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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olution designed by Human & Robot 로봇시대를 앞서 준비하는 로봇정보지

2015

12

Vol.85

,

Focus on 2015 Robots Rewind

2015 Robots Rewind

12

2015 vol.85


로봇시대를 앞서 준비하는 로봇정보지 월간로봇

“로봇은 문화다”

권병필

권병필

곽대원

정진영

남이준, 이현종, 한재권

나유권, 신병철, 양지원, 황인선

고 편 편

월간로봇은 국내 유일의 로봇전문지로서 로봇 , 사람, 문화, 교육 등 로봇 관련 종합 정보를 제공한다. 이제는 로봇이다. 로봇의 시대가 온다.

집 집

기 디

서승희

이종훈 변호사

우리 일상에 로봇이 자리매김하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특 허 자 문 위 원

류지언, 전승준

로봇과 인간이 함께 소통하고 교감하는 미래에는

로봇전략연구소 소장

정신량

인간과 로봇이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며, 춤추고, 사랑할 것이다.

수 석 연 구 원

사승환

로봇은 바로 문화인 것이다.

마 케 팅 본 부 장

이성수

조기호

2015년 12월호 통권 제 85호

2008년 11월 3일 등록 호

서울 라12097

(주)유캔맥스

서울시 서초구 방배4동 854-5 미래빌딩 201호

www.robon.co.kr

02-583-3482, 3483, 3486

02-583-3484

우인미디어 02-507-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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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금계좌 국민은행 088237-04-003292 (주)유캔맥스

2 월간로봇

(주)성운도서 031-915-6900

값 7,000원 ISSN 2005-4394



CONTENTS

Focus On

06 월간로봇 2015

2015 Robots Rewind

발행인 권병필이 포착한, 로봇시대를

향한 소리없는 걸음!

Evolution designed by Human & Robot 로봇시대를 앞서 준비하는 로봇정보지

12

2015 vol.85

| December 2015

Robohemian Rhapsody

2015

12

Vol.85

,

Focus on 2015 Robots Rewind

Roboplaza 로보보드

들어가기

12 2015 Robots Rewind‌

아듀 2015년! 테이프를 되감아 되짚어

보는 올 한 해 로봇계

07 이달의 행사‌ 2015 Robots Rewind

제4회 국제로봇지능기술학술대회, 국제

로봇올림피아드대회 外

"릭, 나 부탁이 하나 있는데." "네, 뭔데요?" "로봇 잡지 표지 하나 그려줘." "네?" 그렇게 부탁 받아 월간로봇의 표지 작업을 한 지 어느새 6개월이 지났다. 본래 사람 얼굴을 가지고 하는 그림 작업이 유일했던 나에게 갑 자기 웬 로봇이라니…라는 것이 처음의 솔직 한 생각.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로봇에서 ‘사람’이 보이기 시작했다. 모든 창작물은 그 창작자의 모습을 닮는다. 그렇기에 로봇 또한 인간의 모습을 닮아 있는 것이리라. 어린 시절 만화로만 기억되던 로봇. 아주 먼 미래에만 있을 것 같았던 로봇이 아주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네 삶 가까이 와 있음을 느낀 다. 인간과 로봇. 그 사이에 분명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고 또 벌어지게 될 것이다. 좋게 든 나쁘게든. 개인적으로 나는 로봇이 인간의 또 다른 친구로 남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로봇이 인간을 닮아간다면, 그 역시 혼자 있 기를 싫어할 것이며 친구를 바랄 것이라고 믿 기에. 그때는? 로봇 친구들과 서로 어울려 축 배라도 들지 않을까? (웃음) Rick.K(릭킴 / 팝아티스트+프로젝트디자이너)

4 월간로봇

스포트라이트

14 2015년 로봇계 되돌아보기 ‌

과거는 미래를 비추는 거울.

2015년 로봇계 분야별 결산

국내외 간추린뉴스

08 지난달 하이라이트 ‌

구글 로봇 사업 숨 고르기, 교통 단속에

걸린 구글 무인자동차 外

플러스 원

22 2015 월간 로봇 Awards ‌

월간 로봇 Awards를 통해 살펴보는

2015년 로봇들의 활약상

시선너머

26 로봇산업 대도약의 한 해가 되길

한국 로봇산업의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2016년 대도약을 위해 필요한 것은?


Tech&Biz 로봇人덱스

Culture&Ethics 인문산책

30 젊은이여, 꿈을 크게 가져라‌

48 로봇이 크리스마스 선물되려면? ‌

‘마이크로 로봇 업계의 대부’ 박종오 전남

‌정원민 ㈜이산솔루션 대표와 스타워즈

대학교 로봇연구소(RRI) 소장을 만나다

정주용의 Robonomics

캐릭터 로봇완구 CF <BB-8>에 주목하다

엄윤설의 다시보기

36 로봇은 한국의 미래 산업‌

54 영원히 끝나지 않는 TV 시리즈

‌정주용 경영/투자 칼럼니스트가 전달하는

키네틱아티스트 엄윤설 작가의 시선으로

다시 보는 애니 <스타워즈: 클론전쟁>

전세계의 치열한 로봇 경쟁

현장스케치

40 응답하라 2015 로보월드

10주년을 맞이한 2015로보월드

현장 속으로

표윤석의 오픈로보틱스월드

44 로봇 세상을 바꿀 연결과 공유

DIY 태남매의 로봇하우스

70 ‘오싹한’ 유령 로봇 만들기 ‌<로봇박사테오> 그림책시리즈 작가

김호남과 자녀들의 창작로봇입문기(完)

로빛의 로봇레시피

76 ROBIT loves ROBOT

‘변신하는 오디오’ 플레이노이드 연재 종료

기념 광운대 로봇게임단 로빛 인터뷰

문화책갈피

56 로봇, 예능신고식이 반가운 이유

최근 방영 시작한 ‘하이테크 시골예능’

tvN <할매네 로봇>에서 찾아낸 ‘희망’

이상헌의 로봇기술철학

표윤석 일본 JSPS 연구원이 전하는

60 킬러로봇 개발보다 먼저.. ‌

로보틱스 분야의 숙제 ‘오픈 소스 문화’

‌책 <과학, 철학에게 말을 걸다>의 저자

이상헌의 킬러로봇에 대한 시선

아두이노야 학교에서 놀자

80 다재다능 멀티 초음파 현장스케치

64 “드론·자율주행차, 어서 오너라!”

로봇 세상을 준비하는 발걸음, IRC

<제4회 어린이 로봇윤리토론대회>

현장을 가다

Photo Essay

서울 선생님과 함께 배우는 아두이노

초음파센서 활용하기 최종회

오로카 컨퍼런스

84 자작로봇 함께 만들어요

아낌없이 노하우 전수한

제4회 오로카 컨퍼런스

Robo Cafe

68 로보월드, 휴보 그리고 동갑내기 아이들

88 풍성했던 2015년을 뒤로 하며

정진영 편집장이 12월호를 마감하며,

로보월드에서 동갑내기 로봇 휴보와 만난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 한 통!

한국 로봇의 미래들

5


Robohemian Rhapsody 월간로봇 2015 매년 이맘때면 다들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맞는 준비를 한다. 월간로봇과 로봇도 한해를 돌아보 니 깊이와 넓이에 있어서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로봇은 최첨단 분야인 만큼 수많은 이슈들이 쏟아져 나왔다. 로봇 자체인 무인자동차, 드론, 인공지능 등에서부터 로봇 활용인 재난대응로봇, 소셜로봇, 의료로봇, 웨어러블로봇, 섹스로봇. 그리고 살상용 무인기로 촉발된 로봇윤리까지. 이렇듯 많은 로봇주제들이 대중의 이목을 끌었던 해가 없었다. 그만큼 로봇이 우리 삶 속으로 본격적으 로 들어오고 있다는 뜻이다. 로봇시장이 열린다는 점에서 전 세계 로봇계가 로봇발전에 쏟아왔던 노력 들이 이제 막 싹을 틔우려 하는 듯하다. 월간로봇은 올해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크게는 잡지의 편집방향에서부터 작게는 잡지재질까지 월간로 봇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바꾸었다. 이런 노력에 많은 독자들이 지지해 준 것은 시대의 요구에 비교적 잘 따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변화에 참여해주신 분들과 그 과정을 지켜보며 소리 없이 응원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월간로봇은 깊 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더욱이 이번 12월호는 창간 8주년을 맞는다. 7년이란 짧지 않은 세월 동안 월 간로봇을 지켜준 모든 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올해 로봇계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던 건 소셜로봇이다. 소셜로봇의 부각은 인간이 소통을 로봇에 의존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월간로봇도 소통의 역할에 부족함 얼마인지, 그 부족 함을 어떻게 채울지, 나아가 앞으로 어떻게 참신한 소통을 만들어갈지 꼼꼼히 챙기겠다.

6 월간로봇

편집부


R oboplaza

Robo 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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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 December

제4회 국제로봇지능기술학술대회

2015 대한민국 로봇대상 및 로봇인의 밤

(The 4th International Conference on Robot Intellig

(2015 Korea Robot Awards)

ence Technology and Applications)

일 시 : 12월 10일

일 시 : 12월 14일 ~ 16일

장 소 : 양재동 엘타워

장 소 : 경기도 부천

내 용 : ‌ 국내 지능형 로봇산업의 발전에 기여한 로봇

내 용 : ‌ 로봇지능기술에 필요한 주변정보를 추론하는 지

인을 발굴하여 포상하고 한 해 로봇산업을 회고

능,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사회적 지능, 자율적으

한다.

로 수행하는 행동지능 등의 연구 내용을 발표하 고 토론하는 학술 대회. 기타 12월의 주요 로봇행사 국제로봇올림피아드대회

ROBIO 2015

(The 17th International Robot Olympiad 2015)

(International Conference on Robotics and Biomim

일 시 : 12월 15일 ~ 20일

etics)

장 소 : 부천체육관

12월 6일 ~ 9일 / 중국 주하이

내 용 : ‌ 기존의 수학, 물리, 화학 올림피아드 등과 함께 청소년들의 창의적인 과학기술 마인드 배양을 위한 대회로서, 로봇분야 H/W, S/W 기술을 다 루는 경진대회.

7


F  ocus on

2015 Robots Rewind 글_신병철 기자(byongchol@roboticus.kr)

아듀(adieu) 2015! 수많은 다짐과 소망을 안고 찾아왔던 청양(靑洋)이 이제는 뉘엿 뉘엿 지는 해를 따라 걷고 있다. 어느새 맞이한 올해의 마지막 달. 첫눈을 기다리며 캐럴이 들려올 때쯤이면, 으레 ‘다사다난(多事 多難)했던 한 해’라는 말이 떠오른다. 로봇계 역시 국내외, 분야를 막론하고 많은 뉴스가 2015년을 장 식했다. 2015년을 되짚어보면, 그 어느 때보다 로봇이 우리 곁으로 가까 이 다가온 듯하다. 이미 깊숙이 우리 일상에까지 들어온, 혹은 이제 곧 다가올 로봇 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는 각각의 분야를 떠나 로봇계 전 체를 관통하는 올해의 공통된 화두였다. 이제 엔딩만을 남겨둔 2015년 로봇계의 테이프를 다시 되감아 살펴보자.

12 월간로봇


들어가기

2015 Robots Rewind

13


F  ocus on

2015년 로봇계 되돌아보기 정리_신병철 기자(byongchol@roboticus.kr)

공원 등지에서 윙윙 소리를 내며 나는 드론을 보고도 이제 더는 그 정체를 궁금해하지 않게 됐고, 100년이 넘는 자동차의 역사는 자율 주행자동차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사람과 함께 일하는 협업로봇 은 공장에 새바람을 몰고 왔으며, 페퍼와 그 뒤를 이어 등장한 수많은 개인용 서비스로봇들로 인해 서비스로봇 시장의 가능성이 재조명받았 다. 카이스트의 휴보는 DRC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올려 미국, 일본에 비해 한국 로봇기술은 뒤떨어져 있다는 인식을 바꿔놨다. 마지막 달을 맞이해 로봇 분야별로 올 한해 이슈들을 되짚었다. 월간 로봇이 올 한해 매월 주요 테마로 다뤘던 내용이다. 欲知未來 先察已 然(욕지미래 선찰이연). 미래를 알려거든 지난 과거를 살펴보라. 명심 보감 성심편에 나오는 명언이다. 과거는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다.

14 월간로봇


스포트라이트

운행을 위한 초석을 다진 한 해 자율주행자동차 글_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

들어와 더욱 가속화된 모습이다. 국내에서도 선진국 대비 뒤진 자율주행 기술을 원천 개발하고 관련법을 속속들 이 준비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3개 관련 부처가 모여 ‘자율주행차 상용 화 지원방안’을 마련하여 관련 기술개발 은 물론 운용상의 각종 규제를 풀 수 있 는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내 년 2월부터는 고속도로 1개 구간, 국도 5개 구간을 지정해 실제 도로에서 자율 약 140년이 넘는 자동차의 역사가 바뀌

큼 핵심역량을 키우고 있으나 아직은 미

주행차를 운행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될

고 있다. 단순 이동수단이었던 자동차를

완성이다. 물론, 일부에서는 이미 각종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외 선진국에 뒤

이제는 ‘움직이는 생활공간’ , ‘움직이는

시험을 통해 완전한 모습을 갖춘 기업도

진 각종 원천기술 개발은 향후 주요 먹

로봇’ 심지어 ‘사물인터넷의 한 종류’로

있고, 무사고 시험주행으로 역량을 강화

거리를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가장 중요

간주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그 중

하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예전과는 달

한 요소라 할 수 있다.

심에 자율주행자동차(이하 자율주행차)

리 변화의 폭이 크고 완성도가 크게 달

자율주행차는 바로 일반 도로에서 상용

가 있다. 구글이나 애플뿐만 아니라 삼

라지고 있다. 더욱이 자율주행차만의 문

화되기 전에 고령자를 위한 실버타운 내

성전자나 LG전자 등 국내외의 내로라

제가 아닌, 주변 인프라와 관련 규정도

저속운행이나 관광지역에서 일부 운영

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모이고 있다. 향

급격하게 바뀌면서 시장 활성화를 위한

되면서 역량을 키울 것으로 판단된다.

후의 먹거리는 미래의 자동차인 만큼 자

움직임도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

미래 먹거리의 집약체인 자율주행차 관

동차의 개념이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는

의 움직임 중 자율주행차에 대한 운행

련 기술과 관련 법규에 대한 전향적인

방증이다.

규정 구축과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사고

노력으로 세계적인 대열에 들어선 국내

자율주행차는 아직은 장단점이 교차하

에 대비한 책임소재 및 관련 보험 등 각

자동차 산업에 새로운 먹거리로 가미되

는 양날의 칼날과도 같다. 자율주행을

종 규정도 발 빠르게 준비되고 있는 형

기를 바란다. 또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위한 각종 센서와 카메라, 컨트롤러는

국이다.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들이 모

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하기를 바란

물론이고 이를 제어하는 알고리즘에 이

두 나서서 자사의 자율주행차를 시험하

다. 자동차의 개념이 바뀌고 있는 가장

르기까지 통합적인 조건이 요구되는 만

고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도 올해

중요한 시기이다.

15


F  ocus on

우승 이후에도 후속지원 이어져야 재난로봇 글_송현종 (주)로보티즈 R&D 연구원

2015년 로봇계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

부터 일본 JVRC처럼 실질적인 개발을

를 꼽으라면 누구라도 다르파 로보틱

할 수 있는 연구소나 대학원 연구실 중

스챌린지(이하 DRC)를 첫손에 꼽을 것

심의 전문가 대회까지 많은 분야에서

이 다. NASA, CMU, 동 경 대, AIST,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할 수 있는 대회

ihmc 등 세계 로봇 분야에서 내로라하

를 통해 DRC 우승의 쾌거를 앞으로도

는 최고의 팀들이 한자리에 모인 대회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였다. 1등 팀에게 주어지는 상금이 200

DRC는 끝이 났지만, 지금까지 각자의

만 달러(한화 약 22억 원)에 달할 정도

자리에서 열심히 개발에 매진해온 한

로 인류사상 최대의 로봇 관련 이벤트

국의 많은 로봇공학자들이 카이스트의

라 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도 뒤질세라

DRC 우승을 발판삼아 앞으로 재난로

카이스트, 서울대학교, (주)로보티즈가

봇 분야에서 세계적 리더가 되어있는

참가하여 세계 정상의 로봇팀들과 경쟁

대한민국의 모습을 꿈꿔본다.

했다. 이 ‘로봇 올림픽’에서 카이스트가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올리며 세계적 인 팀들과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했다. 또한, 대회에 출전한 25개 팀 가운데 7 개 팀이 (주)로보티즈의 제품과 로봇을 사용했다. 이로써 그동안 미국, 일본에 비해 한국의 로봇기술은 뒤떨어져 있다 는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된 대회였다. 하지만 카이스트가 DRC에서 우승했 고, 세계 최고의 팀들이 (주)로보티즈의 제품을 사용했다고 해서 우리나라가 미 국, 일본과 같은 로봇 선진국들을 앞질 렀다거나 기술 수준이 비슷해졌다고 단 정 짓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로봇 자체 는 우리나라에서 만들었지만 센서, 감 16 월간로봇

속기, 모터제어기 등의 하드웨어나 알 고리즘 등은 일본, 미국, 유럽의 것을 사용했다. 앞으로 정부나 대기업 차원 에서 센서나 감속기와 같이 기반이 되 는 기초기술을 포함한 후속지원이 이어 져야 한다. 지속적인 투자 및 협약을 끌어내기 위 해서는 꾸준한 재난로봇경진대회를 갖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비록 DRC 처럼 세계적인 규모의 대회가 아니어 도 좋다. ‘2015 로보월드’에서 열렸던 MiniDRC와 같이 고등학교, 대학교 학 생 중심의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대회


스포트라이트

화두는 협업로봇의 약진 제조업용 로봇 글_송재복 고려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

제조업용 로봇 분야의 올해 화두는 협업

인식 및 지능이 기대만큼 기술적으로 성

의 급격한 상승, 고령인구 증가와 노동

로봇의 약진이다. 협업로봇은 유니버셜

숙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업자

력 감소 문제 등으로 기존의 작업 현장

로봇의 UR 시리즈, KUKA의 LBR iiwa

의 인식 및 지능과 로봇의 작업 능력이

을 로봇 기반의 자동화로 대체하려는 수

시리즈 및 리씽크 로보틱스의 Baxter

한 작업공간에서 협업 될 수 있다면, 기

요가 커지고 있다.

출시 이후 최근 몇 년 사이 시장이 형

존의 로봇으로는 해결하지 못하던 새로

국내에서도 이전까지 현대중공업에서만

성되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는 유니버

운 자동화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 이에

생산하던 수직 다관절형 제조용 로봇 시

셜 로봇이 테러다인에 인수되고, 곰텍이

따라 앞으로 기존의 제조업용 로봇 시장

장에 몇몇 중견ㆍ중소기업이 시제품 개

ABB에 인수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경쟁

의 점진적인 확대와 협업로봇 시장의 급

발 등으로 시장에 진입하려고 노력하고

이 치열하다.

격한 확대가 병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있다. 최근에는 협업로봇 시장으로의 진

협업로봇의 등장이 전통적인 제조업용

2013년부터 세계 제조업용 로봇 시장에

출을 준비하는 기업도 눈에 띈다. 그러

로봇의 감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제조

서 1위로 올라선 중국은 올해에도 가장

나 현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는 관

업용 로봇 시장은 인건비 상승 및 인력

큰 시장 규모를 보여, 앞으로도 세계 최

심을 보이는 기관이 거의 없는 등 기술

난 등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로봇 기

대의 로봇 소비국의 지위를 계속 유지

개발 체계가 미흡한 형편이다. 국내에서

반의 자동화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하

할 전망이다. 특히, 중국은 근로자 1만

는 고려대학교가 협업로봇 및 중력보상

면서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다. 고도의

명당 제조용 로봇 보유 대수가 일본, 독

로봇 등을 개발해 국내 기업에 기술이전

인식과 지능 및 힘 제어 성능이 필요한

일 및 한국에 비해 매우 작아 앞으로 압

을 모색하고 있다.

조립 등의 공정에는 아직 로봇 기반의

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제조업용 로봇

한국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제조업

자동화가 미미한 형편인데, 이는 로봇의

시장으로 발전할 것이다. 중국도 인건비

용 로봇 판매 규모를 가지고 있지만, 세 계 10대 제조업용 로봇기업 명단에 단 하나의 기업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실 정이다.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 한 협업로봇은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아 국내 기업의 적극적인 진출이 요구 된다. 이러한 추세를 고려해 기존의 제 조업용 로봇 및 협업로봇에 대한 정부와 로봇업계의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투자 와 노력이 절실하다.

17


F  ocus on

첫 걸음 뗀 한국 드론, 체계적 대책 필요 드론 글_설동성 한국드론산업협회 부회장

올해 한국의 드론은 뜨겁게 달아올랐

장성이 확실하지 않다고 판단해 선뜻

환도 필요하다. 당장 수익성을 쫓기보

다. 드론 저변인구는 계속 늘어나고 언

나서지 않는 모습이다. 중소기업체 몇

다는 드론의 잠재성을 평가해서 먼 안

론에서도 연일 관련 기사가 쏟아진다.

군데만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실정이다.

목으로 드론산업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

지방자치단체들도 드론 육성 청사진을

이들만으로 한국 드론산업을 일으키기

야 한다. 정부도 드론산업에 대한 기업

제시하면서 경쟁적으로 드론 관련 행사

는 어려워 보인다.

의 진출이 쉬워질 수 있도록 현실성 있

를 개최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여기

는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가

까지인 듯하다. 외형적으로는 봐줄 만

드론 시범사업지역과 사업자를 선정하

하지만, 내실을 거론할 정도는 아니라

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고 하니,

는 얘기다. 드론 열풍이 드론산업 활성

여기에 기대를 걸어본다. 단지, 시범사

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지역에서 수도권이 제외돼 아쉬움이

정부는 드론을 미래의 신성장동력산업

남는다.

으로 지정하면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겠

미국은 올해 안에 상업용 드론 운영 기

다고 한다. 그러나 실상은 관련 업무를

준안을 마련키로 했다. 미국에서 드론

다루는 정부 부처 간에 엇박자가 나타

택배가 현실화될 날도 멀지 않아 보인

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미래창조

무엇보다 드론 열풍을 한데 모아 드론

다. 중국의 드론생산 규모는 세계 선두

과학부는 드론산업 활성화와 기술개발

산업 활성화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권이다. 이처럼 드론 선진국들이 하늘

지원을 거론하는 반면, 국토교통부는

관련 부처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드론

높이 드론을 띄우려 하는 이때, IT 강국

여전히 규제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업무의 창구를 단일화해 정부 정책의

이라고 하는 한국이 걸음마 단계에 머

에 대통령주재 관련부처장관회의에서

효율성을 살려야 한다. 규제의 경우, 안

물러서는 안 된다. 어린이부터 어른에

까지 드론산업 육성방안이 마련됐지만,

보와 인간생명 존중, 사생활 보호분야

이르기까지 드론 인구가 점차 늘어나

일선 부처에서 실효성 있는 후속 대책

등은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 사람을 위

고 있다는 점은 한국 드론산업의 커다

들이 나올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규제 탓

한다는 문명이기(文明利器)인 드론이

란 잠재적 자산이다. 올해 한국 드론은

에 서울에서는 드론을 날릴 수 있는 지

사람을 해치는 흉기(凶器)로 돌변해서

조심스럽게 첫발을 내디뎠다. 이를 토

역이 거의 없다. 물론 안보상황을 고려

는 안 되기 때문이다. 산업, 레저, 공공

대로 내년을 사실상의 드론 개발 원년

하면 수긍이 간다. 하지만 획일적인 규

영역에서의 규제는 현실에 맞게 완화하

으로 삼아 시간이 걸리더라도 드론산업

제만으로는 드론의 미래는 암담할 뿐이

는 것이 옳을 것이다. 업계, 특히 드론

백년대계의 기틀을 제대로, 체계적으로

다. 업계, 특히 대기업은 드론산업의 시

을 바라보는 대기업의 전향적 인식 전

세워야 한다.

18 월간로봇


스포트라이트

적극적인 실천운동이 된 로봇윤리 문제 로봇윤리 글_이중원 서울시립대학교 철학과 교수

2015년은 로봇윤리가 본격적으로 사람

들이 있었다. 로봇인형을 대상으로 하는

앞으로 셰프로봇, 간호로봇, 교육로봇,

들에게 큰 관심을 끈 해라고 해도 과언이

만큼 인간 상호관계의 부재에 따른 감정

가사로봇 등이 개발된다면 이 문제는 더

아닐 정도로 이에 관한 많은 활동이 있

상실, 여성과 어린이에 대한 사물화 및

욱 심각해질 것이다.

었다. 흔히 로봇윤리란 로봇을 연구·제

상품화 인식의 확대와 그에 따른 인간

2015년은 그 어느 해보다도 로봇으로

조·사용하는 사람이 지켜야 할 윤리를

관계 손상, 성 착취 및 성폭력 분위기의

인한 사회적·문화적·윤리적 쟁점에

가리킨다. 만약 지능을 갖고 인간처럼

확산 우려 등이 윤리적인 쟁점으로 대두

대한 논의가 뜨거웠다. 특이한 점은 이

행동하는 인공지능형 휴머노이드 로봇

됐다.

런 로봇윤리의 문제가 다른 기술 분야와

이 등장한다면, 로봇윤리는 아마도 로봇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로 로봇이 생산직

달리 이를 연구하는 로봇 개발자나 과학

이 지켜야 할 윤리로까지 확장될지도 모

에 이어 사무직과 서비스직에서 인간의

자들에 의해 적극적으로 제기되고 있고,

르지만 아직은 인간윤리인 셈이다. 올해

일자리를 대신하는 상황도 우려할 문제

단순히 학술적 관심에 머무르지 않고 적

화두가 됐던 로봇윤리는 윤리적으로 심

로 대두됐다. 산업형 로봇에 의한 노동

극적인 실천운동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각한 문제들을 일으킬 수 있는 로봇들의

시장의 침체에 이어, 최근에는 인공지

는 점이다. 이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인

사용과 주로 관련돼 있다. 현재 사용 중

능형 소프트웨어인 애플의 ‘시리’때문에

데, 그만큼 로봇윤리의 문제가 인류의

인 군사용 킬러로봇, 섹스로봇, 일부 인

영국에서만 지난 12년간 16만 명의 비

생존과 깊은 관계가 있음을 반증한다고

공지능형 서비스로봇이 대표적인 예다.

서들이 실직하는 상황으로 확대되었다.

볼 수 있다.

윤리적으로 가장 심각하게 문제가 됐던 것은 역시 군사용 킬러로봇이다. 킬러로 봇은 이미 실전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또 향후에는 정확한 판단과 신속한 공격 등을 이유로 자율적으로 판단하는 인공 지능형 킬러로봇이 등장할 가능성이 매 우 크다. 그런 까닭에 민간인 살상, 새 로운 군비경쟁, 자율성을 지닌 인공지능 형 킬러로봇의 개발, 그리고 이를 규제 할 국제협약(법) 마련 등이 주요한 윤리 적 쟁점이 됐다. 섹스로봇의 경우에도 많은 반대 캠페인

19


F  ocus on

인공지능 전쟁의 시작 인공지능 글_장병탁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

인재채용 경쟁에서도 알 수 있다. 구글,

점은 머신러닝이 오픈소스화되어 클라

페이스북, 애플 등은 인공지능 연구소

우드서비스로 제공되기 시작했다는 것

를 신설하거나 딥러닝 스타트업들을 인

이다. 이를 이용하면 일반인들도 새로

수하는 등 인재채용에 열을 올렸다. 구

운 서비스와 제품 개발에 머신러닝 툴

글이 로봇회사 8개를 인수한 데 이어 로

을 마치 지금까지의 프로그래밍 언어처

봇과 자율주행에 관련된 인공지능 기술

럼 보편적인 툴로 사용할 수 있다.

에 투자한 것도 큰 특징 중 하나다. 이

국내에서도 인공지능에 대한 산업계의

밖에 도요타는 인공지능 연구에 수조

관심이 대단했다. 네이버는 딥러닝 기

원 단위의 투자를 결정했고, 화낙은 머

술에 대한 산업적인 활용 워크숍을 개

그 어느 때보다도 인공지능이 세간의

신러닝 회사 프리퍼드 네트웍스와 파트

최했고 SK, 삼성, LG, 현대자동차 등

화제가 된 한 해였다. 일주일이 멀다 하

너십을 맺고 딥러닝 기술에 투자했다.

에서도 전문가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

고 실리콘밸리에서 딥러닝 회사 창업

러한 산업적 수요에 부응하여 인지과

및 인수 소식이 들려왔다. 국내에서도

학, 인공지능, 로보틱스 간의 융합기술

다양한 행사가 열려 뜨거운 열기를 느

을 논의하기 위해서 한국정보과학회에

낄 수 있었다. 학계에서도 신기록이 경

서는 올해 처음으로 지각행동인지시스

신됐다. 인공지능국제학회와 머신러닝

템 국제심포지엄 PACS-2015를 시작

학회는 제출논문 수가 2000편을 넘는

했다. 일반인과 정부에서도 인공지능에

등 논문제출 수와 참가자 수에서 신기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났다. 미래창조

록을 경신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보

인간 수준의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들도

과학부에서는 사회영향평가 기술의 하

과학회의 인공지능 분야 논문 수가 크

등장했다. 특히, 로봇 저널리즘이 큰 반

나로 인공지능 기술을 선정했으며, 인

게 늘고 있다.

향을 불러일으켰다. AP통신과 야후 등

공지능의 발전 및 활용 전망과 미래 사

올해는 글로벌 IT 기업들 간에 인공지

에서는 로봇이 기사를 자동으로 작성했

회에서의 기술영향을 평가하는 위원회

능 전쟁이 시작된 원년으로 볼 수 있다.

다. 국내 연구진은 뽀로로 비디오를 학

를 구성하고 시민토론 등을 개최했다.

애플 시리, 구글 나우, 마이크로소프트

습하여 자동으로 새로운 만화영화를 만

또한, 최근에는 인공지능 및 관련 기술

코타나에 이어 페이스북이 M이라는 스

들어주는 상상력 기계를 개발해 국제인

에 대한 국가연구개발계획을 수립하기

마트 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시작했다.

공지능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인공지

위해서 지능정보기술 전략 자문위원회

인공지능 전쟁의 징조는 실리콘밸리의

능 소프트웨어 산업 관점에서 주목할

를 구성하기도 했다.

20 월간로봇


스포트라이트

소셜로봇의 원년, 기대보단 이해가 필요 서비스로봇 글_이동욱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인간지원로봇연구단 단장

서비스로봇은 올해 페퍼의 출시와 지보

앞당겼으나 아직은 단위 요소기술일 뿐,

중심이었다면, 페퍼는 로봇이 습득한 지

의 출시 예정 소식에 새로운 도약의 기대

이것을 연결하고 활용할 수 있는 지능 및

식을 클라우드 상에서 공유하고, 사용자

감을 높인 한 해였다. 그동안 서비스 로

서비스(콘텐츠)는 더욱 발전되어야 우리

가 서비스를 개발해 유통할 수 있는 구조

봇이 지속적인 반응을 얻지 못하면서 침

에게 쓸모 있는 일을 할 수 있다.

다. 아이폰이 그랬던 것처럼 페퍼 또한

체기를 걷고 있던 와중에 이 둘의 등장은

페퍼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와 앱스토

재미있고 유익한 콘텐츠가 꾸준히 개발

분위기를 전환하는 중요한 계기를 만들

어를 운영하고 있다. 기존의 서비스로봇

되어야 그 가치를 높여나갈 수 있다. 처

어 주었다. 이 로봇들은 인간과의 감성

은 제조사 중심의 일방적 콘텐츠 제공이

음에는 개별 개발자(연구자) 수준에서 콘

적인 소통을 키워드로 내세워 소셜로봇

텐츠를 개발하다가 수익구조의 선순환

이라고 불리고 있으며, 가격을 크게 낮

고리가 연결되는 순간 대형 콘텐츠 업체

추어 시장성을 확보했다. 이와 같은 로

가 소셜로봇 분야로 뛰어들 것으로 예상

봇이 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두 기업이

된다.

이 분야의 꾸준한 연구개발을 지속해 왔

올해 소셜로봇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과

다는 점과 대중적으로 팔릴 수 있다는 자

이해를 이끌어낸 것은 이 분야의 지속적

신감에서 대량생산을 통한 가격 낮추기

인 투자에 대한 밑거름이 된 중요한 사건

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반면, 다른 기업

이었음에는 틀림이 없다. 지난 10월 26

들은 가격을 낮추는 문제에 대한 숙제를

일 대구에서 ‘소셜로봇 비즈니스 기회와

떠안게 되었다.

향후 전망’이라는 주제로 국제로봇전문

소셜로봇의 등장은 서비스로봇에 있어

가포럼이 개최되었다. 이 포럼에서는 국

사회성이라는 소셜 기능에 대한 필요성

내외 전문가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에서

과 이해력을 증대시켰다. 하지만 진정한

도 소셜로봇 사업화에 대한 계획을 발표

소셜로봇의 기능은 지속적으로 사람의

하여 국내에서도 소셜로봇 경쟁에 들어

행동을 이해하고 예측하며, 공감할 수

갔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은 섣

있는 능력에서부터 비롯된다. 아직 현

부른 환상과 기대보다는 소셜 상호작용

재의 기술은 기초적인 감정 인식과 표현

기술이 왜 중요한지를 이해하고, 꾸준한

수준이며, 프로그램된 제한된 감정 교

연구개발과 투자뿐만 아니라 기술이 성

감 서비스를 할 수 있는 단계이다. 감정

숙할 수 있도록 조금은 기다려 주는 자세

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기술은 상용화를

가 필요한 시점이다.

21


T  ech & Biz

로봇은 한국의 미래산업 정주용의 ROBONOMICS(프롤로그) 글_정주용 경영/투자 칼럼니스트 fruitspop@daum.net

로봇은 이제 관련 산업계를 넘어 모든 산업 영역과 경제 전반 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가의 미래 핵심 자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방 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경제/산업 전반에 걸 쳐 기업과 국가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정주용 경영/투자 칼럼니스트가 한 달에 한 번 로봇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전세계의 치열한 경쟁을 특 유의 명쾌하고 도발적인 화법으로 전달한다. 화낙의 각종 공업용 로봇들 (출처: 화낙 웹사이트)

36 월간로봇


정주용의 ROBONOMICS

쓰러져가는 전통제조업 로봇으로 스마트 하게 부활시키자!

대한민국 대표 수출 효자종목 조선산업이 휘청거린 다. IT하드웨어도 자동차도 이제는 품질과 규모 면에 서 세계를 놀라게 하는 중국 기업들에 쫓기고, 미국 독 일 일본의 선도 기업들은 저만큼 더 앞서간다. 샌드위치 국면은 우려가 아닌 현실이 되어가고 수출감소는 걷잡을 수 없는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그럼 어떻게 제조업을 부활 시킬까? 해답은 로봇산업에 있다.

로봇, 전통제조업 부활 기대되 미래의 제조업 현장에는 사람이 아닌 로봇으로 가득할 것이고, 사람의 부가가치는 로봇의 신체와 두뇌를 창조하는 데서 창조될 것이기 때문이 다. 테슬라의 공장은 그러한 미래를 상징한다. 테슬라의 전기자동차 제조 공장은 일본 화낙(Fanuc)의 공업용 로봇으로 가득하다. 더 놀라운 것은 일본 후지산 언저리에 숨어있는 은둔의 기업 화낙의 공업용 로 봇 제조공장에서 공업용 로봇이 스스로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이다. 화낙의 공업용 로봇을 디자인하고 개발하는 연구자 이외에 사람의 존재감은 어디에도 없다. 화낙의 최근 연간 매출 성장률은 62%. 당기순이익은 두배 성장했다. 대부분의 성장은 공업용 로봇 매출증대 덕분이다. Robomachine 사업부의 연간 성장률은 무려 262%에 이 른다. 참고로 화낙의 시가총액은 38조원에 달해서 현대차보다도 크다.

한-중-일-독, 로봇 산업 비교 한국은 공업용 로봇 침투율(단위노동자당 공업용로봇 비율)이 노동자 1만명당 400대 이상으로 일본을 제치고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다. 그런데도 최소한의 수입대체를 위한 종합적인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37


T  ech & Biz

소프트뱅크사의 인간과 감정을 소통하는 로봇 페퍼(출처: 알데바란 웹사이트)

게다가 바로 옆나라 중국은 가장 많은 공업용 로봇을 수입하

아마존 물류창고에서 물건을 운반하는 로봇 키바(출처: 아마존 웹사이트)

감정을 읽는 로봇 ‘소프트뱅크의 페퍼’

는 국가다. 앞으로 공업용 로봇 수요의 성장은 중국이 견인할 것이다. 지금도 1위인 중국의 공업용 로봇 수요가 향후 2년내

이제 로봇은 제조업 현장에만 침투한 게 아니다. 인간의 감정

에 두배 이상 급증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고의 시장이 바다

을 읽고 반응하는 소비재 로봇은 가정으로, 병원으로, 학교로

건너 바로 옆에 펼쳐지고 있다.

진군하고 있다. 소프트뱅크의 감정을 읽는 로봇, 페퍼는 출시

중국은 ‘스마트제조 2025년’ 이라는 목표를 내세우며 시진핑

3분만에 3천대가 매진됐다. 중국에서 폭스콘, 알리바바는 소

주석까지 나서서 로봇 강국 건설을 외치고 있다. 수입대체 효

프트뱅크의 페퍼를 대량생산하기 위해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과만으로도 엄청나기 때문이다. 중국은 2020년까지 세계 로

페퍼를 미래의 스마트 기기로 만들려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봇 시장 점유율 45%를 달성하겠다고 외치면서 로봇집중육성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감정을 읽는 로봇을 출시하기 위

계획을 발표했고,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는 앞다퉈 이러한

해 수년 전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개발사 프랑스 알데바

정부의 정책 방향에 부응하며 수천억 원을 로봇 산업에 할당

란사의 지분을 야금야금 확보하다가 대부분의 지분을 보유하

하고 있다.

고 나서 ‘빵!’하고 페퍼를 세상에 내놓았다. (사실 페퍼보다 대

슬프게도 한국이 로봇강국이 될 기회는 노래가사처럼 “점~점

박은 나오” Nao”라고 생각한다.)

~ 멀어져간다.”

이제 페퍼의 월간 소프트웨어 사용 구독료는 ‘임금’이란 단어

이 와중에 화낙으로 대표되는 일본의 공업용로봇 기술력은 세

로 표시된다. 씁쓸하면서도 오싹한 현실이다. 하지만, 페퍼의

계 최고 수준이고, 독일의 쿠카(KUKA)는 중국에서 판매대수

귀엽고 친절한 멘트에 사용자들은 금새 호감을 느끼고 오히려

를 매년 50% 이상 늘리는 등 앞으로 수년간 회사의 성장전략

페퍼의 임금을 싸다고 느낀다.

을 중국에 집중하고 있다. 누가 승기를 잡고 있고, 누가 미래의 기회를 놓치고 있는지

창고로봇 ‘아마존의 키바’

단번에 알 수 있는 상황 아닌가? 한국의 조선, 자동차 산업은 진작에 로봇개발에 힘을 쏟았어

쿠팡의 로켓배송에 놀라면서 오프라인 유통 물류업계가 바짝

야 한다. 공업용 로봇의 최대 수요처로서 미래를 위한 대비는

긴장하고 있지만, 진짜배기 물류 혁명은 아마존의 키바를 봐

공업용 로봇을 자체 개발하는 것이었음은 자명한 사실. 하지

야 보인다. 2012년 아마존이 물류에 로봇시스템을 도입하기

만, 지금 당장의 규모의 성장과 달콤한 현금흐름에 도취되어

위해 인수한 키바시스템즈는 이제 아마존 물류창고에 수 만대

미래에 대한 대비가 전혀 안 되어있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설치되어 인간의 오류를 최소화 시키는데 기여한다. 최적의

씁쓸하지만, 우리는 조선업의 수 조원 손실을 목격하고 있고,

동선으로 상품들은 가장 빠른 속도로 정확히 정리되고 출고된

국산 자동차가 해외 시장에서 갈 곳 잃고 헤매는 모습을 지켜

다. 동시에 슬프게도 인간의 일자리는 줄어든다. (아마존 직

보고 있다.

원들이 눈물 흘리면서 일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38 월간로봇


정주용의 ROBONOMICS

로봇+@? 로봇산업은 미래를 상징하는 다양한 Tech 키워드들과 자연스레 조합된다. 로봇이 자율 적인 결정을 내리기 위해 필요한 핵심기술인 인공지능(AI). 인공지능을 가능케 해주는 근거인 딥러닝(Deep Learning),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이러한 Learning 의 기반이 되는 빅데이터(Big Data). Big Data가 모이는 곳은 바로 구름속(Cloud). 로봇과 사람, 사물을 연결해주는 연결고리 사물인터넷(IoT) 등. 로봇은 미래 스마트홈의 안주인이자 스마트공장의 전부이고, 스마트카 그 자체인 것이 다. 드론도 어찌 보면 날아다니는 로봇 아닌가? 따라서 로봇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에 대한 원천기술은 미래 기술이 변화시키는 우리의 삶을 지배할 거대한 파급력을 지닌다.

로봇산업, 한국이 과연 잘할까?

로봇산업은 한국의 미래산업 휴보는 더이상 혼자가 아니다

카이스트 태생 휴보는 아직 어떠한 대규모 투자도 받지 못했지만 미국 다르파로보틱스 챌린지(DARPA Robotics Challenge) 대회에서 1등을 먹었다. 미국 명문대학교에서 탄생한 로봇들은 구글, 우버, 테슬라와 같은 거대 기업들의 스폰서를 받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정말 대단한 성취이고 눈물겨운 감동수기에 가깝다. 하지만, 언제까지 감동수 기에 만족할 수 없다. 이제 규모화된 투자(최소 수천억, 수 조원 대면 더 좋겠다)와 명 확한 글로벌 상업화 전략이 마련돼서 로봇 침투율이 최고라는 우리나라의 이점을 십분 활용할 때가 온 것이다. 요즘 모바일 O2O 창업 열풍이 한국뿐 아니라 세상을 강타하고 있다. 하지만, 로봇이 없는 O2O는 앙꼬 없는 찐빵이다. 스마트한 제조와 서비스가 하나의 세트로 맞아떨어 져야 제대로 된 O2O가 창조되기 때문이다. 아마존이 물류로봇 키바와 인공지능 스피커 에코, 클라우드컴퓨팅으로 사업영역을 확 장해 나간 것을 우리는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요즘 아마존은 하늘을 4등분하고 드론배

오준호 박사의 팀 카이스트(TEAM KAIST)가 2015년 세계재난구조로봇경진대회(다르파로 보틱스챌린지)에서 수상하는 장면.

송을 추진중이라고 한다. 미국의 항공법을 바꾸면서. 날아다니는 로봇 드론을 전자상거 래에 응용하는 아마존의 혁신을 지켜만 볼 것이 아니다. 아마존의 움직임을 가장 빨리 복사(copy)하고 한국의 판교 스타트업 자 치구에 붙이기(Paste)해서 자율 드론비행 시범 구역을 만드는게 답이다. 자율주행자동차 이야기가 미국, 중국에서 들린다고? 우리는 인천 송도에 자율주행자동차 전용 트랙을 만들어 서 1년에 한번씩 거액의 상금을 걸고 자율주행자동차 국제 대회를 개최해야 한다. ‘속도’로, ‘완결성’으로, ‘스타일’로 승부하지 않으면 규모에서 자본에서 모 두 밀리는게 우리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로봇산업은 한국의 미래산업 맞다. 휴보, 넌 더이상 혼자가 아니야! 외쳐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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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ech & Biz

로봇 세상을 바꿀 연결과 공유 표윤석의 오픈로보틱스월드(프롤로그) 글_일본 JSPS 연구원 표윤석 pyo@irvs.ait.kyushu-u.ac.jp

로보틱스가 이세상에 나온지 수 십 년이 흘렀지만 아직 갈 길이 멀었다. 왜 그럴 까? 키는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쥐고 있다고 생각한다. 로보틱스 는 흔히 기계공학, 전자공학, 소프트웨어공학, 제어공학, 생명공학, 화학공학, 신 소재공학 등 다양한 학문의 융합체라고 한다. 즉 다양한 분야의 협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다. 물론 하나의 분야에서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는 분야 가 바로 로보틱스이다. 이를 해결하는 최고의 방법은 오픈 소스 문화다. 소프트웨어에서는 이미 당연 시 여겨지는 부분이다. 대표적인 성과로는 리눅스, 안드로이드, 몽고DB, 오픈스 택 등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로봇에서는 하드웨어가 또 다른 중심축이다. 그래 서 필요한 것이 오픈 소스 하드웨어다. 그러나, 아직 로보틱스 분야는 닫힌 성격 이 강하다. 기술 공개를 꺼리는 분위기도 많다. 특히 한국의 로보틱스에서는 오 픈 소스 소프트웨어/하드웨어 문화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앞으로 연재할 ‘표윤석의 오픈로보틱스월드’ 에서 전세계 오픈 로보틱스 진영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내용을 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일반 독자에게는 오 픈 로보틱스 기반의 프로젝트를 이용해 로봇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 고, 전문가에게는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하드웨어 문화를 기반으로 협력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44 월간로봇


표윤석의 오픈로보틱스월드

전세계 어디서나 누구라도 자신의 손바닥 사이즈만 입력하면 3D 프린트로 만들어 조립할 수 있어

오픈 소스 문화 상아탑처럼 높은 로보틱스 분야의 진입 문턱 낮출까?

바로 이것이 오픈 소스의 위력이야 이사벨라라는 이름의 8세 소녀가 3D 프린터로 만든 의수를 선물로 받은 순간을 담은 영상이 유튜브에 공개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던 기억이 난다. '이-네이블링 더 퓨처(E-nabling The Future)'라는 비영리 단체가 의수를 필 요로 하는 사람과 3D프린팅 디자인을 하는 사람을 연결해주는 프로젝트의 일환 으로 진행되었는데 이사벨라 이외에도 이 프로젝트를 통하여 새로운 손을 얻은 이들이 약 1,500명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프로젝트는 남아프리카에서 목수로 일하는 리처드 밴 애스와 미국 시애틀에 서 특수효과 전문가이자 예술가로 활동 중이던 이반 오언 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리처드는 일하던 도중 전기톱에 오른손 손가락 4개를 잃는 사고를 겪었지만 3천 ~5천 만원을 호가하는 상업용 의수를 구매할 여력이 없었다. 마침 예술가 이반 의 도움으로 50만원 수준의 매우 저렴한 의수를 만들어 사용할 수 있었다. 이반 의 설계 능력이 누구나 저렴하게 하드웨어를 제작하게 해주는 3D 프린터를 만나 가능했던 일이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두 사람은 의기투합했다. 리처드와 같이 사고로 손을 잃은 사람들이나 어릴 적부터 손이 없이 태어난 아이들과 전세계에서 3D 프린터로 디 자인을 하는 이들을 연결해주는 일을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의수의 모든 기구 설계 파일, 사용법, 프린팅 기법까지 모든 내용을 오픈 소스 하 드웨어, 문서로 공개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전세계로 뻗어 나갔고 자발적으로 모 인 개발자와 디자이너들이 도면을 설계하고 의수를 더욱 발전시켜 나아가고 있 다. 더불어 3D 프린터를 보유하고 있는 봉사자들은 의뢰가 들어온 이들에게 무 료로 의수를 전달해주는 훈훈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서 오픈 소스의 위력은 마음껏 발휘되었다. 의수는 움직임을 수반 하기 때문에 인체공학적으로, 또 다양한 사용 목적과 사용자의 신체 사이즈에 맞 추어서 맞춤 설계되어야 한다. 이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많은 개발자들이 스스로 설계 파일을 공유하고 기능을 추가하는 등 오픈 소스 문화를 기반으로 협업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예를 들어, 어린이의 경우 신체의 성장과 발맞춰 변화된 신체

8세 소녀 이사벨라가 자신의 손에 꼭 맞게 제작된 3D 프린터 의수를 착용하고 있다. (출처: 유투브)

사이즈로 의수를 매번 다시 제작해야 한다. 기존 의수로는 비용을 도저히 감당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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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ech & Biz 한 손이 없는 아이들이 ‘이-네이블링 더 퓨처’ 프로젝트를 통해 선물받은 3D 프린터 의수를 착용한 모습 (출처: 이-네이블링 더 퓨처 프로젝트)

❶ 3D프린터 의수 랩터 핸드 ❷ 3D프린터 의수 사이보그 비스트 ❸ 3D프린터 의수 덱스트루스 ❹ 3D프린터 의수 핵베리

수 없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에서는 웹 사이트에 설계 변경 도구를 공개했기 때 문에 이용자가 직접 자신의 손바닥 사이즈를 입력하는 것 만으로 설계 파일을 바 로 변형하여 다운로드 받고 전세계 어디서나 3D 프린트로 만들어 조립할 수 있 었다. ❶

'이-네이블링 더 퓨처' 프로젝트에서 개발된 랩터 핸드(Raptor Hand)와 사이보 그 비스트(Cyborg Beast)는 손목 윗 부분의 손이 없는 경우에 착용할 수 있다. 손목의 힘으로 다섯 손가락을 한꺼번에 굽히는 수동 방식이라는 점에서 착용 가 능한 대상자와 활용도에도 한계가 있다. 이러한 부분을 개선하려면 손목이 아니

더라도 팔꿈치, 어깨에 착용이 가능하면서 사용자의 움직임을 인식해 각 손가락 을 움직이는 전자 의수(각 손가락과 팔목 등에 모터를 이용하는 의수)가 필요하 다. 아마도 오픈 소스 문화를 사랑하는 많은 개발자와 디자이너들의 참여로 머지 않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 영국의 조엘 기바드(Joel Gibbard) 가 진행하고 있는 오픈 핸드 프로젝트

(openhandproject.org)의 덱스트러스(Dextrus)와 일본의 이쿠시(Exii, exiii. jp/eng.html)사의 핵베리(HACKberry) 역시 오픈 소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오픈 핸드 프로젝트의 덱스트러스는 모든 개 발 과정을 공개했다. 또 핸드 개발에 필요한 모든 개발 툴도 오픈 소스 기반으로 되어 있어서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이 높게 평가된다. 핵베리의 경우 미래 지

46 월간로봇

향적인 화려한 디자인은 물론이고 피부 표면에 전극을 붙여 바로 밑 근육의 활


표윤석의 오픈로보틱스월드

동 전류를 측정하는 근전도를 활용해서 전자 의수를 동작한다는게 특징이다. 이 쿠시는 단순히 상업적인 회사가 아니다. 이쿠시의 핵베리를 제작하는 3D 모델링 데이터와 소스코드를 공개하여 누구든지 관심만 가진다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3D 프린터로 기구를 뽑고 모터와 센서를 이용해 구동하면 된다.

로봇, 뜻있는 사람들이 모여 효율적으로 세상을 바꾸어 나가려면 오픈 소스 문화 받아들여야 위 사례들에서 볼 수 있듯이 오픈 소스는 로보틱스 분야에 이미 깊숙이 들어와 있다. 오픈 소스로 공개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반의 로봇은 뜻있는 사람들 이 좀 더 효율적으로 세상을 바꿔 나갈 수 있도록 하고, 그 동안 상아탑처럼 높아 만 보였던 로보틱스 분야의 진입 문턱을 낮출 수 있다. 자작(DIY), 메이커 (Maker) 문화를 조금은 우습게 여기던 로보틱스 분야에서도 이제는 그 영향력 을 실감하기 시작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가 함께 개발되어야 하기 때문에 기 술적 장벽이 존재할 수 밖에 없었던 로보틱스 부분에서도 오픈 소스 기반으로 창

오픈 로보틱스 하나의 돌파구로 받아들여야

업(Startup)을 하는 경우가 많아 지고 있다. 오픈 로보틱스는 이제 로보틱스 분 야에서 하나의 돌파구로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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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ulture & Ethics

로봇이 크리스마스 선물되려면? 정원민 이산솔루션 대표와 CF <BB-8> 나눠보기 글_황인선 기자 (insun@roboticus.kr)

크리스마스 선물로 로봇을 받는 상상을 해보라.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영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개봉을 앞두고 디즈니와 로봇 완구 기업 스피로가 합작해 제작한 로봇 ‘BB-8’을 눈 여 겨 보자. 9월 4일 판매 당일에 완판이라는 기록 갱신과 함께 오늘 날까지 예약 주문이 계속 이어진다고. ‘잘하면 로봇이 크 리스마스 선물이 될 수 있겠구나’라는 긍정적인 생각이 들지 않는가. 동시에 지난 가을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로봇융합 포럼, 로봇산업진흥원, 로봇산업협회가 공동으로 주관한 ‘2015 로봇융합포럼’ 3차 세미나 현장에서 기획위원장을 맡은 정원민 이산솔루션 대표가 건넨 물음이 떠올랐다. “이렇게 좋은 로봇들이 왜 안 팔릴까요?” 12월호 인문산책은 서울시 구로디지털단지에 위치한 ㈜ 이산솔루션에서 시작한다. 정원민 대표가 향긋한 커피를 건네며 말을 이었다. 그는 “성공적인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성공 가능한 제품 기획-자금 확보-팀 편성의 3단계 사업화 전략이 필요하 다”라며 “기존 스마트폰의 센서와 애플리케이션을 활용 한 5만원 미만의 보급형 스마트로봇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했다.

48 월간로봇


인문산책

정 ‌ BB-8의 광고영상을 보실까요? 공처럼 굴러가는 로봇의 움직임 주변에 ‘항상 있는

것’이 있습니다. 눈치 채셨나요? 바로 소년과 그의 손에 들려있는 로봇을 조종하는 장치인 ‘스마트 폰’입니다.

스마트폰과 만난 로봇의 시너지 효과 결과는 성공적이야

황 ‌ BB-8은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PC와 연결됩니다.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앱을 내려받아 직접 조종 가능합니다. 무선으로 조종할 수 있는 거리는 30m이고, 한 번 충전하면 1시간 정도 재생 가능하다고 합니다. 정 ‌ 최근 로봇이자 장난감 시장의 트랜드가 커넥티드 토이(Connected toy) 입니다.

즉, 융합입니다. 로봇을 스마트폰 또는 스마트와치 등과 연결하여 IOT(사물인터넷 서비스) 기술 기반 위에 로봇을 확장하는 것이지요. 황 ‌ 벽에 ‘꽝’하고 부딪히자 ‘휘청’이며 붉은 불이 깜빡이는 장면을 보셨나요? 그 밖에 충

전 중에도 앱과 연결만 되어있으면 “마치 고양이처럼 종종 머리를 이리저리 두리번 거려 귀엽다”라는 사용후기가 눈길을 끕니다. 정 ‌ 소년이 스마트폰의 기울기 센서를 이용해 로봇의 이동방향을 게임처럼 조종하는 장

면도 나옵니다. 스마트폰이란 컨트롤러를 이용해 아슬아슬하게 장애물로 비켜가고, 좁은 통로도 넘어가는 모습에 시선이 가는 군요. 황 ‌ 스마트폰의 음성인식 기능을 이용해 로봇에게 말을 걸자 로봇이 움직임과 빛으로

반응하는 것도 인상적입니다. “Go to Sleep(잘자)”라고 말하면 조는 것처럼 꾸벅꾸 벅 대다가 “Run Away(도망가)”라고 하면 재빨리 달아나버리죠. 정 ‌ 이 모든 기술이 가능한 이유를 생각해 보세요. 스마트 폰 안에는 각종 로봇 기술에

필요한 센서들이 있습니다. 또한, 2~3년 전의 컴퓨터와 비교해서 성능이 훨씬 뛰어 납니다. 즉, 로봇의 브레인이 될 자질이 충분한 거죠. 황 ‌ 문득 지난 로봇대회가 생각나네요. BB-8보다는 큰 4륜구동의 작은 로봇이었는데

요. 이 로봇의 움직임을 구현하기 위해선 중량이 많이 나가는 고성능 컴퓨터가 필요 했죠. 만일 스마트폰이 이를 대신한다면 간편해질 것입니다.

CF <BB-8> 의 삽입 장면이다 . 소년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로봇 BB-8 을 조종 하고 있다 . 드라이브 모드 , 메시지모드 , 패트롤 모드로 구성됐다 . BB-8 은 < 스 타워즈 : 깨어난 포스 > 에 등장하게 될 로봇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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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ulture & Ethics 정 ‌ 또한, 로봇의 기능 및 역할까지 단순해질 수 있습니다. 로봇은 움직이는 동작

(Movement)이나 표현(Expression)의 역할에 집중하면 되기 때문이지요. 이는 곧 로봇의 단가를 낮추는데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당신이 지불할 수 있는 로봇의 소비자 가격은?

황 ‌ “스마트폰으로 조종 가능하다”라는 점은 분명한 이점인 듯합니다. ‘1인 1대의 스마

트폰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로봇이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는데 필 요한 조건’에 왜 단가 낮추는 고민이 필요한거죠? 정 ‌ 답을 하기 전에, 먼저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TV는 보통 시장에서 얼마에 판매

되고 있습니까? 스마트폰은 평균적으로 어느 정도의 금액으로 판매되고 있나요? 마 지막입니다. 로봇은 얼마입니까? 황 ‌ TV는 약 100만원에서 150만원, 스마트폰은 약 50만원에서 100만원 미만이 평균

아닙니까? 반면에 로봇은.. 잘 모르겠습니다. 일본 소프트뱅크사가 200만원 대의 로봇을 내놓았지만, 비슷한 수준의 로봇이 1억 넘는 게 다반사니까요. 정 ‌ 그렇습니다. 오늘날의 로봇엔 아직 평균 소비자가격이 분명하지 않습니다. 이는 기

회인 동시에 위기라고 생각합니다. 소비자가 지갑을 열 수 있을만한 합리적인 평균 가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로봇을 구매리스트에 올리기 어렵기 때문이죠. 황 ‌ 부모가 아이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대는 얼마일까요?

국내의 한 대형마트가 공개한 2014년 크리스마스 누적 판매 상위권을 기록한 장난 감의 가격을 보니 3만원 대에서 6만원 대 사이가 무난합니다. 정 ‌ 저 역시 딸이나 조카에게 선물을 사주기에 약 5만원 대의 가격이라면 선뜻 지갑을

열게 됩니다. 하지만 그 이상이라면 이것 저것 따져보게 됩니다. 즉, 로봇이 크리스 마스 선물이 되려면 5만원 대의 가격이어야 부담스럽지 않다는 것이죠. 황 ‌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는 가격이어야 한다”라는 주장에 공감합니다. 하지만 제아

무리 가격을 낮춘다고 해도 소비자의 마음을 끄는 ‘무엇’이 없다면 소용없지 않을까 요? 최근 화제가 된 로봇 ‘BB-8’처럼 말입니다. 정 ‌ BB-8에 다시 주목하겠습니다. 이 기구나 기능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작년에 선

보인 스피로2.0을 기억하십니까? 블루투스를 이용한 무선 조종 ‘로봇볼’로 이름을 알렸죠. 두 로봇완구의 제작사는 동일합니다. BB-8 이다 . 영화 < 스타워즈 > 의 캐릭 터다 . 손 안에 들어오는 작은 공 모형의 장난감형 로봇이다 .

황 ‌ 스피로2.0 기억이 납니다. 흰 당구공처럼 생긴 로봇이지요. 단순하게 조종만 하는

드라이브 기능을 넘어 증강현실을 이용한 모바일 게임 활용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아, BB-8에 있는 증강현실 가상채팅 기능과 같군요!

50 월간로봇


인문산책

정 ‌ 스피로2.0은 ‘완판’이라는 경이로운 수식어를 따내지 못했던 반면에 기존의 스피로

에 머리 하나 더 붙인 BB-8은 판매를 게시한 9월 4일 ‘300대 한정 당일 매진’을 기 록할 수 있었습니다. 그 원인에 주목해야겠지요. 황 ‌ 9월 4일에 단서를 찾았습니다. 그 날은 미국 시카고와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포스

프라이데이(Force Friday)’라는 스타워즈 팬 행사가 진행됐다고 하더군요. 10월 2 스피로 (sphero) 2.0 이다 . 성인 주먹보 다 큰 크기인 당구공 모형의 장난감형 로봇이다 .

일 부산국제영화제의 스타워즈 개봉 기념 부스가 생각납니다. 정 ‌ 명실공히 영화 <스타워즈> 덕분입니다. 스타워즈는 미국을 대표하는 우주와 미래

배경의 SF 명작입니다. 1977년 제작 당시부터 시작된 탄탄한 스토리텔링과 우주관 은 ‘신화적 성공’의 가장 큰 밑거름이 됐습니다. 황 ‌ 이 영화가 대중문화사에서 가진 의의 역시 주목해야 될 것입니다. 단순한 흥행을 넘

어 소설, 만화, 비디오게임 등의 장르로 확대되고 상품으로 재생산되어 또 다른 소 비를 촉진하게 됐습니다. ‘마니아 문화’의 원조 격입니다.

정원민 대표 로봇문화콘텐츠 전문기업 ㈜이산솔루션 대표이사다. 2008년 당시 틈새시장이었던 서비스로봇 콘텐츠 계약 을 잇따라 체결하며 신규 법인을 설립했다. 공연하는 로봇 로보데스피안을 각종 체험관 및 테마파크에 임 대했으며, 세계최초 로봇 뮤지컬 <로봇랜드의 전설>을 제작하는 등 오늘날까지 로봇체험 및 전시공연산업의 대중화에 앞장 서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세상의 모 든 아이들이 자신만의 유일한 로봇을 갖게 되는 그날 까지”라는 모토로, 개인 서비스용 감성 로봇에 대한 새 로운 꿈을 키우고 있는 기업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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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ulture & Ethics 정 ‌ 레고가 생각나네요. 최근에 본 뉴스에서 이번 영화 개봉을 기념하여 ‘레고 스타워즈

밀레니엄 팔콘(75105)’이 출시됐다고 합니다. 지난 2011년 한정판매 된 밀레니엄 팔콘(7965)의 리뉴얼 상품으로, 이미 예약이 종료됐다더군요. 황 ‌ 로봇 BB-8과 레고 에디션을 보니, 마니아 층이 형성된다면 가격은 더 이상 문제되

지 않는 것 같습니다. 성능이나 기술 수준 역시 고려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들에게 더 가치 있게 작용하는 것은 ‘캐릭터’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큐브다 . 보급형 퍼스널 스마트 감성 로 봇이다 . 스마트디바이스 서비스 플랫 폼 기술과 IoT 기술 , 감성서비스 기술을 결합했다 . 로봇 자체 하드웨어 장치를 최소화하며 가격 역시 5 만원 대로 낮췄 다.

정 ‌ 이번에 새롭게 개봉하는 영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소식과 맞물려 주목하게

된 뉴스가 있습니다. 바로 그 동안의 스타워즈 제작사였던 루카스필름을 월트 디즈 니 컴퍼니가 인수했다는 소식이지요. 황 ‌ 월트 디즈니 컴퍼니라구요? 미키마우스, 미니마우스, 곰돌이 푸우, 도날드 덕 등으

로 114건의 캐릭터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로열티 수입만 연간 60억 달러에 이 르는 캐릭터 산업계의 대표적인 거장 아닙니까? 정 ‌ 로봇과 캐릭터가 만났을 때 시너지가 크다고 봅니다. 2001년에 들어 엽기토끼 마시

마로, 졸라맨 열풍이 침체된 국내 캐릭터 시장에 활력을 주었던 적이 있지 않습니 까. 로봇 분야에서도 캐릭터를 ‘새로운 기회’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 ‌ 영화 <스타워즈>에 다시 주목하겠습니다. 감독 루카스가 고대의 신화를 차용하면서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과 함께 스토리텔링에 가장 애를 썼다고 들었습니다. 이는 ‘미 국판 신화’라는 별칭까지 얻을 정도이지 않습니까.

함께 보면 좋은 영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이 영화는 1977년부터 전세계 팬들을 사로잡은 할리우드 공상과학영화 <스타워즈>의 7번째 시리즈다. 12월 17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사전 예매 이벤트만으로 650만 달러의 수익을 기 록했다. 거대한 우주 전쟁의 서막을 여는 악의 세력과 그들에 맞서 싸우는 포스의 기운을 타 고난 자 레이(데이지 리들리)와 핀(존 보예가), 그들을 보조하는 로봇군단 BB-8 드로이드, C-3PO, R2D2 캐릭터가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제목 |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 원제 | Star Wars : The Force Awakens 배급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감독 | J.J. 에이브럼스 출연 | 존 보예가(핀), 오스카 아이삭(포 다메론), 데이지 리들리(레이) 外 개봉 | 2015년 12월 17일

52 월간로봇


인문산책

황 ‌ 마블 스튜디오가 제작하고 월트 디즈니 픽처스가 배급하는 영화 시리즈 <어벤

져스>도 함께 상기되네요. 아이언맨, 토르, 헐크, 캡틴아메리카 등의 캐릭터와 그들만의 이야기(스토리텔링)이 분명하고 세계관이 확실하지요. 정 ‌ 우리나라에도 <스타워즈> 또는 <어벤져스>, <트랜스포머> 등과 같은 어른과

아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SF 대작이 하루빨리 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더 나 아가 로봇업계도 로봇과 관련된 문화콘텐츠 제작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하지

로봇이 대중에게 안기려면?

않을까요? 황 ‌ 최근 좋은 소식이 있다면서요? 스마트폰 융합 감성로봇 ‘큐브’가 한국·중국

합작영화 <소원등(가제)>에 출연이 확정됐다고 하니 축하 드립니다. 이 로봇 이 영화를 만나 어떤 스토리텔링을 가진 캐릭터가 될 지 궁금합니다. 정 ‌ 큐브는 로봇이라는 진입장벽을 최대한 낮춘 로봇입니다. 누구나 하나씩 가질

수 있는 로봇을 만들기 위해 기획하게 된 것이지요. BB-8처럼 스마트폰을 브 레인으로 삼아 움직이거나 빛으로 반응하는 감성 로봇입니다. 황 ‌ 국내 이동통신사에서도 콜라보레이션 제안이 들어 왔다고 들었습니다. 이에 긍

정적으로 검토 중이시라고요? 조만간 스마트폰과 로봇 큐브가 하나의 번들제 품 또는 사은품이 되어 모두가 로봇을 1대씩 소유하게 되는 것 아닌가요?(웃음) 정 ‌ 로봇 업계에서 10년 동안 약 100억 원의 돈을 날리면서 얻은 교훈이 있습니

다. ‘성공 가능한 제품을 기획해야 한다’라는 것이지요. 성공 가능의 조건 첫째 는 “사고 싶은 제품” 둘째는 “살 수 있는 제품”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황 ‌ 큐브의 가격 역시 흥미롭습니다. 5만원 대라고요? 문득 20세기 자동차 대중화

시대의 시발점이라 기록된 포트사의 825달러의 자동차 T가 생각납니다. 당시 자동차의 평균가는 약 2천 달러였었죠. 정 ‌ 5년 전만해도 이 가격의 로봇을 만들게 되리라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먼저 로봇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쉽게 지갑을 열 수 있는 금액대로 낮추니, 그 다음단계로 가는 길이 조금은 보이는 것 같아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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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ulture & Ethics

“드론·자율주행차, 어서 오너라!” IRC <제4회 어린이 로봇윤리토론대회>를 마치며 글_황인선 기자(insun@roboticus.kr) 사진_양지원 기자(jiwon@roboticus.kr)

드론이 머리 위로 날아다니고, 자율주행자동차의 시승식이 한창 진행됐다. 그 맞은편에 ‘그것의 주인’이 될 아이들이 옹 기종기 모였다. 드론과 자율주행자동차로 인해 변화될 사회에 대한 생각을 밖으로 꺼내고, 타인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 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머리를 맞대기 위해서다. 그렇게 그들의 가슴에는 로봇과 함께 살게 될 앞날에 대한 밑그림이 하나 둘씩 완성됐다. 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광경인가. 바로 ‘제4회 어린이 로봇윤리토론대회’의 현장이다.

64 월간로봇


현장스케치

‘로봇 시대의 주인’ 아이들은 미래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

학년)’와 ‘어린이가 그림 그리는 숙제를 하다가 잠이 든 상황

까.

에서 자율지능형 로봇이 그것을 대신했을 때, 그 그림은 누구

예비 로봇공학자들이 자신이 만든 로봇을 들고 꿈의 경합을

의 것인가(5·6학년)’였다.

펼치는 국제로봇컨테스트(IRC)의 한 켠에서, 로봇과 함께 살 아갈 시대의 윤리적 문제와 로봇개발 기준 마련에 대해 고민

첫 번째 주제 : 드론 사용시에 고려해야 할 점

하는 어린이들이 모여 원탁토론을 가졌다. 금년으로 4회를 맞이하는 ‘어린이 로봇윤리토론대회’ 현장이

첫 번째 논제가 등장했다. ”우리가 드론을 일상생활에 사용할

다. 서울교육대학교 어린이철학교육센터와 한국로봇산업진흥

경우 가장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가장 많은 견해로는

원이 주관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는 행사다. 참가대상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은 초등학교에 재학중인 4·5·6학년이다. 수상할 경우 산업

능내초등학교의 이수연 학생은 “지난 여름 영국 해수욕장에

통상자원부 장관상, 국가기술표준원장상, 서울교육대학교 총

드론이 나타나 주변사람들을 촬영해 당황하게 만든 적이 있었

장상,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상, 서울교대 어린이철학교육센

다”라며 “촬영용 드론의 경우 사전허가제도를 마련하고 드론

터장상의 영예가 주어진다.

촬영 금지구역도 앞으로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주최 측은 “로봇공학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미래 사회에

이어서 ‘범죄 악용’ , ‘추락 사고 대처법’ 등에 대한 이야기가

는 인간과 로봇의 공존이 실현 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미

나왔다. 지난 5월 일본에서 일본 정부 정책을 반대하기 위해

래 로봇 세대인 초등학생에게 선제적으로 고민과 대안을 모

40대 남성이 드론을 이용해 모래를 일본총리관저에 날려 보

색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매년 개최하고 있다”라고

낸 사고와 6월 이탈리아 밀라노 대성당 두오모 첨탑에서 발생

했다.

한 드론충돌사건, 8월 우리나라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안

올해의 논제는 ‘드론(4학년)’과 ‘자율주행자동차(5·6학년)’였

전감시용 드론이 추락한 사고 등이 뒷받침됐다.

다. 세계 각 로봇기업에서 이들의 상용화 시점을 내년 혹은

인창초등학교의 양태경 학생은 “각종 사고를 대비하여 드론

내후년으로 예고한 터라 더욱 이목이 집중됐고, 실질적인 공

에 낙하산을 달자”라고 했다. 역곡초등학교의 임주혁 학생이

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반면, 지난해와 비교해 어린이 특

덧붙였다. 그는 “자동으로 펼쳐지는 낙하선 기능을 이용해 위

유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극적으로 끌어내기엔 아쉬움이 남았

험한 드론을 안전하게 공중폭파하자”라고 주장하며 눈길을

다.

끌었다.

지난해 선정됐던 논제는 ‘제미노이드 로봇(실제 인물을 복제

“드론에 인공지능을 넣어 해킹을 당했거나 각종 위험한 순간

한 쌍둥이 같은 로봇)을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한가(4

이 오면, 스스로 인식해서 자폭하도록 설계하는 겁니다. 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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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ulture & Ethics

가 떨어지면 인명사고의 위험이 있으니, 폭파 전에 드론을 캡

백송초등학교의 박소은 학생과 서울교대부설초등학교의 박

슐이나 막 등으로 감싸서 ‘펑’ 안전하게 터질 수 있도록 유도

지우 학생을 포함한 다수는 “보행자를 보호하는 쪽으로 설계

하는 거죠.”

가 필요하다”라며 “현 도로교통법 역시 비록 보행자의 과실이

이에 폭파음에 시민이 놀라면 어쩌냐는 질문이 나왔고 그는

라도 과실의 비율은 7:3으로 운전자에게 더 높게 측정하고 있

“어릴 때부터 드론 자동폭파에 대한 인식교육을 하면 될 것”

다”라고 의견을 모았다.

이라 했으며, 쓰레기 처리에 대한 환경적 이슈에 대해서는 당

한수초등학교의 김수한 학생은 “현재 도로교통법 63조에는

황한 안색으로 “본인도 그게 고민”이라고 말해 참관객과 심사

보행자는 자동차전용도로인 터널에서 길을 건너지 못하도록

위원들을 미소 짓게 했다.

되어 있다”라며 “불법으로 길을 건너는 보행자를 보호해야 할

마지막으로 대다수의 학생들은 “자동차에 있는 번호판이나

까? 법을 잘 지키고 있는 운전자를 보호해야할까?”라며 다시

운전면허증과 같은 제도의 도입이 드론에게 필요하다”라며

물었다. 그는 “소비자의 입장도 고려해보라”라며 “보행자보다

“드론의 교통신호체계나 드론 전용 충전소(휴게소) 등에 대해

운전자인 자신을 보호하도록 프로그램 된 자율주행자동차를

서도 생각해야 한다”라고 입을 모았다.

더욱 선호하지 않겠느냐”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오마초등학교 김민서 학생의 생각은 달랐다. “사고 상

두 번째 주제 : 자율주행차의 윤리적 딜레마

황에서 보행자는 맨몸인 반면 운전자는 자동차라는 1차 보호 막이 있지 않습니까. 또한, 자율주행자동차의 설계에 있어서

두 번째 논제는 자율주행자동차이다. “만약 당신이 로봇공학

직접적인 이용자와 회사측의 입장만이 고려되지 않도록, 잠재

자라면, 자율주행자동차의 윤리적 딜레마 상황에서 차가 스스

적 이용자 또는 피해자가 될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설계에 관

로 어떤 선택을 하도록 설계할 것이냐”라는 물음이 올랐다.

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황은 다음과 같다. 운전자가 자율주행차량으로 여행을 즐

어린이들의 열띤 토론이 종료됐다.

기고 있다. 현재 1차선 산악 도로에서 좁은 터널로 막 들어섰

‘부웅’하는 기계음과 함께 드론 1대가 대회장을 가로질렀다.

다. 이때 어떤 사람이 길을 건너고 있었는데 이미 도로의 중

바로 건너편에서 한 남성이 목소리를 높인다. “자율주행차량

앙까지 와있다. 이제 두 선택만 남아있다. 자율주행차량은 그

시승체험 해보실 분!” 국내 최대 규모의 로봇박람회 <로보월

사람을 치고서라도 운전자를 보호하거나, 핸들을 틀어 터널의

드2015>를 맞이해 언맨드솔루션이 마련한 이벤트였다.

다른 벽에 부딪혀 운전자가 부상을 입게 되더라도 보행자를

문득 아이들의 입에서 나온 각종 윤리적 상황을 시내 곳곳에

보호하는 상황이다. 이는 심리학 또는 신경윤리에서 자주 등

서 마주하게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이 실감났다.

장하는 ‘트롤리 딜레마’ 상황이다. 66 월간로봇


현장스케치

어린이에게 로봇윤리 토론이 필요한 이유

앞으로 어린이는 로봇과 함께 살아가야 하기에

‌ 어린이는 미래 세대를 이끌어갈 주인공이다. 현 세대의 성인보다 로봇 과 친밀한 관계를 가지게 될 것이다. 이런 이유로 로봇과 함께할 때 발 생 가능한 상황을 제시하고 윤리적으로 숙고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 는 것은, 교육 및 문제예방의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 아울러 어린이가 가질 수 있는 상상력의 가능성이 미래에 큰 의미가 될 것이라고 생각 한다.

드론과 자율주행차량이 논제로 선정된 계기 ‌ 논제는 서울교대 어린이철학교육센터에서 교수 및 박사급 전문가와 실제 초등학교 교사들이 함께 모여 선정하고 있다. 올해 대회에서는 드론과 자율주행자동차가 선정됐는데, 그 계기는 구글에서 자율주행 자동차를 개발해 곧 상용화 한다는 기사가 나오고 아울러 드론이 영상 제작이나 물건 배달 등에 실제 사용되는 등 사회적 관심이 점차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어린이 로봇윤리토론대회의 심사기준 ‌ 토론대회의 심사 기준은 논제분석 및 논리적, 비판적 사고력, 창의적 사고력, 토론 참여 태도 등이 있다. 단지 남들보다 뛰어난 주장이라고 해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아니다.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충분한 지, 근거가 된 자료들이 객관적이라 신뢰성을 확보하는지가 중요하다. 아울러 논제를 제대로 이해했는지와 주장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지도 주요 평가항목이다.

내년 토론대회를 준비하는 이에게 팁을 전한다면? ‌ ‘배려’와 ‘경청’하는 자세를 갖고 토론에 임한다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 이다. 토론장에서는 자신의 주장을 남들에게 잘 이해시키는 것만큼,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수용하는 자세 역시 중요한 평가항목이

김/민/수

된다. 덧붙여, 자신의 논증에 오류가 발견된다면 움츠러들거나 감정적

심사위원장을 만나다

으로 나서기 보다는, 자기 수정적인 태도를 취할 줄 알아야 좋은 토론

김민수는 < 제 4 회 로봇윤리 토론대회 > 의 전체 심사위원장이다 . 서울교육대학교 어린이철학교육센터 이사 겸 철학박사이다 . 동서울대학교 교양교육 센터 교수로 재직 중이다 . 그는 로봇 기술 의 발전으로 앞으로 다가올 로봇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로봇시대’ 에 인간적인 삶 의 의미와 방식 등을 고민하며 , 로봇 사용 에 야기될 미래적인 문제 해결에 앞선 토론 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

자라고 생각한다.

이번 대회를 마친 소감 ‌ 토론대회의 본선에 올라온 어린이들은 모두 학교의 대표라는 자부심 을 갖고 열심히 준비하여, 매회 심사위원들을 놀라게 할 만큼 우수한 토론자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대회 역시 토론 참가자들에게서 성인 못지 않은 높은 수준의 고민과 방안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앞으 로도 로봇윤리토론대회가 미래세대를 위해 더 의미 있는 자리가 되기 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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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Y

░ DIY PLAZA

자작로봇, 함께 만들어요 제4회 오픈로보틱스세미나 참관기 글_유재성 dev4unet@naver.com

지난 11월 7일 네이버 D2스타트업팩토리, 촉촉한 가을비가 내리는 토요일임에도 아침부터 사람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과 오로카(오픈 소스 소프트웨어/하드웨어로 만들어가는 로봇 기술 공유 카페)가 공동주관한 ‘제4 회 오픈 로보틱스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오로카는 1. 로봇공학의 진입 장벽 낮추기 2. 로봇 공학 커뮤니티 3.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 하드웨어 문화 정착 등 세 가지 미션을 목표로 2012년 12월 25일 개설된 로봇 기술 지식 공유 모임이다. 이번에는 특히 ‘자작 로봇’을 주제로 진행돼 더욱 큰 관심을 모았다. 각자가 열심히 습득한 지식과 경험을 나누며 누구 나 로봇을 만드는 세상을 꿈구는 이들, 7시간동안 진행된 이날 행사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자작 활동에 필요한 라이센스 정리 – 표윤석

도 모르게 저작권을 침해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런 이유 에서 첫 번째 섹션에서는 자작 활동에 라이선스가 어떻게 적

아마도 많은 분들이 온라인에서 쉽게 접하는 글은 무료라는

용되는지에 대한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 중요성에 비해 졸음

인식이 강할 것이다. 또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경우에도

을 유발할 수도 있는 지루한 주제였지만 표윤석 님은 열정과

오픈이라는 단어와 맞물려 무조건 무료로 알고 사용하다 자신

재치로 라이선스에 대한 핵심 부분을 센스 있게 잘 다뤘다.

84 월간로봇


제4회 오픈로보틱스세미나 참관기

“자작 활동에 필요한 라이선스 정리”에 대한 발표 자료는 다음 링크에서 확인 가능하다. http://www.slideshare.net/yoonseokpyo/open-source-license-54934225

소프트웨어교육용 자작로봇 – 신경만

세미나의 메인 주제를 ‘자작 로봇’으로 결정하게 만든 일등 공 신 중 한 분이다. 개인적으로 소프트웨어 의무 교육에 대해 관

제3회 오픈 로보틱스 세미나에서 월E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심이 많았는데 DIY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현직 초등학교 교

경험했던 내용을 기반으로 ‘맹글러’ 라는 신조어를 창조해냈

사의 시선으로 공유된 이번 섹션은 현장에서의 다양한 고민과

던 신경만 님. 당시 맹글러들의 열악한 작업 환경에 대해 적나

함께 유사 툴들의 장단점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순서였다. 자

라하게 소개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눈을 초롱초롱 반짝이도록

작바퀴에 고무를 활용한 이야기도 매우 흥미로웠다. 자작을

만드는 대단한 입담으로 많은 이들의 호감을 샀던 그는 제4회

하면서 부품 선정에 대한 고민과 시행착오가 가장 크다. 그런

“소프트웨어교육용 자작로봇”에 대한 발표 자료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 가능하다. http://www.slideshare.net/KyungManShin/ss-54989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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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Y

Plaza ░ DIY PLAZA

측면에서 이번 바퀴에 사용된 낚시 용품의 아이디어는 대박.

주변재료를 활용한 나만의 도구 생산 – 김영진 김영진 님은 평소 CNC, 자동 드릴 머신, 3D 프린터, 파워 뱅 크를 비롯하여 필요한 물건들은 손수 자작하는 고수로 잘 알 려져 있다. 프미케의 낙서장(http://pmice.tistory.com)이라 는 블로그를 운영하며, 최근에는 YTN사이언스의 렛츠 메이 크 방송에도 출연했다. 주변 재료를 활용한 나만의 도구 생산

흥미롭고 유익한 경험담이 이어져

은 가히 독보적이다. 김영진 님은 이번 세미나를 위한 예제로 적당한 내용을 찾기 위해 특별히 고심한 끝에 세미나 시작 2

대다수의 분야가 그렇듯 입문하는 사람들의 경우 반복되

일 전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참치 캔을 이용해 3D 프린

는 사이클이 있기 마련이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

터를 만들고 이를 제작하는 방법을 전수했다. DIY에 입문하

를 겪게 된다. 그렇기에 짧은 시간에 진행되는 세미나에서

는 분들을 위해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상 재료들을 크

는 아무래도 경험담이 가장 피부에 와 닿는다. 임재영 님은

게 판형체/봉형체/구형체의 3가지로 분류해서 초저가 CNC를

‘404warehouse와 메이커 운동에 대하여’ 라는 제목의 발표

만든 사례와 리니어 제어형 TD-1 드릴 머신 등을 만든 사례

를 통해 자신이 메이커 활동을 하면서 겪었던 경험을 아낌 없

도 흥미로웠다. 특히 Ciclop 3D 스캐너를 벤치마킹해서 분석

이 공유했다. 평소 알고 싶고 하고 싶었던 내용들을 이미 경

한 방법과 함께 쉽게 접할 수 있는 주변 재료인 참치 캔, CD,

험했던 사람이 생생하게 들려주는 현장 이야기라 참가자들에

절연 테이프, 은박지 등의 재료를 가공한 방법을 속속들이 공

게 더욱더 와 닿았을 것이다. ArduRover와 Ground Station

유해줬다. 일상 재료로 2일 만에 이 작업을 진행하면서 캘리

을 이용해 원격으로 영상을 송수신 하면서 차량을 제어하는

브레이션 패턴 인식을 하는 소프트웨어까지 진행했다는 게 놀

Teleoperated Car 프로젝트를 비롯해, 마커를 이용해 주인공

라웠다.

을 인식하고 추적하는 드론 프로젝트 외에도 다양하게 진행했 던 드론 프로젝트들에 대해 간단한 설명과 시행착오 등의 노 하우를 공유하는 시간이었다. 이 외에도 흥미롭고 유익한 경험담이 쏟아졌다. 많은 메이커 들의 열악한(?) 또는 유부남들의 슬픈 현실인 작업 공간 주도 권 이야기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다. 가상의 3D 로봇을 조 립하고 활용할 수 있는 OpenJigWare, 종이 박스 로봇 Boxy,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아두이노와 FPGA를 이용한 로봇 제 작, 다음 세미나의 핵심인 BLDC 모터 돌려보기 등을 비롯해 멋진 내용이 많이 등장했다. 지면 관계상 다 실지 못했지만 각 섹션의 발표 내용을 살펴보기를 권한다.

메이커 분야에 입문도 하고 기부도 하는 번개장터 제4회 로보틱스 세미나에서는 처음으로 지식 나눔 외에도 소 “주변재료를 활용한 나만의 도구 생산”에 대한 발표 자료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 가능하다. http://www.slideshare.net/pmice/4-54895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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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 소녀 가장들을 위해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번개 장터가 마


제4회 오픈로보틱스세미나 2015 나비 해카톤 참관기 현장

련됐다. 평소 사용하지 않는 부품을 무료로 기부 받아 세미나

표윤석 님의 역할이 한몫 했다. 이런 순수함에 이끌려 해마다

에 참석한 분들에게 저렴하게 팔았다. 이로 인한 판매 수익은

아무런 보상 없이 도와 주시는 협력사들과 자원봉사자들의 열

전액 기부될 예정이다. 제품 기부자와 제품 구매자 모두 자선

정이 행사를 만들어간다. 참석자의 90% 이상이 당첨되는 국

행사에 참여하는 아름다운 행사였다.

내 최대의 방대한 양의 경품도 특징이다.

첫 번개 장터에는 오드로이드 XU, 로보빌더, 라즈베리 파이,

오픈 로보틱스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전 세계 누구나 참가

조이스틱, USB 카메라, U2S 등 로보틱스 프로젝트 입문 시

비와 참가 자격 제한 없이 참여 가능하다. 하지만 세미나 장소

필요한 제품들이 기부됐다. 가격 때문에 쉽게 입문하지 못 하

에 따른 최대한의 효율을 고려해 세미나 참가자 수를 제한한

는 분들을 고려해 새 제품도 상당히 저렴하게 제공되었으며,

다. 특히나 안전상의 이유로 모집 인원 외에 현장 접수나 대기

판매 물품 및 수익에 대한 세부 내용은 오로카 커뮤니티에 투

인원은 별도로 받지 않기 때문에 평소에 관심을 갖고 광 클릭

명하게 공지됐다. 번개 장터 목적에 맞게 자금 사정이 어려운

에 대비해야 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세미나의 사전 접수가 시

일부 학생에게도 미니컴퓨터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작되자마자 곧바로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뿌듯했다.

세미나 주제와 일정 역시 진행 몇 달 전부터 오로카 커뮤니티 에서 공개적으로 조율하고 정한다. 지금까지는 ‘오픈 로보틱

열린 마음을 기반으로 매년 성장하는 순수 커뮤니티 행사

스 진입을 위한 개발 환경 구축’ , ‘오픈 소스를 활용한 로봇 개발’ , ‘누구나 로봇을 만드는 시대’ 등 일반인들의 진입 장벽

오로카 세미나는 일반인이 운영하는 커뮤니티에서 주관하는

을 낮추는 주제로 진행됐다. 제4회 ‘자작로봇’ 주제에 이은 다

행사로서는 매우 큰 규모다. 해마다 인기가 높아지는 이유는

음 세미나의 핵심은 BLDC를 활용한 G-Rover 시스템이어서

유익한 세미나 내용은 기본이지만, 일본 유학 중에도 해마다

기대가 크다. 오로카 세미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웹사이트

자비로 귀국해서 세미나를 주도하는 열정 넘치는 카페 매니저

http://cafe.naver.com/openrt 에서 확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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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 Cafe

Editor's Note

풍성했던 2015년을 뒤로 하며 글_정진영 편집장(chief.editor@roboticus.kr)

12월호는 사실 뻔한 기획이었다. ‘연말이 되었으니 올 한해를 되돌아 봐야지.’ 라는 한마디에 편집국의 그 누구도 굳이 토를 달지 않았다. 월간로봇이 매월 다뤘던 주제를 모아서 정리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정리하고 나니 그 자 체로 참 풍성한 느낌이다. 뻔한 기획에 풍성한 내용. 포장하지 않아도 담을 내용이 그만큼 많았다는 의미다. 실제로 2015년만큼 로봇이 대중들에게 큰 관심을 끌었던 시기가 또 있었나 싶다. 소프트뱅크의 가정용로봇 페퍼 가 정식 출시돼 매진행렬을 이어갔다. 자율주행자동차가 실제 도로를 달렸다는 소식은 이제 전혀 놀랍지 않다. 규제와 관련한 논쟁에도 불구하고 하늘에는 드론이 날아다닌다.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에 놀라고 이를 대비하자 는 철학 논쟁이 펼쳐졌다. 우리나라의 분위기는 더욱 극적이다. 아무래도 지난 6월 KAIST가 다르파로보틱스챌린지에서 우승한 덕을 많 이 봤다. 휴보의 아버지 오준호 박사는 전국구 스타가 되어 각종 행사에서 로봇 기술 개발의 중요성과 우리가 준 비할 미래상을 역설했다. ‘로봇정신’의 저자 한재권 박사도 활발한 강연활동을 통해 로봇과 더불어 살아갈 우리가 미리 생각해봐야할 화두를 던졌다. 그 때문일까? 10주년을 맞이한 ‘로보월드’에는 분위기 연성화에 대한 우려를 낳을 정도로 가족 단위의 일반 관람 객이 넘쳐났다. 케이블채널 tvN은 시골에 로봇을 보내는 ‘할매네 로봇’을 방영하고(이번 호 문화책갈피에서 만나 보자), 라면 광고에는 로봇 똘망이 등장한다. 관심 증가는 무조건 좋은 일이다. 관심이 없으면 발전도 없다. 다만 거품은 언젠가 걷히기 마련이다. 관심이 유지 되는 동안 내실을 다져야 한다. 당장 KAIST가 세계를 제패했다고 해서 우리나라의 로봇 R&D 투자가 크게 늘어 난 것도 아니다. 기업 단위로도 네이버가 향후 5년간 400억원 투자를 발표했을 뿐 다른 기업은 눈에 띄는 움직임 이 아직 없다. 반면, 일본의 도요타는 향후 5년간 10억달러(약 1조 1500억원)를 투입하겠다며 미국 실리콘밸리에 인공지능연 구소를 설립하고 다르파로보틱스챌린지를 이끌었던 길 프렛을 수장으로 영입했다. 중국은 2020년까지 세계로봇 시장점유율 45%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통적인 로봇 강국 미국의 기세는 말할 것도 없다. 세계는 달려가고 있다. 우리에게 2016년이 정말 중요한 이유다. 올해의 풍성했던 분위기를 발판 삼아 실질적인 기술 개발과 시장 분석에 매진해야 한다. 월간로봇이 함께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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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olution designed by Human & Robot 로봇시대를 앞서 준비하는 로봇정보지

2015

12

Vol.85

,

Focus on 2015 Robots Rewind

2015 Robots Rewind

12

2015 vol.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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