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bot feb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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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olution designed by Human & Robot 로봇시대를 앞서 준비하는 로봇전문대중지 : 월간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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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ame bed, different dreams 同床異夢 가끔 내 머릿속을 들여다보면 온갖 생각으로 가득하다. 요동치는 피스톤과 볼트, 공구 등 기계류는 물론 식물까지도. 불현듯 인공지능을 가진 기계(로봇)는 자연지능을 가진 인간을 어떻게 생각할지가 궁금하다. 인간이 기계를 생각하는 만큼, 기계도 인간을 생각하게 될까? 우리는 서로 같은 꿈을 꾸고 있는 것일까? 아티스트 김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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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jinu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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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 02 / vol.87

로봇시대를 앞서 준비하는 로봇전문대중지 월간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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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권병필

편집인

권병필

고문

곽대원

편집장

정진영

편집위원

남이준, 이현종, 한재권

기자

나유권, 신병철, 황인선

디자인

디자인하다

디자인 자문

이철민, 황준필

디자이너

서승희

법률고문

이종훈 변호사

특허자문위원

류지언, 전승준

로봇전략연구소 소장

정신량

수석연구원

사승환

마케팅본부장

이성수

관리이사

조기호

월간로봇

2016년 2월호 통권 제 87호

2008년 11월 3일 등록

등록번호

서울 라12097

발행

(주)유캔맥스

주소

서울시 서초구 방배4동 854-5

미래빌딩 2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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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 8,000원

입금계좌

ISSN 2005-4394

국민은행 088237-04-003292 (주)유캔맥스

ROBOT Magazine


포커스

로봇과 사람 사이의 미묘한 감정 감정 로봇을 받아들이는 우리의 자세

04

10

로봇人덱스

14

MIT 치타의 아버지 김상배 박사

테크

22

특허로 본 지능형 로봇

정주용의 로보노믹스

26

지금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

이슈

32

늦은 출발, 두 배로 뛰어야 한다

현장

38

CES2016 리뷰

경험

42

국내 중소기업 로보링크의 CES 도전기

오픈로보틱스월드

44

휴머노이드의 오픈소스 바람

순간포착

50

개인용 로봇 시장을 개척하라!

인문산책

54

양원빈 작가와 작품 <종 시리즈> 살펴보기

문화책갈피

60

책 <로봇시대, 인간의 일자리>

로봇역사

64

아톰, 일본 로봇산업의 아이콘이 되다

간추린 소식

68

주요 뉴스

렛츠메이크

72

오뚜기로봇을 만들어보자

아두이노야 놀자

80

다양한 지시기 만들기

이달의 부품 정보

84

마이크로 컨트롤러 개발보드

캘린더

86

2월의 주요 로봇 행사

로보헤미안 랩소디

88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유일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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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로봇과 사람 사이의

글_나유권 기자(yookwon@roboticus.kr)

미묘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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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로봇은 빠르고 강해야 했다. 아니면 똑똑하기라도.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으려면 응당 그래야 했다. 그런 로봇이 이제는 사람을 닮으려 한다. 내 앞에서 함께 술잔을 기울이고 먼저 대화를 걸어온다. 화가 나면 얼굴을 찡그리기도 한다. 어깨의 힘을 빼고 한층 섬세해졌다. 이제는 인간의 감정을 슬쩍 건드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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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서 감정을 배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비단 감정은 인간에게서만 느끼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집 에서 기르는 애완동물 역시 감정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생명이 있는 것이라면 우리의 마음은 늘 요동칠 준비가 되어있는 것이다. 그런데 로봇이 그 자리를 비집고 들어오고 있다.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다. 인류가 나타난 이래 단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새로운 종류의 고민을 하게 된 것이다. 생물이 아닌, 로봇과 감정적인 소통이 과연 가능할까? 인간과 감정을 매개로 소통하는 ‘감정 로봇’을 굳이 분류하자면 다음의 3가지로 나눌 수 있겠다. 첫 번째는 인간으로 하여 금 정서적인 느낌이 들게 하는 로봇이다. 로봇의 움직임이나 행동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는 인간의 감정을 인식하는 로봇이다. 이때 로봇은 사람의 목소리나 행동을 인식해 상황에 알맞은 행동을 취할 수 있다. 마지막 으로 스스로 감정을 느끼는 로봇이 있다. 이 로봇의 존재는 기술적으로나 윤리적으로나 다루기에 조금은 미래의 이야기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인간의 모습을 닮으려 하는 로봇이 감정을 갖게 될 날을 상상하는 것은 일단 어려운 일이 아니다.

소통이 뭐 별건가

아트센터 나비에서 지난 12월부터 한달 간 ‘로봇 파티’를 개최했다. 파티의 주제는 ‘감성소통 로봇’이었다. 꾸준히 기술과 예술 의 접목을 시도해온 아트센터 나비에서 이번에는 로봇을 주제로 파티를 연 것이다. 행사는 ‘파티’라는 이름에 걸맞게 볼거리가 풍 성했다. 사람의 말을 인식하고 따뜻한 말을 건네는 로봇, 사람처럼 기타를 연주하고 격렬하게 고개를 흔드는 로봇 밴드, 스스로 움직이는 쓰레기 로봇과 반려 로봇 등 다양한 로봇을 선보였다. 여러 매체에서 앞다투어 소개된 로봇 ‘드링키’는 소주 마시는 로 봇이다. 드링키가 소주를 한 잔 두 잔 입으로 꺾어 넣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았다. 혼자 마시는 술이 너무 쓰게만 느껴져 만들게 되었다고 제작자는 말했다. 언젠가 집에서 혼자 밥 먹는 사람들이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같이 밥 먹어주는 영상을 틀어놓고 식 사를 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었다. 로봇과의 대작은 그때 본 장면과 묘하게 비슷해 보였다. 드링키의 탄생이 단순 호기심의 충족 에서 그친 건지, 아니면 진정한 감성 소통을 이룩했는지는 곱씹어볼 일이겠지만 기계와 인간의 감정 소통의 고민거리와 가능성 을 제공했다는 데 그 의의가 있겠다. 로봇은 심리치료를 위해서도 활용된다. 일본 쓰나미 피해로 인해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 노인들을 위해 로봇

©AIST, Japan

©아트센터 나비

이 사용된 것이다.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에서 개발한 물개로봇 ‘파로(Paro)’는 가장 우수한 치료 로봇으로 기네스북

소주 한잔을 마신 드링키의 양 볼은 취한 듯 발그레해진다.

파로는 노인들의 외로움을 달래고 혈압과 맥박을 안정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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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에도 등재된 세계 최초의 심리치료용 로봇이다. 이미 미국에선 의료기기로 인정을 받았다. 부들부들한 털이 몸체를 감싸고 있어 안기에 부담이 없고, 이름을 부르거나 쓰다듬으면 눈을 깜빡이고 소리를 내며 반응하기도 한다. 직접 파로를 사용해본 노인들은 뭔가 말이 통하는 느낌을 받곤 한다고 했다. 어떻게 보면 움직이는 인형 수준에 가까운 로봇이긴 하지만 불안한 마음을 다스리는 데 있어 그 효과는 무시할 수 없다. 자폐아 치료를 위해 개발된 로봇 ‘마일로(Milo)’도 있다. 쉽게 마음을 열거나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는 자폐아에게 로봇이 보여준 효과는 놀라웠다. 치료사에게는 쉽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던 아이들이 마일로에게는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는 객관적 수 치로도 증명되었다. 일련의 조사 결과 자폐아동들이 치료사에게는 고작 3% 정도의 집중도를 보였던 반면 마일로에게는 87%라 는 높은 집중도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마일로는 사회적 상호작용을 가르치며 지속적인 반복이 필요한 자폐아들에게 이해할 때까지 천천히 반복해주었다.

사람을 책처럼 읽는다

지난달 6일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16’가 열렸다. VR 제품 및 드론과 함께 인기의 중심에는 일본 소프트뱅크의 감정 인식 로봇 ‘페퍼(Pepper)’가 있었다. 현존하는 가장 뛰어난 인공지능 기술로 평가받는 ‘왓슨(Watson)’을 적용 해 한층 똑똑해진 페퍼는 눈과 입 사이에 장착된 고해상도 카메라로 표정을 읽고 사람을 분간하며, 센서와 마이크를 이용해 목소 리의 강약을 파악해서 사람의 감정을 추정한다. 그 수준은 사람이 눈은 그대로인 채 입만 웃고 있다면 바로 잡아내어 진짜로 웃 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하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한다. 페퍼는 추정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행동을 결정해 대화를 나누며 일상 대화 의 70~80% 정도를 이해하는 수준이다. 이미 일본에선 카페와 은행에서 페퍼에게 업무를 부여하고 고객을 맞이하도록 하는 사 례가 늘고 있어 일본 최저 시급보다 두 배 가량 높은 시급으로 아르바이트를 뛰기도 한다. 소프트뱅크는 올여름까지 페퍼의 파견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할 목표를 가지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페퍼가 진정한 가족의 일원이 되기를 바란다며, 최초의 컴퓨터는 인 간이 하지 못하는 어려운 계산을 도와주는 데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감정적으로 도움을 주는 시대가 올 것으로 전망했다. 페퍼가 보이는 반응은 인공 공감(Artificial Empathy)에 해당한다. 비록 인공적이나마 이해를 넘어 공감을 받고 있다는 감정을 인간으

©MEDPAGETODAY

로 하여금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아이들의 마음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마일로는 제 역할을 충분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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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의 대가인 영국의 폴 에크먼(Paul Ekman) 박사는 1978년 얼굴 표정 인식 시스템(FACS : Facial Action Coding System)을 만들었다. 얼굴의 표정을 상세히 분석한 최초의 ‘얼굴 지도’를 완성한 것이다. 에크먼 박사에 따르면 사람의 얼굴에는 70가지의 기본적인 형태가 있고 이 형태를 조합하면 사람이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표정을 조합해낼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소비자들의 반응을 파악하는 기술 개발에 적용되기도 했으며 디지털카메라, 범죄 수사와 로봇산업에도 유용하게 사 용되었다. 특히 정서적 지능을 연구하는 공학자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나도 감정이란 게 있어

영화 <Her>(2013)의 주인공 테오도르는 내성적인 사람이다. 외로웠던 그는 실체가 없는 운영체제와 대화를 나누며 감정 적인 교감을 경험하게 되고, 금세 인공지능 ‘사만다’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사만다는 마치 인간의 뇌를 가진 듯 학습하고 말 을 한다. 데이터를 축적하고 그 과정에서 유의미한 데이터를 알고리즘을 통해 학습하게 된다. 사만다는 점차 심리적으로 성장하 고 인간에 가까운 의식을 가지게 된다.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을 하며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는다. 그러나 이들의 사랑은 모든 사랑 의 말로가 그렇듯 결국 이별을 맞이하게 된다. 수백 명의 사람과 동시에 사랑을 나누는, 사용자의 성향에 맞춰 대꾸하는 존재였던 사만다에게 테오도르는 허망함을 느낀 것이다. 운영체제로만 존재하던 사만다가 떠나감으로 인간관계를 되돌아보게 된다는 영화 의 결말은 역설적이다. 당신도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질 수 있겠는가? 테오도르와 사만다 같은 커플을 현실로 만들어 주는 기술을 연구하는 분야가 있다. 1995년 미국 MIT 미디어랩 교수 로잘 린드 피카드(Rosalind W. Picard)가 처음 제안한 개념인 감성 컴퓨팅(Affective Computing)은 기계가 인간의 감성을 이해하고 해석한 뒤 이를 처리하는 시스템을 설계하는 분야로, 인간과 기계의 공존을 위한 상호작용과 소통하는 방법을 연구한다. 감성 컴퓨팅은 로봇 분야와 함께 웨어러블 컴퓨터와 헬스케어 분야에도 사용되며 이상을 현실로 만드는 연구를 지금도 계속하고 있 다. 이러한 연구가 의미 있는 연구가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인공지능 연구를 기반으로 심리학이나 인지과학 분야의 기술개발 이 반드시 필요하다. 인간은 때때로 생명이 없는 것에게 감정을 불어놓곤 한다. 어떤 대상을 의인화 하는 조건에는 행동과 형태 그리고 도덕적 원인이 있다. 1994년 오스트리아의 심리학자 프리츠 하이더(Fritz Heider) 박사와 마리아네 지멜(Marianne Simmel) 박사는

는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프로그램을 설치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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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Db

외로움을 느끼던 테오도르


스미스대학교 학생들을 피험자로 흰 바탕에 커다란 삼각형, 작은 삼각형과 원이 돌아다니는 영상을 2분 30초동안 시청하게 했 다. 피험자의 대다수는 삼각형과 원을 의인화해 서로 쫓고 달아난다고 표현했다. 단순한 도형에 감정을 투입하는 것이 가능한데 하물며 적절한 행동을 가진 그럴듯한 형태와 도덕적 이유까지 더해진다면 로봇을 사람처럼 생각하는 것이 부자연스러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로봇과 감정의 낯선 조우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얻던 감정들을 이제 로봇을 통해서 느낄 수 있다. 인간과 인간 상호작용의 근본이 흔들릴 수 있다는 생각이 조심스레 든다. 이런 생각을 뒷받침하듯 최근 인간이 로봇에게도 공감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토요하시 기술과학 대학과 교토대학의 심리학자와 공학자들이 건강한 성인 15명을 대상으로 인간과 비슷한 로봇이 고통을 겪는 모습을 보여주고 뇌 의 반응을 살펴보았다. 여러 가지 상황을 보여주며 피험자들의 뇌파를 분석한 결과, 인간과 로봇이 고통을 겪는 상황을 목격했을 때 피험자들 뇌 중 공감을 느끼는 부분이 활성화된 것이 관찰되었다. 자동적인 공감은 아니기에 그 반응이 느리고 전염성이 적었지 만 분명 더 많은 연구를 통해 지켜볼 만한 결과라 생각한다. 물론 로봇에게서 감정을 느끼고, 더 나아가 감정을 가진 로봇과 의사소통하는 미래를 경고하는 의견 또한 적지 않다. 로봇이 보여주는 것은 인간이 프로그래밍한 반응의 일부일 뿐, 결국 기계라는 것을 인지하는 순간 공감의 크기는 확 줄어든다. 인간과 흡사한 로봇의 모습과 행동에서 거부감을 느낀다는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 이론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또 각자의 인 종과 국가, 처해있는 상황은 물론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도 천차만별인데 로봇이 이를 어떻게 인식하고 반응할지는 아직 미지수 다. 감정과 의식을 가진 로봇은 새로운 종의 출현에 대한 본능적인 공포와 함께 윤리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또한, 이를 실현해줄 고도의 기술적 바탕 역시 턱없이 모자라다. 여러모로 보았을 때 나중에 일어날 일로 보는 게 맞다. 그런데 정작 그런 날이 오면 누가 함부로 인격을 가진 로봇의 전원을 끌 수 있을지 궁금하다. 복잡하디 복잡한 뇌의 가동 원리가 모두 밝혀지는 날이 온다면 인간처럼 행동하고 사고하며 움직이는 로봇을 만드는 것에 한발 다가갈지도 모른다. 하지만 생각해보아야 한다. 인간이 할 일과 로봇이 해야 할 일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만큼 마땅히 인간 이 해야 할 일을 로봇에게 넘긴 것은 아닌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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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감정

로봇을 받아들이는

글_나유권 기자(yookwon@roboticus.kr)

우리의 자세 여기 감정 로봇에 대해 알아야 할 것과 준비를 해야 할 것이 있다. 그들을 맞이하는 각자의 생각은 다를 수 있는 법. 전문가 3인의 생각을 살짝 엿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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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로봇은 서비스 로봇, 엔터테인먼트 로봇, 정서 치유 로봇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현재의 로봇 기술은 단순 작업에 특화되어 있는데 이는 서비스 로봇 발전의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주어진 상황 을 정확히 이해하는 지능 로봇과 사용자의 정서 상태와 변화의 흐름

감정 로봇의 활약이 로봇산업의 발전을 이끌 것

을 이해하는 감정 로봇의 결합을 통해, 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서 비스 제공은 필수적이다. 엔터테인먼트, 정서 치유 로봇은 기쁨과 호 기심의 유도, 정서적 공감대 형성에 따른 심리적 안정감을 확보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최근에 딥러닝, 양자컴퓨터를 이용한 비모델링 인 인식분야가 발전하면서 인간의 표정 변화와 목소리 패턴에 따라 좀 더 정교한 감정 인식이 가능해 보인다. 로봇은 인간에 의해 개발되지만, 학습과 데이터는 철저히 로봇 의 경험에 의해 축적된다. 모방적 관점에서 출발하지만, 모방과는 무 관한 로봇 자체의 학습된 결과가 될 것이라 예상한다. 어떠한 유형의 로봇이던 인간사회를 위해 개발되거나 자가 학습에 의해 성장하더라

권동수_한국과학기술원 기계공학과 교수

도, 로봇의 주요 학습 공간이 인간 사회이므로 인간과 비슷한 개체로 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람은 기계, 전자, 컴퓨터 시대의 시작과 함께 인간이 아닌 대 상과의 상호작용을 습득해왔다. 불 꺼진 모니터와 마우스 앞에서 사 람이 마우스를 먼저 움직여보는 행동도 학습된 것이다. 어떤 유형의 센서를 사용하던 사람이 상호작용을 시작하려 할 때 로봇이 부적절한 반응을 보이더라도 상호 작용은 시작된다. 이런 상호작용성의 원리에 따라 감정 로봇은 사용자의 시도에 대해 LED 한 개가 켜지는 작은 리 액션이라도 필요하다. 인간보다 못한 반응이라도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낫다. 감정 로봇은 현재의 로봇 기술의 한계성 하에서 첫 번째로 고려 할 만한 로봇 분야이다. 로봇에 대한 사람들의 보편적인 기대치와 달 리 현재의 기술 수준은 아직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로봇의 직관적인 감정 표현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흥미를 유발시켜 로봇 산업의 발 전을 도울 것이다. 페퍼와 지보와 같은 로봇들이 감정과 관련된 로봇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것도 서비스 로봇의 시장 형성에 감정 로봇의 공헌도를 보여주는 사례다. 감정 인식의 어려움으로 인해 최근에 연구가 다소 부진하고 감 정 로봇 연구의 동력이 줄어든 상황이다. 지난 십여 년간 로봇 분야의 확률 모델 기반 방법론은 일부 성과를 거뒀다. 이는 로봇의 확률 기반 모션 및 제스쳐 모방 학습, 딥러닝에 의한 인식 성능향상을 토대로 다 시 감정 로봇 연구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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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사람이 사람을 대하듯, 로봇을 대할 때도 자연스럽게 곽소나_이화여자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인간-로봇 상호작용(HRI : Human Robot Interaction) 연구에서는 인간이 다른 사람 및 사회와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감정이 어떻게 생성되고 어떻게 인지하는지를 분석한다. 이를 바탕으로 인간이 다른 개체에게 어떻게 반응 하는지를 감정 로봇에 잘 적용해야 한다. 처음 보는 로봇을 직관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인간을 이해하는 방 식이 적용돼야 한다. 즉 내가 다른 사람을 대하듯 자연스러워야 한다. 그런 것을 고려해 로봇에게 상호작용 디자인을 입혀야 쉽고 직관적인 사용이 가능해진다. 로봇의 감정 표현에 인간이 실제로 공감하는지는 한번 의심해 볼 만한 문제다. 다양한 얼굴 표정과 사람의 감정 표현을 모방하는 로봇이 있었다. 우는 로봇도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그리 슬퍼 보이지 않았다. 면접 상황에 로봇을 활 용한 실험을 진행해 보았다. 한쪽에서는 스스로 일을 하는 자율형 로봇이, 다른 한쪽에는 사람의 말과 감정을 그대로 전달하는 텔레프레젠스가 사용되었다. 면접에 참여한 사람은 자율형 로봇이 더 똑똑하다 느꼈으나 텔레프레젠스가 면접을 볼 때 더 떨렸다고 응답했다. 감정 상호작용 상황에서 뛰어난 기술력에 자율성까지 겸비한 자율형 로봇이 리모 컨으로 조종하는 텔레프레젠스 로봇보다 못했던 것이다. 로봇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감정을 전달하는 데 쓰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인간의 감정을 어떻게 해야 잘 전달할 수 있는지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심리적 약 자들이나 치료와 대화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재활 도구로서 로봇의 쓰임은 여전히 필요하다. 소니에서 만든 애완 로봇 ‘아이보’가 떠오른다. 애완동물 코너에서 팔고 입양 증명서까지 들어 있었다. 소니는 사 람들이 아이보를 애완동물처럼 대하기를 바랐다. 그렇지만 결국 해당 사업부는 없어지며 단종되었다. 요즘 로봇과 비 교해도 손색없이 훌륭하게 만들어진 로봇인데 무엇이 문제였을까? 이유야 여러가지 겠지만 결국 진짜 강아지가 더 나 았다. 감정 로봇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인간에 대한 생명적 도전이 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기에 연구의 필요와 방향 에 대해서는 늘 고민해봐야 한다. 인간과 같은 로봇을 만들기보다는 인간을 잘 고려한 로봇을 만들기 위한 연구를 우 선해야 한다. 인간에게 유용한 로봇을 만들기 위해 심리학과 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함께해야 할 때이다. 로봇 기술은 우리 삶을 변화시킬 것이다. 단, 완벽하고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수용되고 필요한 만큼의 기술이 들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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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인간 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이고 인간 관계는 기본적으로 상호적이다. 물론 짝사랑이나 작가에 대한 존경과 같이 일방적인 관계 도 있다. 하지만 이런 관계는 일차적이지 않다. 불완전한 관계라는 말이 다. 로봇은 인간에 대한 감정을 갖지 않기 때문에 그 사이의 관계는 상 호적이지 않다. 그래서 로봇은 인간을 대체할 수 없다. 로봇 은 보조 수단이다. 인간과 로봇 사이에 일방적인 수단-목적 관계 가 가능하다.

로봇은 결국 로봇임을 잊어선 안 된다

단순한 지적 호기심은 실험실 안으로 제한되어야 한다. 로봇은 지금까지 인간이 사용한 도구들과 전혀 다른 무엇이기 때문에 혹여나 시장의 논리에만 귀를 기울인다면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 상용 화를 목적으로 로봇을 개발할 때는 기술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인간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기술은 인간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명심 할 필요가 있다. 스티븐 호킹 박사가 경고한 인공지능에 대한 과도한 의존의 위험성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기술이 인간의 제어 범위 밖 으로 나갔을 때 인간에게 해가 될 수 있다. 로봇의 개발에는 인문학적 인 고려가 필요하고, 따라서 로봇 기술과 인문학 사이의 교류와 융합 적 사고와 작업이 필요하다.

이상헌_세종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영화나 소설에서는 로봇에 대한 공포를 로봇이 인간에게 반기를 드는 모습을 통해 그리곤 한다. 로봇과 인간 사이에 전쟁이 일어나고,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기도 한다. 이는 분명한 허구다. 현실적이지 않다 는 의미에서 허구이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는 점에서도 허구다. 로봇 이 감정을 갖는 일은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아직 감정의 본질이 낱낱 이 밝혀진 것도 아니거니와 감정은 지능처럼 그렇게 쉽게 모의 되지 않는다. 감정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답은 나온다. 정서 로봇은 인간에게 매우 유용한 수단이 될 것이다. 인간의 감 정에 반응하는 로봇은 그렇지 못한 로봇보다 훨씬 더 유용하고 편리하 다. 1가구 1로봇 시대가 곧 도래할지 모른다. 로봇이 마치 스마트폰처 럼 필수적인 수단이 될 것이다. 그 다음은 어느 수준의 로봇이 등장하 느냐에 달려있는데 감정을 지닌 로봇이 등장한다면, 인간과의 공생을 모색해 봐야 한다. 로봇은 로봇이라는 것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치료 목적으 로, 혹은 사회적 서비스에 로봇을 사용하는 경우에 사용자에 게 로봇임을 분명히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사 람들은 친숙한 존재를 인간화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에 대해서 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인형이나 도구들의 인간화는 큰 문제가 없겠 지만, 로봇의 경우는 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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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人덱스

스스로 ‘시라소니’라고 부르는 남자, ‘MIT치타의 아버지’ 김상배 박사

아버지의 이름을 찾으러 마침내 무대에 서다 글_이진주 기자(lady.robota@gmail.com) 사진_나유권 기자(yookwon@roboticus.kr), 김상배 박사 제공

보스턴 다이나믹스(Boston Dynamics)의 ‘빅독(Big Dog)’과 맞짱을 뜬 MIT치타 로봇 (치타1 2010-2013, 치타2 2013-2015)의 아버지, 스탠포드 재학 시절 게코 도마뱀을 본딴 스티키봇(2006)으로 화제를 모은 학생스타, 선수들이 아는 선수, 그러나 대중적으로는 알려지지 않은 남자, 김상배에 관해 우리가 모르던 몇 가지 것들. 그가 만든 로봇 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를 파헤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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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계 언저리에 있는 사람들이 오랫동안 궁금해하던 것이 있었다. 한국계 MIT 교수 김상배에 대한 의문이다. 왜 김상배는 데니스홍처럼 스타가 되지 못했을까? 농구선수처럼 훤칠한 키, 누 구나 한 번은 돌아볼 만한 미남에, 목소리마저 좋고, 무엇보다 로 봇도 잘하는데. 답은 이렇다. 그는 자신의 피조물인 로봇 뒤에 한동안 숨어 있었다. 새끼보다 앞자리에 앉기를 거부하는 속 깊은 부모처럼, 자 식보다 먼저 주목 받기를 원하지 않았다.

마흔 하나, 마침내 무대에 서다

75년생인 그는 새해, 마흔 한 살이 되었다. 그리고 마침

김상배

내 무대 위로 나올 결심을 했다. 같은 MIT의 여걸인 CSAIL; Computer Science and Artificial Intelligence Laboratory) 디렉 터 다니엘라 러스, <마션>으로 대박 난 작가 앤디 위어 등과 함께 <Geek Park Innovation Festival 2016> 강연 차 중국 베이징으로 가는 길, 김상배 교수는 일주일 동안 한국에 들러 비공식 일정들을 소화했다. 아침 점심 저녁으로 쉴 틈 없이 이어지는 미팅 중, 그가 공항에서 달려와 제일 먼저 한 일은 바로 출판사와 계약서를 쓴 것 이었다. 몇 달째 그와 ‘밀당’을 해온 출판사로선 한숨을 돌린 순간. ‘치타2’가 실험실을 벗어나 혼자 힘으로 빠르게 달리는 데 성 공하고, 새로운 휴머노이드 프로젝트 ‘헤르메스’를 시작한 직후였 다. 2009년 교수가 된지 6년 만에 테뉴어 트랙에 들어가 스스로를 점검하는 시기이기도 했다. “이제 무대에 오를 때가 되었다”고 주 변인들은 그를 설득했다. 한동안 망설이던 그는 “지금 하길 잘했 다”며 슬그머니 인정했다. 필자와 두 번째 인터뷰를 마친 뒤였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김상배 교수 역시 모순의 인간이다. 그는 무대에 대한 동경과 트라우마를 함께 지니고 있었다. 동경의

1994-2001 연세대 기계공학과 학사 2002-2004 스탠포드대 기계공학과 석사 2004-2008 스탠포드대 기계공학과 박사 2004-2008 다르파 RiSE 프로젝트: 스티키봇,

스파이니봇, 아이스프롤 개발

2008-2009 하버드대 마이크로 로보틱스랩 포닥 2007-현재

아롬테크 CTO

LCD 적용기술 개발

2009-2014 MIT 조교수 2010-2013 MIT치타1 개발 2013-2015 MIT치타2 개발 2014-현재

MIT 부교수

시작은 고등학교 시절 이웃에 살던, 이름만 아는 여자아이였다. 훗 날 무명의 연극배우가 되었다는, 예쁘장한 소녀였다. “그 친구 덕 분에 기계 말고도 연극이라는 세상이 있다는 걸 알았죠.” 어쩌면 그 세계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새내기 공대생은 감히 <연희극회> 의 문을 열고 들어가볼 수 있었을 게다. 그곳은 그가 알던 것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연세대 학생회관의 3층 구석방, 무대연출에 쓰다 만 페인트 통이 굴러다니고 담배 꽁초들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한 마 디로 아수라장이었다. 시끄럽게 호객행위를 하며 신입생을 붙잡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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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人덱스

연구실에서

다른 동아리와는 달리, 강단 있게 생긴 여

“바닥이나 그늘 같은 건 모르고 살아서, 뒤집어 보일 창자 같은 건

선배 하나가 담배를 피우다 말고 소 닭 보

애초에 있지도 않았어요. 저는 그냥 항상 웃는 아이, 항상 해맑은

듯 쓱, 한 번 쳐다볼 뿐이었다. 그리곤 꼭

아이였거든요.” 그런데 나는, 그 말을 믿을 수 없었다. 피에로는 항

한 마디를 했다고 한다. “네가 연대생이라

상 우릴 보고 웃지만, 분장 너머로 울고 있을지도 모르는 거니까.

면, 오디션 한 번 봐야지?” 오디션은 내일

그 자리에 남아 있던 모두가 소주 한 잔씩을 할 때쯤엔, 이미

이었다. 김상배는 홀린 듯 그 자리에 나타

몇 년은 사귄 듯한 사이가 되어 있었다. 데뷔는 빨랐다. 눈에 띄는

났다. 그를 사로잡은 카리스마 여선배의

외모 덕분에 크게 어렵잖게 학교 연극계에 입문한 것. 그런데 하

이름은 서수민이었다. 훗날 KBS <개그콘

필이면 <레옹세와 레나(*19세기 독일 뷔휘너의 희곡. 포포왕국 통

서트>를 이끌었던 그 서수민 피디 말이다.

치자 페터 왕의 아들 레옹세와 피피왕국 공주 레나의 결혼식을 다

오디션장에는 7명의 새내기들이 모

룬 작품. 얼굴도 본 적 없는 공주와의 혼인을 피해 달아난 레옹세

여 있었다. “단순한 장기자랑이 아니었어

와 같은 이유로 도망친 레나는 서로 신분을 가린 채 사랑에 빠지

요. 한 사람당 한 시간씩, 내장을 후벼 파는

고, 자살을 시도하다 불발. 사라진 왕자와 공주를 대신해 초상화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찾고 자신의 밑바

결혼식이 열리는 가운데, 가면을 쓴 두 사람이 등장해 모두의 축복

닥을 드러내며 끝장을 보는 자리였죠. 울

을 받는 진짜 결혼식을 올린다.)>라는 철학적인 독일 작품의 주인

면서 뛰쳐나가는 친구들이 있을 정도였어

공을 맡았다가 참혹하게 말아먹고 말았다. 공연을 보러 온 어머니

요.” 그날 김상배의 순서는 제일 마지막이

와 형님마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 난해한 작품이었다고 한다.

었다. 자그마치 일곱 시간을 그 자리에 앉

그게 일종의 트라우마가 되었다. 레옹세 왕자의 처참한 실패 이후,

아 기다렸다고 했다. “왜 뛰쳐나가지 않았

그는 철저히 무대 아래에 있었다. 애초에 기계에 대한 관심이 있었

죠? 거부하면 그만인데요.” “모르겠어요,

으므로, 무대장치를 만들고 꾸미는 일은 즐겁게 할 수 있었다. 무

저도 그게 의문인데, 한 번 해보겠다는 오

학극장 천정에 조명을 달다가 죽을 뻔한 고비도 여럿 넘겼단다.

기도 있었고 압도되었던 것 같아요, 그 분

“제가 EQ가 떨어져서요, 그 당시에는 그 사람들이 하는 말을

위기에.” 그의 차례가 되었을 때는 모두가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연극쟁이들처럼 자유롭게는 살 수가 없었

지쳐 있었다. 그는 슬픈 노래를 웃기게 부

죠. 생각해 보면, 일반적인 공대생의 삶에서는 만날 수가 없는 사

르고 춤을 추며 ‘재롱’을 떨었다고 했다.

람들이었어요. 저는 연희극회에서 저쪽 세상 끝을 본 거에요. 공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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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치타의 첫번째 버전

는 학점을 챙겨야 하기 때문에 욕을 많이

어머니 이영애 여사의 회고에 따르면, 김상배 교수의 아버지

먹어요. 버틸 수가 없죠, 그런 데서. 근데도

는 “아들 둘을 다 합쳐도 아버지 하나만 못할 만큼, 잘난 분이었

저는 그 분위기에 매료돼서 꾸역꾸역 버텼

다”고 한다. 결혼 생활을 오래 한 보통의 아내들이 아들을 치켜세

어요. 졸업할 때가 되어서야 간신히, 아, 이

우고, 남편을 깎아내리는 것과는 정반대의 말씀이라 인상적이었

제는 이 세계가 이해가 좀 간다, 연기도 하

다. 한 마디 한 마디에서 여전한 애정과 존경이 뚝뚝 묻어났다. 사

려면 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그대로 안녕

십 년 전 세상을 떠난 지아비에 대해서 말이다.

이었죠.” 이웃집 소녀가 열어준 연극으로 의 문은, 졸업을 계기로 조용히 닫혔다.

안동 의성의 12대 종손이었던 김 교수의 아버지는 베트남전 이 끝나던 75년 당시, 일부러 한국에 돌아올 만큼 애국심이 강한 인물이었다. 할 수만 있다면 모두가 조국을 버리고 미국으로 도망

아버지의 이름으로

가던 시절이었다. 베트남전 다음엔 다시 한국전쟁이 난다고, 미국

살면서 그늘이 없었다는 건 어쩌면

방송들은 떠들어댔다. 그는 시애틀 워싱턴대학에서 연구교수를 하

해맑은 거짓말 이었을 게다. 그에게는 태

고 있었다. 더구나 아내 이영애 여사는 임신 7개월이었다. 그 때 뱃

어나 단 두 달 동안만 아버지가 함께 계셨

속에 있던 아이가 바로 김상배다. 남들은 일부러 시민권자를 만드

다. 아버지는 당대의 인텔리였다. 고려대

는데, 그는 망설이지 않고 귀국행을 선택했다. 돌아오지 않아도 되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한양대 외교정치학

는 모국으로 어린 자식과 임신한 아내를 이끌고 와서는, 그 아이가

과에서 교수를 지냈다. 어머니는 숙명여대

태어난 지 두 달 만에 세상을 떠났다. 눈길 교통사고였다. “그 때

정치외교학과 출신, 역시 메이퀸이나 미스

어머니는 눈 뜨면 기절하고 눈 뜨면 기절하고, 일주일 넘게 쓰러져

코리아라는 타이틀을 갖다 붙여도 넘치지

계셨다고 해요. 저는 너무 아기라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지만, 어

않을 만큼 늘씬한 미인이었다. 그런 여인

머니께는 하늘이 무너지는 일이었을 거에요.”

이 사십 년을 혼자 살며 두 아들을 키웠다.

원망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어머니는 남은 두 아들을 위

두 아들에게 아버지를 살아있는 것처럼 느

해 평생을 살기로 했다. 다섯 살 터울인 김상배 교수의 형님은 인

끼게 해주려고 발버둥치며 말이다. 그래서

하대 기계공학과를 나와 미국 위노나스테이트 대학에서 강의를 하

김상배는 “아버지의 부재를 부재인 줄도

고 있다. 그런 두 아들을 보며 뿌듯해하는 것과는 별개로, 너무 일

모르고 컸다.”고, 말하는지도 모른다.

찍 세상을 떠난 남편에 대한 회한은 어쩔 수 없는 것일 게다.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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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人덱스

2015년 한국에서 열린 로봇공학 워크숍에서

편과 두 아들이 모두 183cm에 AB형이에요. 신기한 일이죠. 지금

대한 컨셉이 없었던 거죠.”고 고백할 만큼,

도 큰 키인데, 당시에는 거인처럼 보였어요. 정말로 출중한 미남이

그는 인간관계에 서투르다. 실제로 그와의

셨어요. 둘째(김상배 교수)가 아버지를 많이 닮았죠.” 돌아가신 아

커뮤니케이션은 난데없이 시작해 난데없

버지는 실제로 국회의원에 출마했을 만큼 정치적인 야심도 컸다고

이 뚝 끊어진다. 그러다 깊은 밤이고 새벽

한다. 후배들을 끔찍하게 아꼈고, 정치권 안팎 선배들의 신임도 두

이고, 본인이 생각나는 대로 이어지기 일

터웠다고. 고대 교우회보를 만들고 신문에 칼럼을 여럿 쓰기도 했

쑤다. 회의와 미팅이 많아서라지만, 도무

다. “아이 아버지가 대통령 출마하면 선거자금을 대겠다는 동문들

지 맥락도 없다. 정상인의 감각으로는 생

이 줄을 서 있었어요. 남자로선 99점. 그렇게 멋있는 양반이, 제게

각의 흐름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 때로

는 낭만적이시기도 했는데, 너무 다 갖추어서 그렇게 일찍 떠나셨

는 지독한 ‘에고이스트’로 느껴지기도 한

나 봐요.”

다. 로봇이든 펀딩이든 대언론활동이든,

부모님이 모두 정외과 출신인 것과 달리, 김상배 교수 형제

본인이 꽂히지 않고서는 절대로 시간과 머

는 지금껏 정치와는 무관하게 살았다. 수도승에 가까운 성정의 형

리와 열정을 나누지 않기 때문이다. “에고

님과 정치를 혐오하고 경멸하는 아우. 둘은 명쾌하고 아름다운 수

이스트라고 써도 돼요?” “제가 왜 그런…”

학과 물리와 기계의 세계에 열광했고,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인간

“꽂히는 일만 하잖아요. 다른 건 다 무시

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는 아예 무심한 쪽을 택했다. 그건 ‘배우’의

하고. 천상천하 유아독존인데요.” “그렇게

조건을 모두 갖춘 김상배가 여태 무대 위로 올라오지 않았던 한 이

보일 수도 있겠네요. 인정해요.” “대신 한

유이기도 했다. 그런 그가 왜 책을 쓰고 세상에 나오기로 했을까.

글자 더 붙여드릴게요. ‘섹시한’ 에고이스

“아버님 친구나 후배분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아, 누구누구

트.” 그는 얼굴이 빨개졌다. 살면서 백 번

아들이 이렇게 컸구먼.” 하는 그런 얘기를, 듣고 싶어요. 아버지의

은 들었을 이야긴데, 뭘 새삼. 그는 겨우 한

이름을 찾아드리고 싶어요.

마디를 보탰다. “저는 제가 ‘시라소니’ 같

마침내 여기, 아들이 왔다.

아요.” “시라소니요? 김두한? 장군의 아들 에 나오는?” “네.” “왜죠?” “저는 혼자 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이토록 섹시한 에고이스트

“EQ가 부족해 연애를 오래 못했어요.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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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거든요. 줄도 안 서고 무리도 안 짓고. 그 래도 싸움은 잘 해요, 시라소니처럼.” 아,


정말이지 빵 터지고 말았다. 그의 섹시함은 오만함에서 나온다. 그

잡스 수준의 확신으로 진화한 것 같다. 모

오만함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완벽한 확신에서 온다. 그

두가 인공지능을 말할 때, 다시 하드웨어

확신은 거의 본능적인 것이다. 모두가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유압

의 시대가 온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식 로봇 빅 독에 열광할 때, “미친놈, 저러다 쫓겨나려고 저런다.”

미국에서도 거의 유일무이한 ‘하드웨어 가

는 소리까지 들으며 모터를 활용한 ‘MIT치타’를 만들었다. 모두가

이’여서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확신

인간형 휴머노이드를 꿈꿀 때, “침팬지면 어떻고 오랑우탄이면 어

은 100퍼센트의 순도로 옆 사람을 전염시

떠냐”며 고릴라형 휴머노이드 ‘헤르메스’를 만들고 있다. 일개 신

킨다. “저는 역사에 남는 일을 하고 싶어

출내기 교수 주제에 천하의 여걸이며 로봇계의 펀딩을 쥐락펴락하

요. 제가 세상에 존재했다는 자국이나 흔

는 다니엘라 러스 교수의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해, 커뮤니티 내

적 같은 것 말이에요. 치타가 아름답게 뛰

에서 화제가 된 적도 있다. 정치가 횡행하는 한국 학계에서였다면,

기는 하죠. 하지만 아직 인류를 위해 한 것

교수는 커녕 대학원 정치에서부터 밀려 일찌감치 방외인으로 쫓겨

은 아무 것도 없어요. 저는 그 이상을 하고

났을 터다.

싶어요.” “앞으로 뭐하실 거에요? 헤르메

그는 도무지 남의 이목을 신경 쓰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이발

스 말고.” “치타3를 만들 거에요. 새로운

도 면도도 거의 하지 않는다. 그런걸 하는 때는 한국 사람들을 만

이동수단이죠. 아직 다리를 정복하지 못했

날 때 뿐이란다. 작은 칼 하나로 손발톱을 깎고, 이발용 칼로 직접

어요.” 정말이지 한결 같은 그의 집념을,

머리를 자르는 기인의 면모까지 갖고 있다. 옷도 아무렇게나 입는

문득 응원하고 싶어졌다.

다. 매일 똑같은 티셔츠를 입어도 개의치 않는단다. 학회 같은 점

김상배 교수의 첫 책은 올 여름방학

잖은 자리가 있어야 할 수 없이 재킷 두 벌을 번갈아 입는다. 폴로

전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그리고 한 가지

할인매장에서 몇 십 불 안 주고 건진 검은색 벨벳 재킷과 베이지색

밝혀두자면, 필자는 그 책의 공저자다. 부

헤링본 재킷이다. 다만 신경 쓰는 게 있다면 신발이다. 수제 구두

족한 그의 EQ를 채우고, 그의 뚝뚝 끊어지

와 부츠, 디자인 운동화에는 엄청나게 공을 들인다. ‘디자이너’ 본

는 기계어들을 인간의 언어로 번역하는 역

성을 일깨우기 때문이란다. 그는 스스로를 디자이너라고 규정하는

할을 할 것이다. 독자들이여, 이제껏 아무

데 스스럼이 없었다.

도 듣지 못한 로봇과 사람의 이야기를 기

자기 자신의 선택에 대한 믿음은 이제 엘런 머스크나 스티브

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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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人덱스

김상배가 만든 로봇, 김상배를 만든 로봇

부모가 자식을 낳지만, 자식이 부모를 만들기도 한다. 김상 배 교수가 만든 로봇들 역시 그랬다. 그가 만들고, 그를 만든 세 마 리의 로봇 이야기.

아이스프롤(iSprawl)과 스티키봇(Stickybot)

바퀴벌레는 다리가 6개다. 1초에 다리를 열세 번에서 열네 번 움직인다. 조그만 다리 하나에 근육이 70개나 있다. 거의 눈이 보 스티키봇

이지 않고, 환경에 따라 즉각적인 대응을 한다는 것도 알았다. 비 밀은 ‘미케니컬 컴플라이언스’, 말랑말랑한 다리에 있었다. “그 때 자연에서 배워 로봇에 적용하는 데 완전히 매료됐어요.” 김상배는 로봇의 다리를 말랑말랑하게 만들어 모터를 달 아 컨트롤하는 헥사로봇(6족 로봇)을 상상했다. 딱딱한 플라스틱 과 말랑말랑한 고무를 섞어 만든 복합소재를 썼는데, 그 로봇이 1 초에 2.3m를 갔다. 마침 지도교수가 애플에 꽂혀 있어서 이름은 ‘iSprawl’로 지었다. 아이스프롤의 성공 이후 ‘라이즈(RiSE; Robots in Scansorial Environments)’라는 다르파의 새로운 프로젝트를 땄 다. 수평으로든 수직으로든 어디든지 갈 수 있는 로봇을 만드는 프 로젝트다. 때마침 게코 도마뱀의 섬모 조직 끝 구부러진 주걱 모양 덕분에 어느 방향으로는 붙고, 다른 방향으로는 붙지 않는다는 최 신 연구 내용을 알게 됐다. 게코의 섬모는 피부나 손톱과 동일한 베타 케라틴 재질이다. 끈적끈적하지 않은 재질인데 왜 붙을까?

ⓒNSF

“끈적끈적하다는 건 말랑말랑하다는 것이라는 데 생각이 미쳤어 요.” 김상배는 ‘스티키 포스’란 말을 만들고, 컴퓨터로 재질을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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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MIT치타2

가며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정말 딱딱할수록 스티키

엉켜 뒤집어지면서 크게 튕겨나가는 동영상이 도움이

포스가 뚝 떨어지더라고요.” 베타 케라틴 자체는 딱딱

됐다. 모터의 힘이 그렇게 셀 수 있다는 걸, 다르파 관

하지만, 섬모는 그걸 머리카락보다도 가늘게 쪼개놨기

계자들도 처음 알아챈 거다. 트레드밀 위에서 달렸던

때문에 폭신폭신하다. 폭신폭신하다는 건 강성이 떨어

치타1의 성공 이후, 치타2는 직접 제작한 모터를 달고

진다는 뜻이다. 강성이 떨어지면 끈적끈적해진다. “그

연구실 밖으로 나갔다. 잔디밭 위를 달리는 치타2의 모

러니까 끈적끈적하다는 건 재질이 아니라 구조의 비밀

습은 유튜브를 통해 전세계에 퍼져 나갔다.

이었던 거죠. 말랑말랑하기 때문에 끈적끈적한 거에

김상배 교수는 애초에 유압식 로봇의 한계가 명

요.” 로봇공학자가 웬 말랑말랑, 끈적끈적? 국어학을

백하다고 봤다. 최근 미국 국방성은 군에서 유압식 멀

전공한 필자도 김상배의 비범한 언어감각에 놀라고 말

티 페달 로봇을 쓰지 않겠다고 발표하면서, 공식적으

았다. 아이디어를 내고 첫 프로토타입을 내는 데는 3주

로는 “소음이 너무 크다.”는 이유를 댔다. 김상배가 보

가 걸렸다. 세계 최초의 ‘방향성 접착제’와 스티키봇의

기에는 소음은 부수적인 이유일 뿐, 효율이 너무 낮고,

탄생이 이어졌다.

위험성이 너무 크다는 게 더 본질적인 문제라고 봤다. 유압식 로봇 근처에는 사람이 가지 못한다. 오작동을

너무나 아름다운 MIT치타

MIT치타를 만들 때 보스턴 다이나믹스와의 경쟁

일으켜 넘어지거나 뒷발에라도 맞으면 크게 다치기 때 문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아름답지 않았다.

으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는 이야기를 종종 들

김상배에게 아름다움이란 어떤 시스템을 평가하

었다. 이미 유압식 4족 로봇 ‘빅독’을 성공시킨 보스턴

는 대단히 중요한 요소다. 완벽하게 아름다운 시스템

다이나믹스는 신출내기 교수인 김상배와는 비교도 되

은 완벽하게 최적화된 기능을 한다고 그는 믿고 있다.

지 않는 사이즈였다. 세력도 컸다. 그렇게 강한 힘을

기능적으로 우수한 것이 반드시 아름다울 필요는 없지

쓰는 로봇은 유압식 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모두가 믿

만, 아름다운 시스템은 반드시 기능적으로 우수하다는

고 있었다. 그런데 김상배 교수는 대세를 거슬렀다.

거다. 그가 동물들의 근육을 연구하고, 테니스에 집착

그는 치타의 날렵한 허리와 아름다운 몸매를 해

하고, 기계와 로봇에 몰두하는 것도 자연의 아름답고

치지 않는 범위에서 가장 큰 모터를 구하려고 애썼다.

도 완전한 체계에 대한 동경 때문이다. 그가 만든 로봇

펀딩이 끊길 때쯤엔 역설적이게도 달리던 치타가 발이

들이 유독 날렵하고 아름다운 데는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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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특허로 본 지능형 로봇

글_나유권 기자(yookwon@roboticus.kr) 자료출처_한국지식재산전략원, 특허청

특허를 살펴보면 기술 개발의 흐름을 알 수 있다. 이번 달에는 한국지식재산전략원에서 조사한 지능형로봇(Intelligent Robot) 관련 특허 출원 동향 보고서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우리 로봇 기술의 지위와 앞으로의 가능성에 대해 정리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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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형로봇의 개념에 대해 간략히 정의하면 다음과 같다. 광의로서의 지능형로 봇이란 외부환경을 인식(Sense)하고, 스스로 상황을 판단(Think)하여, 자율적으로 동작(Act)하는 기계를 지칭한다. 이러한 기계는 각각 인간의 오감, 두뇌 및 신체활동 에 상응하는 것이다. 지능형로봇의 범위는 재난대응 분야 및 헬스케어 분야를 중심 으로 제조, 교육, 의료, 국방 분야를 비롯한 다수의 분야를 포괄한다. 이 중에서 2020 년 예상 핵심 제품 및 서비스를 꼽자면 인간의 접근이 힘든 재난환경에서 상황 파악 과 긴급 조치 등 인명과 재산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재난대응 로봇, 고령화 현상과 간호 포괄제 도입 등에 따른 의료 인력부족 및 사회비용증가 문제 해 결을 위해 간병 및 간호 보조의 역할을 하는 헬스케어•의료 로봇, 미래 핵심 무기 체계인 무인화에 기반을 두어 전투 환경에 활용 가능한 국방로봇, 그리고 로봇 지능 기술의 발전에 따라 인간과 대화 및 감정 교류가 가능하도록 HRI(Human-Robot Interaction) 기술을 구현한 HRI 로봇 등의 네 가지를 들 수 있다. 지능형 로봇 기술체계는 로봇 지능, 인지 지능의 HRI, 로봇 시스템 설계 및 로 봇 부품의 4개 핵심기술과 14개의 세부 기술로 분류할 수 있다. 각각 로봇 인식지능/ 조작지능/소셜지능/지능체계 기술, 표정/제스처/대화 인식기술, 안전 로봇/직관적교 시/그리퍼 기술, 로봇 센서/구동기/제어기 기술 등 총 14개 분야이다. 특허청별 출원 동향을 보면 전체 시장에서 지속적인 출원 증가세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한국 특허청 역시 2005년 이후 지속적인 증가세를 유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2013년 이 후로 큰 폭의 출원감소가 눈에 띈다. 해당 기간 내 가장 활발한 출원 활동이 이루어진 곳은 일본이며 그 뒤를 미국, 한국, 유럽 특허청 순으로 따르고 있다. 출원인 국적별 동향도 이와 비슷하다. 일본의 경우 가장 활발한 출원 활동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 으나 2011년을 정점으로 오랜 답보상태가 이어지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역시 그 뒤로는 미국, 한국, 독일, 프랑스 순으로 이어졌다. 한편 상위 출원인별 출원동향을 살펴보면 Seiko Epson이 497건(5.9%)으로 가 장 많은 특허출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상위 10개의 출원인 출 원점유율이 39.5%이라는 사실이다. 출원인 국적별로 보면 한국의 삼성전자와 한국 전자통신연구원을 제외하고는 Seiko Epson과 Sony 등 상위 8개 출원인이 모두 일본 국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 Seiko Epson과 Yaskawa Electric이 로봇 제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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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기술 분야에서 활발한 특허 활동을 보이고 있으며, 한

먼저 로봇 인식 지능 기술의 경우 다른 세부기

국의 경우 대화 인식 기술과 로봇 구동기 기술에서 최

술보다 기술의 진입 장벽이 낮은 분야이고, Sony와

근에 인용도와 점유율이 모두 큰 폭으로 증가하여 한

Honda Motor 등 기술 개발을 주도했던 일본 기업들

국의 양적 특허 경쟁력과 기술의 질적 수준이 강화된

의 최근 특허점유율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는 점에

것으로 분석되었다.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반면 로봇 조작 지능 기술의 경우 최근에 Seiko Epson과 Canon의 출원이 증가하고 있

한국, 14개 세부기술 중 절반이

는 분야로서, 한국은 선도국인 일본 대비 점유율이 낮

적극적 시장 선도 분야

다는 것이 드러났다.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로봇 소셜

특허 건수를 통한 다양한 지표분석결과 전체 14 개 세부기술 중 한국이 적극적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허점유율이 크게 감소한 것이 눈에 띈다.

분야는 7개 분야 (50%), 해당 분야 자체의 미래는 전

로봇 지능 체계 기술의 경우, 한국이 특허점유율

도유망하나 한국의 경쟁력이 미흡한 분야는 1개 분야

및 해외출원 규모에 있어 모두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7.1%), 해당 분야의 전망과 한국의 경쟁력이 모두 중

밝혀졌다. 또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가장 활발하게

간 수준이라 선택과 집중을 통한 선별적•전략적 지원

특허 출원을 하고 있어 여러모로 살펴보았을 때 한국

이 필요한 분야는 4개 분야(28.6%), 해당 분야 및 한

의 경쟁력이 가장 높은 분야인 것으로 사료된다.

국의 경쟁력이 모두 다소 미흡한 분야는 2개(14.3%) 로 나타났다.

제스처 인식 기술의 경우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가장 많은 출원을 한 것으로 나타났고, 뒤를 이어 삼

특히 한국이 경쟁력과 미래발전 가능성을 모두

성전자가 많은 출원을 하고 있다. 이 기술에 있어 한

갖추고 있어 민간의 적극적 시장선도를 위한 규제개선

국의 경우, 본 분야 선도국인 일본 대비 특허점유율이

등의 지원이 필요한 세부기술은 로봇 인식 지능, 로봇

83.9%로 그 비율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이동 지능, 로봇 지능 체계, 표정 인식, 그리퍼 기술 및 로봇 구동기 기술 등의 7개 분야를 꼽을 수 있었다. 세부기술에 대한 분석 중 살펴볼 만한 내용은 다 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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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 기술의 경우 기술 개발을 주도한 Sony의 최근 특

ROBOT Magazine

반면 안전로봇 기술과 직관적 교시 기술의 경우 한국의 경쟁력이 가장 낮은 분야로서, 양적인 특허 점 유율뿐만 아니라 기술의 질적 수준 역시 선도국과 비 교하여 다소 떨어지고, 해외 출원을 통한 시장 확보 노


력도 미흡한 분야인 점이 지적되었다. 마지막으로 로봇 제어기 기술은 한국 출원인의 출원 활동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분야이다. 특히 미국에 등록된 특허들 이 타 특허에 많이 인용되어 기술의 질적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 나고 있다. 특허 전문 경제미디어 IPnomics를 운영하는 미래기술연구센 터의 주상돈 센터장은 “최근 세계 로봇 시장은 인간과 함께 일하며 생활을 보조하는 3세대 지능형 로봇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능형로봇 분야 특허 출원이 2008년 이후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 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존 운반이나 도장 등에 활용되는 공장용 로봇뿐만 아니라 무거운 물건을 쉽게 들어 올릴 수 있어 재활치료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지능형 ‘파워 어시스트’ 서비스 분야 로봇 기 술의 특허 출원이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2012년을 정점으 로 지능형 로봇기술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특허 출원은 제자리걸 음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주 센터장은 2016년 지능형 로봇 기술 특허 트렌드와 관련해 서 “앞으로 지능형 로봇 기술은 인공지능 및 인간-기계 상호 장치 개발과 관련해 다양한 응용분야에 활용되면서 시장규모 또한 급격 히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1인 가구를 위한 소셜 로봇과 노약자 재 활보조 로봇, 의료 분야 수술•치료 로봇 등은 특허 출원이 가장 활발한 분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차세대 신 성장 산업인 지능형 로봇 산업을 이끌어 가려면 로봇 꿈나무들의 재능과 아이디어를 발명과 특허로 발전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라고 전망했다.

20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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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용의 로보노믹스

지금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

글_정주용 경영/투자 칼럼니스트(fruitspop@daum.net)

지금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 낮은 숙련도를 요구하는 반복작업은 로봇팔로 대체되고 있다. WEF 보고서는 향후 4년간 수백만 명의 사무•관리직의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예언했다. 완전 자율적인 인공지능시스템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0년경에는 로봇과 인공지능의 본격적인 도약이 이뤄질 것이다. 로봇의 역량 개발에 무수히 많은 투자 자금이 흘러들어 가고 있다. 투자 기업들이 막연한 기대감으로 돈을 계속 쏟아 붓지는 않는다. 투자자와 창업가들은 4년 후의 미래를 지금 벌어질 것처럼 생각하고 한발 앞서 미래를 만들어 나가고있다. 2016년, 로봇과 인공지능을 향한 기대와 열망이 담긴 투자와 창업 열풍이 세계를 한바탕 휩쓸 것이다. 이제 우리는 로봇과 인공지능을 창조하는 창조가가 되거나 미래를 앞서가는 창조가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잘 준비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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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스마트 공장. 사람은 공장의 로봇을 모니터링 하는 관리자의 역할로 한정된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을 살아가고 있다

바로 IT를 활용한 3차 산업혁명이다.

18세기 산업혁명은 인류가 살아가는

이제 21세기도 16년 차에 접어들었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다. 지금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라고 한다.

사람이나 가축이 땀 흘리지 않고도 노동을

Industry 4.0. 현실과 가상의 공간이 융합

대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차가운 증기기

되면서 가상적 물리적(Cyber Physical) 생

관이 화석연료를 머금고 달궈지면 수백수

산시스템이란 기묘한 키워드가 등장한다.

천 마리의 말보다 강한 힘을 지니게 되었

가상공간과 현실의 물리적 공간이 서로 얽

다.(산업혁명으로 말의 개체 수는 급격히

히고설키면서 등장하는 새로운 무언가가

감소했다) 이것이 1차 산업혁명이다.

이 시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증기기관의 시대, 19세기는 전기의 시대다. 에너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저장하

로봇의 학습능력은 사람의 일자리를

고 활용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전기. 이 시

위협한다

대를 거치면서 산업혁명은 점차 분업화되

위의 그림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스

고 체계화되어 갔다. 포드의 T모델은 컨베

마트한 공장을 나타낸다. 낮은 숙련도를

이어벨트를 활용한 생산방식으로 대량생

요구하는 단순 반복작업은 대부분 로봇팔

산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2차 산업혁명의

로 대체되고, 사람은 공장의 로봇을 모니

특징은 대량생산.

터링하는 관리자의 역할로 한정된다. 로봇

20세기 후반은 IT기술의 급속한 확산

팔은 피로함도 느끼지 않고, 기술의 발전

과 더불어 고도화된 자동화의 단계로 접어

에 따라 주기적으로 업그레이드된다. 심지

들었다. 극한의 무결점을 추구한 것이 바

어 머신러닝 기술의 발달로 로봇의 숙련도

로 잭 웰치의 6시그마. 재고관리의 극한을

도 경험에 따라 학습되고 진보된다.

보여준 도요타의 Just In Time 시스템 등.

로봇과 로봇은 서로 소통(M2M,

기술로 완전무결 생산성을 추구한 시대가

Machine To Machine)하면서 스마트한

20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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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용의 로보노믹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할 준비는 되어 있는가? 아니면 여전히 3차 산업혁명의 심화를 꿈꾸며 시대착오적인 근거없는 기대감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공장의 일원으로서 협력하도록 설계된다.

계들이 교신하는 망이라고 할 수 있다. 더

이제 데이터를 통한 소통의 가짓수가 기하

쉽게 한마디로 표현하면, 기계들의 SNS!

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사람과 사람의 교신

스마트한 기계들로 가득 찬 공장의

을 넘어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로 늘어

효율은 급격히 증대된다. 재고는 최소화

나기 때문이다. 이렇게 인터넷에 연결된

되고, 기계의 결함은 나타나기도 전에 예

사물(IoT, Internet of Things)의 숫자는

상되고 사전에 예방된다. 동시에 불량품도

전 세계 인구수의 몇 배, 몇십 배로 기하급

데이터 분석에 따른 정확한 예측으로 최

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소화된다. 수요와 생산량의 관리 또한 실 시간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라 인공지능의

가상적 물리적 생산시스템?

판단에 근거해서 이뤄진다.

기계들의 SNS!

기술의 발전으로 IoT의 비용효율이 상승할수록 데이터의 양은 그보다 더 가파

정말 사라지게 될까?

4차 산업혁명의 직격탄, 사무•관리직은 멸종될까?

른 속도로 급증하게 된다. 그렇게 가상의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 지난달 스위

구름(Cloud Computing) 속에 수집된 막

스 다보스에서 열린 WEF에서는 4차 산

대한 규모의 데이터는 분석되지 않으면 무

업혁명의 시대에 사무•관리직의 일자

용지물! 그래서 데이터 분석은 스마트 공

리가 가장 급격하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

장, 스마트 도시, 스마트한 모든 것들의 핵

했다. WEF 보고서(미래의 직업)에는 향

심 경쟁력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이처럼

후 4년간 전 세계적으로 약 470만 명의 사

현실의 차가운 기계가 말랑한 가상의 공간

무•관리직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우울

에서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며 진화하는 것

한 예언이 담겨 있다. 보고서는 로봇기술

을 가상적 물리적(Cyber Physical) 생산시

의 발달과 머신러닝의 본격적인 확산은

스템이라 부른다. 쉽게 말하면 ‘사회적’ 기

2018~2020년 사이의 기간에 이뤄질 것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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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인공지능과 로봇의 확산으로 사무·관리직은


급증하는 가정용 로봇과 드론으로 로봇산업 성장률은 더욱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다.

로 전망한다. 아직 2년 남았다고 안도하면

야 하지만, 로봇의 구매비용은 기술의 진

당신은 미래의 위협에 둔감한 것!

보(생산 효율성의 증가+로봇 판매단가의

사물인터넷, O2O서비스가 궁극적으

인하)와 함께 매년 수십%씩 감소하니 로

로 지향하는 것은 데이터의 수집을 통한

봇의 수요 증가는 불 보듯 뻔한 것이다.

소비자 행동패턴 분석이다. 소비자를 아

지금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의 폭풍이 다가오기 직전의 밤에 두려움이 가득한 마

인공지능의 활용, 거스를 수 없는 대세

음으로 미래를 기다리고 있다. 인공지능과

참고로 현재 로봇의 주요한 소비국으

는 게 힘이고 돈이고 그게 영향력이니까.

로봇의 급격한 확산 속에서 수백만의 사

로 1위는 중국이고 한국, 미국, 일본 독일

과거 마케팅 전문가의 영역을 이제는 데이

무•관리직들이 남겨진 의자를 차지하기

5개국이 70%의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터 분석을 수행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이 대

위해 피 터지는 경쟁을 벌여야 하는 숙명

“자~ 로봇이란 개념을 한번 확장해보

체하기 시작한 것이다. 무수히 많은 고객

에 놓여 있는 것이다.

자~”

데이터 속에서 인공지능 스스로 합리적으

로봇을 기계의 몸뚱아리를 지니는 물

로 판단하고, 수많은 경험 속에서 유추하

리적 로봇에 국한하지 않고, 사람과 유사

는 능력을 통해서 고객의 패턴을 알려주

2014년 전 세계 로봇판매량은 23만

한 합리성을 지닌 인공지능의 개념으로 확

고, 고객의 미래 행동을 예측하게 되는 것

대에 달하고, 연간 30%의 성장률을 기록

장하면 더욱 큰 그림이 그려진다. 지금 이

이다.

중이다. 매출로 따지면 12조 원 정도지만,

뤄지는 인공지능 기술의 비약적 발전은 순

아직 인공지능 기술은 절대 완전체의

30%대 성장률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생

수한 호기심에서 이뤄지지 않는다. 오히려

모습은 아니다. 가장 진화된 인공지능이라

각하면 2배의 성장은 금방 이뤄질 듯하다.

데이터의 기하급수적인 증가 속에서 데이

는 IBM 왓슨도 여전히 인간의 보조적 도

2014년까지 집계된 로봇 판매 대수는

터를 어떻게 하면 가장 효율적으로 분석할

움이 필요하다.(인간과 질문하고 답하면

대부분 공업용 로봇인데, 최근 급증하는

것인가에서 인공지능의 발전은 속도를 내

서 학습해나간다. 스스로 질문하고 답하는

가정용 로봇, 날아다니는 로봇(드론)을 고

기 시작했다. 단단한 수요에 기반을 둔 성

수준은 여전히 요원하다) 그럼에도 약간의

려하면 성장률은 더욱 가파르게 상승할 것

장이란 측면에서 인공지능의 진화는 이제

도움만 있으면 기계 스스로 학습해나가는

이다. 게다가 한가지 비인간적인(?) 차가

는 단순한 호기심의 단계를 넘어선 실체적

머신러닝, 딥러닝 기술이 발전하면서 경영

운 현실을 지적하면, 인간 노동자의 급여

인 무언가이다.

현장에서 인공지능의 활용 가능성이 점차

로봇의 침투는 현재진행형이다!

는 매년 인플레이션을 고려해서 인상해줘

늘어나고 있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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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용의 로보노믹스

최근 구글은 4족 보행 로봇으로 잘 알려진 보스턴다이내믹스 등 10여 개의 로봇기업을 인수•합병했다.

이다.

고 뛰어다니는 로봇을 만들기 위해 보스턴

과거와는 비교될 수 없는 비용 효율

다이내믹스를 비롯한 10여 개의 기업을 인

이 신기한 인공지능 기술의 상업적 활용을

수•합병했고, 얼마 전에는 치타처럼 빠르

가능케 해주었고, 미국 IT기업들의 개방형

게 뛰어다니는 로봇 다리를 공개해 놀라움

생태계 선언은 인공지능에 대한 진입장벽

을 주기도 했다. 생각하는 기계의 대표주

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낮춰주었다.

자 IBM 왓슨은 마치 구글과 같은 인공지

최근 IT기업들의 공통적 생존전략은 이와

능 엔진에 가까워졌다. IBM이 오랜 기간

같은 ‘개방성’이다. 열린 생태계를 지향하

동안 수조 원을 투입해서 창조해온 왓슨은

지 않으면 생태계는 무성하게 번창할 수

인공지능을 테마로 한 거대한 생태계를 조

없고, 참여자들이 뜸한 생태계는 진화하지

성하기 위해서 자신들의 기계 두뇌를 아낌

못하고 속도전에 밀려서 고사하게 되기 때

없이 내어준다. 단, 돈을 벌면 나눠 갖는 수

문이다.

익배분 형태의 사업모델로 애플의 iOS 생 태계와 별반 다를 바 없다.

투자는 막연한 기대감이 아니다

이처럼 거대한 자본이 움직일 때는

로봇의 속성이 인간다운 기계를 통칭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투자한 글로벌 기

한다고 볼 때, 로봇은 느끼고(Sensing) 생

업들이 바보도 아니고 로봇, 인공지능에

각하고(Artificial Intelligence) 판단을 실

막연한 기대감으로 돈을 계속 쏟아 붓지는

행에 옮기는 움직임(Movement)이 가능해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야 한다. 로봇의 이러한 세 가지 역량 개발 에 전 세계의 수많은 창업자, 기술자들은 열정을 바치고 있다. 동시에 무수히 많은 투자 자금이 흘러들어 가고 있다. 구글은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균형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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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투자와 창업의 열풍이 세계를 휩쓸 것

지금은 로봇과 인공지능의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이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과 알리바바의

“로봇, 인공지능에 무수히 많은 투자 자금이 흘러들어 가고 있다. 이제는 가능성에 의문만 제기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페퍼의 대량생산을 위해 소프트뱅크, 알리바바, 폭스콘 등 세계적인 세 기업이 손을 잡았다.

마윈 회장, 폭스콘의 궈타이밍 회장 세 사

창조가가 되거나, 투자가가 되거나,

람은 손을 맞잡고 감정을 읽는 로봇 페퍼

콘텐츠를 만들거나

의 대량생산을 진행 중이다. 하늘을 나는

이제 우리는 로봇과 인공지능을 창조

로봇, 드론의 세계 최대 기업인 중국 DJI

하는 4차 산업혁명의 창조가가 되거나, 혹

는 드론 한 가지 제품만으로 매출 1조 원을

은 미래를 앞서가는 전도유망한 창조가에

기록하고 있다.

베팅하는 투자자가 되어야 한다. 혹은 육

아직 로봇, 인공지능의 본격적인 상

체노동, 지식노동에서 소외된 절대다수가

업화는 태동기도 지나지 않았다고 생각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혁

다. 본격적인 도약의 시기는 4년 후 2020

신적 기술이 창조하는 미래는 놀라움을 안

년 정도에 이뤄질 것이라 예상된다. 왜 4

겨주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노동환경에

년 후인가? 그때가 인공지능기술이 인간의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할 수많은 인간의 모

도움을 받아 학습하는 지금의 반자동적 기

습에 불안과 초조함도 늘어난다.

계학습에서, 인간의 도움 없이 기계 스스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잘

로 판단하고 학습하는 완전 자율적인 인공

준비되어 있는가? 아니면 여전히 3차 산업

지능 시스템으로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예

혁명의 심화를 꿈꾸며 시대착오적인 근거

상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자

없는 기대감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와 창업가들은 4년 후 이뤄질 일들을 지금 벌어질 것처럼 생각하고 미래를 한발 앞서 만들어나가고 베팅하는 사람들이다. 그래

경영칼럼니스트 정주용

서 2016년은 로봇과 인공지능을 향한 기대

- SK E&S 재무팀 매니저(現)

와 열망이 담긴 투자와 창업의 열풍이 세

- SV인베스트먼트 투자팀장(前) - 중국 Xinhua Capital, IBK투자증권 등

계를 한바탕 휩쓸 것으로 전망되는 한 해

- 중국 장강상학원(CKgSB) MBA 졸업

이다.

-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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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늦은 출발, 두 배로 더 뛰어야 한다

글_신병철 기자(byongchol@roboticus.kr)

시작이 늦었다고 계속 뒤 따라만 갈 것인가. 세계 각국이 로봇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일본, 중국 등 로봇 경쟁국들이 로봇시장 선점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등 경쟁적으로 로봇산업 육성정책을 펴나가고 있다. 반면, 한국은 지난 2003년부터 육성정책을 추진하며 기술격차를 좁히고 시장규모를 키워나가고 있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지난달 국회입법조사처가 ‘로봇산업의 산업연관효과 분석 및 개선방안’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현 국내 로봇산업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앞서 달리는 선두를 앞지르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추진력을 얻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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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전방산업과의 연계 최하위권

보고서는 현재 로봇산업과 전방산업의 연계수준이 매우 낮

국회입법조사처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국내 로

아 로봇산업 성장이 전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원활하게 유도하기

봇산업의 산출액은 총 7조 5000억원으로 전산업 대비 0.214%에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연계수준이 최하위권에 머무는 대표적인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저도 전년 대비 감소한 수치다. 부가

이유로 로봇기술이 수요현장의 필요에 비해 완성도가 낮기 때문이

가치 비중은 0.176%로 이는 전산업 대비 산출액 비중인 0.214보

라고 지적했다.

다 낮은 수준이다. 산업용 로봇과 기타 로봇의 부가가치율은 2011년 이후 매년

세계 각국의 로봇산업 지원정책

성장했으며, 제조업 전반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생산유발계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주요국들은 로봇산업을 핵심성장

수(최종수요가 한 단위 증가했을 때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각 산

동력으로 인식하고 수요산업과의 밀접한 연계가 가능하도록 막대

업부문에서 직•간접으로 유발되는 생산액)는 각각 3.416, 3.131

한 예산을 투입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오바마 대

로 전산업 및 제조업에 비해 다소 높아 타 산업으로의 후방연쇄효

통령, 아베 총리, 시진핑 국가 주석 등 각국의 정상들이 주도하여

과가 큰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11년 이후부터는 지속해

경쟁적으로 로봇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서 감소하고 있다. 영향력 계수(어떤 산업부문의 생산에 대한 최종 수요가 한 단위 증가했을 때 전산업부문에 미치는 영향)는 산업용

로봇으로 제조업 부흥 이끈다 - 미국

로봇이 1.094, 기타 로봇이 1.137로 제조업(0.678)보다 높은 수준

미국의 과거 로봇산업은 국방 분야가 중심이었다. 그러나

이나, 이 역시 2011년 이후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로봇산업의 감

제조업 부흥 및 일자리 창출에 로봇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응도계수(모든 산업부문의 생산물에 대한 최종수요가 한 단위씩

2011년 오바마 대통령은 ‘첨단제조 파트너십(AMP, Advanced

증가했을 때 그 산업이 받는 영향)는 전산업 중에서도 최하위권인

Manufacturing Partnership)’ 계획을 발표했다. 로봇공학 및 나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용 로봇 및 기타 로봇의 감응도계수는 각각

노기술 등 최첨단 산업을 통해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

0.384와 0.394로 84개 산업 중 79위와 78위다.

다는 의도다.

84개 산업의 전후방연쇄효과(2013년)

20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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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이 계획에 따라 2013년 인간-협업 로봇(Co-robot), 혁신적

치하고, 로봇 신전략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로봇 시장을 2020년

제조 공정, 첨단소재 등에 중점을 두고 첨단제조기술 R&D에 22

까지 제조 분야에서 현재의 2배(6000억엔 -> 1조 2000억엔)로, 서

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 밖에도 2014년 인간-협업 로봇(Co-robot)

비스 분야에서 20배(600억엔 -> 1조 2000억엔)로 확대한다는 목

의 개발과 사용촉진에 대해 3150만 달러의 재정을 지원한 데 이어,

표다. 특히,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감소에 대비해 개인용

지난해에는 5000만 달러를 증액했다. 미국은 현재 국방부와 과학재단(NSF) 주도로 국방로봇, 우

서비스 로봇시장을 겨냥하여 지능형 로봇산업 육성에 주력하고

주탐사로봇, 지능형자동차 등 전문서비스 로봇에 집중하고 있으나

있다. 또한, 로봇 안정성이 이슈로 대두될 것으로 내다보고 이미

향후 제조용, 건강•의료 분야에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2000년 생활지원로봇 안전검증센터를 구축하고 안정성 국제 표준 인증체계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해부터 22억 엔의 예산을 투입해 로

저출산•고령화 사회문제 로봇으로 푼다 - 일본

일본은 향후 성장전략의 핵심정책으로 로봇혁명을 추진하고

봇도입실증사업을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있다. 지난 2014년 9월 로봇혁명 실현회의를 총리 직속 기구로 설

중소기업, 서비스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로봇 도입비용의 2/3를 보

2011년

조 업

2013년

산출액

비중

산출액

비중

산출액

비중

341.0

10.126

354.3

10.204

372.3

10.627

제조업

1,718.2

51.021

1,748.9

50.370

1,730.1

49.382

산업용로봇

1.7

0.050

1.9

0.055

1.6

0.046

기타로봇

5.4

0.160

5.6

0.161

5.9

0.168

로봇산업계

7.1

0.211

7.6

0.219

7.5

0.214

서비스업

1,308.4

38.853

1,368.9

39.426

1,401.1

39.991

전산업

3,367.6

100.000

3,472.1

100.000

3,503.5

100.000

농립어업/축산업 제

2012년

로봇산업의 산출 수준(단위: 조 원, %)

2011년

조 업

비중

부가가치

비중

부가가치

비중

115.4

9.537

119.2

9.525

127.3

9.768

제조업

379.5

31.364

388.0

31.003

403.7

30.978

산업용로봇

0.4

0.033

0.6

0.048

0.6

0.046

기타로봇

1.4

0.116

1.6

0.128

1.7

0.130

로봇산업계

1.9

0.157

2.2

0.176

2.3

0.176

서비스업

715.1

59.099

744.3

59.473

772.2

59.254

전산업

1,210.0

100.000

1,251.5

100.000

1,303.2

100.000

로봇산업의 부가가치 수준(단위: 조 원, %)

34

2013년

부가가치 농립어업/축산업 제

2012년

ROBOT Magazine


조하고, 로봇제조업체에 대해서는 저가의 보급형 서비스용 로봇

장 선점 강화를 위해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총 21억 유로를 투

개발 및 제조비 지원을 추진 중이다.

자할 예정이며, 영국은 이와 별도로 2025년까지 1억 5000만 파 운드를 로봇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타 산업과의 융합으로 세계 시장 선점한다 - 유럽

유럽은 유럽연합(EU) 회원국 간의 협업을 통해 로봇요소기

로봇이 곧 국가의 경쟁력 - 중국

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의료•복지를 위한 서비스 로봇에 중점

중국은 세계 1위 로봇강국, 세계 최대의 로봇국가를 향해 달

을 두고 있으며, 중소 제조업 활성화를 위한 중소기업용 로봇의 중

리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2014년 6월 “로봇기술이 제조업뿐

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00년부터 EU프레임워크 프로

만 아니라 국가의 경쟁력이다.”라고 발표한 바 있다.

그램을 통해 원천기술개발 및 서비스로봇을 지원했다. 2014년부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제13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터는 연구 혁신 프로그램 ‘Horizon 2020’을 통해 지속 가능 복지를

(2016~2020년)에 로봇 집중 육성계획을 발표하고, 로봇산업을

위한 ‘로봇동반자(RoboCom)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중심으로 세계 제조업 허브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제조, 농업, 교통 등 타 산업과의 융합을 통한 세계 로봇시

2020년까지 세계 로봇시장 점유율을 45%까지 끌어올리고, 타 산

2011년

2012년

2013년

생산유발계수

2.043

2.034

2.036

영향력계수

0.675

0.665

0.678

부가가치유발계수

0.508

0.508

0.534

생산유발계수

3.601

3.505

3.416

산업용

영향력계수

1.265

1.199

1.094

로봇

감응도게수

0.409

0.404

0.384

부가가치유발계수

1.002

1.000

1.004

생산유발계수

3.674

3.496

3.131

기타

영향력계수

1.189

1.146

1.137

로봇

감응도계수

0.389

0.382

0.394

부가가치유발계수

1.017

1.025

1.031

생산유발계수

1.668

1.664

1.675

영향력계수

0.551

0.544

0.558

부가가치유발계수

0.809

0.802

0.818

생산유발계수

1.842

1.827

1.841

영향력계수

0.307

0.304

0.309

부가가치유발계수

0.297

0.303

0.290

제조업

제조업

서비스업

전산업

로봇산업의 생산·부가가치 유발계수 및 영향력·감응도계수

2016/02

35


이슈

업과 로봇기술의 융합을 통한 200조원 규모의 신시장을 창출한다

분리되어 단선적인 일회성 지원에 그쳐 기술적 완성도가 낮다고

는 계획이다.

진단했다. 현재의 사업은 개발에서 보급에 이르는 형식이 이분되 고 일회성에 그치고 있다. 직접 로봇을 사용해본 수요자의 요구사

추격형 아닌 선도자형 연구개발 수행해야 - 한국

항이 연구개발 과정에 반영되지 못해 기술적 완성도가 낮다는 것

한국은 주요국에 비해 다소 출발이 늦었다. 2003년 로봇산업

이다. 연구개발 실무자 등이 완성도 제고를 위해 기존 연구과제의

을 10대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으로 선정한 이래 법적 근거를 마련

후속 과제를 추진하려 해도 이전 과제와의 중복을 이유로 채택되

하고, 범부처 협력 전략을 세우는 등의 육성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결과 수요현장의 요구수준에 비해 기

그러나 경쟁국과는 달리 로봇산업정책협의회와 산업부의 기계로

술적 완성도가 낮은 상태에서 보급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수요현

봇과만으로는 범부처 협력사업의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장의 낮은 만족도는 시장 확대 및 로봇활용 이미지 제고에 악영향

한, 추격형이 아닌 선도자형 연구개발을 수행해야 하나, 이에 걸맞

으로 작용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로봇산업 발전에 걸림돌이 된다

게 연구개발 과제를 기획•총괄하는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인식

고 설명했다.

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산업연관분석 결과 감응도계수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현재 로봇산업의 전방산업과의 연계수준은 최하위권이다. 로봇산업의

로봇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문제들

성장이 전산업 고부가가치화와 경제 전체의 지속 성장을 유도하기

보고서는 현 한국 로봇산업의 문제점으로 단선적 연구개발

위해서는 전방산업들의 생산성 제고를 통한 깊은 연계가 필수다.

및 보급지원사업, 수요산업과의 낮은 연계성, 낮은 정책 추진력,

그러나 현재 로봇산업 매출액 성장이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경로는

정확한 분석을 저해하는 통계 분류를 꼽았다.

후방연쇄효과에 주로 의존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로 지원 정책 중 개발사업과 보급사업이

미국은 향후 제조용 및 의료용 로봇 분야까지 투자를 확대 할 예정이다. 일본은 저출산•고령화 사회를 대비해 개인용 서비스 로봇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36

ROBOT Magazine

낮은 정책 추진력도 로봇산업 발전에 발목을 잡고 있다. 대


통령 또는 총리실이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는 경쟁국에 비해 한국

선두 추격의 방법

은 부처 간 연계 사업의 추진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범부처협

보고서는 수요현장에 맞도록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의체인 로봇산업 정책협의회는 산업부 제1차관이 의장으로 있어

는 현재의 로봇 연구개발 및 보급지원 방식을 개발과 보급의 순환

타 부처의 적극적인 협력유도와 이견 조정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

및 융합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개발-보급의 순환 과

이다.

정 자체를 한 단위의 장기적 연구개발 과제 단위로 인식해야 한다

또한, 2014년 8월 발표된 ‘2차 지능형 로봇계획’에서 설치하

는 것이다. 유럽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Living Lab’ 연구센터처럼

기로 했던 필수 기구들도 현재까지 설치되지 않고 있다. 이 계획에

기술개발 초기 단계부터 수요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야 신뢰도 제

따라 신설한다던 ‘R&D 수요기획 전담조직’ 역시 답보상태다. 이

고를 통한 시장 확대와 성숙이 연쇄적으로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밖에도 정책방향 결정 시에만 소집되는 현 협의회의 한계를 극복

로봇산업 육성 소관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와 다양한 수요산

하기 위해 상설 컨트롤타워로 ‘로봇정책실무협의회’를 신설하기로

업 소관부처와의 더욱 밀접한 업무연계도 필요하다. 따라서 현재

했으나 아직 설치되지 않았다.

로봇산업 정책협의회의 위상을 격상하여 국무조정실 산하에 두는

산업연관표의 분류체계에 의하면 각종 서비스용 로봇 등에 해당하는 코드는 별도로 구분되지 않고 있다. 현재는 산업지원 등

등 추진력을 강화하고, 장기 계획에 따라 범부처 간 협력을 이끌어 내는 조치가 필요하고 지적했다.

의 효과 분석 등에 서비스용 로봇 등이 포함된 기타 특수목적용 기

이 밖에도 정확한 통계 분석을 위해 로봇산업을 포함한 핵심

계 항목을 기타 로봇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처럼 분류 코드와 항목

성장동력 산업에 대한 산업연관표 상의 품목분류를 별도로 할 필

이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을 경우 각종 효과 분석 시 정확도가 떨어

요가 있다. 일본의 경우 정확한 분석을 위해 로봇산업 부문을 별도

진다.

로 집계하는 등 산업연관표의 부문별 데이터를 세분화하고 있다.

지원 RD 발 ) 개 차 제품 (n

개발자

제품개발 RD지원

제품개발 완료

보급지원

수요자 개발자

제품개발 RD지원(1차)

제품개발 (n차)

제품개발 (1차)

보급 지 (n차 원 )

보급지원 (1차)

수요자

수요자의 제품 피드백(n차)

현 문제로 지적되는 단선적인 연구개발 및 보급 지원(좌)과 개선방안으로 제시된 융합•순환 유형의 연구개발•보급 지원(우)

2016/02

37


현장

CES2016 리뷰

CES는 로봇 전시회가 될 것이다 글_사진_손재권 매일경제 기자 jack@mk.co.kr

38

ROBOT Magazine


“오 마이 갓(Oh my God)”

와 연동되는 제품이 나왔다.

지난 1월 5일부터 9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스마트홈도 있었지만 개념에 불과했다. 당시 하

서 열린 CES 2016에서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혼자 내

이얼, TCL, 창홍 등 중국 업체들도 나왔으나 한국 제

뱉은 말이다. 혼잣말이라 남들이 듣지는 못했을 것이

품을 카피하기 급급했으며 큰 존재감을 나타내기엔 힘

다. 하지만 치열한 기술 진화 현장을 보면서 느낀 즉자

들었다.

적인 감정을 마냥 숨길 수는 없었다. 솔직히 ‘오 마이

때문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도 당시 CES를 둘

갓 순간(Oh my God Moments)’을 공유하고 싶기도

러보며 “정말 앞으로 몇년, 십년 사이에 정신을 안 차

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혼자 느낄 수밖에 없었다.

리고 있으면 금방 뒤지겠다는 느낌이 들어 더 긴장이

지난해(2015년) 취재할 때만해도 “많이 바뀌었

된다. 우리가 선진국을 따라가고, 앞서는 것도 있지만

다. 근본적인 변화의 해다”고 생각했는데 올해 보니

(지금보다) 더 앞서가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

또 변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기존 언론에도 많

은 너무 앞선 나라였기 때문에 힘이 좀 빠져 버린 것

이 언급됐듯 CES2016은 ‘자동차(전기차, 자율운전차,

같다. 중국은 젊은 나라고 열심히 따라오고 있지만 아

커넥티드 카)’가 전시의 중심으로 부상한 것이 특징이

직 한국을 쫓아오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고 말하

었다. 그리고 로봇, 드론, 가상현실(VR), 스마트홈, 사

기도 했다.

물인터넷, 웨어러블, 디지털 헬스 등 이머징 기술이 그 어느 해보다 많이 소개됐다.

하지만 4년후 글로벌 정보기술(ICT) 산업은 크 게 바뀌었다. 선진 시장에서 스마트폰이 포화되고 기

지난해와 올해가 다른 점은 지난해는 이머징

술적 장벽이 사라지자 글로벌 기업들이 ‘이머징’ 기술

기술이 하나의 이벤트로 인식되고(여전히 가정에서는

에서 승부수를 띄웠고 기자, 애널리스트, 유통 업체들

TV, 일상에서는 모바일 기기가 메인 디바이스이기 때

도 여기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멀었다’고 평가를

문) 넓게 보더라도 ‘시장화 가능성’ 그리고 약간의 ‘기

받던 중국 기업들은 ‘혁신 기술’로 많은 관심을 받았

술 과시’의 의미가 있었다면 올해는 이머징 기술이 돌

다. 한국 기업들이 “존재감이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

출하는 이벤트가 아닌 미래 비즈니스 지도를 바꿔놓을

을 정도였다.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었다. 무대 중심에 오른 파괴적 혁신

올해 전시장을 돌아다니다 보니 지난 2012년 1월 CES 취재갔을 때도 생각났다.

이번 CES 2016는 여러가지 산업 변화를 암시하 고 있다. 먼저 ‘파괴적 혁신’이 핵심 흐름으로 자리잡았다. 미래 먹거리는 로봇, 자율운전차(전기차), 인공지능 (알고리즘), 드론, 가상현실(VR), 1인용 이동수단(퍼

2012년은 모바일(스마트폰, 태블릿)이 글로벌

스널 모빌리티) 등 신기술 임이 분명해졌다. 이 기술의

비즈니스 모델을 뒤집어 놓고 있을 때였다. 2010년대

특징은 언제 돈이 될지 모르고 막대한 투자가 동반되

만 하더라도 CES의 주인공은 명실상부하게 TV와 PC

는 분야라는 것이다. 또 현재 산업 구조를 흔들고 기업

그리고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이었다. 2012년이

들을 무너트릴 수 있는 파괴적 혁신을 기반으로 한다.

되자 모바일이 본격적으로 세상을 삼키기 시작한 것이

전통적인 자본 유치 방식을 따라지 않고 크라우드펀딩

다. 삼성전자, LG전자, 삼성전자, 소니 등 주요 업체들

으로 모으고 확고한 비즈니스모델을 갖추지 않더라도

은 새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경쟁적으로 선보였으

시장에 나가서 테스트를 먼저 하는 등 기존 기업의 경

며 가전, TV, 오디오 및 주변기기도 모두 모바일 기기

영 방식을 따르지 않는다.

2016/02

39


현장

여기에 이번 CES에서는 인텔, 도요

CES에서 로봇, 드론, 가상현실 기기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비즈니스 통찰을

타 등 글로벌 강자도 ‘파괴적 혁신’의 대열

가 주인공이 됐다는 의미는 이제 그것이

가져올 데이터 분석을 위해 사람처럼 데이

에 동참을 선언했다는 것이 특징이었다.

가전이 됐다는 뜻이다. 로봇이 개인 비서

터를 이해하고 추론하는 인공지능 기술이

인텔은 이번 행사 직전 드론 회사를 인수,

가 돼 일상 업무를 도와줄 것이고 드론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전시하는 등 파괴적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나 가상현실 기기로 인해 시공간의 제약을

또 1인용 운송수단으로 유명했던 세

의지를 밝혔으며 도요타는 프레스 컨퍼런

넘나드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전의

그웨이와 나인봇을 결합시켜 로봇으로 변

스에서 신차 대신 약 1조원을 들여 만든 연

확장이기도 하고 멀게만 느껴지던 로봇의

신시킨 ‘나인봇 세그웨이’는 CES 최고상

구소(TRI) 계획을 발표했다.

현실화이기도 하다.

을 수상하는 등 많은 주목을 받았다.

‘개인비서(퍼스널 어시스턴트)’역할

어떤 로봇이 등장하면 빨래, 요리, 설

을 하는 로봇도 등장했다. IBM 로메티 회

걷이, 청소 등의 집안 일을 맡기고 가족은

모든 산업이 재정의되고 있다는 것도

장 기조연설 때 등장한 소프트뱅크 페퍼

온전하게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을까? 맞

확인됐다. 예를들어 ‘가전’이 그렇다. CES

(Pepper) 로봇은 이 기술이 이미 상당부분

벌이 하느라 힘든데 가사 노동을 현존하는

는 가전쇼였다. 하지만 CES 2016에서는

진화됐음을 알려줬다.

가전보다 더 도와줄 수 있는 로봇이 등장

로봇은 새로운 가전

가전은 로봇이며 로봇이 곧 가전이 되고

페퍼는 일본어 학습을 마치고 실제로

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는 ‘글쎄..’였지만

일본 내 1000여 개 네슬레 커피 매장에서

IBM 인공지능을 더한 페퍼나 나인봇 세그

가전은 영어의 Comsumer Electo-

커피 판매 직원으로 활약 중이다. 페퍼는 최

웨이는 ‘예스!’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nics를 번역한 것이다. TV, 냉장고, 세탁

고의 커피를 고객에게 추천해 실제 매출 증

CES를 주관하는 단체인 전미가전

기, 진공청소기 등 전통 백색가전을 ‘가전’

가에 큰 기여를 했다. 전 매장에 방문한 고

협회(CEA)는 올해부터 이름을 전미기

으로 통칭했다. 말그대로 집에서 쓰는 전

객의 숫자, 고객 응대 내용, 연령, 성별, 고

술협회(CTA)로 바꾸었다. Consumer

자기기라는 뜻이다. 가전의 가격이 낮아진

객의 감정까지 분석, 서비스를 향상시켰다.

Electronic Show가 더이상 맞지 않다는 판

이후 일상 생활은 혁명을, 주부에게는 가

로메티 IBM 회장은 ‘인공지능 비즈

단 때문이다. 이제 로봇이 지배하는 전시

사 노동으로부터 해방을 가져다줬다. 근대

니스’를 강조하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회가 오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어떻

화, 산업화 이후 ‘맞벌이 부부’, ‘워킹 맘’

(IoT) 그리고 로봇의 융합의 중요성을 설

게 보면 이번 CES에서 주인공으로 부상한

이란 개념이 등장하고 여성의 사회 참여

파했다. 로메티 회장은 “많은 기업들이 이

자율운전차도 광범위한 로봇이고 드론도

가 높아진 것은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오

미 디지털화되었지만 디지털은 최종 목적

날아다니는 로봇이다. 2020년쯤 되면 로

븐, 전자레인지 등 가전의 등장과 맥을 같

지가 아니라 기반일 뿐이다. 디지털만으로

봇이 주인공이되는 전시회가 펼쳐질 것 같

이 한다. 가전 기기의 발전없이 여성의 사

는 글로벌 경쟁에서 성공할 수 없다. 전 세

다. 우리는 지금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회 참여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계에서 생성되는 데이터의 80%는 제대로

있었다.

40

ROBOT Magazine


1

2

3

4

5

7

6

8

9

1.테슬라에 도전장을 던진 중국업체 패러데이 퓨쳐의 컨셉트 전기차 2. 30만원에 불과한 3D프린터가 등장했다. 3. TV는 아직까지 주인공, 하지만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른다. 4. 전세계의 수많은 드론 업체가 참가했다. 5. 세계 최대 모바일 반도체 업체 퀄컴도 로보틱스에 관심을 쏟았다. 6. 가상현실은 이번 CES의 큰 화두 가운데 하나였다. 7. 한국 업체 퓨쳐로봇은 스마트홈을 주제로 전시부스를 마련했다. 8. 전시장 곳곳의 바닥에서는 가정용 로봇 시연을 볼 수 있었다. 9. ‌ 중국 기업에 팔리고 더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세그웨이 부스.

2016/02

41


경험

CES 2016, 로보링크가 세상에 뛰어들다

글_이현종 로보링크 대표(hjlee@robolink.co.kr) 사진_로보링크 제공

CES2016이 열리는 라스베가스에 처

은 자금 확보 시스템에도 많은 영향을 준

음 도착하는 순간 나를 비롯한 로보링크

다. 아마존 같은 글로벌 마켓플레이스에도

구성원 모두는 마치 올림픽에 입장하는 선

비즈니스적으로 큰 효과를 줄수 있다.

수와 같은 비장함을 느꼈다. 수년 간 차근

CES에 참가할 우리의 아이템을 큰

차근 준비해온 세계 진출을 본격적으로 시

특징 중심으로 정리해 각종 매체에 미리

작하는 진정한 승부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

목이 집중된다. 마침 지난해 한국로봇산업

정보를 보냈다. 현장에서 미팅 일정과 설

었기 때문이다.

진흥원 시장검증사업 교육용 드론 부문에

명회, 방송 스케줄도 꼼꼼하게 챙겼다. 전

로보링크㈜는 국내에서 10년간 로

서 주관기업을 수행(참여기업: 바이로봇)

시회 당일 지나가다 우연히 관심을 가질

봇교육, 로봇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펼치

한 것을 토대로 결과물과 함께 CES2016

고객도 있겠지만, 로보링크처럼 작은 기업

면서 로봇교육콘텐츠 개발능력을 다지고

에 당당히 참가했다.

일수록 미리 다가올 대상을 파악하여 대응

세계로 나갈 채비를 해왔다. 이를 기반으

로보링크는 전세계 기업들과 선의의

로 샌디에고에 미국법인을 설립하고 로봇

경쟁을 꿈꾸며 전시부스를 정성껏 꾸몄다.

특히 전략적으로 추진한 기획은 사

교육 온라인 커뮤니티, 로봇클럽 운영, 교

세계 최대 IT전시회에 처음 참가한 만큼

전에 관심 끌기 였다. 로보링크는 우선

육용 로봇 Rokit Smart 킥스타터 출시 등

걱정도 되었지만, 한국 전시회 참가와는

CES가 행사 몇 달 전부터 진행한 최고 제

의 결과를 만들어 냈다. 지난해에는 중국

다른 무엇인가를 보여줘야 한다고 결심했

품 투표라스트 가젯 스탠딩(last gadget

HRG(HIT ROBOT GROUP) 하얼빈 로

다. 그중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사전 미

standing)에 적극 대응하면서 톱10 제품

봇 그룹과 조인트 벤처 계약을 통해 글로

디어 접촉과 홍보 활동이다.

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각종 매체들이

벌 기업으로 발돋움할 준비를 해왔다.

미국의 미디어와 온라인 매체들은 IT

CES2016은 세계 진출을 노리는 로

비즈니스에 승패를 좌지우지하는 중대한

보링크에게 절호의 기회였다. 전세계의 이

영향력을 갖고 있다. 또 온라인 펀딩과 같

42

ROBOT Magazine

방안을 준비해 둬야 한다.

CES를 참관하기 전에 로보링크라는 회사 에 관심을 갖도록 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킥


현지 매체가 로보링크를 취재하는 모습

이현종 대표와 홍한솔 대표가 CNET에 출연한 모습

스타터 참가다. 킥스타터는 세계 최대의

은 숫자에도 불구하고 각 포지션에서 로보

일본, 미국, 한국 등 각기 문화와 비즈니스

크라우드펀딩 서비스다. 하지만 그 자체

링크의 제품별 특징에 따라 시연공간을 세

방식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

로 신제품 등용문이기도 하다. 로보링크는

분화 하고 참관객의 수준이나 취향 별로

비를 하지 않고 무조건 도전하는 것은 오

“드론을 활용한 온오프라인 소프트웨어 코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배치됐다. 지능형 로

히려 회사에 더 큰 타격을 줄 수도 있다. 기

딩 교육”을 주제로 CES 전시 시작과 동시

봇 키트인 Rokit Smart와 지능형 로봇 블

존에는 전시 주최 측에서 정해준 디자인

에 킥스타터 모금 캠페인을 시작했다. 자

록 CubeWorks, 그리고 스스로 호버링하

셋팅이나 홍보 방법에 따라 막연히 준비하

연히 CES 기간 내내 로보링크는 킥스타터

고 사물인식을 하는 다기능 지능형 드론

는데 모든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았다. 또

아이템으로 묶여서 관심을 모았다.

CoDrone(전문 드론기업 바이로봇의 기체

그리고 전시회 안내나 설명을 맡는 직원들

노력의 결과, CES 참가 하루 전 유명

를 활용) 등을 충실히 소개했다. 특히 스탭

에게도 진정한 전시회 참가 의의가 잘 전

IT 매체인 매셔블(Mashable)과 인터뷰한

들이 중요 고객을 포착할 수 있도록 시연

달되지 않을 때가 많았고 말이다. 그러한

것을 시작으로 CNET과 인터뷰하고 시연

법과 응대 방법 등을 사전 시뮬레이션하는

반성이 이번 CES에서는 다른 대응 전략으

한 영상도 메인페이지에 소개되며 화제를

등 기존과는 다른 준비과정을 거친게 주효

로 이어졌다.

불러모았다. 또 미국 대형 방송사인 NBC

했다. 전시부스도 한국관을 벗어나 미국

앞으로도 이번 CES와 같은 계기를

를 비롯해 프랑스, 네덜란드, 중동 등의 방

주요 부스존 사이에 위치하며 차별화 요소

지속적으로 만들어서 한국의 로봇마인드

송매체에도 로보링크 제품이 연이어 소개

를 갖췄다.

가 글로벌로 나아갈 수 있는 모범사례가

되며 큰 홍보 효과를 거뒀다. 이는 다시 킥

이번 CES2016에서는 지금 단계에서

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이러한 과

스타터의 흥행으로 이어지면서 캠페인 시

해볼 수 있는 모든걸 해본 느낌이다. 10년

정을 거치며 끝없이 도전하다 보면 언젠가

작 8일만에 목표했던 모금액이 모이는 성

이상 한국에서 로봇 시장 경험을 통해 느

우뚝 설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갖고 오늘

과를 거뒀다.

낀 것은 한국에서 활동하는 방식으로는 글

도 로보링크는 글로벌을 향한 또다른 도전

로벌을 상대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중국,

을 기획한다.

전시회 당일 우리 스텝들은 많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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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로보틱스월드

어려울 듯 보이는 휴머노이드 분야도 오픈 소스가 성큼!(하) 글_일본 JSPS 연구원 표윤석 (pyo@irvs.ait.kyushu-u.ac.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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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지난 호에서 ‘오픈로보틱스월드’의 첫 회로 휴머노이드 분야의 오픈 소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휴머노이드 분야의 선구적인 오픈 소스 팀들을 소개하였다. 그중에는 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의 또 다른 가치가 기술 공유라는 점을 실천으로 보여주었던 Team ViGIR의 이야기와 유럽 연합의 공개형 휴머노이드 플랫폼 iCub 이야기는 물론, 선의의 경쟁을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의 기술 발전을 도모하는 로봇축구 분야에서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ROBOTIS-OP와 NimbRo-OP의 활약을 강조했다. 이번 호에서는 오픈 소스를 활용하여 보다 더 인간에 가까운 휴머노이드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두 개의 프로젝트와 우리의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갈망과 로망을 채워줄 두 개의 프로젝트를 소개해보겠다.

Poppy 프로젝트 (출처 : https://www.flickr.com/ photos/poppy-project/, CC BY)

좀 더 인간에 가까운 휴머노이드를 꿈꾼다

1. 우리의 친구 파피

프랑스 국립연구소인 인리아(INRIA)의 플라워스 팀과 국립고등선진기술학교 (Ensta ParisTech)에 의해 개발된 휴머노이드형 2족 보행 로봇인 파피(Poppy)가 있다. 누구나 쉽게 로봇을 개발하고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소스 및 웹 도구를 공유하기 위해 만

파피 휴머노이드, 흉상,

들어진 휴머노이드다. 제작에 필요한 모든 범위의 내용은 웹 사이트의 포럼을 통하여 제

로봇암 시리즈의 공개된 정보

공하고 누구나 토론에 참여하고 프로젝트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를 반영하듯

https://www.poppy-project.org/

구성 품목 또한 접근성이 좋다. 메인 컴퓨터로는 최근 다양한 유저들을 이끌고 있는 라

https://github.com/poppy-project

즈베리파이(Raspberry Pi)와 손쉽게 사용 가능한 마이크로 컨트롤러 보드인 아두이노 (Arduino)가 사용되었고, 25개의 관절에는 (주)로보티즈 다이나믹셀이 사용되었다. 그외 에도 2대의 HD 카메라와 스테레오 마이크는 물론, 파피의 얼굴에는 LCD화면이 장착되 어 감정 표현도 가능하다. 아직은 성능을 위한 컨셉이라기 보다는 사람과 상호작용을 하기 위해 제작되었기에 주로 사람-로봇 간의 상호작용(HRI) 연구 및 예술 활동에 많이 사용되 고 있다. 물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해당 사이트에서 모두 공개하고 있다. 더불어 파피 이외에도 탁상 위에 올려놓을 수 있는 상체 모델, 로봇암 등도 파피라는 시리즈로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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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로보틱스월드

2. 완전한 휴머노이드를 꿈꾸는 인무브

인간에 가까운 완전한 휴머노이드를 꿈꾸는 인무브(inMoov) 프로젝트는 프랑스의 조각가이자 디자이너인 가엘 랑주뱅(Gael Langevin)의 개인 작업에서 시작되었다. 디자 이너의 성격이 강해서인지 전체적으로는 매우 수려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상체의 경우 각 인무브의 웹사이트

팔에 5축, 각 손에 16축의 자유도를 가지고 있으며 사람과 동일한 크기이기 때문에 인간모

http://inmoov.fr/

방 행동 연구를 위한 플랫폼으로서 인무브가 사용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3D프린터가 많이 보급되어 있어서 사람 형태의 각 부품 설계도의 수요가 늘고 있는데, 인무브는 공개된 하 드웨어 설계도를 다운로드 받아 쉽게 변형하여 사용할 수 있어서 메이커들에게도 인기를 끈다. 현재는 머리, 양팔, 손, 허벅지까지 개발된 상태이고 하체를 컨트롤할 수 있는 기술 적 수준에 달하기까지는 세그웨이와 같은 바퀴형을 이동 수단으로서 택하고 있다. 위에서 설명한 다른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모두 공개하고 있으며 웹 사 이트에서 각 부분에 대한 프린팅 및 조립까지 아주 상세히 설명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출처 : 인무브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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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휴머노이드는 우리의 꿈이자 로망이다

1. 아장아장 걷는 지미

지난 2014년 거물급 CEO들을 연사로 초청하여 질의•응답 을 받는 Code Conference에서 인텔의 최고경영자(CEO)인 브라 이언 크르자니크(Brian Krzanich)는 3D프린터로 만든 휴머노이 드 지미(Jimmy)와 함께 등장했다. 그 뒤로도 인텔의 개발자 포 럼 ‘IDF 2014’에서 소개되는 등 휴머노이드 지미는 인텔과의 협력

http://www.21stcenturyrobot.com/ http://www.trossenrobotics.com/

및 홍보 덕에 많은 매체를 통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지미는 인 텔(Intel)의 싱글 보드 컴퓨터인 에디슨을 탑재하고 각 관절에는 (주)로보티즈의 다이나믹셀을 채용하고 있다. 이는 인텔과 트로센 로보틱스(Trossen Robotics)사의 합작품으로 트로센로보틱스의 수석엔지니어 앤드루 알터(Andrew Alter)가 핵심 개발을 담당하 고 있다. 지미에서도 사용된 에디슨은 인텔이 최근 IoT(Internet of Things) 등 새로운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내놓은 싱글 보드 컴퓨터(SBC)다. 더불어 인텔은 인텔 인사이드를 홍보하고자 웨어 러블, 의류, 화학, 스포츠, 로봇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 기 업과 협업하고 있다. 지미 또한 이러한 시도 중에 하나로 이용자가 자신만의 로봇을 3D프린터와 모터 모듈, 에디슨의 결합으로 직접 만들어낸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지미 시리즈(Jimmy-R, QC, M, X)의 정보는 21세기 로봇(21st Century Robot)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개발에 사용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는 곧 공개될 예정이다.

HR-OS1 개발용 키트(왼쪽), 지미(오른쪽) (출처 : 21세기 로봇 웹 사이트, http://www.21stcenturyrob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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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로보틱스월드

2. 책상 위의 휴머노이드 로봇, 라피로(Rapiro)

프로그래밍 가능한 책상 위의 휴머노이드 로봇이라는 목적 으로 나온 라피로는 라즈베리파이라는 싱글 보드 컴퓨터를 장착 한 리눅스 기반의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일본의 쇼타 이시와타리 (Shota Ishiwatari)가 개발했으며 지난 2013년 소셜펀딩 사이트 인 킥스타터에서 모금을 시작하여 당초 목표액인 20,000 파운드 (약 3,000만원)의 3.5배에 가까운 75,099파운드(약 1억원)를 달성 하며 펀딩에 성공하였다. 성공의 비결은 많은 이들의 로망인 휴머 노이드를 자신이 직접 제작해 볼 수 있다는 점과 30만원대라는 매 우 저렴한 가격, 그리고 미니 건담을 연상케 하는 디자인, 세계적 으로 가장 많은 유저들을 확보하고 있는 라즈베리파이를 채용했기 때문이다. 출시한 지 1년 반이 지난 이 시점에서도 휴머노이드에 대한 향수를 느끼고자 다양한 유저들이 관련 커뮤니티로 속속히 들어오고 있으며, 3D 프린터로 출력 가능한 하드웨어 파일을 제공 하고 있기에 다양한 디자인의 버전들도 등장하고 있다. 작지만 RC 서보로 이루어진 12개의 관절을 가지고 있으며, 라즈베리파이의 카메라 모듈, 거리를 측정하는 PSD센서를 추가함으로써 블랙박스 와 같은 감시카메라 역할을 할 수 있다. 또, 컴퓨터와 연결하여 프 로그래밍을 할 수도 있다. 자신의 책상 위에서 귀엽게 걷는 휴머노 이드를 상상했다면 당장 만들어 보도록 하자.

탁상용 휴머노이드 라피로(Rapiro) 프로젝트 http://www.rapi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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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지금까지 여러 오픈 소스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공개한 휴머노이드 프로젝트에 대해 알아봤다. 작년 큰 이슈였던 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를 치르면서 개발한 전체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 를 공개한 Team ViGIR, 유럽 공동체 휴머노이드 연구용 플랫폼 iCub, 선의의 경쟁을 통하여 기술 향상을 꾀하는 것과 동시에 정 보 공유를 중요시하는 로보컵의 ROBOTIS-OP, NimbRo-OP 및 다양한 팀들의 정보 공유 현황, 좀 더 인간에 가까운 휴머노이드를 꿈꾸는 파피와 인무브 프로젝트 등을 소개했다.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휴머노이드 분야에서 왜 오픈 소스를 활용하고 참여를 독 려하고 있을까? 이는 기계공학, 전자공학, 소프트웨어 공학, 제어 공학, 생명 공학, 화학 공학, 신소재 공학 등 다양한 학문의 융합체 라고도 볼 수 있는 로봇 공학이라는 분야에서 다양한 영역의 협력

마이클(Michael Overstreet)의 100만원 이하의 휴머노이드를 위하여! http://mike-ibioloid.blogspot.com/ http://www.instructables.com/id/Robot-Cloning-by-DIY-3d-printers/ http://www.instructables.com/id/ 3D-Printed-Humanoid-Robot-for-under-100000-USD/ http://www.thingiverse.com/thing:323906 헬로 로보(Hello Robo)의 마키(MAKI) http://www.hello-robo.com/

이 요구되고,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고자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이미 검증된 오픈 소스 문

살비어스(Salvius) 프로젝트 http://blog.salvius.org/

화를 활용하여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하드웨어까지 기술을 공개 하고 함께 협력하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는 것이다. 더불어 상 아탑처럼 높아만 보였던 로보틱스 분야의 진입 문턱을 낮추어 조

오픈 소스 기반의 플렌2(Plen2) http://plen.jp/

금만 관심을 가지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그리고 로보틱스 분야 의 연구직 사람들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계의 도움도 받고 신생 기 업들도 오픈 소스 기반으로 창업을 시도할 수 있게 하는 기틀을 마 련하자는 것이다. 넘어서지 못할 것만 같았던 어려운 문제들을 함 께 풀어 나아가 보자는 오픈 로보틱스는 로보틱스 분야에서 하나 의 확실한 돌파구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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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포착

지보의 등장과 성공을 기대하는 이유

개인용 로봇 시장을 개척하라! 글_신병철 기자(byongchol@roboticus.kr)

두 투수 이야기

박찬호와 노모 히데오. 이 두 명의 이름 앞에는 ‘개척자’ 혹은 ‘선구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메이저리그에서 최초로 성공 을 거둔 아시아 선수,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 이제는 한일 양 국을 대표하는 ‘레전드’ 투수가 된 이 두 명의 데뷔와 성공은 야구 의 역사에서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 지금이야 추신수, 류현진, 다르빗슈, 이와쿠마 등 한국과 일 본에서 메이저리그로 건너가 활약하는 선수가 많지만, 당시만 해 도 메이저리그는 아시아 선수에게 허락되지 않은 무대였다. 1965 년 일본인 투수 마사노리 무라카미가 아시아 선수 최초로 미국 무 대에 진출했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당시까지 메 이저리그는 시장 확대에 큰 관심이 없었다. 북중미를 제외한 다른 지역의 선수가 별다른 성공을 거두지 못했던 탓이었다. LA 다저스의 팀 동료였던 등번호 61번의 박찬호와 16번의 노모는 서로 같은 듯, 다른 면을 가졌다. 모두 아시아 선수답지 않 은 빠른 직구와 낙차 큰 변화구로 삼진을 잡아내는 투수였지만, 주 무기는 파워커브와 포크볼로 서로 달랐다. 또한, 노모가 일본 무대 에서 성공을 거둔 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완성형 선수였던 반면, ⓒJon SooHoo/Los Angeles Dodgers

박찬호는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애송이었다. 그러나 코치진은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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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찬호가 노모보다 나이가 어리고 선천적으로 강한 어깨를 타고나 잠재력 면에서는 박찬호를 더 높게 평가했다. 박찬호와 노모에게는 개인의 성공을 넘어 아시아 선수의 성 공 가능성과 그에 따른 메이저리그의 시장 확대라는 일종의 사명 이 있었다. 특히, LA 다저스는 아시아와 한국이라는 새로운 시장


먼저 출시 된 페퍼는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뒤를 이은 지보에 거는 기대 역시 남다르다.

개척을 위해 이 둘의 성공을 누구보다 바랐다. 1995년 메이저리그

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에 입성한 노모는 신인상에 오르며 엄청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

국제로봇연맹(IFR)이 지난해 발간한 ‘세계 서비스 로봇 통계

다. 독특한 노모의 투구폼을 딴 ‘토네이도 열풍’이 메이저리그에 불

조사 2014’에 따르면, 일반 소비자용 서비스 로봇 시장은 전년 대

어닥쳤다. 이 토네이도 열풍은 곧 메이저리그에 큰바람을 몰고 왔

비 28%가 성장한 22억 달러 규모에 달했다. 이어 IFR은 2018년

다. 메이저리그가 아시아 선수의 성공 가능성에 주목하기 시작한

까지 판매 대수는 연간 27%(1225만대), 판매규모는 35%(73억 달

것이다. 노모의 성공에 이어 LA 다저스는 박찬호를 주목했다. LA

러)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트랙티카

는 미국 내에서 가장 큰 한인타운이 형성되어 있어 구단은 박찬호

역시 소비자용 로봇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예상했다. 트랙티카

의 성공으로 아시아 시장, 그중에서도 한인타운을 중심으로 한 한

에 따르면 소비자용 로봇 시장은 지난해 660만대에서 오는 2020년

국이라는 새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구단의 기대

3120만대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트랙티카는 소비자용 로

대로 박찬호는 노모의 데뷔 이듬해인 1996년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봇의 범주에 로봇청소기 뿐만 아니라 페퍼와 지보처럼 ‘소셜로봇’

된 뒤, 97년 14승을 올리며 리그 정상급 투수로 올라섰다.

으로 불리는 동반자 로봇, 개인지원 로봇 등을 포함했다. 이 밖에도

그전까지 아시아 선수 특히, 한국인으로서는 다다를 수 없을 것만 같았던 무대에서 박찬호와 노모는 성공을 거뒀다. 박찬호와

향후 5년간 시장을 주도할 업체로 아이로봇 등 기존의 로봇청소기 업체에 소프트뱅크, 지보 등의 회사를 함께 꼽기도 했다.

노모가 물꼬를 트자 김병현, 서재응, 이치로, 마쓰이 등 수많은 아

이러한 전망의 중심에는 단연 페퍼와 지보가 있다. 먼저 선보

시아 선수들이 앞다퉈 태평양을 건너 미국 무대로 향했다. 바로 이

인 페퍼는 일단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모습이다. 매달 물량

두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을 거뒀기에 아시아 선수들이 미국

이 풀리는 족족 매진 행진을 이어나가는 한편, 부족한 물량에 대처

으로 향할 수 있었고, 지금처럼 수많은 선수가 활동할 수 있는 터전

하기 위해 페퍼의 생산을 담당하고 폭스콘에서는 생산인력까지 늘

이 마련됐다.

리기로 했다. 페퍼의 성공적인 시장진입은 그동안 침체되어 있던 서비스 로봇 시장에 활기를 가져왔다. 전문가들은 페퍼의 등장이

두 로봇 이야기

서비스 로봇에 대한 관심과 함께 장기적으로는 해당 분야의 시장

페퍼와 지보. 이 두 로봇은 출시되기도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확대를 불러일으키는 선순환을 의미한다고 평가한다. 반짝 인기를

받았다. 로봇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의 관심까지 사로잡은

끌었던 아이보와 로봇청소기를 제외하면 별다른 성공사례가 없었

것은 최근 들어 유례가 없는 일이다. 특히, 서비스 로봇 시장에 대

던 서비스 로봇 시장에서 페퍼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것이

한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는 현시점에서 로봇 관계자들이 이 둘

다. 실제로 페퍼의 등장 이후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사람과 소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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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포착

지보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인디고고를 통해 약 400만 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홈페이지의 사전 예약은 이미 매진이다.

무기로 한 소셜로봇이 연이어 시장에 선보이거나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가정용 서비스 로봇은 지금까지 한 번도 성공을 거두지 못했 다. 지보의 성공은 1세대 가정용 로봇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페퍼의 등장만큼, 아니 그보다 더 관심을 끄는 것이 바로 지

결국 실패한 아이보의 경험을 극복하는 최초의 가정용 로봇이라는

보다. 소프트뱅크에서 내놓은 페퍼와 달리 지보는 공개와 함께 펀

의미가 있다. 더불어 지금까지 가정용 서비스 로봇이 청소와 같은

딩을 통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시리즈

단순 가사를 담당하는 수준에서 정보를 제공하고 사람과 교감하는

A펀딩을 통해 약 2500만 달러의 자금을 투자받은 데 이어, 크라

‘소셜로봇’으로 발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보를 개발한 신시아 브

우드 펀딩 사이트 인디고고를 통해서도 400만 달러가량의 자금

리질 교수가 과학담당으로 역할을 옮기면서 지보社의 신임 CEO

을 확보했다. 인디고고 역대 가장 많은 금액을 모집한 대박 아이템

로 선임된 스티브 챔버스는 “지보가 단순히 로봇청소기와 같은 작

BEST 7중 하나에 꼽히기도 했으며, 사전예약 역시 이미 매진된

업용 로봇이 아니라 사회적 친밀관계나 동료의식에 관한 상징적인

지 오래다.

로봇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보는 페퍼와 비슷한 시기에 세상에 공개됐지만, 페퍼와 달

통신 대기업들에게도 가정용 서비스 로봇은 새로운 먹거리로

리 오랫동안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수차례의 출시 연기

떠오르고 있다. 이들 기업은 휴대전화의 수요가 포화 상태에 이른

를 거듭해오다 드디어 오는 3월경 지보의 정식 출시가 예고됐다.

현 상황에서 로봇이 PC나 휴대폰처럼 가정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

전문가들은 페퍼보다 지보의 성공 가능성을 더 높게 예상하고 있

길 기대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통신 대기업들이 서비스 보급에 열

다. 무엇이 이토록 지보의 등장을 기대하게 만드는 걸까? 그리고

을 올리고 있는 사물인터넷(IoT) 시대와 맞물려 가정용 서비스 로

지보의 성공은 페퍼와는 다른 어떤 의미가 있을까?

봇을 새로운 융합시대의 흐름으로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통 신기업인 LG유플러스는 이미 지보에 200만 달러를 투자했다. LG

지보를 기다리는 이유

페퍼가 최초의 상용화된 감성로봇으로 선보인 반면, 지보는

유플러스는 지보와의 파트너십을 발판 삼아 2020년까지 사물인터 넷 1위 사업자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최초의 패밀리 로봇을 표방하고 있다. 크게 보자면 모두 같은 서비

박현섭 산업기술평가원 로봇PD는 로봇과 사물인터넷이 융

스 로봇이지만, 그 생김새처럼 조금씩 차이가 있다. 페퍼가 커피

합하는 로봇•사물인터넷 시대를 향후 로봇 산업이 나아갈 방향으

숍, 레스토랑, 은행, 공항 등 여러 서비스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로 전망했다. 그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로봇 역시 지보

것과 달리 지보는 순수하게 가정용 로봇으로 만들어졌다. 아이보

다. 박현섭 PD는 “앞으로 사물인터넷, 클라우드컴퓨팅 등으로 이

처럼 집 안에서 우리와 함께하는 로봇이다.

루어진 네트워크 환경이 확산되고 신기술 융합이 활발히 이뤄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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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IoT 시대와 맞물려 지보는 가정용 서비스 로봇의 새로운 흐름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 각 산업분야의 혁신이 급속히 이뤄질 것”이라며, “이러한 네트

제경영연구소는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 ‘2016년 모바일 트렌드 전

워크 환경은 지보와 같은 로봇의 출현을 가속화해 로봇 산업 발전

망’에서 지보를 소개하며, “사람이 들고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이

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동성에 제한이 있으나 기본적인 정보 검색부터 가정 내 스마트 가 전 제어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충분히 쓸모가 있을 것”이라고 설

지보 성공의 열쇠

명했다.

전문가들은 페퍼의 성공적인 시장 진입이 곧바로 가정용 서

지보는 최초의 프로토타입에서 많은 부분 진화를 거듭했다.

비스 로봇 보급에 활기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더욱 자연스러운 대화를 위해서 음성인식은 기존과는 다른

지금까지의 어떤 휴머노이드 로봇보다 저렴하지만, 현재의 기능만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클라우드 서버를 통한 기

으로는 집 안으로까지 들어오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얘기다. 같은

존의 음성인식은 로봇이 목소리를 이해하고 응답하는 과정에서 처

맥락에서 이동욱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인간지원로봇연구단 단장은

리에 지연이 발생한다. 구체적으로 지보의 음성인식이 어떤 방식

“현재 페퍼의 활용 가치로 봤을 때 일반 소비자보다는 개발자나 각

인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신시아 브리질 교수는 이미 “클라우드

종 매장 등에서 업무용으로의 수요가 대부분일 것으로 전망된다.”

기반의 음성인식 기술은 로봇에 적합하지 않다.”라고 밝혀왔다.

고 전했다. 결국, 가정에서도 로봇이 쓰이기 위해서는 페퍼보다 더 저렴하고 작아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는 냉정하다. 내가 어떤 도움을 얻을 수 있으며, 그만 한 가격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지 판단해 기준에 맞지 않으면 그 로

정원민 이산솔루션 대표는 지난해 열렸던 로봇융합포럼 3차

봇은 시장에서 외면당한다. 아이보의 실패와 예상보다 더딘 보급

세미나에서 발표를 통해 “그동안 서비스 로봇이 시장에서 외면받

률을 보이고 있는 로봇청소기가 그러한 이유에서였다. ‘로봇 리포

았던 이유는 바로 높은 가격 때문이었다.”라고 말했다. 김홍석 한

트’의 발행인 프랭크 토비는 지보가 소셜로봇 시장의 판도를 바꿀

국생산기술연구원 청정시스템연구소 소장 역시 “페퍼가 200만 원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페퍼의

으로 저렴하지만, 현재도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의 대체재가 많은

등장은 서비스 로봇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 페퍼의 뒤를 이어

상황에서 일반 소비자들이 그 정도의 가격을 지불할만한 가치를

등장하는 지보가 과연 최초로 성공하는 가정용 서비스 로봇의 ‘개

느낄지는 의문이 남는다.”라고 전했다.

척자’가 되어 시장 전체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까? 다가오는 봄, 지

현재 공개된 지보의 판매가격은 500달러, 한화 약 60만 원 수

보의 등장이 더욱 기다려진다.

준이다. 페퍼처럼 사람과 대화로 소통할 수 있지만, 페퍼처럼 움직 이지는 못한다. 대신 더 작고 가벼우며, 저렴하다. 이에 대해 KT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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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산책

양원빈 키네틱 아티스트와 작품 <종 시리즈> 나눠보기

로봇이 도시에 정착하게 될 미래의 풍경을 상상하다 글_황인선 기자(insun@roboticus.kr)

양원빈 작가 로보틱스를 매체이자 주제로 하여 작품활동을 하 고 있는 뉴미디어 아티스트이다. 시카고예술대학 (SAIC)에서 Art & Technology Studies 전공으로 대학원 과정을 수료하였다. 쓰레기 형태의 기계/로 봇들이 도시환경 안에서 살아가는 과정을 탐구하는 Species series <종(種)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으며 과학기술이 사회, 문화안으로 침투하여 만들어내는 다양한 현상들을 연구, 작품화하고 있다. 제16회 일 본 미디어아트페스티벌과 독일 BEGEHUNGEN 아 트페스티벌 등에서 수상하였으며 최근 <뉴로맨스(국 립현대미술관)>와 <로봇파티(아트센터나비)> 전시 에 참여했다.

2월호 인문산책은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어느 아파트에서 시작된다. 양원빈 키네틱 아티스트의 작업실 겸 거주 공간이다. 그와의 인연은 과월호 인문산책으로 선정된 스텔락의 전시를 관람하기 위해 찾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시작됐다. 거리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쓰레기들이 발길을 붙잡았고, 그 움직임에 시선을 빼앗겼다. 이름하여 ‘종(種) 시리즈’. 그로부터 보름이 채 안되어 행사 <로봇파티>에서 작가를 직접 ⓒ황인선

만나게 됐다. 당일 바로 인터뷰를 약속했고, 드디어 오늘 ‘똑똑’ 그의 작업실 문에 노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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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로봇 생명체는 단순히 로봇이 아닌 생명을 가지는 도시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자리 잡으며 해당 도시 환경에 적응해 가면서 각자 습관이나 특성을 갖게 된다. 이와 같이 생성된 인공적인 물체를 통해서 작가는 도시 환경이 로봇 생명체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탐구한다.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전시 <뉴로맨서> 양원빈 작가 설명 中

양원빈 작가 새해의 첫 인터뷰군요. 바람이 찬

셨죠. 또한, 시카고에서 전시할 당시에 만난 어

데, 성남에 위치한 작업실까지 찾아오시느라

느 관객은 불쑥 찾아와 “고맙다”라며 “사회소

고생 많으셨습니다. 지난 연말에 아트센터 나

외계층에 대한 설움을 느꼈다”라고 했지요. 이

비에서 개최한 <로봇파티>에서 직접 얼굴을 뵙

처럼 ‘종 시리즈’에 대한 관객의 반응은 정말

고 인사했었죠. 최근에 작품을 선보였던 국립

제각각입니다.

현대미술관 서울관 전시 <뉴로맨스>에서 제 작 황인선 기자 앤드류 스탠튼 감독의 로봇 애니

름을 기억해 먼저 알아봐 주셔서 감사했습니

메이션 <월-E>도 생각났습니다. 텅 빈 지구에

다. 본격적인 대담을 시작하기 전, 종 시리즈에 대한 첫인상이 어떠셨는지 듣고 싶습니다.

황인선 기자 ‘도대체 청소를 언제 한 거야?’라 며 속으로 먼저 미술관의 흉을 봤고, 그 다음으

ⓒ양원빈

품 ‘종(種) 시리즈’를 눈 여겨 봐 주시고, 제 이

홀로 남아 수백 년이란 시간을 일만 하며 보내 양원빈 작가의 ‘종 시리즈’ 가운

는 청소 로봇 말이지요. 종 시리즈에서 만나볼

데 하나인 구겨진 신문 로봇이

수 있는 먹다 버린 종이컵 로봇, 고장난 우산

다. 고속 주행하는 찻길 틈새에 거리의 쓰레기로 위장한채 자신 의 길을 가고 있다.

로봇, 구겨진 신문지 로봇 등 역시 월-E와 마 찬가지로 홀로 같은 동작을 계속 반복합니다.

로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감지되어 화들짝 놀

여기서 잠깐, 그런데 왜 하필이면 도심 속 넘쳐

랬죠. 특히, 찢어진 우산이 꽃게처럼 옆으로 이

나는 길거리의 쓰레기들로 로봇을 디자인하게

동하는 모습에서는 그만 “으악”이라는 소리가

된 것인가요?

나왔습니다. 솔직히 기괴하면서, 작가의 속내 가 궁금해지더군요. 아무래도 <뉴로맨스>에서

양원빈 작가 7년 전, 아트앤테크(Art&Tech)를

의 전시 공간이 어두컴컴한 지하로 내려가는

전공하던 시카고 예술대학원 시절로 거슬러 올

긴 계단의 끝, 인적이 드문 비상구 문 앞이었기

라가야겠군요. 종 시리즈의 첫 작품인 구 형태

때문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의 로봇(Luxsphaera tacituma, 2009)에 대해 소개해야 될 것 같습니다. 생명체가 진화한 이

양원빈 작가 <로봇파티>에서 만난 어느 아이가

론을 보면, 첫 단계는 단세포와 같이 단순한 형

생각나네요. 엄마의 손을 꼭 붙잡고 구경하던

태이지 않습니까? 이에 가장 기본적이고 간단

그 아이는 로봇이 가까이 다가오려고 하자 “무

한 형태인 구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1년 뒤

섭다”라며 뒷걸음을 치더군요. 반면에 어느 노

인 2010년 드디어 도시에 이 로봇을 풀어놨습

신사분은 “재미있다”라며 흥미롭게 관찰을 하

니다. 어떻게 됐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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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산책

바다는 온 생명의 요람이다. 한때 지금보다 더 넓던 바다는 숨쉬고 번식하는 모든 것의 모태였다. 바다가 끝나면 모든 것의 미래 또한 끝나버린다. (중략) 강물은 다시 영양물질을 바다로 흘려보내고, 바다에는 척추동물이 최초로 육지로 기어나오기 오래 전부터 그랬던 것처럼 대부분의 생물이 남아 있을 것이다. - 앨런 와이즈먼 책 <인간 없는 세상> 본문 中

황인선 기자 ‘우주선’ 또는 ‘외계인의 알’ 같은

반응에 당황하셨다고요? 2012년 어느 공원에

느낌을 주는 이 로봇은 개구리의 알처럼 속이

서 촬영한 영상을 같이 보겠습니다. 일반적인

훤히 드러나 보이는 투명한 외관에 성인 남성

테이크아웃 컵이 계속해서 회전합니다. 그 옆

의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크기입니다. 결코 작

으로 ‘진짜 쓰레기’인 음료수 페트병과 비닐 등

지 않지요. 또한, 센서에 따라 즉각 반응하는

이 나란히 있었기 때문일까요? 아무도 그것이

움직임이 흥미롭군요. 덕분에 이 로봇을 본 사

‘로봇’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합니다.

람들은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습니다. 이 로봇 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양원빈 작가 하지만 흥미롭게도 ‘단 한 명’이

공놀이를 하듯이 발로 차거나 손으로 굴려보는

그것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영상의 후반부를

이도 있어 눈길을 끕니다.

보실까요? 아빠와 함께 산책을 나온, 갓 걸음 마를 뗀 꼬마 여자아이가 등장합니다. 그 아이

양원빈 작가 저의 작품은 ‘로봇이 도시 환경 안

는 단번에 ‘로봇’을 발견하고, 그것과 놀고 싶

의 일환인 과자 로봇이 비둘

에서 인간과 함께 하나의 개체로 살아가는 것

어 합니다. 아쉽게도, 그 아이의 보호자인 아버

기 떼의 공격을 받는 사진

에 대한 상상’에서 출발합니다. 그러나 첫 번째

지는 딸이 쓰레기에 손을 대려고 하는 줄 알고

로봇은 너무 눈에 띄었습니다. 그 결과 비둘기

는 발로 ‘뻥’ 차버립니다. 그리고는 금세 관심

나 길고양이, 들쥐 등처럼 인간이 만들어낸 도

을 끕니다. 그런데도 아이는 로봇에게서 눈을

시라는 인공 생태계 안에 자연스럽게 섞이지

떼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지요.

양원빈 작가의 ‘종 시리즈’

ⓒ양원빈

못하는 결과가 됐죠. 이에 로봇의 입장에서 ‘어 떤 선택을 하게 될까?’라고 생각했죠. 그 때, 길

황인선 기자 만감이 교차하는군요. 저 역시 종

에 버려진 것들을 보았습니다. 동물이 보호색

시리즈의 작품 일부를 처음 접할 당시에는 그

을 갖듯이 로봇 역시 도시에서 살아남기 위해

것이 ‘로봇’ 또는 ‘생명체의 일종’이라는 생각

수를 쓰는 것이지요.

을 하지 못하고, 그저 쓰레기로 치부했습니다. 이는 그 동안 도시 생활 속에서 학습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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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황인선 기자 쓰레기로 둔갑까지 감행 한, 로봇

의 영향이 크겠지요. 때문에 아직 사회화가 덜

의 도시 생활 정착기라! 먹다 버린 종이컵 로봇

된, 아이의 눈에는 쉽게 보이는 것들이 어른이

을 처음으로 도시에 풀어놓았을 때를 기억하십

된 우리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

니까? 첫 번째 만든 구 로봇 때와는 정반대의

나 이 아이 역시 몇 년 후, 같은 자리서 맴도는


양원빈 작가의 ‘종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다. 구형태의 로봇이다. 이 로봇은 태양열 에 의해 스스로 충전을 할 수 있다. 또한, 각종 센서 장치 로 인해 다양한 반응을 출력 한다. 이 사진은 2010년 시 카고 도심 곳곳에서 설치를 마치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양원빈

반응을 본 영상의 일부다.

바다에는 여러 가지 물질들이 존재하는데, 그

급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겠다’라고

물질들 사이에서 ‘어떤 조건’이 충족이 되면 새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어, 인간이 만들어낸 건

양원빈 작가 이 외에도 많은 로봇을 도시에 풀

로운 생명체가 탄생한다’라는 것 말입니다. 즉,

축물의 틈새에 새가 둥지를 틀고 같이 살아가

어놨습니다. 대부분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인간이 창조한 이 도시 안은 원시 바다와 비슷

는 것처럼 말입니다.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아무렇지 않게

한 환경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밟고 지나가는 경우도 있었죠. 이를 통해 인간

한, 도시 곳곳에 있는 여러 물질과 문화가 만나

황인선 기자 종 시리즈의 최근작 ‘과자로봇’에

의 생각이나 관점이 굉장히 한정됐을 수 있다

뭔가 희안한 생명체가 만들어 질 수 있겠다고

도 관심이 갑니다. 도시 내 마트에 쌓여있는 치

는 점을 느꼈습니다. 더 나아가서 우리가 살고

생각했죠.

토스나 도리토스 등의 가공식품을 이용해 만든

저 로봇을 그냥 스쳐가겠지요.

로봇으로, 구조는 단순합니다. 기존의 종 시리

있는 바로 이 도시라는 공간이 만들어진 인공 적인 공간이면서 동시에, 다른 생명체의 입장

황인선 기자 도시를 에너지원으로 삼는 로

즈와 마찬가지로 DC모터와 배터리, 주변에서

에서는 ‘완전히 다른 공간’으로도 해석될 수 있

봇들도 생각나네요. 전시 <뉴로맨스>나 <로

구하기 쉬운 것들로 구성되어있지만, 몸체가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봇파티>에서는 공개되지 않은 작품으로, 작

먹을 수 있는 과자이기 때문에 다른 종 시리즈

가 홈페이지(wonbinyang.com)에 가면 볼

로봇들과는 달리 길거리에 풀어놓자마자 비둘

황인선 기자 문득 전시 <뉴로맨스>에 쓰여있던

수 있는 설치작품이지요. 바로 ‘Garrultas

기떼의 공격을 받았죠. 결국 형태를 알아볼 수

설명 문구 가운데 ‘도시는 현대의 원시적 바다’

invisibilis’, ‘Movenbulla viridis’, ‘Claracaput

없는 지경에 이릅니다.

라는 표현이 상기됩니다. 인류 진화사에 대해

aaudanigrum’ 등입니다. 비닐봉지의 모습을

소개하는 책 가운데서는 “바다가 생기고 난 뒤,

한 단순한 형태로, 바다에서 서식하는 문어, 해

양원빈 작가 사실 이 로봇은 애초에 ‘비둘기

원시 생명체가 처음 등장했다”라며 “바다의 유

파리 등이나 현미경으로 관찰해야 보이는 시아

밥’으로 만든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길에 풀어

기물을 흡수하거나 무기물에서 영양분을 스스

노박테리아, 미토콘드리아 등을 떠올리게 하는

놓으니, 의도치 않게 비둘기떼의 공격을 받았

로 합성하며 생물의 진화가 시작됐다”라는 이

외모입니다.

죠. 이 장면을 촬영하면서 ‘운이 좋았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다시 한번 도시의 생태계

야기를 들을 수 있지요. 양원빈 작가 시카고에는 바람이 참 많이 불었

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양원빈 작가 시카고에서 본격적으로 아트앤테

습니다.(웃음) 도시에서 살다보면 자연적 바람

이는 곧 미래에 로봇이 도시에 정착하게 될 때,

크를 공부하던 시절, 미국의 도시에서 광활한

이 아닌, 인공적 바람을 종종 만나는 경우가 있

그것이 다른 생명체들과 관계 혹은 먹이사슬

바다처럼 방대하게 마트나 백화점 등에서 대량

습니다. 환풍구라던가 지하철이나 버스가 지나

안에서 어떤 포지션을 가질 지 에 대해 상상하

생산된 물건으로 인해 압도당하는 느낌을 받았

갈 때 등이 바로 그것이죠. ‘이런 것들이 어쩌

게 만들지 않습니까?

습니다. 이어 진화사의 이론이 생각났죠. ‘원시

면 어떤 생명체’에게는 지속적으로 에너지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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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산책

양원빈 작가의 ‘종 시리즈’ 의 작품인 컵 로봇과 신문 지 로봇 등으로 미국과 독 일 등 해외에서 전시 열었

ⓒ양원빈

던 현장의 모습이다.

황인선 기자 문득 미국 저널리스트 앨런 와이

독 프리츠 랑이 만든 영화 <메트로폴리스

과는 다른 존재인 것이지요. 때문에 종(種)이라

즈먼이 지은 책 <인간 없는 세상(2010)>의 한

(Metroopolis, 1927)>를 시작으로 로봇 관련

는 개념을 도입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구절이 생각납니다. ‘플라스틱들이 출현한 지

각종 공상과학 영화나 책 등으로 가득하네요.

어린 시절을 보낸 동네가 과천이었는데, 집 옆

는 이제 겨우 50년이 될까 말까다. 그것들의 화

특별하게 어린 시절에 좋아한 로봇관련 작품이

으로 동물원과 식물원이 있어서 생물들과 교류

학 성분이나 첨가물은 먹이사슬을 따라 올라오

있으십니까?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죠. 때문에 자연스럽게 생물학이나 진화 이론 등에 관심을 가질 수 있

면서 농축되어 진화에 영향을 끼칠까? 화석으 양원빈 작가 눈치채셨군요. 어릴 때부터 로봇

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대학원 시절의 지도교

을 굉장히 좋아했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영

수 에두아르도 카츠(Eduardo Kac)의 영향도

양원빈 작가 종 시리즈와는 별개지만, 가장 최

화로는 매튜 로빈스 감독의 <8번가의 기적

받았습니다.

근에 만든 로봇은 ‘푸드로봇(식용 로봇, Edible

(Batteries Not Included, 1987)>, 존 바담의

Robot)’입니다. 아트센터 나비에서 2박 3일

<조니 5 파괴 작전(Short Circuit, 1986)>이 있

황인선 기자 에두아르도 카츠란 2000년 바이

해카톤 당시에 준비한 것이지요. 다른 말로

습니다. <8번가의 기적>에서 로봇은 외계에서

오 아트 분야에서 형광토끼 ‘알바’로 유명하며,

하면 ‘인간의 식량이 될 수 있는 (먹을 수 있

온 생명체로 그려집니다. 반면에 <조니 5 파괴

1980년대 중반부터 원격조종 로봇을 이용한

는) 로봇’입니다. 공동 작업자로는 미셸 JJ 박

대작전>은 인간이 만들어낸 기계였지만, 어떤

<텔레프레젠스 프로젝트>와 1997년 인간의 신

(Michelle JJ Park)이 함께 했습니다. 인류는

조건(번개)으로 인해 자아를 갖고 예측 불가능

체와 로봇의 생물학적 결합을 시도한 <에이 포

‘먹기 위해’ 집에서 가축이나 식물을 기르지 않

한 생명체로의 모험이 시작되는 내용이지요.

지티브>가 대표적이죠. 김선혁이 지은 책 <발

로 남을 만큼 오래갈까?’

레리나를 꿈꾼 로봇(살림, 2009)>에서는 이 프

습니까? 이처럼 인간이 로봇을 ‘먹기 위해’ 만 들고 실제로 ‘먹는 현장’을 퍼포먼스 형태로 담

황인선 기자 로봇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직접

로젝트를 일컬어 “이제 사람은 바이오봇이라는

아낼 계획이었습니다. 로봇이 인간을 에너지원

로봇을 만들기도 하셨다면서요? “남자 아이들

기계와 공생하는 단계에 이르렀으며 역사상 처

으로 삼기 위해 길러낸다는 워쇼스키 감독의

은 다 그렇게 놀 것”이라고 하셨지만, 무선조종

음으로 로봇과 사람은 평등한 대화를 시도하게

영화 <매트릭스(The Matrix, 1999)>와 반대되

장난감 자동차를 분해하고 다른 장난감들과 결

된다.”라며 “에두아르도 카츠에게 있어 로봇은

는 버전으로, 어쩌다 보니 서로가 먹고 먹히는

합해서 직접 로봇을 만드는 남자 아이가 흔한

일을 해야 하는 ‘노예’도 아니며, 사용해야 하

관계가 됐네요(웃음)

가요? 아무래도 작가님은 로봇공학자가 되셨

는 ‘도구’도 아니다. 오히려 그는 인간이 로봇

어도 손색 없어 보입니다.(웃음)

과 무엇을 함께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역설한다.”라고 설명합니다.

황인선 기자 현재 작업하는 공간의 한쪽 벽면 에 자꾸 눈길이 갑니다. 로봇 고전영화의 대

양원빈 작가 저에게 있어서 로봇은 ‘살아있는

표작으로 뽑히는 독일 표현주의 대표하는 감

것’입니다. 단지 미지의 존재이거나 혹은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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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양원빈 작가 저의 로봇들은 수명이 있습니다.


내가 진리를 하나 가르쳐 주지. 너희 종족을 어떻게 분류할까 생각하다가 깨달은 사실인데.. 너희는 포유류가 아니란 것이야. 지구상의 모든 포유류는 본능적으로 자기가 사는 환경과 조화를 이룰 줄 아는데 너희 인간은 그렇지 않거든! - 영화 <매트릭스> 대사 中

일부러 배터리를 충천하거나 교체할 수 없게 제 작했습니다. 이유인 즉, 좀 더 생명체 같은 느낌

오늘의 인문산책

을 주고 싶었습니다. 바로 인간처럼 말이지요.

작품 | 종(種) 시리즈

우리도 수명이 다하면 자연스럽게 죽게 되는 것

작가 | 양원빈

처럼, 로봇에게도 한번 태어나서 죽으면 끝나

일시 | 2009년 ~ 현재

는 ‘삶과 죽음’에 대한 굴레를 부여해봤습니다. 이 로봇에게만큼은 제가 창조자의 입장이지 않 습니까? 어느 날, 도로 촬영용 로봇을 만드는데 ‘내가 이것을 죽이기 위해 만들고 있구나’, ‘내

양원빈 작가의 ‘종 시리즈’는 그가 ‘현대적 원시 바다’ 로 부르는 도시와 사회적 환경과 그것이 미치는 영향 을 탐구하며, 작가는 자신의 직업을 통해서 도시 환경 의 삶을 다시 조망하는 작업을 시도한다. 그는 생명체

가 얘의 운명을 손에 쥐고 있다’라는 생각이 들

들의 출현, 적응, 진화의 역사를 추적하는 동시에 우리

며 더 조심스럽게 다루게 되더라고요.

가 어떻게 이 낯선 존대들을 조우하고 반응하는지 지 켜본다. 그의 작업에는 도시 환경 속에 흔히 널린 먹다

을까요? 이 세상 만사가 미리 정해진 필연적 법 칙에 따라 일어난다고 하는 서양 철학의 운명 론(fatalism)이 생각나는 군요.

버린 종이컵, 고장난 우산, 구겨진 신문 같은 거리의 쓰레기로 위장한 로봇 생명체들이 등장한다. 그가 창 조한 로봇 생명체들은 단순히 자동적인 기계 동작만을 수행하는 존재가 아니라, 기술과의 접합과 사회적인 과정을 통해서 생명체로서 자신의 탄생과 성장과정을 경험한다. 이로써 로봇 생명체는 단순히 로봇이 아닌

ⓒ양원빈

황인선 기자 신이 있다면, 비슷한 마음이지 않

양원빈 작가 벌써 마무리할 시간이 되었군요.

생명을 가지는 도시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자리 잡으며

앞으로 미래 사회에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게

해당 도시 환경에 적응해 가면서 각자 습관이나 특성을 갖게 된다. 이와 같이 생성된 인공적인 물체를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

통해서 작가는 도시 환경이 로봇 생명체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탐구한다.

습니다. 과연, 인간이 만들어낸 환경인 ‘도시’ 에서 로봇은 어떻게 살아가고, 어떤 모습을 하

함께 보면 좋은 영화 & 책

고 있을까요? 또한, 어떤 일들이 벌어지게 될까

8번가의 기적 | 매튜 로빈스 감독 | 미국 | 1987

요? 인간이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도시 안으로

조니 5 파괴 작전 | 존 바담 감독 | 미국 | 1986

들어온 로봇의 모습들을 통해, 저는 관객들과 아직은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공상을 같이 나 누고자 합니다.

월-E | 앤드류 스탠튼 감독 | 미국 2008 종의 기원 | 찰스 다윈 지음 | 한길사(2014) 멸종 | 김시준 外 지음 | 엠아이디(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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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책갈피

로봇 시대의 노동 진화를 위한 안내서 글_황인선 기자(insun@roboticus.kr)

기계가 사람 대신 수고스러운 노동을 하는 세상은 장밋빛 미래로 보이지만, 동시에 거대한 격차와 불평등의 시대이기도 하다. 준비된 소수에겐 기회이지만 그렇지 못한 다수에게는 불안과 위기를 가져올 산업 구조와 고용시장의 변화가 이미 시작됐다. (중략) 인공지능과 로봇이 사람들 대신해서, 심지어 더 뛰어나게 일하고 사고한다는 것은 우리 삶의 모든 영역이 새로운 변화에 직면했다는 의미다. 우리는 어떻게 이 환경에 적응할 수 있을까? – 구본권 책 <로봇 시대, 인간의 일> 3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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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가 생각하는 힘을 갖게 되면 사람과 다른 점이 무엇일까? 기계의 생각은 사람의 생각과 어떻게 구별될까? 기계가 끝까지 모방하기 어려운 사람만의 사유 능력이 있을까? 아무리 뛰어난 기능의 생각하는 기계가 등장하더라도 사람만의 고유 능력으로 남아 있을 기능이 있을까? 그러한 인간의 고유 능력은 기계와 경쟁해야 하는 시대에 인류 또는 개인의 생존과 경쟁력을 담보해주는 힘이 될 수 있을까? – 구본권 책 <로봇 시대, 인간의 일> 250쪽

얼마 전, 현직 은행원인 지인이 고민을 털

은 직업 601개 종류(노동인구 4280만 명에 해

어놨다. 그는 “자동화 처리 기계 및 모바일 뱅

당)를 대상으로 대체 가능한 직업을 조사한 결

킹으로 인해 달라진 2~3년 전과 오늘날의 은

과 “오늘날 전체 노동인구의 49%에 해당하

행 풍경을 무섭게 체감한다”라며 “최근 금융권

는 일자리가 10~20년 뒤 인공지능(AI)이나 로

에서 ‘로보어드바이저’가 화제인 것도 심상치

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공식 발표

않은 분위기.”라고 고백했다.

했다.

로보어드바이저란 로봇과 어드바이저(상

이 보고서에서 주목할 것은 로봇화와 자동

담사)의 합성어로 로봇이 고객의 빅데이터를

화 속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리라 여겨지던 지

기반으로 자산관리 상담을 해주는 서비스를 말

식 기반 업무 역시 컴퓨터 알고리즘과 소프트

한다.

웨어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예를

“아무래도 불안해. 다른 일을 준비해야 할

들어 인지적 판단과 고도의 지성이 요구되어

것 같아.”라는 말과 함께 적막이 찾아왔다. 그

사람만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변호사, 의사, 약

순간, 필자가 가방에서 꺼내든 책이 ‘이것’이

사, 회계사, 세무사, 교수, 기자 등이다.

다. 구본권의 신간도서 <로봇 시대, 인간의 일> 말이다.

<로봇 시대, 인간의 일>은 “1920년 체코 의 극작가 카렐 차페크(Karel Capek)가 희곡 <로숨의 유니버설 로봇(R.U.R)>에서 ‘값이 싸

로봇이 인간의 일을 대신하는 결과

고 욕구가 적어, 인간보다 훌륭한 노동자’라고

2011년 퀴즈대결 <제퍼디 쇼>에서 IBM의

소개한 로봇이란 상상물이 탄생 후 100년이 채

컴퓨터 왓슨에게 패배한 최초의 인간, 퀴즈 챔

안되어 현실에서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기 시

피언 켄 제닝스(Ken Jennings)는 어느 인터뷰

작했다”라며 “로봇 시대에는 로봇이 대체할 수

를 통해 “나는 새로운 세대의 생각하는 기계에

없는 사람만의 기능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이

밀려난 최초의 지식산업 노동자입니다. 퀴즈쇼

직업적 생존과 의미 있는 삶을 영위하기 위한

참가는 컴퓨터 왓슨에게 밀려난 첫 일자리이지

기본 요건이 될 것”이라고 전한다.

않을까요? 내가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고 봅니 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새로운 책임 그리고 자유의 무게

그로부터 5년이 지났다. 1월 2일 일본 노

그러나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전세

무라종합연구소와 영국 옥스퍼드대학 연구진

계 노동력 감소 문제가 대두될 때, 미국의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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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책갈피

인간의 약점은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기계와 구별되는 최후의 요소다. 기계는 설계하는 대로 작동하고 우리는 사람의 결점과 단점을 벗어나기 위한 의도로 기계를 설계한다. 부정확한 인식과 판단, 감정에 의한 변덕스럽고 비합리적인 행동, 망각과 고통 같은 사람의 속성을 기계에 부여하지 않는다. 하지만 거기에 로봇 시대 우리가 가야할 사람의 길이 있다. - 구본권 책 <로봇 시대, 인간의 일> 10장

학자이자 문명 비평가 제레미 리프킨(Jeremy

예측에 숨어있는 가시를 찾아낸다.

Rifkin)은 대표작 <노동의 종말(1995)>을 통해 “자유시간의 증가는 필연적이다. 실업이냐, 여 가냐를 선택하는 문제일 따름”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건넸다.

경쟁을 벗고 공존과 공생을 향해

스마트폰에 이어 로봇과 인공지능은 전광 석화처럼 모든 걸 바꿔놓고 있다. 저명한 미래

이 책 역시 5번째 챕터 ‘여가의 인문학’

학자들이 수십 년 전부터 예고해온 바처럼 말

을 통해 ‘로봇과 자동화는 긴 노동시간을 줄이

이다. 이는 인류의 변화에 큰 영향을 끼친 화산

고 우리를 ‘저녁이 있는 삶’으로 안내해줄 것인

폭발, 빙하기, 전염병, 전쟁, 사회 혁명 등과는

가?’라는 물음을 건네며 “로봇에게 위임할 수

차원이 다른 새로운 혁명이 될 것이다.

있는 기능과 일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우리가

저자 구본권은 이를 ‘디지털 혁명’이라고

반복적이고 고된 업무로부터 해방되어 여유로

칭한다. 또한, 로봇 시대에 우리가 직면하게 될

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도 전한다.

‘진짜’ 문제에 대해서 그는 “이 변화의 특징이

문득 카렐 차페크 희곡 <R.U.R>의 한 대사

구조적 변화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라며 “익

가 떠오른다. “인류는 일자리를 잃겠죠. 그러나

히 예고되고 알려진 방향으로의 변화인데도 불

이 책은 로봇 시대에 우리가 직면하게 될 진짜 문제

그 때가 되면 더 이상 해야 할 일 자체가 없을

안한 것은 그 속도와 범위 때문”이라고 전하고

들에 대해 스스로 답을 찾아갈 작은 실마리로, 우리

겁니다. 모든 일은 살아 있는 기계들이 할 테니

있다.

가 로봇과 인공지능의 시대에 마주하게 될 상황을

말입니다.”

10가지의 질문으로 구성했다. 또한, 디지털 인문학

마지막으로 그는 “미래는 통제와 예측의 대

이에 저자 구본권은 “인공지능과 자동화

상이 아닌, 학습을 통해 이해하고 대비해야 할

제작 <당신을 공유하시겠습니까(2014)>에 이은 ‘디

기술이 불러온 노동시간 단축 및 여가시간의

대상”이라며 “로봇과 인공지능 시대에 제대로

지털 리터리시(Digital Literacy)’에 관한 두 번째 책

확대는 여가의 의미와 성격을 본질적으로 변화

적응하는 방법은 경쟁이 아닌 공존과 공생에 있

현명한 사용자가 되기 위해 우리가 기술의 속성과 구

시키는 기본 동력이 될 것”이라며 “도대체 여

다”라며 미래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는 현대인

조에 대해 무엇을 알고 써야 하는지를 다뤘다.

가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으로 달콤한 장밋빛

의 가슴에 실낱 같은 ‘희망 씨앗’을 심는다.

자라 불리는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구본권 소장의 화

이다. 전작은 스마트폰과 인터넷 상시 연결 환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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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저자 구본권 미니 인터뷰

“스마트폰 다음은 ‘로봇’이 될 것” 스마트폰 이후에 ‘어떤 기술’이 사회를 장악하게 될 것인가. 저자 구 ⓒ김봉규

본권의 눈에 포착된 움직임은 인공지능과 자동화 기술의 발전이다. 그는 “로봇이 바로 그것의 구체적 형태가 될 것”이라며 구글, 리싱크로보틱스 등의 회사가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인공지능 및 로보틱 기술에 관심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어 그는 “기술의 힘이 커질수록 우리는 그것

책의 저자 구본권이다. 우리 시대 디지털 인 문학자다.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 에서 언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은 책

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라며 “경쟁보다는 공생을 향해야 한다”라

으로는 <당신을 공유하시겠습니까(2014)>,

고 했다.

옮긴 책으로는 <잊혀질 권리(2011)>이 대표 적이다.

Q. 로봇 시대는 유토피아일까? 디스토피아일까?

Q. 호기심 잃지 않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가?

스마트폰은 우리를 더 똑똑하게 만들었나요? 멍청하게 만들고 있나

호기심은 어디서 출발하나요? ‘인지 부조화’입니다. 뉴턴이 사과나

요? 어느 한쪽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처럼, 로봇 역시 마찬가지일 것입니

무 아래에 누워 관찰한 것이 무엇입니까? 뭐든 위에서 아래로 떨어진다

다. 얼마 전에 드론이 스키장에서 떨어져 사고가 난 뉴스를 보셨습니까?

는 것이죠. 그런데 왜 하늘의 해와 달, 별은 떨어지지 않는 거죠? 바로 호

이는 드론 자체의 문제로 보기 보단, 새로운 기술을 사용함에 있어서 사

기심은 여기서 생겨납니다. 때문에 기본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용자들 간에 충분한 합의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로봇

고 봅니다. 아무것도 입력된 것이 없으면 ‘왜?’라는 질문을 하기 어렵기

이 유토피아나 디스토피아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하지만 기

때문입니다. 또한, 저는 제가 알고 있던 것들도 다시 성찰하는 시간을 갖

술의 힘이 커질수록 우리는 그것을 잘 파악하고 대비하여 설계해야 하며,

습니다. 되도록이면 디지털기기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는 공간에서 걷거

사용함에 있어서 충분한 고민과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우리

나 오래 달리기를 하는 등의 신체적 활동을 하면서 ‘내가 알고 있는 이것

는 최대한 유리한 쪽으로 통제할 수 없게 될 지도 모릅니다.

이 정말로 사실인가. 진짜 인가’이런 생각을 끊임없이 합니다.

Q. 로봇과 경쟁이 아닌 ‘상생’을 위해 필요한 것은?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마디

‘로봇이 사람과 마지막까지 차별될 것은 무엇일까?’ 이 책을 집필하

흥미롭게도 이 책이 고등학교 논술 교사들 사이에 많이 회자되고 있

는 동안 가장 많이 고민했던 부분입니다. 결론은 ‘호기심’으로 보았습니

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책의 내용이 특정한 답을 도출

다. 인류의 진화사를 보십시오. 생존의 힘은 DNA가 아니라 지식의 축적

하기보다는, 최근 시사 트렌드와 배경 지식에 따른 질문을 던지며 논리

과 확장입니다. 그 결과 우주로 나갈 수 있을 정도의 유연성과 적응 능력

적 사고를 끌어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 책은 우리가 로봇과

을 가지지 않았습니까?

인공지능의 시대에 마주하게 될 상황을 10개의 질문으로 구성했습니다.

그리고 인간이 지식 확장을 위해 채택한 도구가 바로 ‘호기심’이지

‘무인자동차의 등장, 사람이 운전하는 차가 더 위험하다?’, ‘자동번역 시

요. 로봇은 아무리 궁금한 표정을 짓고 호기심 가득한 말투를 사용하더라

대, 외국어 배울 필요 없다?’, ‘지식공유사회, 대학장 필요없다?’, ‘제2의

도, 우리가 기계에 요구하고 기대하는 것이 알고리즘에 입각하고 있기에,

기계시대, 내 직업은 10년 뒤에도 있을까?’, ‘1인 1로봇, 우리에겐 저녁

진짜 호기심에서 비롯된 사람의 질문과는 다를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있는 삶이 열릴까?’ 등 입니다. 만약, 이 질문들 가운데 호기심이 생긴다

감정이나 호기심에 의해 예측불가능하기도 하지요.

면 꼭 읽어보기를 권합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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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역사

아톰, 일본 로봇산업의 아이콘이 되다 글_나유권 기자(yookwon@roboticus.kr)

아이작 아시모프는 기계가 위험하고 두려운 존재로 묘사되는 것에 불만을 품고 있었다. 그는 인간이 믿을만한 로봇을 만들고 싶었다. 1942년 3월, 아시모프의 단편 <속임수(Runaround)>가 미국 SF 잡지 ‘Astounding Science Fiction(후에 Astounding Science Fiction and Fact로 개칭)’에 실렸다. 이 단편에서 소개된 것이 있으니 그 유명한 ‘로봇공학의 3원칙(Three Laws of Robotics)’이다. 1. ‌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가하거나, 혹은 행동을 하지 않음으로써 인간에게 해가 가도록 해서는 안 된다. 2. ‌ 로봇은 인간이 내리는 명령들에 복종해야만 하며, 단 이러한 명령들이 첫 번째 법칙에 위배될 때에는 예외로 한다. 3. 로봇은 자신의 존재를 보호해야만 하며, 단 그러한 보호가 첫 번째와 두 번째 법칙에 위배될 때에는 예외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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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cyberneticzoo

그레이 월터의 거북 로봇

1948년 최초의 전자 자율화 로봇

(Mind)>에 인공지능 관련 논문인 <컴퓨팅

이 탄생했다. 영국 브리스톨에 위치한 버

기기와 지능(Computing Machinery and

든 신경학연구소(Burden Neurological

Intelligence)>을 게재한다. 논문에서는 기

Institute)의 그레이 월터(William Grey

계 지능이 가져야 할 조건들을 언급한다.

Walter, 1910-1977) 원장은 미리 입력된

‘기계도 생각할 수 있을까?’가 주된 물음이

명령에 의해 빛에 반응하고 빛을 따라다니

었다. 그 해답을 찾기 위해 튜링은 여기서

는 로봇을 만들었다. 특유의 느릿느릿한

특별한 실험을 하나 제안한다. 튜링 테스

움직임과 생김새 때문에 ‘거북 로봇’이라

트(Turing test)라 불리는 실험의 방법은

불리기도 한다. 그는 개발한 두 개의 로봇

간단하다. 총 3개의 방을 준비한다. 한 개

을 엘머(Elmer)와 엘시(Elsie)라고 이름

의 방에는 실험자를 넣고 다른 두 개의 방

지었다. 로봇은 천천히 걷고 장애물을 피

에는 각각 사람과 컴퓨터를 넣는다. 실험

해 다녔다.

자는 양쪽과 5분이라는 시간 동안 질문을 통해서 누가 컴퓨터이고 누가 사람인지를

©McMaster University

생각하는 로봇을 생각하다

튜링의 논문 <컴퓨팅 기기와 지능> 제1 장의 제목은 ‘모방 게임(The Imitation Game)’이다.

알아내야 하는 실험이다. 컴퓨터는 판단을

같은 해 ‘컴퓨터의 아버지’라 불리는

어렵게 하기 위해 실험자가 잘못된 추측을

영국의 수학자 앨런 튜링(Alan Mathison

하도록 유도해 최대한 사람 같아 보이도록

Turing, 1912-1954)이 맨체스터대학교

해야 한다. 실험자가 사람과 컴퓨터를 구

수학과 부교수로 임명된다. 외로웠던 학

분하지 못하면 인공지능이 튜링 테스트에

창시절 친구이자 첫사랑이었던 크리스토

통과하게 되는 것이다. 오랜 시간 동안 튜

퍼 모컴이 세상을 떠난 뒤 ‘인간의 두뇌

링 테스트를 통과하는 인공지능은 없었는

를 기계에 넣을 수는 없을까?’라는 고민에

데 2013년 세계 최초로 ‘유진 구스트만’이

늘 사로잡혀 있었던 튜링은 그때부터 인

라는 인공 지능시스템이 성공한다. 우리가

공지능에 깊은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기다리던 놀라운 성과이긴 하나 13세 정도

그로부터 2년 뒤, 튜링은 철학지 <마인드

의 지능을 가진 ‘유진 구스트만’은 문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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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역사

작가 잭 윌리엄슨

고 있다. 나중에 <휴머노이드의 창조(The

여자아이라는 점에 불만을 가진 의견이 많

Creation of the Humanoids, 1962)>라는

아 구두 대신 장화를 신겨 남자아이로 바

이름의 영화로도 제작된다.

꾸었다는 후일담이 전해진다. 이 작은 소 년 로봇은 제트 분사로 하늘을 날아다니

©BlackGate

아톰의 꿈

고, 60종류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 또

일본에서 ‘만화의 신’ 데즈카 오사무

한, 나쁜 사람들과 좋은 사람을 구분하는

가 일을 냈다. 1951년 4월, 월간지 <소년>에

능력을 비롯하여 1,000m 근처의 모든 소

‘아톰 대사’를 연재하기 시작한 것이다. 희

리를 들을 수 있는 청력과 탐조등으로 사

대의 캐릭터 ‘아톰’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

용할 수 있는 눈까지 갖췄다. 게다가 힘은

생성하는 능력이 뛰어나긴 했지만, 대화를

낸 순간이다. 1963년에는 일본 최초의 텔

10만 마력까지 발휘할 수 있다.

이어나가려 할 때 회피하는 모습도 보여

레비전 애니메이션 영화 시리즈도 제작된

그러나 나이를 먹지도, 성장하지도

아직은 실망스러움이 없지 않다. 물론 튜

다. 시청률 40%를 넘는 큰 인기를 끌며,

않는 로봇을 실패작으로 여긴 텐마 박사는

링 테스트가 완벽한 로봇지능 테스트는 아

일본의 애니메이션 영화 산업의 부흥을 불

로봇을 서커스단에 팔아넘긴다. 서커스단

니다. 하지만 튜링 테스트의 중요한 점은

러일으키는 작품이 된다. 한국에서는 1970

에서 생활하며 아톰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사람처럼 대화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또한

년대에 방영되어 큰 인기를 끌었고, 영미

된 로봇은 위험으로부터 많은 사람을 구해

생각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래서 결국

권에서는 두 번째 시리즈가 <아스트로 보

낸다. 텐마 박사의 뒤를 이어 새로 장관에

인공지능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생각의 길

이(Astro boy)>라는 제목으로 방영되었

부임한 오챠노미즈 박사는 로봇인 아톰에

을 열었다는 데에 큰 의미를 가진다. 이러

다. 애니메이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

게 인권을 부여하며 자유의 몸이 되게 한

한 질문들은 인공지능 연구 분야를 확장시

다. 2003년 4월 7일 생명과학교수이자 과

다. 그는 혼자 살게 된 아톰을 걱정해 학교

켰다.

학청 장관인 텐마 박사의 아들 토비오가

에 다니게 하는 한편 아톰과 함께 살 로봇

미국의 SF 작가 잭 윌리엄슨(John

동료들과 함께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죽은

가족을 만들어 준다. 로봇도 인권이 있다

Stewart Williamson, 1908-2006)은 1949

자식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친 나머지 박사

는 믿음을 가진 박사를 만나 정직한 마음

년 출간한 그의 소설 <휴머노이드(The

는 토비오를 대신할 생명공학 로봇을 만들

과 일곱 가지 초능력을 가진 로봇으로 새

Humanoids)>에서 처음으로 인간의 신체

기에 이른다. 키 130cm, 몸무게 30kg의 이

로 태어난 아톰이 인류를 위협하는 사건에

를 모방한 로봇 ‘휴머노이드’라는 개념을

로봇은 언제나 12세 소년의 모습을 가지고

맞서 정의와 평화를 위해 싸우는 것이 주

만들어낸다. 소설은 인간과 로봇의 싸움을

있다. 여담이지만 아톰의 초기 캐릭터 설

된 내용이다.

주제로 하고 있으며, 로봇에게 너무나 의

정은 여자아이로 빨간 구두를 신은 모습이

애니메이션 시리즈만 얼핏 보면 인

존한 나머지 문명을 상실한다는 내용을 담

었다고 한다. 그러나 소년만화의 주인공이

간과 로봇의 공존을 이야기한 어린이용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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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아톰의 아버지 데즈카 오사무

알고 분노한 인간들에게 시청에서 나오자

통해 인간사회를 바라본다. 주인공 아톰은

마자 몰매를 맞는 애니메이션의 한 에피소

욕망 때문에 몰락하는 인간을 비웃는 한편

드를 통해 그런 물음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인간만이 가진 따뜻한 면에 감동하기도 한

이 에피소드에서 오챠노미즈 박사는 아톰

다. 인간과 차별당하고 멸시를 받는 자신

에게 로봇이 시민권 신청하는 것을 보고

의 처지에 슬픔을 느끼면서도 인간을 도우

오라고 명령하는데, 인간다움을 주장하는

려는 마음을 계속 간직하는 것이다. 인간

로봇 아톰에게 이러한 광경을 목격하게 하

에게 고통받고 이용당하는 로봇을 보며 동

는 것이 의미심장하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병상련을 느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순

불구하고 작품 전체를 흐르는 주제의식은

품으로 보이나 원작이 되는 만화는 로봇의

수한 모습을 통해 나쁜 의도를 가진 인간

인간과 로봇의 평화로운 공존에 대해 긍정

눈을 통해 인간의 내면과 본질을 적나라하

을 뉘우치게도 한다. 그러면서 아톰은 “인

적으로 말하고 있다.

게 묘사한다. 원작과 애니메이션의 이러

간이란 무엇인가?” 라는 물음을 갖게 되고

이런 맥락에서 애니메이션은 주제성

한 괴리감은 아톰의 창작자인 데즈카 오사

때때로 “나도 인간이라면 좋겠다.”라는 욕

에 있어 만화의 내용을 충실히 발전시켜

무의 자조적인 발언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구를 느끼기에 이른다. 이때 아톰은 서구

나가고 있다 할 수 있겠다. 아톰이 일본에

있다. 애니메이션의 인기가 절정에 달했을

적 SF에 가까운 캐릭터로 볼 수 있다. 인류

끼친 영향은 상상 이상이었다. 당시 2차 세

당시 그는 “나는 아톰을 내 작품 최대의 실

에게 철저히 타자임과 동시에 무기적인 존

계 대전에서 패배로 공허함에 가득 찬 일

패작으로 보고 있으며, 단지 명성과 돈을

재이나, 일련의 사건을 통해 인간사의 여

본인들의 정서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었고,

위해서 그리고 있을 뿐이다.”라는 다소 충

러 모습을 접하며 차츰 인간을 이해하고

결국 패전국의 사회재건을 위한 밑거름이

격적인 언급을 자신의 에세이에 실은 적이

‘인간의’ 영웅으로 성장해간다. ‘악하고 추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아톰 신드롬이 일

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 각각 두 개의 작

한 면이 있으나 결코 미워할 수는 없는’ 인

본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의견도

품이 각각 동떨어진 작품이라고 의식하고

간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는

적지 않다. 애초에 기술적으로 구현하기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편 애니메이션에서의 아톰은 더욱 더 진

어려운 아톰이기에 불가능한 목표에 매달

로봇과 인간은 평등하며 공존할 수

전된 물음을 안고 있다. “로봇에게도 인간

리게 했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렵다. 그

있다는 주제를 이야기한 애니메이션과는

성이라 할 만한 것이 있을까?”, “로봇은 인

렇지만 일본의 로봇산업 발전에 일조한 면

달리 원작 만화는 로봇과 인간이 본질적으

간의 아종일 뿐인가?”에서 시작한 물음은

역시 간과할 수 없다. 당시 아톰 만화를 보

로 차이가 있으며, 그것을 뛰어넘는 길은

결국 “로봇은 인간과 평화롭게 공존할 수

면서 과학자의 꿈을 가졌던 사람들이 현재

없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하지만 양쪽 모

있는가?” 하는 물음에 다다른다. 어떤 로

일본 로봇의 개발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

두 인간성이라는 주제를 주요 화두로 다룬

봇이 시청에서 시민권을 신청하자 그것을

다.

©TEZUKAOSAMU

다는 점은 같다. 만화에서는 로봇의 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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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추린 소식

n-e-w----------------s 대구시, 자율주행차 위해 지역전략산업추진단 구성

삼성서울병원, 약사 대신 조제용 로봇 도입

대구시가 자율주행자동차의 선도과제 발굴 및 사업

삼성서울병원이 국내서 처음으로 항암제

화를 위해 지역전략산업추진단과 지역기업협의회를 구성

조제로봇을 도입한다. 고위험약물로 분류되는

한다. 지역전략산업추진단에는 대구시를 비롯해 대구창

항암주사제를 다루는 약사의 조제환경을 개선

조경제혁신센터, 대구테크노폴리스, 지능형자동차부품진

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이 로봇은

흥원, DGIST, 자동차부품연구원,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

이탈리아 로시오니(Loccioni)그룹의 ‘아포테카

진흥재단 등이 참여한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추진단장을

케모(Apoteca Chemo)’다. 약 조제 시 발생하

맡고, 각 기관장이 위원으로 활동한다. 이번 지역전략산

는 증기를 약사가 흡입해 발생하는 사고 위험

업추진단 구성을 통해 시는 규제 프리존 도입을 위한 제

을 없애고 법적으로 고정된 약사 수에 의해 생

도 개선사항과 자율주행자동차 선도과제를 발굴할 계획

산성이 떨어지는 것을 보완한다.

이다. 지역기업협의회에는 지역의 자동차부품 등 15개사 가 참여해 규제개선 사항을 제안하고, 오는 3월까지 규제 특례(규제 프리존)사항 발굴 및 지역 전략산업 육성계획 을 수립•확정하기로 했다. 홍석준 대구시 미래산업추진 본부장은 “이번에 구성된 지역전략산업추진단과 지역기 업협의회를 내실 있게 운영해 대구시가 미래형 자동차산 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 혔다.

경남로봇랜드재단, 미술관과 업무협약 체결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천재발명소년’ 아디브에 환영

경남로봇랜드재단이 지난달 14일 창원 대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이 지난해 12월 23일부터 30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국가의 ‘천재 발

산미술관과 손 잡았다. 이번 협약은 로봇재단

명 11세 소년’ 아디브 발루시(Adeeb Sulaiman Alblooshi)와 의료 및 보안로봇 관련 아이디어 논

입주기업 근로자에게 예술작품 감상 기회를 제

의에 나섰다. 아디브는 아버지를 위해 방수되는 의족을 개발하며 청소로봇, 휠체어, 소방수 헬멧, 의

공해 창의적 아이디어를 도출하는데 있다. 백상

료용 안전벨트 등 총 7가지 발명품을 만들어 영국, 프랑스, 독일 등에서 수상한 실력파 유망주다. 현

원 로봇랜드재단 원장은 “상호 콘텐츠 기술개발

재는 ‘2020년 두바이 엑스포’와 ‘인터폴(Interpol)’의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아디브는 “나의 발명

교류 등이 가져올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

목적은 세상을 바꾸고 사람을 돕기 위한 것”이라며 “현재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데, 대한민

다”라고 했다. 한편, 대산미술관은 소외된 농촌

국의 첨단로봇기술을 적용하여 사람을 도와주는 로봇을 개발하고 싶다”라고 했다. 이에 박철휴 한

지역의 문화 공간 활성화 및 지역 문화예술 발

국로봇융합연구원 원장은 “아디브 방문이 우리나라의 뛰어난 로봇기술과 중동의 자본과 만나면서

전에 기여하기 위해 18년 전에 문 열었다.

한∙UAE간 로봇 공동연구개발과 인력교류가 확대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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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英 옥스포드리서치그룹, 테러집단의 드론사용위험 경고

영국 조사기관 옥스퍼드 리서치그룹이 지난달 11일 ‘영국에 대한 비국가활동세력의 악의적인 드론 사용(The Hostile Use of Drones By Non-State Actors Against British Targets)’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크리스 애 버트(Chris Abbott) 보고서 작성자는 “군대에서만 드론을 이용해 감시와 공격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테러 리스트, 반란군, 범법자, 기업, 운동가들이 정부를 상대로 드론을 이용할 의지와 능력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 다. 그는 “그들에게 드론은 상황을 급반전시키는 게임 체 인저(Game Changer)”라면서 “정부가 이런 위협을 진지 하게 받아들이고 합법적인 민간 드론 사용을 위한 대처 방 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를 위해 보고서에서 는 드론 일련번호 생성, 드론 면허를 이용한 허가제 도입, 드론 탐지용 멀티센서 개발, 드론비행금지구역 설정, 관제 시스템으로 드론 레이저 요격 및 방해전파 발신 등의 대응 책도 첨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미국항공우주국, ‘물컹한 젤리’ 특허 신청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지난달 6일 특 허상표국(U.S. Patent and Trademark Office) 에 새로운 탐사로봇디자인 특허를 신청했다. NASA가 미국 특허상표국에 제출한 사양서에 따르면 “기존의 탐사선은 제트 추진 방식을 주 로 이용하여 달이나 화성 표면에서는 이동 시 바퀴가 빠지거나 방향을 잡기 어려웠다”면서 “형태를 따로 갖지 않는 디자인이 문제 해결에 도움줄 것”이라고 설명됐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잡 페스티벌 개최

인텔, 서비스로봇업체 새비오크에 거금 투자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월스트리트저널은 인텔의 투자법인 ‘인텔 캐피탈’이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로봇산업의 발전과 로

2013년 스티브 커즌스가 설립한 서비스 로봇업체인 새비

봇산업인재양성을 위한 기업, 학교, 학생들의

오크(Savioke)에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새비오크의 호텔

상생정보교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달

용 서비스 로봇 릴레이(Relay)는 투숙객들에게 치솔, 치

15일 ‘제2회 산업융합•연계형 로봇창의인재

약, 수건, 면도기 등을 배달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6개의

양성사업 잡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

호텔에 15대의 로봇이 배포됐다. 인텔 캐피탈이 주도한

를 통해 학생은 연구과제를 발표 및 전시하고,

이번 투자 라운드에는 노던 라이트벤처 캐피털, 싱가폴 경

기업은 회사 소개 및 필요 인재상을 발표하며

제개발청 산하 기관인 EDBI 등으로부터 1,500만 달러(약

실질적 채용 상담을 진행해 눈길을 끈다.

182억원) 자금이 모였다. 또한, 인텔은 새비오크 외에도 드론 업체인 ‘에어웨어’, ‘유닉’ 등에 2015년 투자했으며 2016년 1월에는 독일 드론 제작업체 ‘어센딩 테크놀로지 스’를 인수했다. 한편, 인텔은 지난 2014년 주변 사물을 3D인식할 수 있는 리얼 센스 카메라를 출시했는데 작년 새비오크는 자사 로봇에 이 카메라를 탑재했다. 덧붙여 지 난해 구글의 투자 전문업체인 ‘구글 벤처스’ 역시 새비오 크에 투자를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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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추린 소식

n-e-w----------------s 中 고와일드, 지능형 감성 로봇으로 페퍼 추격

구글, 인간처럼 청소하는 아틀라스 공개

중국의 로봇기업 고와일드(Gowild, 중국명 狗尾草)가 지난달 11일 언론 발표회에서 중국 최초

구글의 자회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지

의 지능형 감성 로봇 ‘공쯔소백(公子小白)’을 공개해 눈길을 끈다. 이 로봇은 키 26cm, 무게 2.5kg

난달 15일 진공청소기와 빗자루를 들고 청소하

으로 클라우드 시스템의 데이터베이스와 연동되어 운영되며, 자기 학습 기능을 갖추고 있다. 사람과

는 키 188cm에 무게 149kg인 거구의 휴머노

대화할 수 있으며 날씨정보, 아침뉴스, 스케줄 등을 알려준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사용자 개인의 취

이드 아틀라스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 따

향을 파악할 수 있다. 회사측은 공쯔소백이 인공지능로봇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안전감과 신뢰감이

르면 아틀라스는 도구를 이용해 청소를 사용하

결여된 직장인 등을 위해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스타워즈의 BB-8 로봇처럼 친근한 외형으로, 머리

면서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를 주워 휴지통에

부분은 회전할 수 있으며 대화하는 상대방을 향해 감정 표현이 가능하다. 강력한 기능의 인공지능을

넣는다. 심지어 종이 비행기를 날리기도 한다.

탑재하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징동닷컴’과 ‘고와일드스토어’를 통해 판매에 들어갔으

한편, 아틀라스는 치타의 속도, 말의 지구력,

며 가격은 1,880 위안이다. 로봇은 흰색 제품과 회색 제품 2개종으로 출시 예정이다.

원숭이의 기동성에서 영감을 얻어 개발됐다.

中 미술교사, 2.7m 거대 로봇 손수 제작

美 무료 법률상담봇 ‘두낫페이’ 오픈

중국 허난 정저우시 미술교사 싱이러(邢

미국의 학생 창업가인 조슈아 브로우더(Joshua Browder)가 벌금이나 손해 배상 등 문제로 고

一樂) 씨가 탱크바퀴에 인간형 몸통을 한 ‘거

민하고 있는 일반인들을 위해 로봇이 무료로 법률 상담을 하는 공간 두낫페이(Donotpay)를 열었

대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들었다. 이 로봇은 약

다. 브로우더는 30차례에 걸쳐 부당하게 주차 위반딱지를 떼자 행정기관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터

270cm의 키에 무게는 80kg이다. 전원을 켜면

득한 법률적인 지식을 전달하고, 행정기관의 부당한 벌금 및 수수료 부과 조치에 항의하기 위해 이

주인이 조종하는 대로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할

사이트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어떻게 하면 부당한 벌금이나 수수료 부과 조치에 대해 항의해야 하

뿐 아니라, 팔, 허리, 머리 부위 모두 180도 회

는가에 관해 사람들의 질문에 일일이 답변했으나 답변을 줘야하는 건수가 크게 증가하자 법률 상담

전이 가능하다. 또한, 눈과 어깨에 LED 조명을

서비스와 권리 주장 방법을 아예 인공 지능 기반으로 자동화한 것이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페이스

장착했다. 움직이는 모습이 마치 할리우드 SF블

북이나 문자 메시지를 사용하는 것처럼 대화하는 방식이다. 온라인 상담을 받는 것처럼 질문을 입

록버스터를 연상케 한다.

력하면 그에 따른 법률적인 대응 절차 등에 관해 24시간 실시간으로 응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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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로봇 자산관리하는 ‘로보어드바이저’ 도입

日 노무라종합연구소, 로봇시대 그림자 예측

삼성증권이 1월 14일 국내 최초로 로보어드바이저(Robo Advisor, 로봇을 의미하는 로보

노무라(野村)종합연구소와 영국 옥스퍼드

(Robo)와 자산관리전문가를 의미하는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 프로그램이 투자를 진행하는

대학 연구팀이 지난달 2일 601개 직업에 대해

플랫폼을 의미)의 핵심 기술인 ‘투자성과 검증 시스템’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

필요한 기술과 지식, 다른 사람과의 소통 필요

는 주식,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선물 등 다양한 상품을 종목 수에 관계없이 포토

성 등을 토대로 인공지능 등으로 대체할 수 있

폴리오 형태로 구성해, 리밸런싱, 매매에 이르는 투자의 모든 과정을 로봇이 알아서 해주는 플랫폼

는지를 조사했다. 연구결과 회계사무원이나 배

이다. 이제훈 삼성증권 전무는 “가상거래환경을 기반으로 지난 2개월간 다양한 테마와 섹터로 구성

달원 등 노동자의 49%가 기계로 대체될 가능

된 64개의 포트폴리오를 정밀 검증한 결과 모든 포트폴리오에서 만족할만한 투자성과를 확인할 수

성이 큰 것으로 판정됐다. 연구팀의 마이클 오

있었다”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증권은 앞으로 로보어드바이저를 기반으로 한 ‘일임형 랩’ 과 ‘사모

스본 옥스퍼드대 교수는 “사회구조의 변화에 로

펀드’ 형태의 금융 상품을 준비 중이며, 1분기 중에 로보어드바이저 투자 상품이 출시 될 예정이다.

봇과의 연대가 중요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서울성모병원, 로봇수술 심포지엄 개최

국토교통부, 한국식 드론 규제 개정 진행 중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최소침습센터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12일 홈페이지를 통해 ‘드론, 규제 짓눌려 못 난다’는 언론의 연이은 보도

는 지난달 16일 ‘최소침습 및 로봇수술센터 개

에 대한 운항정책과의 보도 참고 자료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12kg 이하 드론의 경우, 우리나

소 5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의료인

라도 대부분 허가 없이 자유롭게 띄울 수 있다. 다만 국방 보안상 지정된 비행금지구역에서 비행승

과 교직원, 의과대학생, 로봇수술에 관심있는

인이 필요하며 이는 중국, 미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과 동동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내

일반인 등이 참가했다. 김미란 센터장은 “현재

드론 산업을 활성화하고 안전관리 제도를 정비하기 위해 ‘무인비행장치 안전성 검증 시범사업’을

로봇수술 중 많이 시행되고 있는 자궁근종, 대

지난해 12월부터 개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드론 사용자를 위해 비행금지구역 등 공역안내 스마트

장암, 구강암 뿐만 아니라 흉부외과적 로봇수

폰 어플도 개발해 배포 중이며, 비행승인 제도를 온라인으로 통합 처리하는 비행승인 시스템도 현

술에 대한 노하우가 공개됐다”라고 말했다.

재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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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츠메이크

오뚜기로봇 만들기(하) 글_신경만 tlsrudak@naver.com 사진_김보수 kbosoo@daum.net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로봇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아두이노와 같은 소형 컴퓨터와 센서, 모터 등 각종 부품들이 저렴해졌습니다. 자신만의 외관을 설계하고 뽑을 수 있는 3D프린터가 보급되고, 수많은 기능을 골라서 사용할 수 있는 오픈소스 생태계도 크게 성장했습니다. 물론 아직 많은 로봇은 고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연구소나 기업에서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도 자신만의 로봇을 만들어내는 숨은 고수들이 있습니다. 월간로봇은 2016년 부터 고수들이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만들었던 노하우를 따라가면서 각종 로봇을 만들어보는 코너를 신설합니다. 이번 달에는 1월호에서 작업했던 오뚜기로봇을 완성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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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츠메이크

오늘의 요리 ‘오뚜기로봇’ 난이도 ★★★★☆ 대륙의 실수를 실력으로 바꾸고 있는 샤오미에서 나인봇 미니를 50만원 대 중반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출시했다. 나인봇 미니는 세그웨이에서 비 롯한 차세대 개인용 이동수단의 한 종류다. 이런 종류의 제품은 누구나 쉽게 타고 다닐 수 있도록 스스로 균형을 잡는 기능(Self-Balancing)이 필수다. 렛츠메이크의 첫 번째 작품으로 나인봇처럼 스스로 균형을 잡는 ‘오뚜기 로봇’을 2회에 걸쳐 만들어보고 있다. Self-Balancing은 동역학 적 설계와 함께 수학적 요소가 많은 제어기 설계 등을 필요로 하는 어려 운 분야다. 하지만 필자와 같이 전문 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오픈소스를 활용하면 도전할 수 있다.

지난 시간 복습 지난 시간에는 오뚜기 로봇을 작동시키는 핵심 요소인 센서쉴드와 소프 트웨어를 요리해보았다. 아두이노와 모터 쉴드, 그리고 위치제어 센서를 하나로 합쳐서 오뚜기로봇의 모든 움직임을 제어하는 센서쉴드 모듈을 만들었다. 기능 자체는 각각의 부품들이 제대로 수행을 하기 때문에 적절

전체 회로 구성도

한 위치에 전선을 납땜해 연결하는게 가장 중요한 대목이었다. 센서쉴드 완성 후에는 아두이노 보드에 미리 만들어진 원본 코드를 다운 받아서 MPU6050 보드가 잘 작동하는지 LED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1월호를 참고해보자. 이제는 실제 움직일 기구부를 만들 고 오뚜기로봇을 완성할 차례다.

완성된 센서쉴드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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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 요리하기 바디 요리 1 / 부품 살펴보기

바디 요리 2 / 부품 살펴보기

연번

품명

규격

수량

1

DC모터

서보케이스 DC모터

2개

2

모터 휠

결속부분은 위의 DC 모터와 동일, 지름 55mm 이상 (고장난 장난감에서 구하면 좋습니다.)

2개

3

MPU6050

M-1.5mm M-2mm M-3.5mm

2개 3개 3개

4

PCB 볼트와 너트

M3 × 10mm

n개

6

연결 프레임

2×6 ‘ㄱ’자 프레임 (또는 2×2 ‘ㄱ’자프레임)

2개

M-2mm, M-3.5mm를 결합하여 5.5mm길이의 서포트를 만든다 이를 이용하여 두 개의 DC모터를 바로 연결할 수 있다.

바퀴 축을 잘 확인한다. 바퀴 축 가까운 곳의 서포트는 2축이 들어갔고 반 대편은 1축만 연결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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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츠메이크

바디 요리 3 / 프레임 조립하기

바디 요리 5 / 모터전선 피복 벗기기

다음은 2×6 ‘ㄱ’자 프레임을 조립한다. 본 작품은 아이언맨 마스크 를 올리기 위해서 다소 긴 프레임을 사용하였다. 하지만 자신의 용도에 맞는 길의 프레임을 사용해도 된다. 스트리퍼를 이용하여 각 모터의 전선의 피복을 벗기고 남은 전선을 납으로 마무리 한다. 납으로 마무리하면 아두이노 모터 쉴드에 쉽게 결합 할 수 있다.

바디 요리 6_완성

다음은 M-1.5mm 2개를 이용해서 안쪽의 홀에 연결한다. 이 부분은 메인 보드와 결합하게 된다.

바디 요리 4 / 배터리 홀더 접착하기

서포트와 프레임으로 최대한 간단하게 바디를 구성하고자 하였다. 또 양면테이프를 이용하여 9V 배터리 홀더를 DC모터 바디에 접착한다.

한 바디와 메인 보드와의 연결 부분은 앞뒤로 가변이 가능하도록 구성한 다. 이는 중심의 위치를 변경함으로써 중심을 잡을 때 용이하게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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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 요리하기 바퀴 요리 1 / 여러 가지 바퀴 살펴보기

바퀴 요리 3 / 글루건을 사용하여 바퀴 연결축 휠과 접착하기

바퀴 연결축 휠과 바퀴를 접착한다.

바퀴 요리 4 / 완성

모터 샤프트와 연결 축이 6각형인 형태이다 서보케이스 DC모터들의 연결축 형태는 모양이 다양하다 자신이 구입한 DC모터의 연결축을 잘 확 인한 후 바퀴를 구매해야한다. 바퀴휠은 60mm이상일 때 중심을 잘 잡을 수 있었다. CD(컴팩트디스크)를 이용하면 중심을 잘 잡지만 접점의 저 항이 부족하여 매끈한 곳에서는 잘 작동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맞는 휠을 선택하여 제작해 보자. 다음은 장난감 바퀴를 사용하여 간단하게 제작하 는 과정을 살펴본다. 울퉁불퉁한 표면이 센서에게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잘 바퀴 요리 2 / 장난감 바퀴 제거하여 재활용하기

미끄러지지 않고 모양이 좋은 바퀴가 완성되었다.

기구부 요리하기 기구부 요리 1 / 기구부 조립하기

버려지거나 사용하지 않는 장난감의 바퀴를 이용하면 완성도를 높 일 수 있다.

컨트롤보드를 바디와 결합한 후 모터도 중심축에 적당한 나사로 강 하게 결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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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츠메이크

시식하기 시식 1 / 꾸미기

기구부 요리 2 / DC모터 전선 연결하기

기구부와 회로부가 모두 완성이 되었으면 각자가 좋아하는 방법으로 오뚜기 로봇을 꾸며보자. 필자는 집에서 아이들이 사용하던 아이언 맨 마 스크로 외관을 꾸미고 이름도 ‘오뚜기 아이어맨’으로 정했다.

시식 2 / 중심잡기

회로부와 기구부를 완성한 후 해당 스케치를 업로드하면 일단 완성 전선의 색은 위의 사진과 같이 적색, 검정, 검정, 적색 순으로 올 수

이 된다. 오뚜기아이언맨 로봇이 중심을 잡으려고 애를 쓰는 모습을 볼

있도록 한다. 모터의 회전방향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만약 적색과, 검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심을 잘 잡지 못 할 경우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정색 선을 서로 바꿔서 연결하면 모터가 반대로 돌아갈 수 있도록 설정이

중심을 잡아보자.

된다.

중심잡기 기구부 요리 3 / 전원 인가하여 작동 여부 확인하기

중심잡기 1 / 자신의 로봇에 맞게 PID게인 값 바꾸기

// PID제어기 변수 선언 // [중요] PID 게인값 설정 :: 자신의 기구부에 맞게 Kp, Ki, Kd게인 값을 설정해 보세요. const float Kp = 3; const float Ki = 1; const float Kd = 10; OttugiIronMan.ino 스케치중 위의 스케치를 찾은 후 게인 값을 바꾸 어서 자신의 로봇에 맞는 적당한 값을 찾아본다. 참고로 ‘Kp’는 비례제어 게인값, ‘Ki’은 적분제어 게인값, ‘Kd’는 미분제어 게인값이다. 1. ‌ 먼저 ‘Kp’ 비례제어 게인값을 수정하여 최대한 제어가 될 수 있는 마지막으로 9V 배터리 홀더의 DC잭을 사용하여 Arduino에 전원을 입력한다. 각 LED가 작동하는지와 발열 여부 등을 확인해본다. 이상이 없으면 이제 기구부는 완성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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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을 찾아본다. 그래도 조금씩은 흔들릴 것이다. 2. ‌ ‘kp’ 게인값으로 큰 틀에서 조정을 한 다음 ‘Kd’ 미분제어 게인값 을 조금씩만 변경하면 매끄럽게 되는 것이 보인다.


3. ‌ 다음 ‘Ki’ 적분제어 게인값을 조금만 변경하여 최종적으로 마무리 한다.

중심잡기 2 / 기구부를 이용하여 중심잡기기

위와 같이 PID게인값을 수 정해도 한쪽 방향으로 치우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런 경우 에는 모터에 연결된 2×7 ‘ㄱ’자 프레임을 앞뒤로 조금씩 움직이 면서 중심이 가운데로 갈 수 있 도록 수정해 본다.

마무리하며

오뚜기로봇은 MPU6050센서의 가속도와 자 이로센서의 값을 칼만필터로 융합하여 외부 진 동으로 인한 노이즈를 필터링한 후 현재의 위 치값을 표현하게 됩니다. 이번에는 앞뒤로 넘 어지지 않게 한 축(X축)만 제어를 했습니다.

중심잡기 3 / 바퀴휠의 지름을 변경해 본다.

조금 응용하여 전진과 후진이 가능하도록 스케 치를 수정해 볼 수 있습니다. 나아가 스케치에서 Y축과 Z축까지 제어한다 면 그야말로 하늘을 날 수 있는 드론의 기초제 어를 할 수 있는 스케치가 됩니다. 또한 모자를 만들어 머리에 쓰면 헤드트레커(headtracker) 가 되어 내가 바라보는 위치의 각도를 표현해 주는 등 적용 가능성이 다양합니다. 본 로봇에 사용되는 스케치는 필자가 설명하 기에도 버거운 수준의 코드도 담겨져 있습니 다. 이렇게 어려운 코드를 이용해 로봇제작이 가능한 것은 오픈소스운동의 도움이 크지요. 인터넷 공간에는 각 분야의 훌륭한 전문가들이 제작하여 배포한 오픈소스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두이노라는 플랫폼은 이러한 오픈소스를 활

모터의 기어비가 맞지 않는다면 휠의 지름을 변경하여 속도를 변경 하여 본다. 즉, 넘어지려고 할 때 모터가 빠르게 돌아도 중심을 못잡을 경 우 바퀴휠의 크기를 바꿔보면 효과적이다. 바퀴휠은 접점의 저항이 클수 록 중심을 잘 잡는다. 두껍고 표면이 매끄러우며, 지름이 넓을수록 자세

용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가 됩니다. 아두이노, 라즈베리파이 등 다양한 오픈소스 도구들의 활 용법을 익혀 재미있는 작품을 만드는 기쁨을 함께 누려보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를 더 잘 잡는다는 사실을 참고하여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부품으로 변 경해 보자.

위와 같은 방법으로 중심을 잡아보고 더 나아가 코드를 변경하여 방 향전환까지 할 수 있는 로봇으로 응용해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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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두이노야 놀자

서보모터(Servo-Motor) ②

다양한 지시기 만들기 글_서 울(경기도 중등 물리교과 연구회)

지난 호에서 다양한 모터의 종류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고,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서보모터를 가변저항으로 제어해봤어요. 사람 손을 만들기 위해서는 서보모터를 여러 개 사용해야 하는데, 지난 호에서 숙제로 내준 여러 모터를 제어하는 것도 해봤나요? 이번 호에서는 180도만 회전할 수 있는 서보모터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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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두이노 우노 •서보모터 •TMP36 온도센서 •100㎌(마이크로패럿) 커패시터

서보모터에 팔을 달자!

먼저 온도계를 만들어 볼 거에요. 아두이노에 센서를 연결해서 시리얼모니터로 센서값을 확인 하는 것은 지금까지 많이 해봤어요. 하지만 컴퓨터가 없으면 어떻게 센서값을 알 수 있을까요? 서 보모터에 팔(바늘)을 달아서 해당 값을 시계처럼 지시하도록 만들면 돼요. 준비물은 지난 호와 거의 비슷한데, 이번 호에서는 가변저항 대신에 온도센서를 사용할 거에 요. 온도센서는 다양한 종류와 방식이 있지만, 최대한 간단히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준비해봐요. TMP36 센서는 반도체 온도센서로 주변 온도에 따라 출력 전압이 달라지는 센서에요. 보통 -40℃ ~ +125℃ 사이의 온도를 측정할 수 있고, 정확도는 ±3℃ 정도에요. 정확한 과학실험에서 는 사용하기 힘들겠지만, 일상생활에서는 큰 불편함이 없는 정확도를 가지고 있어요. 핀이 3개가 있는데 1번핀은 5V 또는 (+)에, 3번핀은 GND와 연결하고 남은 2번핀은 아두이노 아날로그 입력 핀에 연결하게 돼요.

회로 구성

회로는 지난 호에 사용했던 가변저항 자리에 TMP36 온도센서를 꽂기만 하면 돼요. (그림 1)

아두이노

-

서보모터

5V

-

VCC

GND

-

GND

디지털 9번핀

-

Data

아두이노

-

TMP36 온도센서

5V

-

1번핀(VCC)

아날로그 A0핀

-

2번핀

GND

-

3번핀(G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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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두이노야 놀자

그림 1. 지난 호의 가변 저항 자리에 TMP36 센 서를 꽂자

스케치코드 작성

서보모터와 관련된 코드 설명은 지난 호를 참고해주세요. 여기서는

이제 회로를 만들었으니 스케치코드를 작성해봐요.(표 1) 온도센서

간단히만 설명할게요. 서보모터 명령을 사용하기 위해 ‘Servo.h’ 헤더파

는 코드가 조금 다를 거예요. 온도센서는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니까 꼭!

일을 1행에서 ‘include’ 했어요. 그리고 서보모터가 1개니까 3행에서 서

어떻게 코드를 작성하는지 봐두도록 하세요.

보모터 객체 ‘myservo’를 하나만 만들었어요. 5행에서는 온도값을 저장할 ‘tempval’이란 변수를 선언하고 ‘0’을

1

#include <Servo.h>

실수(예 3.14)를 저장할 수 있어요. 13행을 보면 알겠지만, 온도값을 계

2 3

저장하는데, 형태가 기존 ‘int’가 아닌 ‘float’형을 사용했어요. ‘float’은

Servo myservo;

산하기 위해서는 실수를 사용해야 해요. 표 2는 아두이노에서 사용하는 변수 중 많이 사용하는 4개를 정리해둔 거에요.(아두이노 우노 기준)

4 5

float tempval = 0;

변수형

설명

크기

범위

6

int servoval = 0;

char

문자형

1byte

-128 ~ 127

int

정수형

4byte

-32768 ~ 32767

float

실수형

4byte

-3.4028235E+38 ~ 3.4028235E+38

boolean 논리형

1byte

true or false

7 8

void setup() {

9

myservo.attach(9);

10

}

setup() 안에서는 서보모터 설정만 했어요. 9행에서 디지털 9번핀에

11 12 13

표 2. 아두이노에서 많이 사용하는 4개의 변수

void loop() { tempval = ( analogRead(A0) * 1024.0 / 5.0 – 0.5 ) * 100;

서보모터가 연결되어 있다고 설정했어요. loop() 안을 살펴봐요. 13행에 복잡한 식들이 보이나요? analogRead()를 통해 아두이노 A0핀 데이터를 온도로 바꿔 ‘tempval’ 이란 변수에 저장하는 구문이에요. TMP36센서 2번핀을 통해 읽은 값이

14

servoval = map( tempval, 0, 40, 0, 180);

0~1023 값이라는 것은 알고 있죠? 그 값에 1024를 곱하고 5로 나눈 뒤

15

myservo.write(servoval);

다시 0.5를 빼고 100을 곱하는 과정을 거치면 온도로 바뀌게 되는 거에

16

delay(500);

요. 정확한 원리는 TMP36센서 데이터시트를 통해 알 수 있지만, 우리처

17

}

표 1. 온도 센서는 다양하게 사용되므로 코드를 꼭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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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럼 활용하는 입장에서는 잘 저장해뒀다가 필요할 때마다 복사, 붙여넣기 를 하면 되지 않을까요?


죠? 모터에 바늘을 달고 배경판을 하나 만들면 아주 멋진 온도계가 됩니 다. 저는 간단하게 A4 종이를 사용했지만, 여러분들은 우드락이나 두꺼 운 박스 종이를 사용해 만들어 보세요. 3D프린터로 바늘과 판을 모델링 해서 출력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map(값, 변환전 최소값, 변환전 최대값, 변환후 최소값, 변환후 최대값 )

14행은 온도를 서버모 터의 회전각으로 변환하는

Step by Step

map()함수를 사용했어요. map()함수는 계속 등장하네요. 실내 온도가 0℃~40℃ 중간값을 가질 것으로 생각했고, 이 온도를 서보모터 0도에서 180도 각도에 대응시켰어요. 그리고 15행에서는 서보모터를 ‘servoval’ 만큼 회전시켜요. 온도가 급격히 변하지 않으니까 16행에서 delay()함수 로 0.5초마다 모터 각도를 변경하게 했어요. 실제로는 0.5초보다 훨씬 더 큰 값으로 해도 되겠죠? 그림 2를 보세요. ①번과 같 이 시계방향으로 회전하면서 각 도가 커지는 서보모터는 우리가 작성한 코드 그대로 활용을 해

그림 2.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할 때의 해결방법은?

도 돼요. 그런데 ②번과 같이 시

이제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요? 자습시간에 학생들이 조용히 공부를

계 반대방향으로 각도가 커지면

하다가 어느 순간 점점 떠들기 시작할 때가 있어요. 주관적으로 시끄러운

서 회전을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도를 판단하기에는 조금 애매할 때가 많아요. 그래서 소리센서로 주변

요? 이런 경우 간단히 곱하기를

소리를 센싱하고, 서보모터 끝에 바늘을 달아서 현재 소음 수준을 나타내

통해 해결할 수 있어요.

는 장치를 만들어봤어요. 이처럼 다양한 센서들을 연결하고 배경만 바꿔 주면 상태를 나타내는 멋진 작품이 되겠죠?

14행을 조금 수정할게요.(표 3) 변환할 값 tempval에 ‘-1’을 곱했다 는 거에요. 그럼 온도가 높을수록 작은 값(-40)을 가지겠네요. 온도가 높

이번 호 숙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센서를 연결해 서보모터와 연결

을수록 작은값을 가지게 하면 모터 회전방향 문제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

해보는 거에요. 로봇 손을 궁금해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로봇 손에 사용

어요.

하는 센서는 휨센서(flex sensor)에요. 온도센서 자리에 휨센서, 소리센

14

servoval = map( (tempval*-1), -40, 0, 0, 180);

표 3. 14행을 수정해 모터 회전방향 문제 해결

서, 조도센서, 습도센서 등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센서를 부착하고 작동 시켜 보세요. 이번 호와 관련된 작동영상, 스케치 코드, 회로도, 작동 영상, 부품 구입처 등은 제 블로그(http://

자! 모두 한번 해보세요. 어떻게 잘 실행이 되나요? 그냥 모터만 덩그 러니 있으면 지금 온도가 어떻게 되는지, 더운지 추운지 잘 구별이 안 되

wool.pe.kr) ‘월간로봇 아두이노야 놀자’ 코너에서 확인 할 수 있어요. 또는 옆에 QR코드를 스캔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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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부품 정보

위시 리스트(Wish List) 마이크로 컨트롤러 개발보드 정리_신병철 기자(byongchol@roboticus.kr)

마이크로 컨트롤러는 프로세스를 좁은 범위 내에서 정밀하게 제어하는 장치로, 자동으로 제품이나 장치를 컨트롤 하는 데 사용된다. MCU(Micro Controller Unit)라고도 하며, 쉽게 설명하면 사람의 두뇌에 해당한다. 널리 쓰이고 있는 아두이노 역시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한 단일 보드 마이크로 컨트롤러이다. 마이크로 컨트롤러 개발보드를 선택할 때에는 비싸고 높은 스펙의 제품들 보다는 만들려고 하는 프로젝트에 기능이 다 포함된 알맞은 가격의 개발보드가 가장 좋다. 필요한 기능들과 함께 마이크로 컨트롤러 개발보드의 데이터시트(Datasheet)를 확인하여 제품을 선정해야 한다.

Arduino Uno R3

Arduino Mega2560 R3

아두이노 시리즈 중 가장 기본이 되는 플랫폼

Arduino UNO R3보다 더 많은 I/O를 제어할

으로 아두이노를 처음 시작하는 메이커들에게

수 있는 고성능 버전.

추천하는 보드.

UNO보다 메모리 용량이 8배, 디지털 입출력

아두이노 우노의 업그레이드 모델로

핀이 54개로 증가했고 아날로그입력은 16개까

TWI(Two-Wire Interface) 통신을 위한 SDA,

지 지원하며, 하드웨어로 지원되는 시리얼포트

SCA 핀이 추가됐고, IOREF 기능이 추가되어

는 총 4개다.

하나의 보드로 다른 사양의 보드를 제어할 수

입출력 포트가 많고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용

있다.

량이 256KB로, 다수의 디바이스 제어에 적합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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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Magazine


Arduino M0 Pro

AB-M128-B

Atmel의 SAMD21 MCU(32-bit ARM

ATmega128을 장착한 AVR보드로 AM-

Cortex® M0 코어)를 사용해 8bit가 아닌,

128PRO, AM-128PL MCU 모듈을 연결하여

32bit 제어가 가능한 보드.

개발할 수 있다.

Atmel의 임베디드 디버거(EDBG)가 보드에 통

ATMega128의 모든 포트(PORTA-PORTF)

합되어 있다. EDBG는 가상 COM 포트를 지원

가 10 pin 커넥터로 연결되어 있으며, AM-

해 장치 프로그래밍이 가능하며, 기존의 아두

128PRO에 내장된 시리얼 포트로 디버깅 가

이노 부트로더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능하다. 외부전원은 12V 입력, 내부동작은 5V 단일 전원을 사용한다.

Open407Z-C Standard

Bluno Nano

산업화에 많이 사용되는 32bit 보드로 ARM

아두이노 우노와 블루투스 칩(TI CC2540

Cortex 시리즈 중에 M4 제품이다.

BT4.0)을 통합시킨 초소형 보드.

Core407Z 모듈은 탈부착할 수 있으며, 다양

입출력 포트 확장을 위해서는 아두이노 확장쉴

한 옵션 액세서리 보드를 통하여 확장이 가능

드가 필요하며, 모든 아두이노 나노 확장쉴드

하다.

와 호환이 가능하다. 단, Bluno Nano와 연결 하려면 와이어링 작업이 필요하다. 소형 보드로 크기가 작은 제품을 만들기에 안 성맞춤인 보드다.

이 코너는 전자부품 전문 쇼핑몰 엘레파츠와 함께 합니다. 보다 자세한 제품정보는 홈페이지 http://www.eleparts.c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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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린더

2월 주요 로봇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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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국제 서비스 로봇 전문인 컨퍼런스

2016 한국 로보컵 오픈 대회 2016 제8회 국제 컴퓨터

28 R&D 컨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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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한국 로보컵 오픈 대회

기타 2월의 주요 로봇행사

(2016 RoboCup Korea Open) 일 시 : 2016년 2월 26일 ~ 27일

제9회 국제 서비스 로봇 전문인 컨퍼런스

장 소 : 대구 EXCO

(9th International Expertdays Service Robotics)

내 용 : 초,중,고등학생이 참여하는 주니어 리그와 대학생

2016년 2월 24일 ~ 25일 / 독일 하우젠

이 참여하는 메이저 리그로 나누어 열리는 대회로 Soccer, Rescue, Dance 종목을 통해 기술 능력을 키우고 팀워크를 통

2016 제8회 국제 컴퓨터 R&D 컨퍼런스

해 함께 어울리는 자리

(ICCRD 2016 : 2016 The 8th International Conference on Computer Research and Development) 2016년 2월 26일 ~ 28일 / 베트남 나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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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헤미안 랩소디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유일한 방법 글_정진영 편집장 chief.editor@roboticus.kr

“위기이자 기회입니다.” 대세를 거스를 수 없는 큰 변화를 앞두고 있을 때 흔히 하는 말이다. 지난달 20일부 터 23일까지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를 관통했던 분위기 역시 ‘위기와 기회’ 가 공존한다는 것이었다.

포럼 개막을 앞두고 발간한 ‘미래고용 보고서’가 위기론을 촉발했다. 핵심은 4차 산업혁명으로 로봇과 인공 지능 기술이 발전하면서 향후 5년간 일자리 710만개가 사라질 것이라는 내용이다. 사무와 행정 직종에서 가장 많 은 475만개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제조와 생산 부문에서도 16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 반면 새로 생겨나는 직 업은 210만개에 불과하다.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은 “장기적으로는 중산층의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 다.”고 경고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기술 혁신은 우리 편’ 이라며 낙관론을 펼쳤다. 그는 “과거와 달리 농사를 짓는 미국인은 2%도 안 되지만 그들은 미국인 전체가 먹을 식량을 생산하고 있다”며 “기계화와 자동 화로 상품 생산에 투입하는 시간이 줄어든 만큼 남는 노동력은 노년층을 돌보는 등 우리 사회를 위한 일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빌 게이츠의 이야기가 ‘무조건적인 낙관론’은 아니다. 반드시 ‘적극적 실행’을 전제에 둔다. 2014년 스탠 포드 대학 졸업식에서 빌 게이츠와 그의 아내 멜린다 게이츠는 이제 막 사회로 나가는 청년들에게 “낙관주의는 상 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수동적 기대’가 아니다. 우리가 상황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다는 ‘신념’이다.” 라고 강조했다.

게이츠 부부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위기는 가만히 있어도 찾아오지만, 기회는 움직이지 않으면 잡을 수 없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기회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회를 만들 가능성이 조금 더 큰 사람들이 우리 사회 전체를 위한 고민도 훨씬 더 많이 해야한다.

로봇 연구자들은 앞으로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단연 주인공으로 떠오를 당사자일 가능성이 크다. 때문 에 더더욱 사람과 사회에 대한 공감 능력을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가 마주할 수 있는 위기를 기회로 바 꾸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 그래야 빌 게이츠가 말한 ‘기술 혁신은 우리 편’ 이라는 긍정적 예언이 현실에서도 이루 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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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ame bed, different dreams 同床異夢 가끔 내 머릿속을 들여다보면 온갖 생각으로 가득하다. 요동치는 피스톤과 볼트, 공구 등 기계류는 물론 식물까지도. 불현듯 인공지능을 가진 기계(로봇)는 자연지능을 가진 인간을 어떻게 생각할지가 궁금하다. 인간이 기계를 생각하는 만큼, 기계도 인간을 생각하게 될까? 우리는 서로 같은 꿈을 꾸고 있는 것일까? 아티스트 김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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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olution designed by Human & Robot 로봇시대를 앞서 준비하는 로봇전문대중지 : 월간로봇

vol.87 / 2016 /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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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2016 /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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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2 오후 5:5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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