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eet H_2012.12_Vol.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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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Culture Calendar Cover Story Into the Book Think & Talk Eat & Drink Map Open Studio Column Advertorial

01 02 07 08 10 12 14 15 16

CONTENTS

홍대앞 동네 잡지 CULTURE MAGAZINE for HONGDAE AREA

vol. 43

ⓒ Illustrated by Kyung -Mi Hur


free 홍대앞 동네 잡지 CULTURE MAGAZINE for HONGDAE AREA

01 02 07 08 10 12 14 15 16

vol. 43

ⓒ Illustrated by Kyung -Mi H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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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홍대앞 동네 잡지 CULTURE MAGAZINE for HONGDAE AREA

01 02 07 08 10 12 14 15 16

vol. 43

ⓒ Illustrated by Kyung -Mi Hur

CONTENTS Culture Calendar Cover Story Into the Book Think & Talk Eat & Drink Map Open Studio Column Advertorial



2 0 1 2

12 ~2013.01

Mon~Thu

Fri

Sat

KT&G 상상마당 02-330-6200 www.sangsangmadang.com

마포아트센터 02-3274-8600 www.mapoartcenter.or.kr

롤링홀 02-325-6071 www.rollinghall.co.kr

디딤홀 02-3144-3225 www.ddimhall.co.kr

V-Hall club.cyworld.com/v-hall

서교예술실험센터 02-333-0246 cafe.naver.com/seoulartspace

카페 벨로주 www.veloso.co.kr Mon~Thu

라이브홀 프리즘 070-8150-2979 cafe.daum.net/PrismHall

Sat

전기뱀장어 단독 콘서트 “최고의 하루”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20:00

12.21~22 2012 홍대앞 다시 보다 “레코드 폐허” 서교예술실험센터

17-20

Mon~Thu

21

세상의 모든 (Moden) 크리스마스_디지털

12.27 12월의 미러볼V쇼 _동네잔치 브이홀 20:00

24-27

Mon~Thu

3RD DREAMSTAR CONCERT 롤링홀, 18:30 야야(夜夜) 어쿠스틱 단독공연 클럽 오뙤르 20:00

28

야광토끼 콘서트 Happy ending 프리즘홀 20:00

311.3

Mon~Thu

1.7 향긋한 북살롱 KT&G 상상마당 카페, 19:30

12.28~2013.1.6 2012 CINE ICON: KT&G 상상마당 시네마 배우기획전 KT&G 상상마당 영화관

1.4~14 ‘응답하라 1990s 홍대앞’ 서교예술실험센터

강지민 콘서트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18:00

블랙홀 단독 콘서트-다섯 번째 이야기 롤링홀, 19:00 크라잉넛 콘서트 _Angry Nut V-Hall 19:00

29

12.23~24 네미시스 & 이브 JOINT LIVE CONCERT 롤링홀 12.2319:00 12.2420:00

YOU&I 어쿠스틱 드라이브_ Friend&Love CODE 9 Festival “Friend CODE 7” 클럽 베라 19:30 홍대앞 그녀들 4_카페에 앉아 네스트 나다 17:00

23

12.30~31 2012 PIA(피아) FINALE LIVE “YES WE ARE”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12.30-19:00 12.31-20:00

애쉬그레이 단독 공연 벨로주, 18:00

12.29~31 COUNTDOWN FANTASY 20122013 마포아트센터 18:30

30

Sun

크루셜스타 두 번째 단독 콘서트_Own Way V-Hall 17:00

Fri

고상지 밴드(& 스트링 콰르텟) 벨로주, 12.23-18:00, 12.24-20:00

권우유의 청춘스케치 클럽 打, 19:00

VITALITY(바이탈리티) ‘BLACK SHOW VOL.2’ 디딤홀 18:00

4

롤링 18주년 기념 콘서트 Vol.01 롤링홀 18:00

5 Sat

6 Sun

롤링 18주년 기념 콘서트 Vol.03 롤링홀 18:00

롤링 18주년 기념 콘서트 Vol.04 롤링홀 18:00

● <스트리트 H> Culture Calendar에 전시, 공연, 기타 문화행사를 알리고 싶은 개인 및 단체는 매월 10일까지 담당자(임경화 /

1.10 롤링 18주년 기념 콘서트 Vol.02 롤링홀 18:00

7-10

11

배포처 리스트 Anthracite 322-0009, art샴 326-2480, B-hind 3141-7212, BELLA TORTILLA 070-8779-6675, Beanside 326-2402, Bitter Sweet 9 337-2115, DDDA 3142-5750, hibi 337-1029, SUKARA 334-5919, 게으른고양이 070-8867-7819, 관광안내소 323-2240, 노피디네 콩볶는집 337-3456, 녹색광선 325-5478, 더 북 소사이어티 325-5336, 두성갤러리 3144-3181, 땡스북스 325-0321, 르 벨로 332-0142, 리틀 파머스 333-3351, 문지문화원 사이 323-4207, 문화공간 1984 325-1984, 밤삼킨별 335-3532, 상상마당 3306227, 서교예술실험센터 333-0246, 오요리 332-5525, 유어마인드 070-8821-8990, 이리카페 323-7861, 제너럴 닥터 322-5951, 폴 아브릴 3144-0744, 한잔의 룰루랄라 337-9887, 후마니타스 책다방 070-40107737, 2호선 홍대입구역 안내소, 부산 PM 2:45 051247-4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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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 Street H Culture Magazine for Hongdae Area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22

Sat

12.22~2.2.17 제6회 KT&G 상상마당 LABEL MARKET KT&G 상상마당 갤러리

16

HELLRIDE RIDE ON 1216 “송설&파고다” 롤링홀 17:00

Sun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단독 공연_2012 지구는 멀쩡하다 벨로주 19:00

Fri

12.31 Seoul Live Music Festa Vol.11 ‘Final Magic Party’ 홍대앞 클럽들 18:00

레코드 레이블 콘서트 디딤홀 16:00, 20:00 9와숫자들 두번째 앨범 <유예> 발매 콘서트 롤링홀 19:00

Sat

2012 TOP4BANDS “당신의 음악을 세계로”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20:00

Free Rock Band Pegasus Live in Seoul 요기가, 19:00

Sun

12.22~23 2012 붕가붕가레코드 성탄맞이 레이블쇼 “울면안돼, 대만원”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18:30

Fri

12.24~25 검정치마 CHRISTMAS SHOW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19:00

망각화, 안녕바다: SAVe tHE AiR GREEN CONCERT #25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18:00

12.15

클럽 베라 02-338-0957

Fri

12.20 넘버원코리안’S 후추부추Show_ 넘버원코리안과 함께하는 메리크리스마스 클럽 FF 20:00

Sun

The Back Horn 내한공연 롤링홀 18:00

●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전화번호와 홈페이지를 참고하세요

<스트리트 H>를 함께 만들 에디터, 포토그래퍼를 찾습니다!

rainbow@street-h.com)에게

12

13

이메일로 내용을 전달해주시면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매력적인 홍대앞 카페 12곳을 섬세한 일러스트로 담아낸 <스트리트 H> 아코디언북을 판매합니다

홍대앞 소식이 늘 궁금한 분, 홍대앞이 내 동네라고 여기는 분, 동네잡지를

<스트리트 H>가 발행한 일러스트 ‘아코디언북’ 시리즈

만들며 홍대앞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데 기여하고픈 분들과 함께

첫 번째, ‘홍대앞의 매력적인 카페 12곳’. 허경미 작가는

<스트리트 H>를 만들고 싶습니다.

비하인드, 수카라, 카페 405, 커피랩 등 홍대앞의 개성을

아울러 다양한 문화생산자들과의 인터뷰나 사진 작업을 통해

드러내는 카페를 직접 방문해 사진을 찍고, 따뜻한 필치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싶은 분, 홍대앞의 문화를 발굴하고 기록하는 일에

그곳의 풍경을 그려냈습니다.

관심이 있는 분들의 참여도 환영합니다.

홍대앞을 방문하는 이들을 위한 기념품과 선물로도 제격인

무가지로 제작되는 <스트리트 H>의 사정상 원고료나 사진고료는 드리지

아코디언북은 상상마당 1층 스토어, 유어마인드(www.your-

못합니다. 다만 같이 역사를 만드는 즐거움을 나눌 수 있습니다.

mind.com), 더 북소사이어티(www.thebooksociety.com),

이제까지 5기에 걸쳐 총 9분이 <스트리트 H> 에디터로 일했고, 그 중 4분이

땡스북스, 매거진랜드, 두성종이 2층 스토어, 뽈랄라수집관,

지금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뜨거운 열정을 가진 제6기

윤디자인연구소(www.yoondesign.com) ‘폰트스토어’의

에디터를 찾습니다.

디자인상품 코너와 <스트리트 H> 홈페이지(www.street-

편집장 이메일(julie0910@gmail.com)로 간단한 이력서와 연락처를

h.com) 등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보내주세요. 관심 있는 이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가격 10,000원(배송비 별도).

정기구독 안내

발행인

장성환

기획취재

편집장 정지연 교정교열 임경화

객원에디터 하정희, 임은선, 김영미, 이보람, 추지혜

홈페이지(www.street-h.com)의 ‘정기구독’ 코너에 이름, 연락처, 주소 등 관련 정보를 기재한 후

디자인

디자인스튜디오 203

1년 정기구독료 15,000원(배송료 포함 가격)을 입금하시면 됩니다.

고성주, 김리영, 김인영, 류아진, 천병민, 장미연, 문가영, 최유민, 이윤성

입금 후 편집부 메일 rainbow@street-h.com으로 알려주시면, 그 달부터 <스트리트 H>를 보내드립니다.

발행

디자인스튜디오 203(Tel. 02-323-2569)

입금처 _ 국민은행 032901-04-212256 | 예금주 _ 장성환(디자인스튜디오203)

121-895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405-11 화승빌딩 3층

문의처 _ <스트리트 H> 02-323-2569(내선 2009)

우편 정기구독 | 연12회 15,000원

Copyright © 2012 by <스트리트 H>. 이 책에 실린 내용의 무단전재와 무단복제를 금합니다.

정기구독

Culture Calendar 01


기획특집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차를 마시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인들이 “평생 동안 매일 다른 차를 마셔도 죽을 때까지 모두 마셔볼 수 없다”고 말할 정도로 차의 세계는 다양하고도 넓다. 카페가 대세를 이루는

홍대앞 전통찻집을 찾아서

지 금 은

홍대앞이지만 ‘차’를 맛볼 수 있는 공간이 많아졌다. 몸과 마음을 맑게 하고, 입안에 향긋함을 남기는 차의 세계로 떠나보자.

녹, 백, 황, 홍… 서로 다른 색깔과 맛을 지닌 차들 차는 찻잎의 형태, 산지, 품종, 체적시기, 건조방법, 가공방법 등에 따라 여러 기준으로 분류하지만, 대개 가공방법에 의해 분류하는 6가지 형태가 가장 일반화된 분류다. 녹차, 백차, 황차, 청차, 홍차, 흑차가 그것으로 발효 정도에 따라 다른 색깔이 나타나게 되기 때문이다. 녹차는 생엽에 높은 열을 가하거나 증기로 쪄서 폴리페놀의 산화를 막기 때문에 선명한 녹색을 띠는 게 특징. 투명한 푸른 찻물과 싱그럽고 깔끔한 맛을 보인다. 중국의 차 생산량의 70%가 녹차다.

차를

우리나라에서도 우전과 세작 등의 녹차가 나온다. 백차는 중국 특유의 차로, 찻잎에 흰털(백호)이 나 있어 백차라 부른다. 백호 차나무 싹과 잎을 널어 햇빛이나 열풍에 건조시킨다. 가공을 적게 하기 때문에 그 맛이 단아하고 순수한 것이 특징이다. 황차는 녹차를 종이나 천으로 싸서 습도와 온도에 의해 약하게 발효시키는 방법을 택한다. 약발효 효과로 색이 황색을 띤다. 녹차 특유의 떫은맛이 줄어 부드럽게 즐길 수 있다. 청차는 흔히 우롱차라고도 부르는데 녹차와 홍차와는 그 제조과정이 다르며 그 과정도 복잡하다. 가공

마실

후 찻잎의 색이 청갈색을 띠기에 청차라 부르며 부드러운 꽃향기와 달콤한 과일향이 난다는 것이 특징. 찻잎을 바구니에 넣고 흔들어 찻잎의 세포막을 파괴하는 과정 중에 독특한 색과 향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의 복건성과 광동성, 대만에서 주로 생산된다. 향기의 종류가 100여 가지가 넘는다는 봉황단총,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가 극찬했다는 동방미인 등이 유명하다. 널리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홍차는 찻잎을 완전 발효시킨 후 건조한다. 발효하면서 찻잎은 붉은색을 띠고

시간

과일향도 진해진다. 세계 3대 홍차로는 중국 안휘성의 기문 홍차와 인도의 다질링, 스리랑카의 우바가 꼽힌다. 흑차는 미생물에 의해 발효를 진행하게 하는 후발효차다. 차를 일차적으로 가공해 다시 퇴적하는 등의 방법으로 2차 가공을 해서 차에 미생물이 발생하도록 한다. 자연 상태에서 천천히 발효된 것이 품질이 좋고 시간이 갈수록 그 맛과 향이 더 좋아지기 때문에 가격도 비싸진다. 중국의 호남, 사천, 운남 등에서 주로 생산되며 색은 남색과 검은 빛깔로 그 향과 맛은 순하고 부드럽고 발효의 특징상 오래될수록 맛이 깊어진다. 보이차는 흑차에 해당한다.

왜 차를 마시면 무병장수한다고 할까? 사진 성종윤(Living Room Studio)Ⅰ디자인 류아진

대표적인 녹차 산지인 일본 시즈오카현의 암 사망률은 전국 평균에 비해 매우 낮은데 그 이유 중 하나는 녹차를 많이 소비하기 때문이다. 시즈오카대학 오구니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 지역의 위암 사망률은 다른 지역의 1/5에 불과하다고 한다. 또 차는 치아 표면에 불소 코팅 효과를 주며, 카테킨 성분이 치석이 생기는 걸 억제해 충치예방에도 효과적이다. 특히 비타민 E의 200배, 비타민 C의 10배에 해당하는 강력한 항산화성분인 카테킨은 노화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보이차는 몸을 덥게 하고, 지방분해와 콜레스테롤 감소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녹차・홍차는 70~80℃, 발효차는 끓인 물로 우린다 차를 마실 때는 발효하지 않은 차에서 발효차 순으로 마시는 게 좋다. 차 구매를 위한 시음을 할 때는 원래의 맛을 느낄 수 있게 백자개완을 쓰는 게 좋고, 자사호(자줏빛 진흙으로 구운 항아리 주전자) 특유의 향이 배어나길 원하면 자사호에 우린다. 그러나 굳이 자사호를 고집할 필요 없이 유리다관을 써도 괜찮다. 녹차와 홍차는 70~80℃에서 우려야 제 맛이 난다. 즉 끓인 후 조금 식혀 우린다. 이 온도보다 낮으면 제대로 우러나지 않고 높으면 떫은맛이 강해진다. 그러나 보이차는 발효차이므로 끓는 물에 우려도 된다. 즉 끓는 물을 바로 붓거나 보리차처럼 끓이며 먹어도 나쁘지 않다. 차를 우리는 요령도 어렵지 않다. 빈 찻주전자에 끓는 물을 붓고 헹궈 주전자를 데우고, 그 물로 찻잔도 헹궈 데워둔다. 주전자에 찻잎을 넣고, 뜨거운 물을 붓고 바로 버린다. 찻잎에 묻어 있는 먼지를 씻는 과정이다. 촉촉해진 찻잎에 뜨거운 물을 붓는다. 처음 우릴 때는 10~20초로 짧게 하고 두 번째 우릴 때는

30초, 이런 식으로 점점 시간을 늘려가며 농도를 맞춘다.

02 Cover Story

2012.12. Vol. 43


숙성된 보이차의 깊고 깊은 맛을 알고 싶다면

다정(茶鼎)

상수동 1번 출구 근처, 자주 지나는 길이지만 미처 보지 못했던

있지만, 무엇보다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사귐을 갖기

‘茶’라는 간판이 보인다. 작년 6월 오픈한 ‘다정’(茶鼎, ‘차 끓이는

위한 공간의 성격이 더 크다. 그래서 차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그

솥’이란 뜻)을 알리는 간판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관심이

매력을 탐구하기 위한 열정이 뜨거운 손님들이 올 때 반갑다고 한다.

생겨야 보이는 것일까.

그런 손님을 만나면 숨겨놓은 명차를 선보인다. 50년 이상 발효한

작은 공간을 빽빽이 채운 다기와 다완차를 마실 때 사용하는 잔 또는 사발, 차가

보이숙차다.

보이차를 보관하는 방법 보이차는 살아 있는 생명이다. 숨을 쉴 수 있게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두어야 한다. 밀봉하거나 냉장고의 냉동실 보관은 절대 금물. 보이차의

“40년대, 50년대, 60년대 차는 너무나 귀해서 팔 수도 없고, 가격

공간에 독특한 느낌을 불어넣는다. 그 안에 인생의 절반을 차와 함께해 온 이선진 대표가 있다. 그는 차를 두고 ‘먹여보고 싶은

책정도 되지 않아요. 이곳에 있는 차도 제가 마시기 위해 숨겨놓은

맛’이라 부른다. 그 먹여보고 싶은 맛을 다른 사람에게 소개할 수

차죠. 하지만 차를 정말 알고 싶어 하는 분들께는 아낌없이

있으니 얼마나 기쁠까. 그렇지만 다정은 찻집은 아니다. 잎차 자체를

내놓습니다. 차에 대해 잘 모른다 하더라도 좋은 차는 누구든

판매하는 곳이다. 그러나 차를 마실 수 있다, 그것도 무료로.

알아봅니다.”

“각각의 차가 갖는 독특한 맛이 있습니다. 다정은 종류에 따라 다른

성격상 주변 냄새를 그대로 흡수하기 때문이다. 오래 두고 마시려면 죽순잎에 쌓여진 채 그대로 보관하는 것이며, 바로 마실 차는 도기나 차 전용 철깡통에 보관한다.

보이차는 익을수록 검붉은 색으로 바뀌고 향과 맛이 깊어진다.

차의 맛을 체험해보는 곳이에요.” 이대표의 말이다.

오래될수록 구하기 힘들고 가격은 비싸진다. 다정에서도 80년대

다정은 차를 사러 온 손님에게 무조건 차를 팔기보다는 앉아서

초반 차부터는 구입이 가능하지만 그 전에 만들어진 차는 구하기

마셔보라고 권한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그 사람 입맛에

힘들다고 한다. 그러니 정말 오래되고 맛있는 차를 맛보고 싶다면

딱 맞는 차를 추천하기 위함이다. 다정에 있는 차만 50여 가지가

이대표와 친해질 노릇이다.

넘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또한 차는 취향을 많이 타는 만큼 ‘맛이

“차에 관한 한 많이 보고 많이 먹어봐야 해요. 그저 맛을 맛으로

없더라’라는 오해나 선입견을 미연에 피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느끼지 못하고, 책으로 배우는 사람들도 있는데, 머릿속으로

이대표는 “무료로 차를 마셨다고 꼭 사야 하는 것은 아니니 부담을

상상하고는 그 맛을 안다고 착각하는 겁니다. 맛은 직접 맛봐야

느끼지 말라”고 덧붙인다. 그렇다고 다정을 ‘무료시음’ 공간으로만

해요.”

여기며 가볍게 대하는 태도는 곤란하다. “손님에게는 늘 예의를 갖춰 물을 끓이고 차를 우려내 대접합니다. 차는 첫잔이 다르고 두 번째 잔 맛이 다 달라요. 이렇게 차를 내놓는

H

글Ⅰ임은선 에디터

Add. 와우산로 11길 9-4 1층 101호 Tel. 02-325-1542, 010-5114-1542 Open 12:00~23:30(연중무휴, 전화 예약 가능) Price 보이차 375gm 40,000원~, 다기 6만 5,000원~, 잔 5,000원~

제 마음을 아는 분들이 오셨음 좋겠어요. 한잔을 마시고 일어서며 형식적으로 ‘맛있다’고 말하는 손님은 다정과는 맞지 않는 분들이죠.” 사실 이선진 대표에게 다정은 차를 판매하는 곳이라는 목적도

1 2 3 4

상수동 퍼블리크 근처의 찻집 ‘다정’. ‘차를 끓이는 솥’이란 뜻이다. 다정에서는 보이차는 죽순잎으로 된 케이스 그대로 보관한다. 멋진 다기와 다완이 진열된 선반. 가격대도 다양하다. 한 잔의 차가 주는 즐거움은 인생의 경험치를 한 단계 높여준다.

4

1 3 2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Cover Story 03


기획특집

차, 젊은이들을 만나다

담(談)

‘차는 마시기 복잡하고 즐기기엔 비싸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하지만 젊은 사람들에게 차를 알려주고 싶었어요. 차를 어렵게

많다. ‘다도’라 하여 차를 즐기는 데 격식을 갖추기도 하고, 또 이른바

생각하니까 멀게 느끼는 게 아닌가 싶어서, 차를 편하게 접할 수 있는

들고 다니는 사람도 많고요. 그러나 젊은 친구들은 어떤 차에 어떤

‘명차’들은 비싼 게 사실이다. 그러나 사실 차를 우리는 법은 생각보다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다구를 써야 하는지도, 어떻게 우려내서 먹는지도 잘 모를 거예요. 茶具

쉽고 굳이 비싸지 않아도 좋은 맛과 향을 지닌 차들도 많다. 이런

담의 테이블 밑에는 물통이 설치되어 있어 다구

사실을 알릴 공간이 필요했다고 말하는 최동진 대표가 지난 11월말

버릴 수 있게 했다. 차 우리는 법을 잘 모른다면 망설이지 말고

특이하게도 담에서는 최대표가 직접 만든 보이 생차도 판매한다.

오픈한 것이 ‘사람과 차 그 이야기, 담’이다.

도와달라고 하자. 최동진 대표가 직접 나서서 알려준다. 또 손쉽게

오프로드를 좋아하는 최대표가 한 TV 방송을 보고 운남성으로

대표가 우린 차를 테이크아웃으로 사서 먹을 수도 있다.

여행을 떠나게 된 것이 차를 만들게 된 계기였다고 한다. 여행지에서

“이런 찻집은 인사동에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묻는 사람도 많아요.

를 쉽게 데우고

“차를 즐기는 다인들은 굳이 알려줄 필요가 없죠. 자기가 쓰는 다구를

그것을 알려주는 재미가 큽니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차를 만드는 차농을 만나게 되었고, 이후 그는 매년 봄 운남성을 방문해 차농들과 함께 생활하며 차를 만들고 있다고 한다. “차농들과 함께 생활한다고 말하는 편이 낫겠네요. 한두 달씩 머물며 차 만드는 작업도 함께 하고요. 그렇게 만든 차를 예전에는 인터넷 동호회 사람들과 나눠먹었는데 이제는 담을 찾아오는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그렇게 만든 운남성 고수차는 이무, 남나, 멍송, 경매 등 종류가 다양하지만 대체로 떫은맛은 적고 뒤에 느껴지는 단맛이 좋으며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고수차는 옛날부터 현지 소수민족들이 2

야생형 차나무에서 재배한 차로 교목고수차라고도 부른다. 고수차는 주로 생차로 마신다. 담의 추천차 보이 생차-이무차 보이차는 대지차라서 쓴맛이 나는데 일반적인 보이차보다 부드러운 맛이 난다. 향이 좋고 단맛이 뚜렷하다. 순하기 때문에 편하게 즐길 수 있다. 홍차-운남차 선명한 붉은 찻색이 특징이다. 감미롭고 맛이 순하고 달콤하다. 청차-동방미인(백호오룡) 영국여왕이 마신 차로 유명하다. 달콤하고 끝맛이 좋다. 70% 가량 발효하기 때문에 홍차에 가까운 맛이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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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는 발효차로만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보이차는 후발효차로, 생차였던 차를 오래 보관해서 서서히 자연발효시키는 겁니다. 그러니 생차로도 즐길 수 있고 시간이 흐른 후 발효된 차로도 즐길 수 있습니다.” 자연 상태로 오랜 세월 발효시키는 것이 쉽지 않으니 숙차는 비쌀 수밖에 없다. 보이차는 곧 비싸다고 생각하게 된 이유다. 반대로 생차는 비싸지 않게 즐길 수 있다는 게 최대표의 설명이다. 이 외에도 의홍, 운남, 기문 등의 중국 홍차와 아쌈 다즐링의 인도 홍차, 중국 화남지역에서 만들어진 대흥포, 철광웅, 우롱차, 동방미인 등의 청차 등 다양한 잎차도 있다. 차 외에도 최대표가 오랫동안 모아 온 다구를 구경하거나 구입할 수도 있다. 최대표가 꼽는 잎차의 가장 큰 매력은 한 잔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 우려내서 마실 수 있는 것. “여러 번 차를 우려내 마시는 동안 변하는 차맛을 음미하고, 그러는 동안 대화가 끊이질 않는다는 게 장점이죠. 또 중국에는 다우茶友라고 해서, 세 발 두꺼비 등 다양한 동물 모양을 형상화한 인형을 차 마실 때 곁에 둡니다. 이야기거리가 떨어질 때 다우는 이야기를 이어가게 하는 재료가 됩니다. 언젠가는 이곳에서 진짜 다우를 만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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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Ⅰ임은선 에디터

Add. 서교동 396-27 1층 Tel. 070-4671-9903, 010-4364-9903 Open 11:00~22:00 Web cafe.naver.com/puerteacoffee Price 잎차 5,000원, 아메리카노 3,000원, 테이크아웃 티 3,500원

1 젊은이들이 차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세팅에도 신경을 쓴다. 2 각각의 차에 맞는 다완과 다구를 선보이는 담. 3 카페처럼 캐주얼한 분위기에서 차를 접하기를 바라는 최동진 대표의 뜻이 반영된 인테리어.

04 Cover Story

2012.12. Vol. 43


차와 더불어 함께하는 곳

두레차

차는 장복하면 몸에 면역력을 길러주며, 항산화성분인 폴리페놀이 풍부해 피부와 건강을 지켜주며, 콜레스테롤을 낮춰 성인병을 예방해주며, 비만을 방지해준다. 또 정신적 안정을 줄 뿐만 아니라 커피와 달리 중독성이 없다…. 두레차의 변인택 대표가 풀어내는 ‘차 예찬론’을 듣고 있자니 차에 대한 애정과 지식이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있다. 놀랍게도 변인택 대표는 이런 모든 지식을 책이 아니라 차를 직접 마시며 깨우쳤다고 한다. “특별히 차를 공부한 건 아닙니다. 오랜 시간 차를 마시면서 스스로 깨우친 거죠. 녹차 맛을 아는 데만 3년이 걸렸습니다.” 차를 가까이 하면서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 차의 효능과 다도를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서 차린 것이 두레차다. 서교초등학교 근처에 전통 찻집을 오픈한 것이 2011년 10월 즈음. 카페 천국인 홍대앞에 중국차 전문점을 내어 오픈 당시에도 큰 화제였다. 꽤 넓은 매장과 편안한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어

20~30대의 젊은 손님들도 많이 찾는 공간이 되었다. 1층은 찻집이고 2층에는 문화원이 들어서 있다. 변인택 대표는 차에 1

대해 좀 더 깊게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과 찻집 오픈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려 마실 수 있고, 마음에 드는 차는 잎차로 구매도 가능하다.

이곳에서는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공동구매, 협동교육,

워낙 차의 종류가 많고 다양하다 보니 초보자로서는 무엇을

동시 시음회 등을 진행한다. 또 그동안 변대표가 체득한 차에

선택할지 몰라 당황스러울 수 있다. 그래서 메뉴판에는 각각의

대한 상식과 찻집의 경영기법 등 체계화된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

차이름 옆에 전체적인 차의 느낌과 맛, 향에 대한 설명을 붙여

궁극적으로는 차문화를 널리 확산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래서

길라잡이가 되도록 했다. 그래도 어렵다고 느껴질 때는 언제든

이름도 ‘두레차’이고 ‘두레문화원’이 되었다.

도움을 요청하면 된다. 차를 주문하면 각각의 차에 맞는 다구를

두레차는 보이차를 중심으로 백차, 녹차, 홍차, 오룡차 등 다양한

선별하여 세팅을 한다. 대표가 직접 찻물 우리기 시범을 보여주기

차를 갖춰두고 있다. 수령 50~100년 이하 생태교목과 수령 100년

때문에 이때 궁금한 점을 질문해도 좋다.

이상의 대수차로 만든 차를 제공한다는 것이 자랑거리. 보이차는

변대표는 “전통차를 처음 접한다고 해서 어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봉황유, 화천하의 두 종류의 숙차를 6,000원 가격에 판매하며 향두,

강조한다. “처음 오는 분들에게는 차에 대한 설명과 마시는 법에

상두, 대두, 이무, 반장 등 12종류의 보이 생차를 판매한다. 보이 생차

대해 설명을 해드립니다. 그렇지만 차는 설명을 듣는다고 바로 그

가격은 종류에 따라 5,000~10,000원대 사이다. 차들은 그 자리에서

맛을 알게 되는 건 아니지요. 그러니 차근차근 마셔보면서 나에게 맞는 차를 찾아가는 게 방법입니다.”

1 서교동에서 가장 먼저 중국차를 선보인 두레차. 넓고 쾌적한 매장 때문에 젊은층도 많이 찾는 곳이다. 2 백차, 녹차, 홍차, 오룡차 등 다양한 차를 갖춰두고 있다. 특히 두 종류의 보이 숙차와 12종류의 보이 생차를 합리적인 가격에 맛볼 수 있다. 3 두레차의 외관. 2층에는 두레문화원이 있어 차문화 확산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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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차에는 중국차뿐만 아니라 직접 담근 건강음료인 모과차, 오미자차, 유자차 등과 차와 함께 곁들이면 좋은 가래떡, 한과, 말린 대추, 브라우니와 같은 다식도 마련해 두었다. 판매용으로 진열되어 있는 차와 아기자기한 다구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두레차는 웹사이트가 없고 그 흔한 블로그니 SNS도 운영하지 않는다. 마구잡이 홍보로 손님을 끌어 모을 생각은 없다는 것이다. 그런 오롯한 고집과 장인정신이 두레차를 신뢰하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1년 연중무휴로 그 자리에서 묵묵히 차문화를 전파하는 두레차. 천천히 우러나는 전통차처럼 두레차가 우리 생활 속에 시나브로 배어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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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Ⅰ이보람 에디터

Add. 서교동 346-29 문영빌딩 1, 2층 Tel. 02-338-1543 Open 11:00~23:00(연중무휴) Price 차 종류 6,000원 전후, 가래떡 4,000원, 한과 2,000원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Cover Story 05


기획특집

차 한잔이 주는 위로를 만끽하다

차미가(茶美家)

합정대로의 한 건물 2층에는 차미가에서 운영하는 차실이 있다. 원목과 화이트로 꾸며진 공간은 여성스럽고 아늑하며, 특히 아쿠아 마린 블루를 포인트 벽지로 써서 이국적인 느낌마저 준다. 이곳의 방미정 실장은 “기존 찻집들이 가지고 있는 전통적이고 고답적인 분위기를 탈피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말한다. 이른바 ‘전통찻집’이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차 자체를 친근하게 여길 수 있게 인테리어에도 신경을 썼다는 것. 원목 중심으로 꾸미고 곳곳에 크고 작은 화분들을 배치해 내추럴한 느낌을 살렸다. 또한 ‘차와 아름다움의 만남’이라는 차미가 본연의 목적에 부합하도록 작가들의 벽화와 예술 작품을 소품으로 적극 활용하여 복합문화예술공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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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이 나도록 꾸몄다. 차미가의 추천차

“차를 마실 때는 격식을 차려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차를 접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커피처럼

해당화꽃차 해당화꽃에 페퍼민트를

차를 쉽게 마실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차를 쉽게

함께 블렌딩한 차로 그 맛이

마시되 제대로 된 차를 마실 수 있게 하자는 것이 이 공간을 오픈한

청량하면서도 또렷하다.

목적입니다.” 방미정 실장의 설명이다. 차미가에는 크게 다섯 가지 종류의 차가 있다. 잎차와 발효액차, 1

밀크차, 자연차 및 꽃차, 에이드가 그것이다. 잎차는 동천사월, 하동황, 녹차그리넥스펙츠는 물론 호보노보, 봉황단촌, 기문홍차,

차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2011 삼청각 VIP의 밤’ 등 차를 이용한

보이차 등이 있고 레몬, 매실 등 직접 담근 발효액차는 물론 보이생강,

다채로운 행사를 기획, 진행해오다가 이번에 본격적인 ‘차실’을

기문포도, 쟈하음(쟈스민, 철관음, 박하를 믹스한 것) 등을 블렌딩한

오픈하게 된 것. 그런 취지에서 매주 ‘티파티(힐링 차파티)’를 열고

발효차도 선보이고 있다. 또한 쑥차, 연잎차, 산사차, 백일홍 등

있다. 차뿐 아니라 오감을 열게 하는 음식이 곁들여지는 자리로,

정화시킨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차를 통해 각박한 삶 속에서 여유를

자연차, 꽃차 등 36종의 차와 레몬, 오미자, 녹차, 로지힙을 이용한

예약을 해야 참석할 수 있다.

되찾았으면 합니다. 차미가는 바로 그런 이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에이드 등도 계절메뉴로 인기다. 그 외에 더치 커피도 준비돼 있다.

또한 차미가가 흥미로운 것은 단지 차문화 전파에만 그치지 않고

방미정 실장의 말대로 복잡한 삶 속에 지쳤다면 한번 쯤 향긋한 차가

전통예술 작가들에게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닥종이

건네는 위로에 몸을 맡겨보는 것은 어떨까. 한 잔의 차가 주는 온기는

겨울엔 이런 차에 떡 케이크 등을 곁들이면 한끼 식사로도

작가 신성옥을 비롯해 한국화가 류시호, 천연염색 작가 안화자,

생각보다 큰 힘이 된다.

충분합니다.” 방미정 실장의 조언이다.

도예작가 권다온, 동양화가 신동호 등 9명 작가들이 차미가의

차미가는 자연음식, 꽃음식은 물론 차와 같은 바른 먹거리에 오랜

지원으로 아트 상품 개발은 물론 대중 강연 등을 함께하고 있다.

“직접 엄선한 재료로 차를 담그기 때문에 그 맛이 특히 좋습니다.

시간 관심을 가져온 안시은 대표가 설립한 업체로 새로운 개념의

“차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한다는 것은 마음을 부드럽게 가라앉히고

캐주얼하게 즐기는 차 한잔

올어바웃차

1 튀는 색깔의 벽면에 사진으로 연출해서 마치 카페처럼 화사한 느낌이다. 2 원목을 이용해 편안한 느낌을 주는 차미가의 실내. ‘커피처럼 차도 쉽게 즐기라’는 배려가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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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Ⅰ추지혜 에디터

Add. 합정동 411-8번지 2층 Tel. 02-323-5991 Open 11:00~22:00(화요일 휴무) Web cafe.naver.com/dacknamusoup Price 잎차류 6,000원~, 발효액차 6,000원~, 자연차 및 꽃차 5,500원~, 에이드류 7,000원, 떡케이크 5,000원, 다식과 전통과자 4,000원

뽕잎, 메밀, 녹차 등의 다양한 종류의 차를 블렌딩한 것이 특징이다. 그 중 인기메뉴는 국화와 홍화, 녹차를 블렌딩 시에스타 드림과 지리산에서 자생하는 으름나무 새순을 채집해 덖은 목통차와 녹차를 블렌딩한 월야미인. 국화, 뽕잎, 황차, 메밀, 녹차 등을 함께 블렌딩한 올어바웃7차도 인기메뉴다. 차는 우려내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격식을 갖춰야 한다는

‘차와 커피에 관한 모든 것’, 올어바웃차는 차를 판매하는 프랜차이즈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젊은 감각으로 가볍고 빠르고 편리하게 차를

숍이다.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코리안 스페셜, 그린티, 블랙티, 월드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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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Ⅰ임은선 에디터

스페셜, 커피 등 5가지 종류의 차와 커피를 선보인다. 티백을 쓰지 않고 잎차 그대로를 사용하는 게 특징. 특별히 고안한 용기에 담아 판매하기 때문에 테이크아웃도 할 수 있다. 올어바웃차는 시에스타드림, 월야미인 등 독특한 이름과 국화,

06 Cover Story

Add. 서교동 392-18 Tel. 02-323-2122 Open 07:30~23:30(주말 08:00~, 일요일 ~23:00) Price 시에스타드림 4,800원, 골든리버 5,000원, 월야미인 5,000원, 올어바웃7차 5,000원, 홍차 4,800원, 유자 블렌드 4,500원, 미숫가루 라떼 4,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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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도시 홍대앞 알아가기  11

양철북출판사

청 소 년 의

영 혼 을

자 라 게

하 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청소년 소설을 발굴한 건 사계절일 것이다. 사계절은 1997년부터 국내 처음으로 청소년문학 시리즈 ‘1318문고’를 내왔고, 2002년 국내 첫 청소년문학상인 사계절문학상 공모를 내걸었다. 그렇지만 사계절은 인문사회과학 전문 출판사다. 유아・청소년 출판은 부문에 불과하다. 이와 다르게 처음부터 ‘청소년 교육 전문 출판’을 내건 곳이 있다. 양철북출판사다.

2001년 11월 조재은 대표가 설립한 양철북은 창립 이래 10여 년 동안 청소년 소설, 청소년 인문교양, 어린이 문학과 교육 에세이 등을 내고 있는 ‘교육 전문 출판사’다. ‘교육 전문’이라지만 수험서나 참고서 등은 내지 않는다. 인간적이고 진보적인 ‘관계’로서의 ‘교육’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출판사 이름을 체제와 억압에 대한 저항을 ‘성장통’으로 그려낸 귄터 그라스의 동명소설에서 따온 것도 그런 까닭이다. “2000년대는 국내에 청소년 출판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던 시기였어요. 이전까지 ‘1318문고’나 잡지 <우리교육>에서 펴내는 몇몇 단행본들이 있었지만 그 시장은 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000년부터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가 됐고 양철북은

비롯해 다양한 문학상을 수상한

선호하다 보니 다른 출판사들은 능력 있는

이런 배경에서 성장했습니다.” 임중혁 주간의 설명이다.

작가 벤 마이켈슨은 자연과 더불어

신인작가 발굴이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라고

양철북의 첫 책은 2002년 7월에 나왔다. 일본의 ‘국민

살아가는 사람들을 통해 참다운

말한다. 또한 “너무 많은 책이 시장에 쏟아져

삶의 가치를 보여주는 작품을

나와 정작 책을 읽고 추천해야 할 현장의

좋아요》가 그 책이다. 파리를 기르는 게 유일한 관심사인

써왔다. 철저한 리서치와 현장체험을

교사들조차 엄두가 안 난다는 하소연에 귀를

데쓰조와 문제아 친구들, 고다니 선생님의 반목과 성장을

바탕으로 한,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기울여야 합니다. 또 입시제도나 교과과정의

다룬 이 작품은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기도 했으며

세밀한 묘사가 특징이다. 나오키상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청소년 출판의

문광부・어린이도서연구회・책따세・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수상작가이기도 한 시게마츠

속성도 고려해야만 하고요”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추천도서로 뽑히며 입소문을 통해 현재까지 무려 40만 부가

기요시는 ‘이지메 전문작가’라는 별명에 걸맞게 왕따, 비행청소년의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철북은 앞으로도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팔려나간 경이로운 베스트셀러다.

문제를 세밀한 심리묘사를 통해 드러내고, 당위나 대안 제시보다는

좋은 책을 꾸준히 내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책과

사실 이 책은 국내에 처음 소개된 책은 아니다. 저작권이 미약하던

현실을 직시하는 데서 화해가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교육만이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양철북이

시절, 각각 다른 출판사에서 나왔다. 양철북은 세 번째 복간을

말더듬이였던 유년시절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진 《안녕,

‘영혼을 두드리는 북소리’를 앞으로도 계속 둥둥 울려주길 바라는

추진하며 새롭게 런칭하기 위해 ‘작가 마케팅’에 집중했다. 하이타니

기요시코》, 쓰보타 조지문학상 수상작 《나이프》와 《졸업》 등이

마음이다.

겐지로 작가와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책을 만들고, 방한 강연을

출간되어 있다.

추진하는 등 2006년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각별한 관계를

사실 카르페 디엠 시리즈는 ‘청소년 문학’의 범주를 넘어서는 무거운

맺어 왔다. 양철북은 매년 봄 ‘독서감상문대회’를 열어 수상자들에게

주제를 다루고 있다. 전쟁, 빈곤, 폭력과 같은 동시대의 문제들을

해외로 문학기행을 보내주는 것으로 유명한데, 7회 중 6번이

때론 날렵하게 때론 묵직한 정공법으로 다룬다. 때문에 대중성은

일본이었다. 하이타니 겐지로의 문학적 배경인 고베 쪽을 돌며

조금 약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받고 있다. 앞으로는 무거운 주제와

《그대, 아직도 부자를 꿈꾸는가: 우리 시대 부모를 위한 교양 강좌》

작가와의 만남을 주선할 만큼 출판사 차원에서 애정을 기울인

함께 보다 일상적인 청소년의 모습을 다룬 책들도 함께 출간할

- 박경철・신영복・조국 외 지음 / 심상정 엮음

것이다.

계획이라고 한다.

현재 양철북은 전5권의 ‘하이타니 겐지로 시골이야기 시리즈’를

교육 인문 분야의 책들도 꾸준히 출간하고 있다. 자녀교육 분야의

비롯해 동 저자의 책을 총 30여 권 내놓았다. 임주간은 하이타니

장기 베스트셀러이자 아이가 있는 가정의 필독서로 40만 부 이상

겐지로의 책이 시간을 초월해 사랑받는 이유를 ‘저자의 체험’에서

팔린 《부모와 아이 사이》가 대표적. 교육 인문 분야와 함께 앞으로는

찾는다. “17년 동안 교단에 섰던 교사이자 아동문학가였던 저자의

교양서 시장에도 더 집중할 것이라고 한다. 과학이나 수학, 철학 등을

생생한 경험이 녹아 있으면서, “아이들을 타자화, 대상화하지 않고

청소년 눈높이에 맞게 쉽게 풀어 쓴 책을 내놓고 싶다고 한다.

동떨어진 디자인 결핍 증상을 겪고 있다. 다양한 디자인

아이에게서 배운다는 교육철학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반면 청소년 문학 분야는 축소할 계획이다. 지속적인 불황에서

디자인을 내 생활에서 녹여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는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는 ‘카르페 디엠 시리즈’의 첫 권이다.

활로를 찾으려는 출판사들이 2008년 출간 첫 해만 20만 부가

‘디자인 입문서’.

‘카르페 디엠 시리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동・청소년 문학상을

팔려나간 《완득이》 열풍을 계기로 청소년 출판을 ‘틈새시장’으로

《식스펜스 하우스: 책 마을에서 길을 잃다》

수상한 수상작들을 중심으로 부모와 청소년들이 함께 읽어도

보고 너나없이 뛰어들고 있는 데다가 문학상을 제정한 대형 출판사

- 폴 콜린스 지음 / 홍한별 옮김

좋은 책들을 엄선한 것이다. 이 시리즈에서는 《스피릿 베어》,

위주의 ‘작가 독식’으로 청소년 문학시장이 나날이 어려워지는데

《달려라 모터사이클》의 작가 벤 마이켈슨과 나오키상 수상작가인

따른 고육지책이다.

시게마츠 기요시重松淸가 눈에 띈다. 전미도서관협회에서 주는 상을

임주간은 “창비처럼 등단의 권위가 인정되는 출판사를 작가들이

灰谷健次郞

아동문학가’라 할 하이타니 겐지로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의 《나는 선생님이

H

글・사진 정지연

양철북 편집부가 선정한 추천도서

‘부자 되기’라는 좌절된 욕망 앞에 지쳐 있는 부모들을 위한 교양서. 박경철, 신영복, 조국 등 한국을 대표하는 지성 아홉 명이 ‘경쟁과 성공’을 넘어선 ‘연대와 공존’으로, ‘부자’에서 ‘행복’으로 삶의 가치를 전환하자고 말한다.

《비밀 많은 디자인씨: 디자인으로 세상 읽기》 - 김은산 지음 디자인 과잉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정작 내 일상과는 속에 숨겨진 사회의 단면을 발견하고, 더욱 능동적으로

폴 콜린스의 영국 헌책마을 헤이온와이 정착기. 저자는 헌책마을 설립자 리처드 부스를 도와 엄청난 책들로 뒤덮인 헌책방에서 책을 분류하는 일을 하게 된다. 잊혀진 책들에 대한 따뜻한 연민과 기록이 매력적이다.

Into the Book

7


정지연이 만난 사람  34

김소연 시인

거대함에 대응하는 미세함의 파동을 아는 사람. ‘시인은 그림자이며, 유령이며,

사라짐으로써 정확해지는 사람’이라 칭해온 김소연 시인이 두 번째 산문집을

냈다. 《시옷의 세계》다. 사귐, 사라짐, 산책, 상상력, 소풍, 스무살, 시인으로 산다는 것 등 시옷으로 시작하는 34개 낱말을 열쇠 삼아 열어본 그의 속내.

삶의 가장 중요한 단어들은 모두 시옷에 있다 왜 하필 ‘시옷의 세계’였을까. 김소연 시인은 그저 ‘시옷의 세계’라는 다섯 글자가 훅 떠올랐다고 했다. 발음해볼수록 어감이 좋았고, 메시지가 넘쳐나는 시대에 ‘말맛’으로만 된 제목이 주는 호기심이 마음에 들었다고도 했다. 정작 의미는 나중에 생겼다고 덧붙였다. “시, 사람, 삶, 사랑, 상처, 세상 같은 중요한 단어들이 모두 시옷으로 시작하더라고요. 시옷만 가지고도 인생 전체를 이야기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지요. 왜 시옷만 기역 니은처럼 시읏이 아닐까 라는 생각부터 ‘시’의 ‘옷’ 같다는 생각까지 이어지더군요.” 국어대사전을 펴고 시옷으로 시작되는 단어들을 한 권의 공책에 죽 적어보았다. 그 단어들 중 그가 하고 싶은 이야기와 만나 ‘쌍’을 이룬 것들이 책에 실렸다. “어느 날 아버지에 대해, 그 늙음의 정서에 대해 쓰고 싶을 때 공책의 목차를 죽 봤어요. 백발인 아버지의 머리에 생각이 미치는 순간, 새하얀 사람이 떠오르더군요.” 엄마의 이야기는 ‘생일’이란 단어와 묶여 있다. 처음 시를 쓰는 이들은 대개 엄마 얘기에서 발화를 시작한다. 그러나 감정 통제와 거리 조절이 어려워 실패하기 쉽다고 한다. 습작하는 이들이 엄마에 대한 시를 읽으며 종내 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소연 시인은 엄마를 움푹 파여 있어 무언가를 채워 넣어야만 하는 물건, 예컨대 솥, 그릇 같은 것들만을 관장하는 사람이라고 부른다. 어느새 엄마를 이해하게 된 늙은 딸은 오늘 밤 엄마를 낳고 싶다고 말한다, ‘오늘은 엄마의 생일이에요’라고 부르며. 이렇게 쓴 글들이기 때문에 꼭 넣고 싶은 단어인데 빠진 게 더 많다. ‘사랑, 섹스…’ 책 속에 미처 넣지 못해 아쉬운 단어를 열거하던 시인의 입에서 ‘씹새끼’란 단어가 툭하고 튀어나왔다. “쌍시옷이 들어간 욕이 많잖아요. 욕이라는 걸 할 수밖에 없는 어떤 상황이나 마음도 있지만 때론 욕쟁이 할머니처럼 욕이 주는 애정의 깊이란 게 있어요. 또 ‘천한 말’이라고 여겨진 욕이 속담 속에서 너무나 적확한 비유로 존재하고요. 꼭 욕과 얽힌 이야기를 한번 써보고 싶었는데, 제가 ‘욕쟁이’가 아니다 보니 후련하게 쓰질 못하겠더라고요(웃음).” 시옷으로 시작되는 단어는 많지만 그 중 시인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단어를 고르라면, 아마도 ‘서슴거림’일 것이다. 국어사전에는 ‘서슴거리다’에 대해 ‘말이나 행동을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자꾸

08 Think & Talk

2012.12. Vol. 43


시옷의 세계에서 찾아낸 시의 속내

사진 성종윤

머뭇거리며 망설이다’라고 설명해두었다. 그리고 그는 ‘서슴거림의 기록’이란 제하의 글에 ‘침묵단상’이란 부제를 붙였다. 인용해보자. “침묵이라는 것은 내가 행할 때는 가장 신중한 방패지만 타자가 행할 때는 가장 뾰족한 창일 수 있다. 나의 침묵은 방패처럼 나를 보호해주지만, 너의 침묵은 뾰족한 창처럼 나를 찌를 수 있다.” “침묵 자체가 아니라, 침묵하는 인간의 태도에 대해 내 입장이 바뀌게 된 이야기를 쓴 것이기 때문에 서슴거림이란 말이 필요했던 거 같아요. 나는 ‘서슴거리다’는 말을 참 좋아해요. 망설임이나 흔들림하고도 다른, 어떤 이상한 신중함 같은 게 느껴져요. 전 말도 되게 서슴거리면서 하고, 성격도 서슴거려요. 그런 모든 것들 때문에 종국엔 입을 다물고, 글을 쓰는 거겠지요.” 《시옷의 세계》를 읽다 보면, 불현듯 겹쳐지는 책이 있다. 첫 산문집 《마음사전》(2008)이다. ‘외롭다, 쓸쓸하다, 심심하다, 무료하다, 허전하다, 공허하다, 적막하다…’ 이 낱말들은 책에 그가 ‘외로움의 언저리들’이란 소제목 아래 묶어둔 것들이다. 그는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단어들을 하나 하나 구분지어 명료하게 만듦으로써 마음을 ‘경영’하고 싶다고 썼었다. 단어에 대한 이런 엄격함은 어디서 온 것일까.

이겨야 한다는 이유로 작은 목소리들을 억누르는 게 늘 아쉬웠어요.

대해서 이 못마땅함투성이를 넘어선 다른 가능성을 알고 싶은 건가 봐요.”

“나는 오늘 하루를 어제와 내일과 구별 짓고, 그렇게 구별지음으로써 그

잘못된 세상을 바꾸려면 작은 목소리들이 꼭 필요하거든요. 그리고

젊을수록 사람과 삶에 대해 시니컬해진다. 기대를 가지면 다친다. 기대가

하루가, 어떤 감성이, 내 자신이 유일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저 역시 작은 목소리를 내는 시인이고요. 누군가는 선의를 모아 합을

없어야 상처에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마음도 그렇고, 모든 것이 무수히 섞여 있어요. 이걸 구별 짓게

만들어낸다면, 또 다른 누군가는 그 합 안에서 발견하는 균열을 이야기할

김소연 시인 역시 20대엔 그랬다. 삶은 이런 거야 라는 섣부른 편견 같은

된다면 판단력도 선명해지거든요. 이것과 저것, 여기와 저기, 내가

수 있어야 하는 거죠.”

게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 편견이 살면서 각질처럼 하나하나 떨어져

할 수 있는 일과 아닌 것 이렇게 구별을 지을 줄 알게 되면 받게 되는

2010년 노작문화상 수상소감이 떠오른다. 그는 “현실 참여에 대한

나가는 것을 보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 각질이 다 떨어진 순간, 마침내

상처의 몫도 줄어들고, 마음의 짐도 가벼워지죠. 점점 더 홀가분해지고

의지와 자유롭고 싶은 시인으로서의 욕망의 경계에서 바들바들 떠는

편견이 없어진 한 순간, 그가 그려낼 사람의 꼴은 과연 어떨까. 그 역시

자유로워진다고 생각해요.”

존재”라고 스스로에 대해 썼다. 비록 ‘바들바들 떨지라도’ 작은 목소리로

“과연 어떨까…”라고 말을 이었다.

분명하게 말하려는 욕망. 남들 눈에는 삐딱하게 보일지라도 세상을

“지금 와서 보면 깜짝 놀랄 정도로 첫 시집 《극에 달하다》는 표독하거든요.

세상을 다르게 보는 작은 목소리, 시인

다르게 바라보려는 시선. ‘소풍’이란 제목으로 실린 희망버스 이야기나

그런데 이 시집에 대해 20대 초반에 늘 곁에 두고 힘을 얻었다는

《시옷의 세계》 중간 중간에는 파란 페이지가 있다. 시인이 직접 찍은

나를 변화시킨 송경동 시인에 대해 말할 때 그의 목소리는 서슴거리지만

독후감을 종종 듣게 되요. 그 표독함이 필요한 이도 있다는 거죠.

사진과 ‘살을 만나지 못하고 뼈만 있는’ 시옷의 낱말들이 단상처럼 얹혀

그래서 더욱 도드라진다.

마찬가지로 욕설만 가득해도 혹은 난해한 실험시도 어떤 이들에겐

있다. 속내, 살피다, 소유, 실패… 미처 ‘이야기’가 되지 못한 낱말들은

그러나 오로지 경제적 사회적 효용으로만 모든 것을 판단하는 이 강퍅한

선물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아, 생각해보니 책에도 두 버전으로 수록했을

도리어 독자들로 하여금 더 많은 이야기를 떠올리게 만든다. 그 중

시대, ‘가장 작은 목소리’로 말하는 시인들의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만

만큼 ‘선물’이라는 단어를 참 좋아해요. 시를 가르칠 때도 ‘네 시가

인상적인 글귀를 골랐다. ‘소통’이다. “진심으로 우리에게 소통이

있다. ‘시인으로 산다는 것’이라는 글에서 그가 소개한 일화 한 토막.

누군가에게 선물이 되게 하라’는 말을 늘 하거든요.”

가능하려면, 삶 자체가 비슷해져야 한다. 다른 삶을 사는 이는 외국인과

시를 배우는 학생이 “시인으로 산다는 것이 사회적, 경제적으로 가능한

그의 말을 들으며 ‘이미 그런 선물이 되는 시를 우리는 받았다’는 고백이

같다. 삶만이 우리를 연결할 수 있다.” 사포면처럼 까칠까칠하고

일입니까” 물었다. 그는 “시인이란 비경제적, 비사회적으로 가능한

입안에서 맴돌다 사라졌다. 그런 시를 내년에 또 만날 수 있으니 고마운

얼음처럼 서늘한 시인의 통찰.

일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시를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변두리로 밀려난

노릇이다. 《눈물이라는 뼈》(2009) 이후 3년 만의 신작시집이 나올

자’가 아니라 ‘변두리를 선택한 자’가 된 시인은 적나라하게 ‘시인으로

계획이다.

산다는 것’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인터뷰를 끝내고 준비해 간 책에 사인을 청했다. 색연필로 사각사각

“너무 단정해버린 건 아닐까. 희망을 닫아버린 건 아닐까 고민했어요. 하지만 서로 이해가 도저히 안될 만큼 삶의 체험과 삶의 방식이 다른 사람들이라면, 차라리 그들을 외국인이라고 생각한다면, 최소한 상호

“시를 써서 시인이 되고 싶다는 사람이 사회경제적 가치를 셈하는 것, 그

소리를 내며 사인 옆에 꼬마 눈사람을 그려주는 그를 보며 “책을 읽고

예의라도 갖추게 되지 않을까 한 거죠. 이렇게 구별해두면 이해한다면서

자체에 대해 반론을 하고 싶었어요. 말하자면 이 사회에서 시인이라는

나서 시를 쓰고 싶다고 말하는 독자들이 많더라고요”라고 주변의 반응을

더 많은 폭력을 행사하는 일은 줄지 않을까 하는 거죠. 앞으로도 살면서

존재 방식, 비경제적인 방식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가 전 존재로

전했더니, 얼굴에 뜻밖이라는 기색이 역력했다. 곰곰 생각에 잠겼던 그가

어떤 일을 겪는다면, 그 내용을 빌어 꼭 한번쯤 다시 정리해 쓰고픈

거는 ‘안티선언’ 같은 거랄까. 시인이란 사회경제적 가치로만 돌아가는 이

입을 열었다.

주제예요.”

세상에 대한 결핍감을 한쪽 구석이 아니라 온몸으로 느끼는 사람들이고,

얼마 전, 그는 한 신문에 칼럼을 썼고, 엄청 ‘욕’을 먹었다. 칼럼은 이선옥

그렇기 때문에 시를 쓰는 거거든요.”

이야기에 가깝잖아요. 어떤 이를 만났고, 어떤 장소에 갔고, 어떤 사연을

르포작가와 하종강 선생의 문제제기로 벌어진 공지영의 《의자놀이》

전날 밤을 꼴딱 샜다는 시인의 목소리에서 피곤이 조금씩 감지될 즈음,

겪었는가… 그걸 알려주는 글들이잖아요. 독자들이 읽으며 ‘아, 나도

사태와 인권문제를 오래 다뤄온 임지선 기자의 《현시창》을 비교하며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시옷의 낱말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냐고.

비슷한 체험을 했다’는 걸 떠올리고, ‘아. 그 순간에 나도 시가 될 수

‘아무리 정의로움을 추구한다 해도 과정이 정의롭지 않다면 그것은

실은 ‘시’일 거라고 여기고 확인사살처럼 던진 질문이었다.

있었구나’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만약 그거라면 굉장히 기쁠 거

불의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그 작가가 대통령 후보의 멘토단이어서 ‘때가 어느 때인데 이런 글을 쓰느냐’고 욕 엄청 먹었어요(웃음). 하지만 전 근래의 선거마다 누굴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시는 아닌 거 같고요. 처음 질문을 들었을 때, 머릿속에 떠오른 건

“왜일까… 짐작만 할 뿐이지만, 사실 이 책이 시인이 시를 쓰기 직전까지의

같아요.” 시인의 얼굴이 그가 그린 눈사람처럼 환해졌다.

H

‘사람’이란 말이었어요. 평소 저를 포함해서 사람에 대해 불만이 워낙 많은 사람인데, 아마도 ‘사람’을 넘어서, 인간성이나 휴머니티 같은 부분에

Think & Talk 09


StH가 주목한 곳

작아서 더 매력 넘치는 공간

d n g a l l e r y

때문이다.

Add. 상수동 330-6 Tel. 02-6084-6298 Open 월~금 09:00~19:00 E-mail dngallery34@gmail.com Price 아메리카노 1,000원, 카페라떼 2,000원

“홍대는 젊음의 거리이고 젊은 문화가 빠르게 변화하는 곳이지만 홍대에 젊은이만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트렌디한 전시 외에도 나이든 사람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전시공간으로 계속 유지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는 박수연 대표. 앞으로의 전시도 기대가 많이 된다. 크기가 작은 만큼 도리어 자투리 공간까지 모두 활용해야 하므로 색다른 전시가 가능해진다. 전시 문의를 해온 어느 그룹은 며칠 단위로 카페의 분위기를 바꿔보는

오후 3시, 커다란 통창으로 햇살이 쫙 밀려 들어오는 시간, 멀리

번째 전시인 ‘천원전’ 바자를 진행하고 있다. 천원전이란 다양한

‘인테리어 전시’를 제안하기도 했다고 한다. “좁은 공간이라는 제약을

당인리발전소의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에 따라 햇볕도 같이

도기들을 천원 균일가로 판매하는 것이다. 오은교 작가의 도예 중

극복하는 데서 재미난 상상력과 아이디어가 솟아난다”고 말하는

흔들린다. 통창으로 넘실거리는 햇살이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하는

약간의 불량이 발생한 머그나, 양초 제작에 관심 많은 박대표가

박수연 대표. 형식과 규격, 특별한 제한 없이 모든 것에 열려 있다는

그곳에 dngallery가 있다.

만든 미니 양초가 모두 단돈 천원이다. 계산대도 따로 없다. 돈통이

것이 이곳만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따뜻한 봄이 되면 건물 마당을

dngallery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전시공간과는 조금 다르다.

자선냄비처럼 전시장 가운데 놓여 있어 거기에 넣으면 된다.

이용한 마켓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큐레이터도 없고 또 서너 명만 들어서도 꽉 찰 만큼 매우 작다. 문을

수익금은 모두 불우이웃돕기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예술가들의 고향이라는 홍대. 그러나 의외로 전문 갤러리를 찾기는

열고 들어서면 반갑다고 짖어대는 강아지의 소리에 깜짝 놀랄 법도

천원인 것은 작품 말고도 또 있다. 갤러리 한켠에서 판매하는 커피도

힘든 게 현실이다. 작가들이 자신만의 재능을 야심만만하게 풀어놓을

하겠다. dngallery는 패션 프로모션 회사를 운영하는 박수연 대표가

천원이다. 상수동 일대에선 저렴한 커피로 이미 소문이 쫙 나서

수 있는 크고 작은 갤러리가 많아져야 작가들도 오래오래 활동할

회사 사무실을 이전하면서 사무실 한켠을 미니 갤러리로 만든 곳이다.

단골들도 생겼다. 과연 수지가 맞을까 걱정인데, 심지어 갤러리

수 있다. dngallery가 홍대 예술인들의 활발한 활동을 지원하는

평소 친분이 있던 오은교 도예가와 함께 공간을 만든 것은 물론 전시

대관료도 무료란다. 이는 물론 사무실과 공동공간으로 운영하기

공간으로 오래 이어갔으면 한다.

기획도 함께 하고 있다.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수익창출이 목적이 아닌 진정 문화를

글Ⅰ이보람 에디터・사진Ⅰ정지연

10월 오픈 이후 벌써 두 개의 기획전을 마쳤고, 12월 현재 세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대표와 작가의 바람이 녹아 있기

H

시애틀의 ‘비타 원두’를 만날 수 있는 곳

E V A N S V I L L E S H O W R O O M &

C a f e

Add. 상수동 145-12번지 Tel. 070-7636-3872 Web www.EVANSVILLE.co.kr Open 11:00~02:00 Price 에스프레소, 아포가또, 마끼아또 콘파나 4,000원, 아메리카노 4,500원, 라떼 및 카푸치노 5,500원, 바닐라 라떼, 카라멜 라떼, 카페모카 5,800원

혹한 속에서도 홍대 주변의 공사는 결코 그치는 법이 없다. 시끄러운

곳곳에 걸린 쿨한 느낌의 일러스트들이나 사진도 다른 곳에서는

드릴 소리와 짐을 싣은 트럭이 오가는 번다한 풍경이 싫어질

보기 어려운 디자인이 많다. 공동대표 중 한 명인 피터 박 사장이

때라면 퍼블리크 빵공장 부근의 조용한 골목으로 들어가보자. 골목

해외에서 직접 고른 소품들이라고 한다.

사이에 숨겨진 고즈넉한 분위기의 정원과 옥상테라스가 있는 카페

그러나 에반스빌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을 찾으라면 아마도 커피일

에반스빌을 만날 수 있다. 퍼블리크와 미래광산과 이웃하고 있는

것이다. 이곳의 커피는 특이하게도 시애틀의 ‘비타 원두’를 쓴다.

곳이다.

‘스타벅스’의 탄생지로 알려져 있는 시애틀은 요즘 소규모 로스터리

올해 가을에 오픈한 이곳은 가구회사인 ㈜비에서아이지가

카페가 중심이 된 3번째 커피혁명Third Wave의 붐이 일고 있는 본산지다.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의 가구를 런칭하며 만든 브랜드인 에반스빌의

김지태, 피터 박 공동사장 중 피터 박이 시애틀 출신이라 시애틀의

덧붙인다. 커피맛에도 신경 쓰는 것은 물론 브런치 메뉴도 기획할

쇼룸으로 기획되었다가 카페의 기능을 더해 오픈한 공간이다.

독창적인 소규모 로스터리의 추천 원두를 놓고 엄선한 끝에 비타

예정이다.

윤세웅 매니저의 표현에 따르면 ‘가구와 커피의 콜라보레이션’인

원두를 채택하게 되었다고 한다. ‘2012 베스트 커피하우스’에

단순하면서도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꾸며진 가구로 채워진 공간,

셈이다.

뽑히기도 한 비타는 시애틀 본사 외에 미 서북부 지역에만 7개 군데,

그리고 한겨울에도 실내를 꽉 채우는 채광에 반해서 찾는 고객들이

실내 80평 규모의 주택을 리모델링하여 지하 1층은 쇼룸으로 1층과

그리고 LA와 뉴욕에 지점을 두고 있다. 에반스빌의 원두는 시애틀

꽤 많다고 한다. 날씨가 푸근해지면 야외 마당에 놓인 테이블에서

2층은 카페로 운영하고 있다. 카페에 놓인 가구는 모두 자사에서

본사에서 직접 로스팅한 것을 가져온다.

즐기는 커피 한잔도 매력적일 듯 싶다. 멋진 공간과 싹싹한 서비스,

제작한 것으로 직원들의 생각이 꼼꼼히 반영된 것들이다. 층고가

윤세웅 매니저는 “에반스빌은 아메리카노 다음으로 라떼와

그리고 독특한 커피맛을 즐기고 싶다면 이 호젓한 공간에 한 번쯤

높은 1층은 햇볕이 잘 드는 공간이라 쾌적하며, 다락방 느낌이

에스프레소가 인기가 많아요. 커피 맛을 아는 손님이 많다는 것이죠.

찾아가자.

나는 2층은 그룹 모임을 가지기에 적합하도록 방이 나뉘어 있다. 또

그래서 에스프레소를 만들 때면 더욱 집중합니다”라고 겸손하게

10 Eat & Drink

H

글Ⅰ추지혜 에디터・사진Ⅰ정지연

2012.12. Vol. 43


동네 마실 나가다

엄선된 원두만을 모아둔 ‘커피 편집숍’

커 피

콘 하 스

홍대앞 동네서점 베스트 셀러

더북소사이어티 The Book Society

Add. 서교동 468-17 1층 Tel. 070-4665-3601 Open 11:00~22:00

▶2012.11.15~12.15

홍대앞 번화가로부터 많이 벗어난 서교가든사거리 부근의 길은 꽤

1위 umool umool vol.10: 2, 3, 4, 5(김영나, 35,000원) 2위 The Gourmand - Issue 00(The Gourmand, 25,000원) 3위 Dear Magazine 2호(디어매거진, 18,000원) 4위 자율과 유행 2(프로파간다, 15,000원) 5위 인문예술잡지 F 7호(문지문화원 사이, 10,000원)

한적한 편이다. 동네 주민 외에는 오가는 이도 많지 않은 이 길에 지난 여름부터 공사가 한창이었다. 마침내 공사가 끝나고 베일에 쌓인 그곳이 오픈했을 때, 공사 당시부터 이곳을 눈여겨봤던 에디터의 눈에 비친 모습은 흥미롭기 짝이 없었다. 문화복합공간

유어마인드 Your Mind

플래툰 쿤스할레 못지 않은 위용의 ‘컨테이너 하우스’ 건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11월 이 건물 1층에 카페가 들어섰다는 말에 확인하러 부리나케 달려갔다. 카페의 이름은 ‘커피 콘하스’. 짐작했겠지만 ‘콘하스’란 ‘컨테이너 하우스’의 줄임말로 이 건물의 이름이기도 하다. 방송 외주제작사가 소유한 이

▶2012.11.15~12.15

건물은 1층과 2층의 테라스 공간을 카페로, 나머지 공간을 사무공간으로 쓰고 있다. 특히 1층 별도 컨테이너 룸에 마련된 카페공간은 전시나

1위 요리그림책 세 번째(강영지 외 11인, 유어마인드, 12,000원) 2위 젊은 목수들(편집부, 프로파간다, 18,000원) 3위 요나의 키친(고정연, 나비장책, 14,500원) 4위 Midnight In Paris OST(V.A, 김밥레코즈, 13,400원) 5위 WRAP Magazine(편집부, WRAP, 21,500원)

공연공간으로 활용해도 좋을 만큼 널찍하다. 카페는 커다란 테이블이나 나무 스툴 등 사무실에서 썼던 가구를 활용해서 꾸몄다. 특히 곳곳에 사용된 파이프는 이곳을 공사할 당시 발견한 지하 수도관을 재사용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오래된 컨테이너와 파레트 등 리사이클링 아이템이 눈에 띈다. 오래된 건물을 컨테이너와 결합해 만든 낡은 창고 같은 분위기인데도 따뜻함이 묻어난다.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은 이곳이 ‘커피 마니아’ 사이에서 회자되는 건 콘하스만의 ‘방침’ 때문일 것이다. 콘하스는 로스팅을 하지 않는다. 대개의

땡스북스 Thanksbooks

홍대 카페가 로스터리 카페를 표방하는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그 이유에 대해 바리스타 이상섭 실장은 “로스팅만 제대로 하기도 어려운 일”이라고 겸손하게 말한다. 로스팅과 추출. 두 가지 토끼를 잡으려다 보면 어느 한쪽이 소홀해 커피맛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 대신 콘하스는 과감하게 ‘편집숍’의 개념을 차용했다. 실력 있는 로스터리숍에서 엄선한 5종 정도의 원두를 들여와 맛의 편차가 없도록 관리하여 커피를 선보이는 시스템이다. 커피 콘하스만의 첫 번째 라인을 살펴보자. 부산을 대표하는 ‘모모스’는 블렌드 원두인 ‘초콜릿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다크 초콜릿과 카카오의 진한 바디감을 느낄 수 있는 커피다. 최고의 바리스타팀 ‘C.O.R.E’는 에스프레스용 원두인 ‘슈팅스타’를 제공하고 있다. 서초동의 ‘알레그리아’에서는 약간의 산미와 풍성한 꽃향과 조화로운 맛으로 유명한 이가체프 이디도를, 그리고 광화문 ‘나무사이로’의 소문난 블렌드 ‘봉우리’는 밀크초콜릿과 청포도의 느낌이 가미된 화사한 맛을 선보인다. 카페 스태프들이 8~8군데 업체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직접 가서 마셔보고 확인한 만큼 자신있게 권할 수 있다고 한다. 사실, 로스터리에서도 이런 선택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자신들의 매장이 아닌 곳에서도 자신들의 원두로 만든 커피를 맛볼 수 있게 해주니 ‘일석이조’다. 벌써 소문이 나서 테스팅 원두를 먼저 보내오는 곳도 적지 않다고 한다. 꾸준히 커피와 원두를 체크하여 앞으로 6개월에 한 번씩 새로운 곳의 원두를 선보일 예정이다. 커피 콘하스의 커피맛에 영향을 주는 요인 중 하나는 ‘슬레이어Slayer’다. 심플한 디자인과 추출 능력, 유량 조절과 보일러 등의 면에서 에스프레소 머신 중에서 ‘명품’으로 여겨지며, 커피맛 좀 안다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화제가 되는 제품이다. 바에 있는 이 슬레이어 3그룹은 특히 옆면을 ‘맞춤형’으로 제작해 잘 빠진 형태를 자랑한다. 또 그라인더는 로버 그라인더, 말코닉 그라인더를 사용해 신뢰를 주고 있다. 그러나 이곳의 바리스타들이 ‘맛’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손님과의 대화다. 이상섭 실장은 “손님에 따라 가벼운 맛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깊고 진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죠. 취향에 따라 커피를 권해드리는 이유이지요”라고 말한다. 한번 찾는 손님들의 취향을

▶2012.11.16~12.14

1위 매거진 B - 인텔리젠시아(JOH, 13,000원) 매 이슈 판매율 1위를 달성하는 매거진 <B>. 11월호는 1995년 시카고의 작은 커피 전문점으로 시작하여 스페셜티 커피계의 선두주자가 된 브랜드 ‘인텔리젠시아’를 다루고 있다. 2위 자율과 유행 2(프로파간다, 15,000원) 한국 그래픽 디자인계에 막 진입한 젊은 그래픽 디자이너를 소개하는 책으로 <자율과 유행 1>에 이어 오래도록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다. 3위 시옷의 세계(김소연 저, 마음산책, 12,000원) ‘시옷(ㅅ)’으로 시작하는 낱말들이자 ‘시’에 입힌 ‘옷’의 세계를 이야기한다. 김소연 시인의 본격 산문집으로 전작인 <마음사전> 이후 또 한번 주목을 받고 있다. 4위 AROUND #2(playground, 15,000원) 이번 <어라운드>의 주제는 ‘가을산책’. 가을이라는 시즌에만 즐길 수 있는 캠핑과 해변에서 할 수 있는 일 등 낭만적인 여가생활을 짜임새 있게 보여주고 있다.

기억하고 거기에 맞춘 최상의 커피 한잔을 내놓는다. 단순해 보이지만 도리어 이게 진리다. 한 예로 같이 간 동행이 에스프레소로 ‘슈팅스타’를 주문하자 이상섭 실장은 원두 상태를 점검한 후 “좀 진해도 괜찮을까요? 오늘은 신선도 면에서 ‘초콜릿 프로젝트’가 나을 거 같은데요”라고 제안했다. 이처럼 매번 손님과 이야기하며 그들이 원하는 커피를 권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런 자세는 커피 콘하스의 오픈 마인드를

5위 내 작은 회사 시작하기(정은영 저, 디자인하우스, 15,800원) 13명의 크리에이터들이 자신의 창업 노하우를 전수하는 이 책이 세 달 연속 베스트셀러 톱 5에 올랐다. 창업과 소규모 회사에 관심 많은 홍대 주민들의 관심사와 밀접한 책이다.

확인하게 해주는 대목이다. 바리스타가 고집하는 커피만이 최고의 커피가 아니라 손님 각자의 취향에 따른 맛까지 염두에 두고 최고의 커피를 선사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니 ‘커피홀릭’들이라면 이곳을 놓쳐서는 아쉬울 듯 싶다. 날이 푸근해질 때쯤 커피 콘하스를 다시 방문해봐도 좋을 듯 싶다. 컨테이너의 투박한 느낌과 폐자재, 나무의자가 멋스럽게 어우러진 2층 테라스에서 누리는 커피맛이 궁금해지기에.

H

글 | 하정희 에디터・사진Ⅰ정지연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Eat & Drink 11


공항철도

홍대앞 문화 매거진 <STREET H> 지도

2012.12 ●와우마루 1/4

1 o육완순무용원

밥먹는 카페 ●

ARTMOMDE Art Center 아트몽드 뷰 갤러리 1 f

1 fKOREA DESIGN MUSEUM

● ●May, B DESIGNERS LOUNGE ●I am. A Burger & ●il일

●Coffee Me

1 dLydian(B1) 1 dSKY HIGH

1 f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1 fgallery sup

●오래 있어도 괜찮아 o ●cafe TABLE-A Anacafé● 1

●green cloud coffee

포스트 극장

All of Rock(B1) d 1 f Gallery FREE ART

● Book Cafe the Heaven’s (2F)

사자(2F)●

no name(B1)●

1 g 김대범소극장(B1)

3APT●

대안 영상 문화 발전소

공항철 . ik Univ Hong

●커피와 사람들 ●한잔의 룰루랄라(2F)

●coco bruni

Pitabono coffee●

Yanghwa-ro

홍대입구역

Subway Line 2

●Coffee Prince ● BOOK CAFE 노는Café

●cafe : U(2F)

서교동 자치회관 e-song(B1) ● ●Roasting Garden

SPOT 1 �

ZIBE●

상상 스튜디오

●TRINITEA ● ori Pekoe●고래다방 ●DE CHOCOLATE COFFEE

●샴 Siam

1 dJES 1 dCO

cafe 7 gram(2F)●

●커피프린스

CATS LIVING● Hello Kitty cafe●

1 oTHEATER CHOO(B1)

●ca

1 dVelve

퀴즈피플●

● 綠色光線(2F)

●1010 코믹토토 만화 cafe(2F) ●

Homestead Coffee(2F)●

●coffee :D

난타공연장 1 g

●로베르네 집

관광안내소

●BEANS BINS

●오타치는

ALICE● Vanilla cupcake● MANGO SIX(2F)● Margie● cafe 고리(3F)●

● Bean tree 20025

NEAL’s YARD●

● SULTA

1 dSolarChocolatyum● Water TOM’s cat● Cock

●LAB Express

ri Geotgosipeun Geo

Juliet Shins Coffee Care ●

공주가 사는 ●궁전같은 카페

● 룸카페 뽈레쟝 ●dal.komm 청춘고양이● ●Plan B

당근●

Thanks Nature CAFE(B1)●

● 고양이 다락방(1F) cafe 아래(B1)

GREEN● BEAN COFFEE(2F)

1 dVERA

1 d라이브홀 ZOO

경남예식홀 서교호텔

9

Hongik Univ.

● caffé Angelo

●HOME

● ESPANA(5F)

양화로

Yanghwa-ro

홍대지하철역 역무실

●카페 꼼마 2page

1 k 동남문고(B1)

LG 팰리스

8

양화로

LG 팰리스

●snowmounteen(7F)

와이즈파크

3

● Coffee Brown

화경전통찻집(3F) ●

1 dM ●GENERAL DOCTOR

서교 푸르지오 아파트

1 k북새통 문고(B1)

1 k한양툰크

●코끼리 탈출하다(2F)

YOUNGJIN Book Store 1 k

와우

●Iceberry(2F)

마포평생학습관

걷고싶은 거리

산길

●LEVain

●cha time Auntie Anne’s● ●비틀 ESPANA ● 주스 이뜰(2F)●

all pattern cafe monobloc● ●Heima 쏭크란 구석● ● ●CAFE RECORD ● ●정민언니 piano cafe

●dog cafe sunnyne(3F) ●with coffee ●봄날의 고양이(3F)

1 k ASIA BOOKS 외국 예술 서적

1 dSOUND HOLIC

cafe SOURCE●

●puzzle(3F) ●POLY CAFE(2F) 라휘 사주카페(3F)● ●하늘공원 사주카페 ●미래안 사주카페(3F) ● GONG CHA

mulg yeol1-gil

egro coffee● ●STANDARD identity(4F)

Airport Railroad

n-ro cho Shin

홍대입구역

cafe SandPark●

cafe leeman’s il n-g coffeesmith● usa Wa ●

1 g PINKMOON

cafe machebette ●(2~3F)

아름다운 세상(2F) bubble pong ●●●TORONTO ● ●● ●두레차 작 crazy papero ● toy noriter(2F) 푸른 굴뚝d coffee 태경사주카페●

koona● ●LaRapipo(2F) 커피 나무● ● 새물 THE BRIDGE(2F) 결1 길 S ! ● place yo ae

● millo coffee

HARLEMd

1 k ●Billy Angel Cake 반디모아

homeo●

ding dong ●

1 kIdN book

7

●SUDA

고양이 시간(2F)● LUNAMI(2F)● THEOBROMA(B1)● ●cottage

banya’s●

로 신촌

suave●

모과나무 위(2F) MONTFORT● ●thanx 노란코끼리● DanChu● ●the 끌리다

●Dr. Beans

o i-r hu on Ye

● 퐁포네뜨

●cafe organic

Usine● cafe local ● ● 밤삼킨별 forest ● PPoPu Berry●●coffee nana tree● ● ●앨리스와 도로시 BOBA 커피인페르노(2F)● roasters Da-da-da EXPRESS 서교초등학교 1 f 함께하는 off˚C(B1) ●고양이수다 ( ) cafe in PLANET 2F ●WONDERLAND(2F) ●PAKITO ●cafe J★K(2F) ●Tora_b ● namuuneeyo● ● ● 꿈꾸는 다락방 Jakiya● moly’s 봄날(2F)● ● pop 물의 정원(1F)● ● cafe NOUVEAU ● De Spoon● mayjune ● Mongto ciel

6

●interior cafe Dansk

그리다꿈●

Waffle Bant●

미디어 극장 아이공 KEY ●서덕식 kaldi coffee club

cafe VAZ●

● cafe DK 174-4

●JJ BROS CAFFE

●OVEN

cafe COOK & BOOK ●

LE.A●

에디오피아드랍스● 상상다방(B1)● ●자음과 1 k 모음2 온고당 서점

JOEY’S cafe●

N

little farmers didier’s ●gaufres

한국 실험 예술 정신

cafe THE PLAIN ●

cafe 옹끌(B1) ●● cafe Oui MANIP(2F) 1 ● n

● CAFE Groovy

● The Big Banana

오복길

-gil Dabog

LA VIE ●

빨간토끼●

다복길

King of Blues ● Tailor Coffee●

la main douce● cafe damso● étonné● overlap● MOBSSIE●

● ●출입구는 나의 계단 작은 까페 밑에(B1)

W au sa ngil

●BELIEF ●i Bubble Beans ●Be. Sweet On(2F)

gil Obog-

●cafe MONO ●La Tupina ●Dole Whip

커피향창고 ●

●RONIN

w ●

●BARIST@RICCO

●비틀주스

1 f ●cafe 十月(2F) Loop Gallery

1 f뽈랄라수집관

KAAREKLINT ●

1 dJammers

● 영화다방 ●CHURRO101 ● feel so cook(1F) ●tea terrace make cake(2F)

우주(2F)● Dia●

닭날다 Sunday ●salon ● ●SEMO

●caffé Artriae

1 g 비보이극장(B1)

cafe ...ing(B1) ●waga mama(1F) imemine●

●cafe 폴레폴레

1 f성갤러리

coffee Bay●

CACAOBOOM●

●a;t fox

●cafelo onbom 올드 크로와상● COFFEE LAB● 팩토리

●Tastebean

● 수다떠는 도서관

Gateaux et M’amie●

●hibi(2F) 36.5°C여름(3F)

Live club 빵d

1 kYour-mind

●my furniture cafe ●CALIFORNIA

●커피프린스 1호점

곱창전골d

산울림소극장 o

●cafe Berlin

Seogyo-ro

● ●Suッkara 손끝세상

서교로

Come Home ETHIOPIA my ● ● furniture cafe ●

SIETE Stage ●이태리 ● 제면소 Hyssop● coffee

● 커피와 사람들

옻칠갤러리f ● Cafe moin 人

●1984 ●ARISTA COFFEE

동교로 ●imi

● Cafe moin 人

●D Cafe Pub

Donggyo-ro

●District D

●Pinetree ●커피1호

●cafe milli ●Play

●북카

●대루커피 ●The GamJa cafe 하람 ㅎㅎ● ●

●DEEP

●호타루

서교동 주민센터 cafe Burano●

●커피볶는 그랑

● ● DOUX MIE 커피공장 2An

●cafe D.I.

●MICHA

● Red Mango cacao green

빵나무 ● ● cafe the famous Lamb

이미지올로기연구소 ● LP Love ● MAPLE COFFEE

섬●

La Lune Violette●

Seogyo-ro

●Cafe de Maison

The Blessing cafe W ● ●

▒ 마포 FM

서교로

ToPresso● Café JASS●

cafe NAREM●

●봄동

cafe Michaya●

강원도민회관

Vanilla ●cafe de sontag


VENU(2F)●

bahn n bahn●

●태양이 열리는 나무

●soyo coffee

●LP愛

제비다방● 커피브라더스●

●카페 느림 ●상수동카페

●Velo cafe

<Street H> 배포처

●OWL’S DEN

l gi nsa au W

1 fdngallery

●이리 CAFE ●cafe KOALA

gil gjun To

● BEANS TO COFFEE

●알지비 지구맛

●상수리

The Blues●

길 정 토

salon de the BELLOT●

●The Roasting Masters

Slunch Factory●

e6 Lin ay bw Su

● cafe 수저

la bas● cafe STOKHOLM●

그문화 다방 ●1 f그문화

su ng Sa

1 fLIGHT BOX(B1)

●그림책 상상

CROWDED●

● The Goods & Caffe ● lostandfound/ ●어느 좋은 날 Plan B(2F) ●DD-DA ●standard coffee ●Cafe 미래광산

●coffee&cupcake

HOHO MYOLL ●

100m ●coffee+Blind Spot

●the Blues(6F)

cafe EVANSVILLE●

●니오타니 ●alleyway

●cafe BLADE

●Grafolio

●OURSBLANC

1 dSK@

rabbit ●On the 6

카 리

Ridun● SALON DE FACTORY ●

1 oTheater Zero 1 dNaked

1 dWINWIN

The cupcake snow spoon factory cafe● ● Freebird

ANG

1 � Sd 1 dpapa Gorilla

는 코끼리

●Room Cafe June(3F) ●FUZZLE HEAVEN ●다락방(4F) ● 어머니와 고등어 i or Ge

●OMAO

lomography

SS ●CAFE DE NOAH Tess● OCOON

●니가 그리운 날엔

il g-g an ad lm u Eo 1 d

1 d DGBD

CASTLE PRAHA

1 f표현 갤러리 요기가 ●그 앞

CAFE NOSTALGIA●

●Cafe Go Ape!

●Cafe Bercy ●Coffee Forest ●시작(2F) ●● 짧은 여행의 기록 Blue(2F) ●C cloud(2F) ●리네아의 정원

Coffee Studio● 안녕, 낯선사람●

●ribbonwindow

au bon pain●

●cafe 몽쏘

●mellow

WANNA COFFEE ●

1 fZandari

● 인문카페 창비

Grazie●

●Cafe LUCIA ●도자기cafe Jool

1 f 소극장 예 the gabriel●

●cafe Riecco

Jandari-gil

1 k 매거진랜드

잔다리길

잔다리로 6길

노pd네 콩 볶는 집 ● ● 하랑(B1)

●Cafe EIRE five tables ● fGallery yuki ● ● PATTERN ● 1 cafe MINI Blue Fairy ●cafe Get&Show table 15●

Neighborhood● ●cafe stay in

●용다방

Living Cafe Paul & Lina(2F) ● ●Page A

●beattipreviee ●MARO

DADA빌딩 ●editorrial cafe B+

Burning Heart(2F)● ●fine cafe N then● ●EGO:

●cafe AURA

cafe 톡킹●

●SOSO

bitter● sweet 9

● 후마니타스 책다방

gil akkm Do

Artee Shelter uff● 1oz● LesArbres●

서교동 솔내길

서울 프린지 네트워크

Alley of Hongdae

●Cafe ●kazamidori Following

북카페 자음과모음 ● ●담談 Peace Piece● Sugar De Chou● coffee seed● A droplet in cafe●

Cafe AB.SOME● ●Gallery cafe 에뚜와

1 f서교예술실험센터

●Krazy Toy Coffee

성산중학교

●OOO

HiruNyanko●

●얼굴

TESEUM Art Galleryf

●공공장소 Nature’s plus●

●[ha:n] Cafe 인쏘● ● ●茶美家(2F) 플로랄고양이 ●Beans Made(1F) 나비(2F) ●CAFE BEN JAMES(2F) ●달의 다락(B1) ●Chie(2F)

THANKSBOOKS k THE GALLERYf 1

Ann● house(2F)

et Banana

●조우 버거 카페 ●Mon Cafe Gregory(2F)

●호훔 프레시안●

당인리극장●

●I do

fgallery 뚱

Grazie●

●마망갸또

Maison de ran●

●Cafe Luci alma

emboo(3F) 윤디자인 ●ToTo’s ● RASILLA● ●MOM 연구소 ●몽마르뜨 언덕 위 Blossom Land 카페일상 은하수다방 ● 1 � 게으른 고양이●● NEMO● AMERI B-hind● ●물고기 ●HOSITAMTAM ●air cafe(3F) 405 Kitchen● ●NO STRESS KITCHEN(2F) ●라비앙 봉봉(2F) ●ORIGINAL ●몽소(1F) Art Space Hue ●틈 ●작업실 f ● ●bitter sweet sound del mundo ●FIVE★EXTRACTS 별 보는 ●JUAN’S CHURROS ●카페(3F) Travel cafe● ●Cafe Project A cafe INU● ●Bing Bing Bing

●basilico

시간의 공기 ● cakery●

●at Home ●FILAMENT

토끼의 지혜● ●Sweetier 감싸롱 ●JENNY’S Cafe ●

Street H

커피발전소●

병아리콩● kafe allein●

●●보수적인 박마담 생각 파는 카페 cafe brown●

FLOOR(2F)

Fairy cookie●

afe RUMI(8F)

1 f제일갤러리(4F)

카페 즈키●

fgallery NAVEE

●블루스하우스

1 dQ*VO 1 dM2

●미미다방 ●WOO KEN JU

秀노래방

●당고집

삼단변신● gROLLING HALL(B1) 미스홍 1

●별밤 e on gZ ●Babeans coffee rkin ● Pa lic b 2ND Pu

1 n 상상마당

오뙤르

7th WAVE COFFEE● 카페꼼마●

aA뮤지엄

so as Pic

MWG 명월관

1 dPalm

●cafe 318-1(1F)

aA cafe●

VIAd

●Cafe The Nora(2F)

1 f두성갤러리(B1)

1 d500

SKA2d

● 캘리cafe(2F)

유니타워

In the Paper

달콤한 거짓말●

●conan

●D’AVANT 오요리(2F) ●cafe Miz moren CHAN’S(1F) ● ●Caffeine Laboratory(2F) ● Beanside Hot Journey●

F.Fd

1 ddd

ST.255●

●cafe moin人 시연●

와우책 문화 예술 사업단

데코아발림 ●

1 EVANS(2F) d 1 dStudio80’s 1 dGOGOS2 1 dHooper 1 dSAAB ●mug for 打[ta:]d

NB2d

1 b 뽈랄라 살롱

ZERA’s Cafe(2F) ●THE REFINERY ●정아 시크 安 read cafe ●el AVION cafe 래빗(1F)by Y ●W.e. (2F)● ● ● ● ●CHEZ KIKI

● LE PETIT FOUR

Rainbow winerlee Cream ● ● ● coffee LEC

무대륙● ●Anthracite

cafe 푸른별●

●LOFT²多樂²(2F) ●snob

극동방송국

1 g INDIFAN

●Publique

●茶鼎

Four Seasons House

Bella Tortilla● Standing Coffee●

The Coffee House 쩜쩜● 커피볶는집 JASS●

●Landucci

● 36.5˚c 여름

서서카페●

●CAFE DORATO

Cafe the Air●

Yanghwa-ro

ALL ABOUT 茶● ●심리치유카페 멘토

▒ 우리은행

합정역

Subway Line 2

Hapjeong

g on pje Ha

● Cafe Serio

●TEAJ

RAPERCUSSION 1 g

●뽈레

1 o한울소극장

●mellow baking cafe

y Cafe 스케치북

● Double Cup Coffee

Cafe La vida ● ● cafe dittosbi ▒

AIYa● 봉숙이네 커피볶는집 ●

●Coffee in Art

별빛카페 달빛차 ● Coffee & A●

카페 정글

artassetf

PS. Cafe●

Tony’s Cafe●

Bo mn urigil

Jandari-gil

●AMICO ●RETRO MAMA

잔다리길

a Bean Cafe●

●MAPLE COFFEE 몽마르뜨 언덕 위 ● ●Caricature Art Cafe gallery woo

●ZOOM Gallery&Cafe

봄누 리길

루의 빛

atti ari●

역 정 합

양화로

e6 Lin

1 fLG 자이갤러리

●CONER

cafe.12pm●

●Coffee & A

Cafe Domitory● ay bw Su

윤디자인 연구소


그들의 공간이 궁금하다

당인리발전소길 끄트머리에 자리잡은 베가스튜디오. 그래픽 디자인 작업으로 잘 알려진 이정혜 대표의 1인 스튜디오를 방문했다.

스튜디오는 작게, 작업은 힘있게

베 가 스 튜 디 오 이 정 혜 대 표

소규모 스튜디오의 정체성을 보여주다

예기치 못한 변화가 이끌어낸 현재

이정혜 대표가 베가스튜디오를 설립한 건 1996년 겨울이다. 2년

2008년 중반, 전혀 예상치 못했던 소식이 찾아왔다. 워낙 늦은

정도의 회사 경험밖에 없었지만 IT 중심의 벤처사업 창업 붐을

나이라 기대도 하지 않았던 임신 소식이었다. 그리고 아이는 모든

보이지 않는 곳까지 기본을 지키는 좋은 디자인

타고 겁 없이 시작했다. 공업디자인과 시각디자인을 두루 전공했던

것을 바꿔놓았다. 사실, 부부가 함께 일하는 회사의 경우 결혼 자체는

“디자이너로서 살면서 착한 디자인, 좋은 디자인에 대한 고민이

이대표가 웹디자인과 유저 인터페이스 개발에 큰 흥미를 느꼈기

라이프스타일에 큰 변화를 초래하지 않는다. 만성적 야근과 밤샘에

많았다. 디자인이 겉으로 보이는 외면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때문이다.

익숙한 이들 커플도 그랬다. 오죽하면 출산 바로 한 달 전에 ‘주거

부분, 또는 구조나 지형에 관계되는 일이라는 생각을 전하고 싶었다.

“90년대 중반에는 디자인회사가 몇 개 되지 않았다. 그래픽

연습(아트선재센터)’라는 개인전을 열었을까. 집을 욕망의 체제로만

최근에 《디자인 확성기》라는 책에 그런 의견을 보태기도 했는데,

쪽에서도 홍디자인, 안그라픽스가 시작 단계였달까. 그러나 난

여기는 한국사회를 비꼬는 전시였는데, 실제 집의 크기와 형태

이제는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듯하다. 덕분에 직접 나설 일이 많이

회사에 정상적으로 출근을 하기에는 당시 몸이 너무 약했다. 또

그대로 주거의 대안을 제시해야 했기에, 설치 규모가 꽤 컸다. 이

줄었다(웃음)”

그때는 결혼할 계획이 없었기에 크게 돈을 벌어야겠다는 욕심 없이,

전시를 시작하자마자 그는 아이를 조산하게 되었다.

디자인에 관한 한 양보가 없던 과거에 비해 많이 둥글어진 것 같다고

생계만 유지하면서 재밌는 작업을 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아이가 미숙아로 나온 데다가 산모인 나도 상태가 안 좋아서 출근은

말하는 이 대표. 누구는 이런 포용을 무뎌진 게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창업했으니 여자라는 사실이 도리어 장점이었던 셈이다. 함께 하는

불가능했다. 또 아기일 때야말로 엄마의 손길과 본능적인 대화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좋은 디자인론’은 이런 우려를 씻어준다.

멤버들도 모두 젊은 여성들이었고, 소규모라도 적절한 방법론을

꼭 필요한 시기라고 봤다. 그래서 아이가 어린이집에 갈 수 있는

“작년에 20년 된 낡은 주택을 사서 올해 리모델링을 했다. 너무

만들어 간다면 큰 프로젝트도 쉽게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나이가 될 때까지 사무실을 접고 집으로 들어갔다. 남편도 다른

노후된 주택이라 단열, 방음, 방수, 전기배선까지 싹 새로 했다.

되었다.”

길을 찾아냈다. 나는 사무실이 아닌 집이라는 공간에서 생활하기

그런데 불과 얼마 전 옆집에서 화재가 났다. 옆집은 전소했고

‘온라인 작업’이 중심이 되었던 초창기 베가스튜디오는 강남에

시작하면서 지금껏 아등바등해온 삶을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됐다.”

우리집도 샤시 프레임은 녹아내렸지만 무사했다. 내구성이 강한

있다가 2001년 충무로로 이전했다. ‘오프라인 작업’으로 전환하고

많은 재능 있는 디자이너들이 육아와 가사와 회사 일 사이에서

망입유리를 썼기 때문이다. 집을 디자인할 때는 무엇보다 ‘안전’이

싶어서였다. 너무 빠른 속도로 사라지는 온라인의 속성에 지쳐버린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다 낙마하곤 한다. 열심히 키워온 회사를 접고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 앞서 말했던 공사들은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그는 확고한 물성을 가진 사물을 다뤄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고,

집으로 들어간다는 게 그의 입장에서도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 게다.

정말 중요한 것들이다. 왜냐하면 그로 인해 목숨을 건지거나 잃을

그와 맞물려 2002 광주비엔날레 ‘멈춤’이나 도시형 대안학교

“그동안 일만 하느라 앙상해졌던 사적인 삶을 돌아보게 됐다. 결혼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곳까지 튼튼하게 기본을 지킨

이우학교 디자인과 같은 프로젝트로 여러 가지 실험을 해보게

했지만 디자이너의 삶에만 치중했으니, 생활인로서의 삶은 처음

디자인이 사람을 배려한 좋은 디자인이다.”

된다.

시작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면서 가사노동의 가치를 새로운

이런 디자인관을 바탕으로 새로운 변화도 준비중이다. 그동안 여러

2005년에 동교동으로 옮기며 홍대앞과 인연을 맺었고, 2007년

눈으로 발견하게 됐다. 우리가 먹고, 입고, 사용하는 것들에 대한

디자인 분야를 경험하며 터득한 노하우를 모아 직접 제품의 제조와

서교동 사무실에서 큰 변화를 맞이했다. 포토그래퍼인 김현호와

생각이 달라지니까, 살림을 내 식으로 패턴화하는 과정도 재밌기만

판매에 런칭시킬 브랜드 이름은 치자chija. ‘치자나무’에서 이름을 땄다.

결혼하면서 2인 스튜디오 시대를 연 것이다.

했다. 아이의 몸을 보살피면서 신기하게 점점 내 몸도 튼튼해졌다.”

처음엔 소품으로 시작해 홈패션 전반으로 넓혀 나갈 계획이란다.

“예상치 못하게 결혼을 하게 됐지만, 크게 변한 것은 없었다. 남편이

재택근무를 하면서 비로소 1인 스튜디오의 가능성을 엿본 그는

생활인의 면모를 회복하며 사물의 쓰임새를 새롭게 보게 되었다는

사진과 기획, 편집을 하는 사람이었으니까. 그는 디자인을, 나는

2011년 겨울, 아이의 어린이집 부근에 작은 사무실을 열었다. 집과

이정혜 대표. ‘직녀성’이라는 별 이름을 스튜디오 이름으로 삼았던

사진을 좋아했다. 둘이서 일하는 건 즐거웠고 서로를 보완할 수

사무실과 어린이집이 모두 걸어서 5분 이내이니 ‘일하는 엄마’에게는

건, 이런 미래를 예측했기 때문일까. 그의 새로운 출발을 따뜻한

있었다.”

‘최적의 환경’이었다. 3.9평 밖에 안되는 콤팩트한 공간이지만,

관심으로 지켜보도록 하자.

THE GABRIEL_Cafe

소극장 藝_Theater

이곳에서 그는 다시 디자이너로서 새로운 계획에 도전하게 된다.

H

글・사진Ⅰ정지연

매거진랜드_Bookstore

잔다리로 6길

14 Open Studio

2012.12. Vol. 43


이동준의 업스커트

나가달라고 했단다. 그렇게 이리카페는 쫓겨났고, 그 자리에는

얘 기 는

이 제

건물주의 조카인지 아들인지가 직접 카페를 열었다고 한다. 몇

그 만

년 동안 공들여서 완성한 그 공간, 그 아우라는 그렇게 한순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소설가 정영문이 올 한 해, 세 개의 문학상을 휩쓸면서 받은 상금은 총 1억 1,000만원이다. 우리나라에서 소설가가 받은 상금치고는 이례적으로 큰 액수이지만 16년 동안 한 우물을 파온 작가, 2012년 한국문단의 주인공이 받은 대가라고 하기엔 턱없이 적은 돈이다.

소설가 정영문은 한국문단에서 아주 특별한 위상을 차지하고

개그우먼 정경미가 ‘개그콘서트’에 나와 자신은 국민요정이

해마다 수억 원, 아니 수십억 원의 연봉을 받는 프로야구, 프로축구

있는데 그건 감히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그의 독특한 문체 때문이다.

아니라고, 결혼하고 싶다고 일주일에 한번씩 외칠 때마다 솔직히

선수, 아이돌 스타와 연예인들의 수입을 생각하면 그렇다. 내가 아는

상업성이나 대중성과도 거리가 먼 자신만의 문학세계를 일관되게

많이 지겨웠다. ‘이제 그만 좀 하지’ 싶었다. 급기야 얼마 전에는 본인

정영문형은 문장에 적확하게 어울리는 단 하나의 단어를 생각해내기

구축해 온 그가 등단한 지 16년 만에 소설 《어떤 작위의 세계》로

스스로 그런 말도 했다. “매번 이런 얘기 듣는 여러분도 지겨우실

위해 때론 면벽수도하며 밤새도록 소주잔을 기울이는 사람이다. 그

대산문학상, 동인문학상, 한무숙문학상을 수상했다. 언론에서는

텐데 같은 얘기를 반복하는 저는 얼마나 지겹겠습니까?” 그러더니

세월이 16년이다. 내가 아는 이리카페 사장님은 커피값 몇 백원을

그가 3관왕을 차지해 ‘문학적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고 추켜세웠다.

결국 내년에는 정말로 결혼을 하는 모양이다.

올릴 때도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 결국 가격을 인상해서 정말

그런 그가 생애 처음으로 단독으로 작가 낭독회를 열었다. 장소는

그동안 칼럼을 연재하면서 번번이 임대료 얘기를 꺼냈다. 치솟는

죄송하다는 공지문까지 돌리는 사람이다. 그런 그가 얼마 안 있으면

상수동 이리카페였다.

임대료를 견디지 못하고 하나둘씩 사라져가는 공방과 작업실과 카페,

또 월세를 올려줘야 할 것 같다고 말한다.

홍대앞에서 이리카페는 아주 특별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건

그리고 단순히 술집이라 말할 수 없는 공간들이 아까워서 자꾸만

돈 되는 문화, 돈 되는 예술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렇지 않은

여느 카페와 비교할 수 없는 다양한 스펙트럼 때문이다. 인디밴드의

돈 얘기를 꺼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젠 나도 그만 할 생각이다.

사람들이 있다. 자본을 가진 사람이 있고 못 가진 사람이 있다. 그런

공연, 일본의 부토 같은 현대무용공연, 난해한 미디어 음악 공연과

너무나 뻔하고 해법도 없는 돈 얘기는 이번을 마지막으로 그만 하고,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 간의 수입 격차가 내년에는 조금이라도

출간기념회는 물론, 홍대앞에서 크고 작은 사건이 터질 때마다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할 때가 되었지 싶다.

줄어들 수 있을까? 돈이 없어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한 해를 보내며

대표적인 기자회견 장소까지 맡았다. 그랬던 이리카페가 상수동

작가 낭독회가 있던 날, 이리카페 사장에게 직접 들은 카페 이전

홍대앞 문화의 정체성과 위기에 대한 고민을 결산하면서 내년부터

골목길 안으로 이전했고, 그 이전을 두고 이런저런 소문이 떠돌았다.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어느 날 불쑥 건물주가 그랬단다. 1년 뒤에는

돈 얘기는 그만 하겠다고 다짐해보지만 과연 그럴 수 있을지는, 사실

건물주가 턱없이 비싼 임대료를 요구해 이사한단 얘기가 대세였다.

카페를 비워달라고. 월세를 두 배로 올리겠단 얘기가 아니라, 그냥

잘 모르겠다.

차우진의 워드비트Word Beat

이런 감상주의를 영리하게 조율했다. ‘선유도의 아침’과 ‘석별의 춤’,

한국의 대중음악이 산업화되기 이전의 노스탤지어를 겨냥하는

‘실낙원’이 그 지점을 다소 직설적으로 찍어 눌렀다면 이번에는 훨씬

것처럼 보인다.

더 세련되고 느긋하다는 인상이다.

노스탤지어는 ‘결코’ 돌아갈 수 없는, 거부당할 수밖에 없는 정서다.

다른 슬픔은 소리 때문이다. 데뷔작에서 감지되던 스톤 로지스풍의

의지와 노력으로 어떻게 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필연적으로 물리적

기타 사운드나 ‘캠퍼스 그룹사운드’ 시대의 작법을 반영한 곡은

불가항력을 체감하게 되는 감상이다. 그럼에도 그리운 것은 그리운

곳곳에 활용된 신시사이저 효과나 공간계 이펙트로 조율된 소리의

것이다. 이 어쩌지 못하는 감정이 슬픔으로 대체되는 건 이상한 일이

부피감 덕분에 묘한 노스탤지어를 형성했다. 동시대의 이야기임에도

아니다. 하지만 이 슬픔, 그러니까 향수와 그리움은 ‘내’가 겪지 못한

9와 숫자들의 <유예>는

불구하고 아련한 정서를 자극했는데, 삼청동이나 선유도공원 같은

일인 동시에 무슨 수를 써도 결코 겪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내게 두 가지 슬픔을

익숙한 지명이 그 정서를 더 강조했다.

이 진퇴양난, 불가항력의 압도적인 권력은 향수와 슬픔을 낭만적

환기한다. 수록곡들이

그런데 <유예> 앨범에서는 소리에 대한 이런 실천이 좀 더

감상으로 바꿔놓는데, 드라마틱하고 문학적인 구조와 수사가

겨냥하는 슬픔, 그것은

촘촘해진다. 아름다운 멜로디와 그 위로 60~70년대의 록 음악을

지배하는 곡들이 이것을 보다 구체적인 감정으로 치환한다.

향 수 와 낭 만

슬 픔 이

만 드 는

-9와 숫자들의 <유예>

fuzz

H

대부분 이미 지나간

연상시키는 퍼즈 톤의 기타와 은근히 들어간 공간감이 겹쳐지며

이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가운데 미학적 성취마저 전한다는

것들에 대한 회상,

고풍스러우면서도 우아한 잔상을 남긴다. 소리를 안으로 삼키는

점이야말로 <유예>의 미덕일 것이다. 특히 타이틀인 ‘유예’는 선명한

후회, 그리고 뒤늦은

듯 조심스러우면서도 아련한 발성의 9(송재경)의 음색도 여기에

기타 리프를 주축으로 현악기와 드럼, 화음과 박수 소리를 겹겹이

깨달음에 머문다. 가벼운

한몫한다. 그런데 이 ‘톤’이 환기하는 정서야말로, 내게는 슬픔이다.

쌓으며 이 감정을 구체화하는데 ‘조약돌’과 ‘바위’, ‘종달새’와

리듬의 ‘몽땅’과 ‘그대만 보였네’ 어쿠스틱으로 바뀌어 실린 ‘낮은

그 슬픔은 과거지향적인 노랫말과 함께 ‘돌아갈 수 없는 시간과

‘부엉이’의 선명한 대조, ‘연체’라든가 ‘유예’ 같은 문어체 표현들이

침대’마저도 이 슬픔의 내러티브에 휘말려 길지 않은 분량의 앨범에

장소’를 힘주어 겨눈다. 요컨대 이 모든 소리의 ‘효과들’이 지목하는

어색하지 않게 들린다는 점이야말로 찬사를 받아 마땅하다.

인터미션을 주는 역할을 맡는다. 수록된 8곡, 특히 ‘눈물바람’, ‘유예’,

건 ‘록 밴드’가 ‘(캠퍼스)그룹사운드’로 불리고 ‘한국 대중음악’이

그야말로 손에 잡히지 않는 것들, 다 지나가버린 혹은 막 지나가고

‘아카시아 꽃’, ‘착한 거짓말들’, ‘플라타너스’를 다 듣고 나면 한낮의

‘가요’로 불리던 어떤 시절이다. 이장희나 김창완, 송창식이나 배철수,

있는 것들에 대한 애련을 멋스러운 분위기로 바꿔놓는 노련함이

이별 통보 같은 페이소스에 휩싸이는데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김민기나 양희은 같은 ‘젊은이들’이 활동하던 시절이라고 하면 뜻이

돋보이는 타이틀이자, 9와 숫자들의 음악적 방향이 보다 구체적으로

년 전의 일들이 쭈욱 스친다. 2009년의 전작에서도 9와 숫자들은

보다 분명해질 것 같다. 덕분에 내겐 이 노랫말과 사운드 효과가

드러내는 곡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서교예술실험센터_Gallery

H

ALLEY OF HONGDAE 앨리 촬영 및 조사 문가영

ANN HOUSE_Cafe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Column 15


<스트리트 H>를

2009년부터 발행된 <스트리트 H>는 많은 욕심을 내지는 않았습니다.

응원하는 좋은 방법!

홍대앞의 지형학적 변화를 세심하게 관찰하며 홍대앞의 변화들을 기록해 왔습니다.

다만 홍대앞을 홍대앞스럽게 만드는 사람들과 그 노력들을 소개하고

누가 뭐래도 홍대앞은 우리들의 동네이니까요.

광고로 힘을 실어 주십시오

홍대앞에는 이곳을 지긋지긋하게 여기면서도 홍대앞을 떠나지 못하고 홍대앞의 변화가 못마땅하면서도 홍대앞에 머물 수밖에 없는 많은 분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과 같은 이유로 3년 넘게 울고 웃으며 홍대앞 동네잡지 <스트리트 H>를 만들어 오고 있습니다. 무광고 무가지로 버티다가 2012년이 되어서야 1쪽씩 광고를 싣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광고 1개로 모든 예산이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보다 오랫동안 동네잡지 <스트리트 H>가 지속되길 바란다면 <스트리트 H>의 광고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소문내주세요. 광고는 동네잡지 <스트리트 H>를 응원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홍대앞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이 <스트리트 H>를 후원합니다

홍대앞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이 <스트리트 H>를 후원합니다

<스트리트 H>를 후원합니다  오거서

(주)윤디자인연구소

네타스키친이 <스트리트 H>를 후원합니다

보누스

neta’s kitchen *neta: 손녀딸(포르투갈어)

쉼표 같은 책, 책과 함께 보누스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부엌

요리작가 차유진의 브랜드 <손녀딸의 테스트 키친>이 2012년 neta’s kitchen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是 之

neta’s market 손녀딸이 직접 고른 식재료들을 이용한 다양한 먹거리들을 파는 시장입니다. 제철재료로 만드 는 반찬과 안주, 저장식품을 기본으로 다양한 수공예품과 책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9월부터 주 말마다 열립니다. 네타스마켓이 홍대 말고 다른 곳에서도 열리면 좋겠다고 생각하신다면 신청 해주세요. 서울, 수도권 지역은 어디든 찾아가겠습니다.

neta’s class n 네타스키친에서는 손녀딸의 쿠킹 클래스와 더불어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다양한 인문, 자연과학, 예술, 실용, 어학 등의 강의가 열립니다. 맛있는 음식만큼 정신을 풍요롭게 하는 일도 중요하니까요. 자세한 강의 일정과 문의는 홈페이지를 방문해주세요.

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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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현명함이다

네타스키친에서는 다양한 문화이벤트도 함께 열립니다. 맛있는 음식과 음악이 있는 곳에서는 누구나 친구가 되고 즐거운 파티가 된다고 믿으니까요. 요리와 함께 하는 테마파티와 소규모 공 연, 전시도 열립니다. 네타스키친에서의 개인적인 파티, 또는 출장 케이터링을 원하시는 분들은 언제든지 편하게 상담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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五車書란 이름은 중국 당나라 시인 두보의 시에서 유래한 말로 사람은 모름지기 다섯 수레의 책은 읽어야 한다는 권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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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 Vol. 32

<스트리트 H>를 후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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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ta’s

Kitchen

2012.01. Vol.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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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포나루상권활성화법인

江商大賈

Information Graphics Design on K-Pop 스토리텔링 발굴 및 적용 사업 스토리텔링 발굴 조사 실행 및 스토리북, 사진집 기획・제작. 마포나루상권 스토리텔링 공모전 진행, 홍보 콘텐츠 제작 및 홍보.

임대용 부스 설치사업 임대부스 설치 기획 및 연출, 동아리 활동 공간 기획・연출

축제 및 상인콘서트 등 이벤트 개최

지역 연계 및 동아리 육성 프로그램

축제 운영계획 수립 및 온라인 홍보, 행사 운영

동아리 지원 홍보 및 조사, 기존・신규 동아리 지원, 동아리 공연 지원.

인력공동관리 및 양성프로그램

소금장터 조성사업

공동사업기획 및 인력양성프로그램, 마포 FM과 함께하는 상인 라디오 토크 기획 및 진행

임대부스 내 소금장터 기획 및 조성

(사)마포나루상권활성화법인에서는 지역의 문화유적, 이야깃거리 발굴을 통해 지역문화가 풍성해지고 문화와 상권이 함께 성장하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전시 장소

도화동, 용강동에서 사람과 사람을 잇고 다양한 문화가 꿈틀대는

갤러리 뚱(윤디자인연구소 B2F)

일을 함께 만들고자 하는 분들의 다양한 의견을 기다립니다.

10. 24 10. 28

전시 기간

http://cafe.naver.com/maporo53/

(사)마포나루상권활성화법인 2012.01. Vol. 32

고성주, 공성태, 김인규, 김효곤, 박영석, 박초희, 오어진, 윤상선 장성구, 장성환, 정인성, 천유승(가나다 순) 어드바이저 한운희, 차우진, 임경화

전시 개장 평일 10:00~19:00 주말 10:00~17:00 전시 주최 203 인포그래픽디자인연구소 전시 주관 인포그래픽디자인전 그룹

행정팀장 전현미 전화 02-6382-0205 이메일 nuch06jh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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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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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타이포그래피서울, 엉뚱상상

2012.01. Vol. 32

광고문의 Tel. 02-323-2569(내선 2009) Fax 02-323-2562 E-mail rainbow@street-h.com Homepage www.stree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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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홍대앞 동네 잡지 CULTURE MAGAZINE for HONGDAE AREA

vol. 43

ⓒ Illustrated by Kyung -Mi H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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