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bot_Sept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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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olution designed by Human & Robot 로봇시대를 앞서 준비하는 로봇정보지

2015

09 Vol.82

,

09 2015 vol.82

Focus on현 실 로 다 가 올 기 적

현실로 다가올 기적




로봇시대를 앞서 준비하는 로봇정보지 월간로봇

“로봇은 문화다”

권병필

권병필

곽대원

정진영

남이준, 이현종, 전병삼, 한재권

양지원, 황인선, 신병철, 나유권

고 편 편

월간로봇은 국내 유일의 로봇전문지로서 로봇 , 사람, 문화, 교육 등 로봇 관련 종합 정보를 제공한다. 이제는 로봇이다. 로봇의 시대가 온다.

집 집

기 디

서승희

이종훈 변호사

우리 일상에 로봇이 자리매김하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특 허 자 문 위 원

류지언, 전승준

로봇과 인간이 함께 소통하고 교감하는 미래에는

로봇전략연구소 소장

정신량

인간과 로봇이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며, 춤추고, 사랑할 것이다.

수 석 연 구 원

사승환

로봇은 바로 문화인 것이다.

마 케 팅 본 부 장

이성수

조기호

2015년 8월호 통권 제 81호

2008년 11월 3일 등록 호

서울 라12097

(주)유캔맥스

서울시 서초구 방배4동 854-5 미래빌딩 201호

www.robon.co.kr

02-583-3482, 3483, 3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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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월간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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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 7,000원 ISSN 2005-4394



CONTENTS Evolution designed by Human & Robot 로봇시대를 앞서 준비하는 로봇정보지

09 2015 vol.82

| September 2015

Robohemian Rhapsody

09 Vol.82 ,

Focus On 현실로 다가올 기적

06 착한 드론은 마음껏 날고 싶다

발행인 권병필이 포착한, 로봇시대를

향한 소리없는 걸음!

현실로 다가온 기적

2015

Focus on현 실 로 다 가 온 기 적

Roboplaza 로보보드

들어가기

20 Impossible is Nothing

로봇을 입는다는 것. 그것은 불가능은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는 것

07 이달의 행사

이러닝 국제콘퍼런스, 월드 메이커 페어-

뉴욕, 지능형 로봇&시스템 콘퍼런스 外

22 현실로 다가올 기적‌

스포트라이트

‌사람의 지능+로봇의 힘=웨어러블 로봇.

이번엔 웨어러블 로봇이라는 다소 생소한 주 제를 받고 나름 많은 고민을 했다. 웨어러블 컴퓨터를 포괄하는 것 같은데 그렇다고 또 탑 승형 로봇하고는 또 다른 느낌. 그건 “입는다” 라기보다는 “탑승한다” 라는 느낌이니까. "아 하? 그렇다면 웨어러블은 일종의 옷과 같은 건가?" 라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생각 하니 웨어러블 로봇의 미래를 머리 속에 그려 볼 수 있었다. 과거에는 비싸서 쉽게 사서 입을 수 없었던 면직류의 옷들을 지금은 쉽게 사서 입고 버 리는 것처럼 미래에는 소형화된 기계장치와 합성 면직류로 이루어진 값싼 로봇을 실제로 “입을” 수 있지 않을까? 올 여름에 유행하는 로봇, 비즈니스 미팅 때 입는 로봇, 디너파티 때 입는 로봇을 그때그때 골라 입는 상상을 해본다. 그때가 되면 철지난 로봇 70% 대박 세일로 팔거나 벼룩시장에서 오래된 로봇을 내다놓고 팔겠지. 아니, 어쩌면 그때는 웨어러 블 로봇이라는 단어는 사라지고 그냥 “옷”이 라는 단어로 불릴지도 모르겠다. Rick.K(릭킴 / 팝아티스트+프로젝트디자이너)

4 월간로봇

국내외 간추린뉴스

성큼 다가온 웨어러블 로봇 시대

08 지난달 하이라이트 ‌ ‌청소년들에게 꿈을 ‘드림’니다, 2015 국제

26 Better than Yesterday ‌

군사과학기술 경진대회 개최 外

현장스케치

플러스 원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꿈꾼다!

이제 곧 우리가 입게 될 로봇 살펴보기

10 DRC 우승, 그 다음 과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한 ‘2015로봇융합

포럼 2차 세미나’ 현장을 공개한다.

30 로봇과 한 몸이 되기까지‌

현장스케치

14 Same-Same but Different!

주최측이 뭘 좀 아는구나 싶었던, 대전에서

개최된 제4회 로봇융합페스티벌 이야기

시선너머

‘로봇 옷’의 상용화를 위해 기술,

정책지원, 가격 등 풀어야할 숙제는?


Tech&Biz 로봇人덱스

Culture&Ethics 엄윤설의 다시보기

34 전문가는 현장에 있다‌

54 월레스 로봇바지, 개발 중이라고? ‌

대한민국 제조로봇 30년사를 함께 한 박

‌키네틱아티스트 엄윤설 작가의 시선으로

영제 성균관대학교 공과대학 교수 인터뷰

테크프레소

다시 보는 영화 <월레스와 그로밋>

인문산책

38 로봇이 물을 밟고 뛴다고?‌

56 미래자동차는 ‘제3의 공간’

‌서울대 조규진 교수팀이 개발한 ‘소금쟁

정규원 한국자동차 미래연구실 차장과 함

께 나눠 읽은 책 <테슬라모터스>

이 로봇’의 물 위 도약 비결은?

1 vs 1

42 ‘꽈당’ 인간 vs 휴보Ⅱ‌ ‌빙판길이 아니어도 자주 넘어지는 휴머노

이드와 ‘꽈당’ 인간. 어떤 점이 비슷할까?

‌변순용 서울교대 윤리교육과 교수에게 전

DIY 태남매의 로봇하우스

74 ‘사탕지킴이’ 악어로봇 탄생‌ ‌<로봇박사테오> 그림책시리즈 작가 김호

남과 자녀들의 창작로봇입문기①

로빛의 로봇레시피

78 설계와 조립 그리고 정리의 미학

광운대 로봇게임단 로빛과 함께하는 ‘변

신하는 오디오’ 플레이노이드 만들기②

변순용의 로봇윤리 이야기

62 로봇이 캐리커처를!? ‌

아두이노야 학교에서 놀자

82 시리얼 통신과 구구단

서울 선생님과 함께 시리얼 통신과 아두

이노 스케치 문법에 대해 살펴보자!

해 듣는 로봇윤리 이야기 세 번째 시간

DRC 복기하기

DRONE

44 DRC의 숨은 승자 ROS

66 로봇청소기, 이제 생활이 되다 ‌

김영만 아저씨의 종이접기만큼 쉽고 간단

코트라오픈갤러리 <믹스매치>를 통해 읽

한 커스터마이징 드론 키트 조립법!

은 미래 로봇이 서야할 곳

팀 로보티즈의 리더로 DRC에 참가한 한 재권 박사의 DRC 되짚어보기

문화책갈피

86 뚝딱 FPV드론 레시피

순간포착

DIY 플라자

90 당신의 심장을 뛰게 할 감성 로봇

48 원조를 넘어선 아류 ‌

세그웨이를 인수한 ‘카피캣’ 나인봇. 밸런

68 규칙의 실체를 꺼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로봇 창작문화의 장,

싱 스쿠터 시장의 천하 통일을 노린다!

최근 쿠카 로봇팔을 이용한 로봇연극을

나비 해카톤:H.E.ART BOT 현장에 가다

선보인, teamVOID와의 티타임

Photo Essay

Robo Cafe

로보헤미안

JOB學사전

50 기계에 마음을 담는 창조자

‘로봇은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로봇에

존채 가치를 부여하는 인공지능전문가

72 걸음이 느린 아이

96 로봇과 예술의 이유있는 동행

‌FIRA 로보월드컵 참가자와 로봇의 아빠와

정진영 편집장이 9월호를 마감하며, 독자

에게 보내는 편지 한 통!

아이 같은 찰나를 사진에 담았다.

5


Robohemian Rhapsody 착한 드론은 마음껏 날고 싶다 여기저기서 드론이 뜨고 있다. 예전 동네꼬마녀석들이 추운 겨울날 들판에서 연을 날리듯, 요즘 사람들 은 게임콘트롤러와 같은 작은 조종기로 손쉽게 드론을 날린다. 드론 가운데서도 정확하게는 회전날개가 4개인 쿼드콥트이다. 김유신 장군은 사람을 실은 연을 하늘 높이 날려 적정을 살폈지만(?) 요즈음은 드 론에 촬영장치를 달아 공중으로 날려보낸다. 취미로 드론을 공중에 날려 렌즈를 통해 원하는 위치와 시 간에 원하는 장소를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찍기도 하고 실시간으로 들여다보기도 한다. 취미로만 쓰이는 게 아니다. 방송에서는 카메라 위치가 공중 높은 곳으로 확장되면서 뉴스, 다큐멘터리, 드라마 등에서 없어서는 안 될 요소로 자리매김했다. 재난지역 공중을 날면서 재난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하기도 하고 찍은 영상자료로 재난범위를 산출한다. 심지어 사회적 논란이 된 실제 농경작여부를 확인하는 용도로 쓰인다. 아마존은 드론을 이용해 30분 내에 주문한 물건을 고객 집앞에 배달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헌데 뜻밖에 문제가 등장했다. 바로 규제다. 한 분야가 발전하려면 사람들이 많이 써야 한다. 그것도 아 주 손쉽고 즐겁게. 우리나라는 안보 여건상 드론을 띄우기에는 너무 제약이 많다. 장소, 시간, 높이, 거 리, 목적 등등. 서울은 대부분 금지나 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어서 드론을 띄우려면 수도방위사령부에 허 가를 받아야 한다. 관련 제도가 하루빨리 전향적으로 정비되어 드론이 마음껏 하늘을 날아다니는 모습 을 보고 싶다.

6 월간로봇

편집부


R oboplaza

Robo 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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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9 September

이러닝 국제콘퍼런스(e-Learning Korea 2015) 일 시 : 9월 16일 ~ 18일 장 소 : 서울 코엑스 내 용 : ‌ 국내외 이러닝 관련 산ㆍ학ㆍ연ㆍ관이 함께 하 는 국제 교류 및 소통의 장. 올해로 10년째를 맞 아 국제박람회, 국제콘퍼런스와 함께 다양한 비 즈니스 행사가 함께 열린다. 월드 메이커 페어 - 뉴욕 (World Maker Faire - New York) 일 시 : 9월 26일 ~ 27일 장 소 : 미국 뉴욕 내 용 : ‌ 아마추어 제조인들이 모여 각자 제작한 작품을 전시하고 정보를 나누는 축제. 발명, 창의성, 무 한한 재료, 메이커 운동의 쇼케이스로 가족 중심 의 행사이다. 지능형 로봇 & 시스템 콘퍼런스(IROS 2015) 일 시 : 9월 28일 ~ 10월 2일 장 소 : 독일 함부르크 내 용 : 전기, ‌ 전자, IT, 기계공학 등 로봇 분야의 종합 학술대회. 세계적인 석학과 기업이 참여한 가운 데 로봇 분야 학술 심포지엄, 관련 신기술 및 제 품 전시회 등이 열린다.

기타 9월의 주요로봇행사 일본로봇학회 정기 콘퍼런스 9월 4일 ~ 9일 / 독일 베를린

지능형시스템 다중센서 융합 및 통합 국제 콘퍼런스 (MFI 2015) 9월 14일 ~ 16일 / 미국 샌디에고

드론 보안 및 통합 심포지엄(UASympEx 2015) 9월 18일 ~ 19일 / 독일 함부르크

로보유니버스 콘퍼런스 & 엑스포 - 산호세 (RoboUniverse Conference & Expo - San Jose) 9월 23일 ~ 24일 / 미국 산호세

캐나다 생산기술 전시회(CMTS) 9월 28일 ~ 10월 1일 / 캐나다 미시소가

두바이 국제 로봇박람회(RTEX 2015) 9월 29일 ~ 10월 1일 /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7


R oboplaza 서울시, 드론을 이용한

히치하이킹 로봇 히치봇

떨어진 드론,

재난현장 대응 시스템 구축

멈춰버린 미국 횡단 계획

멀어진 부산시 해상안전 드론 사업

드론이 떴다.

세계 최초 히치

아찔한 사고가

서울시가 지

하이킹 로봇 ‘히

일 어 났 다. 8월

자체 최초로

치봇’의 미국 횡

1일, 여름 성수

드론을 재난

단의 꿈은 잠시

기를 맞이한 부

현장에 사용했다. 구조대원이 즉시 투입

접어두어야 할 것 같다. 지난 8월 1일

산 해운대 해수욕장 상공을 순찰하던 무

되기 어려운 재난현장의 상황을 빠르게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 길거리에서 정체

인항공 드론이 추락했다. 다행히 사람이

파악해 각종 사고 발생 시 수색을 담당한

불명 남성의 공격에 망가지면서 여행을

없는 해수욕장 통제선 밖으로 떨어져 인

다. 서울시는 당장 8월부터 드론 2대를

마감해야 했다. 미국 동부 매사추세츠

명 피해는 없었다. 사고 이튿날, 부산해

도입해 소방재난본부 119특수구조단에

주 세일럼에서 출발한 지 2주 만에 일이

양경비안전서가 바다 밑에서 추락한 드

배치한다고 밝혔다. 시가 도입한 드론은

다. 전문가들은 이 남성의 행동을 ‘반달

론을 건져냈다. 부산시와 드론 운영 업

1200만 화소의 영상카메라가 장착된 것

리즘’으로 보고 있으며 무슨 이유로 벌

체 측은 전파 간섭과 GPS 이상에 무게

으로 약 3kg 중급 드론이며 ‘실시간 영

인 행동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히치봇

를 싣고 있다. 정확한 원인이 파악될 때

상 송출시스템(MLBS)’을 탑재해 재난현

은 자신의 트위터에 “내 여행은 여기서

까지 해운대 해수욕장에서의 드론 비행

장을 촬영 후 소방재난본부 종합재난관

끝나지만, 인간에 대한 나의 사랑은 사

은 잠정 중단하기로 해 부산시의 해상안

리시스템에 실시간으로 송출한다.

라지지 않을 것이다”고 했다.

전 드론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영국, 무인자동차

무인자동차의 입국심사장

로봇 아닌 것 빼고 다 있는

테스트의 원칙을 세우다

'M-시티' 오픈

‘로봇 슈퍼마켓’

영국 정부는 무

미국 미시간대

중국 광둥성 포

인자동차 테스

학교 안의 작

산시는 선더 지

트에 적용할 ‘실

은 도 시. 무 인

역 에 9월 중 으

행 규 칙(Code

자동차 전용 타

로 로봇을 전문

of Practice)’을 발표했다.

운 'M-시티(M-City)'가 문을 열었다.

적으로 판매하는 ‘로봇 슈퍼마켓’이 문

총 14페이지 분량의 실행 규칙은 자동

GM·닛산·포드 등 자동차 업체의 합

을 연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로봇 전문

차의 안전과 시운전자, 차량 등에 관련

작품으로 무인자동차의 테스트를 위해

쇼핑몰이 개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조항들로 구성되어 있다. 조항에는

태어난 곳이다. 무인자동차의 기능을 테

로봇 슈퍼마켓은 로봇 관련 업체에게 전

도로 주행 시 운전자 착석 의무 조항 등

스트하고 기술들이 현실에서는 어떻게

시 공간을 제공하고 판매까지 이어지는

이 포함되어 있다. 소형 자동차에서 대

작동되는지 알 수 있다. 주행 중에 맞이

공간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중국 브랜드

형 트럭까지 여러 종류의 무인 자동차가

하게 되는 다양한 도로 상황을 그대로

30여 개 업체는 물론 해외 브랜드가 전

도로를 주행할 때 적용된다. 영국 정부

구현하였으며 보행자와 건물 등을 배치

시를 기다리고 있다. 한편 로봇 슈퍼마

는 추후 무인자동차 업계의 무인자동차

해 현실감을 높였다. 내비게이션으로 확

켓이 위치한 선더 지역은 많은 수의 로

관련 안전성, 신뢰성 등에 관한 의견을

인되지 않는 지형에 대한 무인자동차의

봇 업체가 상주하고 있으며 매년 30%

수용해 정책 수립에 반영할 예정이다.

반응도 확인 할 수 있다.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8 월간로봇


간추린 뉴스 국내·국외

소금쟁이 로봇의 도약

사뿐사뿐 올라가

우리 같이 뛸래?

계단 오르는 전동 휠체어

청소년들에게 꿈을 ‘드림’니다

국내 연구진이

휠체어를 이용

9월 5일 고려대학교

소금쟁이와 유

해 계단을 오르

에서 드림 콘테스트

사한 움직임을

는 것은 위험한

가 열 린 다. 로 봇 과

가진 ‘수상 도약

일이었다. 하지

과학에 관심은 있지

로봇(Water Jumping Robot)’을 개발

만 이제 얘기가 달라질 수도 있겠다. 스

만 좀처럼 기회를 얻

하는데 성공했다. 물의 표면장력을 이용

위스연방공과대학교 학생들은 취리히예

지 못한 청소년들을 위한 자리로서 교육

해 움직이는 수상 거동은 다양한 방식으

술대학과 협력해 계단을 올라갈 수 있는

의 기회를 제공하고 대회를 개최해 각

로 연구됐는데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

전동 휠체어를 개발했기 때문이다. 전

자의 꿈을 찾아주는 계기를 마련하고

학부 김호영, 조규진 교수 연구팀은 소

동 휠체어 ‘스칼레보(Scalevo)’는 센서

자 시작된 드림라이너 프로젝트다. 무

금쟁이의 활동에 주목했다. 소금쟁이의

를 이용해 알아서 몸체의 균형을 조정하

엇보다 어려운 기술구현이 아닌 창의성

도약에 대해 연구한 결과 효과적인 수

며 움직인다. 계단을 오를 때는 물체를

을 중심에 둔 새로운 로봇 경연장이다.

상 도약을 구현하는 로봇을 개발하게 됐

감지하고 거리를 유지하며 얻은 값을 바

본 프로젝트는 이화여대 전자공학과 동

다. 이와 같은 소형 로봇은 재난 현장이

탕으로 휠체어의 움직임이 결정된다. 현

아리 E.E.I와 고려대학교 지능로봇동아

나 군사 작전에서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

재는 시제품 제작 단계이며 내년 중으로

리 KAsimov가 만든 연합 동아리 드림

될 것이라 연구진은 전망하고 있다.

실제 완제품이 나올 예정이다.

(DRIM)에서 진행을 맡았다.

로봇 수술 사망률 1.4%

인공지능 가정용 로봇 '패틴'

누가누가 더 잘하나

아직 미비한 안전성 연구

내년 하반기 출격

2015 국제 군사과학기술 경진대회 개최

미국 대학 의료

지 난 해 9월 유

방위사업청은 8

연구진은 2000

튜브에 패틴의

월 10일부터 12

년 부 터 2013년

컨셉 영상이 공

일까지 서울 삼

까지 미국 식

개되면서 사람

성동 코엑스에

약청에 보고된 로봇 수술 관련 데이터

들의 이목을 끌었다. 프로토타입은 영상

서 2015 국제 군사과학기술 경진대회를

를 바탕으로 의료 사고를 분석해본 결

이 공개된 지 약 10개월 만에 나왔다. 개

개최했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하는 본

과 1.4%인 144명의 환자가 로봇 수술

발 업체인 플라워 로보틱스는 패틴에 인

행사는 융합 신기술 경진대회, 밀리터리

을 받고 사망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공지능과 클라우드 기술을 탑재해 가정

페스티벌, 홍보기획전으로 나뉘어 진행

로봇의 오작동도 수술 중 의료사고의 원

용 로봇에 바람을 일으키려고 준비 중이

됐다. 방위사업청장은 이번 행사가 민간

인으로 지적됐다. 스파크, 기계적 결함,

다. 패틴의 인공지능은 이용자의 정보를

과 국방의 기술 교류 증진을 도모하며

시스템 에러 등의 이유로 인한 상해도

클라우드에 저장해 맞춤 서비스를 제공

방위산업 분야에 젊은 과학인들의 참여

적지 않았다. 로봇 수술이 비로봇 수술

하는 방식이다. 뿐만 아니라 조명 서비

를 확대하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

보다 위험하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근

스 유닛을 탑재하면 조명 로봇이 된다.

는 장이 될 것을 기대했다. 한편 방위사

거가 부족하나 로봇 수술의 안전성과 신

플라워 로보틱스는 추후 로봇플랫폼을

업청은 인간형 로봇 “휴보(HUBO)”를

뢰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현실이다.

공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 밝혔다.

홍보대사로 임명했다.

9


R oboplaza

DRC 우승, 그 다음 과제는? 재난대응 로봇의 기술 현황 및 전망 글_황인선 기자(insun@roboticus.kr)

‘재난대응 로봇의 장밋빛 미래를 위하여!’ 7월 28일 서울 양재동에서 ‘2015 로봇융합포럼 2차 세미나’가 개최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로봇융합포럼, 로봇산업진흥원, 로봇산업협회가 주관했다. ‘재난대응 로봇의 기술 현황 및 전망’이란 주제 앞에는 ‘세계재난로봇대회(DRC) 우승기념’이란 수식어 가 붙었다. 실제로 지난 대회의 우승자인 오준호 카이스트 교수와 다른 팀으로 참가했던 로보티즈 前 수석 연구 원 한재권 박사가 발표자로 참석해 환영을 받았다. 그 외에도 박현섭 KEIT PD, 박용운 ADD 센터장, 서진호 KIRO 본부장이 참여해 다르파의 기술현황, 민군협력 재난대응 로봇 사례, 재난대응로봇 관련 국민안전로봇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10 월간로봇


2015로봇융합포럼

오준호 카이스트 교수가 '2015 로봇융합포럼 2차 세미나'에서 휴보의 발전사를 소개하고 있다. 우측 사진은 DRC 현장에서 미션을 수행하고 있는 휴보의 모습이다.

지난 6월 6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선 오준호 박사가 이끄는

말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화려한 기술

팀 카이스트의 휴보(HUBO)가 세계재난로봇대회 다르파 로

을 추가하는 것보다, 로봇이 고장날 확률을 10% 미만으로 줄

보틱스 챌린지(DRC, DARPA Robotics Challenge)에서 우

이는 것이었지요.”

승했다.

팀 카이스트는 우선 모터발열로 인한 팬 다운을 막기 위해 냉

장장 34개월에 걸친 거대한 도전의 결실이 맺어지는 순간이

각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한, 관절부위 파손을 줄이기 위해

다. 권동수 KAIST 기계공학과 교수이자 로봇융합포럼 의장

최적화 사이즈의 부품을 개발하고, 주요 센서 및 운영체제

은 “지혜와 경험이 융합된 결과”라며 “DRC 우승은 우리나라

(OS) 역시 100% 자체적인 기술을 사용했다.

로봇산업의 큰 도약이 될 좋은 기회”라고 했다.

“로봇은 어떤 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측 가능

휴보는 2002년 KHR1이란 이름으로 시작해 2004년부터 본

한 모든 시나리오를 생각하고, 심지어 그것을 벗어난 상황까

격적으로 HUBO라 불리기 시작한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이

지도 고려했습니다.” 그 결과 오준호 교수는 이번 대회에서

번에 우승한 휴보의 공식명칭은 DRC-HUBO+다. 2013년

두 다리로 걷는 모드에서 바퀴로 굴러가는 모드로 변신할 수

DRC에서 선보인 DRC-HUBO보다도 업그레이드된 버전이

있는 트랜스포머 기술을 선보였다.

다.

‘DRC 주최’ 다르파(DARPA) 주목해야 ‘우승’ 휴보, 기본을 다진 덕분이야 박현섭 산업기술평가관리원 로봇PD가 강단에 올랐다. 그는 오준호 카이스트 교수가 ‘DRC 우승 비결’에 대한 솔직한 심정

DRC를 주최한 조직 다르파(DARPA)에 대해 들여다보는 시

을 고백했다. 겉보다는 속(기본)을 먼저 다지기 위해 노력한

간을 갖자고 했다.

결과라고.

다르파란 미국 국방부 산하의 정부기관이다. 제2차세계대전

“이번 대회에서 가장 신경 쓴 것은 기계가 스스로 다운되지

을 치르면서 과학 기술의 중요성을 절감해온 미국이 국가적

11


R oboplaza

DRC Finals 현장 사진이다. 우리나라 대표 로봇인 카이스트의 휴보와 로보티즈의 똘망이 자랑스런 태극마크를 달고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

과학정책의 추진체가 될 독립연구조직을 1958년 국방부 산하

“연구용과 상용화의 차이가 발키리에 있다고 봅니다. 상용화

에 발족시키면서 탄생했다.

의 다른 이름은 상품화, 상업화입니다. 즉, 일반 소비자가 필

박PD는 “다르파 연구 결과들은 군사와 민간 분야를 막론하

요로 하거나 심지어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는 대중들에게도 구

고 우리 생활 곳곳에 스며있다”며 “마우스, 인터넷, 위치파악

매하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시스템(GPS), 구글의 온라인지도서비스(Google Maps), 애

그는 영국의 스타트업 RTS ideas의 인명구조 드론 파스

플의 인공지능음성인식서비스 시리(Siri) 등이 대표적”이라고

(PARS)의 프로토 타입과 출시를 앞둔 상용화 디자인을 예

소개했다.

로 들었다. 이 드론은 고무 튜브를 구조 현장까지 나를 수 있

덧붙여 그는 다르파의 핵심인물로 하일마이어(George

는 역할을 하는 로봇이다. 단순한 외형 개선이 아니다. 제2차

Heilmeier)를 꼽았다. 특히 ‘하일마이어의 9가지 질문’을 소

피해 방지를 위해 방수와 무게 감소, 깨지거나 부서지지 않는

개하며, 어떤 로봇을 만들어야 할지에 대해선 스스로에게 또

소재 등에 대한 고려가 담겼다.

는 사용자에게 물어야 한다고 했다.

필요한 로봇을 만드는 것 우선이야 로봇 상용화에 ‘소비자의 이해’ 중요해 박용운 국방과학연구원 센터장이 인사했다. 국내에서 민군협 한재권 박사가 DRC 홈페이지 메인화면에서 왜 로봇 발키리

력 하에 추진 중인 재난대응 로봇의 현황 및 향후 추이에 대해

(Valkyrie)가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지, 그 이유에 대해

소개하는 자리다.

생각해보자고 했다.

2003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로봇이 선정됨과 동시에 민수-

발키리는 나사(NASA)가 만든 슈퍼히어로 콘셉트의 휴머노

국방 협력 추진이 본격화된다. 박 센터장은 “2004년 로봇사

이드다. 노르웨이 신화 속 여신을 연상시키는 외모다. 하지만

업단이 설치되고 처음으로 국방로봇기획을 시작했다”며 “당

DRC 대회에서는 미션수행점수에서 모두 0점을 받으며 ‘굴욕’

시는 (전투 및 군사훈련 목적의) 야지자율주행기술 개발에 집

을 당했던 로봇이다.

중했다”고 회상했다.

12 월간로봇


2015로봇융합포럼

2015 로봇융합포럼 현장이다. 오준호 KAIST 교수, 박현섭 KEIT PD, 한재권 로보티즈 前 수석연구원, 박용운 ADD 센터장, 서진호 KIRO 본부장이 참가했다.

하지만 오늘날은 ‘군인의 안전’을 우선으로 한다고. 그가 박근

한 지원이 가능해 사상자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즉, 초기

혜 대통령과의 후일담을 공개했다. 국방로봇 공개기술시범 현

대응이 지연되거나 실패해 피해가 대형화될 가능성이 높은 복

장이었다. 박대통령은 “어머니 같은 마음으로 로봇을 만들어

합재난(화재/붕괴/폭발/가스사고)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

달라”며 혹독한 겨울 추위에 잠복근무하는 장정들에 대한 우

습니다.”

려를 표했다고 한다.

이에 서 본부장은 산업통상자원부의 후원을 받아 ‘국민 안전

그 결과 현재 민군협력 로봇개발 영역에서는 시설감시경계로

로봇 프로젝트’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봇이나 기지방호로봇, 부상자나 위험물을 운송해야 하는 상황 에 필요한 다목적 구조구난로봇 등을 활발하게 개발 중이다.

DRC 한국우승, 이제 시작일 뿐이야

로봇으로 행복한 안전사회 구현해야

마지막 순서인 ‘패널토론’ 역시 “DRC 휴보의 우승”이 화두였다. 똘망으로 휴보와 함께 대회에 참가한, 한재권 박사는 “휴보가

서진호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본부장이 나섰다. 그는 인간의 구

이번에 우승할 수 있던 가장 핵심 기술은 바로 그 트랜스포머

조작업이 어려운 환경에서, 재난대응 로봇은 꼭 필요한 존재

(변신) 아이디어 덕분”이라며 “경기장 바닥은 예상보다도 경

임을 분명히 밝혔다.

사지고 울퉁불퉁했지만 변신이 가능한 휴보에겐 문제가 되지

그가 하나의 재난상황시나리오를 꺼냈다. 오전 10시 45분에

않았다”라고 감탄했다.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한 상황이다. 로봇을 투입하지 않을 경

이어서 정경원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은 “DRC 한국우승은 이

우 11시부터 15시까지 약 4.5 시간이 빈다. 그 이후에서야 소

제 시작일 뿐”이라며 “박태환이나 김현아가 금메달을 땄다고

방관의 건물진입이 가능하다. 결국 사망자는 40명, 재산피해

우리나라가 수영이나 피겨 분야의 강국이라 할 수는 없는 것

액은 9억이다.

처럼 제2,제3의 휴보가 출현하려면 정부와 기업의 장기적인

“로봇을 투입하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소방관의 구조작업이

투자가 필요하다”며 앞으로 재난대응 로봇에 대해 많은 관심

어려운 환경에서도 로봇은 신속하게 탐색·구조·진압에 대

과 참여를 당부했다.

13


R oboplaza

Same-Same but Different! 글_사진_양지원 기자(jiwon@roboticus.kr)

로봇경진대회가 거기서 거기지 뭐. 어차피 ‘그들만의 리그’ 아니겠어? 자기들끼리만 재밌겠지. 흔히 하는 생각, ‘Same-Same’이다. 그러나 융합이라는 이름 아래 다양한 대회가 각자 연령별 분야별 정체성을 잃 지 않으면서도 관객의 환호를 받으며 즐겁게 경쟁하는 로봇경진대회는 ‘But different’다. 첨단기술융합체인 ‘로봇’에 융합을 한 번 더 강조한 만큼 참가자와 참가 자, 참가자와 일반관객의 융합이 돋보인 행사. 이제 4회인데도 주최측이 벌써 뭘 좀 아는구나 싶었던, 로봇융합페스티벌 이야기다. 특히 FIRA 로보월드컵이 올 해 20주년을 맞아 첫 개최지 대전에서 다시 열려 의미를 더했다. 지난 8월 6일부터 9일까지 나흘 동안의 뜨거웠던 현장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14 월간로봇


로봇융합페스티벌

융합을 융합하다 대전광역시는 첨단과학교육도시를 타이틀로 내건 지역답게 로봇경진대회가 많이 열린다. 로봇축구로 대표되는 FIRA 로 보월드컵을 비롯해 국제로봇올림피아드, KAIST SDIA(시스 템설계응용연구센터)의 지능형 SoC로봇워, 목원대학교의 융 합과학(STEAM) 창작로봇경진대회, 충남대학교의 지능형창 작로봇경연대회, 특허청의 로봇특허출원콘테스트 등 일일히 열거하기 숨이 찰 정도다. 2012년 대전마케팅공사와 대전테크노파크가 주축이 돼서 로 봇융합페스티벌이라는 새로운 프레임을 만들었다. 크게는 로 봇문화 저변확대, 작게는 대전기반 로봇기업 지원확대를 목표 로 산학연의 대회들을 추리고 모았다. 2014년에는 공주교육 대학교 한규정 교수가 방과 후 교육용 키트 활성화를 위해 설 립한 국제청소년로봇연맹의 대회도 합류했다. 행사를 주관한 대전마케팅공사의 박재원 과장은 여러 학교와 기관들의 대회 를 한 곳에 융합한 것에 대해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함께 더 나은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시도“였다고 말한다.

로보월드컵 안드로솟 경기를 보며 환호하는 가족 관람객

로봇융합페스티벌은 4회만에 국제대회 2개와 전국대회 9개가 동시에 열리는 대형 행사가 됐다. 올 해 참가자만 총 2,468팀 8,157명.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는 로봇경진대회인 국제로

는 휴머노이드 위주 종목들을 진행하다 올 해 처음 드론 종목

봇컨테스트가 2014년 내놓은 참가자 집계가 6,887명이니 단

이 신설됐다. GPS나 별도의 센서를 이용하는 것이 아닌 오로

순 지방자치단체의 행사로 치부하기 힘든 규모다. 아직 대전

지 영상 인식에만 의존해 지상에 달리는 라인트레이서를 자율

에는 이런 규모를 수용할 인프라가 부족한 탓에, 행사는 부득

비행으로 추적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첫 해 우승의 영광은

이하게 대전무역전시관과 대전컨벤션센터로 나누어 진행됐

인하대학교 인하로보 팀에게 돌아갔다.

다.

지능형 SoC 로보워를 총괄기획한 노승수 KAIST 선임연구 원에 따르면 완주한 팀이 없던 작년 시범경기와 달리 올 해는

대회별 이모저모

성공률이 높아 내년에는 공중 장애물도 등장할 예정이라고 한 다. 벌써 내년 대회가 기다려지는 종목이다.

창의, 열정, 도전. 좋은 말 베스트 1, 2, 3위를 추린 것 같은

무역전시관 한 켠을 차지했던 또 다른 대회로 융합과학

이 단어들은 로봇융합페스티벌의 기조다. ‘믿음, 소망, 사랑

(STEAM)창작로봇경진대회가 있었다.

중 으뜸이 사랑’이듯 세 기조 중 으뜸은 도전이다. 올 해도 여

목원대학교 지능로봇공학과 학생들을 주축으로 한 오픈하드

지없이 참가자들의 도전은 계속 됐다.

웨어 기반 융합과학(STEAM) 시나리오 창작대회다. 올 해부

대전무역전시관 행사 중 가장 먼저 눈길이 간 것은 KAIST 시

터는 초등부 대상 코딩 및 융합과학수업에서 활용 가능한 교

스템설계연구센터의 지능형 SoC(System on Chip) 로봇워

육로봇인 에뽀(EPOR)를 활용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뿐만

였다. 2002년부터 시작 된 이 대회는 하나의 칩에 프로세서

아니라 서비스로봇 ‘아롬’과 함께 재학생들이 개발한 다양한

메모리, 주변장치 등 통합된 시스템 구성요소를 사용한 로봇

로봇 작품들을 대전무역전시관 내 특설행사장인 대전산학공

으로 참가하는 대회다. 태권도 대련이나 장애물을 피해 달리

동홍보관에서 전시해 관람객들의 호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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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oboplaza

지능형 Soc 로봇워 중 드론부문 경기모습

국제로봇올림피아드 창작부문 경기모습

그 밖에 충남대 메카트로닉스과 주도로 대학생들이 창작로봇

성해 참가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을 제작해 시연하거나 동영상을 만들어 겨루는 지능형창작로

사람으로 치면 스무 살이 된 로보월드컵이지만 성년의 해가

봇경연대회와 방과 후 키트를 활용한 유치초등부 대회인 국제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우리나라를 할퀴고 간 메르스

청소년로봇대회 등도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때문이다. 해외 팀 규모에 큰 변동은 없었지만 키즈 사이즈

한 편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국제제로봇올림피아드 한

최강자인 영국 폴리머스 대학팀을 비롯 몇몇 전통의 강호들이

국대회 본선에도 1,500여명의 초중고등학생들이 참가해 세계

불참한 것이다. 덕분에 매 년 펼쳐졌던 역대급 라이벌 전이나

대회 진출권을 두고 실력을 겨뤘다.

놀랄만한 대기록은 올 해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터줏대감들이 비운 자리는 새 얼굴들이 차지하게 마

FIRA 로보월드컵

련. 그 선봉에 상명대학교가 섰다.미니어쳐 축구장 위에 달린 카메라를 이용해 휴머노이드와 공의 움직임을 파악해 점수를

올 해 로봇융합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는 고향으로 돌

내는 자율행동방식의 축구경기 안드로솟에 처음 출전해 전통

아온 2015 FIRA 로보월드컵이었다. 세계로봇축구연맹

의 강호 KAIST팀 등을 물리치고 4강에 오른 것이다. 그것으

(FIRA, Federation of International Robot-soccer

로 끝이 아니었다. 두 팀이 출전해 첫 번째 팀은 결승전에서

Association)이 주최하는 로보월드컵은 위원회 회의를 통해

말레이시아에 패해 준우승, 두 번째 팀은 3, 4위 전에서 멕시

51개 회원국 중에서 다음 개최지를 선정하는데 20주년을 맞

코를 물리치고 3위에 올랐다.

아 첫 대회가 치러졌던 대전으로 돌아왔다.

이제는 안드로솟이나 휴로컵에 인기를 내준 마이로솟은 로보

간혹 로봇이 축구를 하는 컨셉이나 데니스 홍 박사의 우승하

월드컵의 처음을 장식했던 종목 임에도 아직까지 매니아를 보

는 등의 뉴스 때문에 일본의 로보컵과 혼동하는 경우도 있

유한 종목이다. 영상인식 기술과 인공지능의 발달에서 나오는

는데 FIRA 로보월드컵은 1995년 KAIST 김종환 교수에 의

팀 플레이, 두 개의 바퀴를 이용해 순식간에 경기장 끝까지

해 창안된 로봇축구대회이며 우리나라에 본부를 두고 있다.

달려버리는 스피드, 쾅! 쾅! 끊임없이 충돌하는 로봇들의 타

1999년 MBC 인기드라마 ‘카이스트’에서 주인공들이 팀을 결

격감 덕분에 관객 호응도도 여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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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융합페스티벌

안드로솟 경기모습

경기 중 환호하는 상명대학교 준우승팀

1회 대회 때 대학생으로 참가했던 경희대 김동한 교수가 마이 로솟 심판으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6개 종목에 15개국 63개 팀 450명이 참가해 그동안 갈고 닦은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던 이 번 FIRA 로보월드컵의 최종 우승은 대만국립청강대학교 (National Cheng Kung University) NCKU 팀에게 돌아 갔다. 이 팀은 3년 연속 최종 우승을 차지한 이력을 갖고 있 다. 2014년 국제로봇컨테스트에서 마련된 인비테이셔널컵 (Invitational Cup) 대회에 초청팀 자격으로 참가해 대통령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숭실대학교 ZSTT 팀이 2위, 목포대학교 ISL 팀이 3위를 차 지해 우리나라 젊은 로봇공학도들의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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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oboplaza

마이로솟을 가상환경에서 대결하는 시뮤로솟 (SimuroSot)

휴로컵 클라이밍 경기모습

마이로솟 (MiroSot) 경기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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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로컵 장애물 달리기 (Obstacle Run) 경기모습


로봇융합페스티벌

대전 하늘에 빛난 별들

승이다. 적어도 올 해 품었던 장점들은 꼭 ‘살려야 한다.’고 A4용지에 써 붙이길 바라본다.

대한민국 세계적인 스타 로봇공학자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특별강연 섹션은 로봇융합페스티벌의 또 하나의 즐거움이었 다. 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 우승에 빛나는 오준호 카이스트 교수를 비롯 세상을 구할 로봇을 만드는 한재권 박사, 세계로 봇축구연맹 회장인 김종환 카이스트 교수가 그 주인공들. 6일 부터 8일까지 하루씩을 맡아 관람객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통 찰을 나눴다. 오준호 교수는 ‘로봇기술과 미래’라는 주제로 다르파 로보틱 스 챌린지에 이야기와 그로 인해 변화될 우리의 삶에 관해 흥 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한재권 박사는 ‘로봇과 함께 살 아갈 미래’ 라는 주제로 사회 변화와 그에 따른 로봇의 필요성 그리고 하나씩 현실이 되고 있는 로봇기술에 관해 인간미 가 득한 이야기로 풀어냈다. 김종환 교수는 생각하는 로봇이라는 주제로 로봇축구를 창시하게 된 배경과 당시 꿈꿨던 미래상을 들려줬다.

살려야 한다 2015 로봇융합페스티벌은 여러모로 의미가 많았다. 카이스트 의 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 우승이라는 긍정적인 분위기에 맞 물려 일반관람객들의 발길을 끄는데 성공했다. 4만여명이라 는 유례없는 관람객 수가 이를 증명한다. 로봇공학이라는 어 려운 소재에도 직관적이고 흥미로운 경기규정으로 관객들의 긍정적인 반응까지 끌어냈다. 침체된 로봇경진대회 분위기에 다시 활력을 불어 넣어줬다. 지역행사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 고 글로벌 축제로의 가능성까지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연구소와 대학으로 참가자격이 제한되지 않는 자율적이고 즐 거운 로봇경진대회는 오픈소스 커뮤니티와 함께 풀뿌리 로보 틱스 발전의 두 날개가 되기에 고무적이다. 이 날개짓은 저변 확대라는 결과물을 뿌리며 아래부터 올라가는 상향식 변화의 동력이 될 것이다. 로봇융합페스티벌은 내년에도 계속된다. 비록 올 해 큰 주축 이었던 FIRA 로보월드컵이 2016년 개최지가 이란 테헤란으 로 예정되어 로봇융합페스티벌에서는 볼 수 없지만 빈자리를 대신할 토실토실 알토란 같은 대회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 다. 내년에는 어떤 초융합의 행사를 보여줄지 사뭇 기대감 상

김종환 교수 강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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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ocus on

Impossible is Nothing 로봇을 입는 다는 것 글_신병철 기자(byongchol@roboticus.kr)

우리는 스크린 속 아이언맨의 등장에 열광하고 흥분했다. 토니 스타 크는 로봇을 입고, 직접 로봇이 되어 하늘을 날고 괴력을 발휘하는 철인(鐵人)이 되었다. 가장 현실에 가까운 상상, 영화. 그렇기에 실현 가능성이 가장 흥분되는 영화 속 기술. 아이언맨 슈트, 이른바 웨어러블 로봇(Wearable Robot)이 곧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직은 이들 로봇을 입는다고 하늘을 날고, 자 동차를 번쩍 들어 올리지 못한다. 그러나 적어도 쌀 한 가마니 정도 는 거뜬히 들거나, 잃어버린 신체 기능을 되살려주기도 한다. 미국의 군수업체 록히드마틴은 ‘헐크(HULC)’로 슈퍼 군인을 만들려 하고, 이스라엘의 리워크 로보틱스는 그 이름처럼 하반신 마비 환자 가 휠체어에서 일어나 42.195km의 마라톤 코스를 완주하게 했다. 일본의 파나소닉과 혼다 역시 웨어러블 로봇 사업에 뛰어들었다. 들려오는 소식에 의하면 일본 하네다 공항의 작업자들이 사이버다인 의 'HAL'을 착용할 예정이란다. 이제 정말 우리가 로봇을 입는 그런 시대가 된 걸까? 아직이라면, 로봇을 입기까지 남겨진 숙제는 무엇 일까?

20 월간로봇


들어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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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ocus on

‘현실’로 다가올 ‘기적’ 성큼 다가온 웨어러블 로봇 시대 글_신병철 기자(byongchol@roboticus.kr)

“이 옷 한번 입어봐. 다리가 불편해도 걸을 수 있고, 힘이 없어도 슈퍼맨이 될 수 있어!” 정체불명의 약장사나 신흥종교집단이 주장하는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다. 하반신 마비 환자를 다시 걷게 하고, 근력이 부족해도 기운 센 철인(鐵人)으로 만들어주는 웨어러블 로봇의 실제 기능이다. 웨어러블 로봇은 로봇 슈트 또는 외골격 로봇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하나다. 인간 신체의 한계 극복. 웨어러블 로봇은 육체적 한계를 보완해 신체능력을 강화하거나 심지어 사라진 운동능력마저 되찾아 준다. 지난 1994년 UC버클리대학에서 군사용으로 ‘블릭스(BLEEX)’가 개발된 이래 세계 각국은 ‘직접 입는’ 새로운 형 태의 로봇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산업용 및 재활치료용을 중심으로 상용화 준비가 한창이다. ‘기적’으로 여겨졌던 기술이 ‘현실’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22 월간로봇


스포트라이트

대학교 교수는 “이번 시축은 인류에게 첫 번째 혁신으로 기억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인에게는 아주 당연한 일이지만, 하반신이 마비된 핀투가 직접 공을 찬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 운 일이었다. 그러나 전 세계 10억 명의 시청자들은 그 기적 을 목격했다. 비록 아주 작은 움직임에 불과했지만, 로봇이 모든 하반신 마비 환자들에게 보내는 희망의 메시지였다. 지난 4월 열렸던 런던마라톤에서 또 하나의 기적이 탄생했다. 클레어 로마스라는 이름의 여성참가자가 결승선 테이프를 끊 는 순간, 이를 지켜보던 관중들은 일제히 그녀에게 환호의 박 수를 보냈다. 그녀는 대회 1등도 아니었고, 세계신기록을 작 성한 것도 아니었다. 클레어 로마스는 5년 전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 마비 환자가 됐다. 그러나 그녀는 웨어러블 로봇을 입 고 42.195km를 직접 걸었다. 결승선에 들어오기까지는 16 일이 걸렸다. 육체적 능력의 한계를 보완하는 웨어러블 로봇 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근력이 약해 보행에 어려 움을 겪는 환자뿐만 아니라, 하반신이 완전히 마비된 환자들 에게 ‘자유’이자 ‘기적’을 선사한다. 이제 웨어러블 로봇은 더 이상 ‘기적’이 아니다. 우리 곁으로 성금 다가온 ‘현실’이다.

웨어러블 로봇은 하반신 마비 환자가 마라톤 코스를 완주하는 기적을 보여줬다 .

웨어러블 로봇 기술의 경연장 올림픽은 하계·동계 올림픽뿐만이 아니다. 4년마다 올림픽

로봇이 보여준 ‘기적’

이 열리는 해에 개최국에서는 패럴림픽(Paralympic)이 열린 다. 일반 대회 출전으로 화제를 모았던 ‘의족 스프린터’ 오스

4년 마다 찾아오는 지구촌 축제 월드컵. 이 스포츠 축제의 시

카 피스토리우스처럼 신체 일부가 불편한 장애인 선수들이 출

작을 알리는 개막식에는 언제나 세계의 이목이 쏠리기 마련이

전하는 올림픽이다. 이 패럴림픽은 일반 올림픽과 마찬가지

다. 2014 브라질월드컵의 개막식은 또 다른 이유로 화제를 모

로 신체능력을 겨루는 대회다. 참가선수들은 모두 장애인이지

았다. 개막식 시축에 나선 줄리아누 핀투는 10년 동안 휠체어

만, 피스토리우스처럼 양다리에 의족을 차고 달리거나 마비된

에 앉아 지내야 했던 하반신 마비 환자다. 그러나 그는 경기장

부위 이외의 신체 부위를 사용한다.

내 6만 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두 발로 서서 직접 공을

내년 10월 스위스 취리히에서 사이배슬론(Cybathlon)이라

찼다. 그의 다리를 움직인 힘은 바로 웨어러블 로봇이었다.

는 이름의 올림픽이 열린다. 이 대회는 패럴림픽처럼 장애인

이 로봇은 25개국, 150여 명의 공학자들이 참여한 국제 공

들이 출전하지만, 신체능력이 아닌 로봇 기술을 겨루는 올림

동 연구 프로젝트인 ‘워크 어게인 프로젝트(Walk Again

픽이다. 이 대회에 마련된 여섯 종목 중 하나가 웨어러블 로

Project)'에 의해 개발됐다. 헬멧의 센서를 통해 착용자의 뇌

봇 레이스다. 하반신이 마비된 척추손상 환자들이 웨어러블

신호를 해석하고 로봇을 움직이는 방식이다. 특히, 착용자는

로봇을 입고 100m 장애물을 극복하는 종목이다. 코스는 계

진동을 통해 실제로 공을 차는 것과 같은 느낌도 받는다. 시

단을 오르는 등 일상생활에서 마주치는 임무들을 위주로 구성

축을 마친 핀투는 상기된 얼굴로 “발에서 공을 느꼈다.”라고

됐다. 현재 22개국에서 60개 팀이 참가신청서를 냈다. 한국

소감을 전했다. 이 프로젝트를 주도한 미겔 니코렐리스 듀크

에서도 4개 팀이 출전할 예정이다. 내년 첫 대회 이후에는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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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ocus on

내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릴 사이배슬론의 상상도

년으로 개최될 예정이며, 이미 2회, 3회 대회는 각각 한국과 일본이 개최 지로 결정됐다. 사이배슬론을 창설한 로버트 리너 스위스 로잔공대 교수는 “사이배슬론은 F1과 같은 대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드라이버의 운전 실력뿐만 아니라 머신의 기술력이 승부를 결정짓는 F1 대회처럼 사이배슬론 역시 로봇 기술 을 겨루는 대회라는 것이다. 리너교수는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는 ‘스포츠’ 라고 불릴 만큼 박진감 넘치는 장면이 연출되기는 힘들겠지만, 대회가 거 듭될수록 로봇 기술 역시 발전할 것”이라고 사이배슬론 개최의 의미를 설 명했다.

두드러지는 상용화 움직임 최근 해외를 중심으로 웨어러블 로봇의 상용화 준비가 한창이다. 특히, 고 령화 등의 사회문제를 로봇 기술로 헤쳐나가려는 일본의 움직임이 두드 러진다. 지난 7월 일본의 사이버다인은 하네다공항 측과 업무제휴를 맺고 ‘HAL’을 작업현장에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하네다공항의 작업자들은 수화 물 운반 등의 작업에 ‘HAL’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HAL’은 일본 스미모토미쓰이은행의 현금 수송 작업에도 도입된 바 있다. 혼다와 파나소닉은 새롭게 웨어러블 로봇 시장에 뛰어들었다. 혼다는 오는 11월부터 보행이 불편한 환자들의 재활을 돕는 ‘보행 어시스트’의 임대 판 매에 들어간다. 올해는 우선적으로 일본 내 병원이나 재활시설 등에 판매 혼다와 파나소닉이 올해부터 웨어러블 로봇 판매에 들어간다 . 24 월간로봇


스포트라이트

티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물건을 들어 올리기 위해 허리를 굽히게 된다면, 중심을 잃고 넘어질 위험이 큽니 다. 신체능력은 강화해주지만, 자연스러운 동작까지는 보장하 지 못하는 것입니다. 동작범위가 제한되는 수천만 원짜리 로 봇을 꼭 입을 필요가 있을까요? 옆에 서서 물건을 직접 들어 주는 로봇 팔이 더 좋은 솔루션이 되겠지요. 분명 좋은 기술 풀 보디 형태의 웨어러블 로봇의 상용화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

임은 분명하지만, 풀 보디 형태의 웨어러블 로봇은 아직도 비 경제적입니다.” 작업자에게는 착용감과 동작범위에 문제가 있고, 기업의 입장에서는 투자 대비 효율이 떨어지는 로봇에

한다는 계획이다. 1회 충전으로 약 1시간 구동할 수 있으며,

지갑을 열겠느냐는 것이 박현섭 PD의 설명이다.

임대 가격은 3년 기준 월 4만 8600엔(약 45만 원)이다. 파나

경제성과 동작의 제한에서 비롯된 문제로 인해 웨어러블 로봇

소닉은 9월부터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어시스트 슈트’의 판매

의 형태에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전신을 감쌌던 형태가 분리

에 나선다. 물류창고나 건설현장에서 작업자들이 물건을 들어

되어 특정 부분에 집중되기 시작했다. 최근의 개발 추세는 신

올릴 때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덜어주는 방식이다. 최대 8

체 전체의 능력을 강화하기보다 허리 등 특정 부분의 근력을

시간까지 구동되며, 판매 가격은 100만 엔(약 940만 원) 선으

보조하고 부담을 덜어주는 형태다. 무거운 짐을 드는 데 있어

로 밝혀졌다. 월 5만 엔(약 47만 원)에 혼다와 마찬가지로 임

허리의 부담은 덜어주지만, 팔 등 나머지 부위는 착용자의 힘

대 판매를 병행할 예정이다.

이 사용되는 방식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판매가격과

미국과 유럽에서는 재활치료용 웨어러블 로봇이 일반판매 중

작업자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보장해주기 때문에 상용화에 더

이다. 이스라엘 리워크 로보틱스의 ‘리워크(ReWalk)’와 미

적합한 형태다.

국 엑소 바이오닉스의 ‘엑소(Ekso)’가 대표적인 하지재활용로 봇이다. 국내에서는 한창수 한양대학교 교수가 군사용, 산업

상용화 움직임의 이유

용 등 6가지 분야에 적용 가능한 ‘헥사(HEXAR)’를 개발해 상 용화를 앞두고 있다. 이 밖에도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로빈

웨어러블 로봇이 다른 로봇 분야보다 최근 상용화 움직임이

(ROBIN)’과 ‘하이퍼(HyPer)’ ,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큘렉

두드러지는 이유는 뭘까? 박현섭 PD는 “웨어러블 로봇이 어

스(KULEX)’와 ‘코워크(COWALK)’ 등이 상용화를 목표로 개

느 로봇보다 상용화에 있어 유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라

발 중이다.

고 설명했다. 웨어러블 로봇의 기본적인 콘셉트는 인간과 로봇의 상호보완

‘전체’에서 ‘부분’으로의 변화

을 통한 시너지 효과 창출이다. 인간의 지능을 사용하는 대 신, 부족한 신체능력은 로봇에게 빌린다는 것이다. 로봇을 입

아이언맨 슈트를 현실에서 만들기 위해 개발을 막 시작했을

는다는 것은 판단은 사람에게 맡긴다는 의미다. 즉, 사람의

때, 웨어러블 로봇은 영화 속 모습과 비슷했다. 1994년 UC

지능과 로봇의 힘이 결합한 형태다.

버클리대학에서 선보인 ‘블릭스’는 상반신부터 다리까지 신체

작업환경에 맞춰 모든 판단을 로봇에게 맡기기에는 아직 인공

전체를 감싼 ‘풀 보디(Full Body)’의 형태였다. 이 풀 보디 형

지능 기술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 공장의 로봇들이 프로그래

태의 웨어러블 로봇은 상용화에 있어 결정적인 두 가지 단점

밍 된 대로 같은 동작만을 반복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같은

을 안고 있다. 박현섭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로봇PD는 이

공간에서 사람과 함께 로봇이 일하기 시작한 것도 몇 년 지나

단점으로 제한된 동작범위와 경제성을 지적했다.

지 않은 최근의 일이다.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 로봇의 효율을

“풀 보디 형태의 웨어러블 로봇은 동작범위에 상당한 제한이

가장 높이는 방법. 사람의 지능에 로봇의 힘 더하기. 바로 웨

있습니다. 로봇을 입고 70~80kg의 무거운 물건을 들고 버

어러블 로봇이다.

25


F  ocus on

Better than Yesterday 국내외 분야별 웨어러블 로봇 글_신병철 기자(byongchol@roboticus.kr)

아이언맨의 등장도 먼 미래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42.195km 완주의 기적을 보여준 ‘리워크’ , 저출산·고령화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HAL', 슈퍼 군인을 꿈꾸 는 ‘HULC', 각각 미국과 유럽, 아시아를 대표하는 웨어러블 로봇이다. 국내에서도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한국 과학기술연구원, 헥사시스템즈가 군사용, 산업용, 재활치료용 등 여러 분야에서 활약할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 중이다. 오늘은 어제보다 발전했고, 내일은 분명 오늘보다 진화할, 곧 우리가 입게 될 로봇들을 살펴보자.

사람을 돕는 착한 ‘터미네이터’ 사이버다인 HAL 일본 웨어러블 로봇의 대표주자 사이버다인은 영화 터미네이 터에 등장하는 회사 사이버다인과 이름이 같다. 영화 속 사 이버다인의 터미네이터는 인간을 살상하는 로봇이지만, 실 존하는 사이버다인의 ‘HAL’은 인간을 돕는 ‘착한’ 로봇이다. ‘HAL’은 재활치료용, 산업용 등의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부 위에 착용하는 형태로 개발됐다. 특히, 산업현장에서 쓰이는 작업지원용 모델은 최근 공항과 은행 등 다양한 곳에 도입되 고 있다. 허리에 차는 형태의 이 모델은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릴 때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 작업 환경을 개선하고, 작업자의 부상을 방지한다. 몸을 움직일 때 뇌에서 근육으로 전송되는 생체 전기 신호를 읽어 착용자의 동작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여성이나 고령자도 착용할 수 있도록 3kg의 경량 모델로 제작됐으며, 국제표준화기구의 ISO 인증을 받았다. 45분 충전으로 최대 3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26 월간로봇


플러스 원

다시 걷는다는 것의 의미 ReWalk Personal 6.0 미국의 엑소 바이오닉스와 함께 상용화된 하지재활로봇의 대 표로 꼽히는 것이 리워크 로보틱스의 ‘리워크’다. 리워크는 More than Walking, 하반신 마비 환자의 보행 그 이상의 자유를 모토로 한 웨어러블 로봇이다. 런던마라톤에서 기적 같은 16일간의 레이스를 도왔던 것도 리워크였다. 지난 7월 에는 업그레이드된 새 모델 ‘ReWalk Personal 6.0’이 공개 됐다. 엉덩이와 무릎에 위치한 서보모터가 보행 동력을 제공 하고, 가속도계 센서가 착용자의 체중 이동을 파악해 보행에 필요한 힘을 주도록 반응하는 방식이다. ‘리워크 6.0’은 이전 모델에 비해 다리에 착용하는 버팀대가 더 가늘어졌고, 지지 를 위한 끈이 체중을 더 균등하게 분산시키도록 설계됐다. 배 낭처럼 등에 메는 방식이었던 배터리팩은 벨트처럼 허리에 차 는 주머니 형태로 바뀌어 착용이 더 편해졌다. 시간당 2.6km 의 속도로 보행할 수 있으며, 판매가격은 7만 7500달러(약 9000만 원)이다.

지치지 않는 슈퍼 군인 록히드마틴 HULC 무거운 군장을 메고 수십 km를 행군해도 지치지 않는 슈퍼 군인. 웨어러블 로봇이 개발되기 시작했을 때, 가장 기대가 됐던 분야는 군사용이었다. 엑소 바이오닉스와 미국의 방산업 체 록히드마틴은 군사용 웨어러블 로봇 ‘헐크’를 개발 중이다. ‘헐크’는 착용자에게 적용되는 중량을 분담해 90kg 군장을 메 고도 시속 16km의 속도로 달리게 해준다. 야전에서 쉽고 빠 르게 착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으며, 착용한 뒤에도 포복, 무 릎 꿇기 등 유연한 동작이 가능하다. 무게는 약 24kg으로 티 타늄 프레임으로 제작됐다. 내장된 센서가 착용자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그 정보를 마이크로컴퓨터에 전송해 각 모터가 동작 을 제어하는 방식이다. 현재는 리튬이온 배터리로 1시간만 구 동할 수 있지만, 향후 군용 비행기에 쓰이는 JP8 연료를 사용 해 최대 72시간 동안 구동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위성전 화, GPS 등 갈수록 늘어나는 개인 지급 물품의 무게를 줄이 고, 전장에서는 부상병이나 포탄 같은 무거운 장비를 쉽게 옮 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7


F  ocus on 누구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KULEX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개발한 ‘큘렉스’는 작은 힘으로도 무거 운 물건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10자유도 상지근력 보조 로 봇시스템이다. 스스로 팔조차 들어 올릴 수 없을 정도로 근력 이 부족한 노약자나 장애인이 칫솔질, 빗질, 식사 등의 일상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어깨-팔꿈치-손목-손가락의 근력을 보 조한다. 1자유도 파지 모듈, 3자유도 손목 모듈, 6자유도 어 깨-팔꿈치 모듈, 사용자의 의도 및 작업 상태를 분석하는 의 도 인식 기술을 통해 근력을 보조하는 알고리즘으로 구성됐 다. 기존의 재활치료장비는 환경이 잘 갖추어진 병원 등의 시 설에서 재활치료사의 감독을 필요로 한다. 큘렉스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휠체어나 침대, 식탁 등에 부착하여 일 상생활에서도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됐다. 이를 위해 사 용자가 어떻게 움직이려고 하는지에 대한 의도 인식 기술, 병 렬형 메커니즘을 이용한 이동성이 강조된 경량화, 탈착의 용 이성, 환자의 상태에 따라 사용 가능한 시스템의 모듈화를 강 조했다.

환자의 독립적인 생활을 위해 ROBIN-P1 척수 손상 등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환자는 자력으로 보행하는 기능을 상실하여 침대나 휠체어에서 생활하는 것이 일반적이 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개발한 ‘로빈’은 하반신 마비 환자 의 자력 보행 즉, ‘독립적인 생활’을 돕는다. ‘로빈’이란 이름도 그런 의미에서 ‘Robot for Independent Life’의 약자를 따 서 지었다. 신체 치수에 맞출 수 있는 가변 프레임으로 제작 되어 다양한 체격의 사용자가 착용할 수 있고, 착용성과 착용 감을 높였다. 로봇 스스로 사용자의 보행 의도를 감지하여 동 작하며, 목발에 부착된 센서를 바탕으로 높은 안정성을 자랑 한다. 구동 방식

4개의 DC 모터(엉덩이, 무릎)

로봇 중량

17Kg(배터리 포함)

사용 시간

6시간 이상(배터리 사용 시)

보행 속도

0.3 km/h(환자 기준)

28 월간로봇


플러스 원

성큼성큼? 문제없어! HEXAR-WA20 헥사시스템즈의 ‘HEXAR-WA20’은 노약자 등 하지 허약자 의 고관절 동작을 보조해 보행을 돕는 로봇이다. 보행속도 를 판단하고 고관절을 작은 힘으로 움직이게 하는 알고리즘 으로 구성되어 있어 노약자가 편안하고 빠르게 걸을 수 있도 록 도와준다. 착용자의 보행 의도를 습득하여 속도 및 보폭 을 자동으로 변환할 수 있으며, 노약자가 사용하기 쉽도록 버 튼형 모드 변환 기능을 갖췄다. 이름 HEXAR는 ‘Hanyang Exoskeletal Assistive Robot’의 줄임말로, 한양대 외골격 로봇을 뜻한다. 헥사시스템즈는 WA-20 모델 이외에도 상· 하지근력증강로봇 등 6가지 분야에 적용 가능한 다양한 웨어 러블 로봇을 개발했다. 최대 소비전력

100W

로봇 중량

5.5kg(배터리 포함)

사용 시간

1시간(1회 충전 시)

시스템 자유도

수동관절 / 자동관절 : 2DOF

소방관의 미래의 모습 HyPER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하이퍼’는 재난현장 및 생산현장 등의 민수용과 군수용 두 분야에서 운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군 수용은 증대되는 병사의 전투 부하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작전 과 빠른 기동을 지원한다. 민수용은 각종 산업현장에서 운반 및 현장 작업 보조용으로 이용된다. 재난 현장에서는 구난· 구조 작업 시 소방관들의 근력을 증강해 화재진압 및 인명구 조의 효율을 높여준다. 특히, 차량 이동이 불가능한 재난 환 경에서 무거운 중량물이나 인명의 운반 작업을 도와줘 작업 보조 및 인명 구조용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구동 방식 로봇 중량/가반 하중

EHA 구동 23kg / 40kg

사용 시간

5시간

보행 속도

5k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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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ocus on

로봇과 한 몸이 되기까지 상용화를 위해 풀어야할 숙제

글_신병철 기자(byongchol@roboticus.kr)

로봇을 입게 되면, 불가능은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 하지만 당장 내일부터라도 로봇을 우리 몸에 꼭 맞는 옷처럼 입는 것도 가능할까? 얼마 전 외신은 웨어러블 로봇 업체가 딜레마에 빠졌 다고 보도했다. 하반신 마비 환자나 보행이 불편한 장애인 등 수요는 많지만, 높은 가격 탓에 판매에 난 항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제조사가 손해를 감수하면 서까지 가격을 낮췄음에도 일반인들이 구매하기에 는 벅찬 가격이다. 전문가들은 이 밖에도 기술적 문제, 지속적인 연구개 발을 위한 정책 지원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있다 고 말한다. 박현섭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로봇PD 와 정준영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30 월간로봇


시선너머

진정한 상용화의 의미

은 떡이지만, 정작 먹기 불편하다면 그것이 진정한 상용화 기 술이겠냐는 것이다.

독일의 아우디가 자사의 공장에서 시험적으로 운용한 ‘체어리 스 체어’ . 혼다와 파나소닉의 웨어러블 로봇 사업 진출. 이미

상용화의 바로 전 단계

일반판매 중인 리워크 로보틱스의 ‘리워크’ . 최근 해외를 중 심으로 웨어러블 로봇의 상용화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기술의 구현이 곧바로 상용화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겉보기에

있다. 이들의 기술만 놓고 본다면, 이제 하반신 마비 환자는

는 매력적이고 편리해 보이는 기술이라도 실제 사용자는 다르

휠체어가 필요 없고 소방관들은 무거운 산소통을 메고 힘겹게

게 받아들일 수 있다. 로봇을 입는다는 것은 착용자들에게는

계단을 오르내리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웨어러블 로봇의 상용

이전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이다. 전에 없던 새로

화가 정말 코앞으로 다가온 걸까?

운 영역을 개척해야 한다는 점에서 모든 로봇에 적용되는 특

박현섭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로봇PD에 따르면 진정한 의

징 중 하나다.

미의 상용화는 아직이다. 박현섭 PD는 “상용화에서 기술의

“웨어러블 로봇 기술이 만병통치약은 아닙니다. 진정한 의미

구현은 일부분일 뿐이다.”라며, “무거운 짐을 들고 보행을 돕

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하고 활용 분야에

는 기술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운반, 보관, 관리 등 상용화에

맞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솔루션을 찾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있어 반드시 함께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들을 진지하게 고려

지금이 바로 그 전 단계입니다.” 박현섭 PD의 설명이다.

했는지 묻고 싶다.”라고 반문했다. 박현섭 PD는 소방관들이

정준영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도 최근의 웨어러블

화재진압 시 착용하는 로봇을 예로 들었다. 평소 어디에 보관

로봇 상용화 움직임에 있어 박현섭 PD와 의견을 같이했다.

할 것인지, 관리는 누가 어떻게 하며, 1분 1초가 급박한 출동

정준영 연구원은 “현재 발표되는 상용화 계획은 기술 구현에

상황에서 얼마나 빨리 착용할 수 있는지 등 실사용에 있어 발

더 큰 의미가 있다.”라며, “임대 판매 역시 소비자의 부담을

생할 수 있는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보기에는 좋

줄이겠다는 의도보다는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해 시행착오를

31


F  ocus on 통한 기술 보완의 시기를 줄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라고 전

봇을 제작하기란 기술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기능적으로

했다.

는 근력을 보조하고 피로감을 줄일 수는 있겠지만, 착용자 모 두가 같은 착용감을 느끼지는 않는다. “키가 같은 환자라도

발목을 잡는 가격

골반에서 무릎, 무릎에서 발까지의 길이가 모두 다릅니다. 이 때문에 각기 다른 신체에 얼마나 딱 맞게 로봇을 착용시키는

분야를 불문하고 로봇의 상용화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경

지가 로빈 개발의 최대 주안점입니다.” 정준영 연구원의 설명

제성이다. 로봇은 현시대 최첨단 기술의 결정체다. 당연히 초

이다.

기 개발비용이 많이 들고, 생산단가가 높을 수밖에 없다. 박

웨어러블 로봇은 군용, 산업용, 재난구조용, 재활치료용 등

현섭 PD에 따르면 웨어러블 로봇의 원천기술은 이미 본궤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기대되고 있다. 같은 산업용 웨어러

에 올랐다. 그러나 현재의 가격을 생각한다면, 상용화에는 의

블 로봇이라 해도 근력 보조나 피로 경감 등 용도가 다르고,

문부호가 붙는다.

재활치료용 역시 상지와 하지 등 착용 부위가 다르다. 정준영

‘리워크’ 등 해외에서 일반판매 중인 하지재활로봇의 경우 판

연구원에 따르면 웨어러블 로봇의 경우 활용분야와 착용목적

매가격이 대당 약 1억 원 수준이다. 이마저도 제조사 측에서

에 따라 우선시되는 기술과 풀어야 하는 기술적 숙제가 각기

잠재 수요를 겨냥해 손해를 감수하면서 책정한 가격이지만,

다르다. “흔히 기술문제로 배터리를 많이 지적하지만, 재활치

일반 소비자가 구매하기에는 벅차다. 하지재활로봇 ‘로빈’을

료용의 경우 구동시간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외

개발 중인 정준영 연구원에 따르면 인건비 등을 제외한 최소

부로부터 전원 공급이 가능한 실내에서 운용되며, 장시간 구

한의 제작비용만도 1억 원에 육박한다. 박현섭 PD는 하지재

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산업용은 작업자의 움직임이

활로봇은 잠재 수요층이 두터워 시장의 성공 가능성이 크지

많고 현장의 여건 등으로 외부에서 전원을 공급받기 어려워

만, 가격이 보급에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에서 발

배터리가 가장 큰 숙제가 됩니다.”

생하는 뇌졸증 환자가 연간 70만 명이고 이중 50만 명은 재활 에 로봇이 필요한 환자로 파악됩니다. 특히, 오랜 기간 꾸준

연구개발 단계의 정책 지원

한 재활이 필요하므로 병원을 벗어나 가정으로까지 웨어러블 로봇이 보급된다면,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

웨어러블 로봇은 기존의 로봇들처럼 사람 곁에서 ‘함께’하는

합니다.”

로봇이 아니다. 로봇과 ‘한몸’이 되는 것이

산업현장에서 근육의 부담을 더는 등 비교적 단순한 용도의

바로 웨어러블 로봇

로봇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그러나 구동시간 등을 종

의 콘셉

합적으로 고려해보면, 경제적 효율성이 낮은 건 마찬가지다.

다른 활용 분야, 다른 숙제 웨어러블 로봇은 이름처럼 직접 입는 로 봇이다. 마치 신체 치수를 직접 잰 듯 내 몸에 꼭 맞는 기성복이 얼마나 될까? 웨어러블 로봇도 마찬가 지다. 나이, 성별에 따른 차 이를 떠나 신장, 체중, 골 격, 구조 등이 모두 제각 각인 신체에 꼭 맞는 로 32 월간로봇


시선너머

트다. 이 때문에 연구개발 단계에서부터 반드시 착용자가 필

가 이루어지기 힘들다는 것이다. 더욱이 연구과제들이 단발로

요하다.

끝나버려 후속연구를 통한 기술의 발전이 탄력을 받지 못하는

‘로빈’과 같은 하지재활로봇의 경우 착용자는 하반신 마비 환

실정이다.

자다. 물론, 일반인도 ‘로빈’을 착용하는 데 문제는 없다. 하지 만 실사용에 따른 문제점을 짚어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정준

웨어러블 로봇이 점차 상용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지만, 아직

영 연구원은 “기술 보완을 위해서는 객관적인 피드백을 위해

은 미생(未生)이다. 연구개발 단계에서의 적극적인 정책 지

보다 많은 착용자가 절실하지만, 연구개발용 로봇도 식품의약

원, 보급에 걸림돌이 되는 높은 가격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몇

품안전처의 인증이 필요해 쉽지 않다.”라고 연구개발 단계에

가지 남아있다. 영화와 달리 현실의 아이언맨은 아직 ‘하늘’을

서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현재 재활로봇은 분류상 의료기기에

마음껏 날지는 못한다. 비상(飛上)하려면 추진력을 얻기 위해

속하기 때문에 연구개발용이라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증을

뛰어야 하고, 뛰기 위해서는 먼저 걸을 줄 알아야 한다. 전문

받아야 한다. 그러나 그 기준이 최종제품에 준한 것으로 되어

가들은 웨어러블 로봇의 원천기술이 이미 상용화에 근접했다

있어 연구개발 단계에서는 증빙자료 준비가 쉽지 않다. 로봇

고 입을 모은다. 현실의 아이언맨은 이제 걸음마를 끝내고 뛰

의 특성상 많은 부분이 지속적인 테스트를 통해 변경되기 때

기 위한 준비 동작에 들어갔다. 머지않아 웨어러블 로봇의 완

문이다.

생(完生)이 기대되는 이유다.

이어 정준영 연구원은 단기 성과에만 집착하는 현 로봇 생태 계에도 아쉬움을 토로했다. 현재 대학과 연구기관 등에서 이 루어지는 연구개발은 대부분 3~4년 단위의 프로젝트성 연구 과제들이다. 이 기간 안에 쥐어짜듯 일정 수준 이상의 결과물 을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오랜 기간에 걸친 현실적인 연구

33


T  ech & Biz

전문가는 현장에 있다 박영제 성균관대학교 산학협력단 겸 공과대학 교수 글_양지원 기자(jiwon@roboticus.kr)

바야흐로 전문가 전성시대다. 너도 나도 전문가라 불리니 이제 전문가의 무게감은 ‘뭔가 좀 아는 사람’ 정도로 약해졌다. 그러 나 한 분야에서 전문가라 불릴만한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 호칭 에는 긴 세월에 걸친 지식축적과 다양한 경험, 그에 따른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 전문가라는 표현 속엔 같은 상황에서 남들과 다른 눈으로 나은 결과를 만드는 사람, 현장의 실력자에게 바치 는 존경심이 숨겨진 까닭이다. 박영제 성균관대학교 산합협력단 겸 공과대학 교수는 전문가란 ‘현장에서 태어나는 존재’라고 말한다. 박 교수의 로봇과 함께한 30년 이야기를 들으니 그를 대한민국 제조로봇 전문가라 부르 는 사람들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34 월간로봇


로봇人덱스

KAIST에서 KAISEM 1호와 함께

제로(0)에서 출발하다

대우중공업 재직 당시 카와사키중공업 기술연수 중인 박영제 교수 ( 가운데 )

를리 없는 가와사키 중공업이 순순히 관련 기술을 내주지 않 았다. 기술제휴에 관한 자세한 리스트를 먼저 보낼 것을 요구

우리나라 제조로봇 역사를 이야기를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사

하면서 리스트에 적힌 것 이외는 줄 수 없다고 한 것이다.

람이 있다. 박영제 교수다. 외국의 로봇개발이 1950년대 시

당시 대우중공업 중앙연구소 로봇개발 팀장으로 있던 박영제

작된 것에 비해 우리나라는 1979년이 되어서야 시작됐다. 실

교수에게 기술제휴를 위한 리스트 작성 임무가 주어졌다. 알

린더 형태의 매니퓰레이터 카이젬(KAISEM) 1호를 통해서

아야 질문도 할 수 있는 법. 박 교수는 당시를 그 어느 때보다

다. 현장에는 박 교수가 있었다. 그는 지도교수에게 개발성

치열하게 공부한 시기로 회고한다. 기획, 기구설계, 제어설

공을 알리던 크리스마스 이브의 통화를 아직도 생생하게 떠

계(H/W), 제어기술(S/W), 소프트웨어, 품질기술, 생산기술,

올린다. 카이젬 1호를 시작으로 1982년 대우중공업과 MIT

시스템 설계, 무엇 하나 빠뜨릴 것이 없었다. 그 중의 으뜸은

가 공동개발한 볼트체결로봇, 1984년 아크용접로봇 노바

신뢰성 테스트라고도 부르는 성능시험기술이었다. 생산된 로

(NOVA)10, 1989년 칩마운터(Chip Mounter)로봇 등 ‘국내

봇의 정상작동여부를 확인하는 정도만이 아니었다. 내구성,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초기 제조로봇의 상당수가 그의 손

안전성 등 어떤 항목을 어떤 기기로 어떻게 테스트하고 어떻

끝을 거쳐 탄생했다.

게 정리한다는 체계적인 기법과 절차, 기준에 관한 것이었다.

그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국내에는 로봇개발 경험이

그야말로 기업의 로봇개발 최고 노하우가 축적된 분야였다.

전무하던 시절, 알려주는 선배도 물어볼 전문가도 없었기에

결국 박 교수의 노력으로 리스트는 무사히 작성됐고 일본 제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그야말로 ‘맨 땅에 헤딩하기’

조로봇의 정도와 속도를 따라잡는 로봇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였다. 외국 로봇을 구입해 분해하고 역설계를 통해 구조, 소

이는 1998년 아크/스팟 용접로봇인 DR06과 DR120개발로

재와 공학데이터를 확보한 후 재설계하는 과정을 되풀이했다.

이어졌다. 나아가 당시 국내 어느 기업도 시도하지 못했던 비 접촉식 성능기준 테스트인 ISO9283도 통과했다.

기술격차를 만회하다 그땐 자동차 이제는 로봇 그러던 1995년, 그가 일하던 대우중공업이 ABB, 화낙, 야스 카와, THK 등 제조로봇 회사에 로봇 대량구매를 조건으로

박영제 교수가 어린 시절부터 로봇개발을 꿈꾼 것은 아니었

기술제휴를 제안한다. 뒤쳐진 로봇기술을 만회하려는 시도였

다. 박 교수의 꿈은 멋진 자동차를 직접 만들어서 타는 것이

다. 신출내기 로봇개발회사에서 건낸 제안에 당시 판매부진

었다. 우리나라 고유모델 1호인 포니가 처음 세상에 모습을

으로 하향세를 그리던 일본의 가와사키 중공업이 손을 내밀었

드러낸 것이 1976년의 일이었으니 56년생인 그의 어린 시절

다. 그러나 기술제휴가 곧 새로운 경쟁자를 만든다는 것을 모

에 자동차는 쉽게 볼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그러나 할아

35


T  ech & Biz

대우중공업의 NOVA 10 의 당시 광고 . 빛바랜 색감이 시간의 흐름을 가늠케 한다 .

버지가 자동차 부품인 엔진 스파크플러그를 취급한 덕분에 다

사람이 많은데 사람이 없다

른 아이들보다 가까이 자동차를 접할 수 있었다. 자연스레 기 계에 관심이 많아졌고 기계공학을 전공하는 계기가 됐다.

박영제 교수의 요즘 화두는 로봇전문인력 양성이다. 30여년

KAIST 졸업 후 어릴 적 꿈을 이루기 위해 대우자동차에 입

의 연구소 생활을 뒤로 하고 교편을 잡게 된 이유 중 하나다.

사했다. 그러나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대우그룹은 주력사업을

기업들이 대학에 요구하는 수준과 실제 학생들의 역량 격차

자동차가 아닌 발전소로 방향을 돌렸다. 이는 경쟁이 치열한

가 너무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 시간과 비용을 들여 대

분야에 업종별로 독점적인 위치를 부여함으로써 정부가 일종

학에서 우수한 스펙의 학생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실제 기업에

의 ‘교통정리’를 하는 중화학 투자조정의 일환이었다.

서 선뜻 채용할만한 인재는 많지 않았다. 공학은 실제 활용될

이에 박영제 교수는 대우그룹 계열사인 대우중공업으로 자리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는 분야인데 ‘저만치 앞서간 현장을 대

를 옮긴다. 전동지게차 개발관련 기계부분 설계팀장을 맡기

학이 따라잡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위해서였다. 이후 자율주행자동차 과제에도 관여하게 됐으니

조금이나마 간격을 줄이고자 대학에 와서 캡스톤 디자인 과목

자동차와 인연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박 교수는 제조로봇

을 맡았다. 로봇을 직접 설계 제작하는 종합설계교육 프로그

다음으로 우리 일상에 크게 자리잡을 로봇으로 자율주행자동

램이다.

차를 꼽는다. 한참 각광받고 있는 소셜로봇이나 서비스로봇은

박 교수는 중고등학교 로봇교육에도 관심이 많다. 제일 먼저

아직도 연구 개발해야 할 분야가 많이 남았다고 말한다.

교육의 가장 기본도구인 교재가 빈약한 것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흥미롭게도 자동차 매니아이면서도 자율주행’자동차’라

급한 대로 대학수업을 위한 기구설계 교재와 로봇고등학교

는 표현 대신 자율주행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자동차가 아

를 위한 교재를 편찬했다. 하나를 해결하니 하나가 문제였다.

니라 로봇이라 보기 때문이다. 이어 박 교수는 자율주행체의

가르칠 선생님들이 부족했다.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

근간은 자동차 기술이라며 “개발 시 자동차 기술을 먼저 배우

는 아니라고 했다. 어떤 것을 공부해야 할 지 몰라서든, 새로

고 적용해야 제대로 된 자율주행체가 될 것”이라 전했다.

운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든, 힘든 일을 자초하는 것에 대

36 월간로봇


로봇人덱스

한 귀찮음 때문이든. 어떤 이유가 되었든 공부하지 않는 현직

거인의 어깨 위

교사들을 교육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석박사 출신이나 현장 실무경험이 많은 이들을 교사로 적극임용해야 한다고도

만유인력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이 말한 것으로 유명한 ‘거인

덧붙였다.

의 어깨 위에서 세상을 보라.’는 표현이 있다. 키가 170센티

정부시책에 대한 쓴 소리도 잊지 않았다. 무엇보다 현장 경험

미터인 사람이 보기에 세상은 170센티미터 언저리의 것이지

이 없는 실무자들이 정책 결정에 주요 직책을 맡고 있는 것이

만 거대한 아틀라스의 어깨 위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거인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다양한 전문가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

의 어깨는 이전 사람들이 축적한 지식과 지혜, 경험과 통찰이

면 다행인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프로

다. 남들이 가보지 못한 곳까지 다녀온 탐험가의 이야기가 소

젝트를 진행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평가위원으로 초빙

중한 이유다.

돼도 그 순간 뿐. 프로젝트가 반려되면 지적된 문제점을 해결

박영제 교수는 대한민국 제조로봇역사가 제로였던 시대부터

하고 다시 제안해야 하는데 개선하지 않은 채로 재도전하거나

지금까지 줄곧 중심에 있었다. 박 교수와의 대화에서 유독 많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통과되면 통과된 대로 더 이상

이 등장한 단어는 ‘현장’과 ‘실무’였다. 그만큼 그의 이야기는

조언을 구하지 않으니 ‘내 소임은 여기까진가 보다.’라는 무력

경험에서 우러나는 ‘날 것’이라는 말이다. 그는 누군가 자신의

감을 느낄 때마저 있었다.

어깨 위에 올라 대한민국 로봇의 다음 세대를 내다보기를 바

박 교수는 이야기마다 거듭 강조했다. “언제나 현장에 답이

랬다. 이를 위해 앞으로 대학교에 재직하면서 로봇업계와 대

있습니다. 그런데 현장을 보지도 않고 현장 사람들에게 답을

학 간의 연결를 활성화시키는데 남은 생을 바치고 싶다는 포

구하려 하지도 않는 것이 근원적인 문제입니다.”

부를 밝혔다. 본인의 기술과 경험 등을 활용해 중소기업체 재 직자 교육과 기술자문, 로봇정책자문 등에도 적극 기여하려 한다. 시간이 지난 지금도 ‘전문가는 책상 앞이 아니라 현장에 있 다.’는 그의 말이 머릿속을 맴돈다.

박영제 교수는 서울대학교 기계설계학과와 KAIST 생산공학과 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MIT 기계공학과에 2 년 재직 후 KAIST 기계공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대우자동차, 대우중공업, 삼성테크 윈, 동부로봇 등에서 로봇관련 기술고문 등을 역 임하고 2012년부터 성균관 대학교 산학협력단 겸 과과대학에서 교수로 근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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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밟고 뛰어 오르는 경공술의 대가 서울대 바이오로보틱스랩 개발 ‘소금쟁이 로봇’ 글_양지원 기자 (jiwon@roboticus.kr)

경공술(輕功術)은 무협지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로 몸을 가볍게 만들어 물 위를 걷거나 떨어 지는 나뭇잎 등을 밟고 빠르게 이동하는 기술을 말한다. 그러나 이런 기술을 연구하는 것은 무공을 연마하는 사람들만이 아니다. 로봇공학 분야에서도 꾸준히 연구돼 왔다. 생물의 동 작원리를 해석하고 로봇디자인에 적용하는 생체모사로봇(Biomimetic Robot)이다. 그간 물 위에서 이동하는 로봇은 많았다. 그러나 최근 물 위에서 40센티미터 가량 점프할 수 있는 로봇이 개발됐다. 김연아급 힘찬 도약에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도 큰 관심을 보였다. 서 울대학교 바이오로보틱스랩 조규진 교수 팀의 소금쟁이 로봇이다.

무게 : 58mg (다리/ 엑츄에이터 포함)

몸길이 : 20mm 다리길이 : 50mm

점프높이 최대 140mm

온도에 따른 형상기억합금의 형태 변화를 이용해 작동

38 월간로봇


Techpresso

스토퍼(Stopper)

L빔 형상기억합금 엑츄에이터 몸체(Carbon)

(Sheet SMA 스프링)

표면장력

다리

(니켈-크롬)

표면장력은 액체가 가진 성질 중 하나로 분자 들이 서로 가까이 붙어 있으려는 힘 때문에 표 면이 가장 작은 면적을 유지하는 성질이다. 떨 어지는 빗방울이 둥글게 되거나 컵에 가득 따 른 물이 볼록하게 솟아 넘치지 않는 것도 표면 장력 때문이다. 액체에 표면장력 이상 힘을 가하면 표면을 유 지하고 있는 힘의 균형이 깨져서 가라앉는다. 그러나 표면장력이 깨지지 않는다면 액체표면 은 트램펄린처럼 탄성을 갖는다. 소금쟁이 로 봇은 가벼운 무게 덕분에 표면장력의 탄성으 로 도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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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쟁이 로봇 점프 주요요소

형상기억합금 엑츄에이터 Shape Memory Alloy Actuators

열이나 빛을 가해 특정 조건이 되면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는 합금이다. 소금쟁이 로봇은 표면 장력이 깨지지 않을 정도로 가벼워야 물에 뜰 수 있다. 따라서 형상기억합금 스프링에 열선으로 열을 가해 본래 형상으로 돌아가는 방식으로 기존 로 봇의 무거운 엑츄에이터를 사용하지 않고 다리를 펼쳤다가 모으는 동작을 한다.

토크역전 메커니즘 Torque Reversal Mechanism

토크역전 메커니즘은 회전축을 임의로 변경해 자연스레 회전방향이 바뀌게 만든다.

1 40 월간로봇

형상기억합금에 열을 가하면 본래 형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길이가 줄어들기 시작한다. 이 때 스프링이 아직 회전축 위에 있으므로 위로 당기는 힘이 작용하고 소금쟁이 로봇은 다리를 벌린다.


Techpresso

3 접힌 다리는 표면장력에 의한 탄성에 의해 위로 솟 구친다. 바람이 꽉 찬 공은 짧고 힘있게 차야 멀리 가 지만 바람 빠진 공은 천천 히 밀어차야 멀리 가는 것 과 같은 원리다.

2

그러다 어느 시점에 이르면 L빔이 아래로 내려온다. 이 때 몸체가 아래로 접히는데 지던 다리가 반대로 오므려지기 시작한다.

구부러지며 스프링이 회전축 아래로 이를 토크역전 현상이라고 한다. 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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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ech & Biz

는 지 어 넘 자주 의 비밀 들 보II 람 휴 사 간

연구진 는 하 로라 ‘꽈 의내 지는 계 어 세 넘 주 한다. 도자 어 받곤 니 림 아 놀 판길이 명으로 빙 별 은 r) 딱히 ticus.k 실’ 같 드와 부 robo 이 @ 체 노 n o 휴머 나 ‘하 자 (jiw 걷는 당’이 원기 지 꽈 로 ‘ 양 발 글_ 두 종종 들은 쑤다. 그 일 . 기 있다 ? 넘어지 람이 면 사 엇일까 되 는 무 게 지 어 점은 로걷 잘넘 다른 두발 히 ? 도 난 까 유 로봇 비슷할 개발한 점이 이 떤 들 어 . 과연 간 인 당’

’인

꽈당

‘꽈당’인간 인간의 이족보행 능력은 수백만년 동안 진화해 온 인간의 유전 자에 프로그램 됐다. 태어나자마자 두 발로 걷지는 못하지만 1년 ~2년 사이 근육과 감각기관이 발달하면서 두 발로 걸을 수 있게 된다. 즉 구동기(Actuator)와 센서(sensor)가 1~2년사이 발달 해 어떻게 움직여야 넘어지지 않는지 스스로 깨닫는 것이다. 덕분에 초등학생 정도의 운동능력이면 일상생활에서 거의 넘어지 지 않는 이족보행 능력을 갖추게 된다. 하이힐을 신거나 빙판 위가 아닌데도 자주 넘어지는 경우에는, 가장 먼저 주의력 결핍이나 주의력 과잉을 떠올릴 수 있다. 주변 센싱능력이 떨어지거나 너무 많은 정보가 한꺼번에 센싱되는 것 이다. 그러면 구동기가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해 넘어진다. 어지 럼을 자주 느끼면 귀 안 쪽에 위치한 전정기관이 손상된 경우도 생각할 수 있다. 전정기관은 내이(內耳) 안쪽의 달팽이관과 반고 리관 사이에 있는 부분을 의미한다. 몸의 운동감각이나 신체의 균형을 감지하는 평형기관이다. 그 밖에 평소 걸음걸이에 불편함 을 느낀다면 다리구조의 불균형이나 발바닥의 감각 이상 등도 생 각할 수 있다.

42 월간로봇


1vs1

휴보 II 로봇은 목적에 따라 필요한 곳에 다양한 센서를 장착할 수 있다. 우선 물 체를 인식하거나 거리 등 환경정보를 습득하는 시각센서로 카메라와 레 이저센서가 부착된다. 자신이 흔들리거나 기울어지는 지를 알기 위해서는 관성센서(IMU, Inertia Measurement Unit)를 사용한다. 관성센서는 사람의 전정기관 과 같은 역할을 한다. 중력 가속도, 자이로 효과 등의 정보를 혼합해 기울 어진 정도를 알아낸다. 그러나 측정값을 알아도 로봇은 각 관절을 종합적으로 움직여야 하기에 바로 적용할 수는 없다. 넘어지는 것을 알아도 어떻게 해야 안 넘어지는 지는 모른다는 말이다. 때문에 로봇공학자들은 오랜 연구 끝에 ZMP(Zero Moment Point)라는 개념을 만들고 ZMP가 두 발 사이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ZMP 는 중력을 비롯해 로봇에 작용하는 모든 힘이 균형을 이루는 지점을 말한 다. ZMP는 압력센서(FSR, Force Sensing Register)와 직접적인 연관 이 있다. 압력센서는 로봇의 발바닥에 눌리는 압력을 측정하는 것이다. ZMP는 로봇중심 제어의 핵심이기에 압력센서 기반 발바닥 설계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아직은 사람의 발바닥처럼 민감하면서 골고루 분포되 는 압력 측정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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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파로보틱스챌린지의 숨은 승자, ROS 기술 이슈로 돌아보는 DRC 中 글_한양대학교 융합시스템학과 산학협력 중점교수

다르파로보틱스챌린지의 진정한 승자는 어쩌면 RO S(The Robot Operating System)일지 모르겠다. 윌 로 우 게 라 지(Willow Gara ge)에서 만든 로봇운영 체 제 ROS는 다르파로보틱스 챌린지 이전까지만 하더라 도 회사 운영이 어려울 정 도로 잡음과 부침이 많았 다. 그래서 대중에게 모든 소스를 공개하는 오픈 소스 프로그램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전망을 어둡게 보 는 사람들이 많았다. 10번째 버전인 Jade Turtle의 포스터. 44 월간로봇


한재권의 DRC 복기하기 ②

박지성이 히딩크 만나듯

결과적으로 다르파로보틱스챌린지 결선에 출전했던 24개 팀 가운데 75% 인 18개 팀이 ROS를 사용했다. 그 중 14개 팀

윌로우게라지는 명확한 수익 모델 없이 설립자인 스캇 하산

은 ROS와 연동되는 시뮬레이션 툴인 Gazebo도 사용했다.

(scott Hassan)의 개인 재산에 의존해 ROS를 대중에게 공

OSRF 관계자들 조차도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사용 비율을

개하는 정책을 썼는데, 스캇 하산이 아무리 대 부호라고 해

확인한 뒤 상당히 고무된 모습이었다. OSRF 조직의 운영을

도 재정적인 어려움을 오랫동안 버티기는 쉽지 않았던 것 같

위해 다르파가 알게 모르게 뒤에서 많이 도와주고 있다는 사

다. 결국 2014년 2월 많은 로봇연구자들의 응원에도 불구

실을 감안 하더라도 다르파로보틱스챌린지참가 팀들이 ROS

하고 윌로우게라지는 문을 닫았고 대부분의 개발자들은 스

를 많이 썼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회 우승이 목

캇 하산이 만든 또 다른 회사인 ‘Suitable Technologies’와

표인 세계 최고의 연구소들이 자발적으로 ROS를 사용했다는

‘Unbounded Technologies’로 뿔뿔이 흩어졌다.

것은 그만큼 ROS 성능을 인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

그 러 나 ROS는 비 영 리 단 체 인 OSRF(Open Source

한다.

Robotics Foundation)에서 더 큰 빛을 발하게 되었다. 다르 파의 공식 로봇 시뮬레이터인 Gazebo를 개발했던 OSRF는

팀 로보티즈를 살린 ROS

ROS의 정신을 이어 받았다. OSRF는 이후 ROS를 다르파로 보틱스챌린지에 쓸 수 있을 정도의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했다.

ROS의 장점과 앞으로의 전망 등을 언급하기 위해서는 필자

3차원 시각화(visualization) 도구인 rviz와 매니퓰레이션

의 팀이었던 팀 로보티즈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툴인 MoveIt등 실제 로봇을 운영할 때 필요한 많은 프로그램

로보티즈는 데니스 홍 교수님이 이끄는 팀 토르의 멤버로 다

들을 ROS에 포함 시킴으로써 로봇 운영체제로서 진영을 갖

르파로보틱스챌린지를 시작했다. 팀 토르에서 로보티즈의 임

출 수 있었다. 특히 다르파로보틱스챌린지처럼 시간과 리소스

무는 로봇을 만들고 이족 보행법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그리

싸움이 치열한 대회에서 ROS는 참가팀들에게 매력적인 운영

고 운영체제 및 각종 프로그램은 펜실베니아대학교에서 맡았

체제임이 분명했다.

다. 그렇게 성공적으로 예선전을 치렀고 결선 진출에 성공했

Rviz 를 로봇 PR2 에 적용한 모습 45


T  ech & Biz

MoveIt 으로 로봇의 팔을 제어하는 화면

다. 그런데 결선이 있기 8개월 전 한국 정부가 다르파로보틱

결과는 놀라웠다. 물론 로보티즈의 프로그래머들의 헌신적인

스챌린지 결선에 진출하는 한국 팀을 지원한다는 발표를 했

노력의 결과이지만 ROS의 도움을 받아 만들어진 프로그램들

다. 그래서 로보티즈는 미국 팀이었던 팀 토르를 떠나 한국을

은 정말 빠른 시간 안에 완성되어 훌륭한 성능을 보여주고 있

대표하는 팀으로 단독 팀을 꾸리게 됐다.

었다. 대회 결선의 날이 다가올 무렵 우리는 대회의 거의 모

그렇게 팀을 꾸리긴 했는데 막상 모든 미션을 혼자 힘으로 해

든 미션들을 성공해 내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대회장에 도

결 하려고 보니 해야 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예선전

착해서 다른 팀을 방문했을 때 연구원들 간에는 ROS에 대

에서 펜실베니아 대학교가 운용했던 각종 프로그램들은 우리

한 이야기가 주된 대화 내용이 되었을 정도였다. 많은 팀들이

가 쓰기에는 적당한 툴이 아니었고 더군다나 다른 연구기관에

ROS를 이용하여 자신의 로봇에 맞게 적용하고 있었다.

서 만든 툴을 우리가 다시 사용하기에는 저작권과 관련된 도

세계 최고의 로봇 연구원들이 ROS에 푹 빠졌다면 그 다음

덕적인 문제도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ROS는 구세주와 마찬

에 벌어질 현상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다. 경영학에서 말하

가지였다.

는 플랫폼 전략의 핵심은 많은 사람들이 쓰는 도구를 만드는

ROS가 제공하는 기본 도구들을 우리 시스템에 맞게 고쳐 쓴

것이다. 사람은 쉽게 변하기 힘든 동물이기에 일단 자신이 맞

다면 상당한 시간과 리소스를 절약할 수 있었다. 비젼 인식부

는 도구를 잡게되면 웬만해서는 다른 도구를 쓰지 않는 습성

터 매니퓰레이션에서 각종 통신 모듈까지 ROS에는 우리가

이 있다. 그래서 일단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만든 도구를 쓰

필요한 프로그램들이 공짜로 제공되고 있었다. 로보티즈의 로

게 된다면 시장을 장악하는 것은 식은죽 먹기와 다름없다. 그

봇 똘망에 맞는 프로그램은 없었지만 기본으로 제공되는 프로

것이 플랫폼 전략이다. 자기가 만든 프로그램이다 제품이 플

그램을 알맞게 고쳐쓴다면 임무 수행을 위해 필요한 수 많은

랫폼이 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은 홍보를 비롯해서 엄청난 투

코딩을 주어진 시간 안에 해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대

자를 한다.

회가 몇 개월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팀의 프로그래머

그런 면에서 ROS는 다르파로보틱스챌린지를 통해서 로봇 운

들을 ROS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영 시스템의 플랫폼으로서 자리를 굳건히 만든 것 같다. 영향

46 월간로봇


한재권의 DRC 복기하기 ②

DRC 대회 당시 로보티즈 연구원들이 ROS 기반 도구로 똘망을 운용하고 있다 .

력이 큰 로봇계 최고의 엔지니어들이 ROS를 사용하기 시작

은 소비자들의 수 많은 요구사항들을 담아내지 못했다. 그러

했고 그들을 시작으로 많은 로봇 연구자들이 ROS를 사용하

나 다르파로보틱스챌린지에 쓰기 위해 OSRF가 손을 대자 많

게 될 것이다. 그리고 오픈 소스라는 장점 때문에 수 많은 연

은 변화가 일어났다. OSRF는 대회 참가자 입장에서 기획하

구자들이 자발적으로 공짜 프로그램들을 만들어 낼 것이다.

고 그들의 피드백을 받아 개발 방향을 유동적으로 바꾸어 나

그렇게 ROS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아마도

갔다. 그러자 ROS는 대회 참가자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의 형

누군가 로봇을 개발했다고 하면 그 로봇이 ROS를 지원하는

태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지 안 하는지가 제품을 고르는 기준이 될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공유와 협업’이라는 가치가 ROS를 성공하 게 만들었다. ROS 커뮤니티에는 대회 참가자들에게 필요한

오픈소스가 오픈 코스

소스들이 속속 올라오기 시작했다. 자신의 프로그램을 다른 팀이 쓸 수 있도록 공개한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

우리 입장에서 이런 현상을 마냥 부러워할 처지는 아닌 것 같

지 않을 훌륭한 정신임에 틀림없다. 그렇게 ROS를 매개로 한

다. 우리나라나 일본도 로봇운영시스템의 플랫폼을 만들어

공유와 협업의 정신이 모든 대회 참가자들의 기술 수준을 상

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아쉽게도 대세는 이

향 평준화 시켰다.

미 ROS로 기울어지고 있는 것 같다. 싸움에서 졌다고 아쉬워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우리가 지향해야 할 기술개발 방

만 하면 앞으로의 싸움도 또 질 수 밖에 없다. 우리가 못하고

향을 본 것 같다. 더 넓게 공유하고 더 많이 협동하는 것이 비

ROS가 잘 한 것들을 철저하게 분석해야 한다.

록 당장은 손해 보는 것 같아 보일 것이다. 하지만 손해를 감

ROS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전 세계 연구자들이

내하고 진심을 다해 일 한다면 언젠가 자신도 모르게 선 순환

어떤 것을 원하는지 철저하게 분석했기 때문이다. 윌로우 게

고리가 만들어진다는 것. ROS가 다르파로보틱스챌린지에서

라지 시절의 ROS는 사실 많이 부족한 프로그램이었다. 실전

보여준 값진 교훈이다.

에 쓰려고 하면 안되는 것도 많았고 확장성도 부족해서 수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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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를 넘어선 ‘아류’ 세그웨이, 후발주자 나인봇에 인수 글_신병철 기자 (byongchol@roboticus.kr)

코비, 조던을 넘다 ‘황제’의 빛이 너무 밝아서였을까? 마이클 조던의 은퇴 이후

닮고 싶었던 코비는 그의 모든 것을 따라 했다. 데뷔 초의 코

등장한 NBA 스타들은 여러 의미로 그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비는 ‘블랙캣(조던의 별명)’을 모방한 ‘카피캣’이었다. 심지어

못했다. 코비 브라이언트도 예외는 아니었다. 코비의 이름 앞

한때는 조던의 ‘혀 내밀기’마저 따라 하기도 했다.

에는 언제나 ‘포스트 조던’이라는 수식어가 꼬리표처럼 따라

지난해 12월 1일, 미네소타와 LA 레이커스와의 경기. 자유투

붙었다.

라인 앞에 선 코비는 크게 심호흡을 한 뒤 공을 던졌다. 코비

조던과 코비는 많은 점이 닮았다. 같은 포지션에 키도 198cm

의 손을 떠난 공이 림을 통과하자 관중들은 일제히 기립박수

로 똑같다. 턴어라운드 페이드어웨이를 주무기로 하는 플레이

를 보냈다. 통산 3만 2293번째 득점. 코비가 조던을 넘어 통

스타일도 비슷하며, ‘농구중독’이라고 불릴만큼 둘다 지독한

산 득점 3위에 올랐다. 누구보다 닮고 싶었던, 그래서 그동안

연습벌레다. 코비는 조던을 보고 자란 ‘조던 키드’다. 조던을

그를 가리고 있던 조던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던 순간이었다.

48 월간로봇


순간포착

무섭게 성장하는

라며, “원휠 제품군은 ‘나

메이드인 차이나

인봇 원’의 올 상반기 판매 량이 작년 한 해 동안의 국

지난 4월, 셀프밸런싱 전동스쿠

내 총 판매량과 비슷한 것

터(이하 밸런싱 스쿠터) 시장이

으로 파악된다. 현재 ‘나

술렁거렸다. 중국 회사인 나인

인봇 원’의 국내 점유율은

봇의 CEO 가오 루펭이 기자회

50% 정도로 추정하고 있

견을 열고 세그웨이를 인수한다

다.”라고 밝혔다. 나인봇

고 밝혔다. 이 소식에 일부에서

은 저렴한 가격과 기술력

는 ‘애플의 카피캣 샤오미가 오

으로 세그웨이가 안고 있

히려 애플을 인수해버린 격’이

던 단점을 극복했다. 이제

라고까지 표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세그웨이는 밸런싱 스쿠터

최근 원휠 제품이 레저용으로 각광받으며 시장이 팽창하는 가운데 , 나인봇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

의 원조다. 최초의 밸런싱 스쿠

는 나인봇을 모방한 제품 이 나올 정도다. 국내에서 도 다양한 비공식적인 경

터가 바로 2001년 미국의 발명가 딘 케이먼이 선보인 세그웨

로로 유사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나인봇은 스타플릿을 통해

이다. 이후 세그웨이는 밸런싱 스쿠터 제품을 지칭하는 고유

안정적인 사후관리를 펼치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명사처럼 굳어졌다.

사실 이형록 대표는 나인봇의 국내 유통을 맡기 전까지 밸런

나인봇이 시장에 뛰어들었을 당시, 나인봇의 제품은 세그웨이

싱 스쿠터를 자체적으로 개발해왔다. 그러던 중 해외 전시회

의 ‘짝퉁’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세그웨이 측은 미국 국제무역

에서 나인봇의 제품을 본 후 개발을 중단했다. 긴 연구기간과

위원회에 나인봇을 상대로 특허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

막대한 개발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중소업체로서는 기술력

다. 그러나 소송 제기 1년이 채 안 돼 세그웨이는 나인봇에 인

과 가격 경쟁력 모두에서 승산이 없다는 판단이었다. 현재도

수됐다. 세그웨이는 ‘인터넷 이후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라는

밸런싱 스쿠터의 상품화에 제대로 성공한 국내 업체는 전무하

찬사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실패했다. 일부 국가에서 순찰

다. 관련 법규 하나 제대로 마련된 것 없는 국내 현실에서 중

등의 용도로 쓰이기는 했지만, 그뿐이었다. 일반 소비자들에

소업체가 위험부담을 안고 개발에 뛰어들기는 어렵다는 것이

게는 철저히 외면당했다. 1000만원이 넘는 가격과 불완전한

이형록 대표의 설명이다. 여기에 이제는 세그웨이의 오리지널

기술이 문제였다.

브랜드파워와 특허 기술까지 흡수해 큰 산이 된 나인봇을 넘

나인봇은 가격을 세그웨이의 절반 수준으로 낮춰 가격 경쟁력

어야 한다.

으로 승부했다. ‘가성비’를 앞세운 ‘대륙의 실수’로 치부하기에

이형록 대표는 “이번 인수로 나인봇 제품에 세그웨이의 특허

는 기술력도 무시 못 할 수준이다. 관계자들은 “중국의 기술

기술까지 접목될 것”이라며, “밸런싱 스쿠터 시장은 앞으로

력이 오히려 국내 기술력을 앞서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

계속 성장할 것이므로 지금 쫓아가지 못한다면 결국 시장은

히, 최근 바퀴가 하나 달린 원휠(One wheel) 제품이 레저 및

중국에 완전히 잠식당하고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스

취미용으로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시장에서 나인봇이 눈에 띄

타플릿이 현재는 유통에 주력하고 있지만 개발에서 완전히 손

게 성장하고 있다.

을 뗀 것은 아니다. 언젠가는 자체 개발한 제품을 선보일 계 획이다.”라고 전했다.

원조를 넘어 천하통일 꿈꾸는 나인봇

나인봇은 ‘카피캣’으로 출발했지만, 3년 만에 세그웨이를 인수 할 정도로 성장했다. 전폭적인 투자를 등에 업고 그동안 쌓아

나인봇의 국내 공식독점수입원 스타플릿의 이형록 대표는

온 노하우에 이제는 안정적인 유통망까지 갖췄다. ‘원조’를 삼

“투휠 제품군은 이미 나인봇이 세계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킨 나인봇이 시장의 천하 통일을 노리고 있다.

49


T  ech & Biz

기계에 마음을 담는 창조자 인공지능전문가 글_신병철 기자(byongchol@roboticus.kr) 도움_한국고용정보원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는 말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500년 전 데카르트는 인간의 존재 이 유와 가치가 바로 사고(思考)라고 설명했다. 이 명제는 4년 전의 ‘사건’으로 이제 기계와 공유해야 할지 도 모른다. 2011년 미국의 퀴즈쇼 ‘제퍼디’에서 IBM의 인공지능 컴퓨터 ‘왓슨’이 인간을 꺾고 챔피언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인공지능이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의 일을 대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왓슨 역시 의료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에 투입되기 시작했다. 이들 인공지능에 존재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바로 인 공지능전문가들이다. 인공지능전문가는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컴퓨터와 로봇 등이 사고할 수 있 는 기술을 개발한다.

50 월간로봇


JOB學사전

진화를 거듭하는 인공지능

인공지능전문가가 하는 일은? • 언어 ‌ 이해, 지식 학습 및 추론, 자연어 질의응답, 사용자 모델

미 국 의 컴 퓨 터 과 학 자 존 매 카 시(John McCarthy). 지 난 2011년 세상을 떠난 그는 인공지능의 아버지로 불린다. 1956년 다트머스대학에서 열린 학술회의에서 존 매카시는 AI(Artificial Intelligence)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인공지 능을 새로운 과학 분야로 탄생시켰다. 그는 인공지능 소프트 웨어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프로그래밍언어 ‘LISP(Locator

링 등의 기술 개발 • ‌ 자연어 음성 인터페이스, 자연어 대화처리, 다국어 자동 통ㆍ번역 등의 기술 개발 • ‌ 비정형 시각 빅데이터 분석, 행동의 인식, 복합 센서로서의 영상인식, 실시간 영상인지, 영상 3차원 복원을 통한 이해 기 술 개발

Identifier Separation Protocol)’를 정의해 인공지능이 실 질적으로 ‘생산’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수학적 자질 + 창조적인 발상

반세기가 흘러, 2000년대 전후 인터넷 시대와 현재의 모바일 시대를 통과하면서 인공지능은 컴퓨터(인터넷)-정보(웹ㆍ하

인공지능 활용 분야는 아직 개척될 여지가 무궁무진한 만큼

이퍼텍스트)-사용자(소셜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시대로 발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야 한다. 인공지능전문가가

전 중이다. 그중 빅데이터를 중심으로 고성능컴퓨팅과 인공

되기 위해서는 수학적 자질은 기본적으로 갖추고, 창조적인

지능이 연결된 지능형 지식 플랫폼은 실시간 분석과 예측 시

발상으로 다양한 기술을 응용하는 능력 역시 필요하다. 또한,

스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와 함께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하

연구실에서 오랜 시간 동안 연구에 매진하는 일이 많으므로

고 감성교류를 추구하는 심층 질의응답 기반의 지능형 지식

인내와 끈기를 바탕으로 한 집중력이 있어야 한다.

생산ㆍ제공 플랫폼으로의 전환도 예고하고 있다. 끊임없이 변

- 소프트웨어 관련 전문지식도 필요하다. 컴퓨터공학, 정보

모하는 인공지능은 향후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열리면서 이

공학, 정보시스템, 데이터 프로세싱이나 이와 관련된 분야를

종 지식베이스 및 스마트 기기 간의 자율 협업을 기반으로 새

전공한 사람들이 인공지능 개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다.

로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측된

- 수학, 수리논리학, 기초과학, 심리학, 신경생리학 등의 전

다.

공자들은 인공지능과 관련된 기초분야를 연구한다.

기계에 마음을 담는다

전문가 수요 계속 늘어날 것

인공지능전문가는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로봇과 컴퓨

현재 인공지능 기술은 다양한 분야에 접목되어 활용되고 있

터 프로그램을 포함한 ‘지능적 기계’를 만드는 인공지능 개발

다. 그러나 주로 로봇, 게임, 물체인식(Computer Vision),

분야의 전문인력이다. 컴퓨터와 로봇 등이 인간처럼 사고하

전문가시스템 등의 구현을 위한 세부 기술로써 활용되고 있어

고, 의사를 결정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 또는 프로그램을 구

인공지능전문가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자료는 많지 않다. 예

현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인공지능전문가는 자연어를 이해하

를 들어, 시뮬레이션게임 AI 개발 채용공고의 우대사항에는 '

고 지식을 학습해 스스로 판단하고 예측하는 소프트웨어 등

인공지능 관련 전공자 또는 대학원에서 인공지능 개발 분야를

다양한 분야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

공부하고 실제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자'로 명시되어 있다. 이

가 지능형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스스로 학습이 가능한 로봇

들을 직업으로서 정의하면, 컴퓨터게임개발자가 되고 인공지

까지 개발한다. 이 밖에도 인공지능전문가는 심리학과 관련된

능전문가는 이들 직업의 세부 직업 정도가 된다. 마찬가지로

연구도 진행한다. 인간의 두뇌를 모방해 두뇌 작용을 연구하

지능형 로봇을 개발하는 개발자의 세부직업에도 인공지능전

고, 철학적 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을 도출하는 등 인공 감성

문가가 포함될 수 있다.

을 연구하기도 한다.

앞으로 고령화 사회 및 융합기술시대가 전개되면, 뇌 중심의

51


T  ech & Biz 융합기술 개발은 더욱 중요해진다. 이 분야에서 '척추'가 되는

연간 80억 원을 4년간 지원하는 한편, 연구개발 성과에 따라

인공지능전문가의 역할 역시 중요해짐에 따라 전문가들은 인

10년간 추가 지원하는 등 단계적으로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

공지능전문가의 직업적 전망을 매우 유망하게 평가하고 있다.

다. 이 같은 정부 차원의 지원에 힘입어 기계학습 등의 인공

여기에 인공지능 기술이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빅데

지능 관련 산업 및 학문의 활성화에 따라 인공지능전문가로서

이터 분석에 활용될 경우, 이들의 역할은 더욱 커질 전망이

일할 기회도 함께 확대될 전망이다.

다.

대규모 장기 투자 이루어진다

▶ 적합한 사람은? 인내와 끈기를 바탕으로 집중력과 호기심 이 많은 사람. 수학적 자질을 기본으로 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은 일찌감치 인공지능연구소를 만들어

양한 기술을 응용할 수 있는 창의적인 발

연구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쉽게도

상 필요.

아직 국가 차원의 인공지능연구소가 없다. 그동안의 관련 연

▶ 진출하는 곳?

구는 일부 대학 연구소에서 프로젝트 단위의 사업을 수행하는

인공지능 기술은 로봇 분야뿐만 아니라

것이 전부였다.

게임, 재생에너지, 검색엔진, 빅데이터, 영

앞으로는 인공지능전문가 육성을 위한 지원이 체계적으로 이 뤄질 전망이다.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는 인공지능 1개 대학

상ㆍ음성 인식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 되고 있어 관련 연구소나 기업으로 진출 할 수 있다.

컨소시엄을 선정하고 '인공지능분야 SW기초연구센터'를 설립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대학, 연구소, 기업 등이 참여하는 개

▶ 필요한 공부는?

방형 인공지능 기술연구에 15억 원을 지원하고, 올해부터 적

기초분야인 수학, 기초과학은 물론이고 컴

극적으로 전문 연구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인공

퓨터공학, 소프트웨어공학 등 관련 전문

지능 분야 전문 연구개발 프로젝트(엑소브레인 프로젝트)에

분야에 대한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 이외 에도 심리학, 신경생리학 등 인간 두뇌를 연구하는 분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이 모두를 아우르는 종합능력이 요구된다. ▶ 어디서 준비하지? 높은 수준의 전문지식이 요구되므로 대학 (원) 수준에서 패턴인식, 로봇공학 등의 관 련 전공 교육을 받는 것이 좋다. 관련 학 과로는 전산학과, 전기전자공학과, 소프트 웨어학과 등이 있고 특수학과로 바이오뇌 공학과 등이 있다.

참고 사이트 미래창조과학부 www.msip.go.kr 한국지능정보시스템학회 www.kiiss.or.kr 대한전자공학회 www.ieek.or.kr 미국 인공지능학회(AAAI) www.aiide.org

52 월간로봇


JOB學사전

INTERVIEW 인공지능 분야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연구를 하고 있나요? 인공지능이라는 커다란 분야 중에서 기계학습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 습니다. 기계학습을 핵심으로 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것이 제 연구의 목표이고요. 현재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로봇에 쓰이는 자율향상형지 능을 연구 중입니다. 로봇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자체가 자율적으로 향 상되는 인공지능으로, 훨씬 더 사람에 가까운 형태의 인공지능입니다. 로

박명수

봇이 팔을 뻗어 물병을 잡는 과정을 예로 들자면, ‘물병을 잡는다’라는 목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

표만 알려주고 물병까지 어떤 경로로 팔을 뻗을지는 스스로 찾는 것이죠.

2000 - 2006 서울대학교 전기컴퓨터

공장에 있는 로봇들을 작게 만든다고 해서 과연 일상생활에서도 쓸 수 있

공학부 박사

을까요? 지금까지 대부분의 로봇은 우리가 구경만 하던 로봇들이었어요.

2006 - 2010 서울대학교 전기컴퓨터

전시회 등에서 구경하는 로봇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하는 로봇을 만들고 싶

공학부 BK21사업단 박사후 연구원 2010 - 현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로봇연구단 선임연구원

로봇과 관련된 수많은 분야 중 인공지능을 선택한 이유는?

었어요. 비전문가도 일상생활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로봇, 그 로봇을 만드는 핵심기술이 인공지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내 옆에 두고 원 하는 곳에 쓸 수 있는 로봇을 만들자’라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인공지능의 발전은 로봇의 진화에 어떤 의미인가요? 현재 시판되는 로봇 중에서 일반인이 쓸만한 로봇은 거의 없습니다. 사람 들의 기대치는 높지만,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특수한 기능에만 초점을 맞춰 정해진 몇 가지 동작을 반복하는 수준이기 때문이죠. 일반 사용자들 은 설계된 대로 특정한 기능만 반복하는 로봇보다는 각자 원하는 방식으로 로봇에 기능을 부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실제로 일상생활에서도 쓸 수 있는 하드웨어 플랫폼은 이미 많습니다. 다만 그걸 사용자가 원하는 대 로 쓸 방법이 없지요. 사용자의 요구에 맞춰 로봇의 기능 자체를 향상시키 는 핵심기술이 바로 인공지능입니다.

구경만 하는 로봇은 이제 그만!”

인공지능전문가의 길을 먼저 걷는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전하는 한마디 인공지능 연구는 다양한 분야와 연관된 ‘종합학문’입니다. 생물학적으로 사람의 뇌도 알아야 하고 심리학, 심지어 철학적 지식도 필요로 합니다. 따라서 많은 학문을 깊이 공부하지는 못하더라도 미리 다양한 분야의 배경 지식을 쌓는다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어떤 종류의 지식이라도 향후 연구 에 쓰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죠. 물론, 지금 당장 학교에서 모든 분야를 깊이 있게 배울 수는 없고 전문지식은 차근차근 배워나가겠지만, 교양서적 등을 통해서라도 기회가 있을 때 꾸준히 다양한 지식을 쌓는 것이 중요합 니다.

53


C  ulture & Ethics

월레스 로봇바지, 개발 중이라고? 엄윤설 다시보기 영화 <월레스와 그로밋> 글_엄윤설 키네틱아티스트

얼마 전 뉴스에서 현대자동차가 외골격로봇을 만들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자동차 사고로 인해 걸을 수 없게 된 사람들, 이들이 다시 걸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 졌다는 외골 격로봇이었다. 필자는 기술이 발생시키는 사회적 문제들에 대해 할 수 있는 한 도의적 책임을 다해보겠다는 엔지니어들 의 노력을 읽을 수 있었다. 물론 외골격로봇(Exoskeleton Robot)을 연구하는 곳이 현 대자동차 한 곳 만은 아니다. 국내에는 한양대학교 에리카 캠퍼스의 헥사나 얼마전 TV뉴스에 나왔던 국민대학교 연구 진이 제법 유명하고, 가까운 일본에는 사이버다인의 할(Hal) 이 외골격 로봇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지 오래다. 입는 로봇인 외골격로봇이라고 하면, 대개 가장 먼저 떠오르 는 영화는 아이언맨 시리즈일 것이다. 그러나 필자의 머릿속 에 제일 먼저 떠오른 영화는 월레스와 그로밋 - 전자바지 소 동(Wallace and Gromit - The Wrong Trousers)이다.

외골격로봇하면 먼저 떠오르는 ‘로봇바지’ 월레스와 그로밋 시리즈는 클레이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영국의 아드만 스튜디오의 작품으로, 1992년 첫 작품인 '월 레스와 그로밋 - 화려한 외출'을 비롯해, 오늘 소개하는 전 자바지 소동, 양털 도둑, 거대토끼의 저주 등 여러 단편들로 54 월간로봇

이번 호에서 외골격로봇을 다룬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필자의 머릿속에 제일 먼저 떠오른 영화는 월레스와 그로밋 - 전자바지 소동(Wallace and Gromit - The Wrong Trousers)이다. 이 이야기는 게으른 월레스가 그로밋의 생일에 로봇바지를 선물하면서 시작한다. 몇 가지 프로그램만 설정하면 자신을 대신해 자동으로 동 네 한 바퀴를 산책하는 로봇바지. 이 작품이 만들어진 것이 1993년이었으니, 영화작품으로는 아이언맨 시리 즈보다 먼저 대중에게 Wearable Robot의 개념을 소 개한 것이다. 그리고 이 로봇바지는 위에서 언급한, 요 즘 한창 개발되고 있는 외골격 로봇과는 조금 다른 방 향인 Soft Exosuit의 형태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어쩌 면 우리는 멀지 않은 미래에 월레스의 로봇바지를 현 실에서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엄윤설의 다시보기

이어지는, 소위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꽤 성공적인 시리즈

리어웹(Warrior Web) 프로젝트다. 이 워리어웹은 입는 로

다.

봇(Wearable Robot)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로 지금의 외골격

이 애니메이션은 치즈를 곁들여 차를 마시는 게 인생 최대의

로봇(모터와 전자장치, 배터리 등이 무겁게 달려있는)과는 달

낙(?)인 월레스와 그런 월레스를 보필하는 천재 개 그로밋의

리, 직물로 만들어져서 실제로 바지처럼 입을 수 있는 로봇의

이야기이다. 두 번째 시리즈인 '전자바지 소동'은 게으른 월레

개념이다. 그때 이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그들이 들었던 예는

스가 그로밋의 생일에 로봇바지를 선물하면서 시작된다. 몇

다음과 같다.

가지 프로그램만 설정하면 자신을 대신해, 자동으로 동네 한

만약 10명의 병사들이 전장에서 싸우다 그 중 한 명이 부상을

바퀴를 산책하는 로봇바지. 문제는 이 바지를 악당 펭귄이 보

당해 쓰러졌다고 가정해 보자. 그 다음 전장에서 싸울 수 있는

석을 훔치는 데 이용하면서 발생한다. 정신을 잃은 월레스는

병사의 수는 몇 명이 될까? 적어도 부상당한 1인과 그를 후방

자동으로 걸어다니는 로봇바지를 입은 채 자신의 의지와는 상

으로 옮겨줄 1인이 전투에서 빠질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관없이 범죄에 연루되지만, 악당 펭귄의 음모를 알아챈 똑똑

전장에 남는 인원은 9명이 아니라 8명이다. 그렇기에 총탄이

한 그로밋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난다는 게 이야기의 전부

날아다니는 전장에서는 부상이 전사보다 불리하다. 그런데 만

다. 여기서 필자의 눈길을 끈 것은 착용자의 의지와는 상관없

약 로봇바지가 있어서 다친(혹은 정신을 잃은) 병사를 후방의

이 자동으로 걸어다닐 수 있는 로봇바지의 개념이다. 이 작품

안전지대로 자동으로 옮겨준다면 어떨까? 그럼 전장에는 여

이 만들어진 것이 1993년이었으니, 영화작품으로는 아이언

전히 9명이 남아 있을 수 있다. 지극히 비인간적인 비유지만

맨 시리즈보다 먼저 대중에게 Wearable Robot의 개념을 소

그것이 사실이고, 또 그것이 그들의 설명이었다. 이 설명처럼

개한 것이다(물론 마블코믹스에 등장하는 아이언맨 캐릭터는

워리어웹은 전투복 안쪽에 방탄복처럼 한 겹 더 껴입을 수 있

60년대 생이니, 원작으로 치자면 월레스와 그로밋이 훨씬 후

는 Soft Exosuit 개념의 로봇바지다. 이 바지의 옷감에는 온

배이긴 하지만 말이다).

갖 첨단 기술들이 모두 동원되며, 유사시엔 인공 근육이나 관

필자가 Wearable Robot을 말함에 있어 로봇바지를 아이언

절처럼 작동해 의식을 잃은 사람이 주변의 도움이 없이도 이

맨보다 더 쉽게 떠올렸던 이유는 이 로봇바지가 실제로 개발

동할 수 있게 만든다. 즉 영화 속 월레스처럼 자신이 의도하지

중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로봇바지는 위에서 언급한, 요즘

않아도 사전에 설정된 프로그램 대로 움직이는 것이다.

한창 개발되고 있는 외골격 로봇과는 조금 다른 방향인 Soft

보안이 철저한 다르파의 프로젝트를 필자가 이렇게 거리낌 없

Exosuit의 형태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이 다 불어버리는 이유는 이미 작년 (2014년)에 하버드 대학 에서 다르파와 공동진행 한 자신들의 연구 결과를 세상에 발

월레스의 로봇바지, 곧 현실에서 만난다고?

표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더 이상 비밀이 아니라는 뜻이다. 하버드가 자랑스레 발표한 워리어웹의 프로토타입은 섬유가

2012년 10월 말, 미국의 버지니아주에서 다르파 (DARPA,

닥처럼 생긴 전력시스템과 저전력마이크로프로세서, 힘측정

미국방고등과학연구원)가 주최하는 모임이 있었다. 이날 다

센서들을 모아 만든 바지였다. 이 바지는 착용자의 근육과 관

르파는 국내외의 알아주는 로봇 전문가들을 모아놓고, 다르파

절의 움직임, 동작과 위치, 옷 표면에 전해지는 압력 등을 계

로보틱스 챌리지(DARPA Robotics Challenge, 이후 DRC)

산하여 그때그때 착용자의 보행을 돕는다. 이 기술이 상용화

의 개념을 설명하며 참여를 독려하고 있었다. 그리고 3년뒤

되면 군용은 물론이고, 의료용, 보조용 등 응용분야가 거의

인 2015년 6월 로봇역사의 한 장을 기록한 DRC 결승전이 치

무한대에 가까울 것이다. 또한 현재 외골격로봇이 가지고 있

러졌다. 지난 3년간의 모든 땀과 눈물을 쏟아 부은 연구결과

는 한계들, 즉 엄청난 무게와 뻣뻣한 동작, 딱딱한 착용감에

를 들고 자웅을 겨루던 팀들 - 보스턴 다이나믹스, 레이시온,

이르는 이 모든 한계들을 한번에 뛰어 넘게 된다.

MIT 등도 2012년 그날 그 자리에 참석했었다. 일반에는 잘

발표에 따르면 다르파는 30억원에 달하는 연구비를 하버드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다르파는 그 당시 DRC 이외에도 자신들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다. 어쩌면 우리는 멀지 않은 미래에 월

의 또 다른 비밀 프로젝트 하나를 소개했다. 그것이 바로 워

레스의 로봇바지를 현실에서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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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ulture & Ethics

미래자동차는 ‘제3의 공간’ 정규원 한국자동차 미래연구실 차장과 책 <테슬라모터스> 나눠보기

글_황인선 기자 (insun@roboticus.kr)

오늘날의 자동차는 '제3의 공간'으로 진화(進化) 중이다. 자동차의 미래에 대해 정규원 한국자동차 미래 연구실 차장은 "제1의 공간은 집, 제2의 공간은 직장, 제3의 공간은 차가 될 것"이라며 스타벅 스의 기업정신을 인용했다. 제3의 공간이란 무엇인가. 사회복지학사전은 "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른 생산과 소비의 장이 분 화하여 제1의 공간(가정)과 제2의 공간(직장)이 분리되는 동시에 제3의 공간이 생겨났다"며 "또 다른 표현으로는 '여가의 공간', '자유의 공간'이 라고. 바로 그 변화의 중심에서 주목해야 할 기업이 있다. 테슬라모터스(TESLA Motors)다. 미국 실 리콘 밸리의 전기자동차 전문 스타기업으로 통 한다. 또한 '테슬라의 비밀 병기' 일론 머스크 (Elon Musk) 역시 놓치지 말아야 할 인물이다.

정규원 차장

9월호 인문산책은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

한국자동차 미래연구실의 차장이다. 서강대학교 기계 공학과를 졸업했다. 8년간 삼성 SDI의 R&D 부문에서 CNT(카본나노튜브) 관련 연구를 수행했고, SDI와 보 쉬가 설립한 조인트벤처에서 자동차용 배터리 사업을 기획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는 현대자동차에서 자동 차의 미래를 예측하고 전망하는데 힘쓰고 있다. 어릴 적부터 자동차를 좋아했다는 그가 희망하는 다음 세대 의 완벽한 차는 '공해를 배출하지 않고 스스로 움직이 는 차'이자, 집과 회사 다음으로 개인에게 필요한 '제3 의 공간'이다.

자동차 사옥에서 시작한다. 우리의 손에는 찰스 모리스(Charles Morris) 전기자동차전문지 <차 지드(Charged)> 편집장이 펴낸 신간도서 <테 슬라모터스>가 들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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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산책

나는 사실 테슬라보다는 에디슨의 팬입니다. 에디슨은 자신의 발명품들을 시장에 내놓아 세상 사람들이 쓸 수 있게 했지만, 테슬라는 그러지 못했거든요. 그러나 어쨌든 테슬라는 분명 위대한 인물입니다. - 일론 머스크 曰 <테슬라모터스> 67쪽

정 ‌ 어떤 차를 꿈꾸시나요?(웃음) 공해를 배출하지 않는 무공해 차. 또는 로봇처럼 스

스로 움직이는 차. 어릴 적에 누구나 꿈꾸던 자동차이지 않습니까. 그런 면에서 테슬라모터스뿐 아니라 모든 자동차업체가 자동차의 패러다임을 바꾸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황 ‌ 테슬라라는 이름에서, 일론 머스크의 장기가 느껴집니다. 그는 “테슬라 전기차는

교류유도전동기를 이용하는데, 그것은 테슬라가 만들었기 때문에 그의 이름을 따 온 것”이라며 에디슨과 동시대를 살았던 전기공학자 니콜라 테슬라를 언급했죠. 정 ‌ 일론 머스크는 하늘아래 없는 기술을 가지고 장사하지 않습니다. 있는 기술을 최

대한 잘 활용해서 비즈니스를 실천하지요. 남들이 안될 것이라고 할 때에도 본인 의 결단력으로 추진을 합니다. 바로 이것이 테슬라의 성공법칙이란 생각이 드네 요. 황 ‌ 미래를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책의 저자는 일론 머스크의 자질 가운데

가장 놀라운 것은 선견지명(先見之明)이라고 합니다. 사실 그의 수많은 도전 앞에 는 '무모한'이란 수식어가 붙지만, 결말은 실패보다는 늘 ‘성공’에 가깝지 않습니 까? 정 ‌ 민간우주선개발업체 ‘스페이스X’를 만든 것은 그야말로 일론 머스크의 혁신적인

행보 중 하나였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아니었다면 과연 누가, 미국항공우주국 나 사(NASA)에서나 할 일에 직접 나설 엄두를 낼 수 있었겠습니까? 황 ‌ <아이언맨2>에서 그의 ‘스페이스X 공장’은 악당로봇을 찍어내는 장소로 쓰였죠?

흥미롭게도 그 무렵 실제 공장에서는 전기자동차 혐오자들 눈에 딱 악당로봇 같 은 존재로 여겨지는 '모델S' 시제품이 제작되고 있는 중이었다네요.

미국의 전기공학자 니콜라 테슬라다 . ' 전기의 마술사 ' 라고 불린다 . 에디슨 회사에서 수년간 발전기와 전동 기를 연구했다 . 최초의 교류유도전동기와 테슬라변압 기 등을 만들었다 . 자기력선속밀도의 단위인 테슬라 는 그의 이름에서 딴 것이다 . 일론 머스크의 전기자동 차 기업 < 테슬라모터스 > 역시 그의 이름에서 착안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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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주행 기능을 설명하면서, 일론 머스크는 현재 시제와 미래 시제를 섞어 썼다. 그러면서 그는 모델S는 지금도 스스로 주차한 다거나 호출이 가능하며, 심지어 온라인 캘린더를 이용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오게 할 수도 있다고 했다. - 일론 머스크와의 인터뷰 회상 <테슬라모터스> 346쪽

정 ‌ '뼛속까지 전기 자동차.' 이 책은 모델S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더군요. 테슬라의

모델S는 전기차 전용으로 개발했다는 뜻입니다. 전용 플랫폼이냐, 파생 플랫폼 이냐는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다만, 테슬라는 신생기업으로 무에서 유를 만들어 야 했기 때문에 전용 플랫폼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황 ‌ 모델S의 가장 인상적인 아이디어는 배터리를 바닥에 깐 것입니다. 사실 전기차

는 변속기나 배기장치, 촉매컨버터가 필요 없죠. 또한, 그 동안의 전기차들은 배 터리 팩을 뒤에 넣는 바람에 트렁크 공간이 좁아져 불편하지 않았습니까? 정 ‌ 기존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개조하면서 배터리가 트렁크 공간을 차지하는 경우

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출시한 전기차의 경우 대부분 자동차 바닥에 배터 리를 장착합니다. 가장 최적의 장소이니까요. 닛산 리프, 기아 쏘울EV가 좋은 예가 되겠네요. 황 ‌ 프란츠 폰 홀츠하우젠 테슬라 수석 디자이너는 "기능적인 면을 중시해 미니밴을

사고 싶은데 그게 안 될 경우, 기능성은 좀 떨어질 수도 있지만 SUV나 크로스오 버 차량으로 눈을 돌리게 되는데, 모델X가 바로 그럴 때 적합한 차"라고 소개합 니다. 정 ‌ 전 세계적으로 SUV의 인기는 대단합니다. 테슬라도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

들어야겠죠. 모델X의 독특한 디자인은 ‘팰콘 윙’도어입니다. 도어가 위로 열려 2 테슬라모터스가 8 월 SNS 를 통해 공개한 개발 중인 뱀 모양의 전자동충전로봇이다 . 자사의 전기자동차 모델 S 를 자동충전하는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 . 일론 머스크가 지난해 12 월 SNS 를 통해 예고한 로봇으로 , 가까운 시기에 모델 S 가 고속도로를 넘어서 자율주행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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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3열 시트 탑승 시 편리하고, 특히 어린 아이를 베이비 시트에 앉힐 때 도움 이 될 것 같습니다.


인문산책

황 ‌ 모모타 겐지의 책 <애플과 구글이 자동차 산업을 지배하

정 ‌ 또 한가지 생각해볼게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주거형태가

는 날>에서 전기충전소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대부분 아파트라는 점이죠. 시설의 특성상 별도로 전기공

낼 것이라고 하더군요. "주유소 같은 단독 사업이 아니라

사를 하기 힘들뿐더러, 공공의 전기를 개인이 이용할 경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유료 주차장 등에 부가가치를 가져

우 전기료 부담에 대한 이슈가 발생합니다.

다 줄 것"이라면서요. 황 ‌ 문득 이런 생각이 드네요. 전기차가 로봇청소기처럼, 자 정 ‌ 전기차는 급속충전을 하더라도 약 30분의 시간이 소요됩

율충전기술을 가지면 아파트 같은 제한적 장소에 대한 문

니다. 이는 짧은 시간에 급유를 마치고 떠나는 오늘날의

제가 해결되지 않을까요? 스스로 충전장소를 향해 가고,

주유소와 다른 특징이죠. 즉, 미래의 주유소에는 단순한

완충되면 집 앞으로 돌아오는 겁니다.

에너지 충전이 아닌, 기다리는 사람을 위한 배려가 필요 합니다.

정 ‌ 재미있는 생각이군요. 하지만 이런 기술을 실현시키려면

‘무선충전’에 대한 이슈가 발생합니다. 아직까지는 사람의 황 ‌ 얼마 전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충전하는 전기차를 본 기억

손이 필요하거든요. 그러고보니 최근에 테슬라는 뱀과 같

이 납니다. 쇼핑하거나 식사를 하는 동안 충전이 되면, 주

이 생긴 로봇팔을 이용한 자율 충전 영상을 공개한 바 있

유소에 갈 필요가 없어서 좋겠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습니다.

어쩌면 미래에는 주유소에 갈 필요가 없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황 ‌ 2013년 9월 일론 머스크가 3년 이내에 ‘오토파일럿’ , 즉

자율 주행이 가능한 차를 만들겠다고 선언했지요. 당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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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ulture & Ethics 테슬라 측은 “자율주행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빨리 현실화 될 것”이라고 장담했었죠. 로

우리가 테슬라에 주목해야 할 이유는 그들이 단지 기술력 있는 전기 자동차 제조회사가 아니라 더 즐겁고 더 안전하

봇팔 역시 그에 한 몫하겠네요. 정 ‌ 아직까지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기술은 완전 자

율주행으로 보기 보다는, 부분적인 자율주행 기 술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또한, 오늘날 시중에

게 자동차의 개념을 재구축하고 전에

판매되는 프리미엄급 차량들은 이미 이 기술을

없던 ‘이동 생태계’를 구성하는 설계자

갖고 있지요.

이기 때문이다. - 유정식 인퓨처컨설팅 대표이자 <착각하는CEO> 저자

황 ‌ 정말 신기하네요. 자동차가 스스로 차선의 폭에

맞게 핸들을 조절하고, 고속도로 또는 저속 정체 구간에서는 스스로 가다가 멈추기를 반복하다니 요. 개인적으로는 자동주차기술이 가장 마음에 드네요. 그건 꼭 필요해요. 정 ‌ 모든 혁신은 하루 아침에 일어나지 않죠. 자율

주행자동차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반적으로 4단 계의 과정이 필요한데요. 1단계는 핏오프(Feet off), 2단계는 핸즈오프(Hands off), 3단계는 아이오프(Eyes off)입니다. 최종단계는 바디오 프(Body off)이지요. 황 ‌ 더 이상 운전할 때 전방을 주시 하지 않아도 된

다는 아이오프 단계나, 운전자가 운전석에 앉지 않아도 된다는 바디오프 단계가 흥미롭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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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산책

됩니다. 또 그에 맞게 미래가 문화·환경·기술적으로 어

든 방면에 미친다”며 “향후 10여 년간 자동차의 전기화,

떻게 변화될지도 궁금합니다.

자동화, 연결화라는 3대 흐름에 의해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라고 했죠.

정 ‌ 지난 1월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전시회

(CES2015)에 방문했었습니다. 그 때, 메르세데스벤츠가

정 ‌ 테슬라와 자동차업체는 그간 자동차 그 자체는 물론 자동

콘셉트카로 선보인 F105를 봤습니다. 자율주행자동차 시

차를 개발하는 과정과 관련해서도 새로운 가능성들을 보

대가 열리면, 차는 딱 그런 모습일 것이라는 확신이 들더

여 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자동차회사는 제품뿐 아니라

군요.

‘모빌리티 서비스’라는 고객의 이동성 수요를 충족시키는 종합적인 솔루션 공급업체로 변모할 것입니다. 많이 알고

황 ‌ 미래에는 차가 ‘제3의 공간’이 될 것이라고요? 자동차가

있는 카 셰어링이 모빌리티 서비스의 좋은 사례입니다.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서 또 다른 ‘생활 공간’으로 자리 한다니요. 지난 CES2015에서 현대자동차가 미래자동차

황 ‌ 사람들은 왜 전기자동차를 사고 싶어 할까요? 저자는 “기

콘셉트로 제시한 ‘인간을 위한 기술’이란 말에 공감합니

름을 아껴주는 소형시티카가 전기자동차의 가장 유망한

다.

틈새시장이 아닐 수 있다”며 “전기차를 사는 것은 돈을 절 약하기 위해서도 아니고 환경 문제에 관심 있어서도 아니

정 ‌ 일반적으로 미래자동차에는 4가지 주요 흐름이 있습니다.

다”라고 합니다.

첨단주행보조시스템을 통한 ‘안전성’과 ‘편의성’ , 사물인 터넷(IoT) 시대에 앞서 자동차를 하나의 스마트기기로 연 동하는 ‘연결성’그 다음이 바로 ‘친환경성’입니다.

정 ‌ 책에서 밑줄 그은 문장이에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용성

이나 순전히 가격 때문에 자동차를 선택하진 않는다.’ 과 거도 그랬고, 현재도 그렇고, 미래도 그럴 것입니다. 다만

황 ‌ 책에서 찾은 문장입니다. 저자는 “자동차가 워낙 우리 생

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보니 파급효과가 사회 거의 모

어떤 가치가 더 중요하게 작용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 죠.

오늘의 인문산책 “자동차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미국 전기자동차전문지 <차지드> 편집장이 펴낸 ‘테슬라의 비밀병기’ 일론 머스크에 대한 회고록이 다. 그러고 나서 테슬라모터스라는 21세기의 가장 흥미로운 스타트업 기업의 역사를 설명한다. 짧은 주행거리, 느린속도, 긴 충전시간 등 기존 전기차가 가지고 있던 한계를 뛰어넘어 많은 이들에게 호 응을 얻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또한, 그들의 독특한 성공비결과 함께 자동차시장의 미래에 대해 생 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 일론 머스크, 미래의 설계자 애슐리 반스 지음 | 안기순 옮김 | 김영사(2015) 프로비스 (제조와 서비스의 혁명적 만남) 김지현 지음 | 미래의창(2015) 제목 | 테슬라모터스 지음 | 찰스 모리스 옮김 | 엄성수

애플과 구글이 자동차 산업을 지배하는 날 모모타 겐지 지음 | 한스미디어(2014) 모터팬(Motor Fan) 친환경 자동차 골든벨 편집부 지음 | 골든벨(2011) 세상을 바꾼 50가지 자동차 디자인 뮤지엄 지음 | 권규혁 옮김 | 홍디자인(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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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ulture & Ethics

로봇이 캐리커처를 그릴 수 있을까? 변순용 교수의 로봇윤리이야기③ 글_변순용 서울교대 윤리교육과 교수 어린이철학교육센터 센터장

캐리커처(caricature)는 풍자의 전형이다. 그러나 이는 작가의 상상적 표현을 기반으 로 한다. 즉 캐리커처는 대상을 바라보는 작 가의 의도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기술적으로 본다면, 화가로봇 이 과연 이 작업을 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질 문은 어리석은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 대상을 바라보고 이를 표현하는 활동 자체 가 고도의 알고리즘과 기술적 학습능력만으 로 해결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대상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유명인사의 캐리커처가 대중과 풍자의 형식으로 소통할 수 있는 이유도 우리가 일상을 그 그림에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패트릭 트레셋 < 폴이라는 이름의 다섯 로봇 (2012)>.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 로봇에세이 > 에서 공개된 사람의 초상화를 그리는 로봇이다 . ⓒ 국립현대미술관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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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순용의 로봇윤리이야기 ③

우리는 로봇이 그린 초상화와 인간이 그린 초상화를 정확히 구분할 수 있을까?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다양한 꿈을 꾼다. 그 원인은 제각 각이다. 하지만 매우 복합적인 감정들로 꿈을 설계하기도 하 고, 실현하기도 하고, 그저 꿈에 위안을 얻기도 한다. 조용히 휴가를 보내며 아름다운 경치를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기도 하 고, 아니면 현실에서 전혀 경험하지도 못했지만 뭔가를 부여 잡고 싶은 이상향을 간직하기도 한다. 누군가의 슬픔이나 기 쁨을 다른 무엇인가로 표현하여 그 감정에 충실한 인간적 소 통을 하면서 인간의 삶이 나약하지만 그럼에도 살아 볼만한 가치가 있는 것임을 표현하고 싶기도 하다. 그 동안 인간의 감정, 생각, 상상을 표현하는 것은 고등동물 로서 인간을 규정하는 본질적인 표현활동, 즉 예술 활동을 의 미했다. 그런데 이제 인간 삶에서 로봇공학은 이러한 예술 활 동을 새롭게 규정해야 할 정도로 진화(?)하고 있다. 이미 자동 차 조립 공정에서 활용되고 있는 로봇팔(robot-arm)이 조립 부품이 아닌 붓을 들고 사람의 초상화를 그린다. 인터넷에서 는 e-Daivd와 같은 화가로봇(painting robots)의 사례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https://vimeo.com/56750935). 그리고 각종 로봇 전시회에서 우리의 얼굴을 그려주는 로봇화가를 만 나는 것도 이제 자연스럽다. 앞으로 많은 분야에서 인간과 로봇의 공존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림을 그리고 연극을 하는, 즉 인간의 순수한 정 신과 감정을 대신 표현하는 로봇을 기대하는 것에 대해 우리 는 좀 더 신중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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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ulture & Ethics

미스터 빈 (Mr. Bean)’ 으로 통하는 , 영국의 희극 배우 로완 아킨슨과 그의 캐리커쳐다 . 캐리커쳐들은 주로 영화 < 미스터 빈의 홀리데이 > 또는 TV 코미디 시리즈 < 미스터 빈 > 에 서의 엉뚱한 성격을 풍자하고 있다 .

첫째, 근원적인 고민이다. 로봇이 인간의 감정과 상상력을 구

그린 그림보다 현장 상황에 대한 세밀한 분석을 통해 정확한

현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적어도 로봇은 인간과 별개인 하나

정보를 갖고서 배경, 인물 묘사, 감정 표현을 그림에 반영할

의 종임을 의미한다. 로봇화가의 그림은 자기만의 독특한 감

수도 있다. 청중으로서 우리는 이와 같은 기술적 정확성에 기

정과 상상의 표현이다. 그러나 아직 기술적으로 이와 같은 로

초한 그림에 대해 어떤 해석과 태도를 가질 수 있을까? 화가

봇화가를 완성시킬 수 없다. 아무리 정교한 인공지능형 로봇

에 대한 사전정보를 갖고 있을 때와 갖고 있지 않을 때, 청중

화가라 하더라도, 인간이 정해놓은 정교한 알고리즘의 통제를

으로서 우리는 그림에 대한 해석과 태도를 가질 수 있을까?

벗어나는 학습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외계에서 전혀

현재 화가로봇이 그림을 그리는 기본적인 방식은 대상의 사

다른 종이 그린 그림이 아닌 이상, 알고리즘의 통제를 받는

진과 이미지의 정보를 습득, 점, 선, 면에 기초하여 이를 다시

로봇화가는 인간과 동등하면서도 별개인 종으로 진화할 가능

캔버스에 구현한다. 여기에 다소 복잡한 학습기능을 갖춘 알

성은 크지 않은 것 같다.

고리즘을 더한다면, 그 대상과 둘러싼 환경(가령 습도, 온도)

둘째, 청중의 해석과 소통의 문제이다. 그림에 대한 해석을

그리고 이를 인간의 심리와 대비시켜 정형화한 감정 표현의

통한 소통은 우리의 몫이다. 예술 작품의 감상 및 창작에 관

틀을 마련하여 적용한다. 화가로봇 MEART는 1,300km 떨

해 전문적인 식견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 초상화 전시회에 갔

어진 곳에서 보내는 실험쥐의 뇌 자극을 그림으로 표현하기도

다고 해보자. 만약 화가에 대한 정보를 알리지 않는다면, 이

했다.

사람은 로봇이 그린 초상화와 인간이 그린 초상화를 정확히

셋째, 편리성의 문제이다. 화가로봇은 그림의 기본 기술을 정

구분할 수 있을까? 심지어 이 사람은 어둠의 상자에서 보이지

확하게 구현할 수 있다. 우리의 자녀들은 표준화되고 정확한

않은 화가로봇이 내민 자신의 초상화에 감탄할 수도 있다. 정

그림의 기초에 대해 교육을 받을 수도 있다. 그림의 유형에

밀한 알고리즘 덕분에, 화가로봇이 그린 그림은 인간 화가가

따라 색의 배합, 물과 물감의 농도, 붓의 종류와 터치의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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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순용의 로봇윤리이야기 ③

데생 등 그리기 기초와 관련해 정확한 연습과 지도의 기회 를 가질 수 있다. 이는 또 다른 문제를 파생시킨다. 교육현 장에서 교사의 불필요성에 관한 문제다. 로봇기술의 발전에 따른 인간의 일자리 감소 문제와도 연결된다. 이 시점에서 나는 다음과 같은 물음을 던져 봤다. “로봇이 풍자로 대변되는 캐리커처(caricature)를 ‘자율적으로’ 그릴 수 있을까?” 캐리커처는 풍자의 전형이다. 그러나 이는 작 가의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다. 즉 나에 대한 캐리커처는 나 를 바라보는 작가의 의도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어떤 학생이 나에게 준 캐리커처에서는 내 볼 이 너무 볼록했고, 다른 학생이 그린 캐리커처에는 입술이 너무나도 두툼했다. 처음에는 내가 이렇게 못 생겼나 싶었 지만, 이내 곧 거울에 비친 얼굴과 두 개의 캐리커처를 나란 히 비교해 보니, 나의 볼이 매우 귀엽게 보이고 시작했고, 입술도 생각보다 매력적으로 느꼈다. 물론 이는 나 자신의 해석이자 그 학생들과의 소통이었다. 나 자신도 모르는 매 력을 느끼게 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

로봇이 풍자로 대변되는 캐리커처를 자율적으로 그릴 수 있을까?

는 시선들과 감정들이 다르고 다양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 한 계기였다. 기술적으로 본다면, 화가로봇이 과연 이 작업 을 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질문은 어리석은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 대상을 바라보고 이를 표현하는 활동 자체가 고 도의 알고리즘과 기술적 학습능력만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학생들이 캐리커처를 어떤 감정을 갖고서 그 렸는지는 나와 이 학생들 간에 발생하는 일상의 맥락을 이 해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유명인사의 캐리커처가 대중 과 풍자의 형식으로 소통할 수 있는 이유도 우리가 일상을 그 그림에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변순용 윤리와 철학을 기반으로 ‘로봇윤리’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윤리교육과 석사를 수 료했으며, 독일 칼스루헤 (Karlsruhe) 대학교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교육대학 교 윤리교육과 교수로 재직중이며, 서울교대 어린이철학교육센터의 센터장을 맡고있다. 또한, 매년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주관으로 <로봇윤리 토론대회>를 주최하고 있다. 주요 저서 및 역서 <로봇윤리란 무엇인가? (2015, 어문학사)>, <삶의 실천윤리적 물음들 (2014, 울력)>, <로봇윤 리 (2013, 어문학사)>, <책임의 윤리학 (2007, 철학과 현실사)>, <생명 윤리학 2 (2006, 인간사 랑)>, <생명 윤리학 1 (2005, 인간사랑)>, <레비나스 (2004, 인간사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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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청소기, 이제 생활이 되다 코트라오픈갤러리 <믹스매치> 글_황인선 기자 (insun@roboticus.kr)

‘생활이 예술이 되는 협업’ 전시 <믹스매치>가 7월 1일부터 8월 30일까지 KOTRA 1층 오픈갤러리에서 개최됐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모자, 가방, 케이스 등을 만들어내는 중소기업 11군데와 신진아티스트 13명이 손을 잡았다. 그 가운데 로봇이 있어 눈길을 끈다. ㈜유진로봇의 로봇청소기 아이클레보(iCLEBO)다.

코트라오픈갤러리 < 믹스매치 > 에 소개된 ㈜유진로봇의 로봇청소기 아이클레보의 아트콜라보 제품과 아티스트 하태임 , 함영훈 작가의 작품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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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책갈피

코트라오픈갤러리 < 믹스매치 > 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한젬마 호서대 문화기획과 교수는 “이번 전시는 기업과 예술의 콘텐츠를 믹스와 매치하여 융복합을 실행하며 창조경제 , 창조 생활을 탄생시키는 여정의 풍경” 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지 않는가.

초반만 하더라도 시끄러운 소음과 어설

의 기대치를 얼마나 충족시킬 수 있느냐

로봇청소기가 아티스트를 만나 ‘새 옷’을

픈 청소 로직, 짧은 배터리 시간 등의 사

다. 최근 로봇청소기는 과거와 비교해 스

입었다. 바닥을 자유롭게 주행하며 청소

건사고가 비일비재했다. 또한, 당시 로

스로 사물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지능형

하던 똘똘한 지능을 감춘 채, 마치 한 폭

봇청소기의 소비자가격은 약 200만원대

기술이 정교해졌다. 더 이상 줄에 걸려

의 그림처럼 벽에 걸려있다.

였으니, 가격대비 낮은 품질은 늘 논란의

버벅대거나 한쪽 벽에만 계속 부딪히는

하지만 이보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이

대상이었다.

일은 없다.

번 전시에 서게 된 다른 물건들이다. 가

그로부터 약 1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최신형 로봇청소기를 사용해본 30대 오

방, 모자, 케이스, 옷 등. 손을 뻗으면 우

이번 전시에서 만난 아이클레보는 “우리

모씨는 “심지어 물걸레질을 하기 위해 물

리네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들이

는 더 이상 골칫덩이가 아닌 일상용품”

을 마르지 않게 조절하고, 충전이 필요한

로봇청소기와 어깨를 나란히 하다니. 새

이라고 말을 걸어온다. 문득 결혼을 앞둔

경우에는 스스로 충전기를 향해 돌아가

삼 오늘날 로봇청소기가 차지하는 위치

지인과의 대화가 떠올랐다. 받고 싶은 결

기까지 한다”며 “똑똑하다”라는 표현을

가 실감났다.

혼선물을 물었더니, 한참을 커피메이커

아끼지 않았다.

와 로봇청소기 사이에서 고민하더라.

로봇 대중화의 서막을 열다

로봇청소기가 앞으로 입게 될 ‘새 옷’ 로봇이 생활에 들어오려면?

로봇청소기의 역사는 짧다. 그러나 1990

다시 전시로 돌아가자. 아이클레보의 ‘새

년대부터 발전하기 시작한 지능형 로봇

로봇청소기가 일상용품이 될 수 있었던

옷’에 발길이 멈췄다.

분야에서 가장 먼저 개발·상용화된 로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일까.

하나는 하태임 작가의 <Un passage>다.

봇이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

백봉현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정책기획실

각종 색의 띠들이 모여 새로운 면을 만들

세계 최초의 로봇청소기는 트릴로바이트

실장이 초창기의 로봇청소기 시장을 상

어 내고 있다. 또 다른 하나는 함영훈 작

(Trilobite)다. 1997년 스웨덴 가전기업

기했다. 그는 “로봇청소기로 불러야 하느

가의 <LOVEⅢ> 시리즈다. 온갖 점들이

일렉트로룩스가 영국에서 첫 시제품을

냐, 청소로봇으로 불러야 하느냐라는 논

모여 크게는 하트 모형을 완성한다.

선보이고, 2001년 11월 본격 출시했다.

쟁이 있었다.”고 했다. 결국 청소로봇보

하나같이 작은 요소들이 모여 큰 그림을

머지않아 2003년 LG전자도 로봇청소기

다는 로봇청소기로 많이 불리게 됐다. 이

그리고 있다. 이는 마치 로봇이 단순한

‘로보킹’을 내놨다.

는 단순한 어감의 차이나 뜻의 본질 주체

자동화 기계장치를 넘어, 우리네 생활 속

하지만 로봇청소기는 등장과 동시에 구

보다 중요한 것이 ‘소비자(대중)의 이해’

으로 그리고 새로운 문화로 탈바꿈하는

설수에 오른다.

라는 사실을 깨닫게 만든다.

가까운 미래의 청사진을 연상시킨다.

로봇청소기가 본격 도입되던 2000년대

또 하나는 ‘청소하는 로봇’에 대한 소비자 67


C  ulture & Ethics

규칙의 실체를 꺼내다 미디어아트 그룹 teamVOID 인터뷰 글_황인선 기자(insun@robon.co.kr)

낮과 밤이 반복되고, 계절이 돌고 도는 것처럼. 우리가 눈을 뜨고 일어나 다시 눈을 감을 때까지 발생하는 모든 일은 보이지 않는 규칙으로 이루어졌다. 이것은 개인의 일상을 넘 어 사회 더 나아가 지구, 우주에까지 자리잡고 있다. 바로 시스템이다. 뉴미디어아트 그룹 팀보이드(teamVOID)의 송준봉, 배재혁 작가는 그것에 주목했다. 때로는 한걸음 물러나 객관적으로 바라보기도 하고, 때로는 실제 경험담에 빗대어 그들만의 잣대로 견주어 본다. 이들은 최근 쿠카(KUKA)의 로봇팔을 이용한 로봇연극을 선보였다. 공장이라는 큰 시스템 에서 일어난 미세한 틈 ‘MALFUNTION’에 대한 관찰이다.

68 월간로봇


로보헤미안

어느 자동화 공장 한 켠, 두 대의 로봇이 선글라스를 나르고 있 다. 단순 작업의 반복. 그 어디에도 불협화음은 없다. 그 순간 로봇 한 대가 거울을 본다. 멈칫한다. 때마침 들리는 소리. ‘빠 밤! 둥! 둥! 둥! 둥! 빠밤!’ 영화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삽입곡 ‘짜라투스트라는 그렇게 말했다’ 가 울러퍼졌다. “인공지능(AI) 하면 이 영화가 떠오릅 니다. 우주선에 심어놓은 인공지능(AI)이 자기를 자각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바로 그 순간이 말펑션(MALFUNTION, 시스템 오류)이지요.” 팀보이드의 원조 멤버 배재혁 작가다. 팀보이드는 2011년 서 울대 공대생 3인방 배재혁, 민찬욱, 유동휘가 결성한 미디어 아트 그룹이다. 당시는 전부 학생으로, 스튜디오나 장비도 없 이 오로지 컴퓨터 1대와 패기가 전부였다고. 그러나 1년~2년 후, 팀은 흩어진다. “에러(ERROR)와는 다른 개념입니다.” 새로운 멤버 송준봉이 말했다. 그는 서울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 대 학원 뉴미디어 연구실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3 년 배작가가 미국 UCLA에서 뉴미디어아트를 공부할 무렵에 맺은 인연이다. “에러는 결함으로 인해 생기는 문제점이지만, 말펑션은 기계 의 입장에서는 전혀 문제되지 않는 그저 사람이 예측하지 못 한 기능이죠. 실제로 이 단어는 공정과정에서 많이 쓰입니 다.” 박사학위 수료 전, 5~6년 동안 LG에서 공장라인 설계를 했다는 송작가의 경험이 묻어났다.

차와 커피 그리고 팀보이드 7월의 마지막 날, 서울 종로구 세운대림상가에 위치한 작업실 을 찾았다. 배재혁과 송준봉이 팀보이드란 이름으로 첫 둥지 를 튼 장소다. “미국에서 귀국을 준비하는 무렵에 결성했어요. 먼저 형(송준 봉)이 서울에 작업실을 구했다고 연락을 줬죠. 첫 작업실이라 정말 기대했었는데.. 솔직히 처음 여기에 왔을 때는 놀랐어 요. 오래된 건물 특유의 음산한 분위기가 났죠.” 세운대림상가는 1968년에 완공한 국내 최초의 주상복합건물 이다. 세운상가, 대림상가, 삼풍상가, 진양상가로 이어지는 MALFUNCTION, teamVOID, 2015

거대한 건축물이다. 70~80년대는 국내 유일의 종합 가전제

69


C  ulture & Ethics 품상가로 호황을 누렸다. 세운(世運)의 뜻은 ‘세상의 기운이

“힘들었다”고 했다.

다 모여라’이다.

팀보이드는 조명의 회전 각도나 빛의 세기를 조절하며, 결과

배작가가 시원한 차를 건네며 말을 이었다. “탁월한 선택이었

적으로 그것이 어떤 파장을 일으키는지를 물결무늬로 표출했

다고 생각해요. 청계천의 부품을 다 모으면 탱크를 제작할 수

다. 큰 파도가 잔물결로 바뀌고 더 나아가 잔잔해지는 등의

있다는 말 들어보셨나요? 그만큼 없는 게 없어요. 다양한 재

변화는 무한대로 일어났다. 작은 날갯짓으로 지구반대편에선

료를 구하기 좋은 환경이죠.”

토네이도를 일으키는 나비효과처럼.

8층 작업실의 창문을 열었다. 방산시장의 곳곳이 훤하게 들어

그 다음 프로젝트는 <해머링(Hammering, 2014)>이다. 도

났다. 가슴까지 탁 트이는 느낌이다. 배작가는 송작가를 ‘이야

르래를 굴리면 실제 기어와 가상 기어가 만나 망치질을 한다.

기가 잘 통하는 형’이라고 전한다. “저와 형은 관심사는 물론

송작가는 “망치질 한번을 할 때도, 우리가 인지하지 못했을

이고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도 비슷해요. 덕분에 작업에 집중

뿐, 굉장히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며 “과정의 미학을 보여주

하기 좋죠. 또한, 결과물도 거의 일관성 있게 나오는 편이에

고 싶었다”고 했다.

요.”

배작가가 솔직하게 작품 구상의 계기를 전했다. “사실 이 작

그 덕분인지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지 아직 1년이 채 안

품은 온라인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다가 영감을 받았어요. 물

됐지만, 벌써 6번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때마침

건을 사는 건 참 단순한 일인데, 더 편해지자고 만든 시스템

문 여는 소리와 함께 송준봉 작가가 들어왔다. 그의 손에는

이 오히려 일을 복잡하게 만드는 경우였죠.”

아이스커피가 들려있었다. 덕분에 탁자 위에는 차와 커피가

참 아이러니하다. 큰 힘이 필요한 ‘망치질’을 하기 위해, 작은

나란히 놓였다.

힘으로 큰 힘을 내는 장치인 ‘도르래’를 생각해낸 인간의 지 혜. 때로는 망치질을 위해 도르래를 돌리는 것보다 그냥 손으

빛의 파도와 도르래 사이에서

로 잡고 두드리는 것이 편하지 아니한가.

첫 번째 프로젝트는 <라이트웨이브(Light Wave, 2014)>다.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

180개의 LED 조명이 회전하는 작품이다. 반짝이는 불빛들이 모여 다채로운 물결을 형상화하는 루미노 키네틱아트다.

가장 최근에 선보인 프로젝트는 <말펑션(MALFUNTION,

“시스템을 정의 내려보려고 노력했어요. 오늘날에는 ‘요소들

2015)>이다. 독일로봇기업 쿠카(KUKA)의 로봇팔 2대를 이

간의 관계로 시스템을 정의한다’라고 하더군요. 바로 그 ‘요소

용한 3분짜리 ‘로봇 연극’이다.

들간의 관계’를 표현해본 작품입니다.” 두 사람은 입을 모아

인공지능(AI)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유머러스하게 풀기

TeamVOID(송준봉, 배재혁) 팀보이드의 보이드(VOID)는 프로그래밍 언어에 나오는 단어다. ‘빈 공간을 선언해서 이런 공간에 명령을 주겠다’라는 선언문 역할을 한다. 또 다른 뜻으로는 ‘새로운 것을 만들겠다’ 이다. 송준봉, 배재혁 작가로 구성됐다. 2014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새내기 아티스트 그룹이다.

70 월간로봇


로보헤미안

위해 픽사의 5분짜리 단편 애니에서 단초를 얻었다. “둘 다

INSIDE OUT, Jaehyuck Bae(teamVOID), 2013

그 영상을 좋아해요.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그 안에 정수가 담겨있어요.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하죠.” 그 덕분에 스토리 라인은 한층 더 짜임새를 갖췄다. 내용은 간단하다. 선글라스 공장에서 단순노동을 반복하던 로봇 2대. 어느 날 1대의 로봇에 말펑션이 일어난다. 선글라스에 반해버 린 것. 이는 결국 옆에 있는 제기능에 충실한 동료로봇과 갈 등의 원인이 된다. “로봇 두 대가 선글라스를 쟁취하기 위해 싸우기 시작해요. 영화에서 볼법한 슬로우 모션 기법을 사용해 극적 효과를 줬 습니다. ‘영화같다’ , ‘애니메이션같다’라는 등의 관객의 반응 을 끌어낼 수 있었어요” 이야기의 전개는 정상(공장 시스템의 기준에서 볼 때) 범주의 로봇이 승리를 거두며 마무리되는 듯하다. 하지만 아담이 하 와에게 선악과를 건네 받듯, 선글라스를 빼앗고 거울을 본 또 다른 로봇마저 말펑션이 일어난다. 결국 로봇들은 놀기 시작 한다. 관리자가 ‘똑.똑.똑’ 경고하기 전까지. 연극은 유쾌했다. 하지만 그 안에는 날이 선 주의가 들어 있다. 오류(error)는 아니지만, 로봇의 예상치 못한 행동 (malfuntion)으로 인해 인간이 만든 전체 시스템(공장)은 무 너질 위기에 처할지도 모른다는 귀띔이다.(물론 그런 상황이

이드 아웃>이다. 작년 오스트리아의 미디어아트 페스티벌 알 스(ARS)에서 소개된 작품이다. 투명한 아크릴 기어들이 놀이 동산처럼 움직이는 형태다. “어릴 때 시계를 사면 일단 뜯어봤어요. 그 안이 참 궁금했거 든요. 톱니바퀴들이 돌아가는 것을 보면서 희열(?)을 느낄 때 가 많았지요. 이처럼 시스템의 안을 꺼내보자는 취지로, 지금 은 형과 함께 시스템에 대한 여러 관점들을 하나씩 풀어내고 있습니다.” 그는 단호했다. “시스템의 노예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습 니까? 일상생활에서 사람들이 제일 무서워하고 경각심을 가

무조건 나쁘다는건 아니다.)

져야 할 것은 로봇의 실체나 인공지능의 실체가 아니라고 생 각합니다. 바로 자기 자신이 만든 시스템이지요. 쉽게 벗어나

시스템을 바라보는 시선

기 힘듭니다.”

배작가가 미국에서 했던 개인작업을 회상했다. 이름은 <인사

송작가가 차기작에 대한 이야길 꺼냈다. 오는 9월에 금천예술 공장에서 열리는 ‘다빈치 크리에이티브 2015’에서 소개할 예정 이라고. 작품명은 <피-루나(P-LUNA)>이다. 자연현상의 대 표적인 시스템 중 하나인 ‘달’에 대한 서사다. 그가 백남준 작가의 작품 <달은 최초의 TV다>를 아느냐고 물 었다. “백남준 작가는 달이 최초의 움직이고 변화하는 애니메 이션이라는 말을 했어요. 그 말이 와 닿았죠. 이번에 우리는 ‘달은 최초의 시스템이다’라고 살짝 바꾸어 표현하려고 합니 다.” “팀보이드는 아직 미완성입니다. 1년 남짓 돌이켜보니 시스템 이란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었죠. 그러나 앞으로 어떻게 변화 할지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약 3년이 지나고 나면 ‘그래, 그

HAMMERING, teamVOID, 2014

말이 맞았구나’라는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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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hoto Essay

걸음이 느린

아이 글_사진_양지원 기자(jiwon@roboticus.kr)

72 월간로봇


로봇은 이제 막 걸음마에 재미 붙인 아이 같다. 로봇이 아장아장 발걸음을 떼면 넘어질세라 뒤 따르는 참가자의 모습이 아빠와 아이처럼 정겹다. 서툰 몸짓으로 용쓰다 보면 아이의 느린 걸음마는 언젠가 걸음이 될 것이다. FIRA 로보월드컵 Hurocup Ostarcle Run 의 Adult Size 부문 경기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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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Y

░ DIY

오늘 우리 집에는 어떤 사연의 로봇이 탄생할까? 최근 여덟 살 아들 태호가 말을 걸었다. “아빠, 이런 로봇이 있다면 참 좋지 않을까?” 총총한 눈빛으로 아이디어를 늘어놓는데 순간 기특하기도 하고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곱 살 태연도 귀를 쫑긋 세우며 다가왔다. 이 작은 계기가 결국 ‘태남매의 로봇하우스’ 칼럼을 쓰게 했다. 로봇대회출전을 목표로 박학다식한 지식을 뽐내려는 것이 아니다. 그저 아이의 순수한 창의성을 로봇으로 자극시키며, 함께 좋은 추억도 쌓는 일석이조, 삼조의 코너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가 선택한 첫 번째 도구는 레고다. 공식 명칭은 레고 위두다. 마트에서 쉽게 구하는 브릭만 들어있는 것이 아니다. 각종 모터와 센서가 들어 있어, 로봇을 응용해 만들기도 하면서 간단한 프로그래밍까지 작업할 수 있다. 자, 그럼 이제 우리 집으로 초대한다.

‘사탕지킴이’ 악어로봇 탄생 ‘태남매’ 태호·태연의 로봇하우스 ① 글_김호남 그림책시리즈 <로봇박사테오> 작가

74 월간로봇


태남매의 로봇하우스 ①

‘사탕 지킴이’ 로봇이 필요해! 여름방학 캠프를 다녀온 태호. 캠프에서 게임을 하고 그 부상으로 사탕을 잔뜩 받아왔다. 한 살 어린 동생 태연이에게 사탕을 두 개나 나눠줬는데도 호시탐탐 오빠의 사탕을 노린다. 캠프를 다녀와 피곤한 태호는 오늘 밤 아 무래도 동생보다 먼저 잠이 들 것 같아 아무래도 걱정이다. 그렇다면 사탕 을 지켜주는 로봇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마침 악어 로봇 만들기가 보 이는데, 잘 응용하면 사탕 지킴이 노릇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1단계

악어 로봇 만들기

먼저 뚝딱뚝딱 매뉴얼대로 악어 로봇을 만들어 본다. 레고를 만들어 본 아이들이라면 익숙한 브릭 만들기 매뉴얼이기 때문에 아빠 도움 없이 척 척 만들 수 있다. 중간에 약간씩 브릭의 위치가 헷갈리거나 잘 끼워지지 않는 고무줄 정도만 신경 써 주니 금방 악어 모습이 나타난다.

악어 로봇 만드는 과정이다 . 보통의 레고 브릭 조립 방식이기 때문에 아이들도 쉽게 만들 수 있다 .

2단계

프로그래밍으로 악어 턱 움직이기

악어를 완성하면 매뉴얼의 PC 화면은 자동으로 프로그래밍 페이지로 넘 어간다. 프로그래밍은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프로그래밍 언어를 코딩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콘을 끌어다 놓고 순서를 배열하는 방식이다. 게다가 아이콘의 기능은 아이콘의 모양 만으로도 쉽게 유추가 가능하도록 아기자기하게 디자인되어 있다. 아무리 그래도 프로그래밍 이라는 것을 처음 접하다 보니 뚝딱뚝딱 브릭을 끼워맞추던 것보다는 태 악어 로봇이 완성됐다 . USB 케이블을 컴퓨터와 연결한다 . 프로그래밍을 통해 악어의 입을 움직일 수 있다 .

호의 흥미가 확 떨어짐이 보인다. 그래도 움직이는 레고인데! 일단 가장 기본적인 매뉴얼대로 아이콘을 배 치하니 악어 턱이 열렸다 닫혔다, 드디어 악어에 생명을 불어넣고 만세 를 외친다.

레고 위두(Lego We Do)란? 일곱살 이상의 어린 아이들이 동작모델 디자인 및 조립, 프로그래밍, 소프트웨어 활용을 배울 수 있도록 레고 에듀케이션 에서 개발한 학습 교재. 로봇 공학을 배우기엔 아직 이른 어린이들에게 스스로 조립할 수 있도록 흥미를 유발하고 쉽게 프 로그래밍을 접함으로써 기본적인 기계 동작 및 로직 설계에 대한 자연스러운 학습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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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Y

░ DIY

3단계

실전응용! 내 사탕을 지켜라!

이제 기본적인 악어와 움직임을 파악했으니 이를 응용하여 본래의 목적, 사탕 지킴이로써의 악어 로봇으로 재탄생 시켜보자.

“계속 입을 열었다 물었다 해서 아예 가까이 못 오게 해야지!” 하지

악어가 어떻게 사탕을 지킬까?

만 생각해 보니 이건 밤새도록 악어를 움직이게 하기도 그렇고 한 밤 중 소음도 문제라 탈락.

“동생이 다가오면 콱 물어버리는 건 어떨까?” 오~ 좋다. 겁 많은 태연이가 다가오는 것을 알고 악어가 큰 입을 탁하고 닫으면 깜짝 놀라 사탕을 지킬 수 있을 것 같다.

입을 벌리고 사탕을 지키고 있는 악어로봇 . 무언가가 접근하기만 하면… 콱 물어버린다 .

누군가가 다가오는 것을 감지하기 위해서는 감지센서 부품을 사용해야 한다. 레고 위

악어가 어떻게 움직이는 거지?

두에는 감지센서 부품이 있고, 이 감지센서는 조립 중에 이미 입 안에 배치되어 있었 다. 레고 위두는 부품을 장착하는 것만으로는 끝나지 않는다. 반드시 그 부품이 기능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을 연동해야 한다. 프로그래밍 화면 하단에 나열된 아이콘 중에서 감지센서 아이콘을 선택하고 무언가 다가오는 것이 감지되었을 때 악어가 반응하도록 아이콘을 배열한다. 자, 드디어 완성! 사탕 지킴이 악어는 이제 침대 위 태호 머리맡에서 입을 벌린 채 사탕을 지킨다.

실전 응용 완성된 프로그램이다 . 악어는 입을 벌리고 있다가 감지 센서가 접근하는 물체를 감지하면 입을 다물었다가 일정 시간 경 과 후 입을 벌려준다 . 감지센서를 장착한 악어 . 악어의 입 속에 감지센서가 보인다 . 76 월간로봇


태남매의 로봇하우스 ①

새벽 두 시. 부시시 잠에서 깬 태연이가 문득 오빠 사탕이 생각 나 더듬더듬 오빠 침대 머리맡으로 접근했다. 역시나 캠프에 다녀와 피곤한 태호는 곯아떨어져 사탕은 잊어 버렸다. 하지만 사탕을 지키고 있던 악어 로봇! 태연이가 다가오자 그 커다란 입을 탁하고 닫는다.

“꺅 –” 태연이 비명 소리에 놀라 태호를 제외한 온가족 (그래봤자 엄마, 아빠지만)이 잠에서 깼지만 아빠는 ‘사탕 지킴이’ 악어 로봇이 성공했다는 생각에 잠결에 미소가 저절로 지어진다.

Epilogue

‘사탕 지킴이’ 악어 로봇은 대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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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Y

░ 로ː빛의 로봇레시피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로봇, 이 얼마나 멋진가! 변신하는 오디오 로봇, 플레이노이드를 만드 는 두 번째 시간이다. 저번 편에서는 로봇을 설 계하는 과정에 대해서 소개하였는데, 이번에는 설계 후 실제로 어떻게 제작이 되었는지 설명 할 것이다. 로봇을 만드는 데에는 설계뿐만 아니라 실제로 제작하는 부분도 몹시 중요하다. 그 부분에서 어떻게 진행했는지 다양한 부분을 설명한다.

설계와 조립 그리고 정리의 미학 ‘변신하는 오디오’ 플레이노이드 만들기 ② 글_광운대 로봇게임단 로ː빛 국내 최초의 로봇게임단이다. 광운대학교에 소모임 형태로 존재한다. 대학생 로 봇동아리 ROLAB, KITEL, 바람이 통합되어 결성됐다. 휴머노이드 로봇과 지능형∙ 배틀형 로봇 창작을 중심으로, 각종 로봇대회에서 수상하고 방송 출연도 했다. 78 월간로봇


플레이노이드 ②

하드웨어란? 이전 화에는 플레이노이드의 소개와 아이디 어 선정, 설계하는 과정과 부품 정리에 대해 서 소개했다. 이번에 우리는 하드웨어를 실 제로 제작하는 방법에 대해 공부해 볼 것이 다. 일단 하드웨어란 무엇일까? 거의 모든 기 계에는 하드웨어가 포함되어있다. 우리 집 거실을 청소해주는 청소기도 하드웨어가 있 고 항상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 역시 하드웨 어를 가지고 있다. 하드웨어에 대해서 감이 오는 친구들도 있을 것이다. 하드웨어는 말 그대로 딱딱한 요소이다. 사람으로 치면 단 단한 골격을 담당하는 부분이다. 이런 하드 웨어는 아무렇게나 만들면 완성이 되는 걸 까? 그렇지 않다. 거의 모든 하드웨어는 엔지 니어의 설계를 통해 이루어진다.

최종 보안된 플레이노이드 ( 오디오 - 휴머노이드 ) 디자인

조립 전 설계 중요요소 점검하기

목표사양

무게중심

모든 로봇 설계에는 목표 사양과

두 발로 땅을 지탱하는 휴머노이

기능 설정이 필수다. 크기는 어느

드 로봇을 설계할 때 수시로 고

정도 이고 어떤 기능을 하는 로

려해야 될 부분이다. 무게중심이

디자인은 어떻게 최종 보완

봇인지를 정해야 한다. 즉, 나아

위에 있으면 넘어지거나 쓰러질

됐을까? 조립 전 설계에서는

가야 할 방향이 필요하다.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회로위치

작동 범위

회로에 대한 고민도 중요하다. 모

로봇은 예상보다 더 좁은 범위

터나 여러 부품의 선을 고려해

에서 움직이거나 장애물에 방해

위치를 정해야 한다. 자칫하면 로

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모든 경

봇의 동작에 방해를 주는 원인이

우의 수를 고려해서 로봇의 작동

될 수 있다.

범위를 설계해야 한다.

몇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다. 목표 사양, 무게중심, 회로, 작동 범위 등이다. 각각 항목 에 대해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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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Y

░ 로ː빛의 로봇레시피

Think & Write 엔지니어링 노트 만들기 플레이노이드의 제작과정을 본격적으로 공개한다. 로봇 1대 를 개발하기 위해선 여러 단계가 필요하다. 지난 화에서는 아 이디어를 내고(1단계), 디자인을 하고(2단계), 필요한 부품을 정리하는(3단계) 시간을 가졌다. 이번 호에서는 조립용 공구 와 배선을 준비하고(4단계), 모터 관절을 조립하고(5단계), 배 선을 정리하는(6단계) 과정을 소개한다.

4단계 : 조립용 공구, 배선 준비하기 들어가기 전, 먼저 드라이버와 볼트, 너트가 충분한지 확인하자. 창작 로봇 은 레고(Lego) 같은 조립용품세트가 아니기 때문에 몇가지 주의해야 할 사 항이 있다. 드라이버와 볼트 너트 뿐만 아니라 각종 회로 장치를 이어주는 배선도 중요 하다. 이 로봇은 관절 로봇이기 때문에 조립을 할 때에는 모터에서 나오는 배선을 미리 염두해 두어야 한다. 예를 들어 프레임을 조립하고 나면 배선 을 꽂을 수 없는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그리고 로봇은 운동하 필요한 드라이버와 볼트를 나열

는 부분(움직이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배선의 길이를 잘 확인해야 한다. 너 무 짧은 배선은 모터에서 빠질 수 있고, 최악의 경우에는 끊어지거나 합선

되어 로봇이 고장 날 수 있다. 반대로 너무 긴 배선은 보기 좋지 않고 이리 저리 움직이다 예상치 못한 턱에 걸려 끊어질 수도 있다.

5단계 : 모터 관절 조립 앞서 얘기한 것만 들으면 조립이 매우 힘든 과정같다. 하지만 실제로 간단하다. 다만 잘못 조립할 경우 해체한 뒤 다시 조립해야 하기 때문에 수고스럽다. 우선 모터의 원점이 잘 맞도록 혼(Horn)을 모터의 방향에 맞게 조립한다. 모터 혼이 잘 조립됐다면 모터에 적절한 배선을 장착하고 프레임과 조립한다. 배선이 잘 연결되었는지 확인한 뒤 배선이 프레임을 통과할 부분을 확인하고 설계 할 때 맞추었던 모터 혼 의 고정 부분과 프레임 의 고정될 위치가 맞는 모터 혼이 바르게 결합된 사진

80 월간로봇

모터 혼이 바르지 않게 결합된 상태로 조립했을 경우 사진

원점의 위치를 맞추는 부분

지 다시 한번 확인한다.


플레이노이드 ②

확인이 모두 끝나면 프레임과 모터를 조립한다. 로빛은 이 때 십자(+)드라이버와 볼트 대신 비교적 강도 높게 조 립이 가능한 육각 드라이버와 렌치 및 볼트를 사용했다.

6단계 : 배선 정리하기 조립만큼 중요한 것이 배선 정리다. 깔끔하게 정돈해야 로 봇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앞서 얘기했던 로봇의 작동 범위를 확인하고, 선이 걸리는 부분이 없는지 프레임이나 기구물에 의해서 끼일 가능성은 없는지 확인한다. 로봇이 기구나 프레임에 의해서 끼일 가능성이 없고 선이 걸리는 부분이 없어도,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으면 외부 기

배선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배선 끼임 현상

배선을 정리하지 않은 나쁜 예

배선을 정리한 좋은 예

최종 조립 완료

구물에 의해 선이 끊어질 수 있기 때문에 케이블타이나 헬 리컬 밴드로 정리를 해야한다. 모터와 프레임의 조립이 완료되었으면 임베디드 시스템과 회로를 장착한다. 이렇게 최종적으로 모든 하드웨어가 완 성되면 최종 설계와 같은 모습인지 확인하고 다음에 진행 할 로봇의 펌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준비한다.

MAKE Tip from 로ː빛

로봇의 선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법 각종 기계 장비, 컴퓨터, 로봇 모두 다양한 연결 선들(케이블)이 존재한다. 로봇에서 는 운동 범위와 움직임이 많기 때문에 케이블 보호에 신경 써야 한다. 이 때에 사용 하기 좋은 상품이 있다. 바로 ‘헬리컬 밴드’이다. 헬리컬 밴드는 여러 줄의 케이블을 하나로 묶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색상도 다양하여 외관상으로도 보기 좋다. 사용법 은 간단하다. 한쪽 끝을 벌려 케이블을 사이에 두고 감은 뒤, 길이에 맞게 자르면 된 다. 정말 간단하지 않은가? 다만 감는 데에 조금의 내공이 필요하다. 하지만 케이블 을 소중하게 보호하고 외관상으로도 깔끔하게 정리하기 위해서 이 정도의 수고는 가뿐할 것이다. 혹시 케이블이 두껍거나 너무 많은 가닥이 있어도 헬리컬 밴드는 다 플레이노이드에 사용된 헬리컬 밴드

양한 길이와 굵기로 출시되기 때문에 걱정은 없다. 오프라인에서 1000원 안쪽으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성도 챙길 수 있다.

81


DIY

░ 아두이노야 학교에서 놀자

구구단을 외자~! 구구단을 외자~! 시리얼 통신과 구구단 글_서 울_경기도 NTTP 물리과교육연구회

지난 호에서 CdS센서로 주변 밝기를 감지해 LED 밝기를 조절하는 아두이노를 만들어봤습니다. 이때 CdS센서 값을 확인하기 위해 시리얼 통신을 사용해 시리얼 모니터에 데이터를 출력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시리얼 통신과 아두이 노 스케치 문법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시간은 별다른 준비물이 없습니다. 아두이노 우노 (UNO)와 USB케이블만 있으면 됩니다.

82 월간로봇


시리얼 통신과 구구단

이번 시간 준비물 •아두이노 우노(UNO) •USB케이블

시리얼이란?

스케치 작성

시리얼(Serial)은 아두이노가 컴퓨터나 다른 기기와 통신을

아두이노 스케치를 실행하고, 우노와 노트북을 연결합니다.

수행하기 위한 클래스입니다. 클래스는 C++, JAVA와 같은

스케치에 표 1과 같이 입력합니다.

객체지향언어에서 사용하는 개념으로 여기서 깊이 설명하지 는 않겠습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통신을 위한 명령어 모음

1

정도로 일단 생각해도 좋습니다.

2

시리얼 통신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세 개의 핀이 필요합니 다. GND는 기본 핀이며, 데이터를 보내는 TX(Transmit,

3

int incomingByte = 0; void setup() {

4 5

Serial.begin(9600); }

송신)핀과 데이터를 받는 RX(Receive, 수신)핀입니다. 아두

6

이노 우노(UNO)에는 통신을 위한 시리얼 포트가 하나 포함

7

되어 있습니다. 디지털 0번 핀은 RX로, 1번 핀은 TX로 시리

8

얼 통신이 가능합니다. 또는 USB포트를 통해 기본적으로 통

9

incomingByte = Serial.read();

10

Serial.print("I received: ");

신할 수 있습니다. 고려해야 할 점은 USB포트를 통해 시리얼 통신을 하는 동안에는 0, 1번 핀을 디지털 입출력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void loop() { if (Serial.available() > 0) {

11

Serial.println(incomingByte);

12 13

} }

표 1. 아두이노 IDE에 스케치 작성

83


DIY

░ 아두이노야 학교에서 놀자

컴퓨터와 아두이노 간의 시리얼 통신을 위해서는 반드

3

시 Serial.begin()이 있어야 합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4

Serial.begin()을 통해 시리얼 통신이 시작되면, 아두이노 우

5

노의 0, 1번 핀은 디지털 입출력핀으로 사용하지 못합니다.

6 7

Serial.available()

8행

의 Serial.

void setup() Serial.begin(9600); } void loop()

8

if (Serial.available() > 0)

9

inputdata = Serial.read();

available()은 시 리

10

얼 통신을 통해 수신되어 저장되는 데이터 바이트 값을 알려

11

for(int i = 1; i < 10; i++)

줍니다. 즉, 수신되는 데이터가 있는지 그리고 데이터 크기가

12

Serial.print(inputdata);

얼마인지 확인할 때 사용합니다. 8행 if문의 조건을 살펴보면,

13

Serial.print(" x ");

14

Serial.print(i);

15

Serial.print(" = ");

16

Serial.println( inputdata * i);

‘시리얼 통신 데이터 크기가 0보다 크다’라는 의미이므로 데이 터가 입력되면 참이 되어 if문 안의 명령들이 실행됩니다.

17

Serial.read()

9행 에 서 의 Serial.

18

read()는 시리얼 창

19

에서 입력된 데이터를 1바이트씩 읽습니다. 1바이트는 영어

} } }

표 2. 구구단을 출력하는 스케치 작성

와 숫자, 일부 특수 문자 한 글자입니다. 1바이트를 읽고 그 데이터를 incomingByte란 변수에 저장합니다. 저장한 데이 터를 10, 11행의 Serial.print()와 Serial.println()을 통해 서 다시 시리얼 모니터에 출력합니다.

for(초기화문; 조건; 증감문) {문장} 11행에서 사용된 for문은 반복문입니다. for문은 조건이 만

여기서 재밌는 점은 우리가 문자를 입력했는데도 결과적으로

족하는 동안만 안의 문장을 반복해서 실행합니다. 초기화문을

는 숫자의 형태로 출력된다는 점입니다. 가령 ‘A’ 를 입력하

제일 먼저 실행하고, 조건을 확인합니다. 조건이 참인 경우

면, 시리얼 모니터에는 ‘65’로 출력됩니다. 이쯤에서 잠깐 아

문장이 실행됩니다. 문장이 실행된 후, 증감문이 실행됩니다.

스키(ASCII)코드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아스키코드

다시 조건을 확인한 후, 조건이 참인 경우에는 문장이 실행되

는 정수 0에서 127을 사용해 알파벳과 일부 특수문자를 나타

는 반복 구조를 가집니다.

내도록 한 약속입니다. 컴퓨터는 숫자(이진수)로 데이터를 처

실제 for문이 사용된 위 예제를 가지고 설명해보겠습니다.

리하므로 문자 자체를 저장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숫자가 특

for문이 실행되면 가장 먼저 ‘int i = 1;’가 실행되면서 ‘i’변수

정 문자를 표시하는 것으로 약속을 정해둔 것입니다. 65를 문

를 선언하고, ‘1’을 저장합니다. 초기화문은 for문이 실행될

자로 나타내면 ‘A’ , 66은 ‘B’로 정해져 있습니다. 자세한 설

때 가장 먼저 딱 한 번만 실행됩니다. 그리고 조건을 확인합

명이나 대응표는 인터넷에서 쉽게 검색해 볼 수 있습니다.

니다. i는 1이므로 조건이 참이 되어 차례대로 ‘1’이 곱해진 결 과를 시리얼 모니터에 출력합니다. 그리고 증감문이 실행됩니

구구단을 출력하는 스케치

다. ‘++’는 증감연산자 중 하나입니다. i에 1을 더하고 i에 다 시 저장하라는 뜻입니다. ‘i = i + 1’ 문장과 같은 의미입니다.

1에서 9 사이의 숫자를 입력하면 구구단을 출력하는 스케치

참고로 ‘--’는 1을 빼는 연산자입니다.

를 작성해보도록 하겠습니다.(표 2)

이 증감문이 실행되면, i는 2가 됩니다. 다시 조건을 확인합니

1 2

84 월간로봇

int inputdata = 0;

다. 2는 10보다 작으므로 안의 문장이 실행되면서 2가 곱해 진 결과를 출력합니다. 이런 식으로 i가 3, 4,...9까지 변하면


시리얼 통신과 구구단

서 곱해진 결과를 출력합니다. i가 9인 경우까지 곱해진 결과

9행에서 Serial.read()로 읽은 데이터에 ‘48’을 뺐습니다.

가 출력된 다음에 증감문이 실행되어 i는 10이 되고, 조건이

Serialread()로 읽으면 숫자로 데이터를 읽는 것이 아니라 문

만족하지 않으므로 for문을 벗어나게 됩니다.

자(아스키코드)로 읽어오기 때문에 ‘1’이 숫자 ‘1’아 아니라 아 스키코드 상에서 ‘49’로 inputdata란 변수에 값을 저장하게

스케치를 아두이노에 업로드한 후, 시리얼 모니터를 실행합니

됩니다. 아스키코드 표를 참고하면 됩니다. 구구단을 하기 위

다. 시리얼 모니터가 실행되면 ‘1’을 입력하고 전송 버튼을 누

해서는 숫자가 필요하므로 48을 빼서 우리가 원하는 수로 변

릅니다.(그림 1)

경해주는 것입니다.

그림 1. ‘1’을 입력하고 전송 버튼을 클릭

A를 입력하면 LED가 깜빡이는 스케치

그럼 그림 2와 같은 화면이 나타납니다. 곱셈이 계산되기는

마지막으로 ‘A’를 입력하면 LED가 깜빡이는 스케치를 작성해

했지만, 우리가 원했던 구구단이 아닙니다.

보겠습니다. 처음에 따로 준비문이 없다고 했으므로 아두이노 보드의 13번 LED를 제어해보겠습니다. 이번에는 표 4의 스 케치를 보기 전에 스스로 스케치를 작성해보도록 합니다. 1

int incomingByte = 0;

2 3

void setup()

4

Serial.begin(9600);

5

pinMode(13, HIGH);

6

}

7 8 그림 2. 원했던 구구단과는 다른 결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케치 9행을 표 3과 같이 수정하고 실행해보기 바랍니다. 9

inputdata = Serial.read() - 48;

표 3. 원하는 구구단 출력을 위해 스케치 수정

이제 우리가 원하는 대로 구구단이 출력됩니다.(그림 3)

void loop()

9

if (Serial.available() > 0)

10

incomingByte = Serial.read();

11

if( incomingByte == 65 )

12

digitalWrite(13, HIGH);

13

delay(1000);

14

digitalWrite(13, LOW);

15

}

16

Serial.print("I received: ");

17

Serial.println(incomingByte, DEC);

18

}

19

}

표 4. A를 입력하면 LED가 깜빡이는 스케치

처음 프로그램에 11~15행이 추가되었습니다. if문에 읽은 데 이터가 65와 같다는 조건을 넣었습니다. 아스키코드로 65가 ‘A’이기 때문입니다. 이 예제는 아주 간단한 듯하지만 다음에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 아두이노를 연결하고 제어할 때 유용 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그림 3. 스케치 수정 후 출력되는 구구단

85


DIY

░ DRONE

뚝딱 FPV드론 레시피 TB-250 키트 제작 및 캘리브레이션 글_박건우 멀콥 기술팀장 정리_양지원 기자(jiwon@roboticus.kr)

지난호 FPV 레이싱드론 기사를 읽고 키트를 구매한 독자들은 이미 물건을 손에 받았을 것이다. 혼자 척척 만들었다면 이번 기사는 패스해도 좋다. 그러나 ‘어렵다, 어려워!’를 연발하며 쪼물락 거리다 방구석 어딘가 밀어놓았다면 이번 시간은 여러분을 위한 시간이다. 매뉴얼 하나 들어있지 않은 커스터마이징 (Customizing) 키트를 보며 멘붕에 빠졌을 독자들을 위한 시간. 이름하야 뚝딱 FPV드론 레시피 되겠다. 알고 보면 김영만 아저씨의 종이접기만큼이나 쉽고 간단하다. 여러분은 끝내 성공할 것이다, 월간로봇과 함께니까.

86 월간로봇


도전 FPV드론레이싱 ❷

준비물 우리는 삼형제 도우미 빨노파다. 다음 도구들을 미리 준비해 작업을 한 번에 처리하겠다. 십자 드라이버, 6각 렌치 세트(1.5/2/2.5mm), 니퍼, 케이블타이, 양면테이프. 납땜은 하지 않는다. 준비됐다면, “좋아, 가자!” TB-250의 조립은 총 3단계로 구분된다. 1단계 조립, 2단계 배선, 3단계 프로그램 설치 및 캘리브레이션이다.

1단계 조립 ① 모터 조립

② 암대조립

모터 아래 4 개의 구멍에 맞춰 암대에 장착한다 . 암대란 드론의 모터 지지대 부분을 가리키는 관용적인 표현이다 .

③ 변속기 조립

모터가 장착된 암대를 하판에 위와 같은 배치로 조립한다 . 이 때 모 터의 위치가 중요하다 . 각 모터의 회전방향에 따라 볼트를 조이는 방향이 달라서 비행 중 프로펠러가 풀리는 것을 방지하기 때문이 다.

④ 전/후면 LED조립

암대의 하단부에 변속기를 장착한다 . 흔들거리더라도 프로그램 설 정 시 모터의 회전방향을 바꿀 수도 있기 때문에 지금 순서에선 케 이블타이 등으로 고정하지 않는다 . 모터의 회전방향은 모터에서 나 오는 3 개의 선 중 2 개를 서로 맞바꾸면 된다 . 전 / 후면 LED 를 하판의 볼트구멍에 맞춰 조립하고 LED 전원선을 하판에 극성에 주의하며 연결한다 . ▶ 87


DIY

░ DRONE

2단계 배선 ① FC(flight Controller) 부착

② 변속기 배선

FC 의 1~5 번 포트에 각 모터 변속기 배선을 연결하고 , 5 번포트 에는 FC 의 전원공급을 위한 케이블을 연결한다 . 이때 변속기에서 나오는 신호선 중 빨간선은 절단한다 . 주의 : ‌ 빨간선을 절단하지 않으면 비행 중 모터가 타버리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

CC3D 라고 적힌 FC 를 화살표가 기체의 정면을 향하도록 맞춰 하 판에 부착한다 . 양면테이프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 가급적 드론의 무게중심을 예측해 자리잡는다 .

③ 리시버 부착 및 배선

④ ‌ FC와 기자재들의 배선을 깔끔히 정리한 후 상판을 조립하 고 벨크로(찍찍이)를 활용해 배터리를 고정한다.

FC 의 조종신호 배선순서는 흰색 : THRO → 파란색 : AILE → 노 란색 : ELEV → 초록색 : RUDD → 주황색 : Flight Mode 순이다 .

88 월간로봇

“이제 어른이 됐으니까 잘 할 수 있죠?”


도전 FPV드론레이싱 ❷

3단계 프로그램 설치 및 캘리브레이션(calibration)

체에 배터리가 연결해제 됐는지 확인한다. 다음으로 그림과 같이 3개 항목을 모두 체크한 후 스타트 버튼을 클릭한다. 배

https://www.openpilot.org에 서 사 용 하 는 운 영 체 제

터리 연결 후 약 2초 뒤 Stop 버튼을 누른다.

용 설치파일을 다운받아 설치한다.(본 연재는 Windows용 15.02.02 버전을 기준으로 제작) ① 기체 기본 설정 첫 페이지에서 ‘Vehicle Setup Wizard’를 클릭, 설정마법사 를 실행한다. 새 창이 뜨면 첫 페이지는 넘기고 USB를 컴퓨 터와 연결한다. Upgrade를 하고 다시 Next 클릭. 기체의 프 로펠러는 제거하는 것이 좋다. Next를 한 번 더 누르면 수신기와 FC의 연결타입을 설정하

세번째 FC 출력 캘리브레이션이다. 스타트버튼을 누른 후 좌

는 메뉴가 나온다. PWM가 일반적인 연결법이며 PPM, S-b

우로 움직이다가 모터가 움직이는 수치에서 Stop을 누른다.

us, SAT. 등 사용하는 조종기 및 수신기에 따라 설정하면 된

이 때 그림 속 모터회전방향과 실제모터가 반대로 회전할 경

다. PWM의 경우 조종기 채널을 하나씩 직접 연결하는 방식

우 모터의 3가지 선 중 임의의 선 2개를 맞바꾸면 모터회전방

이지만 S-Bus, SAT는 선 하나로 모든 채널의 데이터를 통

향이 바뀐다.

신한다. 다음 메뉴에서 ‘멀티로터’를 선택 후 Next를 누르면

네번째는 ESC캘리브레이션에서 동기화한 값을 찾아 FC(CC

기체 형태를 선택한다. 우리는 기본값인 ‘Quadcoper X’를 선

3D)에 적용하는 과정이다.

택한다.

설정 후 Next 버튼을 몇 번 누르면 설정을 저장한다. 조종기

다음은 변속기 선택이다. 사용 중인 변속기가 고속모드 또는

세팅은 자동이므로 패스. 이후 메인페이지에서 ‘Config urat

원샷모드를 지원한다면 해당 모드를 선택하면 되며 본 연재에

ion’ 메뉴로 들어가 Input 세팅에서 그림과 같이 5개 채널 중

서 사용한 변속기는 일반고속모드를 지원하므로 Rapid ESC

첫번째 채널에만 체크하면 모든 것이 끝난다. 본 과정은 후바

를 선택한다. 원샷모드란 변속기의 펌웨어를 원샷펌웨어로 바

타(Futaba) 조종기 기준이며 다른 조종기를 사용할 경우 달

꿔 모터의 반응속도를 높이고 더욱 다이나믹하게 비행하는 모

라질 수도 있다.

드다. 사용 중인 변속기가 원샷모드를 지원하는지 여부는 구 입처에 문의해야 한다. Next를 두 번 눌러 센서 캘리브레이 션 메뉴로 이동한다. ② 캘리브레이션 첫번째 밸런스 캘리브레이션이다. 기체를 평평한 곳에 놓은 뒤 ‘Calculate’ 버튼을 누른다. 이 과정은 자이로와 가속도계, 지자계센서의 기준값을 잡는 과정이다. 본 과정을 거치지 않

지금까지 저렴한 가격으로 FPV레이싱드론을 손쉽게 만들어

으면 이륙이 안되거나 이륙하더라도 기체가 중심을 잡지 못할

봤다. 이제 여러분도 레이싱드론 파일럿이다. 다음 시간에는

수 있다.

고글과 카메라를 연동하는 방법과 기초비행술에 관해 알아보

두 번째 ESC 캘리브레이션이다. ESC 캘리브레이션은 각 모

겠다.

터가 같은 타이밍에 회전을 시작하도록 각 모터의 ESC를 동 기화 해주는 과정이다. 본 과정을 뛰어넘으면 이륙시 기체가 한쪽으로 기울어 넘어질 수 있다. USB가 연결된 상태에서 기

89


DIY

░ DIY Plaza

당신의 심장을 뛰게 할 감성 로봇 2015 나비 해카톤: H.E.ART BOT 개최 글_나유권 기자(yookwon@roboticus.kr) 사진_아트센터 나비

H.E.ART BOT(Handcraft Electronic Art Bot). 로봇의 자연스러운 이족보행 기술을 자랑하려고 모이지는 않았다. 따뜻한 마음과 상상력이 담겨있는 로봇을 생각하는 자리다. 미래의 로봇은 조금 달라야 한다. 우리 곁에서 세상을 연결해주는 소통 도구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지금까지 로봇이 그냥 커피라면 H.E.ART BOT은 텁텁한 커피에 설 탕 한 스푼을 더 넣었다. 너무 당연해서 잊고 있었던 따뜻한 감성을 차가운 한잔에 녹였다. 서로 잘 섞이게 휘저어 주는 것은 해카톤에 참여한 사람들의 몫이었다.

90 월간로봇


2015 나비 해카톤 현장

지난 8월 12일 저녁, 종로구 서린동에 위치한 아트센터 나비

독특한 창작플랫폼을 구성했다.

가 사람들로 붐볐다. 과연 무슨 일이 있어 사람들이 모인 걸 까? 주제는 로봇이다. 로봇은 로봇인데 익히 알고 봐왔던 것

뭍으로 나온 메이커들

과는 무언가 다르다. ‘2015 나비 해카톤’ 현장에서는 로봇과 예술, 그리고 감성이 어우러졌다.

감성로봇을 주제로 열린 나비 해카톤 H.E.ART BOT은 8월

해 카 톤(Hackathon)은 해 킹 하 다(Hack)와 마 라 톤

10일부터 3일간 진행됐다. 총 6개 팀(13명)이 제한 시간 동안

(Marathon)의 합성어로 마치 선수가 마라톤을 뛰는 것처럼

독창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모두 개인창작로봇이다. 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한정된 시간 안에 아이디어를 내

카톤 마지막 날인 12일에는 오픈 스튜디오 행사를 했다. 단순

고 최종 결과물을 공개하고 공유하는 활동을 말한다.

히 작품에 대해 발표하고 끝나버리는 방식을 버리고 직접 체

아트센터 나비의 해카톤은 이번이 6번째다. 2013년 도심 속

험하고 가까이서 살펴볼 수 있게 전시했다. 작가들은 작품 옆

캠핑과 창작워크숍의 결합을 시도한 <Creative Glamping>

에서 관람객들에게 해카톤 과정에서 느낀 창작의 즐거움을 생

을 시작으로 꾸준히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건축, 사운드, 패

생하게 전달했다.

션, 로봇 등 여러 분야와의 융합을 시도하며 나비 해카톤만의

6팀이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제작한 감성로봇들을 소개한다.

91


DIY

░ DIY Plaza

OPEN STUDIO 3일간의 결과물

다돼지

우리 에그

A to P (안세원, 박영희, 박선미)

최재필, 전형준

풍요와 행운을 빌며 고사를 지내는 우리나라의 풍습을 모

가까이 있어도 멀리 있다. 한집에 있어도 들어가고 나가

티브로 만든 로봇이다. 실제와 같은 돼지코와 쫑긋 솟은 귀

는 것만 알뿐 단단히 문을 걸어 잠근채로 하루를 보낸다.

가 인상적이다. 그 이름처럼 돼지가 내 소원에 응답해서 <다

소통의 수단은 늘었지만, 마음을 움직이는 소통은 반비례

돼지>다. 몇 번이고 되뇌게 되는 이름이다. 일단 행운을 빌

한다. 최재필, 전형준은 ‘우리’라는 관계에 주목해 소통을

며 종이에 소망을 적는다. 돼지 입에 돈 봉투를 물리듯 종이

위한 로봇을 제작한다. <우리 에그>는 서로의 존재를 느

를 넣고 우측에 있는 레버를 신나게 돌린다. 신기하게도 그

끼게 해주는 원격 커뮤니케이션 로봇이다. 커다란 알을

에 대한 응답으로 희망 가득한 말을 화면에 출력해준다. 성

흔들면 떨어져 있는 다른 알도 붉은빛을 내며 따라 움직

취 여부를 떠나 모든 격려는 기분 좋은 법. <다돼지>가 이번

인다.

에는 우리에게 어떤 희망의 말을 건넬지 궁금하다.

“나 지금 너 생각하고 있다“ 말할 필요 없이 로봇을 한 번 만져주면 된다.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연결해주는 매개체 로서 역할을 충분히 하는 로봇이다.

1 92 월간로봇

2


2015 나비 해카톤 현장

얍! Yap!

R2E BOT

아차 (이재민, 한진수)

Rect2ellipse (홍상화, 오의진)

<얍! Yap!>의 조작은 간단하다. 스마트폰에 있는 이어폰

직장 생활에서 삭막함을 느끼는 사람들의 외로움에 초점

잭에 꽂기만 하면 된다. 미니 로봇은 스마트폰의 사운드

을 맞춰 “책상 위 작은 친구”가 되어주는 로봇을 제작했

신호를 인식해 빛, 소리, 움직임으로 감성을 표현한다. 음

다. 오직 사용자만을 바라보고 반응한다. 책상 앞에서 장

악이나 영상이 재생되면 이어폰 잭에서 나오는 미세한 전

시간 움직임이 없는 사용자를 인식하면 로봇은 어깨를 축

기신호를 인지해 나비가 날갯짓을 하고 로봇의 두 눈은

늘어뜨린다. 반대로 책상을 벗어나거나 로봇의 머리를 쓰

반짝반짝 빛을 낸다. 현대인의 필수품인 스마트폰은 이제

다듬어 주면 마치 기운을 차리는 모습을 보인다. 거리감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이 된 지 오래다. 이런 미니 로봇 액

지 센서 덕분이다. 애완동물은 사람에게 정서적 동반자가

세서리 하나면 남들과는 차별된 개성을 더 할 수 있다. 고

되어주기도 한다. 작가는 애완동물 같은 로봇을 생각했다

개를 푹 숙인 채 스마트폰의 네모난 화면 속에 빠져들지

고 한다. 힘이 들 땐 하이파이브까지 해주는 로봇을

말고 무료한 일상에 위트를 더해보자.

어찌 미워할 수 있겠는가.

3

4 93


DIY

░ DIY Plaza

모모토 momoto

그랜봇

하드카피월드 (서영배, 박일용)

메이크 앤 메이커스 (김용승, 정민정)

현대인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사람들과 끊임없이 메시지를

구수한 욕을 한 바가지 선사하는 할머니 로봇, <그랜봇>

주고받는다. 메시지로 이루어진 소통방식에 유머를 더해 감

이다. 지극히 작가의 개인적인 사연에서 출발해서 기획된

성로봇 <모모토>가 완성됐다. <모모토>는 총 3가지 버전이

로봇이다. 차를 타고 가는 도중 화가 나는 상황임에도 욕

다. 특정한 메시지를 받게 되면 블루투스로 연결된 로봇이

하지 못하는 아내의 모습을 보며 누군가 대신 시원하게

춤을 추고, 노트북 뒤에 숨어있는 로봇이 고개를 내밀며, 수

욕을 해주면 얼마나 속이 후련할까 생각했다고 한다. 욕

신한 메시지를 소형프린터로 찍어 일상을 기록해 준다. 매

하면 또 욕쟁이 할머니 아닌가. 욕을 들어도 기분이 나쁘

일 주고받는 메시지가 곧 우리의 이야기다. 프린터로 출력

지 않다. 그랜봇은 그렇게 탄생했다. 음성인식 센서와 아

된 메시지를 모으면 일기장으로 만들 수 있다고 작가는 말

두이노를 탑재해 사람의 음성에 반응한다. ‘할머니’라고

했다. 표정을 잃은 현대인에게 늘 주고받는 메시지 하나로

부르면 ‘오냐 똥강아지’라고 대답하고 ‘할머니, 안녕하세

작은 웃음을 입혔다.

요’라고 하면 ‘밥은 먹고 댕기냐?’라면서 따뜻한 말로 되 묻는다. 10여 종이 넘는 단어를 인식하며 20여 가지의 구

5 94 월간로봇

수한 할머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때론 위로가 되고, 때론 힘을 얻게 한다.

6


2015 나비 해카톤 현장

OPEN EDU DAY

아이들에게도 최고의 시간

는 메이커 페어가 늘 부러웠다.”며 “나비 해카톤은 공학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쉽고 재밌게 로봇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오픈 스튜디오 밖의 카페 공간이 왁자지껄했다. 나비 해카톤

알리는 뜻깊은 자리”라고 말했다.

의 연계행사로 열린 “오픈 에듀 데이(Open Edu Day)”는 호

우리나라에는 아직 메이커들을 위한 인프라가 부족하다. 누구

기심 가득한 꼬마 아이들로 인산인해였다. 눈으로만 보는 것

나 창작의 욕망을 품고 있지만 어디서,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할

이 아니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이 가능하도록 마련

지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아트센터 나비가 진행한 것과 같은

한 자리다. 이메일로 진행된 사전 신청은 금세 마감이 되었다

해카톤 활동이 더 많이 알려지고 관심을 받아야 하는 이유다.

고 한다. 쉽게 접하기 힘든 3D 프린터의 작동 모습을 눈앞에

아트센터 나비는 현재 로봇을 주제로 하는 글로벌 해카톤을

서 확인하고 3D 펜을 사용해 직접 모형을 만들기도 했다. 아

구상중이다. 한중일을 비롯한 아시아 기반의 창작자, 메이커,

이들은 어렵게만 느끼던 아두이노의 구조를 조금이나마 이해

개발자들이 한국에서 개인창작로봇을 함께 만들어 보는 기회

하고 색을 인식하는 ‘사운드봇’을 보기 위해 열심히 색칠하기

를 만들 계획이다. 또 지금까지는 해카톤이 전문가들을 중심

에 여념이 없었다. 정해진 체험 시간이 지나도 쉽게 발을 떼

으로 진행됐다면, 앞으로는 관심자나 초심자들도 참여할 수

지 못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있는 열린 해카톤을 기획하고 문화를 확산하는데 기여한다는

아트센터 나비는 이번 로봇 해카톤을 시작으로 더 많은 사

목표다.

람이 함께 즐기는 로봇 창작문화를 만들고자 했다. 그래서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나비는 (해카톤이라는 간판을

H.E.ART BOT은 다가가기 어려운 기술적 접근보다는 좀 더

걸지 않았을 뿐) 설립 때부터 해카톤 형태의 활동을 꾸준히

쉽게 마음과 감성으로 접근하길 바랐다.

해왔다”며 “IoT(사물인터넷) 시대가 도래하고 메이커 운동이

해카톤에 참여한 최재필 작가는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이

확산하면서 최근 젊은 메이커들 사이에서 해카톤이 많은 관심

모여서 경제적 이득을 바라지 않고 순수하게 창작물을 공유하

과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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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 Cafe

Editor's Note

로봇과 예술의 이유 있는 동행 글_정진영 편집장(chief.editor@roboticus.kr)

로봇은 다양성의 집합체다. 기술, 디자인, 스토리 등 다양한 전문 영역이 모여서 탄생한다. 과거 산업용 로봇이 대부분인 시절에는 기술이 가장 중요했다. 제대로 기능하면 됐다. 지금은 다르다. 로봇이 우리 삶 속으로 들어오 면서 감성을 건드리는 요소가 부각된다.

소프트뱅크의 감성로봇 페퍼는 6월에 이어 7월에도 매진 행렬을 이어갔다. 신시아 브리질 박사가 만든 가족로봇 지보는 수백억 원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민원서비스 로봇 등을 선보인 우리 기업 퓨처로봇은 로보틱스비즈니스 리뷰가 선정한 '세계 50대 로봇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사람과 감성적으로 소통하는 기술 덕분이다.

월간로봇은 이번 호에서 로봇과 예술의 만남을 흥미롭게 풀어낸 이야기를 많이 담았다. 미디어아트 그룹 팀보이 드는 공장자동화 로봇팔에 감성을 불어넣었다. 로봇팔 두 대가 원래의 운반 임무는 뒤로한 채 서로에게 장난치면 서 관람객들에게 즐거운 ‘오작동’을 선보인다.

변순용 교수의 로봇윤리 이야기는 화가로봇을 소재로 삼았다. 인간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감정을 로봇이 어느 정 도까지 표현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 의미는 무엇일지 생각해봤다. 문화책갈피에서는 아티스트를 만나 새 옷을 입은 로봇청소기를 소개했다.

아트센터 나비가 주최한 로봇 만들기 해카톤 <H.E.ART BOT>은 로봇과 예술, 그리고 감성이 어우러진 놀이마 당이었다. 책상 위의 작은 로봇은 우리가 움직이지 않고 앉아서 일만 하면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풀이 죽는다. 또 다른 로봇은 휴대폰 메시지가 오면 분주하게 돌아다니며 소식을 전한다. 작가의 예술적 상상력이 로봇 기술과 만 나서 탄생한 결과물이다.

지금도 많은 공학자들이 연구실에서 로봇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예술가들과 교류하 면서 영감을 얻는다면 한국의 페퍼나 지보가 더 많이 탄생할 수 있다. 월간로봇은 바쁜 로봇공학자들을 대신해 두 영역을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려 한다. 개봉박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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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olution designed by Human & Robot 로봇시대를 앞서 준비하는 로봇정보지

2015

09 Vol.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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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2015 vol.82

Focus on현 실 로 다 가 올 기 적

현실로 다가올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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