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앞 동네 잡지 CULTURE MAGAZINE for HONGDAE AREA
Cover Story 표지뒷면 Culture Calendar 01 Open Studio 02 Column 03 Think & Talk 04 Eat & Drink 06 Map 08 Music 10 Into the Book 11
CONTENTS
vol. 33
배포처 Anthracite (322-0009), art샴(326-2480), BELLA TORTILLA(070-8779-6675), B-hind(3141-7212), Cloud 9(337-3342), DD-DA(3142-5750), Beanside(326-2402), hibi(337-1029), ohoo(335-7730), STYLO(324-1104), SUKARA(334-5919), The Gallery(3142-5558), Veloso(323-7798), zari(3142-7412), 2nd Floor(6403-8558), 관광안내소(323-2240), 녹색광선(325-5478), 더 북 소사이어티(325-5336), 두성갤러리(3144-3181), 문지문화원 사이(323-4207), 빵(6081-1089), 상상마당(330-6227), 한잔의 룰루랄라(337-9887), 제너럴 닥터(322-5951), 유어마인드(070-8821-8990), 이리카페(323-7861), 후마니타스 책다방(070-4010-7737), 서교예술실험센터(333-0246), 2호선 홍대입구역 안내소, 신사동 가로수길 a-zeet(3446-9927), 부산 PM 2:45(051-247-4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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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llustrated by Kyung -Mi H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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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송라이터 시와는 이렇게 말했다. 홍대앞이란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6호선 상수역, 2호선과 6호선이 함께 있는 합정역을 꼭짓점으로, 세 점을 이어 그 삼각형 안에 들어가는 곳이라 한정한다면, 홍대 정문과 신촌 방향으로 늘어선 미술학원과 수많은 가게와 라이브클럽을 빼놓게 되므로 지선버스 7011번과 간선버스 271번이 교차하는 서울 마포구 동교동과 합정동 사이에 있는 거리라고 해두어야겠다”고. 대개 홍대앞이라 불릴 만한 거리는 여기에 포함된다. 흔히 지하철 6호선 상수역에서 주차장 골목에 이르는 상수동 골목도 여기에 포함된다. 그러나
1 시연
6 겐로쿠 우동
11 해바라기집, LP愛
커피를 마시다가 마음에 드는 헌책을 사가도 좋고, 안 보는 헌책을 가져와 커피 한 잔과 바꿔
반지하층에 자리잡은 아늑한 우동집으로 큐슈지방의 지도리 우동을 맛볼 수 있다. 같은
‘해바라기 장식’이 많아 동네에서는 해바라기 집이라 불리는 LP愛. 방송 프로덕션 일필름 권혁일 PD가 작업실로 만든 곳이다. 책이 쌓여 있던 창고를 개조해 작업도 하고 음악도
마실 수도 있다. 낡은 책들에 둘러싸여 커피를 마시는 기분이 일품이다. 여유 있게 앉아
가격에 양을 대, 중, 소로 나눠 원하는 양껏 주문할 수 있도록 했으며, 구운 대파와 닭고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자리는 부족한 편이니 되도록 테이크아웃을 권한다.
고명을 호쾌하게 얹어준다. 면발은 씹는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힘이 있어 호불호가
듣고 카페도 하자고 가볍게 만든 곳이지만 매일 밤 사람들로 넘쳐난다. 조선소에서 뜯어온
Add. 서교동 358-30 Tel. 02-334-1606 Price 아메리카노(테이크아웃) 2,500원
갈릴 수 있지만 후추로 간을 한 진한 닭고기 육수는 그 맛이 제대로 구수하다. 점심엔
잠수함 출입문을 화장실문으로 사용해 방음(?)을 완벽하게 구현했고, 동네 명물 14기압
2 카페 디디다 Cafe DD-DA
고모쿠메시(건강밥)와 유부초밥을 함께 제공한다.
커피머신에서 내린 커피도 인기. 낮에는 카페, 밤에는 술집으로 영업하며, 디제잉은 물론 LDP
Add. 상수동 316-3 Tel. 02-325-8555 Price 지도리 우동 7,000원, 키즈네 우동
시스템까지 갖추고 공연라이브 영상도 선사한다.
주택을 개조하여 만든 카페 디디다. 음반회사 대표 출신이 운영하는 카페 디디다는 공연 전시
그 꼭짓점에서 더 나아가서 당인동 부근까지 아우르는 상수동 끄트머리도 있다. 이리카페와 상수동카페와 탐라식당이 있는 그곳 말이다.
카페를 표방한다. 이미 동명의 레이블을 만들 정도로 공연카페로서의 입지를 쌓았다. 아늑한
6,000원, 자루 우동 6,000원
Add. 상수동 341-3 Tel. 02-323-1900 Web cafe.naver.com/cafelplove
느낌이 나는 실내와 퍼커션, 키보드로 소박하게 꾸며진 작은 무대가 자유로움을 전한다.
7 뽈랄라싸롱
12 탐라식당
Add. 서교동 310-14 Tel. 02-3142-5750 Price 아메이카노 4,500원, 엘리켓 생백주
주인장 현태준 아즈씨가 그린 캐릭터와 아티스트 안데스의 개성이 돋보이는 조명 장식 등
이리카페 가기 전, 투박한 외관을 가진 탐라식당은 정통 제주도 음식을 추구하는 음식점으로
8,000원
디테일이 공존하는 뽈랄라싸롱은 언제 가도 유쾌하고 재미나다. 맥주맛이 좋기로 소문난
모든 밑반찬과 재료를 제주도에서 직접 택배로 공수받아 만든다. 이 집의 자랑거리는 몸국.
위치하여 찾기가 쉽지 않은 것도 특징이다.
3 플랜 비 Plan B
홍대앞 명물 술집으로 부드럽고 풍부한 잔거품이 사르르 내려앉은 산미구엘 생맥주가
제주도에서만 나는 해초로 만든 국으로 구수하면서도 얼큰한 맛이 그만이다. 그 외에 삶은
자, 이제 본격적인 상수동 탐험에 나서보자. 먼저 상수동 기본 코스부터 시작하자. 지하철 6호선 상수역 1번 출구로 나와 20m 정도 걸으면
상수역 1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가정집을 개조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가격대비 완소 맥주다. 지중해풍 오징어링 튀김과 아즈씨의 가정식 닭튀김, 건강한 육포와
돼지고기 요리인 돔베고기, 삶은 족발인 아강발 등 이색적인 제주요리를 먹어볼 수 있다.
할라피뇨와 마른 고추를 넣은 할라피뇨 파스타, 두툼한 스테이크를 썰어 토핑한 스테이크
똘똘이들 등 이름도 재미난 안주들이 많다.
제주산 한라산 소주와 곁들이면 최고다.
상수동은 이웃인 합정동과 마찬가지로 비교적 늦게 발전된 곳이다. 오래된 주택들을 개조한 반지하 가게들이 많고, 옷가게나 잡화점보다는 주로 카페나 음식점이 많다. 주변에 숨겨져 있는 음악 공연장이나 스튜디오와 연계하여 예술적인 내음이 풍기는 것이 특징. 골목골목에 숨어 있듯
허름한 분식집이자 튀김의 ‘본좌’라 할 수 있는 ‘삭’이 나온다. ‘삭’ 주변에는 작은 공연카페 ‘디디다’와 ‘벨라 토르티아’, ‘스탠딩 커피’, 헌책 카페
피자 등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특색 있는 메뉴가 많다. 홍대 부근에서 분위기 있게 와인과
Add. 상수동 316-2 Tel. 02-334-3392 Price 산미구엘 생맥주(350cc) 3,500원,
Add. 상수동 337-1 Tel. 02-337-4877 Price 몸국(식사 8,000원), 아강발 15,000원,
‘시연’, 그리고 ‘쿄 베이커리’, ‘레게치킨’과 ‘바 선샤인’이 있다. 1번 출구로 나와 극동방송국으로 내려가는 코스를 택할 수도 있다. 그럴 경우는
이탈리안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아즈씨의 가정식 닭튀김 18,000원, vip 명품 쥐포와 땅콩 12,000원
돔베고기 (소)15,000원, (대) 25,000원, 한라산 소주 5,000원
Add. 서교동 146-19 Tel. 02-322-3668 Price 페페로니 피자 12,000원, 알리오 올리오
8 바 상수리
13 캐비넷 Cabinet
길모퉁이에서 바로 lostandfound라는 독특한 앤티크 카페와 이탈리안 음식점 plan B, 죽 내려가 극동방송국 맞은편 골목길로 들어서면 ‘갸하하’를
11,000원
상수역 4번 출구로 나와 미용실 바로 밑에 위치한 바 상수리. 예전 ‘바 다’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문화 갤러리 & 다방 맞은편에 위치한 캐비넷. 지나간 시간과 이야기를 보관하고 싶다는
4 쿄 베이커리 Kyo Bakery
이 바의 문을 여는 순간 데자뷰를 느낄 것이다. 나지막한 바 테이블, 형형색색 술이 꽂힌
생각으로 캐비넷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이곳은 독특하게 3명의 직장인이 의기투합해 문을 연 곳으로 한 달에 한 번 돌아가며 새로운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낮은 의자와 테이블
상 수 동 을 거 닐 다 D a y Tr i p I n S a n g s o o - d o n g
만날 수 있다. 또 시연 옆의 약국을 오른편에 끼고 작은 골목길엔 세련된 가정식을 추구하는 ‘반초이’, 일본 미야자키현의 진한 우동 맛이 일품인 ‘겐로쿠’, 맛있는 치킨집 ‘This is Chicken’, 재미있고 유쾌한 술집 ‘뽈랄라싸롱’을 만날 수 있다. 상수동 중급편은 지하철 6호선 상수역 4번 출구를 기준으로 시작된다. 나오자마자 미용실 지하에 위치한 ‘바 상수리’가 눈길을 잡아챈다. ‘바 다’의 주인장이 다시 차린 술집으로 술도 안주도 맛있는 곳이다. 거기서 계속 직진하면 바 코알라와 나란히 붙은 ‘달고나’를 보게 된다. 달고나에서 길 건너편을 바라보면 아는 이들은 다 아는 술꾼들의 명소 막걸리집 ‘무명집’이 보인다. 시선을 돌려 더 직진하여 편의점을 끼고 우측으로 죽 들어가면 ‘LP애’, ‘상수동카페’, ‘탐라식당’, ‘이리카페’로 이어지는 호젓한 길을 마주하게 된다. 여기서 당인리발전소 쪽으로 직진하다 보면 ‘그문화 갤러리’와
담백한 맛을 위해 빵마다 특성에 맞는 밀가루(독일, 프랑스, 일본)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선반이 주는 안온함, 그리고 훌륭한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공간에 스며드는 음악소리.
안데르산 지방의 소금을 사용한다. 식사빵인 바게트와 식빵(6종류)이 대표 메뉴지만
그렇다, 바 상수리는 ‘바 다’의 김명렬 사장이 홍대로 돌아와 차린 공간이다. ‘바 다’보다 완연히
때문에 오후의 따사로운 햇살을 느끼기에 좋은 곳으로 커피 한 잔과 책 한 권을 들고 오후
그외에 베이컨과 쫄깃한 바게트의 식감의 조화가 최고인 베이컨 에삐, 명란베이컨치즈,
업그레이드된 것이 있다면 안주. ‘요리’에 꽂힌 사장님이 제대로 만들어내는 피시 앤 칩스와
느지막이 나가봐도 좋을 만한 곳이다.
먹물연유바게트 등도 맛있다. 동네 빵집의 저력을 보여주는 곳이다.
그때그때 변하는 계절 안주들은 꼭 권하고 싶다.
Add. 당인동 25-22 Tel. 02-338-3859 Price 아메리카노 4,500원, 카페라테・카푸치노
Add. 상수동 317-7 Tel. 02-794-5090 Price 쿄식빵 3,300원, 베이컨 에삐 2,800원,
Add. 상수동 324-9 B1 Price 런던 프라이드 10,000원, 기네스 9,000원, 하이네켄 6,000원
5,000원, 산미구엘 생맥주 4,000원
명란베이컨치즈 3,300원, 치아바타 1,300원
9 달고나 Dalgona
14 더 블루스 Roasting Factory CAFE The Blues
5 스탠딩 커피 STANDING COFFEE
홍대앞에서 파스타를 논하는 사람 치고 이 집 안 가본 이는 드물 터다. ‘레스토랑’이란
일반적인 카페와 달리 로스팅을 주로 삼고 있는 커피연구소. 에티오피아의 시다모나
하얀 간판에 시원스럽게 쓰인 가게이름 그대로 서서 먹는 커피집. 테이블이 하나밖에 없어서
말보다 ‘이탈리안 식당’을 표방하는 이곳은 5개 남짓한 테이블이 전부인 아늑한 식당. 메뉴도
과테말라의 로브스타처럼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생두도 있다. 로스터, 커피머신, 생두에
그렇다. 기본 커피도 훌륭하지만 시럽을 넣어 파란색으로 변신한 신기한 레모네이드가 스탠딩
다섯 가지 정도로 단출한데, 꼭 먹어봐야 할 강추 메뉴는 후루띠 디 마레. 해산물이 통으로
집중투자를 하기 때문에 테이블이 없어 커피는 테이크아웃으로만 즐길 수 있다. 메뉴도
커피의 인기 메뉴다. 3개의 레몬을 아낌없이 즙을 내어 사용하기 때문에 냄새만 맡아도 침이
들어가 있어 ‘칼질’이 필수다. 그때그때 메뉴가 조금씩 달라지는데, 신선한 해산물로 만드는
아메리카노, 카페라테, 카푸치노로 단출하다. 그러나 맛이 깊고 진하여 단골들이 많다. 원두
‘캐비넷’이라는 대안 예술공간들과 마주치게 된다.
고인다. 녹사평역 1호점에 이어 상수역이 2호점.
카르파초나 주페 디 카르네(쇠고기 안심을 넣은 얼큰한 토마토 수프)는 꼭 먹어보길 바란다.
구입도 가능하다.
Add. 상수동 315-8 Tel. 02-333-0427 Price 에스프레소 2,000원, 아메리카노 2,800원,
Add. 상수동 328-14 Tel. 02-324-2123 Price 후루띠 디 마레 15,000원
Add. 상수동 71-15 Tel. 02-6408-7766 Price 아메리카노 2,500원, 원두는 100g에
상수동 고급편은 극동방송국 뒤편을 아우른다. ‘호호미욜’ 옆골목으로 직진하면 유명한 ‘하카다분코’가 나오기 전 ‘라이트박스’ 갤러리가 있고, 조금
레모네이드 5,000원
10 무명집
5,000원~
‘안주가 맛있는 퓨전 막걸리 술집’. 입간판에 써 있는 그대로다. 글쟁이이면서 그림도 잘
15 그라폴리오 Grafolio
더 올라가면 로스팅 카페 the blues를 만날 수 있고, 하카다분코 앞에서 홍익대 후문 방향으로 꺾어지면 그림책이 있는 문화공간 ‘그림책 상상’과
11 해바라기집, LP愛
더북소사이어티
일러스트작가들의 아지트 ‘카페 그라폴리오’를 만날 수 있다.
상수동카페
그리는 양진석 대표가 차린 이 무명집은 팔도의 진귀한 막걸리를 다 모아놓은 데다가 남도
돼지고기 생강구이(쇼가야키) 덮밥, 고양이 맘마…. 만화 <심야식당>의 메뉴가 있는
출신답게 맛깔진 안주를 곁들여 내놓는다. 단지 술집에 머물지 않고 술을 통해 문화를
카페 그라폴리오. 이곳은 디자인 전문회사 디바인인터랙티브의 노장수 대표와
나누기를 원하는 까닭에 시작한 ‘막걸리 교실’은 벌써 4기를 맞이했고 정기적으로 예고되는
컨츄리앤하우스라는 쇼핑몰을 운영하는 노명옥 대표가 합심하여 차린 곳이다. 노장수 대표는
술 거르는 날 방문하면 직접 빚은 술을 대접받을 수 있다. 올해 2월부터는 틈틈이 술과 신메뉴
창작자를 위한 커뮤니티 사이트 ‘그라폴리오’를 런칭하면서 그들의 작품을 자연스럽게
등을 선보이는 시음회도 열고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참가신청을 받는다고.
보여줄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으로 카페를 기획했고, 거기에 남매지간인 노명옥 대표가
Add. 상수동 329-7 2층 Tel. 010-2722-0119
따뜻한 터치를 더했다. 식사와 와인, 따뜻한 담소와 멋진 전시까지 아우른 복합공간으로 꼭 한 번 들러보도록 하자.
Add. 상수동 86-30 Tel. 070-7548-1688 Price 아메리카노 4,000원, 쇼가야키 덮밥 6,000원, 블루베리모플 5,000원
16 퍼블리크 Publique
이리카페
창 흥 광
14 더 블루스
프랑스 국립 제빵제과학교(I.N.B.P)를 졸업하고 메종 기욤의 블랑제리 총괄 책임자로
⇢
⇠
그문화 갤러리 & 다방
Add. 당인동 28-9 Tel. 02-3142-1429 Open 갤러리 11:00~19:00, 다방 12:00~01:00 Web artetc.org Price 아메리카노 4,500원, 카페라떼・카푸치노 5,000원, 홈메이드차(레몬, 생강, 모과, 유자) 5,500원, 생과일주스 7,000원, 바나나라떼 6,000원, 뱅쇼 6,000원, 맥주 5,000원, 비빔밥+아메리카노 10,000원, 토스트 5,000원, 샐러드우동 12,000원
강 변 도 로
조금은 진지한, 동네 사랑방
어느덧 1년이 훌쩍 지나 동네 터줏대감이 되어버린 ‘그문화 갤러리 & 다방’. 갤러리와 다방이라는 독특한 컨셉트가 과연 이 한적한 동네와 잘
일했던 장은철 셰프의 퍼블리크. 소박한 프랑스 빵과 화려한 디저트를 한번에 맛볼 수 있다.
9 달고나
특히 천연발효종 특유의 시큼한 발효향이 나면서도 쫄깃하고 깊은 맛이 나는 빵맛이 특징. 캉파뉴와 호밀빵, 통밀빵을 강추. 디저트 중에는 초콜릿, 커피, 바닐라, 피스타치오 네 가지 맛을 가진 에클레르를 강추한다.
상수역 6호선
어울릴까 걱정도 되었지만 웬걸, 그 사이 그문화 갤러리 & 다방은 당인리발전소로 향하는 이 골목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문화 콘텐츠 회사에서
그문화 갤러리
출발하여 갤러리를 연 김남균 대표는 이제 다방까지 그 영역을 확장했고, ‘다방’은 그의 아내인 한은아 씨가 운영하고 있다.(지금은 개인적인
Add. 상수동 311-1 Tel. 02-333-6919 Price 세이글(1/4) 6,000원, 치즈바게트 3,000원, 캉파뉴 4,300원, 몽블랑 4,300원
사정으로 잠시 쉬고 있다.) 과거 갤러리만 운영하던 것과는 달리 다방을 함께 하면서부터 갤러리 문턱이 낮아진 것 같다고 말하는 김 대표는 점점 새로운 사람들을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한다. 스스로 ‘오지랖이 넓다’고 말할 정도로 동네 이곳저곳을 다니며 동네 사람들도 만나고 새로 문을 연 가게도 방문하면서
15 그라폴리오
8 바 상수리
12 탐라식당
13 캐비넷
이웃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벚꽃이 만개한 당인리길을 바탕으로 올해 5월에는 축제도 계획하고 있는 중이다.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멋낸 듯 멋내지 않은 내부 인테리어와 그가 지냈던 안동의 시골다방 이름에서 따온
로만손시계
⇠
‘그문화’라는 이름이 만나 자연스러움이 어느덧 컨셉트가 되어 버린 공간이다.
⇢
홍 익 대 학 교
동 정 합
동네와 밀착하여 문화를 전파한다는 생각은 ‘그문화 다방’도 예외는 아니다. 선반에 놓인 동네 방앗간표 참기름만
넓지 않은 공간인데 메뉴는 음료에서 식사까지 커버한다. “이 동네가 의외로 밥 먹을 곳이 마땅치 않잖아요.” 그래서 식사 메뉴가 생겼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메뉴도 조금씩 늘어갔다. 비빔밥과 아메리카노 세트 메뉴의
극동방송국
조합은 처음엔 어색했지만 그 이유를 들어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밥도 먹어야 하고 커피도 마셔야 하는 이곳 젊은
동천홍
주민들에게 안성맞춤 메뉴다. 안살림을 책임지는 한은아 씨는 식재료에서 조리까지 건강한 음식을 추구하고 있다. 누구나 편안히 들러 차 한잔 마시고 전시된 작품도 볼 수 있는 ‘학구적’인 카페가 되면 좋겠다는 김대표. 2월 말까지는 신진작가들의 작품을 전시・구매할 수 있는 ‘Art Market’ 또한 열리고 있다고 하니 한번 들러 구경도 하고 마음에 드는 작품은 하나쯤 구입해 미리 봄맞이 준비를 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H
사람들이 꿈꾸는 커뮤니티
상수동카페
갸하하
글Ⅰ하정희 에디터
던킨도너츠
Add. 상수동 341-6 Tel. 070-4025-8116 Open 12:00~24:00 Price 에티오피아 등 드립커피, 유자아이스・레모네이드 5,000원, 브라우니 4,000원
홍대앞에서 독립영화인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을 아는가? 상상마당? 아니다. 상수동카페다. 서울독립영화제의 조영각 집행위원장과 함께 독립영화협회를 설립한 홍수영 씨가 주인장으로 있는 상수동카페는 늘 영화계 사람들로
3 플랜 비
2 카페 디디다
⇠ 골목을 바꾼 원동력
이리카페
Add. 상수동 337-4 Tel. 02-323-7861 Web cafe.naver.com/yricafe Price 아메리카노 4,000원, 액상차 5,500원, 생맥주 3,000원, 병맥주 4,000원부터~, 떡볶이 12,000원, 에다마메 8,000원, 감자튀김 8,000원
차장 주 공영
4 쿄 베이커리
북적인다. 영화감독, 영화 스태프들은 홍대에서 거나하게 술을 하고 난 뒤 2차로 상수동카페를 찾는 게 이제는 코스가 되어버렸다. “모든 것은 강릉에서 시작되었어요.” 인디포럼, 서울독립영화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등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홍대앞 빈티지숍의 절대강자
갸하하
홍수영 씨는 어느 날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쉬기로 결심한다. 열악한 현실을 누구보다 큰 열정으로 극복해온 그녀는
Add. 상수동 91-3 Tel. 02-3142-4877 Open 평일 12:00~23:00, 주말 12:00~24:00
어느 순간 자신이 몹시 지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정동진독립영화제 일로 강릉에 갈 일이 있었죠. 밥 먹고
시인 김상우와 화가 이준용이 2004년 문을 연 이리카페. 헤르만 헷세의 <황야의 이리>에서 ‘이리’라는
유명하다는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마셨는데 충격이었어요. 어느 날 그 커피가 떠오르더라고요.” 그 커피는 바로
이름을 땄다. 산울림 소극장 근처 무과수제과 지하에 있던 이리카페는 2009년 10월 말 현재의 자리로
형광분홍으로 된 간판, 청록색으로 된 벽, 그 안을 가득 채운 알록달록한 옷과 패브릭 등
옮겨왔다. 건물주의 무리한 임대료 요구로 인해 권리금도 받지 못하고 이리카페를 이전해야 했던 김상우 대표는 “3년 전 옮겨왔을 때만 해도 정말
독특한 색감으로 손님을 압도하는 갸하하는 홍대앞을 지킨 지 벌써 10년, 가히 빈티지숍의 터줏대감이라
한적했다. 방앗간이 있고, 세탁소가 있고, 딱 필요한 가게들만 놓여 있는 사람 사는 동네 같은 풍경이 좋았다”고 상수동을 택한 이유를 설명한다. 그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365번지가 지금처럼 옷가게로 가득하지 않던 시기에 길목 초입에 문을
국내 1세대 바리스타인 박이추 씨가 운영하는 강릉의 카페 ‘보헤미안’에서 마신 커피였다. 16 퍼블리크
5 스탠딩커피
1 시연
무작정 박이추 씨를 찾아가 배우고 싶다고 했다. 개인강좌를 열지 않는 박이추 씨에게 커피를 배우기 위해 수소문 끝에 강릉커피아카데미를 찾아갔고, 넉 달간 서울과 강릉을 왕복하며 커피에 대해 배웠다. 그리고 2010년 3월
사이 한 집 건너 카페가 생겨났고, 이 한적한 동네가 조금씩 북적이는 동안 어느새 마을의 중심은 ‘이리카페’가 되어버렸다. 서교동 시절 이리카페가
열었다가 4년 전 상수동으로 옮겨왔다. 1층 단독주택을 개조하여 구제숍이면서 카페를 아우르는 갸하하는 바로 옆의 레게치킨까지 어우러져 가히
상수동 한적한 골목에 카페를 열었다.
예술과 음악을 사랑하는 젊은이 특유의 ‘아지트’ 같은 공간이었다면, 상수동 이리카페는 일종의 ‘마을 놀이터’다. 그리고 그 마을엔 시인도, 작가도,
‘상수동의 명소’로 불렸다. 지금은 건물이 리노베이션되면서 빈티지숍 갸하하만이 남게 되었지만 말이다.
“번잡하지 않은 동네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죠. 두려움도 컸어요. 대로변도 아니고 그렇다고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used clothes
감독도, 음악가도 놀러온다. 그렇게 이리카페는 8년을 맞이하고 있다.
다른 빈티지숍과 달리 갸하하는 유독 상태가 좋은 옷이 많다. 웬만하면 입었던 옷
“이리카페는 마치 유기체 같다. 서교동 이리카페가 아기 이리였다면 털도 힘있게 난 청년 이리가 된 느낌이랄까. 카페가 이렇게 커뮤니티의 역사가
송연자 대표의 안목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된 건 홍대에선 드물지 않나.”
“빈티지 옷 중에는 유명 브랜드의 잘 만든 옛옷이나, 비록 오래되었지만 보관이 잘된 옷들이 많아요. 그중에는 입지 않은 옷들도 많습니다. 옷이 한
그 이유 중 하나는 이곳에선 손님과 주인이라는 개념이 없다는 점이다. 파리 볼테르 카페처럼 누구나 이곳에서는 대등하게 친구가 된다. 그렇게
번 만들어졌다고 다 팔리는 건 아니니까요. 좋은 상태의 옷을 구입하려고 노력합니다.” 송대표의 말이다.
시작되어 말문을 트고, 어느 날부터인가 친구가 됐다. 그렇게 맺어진 연으로 가수 이장혁, 삼바밴드 화분이 카페에서
모여 재미난 기획이 만들어지고 전시를 하고 공연을 한다. 2월 28일에는 시인 김경주가 직접 기획하는 《밀어》 낭독회가 열린다. 김상우 대표는
갸하하의 옷 중에는 독특한 컬러를 자랑하는 옷들이 많다. 요즘에는 보기 힘든 색감이나 디자인을 선호하기 때문에 색깔이 남다르고 예쁘면 상태가
공연을 했다.
대관료를 책으로 받기로 했다. 김경주만큼이나 이리카페 ‘죽돌이’인 예술가, 사진작가들이 함께하는 흥미로운 낭독회가 될 전망이다. 김경주는
조금 안 좋아도 구입한다고. 그렇다 보니 단순히 옷이나 소품뿐만 아니라 패브릭류도 많아서 인테리어에 관심 있는 이들도 이곳을 자주 찾는다.
‘티 나지 않으면서 세심하게!’ 카페지기 홍씨의 가게운영 철학이다. 바 형태로 꾸민 주방은 커피를 내리면서
연말에 실시한 ‘이리카페 신춘문예’의 심사위원이기도 하다. 2011년 1월부터 나와 화제가 된 잡지 <월간 이리>는 이리카페의 스태프이자 작가인
대체로 코트는 10~20만원대, 니트는 무게에 따라 다르지만 3~6,7만원대, 원피스는 4~7만원대에 구입 가능하다. 패브릭류는 사이즈나 만들어진
자연스럽게 주인과 손님이 이야기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었다. 주인장의 지인들이 많다 보니 배타적인 분위기가
이훈보가 편집장을 맡고 있다.
방법에 따라 가격 차이가 많아 작은 사이즈는 4만원대, 카펫은 18만원대, 핸드메이드 패브릭은 40~5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형성되지 않도록 새로 온 손님들을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는 배려도 잊지 않는다. 이곳의 인테리어는
“대관 공연이나 전시 외에도 1년에 한 번 빅 밴드 규모로 오페라나 국악의 밤 행사도 연다. 이리카페는 모든 것에 열려 있다. 사람들이 이리카페를
옷이나 패브릭, 소품은 송연자 대표가 직접 국내는 물론 일본, 동남아, 유럽 등 다양한 곳을 다니며 구입한다. 필요에 따라서는 제작하기도 한다.
보다는 오래 되었지만 상태가 좋은 옷을 구입하려는
곳도 아니라 지인들이 반대했어요. 무작정 문을 연 셈이죠.” 신기하게도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일을 하며 쌓았던 인연의 끈이 카페를 매개로 새롭게 직조되었다. 동네주민들, 음악하거나 글을 쓰거나 그림 그리는 친구들과 홍씨의 지인들이 단골이 되더니 서로 넘나들며 자연스럽게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눈인사로
6 겐로쿠 우동
홍대표가 직접했다. 여러 번 바꿔가며 도면을 만들고 아는 사람 소개를 받아 중학교 미술 선생님에게 제작을 7 뽈랄라싸롱
좋아한다면 이런 기획들 때문일 것이다.”
송대표는 패션 디자인 전공은 아니지만, 어릴 때부터 늘 자신의 옷을 직접 만들어 입었을 만큼 뛰어난 감각의 소유자. 이미 그 감각을 인정받아
예전의 이리카페가 커피 중심이었다면, 상수동 이리카페는 술 메뉴가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생맥주를 취급하고 그에 따라서 스낵 개념의 안주도
패션몰 두타의 두체존에도 입점했던 경력이 있다.
종종 의견충돌이 빚어져 싸우기도 했지만 가게가 완성되면서 그들은 연인이 되었다. “새로운 인생을 카페가 선사한
대폭 늘었다. 떡볶이나 감자튀김, 에다마메 등이다. 그러나 정작 자신있는 메뉴는 액상차다. 모과차와 유자차, 생강차는 좋은 재료를 직접 사들여
빈티지 마니아들이 주된 단골이지만 갸하하의 독특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인디 뮤지션들도 많이 찾는다.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의 조웅,
셈이죠.”
가게에서 1년치를 직접 담그는 데 그 맛이 뛰어나다.
펑카프릭&부슷다, 3호선 버터플라이, 백현진 등 인디 밴드들의 의상협찬도 했고 그들 중에는 친구가 되어버린 이들도 많다. 지난 1월 15일 숍 오픈
상수동카페는 드립커피로 유명하지만 히트상품은 유자아이스. 유자에 얼음을 넣고 갈아 만든 슬러시인
마을 어귀 나무 아래 놓인 평상처럼 쉽게 사람들이 걸터앉고 가다오다 쉬러 오는 공간. ‘카페는 평상이어야 한다’는 것이야말로 김상우 대표의
기념파티와 벼룩시장에는 단골 뮤지션들이 모여 공연도 했다. 아폴로18, 펑카프릭&부슷다, 김목인, 이우성(코코어, 싸지타) 등이 말이다. 남들과는
유자아이스는 지난 2년간 꾸준한 사랑을 받은 품목이다. 누군가가 그리운 날은 한적한 동네를 거닐다 상수동카페에
철학이다.
다른 나만의 개성을 찾고 싶은가? 그렇다면 갸하하가 답이다.
들어가보자. 전혀 알지 못했던 새로운 만남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H
글Ⅰ정지연 에디터
ALLEY OF HONGD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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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했다. 손재주가 좋은 미술 선생님은 나무와 유리를 잘라와 붙이고 시멘트 벽돌을 쌓았다. 공사를 하는 동안
글Ⅰ임은선 에디터
H
글Ⅰ김영미 에디터
앨리 촬영 및 조사 문가영 커버스토리 디자인 장성환·이혜령
HOOPER_Club GOGOS2_Club
서교동 와우산로
EVANS_Club(2F) LOSTANDFOUND_Cafe
BLADE_Cafe
2
2
LOFT 多樂 _Cafe(2F) SNOB_Cafe
SAAB_Club
싱어송라이터 시와는 이렇게 말했다. 홍대앞이란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6호선 상수역, 2호선과 6호선이 함께 있는 합정역을 꼭짓점으로, 세 점을 이어 그 삼각형 안에 들어가는 곳이라 한정한다면, 홍대 정문과 신촌 방향으로 늘어선 미술학원과 수많은 가게와 라이브클럽을 빼놓게 되므로 지선버스 7011번과 간선버스 271번이 교차하는 서울 마포구 동교동과 합정동 사이에 있는 거리라고 해두어야겠다”고. 대개 홍대앞이라 불릴 만한 거리는 여기에 포함된다. 흔히 지하철 6호선 상수역에서 주차장 골목에 이르는 상수동 골목도 여기에 포함된다. 그러나
1 시연
6 겐로쿠 우동
11 해바라기집, LP愛
커피를 마시다가 마음에 드는 헌책을 사가도 좋고, 안 보는 헌책을 가져와 커피 한 잔과 바꿔
반지하층에 자리잡은 아늑한 우동집으로 큐슈지방의 지도리 우동을 맛볼 수 있다. 같은
‘해바라기 장식’이 많아 동네에서는 해바라기 집이라 불리는 LP愛. 방송 프로덕션 일필름 권혁일 PD가 작업실로 만든 곳이다. 책이 쌓여 있던 창고를 개조해 작업도 하고 음악도
마실 수도 있다. 낡은 책들에 둘러싸여 커피를 마시는 기분이 일품이다. 여유 있게 앉아
가격에 양을 대, 중, 소로 나눠 원하는 양껏 주문할 수 있도록 했으며, 구운 대파와 닭고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자리는 부족한 편이니 되도록 테이크아웃을 권한다.
고명을 호쾌하게 얹어준다. 면발은 씹는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힘이 있어 호불호가
듣고 카페도 하자고 가볍게 만든 곳이지만 매일 밤 사람들로 넘쳐난다. 조선소에서 뜯어온
Add. 서교동 358-30 Tel. 02-334-1606 Price 아메리카노(테이크아웃) 2,500원
갈릴 수 있지만 후추로 간을 한 진한 닭고기 육수는 그 맛이 제대로 구수하다. 점심엔
잠수함 출입문을 화장실문으로 사용해 방음(?)을 완벽하게 구현했고, 동네 명물 14기압
2 카페 디디다 Cafe DD-DA
고모쿠메시(건강밥)와 유부초밥을 함께 제공한다.
커피머신에서 내린 커피도 인기. 낮에는 카페, 밤에는 술집으로 영업하며, 디제잉은 물론 LDP
Add. 상수동 316-3 Tel. 02-325-8555 Price 지도리 우동 7,000원, 키즈네 우동
시스템까지 갖추고 공연라이브 영상도 선사한다.
주택을 개조하여 만든 카페 디디다. 음반회사 대표 출신이 운영하는 카페 디디다는 공연 전시
그 꼭짓점에서 더 나아가서 당인동 부근까지 아우르는 상수동 끄트머리도 있다. 이리카페와 상수동카페와 탐라식당이 있는 그곳 말이다.
카페를 표방한다. 이미 동명의 레이블을 만들 정도로 공연카페로서의 입지를 쌓았다. 아늑한
6,000원, 자루 우동 6,000원
Add. 상수동 341-3 Tel. 02-323-1900 Web cafe.naver.com/cafelplove
느낌이 나는 실내와 퍼커션, 키보드로 소박하게 꾸며진 작은 무대가 자유로움을 전한다.
7 뽈랄라싸롱
12 탐라식당
Add. 서교동 310-14 Tel. 02-3142-5750 Price 아메이카노 4,500원, 엘리켓 생백주
주인장 현태준 아즈씨가 그린 캐릭터와 아티스트 안데스의 개성이 돋보이는 조명 장식 등
이리카페 가기 전, 투박한 외관을 가진 탐라식당은 정통 제주도 음식을 추구하는 음식점으로
8,000원
디테일이 공존하는 뽈랄라싸롱은 언제 가도 유쾌하고 재미나다. 맥주맛이 좋기로 소문난
모든 밑반찬과 재료를 제주도에서 직접 택배로 공수받아 만든다. 이 집의 자랑거리는 몸국.
위치하여 찾기가 쉽지 않은 것도 특징이다.
3 플랜 비 Plan B
홍대앞 명물 술집으로 부드럽고 풍부한 잔거품이 사르르 내려앉은 산미구엘 생맥주가
제주도에서만 나는 해초로 만든 국으로 구수하면서도 얼큰한 맛이 그만이다. 그 외에 삶은
자, 이제 본격적인 상수동 탐험에 나서보자. 먼저 상수동 기본 코스부터 시작하자. 지하철 6호선 상수역 1번 출구로 나와 20m 정도 걸으면
상수역 1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가정집을 개조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가격대비 완소 맥주다. 지중해풍 오징어링 튀김과 아즈씨의 가정식 닭튀김, 건강한 육포와
돼지고기 요리인 돔베고기, 삶은 족발인 아강발 등 이색적인 제주요리를 먹어볼 수 있다.
할라피뇨와 마른 고추를 넣은 할라피뇨 파스타, 두툼한 스테이크를 썰어 토핑한 스테이크
똘똘이들 등 이름도 재미난 안주들이 많다.
제주산 한라산 소주와 곁들이면 최고다.
상수동은 이웃인 합정동과 마찬가지로 비교적 늦게 발전된 곳이다. 오래된 주택들을 개조한 반지하 가게들이 많고, 옷가게나 잡화점보다는 주로 카페나 음식점이 많다. 주변에 숨겨져 있는 음악 공연장이나 스튜디오와 연계하여 예술적인 내음이 풍기는 것이 특징. 골목골목에 숨어 있듯
허름한 분식집이자 튀김의 ‘본좌’라 할 수 있는 ‘삭’이 나온다. ‘삭’ 주변에는 작은 공연카페 ‘디디다’와 ‘벨라 토르티아’, ‘스탠딩 커피’, 헌책 카페
피자 등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특색 있는 메뉴가 많다. 홍대 부근에서 분위기 있게 와인과
Add. 상수동 316-2 Tel. 02-334-3392 Price 산미구엘 생맥주(350cc) 3,500원,
Add. 상수동 337-1 Tel. 02-337-4877 Price 몸국(식사 8,000원), 아강발 15,000원,
‘시연’, 그리고 ‘쿄 베이커리’, ‘레게치킨’과 ‘바 선샤인’이 있다. 1번 출구로 나와 극동방송국으로 내려가는 코스를 택할 수도 있다. 그럴 경우는
이탈리안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아즈씨의 가정식 닭튀김 18,000원, vip 명품 쥐포와 땅콩 12,000원
돔베고기 (소)15,000원, (대) 25,000원, 한라산 소주 5,000원
Add. 서교동 146-19 Tel. 02-322-3668 Price 페페로니 피자 12,000원, 알리오 올리오
8 바 상수리
13 캐비넷 Cabinet
길모퉁이에서 바로 lostandfound라는 독특한 앤티크 카페와 이탈리안 음식점 plan B, 죽 내려가 극동방송국 맞은편 골목길로 들어서면 ‘갸하하’를
11,000원
상수역 4번 출구로 나와 미용실 바로 밑에 위치한 바 상수리. 예전 ‘바 다’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문화 갤러리 & 다방 맞은편에 위치한 캐비넷. 지나간 시간과 이야기를 보관하고 싶다는
4 쿄 베이커리 Kyo Bakery
이 바의 문을 여는 순간 데자뷰를 느낄 것이다. 나지막한 바 테이블, 형형색색 술이 꽂힌
생각으로 캐비넷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이곳은 독특하게 3명의 직장인이 의기투합해 문을 연 곳으로 한 달에 한 번 돌아가며 새로운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낮은 의자와 테이블
상 수 동 을 거 닐 다 D a y Tr i p I n S a n g s o o - d o n g
만날 수 있다. 또 시연 옆의 약국을 오른편에 끼고 작은 골목길엔 세련된 가정식을 추구하는 ‘반초이’, 일본 미야자키현의 진한 우동 맛이 일품인 ‘겐로쿠’, 맛있는 치킨집 ‘This is Chicken’, 재미있고 유쾌한 술집 ‘뽈랄라싸롱’을 만날 수 있다. 상수동 중급편은 지하철 6호선 상수역 4번 출구를 기준으로 시작된다. 나오자마자 미용실 지하에 위치한 ‘바 상수리’가 눈길을 잡아챈다. ‘바 다’의 주인장이 다시 차린 술집으로 술도 안주도 맛있는 곳이다. 거기서 계속 직진하면 바 코알라와 나란히 붙은 ‘달고나’를 보게 된다. 달고나에서 길 건너편을 바라보면 아는 이들은 다 아는 술꾼들의 명소 막걸리집 ‘무명집’이 보인다. 시선을 돌려 더 직진하여 편의점을 끼고 우측으로 죽 들어가면 ‘LP애’, ‘상수동카페’, ‘탐라식당’, ‘이리카페’로 이어지는 호젓한 길을 마주하게 된다. 여기서 당인리발전소 쪽으로 직진하다 보면 ‘그문화 갤러리’와
담백한 맛을 위해 빵마다 특성에 맞는 밀가루(독일, 프랑스, 일본)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선반이 주는 안온함, 그리고 훌륭한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공간에 스며드는 음악소리.
안데르산 지방의 소금을 사용한다. 식사빵인 바게트와 식빵(6종류)이 대표 메뉴지만
그렇다, 바 상수리는 ‘바 다’의 김명렬 사장이 홍대로 돌아와 차린 공간이다. ‘바 다’보다 완연히
때문에 오후의 따사로운 햇살을 느끼기에 좋은 곳으로 커피 한 잔과 책 한 권을 들고 오후
그외에 베이컨과 쫄깃한 바게트의 식감의 조화가 최고인 베이컨 에삐, 명란베이컨치즈,
업그레이드된 것이 있다면 안주. ‘요리’에 꽂힌 사장님이 제대로 만들어내는 피시 앤 칩스와
느지막이 나가봐도 좋을 만한 곳이다.
먹물연유바게트 등도 맛있다. 동네 빵집의 저력을 보여주는 곳이다.
그때그때 변하는 계절 안주들은 꼭 권하고 싶다.
Add. 당인동 25-22 Tel. 02-338-3859 Price 아메리카노 4,500원, 카페라테・카푸치노
Add. 상수동 317-7 Tel. 02-794-5090 Price 쿄식빵 3,300원, 베이컨 에삐 2,800원,
Add. 상수동 324-9 B1 Price 런던 프라이드 10,000원, 기네스 9,000원, 하이네켄 6,000원
5,000원, 산미구엘 생맥주 4,000원
명란베이컨치즈 3,300원, 치아바타 1,300원
9 달고나 Dalgona
14 더 블루스 Roasting Factory CAFE The Blues
5 스탠딩 커피 STANDING COFFEE
홍대앞에서 파스타를 논하는 사람 치고 이 집 안 가본 이는 드물 터다. ‘레스토랑’이란
일반적인 카페와 달리 로스팅을 주로 삼고 있는 커피연구소. 에티오피아의 시다모나
하얀 간판에 시원스럽게 쓰인 가게이름 그대로 서서 먹는 커피집. 테이블이 하나밖에 없어서
말보다 ‘이탈리안 식당’을 표방하는 이곳은 5개 남짓한 테이블이 전부인 아늑한 식당. 메뉴도
과테말라의 로브스타처럼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생두도 있다. 로스터, 커피머신, 생두에
그렇다. 기본 커피도 훌륭하지만 시럽을 넣어 파란색으로 변신한 신기한 레모네이드가 스탠딩
다섯 가지 정도로 단출한데, 꼭 먹어봐야 할 강추 메뉴는 후루띠 디 마레. 해산물이 통으로
집중투자를 하기 때문에 테이블이 없어 커피는 테이크아웃으로만 즐길 수 있다. 메뉴도
커피의 인기 메뉴다. 3개의 레몬을 아낌없이 즙을 내어 사용하기 때문에 냄새만 맡아도 침이
들어가 있어 ‘칼질’이 필수다. 그때그때 메뉴가 조금씩 달라지는데, 신선한 해산물로 만드는
아메리카노, 카페라테, 카푸치노로 단출하다. 그러나 맛이 깊고 진하여 단골들이 많다. 원두
‘캐비넷’이라는 대안 예술공간들과 마주치게 된다.
고인다. 녹사평역 1호점에 이어 상수역이 2호점.
카르파초나 주페 디 카르네(쇠고기 안심을 넣은 얼큰한 토마토 수프)는 꼭 먹어보길 바란다.
구입도 가능하다.
Add. 상수동 315-8 Tel. 02-333-0427 Price 에스프레소 2,000원, 아메리카노 2,800원,
Add. 상수동 328-14 Tel. 02-324-2123 Price 후루띠 디 마레 15,000원
Add. 상수동 71-15 Tel. 02-6408-7766 Price 아메리카노 2,500원, 원두는 100g에
상수동 고급편은 극동방송국 뒤편을 아우른다. ‘호호미욜’ 옆골목으로 직진하면 유명한 ‘하카다분코’가 나오기 전 ‘라이트박스’ 갤러리가 있고, 조금
레모네이드 5,000원
10 무명집
5,000원~
‘안주가 맛있는 퓨전 막걸리 술집’. 입간판에 써 있는 그대로다. 글쟁이이면서 그림도 잘
15 그라폴리오 Grafolio
더 올라가면 로스팅 카페 the blues를 만날 수 있고, 하카다분코 앞에서 홍익대 후문 방향으로 꺾어지면 그림책이 있는 문화공간 ‘그림책 상상’과
11 해바라기집, LP愛
더북소사이어티
일러스트작가들의 아지트 ‘카페 그라폴리오’를 만날 수 있다.
상수동카페
그리는 양진석 대표가 차린 이 무명집은 팔도의 진귀한 막걸리를 다 모아놓은 데다가 남도
돼지고기 생강구이(쇼가야키) 덮밥, 고양이 맘마…. 만화 <심야식당>의 메뉴가 있는
출신답게 맛깔진 안주를 곁들여 내놓는다. 단지 술집에 머물지 않고 술을 통해 문화를
카페 그라폴리오. 이곳은 디자인 전문회사 디바인인터랙티브의 노장수 대표와
나누기를 원하는 까닭에 시작한 ‘막걸리 교실’은 벌써 4기를 맞이했고 정기적으로 예고되는
컨츄리앤하우스라는 쇼핑몰을 운영하는 노명옥 대표가 합심하여 차린 곳이다. 노장수 대표는
술 거르는 날 방문하면 직접 빚은 술을 대접받을 수 있다. 올해 2월부터는 틈틈이 술과 신메뉴
창작자를 위한 커뮤니티 사이트 ‘그라폴리오’를 런칭하면서 그들의 작품을 자연스럽게
등을 선보이는 시음회도 열고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참가신청을 받는다고.
보여줄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으로 카페를 기획했고, 거기에 남매지간인 노명옥 대표가
Add. 상수동 329-7 2층 Tel. 010-2722-0119
따뜻한 터치를 더했다. 식사와 와인, 따뜻한 담소와 멋진 전시까지 아우른 복합공간으로 꼭 한 번 들러보도록 하자.
Add. 상수동 86-30 Tel. 070-7548-1688 Price 아메리카노 4,000원, 쇼가야키 덮밥 6,000원, 블루베리모플 5,000원
16 퍼블리크 Publique
이리카페
창 흥 광
14 더 블루스
프랑스 국립 제빵제과학교(I.N.B.P)를 졸업하고 메종 기욤의 블랑제리 총괄 책임자로
⇢
⇠
그문화 갤러리 & 다방
Add. 당인동 28-9 Tel. 02-3142-1429 Open 갤러리 11:00~19:00, 다방 12:00~01:00 Web artetc.org Price 아메리카노 4,500원, 카페라떼・카푸치노 5,000원, 홈메이드차(레몬, 생강, 모과, 유자) 5,500원, 생과일주스 7,000원, 바나나라떼 6,000원, 뱅쇼 6,000원, 맥주 5,000원, 비빔밥+아메리카노 10,000원, 토스트 5,000원, 샐러드우동 12,000원
강 변 도 로
조금은 진지한, 동네 사랑방
어느덧 1년이 훌쩍 지나 동네 터줏대감이 되어버린 ‘그문화 갤러리 & 다방’. 갤러리와 다방이라는 독특한 컨셉트가 과연 이 한적한 동네와 잘
일했던 장은철 셰프의 퍼블리크. 소박한 프랑스 빵과 화려한 디저트를 한번에 맛볼 수 있다.
9 달고나
특히 천연발효종 특유의 시큼한 발효향이 나면서도 쫄깃하고 깊은 맛이 나는 빵맛이 특징. 캉파뉴와 호밀빵, 통밀빵을 강추. 디저트 중에는 초콜릿, 커피, 바닐라, 피스타치오 네 가지 맛을 가진 에클레르를 강추한다.
상수역 6호선
어울릴까 걱정도 되었지만 웬걸, 그 사이 그문화 갤러리 & 다방은 당인리발전소로 향하는 이 골목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문화 콘텐츠 회사에서
그문화 갤러리
출발하여 갤러리를 연 김남균 대표는 이제 다방까지 그 영역을 확장했고, ‘다방’은 그의 아내인 한은아 씨가 운영하고 있다.(지금은 개인적인
Add. 상수동 311-1 Tel. 02-333-6919 Price 세이글(1/4) 6,000원, 치즈바게트 3,000원, 캉파뉴 4,300원, 몽블랑 4,300원
사정으로 잠시 쉬고 있다.) 과거 갤러리만 운영하던 것과는 달리 다방을 함께 하면서부터 갤러리 문턱이 낮아진 것 같다고 말하는 김 대표는 점점 새로운 사람들을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한다. 스스로 ‘오지랖이 넓다’고 말할 정도로 동네 이곳저곳을 다니며 동네 사람들도 만나고 새로 문을 연 가게도 방문하면서
15 그라폴리오
8 바 상수리
12 탐라식당
13 캐비넷
이웃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벚꽃이 만개한 당인리길을 바탕으로 올해 5월에는 축제도 계획하고 있는 중이다.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멋낸 듯 멋내지 않은 내부 인테리어와 그가 지냈던 안동의 시골다방 이름에서 따온
로만손시계
⇠
‘그문화’라는 이름이 만나 자연스러움이 어느덧 컨셉트가 되어 버린 공간이다.
⇢
홍 익 대 학 교
동 정 합
동네와 밀착하여 문화를 전파한다는 생각은 ‘그문화 다방’도 예외는 아니다. 선반에 놓인 동네 방앗간표 참기름만
넓지 않은 공간인데 메뉴는 음료에서 식사까지 커버한다. “이 동네가 의외로 밥 먹을 곳이 마땅치 않잖아요.” 그래서 식사 메뉴가 생겼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메뉴도 조금씩 늘어갔다. 비빔밥과 아메리카노 세트 메뉴의
극동방송국
조합은 처음엔 어색했지만 그 이유를 들어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밥도 먹어야 하고 커피도 마셔야 하는 이곳 젊은
동천홍
주민들에게 안성맞춤 메뉴다. 안살림을 책임지는 한은아 씨는 식재료에서 조리까지 건강한 음식을 추구하고 있다. 누구나 편안히 들러 차 한잔 마시고 전시된 작품도 볼 수 있는 ‘학구적’인 카페가 되면 좋겠다는 김대표. 2월 말까지는 신진작가들의 작품을 전시・구매할 수 있는 ‘Art Market’ 또한 열리고 있다고 하니 한번 들러 구경도 하고 마음에 드는 작품은 하나쯤 구입해 미리 봄맞이 준비를 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H
사람들이 꿈꾸는 커뮤니티
상수동카페
갸하하
글Ⅰ하정희 에디터
던킨도너츠
Add. 상수동 341-6 Tel. 070-4025-8116 Open 12:00~24:00 Price 에티오피아 등 드립커피, 유자아이스・레모네이드 5,000원, 브라우니 4,000원
홍대앞에서 독립영화인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을 아는가? 상상마당? 아니다. 상수동카페다. 서울독립영화제의 조영각 집행위원장과 함께 독립영화협회를 설립한 홍수영 씨가 주인장으로 있는 상수동카페는 늘 영화계 사람들로
3 플랜 비
2 카페 디디다
⇠ 골목을 바꾼 원동력
이리카페
Add. 상수동 337-4 Tel. 02-323-7861 Web cafe.naver.com/yricafe Price 아메리카노 4,000원, 액상차 5,500원, 생맥주 3,000원, 병맥주 4,000원부터~, 떡볶이 12,000원, 에다마메 8,000원, 감자튀김 8,000원
차장 주 공영
4 쿄 베이커리
북적인다. 영화감독, 영화 스태프들은 홍대에서 거나하게 술을 하고 난 뒤 2차로 상수동카페를 찾는 게 이제는 코스가 되어버렸다. “모든 것은 강릉에서 시작되었어요.” 인디포럼, 서울독립영화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등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홍대앞 빈티지숍의 절대강자
갸하하
홍수영 씨는 어느 날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쉬기로 결심한다. 열악한 현실을 누구보다 큰 열정으로 극복해온 그녀는
Add. 상수동 91-3 Tel. 02-3142-4877 Open 평일 12:00~23:00, 주말 12:00~24:00
어느 순간 자신이 몹시 지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정동진독립영화제 일로 강릉에 갈 일이 있었죠. 밥 먹고
시인 김상우와 화가 이준용이 2004년 문을 연 이리카페. 헤르만 헷세의 <황야의 이리>에서 ‘이리’라는
유명하다는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마셨는데 충격이었어요. 어느 날 그 커피가 떠오르더라고요.” 그 커피는 바로
이름을 땄다. 산울림 소극장 근처 무과수제과 지하에 있던 이리카페는 2009년 10월 말 현재의 자리로
형광분홍으로 된 간판, 청록색으로 된 벽, 그 안을 가득 채운 알록달록한 옷과 패브릭 등
옮겨왔다. 건물주의 무리한 임대료 요구로 인해 권리금도 받지 못하고 이리카페를 이전해야 했던 김상우 대표는 “3년 전 옮겨왔을 때만 해도 정말
독특한 색감으로 손님을 압도하는 갸하하는 홍대앞을 지킨 지 벌써 10년, 가히 빈티지숍의 터줏대감이라
한적했다. 방앗간이 있고, 세탁소가 있고, 딱 필요한 가게들만 놓여 있는 사람 사는 동네 같은 풍경이 좋았다”고 상수동을 택한 이유를 설명한다. 그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365번지가 지금처럼 옷가게로 가득하지 않던 시기에 길목 초입에 문을
국내 1세대 바리스타인 박이추 씨가 운영하는 강릉의 카페 ‘보헤미안’에서 마신 커피였다. 16 퍼블리크
5 스탠딩커피
1 시연
무작정 박이추 씨를 찾아가 배우고 싶다고 했다. 개인강좌를 열지 않는 박이추 씨에게 커피를 배우기 위해 수소문 끝에 강릉커피아카데미를 찾아갔고, 넉 달간 서울과 강릉을 왕복하며 커피에 대해 배웠다. 그리고 2010년 3월
사이 한 집 건너 카페가 생겨났고, 이 한적한 동네가 조금씩 북적이는 동안 어느새 마을의 중심은 ‘이리카페’가 되어버렸다. 서교동 시절 이리카페가
열었다가 4년 전 상수동으로 옮겨왔다. 1층 단독주택을 개조하여 구제숍이면서 카페를 아우르는 갸하하는 바로 옆의 레게치킨까지 어우러져 가히
상수동 한적한 골목에 카페를 열었다.
예술과 음악을 사랑하는 젊은이 특유의 ‘아지트’ 같은 공간이었다면, 상수동 이리카페는 일종의 ‘마을 놀이터’다. 그리고 그 마을엔 시인도, 작가도,
‘상수동의 명소’로 불렸다. 지금은 건물이 리노베이션되면서 빈티지숍 갸하하만이 남게 되었지만 말이다.
“번잡하지 않은 동네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죠. 두려움도 컸어요. 대로변도 아니고 그렇다고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used clothes
감독도, 음악가도 놀러온다. 그렇게 이리카페는 8년을 맞이하고 있다.
다른 빈티지숍과 달리 갸하하는 유독 상태가 좋은 옷이 많다. 웬만하면 입었던 옷
“이리카페는 마치 유기체 같다. 서교동 이리카페가 아기 이리였다면 털도 힘있게 난 청년 이리가 된 느낌이랄까. 카페가 이렇게 커뮤니티의 역사가
송연자 대표의 안목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된 건 홍대에선 드물지 않나.”
“빈티지 옷 중에는 유명 브랜드의 잘 만든 옛옷이나, 비록 오래되었지만 보관이 잘된 옷들이 많아요. 그중에는 입지 않은 옷들도 많습니다. 옷이 한
그 이유 중 하나는 이곳에선 손님과 주인이라는 개념이 없다는 점이다. 파리 볼테르 카페처럼 누구나 이곳에서는 대등하게 친구가 된다. 그렇게
번 만들어졌다고 다 팔리는 건 아니니까요. 좋은 상태의 옷을 구입하려고 노력합니다.” 송대표의 말이다.
시작되어 말문을 트고, 어느 날부터인가 친구가 됐다. 그렇게 맺어진 연으로 가수 이장혁, 삼바밴드 화분이 카페에서
모여 재미난 기획이 만들어지고 전시를 하고 공연을 한다. 2월 28일에는 시인 김경주가 직접 기획하는 《밀어》 낭독회가 열린다. 김상우 대표는
갸하하의 옷 중에는 독특한 컬러를 자랑하는 옷들이 많다. 요즘에는 보기 힘든 색감이나 디자인을 선호하기 때문에 색깔이 남다르고 예쁘면 상태가
공연을 했다.
대관료를 책으로 받기로 했다. 김경주만큼이나 이리카페 ‘죽돌이’인 예술가, 사진작가들이 함께하는 흥미로운 낭독회가 될 전망이다. 김경주는
조금 안 좋아도 구입한다고. 그렇다 보니 단순히 옷이나 소품뿐만 아니라 패브릭류도 많아서 인테리어에 관심 있는 이들도 이곳을 자주 찾는다.
‘티 나지 않으면서 세심하게!’ 카페지기 홍씨의 가게운영 철학이다. 바 형태로 꾸민 주방은 커피를 내리면서
연말에 실시한 ‘이리카페 신춘문예’의 심사위원이기도 하다. 2011년 1월부터 나와 화제가 된 잡지 <월간 이리>는 이리카페의 스태프이자 작가인
대체로 코트는 10~20만원대, 니트는 무게에 따라 다르지만 3~6,7만원대, 원피스는 4~7만원대에 구입 가능하다. 패브릭류는 사이즈나 만들어진
자연스럽게 주인과 손님이 이야기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었다. 주인장의 지인들이 많다 보니 배타적인 분위기가
이훈보가 편집장을 맡고 있다.
방법에 따라 가격 차이가 많아 작은 사이즈는 4만원대, 카펫은 18만원대, 핸드메이드 패브릭은 40~5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형성되지 않도록 새로 온 손님들을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는 배려도 잊지 않는다. 이곳의 인테리어는
“대관 공연이나 전시 외에도 1년에 한 번 빅 밴드 규모로 오페라나 국악의 밤 행사도 연다. 이리카페는 모든 것에 열려 있다. 사람들이 이리카페를
옷이나 패브릭, 소품은 송연자 대표가 직접 국내는 물론 일본, 동남아, 유럽 등 다양한 곳을 다니며 구입한다. 필요에 따라서는 제작하기도 한다.
보다는 오래 되었지만 상태가 좋은 옷을 구입하려는
곳도 아니라 지인들이 반대했어요. 무작정 문을 연 셈이죠.” 신기하게도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일을 하며 쌓았던 인연의 끈이 카페를 매개로 새롭게 직조되었다. 동네주민들, 음악하거나 글을 쓰거나 그림 그리는 친구들과 홍씨의 지인들이 단골이 되더니 서로 넘나들며 자연스럽게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눈인사로
6 겐로쿠 우동
홍대표가 직접했다. 여러 번 바꿔가며 도면을 만들고 아는 사람 소개를 받아 중학교 미술 선생님에게 제작을 7 뽈랄라싸롱
좋아한다면 이런 기획들 때문일 것이다.”
송대표는 패션 디자인 전공은 아니지만, 어릴 때부터 늘 자신의 옷을 직접 만들어 입었을 만큼 뛰어난 감각의 소유자. 이미 그 감각을 인정받아
예전의 이리카페가 커피 중심이었다면, 상수동 이리카페는 술 메뉴가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생맥주를 취급하고 그에 따라서 스낵 개념의 안주도
패션몰 두타의 두체존에도 입점했던 경력이 있다.
종종 의견충돌이 빚어져 싸우기도 했지만 가게가 완성되면서 그들은 연인이 되었다. “새로운 인생을 카페가 선사한
대폭 늘었다. 떡볶이나 감자튀김, 에다마메 등이다. 그러나 정작 자신있는 메뉴는 액상차다. 모과차와 유자차, 생강차는 좋은 재료를 직접 사들여
빈티지 마니아들이 주된 단골이지만 갸하하의 독특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인디 뮤지션들도 많이 찾는다.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의 조웅,
셈이죠.”
가게에서 1년치를 직접 담그는 데 그 맛이 뛰어나다.
펑카프릭&부슷다, 3호선 버터플라이, 백현진 등 인디 밴드들의 의상협찬도 했고 그들 중에는 친구가 되어버린 이들도 많다. 지난 1월 15일 숍 오픈
상수동카페는 드립커피로 유명하지만 히트상품은 유자아이스. 유자에 얼음을 넣고 갈아 만든 슬러시인
마을 어귀 나무 아래 놓인 평상처럼 쉽게 사람들이 걸터앉고 가다오다 쉬러 오는 공간. ‘카페는 평상이어야 한다’는 것이야말로 김상우 대표의
기념파티와 벼룩시장에는 단골 뮤지션들이 모여 공연도 했다. 아폴로18, 펑카프릭&부슷다, 김목인, 이우성(코코어, 싸지타) 등이 말이다. 남들과는
유자아이스는 지난 2년간 꾸준한 사랑을 받은 품목이다. 누군가가 그리운 날은 한적한 동네를 거닐다 상수동카페에
철학이다.
다른 나만의 개성을 찾고 싶은가? 그렇다면 갸하하가 답이다.
들어가보자. 전혀 알지 못했던 새로운 만남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H
글Ⅰ정지연 에디터
ALLEY OF HONGDAE
H
의뢰했다. 손재주가 좋은 미술 선생님은 나무와 유리를 잘라와 붙이고 시멘트 벽돌을 쌓았다. 공사를 하는 동안
글Ⅰ임은선 에디터
H
글Ⅰ김영미 에디터
앨리 촬영 및 조사 문가영 커버스토리 디자인 장성환·이혜령
HOOPER_Club GOGOS2_Club
서교동 와우산로
EVANS_Club(2F) LOSTANDFOUND_Cafe
BLADE_Cafe
2
2
LOFT 多樂 _Cafe(2F) SNOB_Cafe
SAAB_Club
2 0 1 2
02 ~03
Sun
Mon
Tue
Wed
C Cloud 02-323-6646 www.ccloud.co.kr
롤링홀 02-325-6071 www.rollinghall.co.kr
땡스북스 02-325-0321 www.thanksbooks.com
클럽 빵 010-8910-1089 http://cafe.daum.net/cafebbang/
V-Hall club.cyworld.com/v-hall
벨로주 www.veloso.co.kr
블루라이트 라이브홀 02-336-0928 www.bluelight.co.kr
산울림 소극장 02-334-5915 www.sanwoollim.kr
Sun
Mon
Sun
Wed
2.16~29
27살 안그라픽스가 만드는 디자인 책: 2012 신간도서 및 디자인 교재 전시 땡스북스
상상마당 한국 사진가 지원프로그램 소장품전 KT&G 상상마당 갤러리
Mon
Tue
Wed
Mon
Sat
Tue
Wed
서울 라이브 뮤직 페스타 롤링홀, 퀸라이브홀, 클럽 빵, 사운드홀릭, 크랙 외, 17:00
24
23 Thu
29
28
27
Fri
22 수요재즈 디디다, 20:30 02-3142-5750
26
Sun
Thu
Fri
AXIZ & BLUE NEAR MOTHER “20년 차이쯤이야” 롤링홀, 20:00
봄맞이 야간산행 클럽 빵, 19:00
TARU Concert. 1st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20:00
Thu
최고은 단독공연 블루라이트 라이브홀, 18:00
25
안녕바다 콘서트 홍대 V-Hall, 20:00
Sat
바드+하찌와 애리 “벨로주 콘서트 3주년 기념공연” 벨로주, 17:00
3.1
18
17
16
홀린 3rd Concert “TEAR” 롤링홀, 19:30
21
20
Korea Blues Festival 9번째 공연 <블루스레시피> 합정동 001bar 야야 & 잠비나이 C Cloud, 19:00
Sat
블랙백 앨범 발매 기념 단독공연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19:30
2.15
Tue
2.10~3.8
19
Fri
아름다운 꿈 깨어나서 산울림 소극장
상상마당 02-330-6200 www.sangsangmadang.com
Mint Festa vol.34-eternal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17:00
Thu
~3.4
● 자세한 내용은 아래 홈페이지를 참고하세요
3
2
Fri
Sat
번아웃하우스 1st EP 앨범 발매기념 단독 콘서트 롤링홀, 18:00 정기고(band set)+뉴욕물고기 벨로주
4
Sun
더북소사이어티 합정동 이전 오픈 행사 Tel. 02-325-5336
Mon
Tue
Wed
한웅원 트리오+서영도 일렉트릭 앙상블 벨로주
11 홍대앞 동네서점 베스트 셀러
Thu
Fri
1300K PLAYER #12―좋아서 하는 밴드, 랄라스윗의 <이곳은 낭만적 콘서트>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20:00
Sat
● <스트리트 H> Culture Calendar에 전시, 공연, 기타 문화행사를 알리고 싶은 개인 및 단체는 매월 10일까지 담당자(임경화 / rainbow@street-
h.com)에게 메일로 내용을 전달해주시면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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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어마인드 Your mind
땡스북스 Thanksbooks
더북소사이어티 The Book Society
▶2011.12~2012.1
▶2012.1.15~2.15
▶2012.1~2
1위 칼방귀 창간호(칼방귀 편집부/칼방귀/9,000원)
1위 창조성을 지켜라(프랑크 베르츠바흐 지음/안그라픽스/18,000원)
1위 도미노 1(도미노편집부/G&press/12,000원)
2위 도미노 1(도미노편집부/G&press/12,000원)
2위 잔(박세연 지음/북노마드/14,400원)
2위 Fire & Knives 8호 (편집부/파이어앤나이브스/24,000원)
3위 요리그림책―두 번째(유어마인드/10,000원)
3위 apartmento #08(35,000원)
3위 Ob.scene, no.1(서현석 외 지음/스펙터 프레스/10,000원)
4위 A little Fable(Aspidistrafly/Litchen Label/25,000원)
4위 홈카페-egg(라퀴진 지음/나무수/7,500원)
4위 그래픽 20호(Various Artists/프로파간다/19,000원)
5위 Boys On Film(Igor Termenon/15,000원)
5위 파리의 스노우캣(스노우캣 지음/안그라픽스/13,000원)
5위 칼방귀 창간호(칼방귀 편집부/칼방귀/9,000원)
● 바로잡습니다 Vol. 32호 커버스토리 내용 중 ‘파랑캡슐’을 운영하는 아트블렌더 조혜정 씨는 조혜연 씨로 바로잡습니다. 또 주얼리 디자이너 502는 ‘단국대’가 아니라 ‘국민대’를 졸업했습니다.
33
2012.02
Street H Culture Magazine for Hongdae Area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발행인
장성환
기획취재
편집장 정지연 교정교열 임경화
디자인
<스트리트 H>는 매월 17~20일 경 발행되며, 표지 아래에 소개된 장소에 배포됩니다. 누구나 무료로 가져가실 수
있습니다. 아쉽지만 한정 수량이라 일찍 소진되기에 서두르셔야 합니다. 꼭 필요하신 분은 정기구독을 하시면 댁에서
객원에디터 하정희, 임은선, 이제하, 김영미
편히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www.street-h.com)의 ‘정기구독’ 코너에 이름, 연락처, 주소 등 관련 정보를
디자인스튜디오 203
기재한 후 1년 정기구독료 15,000원(배송료 포함 가격)을 입금하시면 됩니다.
고성주, 김인영, 이혜령, 류아진, 박지선, 문가영
입금 후 편집부 메일 rainbow@street-h.com으로 알려주시면, 그 달부터 <스트리트 H>를 보내드립니다.
발행
디자인스튜디오 203(tel 02-323-2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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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95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405-11 화승빌딩3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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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 정기구독 | 연12회 15,000원
Copyright © 2012 by <스트리트 H>. 이 책에 실린 내용의 무단전재와 무단복제를 금합니다.
Culture Calendar 01
아티스트 감성 물씬하던 카페 <커피잔 속 에테르>를 운영했던 현대미술작가 에테르가 파주에서 다시 홍대앞으로 돌아왔다. 독특한 이미지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 이 사람의 작업실.
그들의 공간이 궁금하다
“치유의 시간을 거쳐 지금은 홍대앞 적응기 중”
아 티 스 트
에 테 르
평범한 듯 비범한 서교동 작업실
회사인 XYZ와 함께 했는데 내 고집과 취향을 많이 반영했다.
했다. ‘텔레비전 12’나 파스텔 뮤직에서 낸 카페공간 ‘숲의 큐브릭’도
아티스트 에테르의 작업실을 알려주며 ‘당당토끼’ 신명환 작가는
무과수마트 근처 <이리카페>를 많이 좋아했는데 그 대항마를
다 에테르의 솜씨다. “공간 꾸미는 일은 흥미롭다. 그러나 너무 많은
“재미난 게 많을 거예요!”라고 했다. 그랬다. 가장 재미(라기보단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 이리카페가 음악이나 문인 베이스라면 나는
시간을 뺏긴다. 내 본업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로테스크)났던 건 협탁에 가득한 성모마리아상이었다. “동묘
회화와 미술 베이스로 가는 식으로.”
벼룩시장을 갔다. 거기 커다란 성모마리아상이 있었다. 근데
인테리어를 배운 적도, 카페를 운영해본 적도 없는 에테르가 <커피잔
거리에서 나고 자란 작가의 ‘날것 같은 감성’
사람들이 글쎄 거기에 담배를 부벼 끄고 있었다. ‘성모마리아인데!’
속 에테르>를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한 편의 영화 같은 사연이
사우스파크에서 봤음직한 캐릭터들이 거친 유화의 터치로 드러난다.
마음이 안 좋아서 당장 구출했다.” 그 이후로도 희한하게 동묘에
숨겨져 있다. 카페를 오픈하기 전 에테르는 홍대의 놀이터 부근
만화적인 표현력에 강렬한 색채가 두드러지는 ‘character’ 시리즈.
갈 때마다 길거리에 오도카니 서 있는 성모마리아상을 한두 개씩
화장실에서 그림을 팔곤 했다. 첫날에만 14만원의 돈을 거머쥘
프레스코화의 이미지를 입은 ‘오류의 기대감’ 시리즈. 초창기의
발견했단다. 그렇게 모은 것이 열 개가 넘는다. 정작 에테르 자신은
정제된 팝아트나 모던한 화풍과는 많이 달라졌다.
‘종교 같은 거 없다’고 한다.
에테르의 작업은 ‘정규교육’을 받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감각이
집을 겸한 그의 작업실은 낮은 천장부터 미닫이문을 치워버린
특징이다. 그는 미대는커녕 예고도 가지 않았다. 서슴없이
흔적까지 오래된 빌라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안온함이 있다. 안방
‘최종학력은 중졸’이라고 말하는 에테르는 말 그대로 거리에서 나고
책장 위에 처박아둔 오래된 맥 컴퓨터며, 만화책들, 한 점 두 점
자란 아티스트다. 만화전문잡지 <화끈>이나 <코믹스>에 회화적이고
사모은 동료들의 그림이 나름의 질서를 가지고 놓여 있다. “파주에서
유럽적인 스타일의 만화를 싣다가 순수회화로 방향을 틀었다. 마침
넓게 쓰다가 다시 서교동 작업실로 왔더니 물건을 다 가져올 수가
신도시였던 일산에는 버려진 건축 폐자재들이 많았고, 그것들을
없었다. 특히 빈티지 가구를 좋아해서 한두 점 모았는데 그건 다
이용해 작업을 했다. ‘에테르’는 당시부터 쓰던 이름이다. 무색무취한
본가에 있다.”
성분이면서 ‘우주의 먼지’라는 뜻이 마음에 들었다.
에테르 작가가 서교동에 돌아온 지는 이제 1년 여. 2008년 홍대앞
“홍대에 나가 그림을 팔기로 했던 건 순전히 돈이 없어서였다. 왜
카페 <커피잔 속 에테르>를 정리하며, 파주 헤이리 옆으로 옮겼다.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석 달에 걸쳐 꾸준히 그의 그림을 구매해가던
그림을 그려서 돈을 벌 수 없을까 고민을 했고 마침 홍대 놀이터에
번잡스런 홍대앞에서의 인간관계에서 벗어나 작업에 집중하고
노신사가 있었다. 후에 그의 스폰서가 되어준 이 노신사는 어느
희망시장, 프리마켓 같은 곳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정식 프리마켓
싶었다. 꽤 너른 평수의 작업실을 얻었고 주변의 간섭도 없었지만
날 갑작스런 제의를 했다. “내 형이 홍대앞에서 카페를 할 건데
혹은 희망시장의 작가가 되길 거부했다. “아티스트 마켓이라면서
정작 작업은 많이 하지 못했다. 한길사 아트 팩토리에서 한 번 정도
장소는 다 정해졌으니 자네가 인테리어를 봐줬으면 좋겠다.” 그렇게
그곳에서 파는 건 죄다 가죽이나 액세서리 같은 공예에만 한정되어
전시를 한 게 전부였다. 그러나 그 세월을 후회하지 않는다. “충분히
시작된 인연으로 카페의 매니저로서 운영까지 도맡았다. 3년 반을
있었다. 난 그게 싫어서 그냥 등록하지 않고 화장실에 작품을
치유하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고 그는 반추한다. 결국 그림을
운영하다가 개인 작업을 하기 위해 에테르가 일선에서 빠지자
걸어두고 팔았다.”
제대로 열심히 그려야겠다는 의욕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는 충동과
카페는 얼마 못 가 남의 손으로 넘어갔다.
‘작업실, 카페 KOD, 에테르, 제니스만 있던 시절’만을 떠올리다가
함께 왔다. 그리운 것들은 모두 홍대앞에 있었다.
이후 에테르의 감각을 눈여겨본 사람들이 공간 연출을 의뢰하곤
다시 돌아온 홍대앞은 그에게 몹시 생경했다. 무엇보다 그가
떼려야 뗄 수 없는 <커피잔 속 에테르> 2004년부터 3년 넘게 운영해온 카페 <커피잔 속 에테르>는 에테르 작가에게도, 또 홍대 사람들에게도 잊을 수 없는 공간이다. 작업실 카페가 있는 건물 바로 옆, 낮은 양옥을 개조한 카페 <커피잔 속 에테르>는 특유의 빈티지함과 예술적 감성을 조화시킨 공간이었다. 기본 골조를 크게 바꾸지 않고 인위적인 마감을 하지 않아 목조 지붕과 일부 벽, 그리고 낡은 가구가 남아 있던 이 공간에 미술품과 설치예술물을 놓아 빈티지 가구와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에테르의 개인 작업실’이란 컨셉트에 맞게 철저하게 에테르의 개성을 앞세웠다. “맘껏 공간을 구성해볼 수 있어 신나는 경험이었다. 시공은 인테리어
02 Open Studio
2012.02. Vol. 33
이동준의 업스커트
월세였다. 상세한 내막은 인터넷에 널려 있으니 생략하자. 요약하면
당 신 에 게
묻 고
5년 전에도 임대료를 100퍼센트나 올려주면서 자리를 지켜왔는데,
싶 다
이번에 또 다시 터무니없는 수준으로 월세를 인상하는 바람에 결국 폐업을 선택했다고 한다. 이제 불과 한 달이 채 안됐지만 이미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리치몬드 제과점은 조금씩 지워지고 있다. 이렇게 또 몇 년이 지나면 더 이상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홍대앞은 주인이 없는 곳이다.’ 난 지금까지 그 말을 긍정적으로 해석해왔다. 주인이 없어서 누구라도 들어오고 나갈 수 있는 곳.
소위 ‘뺑뺑이’라 불리는 무작위 추첨을 통해 학교를 배정받던 시절에
세월이 지날수록 점점 더 그 진가를 발휘했다.
그만큼 자유롭게 문화와 예술이 숨쉬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난 중・고등학교 6년 간 내리 같은 학교를 다녔다. 정말 억세게 운이
아무튼 그렇게 징글징글한 6년의 인연을 뒤로 하고 어느새 나도
지금쯤은 한 번 묻고 싶다. 과연 이 동네의 주인은 누구냐고. 폐업을
없는 경우였다. 우리 학교는 명문대 진학률이 그다지 높지 않았기
대학생이 되었다. 그런데 그 무렵 할아버지가 갑자기 농구코치를
알리는 공고문 앞에 우뚝 버티고 서 있는 것만으로도 그 자리를
때문이다. 중학교야 뭐 그렇다 쳐도 고등학교마저 같은 학교를
그만두셨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정확한 내막은 모르지만 이사회의
인수한 대기업과 건물주가 오줌을 지릴 만큼 포스를 내뿜는 어른은
배정받았을 땐 너무 화가 나서 몰래 펑펑 울기도 했다. 그런 우리
결정이었고 우리 학교의 사정을 전혀 모르는 외부인이 신임교장으로
단 한 명도 없는 거냐고….
학교에도 자랑거리가 하나 있었는데 그건 바로 농구부였다. 그 당시
부임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은 조치였던 걸로 기억한다. 할아버지의
리치몬드 제과점은 소극장도, 인디밴드의 공연장도 아니다. 그냥
서울의 용산고에 허재가 있었다면 우리 학교엔 강동희가 있었다.
연세가 그때 이미 74세였으니 아마도 개혁과 혁신의 바람이
제과점이다. 하지만 30년 동안 한자리를 지켜온 홍대앞의 상징
그 무렵 대학팀에서 신들린 듯이 3점슛을 집어넣고 있던 ‘슛도사’
몰아쳤던 모양이다.
가운데 하나였고 전통이었다. 전통이 무너지는 데 막아주는 어른이
이충희 선수도 우리 학교 선배였다.
그러자 동문과 학부모들이 분연히 들고 일어섰다. 특히 할아버지의
없었다. 그래서 묻고 싶다. 한때 이곳에서 자양분을 먹고 자라서 이제
이처럼 우리 학교가 농구의 명문이 된 건 전적으로 2003년에
지도를 받던 제자들, 현역선수들은 물론 본인들도 이미 농구계의
유명인사가 되고 부자가 된 당신들은 홍대앞이 대기업 프랜차이즈의
작고하신 전규삼 할아버지 덕분이다. 최고령, 최장수 농구코치로
신화가 된 어른들이 모교 운동장에 모여서 철야농성을 하며 철회를
경연장이 되어버린 지금 어디서 뭘하고 있냐고. 정말로 한 번쯤 묻고
우리나라의 농구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그분이 키워낸 선수들은
요구했다. 결국 교장은 “농구부 때문에 학교 전체가 시끄러워지는
싶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내가 중학교에 입학할 당시에 이미
것은 아무도 원치 않는다”며 사퇴 논의를 백지화했고 할아버지는
할아버지였던 그분은 선수들을 다그치거나 윽박지르는 법이 없었다.
다시 코트로 돌아와서 5년쯤 더 제자들을 가르치다 이번에는 당신의
이동준_번역가이자 칼럼니스트이며 북세븐틴 에이전시의 대표다. 베를린에서 8년,
지긋지긋할 정도로 드리볼 연습을 시키는 할아버지의 농구철학은
뜻으로 물러나셨다.
여전히 각별하다. 《베를린 코드》 《연애를 인터뷰하다》 《위트상식사전 스페셜》
기본기에 충실해야 한다는 거였고, 그렇게 가르침을 받은 제자들은
홍대앞 리치몬드 제과점이 1월 31일에 문을 닫았다. 원인은 또
《홍대앞으로 와!》(엮음) 같은 책을 썼다.
좋아하고 아꼈던 미술 관련 대안공간들이 대거 축소되었다.
차우진의 워드비트Word Beat
김노암의 아트 스페이스 휴는 파주로, 갤러리 킹은 한남동으로 옮겼다. “쌈지 스페이스, 초창기의 루프 갤러리, 대안공간 미끌…
동 정 과
죄 의 식
이들이 사라지는 과정을 보라. 외부의 천민자본이 원주민
-정태춘・박은옥의 ‘서울역 이씨’
H
홍대앞에서 4년을 살았다. 지금은 이태원 주민이지만 홍대앞에 대한 애정만큼은
수 있구나/마지막 객차 빈자리에 깊이 파묻혀/어느 봄날 누군가의 빗자루에 쓸려/소문도 없이 사라져 주듯이.” 여기서 누군가는 동정심을 자극받아 하염없이 슬플지 모른다. 마침 정태춘의 목소리도, 창법도, 멜로디도 구슬프다. 그러나 이 노래를
자본을 폭격하여 부동산의 엑소더스가 벌어졌다. 그 결과
동정심을 자극하는 만가輓歌로 치환하는 건 아무래도 부적절하다.
홍대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지뢰밭이 되어버렸다.”
특히 그것이 구별짓기의 태도란 점에서, 요컨대 귀족적 감수성이란
과연 홍대신은 회복될 수 있을까. 그는 “문화 없는 내러티브나
점에서 그렇다. 우리는 불쌍한 자들을 위해 가끔 지갑을 열기도
스토리는 통하지 않는 게 홍대앞이라는 동네”라고 전제했다.
하지만 그들이 내 권리를, 시민의 권리를 나누길 요구할 때에도
“홍대앞이라는 지역성에만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아예
대학에 가서야 정태춘・박은옥과 김민기의 음악을 들었다.
그럴 수 있으리라 장담하긴 어렵다. 그러나 죄책감은, 이 무겁게
‘홍대문화’라는 통틀어 부르는 문화의 파이를 키우는 게
94년이었다. 돌아보면 빠른 것도, 늦은 것도 아니었지만 왠지
절그럭거리는 구속은 영혼의 자유를 위해 뭔가 결심하기를 요구한다.
맞을지도 모른다. 이곳저곳에 제2, 제3의 홍대가 생겨나도록
그때는 죄책감 같은 걸 느꼈다. 이런 노래를 이때까지 몰랐다니.
요컨대 동정심이 가까스로 가 닿는 건 윤리학이겠지만 죄의식은
말이다.”
그러니까 이상한 죄책감이었다. 하여 선배들이 애늙은이라 놀려도
마침내 정치학에 머문다.
스스로 ‘홍대앞 적응기간’ 중이라고 말하는 에테르. 그는 오는
그 노래들을 듣고 또 들었다. 2학기가 막 시작되었던 어느 날, 따뜻한
정태춘은 이 노래에 “지난 10년간 세상의 명랑함이 불편했던 마음을
17일 아트스페이스 휴의 ‘드로잉 기획전’을 앞두고 있다. 그가
햇살 틈으로 바람이 바늘 같던 9월 교정에서 김민기의 ‘봉우리’를,
담았다”고 했다. “바닥까지 절망하지 않고는 세상을 잘 이해할 수
보다 많은 작품을 만들어내며 또 특유의 에너지로 사람들과의
정태춘・박은옥의 ‘92년 장마, 종로에서’를 듣다 왈칵 울음을
없겠다는 생각에 첫 곡으로 넣었다”고도 했다. 앨범의 마지막은
관계를 복원해나가길 바란다. 홍대앞은 단지 ‘지역’이
터뜨리기도 했다. 쓸데없이 예민하고 하릴없이 서글펐던, 아니 그냥
새로 녹음한 ‘92년 장마, 종로에서’다. 여기엔 현장활동가들, 불의에
아니라 에테르와 같은 작가들의 고리와 고리가 만나 형성된
그럴만한 나이였을 것이다. 덕분에 그들의 목소리는 아마도 내가
맞서고 생존을 위해 싸우는 자들에 대한 부채감을 약간이나마 덜고
네트워크이기 때문이다. 그 네트워크 위에 단단한 문화의 꽃이
보낸 가장 심심하고 난처했던 시절의 배경음악이었다.
싶은 마음을 담았다고 한다. 이 부채의식은 죄의식이다. 노무현
피길 기대해본다.
요즘 나는 정태춘・박은옥의 <바다로 가는 시내버스>를 듣는다.
정신, 김대중 정신, 나꼼수니 뭐 그런 거시기한 거시기가 아니라,
10년 만의 새 앨범이다. 특히 앨범의 첫 곡 ‘서울역 이씨’를 듣고 또
온갖 말도 안 되는 현장에서 죽도록 개고생하는 활동가들에 대한
들었다. 무관한 생각들이 개연성도 없이 떠올랐다 사라졌다. 심란한
죄책감이다. 그래서 얼핏 촌스러운 이 노래의 무게가 새삼스럽다.
가운데 반가웠고 복잡하면서도 고마웠다. 이 노래는 2006년 서울역
멀쩡하고 화려한 ‘메가시티’ 서울 한복판에서 사람이 죽어나갔다.
노숙자 추모제를 위해 만든 곡이다. 노래 중간에 “저 고속전철을
그들에게 필요한 건 중산층의 윤리가 아닌 정치다. 저 사람과 내가
타고 천국으로 떠나간다/바코드도 없는 몸뚱이를 거기에다 두고”란
결국 같은 자리에 있다는 각성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죄의식이야말로
가사가 툭 튀어나와 목덜미를 잡아채고선 바닥으로 확 고꾸라진다.
가장 인간적인 감각이기도 하다.이 노래가 ‘심란한 가운데 반가웠고
직설이다. 보이는 대로, 느끼는 대로 부른다.
복잡하면서도 고마웠던’ 건 그 때문이다.
H
글Ⅰ정지연・사진Ⅰ장성환
H
“서울역 신관 유리 건물 아래 바람 메마른데/그 계단 아래 차가운 돌 벤치 위 종일 뒤척이다/저 고속전철을 타고 천국으로 떠나간다/ 이름도 없는 몸뚱이를 거기에다 두고/예약도 티켓도 한 장 없이 떠날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대중음악평론가 차우진 씨는 얼마 전 《청춘의 사운드》를 출간했으며 <씨네21>, <GQ>, <나일론> 등의 매체에 음악과 방송에 대한 글을 꾸준히 쓰고 있으며, 음악웹진 <weiv>의 운영에도 손을 보태고 있다.
Column 03
정지연이 만난 사람 25
내 주 시와SIWA 싱어송라이터
여성 싱어송라이터 시와가
인 어
생
에 고
사진 이승희스튜디오 103
《행복이 아니라도 괜찮아》. 크라프트지로 된 작은 일기장을 손에 쥔
책을 냈다. 《행복이 아니라도
느낌이다. 첫장을 넘기면 오선지로 된 속지가 나온다. 군더더기 없는
괜찮아》. 책을 읽으며 그녀의
디자인이 꼭 시와의 노래 같다. <Down to Earth>. 시와의 새 앨범을
신보 <Down to Earth>를
꺼낸다. 역시 크라프트지로 된 앨범 커버. 살포시 눈을 감고 있는 시와의
듣노라면 책은 음악을 비춰주는 거울 같고, 음악은 책의 OST가 된다.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짧은 순간. 그 찰라야말로 힘이 된다는 것을
얼굴 뒤로 넝쿨과 계단이 그려져 있다. 책과 앨범이 쌍둥이 같다. 시와를 만난 이야기를 쓰는 지금, 어느 걸 먼저 펴볼까 고민하다가 CD를 먼저 건다. “어느 저녁에 문득 보았네. 지나간 시간 뒤에 남겨진 발자국들을. 선명하게 남아 있었는데 뒤돌아본 적이 내려다본 적이 없었네.” 시와 특유의 목소리가 서늘하게 귓가를 스쳐간다. 책을 쓰는 도중에 만든 노래다. 다운 투 어쓰. 시와가 음악을 맡았던 독립영화 <아메리칸 앨리>의 김동령 감독은 시와를 보면 그 말이 떠오른다고 했다. 영어 Down to
시와는 노래로 글로 우리에게
Earth에는 여러 뜻이 있다. ‘소탈한, 허례허식이 없는, 겸손한, 자기
속삭여준다.
자신을 들여다보는’. 그 중에서도 맨 마지막 의미라고 했다. 그 말을 잊지 않고 있던 시와는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컨셉트로 그 단어를 인용했다. 개인적으로 생각해도 그 단어는 시와와 딱 어울린다. 어쩌면 그건 그녀가 특수학교 교사로 8년을 일했던 ‘단단한 경험’에서 비롯된 연상인지도 모르겠다. 시와는 특수학교 교사를 병행하며 노래활동을 했다. 비교적 안정적인 방과후와 방학을 이용한다고 해도 두 가지 일을 병행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시와는 작년에 교사직을 그만두기로 한다. “생각해보면 노래 부르는 시와는 행복한데, 퇴근 이후의 나는 계속 마음이 허한 거예요. 처음엔 그런 마음을 괜찮다, 괜찮다고 다독였는데 어느 순간 그 마음이 딱 두 개로 갈리더라고요. 괴로웠어요. 결국 교사를 그만두게
04 Think &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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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륭전자의 단식 농성장에서, 때론 용산 남일당의 그 거리 앞에서 이 노래는 늘 함께였다. 그리고 책제목 《행복이 아니라도 괜찮아》도 같은
나 마
타 워
나 요
노래의 한 구절에서 나왔다. “왜 늦게야 음악을 시작했느냐지만 제게 음악은 늘 저 멀리 있는 거라고 여겨졌어요. 그렇지만 도리어 죽 노래하는 길을 걷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싱어송라이터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지난 2월 13일 앵콜공연 무대. 시와는 노래하는 중간중간 관중석을 향해 책의 한 대목을 발췌해 읽어주었다. 유독 기억에 남는 대목이 있었는데 신경정신과 치료에 대한 것이었다. 시와의 책에는 그때 언급한 음악치료의 경험도, 심리상담의 경험도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음악치료를 받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특수학교 아이들의 성장이라는 건 아주 사소한 것에서 온다. 이런 아이들을 학교에서 배운 지식으로만 이해하고 감싸 안으려 애쓰기보다 경험적으로 더 도움을 주고 싶었다. 그러다 발견한 것이 한 복지재단에서 실시하는 ‘특수교사를 위한 음악치료 연수’라는 단기 강좌였다. 음악을 통해서라면 지적 능력이
되었지요.”
떨어지는 아이도, 자폐아와도 소통의 계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노래를 통해 시와는 점차 치유를 향해 나아갔다.
서른의 한가운데, 우리 사회에서 가장 안전한 직업이라는 학교를 버리고
되었고, 수업을 듣는 동안 친해진 음악치료 선생의 제안을 받아들인
내가 시와의 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대목은 그런 시와의 변화된 자세를
불안정한 가수의 길을 택했지만 부모님은 “잘했다”고 등 두들겨줬다.
것이다. 그 이유는 ‘내가 가지고 있는 복잡한 면들을 이해해보고
보여준다. “나는 또 넘어질 것이다. 인생은 울퉁불퉁하니까. 그러나
노래하며 행복해하는 딸의 모습을 이미 알고 있었고, 오랜 고민 끝의
싶어서’였다.
중요한 것은 나아지는 것, 그것뿐만 아니라, 그 아픔이 나를 죽일 만큼은
선택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어릴 때부터 시와는 노래를
“음악을 들으면서 떠오르는 이미지를 말하는 프로그램인데 되풀이 해서
아니라는 걸 알게 되는 것, 그리고 아프다 할지라도 종국에는 낫게
잘하는 아이였다. MBC창작동요제나 어린이 동요대회 같은 곳에도
나타나는 이미지가 있었어요. 여자의 뒷모습인데 선생님이 ‘한 번쯤 돌려
된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 행복해야지 하고 마음먹으면 어디 행복이
나갔다. 그녀는 어린 자신을 이렇게 묘사한다. ‘본선에는 진출하지만
세워서 앞을 보고 싶지 않냐’고 하는데 처음엔 모습을 돌려 세우기가
따라오던가. ‘행복이 아니라도 괜찮아’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짧은
상은 타지 못하는 아이…. 집안에는 기념품으로 주는 필통만 그득하게
무섭더라고요. 끔찍하면 어떡하지, 괴물이면 어떡하지…. 어느 날 결국
순간, 그 찰나가 은근한 힘으로 나를 지탱해주고 있다. 끊임없이 부침을
쌓여갔다’고.
돌려 세웠더니 그게 저였어요. 무섭지도 끔찍하지도 않은 그냥 저였죠.”
거듭하는 내 마음을.”
시와가 본격적으로 무대에서 노래를 부른 건 2006년부터다. 새내기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해결될 일에 괜히 돈을 쓴다”고 했지만 그 경험이
시와의 책과 음악을 듣는 동안 자주 마음이 돌부리에라도 걸린 듯
교사는 퇴근 후 대부분의 시간을 홍대를 산보하며 보내곤 했다. 4시
바탕이 되어 도리어 시와는 선입견 없이 정말 힘들었을 때 심리상담실
덜컹거렸다. 좋은 의미에서 그랬다. 감동받았다고 해도 좋으리라. 책 속에
30분이면 퇴근이었고, 그후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주체 못하던
문을 두드릴 수 있었을 것이다. EP 앨범의 성공으로 1집 <소요>를 찍어
등장한 길상사 주지스님 말을 인용해 마지막으로 이 글을 마친다. “내
시절이었다. 그녀는 친구와 함께 예쁜 카페를 기웃거리고, 공연장을 찾곤
열심히 활동하며 누구보다 바쁜 상반기를 보내고, 휴직했던 학교로
인생에 나타나주어 고마워요, 시와. 그리고 당신의 노래.”
했다. 그러던 2005년의 가을, 그녀는 일요일에 홀로 ‘클럽 빵’을 찾았다.
돌아간 시와는 정작 ‘무거운 납덩이’ 같은 우울과 싸워야 했다. 그 시기를
“그때 공연팀이 페일슈, 하이미스터메모리, 밴드 말미잘이었는데,
H
얘기하는 책의 소제목은 ‘펜로즈의 계단’이다. 이론상으로는 존재할 수
하이미스터메모리가 노래를 부르는데 너무 행복한 얼굴로 노래를 부르는
있으나 실제로는 존재할 수 없는 계단. 꾸준히 올라간다고 생각하지만
거예요. 갑자기 지금 아니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도 모르게
결국은 빙빙 돌며 갇혀 있는 절망의 계단 말이다.
‘사장님, 여기서 노래하려면 어떻게 하면 되요?’라고 질문을 던졌어요.
우울의 정체는 복합적이었다. 그녀 안에 있는, 결코 부서지지 않을 것
자작곡으로 오디션을 봐야 한다는 말에 옆에 있는 뮤지션의 기타를
같은 정육면체의 규범의 틀은 그녀의 죄책감을 배가시켰다. 누구도
빌려서 당장 오디션을 봤어요.”
지킬 수 없는 규범인데도 늘 자책했다. ‘아무도 나를 가두지 않았는데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온 것일까. 그 무대에서 그녀는 ‘길상사에서’와
나는 가두어져 있다’고 일기장에 쓴 것도 그 무렵이었다. 늘 ‘남의 욕구는
다른 노래 한 곡을 불렀다. 당장 오디션을 통과하진 못했고 두 번
크게 받아들이면서 나의 욕구는 작게 숨기려고만 하는 태도’도 알게
더 도전 끝에 무대에 설 수 있게 되었다. 자신이 좋아했던 홍대앞의
되었다. 이런 심리상담을 거쳐 서서히 중단했던 노래도 그녀를 찾아왔다.
맥주바에서 딴 ‘시와’라는 이름으로. 그랬다. 노래를 부를 무대를 갖게
<시와무지개> 앨범에 실린 ‘한순간에 일어난다’나 ‘고개를 들어봐’ 같은
될지 아닐지 모르지만 그녀는 노래를 만들었다. 길상사에서의 고즈넉한 오후. 머릿속에 떠오른 가사와 멜로디를 잊어먹을세라 어설프게 ‘도레미파솔라시도’를 가사 옆에 붙여두는 식으로 완성했던 노래. 그렇게나마 노래를 만들 수 있었던 건 대학시절 그녀가 노래패 활동을 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길상사에서’는 여러모로 시와에게 ‘인생의 노래’라 부를 만하다. 어딘가 비어 있고 그러면서도 충만함이 느껴지는 그 곡을 시와는 2006년부터 지금껏 수도 없이 불렀다. 때론 홍대앞의 조그만 라이브클럽에서, 때론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Think & Talk 05
StH가 주목한 곳
맛있는 커피, 달큼한 수다
대 루 커 피 Add. 동교동 148-3 Tel. 070-8614-2162 Open 11:00~23:00(평일), 13:00~23:00(주말), 월요일 휴무 Web daeroocoffee.com
과하지 않을 만큼 독특한 윈도우 아트와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커다란 투명유리로 된 카페 외관. 문을 열고 들어서면 강아지 ‘비엘’이 성심성의껏 꼬리를 흔든다. 그리고 까만 뿔테안경을 낀 수줍은 청년이 인사한다. 이곳이 동교동 작은 골목의 ‘대루커피’다. 박대루 대표가 “커피 한 잔 드릴까요?”라고 말을 건다. 정성스런 손글씨로 된 메뉴를 훑던 중 낯선 이름 하나에 시선이 멈췄다. 요즘 호주와 유럽 등지에서 유행이라는 ‘플랫 화이트Flat White’로 결정! 따끈한 커피가 나오고, 졸린 비엘을 품에 안은 그와 본격적인 티타임tea time, 아니 톡타임talk time을 가졌다. 카페 안을 두리번거리면 가장 먼저 기타 두 대가
인정받았다. 그러던 작년 여름, 직장을
이로써 신맛은 살짝 줄어들고 ‘무게감’을 더할 수 있다. 또 1kg
눈에 들어온다. 어쿠스틱기타와 일렉기타. 이들은
그만두고 한 달 준비 후 두 달에 걸쳐
단위 미만인 작은(샘플) 로스터를 사용해 커피콩을 매일 볶기
모두 대루 씨가 실제로 사용 중인 기타들인데, 사실 그는 ‘젠틀맨마이클’이란 이름의 모던록밴드에서 보컬 겸 기타를 맡고 있는 뮤지션이다. 작년 크리스마스 무렵,
직접 공사를 진행했고 마침내 자신만의
때문에 신선도 역시 훌륭하다. 각별한 애정을 쏟다 보니 작년 10월
공간이 탄생하게 됐다. 그것도 대루 씨
오픈한 신생 카페임에도 벌써 커피맛이 소문났을 정도. 주로 홍대
본인의 이름을 내걸고 말이다. “원래 더 촌스럽고
학생들이나 젊은 직장인들, 여러 장르의 예술가들이 카페를 찾는다.
그는 카페에서 어쿠스틱 공연을 열기도 했다. 대학 시절 음악녹음을
무심하게 이름을 짓고 싶었다. 가령 동교커피나 삼거리커피처럼.
박 대표는 이런 다양한 예술가들을 위한 탈장르 공동체, 즉 차 마시며
전공한 그는 졸업 후 ‘엔지니어’ 일을 시작했지만 타인의 음악을
지인들의 만류로 결국 만든 타협안이 ‘대루커피’였다. 그런데 막상
서로 조언과 도움을 얻는 교류모임을 계획 중이라 한다.
‘돕는’ 역할보다 직접 음악을 하고 싶은 마음이 커져 결국 2007년
이름을 짓고 보니, 사명감도 생기고 다른 장르 일을 홍보할 때도
‘생각하면서 마시기 좋은’ 음료, 커피. 대루 씨가 커피를 즐기게
밴드를 결성해 2009년부터 활동 중이다.
안성맞춤이다.(웃음)”
된 이유다. 대루 씨는 자신의 공간에서 음악을 통해 ‘공감’하며,
그리고 또 하나, 자신이 오랫동안 좋아해온 ‘커피’를 제대로
그 사명감은 다름 아닌 ‘커피의 맛’과 직결된다. ‘1인 카페’를 고수
무엇보다도 ‘재밌게’ 일을 꾸려갈 것이다. 물론 ‘맛있는 커피’를
공부하고자 무작정 파트타임에 뛰어들었다. ‘이론교육’ 대신
중인 그는 무엇보다 ‘커피맛’ 자체로 차별화 전략을 내세운다.
향한 남다른 책임감과 함께. 커피와 음악, 그리고 사람. 이 세 마리
현장에서 직접 ‘실무경험’을 쌓으며 조금씩 운영노하우를
그중에서도 ‘핸드드립’과 ‘아메리카노’가 주메뉴인데, 산지별 원두를
토끼를 ‘사냥’ 대신 ‘감싸 안는’ 것, 이게 곧 박대루 대표가 사는
키워갔는데, 그 기간 동안 ‘매니저’로 스카우트될 만큼 실력을
일반 카페보다 조금 더 ‘강한’ 로스팅으로 볶는 것이 특징이다.
법이다.
와인의 판도를 바꾸다
문 샤 인
m o o n
H
글Ⅰ이제하 에디터
꿰뚫었기 때문이다. 이 ‘문샤인’은 이여영 대표 자신의 아이디어가
s h i n e
아니라 함께 일하던 월향 스태프의 제안이라는 사실이 흥미롭다. ‘와인도 싸고 맛있게 즐기면 안될까?’ ‘막걸리는 싼 술이라는 선입견을 깬 월향이 와인의 거품도 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제안에서 출발하여 문샤인을 오픈하기까지 1년 여 동안 열심히 시장조사를 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와인 탐방에 나섰고, 문샤인에서 소개할 와인들은 모두
Add. 서교동 466-2번지 Tel. 02-3144-0922 Open 월화수 12:00~02:00, 금토일 12:00~04:00
직접 마셔보고 판단했다. “소믈리에는 두지 않았습니다. 합리적인 가격을 추구하는 문샤인에
어느 순간 홍대에서 와인가게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그와 더불어
맞지 않기 때문이죠. 직접 따서 드시도록 하고, 안주도 월향에서 잘
삼삼오오 모여 와인을 마시던 문화도 사라졌다. 주머니는 가벼워지고
나가는 메뉴 중 와인과 궁합이 잘 맞는 걸로 시험해 내놓았습니다.”
와인 가격은 턱없이 비싸 홍대와 와인은 생경스러운 풍경처럼
워낙 반응이 좋아 벌써 대학로 2호점 얘기가 오가고 있다. 홍대를
여겨졌다. 와인은 왜 이렇게 비싸야 할까? 이 가격은 정당한 것인가?
1호점으로, 대학로를 2호점으로 두려는 데도 다 이유가 있다. “단순히
와인포차 ‘문샤인’은 이런 단순하고 근원적인 물음에서 출발해 오픈한
술만 소비하는 가게는 비전이 없어요. 술은 문화와 만났을 때
지 한 달도 안돼 홍대 와인의 판도를 바꾸어 놓았다.
폭발력을 가지죠. 그래서 문샤인 1호점은 무조건 홍대여야만 한다고
문샤인에서 선보인 ‘2월의 와인’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와인의 지축이
생각했어요.” 이대표는 파격적인 발상으로 외식업에 충격을 주고 있다.
얼마나 흔들렸는지 알 수 있다. 와인바에서 38,000원에 판매되는
들고남이 많은 외식업계라지만 월향에는 비정규직이 한 명도 없다.
쿠말라 까베르네 소비뇽 쉬라즈(2009)는 1만 9,000원에, 98,000원에
문샤인의 ‘와인 가격혁명’ 뒤에는 수입사 직거래 방식을 도입해
이대표는 직원들이 1호점, 2호점, 3호점을 하나씩 차리며 독립하길
판매되는 카스토로 리저브 피노누아(2006)는 무려 4만 9,000원에
유통마진을 대폭 줄이고, 이름난 고가 와인을 대신할 대체와인을
바라고 있다. 그를 위해서 주변의 만류도 뿌리치고 직원이 주주가
내놓았다. 만화 <신의 물방울>에서 궁극의 와인으로 선정된 프랑스
발굴하는 전략이 숨어 있다. ‘싼 술’로만 여겨졌던 막걸리의 고급화
되는 주식회사로 만들었다. 일본진출이라는 꿈도 꾸고 있다. 일본에
유기농 와인 샤또 르 퓌(2007)는 36만 6,000원이 아닌 절반 가격인
전략으로 ‘막걸리 문화’를 일궈낸 유기농 막걸리 전문점 ‘월향’의
진출한 한국 음식기업 중 제대로 뿌리를 내린 곳은 한 군데도 없다는
18만 3,000원에 마실 수 있다. 시실리 와인으로 와인 애호가들
이여영 대표다운 승부수다. “모두들 가벼운 마음으로 와인을 만날 수
데 자극을 받아서다. 월향의 3호점은 오사카지점. 새로운 지도를
사이에서 유명한 이탈리아 페우도 마카리 ‘사이아’(2008)도 기존의 반
있게 되기를 간절히 원했던 거죠.”
그려낼 생각이다. 월향이 ‘막걸리 문화’의 이정표였듯 문샤인도 홍대의
가격인 7만 9,000원에 판매된다. 엄청난 가격파괴가 아닐 수 없다.
지난 1월 20일 문샤인을 연 이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와인이
‘와인 랜드마크’가 될 날이 머지 않은 듯 싶다. 아니, 이미 그 여정은
“수입사와 직거래하면 가능한 일”이라고 이여영 대표는 말한다.
싫어서가 아니라 가격이 부담되었던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하게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06 Eat & Drink
H
글Ⅰ김영미 에디터(@fake_bra) 2012.02. Vol. 33
동네 마실 나가다
예술가가 운영하는 진짜 복합문화공간
C r e a t i v e
i
Add. 서교동 342-2 지하 1층 Tel. 02-322-2582 Open 19:00~04:00 Web blog.naver.com/creative_i02
지난해 12월, 한국실험예술제KOPAS 김백기 대표는 새로운 복합문화공간 ‘Creative i’ 바를 시작했다. 28년 전 홍대와 인연을 맺은 이후 늘 홍대 문화예술의 한가운데 있었던 산증인인 김백기 대표가 운영하는 ‘크리에이티브 아이’는 과연 어떤 곳일까. 크리에이티브 아이에서 가장 눈여겨볼 만한 프로그램은 ‘취중멘토아카데미’다. 매일 다른 전문가를 멘토로 모셔와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평소 만나기 어려운 전문가의 노하우를 들을 수 있는 자리다. 수업료 대신에 멘토에게 술과 안주를 대접하는 것은 기존 아카데미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신선한 발상. 더불어 김대표의 화려한(?) 인맥을 새삼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한 번에 10명 내외로 멘티mentee들을 제한하고 있는 것도 이 프로그램이 단지 의미 없는 술자리로 끝나지 않고 하나의 주제를 통해 전문가와 멘티들이 서로의 의견을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하고 바라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기기 일쑤라고. 김백기 대표는 Creative i가 단순히 코파스가 가진 여러 프로그램을 시연하는 공간에 머물지 않고 위축되어 가고 있는 홍대 문화예술에 새로운 기류를 형성하는 출발점이 되고 싶다고 밝힌다.
Creative i는 김백기 대표를 중심으로 9명의 투자자들이 함께 만든 곳이다. 예술가로서 김대표가 가진 개성을 두드러지게 드러내기 보다는 숨겨서 보다 많은 이들이 자유롭게 찾도록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김대표는 홍대에서 생활하는 예술가 그리고 예술단체로서 느낀 존립의 위기감이 이곳을 만드는 강한 추진력이 되었다고 했다. 예술가들의 입성은 줄어들고, 점차 그 자리를 자본에 내주고 있는
홍대. 특히 비싼 임대료 때문에 고만고만한 수입으로 유지해오는
전시와 공연이 일어나는 메인 무대와 10여 명이 앉아 술잔을 기울일 수 있는 취중멘토공간, 홍대앞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구매할
예술단체들의 고민은 컸고 그런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이
수 있는 아트숍 등 공간 하나하나가 면밀하게 계획되었다. “완성된 공간을 보고 첨엔 적응을 못할 정도였어요(웃음). 더 자유롭고 조금은
필요했다는 것이다.
거칠면서도 검소한 공간을 생각했는데 세련되게 잘 빠진 공간이 등장한 거죠.” 이게 다 감각 있는 지인들 덕분이라고 김대표는 고마워했다.
상생에 대한 고민도 이유가 됐다. 예술가와 기업가 그리고
공간에 맞는 요리도 내놓고 싶어 요리사도 구했다고 한다. 예술가에서 Creaive i의 대표로 변신한 김백기 대표. 그는 “쉬운 일이 아니다. 공간을
일반인들이 자연스럽게 만나고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구성하는 것에서부터 사람관리, 돈관리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신경 써야 한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지난 20여 년 동안의
문화예술에 대한 거부감을 버리고 누구나 예술을 통해 교류하지
예술활동보다 공간을 준비하고 문을 연 지난 4개월이 더 힘들었다고 하니 그동안 그가 얼마나 가게에 정성을 쏟았는지 짐작이 간다.
않겠느냐는 것이다. “예술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본이고
이곳의 공간은 하나하나마다 특색이 있다. 특히 술 마시기에는 불편하지만 술을 마시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숙여야 한다는 ‘겸손과
기업가들에게 필요한 것은 크리에이티브다. 그 둘이 만날 수 있는
배려의 자리’는 다툰 친구나 연인들에게 권해볼 만하다. 서로 고개를 숙임으로써 자연스럽게 화해의 자리가 마련될 거라는 그의 설명에 꼭 한
공간이 있다면, 서로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지속적인 만남이
번 앉아보고 싶은 자리다. 아직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기적으로 공연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생겼고, 두 달마다 진행되는 전시는
가능할 것이다”라고 김대표는 말한다. 예로부터 기업가는 가난한
이제 두 번째를 맞았다. 취중아카데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김 대표는 앞으로 ‘Creaive i’를 브랜드로 만들어 제2, 제3의
예술가들의 후원자이고 스폰서였다. 홍대 예술에 관심 있는 이들이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자유롭게 이곳에서 전시된 작품이나 공연을 보고 구입하거나 후원할
홍대앞의 변화를 가장 근거리에서 지켜봐온 김백기 대표. 이곳에서도 예술가로서 살기가 그리 녹녹하지만은 않다고 말하는 그는 문화예술의
수 있다면 서로에게 윈윈이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서로에게
중요성을 내내 강조했다. 자본에 투항하기보다는 자본의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선도적 위치가 예술의 몫이라고 말한다. 그의 말을 듣노라니
필요한 것을 매개하고 공유하는 공간으로서 Creative i가 탄생했다는
예술의 가치만을 우위에 놓는 고답적인 자세도 곤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패러다임의 변화와 예술과 정치, 예술과 경제, 예술과 사회의 구분 자체가 모호해진 시대, 어쩌면 예술가에게도 본격적인 ‘변화’가 필요한지도
Creative i는 이런 생각을 담아 4개의 공간을 기획하여 분류했다.
모르겠다. Creative i는 그런 변화의 진앙지가 되고 싶다.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H
글 | 하정희 에디터
Eat & Drink 07
공항철도
홍대앞 문화 매거진 <STREET H> 지도
2012.02 ●와우마루 1/4
1 o육완순무용원
밥먹는 카페 ●
ARTMOMDE Art Center 아트몽드 갤러리 뷰 1 f
1 gEscola Alegria
1 fKOREA DESIGN MUSEUM
●Eco cafe작은 부엌
●Coffee Me
1 dSKY HIGH
1 fSsamzie space
1 f Gallery FREE ART
● 손끝세상 ●Suッkara
●CALIFORNIA ● 수다떠는 도서관
●hibi(2F) 36.5°C여름(3F)
아름다운 세상● 사자(2F)●
공항철
도
off˚C(B1)
namuuneeyou● ●PAKITO
6
1 f갤러리 ‘이상’(B1,2F) ●Dansk cafe
● 준스카페
7
●cafe mayjune
● millo coffee
홍대입구역
cafe SandPark●
gil Obog-
egro coffee●
걷고싶은 거리
로 신촌
Airport Railroad
n-ro cho Shin
1 dROY
YOUNGJIN Book Store 1 k
●커피와 사람들
1 k한양툰크 Pitabono coffee●
1 k북새통 문고(B1)
●coco bruni
와이즈파크
LG 팰리스
8
양화로 ● Teddy club● cafe 05:59
Yanghwa-ro
홍대입구역
Subway Line 2
●Siam
cafe 7 gram(2F)●
CATS LIVING● Hello Kitty cafe●
1 oTHEATER CHOO(B1) 가배두림●
●ca
1 dVelve
Lime City● ● 綠色光線(2F)
●1010 코믹토토 만화 cafe(2F) ●
ri Geotgosipeun Geo
난타공연장 1 g
●로베르네 집
관광안내소
GREEN● BEAN COFFEE(2F)
1 dVERA
1 d라이브홀 ZOO
경남예식홀 서교호텔
9
Hongik Univ.
양화로
Yanghwa-ro
3
연
희
로
o i-r hu on Ye
●C
ALICE●
Vanilla cupcake● Margie●
●커피프린스
● 고양이 다락방(1F) cafe 아래(B1)
LG 팰리스
1 k 동남문고(B1)
1 dJES 1 dCO
Chocolatyum● TOM’s cat●
●TRINITEA
퀴즈피플●
● ● ● Bean tree 20025 Coffee 커피볶는집 Brown ●BEANS BINS NEAL’s YARD●
화경전통찻집(3F) ●
공주가 쓰는 침실같은 카페 ● ●공주가 사는 궁전같 ● ●dal.comm SULTA ●Plan B ●오타치는 1 dSolar Water Cock
●LAB Express
●puzzle(3F) ●POLY CAFE(2F) 1 d엉클 찰스 라휘 사주카페(3F)● ●하늘공원 사주카페 ●미래안 사주카페(3F)
Saem ulgy eol-1 -gil
ZIBE●
상상 스튜디오
every tea day ● ● ●두레차 ● 작● ●TORONTO ● crazy papero toy noriter(2F) 푸른 굴뚝d coffee
●dog cafe sunnyne(3F) ●with coffee
●한잔의 룰루랄라(2F)
Little Jakobs●
서교 푸르지오 아파트
koona●
●코끼리 탈출하다(2F)
● Elliott 커피 Space● 볶는 곰다방
Thanks Nature CAFE(B1)●
마포평생학습관
●thanx
●LaRapipo(2F) ●커피 나무 ● 새물 THE BRIDGE(2F) 결1 ●place yo! 길
SPOT 1 �
About the cafe●
ori Pekoe● ●DE CHOCOLATE COFFEE
●WONDERLAND(2F) ●Tora_b ● 꿈꾸는 다락방
1 kIdN book
굿모닝 크리스틴● ● BUTTER CUP CAFE(B1)
● ESPANA(5F)
Auntie Anne’s● ESPANA ● 이뜰(2F)●
●HEIMA ● ● cafe whi tea piano cafe
●팜카밀레
●Caf
●GENERAL DOCTOR
서교초등학교
함께하는 고양이수다● cafe in planet ●cafe J★K(2F) ● ● Jakiya● moly’s 봄날(2F)● pop 물의 정원(1F)● ● Mine Mine● ● Mongto ciel 모과나무 위(2F) MONT FORT● 노란코끼리● DanChu● ●loose
l -gi an us Wa
와우
1 dSOUND HOLIC
GOZO● cafe atre● Cup n Plate ●
산길
1 dM
클럽 문화 협회
Waffle Bant●
cafe local Usine● ● Zzam● ● 밤삼킨별 커피인페르노(2F)●
●LUNAMI(2F) ●THOBROMA(B1)
cafe SOURCE● ●ECO FEMME
homeo●
coffeesmith ●
●Iceberry(2F)
1 k k 온고당 서점 1 반디모아
● 퐁포네뜨
suave● ●SUDA
●OVEN
HARLEMd
●LEVain
에디오피아드림스● 상상다방(B1)●
ding dong ●
●앨리스와 도로시 nana tree● ● - Da da da
cafe forest● cafe ann(B1)● 1 f
iv. ik Un Hong
● cafe DK 174-4
JOEY’S cafe● Rachel●
●Cloud 9 1 n 미디어 극장 아이공 KEY
● The Big Banana
● cafe LOFT Market(B1)
cafe COOK & BOOK ●
N LE.A●
●didi’s gaufres
한국 실험 예술 정신
cafe THE PLAIN ●
Tool●
● CAFE Groovy
●커피향창고
W au sa ngi l
1 k ASIA BOOKS 외국 예술 서적
오복길
-gil Dabog
● 나의 작은 까페
KALDI● 고양이 시간(2F)●
●cafe Ronin
●BELIEF ●i Bubble Beans ●Be Sweet On(2F) la main douce● ●a cafe cafe damso● ●뒤;빵 overlap● MOBSSIE● ●People of Tastes 빨간토끼●
●La Tupina ●Petit arbre
다복길
대안 영상 문화 발전소
길
ohoo ●
산
Dia●
cafe 옹끌(B1) ●
우
Anny cafe●
cafe Oui ●
●감싸롱 ●cafe 5CIJUNG
와
cafe noi●
1 f뽈랄라수집관
1 f door gallery
1 dJammers
●Volver
w d ● ●Cafe 1 AAA(2F)
Sunday ●salon ●SEMO
●caffé Artriae
1 g 김대범소극장(B1)
1 f ●cafe 60BEANS(2F) Loop Gallery
●tea terrace
●tea factory
1 g 비보이극장(B1)
no name(B1)●
●CHURRO101
●cafe 폴레폴레
Ben@
1 f성갤러리
CACAOBOOM●
COFFEE LAB● cafe ...ing● 커피아지트● imemine● ●nothing cafe
●cafelo onbom
●Tastebean
Gateaux et M’amie●
Live club 빵d
1 kYour-mind
●RAONATTI(2F)
gallery 꽃(B1)f
●커피프린스 1호점
곱창전골d 산울림소극장 o
●green cloud coffee
Seogyo-ro
ETHIOPIA ●
1 fgallery sup
1 o ●cafe TABLE-A 포스트 극장
서교로
●오래 있어도 괜찮아
● BOOK CAFE 노는Café
●cafe : U(2F)
옻칠갤러리f
● caffé Angelo ●cafe in bliss
● Cafe moin 人
서교동 자치회관 ●ARISTA COFFEE
e-song(B1) ● ●Roasting Garden
●cafe 365일 행복한 나무
● TAKE OUT
SIETE Stage ●이태리 ● 제면소 Hyssop● coffee
동교로 ●imi
● Cafe moin 人
●D Cafe Pub
● 커피와 사람들
●Pine tree
Donggyo-ro
●District D ●커피1호
●cafe milli ●Play
●북카 집.사람● ●Coffee ZIO
서교동 주민센터
●호타루
●DEEP
●Cafe de Maison
●고동 JASS●
▒ 마포 FM
● ● ●cafe D.I. ● DOUX MIE 커피공장 2An 꽃 ah studio
The Blessing ●
이미지올로기연구소
B Factory 2An ● ● ● LP Love Le4h ● ● ● cafe the MAPLE Red Mango famous COFFEE cacao green Lamb
il pastore● FARM’S ● ●● 치비모리 4:33
Seogyo-ro
ToPresso●
서교로
●대루커피 엔젤 cafe ●
cafe Michaya●
강원도민회관
Vanilla
THE BOOK SOCIETY 1 k
VENU(2F)●
박은민 스튜디오갤러리 1 f
●LP愛 ●장쌤
l gi nsa au W
●K.265
길
●카페 느림 ●상수동카페
●그림상회
산
●Velo cafe
우
와
●이리 CAFE ●cafe KOALA
상
수
●상수리
역
●sweetpea
HOHO MYOLL ●
Alley of Hongdae
1 dSK@
Rainbow 1 dmusic CLUB Cream ●● ●꽃多방 Sweet Roll 1 EVANS(2F)
●On the 6
CHAN’S ● ● Beanside
소 리
i or Ge
1 oTheater Zero
1 � Sd 1 dpapa Gorilla
는 코끼리
SS OCOON
Tess●
CAFE DE NOAH ●니가 그리운 날엔
길
2ND ●STYLO FLOOR(2F)
●I do
●HOLA LISA ●Mon Cafe Gregory(2F)
1 dQ*VO 1 dM2
1 d DGBD
CASTLE PRAHA
1 f표현 갤러리 요기가 아수라발발타●
● 짧은 여행의 기록
Better together● A droplet in cafe● ● 후마니타스 책다방
table 15● Neighborhood● ●cafe stay in
●용다방
Living Cafe Paul & Lina(2F) ● ●Page A
●beattipreviee ●MARO
DADA빌딩
●editorrial cafe B+
Burning Heart(2F)● ●fine cafe N then● ●free tempo
●cafe AURA
잔다리길
Jandari-gil
Cafe EIRE ● fGallery yuki cafe MINI● 1
il -g ak km Do
Grazie●
노pd네 콩 볶는 집 ● ● avec nous(1F) 하랑(B1)
five tables ● ●Blue Fairy
길
Holiday Apartment● ●Cafe 1oz● Following LesArbres●
솔내길 막
the gabriel●
●cafe Riecco
●Coffee Forest 그리다 꿈 ●Cafe Bercy ●D9 factory● ●Olive 400(2F) ●C cloud(2F) 서교동
독
●cafe 몽쏘
●Petit Plat
1 f 소극장 예
Peace Piece● cafe seed●
●Gallery cafe 에뚜와
●Cafe LUCIA
● 인문카페 창비
●Cafe Go Ape!
서울 프린지 네트워크
au bon pain●
1 fZandari
성산중학교
●OOO
coffee Studio●
●Dal:
●mellow
●cafe EAT; cafe M.BAO●
●그 앞
FRANKY’S●
안녕, 낯선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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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디자인 연구소
방방곡곡房房曲曲 11
바다비는 결코 죽지 않는다
살 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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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A L O N
B A D A B I E
작년 12월, <스트리트 H>는 가장 많은 화제를 불러 모은 ‘화제의 인물상’으로 ‘이 사람’을 꼽은 바 있다. 작년 9월 내내 홍대앞을 훈훈하게 달군 ‘바다비 네버다이’의 주인공, 바로 ‘살롱 바다비’ 주인장 우중독보행이다. 그의 뇌수술 소식과 함께, 밀린 임대료 때문에 바다비가 폐관 위기에 처하자 이를 돕고자 인디뮤지션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고 그 숫자는 무려 137개 팀에 달했다. 11일간 펼쳐진 이 놀라운 공연들 모두가 그들의 자발적 기획과 참여로 이뤄진 만큼 ‘바다비 네버다이’가 홍대앞 문화에서 갖는 의미는 엄청난 것이었다. 홍대앞 음악가들의 요람이자 ‘인디 인큐베이터’ 역할을 도맡아 온 살롱 바다비. 그 뒤엔 다름 아닌 바다비 지킴이, 우중독보행이 있다. 뜨거운 바다비 네버다이 이후 약 4개월 반 만에 직접 그를 만났다. 다소 우려했던 바와 달리 그는 꽤 ‘단단해’ 보였다. 매서운 칼바람이 춤추던 2월의 추운 어느 날, 우린 난롯가에 앉아 그 어느 때보다 가장 ‘시적인’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실 살롱 바다비는 여러모로 ‘특별한’ 공간이다. 8년째 바다비를
펼친다 하니, 기존의 밴드공연 때와 다른 이색적인 무대를 기대해볼 수 있겠다. 수・목의 정기공연과 달리, 금・토・일 공연의 경우 재기발랄
운영 중인 우중독보행은 원래 음악 관련 종사자가 아닌 시인이다.
흥미만점 기획공연들이 주말무대를 연일 화려하게 수놓는다. 무궁무진한 ‘기획’의 힘이야말로 관객들에게 지속적으로 음악적 어필이 가능한
한때 고깃집에서 일하며 숙식을 해결하던 그는 지금의 동교동
공연장만의 ‘비장의 무기’다. 이런 측면에서 살롱 바다비가 갖는 (잠재적) ‘경쟁력’은 꽤 높은 수준이다.
와우교 근처 철길 밑에다 작은 술집 하나를 열었다. 이름도
한편 바다비는 ‘음악’, 이 한 가지 영역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즉 어떤 형식이나 장르의 구분 없이 다채로운 놀이를 구현할 수 있는 ‘열린 놀이
‘술집’이던 그곳은 그를 위한 ‘시 작업실’이자 각양각색 사람들을
공간’이자 ‘공동 작업실’인 셈이다. 이곳에선 공연, 전시, 연극이나 물체극(일상적인 재료와 물체를 이용한 새로운 양식의 극), 시낭송, 마술 등
만나는 소소한 통로였다. 요즘 홍대앞 젊은 문화 생산자들이 즐겨
모든 예술적 행위가 환영받는다.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열린 공간, 바로 이 유연함을 위해 우중독보행은 공연장 이름 앞에 ‘살롱salon’을 붙였다.
찾는 공간인 ‘이리카페’의 두 대표, 김상우와 이주영 또한 그때 만난
과거 유럽 예술문화의 장이었던 그 ‘살롱’처럼 말이다.
인연이다. 그들은 종종 시, 그림, 음악을 비롯해 홍대지역의 전반적인
“초창기 바다비는 그야말로 예술가들을 위한 ‘소굴’이었다. 그들은 무대와 바닥에 카펫을 깔고 잠을 청했고, 커다란 솥으로 음식을 해먹었다.
문화를 논하곤 했다. 그렇게 5년이 흘렀고 시인 우중독보행은 다양한
그리고 거의 매일 밤 향연이 펼쳐졌다. 이를 계기로 ‘백일장’을 열었는데 지금의 <일요 시 극장>의 모태로 볼 수 있겠다. 타바코쥬스의 드러머이자
장르를 구사하는 더 많은 이들과의 본격적 ‘소통’을 위해 새로운
<반드시 크게 들을 것>의 백승화 감독도 함께했다. 나중엔 그 생활이 힘겨워 다 접을까 했지만 소굴 멤버들의 결사반대로 바다비는 유지됐다.
공간을 찾아 현재 바다비 자리에 이르게 된다. 여러 예술인들과 힘을
재정난이 심했던 당시 그들 스스로 공연 및 퍼포먼스를 기획한 것이 곧 바다비 살리기 프로젝트 ‘살리고 살리고’였다. 그리고 작년에는 ‘바다비
합쳐 몇 달간 공사를 행한 끝에 마침내 2004년 12월, 살롱 바다비의
네버다이’를 통해 또 한 번 긍정과 사랑의 힘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실 안에서 발견하는 ‘예술적 시트콤’이랄까. 이 ‘미담’이 훈훈하게 이어질 수
첫 공연이 막을 연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와 ‘우주히피’, ‘하이
있도록 계속 홍대앞 ‘좋은 풍경’을 연출하는 게 꿈이다.”
미스터 메모리’ 등 총 다섯 팀이 그 첫 무대를 함께했다. 지금은
그렇다면 우중독보행이 궁극적으로 꿈꾸는 ‘좋은’ 풍경은 어떤 모습들을 담고 있을까. 그는 다름 아닌 ‘당인리발전소’를 근사한 ‘서커스장’으로
홍대신에서 꽤 유명한 이들 모두 신인시절엔 바다비의 무대를
변신시켰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즉 모든 문화・예술이 살아 있는 생생함을 기반으로, 사람들에게 쉽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장치가
거쳤다. 이와 같이 바다비를 통해 성장한 수많은 인디뮤지션들은
바로 ‘서커스’라는 것. 이를 위해 전 단계로 현재 ‘대중의 직접적 참여’를 도모하는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라고. 훗날 ‘태양의 서커스’를 능가하는
현재 ‘인디신’을 이끌어가고 있다. 바로 그런 의미에서 살롱
‘바다비 서커스’를 기대해본다.
H
글 | 이제하 에디터
바다비는 곧 ‘인디 인큐베이터’다. 처음엔 일주일에 한 번, 그러다 차츰 일주일에 두 번, 세 번까지 공연 횟수가 늘어났고, 지금의 바다비는 거의 일주일 내내 무대를 풀가동하고 있다. 특히 오디션
아! 한마디 말이 노래가 되고 시가 되고
일요 시 극장
없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무대의 특성상 그 어느 라이브홀보다 형형색색의 개성으로 무장한 뮤지션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든다.
‘살롱 바다비’와 처음 마주했을 때 마음속을 맴맴 돌던 노랫말이 있었다. “아! 한마디 말이 노래가
이들을 위해 바다비는 매주 목요일, <정신UP데이>라는 정기
되고 시가 되고.” 바로 ‘산울림’의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라는 곡 중 한 구절이다. 바다비에선
프로그램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수요일엔 주로 단독공연 위주의
모든 것이 ‘노래’가 되고, 또 ‘시’가 된다. 그리고 우린 한 달에 한 번, 즐거이 ‘일일시인’이 될 수 있는
<수요단독공연 파노라마>가 펼쳐지는데, 특히 ‘홈커밍데이’편을
특별한 기회를 누릴 수 있다. 매월 마지막 주 일요일 저녁에 우릴 찾아오는 <일요 시 극장>이 곧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마치 어떤 뮤지션이 고향집을 찾아가듯
그것이다. 바다비의 ‘일요 시 극장’은 시인 혹은 각 분야별 예술가들의 자작시에 그들만의 방식으로
그들의 음악적 고향인 ‘살롱 바다비’에 돌아와 에너지를 얻어가는
옷을 입히는 작업이기도 하다. 우중독보행은 ‘시’와 ‘음악’을 즉흥적으로 연결시키는, 일명 ‘시잼poetry
단독공연이 바로 홈커밍데이 공연의 모토다. 첫 번째 주인공으로
jam
작년 11월, 바다비의 첫 무대에 올랐던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가
실험해오고 있는 ‘일요 시 극장’은 현재 ‘자율기부후원제’로 운영 중이다. 그는 늘 말한다. “누구나
다녀갔다. 두 번째로는 지난 1월, ‘아폴로18’이 최초로 어쿠스틱
시심詩心은 있다.” 이달, 당신의 은근한 시심을 슬쩍 꺼내어 다른 이들과 ‘교감’하는 쏠쏠한 재미를 맛보시길.
’이라는 장르를 구축했다고 한다. 이와 같이 독립 시인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예술의 결합 가능성을
H
글 | 이제하 에디터
공연을 선사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 달, 그 세 번째 주자로 ‘우주히피’의 보컬 겸 기타를 맡고 있는 한국인 씨가 ‘나홀로 공연’을
10 Music
Add. 동교동 182-5 B1 Tel. 010-4454-2343(우중독보행) Web cafe.daum.net/badabie
2012.02. Vol. 33
출판도시 홍대앞 알아가기 01
문학과지성사
한 국
문 학 의
궤 적 을
그 려 온
4 2 년
대표되는 1990년대를 거쳐 어느새 거대한 강북 유흥상권의 중심이 된 현재에 이르기까지 여전하다. 문지의 필자와 직원들 대부분의 생활기반이 홍대앞이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편집인력, 출력소, 인쇄소, 제본소, 배송처, 서점, 언론잡지사 등 그 접근성 측면에서 자연스럽게 홍대앞은 그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주일에 평균 세 차례 있는 정례모임을 생각하면 당연히 홍대앞이다. 맥주를 나누며 얘기하는 이 자리는 김현 평론가 시절부터 내려온 전통으로 단순한 술자리가 아니라 시인, 작가, 평론가, 기자, 그밖의 예술계 종사자가 모두 함께하여 많은 관심사와 문학적 연대를 나누는 자리이기도 하다. “문학의 반성적 힘을 소진하기 않기 위해 엄격한 미적 잣대를 유지하고 이런 노력 안에서 새로운 문학의 존재방식과 미학의 갱신을 탐색하는 것”(<문학과사회> 51호 혁신호, 2000년). 문지가 걸어온 자세를 이만큼 잘 보여주는 말이 있을까. 차분한 성찰과 열린 소통의 문학 왕국, 문학과지성사가 앞으로 보여줄 문학의 미래가 궁금하다.
문학과지성사의 탄생
있듯이 문지는 처음부터 베스트셀러를 터뜨리며 출판계에 묵직한
올해 창간 42주년을 맞이한 문학과지성사(이후 문지)는 1975년
존재감을 드리웠다. 1980년대에는 김원일의 《마당깊은 집》(70만
12월 12일 창간한 계간지 <문학과지성>이 모태가 되어 태어난
부), 오정희의 《유년의 뜰》(5만 부), 복거일의 《비명을 찾아서》(10만
同人
출판사다. 문지는 다른 개인 출판사와는 달리 편집동인
이
부) 등의 베스트셀러가 나왔고, 1990년대에는 신경숙의 《풍금이
H
글Ⅰ임은선 취재 에디터
문학과지성사 편집부가 선정한 추천도서 정용준 소설집 《가나》(2011) 전위와 서정 사이, 그 매혹의 경계에서 사랑을 고백하는 신예 정용준의 첫
경영과 편집 권한을 가지는 독특한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설립
있던 자리》(25만 부), 《기차는 7시에 떠나네》(30만 부), 2000년대에
초기부터 있어 왔던 편집동인이 각 계간지와 단행본 출간, 출판사
들어서도 박완서 《친절한 복희씨》(32만 부), 정이현의 《달콤한 나의
사업을 둘러싸고 서로 논의하고 결정하며 경영과 편집에 무한책임을
도시》(42만 부) 등이 그 뒤를 이어갔다. 또 이미 황동규, 마종기,
있다. 한국문학 팀장 이정미
지는 구조다.
정현종, 이성복, 김혜순, 황지우, 기형도 등 기라성 같은 시인들의
문지 시인선 400호, 기념시선집 《내 생의 중력》(2011)
문지사를 거론하려면 1세대 동인이자 ‘문단의 4K’라 불렸던 4・19
시선을 배출하며, 통권 400호를 넘은 ‘문학과지성사 시인선’은 우리
세대 문학평론가 고 김현, 김치수, 김병익, 김주연 얘기를 빼놓을
시사에 빛나는 산증인이 아닐 수 없다.
한국 시의 중요한 ‘사건’이었던 김혜순과 최승자, 그리고 함성호, 박형준, 이원
수가 없다. 그들이 갹출한 자본금 500만원으로 시작된 계간
아울러 문지는 홈페이지를 오픈한 2000년을 기점으로 변화를
시인들, 그리고 첫 1980년대 시인의 출현이라 할 유희경에 이르기까지 한데
<문학과지성>은 80년 군부세력에 의한 강제 폐간을 당하기까지
모색하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작가와 필자, 도서의 면면을
모였다. 한국문학 팀장 이정미
한국사회의 정신적・물질적 균열에 대한 빛나는 통찰과 함께
아카이브 형태로 축적한 것이며, 또 다른 하나는 인문학술서와 문학
파스칼 키냐르, 《심연들》 《옛날에 대하여》(2011)
한국문학을 풍요롭게 할 문학인들을 발굴하는 등 빛나는 성과를
중심이었던 출간 방향의 변화다. 외국문학, 아동, 청소년, 그래픽노블
거뒀다. 이들 4K에 황인철 변호사와 문학평론가 오생근(불문학)이
등 출판영역을 다변화한 것이다. 2007년 2월에는 문학-예술인문-
번째, 세 번째 책이다. 전통적인 장르를 파괴하고 독창적인 담론을 통해 삶의
가세하여 명실공히 1세대의 진용을 갖추었다.
사회-자연과학을 아우르는 복합문화공간 ‘문지문화원 사이’를
아름다움에서 단연 독보적이다. 외국문학 팀장 김은주
현재 문지의 단독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문학평론가
오픈했다. 2010년에는 웹진 문지와 블로그 등을 열어 쌍방향성과
홍정선(국문학)을 비롯해 정과리(불문학), 성민엽(중문학),
실시간이라는 변화된 문화환경을 적극 수용하는 면을 보여주고 있다.
로버트 M. 피어시그, 《선禪과 모터사이클 관리술—가치에 대한 탐구》(2010)
권오룡(불문학) 그리고 소설가 이인성(불문학)으로 구성된 2세대,
80년 ‘광주의 봄’ 즈음 계간지의 강제 폐간, 1997년 IMF로 인한
모터사이클 여행의 기록이자 자전적 이야기. 미네소타부터 캘리포니아까지
국문학 전공자인 박혜경과 김동식, 우찬제, 이광호가 동참한 3세대를
경영란 등 크고 작은 시련을 겪어냈지만 문지는 여러 동인들의
거쳐 현재 <문학과사회>의 편집동인은 4세대 김형중, 강계숙,
노력과 베스트셀러들의 안정화된 매출로 안정된 경영구조를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외국문학 팀장 김은주
이수형 체제로 꾸려지고 있다. 홍정선 대표이사의 취임은 1세대와
유지하고 있다. 창립 30주년인 2004년에는 지금의 단독주택 사옥도
문지 성장시선, 《첫사랑 두근두근》(2011)
3・4세대와의 가교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마련했다. 문지는 이청준추모사업회, 김현추모사업회, 문학과사회
여러 동인이 모인 ‘공동체’라는 시스템 속에서 문지는 다양한
신인문학상, 이산문학상, 마해송문학상, 웹진문지문학상 등 여러
목소리의 공존을 통해 괜찮은 답을 도출해내고자 애써왔다.
사업도 시작했다. 몸집을 불리는 식의 문어발식 경영은 문지가
개개인의 개성과 상충하는 견해 차이를 기탄없이 표현하고 조율하는
지양하는 모습이다.
번째 소설집.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내게 주어진 생태적・유전적 결함에 가해지는 일상의 가혹한 폭력 앞에서 나는 내 결함을 당당하게 내보이고 타인의 결함을 껴안을 수 있을까? 여기 그 힘겨운 사랑을 해나가는 사람들이
한국 현대시의 살아 있는 역사를 보여주는 통권 400호 기념시집. 1978년 문지 시인선의 첫 시집이었던 황동규와 시력 50년을 넘긴 마종기를 필두로, 등 1990년대의 시인들과 김민정, 황병승, 김경주, 문태준 등 2000년대의
《은밀한 생》의 저자로 널리 알려진, 생존하는 현대 프랑스 문학사의 거목 파스칼 키냐르(2002년 공쿠르상 수상). 그의 ‘마지막 왕국’ 시리즈의 두 근원을 향한 집요한 탐색을 펼치고 있는 그의 작품은 사유의 깊이와 언어의
과거 정신병력이 있는 화자와 그의 아들 크리스가 17일간 함께한 ‘모터사이클의 관리술’부터 ‘과학과 종교와 인문주의를 망라한 철학적 탐구’까지 가치에 대한 탐구로 치닫는 이 ‘위대한’ 소설은 “과연 어떻게 살
문학평론가 이광호와 시인 김선우가 엮은 이 책은 우리 시사詩史에서 성장의 의미를 담고 있는 주요 시편들을 한자리에 모은 첫번째 기획. 홍사용, 정지용, 백석, 윤동주 등이 쓴 1920~30년대의 시들로부터 김경주, 이근화, 강성은, 윤석정, 최정진, 유희경, 박준 등 2000년대 중후반 등단한 신예들에 이르기까지 86명의 시인들이 쓴 97편의 ‘성장시’들은 극적인 성장의 이미지와 절제된 이야기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문지푸른책 팀장 유희경
과정은 곧 문지의 42년 역사였다. 그 증거를 우리는 문지를 상징하는 붉은 띠를 두른 2,300권의 책을 통해 볼 수 있다.
열린 소통의 문학 왕국 문지는 홍대앞에서 가장 오래된 출판사다. 종로구 청진동, 통의동을
긁직긁직한 발자취들
거쳐 1989년 서교동에 자리잡은 이래 문지는 단 한 번도 홍대앞을
이번 호부터 ‘홍대앞 출판사 탐방’을 실시합니다. 등록된 출판사만 300개가 넘는다는
비록 시작은 단출했지만 창사 이듬해 낸 베스트셀러 최인훈의
떠난 적이 없다. 10여 년 전 여러 출판사들이 파주 출판단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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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70만 부)과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40만 부)만 봐도 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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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 Vol. 32
홍대앞 동네 잡지 CULTURE MAGAZINE for HONGDAE A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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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vol.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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