워놓고, 정상적으로 출근 했다고 한다.

을 수 있는 것으로, 배교수는 미디어로 매개된

됐다. 이 교수는 아이보 사용자들이 이용하는 온

텔레프레전스 로봇(telepresence robot)이

인격체가 자연인에 근접한 주체성과 법적 권리

라인 커뮤니티를 분석했다. 그는 “도덕적 지위

란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로봇이 아닌, 원격지에

를 행사하는 경우 매개인이라는 새로운 명칭으

언급 12%, 본질 언급 79%, 행위주체성 언급

서 사람이 제어하는 모바일 로봇플랫폼에 영상

로 정의할 것을 제안했다.

이상헌 세종대학교 교양 학부 교수가 제2회 국제 로봇전문가포럼에서 강연 중이다. 배일한 카이스트 문술미 래전략대학원 교수가 제 2회 국제로봇전문가 포럼 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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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산책 김태은 동양대학교 교수와 전시 <뉴 로맨스> 나눠보기

로봇의 숙주가 된 인간 스텔락의 발자취를 쫓아서 글_황인선 기자(insun@roboticus.kr)

김태은 교수 동양대학교 테크노에틱 연계전공 교수이자 미디어 아 티스트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1999년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미디어아 트 외에도 사진, 뮤직비디오, 공연 등 다방면에서 재 능을 보이고 있다. 최근작은 전시 <지방거점 - 종(種) 의 기원(起源)을 찾아서(2015, 갤러리MOA)>이다. 이 프로젝트는 전국 각지의 지방자치단체들이 만든 상징 조형물인 캐릭터의 인류학적 기원을 찾아 그 원류적 모양, 즉 조상의 모습을 복원하려는 프로젝트다. 이번 전시는 프로젝트의 첫 번째 단계다. 지방자치 캐릭터 간의 ‘이종교배’가 눈길을 끈다. 이는 우리 사회의 단 일화된 광신주의를 풍자한 것이다.

새해가 밝았다. 1월호 인문산책은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에 위치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시작된다. 동행자로는 김태은 동양대학교 교수이자 미디어 아티스트가 선정됐다. 아트센터 나비에서 주최한 제5회 기술미학포럼 <인간, 기계(L'homme machine)>에서 맺은 인연이다. 당시에 그는 호주 출신의 로보틱 아트의 선구자 스텔락의 작품을 전하며 ‘쓸모없어진 육체(obsolete body)’에 대한 사유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오늘, 우리의 손에는 스텔락의 최근 퍼포먼스 ‘익스텐디드 암’의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 <뉴 로맨스>의 입장권이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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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뉴로맨서. 사자(死者)의 땅으로 가는 좁은 통로. 너희들이 지금 있는 곳 말이야. 친구. 내 여주인 마리 프랑스가 이 길을 준비했지만, 그녀의 주인이 목을 졸라 죽이는 바람에 나는 그녀가 세워 놓은 예정을 읽지 못했어. - 미국 윌리엄깁슨 장편소설 <뉴로맨서> 본문 중에서

김태은 교수 인문산책으로 소개하는 전시 <뉴

로 이어집니다. 즉, 철학자 칸트가 건넨 “나는

로맨스(New Romance)>는 1984년 미국에서

무엇을 알 수 있는가? 나는 무엇을 행해야만 하

발간한 윌리엄 깁슨의 사이버펑크 문학 <뉴로

는가? 나는 무엇을 희망해도 좋은가?”에 대한

맨서(Neuromancer)>에서 출발합니다. 뉴로맨

물음에 엉뚱하고 기괴한 결과물들로 대답을 하

서란 신경을 뜻하는 뉴로(Neuro)와 마법사 또

고 있습니다.

는 ~술사 등을 뜻하는 맨서(-mancer)를 합친 신조어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종종 ‘뉴

황인선 기자 ‘인간이란 무엇인가?’ 철학의 첫 번

로맨서(New Romancer)’로 잘못 불려지곤 하

째 질문이죠. 문득 일본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

지요. 전시 관계자에 따르면 바로 이런 오독(誤

의 쿠사나기 소령이 했던 대사가 떠오릅니다.

讀)에 주목하게 되었다고 전합니다.

황인선 기자 입구의 벽면을 보세요. 사람의 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전시 <뉴

“내가 아직 인간이라는 것을 확인 받는 길은, 다

로맨스> 입장하는 벽면의 조형물

른 사람이 나를 대해주는 방법 말고는 없다. 그

이다. 네온사인으로 사람의 얼굴 을 형상하고 있다.

들이 나를 인간으로 대해주면 인간이지만, 나는

굴을 한 네온사인이 보이네요. 반으로 갈라졌습

내가 기계인지 인간인지조차 알 수 없다.” 쿠사

니다. 분홍색과 회색 그리고 곡선과 직선으로 상

나기 소령은 어린 나이에 불의의 사고로 신체를

반된 모습입니다. 인간과 비인간 또는 날것과 가

잃고, 인공조직으로 전신을 의체화 한 사이보그

공된 것, 현실과 가상 등의 이분법적 구도를 연

의 일종입니다.

상시키는군요. 어쩌면 로맨스의 상징인 ‘분홍’ 과 소설 상에서 뉴로(Neuro)의 또 다른 의미인

김태은 교수 사이보그 유형의 포스트 휴먼에 대

‘은빛 길’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것 일수도 있겠

해 언급할 때, 종종 스텔락의 작품이 인용되는

네요. 자, 그럼 본격적으로 오늘의 주인공 스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신체에 기계

락을 만나러 가볼까요?

를 이식하는 행위는 미국 드라마 <600만불의 사 나이>나 <소머즈>에 등장하는 기계적인 도움을

김태은 교수 스텔락은 1970년대 로보틱 아트의

받아 신체의 한계를 극복하는 인간과는 다릅니

선구자 역할을 한 인물입니다. 자신의 신체에 외

다. 국립현대미술관에 소개한 <익스텐디드 암>

부의 기계를 인식하고 연결하며 조정 당하는 과

의 퍼포먼스 영상을 보실까요? 스텔락의 표정

정을 꾸준히 보여주는 작가로써 유명합니다. 그

에 주목해보세요. 그가 행복해 보이나요? 고통

가 보여주고 있는 작업들은 인간에 대한 물음으

스러워 보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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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산책

만약 당신이 인공 심장과 인공 고관절 그리고 간이나 심장의 기능을 보조하는 장치들을 몸에 달고 어딘가에 앉아 있다고 가정해보자. 나는 이러한 모습의 당신을 인간적인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에 소개된 스텔락 인터뷰 중에서

황인선 기자 지난 9월 내한 당시에 촬영한 영상

근전도(EMG) 데이터에 의해 무작위로 움직이

이군요. 스텔락의 오른팔은 스테인레스 소재의

는 것이지요. 오히려 그의 양손이 로봇을 따라

인공팔 ‘익스텐디드 암’에 의해 연장되었고, 왼

하기 바쁩니다. 마침내 로봇팔이 270도까지 회

팔에 부착된 8개의 근육 자극 장치는 해당 팔을

전을 합니다. 하지만 인간의 손목은 그렇게 돌

철저하게 통제합니다. 그렇게 본인의 의지와는

아가지 못하죠.

상관없는 움직임이 4시간 가량 이어집니다. 그 의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히고, 갈수록 이

김태은 교수 스텔락은 왜 이런 퍼포먼스를 한 것

맛살이 찌푸려집니다. 두 팔은 쉴새 없이 허공

일까요? 스스로의 인지적 작용에 의거한 움직임

을 휘젓습니다. 영상 안에서 그는 고통스럽게

이 아닌 단순한 육체적 한계만을 드러내는 그의

느껴지네요.

작업들은 독일의 철학자 니체가 제시한 인간의 전형인 초인(超人, Übermensch)과는 대조적입

스텔락이 일본 와세다대학과 동경공대의 엔 지니어들과 협업해 만든 로봇 팔로 <제3의 손> 퍼포먼스 선보이고 있다.

김태은 교수 스텔락은 이 퍼포먼스에 대해 “저절

니다. 즉, 인간은 모든 형이상학 전제를 배제하

로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신체를 반으로 가른다”

고 오로지 힘을 의지하는 근육으로 이루어진 존

라고 표현합니다. 사실 이 작업은 초기에 선보

재에 더 가까운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

인 퍼포먼스 시리즈 ‘쓸모없어진 육체(obsolet

에 그는 완벽한 신체에 대하여 유토피아적 디자

body)’와 연결됩니다. 그 중에 대표적인 작품이

인을 하지 않습니다.

1982년 일본 와세다대학과 동경공대의 엔지니 어들과 협업한 결과물로 만들어낸 로봇팔 <제3

황인선 기자 1973년~1976년 사이에 선보인 초

의 손(The Third Arm)>입니다. 말 그대로 두 손

창기 작업들이 상기되는군요. 천정에 연결된 줄

이 버젓이 있는 상태에서 손 하나를 더 가지게

에 의지한 채 나체로 공중부양을 했죠. 눈길을 끌

된 것이지요.

었던 것은 살에 맞닿아있는 부분입니다. 갈고리 형태의 바늘들이었죠. 수십 개의 날카로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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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황인선 기자 <제3의 손>에서 스텔락은 오른쪽

이 피부를 뚫은 채 살을 잡아당기는 모습이 적나

어깨에 로봇팔을 하나 더 부착하고 물건을 집거

라했습니다.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고통이 느껴

나 함께 글자의 낱말을 작성하기도 합니다. 여

지는, 기괴한 행위였죠. 하지만 그의 표정은 해

기서 로봇팔은 그의 손을 따라서 움직이는 것이

탈한 듯이 평온합니다. 바늘 대신에 기계를 꽂

아닙니다. 스텔락의 배와 다리 근육에서 나오는

은 오늘날과는 다르죠.


김태은 교수가 지난해 12 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에서 스텔락의 퍼포먼스 영 상 <익스텐디드 암>을 감상 하고 있다.

김태은 교수 스텔락에게 육체는 가치가 없는 것

다”라는 등의 말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황인선 기자 실로 매달아 조작하는 인형인 마

으로 여겨집니다. 그저 하나의 자동기관인 오토

의식 안에 가슴이나 자궁은 사회생활에 불필요

리오네트가 연상되는 군요. 그는 인터넷에 연

마타(automata)에 불과하지요. 음식을 섭취하

한 존재로 여겨지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들은 자

결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 의해 조종당합니

고 배설하는 입출력 과정이 무한 반복되지 않습

신의 신체를 훼손하면서까지 저항하고 싶은 의

다. 직접 경험을 한 것은 아니지만, 상상을 하

니까. 그 안에 사고나 감정 등 의식을 주관하는

지를 표출하는 것이지요.

는 것만으로도 별로 유쾌한 경험은 아닐 것이란 기분이 드네요. 스텔락의 수동적인 움직임들은

자아가 들어 있습니다. 자아는 자연에 부여 받 은 신체와는 다른 의식체계입니다. 최근 심장에

황인선 기자 두 귀가 멀쩡함에도 불구하고 새로

VRML(Virtual Reality Modeling Language)의

압박을 느껴 병원에 갔는데, 정상이라는 의사의

운 귀를 팔에 심은 스텔락의 행위는 어떻게 해석

공간으로 전달되어 웹사이트에 공개가 됐고, 사

소견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심장의 압박은 여

해야 할까요? 2007년에 발표한 <제3의 귀(The

람들은 그의 움직임을 보기만 하거나, 그에 대

전했죠. 이상하죠?

Third Ear)> 말입니다. 왼팔에 인공 귀를 이식

응하여 또 다른 신호를 보냈습니다.

하는 퍼포먼스로 당시에 우리나라에서도 “대중 황인선 기자 현대 의학이나 과학이 증명할 수

을 경악하게 한 예술가”라며 화제가 됐던 기억

김태은 교수 스텔락은 자신의 신체를 관객들에

있는 신체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스스로가 느

이 납니다. 그는 이식에 성공한 인공 귀 안에 와

게 내어주면서 자신 스스로가 중계탑이 되어 피

끼는 또 다른 가상의 신체가 있다는 말에 공감

이파이가 연결된 작은 마이크를 설치하는 추가

드백의 숙주역할을 자처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

합니다. 우리는 종종 현대의 학문으로는 설명할

수술을 할 계획이라고 했지요. 하지만 복잡한 이

겠네요. 1974년 내시홀트와 리처드세라가 공동

수 없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경험하곤 하니까요.

유로 퍼포먼스는 중단됐죠.

으로 진행한 <부머랭>을 보겠습니다. 카메라 앞 에서 내시홀트가 텍스트를 읽습니다. 단, 헤드셋

문득 영화 <매트릭스>가 떠오릅니다. 수십 년간 살아온 나의 몸과 세상이 알고 보니 인공지능 컴

김태은 교수 1990년대에 들어서 발표한 연작들

을 통해 입으로 내뱉은 음성이 다시 귀로 들어갑

퓨터가 만들어낸 가상 현실이었다는 것. 영화의

을 보시지요. 대부분 인터넷에 의해 직접 신호 자

니다. 신체에서 나온 것이 전자신호로 전환되어

일부에선 공중부양이나 쇠를 휘는 오류에 의한

극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대표작품들은 <프

다시 신체에 들어가면서, 신체는 일종의 전도체

초능력자도 등장하죠.

랙탈 프레쉬(Fractal Flesh, 1995)>, <핑 바디

로 같은 존재가 됩니다.

(Ping Body, 1996)>, <파라 사이트(Para Site, 김태은 교수 또 하나의 관점이 있습니다. 타고

1997)>입니다. 그는 자신의 몸에 여러 다발의

황인선 기자 1998년 스텔락이 선보인 6개의 로

난 신체가 아닌, 의식체계 속의 신체는 현재 살

케이블로 컴퓨터와 직접 연결하고, 서로 다른 곳

봇다리로 구성된 작품 <엑소스켈레톤>이 떠오

아가고 있는 사회의 영향을 받습니다. 성차별이

에서 대중이 동시다발적으로 보내는 신호를 모

르는군요. 언뜻 보기엔 스텔락이 로봇 다리 위

심한 나라에서 사는 행복하지 않은 여성의 경우

아 자신의 몸 각 부분의 근육으로 전달하며 조

에 군림하는 형태입니다. 자세히 보면, 그의 신

“가슴을 도려내고 싶다”, “자궁을 떼어내고 싶

건반사적으로 움직였습니다.

체가 로봇다리들의 동력원으로 사용되고,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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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산책 1995년 선보인 스텔락의 작품 <프랙탈 프래쉬 >의 도면이다. 불특정 다수의 인터넷의 신호들을 몸에 직접 케이블로 연결했다.

에 그의 신체 자체가 움직이게 된다는 것을 알

김태은 교수 텔레비전은 1930년대에 개발되어

에 의해 영향을 받고 기계적으로 작동하는 신체

수 있습니다. 또한, 퍼포먼스가 절정에 치달을수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0년대 말부터 보급

에 더 가깝다는 것을 볼 수 있지요. 어찌 보면 오

록 인간과 로봇의 입장은 뒤바뀝니다. 멀쩡했던

되기 시작됐죠. 초기에 텔레비전은 물건을 팔려

랜 시간 동안 우린 기계적 조건들을 받아들이

인간의 에너지는 갈수록 고갈되고, 쇳덩이에 불

는 기업가나 정책 선전이 필요한 정치가에게 매

고 그것에 익숙하게 느껴지도록 훈육된 결과인

과했던 로봇은 멀쩡합니다.

우 매력적이었을 것입니다. 결국 많은 사람들

지도 모릅니다.

을 텔레비전 앞에 앉히는데 성공했죠. 그 결과 김태은 교수 예술에 있어 기계장치의 사용은 단

1960년대에 이르러서는 전체 가정의 90%가 소

황인선 기자 기계를 받아들이고, 그것에 익숙해

순히 예술가의 재료나 표현기법의 또 다른 형태

유하게 됐습니다. 이에 동시대의 예술가들은 각

지다! 대표적인 예가 스마트폰 아닐까요? 우리

로 존재하기보다 기계가 인간과 어떤 관계를 형

종 형태로 개입과 방해를 시도하는 소위 ‘노이

는 정말 빠른 속도로 스마트폰에 익숙해지고 있

성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여러 가지 가능한 방법들

즈’ 열전을 펼칩니다.

습니다. 처음 찾아가는 장소도 GPS와 네비게이 션 기술로 인해 문제가 없죠. 궁금한 게 생겼다

을 알아보는 과정에 더 잘 드러나있습니다. <부 메랑> 영상 중간에는 간간히 방송국 로고나 블

황인선 기자 노이즈란 일방적인 신호체계 위에

고 해서 도서관을 찾아갈 필요도 없습니다. 스

루스크린이 나오면서 화면조정중이라는 장면이

일종의 다른 벡터를 더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마트폰을 이용해 즉각적으로 인터넷 검색을 시

삽입되어있습니다. 고의적 편집을 통해, 텔레비

관객의 개입과 모종의 관계 형성에서 주고받는

도하거나, 1만km 이상이나 떨어져 있는 해외 전

전이 전파로 송수신되는 시스템이라는 것을 전

폐쇠회로의 일면을 더한 것입니다. 비디오아티

문가에게도 SNS를 통해 자문을 구할 수 있습니

달하고 있지요.

스트 백남준의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생중계 쇼

다. 너무나도 편리해졌죠.

<굿모닝 미스터 오웰>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황인선 기자 텔레비전을 표현하는 말 가운데 ‘바

있습니다. 이 작품은 1984년 1월 1일 뉴욕과

김태은 교수 현대인에게 스마트폰은 정말 유용한

보 상자’가 있지요. 방송국에서 발신하는 대로 계

파리 그리고 한국을 연결했고, 당시 우리나라

기계죠. 하지만 그 이면에는 부작용도 분명 존재

속 시청하다가 보면, 어느새 바보가 된다는 뜻입

의 공영방송인 KBS 채널을 통해 이른 오전에

합니다. 과거 전화번호부 수첩을 사용했던 시절

니다. <부메랑>에서의 낸시홀트를 보세요. 작가

중계됐습니다.

이 기억납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제가 암기 하고 있는 번호가 열손가락은 거뜬히 넘었어요.

는 인위적으로 유입된 스스로의 음성 탓에 청각 기관에 방해를 받는 모습입니다. 이어 언어기관

김태은 교수기계를 사용한 예술적 영역에서 인

하지만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요즘, 누가 번호를

까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죠. 결국 속도도

간과 기계의 화두는 둘 사이의 경계점에서 변형

외우고 다닙니까? 심지어 아내의 번호까지 가물

느려지고 어눌하게 장애를 겪는 느낌을 줍니다.

되는 신체의 표현 형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물합니다.(웃음) 스텔락의 관점에서 다시, 이

마찬가지로 스텔락 역시 로봇에 의해 부자연스

그리고 그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는 신

런 질문을 건네고 싶군요. “과연, 스마트폰은 우

럽게 움직입니다.

체는 스스로 움직이는 것이기보다 오히려 기계

리가 선택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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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자리를 옮겨 인터뷰를 진 행하고 있는 김태은 교수 의 모습. 커피 향과 함께 그 테이블에는 스텔락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졌다.

황인선 기자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개인적으 로 좋아하는 문구인데요.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오늘의 인문산책

즐길 수 밖에 없다.’라고 고쳐서 생각하게 됩니

전시 | 한국-호주 국제교류전 <뉴 로맨스>

다.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전화, 텔레비전, 카메

장소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라, 인터넷, 스마트폰 등의 시대가 단계적으로

일시 | 2015.09.22 ~ 2016.01.24

열렸습니다. 그 시대의 사람들은 수용자이자 수 형자입니다. 마찬가지로 앞으로 다가 올 로봇 역 시 우리는 저항할 수 없겠죠. 어쩌면 기계에 종 속된 스텔락의 얼굴은 잠시 잊고 있던 우리의 내 면인지도 모릅니다.

전시 <뉴로맨스>는 기계미학과 뉴미디어 분야의 낭만성에 대한 우연한 복원과 연결된다. 예술과 더 불어 기술 발전의 여정에서 우리가 새롭게 조우하 고 있는 인간이 아닌 존재들의 의미와 관계에 대 하여 생각해볼 수 있는 자리다. 특히, 오늘날의 인 류는 과거에는 몰랐던 존재들이나 인간이 합성한

김태은 교수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각종 산

생명체들과 함께 공존해야 하는 문제를 마주하고

물은 인간 스스로가 주축이 되어 선택할 수 없

있다. 낯선 그들은 우리 모습을 닮은 기계의 형상

을 것입니다. 선택보다는 공급이라는 표현이 적 절하다고 판단됩니다. 하나의 사회를 결정하는 몫은 그 지배세력이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시장

이거나, 네트워크 안에서 데이터 상태로 거주하는 가상의 존재가 되기도 한다. 또는 프랑켄슈타인처 럼 생명공학 기술로 합성되어 나온 미지의 생명체 일 수 있다. 이런 탈 인간(post-human)의 출현

을 지배하는 세력 대기업이 공급하는 제품이 곧

은 당혹스러움과 동시에 인간이 당면한 과학과 예

스마트폰의 다음세대가 될 것이라는 말이지요.

술의 윤리적, 환경적 문제에 대한 예리한 비판과

이런 면에서 로봇을 바라보세요. 우리는 과연 기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계에 종속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서구의 산업 혁명이 인간 신체의 물리적 능력(생산 능력)을 극복하려는 움직임에서 나온 것임을 감안할 때,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

이성적 존재자로서 인간의 자아에 대한 정체성

신체 없는 기관 | 슬라보예 지첵 지음 | b(2006)

은 개인의 사회적 역할이 확장되고 중요시되는

감각의 논리 | 질 들뢰즈 지음 | 민음사(2008)

지금 시점에서 다시 의심의 눈초리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인간은 과연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나요? 도대체 인간이란 무엇인가요?

데리다 & 들뢰즈 | 박영욱 지음 | 김영사(2009) 미디어아트는 X예술이다 | 박영욱 지음 | 향연(2011) 누가 들뢰즈와 가타리를 두려워하는가? | 그렐 램버트 지음 | 자음과모음(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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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아트센터 나비(관장 노소영)가 12월 17일부터 1월 16일까지 장충동 타작마당에서 <로봇파티(ROBOT PARTY)>를 개최한다. 이 행사는 국내 최초의 로봇과 인간이 함께 만들고 즐기는 융복합 페스티벌이다.

다가올 로봇의 시대 미리 맛보는 로봇파티

글_황인선 기자(insun@robon.co.kr)

2015년 12월,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장충동의 한 비밀스러운 저택 그곳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특별한 파티가 열렸다. 북적거리는 사람들로 가득 찬 파티장의 분위기는 묘하게 인간을 닮은 그들에 의해 지배된다. 그들의 정체는 다름 아닌 로봇! 파티는 점점 무르익어 가고 술을 주고받으며 사람도 로봇도 취해간다. 그 속에서 인간들은 즐거움과 뭔지 모를 두려움에 휩싸이기 시작하는데.. 50

ROBOT Magazine


로봇이 기타를 연주하고, 직접 폭탄주

15세의 궁정에서 선보인 ‘기계오리’, 1770

스코’다. 기타와 드럼을 치는 3인조 로봇 밴

를 말고, ‘짠’ 하고 건배하며 술친구가 되어

년 헝가리발명가 볼프강 폰 켐펠렌이 만든

드다. 일본 도쿄에서 왔다. 실제로 일본의 아

주는 곳. 바로 로봇파티의 현장이다.

‘체스인형’, 1770년 자크 드로즈 부자가 만

티스트 그룹 ‘메이와 덴키’에서 유닛이 결성

지난해 12월 어느 날 서울 장충동 타

든 자동인형 ‘쳄발로를 연주하는 여자들’과

되어 제작하게 된 로봇이라고 한다.

작마당에서 로봇파티(ROBOT PARTY) 전

1772년 발명한 ‘글 쓰는 소년’ 등이 생각났

그 옆으로는 반가운 로봇이 보인다. 1

야제가 개최됐다. 로봇의 감정소통을 주제

다. 그러고 보니, 조선 세종대왕시대에 장

월 개봉하는 영화 <로봇, 소리>의 주인공 ‘소

로 상상력을 자극하는 아트로봇부터 사람과

영실이 만든 것으로 알려졌으며, 시간에 맞

리’다. 이 로봇은 영화에서 ‘세상의 모든 소

일상을 나눌 수 있는 반려로봇, 공연 전문가

추어 인형이 움직이고 소리를 냈다는 장치

리를 기억하는’ 역할을 맡았다. 영화 제작팀

라 해도 손색 없는 엔터테인먼트로봇 등. 총

‘옥루’도 있다.

이 촬영용으로 만든 것으로, 실제 작동하지

50여 점의 로봇들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다.

예술과 기술의 창조적 융합 속에서 탄

는 않지만 우리나라 영화에서도 인간과 소

파티를 주관한 아트센터나비의 노소

생한 로봇. 우리는 그것에게서 어떤 감정을

통하고 감성을 공유할 수 있는 로봇이 등장

경험하게 될까?

한다는 점에 주목해 볼만 하다.

영 관장은 “현대인들은 명실상부한 로봇 시 대를 살아가고 있다. 사람들에게 감정표현 을 쉽게 할 수 없는 현대사회에서 감성로

다음 동선으로는 오픈형 주방이 나왔 외로운, 심심한 그 이름은 인간

다. 다과상차림 너머로 로봇 ‘드링키’가 소

봇이 도움이 될 수 있다.”라며 “산업용 로

본 행사가 열린 타작마당은 일반 주

주를 홀짝 들이킨다. 맞은편에는 혼자 온 여

봇이 아니라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든 감성

택을 개조한 공간이다. 때문에 포스터에 적

성이 앉아있다. 드링키는 그녀와 건배를 제

소통로봇들을 소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

힌 ‘비밀스러운 저택에서 정체를 알 수 없

의하며 술친구가 되어준다. 머지 않은 미래

고 설명했다.

는 특별한 파티가 열린다’라는 문장이 더욱

에 보게 될 그림인가? 과연, 그 소주의 맛은

실감난다.

쓸까? 달까?

‘감성’과‘소통’으로수식하는로봇이라. 1739년 자크 드 보캉송이 프랑스 루이

입장하자마자 마주친 건 로봇밴드 ‘타

드링키 곁에는 가정부 로봇 마젠타W

인간과 로봇의 감정소통을 주제로 총 50여 점의 로봇 전시 및 공연, 한·중·일 해카톤이 지하1층부터 2층까지 통으로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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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가 앞치마를 두르고 바쁘게 움직인다. 그의

한 바이러스가 끊임없이 시스템을 공격하

해주는 것이라는 점에서 보면 보미의 존

집게 손에는 소주잔과 맥주잔이 들려있다.

기에 정상적 활동을 하지 않는 것”이라며

재는 아이러니합니다. 하지만 보미는 여

황금비율의 소맥이 완성됐다. 두말할 필요

“바야흐로 로봇의 시대, 정상적인 기계의

전히 존재하며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

없이 ‘척척’ 폭탄주를 제조하는 모양새가 바

범주는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가?”

하고 있죠. 로봇이라는 주제가 자칫 기술

텐더로 취직해도 손색 없어 보인다.

라고 묻는다.

만능주의로 혹은 기술비판주의의 양극으

권기현 마젠타로보틱스 대표가 귀띔

복도에서도 덩그러니 놓여있는 로

로 치닫기 전에 보미를 통해 말하고 싶었

한다. “폭탄주를 마시기 전에 당신이 기억

봇을 만날 수 있었다. 양원빈 작가의 로봇

습니다. Don’t be Serious! It is just a

해야 할 한가지가 있다면, 설거지할 접시나

‘Umbra Infractus(2013)’이다. 스스로 움

garbage!(뭘 그리 심각하게 생각해요! 단

술잔을 잡는 기술이 과거에 사람에게 총을

직이는 쓰레기들이다. 인간에 의해 사용되

지 쓰레기일 뿐인데!)”

더 정확하게 겨누기 위해 개발된 기술이라

다 버려진 신문지뭉치와 종이컵, 찢어진 우

이 외에도 ㈜삼쩜일사가 만든 페이퍼

는 것입니다.”

산의 형태를 하고 있다. 어디서나 한번쯤은

토이 로봇 ‘카미봇’, 박대준 작가의 ‘종이접

보았던 것이다. 문득 영화 <월-E>가 떠오른

기 변신로봇 프로젝트’, 김진우 작가의 로

다. 홀로 지구에 남겨져 고물이 되어도 계속

봇에 대한 낭만적 그림 및 조각 ‘록커 외 5

움직이는 로봇 말이다.

점’, 김영진 작가의 로봇 그림 ‘우리가 지구

소모된, 버림 받은 그 이름은 로봇

장소를 옮겨보자. 계단으로 나가는 길 목에 가장 먼저 ‘아픈 강아지’ 로봇이 보인

마침내 도달한 2층. 시끄러운 로봇 한

를 지켜주진 못할 것 같아 외 13점’, 홍상화

다. 마치, 알츠하이머(치매)에 걸린 듯 기

대가 있다. 김용승 작가의 ‘보미’이다. 보미

작가와 SK텔레콤이 합작해 만든 음성인식

계의 동작이 부자연스럽다. 관객은 이 로봇

는 쓰레기를 뱉어내는 쓰레기통 로봇이다.

기술을 가진 곰 로봇 ‘동행’ 등이 로봇 파티

을 향해 이전과는 다른 시선을 보낸다. 차

어리둥절해 하는 관객에게 김용승 작가가

의 현장을 채웠다. 로봇파티 전시는 1월16

갑고 낯설다.

말한다.

일까지 진행된다.

강현욱 아티스트는 “인위적으로 주입

“로봇의 기원이 사람의 노동을 대체

인간과 로봇의 감정소통을 주제로 총 50여 점의 로봇 전시 및 공연, 한·중·일 해카톤이 지하1층부터 2층까지 통으 로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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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로봇의 기원이 사람의 노동을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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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해주는 것이라는 점에서 보면 보미의 존

진 창작공간 나비랩(Nabi E.I L.ab)이 북적

재는 아이러니합니다. 하지만 보미는 여

거린다. 로봇메이커들이 2박 3일간 합숙하

전히 존재하며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

며 로봇을 만드는 국제 해카톤이 한창이다.

하고 있죠. 로봇이라는 주제가 자칫 기술

박은정 학예팀장은 “아트센터 나비는

만능주의로 혹은 기술비판주의의 양극으

국내 최초의 감정소통로봇 제작 해카톤 등

로 치닫기 전에 보미를 통해 말하고 싶었

다양한국제 해카톤을 개최하면서 융복합 기

습니다. Don’t be Serious! It is just a

반 창작문화선도에 앞서고 있다”라며 “전 세

garbage!(뭘 그리 심각하게 생각해요! 단

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메이커 운동과 같

지 쓰레기일 뿐인데!)”

이 직접 만들어 이를 공유하는 메이커의 수

이 외에도 ㈜삼쩜일사가 만든 페이퍼

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이들의 활동은 창

토이 로봇 ‘카미봇’, 박대준 작가의 ‘종이접

조경제의 문화적 뿌리로서 많은 가능성을

기 변신로봇 프로젝트’, 김진우 작가의 로

담고 있다”라고 했다.

봇에 대한 낭만적 그림 및 조각 ‘록커 외 5 점’, 김영진 작가의 로봇 그림 ‘우리가 지구

한·중·일 로봇메이커의 꿈, 해카톤

를 지켜주진 못할 것 같아 외 13점’, 홍상화

국제 해카톤은 아트센터 나비가 7번째

작가와 SK텔레콤이 합작해 만든 음성인식

로 여는 행사다. 한국, 중국, 일본의 로봇창

기술을 가진 곰 로봇 ‘동행’ 등이 로봇 파티

작자 6팀의 총 15명이 참가한다. 그들은 주

의 현장을 채웠다. 로봇파티 전시는 1월16

어진 시간 동안 아이디어 제안부터 제작, 로

일까지 진행된다.

봇 프로토타입까지 완성해야 한다.

지하로 내려갔다. 최첨단 장비가 갖춰

참가자들의 이력 역시 눈길을 끈다. 최

비루한 움직임, 찌질한 모습, 치명적인 결함을 가진 로봇들과의 파티가 시작된다! 시공을 초월한 도심 속 저택에서 펼쳐지는 인간과 로봇의 공존 파티!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현실 속에서 그들을 마주하라! 54

ROBOT Magazine


근 토이로봇 보텍스(Vortex)로 크라우드 펀

지만, 양원빈과 미셸의 팀(WM)이 제작하

딩에 성공하면서 또 한번 화제를 모은 중국

려던 ‘먹는 로봇(Food Robot)’ 역시 엉뚱하

의 디에프 로봇(DF Robot), 일본 로봇의 대

고 유쾌한 아이디어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중화를 이끈 오사카의 스타트업 기업 플렌

나비 해카톤을 기획해온 김시우 연구

(PLEN),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상을 2회나

원은 “한중일 로봇 창작자들이 모이는 것의

수상한 일명 ‘로봇아빠’ 오진환 등이 있다.

의미는 단순한 교류 차원이 아닌 지속 가능

그 결과 총 5개의 로봇이 탄생했다. 그

한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에 있다”라며 “지리

가운데 가장 시선을 사로잡는 로봇으로는

적 근접성 뿐 아니라 기술이라는 이 시대의

일본 플렌이 만든 ‘플렌 위드 이모션’이다.

공용어로 소통하는 이들의 커뮤니티가 글로

로봇의 머리에 부착된 머리카락으로 감정

벌 진출의 밑거름이 되고 민간 외교적 역할

을 표현하는 로봇이다. 일명 ‘메두사 프로

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했다.

젝트’라고 불린다. 오진환이 소속된 팀 애프터식스피엠 (After 6pm)이 만든 로봇 ‘루미나’도 주목 해 볼만하다. 라틴어로 ‘빛’이란 의미를 지닌 루미나는 아마존에서 내놓은 음성인식기반 A.I인 ‘알렉사(Alexa Echo)’를 활용한 로봇 이다. 날씨, 음악실행, 위키피디아 등 클라우 드를 기반으로 대화가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작업을 완수하지는 못했

아트센터 나비에서 주관하 는 ‘제7회 국제 해카톤’은 한국, 중국, 일본 국가의 로 봇메이커들이 2박 3일 동 안 합숙하며 로봇을 제작 하는 창작축제다. 이번 주 제는 ‘감성로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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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May the ROBOT be with you 로열모 겨울 오프라인 모임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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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글_나유권 기자(yookwon@roboticus.kr), 신병철 기자(byongchol@roboticus.kr)


‘로봇공학을 위한 열린모임(이하 로열모)’이 돌아왔다. 풍성하게 준비했다. 지난달 19일과 20일 이틀간 진행되었다. 이번 모임은 2회차로 나눠서 진행되었다. 1일 차는 ‘겨울 학교’라는 이름으로 로봇기술과 관련해 학술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 주로 연구자와 대학생 그리고 대학원생들이 주축이 되었다. 2일 차는 ‘네트워킹’을 주제로 대중과 함께하는 자리, 초등학생부터 연구자들은 물론 로봇에 관심 있는 다양한 비전문가/전문가들이 모였다. 지난번 모임에서는 준비한 자리 150석이 신청을 받기 시작한 지 3분 40초 만에 마감이 되는 등 많은 분을 모시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또 연령이나 각자의 수준이 달라 강연을 준비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나눴다. 2일 차로 나눠 더 많은 사람을 초대하고 참여한 사람들의 관심과 수준에 맞는 이야기들을 다룰 수 있게 준비했다. 양일간 각각 130명과 170명으로 총 300명가량의 인원이 참가했다. 소셜 공간의 자발적 그룹으로 시작해서 어느새 로봇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에너지로 자리 잡은 로열모, 즐거웠던 이틀간의 행사를 돌아본다.

차분하면서도 유익했던 첫날

1일 차에는 학술적인 이야기가 오갔다. 행 사를 총괄 기획한 캐나다 워털루대 엄태웅 박 사과정은 ‘더욱 열리고, 더욱 연결되고, 더욱 꿈꾸는 것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사회’를 모 토로 “로봇은 해야 할 것이 많아 혼자 만들기 어렵다. 분명히 협업해야 하며 여기서 그런 인 연을 만났으면 한다.”며 모임의 취지를 설명했 다. 이어 로봇의 필수 구성요소인 팔(매니퓰레 이션), 다리(보행), 뇌(머신러닝), 눈(비전), 시 스템, 마음 총 6파트의 전문가가 나와 강연했다. 조지아공대 박대형 박사과정은 매니퓰레이 션의 기초에 관해 설명했다. 매니퓰레이션 분야 에 필요한 세부 컴포넌트들을 알려줬다. 레인보 우로보틱스 허정우 수석연구원은 휴보 우승의 주역으로서 ‘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에서 휴보 가 우승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서울대 최성준 박사과정은 ‘머신 러닝’ 강연자로 나서 RKHS(Reproducing Kernel Hilbert Space)에 대해 설명했다. 연구하는 데 있어 인내심의 중요 성을 상기시켰고 머신 러닝이 단순히 기계보다는 사람에 대해 많이 다루게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루닛(Lunit)’의 백승욱 대표는 강연 내내 차 분하지만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비전 을 연구하는 사람은 무엇이 언제 존재했는지, 어 떻게, 왜라는 부분을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前 유진로봇 이지훈 엔지니어는 로봇의 파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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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이 서로 통신하고 유기적으로 움직이게 해주는 ROS에 대한 설명과 산업계의 이야기를 전했다. 마지막으로는 카이스트 이원형 박사과정이 나와 '감정 로봇'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강연하며 감정 도 지능 서비스와 함께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연 중간에는 연구분야선정, 취업, 연구노 하우, 스타트업/공동연구, 진학으로 고민 분야를 세부적으로 나눠 참가자들의 고민을 모아 전문 가들로 구성된 패널이 고민을 해결해 주는 시간 을 가지기도 했다. “자신만의 연구 노하우가 있 나요?”, “박사과정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 인가요?”와 같은 실질적인 고민이 쏟아졌고 전 문가의 다양한 생각도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로열모1일차는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로봇기 술에 대한 학문적 이해를 넓힐 수 있는 자리였다. 참가자에 따라 다소 어렵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 지만, 연구자들이나 본격적으로 로봇에 대해 배 우려는 사람에게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다음 모 임은 로봇 스타트업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할 것 이라고 했다. 로열모와 ‘연결’되어 만들어지는 새로운 시너지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이 구역의 원더우먼은 바로 우리!

다소 차분했던 첫날의 분위기는 둘째 날 180도 달라졌다. 2일차 행사의 테마는 ‘로봇과 미래, 걸스 인 로보틱스’였다. 머리만 길면 공주 대접 받는다는 우스갯소리가 들리는 이공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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꿋꿋하게 ‘한 로봇’하는 언니들이 모였다. 조혜

Committee)’, 즉 여성만으로 살림을 꾸린 현재

는, 가장 소외된 존재 여성 로봇공학자들이 마

경 한성대학교 교수, 조경은 동국대학교 교수, 엄

에도 한국의 이공계 여대생 비율은 단 10%. 여

이크를 잡았다. 수많았던 세미나 그 어느 곳에

윤설키네틱 아티스트, 이동희 독일 뮌헨공대 교

성이 공학을 공부한다고 하면, 일단 의아한 시

서도 얘기한 적 없는 ‘로봇과 여성’, ‘여성과 로

수, 박혜원 MIT 미디어랩 연구원(박사 후 연구

선으로 바라보는 게 현실이다.

봇’에 대한 첫 이야기였다.

과정), 이진주 걸스로봇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여자아이들은 레이스가 달린 분홍색 옷을 입

첫 번째 주자로 나선 박혜원 연구원이 질문

테마가 테마인 만큼 이날 행사장을 찾은 이

고 바비인형에 둘러싸여 자라고, 축구보다는 발

을 던졌다. “여성이 로봇공학에서 더 잘할 수 있

들도 유독 여성들이 많았다. 아빠 손잡고 따라

레를 배우며 공구세트가 아닌 부엌놀이 살림을

는 것이 무엇일까요?” 남성보다 섬세한 감성 등

온 초등학생부터 발랄한 대학생, 로봇계의 대모

선물 받는다. 여학생들은 수학적, 과학적인 두뇌

여러 대답이 객석에서 들렸다. 박혜원 연구원이

(代母)까지 나이, 거주지 불문. 로봇계 우먼파워

를 갖지 못한 걸까? ‘여자다운 것’을 학습하면서

웃으며 답했다. “이러한 질문 자체가 어리석은

가 한 데 모이는 뜻 깊은 자리인데, 거리가 무슨

자연스레 공구세트의 삶에서 멀어지게 되는 건

질문입니다.” 박혜원 연구원은 “여성이라고 특

문제가 될까. 육아도, 논문 심사도, 연구도 잠시

아닐까? 이런 의문이 출발점이 되어 국내 첫 여

별히 더 잘할 수 있는 분야는 없다. 모든 로봇 분

제쳐놓고 미국에서, 독일에서 로열모 행사를 위

성 로봇 네트워크 ‘걸스로봇’이 탄생했다. 30여

야에 기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남자든 여

해 모였다. 연사로 참여한 이동희 교수는 오로지

년 동안 로봇공학계에 몸담았던 ‘왕언니’ 조혜경

자든 개인의 차이일 뿐, 성별에 따라서 특정한

이번 만남을 위해 독일에서 서울로 날아왔다. 조

교수부터 자칭 ‘로봇덕후’ 이진주 대표까지 로봇

분야를 더 잘한다는 생각은 편견이라는 것이다.

경은 교수는 후배들이 모이려 한다는 소식에 선

공학자, 로봇에 관심 있는 여성들이 뭉쳤다. 로봇

뒤를 이어 조혜경 교수가 연단에 올랐다. 조

뜻 사비까지 털어 해외 참가 연사의 비행기 티

을 하고 싶었던, 이미 로봇을 하고 있지만, 더욱

혜경 교수는 “공적인 자리에서는 처음으로 꺼내

켓을 마련해줬다는 후문이다.

격렬히 로봇을 하고 싶어하는 우먼파워들이다.

는 이야기라 떨린다.”라며 조금은 긴장한 듯했

이렇게 통 큰 언니들이 모여 어떤 얘기들을

이날 행사가 바로 걸스로봇의 데뷔파티 자리다.

지만, 이내 진심을 담아 차분하게 이야기를 이어

털어놨을까? 다섯 연사들의 발표주제는 자신들

걸스로봇은 국내외 여성 로봇공학자들의 강

나갔다. 조혜경 교수는 조직과 사회를 위해 1/n

의 연구현황, 연구성과도 아니었다. 바로 여성

연과 출판, 걸스로보틱스, 사이언스 캠프 등을 주

즉, 한사람으로서의 몫을 다하기 위한 노력을 강

로봇공학자로서의 경험과 고민, 후배들에게 전

활동 분야로 꼽았다. 향후에는 여학생들의 이공

조하며, “여자라고 절대 피하지 말라”고 전했다.

하는 조언이었다.

계 진출 확대를 위한 캠페인을 펼치는 소셜 벤

30여 년 동안 국내 로봇공학계에서 홍일점이라

처로 진화할 예정이다.

는 말을 들어왔던 ‘왕언니’로서의 조언이었다. 세 번째 강연은 ‘나는 연구와 결혼했다’라는

이공계의 중심에서 여성을 외치다

“여자가 공대는 무슨...” MIT가 여학생 비

여성 로봇공학자로서의 삶

제목으로 조경은 교수가 맡았다. 조경은 교수는

율을 50%까지 늘리는 정책을 추진하고, 로봇

‘나 로봇하는 여자예요!’ 가장 남성적인 영

“나는 여자니까...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라

공학회ICRA가 ‘올 피메일커미티(All Female

역인 공학에서 가장 미래적인 분야인 로봇을 하

고 강조하며, “이는 남성도 마찬가지”라고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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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다. 이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파악하고 전문성으로 세상의 차별을 압도하라”고 덧붙였 다. 특히, 강연 제목을 떠올리게 하는 “여러분 사 랑에 목숨 걸지 마세요”라는 말에 객석에서 웃음 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뒤를 이어 엄윤설 키네틱 아티스트, 이동희 교수가 강연을 이어갔다. 화법은 달라도 전하 려는 주제는 같았다. 남성들에게 둘러싸여 여 성 로봇공학자로서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과 결

행자동차는 누구를 구할 것인지 로봇윤리에 대

어느 때보다 더 의미 깊었다. ‘넥타이’를 풀고 격

혼, 가사, 육아 등 그 어느 강연보다 진심을 담

한 필요성을 질문으로 던졌다.

식 따위는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분위기 때문만

아 진지하게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특히 로봇공

토론주제 발제 후에는 참가자들이 각각의 주

은 아니다. 걸스로봇이 있어 조금 더 특별했다.

학자 한재권 박사의 부인이기도 한 엄윤설 작가

제를 선택해 한데 모여, 예의를 갖추면서도 서로

“조경은 교수님과는 만날 자리가 없었는데

는 “같이 커 나갈 수 있는 남자를 만나라.”고 조

를 공격(?)하며 격렬한 토론을 이어갔다.

언해 공감을 얻었다. 다섯 연사의 발표 이후에는 그룹토론이 이

이번 모임을 통해 이렇게 만나게 됐네요.” 로열 모 행사 참석 소감을 묻자 조혜경 교수가 답했

지금까지 이런 모임 있었나요?

다. 적어도 10년 이상을 같은 로봇계에 있었지

어졌다. 먼저 토론에 앞서 이원형 카이스트 박사

“사랑해요 이동희! 우유빛깔 이동희!” 인기

만, 연구 분야가 다르다는 이유로 만날 기회가

과정, 강정수 연세대학교 교수, 한재권 한양대학

연예인의 팬미팅도, 아이돌 가수의 콘서트장도

없었단다. 몇 명 되지 않는 국내 여성 로봇공학

교 교수가 토론 주제를 발표했다.

아니다. 로열모2일차 행사의 풍경이다. 이동희

자임에도 그동안 이렇게나 교류의 장이 없었나

이원형 박사과정은 감정로봇을 화두로 던지

교수가 연단에 올라 인사말을 건네자 객석에서

하는 생각이 든다. 꼭 인류의 발전에 이바지하

며 로봇의 감정은 프로그램 그 이상의 의미가 있

우렁찬 응원이 터져 나왔다. 쑥스럽고 당황스러

기 위한 로봇공학계의 거대담론을 논해야만 의

는지, 고도로 발달한 인공지능의 감정이 인간 감

운 듯했지만, 후배들의 재치 넘치는 닭살응원이

미가 있는 걸까? 비록 그 숫자는 많지 않지만 결

정과 같은지 등의 질문을 남겼다. 강정수 교수는

이동희 교수도 싫지는 않은 눈치다.

코 무시할 수 없는, 오히려 더 귀담아들어야만

로봇과 인공지능 사회의 미래를 주제로 최근 일

어느 로봇모임이 이토록 활기차고, 재기발랄

했던 여성 로봇공학자들의 고충과 경험을 털어

자리 감소를 우려하는 각종 보고서와 현황을 소

하며 웃음이 끊이지 않을까? “그래요, 저 로봇덕

놓고 교류하는 자리. 이번 로열모 행사가 더 뜻

개하며, 미래 로봇사회를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

후예요!” 스스로를 덕후라 칭하며 ‘덕밍아웃’을

깊었던 이유다.

지에 대한 고민을 남겼다. 마지막으로 한재권 교

하고, 애교 섞인 비속어도 스스럼없는 곳이 바로

수는 트롤리의 딜레마를 예로 들며, 과연 자율주

로열모의 오프라인 행사다. 특히, 이번 로열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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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파티현장

6. 박혜원 연구원

2. 엄윤설 작가

7. 허정우 수석연구원

3. 최성준 박사과정

8. 이동희 교수

5. 조경은 교수

9. 조혜경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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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책갈피

기계냐 인간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글_황인선 기자(insun@robon.co.kr)

네이버 웹툰 <오민혁 단편선>의 두 번째 에피소드 ‘달리와 살바도르’. 사랑하는 여인을 잃은 슬픔에 그녀와 꼭 닮은 제미노이드 로봇을 주문 제작한 조각가 살바도르. 평생을 살바도르의 연인으로 알고 지낸 로봇 달리. 과연, 그들은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았을까?

‘무엇이 기계이고, 무엇이 인간인가?’

있어서가 아니라 인간 부모에게서 생물학적으

현대과학기술의 발달로 기계는 전보다 더 많

로 태어났기 때문”이라며 “오로지 혈통에 의한

은 인간의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하지만 인간은 점점 인간미를 잃고 기계화에 익숙해지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일까. 영화 <엑스 마키나>에선

오민혁 작가의 웹툰 <달리와 살바도르>는 바로

기계가 인간과 얼마나 비슷한지 실험하는 튜링

이런 모순에 주목했다.

테스트(Turing test)에 참가한 인간이 정체성의

더 나아가 작가는 ‘인간과 인간형 로봇의 대

혼돈을 경험하며, 스스로가 무엇인지 확인하기

립’ 그리고 인간을 복제해 만든 ‘제미노이드 로

위해 결국 피가 나게 자해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봇의 정체성 혼란’, ‘무기력하게 살해 당하는 인

‘달리와 살바도르’에서도 비슷한 장면을 볼

간’ 이미지들의 나열을 통해 “인간이란 무엇인

수 있다. 지금껏 인간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가?”라는 궁극적인 물음을 제기한다.

제미노이드 로봇이 “당신은 주문 제작으로 만들 어진 로봇이야”라는 메시지에 혼란에 빠지며 손

네이버 웹툰 <오민혁의 단편선>의 두 번째 에피소트 ‘달리 와 살바도르’의 한장면이다.

것”이라고 했다.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이유

목을 향해 날카로운 돌을 집어 든다. 또한, 로봇

“로봇은 먹어야 할 필요도 잠을 잘 필요도

일 것이라 확신한 인간을 망치로 때려 눕힌 순

없어. 힘들어도 땀 한 방울 흘리지 않지. 또한 인

간 흘러나오는 피를 보고 “이상하다. 이럴리가

간이라면 스스로 뭔가를 창조할 수 있어야 해!

없어”라면서 절규한다.

로봇은 그저 학습된 것 밖에 반복하지 못하잖아!

다시 말해, 오늘날의 이성적 세계관이 증명

감정도 모르는 깡통인 넌 못해! 웬 줄 알아? 그렇

할 수 있는 인간과 로봇을 구분 짓는 가장 명확

게 만들어졌으니까!”

한 방법은 “어떤 부모에게서 나온, 무엇으로 구

웹툰 도입부에 등장하는 대사의 일부다. 하

성된 것이냐”라는 피와 유전자(DNA)인 것이다.

지만 불면증에 시달리는 인간, 땀을 흘리지 않 는 인간, 학습된 것밖에 반복하지 않는 인간, 지 능이 낮은 인간, 공감에 대한 장애를 겪는 싸이 코 패스 등은 인간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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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흙으로 빚은 인간 그리고 로봇

그러나 흥미롭게도 창세기 신화나 설화 속 인간과 로봇의 재료는 같다.

과연, 무엇이 인간과 로봇을 명확하게 구분

가장 많이 알려진 이야기는 성서다. 창세기

짓게 하는 가. 천현득 이화여자대학교 인문과학

제2장 7절을 보자. ‘여호와 하느님이 땅의 흙으

원 교수는 “인간이 인간인 이유는 어떤 본질이

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


“만약 당신이 로봇이 되어 이 행성에 산다면, 당신은 실제 생활에서는 결코 해보지 못한 일들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것들. 이를테면 하늘 위를 나는 것,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 그리고 살아 숨쉬는 가구를 갖는 것.” -미국 작가, 윌리엄 조이스 曰

니 사람이 생령이 되니라.’ 즉, 흙이다. 성서 외

살바도르 달리 그리고 원자론

에도 그리스의 프로메테우스 신화, 이집트의 크

서두에 건넨 물음을 상기해보자. ‘무엇이 인

눔 신화, 아카드의 아루루 신화 등에서도 인간

간이고, 무엇이 기계인가.’ 웹툰 주인공들의 이

의 주재료는 흙이라는 사실을 찾아볼 수 있다.

름에서 단서를 찾았다. 바로 살바도르 달리다.

로봇 역시 마찬가지다. 탈무드나 구약 같은

그는 20세기 미술사에서 괴짜라고 불리는

유대인의 문헌에 오늘날로 말하면 일종의 로봇

초현실주의 천재 화가이다. 대표작으로는 녹아

으로 보이는 골렘(Golem)이 등장한다. 이 피조

내리는 시계 그림인 <기억의 지속(1931)>, <보

물은 율법학자 랍비가 진흙을 반죽해서 만든 인

이지 않는 잠자는 여인, 말, 사자(1930)>, <기욤

간형의 조각상이다. 랍비가 주문을 외우며 이마

므 텔(1930)> 등이 있다.

에 진리라는 글자를 새기면 생명을 얻는다. 마

사진 <달리 원자론(1954)> 역시 유명하다.

치, 인간 살바도르가 로봇 달리에게 “사랑해”라

이 작품은 달리와 고양이 세 마리, 의자와 그림,

며 이마에 입을 맞추는 웹툰 속 장면처럼 말이다.

물줄기 등이 중력을 거스른 채 공중부양을 한다.

문득 얼마 전 로봇파티 행사에서 만난 김진

촬영을 맡은 필립 할스만 사진작가는 “뛰는 것

우 키네틱아티스트 겸 회화가와 나눈 대화가 생

(jumping)은 가면을 벗어 던진 진정한 초상을

각났다. 그는 원목 가구를 가리키며 “이것은 살

만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아있습니까?”라고 물었다. “가구가 숨을 쉬고 있

기자는 이 사진과 웹툰을 나란히 두고 침묵

다는 표현을 종종 들어보셨을 겁니다. 자연의 모

했다. 살바도르 달리의 이상한 나라에선 모든 것

든 것은 생물이지요. 나무 역시 생물입니다. 인공

이 뒤엉키고 본질을 잃거나, 비합리적인 환각이

물(가구)이 됐다고 죽은 것은 아닙니다. 로봇 역

객관적이고 사실적으로 묘사된다.

시 마찬가지입니다. 로봇의 대표적 소재 금속은

그는 왜 이런 선택을 한 것인가?

땅(자연)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지요.”

살바도르 달리가 어느 인터뷰를 통해 답했

초현주의 천재 화가

더 나아가 세계적 로봇공학자 한스 모라벡은

다. 그는 “나는 원자의 시대에 살고 있다”라며

자신의 저서 <마음의 아이들>에서 로봇은 인류

“원자(atom)는 화학에서 더 이상 나눌 수 없

이미지 및 그의

의 정신적 유산인 지식•문화•가치관 등을 물

는 물질의 기본 단위인데, 이 단어의 어원은 그

동료 필립 할스만

려받은 ‘다음 세대’라고 표현한다. 그렇다면, 로

리스어로 ‘나눌 수 없는’이라는 뜻의 아토모스

봇 역시 인간의 혈통이 아닌가?

(atomus)”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묻는다. 로봇이란 무엇인가?

살바도르 달리의

사진작가가 촬영한 사진 <달리 원자론 (1954)>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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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역사

시작하는 로봇을 위하여 글_나유권 기자(yookwon@roboticus.kr)

로봇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로봇이라는 말이 세상에 나온 것도 100년이 채 안 되었다. 하지만 로봇은 빠르게 발전해왔다. 상상 속에서만 존재할 거라 믿었던 것이 눈앞에 있다. 나아가 보다 똑똑해지고 더욱 강한 힘을 지닌 로봇을 꿈꾸고 있다. 이렇게 로봇은 우리 가까이에 있다. 과거에도 그러했듯 지금도 로봇은 미래를 상징하는 무언가다. 바로 그 미래를 만나기 위해 부단히 걸어온 길이 있다.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하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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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차페크의 희곡 <R.U.R>의 표지

체코슬로바키아의 소설가이자 극작가, 카렐 차페크

로봇(Robot)이라는 단어는 한 소설에

1927년 영화 <메트로폴리스(Metr-

서 처음으로 등장한다. 극작가 카렐 차페크

opolis)>가 개봉한다. 영화에는 지금으로부

(Karel Čapek)의 소설 <R.U.R(Rosuum’s

터 10년 뒤의 미래인 2026년 미래를 배경

Universal Robots)>(1920)에서였다. 사회

으로 복제인간 로봇 ‘마리아(Maria)’가 등

적 병폐에 대해 고민하던 차페크의 눈에 띤

장한다. 인간의 모습을 흉내 낸 로봇이 영

것은 기술이었다. 그가 바라본 기술의 미래

화 속에 등장한 것은 처음이었다. <메트로

는 어두웠다. 로봇은 본래 '노예'―비유적으

폴리스>에서도 마찬가지로 기술 발전으로

로는 '고된 일'―라는 뜻을 가진 체코어 로보

인한 비인간적인 디스토피아가 펼쳐진다.

타(Robota)에서 나온 단어인데, 그 이름에

영화에서 로봇은 노동자를 교란시키는 용

걸맞게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는 존재로 묘

도로 쓰인다. 20세기 초, 로봇과 기계를 바

사된다. 하지만 소설 속에서 인간의 편의를

라보는 시선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았다.

위해 만들어진 로봇은 이내 모종의 과정을

영화가 주는 메시지와 스케일도 뛰어나지만

거쳐 인류를 멸망시키는 기계로 바뀐다. 급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고 유려하기까지 한

기야 자신들을 만들어낸 인간을 몰아내고

여성 로봇 마리아의 메카닉 디자인에 주목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에 이른다. 정작 차페

할 필요가 있다. ‘마리아’의 외양은 이전까

크 자신은 <R.U.R>을 자신의 작품 중에서

지 둔탁한 쇳덩이의 형상으로 표현되던 로

가장 흥미가 떨어진다 했지만, 기계문명이

봇의 형태와 달리 이상적인 표준을 제시했

가져올 초현실적 풍경에 대중들은 반응 했

다. 훗날 이 새로운 디자인은 우리가 잘 알

다. <R.U.R>은 이후로 영화와 연극으로 제

고 있는 스타워즈의 로봇 'C-3PO' 디자인

작되어 로봇의 등장을 널리 알린다.

에도 영향을 주었으며 명실공히 로봇의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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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역사

마리아와 C-3PO는 많이 닮아있다.

루미늄 몸체 속에는 팔과 머리를 움직여 주

던 작가 중 한 명인 레스터 델 레이(Lester

영국의 기술자 해리 메이(Harry

는 모터, 금속 기어와 함께 700단어 가량을

del Rey)는 인간미가 넘치는 로봇을 소설

May)는 로봇 '알파(Alpha)'를 만들어 1932

말할 수 있게 하는 레코드플레이어가 내장

에 담았다. 특히 로봇을 한 '인격체' 로서

년 열린 영국 런던 엑스포에 선보인다. 알파

돼 있었다. 입안에는 공기 분출 장치가 있

인정하며 인간과 사랑을 나눌 수 있도록 감

는 신문을 읽고 시간을 알려주며 질문에 대

어 담배를 꽂아 주면 마치 담배를 피우는

정을 부여한 점이 인상적이다. 한편 또 다

답하는 기능을 선보였다. 전신이 니켈로 이

것처럼 연출할 수 있었다. 일렉트로는 2년

른 작가 엔도 바인더(Eando Binder)는 로

루어진 알파는 사람의 형상에 가까운 모습

후인 1939년 뉴욕 박람회장에 전시되어 큰

봇 소설 <아담 링크(Adam Link)>의 연재

이었다. 그러나 흑인 노예를 연상시킨다는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지금은 미국 맨스필

를 시작했다. 사랑과 명예를 꿈꾸는 로봇이

뜻밖의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드 메모리얼 박물관에서 전시하고 있다. 로

등장해 로봇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없

다음 해 <신동아> 5월호에서는 '50년 후의

봇 일렉트로와 함께 다니는 애완견 로봇 스

앤다는 이야기다. 두 작가의 작품은 이후 아

세계'라는 이름의 특집기사에서 로봇 알파

파코(Sparko)는 명령에 따라 걷거나 짖을

이작 아시모프(Issac Asimov)를 비롯한 많

를 소개했다.

수 있었다.

은 SF 작가들이 로봇소설을 쓰게 되는 계

이콘으로 자리 잡는다.

미국 피츠버그에 위치한 전기회사 웨

인류에게 위협을 주고 부정적인 존재

스팅하우스는 높이 약 2m, 무게 120kg의 로

로 여겨지던 로봇의 이미지도 점차 달라지

봇 일렉트로(Elektro, 1937)를 발명한다. 알

기 시작한다. 미국 SF소설의 황금기를 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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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기가 되었다.


일렉트로와 애완견 스파코가 함께 있는 모습

인류에게 위협을 주고 부정적인 존재로 여겨지던 로봇의 이미지도 점차 달라지기 시작한다. 신문을 보고 있는 로봇 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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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추린 소식

n-e-w----------------s 자율 주행차는 달리고 싶다

로봇산업클러스터 출범식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자율 주행차가 달렸다. ‘2015 창조경제박람회’와 연계해 미래 기술을 시

로봇산업클러스터 출범식 및 부대행사가

연하는 ‘미래성장동력 챌린지 퍼레이드’ 행사에서였다. 국내에서 자율주행차가 서울 도심을 주행한

2015년 12월 8일부터 9일까지 대구에 있는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1월 22일 오전 자율주행차가 영동대교 북단에서 코엑스까지 달리는 미션이

국로봇산업진흥원에서 개최되었다. 로봇산업클

었다. 퍼레이드에 참가한 총 8개 팀은 각각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차로 임무를 수행했다. 주어진 임무

러스터의 출범을 공식적으로 알리고, 한국로봇

는 속도제한 교통표지판 인식, 차선인식‧유지, 신호등 인식, 자동 차선변경 및 승객 탑승, 보행자 인

산업진흥원의 성과와 향후 로봇산업 발전을 논

식‧정지, 정지 차량 회피 등 6개의 고정 임무에 주행 중 지정된 5개의 임무를 더해 총 11개. 퍼레이

의하는 자리였다. 행사 기간 동안 한국로봇산업

드는 3분 간격으로 시행되어 총 30분이 걸렸으며, 참가팀은 모든 구간을 운전자 없이 소화했다. 자율

진흥원의 추진사업과 발전방향에 관해 이야기하

주행차 퍼레이드 후에는 드론 비행 시연이 이어졌다. 창조경제박람회 기간 내 코엑스 행사장 안에서

는 토크 콘서트 및 KIRIA와 함께하는 로봇 꿈나

는 일반인을 위한 자율 주행차 시승도 진행되었다.

무 한마당이 열렸다.

화성으로 가는 휴머노이드

미국 항공우주국(NASA, 나사)은 화성탐사 용 휴머노이드 로봇 ‘R5’ 개발을 하게 될 대학 두 곳을 선정했다. MIT와 노스이스턴대학교는 나사 로부터 앞으로 2년 동안 연 25만 달러의 자금과

아디다스, 로봇 공장 세운다

기술적인 지원을 받게 된다. 이들 대학은 R5 시

앞으로 아디다스의 공장에서는 ‘인간’인 생산 직원을 단 한 명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오는 2020

제품을 받아 연구에 들어갈 예정이다. R5는 인간

년까지 판매 규모 확대를 계획하고 있는 아디다스가 본사 소재지인 독일에 로봇이 신발을 생산하는

이 화성 탐사를 시작하기 전에 미리 투입돼 화성

공장을 건설한다. 제조 및 생산 공정에 로봇을 도입함으로서 소비자의 욕구를 빠르게 반영하고, 로봇

탐사 활동을 하며 우주 비행사 업무를 지원하거

과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여 제조 원가의 절감 효과를 노린 선택이라고. 한편 아디다스는 장기적으

나 수행하는 일을 맡게 된다.

로 3D 프린팅 기술로 고객이 원하는 맞춤 제품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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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스마트 공장을 위한 쿠카의 ‘LBR 이바’

독일 산업용 로봇 제조사 쿠카는 ‘2015 대구 국제로봇산업전’에서 지능형 산업용 로봇 ‘LBR 이바(iiwa)’를 선보였다. LBR 이바는 미래 스마트

암스테르담 국제공항, 모바일 로봇 운행

암스테르담 스키폴 국제공항이 모바일 로봇의 테스트 운행을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EU의 자금 지원으로 추진되는 것이다. 로봇의 이름은 ‘스펜서(SPENCER : Social situation-aware perception and action for cognitive robots)’. 공항의 지리를 잘 알지 못하는 이용객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 해 지난해 말부터 테스트 운행에 들어갔다. 스펜서는 이용객이 이동할 곳을 누르면 해당 장소까지

에 불가능했었던 자동화 공정에서의 기어 조립 등 제조 공정에서 요구되는 기능과 작업의 수행이 가 능하다. 안전 펜스 없이 섬세한 작업을 인간과 로 봇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안내해 준다. 대륙이 움직인다 ‘2015 세계로봇 컨퍼런스’

공장을 겨냥한 협업로봇 콘셉트로 개발됐다. 기존

드론이 산불 진화한다

새로운 로봇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세계 최고 전투기 제작사이자 첨단 기술 회사인 록히드마틴이 산불을 진화하는 드론을 선보였다.

중국에서 첫 국제 로봇대회인 ‘2015 세계로봇

화물수송용 헬리콥터인 ‘K-MAX’를 자율비행이 가능하도록 개조한 것이다. K-MAX는 고정익기와

컨퍼런스(2015 WRC)’가 개최되었다. 행사는 중

짝을 이뤄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소방드론의 등장으로 악천후에도 문제없이 화재를 진압할 수 있게

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성황리에 막

됐다. 또한 부족한 소방 인력으로도 산불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을 내렸다. 사흘 동안 열린 이번 컨퍼런스는 전 시회, 포럼, 로봇경진대회 등 다양한 행사로 구성 됐다. 로봇에 대한 중국인들의 높은 관심만큼이 나 많은 사람이 자리를 채웠다. 중국 매체들도 이 번 행사를 비중 있게 다루며 관심을 고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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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추린 소식

n-e-w----------------s 전남대, ‘자율주행자동차 콘테스트’ 우승

대구국제로봇산업전 개최

대구 지능형자동차부품시험장에서 열린 ‘2015 자율주행자동차 콘테스트’에서 전남대가 우승했

대구를 대표하는 로봇 전시회로 자리매김하

다. 대학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자율주행자동차 전문 인력을 양성

고 있는 대구국제로봇산업전이 지난 11월 25일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치러진 이 콘테스트는 도로 운전 시에 발생 가능한 상황을 설정한 뒤 얼마나 빠

부터 28일까지 나흘간 대구 EXCO에서 개최됐

르고 정확하게 미션을 수행하는지를 평가했다. 전남대 팀을 포함해 7개 팀, 100여 명이 참가했으며

다. 올해로 4회를 맞이한 이 행사에는 62개사,

2등은 계명대, 3등은 건국대가 차지했다.

191개 부스가 참가하였으며, 대구국제자동화기 기전 및 국제부품소재산업전이 동시에 진행되었 다. 이와 함께 로봇 관련 국내외 석학들이 참여 하는 ‘국제로봇전문가 컨퍼런스’, 로봇 관련 기 업과 기관의 네트워크를 위한 ‘로봇포럼 및 로봇 인의 밤’ 행사가 열려 시선을 끌었다.

마산로봇랜드 착공식 가져

우여곡절 끝에 마산로봇랜드 건설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경남 마산로봇랜드 조성공사 착공 식(안전기원제)’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사에 들 어간 것이다. 경남 마산로봇랜드 조성사업에는 총 7천억 원이 투입되어 R&D 센터, 로봇 테마파크

드론을 조종하는 건 처음이에요

등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공공부문 및 테마파크

나이와 드론의 가격이 드론을 조종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할 수 있는 흥미로운 실험

는 2018년 상반기, 민간부문은 2019년 하반기

이 이루어졌다. 미국 워싱턴주립대학 산하 ‘지능형로봇 학습연구소’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드론 조종

에 준공할 계획이다. 마산로봇랜드 사업이 대규

방법을 간단하게 알려주고 반응을 살피는 연구를 진행했다. 다양한 연령대 실험자 90명을 대상으로

모 로봇 수요 공간 창출과 더불어 로봇산업 발전

실험한 결과 드론의 가격은 임무 완성 시간에 영향을 주지 못했고 30대 이상 실험자들은 30대 미만

을 가능케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험자보다 평균 10초 이상 더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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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소닉의 댐 관리 로봇

파나소닉은 혼탁한 댐 내부에서도 댐 상태 를 영상으로 생생하게 기록하고 점검할 수 있는 ‘댐 유지 관리 로봇 시스템’을 개발해 7월부터 판 매에 들어간다. 일본에서는 잠수사의 부족으로

학교 출석해주는 로봇

온라인으로 수강하는 학생들이 로봇을 이용해 수업에 참여하는 실험이 시도됐다. 미시간 주립대

점점 댐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로봇을

학 교육심리 및 교육공학 박사과정 중에 시행된 것으로 액정화면이 움직이는 탁상형 로봇 큐비(Kubi)

투입함으로 인력난을 해소하고 더 정밀한 점검

를 활용해 수업에 참가했다. 고개를 돌려 로봇의 시야를 조작할 수 있다. 박사 과정을 이끄는 크리스

이 가능해진다. 일본의 많은 댐이 노후화 문제

틴 그린하우 교수는 이러한 실험을 통해 교육과 학습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

를 안고 있어 댐의 안전성을 재고하는 데 큰 도

인으로 수업에 참가한 학생들의 반응도 좋았다고 전했다.

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운대백병원, 로봇수술 500례 달성

로보링크, 교육용 드론 발표

해운대 백병원 로봇수술센터는 2010년 6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로봇, 드론 관련 국제 순회 컨퍼런스 로보유니버스(Robo Universe)

월 비뇨기과에서 로봇 전립선 절제술을 처음 시

에서 로보링크의 신제품인 교육용 드론 코드론(CoDrone)의 발표가 있었다. 홍한솔 미주대표가 발

작한 이래 2015년 12월 1일 현재 기준, 505건

표한 신제품은 "로봇을 배우고 드론도 즐기고 코딩도 배운다"는 개념의 교육용 드론으로 이날 현지

의 로봇 수술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연간 100여

엔지니어 및 교육 관계자들로부터 많은 관심과 흥미를 끌어냈다.

건 이상의 로봇 수술을 시행한 결과이다. 과별 로 분석을 해보면 외과가 총 247건으로 48.9%, 비뇨기과가 235건으로 46.5%를 차지했다. 해 운대 백병원은 수술사례 505건의 대부분이 암 수술로서 로봇 수술의 장점을 활용했다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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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츠메이크

오뚜기로봇 만들기(상) 글_신경만 tlsrudak@naver.com 사진_김보수 kbosoo@daum.net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로봇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아두이노와 같은 소형 컴퓨터와 센서, 모터 등 각종 부품들이 저렴해졌습니다. 자신만의 외관을 설계하고 뽑을 수 있는 3D프린터가 보급되고, 수많은 기능을 골라서 사용할 수 있는 오픈소스 생태계도 크게 성장했습니다. 물론 아직 많은 로봇은 고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연구소나 기업에서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도 자신만의 로봇을 만들어내는 숨은 고수들이 있습니다. 월간로봇은 2016년 부터 고수들이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만들었던 노하우를 따라가면서 각종 로봇을 만들어보는 코너를 신설합니다. 출발을 함께 해주실 분은 광주광역시 장덕초등학교의 신경만 선생님입니다. 요리하는 쉐프의 컨셉으로 오뚜기로봇을 만들어보겠습니다. 재료 구매와 다듬기, 그리고 요리까지의 과정을 친절하게 알려드립니다. 내용이 많아서 2회로 나누어 진행합니다. 1월호에서는 우선 제작에 필요한 재료를 장보고 회로부를 완성한 후에 프로그램까지 업로드합니다. 그리고 2월호에 외형을 제작하고 오뚜기 로봇을 완성할 계획입니다. 처음에는 쉽지 않겠지만, 하나하나 따라해보면 언젠가는 여러분들도 자신만의 로봇을 만들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기대하세요. Let’s M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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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츠메이크

오늘의 요리 ‘오뚜기로봇’ 난이도 ★★★★☆ 대륙의 실수를 실력으로 바꾸고 있는 샤오미에서 나인봇 미니를 50만원대 중반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출시했다. 나인봇 미니는 세그웨이에서 비롯한 차세대 개인용 이동수단의 한 종류다. 이런 종류의 제품은 누구나 쉽게 타고 다닐 수 있도록 스스로 균형을 잡는 기능(Self-Ballancing)이 필수다. 렛츠 메이크의 첫 번째 작품으로 나인봇처럼 스스로 균형을 잡는 ‘오뚜기 로봇’을 2회에 걸쳐 만들어보겠다. Self-Ballancing은 동역학적 설계와 함께 수학 적 요소가 많은 제어기 설계 등을 필요로 하는 어려운 분야다. 하지만 필자 와 같이 전문 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오픈소스를 활용하면 도전할 수 있다.

장보기 Self-Ballancing 로봇은 정밀한 제어가 중요하다. 따라서 최대한 아래 제 시한 하드웨어와 비슷한 사양으로 구매하기를 권장한다. 회로부 장보기와 기구부 장보기로 나눌 수 있다.

2. 기구부 장보기

1. 회로부 장보기 연번

품명

규격

수량

1

MCU

Arduino uno

1개

2

Motor Shield

Arduino Motor Shield (L298)

1개

3

MPU6050

쪽보드( Breakout Board )

1개

4

전원홀더

9V 전원홀더 BH-9V(FC-1)

1개

5

범용기판

88×58(2.54mm)

1개

6

전원

9V 사각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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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번

품명

규격

수량

1

DC모터

서보케이스 DC모터

2개

2

모터 휠

결속부분은 위의 DC 모터와 동 일, 지름 55mm 이상 (고장난 장 난감에서 구하면 좋습니다.)

2개

3

PCB 서포트 금속

M-1.5mm M-2mm M-3.5mm

2개, 3개, 3개

4

PCB 볼트와 너트

M3 × 10mm

n개

5

연결 프레임

2×6 ‘ㄱ’자 프레임 (또는 2×2 ‘ㄱ’자프레임)

2개


Arduino Uno

주요 요리 재료 살펴보기

Arduino Motor Shield

Arduino Uno / 스페인어로 ‘첫째’라는 뜻인 ‘Uno’라는 의미에 걸맞게

아두이노 가운데 가장 활용도가 높은 보드이다. 오픈 소스를 지향하는 아 두이노는 디자인과 교육시장에도 깊숙이 들어와 있다.

Arduino Motor Shield / 아두이노 모터 쉴드는 L298기반으로 기본적

으로 2개의 모터를 제어할 수 있도록 제작된 아두이노용 쉴드이다.

MPU6050 / MPU6050은 위치제어 센서다. 가속도 3축, 각속도 3축 그

MPU6050

리고 온도센서가 내장 되어 있다. 통신은 I2C를 지원하며 3.3V로 동작한 다. 가성비가 뛰어나 인터넷에 관련 자료가 풍부한 편이다. 멀티로터의 오 픈프로젝트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지원되는 위치제어 센서로 사랑받는 부 품 중 하나이다.

DC MOTOR / 교육용 로봇모듈의 모터를 사용하였다. 모터 선택시 다음

을 주의하여 구입한다. 첫째, 300RPM의 DC모터를 선택한다. 둘째, 서보 모터용 케이스로 되어 있는 모터를 선택한다. DC모터의 형태와 종류 그리 고 제어방법 등도 매우 다양하다. 서보모터용 케이스의 모터를 선택하는 이

DC MOTOR

유는 서포터를 이용해서 간단한 구조로 기구부를 완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퀴 / 휠은 최소 지름이 60mm이상 크면 보다 중심을 잘 잡는다. 교육용

로봇모듈에 들어 있는 휠은 모두 지름이 작다. 그래서 글루건을 이용하여 주변의 장난감이나 기타 물건을 활용하여 변형을 해 주어야 한다. 제작방 법은 ‘요리하기’에서 자세히 설명하겠다. 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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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츠메이크

전체 회로도

요리하기 이번 시간에는 오뚜기로봇을 작동시키는 핵심 요소인 센서쉴드와 소프트

센서쉴드 요리 2 / 핀헤더를 Arduino 핀헤더 소켓과 일치하게 배치하기

웨어를 먼저 요리해보겠다. 다음 시간에 실제 움직이는 구동부를 조립하 고 로봇을 완성할 계획이다.

센서쉴드 요리하기

센서쉴드는 아두이노와 모터 쉴드, 그리고 위치제어 센서를 하나로 합쳐 놓은 모듈을 의미한다. 오뚜기로봇의 모든 움직임을 제어하는 핵심모듈

핀헤더(16mm - 2.54mm)를 6핀 1개, 8핀 2개, 10핀 1개를 절단하여

이라 할 수 있다.

준비한다.

센서쉴드 요리 1 / 부품 살펴보기

Arduino 핀배치와 동일하게 납땜하여 핀헤더의 배치를 완료한다. 26열

연번

품명

규격

수량

1

MPU6050

쪽보드( Breakout Board )

1개

2

범용기판

88×58(2.54mm)

1개

3

핀헤더

PH01-40SS-G-16mm(2.54mm)

1개

4

핀헤더소켓

Single 1x24 Straight (2.54mm)

1개

5

납땜공구

인두기, 납, 태프론와이어, 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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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7열

10핀

8핀

8핀

6핀

사진에서 홀의 위치를 확인하여 다시 한 번 납땜을 확인한다.


센서쉴드 요리 3 / MPU6050센서의 노이즈를 줄이기 위한 댐퍼 만들기

MPU6050 Breakout Board를 핀헤더 소켓을 통해 범용기판에 납땜한다.

센서쉴드 요리 4 / MPU6050센서 배치 후 납땜하기

MPU6050 Breakout Board를 직접 범용기판에 납땜하지 않고 핀헤더 소 켓을 이용하는 이유는 센서의 불량이나 오작동시 센서를 교체할 수 있도 록 하기 위해서다.

MPU6050센서 보드의 위치가 중앙에 올 수 있도록 배치해 준다. 오뚜기 로봇이 중심을 잡기 위해서는 축 설정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후 전선을 이용해서 MPU6050 센서 보드의 VCC, GND, SCL, SDA를 순서대로 제 위치에 납땜한다. 완성된 형태는 다음과 같다. 전체적인 모습을 우선 참고 핀헤더 소켓을 MPU6050 Breakout Board에 삽입 후 남는 부분은 제거한

하고 순서대로 납땜을 진행해보자.

다. 그리고 칼을 이용해 거친 절단면을 다듬는다.

전선 연결이 완성된 상태를 위와 아래에서 본 모습 양면테이프를 이용하여 MPU6050 Breakout Board 바닥면에 접착한다.

먼저 전체회로도의 연결 위치를 참고해 적색 전선으로 VCC전원을 연결 한다.

구동 중 모터에서 발생되는 진동은 그대로 MPU6050의 노이즈 생성의 원 인이 된다. 따라서 전달되는 진동을 최대한 줄이기 위하여 택배 포장에 활 용되는 스티로폼 등 주변의 물건을 활용하여 댐퍼와 같은 역할을 위해 위

다음은 검은색 전선을 이용해 GND를 연결한다. MPU6050 배치상 가까

의 사진과 같이 제작한다.

운곳에 있는 pin13옆의 GND와 연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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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츠메이크

다음은 I2C통신을 위한 SCL와 SDA 차례로 납땜하여 완성한다. SCL은 노 란색 전선이고, SDA는 흰색전선이다.

센서쉴드 요리 5 / 홀 만들기

시식하기 시식 1 / 프로그램 다운받기

양쪽의 7×2지점에 M3볼트가 통과할 수 있도록 넉넉하게 핸드드릴을 이

다음 설명을 따라 원본 코드를 다운 받아 Arduino IDE를 실행하고, 보드 및

용하여 홀을 만들어 준다.

포트를 확인 후 업로드를 하면 바로 동작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후 스케치를 분석하여 자신에게 맞게 수정하면 될 것이다.

센서쉴드 요리 6 / Arduino 보드 적층하기

아두이노에 소프트웨어를 전송하기 위해서는 Arduino IDE가 필요하다. 아 직 설치가 되어 있지 않다면 다음 링크에서 다운받아 설치한다. ( 다운로드 주소 : https://www.arduino.cc/en/Main/Software ) 다음 링크에서 센서부를 구동할 아두이노 스케치를 다운로드 한다. ( 다운로드 주소 : http://blog.naver.com/tlsrudak/220574829899 )

마지막으로 [Arduino Uno] - [Arduino Motor Shield] - [Sensor Shield]

시식 2 / 파일 불러오기

순으로 적층해 본다. 적층할 때에는 핀의 위치에 주의하며 적층을 하도

다운을 받으면 아래와 같은 파일들을 볼 수 있다. 아두이노는 폴더명과 실

록 한다.

행파일 명이 동일해야 한다. 따라서 아래의 3개의 파일은 OttugiIronMan 이라는 폴더 아래에 위치해야 된다.

센서쉴드 요리 7 / 완성

OttugiIronMan.ino : 이 스케치에서 모든 제어를 하게 된다. MPU6050의 센서 값을 수신 하고 이를 통해 자세값을 얻은 후 모터를 제어하는 스케치가 작성되어있다. i2c.ino : 아두이노 스케치 i2c기본 라이브러리이다. mpu6050과 통신을 하기 위해 사용한 다. ( 수정없이 사용한다. ) kalman.h : 칼만필터가 정의 되어 있는 파일이다. MPU6050을 i2c통신을 통해 가속도와 각속도의 값을 읽어 칼만필터를 통해 예측된 값을 활용하여 자세를 제어하게 된다. ( 수정없

이렇게 해서 나만의 Arduino용 센서쉴드 보드가 완성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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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이 사용한다. )


시식 3 / 보드 및 포트 설정 및 업로드

먼저 PC와 Arduino를 USB케이블로 연결한다.

오늘의 쉐프 소개 맹글러 신경만입니다. 맹글러는 ‘만들다’를 의 미하는 광주 지역 방언 ‘맹글다’와 ‘~하는 사람 을 의미하는 영어 접미사 ’~러‘를 조합해서 만 든 신조어입니다. 현재 광주광역시 장덕초등학 교 6학년 6반 담임을 맡고 있는 평범한 초등학 교 교사입니다. 어릴 적 꿈을 이루기 위해 로봇

위와 같이 보드와 포트 설정을 완료한 후

버튼을 선택하여 업로드 한

다. 에러가 없이 ‘저장 완료‘ 메시지가 표시되면 이상없이 업로드 된 것이다.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한때는 만들기를 너무 좋아해서 길을 잘 못 선 택 했나? 하고 의심도 하였지만 현재는 초등학 교 교사를 하면서 ‘만들기’를 취미로 선택하기를

시식 4 / 테스트 하기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할 수 있는 학생, 만

프로그램 업로드가 이상 없이 되었으며 또한 센서쉴드의 MPU6050의 연

들 수 있는 조금의 여유 시간, 교사라는 이유로

결이 잘 되어 작동이 잘 되고 있다면 적층된 보드를 들고 앞,뒤로 보드의

장난감을 다뤄도 된다는 합리화 등이 생기더군

기울기를 바꿔보자. 그러면 아래의 Arduino Motor Shield에 위치한 LED 가 모터의 방향에 따라 점멸이 달라짐을 확인할 수 있다. 적층된 보드의 기 울기에 따라 LED점멸이 이상 없이 동작을 한다면 회로부는 완성된 것이

요. 이러한 것들이 ‘만들기’ 취미생활을 오래할 수 있는 이유가 되어준 것 같습니다. 학교 현장에 있다 보니 다양한 아이디어를 적 용하기에도 좋습니다. 핸드벨 로봇을 만들어 학

다. 지금까지 제작에 이상이 없었으면 다음 시간에는 기구부를 조립하고

생들과 협연을 하면서 음악교육을 하고, 전도성

실제 작동하는 오뚜기로봇을 완성해보겠다.

펜을 사용해 그리는 회로 모듈을 제작하여 수업 에 적용도 하고, 전광판을 이용해서 교실게시판 에 학생 작품을 소개하며 학급 운영활동에 활용 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현장에 적용할 수 있 는 기회도 만들었습니다. 10여년 정도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등을 조금 씩 익혀가며 만들기 활동을 했습니다. 현재 관심 분야는 오픈소스를 활용한 교육입니다. 각 분야 의 전문가들께서 일반인 또는 다른 분야에 종사 하시는 분들을 위해 자료를 쉽게 제작하고 배포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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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두이노야 놀자 서보모터(Servo-Motor) ①

로봇에 팔다리를 달자! 글_서 울(경기도 중등 물리교과 연구회)

우리는 지금까지 기본적인 센서를 사용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해서 LED를 통해서 빛으로, 피에조를 통해서는 소리로 출력을 했어요. 하지만 LED나 피에조만으로는 로봇이라고 부르기에 많이 부족하죠. 일반적인 로봇을 생각해보면 보통 움직이는 팔다리나 바퀴를 가지고 있잖아요. 이런 팔다리나 바퀴는 모터로 움직일 수 있어요. 이번 호에서는 가변저항으로 간단히 서보모터를 제어해보도록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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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아두이노 우노(UNO) •서보모터 •10kΩ 가변저항 •100μF 커패시터

(표1. 서보모터는 일단 가장 저렴한 것으로 구매하도록 하자.)

모터=전기 에너지→운동 에너지

먼저 준비물은 표 1과 같아요. 서보모터를 구매해야 하는데, 일단은 가장 저렴한 것으로 구매하도록 해요. 다음부터는 서보모터를 구매할 때 용도에 맞게 구매하면 되는데, 일반적으로 회전 속도나 모터가 낼 수 있는 최대 출력(토크) 등을 고려해야 해요.

여러분들 주변에서 모터를 사용하는 장치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선 풍기, 세탁기, 로봇청소기가 떠오르네요. 또 전자레인지, 냉장고, 에어컨에 도 모터가 사용되고 있어요. 좁은 의미로 모터는 전기 에너지를 운동 에너지로 전환시켜 주는 장치 들을 말해요. 넓은 의미로는 자동차나 오토바이에 들어가는 휘발유, 경유 로 작동하는 엔진을 모터로 포함하기도 해요. 이번 호에서 우리는 전기 에너지를 운동 에너지로 전환해주는 전기 모 터들만 살펴볼 거예요. 전기를 사용하는 모터들은 DC모터, 서보모터, 스테 핑모터, BLDC(브러쉬리스DC)모터 등 무척 종류가 다양해요.

정확한 제어가 어려운 DC모터

직류 전원을 사용하면 모두 DC모터에 해당하지만, 아주 좁은 의미로 는 미니 자동차 장난감을 만들 때 사용했던 모터를 떠올리면 돼요. 이 DC 모터는 전기가 흐르면 돌아가고, 전기가 흐르지 않으면 멈추는 간단한 모 터에요. 모터에 연결되는 전선이 두 가닥이니까 (+), (-)가 연결되겠죠? DC모터는 제어 방식이 간단하고, 가격이 저렴하지만 정확한 제어가 어려워요. 가령, 모터 축을 3도만 회전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DC모터에 전기가 흐르게 하고,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멈추게 해야겠네요. 또 모터가 회전하던 관성이 남아있어서 전원을 제거하더라도 잠시 동안 모 터가 돌아가는 특성도 있어요. 전원으로 사용하던 건전지 전압이 떨어질수 미니카에 사용되는 DC모터

록 즉, 오래 사용할수록 모터의 출력이 떨어지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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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두이노야 놀자 모터에 각도센서가 달려있는 서보모터

아두이노 5V GND 디지털 9번핀

-

서보모터 VCC GND Data

그림 1. 전선 색이 다를 수 있으니 꼭 데이터시트를 확인하자

로봇에 널리 사용되는 서보모터

우리가 알고 있는 로봇은 항상 정확하고 일정하게 작동해야 하는데,

1

#include <Servo.h>

2

DC모터는 사용하기가 어렵겠네요. 그래서 우리는 서보모터를 먼저 사용 해볼 거예요.

3

Servo myservo;

서보모터는 모터에 각도센서가 달려있다고 생각하면 돼요. 우리가 원

4

하는 각도만큼 회전시킬 수 있어요. 센서가 있기 때문에 서보모터는 전원

5

int potpin = A0;

선 (+), (-)선과 함께 데이터선이 하나 더 있어요. 이런 서보모터는 로봇

6

int val;

관절에도 사용되고, 지시기를 만들 때도 사용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일반적 인 서보모터는 모터 축이 0도에서 180도까지만 회전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어요.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서보모터는 각도를 정확히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로봇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어요.

7 8 9 10

회로 구성

회로는 그림 1처럼 간단히 만들면 돼요. 앞서 설명했던 것과 같이 서보모터는 3개의 전선이 있어요. 전원선은

void setup() { myservo.attach(9); }

11 12

void loop() {

13

val = analogRead(potpin);

14

val = map(val, 0, 1023, 0, 180);

터(Signal)선은 노란색이나 오렌지색으로 아두이노 디지털 9번 핀과 연결

15

myservo.write(val);

하면 돼요. 하지만 서보모터에 따라 전선 색은 조금씩 다를 수 있기 때문에

16

delay(15);

꼭 데이터시트를 확인하세요.

17

보통 빨간색으로 아두이노의 5V핀과 연결해요. 서보모터의 GND선은 검 은색 또는 갈색으로 아두이노의 GND핀과 연결하세요. 마지막으로 데이

전기를 저장하는 소자, 커패시터

}

표 2. 아날로그핀을 이용해 가변저항의 값을 센싱했던 코드를 기억해보자

커패시터(Capacitor/Condenser)는 축전기라고도 하며, 전기(전하)

요? 발전기와 모터는 기본적으로 구조가 거의 똑같아요. 운동에너지를 전

를 모아 잠시 저장할 수 있는 소자예요. 회로의 잡음을 필터링하거나, 회

기에너지로 전환시키면 발전기, 반대는 모터가 되는 거예요. 실제로 대부

로를 보호할 목적으로 종종 사용해요. 이번 회로에서는 회로 보호를 목적

분의 모터는 회전축을 사람이 돌리게 되면 회로에 전기가 발생해요. 우리

으로 사용했어요.

회로에서는 모터가 회전하다가 멈출 때 관성에 의해 조금 더 돌아가게 되

중고등학교 과학 시간에 발전기와 모터(전동기)를 배운 기억이 있나

82

ROBOT Magazine

는데, 이때 모터가 발전기처럼 작동해서 전기를 만들어내게 되고, 이 전기


가 회로를 타고 거꾸로 흘러들어올 수 있어요. 아두이노와 모터 사이에 커패시터를 두면 모터가 만든 전기를 커패시 터가 흡수해주는 역할을 하게 돼요. 일종의 충격 완화 스펀지라고 생각해 도 좋아요. 이런 회로 보호 목적으로 커패시터가 사용된 거예요. 이번에 사용한 커패시터는 전해 커패시터로 (+), (-) 극이 구분되니까 꼭 잘 보고 회로에 연결하세요.

11

myservo3.attach(11);

12

...

표 4. 서보모터를 2개 붙일 때

5행에서는 가변저항을 연결할 아날로그핀(A0)을 ‘potpin’이라고 선 언했어요. 그리고 6행에서는 가변저항의 값을 저장할 ‘val’란 변수를 선언 했어요. 이제 setup() 안을 살펴봐요. setup()은 프로그램 처음에 한번 실 행된다는 점 기억나나요?

스케치코드 작성

9행을 살펴보면 처음 보는 함수가 나오네요. ‘myservo.attach(9)’에

이제 회로를 만들었으니, 스케치코드를 작성해봐요.(표 2) 스케치코 드 중 아날로그핀을 이용해 가변저항의 값을 센싱했던 코드가 기억이 나 나요? 아날로그핀을 읽어야 하니까 analogRead()가 사용되는 것을 떠올 렸으면 좋겠어요.

는 뜻이에요. 9행은 서보모터를 9번 핀에 연결한다는 코드가 돼요. 그럼 서보모터를 2개 붙이는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서보모터 객체를 ‘myservo1’, ‘myservo2’, ‘myservo3’이라고 만들

1행에서는 ‘Servo.h’란 헤더파일을 ‘include’ 했어요. digitalRead() 나 delay()와 같은 명령(함수)은 아두이노 스케치에 내장된 함수에요. 하 지만 서보모터를 쓰기 위한 명령어는 내장되어 있지 않아서 명령어 세트 인 헤더 파일을 불러오는 거예요.

었기 때문에 뒤에 ‘attach()’를 붙이고 핀을 지정해주면 되는 거예요.(표 4) 이해가 되나요? 이제 loop() 안을 살펴봐요. 13행에서는 가변저항의 값을 ‘analogRead()’함수로 읽어서 ‘val’ 변

3행에서는 ‘myservo’라는 Servo 객체를 만들어요. 말이 어렵죠? 우 리가 사용하는 서보모터를 아두이노 프로그램에서 ‘myservo’라고 이름을 붙여준다고 생각하면 돼요. 이름은 ‘myservo’이고 형태는 ‘Servo’라는 거 죠. 변수를 사용할 때 변수명과 변수형이 있었던 걸 기억하나요? 5행과 비 교해보면 되겠네요. 5행에서 정수(int)를 저장할 수 있는 ‘potpin’이라는 변수를 선언했네요. 형태는 ‘int’이고, 이름은 ‘potpin’이에요. 형태 Servo int

서 ‘myservo’는 3행에서 만든 서보모터 객체에요. ‘attach’는 ‘붙인다’라

-

이름 myservo potpin

사실 이 설명이 정확한 설명은 아니에요. 객체와 관련된 내용은 객체 지향언어 C++, JAVA 등에서 사용하는 개념으로 프로그래밍에 대해 자 세히 배울 때 깊이 있게 공부해보도록 하세요. 여기서는 간단히 비유해서 설명한 거예요. 만약에 서보모터를 1개가 아니라 2개 이상 사용하려면 어떡해야 할까 요? 표 3처럼 형태는 ‘Servo’이지만 이름을 ‘myservo1’, ‘myservo2’와 같이 계속 객체를 만들어주면 되겠네요.

수에 저장해요. map(값, 변환전 최소값, 변환전 최대값, 변환후 최소값, 변환후 최대값 )

14행에서는 map()함수 를 사용했어요. map()함수

가 기억나나요? analogRead() 함수는 0~1023 사이의 데이터를 범위를 가져요. 서보모터는 0도에서 180도까지 회전할 수 있다고 했죠? 그래서 map()함수로 0~1023 사이의 입력값을 0~180으로 변환시켜주는 거예 요. 가령 가변저항을 절반만 돌리면 512가 되겠죠? 센싱한 데이터를 서보 모터의 각도로 변환하면 90도가 되는 거예요. 15행에서는 ‘write()’를 통해 ‘val’에 저장된 값만큼 모터를 회전시키 게 돼요. 계속 객체 이야기가 나오는데, 서보모터 ‘myservo’는 원하는 각 도로 회전하게 하는 함수가 ‘write()’란 거예요. 그래서 ‘myservo.write()’ 로 서보모터를 제어할 수 있었어요. 그럼 서보모터가 여러 개일 때는 어떻 게 할지 감이 오나요?

Step By Step

이번 호 숙제는 뭘까요? 감이 빠른 독자분들은 이미 눈치챘을 거예요. 이번 호의 숙제는 서보모터를 2~3개 연결해보는 거예요. 사람의 손가락

1

Servo myservo1;

을 만들려면 모터가 5개가 필요하겠죠? 아두이노 스케치에서 ‘Servo’ 객

2

Servo myservo2;

체를 5개를 만들고, ‘attach()’와 ‘write()’함수로 제어하면 여러분들도 충

3

Servo myservo3;

분히 할 수 있을 거예요.

4

...

표 3. 서보모터 2개 이상을 사용할 때

이번 호와 관련된 스케치 코드, 회로도, 작동 영상, 부 품 구입처 등은 제 블로그(http://wool.pe.kr) ‘월간로봇

9

myservo1.attach(9);

아두이노야 놀자’ 코너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또는 옆에

10

myservo2.attach(10);

QR코드를 스캔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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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부품 정보

위시 리스트(Wish List)

with eleparts

정리_신병철 기자(byongchol@roboticus.kr)

나만의 드론을 만들어보자

E-Drone 이제는 남녀노소 모두의 취미거리가 된 드론. 직접 드론을 개조하거나 자기만의 개성 넘치는 드론을 만들고 싶은 메이커들에게 완성된 드론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큰 맘 먹고 직접 부품 을 구매해서 제작한다고 해도 부품의 호환성 여부 등 이것저것 따지다 보면, 드론을 직접 만드 는 일은 포기해야 할 정도. 이런 사용자들을 위해 인터보드에서 직접 드론을 만들 수 있는 키 트, E-Drone을 출시했다. 풍부한 구성품과 단순한 구조로 초보자도 쉽게 제작할 수 있으며, 개조 역시 편하다. 안드로이드용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해 조종기 없이 스마트폰 하 나로 쉽고 간편하게 조종할 수 있다. 구매 : http://www.eleparts.co.kr/EPXFGX6V

동전만한 프로그래밍 로봇

오조봇(Ozobot) 외관과 동작을 보면 단순히 선만 따라가는 조그마한 로봇처 럼 보이지만, 오조봇만의 색다른 매력이 있다. 오조봇은 선 이 있는지 없는지, 그 선이 어떤 색깔인지, 색깔의 순서는 어 떻게 되는지를 판단하고 그 색깔의 순서에 해당하는 동작을 한다. 무조건 선이 있어야만 동작하는 로봇도 아니다. 스크 래치 프로그램과 같은 방식으로 블록형 프로그래밍이 가능 한 구글의 블락클리(Blockly)를 사용해서 원하는 동작을 직 접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 또한, PC와 직접 연결할 필요 없 이 화면에 오조봇을 갖다놓기만 해도 자신이 제작한 프로그 램이 들어가게 된다. 구매 : http://www.eleparts.co.kr/EPXFLL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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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아두이노, 라즈베리파이로 만드는 탱크

ROB0112 아두이노, 라즈베리파이는 많은 개발자와 DIY 마니아들에게 사랑받는 개발보드다. 그러나 라인트레이서나 장애물감지 자 동차같이 모바일 로봇 플랫폼은 전용 프레임이 없기 때문에 직접 제작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비된다. ROBO112는 좀 더 빠르고 쉽게 로봇 프레임을 제작하기 위해 만든 로봇 키 트이다. 탱크처럼 생긴 외형은 언뜻 보기에 복잡해 보이지만, 몸체 구성이 단순하며 부품, 파츠를 설치할 수 있는 홀이 다양 하게 뚫려 있어 쉽게 조립 및 개조가 가능하다. 구매 : https://www.eleparts.co.kr/EPXF79ND

다양한 방식으로 그림을 그리는 로봇

다양한 센서가 내장된 블루투스 비콘

mDrawBot Kit

MIDASCON+

로봇이 그림을 그린다면 어떤 느낌일까? 프린터나 인쇄기처럼 단순한 ‘기계’의 느낌이 아니라 사람

정찰ㆍ탐사로봇을 만들 때 가장 큰 난관 중 하나는 사각지대

손처럼 바닥이나 벽에 그림을 그린다면? mDrawBot은 이런 궁금증을 가진 메이커들에게 해답을 준

이다. 센서가 미처 감지하지 못하거나 감지 못하는 범위, 상

다. mDrawBot은 견고하고 튼튼한 철제 프레임과 모터, 아두이노 기반의 개발보드와 관련 부품으

태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주변환경을 보고

로 구성되어 있다. 그만큼 만들 수 있는 로봇도 다양하다. 사람 팔로 그리듯이 움직이는 mScara, 거

정보화 시켜서 미리 이동경로의 환경을 감지하고 데이터화시

미처럼 벽에 붙어서 그림을 그리는 mSpider, 탁구공이나 계란에 그리는 mEggbot, 자동차처럼 움

키는 MIDASCON+만큼 효율적인 제품은 없을 것이다. 산업

직이며 바닥을 그리는 mCar 이렇게 4가지를 만들 수 있다. 동시에 4가지 모두를 만들 수는 없지만

안전관리 시스템용으로 개발된 블루투스 비콘 MIDASCON+

해체하고 원하는 로봇으로 언제든 다시 만들 수 있으며, 그림으로 구성된 매뉴얼을 통해 쉽고 편하

는 온도, 습도, 가속도 3가지 센서가 내장되어 있어 블루투스

게 따라 만들고 개조할 수 있다.

통신 및 프로토콜이 가능한 로봇이다. BLE방식으로 코인배

구매 : https://www.eleparts.co.kr/EPXFAR6K

터리 하나로 최대 2년까지 사용 가능하며, 작고 가볍게 만들 어져 설치, 유지보수도 용이하다. 보다 넣은 범위의 데이터 수집을 원한다면 MIDASCON+을 추천한다. 구입 : http://eleparts.co.kr/EPXFN3BG

이 코너는 전자부품 전문 쇼핑몰 엘레파츠와 함께 합니다. 자세한 제품정보 문의는 홈페이지 http://www.eleparts.co.kr, 대표전화 1600-8749를 통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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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린더

1월 주요 로봇 행사

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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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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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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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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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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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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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전자제품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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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한국로봇종합학술대회

2015-2016 코리 아로봇챔피언십

MEMS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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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제11회 한국로봇종합학술대회

기타 1월의 주요 로봇행사

(KRoC 2016 : The 11th Korea Robotics Society Annual Conference)

국제전자제품박람회

일 시 : 1월 24일 ~ 27일

(CES 2016 : Consumer Electronics Show 2016)

장 소 : 강원도 평창 휘닉스파크

1월 6일 ~ 9일 / 미국 라스베가스

장 소 : Enjoy Your Healthy Life with Robots! 내 용 : 로봇전문 종합학술대회로 국내 로봇 공학의 연구와 기

MEMS 2016

술 개발뿐 아니라 의료, 재활, 디자인, 교육, 문화, 공연, 인지,

(The 29th IEE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Micro

심리 등 로봇 관련 학술적 저변을 넓히고, 산업기술 발전을 위

Electro Mechanical Systems)

해 산학연 학술정보를 공유하고 상호 소통을 하는 기회의 장.

1월 24일 ~ 28일 / 중국 상하이

2015-2016 코리아로봇챔피언십 (KRC : Korea Robot Championship) 일 시 : 1월 30일 장 소 : 일산 킨텍스 내 용 : 국내 최대의 로봇 대회 중 하나로서 세계 로봇 대회인 Jr.FLL, FLL, FTC의 한국 대회가 진행된다. 청소년들이 과학 및 공학에 관심을 갖고 호기심과 열정으로 과학의 꿈을 펼치는 로 봇 축제로 코리아로봇챔피언십을 통해 세계대회에 출전하여 세 계 80여 개국의 청소년과 교류하며 글로벌 리더십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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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헤미안 랩소디

위대한 로봇 랩소디가 울려 퍼지길 글_정진영 편집장 chief.editor@roboticus.kr

“여러분께 드리는 크리스마스 선물입니다~”

지난달 25일 크리스마스 저녁,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인 페이스북의 ‘로봇공학을 위한 열린모임(이하 로열모)’ 그룹에 올라온 글이다. 곧 중3 학생이 되는 오나영 양은 방학 중에 중고등학생이 주축으로 로봇을 이야기하는 ‘로봇 틴틴’ 행사를 열겠다며 많은 응원과 참여를 바란다고 적었다. 또래 학생들은 속속 참여의사를 밝혔고 형, 누나, 언 니, 오빠들은 아낌없는 박수와 후원을 보냈다. 많이 봤던 장면이다. 누군가 성냥 하나를 켜면 주변에서 순식간에 땔감을 모아온다. 작은 불씨는 곧 활활 타오 르며 많은 사람을 따뜻하게 한다. 소셜을 대표하는 로봇 커뮤니티 로열모가 지난해 2월 탄생할 때 그랬고, 그들이 첫 오프라인 모임을 가질 때에도 분위기는 같았다. 불씨는 ‘로열모x대학생연합’과 ‘로열모x걸스로봇’을 거쳐 ‘로열 모x로봇틴틴’으로 차례차례 옮겨 붙었다.

‘로보헤미안 랩소디(Robohemian Rhapsody)’. 월간로봇 창간 때부터 이어온 고정 코너의 제목이다. 랩소디 의 사전적 의미는 ‘관능적이면서 내용이나 형식이 비교적 자유로운 환상적인 기악곡’ 이다. 여러 내용과 형식이 자 유롭게 어우러지면서 완성되는 서사시다. 코너 제목에 직접 영향을 준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는 록과 오페라, 헤비 메탈을 넘나드는 위대한 다양성의 집합체이기도 하다. 2016년의 문을 여는 첫번째 로보헤미안 랩소디를 로열모라는 하나의 커뮤니티 이야기로 채우는 건 이들의 활 동이 로봇 영역에서 멋진 랩소디 작품을 탄생시킬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로봇은 기본적으로 다양성의 산물이 다. 물론 분야별로 집중개발하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요소 기술을 바탕으로 디자인, 예술, 철학, 스토리 등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영역이 힘을 모아야 비로소 ‘인간과 공존하는 로봇’이 탄생한다. 로열모는 로봇에 관심 있는 다양한 영역을 모아내는 사람 플랫폼이 되어 가고 있다. 이런 모임 흔치 않다. 특 히, 로봇계에서는. 더 많은 ‘로열모xOOO’가 생기기를 기대한다. 아니, 꼭 ‘로열모x’가 붙지는 않아도 된다. ‘로봇’ 에 대한 열정과 열린 마음으로 자발적으로 탄생한 또 다른 이름의 로열모가 수많은 불씨를 만들고, 때가 되면 한곳 에 모여 위대한 로봇 랩소디를 연주하기를 기대한다.

열린 마음으로 연주하는 위대한 로봇 랩소디에 월간로봇이 작은 악기 하나로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 기 위해 지난해 많은 실험과 변신을 시도했다. 중간 결과물이 이번 1월호다. 올해도 ‘로봇 문화의 확산’을 목표로 쓸 만한 악기 하나가 되기 위해 열심히 담금질할 것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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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An automated machine that does just one thing is not a robot. It is simply automation. A robot should have the capability of handling a range of jobs at a factory.

한 가지만 하는 자동화된 기계는 로봇이 아니다.

그건 단순히 자동화일 뿐이다.

로봇은 공장에서 다양한 범위의 작업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 Joseph Angelburger(조셉 엥겔버거), 로보틱스의 아버지.

기계(로봇)가 철학(형이상학)을 공부한다. 머리 위의 노란 불빛은 한치 앞도 내다 보기 힘든 미래를 비출 등불이다. 결국, 기계가 물리적 힘이 아닌 인문학으로 무장하여 인류를 위협 할 수도 있다.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이 시대에 우리가 진지하게 생각할 부분은 무얼까?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싶다. 아티스트 김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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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olution designed by Human & Robot 로봇시대를 앞서 준비하는 로봇전문대중지 : 월간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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