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홍대앞 동네 잡지 CULTURE MAGAZINE for HONGDAE AREA
Cover Story 표지뒷면 Culture Calendar 01 Open Studio 02 Column 03 Think & Talk 04 Eat & Drink 06 Map 08 Music 10 Into the Book 11
CONTENTS
vol. 34
ⓒ Illustrated by Kyung -Mi H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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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34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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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표지뒷면 Culture Calendar 01 Open Studio 02 Column 03 Think & Talk 04 Eat & Drink 06 Map 08 Music 10 Into the Book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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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34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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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표지뒷면 Culture Calendar 01 Open Studio 02 Column 03 Think & Talk 04 Eat & Drink 06 Map 08 Music 10 Into the Book 11
<DOMINO> 동인, 클럽 ‘로라이즈’ 운영자 함영준
새로운 잡지는 어느 세대나 불현듯 생겨났다. 기존 잡지가 담아내지
규모로 꾸준히 발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며, 잡지만의 고유한 편집 원칙과
못하는 취향을 새로운 잡지의 틀을 통해 찾아내려는 노력 역시 늘 있어
취향을 고집하는 잡지들이다. 독립잡지계의 ‘원로’(?)라 부를 만한 잡지
왔다. 이들 새로운 잡지는 내용면에서나 디자인에서나 파격적이고
<싱클레어>는 벌써 12년째에 들어섰다. 사람들에게서 글과 사진을 받아
실험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그것은 잡지가 단순히 정보를 담아내는
게재하는 이 고집스런 잡지는 일종의 ‘필진 공동체’에 의해 움직인다고 볼 수
매체가 아니라, 취향을 예민하게 반영하는 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있을 것이다. 그 외에도 전방위 예술 독립잡지를 표방하는 <칠진>을 비롯해
잡지는 저마다 ‘어떤’ 취향을 갖고 있다. 문화는 취향을 통해 한층
<IAAN>, <가짜잡지>, 대학생 출신들이 만들어 화제를 모은 <헤드에이크>
풍성한 결과 그림자를 갖게 되고, 그 사회는 획일적이고 제한적인
등도 있다. 그리고 1호만 내고 사라져버린 무수한 잡지들고 있다. 누군가는
시각을 커버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잡지는 그 사회의 문화적
‘미대생들의 포트폴리오’로 자리잡았다고 비꼬기도 하지만 어쨌건 잡지는
<DOMINO>는 6인의 동인이 만든다. 디자이너인 김형재, 배민기, 문래동 ‘로라이즈’의 운영자인 함영준, 밴드 404에서 기타를 치는 정세현,
색이 없는 건 아니다. 잡지의 색깔이 잘 드러나는 건 강렬한 느낌의 표지다. 표지를 맡은 작가가 그달에 느낀 직관을 바탕으로 그린다. 또한 첫 페이지에 편집장의 인사말과 함께 실리는
다양성의 지표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꾸준히 생겨나고 있다.
그리고 패션붑닷컴을 운영하는 박세진 등이다. 그리고 약 20여 명의 필자가 힘을 보탰다. 이들은 지난 가을부터 만나기 시작해 ‘기획회의’라는
키워드도 흥미롭다. 재미난 건 정작 잡지 안에는 ‘키워드’에 관한 글이 없다고. “<월간 이리>를 만드는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걸 키워드라고 정해서 밝히는 거다. 독자들이 보고
세대적으로 말해, 이른바 90년대 중반에 10대와 20대였던 이들은
‘독립잡지’의 정체성에 대한 논의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기존의
이름의 잡다한 수다를 거쳐 결과물을 내놓았다. 2호는 6월 경 나올 예정이다.
판단해달라는 부탁이기도 하다.” 함께 실리는 ‘월간 이리는 검색엔진은 구글, 웹브라우저는 파이어폭스를 지지합니다’라는 말도 이색적이다. 이용자의 선택의 자유를 추구하는 구글과
이른바 ‘문화잡지’의 전성시대를 기억할 것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상업잡지들처럼 ‘광고’에 의존하지 않고 상업성을 배제하자는 의미만으로
2000년대 초반까지 청춘들은 <PAPER>, <나이고 싶은 나>,
한정지을 수 없다는 것이 대세다. 요즘의 독립출판인들은 그래서 ‘내용과
잡지를 만들게 된 계기가 트위터였다고 들었다.
<런치박스>, <통조림>, <ttl>, <Na>, <Kai>와 같은 잡지들의 문화적
표현에 있어 독립적인 콘텐츠’를 유지한다는 쪽에 좀 더 초점을 맞추는 듯
‘404’의 정세현, 그리고 김형재 등을 원래 트위터를 통해 알고 있었다. 그러다가 직접 만나게 되었다. 우리는 대개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자장 속에 놓여 있었다. 마침 그 시대는 ‘전문잡지’ 또한 대세를
보인다. 어쨌건 이른바 ‘독립잡지’들은 일반적인 잡지사 발행의 유통망이나
초반에 태어났는데, 각종 문화 무크지가 등장하던 90년대 중반에 선배 세대의 작업을 구경하며 자랐고, 이제 각종 ‘독립잡지’를 만드는
개인기고로 이뤄지는 잡지라는 컨셉트가 독특하다.
이뤘다. 문화무크로는 계간 <리뷰>, <오늘예감>이 있었고, 영화로는
판매방식을 따라가지 않으며 자신들만의 대안적 유통행태를 가지고 있는 게
80년대 중후반 생들의 작업을 보고 있다. 그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우리 세대가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잡지에 실리게 된 것 같다.
그 이전에도 유사한 잡지를 만들었다. 월간 <고민과 답답>이란 소규모 잡지로, ‘보내주는 것은 모두 실어줄께’라는 모토를 지닌 잡지다. 1년 여 만들었는데
<KINO>가, 질주하는 문화적 상상력을 담아낸 월간지 <이매진>이
사실이다.
내용과 편집이 매우 도전적이다. 그런데도 어떤 ‘선언문’ 같은 게 없다는 게 이채로웠다.
사이즈나 내용이 마뜩찮아 접었다. 그 경험이 <월간 이리>를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되어줬다.
공존하던 시대였다. 또한 여기엔 이른바 신세대, X세대 담론을 빼놓을
어떻든 새로운 잡지는 지금도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새로운 ‘취향의
<DOMINO>는 특정한 구호를 통해 미리 성향을 정하고 만드는 잡지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언문’의 자리는 애초에 없었다. 어떤
기고는 거의 받아준다고 들었다. 특별히 요구하는 방향이 없는 것인가.
수 없다. 한국경제의 버블기를 거치면서 10대와 20대는 황금손을
공동체’를 찾는 이들의 손길 역시 잦다. 대학생들이 주축이 된 문화 비평잡지
하나의 입장이나 애티튜드를 정해버리기보다 우리 6인의 ‘동인들’의 관심사를 엮어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뭔가 생길 거라고 생각했다.
개인 기고는 3개월 정도의 내용에 대한 컨셉트를 제출해줄 걸 요구한다. 그래야 글이 부족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과거엔 기고 그대로
가진 소비자로 자리잡았고 <ttl>, <Na>, <Kai> 등은 이런 잡지들의
<나불나불>이나, 동인 시스템으로 창간호가 나온 <DOMINO>, 인터뷰 잡지
부고라는 테마로 주목을 받았다. 2호는 어떤 내용인가.
게재했다면, 이제는 기존의 내용과 충돌이 없는 선에서 수정을 거친다. 또 지나치게 개인적 감성으로 치닫는 글에 대해서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영향을 받아 통신기업들이 만든 문화 무가지였다. 이 많던 잡지들은
<FACE ZINE>, 그리고 사진전문 독립잡지인 <BLINK>, 음악비평잡지
현재 기획회의가 세 차례 정도 진행됐다. 자연스럽게 과거를 정리하게 된 1호를 만들면서, 이제 미래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는 합의가 생긴
블로그를 돌아다니며 잡지에 글을 써줄 좋은 필자를 발굴하기도 한다.
2000년대 들어 갑자기 사라졌다.
<칼방귀>에 이르기까지 ‘세상이 허용하는 취향 외의 다른 세상을 찾는 이들이
것 같다. 하지만 구체적인 것은 두고 봐야 안다.
잡지에서 편집장의 역할은 어떤 것인가.
그리고 2000년대 중반부터 갑자기 ‘독립’이란 이름을 단 잡지들이
있는 한’ 잡지는 계속 생겨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 흥미로운 작업을
잡지를 만들며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균형을 잡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내용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보이면 직접 글을 써 보강하기도 하고, 필요한 필자를 섭외해 글을 싣기도 한다. <월간
출현하기 시작했다. 무리해서 대량으로 발행·유통하기보다는 작은
펼치고 있는 잡지를 만드는 사람들을 찾아가보았다.
12월 17일에 인쇄를 맡겼는데, 2~3시간 후에 김정일 사망소식이 알려졌다. 그래서 급하게 엽서를 만들었다. 그리고 나서 창간 파티를
이리>는 자기 주장이 센 글을 좋아한다. 글 자체의 옳고 그름보다는 명확한 자신만의 색, 그리고 주장에 대한 근거가 있는 글을 좋아한다.
겸한 전시회를 로라이즈에서 열었는데 영등포경찰서 공안과에서 두어 번 찾아왔다. “김정일 사진은 어디서 찾았냐?” “구글에서 찾았다.”
마니아틱하면서도 예술적 감성이 충만한 것이 <월간 이리>의 정체성이 아닌가.
이랬던 기억이 난다.
그간에는 특히 그렇게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개편을 통해 ‘재미’를 조금 더 가미한 잡지가 되고자 한다. 지나치게 예술적이고 난해한 글보다는 적어도
‘독립잡지’라는 카테고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책을 펴서 재미있게 읽게 되는 잡지로 만들고 싶다. 그래서 기획기사도 보강하려 한다.
‘독립잡지’라는 카테고리로 묶이는 것에 대해 큰 불만은 없지만, 현재 ‘독립잡지’라는 말에서 연상되는 이미지와 <DOMINO> 사이에는
잡지를 만드는 시스템은 어떠한가.
별로 공통점이 없다. 굳이 ‘독립’적 제작 프로세스를 고수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독립’적인 유통망(더북소사이티, 유어마인드 등)을
제작비는 이리카페가 지원해주고 제작 시스템만 놓고 보면 말 그대로 1인 시스템이다. 디자인부터 편집, 인쇄, 배포 등 모든 걸 직접 한다. 인디자인 툴이
Indie Magazine 독 립 잡 지 만 드 는 사 람 들 People Who Make Indie Magazine
<월간 이리> 편집장 이훈보
“우리 세대의 경험으로 만들어낼 문화잡지” DO MI NO
“색깔이 분명한 잡지로 살아남고 싶다”
訃告 2011년 겨울에 창간한 <DOMINO>는 비정기 문화잡지를 표방하고 있다. 창간호의 테마는 ‘부고 ’. 잡지는 자살한
알렉산더 맥퀸과 에이미 와인하우스, WWF의 레슬러 ‘마초맨’ 랜디 새비지, 스티브 잡스와 튀니지의 자스민 혁명을
그게 <월간 이리>다. 2011년 1월 첫호를 발간한 이래 무가지로 배포되고 있는 <월간 이리>는 이제 2년차에 접어든다.
이끈 청년 모하메드 부아지지, 그리고 21명의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죽음에 대해 말한다. 사람의 죽음만이 아니라
<월간 이리>의 큰 특징은 보통의 잡지와 달리 매호를 대표하는 기획이 없다는 것. 개인기고로 잡지가 채워진다. “가장 재미있는 잡지는 필자를 믿고 보는 잡지다.
구제역으로 살처분된 돼지 그리고 사라져버린 장소(<클럽 쌤>)와 그 상징성에 대해서도 다뤘다.
독자들은 좋은 글은 찾아가서 본다”는 것이 그의 신념. 최소 10명 많게는 16~17명의 필진이 한 호에 참여한다. 개개인의 기고로만 구성된다고 해서 <월간 이리>만의
웹브라우저 공영성을 주장하는 파이어폭스를 지지하는 것. 이것 역시 <월간 이리>가 추구하는 성격을 잘 드러낸다. 독특한 잡지 <월간 이리>는 홍대 부근의 이리카페, 부산오뎅과 월간 이리 홈페이지(http://postyri.blogspot.com/)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있지만 교보문고 매대에서 팔려도 좋다고
있어서 편집은 좀 쉬워진 편이다. 보다 가독성 있고 재미난 편집을 하고 싶다.
생각한다.
돈이 되지 않는 일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은.
H
글Ⅰ정지연 에디터
이전에 이런 색깔의 잡지가 있었다면 결코 시작도 하지 않았을 거다. 새로운 색깔의 잡지를 만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다. 고정적으로 <월간 이리>를 찾는 독자, 늘어나는 트위터 팔로어 수, 인터넷 홈페이지 방문객 수 등을 보며 잡지를 만드는 보람을 느낄 수 있다. 더 다양한 세대와 다양한 글을 담아내면서 앞으로도 <월간 이리>만의 색을 잃지 않는 게 나의 목표다.
<헤드에이크> 김가영 에디터
H
글Ⅰ임은선 에디터
<나불나불> 편집팀
“질문과 함께 늙어가는 잡지를 꿈꾼다”
“문화에 대해 말하는 대안적 미디어”
2009년 11월 창간한 <헤드에이크>는 ‘질문잡지’를 표방한다. ‘살면서 골치 아픈 질문들을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부딪히자’는
헤드 에이크
모든 것은 이리카페 때문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이리카페의 단골이던 이훈보는 자연스럽게 카페의 스태프가 되었고, 그러다 불현듯 ‘잡지를 만들겠다’ 고 결심했다.
월간 이리
나불 나불
모토로 움직인다. 창간호(0호)의 테마는 ‘졸업 후 뭐하세요?’. 이는 당시 학부생이었던 7명의 에디터 모두에게 절실했던
‘전방위이종문화리뷰지’를 표방하는 <나불나불>. 2010년 2월 첫호를 내고 현재 6호가 나온 <나불나불>은 대개의 ‘소규모 출판물’들이 시각 디자이너의 편집 디자인이나 사진, 미술 전공자들의 작업 아카이빙 위주로 구성되어 있는데 반해 ‘텍스트 기반’ 잡지라는 점이 눈에 띈다. 특히 광범위한 문화/예술 영역에 대한 리뷰(비평)지를
질문을 디딤돌 삼아 잡지를 만든 것이다. 그게 벌써 3년 전이다. 4~5개월 간격으로 발행되던 <헤드에이크>는 ‘개인의 혁명’
지향한다는 점도 새겨볼 만하다.
‘독립’ 등 테마를 담아내며 현재 5호까지 발행되었다. 또 2인(정지원 편집장, 김가영 에디터)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김가영
<나불나불>은 ‘불만’, ‘허세’, ‘변신’, ‘환장’, ‘흠집’, ‘놀이’ 등 매호 키워드를 선정해 콘텐츠를 구성하고 있다. 이 키워드들은 편집부가 전부 모인 편집회의에서 정해진다고.
에디터는 “지금도 어떻게 먹고 살까?”라는 질문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더욱 독자들의 고민을 담아낸 편지와 글을 받으며 기운을
본래 <헤드에이크>의 ‘서브 프로젝트’로 대학가(홍대, 신촌)의 문화와 소비양태를 짚어보자는 의도로 시작되었으나, 프로젝트가 커지면서 아예 분리・독립하여 진행되고 있다. 그 사이
얻는다고. “질문과 함께 늙어가는 잡지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것이 그녀의 소박한 소망이다. <헤드에이크>는 교보문고(전국), 가가린(경복궁역),
편집진도 진용을 갖추었다. 김동인(전 편집장), 정연주로 시작하여 길휘현, 고유희가 합류했고 편집진 공개모집을 통해 현 편집장인 김민형이, 이후 문정민, 맥주 등이 합류했다.
옥상상점(홍대), 더북스(아트선재센터 1층), 이음책방(대학로), 땡스북스(홍대) 등의 오프라인 서점과 유어마인드(http://www.your-mind.com),
무가지로 배포되는 <나불나불>은 ‘적은 인원이 적은 부수의 잡지를 적은 유통망에 배포하는 형식’이라고 독립잡지의 존재양식을 규정한다. 김민형 편집장은 “독립출판이란 말은 주류
아워나이브마켓(http://www.ournaivemarket.com)에서 구입할 수 있다.
출판계와 언론이 우리 같은 잡지를 카테고리화하기 위해 필요했던 ‘레테르’에 가깝다고 본다. 그러나 ‘독립’의 의미를 ‘대안’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 <나불나불>도 당연히 독립잡지, 대안 미디어라고 본다”고 설명한다.
잡지를 만들게 된 계기는?
참신한 시각과 독자적인 관점, 그리고 패기를 갖춘 잡지 <나불나불>은 신촌, 홍대의 각 대학과 유어마인드, 문지문화원 사이, 서교예술실험센터, 그리고 카페 녹색광선 등 몇몇 홍대와 신촌
20대는 고민이 많다. 정지원 편집장은 고교 선배로, 그를 통해 이런저런 고민을 나누는 또래 친구들과 만나게 됐다. 그러다가 잡지라는 소통지향적
부근의 카페 등에서 배포된다. http://nabulnabul.com
매체를 통해 얘기를 풀어나가자는 생각을 했다. 생각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리는 질문들을 혼자 고민하지 말고 정면으로 부딪히자는 거였다. 그래서 잡지 이름도 <헤드에이크>다. 준비 기간만 2년이 걸렸다.
<나불나불>에는 편집진의 글 외에 기고도 실린다. 원고 게재의 원칙이 있는가.
<헤드에이크>는 판형이 독특하다.
객관적인 척하는 주관적인 편집진의 시각을 반영한다. 사람들의 보는 눈은 다 비슷한 거 같다. 좋은 글은 편집진 모두가 좋다고 표현한다. 다만, 한 명이라도 ‘절대 싫다’라고 표명하면 그
가로 15cm, 세로 25cm의 여느 잡지보다 세로가 긴 독특한 판형이다. 일본의 대표적 북디자이너 스기우라 고헤이
杉浦康平
가 말한 ‘황금비율’이래서
글은 제외시킨다. 전체적으로 회의를 하면서 조율하는 편이다.
택했는데, 인쇄소에선 종이 로스가 많이 난다고 혼났다(웃음).
대개 학부생들이 편집부인 잡지일수록 졸업과 동시에 ‘폐간’ 되는 경우가 잦다.
잡지만이 아니라 다양한 프로젝트도 진행하는 것 같다.
시작할 때는 편집진 모두가 학부생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래서 혹 폐간된다면 편집진들이 잡지 만들기에 애정이 식거나 흥미가 떨어졌을 때라고 생각한다. 그런
다음세대재단의 ‘유스보이스랩’팀과 함께 네 차례에 걸쳐 ‘포스트 피크닉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지면이 아니라 직접 독자를 만나 질문을 듣고 답을
면에서 <나불나불>의 전망은 밝다. 지속가능한 형태로 변형을 생각하고도 있다. 예를 들어 유가지로 전환한다거나 웹진형태로 더 확장시킨다던가. 이른바 2000년대 이후 생겨난 ‘독립잡지’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찾는 프로그램이다. 자전거를 페달을 밟으면 믹서를 움직여 주스가 만들어지는 걸 시연하며 돌아다녔고 참여를 이끌어냈다. 음악으로 질문에 답하기라는 컨셉트로 신촌에서 콘서트를 진행하기도 했고, 미술가 차지량 씨와 함께 ‘뉴 홈’이라는 주제로 살 만한 집을 찾아 용산 일대를 훑기도
독립잡지라고 해서 단순히 기존 상업잡지의 속성으로부터의 독립이라고 의미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각자의 편집방향과 추구하는 가치를 더
했다. 그 결과물을 모아 5호를 발간했다.
중시한다는 점에서 ‘소규모 출판물’이란 말이 더 적합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2000년대 이후 독립출판이 유행이 된 건, 제작기술과 출판환경의 개선으로
평소 잡지의 제작금은 어떻게 충당하는가.
그 진입장벽이 낮아진 데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처음 시작하는 데 노력과 비용이 절감되었지만, 2호, 3호…오래가는 출판물이 적다는 게 숙제다. 이는
0호의 경우 1,000부가 거의 다 팔렸다. 유가지이기 때문에 판매대금을 모두 다음호 제작비로 넣는다. 그래도 많이 부족해서 이리저리 충당해야
대부분의 독립출판인들이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거나 정기적 발간 여부를 정하지 않고 시작하기 때문이다.
한다. 4호의 경우 소셜 펀딩인 텀블벅을 이용해 제작했는데 지속성의 부분을 고민한다면 계속할 순 없다고 판단했다. 현재는 미약하나마 광고도
지속가능한 발행이란 건 모든 독립잡지의 숙제다. <나불나불>은 무가지로 제작되고 있는데 상황은 어떠한가.
하고 있다. 5호에 광고를 게재한 카페 ‘노란코끼리’의 경우 커피 판매수익금의 15%를 광고료로 지급하는 식이다.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지만 동시에 가장 재미없는 질문이다. 발행부수를 보면 초기 5,000부를 찍다가 3,500부를 거쳐 가장 최근호는 2,000부를 발행했다.
현재의 고민은?
아마도 이걸 보면 재정상황을 짐작할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 어렵지만 계속 할 의지와 애정이 있다면 어떤 방법으로든 수가 생길 거라고 믿는 편이다.
지속적 발간에 대한 고민이 크다. 가능하다면 무가지로 전환하고, 격월간 체제로 운영하고 싶다. 또 독자들을 만날 수 있는 오프라인의 다양한
7호 준비에 바쁠 것 같은데, 주제가 궁금하다.
문화행사를 만들어내는 일도 많아질 것 같다. 독립잡지, 인디음악을 좋아하는 ‘취향의 공동체’의 파이를 키워나가고, 협력을 강화하는 것도 숙제 중
7호 키워드는 ‘예의’다. 기본적인 에티켓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예의에 대한 시각을 보고 싶어서 정하게 되었다. 어느 각도에서든 예의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하나다.
많을 것 같다.
H
글Ⅰ정지연 에디터
ALLEY OF HONGDAE
앨리 촬영 및 조사 문가영 커버스토리 디자인 장성환·김인영
H
글Ⅰ임은선 에디터
해냄출판사
AU BON PAIN_Cafe
서교동 잔다리로
윤디자인연구소
THE GABRIEL_Cafe CAFE.12PM_Cafe
THANKSBOOKS
상상마당
<DOMINO> 동인, 클럽 ‘로라이즈’ 운영자 함영준
새로운 잡지는 어느 세대나 불현듯 생겨났다. 기존 잡지가 담아내지
규모로 꾸준히 발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며, 잡지만의 고유한 편집 원칙과
못하는 취향을 새로운 잡지의 틀을 통해 찾아내려는 노력 역시 늘 있어
취향을 고집하는 잡지들이다. 독립잡지계의 ‘원로’(?)라 부를 만한 잡지
왔다. 이들 새로운 잡지는 내용면에서나 디자인에서나 파격적이고
<싱클레어>는 벌써 12년째에 들어섰다. 사람들에게서 글과 사진을 받아
실험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그것은 잡지가 단순히 정보를 담아내는
게재하는 이 고집스런 잡지는 일종의 ‘필진 공동체’에 의해 움직인다고 볼 수
매체가 아니라, 취향을 예민하게 반영하는 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있을 것이다. 그 외에도 전방위 예술 독립잡지를 표방하는 <칠진>을 비롯해
잡지는 저마다 ‘어떤’ 취향을 갖고 있다. 문화는 취향을 통해 한층
<IAAN>, <가짜잡지>, 대학생 출신들이 만들어 화제를 모은 <헤드에이크>
풍성한 결과 그림자를 갖게 되고, 그 사회는 획일적이고 제한적인
등도 있다. 그리고 1호만 내고 사라져버린 무수한 잡지들고 있다. 누군가는
시각을 커버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잡지는 그 사회의 문화적
‘미대생들의 포트폴리오’로 자리잡았다고 비꼬기도 하지만 어쨌건 잡지는
<DOMINO>는 6인의 동인이 만든다. 디자이너인 김형재, 배민기, 문래동 ‘로라이즈’의 운영자인 함영준, 밴드 404에서 기타를 치는 정세현,
색이 없는 건 아니다. 잡지의 색깔이 잘 드러나는 건 강렬한 느낌의 표지다. 표지를 맡은 작가가 그달에 느낀 직관을 바탕으로 그린다. 또한 첫 페이지에 편집장의 인사말과 함께 실리는
다양성의 지표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꾸준히 생겨나고 있다.
그리고 패션붑닷컴을 운영하는 박세진 등이다. 그리고 약 20여 명의 필자가 힘을 보탰다. 이들은 지난 가을부터 만나기 시작해 ‘기획회의’라는
키워드도 흥미롭다. 재미난 건 정작 잡지 안에는 ‘키워드’에 관한 글이 없다고. “<월간 이리>를 만드는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걸 키워드라고 정해서 밝히는 거다. 독자들이 보고
세대적으로 말해, 이른바 90년대 중반에 10대와 20대였던 이들은
‘독립잡지’의 정체성에 대한 논의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기존의
이름의 잡다한 수다를 거쳐 결과물을 내놓았다. 2호는 6월 경 나올 예정이다.
판단해달라는 부탁이기도 하다.” 함께 실리는 ‘월간 이리는 검색엔진은 구글, 웹브라우저는 파이어폭스를 지지합니다’라는 말도 이색적이다. 이용자의 선택의 자유를 추구하는 구글과
이른바 ‘문화잡지’의 전성시대를 기억할 것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상업잡지들처럼 ‘광고’에 의존하지 않고 상업성을 배제하자는 의미만으로
2000년대 초반까지 청춘들은 <PAPER>, <나이고 싶은 나>,
한정지을 수 없다는 것이 대세다. 요즘의 독립출판인들은 그래서 ‘내용과
잡지를 만들게 된 계기가 트위터였다고 들었다.
<런치박스>, <통조림>, <ttl>, <Na>, <Kai>와 같은 잡지들의 문화적
표현에 있어 독립적인 콘텐츠’를 유지한다는 쪽에 좀 더 초점을 맞추는 듯
‘404’의 정세현, 그리고 김형재 등을 원래 트위터를 통해 알고 있었다. 그러다가 직접 만나게 되었다. 우리는 대개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자장 속에 놓여 있었다. 마침 그 시대는 ‘전문잡지’ 또한 대세를
보인다. 어쨌건 이른바 ‘독립잡지’들은 일반적인 잡지사 발행의 유통망이나
초반에 태어났는데, 각종 문화 무크지가 등장하던 90년대 중반에 선배 세대의 작업을 구경하며 자랐고, 이제 각종 ‘독립잡지’를 만드는
개인기고로 이뤄지는 잡지라는 컨셉트가 독특하다.
이뤘다. 문화무크로는 계간 <리뷰>, <오늘예감>이 있었고, 영화로는
판매방식을 따라가지 않으며 자신들만의 대안적 유통행태를 가지고 있는 게
80년대 중후반 생들의 작업을 보고 있다. 그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우리 세대가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잡지에 실리게 된 것 같다.
그 이전에도 유사한 잡지를 만들었다. 월간 <고민과 답답>이란 소규모 잡지로, ‘보내주는 것은 모두 실어줄께’라는 모토를 지닌 잡지다. 1년 여 만들었는데
<KINO>가, 질주하는 문화적 상상력을 담아낸 월간지 <이매진>이
사실이다.
내용과 편집이 매우 도전적이다. 그런데도 어떤 ‘선언문’ 같은 게 없다는 게 이채로웠다.
사이즈나 내용이 마뜩찮아 접었다. 그 경험이 <월간 이리>를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되어줬다.
공존하던 시대였다. 또한 여기엔 이른바 신세대, X세대 담론을 빼놓을
어떻든 새로운 잡지는 지금도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새로운 ‘취향의
<DOMINO>는 특정한 구호를 통해 미리 성향을 정하고 만드는 잡지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언문’의 자리는 애초에 없었다. 어떤
기고는 거의 받아준다고 들었다. 특별히 요구하는 방향이 없는 것인가.
수 없다. 한국경제의 버블기를 거치면서 10대와 20대는 황금손을
공동체’를 찾는 이들의 손길 역시 잦다. 대학생들이 주축이 된 문화 비평잡지
하나의 입장이나 애티튜드를 정해버리기보다 우리 6인의 ‘동인들’의 관심사를 엮어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뭔가 생길 거라고 생각했다.
개인 기고는 3개월 정도의 내용에 대한 컨셉트를 제출해줄 걸 요구한다. 그래야 글이 부족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과거엔 기고 그대로
가진 소비자로 자리잡았고 <ttl>, <Na>, <Kai> 등은 이런 잡지들의
<나불나불>이나, 동인 시스템으로 창간호가 나온 <DOMINO>, 인터뷰 잡지
부고라는 테마로 주목을 받았다. 2호는 어떤 내용인가.
게재했다면, 이제는 기존의 내용과 충돌이 없는 선에서 수정을 거친다. 또 지나치게 개인적 감성으로 치닫는 글에 대해서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영향을 받아 통신기업들이 만든 문화 무가지였다. 이 많던 잡지들은
<FACE ZINE>, 그리고 사진전문 독립잡지인 <BLINK>, 음악비평잡지
현재 기획회의가 세 차례 정도 진행됐다. 자연스럽게 과거를 정리하게 된 1호를 만들면서, 이제 미래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는 합의가 생긴
블로그를 돌아다니며 잡지에 글을 써줄 좋은 필자를 발굴하기도 한다.
2000년대 들어 갑자기 사라졌다.
<칼방귀>에 이르기까지 ‘세상이 허용하는 취향 외의 다른 세상을 찾는 이들이
것 같다. 하지만 구체적인 것은 두고 봐야 안다.
잡지에서 편집장의 역할은 어떤 것인가.
그리고 2000년대 중반부터 갑자기 ‘독립’이란 이름을 단 잡지들이
있는 한’ 잡지는 계속 생겨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 흥미로운 작업을
잡지를 만들며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균형을 잡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내용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보이면 직접 글을 써 보강하기도 하고, 필요한 필자를 섭외해 글을 싣기도 한다. <월간
출현하기 시작했다. 무리해서 대량으로 발행·유통하기보다는 작은
펼치고 있는 잡지를 만드는 사람들을 찾아가보았다.
12월 17일에 인쇄를 맡겼는데, 2~3시간 후에 김정일 사망소식이 알려졌다. 그래서 급하게 엽서를 만들었다. 그리고 나서 창간 파티를
이리>는 자기 주장이 센 글을 좋아한다. 글 자체의 옳고 그름보다는 명확한 자신만의 색, 그리고 주장에 대한 근거가 있는 글을 좋아한다.
겸한 전시회를 로라이즈에서 열었는데 영등포경찰서 공안과에서 두어 번 찾아왔다. “김정일 사진은 어디서 찾았냐?” “구글에서 찾았다.”
마니아틱하면서도 예술적 감성이 충만한 것이 <월간 이리>의 정체성이 아닌가.
이랬던 기억이 난다.
그간에는 특히 그렇게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개편을 통해 ‘재미’를 조금 더 가미한 잡지가 되고자 한다. 지나치게 예술적이고 난해한 글보다는 적어도
‘독립잡지’라는 카테고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책을 펴서 재미있게 읽게 되는 잡지로 만들고 싶다. 그래서 기획기사도 보강하려 한다.
‘독립잡지’라는 카테고리로 묶이는 것에 대해 큰 불만은 없지만, 현재 ‘독립잡지’라는 말에서 연상되는 이미지와 <DOMINO> 사이에는
잡지를 만드는 시스템은 어떠한가.
별로 공통점이 없다. 굳이 ‘독립’적 제작 프로세스를 고수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독립’적인 유통망(더북소사이티, 유어마인드 등)을
제작비는 이리카페가 지원해주고 제작 시스템만 놓고 보면 말 그대로 1인 시스템이다. 디자인부터 편집, 인쇄, 배포 등 모든 걸 직접 한다. 인디자인 툴이
Indie Magazine 독 립 잡 지 만 드 는 사 람 들 People Who Make Indie Magazine
<월간 이리> 편집장 이훈보
“우리 세대의 경험으로 만들어낼 문화잡지” DO MI NO
“색깔이 분명한 잡지로 살아남고 싶다”
訃告 2011년 겨울에 창간한 <DOMINO>는 비정기 문화잡지를 표방하고 있다. 창간호의 테마는 ‘부고 ’. 잡지는 자살한
알렉산더 맥퀸과 에이미 와인하우스, WWF의 레슬러 ‘마초맨’ 랜디 새비지, 스티브 잡스와 튀니지의 자스민 혁명을
그게 <월간 이리>다. 2011년 1월 첫호를 발간한 이래 무가지로 배포되고 있는 <월간 이리>는 이제 2년차에 접어든다.
이끈 청년 모하메드 부아지지, 그리고 21명의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죽음에 대해 말한다. 사람의 죽음만이 아니라
<월간 이리>의 큰 특징은 보통의 잡지와 달리 매호를 대표하는 기획이 없다는 것. 개인기고로 잡지가 채워진다. “가장 재미있는 잡지는 필자를 믿고 보는 잡지다.
구제역으로 살처분된 돼지 그리고 사라져버린 장소(<클럽 쌤>)와 그 상징성에 대해서도 다뤘다.
독자들은 좋은 글은 찾아가서 본다”는 것이 그의 신념. 최소 10명 많게는 16~17명의 필진이 한 호에 참여한다. 개개인의 기고로만 구성된다고 해서 <월간 이리>만의
웹브라우저 공영성을 주장하는 파이어폭스를 지지하는 것. 이것 역시 <월간 이리>가 추구하는 성격을 잘 드러낸다. 독특한 잡지 <월간 이리>는 홍대 부근의 이리카페, 부산오뎅과 월간 이리 홈페이지(http://postyri.blogspot.com/)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있지만 교보문고 매대에서 팔려도 좋다고
있어서 편집은 좀 쉬워진 편이다. 보다 가독성 있고 재미난 편집을 하고 싶다.
생각한다.
돈이 되지 않는 일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은.
H
글Ⅰ정지연 에디터
이전에 이런 색깔의 잡지가 있었다면 결코 시작도 하지 않았을 거다. 새로운 색깔의 잡지를 만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다. 고정적으로 <월간 이리>를 찾는 독자, 늘어나는 트위터 팔로어 수, 인터넷 홈페이지 방문객 수 등을 보며 잡지를 만드는 보람을 느낄 수 있다. 더 다양한 세대와 다양한 글을 담아내면서 앞으로도 <월간 이리>만의 색을 잃지 않는 게 나의 목표다.
<헤드에이크> 김가영 에디터
H
글Ⅰ임은선 에디터
<나불나불> 편집팀
“질문과 함께 늙어가는 잡지를 꿈꾼다”
“문화에 대해 말하는 대안적 미디어”
2009년 11월 창간한 <헤드에이크>는 ‘질문잡지’를 표방한다. ‘살면서 골치 아픈 질문들을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부딪히자’는
헤드 에이크
모든 것은 이리카페 때문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이리카페의 단골이던 이훈보는 자연스럽게 카페의 스태프가 되었고, 그러다 불현듯 ‘잡지를 만들겠다’ 고 결심했다.
월간 이리
나불 나불
모토로 움직인다. 창간호(0호)의 테마는 ‘졸업 후 뭐하세요?’. 이는 당시 학부생이었던 7명의 에디터 모두에게 절실했던
‘전방위이종문화리뷰지’를 표방하는 <나불나불>. 2010년 2월 첫호를 내고 현재 6호가 나온 <나불나불>은 대개의 ‘소규모 출판물’들이 시각 디자이너의 편집 디자인이나 사진, 미술 전공자들의 작업 아카이빙 위주로 구성되어 있는데 반해 ‘텍스트 기반’ 잡지라는 점이 눈에 띈다. 특히 광범위한 문화/예술 영역에 대한 리뷰(비평)지를
질문을 디딤돌 삼아 잡지를 만든 것이다. 그게 벌써 3년 전이다. 4~5개월 간격으로 발행되던 <헤드에이크>는 ‘개인의 혁명’
지향한다는 점도 새겨볼 만하다.
‘독립’ 등 테마를 담아내며 현재 5호까지 발행되었다. 또 2인(정지원 편집장, 김가영 에디터)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김가영
<나불나불>은 ‘불만’, ‘허세’, ‘변신’, ‘환장’, ‘흠집’, ‘놀이’ 등 매호 키워드를 선정해 콘텐츠를 구성하고 있다. 이 키워드들은 편집부가 전부 모인 편집회의에서 정해진다고.
에디터는 “지금도 어떻게 먹고 살까?”라는 질문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더욱 독자들의 고민을 담아낸 편지와 글을 받으며 기운을
본래 <헤드에이크>의 ‘서브 프로젝트’로 대학가(홍대, 신촌)의 문화와 소비양태를 짚어보자는 의도로 시작되었으나, 프로젝트가 커지면서 아예 분리・독립하여 진행되고 있다. 그 사이
얻는다고. “질문과 함께 늙어가는 잡지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것이 그녀의 소박한 소망이다. <헤드에이크>는 교보문고(전국), 가가린(경복궁역),
편집진도 진용을 갖추었다. 김동인(전 편집장), 정연주로 시작하여 길휘현, 고유희가 합류했고 편집진 공개모집을 통해 현 편집장인 김민형이, 이후 문정민, 맥주 등이 합류했다.
옥상상점(홍대), 더북스(아트선재센터 1층), 이음책방(대학로), 땡스북스(홍대) 등의 오프라인 서점과 유어마인드(http://www.your-mind.com),
무가지로 배포되는 <나불나불>은 ‘적은 인원이 적은 부수의 잡지를 적은 유통망에 배포하는 형식’이라고 독립잡지의 존재양식을 규정한다. 김민형 편집장은 “독립출판이란 말은 주류
아워나이브마켓(http://www.ournaivemarket.com)에서 구입할 수 있다.
출판계와 언론이 우리 같은 잡지를 카테고리화하기 위해 필요했던 ‘레테르’에 가깝다고 본다. 그러나 ‘독립’의 의미를 ‘대안’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 <나불나불>도 당연히 독립잡지, 대안 미디어라고 본다”고 설명한다.
잡지를 만들게 된 계기는?
참신한 시각과 독자적인 관점, 그리고 패기를 갖춘 잡지 <나불나불>은 신촌, 홍대의 각 대학과 유어마인드, 문지문화원 사이, 서교예술실험센터, 그리고 카페 녹색광선 등 몇몇 홍대와 신촌
20대는 고민이 많다. 정지원 편집장은 고교 선배로, 그를 통해 이런저런 고민을 나누는 또래 친구들과 만나게 됐다. 그러다가 잡지라는 소통지향적
부근의 카페 등에서 배포된다. http://nabulnabul.com
매체를 통해 얘기를 풀어나가자는 생각을 했다. 생각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리는 질문들을 혼자 고민하지 말고 정면으로 부딪히자는 거였다. 그래서 잡지 이름도 <헤드에이크>다. 준비 기간만 2년이 걸렸다.
<나불나불>에는 편집진의 글 외에 기고도 실린다. 원고 게재의 원칙이 있는가.
<헤드에이크>는 판형이 독특하다.
객관적인 척하는 주관적인 편집진의 시각을 반영한다. 사람들의 보는 눈은 다 비슷한 거 같다. 좋은 글은 편집진 모두가 좋다고 표현한다. 다만, 한 명이라도 ‘절대 싫다’라고 표명하면 그
가로 15cm, 세로 25cm의 여느 잡지보다 세로가 긴 독특한 판형이다. 일본의 대표적 북디자이너 스기우라 고헤이
杉浦康平
가 말한 ‘황금비율’이래서
글은 제외시킨다. 전체적으로 회의를 하면서 조율하는 편이다.
택했는데, 인쇄소에선 종이 로스가 많이 난다고 혼났다(웃음).
대개 학부생들이 편집부인 잡지일수록 졸업과 동시에 ‘폐간’ 되는 경우가 잦다.
잡지만이 아니라 다양한 프로젝트도 진행하는 것 같다.
시작할 때는 편집진 모두가 학부생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래서 혹 폐간된다면 편집진들이 잡지 만들기에 애정이 식거나 흥미가 떨어졌을 때라고 생각한다. 그런
다음세대재단의 ‘유스보이스랩’팀과 함께 네 차례에 걸쳐 ‘포스트 피크닉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지면이 아니라 직접 독자를 만나 질문을 듣고 답을
면에서 <나불나불>의 전망은 밝다. 지속가능한 형태로 변형을 생각하고도 있다. 예를 들어 유가지로 전환한다거나 웹진형태로 더 확장시킨다던가. 이른바 2000년대 이후 생겨난 ‘독립잡지’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찾는 프로그램이다. 자전거를 페달을 밟으면 믹서를 움직여 주스가 만들어지는 걸 시연하며 돌아다녔고 참여를 이끌어냈다. 음악으로 질문에 답하기라는 컨셉트로 신촌에서 콘서트를 진행하기도 했고, 미술가 차지량 씨와 함께 ‘뉴 홈’이라는 주제로 살 만한 집을 찾아 용산 일대를 훑기도
독립잡지라고 해서 단순히 기존 상업잡지의 속성으로부터의 독립이라고 의미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각자의 편집방향과 추구하는 가치를 더
했다. 그 결과물을 모아 5호를 발간했다.
중시한다는 점에서 ‘소규모 출판물’이란 말이 더 적합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2000년대 이후 독립출판이 유행이 된 건, 제작기술과 출판환경의 개선으로
평소 잡지의 제작금은 어떻게 충당하는가.
그 진입장벽이 낮아진 데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처음 시작하는 데 노력과 비용이 절감되었지만, 2호, 3호…오래가는 출판물이 적다는 게 숙제다. 이는
0호의 경우 1,000부가 거의 다 팔렸다. 유가지이기 때문에 판매대금을 모두 다음호 제작비로 넣는다. 그래도 많이 부족해서 이리저리 충당해야
대부분의 독립출판인들이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거나 정기적 발간 여부를 정하지 않고 시작하기 때문이다.
한다. 4호의 경우 소셜 펀딩인 텀블벅을 이용해 제작했는데 지속성의 부분을 고민한다면 계속할 순 없다고 판단했다. 현재는 미약하나마 광고도
지속가능한 발행이란 건 모든 독립잡지의 숙제다. <나불나불>은 무가지로 제작되고 있는데 상황은 어떠한가.
하고 있다. 5호에 광고를 게재한 카페 ‘노란코끼리’의 경우 커피 판매수익금의 15%를 광고료로 지급하는 식이다.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지만 동시에 가장 재미없는 질문이다. 발행부수를 보면 초기 5,000부를 찍다가 3,500부를 거쳐 가장 최근호는 2,000부를 발행했다.
현재의 고민은?
아마도 이걸 보면 재정상황을 짐작할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 어렵지만 계속 할 의지와 애정이 있다면 어떤 방법으로든 수가 생길 거라고 믿는 편이다.
지속적 발간에 대한 고민이 크다. 가능하다면 무가지로 전환하고, 격월간 체제로 운영하고 싶다. 또 독자들을 만날 수 있는 오프라인의 다양한
7호 준비에 바쁠 것 같은데, 주제가 궁금하다.
문화행사를 만들어내는 일도 많아질 것 같다. 독립잡지, 인디음악을 좋아하는 ‘취향의 공동체’의 파이를 키워나가고, 협력을 강화하는 것도 숙제 중
7호 키워드는 ‘예의’다. 기본적인 에티켓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예의에 대한 시각을 보고 싶어서 정하게 되었다. 어느 각도에서든 예의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하나다.
많을 것 같다.
H
글Ⅰ정지연 에디터
ALLEY OF HONGDAE
앨리 촬영 및 조사 문가영 커버스토리 디자인 장성환·김인영
H
글Ⅰ임은선 에디터
해냄출판사
AU BON PAIN_Cafe
서교동 잔다리로
윤디자인연구소
THE GABRIEL_Cafe CAFE.12PM_Cafe
THANKSBOOKS
상상마당
2 0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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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빵 010-8910-1089 http://cafe.daum.net/cafe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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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스라운지 http://www.evanslounge.com/
땡스북스 02-325-0321 www.thanksbook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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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달 & 스픽아웃 C Cloud, 19:00
김용숙 트리오·J’s Quartet 클럽 오뙤르, 20:00
3.1~3.31 그 사람, 고양이를 향한 두번째 시선 밤삼킨별
3.10~4.7 <두 가지 작전>展 김동현×신승호 [그문화]
18
Sun
Mon
20
25
Sun
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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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뜨고코베인 + 몸과 마음 합동 콘서트 “대만원” 상상마당 라이브홀, 18:30
vismajor 1st concert 롤링홀, 17:00
4.1
Sun
Thu
윤나라/향니 에반스라운지, 20:00
Mon
Tue
8
Thu
<스트리트 H>가 알려 드립니다
5
4 Thu
투표해 ROCK 콘서트 롤링홀, 17:30
11
오노우에 유이치 공연-Still Life 표현 갤러리 요기가, 19:00
이영훈 단독공연 라이브 클럽 빵, 19:30
16 23
3.22~28 인디다큐페스티발2012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마리서사 & 홀린 두번째 조인트 콘서트 롤링홀, 19:30
<Let it be! 구럼be!> 요기가, 17:00
24
Sat
30
황보령 Smacksoft 카페 커먼, 18:00
31
THE KOXX presents ‘PiXEL’ 상상마당 라이브홀, 19:00
Sat
6
Fri
12
Seoul Live Music Festa 롤링홀, 17:00
“Stand Alive” 하드코어 쇼 인디팬, 18:30
렛츠락 13탄 “노브레인 헤이 투나잇” 상상마당 라이브홀
4.13~14 글렌체크 앨범 발매 콘서트 상상마당 라이브홀, 13일 20:00, 14일 18:00
17
Sat
클럽 타 언플러그드-아프로디노, 바닐라어쿠스틱, 장미여관 클럽 타, 19:30
Fri
4.5~7 이승열 공연 벨로주, 20:00
Wed
10
9
29
28
3
퀸 트리뷰트 밴드 영부인밴드 공연 롤링홀, 18:00
Fri
<디어 한나> <달팽이의 별> 상상마당 영화관, 3.29~
Wed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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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명밴드·DUDE 클럽 오뙤르, 20:00
3.8~4.27 On The Road-Sense of Leaves 길을 걷다-풀잎의 사유 갤러리 잔다리
Sat
로다운 30 앨범 발매 단독 콘서트 롤링홀, 20:00
Fri
3.22~4.1 연극 <우리 동네 미쓰리> 카톨릭청년회관 <다리>, 평일 20:00, 토요일 16:00·19:00
21
인디팬 데이트 인디팬, 19:30
네이버온스테이지 콘서트 -조동희, 얄개들, 하헌진 상상마당 라이브홀, 20:00
27
26
3.15
Thu
Wed
달나라밴드, 어쿠스틱 코어 에반스라운지, 20:00
Rolling Refresh Live 하비누아주, 시크, 순자와 춘희 롤링홀, 18:00
타임 뮤직 커뮤니티 라이브 롤링홀, 17:00 & 19:00
Wed
Tue
블랙백 & 치즈스테레오 C Cloud, 19:00
3.9~4.5 나무[수:] 날마다 소풍 땡스북스
창비 3월 북콘서트 문태준·김선우 시인 / 초대뮤지션: 정차식·수상한 커튼 상상마당 라이브홀, 19:30
19
Fri
열정만세 투명, 청년들, 비틀쥬스, 아프로디노 라이브 클럽 빵, 19:00
● 자세한 내용은 아래 홈페이지를 참고하세요
2012년 라퍼커션 콘서트 상상마당 라이브홀, 19:30
7
Sat
● <스트리트 H> Culture Calendar에 전시, 공연, 기타 문화행사를 알리고 싶은 개인 및 단체는
13
매월 10일까지 담당자(임경화 /
14
rainbow@street-h.com)에게 메일로 내용을 전달해주시면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홍대앞에서 30개의 빨간 동그라미를 찾으세요!
제5기 객원 에디터와 포토그래퍼를 찾습니다
빨간 동그라미 스티커는 홍대앞 동네 문화 잡지 <스트리트 H>를
홍대앞 소식이 늘 궁금한 분, 홍대앞이 내 동네라고 여기는 분,
만날 수 있는 배포처를 나타내는 표시입니다.
다양한 문화생산자들과의 인터뷰나 사진 작업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싶은 분,
매달 가장 정확하고 신선한 홍대앞 정보가 실리는 <스트리트 H>.
홍대앞의 문화를 발굴하고 기록하는 일에 관심이 있는 분들을 환영합니다.
특히 골목골목에 숨겨진 카페와 클럽, 홍대앞 문화단체를 찾는 데
무가지로 제작되는 <스트리트 H>의 사정상 원고료나 사진고료는 드리지 못합니다.
유용한 지도는 홍대앞을 찾는 여러분에게 최고의 가이드입니다.
다만 같이 역사를 만들고 함께하는 즐거움을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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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2012.03
Street H Culture Magazine for Hongdae Area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발행인
장성환
기획취재
편집장 정지연 교정교열 임경화
디자인
<스트리트 H>는 매월 20일 경 발행되며, 위에 소개된 장소에 배포됩니다. 누구나 무료로 가져가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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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스튜디오 203
기재한 후 1년 정기구독료 15,000원(배송료 포함 가격)을 입금하시면 됩니다.
고성주, 김인영, 이혜령, 류아진, 박지선, 문가영
입금 후 편집부 메일 rainbow@street-h.com으로 알려주시면, 그 달부터 <스트리트 H>를 보내드립니다.
발행
디자인스튜디오 203(tel 02-323-2569)
입금처 _ 국민은행 032901-04-212256 | 예금주 _ 장성환(디자인스튜디오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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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처 _ <스트리트 H> 02-323-2569(내선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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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right © 2012 by <스트리트 H>. 이 책에 실린 내용의 무단전재와 무단복제를 금합니다.
Culture Calendar 01
한동안 보이지 않는다 했다. 알고 보니 홍대앞을 떠나 지방을 돌며 그래피티 작업에 열중했다. 도깨비 캐릭터가 트레이드 마크인 그래피티 작가 SIXCOIN. 유니크한 캐릭터를 무기 삼아, 그래피티라는 서브컬처에 대한 세간의 편견을 깨고 싶다는 그를 만났다.
그들의 공간이 궁금하다
세상이 바뀔 때까지 내 리듬으로, 내 방식으로
스 트 리 트 아 티 스 트 S I X C O I N
그래피티 듀오 JNJ CREW와 SIXCOIN 공동 작업실 tagging
시커먼 지하공간에 형형색색의 태깅
으로 얼룩진 시멘트벽을
느끼게 된 그는 홍대 작업실을 정리하고 작은 밴을 구해서 무작정
다양한 현대미술의 느낌으로 거리예술 전개하고파
떠났다. 부산, 헤이리, 인천, 전주, 광주 등을 오가며 6개월 정도
지방에서의 체험은 작업에도 새로운 전기를 만들어줬다. ‘도깨비’
기대했다면 오산이다. 층고가 높아 지하처럼 보이지 않는, 화이트와
작업을 했다. “부산에서 가장 오래 머물렀어요. ‘벽화거리’로 유명한
캐릭터의 진화가 그것이다. 초기에는 캐릭터를 음악을
원목으로 마감된 심플한 공간이다. 입구로 내려가는 계단을 따라
산복도로의 바닥 벽화작업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거대한 벽면에 그려진 화려한 벽화들만 아니라면 이곳이 그래피티
1년 여의 투어를 통해 그는 낙서예술, 나아가
스튜디오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
거리예술이 처한 현실과 사회적 인식의 부족에 대해
“그래피티라면 스프레이 낙서나 떠올리고, 낙서예술을 한다면
뼈저리게 느꼈다. ‘공공미술’이란 명분하에
가난할 것이라고 넘겨짚는 선입견이 싫었어요. 프로페셔널하게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거리예술을
캐릭터를 스텐실
작업에 매달리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훼손하는 사례에 대해 그는 할 말이
작업하면서 그
JNJ CREW와 SIXCOIN이 작업실을 연 것은 1년 전이다. 이전에는
많다. “부산의 똥다리를 봐요. 지역
원판을 고급스럽게
음악 관련 스튜디오였다는 이곳은 홍대 부근의 많은 작업자들이
작가들이 오랜 시간 차곡차곡 작업해서
거쳐 간 연륜 있는(?) 공간. JNJ CREW가 먼저 이 공간을 구했고,
그곳이 촬영명소가 되자 부산시에서 문화
같은 분야의 후배이자 ‘동네 아우’인 SIXCOIN에게 함께 쓸 것을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고급스런
즐기고 장난기 많은 모습을 힙합 스타일과 접목시켜 보여줬다면, 이제는 디지털 시대와 결합된 이미지로 전개중이다. 이
만들어 벽에 부착하는 방식을 찾아냈다. 그가 보여주는 도깨비 원판은
제의했다고 한다. SIXCOIN에게도 반가운 제안이었다. “네 살 터울의
매끄럽고 정교한 라인과 색상이
친한 형들과 함께하니 마음이 편하죠. 이곳 월세가 워낙 세서 과연
우선 눈에 들어온다.
버텨낼 수 있을까가 가장 고민이었는데 1년 여가 지나 적응기는 끝낸
“광주의 한 공장에 그림을 그려주러 갔다가 아예 기술을 배웠어요.
거 같고, 이젠 자신이 붙었으니 작업에 몰두해야죠.”
이런 깔끔한 라인은 손이 아니라 기계로만 가능하거든요. 노하우는
실내에선 금연이다. 바깥에 흡연공간을 따로 만들었을 만큼 이들이
터득했으니 이 작업을 계속해 현대미술의 포맷에 맞게 지속
작업실을 대하는 태도는 경건하다. 이틀 밤을 매달려 완성했다는
발전시키고 싶어요.”
JNJ CREW의 화려한 벽화와 SIXCOIN 특유의 캐릭터가 함께
타일로 만들어 거리와 벽 곳곳에 부착했던 스페이스 인베이더 같은
어우러진 벽면은 그들의 각오와 자부심을 보여주는 듯하다.
형식이 될까? 아직은 미지수다. 중요한 건 좀더 SIXCOIN만의 색깔을 표현해낼 방법을 찾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올해는 스케일이 큰
만화를 꿈꾸던 청년, 스프레이를 쥐고 거리로 나가다
협업이나 전시 작업을 많이 하고 싶다. 거리예술에 대해 잘 모르는
SIXCOIN이 그래티피를 시작한 건 2004년 무렵. 군 현역 시절 휴가를
일반 대중에게 ‘이런 것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다채로운 시도를
나와 우연히 접하게 된 그래피티에 매료됐다. 화려한 표현방법과
하려 한다. “영상작업도 시작했어요. 또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을
거친 느낌에 빨려들었다. 본래 ‘만화가’가 되고 싶었던 청년은 제대 후
통해 캐릭터를 상품화시키는 작업도 하려고 합니다. 얼마 전에는
본격적으로 그래피티의 세계에 발을 내딛었다.
메케이스와 협력해서 스마트폰 케이스를 출시했죠.”
홍대 부근에서 주로 작업하던 그는 이내 ‘벽의 부재’라는 현실에
해외의 경우는 단순히 상품 협찬에 멈추지 않고, 오베이, 레이디
부닥친다. 태깅 중심의 그래피티보다는 벽면 전체를 덮어버리는
핑크와 같은 힙한 거리의 예술가들의 감각을 아예 상품 안으로
mural
벽화
을 선호하는데, 연일 상업공간을 위한 공사가 진행중인 홍대
대리석 파일과 그래피티를 숨기기 위한 벽화로 덮어버렸더라고요.
끌어들여 온다.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이런 것이 중요한 동인이라는
부근에서는 벽을 찾기가 어려웠다. 있다 해도 이른바 ‘거리미술전’의
자연발생적인 예술을 관 이 망친 거죠.”
걸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SIXCOIN은 우리의 문화도 그렇게 가야
독차지였다. 그래서 연세대와 신촌을 연결하는 대형 굴다리 벽면에
관만의 문제도 아니다. 그는 ‘문화를 진정으로 즐길 줄 아는 소비층이
한다고 믿는다. 그때를 위해 장거리를 달릴 준비도 물론 되어 있다.
도전했다. 벽화 다리로 유명한 그곳에 가장 먼저 그래피티를 그린
생기기도 전에 비즈니스로 접근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90년대
“아직은 이쪽 문화가 일천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내 페이스를
것이 SIXCOIN이다. ‘공간이 없다고 불평만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초반, 힙합문화가 흥성하면서 그래피티를 위시한 관련 문화들이
잃지 않고, 꾸준히 걷다 보면 정점에 오르게 될 것이다. 결국
공간을 개척하자’는 건 이후 그의 모토가 됐다.
태동했지만 신이 탄탄하지 못했기에 유행이 사그라지면서 문화도
오래 즐겁게 하는 사람이 이기게 되어 있다.” SIXCOIN은
2010년 전주 레지던시에 참여한 후에 서울에만 갇혀 있는 한계를
죽고 말았다는 것이다.
확신한다.
02 Open Studio
官
H
글・사진Ⅰ정지연 에디터
2012.03. Vol. 34
이동준의 업스커트
뷰티살롱과 헤어숍에 비치되어 있는 패션잡지들은 백과사전처럼
시선은 매서웠다. 그러다 결국 불경기를 이기지 못하고 유가지로
두껍지만 가격은 1만원도 채 안된다. 절반 이상을 채우고 있는
전환하자 이번에는 많은 독자들이 아예 외면을 해버렸다. 다행히
광고로 잡지를 유지하며, 협찬 받은 사은품으로 독자들을 유혹할 수
그 시절을 버티고 살아남아서 지금까지 빛을 보고 있는 유일한
있기 때문이다.
문화잡지이지만 아직도 상황이 어렵긴 마찬가지다.
그런데 소위 문화잡지로 분류되는 또 다른 잡지들이 있다.
잡지를 눈여겨봐온 독자들은 이미 눈치를 챘겠지만 <스트리트
정치적으로 핫한 이슈를 다루는 것도 아니고, 아이돌 스타의 화보가
H>에 얼마 전부터 한 페이지짜리 광고가 등장했다. <스트리트 H>는
실려 있지도 않으니 그만큼 파급효과도 적고 광고를 실어주는
잡지를 창간할 때부터 광고를 싣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해왔다.
기업도 없다. 게다가 돈
무가지임에도 불구하고 그게 가능했던 건 이 잡지가 발행인이
90년대에 대학생활을 했던 사람들과 얘기를 하다 보면 그 시절의
주고 잡지를 사기보단
운영하는 디자인회사 직원들의 인건비를 ‘제로’로 놓고 잡지를
잡지 얘기를 할 때가 종종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중심에는
공짜로 문화를 향유하고
만들어서이다. 이 한 페이지에 실리는 광고수익금은 잡지를 만드는
<인서울 매거진>이나 <PAPER>에 관한 얘기도 빠지지 않는다.
싶어 하는 소심한
데 필요한 종이값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이 한 페이지의 광고를
지금이야 뭐 인디밴드가 워낙 많아져서 이젠 더 이상 소수만이
독자들을 상대해야만
보면서 누군가는 또 그렇게 말할지 모른다. ‘<스트리트 H>도 이제
누리는 문화라고 할 수도 없지만, 당시로서는 파격이었던 ‘크라잉
하는 경우가 더 많다.
변했네’라고.
넛’이나 ‘황신혜 밴드’처럼 듣도 보도 못한 희한한 인디문화에
그런데 이 공짜독자들이
어느 날 홍대앞의 단골집을 찾았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결국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매체가 많지 않았고, 그 중에 내가 아는
더 까다롭다. 문화는
돌아서 나올 때면 난 속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참 다행이라고.
대표적인 잡지가 이들 두 잡지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옛날 얘기를
공짜로 향유하면서 그
손님이 저렇게 많으니 하루에도 몇 군데씩 사라지고 새로운 가게가
하다 보면 벌써 10년이 넘도록 여전히 <PAPER>에 글을 쓰고 있는
문화의 생산자들은
들어서는 이 무서운 동네에서 저 집이 어느 날 문득 사라져버리지는
난 신이 나서 더 떠들게 된다. 그런데 내가 마구 아는 척을 하며 한참
순수해야 한다는
않겠구나 하는 안도감 때문이다. <스트리트 H>뿐만 아니라 소규모
떠들다 보면 열에 아홉 명은 이런 멘트를 날려서 내 입을 막아버린다.
아이러니한 고정관념을
독립잡지들에 실린 광고를 보면서도 ‘어휴 다행이다!’라고 생각하는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독자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참
다 행 이 다
“무가지였을 땐 자주 봤는데 요즘은….” 그 얘기는 곧 마지막으로
H
<PAPER>를 본 게 벌써 10년은 넘었단 얘기다.
<PAPER>의 경우도 그랬다. 독자들은 어느 날 광고가 조금 많이
일간지의 권력과 재력을 등에 업고 자매지의 형태로 나오는 시사
실리면 (겨우 서너 페이지가 늘어난 것 뿐인데) ‘잡지가 변했네,
이동준_번역가이자 칼럼니스트이며 북세븐틴 에이전시의 대표다. 베를린에서 8년,
주간지나 월간지들은 정기구독을 하는 (주로 보수적 성향의) 고정
예전 같지가 않네’ 하면서 불만을 터뜨렸다. 필자들에게 최소한의
여전히 각별하다. 《베를린 코드》 《연애를 인터뷰하다》 《위트상식사전 스페셜》
독자들에게 정치적으로 어필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전국의 모든
원고료를 지급하고, 인쇄비를 감당하기 위한 광고였지만 독자들의
차우진의 워드비트Word Beat
홍대앞에서 4년을 살았다. 지금은 이태원 주민이지만 홍대앞에 대한 애정만큼은 《홍대앞으로 와!》(엮음) 같은 책을 썼다.
드러났다고 생각하는데 클리셰 같은 노랫말(내러티브)도 그 일환인 것 같은데, 한편 클리셰처럼 여겨진다는 점에서 흥미롭기도 하다.
서 울 에 산 다 고 다 서 울 사 람 아 니 지
이 노래를 한마디로 압축하면 ‘서울에 산다고 다 서울 사람 아니지’ 정도일 텐데, 대도시 서울로 올라온 지역민들의 애환과 그리움은
-<서울, 서울, 서울>의 ‘서울사람’
‘가요’의 오랜 소재이기도 하다. 재미있는 건 몇 번의 역사적 사건을 기점으로 이런 정서가 조금씩 바뀌었다는 점이다. 식민시대에는 ‘억지로 시작한 타향살이의 설움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주요한 내러티브였다면, 한국전쟁 이후엔 ‘굳이 고향에 돌아가지 않는 /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가지
서울에 산 게 이제 10년째다. 사실 내가 사는 곳은 지리적으로
못하는 정서’가 많았다. 산업화에 박차를 가하던 1970년대에는
경기도와 더 가깝기 때문에 딱히 서울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하다.
다른 지역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가끔 드는 게 단지 나이를 먹어서
‘대도시 서울에 대응하는 이상향 농촌(시골)’을 그린 노래들이 많았고,
어릴 때는 경상도와 강원도와 경기도에서 살았다. 그중 가장 오래
그런 건 아닐 것이다.
아시안게임과 서울올림픽이 있었던 1980년대에는 ‘서울 찬가’류의
‘머문’ 곳은 인천이다. 다니던 대학도 서울에 있지 않았으므로 서울
<Seoul Seoul Seoul>은 서울을 주제로 한 컴필레이션 음반이다.
노래들이 대거 등장했다. 물론 이런 내러티브의 기반은 대부분
바깥에서 10대와 20대를 보낸 셈이다. 지하철이 있었지만 서울에
‘당신에게 서울은 무엇인가’란 주제로 27명의 음악가들이 만든
‘각박한 도시생활’이라는 정서다. 특히 1994년 드라마 <서울의
매일같이 오가기가 만만찮았다. 그래서 서울은 남의 동네 같기도
음악을 실었다. 기존에 발표된 곡도 있고 신곡도 있다. 이 앨범을
달>의 인기는 1970년대의 정서가 1990년대에도 유효하다는 걸
했고 그래서 더 근사해 보였다(10층짜리 빌딩도 많고!). 그런데 막상
기획한 라운드앤라운드는 ‘서울’이라는 주제로 작년 4월부터 여러
상징적으로 보여줬는데 ‘서울 사람’의 노랫말도 마찬가지다.
서울로 이사를 왔더니 이 동네가 정말로 남의 동네처럼 여겨진다.
차례의 기획공연을 진행했고 <제1회 서울 레코드 페어>도 열었다. 이
이 노래는 서울에 대한 보편적인 인상을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앨범은 그 장기기획의 하이라이트인 셈이다. 수록된 노래에선 한강,
한편 그것은 2012년 이전에 발표된 드라마나 영화, 소설과 시를
이태원, 낙원상가, 영등포, 용산 전자상가 등이 등장하고 서울 아가씨,
통해서, 혹은 정규교육과정을 통해 학습된 것이란 생각도 든다.
지하철 2호선, 무허가 오두막(제목은 ‘무화과 오두막’)이나 오세훈
흥미로운 건 이 클리셰에 가까운 내러티브가 2012년 현재의 서울과
전 시장의 ‘디자인 서울’에 대한 비판적인 메시지도 담겨 있다. 그중
거의 완전히 겹쳐지는 순간이다. “서울 사는 노총각의 고향은 경주 /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의 ‘서울 사람’이 재밌다. 앨범의 첫 곡이기도
서울 사는 대학생의 고향은 대전 / 나이차고 너도나도 올라가는 통에
하다.
끼어 / 그 유명한 서울 맛 좀 보러 왔는데 / 장가도 못 가 취직도 안돼
“서울 사는 아저씨의 고향은 광주, 서울 사는 아줌마의 고향은
/ 재미도 못 봐 내 집에도 못 가”의 정서는 포털 뉴스에서 늘 접하는
대구, 서울 사는 기사님의 고향은 강릉, 서울 사는 이모님의 고향은
사회면 기사의 압축판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노스탤지어도 있고
충주”라고 시작되는 이 노래에는 중간중간 “그 좋은 데서 뭐 하러
상실감도 있다. 무언가 끊임없이 그리워하는 것이야말로 도시적
올라왔어?” “그땐 뭐 돈 좀 벌려고 그랬지.” “그래서 돈은 좀 버셨소?”
감수성일 텐데, 서울 사람의 삶은 안정된 정착민의 삶이 아니라
“어떻게 된 게 벌어도, 벌어도 모잘라!”라는 연극적 추임새도
언제 여기서 밀려날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가깝다. 서울이 ‘사는’
등장한다. 트로트와 록을 긍정적으로 결합하려는 밴드의 지향이 잘
곳이라기보다는 ‘머무는’ 도시라는 생각이 드는 건 그 때문이다.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H
Column 03
정지연이 만난 사람 26
김경주 시인
시, 희곡, 에세이 등 장르를 넘나들며 왕성한 글쓰기를 해온 문단의 총아 김경주. 그가 2년 여 침묵의 시간을 깨고 산문집 《밀어密語》로 사진 이승희스튜디오 103
돌아왔다. 아무도 보여준 적 없는 모국어의 뼈와 살을 탐닉하는 그의 시도는 멀미나도록 아름다웠다.
김경주 시인이 몸에 관한 책을 냈다. 제목은 《밀어》. ‘몸에 관한 시적 몽상’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첫 장을 열어 읽기 시작하는 순간, 독자는 난해함에 뺨을 맞는 기분이 들지도 모른다. 책은 육체의 실체에 집중하지 않기 때문이다. ‘뺨’과 ‘몽정기’에서 출발하여 ‘그림자’로 끝나는 순서에 이 책의 비밀이 놓여 있다. 《밀어》의 몸은 서구철학에서 바라보는 영과 대비되는 육신이 아니라 삼라만상 유기체로서의 몸, 제 스스로 가지고 있는 습관에서 자유롭지 않은 몸, 의식으로는 해독이 되지 않는, 시적인 질감을 가진 몸이다. 그렇기에 그는 ‘몽정’을 육체에 포함시켰다. “성장통의 한 증후로만 여기는 몽정은 자기 육체를 사랑하는 행위이면서 동시에 기억에 없는 행위다”라고 시인은 속삭인다. 그러면서 “몸 위에 목선을 띄우듯, 몽정은 다른 몸을 건너온다. 어느 몸으로 들어가 나는 몽정을 하는 것인가. 몽정은 나의 외가外家다”(‘몽정기’ 중에서)라고 덧붙인다. 책을 쓰는 데 2년 8개월이나 걸렸다고 들었다. 잡지의 칼럼이 모태가 되었다고 하던데. 한 시사잡지에 연재를 했다. 말랑말랑한 ‘목젖’ 같은 주제로 시작했는데 “시사보다 더 어렵다”고 독자 항의가 빗발쳐 6개월 만에 중단했다(웃음). 어렵긴 하다(웃음). 글이 난해하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가 몸을 지칭하는 모국어들의 풍경이 생경하게 펼쳐져서 아닐까. 그게 이 책의 핵심 중 하나다. 몸이 아니라 몸을 지칭하는 단어에 대한 몽상이다. 예를 들어 ‘눈시울’이란 단어를 보자. 고대국어에서 ‘시울’이란 마을縣을 뜻한다. 눈 밑에 마을이 있어서 나이를 먹을수록 마을이 깊어지는 걸 상상해보라. ‘마음의 부동산’ 같은 거다. 이런 아름다운 국어, 조상의 혜안이 담긴 모국어의 속살을 들여다보고 그걸 보여주고 싶었다.
04 Think & Talk
2012.03. Vol. 34
몸 을 관 글 쓰 기 를
통 하 는 위 하 여
사진 이승희스튜디오 103
시인 김경주와 하림의 ‘도하 프로젝트’ 전남 출신인 김경주 시인은 서울에 올라와 잠시 흑석동에 머문
6개월을 빼면 홍대앞과 상수동에만 줄곧 머물고 있다. 그가 주축이 된 문화연구소 ‘츄리닝바람’도 상수동에 10년째다. 이리카페에는 매일 출근하다시피 한다. 상상마당의 문화기획위원으로도 일했던 그에게 홍대앞의 문화생태계 유지는 풀고 싶은 숙제다. 창작자와 거주자와의 갈등은 홍대앞을 소란케하는 원인 중 하나다. 이리카페를 비롯한 살롱이나 문화공간 등은 주차, 소음 등을 문제 삼아 끊임없이 민원을 제기하는 거주자들 때문에 마음을 놓기 어렵다. 불평하면서도 절대 이사를 가지는 않는 거주자들은 홍대앞이 상업공간화되면서 임대료 상승의 직접적 이득을 보는 수혜자들이다. 일종의 님비NIMBI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 ‘도하 프로젝트’다. 절친한 가수 하림과 함께 힘을 합해 금천구청의 오래된 군부대 공간(도하부대)을 예술생태계로 사용하기로 했다. ‘가짜 수영장’을 비롯해 부지 자체가 거대한 생태계 아뜰리에처럼 보이는 것이 매혹 요소다. 이들은 뜻을 같이하는 문화 생산자들과 힘을 합해 이곳에서 다양한 문화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김경주의 오랜 숙원사업인 ‘시극詩劇’의 무대도 이곳이 될 것이다. 김경주는 “홍대앞이 자꾸 좁아지니까 살롱으로밖에 기어들 곳이 없다. 그러나 문화생산자들이 멸종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홍대문화를 이식할 새로운 부지가 필요했다”고 강조한다. 모 방송팀이 이곳의 ‘거대한 실험’을 다큐멘터리로 다룰 예정이라고 한다.
글마다 <운기학설>을 비롯해 그리스 신화, 지젝과 같은 철학자들의 언급,
‘불친절한 작가’라는 원성이 자자하다. 그래서 더욱 ‘소통’에 대한 고민이
뽑아냈다. 그리고 여행산문집 《패스포트 2》도 드디어 나온다. ‘지중해
파촉문자나 에스투리아어, 라틴어와 같은 다양한 주석이 붙어 있다.
많은 거 같은데.
3등칸 항해기’가 테마다.
외래어(한자)에 대한 관심이 많다. 뜻과 뜻이 결합해 만들어진 단어들의
‘주성치 축구단’을 10년째 이끌면서 깨달은 게 있다. 축구로 말하자면
시인 강정은 당신을 두고 ‘그는 이곳에 자주 없고’라고 썼다. 그만큼
어떤 질감을 발견해내는 쾌감이 있다. 그리고 평소에도 사전을 많이
소통이란 볼 점유율의 문제와도 같다. 메시나 호나우두 같은 선수들이
여행을 자주 간다. 몽골에서 시베리아까지, 그리스에서 사하라까지
본다. 특히 외국어 사전을 뒤적거리길 즐긴다. 북한어사전을 한번 보라.
경기시간 90분 동안 골을 잡고 있는 시간은 채 5분이 안될 거다. 나머지는
500여 곳을 돌아다녔다.
산책로를 뜻하는 ‘거님길’ 같은 단어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언제 어디든
볼을 찾아 움직이는 시간이다. 100만 독자가 읽었다 해서 그 책이 진짜로
여행의 방식을 바꾸었다. 몇 년 전부터 사진기를 안 가져간다. 6~7년
낯선 단어를 만나면 스마트폰의 메모장에 채집해둔다.
독자와 ‘소통’한 것일까? 위대한 작가 중에는 겨우 몇 권의 책만을 썼어도
전부터 보이스레코더로 소리를 담아온다. 이거 추천하는 여행법이다.
시에도 몸에 관한 단어가 많이 등장한다. ‘무릎의 문양’ 같은 시가
여지껏 살아남은 이들이 있다. 그렇게 본다면 소통은 질의 문제다.
사진을 찍고 싶은 순간 자연스럽게 버튼을 눌러 녹음을 한다. 돌아와 그걸
대표적이다.
책의 만듦새가 훌륭하다. 42쪽에 걸쳐 실은 전소연 작가의 사진도
들으면 그 장면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주변에 이 여행법을 권유했더니
육체에 대한 페티시 같은 게 있다. 중 2때까지 기계체조를 했다. 체육관
아름답고, 김바바 디자이너의 편집도 미려하다. 김바바 디자이너를 직접
반응이 너무 좋아서 얼른 ‘저작권’을 밝히기로 했다(웃음).
반대편에서는 발레리노들이 몸을 풀었다. 그들을 바라보던 때의 이상한
끌어왔다고 들었다.
글쓰기 연습은 희곡으로 하라고 권유한다고 들었다. ‘극작은 나의
열패감 같은 게 또렷이 기억난다. 운동을 그만두고 창조적인 작업을
김바바의 작업물이 너무 훌륭해서 직접 찾아가 제안했다. 난 내 책의
순정純情’이라 말할 정도인데….
하면서 그런 것들을 글 속에 이식하고 싶었던 것 같다. 몸을 관통하지
큐레이터다. 디자이너와 소통에 실패해서 엉망이 된 책을 겪으면서
지방 극단 옆에서 어슬렁거리며 자연스럽게 대본을 쓴 게 내 글쓰기의
못하는 글은 글이 아니다.
이젠 기획서를 쓸 때부터 디자이너를 추천하고, 시안을 고민한다. 책은
시작이니까. 우리나라 문단은 희곡을 서자 취급한다. 희곡 전문 잡지
뜻만 아니라 발화되는 ‘소리’에도 민감한 듯 싶다.
가치있는 것이다. 그걸 공유할 수 있는 사람과 작업하는 건 당연하다.
하나 없고, 작가들은 시인들보다도 더 생계가 불투명하다. 그러나 희곡은
우리는 자라면서 언어가 갖고 있는 상상력을 거세당한다. 그걸
원고만 던져주면 끝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타이트한 플롯 공부와 정서적 페이소스, 시적 텍스트를 아우른 장르다.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이 단어의 이물감을 즐기는 거다. 외국어처럼
출판사의 관행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시도를 받아들이는 건 아무래도
무엇보다 ‘공간’을 다루기 때문에 입체적 상상력이 길러진다. 또한 무대에
발음하고 중얼거리는 데서 글쓰기가 출발한다. 이 책의 많은 단어들이
‘김경주니까’ 아닐까.
올려지기 때문에 완성이란 없다. 배우의 입에서 나오는 순간 어색한 것이
내겐 그런 이질감을 주는 단어였다. 젖에 무덤이 있다니. 발에 목이
특강에 나가면 늘 하는 말이 있다. 책을 내고 싶다면 종이부터 알라고.
발견되고 고치고 또 고쳐야 한다. 그러면서 글쓰기의 내공이 길러진다.
있다니.
몽블랑, 화이트모조, 백모조 다 알아야 한다. 우리 윗선배들은 진정성,
퇴고를 많이 하는 습관은 극작하던 시절 생긴 것인가. 발표했던 시도 다
이리카페에서 《밀어》 낭독회를 열었다. 순문학과 대중문학에 대한
결핍 같은 이야기만 한다. 책 한권 써서 받는 인세가 얼마인지도 모르는
고쳐버리는 것으로 유명하던데.
언급이 기억나는데 그건 어쩌면 작가의 자세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었나
작가 지망생이 수두룩하다. 책의 물성에 관한 시스템을 알라는 건 좀더
내 문학적인 화두인 ‘시차時差’하고 관련되어 있다. 썼을 때와 책에 실으려
생각된다.
엄혹하게 리얼리티를 갖고 이 세계에 뛰어들라는 이야기다.
했을 때 시차가 생겨버리니 도리 없다. 첫 시집에 데뷔작이 실려 있지
(순문학과 대중문학의 차이라는 건) 근본적으로는 없다고 본다. 만약에
올해 안에 또 다른 책을 만날 수 있다는 소식이 들리는데.
않은 것도 그런 이유다. 그래서 영감으로 쓰는 이들이 부럽다. 스스로를
있다면 아마도 이런 걸 거다. 순문학은 잠재적 독자까지도 고려할 수
빠르면 4월에 한 권이 나온다. 《레토르트》(가제)라고, 70・80년대
시적 상태로 만들기 위해 깨어 있으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있어야 한다. 지금은 내 책을 못 읽더라도 몇 년 후엔 내 책을 읽어낼
키드들의 사물에 대한 책이다. 절판시킨 첫 산문집 《펄프키드》를 완전히
대학을 비롯한 각종 강의, 방송, 집필과 연극 및 문화 기획… 이 모든 일을
독자들을 만드는 거다. 작가는 독자를 찾아가는 사람이 되어선 안
새롭게 썼다. 캐주얼하게 쓴 자전적 이야기다. 자전적이라고는 해도 나를
어떻게 다 해내는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는 서비스업자가 아니라 자영업자다. 아무리
전면에 놓을 순 없어서 당시 영화나 드라마의 조연 같은 실제 인물들을 매
스스로 ‘펜노동자’라고 생각한다. 나인 투 식스 모드로, 그런 강도로
참혹하고 외로운 글쓰기라 하더라도 독자를 만드는 글쓰기가 되어야지,
꼭지 주인공으로 등장시켰다. 이른바 한국형 펄프픽션?(웃음)
글쓰기 노동을 한다. 다행히 ‘모드 전환’도 분명하게 잘 된다. 주중 계획은
없는 독자를 끌어오려고 쓰는 건 안 된다. 대개 작가라는 존재는
또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시 읽어주는 남자’ 코너에 착안해 시선집을
놀라울 정도로 촘촘하다. 월~목요일까지 낮엔 생계에 필요한 글을
‘누군가는 내가 쓴 걸 알아줄 것’이란 믿음과 용기에서 출발하지 않을까.
낸다. 일종의 ‘컴필레이션’인데 성의 없이 묶어내기 싫어서, 시 100편마다
쓰거나 사람을 만나고 강의를 하고, 주말엔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쓴다.
아무리 핍진하고 미약하더라도 그게 진짜 소통이다.
내밀한 실제 독자를 선정했다. 핸드폰을 뒤져가며 지인 중에 100명을
그렇게 해야 펜노동자라고 말할 수 있지 않겠는가.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H
Think & Talk 05
StH가 주목한 곳
과정을 연출이라고 불렀듯이 옥상상점도 마찬가지라고.
하도록 입주비를 받는다. 임대료와 유지비를 맞출 수 있는 한도
옥상상점은 창작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녹색광선이 운영하는
내에서만 입주자들을 모집할 예정이다.
상점이다. 드로잉 등 순수미술, 일러스트레이터, 밴드, 시각디자이너,
입주한 창작자는 이곳을 작업실로, 팀의 회의장소로, 공방으로
한국화 작가모임, 독립출판자, 포토그래퍼, 문구제작자, 염색
심지어 기타교습소로도 활용할 수 있다. 얼마 전에는 전방위
아티스트 등 창작자의 면면도 다양하다. 창작자들은 매달 3만
이종문화리뷰지 <나불나불>의 기획회의가 열렸고, 한국화 재료
3,000원을 내면 옥상상점에 입주할 수 있다. 창작자는 옥상상점에서
워크숍 회원들이 일반인들과 같이 그림 그리는 모임을 열기도 했다.
본인의 작업을 전시하거나 홍보・판매할 수 있고, 작업실로 이용할
수상한 독서모임 ‘책 읽는 사람들’도 모집중이다. 옥상상점은 ‘할
수도 있다. 현재 50여 개 팀이 입주해 있다.
수 있는 자가 구하는’ 열린 필드인 셈이다. 날이 풀리면 옥상마켓도
보장했다. 트위터가 들썩할 만큼 반응이 뜨거웠다. 그리고 몇 달 후인
“적자죠. 80팀 정도 입주해야 임대료를 맞출 수 있어요. 사무실
예전처럼 열릴 예정이란다.
2011년 겨울, 상설 시장인 ‘옥상상점’이 문을 연다.
유지비와 점원 인건비는 고스란히 녹색광선의 부담입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장에서 많은 것을 공유하고 결정합니다.
“시작하게 된 계기요? 녹색광선과 붙어 있는 옆집 가게가 몇 달
불구하고 상점을 유지하는 이유는 가능성 때문이죠. 창작자와
그들이 사는 물건과 먹거리가 곧 그들 자신이 되고, 나아가 문화가
동안이나 비어 있었죠. 그래서 상점을 하자고 생각했어요. 목표나
소비자를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있고 창작자가 지닌 창의력이
되지요. 유행에 선동되어 순응하는 데 불만이 없는 우리네 사회의
의도가 있었다기보다 자연스럽게 시작되었어요.” 자연스럽게
대량생산 이외의 방법으로 생산성을 가져야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죠.
문화란 대기업과 자본의 논리에 의해 좌우되게 마련입니다.” 처음
시작했지만 뼈대를 만드는 것은 소홀히 하지 않았다. 스스로를
그 활동을 합리적인 규모 안에서 가능하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옥상마켓을 시작하며 텀블벅에 게재했던 김승재 대표의 문제제기는
‘연출자’라고 칭하는 김승재 대표는 마켓에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옥상상점입니다.” 김대표의 설명이다.
여전히 유효하다. 우리가 옥상상점에서 사는 것은 단지 물건이
구축하고 정체성을 부여하는 일이 자신의 본업이라고 말한다.
적자를 메우기 위한 억지 판매는 하지 않는다. 이윤을 위한 판매도
아니라 플랜B(대안)를 위한 작은 희망일 것이다.
제너럴닥터를 기획하고 이름 짓고 인테리어까지 담당했던 그 모든
없다. 단지 창작자들이 본인들이 가능한 선에서 할 수 있는 만큼만
글Ⅰ김영미 에디터
크리에이티브를 중매하다
옥 상 상 점 Add. 서교동 357-2 2층 Tel. 02-325-5478 Fax 02-325-5479 Open 확인중 Web www.oksangsangjum.com Twitter @oksangsangjum
인생의 사건들이란 대체로 우연에 의해 생겨난다. 창작자 중심의 독립생산물 시장을 표방하는 ‘옥상상점’도 거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연의 시작은 2010년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청동 광합성, 홍대앞 제너럴닥터 등 다양한 카페의 인테리어를 담당했던 김승재 대표는 작업실 겸 카페로 홍대에 녹색광선을 오픈했다. 일부러 꾸민 듯한 느낌을 최대한 배제하고, 있는 것을 그대로 활용한 레트로풍의 공간. 옛날 다방처럼 편안한 분위기에 2층에서 내려다보는 왁자한 골목 풍경은 과거와 현재의 시간이 교묘하게 뒤섞이는 묘한 분위기를 안겨주는 곳으로 홍대 피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주인장이 디자이너이다 보니 카페에는 아티스트들이 많이 모여들었고 아티스트들이 모여 옥상마켓을 열었다. 2011년 여름의 일이다. ‘자립생산자들의 재래식 박람회’라는 타이틀로 오픈한 옥상마켓은 매달 소규모 출판, 음반, 아트워크, 공예, 전시, 공연 등 다양한 분야의 자립생산자 40여 개 팀이 한자리에 모인 시장이었다. 아트마켓처럼 예술, 비예술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에게 기회를
StH가 주목한 맛집
육수와 소스는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그 정도를 조금 낮추긴 했지만 특유의 향과 맛은 타이의 것 그대로다.
타이를 맛보다
잇 타 이
H
때문에 타이를 여행하고 돌아와 현지의 음식맛을 못 잊는 사람들이
E A T H A I
단골손님이다. 잇타이의 인기 메뉴는 새우와 타이 허브가 들어가 매콤얼큰한 똠양
Add. 서교동 404-6 Tel. 070-4234-1977 Open 11:30-22:00pm(금・토 23:00), 월요일 휴무 Price 뀌띠우 똠양꿍 12,000원, 팟타이 9,500원, 뿌 님 팟 뽕 커리 19,000원, 카라마리 7,000원, 자스민차 3,000원, 맥주 4000~7000원.
국물 그리고 국수가 어우러진 ‘뀌띠우 똠양꿍’과 타미린 소스로 볶은 쌀국수 요리인 ‘팟타이’이다. 부드러운 카레와 샐러리, 양파, 계란 등을 넣어 볶아낸 게요리 ‘뿌 님 팟 뽕 커리’와 타이식 오징어 튀김
성큼 다가온 봄처럼 특유의 향과 화려한 색으로 먼저 입맛을 돋우는
‘카라마리’ 또한 인기다. 특히 일반적인 똠양꿍에는 들어가지 않는
타이음식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면을 넣어 선보이는 ‘뀌띠우 똠양꿍’은 색다른 맛이어서 은근히
아니어서 처음엔 발음조차 어색했던 ‘팟타이’는 가벼운 한 끼 식사로,
중독된 손님들이 많을 정도라고.
‘똠양꿍’은 숙취해소 음식으로 널리 사랑받을 정도다. ‘잇타이
종류가 아주 다양한 것은 아니지만 특색 있는 샐러드부터 국물이
Eathai
’는
지난해 11월 홍대 부근에 새롭게 문을 연 타이 레스토랑이다.
있는 쌀국수와 볶음국수류, 볶음밥류와 각종 볶음요리류 및
잇타이의 원서경 대표는 런던에서 패션 마케팅을 전공하며
커리류까지 고루 맛볼 수 있다. 입맛에 따라 차와 맥주, 와인을 곁들여
유학생활을 하던 중 처음으로 타이음식을 접했다. 부모님이 외식업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10% 부가세가 붙기는 하지만
경영을 맡고 있고, 원대표 자신이 미식가 기질이 다분했던 터라
가격대도 웬만한 체인점보다 저렴한 수준이다.
타이음식이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다는 사실을 알고 창업준비를
살려 지금의 세련된 모습을 갖추게 됐고, 깔끔하고 세심한 비주얼은
잇타이는 4월부터 셰프를 한 명 더 충원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시작했다. 유명하다는 식당을 찾아다니며 맛을 비교하고 메뉴판도
디자이너인 친구가 도와주었다. 잇타이의 맛은 타이인 셰프 토미와
영업시간도 월요일 휴무에서 연중무휴로 바뀐다. 원대표는
꼼꼼히 분석했다. 그 결과 ‘고향’이나 다름없는 공간인 홍대앞에
원대표가 함께 책임지고 있다. ‘오리지널 타이 스타일’을 선보이고
여름이 오면 스트리트 스타일의 타이음식을 더욱 많이 개발해
가게를 내게 됐다.
싶다는 셰프의 포부와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메뉴를 개발하려는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기분마저 새롭게 만들어줄 색다른
잇타이는 작고 캐주얼한 분위기의 음식점을 컨셉트로 홍대앞의
원대표의 욕심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셈이다. 함께 상의해
음식을 맛보고 싶을 때, 이곳 잇타이에서 타이의 맛을 제대로
특성을 고스란히 반영한 공간이다. 원대표가 구상한 인테리어를
잇타이만의 개성을 살린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 게다가 모든 재료의
즐겨보자.
06 Eat & Drink
H
글Ⅰ이지영 에디터 2012.03. Vol. 34
동네 마실 나가다
책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열린 공간
인 문 카 페
창 비
홍대앞 동네서점 베스트 셀러
Add. 서교동 370-17 창비서교빌딩 2층 Tel. 02-322-8626 Open 11:00~22:00 Web cafe.changbi.com Price 아메리카노 4,500원, 카페라테 5,500원, 오미자차 6,000원, 과일주스 8,000원, 맥주 5,000~8,000원, 마른안주 15,000원, 햄에그 파니니 5,000원 더북소사이어티 The Book Society
▶2012. 2. 15~3.15
1위 2위 3위 4위 5위
DRS 4: 도시의 시간(티팟 / 15,000원) GRAPHIC 21호(프로파간다 / 19,000원) 도미노 1호(도미노 / 12,000원) Everything Has Its Own List(에이랜드 / 39,000원) Ob.scene, no.1(스펙터 프레스 / 10,000원)
유어마인드 Your Mind
▶2012. 2. 15~3.15 홍대 앞에는 크고 작은 북카페가 많다. ‘카페 꼼마’처럼 출판사가 직영하는 북카페도 꽤 생겼다. 출판사 창작과 비평사도 지난 겨울, 서교연구소 건물 2층에 ‘인문카페 창비’를 열었다. 그런데 왜 북카페가 아니라 인문카페일까. 보통 북카페의 이미지는 조용히 책을 읽거나 노트북을 놓고 작업하는 이미지다. 카페 속으로 들어온 도서관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수다를 떨다가도 ‘아차!’ 하고 눈총을 예상하고 목소리를 낮추게 된달까. 그런 모습을 예상하고 인문카페 창비에 들어온다면 좀 의아할 법하다. 이곳은 사람들이 큰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사실은 토론하는
The Plant Journal(V.A / 22,000원) GRAPHIC 20호(프로파간다 / 19,000원) Kinfolk 2호(V.A / 24,000원) ICELAND TRAVEL 02 Mývatn Akureyri(오세범 / 5,000원) 5위 칼방귀 창간호(칼방귀 편집부 / 9,000원) 1위 2위 3위 4위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곳이기 때문이다. 조용히 책만 읽는 공간이 아니라는 말이다. 인문카페 창비는 토크 콘서트, 작가와의 만남을 비롯한 다양한 행사와 공개 포럼, 세미나 등이 열리는 곳이다. 정지연 매니저 말마따나 ‘인문담론이 싹트는 곳’이다. 그렇기에 이곳은 ‘북카페 창비’가
땡스북스 Thanksbooks
아닌 ‘인문카페 창비’다. “그동안 출판사 창비의 행사가 다양한 공간에서 열렸다면 이제는 인문카페 창비에서만 열립니다.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세미나를 열고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어요. 창비의 독자를 직접 만나 소통할 수 있는 곳이 필요했죠. 그래서 인문카페 창비를 열게 되었습니다.” 정지연 매니저의 설명이다.
▶2012. 2. 15~3.15
한 달에 보통 3~4회의 행사가 열릴 예정이라는데 일반 손님들의 이용에는 불편이 없을까. 가보면 알겠지만 이곳은 공간이 상당히 넓다. 특히
1위 창조성을 지켜라(프랑크 베르츠바흐 지음 / 박정례 옮김 / 안그라픽스 / 18,000원) 유독 땡스북스에서 판매고가 높다는 이 책. 지난 달에 이어 이번 달 역시 높은 판매율을 기록했다. ‘디자이너’를 위한 자기계발서에 목말라 있던 이에게 제법 유용한 멘토가 될 만한 책.
메인홀인 A홀과 A홀에 비해 조금 작은 편인 B홀로 공간이 나뉘어 있어 그런 걱정은 접어둬도 좋을 듯싶다. B홀에는 그동안 인문카페 창비에서 진행한 사인회 때 한 작가들의 친필 사인이 담긴 책이 전시되어 있기도 하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카페에서 지금까지 창비에서 출간된 1,500여 종의 책들을 자유롭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1974년 설립된 창비는 황석영 소설집 《객지》, 아르놀트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리영희 선생의 《전환시대의 논리》의 발간을 필두로 소설 《동의보감》,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와 같은 대형 베스트셀러를 내며 우리 사회를 살찌워온 양서를 낸 대표적 출판사 중 하나다. 이곳에서는 이런 창비의 책을 구비해 바로 구매도 할 수 있게 해뒀다. 특히 계간지 <창작과 비평>, <창비어린이>의 정기구독자(창비 정회원)에게는 40%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한다. 음료도 40%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창비 홈페이지 온라인 회원도 10%의 할인 혜택이 있다. 일차적으로 창비의 독자를 위한 공간인 만큼 가족을 챙긴다는 배려가 읽혀지는 대목이다. 인문카페 창비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가족 단위의 방문객이 많다는 것. 어린이 책들도 많고 장소도 넓어 아이들이 자유롭게 독서를 즐길 수 있다. 홍대앞의 북카페나 다른 카페에 어린이를 데리고 가기 꺼려졌던 사람들이라면 인문카페 창비는 썩 괜찮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자유롭게 책을 꺼내 보고 토론하는 걸 장려하고 심지어 뛰어다녀도 큰 주의를 받지 않는다. 4월부터는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도 열릴 예정이다.
1층에 위치한 유기농 한식당인 ‘문향’을 거쳐야 들어갈 수 있어 조금 불편한 건 사실이지만 천장이 낮은 오래된 출판사 건물을 리노베이션하면서 좀 더 쾌적하고 환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방편이었다고 한다. 그 덕에 넓은 창을 통해 들어오는 따스한 햇살과 탁 트인 공간이 주는 시원함을 한껏 누릴 수 있다.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의 벽은 초록색 관엽식물로 가득 차 있어 꽤 운치 있다.
2위 GRAPHIC 21호(프로파간다 / 19,000원) 21호는 월간 <디자인>의 35년 발자취를 담아내, 흡사 디자인계의 졸업앨범을 보는 느낌이 든다. <GRAPHIC>은 땡스북스의 스테디셀러로 매호 새로운 주제를 다루는 그래픽 디자인 전문지이다. 3위 매거진 B #3. snow peak(JOH / 16,000원) 전세계에서 찾아낸 브랜드를 소개하는 <매거진 B>. 한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진지하지만 읽기 쉽게 잘 풀어냈다. 프라이탁, 뉴발란스, 라미 등이 소개되었고 ‘스노우픽’ 편이 가장 많이 팔렸다. 4위 얀얀(김승연 지음 / textcontext / 21,000원) 독립출판 그림책 <여우모자>의 김승연 작가가 낸 두 번째 책. ‘얀얀’은 소녀가 웅얼거리는 소리이자 그녀의 애칭. 소녀의 성장기를 한 장 한 장 소장하고픈 예쁜 그림으로 담아냈다.
공정무역 커피와 커피의 질 사이에서 고민했다는 정지연 매니저. 공정무역 커피의 취지는 크게 동감하는 편이지만 인문카페 창비를 찾는 독자에게 최고의 맛을 제공하기 위해 공정무역 커피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커피 외에도 친환경식 한식당 문향에서 직접 만든 유자차, 오미자차, 매실차, 복분자차 등 유기농차 역시 인문카페 창비의 인기 메뉴다. “인문카페 창비는 창비의 독자를 위한 공간이자 창비의 미래 독자를 위해 만든 공간입니다. 창비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5위 와타시노 교토(방지연 지음 / 램램출판사 / 9,800원) 교토의 관광명소를 찾고 싶다면 <론리플래닛>을, 작은 골목 구석구석 보물 같은 장소를 찾고 싶다면 <와타시노 교토>를 펼쳐보자. 교토 여행의 낭만을 한껏 누리게 하는 좋은 가이드북.(땡스북스 최혜영)
제공하고 싶습니다.” 정지연 매니저의 다짐이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 특히 창비의 책을 사랑하는 사람의 방문을 기다린다는 인문카페 창비. 확 트인 공간에서 햇볕을 즐기며, 책과 커피를 즐기고 싶은 이에게 강추하는 곳이다.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H
글 | 임은선 에디터
Eat & Drink 07
공항철도
홍대앞 문화 매거진 <STREET H> 지도
2012.03 ●와우마루 1/4
1 o육완순무용원
밥먹는 카페 ●
ARTMOMDE Art Center 아트몽드 뷰 갤러리 1 f
1 gEscola Alegria
1 fKOREA DESIGN MUSEUM
● ●may, B cafe goods ●I am. A Burger &
●Coffee Me
1 dSKY HIGH 1 fgallery sup
●오래 있어도 괜찮아 o ●cafe TABLE-A Anacafé● 1
●green cloud coffee
포스트 극장
1 f Gallery FREE ART
●Suッkara
●커피프린스 1호점
곱창전골d 산울림소극장 o
공항철
도
대안 영상 문화 발전소
● The Big Banana
off˚C(B1)
namuuneeyou● ●PAKITO
6
1 f갤러리 ‘이상’(B1,2F) ●Dansk cafe
● 준스카페
7
●cafe mayjune
● millo coffee
홍대입구역
cafe SandPark●
gil Obog-
●LUNAMI(2F) ●THOBROMA(B1)
걷고싶은 거리
로 신촌
Airport Railroad
n-ro cho Shin
1 dROY
●한잔의 룰루랄라(2F)
YOUNGJIN Book Store 1 k
1 k한양툰크 Pitabono coffee●
1 k북새통 문고(B1)
8
로
Yanghwa-ro
홍대입구역
Subway Line 2
3
●Caf
Little Jakobs●
ZIBE●
상상 스튜디오
공주가 쓰는 침실같은 카페 ● ●공주가 사는 궁전같 ● ●dal.comm SULTA ●Plan B ●오타치는 1 dSolar Water Cock
●C
ALICE●
Vanilla cupcake● Margie● ●샴 Siam
●LAB Express
cafe 7 gram(2F)●
●커피프린스
CATS LIVING● Hello Kitty cafe●
1 oTHEATER CHOO(B1) 가배두림●
●ca
1 dVelve
Lime City●
퀴즈피플●
● 綠色光線(2F)
●1010 코믹토토 만화 cafe(2F) ●
난타공연장 1 g
●로베르네 집
관광안내소
ri Geotgosipeun Geo
1 dJES 1 dCO
Chocolatyum● TOM’s cat●
●TRINITEA
GREEN● BEAN COFFEE(2F)
1 dVERA
1 d라이브홀 ZOO
경남예식홀 서교호텔
9
Hongik Univ.
양화로
Yanghwa-ro
홍대지하철역 역무실
연
희
양화로 ● Teddy club● cafe 05:59
● Elliott 커피 Space● 볶는 곰다방
● 고양이 다락방(1F) cafe 아래(B1)
LG 팰리스
1 k 동남문고(B1)
LG 팰리스
SPOT 1 �
About the cafe●
Thanks Nature CAFE(B1)●
● ● ● Bean tree 20025 Coffee 커피볶는집 Brown ●BEANS BINS NEAL’s YARD●
화경전통찻집(3F) ●
●coco bruni
와이즈파크
● ESPANA(5F)
Auntie Anne’s● ESPANA ● 이뜰(2F)●
서교 푸르지오 아파트
●dog cafe sunnyne(3F) ●with coffee
●커피와 사람들
1 dSOUND HOLIC
마포평생학습관
●puzzle(3F) ●POLY CAFE(2F) 1 d엉클 찰스 라휘 사주카페(3F)● ●하늘공원 사주카페 ●미래안 사주카페(3F)
Saem ulgy eol-1 -gil
l -gi an us Wa
●GENERAL DOCTOR
아름다운 세상(2F) every tea day ● ●● ●두레차 ● 작● ●TORONTO ● crazy papero toy noriter(2F) 푸른 굴뚝d coffee
●LaRapipo(2F) ●커피 나무 ● 새물 THE BRIDGE(2F) 결1 ●place yo! 길
산길
와우
●Iceberry(2F)
서교초등학교
●thanx
coffeesmith ●
●LEVain
ori Pekoe● ●DE CHOCOLATE COFFEE
●WONDERLAND(2F) ●Tora_b ● 꿈꾸는 다락방
HARLEMd
1 dM
●HEIMA ● ● cafe whi tea piano cafe
●팜카밀레
koona●
●코끼리 탈출하다(2F)
o i-r hu on Ye
Cup n Plate ●
cafe local Usine● ● Zzam● ● 밤삼킨별 ● 커피인페르노(2F)● BOBA EXPRESS
egro coffee●
1 k ASIA BOOKS 외국 예술 서적
all pattern cafe atre●
1 kIdN book
굿모닝 크리스틴● ● BUTTER CUP CAFE(B1)
cafe SOURCE● ●ECO FEMME
homeo● 호메오
Waffle Bant●
함께하는 고양이수다● cafe in planet ●cafe J★K(2F) ● ● Jakiya● moly’s 봄날(2F)● pop 물의 정원(1F)● ● Mine Mine● ● Mongto ciel 모과나무 위(2F) MONT FORT● 노란코끼리● DanChu● ●loose
cafe machebette ●(2~3F)
1 k k 온고당 서점 1 반디모아
● 퐁포네뜨
suave● ●SUDA
●OVEN
LE.A●
에디오피아드림스● 상상다방(B1)●
ding dong ●
●앨리스와 도로시 nana tree● ● - Da da da
cafe ann(B1)● 1 f
iv. ik Un Hong
● cafe DK 174-4
JOEY’S cafe● Rachel●
●Cloud 9 1 n 미디어 극장 아이공 KEY
● CAFE Groovy
● cafe LOFT Market(B1)
cafe COOK & BOO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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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 5CIJUNG
한국 실험 예술 정신
cafe THE PLAIN ●
KALDI● 고양이 시간(2F)●
●커피향창고
W au sa ngi l
didier’s gaufres ●
오복길
-gil Dabog
● 나의 작은 까페
Tool●
cafe 옹끌(B1) ●
●cafe Ronin
●BELIEF ●i Bubble Beans ●Be Sweet On(2F) la main douce● ●a cafe cafe damso● ●뒤;빵 overlap● MOBSSIE● ●People of Tastes 빨간토끼●
●La Tupina ●Petit arbre
다복길
ohoo ●
길
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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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y cafe●
cafe Oui ●
우
와
cafe noi●
1 f뽈랄라수집관
1 f door gallery
1 g 김대범소극장(B1)
1 f ●cafe 60 BEANS(2F) Loop Gallery
●tea terrace
●tea factory
1 dJammers
●Volver
●CHURRO101
●cafe 폴레폴레
w d ● ●Cafe 1 AAA(2F)
Sunday ●salon ●SEMO
●caffé Artriae
1 g 비보이극장(B1)
no name(B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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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f성갤러리
coffee Bay●
CACAOBOOM●
COFFEE LAB● cafe ...ing● 커피아지트● imemine● ●nothing cafe
●cafelo onbom
●Tastebean
● 수다떠는 도서관
Gateaux et M’amie●
●hibi(2F) 36.5°C여름(3F)
아름다운 세상● 사자(2F)●
Live club 빵d
1 kYour-mind
●my furniture cafe ●CALIFORNIA
gallery 꽃(B1)f
Seogyo-ro
● 손끝세상
서교로
ETHIOPIA ●
● BOOK CAFE 노는Café
●cafe : U(2F)
옻칠갤러리f
● caffé Angelo ●cafe in bliss
● Cafe moin 人
서교동 자치회관 ●ARISTA COFFEE
e-song(B1) ● ●Roasting Garden
●cafe 365일 행복한 나무
● TAKE OUT
SIETE Stage ●이태리 ● 제면소 Hyssop● coffee
동교로 ●imi
● Cafe moin 人
●D Cafe Pub
● 커피와 사람들
●Pine tree
Donggyo-ro
●District D ●커피1호
●cafe milli ●Play
●북카 ●대루커피 cafe 하람 ●
●Coffee ZIO
서교동 주민센터
●호타루
●DEEP
▒ 마포 FM
● ● ●cafe D.I. ● DOUX MIE 커피공장 2An 꽃 ah studio
The Blessing ●
이미지올로기연구소
B Factory 2An ● ● ● LP Love Le4h ● ● ● cafe the MAPLE Red Mango famous COFFEE cacao green Lamb
il pastore● FARM’S ● ●● 치비모리 4:33
Seogyo-ro
●Cafe de Maison
●고동 JASS●
서교로
ToPresso●
cafe Michaya●
강원도민회관
Vanilla
●태양이 열리는 나무
VENU(2F)●
●LP愛 ●장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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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커피브라더스●
●카페 느림 ●상수동카페
●그림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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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lo cafe
<Street H> 배포처
●K.265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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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CAFE ●cafe KOALA
cafe STOKHO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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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ANS TO COFF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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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문화 다방 ●1 f그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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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l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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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on de the BELLOT●
길 정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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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fe 수저
●sweetpea
1 fLIGHT BOX(B1)
●그림책 상상
CABINET●
● 人 lostandfound/ ●cafe made in Plan B(2F) ● DD DA
HOHO MYOLL ●
100m ●coffee+Blind Spot
●the Blues(6F) ●니오타니
●Grafolio
Four Seasons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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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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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6
CHAN’S ● ● Beans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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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oTheater Zero 1 dNakeb
The cupcake snow spoon factory cafe● ● Free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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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 DE NOAH ●니가 그리운 날엔
길
1 dQ*VO 1 dM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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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f표현 갤러리 요기가 아수라발발타●
Jandari-g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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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 Riecco
● 후마니타스 책다방
table 15● Neighborhood● ●cafe stay in
Living Cafe Paul & Lina(2F) ● ●Page A
●beattipreviee ●MARO
DADA빌딩
●editorrial cafe B+
Burning Heart(2F)● ●fine cafe N then● ●free tempo
●cafe AURA
잔다리길
1 f 소극장 예
Cafe EIRE ● fGallery yuki cafe MINI● 1
●용다방
솔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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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문카페 창비
서교동 잔다리로
서울 프린지 네트워크
북카페 자음과모음● Better together● A droplet in cafe●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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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zie●
Alley of Hongdae
●Petit Plat
노pd네 콩 볶는 집 ● ● avec nous(1F) 하랑(B1)
five tables ● ●Blue Fairy
●Coffee Forest 그리다 꿈 ●Cafe Bercy ●D9 factory● ●Olive 400(2F) ●C cloud(2F) 서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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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 몽쏘
●Cafe LUCIA
●Cafe Go A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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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iday Apartment● ●Cafe 1oz● Following LesArbres●
au bon pain● ●mellow
Peace Piece● cafe seed●
성산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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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짧은 여행의 기록
●Gallery cafe 에뚜와
●cafe EAT; cafe M.BAO●
●그 앞
FRANKY’S●
coffee Studio●
1 f서교예술실험센터
1 k 매거진랜드
●Cafe 도토리
● 플로랄고양이 ●Beans Made 나비(2F) ●CAFE BEN JAMES(2F) ●달의 다락(B1) ●Chie(2F)
안녕, 낯선사람●
●마망갸또
●얼굴
민들레영토●
Nature’s plus●
●[ha:n]
●Dal:
●Ann house(2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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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A LISA ●Mon Cafe Gregory(2F)
CAFE NOSTAL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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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디자인 연구소
●유유자적 나는 별(2F)
●Cafe Luci al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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秀노래방
●
당인리극장●
●at Home ●FILAMENT
토끼의 지혜● ●Sweetier 감싸롱 ●JENNY’S Cafe ●
●basilico
●시간의 공기
●물고기 ●cafe TOY(3F) ●라비앙 봉봉(2F) ●ORIGINAL ●tyche(1F) ●틈 ●bitter sweet sound ●Paul ●zari Travel cafe● ●Cafe Project A cafe INU●
1 n 상상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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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ND ●STYLO FLOOR(2F)
●HOSITAMTAM ●NO STRESS KITCHEN(2F)
●작업실 del mundo ●FIVE★EXTRACTS CLOCKWISE(2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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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인 박마담 생각 파는 카페 cafe br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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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발전소●
삼단변신● gROLLING HALL(B1) 미스홍 1 ●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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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feine Laboratory(2F)
●Room Cafe June(3F) ●다락방(4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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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 moin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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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la Tortilla● Standing Coffee● 꿈꾸는 거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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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fe Se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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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 moin 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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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12pm●
●Coffee &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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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5˚c 여름
●Landucci
윤디자인 연구소
방방곡곡房房曲曲 12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사운드의 텃밭
표 현
갤 러 리
요 기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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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문화’가 살아 숨쉬는, 홍대앞이라는 문화지대에서도 요기가는 유독 남다른 공간이다. 갤러리? 라이브클럽? 소극장? 문화공간?
45평 규모의 이 공간을 한마디로 규정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사토 유키에와 전위음악가들이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실험음악 ‘불가사리’의 전용 연주관(?)인가 하면, 해외 아티스트들의 콘서트 무대이기도 하고 미술 전시장인가 하면 벼룩시장의 장터가 되기도 한다. 어쨌건 요기가의 공식적인 호칭은 ‘갤러리’다. 그 이유에 대해 이한주 대표는 “갤러리라고 하면 실험극을 하든 마임을 하든 노래를 부르든 다 용인된다. 모두가 다 예술이니까”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일반적인 작품이 사고 팔리는 갤러리하고는 다르다. 그래서 ‘표현 갤러리’다. 상업 갤러리처럼 단지 관객과 작가, 관객과 작품이 만나 판매되는 공간이 아니라 누구라도 무엇이든 ‘표현’하고 ‘표출’할 수 있는
아방가르드 무용의 한 장르) 아티스트 후지에다 무시마루, 유코 가세키의 공연을 비롯하여 얼마 전에는 독자적인 음악을
공간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만들어내는 핸드메이드 음악가 오노우에 유이치의 공연도 열렸다.
직업 예술가뿐만 아니라 창조적 기운을
지난해 가장 화제가 되던 건 ‘한일 평화 포크 잼보리’다. 포크 잼보리란 밤을 지새면서 어우러지는 포크 싱어들의 전통어린
내뿜고 싶은 아마추어도 환영한다.
행사를 말한다. 이 행사는 재작년 도쿄에 이어 작년에 한국 요기가에서 열렸다. 요기가 7주년 기념공연이기도 했던 이
요기가의 이런 독특한 성격은
공연에는 사이토 테츠오, 사와무라 시게하라, 가와구치 마사미 등 일본 뮤지션과, 김두수, 김규항(손말리, 윤병주), 임의진,
아마도 ‘주인장’의 개성에서 기인할 것이다. 홍익대 미술대학
최고은 등 우리 음악인들이 함께하여 일본 지진의 아픔을 나누고, 세계의 평화를 간구한 감동적인 행사였다. 작년으로 3회째에 이른다. 특히
시각디자인학과를 나와 웹디자인과 공연활동을 아우르는 이한주
‘바이바이 굿바이 사라 바이’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내며 ‘음의 철학자’로 불린 사이토 데츠오의 첫 번째 한국 방문이기도 해서 여러모로 뜻깊은
대표가 처음 요기가의 문을 연 건 지난 1996년. 2호선 홍대입구역
자리였다.
5번 출구 근처 ‘걷고 싶은 거리'의 저 끄트머리에 위치한 ‘요기가’가
그 자신 한국실험음악의 초창기 멤버인 이한주 대표는 단지 무대를 운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홍대앞의 문화생태계 개선에도 관심이 많다.
시작이었다. 공간이 없어 자신의 작품을 보여주거나 팔 수 없는
프린지 페스티벌이나 유데이 페스티벌, 네버다이 바다비 공연 등 크고 작은 문화프로그램에 빠지는 법이 없다. 이런 연대는 지역의 경계를
‘신진작가’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MDF 미니 박스’를 쌓아놓고
넘어선다. 대표적인 예가 작년 8월 15일에 열린 ‘HUKUSIMA!’. 지진과 해일 등 재해로 실의에 빠진 후쿠시마를 음악으로 위로하자는 장기적
위탁판매를 실시했다. 요즘 홍대 부근에서 몇몇 문화상점들이 하고
프로젝트로 세계에서 동시다발로 열린 행사인데 한국에서는 요기가에서 이뤄졌다.
있는 ‘위탁판매’의 시초인 셈이다. 위탁판매는 ‘모두가 함께하는
이번 3월 24일(토)과 25일(일)에는 제주 강정마을 응원 릴레이 콘서트 ‘Let it be! 구럼be!’가 펼쳐진다. 이봉교, 솔가, 임의진, 사토 유키에,
공간으로 나아가기 위한 전략 중 하나’일 뿐이었지만, ‘판매’에만
회기동단편선 팀이 출연하는 토요일 무대와 불가사리 정기발표회로 이어지는 일요일 무대다. 입장료는 무료이고 ‘후원금’만 받을 예정이다.
방점을 찍는 입점자들과의 갈등 속에 접어야만 했다. 2년 후 지금의
www.yogiga.com
H
글 | 정지연 에디터
위치로 이사했다. 합정동 시대를 열면서 요기가는 ‘공연 장소’로서 더 많이 알려졌다. 가장 큰 이유는 ‘불가사리 음악회’ 때문이다. 불가사리 음악회는 매월 마지막 일요일에 열리며, 도네이션으로 진행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실험욕구들이 분출되는
불가사리 실험음악회
우리나라 국적이 아닌 공연자의 유료 공연은 법으로 금지하고 있기
서울에서 활동하는 일본 뮤지션 사토 유키에(록 밴드 곱창전골의 리더)가 기획하는 라이브 즉흥
때문이다. 5,000원의 입장료가 문제가 되어 벌금형을 받은 ‘사토
음악 연주회인 ‘불가사리’는 2001년부터 꾸준히 월 1~2회 공연을 하며 오늘까지 이르고 있다.
유키에 사건’ 이후로 자체적으로 정한 룰이다. “굉장히 복잡미묘하게
사토 유키에를 주축으로 이봉교, 이한주, 조영민, 러셀 등의 고정 멤버에 그때 그때 게스트 멤버나
법이 적용되고 있어서 법 개정 이전까지는 어쩔 수 없다”는 게
참여자들이 함께 연주한다. ‘불가사리’는 팀 이름이 아니라 음악회 이름이며 이렇게 장수하고 있다는
이대표의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세계적으로 쟁쟁한
사실이 이채롭다.
실력을 자랑하는 실험음악가들이 자비로 서울에 와 이곳 요기가
이런 불가사리 연주회가 올해로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오픈마이크 형식이 아닌 월간 정기공연으로
무대에 섰다. 사토 유키에와 이한주 대표를 믿기 때문이다.
탈바꿈하는 것. 이름은 ‘불가사리 요기가 콘서트’다. 음악, 전시, 영상, 시를 아우른 20분 이내의
불가사리 음악회 말고도 요기가에는 다양한 무대가 있다.
공연으로, 이대표는 “이제까지의 즉흥성을 넘어 보다 구조화된 형태의 공연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인디극단의 연극 무대, 회기동단편선과 같은 자립음악생산자나
설명한다.
무키무키만만수, 얄개들, 아침, 조정치, 아마추어 증폭기, 김대중 등
불가사리 실험음악회는 록, 재즈, 전통음악과 같은 분류에서 이탈한,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음악을 선보인다. 장르를 가리지 않는 건
홍대앞의 인디 뮤지션들의 무대가 펼쳐진다. 해외 특히 일본에서
음악뿐만이 아니다. 미디어 아트, 퍼포먼스 등 다양한 실험욕구들이 ‘불가사리’라는 이름 안에서 분출되고 부딪힌다. 분류 불가능한 정체불명의
온 예술가들의 무대도 다채롭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부토(일본
소리를 들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번 쯤 일요일 오후에 이곳을 찾자. 낯선 분위기라고 주눅 들지 않고 마음을 열고 듣는 동안 에너지의 응축과
전통예술인 '가부키', '노'와 서구 현대무용이 만나며 탄생한
확장을 소리를 통해 감지하는 신기한 체험을 하게 될 것이다.
10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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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정지연 에디터 2012.03. Vol. 34
출판도시 홍대앞 알아가기 02
다산북스
새 로 운
트 렌 드 를
선 도 하 는
젊 은
출 판 사
2004년 2월 10일, 공덕동의 작은 사무실에서 단 세 명으로 출발해 2012년 3월 현재 10개 브랜드, 60여 명의 직원으로 성장한 다산북스. 2009년 지금의 합정 사옥으로 이주한 이 출판사는 연혁은 짧지만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실사구시實事求是’와 ‘애민정신愛民情神’을 주창한 정약용 선생의 호를 출판사 이름에 붙인 데서 짐작할 수 있듯이 본래 다산북스는 경제경영 전문 출판사로 출발했다. 첫 해인 2004년, ‘홍대리 시리즈’의 첫 번째 책 《기획천재가 된 홍대리》는 무려 10만 부를 판매해 다산북스의 초석을 다졌다. 이 책은 2004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어 다산북스의 순조로운 출발을 예고했다. 2005년 《조선왕 독살 사건》은 무겁고 진부하다고 여겨진 기존 역사책 대신 허구와 사실이 엮인 ‘팩션faction’으로 주목받았고 이후 ‘팩션 열풍’의 도화선이 되었다. 2009년 출간된 《4개의 통장》은 교보, 예스24, 인터파크, 알라딘 4대 서점 종합 베스트 1위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아울러 그해 출간 된 《덕혜옹주》는 무려 80만 부가 팔리며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덕혜옹주》에 이어 2011년에도 《난설헌》, 《독서천채가 된 홍대리》, 《책과 집》이 베스트셀러를
대표에게 직접 전하는 ‘핫라인’인데, 이곳에 제기되는 문제들에 대한
전종과 시사지, 여성지도 다 본다. 특히 김대표는 신문기사를 일일이
이어가고 있다.
피드백도 1주일을 넘기는 법이 없다. 그러다 보니 조직 시스템이
스크랩한다. 체계적 교육도 장점이다. 다산북스에 관한 다양한
2009년부터 다산북스는 종합출판사의 면모를 완성하게 된다.
능동적이다. 또 인센티브제, 탄력근무제 , 출산 육아 복리후생 정책
이야기를 들려준 홍보부의 서선행 팀장은 “처음 입사했을 땐 회사가
다산북스는 편집부, 디자인연구소, 마케팅본부, 경영관리부서로
등 타 출판사에서 부러움을 살 만한 내용이 많다.
무슨 아카데미인 줄 알았다. 직원교육이 그만큼 많다”고 강조할
구성되어 있으며, ‘출판의 꽃’인 편집부는 총 5개의 분사가
특히 탄력근무제는 신선하다. 오후에 개인 일이 있거나 혹은 밤에
정도다.
10개 브랜드를 책임지고 있다. 경제, 경영, 재테크를 담당하는
일하는 것이 집중력이 높은 경우 ‘탄력근무제’를 실시할 수 있다.
젊은 출판사답게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하는 다산북스는 최근 경사를
‘1분사’에서는 다산북스와 다산라이프라는 브랜드가 있다. 문학,
9시 출근 6시 퇴근을 기준으로 하여, 앞뒤 두 시간을 당기거나 미뤄
맞이했다. 1년 넘게 기획한 어린이 세계 인물 교양 만화 ‘WHO
에세이를 주로 출간하는 ‘2분사’는 다산책방, 오브제를, 그리고
출근할 수 있다. 즉 7시 출근하여 4시 퇴근하거나, 11시 출근하여
시리즈’가 미국 초등학교 부교재로 채택된 것. 이는 기획단계부터
청소년, 자녀교육서를 맡고 있는 팝콘북스와 다산에듀, 놀이가
9시 퇴근하는 식이다. 1주일에 한 번 활용할 수 있는데 반응이
한글판과 영문판을 고려하고, 21세기에 걸맞은 현대적인
속한 ‘3분사’, 다산어린이라는 브랜드로 어린이책을 내는 ‘4분사’,
좋은 편이다. 아울러 5세 미만 자녀를 둔 직원은 7, 8, 10시 출근을
인물들(오바마, 스티브 잡스 등)을 수록한 전략이 힘을 발휘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문, 사회, 일반을 담당하는 다산초당, 몬스터의
기준으로 탄력적으로 근무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어린이집 등원을
누구보다 발빠르게 들어간 전자책 시장에서의 매출도 좋은 편이다.
브랜드가 속한 ‘5분사’가 그것이다. 이런 분사 시스템은 각 브랜드를
배려한 것이다. 출산휴가 1년은 당연하다. 이런 제도들은 여성이
최근에는 고양시에 3억원 가량의 도서를 무상기증하기도 했다.
담당하는 편집자들의 전문성을 키우고, 그를 통한 ‘킬러 콘텐츠’를
다수인 출판사라는 회사 성격을 감안한 것이다.
다산선생의 실사구시 애민정신을 지향하는 출판사답다.
발굴하기 위함이다.
그 중 ‘사계절 휴가’는 독특하다. 5월엔 봄 휴가, 7~8월엔 여름 휴가,
즐거운 책읽기도 애민에 가깝지 않을까. ‘종이책이 위기’라는
이제 8년. 다산북스는 출판계 안팎으로 주목받는 회사가 되었다.
연말의 겨울 휴가까지, 계절마다 5일의 휴가를 쓸 수 있다는 점은
요즘, 탄탄한 기획력과 편집, 그리고 마케팅까지, 이 젊은 출판사를
다산북스의 성공에는 ‘저자 파워’가 유독 강한 출판시장에서 불리할
꽤나 탐나는 대목이다. 여기서 “일할 때 일하고, 놀 땐 놀아야 한다”는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충분한 듯싶다.
수밖에 없는 신생출판사의 핸디캡을 저자 발굴이라는 노력으로
김선식 대표의 지론이 드러난다. 흥미로운 건 이 휴가가 책이 하도
뚫어낸 점이 특히 눈에 띈다. 가장 좋은 예는 80만 부가 나간 소설
팔리지 않아 회사가 가장 힘든 시기에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당시
《덕혜옹주》다. 그 전까지 전혀 주목받지 않았던 신인 권비영 작가를
김대표는 “책상에 앉아 있다고 안 나가는 책이 나가진 않는다. 이럴
《운명을 바꾸는 10년 통장》(2012)
과감히 선택하여 적극적으로 마케팅한 것이다. 이런 사례는 어렵지
때 놀아야지 언제 놀겠느냐”며 전직원을 3일 동안 회사에 나오지
앞으로 10년 후 15세 이상 인구 5명 중 1명꼴로
않게 찾을 수 있다. 《여자라면, 힐러리처럼》의 작가 이지성을 제일
말고 쉬다 오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한 달에 한 번 무조건 ‘전직원
각종 세금으로 공제되어 월급이 공제 전 60% 수준에
먼저 알아본 곳도 다산북스였다.
등산’을 고집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늘 책상 앞에 엉덩이만 붙이고
보통 ‘편집자’ 출신의 대표가 많은 출판계지만 다산북스의 김선식
있어서야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리 마감이 코
대표는 마케터 출신이다. 그리고 ‘7’로 시작되는 해에 태어난
앞에 있다고 애원해도 ‘열외’는 없다.
젊은 대표다. 그렇다 보니 다산북스의 복지나 시스템은 상당히
다산북스의 슬로건은 ‘‘The Joy of Story(즐거운 책읽기)’다. 아무리
마감한 덕혜옹주의 삶을 그린 최초의 소설. ‘고종황제의
혁신적이다. 저자 발굴에서도 이게 드러난다. 신인 작가들의
좋은 책도 재밌어야 읽는다. 그래서 다산북스의 책은 상대적으로
강제결혼 후 낯선 땅에서 겪어야만 했던 운명을 그려냈다.
투고란인 홈페이지의 ‘저자발굴프로젝트’의 경우 담당자는 무조건
쉽다. 쉽다고 해서 가볍다는 뜻은 아니다. 그 이유는 어려운
2주 안에 피드백을 줘야 한다. 들어온 원고는 담당뿐만 아니라 다른
주제일수록 이야기를 만들기 때문이다. 누구나 어렵다고 생각한
이들도 읽어볼 수 있는데, 특히 김대표는 다 읽기로 소문이 나 있다.
‘회계’가 홍대리를 만나 쉬워진 것도 바로 스토리텔링 때문이다.
다산북스의 직원이라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업무보고’와
《4개의 통장》도 어렵다고 여겨지는 재테크를 독자 입장에서
‘515보고’에서도 이는 잘 드러난다. 직원과 대표간의 소통의 창구인
재미있고 쉽게 풀어냈다. 폼 잡지 않고 따라할 수 있게 말이다.
‘515보고’는 직원들이 평소 마음에 품고 있는 건의사항이나 고민을
다른 출판사도 마찬가지이지만 다산북스 직원들은 종합일간지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H
글Ⅰ하정희 에디터
다산북스 편집부가 선정한 추천도서
노인이라는 초고령 대한민국 사회에 주목하라. 저자는 불과한 미래를 보여주며 바로 지금 ‘10년 통장’ 시스템을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
《덕혜옹주》(2009) 가장 고귀한 신분으로 태어났지만 가장 외롭게 생을 막내딸, 조선의 마지막 황족, 덕수궁의 꽃’이었던 그녀가 비극적 운명 앞에 때론 분노하고, 때론 저항했던 그녀의 삶이 펼쳐진다.
《독서천재가 된 홍대리》(2011) 고수에게 직접 듣는 ‘운명이 바뀌는 독서법’을 다룬 책.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국민 희망 멘토인 이지성이 그의 멘티 정회일과 실제로 진행했던 독서 멘토링을 바탕으로 구성했다.
Into the Book 11
홍대앞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이 <스트리트 H>를 후원합니다 보누스
쉼표 같은 책, 책과 함께 보누스
12 Advertorial
2012.01. Vol. 32
free 홍대앞 동네 잡지 CULTURE MAGAZINE for HONGDAE AREA
Cover Story 표지뒷면 Culture Calendar 01 Open Studio 02 Column 03 Think & Talk 04 Eat & Drink 06 Map 08 Music 10 Into the Book 11
CONTENTS
vol. 34
ⓒ Illustrated by Kyung -Mi Hu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