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BOT_Dec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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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olution designed by Human & Robot 로봇시대를 앞서 준비하는 로봇정보지

2015

12

Vol.85

,

Focus on 2015 Robots Rewind

2015 Robots Rewind

12

2015 vol.85




로봇시대를 앞서 준비하는 로봇정보지 월간로봇

“로봇은 문화다”

권병필

권병필

곽대원

정진영

남이준, 이현종, 한재권

나유권, 신병철, 양지원, 황인선

고 편 편

월간로봇은 국내 유일의 로봇전문지로서 로봇 , 사람, 문화, 교육 등 로봇 관련 종합 정보를 제공한다. 이제는 로봇이다. 로봇의 시대가 온다.

집 집

기 디

서승희

이종훈 변호사

우리 일상에 로봇이 자리매김하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특 허 자 문 위 원

류지언, 전승준

로봇과 인간이 함께 소통하고 교감하는 미래에는

로봇전략연구소 소장

정신량

인간과 로봇이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며, 춤추고, 사랑할 것이다.

수 석 연 구 원

사승환

로봇은 바로 문화인 것이다.

마 케 팅 본 부 장

이성수

조기호

2015년 12월호 통권 제 85호

2008년 11월 3일 등록 호

서울 라12097

(주)유캔맥스

서울시 서초구 방배4동 854-5 미래빌딩 201호

www.robon.co.kr

02-583-3482, 3483, 3486

02-583-3484

우인미디어 02-507-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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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월간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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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 7,000원 ISSN 2005-4394



CONTENTS

Focus On

06 월간로봇 2015

2015 Robots Rewind

발행인 권병필이 포착한, 로봇시대를

향한 소리없는 걸음!

Evolution designed by Human & Robot 로봇시대를 앞서 준비하는 로봇정보지

12

2015 vol.85

| December 2015

Robohemian Rhapsody

2015

12

Vol.85

,

Focus on 2015 Robots Rewind

Roboplaza 로보보드

들어가기

12 2015 Robots Rewind‌

아듀 2015년! 테이프를 되감아 되짚어

보는 올 한 해 로봇계

07 이달의 행사‌ 2015 Robots Rewind

제4회 국제로봇지능기술학술대회, 국제

로봇올림피아드대회 外

"릭, 나 부탁이 하나 있는데." "네, 뭔데요?" "로봇 잡지 표지 하나 그려줘." "네?" 그렇게 부탁 받아 월간로봇의 표지 작업을 한 지 어느새 6개월이 지났다. 본래 사람 얼굴을 가지고 하는 그림 작업이 유일했던 나에게 갑 자기 웬 로봇이라니…라는 것이 처음의 솔직 한 생각.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로봇에서 ‘사람’이 보이기 시작했다. 모든 창작물은 그 창작자의 모습을 닮는다. 그렇기에 로봇 또한 인간의 모습을 닮아 있는 것이리라. 어린 시절 만화로만 기억되던 로봇. 아주 먼 미래에만 있을 것 같았던 로봇이 아주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네 삶 가까이 와 있음을 느낀 다. 인간과 로봇. 그 사이에 분명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고 또 벌어지게 될 것이다. 좋게 든 나쁘게든. 개인적으로 나는 로봇이 인간의 또 다른 친구로 남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로봇이 인간을 닮아간다면, 그 역시 혼자 있 기를 싫어할 것이며 친구를 바랄 것이라고 믿 기에. 그때는? 로봇 친구들과 서로 어울려 축 배라도 들지 않을까? (웃음) Rick.K(릭킴 / 팝아티스트+프로젝트디자이너)

4 월간로봇

스포트라이트

14 2015년 로봇계 되돌아보기 ‌

과거는 미래를 비추는 거울.

2015년 로봇계 분야별 결산

국내외 간추린뉴스

08 지난달 하이라이트 ‌

구글 로봇 사업 숨 고르기, 교통 단속에

걸린 구글 무인자동차 外

플러스 원

22 2015 월간 로봇 Awards ‌

월간 로봇 Awards를 통해 살펴보는

2015년 로봇들의 활약상

시선너머

26 로봇산업 대도약의 한 해가 되길

한국 로봇산업의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2016년 대도약을 위해 필요한 것은?


Tech&Biz 로봇人덱스

Culture&Ethics 인문산책

30 젊은이여, 꿈을 크게 가져라‌

48 로봇이 크리스마스 선물되려면? ‌

‘마이크로 로봇 업계의 대부’ 박종오 전남

‌정원민 ㈜이산솔루션 대표와 스타워즈

대학교 로봇연구소(RRI) 소장을 만나다

정주용의 Robonomics

캐릭터 로봇완구 CF <BB-8>에 주목하다

엄윤설의 다시보기

36 로봇은 한국의 미래 산업‌

54 영원히 끝나지 않는 TV 시리즈

‌정주용 경영/투자 칼럼니스트가 전달하는

키네틱아티스트 엄윤설 작가의 시선으로

다시 보는 애니 <스타워즈: 클론전쟁>

전세계의 치열한 로봇 경쟁

현장스케치

40 응답하라 2015 로보월드

10주년을 맞이한 2015로보월드

현장 속으로

표윤석의 오픈로보틱스월드

44 로봇 세상을 바꿀 연결과 공유

DIY 태남매의 로봇하우스

70 ‘오싹한’ 유령 로봇 만들기 ‌<로봇박사테오> 그림책시리즈 작가

김호남과 자녀들의 창작로봇입문기(完)

로빛의 로봇레시피

76 ROBIT loves ROBOT

‘변신하는 오디오’ 플레이노이드 연재 종료

기념 광운대 로봇게임단 로빛 인터뷰

문화책갈피

56 로봇, 예능신고식이 반가운 이유

최근 방영 시작한 ‘하이테크 시골예능’

tvN <할매네 로봇>에서 찾아낸 ‘희망’

이상헌의 로봇기술철학

표윤석 일본 JSPS 연구원이 전하는

60 킬러로봇 개발보다 먼저.. ‌

로보틱스 분야의 숙제 ‘오픈 소스 문화’

‌책 <과학, 철학에게 말을 걸다>의 저자

이상헌의 킬러로봇에 대한 시선

아두이노야 학교에서 놀자

80 다재다능 멀티 초음파 현장스케치

64 “드론·자율주행차, 어서 오너라!”

로봇 세상을 준비하는 발걸음, IRC

<제4회 어린이 로봇윤리토론대회>

현장을 가다

Photo Essay

서울 선생님과 함께 배우는 아두이노

초음파센서 활용하기 최종회

오로카 컨퍼런스

84 자작로봇 함께 만들어요

아낌없이 노하우 전수한

제4회 오로카 컨퍼런스

Robo Cafe

68 로보월드, 휴보 그리고 동갑내기 아이들

88 풍성했던 2015년을 뒤로 하며

정진영 편집장이 12월호를 마감하며,

로보월드에서 동갑내기 로봇 휴보와 만난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 한 통!

한국 로봇의 미래들

5


Robohemian Rhapsody 월간로봇 2015 매년 이맘때면 다들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맞는 준비를 한다. 월간로봇과 로봇도 한해를 돌아보 니 깊이와 넓이에 있어서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로봇은 최첨단 분야인 만큼 수많은 이슈들이 쏟아져 나왔다. 로봇 자체인 무인자동차, 드론, 인공지능 등에서부터 로봇 활용인 재난대응로봇, 소셜로봇, 의료로봇, 웨어러블로봇, 섹스로봇. 그리고 살상용 무인기로 촉발된 로봇윤리까지. 이렇듯 많은 로봇주제들이 대중의 이목을 끌었던 해가 없었다. 그만큼 로봇이 우리 삶 속으로 본격적으 로 들어오고 있다는 뜻이다. 로봇시장이 열린다는 점에서 전 세계 로봇계가 로봇발전에 쏟아왔던 노력 들이 이제 막 싹을 틔우려 하는 듯하다. 월간로봇은 올해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크게는 잡지의 편집방향에서부터 작게는 잡지재질까지 월간로 봇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바꾸었다. 이런 노력에 많은 독자들이 지지해 준 것은 시대의 요구에 비교적 잘 따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변화에 참여해주신 분들과 그 과정을 지켜보며 소리 없이 응원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월간로봇은 깊 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더욱이 이번 12월호는 창간 8주년을 맞는다. 7년이란 짧지 않은 세월 동안 월 간로봇을 지켜준 모든 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올해 로봇계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던 건 소셜로봇이다. 소셜로봇의 부각은 인간이 소통을 로봇에 의존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월간로봇도 소통의 역할에 부족함 얼마인지, 그 부족 함을 어떻게 채울지, 나아가 앞으로 어떻게 참신한 소통을 만들어갈지 꼼꼼히 챙기겠다.

6 월간로봇

편집부


R oboplaza

Robo 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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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 December

제4회 국제로봇지능기술학술대회

2015 대한민국 로봇대상 및 로봇인의 밤

(The 4th International Conference on Robot Intellig

(2015 Korea Robot Awards)

ence Technology and Applications)

일 시 : 12월 10일

일 시 : 12월 14일 ~ 16일

장 소 : 양재동 엘타워

장 소 : 경기도 부천

내 용 : ‌ 국내 지능형 로봇산업의 발전에 기여한 로봇

내 용 : ‌ 로봇지능기술에 필요한 주변정보를 추론하는 지

인을 발굴하여 포상하고 한 해 로봇산업을 회고

능,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사회적 지능, 자율적으

한다.

로 수행하는 행동지능 등의 연구 내용을 발표하 고 토론하는 학술 대회. 기타 12월의 주요 로봇행사 국제로봇올림피아드대회

ROBIO 2015

(The 17th International Robot Olympiad 2015)

(International Conference on Robotics and Biomim

일 시 : 12월 15일 ~ 20일

etics)

장 소 : 부천체육관

12월 6일 ~ 9일 / 중국 주하이

내 용 : ‌ 기존의 수학, 물리, 화학 올림피아드 등과 함께 청소년들의 창의적인 과학기술 마인드 배양을 위한 대회로서, 로봇분야 H/W, S/W 기술을 다 루는 경진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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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oboplaza 구글 로봇 사업 숨 고르기

페퍼, 뭐가 문제니?

구글은 2013년부터 2014년까지 10여 개에 이르는 로봇 기업

잘 움직이던 페퍼가 멈췄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인간형 로봇

을 인수했다. 로봇을 미래의 성장 산업으로 보고 투자를 아끼지

페퍼의 동작이 멈추는 현상이 있다고 해당 업체는 밝혔다. 해

않았다. 또 2020년까지 일반 소비자를 위한 상용 로봇을 내놓

당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페퍼 시스템을 재구동하는 것으로

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구글이 자율주행

해결할 수 있다고 알렸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을 피할 수는 없

자동차 개발에 박차를 가해 세계적으로 자동차와 IT업계에 무

을 전망이다. 동작이 멈추는 현상에 대해서는 현재 소프트뱅

인 자동차 바람을 일으킨 것처럼 로봇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크 측에서 원인을 조사 중이며 일반 모델과 개발자 모델 모두

것으로 내다봤다.

에서 문제가 발생하고는 있지만, 내부 소프트웨어의 문제는

구글의 로봇 사업을 이끌어 온 중심에는 앤디 루빈(Andy

아닌 것으로 발표했다.

Rubin)이 있었다. 그러던 그는 2014년 10월 IT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자문 업체인 ‘플레이그라운드 글로벌(Playground Global)’을 설립하기 위해 돌연 퇴사를 결심한다. 앤디 루빈이

유니버설 로봇,

자리에서 물러난 뒤, 구글 로봇 사업의 위기설이 나돌고 있다.

국내 지사 설립 초읽기

앤디 루빈은 2005년 자신이 이끌던 기업인 안드로이드가 구글 에 인수되면서 구글 경영진에 합류한 인물이다. 그는 로봇 사업 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짧은 기간 동안 로봇 업체들을 쓸어담듯 인수했다. 구글이 로봇 사업에 탄력을 받은 것은 앤디 루빈 때 문이라는 의견이 팽배하다. 앤디 루빈은 2013년부터 구글 로봇 사업 부분을 책임지게 되었 다. 평소 로봇 사업에 관심이 많던 구글 CEO 래리 페이지가 베 테랑 엔지니어인 앤디 루빈에게 로봇 사업을 맡긴 것이다. 재직 동안 수많은 로봇 기업을 인수했다. 인수한 기업으로는 미국 하

유니버설 로봇이 국내 지사를 설립한다. 유니버설 로봇은 덴

이테크 로봇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영국 인공지능 스타트

마크 기업으로 산업용 협업 로봇을 제조하고 있다. 유니버설

업 ‘딥 마인드’가 있다.

로봇은 지금까지 반도체 제조 설비 기업인 ‘비전세미콘’을 통

구글 로봇 사업의 적합한 리더 부재에 따른 구성원들의 혼란과

해 협업 로봇을 공급해오고 있다. 10월 27일 있었던 기자 간

함께 인수한 기업의 분위기도 이전과 같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

담회에서 내년 중으로 유니버설 로봇의 한국 지사를 설립할

고 있다. 물론 구글의 로봇 사업은 계속 진행될 예정이며 로봇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CEO 엔리코 크로그 이베

개발 자체가 긴 호흡을 가지고 개발을 진행해야 하는 만큼 앞으

르센은 제품 개발과 관련한 로드맵을 가지고 있으며 제품 개

로 구글이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기다려 봐야 할 것이다.

발 전략에 대해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8 월간로봇


간추린 뉴스 국내·국외

군 전력 강화를 위한

무인자동차도

무인센서 개발 착수

예외는 아니야 적의 움직임을 감 시하기 위해 무인 지상감시센서 개발 이 시작됐다. 방위 사업청은 한화탈레 스와 무인지상감시 센서 개발 사업 계 약을 체결했다. 개

무인자동차라고 경찰의 단속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미국 캘

발되는 무인지상감

리포니아 마운틴뷰 근방에서 시험 주행 중인 구글의 자율주행

시센서는 적의 예

자동차가 경찰에게 주의를 받은 것이다. 시속 39km의 지나치

상 침투로와 병력 미 배치지역 등에 설치되어 적의 침투를 먼

게 느린 속도로 주행하는 바람에 교통 체증을 유발했다는 것

저 파악해 탐지 정보를 기록하게 된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10

이 이유였다. 구글 자율주행 자동차에는 엔지니어가 탑승하고

월 최종적으로 한화탈레스와 계약을 체결했으며 11월부터 본

있었으며 다행히 범칙금을 부과받지는 않았다. 경찰은 자율

격적인 연구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모든 개발 단계를 마치면

주행하는 자동차 뒤로 차가 줄지어 이동하는 모습이었고 최종

육군과 해병대에 투입될 예정이다.

적으로 법규 위반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준비했다

빛고을 광주에서

바이오-메탈 3D프린팅 종합지원센터

로봇이 빛나다

바 이 오-메 탈 3D

광주에서 로봇이 빛났다.

프린팅 종합지원센

‘2015 빛고을 로봇 박람

터가 설립된다. 차

회’가 11월 13일부터 15

세대 바이오-메탈

일까지 총 3일간 광주에

3D프린팅 산업 육

있는 김대중컨벤션센터에

성을 위해 미래창

서 개최되었다. 이번 박

조과학부가 진행한

람회는 광주광역시가 주

‘2015년 3D프린팅 지역특화 종합지원센터’ 사업을 통해 한국

최하고 광주테크노파크가

로봇융합연구원에 들어선다. 센터는 고가의 3D프린팅 장비와

주관했다. 미래 유망산업

사업화 지원 등 3D프린팅 산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인 로봇 분야의 창의력 넘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은 3D프린터 장비의 핵심기술들을 보유하

치는 인재 양성과 로봇 보

고 있어 관련 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데 순조로울 것이라는

급 확산을 위한 자리다.

전망이다.

다양한 지역기업과 대학이 참여했고 빛고을 로봇경진대회, 제 1회 빛고을 광주 드론 경진대회 등 참가자와 관람자가 함께 참여하는 미션과 종목을 개설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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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oboplaza 수학? 컴퓨터? NONO

요리보고 조리봐도

로봇 올림피아드! 호주 로봇 과 학자가 흥미로 운 실험을 진행 했다. 호주 뉴 사우스웨일즈 대 데이비드 실 버 라-타 윌 교 아직도 수학 올림피아드만 떠올리는가? 여기 로봇 올림피아드

수는 연구 결과

가 있다. 지난달 6일부터 8일까지 총 3일간 카타르 도하에서 전

일반인이 사람

세계 57개국, 403개 팀이 출전한 ‘2015 월드 로봇 올림피아드’

과 안드로이드를 구분하는데 평균 5초의 시간이 걸렸고

가 개최되었다. 2004년부터 시작된 월드 로봇 올림피아드는 세

참가자의 50%는 사람과 안드로이드를 구별하지 못했다

계적인 로봇 경기대회로 자리매김했다. 국내대회에서 우수한

고 전했다. 그리고 참가자들이 인간과 닮아있는 로봇인

성적을 거둔 20개 팀을 선발하여 세계대회에 참가해 총 4팀이

안드로이드에 대해서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수상의 영예를 거머쥐었다. 2016 월드 로봇 올림피아드는 인도

해당 연구는 안드로이드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을 확

델리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인하고 인간에게 어떤 도움이 될지에 대해 파악하기 위 해 이루어졌다.

대구시와 손잡은

울산시,

‘쿠카’

그린카기술센터 완공 앞둬 대구시와 독 일의 로봇 전 문 업체 쿠카 가 손 잡 았 다. 10월 22일 로 봇산업 발전 을 위한 투자 협력 양해각서

울산시는 11월 말 그린카기술센터 완공을 앞두고 있다. 그린

카기술센터는 친환경 자동차의 핵심부품을 개발하는 기술개

로 교환했다. 대구시와 쿠카는 로봇 분야에서 협력하고 대구

발의 거점 역할을 할 것이다. 울산의 미래 자동차 개발 산업에

에 생산 시설을 설립하는데 뜻을 함께 했다. 쿠카가 대구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린카기술센터는

로봇 관련 시설을 설립하면 그에 대해 재정 및 행정적인 지원

장비구축과 시험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쯤 문을 연다. 개소 후

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쿠카의 부사장 프랭크 페트롤리

에는 기업과 대학 등이 입주해 미래 자동차를 함께 연구·개

는 대구에는 많은 강소기업이 있고 기업들과 다양한 협력체계

발하게 된다. 울산시는 후속 사업으로 ‘그린 자동차 부품 실용

를 구축할 수 있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화 및 실증지원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MOU)를

10 월간로봇


간추린 뉴스 국내·국외

한국기술교육대 학부생

결혼식 들러리 한 번만 서주라

교육로봇 대상 수상 한국기술교육 대학교 전기전 자통신공학부 4학년 김종인, 심진용 학생은 지난 6일 숙명 여대에서 열린 ‘2015년 창의적

결혼식에서 낯선 얼굴이 눈에 띈다. 로봇이 나타난 것이다. 중

교 육·훈 련 장

국 화베이 지구에 있는 중앙 직할시인 톈진의 한 결혼식에 로

비 및 매체개발

봇이 나타나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로봇의 이름은 하

경연대회’에서 대상인 고용노동부장관상을 수상하고 상금으로

오웨(昊越). 말끔하게 드레스까지 입은 로봇은 이날 신부 들러

총 100만 원을 받았다. 학생들이 제작한 작품은 ‘아두이노 교육

리를 위해 준비된 것이다. 원래 레스토랑 서빙용으로 개발한

용 로봇 플랫폼’으로 직업능력개발 훈련기관 및 특성화고·마이

로봇을 신부 들러리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개조했으며 신부에게

스터고 등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로봇이며 마이크로

결혼반지를 전해주고 축하 음성 메시지를 들려주었다고 현지

프로세서 교육용 로봇으로 활용할 수 있다.

언론은 전했다.

황해경제청,

현대중공업,

로봇 기업 적극 투자유치

로봇사업부 신설

황해경제자유구역청이 기계·로봇 기업 투자 유치에 박차를

현대중공업이 로봇사업부를 신설했다. 엔진기계사업본부에서

가하고 있다. 지난 ‘2015 한국기계전’에 참가해 관련 기업들을

로봇·자동화 부문을 떼어내 별도의 사업부를 신설했다. 관계

상대로 투자 유치의 기회를 얻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자는 대규모 사업부가 본부 단위로 분리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

진태헌 황해경제자유구역청장은 ‘전시회 참가를 통해 변화된

다. 1996년부터 시작한 로봇·자동화 부문은 각종 산업용, 의

제조 현장을 살피고 투자 유치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

료용 로봇을 만들어 국내와 해외로 판매하고 있다. 로봇사업부

혔다. 황해경제자유구역은 환황해권의 중앙에 있는 평택항을

의 신설로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중심으로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2개 지구(포승, 현덕)로 구성

에는 첨단 의료용 로봇의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해외 진출

되어 최첨단 산업 중심지로 개발되고 있다.

도 검토하고 있다.

11


F  ocus on

2015 Robots Rewind 글_신병철 기자(byongchol@roboticus.kr)

아듀(adieu) 2015! 수많은 다짐과 소망을 안고 찾아왔던 청양(靑洋)이 이제는 뉘엿 뉘엿 지는 해를 따라 걷고 있다. 어느새 맞이한 올해의 마지막 달. 첫눈을 기다리며 캐럴이 들려올 때쯤이면, 으레 ‘다사다난(多事 多難)했던 한 해’라는 말이 떠오른다. 로봇계 역시 국내외, 분야를 막론하고 많은 뉴스가 2015년을 장 식했다. 2015년을 되짚어보면, 그 어느 때보다 로봇이 우리 곁으로 가까 이 다가온 듯하다. 이미 깊숙이 우리 일상에까지 들어온, 혹은 이제 곧 다가올 로봇 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는 각각의 분야를 떠나 로봇계 전 체를 관통하는 올해의 공통된 화두였다. 이제 엔딩만을 남겨둔 2015년 로봇계의 테이프를 다시 되감아 살펴보자.

12 월간로봇


들어가기

2015 Robots Rewind

13


F  ocus on

2015년 로봇계 되돌아보기 정리_신병철 기자(byongchol@roboticus.kr)

공원 등지에서 윙윙 소리를 내며 나는 드론을 보고도 이제 더는 그 정체를 궁금해하지 않게 됐고, 100년이 넘는 자동차의 역사는 자율 주행자동차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사람과 함께 일하는 협업로봇 은 공장에 새바람을 몰고 왔으며, 페퍼와 그 뒤를 이어 등장한 수많은 개인용 서비스로봇들로 인해 서비스로봇 시장의 가능성이 재조명받았 다. 카이스트의 휴보는 DRC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올려 미국, 일본에 비해 한국 로봇기술은 뒤떨어져 있다는 인식을 바꿔놨다. 마지막 달을 맞이해 로봇 분야별로 올 한해 이슈들을 되짚었다. 월간 로봇이 올 한해 매월 주요 테마로 다뤘던 내용이다. 欲知未來 先察已 然(욕지미래 선찰이연). 미래를 알려거든 지난 과거를 살펴보라. 명심 보감 성심편에 나오는 명언이다. 과거는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다.

14 월간로봇


스포트라이트

운행을 위한 초석을 다진 한 해 자율주행자동차 글_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

들어와 더욱 가속화된 모습이다. 국내에서도 선진국 대비 뒤진 자율주행 기술을 원천 개발하고 관련법을 속속들 이 준비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3개 관련 부처가 모여 ‘자율주행차 상용 화 지원방안’을 마련하여 관련 기술개발 은 물론 운용상의 각종 규제를 풀 수 있 는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내 년 2월부터는 고속도로 1개 구간, 국도 5개 구간을 지정해 실제 도로에서 자율 약 140년이 넘는 자동차의 역사가 바뀌

큼 핵심역량을 키우고 있으나 아직은 미

주행차를 운행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될

고 있다. 단순 이동수단이었던 자동차를

완성이다. 물론, 일부에서는 이미 각종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외 선진국에 뒤

이제는 ‘움직이는 생활공간’ , ‘움직이는

시험을 통해 완전한 모습을 갖춘 기업도

진 각종 원천기술 개발은 향후 주요 먹

로봇’ 심지어 ‘사물인터넷의 한 종류’로

있고, 무사고 시험주행으로 역량을 강화

거리를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가장 중요

간주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그 중

하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예전과는 달

한 요소라 할 수 있다.

심에 자율주행자동차(이하 자율주행차)

리 변화의 폭이 크고 완성도가 크게 달

자율주행차는 바로 일반 도로에서 상용

가 있다. 구글이나 애플뿐만 아니라 삼

라지고 있다. 더욱이 자율주행차만의 문

화되기 전에 고령자를 위한 실버타운 내

성전자나 LG전자 등 국내외의 내로라

제가 아닌, 주변 인프라와 관련 규정도

저속운행이나 관광지역에서 일부 운영

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모이고 있다. 향

급격하게 바뀌면서 시장 활성화를 위한

되면서 역량을 키울 것으로 판단된다.

후의 먹거리는 미래의 자동차인 만큼 자

움직임도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

미래 먹거리의 집약체인 자율주행차 관

동차의 개념이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는

의 움직임 중 자율주행차에 대한 운행

련 기술과 관련 법규에 대한 전향적인

방증이다.

규정 구축과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사고

노력으로 세계적인 대열에 들어선 국내

자율주행차는 아직은 장단점이 교차하

에 대비한 책임소재 및 관련 보험 등 각

자동차 산업에 새로운 먹거리로 가미되

는 양날의 칼날과도 같다. 자율주행을

종 규정도 발 빠르게 준비되고 있는 형

기를 바란다. 또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위한 각종 센서와 카메라, 컨트롤러는

국이다.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들이 모

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하기를 바란

물론이고 이를 제어하는 알고리즘에 이

두 나서서 자사의 자율주행차를 시험하

다. 자동차의 개념이 바뀌고 있는 가장

르기까지 통합적인 조건이 요구되는 만

고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도 올해

중요한 시기이다.

15


F  ocus on

우승 이후에도 후속지원 이어져야 재난로봇 글_송현종 (주)로보티즈 R&D 연구원

2015년 로봇계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

부터 일본 JVRC처럼 실질적인 개발을

를 꼽으라면 누구라도 다르파 로보틱

할 수 있는 연구소나 대학원 연구실 중

스챌린지(이하 DRC)를 첫손에 꼽을 것

심의 전문가 대회까지 많은 분야에서

이 다. NASA, CMU, 동 경 대, AIST,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할 수 있는 대회

ihmc 등 세계 로봇 분야에서 내로라하

를 통해 DRC 우승의 쾌거를 앞으로도

는 최고의 팀들이 한자리에 모인 대회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였다. 1등 팀에게 주어지는 상금이 200

DRC는 끝이 났지만, 지금까지 각자의

만 달러(한화 약 22억 원)에 달할 정도

자리에서 열심히 개발에 매진해온 한

로 인류사상 최대의 로봇 관련 이벤트

국의 많은 로봇공학자들이 카이스트의

라 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도 뒤질세라

DRC 우승을 발판삼아 앞으로 재난로

카이스트, 서울대학교, (주)로보티즈가

봇 분야에서 세계적 리더가 되어있는

참가하여 세계 정상의 로봇팀들과 경쟁

대한민국의 모습을 꿈꿔본다.

했다. 이 ‘로봇 올림픽’에서 카이스트가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올리며 세계적 인 팀들과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했다. 또한, 대회에 출전한 25개 팀 가운데 7 개 팀이 (주)로보티즈의 제품과 로봇을 사용했다. 이로써 그동안 미국, 일본에 비해 한국의 로봇기술은 뒤떨어져 있다 는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된 대회였다. 하지만 카이스트가 DRC에서 우승했 고, 세계 최고의 팀들이 (주)로보티즈의 제품을 사용했다고 해서 우리나라가 미 국, 일본과 같은 로봇 선진국들을 앞질 렀다거나 기술 수준이 비슷해졌다고 단 정 짓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로봇 자체 는 우리나라에서 만들었지만 센서, 감 16 월간로봇

속기, 모터제어기 등의 하드웨어나 알 고리즘 등은 일본, 미국, 유럽의 것을 사용했다. 앞으로 정부나 대기업 차원 에서 센서나 감속기와 같이 기반이 되 는 기초기술을 포함한 후속지원이 이어 져야 한다. 지속적인 투자 및 협약을 끌어내기 위 해서는 꾸준한 재난로봇경진대회를 갖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비록 DRC 처럼 세계적인 규모의 대회가 아니어 도 좋다. ‘2015 로보월드’에서 열렸던 MiniDRC와 같이 고등학교, 대학교 학 생 중심의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대회


스포트라이트

화두는 협업로봇의 약진 제조업용 로봇 글_송재복 고려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

제조업용 로봇 분야의 올해 화두는 협업

인식 및 지능이 기대만큼 기술적으로 성

의 급격한 상승, 고령인구 증가와 노동

로봇의 약진이다. 협업로봇은 유니버셜

숙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업자

력 감소 문제 등으로 기존의 작업 현장

로봇의 UR 시리즈, KUKA의 LBR iiwa

의 인식 및 지능과 로봇의 작업 능력이

을 로봇 기반의 자동화로 대체하려는 수

시리즈 및 리씽크 로보틱스의 Baxter

한 작업공간에서 협업 될 수 있다면, 기

요가 커지고 있다.

출시 이후 최근 몇 년 사이 시장이 형

존의 로봇으로는 해결하지 못하던 새로

국내에서도 이전까지 현대중공업에서만

성되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는 유니버

운 자동화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 이에

생산하던 수직 다관절형 제조용 로봇 시

셜 로봇이 테러다인에 인수되고, 곰텍이

따라 앞으로 기존의 제조업용 로봇 시장

장에 몇몇 중견ㆍ중소기업이 시제품 개

ABB에 인수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경쟁

의 점진적인 확대와 협업로봇 시장의 급

발 등으로 시장에 진입하려고 노력하고

이 치열하다.

격한 확대가 병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있다. 최근에는 협업로봇 시장으로의 진

협업로봇의 등장이 전통적인 제조업용

2013년부터 세계 제조업용 로봇 시장에

출을 준비하는 기업도 눈에 띈다. 그러

로봇의 감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제조

서 1위로 올라선 중국은 올해에도 가장

나 현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는 관

업용 로봇 시장은 인건비 상승 및 인력

큰 시장 규모를 보여, 앞으로도 세계 최

심을 보이는 기관이 거의 없는 등 기술

난 등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로봇 기

대의 로봇 소비국의 지위를 계속 유지

개발 체계가 미흡한 형편이다. 국내에서

반의 자동화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하

할 전망이다. 특히, 중국은 근로자 1만

는 고려대학교가 협업로봇 및 중력보상

면서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다. 고도의

명당 제조용 로봇 보유 대수가 일본, 독

로봇 등을 개발해 국내 기업에 기술이전

인식과 지능 및 힘 제어 성능이 필요한

일 및 한국에 비해 매우 작아 앞으로 압

을 모색하고 있다.

조립 등의 공정에는 아직 로봇 기반의

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제조업용 로봇

한국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제조업

자동화가 미미한 형편인데, 이는 로봇의

시장으로 발전할 것이다. 중국도 인건비

용 로봇 판매 규모를 가지고 있지만, 세 계 10대 제조업용 로봇기업 명단에 단 하나의 기업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실 정이다.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 한 협업로봇은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아 국내 기업의 적극적인 진출이 요구 된다. 이러한 추세를 고려해 기존의 제 조업용 로봇 및 협업로봇에 대한 정부와 로봇업계의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투자 와 노력이 절실하다.

17


F  ocus on

첫 걸음 뗀 한국 드론, 체계적 대책 필요 드론 글_설동성 한국드론산업협회 부회장

올해 한국의 드론은 뜨겁게 달아올랐

장성이 확실하지 않다고 판단해 선뜻

환도 필요하다. 당장 수익성을 쫓기보

다. 드론 저변인구는 계속 늘어나고 언

나서지 않는 모습이다. 중소기업체 몇

다는 드론의 잠재성을 평가해서 먼 안

론에서도 연일 관련 기사가 쏟아진다.

군데만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실정이다.

목으로 드론산업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

지방자치단체들도 드론 육성 청사진을

이들만으로 한국 드론산업을 일으키기

야 한다. 정부도 드론산업에 대한 기업

제시하면서 경쟁적으로 드론 관련 행사

는 어려워 보인다.

의 진출이 쉬워질 수 있도록 현실성 있

를 개최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여기

는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가

까지인 듯하다. 외형적으로는 봐줄 만

드론 시범사업지역과 사업자를 선정하

하지만, 내실을 거론할 정도는 아니라

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고 하니,

는 얘기다. 드론 열풍이 드론산업 활성

여기에 기대를 걸어본다. 단지, 시범사

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지역에서 수도권이 제외돼 아쉬움이

정부는 드론을 미래의 신성장동력산업

남는다.

으로 지정하면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겠

미국은 올해 안에 상업용 드론 운영 기

다고 한다. 그러나 실상은 관련 업무를

준안을 마련키로 했다. 미국에서 드론

다루는 정부 부처 간에 엇박자가 나타

택배가 현실화될 날도 멀지 않아 보인

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미래창조

무엇보다 드론 열풍을 한데 모아 드론

다. 중국의 드론생산 규모는 세계 선두

과학부는 드론산업 활성화와 기술개발

산업 활성화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권이다. 이처럼 드론 선진국들이 하늘

지원을 거론하는 반면, 국토교통부는

관련 부처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드론

높이 드론을 띄우려 하는 이때, IT 강국

여전히 규제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업무의 창구를 단일화해 정부 정책의

이라고 하는 한국이 걸음마 단계에 머

에 대통령주재 관련부처장관회의에서

효율성을 살려야 한다. 규제의 경우, 안

물러서는 안 된다. 어린이부터 어른에

까지 드론산업 육성방안이 마련됐지만,

보와 인간생명 존중, 사생활 보호분야

이르기까지 드론 인구가 점차 늘어나

일선 부처에서 실효성 있는 후속 대책

등은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 사람을 위

고 있다는 점은 한국 드론산업의 커다

들이 나올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규제 탓

한다는 문명이기(文明利器)인 드론이

란 잠재적 자산이다. 올해 한국 드론은

에 서울에서는 드론을 날릴 수 있는 지

사람을 해치는 흉기(凶器)로 돌변해서

조심스럽게 첫발을 내디뎠다. 이를 토

역이 거의 없다. 물론 안보상황을 고려

는 안 되기 때문이다. 산업, 레저, 공공

대로 내년을 사실상의 드론 개발 원년

하면 수긍이 간다. 하지만 획일적인 규

영역에서의 규제는 현실에 맞게 완화하

으로 삼아 시간이 걸리더라도 드론산업

제만으로는 드론의 미래는 암담할 뿐이

는 것이 옳을 것이다. 업계, 특히 드론

백년대계의 기틀을 제대로, 체계적으로

다. 업계, 특히 대기업은 드론산업의 시

을 바라보는 대기업의 전향적 인식 전

세워야 한다.

18 월간로봇


스포트라이트

적극적인 실천운동이 된 로봇윤리 문제 로봇윤리 글_이중원 서울시립대학교 철학과 교수

2015년은 로봇윤리가 본격적으로 사람

들이 있었다. 로봇인형을 대상으로 하는

앞으로 셰프로봇, 간호로봇, 교육로봇,

들에게 큰 관심을 끈 해라고 해도 과언이

만큼 인간 상호관계의 부재에 따른 감정

가사로봇 등이 개발된다면 이 문제는 더

아닐 정도로 이에 관한 많은 활동이 있

상실, 여성과 어린이에 대한 사물화 및

욱 심각해질 것이다.

었다. 흔히 로봇윤리란 로봇을 연구·제

상품화 인식의 확대와 그에 따른 인간

2015년은 그 어느 해보다도 로봇으로

조·사용하는 사람이 지켜야 할 윤리를

관계 손상, 성 착취 및 성폭력 분위기의

인한 사회적·문화적·윤리적 쟁점에

가리킨다. 만약 지능을 갖고 인간처럼

확산 우려 등이 윤리적인 쟁점으로 대두

대한 논의가 뜨거웠다. 특이한 점은 이

행동하는 인공지능형 휴머노이드 로봇

됐다.

런 로봇윤리의 문제가 다른 기술 분야와

이 등장한다면, 로봇윤리는 아마도 로봇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로 로봇이 생산직

달리 이를 연구하는 로봇 개발자나 과학

이 지켜야 할 윤리로까지 확장될지도 모

에 이어 사무직과 서비스직에서 인간의

자들에 의해 적극적으로 제기되고 있고,

르지만 아직은 인간윤리인 셈이다. 올해

일자리를 대신하는 상황도 우려할 문제

단순히 학술적 관심에 머무르지 않고 적

화두가 됐던 로봇윤리는 윤리적으로 심

로 대두됐다. 산업형 로봇에 의한 노동

극적인 실천운동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각한 문제들을 일으킬 수 있는 로봇들의

시장의 침체에 이어, 최근에는 인공지

는 점이다. 이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인

사용과 주로 관련돼 있다. 현재 사용 중

능형 소프트웨어인 애플의 ‘시리’때문에

데, 그만큼 로봇윤리의 문제가 인류의

인 군사용 킬러로봇, 섹스로봇, 일부 인

영국에서만 지난 12년간 16만 명의 비

생존과 깊은 관계가 있음을 반증한다고

공지능형 서비스로봇이 대표적인 예다.

서들이 실직하는 상황으로 확대되었다.

볼 수 있다.

윤리적으로 가장 심각하게 문제가 됐던 것은 역시 군사용 킬러로봇이다. 킬러로 봇은 이미 실전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또 향후에는 정확한 판단과 신속한 공격 등을 이유로 자율적으로 판단하는 인공 지능형 킬러로봇이 등장할 가능성이 매 우 크다. 그런 까닭에 민간인 살상, 새 로운 군비경쟁, 자율성을 지닌 인공지능 형 킬러로봇의 개발, 그리고 이를 규제 할 국제협약(법) 마련 등이 주요한 윤리 적 쟁점이 됐다. 섹스로봇의 경우에도 많은 반대 캠페인

19


F  ocus on

인공지능 전쟁의 시작 인공지능 글_장병탁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

인재채용 경쟁에서도 알 수 있다. 구글,

점은 머신러닝이 오픈소스화되어 클라

페이스북, 애플 등은 인공지능 연구소

우드서비스로 제공되기 시작했다는 것

를 신설하거나 딥러닝 스타트업들을 인

이다. 이를 이용하면 일반인들도 새로

수하는 등 인재채용에 열을 올렸다. 구

운 서비스와 제품 개발에 머신러닝 툴

글이 로봇회사 8개를 인수한 데 이어 로

을 마치 지금까지의 프로그래밍 언어처

봇과 자율주행에 관련된 인공지능 기술

럼 보편적인 툴로 사용할 수 있다.

에 투자한 것도 큰 특징 중 하나다. 이

국내에서도 인공지능에 대한 산업계의

밖에 도요타는 인공지능 연구에 수조

관심이 대단했다. 네이버는 딥러닝 기

원 단위의 투자를 결정했고, 화낙은 머

술에 대한 산업적인 활용 워크숍을 개

그 어느 때보다도 인공지능이 세간의

신러닝 회사 프리퍼드 네트웍스와 파트

최했고 SK, 삼성, LG, 현대자동차 등

화제가 된 한 해였다. 일주일이 멀다 하

너십을 맺고 딥러닝 기술에 투자했다.

에서도 전문가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

고 실리콘밸리에서 딥러닝 회사 창업

러한 산업적 수요에 부응하여 인지과

및 인수 소식이 들려왔다. 국내에서도

학, 인공지능, 로보틱스 간의 융합기술

다양한 행사가 열려 뜨거운 열기를 느

을 논의하기 위해서 한국정보과학회에

낄 수 있었다. 학계에서도 신기록이 경

서는 올해 처음으로 지각행동인지시스

신됐다. 인공지능국제학회와 머신러닝

템 국제심포지엄 PACS-2015를 시작

학회는 제출논문 수가 2000편을 넘는

했다. 일반인과 정부에서도 인공지능에

등 논문제출 수와 참가자 수에서 신기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났다. 미래창조

록을 경신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보

인간 수준의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들도

과학부에서는 사회영향평가 기술의 하

과학회의 인공지능 분야 논문 수가 크

등장했다. 특히, 로봇 저널리즘이 큰 반

나로 인공지능 기술을 선정했으며, 인

게 늘고 있다.

향을 불러일으켰다. AP통신과 야후 등

공지능의 발전 및 활용 전망과 미래 사

올해는 글로벌 IT 기업들 간에 인공지

에서는 로봇이 기사를 자동으로 작성했

회에서의 기술영향을 평가하는 위원회

능 전쟁이 시작된 원년으로 볼 수 있다.

다. 국내 연구진은 뽀로로 비디오를 학

를 구성하고 시민토론 등을 개최했다.

애플 시리, 구글 나우, 마이크로소프트

습하여 자동으로 새로운 만화영화를 만

또한, 최근에는 인공지능 및 관련 기술

코타나에 이어 페이스북이 M이라는 스

들어주는 상상력 기계를 개발해 국제인

에 대한 국가연구개발계획을 수립하기

마트 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시작했다.

공지능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인공지

위해서 지능정보기술 전략 자문위원회

인공지능 전쟁의 징조는 실리콘밸리의

능 소프트웨어 산업 관점에서 주목할

를 구성하기도 했다.

20 월간로봇


스포트라이트

소셜로봇의 원년, 기대보단 이해가 필요 서비스로봇 글_이동욱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인간지원로봇연구단 단장

서비스로봇은 올해 페퍼의 출시와 지보

앞당겼으나 아직은 단위 요소기술일 뿐,

중심이었다면, 페퍼는 로봇이 습득한 지

의 출시 예정 소식에 새로운 도약의 기대

이것을 연결하고 활용할 수 있는 지능 및

식을 클라우드 상에서 공유하고, 사용자

감을 높인 한 해였다. 그동안 서비스 로

서비스(콘텐츠)는 더욱 발전되어야 우리

가 서비스를 개발해 유통할 수 있는 구조

봇이 지속적인 반응을 얻지 못하면서 침

에게 쓸모 있는 일을 할 수 있다.

다. 아이폰이 그랬던 것처럼 페퍼 또한

체기를 걷고 있던 와중에 이 둘의 등장은

페퍼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와 앱스토

재미있고 유익한 콘텐츠가 꾸준히 개발

분위기를 전환하는 중요한 계기를 만들

어를 운영하고 있다. 기존의 서비스로봇

되어야 그 가치를 높여나갈 수 있다. 처

어 주었다. 이 로봇들은 인간과의 감성

은 제조사 중심의 일방적 콘텐츠 제공이

음에는 개별 개발자(연구자) 수준에서 콘

적인 소통을 키워드로 내세워 소셜로봇

텐츠를 개발하다가 수익구조의 선순환

이라고 불리고 있으며, 가격을 크게 낮

고리가 연결되는 순간 대형 콘텐츠 업체

추어 시장성을 확보했다. 이와 같은 로

가 소셜로봇 분야로 뛰어들 것으로 예상

봇이 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두 기업이

된다.

이 분야의 꾸준한 연구개발을 지속해 왔

올해 소셜로봇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과

다는 점과 대중적으로 팔릴 수 있다는 자

이해를 이끌어낸 것은 이 분야의 지속적

신감에서 대량생산을 통한 가격 낮추기

인 투자에 대한 밑거름이 된 중요한 사건

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반면, 다른 기업

이었음에는 틀림이 없다. 지난 10월 26

들은 가격을 낮추는 문제에 대한 숙제를

일 대구에서 ‘소셜로봇 비즈니스 기회와

떠안게 되었다.

향후 전망’이라는 주제로 국제로봇전문

소셜로봇의 등장은 서비스로봇에 있어

가포럼이 개최되었다. 이 포럼에서는 국

사회성이라는 소셜 기능에 대한 필요성

내외 전문가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에서

과 이해력을 증대시켰다. 하지만 진정한

도 소셜로봇 사업화에 대한 계획을 발표

소셜로봇의 기능은 지속적으로 사람의

하여 국내에서도 소셜로봇 경쟁에 들어

행동을 이해하고 예측하며, 공감할 수

갔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은 섣

있는 능력에서부터 비롯된다. 아직 현

부른 환상과 기대보다는 소셜 상호작용

재의 기술은 기초적인 감정 인식과 표현

기술이 왜 중요한지를 이해하고, 꾸준한

수준이며, 프로그램된 제한된 감정 교

연구개발과 투자뿐만 아니라 기술이 성

감 서비스를 할 수 있는 단계이다. 감정

숙할 수 있도록 조금은 기다려 주는 자세

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기술은 상용화를

가 필요한 시점이다.

21


2015 ROBOT AWARDS

글_신병철 기자(byongchol@roboticus.kr)

22 월간로봇

12월이 되면 참 많은 시상식이 열린다. 연예대 상, 가요대상, 연기대상 등 각 분야에서 한 해 동 안 활약한 스타들에게 다양한 상을 시상한다. 로봇 계에도 시상식이 있다. 국내에서는 연말이면 한국로봇 산업협회의 주관으로 대한민국 로봇대상이 열린다. 시 상식은 수상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누가 무슨 일을 했는 지 돌아보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올 한 해 많은 로봇이 개발 됐고 곳곳에서 활약했다. 공학적 완성도가 높아 개발 자체만으로 도 의미가 있는 로봇이 있고, 친근함을 무기로 사람 곁에서 활약한 로봇도 있었다. 그래서 올 한 해 동안 활약한 로봇들을 위해 시상식을 마련했다. ‘월간 로봇 Awards’만의 특색있는 시상분야를 통해 로봇들의 2015년 활약상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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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a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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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월간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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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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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고퀄(쓸데없이 고퀄리티)상 이것이 웨어러블로봇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일본에서 개발 된 달리면서도 토마토를 먹을 수 있는 로봇이다. 식품회사에 서 토마토에 들어있는 영양소를 홍보하기 위해 만든 이 로봇 의 이름은 토마탄(Tomatan). 얼굴까지 토마토의 모습을 한 토마탄을 목말을 태우고 달리면서 다리의 버튼을 누르면 양팔 로 토마토를 잡고 먹기 좋게 입에 가져다준다. 어찌 됐든 몸 에 착용하는 로봇이니 웨어러블 로봇이기는 하다. 하지만 로 봇의 무게가 8kg이라는 점이 함정. 주머니를 허리춤에 차고 직접 먹으면 될 것을 쓸데없이(?) 로봇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토마탄 동영상이 인터넷에 퍼져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으면서 홍보 효과는 톡톡히 봤다. 본래의 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쓸 데없는 데 재능을 낭비한 것 같지만 잊지 말자. 다소 엉뚱해 보이기는 해도 기발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세상을 변화시킨 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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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 13호상 영화화되기도 했던 아폴로 13호의 스토리는 익히 많이 알려져 있다. 미지 의 세계로 여정을 떠났던 아폴로 13호는 고장으로 인해 끝내 달에 착륙하 지 못했다. 용감하게도 미국 횡단에 나선 로봇이 있다. 히치봇이라는 이 로 봇은 콜럼버스나 대서양을 횡단한 린드버그처럼 일종의 모험가 로봇이지만, 스스로 움직이지 못한다. 대신 대로변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히치하 이킹을 시도한다. 주변을 지나가는 차가 히치봇을 차에 태우고 움직여야 한 다. 이런 방식으로 히치봇은 9000km가 넘는 캐나다 횡단에 성공하기도 했 다. 히치봇은 캐나다 횡단에 힘입어 미국 횡단에도 나섰지만, 결국 2주 만에 여정은 실패로 끝났다. 감시카메라에 찍힌 영상에 따르면, 히치봇은 한 청년 에게 공격당해 망가져 버렸다. 사실 히치봇의 여정은 인간이 로봇을 얼마나 신뢰하고 소통하는지 알아보기 위한 실험이다. 비록 이번 횡단에는 실패했 지만, 우리가 로봇과 더 가까워진다면 세계 일주도 성공하는 날이 오지 않을 까? “제 여행은 여기서 끝나지만, 인간에 대한 사랑은 영원할 겁니다.” 히치 봇이 미국 횡단에 실패한 뒤 트위터에 올린 소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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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겹치기 출연상 ned by Hum esig an nd

방송가에서 겹치기 출연을 하지 않는 것은 일종의 불문율이다. 혹시라도 같 은 시간대의 프로그램에 동시 출연한다면 곧바로 연예란에 논란 기사가 나 올 정도다. 겹치기 출연이 아니더라도 지나치게 빈번한 출연에 “TV를 틀기 만 하면 나오니 지겹다.”라는 반응이 오기도 한다. 올해 가장 많이 이름이 거론된 로봇이 뭘까? 아마도 페퍼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페퍼만큼 바쁜 로봇도 없었다. 출시 이후 소프트뱅크 대리점은 물론이고 커피숍, 은행, 가 라오케, 결혼식장, 자동차판매점, 공항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페퍼의 모습 이 보였다. 결혼식에서 사회를 보는가 하면, TV프로그램의 MC도 맡았다. 장소를 가리지 않는 활약 덕분에 페퍼의 생산을 맡은 폭스콘에서는 생산인 력을 늘리기까지 했다. 여기에 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되고 영어와 중국어 등 외국어 구사도 가능해진다면 수요는 더 증가할 전망이다. 페퍼의 성공으로 일본에서는 서비스로봇의 보급이 활기를 띠고 있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로 서비스로봇 분야가 재조명받으며 정부의 투자 역시 늘어났다. 페퍼의 ‘겹치기 출연’이 지겹지 않고, 반가운 이유다.

아갔다. 필레의 목적지는 달도 행성도 위성도 아닌 총알보다 빠르게 태양 주위를 도는 혜성이었다. 긴 여정과 우여곡절 끝에 필레는 탐사선 최초로 혜성 착륙에 성공했다. 착륙 시도과정에서 몸체를 고정할 작살이 발사되 지 않아 두 번이나 튕겨 나갔다. 가까스로 자리 잡은 곳은 절벽 옆 그늘진 곳. 태양광 패널로 배터리를 충전해야 하는 탐사로봇에게는 치명적인 착 륙장소였다. 결국, 필레는 햇빛이 부족해 착륙 60시간 후 모든 동작을 멈 추고 대기모드에 들어갔다. 기약 없는 긴 겨울잠에 빠졌던 필레는 7개월이 지나서야 깨어났다. 혜성이 태양에 가까워짐에 따라 배터리가 충전됐기 때문이다. 기적적으로 깨어난 필레는 앞으로 혜성 표면의 바위를 뚫고 시 료를 채취해 성분을 분석할 예정이다. 인류사상 처음으로 달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은 첫 발자국을 남기면서 “이것은 인류에게는 큰 도약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필레의 여정 역시 인간을 대신해 불굴의 탐험가로 활약해온 탐사로봇에게 있어 닐 암스트롱이 남긴 말처럼 큰 도약이 되었다.

24 월간로봇

2015 ROBOT AWA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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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탐사로봇 필레가 태양계와 생명의 기원을 밝히기 위해 우주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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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암스트롱상


플러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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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ROBOT AWA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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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다 미쳐상 게임 마니아인 독자라면, 연기(延期)에 따른 기다림이 어떤 심정인지 잘 느껴질 것이다. 정기점검의 연장이나 기다리던 신작의 발매 연기. 비록 게임이 아니더라도 기다리던 택배가 늦어진다면? 기다림만큼이나 애가 타는 일이 없다. 페퍼 못지않게 등장에 많은 기대를 받은 로봇이 있다. 바로 소셜로봇 지보다. 시리처럼 사람과 대화하고 탑재된 카메라를 통 해 사진 촬영이나 화상채팅도 가능해 가정에서 사진사, 이야기꾼, 친구 역할을 하게 될 지보의 가격은 약 50만 원. 기능과 외형만큼이나 착한 가격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서는 1주일이 채 안 돼 100만 달러를 유치하는 대박을 치기도 했다. 그런 지보의 출시 는 애초 올해로 예정되어 있었다. 페퍼의 성공적인 데뷔에 이어 많은 관 계자들이 지보를 기다렸지만, 출시는 내년으로 미뤄졌다. 언제쯤이 될 지 구체적인 시기는 미정이다. 전문가들은 저렴한 가격 탓에 페퍼보다 지보의 성공 가능성을 더 높게 예상하고 있다. 페퍼도 연일 매진되며 이 렇게 잘나가는데, 지보는 과연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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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ROBOT AWA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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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방 ‘아재’상 상 이름만 놓고 보면 뒷방으로 밀려난 ‘아재’ 신세의 로봇 느낌이지만, 일종 의 공로상이다. 수상자는 트럼펫을 부는 도요타의 파트너 로봇이다. 이 로봇 은 손가락으로 피스톤을 누르면서 섬세한 인공 입술과 혀를 움직여 트럼펫 을 연주한다. 지난 2004년 첫 연주를 시작한 이후 2005년 일본 아이치 만국 박람회에서 정식으로 데뷔했다. ‘오버 더 레인보우’ 등 연주 레퍼토리만도 16곡에 한 곡 당 3분 정도 연주한다. 박람회 이후에는 도요타 회관으로 자리 를 옮겨 방문객들을 위해 연주했다. 10년이 넘게 연주를 해오다 노후화 및 예비 부품 부족으로 지난 6월 마지막 공연을 끝으로 은퇴했다. 그동안 연주 횟수만 3000회에 이르는 연주 로봇의 조용필, ‘레전드’ 로봇이다. 최초의 로 봇 트럼펫 연주자로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단지 연주만 해온 것이 그리 큰 공로는 아닐 수도 있겠지만, 부품이 닳도록 10년 넘게 방문객들을 즐겁게 만 들어 준 것만으로도 의미는 있다. 혹시 아는가? 많은 공학자가 아톰을 보고 로봇공학자의 꿈을 키웠던 것처럼 로봇의 트럼펫 연주를 듣고 감명받은 예 비 로봇공학자가 있을지.

25


F  ocus on

2016년 로봇산업 대도약 (Quantum Jump)의 한 해가 되길 글_백봉현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정책기획실장 겸 로봇성장사업단장 정리_신병철 기자(byongchol@roboticus.kr)

한국 로봇산업의 대도약을 위한 2015년 되짚어보기. 백봉현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정책기획실장은 올 한해를 되돌아보며 다르파 로보틱스챌린지(DRC)에서 휴보의 활약과 국내 대기업의 로봇사업 진출 두 가지를 가장 의미 있는 뉴스로 꼽았다. 국내 로봇기술의 성장과 대기업의 대대적인 투자가 한국 로봇산업 발전에 있어 단비와도 같은 소식이라는 것이다. 안팎에서 들려오는 실적과 긍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백봉현 실장은 한국 로봇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에는 여전히 국내 로봇산업의 저변이 취약하고 보급형 제조업용 로봇플랫폼과 로봇기업의 적극적인 해외진출 노력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2015년 끝자락에서 되돌아보는 한국 로봇산업의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2016년 대도약을 위해 필요한 것은 과연 무엇인가?

2015 26 월간로봇

2016


시선너머

DRC 결선 당시 미션 수행 중인 휴보(좌)와 똘망(우). DRC를 통해 우리 로봇기술이 해외에서도 인정받았다.

휴보의 활약과 네이버의 사업 참여

다. 2014년 국내 로봇산업 규모(생산액 기준)는 국내 설비투 자1)와 부품 생산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19.2% 증가한 2조

6월 6일 일요일 아침, 미국에서 들려온 카이스트 휴보(Hubo)

466억 원을 기록했다.

의 DRC(DARPA Robotics Challenge) 우승 소식은 아마도

수출의 경우 세계 경제의 더딘 회복과 엔화 약세에 따른 일본

로봇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전율을 느낄 정도

로봇의 가격경쟁력 향상 등의 여파로 전년 대비 1.2% 증가 수

의 쾌거였을 것이다. 물론, 세계 로봇올림픽이라 할 수 있는

준에 그쳤으나, 제조업용 로봇(5.8% 증가)과 부품(28.3% 증

DRC에서 우승했다고 휴보가 세계 최고의 인간형(휴머노이

가)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크게 선전했다.

드) 로봇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로봇기술의 최강국이

또한, 지역별로 보면 대경권, 동남권, 호남권 등을 중심으로

라고 자부해왔던 미국, 일본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점,

비(非)수도권 지역의 로봇생산, 매출, 기업수, 인력수의 증가

나아가 24개 참가팀 중 8개 팀이 한국의 로봇플랫폼을 사용

가 두드러졌다. 이는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역 로봇산

했고 미국과 독일 팀이 우리나라 기업의 구동모듈을 사용했다

업 육성책에 힘입은 바가 크다. 이러한 지역 로봇산업 저변

는 점은 우리 로봇기술을 해외에서도 인정한 것이라는 점에서

확대는 향후 지역 로봇산업과 전략ㆍ특화산업과의 융합 촉진

큰 의미가 있었다.

으로 지역별 로봇-전략산업 간의 동반성장 가능성을 보이고

또 하나의 빅뉴스는 국내 ICT 대표기업 중의 하나인 네이버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의 로봇사업 참여 발표이다. 네이버는 ‘BLUE’라는 프로젝트

세계 로봇시장 동향을 보면 2014년 세계 로봇시장은 전년

를 통해 더욱 개인화된 실생활서비스를 위한 로봇플랫폼 개발

(2013년 149억 달러) 대비 12.3% 성장한 167억 달러로 최

등에 1천억 원의 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구글, 소

근 6년간 연평균 20% 성장하고 있다. 특히, 제조업용 로봇의

프트뱅크, 아마존 등 글로벌 대기업의 로봇산업 진출을 마냥

경우 중국시장의 지속적 성장(전 세계 수요의 약 25%)과 자

부러운 눈으로 보아왔기에 정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

동차ㆍ전기ㆍ전자산업 수요 증가에 따라 전년(2013년 95억

다. 또한, 최근 몇몇 대기업의 로봇산업 진출 검토 소식은 마

달러) 대비 12.9% 증가한 107억 달러로 최근 6년간 연평균

른 땅에 단비와 같은 것으로 우리나라 로봇산업 발전에 희망

22% 성장하고 있다.

적 메시지를 던져 주는 것이었다.

서비스용 로봇 분야는 상대적으로 더디기는 하나 개인서비 스용 로봇 분야 성장에 힘입어 전년(2013년 54억 달러) 대비

제조업용 로봇 지속 성장

11.2% 성장한 60억 달러로, 최근 6년간 연평균 16% 성장하 고 있다.

올해 9월 발표한 로봇산업실태조사 결과도 대체로 긍정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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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ocus on 구분 제조 서비스 전문 개인 부품 합계

2013 17,863 3,331 552 2,779 2,999 24,193

매출 2014 21,013 3,565 728 2,837 3,962 28,540

증감 17.6 7.0 31.9 21 32.1 18

생산 2014 19,672 3,385 657 2,728 3,409 26,466

2013 16,958 3,029 378 2,651 2,223 22,210

증감 16.0 11.8 73.9 2.9 53.3 19.2

2013 5,965 1,204 18 1,186 207 7,376

수출 2014 6,313 885 54 831 265 7,463

증감 5.8 △26.5 204.5 △30.0 28.3 1.2

2013 1,254 90 3 87 2,354 3,698

수입 2014 1,728 243 133 110 1,978 3,949

증감 37.8 170.2 4776.5 26.4 △16.0 6.8

출처 : 2014 로봇산업실태조사 결과보고서(한국로봇산업진흥원, 2015. 10월) / 단위 : 억원, %

구분 제조용 서비스용 전문 개인 합계

2009년 3,976 2,801 2,200 601 6,777

2010년 5,678 3,890 3,353 537 9,568

2011년 8,278 4,205 3,569 636 12,483

2012년 8,496 4,860 3,636 1,224 13,356

2013년 9,507 5,366 3,662 1,704 14,873

2014년 10,737 5,965 3,779 2,186 16,702

14/13년 12.9% 11.2% 3.2% 28.3% 12.3%

연평균 22% 16% 11% 29% 20%

출처 : World Robotics(IFR, 세계로봇연맹, 2015. 9월)

제조업용 로봇의 재조명과 드론 열풍

로봇산업 지속 성장의 우려점

올해 전 세계 로봇계의 화두는 제조업용 로봇의 재조명과 드

이러한 국내외 로봇산업의 긍정적 실적과 전망에도 불구하고

론의 열풍으로 대변된다. BCG(Boston Consulting Group)

로봇산업의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에 몇 가지 우려되는 점이

는 최근 각국의 제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제조업용 로봇 활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용 증가에 주목하고 ‘The Robotics Revolution’ 제하의 보

첫째, 아직도 여전히 우리나라 로봇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한

고서에서 현재 전 세계 제조업 분야에서 전체 작업공정 중 로

저변이 취약하다. 2014년 로봇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로봇

봇활용도가 10%인 것이 향후 10년 후에는 25%로 확대될 것

기업의 93.4%가 중소기업으로 로봇산업 성장을 선도적으로

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제조업에서 평균 30% 이상의 생산

이끌어 갈 대기업과 중견기업(전문기업)이 부족하다. 특히,

성 향상이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드론의 경우는 시

2014년 국내 로봇시장 성장은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로봇기

장 확대에 따라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각국에서 안전한 활용을

업이 선도한2) 것으로 토종 국내 로봇기업의 생산 활동 위축이

위한 규제강화와 상업적 활용 촉진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이

우려된다.

해관계가 최고의 이슈가 되고 있다.

둘째, 제조업용 로봇의 경우 중소제조 공정에 적용할 보급

IFR의 세계 로봇시장 전망도 매우 희망적이다. 올해 세계 제

형(저가형) 로봇플랫폼이 부족하고, 서비스용 로봇의 경

조업용 로봇시장은 지난해 대비 15.2% 증가된 것으로 예상

우 시장 창출ㆍ확산을 견인할 킬러 애플리케이션(Killer-

되며,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18%의 성장률을 보일

Application)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것으로 예측된다. 아시아(중국, 대만, 한국 등)가 제조업용 로

셋째, 협소한 국내 로봇시장을 극복하고 글로벌 로봇시장 동

봇시장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중국

향에 대응하는 로봇기업의 적극적 ‘해외 진출’ 노력이 부족하

은 2018년 세계 로봇 수요의 1/3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

다. 최근 몇 년간 지속적인 증가에도 불구하고 2014년 상위

된다. 또한, 미국의 지속적 성장과 브라질의 시장 회복이 예

20개 기업이 전체 수출의 90%를 차지하는 등 아직도 수출구

상되며, 서유럽뿐만 아니라 동유럽 시장의 빠른 성장도 기대

조가 매우 취약하다.

된다. 서비스용 로봇시장의 경우도 올해부터 2018년까지 총 402억 달러의 시장규모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8 월간로봇


시선너머

시장 확대에 따른 규제강화와 상업적 활용 촉진이 논쟁이 된 드론. 향후 로봇활용도 확대로 제조업 생산성 향상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로봇산업 대도약을 위해

세계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글로벌 확산’ 노력이 요구된다. 제 품개발 단계부터 글로벌 니즈(Needs)가 반영되어야 하며, 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로봇산업이 지속적으로 고성장하

근 SW코딩 교육용 로봇의 중남미 진출 사례에서 보는 바와

고 우리나라 산업경쟁력 제고의 첨병 역할을 충실히 수행

같이 대-중소기업 간 협력을 통한 해외진출이 적극적으로 모

하기 위해서는 첫째, ‘기술연구(Research)에서 제품개발

색되어야 한다. 나아가 제조업용, 교육용 등 우리나라 수출유

(Development) 중심’으로의 정책 변화와 함께 연구결과물의

망 로봇제품의 가격경쟁력 제고를 위해 부품의 공용화ㆍ표준

제품화를 위한 학ㆍ연과 산업계 간의 협력이 강화되어야 한

화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다. 일본의 경우 자국 로봇산업 성장의 한계와 기술개발 쇠퇴

넷째, 현재 가장 큰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 진출은 우리나라

의 원인이 로봇기술이 사회에 활용되는 시스템의 결여에 있다

로봇산업에 활력을 줄 것이다. 최근 중국 경제가 어려움을 겪

고 보고, 각 부처에서 올해부터 도입실증, 시장화 기술개발에

고 있지만 미국, 일본의 정책에서 보는 것처럼 중국의 경우도

중점을 둔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또한, 학계(일본학술회의

자국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하여 로봇활용 정책을 더욱 강화

로봇분과)조차 첨단연구와 실제 사회응용을 일체화하는 새로

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근 양국 정부 간 산업협력 의

운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ovation) 구조로서 ‘사회 공동

제에 로봇이 포함되어 있고 민간의 교류도 활성화되고 있어

창조 로보틱스’를 제안한 바 있다.

이를 잘 활용한다면 우리나라 로봇산업의 활로를 찾을 수 있

둘째, ‘로봇 공급 중심의 보급ㆍ확산에서 수요 중심의 활용촉

을 것이다.

진’으로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미국(AMP, 첨단제조 파트

다가오는 2016년은 이러한 방향 아래에서 로봇산업이 대도약

너십), 일본(로봇혁명), 프랑스(로봇설비화 프로그램) 등 주요

(Quantum Jump)하는 토대를 만드는 한 해가 되기를 간절

선진국은 이제 단순 로봇산업 육성 차원이 아닌 자국의 제조

히 바란다.

업 경쟁력 제고, 나아가 사회구조를 변혁시키고 전반적인 산 업경쟁력 강화의 필수적인 수단으로서 로봇을 인식하고 다양 한 분야에서 로봇활용을 촉진하는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 다. 다행히 국내 중소제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로봇활용 중소제조공정혁신 지원’ 사업이 내년 정부예산(안)에 포함되 어 있지만, 의료ㆍ재활ㆍ농업ㆍ환경ㆍ문화 등 다양한 산업분 야에서 로봇활용을 촉진시키기 위한 민ㆍ관 합동의 다양한 노 력이 필요하다 셋째, 협소한 국내 로봇시장을 극복하고 나아가 시장진입기인

백봉현 現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정책기획실장 겸 로봇성장사업단장 前 (주)펜타마이크로 임원 前 대한은박지(주) 기획이사 前 국회의원 정책보좌관(산업자원위원장) 1) ‌ 총 설비투자(`13년 △0.8% ⇨ `14년 5.8%), 기계류 설비투자(`13년 △2.3%, `14년 5.0%) <한국은행 경제전망/국민계정, `15.7/`15.3> 2) ‌ 2014년 외국계 로봇기업 수는 32개사로 전체 로봇기업의 6.41%이나 생산 비중은 25%(`13년 9%), 수출 비중은 11%(`13년 2%)에 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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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ech & Biz

로봇 은즐겁다 꿈 을크 게가져라   겨울이 찾아든 서울역에서 마이크로 로봇 업계의 대부 박종오 전남대학교 로봇연구소(RRI) 소장과의 만남 그와 함께 빚어낸 로봇과 꿈 그리고 사람 사는 이야기 어느새 뜨겁게 데워진 시간 그 온기 그대로 전합니다. 글_황인선 기자(insun@roboticus.kr) 사진_양지원 기자(jiwon@roboti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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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人덱스

‘꿀꺽.’ 캡슐을 삼키는 것만으로 암수술이 가능하다? 환부에 도착하 자 캡슐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로봇군단. 육안으로 분별이 어려운 마이크로 크기의 로봇들이다. 마침내 의사의 명령이 떨어지고, 수술 이 시작됐다. 할리우드 영화 <이너스페이스(1987)>의 한 장면이 떠 오른다. “다기능 지능형 캡슐이란 이름으로, 이미 유럽 쪽에서 연구 개발 중입니다.” 박종오 전남대학교 로봇연구소(RRI) 소장이 말했다. 세계 최초로 혈관치료용 마이크로로봇(2010)을 개발하고, 이어서 암 치료용 박테리아 나노로봇(2013)까지 성공시킨 장본인이다. 그가 귀 띔했다. “일단 능동캡슐내시경 상품화를 마치고 난 다음, 그 영화 같 은 일에 도전할 계획입니다.(웃음)” 남들은 뒷짐지기 시작하는 환갑

로봇 연구 성공할 것이란 확신이 있고 사람들에 대한 믿음으로 충만해

(環甲)의 나이임에도 그는 여전히 현역(現役)처럼 뛰었다.

마이크로 로봇 업계의 대부(代父)를 만났다. 박종오 전남대학교 로봇연구소(RRI) 소장 이자 기계공학부 교수다. “30년간 피곤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는 되레 ‘피곤함’과 ‘바쁨’을 즐기는 눈치다. 일주일 에 한두 번은 꼭 서울행 비행기를 탄다. 로봇 연구·개발이 주로 전라도 광주에서 진행 되다 보니, 서울에서의 스케줄은 몰아서 소화하려는 편이다. 인터뷰 당일도 오랜만에 서 울에 온 ‘몸이 열 개라도 모자른 날’이었다. 사진을 찍기에 앞서 기자가 거울을 내밀었다. 삐죽하게 튀어나온 옆 머리카락이 신경 쓰 였기 때문이다. 박종오 소장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괜찮다”라고 대수롭지 않아했다. “피곤해 보인다는 말을 종종 듣습니다. 로봇연구나 개발에 대해 추진력과 성과를 보이는 만큼 항상 노심초사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전혀 개의치 않게 생각합니다. 오 히려 이 나이에도 ‘피곤하게 살고 있어서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있음이 감사합니다.” 박소장의 얼굴에 화색이 도는 순간은 따로 있었다. 바로 로봇 연구에 대한 이야기를 꺼 낼 때다. “로봇 연구는 너무 재미있습니다. 왜냐고요?” 눈동자가 반짝했다. “성공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고, 나의 연구와 나의 사람들에 대한 믿음이 충만하기 때문입니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 그가 떠 난 빈자리에 남은 문장이다.

타고난 로봇공학자가 될 운명의 서막 로봇과의 인연은 1982년 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일 남서부 슈투트가르트 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시작할 무렵이다. 캠퍼스는 온통 새 학기의 설렘으로 물들었다. 하지만 청 년 박종오의 심장은 또 다른 이유로 두근거렸다. 바로 ‘로봇 매뉴얼’이다. “로봇에 대한 자료는 교과서가 아닌 매뉴얼로 처음 접했습니다. 독일 오토바이 제조사의 엔진블럭을 로봇으로 피니싱하는 공정자동화 개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였죠. 5개월

박종오 소장이 지난 4월 24일 <제3회 국제케 이블로봇 포럼>에서 독일의 세계적 응용공학 연구조직인 프라운호퍼협회로부터 ‘프라운호 퍼 메달’을 수상했다. 프라운호퍼 메달은 프라 운호퍼협회에 오랜 기간 뛰어난 공적을 쌓은 사람에게 주는 특별 공로상으로 소정의 심사 를 거쳐 1년에 2~3명에게 수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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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ech & Biz 간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기억이 나네요.” 첫 번째 로봇시스템 과제 성공의 좋은 기운은 이어졌다. 약 18개월 뒤에는 직접 설계한 두 번째 작품 ‘전자동 용접가공 로봇시스템’으로 하노버 산업박람회에 출품했다. 독일의 로봇전문지는 그것을 ‘올해 박람회에서 가장 실용성이 높은 로봇시스템’으로 선정했으 며, 어느 로봇기업은 시제품으로 채택해 판매하기까지 했다. 이 때부터다. 로봇공학은 ‘재미’ 그 자체가 됐다. 그는 독일의 여러 산업용 로봇들을 손 수 만지고 분해하며 하나씩 알아갔다. 로봇에 대한 전문 서적이나 논문을 찾아 읽으며 지반을 다지는 것은 다음에 해도 늦지 않았다. 박종오의 지고지순한 로봇고집은 귀국 이후에도 변함없었다. 1990년대 초반에는 용접 (정확히는 경납땜) 부위를 전자동 연마하는 로봇시스템을 개발하여 대우자동차 생산라 인에 적용시키기도 했다. 일본 토요타 자동차의 생산라인보다 우수하다는 호평을 받았 다. “스스로 큰 자부심을 갖는 로봇기술입니다. 일반 승용차의 크기를 떠올려 보세요. 다 똑 같을 것 같은가요? 실은 조금씩 다릅니다. 즉, 1분 미만의 차체 조립라인 속도에 맞추어 매 차체마다 스스로 전체 연마면을 인식하고 경로를 생성할 수 있는 지능형 로봇 시스템 이 필요했던 상황입니다.” 여기서 잠깐, 현재 바이오 로봇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중인 그가 의료용 로봇이 아닌, 산업용 로봇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게 의외라고 느껴졌다. “로봇과 인연을 시작한 1980 년대 초에는 최신 기술로 워드프로세서가 나오고 소음이 심한 24핀 도트매트릭스 프린 터가 대접받던 시절입니다. 산업용 로봇만 있었지, 의료용 로봇이니 서비스용 로봇이라 는 단어조차 없었지요.”

긍정적인 의지로 탄생한 마이크로 로봇 1999년 12월 밀레니엄 전야다. 청년 박종오는 중년이 됐고, 로봇공학인생은 성년(成年) 을 향하고 있었다. 때마침 과학기술부에서 러브콜이 왔다. 21세기프론티어사업의 ‘지능 ▲1980년 한국과학기술원(KIST) 석사 시절 ▲1983년 독일 하노버 산업박람회에 로봇 출품 ▲1987년 독일 Stuttgart 대학 박사모 증정식 ▲2011년 ‘제1회 KIST인 대상’ 수상

형마이크로시스템개발사업’ 단장이 됐다는 소식이다. “운이 좋았죠.” 기꺼이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 당시의 마이크로 로봇 영역은 그야말로 불모지였다. 연구를 하겠다고 자신감 있게 나서는 공학자들도 부족했으며, 1년에 100억 원이라는 투자금에 연구 성공에 대한 의지가 없는 사람들도 우선 달려들었다. “사람들은 땅속에 보물단지가 있는지를 보고 땅을 팝니다. 그런데 하다가 힘들면 보통 포기해버리죠. 인생도 그렇게 비유할 수 있습니다. 이게 될까 말까 의문을 갖게 되면 결 과는 별로 좋지 않습니다.” 그가 자리를 고쳐 앉으며 말을 이었다. “5%의 가능성밖에 없 더라도 ‘잘 될 것이다’라는 의지가 있으면 결과는 따라갑니다. 그게 핵심이죠.” 금번 사업의 기술개발 주제 중에 하나로 ‘캡슐내시경’이 예시됐을 때다. 박소장의 눈에 한 남자가 들어온다. 정한 아이쓰리시스템㈜ 대표다. “당시에 정대표의 회사명은 한꿈 엔지니어링이었죠. 이미 연구진이 갖춰진 상태였는데, 참여하고 싶다는 열의가 뜨겁게 느껴지는 공학자였습니다. ‘뭐든 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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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人덱스

박소장의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정한 대표는 김태송 KIST 박사와 송시영 연세대 의대 교수 등을 도와 캡슐내시경의 핵심특허기술을 도출했다. 2003년 1월이 왔다. 마침내 세 계에서 가장 작고 성능이 좋은 비타민 알약 크기의 캡슐형 내시경 마이로(MIRO)가 동 물생체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마이로는 KIST 사업단 소속 연구원이 지은 이름입니다. 마이크로로봇(MicroRObot) 의 줄임말이죠. 현재는 국내 의료기기 전문 벤처기업인 인트로메딕에 기술 이전 및 제품 화가 진행되어 마이로캠(MiroCam)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어느 일요일 오후, 점심식사를 마치고 모처럼 거실에 앉았는데 저절로 “아~ 편하다!”라 는 소리가 나왔다. 요크셔테리어 한 마리가 “왈! 왈!” 따라 짖었다. “막상 마이로 기술이 전에 성공하고나니, ‘딸을 시집 보낸 것 같아 서운하다’던 말에 아내가 입양해 온 ‘우리집

가능성은 5%뿐이라도 의지가 있으면 결과는 따라간다

마이로’ 였습니다.”

희망으로 일군 전남대 로봇연구소 2005년 2월이다. 21세기프론티어사업 지능형마이크로시스템개발사업 단장자리에서 물 러나며, 전남대학교 기계공학부의 교수직을 수리했다. 그의 고향인 전라남도 광주에서 의 삶이 시작된 것이다. 드디어 인생에 여유가 생기나 싶었다. 하지만 그는 추호도 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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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ech & Biz 마음이 없었다. 교수연구실에서 도착해 꺼내든 것은 연필 한 자루다. 새하얗던 종이가 앞으로 해야 할 일들로 까맣게 채워졌다. “할 일이 참 많은데 이를 어떻게 다 하죠?(웃음) 저는 나태해지 거나 편안한걸 경계하며 긴장을 잃지 않으려고 다짐하는 편이에요.” 때문에 오늘날까지 박소장은 새벽 5시에 일어나 1시간 반 동안 달리는 것으로 하루를 연다. 세 번의 겨울이 지나고 네 번째 봄이 찾아 왔다. 전남대학교에 좋은 소식이 들렸다. 로 봇연구소(RRI; Robot Research Initiative)가 세워졌다는 소식이다. 2007년 산업자 원부 차세대신기술사업에 선정돼 7년간 총 203억 원에 달하는 ‘세계 최초의 혈관치료용 마이크로 로봇 개발 과제’를 따낸 덕분이다. 2010년 5월 전남대 로봇연구소는 세계최초로 혈관치료용 마이크로로봇 개발에 성공했 다. 살아있는 동물의 혈관 내에서 자유롭게 이동하거나 위치를 유지하는 제어성능을 갖 춘 기술이다. 직경 1mm, 길이 5mm인 미세한 로봇에는 혈전을 뚫는 자석식 드릴 장치 도 탑재해, 1800rpm(분당회전속도)으로 막힌 혈관을 뚫어낸다. 2013년 12월 드디어 두 번째 로봇 개발로 화제가 된다. 세계 최초로 암을 치료하는 ‘박 테리아 나노로봇’이 그 주인공이다. 수동형 나노약물입자를 능동형 의료용 나노로봇과 결합해, 항암 약물 및 약물 전달체 등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식이다. 이는 암치료 뿐 아 니라 진단 시에도 유용할 것이라는 기대로 혁신적이란 평을 받았다. 그 해 로봇연구소에는 또 다른 좋은 소식이 찾아왔다. 광주시와 함께 산업통상자원부에 신청한 ‘마이크로의료로봇센터구축사업’이 최종 심사에 통과했다는 것. 광주시 연구개발 특구에 있는 전남대 첨단 산학캠퍼스 안 5600㎡ 터에 지상 4층, 연면적 4000㎡의 연구 소를 짓고 100여종의 장비가 투입될 날이 머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남대 로봇연구소 식구들은 희망으로 들떠있었다. 각종 언론의 플래시 세례와 정부 지 원 소식이 끊이질 않았다. 그러나 그럴 때일수록 박종오 소장의 머릿속은 오로지 새로운 로봇 개발에 대한 고민으로 쉴 틈이 없었다. 바로 그때 우연하게 발견한 것이 능동 캡슐 내시경 로봇 앨리스(ALICE)다. ▲‌ 2010년 국립심혈관센터 추진위원회 출범 식 참가 ▲‌ 2011년 제330회 학연산 연구성과 교류회 참가 ▲‌ 2014년 마이크로의료로봇산업포럼 성황 리 개최 ▲‌ 2015년 교육부장관 황우여 부총리 로봇연 구소(RRI) 방문

현재를 넘어 미래를 향한 도전 앨리스는 ‘Active Locomotive Intestinal Capsule Endoscope’의 약자다. 마이로와 마찬가지로 연구실에서 사용하는 이름이다. 전남대 로봇연구소에 재직중인 연구원이 지 었다. “2003년 캡슐내시경 마이로를 만들고, 2010년 혈관치료용 마이크로로봇을 개발할 때까 지는 이 두 기술의 조합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실험에 바로 착수했죠. 결과는 성공적 이었습니다. 딱 10년 만이네요. 수동형 캡슐내시경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능동형으 로 진화하게 된 순간입니다.” 마침내 또 봄이 찾아왔다. 2015년 4월 전남대 산학협력단은 로봇연구소 박종오 교수팀 이 개발한 ‘캡슐형 내시경 구동제어 시스템’ 외 8건의 특허기술을 국내 의료기기 전문기 업 ㈜우영메디칼에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전남대 로봇연구소가 산업부의 지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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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人덱스

받아 수행한 ‘혈관치료용 마이크로로봇개발’ 사업의 결과물을 산업화한 첫 사례로 기록 됐다. “이번 기술이전은 저에게 상당히 큰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10년 전에 자체운동 기능이 없는 캡슐내시경으로 산업화를 시작하고, 10년 만에 업그레이드된 캡슐내시경을 다시 시장에 내놓기 위한 준비를 한 셈이니까요. 이제 상품화에 노력하여 세계 선두주자가 되 는 꿈을 꿔봅니다.” 마지막으로 최근에 가장 관심이 가는 소식이 있냐고 물었다. 달탐사로봇이 오랜 노력 끝 에 지원이 된다는 소식이라고. “1990년대 초반에 KIST 휴먼로봇개발 프로젝트에서 원 격제어부분을 맡은 적이 있는데요. 이 때 확보한 기술을 바탕으로 현재까지 의료 수술용 로봇에 참여하고 있죠. 사실 이 기술은 우주로봇에도 적용이 가능합니다.”

목표를 높여 할 수 있을 만큼 노력해 보는 것이 인생이야

그러고 보니, 박소장은 지난 2012년에 우주로봇 전문인 이석한 교수를 비롯해 전국의 120명 이상의 전문가를 한자리에 모아 ‘우주로봇포럼’을 결성했다. 이 포럼은 산·학· 연·관이 협력하여 우주로봇산업을 우리나라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전남 도청과 우주로봇포럼, 우주로봇연구센터가 함께 주최하는 자리다. 의장으로는 이석한 성균관대학교 지능시스템연구소 소장이자 정보통신공학부 전자전기공학전공 교수가 자 리하고 있다. “저는 제자들에게 꿈을 크게 가지라고 말합니다. 목표를 높게 하여 할 수 있을 만 큼 최대한 노력해 보는 것이 인생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그는 제자 육성보다 는 여전히 연구자로서 로봇 개발에 집중하고 싶다고 했다. “아는 사람들이 교수라 부르면 꼭 한마디씩 하게 됩니다. 교수 말고 박사나 소장으로 불러 달라고요.(웃음)” 어느덧 로봇인생 34년이다. 로봇매뉴얼을 독파하던 청년의 박종오는 환 갑이 됐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연구 때문에 살아가고, 연구 덕분에 웃 는’ 한창 나이의 타고난 로봇공학자이다.

박종오 소장 1978년 2월 연세대학교 기계공학과 학사 1981년 2월 한국과학기술원 기계공학 석사 1981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KIST) 연구원 1982년 ~ 1987년 독일 생산기술 및 자동화연구소(FhG-IPA) 연구원 1987년 서독 Stuttgart University 로봇공학 박사 (Dr.-Ing.) 1987년 ~ 2005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선임/책임 연구원 1999년 ~ 2004년 과학기술부 21세기 프론티어사업 지능형마이크로시 스템개발사업단장 2001년 9월 대장내시경로봇 개발(2015년 해외기업에 기술이전) 2003년 1월 수동캡슐내시경 개발(2015년 국내기업에 기술이전) 2005년 ~ 現 전남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 2008년 ~ 現 전남대학교 로봇연구소(RRI) 소장 2010년 5월 혈관치료용 마이크로로봇 개발 2013년 12월 암수술용 박테리아나노로봇 개발 2015년 4월 능동캡슐내시경 국내기업에 기술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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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ech & Biz

로봇은 한국의 미래산업 정주용의 ROBONOMICS(프롤로그) 글_정주용 경영/투자 칼럼니스트 fruitspop@daum.net

로봇은 이제 관련 산업계를 넘어 모든 산업 영역과 경제 전반 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가의 미래 핵심 자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방 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경제/산업 전반에 걸 쳐 기업과 국가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정주용 경영/투자 칼럼니스트가 한 달에 한 번 로봇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전세계의 치열한 경쟁을 특 유의 명쾌하고 도발적인 화법으로 전달한다. 화낙의 각종 공업용 로봇들 (출처: 화낙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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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용의 ROBONOMICS

쓰러져가는 전통제조업 로봇으로 스마트 하게 부활시키자!

대한민국 대표 수출 효자종목 조선산업이 휘청거린 다. IT하드웨어도 자동차도 이제는 품질과 규모 면에 서 세계를 놀라게 하는 중국 기업들에 쫓기고, 미국 독 일 일본의 선도 기업들은 저만큼 더 앞서간다. 샌드위치 국면은 우려가 아닌 현실이 되어가고 수출감소는 걷잡을 수 없는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그럼 어떻게 제조업을 부활 시킬까? 해답은 로봇산업에 있다.

로봇, 전통제조업 부활 기대되 미래의 제조업 현장에는 사람이 아닌 로봇으로 가득할 것이고, 사람의 부가가치는 로봇의 신체와 두뇌를 창조하는 데서 창조될 것이기 때문이 다. 테슬라의 공장은 그러한 미래를 상징한다. 테슬라의 전기자동차 제조 공장은 일본 화낙(Fanuc)의 공업용 로봇으로 가득하다. 더 놀라운 것은 일본 후지산 언저리에 숨어있는 은둔의 기업 화낙의 공업용 로 봇 제조공장에서 공업용 로봇이 스스로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이다. 화낙의 공업용 로봇을 디자인하고 개발하는 연구자 이외에 사람의 존재감은 어디에도 없다. 화낙의 최근 연간 매출 성장률은 62%. 당기순이익은 두배 성장했다. 대부분의 성장은 공업용 로봇 매출증대 덕분이다. Robomachine 사업부의 연간 성장률은 무려 262%에 이 른다. 참고로 화낙의 시가총액은 38조원에 달해서 현대차보다도 크다.

한-중-일-독, 로봇 산업 비교 한국은 공업용 로봇 침투율(단위노동자당 공업용로봇 비율)이 노동자 1만명당 400대 이상으로 일본을 제치고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다. 그런데도 최소한의 수입대체를 위한 종합적인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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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ech & Biz

소프트뱅크사의 인간과 감정을 소통하는 로봇 페퍼(출처: 알데바란 웹사이트)

게다가 바로 옆나라 중국은 가장 많은 공업용 로봇을 수입하

아마존 물류창고에서 물건을 운반하는 로봇 키바(출처: 아마존 웹사이트)

감정을 읽는 로봇 ‘소프트뱅크의 페퍼’

는 국가다. 앞으로 공업용 로봇 수요의 성장은 중국이 견인할 것이다. 지금도 1위인 중국의 공업용 로봇 수요가 향후 2년내

이제 로봇은 제조업 현장에만 침투한 게 아니다. 인간의 감정

에 두배 이상 급증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고의 시장이 바다

을 읽고 반응하는 소비재 로봇은 가정으로, 병원으로, 학교로

건너 바로 옆에 펼쳐지고 있다.

진군하고 있다. 소프트뱅크의 감정을 읽는 로봇, 페퍼는 출시

중국은 ‘스마트제조 2025년’ 이라는 목표를 내세우며 시진핑

3분만에 3천대가 매진됐다. 중국에서 폭스콘, 알리바바는 소

주석까지 나서서 로봇 강국 건설을 외치고 있다. 수입대체 효

프트뱅크의 페퍼를 대량생산하기 위해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과만으로도 엄청나기 때문이다. 중국은 2020년까지 세계 로

페퍼를 미래의 스마트 기기로 만들려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봇 시장 점유율 45%를 달성하겠다고 외치면서 로봇집중육성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감정을 읽는 로봇을 출시하기 위

계획을 발표했고,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는 앞다퉈 이러한

해 수년 전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개발사 프랑스 알데바

정부의 정책 방향에 부응하며 수천억 원을 로봇 산업에 할당

란사의 지분을 야금야금 확보하다가 대부분의 지분을 보유하

하고 있다.

고 나서 ‘빵!’하고 페퍼를 세상에 내놓았다. (사실 페퍼보다 대

슬프게도 한국이 로봇강국이 될 기회는 노래가사처럼 “점~점

박은 나오” Nao”라고 생각한다.)

~ 멀어져간다.”

이제 페퍼의 월간 소프트웨어 사용 구독료는 ‘임금’이란 단어

이 와중에 화낙으로 대표되는 일본의 공업용로봇 기술력은 세

로 표시된다. 씁쓸하면서도 오싹한 현실이다. 하지만, 페퍼의

계 최고 수준이고, 독일의 쿠카(KUKA)는 중국에서 판매대수

귀엽고 친절한 멘트에 사용자들은 금새 호감을 느끼고 오히려

를 매년 50% 이상 늘리는 등 앞으로 수년간 회사의 성장전략

페퍼의 임금을 싸다고 느낀다.

을 중국에 집중하고 있다. 누가 승기를 잡고 있고, 누가 미래의 기회를 놓치고 있는지

창고로봇 ‘아마존의 키바’

단번에 알 수 있는 상황 아닌가? 한국의 조선, 자동차 산업은 진작에 로봇개발에 힘을 쏟았어

쿠팡의 로켓배송에 놀라면서 오프라인 유통 물류업계가 바짝

야 한다. 공업용 로봇의 최대 수요처로서 미래를 위한 대비는

긴장하고 있지만, 진짜배기 물류 혁명은 아마존의 키바를 봐

공업용 로봇을 자체 개발하는 것이었음은 자명한 사실. 하지

야 보인다. 2012년 아마존이 물류에 로봇시스템을 도입하기

만, 지금 당장의 규모의 성장과 달콤한 현금흐름에 도취되어

위해 인수한 키바시스템즈는 이제 아마존 물류창고에 수 만대

미래에 대한 대비가 전혀 안 되어있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설치되어 인간의 오류를 최소화 시키는데 기여한다. 최적의

씁쓸하지만, 우리는 조선업의 수 조원 손실을 목격하고 있고,

동선으로 상품들은 가장 빠른 속도로 정확히 정리되고 출고된

국산 자동차가 해외 시장에서 갈 곳 잃고 헤매는 모습을 지켜

다. 동시에 슬프게도 인간의 일자리는 줄어든다. (아마존 직

보고 있다.

원들이 눈물 흘리면서 일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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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용의 ROBONOMICS

로봇+@? 로봇산업은 미래를 상징하는 다양한 Tech 키워드들과 자연스레 조합된다. 로봇이 자율 적인 결정을 내리기 위해 필요한 핵심기술인 인공지능(AI). 인공지능을 가능케 해주는 근거인 딥러닝(Deep Learning),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이러한 Learning 의 기반이 되는 빅데이터(Big Data). Big Data가 모이는 곳은 바로 구름속(Cloud). 로봇과 사람, 사물을 연결해주는 연결고리 사물인터넷(IoT) 등. 로봇은 미래 스마트홈의 안주인이자 스마트공장의 전부이고, 스마트카 그 자체인 것이 다. 드론도 어찌 보면 날아다니는 로봇 아닌가? 따라서 로봇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에 대한 원천기술은 미래 기술이 변화시키는 우리의 삶을 지배할 거대한 파급력을 지닌다.

로봇산업, 한국이 과연 잘할까?

로봇산업은 한국의 미래산업 휴보는 더이상 혼자가 아니다

카이스트 태생 휴보는 아직 어떠한 대규모 투자도 받지 못했지만 미국 다르파로보틱스 챌린지(DARPA Robotics Challenge) 대회에서 1등을 먹었다. 미국 명문대학교에서 탄생한 로봇들은 구글, 우버, 테슬라와 같은 거대 기업들의 스폰서를 받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정말 대단한 성취이고 눈물겨운 감동수기에 가깝다. 하지만, 언제까지 감동수 기에 만족할 수 없다. 이제 규모화된 투자(최소 수천억, 수 조원 대면 더 좋겠다)와 명 확한 글로벌 상업화 전략이 마련돼서 로봇 침투율이 최고라는 우리나라의 이점을 십분 활용할 때가 온 것이다. 요즘 모바일 O2O 창업 열풍이 한국뿐 아니라 세상을 강타하고 있다. 하지만, 로봇이 없는 O2O는 앙꼬 없는 찐빵이다. 스마트한 제조와 서비스가 하나의 세트로 맞아떨어 져야 제대로 된 O2O가 창조되기 때문이다. 아마존이 물류로봇 키바와 인공지능 스피커 에코, 클라우드컴퓨팅으로 사업영역을 확 장해 나간 것을 우리는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요즘 아마존은 하늘을 4등분하고 드론배

오준호 박사의 팀 카이스트(TEAM KAIST)가 2015년 세계재난구조로봇경진대회(다르파로 보틱스챌린지)에서 수상하는 장면.

송을 추진중이라고 한다. 미국의 항공법을 바꾸면서. 날아다니는 로봇 드론을 전자상거 래에 응용하는 아마존의 혁신을 지켜만 볼 것이 아니다. 아마존의 움직임을 가장 빨리 복사(copy)하고 한국의 판교 스타트업 자 치구에 붙이기(Paste)해서 자율 드론비행 시범 구역을 만드는게 답이다. 자율주행자동차 이야기가 미국, 중국에서 들린다고? 우리는 인천 송도에 자율주행자동차 전용 트랙을 만들어 서 1년에 한번씩 거액의 상금을 걸고 자율주행자동차 국제 대회를 개최해야 한다. ‘속도’로, ‘완결성’으로, ‘스타일’로 승부하지 않으면 규모에서 자본에서 모 두 밀리는게 우리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로봇산업은 한국의 미래산업 맞다. 휴보, 넌 더이상 혼자가 아니야! 외쳐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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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 월 보 로 5 1 응답하라 20 작 시 른 다 또 은 10주년 것 든 모 의 봇 로 간 지금 이 순 글_나유권 기자(yookwon@roboticus.kr)

만화 영화에 나오는 먼 미래의 로봇이 아니다. 분주히 작업을 하고 조심스럽게 걷는 진짜 로봇이 여기 내 눈앞에 있다. 로봇이 가득한 곳이라면 차가운 바람과 금속의 쇳소리만 있지 않냐고? 천만에. 로봇이 있는 풍경 그 사이사이는 사람 들의 웅성거림으로 빈틈없이 채워졌다. 일산 킨텍스, 그곳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로보월드(Robot World)는 2006년 첫발을 뗀 이래 올해로 10살이 되었다. 그동안 이 흥미로운 대회는 로봇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과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랐다. 강산도 뒤바뀐다는 10년. 로봇 산업 역시 그 시간 만큼 많은 변화가 있었다. 다양한 종류의 로봇이 한곳에 모이는 행사인 만큼, 로봇 분야의 변천사와 함께 최신 트렌드 까지 짚을 수 있었던 뜻깊은 자리였다. 말 그대로 2015년, 지금 이 순간 로봇의 모든 것이 존재하는 공간이었다. 로보월드는 매년 열린다. 하지만 이번 행사를 놓친 그대에게 “미안하지만 부푼 기대를 안고 내년을 기다리라”는 말은 너무나 가혹하다. 그때의 기억이 아직 생생한 이를 위해서는 며칠 전의 즐거웠던 경험에 대한 추억 팔이가 될, 아직 모 르는 이에게는 내년을 위한 선행학습이 될 이야기를 시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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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로보월드는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 로봇 전시회다. 10년이라

국제로봇산업대전의 풍경

는 역사가 증명하듯 꾸준히 로봇 산업 발전을 위해 지금껏 달 려왔다. 숨이 가쁠 만도 한데 매년 열리는 것이 기특할 정도

‘국제로봇산업대전’은 제조용, 서비스용, 교육용 그리고 드론

다. 올해도 어김없이, 아니 당연하게 ‘2015 로보월드’가 개최

까지 다양한 분야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행사에는 한화테크

되었다. 로봇을 대중에게 알리고 로봇 관련 산업을 창출하기

윈, 유니버설로봇, 로보티즈, 퓨너스 등 유수의 기업들이 참

위한, 로보월드는 그런 자리다.

가했다. 로봇 관계자들은 물론 일반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

단순한 로봇 전시회라 생각하면 서운하다. 전시회는 기본, 로

지 않았다. 중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학생들의 모습도 여기저

봇경진대회와 학술대회 그리고 특별 강연과 각종 이벤트가 어

기 눈에 띄었다. 로봇이 자라나는 꿈나무들에게도 충분히 설

우러진 ‘통합 로봇 전문 행사’로 불러야 정확하겠다. 올해는

득력 있게 다가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산 킨텍스에서 10월 28일부터 31일까지 총 4일동안 12개 국 220개 기업이 참여했고 518개 부스가 설치되어 작년보다

부모님의 손을 잡고 쫄래쫄래 따라온 아이들의 모습은 어렵지

더 큰 규모로 진행되었다.

않게 발견됐다. 로봇을 바라보는 아이는 천진난만하고 사랑스

이번 로보월드는 비즈니스 장이라는 본래의 면모에도 충실했

럽다. 호기심 어린 아이의 눈망울에서 로봇의 미래가 보였다

다. 단순히 로봇 하나 달랑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참여업

면 과장이겠지만 사실인 걸 어떡하나. 다행히도 아이들의 눈

체가 실제 판로를 개척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고 한다. 암암리

을 즐겁게 하고 손을 분주하게 만들 볼거리가 즐비했다. 직접

에 들려오는, 로보월드가 로봇 시장을 창출하고 로봇 산업을

참여해 프로그래밍하고 로봇을 제작하는 교육도 마련되었다.

주도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말이 허언은 아닐 것이다.

귀에 익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로봇과 승자를 가리는 격투

2015년은 국내 로봇 업계에 의미 있는 해다. 지난 6월 세계

로봇은 아이들의 본능을 간지럽힌다. 로봇 대결에서 본의 아

재난구조로봇 경진대회인 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DARPA

니게 한 꼬맹이를 이겨버렸는데 지금 생각하니 조금 많이 미

Robotics Challenge)에서 한국 카이스트의 ‘DRC 휴보’가

안하다.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그게 뭐 대수냐 할 수 있지만 상당한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면 드론과 무인기 관련 업체의 참여가

규모와 그에 걸맞은 권위를 가진 대회에서 잘나가는 로봇 강

늘어났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어느 때보다 드론에 대한 관심

국들을 제치고 로봇 연구 후발주자인 한국이 우승한 것은 전

이 높아진 시기와 로보월드 기간이 딱 맞물린 까닭이 아닐까

세계 로봇 업계의 빅뉴스였다. 로봇 업계에서만 알기에는 꽤

싶다.

나 자랑할만한 성과이기에 일반인들도 제법 로봇에 관심을 기

‘시장창출형 로봇 보급사업 홍보관’은 특별한 곳이다. 로봇 사

울이게 했던 사건이다. 이번 로보월드 기간에 행사장을 찾은

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과제가 ‘시장창출형 로봇

관람객이 7만 명을 훌쩍 넘어 작년의 두 배에 가까운 숫자를

보급사업’인데, 홍보관은 바로 그 사업의 결실을 알리는 자리

기록한 것도 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 우승의 여파가 한 몫 단

다. 사업은 크게 부처주도형 사업과 아이디어 발굴형 사업으

단히 거들지 않았나 해석된다.

로 나뉘었다. 공공적 목적을 가진 부처 주도형 사업으로는 3

한국로봇산업협회 김철교 회장은 “내년부터는 우리 협회와 협

개 부처, 3개 공공기관, 4개 지자체가 참여하는 11개 분야의

력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에서 전시회 참가가 한층 더 늘어날

사업이 추진됐다. 또 시장 창출 효과가 큰 분야인 아이디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로보월드의 글로벌화를 목표로 하여

발굴형 사업은 8개 사업이 진행됐다.

로보월드 20주년이 되는 해에는 세계를 대표하는 로봇 전시

하지만 이번 전시는 다른 이유에서도 특별했다. 홍보관은 분

회로 자리매김해 세계 로봇산업을 선도하고자 한다.”라며 로

야별로 부스를 나눠 지하철 노선처럼 꾸며졌다. 1호선 해양

보월드가 희망하는 미래에 대해 언급했다.

로봇부터 8호선 교육용 로봇까지 분야별로 분류해 마치 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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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ech & Biz

철을 타고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살렸다. 입구에서 받은 홍보

드인데 토이월드같은 느낌이 뇌리를 스쳤다. 전부는 아니지

관 지도를 따라 다른 분야로 갈아타며 로봇을 관람하면 된다.

만, 꽤 많은 부스에서 단순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장난감을 전

각 호선을 다 돌아다니며 스탬프를 모으면 받게 되는 선물은

시했다. 엄격하게 경계를 나눌 필요는 없겠다만 ‘그래도 장난

소소한 재미다.

감이잖아’라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다. 세계 3대 ‘로봇’ 산업 전시회라 부르고 가장 최신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만날 수 있

일했으면 성과가 있어야지

는 곳이라는 설명에 걸맞게 운영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작은 아쉬움을 남겨본다.

물론 성과도 있었다. 중국과 인도 그리고 말레이시아 등 로봇 신흥국과 일본, 미국 등 로봇선진국의 해외바이어를 초청한

열기를 느끼고 싶다면 국제로봇콘테스트로

수출상담회를 병행해 비즈니스 및 네트워킹의 장을 마련했다. 올해는 상담액 4천3백만 불, 계약추진액 2천백만 불을 달성

열기가 뜨겁기로는 국제로봇콘테스트가 최고다. 로봇을 가지

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고 스포츠와 창작 실력을 겨룰 수 있는 12개 대회는 다시 33

활발한 국제협력 움직임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한중 로

개의 종목으로 나뉘어 치러졌다. 각 대회는 초·중·고 대학

봇산업 좌담회를 개최해 한국과 중국의 제조업 육성을 위한

생, 일반인 등 총 4천700명이 치열한 예선전을 거쳐 2천700

양국의 로봇산업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같은 날 열린 글

여명이 본선에 진출해 최강자를 가렸다. 시상은 대통령상 4

로벌 로봇비즈니스 포럼에서는 각국의 로봇산업 현황에 대해

점, 국무총리상 3점을 포함해 총 180여 점이 수여되었다. 영

교류하고 미국과 일본 주요기업에 대한 성공전략을 공유했다.

예의 대통령상은 광운대학교의 ‘로빛’ , 캐나다의 ‘TEAM

특히 세계 주요기업에서 로봇을 보급하고 있는 일본의 ‘나치

CANADA’ ,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의 ‘RND_ZS’ , 충북대학교

로봇’은 기술개발 및 비즈니스 전략 발표를 통해 국내 로봇 기

의 ‘Raven’이 차지했다. 특히, ‘로빛’팀은 재난 현장에서 인명

업들에 글로벌 리딩 로봇 기업의 노하우를 알려주었다.

구조 활동을 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하는 ‘Mini DRC’ 부문에

화려한 로봇 축제에 정신이 팔려 있다가 문득 집에 나선 뒤 무

서 장애물 돌파, 사다리 오르기에 이어 인명 구조까지 총 6개

언가를 두고 나온 듯한 찜찜함이 엄습한다. 여긴 분명 로보월

의 미션을 성공하며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42 월간로봇


현장스케치

경기를 관람하던 한 관람객은 그냥 조용히 대회를 진행하던

입니다.”라며 대회의 취지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했다.

작년과는 다르게 올해는 해설가의 해설이 함께했다는 점이 인

로보월드 기간에는 ‘유비쿼터스 지능로봇 국제학술대

상적이었다고 했다. 덕분에 대회를 재밌게 관람할 수 있었다

회(URAI 2015:Th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고 말했다.

Ubiquitous and Ambient Intelligence)’가 함께 치러졌다.

한편,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국제로봇콘테스트가 세계 최고

‘URAI 2015’는 전 세계 로봇 학계 연구원, 엔지니어와 학생

수준의 경진대회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발전시켜 나갈

들이 참가하여 거의 모든 로봇 분야의 신기술과 연구 성과를

것이라 강조했다.

소개하고 토론하는 자리이다. 올해로 12회를 맞는 본 행사는

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에 참가했던 자랑스러운 한국팀의 재

총 11개국에서 250여 명이 참가했다. 기조 강연자로 나선 카

난구조로봇 시연도 있었다. 로보티즈의 똘망, 카이스트의 휴

네기멜론대학교 로봇연구소장 마셜 허버트는 유비쿼터스 지

보, 서울대학교의 SNU가 차례대로 로보월드 기간 동안 시연

능로봇이라는 대회 주제에 걸맞게 ‘로봇의 맥락에서 컴퓨터의

했다. 로봇이 문을 열고 밸브를 돌리고 험지를 탈출하는 것까

상황 이해, 객체 인식, 3D 재구성’ 등을 통해 기계 시각 기술

지 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에서 했던 그대로를 재현했다. 카

의 구현방식을 설명했다.

이스트 휴보의 재난 로봇시연을 바로 앞에서 관람하는 것이 흔치 않은 구경거리인 걸 알기라도 하듯 많은 인파로 붐볐다.

다시 시작되는 10년

행사장 한켠에서는 경진대회 참가를 통해 성장한 인물을 초청 해 대회를 통해 로봇과 함께하는 꿈을 이루게 된 그들의 이야

좋았다. 주최 측의 자화자찬이 아니다. 아마 이 공간을 경험

기를 들려주었다. 강연자로 초청된 한양대학교 한재권 교수는

해 본 대다수의 사람은 이렇게 느낄 것이라 확신한다. 이런

“인간은 인간다운 일에 종사했으면 합니다. 아름답고 감수성

공유의 장은 그 존재 자체로 의미를 가진다. 지난 10년. 발전

넘치고 창의적인 일 같은 거요. 그런 세상이 오면 문제도 많

과 정체를 거듭하며 열심히 여기까지 왔다. 이제 또다시 새로

겠지만, 산을 하나하나 넘어가다 보면 지금보다 많이 달라져

운 10년이 시작된다. 다가올 로보월드의 20주년이 벌써 기대

있을 겁니다. 대회를 통해 로봇 기술 발전을 실현할 수 있습

된다.

니다. 나는 그렇게 하고 있고 여러분도 그렇게 할 수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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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ech & Biz

로봇 세상을 바꿀 연결과 공유 표윤석의 오픈로보틱스월드(프롤로그) 글_일본 JSPS 연구원 표윤석 pyo@irvs.ait.kyushu-u.ac.jp

로보틱스가 이세상에 나온지 수 십 년이 흘렀지만 아직 갈 길이 멀었다. 왜 그럴 까? 키는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쥐고 있다고 생각한다. 로보틱스 는 흔히 기계공학, 전자공학, 소프트웨어공학, 제어공학, 생명공학, 화학공학, 신 소재공학 등 다양한 학문의 융합체라고 한다. 즉 다양한 분야의 협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다. 물론 하나의 분야에서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는 분야 가 바로 로보틱스이다. 이를 해결하는 최고의 방법은 오픈 소스 문화다. 소프트웨어에서는 이미 당연 시 여겨지는 부분이다. 대표적인 성과로는 리눅스, 안드로이드, 몽고DB, 오픈스 택 등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로봇에서는 하드웨어가 또 다른 중심축이다. 그래 서 필요한 것이 오픈 소스 하드웨어다. 그러나, 아직 로보틱스 분야는 닫힌 성격 이 강하다. 기술 공개를 꺼리는 분위기도 많다. 특히 한국의 로보틱스에서는 오 픈 소스 소프트웨어/하드웨어 문화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앞으로 연재할 ‘표윤석의 오픈로보틱스월드’ 에서 전세계 오픈 로보틱스 진영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내용을 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일반 독자에게는 오 픈 로보틱스 기반의 프로젝트를 이용해 로봇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 고, 전문가에게는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하드웨어 문화를 기반으로 협력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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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윤석의 오픈로보틱스월드

전세계 어디서나 누구라도 자신의 손바닥 사이즈만 입력하면 3D 프린트로 만들어 조립할 수 있어

오픈 소스 문화 상아탑처럼 높은 로보틱스 분야의 진입 문턱 낮출까?

바로 이것이 오픈 소스의 위력이야 이사벨라라는 이름의 8세 소녀가 3D 프린터로 만든 의수를 선물로 받은 순간을 담은 영상이 유튜브에 공개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던 기억이 난다. '이-네이블링 더 퓨처(E-nabling The Future)'라는 비영리 단체가 의수를 필 요로 하는 사람과 3D프린팅 디자인을 하는 사람을 연결해주는 프로젝트의 일환 으로 진행되었는데 이사벨라 이외에도 이 프로젝트를 통하여 새로운 손을 얻은 이들이 약 1,500명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프로젝트는 남아프리카에서 목수로 일하는 리처드 밴 애스와 미국 시애틀에 서 특수효과 전문가이자 예술가로 활동 중이던 이반 오언 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리처드는 일하던 도중 전기톱에 오른손 손가락 4개를 잃는 사고를 겪었지만 3천 ~5천 만원을 호가하는 상업용 의수를 구매할 여력이 없었다. 마침 예술가 이반 의 도움으로 50만원 수준의 매우 저렴한 의수를 만들어 사용할 수 있었다. 이반 의 설계 능력이 누구나 저렴하게 하드웨어를 제작하게 해주는 3D 프린터를 만나 가능했던 일이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두 사람은 의기투합했다. 리처드와 같이 사고로 손을 잃은 사람들이나 어릴 적부터 손이 없이 태어난 아이들과 전세계에서 3D 프린터로 디 자인을 하는 이들을 연결해주는 일을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의수의 모든 기구 설계 파일, 사용법, 프린팅 기법까지 모든 내용을 오픈 소스 하 드웨어, 문서로 공개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전세계로 뻗어 나갔고 자발적으로 모 인 개발자와 디자이너들이 도면을 설계하고 의수를 더욱 발전시켜 나아가고 있 다. 더불어 3D 프린터를 보유하고 있는 봉사자들은 의뢰가 들어온 이들에게 무 료로 의수를 전달해주는 훈훈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서 오픈 소스의 위력은 마음껏 발휘되었다. 의수는 움직임을 수반 하기 때문에 인체공학적으로, 또 다양한 사용 목적과 사용자의 신체 사이즈에 맞 추어서 맞춤 설계되어야 한다. 이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많은 개발자들이 스스로 설계 파일을 공유하고 기능을 추가하는 등 오픈 소스 문화를 기반으로 협업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예를 들어, 어린이의 경우 신체의 성장과 발맞춰 변화된 신체

8세 소녀 이사벨라가 자신의 손에 꼭 맞게 제작된 3D 프린터 의수를 착용하고 있다. (출처: 유투브)

사이즈로 의수를 매번 다시 제작해야 한다. 기존 의수로는 비용을 도저히 감당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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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ech & Biz 한 손이 없는 아이들이 ‘이-네이블링 더 퓨처’ 프로젝트를 통해 선물받은 3D 프린터 의수를 착용한 모습 (출처: 이-네이블링 더 퓨처 프로젝트)

❶ 3D프린터 의수 랩터 핸드 ❷ 3D프린터 의수 사이보그 비스트 ❸ 3D프린터 의수 덱스트루스 ❹ 3D프린터 의수 핵베리

수 없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에서는 웹 사이트에 설계 변경 도구를 공개했기 때 문에 이용자가 직접 자신의 손바닥 사이즈를 입력하는 것 만으로 설계 파일을 바 로 변형하여 다운로드 받고 전세계 어디서나 3D 프린트로 만들어 조립할 수 있 었다. ❶

'이-네이블링 더 퓨처' 프로젝트에서 개발된 랩터 핸드(Raptor Hand)와 사이보 그 비스트(Cyborg Beast)는 손목 윗 부분의 손이 없는 경우에 착용할 수 있다. 손목의 힘으로 다섯 손가락을 한꺼번에 굽히는 수동 방식이라는 점에서 착용 가 능한 대상자와 활용도에도 한계가 있다. 이러한 부분을 개선하려면 손목이 아니

더라도 팔꿈치, 어깨에 착용이 가능하면서 사용자의 움직임을 인식해 각 손가락 을 움직이는 전자 의수(각 손가락과 팔목 등에 모터를 이용하는 의수)가 필요하 다. 아마도 오픈 소스 문화를 사랑하는 많은 개발자와 디자이너들의 참여로 머지 않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 영국의 조엘 기바드(Joel Gibbard) 가 진행하고 있는 오픈 핸드 프로젝트

(openhandproject.org)의 덱스트러스(Dextrus)와 일본의 이쿠시(Exii, exiii. jp/eng.html)사의 핵베리(HACKberry) 역시 오픈 소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오픈 핸드 프로젝트의 덱스트러스는 모든 개 발 과정을 공개했다. 또 핸드 개발에 필요한 모든 개발 툴도 오픈 소스 기반으로 되어 있어서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이 높게 평가된다. 핵베리의 경우 미래 지

46 월간로봇

향적인 화려한 디자인은 물론이고 피부 표면에 전극을 붙여 바로 밑 근육의 활


표윤석의 오픈로보틱스월드

동 전류를 측정하는 근전도를 활용해서 전자 의수를 동작한다는게 특징이다. 이 쿠시는 단순히 상업적인 회사가 아니다. 이쿠시의 핵베리를 제작하는 3D 모델링 데이터와 소스코드를 공개하여 누구든지 관심만 가진다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3D 프린터로 기구를 뽑고 모터와 센서를 이용해 구동하면 된다.

로봇, 뜻있는 사람들이 모여 효율적으로 세상을 바꾸어 나가려면 오픈 소스 문화 받아들여야 위 사례들에서 볼 수 있듯이 오픈 소스는 로보틱스 분야에 이미 깊숙이 들어와 있다. 오픈 소스로 공개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반의 로봇은 뜻있는 사람들 이 좀 더 효율적으로 세상을 바꿔 나갈 수 있도록 하고, 그 동안 상아탑처럼 높아 만 보였던 로보틱스 분야의 진입 문턱을 낮출 수 있다. 자작(DIY), 메이커 (Maker) 문화를 조금은 우습게 여기던 로보틱스 분야에서도 이제는 그 영향력 을 실감하기 시작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가 함께 개발되어야 하기 때문에 기 술적 장벽이 존재할 수 밖에 없었던 로보틱스 부분에서도 오픈 소스 기반으로 창

오픈 로보틱스 하나의 돌파구로 받아들여야

업(Startup)을 하는 경우가 많아 지고 있다. 오픈 로보틱스는 이제 로보틱스 분 야에서 하나의 돌파구로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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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ulture & Ethics

로봇이 크리스마스 선물되려면? 정원민 이산솔루션 대표와 CF <BB-8> 나눠보기 글_황인선 기자 (insun@roboticus.kr)

크리스마스 선물로 로봇을 받는 상상을 해보라.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영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개봉을 앞두고 디즈니와 로봇 완구 기업 스피로가 합작해 제작한 로봇 ‘BB-8’을 눈 여 겨 보자. 9월 4일 판매 당일에 완판이라는 기록 갱신과 함께 오늘 날까지 예약 주문이 계속 이어진다고. ‘잘하면 로봇이 크 리스마스 선물이 될 수 있겠구나’라는 긍정적인 생각이 들지 않는가. 동시에 지난 가을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로봇융합 포럼, 로봇산업진흥원, 로봇산업협회가 공동으로 주관한 ‘2015 로봇융합포럼’ 3차 세미나 현장에서 기획위원장을 맡은 정원민 이산솔루션 대표가 건넨 물음이 떠올랐다. “이렇게 좋은 로봇들이 왜 안 팔릴까요?” 12월호 인문산책은 서울시 구로디지털단지에 위치한 ㈜ 이산솔루션에서 시작한다. 정원민 대표가 향긋한 커피를 건네며 말을 이었다. 그는 “성공적인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성공 가능한 제품 기획-자금 확보-팀 편성의 3단계 사업화 전략이 필요하 다”라며 “기존 스마트폰의 센서와 애플리케이션을 활용 한 5만원 미만의 보급형 스마트로봇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했다.

48 월간로봇


인문산책

정 ‌ BB-8의 광고영상을 보실까요? 공처럼 굴러가는 로봇의 움직임 주변에 ‘항상 있는

것’이 있습니다. 눈치 채셨나요? 바로 소년과 그의 손에 들려있는 로봇을 조종하는 장치인 ‘스마트 폰’입니다.

스마트폰과 만난 로봇의 시너지 효과 결과는 성공적이야

황 ‌ BB-8은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PC와 연결됩니다.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앱을 내려받아 직접 조종 가능합니다. 무선으로 조종할 수 있는 거리는 30m이고, 한 번 충전하면 1시간 정도 재생 가능하다고 합니다. 정 ‌ 최근 로봇이자 장난감 시장의 트랜드가 커넥티드 토이(Connected toy) 입니다.

즉, 융합입니다. 로봇을 스마트폰 또는 스마트와치 등과 연결하여 IOT(사물인터넷 서비스) 기술 기반 위에 로봇을 확장하는 것이지요. 황 ‌ 벽에 ‘꽝’하고 부딪히자 ‘휘청’이며 붉은 불이 깜빡이는 장면을 보셨나요? 그 밖에 충

전 중에도 앱과 연결만 되어있으면 “마치 고양이처럼 종종 머리를 이리저리 두리번 거려 귀엽다”라는 사용후기가 눈길을 끕니다. 정 ‌ 소년이 스마트폰의 기울기 센서를 이용해 로봇의 이동방향을 게임처럼 조종하는 장

면도 나옵니다. 스마트폰이란 컨트롤러를 이용해 아슬아슬하게 장애물로 비켜가고, 좁은 통로도 넘어가는 모습에 시선이 가는 군요. 황 ‌ 스마트폰의 음성인식 기능을 이용해 로봇에게 말을 걸자 로봇이 움직임과 빛으로

반응하는 것도 인상적입니다. “Go to Sleep(잘자)”라고 말하면 조는 것처럼 꾸벅꾸 벅 대다가 “Run Away(도망가)”라고 하면 재빨리 달아나버리죠. 정 ‌ 이 모든 기술이 가능한 이유를 생각해 보세요. 스마트 폰 안에는 각종 로봇 기술에

필요한 센서들이 있습니다. 또한, 2~3년 전의 컴퓨터와 비교해서 성능이 훨씬 뛰어 납니다. 즉, 로봇의 브레인이 될 자질이 충분한 거죠. 황 ‌ 문득 지난 로봇대회가 생각나네요. BB-8보다는 큰 4륜구동의 작은 로봇이었는데

요. 이 로봇의 움직임을 구현하기 위해선 중량이 많이 나가는 고성능 컴퓨터가 필요 했죠. 만일 스마트폰이 이를 대신한다면 간편해질 것입니다.

CF <BB-8> 의 삽입 장면이다 . 소년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로봇 BB-8 을 조종 하고 있다 . 드라이브 모드 , 메시지모드 , 패트롤 모드로 구성됐다 . BB-8 은 < 스 타워즈 : 깨어난 포스 > 에 등장하게 될 로봇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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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ulture & Ethics 정 ‌ 또한, 로봇의 기능 및 역할까지 단순해질 수 있습니다. 로봇은 움직이는 동작

(Movement)이나 표현(Expression)의 역할에 집중하면 되기 때문이지요. 이는 곧 로봇의 단가를 낮추는데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당신이 지불할 수 있는 로봇의 소비자 가격은?

황 ‌ “스마트폰으로 조종 가능하다”라는 점은 분명한 이점인 듯합니다. ‘1인 1대의 스마

트폰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로봇이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는데 필 요한 조건’에 왜 단가 낮추는 고민이 필요한거죠? 정 ‌ 답을 하기 전에, 먼저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TV는 보통 시장에서 얼마에 판매

되고 있습니까? 스마트폰은 평균적으로 어느 정도의 금액으로 판매되고 있나요? 마 지막입니다. 로봇은 얼마입니까? 황 ‌ TV는 약 100만원에서 150만원, 스마트폰은 약 50만원에서 100만원 미만이 평균

아닙니까? 반면에 로봇은.. 잘 모르겠습니다. 일본 소프트뱅크사가 200만원 대의 로봇을 내놓았지만, 비슷한 수준의 로봇이 1억 넘는 게 다반사니까요. 정 ‌ 그렇습니다. 오늘날의 로봇엔 아직 평균 소비자가격이 분명하지 않습니다. 이는 기

회인 동시에 위기라고 생각합니다. 소비자가 지갑을 열 수 있을만한 합리적인 평균 가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로봇을 구매리스트에 올리기 어렵기 때문이죠. 황 ‌ 부모가 아이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대는 얼마일까요?

국내의 한 대형마트가 공개한 2014년 크리스마스 누적 판매 상위권을 기록한 장난 감의 가격을 보니 3만원 대에서 6만원 대 사이가 무난합니다. 정 ‌ 저 역시 딸이나 조카에게 선물을 사주기에 약 5만원 대의 가격이라면 선뜻 지갑을

열게 됩니다. 하지만 그 이상이라면 이것 저것 따져보게 됩니다. 즉, 로봇이 크리스 마스 선물이 되려면 5만원 대의 가격이어야 부담스럽지 않다는 것이죠. 황 ‌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는 가격이어야 한다”라는 주장에 공감합니다. 하지만 제아

무리 가격을 낮춘다고 해도 소비자의 마음을 끄는 ‘무엇’이 없다면 소용없지 않을까 요? 최근 화제가 된 로봇 ‘BB-8’처럼 말입니다. 정 ‌ BB-8에 다시 주목하겠습니다. 이 기구나 기능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작년에 선

보인 스피로2.0을 기억하십니까? 블루투스를 이용한 무선 조종 ‘로봇볼’로 이름을 알렸죠. 두 로봇완구의 제작사는 동일합니다. BB-8 이다 . 영화 < 스타워즈 > 의 캐릭 터다 . 손 안에 들어오는 작은 공 모형의 장난감형 로봇이다 .

황 ‌ 스피로2.0 기억이 납니다. 흰 당구공처럼 생긴 로봇이지요. 단순하게 조종만 하는

드라이브 기능을 넘어 증강현실을 이용한 모바일 게임 활용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아, BB-8에 있는 증강현실 가상채팅 기능과 같군요!

50 월간로봇


인문산책

정 ‌ 스피로2.0은 ‘완판’이라는 경이로운 수식어를 따내지 못했던 반면에 기존의 스피로

에 머리 하나 더 붙인 BB-8은 판매를 게시한 9월 4일 ‘300대 한정 당일 매진’을 기 록할 수 있었습니다. 그 원인에 주목해야겠지요. 황 ‌ 9월 4일에 단서를 찾았습니다. 그 날은 미국 시카고와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포스

프라이데이(Force Friday)’라는 스타워즈 팬 행사가 진행됐다고 하더군요. 10월 2 스피로 (sphero) 2.0 이다 . 성인 주먹보 다 큰 크기인 당구공 모형의 장난감형 로봇이다 .

일 부산국제영화제의 스타워즈 개봉 기념 부스가 생각납니다. 정 ‌ 명실공히 영화 <스타워즈> 덕분입니다. 스타워즈는 미국을 대표하는 우주와 미래

배경의 SF 명작입니다. 1977년 제작 당시부터 시작된 탄탄한 스토리텔링과 우주관 은 ‘신화적 성공’의 가장 큰 밑거름이 됐습니다. 황 ‌ 이 영화가 대중문화사에서 가진 의의 역시 주목해야 될 것입니다. 단순한 흥행을 넘

어 소설, 만화, 비디오게임 등의 장르로 확대되고 상품으로 재생산되어 또 다른 소 비를 촉진하게 됐습니다. ‘마니아 문화’의 원조 격입니다.

정원민 대표 로봇문화콘텐츠 전문기업 ㈜이산솔루션 대표이사다. 2008년 당시 틈새시장이었던 서비스로봇 콘텐츠 계약 을 잇따라 체결하며 신규 법인을 설립했다. 공연하는 로봇 로보데스피안을 각종 체험관 및 테마파크에 임 대했으며, 세계최초 로봇 뮤지컬 <로봇랜드의 전설>을 제작하는 등 오늘날까지 로봇체험 및 전시공연산업의 대중화에 앞장 서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세상의 모 든 아이들이 자신만의 유일한 로봇을 갖게 되는 그날 까지”라는 모토로, 개인 서비스용 감성 로봇에 대한 새 로운 꿈을 키우고 있는 기업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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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ulture & Ethics 정 ‌ 레고가 생각나네요. 최근에 본 뉴스에서 이번 영화 개봉을 기념하여 ‘레고 스타워즈

밀레니엄 팔콘(75105)’이 출시됐다고 합니다. 지난 2011년 한정판매 된 밀레니엄 팔콘(7965)의 리뉴얼 상품으로, 이미 예약이 종료됐다더군요. 황 ‌ 로봇 BB-8과 레고 에디션을 보니, 마니아 층이 형성된다면 가격은 더 이상 문제되

지 않는 것 같습니다. 성능이나 기술 수준 역시 고려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들에게 더 가치 있게 작용하는 것은 ‘캐릭터’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큐브다 . 보급형 퍼스널 스마트 감성 로 봇이다 . 스마트디바이스 서비스 플랫 폼 기술과 IoT 기술 , 감성서비스 기술을 결합했다 . 로봇 자체 하드웨어 장치를 최소화하며 가격 역시 5 만원 대로 낮췄 다.

정 ‌ 이번에 새롭게 개봉하는 영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소식과 맞물려 주목하게

된 뉴스가 있습니다. 바로 그 동안의 스타워즈 제작사였던 루카스필름을 월트 디즈 니 컴퍼니가 인수했다는 소식이지요. 황 ‌ 월트 디즈니 컴퍼니라구요? 미키마우스, 미니마우스, 곰돌이 푸우, 도날드 덕 등으

로 114건의 캐릭터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로열티 수입만 연간 60억 달러에 이 르는 캐릭터 산업계의 대표적인 거장 아닙니까? 정 ‌ 로봇과 캐릭터가 만났을 때 시너지가 크다고 봅니다. 2001년에 들어 엽기토끼 마시

마로, 졸라맨 열풍이 침체된 국내 캐릭터 시장에 활력을 주었던 적이 있지 않습니 까. 로봇 분야에서도 캐릭터를 ‘새로운 기회’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 ‌ 영화 <스타워즈>에 다시 주목하겠습니다. 감독 루카스가 고대의 신화를 차용하면서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과 함께 스토리텔링에 가장 애를 썼다고 들었습니다. 이는 ‘미 국판 신화’라는 별칭까지 얻을 정도이지 않습니까.

함께 보면 좋은 영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이 영화는 1977년부터 전세계 팬들을 사로잡은 할리우드 공상과학영화 <스타워즈>의 7번째 시리즈다. 12월 17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사전 예매 이벤트만으로 650만 달러의 수익을 기 록했다. 거대한 우주 전쟁의 서막을 여는 악의 세력과 그들에 맞서 싸우는 포스의 기운을 타 고난 자 레이(데이지 리들리)와 핀(존 보예가), 그들을 보조하는 로봇군단 BB-8 드로이드, C-3PO, R2D2 캐릭터가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제목 |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 원제 | Star Wars : The Force Awakens 배급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감독 | J.J. 에이브럼스 출연 | 존 보예가(핀), 오스카 아이삭(포 다메론), 데이지 리들리(레이) 外 개봉 | 2015년 1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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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산책

황 ‌ 마블 스튜디오가 제작하고 월트 디즈니 픽처스가 배급하는 영화 시리즈 <어벤

져스>도 함께 상기되네요. 아이언맨, 토르, 헐크, 캡틴아메리카 등의 캐릭터와 그들만의 이야기(스토리텔링)이 분명하고 세계관이 확실하지요. 정 ‌ 우리나라에도 <스타워즈> 또는 <어벤져스>, <트랜스포머> 등과 같은 어른과

아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SF 대작이 하루빨리 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더 나 아가 로봇업계도 로봇과 관련된 문화콘텐츠 제작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하지

로봇이 대중에게 안기려면?

않을까요? 황 ‌ 최근 좋은 소식이 있다면서요? 스마트폰 융합 감성로봇 ‘큐브’가 한국·중국

합작영화 <소원등(가제)>에 출연이 확정됐다고 하니 축하 드립니다. 이 로봇 이 영화를 만나 어떤 스토리텔링을 가진 캐릭터가 될 지 궁금합니다. 정 ‌ 큐브는 로봇이라는 진입장벽을 최대한 낮춘 로봇입니다. 누구나 하나씩 가질

수 있는 로봇을 만들기 위해 기획하게 된 것이지요. BB-8처럼 스마트폰을 브 레인으로 삼아 움직이거나 빛으로 반응하는 감성 로봇입니다. 황 ‌ 국내 이동통신사에서도 콜라보레이션 제안이 들어 왔다고 들었습니다. 이에 긍

정적으로 검토 중이시라고요? 조만간 스마트폰과 로봇 큐브가 하나의 번들제 품 또는 사은품이 되어 모두가 로봇을 1대씩 소유하게 되는 것 아닌가요?(웃음) 정 ‌ 로봇 업계에서 10년 동안 약 100억 원의 돈을 날리면서 얻은 교훈이 있습니

다. ‘성공 가능한 제품을 기획해야 한다’라는 것이지요. 성공 가능의 조건 첫째 는 “사고 싶은 제품” 둘째는 “살 수 있는 제품”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황 ‌ 큐브의 가격 역시 흥미롭습니다. 5만원 대라고요? 문득 20세기 자동차 대중화

시대의 시발점이라 기록된 포트사의 825달러의 자동차 T가 생각납니다. 당시 자동차의 평균가는 약 2천 달러였었죠. 정 ‌ 5년 전만해도 이 가격의 로봇을 만들게 되리라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먼저 로봇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쉽게 지갑을 열 수 있는 금액대로 낮추니, 그 다음단계로 가는 길이 조금은 보이는 것 같아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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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ulture & Ethics

영원히 끝나지 않는 TV 시리즈 엄윤설 다시보기 애니 <스타워즈: 클론전쟁> 글_엄윤설 키네틱아티스트 미국 최초의 성인형 휴머노이드 찰리(Charli)의 디자이너다. 버지니아 코먼웰스 대학 금속공예 석사 출신이다. 현재는 디자인연구소 'The Naeun' 대표이자 서울예술대학교에서 키네틱 아트관련 강의를 맡고있다.

1987년 여름 종로 낙원상가의 허리우드 극장 앞에서 10살짜리 여자아이는 그렇게 영화 <스타워즈: 제다이의 귀환>과 함께 ‘스타워즈 키드’가 되었고, 오늘날까지 스타워즈 공식 홈페이지에서 TV시리즈 <클론전쟁 시즌6>를 꼼꼼히 챙겨보 며 영화 <스타워즈 에피소드7: 깨어난 포스>가 개봉하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초등학교 3학년, 아직 영화라는 매체

긴 악당과 개처럼 목줄을 걸고 그 밑에

다보며 저 아득한 우주 어딘가에 있을

가 익숙하지 않았던 필자는 어느 날 밤

웅크린 공주, 사막 위를 미끄러지듯 날

테디베어들에게 꼭 나를 찾아와 달라고

아빠와 함께 외출을 했다. 어디로 가는

아가는 배, 온 몸이 번뜩거리는 금색 로

소원을 비는 일이었다.

지도 몰랐지만 덜컹거리는 전철을 타

봇과 뭐든지 척척 해결해내는 꼬마 로

그렇게 스타워즈 키드가 됐고, 이후로

고 한참을 갔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어

봇도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더 충격적

모든 시리즈를 섭렵해 나갔다.

둡고 누추한(?) 극장에 들어가 앉았다.

인 것은 윤기나는 갈색 털을 가진 히말

커다란 스크린에선 아득히 저 먼 우주

라야 설인과 해동된 냉동인간 한 솔로

‘우주의 평화 수호자’ 제다이의 끝이

에 산다는 사람들이 휘두를 때 마다 붕

였다. 설인이 할 줄 아는 말이라곤 ‘우

없는 이야기

붕 소리가 나는 형광등 같이 생긴 칼을

~~’가 전부인데, 어떻게 그걸 다 알아

들고 대결하는 모습들이 펼쳐졌다. 손

듣고 저들은 대화가 가능한걸까?! 그리

오늘 다시보기 하고 싶은 시리즈는 스

바닥을 앞으로 내밀면 장풍이 마구 쏟

고 마지막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타워즈의 번외편(?)이라고 할 수 있

아져 나오는 그들은 스스로를 제다이라

걸어 다니는 테디베어들(사실은 외계종

는 애니메이션 버젼의 <클론전쟁(The

고 불렀다. ‘포스가 함께 하길..’ 먼 길

족인 Ewoks)이었다. 그래서 영화가 끝

clonewars)>이다.

을 떠나는 동료에게 그들은 그렇게 말

나고 다시 차가운 밤거리로 나섰을 때,

클론 전쟁은 시대적으로 <에피소드5:

했다. 거대한 초대형 민달팽이 같이 생

필자가 제일 먼저 한 일은 하늘을 올려

클론의 습격>과 <에피소드6: 시스의 복 수> 사이에 어떻게 제다이들이 우주의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싸워왔는지에 대 한 이야기다. 그렇기에 수많은 디테일 이 살아있다. 먼저 물속, 하늘 위, 사막 등을 배경으로 하는 수많은 행성들의 다채롭고 아름다운 모습들이 보는 이의 상상력을 극도로 자극한다. 여기에 주

54 월간로봇


엄윤설의 다시보기 스타워즈 시리즈는 1977년 <새로운 희망>이라는 영화로부터 시 작한다. 이때의 배경은 이미 은하계가 악당의 손에 넘어갔고, 영 화는 이에 맞서 싸우는 저항군의 시각에서 그려진다. 그 후로 1980년 <제국의 역습> 그리고 필자가 위에서 묘사한 1987년 < 제다이의 귀환>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10년의 대 장정이 마무리 된지 12년만인 1999년 스타워즈는 기존의 개봉된 시리즈의 프 리퀼(이전 이야기)에 해당하는 3편을 다시 선보인다. 1999년 < 보이지 않는 위험>, 2002년 <클론의 습격>, 2005년 <시스의 복 수>가 그것이다. 시대적으로 이 3편이 이전의 3편보다 시대적으 로 앞서 있기에, 기존의 옛 3편은 에피소드 1,2,3에서 4,5,6으로 강등되고, 새로운 3편이 1,2,3의 지위를 얻는다. 올해부터 개봉 할 3편은 7,8,9가 될 예정이다.

인공인 아나킨과 그의 제자 아소카, 그

려 4개의 광선검을 휘두르는 제네럴그

팅 전략 중에 하나가 세대간의 대물림

리고 그 주변의 여러 우주 종족들과 제

리버스에 이르기까지… 클론 전쟁을 보

을 적극 활용한다는 점이다. 즉, 레고를

다이들이 등장한다. 이중 필자가 제일

지 않고는 감히 로봇을 말하지 말라는

가지고 놀던 부모들이 자신의 자녀들에

좋아하는 제다이는 두 갈래 긴 꼬리머

발언을 서슴지 않게 만든다.

게 다시 레고를 안겨준다는 뜻이다. 스 타워즈 역시 필자처럼 아버지의 손을

리와 파란 피부를 가진 종족 제다이다. 전투에 임하는 모습이 어찌나 매력적인

세대간의 대물림이 가능한 스토리와

잡고 극장을 찾았던 세대들이 이제 그

지.. 또한 제다이들의 든든한 지원군으

마케팅 전략

들 자녀와 함께 손을 잡고 극장을 찾을 것이다. 그리고 영화 한편이 개봉된 후

로 활약하는 클론들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클론들은 하나의 유전자를

그러나 클론전쟁 시리즈를 ‘다시보기’로

다음 영화가 개봉되기까지의 공백기에

공유하는 복제인간들이지만, 성격은 각

선정하며 ‘다시 보고 싶은 관전 포인트’

는 클론전쟁과 같은 이른바 ‘영원히 끝

기 다르다. 캡틴 렉스는 용맹하고, 코맨

는 제다이들이 얼마나 잘 싸우는지도,

나지 않는 TV시리즈’들을 발표하며, 관

더코디는 현명하다. 어떤 클론은 심신

행성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도, 로봇들

심과 열기를 이어나간다. 이 얼마나 놀

이 병약하고, 어떤 클론은 장난을 심하

이 얼마나 멋진지도 아니다. 필자가 주

랍고 무서운 마케팅의 한 전략인가!

게 치며, 또 어떤클론은 배신을 일삼기

목한 점은 바로 클론전쟁이 존재한다는

문제는 이 전략에 저항하기엔 필자는

도 하는 식이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사실 그 자체다. 1977년 스타워즈라는

너무 온순한 제다이라는 점이다. 나의

클론전쟁의 백미는 단연코 로봇들이라

영화가 처음 세상에 선을 보인지 이제

지갑을 열기 위한 상대의 전략임을 알

고 할 수 있겠다. 머릿수로 밀어붙이는

40년에 가깝다. 그 사이 스타워즈가 세

면서도 필자는 오늘도 스타워즈 공식

배틀드로이드부터, 전투중에 허리와 머

상에 내놓는 상품(?)들은 영화와 TV시

홈 페 이 지(www.starwars.com)에 서

리, 팔이 180도 회전해 순식간에 등 뒤

리즈(클론전쟁 같은) 이외에도, 블럭형

<클론전쟁의 시즌6>를 꼼꼼히 챙겨보

의 적과 맞붙는 어쎄신로봇, 그리고 2

장난감들, 모바일게임, 캐릭터상품, 생

며, 영화 <스타워즈 에피소드7: 깨어난

족과 4족 보행을 넘나들다가 위기의 순

활용품 등으로 끝도 없이 뻗어나간다.

포스>가 개봉하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

간엔 숨겨둔 두 개의 팔을 꺼내 더해 무

세계적인 장난감 브랜드 LEGO의 마케

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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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ulture & Ethics

로봇, 예능신고식이 반가운 이유 ‘하이테크 시골예능’ tvN <할매네 로봇>의 시사점 글_황인선 기자(insun@roboticus.kr)

할매네 로봇들은 있는 그대로다. 가감이 없다. 겉보기엔 평평한 시골마당에서도 위태롭게 뒤뚱거린다. 시시때때로 넘 어지고 또 넘어지며, 알 수 없는 오작동도 일으킨다. 마치 “눈을 크게 뜨고 직시하라. 바로 이것이 현실이다.”라고 외 치는 것 같다. ‘맙소사. 사람들이 로봇에 실망하면 어쩌냐.’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 다음으로 ‘나무 보다는 숲을 봐야 한 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예능 프로그램 덕분에 오늘날의 로봇 기술과 지난 미디어 속 로봇 이미지 사이에 벌어 진 격차가 좁혀질 수 있는 긍정적인 계기가 마련되지 않을까. 실망은 곧 희망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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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책갈피

호평보다 혹평이 유난했다. “값비싼 장난감 자랑하러 시골로

하는 공학자들이 진지한 눈빛으로 실험 상황에 집중하더라.

간 건가”라는 김교석 대중문화칼럼니스트의 지적은 당연했

옆자리에 앉아있던 공학자가 귀띔했다. 그는 “로봇이 인간보

다.

다 우월한 경우(계산, 힘, 속력 등)가 있는 것처럼, 인간이 쉽

겉으로 보기엔 멀쩡한 로봇들이 넘어지고 또 넘어지거나, 평

게 하는 일 가운데는 로봇이 하기에는 복잡한 것들도 있다”라

소에 화를 잘 내지 않는 성격이라는 방송인이 로봇과 미션을

며 “다른 물체를 잡았다가, 계란을 깨지지 않게 집는 건 고도

수행하다가 ‘버럭’하게 된 장면 등은 큰 웃음과 함께 생각할

의 기술력”이라고 했다.

거리를 던졌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어도 마음은 그러지 못했다.

첫 방송에서 김홍석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청정생산시스템연

과연 ‘로봇이 계란을 집어서 깨는 것은 아무 일도 아닐 것’이

구소 소장이 건넨 말을 상기해보자. “영화나 소설에서 나오는

라는 생각을 들게 만든 장본인은 무엇일까. “로봇이란 현대적

로봇과 실제 로봇은 굉장히 많이 다릅니다.” 바로 이 대목에

개념이 20세기 초에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현대 인간의 뇌

서 밑줄을 긋게 됐다.

리에 깊숙이 들어오게 된 요인은 19세기 막바지에 발명된 영

‘그 동안 대중에게 알려진 로봇은 어떤 모습이었는가.’

화의 영향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로봇 사람이 되 다(2013)>의 저자 이종호의 말이다.

미디어 속의 로봇과 오늘날의 로봇

최근에 개봉했던 영화들을 떠올리자. 먼저 <채피>다. 겉모습 은 예능에 등장한 재난구조로봇 ‘머슴이’처럼 투박하다. 그런

“로봇이 계란도 못 집어?” 지난 방송에서 할매가 했던 말이

데 높은 건물에서도 거침없이 뛰어내리고 “Yea, bro~”라며

다. 그러나 이 말은 1년 전 처음으로 로봇관련 학술대회를 참

주먹인사도 한다. 이런 친구가 있다면 참 든든하겠다. 다음에

관한 기자의 입에서도 나온 말이다.

개봉한 <엑스 마키나>는 어떠한가. 여성의 겉모습을 한 안드

로봇팔이 탁구공과 계란을 번갈아 집는 실험영상이 재생 중

로이드 로봇이 인간과 심도 깊은 대화와 감정을 나누며, 각종

이었다. 연이은 실패에 답답함을 느꼈다. ‘그게 그렇게 어려운

집안일에도 능하다. 때로는 주인의 명령에 의해 춤을 추는 등

가?’라는 생각을 하며 주변을 둘러봤다. 세계 각국의 내로라

의 유희까지 선사한다. 혼자 사는 남자라면 주목해 볼만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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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ulture & Ethics

않은가.

다. 궁금증이 일었다. 대중은 정말로 로봇의 ‘잘 난’ 모습만을

1976년 대한민국의 안방극장을 점령한 정의의 사도 <로보트

원하는가? 로봇이 넘어지는 장면은 숨겨야 할 만큼, 부정적인

태권브이>도 빼놓을 수 없다. 그에 앞서 일본에서 시작돼 세

인상을 주는가?

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모은 TV 만화영화 <마징가

2010년 9월에 공개된 샤넬 화보가 떠오른다. 깡마른 비현실

Z>와 <우주소년 아톰> 등도 오늘날 미디어에 등장하는 ‘거대

적 몸이 아닌 지극히 현실적인 체형의 모델 크리스탈 렌이 주

로봇’ , ‘변신 로봇’ , ‘강철 로봇’ , ‘격투 로봇’ 등의 이미지를

연을 맡았다. “패션계에 뚱뚱한 사람을 보기 원하는 관객은

구축하는 밑거름이 됐다.

없다”라는 칼 라거펠트 샤넬 수석 디자이너의 말이 무색해지

로봇을 좋아하든 그렇지 아니하든, 대중에게 로봇의 이미지는

는 순간이었다.

영화나 방송 등이 제공한 모습 그대로가 됐다. 최첨단의 기술

그 당시는 “패션계와 미디어가 거식증 모델을 조장하고 있다”

력을 지닌, 인간의 신체적 한계를 뛰어넘어 밤낮없이 일을 해

라는 비난 여론이 한창일 무렵이었다. 달변가가 토론 프로그

도 척척 문제가 없고, 반려(伴侶)가 될 수 있는 존재로 말이

램에 등장해 문제를 지적하고, 시사채널이 런웨이 밖 거식증

다.

모델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공개했으며, 마른 모델을 퇴치하자 라는 캠페인이 봇물처럼 일어났다. 하지만 수많은 노력들 가

위험한 연출 대신 순결한 유머로

운데 제일은 저 ‘사진 한 장’이라고 생각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대중의 마음을 사로 잡았기 때문이다. 사람

2000년 일본 혼다의 인간형 로봇 아시모가 시연을 했던 현장

들이 보고자 하는 것은 마르거나 뚱뚱한 모델의 몸매가 아니

이 ‘한 편의 연극’처럼 보여지게 된 까닭 역시 ‘잘 만들어진’ 미

다. ‘아름다움’ 그 자체에 있다. 실제로 크리스탈 렌의 화보를

디어 속 로봇의 이미지 탓이 아닐까.

접한 미국의 어느 소녀는 SNS를 통해 다이어트 중단을 선언

그 당시에 아시모는 인간처럼 두 발로 걸을 수 있는 로봇 가

하기도 했다.

운데 가장 높은 기술력을 지닌 것으로 소개됐다. 세계적 학자

기자는 tvN 예능 <할매네 로봇>이 ‘제2의 샤넬 화보’가 되길

들과 수많은 언론의 관심 역시 대단했다. 하지만 실전에서 아

희망한다.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다운 순결한 유머 코드로

시모는 계단을 오르다 말고 ‘우당탕’ 넘어진다. 무대의 불은

로봇을 좋아하거나 그렇지 않은 모두의 마음을 사로 잡아, 오

바로 꺼졌다. 현장진행요원들이 가리개를 들고 달려왔다.

늘날의 로봇 기술과 미디어 속 로봇 이미지 사이에 벌어진 간

추후에 혼다가 공개한 영상을 보자. 아시모가 계단을 오르고

극(間隙)의 격차를 ‘우당탕’ 유쾌하게 허물어 주는 본보기가

손을 흔든다. 언제 넘어졌냐는 듯이 시치미를 뚝 뗀 모습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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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책갈피

예능 <할매네 로봇>을 기획하게 된 계기

우리는 로봇에게 조금은 실망해야 한다

‌ ‘시골 할머니에게 최첨단의 기계나 제품이 생활을 더 윤택하게 할까?’ 라는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이는 ‘농촌에서 할머니가 세그웨이를 타 고 새참배달을 한다면?’으로 구체화됐고 ‘인간 중에 가장 정이 많은 아날로그 할매와 최첨단 휴머노이드 로봇의 동고동락’으로 발전하게 됐다. 참고로 이 아이디어는 김배근 <할매네 로봇> 메인작가의 것임 을 양심적으로 밝힌다.

대다수의 로봇공학자는 “안 된다”라며 말렸다던데.. ‌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지 않은가? PD로써 반골기질이 좀 있다. 처음 로봇연구소에 갔을 때 “로봇이 할머니를 도와 무를 갈아야 한다” 라고 말했다. “그 동작이 성공한다면 100쪽 분량의 논문이 나올 것” 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좌절했다. 하지만 국내로봇기업인 로보티즈와 로보쓰리 측에서 이 기획을 긍정적으로 검토했고, 우리의 도전에 도 움을 약속했다.

촬영하며 로봇의 실상을 경험해본 소감 ‌ 누가 드론으로 빨래를 말리거나, 재난구조로봇으로 마늘을 빻겠는가. 할매와 제작진의 요청은 로봇관계자들의 입에서 “지금까지 로봇에게 그런 식의 요구를 한 사람은 없었다”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게 했다. 하지만 머슴이는 안 된다고 했던 무 갈기를 성공했고, 호삐는 할매가 원하는 음악을 찾아 재생하는 주크박스 기능을 넘어 이젠 짐 나르는 끌차도 끌게 됐다.

이 예능 탓에 대중이 로봇에 실망하는 것 아니냐 ‌ 좀 실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일부 로봇관계자의 입장이기도 하다. 솔직히 촬영 준비를 위해 어떤 로봇을 만나던지 기대보다는 실 망이 많았다. 화제의 로봇기술들 역시 마찬가지다. 흔히 ‘아이언맨 슈

박/종/훈 PD를 만나다 박종훈은 tvN 예능국 PD다. 육아예능 <엄

트’로 알려진 웨어러블 로봇. 입는 것만으로도 할매가 천하장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아직까진’ 각종 복잡한 문제로 인해 ‘연구소 안’에서만 가능하더라.

마사람(2015)>, 가상다큐 <농부가 사라졌다

마지막으로 시청자들에게 한마디

(2014)> 등을 거치며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

‌ 로봇이 인간과 어떤 식으로 공존할지 아직 정확한 그림이 없다. 위험

램에 대한 감각을 키웠다. 최근 화제작 <할

하거나 궂은 일을 도맡게 될 지, 각종 스케줄을 비서처럼 관리하게 될

매네 로봇>은 자녀들을 대도시로 떠나 보내 고 적적하게 고향을 지키고 있는 시골 어르 신들과 최첨단 로봇이 만나 예측불허의 이

지, 인간의 감정이나 스트레스지수 등을 분석해 정서에 도움이 될 지 등. 현재 손안에 있는 스마트폰이 생활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는 것처

야기를 만들어나가는 국내 최초 로봇 예능

럼, 앞으로 미래에는 로봇에 의해 우리의 삶이 어떻게 바뀔 지 상상해

프로그램이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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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ulture & Ethics

킬러로봇 개발보다 먼저 생각해야할 것은? 이상헌 세종대 교수의 로봇기술철학 칼럼 글_이상헌 세종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 서강대학교 대학원에서 칸트 철학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세종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동국대학교와 가톨릭대학교 교양교육원 강의 전담 교수로 역임했으며, 서강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와 철학연구소, 생명 문화연구소, 지식융합연구소 등에서 상임 연구원을 지냈다. 저서로는 《융합시대의 기술윤리(2012)》 , 《과학, 철학에게 말 을 걸다(2014)》 등이 있다.

영화 <스타워즈>나 <터미네이터>에서 보았던 것처럼, 이른바 로봇 전쟁이 현실화되는 날이 올지 모른다. 인간과 로봇이 전투를 벌이고, 로봇과 로봇이 싸우는 장면이 현실이 될 것이다. 로봇들끼리 싸우는 것은 신기한 눈으로 바라볼 수도 있지만, 로봇과 인간이 싸우는 장면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 더 나아가 전투 중의 상황이라도 로봇이 인간을 죽이게 된 다면 문제는 없을까? 살상용 로봇을 개발하기 전에 ‘전쟁 없는 세상’을 먼저 꿈꾸어야 하지 않을까.

인간과 로봇이 전투하는 장면 혹은 로봇끼리 전투하는 장면을

세계 각국, 군사용 로봇 개발 경쟁

상상해 보자. 아마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장면은 언제가 보았던 영화의 한 장면일 가능성이

최첨단 로봇을 군사용으로 활용하는 국가적 계획을 처음 세

크다. 우리는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에서 암살자로 이용

운 것은 미국이다. 2000년대 초에 미래전투시스템(Future

되는 살상용 로봇의 위력을 보았으며, 영화 <채피>에서는 경

Combat Systems: FCS) 계획을 세워 전투로봇을 본격적으

찰 로봇을 보았다.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로봇들을 수 십 대

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로봇을 전투에 적극 활용해 전

혹은 수 백 대 보유하고 있다면, 우리는 전투 결과를 낙관해

투의 개념을 획기적으로 바꿔 놓으려는 의도를 보였다. FCS

도 좋을 것이다. 그런데 영화 속의 로봇과는 다른 모습이지

계획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만, 로봇들이 전투에 투입되는 일이 이제 현실이 되었다.

있는 미국은 전 세계 어느 나라와도 비교되지 않는 압도적인

로봇을 이용하면 전투를 훨씬 효율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을

군사력을 갖게 될 것이다. 미국보다 군사력에서 훨씬 열세에

것이다. 하지만 로봇이 전투에 참여한다는 말은 로봇이 인간

있는 나라들도 로봇 군대를 양성하게 되면 세계 어느 나라와

을 죽인다는 것을 뜻한다. 전투 등에 이용되는 살상용 로봇

도 견줄 수 있는 막강한 군사력을 지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킬러 로봇: killer robot)에 우려를 표명하는 사람들이 많은

런 기대로 세계 여러 나라가 FCS와 유사한 계획을 추진하고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있다. 현재 전투에 이용되는 로봇은 사람이 원격지에서 조종하는 무

60 월간로봇


이상헌의 로봇기술철학

영화 <채피>의 한 장면이다. 로봇 경찰이 총을 들고 범죄자를 저지하고 있다.

인 로봇이지만 앞으로 머지않은 장래에 사람의 조종 없이 자

전투 로봇을 지지하는 이유들

율적인 판단에 따라 전투를 수행하는 자율형 전투로봇이 등장 할 것이다. <스타워즈>나 <터미네이터>에서 보았던 것처럼,

군사용 로봇을 개발하고 배치하려는 이유는 많다. 먼저 군사

이른바 로봇 전쟁이 현실화되는 날이 올지 모른다. 인간과 로

적으로 매우 유용하기 때문이다. 아군 병사의 희생을 줄일 수

봇이 전투를 벌이고, 로봇과 로봇이 싸우는 장면이 현실이 될

있다. 적진으로 날아간 무인 전투기가 적에게 발각되어 격추

것이다. 로봇들끼리 싸우는 것은 신기한 눈으로 바라볼 수도

된다고 해도 아군의 인명 피해는 없을 것이다. 너무 위험해서

있지만, 로봇과 인간이 싸우는 장면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

또는 물리적 한계 때문에 인간이 수행하기 어려운 작전도 진

로봇에 의해 쫓기고, 로봇에 의해 살해당하는 인간을 상상해

행할 수 있다. 또한 작전의 효율성을 크게 증진시킬 것이다.

보라.

로봇 병사는 지휘관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하여 수족처럼 움직

많은 이들이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킬러 로봇의 개발을 반대

이며, 두려움이나 감정적 동요로 망설이다 작전에 실패하는

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군사

경우가 없을 것이다. 로봇 병사의 전투 능력은 인간을 훨씬

용 로봇 분야를 선도하는 국가들이 반대하고 있어 쉽지 않을

능가할 것이다.

전망이다. 하지만 한 유엔특별 조사관의 말처럼 킬러 로봇을

전투 로봇을 지지하는 또 다른 이유는 로봇 병사가 인간 병사

예방적 차원에서 규제하지 않는다면 우리 인간은 되돌릴 수

보다 비윤리적인 행위를 덜할 것이라는 기대이다. 전쟁 중에

없는 커다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도 지켜야 하는 윤리가 있다. 비전투원은 존중받아야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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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ulture & Ethics

지난 2월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열린 킬러로봇 반대 운동(CAMPAIGN TO STOP KILLER ROBOTS)

포로가 된 적군에 대해서도 고문 등의 가혹 행위는 금지되어

이 세 가지 요건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충족시키지 않은 전쟁

있으며, 민간인은 절대로 살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전쟁

은 정의롭다고 할 수 없다. 정의로운 전쟁 이론을 적극적으로

에서 있을 수 있는 잔혹 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병사들을 상대

해석하여 전쟁을 정당화하려는 쪽에서 이용해 오기도 했지만,

로 교육을 시키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그러한 잔혹 행위가 끊

정당화될 수 있는 전쟁은 정의가 소극적으로 해석될 때이다.

이지 않고 있다. 잘 프로그램 된 전투 로봇은 전장에서 잔혹

민간인은 말할 것도 없지만 전투에 참여한 병사에게도 불필

행위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로봇이 정말로 윤리적 규

요하게 심각한 손상을 입히는 행위는 정당화되지 않는다. 과

범을 따를 수 있다면 말이다.

도한 피해를 입히는 무기나 무차별적 살상을 초래하는 이른 바 대량 살상무기 역시 정당화되지 않는다. 전쟁을 수행하는

정의로운 전쟁과 전투로봇

올바른 수단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투 로봇은 전쟁의 올바른 수단일까? 전투 로봇은 궁극적으로 전쟁을 더욱 참혹

전투 로봇을 지지하는 이유는 대부분 효율성의 측면을 강조

하게 만들고, 전쟁 이후에도 많은 사람들이 공포 속에서 살아

한다. 하지만 전쟁을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그는 전쟁 애호가

가게 만들지 모른다. 전쟁은 인간이 하는 가장 참혹한 행위임

라고 불릴 만할 것이다. 참혹함과 비참함, 고통받는 사람들의

에도 불구하고, 전투로봇은 그런 행위에 대한 인간의 통제권

아픔과 슬픔, 수많은 비인도적인 행위들, 승리의 공허함과 이

을 약화시키고 상실시킬 가능성이 크다. 전투 로봇이 전쟁의

득을 얻는 소수의 탐욕, 전쟁은 이러한 부정적인 결과들을 통

정당한 수단이 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해 바라보아야 한다. 설령 어떤 전쟁이 불가피한 점이 있었다

할 듯하다.

고 하더라도 전쟁으로 인한 부정적인 것들(악들)을 최소화하 는 방향으로 전쟁을 바라보는 것이 올바른 것이 아닐까? 이렇

전투 로봇의 위험성

게 본다면 전투로봇은 심각한 문제들을 불러일으킨다. 불가피성을 통해 전쟁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이른바 정의로운

전투 로봇에는 예상과 달리 커다란 문제가 내재되어 있다. 진

전쟁에 관한 논의이다. 어떤 전쟁이 정의로운 것이라고 불리

보된 로봇 기술은 전쟁에 대한 장벽을 낮출 것이고, 그로 인해

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전쟁이 국가의

전쟁이 더욱 빈발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전쟁을 감행하기

법적 권위에 의해 선포되어야 하고, 정당한 명분과 좋은 의도

어려운 이유 가운데 하나는 부수적인 피해가 막대하고 치명적

를 가지고 수행되어야 하며, 올바른 수단이 사용되어야 한다.

인 희생이 뒤따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소규모 정밀 타격 기술

62 월간로봇


이상헌의 로봇기술철학

1950년 한국전쟁을 소재로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가 그린 한국 대학살(Massacre in Korea)이다. 로봇 병사들이 벌거벗은 사람들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다.

과 전투 로봇을 활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인간 병사의 손실

전쟁 없는 세상을 꿈꾸는 것이 먼저다

최소화와 압도적인 전투력으로 인한 전쟁 기간의 대폭 단축 등 은 개전에 대한 부담을 덜어줄 것이다.

전투 로봇과 전쟁 기술의 개발을 옹호하는 사람들의 관점은

전투 로봇이 공격 대상을 제대로 식별하지 못하는 일은 생각

결과주의적이고 실용적이다. 정의로운 전쟁 이론은 전쟁의 불

보다 자주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아군이나 민간인으로 위장

가피성을 가정으로 있다. 인간 세상에서 정말로 전쟁은 불가

한 적군을 로봇이 식별할 수 있을까? 부상당한 군인을 공격대

피하고, 전쟁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한 것일까? 이

상에서 제외할 수 있을까? 항복하기 위해 손을 드는 병사와 공

질문에 반드시 ‘예’라고 밖에 답할 수 없는 것이 아닐 것이다.

격하기 위해 총을 들어 올리는 적군을 분별할 수 있을까? 전투

전투로봇처럼 전쟁 무기의 정밀화와 소형화를 추구하는 이들

로봇이 전장 주변의 민간인을 온전히 식별해낼 수 있을까?

과는 다른 방향에서 전쟁 무기를 생각할 수는 없을까? 무기의

완벽에 가까운 프로그래밍을 통해 국제법과 교전 수칙을 준수

소형화와 정밀화는 사실, 무기가 더욱 강력해짐을 의미한다.

하고 오류를 저지르지 않는 로봇을 개발할 수 있을까? 상식적

전쟁의 목적을 생각해본다면 전쟁이 반드시 인명살상과 파괴

으로 보아도 이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일반적으로 프로그

로 귀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으며, 그들

램을 상용화하기 전에 베타 테스트를 한다. 새로운 게임이 출

은 치명적이지 않은 무기의 개발을 주장하고 있다.

시될 때 전 세계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베타 테스트를 떠올

오늘날 전쟁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으며, 전쟁 무기는 더

려 보면 될 것이다. 하지만 베타 테스트를 거친 게임도 제품

욱 위력적이 되어 가고 있다. 로봇은 전투를 좀더 효과적이고

이 출시된 이후에 수많은 결함들이 발견되고, 지속적으로 수

압도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수단이다. 로봇보다 위력적인 무기

정을 가한다. 실제 상황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복잡하고 유

가 있었을까? 좋은 의도로 개발되었다고 하더라도 전쟁 무기

동적이기 때문이다.

는 결국 인명을 살상하는데 사용된다. 전투 로봇이 좋은 의도

책임의 문제도 중요하다. 인간 사회에서 벌어지는 행위나 사

로 개발되었다고 말하기도 어렵지만, 설령 그랬다고 하더라고

건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면 자동차에 제동장치가 없을

그 압도적인 위력과 인명 살상 용도를 고려하면 전투 로봇에

때와 같은 결과를 불러올 것이다. 로버트 스패로우(Robert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인간의 진보라는 환

Sparrow) 같은 학자는 전투로봇의 행동과 관련하여 책임의

상이 창과 유도탄의 차이에 의해 깨졌으며 인간은 역사를 통

문제에 대한 분명한 답을 줄 수 없기 때문에 로봇을 전투에

해 지혜로워진 것이 아니라 더 교활해졌다고 한 아도르노의

사용하는 것 자체가 비윤리적인 행위라고 주장한다.

말을 다시 한번 되새겨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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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ulture & Ethics

“드론·자율주행차, 어서 오너라!” IRC <제4회 어린이 로봇윤리토론대회>를 마치며 글_황인선 기자(insun@roboticus.kr) 사진_양지원 기자(jiwon@roboticus.kr)

드론이 머리 위로 날아다니고, 자율주행자동차의 시승식이 한창 진행됐다. 그 맞은편에 ‘그것의 주인’이 될 아이들이 옹 기종기 모였다. 드론과 자율주행자동차로 인해 변화될 사회에 대한 생각을 밖으로 꺼내고, 타인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 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머리를 맞대기 위해서다. 그렇게 그들의 가슴에는 로봇과 함께 살게 될 앞날에 대한 밑그림이 하나 둘씩 완성됐다. 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광경인가. 바로 ‘제4회 어린이 로봇윤리토론대회’의 현장이다.

64 월간로봇


현장스케치

‘로봇 시대의 주인’ 아이들은 미래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

학년)’와 ‘어린이가 그림 그리는 숙제를 하다가 잠이 든 상황

까.

에서 자율지능형 로봇이 그것을 대신했을 때, 그 그림은 누구

예비 로봇공학자들이 자신이 만든 로봇을 들고 꿈의 경합을

의 것인가(5·6학년)’였다.

펼치는 국제로봇컨테스트(IRC)의 한 켠에서, 로봇과 함께 살 아갈 시대의 윤리적 문제와 로봇개발 기준 마련에 대해 고민

첫 번째 주제 : 드론 사용시에 고려해야 할 점

하는 어린이들이 모여 원탁토론을 가졌다. 금년으로 4회를 맞이하는 ‘어린이 로봇윤리토론대회’ 현장이

첫 번째 논제가 등장했다. ”우리가 드론을 일상생활에 사용할

다. 서울교육대학교 어린이철학교육센터와 한국로봇산업진흥

경우 가장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가장 많은 견해로는

원이 주관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는 행사다. 참가대상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은 초등학교에 재학중인 4·5·6학년이다. 수상할 경우 산업

능내초등학교의 이수연 학생은 “지난 여름 영국 해수욕장에

통상자원부 장관상, 국가기술표준원장상, 서울교육대학교 총

드론이 나타나 주변사람들을 촬영해 당황하게 만든 적이 있었

장상,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상, 서울교대 어린이철학교육센

다”라며 “촬영용 드론의 경우 사전허가제도를 마련하고 드론

터장상의 영예가 주어진다.

촬영 금지구역도 앞으로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주최 측은 “로봇공학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미래 사회에

이어서 ‘범죄 악용’ , ‘추락 사고 대처법’ 등에 대한 이야기가

는 인간과 로봇의 공존이 실현 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미

나왔다. 지난 5월 일본에서 일본 정부 정책을 반대하기 위해

래 로봇 세대인 초등학생에게 선제적으로 고민과 대안을 모

40대 남성이 드론을 이용해 모래를 일본총리관저에 날려 보

색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매년 개최하고 있다”라고

낸 사고와 6월 이탈리아 밀라노 대성당 두오모 첨탑에서 발생

했다.

한 드론충돌사건, 8월 우리나라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안

올해의 논제는 ‘드론(4학년)’과 ‘자율주행자동차(5·6학년)’였

전감시용 드론이 추락한 사고 등이 뒷받침됐다.

다. 세계 각 로봇기업에서 이들의 상용화 시점을 내년 혹은

인창초등학교의 양태경 학생은 “각종 사고를 대비하여 드론

내후년으로 예고한 터라 더욱 이목이 집중됐고, 실질적인 공

에 낙하산을 달자”라고 했다. 역곡초등학교의 임주혁 학생이

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반면, 지난해와 비교해 어린이 특

덧붙였다. 그는 “자동으로 펼쳐지는 낙하선 기능을 이용해 위

유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극적으로 끌어내기엔 아쉬움이 남았

험한 드론을 안전하게 공중폭파하자”라고 주장하며 눈길을

다.

끌었다.

지난해 선정됐던 논제는 ‘제미노이드 로봇(실제 인물을 복제

“드론에 인공지능을 넣어 해킹을 당했거나 각종 위험한 순간

한 쌍둥이 같은 로봇)을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한가(4

이 오면, 스스로 인식해서 자폭하도록 설계하는 겁니다. 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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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ulture & Ethics

가 떨어지면 인명사고의 위험이 있으니, 폭파 전에 드론을 캡

백송초등학교의 박소은 학생과 서울교대부설초등학교의 박

슐이나 막 등으로 감싸서 ‘펑’ 안전하게 터질 수 있도록 유도

지우 학생을 포함한 다수는 “보행자를 보호하는 쪽으로 설계

하는 거죠.”

가 필요하다”라며 “현 도로교통법 역시 비록 보행자의 과실이

이에 폭파음에 시민이 놀라면 어쩌냐는 질문이 나왔고 그는

라도 과실의 비율은 7:3으로 운전자에게 더 높게 측정하고 있

“어릴 때부터 드론 자동폭파에 대한 인식교육을 하면 될 것”

다”라고 의견을 모았다.

이라 했으며, 쓰레기 처리에 대한 환경적 이슈에 대해서는 당

한수초등학교의 김수한 학생은 “현재 도로교통법 63조에는

황한 안색으로 “본인도 그게 고민”이라고 말해 참관객과 심사

보행자는 자동차전용도로인 터널에서 길을 건너지 못하도록

위원들을 미소 짓게 했다.

되어 있다”라며 “불법으로 길을 건너는 보행자를 보호해야 할

마지막으로 대다수의 학생들은 “자동차에 있는 번호판이나

까? 법을 잘 지키고 있는 운전자를 보호해야할까?”라며 다시

운전면허증과 같은 제도의 도입이 드론에게 필요하다”라며

물었다. 그는 “소비자의 입장도 고려해보라”라며 “보행자보다

“드론의 교통신호체계나 드론 전용 충전소(휴게소) 등에 대해

운전자인 자신을 보호하도록 프로그램 된 자율주행자동차를

서도 생각해야 한다”라고 입을 모았다.

더욱 선호하지 않겠느냐”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오마초등학교 김민서 학생의 생각은 달랐다. “사고 상

두 번째 주제 : 자율주행차의 윤리적 딜레마

황에서 보행자는 맨몸인 반면 운전자는 자동차라는 1차 보호 막이 있지 않습니까. 또한, 자율주행자동차의 설계에 있어서

두 번째 논제는 자율주행자동차이다. “만약 당신이 로봇공학

직접적인 이용자와 회사측의 입장만이 고려되지 않도록, 잠재

자라면, 자율주행자동차의 윤리적 딜레마 상황에서 차가 스스

적 이용자 또는 피해자가 될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설계에 관

로 어떤 선택을 하도록 설계할 것이냐”라는 물음이 올랐다.

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황은 다음과 같다. 운전자가 자율주행차량으로 여행을 즐

어린이들의 열띤 토론이 종료됐다.

기고 있다. 현재 1차선 산악 도로에서 좁은 터널로 막 들어섰

‘부웅’하는 기계음과 함께 드론 1대가 대회장을 가로질렀다.

다. 이때 어떤 사람이 길을 건너고 있었는데 이미 도로의 중

바로 건너편에서 한 남성이 목소리를 높인다. “자율주행차량

앙까지 와있다. 이제 두 선택만 남아있다. 자율주행차량은 그

시승체험 해보실 분!” 국내 최대 규모의 로봇박람회 <로보월

사람을 치고서라도 운전자를 보호하거나, 핸들을 틀어 터널의

드2015>를 맞이해 언맨드솔루션이 마련한 이벤트였다.

다른 벽에 부딪혀 운전자가 부상을 입게 되더라도 보행자를

문득 아이들의 입에서 나온 각종 윤리적 상황을 시내 곳곳에

보호하는 상황이다. 이는 심리학 또는 신경윤리에서 자주 등

서 마주하게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이 실감났다.

장하는 ‘트롤리 딜레마’ 상황이다. 66 월간로봇


현장스케치

어린이에게 로봇윤리 토론이 필요한 이유

앞으로 어린이는 로봇과 함께 살아가야 하기에

‌ 어린이는 미래 세대를 이끌어갈 주인공이다. 현 세대의 성인보다 로봇 과 친밀한 관계를 가지게 될 것이다. 이런 이유로 로봇과 함께할 때 발 생 가능한 상황을 제시하고 윤리적으로 숙고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 는 것은, 교육 및 문제예방의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 아울러 어린이가 가질 수 있는 상상력의 가능성이 미래에 큰 의미가 될 것이라고 생각 한다.

드론과 자율주행차량이 논제로 선정된 계기 ‌ 논제는 서울교대 어린이철학교육센터에서 교수 및 박사급 전문가와 실제 초등학교 교사들이 함께 모여 선정하고 있다. 올해 대회에서는 드론과 자율주행자동차가 선정됐는데, 그 계기는 구글에서 자율주행 자동차를 개발해 곧 상용화 한다는 기사가 나오고 아울러 드론이 영상 제작이나 물건 배달 등에 실제 사용되는 등 사회적 관심이 점차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어린이 로봇윤리토론대회의 심사기준 ‌ 토론대회의 심사 기준은 논제분석 및 논리적, 비판적 사고력, 창의적 사고력, 토론 참여 태도 등이 있다. 단지 남들보다 뛰어난 주장이라고 해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아니다.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충분한 지, 근거가 된 자료들이 객관적이라 신뢰성을 확보하는지가 중요하다. 아울러 논제를 제대로 이해했는지와 주장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지도 주요 평가항목이다.

내년 토론대회를 준비하는 이에게 팁을 전한다면? ‌ ‘배려’와 ‘경청’하는 자세를 갖고 토론에 임한다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 이다. 토론장에서는 자신의 주장을 남들에게 잘 이해시키는 것만큼,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수용하는 자세 역시 중요한 평가항목이

김/민/수

된다. 덧붙여, 자신의 논증에 오류가 발견된다면 움츠러들거나 감정적

심사위원장을 만나다

으로 나서기 보다는, 자기 수정적인 태도를 취할 줄 알아야 좋은 토론

김민수는 < 제 4 회 로봇윤리 토론대회 > 의 전체 심사위원장이다 . 서울교육대학교 어린이철학교육센터 이사 겸 철학박사이다 . 동서울대학교 교양교육 센터 교수로 재직 중이다 . 그는 로봇 기술 의 발전으로 앞으로 다가올 로봇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로봇시대’ 에 인간적인 삶 의 의미와 방식 등을 고민하며 , 로봇 사용 에 야기될 미래적인 문제 해결에 앞선 토론 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

자라고 생각한다.

이번 대회를 마친 소감 ‌ 토론대회의 본선에 올라온 어린이들은 모두 학교의 대표라는 자부심 을 갖고 열심히 준비하여, 매회 심사위원들을 놀라게 할 만큼 우수한 토론자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대회 역시 토론 참가자들에게서 성인 못지 않은 높은 수준의 고민과 방안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앞으 로도 로봇윤리토론대회가 미래세대를 위해 더 의미 있는 자리가 되기 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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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hoto Essay

로보월드, 휴보 그리고 동갑내기 아이들 사진_양지원 기자(jiwon@roboticus.kr) 글_신병철 기자(byongchol@roboticus.kr)

68 월간로봇


엄마, 아빠 손잡고 찾아온 많은 아이들로 시끌벅적했던 10주년의 로보월드. 휴보의 DRC 미션 재연을 보기 위해 모여든 아이들은 제일 앞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자리 잡았다. 동갑내기 로봇 의 동작 하나라도 놓칠까 봐 고사리손들은 휴대폰을 들고 촬영하기 바쁘다. 언젠가 의젓한 로 봇공학자로 자란 아이들이 스무 돌을 맞은 로보월드를 다시 찾아 ‘어릴 적 이곳에서 휴보를 보 며 꿈을 꿨었지’라며 회상할 날이 오지 않을까? 그래, 얘들아! 너희가 바로 한국 로봇계를 짊어 지고 나갈 미래란다. 69


DIY

░ DIY

딱딱하고 메마르게만 느껴졌던 로봇으로 소소한 추억이 쌓이다보니 이제는 로봇이 정겹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이들도 매달 즐거움을 주는 로봇 덕분에 훨씬 더 움직이는 기계에 대해 정서적으로는 친숙함을 느끼는 듯 하고, 지능적으로도 기계의 내부까지 생각이 들여다보기 시작하니 보는 아빠로서 참으로 대견하기도 하다. 더불어 저번 달 태호의 승단심사를 응원하는 태연이와 응원단 로봇 덕분에 남매의 우애도 한층 좋아졌다. 이제 아이들은 블록으로 만들어지는 로봇에 대해 꽤 익숙해하기 시작했다. 어려워하던 톱니바퀴의 조립도, 프로그래밍도 이제는 손에 많이 익어, 오히려 기본 매뉴얼대로 만들어 보도록 붙잡아 두기가 힘들 정도다. 이제는 좀 더 복잡한 로봇 만들기 단계로 넘어가도 될 때가 되었나 생각해 보게 된다. 오늘은 태남매 로봇하우스에서 마지막 로봇이 탄생한다. 저번 달에는 남매의 우애를 돈독하게 만든 로봇이 탄생했다고 얘기했는데, 아무래도 이번 달 태호의 속셈을 보자니 우애가 돈독해지는 로봇과는 좀 거리가 멀어 보인다. 자, 그럼 오늘은 무슨 사연으로 어떤 로봇이 탄생되었는지 시작해 보자.

‘오르락 내리락’ 오싹한 유령 로봇 ‘태남매’ 태호·태연의 로봇하우스 (完) 글_김호남 그림책시리즈 <로봇박사테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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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남매의 로봇하우스 (完)

10월 31일, ‘귀신이 나온다는’ 할로윈 데이를 보낸 뒤 아이들의 관심은 온통 유령에 쏠려 있었다. 우리 집은 매월 아이들과 함께 어릴 적에 보았던 추억의 영화를 찾아 보곤 하는데, 할로윈 데이를 맞이해 문득 생각난 영화가 <고스트 버스터즈>였다. 분명 필자가 어릴 적에 봤을 때 는 이렇게까지 무섭진 않았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 보니 생각보다 무섭고 좀 야시시하기까지 했다. 그 부작용으로 막내 태연이는 유령에 대한 공포심이 치솟았는데… 기회는 이 때다 싶었는지 태호가 키득키득거리면서 로봇 블록 상자를 만지작거렸다.

아들 태호 오싹한 유령 로봇을 계획하다

“유령 로봇을 만들 거예요. 태연이가 놀라는 표정만큼 재미있는 것은 없거든요!” 1단계

알아서 일어나는 자이언트 로봇 만들기

레고 위두의 매뉴얼에는 마침 스스로 일어나 는 자이언트 로봇이 있다. 태호는 이 자이언트 로봇을 이용해서 태연이 눈 앞에서 오르락 내 리락하는 유령 로봇을 탄생시킬 속셈이다. 먼저 뚝딱뚝딱 매뉴얼대로 자이언트 로봇을 일으키기 위한 기중기 역할을 하는 장비를 만 들어 간다. 동력의 메인이 되는 모터가 먼저 놓여지고, 모터가 돌면서 고무줄로 연결된 두 바퀴가 돌고 기다란 막대 지지대를 위로 들어 올리는 구조이다. 태호는 아빠의 도움없이 이 모든 것을 척척 만들어 간다. 이제는 몇가지 부품을 끼우다보면 어떤 원리로 완성될 것인 지도 미리 짐작할 수 있는 눈치다.

로봇을 일으키기 위한 기중기의 동력부 사진 . 여러 개의 맞물린 톱니바퀴보다 훨씬 더 쉽게 만들 수 있는 구조로 , 하나의 모터가 돌면서 고 무줄로 두 바퀴를 굴리고 , 여기에 이어진 톱니 바퀴 하나가 돌아 막대 지지대를 모터 구동 방 향에 따라 위 아래로 들어올린다 .

완성된 기중기 사진 . 맨 앞의 끈 끝에 블록이 연 결되어 자이언트 로봇의 머리에 끼워지고 , 기중 기의 긴 막대가 위로 이동하면서 로봇을 들어올 린다 .

완성된 자이언트 로봇 . 레고 블록으로 관절을 가진 단순한 로봇이 만들어졌다 .

기중기와 연결된 자이언트 로봇 . 약해 보이지만 이 정도 로봇을 들어올리기엔 무리 없는 블록 연결이다 .

기중기가 완성되면 기중기로 끌어올릴 자이언 트 로봇을 조립한다. 머리 위에 끈으로 연결되 어 기중기가 들어올리면 스스로 일어나는 것 처럼 보여지기 위해, 자이언트 로봇은 관절을 가지고는 있지만 말 그대로 낙지관절처럼 헐 렁인다. 태호는 이 로봇에 살을 더 붙이고 거 적데기를 씌워 유령처럼 만들 심산이다. 완성된 자이언트 로봇의 머리에 기중기 끝 부 분의 끈에 연결된 블록을 끼워 연결한다. 블록 이 견고하지 않아 기중기가 들어올릴 때 빠지 는 것이 염려되면 다른 블록으로 좀 더 보강해 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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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Y

░ DIY

2단계

프로그래밍으로 실감나는 유령 로봇 만들기

기중기와 자이언트 로봇을 완성한 후 컴퓨터 상의 매뉴얼

봇의 포효 소리 대신 유령의 흐느끼는 소리가 나도록 구현

을 다음 페이지로 넘기면 곧바로 자이언트 로봇을 일으키

도 가능하다 (사실 태호가 거기까지 욕심을 냈지만, 태연이

기 위한 프로그래밍 화면이 나타난다. 기본 프로그래밍은

가 너무 놀랄 것 같아 그것만은 하지 않도록 막아냈다. 약

시작과 동시에 모터가 돌면서 기중기의 긴 막대를 들어올

간 귀찮은 것도 사실 있었지만…).

리고, 그에 따라 앉아있던 자이언트 로봇이 일으켜 세워짐

태호는 로봇이 포효하면서 위 아래로 오르락 내리락하도록

과 동시에 거인이 포효하는 듯한 “크르렁~” 소리를 낸다.

프로그램을 구현하고 그 동작이 다섯번 반복되도록 했다.

기본 프로그램에 아이콘을 추가하여 좀 더 다양한 동작을 연출할 수 있다. 일단 한번 일어난 뒤 멈춰있는 자이언트 로봇을 유령처럼 보이기 위해 오르락 내리락 반복해서 움 직일 수 있도록 아이콘을 추가한다. 모터 아이콘의 화살 표가 서로 반대방향인 아이콘을 배치하면 기중기의 긴 막

자이언트 로봇을 일으키기 위해 기본으로 정의되어 있는 프로그램 .

대가 위로 아래로 움직이면서 로봇을 위 아래로 들어올렸 다 내렸다 반복할 수 있다. 모래시계 아이콘으로 모터의 구동 시간을 조절하면서 불규칙적인 움직임을 보여줄 수 도 있다. PC에 마이크가 있다면 유령소리를 녹음하여 자이언트 로

3단계

기본 프로그램에서 모래시계나 모터 아이콘 등을 첨가하여 다양한 효과를 줄 수 있다 .

태연이가 방에 들어오면 유령이 나타난다!

태호는 자기 방에 태연이 키높이에 맞춰 유령 로봇을 배치할 생각이다. 태연이가 깜깜한 방문을 열고 들어오면 위 아래로 유령 로봇이 오르락 내리락 한다.

모션센서를 통한 유령 출몰!

로봇이 자동으로 움직이도록 하는 데에는 모션 센서가 빠질 수가 없다. 방 문턱에 모션센서 를 배치하여 문이 열리면 모션 센서가 이를 감지하고 프로그램을 실행하도록 한다. 모션센서는 기중기 밑판의 모터 연결부 옆에 끼워주고, 프로그램의 맨 앞에 모래시계+모션 센서를 배치하는 것으로 간단히 구현된다.

모션센서를 장착한 후 프로그램 초반에 모션센서 아이콘을 추가 해 준다 . 프로 그램은 동작 감지 전까지는 멈춘 상태로 대기한다 .

레고 위두(Lego We Do)란? 일곱살 이상의 어린 아이들이 동작모델 디자인 및 조립, 프로그래밍, 소프트웨어 활용을 배울 수 있도록 레고 에듀케이션 에서 개발한 학습 교재. 로봇 공학을 배우기엔 아직 이른 어린이들에게 스스로 조립할 수 있도록 흥미를 유발하고 쉽게 프 로그래밍을 접함으로써 기본적인 기계 동작 및 로직 설계에 대한 자연스러운 학습이 가능하다.

72 월간로봇


태남매의 로봇하우스 (完)

자이언트 로봇을 유령 로봇으로!

자이언트 로봇을 유령 로봇으로 꾸며준다. 야광 기능이 있는 헝겊 같은 것이 있으면 제일 좋겠지만, 일단 궁여지책으로 종이 위에 싸 인펜으로 유령의 눈과 입을 그린 뒤 형광펜으로 약간 야광 흉내만 내도록 하자. 자, 드디어 완성! 오빠는 방 안에서 숨죽여 숨어 있고, 태연이가 오빠를 찾기 위해 어두운 방문을 열고 들어 오기를 기다린다. 태연이가 놀랄 것을 상상하기만 해도 너무 웃긴 태호가 키득키득 웃음 소 리를 잘 참는 것이 관건이다.

오빠 어디있어~” 태연이가 오빠를 찾기 시작한다. 잠들기 전 갑자기 조용히 사라진 오빠가 어디 있는지 궁금하다. 이상하게 오늘은 엄마도, 아빠도 오빠가 어디 있는지를 잘 모르는 눈치다.

Epilogue

꺄아아아악~! 유령이다…!

“그럼 뭐 오빠 방에 있겠지.” 태연이가 드디어 오빠의 방 문을 연다. 끼이이익눈 앞에서 줄에 매달린 유령이 스르륵 일어난다. 이게 뭐였지 제대로 보려고 하면 다시 주저앉는 유령. 일어났다 주저앉았다를 이상한 소리를 내며 반복한다. “꺄아아아악~! 유령이다, 유령!” 놀라 도망가는 태연이 뒤로 태호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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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Y

░ DIY

유령 로봇 내 편으로 만들기 남이준 멘토가 소개하는 태남매 로봇 활용법 글_남이준 퓨너스 대표 겸 공식 멘토 남이준은 레고 에듀케이션의 한국 공식 파트너사인 퓨너스의 대표다. 15년간 레고 에듀케이션의 교육콘텐츠로 대한민국 학생들의 창의적이고 혁신적 리더십 계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밤, 오빠 태호가 만든 오르락 내리락 오싹한 유령로봇에 깜짝 놀란 태연이. 심통이 난 태연이가 새로운 계획을 짰다. 오빠가 학교에 간 사이에 유령로봇을 ‘내 말만 잘 듣는 고분고분 로봇’으로 수정 하는 것. 과연 계획은 성공할 것인가!

01

로봇이 꾸벅꾸벅 조는 행동 프로그래밍 하기 프로그램을 작성한 다음 위두를 실행시켜 보자. 로봇은 어떻게 작동할까? 아래 빈칸에 미리 로봇이 어떻게 움직일 지 예상을 해보고 실행시켜 보자.

(로봇이 어떻게 움직일까? 나의 생각을 적어보자)

● 13번 사운드는 코를 골며 자는 소리를 낸다. ● 처음에 로봇이 앉아있도록 세팅해야 한다. ● 로봇의 머리가 조금 들렸다가 다시 내려왔다가 하는 모습이 연출되도록 모래시계의 값을 조절해 보자

74 월간로봇


퓨너스의 플러스 알파 설명

02

로봇이 태연이를 응원하게 해주자 로봇이 펄쩍펄쩍 뛰면서 태연이를 응원하게 해주려면 어떻게 프로그램을 작성하면 될까? 아래 칸에 그려보자. 환호하는 소리는 11번 사운드이다.

● 정답은 맨 하단에 있다. ● 이번에는 로봇이 처음에 서 있는 상태로 배치해야 한다. 위의 1번 프로그램과 거의 비슷할 것이다.

마술봉으로 로봇을 마음대로 조종하기 마술봉을 만들어서 로봇을 마음대로 일으켰다가 앉혔다 해보자. 마술봉은 기울기센서에 레고의 긴 브 릭을 연결해서 만들면 된다.(마음가는대로 마음껏 만들어 보시라!) 아래의 프로그램을 따라 작성하고 모두 초록색 화살표를 눌러 작동을 시킨 후에 마술봉을 기울여 로봇을 움직여 보자

● 적당한 사운드를 찾아서 넣어주면 더 재미있다 ● 기울기센서의 그림과 같이 실제로 센서를 기울여주어야 잘 작동한다.

2번의 답 모래시계의 값을 조절해서 자이언트가 잘 뛰도록 해보자. 히히 재미있겠다.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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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Y

░ 로ː빛의 로봇레시피

“ROBIT LOVES ROBOT” 광운대 로봇게임단 로ː빛 인터뷰 글_황인선 기자(insun@roboticus.kr)

지난 여름 월간로봇은 광운대학교 로봇게임단 로ː빛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독자들을 위해 로봇 만드는 방법을 공개 해주세요!” 오디오에서 휴머노이드로 변신하는 로봇 ‘플레이노이드’가 선정됐다. 8월호 ‘1인가구 로봇의 탄생’을 시작 으로 9월호 ‘설계와 조립 그리고 정리의 미학’ , 10월호 ‘소프트웨어로 영혼 불어넣기’ , 11월호 ‘Shall We Dance?’ 까지 약 반년을 함께했다. 마침내 완결이 났다. 이를 기념하며 이번 프로젝트 <로ː빛의 로봇레시피>의 숨은 주인공인 박수한 로ː빛 주장에게 마이크를 건넸다. “ROBIT loves ROB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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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운대 로봇게임단 로ː빛 인터뷰

누구나 만들고 싶은 로봇 아낌없이 풀어놨다

R emind 우리는 왜 플레이노이드를 대중에게 공개하게 됐는가?

O pinion 이번 프로젝트 <로ː빛의 로봇레 시피>를 마친 소감은?

B est of best 총 4화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들었던 기사는 무엇인가?

Important 독자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것은?

T ruthfully 지난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어서 아쉬웠던 점은?

‘누구나 만들어 보고 싶은 로봇’으로 말을 걸고 싶었다. 평소에는 오디오였다가 휴머노이드 로 변신하며 음악에 맞춰 춤까지 추는 로봇 플레이노이드는 우리가 만든 로봇들 가운데 가장 대중적인 로봇이다. 실제로 로봇 관련 각종 행사장에서 많은 이들의 호응과 지지를 독차지하 는 로봇 중에 하나다. 이런 로봇을 만드는 방법을 알리게 된다면 “로봇은 어렵고 복잡해” 또 는 “로봇은 재미없어”라고 하는 이들에게 로봇 만들기에 대한 흥미와 도전 정신을 유발하지 않을까? 이런 기대로 공개하게 됐다.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더 많은 시간이었다. 지난 7월부터 매달 1개의 원고를 쓰기 위해 로봇 플레이노이드를 처음부터 다시 살펴보게 됐다. 덕분에 초창기 개발 당시에는 발견하지 못했 던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나 수정사항 등을 확인하게 됐고, 우리 팀과 로봇은 더 안정되고 완 성적으로 성장하게 됐다. 덧붙여, 플레이노이드 입장에서도 매우 흡족했을 것이다. 작년에 참가한 로봇대회 이후에 빛을 보지 못한 채 연구실에 갇혀있었는데, 이번 프로젝트로 인해 밖으로 나와 사람들과 만날 수 있었으니까. 10월호에 소개한 ‘소프트웨어로 영혼 불어넣기’이다. 로봇 플레이노이드를 기획하고 개발하 던 당시에 필자의 담당이 ‘소프트웨어’ 였다. 사실 그 때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 인터넷을 이용해 독학하며 흔히 “삽질 했다”라고 말하듯이, 여러 번 시행착오를 거쳤다. 참 힘들고 고 된 일이었다. 물론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라는 속담처럼 결국 해냈지만! 이 과정 을 통해 얻은 깨알 같은 정보들을 초심자의 입장을 고려해 아낌없이 풀어 놓았기에, 소프트 웨어 편은 가장 애착이 가고 흐뭇하다. 플레이노이드를 제작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관절 부분이다. 플레이 노이드는 휴머노이드이다. 휴머노이드는 사람과 비슷한 형태로 사람의 모습을 모방하고 따라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 모터 방향이 반대라던가, 모터가 고장 나던가 한다면 프레 임에 걸려 모터가 고장 나거나 재대로 서있지 못해 쓰러지는 등 다양한 문제가 생겨나기 때문 에 모터 부분을 가장 유심히 확인하길 바란다. 다시 말해, 9월호에 소개한 ‘설계와 조립 그리 고 정리의 미학’ 편을 놓치지 말길! 지금까지 공개된 플레이노이드의 제작 과정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좀 더 기술적이거 나 소프트웨어를 활용하고 응용하는 과정을 마저 소개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마음 같 아서는 독자들에게 “로ː빛 연구소에서 만나요”라고 외치고 싶다. 또한, 종이라는 한계로 인 해 플레이노이드가 변신하거나 춤을 추는 등의 생생한 장면을 직접 보여줄 수 없었던 것 도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하지만 이 자리가 끝은 아니기에, 질문이 있다면 공식 카카오톡 (http://goto.kakao.com/@robit)으로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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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Y

░ 로ː빛의 로봇레시피

Line up 지금까지 로ː빛이 만든 로봇들은?

O rganization 로ː빛은 어떤 조직인가?

우리는 주로 인간의 외형을 한 다관절의 ‘휴머노이드 로봇’과 카메라와 센서 등을 사용해 주 변을 인식하며 자율적으로 미션을 수행할 수 있는 ‘지능형 로봇’ , 로봇 대회의 미션 수행 및 격투를 위해 만들어진 ‘배틀 로봇’을 만든다. 최근에는 4륜 구동의 재난구조로봇도 만들었다. 로봇 대회 <2015 R-BIZ 챌린지 미니 DRC> 출전을 목표로 개발됐으며, 1위를 차지하여 대 통령 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표적인 로봇으로는 아수라, 미카엘, 비마, 그린고블린 등이 있 다. 플레이노이드 역시 그 가운데 하나다. 로봇의 로(RO)와 정보통신기술(IT), 광운대학교 상징인 참빛의 빛(BIT)이 합쳐져 이름이 됐 다. 2006년 11월 1일에 창단했다. 국내 최초로 학교에서 승인한 정식 로봇스포츠 게임단이 다. 2007년부터 총 180여 개의 수상실적을 냈다. 설립배경에는 광운대학교 로봇동아리 바 람, 키텔, 로랩이 있다. 과거에는 로봇특기자특별전형을 통해 단원을 선발했으나, 현재는 학 과불문 전 광운대 재학생을 대상으로 서류·면접·인턴과정을 통해 선발한다. 김진오 로봇 학부 교수가 지도교수로 있다.

V olunteer 로ː빛은 로봇 관련 봉사활동에 앞장 서고 있다고?

E xperience 그 외에 로ː빛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가?

S urprise 플레이노이드 알고 보니 수상경력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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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ː빛의 창립 목적 가운데 하나는 ‘로봇을 통한 사회봉사’이다. 매년 정기적으로 직접 만든 로봇으로 공연도 하고, 아이들에게 직접 조종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한다. 더© 나아가 로봇 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에게는 로봇 만드는 방법에 대한 교육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주로 아이들에게 로봇에 관한 꿈과 희망을 불어넣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활 동으로는 창동청소년수련관과 함께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행복서울 청소 년 로봇캠프’이다. 로ː빛의 창립 목적 가운데 으뜸은 ‘로봇 스포츠 문화 활성화 및 대중화’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는 로봇이 차세대 산업의 주역으로 인식되며, 생활 속에 밀접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발맞춰 로봇을 게임 ‘스타크래프트’처럼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이고, 이를 활 성화한다면 로봇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이런 기대로 운영하게 된 것이 초·중·고를 대상으로 한 <K-로봇대회>이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부문과 로봇미 션 부문, 창작경진 부분으로 구성됐다. 로봇 플레이노이드는 작년 10월에 열린 대회 <2014국제로봇콘테스트>의 ‘로봇멀티미션챌린 지 다기능 창작종목’을 위해 제작됐다. 대회주제는 ‘1인 1가구를 위한 로봇’이었다. 혼자 사 는 이들의 외로움 해소에 도움되는 감성로봇을 기획하게 됐다. 관건은 어떻게 감성 로봇이 실용적인 로봇이 될 수 있을까였다. 수많은 실험 끝에 마침내 플레이노이드가 탄생했다. 결 과는 성공적이었다. 1등을 차지하며, 참가한 1,500여개 팀 가운데 4개 팀만이 수상할 수 있 는 대통령상의 영예도 안게 됐다.


광운대 로봇게임단 로ː빛 인터뷰

3개의 로봇동아리 로ː빛으로 하나되다

R obotics 로봇공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O pportunity 로봇 메이커들을 위한 기회의 장(대회, 축제 등)의 현재는?

B onus 로봇 만들기 초보자들에게 팁을 전한다면?

O ngoing 최근 만들고 있는 로봇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한다면?

T hanks to 마지막으로 <로ː빛의 로봇 레시피> 독자들에게 인사

질문에는 맞지 않지만, 로봇공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에 대한 우선순위는 없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기구가 좋더라도 소프트웨어나 펌웨어가 받쳐주지 않으면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고 소프트웨어나 펌웨어가 좋더라도 기구가 엉망이면 실질적인 기능을 수행하기가 어려워 진다. 이런 면에서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중요한 것을 찾기는 어렵다. 하지만 로봇공학자의 자세. 즉, 마음을 보자. 하고자 하는 의지와 함께 작업이 어렵고 잘 안 풀리더라도 계속 할 수 있는 끈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초·중·고 학생들을 위한 로봇 대회를 보자. 창작, 라인트레이서 등 종목이 분야별로 다양 하고, 로봇을 처음 접하는 초심자를 위한 자리도 마련되어 있다. 즉, 누구나 로봇 대회를 축 제처럼 즐길 수 있다. 그러나 학생 신분을 벗어난 이후에 접하게 되는 대회들은 종목이 전문 화된 반면에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 학교 수업 이외에 거의 모든 시간을 로봇에 투자하는 우 리조차 <로보컵>, <로보콘>, <IRC>, <휴머노이드올림픽> 등의 대회 하나를 치르기까지 많 은 고민과 준비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로봇을 시작할 때 오토마타라는 종이 기구를 통해서 시작했다. 이처럼 기초적이고 쉬 운 것으로 지반을 세우고 심화과정을 진행하기를 바란다. 또한,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먹는 다’라는 속담처럼, 훌륭한 로봇을 만들고자 한다면 세계적으로 훌륭하다고 알려진 로봇들 우 리나라의 ‘휴보’ , 일본의 ‘아시모’ , ‘샤프트’ 등에 대한 정보를 찾아 관찰하면서 로봇에 대한 안목을 길러보자. 마지막으로 로봇공학을 공부할 때 쓰이는 수학, 프로그래밍 언어, 물리학 등에 대한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기를 바란다. 2족 자율보행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인간처럼 두 발을 가 진 휴머노이드 로봇 다리 부분의 관절 축들이 수학적인 계산 하에 보행 패턴을 생성하여 걸 을 수 있도록 하는게 목적이다. 즉, 사람이 제작한 모션에 맞춰 로봇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 라, 로봇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것. 이는 그간 2족 로봇이 대지(對地) 적응성은 높은 반면 보행을 실현하기에는 불안정한 구조라는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진보적인 기술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먼저 지금까지 읽어주신 모든 독자 여러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번 프로젝트 <로ː빛의 로봇레시피>를 연재하면서 나누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알았다. 또한, 원고를 목적으 로 플레이노이드를 재발견하는 기회가 마련되어 로봇도 우리도 다 함께 성장할 수 있었다. 로ː빛은 계속해서 로봇을 개발하고, 기존의 로봇을 더욱 안정화 시키며, 또 다른 로봇대회를 향해 전진할 것이다. 로봇이 또 다른 스포츠 문화가 되는 그 날까지 말이다. 로ː빛의 앞으로 의 행보에 응원을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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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Y

░ 아두이노야 학교에서 놀자

多才多能(다재다능) 멀티 초음파 초음파 센서 ③ 글_서 울_경기도 중등 물리교과 연구회

지난 호까지는 초음파센서를 한 개만 사용해서 간단한 악기를 만들어봤어요. 그렇다면 초음파센서를 여러 개 사용할 수는 없을까요? 또, 초음파센서로 어떤 것들을 더 할 수 있을까요? 이번 호에서는 초음파센서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 한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해요.

이번 시간 준비물 •아두이노 우노(UNO) •초음파센서(HC-SR04) •큰 브레드보드

멀티 초음파

요. 모두 20개의 디지털 핀을 사용할 수 있는데, 컴퓨터와 시 리얼통신을 위해서 디지털 0, 1번 핀은 비워놓아요. 그럼 18

우리가 사용하는 초음파센서는 기본적으로 아두이노와 연결

개의 핀을 사용할 수 있으니까 이론적으로는 9개의 초음파센

하기 위해서 VCC(5V), GND, Trig, Echo 4개의 핀을 사용

서를 사용할 수 있겠네요. 9개의 초음파센서를 모두 연결하면

해요. 여러 개의 초음파센서를 연결한다면 VCC와 GND는 브

크기가 어마어마하겠죠?

레드보드를 이용해 나눠쓰면 되겠죠? 아두이노와 데이터를

이번 시간에는 4개의 초음파센서를 사용할 거예요. 지금까지

주고받는 핀은 Trig, Echo 두 개 핀만 있으면 돼요. 아두이

사용한 브레드보드는 초음파센서 4개를 꽂기에는 크기가 작

노 Uno에는 기본적으로 디지털 핀 14개, 아날로그 핀 6개가

아서 큰 브레드보드가 필요해요. 만약 큰 브레드보드가 없다

있어요. 자, 지금까지 여러분들이 몰랐던 사실을 하나 이야기

면 브레드보드 좌우로 2개씩 꽂아도 돼요. 이미 여러분들은

할게요. 사실은 아날로그 핀도 디지털 핀으로 사용할 수 있어

초음파센서를 사용하면 물체까지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다는

80 월간로봇


초음파 센서 ③

사실을 알고 있어요. 조금 더 단순하게는 센서 앞에 물체가

스케치 작성

있는지 없는지도 파악할 수 있겠네요. 여러 개의 초음파센서 를 연결해 각각을 스위치처럼 사용할 수도 있겠죠?

스케치 코드는 지난 호에서 사용했던 초음파센서 코드를 활용 해서 각자 먼저 짜보도록 하세요. 이번 프로그램의 코드는 표

회로구성

2처럼 코딩하면 돼요.

회로는 그림 1과 같이 구성해주세요. 아두이노

초음파센서

5V

-

vcc

GND

-

GND

디지털 12번핀

-

Echo

디지털 13번핀

-

Trig

아날로그 A0핀(14)

-

Echo

아날로그 A1핀(15)

-

Trig

아날로그 A2핀(16)

-

Echo

아날로그 A3핀(17)

-

Trig

아날로그 A4핀(18)

-

Echo

아날로그 A5핀(19)

-

Trig

초음파센서 1 초음파센서 2 초음파센서 3 초음파센서 4

표 1. 센서별로 Trig핀과 Echo핀들이 서로 섞이지 않도록 주의

아날로그 핀들은 번호가 A0~A5로 되어 있지만, A0은 14, A1은 15, A2는 16, A3는 17, A4는 18, A5는 19번 핀으로 사용할 수 있어요. 센서 4개를 각각 1~4번으로 지정해요. 센 서별로 Trig핀과 Echo핀들이 서로 섞이지 않도록 유의하세 요.(표 1)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i n t d i st a n ce 1 , d i st a n ce 2 , d i st a n ce 3 , d i s t an ce4 ; vo i d se t u p ( ) { S e r i a l .b e g i n ( 9 6 0 0 ) ; for( int i = 12; i < 20; i++ ){ if( i % 2 == 0 ){ p i n Mo d e ( i , I N P U T ) ; } e l se { p i n Mo d e ( i , O U T P U T ) ; } } } vo i d l o o p ( ) { d i st a n ce 1 = u l t r a so n i c( 1 2 , S e r i a l . p r i n t ( d i st a n ce 1 ) ; S e r i a l . p r i n t (" " ) ; d i st a n ce 2 = u l t r a so n i c( 1 4 , S e r i a l . p r i n t ( d i st a n ce 2 ) ; S e r i a l . p r i n t (" " ) ; d i st a n ce 3 = u l t r a so n i c( 1 6 , S e r i a l . p r i n t ( d i st a n ce 3 ) ; S e r i a l . p r i n t (" " ) ; d i st a n ce 4 = u l t r a so n i c( 1 8 , S e r i a l . p r i n t l n ( d i st a n ce 4 ) ; }

13);

15);

17);

19);

그림 1. 초음파센서 4개를 사용해 회로를 구성하자 81


DIY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 아두이노야 학교에서 놀자

자를 1씩 증가시키면서 2로 나누게 되면 나머지는 차례로 0, 1 이 반복되겠죠? 이번 스케치 코드처럼 번갈아 다른 동작을 해 void s e t up( ) { Seria l. be gin ( 9600) ; fo r( int i = 12; i < 20; i++ ) { if( i % 2 == 0 ) { p inM ode ( i, INP UT ) ; } els e { p inM ode ( i, OUT P UT ) ; } } }

표 2. 아두이노 IDE에 스케치 작성

여러분들이 예상했던 코드와 모양이 제법 다르죠? 1행에 서 초음파센서 데이터를 저장할 distance 변수 4개를 선언 했어요. 그리고 setup() 안을 살펴봐요. 초음파센서 데이터

야 하는 경우에 아주 많이 활용되는 간단한 알고리즘이에요. 이제 loop()를 살펴보도록 할게요. loop() 안에 초음파센서 거 리를 측정하는 코드들이 사라졌네요. 어디로 갔을까요? 프로 그램을 짤 때 같은 기능을 하는 명령들을 반복해서 쓴다면 비 효율적이겠죠? 가령 초음파센서로 거리를 측정할 때에는 표4 와 같은 코드들이 필요해요. 1 2 3 4 5 6 7

digitalWrite(trigPin, HIGH); delayMicroseconds(10); digitalWrite(trigPin, LOW); duration = pulseIn(echoPin, HIGH); distance = duration / 58;

표 4. 초음파센서로 거리를 측정할 때 필요한 코드

를 확인하기 위해 Serial 통신 시작을 4행에서 했어요. 5행 에서 12행까지는 for()문이 등장해요. 구구단에서 사용했던

센서가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같은 코드들도 반복해서 늘어

for문 기억나나요? for()문을 사용해 pinMode를 INPUT과

나야겠죠? 이럴 때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함수에

OUTPUT으로 설정했어요. for()문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초

요. 수학시간에 배우는 복잡한 함수는 아니니까 너무 걱정하

음파센서마다 2개씩 총 8줄의 코드가 필요해요. 센서를 더 많

지는 마세요. 함수는 명령들을 모아 둔 명령어 모임이라고 생

이 사용하면 더 많은 코드가 필요하겠죠? 하지만 for문을 사

각하면 돼요. 함수는 미리 아두이노 IDE에서 만들어둔 함

용하면 비교적 간단히 pinMode를 설정할 수 있어요.

수가 있고, 사용자가 함수를 만들어서 사용할 수도 있어요. setup(), loop(), digitalWrite()는 아두이노 IDE에서 미리

for(초기화문; 조건; 증감문) { 문장 }

만들어둔 함수에요. 우리는 초음파센서로 거리를 측정하는 ultrasonic()이라는 함수를 만들어서 사용할 거예요. 29~43

1~4번까지의 초음파센서가 차례로 12, 13, 14, …, 19까지

행이 ultrasonic() 함수에요. 함수는 다음과 같은 기본 구조

echo핀과 trig핀이 반복돼요. for문을 사용해서 12~19핀을

를 가져요.

차례로 echo핀들은 INPUT으로, tirg핀들은 OUTPUT으로 설정해요. 많은 핀의 모드를 설정할 때 for()문을 사용하면 간 단히 지정할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하세요. 6행의 for()문 안 에 ‘i % 2’라는 연산이 나와요. ‘%’는 나머지 연산자에요. 나머 지 연산자는 나눗셈했을 때 나머지를 계산해요. 표 3의 예를 보세요. 6 % 2 = 0 : 6을 2로 나눴을 때, 나머지는 0입니다. 10 % 3 = 1 : 10을 3으로 나눴을 때, 나머지는 1입니다. 15 % 4 = 3 : 15를 4로 나눴을 때, 나머지는 3입니다. 표 3. % 나머지 연산자 예

우리 코드에서는 i를 2로 나눴을 때 나머지 값을 돌려줘요. 숫 82 월간로봇

반환자료형 함수명(매개변수) { 함수 코드… return 반환값; } 함수명은 함수의 이름을 말해요. 아두이노 IDE에서 사용하고 있는 함수, 예를 들어 digitalWrite()와 같은 이름은 사용할 수 없어요. 매개변수는 용어 자체가 어려운 것이지 알고 나면 어렵지 않아 요. 매개변수는 setup(), loop() 등과 같이 다른 함수에서 함수 를 사용할 때 함수로 넘겨주는 값을 저장하는 변수에요. 만약


초음파 센서 ③

에 넘겨받는 값이 없으면 ‘void’로 적어두면 돼요. 반환값은 함

측정되나요? 시리얼모니터에 아무런 데이터가 나오지 않는다

수에서 처리한 결과로 돌려주는 값을 말하며, 반환자료형은 반

면 보통 코드에 문제가 있는 경우예요. 시리얼모니터에 데이

환값의 데이터형이에요. 만약에 반환값이 없으면 역시 ‘void’

터가 ‘0’으로만 표시된다면 회로가 잘못 연결됐을 가능성이 커

로 적어요. 우리가 사용한 코드를 한번 보도록 해요.(표5)

요. 데이터가 잘 측정된다면 그림 2와 같이 나올 거예요.

15 16 19 27 29 30~41 42 43

void loop( ) { di s t a nc e 1 = ult r a s onic ( 12, 13) ; di s t a nc e 1 = ult r a s onic ( 14, 15) ; } int ult r a s onic ( int e c ho, int t r ig) { ... return dis t a nc e ; }

표 5. 함수 호출 = 함수를 사용하겠다

loop() 함 수 부 터 차 례 대 로 살 펴 봐 요. 16행 에 서 ‘ultrasonic(12, 13)’은 함수를 호출하는 부분이에요. 함 수를 호출한다는 것은 ‘함수를 사용하겠다’라는 뜻이에요. ultrasonic()함수를 사용하는데, 함수에 12와 13 두 숫자를 넘겨줘요. 스케치 코드에서 함수가 호출되면 일단 함수부터 실행돼요. 그럼 29~43행의 함수가 실행되겠죠? 16행에서 함수를 호출할 때 12와 13을 넘겨줬었죠? 두 값이 정수이므 로, 매개변수 칸에 int echo와 int trig가 정의되었어요. 12

그림 2. 데이터가 ‘0’으로 표시된다면 회로 연결을 다시 체크해보자

와 13은 차례대로 매개변수인 echo와 trig에 저장돼요. 12와 13이 초음파센서가 연결된 echo핀, trig핀이었네요. 두 핀이

Step By Step

echo와 trig에 저장되었으니 두 핀을 활용해 30~41행까지

앞에서 초음파센서는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했죠? 4 개의 초음파센서는 스위치 대신 사용할 수도 있어요. 또 초음파센서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초음파센서는 거리 를 측정할 수 있어요. 거리를 시간으로 나누면 물체의 속 도에요. 한 개의 초음파센서로 1초 간격으로 물체의 거리 를 두 번 측정하면 거리 차이가 물체의 속도가 되는 거예 요. 예를 들어 지나가는 사람의 속도를 활용해 반응하는 장치를 고안할 때 사용할 수 있겠죠? 회로는 초음파센서 1개의 회로와 같아요. 스케치 코드는 1초 간격으로 두 번 거리를 측정해서 차이를 구하도록 각자 코딩해보도록 하 세요. 제가 짠 스케치 코드는 블로그에 올려놓도록 할게요. 이번 호와 관련된 스케치 코드, 회로 도, 작동 영상, 부품 구입처 등은 제 블로그(http://wool.pe.kr) “월간로봇 아두이노야 학교에서 놀자” 코너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또는 옆에 QR코드 를 스캔해보세요.

초음파센서로 거리를 측정하는 명령들이 실행되고 distance 라는 변수에 거리값이 저장돼요. 42행에서 최종적으로 거리 값을 함수를 호출한 곳으로 돌려줘요. 돌려주는 거리값이 정 수이므로 반환자료형도 int로 지정했어요. 그리고 이제 19행 이 실행되면서 14, 15번핀에 연결된 초음파센서로 거리를 측 정해서 distance2 변수에 데이터를 저장해요. 이런 식으로 4 개에 센서로부터 데이터를 측정한 다음 시리얼모니터에 출력 하게 돼요. 함수가 이해되나요? 함수는 아주 많이 사용해요. 이번 기회에 천천히 그리고 꼼꼼하게 함수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해봐요.

아두이노 실행 이제 코드를 업로드해서 아두이노를 실행시켜볼까요? 업로드 를 한 다음에는 시리얼모니터를 열어보세요. 거리가 모두 잘

83


DIY

░ DIY PLAZA

자작로봇, 함께 만들어요 제4회 오픈로보틱스세미나 참관기 글_유재성 dev4unet@naver.com

지난 11월 7일 네이버 D2스타트업팩토리, 촉촉한 가을비가 내리는 토요일임에도 아침부터 사람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과 오로카(오픈 소스 소프트웨어/하드웨어로 만들어가는 로봇 기술 공유 카페)가 공동주관한 ‘제4 회 오픈 로보틱스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오로카는 1. 로봇공학의 진입 장벽 낮추기 2. 로봇 공학 커뮤니티 3.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 하드웨어 문화 정착 등 세 가지 미션을 목표로 2012년 12월 25일 개설된 로봇 기술 지식 공유 모임이다. 이번에는 특히 ‘자작 로봇’을 주제로 진행돼 더욱 큰 관심을 모았다. 각자가 열심히 습득한 지식과 경험을 나누며 누구 나 로봇을 만드는 세상을 꿈구는 이들, 7시간동안 진행된 이날 행사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자작 활동에 필요한 라이센스 정리 – 표윤석

도 모르게 저작권을 침해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런 이유 에서 첫 번째 섹션에서는 자작 활동에 라이선스가 어떻게 적

아마도 많은 분들이 온라인에서 쉽게 접하는 글은 무료라는

용되는지에 대한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 중요성에 비해 졸음

인식이 강할 것이다. 또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경우에도

을 유발할 수도 있는 지루한 주제였지만 표윤석 님은 열정과

오픈이라는 단어와 맞물려 무조건 무료로 알고 사용하다 자신

재치로 라이선스에 대한 핵심 부분을 센스 있게 잘 다뤘다.

84 월간로봇


제4회 오픈로보틱스세미나 참관기

“자작 활동에 필요한 라이선스 정리”에 대한 발표 자료는 다음 링크에서 확인 가능하다. http://www.slideshare.net/yoonseokpyo/open-source-license-54934225

소프트웨어교육용 자작로봇 – 신경만

세미나의 메인 주제를 ‘자작 로봇’으로 결정하게 만든 일등 공 신 중 한 분이다. 개인적으로 소프트웨어 의무 교육에 대해 관

제3회 오픈 로보틱스 세미나에서 월E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심이 많았는데 DIY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현직 초등학교 교

경험했던 내용을 기반으로 ‘맹글러’ 라는 신조어를 창조해냈

사의 시선으로 공유된 이번 섹션은 현장에서의 다양한 고민과

던 신경만 님. 당시 맹글러들의 열악한 작업 환경에 대해 적나

함께 유사 툴들의 장단점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순서였다. 자

라하게 소개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눈을 초롱초롱 반짝이도록

작바퀴에 고무를 활용한 이야기도 매우 흥미로웠다. 자작을

만드는 대단한 입담으로 많은 이들의 호감을 샀던 그는 제4회

하면서 부품 선정에 대한 고민과 시행착오가 가장 크다. 그런

“소프트웨어교육용 자작로봇”에 대한 발표 자료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 가능하다. http://www.slideshare.net/KyungManShin/ss-54989760

85


DIY

Plaza ░ DIY PLAZA

측면에서 이번 바퀴에 사용된 낚시 용품의 아이디어는 대박.

주변재료를 활용한 나만의 도구 생산 – 김영진 김영진 님은 평소 CNC, 자동 드릴 머신, 3D 프린터, 파워 뱅 크를 비롯하여 필요한 물건들은 손수 자작하는 고수로 잘 알 려져 있다. 프미케의 낙서장(http://pmice.tistory.com)이라 는 블로그를 운영하며, 최근에는 YTN사이언스의 렛츠 메이 크 방송에도 출연했다. 주변 재료를 활용한 나만의 도구 생산

흥미롭고 유익한 경험담이 이어져

은 가히 독보적이다. 김영진 님은 이번 세미나를 위한 예제로 적당한 내용을 찾기 위해 특별히 고심한 끝에 세미나 시작 2

대다수의 분야가 그렇듯 입문하는 사람들의 경우 반복되

일 전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참치 캔을 이용해 3D 프린

는 사이클이 있기 마련이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

터를 만들고 이를 제작하는 방법을 전수했다. DIY에 입문하

를 겪게 된다. 그렇기에 짧은 시간에 진행되는 세미나에서

는 분들을 위해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상 재료들을 크

는 아무래도 경험담이 가장 피부에 와 닿는다. 임재영 님은

게 판형체/봉형체/구형체의 3가지로 분류해서 초저가 CNC를

‘404warehouse와 메이커 운동에 대하여’ 라는 제목의 발표

만든 사례와 리니어 제어형 TD-1 드릴 머신 등을 만든 사례

를 통해 자신이 메이커 활동을 하면서 겪었던 경험을 아낌 없

도 흥미로웠다. 특히 Ciclop 3D 스캐너를 벤치마킹해서 분석

이 공유했다. 평소 알고 싶고 하고 싶었던 내용들을 이미 경

한 방법과 함께 쉽게 접할 수 있는 주변 재료인 참치 캔, CD,

험했던 사람이 생생하게 들려주는 현장 이야기라 참가자들에

절연 테이프, 은박지 등의 재료를 가공한 방법을 속속들이 공

게 더욱더 와 닿았을 것이다. ArduRover와 Ground Station

유해줬다. 일상 재료로 2일 만에 이 작업을 진행하면서 캘리

을 이용해 원격으로 영상을 송수신 하면서 차량을 제어하는

브레이션 패턴 인식을 하는 소프트웨어까지 진행했다는 게 놀

Teleoperated Car 프로젝트를 비롯해, 마커를 이용해 주인공

라웠다.

을 인식하고 추적하는 드론 프로젝트 외에도 다양하게 진행했 던 드론 프로젝트들에 대해 간단한 설명과 시행착오 등의 노 하우를 공유하는 시간이었다. 이 외에도 흥미롭고 유익한 경험담이 쏟아졌다. 많은 메이커 들의 열악한(?) 또는 유부남들의 슬픈 현실인 작업 공간 주도 권 이야기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다. 가상의 3D 로봇을 조 립하고 활용할 수 있는 OpenJigWare, 종이 박스 로봇 Boxy,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아두이노와 FPGA를 이용한 로봇 제 작, 다음 세미나의 핵심인 BLDC 모터 돌려보기 등을 비롯해 멋진 내용이 많이 등장했다. 지면 관계상 다 실지 못했지만 각 섹션의 발표 내용을 살펴보기를 권한다.

메이커 분야에 입문도 하고 기부도 하는 번개장터 제4회 로보틱스 세미나에서는 처음으로 지식 나눔 외에도 소 “주변재료를 활용한 나만의 도구 생산”에 대한 발표 자료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 가능하다. http://www.slideshare.net/pmice/4-54895247

86 월간로봇

년 소녀 가장들을 위해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번개 장터가 마


제4회 오픈로보틱스세미나 2015 나비 해카톤 참관기 현장

련됐다. 평소 사용하지 않는 부품을 무료로 기부 받아 세미나

표윤석 님의 역할이 한몫 했다. 이런 순수함에 이끌려 해마다

에 참석한 분들에게 저렴하게 팔았다. 이로 인한 판매 수익은

아무런 보상 없이 도와 주시는 협력사들과 자원봉사자들의 열

전액 기부될 예정이다. 제품 기부자와 제품 구매자 모두 자선

정이 행사를 만들어간다. 참석자의 90% 이상이 당첨되는 국

행사에 참여하는 아름다운 행사였다.

내 최대의 방대한 양의 경품도 특징이다.

첫 번개 장터에는 오드로이드 XU, 로보빌더, 라즈베리 파이,

오픈 로보틱스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전 세계 누구나 참가

조이스틱, USB 카메라, U2S 등 로보틱스 프로젝트 입문 시

비와 참가 자격 제한 없이 참여 가능하다. 하지만 세미나 장소

필요한 제품들이 기부됐다. 가격 때문에 쉽게 입문하지 못 하

에 따른 최대한의 효율을 고려해 세미나 참가자 수를 제한한

는 분들을 고려해 새 제품도 상당히 저렴하게 제공되었으며,

다. 특히나 안전상의 이유로 모집 인원 외에 현장 접수나 대기

판매 물품 및 수익에 대한 세부 내용은 오로카 커뮤니티에 투

인원은 별도로 받지 않기 때문에 평소에 관심을 갖고 광 클릭

명하게 공지됐다. 번개 장터 목적에 맞게 자금 사정이 어려운

에 대비해야 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세미나의 사전 접수가 시

일부 학생에게도 미니컴퓨터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작되자마자 곧바로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뿌듯했다.

세미나 주제와 일정 역시 진행 몇 달 전부터 오로카 커뮤니티 에서 공개적으로 조율하고 정한다. 지금까지는 ‘오픈 로보틱

열린 마음을 기반으로 매년 성장하는 순수 커뮤니티 행사

스 진입을 위한 개발 환경 구축’ , ‘오픈 소스를 활용한 로봇 개발’ , ‘누구나 로봇을 만드는 시대’ 등 일반인들의 진입 장벽

오로카 세미나는 일반인이 운영하는 커뮤니티에서 주관하는

을 낮추는 주제로 진행됐다. 제4회 ‘자작로봇’ 주제에 이은 다

행사로서는 매우 큰 규모다. 해마다 인기가 높아지는 이유는

음 세미나의 핵심은 BLDC를 활용한 G-Rover 시스템이어서

유익한 세미나 내용은 기본이지만, 일본 유학 중에도 해마다

기대가 크다. 오로카 세미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웹사이트

자비로 귀국해서 세미나를 주도하는 열정 넘치는 카페 매니저

http://cafe.naver.com/openrt 에서 확인하면 된다.

87


Robo Cafe

Editor's Note

풍성했던 2015년을 뒤로 하며 글_정진영 편집장(chief.editor@roboticus.kr)

12월호는 사실 뻔한 기획이었다. ‘연말이 되었으니 올 한해를 되돌아 봐야지.’ 라는 한마디에 편집국의 그 누구도 굳이 토를 달지 않았다. 월간로봇이 매월 다뤘던 주제를 모아서 정리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정리하고 나니 그 자 체로 참 풍성한 느낌이다. 뻔한 기획에 풍성한 내용. 포장하지 않아도 담을 내용이 그만큼 많았다는 의미다. 실제로 2015년만큼 로봇이 대중들에게 큰 관심을 끌었던 시기가 또 있었나 싶다. 소프트뱅크의 가정용로봇 페퍼 가 정식 출시돼 매진행렬을 이어갔다. 자율주행자동차가 실제 도로를 달렸다는 소식은 이제 전혀 놀랍지 않다. 규제와 관련한 논쟁에도 불구하고 하늘에는 드론이 날아다닌다.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에 놀라고 이를 대비하자 는 철학 논쟁이 펼쳐졌다. 우리나라의 분위기는 더욱 극적이다. 아무래도 지난 6월 KAIST가 다르파로보틱스챌린지에서 우승한 덕을 많 이 봤다. 휴보의 아버지 오준호 박사는 전국구 스타가 되어 각종 행사에서 로봇 기술 개발의 중요성과 우리가 준 비할 미래상을 역설했다. ‘로봇정신’의 저자 한재권 박사도 활발한 강연활동을 통해 로봇과 더불어 살아갈 우리가 미리 생각해봐야할 화두를 던졌다. 그 때문일까? 10주년을 맞이한 ‘로보월드’에는 분위기 연성화에 대한 우려를 낳을 정도로 가족 단위의 일반 관람 객이 넘쳐났다. 케이블채널 tvN은 시골에 로봇을 보내는 ‘할매네 로봇’을 방영하고(이번 호 문화책갈피에서 만나 보자), 라면 광고에는 로봇 똘망이 등장한다. 관심 증가는 무조건 좋은 일이다. 관심이 없으면 발전도 없다. 다만 거품은 언젠가 걷히기 마련이다. 관심이 유지 되는 동안 내실을 다져야 한다. 당장 KAIST가 세계를 제패했다고 해서 우리나라의 로봇 R&D 투자가 크게 늘어 난 것도 아니다. 기업 단위로도 네이버가 향후 5년간 400억원 투자를 발표했을 뿐 다른 기업은 눈에 띄는 움직임 이 아직 없다. 반면, 일본의 도요타는 향후 5년간 10억달러(약 1조 1500억원)를 투입하겠다며 미국 실리콘밸리에 인공지능연 구소를 설립하고 다르파로보틱스챌린지를 이끌었던 길 프렛을 수장으로 영입했다. 중국은 2020년까지 세계로봇 시장점유율 45%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통적인 로봇 강국 미국의 기세는 말할 것도 없다. 세계는 달려가고 있다. 우리에게 2016년이 정말 중요한 이유다. 올해의 풍성했던 분위기를 발판 삼아 실질적인 기술 개발과 시장 분석에 매진해야 한다. 월간로봇이 함께 할 것이다.

88 월간로봇



Evolution designed by Human & Robot 로봇시대를 앞서 준비하는 로봇정보지

2015

12

Vol.85

,

Focus on 2015 Robots Rewind

2015 Robots Rewind

12

2015 vol.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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