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llustrated by Kyung -Mi Hur
free 홍대앞 동네 잡지 CULTURE MAGAZINE for HONGDAE AREA
Culture Calendar Cover Story Into the Book Think & Talk Eat & Drink Map Open Studio Column Advertorial
01 02 07 08 10 12 14 15 16
CONTENTS
vol. 42
free 홍대앞 동네 잡지 CULTURE MAGAZINE for HONGDAE AREA
vol. 42 CONTENTS
ⓒ Illustrated by Kyung -Mi Hur
Culture Calendar Cover Story Into the Book Think & Talk Eat & Drink Map Open Studio Column Advertorial
01 02 07 08 10 12 14 15 16
free 홍대앞 동네 잡지 CULTURE MAGAZINE for HONGDAE AREA
vol. 42 CONTENTS
ⓒ Illustrated by Kyung -Mi Hur
Culture Calendar Cover Story Into the Book Think & Talk Eat & Drink Map Open Studio Column Advertorial
01 02 07 08 10 12 14 15 16
2 0 1 2
11 ~12
Mon~Thu
Fri
11.15~ 가족시네마 KT&G 상상마당 영화관
Sat
제8극장 단독콘서트―‘우주납치사건’ 롤링홀 19:30
11. 15
11.8~12.2 왕 죽어가다 가톨릭청년회관 CY시어터
바닐라시티 단독공연 프리즘홀 20:00
Mon~Thu
16
밴드 강산에 클럽공연 에반스라운지 19:00
Fri
11.22~23 잉거 마리 2012 내한공연―special Gift 벨로주 22-20:00, 23-20:00/23:00
1922 11.22~12.17 백정기 개인전 갤러리 루프
Mon~Thu
2629
Mon~Thu
달려라 Honey―Honey Family Party 롤링홀 20:00 11.30~12.1 ‘꽃다지’ 정윤경 콘서트 벨로주 30-20:00 1-18:00
12.1~2 디아블로 WanaxLive 콘서트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1-19:00, 2-17:00
ynot? 단독 공연 (guest 게이트플라워즈, 전지한, 추승엽 外) 벨로주 20:00
쇼파르뮤직 레이블 콘서트 〈쇼파르쇼 vol. 1〉 롤링홀 19:00
23
24
7
2012.11 Street H Culture Magazine for Hongdae Area
12.8~9 ‘심야식당’ 스즈키 츠네키치 내한공연 벨로주 19:00
The Ugly Junction, Live Vol.17 (TUJL17) V-Hall 17:00
11.29~12.18 이호욱 단독 초대전 갤러리 아우라
14
12.2 Sun
8
9 Sun
● <스트리트 H> Culture Calendar에 전시, 공연, 기타 문화행사를 알리고 싶은 개인 및 단체는 매월 10일까지 담당자(임경화 /
rainbow@street-h.com)에게 이메일로 내용을 전달해주시면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윤디자인연구소 희망한글나무로 기부 펼쳐
42
25
Sun
2012. CUBA Last Tour Concert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19:00
쏜애플 컴백 공연 ‘내가 피는 밤’ (guest 구텐버즈) 벨로주 20:00
박주원 기타 콘서트 ‘GYPSY CHRISTMAS’ 마포아트센터 20:00
시조새 1st album Showcase 프리즘홀 18:00
Missing Island 앨범 발매 공연―6년 만의 재회, 그리고 못다한 이야기들 벨로주 18:00
Sat
OLD RECORDS 레이블쇼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19:30
INCEPTION HIPHOP Vol.1 V-Hall 18:00
12.1
Fri
슈가볼 첫 단독 콘서트 ‘12월 연애담’ V-Hall 20:00
18
12.1~2 SPYAIR LIVE in SEOUL 2012_ 스파이에어 내한공연 V-Hall 1-19:00, 2-17:00
Sat
3-6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Accept 내한공연 2012 롤링홀 17:30
강지민 콘서트― 11월의 노래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18:00
30
Anthracite 322-0009, art샴 326-2480, B-hind 3141-7212, BELLA TORTILLA 070-8779-6675, Beanside 326-2402, Bitter Sweet 9 337-2115, DDDA 3142-5750, hibi 337-1029, SUKARA 334-5919, 게으른고양이 070-8867-7819, 관광안내소 3232240, 녹색광선 325-5478, 더 북 소사이어티 3255336, 두성갤러리 3144-3181, 땡스북스 325-0321, 르 벨로 332-0142, 리틀 파머스 333-3351, 문지문화원 사이 323-4207, 밤삼킨별 335-3532, 상상마당 3306227, 서교예술실험센터 333-0246, 오요리 332-5525, 유어마인드 070-8821-8990, 이리카페 323-7861, 재미공작소 070-7517-6961, 제너럴 닥터 322-5951, 폴 아브릴 3144-0744, 한잔의 룰루랄라 337-9887, 후마니타스 책다방 070-4010-7737, 2호선 홍대입구역 안내소, 부산 PM 2:45 051-247-4847
서울 도쿄 사운드 브릿지 Vol.4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18:00
Sat
윈디시티&신현필 JAZZ X REGGAE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20:00
배포처 리스트
Seoul Live Music Festa (서울라이브뮤직페스타) Vol.10 홍대앞 6개 클럽 17:00~02:00
로맨틱펀치, 제이레빗: SAVe tHE AiR GREEN CONCERT #24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18:00
Sun
연중기획 콘서트 동행―꽃다지, 연영석, 손병휘 라이브홀 클럽 제스 15:30, 19:30
Fri
1013
바닐라어쿠스틱&스웨덴세탁소 조인트 공연〈프롬 로맨스〉 벨로주 18:00
17
Fred Perry Subculture Viewzic Session CASKER(캐스커) 라이브콘서트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20:00
11월의 미러볼V쇼첫눈이 올까요? V-Hall, 20:00
JOO HYO THE FIRST CONCERT V-Hall 20:00
Mon~Thu
11.14~11.18 가을, 고전을 품다-엘렉트라 2012 11.21~11.30 가을, 고전을 품다-피의 결혼 산울림 소극장
Sat
〈GOLDEN RADIO〉―바이바이배드맨, 입술을깨물다, 자보아일랜드, 민트그레이 롤링홀 20:00
Fri
11.27 11월 북콘서트_문성해, 남상순 작가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19:30
Sun
Dear 유재하 ‘그대 내 품에’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17:00
●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전화번호와 홈페이지를 참고하세요
KT&G 상상마당 02-330-6200 www.sangsangmadang.com
마포아트센터 02-3274-8600 www.mapoartcenter.or.kr
롤링홀 02-325-6071 www.rollinghall.co.kr
갤러리 AURA 02-334-6750 www.galleryaura.com
V-Hall club.cyworld.com/v-hall
산울림 소극장 02-334-5915 www.sanwoollim.kr
카페 벨로주 www.veloso.co.kr
라이브홀 프리즘 070-8150-2979 cafe.daum.net/PrismHall
클럽 제스 02-517-1439
매력적인 홍대앞 카페 12곳을 섬세한 일러스트로 담아낸 <스트리트 H> 아코디언북을 판매합니다
㈜윤디자인연구소가 한글날인 10월
<스트리트 H>가 발행한 일러스트 ‘아코디언북’ 시리즈
9일부터 12월 9일 두 달 동안 ‘2012
첫 번째, ‘홍대앞의 매력적인 카페 12곳’. 허경미 작가는
희망한글나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비하인드, 수카라, 카페 405, 커피랩 등 홍대앞의 개성을
있다. 희망한글나무 프로젝트란
드러내는 카페를 직접 방문해 사진을 찍고, 따뜻한 필치로
㈜윤디자인연구소에서 개발한 폰트를
그곳의 풍경을 그려냈습니다.
기부 형태로 일반인들이 구매하고, 그
홍대앞을 방문하는 이들을 위한 기념품과 선물로도 제격인
구매액을 세종대 독도종합연구소와
아코디언북은 상상마당 1층 스토어, 유어마인드(www.your-
장애인복지단체에 전액 기부하는 프로젝트.
mind.com), 더 북소사이어티(www.thebooksociety.com),
올해로 이 프로젝트는 네 번째를 맞이했다.
땡스북스, 매거진랜드, 두성종이 2층 스토어, 뽈랄라수집관,
올해는 ‘강직함과 남성미’가 느껴지는 ‘대한민국 독도체’를 선보였다.
윤디자인연구소(www.yoondesign.com) ‘폰트스토어’의
폰트 구매는 1,000원부터 가능하며, 제한금액은 없다. 홈페이지(http://
디자인상품 코너와 <스트리트 H> 홈페이지(www.street-
yoonfont.co.kr/2012ht)에서 참여 가능하며, 기부자들은 본인의 이름으로
h.com) 등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독도 이미지가 완성되는 걸 볼 수 있다.
가격 10,000원(배송비 별도).
정기구독 안내
발행인
장성환
기획취재
편집장 정지연 교정교열 임경화
객원에디터 하정희, 임은선, 김영미, 이보람, 추지혜
홈페이지(www.street-h.com)의 ‘정기구독’ 코너에 이름, 연락처, 주소 등 관련 정보를 기재한 후
디자인
디자인스튜디오 203
1년 정기구독료 15,000원(배송료 포함 가격)을 입금하시면 됩니다.
고성주, 김인영, 류아진, 천병민, 김향미, 장미연, 문가영, 최유민
입금 후 편집부 메일 rainbow@street-h.com으로 알려주시면, 그 달부터 <스트리트 H>를 보내드립니다.
발행
디자인스튜디오 203(Tel. 02-323-2569)
입금처 _ 국민은행 032901-04-212256 | 예금주 _ 장성환(디자인스튜디오203)
121-895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405-11 화승빌딩 3층
문의처 _ <스트리트 H> 02-323-2569(내선 2009)
우편 정기구독 | 연12회 15,000원
Copyright © 2012 by <스트리트 H>. 이 책에 실린 내용의 무단전재와 무단복제를 금합니다.
정기구독
Culture Calendar 01
기획특집
국가별 인구 대비 박물관 분포 자료출처: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전국 문화기반시설 최소기준 수립연구) 2004
WORLD 8,200만명
3,100만명
1억 3,000만명
6,000만명
4,800만명
2억 8,000만명
전체 인구 전체 박물관
홍대앞
이색
박물관
탐험
1관당 인구수
4만 6,000명
박물관운영실태조사(2011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1,300
등록된 박물관의 수는 694개다. 프랑스의 1,300여 개(2004년 기준), 가까운 나라 일본의 3,490개(2004년 기준)에 비한다면 많이 부족한 숫자다. 양적인 부족을
2만명
8만 6,000명
4,034
562
KOREA
3만 7,000명
3,492
2만 2,000명
1,352
6만명
4,609
SEOUL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질적 수준일 것이다. 박물관은 문명의 보고를 압축한 공간으로 우리는 이곳에서 역사적 사실을 가상
서울 105
인천 22
종로구 38
체험하며, 필요한 정보와 즐거움 그리고 교훈을 얻게
대전 15
된다. 그러니 박물관의 즐거움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발견의 즐거움’쯤 되지 않을까.
대구 9
홍대 부근에도 ‘발견의 즐거움’을 주는 이색 박물관들이 많다. 지어진 지 얼마 안되어 아직 모르는 이들이 많은 게 아쉬움이다. <스트리트 H> 에디터들이
서대문구 5
울산 7
광주 8
마포구 3
중구 11
부산 12
발로 뛰어 찾아낸 이색 박물관들. 신나는 시간여행에 나서보자.
광진구 4
강남구 7
제주 51 (단위: 개)
디자인 천병민Ⅰ인포그래픽 203인포그래픽연구소
우리나라 최초의 디자인박물관
근현대디자인박물관 세월의 더께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오래된 사진첩을 들춰보는 즐거움을 느끼고 싶다면 와우공원 정문 쪽에 위치한 근현대디자인박물관을 강력 추천한다. 박물관이라고 해서 고리타분할 것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시대별로 잘 정리된 전시실을 한 방 한 방 옮겨가며 둘러보다 보면 어느새 당신을 ‘시간여행자’로 만들어줄 아주 재미있는 곳이다. 근현대디자인박물관에는 개화기 때의 희귀한 디자인 사료들을 포함하여 최근의 그래픽디자인 작품까지
2만여 점 이상의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이는 박암종 관장이 오랜 기간 심혈을 기울여 이룩한 연구의 결과이다. 디자인학과 교수이기도 한 박암종 관장은 무려 20여 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하여 인사동과 고서점, 경매, 딜러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우리 근현대 속의 디자인 자료를 구하였고 이를 시대별, 분야별로 체계화하는 연구작업을 지속했다. 그러던 중 우리나라의 디자인의 뿌리와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곳이 한 군데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귀중한 사재를 털어 2008년에 근현대디자인박물관을 개관하게 되었다. 박물관에는 그가 모은 방대한 자료 중에서도 특별히 엄선된 1,600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박물관은 ‘밤하늘에 빛나는 7개의 별—북두칠성’이라는 콘셉트로 개화기, 암흑기, 초창기, 육성기, 발전기,안정기, 도약기 순으로 2개 층 7개 섹션으로 구분돼 있다. 세계 근대문화가 유입된 개화기 이후에서 2000년대 초까지 디자인 역사의 흐름을 시대순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태극기, 최초의 상업사진관과 판매용 기생사진, 소설 표지와 신문 창간호, 1970년대 한동안 인기를 끌었던 크리스마스 씰, 반공포스터와 삐라, 최초의 국산 텔레비전, 디자인전문 월간지, ‘국민차’ 포니 자동차, 우리나라 최초의 캠페인 캐릭터라 할 아이미, 꽃무늬 가전제품과 삼성이 개발한 우리나라 최초의 컴퓨터, 로봇태권 V와 못난이 삼형제 인형, 서울올림픽, 라디오와 삐삐, 서태지 음반 포스터와 2002년 월드컵…. 시대상을 드러내는 알록달록 재미난 제품들을 국내 디자인의 발전사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함께 듣고 있노라면,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추억에 젖는 한편 우리가 이뤄낸 디자인의
02 Cover Story
2012.11. Vol. 42
한국 영화의 모든 것
대한민국 연도별 박물관 및 미술관 증가 추이
한국영화박물관
(관수)
750
694 630
655
579 511
500
미국 드라마 <빅뱅이론>의 ‘덕후’들만 갈 것 같은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이나 역사박물관, 어린이들의
399
견학코스 정도로 여겨지는 국립과천과학관 말고 재미있으면서 내실있는 박물관을 꼽으라면
358
영화박물관만한 곳이 없지 싶다.
306
홍대에서 멀지 않은 상암동 DMC단지에 위치한 영화박물관은 한국영상자료원이 상암동으로 이전하면서 만든, 서울에 있는 유일한 영화박물관이다. 1974년 한국필름보관소라는 이름으로 남산에
250 92
80
74
115
128
131
141
146
처음 세워진 한국영상자료원은 1990년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켠에 둥지를 틀었다가, 2007년 5월 지금의 상암동에 자체 청사를 지어 이전한 뒤, 이듬해 5월에 재개관한 문화서비스 공공기관이다. 영화박물관은
2008년 5월 재개관하면서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젝트로 한국영화사를 한눈에 조명할 수 있도록 한 0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박물관이다. 한국영상자료원에는 필름 등 자료 보존을 위해 항온항습 설비를 갖춘 보존고 및 복원 설비, 영화 상영 및 시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네마테크, 영화 관련 자료의 전시를 통해 한국 영화사를 조명하는 영화박물관, 비디오, 도서, 영화각본, 논문 등을 열람할 수 있는 영상자료실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막연히 영화 관련 자료를 다양하게 전시해 놓았겠거니 했던 박물관 탐방은 전시회장을 둘러보며 흥미진진한 탐험으로 진로가 수정될 만큼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다양한 볼거리가 그득했다. “영화박물관은 크게 전시, 체험, 교육의 3개 카테고리로 나누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기간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해 관람 스펙트럼을 넓히려고 노력하고 있죠. 도슨트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관람객이 꾸준히 늘고 있어요. 주중에는 학생과 직장 동호회 등 단체관람객이 많고, 주말에는 가족단위의 관람객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전시 운영과 홍보를 맡고 있는 이주영 씨는 영화박물관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8년간 박물관 수
2.2배 증가
8년간 미술관 수
2배 증가
중요 프로그램으로 기획전시를 꼽는다. 지난 4월부터 지난달까지 진행되었던 기획전시는 ‘행복한 상상—만화, 영화로 보다’였다. 만화가 영화로 진행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기획전으로 만화원작 변천사, 강철수, 이현세, 허영만, 강풀 네 작가를 중심으로 만화 원고와 희귀 단행본, 만화를 원작으로 만든 영화를
자료출처: 문화체육관광부 ‘박물관 운영실태 조사’ 2011
상영했다고 한다. “70~80년대에 흔히 볼 수 있었던 옛 만화가게를 거의 완벽하게 재현해 만화책 300여 권을 구비해 놓았던 만화방이 인기가 많았어요”라고 이주영 씨가 설명했다.
성과에 새삼 뿌듯함이 느껴질 것이다.
현재는 한국 영화 포스터 변천사와 발전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포스터 디자이너의 비밀 작업실’이
2,3층의 상설전시장 외에 지하에 위치한 갤러리 모디움에서는 흥미로운 특별기획전이 틈틈이 마련된다.
열리고 있다. 내년 4월 28일까지 열릴 이번 기획전은 1980년대부터 90년대 후반까지 카피라이터 겸
그동안 한국포스터 100년전, 한국브랜드 100년전, 간판역사 100년전과 같은 디자인 역사와 관련된
포스터 디자이너로 영화판에서 알아줬던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이 영화 <남부군>(정지영, 1990)의
전시가 열렸고 틈틈이 개인전시도 진행했다. 연초에는 작가들의 덕담을 작품으로 전시하기도 했다.
포스터를 과거 포스터 제작방식으로 만들어 선보인다. 컴퓨터는 물론 포토샵 등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이
아울러 지난 8월에는 간판역사 100년을 기리는 ‘간판 눈뜨다’전을 4주년 개관 기념 특별전으로 열어
전혀 존재하지 않았던, 오로지 수작업에 의존해야 했던 과거의 포스터 제작방법과 작업대 등이 전시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전시에는 1910년 경성거리의 간판 모습이 담긴 엽서부터 일본어와 한국어를
있다. 2000~2010년 주요 영화 포스터는 물론 90년대 영화 포스터도 전시하고 있으며, <은교> <피에타>
병기해 디자인한 광복시대의 간판, 1940~50년대 법랑으로 제작된 간판 등 다채로운 간판들이 모여
등 요즘 가장 핫한 포스터를 제작하는 디자인사 ‘프로파간다’의 최지웅, 박동우 디자이너의 캘리그라피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원본과 촬영스케치 원본 등도 전시되어 있다.
1층에는 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 엘리시온과 디자이너들이 모여 소규모 세미나를 개최할 수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인기 있는 영화 체험 프로그램에서는 영화원리 체험을 위한 과학장난감
디자이너스 클럽도 마련되어 있다. 무엇보다 근현대디자인박물관의 뜻깊은 가치는 다양한 교육
만들기나 바늘구멍 사진기, 광학기구 등을 만들며 매달 열리는 시트콤 창작교실 토요문화학교, 어린이
프로그램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 디자인 역사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일반인 아카데미’도 흥미롭지만
영화아카데미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창의체험프로그램인 ‘청소년문화학교’는 아이디어가 더욱 빛난다. 이것은 디자인과 미술에 내재된
때로 홍대앞의 번잡함에 피로감이 든다면 상암동 영화박물관을 적극 추천한다. 기획전도 기획전이지만
창의적 발상 기법과 조형적 교육체험을 통해 창조적 인성을 개발하는 프로그램으로, 청소년들에게
시선을 뗄 수 없는 다양한 마력에 사로잡힐 것이다. 아울러 영화박물관이 있는 한국영상콘텐츠진흥원
새로운 디자인 관련 트렌드와 체험을 제공하여 자신의 잠재성을 발굴하도록 돕고 있다.
건물 지하에는 오래된 영화, 독립영화를 상영하는 시네마데크 KOFA가 있다. 시민 누구나 무료로 영화를
근현대디자인박물관을 거닐다 보면 마룻바닥으로 된 전시실의 바닥이 삐걱대는 소리를 듣게
관람할 수 있으니, 꼭 한 번 방문해보도록 하자.
된다. 오래된 한옥을 거니는 느낌이다. 디자인 업계 종사자가 아니어도 누구나 즐거운 체험을 할 수
Add. 마포구 상암동 DMC단지 1602 Tel. 02-3153-2072 Open 하절기(3~10월) 평일 10:00~19:00, 동절기(11~2월) 평일 10:00~18:00, 주말 10:00~18:00(매주 월요일 휴관) Web www.koreafilm.or.kr/museum
있는 곳, 초대받은 집에 놀러 가는 기분으로 근현대디자인박물관을 즐겨보라고 권하고 싶다. 만약 근현대디자인박물관과 좀 더 가깝게 지내고 싶다면 멤버십 가입을 추천한다. 멤버십에 가입할 경우 매월
H
글Ⅰ김영미 에디터
발행되는 뉴스레터를 통해 박물관 소식을 접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디자이너 특강에 무료로 참여할 수 있고, 박물관에서 발행하는 아트 달력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H
글Ⅰ이보람 에디터
Add. 와우산로 30길 3 Tel. 070-7010-4346~7 Open 화~일 10:00~18:00(월요일 휴무) Web www.designmuseum.or.kr Price 관람료 대인 5,000원(20세 이상) / 소인 4,000원(6세~19세)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Cover Story 03
기획특집
상상력의 보고, 장르문학의 부흥을 꿈꾼다
SF& 판타지 도서관
우리나라에는 1만 6,000여 개의 도서관이 있다고 한다. 국・공립
장르문학 창작자 모임 등이 이뤄진다. 대관료가 저렴하기 때문에
도서관부터 대학 도서관, 정보 도서관 등 대부분의 도서관은 다양한
많은 이들이 찾는 편이다. 도서관에 구비되어 있는 다양한 종류의
종류의 책을 한곳에서 볼 수 있게 모아둔 곳들이다. 그러나 도서관의
보드게임을 즐기기 위해 오는 이들도 있다.
많은 서가에서 단 하나의 서가만 특화시킨 도서관들도 있다. 관악산
도서관에 SF, 판타지 소설만 있는 건 아니다. 추리, 무협, 만화 등
詩
등산로 입구의 시 도서관, 전남 고흥군의 사진책 도서관, 연희동의
다양한 장르의 책이 구비되어 있다. 굳이 구분할 필요가 없다는
SF&판타지 도서관 등이 그것이다.
것이 전홍식 관장의 입장이다. “방향성만 다를 뿐이지 상상에서
로저 젤라즈니, 아이작 아시모프, 러버트 하이라인, 필립 딕 등
만들어진 가능성 있는 세계를 다루고 있다는 점, 그 세계를 통해서
쟁쟁한 SF와 판타지 소설의 거장들의 작품은 물론 추리소설과 관련
우리를 깨닫게 하는 것이 비슷하지요. SF는 과학적 상상력을 통해
잡지, 만화 등 무려 1만여 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는 SF&판타지
왠지 가능할 것 같은 현실을 보여주고, 현실에 대한 깨우침을 줍니다.
도서관. 2009년 온라인 과학소설 동호회인 ‘조이SF’ 회원 10여
판타지는 환상세계의 모험을 통해 꿈을 실현합니다. 그걸 통해
명이 십시일반으로 힘을 보태 문을 열었으며, 사당동 골목 시대를
마음을 치유 받고 힘을 얻어 현실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격려의
접고 올해 이곳 연희동으로 옮겨오게 되었다. 전홍식 관장은 “온라인
문학이죠. 무협은 협의의 세상을 그리고 추리는 인간의 본질을
모임이었지만 오프라인 행사를 자주 하다 보니 함께 즐길 수 있는
보여줍니다.”
공간이 필요했고, 무엇보다 국내에서 외면받아온 SF와 판타지
전홍식 관장이 바라는 것은 도서관을 통한 장르문학의 번영이다.
장르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도서관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건립하게
좋은 작품인데도 절판되거나 도서관에 입고되지 않아 쉽게 찾아볼
되었다”고 밝힌다.
수 없었던 책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독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도서관이라고 해서 책을 보고 소개하는 곳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Add. 서대문구 연희동 121-6 중앙빌딩 3층 Tel. 070-8102-5010 Open 수~일 13:00~21:00(일요일은 9시까지)(월・화요일 휴무) Web www.sflib.com Price 하루 입장료 2,000원. 정기회원(6개월-5만 원, 1년-8만 원 / 정기회원이 되면 1회 5권씩 도서 대출도 가능하다)
물론이고 매달 2번 관련 상영회와 강연회를 열어 장르문학의
좋은 작품을 수집하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보지만 저희는 장르
저변을 탄탄히 다지려 노력하고 있다. <미래경>이라는 장르잡지를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노는 문화공간이 바로 우리
만드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도서관 회원들과 작가들이
도서관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참여해 잡지를 만들고, 인쇄비용은 한 출판사가 후원해주고 있다.
MINI
건물 3층에 위치한 이곳은 열람실, 영화 상영과 스토리텔링 등의
‘한국 SF독자들의 의식 조사’와 같은 야심찬 기획은 물론 단편소설,
강연이 이루어지는 상영관, 그리고 소규모의 세미나실 등 의외로
작가와의 인터뷰 등 다채로운 내용이 실린다. 곧 3호가 발간될
장르문학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이곳으로
넒은 공간을 자랑한다. 세미나실에서는 독서토론 모임이나
예정이다.
SF&판타지 도서관 전홍식 관장
H
글Ⅰ임은선 에디터
INTERVIEW
Q | 장르문학의 매력은 무엇인가? A | ‘이런 게 가능하구나’ 혹은 ‘이런 세계가 있을 수 있구나’를 깨닫는 경이로움이 있다. 장르문학을 통해 상상의 매력과 무한 가능성을 깨닫는다. 또한 그 상상의 세계가 허무맹랑하게 끝나는 게 아니라 현실에 반영되는 점이 더 매력이 있다. 일례로 미국 ABC방송국에서 1983년 방영한 영화 ‘그날 이후The Day After’는 핵폭발을 다루고 있는데, 사람들이 죽어가는 적나라한 장면 묘사 때문에 반핵운동이 가속화되었고 그 결과 군축협상도 앞당겨지는 등 화제가 됐다.
Q | 장르문학에 대한 편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A | 장르문학에 대해 허무맹랑하고 남는 게 없다고 한다. 그런 평가를 볼 때면 우리 사회가 참 여유가 없구나 싶다. 삼국지조차 경영이나 리더십을 생각하며 읽는다. 무언가에 쫓겨 바쁘게 살아가고 재미를 죄악시하는 사람들에게 장르문학은 불필요한 장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장르문학은 상상력과 여유를 준다. 내가 받았던 감동을 다른 이들과 공감했으면 좋겠다.
A | 초보나 입문하려는 독자들에게 작품을 추천해준다면? Q | SF나 판타지는 낯선 개념이나 용어 때문에 처음부터 어려운 소설로 접근하기보다는 만화나 애니메이션 영상을 권하는 편이다.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는 우주 비행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애니메이션 <플라네테스Planetes>나 로봇을 타고 다니는 지방 경찰 공무원들이 등장하는 <기동경찰 패트레이버Patlabor>를 추천한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내가 꼽는 최고의 작품은 미하엘 엔데의 소설 《네버 엔딩 스토리》다.
04 Cover Story
2012.11. Vol. 42
신문기사 스크랩과 함께 270여 명의 국내 근현대 작가 자료가
근현대 미술사의 비밀을 엿보고 싶다면
김달진 미술자료 박물관
축적된 파일들까지 방대한 자료를 소장한 것으로 유명하다. 단행본
2만 1,000여 권, 정기간행물 9,600여 권, 학회지 1,000여 권, 논문 650권, 디지털 작품 이미지 1만 190점 등의 미술자료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1717년 만들어진 <서경대전>, 우리나라 최초의 미술 잡지로 1921년 발행된 <서화협회회보> 창간호, 우리나라 최초의
2인 화집인 오지호, 김주경 화집(1938) 등 희소성이 큰 근대미술사 관련 자료들이 많다. 이 광범위한 아카이브 자료의 데이터베이스인 달진닷컴www.daljin.com도 구축되어 있다. 한국미술정보센터가 아카이브 중심이라면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은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획전을 여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기획전: 미술 정기간행물 1992-2008전’을 시작으로, 2010년
2월에는 ‘해방 전후 비평과 책전’, 2011년에는 ‘한국 근현대 미술교육자료전’, 2012년 4월에는 ‘외국미술 국내전시 60년 1950-
2011’ 등의 기획전시도 준비했다. 최근에는 ‘한국화가 유양옥 선생 기증자료전’이 열렸다. 그 외에도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에서는 국내외의 미술정보를
1972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한국 근대미술 60년’ 전시회가 열렸다.
수록한 무가지 월간 <서울 아트 가이드>도 펴내고 있다. 말 그대로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등 한국을 대표하는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이
근현대 미술의 아카이브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망라된 전시였다. 그런데 이런 유명작가를 제외한 무명작가들,
“미술에 대한 관심이 대중화되면서 학술적, 예술적 가치가 인정되는
동시대를 살았던 다른 수많은 작가들에 대한 정보는 너무나
자료를 분류하고 기록・보존하는 아카이빙 작업은 중요한 일입니다.
미미했다. 당시 전시장에는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한 소년이 눈을
또 최근에 터진 박수근의 빨래터 위작 사태 등에도 아카이브는
반짝이며 서 있었다. 미술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일을 평생의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작가와 작품을 둘러싸고 있는 스케치나 메모,
업으로 삼겠다고 마음 먹은 이 소년이 바로 김달진 관장(57)이었다.
일기 등 작품 관련 자료와 만들어진 과정, 대회나 전시 출품 기록
그후 김달진 관장은 헌책방을 이 잡듯이 뒤지고, 미술관련 기사를
등이 남아 있다면, 그리고 이력과 유통 경위를 기록하고 남긴다면
스크랩하고, 인사동을 직접 돌아다니며 전시 팸플릿을 수집했다.
많은 도움이 되겠죠.”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또 사라지는 미술가를 정리해 우리나라
열정 없이는 하기 힘든 일이었다. 그렇게 평생 모은 미술자료를
김관장은 미술 아카이브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은 반가운
미술을 더욱 풍부하게 만듭니다. 지금은 무의미해 보일지 모르는
기반으로 지난 2001년 김달진미술연구소를 열었다. 그리고 2008년
일이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이 부족한 점이 아쉽다고 지적한다.
자료라 할지라도 이 자료들이 한국 근현대 미술사 연구에 도움이 될
3월에는 그때까지 모은 자료를 일반 대중과 공유하기 위해 만들었던
“미술자료가 바스라지고 없어지는데도 이런 것을 복원하고 남겨놓는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일반자료실을 발전시켜 국내 최초의 미술자료전문 박물관을
곳이 없습니다. 공적인 유산이며 과거는 물론 현재를 기록하는
모든 자료가 의미 있게 기록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 자료에
개관했다.
기록물이기 때문에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할
의미를 부여하고 가치를 분석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하는
박물관과 연구실은 2010년 장소를 옮겨 홍대 주변에 자리
때입니다.”
김관장. 그래야만 다양한 연구활동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잡았다. 홍대앞으로 이사한 후에는 열람실 기능을 분리해
개인의 관심과 취미로 시작된 일이라지만 개인이 하기에는 어렵고
한국미술정보센터와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두 곳으로 나눠
힘든 작업이다. 김관장은 무거운 자료와 사료가 담긴 가방을 들고
역사 자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그의 말이 귓가에
운영중이다. 다양한 근현대 미술 자료에 관심이 있다면
다니다가 어깨에 종양이 생겨 작년에는 큰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쟁쟁하다.
한국미술정보센터로 접근하면 편하고, 기획전을 통해 귀중한 미술
대체 왜 그는 평생을 바쳐 미술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고 공유하는
사료 전시를 보고 싶다면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을 방문하면 된다.
일을 계속 하는 것일까.
두 곳 모두 일반인에게 개방되어 있다.
“처음에는 취미로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사명감을 느낍니다.
한국미술정보센터는 일제 강점기를 시작으로 출간된 미술관련
제가 가장 잘 알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잘할 수 있죠. 제가 모은
단행본, 정기간행물 자료부터 학회지, 학위논문, 도록, 전시 팸플릿,
자료로 과거 전시나 공모전의 특징을 밝힐 수 있고 잘못된 미술사를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앞으로도 자료 하나하나가 우리 근현대 미술의 의미있는
H
글Ⅰ임은선 에디터
Add. 창전동 6-4 Tel. 02-730-6216 Open 월~금 10:00~18:00, 토 10:00~15:00(일요일 휴관) Web www.daljinmuseum.com Price 관람료 무료
Cover Story 05
기획특집
오욕의 역사를 딛고 던지는 평화의 메시지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성미산 부근에 위치한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은 일본군 위안부로
할머니들의 삶을 재현한 작은 방(‘위안소’)이 나온다.
수요집회가 무려 1,000여 회를 채운 20년 후에야 겨우 건립이
고통의 세월을 살아야만 했던 생존자들의 역사를 기억하고, 이런
이 지하 1층은 계단을 통해 곧바로 2층으로 이어지는데, 그곳 계단
이뤄진 것이다. 실제적인 박물관 건립은 2003년부터 추진됐으나
오욕의 역사가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도록 후대에 교육하기 위해
벽에서 할머니들의 작은 사진과 함께 “우리 역사를 보고 배워서
그 과정 역시 험난했다. 정부와 국회의 지원은 미미했고, 기업들은
올해 5월에 건립됐다.
다시는 전쟁 없는 세상, 폭력 없는 세상을 만들어주세요.” “그걸 다
자신의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며 후원을 거부했다. 2009년,
연면적 308㎡ 규모의 박물관은 지어진 지 30년 된 이층 주택을
기억하고 살았으면 아마 살지 못했을 거예요.” 등의 메시지를 볼
서대문독립공원 부지를 제공받았지만 일부 독립운동단체의 반대로
리모델링하여 만들어졌다. 협소한 대지와 적은 예산 등 현실적인
수 있다. 할머니들의 한이 서린 짧은 문장들이 보는 이를 숙연하게
무산됐다. 이미 건축허가까지 받은 상태라 박물관건립추진위의
문제에 부닥친 건축가는 기존 주택과 담장 사이 공간을 반외부
만든다. 이른바 ‘호소의 벽’이다.
허탈감은 더 컸다. 김동희 사무처장은 “결국 20여 명 피해자
공간으로 살려 부족한 공간을 채우도록 아이디어를 더해
2층은 역사관으로 일본군 문서와 관련된 자료를 전시해 둬 위안부
할머니들의 기부금이 주춧돌이 되었다. 이후 한국과 일본 시민들의
디자인했고, 그 결과 박물관은 2012 서울건축문화재 최우수상을
문제의 진상을 밝히자고 촉구하고 있다. 일본군에게 지급했던
성금이 모였고, 다양한 시민단체와 대안공동체들이 모인 이곳
받을 만큼 건축적인 아름다움도 뛰어나다.
‘돌격 1호 콘돔’, 군인의 일기 등을 통해 ‘위안부 문제’가 조직적이고
성미산 자락에 자리잡을 수 있었다”고 경과를 설명했다. 특히 위안부
언덕에 위치해 올라가는 길을 따라서는 안이 보이지 않도록
체계적으로 이루어진 ‘국가범죄’라는 실체를 드러냈으며, 이와 함께
피해자를 지원하는 일본 내 여러 소모임도 십시일반하여 1/3에
폐쇄적인 구조로 지어진 것이 특징이다. 꽃이 새겨진 나무로 된 작은
피해자들이 겪은 고통과 전후 상황 등을 볼 수 있게 꾸몄다. 주한
해당하는 금액을 모금했다고 한다.
간판이 이끄는 대로 올라가면 짙은 회색의 건물이 보인다. 차곡차곡
일본대사관 앞에 있는 것과 똑같은 소녀상도 만날 수 있다.
박물관의 성격상 단체 관람객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김동희
쌓인 벽돌이 희생자들의 육성인양 보기만 해도 무거움이 느껴진다.
아울러 2층 테라스로 나가는 공간(추모관)은 고인이 된 일본군
사무처장은 “학교에서 숙제를 내어 방문하는 학생들의 발걸음도
그리고 육중한 문을 옆으로 밀면 로비다. 카운터에서 위안부 피해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얼굴과 사망일자가 적힌 검은 벽돌로
많고, 박물관을 후원하고 있는 일본인들이나 한일문제에 관심 있는
할머니의 일생이 담긴 티켓(매일 디자인이 바뀐다)을 받게 되면,
세워졌다. 관람객들의 헌화가 끊이지 않는 곳으로, 자유로이
일본인 관람객들의 방문도 잦다”고 밝혔다. 김사무처장은 “특히
먼저 지하 1층으로 내려가자. 각 층별로 의미에 따라 관람토록 되어
추모금을 기부할 수도 있다. 다시 1층으로 내려오면 박물관이
학생들에게는 질의응답을 받아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문제에
있기에 관람순서를 지키는 게 좋다.
개관하기까지의 기록이 전시돼 있다. 1층 로비에서는 여닫이문을
대해서도 토론을 할 수 있게 하고, 해외에서 온 관람객을 대상으로는
지하 1층으로 내려가는 좁은 길에 들어서면 할머니들의 얼굴과 손을
통해 정원으로 나갈 수 있다. 할머니들의 고통에 조여든 가슴을 펴고,
영어와 일어 가이드를 준비해 소홀함이 없도록 신경 쓰고 있다”고
뜬 부조와 군화발 소리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그 당시 ‘소녀’였을
희망과 평화의 메시지를 느끼라는 배려이다.
덧붙였다. 앞으로는 성미산공동체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만들
그들이 느꼈을 공포와 절망이 고스란히 오버랩된다. 그렇게 좁은
여기에 박물관이 세워지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 세상에
생각이라고도 한다.
문을 통해 지하 1층으로 가면 최초로 위안부 문제를 증언했던
처음 위안부 피해자의 존재가 알려진 것은 1991년. 일본대사관
아직도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공식 사과와 배상을
김학순 할머니의 생전 영상과 함께 멍석 위에 신발만 놓여 있는,
앞에서 1992년부터 시작된 정신대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의
외면하고 있다. 현재 생존해 있는 위안부 피해자는 60명에 불과하다.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은 이런 상황에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뜻있는 시민들의 의지와 참여를 모으는 공간이다. 누군가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공간이라고 부를지 모르지만, 움추린 나비가 날개를 펼쳐 날아가듯 역설적으로 희망이 가득한 공간이다. 그렇기에 더욱 우리 모두의 관심과 후원이 필요하다. (후원 국민은행 011-01-0384-327 정신대문제대책협의위원회)
H
글Ⅰ추지혜 에디터
Add. 월드컵북로11길 20(성산동 39-13) Tel. 박물관 02-392-5252 | 정대협 02-365-4016 Open 화~토 13:00~18:00, 수 15:00~18:00(일・월요일 정기휴관) Web www.womenandwar.net SNS facebook: www.facebook.com/womanandwar, twiter: @war_women Price 입장료 성인 3,000원 / 청소년 2,000원 / 어린이・65세 이상 노인 1,000원
06 Cover Story
2012.11. Vol. 42
출판도시 홍대앞 알아가기 10
도서출판 부키
1 2 0 만
부 가
팔 려 나 간
‘ 장 하 준
현 상 ’ 의
진 원 지
2003년 한 통의 전화가 박윤우 대표에게 걸려왔다. 지인은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강의하는 한국인 교수를 인터뷰했다며, 흥분된 목소리로 “한국인 교수에게 뮈르달상을 안겨준 책이 있는데, 그 책의 한국어 판권이 살아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윤우 대표는 급한 대로 원고를 구해 읽었다. 첫 파트만 읽는데도 ‘감’이 왔다. 그렇게 나온 책이 국내에 처음 소개된 장하준 교수의 《사다리 걷어차기》다.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지만 유수 일간지의 출판면에서 연일 톱기사를 차지하면서 책의 판매고가 가파르게 상승 곡선을 그렸다. ‘장하준 현상’의 시작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박대표는 신문사 논설위원인 선배로부터 장하준 교수와의 만남을 주선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날 저녁 술자리에서 박대표는 한참을 구박당했다. “장교수가 일간지에 쓴 칼럼을 다 읽어봤다. 책 한 권이 되고도 남겠더라”라며 선배가 계속 지적하더란 것. 그렇게 두 번째 책 《개혁의 덫》이 나왔다. 다른 회사에서 진행하던 책이 엎어지면서 그에게 넘어온 경우도 있다. 대담집 《쾌도난마 한국경제》였다. “인연이라면 인연이었던 셈이다. 그래서 남아 있는 장교수의 저작을
“심각하게 출판사 이름을 바꿀까 고민했다. 그러다 다시 사전을 뒤져
되었던 셈이다. 또 ‘남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필요한 이에게는
모두 계약했다. 그러다가 《나쁜 사마리아인》의 출간 소식이 들렸다.”
찾아보니 ‘상업적 출판인’이란 뜻이 있었다. 고민 끝에 우리는 책
천금 같은 존재’라는 실용서가 사람들을 서점으로 가게 만드는
《나쁜 사마리아인》은 장하준 교수가 처음으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읽는 사람을 대상으로 장사하는 거니까 상업출판이 맞다 싶어서
‘필요’가 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쓴 경제서였기에 화제가 집중됐다. 그 사이 장교수에게 에이전트가
그냥 가자고 했다.”
“일본 사람들은 무언가 배우거나 알고 싶으면 서점에 간다. 우리는
생김에 따라 치열한 입찰전이 펼쳐졌다. 다행히 부키가 계약할 수
박대표는 상업출판이라는 현실을 거부하지 않되 ‘출판이
네이버에 묻는다. 그 자체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인터넷에 의존하니
있었다. 그렇게 하여 부키는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까지 총
사양사업’이라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서는 태클을 건다. 그는
몇 가지 단편적인 정보에 만족해버리고, 그렇게 지식을 통조림 쌓듯
8권의 장하준 책을 냈고 이 책들은 모두 120만 부 이상 판매고를
‘사양기업은 있을 수 있지만 사양산업은 없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하는 게 문제다. 반면 좋은 실용서는 사람들을 서점을 찾도록 만들
올렸다. 그 중 《나쁜 사마리아인》과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가
모두가 사양산업이라던 독일의 의류산업은 지금도 건재하다.
것이다.”
100만 부 이상 팔렸다.
종이책의 종말에 대한 섣부른 예단도 거부한다. “책의 외양이 꼭
재미있고 쉽게 이해되며 읽으면 삶에 도움이 되는 책. 필요한
“사실 이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은 예상치 못했다”는 박대표는 장하준
종이책일 필요는 없으며, 출판이란 결국은 독자가 원하는 내용을
순간에 가장 먼저 집어들게 되는 책. 그런 책을 꿈꾸는 출판사, 바로
책의 인기에 대해 “많이 팔렸으니 좋은 책이라는 게 아니라, 그 책을
담아낸 ‘전달체’일 뿐이라는 것”이다.
부키다.
필요로 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았다고 봐야 한다. 어려운 경제를 쉽게
그렇지만 여전히 출판계엔 불황의 그림자가 짙다. 시장의 규모는
풀어서 얘기해줄 책에 모두가 갈증을 느껴왔다는 것 아니겠나”라고
협소하기만 하다. 그러나 박대표는 출판산업발전기금이니 정책이니
말한다. 물론 이런 환호 뒤에는 언제나 질시와 비난 역시 공존했다.
하는 것보다 보다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대표적으로 장하준 교수의 ‘데이터’를 오독하여 문제 삼은 김기원
한국 출판계가 발전하기 위해 풀어야 할 현안에 대해 ‘지식인의
교수의 비난은 박대표가 직접 나서서 ‘반박문’을 쓰게 만들기도 했다.
교양주의, 권위주의’를 그 첫째로 꼽는다. 이른바 ‘세계문학전집’과
그렇다고 부키에 장하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저임금 노동자의 삶을
같은 ‘고리짝’ 기준만을 답습하는 권위, 어려운 것은 훌륭한 것이고
잠입 취재하여 화제가 된 《노동의 배신》의 바바라 애런라이크의
재미있는 것은 저급하다고 보는 엄숙주의가 출판계를 좀먹고
리메이크 출간도 화제가 됐다. 부키는 바바라 애런라이크의 전작을
있다고 본다. “지식인의 권위 자체를 거부하는 게 아니라, 시대에
모두 계약했다. 그 외에도 경제 경영 라이브러리, 부키 전문직 리포트,
맞게 충분히 승복할 만한 새로운 권위가 세워져야 한다는 얘기다.”
아동교육에 대해 다루고 있는 푸르매 책꽂이 등 다채로운 책들이
예를 들어 40여 년 전, ‘계몽사세계문학전집’에 수록된 고전 대신
출간리스트를 채우고 있다.
오늘날에도 통할 수 있는 고전을 발굴하고 대체하는 게 필요하다는
지금은 20여 명의 직원을 거느린 중견 출판사로 성장했지만, 1995년
지적이다. 두 번째로 시급한 건 교육과정의 개혁이다. “초중고에서
막 문을 열었을 때 부키는 대표를 포함해 5명의 직원이 전부였다고
너무 애들을 잡는다. 그러니 정작 학문을 해야 하는 대학에서 논다.
한다. 다른 출판사 대표들과 달리 박대표는 오랜 세월 기자로 잔뼈가
살인적인 교육수준을 낮춰야 아이들 스스로 책을 읽게 될 것이다.”
쌓기다! 열심히 일해도 가난한 청춘, 성실하게 일해도
굵었고, <사회평론> 편집장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출판계로 전직한
부키의 출판철학은 다음과 같다. ‘읽는 즐거움이 있는 책이어야 한다.
현장을 지켜온 노동전문가 은수미가 전하는 살아
케이스다. <이론과 실천>에서 2년 동안 출판의 기본기를 닦은 후에
필요한 이에게 쓸모 있으려면 재미있어야 한다. 그 다음이 도움이
박대표가 있는 돈 없는 돈을 죄다 끌어 모아 차린 출판사가 부키다.
되는 책이다. 개인이든 세상에 도움이 되는 책 말이다.’ 박대표가
《세 PD의 미식기행, 목포》
남다른 관심을 보이는 ‘학습서’와 ‘실용서’도 이런 출판관의 연장이다.
- 손현철・홍경수・서용하 지음
뜻이 있다)를 붙여 만들어졌다. 그런데 알고 보니 부키Bookie라는 영어
부키의 시리즈 ‘꽁지샘의 친절한 수학’은 ‘지지리도 공부 못하는’
듣는 시청각 중심의 여행이 아닌 본격 미각 중심주의 여행!
단어가 실제로 있는 게 아닌가. 대형 사전에 등재된 그 단어의 뜻은
아들 때문에 기획하게 됐다. 공부 잘하는 애들이 더 잘하게 하는 책이
‘사설 마권업자’였다.
아니라 공부 못하는 애들을 위한 학습서가 없다는 자각이 출발점이
Book
부키라는 이름은 책
에 ‘-ie’(독일어 어미로 ‘작은, 귀여운’이란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H
글・사진 정지연
부키 편집부가 선정한 추천도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 장하준・정승일・이종태 지음 120만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장하준 교수의 최신작. 2012년 중요한 선택의 순간을 앞두고 독자들에게 더 나은 삶을 위해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 묻는다. 출간 직후부터 지금까지 한국 경제의 뜨거운 쟁점이 되었으며 그의 ‘복지국가론’은 경제 담론의 주요 화두가 되었다.
《날아라 노동: 꼭꼭 숨겨진 나와 당신의 권리》 - 은수미 지음 지금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건 ‘스펙’ 쌓기가 아닌 ‘권리’ 비정규직을 전전하는 청춘들의 필독서. 28년간 노동 펄떡이는 노동 이야기.
세상이 고단할 땐 잠시 여행을 떠나도 좋다. 끊임없이 보고 ‘맛보러 떠나는’ 그 첫 여행, 목포에서 맛있는 음식과 역사, 사람들의 노동과 삶의 모습까지 뜨끈하고 맛있게 냠냠.
Into the Book
7
정지연이 만난 사람 33
이로 IROO
알 만한 이들은 다 아는, 언리미티드 에디션Unlimited Edition은 국내외의
소규모잡지들이 참여하는 마켓이다. 네 차례 언리미티드 에디션을
주최한 서교동 책방 유어마인드의 이로를 만났다. 공동운영자인 모모미와
함께 소규모잡지를 직접 만들고 또한 유통하는 그에게서 들어보는
소규모자립출판에 대한 단상들.
친분 있는 사람을 인터뷰하는 건 어렵다. 정색하고 묻기엔 사정을 아는 사이라는 게 걸리고, 그렇다고 어색함을 눙치자고 수다만 떨고 오기엔 인터뷰어로서 찔린다. 그러다 보니 이번 인터뷰는 수다와 인터뷰의 중간쯤에 놓여져 버렸다. 그러나 단지 ‘수다’라고 폄하해버릴 수 없는 건, 이른바 ‘독립잡지’들의 생존과 자립에 대한 고민이 행간에 곡진히 배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2009년 처음 시작된 언리미티드 에디션은 국내외에서 소규모로 제작된 책과 잡지를 판매하는 마켓을 표방하고 있다. 각각의 잡지 부스에 입점한 제작자들은 잡지의 진열과 판매를 통해 독자와 직접 만난다. 언리미티드 에디션에는 단지 마켓만 있지 않다. 주최측이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스페셜 부스를 통해 해당 년도에 이슈가 된 출판의 흐름이나 제작자들의 작업을 공유한다. 뮤지션들의 공연과 아티스트들의 토크도 마련된다.
2, 3회 언리미티드 에디션이 신사동의 쿤스트할레에서 진행된 데 이어 4회는 요즘 상수동에서 가장 뜨는 무대륙에서 11월 17일과 18일 이틀 동안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이제는 인지도도 있고 노하우도 쌓여서 행사 진행이 수월하겠어요. 아직도 매번 힘들어요. 장소 문제도 그렇고, 딱 시기를 정해두고 미리 준비할 수 없다는 게 어려움입니다. 게다가 소규모 출판물의 전체 신scene도 매년 그 양상이 다르거든요. 1회부터 이제까지 계속 참여해온 소규모잡지팀이 몇 안되요. 이처럼 참가자들의 면면이나 성향들이 매번 바뀌니까 거기에 우리도 맞춰나가야 하고요. 뮤지션이나 아티스트의 섭외 역시 그저 친분이 있다고 하는 게 아니라, 이 타이밍에 가장 맞는 이들을 끌어오려는 욕심이 있어서 할 때마다 어렵습니다.
이번에도 보니 이랑, 정기고, 강아솔, 아를… 요즘 제일 뜨는 뮤지션에 장우철 에디터와 임근준 평론가까지 탐나는 라인업이더라고요. 섭외실력이 보통이 아니라던데… ‘섭외의 대마왕’이라고들 부르죠(웃음). 섭외할 땐 겁이 없어지는 데다가 집요해지는 편이에요. 그런데 장우철 씨 같은 경우는 사실 속으로 좀 겁먹었어요. 독립잡지에 대한 독설을 쓴 걸 트위터에서 봤거든요. 근데 섭외 전화를 걸었더니 너무 흔쾌히 하겠대요. 얘기를
08 Think & Talk
2012.11. Vol. 42
한계를 넘어 지속적인 자기갱신을 꿈꾸다
사진 모모미
나누어보고 제가 오해했다는 걸 알았어요. 사실 소규모 출판을 보는 주류 패션지 기자들 반응은 극과 극이에요. 호의를 가진 이들이 있는 반면 ‘독립잡지=엉터리’라고 여기는 이들도 있어요. 장우철 씨의 경우는 독립잡지 전체를 욕한 게 아니라, 그 중 일부 신을 망치는 이들에 대한 비판이라 보는 게 맞는 거 같아요.
1회 때만 해도 900여 권 팔릴까 말까였던 언리미티드 에디션이 3회땐 무려 2,500여 권이 팔렸고, 평균 방문객도 1,500여 명을 웃돌더라고요. 수치만 보면 괄목할 만한 성장인데요. 4회째를 맞이해 특별히 기대했던 바가 있었는지요? 사실 3회를 넘기면서 이번이 정점일 거란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도 뭔가 짚고 넘어가는 해로 만들고 싶었어요. 그걸 드러낸 것이 ‘스페셜 부스’와 ‘스페셜 게스트’입니다. 스페셜 부스에는 ‘워크룸 프레스+갤러리 팩토리+versus’팀과 ’지콜론+지콜론북’팀, 그리고 ‘로그+텍스트 컨텍스트’팀을 초대했어요. 워크룸 프레스나 갤러리 팩토리는 자생적으로 활동하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독립출간물과는 확연히 다른 완성도와 결과물을 보여주는 그룹이고,
기존의 잡지와 유사하니까 컬처쇼크가 적어 받아들이는 데 부담이
언리미티드 에디션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겠죠. 담론은 또한 시장에서
‘지콜론+지콜론북’팀은 디자인잡지의 현주소를 보여줄 수 있는 팀이죠.
없고요. 하지만 이런 잡지만 늘어난다면 독립출간물이 갖고 있던 특유의
만들어지는 셈이니까요. 이로 씨가 보기에 독립출판물 시장이 성장하기
‘로그+텍스트 컨텍스트’팀은 독립적으로 일하는 일러스트 작가팀이고요.
에너지나 독특한 상상력, 비주얼들은 사그라들 수밖에 없고 그게 문제가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무엇보다 가슴 설레는 것은 일본의 동경 아트북 페어를 조직하는 ‘Zine’s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판이 유독 ‘공동의 시행착오’라는 게 없어요. 잘해서 성공한 일부는
Mate’팀이 ‘스페셜 게스트’로 참여했다는 겁니다. 1만 여 방문객이
판을 떠나버리고, 앞서 저지른 시행착오는 공유되지 않으니 매번 같은
온다는 동경 아트북 페어의 조직위를 통해 우리와 다른 해외에서의
독자들이 원한다면, 그래서 판매가 잘 이뤄진다면 잡지를 유통하는 서점
실수가 반복됩니다. 이렇게 되면 제작자나 시장 모두 성장의 기회를
소규모잡지의 위상이랄까 성과를 나눌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독특한
입장에서는 크게 나쁜 일이 아니지 않나요?
빼앗긴다고 봐요. 또한 개별 독립잡지를 만드는 분들이 그저 자신들만의
책꽂이에 자신들이 만든 책을 진열하고 한국 독자들과 만났죠.
인디잡지도 이젠 제작비를 쓸 수 있는 잡지만 살아남게 될 거란 사실이
‘재미’에만 빠질 게 아니라, 독자들의 피드백을 고민하며 자기 색을
문제입니다. 즉 진입 문턱이 높아지는 거죠. 그리고 제작비 회수도 점점
담아내는 데 고민이 치열해져야 한다고 봐요. 교보문고에 가보면 잘 만든
언리미티드 에디션 같은 비영리 행사를 기업도 아닌 소규모 책방이
어려워질 거고요. 독자들의 구미에 맞게 예쁘고 근사하게 양장으로
책이 있는 반면 못 만든 책은 더 많아요. 하지만 전체 규모가 크니까 그게
지속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행사를 지속할 수 있는
만들어 팔면 잘 팔릴 테니까 전체 독립잡지 판이 커질 거라고 여길 수도
가려지죠. 하지만 독립잡지 시장은 너무 협소하다 보니까 못 만든 잡지,
힘은 무엇인가요?
있지만, 도리어 시장을 빈곤하게 만드는 일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또한
보기도 싫은 잡지가 눈에 확 들어와요. 그게 독자들을 떠나게 만드는
사실 독립출간물이라는 시장은 개별적으로 한계가 명백한 시장이 맞아요.
이 시장을 호의적으로 지켜봐온 사람들이 떨어져 나갈 계기가 된다는
원인일 수도 있거든요. 실제로 유어마인드만 봐도 예전에는 둘러보다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게 한자리에 모이면 한 시대의 ‘양상’을 보여줄 수
것도 문제이고요.
잡지를 구매하는 독자가 많았는데, 이제는 딱 “이거 주세요”라고 사려는
Unlimited, 무제한의・무조건의
있게 되거든요. 언리미티드
라는 이름도 바로 이런
특정 잡지만 받아들고 가요. 이런 실정에 대해 고민해봤으면 합니다.
지향에서 시작된 거고요. 제작자들은 소비자(독자)의 구매라는 형태를
잡지의 물성만 봐도 이른바 인디잡지가 주류잡지와 큰 차별성을 갖지
통해 응원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가능성을 점치게 되고, 우리 역시 시장의
못할 수도 있고요.
이렇게 시장이 힘든 가운데에서도 유어마인드가 외진 곳 그것도
흐름을 보며 한 해를 이끌어갈 원동력을 얻게 되거든요. 그건 돈으로 살
지금 인디음반 시장의 고민과 유사해지는 거죠. 예약판매하고,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 5층이라는 핸디캡을 물리치고 버텨주어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올림픽공원에서 공연하면서 우리가 가요시장과 다를 게 뭔가 고민하고,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웃음).
10년 전 즉석 EP를 CD-R로 만들던 시절을 얘기하는 식으로….
사실 여기서 버티는 것은 제 고집이에요. 모모미는 1층으로, 연남동 같은
4회째 꾸준히 참여하는 잡지가 몇 안된다고 했잖아요. 그건 그만큼
독립잡지도 그렇게 될 거 같아요. 분명 허술하면 허술한 대로 그 잡지가
데로 옮기자고 하는데 제가 고집을 부리고 있는 겁니다. 접근성을 비롯해
소규모잡지들이 지속가능성이 약하다는 건데, 직접 잡지를 유통하는
주는 자유로움이나 환기 같은 게 있는데, 앞으로는 무명작가가 ‘그래도
안 좋은 건 정말 많아요. 손님들이 문 열면서“아이씨, 진짜…@#%#$”
입장에서 이 시장을 지켜보니 어떤가요?
난 아티스트야’라며 만드는 예술가적 치기나 에너지가 드러나는 작품이
욕하는 소리도 많이 들었고요(웃음). 택배 아저씨들에게는 완전 찍혔고요.
통하지 않는 시대가 오는 거죠. 진짜 검증받은 아티스트가 만드는
반면에 장점도 있죠. 손님이 드문드문 오지만 일단 오면 확실한 구매력을
출판물만 팔릴 테고요.
보여주니까요.(“억울해서라도 사가는…?”이란 말에 이로, 모모미가
잘 만들거나, 하다 못해 꾸준히 내는 잡지도 적다는 것은 사실이에요. SSE ZINE
<헤드에이크> <싱클레어> <아브락사스> <쎄진
> <뚜껑> 같은
잡지들을 응원할 수밖에 없는 건 그들이 지속하고 스스로 갱신하려고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죠(웃음)!) 그렇지만 이런 조건에서조차 제가 아직
노력하기 때문이에요. ‘지속’이라는 것 자체만으로는 큰 메리트가 될 수
이런 소규모잡지 시장의 변화에 대한 유어마인드의 입장은 어떤가요?
공간을 굴리는 완전한 시스템을 못 만든 거 같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없다지만 사실 이 시장에서는 그게 큰 미덕이거든요. 솔직히 만듦새에서
이런 분위기에 브레이크를 걸고 싶어서 ‘5만원으로 만드는 잡지’ 같은
1층으로 덥썩 옮기면 엉망진창이 되지 않을까요. 좀 더 자리를 잡고
한심한 잡지들도 존재해요. 그래도 예전엔 그저 기존과 다르다는
몇몇 행사를 해봤는데 전체 분위기를 바꾸긴 힘들더라고요. 현실을
옮겨도 늦지 않을 거 같아요.
것만으로도 받아줬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그런 잡지에 대한 독자들의
거부할 수는 없는 거죠. 대신 유어마인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요.
호감이 예전만 못한 게 사실이고요. 그래서 나타나는 경향이 점차 잡지가
예를 들어 그런 책들로만 매대를 채울 게 아니라, 최대한 다른 방식으로
잡지도, 장소도 뭐든 오래 버티는 것이 결국 힘이고 재능인 거 같아요.
더 커지고, 더 두꺼워지고, 더 비싸지는 경향이에요. 독자들 입장에서는
존재하려는 소규모잡지들을 장려하는 방식으로요.
오늘 말씀 감사했습니다.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H
Think & Talk 09
StH가 주목한 곳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둘째, 끼우기만 하면 되는 심플한 작업이지만 디테일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종이로 만나는 새로운 즐거움
페 이 퍼 로 빈
p a p e r o b e a n
설계되어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는 바퀴가 굴러가고 보닛이 열리며 액셀러레이터까지 달려 있다. 이런 디테일이 작업하는 재미를 높여준다. 셋째, 친환경 제품이다. 재생지를 사용하고
Add. 서교동 346-50 홍익로2길 31 Tel. 02-6338-9192 Web www.ipapero.com Open 월~금 13:00~20:00, 토 13:00~22:00(일요일・공휴일 휴무)
콩기름으로 인쇄를 한다. 이런 퀄리티를 인정받아 페이퍼로는 우수 디자인 상품으로 수차례 선정되기도 했다. 페이퍼로빈은 서교초등학교 쪽 유동인구가 비교적 적은 골목에 위치해 있다. 강민영 점장은 “종이모형의 성격상 조용히 집중해서 하는 작업이 필요해 번화한 거리보다는 한적한 길목을 선택했다”고 밝힌다. 페이퍼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진열공간을 빼면 작은 테이블 두 개가 놓인 단출한 공간이지만 마음이 편안해지는 아늑함이 느껴진다. 작품을 구경하거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구매 후
상상마당 1층에는 지름신을 불러오는 디자인 상품들이 가득하다.
테이블에서 바로 조립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제품
완성하여 친구에게 선물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커플이라면 드라마
그 가운데 인상적인 상품 하나가 자동차, 스쿠터, 마차 등을 종이로
판매가는 2,000원에서 2만 원대까지 다양한 편이다. 동물과 기차,
‘응답하라 1997’에 등장했던 커플 미니 스쿠터를 추천한다.
조립해놓은 미니어처 세상이다. 이 상품의 브랜드명이 ‘종이로’
마차, 비행기, 포크레인과 같은 탈것들부터 최근에 런던올림픽
페이퍼로는 국내뿐만 아니라 영국 디자인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만들어졌다고 해서 ‘papero(페이퍼로)’이다. 그리고 홍대앞에는 이
기념으로 출시된 타워브리지까지 난이도별로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있어 영국지사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강민영 점장은 “꾸준히 세계
선택할 수 있다. 크리스마스트리와 같은 시즌상품도 준비되어 있다.
각지에서 계약하자는 제안을 받고 있다. 특히 유럽지역의 반응이
수제 커피와 함께 페이퍼로의 작품을 즐길 수 있는 작은 공간이다.
또한 조립 전후에 자신이 원하는 대로 채색을 하거나 그림을 그려서
좋다”고 설명한다.
페이퍼로는 패키지전문디자인회사 ‘비오비 패키지 스타일 그룹’에서
나만의 작품을 만들 수도 있다. 제품들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것은
현재 영등포에 위치해 있는 페이퍼로의 사옥을 홍대앞으로
개발한 브랜드다. 이곳에서는 종이도면을 손으로 떼어내어 홈에
비행기라고.
이전하는 것도 고려중이라고 한다. 홍대앞이야말로 디자이너들의
끼워서 제품을 완성하는 종이모형을 생산한다. 많이 접해봤다고?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 주로 방문하고 초등학교와 인접해
로망이라고 말하는 페이퍼로가 홍대앞에 둥지를 틀고 국내외에서
그렇고 그런 여타 종이모형과는 다른 페이퍼로만의 특징은 첫째,
있어서 학부모와 학생들의 문의도 많다. 보통 조립시간이 2시간
모두 사랑 받는 최고의 종이모형 브랜드로 비상하기를
칼과 접착제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칼을 쓰지 않아 안전하기
전후라고 하니 약속시간 전 여유시간에 이곳에 들러 모형 하나 뚝딱
바란다.
paperobean
페이퍼로의 직영점이 있다. 페이퍼로빈
이 바로 그곳이다.
H
글Ⅰ이보람 에디터・사진Ⅰ정지연
StH가 주목한 맛집
크로와상 전문 베이커리
올 드
T H E
크 로 와 상
O L D
팩 토 리
C R O I S S A N T
F A C T O R Y
Add. 서교동 327-44번지 1F Tel. 02-337-3636 Open 월~토 11:00~22:00(일요일 휴무) Price 오리지널 크로아상(이하 크로아상 생략) 3,300원, 소시지 4,000원, 아몬드 크랜베리 4,000원, 다크 초콜릿 4,000원, 스위스치즈 4,000원, 넛츠 포레스트 4,900원
초승달Crescent 모양으로 구부러 졌다 하여 이름 붙은 크로와상. 오로지
말한다. 올인하는 성격답게 이곳 크로와상도 철저히 그녀의
크로와상만 파는 빵집이 있어 화제다. 올드 크로와상 팩토리에는
스타일대로 만든다. 뺑 오 쇼콜라처럼 속에 다른 재료가 들어가는
바삭바삭한 겹겹 속에 숨겨진 버터의 맛이 일품인 크로와상
것보다는 겉면에 부재료를 입히는 것을 좋아하기에 그런 스타일의
외에 다른 빵은 없다. 담백한 오리지널 크로와상과 그 오리지널
크로와상으로 착착 구워낸다.
크로와상을 바탕으로 소시지, 아몬드, 치즈, 오렌지 등을 곁들여 다른
오전에는 손수 반죽해서 빵을 굽느라 정신이 없다는 양대표. 혼자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크로와상들이 준비돼 있다.
일하느라 힘들 법도 한데 “잠이 부족해 몸이 힘들긴 해도 마음이
이곳의 크로와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 곳의 크로와상과는
힘든 적은 없다”고 씩씩하게 말한다. 외진 곳임에도 하나둘 눈에 띄게
모양새가 사뭇 다르고, 구조적인 형태를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늘어나는 손님들의 발걸음 때문이리라.
있다. 아마도 그것은 이곳에서 손수 빵을 굽는 양윤실 대표가 원래
따뜻한 느낌이 나는 가정집 같은 빵집을 만들고 싶어 인테리어도
이름이 올드 스파게티 팩토리였단다. 빈티지하고 앤티크한 그곳의
도자기를 빚던 사람이라 그런 것 아닐까. 미술대학에서 도예를
좋아하는 것들로만 채워 꾸몄다. 빵집 치고는 큰 공간을 활용하여
분위기가 너무 좋았던 양대표는 주저 없이 이름을 이렇게 정했고, 그
전공하고, 10년 넘게 홍대 부근에서 도예 공방에 몸 담았던 양윤실
한쪽은 자신과 지인들의 도자기 작품들로 채웠으며, 이 도기들은
이름은 지금의 빈티지한 외관과 썩 잘 어울린다. 손님들 사이에선
대표는 몇 년 전부터 빵 만드는 일에 흠뻑 빠져 제빵을 공부했고,
구입도 가능하다. 올드 크로와상 팩토리에서 사용하는 그릇과 컵들은
줄여서 ‘올크팩’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손님들이 만들어가는
‘르 알래스카’에서 경력을 쌓았다고 했다. 그리고 드디어 자신만의
본인이 만든 것이거나 지인들이 만든 것을 사용한다. 또한 공간을
사연들이 차곡차곡 쌓이는 가게를 만들고 싶다고 양대표는 덧붙인다.
가게를 오픈한 것이다.
활용해 전시도 기획한다. 양대표는 가까운 미래에 크로와상을
정오쯤 이곳을 찾아 막 구워낸 따끈따끈한 크로와상을 향긋한 티나
“하나에 빠지면 올인하는 편”이라고 말하는 양윤실 대표는 오로지
콘셉트로 한 작품을 선보이고 싶다고 한다.
카페오레를 곁들여 먹으면 어떨까. 결이 살아 있는 크로와상을
크로와상만 대표 아이템으로 민 이유에 대해 “솔직히 호불호가
이쯤에서 궁금한 점 하나. 이름이 왜 올드 크로와상 팩토리일까?
뜯어 천천히 먹다 보면 지친 마음이 사르르 녹아버릴지도
갈리는 빵이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기 때문에 만들고 싶었다”고
이유인즉슨 잠시 캐나다에 머물렀던 시절, 즐겨 찾던 파스타집
모른다.
10 Eat & Drink
H
글Ⅰ추지혜 에디터・사진Ⅰ정지연 2012.11. Vol. 42
동네 마실 나가다
우리 동네 목관악기 수리점을 소개합니다
남 택 훈
색 소 폰
홍대앞 동네서점 베스트 셀러
Add. 서교동 467-2 1층 Tel. 02-323-7339 Open 화~금 10:00~20:00, 토・일 10:00~18:00(월요일 휴무) 더북소사이어티 The Book Society
▶2012.10.15~11.15
‘남택훈 색소폰.’ 하얀색 바탕에 크지 않게 적힌 검은색 글씨가 정돈되어 보이는 곳이다. 어떤 곳인지 궁금해 자세히 들여다보니 목관악기 수리・판매라고 작게 적혀 있다. 목관악기? 언뜻 나무로 만든 악기를 말하는 건가 했는데 알고 보니 플루트, 클라리넷, 오보에, 파곳, 색소폰을 일컫는단다. 플루트나 클라리넷은 요즘은 거의 금속으로 만들지만, 초기의 재료가 목재였던 터라 목관악기로 분류되고, 색소폰은 전부 금속으로
1위 자율과 유행 2: 한국 그래픽 디자인의 젊은 얼굴들 ( 프로파간다, 15,000원) 2위 umool umool vol.10: 2, 3, 4, 5…(김영나, 35,000원) 3위 <ㅎ> 매거진 3호—타이포그라피 격월간 잡지(ㅎ, 10,000원) 4위 MEENA PARK DRAWINGS A-Z(스펙터 프레스, 60,000원) 5위 SSE #35 I Leaned on the Wall and the Wall Leaned Away(SSE, 6,000원)
만들지만 구조나 연주법이 클라리넷과 같아서 목관악기로 칭한다고 한다. 물론 우리나라 악기인 대금, 중금, 소금 등도 목관악기다. 인터뷰 전에 유어마인드 Your Mind
찾아보지 않고 갔더라면 큰일 날 뻔했다. 긴장 반, 호기심 반에 남택훈 색소폰의 문을 열고 살펴보니 회색 벽면에 필요한 것만 갖춰진 소박한 공간이다. 작업대 앞에 앉아 연신 악기를 만지는 사람이 바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일하는 남택훈 씨다. 올해로 서른다섯이라는 그는 목관악기 수리경력 13년차로, 나이에 비해 짧지 않은 경력을 가진 목관악기 수리사다. 올 초 5개월 동안 남미 여행을 다녀온 후 공사를 시작했다는 이 서교동의 가게는 지난 9월 27일 문을 열었고
10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했다. 인테리어는 디자이너인 아내가 많은 도움을 주어 함께 공간을 꾸몄다고 한다.
▶2012.10.15~11.15
고등학교 때부터 학교에서 클라리넷을 연주했다는 그는 19세에 낙원상가를 찾아가 악기수리를 배웠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악기를 전공할까도
1위 요리그림책 3(유어마인드, 12,000원) 2위 자율과 유행 2(프로파간다, 15,000원) 3위 DEAR MAGAZINE(편집부, 18,000원) 4위 The Plant 3호(편집부, 21,500원) 5위 Union Issue No. 2(편집부, 23,000원)
고민해보았지만 스스로 생각해보니 그만큼 연주를 잘하는 것 같지는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평소 손재주가 있었던 그는 그래서 과감히 진로를 바꿨다. 그리하여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평소 알고 지내던 악기상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군대 복무도 해군 군악대에서 했다고 하니 그와 악기의 인연은 남다르긴 달랐던 모양이다. 제대 후에는 낙원상가에서 서초동으로 일터를 옮겼다. 서초동에서는 군대에서 만난 형과 5~6년 동안 악기수리점을 직접 운영하기도 했다.
땡스북스 Thanksbooks
그때 참 많은 걸 배웠다고 한다. 그에게 인생의 롤모델은 그때 만나 같이 일했던 그 ‘형’이다. 같은 일을 해도 사람마다 그 일을 해내는 방식도, 일에서 오는 즐거움을 누리는 방식도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돈을 버는 사람이 많지 않은 시대에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생활도 할 수 있으니 행복합니다”라고 말하는 남택훈 씨. 그는 “악기 수리의 묘미는 단순히 악기를 고치는 데 있지 않다”고 덧붙인다. 음악을 사랑하고 악기를 다루는 사람들과의 교감이 이 일을 하는 즐거움이라는 것이다. “간혹 악기의 소리가 이상하다고 찾아오는 분들 중에 보면, 몇몇은 악기의 문제가 아니라 자세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악기수리사는 단지 악기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연주자가 더 나은 연주를 하도록 자세 교정에 대한 어드바이스도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거기에 악기를 다루는 방법을 잘 일러주는 건 필수이고요.”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고칠 수 없는 것을 고칠 수 있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손님에게 정확하고 자세하게 설명하고 그것을 납득시키는 것, 그것이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여긴다. 특히 그는 악기를 수리할 때도 수리하는 사람의 스타일에 맞춰 고치는 게 아니라 그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에게 맞춰 수리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한마디로 ‘맞춤형 수리’인 셈이다. 그러다 보니 뜬금없이 궁금해졌다. 주위에 기타나 우크렐레, 피아노 등을 배운다는 사람은 많은데 색소폰을 배운다는 사람은 흔치 않다. 그러니 이런 수리점을 찾는 이들이 과연 몇이나 될지 궁금했다. “대부분 전문 연주가보다는 취미로 배우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리고 사실 젊은이들보다는 아버지 세대라 할 수 있는 중년 분들이 많이 배웁니다.” 예상했던 답이었다. 그러고 보니 40~50대로 구성된 색소폰동호회를 봤던 기억도 새록새록 난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젊은 시절 배우고 싶었지만 음악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숨가쁘게 돌아가는 세월 속에 열망만 키워온 그들에게 늦게 시작한 색소폰 연주는 ‘삶의 로망’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요즘은 점점 연주자의 연령대도 낮아지고, 수강생 ‘10명 중 셋’이 여자라 할 정도로 여자들도 색소폰 연주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된 게 변화라면 변화다. 간혹 여자들은 폐활량이 적어서 배우기 힘들지 않으냐는 질문도 받는다는데 남택훈 씨는 그건 개인차일 뿐 성별 차이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색소폰은 크게 알토, 테너, 소프라노로 나뉘며 초보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것이 알토 색소폰이란다. “처음 배울 때 동호회나 단체 교습으로 시작하는 분들이 많은데, 개인레슨이 비싸기는 해도 훨씬 집중적으로 배우게 되니까 좋아요. 실력이 좀 늘어야 악기를 연주하는 데 재미를 붙이고, 또 그래야 오래 할 수 있게 되니까요.” 남택훈 색소폰에서는 악기도 구입할 수 있다. 오랜 시간 악기를 수리해온 그는 악기점을 통해 구입하는 것보다 수리점에서 사는 것을 추천한다. 악기를 다루는 기본적인 방법과 보관법, 그리고 지속적인 수리와 관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수리에서 가장 중요하게
▶2012.10.15~11.14
1위 매거진 B: 펭귄북스(JOH, 13,000원) 가격은 낮추고 휴대성을 높인 문고판 발행, 시대적 요구를 놓치지 않는 기획, 북디자인을 통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확립 등을 제시해온 브랜드 펭귄북스를 제이오에이치의 관점으로 풀어냈다. 2위 자율과 유행2: 한국 그래픽 디자인의 젊은 얼굴들(프로파간다, 15,000원) 작년 땡스북스 최고의 베스트셀러였던 <자율과 유행>의 후속 기획으로, 한국 그래픽 디자인계에 막 진입한 젊은 그래픽 디자이너를 소개한다. 3위 내 작은 회사 시작하기(정은영 저, 디자인하우스, 15,800원) 13명의 크리에이터들이 자신의 창업 노하우를 전수하는 책으로 처음 창업하는 이는 물론이고, 현재 회사를 운영 중인 대표들도 유용한 창업 병법서로 활용할 수 있다. 4위 <ㅎ> 매거진 3호(ㅎ, 10,000원) 타이포그라피를 다루는 격월간 잡지. ‘과거의 기록을 정리하고 이 시대를 기록한다’는 목적을 담고 있다. 타이포그라피의 수집-기록, 만남-대화, 비평-실천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5위 나는 작은 회사에 다닌다(김정래, 전민진 공저, 남해의 봄날, 15,000원) 작은 회사에 다니는 다양한 분야, 다양한 가치를 지닌 사람들의 솔직한 인터뷰를 담은 책.<내 작은 회사 시작하기>와 함께 지난 달에 이어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의외로 “연주”라는 답이 돌아왔다. 악기를 수리한 후 직접 불어보아 정확한 소리를 들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일 때문에 자주는 못해도 그 역시 색소폰 연주자로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빅 밴드와 함께 합주를 즐긴다고 한다. “큰돈을 버는 일은 아니지만 내가 몸을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할 수 있는 나만의 일입니다”라고 말하는 남택훈 씨. 그가 이곳에서 많은 악기와 사람과 좋은 인연을 맺어나가길 바란다.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H
글 | 하정희 에디터・사진Ⅰ정지연
Eat & Drink 11
공항철도
홍대앞 문화 매거진 <STREET H> 지도
2012.11 ●와우마루 1/4
1 o육완순무용원
밥먹는 카페 ●
ARTMOMDE Art Center 아트몽드 뷰 갤러리 1 f
1 fKOREA DESIGN MUSEUM
● ●May, B DESIGNERS LOUNGE ●I am. A Burger & ●il일
●Coffee Me
1 dLydian(B1) 1 dSKY HIGH
1 f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1 fgallery sup
●오래 있어도 괜찮아 o ●cafe TABLE-A Anacafé● 1
●green cloud coffee
포스트 극장
All of Rock(B1) d 1 f Gallery FREE ART
● Book Cafe the Heaven’s (2F)
사자(2F)●
no name(B1)●
1 g 김대범소극장(B1)
3APT●
도
대안 영상 문화 발전소
공항철 . ik Univ Hong
홍대입구역
로 신촌
Airport Railroad
n-ro cho Shin
gil Obog-
●dog cafe sunnyne(3F) ●with coffee
●커피와 사람들 ●한잔의 룰루랄라(2F)
YOUNGJIN Book Store 1 k
●coco bruni
Pitabono coffee●
Yanghwa-ro
홍대입구역
Subway Line 2
●Coffee Prince ● BOOK CAFE 노는Café
●cafe : U(2F)
●Roasting Garden
1 dJES 1 dCO
cafe 7 gram(2F)●
●커피프린스
CATS LIVING● Hello Kitty cafe●
1 oTHEATER CHOO(B1)
●ca
Homestead Coffee(2F)●
● 綠色光線(2F) ●coffee :D
난타공연장 1 g
●로베르네 집
관광안내소
● 고양이 다락방(1F) cafe 아래(B1)
1 dVelve
Lime City●
코믹토토 만화 cafe(2F) ●
GREEN● BEAN COFFEE(2F)
1 dVERA
1 d라이브홀 ZOO
경남예식홀 서교호텔
9
양화로
옻칠갤러리f
Yanghwa-ro
● 커피와 사람들
● TAKE OUT ● Cafe moin 人
서교동 자치회관 ●ARISTA COFFEE
e-song(B1) ●
●샴 Siam
●1010
●BEANS BINS
●오타치는
ALICE● Vanilla cupcake● MANGO SIX(2F)● Margie●
Hongik Univ.
● caffé Angelo ●cafe in bliss
●HOME
NEAL’s YARD●
1 dSolarChocolatyum● Water TOM’s cat● Cock
퀴즈피플●
● Bean tree 20025
● SULTA
홍대지하철역 역무실
연
●카페 꼼마 2page
1 k 동남문고(B1)
LG 팰리스
8
양화로
LG 팰리스
●snowmounteen(7F)
와이즈파크
3
● Coffee Brown
화경전통찻집(3F) ●
1 k북새통 문고(B1)
1 k한양툰크
ZIBE●
●LAB Express
ri Geotgosipeun Geo
공주가 사는 ●궁전같은 카페
● 룸카페 뽈레쟝 ●dal.komm 청춘고양이● ●Plan B
●TRINITEA ● ori Pekoe●고래다방 ●DE CHOCOLATE COFFEE
서교 푸르지오 아파트
Juliet Shins Coffee Care ●
1 dM
SPOT 1 �
당근●
마포평생학습관
걷고싶은 거리
●봄날의 고양이(3F)
● ESPANA(5F)
상상 스튜디오
●puzzle(3F) ●POLY CAFE(2F) 라휘 사주카페(3F)● ●하늘공원 사주카페 ●미래안 사주카페(3F) ● GONG CHA
il n-g usa Wa
●GENERAL DOCTOR
Thanks Nature CAFE(B1)●
●Heima 구석● ●CAFE RECORD ● ●정민언니 piano cafe
산길
와우
●Iceberry(2F)
아름다운 세상(2F) bubble pong ●●●TORONTO ● ●● ●두레차 작 crazy papero ● toy noriter(2F) 푸른 굴뚝d coffee 태경사주카페●
mulg yeol1-gil
egro coffee● ●STANDARD identity(4F)
coffeesmith ●
●LEVain
●cha time Auntie Anne’s● ●비틀 ESPANA ● 주스 이뜰(2F)●
all pattern 쏭크란 ●
1 k ASIA BOOKS 외국 예술 서적
1 dSOUND HOLIC
cafe SOURCE●
homeo● 호메오
Waffle Bant●
koona● ●LaRapipo(2F) 커피 나무● ● 새물 THE BRIDGE(2F) 결1 길 S ! ● place yo ae
● millo coffee
●코끼리 탈출하다(2F)
로
●OVEN
●SUDA
ding dong ●
cafe SandPark●
희
suave●
HARLEMd
1 g PINKMOON
cafe machebette ●(2~3F)
1 k k ●Billy Angel Cake 온고당 서점 1 반디모아
● 퐁포네뜨
●cafe organic
1 kIdN book
7
그리다꿈●
에디오피아드랍스● 상상다방(B1)●
고양이 시간(2F)● LUNAMI(2F)● THEOBROMA(B1)● ●cottage
banya’s●
o i-r hu on Ye
ST.343●
모과나무 위(2F) MONTFORT● ●thanx 노란코끼리● DanChu● ●the 끌리다
●Dr. Beans
LE.A●
●JJ BROS CAFFE
●자음과 모음2
JOEY’S cafe● Rachel●
cafe COOK & BOOK ●
N
little farmers didier’s ●gaufres
Usine● cafe local ● Zzam● ● 밤삼킨별 forest ● PPoPu Berry●●coffee nana tree● ● ●앨리스와 도로시 BOBA 커피인페르노(2F)● roasters Da-da-da EXPRESS 서교초등학교 1 f 함께하는 off˚C(B1) ●고양이수다 ( ) cafe in PLANET 2F ●WONDERLAND(2F) ●PAKITO ●cafe J★K(2F) ●Tora_b ● namuuneeyo● ● ● 꿈꾸는 다락방 Jakiya● moly’s 봄날(2F)● ● pop 물의 정원(1F)● ● cafe NOUVEAU ● De Spoon● mayjune ● Mongto ciel
6
●interior cafe Dansk
W au sa ngil
한국 실험 예술 정신
cafe THE PLAIN ●
미디어 극장 아이공 KEY ●서덕식 kaldi coffee club
cafe VAZ●
● cafe DK 174-4
● ●출입구는 나의 계단 작은 까페 밑에(B1)
cafe 옹끌(B1) ●● cafe Oui MANIP(2F) 1 ● n
● CAFE Groovy
● The Big Banana
la main douce● cafe damso● étonné● overlap● MOBSSIE●
오복길
-gil Dabog
LA VIE ●
와우산로 27길
●BELIEF ●i Bubble Beans ●Be. Sweet On(2F)
빨간토끼●
다복길
King of Blues ●
길
●RONIN
커피향창고 ●
산
●La Tupina ●Dole Whip
우
1 f ●cafe 十月(2F) Loop Gallery
w ●
●BARIST@RICCO
●비틀주스
Alley of Hongdae
1 f뽈랄라수집관
KAAREKLINT ●
1 dJammers
와
● 영화다방 ●CHURRO101 ● feel so cook(1F) ●tea terrace make cake(2F)
●cafe 폴레폴레
닭날다 Sunday ●salon ● ●SEMO
●caffé Artriae
1 g 비보이극장(B1)
cafe ...ing(B1) ●waga mama(1F) imemine●
우주(2F)● Dia●
1 f성갤러리
coffee Bay●
CACAOBOOM●
●a;t fox
●cafelo onbom 올드 크로와상● COFFEE LAB● 팩토리
●Tastebean
● 수다떠는 도서관
Gateaux et M’amie●
●hibi(2F) 36.5°C여름(3F)
Live club 빵d
1 kYour-mind
●my furniture cafe ●CALIFORNIA
●커피프린스 1호점
곱창전골d
산울림소극장 o
●cafe Berlin
Seogyo-ro
● ●Suッkara 손끝세상
서교로
Come Home ETHIOPIA my ● ● furniture cafe ●
SIETE Stage ●이태리 ● 제면소 Hyssop● coffee
동교로 ●imi
● Cafe moin 人
●D Cafe Pub
Donggyo-ro
●District D
●Pinetree ●커피1호
●cafe milli ●Play
●북카
●대루커피 ●The GamJa cafe 하람 ㅎㅎ● ●
●DEEP
●호타루
서교동 주민센터 cafe Burano●
●Cafe de Maison
●커피볶는 그랑
The Blessing cafe W ● ●
▒ 마포 FM
● ● DOUX MIE 커피공장 2An
●cafe D.I.
●MICHA
● Red Mango cacao green
빵나무 ● ● cafe the famous Lamb
이미지올로기연구소 ● LP Love ● MAPLE COFFEE
섬●
La Lune Violette●
Seogyo-ro
●고동 ToPresso● Café JASS●
서교로
●Café sweetdish
cafe NAREM●
●봄동
cafe Michaya●
강원도민회관
Vanilla ●cafe de sontag
VENU(2F)●
bahn n bahn●
●태양이 열리는 나무
●soyo coffee
●LP愛
제비다방● 커피브라더스●
●카페 느림 ●상수동카페
길
산
●Velo cafe
<Street H> 배포처
●OWL’S DEN
l gi nsa au W
우
와
●이리 CAFE ●cafe KOALA
gil gjun To
● BEANS TO COFFEE
●알지비 지구맛
상
수
●상수리
역
The Blues●
길 정 토
salon de the BELLOT●
●The Roasting Masters
Slunch Factory●
e6 Lin ay bw Su
● cafe 수저
la bas● cafe STOKHOLM●
그문화 다방 ●1 f그문화
su ng Sa
1 fLIGHT BOX(B1)
●그림책 상상
CROWDED●
● The Goods & Caffe ● lostandfound/ ●어느 좋은 날 Plan B(2F) ●DD-DA ●standard coffee ●Cafe 미래광산
●coffee&cupcake
HOHO MYOLL ●
100m ●coffee+Blind Spot
●the Blues(6F)
cafe EVANSVILLE●
●니오타니 ●alleyway
●cafe BLADE
●Grafolio
●OURSBLANC
NB2d
1 dSK@
소
카 리
거
Ridun● SALON DE FACTORY ●
1 oTheater Zero 1 dNaked
1 dWINWIN
The cupcake snow spoon factory cafe● ● Freebird
1 � Sd 1 dpapa Gorilla
는 코끼리
●Room Cafe June(3F) ●FUZZLE HEAVEN ●다락방(4F) ● 어머니와 고등어 i or Ge
●OMAO
lomography
ANG
SS ●CAFE DE NOAH Tess● OCOON
길
il g-g an ad lm u Eo 1 d
공
CASTLE PRAHA
●WOO KEN JU
●I do
●조우 버거 카페 ●Mon Cafe Gregory(2F)
fgallery 뚱
1 f표현 갤러리 요기가 ●그 앞
●마망갸또
프레시안●
●Cafe Go Ape!
●Cafe Bercy ●Coffee Forest ●시작(2F) ●● 짧은 여행의 기록 Blue(2F) ●C cloud(2F) ●리네아의 정원
안녕, 낯선사람●
● 인문카페 창비
●Petit Plat
1 f 소극장 예 the gabriel●
●cafe Riecco
Jandari-gil
cafe 오늘도 반가워요 ● 1 fZandari
Grazie●
●Cafe LUCIA
잔다리길
1 k 매거진랜드
노pd네 콩 볶는 집 ● ● avec nous(1F) 하랑(B1)
●Cafe EIRE five tables ● fGallery yuki ● ● PATTERN ● 1 cafe MINI Blue Fairy
table 15● Neighborhood● ●cafe stay in
●용다방
Living Cafe Paul & Lina(2F) ● ●Page A
●beattipreviee ●MARO
DADA빌딩
●editorrial cafe B+
Burning Heart(2F)● ●fine cafe N then● ●EGO:
●cafe AURA
cafe 톡킹●
●SOSO
bitter● sweet 9
● 후마니타스 책다방
gil akkm Do
Artee Shelter uff● 1oz● LesArbres●
서교동 솔내길
서울 프린지 네트워크
길
●cafe 몽쏘
●Cafe ●kazamidori Following
북카페 자음과모음 ● ●담談 Peace Piece● Sugar De Chou● coffee seed● A droplet in cafe●
막
Cafe AB.SOME● ●Gallery cafe 에뚜와
au bon pain● ●mellow
성산중학교
●OOO
독
●Krazy Toy Coffee
●공공장소 Nature’s plus●
●[ha:n] Cafe 인쏘● ● ●Art Cha(2F) 플로랄고양이 ●Beans Made(1F) 나비(2F) ●CAFE BEN JAMES(2F) ●달의 다락(B1) ●Chie(2F)
CAFE NOSTALGIA●
Grazie●
1 f서교예술실험센터
et Banana
당인리극장●
Coffee Studio●
●얼굴
TESEUM Art Galleryf
Maison de ran●
●Cafe Luci alma
●at Home ●FILAMENT
●호훔
Fairy cookie● Ann● house(2F)
●basilico
시간의 공기 ● cakery●
THANKSBOOKS k THE GALLERYf 1
秀노래방
afe RUMI(8F)
●●보수적인 박마담 생각 파는 카페 cafe brown●
토끼의 지혜● ●Sweetier 감싸롱 ●JENNY’S Cafe ●
●Bing Bing Bing
1 d DGBD
커피발전소●
병아리콩● kafe allein●
emboo(3F) 윤디자인 ●ToTo’s ● RASILLA● ●MOM 연구소 ●몽마르뜨 언덕 위 Blossom Land 카페일상 은하수다방 ● 1 � 게으른 고양이●● NEMO● AMERI B-hind● ●물고기 ●HOSITAMTAM ●air cafe(3F) 405 Kitchen● ●NO STRESS KITCHEN(2F) ●라비앙 봉봉(2F) ●ORIGINAL ●몽소(1F) Art Space Hue ●틈 ●작업실 f ● ●bitter sweet sound del mundo ●FIVE★EXTRACTS 별 보는 ●JUAN’S CHURROS ●카페(3F) Travel cafe● ●Cafe Project A cafe INU●
Street H
1 dQ*VO 1 dM2
●미미다방
1 f제일갤러리(4F)
카페 즈키●
fgallery NAVEE
●블루스하우스
●당고집
삼단변신● gROLLING HALL(B1) 미스홍 1
FLOOR(2F)
장
차
주
영
1 n 상상마당
오뙤르
당
마
울
어
●니가 그리운 날엔
●
aA뮤지엄
so as Pic
MWG 명월관
7th WAVE COFFEE● 카페꼼마●
●별밤 e on gZ ●Babeans coffee rkin ● Pa lic b 2ND Pu
VIAd
1 dPalm
●cafe 318-1(1F)
aA cafe●
F.Fd
피
●Cafe The Nora(2F)
1 f두성갤러리(B1)
1 d500
SKA2d
● 커피마지(2F)
유니타워
In the Paper
달콤한 거짓말●
●conan
●D’AVANT 오요리(2F) ●cafe Miz moren CHAN’S(1F) ● ●Caffeine Laboratory(2F) ● Beanside Hot Journey●
1 EVANS(2F) d 1 dStudio80’s 1 dGOGOS2 Nok● MINON● 1 dHooper cupcakes 1 dSAAB ●mug for 打[ta:]d
1 ddd
ST.255●
●cafe moin人 시연●
와우책 문화 예술 사업단
데코아발림 ●
rabbit ●On the 6
1 b 뽈랄라 살롱
ZERA’s Cafe(2F) ●THE REFINERY ●정아 시크 安 read cafe ●el AVION cafe 래빗(1F)by Y (2F)● ● ●●042 ●W.e. ● ●CHEZ KIKI
● LE PETIT FOUR
Rainbow winerlee Cream ● ● ● coffee LEC
무대륙● ●Anthracite
cafe 푸른별●
●LOFT²多樂²(2F) ●snob
극동방송국
1 g INDIFAN
●Publique
●茶鼎
Four Seasons House
Bella Tortilla● Standing Coffee●
The Coffee House 쩜쩜●
●Coffee여행
커피볶는집 JASS● ●Landucci
홀
● 36.5˚c 여름
서서카페●
●CAFE DORATO
Cafe the Air●
Yanghwa-ro
ALL ABOUT 茶● ●심리치유카페 멘토
▒ 우리은행
합정역
Subway Line 2
Hapjeong
g on pje Ha
● Cafe Serio
●TEAJ
RAPERCUSSION 1 g
●뽈레
1 o한울소극장
●mellow baking cafe
y Cafe 스케치북
● Double Cup Coffee
Cafe La vida ● ● cafe dittosbi ▒
AIYa● 봉숙이네 커피볶는집 ●
●Coffee in Art
별빛카페 달빛차 ● Coffee & A●
카페 정글
artassetf
PS. Cafe●
Tony’s Cafe●
Bo mn urigil
Jandari-gil
●AMICO ●RETRO MAMA
잔다리길
a Bean Cafe●
●MAPLE COFFEE 몽마르뜨 언덕 위 ● ●Caricature Art Cafe gallery woo
●ZOOM Gallery&Cafe
봄누 리길
루의 빛
atti ari●
역 정 합
양화로
e6 Lin
1 fLG 자이갤러리
●CONER
cafe.12pm●
●Coffee & A
Cafe Domitory● ay bw Su
윤디자인 연구소
프랜차이즈의 공습이 벌어진 홍대앞에서 쫓겨난 예술가들이 요즘 주로 자리잡는 곳은 연남·연희동이다. 흥미로운 문화공간이 이곳에 자꾸만 생겨나는 이유다. 강일구 작가의 작업실 겸 쉼터 ‘갤러리 싱킹강’도 바로 그런 공간 중 하나다.
그들의 공간이 궁금하다
연희동의 오픈 스튜디오를 꿈꾼다
드 로 잉 작 가 강 일 구 의 갤 러 리
싱 킹 강
‘연희동 5년차 주민’ 강일구 작가. 그는 지난 7월 자신의 주택을
나선형 계단과 만난다. 지하 1층부터 2층 다락방까지 이어지는
루마니아 국제교류전 등 다수의 해외 카툰미술제에서 크고 작은
개조하여 비영리 갤러리 겸 쉼터를 오픈했다. 이름하여 ‘갤러리
계단으로 조금 아슬아슬한 맛(?)도 있지만, 이곳 먼저 둘러볼 것을
상을 수상했다.
싱킹강’. 연희동 사러가쇼핑의 뒷골목으로 언덕을 올라가면
권한다. 강일구 작가의 작업실이자 개인공간인 아담한 다락방은
“예술가로서 매일 출근하는 직장에 다닌다는 게 쉽지만은 않아요.
나오는데, 강아지 두 마리가 반겨주는 앞마당을 돌아 주택 뒤편 작은
연희동이 한눈에 보이는 조망이 기가 막히다. 그러나 관람객이 주로
하지만 생활을 걱정하지 않게 해주는 고마운 직장이죠. 그래서
문이 갤러리로 바로 이어지는 입구다.
즐길 수 있는 공간은 지하 1층에 모여 있다.
신문사 나가면서부터 결심했어요. 직장생활을 하듯이 매일매일
“외곬수처럼 작업에만 몰두해 왔는데, 사람들과의 교류와 소통이
먼저 거실에 해당하는 너른 공간에는 각종 음식이나 가져온 음료수
그리자고. 낮엔 회사에서, 밤에는 작업실에서 일하는 거죠. 그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꼭 그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더라도
등을 먹을 수 있는 부엌과 간이 바가 붙어 있다. 영화나 LP 음악을
5대5로 대등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었죠.”
이곳을 찾아와 작가란 사람의 공간도 둘러보고, 자유롭게 그림과
감상할 수 있는 스크린룸, 세미나실도 자리하고 있다. 독특하게
그렇게 누구보다 바쁘게 달렸던 후유증이었을까. 그는 2007년쯤
영화에 대해 얘기도 하는 공간이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꾸며진 공간을 둘러보고, 작가와 대화를 나누거나 음식을 만들어
‘혀가 넘어지는’ 상황에 처했다. 혀가 멈추기라도 한 듯 말이 나오질
갤러리 싱킹강은 입장료 무료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전화번호를
먹어도 되고, 가져온 DVD를 봐도 된다. 방문객들의 자율에 맡기는
않았다. “직장을 다니면서, 책도 쓰고, 전시도 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오픈하지 않는 대신 방문일을 미리 이메일로 예약하는 시스템을
시스템이다.
만나 특강도 하는 등 너무 무리했던 거지요. 어느 날 강의를 하는데
택했다. 이메일 예약제는 이곳이 상업 갤러리가 아니라 그의
“지금도 이메일은 오픈해둔 상태입니다. 무리가 안되는 선에서
말이 안 나오더라고요. 그걸 ‘혀가 넘어졌다’고 부르는데 병원에
작업실이자 개인주택임을 감안한 것이다. 적어도 이 정도의
방문객을 받으려 해요. 작업실을 임시적으로 닫은 건, 둘러보는 것
갔더니 정상이라며 아무렇지도 않대요. 그 증상 때문에 나를
‘불편(?)’을 감안하고 찾아올 이라면 말도 없이 약속을 펑크내는
외엔 방문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됐어요.”
일은 안 하리라는 계산이 있었다고 했다. 얘기를 듣다 보니
고민 때문입니다. 보다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해서 다시 만나고
내면 깊숙이 숨겨진 무의식이 보낸 SOS 사인을 그는 무시하지
유럽이나 구미의 각 예술도시에서 활용하는 ‘오픈 스튜디오’와
싶습니다.”
않았다. 그 이후 마음수련과 치유의 과정에 관심을 가졌다. 원고료도
비슷한 시스템이란 생각이 들었다. 특정 날짜를 정해 일반인에게
받지 않고 그림을 나누는 일도 했다. 그의 표현을 빌면 ‘그림 보시’다.
예술가들의 작업공간을 오픈하는 ‘오픈 스튜디오’는 예술가와
그림이 곧 마음수련이다
“개인전처럼 전시회를 준비하는 기간이 제게는 예술에 대한 큰
대중의 소통을 보다 친밀하게 만들어주는 기회라 할 수 있다. 최근
낙서처럼 느껴질 정도로 간략한 선, 아이의 순수함과 따뜻함이
꿈을 꾸게 해주는 고마운 수련인 셈이에요. 월급 받으며 일하는
우리나라에서도 양평 예술촌 등에서 활성화되고 있다고 한다.
느껴지는 필치. 행복, 소통, 배려, 평화 등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도 물론 고맙지만 진정한 힐링은 내가 하고픈 그림을 그릴 때
그동안 젊은 커플부터 60대 초반의 예술애호가까지 다양한 연령과
강일구 작가의 작품은 함축적이면서도 정겹다. 초등학교 때부터
이뤄지거든요. 싱킹강 갤러리를 만들어 사람들과 소통하겠다는 것도
계층의 사람들이 다녀갔지만 아쉽게도 갤러리 싱킹강은 지난
화가의 꿈을 키웠다는 강일구 작가는 군대 제대 후 서울로 올라와
그 일환이고요.”
9월 잠정적으로 문을 닫았다. 보다 많은 이들이 함께할 수 있는
독학으로 그림을 시작하여 공모전 입상으로 이름을 알린 독특한
그는 지금도 그림을 통해 꿈을 꾼다.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
프로그램을 갖춘 ‘시즌 2’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경우다. 이후 각종 사내보와 출판물에 일러스트와 카툰을 그렸으며,
일반인들이 서로 넘나들며 교류하고 소통하며 예술을 통해 행복을
대학과 문화센터 등에서 강의를 맡아 진행했고, 2004년부터
느꼈으면 좋겠다. 물론 그런 활동이 벌어지는 ‘예술기지’는 ‘갤러리
예술가의 기운이 물씬 나는 독특한 공간
중앙일보 편집국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근무하고 있다. 직접 쓰고
싱킹강’이 되어야 한다. 내년엔 소형 트럭에 사람들을 태워 갤러리
갤러리 싱킹강의 입구로 들어서면 먼저 미니갤러리가 시선을
그린 책도 세 권이나 냈고, 개인전만 14회를 치른 중견작가이다.
체험을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볼까 고민중이다. 예술을 통한
사로잡는다. 간략한 선과 밝은 색감으로 보는 이를 유쾌하게
한편 그는 해외에서 더 알아주는 ‘힐링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치유와 행복 나누기. 오늘도 강일구 작가가 나와 너를 가르는 경계를
만들어주는 강일구 작가의 그림이 걸린 곳이다. 신발을 벗고
일본 요코하마 국제스포츠 유머일러스트, 이탈리아 토렌티노
붓으로 지워내고 서로 끌어안는 그림을 그리는 이유다.
국제유머미술 비엔날레, 프랑스 국제유머살롱 초대작가교류전,
글・사진Ⅰ정지연
오른쪽으로 향하면 마치 동화 속에 나옴 직한
와우산로 27길
14 Open Studio
수다 떠는 도서관_Cafe
H
RONIN_Cafe
2012.10. Vol. 41
이동준의 업스커트
무 엇 을
본격적으로 일을 벌이진 않은 것 같기도 하다. 기사 내용은 몇 줄
더
뺄
더 있었다. 구청장은 또 “홍대입구역 부근이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것 인 가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마시고 밥 먹는 곳에 머무르면 안 된다”며 “쇼핑시설, 숙박시설 등을 만들어 경쟁력을 계속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 했고 홍익대 쪽에 출판사 1,800여 곳이 자리 잡고 있는 점을 활용, 도서 특화 거리를 만드는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화려한 수식어로 도배된 거창한 사업계획들이 과연 실현 가능하기나 하냐고, 어느 개그우먼의 말처럼 도대체 이 개발사업은 누굴 위한
대학 신입생 시절, 문예창작과에 입학한 친구가 첫 주 수업을
않으려고, 거품은 걷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디자이너들과의
개발사업이냐고 묻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그보다 내 목에 제일
듣고 와서 해준 얘기다. 첫 번째 과제로 에세이를 쓰게 되었는데
술자리에서도 종종 듣는 얘기가 있다. 좋은 디자인은 ‘무엇을 더
먼저 탁 걸린 건 ‘단순’이란 단어였다. 수십 년 동안 자생적으로
담당교수는 학생들이 제출한 과제를 읽어보지도 않은 채
추가할까’가 아니라 ‘무얼 더 뺄까’에 대한 고민을 통해 완성된다고,
발전해 온 홍대앞의 콘텐츠들은 무시한 채 이곳을 ‘단순히’ 먹고
되돌려주면서 이렇게 말했단다. “여러분이 쓴 글에서 불필요하다고
내가 아는 훌륭한 디자이너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서 그렇게
마시는 곳으로 정의하고, 지금부터 국제적인 관광지로 개발하겠다는
생각되는 말을 생략해보세요. 그리고 분량을 절반으로 줄여서 다시
말한다. 분야는 다르지만 결국 같은 맥락의 얘기다.
구청장의 마인드에 난 그만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혀서 할 말을 잃고
제출하세요.” 어리둥절한 학생들은 품평 한 번 받아보지 못한 채
얼마 전 트위터에서 흥미로운 기사를 뒤늦게 발견했다. 모 일간지와
말았다.
돌려받은 원고를 절반으로 줄여 다음 수업시간에 제출했고, 교수는
마포구청장의 인터뷰 기사를 퍼다 놓은 글이었는데 요지는 이랬다.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고 있는 홍대앞에 점점 늘어가고 있는 게 뭔지,
다시 한 번 같은 얘기를 반복하며 과제물을 또 돌려주었단다. 친구는
“상암 DMC, 공덕로터리, 홍익대 앞, 합정동 등은 마포의 미래를
안타깝게도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게 뭔지는 말 안해도 누구나 잘
결국 처음 썼던 글을 반의 반으로 줄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
책임질 성장 거점이 될 것이며 일자리 확대와 서민경제 안정을 위해
안다. 홍대앞에서 쇼핑 못하는 사람 없고, 잠잘 곳 없다고 불평하는
했다. 불필요한 수식어와 화려한 조사를 걷어내니 그제야 자기가
마포의 성장동력 거점 지역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중략)
외국인을 만나본 적도 없다. 지금 홍대앞에 필요한 건 쇼핑센터와
하려던 말이 뭐였는지 명확해지더란 얘기였다. 벌써 20년이 훌쩍
역사, 문화, 환경, 도시발전이 공존하는 지역으로 개발되고…(중략)
호텔이 아니다. 더 이상은 떠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떠나지 않도록
넘은 옛날 얘기다.
업체들과도 마포 구민 채용을 위한 MOU를 맺는 등 지역과 함께
붙잡고 지원해주고, 없어도 될 것, 없어야 할 것들을 줄여나가는 게
이후 대학을 졸업하고 번역가로, 칼럼니스트로 살아오면서 아직도
발전하는 길을 계속 모색하고 있다….”
급선무다. 홍대앞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안다. 지금 필요한
그때 그 얘기를 종종 떠올린다. 여전히 썩 좋은 글은 써내지 못하지만
기사가 실린 게 올 여름이었으니 지난 몇 달 사이에 어느 정도 일이
건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란 걸 누구나 다 아는데, 아주 중요한
그때 그 얘기를 떠올리며 최소한 불필요한 수식어로 포장은 하지
진척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후 관련기사가 없는 걸로 봐서 아직
위치에 있는 한 사람만 그걸 모르는 것 같아서, 답답하다.
차우진의 워드비트Word Beat
빼고 월 24만원이었다. 1.5평 정도의 그 방에서 근 1년 정도를 살다가
프리미엄 맥주 한 잔만!’이란 심정과도 비슷하다(고난을 거스를 때
서교동에 월세 방을 구했다. 500에 32만원(원래 35만원이었는데
욕망은 더 구체적이 되니까). 에라, 옥탑방이고 뭐고 딱 맛있는 거나
3만원 깎았다)이었다. 단독주택 1층을 개조해 원룸 3개를 만든
먹었으면 좋겠네.
곳이었다. 좁았다. 지금 그곳에는 상가건물이 들어섰다.
해학, 요컨대 반어와 역설, 풍자는 대중음악의 토대였다. 저잣거리의
김대중의 ‘300/30’을 들으면 이런 기억들이 내림차순으로 정렬한다.
탈놀이도, 농장을 전전하던 블루스 연주자들도 이 해학을 토대로
친구들이 살 집을 구할 때도 종종 함께 다녔는데 2호선 순환선을
현실의 고통을 비틀고 조롱하며 서로를 위로했다. 내 돈을 들고
타고 서울을 뱅뱅 돌았다. 그때 한 친구는 전철 창밖을 보다가 문득
튄 여자는 날 부려먹기만 하는 여주인이고, 나를 꼬드기는 악마는
내가 처음 자취를 한 건
“서울은 이렇게 넓은데 내가 살 곳이 하나도 없구나”라고 중얼거렸다.
근근한 현실의 버팀목인 신앙을 위협하는 쾌락이다. 곰보에 못생긴
1994년이었다. 경기도
‘300/30’을 만든 박형(부른 건 김대중이지만 만든 건 블루스 하모니카
말뚝이는 틈만 나면 양반을 조롱한다. 그 점에서 김대중의 ‘300/30’은
안산의 대학동, 학교
연주자 박형이다)도 그랬다고 한다. 지역에 살던 후배가 서울에
해학에 있어 상당한 지분을 차지하는 하헌진과 함께 비로소 한국형
바로 앞의 원룸(이라지만
취직을 하게 되어 함께 살 곳을 찾아다녔는데, 그때 돈이 300에
블루스의 모범이 된다. 요컨대 현재 극동아시아 변두리의 인디씬에서
모두들 ‘닭장’이라고
30이었다고. 부동산 주인을 따라다니며 정말 말도 안 되는 집을 봤던
뜬금없이 등장한 이 ‘창작’ 블루스의 흐름은 한국의 경제적 불균형과
불렀다)이었는데 보증금
경험을 담았다. 돈 없는 젊은이들을 서울의 업앤다운으로 몰던 게
싱어송라이터 붐의 교집합일 수 있다. 여기에 지역적 오리지널리티의
없이 월세 8만원이었다.
부동산 주인이었다면, 노래를 쭈욱 이끄는 건 ‘해학’이다. 옥탑방을
발현이란 점에서 ‘300/30’은 2012년을 상징하는 노래로 꼽혀야 할
아무리 94년이라도 이쯤
전전하면 “비행기 바퀴가 잡힐 것만 같아요” 노래하고, 반지하를
것이다.
되면 이미 방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2평 남짓한 공간에 책상만
둘러볼 땐 “핵폭탄이 떨어져도 안전할 거 같아요” 노래한다. “수염 난
삼백에 삼십으로 신월동에 가보니 동네 옥상 위로 온종일 끌려다니네
덜렁 놓인 곳이었다. 거기서 2년을 살고 군대에 갔다. 제대한 뒤엔
언니들이” 반기는 이태원에선 “내 이상형이 아닌데 오늘 밤 이 돈을
이것은 연탄창고 아닌가 비행기 바퀴가 잡힐 것만 같아요
학교 총학생회실 구석에 소파 두 개를 붙이고 1년 정도를 지냈다.
전부 다 써버리고 싶어요”라고 노래한다(개인적으론 이 부분이 제일
평양냉면 먹고 싶네 (…)
난방이 안 되는 겨울에는 교내 이발소에서 아침마다 1,000원을 주고
좋다). 이 ‘해학’은 반어와 아이러니에서 나온다. 어차피 뾰족한 수도
삼백에 삼십으로 이태원에 가보니 수염 난 언니들이 나를 반기네
뜨거운 물로 머리를 감았다. 졸업하고 회사 다닐 때엔 홍대앞 단골
없으니 차라리 히히덕거리는 뭐 그런 농담. 그래서 노래 끝에 계속
이건 내 이상형이 아닌데 오늘밤 이 돈을 전부 다 써버리고 싶어요
술집 주인이 구한 상수동 전셋집에 남는 방 하나에 들어갔다. 공과금
“평양냉면 먹고 싶네”라고 외친다. 마감에 치이는 날마다 ‘산토리
평양냉면 먹고 싶네
평 양 냉 면
먹 고
싶 네
-김대중 ‘300/30’
BELIEF_Cafe
I BUBBLE BEANS_Cafe
BE. SWEET ON_Cafe
ORGANIC_Cafe
H
H
ALLEY OF HONGDAE 앨리 촬영 및 조사 박유진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Column 15
<스트리트 H>를
2009년부터 발행된 <스트리트 H>는 많은 욕심을 내지는 않았습니다.
응원하는 좋은 방법!
홍대앞의 지형학적 변화를 세심하게 관찰하며 홍대앞의 변화들을 기록해 왔습니다.
다만 홍대앞을 홍대앞스럽게 만드는 사람들과 그 노력들을 소개하고
누가 뭐래도 홍대앞은 우리들의 동네이니까요.
광고로 힘을 실어 주십시오
홍대앞에는 이곳을 지긋지긋하게 여기면서도 홍대앞을 떠나지 못하고 홍대앞의 변화가 못마땅하면서도 홍대앞에 머물 수밖에 없는 많은 분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과 같은 이유로 3년 넘게 울고 웃으며 홍대앞 동네잡지 <스트리트 H>를 만들어 오고 있습니다. 무광고 무가지로 버티다가 2012년이 되어서야 1쪽씩 광고를 싣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광고 1개로 모든 예산이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보다 오랫동안 동네잡지 <스트리트 H>가 지속되길 바란다면 <스트리트 H>의 광고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소문내주세요. 광고는 동네잡지 <스트리트 H>를 응원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홍대앞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이 <스트리트 H>를 후원합니다
홍대앞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이 <스트리트 H>를 후원합니다
<스트리트 H>를 후원합니다 오거서
(주)윤디자인연구소
네타스키친이 <스트리트 H>를 후원합니다
보누스
neta’s kitchen *neta: 손녀딸(포르투갈어)
쉼표 같은 책, 책과 함께 보누스
之
之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부엌
之
요리작가 차유진의 브랜드 <손녀딸의 테스트 키친>이 2012년 neta’s kitchen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是 之
也
neta’s market 손녀딸이 직접 고른 식재료들을 이용한 다양한 먹거리들을 파는 시장입니다. 제철재료로 만드 는 반찬과 안주, 저장식품을 기본으로 다양한 수공예품과 책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9월부터 주 말마다 열립니다. 네타스마켓이 홍대 말고 다른 곳에서도 열리면 좋겠다고 생각하신다면 신청 해주세요. 서울, 수도권 지역은 어디든 찾아가겠습니다.
neta’s class n 네타스키친에서는 손녀딸의 쿠킹 클래스와 더불어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다양한 인문, 자연과학, 예술, 실용, 어학 등의 강의가 열립니다. 맛있는 음식만큼 정신을 풍요롭게 하는 일도 중요하니까요. 자세한 강의 일정과 문의는 홈페이지를 방문해주세요.
읽어라
생각하라
기록하라
neta’s party n
이것이 현명함이다
네타스키친에서는 다양한 문화이벤트도 함께 열립니다. 맛있는 음식과 음악이 있는 곳에서는 누구나 친구가 되고 즐거운 파티가 된다고 믿으니까요. 요리와 함께 하는 테마파티와 소규모 공 연, 전시도 열립니다. 네타스키친에서의 개인적인 파티, 또는 출장 케이터링을 원하시는 분들은 언제든지 편하게 상담해주세요.
찾아오시는 길 (우) 121-816,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 150-6 2층 www.netaskitchen.com 전화ㅣ070-4105-0901 메일ㅣnetaskitchen@gmail.com 트위터 @netaskitchen @netasmarket @illusian28
五車書란 이름은 중국 당나라 시인 두보의 시에서 유래한 말로 사람은 모름지기 다섯 수레의 책은 읽어야 한다는 권유입니다
12 Advertorial
12 Advertorial
2012.01. Vol. 32
<스트리트 H>를 후원합니다
홍대앞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이 <스트리트 H>를 후원합니다 aA
Neta’s
Kitchen
2012.01. Vol. 32
홍대앞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이 <스트리트 H>를 후원합니다 화인페이퍼
(사)마포나루상권활성화법인
江商大賈
Information Graphics Design on K-Pop 스토리텔링 발굴 및 적용 사업 스토리텔링 발굴 조사 실행 및 스토리북, 사진집 기획・제작. 마포나루상권 스토리텔링 공모전 진행, 홍보 콘텐츠 제작 및 홍보.
임대용 부스 설치사업 임대부스 설치 기획 및 연출, 동아리 활동 공간 기획・연출
축제 및 상인콘서트 등 이벤트 개최
지역 연계 및 동아리 육성 프로그램
축제 운영계획 수립 및 온라인 홍보, 행사 운영
동아리 지원 홍보 및 조사, 기존・신규 동아리 지원, 동아리 공연 지원.
인력공동관리 및 양성프로그램
소금장터 조성사업
공동사업기획 및 인력양성프로그램, 마포 FM과 함께하는 상인 라디오 토크 기획 및 진행
임대부스 내 소금장터 기획 및 조성
(사)마포나루상권활성화법인에서는 지역의 문화유적, 이야깃거리 발굴을 통해 지역문화가 풍성해지고 문화와 상권이 함께 성장하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전시 장소
도화동, 용강동에서 사람과 사람을 잇고 다양한 문화가 꿈틀대는
갤러리 뚱(윤디자인연구소 B2F)
일을 함께 만들고자 하는 분들의 다양한 의견을 기다립니다.
10. 24 10. 28
전시 기간
http://cafe.naver.com/maporo53/
(사)마포나루상권활성화법인 2012.01. Vol. 32
고성주, 공성태, 김인규, 김효곤, 박영석, 박초희, 오어진, 윤상선 장성구, 장성환, 정인성, 천유승(가나다 순) 어드바이저 한운희, 차우진, 임경화
전시 개장 평일 10:00~19:00 주말 10:00~17:00 전시 주최 203 인포그래픽디자인연구소 전시 주관 인포그래픽디자인전 그룹
행정팀장 전현미 전화 02-6382-0205 이메일 nuch06jhm@naver.com
12 Advertorial
참여 디자이너
12 Advertorial
후
원 타이포그래피서울, 엉뚱상상
2012.01. Vol. 32
광고문의 Tel. 02-323-2569(내선 2009) Fax 02-323-2562 E-mail rainbow@street-h.com Homepage www.street-h.com
www.infographicskpop.com
ⓒ Illustrated by Kyung -Mi Hur
free 홍대앞 동네 잡지 CULTURE MAGAZINE for HONGDAE AREA
Culture Calendar Cover Story Into the Book Think & Talk Eat & Drink Map Open Studio Column Advertorial
01 02 07 08 10 12 14 15 16
CONTENTS
vol. 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