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No.12 / WINTER 2013 ISSN 2287-5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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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지난 호를 발행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2호 ‘편집자의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쓰는 곳은 ‘에이드 카페AID cafe’라는 새로 생긴 공간입니다. <스펙트럼> 제10호(2013년도 여름) 인터뷰이 중 한 명인 건축가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백선Kim Paik sun이 새로 지은 곳입니다. 지난 인터뷰에서 그가 이야기로 구상을 공유한 곳에서 다음 호 글을 쓰고 있자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거두절미하고, 이번 <스펙트럼> 주제는 ‘공유SHARES’입니다. 우리는 수많은 것을 알게 모르게 공유하며 삽니다. 주위 친구들과 일터와 학교에서 만난 이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에서 의도하거나 그렇지 않은 공유가 나비효과처럼 퍼지는 세상이니 말입니다. 모든 종류의 공유는 어릴 적 배운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처럼 왕왕 다시 자신에게 돌아오고는 합니다. 하물며 그것들이 어떤 모습일지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시대입니다. 우연을 가장한 긴 인생의 조각들처럼 말입니다. 이번 편집자의 글은 유독 다른 호보다 많이 고민했습니다. ‘공유’라는 단어가 풍기는 짐짓 선善한 기운만을 이번 호 안에 온전히 담으려고 하진 않았기 때문입니다. 공유가 무척 쉬워진 시대, 좋은 의도를 지녔다고 해서 반드시 기대한 결과로 돌아오는 것도 아닙니다. 무언가 나누는 것이 쉬워진 만큼, 예기치 못한 실패와 비난 혹은 좌절 또한 함께 감내해야 하는 것이 2014년을 한 달 남짓 남겨둔 이 시대의 공유가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지금의 공유란, 갈수록 양날의 검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수많은 공유가 넘치는 시대. 우리는 과연 어떠한 것에 눈길 주고, 동의하거나 반대하고, 의견으로 표출하고, 또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나누기를 반복할까요. 모든 가치 판단의 옳고 그름 혹은 중도와 망설임 사이에서, 어쨌든 간에 우리는 공유를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마치 무한동력과 가까운 요즘 시대의 ‘공유’를 잠시, 멈춰 서서 바라보자는 의도에서 이번 호를 만들었습니다. 함께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Editor 홍 석 우 4
SPECTRUM
Contents ISSUE No.12 / WINTER 2013 Incase x Louvre Apple Store Collection for this issue's cover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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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ARTICLES FASHION - 홍석우 DESIGN - 석수란 ART - 이지현 BOOK - 이로 STREET - 최강호 MUSIC - 성창원 TECH - THINK, TALK, WRITE. TRAVEL - 신성현
RECOMMENDATION FOR WINTER 2013
10 ARCHIVE APPLE EXCLUSIVE
22 PEOPLE JOE HAHN KARL OSKAR OLSEN
140 GALLERY RYAN MCGINLEY vs LESS KIM TAEKYUN
172 PRODUCT
78 PICTORIAL _ANYWHERE CAMPA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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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변대용, 타투이스트 노보, 그래픽 디자이너 겸 일러스트레이터 오혜진, 피규어 아티스트 쿨레인, 아티스트 조기석
SPACE
INCASE STORE
STORE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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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ifth Avenue May 2006 Sapporo June 2006 Soho Aug 2006 Rome Mar 2007 Louvre Nov 2009 Canada Jan 2010 Australia May 2010 Shanghai July 2010 Covent Garden Aug 2010 Barcelona July 2012 Sweden Sept 2012
인케이스는 2006년부터 2012년까지 10개국 11개 지역의 공식 애플 스토어와 콜라보 레이션을 통해 각 매장의 컨셉이 담긴 제품들을 선보였습니다. 2006년 뉴욕 5TH 애비뉴를 시작으로 일본 사포로, 이탈리아 로마, 프랑스 파리, 중국 상하이 등 전 세계의 애플 매장 런칭을 기념하기 위한 각각의 한정판 제품은 그 지역에 경의를 표하고 도시에서 영감을 받아 인케이스만의 특별한 디자인 미학을 새롭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적용하였으며, 각 매장을 위한 익스클루시브한 케이스는 그 매장에서만 판매를 진행하여 가치를 더했습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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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 2010 Lucky Bag 애플 일본은 매년 새해마다 다양한 애플 제품과 액세서리들로 채워진 애플 럭키백을 출시합니다. 2010년에는 인케이스가 레드 포인트와 청록색 안감이 더해진 컴팩트 백팩을 디자인하였습니다. 일본어로는 후쿠부쿠로라고 불리는 럭키백은 비밀스런 제품들을 매력적인 가격에 얻을수있는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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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th Avenue 2006년 5월 뉴욕 5번가의 애플 스토어 오프닝을 축하하기 위해 인케이스는 15인치 맥북 프로 슬리브, 아이팟 나노와 클래식용 폴리오 케이스를 포함한 컬렉션을 런칭하였습니다. 컬렉션에 포함된 케이스들은 뉴욕의 아이콘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브룩클린 브릿지, 체커 택시, 그리고 자유의 여신상이 양각으로 새겨졌고 맨하탄 스토어에서 한정수량으로 판매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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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pporo 인케이스는 2006년 6월 일본 홋카이도 삿뽀로 애플 스토어 오프닝을 기념하기 위해 홋카이도의 아이누 토착민의 아트워크에서 영감을 받은 아이팟 클래식용 한정판 폴리오를 제작하였습니다. 삿뽀로 스토어에서만 판매된 이 폴리오는 독특한 패브릭 질감과 흑곰이 빨간 물고기를 잡아먹는 아이누 스타일의 그래픽이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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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o 인케이스는 DC Shoes와 협업하여 뉴욕 소호 애플 스토어의 2006년 8월 오프닝을 기념하기위한 신발 가방과 아이팟 폴리오인 소호 벨크로 스트라이커를 제작하였습니다. 이 맞춤 제작된 제품들은 그레인 가죽, 볼리스틱 나일론, 마이크로 파이버 스웨이드 등의 최고급 소재를 사용하였습니다.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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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e 2007년 3월 로마 애플스토어 오프닝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아이팟 클래식용 수공예 Rome Folio 케이스는 13세기 이탈리아 건축과 대리석 모자이크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이 케이스는 기하학적인 패턴이 양각으로 새겨진 럭셔리한 내파 가죽에 황갈색 스웨이드와 골드 디테일 액센트가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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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rousel du Louvre 루브르에서 영감을 받은 볼드한 기하학 패턴이 특징인 이 컬렉션은 2009년 11월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애플 스토어 오프닝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되었습니다. 메신저 백, 13인치 맥북 프로 슬리브, 아이폰 3GS 슬라이더 케이스가 포함된 이 컬렉션은 루브르 애플 스토어에서 한정수량으로 판매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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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ada
Shanghai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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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cel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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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ES
BYUN DAE 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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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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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HEZ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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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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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ULPTOR
TATTOO ARTIST GRAPHIC DESIGNER & ILLUSTRATOR FIGURE ARTIST
CHO GISEOK
GRAPHIC DESIGNER & IMAGE MA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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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es’는, 재능 넘치는 다섯 아티스트들의 작업을 스펙트럼 안에서 무작위 페이지로 보여줍니다. 이번 호에서는 조각가 변대용Byun Dae yong 과 타투이스트 노보Novo Kang Jeung eun,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오혜진O Hezin 과 피규어 아티스트 쿨레인Coolrain
그리고 설치부터 이미지 메이킹까지 다방면의 작업을 보여주는 젊은 아티스트 조기석Cho Giseok 의 작품을 골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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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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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JOE HAHN 조한
interview & text 홍석우 Hong Sukwoo photography 정재환 Jae Chung(JDZ) edited 김지혜 Kim Jihye, 이지현 Lee Jihyun, 홍석우 Hong Sukwoo translated by 김혜연 Kim Hyeyeon © all works courtesy of Joe Hahn, Linkin Park
설명이 필요없는 미국 록 밴드, 린킨 파크LINKIN PARK 에서 프로그래밍과 샘플링, 디제잉을 맡은 조 한Joshep ‘Joe’ Hahn a.k.a. Mr. Hahn 을 만난 경위는 흥미로웠다. 오랜 친구이자 린킨 파크의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머신숍Machine Shop 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reative director 리키 킴 Rickey Y. Kim 에게
온 이메일이 시작이었다. 그는 조 한과 함께 곧 서울에 방문할 것이라고
했다. 10월 초순, 짧은 일정 속에서 조 한은 서울국제뮤직페어뮤콘 2013, MU:CON SEOUL 2013 콘퍼런스에 참여하고, 디젤Diesel 과 <데이즈드앤컨퓨즈드 코리아Dazed & Confused Korea>가 주최한 파티에서 음악 틀고, 남성복 레이블 준지Juun.J 의 정욱준과 점심 먹은 후 서울의 젊은 패션 디자이너들 쇼룸에 들렀다. 물론, 내가 함께하지 않은 더 많은 일정이 그 안에 있었음은 물론이다. 데뷔하자마자 천 만장이 넘는 음반 판매를 기록하며 인기 반열에 오른 슈퍼스타 밴드의 일원인 그를 만나기 전, 자못 긴장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어설프게 인기 얻지 않고 무언가 이룬 이들의 공통점이랄까? 그는 친절하고 배려 깊었으며, 모르는 것들에 열정적인데다, 어디서든 툭 던지는 재치 있는 사람이었다. 대중이 표면적으로 드러난 음악과 영상 작업 - 영화 <트랜스포머Transformers> 시리즈 사운드트랙 등 - 에 집중하는 동안, 그는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을 연결하고, 공유하는 일에 관심 두고 있었다. 인터뷰 내내 입버릇처럼 말한 것은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UX ’이라는 단어였다.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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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Y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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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SPECTRUM: 한국에 3년 만에 왔다(린킨 파크는 1집 이후 앨범 발매 때마다 - 2003
학생이었나? 무얼 좋아하고, 즐겼나?
년, 2007년, 2011년 – 내한 공연했다).
Hahn: 난 무척 멋졌고cool, 모두가 나를 좋아했으며, 남녀 구분 없이 모두 닮고
기분이 어떤가?
싶어했다. (웃음) 농담이다. 사실 지금보다
Joe Hahn 이하 Hahn: 좋을 따름이다. 날씨가 계속 좋아서 많이 걷고 돌아다닐 수 있었다.
더 내성적이었다. 중고등학교 때는 예술에
여러 매장을 둘러보고, 크리에이티브 집단들
어릴 때 어머니가 교회에 가게 했는데,
creative communities 을 만나 그들이 입고
심심하니까 어쩔 수 없이 헌금 봉투에 그림
사용하는 아이템도 관찰했다.
그리곤 했다. 그렇게 억지로 그리다 보니
무척 관심이 많아서 예술가가 되고 싶었다.
그림 실력이 좋아졌다. 사실 이 질문은 어제2013년 10월 11일 금요일 열린
어떻게 답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그냥
서울국제뮤직페어뮤콘 2013, MU:CON SEOUL
평범했다. 텍사스Texas 에서 태어나서 굉장히
2013 에서는 ‘360사운즈360 Sounds’의 디제이
백인다운 남부 환경에서 자라다가, 여덟
소울스케이프DJ Soulscape 와 대담했다. 주로
살 무렵에 캘리포니아 글렌데일Glendale 로
어떤 이야기들을 나눴나?
이사해서 멕시코인Mexican이 많은 동네에
Hahn: 가장 좋아하는 색은 무엇인지, 어떤 신발을 즐겨 신는지, 오늘 날씨는 어떤지
살았다. 동네 유일의 아시아인이었다.
등의 일상 얘기부터 밴드band 와 테크놀러지
많은 아시아 사람과 교류할 수 있었다.
중학교 때 좀 더 나은 동네로 이사했고, 좀 더
technology, 첨단기술 에 관해 얘기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밴드를 하는 것도 얘기했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디제잉DJing 을 취미로
한국에서 단독 디제잉 무대도 가졌다. 세계 순회공연과 뮤직 페스티벌을 비롯하여
Hahn: 다른 사람들처럼 그저 음악이 좋았다. 당시 힙합 같은 새로운 음악이 많이
세계 각국 다양한 무대에서 밴드 공연한
나올 때였는데, 디제잉이 특히 흥미로웠다.
당신에게, 디제잉만으로 이뤄진 공연장
지금 턴테이블리즘turntablism 의 전신인
시작했다고 들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분위기는 어떤 느낌이었나?
스크래칭과 저글링scratching and juggling 으로
Hahn: 뮤콘에서 이곳 음악업계와 관련 깊은 사람을 알게 되었고, 그가 공연을
어떤 곡이 완전히 새롭고 신선하게 재탄생할
주선했다. 한국에서 단독 디제잉은
공부도 더 하고 싶었다. 디제잉으로 곡의
처음이었다. 관객들 의상부터 달랐다.
구조라든지 작곡 같은 음악을 많이 배웠다.
다양한 음악을 듣는 것에 열려 있었다. 무척
결국, 음악 공부는 나 자신을 위한 것이었다.
수 있다는 점에 빠졌다. 음반을 더 모으고,
즐기면서 춤도 추고, 깊이 빠져들었다. 시간을 조금 되돌려서, 지금 가장 흥미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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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스펙트럼 인터뷰이에게는 ‘어린 시절
작업하는 것들은 무엇인가?
teenage life’을 묻는다. 중고등학생 시절, 어떤
Hahn: 원래 음악을 할 생각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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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brid Theory, 2000> <Meteora, 2003> <Minutes to Midnight, 2007> <A Thousand Suns, 2010> <Living Things, 2013> by LINKIN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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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harged>, 2013 by LINKIN PARK
A Single Cut <A Light That Never Comes, 2013>, Collaboration with Steve Aoki, 2013
<A Light That Never Comes, 2013>, Official Music Video, 2013 by LINKIN PARK Making Teaser of <A Light That Never Comes, 2013>, Official Music Video, 2013 by LINKIN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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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 열린 마음으로
지난 2013년 8월 10일, 일본에서 열린
삶을 대하기 때문에 삶이 내게 주는 기회에도
‘섬머 소닉 페스티벌Summer Sonic Festival 2013 ’
마찬가지로 임한다. 이건 내 인생철학과도
의 스티브 아오키Steve Aoki 합동 무대에서
같다. ‘삶이 제시하는 기회들을 따라갈 것.’
신곡 ‘어 라이트 댓 네버 컴즈A Light
그리고 또 하나, 인생에서 중요하게 생각
That Never Comes feat. Steve Aoki ’를 깜짝
하는 것은 창의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개했다. 그리고 지난 9월 16일, 린킨 파크
만약 창의적인 삶을 살고, 그런 직업을
비디오게임과 함께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가질 수 있다면 무엇이라도 괜찮다는 것이
스티브 아오키와의 작업에 관한 일화episode
내가 프로로서 그리고 개인적으로 지닌
를 들려줄 수 있나?
삶의 목표이다. 창의적으로 살게 되면 일이 많아지지만, 재미있어서 일처럼 느끼지
Hahn: 이번 협업은 우리 구성원, 마이크 Mike Shinoda 가 아오키Steve Aoki 와 함께
않는다. 나에게 창의성이란 경험, 그리고
작업하길 굉장히 원해서 시작했다. 마이크가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과 연관이 있는데 특히
한참 이디엠EDM, Electronic Dance Music 에
‘시각적 경험visual experiences’이 중요하다.
빠져 있었는데, 그 덕에 아오키와 아비치
음악도 시각적으로 연결하려고 하고, 모든
Avicii, 댓식Datsik
예술적인 것을 최대한 전체주의적 맥락에서
많이 만났다. 아오키는 매우 열정적이고
등 분야가 다른 아티스트를
바라보려고 한다. 아주 포괄적으로.
재미있어서 함께 작업하기 즐거웠다. 계속
사람에게 어떠한 감정을 전달하는 점에서
곡을 주고받길 반복하다가 나온 곡이 바로
음악과 시각 작업은 같은 맥락이다. 적어도
그 곡이었다. 마침 <리차지드Recharged; 2013
생각하는 과정에서는 그렇다. 음악 작업에는
년 10월 29일 발매한 린킨 파크의 리믹스 앨범으로, 스티브 아오키와
여러 가지 면이 있다. 악기를 연주하고,
협업한 곡이 들어 있다. - 편집자 주
비트를 만들고, 보컬을 짜깁기하고….
앨범이라 곡과 잘 맞아 떨어졌다.
> 앨범이 EDM 기반의
하지만 이것을 세상에 발표할 때, 결국 곡의 형태를 띤다. 특히 대중음악pop music
‘A Light That Never Comes’
일 때는 구조가 더 정형화되어 있고, 쪼갤
뮤직비디오는 한편의 SF 영화를 보는
수 있다. 이것을 시각적으로 해석하는 일은
듯하다. 어떤 식으로 작업했나?
더 쉽다. 시각 작업은 어떤 사건을 기점으로 구체적으로 진행도를 나눌 수 있다. 그림
Hahn: 완전히 컴퓨터그래픽CG, Computer Graphics 으로만 완성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릴 때도 비슷하지 않나. 모든 경험을
가상 도시를 만들고, 그 도시에는 각
하나의 틀frame 에 넣어야 한다. 그래서
밴드 구성원별로 의인화한 - 그들에 의해
어떤 날엔 음악 작업에 몰두하다가 어떤
통제되는 - 여러 구역의 공간이 있다.
날엔 그림을 그리고, 어떤 날엔 영상video
<심즈The Sims> 게임에서 착안한 거다. 3D
아이디어를 구상한다. 계속 한 가지만 하면
이미지는 엑스박스 X Box 360 의 키넥트Kinect
답답하고 싫증 나니까. 이렇게 다채롭게
카메라와 3D 스캐너3D scanner로 작업했다.
작업할 수 있는 것도 행운으로 여긴다.
영상 작업은 델Dell™사와 엔비디아NVIDIA® 의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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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전통적인 필름 작업
또한, 프로젝트 밴드를 만들 계획이 있나?
방식은 하나도 없었다.
Hahn: 아, 한국 아이돌 밴드를 해보려 했는데 그러기엔 너무 늙었다고 했다.
린킨 파크의 인종 구성은 다양하다. 체스터
오디션을 보러 갔는데 그들은 내가 린킨
베닝턴Chester Bennington 과 데이브 ‘피닉스’
파크 구성원인 줄 모르더라. 노래도 못하고
패럴Dave ‘Phoenix’ Farrell 을 제외한 롭 버든Rob
몸도 좋지 않아서 그런가…. (웃음) 지난
Bourdon 과 브래드 델슨Brad Delson 는 유대계
15년간 솔로 프로젝트라고 할만한 것은
미국인, 마이크 시노다Mike Shinoda 는 일본계
모두 내 하드 드라이브에 쌓인 비트 뭉치
미국인, 당신은 한국계 미국인이다. 이러한
a bunch of beats 들이다. 지금껏 많은 비트를
‘인종의 다양성’은 밴드 음악의 정체성에
만들었지만, 완성하지 않은 것도 많다. 모두
어떠한 식으로든 영향을 끼치나?
현재진행형이다. 이게 진정한 의미의 솔로
Hahn: 미국 자체가 인종 구성이 다양한 나라이다. 그것을 보이기 위해 의식적으로
프로젝트다. 혼자 만들고, 혼자 들어볼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노력한 점은 없다. 우린 그저 적재적소에 탄생한 그룹이다. 사실 처음부터
슬슬 당신의 개인 작업들 – 비단 음악뿐
제작사들이 우리를 반긴 것은 아니다. 인종
만이 아니라 – 이야기를 해보자. 앞서
때문이라기보다 당시 제작사들이 딱 붙는
2006년에는 직접 감독한 단편영화 <더시드
가죽 바지tight leather pants 를 입는 등의 무척
The Seed>를 출품하면서 부산에 방한했다.
전형적인 이미지의 록밴드와 많이 결합하던
또한, 린킨 파크 앨범 표지 아트워크 작업은
때였다. 우리는 스케이트보드 타는 아이들
물론, 뮤직비디오를 감독하고, 비디오게임
skate kids 과 같았다. 처음에는 모두 우리를
음악 작업도 하고, 2011년 11월에는 포뮬러
거절했다. 그래서 더 음악에 집중했고,
1F-1 드라이버 카무이 고바야시Kamui
여러 협업으로 관계를 넓혀갔다. 할 수
Kobayashi 의 헬멧 디자인도 공개했다. 얼마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별하지 않고 장르를
전에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의 태블릿
섞어가며 실험적인 시도를 더했다. 하나의
PCTablet PC, ‘서피스 2Surface 2・서피스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달성하면 그다음으로
프로2Surface Pro 2 ’와 리믹스 프로젝트Remix
넘어가는 식으로 하나씩 계획하고
Project 를 진행하며 뮤직 디바이스music
이뤄나갔다.
device 를 만들기도 했다. 이처럼 다양한
작업을 이어가는 가장 큰 목적, 혹은 목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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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을 쌓은 여러 밴드가 그렇듯이, 린킨
무엇인가?
파크 또한 ‘따로 또 같이’ 작업한다. 일례로 체스터 베닝턴은 얼터너티브 록밴드 ‘데드
Hahn: 여러 기회를 최대한 열린 마음으로 대한다. 새롭고 유행하는 테크놀러지를
바이 선라이즈Dead By Sunrise’로 활동했고,
의식할 뿐 아니라 그것에 참여하려고
마이크 시노다는 솔로 프로젝트인
노력한다. 세상 모든 것이 변하지만, 좋은
‘포트마이너Fort Minor’로 활동했다. 당신
음악과 좋은 이야기 그러니까 순수한
SPECTRUM
창작 예술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그것을
이런 식으로 사람들이 변형할 수 있는 음악과
대중에게 전달하는 방식이 변하고, 그에 따른
비디오를 소비하게 될 것이다. 음악뿐만 아니라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UX 과 관객과의
영상도 기본적으로 제공하고, 각자 취향에
교류가 달라진다. 이러한 상호작용이
맞게 리믹스하면서 최종적으론 게임으로도
핵심이다. 또한, 이런 부분은 기술의 진보에
만들 수 있다. 이게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한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나 델
‘리믹스 프로젝트’였다.
같은 정보기술IT, Information Technology 회사와 일하는 것이 좋다. 여러 기회로 나를 표현할
많이 받은 질문이겠지만, 창조의 원천이
수 있어서 재미있고 흥미롭다. 작년에는
있다면 무엇인가?
<몰Mall>이라는 영화를 찍었다. 첫 정식 장편
Hahn: 아트북을 보고, 예술을 공부하고, 만화책을 읽고, 애니메이션을 본다. 예전에는
영화 작업이었다. 이 영화는 에릭 보고시안 Eric Bogosian
원작 소설에 기반을 뒀고 내년쯤
개봉한다. 영화음악 작업도 함께했다.
그렇게 해왔지만, 요새는 텀블러Tumblr 같은 이미지 기반형 블로그를 보며 많은 영감을 얻는다. 개개인이 자신의 관점으로 찍은
이처럼 다양한 ‘새로운 프로젝트 참여 기회’는
사진이나 만든 이미지들이 무척 독특하게
어떻게 만들어내는 것인가?
다가온다. 그런 것들을 보면서 머릿속으로
Hahn: 어떤 프로젝트인가에 따라 다르다. 음악 작업을 할 수 있는 장비들은 집에
곡과 이야기를 연관 지어 다시 나만의 버전으로 그려본다.
갖추고 있다. 시각적인 것을 상상하기도 하고, 책도 많이 보고 스케치도 많이 한다.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한국 크리에이터,
무언가 창의적인 것을 하고 싶다면, 그것을
패션 디자이너 등에도 관심이 있다고 들었다.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인정을 받은 후 다음
당신이 좋아하는 이들이 있다면 누구이고,
작품에 관한 기대치를 높이는 방법이 있다.
이유는 무엇인가?
마이크로소프트에 간 것은 상용화하지 않은 기술을 사용해 볼 수 있을까여서였다.
Hahn: 한국에 재능 있는 사람들은 무척 많은데, 회사들이 그들의 작품이나 제품을
그런 기술 중 이야기storytelling 와 영상 제작
특정 방향으로 마케팅하여 내보내는 경향이
관련된 것이 꽤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있는 듯하다. 케이팝K-pop 처럼 말이다.
서피스 2Surface 2 는 태블릿 PC이지만,
외국에서 ‘한국 음악’ 하면 대표적으로
기존 데스트톱 컴퓨터와 비슷한 성능으로
케이팝을 떠올린다. 하지만 정작 한국에 오면,
구동한다. 거기에 키보드 대신 드럼 머신
다양하고 새로운 것들을 하는 사람이 많은
형태의 음악 인터페이스를 적용하면 자동으로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방문에서 한 가지 느낀
음악 앱이 실행된다. 우리는 그 앱에 ‘A Light
점은 한국 사람들은 도전하는 것을 꺼리지
That Never Comes’의 층위layers 와 줄기
않고, 안주하려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stems 들을 프로그램화했고, 사용자들이 직접
훌륭한 디자이너와 디제이, 아티스트들이
곡을 리믹스할 수 있는 콘셉트였다. 앞으로는
있다. 지금 한국은 무척 흥미로운 시기다.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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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여기저기서 무언가 막 일어나는 것이
앞서 질문했던 당신의 여러 개인 프로젝트는,
느껴진다. 예전 도쿄에도 이런 시기가
밴드 내부 작업이 아니라 ‘외부’ 기업 혹은
있었다. 하라주쿠原宿가 유명해질
개인과의 작업이다. 이러한 협업에서 가장
즈음이었나? 다음 차례는 서울이지 않을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싶다. 개인적으로 (패션 디자이너 정욱준의) ‘준지Junn.J’가 무척 창의적이다. 그는 ‘패션은
Hahn: 느낌이 잘 맞아야 한다. 무엇을 할지 정하거나, 기회를 고를 때는 상당히 신중하고
이런 것이다’ 정의하지 않고, 그저 자신을
까다롭게 해야 한다. 협업의 상대방과 목표가
표현하는 데 집중한다. 그의 컬렉션은
일치한다면 진정한 협업이 될 것이다. 서로
순수예술에서 착안한 부분도 많은 듯하다.
돕는 작업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 밖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아트 디렉터인
것은 사실 상황에 따라 다르다.
‘그래플렉스Graflex, GFX ’도 좋다. 아트 토이 씬scene 이 예전 같지 않지만, 여전히 기존
‘한류韓流, Korean Wave’에 관해 묻지 않을
방식으로 작업하는 것이 좋다. 타이거
수 없다. ‘케이팝’은 어떻게 생각하나?
제이케이Tiger JK 의 팬이기도 하다.
실제 미국에서 체감할 정도의 영향력을 지니고 있나? 또한, 한국 뮤지션 중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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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나고 자랐지만, 당신은 ‘한국인’
작업해보고 싶은 사람이 있나?
이라는 정체성을 숨기지 않는다. 오히려 ‘한국계’로서 자부심을 지닌 듯한 인터뷰를
Hahn: 케이팝은 거대하지만, 오로지 ‘강남 스타일Gangnam Style’ 하나가 그것을
본 기억이 있다. 지금 젊은이 중에는
대변한다. 하지만 업계 주도적이라 흥미롭다.
당신처럼 되고 싶은, 말하자면 조 한을
그래서 정점을 찍은 것을 기점으로 그것을
‘본보기role model ’ 삼은 한국계 미국인
쫓아가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저스틴
친구들도 많다. 그들에게 경험에서 우러난
팀버레이크Justin Timberlake 를 에이A, 마이클
조언을 해준다면?
잭슨Michael Jackson 을 에이 플러스 A+로
Hahn: 나를 본보기 삼을 수 있다는 게 좋다. 왜냐면 내가 자랄 때는 (미국)
본다면, 저스틴 팀버레이크보다 마이클
엔터테인먼트 씬에 본받고 싶을 만한
에 가까운 것 말이다. 한국에도 음악을
한국인이 없었다. 이소룡李小龍, Bruce Lee 이
굉장히 잘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그중 한 명이긴 했는데, 한국인은 아니지
끼가 다 드러났으면 좋겠고, 그렇게 되면
않나. 사람들이 나를 보면서 내 작업 방식은
온갖 하위 장르의 탄생도 기대할 수 있을
모든 걸 내 식대로 해석하고 내 방식에
것이다. 주류의 길뿐 아니라 다른 길도
기초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따라서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또한, 좋은
잭슨을 동경하라고 말하고 싶다. 정통original
그들도 그들만의 방식을 고집하게 되면
음악은 어떠한 ‘분노anger’와 ‘좌절감frustration’
좋겠다. 설령 나처럼 한다고 해도, 더 잘해서
으로부터 나오는데 한국사람들의 성향이
결국 나도 그들에게서 배울 수 있었으면
조금 일치하는 듯하다. 밤에 술주정하는
한다.
사람들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SPECTRUM
Helmet Designed for F1 Driver Kamui Kobayashi, 2011 by Joe Hahn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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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e Wasnâ&#x20AC;&#x2122;t Built in a Day> print for SURU LA(www.suru-la.com), 2010 by Jeff McMillan & Joe H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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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젊은이들에게는 그저 ‘너 자신이 되고, 남과 다른 것을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어떤 것이
몰두하는 취미가 있나?
Hahn: 페인트볼Paintball; 두 팀으로 나눠 페인트가 을
표준이라고 해서 그것만이 성공의 길은
든 탄환을 쏘는 게임으로, 미국 발상의 스포츠. - 편집자 주
아니다. 만약 인생 목표가 그냥 브라운관에
열성적으로 한다. 언젠가 전문적으로도 할
나오고 돈이나 버는 것이라면 그렇게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정석대로 가도 상관없겠지만 말이다. 함께 일하고 싶은 뮤지션은 ‘디제이 소울스케이프’
인상 깊게 본 잡지나 책, 당신이 만드는
와 ‘360 사운즈’이다.
음악이 아닌 추천 할 만한 음악이 있다면?
패션, 음악, 디자인, 건축…. 다양한 분야의
Hahn: 스콧 스나이더Scott Snyder의 <코트 오브 아울즈Court of Owls> 그리고 프랭크 밀러
한국 크리에이터들은 지금 여기저기서
Frank Miller; 미국 코믹 아티스트로 데어데블 시리즈, 다크 나이트
큰 활약을 보이고 있다. 또한, 아직 세계
리턴즈 시리즈, 신시티 시리즈 등 그래픽 노블의 원작자. - 편집자 주
무대에서 실력을 드러내지 않은 수많은
모든 것. <울버린Wolverine>과 <배트맨Batman>,
크리에이터가 한국 여기저기 숨어있다.
<아키라Akira>도 좋다. 나는 사람들에게
세계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당신의 경험에
만화책 읽기를 권장한다.
의
비춰볼 때, 한국 크리에이터들이 세계 시장에서 뜻을 펼치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은
린킨 파크의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무엇일까?
‘머신숍Machine Shop’이 계획하는 새로운
Hahn: 어느 분야든지 요즘에는 한국인, 한국 출신이 많이 포진되어 있어서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한국인으로서) 세계 무대에서 성공하기 좋은
Hahn: 계획 중인 것은 있지만, 대부분 기획과 실험 단계여서 구체적으로는 언급하기는
발판이 마련되어 있다. 사실 이미 그런 일들이
어렵다. 대체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많이 일어나고 있지 않나. 창의적인 일에서,
사용자의 환경을 탁월하게 선사할 방법을
항상 그 출발은 누구에게나
고안하는 것들이다. 가장 집중하고 있는
‘자기만족’이다. 창작의 기쁨을 위해 스스로
것은 그런 프로젝트이고, 기술을 도구 삼아
무언가 만들고, 활동 폭을 점차 넓히면 그것을
창의적인 사람들과 접촉하고, 포섭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으로 발전한다. 하나 고려할 것은, 처음 만든
얘기할수록 첨단 기술과 사용자 환경을 무척
결과물을 주위 혹은 지역 사람들과 나누다가
중시하는 게 느껴진다. 왜 그렇게 중요한가?
더 나아가서 세계 관객들로 그 대상을 바꿀
Hahn: 기술은 계속 쫓아가지 않으면 도태되기 쉽다. 10년 사이 냅스터Napster;
때는, 접근 방법과 받아들이는 이들의 상황을 다르게 판단해야 한다는 점이다. 좀 더 넓고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컴퓨터 저장장치에 MP3 파일 음원을 공유하고 교환해주는 소프트웨어. - 편집자 주
가 유행했다가 아이튠즈iTunes 의
등장으로 폐기되었듯이, 플랫폼platform 과 몇 가지 개인적인 질문을 하겠다. 최근
포맷format 도 연관 깊다. 아티스트로서 계속 WINTER . 2013
35
<The Seed>, short-film, starring Will Yun Lee and Peter Mensah, 2005 by Joe Hahn
36
SPECTRUM
창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끊임없이 자신의
이루어 낼 때의 보람이랄까? 예를 들어 전기
창작 캔버스를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
공급으로 사람들이 공부하면 인재人材가
변화에 발맞추지 않으면, 곧 뒤처지고
되어 더 큰 발전을 불러올 수 있고, 냉장고가
고리타분해지기 때문이다.
돌아감으로써 의사들은 약품을 신선하고 위생적으로 보관할 수 있다. 이것은 생명을
현재 국제 연합United Nations, UN 과 함께
살리는 일로 귀결한다. 특히 개도국들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주도하는 ‘지속
재생 가능 에너지와 함께 발전하게 하는 일이
가능한 에너지구상Sustainable Energy Initiative’
좋다. 이전 시대 선진국의 성장에는 많은
에 참여하고 있다. 수많은 이에게 영향력을
폐단이 보였지만, 새로 성장하는 개도국들은
끼치는 사람으로서, 당신 혹은 린킨 파크가
이러한 부작용을 피할 수 있도록 돕자는
사회・공익적으로 구상하는 방향도 있나?
취지도 마음에 든다.
Hahn: 지구를 구하겠다는 생각으로 살 수는 없다. 그건 너무 막중하고
린킨 파크 새 앨범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무척
비현실적이다. 하지만 이것을 하나의 재미로
많다.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생각하면 그리 부담 갖지 않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남을 돕는 일은 재미있는
Hahn: 현재 작업 중이다. 더울 때 들으면 좋은 곡들로 내년 여름 발매할 거다. 몹시
일이다. 우리가 초기부터 공익활동을
더운 날, 우리 음악을 듣고, 팥빙수를
해오면서 깨달은 것은, 여러 단체에
먹으면서 더위를 식히면 된다. (웃음) 조금
걸쳐 얕게 활동하기보다는 특정 활동에
무거운 음악이자 꽤 실험적인 곡들이다.
집중하는 게 좋다는 것이다. 그래서 ‘뮤직
작업할 때는 항상 목표와 얻고 싶은
포 릴리프Music for Relief, www.musicforrelief.
결과물을 정하는데, 너무 불가능한 목표
org’를 생각했다. 동남아 지진・해일tsunami
설정은 하지 않는다. 그저 우리 그대로를
원조 활동 당시, 돈을 모아 구호 활동에
내비치면 되기 때문에, 크게 스트레스 없이
집중했다. 재난 참사는 대개 인구 과밀화나
작업하려고 한다.
과도한 공업화로 초래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자선) 활동 일부는 그런 문제를 사전
조 한에게 궁극의 목표는 무엇인가?
예방하는 쪽에 집중한다. 간단하게는
Hahn: 내가 원하는 가장 이상적인 삶은 지금 생활하는 방식 그대로다. 하루를
낭비하지 않는 것부터 청정에너지clean energy
사용까지, 유엔 캠페인은 그런 소소한
창의적인 활동에 할애하고, 저녁때는 가족과
습관 바꾸기에 많이 신경 쓰고 사회적으로
함께 시간을 보낸다. 곧 아이도 태어난다.
유익한 습관을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그게 전부다. 그 외에는 열심히 일하는
데서 시작한다. 사실 제일 힘든 일이기도
것에서 오는 기쁨, 보람, 만족…. 공연하면서
하다. 이미 익숙한 것을 바꿔 가는 것이니까.
관객을 위해 무언가를 준비하고 보여주는
에너지 캠페인에 동참하면서 마음에 든
기쁨. 거기서 벌어들이는 걸로 가족과 함께
것은 이런 부분이다. 작은 투자로 큰 결실을
나누고 누릴 수 있는 것들. 사실, 무척 WINTER . 2013
37
PEOPLE
단순하다. 마지막으로, 스펙트럼 독자들에게 한 마디
그와 대화한 날은, 아직 가을 하늘과
부탁한다.
바람이 충만한 10월 어느 주말 오후였다.
Hahn: ‘젊음을 유지하라Stay young.’ 각자 인생의 길이 다 다르겠지만, 그래도
함께 점심 먹고, 인터뷰를 마친 후 이른
자신에게 충실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했다. 음악을 만들고 사람들을 위해
믿어야 한다. 변화할 수 있어야 한다. 너무
무언가 끊임없이 선보이는 게 인터뷰의
높은 기대를 걸어서 실망하면 안 되겠지만,
내용처럼 술술 풀릴 리 만무하다. 하지만
너무 낮게 잡아서 잠재력을 허비해도 안
그는 여유롭게 그 모든 걸 즐기고, 또
된다.
실행하고자 하는 사람으로 보였다. 새로운
_
것을 받아들이고 그와 함께, 혹은 그를 넘어
저녁으로 분식점 떡볶이와 김밥을 먹기도
무언가 제시하는 데 스스럼없는 남자가 마치 편한 친구처럼 앞에 있었다.
www.linkinpark.com www.machineshop.co www.joehahn.com twitter@joehahnLP, instagram@mrjoeh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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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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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Stray dog & Homeless(유기견과 유기인, 작품 부분), F.R.P., Car Paint(강화 플라스틱 및 자동차 도색), 400 x 300 x 90cm, 2013 by 변대용(Byun Dae 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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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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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L OSKAR OLSEN 칼 오스카 올센
interview & text 성창원 Sung Changwon & 홍석우 Hong Sukwoo edited 홍석우 Hong Sukwoo photography 정재환 Jae Chung(JDZ) © all works courtesy of WOOD WOOD
우드우드WOOD WOOD 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여느 때와 다름없는 웹서핑이었다. 덴마크에서 나고 영국에서 공부한 헨릭 빕스코브Henrik Vibskov 같은 북유럽 출신 패션 디자이너들에 눈 뜬 시기였다. 하지만 우드우드의 옷은 독특한 그래픽과 실루엣의 젊은 유럽 디자이너들과도, 상징적인 로고와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의 미국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와도 달랐다. 거리 문화 street culture, 스트리트 컬쳐 와
패션이 표면에 드러났지만, 이전에 본 적 없는 ‘유럽’ 특유의 오묘한
감각이 담겨있었다. 현재 우드우드는 남성복과 여성복을 함께 전개하는 기성복 브랜드가 됐다. 본거지인 덴마크 코펜하겐Copenhagen 과 독일 베를린Berlin, 오스트리아 빈Vienna 와 러시아 모스크바Moscow 에 이르는 편집매장 이름이기도 하다. 또한, 얼핏 봐도 전혀 다른 분야의 크리에이터부터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와 함께 다양한 협업도 전개한다. 이처럼 다양한 작업의 중심에 칼 오스카 올센 Karl Oskar Olsen 이
있다. 우드우드의 공동 창립자이자 남성복 디자이너인 남자다. 편집매장
비이커 스토어BEAKER STORE 의 1주년 기념 협업 제품 출시와 동시에 진행한 ‘우드우드 팝업 매장 WOOD WOOD pop-up store’을 위해 서울을 찾은 그를, 파티가 열리던 날 오후에 만났다. 42
SPECTRUM
THE COLLECTIVE OF LIKEMINDED CREATORS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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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SPECTRUM: 개인적으로 우드우드를
말하자면 스트리트 패션에 하이패션을 더한
좋아해서 그런지, 조금 떨리기도 한다.
‘스트리트 쿠튀르street couture’였다. 무척
Karl Oskar Olsen이하 Olsen: 긴장하지 마라(웃음).
재미있는 작업이었다. 지금까지의 컬렉션을 보면, 초창기와 최근
한국에 온 지 얼마나 되었나?
컬렉션 사이에 변화가 느껴진다. 스트리트
Olsen: 이틀밖에 되지 않아 보고 들은 게 별로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경험한 것들은
패션의 느낌에 하이패션 요소가 더 많이
꽤 멋졌다quite cool. 그리고서 내일 저녁에
Olsen: 나와 브랜드는 함께 성장하며 진화해나갔다. 점점 더 고급 브랜드premium
떠나는 정말 짧은 출장이다.
가미됐다.
brand 를 목표로 하면서도 스트리트의 감성을
처음부터 우드우드는 패션 브랜드가 아닌
잃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편집매장이었다. 어떻게 시작했나?
Olsen: 사실 잘 모르겠다. 그저 재미있는 프로젝트로 생각했다. 처음에는 그래픽을
개인적으로는 소재의 변화를 크게 느낀다.
직접 프린팅한 한정수량 티셔츠를 팔았다.
Olsen: 항상 소비자들이 만족할만한 옷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그 요소 중에는
2002년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급격히
브랜드 정체성의 변화와도 연관되어 있나?
인지도가 상승했다. 미국과 프랑스 같은
좋은 품질quality 역시 포함한다. 또한,
외국에서도 팬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때
사업적으로도 우리가 세계 최고의No.1
진짜 브랜드를 만들기로 했다.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품질이 좋아야 한다. 목표를
그렇다면 시작은 흥미로운 것을 사람들과
이뤄가는 과정 중의 하나다.
나누는 것이었나?
Olsen: 그래픽과 패턴이 들어간 티셔츠를 만드는 것이 사람들과 생각을 나눌 방법임을
우드우드 이름으로 컬렉션을 진행하는
깨달았다. 그래픽이나 옷을 만드는 것은
등 전 세계 각 도시에 우드우드 매장이자
전통적인 예술에 비해 무언가를 나누기 쉽다.
편집매장으로 다양한 브랜드를 함께
예술 작품은 비싸서 소장하기 힘들지 않나.
전개한다. ‘패션 디자이너 레이블’의
동시에 코펜하겐, 베를린, 빈, 모스크바
디자이너이자 ‘편집매장’ 디렉터로서 하나의 처음 우드우드 이름으로 옷 만들게 된
브랜드를 전개하는 것은 어떤 비슷한 점과
계기는 뭔가?
차이가 있나? 이러한 점을 꾸준히 이어가는
Olsen: 우리와 우리 매장의 정체성을 반영한 컬렉션을 만들고 싶었다. 하이엔드 high-end
브랜드와 스트리트 브랜드를 동시에
반영하는, 그 사이 지점에 있는 옷 말이다. 44
SPECTRUM
이유는 무엇인가?
Olsen: 우드우드 매장에는 옷을 비롯해 책, 신발 등 무척 다양한 것이 한 장소에 모여있다. 매장에서 만들어진 하나의
W.W. COPEHNAGEN, Grønnegade 1, 1107 Copenhagen K, Denmark
W.W. BERLIN, Rochstrasse 4, 10178 Berlin, Germany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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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 ANNEX, SHOES & ACC., Rochstrasse 3, 10178 Berlin, Germany 46
SPECTRUM
‘우드우드 세계WOOD WOOD universe’는
예를 들면?
컬렉션을 보여주는 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매장과 컬렉션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Olsen: 우리는 여러 로고logo; 회사・조직을 나타내는 특별한 디자인으로 된 상징 를 사용한다.
있다. 소비자에게도 우리 매장과 컬렉션이
대다수 브랜드가 ‘우리 브랜드의 로고가
서로 이어진 경험이 되기를 바란다.
박혀있으면 어떤 것이든 믿고 사도 된다’ 는 식으로 특정 이름과 로고를 사용해서
덴마크는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경쟁 가치를 높이려고 하지 않나. 하지만
Scandinavian Design; 1950년대 스칸디나비안 국가들인
우리는 그런 신뢰도를 바닥으로 끌고 간다.
덴마크, 노르웨이(Norway), 스웨덴(Sweden), 핀란드
소비자가 브랜드를 맹목적으로 신뢰하는
(Finland)에서 발생한 디자인 운동(design movement).
행동을 비꼬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단순함(simplicity)과 기능성(functionality), 최소
우드우드는 더욱 자유로울 수 있다. 우리가
표현주의(minimalism)의 결합이 특징이다. - 편집자 주
’의
디즈니Disney와 합작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본고장이다. 공공 디자인 또한 세계적으로
거다. 형식에 매이지 않는 작업을 할 수 있는
높은 수준으로, 여타 국가보다 수준 높고
바탕을 만드는 것, 이런 자유롭고 열려있는
확실한 정체성이 있다. 이처럼 ‘좋은
생각이 덴마크의 정신 중 하나로 생각한다.
디자인을 자연스레 접하는 환경’은 우드우드에 어떤 영향을 주고받았나?
덴마크의 스트리트 씬scene 분위기는
Olsen: 굉장히 좋은 질문이다. 덴마크 사람들의 정신은 무척 자유롭다. 거의 히피
어떤가?
hippie 에 가까울 정도다. 경찰에게 욕할
Olsen: 굉장히 활발하다. 코펜하겐의 클럽들을 중심으로 문화가 생기고,
수도 있고…. (웃음) 꼭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언더그라운드 씬underground scene 도
그 정도로 자유롭다. 이러한 자유로움은
활발하다. 덴마크는 정말 작은 나라다.
창작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마치
사람들이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고, 그것들을
자연스럽게 꽃이 피어나는blooming 느낌
덴마크에서 풀어낸다. 아름다운 혼돈
이다. 아마도 덴마크의 그래픽이나 패턴에
Beautiful Chaos 이랄까? 뉴욕, 베를린, 도쿄,
장난기playful 가 배어있는 이유일 것이다.
파리, 밀라노…. 모든 것들이 섞여 있다.
우드우드에는 이러한 자국(덴마크)만의
우드우드와 친한 덴마크 크리에이터들은
요소가 들어있나?
누구인가?
Olsen: 언제나 국제적 브랜드international brand 의 느낌을 지니려고 노력한다. 우드우드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케이트 보더가 있다.
컬렉션 그래픽에는 익살스러운humorous
미국 ‘엑스게임X-Games;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것들이 많은데, 이러한 부분이 덴마크만의
종합 익스트림 스포츠 대회. - 편집자 주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
우승했다. 플레이 스테이션(Play Station; 일본
나는 요소보다는 정신적인 부분이 크다.
소니(Sony)사의 거치형 비디오 게임기
Olsen: 루네 글리프베르그Rune Glifberg 라는
’ 대회에서 세 번
) 게임 캐릭터로도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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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D WOOD Fall/Winter 2013-2014 Look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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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D WOOD Fall/Winter 2013-2014 Runway Collection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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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D WOOD Spring/Summer 2014 Runway Col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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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D WOOD Spring/Summer 2014 Lookbook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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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KER STORE 1st Anniversary Party + WOOD WOOD Pop-up Store © photograph by Jae Chung(JD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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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좋아하는 한국 아티스트나 패션 디자이너가
들어가 있다.
있다면? culture, 스트리트 컬쳐에 기반을 둔 느낌이었다.
Olsen: 아직은 없지만, 곧 생길 거다. 지금은 우리 브랜드 일정만으로도 매우
하지만 기존 스트리트 패션과는 조금 다른
바빠서 시간이 거의 없지만, 차차 알아나갈
분위기였다. 미국의 슈프림Supreme 이나
생각이다.
우드우드의 초창기 느낌은 거리 문화street
스투시Stussy와도, 일본의 베이싱에이프 A Bathing Ape, BAPE®
등의 아시아 스트리트
이번 ‘비이커 스토어BEAKER STORE 팝업
패션과도 차이가 났다. 지역적인 배경에서
매장’은 어떻게 열게 된 건가?
오는 차이인 것 같기도 한데, 당신이 생각하는 유럽 스트리트 패션의 특징은
Olsen: 비이커 스토어가 우리 스타일을 굉장히 잘 알고 이해해줬다. 우리에게도
무엇인가?
대단히 큰 의미가 있다. 우드우드 팝업
Olsen: 오늘날 거리 문화는 세계적으로 비슷해지고 있다. 아무래도 인터넷 영향이
매장과 동시에 비이커 스토어 1주년이지
크다. 질문으로 돌아가면, 디자이너가 되기
때려 다운되게 하거나 케이오(KO)하는 펀치. - 편집자 주
전에 그래피티graffiti 를 했다. 1987년에
특정 라이프스타일lifestyle, 생활방식을 추구하는
시작해서 1997년까지 약 10년간 활동했다.
면에서 서로 잘 이해했고, 일하는 과정도
그래서 내 안에는 꽤 거친 요소들이
즐거웠다.
않나. 럭키 펀치lucky punch; 권투에서 우연히 상대를 다.
존재한다. 우드우드에 그러한 콘셉트가 드러나기도 한다. 또한, 덴마크 언더그라운드
작업하면서 재미있는 일화가 있었나?
씬의 움직임도 많이 반영한다.
Olsen: 음…. (이 대목에서 그는 오래 고민했다.)
갑자기 궁금한데, 그래피티는 왜 그만두었나?
재미없었나? (웃음)
Olsen: 음…. 늙어서 그랬다. 좀 위험하지 않나. (웃음)
Olsen: 굉장히 까다로운 일이었다. 이메일로만 대화했고, 그 내용도 너무 길었다. 농담이다. (웃음) 생각해보라.
아까는 경찰에게 욕을 할 수도 있다고 하지
덴마크와 한국은 8시간의 시차가 있고,
않았나? (웃음)
거의 지구 반대편에 붙어있다. 하지만
Olsen: 그것도 너무 많이 하면 벌금 액수가 점점 커진다. 그래서 그만뒀다. (웃음)
굉장히 자연스럽게 진행했다. 비이커 스토어와의 프로젝트가 일회성으로 그치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에는 와본 적이 있나?
Olsen: 처음이다. 하지만 이번이 마지막 방문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이번 비이커와의 협업collaboration, 콜라보레이션도 그렇고, 나이키Nike, 아디다스Adidas,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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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엘레쎄Ellesse, 베어브릭BE@RBRICK, 바버
우드우드에게 ‘유명해진다’는 것은 어떤
Barbour, 이스트팩Eastpak, 해피 삭스Happy
의미인가?
Socks, 카시오Casio …. 정말 많은 브랜드와
협업해왔다. 이러한 공동 작업에 어떠한
Olsen: 협업은 브랜드 관점에서 홍보에 큰 도움이 된다. 작은 편집매장은 그런
원칙과 기준이 있나?
쪽의 예산이 충분하지 않다. 그래서 협업할
Olsen: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을 비교적 잘 해내 왔다. 하나 중요한 기준은, ‘우리가
때마다 좋은 제품으로 우드우드를 알리려고 노력한다.
직접 만들기 어려운 것’을 만드는 브랜드와 협업한다는 것이다. 비슷한 위치에 있는 동료
스펙트럼 매거진과도 친구인 <아키팁Arkitip;
브랜드와의 협업은 결국, 비슷한 제품을
미국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예술 잡지로, 거리 문화의 크레이이터부터
만들게 되니까 큰 의미가 없다. 그런 것은
세계적 스포츠 브랜드까지 다양한 대상을 섭렵한다. - 편집자 주
우드우드만으로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매거진의 웹 블로그, ‘인텔Intel ’의 초기
분야라면 얘기가 다르다. 예를 들어 이스트
구성원으로 꾸준히 활동한다. <아키팁>과의
>
팩은 가방을 굉장히 잘 만든다. 엘레쎄는
인연은 어떻게 이어지게 되었나?
테니스를 비롯한 스포츠 분야에서 역사가 깊다. 이럴 때 서로 함께 할 것이 생기고, 그
Olsen: <아키팁>의 스콧 스나이더Scott Snyder 는 좋은 친구다. 우드우드를 시작한
과정에서 마법Magic 같은 일이 벌어진다.
2002년, <아키팁> 역시 작았다. 굉장히 적은 수량을 발행했고, 우드우드 매장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협업은?
판매했다. 발행 부수가 채 100부가 안
Olsen: 가장 처음 작업이 기억에 남는다. 아디다스 Adidas 와 함께한 ‘아디컬러Adicolor’
되었을 거다. 그 후 2008년에 <아키팁>과
캠페인으로, 아디컬러 로우 피원Adicolor Lo
함께 베를린에서 대규모 아트 프로젝트인 <하이매스HIGHMATH> 전시를 열었다. 케빈
스니커즈를 새로 디자인했다. 1983년
라이언스Kevin Lyons 와 커스KAWS 등 그간
출시 후 2005년 다시 선보인 아디컬러의
<아키팁>에 참여했던 대다수 아티스트의
재해석이었다. 예전부터 아디다스와
작업을 모은 전시였는데, 우리가
함께 작업하고 싶었는데, 결국 이루어진
큐레이팅했다. 전시와 함께 <아키팁> 매거진
것이다. 이런 이유로 여전히 제일 의미있는
44호 ‘하이매스HIGHMATH’도 함께 제작했다.
P1
작업이다. 공식 웹사이트www.woodwood.dk 를 보면, 당시 자동차도 칠하지 않았나?
‘뮤작Muzak ’이라는 메뉴가 있다. 어떤
Olsen: 그것도 프로젝트 일부였다. 우드우드와 꼴레뜨Colette; 프랑스 파리의
프로젝트인가?
유명 편집매장
54
를 비롯한 6개의 편집매장이
Olsen: ‘뮤작 프로젝트’는 우드우드 웹사이트 메뉴 중 하나다. 우드우드의
참여했다. 이를 계기로 우드우드가 유럽
친구들인 디제이DJ 와 뮤지션이 한 달에 한
전역에 빠르게 알려졌다.
번 믹스셋mixset 을 제공하고, 누구나 무료로
SPECTRUM
ellesse by WOOD WOOD Capsule Collection, 2010
WOOD WOOD for Adidas Consortium Gazelle Vintage, 2012 WINTER . 2013
55
PEOPLE
내려받을 수 있다. 이 음악은 우드우드
아티스트라면, 꾸준히 태깅tagging 해야
매장에도 흐른다. 뮤작 역시 우드우드의
할 것이다. 잠시라도 그만두면 그 위를
콘셉트를 이루는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다른 이름이 덮는다. 성장을 위해 당신의
패션뿐만 아니라 음악까지, 여러 분야
영역과 능력을 꾸준히 넓혀가야 한다.
친구들이 우드우드의 세계를 구축하는 데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꽤 성공한 편이지만,
이바지한다.
여전히 노력하고 있다. 내년 3월에는 클락스
패션, 음악, 디자인…. 많은 것이 모여
브랜드와의 협업도 11월에 진행한다. 큰
우드우드의 라이프스타일을 이룬다.
작업이 될 것이다.
Olsen: 그래서 우드우드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lifestyle brand 로 칭한다. 음악, 디자인,
옷과 문화가 모여 만들어지는 우드우드의
패션, 그 외에 우리 삶에 영향 끼치는 모든
이미지가 있을 것이다. 결국, 사람들에게
것을 우드우드 안에 반영하고 또 아우른다.
어떤 이미지였으면 하나?
편집매장이어서 가능한 패션 외
Olsen: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우드우드를 즐겼으면 좋겠다. 앞서도 말했지만, 우리는
Clarks 와 협업이 예정되어 있고, 또 다른
프로젝트들도 있었을 텐데?
‘옷과 함께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한다.
Olsen: 러닝 클럽running club 을 운영한다. 이것 역시 우드우드의 일부분이다. 달리기
브랜드가 성장할수록, 사람들은 브랜드의
행사를 열어 많은 사람을 초대해 함께
보게 될 것이다. 기존 우드우드 팬과 단순히
달리기도 한다. ‘아웃런Out Run’이라고
질 좋은 제품을 구매하고 싶은 고객의 두
하는데, 혹시 아나?
부류를 동시에 만족하게 하는 것이 목표다.
과정과 이야기에 주목하기보다 옷 자체만을
_ 그게 뭔가?
Olsen: <아웃런>은 80년대 자동차경주 비디오 게임인데…. (웃음) 아무튼 우리는
인터뷰를 마치고서, 저녁에 열린 비이커
달리기 시작했고, 지금은 큰 비중을
스토어 파티에서 다시 만나 이야기를
차지한다. 문화 행사로서도 의미 있고,
나눴다. 매장을 가득 채운 사람들부터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는 방법의
한국의 유명인사들과 함께 사진 찍는
하나이기도 하다.
자신이 참 어색하다고 했다. 그제야 그가 좀 더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와 대화하거나
56
곧 2014년이다. 앞으로의 계획이
사진 찍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너무
궁금하다.
많아서 맥주병만 한 번 부딪히고는 자리를
Olsen: 일단 지금은 의류사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옷에 관한 더 전문적인 접근과
내주었다. 다음 방문 때에는 조금 더 편한
성공이 목표다. 만약 당신이 그래피티
있기를 기대한다.
SPECTRUM
마음으로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Mr. Karl Oskar Olsen Š photograph by Jae Chung(JDZ)
WINTER . 2013
57
58
SPECTRUM
Dream and Universe, Intenz Tattoo Ink with Tattoo Machine on Body, 2013 by 노보(Novo Kang Jeung eun) www.paperplanenovo.com
2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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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Riso Printing, 2013 by 오혜진(O hezin) www.hezin.net
3
ARTICLES
shares Fashion 홍석우 / Design 석수란 / Art 이지현 / Book 이로 / Street 최강호 / Music 성창원 / Tech Think, Talk, Write. / Travel 신성현
‘아티클’은 매 호 하나의 주제를 다양한 인물이 얘기합니다. 때로는 잡지 기사처럼, 일기처럼, 혹은 보고서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만, 경계는 없고 주관은 있는 글의 집합이 이 챕터의 정체성이 되길 바랍니다. 열두 번째 호의 주제는 ‘공유SHARES’입니다.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우리는 수많은 것을 누군가와 공유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것은 어떤 영향을 끼치기도, 받기도, 혹은 공기처럼 어딘가로 사라지기도 합니다. 무언가를 공유하는 행위에는 어느 정도 긍정적인 의미가 깃들었다고 생각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그늘 또한 존재할 수 있습니다. 여덟 가지 분야의 필자들은 과연 ‘공유’의 의미를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고 재해석했을까요? 한 번 들여다보겠습니다.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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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FASHION
SHARES MORE FASHION, BUT.
사실 패션만큼 배타적인 성향을 띠는 분야도
이후’ 컬렉션을 보는 게 당연했다. 각국의
없다. 고급 패션을 뜻하는 단어 하이패션
컬렉션을 모은 출판물 또한 호황이었다.
high fashion 과 연결된 럭셔리luxury
지금은 어떠한가? 패션을 다루는 매체들은
브랜드들을
보면, 그 장인정신과 역사적 가치를 논하기
원래 그래 왔던 것처럼 컬렉션 당일에
전에 이미 ‘사치’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을
위에서 말한 모든 콘텐츠를 각자 웹사이트와
정도이니 말이다. 물론 수십 년 전 영국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로 알린다. 페이스북
발생한 펑크punk 나 모즈mods 문화처럼
Facebook, 인스타그램Instagram, 트위터
사회 변두리와 그 둘레를 구성한 인물들이
Twitter 에서 매체 관계자뿐만 아니라 직접
모여 주류 패션에 흡수된 경향도 존재한다.
그곳을 방문한 다양한 사람들의 글과
하지만 예로부터 패션은 대중이 쉽게 다가서기 어려운 존재였다. 외양으로 사람들을 구별(혹은 차별)하기에, 옷차림을 보는 것만큼 뻔하고 단순한 일도 없었다. 21세기 패션을 논할 때, 배타성을 띤 패션 문화가 점점 더 수평 전파된 확연한 계기가 있다. 바로 인터넷의 발달로 생긴 실시간 정보 공유다. 파리와 뉴욕, 밀라노와 런던, 서울과 도쿄에 이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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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패션위크가 열리는 날의 화두 -
사진, 동영상을 볼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컬렉션 이미지를 비롯하여 어떤 유명인사가
기존 매체보다 더 빠르게 소식을 접하고,
방문했고 컬렉션 장 바깥에 어떤 인물들이
인터넷의 바다에 널린 정보만 가지고도
어떤 옷차림을 하고 있는지 - 를 고작
개인이 웬만한 뉴스 채널 역할을 거뜬히
수년 전만 해도 바로 알 수 없었다. 야후
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거치형 컴퓨터의
Yahoo! 가 인터넷 세계를 주름잡고 있을
시대가 저물고, 손바닥 안에서 더 빠르게 이
시절에도 컬렉션 이미지가 올라오는 전문
모든 행동을 할 수 있는 ‘스마트폰’ 시대가
웹사이트들은 존재했지만, 두둑하게
왔기 때문이라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돈을 낸 유료 회원이 아니고서야 ‘6개월
스마트폰이 생긴지 이제 고작 4년째라는
SPECTRUM
사실 우리가 지켜볼 다른 지점들이 망각한 사이 어딘가 존재한다고 말이다.
스펙트럼(spectrum) 매거진 편집장
점을 생각하면 왕왕 이러한 급속도의 변화에
잠시 숨을 고르고 예전 처음으로 패션을
적응되지 않을 정도다.
좋아하던 시절을 떠올린다. 사람들은
홍석우
패션 저널리스트 twitter@yourboyhood www.yourboyhood.com
그때 말했다. 옷은 입어보고 사는 거라고. 그렇다면 이처럼 손쉽게 정보를 알고,
좋아하는 물건을 파는 매장에 들러서 그
그것을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는 패션의
옷과 브랜드를 상세히 아는 친절한 점원과
지금은 이전보다 더 ‘발전’했다고 볼 수
이야기한다. 반드시 무언가를 구매하지
있을까? 좋은 취향을 쉽게 공유하고
않아도 단골이 되고 정보를 얻는다. 종종
전파하면서 우리가 놓친 것은 과연 없을까?
브랜드 이면에 숨은 뒷이야기를 듣거나
외국 어느 나라에서 유행한 패션이 몇
새로운 컬렉션 소식을 얻고, 초대받거나
개월의 시차도 거치지 않은 채 서울
친구가 되기도 했다. 물론 안다. 지금도
어느 길거리에서 같은 디자인의
그러한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보석 같은
모조품이 나온 것을 목격한다.
매장과 브랜드가 존재한다는 것을. 하지만
멋들어진 케이팝K-pop 스타가 입은
손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기 쉬워진
유명 디자이너의 의류 브랜드 또한,
요즘, 우리는 공유하는 정보만큼이나 차고
이제 서울에 없는 것을 찾는 게
넘치는 이야기들에 응당 더 긴 시간 머물며
더 빠를 수도 있다. 아니, 서울에
존재해야 하는 진짜 속살을 놓치는 것은
아직 들어오지 않은 것이라고 해도
아닐까. SPA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마찬가지다. 국내 판매 가격보다
Apparel·일괄기획생산판매
훨씬 파격적인 할인과 관세 혜택을
취향의 거의 모든 물건을 살 수 있는 시대에,
주는 온갖 온라인 패션 편집매장들에
입시를 위해 나열된 지식만을 암기하고
브랜드처럼 거의 모든
가면 횡재했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쉽게
제일 나은 방법인 줄 알았던 어린 날 어느
구매할 수 있으니 말이다. 온라인 세상과
그늘을 떠올린다. 그래서 생각한다. 더
스마트폰 그리고 사회관계망서비스가 몰고
많은 것을 더 쉽게 아는 것은 편리하지만,
온 이 파격적인, 그러나 이미 우리 삶 깊숙이
전부는 아니라고. 사실 우리가 지켜볼 다른
안착한 변화는 이전 시대로 돌아간다는
지점들이 망각한 사이 어딘가 존재한다고
생각은 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것을
말이다.
공유하게 했다. 지금도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은 섬뜩하기까지 하다.
© image courtesy of Pinterest Inc.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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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DESIGN
GO PUBLIC, WITH SHARING
이른 새벽 침대에 누워 몇 번을 깼다.
하더라도 최대한 빠르게 내 것인 듯 정보를
며칠 동안 계속되는 밤샘 작업으로 몸은
흡수해야 한다. 이때 주저하지 않고 바로
지쳤는데, 어제까지도 잘 풀리지 않던
진행하는 작업은 가지각색의 레퍼런스
디자인 방향 문제로 깊게 잠들지 못했다.
reference·실례, 참조 이미지를 수집하는 것과 관련
자연스럽게 휴대전화로 손이 간다. ‘#’, 일명
분야 전문인을 통해 핵심이 될만한 콘텐츠를
태그 검색을 통해 고민에 대한 답을 얻기
모으는 것이다.
위해서다. 매일 아침 출근하면 나는 습관적으로 크롬 브라우저를 열고 핀터레스트Pinterest,
내가 속한 이곳은 책을 디자인하는 곳으로
Chrome
잘 알려졌지만, 실상은 다양한 클라이언트를
파운드FFFFOUND!, 텀블러Tumblr, 플릭커Flickr
상대로 디자인 의뢰를 받기 때문에 예상치
등의 웹사이트에 접속한다. 이 공간에는
못한 영역에 들어가 전혀 다른 성격의 일과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부터 일반인까지 각자
부딪히는 일이 잦다. 그뿐인가. 이번에 맡게
관심사를 바탕으로 모아놓은 자료들이
된 프로젝트가 겨우 몸에 익숙해졌다고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있다. 별다른 제약
생각하는 순간, 안주할 틈 없이 전혀 다른
없이 필요에 따라 언제든 손쉽게 공유할 수
성격의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있기 때문에 나와 같은 일을 하는 사람에겐 고맙고 기특한 곳이다.
어떤 디자인 프로젝트건 환경과 문화의 고려 없이 결과물이 만들어질 수 없기 때문에,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웹상에서
평소 개인 관심사와 거리가 먼 주제라
하이퍼링크를 통해 부지런한 클릭질로 전에
한때 개인의 정보 독점이 강한 힘을 가졌다면, 이제는 더 많은 정보의 공개와 공유에 힘이 실리고 있다. 64
SPECTRUM
석수란 안그라픽스(ahn graphics) 디자이너 facebook.com/sooran. seok
가졌다면, 이제는 더 많은 정보의 공개와 공유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가정 아래, 우리가 정보 공유를 통해 무작위로 얻어내는 영양소(정보)를 누리는 것과 이 프로젝트에 유용한 필수 영양소(필수 정보) 를 얻어 최종 결과물에 도달하는 일은 완전히 별개의 일이다. 정보를 맥락화하는 체계는 유전자의 본체DNA 처럼 저마다 다른 것일 테니까. 어떤 체에 걸러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큰 차이를 보지 못했던 멋진 자료나 귀한 정보를 얻어
만들어낼 것이다.
나만의 폴더에 모아 소장했던 행위들이 이제는 별 가치 없는 일이 되었다. 되려
‘Creativity is about hiding your
트위터Twitter, 페이스북Facebook, 인스타그램
sources.’ 이 격언은 오늘날의 의미에
친구 맺기로 얻어내는 실시간
맞게 재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원천source
정보가 많다 보니, 바탕화면에 모아둔
에 접근하는 방법은 누구에게나 어느 정도
귀중한 나의 폴더를 보고 혼자 흐뭇해하는
공평한 시대가 되었지만, 구슬을 어떻게
것이 지금에 와서는 바보 같다고 느껴질
꿰어낼 지에 관한 과제는 지금도 여전히
정도다. 한때 개인의 정보 독점이 강한 힘을
남아있다.
© image courtesy of FFFFOUND!
WINTER . 2013
65
03 ART
예술의 기회
주제가 ‘공유shares’라는 말을 듣고 올 것이
넘쳐났다. 시간을 조금만 투자한다면 밥 한
왔다고 생각했다. 당분간 뉴욕주민New Yorker
끼 가격에 뉴욕 필하모닉New York Philharmonic
이 되겠다며 아무 계획 없이 무작정 뉴욕으로
을,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 그것도 꽤
떠나 50일간 머물며 가장 사랑했던,
괜찮은 자리에서 - 감상할 수 있었다.
고마웠던, 부러웠던 것 그래서 질투 났던 모든 것은 그들이 함께 즐기는 문화였다.
매주 금요일 저녁, 뉴욕현대미술관Museum
한국으로 돌아와 지인들에게 뉴욕에서 즐긴
of Modern Art·MoMA 은 유니클로UNIQLO 의
문화생활을 얘기하면 많은 사람이 ‘그러느라
후원으로 남녀노소는 물론 내외국인도
돈 많이 들었겠다’ 되물었다. 하지만 전혀.
불문하고 무료 관람권을 배부한다. 나 역시 무료입장을 위해 줄 섰을 때 본 장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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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다는 건 모조리 먹으러 다닌 통에 식비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늘 미술관 맞은편
참 많이 들었지만, 문화생활에 지출한
길가에 상자를 깔고 앉아 책을 읽는 노숙자가
경비는 정작 그 반의반도 되지 않았다. ‘뉴욕’
있었다. 길거리에 나앉아 책 읽는다는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메트로폴리탄 미술
것도 좀 생소했는데, 웬걸. 무료 관람권을
박물관Metropolitan Museum of Art 부터 소호
기다리는 줄이 거의 다 사라질 즈음 그는
SOHO 의 작은 갤러리들까지, 주머니에 동전
툭툭 털고 자리를 일어나 관람을 기다리는
하나 없어도 들어가서 예술을 접할 곳이
줄에 합류했다. 미술을 즐기는 노숙자라니.
SPECTRUM
혹시 미술관 내부에서 구걸하려는 것은 아닐까 싶어 유심히 지켜봤는데, 그는 조용하고도 천천히 4층만을 감상하고 나갔다.
이지현
아니, 노숙자도 즐길 수 있는 미술관이라니.
무엇인지 알게 됐어. 예술을 사랑하게
혹시 미술관 내부에서 구걸하려는 것은
됐고 직접 할 수 있게 된 거야. 이제 더 많은
아닐까 싶어 유심히 지켜봤는데, 그는
사람이 예술을 접할 수 있게 돕는 셈이지.”
자유 기고가
조용하고도 천천히 4층만을 감상하고 나갔다(그를 지켜보느라 정작 제대로
‘뉴욕은 이런데 서울은 왜 이래?’ 같은
관람하지도 못했다). 3층 전시는 다음 주
사대주의적인 결론을 내려는 것은 아니다.
금요일에 보려는 것일까? 아니면, 지난
전시 기획 비용과 평균 관람객 수에
금요일에 이미 본 걸까.
따른 수지 타산 문제처럼 같은 수준을 요구하기에는 쉽게 행하지 못하는 사정도
뉴욕에 있는 동안 그들이 베푸는 인심
있을 테니까 말이다. 게다가 서울 또한 ‘공공
좋은 관람 기회에 행복했던 적은 한두
예술’의 점진적이고 느린 성과를 중시하는
번이 아니었다. 뉴욕 시티 발레New York City
움직임과 시스템이 생겨나는 모습을
Ballet·NYCB
공연 때는 판매하고 남은 표를
본다. 번듯한 상설 미술관이 아쉬웠던 이
공연 한 시간 전에 선착순으로 나눠주었고,
도시에서, 얼마 전 (개관전에 관해 여러
5번가 브라이언 파크Bryant Park 에는 유명
목소리가 들리긴 했지만) ‘국립현대미술관
가수와 디제이를 동원한 무료 콘서트가
서울관’이 문을 열지 않았나. 예술과 가까운
열리기도 했다. 수많은 예술 축제도 잊기
도시 혹은 예술의 문턱이 더 낮은 도시라는
어렵다. 뉴욕의 매일이 무료해질 즈음,
것은 일종의 ‘공급자들의 계몽’으로만
현지인처럼 무언가 하고 싶어 큰 행사
해결할 문제는 아닐 것이다. 우연히 만난
중 하나인 ‘덤보 아트 페스티벌Dumbo Art
뉴욕 친구의 얘기처럼, 더 많은 이가 예술을
Festival ’에서 자원봉사를 했다. 거기서
즐기고 공유하려면 애정 있는 이들의 더 많은
만난 스물다섯 살 마라Mara 에게 왜 여기서
노력이 필요할 테다.
자원봉사를 하느냐고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은 가히 감동적이었다. “뉴욕에서
결국, 이 같은 환경을 만드는 것은 한 사람 한
자라면서 그들이 주는 많은 기회로 예술이
사람의 애정이 모여 나올 것이다.
© image courtesy of Wikipedia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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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BOOK
목록, 이름, 딱딱한 종이
그때가 언제인지 모를 그때 도서관의 낭만은 온통 ‘도서 대출 카드’에 있었다. (놀랍게도 이제는 도서 대출 카드란 무엇인지 따로 더 설명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는데) 도서 대출 카드는 책 뒤표지 안쪽에 부착되어 있다. 보통 봉투 하나를 붙이고, 그 봉투 속에 넣을 수 있는 종이 카드를 쓴다. 대출 카드에는 책과 저자 이름으로 시작하여 누가, 언제 빌려 가 언제 반납 예정인지, 예정과 달리 실제로 언제 반납했는지 등이 적힌다. 그리고 그 목록은 사서가 작성하기 때문에 시기마다 다른 글씨체로 적혀 있다. 날짜 도장을 쓰는 곳도 있었고 모두 글씨로 쓰는 곳도 있었지만, 조금씩 양식도 다른 카드에 하나 공통된 것은 누구나 뒤표지만 열면 그
잘 모르겠다. 추억이 된 과거여서 판단력이
책의 대출 이력을 공통의 목록처럼 열람할 수
흐려지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도서관 대출
있었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반납을 얼마나
카드는 순전히 각자 개인 정보를 스스럼없이
연체했는지까지.
공유하던 도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렇지 않았다. 카드 한 장을 모두 채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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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와 월드와이드웹WorldWideWeb이 아직
전까지는 교체되지도 않는 (기록의) 낙인
발걸음을 장악하지 못하던 시절 다분히
같은 것이었지만, 웬걸 쌓이면 쌓일수록
번거롭지만, 충분히 흥미진진한 집착도
기분 좋은 괴상한 낙인이었다. 지금 다시
가능했다. 인기 없을 것이 분명한 책만 빌려
생각한다. 똑같은 책, 그러니까 같은 이름의
많은 책에 홀로 이름을 남기는 정복(혹은
책이 아니라 실제로 같은 한 권을 읽은
지분 늘리기)도 가능했고, 좋아하는 사람이
사람들의 이름이 적힌 카드, 이 세상에
빌린 책을 따라 읽기 위해 책보다 이름 석
그 목록보다 낭만적인 것은 없다. 여러
자를 찾아 카드를 들춰나가는 비효율적인
번 읽은 바람에 한 사람의 이름이 여러 번
검색도 가능했다.
적힐 수도 있다. 혹시라도 사서를 짝사랑한
SPECTRUM
이로 무명의 쓰는 사람, 서점 유어마인드 (Your Mind) 운영 twitter@whoisiro www.your-mind.com
떠올린다. 국립중앙도서관의 어떤 책은 숱한 발걸음과 욕망의 레이더에 걸리지 않고 처음 도서관에 들어온 그대로 꽂혀 있다. 그 책에 ‘읽힘’과 ‘공유’란 어떤 의미일까. 어떤 책이 평생 한 사람에게 한 번 읽힐 운명이라면, 그(갑자기 책을 사람처럼 부른다)는 운명의 독자를 만나는 순간 태어나는 동시에 죽지 않을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이제는 거의 사라진 ‘도서관 대출 카드’. 그것은 최소한의 공유를 즐기는 방법의 하나였다. ‘더 널리 더 멀리 그러나 실상 아무도 읽지 않는 공유’ 방식이 아닌 내 이름 석 자를 독자의 이름으로 호명하는 일. 아날로그와는 무관하다. 도서관에 빼곡히 사람이 있었다면 자신의 이름을 또박또박
꽂혀 있던 책과 그 모든 책에 꽂혀 있던
적히기 위해 매일같이 책을 빌리고 반납했을
대출 카드, 그리고 그 모든 책이 품고 있던
것이다.
기록과 이름들은 집요하게 마음에 남는다. 지금은 이상하게도 모든 것이 내 안에서
다시 한 번 더 잘 모르겠다. 우리는
흩어진다.
지금 우리가 무엇에 매달려 있고 무엇을 삭제하고 있는지 자각하고 있을까. 이 속도와 언어와 시간이 후에 우리를 어떻게 옭아맬지 예상하고 있을까. 각자의 당위가 모여서 도서관이라는 공간을 이 시대 가장 비효율적이고 구시대적인 것으로 규정하게 되지는 않을까. 그때 나는 그 속에서 단
그때 나는 그 속에서 단 한 번도 대출되거나 열람되지 않은 책을 떠올린다.
한 번도 대출되거나 열람되지 않은 책을
© image courtesy of Derry Public Library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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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STREET
거리의 공유
어느 즈음인지 정확히 가늠하진 힘들지만,
실제로 갤러리라는 공간으로 대표되는
아마도 비보이가 다이나믹 코리아라는
순수 예술fine art 의 권위란 이루 말할 수
주제로 나오는 국가 홍보물 영상에
없을 정도다. 여가를 영유할 수 있다는
추가되었을 때였을 것이다. 많은 사람이
면에서 생활 수준의 척도가 되기도 하며,
피부로 느끼진 않더라도, 뭔가 요란스러운
취향의 고상함이 여백을 마저 채워준다.
소리와 율동이 국위를 선양하고 그에 대한
여기까지가 갤러리 관람선 안쪽에서 할
인정이 기저에 있지 않으면 뒤처진 사람으로
수 있는 이야기다. 관람 선을 넘어가서
여겨질 만한 소재가 사람들 사이에서
전시품에 손을 대려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
공유되고 있었다.
다들 알다시피 미술품 시장은 상당히 크다. 이 명제가 예술을 실내에 머무르게 하는
비슷한 시기에 이른바 거리 문화street culture
문제가 된다.
라는 것이 대다수의 사람 시야에 슬몃슬몃 들어오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 한정된
반면 갤러리 바깥에선 그래피티graffiti
이야기일지 몰라도 문화, 예술이라는
를 위시한 거리 예술이 사람들의 시야에
것은 다소 일반적이지 않았다. 아직도
들어오기 시작하고, 공급이 일정하지 않을
중년의 남자들은 미술관을 간다, 전시회를
수밖에 없는 미술품 시장을 해갈시키는
보러 간다는 것이 윤택하게 사는 것인 양
새로운 성장동력이 된다. 팝 아트pop art
비아냥대며 자신과 다른 것으로 생각한다.
의 키치kitsch함을 예술적 가치로 판단하고
자기 방어성 비아냥을 걷어내면 자신이 알지
길거리 낙서로 치부되던 그래피티가
못하고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경외가
미술관에 들어가는 아이러니가 계속된다.
남는다.
이제는 그래피티에 큰돈을 내고 구매하기 시작한다. 예술이 대중에 가까워지기보다는 예술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더 대중pop 적이
반면 경제적 가치가 비슷한 어느 그림은 거리에 있다.
되는 듯하다. 뱅크시Banksy; 영국 출신 그래피티 아티스트, 정치 활동가, 영화감독이자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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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는 이러한 시류 가장 위에 있는
최강호 푸마 코리아 (Puma Korea) www.solidground.kr twitter@ChoiKangho
일, 뉴욕 센트럴파크 앞 어느 노인은 자신의 노점상에서 스텐실 판화 스무 점을 한 점당 60달러에 판매했으나 그가 첫 작품을 판매한 것은 노점을 연 지 4시간이 지난 후였다. 그날 판매된 작품은 열 점도 되지 않았다. 뒤늦게 Flowers next to the depicted Twin Towers in the 15th installment from Banksy’s <Better Out Than In>, October 2013, New York City residency.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의 사회관계망서비스 SNS 로 작품의 주인이 ‘그’라는 것을 눈치챈
사람들이 노점으로 달려들었지만, 사람이면서도 달리 보면 콜럼버스처럼
60달러짜리 복권들은 이미 사라진 후였다.
달걀을 처음 세운 사람이기도 하다. 그의 초창기 작품 활동은 테이트 모던Tate Modern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들의 그림은 여전히
Museum 처럼 큰 갤러리의 도둑 전시로
엄청난 가격을 호가하고, 진품眞品 은 넓고
시작했는데, 이어진 그의 작업이 주목받기
큰 갤러리 안 혹은 누군가의 개인 창고에
시작하면서 그의 작품은 10만 유로에
들어가 있다. 반면 경제적 가치가 비슷한
가까운 가격에 거래된다. 스텐실stencil 작업
어느 그림은 거리에 있다. 액자도 없고,
기반의 화풍으로 갤러리를 공격했고, 갤러리
습도 조절도 되지 않고, 관람 선도 없으며,
입성 후에는 경매장을 점령했다. 그리곤
만진다고 헐레벌떡 뛰어오는 안내원docent
작품 원본은 사람들에게 멀어져서 누군가의
도 없다. 이미 우리는 어느 것이 예술이고
창고로 들어갔다.
어느 것이 예술이 아니라고 규정지을 수 없는 시점에 와있다. 그럼에도 ‘장소’가 예술이
올해 10월에 있었던 뱅크시의 뉴욕 (거리)
공유되는 것을 가로막고 있는 셈이지만,
전시 <베터 아웃 댄 인Better Out Than In>
예술의 가치라는 것은 그 아름다움이 더
은 이러한 세태를 꼬집었다. 한 달 동안
많은 사람에게 보이고 나눌 수 있을 때
뉴욕 거리 곳곳에 그래피티를 남기고
더 커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뱅크시의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면서 진행했던
뉴욕 전시는 그 의미를 좀 더 직관적으로
전시의 백미는 단연 노점 판매였다. 10월 13
보여줬다.
© image courtesy of Banksy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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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MUSIC
음반과 음원
중학교와 고등학교 때에는 음반을 많이 사모았다. 과자 살 돈, 차비, 오락실에 갈 돈 등 나가야 했을 조그만 지출들을 모으고 모아 시디CD 한 장 사고 나면 그렇게 뿌듯할 수 없었다. 그때가 90년대 중후반, 휴대용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에서 시디플레이어로 넘어가는 기간이었다. 레코드판vinyl 시절부터 카세트테이프를 지나 CD까지, 음악 감상의 단위는 곡보다 앨범이 먼저였다. 하지만 애플사Apple Inc. 의 아이튠즈iTunes 가 등장하고 디지털 음원 시장 점유율이 음반 판매량을 넘어서면서부터, 앨범 중심의 음악감상 구조는 무너지기 시작했다. 2010년대가 되어 엘피LP가 다시 살아나고 있지만, 지금 음원 시장의 기본은 디지털이다. 음악 시장도 어느새 ‘음반’보다 ‘음원’이라는 단어가 더 익숙해졌다.
스트리밍이 가능하다. 복제에 걸리는 시간도 엄청나게 짧아졌다. 또한, 음원이 출시되면
또 한가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유튜브Youtube 에 즉시 올라오는 경우가
넘어가면서 음원 복제가 손쉬워졌다. 물론
다반사다.
예전에도 카세트테이프와 CD의 복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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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든지 가능했다. ‘공테이프’와 ‘공시디’
이처럼 음원에 대한 접근성이 전과는
에 좋아하는 노래들을 녹음하기도 했지만,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높아졌다. 지구
마음에 들면 구매했다. 하지만 오늘날은
반대편에서 만들어진 노래도 어렵지 않게,
조금 다르다. 메신저나 메일을 통해 쉽게
무척 빨리 들어볼 수 있다. 얼마나 듣고
음원을 주고받을 수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싶은 노래를 언제나 들어볼 수 있는 세상은
SPECTRUM
성창원 스펙트럼(spectrum) 매거진 에디터 단편집 <1,095> 저자 www.oodllboo.com
얼마나 좋은가.
대중음악인 중에는 본업을 따로 두고 취미로
그런데 여기 문제가
음악을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보통은
있다. 우리가 들으면
노래를 주업으로 삼는다. 그래서 당연히
즐거워할 노래,
경제적인 대가가 필요하다. 음반이나 음원
그 노래를 만드는
구매를 통한 수익이 어떤 가수에게는 그저
사람들에게는 어떤
감사한 일일 수 있겠지만, 어떤 가수에게는
대가가 있나. 기쁨?
한 곡, 한 소절이라도 사람들에게 더 들려줄
만족? 뿌듯함?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 된다.
이 시점에서
음반의 시대는(다시 돌아올지도 모르지만,
세계적으로 여러
아무튼) 지나갔다. 아날로그의 풍취와
가지 일이 있었다.
앨범이 지닌 의미를 아무리 알려도 공감할
라디오 헤드Radio
수 있는 부류는 한정될 것이다. 앞으로도
Head 처럼 온라인
다양한 노래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기
직거래 형태로 음원
위해서는, 듣는 사람과 만드는 사람 모두
가격을 소비자에게
음원 시대의 올바른 공유 방법을 함께
맡기는 경우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있었고, 흑인음악에서는 오히려 저작권이 있는 노래를 만지고 조합해 믹스테이프 mixtape 를 무료 배포하여 사람들에게 먼저
자신을 알린 뒤 음반을 발매하는 경우도 있었다. 나인 인치 네일스Nine Inch Nails 처럼 거대 기획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음원과 음반을 판매하거나, 스트리밍streaming 은 가능하되 음원을 내려받을 경우 저작권자가 임의로 가격을 정할 수 있는 밴드캠프
우리가 들으면 즐거워할 노래, 그 노래를 만드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대가가 있나.
bandcamp 를 사용하는 경우도 생겼다.
© image courtesy of Apple Inc.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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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TECH
텅 빈 그릇의 사용법
어릴 적부터 세계와 연결되는 것은 무척
이제 인터넷 안에 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중요한 일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안에 있다. 메신저와
방향이라고 교육받았다. 우루과이 라운드
이메일, 블로그로 대표되는 거치형
Uruguay Round
같은 단어를 떠올리면,
컴퓨터 시대는 유효하지만, 안부를 묻고
아니 멀리 갈 것도 없이 수년 전 한・미
삶을 기록하는 도구 대부분은 SNS 안에
자유무역협정FTA· Free Trade Agreement 만
정착했다. 처음에는 신나서 재미있게 그
떠올려도 그렇다. 세상은 점점 좁아지고,
세상에 적응하고, 동경하던 누군가에게
연결되고, 어떠한 장벽이 철폐된다.
말을 걸고, 종종 회신이 올 때 흥분한 적도
짐짓 좋기만 한 것 같다가도, 교과서가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제 종종 피로를
가르쳐주지 않는 이면 또한 무수하게 분열한
호소한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리라며
채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탈퇴하는 이들도 있고, 얼마 되지 않은 팔로워들의 이야기로 편협한 세계관에
첨단 기술technology의 발달은 경이롭다.
갇힌 위기감도 든다. 삶을 더 편리하게 하는
영어라고는 ‘헬로Hello’와 ‘마이 네임 이즈
도구가 사람을 더 멀리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
My name is ….’ 정도만 알던 시절과 지금은
역설이 벌어진다. 그야말로 모순이다.
세계화globalization 의 차원이 달라졌다고 해도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없을 거다. 지난주
안 좋은 시선의 이야기를 했지만, 사실 이
방송한 문화방송MBC 예능 프로그램
문명의 이기利器 덕분에 행할 수 있던 보람찬
<무한도전>만 봐도, 패션 잡지의 힘을 빌려
일도 있었다. 2010년 겨울, 페이스북
‘밀라노 패션위크’ 진출을 소재로 쓰는 시대
Facebook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아닌가. 노홍철을 비롯한 구성원들이 프로필
이야기를 다룬 영화 <소셜 네트워크The Social
촬영을 하고 원서를 접수한 도구 또한,
Network >를 봤다. 감각적인 편집과 빠른
인식하지 못할 뿐이지 ‘이메일’이었다. 지금
전개가 돋보이는 수작이었다. 하지만 정작
사람들이 태어나지도 않았을 시절에는 꿈도
깊이 빠진 것은 영화적인 장치와 이야기
꾸지 못할 일이었다.
자체의 매력이 아니었다. 저렇게 어린 나이에 세상 수많은 사람을 한곳에 모은 모험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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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사이를 점점 좁히고, 그들이
가슴을 쳤다. 마침 12월이었다. 한 발 담근
혹은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쉽게 드러내고
패션으로 무언가 좋은 일을 하고 싶었다.
심지어 대화하여 친구가 될 수 있는 마당은
당시로부터 몇 달 전, 안 입는 옷을 모아
SPECTRUM
결국, ‘어떻게 사용하고, 연결하고, 공유하는지’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Think, Talk, Write.
<보그 코리아VOGUE Korea> 신광호 패션
제외하면, 실상 모든 것이 손바닥 안 SNS로
디렉터를 통해 어느 재활 시설에 기부한 적이
이뤄진 셈이었다.
Creative Agency Based in Seoul twitter@thinktalkwrite
있었다. 마침 서울의 많은 패션 디자이너와 안면이 있었다. 공간도, 사람도 심지어
경매 당일은 2011년이 고작 일주일도 남지
돈도 없었지만, 왠지 할 수 있을 듯했다.
않은, 전날의 폭설로 질퍽한 도로사정이
크리스마스 연휴는 자체 반납하기로 했다.
걱정되는 날이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생각지도 못한 대성공이었다. 참여해준
‘서울에서 작업하는 패션 디자이너들에게
디자이너분들은 물론, 초대한 사람들이 모여
연락해서 딱 두 벌씩 옷을 받고, 그 옷을
오롯이 자리를 빛내주었다. 사백만 원 정도
모아 하나의 공간에서 경매에 부친다.
모은 성금은 해가 지나고 딱 이틀 후, 직접
경매 수익금은 미리 지출한 소액의 경비를
경기도의 시설에 기부했다. 지친 몸으로
제외하고 전부 재활 시설에 기부한다.
정신없이 잠든 행사 다음날, 운영하던 네이버
행사 이름은 <채리티, 패션, 옥션CHARITY,
패션 커뮤니티에서 ‘새로운 세대가 온 느낌’
FASHION, AUCTION, 2010>으로 짓자.’ 새로운
이라는 글을 봤다. 조금 전율했다.
일은 아니었다. 이미 많은 매체가 연말만 되면 비슷한 자선 행사를 열었으니까.
이후 이 행사를 이어가지는 못했다. 하지만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이것을 행한 곳은
동일본 대지진 이후, 뜻이 맞은 친구들과
나의 SNS 채널 - 트위터와 페이스북
모여 ‘기부하는 벼룩시장’ 콘셉트의
- 과 블로그였다. 블로그로 알게 된
‘피프티서울50 SEOUL’을 만들었다. 보통
일러스트레이터 분에게 줄곧 마음에
벼룩시장처럼 물건을 팔지만, 판매자들의
들었던 그림을 받고 웹 포스터를 만들었다.
이윤 일부를 모아 몇 곳의 자선 단체에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자원봉사자 십여
기부해오고 있다. 이 작업 또한 거의 모든 것이
명을 모집했다. 선뜻 무료로 경매 장소를
SNS로 이뤄졌고, 여전히 더 많은 사람이
제공해준 신사동의 한 갤러리 대표는 수년
그를 통해 알아간다. 첨단 기술은 ‘이기’라는
전 그곳의 전시 소식을 보고 이메일을
단어처럼 ‘이로운 그릇’이 될 수 있다. 기실
보냈던 인물이었다. 초대를 위해 연락한
그릇은 존재 자체로 잣대가 되지 않고 비어
사람들에게도 카카오톡KakaoTalk 앱으로
있다. 결국, ‘어떻게 사용하고, 연결하고,
메시지를 보냈다. 옷을 받으러 다니고
공유하는지’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경매장소의 집기를 설치하는 작업을
© image courtesy of Think, Talk, Write.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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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TRA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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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와 관련된 모든 곳을
대다수 독자가 잘 알지 못하는 작가의
직접 눈으로 보고 밟아 보자는 마음으로
깊은 곳까지 알 수 있게 되었고, 그럴수록
떠났던 24일간의 ‘파인딩 하루키Finding
하루키라는 사람에 관한 애정과 관심은
Haruki ’ 여행을 다녀온 지도 반년이 훌쩍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블로그를 자주
지났다. 그 6개월의 기록을 블로그coolcider.
방문하는 한 사람이 하루키의 다른 잘 알려진
tistory.com 에 공개하기 시작한 다음 하루키
인터뷰도 내가 번역한 글로 읽고 싶다고 했을
팬들 사이에서 많은 지지와 관심도 받았다.
때는 정말 기뻤다. 나도 모르게 하루키라는
파인딩 하루키로 두 번째 글을 쓰게 된
사람에 대해 그만큼 잘 이해하고, 최대한
<스펙트럼spectrum>을 시작으로 다른 잡지에
그와 동일시하여 그의 말을 성공적으로
글을 싣기도 했고, 국내 하루키 팬 하면
전달했다는 의미였으니 말이다. 2011년
떠오르는 임경선 작가와 사회관계망서비스
하루키가 카탈루냐 국제상Catalonia International
SNS 로 안면(?) 튼 것도 나름의 성과라고 할
Prize 을 받았을 때, 밤새 연설문을 번역해서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파인딩
다음날 오전 국내 언론 기사가 나기 전 연설
하루키를 통해 하고 싶었던 최종 목표인
전문을 올렸을 때는 가장 기억 남는 보람된
‘국내의 하루키 팬들에게 좀 더 쉽게 하루키
순간이었다.
테마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제안서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작업도, 책이라는 형태를 빌려
꽤 오래 다니던 회사에 지루함을 느껴
내년 3월경 선보일 수 있게 되었다. 나는
그만두면서 파인딩 하루키 여행을 계획할
‘파인딩 하루키’를 통해 사적인 하루키
때, 결심하게 된 이유는 딱 한 가지였다.
폴더를 어떻게 공유해왔을까.
‘지금 아니면 못할 것 같아서.’ 게다가 내가 아니면 아무도 하지 않을 것 같았다.
먼저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작가에의 애정과
여행 도중, 트위터Twitter 팔로워들과 주요
호기심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국내에
일정을 계속 공유하면서 많은 관심을 받기
소개되지 않은 외국 각국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구글 번역기의 힘으로 번역했고, 차례대로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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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생각해 둔 것이 하나씩 실제로 일어나게 될 때를 생각하면 벌써 가슴이 떨려온다.
신성현 파인딩 하루키 여행가 coolcider.tistory.com
시작했다. 여행을 다녀온 뒤에는 어떤
京都
확신이 있었다. 정말 좋은 경험이었고, 다른
하루키 팬들을 모아 서울에서도 진행하고
의 가모가와 鴨川강에서 시작하고, 매년
하루키 팬들 혹은 어떤 대상을 깊게 파고드는
싶다. 이렇게 하나씩 공유의 폭을 넓혀
모든 사람에게 영감 줄 수 있는 결과물을
나간다. 생각해 둔 것이 하나씩 실제로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이다. 그 확신이
일어나게 될 때를 생각하면 벌써 가슴이
지금 책의 형태로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고
떨려온다. 내가 좋아서, 내 만족을 위해
있지만, 그것만으로 끝내고 싶지는 않다.
시작한 일이지만, 그것을 다른 사람들도 함께 즐기고 참여해준다면 그보다 기분 좋은
책이 나오면, 하루키의 고향 니시노미야 西宮
일이 어디 있을까.
에서 매년 동창생들이 노벨 위원회의
유튜브Youtube 채널 앞에 앉아 하루키의
두서없이 쓰고 나니 과연 주제에 맞는
수상을 염원하듯이, 매년 ‘하루키 노벨상
얘기였는지 의구심이 들지만, 마지막으로 이
수상 기원 모임’을 10월 밤 서울 어딘가에서
말은 꼭 하고 싶다. 자기만의 분야를 만들어
가질 생각이다. 그리곤 하루키의 책과 요리,
전문가specialist 가 되자. 대상이 무엇이라도
음식이 넘쳐나는 ‘하루키 콘셉트 카페’
좋다. 그 한 가지를 미친 듯이 파헤쳐서 그
를 열고 싶다. 당장은 아니지만, 차근차근
결과를 사람들과 함께 나누면 어떨까. 세상
준비해서 완벽하게 준비한 다음 말이다. 전
모든 사람이 똑같은 드라마를 보고, 음악을
세계에 번역 출간된 하루키 저작들을 모아
듣고, 책을 읽으며 적당히 재밌고 적당히
진열하고 그의 작품 속 음악들을 준비한다.
일하는 삶을 사느니, 모두가 서로 다른 것의
다행히 하루키는 음악 장르를 가리지 않고
전문가가 되어 그 결과물을 서로 나누어
클래식부터 재즈, 록까지 두루 섭렵했으니
공유하는 것. 생각만으로도 재밌지 않은가.
음악의 다양성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내가 파인딩 하루키 프로젝트로 공유하고자
된다. 이러한 계획을 차근차근 밟아가면서
한 것은 하루키 테마 여행 정보와 조언이
‘하루키 마라톤 대회’도 정기적으로
아니었다. 뻔한 얘기일 수도 있지만, 정말
진행하려고 한다. 제1회는 하루키가
무언가에 미쳐서 마음껏 좋아하고 끝까지
일본에서 가장 멋진 러닝 코스로 꼽는 교토
파헤쳐보자는 것, 그 자체였다.
© image courtesy of Shin Sung 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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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TRI534, Mixed Material, 30cm, 2013 by 쿨레인(Coolrain) www.coolrainstudi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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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TORIAL
INCASE MEE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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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기반을 두고 작업하는 열다섯 팀의 공간에 스펙트럼이 찾아갔다. 그들의 공간, 그들 자신, 그리고 인케이스 text 김지혜 Kim Jihye, 홍석우 Hong Sukwoo, 성창원 Sung Changwon edited 홍석우 Hong Sukwoo photography 정재환 Jae Chung(JDZ), 고윤성 Go Yunsung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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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한 디자인과 손쉽게 활용이 가능한 기능으로 모든 취향과 직업, 열정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에게나 잘 어울리는 인케이스 제품은, 특화된 디바이스 보호, 최소한의 디자인 및 혁신적인 기능화 함께 다양한 소재와 실루엣을 자랑하며 개인 물품과 기기를 서로 연결, 보호 및 정리 할 수 있도록 합니다. 모든 인케이스 제품은 자연스러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사용자가 어디에 있든, 어디로 가든 완벽한 휴대성을 경험하게 합니다. 여러분은 지금 인케이스와 함께 어디에 있나요?
_Anywhere 캠페인에 자세히 알고 싶다면 캠페인 페이지에 방문하시길 바랍니다. 또한 인케이스 코리아의 Facebook과 Twitter, Me2day 그리고 Instagram을 통해 다양한 _Anywhere 캠페인에 참여해 보세요. _Anywhere 캠페인을 통하여 친숙한 환경에서부터 장엄한 광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에서의 인케이스를 만나보실수 있습니다. Incase Korea Campaign Page goincase.kr/anywhere Facebook facebook.com/incasekorea Twitter twitter.com/incasekorea Instagram #_Anywhe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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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워진 Campus Collection은 가벼운 활동성과 편안함으로 Explore_Anywhere 의 슬로건을 더 욱 자유롭게 합니다. 360도 부착된 내부 패딩은 내부수납의 모든면을 보호하며, 가방의 형태가 무너지는 것 을 예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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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Store 엘스토어/ 하우스 갤러리 house gallery 이정은 Jungeun Lee
갤러리 출구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은 너무 상품 같고, 갤러리 안에 걸린 작품들은 너무 부담스럽다. 엘스토어는 ‘하 우스 갤러리’라는 이름을 걸고 사람들에게 조금 더 편하게 다가간다. 공간 한쪽에서는 전시가 열리고, 또 다른 쪽에 서는 작품을 직접 판매한다. 이전에 전시했던 작가들의 작품들도 이곳저곳에 아기자기하게 자리하고 있다. 가격과 관계없이 ‘상품’이 아닌 ‘작품’을 구매하는 곳, 이것이 엘스토어가 가진 분위기다. 엘스토어에 어울리는 작가를 찾고, 사람들이 편안하게 느끼는 방법에 대해 늘 고민하는 디렉터 이정은은 작가와 수집가가 갤러리와 함께 커가는 것을 볼 때 가장 뿌듯하다고 했다. www.l2sto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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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 Munsoo 권문수/ 문수 권 디자이너 MUNSOO KWON designer
2014년도 봄/여름 시즌 서울패션위크(Seoul Fashion Week)에서 ‘Be a Goal Getter!’라는 주제로 축구에서 영감을 받은 컬렉션을 선보인 ‘문수 권(Munsoo Kwon)’ 의 디자이너 권문수. 그는 서울패션위크의 신진 디자이 너 컬렉션 프로그램인 ‘제너레이션 넥스트(Generation Next)’의 차세대 주자 중 한 명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작과 외국 배송, 협찬까지 모든 일을 혼자서 도맡아 했 다고 한다. 이제는 도저히 감당할 자신이 없어 도와줄 사 람을 구했다고. 이름 알려지고 관심받게 되면 즐거워할 법도 한데, 그의 머릿속에는 온통 다음 시즌 생각뿐이다. 뿌듯하지 않으냐고 물었더니, “그럴 겨를이 없어요. 일단 너무 바빠요.”라고 답한다. 여가도 거의 포기한 나날이지 만, 그래도 시간 나면 즐기는 것은 축구, 비디오 게임 그리 고 등산이다. 그래서 이번 컬렉션도 나올 수 있었다고 했 다. 언젠가 실력이 되면 기능과 아름다움이 조화로운 등 산복을 만들고 싶다는 그는 아직도 한참 겸손하게 미소 짓는다. www.munsookwon.com, facebook.com/ munsookwoncollection, twitter@munsookwon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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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a Park 로사 박/ 시리얼 매거진 에디터 Cereal Magazine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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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phics Snap Case for iPhone5s/5 [Silver Chrome Blue] <시리얼 매거진(Cereal Magazine)>은 여행과 요리로 전 세계를 아우르는 잡지다. 음식 조리법만을 설명하는 것이 아닌 기후와 재료를 깊이 관찰하고, 그 안에 자연스럽게 여행이 곁들여진다. 요리와 여행에 관한 잡지인 만 큼 사진도 무척 아름답다. 겉으로는 고즈넉해 보이는 이 잡지는 사실 치열한 과정의 산물이다. 주제와 소재를 결 정하고 나면 그에 맞는 사진가를 물색한다. 사진가를 찾은 뒤에는 콘셉트를 맞추고, 컬러 팔레트를 통해 사진가 에게 원하는 색감을 전달한다. 여기서 오는 ‘의도한 정갈함’은 시리얼 매거진의 에디터 로사 박(Rosa Park)의 개인성과도 비슷하다. 언제나 웃으며 즐겁게 이야기하지만, 실은 쉬는 시간이 없다는 면에서 말이다. 그녀가 좋 아하는 것을 찾아보고, 여행을 계획하고, 공부하는 것. 결국, 그것이 온전히 잡지 안에 담겨 있으니 일과 여가의 구분이 딱히 없는 셈이다. 내년에도 <시리얼 매거진>의 이름으로 다양한 작업을 계획하는 그녀의 머릿속에는 이 미 수많은 상상이 피어오르는 듯했다. www.readcereal.com, rosapark.tumblr.com, twitter@rosa_park, instagram@rosaliapark, pinterest@rosa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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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당신의 놀이터 멈추지 말고 즐기세요. 절제된 디자인의 시티 컬렉션은 수납성과 디바이스 보호를 향상시킴과 동시에 공간 활용을 최대화한 컬렉션 으로 360도의 패딩은 높은 수준의 기기보호를, 사려깊은 구성과 디자인의 포켓은 더욱 효율적인 수납과 접 근성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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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ffer 디퍼/ 티아이피크루 비보이 T.I.P crew b-boy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비보이 디퍼와의 만남은 삼십여 명이 모여 연습이 한창인 지하 연습실에서 이뤄졌다. 자유로 운 분위기에서 진행하는 연습이었지만, 오차 없는 동작과 힘이 들어간 기합에서 진지함이 묻어났다. 지금은 꽤 많은 팀원이 있지만, 디퍼가 춤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그의 연습실은 홍대 지하철역 출구 앞 작은 공간이었다. 당시에 춤 이라는 것은 모두에게 조금 생소한 문화였다. 열다섯에 김수용 작가의 만화 <힙합(HipHop)>을 보며 친구들의 몸짓 을 따라 하던 소년은 같은 것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경쟁하고, 수십, 수백 번 연습한 동작을 성공하면서 재미를 느꼈 다. 그 즐거움은 어느덧 한국 대표 그리고 세계 무대에서도 당당히 우승을 거머쥐고 오는 비보이 디퍼를 만들었다. 그 에게 공유와 나눔은 꼭 필요한 것이다. 만약 혼자였다면 트로피도 없었을 거라며 팀원들이 한가지 목표 - 우승을 바 라며 만들어내는 끈끈한 팀워크 - 가 11년 전 외국 무대에서 한국 최초 우승의 순간을 만들어낸 힘이었다고 말한다. 혼자보다는 여럿이 하나로 뭉쳐서 만들어내는 에너지로 외국 무대에서 태극기를 꽂는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재 미있는 것은, 그를 처음 춤에 입문시킨 만화 <힙합>의 원작자가 그린 <브레이킨: 힙합 뉴 클래식(BREAKIN: Hiphop New Classic)> 제작 영상에 디퍼의 신명 나는 춤이 담겼다. 좋아하는 것을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세계무대에 섰고 사람들을 만나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는 디퍼. 불현듯 그는 과거의 그의 행동이 오늘의 어떤 순간과 기막히게 연 결되어 있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렇기에 현재가 아닌 미래를 위한 행보가 오늘도 진행 중이다. www.tipcrew.com, facebook.com/tigerdifferkim, twitter@differkim, instagram@differkim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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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pus Compact Backpack [Charco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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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nk Scan Code 드링크스캔코드/ 듀오 디자이너, 브랜드 duo designer & brand 윤유선 Yuseon Yoon 노상민 Sangmin No
코드(Cord)의 용도를 잘 모르는 어린아이들은 무심코 그 코드를 콘센트가 아닌 자신의 입이나 코로 가져간다. 어른들은 기겁할 일이지만, ‘드링크스캔코드(Drink Scan Code)’는 그런 어린아이들의 자유로운 행동에 영 감을 얻어 시작했다. 정답은 아닐지라도 즐겁게 생각하고 대담하게 표현할 수 있는 용기. 그것이 드링크스캔 코드의 디자인이 태어나는 모체다. 동갑내기 스물여섯, 윤유선과 노상민은 각각 원주와 통영이 고향이다. 부 산에서 함께 학교에 다니면서 자신들의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작업이 드링크스캔코드로 발전했고, 그들은 졸 업 후 고향행 버스를 타지 않고 서울로 발길을 돌렸다. 그로부터 1년, 이 명랑한 디자이너 커플은 이문동 작은 작업실에서 대부분 시간을 함께 보낸다. 그리고 최대한 자신들의 손을 거친 작업물로 드링크스캔코드만의 또 렷한 방향을 잡아가는 중이다. 아직은 못 가 본 곳이 많아 마치 여행객처럼 서울이 낯설다는 이들. 하지만 내 년엔 조금 더 넓은 공간으로 나와 더 많은 이에게 드링크스캔코드를 알리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자 계획하고 있다. 그들에겐 아직 미지의 세계인 서울이, 두 청년에게 마음껏 뛰놀 수 있는 놀이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www.dinkscancode.com, facebook.com/hellodrinkscancode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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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 Hardshell Case for iPhone5s/s [Black 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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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lhee Shin 신설희/ 싱어송라이터 singer song-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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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비트 음향이 돋보이는 음악이 강세지만, 여전히 노래하는 가수의 목소리에 집중하는 음악을 선호하는 사 람이라면 아마도 그녀의 음악을 좋아하게 될 것이다. 신설희는 작사와 작곡을 하고 노래 부르는 ‘싱어송라이터’다. 지 난 9월, <힐스오브더타임(Hills of the time)>이라는 제목으로 첫 앨범을 냈다. 음반 표지에는 푸른 하늘과 언덕이 맞닿은 선 위에 하얀색 원피스를 입고 달리는 그녀의 모습이 실렸다. 그 사진에서도 쉬이 연상할 수 있듯이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노래, 겨울밤 따뜻한 이부자리에서 잠들기 전 듣고 싶은 노래가 바로 신설희가 대중에게 소개하는 음악 이다. 싫증을 잘 내는 편인데도 음악을 대하는 태도는 달랐다는 그녀. 다섯 살에 처음 피아노를 쳤고 중학교 때는 밴 드부의 보컬을 했다. 이어 고등학교에서 실용음악을 공부하고 대학에서도 꾸준히 음악을 즐겼다. 음악을 대하는 태 도가 진지해서일까. 그녀는 정당한 대가를 내고 음악을 들어야 좋은 음악이 계속 나올 수 있고, 그래야 노래를 부르 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행복한 공유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빈 연습실, 선뜻 피아노 앞에 앉은 그녀는 낯선 관객들의 시선을 받으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노래했다. 밖에는 눈이 소복소복 쌓이는 듯했고, 우리는 울리는 목소리 에 집중했다. 그녀의 ‘생음악’은 CD보다도 아름답게 느껴졌다. 내년 1월 12일, 클럽 오뙤르(club AUTEUR)에서 신설희의 단독 콘서트가 열린다. 아마도 콘서트장에서는 우리가 들은 것보다 더 아름다운 목소리가 공간을 채울 것 이다. 나는 이미 팬이 되었고, 그녀는 이것을 예상했는지도 모른다. facebook.com/suriepage
City Compact Backpack [Dark Khaki]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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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똑같은 지루한 일상을 떠나 꿈꾸는 자유. Escape_Anywhere가 필요합니다. 완벽하게 코너와 테두리를 보호하는 인케이스의 Armband Deluxe는 벨트 클립이 달려있어 허리나 가방에 장착이 용이하며 케이스가 스크린을 커버하지 않아 더욱 손쉬운 터치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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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hforte 에치포르테/ 힙합씬 사진가 Hip-hop scene photograp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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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정취가 다 사그라지지 않은 11월 어느 날, 동교동 ‘1984’에 종이로 싸맨 커다란 액자를 든 청년이 들어왔다. 그는 ‘에치포르테(Etchforte)’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진가 임세호로, 손에 든 것은 <디스 이즈 리스펙트 (THIS IS RE2PECT)>라는 주제로 열린 전시회 작품이다. 꽁꽁 싸맨 종이를 벗기니, 요즈음 가장 활발히 활동하 는 힙합 뮤지션 중 한 명인 빈지노(Beenzino)의 모습이 등장했다. 이렇듯 에치포르테 작품의 주인공은 무대에 흠 뻑 젖은 힙합 뮤지션들이다. 땀이 송골송골 맺힌 얼굴과 환희에 찬 표정, 집어던진 물병에서 흘러나오는 물의 움직 임까지, 그의 사진에는 소위 말하는 ‘현장감’이 있었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힙합 음악을 듣고 힙합씬을 동경했던 그는 힙합 장르를 필두로 하위문화(subculture)를 다루는 블로그(etchforte.tumblr.com)를 운영했다. 순전 히 자신이 좋아서 찾고,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기록하는 일이었다. 문화의 공유에 목말랐던 청춘들 사이 블로그 가 퍼지고, 찾아오는 이들이 많아지게 되자 예측하지 못한 변화가 생겼다. 그의 열정을 관심 있게 본 힙합 뮤지션들 이 먼저 그에게 손 내민 것이다. 이제 그는 인터넷이 아닌 진짜 살아있는 무대 한쪽에서 관객들과 호흡하는 뮤지션 들의 생생한 모습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한다. 작업이 많아진 지금은 때때로 혼자가 아닌, 비슷한 취향을 지닌 감 각 있는 친구들과 팀을 이뤄 함께 기회를 잡아간다. 그는 이런 팀 구성을 ‘아마추어 크루’라고 부른다. 비록 ‘프로’ 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동질감을 가지고 소통하며 커다란 완성본을 만들어나가는 움직임. 그 중심에 선 에치포르 테의 새로운 도전을 기대한다. etchforte.tumblr.com, facebook.com/EtchForte, twitter@EtchForte,
instagram@EtchForte
DSLR Sling Pack [Black]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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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entomori 메멘토모리/ 남성용 타이와 액세서리 브랜드 mens ties & accessories brand
장태진 Taejin Jang 이철승 Chulseung Lee 조경준 Kyungjun Cho 이용준 Yongjun Lee
메멘토모리(Mementomori) 대표 장태진은 예전부터 옷을 무척 좋아했다. 하지만 직업으로 ‘영업’을 해서 취향에 따 라 마음대로 옷 입기는 쉽지 않았다. 비즈니스 룩에서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여러 제약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타 이’에 불만이 많았다. 저렴한 타이는 어딘가 만족스럽지 못했고, 멋지다고 생각한 타이는 지나치게 비쌌다. 그러던 어 느 날 문득 생각했다. ‘타이를 모아 여느 컬렉션처럼 만들면 어떨까?’ 결국, 자신이 맬 타이를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그 결과물을 하나씩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하면서 알음알을 찾아오는 이들이 생겼고, 문의하는 사람들에게 소량이지 만 타이를 판매했다. 그것이 메멘토모리의 시작이었다. 2010년 첫발을 내디딘 메멘토모리는 꾸준히 매주 두 가지의 타이를 선보인다. 지금은 장갑과 머플러 같은 남성 액세서리도 함께 만든다. 이번 겨울에는 처음으로 터틀넥(자라목 깃) 스웨터를 발매하고 셔츠 라인도 선보였다. 메멘토모리의 타이를 직접 구매하면, 타이 품질뿐만 아니라 포장지의 마감까지 꼼꼼하게 신경 써서 마치 정성스러운 선물을 받은 느낌이 든다. 그는 영업을 했어도 분명히 성과를 이뤘겠지 만, 그런 그가 타이를 만들어서 참 다행이다. ‘서울에서 만든 좋은 타이’를 만나는 것은 아직도 요원한 일이니까. 그래 서 소중한 브랜드임은 말할 것도 없다. www.mementomori.co.kr, facebook.com/mementomori.co.kr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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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언(Sheean)은 신동엽 감독의 2013년 작 영화 <응징자(The Punisher)> 사운드트랙에서 ‘뷰티풀 레인 (Beautiful Rain)’이라는 노래를 불렀다. 특유의 약간 쉰 듯한(husky) 목소리와 매력적인 저음이 인상적이 었다. 전자음악에서 보컬은 하나의 악기로 작용한다. 다른 소리와 함께 어울려 노래가 완성될 수 있게끔 하는 요소이다. 따라서 가창력보다는 사람 고유의 소리와 느낌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시언은 실용음 악, 그중에서도 보컬을 전공했다. 하지만 그녀는 노래에서 기술을 뽐내지 않는다. 자신이 하는 노래에서 무엇 이 필요한지 알기 때문이다. 2007년 첫 앨범 <스텔라 송(The Stellar Song)>과 2010년의 디지털 싱글 <에 브리 데이 에브리 나이트(Every Day Every Night)>를 발매한 뒤 빠르지는 않지만, 꾸준히 활동해왔다. 그 녀의 화려한 외모와 치장은 곧 그녀의 꾸준함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어떻게 보든, 무어라고 말 하든 그녀는 언제 어디서나 ‘시언’이다. facebook.com/sheean.park
Sheean 시언/ 뮤지션 music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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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컬렉션은 우리의 Capture Anywhere의 중심에 있는 제품군입니다. 모든 레벨, 모든 장소 - 필드에 서 스튜디오까지 포토그래퍼들의 필요에 맞게 그대로 디자인된 이 카메라 컬렉션은 헤더 패브릭의 세련된 질감 과 유니크한 외관과 더불어 멋진 사진을 위한 빠르고 쉬운 카메라 엑세스가 가능하며, MacBook과 iPad 등 여러분의 디바이스들을 수납할 수 있어 어디에서든 곧바로 에디팅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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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EPARTMENT Seoul 디앤디파트먼트 서울/ 디자인 제품 매장, 롱 라이프 디자인 프로젝트 well-designed products store, long life design project
지난 11월, 이태원 ‘밀리미터밀리그람(MILLIMETER MILLIGRAM, mmmg)’ 건물 지하 3층에 일본의 디 자인 운동가인 나가오카 겐메이(ナガオカケンメイ, Kenmei Nagaoka)가 설립한 ‘디앤디파트먼트 서울 (D&DEPARTMENT Seoul)’ 매장이 문을 열었다. 전 세계 여덟 번째 매장이자 일본을 제외한 외국 최초의 매장이 다. 예쁘고 실용적인 제품들이 즐비한 단순 잡화점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이곳의 모든 제품에는 뚜렷한 기준이 있 다. 오랜 시간 우리 삶에 녹아있고, 유행이나 흐름에 좌우하지 않는 디자인의 상품을 판다. 그것이 디앤디파트먼트 가 발견하고 선보이는 ‘롱 라이프 디자인(Long Life Design)’의 핵심이다. 서울 매장에는 일본에서 들여온 제품 말 고도 한국과 서울의 디자인 역사를 보여주는 ‘코리아 셀렉트(KOREA SELECT)’ 제품들이 더해졌다. 모든 과정이 수공예로 이뤄지는 담양의 대나무(竹) 제품, 한국 최초 만년필 회사이자 지금까지 생산하는 유일한 회사인 ‘국제아 피스공업사(Apis Pen)’의 만년필 등이 바로 그것이다. 디앤디파트먼트는 각 지역의 개성이 묻어난 제품을 찾아내 고 판매하면서 고집스럽게 디자인 정신을 이어나가는 소수 생산자를 응원하는 역할도 한다. 다양한 분야의 생산자 들을 초청해 이야기를 듣고, 삶 속에서 쉬이 발견하나 가치를 잃기 쉬운 디자인에 대해 공부하고, 지역조사를 하면서 정리한 정보를 바탕으로 여행책자를 만드는 등 크고 작은 프로젝트가 모두 지역성에 기반을 두고 이뤄진 것이다. 흔 히 볼 수 있지만, 뜻밖에 새롭고 생소한 우리나라 곳곳의 제품을 발견하고 그 안에 숨겨진 이야기를 듣고 보는 시간이 즐겁다. 긴 역사를 지녔지만, 그만큼 빠르게 변하고 쉽게 잊히는 도시, 서울. 디앤디파트먼트의 행보는 지금 이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고맙고도 필요한 일이다. www.d-department.com/kr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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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na 룬아/ 더콤마에이 디렉터 The,A dir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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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한 매장이 가득한 연희동 골목, 햇살이 잘 드는 건물 옥상에 자리한 ‘더콤마에이(The,A)’는 ‘모이다’, ‘보이 다’, ‘가지다’, ‘만들다’, ‘마시다’의 총 다섯 가지 주제가 공존하는 프로젝트 공간이다. 찻잔을 기울이며 재잘대는 수 다와 기분 좋게 볼 수 있는 전시가 있고, 다양한 아티스트의 작품을 구경하고 구매할 수 있다. 이곳의 디렉터 룬아 (Luna)는 자신의 프로젝트를 위한 공간을 찾다가 지금의 더콤마에이를 구상하게 됐다. 본인의 일로 시작했는데 공 간이 생기니 새로운 사람들이 모이고, 함께 구상한 프로젝트를 선보일 수 있게 되었다는 그녀. 그 과정에서 수직적 인 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관계에서 발생하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작업과 작업 사이의 상승효과(synergy)를 실감 한다. ‘사무직 디자이너들, 모이다’를 시작으로 더 많은 모임을 통해 더콤마에이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갈 것이라는 그녀. 비슷한 상황 속에서 다른 이야깃거리를 가진 사람들이 기분 좋게 만나 생각을 나누며 다음 계획을 함께 논의 할 수 있다니, 생각만 해도 즐겁다. 아마도 모임에 참여한 이들은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가운데 숨통 트이는 기분을 느끼지 않았을까. 마주 보고 앉아도 소통의 부재를 당연하게 느끼는 지금 시대에, 더콤마에이는 넌지시 소통의 방 법을 제안한다. 모두가 잊고 있지만, 우리에게 꼭 필요한 새로운 만남을 도구 삼아 말이다. ‘좋은(nice) 프로젝트’를 표방하는 더콤마에이.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blog.naver.com/thecommaa, facebook.com/thecomm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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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ha Yoo 유영지/ 더블유피 스토어 서울 대표 WP STORE Seoul ow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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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그란데(salon GRANDE)’의 대표로 일찍이 만난 적 있는 유영지 대표가 가로수길 뒤편에 ‘더블유피 스토어 서 울(WP STORE Seoul) 매장을 기획했다. 전과 다르지 않은 자연스럽고도 싱그러운 모습으로 등장했고, 여전히 차분한 어조로 생각하고 실현한 것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갔다. 더블유피 스토어는 30년의 역사를 지닌, 이탈리아 의 ‘더블유피 라보리 인 꼬르소(WP Lavori in Corso)’사가 선보이는 패션, 라이프 스타일 편집매장이다. 울리치 (Woolrich John Rich & Bros.)를 필두로 역사와 전통이 있는 브랜드를 선보이며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하고, 다 양한 협업으로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그런 더블유피 스토어가 아시아 최초로 서울의 가로수길에 생겼다는 것은 반갑고도 의미 있는 사건이다. 기존 더블유피 스토어가 추구하는 자연스러운 멋을 살리기 위해 매장 앞에는 작은 뜰이 생겼고, 매장 안에는 짙은 나무색 테이블과 갖은 식물과 꽃이 제품과 함께 어우러졌다. 소통을 중 요시하는 유영지 대표의 관점이 녹아 건물의 전면에는 커다란 창이 들어섰고, 안팎에서 탁 트인 전경은 더블유피 스 토어 서울만의 매력을 더한다. 제 생각을 다른 이에게 전달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시간이 자연스럽게 녹 아들 수 있도록 생각하며 지은 장소. 그 안에 모이는 사람 사이의 소통이 재료가 되어 또 다른 방향을 만들어낼 수 있 는 곳. 새로운 시작의 가능성을 믿는 그녀의 선택은, 아시아 최초 더블유피 스토어라는 타이틀 외에 더 괄목할 만한 많은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www.wpstore.com, www.wpstorekorea.com, www.woolrich.co.kr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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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자유로운 영감과 창의성은 Express _Anywhere라는 타이틀로 선보여 집니다. 충격 흡수 내부 레이어와 자외선을 차단하는 투명과 반투명 하드쉘 소재의 Pro Hardshell 케이스는 언제 어디서나 여러분을 더욱 자유롭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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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RC1936 Private Road Running Club 1936/ 러닝클럽 running club
정바울 Paul Chung 이진복 Jinbok Lee 김재인 Zayinn Kim 김민준 Minjun Kim 제임스 James Lee Mcquown
‘PRRC 1936’은 정바울(Paul Chung)을 주축으로 한 러닝 클럽이다. PRRC는 ‘프라이빗 로드 러닝 클럽 (Private Road Running Club)의 약자이며, 1936는 고(故) 손기정 선수가 베를린 올림픽에서 우승한 해다. 처 음에는 달리기와 친목 도모를 두루 하는 모임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그 생각이 미안할 정도로 열정이 넘쳤다. 모두 에게 열려있는 PRRC 1936은 운동 전후 준비운동(warm up)과 스트레칭부터 여성과 초심자를 위한 비너스 런 (Venus Run)까지 다양하고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팀으로서는 외국 러닝클럽과 교류하고 서 로의 문화를 소개하는 한편, 개인적으로 얻게 된 것도 많다.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어른이 된 후 소원해진 사람들과 의 유대관계를 다시 찾은 사람도 있고, 여태껏 가보지 못했던 서울 구석구석의 아름다움을 새삼 깨닫게 된 사람도 있 다. 이 글을 읽고 흥미가 생겼다면, 함께 달려보는 것은 어떨까. PRRC 1936의 문은 언제나 열려있다. prrc1936. tumblr.com, twitter@PRRC1936, instagram@PRRC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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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band Deluxe for iPhone5s/5 [Bl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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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yun Go 고소현/ 패션모델 fashion model
고소현은 이화여자대학교 컴퓨터 공학과에 입학했다. 딱히 꿈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같은 계열로 진학한 언 니의 영향이 컸다. 그러던 중 한국의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에 대해 알게 되었다. 모 델이 되기에는 그다지 큰 키가 아니었던 고소현은 ‘165cm 이상’이라는 데뷔조건을 눈여겨보았다. 결국, 이 프로 그램의 세 번째 시즌에 도전했고 좋은 결과를 얻어 2012년 11월 쟈뎅드슈에뜨(Jardin de Chouette) 컬렉션으 로 데뷔했다. 모델을 직업으로 삼은 지 갓 1년, 바쁘고 싶었던 시간 동안 그 바람대로 바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서 살림도 꾸려 나갈 수 있으니 좋겠다고, 친구들이 말했다. 그녀 역시 행운이라 생각한다. 처음 시작은 ‘할 수는 있 는 정도의 키’였다. 하지만 지금은 확실하다. 서울패션위크가 끝나고 잠시 숨을 고르며 자신을 돌아본 요즘, 새로 운 꿈도 생겼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 바뀐 것들을 돌아보기 딱 좋은 요즘 - 그녀의 마음도 점점 더 깨 끗하고 명확해지기를 바란다. www.esteemmodels.co.kr/7562, twitter@gosomimi, instagram@gosomi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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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ig Costello a.k.a. KR 크레이그 코스텔로/ 아티스트, 크링크 설립자 겸 대표 artist, KRINK founder & ow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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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하순, 뉴욕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는 전설적인 그래피티 아티스트 ‘크레이그 코스텔로(Craig Costello)’ 가 한국을 찾았다. 본명보다 케이알(KR)이라는 예명과 그가 지휘하는 그래피티 용품 브랜드 ‘크링크(KRINK)’로 더 유명한 그는 9월 하순 개막한 부산 비엔날레(Busan Biennale, www.busanbiennale.org)의 <2013 바다미 술제(Sea Art Festival 2013)> 설치 작업을 위해 부산과 서울을 오갔다. 가로와 세로로 길게 연결한 거대한 컨테 이너는 ‘웅장하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그의 대표작업 - 흘러내리는 잉크로 표현한 추상 예술 - 의 캔버스가 되었고, 해안과 도심, 오랜 동네가 결합한 부산의 특성과 맞물려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크레이그 코스텔로가 전시 오프 닝에 참여하기 직전, 우리는 서울에서 만나 대화했다. 한국에서의 작업을 포함한 최근 작품 얘기부터 최근의 디지털 카메라 발전 속도, 예술과 첨단 기술의 결합 그리고 ‘크링크’에서 고품질의 잉크와 마커(marker)를 만들기 위해 어 떠한 작업 공정을 거치는지를 긴 시간동안 얘기해주었다. 그와는 이미 이메일로 <스펙트럼>의 인터뷰를 진행한 적 이 있었지만, 실제로 만나 보니 무척 재치 있으면서도 진지한 시각을 지닌 남자였다. 최근의 취미라는 서핑 이야기 에는 아이처럼 눈을 반짝이기도 했다. 대화 끝에 수차례 강조한 것은 ‘지역성’이었다. 모든 문화 발전에 반드시 동반 해야 하는 것은 결국 그 지역의 크리에이터들의 몫이라는 그는 패션 디자이너 우영미(Wooyoungmi)를 최근 발견 한 멋진 한국 패션 디자이너라는 얘기도 덧붙였다. 자신의 작업을 꾸준히 이어온 사람들에게 느끼는 공통분모는 ‘영 향’이 아닌 ‘영감’이었다. www.craigcostello.org, www.krink.com, twitter@KrinkNyc, instagram@krinknyc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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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
‘Space’는, 스펙트럼이 고른 서울 안의 공간 세 곳을 보여주고 그곳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코너입니다. ‘지금 가장 뜨고 있는’ 공간 대신, ‘지금 한 번쯤 되짚어볼 필요가 있는’ 공간들을 엄선하여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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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김지혜 Kim Jihye edited 홍석우 Hong Sukwoo photography 고윤성 Go Yun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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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동 112번지 양복점 거리 우리나라 맞춤 양복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소공동 112번지, 양복점 거리. 지금은 신호대기선에 꼬리를 문 차들만이 늘어선 곳이지만, 정계 인사부터 멋 좀 부릴 줄 아는 청춘 남녀들이 들끓던 시절이 있었다. 늘 사람이 붐비는 명동을 슬쩍 등 진 거리에서 번잡함을 싫어하는 지도층부터 젊은 멋쟁이들까지 ‘전직 대통령의 단골집’이라든가 ‘명장의 손길’ 등 저마다의 자존심을 내건 맞춤 양복점에 들러 자신의 체형에 꼭 맞는 양복을 지어 입었다. 1980년대, 기성복의 급부상으로 손님들의 발길이 하나둘 떠나고, 그로부터 30여 년이 훌쩍 지난 지금은 군데군데 빈 빌딩이 긴 그늘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이 거리를 여전히 지키고 있는 것 또한 맞춤 양복점들이다.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의 양복점 몇 곳이 드문드문 자리 지키고 있지만, 다행히 근래 들어 맞춤 양복에 대한 젊은이들의 인식이 달라지면서 다시 그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시간을 들이고 정성을 더해 전문가들이 만들어내는 몸에 잘 맞는 양복 한 벌은 공장에서 기계로 대량 생산하는 옷과는 비교할 수 없다.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지기에는 아쉽고 안타까운 가치.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쌓은 숙련된 기술을 선뜻 보여주고 내어줄 수 있는 기성세대의 아량, 그리고 그것을 잇고자 하는 고집스럽고도 열정적인 젊은이들의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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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립) 남산도서관 좌우로 은행나무 가로수가 길게 이어진 남산로를 달리다 보면 조용하게 자리 잡은 도서관 하나를 볼 수 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도서관 특유의 침침한 조명 아래 공부하는 사람, 책 읽는 사람, 자료를 찾는 사람들이 열람실마다 가득하다. 움직임이 많지 않은 장소 특유의 시간이 서서히 흐르는 느낌은 여느 도서관과 다를 바가 없다. (서울특별시립) 남산도서관은 1922년 일제강점기 때 식민지 교화 목적으로 중구 명동 2가에 ‘경성부립도서관’으로 만들어졌으나, 광복 후 우리 손을 거쳐 ‘서울시립남대문도서관’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1964년, 남산 기슭의 용산구 후암동(소월로)으로 자리 옮기면서 이듬해 ‘남산도서관’으로 이름을 바꾸게 되었고 현재 44만여 권의 도서와 1만여 점이 넘는 비도서 자료를 갖추고 있다. 서울시에서 관리하는 문화기관답게 백일장을 열거나 학교 도서관을 지원하기도 하며, 작품을 알릴 기회가 드문 무명작가들의 전시와 무료 영화 관람 행사도 제공한다. 대부분 도서관이 그러하듯이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치열한 무언가를 준비 중일 테다. 그럼에도 여유를 찾고 싶다면 이만한 장소도 없다. 지식의 장에는 사색의 공간이 필요하니까. 남산도서관은 이 모든 것을 충족한다.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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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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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생활미술관(남서울분관) 서울 시내에서 이렇다 할 전시를 보려면 주로 시청에서 광화문을 이어 인사동과 삼청동 언저리를 방문하거나, 새로운 상업 갤러리가 모인 청담동과 신사동 일대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생활미술관(옛 남서울분관)은 뜻밖에도 사당역 근처, 남현동에 있다. 말 그대로 분관(分管)이기에 지역성을 넓혀 많은 이에게 다양한 전시를 관람할 기회를 제공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어도 건물 자체의 매력만으로 충분히 발길을 옮길 만하다. 외국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낮은 담과 정원이 있는 작은 저택을 뚝 떼어 가져다 놓은 듯한 미술관 건물은 옛 벨기에 영사관(사적 제254호) 이었다. 고전주의 건축양식 건물을 정면에서 바라보면 벽돌로 지은 건물 위 굴뚝이 인상 깊게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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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인다. 담을 따라 들어가면 좌우로 조형물이 있는 정원이 있고, 문을 열고 들어서면 나무 계단이 나타난다. 이 매력적인 건물은 실내 기둥과 벽난로 등 기존 건축물을 그대로 유지한 채로, 아주 최소한의 보수 후 2004년 9월 2일 개관했다. 미술관 1층에는 카페가 있고, 2층까지 이어지는 전시실은 마치 저택의 방처럼 복도를 중심으로 나뉘어 있다. 친절하게도 관람료는 무료이며 어린이들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미술교실도 운영한다. 공장과 학교 등을 변형한 외국 여느 미술관 못지않게 편안하면서도 고고한 매력이 있는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생활미술관. 천천히 전시를 둘러보고 1층 카페에 앉아 밖을 내다보면 잠시 시끄러운 도심에서 동떨어진 느낌이 들 것이다.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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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MMENDATION
RE COM MEND ATIONS Winter 2013 ‘Recommendation’은, 스펙트럼이 다루는 여덟 가지 분야 - 패션, 디자인, 아트, 북, 스트리트, 음악, 테크, 여행 안에서 스펙트럼 스태프들이 ‘2013년 겨울’에 추천한 내용을 소개하는 일종의 안내서입니다.
FASHION
PORTER X MONOCLE TOTE BAG 홍석우 Hong Sukwoo
저널리스트이자 잡지 <모노클Monocle> 발행인이며 그 외에도 다방면의 사회 및 문화계 협업을 진행하는 타일러 브륄레Tyler Brûlé. 그가 만든 잡지 <모노클>은 세계정세를 비롯한 다방면의 주제를 다루는 잡지를 넘어서, 각 지역의 좋은 제품을 만드는 회사 및 개인과 협업하여 단독으로 ‘모노클 숍Monocle Shop’에서 판매한다. 모노클 숍의 대표적인 상품 중 하나인 일본 가방 브랜드 포터Porter와의 협업 시리즈는 마니아들에게 이미 유명하다. 원래 카키색과 검은색이 있었는데 이번 가을 감색navy 이 추가된 후 한눈에 반해버렸다. 영국 <모노클> 본사에 근무하는 지인에게 부탁해서 바다를 건너온 이 토트백은 튼튼한 만듦새와 짙은 색상 그리고 다양하고 실용적인 수납이 매력적이다. 이번 가을과 겨울, 이 가방만 거의 들고 다닐 정도로 말이다. www.monocle.com/shop © image courtesy of Hong Sukwoo 134
SPECTRUM
DESIGN
MUJI HUMIDIFIER 김지혜 Kim Jihye
어느덧 추운 겨울이 왔다. 무조건 따뜻한 걸 좋아해서 11월부터 난로를 틀면서 생활하고 있지만 그럴 때마다 공기가 건조해져 콧속이 바짝바짝 마르는 느낌이다. 그래서 매년 겨울, 살까 말까 고민하게 되는 것이 바로 가습기. 국내에서는 이 제품 말고 조명으로도 쓸 수 있는 아로마 디퓨저가 인기다. 아직 이 제품은 국내 미출시되어 일본 홈페이지에서만 구경할 수 있다. 무인양품 제품답게 간소한 디자인과 제품의 기본 역할에 충실한 기능이 맘에 든다. 생활 속에서 활용하는 제품은 어떤 장소에 놓아도 어색하지 않은 디자인을 좋아하는데, 이 제품 또한 그러해서 국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연속 가습시간은 약 6시간, 360도 회전하며 방향芳香 기능이 있다. 방 안에 놓으면 쾌적한 공기는 물론 보는 재미를 선사해줄 것이다.
www.muji.net © image courtesy of MUJI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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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LANDSCAPE PAINTING: CONTEMPORARY VIDEO FROM AUSTRALASIA CURATED BY MARK FEARY 홍석우 Hong Sukwoo
2005년 9월 문을 연 원앤제이갤러리ONE AND J. Gallery 는 서울에서 흔치 않게 한국의 젊은 동시대 작가를 소개하는 곳이다. 중견 작가부터 신진 작가까지 다양한 기법과 주제로 작업하는 작가들이 포진한 이곳은, 국내 작가뿐만 아니라 아직 우리나라에 소개되지 않은 외국 작가들의 전시 또한 꾸준히 진행한다. 지난 10월부터 11월 중순까지 서동욱Suh Dongwook 작가의
<회화의 기술Art of Paiting> 오프닝에 참석해 무척 인상적인 작업들을 봤는데,
지금 열리는 전시 또한 그에 못지않게 흥미롭다. 이번 전시 제목은 <랜드스케이프 페인팅: 컨템포러리 비디오 프롬 오스트레일리아Landscape Painting: Contemporary Video from Australasia>로, 호주오스트레일리아 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는 전시기획자 마크 페리Mark Feary가 큐레이팅한 호주 동시대 비디오 작업을 모은 전시다. 이번 전시에는 영상감독이자 프로 스케이터인 에이드리언 ‘스턴트’ 앵커 패인Adrian ‘Stunts’ Anker-Payne, 스티브 카Steve Carr, 케이트 미첼Kate Mitchell, 알렉스 먼티스 Alex Montieth 등의 작가들이 만든 다양한 영상 작업을 망라했다. 이번 전시는 2013년 12 월 18일(수)까지 열린다. www.oneandj.com © image courtesy of Adrian ‘Stunts’ Anker-Payne, ONE AND J. Gallery 136
SPECTRUM
BOOK
‘TEN YEARS OF MONSTER CHILDREN’ THE BOOK 권도경 Kwon Dokyung
호주 시드니에 기반을 두고 스케이트보딩, 서핑, 필름 제작, 음악 등 다양한 스트리트 문화와 스트리트 스타일을 다루는 잡지 <몬스터 칠드런MONSTER
CHIRDREN>.
2013년, 창간 10
주년을 기념하여 <‘텐 이어스 오브 몬스터 칠드런’ 더 북‘Ten Years of Monster Children’ The Book>을 출간했다. <몬스터 칠드런>은 1년에 4회 발행하는 잡지와 1년에 한 번 발행하는 사진집까지 매년 총 다섯 권을 발행하며, 뛰어난 사진과 흥미로운 인물들의 인터뷰로 2003년 첫 발간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 곳곳의 마니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 10주년 기념 출판물에서는 지난 10년간 잡지에 참여했던 컨트리뷰터들의 인터뷰와 함께, 그동안 선보인 최고의 콘텐츠를 엄선하여 수록했다. 또한, 10주년을 기념한 허프HUF 와의 협업 모자와 레더맨LEATHERMAN 에서 특별 제작한 만능공구Multitool 를 함께 선보였다.
www.monsterchildren.com image courtesy of Monster Children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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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EET
PROJECT B: DAILY GRIND 성창원 Sung Changwon
제품이라는 매개체로 메시지와 움직임을 공유하는 패션 브랜드 브라운브레스Brownbreath 는 <프로젝트 비PROJECT B>라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서 ‘B’는 사람들과 그들의 문화 그리고 그들이 제시하는 물건이 모여 교류하고 전파하는 그릇Bowl 을 뜻한다. 그 세 번째 캠페인에는 스케이트보드팀 ‘데일리 그라인드Daily Grind ’가 함께했다. 오리지널 스케이트보드 데크와 크루저 형태의 데크 2종과 레인커버를 발매했는데, 서울의 낮과 밤을 담은 데크 아트워크는 윤협Yoonhyup이 담당했고 제작은 스케이트보드 전문 브랜드 스테레오Stereo 가 맡았다. ‘스프레드 더 메시지Spread the message’,메시지를 전파하라는 의미의 표어를 걸고 독자적인 철학을 널리 알리는 브라운브레스, 스케이트보드 문화의 든든한 버팀목인 데일리 그라인드, 서울을 기반을 두고 세계로 뻗어 나가는 아티스트 윤협, 크루저보드 문화 대중화에 일조한 스테레오 등 각자 영역에서 꾸준히 성장하는 이들의 조합이 반갑고 뿌듯하다.
bbculture.tistory.com / www.dailygrind.kr / www.littergram.com / www.stereoskateboards.kr © image courtesy of Brownbreath 138
SPECTRUM
MUSIC
MINISTRY OF SOUND UNCOVERED VOL.4 김래현 Kim Rae hyun
이미 수많은 명곡이 세상에 존재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그 노래들은 많은 사람이 따라 부르며 희노애락을 공유한다. 이미 자신의 곡이 있는 뮤지션들 또한 다른 이의 곡을 따라 부른다. 물론 그들 각자 스타일과 느낌을 살려서 말이다. 이를 보고 대중은 ‘커버곡covered song’ 이라 한다. 수많은 명곡만큼 많은 커버곡만을 모은 앨범이 생각보다 제법 많다. 미니스트리 오브 사운드 오스트레일리아Ministry
of Sound Australia 에서
발매한 <언커버드Uncovered>
컴필레이션 시리즈 또한 그중 하나다. ‘A Unique Collection of Cool Covers’라는 부제로 이미 익숙한 노래들과 여태껏 모르던 노래들이 모여 있는 앨범이다. 새로운 노래를 접하는 재미와 그 원곡을 찾아 듣는 재미가 공존한다.
www.ministryofsound.com.au © image courtesy of Ministry of Sound Australia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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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JONY AND MARC’S (RED) AUCTION 홍석우 Hong Sukwoo
세계적인 록 그룹 유투U2 의 프런트 맨 보노Bono 와 원/데이터ONE/DATA 의 바비 시라이버 Bobby Shriver 는
2006년, 아프리카 대륙에 만연한 HIV/AIDS 바이러스를 퇴치하고자 거대한
‘브랜드’를 만들었다. 그 이름은 <프로덕트 레드PRODUCT (RED)™>였고, 지금까지 나이키, 애플, 스타벅스, 컨버스, 갭, 헤드, 아르마니 등 다양한 세계적 브랜드가 이 프로젝트를 위한 특별 제품을 만들고 그 수익금을 기부해왔다. 이번 겨울은 ‘프로덕트 레드’에 있어 더 특별한 해로 기록될 것이 분명하다.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마크 뉴슨Marc Newson 과 애플Apple Inc. 의 모든 디자인을 총괄하는 조너선 아이브Jonathan Ive 디자인 총괄 수석부사장이 보노와 손을 잡고 총 44개의 제품을 새로 디자인했다. 그 안에는 라이카Leica 의 ‘더 라이카 엠 포 레드The Leica M for RED ’
카메라부터 데미언 허스트Damien Hirst 의 의자, 아제딘 알라이아Azzedine Alaïa 의 드레스와
피아트Fiat 의 빈티지 자동차까지 전자 기기와 예술, 디자인과 패션을 포함한 다양한 상품이 총망라되어 있다. 이번 협업 제품들은 소더비Sotheby’s 경매를 통해 진행하며, 각 제품은 단 한점씩만 존재한다. 이 글을 쓰는 2013년 11월 27일, 이미 총 판매 금액은 1천3백만 달러에 육박한다. 또한, 이번 프로젝트는 금세기를 대표하는 두 명의 산업 디자이너이자 친구가 처음으로 공동 작업하고 마무리한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이번 스펙트럼 주제인 ‘셰어즈 SHARES ’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멋진 조우 아닌가.
www.sothebys.com/en/auctions/2013 © image courtesy of PRODUCT (RED)™ 140
SPECTRUM
TRAVEL
BIKE TOURS IN AMSTERDAM 고윤성 Go Yunsung
‘암스테르담Amsterdam 을 진정 느끼고 싶으면 자전거를 타라’는 문구가 있다. 네덜란드, 그중에서도 특히 암스테르담은 자전거 이용자들에게 특히 친화적인 도시로 광장까지 걸으면서 구경하다가 자전거를 빌려 도시 한 바퀴를 도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 맛을 음미하기 좋은 동네 중에서도 ‘뉴에 스피겔 스트라트Nieuwe Spiegelstraat’ 8가 지역은 크고 작은 갤러리와 로컬 및 유럽 패션 브랜드가 즐비하다. 마침 비가 내려서 일까. 회색으로 젖은 도시의 자전거 여행은 저절로 피하게 되는 인파와 자전거 그리고 여러 구경거리로 짧은 일정 안에 모든 것을 보기에는 시간이 부족할 지경이었다. 다시 한 번 가게 되면, 천천히 자전거를 타면서 갤러리 안의 온갖 작품과 로컬 브랜드를 즐기고 싶다.
image courtesy of Go Yunsung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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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LERY
RYAN McGINLEY
스펙트럼 매거진의 여덟 번째 챕터 ‘갤러리’는 동시대에 활동하는, 재능 넘치는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공간입니다. 그 열두 번째 시간의 주인공은 ‘라이언 ‘맥긴리Ryan McGinley’와 ‘김태균 less Kim Taekyun’입니다.
동시대 사진가이지만, 서로 다른 환경과 도시에서 자란 그들을 한자리에 소개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두 명 모두 ‘젊음youth ’과 ‘청년문화 youth culture’에 고무되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작업을 풀어내는 방식에서 확연한 차이를 드러내는 점이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사진’이라는 매개체로 각기 다른 작업을 이어가는 둘의 이번 ‘갤러리’ 는, 지금까지의 형식과 달리 작품 자체에 집중합니다. 라이언 맥긴리와 김태균레스이 각각 이야기한 중요하면서도 사적인 작업 이야기를, 스펙트럼의 큐레이팅으로 선보입니다. 142
SPECTRUM
LESS KIM TAEKYUN
interview & text 홍석우 Hong Sukwoo, 안상연 Ahn Sang-yeon(contributing editor) photography 정재환 Jae Chung(JDZ), 홍석우 Hong Sukwoo edited by 홍석우 Hong Sukwoo assistant 김유림 Kim Yulim special thanks to 대림미술관 Daelim Museum(www.daelimmuseum.org) © all works courtesy of Ryan McGinley, less Kim Taekyun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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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LERY
RYAN McGINLEY 라이언 맥긴리
www.ryanmcginley.com instagram@@ryanmcginleystudio
동시대 사진작가 중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인물 중 한 명인 라이언 맥긴리Ryan McGinley 는 미국 뉴저지New Jersey 주 램지Ramsey 출신으로, 여덟 형제의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1995년, 파슨스 디자인 스쿨Parsons The New School for Design 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하면서 뉴욕에 기반을 둔 활동을 시작했고, 아직 학생이던 1999년 자가 출판self-published 으로 첫 사진집 <더 키즈 아 올라잇The Kids Are Alright>을 발행하며 일약 주목받는 아티스트 반열에 올라섭니다. 그는 스물다섯의 나이로 유서 깊은 휘트니 미국 미술관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에서 역대 최연소 개인전을 연 것으로도 잘 알려졌습니다. 십 대 시절부터 친구들과 주변을 카메라에 담아온 그는 작업 초창기 다큐멘터리documentary 와 청년문화 youth culture 의 충실하고도 생생한 기록자에서, 자신이 떠올린 상황을 환상적인 구도와 색감, 생동감 넘치는 젊음과 환희로 탈바꿈하며 현대 사진의 대표 작가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또한, 그는 2013년 11월 7일부터 2014년 2월 23일까지 <라이언맥긴리 - 청춘, 그 찬란한 기록Ryan McGinley - Magic Magnifier>라는 제목으로 대림미술관Daelim Museum 에서 국내 첫 개인전을 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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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d, <The Kids Are Alright>, 1998 © Team Gallery, Inc 이 사진은 내 아버지를 촬영한 것으로, 개인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띤 사진이다. 1998 년 처음 사진을 시작했을 무렵 주로 쓰던 야시카YASHICA T4로 찍었고, 어린 시절을 보낸 뉴저지의 부모님 집에서 촬영했다. 그 집은 1960년대 지어진 건물로 온 집안이 사진에서 보이는 독특한 무늬의 벽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퍼렇게 멍이 든 눈black eyes 을 한 아버지가 피스 사인peace sign 을 하는 모습이다.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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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X, <The Kids Are Alright>, 2000 © Team Gallery, Inc 사진 찍고 다큐멘터리를 만들던 처음 삼 년 동안 찍은 사진 중 골라 재구성한 작품이다. 자전거 뒷자리에 타서, 위에서 수직으로 아래를 바라보며 촬영했다. (예전에) 찍은 사진을 다시 보니 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다시 특정한 청바지를 입고 특정한 신발을 신어달라고 부탁했고, 문신tattoo 도 보이도록 요청했다. 그렇게 반복해서 같은 피사체를 여러 번 촬영했다. 이 작업은 내게 무척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데, 단순히 다큐멘터리 사진가였던 내가 디렉터 역할도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한 전환점의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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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sh (Supermarket), 2000 © Team Gallery, Inc
사진 속 인물은 2009년에 세상을 떠난 내 친구대시 스노우Dash Snow; 뉴욕 다운타운 아티스트 중 한 명으로 라이언 맥긴리, 댄 콜렌Dan Colen과 함께 2007년 <뉴욕 매거진New York Magazine>에서 ‘앤디 워홀의 아이들Warhol’s Children)’이라는 르포 기사로 소개되었다. 대시 스노우는 2007년 뉴욕의 한 호텔에서 약물 과다 복용으로 숨졌다. - 편집자 주
이다. 가장 친한 친구 중
하나인 동시에 내 삶에 정말 중요한 사람이었고, 나와 같은 포토그래퍼이자 아티스트였다. 또한 그는 내 첫 뮤즈 중 한 명one of my first muses이기도 했다. 주로 2001년부터 2009년까지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이 사진으로 그를 보여주는 것은 내게 무척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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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Lizzy, <The Kids Are Alright>, 2002 © Beth Ruden Dewoody 뉴욕 어느 술집의 화장실에서 촬영했다. 당시 화장실 벽에 그려진 멋진 그래피티를 발견했고, 이 술집이 문 열기 전, 벽 앞에서 친구 리지Lizzy 에게 내가 가져온 소형 트램펄린쇠틀에 넓은 그물망이 스프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그 위에 올라가 점프를 할 수 있는 운동구
위아래로 뛰어달라고 부탁했다. 또한, 이 사진은
휘트니 미국 미술관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에서 열린 나의 첫 미술관 전시회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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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Dash Bombing, <The Kids Are Alright>, 2001 © Beth Ruden Dewoody
2001년 아티스트 대시 스노우가 뉴욕 어느 건물 꼭대기에서 그래피티하는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그는 이미 유명한 그래피티 라이터graffiti writer 였고, 아이락 크루IRAK Crew; 2001년 뉴욕에서 만든 그래피티 크루로, 대시 스노우는 초기 구성원으로 활동했다. - 편집자 주
소속이었다. 그래피티와 사진에는
어떤 공통적인 부분이 있다. 두 가지 모두 어떤 것에 대한 강박obsession 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포토그래퍼의 강박 관념은 자신의 흔적name 을 수많은 곳에 남기고 싶어하는 그래피티 라이터의 생각과 비슷하다. 이것은 내게 무척 흥미로운 부분이다.
6 Blood Falls, <Moonmilk>, 2009 © Domus Collection <문밀크Moonmilk> 시리즈는 미국 전역에 퍼져있는 동굴 안에서 촬영했다. 동굴 속은 칠흑 같은 어둠뿐이다. 그래서 사진 촬영은 1분에서 2분 정도의 장 노출을 해야 했고, 그동안 모델은 한치도 움직이지 않은 채 자세를 취해야 했다. 이 작업을 위해 섬광 조명flash lights 을 비추고, 천연색 젤로 벽을 칠했다. 이 사진에선 빨간색과 노란색을 썼다. 평소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의 작업이자 꽤 무서운 일이었다. 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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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way, <Road Trip>, 2007 © Avo Samuelian <로드 트립Road trip>은 미국 전역을 숱하게 여행하며 찍은 사진이다. 2007년 세 번째 횡단여행 때의 사진으로, 고속도로를 가로지르며 스트리킹(streaking; 알몸으로 달리는 행위)하는 모습을 촬영했다. ‘스트리킹’은 1970년대 사람들이 어떤 사회적 운동을 지지하며 나체로 달렸던 행위에서 등장한 용어로, 언제나 나를 매료시키는 것 중 하나다. 이 사진은 어느 갤러리에 주었는데, 그 후 밴드 시구르 로스Sigur Rós, 영어 발음은 ‘시규어 로스’ 혹은 ‘시겨 로스’로 표기. - 편집자 주
가 앨범 표지로 쓰면서 나의 가장 유명한 사진 중 하나가 됐다.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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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 (Slingshot), <Road Trip>, 2007 © Collection of Michael & Linda Costigan 다양한 장치를 써서 사람이 공중으로 나는 모습을 연출하기를 즐긴다. 주로 에어백과 에어 매트리스, 트램펄린을 활용한다. 이 작품은 사진 속 인물을 새총처럼 던져 그녀가 허공으로 날아오를 때 촬영한 것이다. 이 장면은 내 모든 작업 주제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데, 움직임motion 과 중력gravity, 무중력weightless 에 관한 생각을 보여준다. 항상 작품 안에서 사람이 공중으로 날아오르거나 떨어지고, 구르는 모습을 좋아하는데 그런 의미를 잘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볼 수 있다. 아이다호Idaho 에서 촬영했다.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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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as Barn Snow Disco, 2008 © Domus Collection
헛간 안에 눈이 내리는 모습을 연출한 사진으로, 강설기snow machine 로 연출한 풍경이다. (겨울 사진 같지만, 실제로는 아니라는 점에서) 무엇이든 주위 재료를 조합해 만든 작업이기도 하다. 말 그대로 두잇유어셀프Do-It-Yourself, 홈 스타일이다. 내가 떠올리는 크리스마스 이미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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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Falling (Sand), <Road Trip>, 2007 © Domus Collection 콜로라도Colorado 의 그렛 샌드 던스 국립 공원Great Sand Dunes National Park 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모래언덕sand dunes, 사구(砂丘) 은 가장 좋아하는 촬영 장소라고 할 수 있는데, 그중 하나가 이곳이고 다른 하나는 뉴멕시코New Mexico 의 화이트 샌드 국립기념물White Sands National Monument 이다. 여기서 사람들은 장난꾸러기가 된다. 또한, 달리다가 넘어지거나 굴러도 안전한
곳이다. 사람의 움직임을 촬영하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고, 이 사진은 그게 어떤 의미인지 잘 보여준다. 풍경 사진을 찍을 때의 색감 - 파랑과 녹색, 갈색과 햇볕에 그을린 피부색 그리고 흰색 - 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그런 점에서 모래언덕은 훌륭한 장소다. 어디가 위이고 어디가 아래인지 알 수 없고, 하나의 색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장소이기 때문에 우리는 무질서해진다. 사진 작업하는 데 있어 무척 중요한 장소라고 할 수 있다.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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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 Beacon, <Road Trip>, 2011 © José Nobre Sampalo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매직 아워magic hour; 촬영에 필요한 일광이 충분하면서도 인상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여명 혹은 황혼 시간대. - 편집자 주
’에
촬영한 사진이다. 해가 지면서 하늘이 분홍과 보라색으로 물드는 여름, 오후 6시에서 9시 사이의 미시간 호 Lake Michigan 에서 촬영했다. 사람들이
물장난칠 수 있는 호수나 바다에서 촬영하는 것과 불꽃놀이를 작업에 사용하는 것도 좋아한다. 이 장면은 폭죽과 비슷한 조명탄road flares 을 들고 서 있는 두 소녀의 모습이다. 이런 장치들은 내 사진의 핵심을 만드는 주된 요소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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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ia, <Everyone Knows This Is Nowhere>, 2010 © Team Gallery, Inc 2008년까지, 주로 야외에서 미국 풍경을 배경으로 자동카메라point-and-shoot camera 나 라이카Leica 로 촬영해왔지만, 스튜디오에서 촬영해보고 싶은 마음도 항상 있었다. 또한, 예전부터 실내에서 촬영한 흑백사진에 존경심이 있었다. 스튜디오 촬영을 결정하면서 그간 뉴욕에서 촬영한 사람들을 불러오기로 했다. 시리즈의 제목은 <에브리원 노즈 디스 이즈 노웨어 Everyone Knows This Is Nowhere>이고, 닐 영Neil Young 의 노래
제목에서 따왔다. 내게 스튜디오는 말 그대로 ‘어디에도 없는nowhere’, 즉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등장 인물은 모두 내 다른 작업에 참여한 이들이었다. 스튜디오 작업에서 나만의 방식을 찾기 위해, 사람들이 이전에 알던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던 작업이었다.
12 13 Howling Monkey(Broken Leg), <Animals>, 2012 © Tomio Koyama Gallery 동물원과 동물보호소, 야생동물보호구역을 돌아다니며 <동물Animals> 시리즈의 다양한 동물을 촬영했다. 동물들의 자연스럽고 충동적인 모습을 무척 좋아한다. 그런 작은 성향들은 사진 작업하는 데 있어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어떤 사진을 찍든지 절대 미리 결과를 알고 싶지 않고, 되려 언제나 어떤 예상치 못한 놀라움이 좋다. 동물들은 항상 그러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 사진에는 다리를 다쳐서 파란색 깁스를 한 원숭이의 모습이 담겨있다. 이 작품을 특히 좋아하는 이유는, 내가 무척 관심 두는 작업 주제 중 하나인 찰과상cuts 과 타박상 bruises, 멍black eyes 과 상처injuries
같은 것이 전부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원숭이는 완벽한 모델이었다. 154
SPECTRUM
14
Hysteric Fireworks, <Road Trip>, 2007 © Domus Collection 폭발explosions 과 불붙은 모습fire-techniques, 불꽃놀이fireworks 를 작업 안에 드러내는 것을 즐긴다. 이러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폭죽을 활용해 장애물 길을 설치한다. 대규모 안전팀은 그들이 그 사이를 쉽게 다닐 수 있게 돕는다. 불꽃놀이는 혼돈chaos이 지닌 의미를 강조하기에 최적이다. 놀라움과 신비로움을 강화하고,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조차 알 수 없다. 혼돈은 내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 사진을 찍을 때에는 열두 개 정도의 불꽃을 설치하고 동시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는 헤비메탈 음악을 제일 큰 음량으로 키운 채 다 함께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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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rissey 7 / Morrissey 3, <Irregular Regulars>, 2004-2006 © Collection of Ninah & Michael Lynne / © Eileen Cohen
이 사진들은 2004년부터 2006년까지 모리세이Morrissey; 영국의 싱어송라이터로 더 스미스(The Smith)의 리더 출신. - 편집자 주
의 콘서트 세계 순회공연을 함께 다니며 그의 팬들을 촬영했다. 콘서트장에서
이루어진 촬영은 무척 대규모 경험이었다. 미국과 유럽 곳곳에서 열리는 수많은 뮤직 페스티벌을 돌아다녔고, 음악을 감상하는 사람들을 촬영했다. 모두가 무대 위 뮤지션을 향해 시선이 고정된 채 그들의 우상에게 완전히 혼을 빼앗긴 모습을 보는 일은 매우 흥미로웠다. 이 전시실의 모든 사진은 여러 뮤직 페스티벌과 모리세이 콘서트에서 촬영했다. 이 사진들을 찍기 전, 일부러 카메라에 장착한 필름을 빛에 노출하고 다시 닫은 후 찍었다. (필름의) 빛이 새면서 금색과 주황색이 나타났고, 수소hydrogen 작용으로 푸른빛과 흰색이 사진 속에 드러났다. 156
SPECTRUM
17 Varúð, Sigur Rós ‘Valtari’ Mystery Film Experiment, 2012 1998년부터 2003년까지 처음 영상을 만들고 사진 찍기 시작했을 때 주로 뉴욕 안에서 활동했다. 지붕 꼭대기, 술집이나 아파트, 욕실, 친구네 집 혹은 우리 집에서 촬영하기도 했다. 그 후 자연nature 을 발견했을 때, 뉴욕에서의 촬영을 그만두고 미국 전역을 광범위하게 여행하기 시작했다. 이 영상은 (작업으로서) 뉴욕으로의 귀환을 의미한다. 이 영상은 시구르 로스Sigur Rós 와 함께 제작했고, 뉴욕 전체를 돌아다니며 촬영했다. 비디오 속에는 맨발에 바지도 채
입지 않은 채 금색 가발은 쓴 신비로운 소녀가 깡충거리며 뛰어다닌다. 그녀가 사람들을 지날 때 그녀가 쓴 가발에서는 어떤 가루가 떨어지고 사람들은 굳어버리거나 비명을 지른다. 2012 년 여름에 촬영한 영상이다.
JUST ONE QUESTION TO RYAN MCGINLEY.
당신의 초기 작업은, 또래 친구들과의 청년 문화 - 그러니까 ‘유스 컬쳐youth culture’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근래 작업들의 상징을 보면 개인적으로 ‘성경Holy Bible’ 속 얘기들, 가령 ‘노아의 방주’와 ‘아담과 이브’ 등이 떠오른다.
Ryan McGinley: (잠시 생각하다가) ‘그렇다’고 할 수 있다I would say…. ‘Yes’.. 어릴 때부터 무척 독실한 천주교Roman Catholic 집안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부터 교회에 가면서, 교회 분위기와 (영롱한 빛깔의)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을 보면서 많은 영향을 받으며 자랐다. 특히 성경 속에 나오는 어떠한 환상fantasy 적인 요소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이것이 심오한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특히 이러한 점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작업은 바로 동굴 시리즈Cave series; <문밀크(Moonmilk)>를 지칭. - 편집자 주 로 볼 수 있다. 여러 성경 이야기 속에서 제일 좋아하는 것은
‘요나와 고래Jonah and the whale’ 이야기였다. 요나가 신을 배반하고 나서 배를 타고 사람들과 함께 떠나는데, 바다에서 고래가 요나를 삼키게 된다. 이후 3일 동안 뱃속에서 생존하는 이야기인데, 어릴 때 이 이야기를 정말 좋아해서 어머니께 계속 들려달라고 조른 기억이 난다. 특히 동굴 시리즈는 이 얘기에서 영향칠흑 같은 어둠 속의 인간이라는 설정. - 편집자 주을 많이 받았고, <애니멀Animals> 시리즈는 모두 성경에 나오는 동물을 표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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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LERY
LESS KIM TAEKYUN 김태균
www.lesshot.com lesshot.tumblr.com instagram@less_photo
레스less 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김태균Kim Taekyun 은 대한민국 서울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는 사진가입니다. 중앙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한 그는 학창 시절부터 또래 친구들과 그들의 친구들이 사는 모습을 피사체로 담아왔습니다. 2008년 1월, 갤러리2Gallery 2 에서 열린 개인전 <아 유 익스피어리언시드?Are You Experienced?>로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 한국에서 무척 드문 형식의 - 작업을 선보인 후, 꾸준한 개인 작업과 패션 및 상업 사진 작업을 병행하며 2012년 갤러리 팩토리Gallery Factory 에서 두 번째 개인전 <라이트 이즈 버닝 Light is burning>과 2013년의 세 번째 개인전 <더티 트립Dirty Trip>으로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아트 디렉터인 김영나Na Kim 와 협업한 동명의 사진집을 발간했습니다. 김태균레스의 사진은 흔한 피사체를 바라보는 전혀 다른 시선과 그 안에 숨은 이야기를 상상하게 하는 점에서, 동년배 작가 라이언 맥긴리와 교차하면서도 전혀 다른 결과물을 선보입니다. 158
SPECT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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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sung and Hyungchul, <Are You Experienced?>, 2006 처음부터 주제를 정해놓고 한가지 방식으로만 촬영하진 않았다. 즉흥적인 장면을 포착하기 위해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는 친구들을 만나고 놀면서 찍은 사진들이다. 집에서 찍은 사진도 있지만, 이들을 더 잘 보여주는 사진은 늘 밖이었다. 대다수가 간편한 자동 필름카메라로만 찍은 사진이다. 개인 작업할 때나 상업 작업할 때, 이때 찍은 사진들의 장소를 보면서 참고할 때도 있다.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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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Stuff On The Sink, <Are You Experienced?>, 2007 자연스러운natural 사진이란 어떤 것일까. 개인적으로 고민이 많았던 시기다. 친구들이 체감하는 이십 대의 하루와 내가 체감하는 이십 대의 하루가 어떻게 다를까 궁금했다. 이 집 저 집 놀러 다니며 찍었는데, 계속 찍다 보니 하루 온전히 같이 있으면서 사진에 담아보면 어떨까 해서 시작한 것이 <퍼스널 다큐멘터리Personal Documentary> 작업이다. 사진 속 정리정돈이 되지 않은 상황이 자연스러우면서도 당시 내게 아름답게 느껴졌다. 160
SPECTRUM
3 A Boiled Egg, <Light Is Burning>, 2009 이 모습이 되기까지 기다려 찍은 연출 사진이다. 달걀은 열에 의해 깨져야 하는데 반대로 얼어서 터진 모습이다. 냉장고에 방치되어 있는 오래된 달걀을 찍고 싶은 것이 아니었기에 검은 배경에 두고 자연광 조건을 맞춰서 찍었다. 달걀이 깨져서 병아리가 부화될 것 같은 모습인데, 얼음이 붙어있는 것이 의미상 대척점에 있다. (생명의 탄생과 밀접한) ‘열이 없는’ 지점에서 부화할 수 없는 생명이지만, 이미지 속에서 부화한다.
4 Towel On The Something, <Still Life>, 2008 ‘삶은 달걀A boiled egg’과 비슷한 시기의 작업이다. 현실이지만, 이상하고 수상하게 연출하려 했다. 무거운 사물이 공중에 떠 있는 상황의 비현실감 생경하고 그 자체가 설명하기 모호한 상황 - 그 자체가 이십 대에 느낄 수 있는, 아니 지금까지 느끼는 다양한 고민과 비슷했다. 내게 이십 대의 감성은 당시 한 번쯤 느껴봐야 하는 감수성을 얘기한다. 무엇인가를 결정하지 못하는 즉흥적인 것들, 그 위태롭고 궁금한 분위기의 매력이 삶의 맛이자 사진 찍는 맛 아닐까.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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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Yoonho In The Dirty Room, <Are You Experienced?>, 2006 이십 대에 가장 풍요로운 것은 시간이라 생각했다. 미뤄도 되고, 당장 만나도 되고, 덮어놓고 떠나버려도 되는 시기. 이게 아니면 안 된다고 믿었던 것들이 다음날 다른 걸로 바뀔 수 있다. 이런 모습을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친구 집에 가니 당장 어딘가 떠날 것처럼 짐이 포장된 상태로 쌓여 있었다. 이 사진은 짐이 쏟아져 있는 상황을 연출했다. 의도적으로 많이 뒤집어엎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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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6 Girl In The Bed, <Personal Documentary>, 2013 <퍼스널 다큐멘터리> 시리즈의 최근 작업이다. 연출을 위해 손댄 부분은 전혀 없고, 인물만이 널브러진 모습을 담았다. 이 작업은 친구들 집에서 찍는 시리즈의 부분이다.
7 Michael Lee, <Personal Documentary>, 2006 집에서 찍은 친구 사진이다. 2008년 이후의 작업은 이전 작업에서 파생된 시리즈들이다. 그때는 전개도 없이 열어놓고 작업했다면, 지금은 전개 비슷한 게 생겼다. ‘방금 찍은 사진은 어느 주제theme 와 연결되겠구나’ 생각하고, 그 주제로 쭉 작업한다. 그 연결고리라는 것은,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맥락으로 존재하던 것들이다.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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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Sunshine Kiss, 2010 2009년도부터 시작한 <선샤인 키스Sunshine Kiss> 작업은 말 그대로 대낮의 키스를 찍는 작업으로, 어떻게 하라고 주문하진 않는다. 연인들의 키스 연작이 주는 의미는 여러 가지다. 남녀가 될 수도 있고, 남자끼리도 될 수도 있고, 국적도 상관없다. 자유롭게 계속 찍을 수 있는 주제이다. 대신 장소는 옥상으로, 자연광이 드는 오후 시간으로 형식만 제약을 둔다. 참여하고 싶은 분들은 언제든 연락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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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9 Lake, <Dirty Trip>, 2008 2008년도 전시 이후, 두 달 정도 중국에 갔다. 2005년에서 2007년 사이 만난 친구들에게서 느낀 감수성을 다른 곳으로 돌려보고 싶었다. 홍대나 그 주변에 있던 친구들하고 비슷한 지역사회 아이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호기심에 중국에 가서 작업했는데, 취향이나 생활방식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사진 속 호수는 어느 정도 형태만 보이도록 과한 노출로 찍었다. 사물이 명확하지 않고 색상으로만 다가오면 상상 속 풍경이 될 것 같았다.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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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On The Way To The Fire Play, <Dirty Trip>, 2008 중국에서 찍은 사진으로, 밤에 산불이 난 것을 보고 ‘저거 뭐냐, 가서 보자!’하며 무작정 떠난 길이었다. 궁금한 게 있으면 한 시간이든 두 시간이든 오지탐험 분위기로 돌아다녔다. 스무 명에서 서른 명 정도가 몰려다니니까 어디서든지 주목받았다. 다 남자애들이라 사건・사고도 생겼고 피도 뜨거웠다. 사실 보여주기 어려운 사진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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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rk Field, <Dirty Trip>, 2008 달빛 하나만으로도 환히 보이는 메콩 강Mekong 평야를 찍고 싶었다. 주변에 빛이라곤 하나도 없고 달빛만 있는데, 그 넓은 곳이 한눈에 보이는 광활한 지대다. 대형필름으로 찍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장비를 죄다 도둑맞아서 자동카메라 세 개만 남았다. 거친 입자로 담은 수만 평의 평야가 나다운 풍경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166
SPECTRUM
12 Black Foam, <Light Is Burning>, 2009 앞서 ‘삶은 달걀’ 작업이 냉장고에 있던 것을 끄집어내서 상황 자체의 역설적인 점irony 을 대비했다면, 이 또한 비슷한 방식이다. 시골 야외수영장에서 친구와 샤워하면서 본 짙은 밤과 거품의 조화가 기이했다. 당시 느낀 대로 찍되, ‘거품’ 과 ‘어둠’을 극대화해야겠다는 생각에 흑백으로 다시 작업했다.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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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SHINee’s Debut Album In Japan, EMI Japan, 2011 상업 작업과 개인 작업은 다른 과정과 결과를 위해 진행하게 마련이지만, 최대한 개인 작업 스타일에서 피사체만 바뀌는 수준으로 촬영하고자 했다. 스타일리스트를 비롯한 스태프들이 한껏 연출한 아이돌이지만, 가공한 모습을 비틀어서 자연스러운 효과를 내고자 의도해서 지저분하고 낡은 장소를 찾았다. 그 안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포착하려 노력했다. 개인 작업하듯이 상업 작업을 하게 된 계기가 된 작업이기도 하다. 168
SPECT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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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ht Is Burning, <Light Is Burning>, 2011 ‘나비butterfly’는 워낙 가벼운 곤충이라, 무게 쟀을 때 질량이 거의 없다. ‘나비가 든 컵과 들지 않은 컵의 무게를 재면 어떤 값의 차이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작업의 시작이었다. 이처럼 막연하게 과학적이고, 철학적인 의미를 붙이던 중 <라이트 이즈 버닝Light Is Burning, 빛이 탄다>이라는 주제가 생각났다. 빛이 탈 수 있다. 질량이 가볍게 느껴지는 것들이 탈 수 있고 소멸할 수 있다. 불은 (라이터와 성냥 같은) 화기로 붙인 것이 아니다. 돋보기, 즉 ‘빛’으로 태웠다.
15 Sunday Morning, <Still Life>, 2008 의도적으로 나른한 분위기를 내려고 채광이 많이 들어오는 상황을 만들어서 찍은 사진이다. 빛도 많이 산란散亂 시켰다.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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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Nothing Special, <Light Is Burning>, 2011 갤러리 팩토리Gallery Factory의 개인전 <라이트 이즈 버닝>에서 전시한 사진이었다. 모델이 항상 꼿꼿이 서 있고 옷을 잘 차려입은 것을 뒤집고 싶었다. 반대 지점이 뭘까 생각하다가, ‘옷도 다 던져 버리고 속옷도 다 벗고 누워 있는 때도 있지’ 하며 찍었다. 후에 이 사진은 일본 소설가 ‘와타야 리사綿矢りさ’의 소설 <꿈을 주다夢を与える> 재판본 표지로 들어갔다. 잡지 혹은 광고 작업과는 달리 소설은 소설가의 역사가 느껴지고, 생명력이 강하다. 이미지만 보고 자기 이야기의 ‘뚜껑’으로 사용하고 싶다는 것은 굉장히 신기하고 특별한 경험이었다. 170
SPECT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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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 Down, <Dirty Trip>, 2008 이 사진은 중국을 배낭 여행하다 타지에서 장기체류 중인 중국 친구를 찍은 것이다. 어느 날 동네 조직폭력배에게 맞아서 숙소에 피를 흘리며 들어왔을 때, 우리가 돌봐줬다. 헌데 수십 명씩 몰려다니던 친한 친구들이 남일 인양 본체만체하는 거다. ‘괜찮으냐’고 물었고, 그는 내일 여기를 떠나야겠다고만 말했다. 지금도 얼굴 대신 풀숲에 엎드린 저 모습만 선명히 기억날 뿐이다.
JUST ONE QUESTION TO LESS KIM TAEKYUN.
레스 김태균의 모든 사진을 포괄하는, 가장 커다란 주제는 무엇인가?
Less Kim Taekyun: 초창기 작업들을 한 가지 주제 혹은 한정된 피사체만으로 찍지 않았던 것이 많은 도움을 줬다. 그 작업들을 계속 복기하면서 새로운 시리즈를 생각하고, 그 시리즈를 지속해서 작업하면서 예전에 광범위하게 드러냈다고 생각한 부분을 정리한다. 우연히 목격한 풍경을 체험하며 촬영하고, 그러한 상황을 다시 재작업하는 것이 근래 작업 중심에 있다. 결국, 사람들이 내 사진을 보는 순간이 ‘모험’으로 다가왔으면 좋겠다. 이 인터뷰는 2013년 11월, 대림미술관에서 열린 라이언 맥긴리의 작품 해설과 레스 김태균의 인터뷰를 편집하여 재구성했습니다.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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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f-portrait in Fakery #2, Mixed Media, 2012 by 조기석(Cho Giseok) www.chogise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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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INCASE PRODUCT GUIDE
Apple Exclusive 모든 학생과 직장인을 위해 캠퍼스 컬렉션의 익스클루시브 라인으로 제작된 컴팩트 백팩과 미니백팩은 넓은 주 수납공간과 슬림한 옆 라인을 자랑합니다. 플리스 소재의 노트북 수납공간과 내부 360도 패딩으로 모든 면과 테두리를 완벽히 보호합니다. 외부에는 넉넉한 지퍼 포켓과 상단 스태쉬 포켓, 그리고 양 측면의 물병 수납 포켓으로 빠르고 편리한 수납공간을 제공합니다.
Campus Exclusive Compact Backpack for Macbook Pro 15”, iPad Campus Exclusive Mini Backpack for Macbook Pro 13”, iPad 174
SPECTRUM
Apple Exclusive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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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City Collection 절제된 디자인의 시티 컬렉션은 수납성과 디바이스 보호를 향상시킴과 동시에 공간 활용을 최대화한 컬렉션입니다. 360도의 패딩은 높은 수준의 기기보호를, 사려깊은 구성과 디자인의 포켓은 더욱 효율적인 수납과 접근성을 제공합니다. 2014년 봄 시즌 Dark Khaki색상이 새롭게 출시되었습니다.
Backpack for Macbook Pro 17”, iPad
Field Bag for Macbook Pro 15”, iPad
Compact Backpack for Macbook Pro 15”, iPad
Brief for Macbook Pro 13” / 15”, iPad
Sling Pack for Macbook Pro 15”, iPad 176
SPECTRUM
City Collection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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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Leather and Canvas 클래식한 스타일에 엄선된 고급 소재를 적용한 레더 앤 캔버스 컬렉션은 고급스러운 외관과 느낌을 자랑합니다. 기능성 디자인으로 인케이스의 특화된 기기보호와 편리한 이동성을 제공함과 동시에 편안한 착용감과 특별한 스타일을 선사합니다.
Campus Backpack for Macbook Pro 15”, iPad Mini Messenger for Macbook Pro 13”, iP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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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Leather and Canvas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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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Cosmos Capsule 제품 전면에 탈색기법을 이용한 독특한 색상을 600D 폴리 재질에 입혀 마치 우주의 은하계를 떠올리게 하는 오리지날 블리치 디자인입니다. 실용적인 스타일은 물론 남들과 다른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는 트렌드 세터들에게 어필합니다.
Backpack for Macbook Pro 15”, iP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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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Cosmos Capsule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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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Campus Collection 새로워진 캠퍼스 컬렉션은 대비되는 색상과 소재의 사용으로 더욱 산뜻하고 경쾌한 느낌을 주고 이전보다 훨씬 더 자유로운 개성표현이 가능합니다. 더욱 다채로운 스타일과 사이즈로 개개인의 취향과 라이프 스타일을 잘 반영하였습니다.
Backpack for Macbook Pro 15”, iPad Compact Backpack for Macbook Pro 15”, iPad Mini Backpack for Macbook Pro 13”, iPad 182
SPECTRUM
Brief for Macbook Pro 13”, iPad
Campus Collection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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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Eo Travel Collection EO 트래블 컬렉션은 여행에 대한 접근을 심플함과 연계성으로 정의하는 새로운 세대들을 위해 특별히 만들어졌습니다. 비지니스, 영감 혹은 재미를 위한 기기 사용에 의존하며 변모하는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기내용 컬렉션입니다. 각각의 EO 트래블 백은 똑똑한 수납기능과 믿음직한 보호기능을 결합하여 여행을 좀 더 쉽고 안전하게 효율적으로 만들어줍니다.
Hardshell Roller for Macbook Pro 17”, iPad
Backpack for Macbook Pro 17”, iPad
Roller for Macbook Pro 17”, iPad
Duffel Macbook Pro 115”, iPad
Rolling Brief for Macbook Pro 15”, iPad 184
SPECTRUM
EO Travel Collection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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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Black Pathway Collection 인케이스만의 시그니쳐 기능인 지능적 수납과 디바이스 보호를 바탕으로, 마그네틱 여밈과 심플한 기하학 구조를 더한 패스웨이 컬렉션이 블랙 컬러로 새롭게 출시되었습니다. 레더 트리밍과 최상급 코튼 트윌 소재로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감각을 더하는 세련된 실루엣의 블랙 패스웨이 컬렉션은 Field Bag, Folio, Slip Sleeve로 구성되었습니다.
Pathway Field Bag for Macbook Pro 13”, iPad Pathway Folio for Macbook Pro 13” / 15” Pathway Slip Sleeve for Macbook Air 11” / 13” 186
SPECTRUM
Pathway Collection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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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Range Collection 사이클링의 자유로움에서 영감을 받은 레인지 컬렉션은 매일의 여행을 위해 디자인 되었습니다. 튼튼한 소재와 반사면 등의 디테일은 낮이건 밤이건, 비가오나 눈이오나, 안전함을 제공합니다. 액세스가 용이한 넉넉한 수납공간과 인케이스의 특화된 기기보호, 그리고 사이클링 맞춤형 기능까지 갖춘 이상적인 캐링 솔루션으로서 다양한 사이즈와 스타일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Range Large Backpack for Macbook Pro 17”, iPad Range Backpack for Macbook Pro 15”, iPad Range Large Messenger for Macbook Pro 15”, iPad 188
SPECTRUM
Range Messenger for Macbook Pro 13”, iPad
Range Collection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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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Camo Collection 인케이스 첫 케모 컬렉션을 선보입니다. 케모 컬렉션은 인케이스의 레인지 컬렉션과 카메라 컬렉션 중 가장 인기있는 제품에 인케이스 디자이너가 직접 고안하여 탄생된 커스텀 케모 패턴을 가미해 재 탄생시킨 컬렉션입니다. 견고한 외관과 얼반 스타일의 감성을 잘 풀어낸 디자인에 실용적인 기능과 똑똑한 수납공간, 그리고 기기보호까지 갖춘 제품들로서 개개인의 다양한 활동과 취향에 걸맞는 제품들로 구성되었습니다.
DSLR Pro Pack for Macbook Pro 15”, DSLR, iPad Large Backpack for Macbook Pro 17”, iPad Campus Pack for Macbook Pro 15”, iPad 190
SPECTRUM
DSLR Sling Pack for Macbook Air 11”, iPad
Camo Collection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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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Terra Collection 테라 컬렉션을 구성하는 천연 소재는 간단한 수납과 가벼운 여정을 위한 캐쥬얼한 백을 만드는 목적과도 잘 어울립니다. 새로운 재질과 컬러로 제작된 테라컬렉션은 볼드한 악센트와 풍부한 질감, 천연 소재가 어우러져 독특한 스타일과 유니크한 스타일을 만들어냅니다. 신뢰할 수 있는 내구성과 강력한 디바이스 보호 기능 또한 여전한 제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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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Terra Convertible pack for MacBook 13”
Terra Tote Bag for MacBook 13”
Terra Sleeve for MacBook 11” / 13” / 15”
Terra Campus Pack for MacBook 15”
Terra Collection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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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Camera Collection 인케이스의 카메라 컬렉션은 사진가들의 요구사항을 채워주기 위한 넓은 범위의 가방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혼색 모직으로된 내구성있는 외부는 독특한 세련미를 자랑합니다. 내부의 탈부착 가능한 패드형 파티션는 다용도 DSLR와 렌즈의 배열 및 정돈을 가능케합니다. 외부 파티션으로의 접근은, 촛점을 맞추고 아이폰과 카메라를 이용해 촬영하는 것에 이상적이며 또한 아이패드, 맥북과 같은 특별한 디바이스의 수납에 탁월한 컬렉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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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DSLR Pro Sling Pack / Sling Pack for DSLR, MacBook 15”, iPhone
DSLR Case for DSLR, iPhone
DSLR Pro Pack for DSLR, MacBook 15”, iPhone
Point and Shoot Pouch for Compact Camera, iPhone
Point and Shoot Field Bag for Compact Camera, iPad, iPhone
Point and Shoot Pouch Case for Compact Camera, iPhone
Camera Collection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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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Audio Collection 인케이스 오디오의 헤드폰 제품군 출시는 기능성과 무결점 사운드, 그리고 미니멀리즘 디자인으로 무장한 헤드폰으로 사용자들에게 보다 감동적인 체혐을 선사하고자 하는 당사의 의지가 깃들어 있습니다. 이런 당사의 의지는 Soundesign이라고 명칭한 당사의 독특한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을 통해 구현되고 있습니다. Incase Soundesign는 정밀 사운드 엔지니어링과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접목하여 당사의 헤드폰은 세련된 외관처럼 멋진 느낌과 완벽한 사운드를 제공합니다. 헤드폰 개발에 대한 당사의 전체론 접근 방식은 맞춤형 디자인, 최첨단 오디오 엔지니어링과 생명 기계학을 하나로 통합하여 성능이 극대화된 헤드폰 출시가 가능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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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Pivot On Ear Heaphones
Capsule In Ear Heaphones
Sonic Over Ear Headphones
Reflex On Ear Heaphones
Audio Collection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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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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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hone 5S & 5 인케이스의 정밀한 핏은 향상된 디바이스 보호 기능 뿐만 아니라 인케이스의 미니멀한 디자인 원칙을 지킴과 동시에 사용자의 편리함까지 생각합니다. 새로운 iPhone 5S 용 제품은 이 전통을 지키면서 가장 얇고 가장 가벼운 iPhone 의 디자인과 상호 보완하여 새로운 기술을 완벽히 보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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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1. Pro Hardshell Case for iPhone 5S & 5 2. Sports Armband Deluxe for iPhone 5S & 5
iPhone 5S & 5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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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Leather Cases 프리미엄 그레인 가죽과 부드러운 리얼 스웨이드 안감으로 아이폰에 꼭 맞게 수공예로 디자인 되었습니다. 사용자의 필요와 취향을 고려하여 슬리브, 파우치 등 네가지 종류로 출시되었으며, 아이폰5와 5S에 모두 사용이 가능한 인케이스만의 가죽 컬렉션입니다.
200
SPECTRUM
1. Leather Fitted Sleeve for iPhone 5S & 5
3. Leather Wallet for iPhone 5S & 5
2. Leather Pouch for iPhone 5S & 5
4. Leather Zip Wallet for iPhone 5S & 5
Leather Cases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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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
PRODUCT
Portable Power 아이폰 및 모바일 디바이스를 신속하게 충전할 수 있는 포터블파워가 출시되었습니다. 5,400mAh와 2,530mAh 두 가지 용량으로 출시되며 아이폰5s를 기준으로 5,400mAh 용량은 두 대의 아이폰을, 2,530mAh 용량의 포터블 파워는 한 대의 아이폰을 빠르게 완충시킬 수 있습니다. 아이폰 크기 정도의 사이즈로 간편하게 휴대가 가능하며 블랙, 그레이, 핑크 세가지 색상에 각각 형광초록, 형광파랑, 그레이 색상의 포인트 색상으로 다양한 취향에 만족을 제공합니다.
1. Portable Power 2500 for iPhone 5S & 5 2. Portable Power 5400 for iPhone 5S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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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Portable Power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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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ad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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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ad 4 인케이스의 New iPad 용 제품은 혁신적인 기기에 걸맞은 기능과 보호기능을 제공하며 다양한 소재와 디자인으로 사용자의 요구조건을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1. Magnetic Snap Case for iPad 4, iPad 3 & iPad 2 2. Leather Book Jacket Select for iPad 4, iPad 3 & iPad 2 3. Nylon Portfolio for iPad 4, iPad 3 & iPad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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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iPad mini
1
2
3
iPad mini 페블 텍스쳐의 고급스러운 외관을 자랑하는 Book Jacket, 서류를 수납할 수 있는 내부 포켓이 있는 Folio, 내구성 좋은 실리콘 소재의 Grip Cover까지, iPad mini를 위한 다양한 케이스를 만나보세요.
1. Book Jacket for iPad mini 2. Folio for iPad mini 3. Grip Cover for iPad m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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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bl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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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ble 어플리케이션, 음악 감상, 메일, 전화등을 항상 사용하는 iPhone5S & 5 유저들은 언제 어디서든 연결이 가능한 케이블을 필요로 합니다. 이에 라이트닝 커넥터용 애플 디바이스를 충전할 수 있는 케이블이 다양한 사이즈와 컬러로 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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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1. 8” (20cm) Sync and Charge Cable Lightning Connector for iPhone 5S & 5 2. 3” (90cm) Sync and Charge Cable Lightning Connector for iPhone 5S & 5
MacBook
1
MacBook 인케이스의 MacBook용 제품은 정밀한 기술을 이용한 보호와 현대적인 디자인의 미학, 개개인의 다양한 선택을
1. Leather Sleeve for MB Air, Pro
위해서 제작 되었습니다. 각각의 케이스와 슬리브는 안목 높은 MacBook 사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요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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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E NEWS
FASHION
CHOKO
스트리트 패션 멀티숍으로 시작한 초코CHOKO 는 새로운 인테리어와 다양한 국내외 브랜드를 소개하는 편집매장으로 도약하기 시작했다. 스트리트 브랜드를 중심으로 다양한 디자이너 브랜드를 소개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고, 다양한 문화를 공유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한 초코. 빠르게 변하는 패션시장에서 일시적으로 소비되는 유행보다,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제품을 소개하는 공간을 지향한다. CHOKO 인천광역시 부평구 부평5동 201-25 / Tel. 032 526 5652 www.chokomulti.co.kr / facebook.com/chokomul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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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STORE NEWS
TECH
FRISBEE MYEONG-DONG
프리스비FRISBEE 명동점은 외국 애플 스토어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규모와 다양한 서비스 시설을 자랑한다. 300여 평의 넓고 쾌적한 프리스비 명동점 1층은 애플 전 품목과 국내 최다 관련 액세서리를 취급하며, 각종 헤드폰과 스피커 등의 청음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2층에는 무료 충전 및 필름 부착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바Service Bar, 50여 명의 인원수용이 가능한 세미나 룸이 있다. 세미나 룸은 빔프로젝터가 비치된 자유로운 모임 공간으로 고객 누구나 홈페이지 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매월 ‘맥Mac 무료 정기 교육’ 프로그램으로 애플 제품 관련 교육과 다양한 특강을 운영한다. 3층은 애플 공인 A/S 센터가 상주하며 아이폰iPhone, 아이패드iPad, 아이팟iPod 은 물론 Mac 등의 수리도 그 자리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고객 편의를 도모한다. 애플 제품을 넓은 공간에서 직접 체험하고, 프리스비의 애플 전문가에게 교육받으며, 자유로운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받을 수 있는 프리스비 명동점은 기존의 다른 애플매장에서 경험하지 못한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애플 사용자들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FRISBEE 명동 서울시 중구 명동 2가 33-6 / Tel. 02 318 7120 www.frisbeekorea.com / blog.naver.com/frisbee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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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ase store goincase.kr 서울 프리스비 명동본점 02-318-7120 서울 중구 명동 2가 33-6
윌리스 종로 070-7732-7361 서울 종로구 종로2가 9 YMCA빌딩
프리스비 홍대점 02-323-1765 서울 마포구 서교동 358-12
윌리스 잠실 02-2143-1500 서울 송파구 잠실동 40-1 롯데마트 잠실점 디지털파크 내 1층
프리스비 건대점 02-2218-3195 서울 광진구 자양동 227-342 1층 S101호
컨시어지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02-2164-6014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618-496 롯데백화점 9층 레스모아 연신내점 02-389-2856 서울 은평구 대조동198-1 레스모아 왕십리점 02-2200-1595 서울 성동구 행당동 168-1
프리스비 강남점 02-536-1050 서울 서초구 서초동 1303-35 강남 태영 데시앙루브
윌리스 김포 02-2664-6021 서울 강서구 방화동 886번지 김포 국제공항 앞 롯데 몰 지하 1층
에이팜 신세계 본점 02-310-1472 서울 중구 충무로 1가 52-5 신세계 백화점 본점 신관 9층
컨시어지 압구정점 02-543-3599 서울 강남구 신사동 648-11
프리스비 강남스퀘어 02-501-6652 서울 강남구 역삼동 809 금화(월드메르디앙)B/D 1F
컨시어지 건대 02-497-3599 서울 광진구 화양동 6-1 외 필지 동서빌딩 1층
핫트랙스 광화문점 02-732-9961 서울 종로구 종로1가 교보생명빌딩 지하 1층
프리스비 여의도 IFC몰 02-6137-5685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23번지 IFC몰 지하2층 218호
컨시어지 대치점 02-564-3599 서울 강남구 대치동 1021-9
에이샵 타임스퀘어점 영등포구 02-2638-2730 서울 영등포동4가 442 타임스퀘어 2F 에이샵 신세계 센트럴시티점 02-3479-6187 서울 서초구 반포동 19-3 신세계 센트럴시티 신관 5F 에이샵 현대백화점 목동점 02-2163-2635 서울 양천구 목1동 916번지 현대백화점 목동점 지하 1F
컨시어지 이태원 02-796-3599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118-27 컨시어지 롯데백화점 노원점 02-950-2769 서울 노원구 상계동 713롯데백화점 7층 컨시어지 롯데백화점 관악점 02-3289-8690 서울 관악구 봉천동 729-22번지 롯데백화점 6층 컨시어지 롯데백화점 미아점 02-944-2304 서울 강북구 미아동 70-6 롯데백화점 8층
핫트랙스 강남점 02-534-9961 서울 서초구 서초동 1303-22 교보타워 지하 2층 10corso Como 청담 02-3018-1010 서울 강남구 청담동 79 로닌 홍대점 070-8282-5311 서울 마포구 서교동 407-7 아트빌딩 5층 로닌 논현점 070-8282-3502 서울 강남구 논현동 216-14 한일빌딩 2층 룩샵 타임스퀘어점 02-2638-2733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4가 442 타임스퀘어 2F 아이샵 구의 02-3424-6228 서울 광진구 구의동 546-4 테크노마트 판매동 6층
에이샵 디큐브시티 신도림점 02-2211-1064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디큐브시티 신도림점 지하 1F
컨시어지 대학로 02-747-3599 서울 종로구 명륜4가 58번지
에이샵 갤러리아 압구정점 02-548-6177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494 갤러리아 명품관 West 5F
컨시어지 신천 02-422-3599 서울 송파구 잠실동 184-21 서경빌딩 1층
에이샵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02-3467-8373 서울 강남구 삼성동 159-7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7F
컨시어지 신촌점 02-363-3599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18-20
에이랜드 명동 2호점 070-7820-7551 서울 중구 충무로 2가 9번지
컨시어지 명동 02-6361-8399 서울 중구 명동1가 59-5 SK건설 명동빌딩 1층
에이랜드 가로수길점 02-542-7639 서울 강남구 신사동 645-2
에이샵 현대백화점 미아점 02-2117-1863 서울 성북구 길음동 20-1 현대백화점 미아점 7F 에이샵 현대백화점 신촌점 02-3145-2943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30-33 현대백화점 신촌점 9F 에이샵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02-3449-5474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지하 1F 에이샵 현대백화점 천호점 02-2225-7094 서울 강동구 천호동 455-85 현대백화점 천호점 11F 에이샵 신세계 영등포점 02-2639-1464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4가 434-5 신세계영등포 B관 6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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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스 신사 070-7732-7001 서울 강남구 논현동 5 페이토 빌딩
SPECTRUM
컨시어지 종각 02-737-3599 서울 종로구 관철동 13-13 종로코아빌딩 내 1층 컨시어지 롯데백화점 본점 02-772-3806 서울 중구 소공동 1 롯데백화점 8층 컨시어지 롯데백화점 잠실점 02-2143-1756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백화점 잠실점 신관 지하 1층
에이랜드 명동 1호점 070-7820-7530 서울 중구 명동 2가 53-6번지
에이랜드 홍대점 070-7820-7476 서울 마포구 서교동 357-4 에이랜드 신촌점 070-7820-7487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30-33번지 현대백화점 신촌점 U-PLEX B2 에이랜드 이대점 070-7820-7489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40-44 웨얼하우스 압구정점 02-544-1793 서울 강남구 신사동 661-14 2층
컨시어지 롯데백화점 분당점 031-738-2850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14번지 롯데백화점 2층
플랫폼 플레이스 압구정점 02-742-4628 서울 강남구 신사동 645-27
컨시어지 롯데백화점 강남점 02-531-2808 서울 강남구 대치동 937 롯데백화점 8층
플랫폼 플레이스 홍대점 02-323-2319 서울 마포구 서교동 338-36 1층
인케이스(Incase) 전국 스토어
플랫폼 플레이스 명동점 02-3789-7230 서울 중구 충무로2가 66-14
에이샵 스퀘어원점 032-456-4168 인천 연수구 동춘동 926번지 1층
Kundenshop 현대백화점 목동점 02-2163-1517 서울 양천구 목동 916 현대백화점 목동점 지하1층
에이샵 갤러리아 수원점 031-898-8761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1125-1 갤러리아수원점 7F
Kundenshop 현대백화점 신촌점 02-3145-2065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30-1 현대백화점 신촌점 B2F
에이샵 현대백화점 중동점 032-623-2719 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동 1164 현대백화점 중동점 7F
Backpackers 롯데 노원 02-950-2274 서울 노원구 상계2동 713 롯데백화점 8층
에이샵 현대백화점 일산점 031-822-3737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2611 현대백화점 일산점 7F
Backpackers 롯데 청량리 02-3707-1068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591-53 롯데백화점 청량리점 B1F Backpackers 롯데 명동영플라자 02-2118-5185 서울 중구 남대문로2가 123 롯데백화점 명동영플라자 1F Backpackers 롯데 김포공항 02-6116-3064 서울 강서구 방화동 886 롯데백화점 GF층 폰트리, 필름나라 신길점 070-4150-3692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110-20 퓨어메이트 신길 필름나라점 대화컴퓨터 용산점 02-704-1707 서울 용산구 한강로 3가 16-9 전자랜드 신관 1층 11호 Koon With a View 가로수점 02-556-9828 서울 강남구 신사동 640 모마빌딩 Beaker 청담점 02-543-1270 서울 강남구 청담동 78-6 Beaker 한남점 070-4118-5216 서울 용산구 한남동 738-36 Folder 신촌점 02-332-6737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30-22 Folder 명동점 02-318-0962 서울 중구 명동2가 마이분 02-6947-1270 서울 강남구 청담동 4-1 SSG 1F Designerimage 청담점 서울 강남구 삼성로 731(청담동) Designerimage 한남점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 113
경기 프리스비 분당점 031-709-1745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268-3 정인빌딩 1층
컨시어지 롯데백화점 중동점 032-320-7775 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동 1140번지 롯데스퀘어 1층 컨시어지 일산 031-909-3033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784 롯데백화점 8층 컨시어지 일산 웨스턴돔점 031-906-3599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867 웨스턴돔 A동 I-102 컨시어지 안산 031-405-3599 경기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541-2 제 1층 2120호 컨시어지 수원 영통점 031-205-3598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 995-5 1층 제 118-1호 컨시어지 구리점 031-240-1002 경기 구리시 인창동 676-6 컨시어지 롯데백화점 안양점 031-463-2637 경기 안양시 만안구 안양1동 88-1 롯데백화점 6층 컨시어지 롯데백화점 일산점 031-909-3033 경기 고양시 일산 동구 장항동 784번지 롯데백화점 8층 컨시어지 롯데백화점 구리점 031-550-7960 경기 구리시 인창동 677 롯데스퀘어 6층 컨시어지 롯데백화점 부평점 032-452-2060 인천 부평구 부평1동 70-127 롯데백화점 6층 컨시어지 롯데백화점 평촌점 031-8086-9540 경기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1039 롯데백화점 평촌점 5층 레스모아 부평점 032-507-9523 인천 부평구 부평동 199-31 레스모아 동탄점 031-371-5460 경기 화성시 반송동 96,98번지 A블럭 1층 레스모아 죽전점 031-896-6051 경기 용인시 죽전동 877-3
에이팜 경기점 031-695-1972 경기 용신시 수지구 죽전동 1285번지 신세계백화점 4층 에이팜 인천점 032-430-1971 인천 남구 관교동 15번지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지하 1층 에이팜 신세계 의정부점 031-8082-0637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동168-54 신세계 백화점 6층 웨얼하우스 안양점 031-466-1793 경기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674-66 1층 에즈샵 수원 031-250-9909 경기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 2가 40-1 동인트루빌 110 초코 부평 032-526-5652 인천 부평구 부평동 201-25번지 Kundenshop 현대백화점 킨텍스점 031-822-3476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2602 현대백화점 킨텍스점 4층 Backpackers 롯데 평촌 031-2987-0628 경기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1039 롯데백화점 평촌점 Backpackers 롯데 인천 032-450-2228 인천 남동구 구월동 1455 롯데백화점 2층
충북 컨시어지 영플라자 청주점 043-219-9149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남문로 2가 1-2 롯데영플라자 청주점 4층 레스모아 청주점 043-255-0107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남문로 2가 56-1 Backpackers 롯데 청주아울렛 043-717-2984 충북 청주시 흥덕구 비하동 332-1 롯데 청주 아울렛 3층
충남 프리스비 대전점 042-221-7041 대전시 중구 은행동 45-6 에이샵 갤러리아 센터시티점 041-412-9729 충남 천안시 서북구 불당동 521-3 갤러리아 센터시티 7F 에이샵 갤러리아 타임월드점 042-485-6177 대전 서구 둔산동 1036 갤러리아 타임월드 8F 컨시어지 롯데백화점 대전점 042-601-2013 대전 서구 괴정동 423-1 롯데백화점 지하 1층 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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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ase store goincase.kr 레스모아 천안점 041-523-0786 충남 천안시 신부동 461-3 에이팜 충청점 041-640-5117 충남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354-1 신세계백화점 충청점 B관 3층 빼빠 천안 041-563-3740 충남 천안 동남구 신부동 454-1 페이퍼 즐잼스토리 대전점 042-476-2879 대전 서구 탄방동 746 로데오타운 3층 330호 Backpackers 롯데 대전 042-601-2840 대전 서구 괴정동 423-1번지 롯데백화점 대전점 8층
경북
에이샵 갤러리아 진주점 055-791-1793 경남 진주시 평안동 195번지 갤러리아 진주점 6F 에이샵 디큐브시티 거제점 055-680-0158 경남 거제시 장평동 1211디큐브시티 거제점 1F 컨시어지 롯데백화점 창원점 055-279-3032 경남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79 롯데백화점 지하 1층 컨시어지 롯데백화점 광복점 051-678-3933 부산 중구 중앙동 7기 20-1 롯데백화점 신관 4층
Backpackers 롯데 창원 055-279-2689 경남 창원시 상남동 79 롯데백화점 신관 6층
전북 에이샵 전주점 063-288-8582 전북 전주시 완산구 고사동 130-1 컨시어지 롯데백화점 전주점 063-289-3555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신동 971롯데백화점 5층 레스모아 전주점 063-231-1347 전북 전주시 완산구 고사동 89-1
전남
프리스비 대구점 053-428-7050 대구 중구 동성로 2가 152-5번지
컨시어지 부산본점 051-810-4675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503-15 롯데백화점 6층
에이샵 현대백화점 대구점 053-245-3413 대구 중구 계산동2가 200 현대백화점 대구점 지하 2F
컨시어지 센텀시티 051-730-3338 부산 해운대구 우동 1496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 7층
컨시어지 롯데백화점 봉무점 053-945-2629 대구 동구 봉무동 1545 롯데몰 이시아폴리스점 2층
컨시어지 롯데백화점 울산점 051-960-4749 울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지하1층
컨시어지 롯데 백화점 대구점 053-660-3731 대구 북구 칠성동 2가 롯데백화점 지하 2층
컨시어지 창원상남점 055-285-3592 경남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11-1 1층
에이팜 광주점 062-360-1369 광주광역시 서구 광천동 12-3 신세계 이마트 지하1층 애플매장
컨시어지 롯데백화점 상인점 053-258-3646 대구 달서구 상인동 1502 롯데백화점 6층
레스모아 울산점 052-248-9552 울산 중구 성남동 219-158
다이아몬드 스트릿 광주점 070-8886-5897 광주 동구 동명동 139-20
컨시어지 롯데백화점 포항점 054-230-1829 포항시 북구 학산동 127-9 롯데백화점 8층 레스모아 대구성서점 053-584-8710 대구 달서구호림동 19-8 Backpackers 롯데 대구영플라자 053-609-2585 대구 중구 사일동 15-1 영플라자 1층 원트릭샵 대구 053-428-0560 대구 중구 삼덕동 1가
경남 프리스비 서면점 051-808-0947 부산 진구 부전동 242-19 에이샵 경성대점 051-625-2940 부산 남구 대연동 73-29 1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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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샵 현대백화점 부산점 051-667-0775 부산 동구 범일동 62-5 현대백화점 부산점7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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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TE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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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No.12 / WINTER 2013 ISSN 2287-5980
PUBLISHER 양준무 Joon Yang
EDITOR 홍석우 Sukwoo Hong yourboyhood@gmail.com
CONTENTS MANAGER 임지윤 Karen Lim limji@pr1zm.com
김지혜 Jihye Kim thekey13@gmail.com
Asst.권도경 DoKyung Kwon
성창원 Changwon Sung
oodllboo@empas.com Asst.김유림 Kim Yulim
ooblg123@gmail.com DESIGNER 카모마일드 CamoMild camomild.com 이윤희 Yun Hee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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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k.kwon@pr1zm.com CONTENTS SUPERVISOR 리치 림 Rich Lim
rich@pr1zm.com CONTRIBUTING EDITORS 석수란 Seok Sooran 이지현 Lee Jihyun 이로 Iro 최강호 Choi Kangho 띵크, 토크, 라이트. Think, Talk, Write. 신성현 Shin Sung hyun
PHOTOGRAPHER 정재환 Jae Chung Studio BONE jdzcity@gmail.com
CONTRIBUTOR
고윤성 Yunsung Go Studio BONE
김혜연 Kim Hye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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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DEOGRAPHER 김래현 Rae hyun Kim Studio BONE rapbong.k@gmail.com 고윤성 Yunsung Go Studio B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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