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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MAGA INE for H N E E

vol. 15

브라질 음악의 세계로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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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옛날에 보았던

nsider 탐스 슈즈 창립자 블레이크 마이코스키 방한

MEE

HE SH E

독일 아티스트와 개성공단의 만남

VE S

디르크 플라이슈만 프레젠테이션

신발 한 켤레를 사면 헐벗은 아이들에게 신발 한 켤레가 주어진다(ONE FOR ONE).

서울과 프랑크푸르트를 오가며 예술활동을 펴고 있는 디르크

‘착한 소비’의 대명사인 탐스 슈즈(TOMS). 아르헨티나 민속화인 알파르가타를

플라이슈만(Dirk Fleischmann)이 개성공단에 대해 알게 된 건 5년

변형해 만든 이 투박하지만 아름다운 신발은 현재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올해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철의 장막’ 뒤에 가려진 공산주의 국가

4월까지 60만 켤레를 24개국 아이들에게 나눠준 이 회사의 창립자 블레이크

북한이 남한의 기업에게 공장과 노동력을 개방한다는 아이디어는 그를

마이코스키가 한국을 방문했다.

흥분시켰다. 까다로운 방북 절차를 밟아 개성공단에 입성한 그는 질

지난 8월 6일 당인리발전소 부근에 위치한 카페 앤트러사이트에서 ‘MEET THE

좋은 북한 면과 부지런한 북한 노동자들과 함께 셔츠를 만들었다. 마침

SHOE GIVERS’ 행사가 열렸다. 한때 ‘신발공장’이었던 이 카페에서 그와 만나 나눈

햇볕정책을 추구했던 우리 정부와 북한 당국의 호의에 힘입어 그의

1문1답을 정리한다.

활동은 독일 TV에까지 소개될 정도로 주목받았고 이런 일련의 과정을

: 신발 기부 사업을 생각한 계기는?

담은 신문과 셔츠를 패키지로 묶어 아티스트 북으로 만들었다. 자신의

A : 4년 전 아르헨티나에 여행을 갔다가 신발 나눠주는 자원봉사자를 만나 감명을

이름과 ‘메이드 인 노스 코리아’가 나란히 인쇄된 이 패키지 북은 500권

받았다. 이곳 아이들에게 신발은 단지 패션이 아니라 질병을 예방하고 학교에

한정본으로 제작되었다.

가는 이동을 가능케 하는 수단이다. 단지 일회성 자선사업으로 끝나고 싶지 않았고

그의 프레젠테이션이 지난 8월 8일 오후 7시, 상수동의 더 북 소사이어티

지속가능한 기부의 형식을 고민한 것이다.

서점에서 열렸다. 플라이슈만의 작업은 마이패션인더스트리닷컴(myfas

hionindustries.com)이라는 ‘1인 기업’ 아트 프로젝트라고 불린다. ‘내 눈

: 탐스 슈즈를 신은 사람을 만난 적이 있는가?

A : 초창기엔 내 주변의 부모님과 친구들 정도밖에 없었다. 그런데 한번은 뉴욕 FK공항에서 체크인 수속을 밟을 때 내 옆의 한

앞에 있는 이 상품은 실질적으로 어디에서 오는가?’가 그의 관심의 본질.

여성이 빨간 탐스를 신고 있었다. 마침 그때 난 탐스를 신고 있지 않았다. “신발 예쁘다, 어디서 샀느냐?”고 물었더니 그녀는 장장

독일 제품 중 실질적으로 독일에서 독일인의 손으로 만들어지는 제품은

30분을 탐스의 철학에 대해 설명했다. 결국은 내가 블레이크임을 실토할 수밖에 없었다. 그건 엄청난 경험이었다. 생면부지의 타인을

얼마 되지 않는다. 나이키도, 소니도, 질레트도 마찬가지다. 세계화 속에서 각종 브랜드의 실질적 생산자와 공장은 제3세계로 이전되었지만

붙들고 설명하는 그 열정을 생각해보라.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줄 때 그들은 부탁하지 않아도 우리의 마케터와 홍보자가 된다. : 이 사업 이후 삶이 실제로 변화했는가?

여전히 브랜드는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나이키 로고 뒤에 숨겨진

A : 첫 번째 신발 기부행사 때 만난 3명의 아이와 한 엄마가 생각난다. 엄마는 날 보자마자 막 울었는데 알고 보니 그건 기쁨의

제3세계의 열악한 노동환경이나 노동자들의 권익 문제는 은닉되기

눈물이었다. 작년까지 신발 한 켤레를 아이 셋이 돌려 신었다고 했다. 그래서 항상 한 아이가 등교하면 두 아이는 학교에 가고

십상이다. 이를 문제 삼은 신좌파 경제학자 나오미 클라인의 처녀작 <노

싶어도 갈 수 없었다고 했다. 그 얘길 듣고 나 역시 울었다. 내가 하는 작은 활동이 얼마나 중요한 실천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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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는 플라이슈만 작업의 철학적 바탕이나 다름없다. 2년 전 필리핀 내 최대 자유무역경제지대인 필리핀 로사리오에서 같은 이름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그는 필리핀과 개성의 프로젝트는 엄연히 다르다고 강조한다.

취향대로 즐기세요

그건 이데올로기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개성공단에서의 작업은 우리

벼룩시장 전성시대

정부의 대북정책 변화에 미묘하게 영향을 받았고, 예술과 기업에 미치는 이데올로기의 역할을 실감했다고 한다. 요즘 홍대앞은 벼룩시장의 전성시대다. 놀이터에서 주말에 상설로 열리는 프리마켓이나 희망시장 외에도 카페나 작은 대안공간에서 운영하는 비정기적 벼룩시장이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은 장난감 수집가 현태준 씨의 뽈랄라수집관(02-3143-3392). 매주 토요일 오후에 비정기적으로 열리며 주로 트위터(@pollalla)를 통해 공지된다. 누구나 어떤 물건이든 사고팔 수 있으며 입장료는 2,000원. 카페 벼룩시장의 선두주자는 카페 비하인드와 살롱 드 미스홍. 카페 비하인드는 홈페이지(www.b-hind.com)를 통해 벼룩시장 일정을 공지하며 살롱 드 미스홍은 매월 셋째 주 토요일에 ‘미스홍마켓’이란 이름의 벼룩시장 겸

아트시장을 연다. 장마에 의해 휴장되었다가 오는 8월 21일부터 재개장한다. 판매자는 5,000원의 참가비를 내야 하며 사전 신청이 필수(02-333-6230, blog.naver.com/hongsalon). 지난 8월 8일에는 숲의 큐브릭(070-8630-6637)에서도 ‘별욱마켓’이 열렸다. 파스텔 뮤직에서 운영하는 곳답게 요조, 타루, 캐스커 등 인디 뮤지션들이 총출동하여 인기를 끌었다는 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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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패션교육을 받은 바 없지만 그의 셔츠는 편안하면서도 패셔너블하다. 한복 저고리처럼 보이지만 모던하다. 가격은 20만원. 더 북 소사이어티에서 구매 가능하다. 플라이슈만의 작업에서 수익은 고스란히 다음 예술 사업에 재투자된다. 신자유주의 경제에 대한 대안적 예술활동을 꿈꾸기 때문이다. www.dirkfleischmann.net/df/te ts.html 문의 더 북 소사이어티 02-325-5336

성미산을 지키는 작은 몸짓

성미산 생태 캠프

8월의 문화 인덱스 지난 8월 7일과 8일에 성미산 생태 캠프 ‘아름다운 소통’이 열렸다. 전통 놀이, 공방 워크숍, 생태 장터, 다문화 존 등 다양한 행사는 물론 성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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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타 ‘하나비’ 국내 미개봉 일본영화 13편 개봉. 휴먼 야구영화

<배터리>, 오쿠다 히데오 원작인 <남쪽으로 튀어> 등이 강추작. 8월 25일까지.

영화관, 성미산 음악회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특히 이번 캠프는

아트하우스 모모와 서울극장, 상암 CGV.

성미산의 나무를 벌목하고 지어지는 홍익재단 소유의 초중고등학교

유기농 다큐 <땅의 여자> 귀촌을 결정한 세 여성의 삶을 통해 귀농과 자연친화적

이전을 막고 성미산을 생태공원으로 지정하기 위해 지난 5월 23일부터

삶에 대해 애기하는 독립영화. 2009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대상 등 각종

지속되고 있는 천막 농성에 지지를 보태자는 의미를 담고 있어 더욱 뜻깊었다. 이런 취지에 공감한 아마추어 증폭기, 갤럭시 익스프레스 등 내로라하는 인디 밴드들이 릴레이 공연에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한편 주민들은 서울시에 성미산을 생태공원으로 지정해달라는 국민 청원을 내놓은 상태다. 문의 성미산 지키기 대책위 http://cafe.daum.net/sungmisan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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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를 휩쓴 화제작. 9월 9일 개봉. 서교동 디자인 반상회 독립서점 유어마인드에서 텍스트와 이미지에 관심 많은 이들끼리의 월례 디자인 방담을 추진한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매주 월요일 오후

8시에 시작된다. 문의 www.your-m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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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CANTO PAIS TROPICAL 브라질어로 매혹의 열대 란 뜻입니다.

브라질 음악의 세계로 오라

“ 월의 태양 아래 손수건도 서류도 없이 바람을 맞고 걸으면서 나는 가네 태양이 범죄로 게릴라 우주선이 마릴린 먼로로 갈라지네 나는 가네 대통령들의 얼굴로

브라질 음악이라고 하면 우리는 무엇을 먼저 떠올릴까? 까맣게 그을은 탱탱한 몸에 화려한 의상을 걸치고 다 같이 발을 구르며 엉덩이를

커다란 사랑의 키스로

흔드는 카니발과 박력 넘치는 삼바 리듬? 여름이면 늘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한 대목과 함께 떠오르는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보사노바

이빨, 다리, 깃발

‘이파네마에서 온 소녀’? 수백 수천 개의 손바닥과 악기가 만나 만들어내는 장대한 타악기의 오케스트라?

폭탄 또는 브리짓 바르도

브라질은 쿠바와 함께 리듬의 보고로 꼽히며 월드 뮤직을 이끌고 있는 음악강국이다. 가장 브라질적인 전통음악 삼바를 내세운 이들의 리우

신문 속에 떠 있는 태양이 그토록 많은 뉴스를 읽는 나에게 기쁨과 게으름을 채워주네 나는 가네

카니발은 40만 명 넘는 관객을 동원해 수천 억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으며 이들의 음악은 재즈, 힙합, 록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음악에 영향을 주며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보사노바풍의 가요들이 등장한 지 오래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브라질 음악과 문화를 들여다보는 움직임이 감지된 건 2000년대 중반 이후다. 그 무브먼트의 근원지는 음악가들과 예술가들의 오래된 메카, 홍대앞이다. 산울림 소극장 건너편에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삼바 스쿨이 오픈했고, 망원동엔 바투카다(Batucada,

사진과 이름들 중에서 색깔로 가득찬 내 두 눈

타악기로 구성된 앙상블로 다양한 타악 연주자들이 함께 모여 연주하는 일종의 퍼커션 오케스트라를 말한다-편집자 주)그룹이 생겨났으며,

사랑으로 가득찬 내 가슴

브라질 퍼커션들과 보사노바 싱어송라이터의 무대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심지어 ‘브라질의 국민가수’ 카에타누 벨로주의 음악이 좋아

헛수고

그의 이름을 땄다는 카페도 있다.

나는 가네

역동적이고 그루비한 브라질 음악에 대해 마니아들은 말한다. “구성지고 애잔하면서도 삶에 대한 예찬이 넘친다” “비극적이고도 힘든

왜 안되겠는가 왜 안되겠는가

역사와 현실을 이겨내는 여유와 삶을 향한 기쁨이 있다.” 어쩌면 이것이 우리가 가사도 제대로 모르는 노래에 고개를 끄덕이고 발로 박자를 맞추며 브라질 음악에 매료되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

카에타누 벨로주

(

,

)’ 전반부

브라질은 우리만큼이나 오랫동안 군부독재에 시달렸다. 1964년 군부 쿠데타 이후 70년대에는 우익군부정권의 폭압이 정점에 달했다.

2002년에야 룰라 대통령이 이끄는 야당 정부가 들어섰다. 브라질은 GD 로는 세계 10위권에 포함되는 경제대국이지만 상류층 10%가 전체 소득의 46%를 점하는 최악의 양극화 사회이기도 하다. 더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면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이 대륙 사람들의 신음과 애환의 기록들을 만나게 된다. 그렇게 각박하고 엄혹한 현실 속에서 브라질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준 건 바로 음악이었다. 찬란히 빛나는 불의에 대한 항거와 그래도 결코 버릴 수 없는 생에 대한 찬가가 스민 노래들 말이다. 2010년 대한민국 서울에서 그 낙천의 키워드는 더욱 필요한 듯하다. 우리가 ‘기쁨의 학교’로 거할 음악, 브라질 음악의 세계로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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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LTING POT BRAZILIAN MUSIC 인종과 문화의 용광로, 브라질 음악

지구상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음악 중 하나가 보사노바가 아닐까.

받아들여 브라질 본연의 것과 섞어 재창조해낸 문화운동, 즉 트로피칼리스무Tripicalismo의 태동지가

브라질에서 태어난 음악이지만 장르와 지역의 경계를 넘어서

된 건 이런 배경에서 이해해야 할 것이다. 트로피칼리스무의 선봉은 시인 카에타누 벨로주와 나중에 룰라 대통령 내각에서 문화부장관을 역임하기도 한 지우베르투 질Gilberto Gil 등이었다.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장르가 되었다. 보사노바로 출발하든

벨로주의 여동생 마리아 베타니아Maria Beth nia, 시쿠 부아르키Chico Buar ue, 여성가수 가우 코스타Gal

삼바로 시작하든 상관없다. 브라질 음악의 세계를 여행하는

, 조르지 벤Gerge Ben도 여기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Costa

초보자들을 위한 안내서.

군사독재에 맞선 트로피칼리스무 집단은 브라질 전통음악에 전자악기를 개입시켜 전위적인 사운드를 뽑아내는 한편 정교하게 배열된 노랫말 속에 사회비판을 우아하게 담아냈다. 브라질 북동부의 열악한 삶과 대도시 노동자의 일상 등 정치적 메시지를 담아낸 이들은 어이없을 정도로

‘월드 뮤직’하면 브라질 음악을 떠올릴 정도로 전세계 음악팬들에게 브라질은 쿠바와 함께

엄격한 검열을 당하거나, 공연장에서 마이크 전원이 뽑히는 수모를 당했고 결국은 투옥되거나

강력한 음악강국으로 손꼽히고 있다. 실제로 이 두 나라는 영미권 팝음악과 모든 면에서

망명을 떠나야 했다. 그런 암울한 과거를 이겨냈기에 현재까지도 브라질 음악에 가장 영향을

Antonio Carlos obim

자웅을 겨룰 만한 나라다.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

, 주앙 지우베르투

o o Gilberto

크게 끼친 문화운동으로 평가받고 있다.

주도한 보사노바Bossa Nova 열풍은 1960년대 세계를 강타했으며 현재도 브라질 음악은 퓨전

그외에도 브라질 음악계엔 수많은 기라성 같은 음악인들이 있다. 여성 싱어 마를루이 미란다, 다니엘라 메르쿠리Daniela Mercury 그리고 ‘삼바 호키’의 세르지오 멘데스Sergio Mendes에 이르기까지

재즈는 물론 라운지와 시부야케의 중요한 소재이다. 브라질 음악이 전세계인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원인은 뭘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리듬도 개성도 매력도 다 남다르다. 깊고 탄탄한 브라질 음악, 그 치명적인 매력에 노출된 건 그래서 어쩌면 더욱 축복이다. 글 | 정지연 에디터

이유는 그 음악이 가진 ‘혼혈성’ 아닐까. 브라질은 포르투갈을 비롯한 유럽 이민자의 자손과 토착민, 사탕수수 재배를 위해 아프리카에서 유입된 노예 등 다양한 민족이 섞여 사는 거대한

필청 브라질 명반선

혼혈국가다. 당연히 음악 또한 다양할 수밖에 없다. 브라질 음악은 아프리카, 폴카, 탱고, 재즈, 클래식이라는 상이한 음악의 형태들을 브라질 문화라는 큰 용광로로 끌어들여 녹여낸다. 그러면서도 가장 중요한 브라질적인 원형이라 할 ‘삼바samba의 정신과 리듬’은 결코 놓치는 법 없이 유지되고 있다. 러시아, 캐나다,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광대한 나라 브라질. 그럼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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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에 가로막힌 무인지대가 많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선 강한 지역성이 발생한다. 이런 지역적 특색 때문에 브라질 음악은 강한 향토성을 띠고 있다. 남동북쪽의 리우데자네이루를 중심으로는 삼바와 보사노바가, 북동부의 바이아를 중심으로는 삼바에 레게 리듬이 더해진 삼바 헤기samba reggae와 캐러비안 메랭게 리듬이 뒤섞인 카니발 전용 음악 악세a e가, 또 북부와 아마존 동부 지역은 람바다와 포호, 마라카투와 같은 댄스 리듬이 강한 타악이 발달했다. 아프리카의 영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삼바는 강렬한 리듬에 애수 띤 선율이 결합한 독특한 음악으로 브라질을 ‘음악의 대륙’으로 알리는 데 기여했다. 삼바는 초기에는 흥겹고도 거대한 축제인 카니발과 연결되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카니발 삼바 경연대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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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 파고지의 여왕 베스 카르발류가 유명 작곡가들의 곡을 모아 낸 라이브

앨범. 마음 깊숙한 곳에 와 박히는 그녀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는 한 번 들으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불구하고 전체 인구의 70%가 리오데자네이루와 상파울루 남부에 몰려 있다. 도시와 도시

<Meus Mo entos> ‘ a an

80년대 미국 퓨전재즈 아티스트들에게 큰 영향을 준 쟈반.이 앨범에서 그는 고향

헤시피의 유산인 포호와 마라카투에 재즈와 록까지 아우러냈다. 필자를 브라질 음악의 세계로 이끈 그의 목소리는 명불허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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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ic i Sa a oto, Morelen au 2

류이치 사카모토와 모렐렌바움 프로젝트의 뉴욕

콘서트 실황. 정교하게 뽑아낸, 선이 아름답고 고운 보사노바의 완결편. 이들 프로젝트의 첫 앨범이자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집에서 직접 레코딩한 <casa> 앨범도 강추. (추천자: ‘손녀딸’ 차유진) < idade o Sa

a> Various

해마다 리우에서 개최되는 삼바 콘서트 ‘시다지 두 삼바(삼바의 도시)’, 정통 삼바

뮤지션과 힙합과 록을 하는 젊은 뮤지션이 함께 삼바를 부른다.

위한 음악인 삼바 앵해두samba enredo를 비롯해 쇼루choro, 삼바 파고지samba pagode와 같은

< oracao ropical> oao osco

낭만적이면서도 대중적인 음악으로 다양하게 장르를 넓혔다.

메시지로 브라질인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는 주앙 보스쿠의 베스트 앨범. 올해 자라섬 재즈페스티벌 라인업에

1950년대 말은 보사노바의 시대였다. ‘새로운 경향’ ‘새로운 감각’을 뜻하는 의미대로 삼바에 모던 재즈의 느낌을 반영한 보사노바는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과 주앙 지우베르투에 의해 주도되었고 엄청난 인기를 끌며 브라질 음악계를 평정했다. 시적인 가사와 클래식과 재즈를

작곡가이자 기타리스트로 삼바와 록, 재즈를 넘나드는 음악성과 깊이있는

포함되어 있는 거장 중 거장. <Sol a Li erdade> aniela Mercur

바이아 악세의 여왕 다니엘라 메르쿠리의 2005년 앨범. 2005년은 악세라는

음악 장르가 생긴 지 20년이 되는 해여서 이 앨범은 더 의미가 깊다. (추천자: 라퍼커션 리더 전호영)

묘하게 뒤섞어놓은 것 같은 곡조의 보사노바는 영어로 번역되어 전세계에 소개될 정도로 대중성을 인정받았다. 브라질 대중가요, 즉 M B도 빼놓을 수 없다. 넓게는 1964년 군사 쿠데타 이후 나타난 브라질의 대중음악을 가리키며, 좁게는 상파울루 해안에서 열린 대중음악 경연대회에서 발표된 노래들이다. 이들은 포르투갈 음악인 파두(fado, 서정적인 포르투갈의 민요.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지만 당김음이 많아 부르는 이에 따라 놀랄 만한 감정의 정취를 안겨준다편집자 주)와 재즈, 클래식과 심지어 록까지 차용했다. 물론 삼바의 리듬은 당연히 살아 있다. 대중가요이다 보니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존재하지만 몇몇만 꼽아보자면, 브라질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추앙받고 있는 아티스트인 카에타누 벨로주Caetano Veloso, 미우퉁 나시멘투Milton

브라질 음악 용어 삼바 Samba 브라질의 민속음악이자

보사노바 Bossa Nova 삼바에 모던 재즈가

국민음악. 브라질의 토속종교 칸돔블레

어우러진 새로운 경향. 시적인 가사와

리듬에 포르투갈 발라드가 가미된 노래와

순화된 삼바리듬, 절제된 편곡이 특징.

춤을 일컫는다.

트로피칼리스무 Tropicalismo

MP Musica opula Brasileria

현실참여적 성격이 강한 브라질의

브라질의 대중가요를 넓게 지칭한다.

문화운동.

Nascimento

가 꼽힌다.

그리고 바이아가 있다. ‘검은 로마’ 혹은 ‘브라질 속의 아프리카’라 불리는 이 유서 깊은 도시는 옛날 포르투갈 총독부가 설치되어 사탕수수 재배에 이용하기 위해 아프리카에서 노예를 끌고와 지금에 이른, 브라질 ‘혼혈문화’의 근간이 된 곳이다. 1960년대 바이아가 새로운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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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WITH BRAZILIAN MUSIC 브라질 음악과 사랑에 빠지다

여기 브라질 음악의 치명적 매력에 자신을 내어준 사람들이 있다. 한 장의 낡은 앨범 혹은 여행지에서 만난 브라질 음악에 빠져 브라질로 가고 삼바 스쿨을 만들고 그 공간에서 퍼커션하고 노래하고 춤추는 사람들. 아울러 브라질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홍대앞 명소를 소개한다.

라퍼커션 리더 전호영・전우영

취재 정지연(@leafyeon), 하정희(@ ungheestory)

내 삶의 에너지, 삼바 리듬 ‘복철’ 이승호는 홍대앞의 ‘삼바학교’ 에스꼴라 알레그리아를 이끌고 있다. 인디뮤지션이었던 그는 2003년 우연히 접한 브라질 음악의 매력에 빠져 브라질로 떠난다. ‘삼바’와 ‘카니발’의 본고장 바이아의 국립대학에서 퍼커션(타악) 등 브라질 음악을 공부하고 3년 후 한국으로 돌아와 브라질 음악과 문화를 전파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에스꼴라 알레그리아 복철

브라질로 떠나게된 계기는? 우연히 브라질 문화부장관까지 지낸 국민가수 지우베르투 질의 노래를 듣고 완전히 반해버렸다. 그리고는 막연한 기대감에 전세금을 빼서

본능으로 반응한 세상의 그 소리

브라질로 떠났다. 브라질에서 3년 동안이나 머물렀다는데 브라질 북부 바이아가 내게 잘 맞았다. 바이아국립대학을 다니며 브라질 음악과 문화를 공부했다. 음악과 문화도 좋았지만 그걸 즐길 수 있는

대구 사나이 전호영은 45명의 단원으로 구성된 국내 최대 규모 바투카다 밴드 ‘라퍼커션’의 리더다. 형이 라이벌로 인정하는 동생 전우영은 ‘벨라비다’라는 밴드의 일원이기도 하다. 이 형제는 군대시절 모은 돈으로 함께 브라질로 떠나 4종의 자격증을 쥐고 홍대앞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2008년 9월 라퍼커션을 오픈했다.

사회공동체 측면이 더 부럽고 인상적이었다. 원래 레게음악을 했다던데 자메이카에서 시작된 레게를 좋아해서 밴드 ‘버스 라이더’의 기타리스트로 활동했다. ‘드라이브 레게’라고 나름 히트곡도 있다(웃음). 지금은 브라질 음악 쪽이지만 굳이 음악을 직업으로 하기보다는 음악과 춤과 공연과 카니발을 나누는 커뮤니티의 ‘교장’으로서 문화의 저변을 넓혀나가는 게 즐겁다. 에스꼴라 알레그리아를 시작한 이유는? 브라질은 음악과 춤이 서로 다른 게 아니다. 함께 모여

난 라파커션이 동호회이거나 음악커뮤니티이길 바라지 않는다. 우리는 엄연히 밴드다. 아마추어들도 와서 배울 수 있지만 공연에 합세하고 싶다면 까다로운 교습과정을 통과해야 한다. 라퍼커션이 된다는 건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쉬운 일이 아니다. 그걸 못 견딜 거 같은 사람이라면 우리 쪽에서 사양한다. 라퍼커션 밴드의 일원이 되려면 악보 보는 기초부터 스틱 컨트롤, 브라질리언 퍼커션 3개 섹션을 다 마치고 3번 이상 무단결석하지 않는 이들 중에 면접을 거쳐 월드퍼커션 교습을 실시한다. 까다롭게 들릴지 모르지만 그렇게 해야만 서로에게 의미가 있다.

노래하고 춤을 추고 공연도 하는 그런 조직을 만들고

브라질에서 자격증만 개를 수료해왔다고 들었는데

싶었다. 처음엔 이런 공간을 연다니까 다들 반대했다.

군대를 전역한 2004년에 무작정 브라질로 떠났다. 마침 군대에서 모아둔 돈이 있었다. 브라질로

국내에서 브라질 음악 안다는 사람은 아마 20명도 안될 거라고 만류했다. 하지만 수요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일단 와서 이 에너지와 기쁨을 느껴보면 다들 좋아할 거라고 믿었다. 브라질 음악은 당신에게 무엇인가? 이 일을 하며 재정적인 곤란도 겪었고 문화 소비에 대한 몰이해 때문에 힘들기도 했지만 다 지나가더라. 브라질 음악은 내게 일상 속의 또 다른 리듬을 만들어내도록 해준다. 기쁨의 원천이랄까? 삼바 리듬에 맞춰 한번 땀흘려보라. 당신의 삶이 바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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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커션은 브라질 음악 커뮤니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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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이유는 폴링요 다 코스타, 갈리요스 브라운 같은 내가 좋아하는 음악가들이 다 거기 있었기 때문이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생각해 4가지 수료증을 위한 수업을 받았다. 문제는 악기였다. 먹을 걸 아껴가며 악기를 샀는데도 돈이 다 떨어져서 브라질 체류 후반부는 완전히 ‘거지꼴’로 다녔다. 그래도 두들길 수만 있으면 신났다. 대체 브라질 퍼커션의 무엇이 그토록 좋았나 인체를 연료로 해서 나오는 세상에서 가장 큰 소리라고 생각한다. 브라질 퍼커션에서 가장 중요한 건 상대방과의 호흡을 느끼는 것이다. 혼자해서는 맛이 안 난다. 브라질 사람들은 각박한 삶 속에서도 여유가 있고 느긋하다. 그런 내적인 생명력이 브라질 음악과 리듬에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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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바닥에서 만난 삶의 낙관 안상욱은 대학에서 사회학, 그리고 대학원에서 여성학을 전공했다. 지금은 전공과는 무관하게 퍼커션으로 활약중이다. 2010년 현재 브라질리언뮤직월드(BM )라는 밴드의 일원으로서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 공익근무요원 시절 만난 브라질 음악이 자신의 인생을 바꿨다고 믿고 있다.

브라질리언뮤직월드라길래 커뮤니티 이름인가 했다 일종의 밴드다. 에스꼴라 알레그리아에서 만난 정중엽이라는 친구가 있다. 카에타누 벨로주의 마니아인데 가수 이상은 20주년 기념공연을 같이했다. 얘길 나눠보니 음악적 취향이 비슷해 의기투합했다. 올해 초에 앨범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이 들어와 현재 데모녹음중이다. 앨범을 내려니까 이름이 필요해서 급조한 게 브라질리언뮤직월드, 일명 BM 다(웃음). 브라질리언뮤직월드가 추구하는 음악적 방향은? 말랑말랑한 보사노바풍 말고 브라질 시골 느낌? 사운드를 강하게 해서 사운드에 보컬이

LOVE WITH BRAZILIAN MUSIC

묻히게해보면 재밌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브라질 장르 음악을 폭넓게 다루고 싶다. 브라질 음악을 처음 접한 건 언제였나?

2005년 즈음 공익요원으로 있을 때, 그때 참 염세적이었던 것 같다. 인생의 바닥을 쳤다고나 할까. 그때 브라질 음악과 우연히 만났다. 클럽 빵에서 보사노바 가수 소히의 공연을 봤고 세르지오 멘데스의 앨범을 듣게 됐다. 듣다 보니 어떤 악기가 이런 소리를 낼까 궁금해졌다. 그래서 에스꼴라 알레그리아에서 퍼커션 워크숍을 들었다. 그렇게 브라질 음악을 접하며 조금씩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었다. 그런 거 있지 않나. 풍족한 데서 오는 즐거움이 아니라 앞이 안 보이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삶을 지속하는 힘을 보면서 얻는 위안 같은 거.

윈디시티 퍼커션 정상권

특별히 좋아하는 브라질 뮤지션은? 카에타누 벨로주도 좋아하지만, 미우퉁 나시멘투라는 뮤지션을 좋아한다. 브라질 중부 고원 출신인데, 비틀즈를 연상케하는 브리티시 록과 브라질 리듬을 섞은 아주 독창적인 색깔을 보여준다. 브라질 퍼커션으로의 비전이 있다면

생기로 왁자지껄하구나

컴퓨터 음악을 공부할 때도 늘 새로운 소리, 음색에 관심이 많았다. 브라질 전통악기 중에는 뮤지션 스스로 고안해 만든 악기들이 많다.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면서 자신이 원하는 좋은 소리를 내는 거다. 나만의 브라질적인 창의적 소리를 내보고 싶다. 퍼커션이 드라머와 다른 지점이 바로 거기 있다고 생각한다. 소리에 대한 탐구랄까? 얼마

홍대앞에서 모르는 사람 없는, 5인조 밴드 윈디시티. 레게와 소울을 담아내는 자칭 ‘유기농소울’ 밴드 윈디시티에서 ‘깐놀’ 정상권은 퍼커션을 담당하고 있다. 복철과는 ‘형아우’의 각별한 사이라는 그는 초창기 에스꼴라 알레그리아 멤버이기도 했다. 동네 술집에 모여 왁자지껄 두들기고 노래하는 삼바 리듬에 가장 매력을 느낀다고.

전부터 연극이나 무용, 그리고 국악팀과의 협업을 진행중인데 흥미로운 작업이 될 것 같다.

에스꼴라 알레그리아의 초기 멤버라고 들었다 복철 형과 산울림 소극장 부근의 바 <꽃>의 미진누나는 밴드활동(아소토 유니언, 윈디시티)을 하면서 이미 알고 있던 사이였다. 복철 형이 브라질 유학을 다녀와서 브라질 동네마다 있는 삼바 커뮤니티

브라질리언뮤직월드 퍼커션 안상욱

에스꼴라 를 만들고 싶어했고 그 취지에 동감해 같이 시작하게 됐다. 언제 브라질 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 아소토 유니온의 건반주자였던 임지윤 형을 통해서 한 300명 규모의 퍼커션 연주를 들은 일이 있었다. 삼바 축제에서 많이 연주되는 형식인데, 완전 반했다. 그래서 이런 음악을 어떻게 하면 더 들을 수 있을까 하던 찰나에 복철 형을 만난 거다. 덕분에 형을 통해서 브라질의 다양한 음악을 원도 없이 들었다. 즐겨 듣는 브라질 음악은 어떤 것인가 개인적으론 보사노바보다는 삼바를 더 좋아한다. 보사노바가 차분하고 감상적인 느낌이라면 삼바는 왁자지껄하고 생동감이 있다. 동네에서 조그마한 테이블 하나 두고 맥주 마시다가 퍼커션 치고 기타치면서 하는데 이런 서민적인 모습에 더 매력을 느낀다. 삼바 뮤지션 중에는 까똘라Cartola를 좋아한다. 특히 영화 <City of God>의 OST 중 Alvorada 는 꼭 들어보라고 추천한다. 윈디시티의 음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나 퍼커션은 멜로디를 만들거나 화성을 다루는 건 아니기 때문에 정작 곡을 만들 때 특별한 건 없다. 그러나 나름대로 어떤 느낌 같은 걸 반영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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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바꾼 카포에이라의 매력 미국인 케빈은 2009년부터 숙명여대 교수로 일하고 있다. 워싱턴 D.C 출신으로

2001년 친구 초청으로 카포에이라 컨퍼런스를 처음 접한 후 브라질 무술춤의 일종인 카포에이라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서울의 친구들과 함께 카포에이라 앙골라 그룹을 만들어 일주일에 한 번씩 함께 수련하고 있다. (카포에이라 앙골라

www.capoeirakorea.org)

카포에이라는 무엇인가 카포에이라(Capoeira)는 브라질을 대표하는 무술춤의 일종이다. 본래 카포에이라는 아프리카의 노예였던 이들이 생존하기 위해 강력한 커뮤니티를 만들고 정신력을 카포에이라 앙골라 케빈

강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공격과 방어라는 무술의 요소가 있지만 점령군의 눈에 노골적으로 드러나선 안 되기 때문에 모든 동작이 부드럽게 춤처럼 고안된 것으로 슬기로운 역사의 산물이다. 마치 비보이나 브레이크 댄스 같은 느낌마저 준다 머리와 발만 써서 공격하고, 손은 쓰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보일 것이다. 손은 창조하는 데만 쓰여야 한다고 브라질 사람들은 믿는다. 또한 상호교감이 중요하다. 서로 눈을 떼지 않고 동작을 진행하는데 물흐르듯이 합이 맞아서 아름답다. 카포에이라에 반하게 된 까닭은 인종과 피부색을 넘어선 거대한 지구촌 커뮤니티라는 점이 날 전율케했다. 언제 어디서든 카포에이라 형제를 만나면 마치 고향에서 만난 듯 반갑다. 나는 1996년 설립된 꺄오 코브라 만사의 그룹으로 입문했는데 이런 커뮤니티가 고향인 워싱턴 D.C는 물론 애틀랜타, 캘리포니아, 시애틀, 뉴욕, 시카고 등 다양한 도시에 존재하고 있다. 카포에이라에서 악기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활처럼 생긴 베림바우Berimbau가 기본적인 리듬의 바탕이다. 박처럼 붙은 부분을 두들기고 현의 진동을 울리면 단조롭지만 울림 깊은 소리가 난다. 클래스는 세 파트로 진행되는데

딴보림 연주자 김서영

악기 수업, 춤동작,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이다. 서울에서는 카포에이라 클래스를 찾기 어려웠을 텐데. 우연한 기회에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됐다. 그러면서 에스꼴라 알레그리아의 장소를 빌려 매주 토요일 이곳에서 클래스를 갖고 있다. 난 마스터는 아니기 때문에 멕시코에 있는 나의 스승에게 이메일로 연락해 이곳 친구들과 함께하고 있다. 카포에이라는 교과서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난 기쁨과 행복의 노예가 되어 살테야

구전으로 전해지는 것이므로 마스터와의 교류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유럽여행을 떠났던 김서영은 한 작은 소도시에서 음악축제와 맞닥뜨렸다. 엄청난 에너지를 보여주던 브라질 공연단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던 그녀는 국내에 돌아와서 그 강렬한 체험을 되살려보기로 한다. 그리고 오늘을 행복하게 살기 위해 의사면허증 대신 딴보림을 들고 삼바 리듬에 맞춰 춤추며 살아가고 있다.

정확히 하는 일이 뭔가 딴보림Tamborim 연주자이기도 하고, 카포에이라를 하기도 하고, 삼바 춤도 배우고…. 브라질의 음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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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과 노래가 날 행복하게 한다. 그저 행복해지기 위해 1주일에 많은 부분을 여기에 투자하고 있다. 에스꼴라 알레그리아 Escola legria 에스꼴라는 ‘학교’ 알레그리아는 ‘기쁨’이라는 뜻이다. 에스꼴라는 학교라지만 엄밀히 말하면 학원은 아니다. 브라질의 삼바스쿨을 모델 삼아 음악과 춤 등 문화를 나누는 공동체적 성격이 짙다. 물론 학교라는 이름에 걸맞게 상설 워크숍은 물론 강습도 진행된다. 국내 대다수의 브라질 퍼커션을 키워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브라질 퍼커션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일을 시작했는데 하나도 행복하지가 않았다. 나에게 맞는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고. 그래서 훌쩍 유럽으로 여행을 떠났다. 프랑스의 한 작은 소도시에서 작은 음악축제가 열렸는데 둥그렇게 원형을 그린 안에서 두 남자가 서로를 뚫어지게 응시하며 벌이는 몸의 언어에서

수업이 있으며 바투카다도 진행한다. 주말에는 다양한 파티와 공연이 열리는 게 특징. 특히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그게 카포에이라였다. 한편으로는 바투카다가 흥겹게 펼쳐졌고. 짧은

매달 두 번째 토요일에 진행되는 마우스 투 마우스 파티는 브라질 뮤직, 쿠바 라틴 살사, 레게 등

순간이지만 그 원초적인 에너지와 강렬함을 잊을 수가 없었다. 한국에 돌아와서 그걸 할 수 있는

다양한 음악과 함께 댄스를 즐길 수 있는 장이다. 02-6082-3533, www.escolaalegria.com

라파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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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동에 위치한 라퍼커션은 브라질 타악기를 연주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바투카다 그룹이다. 라퍼커션에는 아프리카, 브라질, 캐리비안 뮤직을 믹스한 5인조 팀 반다 악세(A e)와

13인~25인 규모의 대규모 공연팀인 블로코 라퍼커션(Rapercussion Bloco)이 있다. 워크숍 프로그램도 다양한데, 악보 보는 기초부터 스틱 컨트롤, 브라질리언 퍼커션

3개 섹션으로 구분돼 있으며 이 과정을 마쳐야 전호영의 개인교습을 들을 수 있다. 입회비는 10만원. 매주 토요일에는 오후 5시에 3시간 가량의 브라질 댄스 교습도 이뤄진다. 참가비는 10,000원. 문의 010-9950-6308(전호영)

공간을 수소문했다. 딴보림 연주자로 무대에도 종종 서지 않나 브라질 문화가 그런 거 같다. 처음엔 브라질 음악도 잘 몰랐는데 접하면 접할수록 빠져든다. 삼바를 좋아하는데, 그 계기가 되어준 노래가 있다. 엘사 소레스Elsa Soraes가 부르는 ‘ loso a 에는 이런 가사가 나온다. ‘기쁨을 돈으로 살 순 없어. 넌 돈의 노예가 되어 살지만 난 기쁨과 행복의 노예가 되어 살 거야.’ 그후로 딴보림을 배우게 됐다.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가 토요일에는 카포에이라를 하고 일요일에는 바투카다나 딴보림 공연을 하고 평일엔 퍼커션 공부를 한다. 앞으로 의사면허증이 있으니까 전문적인 타투이스트로 나서볼까라는 생각도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즐겁게 사는 것이다. 내게 브라질 음악과 문화는 그 도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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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사노바 싱어송라이터

소히

“누가 뭐래도 이런 부족한 내가 좋아” 소히는 우리나라에서 드문 보사노바 싱어송라이터다. 맑지만 아련하지 않은 그녀의 목소리는 오월의 대나무 숲처럼 청량하되 깊이가 있다. 브라질 음악을 표방한 두 장의 앨범으로 또렷한 인상을 남긴 그녀와의 대화. 글 정지연 에디터

브라질 음악, 그 매력 “가장 큰 매력은 리듬인 거 같다. 슬프고 구성진데 듣다 보면 나도 모르게 몸을 조금씩 흐느적거리게 된다. 아프리카 음악이 섞여서 그런가, 슬프지만 너무 슬프지 않은 역설이 있다.” 소히가 브라질 음악을 처음 접한 건 7,8년 전. 한 음반가게에서 만난 할인앨범이 계기가 됐다. 아스트로 질베르투의 아름다운 노래에 반해 브라질 음악을 찾아 들었다. 그리고 보사노바

생각하는 순간 다시 제자리에 온다. 그렇게 반복하며 성장한다. 그러나 우리는 반복할 기회를 주는데 인색한 사회에 살고 있다. “겨우 한 번 평가 받고 외면당하니까 갈 곳이 없다. 재능있는 친구들이 그렇게 포기한다. 그 자리가 하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사고방식도 문제다. 일본만 봐도 보사노바 가수가 정말 많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러면 내 밥벌이가 줄어든다는 위기감부터 느끼게 만든다.”

가수가 됐다. 정통 브라질 음악을 표방했던 2006년 첫 앨범 <앵두>에 이어 올해 5월 발표된 두 번째 앨범 <MINGLE>은 브라질 음악을 담아내되 보다 ‘소히’의 색깔을

나 자신에 집중하고 싶은, 누에고치의 시기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집 <MINGLE> 앨범 판매량이나 평가에 대해 정작 당사자인 소히는 관심이 없다.

“보사노바도 좋지만 총체적으로 M B가 좋다. 요즘은 일렉트로닉도 좋아한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일부러 관심을 두지 않았다. “나 자신에 좀 더 집중하고 싶었다.

최근에 발견한 음악은 보사 쿠카노바Bossacucanova. 일레트로닉이지만 유럽과는 사뭇 다른 브라질적인 요소가 녹아 있다.” 최근에는 ‘소히의 맛있는 음악회’라는 이름으로 브라질 요리와 음악을 결합시킨 이색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이한철 대표가 아이디어를 냈을

공연만 할 땐 괜찮았는데 앨범이 나오고 하니까 평가를 귀담아 들어야 하고 거기에 집중하다 보니 내가 힘들어지고 사는 게 고달파졌다. 좀 떨어져서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이 필요했다.” 상처받을 때 그녀는 책의 품으로 기어들어간다. 자신을 보듬어줄 한 줄을 찾아 책장을

때 처음엔 막막했다. 내가 요리를 잘하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그러다가

넘긴다. 문학 특히 소설책을 사랑하지만 요즘은 자기계발서적도 가리지 않고 읽는다. 가장

《청춘남미》의 저자 ‘손녀딸’ 차유진 씨를 떠올렸다. 유진 씨는 브라질

좋아하는 책은 알베르 까뮈의 《전락》. 스트레스 받을 땐 ‘카페놀이’도 즐긴다. 합정동의 카페

음악도 좋아하고 연주도 하니까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는 만남이었다.” 작은

MARO가 아지트. 이곳에서 책도 읽고 하고 싶은 일들을 다이어리에 기록하기도 한다. 점차

카페를 빌려 노래도 하고, 관객들에게 브라질 리듬에 대해 가르쳐주기도 하고, 준비한 브라질 요리를 나눠먹는 이색 공연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성격도 말하는 스타일도 차분한 그녀에겐 떠들썩한 페스티벌보단 클럽이나 이런 소규모 공연이 잘 맞는다.

불안은 사라지고 긍정적이 된다. “내가 쉽게 행복해지는 타입은 아니다. 많은 게 필요하구나 생각하는데, 가끔 생각해보면 정작 행복을 느끼는 순간은 아주 사소하다. 친구들과 술 한잔하고 집에 들어가는데 구름이 옅게 깔린 새벽 하늘을 보거나 할 때.” 독주는 못하지만 맥주 마시는 건 좋아한다. 2집 수록곡 ‘좋아’엔

무대가 무서운 수줍은 아이

영화를 보고 우는 남자와 술을 많이 마시는 여자의 연애담이

어린 시절의 소히는 수줍음 타던 아이였다. 노래하길 좋아했지만

살짝 등장한다. “곡 썼을 땐 몰랐는데 술 얘기가 가사로 나오면

끼는 없었다. R B 음악을 좋아해서 몇 번 오디션에 나갔지만 미끄러졌다. 그러다가 클럽 빵에서 ‘잠’이라는 밴드를 시작했다. 신발 끝을 바라보며 록을 연주하던 시절과 솔로로 움직이는 지금의 그녀는 비슷하면서도 사뭇 다르다. “사실 밴드할 때가 편했다. 서로 의지할 수 있으니까. 솔로를 하면서부터는 달라졌다.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일이 많아지니까 생각이 많아지고

방송에 잘 안 나온다고 했다. 게다가 여자 뮤지션이 술 얘길 하는 자체를 문제삼는 분위기도 있다. 그렇지만 솔직해지자. 우리는 즐거운 일이 있을 때 술을 마시지 않나?” 브라질 음악과 소히는 닮았다. 브라질 음악은 가사는 슬프지만 리듬은 흥겹다. 소히는 겉은 무심하지만 속은 따뜻하다. 무엇보다 이름이 모든 걸 말해준다. 포르투갈어로 소히는 ‘웃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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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다. 그러나 이런 독립성과 자립심이 자존감에 좋은 영향을 줬다. 만약 내가 지금도 계속 밴드를 하고 있다면, 어쩌면 나 자신을 많이 좋아하진 못했을 거다. 예전보다 자신을 더 좋아하게 된 건 혼자 버티고 결정하고 지내온 시간 덕분이다.” 여전히 방송이나 큰 무대에 나가기 전엔 긴장한다. 여러 방법을 써봤지만 머리를 비우는 게 최고란 걸 알았다고. “모든 건 익숙해지게 마련이다. 반복하면 괜찮아진다. 중요한 건 그런 기회가 얼마나 주어지느냐 하는 것 아닐까.” 음악하는 사람으로 소히는 요즘 ‘기회’를 생각한다. 조금 나아졌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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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키Pigc 의 투덜투덜

분야와 장르를 넘어선 대안공간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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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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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마실 나가다

흥하고 망하는 업소들로 1년 365일 매미소리 같은 공사소음이 끊이지 않는 홍대앞이지만 올해 여름은 유독 심한 듯하다. 그 공사 소음속에서 24년 넘게 한자리에서 홍대앞 소소한 먹거리의 원조인 양 버텨주었던 세대 김밥이 문을 닫았다. 그리고 <스트리트 H>의 배포처였던 심스 타파스(Sim s Tapas), 엠 퓨스(M- UCE)도 아예 건물을 허물거나 갑작스레 문을 닫아버렸다. 그뿐인가! 무대륙도 어느 날 문을 닫았고 그곳엔 낯선 간판이 걸려 있다. 사실 배포처를 고를 때면 나름 신중을 기하게 된다. 금세 사라지지 않아야 하며, 오래 지속할 수 있는 근간이 있어야 하고 그러면서도 홍대앞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곳이어야 한다는 기준에 잘 맞는지를 꼼꼼히 살펴 선정해왔는데 그 중 두 곳이, 그것도 한꺼번에 사라져버린 것은 조금 충격이었다. 회사와 가까운 거리의 엠 퓨스의 모습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 프랑스에서 비즈니스를 했다는 형제가 뚝딱뚝딱 손수 공사를 하느라 속도도 더디고 어딘지 어수룩해 보여 걱정도 했는데 결국 완성이 되었을 때는 홍대앞에 새 얼굴이 나타났구나 하는 반가운 임대료 상승을 못 이겨 세를 내놓았다더라, 다른 데로 옮긴다더라, 문을 닫는다더라…. 홍대앞 문화공간에 관한 한 풍문은 대개 불길한 쪽으로 기운다.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맛집만큼 문화공간도 생겨야 균형이 맞을 터이지만 치솟는 임대료는 있던 문화공간도 내몰기 바쁘다. 그런 가운데 들려온 ‘공간 415’의 오픈은 반갑지 않을 수 없다. 사진 갤러리인 이곳의 이름은 계약일에서 나왔다. 계약한 날이 -

4월 15일. 지인들에게 공모한 100여 개의 이름에서 추려진 이름

의 개성 넘치는 유리창

가운데 하나는 사이로. 415를 소리 나는 대로 읽으면 사이로.

이순이(47) 관장은 사진작가로 전직 초등학교 교사이다. 현직

마음이 들었다. 출입문 오른쪽의 모자이크 유리와 외벽 높이

운명적인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교사 시절 전교조 노래모임 활동은 물론 2000년부터 본격적인

매달린 다리 긴 의자는 그 자체로 훌륭한 간판이자 예술작품이었다.

정식 개관은 6월에 했고, 개관 기념 전시회가 열린 건 7월

사진공부를 시작할 만큼 예술에 대한 열망이 컸다. “오래전부터

이층에서 플라타너스 나뭇잎 사이로 내려다보이는 풍경은 커피 한

31일. 노는 공간이 아깝다고 그 사이에 두 차례나 전시와

청소년 문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각 자치단체에서 그런

잔 값으로 얻기에는 과분하기까지 했다.

공연도 진행했다. 젊은예술가집단의 예술이 밥 먹여 주나 전과

공간을 만들어내려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게 현실이죠.

단독주택의 차고 자리에 스페인에서 거주하다온 세 자매가

잠비아 어린이 사진전 이 그것이다. 특이한 점은 갤러리임에도

이왕이면 제가 좋아하는 사진을 다루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고

알콩달콩 꾸려왔던 심스 타파스. 골목길 안의 작은 집이었지만

불구하고 이곳엔 전문 큐레이터 한 명 없다는 사실이다. 이곳의

마침 남편의 ‘고민만 하지 말고 저질러봐’라는 말에 자극받아

이들 자매의 음식 솜씨가 입소문을 타 외국인들도 자주 들락거리는

운영은 이순이 관장(47)의 가족과 지인들의 ‘자의반 타의반’

1년치 임대료만 들고 덜컥 사고를 치게 됐네요.”

홍대앞의 명소였다. 그러나 이곳 역시 건물주가 신축공사를 하는

노동력 기부로 이뤄진다. 실제로 이시우 작가의 ‘한강하구’전은

그는 이곳이 문턱 낮은 갤러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신인

바람에 기약 없이 사라져버렸다. 또 창간호에도 소개되었던 카페

독립큐레이터 최연화 씨의 도움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고.

작가들에겐 매정할 정도로 문턱이 높은 게 갤러리이다. 특히

무대륙. 가수 이상은이 이름 붙였다던 그곳도 전설 속 무대륙처럼

사진은 사진만, 그림은 그림만을 고집하는 배타적인 경우가

소리소문없이 사라져버렸다. 아열대처럼 습한 더위로 괴로운

많다. 이순이 관장은 이곳에서만큼은 모든 걸 포용하고 싶다고

2010년 여름을 더욱 습하고 힘들게 만드는 소식들이다.

생각했다. 분야와 장르를 넘나드는 대관에도 융통성있게 장소를

홍대앞의 주민으로서 ‘괜찮은 가게’란 호칭은 아무 데나 주지 않는다.

오픈한다. 간단한 포트폴리오 검사만 거치면 이 공간을 활용할 수

주인과 손님이 함께 쌓은 세월이 있는 곳에만 그 이름을 붙여준다.

있다.

주인이 만들었어도 손님의 손때와 애정의 더께가 쌓여야 비로소

바라던 꿈을 시작한 그는 요즘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고

좋은 가게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좋았던 가게가 소리소문도

했다. “꿈을 꿀 때는 아름답지만 꿈이 현실이 되는 순간 환상이

없이 사라지고 나면 동네 주민은 너무 허탈하다. ‘새들도 세상을

하나하나 깨어지죠. 저의 올해 목표는 이 공간을 잘 유지하자는

뜨는구나.’ 황지우 시인의 시 제목이 만큼이 허탈하다. 홍대앞 거주

것뿐입니다.” 걷고 싶은 거리 끄트머리 홍익숯불갈비와

20년 공력이 무상해진다.

문화부동산 사이 골목으로 들어가 왼편 끝자리에 위치하고 있는

피치 못할 사정 때문에 급작스레 길 떠나게 되는 주인들이겠지만

공간 415. 이곳이 장르와 경계를 넘나드는 예술을 담아내는

떠날 때는 제발 단골들에게만이라도 미리 알려주면 좋겠다.

소박한 그릇이 되길 진심으로 바라본다.

그래서 단골들이 그곳에 저장해놨던 추억을 갈무리해 갈 수 있는

문의 02-325-0415

시간만큼은 주어졌으면 좋겠다. <스트리트 H>에게 알려주시라.

12:00~20:00(월요일 휴관)

www.gonggan41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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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글 | 하정희 객원 에디터

소문내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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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장성환

2010.8.17 9:17:2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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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의 업스커트 홍대문화 까뒤집기

궁금했던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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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아줌마의 그 ‘애티튜드’

한국어를 배우려는 이태원 외국인 s 외국인 행세가 더 좋은 홍대앞 외국인 누군가는 혼자서 커피를 마시며 넷북으로 일을 하고 옆 테이블에서는 술을 마시며 수다를 떠는 편안한 카페, 동대문 시장에서 고르고 골라서 선별한 옷과 가게 사장님이 직접 일본에서 공수한 옷들이 뒤섞여 있는 옷가게, 게다가 새벽까지도

“오늘 밤은 혼자 있기가 무섭다”며 “나 원래 이런 사람 아냐”라고둘러댄다. 그리고 “혹시나 시꺼먼 마음이 의심이 된다면 저 의자에 나를 묶어도 좋아”라고 말하는 두 남자. 홍대를 발칵 뒤집어놓은 인디밴드 . 혜성처럼 등장했지만 알고 보면 년째 함께 노래해왔다는 이들의 이야기.

사람들이 북적대는 클럽과 바에 이르기까지 ‘없는 게 없는’ 홍대앞을 직접 경험한 외국애들은 속된 말로 뒤집어진다. 대략 하루 정도 이렇게 홍대앞 투어를 마치고 나면 다음날부턴 굳이 챙겨주지 않아도 알아서 잘 지낸다. 카페에서 브런치를 하고 시내관광을 하다가 저녁이 되면 다시 카페에서 맥주를 마시며 노트북을 가지고 혼자서도 잘 논다. 그 사이에 난 내 할 일 하다 가끔씩 저녁 때 만나서 걷고 싶은 거리, 아니 ‘굽고 싶은 거리’에 있는 고기집에서 소주에 삼겹살을 먹고 클럽에 간다. 그래서 홍대앞이 편하다. 월드컵 기간 동안 우리나라를 방문하기 위해 날 찾아온 독일친구들도 그랬다. 1년 동안 전세계 여행을 하며 한 도시에

키도 성격도 상반된 두 남자가 모여 만든 밴드 10cm.(밴드명은

일주일 이상 머문 적이 없었다는 두 친구는 홍대앞에서 무려 한

둘의 키 차이에서 따온 것이다.) 올해 상반기에 한 컴필레이션

달을 살았다. 물론 ‘월드컵 특수’도 한 몫을 했지만 그들은 홍대앞

앨범에 실린 ‘오늘 밤은 어둠이 무서워요’가 알음알음 인기를 끌더니

카페문화와 ‘삼겹살에 소주’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서울을 떠날

<유희열의 스케치북>, <음악여행 라라라> 등 공중파 방송에 등장해

때쯤은 이미 홍대문화 예찬론자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화제가 되면서 요즘 그들의 공연은 연일 매진사태다. 노래 제목만

막상 두 사람이 돌아갈 때쯤 난 묘한 기분이 들었다.

말해도 웃음보 먼저 터지는 작명, 감미로운 목소리와 세련된 연주,

약간 찜찜했다. 그건 내가 홍대앞과 이태원을 변별짓는

썰렁해서 더 사랑스러운 개그가 이들의 트레이드 마크. ‘오늘 밤은

결정적인 차이점을 비로소 깨달았기 때문이다.

어둠이 무서워요’는 심지어 노래방 목록에까지 올라와 있는 상태다.

경리단길에 있는 분식집에서

지난 반 세기 동안 날마다 외국인을 상대하며 살아온

8월 초 내놓은 싱글 ‘아메리카노’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쫄면을 먹고 있는데 십대로 보이는

이태원 사람들은 외국인을 특별하게 대하지 않는다. 그냥

‘홍대문화 예찬론자’인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 월 말에 열렸던 펜타포트 록페스티벌 1차 라인업에

덩치 큰 흑인아이가 들어섰다.

생활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인다. 외국인이 말을 걸면 문법

그러자 주인 아줌마가 아무렇지

다 틀려도 대충 잘 떠든다. 그런데 두 친구와 돌아다니면서

올랐다. 기분이 어땠는가?

않게 한국어로 말을 건넨다. “뭐

가끔씩 느낀 바에 따르면 홍대앞 사람들은 외국인들에게

권정열: 펜타포트는 로망 중 하나였는데 막상 섭외가 들어오니 좀

줄까?” 외국인 아이는 소심한

지나치게 친절했다. 물론 몸에 밴 서비스 정신이라고

놀랐다. 그건 록페스티벌이고 우리는 앉아서 하는 공연이니까.

볼 수도 있지만 꼭 그것만은 아니다. 외국어를 못하는

하지만 관객들이 서 있다는 것 빼고 평소 공연하고 똑같았다.

영어로 더듬더듬 뭐라고 설명을

자신이 마치 죄인이라도 된 듯 미안한 표정을 짓는 사람도

윤철종: 입바른 소리를 하자면 우린 어디서나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이렇게 외친다. “돌솥비빔밥 하나요!”

많았다. 자칫 거만한 외국인이 보면 비굴한 모습으로 비칠 수도

공연에 임한다.

잠시후에 전화벨이 울리자 아줌마가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있는 시츄에이션이 반복될 때마다 난 속으로 조금씩 화가 나기

뭐라고요? 주소!! 이태원동 헌드레드 써틴? 오케이!”

시작했다. 외국어 잘 못하는 게 도대체 왜 미안한 건데?

이태원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고 오늘 저녁에 본

나날이 상업화되고 변질되어 가는 홍대앞 분위기에 대해서라면

를 말해달라.

하고 아이의 말을 알아들은 아줌마가 주방을 향해서 큰 소리로

. 알고 보니 ‘구미 사나이들’이었다. 서울로 상경한 계기

광경이었다.

더 할 말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대앞이 지닌 매력은

윤철종: 한마디로 ‘우물 밖’을 보고 경험하고 싶었다. 사실상 간다면

외국인 친구들이 서울을 찾아올 때마다 내가 제일 먼저 그들을

여전히 건재하다. 앞으로도 더 많은 외국인이 찾아올 것이고

미국이나 영국으로 가야 했겠지만 돈이 없으니까 서울로 왔다.

데려가는 곳은 경복궁도 아니고 이태원도 아니다. 홍대앞이다.

언젠가는 이태원보다 더 글로벌한 구역이 될 것이다. 그래서,

구미에서 ‘해령’이란 4인조 밴드를 할 땐 대구로 많이 갔었다. 본래

객관적으로 봐도 서울 시내의 다른 어느 지역보다 홍대앞이

아니 그렇기 때문에 우려가 된다. 그들에게 우리가 보여주고

4명이 하다가 해체되어 둘만 남게 되자 도리어 결론이 쉬웠다.

편하기 때문이다.

있는 모습이, 때로는 친절함을 넘어서 과도하게 굽신거리는 걸로

숙소도 보통 홍대앞 게스트 하우스나 호텔을 소개해준다. 내가

보이지는 않을까 노파심이 생긴다.

4년 동안 살았던 동네, 그래서 가장 편하게 안내할 수 있는 곳이

이태원을 찾는 외국인들은 오히려 긴장한다. 한마디라도

홍대앞이기도 하다. 이태원으로 이사온 지도 어느새 2년, 그런데

한국어를 배우려고 애쓴다. 홍대앞을 찾는 외국인들은 긴장을

막상 살아보니 이태원은 결코 편안한 동네가 아니다. 일단 없는

풀고 외국인 행세를 한다. 편하기 때문이다. 난 그게 마음에

게 너무 많다. 편의점은 턱없이 부족하고 몇 시간쯤 느긋하게

안 든다. 물론 홍대앞의 문제만은 아니다. 우린 외국인 앞에서

앉아서 커피와 맥주를 동시에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카페는 한두 군데뿐이다. 운동화나 짝퉁 속옷, 가방이나

L 사이즈의

좀 더 쿨하고 당당해질 필요가 있다. 영어 좀 못한다고 내 땅에 살면서까지 기죽을 건 없다. 더구나 용산기지 이전이다 뭐다

옷쇼핑을 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곳이지만 그게 전부다. 세계

해서 앞으로 변화가 예고되는 이태원보다 홍대앞은 앞으로

각국의 다양한 음식이야 뭐 이제는 어디를 가도 맛볼 수 있으니

더 많은 외국인들이 찾아올 것이다. 그러니 지금쯤 이태원

엄밀한 의미에서 더 이상 이태원만의 매력 포인트라고 볼 수도

분식집 아줌마의 애티튜드를 좀 배워보는 건 어떨까? 무심한 듯

없다. 게다가 주말 저녁을 제외하면 저녁 여덟시만 되어도

친절하고 쿨하면서도 당당한 그들의 애티튜드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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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로 주변의 인적이 끊기는 희한한 동네가 이태원이다. 겨우

2년쯤 살아본 내가 관광특구 이태원에 대해 성급하게 내려보는 중간평가가 대충 이렇다. 그래서 요즘도 난 외국에서 친구들이 찾아오면 이태원이 아니라 홍대앞으로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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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_번역가이자 칼럼니스트이며 북세븐틴 에이전시의 대표다. 베를린에서

8년, 홍대앞에서 4년을 살았다. 지금은 이태원 주민이지만 홍대앞에 대한 애정만큼은 여전히 각별하다. 『베를린 코드』 『연애를 인터뷰하다』 『위트상식사전 스페셜』 『홍대앞으로 와!(엮음)』 같은 책을 썼다.

2010.8.17 9:2 :2

PM


People

권정열: 합주한 적도 있다. 근데 잘 안 맞아서 그 뒤로 절대 같이 안한다(웃음). 음반작업을 같이할 순 있겠지. 윤철종: 강산에 형님하고도 친해졌다. 올해 초엔 쓰시던 기타까지 하사하셨다. 버스킹(길거리 공연)하면서 만난 ‘좋아서 하는 밴드’도 있고. ‘와이낫’은 우릴 건져 올린 장본인이다. 클럽 타 오디션을 봤는데 너무 잘 봐줘서 이런저런 굵직한 공연에 많이 불러줬다.

. 권정열의 창법이 인상적이다. 콧소리와 흥얼거림이 호소력 있다. 윤철종: 12년 동안 봐온 걸 정리하면 이렇다. 중학교 데모 녹음은 그로울링(낮은 목소리로 짐승의 신음처럼 내는 창법). 고등학교 때 권정열( .보컬.

), 윤철종( ,기타,

)

내 후배로 들어왔을 땐 김경호. 학년 올라가면서 윤도현이 됐다.

윤철종: 정말 거지 그 자체였었다. 제대한 지 얼마 안되서 돈도

. 10c 곡에 자주 등장하는 아이템이 담배, 커피, 스타 킹이던데?

없었고.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 대열에 뛰어들었다. 텔레마케팅도

권정열: 생각도 못한 부분인데 듣고 보니 그렇네(웃음).

하고 영어학원 강사에 인형탈을 쓰고 전단지 나눠주는 일도 했다.

윤철종: 담배와 커피는 누구나 즐기지 않나? (언제 시작했느냐는

어깨 떡 벌어지고 2미터 가까이 되는 인형탈 쓴 인간이 전단지를

질문에) 조숙했던 건 아니다. 모두가 시작할 때 우리도 시작했다.

권정열: 기타를 오랫동안 쉬다가 잡았다. 구미에서 밴드를 함께할

주니까 애들이 무섭다고 도망가더라.

음…13살?

때는 베이스를 했고 군대까지 다녀왔으니까. 자기 스타일을

권정열: 스타킹은 왜 자주 나오는지 모르겠네.

갖기까지 시간이 걸렸는데 지금은 10cm의 기타를 구현해내고

윤철종: 남자니까.

있다. 그런데 어차피 둘 다 계속 바뀐다.

권정열: 상경했을 때의 모습은 정말 ‘거지’ 같았다(웃음).

. 권정열은 홍대, 윤철종은 신림에 산다고 들었다. 그럼

군대에선 애매하더니 제대하고 지금의 권정열이 되었다. 좋게 말해서 카멜레온, 나쁘게 말하면 줏대가 없는 것 같다(웃음).

. 윤철종의 연주에 대해서도 말할 차례다.

작업은 주로 어디에서 하나? 윤철종: 홍대 카페에서 주로 만난다. 홍대에서 개인 기타 레슨을

. ‘앞으로 어떤 노래를 만들고 싶다’하는 지향점이 있

. 정규앨범 발매 계획은 언제로 잡고 있나?

하고 있어서 일주일에 네댓 번은 볼 거다.

나?

윤철종: 10월 그랜드민트페스티벌 즈음을 목표삼고 있다. 그때

권정열: 예전에는 붙어다니며 쿵덕쿵덕 만드는 걸 좋아했는데 이젠

권정열: 맑음의 영역. 하지만 어떻게 바뀔진 모른다.

팔려고(웃음).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시간과 금전적 여유 둘 다

고루하게 느껴진다. 요즘은 뼈대를 만들어오면 같이 완성하는

윤철종: 가수는 가사를 따라가는 것 같다. 가사가 힘들면 진짜

부족하다.

식으로 개인 작업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렇게 해서 편곡이 탄탄하게

힘들어지고 가사가 희망적이면 좋은 일이 생기는 것 같다.

권정열: 어떤 노래가 다음 앨범에 들어갈진 정말 모르겠다. 사람들이

잘됐다 싶은 곡은 ‘오늘 밤은 어둠이 무서워요’와 ‘아메리카노’.

권정열: (그런 의미에서 라이벌은) 이지형으로 해달라. 우리도

‘킹스타’를 좋아한다고 해도 녹음해봐야 안다. 나온 곡이 우리 성에

이런 작업을 통해 더 찌질했던 게 아름다워졌고, 더 무식했던 게

마음가짐을 건강히 해서 맑음의 영역에 가고 싶다. 그 영역의

차지 않으면 안 되니까.

발랄해졌다.

최고봉이다. 타도, 이지형!(웃음)

. 홍대 부근에서 가장 애착 가는 장소를 꼽는다면? . 친분 있는 뮤지션도 많이 생겼겠다. S센터 공연에서 메인을 함께 맡고 있는 우주히피와 친할 거 같은데.

권정열: 몽마르뜨 언덕 위 은하수다방. 많은 노래가 여기서 나왔다.

고 있다. 자체 권장등급을 붙인다면? 권정열: 이미 19세 판정이 났다. ‘킹스타’는 방송 3사 다 안 나오고,

권정열: 식상한 관계다(웃음).

다방에서’가 있다.

‘오늘 밤은 어둠이 무서워요’는 KBS 한 군데에서만 나온다.

윤철종: 동영상으로 먼저 ‘이 사람들 잘하네’하고 눈여겨보다가 어느

윤철종: 관광안내소가 있는 스타벅스 바로 옆 골목. 길거리공연을

윤철종: 직접적으로 따져봐도 불순한 노래들은 아닌 거

날 공연을 보러 가서 만났다. 그런데 우주히피가 먼저 “어, 10cm

자주 했던 곳이라 정이 간다.

같은데(갸웃).

좋아요”라고해서 “저희도 좋아요” 하고 답했다.

글 | 김가희 객원 에디터

. 상당수 노래가 귀엽지만 응큼한 남자들의 속내를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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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아메리카’, ‘오늘 밤은 어둠이 무서워요’ ‘사랑은 은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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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연이 만난 사람

프린지 페스티벌 사무국

오성화 공동대표

그 흔들리지 않는 뿌리를 위하여

프린지의 역사를 짚어보자. 대학로에서 출발한 독립예술제가 홍대앞으로 옮겨온 건 대학로의 상업화가 주범이라고 알려졌는데. 그 당시에도 축제의 주체는 어차피 홍대에서 놀던 사람들이었다. 세상에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내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좀 더 대중적인 곳에서 열기를 원했고 그래서 대학로를 택했던 거다. 서울연극제라는 카운터파트너도 있었고. 그러다가 재미가 없으니까 홍대로 돌아온 거다. 정서적 고향으로 복귀한 거지. 물론 대학로의 상업화가 이런 결정을 촉진한 면이 크기도 하고.

최근의 홍대를 보고 ‘제2의 대학로’처럼 변해간다는 비판이 만만치 않다. 먹자 상권은 확대되고 있지만 이른바 대안공간들은 사라져가고 있다. 그런 고민이 가장 폭발적으로 대두된 게 시어터제로의 폐관 위기였다. 대자본이 문화 콘텐츠를 가지고 들어온 게 상상마당이었고 그걸 어떻게 볼 것인가를 두고 홍대 내 문화세력들의 인식 차이가 컸다. 한쪽은 인디도 성장해야 한다면서 자본의 문화산업 참여를 활용하자고 했고 다른 한쪽은 종국엔 대안문화주체들의 소멸로 이어질 거라고 주장했다. 일단 시어터제로 문제를 심철종 대표의 의지에 따라 정하자고 결론을 내는 과정에서 다들 많은 상처를 입었다. 그 결과 각자 알아서 가자는 합의가 있었고 그렇게 관망하고 있는 게 지금이다.

올해로 13회인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은 1 8년 대학로에서

‘세상을 바꾸자’는 노래가 더 친숙했다. 홍대라는 데는 어쩌다 한

독립예술제로 출발했다. 예술창작주체, 즉 생산자 중심으로

번 오는 데 불과했고 그때만 해도 민중가요와 노동자문화 그리고

시작되었던 축제는 이젠 수용자 중심으로 전환하여 일상에서 더

예술교육에 더 관심이 많았다. 그러니까 인디문화로 대변되는

많은 예술창작이 일어날 수 있도록 충동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홍대문화하고는 다른 비주류 문화 쪽 사람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중심에 오성화 공동대표가 있다. 오 대표는 1 8년 관객으로

그런 게 답답하고 투박하게 느껴졌다. 좀 더 발랄하게 세상과

왔다가 2003년부터 프린지 사무국에 결합해 프로그램 팀장,

소통하고 싶었고 축제 기획에 관심이 있었다. 마침 독립예술제가

사무국장을 거쳐 공동대표에 올랐다. 그 12년 동안 프린지 사무국은

열렸던 때라 시기적으로 잘 맞았다고 할 수 있다.

반지하에서 마당이 있는 주택으로 이전했고 주민들의 눈총을 받던 축제는 “작년엔 왜 안 왔느냐?”고 채근당하는 애정의

본격적으로 같이한 햇수만 따져도 년인데…

대상이 되었다.

처음엔 관객이었다. 그러다가 프린지에 사람이 부족하다길래 지원했다. 그때만 해도 1년, 길어야 2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프린지라는 큰 틀 안에서 20대 때 가지고 있던 고민들을 진지하지만 발랄하게 풀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이고.

마당이 있는 주택을 사무실로 쓰고 있어 이채롭다. 집, 그러니까 주택을 사무국 공간으로 정한 이유는 상상력을 필요로

그럼 다시 묻겠다. 왜 아직도 프린지를 하고 있는가?

하는 우리의 작업공간이 인간답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월급을 많이

내 경우 운이 좋았다. 흔히 조직의 성장과 개인의 성장이 맞물리기

줄 수도 없는데 공간 때문에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기 싫었다.

어렵다는데 내 경우는 반대였다. 모난 구석이 많아 문제도 많이

마침 2006년에 3,000만원의 상금을 받게 되어 보증금 걱정을

일으켰는데(웃음) 조직에서 보다 많은 책임과 권한을 가질 수

덜었다. 그전에는 18평 남짓한 반지하 셋방이었다.

있는 위치로 차근차근 옮겨왔다. 그랬기 때문에 이 안에서 해온 고민들을 현실로 풀어낼 수 있었다. 독립예술웹진 인디언밥(ht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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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지 페스티벌과의 인연이 1 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렇게

indienbob.tistory.com), 프린지 스튜디오, 프린지 10주년

오래도록 프린지 페스티벌과 함께할 수 있는 동력은 무엇인가?

기념 에세이집 같은 것들이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인디언밥은

어떻게 프린지를 시작하게 되었는가와 왜 아직도 프린지를

독립예술을 콘텐츠로 하는 웹진이다. 1년에 1번 3주간의 폭발적인

계속하고 있는가는 내겐 다른 문제다. 그러니 프린지 페스티벌을

축제만 가지고는 예술가 사이의 네트워크나 피드백에는 한계가

만나기 전 이야기부터 해보자. 20대의 오성화라는 사람은

있다고 생각해서 만든 것이다. 이런 식으로 내가 해보고 싶은 것과

문화운동가에 가까웠다. 크라잉 넛의 ‘말달리자’보다는 꽃다지의

조직의 성장이 매칭이 되니까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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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하가 있었다는 걸 사람들이 잊었다는

프린지 얘기로 돌아가자. 올해로 13회를 맞이했는데 두드러진

거다. 이미 만들어진 상품을 보여줄

변화나 주목해야 할 점이 있다면.

공간은 있다. 그러나 원석(原石)을

사실 10주년을 맞이하면서 앞으로의 5년 혹은 10년에 대한 고민이

알아봐줄 장소나 프로세스가 있을까,

있었다. 가장 큰 방향은 일상예술을 적극적으로 실현하는 것과

과연…?

또 다른 방향은 프린지를 장르예술제가 아니라 실내공연제와

자신이 없다. 인디라는 것도 정말 잘하는

거리예술제로 단순화한 것이다. 축제 전체의 70% 이상을

‘상상마당’과 같은 자본의 문화산업 진출에 대해 부정적인가?

사람이, 그것도 깡다구있게 오래동안 갈고 닦은 결과물을 보여줄 때

거리예술제로 잡고 있는데 , 그 이유는 한국사회에서 ‘예술공간’이란

이 질문은 오성화 개인의 입장에서 답하겠다. 상상마당이

감동을 준다. 비록 거칠고 낯설다 해도 말이다. 그런 게 아주 뛰어나고

고정관념을 벗어나고 싶었다. 기존의 공연장이나 무대가 아니라

주류문화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문화를 접하게 해주는 하나의

인기를 끌면 옵션으로 오버그라운드로 팔리기도 하고 말이다. 그

야외에서 예술활동을 한다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자는

루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건 인정한다. 문제는 상상마당이 이런

전단계를 지켜준 것이 반지하이고 홍대앞 문화이고 수많은 홍대

거다. 단지 거리를 막아 야외에서 공연을 한다는 게 아니라

콘텐츠를 독점하고 활용하면서 ‘상상마당=인디문화’라고 대중들이

마니아들이었다. 그런데 이젠 그 밑뿌리가 흔들거리고 있다. 이걸

바깥이라는 공간 혹은 거리가 갖는 맥락에 대해 고민해보자는

여길까 두렵다는 거다. 예전에 “나 홍대 가서 신기한 거 봤어”라고

성장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거다. 거리에서 무작위 대중을 끌어들이려면 그 예술작업은 단지

말하면 〈갤러리 킹〉 같은 곳에 가서 세련되지 않고 투박하지만 진정성이 느껴지는 그런 작품을 본 거다. 대다수의 그런 곳들은

개인적인 메시지에 머물러선 안 된다. 보다 명확하고 사회적인 그래도 홍대앞은 비주류 문화와 언더그라운드를 지지하는 사람에게

메시지를 담아야 하지 않을까.

반지하에 습기 차고 곰팡내 나고 화장실 같은건 기대도 할 수 없는

아직은 희망이지 않을까.

곳들이었다. 과연 지금의 대중들이 그런 곳을 찾아나다닐끼? 그런

아마도 다른 지역에 있다면 더 외롭고 힘들겠지. 지키고 싶은 가치를

프린지 페스티벌을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지키며 생태적으로 혹은 문화적으로 살 수 있는 곳이 여기밖에 더

인디스트, 즉 자원활동가로 일했던 친구를 몇 년이 지나서 작가로

있나? 내가 성미산 주민이면서 홍대앞 사람이기 때문에 하는 말은

다시 만날 때. 예술가라는 희미한 정체성을 안고 있던 친구가

곳에 열광할까?

그렇진 않을 것 같다. 요즘엔 인디 뮤지션들도 공중파 방송에 나오는

아니다. 생활과 일과 지향점이라는 트라이앵글을 마음 상하지

프린지를 통해 자극받고 고민한 끝에 결국 “저, 참여합니다”라고 온

시대니까.

않고 지켜낼 수 있는 곳이 아직은 홍대앞이긴 하다. 지금도 성미산

걸 지켜보면 정말 그 감동은 말로 못한다.

그게 나쁘다는 게 아니다. 문제는 지금의 폭발적인 성장 뒤에

그리고 두리반에서 그런 흐름들을 보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지역속으로 완전히 녹아든 축제같은데... 처음부터 주민들과 각별한 관계였는지 궁금하다.

2004년이었나? 걷고 싶은 거리에서 진행한 개막 공연 때는 음향이 시끄럽다고 동네 할머니한테 얻어맞을 뻔한 적도 있다(웃음). 그런데 2년 후엔 그 할머니를 관객으로 만났다. 그 사이에 무슨 변화가 있었을까? 지역에 녹아드는 축제의 방식을 고민했다. 음향을 작게 하고 작은 무대로 바꿔 매일매일 공연했다. 가가호호 편지도 매년 썼다. 이젠 비를 맞으며 공연하고 있으면 동네 아저씨가 수건을 잔뜩 가져다주신다. 시끄러워 영업에 방해될까봐 물어보면 횟집 아줌마는 “내가 장사를 하니까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며 구경시켜줄 수도 없는데 요앞에서 공연해주니 고맙지”라고 답한다. 주민들의 민원? 이젠 거의 없다. 그게 4년 동안 고생한 답이다.

오성화 대표는 작년 한 해에만 축제에 참여하지 못했다. 둘째 아이를 출산했기 때문이다. 고려대 공대를 나온 재원으로 지금도 어머니한테 “난 네가 스파게티만 먹고 살 줄 알았다”는 구박을 듣는다는 오 대표. 그러나 그에겐 꿈이 있다. 프린지가 예술인들의 단단한 네트워크가 되는 것. 나아가 예술가들의 복덕방이 되는 것. 그런 바람을 담아 올해는 축제상황실인 서교실험예술센터에 프린지 클럽을 열었다. 새벽

2시까지 문 여는 이 클럽엔 미모와 말빨, 사교성을 갖춘 마담 두 명이 상주할 예정이다. 축제에 참여한 예술가와 관객이 너나없이 하나가 되는 뒷풀이의 공간. 이쪽과 저쪽의 예술가가 서로 연결되고, 손잡고 머리를 맞대는 소통하는 공간.“모두가 우리들의 축제라는 걸 느꼈으면 한다. 그게 축제의 맛이고 프린지의 맛이다.” 오 대표가 힘줘 한 마지막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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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어물녀 의 블랙다이어리

C통신 채팅방과 게시판 논쟁이었다. 채팅방이 시들해질 무렵부터 사이버 월드에 ‘내 집’ 갖기가 유행이 되었다. 그리고 기껏 만든 홈페이지의 관리가 귀찮다고 느껴질 무렵 싸이월드가 등장했다. 전 국민을 친척으로 만들던 싸이월드에선 총력을 기울인 설정샷과 셀카질에 매진했다. 그것도 재미없다고 느껴질 무렵엔 블로그가 대세였다. 생각해보면 커뮤니티의 시절도 있었다. 학생 때 서로 그렇게

ulture

쿨하지 못해서 미안해

지겨워했으면서 대체 졸업해서 왜 모여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던 아이러브스쿨, 동호회 게시판을 연 프리챌, 다음과 네이버의 카페 등등…. 이 모든 세월을 거쳐 ‘트윗질’에까지 도달했다. 이젠 나름의 ‘법칙’을 주장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새로운 매체 등장 → 얼리어답터

트렌드

세터 참여 → 언론의 호들갑으로 대중화 → 아는 사람 찾기 → ‘남조선 1.5촌의 법칙’에 따라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까지 득시글 → 재회와 불륜, 뒷담화와 탈퇴 만연 → 새로운 매체로 이동. 언젠가 농담처럼 ‘트위터에서 만났다가 불륜으로 이어진…’이라는 기사가 나올 즈음이면 새로운 온라인인맥구축서비스SNS가 등장할 것이라고 했는데 그땐 어디서 어떻게 만나서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그러나 트위터가 새로운 형태의 만남과 소통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심지어 일드 <솔직하지 못해서 미안해>는 트위터를 주된 소재로 삼고 있지 않던가. 에이타, 우에노 주리, 영웅재중이 출연해 화제를 모은 이 드라마는 그때 우리는 사랑을 알지 못했다 는 내레이션과 함께 친구의 위급 상황을 트위터로 알게 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잡지사에 다니는 등장인물 중 하나가 트위터 열풍을 취재한다거나, 트위터 정모를 통해 주인공들이 만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 이 드라마에서 트위터를 다루는 방식은 그저 ‘떡밥’에 가깝다. 트위터 대신 홈페이지나 동호회 게시판, 블로그를 택했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말이다. 등장인물들의 면면은 흥미롭다. 에로물을 찍는 사진작가를 돕는 보조, 임시교사, 의료기기 영업사원, 의류 판매원, 노처녀 편집장에게 키스해주는 것으로 자리를 지키는 편집부 직원…. 일류가 되고 싶으나 결코 될 수 없는 이들은 트위터의 ‘바이오’에 떡하니 자신을 의사, 스튜어디스, 보그 에디터라고 소개한다. 트위터에서는 내 처지를 무시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내 이야기를 듣고 공감해주는 팔로어(follower)만 있으니까. 무엇보다 ‘외로움이 무서워. 누군가와 항상 연결되어 있고 싶어’라는 대사처럼 마음을 나눌 친구가 필요하니까. 처음엔 비록 거짓말로 시작했지만 ‘친구가 되기 위해’ 솔직해지는 것으로 이 청춘들의 만남은 이어지고 연애가 모락모락

뒤늦게 트윗질 삼매경인데 그 묘미는 ‘실시간 수다’에서 오는 것

피어난다.

같다. 메신저랑 비슷하지만 대화라기보다는 재잘거림에 가깝고

하지만 이건 드라마다. 소셜 네트워크를 지향하는 트위터는 사회생활의 영역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누군가의 재잘거림 중엔

보다 공개적인 게 다르다. 그래서인지 환경, 인권, 정치 등 이야기의

업무상의 비밀이 누설되기도 하며, 누군가의 뒷담화를 했는데 그가 익명의 팔로어여서 귀에 들어가 난처해지는가 하면, 현실이라면

소재도 더 풍부하고 다양하다. 언론사 기자들의 트윗은 뉴스 속보를

‘블록(block)’시켜 마땅한 사람들(재수 없는 상사나 선배, 헤어진 애인, 은근히 따 시켜온 친구 등)이 나를 팔로잉할 때도 있다.

앞지르는 경우도 있고 140자로 제한된 트윗의 성격상 글들은

이 반갑지 않은 사태에 처한 불운한 이들을 위해 한 가지 팁을 전한다. 회사 뒷담화를 하는 직원에게는 RT(자신의 팔로어들에게 글을

발랄해질 수밖에 없다.

전달하는 것)의 응징을, 블록을 하면 쪼잔해 보이지 않을까 걱정하는 이들에게는 ‘쿨하지 못해서 미안해’ 동영상을 링크해 보낸 후

워낙 시니컬한 성격 탓인지 트윗질을 하다 보니 모니터를 앞에

‘언팔’(unfollow)을 권한다. 드라마 주인공이 아닌 우리가 지지고 볶다가 해피엔딩을 맞을 가능성은 0.000001%에 불과하다. 그러니 이

두고 소통해온 세월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더라. 그 출발점은

정도 예의면 충분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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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남P의 조조독석早朝獨席

메멘토 보고 놀란 가슴, 인셉션 보고 놀란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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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선수들이 모여 은행이나 박물관, 카지노 등을 터는 영화가 있다고 치자. <오션스 일레븐>이나 <미션 임파서블>을 먼저 떠올릴

영화에서 꿈 설계자로 나온 엘런 페이지가 어느 인터뷰에서 했다는

것이고, 누군가는 <미션 임파서블>의 원작이자 원조 미드인 <제5전선>을 기억해낼지도 모른다. 그런데 훔쳐야 하는 게 보석이나 명화,

“복잡하지만 결코 혼란스럽지 않은 세계Comple

but not confuse

”처럼

현금이 아니라 ‘타인의 생각’이라면?

<인셉션>을 잘 표현한 말이 또 있을까. 놀라운 디테일로 차례차례 꿈

<인셉션>은 도둑 이야기인 하이스트 장르에 SF를 결합시킨 ‘하이브리드 블록버스터’다. ‘드림머신’이라는 기계와 약물 등을 이용해

속 광경을 보여주다가 후반부에서 멤버들이 탄 밴이 교각에서 물로

타인의 꿈에 침투한 뒤 목표물의 생각을 읽어내는 기술자 ‘코브’가 주인공이다. 그와 그의 동료 아서는 일본 거대 기업의 회장인

떨어지는 순간부터 펼치는 일련의 시퀀스들은 너무나 긴박하고

사이토의 의뢰를 받아 피셔라는 재벌 2세의 꿈에 침투한다. 이번 임무는 비밀을 훔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생각을 심는(인셉션) 것’이다.

재미가 넘쳐서 넋이 나갈 지경이다. 1차 꿈에서의 시가전, 2차

즉 피셔가 아버지의 기업을 쪼개도록 하는 것. 그 기회는 피셔가 비행기를 타고 아버지의 장례식장으로 향하는 짧은 시간뿐이다. 아서는

꿈의 무중력 호텔방, 3차 꿈의 설산 요새, 그리고 맨 바닥의 림보에

너무 어려우니 포기하자고 말하지만 코브는 사이토의 제의를 받아들인다. 성공하면 ‘아이들에게 자유롭게 돌아갈 수 있도록 수배를

이르기까지… 이 영화는 147분의 긴 러닝타임 동안 꿈이라는

해결해주겠다’는 약속 때문이다.

태생적 자유분방함과 시간이라는 물리적 법칙이라는 양 날개로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코브가 원활히 임무를 수행하고 마지막에 동료들과 웃으며 헤어져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다면, 재미있을 리가

관객을 폭풍 속으로 날아오르게 한다.

없잖은가. 감독인 크리스토퍼 놀란에겐 이 이야기를 보다 풍부하게 만들어줄 복잡하고 다층적인 구조가 필요했다. 열여섯 살부터

지금 인터넷에선 결말에 대한 의견이 난무하고 있다. 코브가

생각했다는 ‘꿈 속의 꿈’이 바로 그것이다. 코브가 하는 일은 목표물이 도중에 꿈에서 깨는 순간 실패한다. 한 번 실패하면 다시 시도하는

인셉션에 성공하고 무사히 현실에 복귀했다, 코브가 진짜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어려운 임무일수록 꿈의 층위를 두텁게 해야 한다. 꿈 속의 꿈, 또 그 꿈 속의 꿈 속의 꿈… 이런

타깃이었다, 림보에 갇힌 코브의 꿈이다, 진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식으로 안전장치를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코브 같은 꿈 절도 기술자가 설치는 세상인 만큼 대비하는 기술과 훈련 프로그램도 만만치

않았다(이게 다 꿈이라는), 놀란 감독이 관객을 인셉션했다, 코브의

않다. 그리고 코브의 꿈에 난데없이 죽은 아내 맬이 매번 나타나 방해한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현실적으로 재현된 꿈의 세계, 그리고

‘반지’설까지… 모두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고, 그만큼 해석의

무의식의 죄책감 때문에 등장하는 맬… 이야기는 점점 복잡해진다.

여지가 풍부하고 숨겨진 디테일들이 많다는 반증이 된다. 그러고

장자의 호접몽이 아직도 인기가 있는 것은 ‘내가 장자인지 나비인지 헷갈린다’는 착란적 발언에 있는 게 아니라 ‘나’와 ‘나비’ 그리고

보면 크리스토퍼 놀란은 천재적인 두뇌에 웰메이드에 대한

‘의문부호’ 딱 세 가지만으로도 세상을 들었다 놨다 하는 형이상학적 괴력 때문이다. <인셉션>의 묘미도 여기서 시작된다. 놀란은 ‘결국

집념까지 지닌 감독이다. 그래서 누군가 한 줄 영화평을 써보라고

주인공도 어디가 현실이고 어디가 꿈인지 모르게 된다’라는 예상 가능한 아이디어를 통해 영화를 인식론의 정점으로 끌어올려버린다.

하면 이렇게 쓸 것이다. “<메멘토> 보고 놀란 가슴, <인셉션> 보고

그 결과 이 영화는 평범한 여름철 블록버스터인 동시에 이를 훌쩍 뛰어넘는 미덕을 발휘한다.

놀란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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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공간이 궁금하다

생활을 만들어내는 팩토리, ‘공장’

친환경 디자인브랜드 ‘공장’

물건을 만드는 공장이 아니다. 생활이라는 미싱을

친환경노트를 만들어 판 게 시작이었다. 처음엔 단순히 자연에

디자이너들의 모든 결정은

돌리고 작업대에서 더 큰 의미의 가치관을

가까운 소재나 느낌만을 찾다가 본격적인 그린 디자인을 표방했고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제는 친환경 라이프 스타일을 대변하는 브랜드가 되었다.

전 과정에서 환경과 조율하여 디자인을 한다면 자연스럽게 친환경

“자주 방문하는 종이회사에서 나무로 만든 종이 대신 비목재펄프나

디자인이 될 거라 생각해요”

만들어내는 공장이다. 친환경이란 테마를 삶 속으로 끌어당기는 디자인브랜드 ‘공장

만난다.

재생지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과일껍질을 활용해 만든 종이 등

박현정 실장은 평소 생활 속 작은 습관이 중요하다고 여긴다. 그런

에콜로지 페이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이들을 활용해서

가치관이 제품에 직간접적으로 담겨 소비자들에게 전달되기

노트를 만들고 화학접착제 대신 풀을 이용한 제본을 했죠. 또

때문이다.

스티커와 코팅장식 대신 끈과 버튼을 달고요. 모든 케이스는 재생지에 콩기름을 발라 인쇄한 거예요.”

미싱은 계속 돌아간다, 느리지만 강하게 박 실장은 환경에 무관심했던 이들이 공장의 상품을 계기로

느리게 사는 일상과 가치관을 제품에 담는다

환경문제에 눈뜨는 걸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특히 대기업이나

공장의 사람들은 일회용 컵 대신 튼튼한 개인 머그컵을 사용하고

여러 회사에서 사은품으로 친환경 아이템을 의뢰해올 때가

밥은 해먹되 반찬을 되도록 남기지 않고, 필요 없는 공간의 전등은

그렇다고. 가장 뜻 깊었던 일로는 NGO 기구인 기아대책에서

다 빼고, 화장실에는 폐식용유를 활용해 만든 비누를 놓아두고 쓴다.

빈곤국가에 보내기 위해 의뢰한 DIY 노트를 꼽는다.

인근 카페 주인들은 자전거를 타고 텀블러를 들고 방문하는 이들을

사무실 한 코너에 자투리 명함을 전시해둔 것도 그런 관심을

모르는 이가 없다. 커피는 물론 테이크아웃이 안 되는 팥빙수까지

촉구하기 위해서다. 인쇄할 때 남는 자투리 종이를 배열해 찍는

무슨 디자인 작업실이 이래요?

“공장이니까 담아준다”며 선심을 쓴다.

자투리 명함은 다양한 색깔과 모양새만큼이나 다양한 이야기를

대부분 공장은 공단에 모여 있다. 그러나 ‘공장’은 다르다. 이곳을

이들은 어떻게 친환경 제품들을 창조해낼까? 일단 디자이너들이

품고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거래처 손님들이 이렇게

찾으려면 합정역으로 가야 한다. 친환경 디자인브랜드인 공장은

회의를 통해 아이템을 정한다. 아이템에 알맞은 소재를

밋밋하고 재미없는 공간에서 어쩌면 이렇게 많은 얘기를 담은

합정동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유양호텔 골목안의 2층 건물로

선택한 뒤 디자인을 시작한다. 소재가 최대한 낭비되지 않도록

똑똑한 제품들이 나오냐고 신기해해요. 그건 우리가 평소

1층은 매장 겸 창고이고 2층은 작업실로 쓰이고 있다. 빠끔히 문을

디자인하되 소재가 남는다면 재활용을 염두에 둔 기획을 아우른다.

‘생활’이라는 작업실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여는 순간, 잘못 찾아온 게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이곳엔

에코리스트(제품의 환경성평가리스트)로 제품의 친환경성을

공간은 사람을 닮는다고 했던가. 그러고 보니 이 공간은 화려한

높은 천정도, 독특한 인테리어도, 북유럽풍 가구나 전세계에서

예상 진단한 후 자체 구성한 3단계의 환경마크를 부여한다. 가공

언변 없이 조용히 말하는 박현정 실장을 닮았다. 그녀는 앞으로

공수된 희한한 장난감도 없다.

과정에서도 에너지와 재료를 최소한으로 한다. 제작의 모든

친환경 청첩장 사업도 벌일 계획이다. 인생의 첫출발부터

“저희 사무실이 좀 썰렁하죠?”

과정에서 친환경적 설계와 검토가 들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친환경적 마인드를 담아낼 수 있다면 그 부부의 앞날에 축복이

‘공장장’ 박현정 실장은 인테리어에 따로 돈을 들이지 않고 집에서

“이젠 불필요한 과정을 덜어내는 과정에 더 희열을 느껴요.

더욱 더해지리라는 것. 허례허식을 버리고 내실을 추구하는 사람.

쓰던 테이블과 의자, 충무로 인쇄소 골목에서 주워온(?) 작업대로

디자이너는 한 개의 디자인을 내놓지만 그 디자인은 천 개, 만 개

그가 공장의 시즌 2를 어떻게

꾸몄다고 설명한다. 공장의 탄생은 대학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상의 제품들로 생산되죠. 단지 예쁜 것을 만들기 위해 불필요하게

열어갈지 자못 기대가 크다.

디자인을 공부하는 친구들과 의기투합해 수중에 있던 돈 8만원으로

끼워 넣은 디자인 요소는 에너지를 낭비하게 만들죠. 결국

글 이화정 컨트리뷰팅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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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t

S H가 주목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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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이 천천히 스민 커피

커피볶는집 두 번째 커피마루

동교동과 연남동이 만나는

재미있는 것은 이곳과 현남철

카운터는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조심스런 손길로 그라인더한

길모퉁이에 위치한 커피볶는 집,

대표의 인연. 2호점 자리를

커피를 드리퍼에 소복히 담고, 뜨거운 물이 담긴 드립 포트로

커피마루. 아직은 상점보다는

찾기 위해 돌아다니다가

시간을 들여 천천히 정성스레 물을 고루 뿌린다. 바쁘지 않게

주택이 더 많은 이곳은 홍대앞의

발견한 이곳은 본래

부산스러움과는 대조적으로 한적한

‘다트커피’라는 일본 브랜드의 본사가 있던 곳이다.

천천히. 정성의 에너지가 한 잔의 커피로 스며드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무더운 여름의 불쾌지수가 저만치 사라진다.

분위기를 풍긴다. 겉에서 보기엔 2층 같지만 실제로는 3층으로 된

예전에 현대표도 이곳과 거래를 한 적이 있다. 마침 가게를 내놓은

“커피 맛을 내는 건 어느 정도 스킬만 배우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유리빌딩인 이 건물은 1층의 로스팅 공간과 2,3층의 카페 공간으로

본사 사람과 얘기를 끝낸 그는 뭐든 뚝딱뚝딱해내는 그의 성격답게

중요한 건 손님들의 취향을 읽어내는 것이죠. 손님에 대한 따뜻한

분리되어 있다. 가게 밖으로 은은하게 풍기는 커피 볶는 향기는

단 5일 만에 카페를 오픈했다. 원체 커피 회사가 있던 곳이라 크게

배려가 한 스푼 들어간 커피 한 잔을 맛보고 싶다면 이곳으로

지나가는 행인들의 발걸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바꿀 것도 없었던 탓일 게다.

오세요.” 홍대앞의 부산한 인파와 바쁜 일상에 치여 작은 휴식이

이곳의 정식 이름은 ‘커피마루-현남철의 커피 볶는 집’이다. 목동에

핸드 드립으로 내린 이곳의 커피 맛을 보면 깜짝 놀랄 것이다.

필요한 이들에게 이곳이 편안한 휴식을 제공하는 공간이 되길

1호점을 두고 있으며 네이버 동호회 이름이기도 하다. 주인장

브라질 산토스, 과테말라, 콜롬비아 수프리모 같은 남미산 원두부터

희망한다는 현남철 대표의 말이다.

현남철 씨는 2004년 동호회 활동을 통해 본격적으로 커피를 배우기

케냐,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같은 아프리카

시작해 지금은 어느덧 6년차 베테랑 바리스타가 되었다.

원두까지 정성스레 볶아낸 원두들이 담긴 유리통이 조르륵 놓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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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하정희 객원 에디터

el. 02-325-4764 dd.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 197-39 1층 pen 11~23시 Price 에스프레소 더블,핸드드립 5,000~6,000원선, 카페라떼 5,500원

황폐해지는 날, 나는 카페 제너럴 닥터에 간다. 별일 아닌 일로 상처

마담고치의 카페읽기

입은 스스로가 가엾고 심란할 때 이곳에서 커피를 마시고 쫀득한

직선과 평행선의 거리

치즈 케이크를 먹는다. 흰 가운을 입는 병원이 싫어 내추럴하게 꾸민 공간에 병원을 낸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굳이 만나지 않아도 이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 내 마음의 절반은 치유가 된다. 누구도 하지 못한 일을 시작한 삶. 조금은 다르고 조금은 자신 있는 이런 삶이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그 소설가는

격려가 된다.

이 제목으로 두 편의 소설을 썼다. 하나는

커피와 고양이가 진료실과 함께 있는 이 독특한 카페에서 그녀와

장편이고 다른 하나는 단편이다. 어느 시에서

나는 외로운 마음을 어떻게 치유하면 좋을지 이야기했다. 몸이

제목을 가져왔다고 했다. 제목만으로는

먼저냐, 마음이 먼저냐. 그런 이야기도 쏟아냈다. 우리는 서로의

다가오지 않던 그 의미를 책을 다 읽고 나서야

나눈 세월이 20년 가까이 된다. 그동안

상처 난 마음을 그저 동정만 했을 뿐 누구도 먼저 나서서 다독여주지

알 것 같았다. 나는 외롭고 타인은 너무 멀리 있다

달갑지 않은 모습도 칭찬해주고 싶은

않았다. 유별나게 굴지 말라고 조금 모질게 대꾸도 했다. 나는

모습도 보았다. 그 세월 동안 우리는

뜨거운 커피 속으로 냉큼 말을 묻으며 무방비 상태인 마음을

해도, 심지어 우리가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에 살고 있다고 해도 우리는 거스를 수 없는 세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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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게서 서서히 멀어지는 직선과 같았다. 서로의

다독여주는 일에 재주가 없음을 후회했다.

소용돌이 속에 엮여 있다는 이유로 크나큰 위안을 얻을 수 있음을.

인생은 점점 달라졌고 교집합은 점점 사라져갔다.

그 후회의 순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서로 만났다 멀어지는 두

거대한 세상의 길고 긴 흐름 속에서 우리는 시간과 공간이 만나는

수많은 직선과 파동선과 평행선을 한꺼번에 만나며 아파하는

개의 직선이 아니라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 있는 평행선이라는

어느 한 지점에 있다. 평행하지 않는 직선은 단 한 번 서로 만날

그녀에게 나는 그 중 하나만 고르라고 했다. 그래놓고 곧 그 말을

것. 20년의 시간이 똑같은 교복의 여고생을 전혀 다른 세상으로

뿐이다. 나는 얼마나 많은 직선을 만나 왔을까? 다시는 만나지 않을

후회했다. 사실 그 즈음 나는 직선도 파동선도 평행선도 만나지 않는

옮겨놓았지만 그 시간 동안 차곡차곡 쌓인 것들 때문에 우리는

수많은 직선들. 오락가락 물결을 그리며 나와 여러 차례 만났다

하나의 점이 되고 싶었다. 아주 작게 쪼그라드는 점. 어차피 그렇게

여전히 평행할 수 있다는 것. 나는 오래 전부터 너와 평행선이 되고

헤어지는 파동의 선. 일평생 그 만큼의 거리에서 가까워지지도

작아지지 않아도 세상의 흐름에 티끌만큼의 흔적도 남기지 못할

싶었던 거야. 손을 뻗으면 닿는 거리에서 더 이상 멀어지지 않는

멀어지지도 않는 평행선.

터인데도.

평행선.

선과 선의 만남이기에 모든 것을 이해할 수도 없고 사랑할 수도 없다.

마음이 외로울 때 나는 커피 속에 숨곤 한다. 존재가 줄어드는 듯한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의 다음 구절은 이렇다. “너는

그러므로 이 슬프고 외로운 상태를 조금이라도 평온하게 만들기

경험을 해본 적이 있나? 커피를 마실 때 나는 그런 느낌을 받는다.

상상하는 대로 세계를 볼 수 있어….(중략) 네가 있어야 할 곳은 세상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조금 더 다가가려는 평행선의 노력. 조금 더

한 뼘의 영혼이 커피의 검은 물 속에 가라앉는다. 커피 한 모금에

한가운데라고.” 소설가도 제너럴 닥터도 같은 말을 한다. 내 인생을

자주 만나려는 파동선의 노력. 조금이라도 천천히 만났다가 천천히

축축하게 젖은 영혼이 내 속으로 들어온다. 씁쓸한 맛과 낮게

움직이는 것은 나 자신이니 더 이상 외로워하거나 망설이지 말라고.

헤어지려는 직선의 노력.

가라앉는 향기. 커피는 외로운 음료다. 내 영혼과 묵언을 나누는

사랑과 삶은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다음에 그녀를 만나면 말할

그날 카페 제너럴 닥터(02-322-5961)에서 그녀와 나는 커피를

외로움, 그 외로움을 외면하는 외로움.

수 있을 것 같다. 곁에 있어주어 고맙다고. 나는 언제나 그만큼의

마시며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가끔 이렇게 만나 사는 이야기를

모순에 가득 찬 건 세상이 아니라 내 마음이라는 걸 알게 되어

거리에서 머물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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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최예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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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민

주지

손녀딸의 음식 베가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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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여름휴가 같은 루이보스

‘닭’스피릿 충만했던 여름이 간다

나를 키운 건 8할이 치킨이요 내 몸집을 불린

레게치킨을

건 10할이 ‘치맥’(치킨 맥주의 준말)이다.

먹어보기 전까지

내 유전자에는 맛난 치킨을 찾아다니는

과연 사람들이 좋아하긴

코드가 새겨져 있는데 이 특이유전자는

할런지, 가격은 얼마나

100% 엄마로부터 내려왔다. 60년대 아빠와

비쌀지 걱정하느라

연애하던 시절, 어느 정도 이 남자와 통했구나

내 오지랖은 하늘을

싶었던 엄마는 전기구이 통닭집에 들어가 닭 반 마리에 밥이

찔렀다. 왜냐하면

딸려 나오는 일명 통닭정식을 주문했고 더 용기를 짜내어 ‘맥주

레게치킨이라는 상호를

고추 순으로 레게치킨

넘어가면 좋다”고 제안해준다. 그 자신감엔 “예스, 쉐프!”면 족할 뿐. 고다기,마다기

포크 대신 작은 집게를 주는데

손에 묻히지 않고 먹을 수 있어 편하다. 조금 아쉬운 점이라면 맛있는 양념 건더기가 집게

한 조끼’도 시켰단다. 문제는 아빠는 술 반 잔에 얼굴이 빨개지며

듣는 순간 자동적으로

기절하는 단풍클럽 회원. 술 잘 마시는 여자로 찍혔으니 낭패라고

자메이카의 전통 닭요리인

안쪽에 끼어버린다는 점이다. 양념치킨 안에는

생각하는 엄마에게 아빠는 조용히 포크로 닭살을 찢어 앞 접시에

저크 erk 치킨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감자를 찾아먹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혹시 양념이 질척해질까봐

놓아주었단다. 그렇게 사랑이 시작되어 오늘에 이르렀는지는 알 수

캐러비안의 해적들이 먹었다던 저크 치킨의 포인트는 저크라는

넣은 것이냐 물어보니 “맛있으니까요”란다. 역시나 예스, 쉐프다.

없지만 확실한 건 딸은 엄마 팔자를 닮는다더니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름의 양념인데 여기엔 마늘과 고추, 필수 향신료가 들어간다. 바로

실은 이 비슷한 요리를 페루에서 봤다고 말하고 싶었다. 고기를

음식 중 하나도 치킨이고, 그 동안 사귀었던 남자친구들은 모두 술을

자메이카 특산품인 올스파이스allspice, 피멘토pimento라는 이름으로도

간장양념으로 볶다가 감자튀김이랑 같이 볶아낸다. 중국요리가

입에도 못 댔다. 심지어 내 브랜드명인 <손녀딸의 테스트키친>은

불리는 이 향신료를 듬뿍 넣어 만든 양념에 재운 닭을 나무장작불에

일상식인 페루에서 ‘감자 넣은 불고기 양념닭’ 장사를 하신다면 대박

테스트치킨이라는 닭집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굽는다. 진짜 올스파이스 가루는 굉장히 비싸기 때문에 도대체

성공할 텐데. 나의 눈에는 페루풍 닭요리로 찍혀버린 고다기의 치킨.

치킨(우리나라에서의 정의는 부위별로 나눠 튀겨낸 닭)은 참 묘한

어떻게 가격을 맞출지 걱정스러웠다.

역시 지구는 둥글고 음식은 다 통하나 보다.

음식이다. 부담 없는 사람과 먹기에도 좋고, 부담을 떨쳐버리고 싶은

하지만 우리나라 레게치킨은 와인에 재워둔 닭에 카레로 양념한

마지막으로 벨로주Veloso의 로스트치킨이 있다. 키친에서 노상

사람과 함께 먹어도 좋다. 처음 만난 사람 앞에서 게걸스럽게 먹기엔

튀김옷을 입혀 튀기는 카레치킨이다. 아마 뮤지션 출신 사장님의

구워대던 나의 로스트치킨을 그리워하던 친구들이 호들갑 떨며

그렇지만, 입 주변이 번들번들해지도록 신나게 뼈를 잡고 뜯었다는

레게에 대한 애정에서 나온 가게 이름일 터. 킹스톤윙이니

제보해준 벨로주의 로스트치킨을 남미여행기 출간 자축파티에서

작게 잘라진 고구마와 감자튀김도 있다. 양념이 푹 밴

꼬꼬순이

것만으로 10년지기 친구 사이에서나 느낄 법한 동지의식을

자메이카 샐러드 같은 메뉴들도 실제로는 자메이카 식재료와

처음 맛봤다. 통통하게 잘 구워져 자세잡고 엎드려 있는 닭을 보자

안겨주기도 한다. 인간관계를 치맥으로 쌓는 인간인지라 서울

아무 상관이 없다. 레게치킨을 시키면 튀긴 감자와 양파, 찍어먹는

정말 오랜만에 친구들과 파티다운 파티를 하는 것 같아 눈물까지 핑

전역에 좋아하고 자주 가는 집들이 깔려 있지만 ‘뛰어봤자 홍대’라고

소스와 할라피뇨가 들어간 무 피클이 곁들여진다. 치킨의 맛도

돌았다. 로스트치킨과 좋은 음악이 있는 그 자체만으로 ‘테스트치킨’

서울 그 어느 곳보다 자주 머물고, 일하고, 친구도 만났던 홍대에서

맛이지만 ‘레게=자메이카’하고 연결시킨 내 촌스러움을 비웃는

스피릿은 95% 완성. 그래, 어디든 닭이 있으면 그곳이 파티고

그동안 배출한 닭뼈 높이만큼 인간관계도 가장 많이 쌓았다.

듯한 자유분방함이 <레게치킨>에는 있다. 그 자유스러움이 홍대와

고향인 거다.

통했던 게 또한 인기의 비결이 아닐까.

이제 여름은 가고 곧 야외에 놓은 테이블들을 걷어야 할 시간이 온다.

아저씨 치킨집 <꼬꼬순이>와 이름만 레게? <레게치킨>

창전동 언덕에서 2년 동안 부엌을 운영하던 시절, 친구들이

여름이 지나간다고 해서 치킨과 맥주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전통적인 프라이드 치킨집은 튀김옷을 얇게 입혀 튀긴 치킨에

찾아오면 닭요리를 해주곤 했다. 그러나 냉장고에 닭이 없거나

그래도 아쉽다. 올해 월드컵과 이어지는 삼복 기간 동안 장렬히

절인 무(일명 치킨 무), 양배추 샐러드와 소금후추를 곁들여 낸다.

손끝 하나 까딱하기 싫을 정도로 피곤한 날엔 단골 닭집에서

전사한 수많은 닭들을 생각하며 그동안 연락 못했던 친구에게

이 치킨집의 원형을 꿋꿋이 보존하고 있는 집이 바로 <꼬꼬순이>.

테이크아웃을 해왔다. 꽤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끄덕없이 그

전화 좀 해야겠다. 추워지기 전에 와우산에서 테이크아웃 치맥

이곳에선 위에서 언급한 ‘삼위일체’에 좋은 기름을 사용해 튀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고다기,마다기>(‘고추 넣은 닭’, ‘마늘 넣은

어떠냐고.

바삭한 닭이 나온다. 동네 어딜 가도 하나쯤은 있는, 아저씨들이

닭’이란 뜻이다)가 단골집이다. 이곳은 프라이드가 아닌 양념치킨이

맘 편하게 한잔 할 수 있는 치킨집 같은 분위기도 좋다. 변하지

주를 이룬다. 대표 메뉴인 마늘닭과 고추닭 이외에도 간장, 불고기

않고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치킨집이란 존재는 늦은 밤 지구대의

등등 다양하다. 모든 양념이 다 맛이 다르다는 자부심을 갖고

불빛처럼 얼마나 마음 놓이는 존재인가.

있는 사장님은 “마늘로 시작해 간장, 불고기맛, 고추, 아주 매운

H

글 | 차유진

차유진_글, 요리, 음악에 관심 많은 식문화 탐구가.

년 쿠킹 스튜디오 <손녀딸의

테스트키친>을 오픈해 요리강습, 파티 케이터링, 카페메뉴 컨설팅 등을 작업했다. 책 《청춘남미》와 《손녀딸의 부엌에서 글쓰기》 등의 저자이며 조만간 직접 번역한 요리책이 출간될 예정이다. 요리와 글에 대한 작업을 지속중이다.

동교동엔 ‘홍대치킨계의 혁명’ 〈레게치킨>이 있다. 오픈 시간인

6시에 맞춰 뛰어가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장사가 잘되더니 상수동 옷가게 분점을 넓혀 무대륙이 있던 옆자리로 옮겨갔다. 직접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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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 ing

e e S op

묵직하거나 또는 사랑스럽거나

빈티지 인테리어숍의 모범

아는 인기 스타일리스트 이승은, 이현미 자매의 브랜드 ‘슈가홈’의 오프라인 숍인 셈이다. 1998년부터 각종 매체와 방송, CF등에 소개되면서 특유의 로맨틱한 스타일로 수많은 러브콜을 받았다. 주로 소품과 패브릭 인테리어에 강한데 로맨틱하면서도 빈티지한 느낌이 특징. 홍대 정문에서 서교성당으로 가는 골목길에 있는 2층짜리 주택.

다락방까지 찬찬히 가구와 소품들을 구경해볼 것. 다리가 아플 땐

슈가홈 스튜디오 겸 숍은 아담한 2층집에 꾸며졌다. 대문을 열면

이곳은 꽤나 묵직한 빈티지 스타일을 자랑하는 호메오(Homeo,

전시된 의자에 앉아 잠시 쉬어도 좋다.

정원엔 그네와 테이블이 마치 화보의 한 장면처럼 놓여 있다. 1층의

02-544-1727, www.homeo.kr)의 매장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최근에는 호메오 카페를 오픈하여 카페에서 호메오의 제품들을

3분의1을 오프라인숍으로 꾸몄고 나머지 공간은 스튜디오로

독점계약을 맺고 판매대행하고 있는 영국 브랜드 HALO를 비롯해

직접 체험해볼 수도 있다. “처음엔 카페에서 발생하는 수분 때문에

활용된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상품은 귀엽고 깜직한 50~60년대

인더스트리얼 가구와 다양한 와이어 소품들을 전시, 판매하고 있다.

매장의 가죽 제품에 손상이 가진 않을까 많은 고민을 했다”고

레트로 스타일. 특히 일본의 AKAKA 아이템들이 많다. 대부분

오래 사용할수록 그 가치를 발하는 HALO의 가죽 제품들이 주요

손씨는 귀띔한다. 그러나 가구도 서비스하자는 정신으로 오픈했고,

이들이 오랫동안 수집하고 디자인한 것들로 홈데코 아이템과

제품이다 보니 100만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제품이 많다. “주로

호메오 특유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고객들을 볼 때 옳은 선택을

패브릭 제품 등이다. 특히 패브릭 제품은 자체 디자인, 제작한

백화점이나 호텔 로비의 인테리어용으로 많이 찾는다”는 것이

했다는 자신감을 갖는다고. 총 4개월을 투자해 꾸몄다는 카페의

것으로 슈가홈만의 로맨틱함을 느낄 수 있다. 저렴한 가격에서부터

마케팅팀 손은정 씨의 설명. 철제의 모던하면서도 거친 느낌이 나는

벽면은 부식 페인트를 사용해 녹슨 느낌을 살렸다. 호메오란 항상 그

고가의 제품까지 다양해 사는 재미와 보는 재미를 동시에 제공한다.

인더스트리얼 제품, 로맨틱한 프로방스풍 가구 등이 눈길을 끈다.

자리에서 변하지 않는다는 뜻을 담은 스페인어라는 것도 참고하자.

오픈과 동시에 파격적인 할인가를 적용한 벼룩시장을 열어 인기를

특히 이곳의 조명은 인도의 폐선박에서 떼어낸 것들로 어디에서도

한편, 합정동 부근에는 슈가홈 숍(02-324-7033,www.sugar

끌기도 했는데 당분간은 벼룩시장 계획이 없다고 하니 아쉬울

만나기 힘든 빈티지 조명들이다. 1층과 2층을 거쳐 숨겨진

home. com)이 지난 6월 오픈했다. 업계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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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하정희 객원 에디터

Ne S op

MoMA도 놀래킨 한국브랜드의 힘

아이디어 디자인 스토어

E

esign Store

건물 1층은 홍보관 겸 매장으로

공영 주차장길에서 카페 물고기로 향하는 작은

꾸며져 누구나 들어와 IDEA사의

길에 우뚝 선 거대한 회색 콘크리트 건물. 홍대 피플 사이에서 유명한 Ah! Art house 건물은 창문 없이

다이어리와 카드. 다이어리 ‘프레시 에어

2층 높이까지 터 시각적인 깊이를 준 점이 특징이다. 지난 7월 말

특정 시각, 특정 국가에서 포착된 하늘의 느낌을 조화로운

’ 시리즈(16,000원)는

cheese

이 건물에 IDEA사의 디자인 스토어가 입점해 화제다.

그라데이션만으로 표지에 구현해냈다. ‘치즈

2007년 미국 켈리포니아에 본사를 낸 디자인회사 IDEA. 3년

모양새가 한 덩어리의 치즈처럼 보이는 게 특징이다. 그외에도 ‘루머

만에 뉴욕 현대미술관

에도 상품을 입점시킬 정도로 성공했다.

황지현 차장은 “외부의 어떤 시각적 공해에도 영향 받지 않고 높은

e

Fresh Air

지어진 5층짜리 회색 건물이다. 창문은 없지만 입구를

M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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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을 구경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주력상품은

오어 유머

’ 메모지(7,000원)는

RUMOR OR HUMOR

’ 다이어리(16,000원)는 접속사 ‘or’와 모든

영문자가 겹치게 배치하여 시각적 언어유희를 보여준다. 주시장이

IDEA의 디자인은 심플하다. 누구나 관심을 갖고 꼼꼼히 살펴보면 어떻게 쓰이는지 납득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헷갈릴 때는 친절한 스태프에게 물어보면 된다. 앞으로는 시계, 머그, 티셔츠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해갈 예정이라고. 매년 5월 열리는 미국의 내셔널 스테이셔너리 쇼National Stationary Show에 참가하는 건 물론 일본, 유럽 등에서 열리는 쇼에도 참가하고 있는

IDEA사는 건물 외벽에 쓰인 ‘Ah!’라는 탄성처럼 디자인으로 고객을 감동시키고 싶다. 앞선 디자인을 통해 행복한 충격을 느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곳을 방문해보자.

퀄리티의 상품을 만들겠다는 회사의 자존심을 건물의 시각적

미국이다 보니 한국의 트렌드와는 사뭇 다른 스타일 경향을 볼 수

pen 12:00~20:00(월요일 휴무) el. 02-336-4486

형태에 반영했다”면서 이 건물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있다는 점이 미덕이다.

e www.whatisID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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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가희 객원에디터

2010.8.17 9:21:29 PM


Horoscope

애정 운세

글 | 무이의 자미두수 통신 http://muii72.tistory.com 010-6833-4984, 문자로 문의 요망

서울에서 가장 맛있는 팥빙수는 역시 현대백화점의 ‘밀탑’이다. 부인할 수 없는 부동의 진리다. 그러나 홍대앞 매거진 기자면서

자미두수란? 고대점성술에 기인했으며 중국에서 특히 발전한 역학의 한 갈래입니다. 현재 자미두수는 중국 본토나 대만, 홍콩 등의 화교 문화권에서 강력한

‘밀탑’에 갈 기회, 드물다. 그리고 우린 지역 상권의 발전에도

운명예측기법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스트리트 H>를 통해 연애운을 짚어주는 무이는 역학 20년, 자미두수 점성술을 10년 이상 공부해온 젊은 역술인입니다.

기여해야 할 역사적 사명이 있다.

보는 법 음력 생일에서 태어난 달을 기준으로 봅니다. 윤달일 경우에는 15일 이전 출생자는 전달을, 16일 이후 출생자는 다음달로 보세요. (예: 윤 4월 13일은 음력 4월을 보고, 윤 4월 17일은 음력 5월을 봅니다.)

따라서 편집부가 “이 시~시시리다!”를 외치며 먹어본 결과를 공개한다. 홍대앞 팥빙수 명당 1위는? 미카야(02-3143-3579) 되시겠다. 그냥 얼음이 아니라 우유얼음을 간 위로 연유와 손수 끓인

1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뭔지 생각해보세요. 그래야 사랑도 얻을 수 있습니다. 연애에는 난관이 많은 달입니다.

팥, 말랑한 모찌만 얹어 나온다. 녹차 빙수는 인 클라우드(02-326-

소개팅이나 미팅은 자존심에 상처를 줄 수 있어요. 애인과는 자존심 대결로 아슬아슬한 상황이 벌어지지만, 그래도

3950)와 비스위트 온(02-334-0855)이 박빙의 승부를 펼치는데

그쪽 운이 강한 셈이라 본인의 원칙을 고수하세요. 그렇다고 괜한 일에 쓸데없는 고집을 부리다간 신뢰를 잃겠죠?

편집부 입맛엔 비스위트 온이 근사한 차이로 승리했다. 말차를 얼려

연인 사이엔 서로 갈등이 많은 시기로 사소한 일로 다투거나 엇갈리는 일이 반복되겠네요. 한편 싱글은 이상형과는

않아 좋다.

곱게 갈아낸 위에 팥과 녹차아이스크림이 얹어 나온다. 너무 달지

2월

정반대인 이성과 만나거나, 두 남자 사이에서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이 될 가능성이 엿보여요. 소개팅이나 만남에 나가기 전 충분히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세요. 아니다 싶으면 과감하게 정리하시고요.

3월

좋아하는 상대를 뒤에서 속절없이 애끓이며 바라보는 때군요. 좋아하는 상대가 먼 곳에 있어 장거리 연애를 할 가능성

영화계 인사가 하는 홍대앞 술집 카페

또한 높습니다. 용기를 내어 고백한다 해도 잘될 가능성이 희박하므로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지켜보세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도록 마음을 강하게 먹어야 할 듯. 새로운 만남은 다음 기회로 미루는 게 낫습니다.

먼저 배우 김경범 씨가 하는 ‘가제트 술집’을 들 수 있다. 합정역

7번 출구로 나오면 딱 보인다. 다양한 종류의 막걸리로 승부하는 스트레스를 스스로 만들고 있습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주변에 제대로 이야기하는 게 좋습니다. 주변사람과 이야기를

곳. 김동빈 감독이 운영하는 막걸리바 ‘브루주아 피그’(02-338-

해보면 분명 좋은 해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애정운은 평범합니다. 커플이라면 당신의 어두운 분위기가 상대방을

4264)도 있다. 반지하에 위치한 곳으로 좁고 어둡지만, 여긴 황태

다운시키지 않도록 밝은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세요. 싱글의 경우 스트레스 때문에 연애 불필요 모드가 되기 쉽겠군요.

안주가 제대로다. 김진한 감독의 ‘나물 먹는 곰’(02-323-9930)은

사람에게 치이거나 상대방이 마음을 몰라준다고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 연애에 너무 푹 빠지는 성향은 상처를 더욱

August(02-334-1373)도 있다.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을 터. 배우 윤진서가 낸 소박한 카페 Cafe

다.

홍대에서 가장 맛있는 팥빙수는?

5월

크게 만들 뿐이니 좋지 않아요. 동호회 활동을 열심히 해보세요. 이왕이면 리더 역할이 좋아요. 비록 시간은 뺏길 수 있지만 주위로부터 인정받고 만족감도 느낄 수 있는 한편 만남의 기회도 많이 늘어날 겁니다.

새로운 포크의 경향 Nu- ol Mo e 월

소울메이트를 만날 가능성도 큽니다. 이 만남으로 세상을 보는 눈이 바뀔 거예요. 연애에만 집중하지 말고 자신을 소중히

8월 22일 저녁 6시 라이브클럽

갈고 닦으세요. 남들에게나 사랑하는 사람에게나 그렇게 당신의 진정한 매력을 알려주세요.

쌤에서는 각자 다른 세 가지 색깔

반복되는 관계의 패턴에 변화가 필요할 시점입니다. 갈등이 생길 때마다 양보하고 상대방에게 맞춰주는 것만으로는

그대로 포크 뮤직의 새로운 미래를

포크 뮤지션들이 등장한다. 말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입장을 분명히 하고 상대방의 페이스에 휘말리지 않도록 하세요. 원하는 것을 제대로 파악하고

확인해볼 수 있는 자리다. 이들은

집중하는 게 중요합니다. 또한 좋은 일은 좋은 일대로 나쁜 일은 나쁜 일대로 흘러가리라는 태도가 도움이 됩니다.

서로 산울림의 ‘창문 넘어 어렴풋이 옛 생각이 나겠지요’, 카를라

8월

보노프의 ‘The ater Is

상대방의 신분과 지위 같은 조건에 현혹되지 마세요. 나중에 관계가 진전된 후에 당신의 진짜 본심을 알게 된다면 후회할

자신의 판단만 믿지 말고 주변에 객관적 조언을 청해보세요. 자신의 판단에만 의지하면 자칫 허상에 빠질 수 있어요.

ide’,

밥 딜런의 ‘I Shall Be Released’ 등

일이 벌어질지도 모릅니다. 어떤 제안이 주어졌을 때 이게 과욕인지 아니면 진지한 도전인지 헷갈릴 수 있어요.

포크의 명곡을 자기 식대로 해석해 선보인다.( 선보인다.(문의 루비살롱레코드

www.rubysalon.com, 070-8867-1825) 운명적인 사랑이 우연처럼 찾아올 수입니다. 경솔한 행동은 피하고 느긋이 기다려주세요. 외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서둘러

10월

누구와 만나려고 한다면 일은 뜻대로 되지 않아요. 진지한 만남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연인 사이는 트러블이 생길 수 있어요. 이치만 따지고 들면 문제 해결은커녕 감정의 골만 깊어집니다.

홍대의 스트랜드 백을 꿈꾸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는 시기입니다. 그러나 마음에 드는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아서 외로움만

오른쪽은 더 북

더 깊어질 수 있어요. 만약 마음에 드는 사람이 나타난다 해도 강하게 대시하기보다는 부드럽게 접근하세요. 만나는 즉시

소사이어티가 자체

연인이 되거나 결혼을 결심하는 조급함을 경계해야 합니다. 당신의 솔직한 태도가 연애의 키워드.

제작한 가로 32cm,

원하는 것이 멀리 있지 않습니다. 도리어 가까이에 있던 사람이 당신의 운명의 짝일 수 있답니다. 물론 그렇다 보면

산뜻한 캔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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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은 이미 당신에게 관심이 있습니다. 심상치 않은 연애전선이 기대되지만 너무 앞서나가지 않는 게 좋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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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이의 자미두수로 본

Lo e

편집부 시시콜콜

세로 40cm 길이의

11월

신선함도 없고 데이트가 예상만큼 즐겁진 않을 거예요. 그래도 이 연애운, 나쁘지 않습니다. 그러니 한눈 팔면 후회합니다.

가방이다. 가격은

욕심을 너무 부리면 예상하지 못했던 손실이 생기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도 커진다는 걸 명심하세요.

10,000원. 우리도

당신의 애매모호한 태도에 상대방은 점차 지쳐 가니 확실한 의사표현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약간의 호의 섞인 거짓말도

스트랜드 서점 가방 하나쯤은 들고

뉴요커들처럼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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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으니 달래놓아야 더 이상 불만을 제기하지 않겠군요. 싱글이라면 소개팅 제안을 받아들이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마음에

다녀야 시크하다는 애기를 들을 수 있게된 셈. 유어 마인드도

담아둔 이성이 있다면 머뭇거리지 말고 고백하세요.

실크스크린 수작업으로 가방을 제작 중이니 기대 100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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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릴레이-홍대앞 문화 매거진 <S

EE H>가 묻습니다

여름이란 말을 들으면 무슨 노래가 떠오르나요?

진행 | 김가희 객원에디터

김성민| 23| 대학생 “다이시댄스의 ‘ .I.A.N.O’. 일본 밴드인데 일단 들어보면 알아요. 분위기가 참 좋아요.”

백광현| 21|군인 “명카드라이브의 ‘냉면’이요. 제시카가 생각나요.”

임시민| 22 | 대학생 “역시 듀스의 ‘여름 안에서’. 리메이크 곡보다는 듀스가 직접 부른 노래가 좋아요. 이 노래를 원체 좋아하거든요.” 장수비| 29| 디자이너 “역시 여름엔 바다로 떠나야죠. 여름 노래는 거성 박명수의 ‘바다의 왕자’가 최고~•_•” 이화경| 25| 대학생 “여름이면 쉽게 들을 수 있고 들으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쿨의 ‘해변의 여름’이요~”

피터| 29 | H.기타쿠스 기타리스트 “영화 <디어 헌터> 보셨어요? 거기 등장하는 ‘카바티나’. 쿵쾅쿵쾅하는 비트의 다른 여름 노래들에 비해 느려요. 하지만 여름밤 시원한 바람 불 때 한 번 들어보세요. 여름도 좋구나라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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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는 개인적으로 여름 노래라 하면 비치 보이스의 ‘코코모’, 여행스케치의 ‘별이 진다네’, 진추하의 ‘원 서머 나이트’, 쿨의 ‘해변의 여인’이 떠오른답니다. 거성 박명수의 ‘바다의 왕자’도 빼놓을 수 없지요. 자, 여러분의 여름 음악 여기 갑니다.

황예림| 23| 대학생 “여름 하면 바다! 바다 하면 박명수의 ‘바다의 왕자’가 제일 먼저 생각나요!”

송여진|16| 중학생 여은| 16| 중학생 “명카드라이브의 ‘냉면’이요. 노래가 시원시원하고 좋아요.”

“노홍철의 ‘여름여름여름’. 그냥 재밌어요.”

조수연| 15| 중학생 “윤종신이 부르는 ‘팥빙수’. 원래 팥빙수를 좋아하고요. 듣다 보면 시원해져요.”

김원기| 31| 정체불명(?) 청년 “더 킬러스의 ‘losing touch’. 이 노래를 들으면 날아갈 듯한 기분이 되요. 끈적끈적한 기분도 사라지고요.”

최영숙|24|병원 원무과 직원 “쿨의 ‘해변의 여인’이요. 여름 노래의 대명사는 역시 쿨!!!”

김서혜|24|병원 원무과 직원 “무슨 소리! D . DOC가 있는데. D . DOC의 ‘여름이야기’요.

이혜령| 27 | 디자이너 “별이 총총 떠 있는 시원한 여름밤이 생각나는 하찌와 T 의 ‘별총총’ 레알 좋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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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8.17 8: 8: 2 PM


홍대앞 문화 매거진 <S

EE H> 지도

2010.08 1 o 육완순무용원 1 f KOREA DESIGN MUSEUM 1 c Museum Cafe ELYSION 1F

ARTMOMDE Art Center

아트몽드 갤러리 뷰 1 g Escola Alegria 1 f 1 l 마다기 고다기 1 c CafeFuel

1 f Ssamzie space 1 o 포스트 극장

1 d SKY HIGH 1 f hanty 2F

1 f

손끝세상 c 1 c SUKARA 1 1 o 산울림소극장

Gallery FREE ART

Sanulim Theater

꽃 1 j 1 c

1 k Your-mind 1 c cafe lo onbom

The Heaven book cafe

아름다운 세상 1 c Live club 빵 1 d COFFE LAB 1 c

gallery 꽃 B1 1 f

경의

1 c Television 12

1 c BELIEF

MOBSSIE 1 c

다복길

cafe ITH THEE 1 c Maki terrace 2F 1 c Market M

목요일 1 c

1 c didi’s gaufres

Middle Gray 1 c Cloud 9

B Bakery Cafe 1 c Root B1 1 c balicat B1 1 c

1 c acafe 1 c 1 c 뒤 빵 ssobom

1 c 퐁포네뜨

cafe SOURCE 1 c

1 c SUDA homeo 1 c

1 c

1 c

1 c

cafe atre 1 c piano cafe

Cup n late

1 d SOUND HOLIC

Thanks Nature CAFE B1 1 c

볶는 곰다방

1 c zam 1 c Usine farm KAMILLE

1 c 1 f

1 c EDDY

KALDT

1 c 꿈꾸는 다락방 1 c 1 c AkiTo akiya 공간 415 ONDERLAND 2F 1 c f 봄날 2F 1 c Tora b 1 c buccella 1 c 1 1 c1 c 물의 정원 1F 1 c cafe O 1 c B1 oor 1 c 1 c Mongto 1 c 모과나무 위 2F ciel MONT FORT hat’s your name 2F 1 c 1 c loose Danchu 1 c koona 1 c

off c B1

1 c Dansk cafe

cafe Sand ark

BUTTER CU CAFE B1 1 c

재미난조각가

IBE 1 c 1 c TRINITEA

1 d ESS 1 c Oi 오아이 1 d COCOON 1 c Bean tree 20

Chocolatyum 1 c

Vanilla cupcake 1 c 1 c c 1 c 1 c ori ekoe Margie 1 HIMA ARI 베아트리스 1 c Siam 2F

cafe 7gram 1 c

헬로키티카페 1 c 珈琲豆林 1 c 퀴즈피플 1 c 1 c 1010

Brownie B1 1 c 1 c Terrace 2F 작 1 c TORONTO c1 푸른 굴뚝 1 d

1 c

noriter

egro coffee 1 c 1 c dog cafe sunnyne 3F 1 c with coffee 1 d ROY

Ann house

1 c 키체 1 c 1 c cafe RUM 1 d Velvet Banan

서교예술

코믹토토 만화 cafe 1 c 1 c 로베르네 집

1 c 차 마시는 고양이 2F 1 c puzzle 3F 1 c OLY CAFE 2F 엉클 찰스 1 d 라휘 사주카페 3F 1 c c 미래안 사주카페 3F 1 c 하늘공원 사주카페 1 1 c 75 COFFEE

새물

결1 길

양화

1 c

c Book SugarSpoon 3F 1 Nook M G 명월관 1 d 1 c 1 c lomograph GENERAL DOCTOR 2F

1 c Coffee rince 1 o THEATER CHOO B1

coffee Mong 1 c

1 c

산길

와우

1 c GREEN BEAN

COFFEE 2F

걷고싶은 거리

화경전통찻집 3F 1 c

1 c 커피와 사람들

Bean tree 20025 BEANS 1 c Coffee Brown 1 c BINS arty 2F 1 c 1 c

서교로

1 f 갤러리 ‘이상’ B1,2F

FOCACINO 1 c

ES ANA 1 c M.S OT 1 c Chalie Brown 5F 공감 1 c 1 d 2Ns 1 d About the cafe 1 c 공주가 쓰는 침실같은 카페 1 c 공주가 사는 궁전같은 카페 we wii cafe 1 c 1 c 1 c Elliott aterCock SULTANG 1 c 커피 Space 1 c1 c lan B 1 d1 c

Auntie Anne s 1 c ES ANA 1 c 이뜰 2F 1 c

GO O 1 c 그리다 꿈 1 c

ding dong

KALDI 1 c 고양이 시간 2F 1 c Dining forest

1 f

d Art gallery B1

1 c cafe URARA

c 1 c 1 c1 n1 미디어 극장 아이공

1 c in cloud 홍대에서 우회전 1 c

1 c ECO FEMME

OEY’S cafe 1 c 1 c Rachel 1 c OVEN MONTEROSA 1 c

1 f

NB2 1 d

1 c LE.A

1 c 커피향창고

1 c

la main douce 1 c Cafe Damso 1 c

1 c 나의 작은 카페

may une

1 c cafe Ronin

Loop Gallery

1 c La Tupina 1 c etit arbre

ANGEL MILK LOUNGE CAFE ohoo 1 c 1 c

Fausa

1 c salon de Loop 1 f cafe noi 1 c

1 c tea terrace 1 f 뽈랄라수집관

1 c

Anny cafe 1 c Dia 1 c

cafe Oui

1 g 비보이극장 B1

Volver

BINARIO.16

1 c E-cafe

1 d ammers 1 c 데니의 뜰

1 c cafe 9

1 c TASTE BEAN RADO @ Rainbow 1 c 2F UNIT BLUE S IRIT Cream c Sunday salon 1 1 c c 1 d winer lee 1 1 c SEMO Min s p

1 f 성갤러리

CACAOBOOM 1 c

1 c

1 f

1 c 수다떠는 도서관

no name B1 1 c imemine 1 c

door gallery

1 c CALIFORNIA

1 c Coffee rince No.1 Gateau et M’amie 1 c 1 c hibi 2F

오복길

지혜로운 여우 1 c

1 c 한잔의 룰루랄라 2F 1 c 코끼리 탈출하다

1 d 라이브홀 OO 1 c caffe bene

2F

양화로

양화로

홍대입구역

1 c

1 c 커피 中心

Teddy club 로

1 c BOOK CAFE 노는까페

1 c

옻칠갤러리 1 f

TAKE OUT

준 2F 1 c 1 c ARIST COFFEE

동교로

ANKO 1 c

TIME cafe B1 1 c

1 c 정글 디자인북

vin CHauD 1 c

cafe Ruby

The Blessing

ASS 1 c

CITTA SLO

1 c

lugar 1 c

커피공장 2An 1 c1 c 1 c cafe D.I. 꽃커피

El Table 1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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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 cacao green

SONO FACTORY

ulie

서교로

집.사람 1 c

루비n줄리 c 1 c 1 1 c il astore 1 c MA LE COFFEE

cafe Michaya 1 c

Hou

잔디와 소나무 1 c

1 f

2010.8.17 8: 1: 6 PM


1 k

1 c Velo cafe

1 c 요술살롱

THE BOOK SOCIETY

1 c 상수동카페 1 c 이리 CAFE 1 f 달링스튜디오

Street H

1 c dalgona 1 c cafe KOALA

it place 747 1 c 1 c

Decoa Balim 1 c the Blues 1 c

ap

역 수 상

Salon de la Sorciere

1 c sweetpea 1 f LIGHT BO B1 1 c 그림책 상상

cafe made 人 in 1 c DD-DA 1 c

HOHO MYOLL 1 c

Anthracite 1 c 1 c Afternoon tea

Rock ‘N’Roll high school 1 c 1 c 레이지 마마스 파이 갸하하 1 c 1 c LOFT 多樂 2F 1 c snob 1 c 1Act 1Scene

1 c 타이포그래피 ‘공간ㅎ’

1 c TASTE BEAN

Mr.Homless 1 c 1 c BA BA

1 g INDIFAN

상수동 그가게 1 c

1 c CU

IES CU CAKERY

il Vaggio

ST.255 1 c

시연 1 c 1 c 레게치킨 1 l c 카페안에 1 c conan 1 1 c 18gram

커피발전소 1 c 1 c 카페 즈키

1 c Flat

1 f 제일갤러리 4F Rainbow UNIT@ 아뜰리에 데코아발림 1 c 1 c caffeine Laboratory 2F 꽃多방 BLUE S IRIT Cream 1 d SK@ 1 c c1 c1 c winer lee 1 1 c D’AVANT c 1 1 d 1 d music CLUB KIRAKIRA 1 c Miz moren cafe 318-1 Min s place THE BALE 1 d EVANS HIKARU MINON 1 c T . E . A Table 1 c CU CAKES 1 냐오옹 s Book cafe 1 c c 1 l OYORI 1 d Ting Tings Hot1 c VonG s c 1 d Hooper 1 c 1 c 1 d Studio80’s1 ourney 1 c 병아리콩 1 c 1 d SAAB1 d OKER RED de GORILLA 창밖을 봐… 1 g ROLLING HALL B1 1 d 500 삼단변신 미스홍 1 c MAISON 1 c 打 ta: 1 d c NB2 1 d 1 c 별 2hands 1 1 c 1 c aA cafe F . F 1 d 2ND On the 6 FLOOR 2F 1 d dd Veloso 2F 1 c SKA2 1 d 1 c 은하항공 c BRO N haru 1 c1 Stylo 1 c 장 c Luci alma 1 c OODY 2F 여행사 2F 1 c SCENT 1 차 토끼의 지혜 호점 1 c For Rest 주 2 VIA 1 d 영 꼬꼬순이 1 1 c at Home l 길 공 2F 1 c 산 1 c cafe I do c FILAMENT 1 c 1 와우 1 c danchu scooter shop 5st horizon AGIO ToTo s noda 1 c 1 c 1 c 1 c 내빠강 4F 감싸롱 1 c Book 1 c cafe EAT Gallery Ctrt 1 c 1 c ’ arSpoon 3F s recipe 1 c Nook 1 c1 c ENNY’S Cafe Spannew1 1 f 몽마르뜨 언덕 위 c 1 c 1 c ha : n Blossom Land 1 c 명월관 OMAO 1 d M G 1 c 1 c 은하수다방 AISLE 1 c commons 1 c 물고기 1 d 1 c lomography GENERAL B-hind 1 c 1 c HOSITAMTAM 플로랄고양이 DOCTOR 2F 1 c cafe TOY 3F O Bloom 1 c NO STRESS KITCHEN 1 c 즐거운 북카페 2F 나비 1 o Theater ero 2F 1 c SALON DE FACTORY c R ot 1 c SIRU 시루 c1 1 c ARISTA COFFEE 405 Kitchen 1 c 1 c 틈1 MBAO 1 c Chalie Brown del mundo 1 c작업실 1 c c Show Gallery Bar TRaveL cafe 1 1 c 2Ns 1 d 1 f 표현 갤러리 요기가 1 f커피잔 속 에테르 1 c 침실같은 카페 1 c 1 c aul 1 f 그문화 2F 1 c 그앞 1 c TANIA 1 c Art Space Hue 1 c 공주가 사는 궁전같은 카페 아수라발발타 1 c 1 c 1 c ari 1 c ILL B1 CLOCK ISE 2F FRANKYS 1 c OOO SULTANG 1 c 1 c B Cafe B1 1 c The cupcake factory Sangsang1 n S1 d FREEbird Madang 1 d ESS 1 d c 1 d Tess 1 길 1 c tyche 1 c Oi 오아이 1 d 오뙤르 1 d VO 1 c HOLA LISA d papa Gorilla 마당 a grove 1 c 1 d COCOON 1 DGBD 1 d M2 울 25 어 1 c 사이애 42ae 1 c Bean tree 200 D. Moment 1 c 1 c pain pain pain aris 카

1 c 베아트리스

1 f

cafe 7gram 1 c

1 c 일공일호

다문화 박물관 1 f

THE GALLERY

1 c 니가 그리운 날엔

Fly pancake 1 c NAYA CAFE

망명정부 1 c

키체 1 c 1 c cafe RUMI 8F 1 d Velvet Banana

1 c 에뚜와

etoile Gallery cafe 1 c AD art district 1 c DoRAN Bourgeois pig

1 c 동감상련 1 f gallery Myth 弘

1 f 서교예술실험센터 1 c 민들레영토

au bon pain 1 c 1 c mellow 1 c SL

1 c 린潾 1 c cafe 몽쏘

CHUM 2F 1 c

콩 볶는 집 1 c 1 c avec nous

ve tables 1 c

table 15 1 c

이야기 1 c

1 c 420195 1 c age A 1 c 얼렁뚱땅 공작소 2F 1 c beattipreviee Bunning Heart 2F 1 c 1 c MARO 게으른고양이 1 c ne 1 c

1 c cafe AURA

USTA 1 c COFFEE

Lounge

cafe Rica 3F 1 c promenade 2F 1 c 1 c story 몽

1 c 1 c 용다방

1 f 소극장 예

1 f andari

Grazie 1 c

1 c Departure

1 c

길 막

1 c

KIOSCO

Fairy 1 c

Ann house

1 c

1 c the cafe roro

1 c free tempo

1 f

Gallery KING simple CODE 1 c Mont Blanc 1 c c 1 c Landucci 1 1 c CONER 36.5 c 여름

cafe THE AIR

합정역

1 c

1 c CENTRE

1 c 뽈레

1 c

cafe ork room

양화로

잔다리길

1 f LG 자이갤러리

cafe rucola 1 c 유기농카페 1 c

1 c Latte design

RA ERCUSSION 1 g

1 c cafe moin 人

cafe 면 1 c TIME cafe B1

The sol 1 c

1 c 1 c 1 c 호타루의 빛 정글 디자인북카페

커피공방 1 c

1 c MA LE

COFF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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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

BEST BEANS COFFEE 1 c

Houston 1 c Doo Doo Story 1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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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8일까지 프린지 페스티벌을 제대로 즐기는 법

다시금 문화를 얘기하는 신촌 콘서트의 ‘파라솔 콘서트’

‘홍대 마녀’ 오지은의 청춘 일본여행기 《홋카이도 보통열차》

홍대앞에서 가장 큰

홍대와 지리적으로 잇닿아

싱어송라이터 오지은이 일본 홋카이도

예술축제 가운데 하나인

있으며 같은 ‘젊음의 문화’를

여행기를 담은 에세이집을 출간했다. 《홋카이도

프린지 페스티벌이

공유하고 있는 신촌. 8,90년대만

보통열차》는 오지은이 지난해 여름 2주간

지난 8월 12일 막을

해도 청년문화・저항문화의

열차를 타고 홋카이도를 누빈 기록이다. 고려대

올렸다. 프린지

‘상징’이었던 신촌은 다른 대학가와

서어서문학과를 수료한 오지은은 일본어에도

마찬가지로 이젠 자본과 유흥이

능숙해 최근 나온 일본 만화 《커피 한 잔 더》의

페스티벌은 크게 거리예술제와 실내공연제로 나뉘어 진행된다. 공연장소가 홍대 곳곳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보고 싶은

넘쳐나는 곳이 되었다. 그러나

프로그램을 체크하는 게 급선무. 프로그램 안내는 축제센터인

신촌은 분명 누군가에게 삶의

서교예술실험센터(02-325-8150, 수노래방 사거리에서 민들레 영토 방향)와 필프린지(2호선 홍대입구역 4번 출구에서 걷고 싶은

터전이자 추억의 공간이다. 이런

번역 작업에도 참여한 바 있다. 《홋카이도 보통열차》에서 그녀는 뜨거운 청춘의 풍경을 돌아보고 반추하기 위해 열차에 오르고 또 내린다. 홋카이도는 그녀가 작년

신촌에 문화를 되살리자는 움직임이 있다. 2009년부터 시작된 ‘신촌

머물기도 한 곳이지만 음악활동을 시작하기 전인 2002년 힘겹게

거리의 고깃집 ‘형님 저예요’ 바로 앞 공터)를 통하면 쉽다. 친절한

콘서트’가 그것. 봄, 여름, 가을, 겨울 4번에 걸쳐 음악인들의 무대를

아르바이트를 하며 머물렀던 청춘의 장소이기도 하다. 그녀는

‘인디스트’(자원활동가)들이 안내해줄 것이다. 인터넷 상으로도 축제

선보이는데 올해는 ‘파라솔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8월 20일과 27일

조심스럽게 권유한다. 해답을 찾기 어려운 어떤 질문이 던져질 땐

내용과 실시간 소식을 들을 수 있다. 공식 홈페이지(www.seoulfri

양일에 걸쳐 열린다. 20일에는 캐비넷 싱얼롱즈의 김목인, 조정치,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그러면서 ‘나의 청춘이, 나의

ngefestival.net)와 블로그(blog.naver.com/seoulfringe) 그리고

술래, iNOO 등이, 27일에는 파티스트릿, H.기타쿠스, 술래, dub

현재가, 나의 자리가 조금 더 특별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면

트위터(@seoulfringe)를 적극 활용해보자.

등이 함께한다. 오후 8시, 신촌역 5번 출구 소통홀(02-718-3487)

행복해지지 않겠느냐고. 1만 3,000원, 북노마드

Editor’s Letter

Notice

트위터에서 만나실래요?

<스트리트 H> 지도에 반영해드립니다

요즘 정 편집장은

칼럼니스트 그리고 인디음악 레이블 등이 포함되어 있답니다.

<스트리트 H>는 매달 홍대앞 지도를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트위터에 푹 빠져

그중엔 만나본 이도 있고, 아직 일면식도 없는 이들도 있습니다.

없어지거나 바뀐 곳은 없는지 그 내용을 발로 뛰며 조사하여

있답니다. 트위터의

하지만 그들과의 실시간(타임라인) 멘션과 RT를 통해 미처 몰랐던

지도에 반영하고 있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혹 새로 생긴

매력은 140자라는

정보를, 공유해야 할 가치를, 그리고 연대할 수 있는 움직임을

카페나 없어진 곳을 파악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독자

글자수의 제한입니다.

나누고 함께합니다. ‘집단지성’이란 말을 썩 좋아하진 않습니다만

여러분과 새로운 카페를 여는 오너의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오히려 짧은 글 속에서

전 이곳에서 느슨하면서도 긴밀하게 연결된 거대한 지성의

‘지도 반영’이란 말머리를 달아 subi@ds203.com으로 메일을

그 사람의 진면목이

가능성을 읽고 있거든요.

주세요. 불가피하게 문을 닫게 된 곳도 알려주시면 지도에

무엇보다 감사한 건 트위터를 통해 <스트리트 H>의 실제 독자의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드러나거든요. 군더더기 없이 정곡을 찌르는 의견과 결코 흘려들을 수 없는

‘얼굴’을 볼 수 있다는 점이죠. 잠재 독자들의 지지와 응원을 받는

메시지를 통해 배우는 게 많습니다. 게다가 RT(남이 쓴 ‘트윗’을

것도 물론 신나고요. 저의 트위터 계정은 @leafyeon입니다.

배포처가 되어줄 곳을 찾습니다

다시 ‘리트윗’하는 것)나 같은 기능을 통하면 특정 이슈의 실시간

많이들 팔로해주시고, 또 제 트친들도 따라가며 팔로하세요.

<스트리트 H>가 배포처를 확대합니다. 현재 <스트리트 H>의 배포처는

대세화가 가능해집니다. 트위터의 매력이나 기능에 대한 글이야

만화가 이우일님, 음악기자 차우진님, 독립예술웹진 인디언밥

업체의 지속 가능성과 역사성, 대중과의 접촉성, 생태문화적 성격 등을

인터넷에 차고도 넘칠 터이니 생략하고 제가 왜 트위터를 하는지를

조수정 편집장님, 카페 제너럴 닥터의 정제닥님, 크라잉넛의

말씀드릴게요. 팔로(Follow)를 통해 적극적 관계맺기와 생각이

김인수님…. 이분들 허락을 얻지 못했기에 일일이 트위터 계정을

공유되는 게 좋기 때문입니다. 제가 팔로하고 있는 ‘트친’(트위터

넣진 않겠습니다. (실은 굉장히 찾기 쉬워요.) 그런 일환으로 필자나

친구의 준말)에는 만화카페 룰루랄라를 비롯해 카페, 술집의

취재원들의 이름 옆에 트위터 계정을 넣습니다. ‘@영어이름’이

주인장들부터 홍대앞 문화단체와 성미산 지역의 일꾼들, 번역가와

계정이니 오자라고 여기지 마시고요.

<스트리트 H>를 만날 수 있는 곳 <스트리트 H>는 매월 15~20일 경 발행되며, 오른쪽 리스트에 소개된 장소에 배포됩니다. 누구나 무료로 가져가실 수 있습니다. 아쉽지만 한정 수량이라 서두르셔야 합니다. 꼭 필요하신 분은 정기구독을 하시면 집에서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www.street-h.com)의 ‘정기구독’ 코너에 이름, 연락처, 주소 등 관련 정보를 기재한 후 1년 정기구독료

12,000원을 입금하시면 됩니다. 입금 후 편집부(02-323-2569)로 알려주시면, 그 달부터 잡지를 보내드립니다. 입금처 _ 국민은행 032901-04-052180 예금주 _ 장성환(디자인스튜디오 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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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안해 주로 카페와 대안문화공간으로 선정해왔습니다. 주점이나 바의 경우 오픈 시간이 너무 늦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배제한 경우가 많습니다. <스트리트 H>의 배포처가 되고 싶은 업소는 이메일

itwoman@naver.com으로 9월 3일까지 연락주세요. 무조건적 확대가 목적이 아니므로, 요청한 모든 업소를 선정할 수 없음을 이해 바랍니다.

Street H | Vol. 15 | 2010.08 Independent Local Culture Magazine for Hongdae Area

발행인

장성환

기획취재

편집장 정지연, 에디터 차선아, 객원 에디터 하정희, 김가희

디자인

디자인스튜디오 203 고성주, 안혜숙, 이혜령, 장수비, 류아진

포토그래퍼 김장현 발행

디자인스튜디오 203(tel 02-323-2569 fax 02-323-2562) 121-895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402-13 한스빌 3층

정기구독

우편 정기구독 | 년 12회 12,000원

Copyright © 2010 <스트리트 H>에 실린 내용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전재와 복제를 금합니다.

2010.8.17 9:1:26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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