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eet H_2013.03_Vol.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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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tist | Kim Hee-jun

www.street–h.com | Culture Magazine for Hongdae Area | 홍대앞 동네 문화 잡지

vol. 46



홍대앞에서 벌어지는 문화 예술 행사 | 2013.03~04

배포처 리스트

Culture Calendar

Anthracite 322-0009, art샴 326-2480, B-hind 3141-7212, BELLA TORTILLA 070-8779-6675, Beanside 3262402, Bitter Sweet 9 337-2115, DD-DA 3142-5750, hibi 337-1029, SUKARA 334-5919, 게으른고양이 0708867-7819, 관광안내소 323-2240, 나물먹는곰 323-9930, 노피디네 콩볶는집 337-3456, 녹색광선 325-5478, 더 북 소사이어티 325-5336, 두성갤러리 3144-3181, 땡스북스 325-0321, 르 벨로 332-0142, 리틀 파머스 333-3351, 문지문화원 사이 323-4207, 문화공간 1984 325-1984, 밤삼킨별 335-3532, 상상마당 330-6227, 서교예술실험센터 333-0246, 오요리 332-5525, 유어마인드 070-8821-8990, 이리카페 323-7861, 제너럴 닥터 322-5951, 커피 랩 31430908, 폴 아브릴 3144-0744, 한잔의 룰루랄라 337-9887, 후마니타스 책다방 070-4010-7737, 2호선 홍대입구역 안내소, 부산 PM 2:45 051-247-4847

Fri

● <스트리트 H> Culture Calendar에 전시, 공연, 기타 문화행사를 알리고 싶은 개인 및 단체는 매월 10일까지 담당자(임경화 /

rainbow@street-h.com)에게 이메일로 내용을 전달해주시면

Sat

홍대프로미나드 vol.3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19:00

ROLLING HALL FRIDAY LIVE 벤딩머신, 블락스 롤링홀 20:00

3.8~3.30 <Re.New> 최정아 갤러리

3.15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Mon~Thu

Fri

3.21~ 지슬 - 끝나지 않은 세월 2 KT&G 상상마당 영화관

18~ 21 3.21 “함께 연남동 봄산책” 생활창작공간 새끼 11:00

Mon~Thu

25~ 28

조인트콘서트 롤링홀, 20:00 제프 버넷 첫 내한공연 V-Hall 20:00

22

ROLLING HALL FRIDAY LIVE - 스몰오 & 낭만유랑극단

Mon~Thu

29 Fri

4.1~ 4

Mon~Thu

슈가볼 4월 단독공연 롤링홀, 20:00

밴드 야광별 단독콘서트 모두의 야광별 클럽 크랙, 19:00

Dok2 Concert: 24th Birthday X RAPSTAR V-Hall, 18:00

GRIMES 내한공연 롤링홀, 19:00

23

Built This City 홍대 인근 클럽, 17:30~01:00

슈가볼 3월 단독공연 벨로주 18:00

미씽아일랜드 단독공연 <신춘음악회 봄, 봄> 오뙤르, 19:00

31

알바들의 파티 〈PAUSE〉 - 알바들은 다 모여라! V-Hall 16:00 라크리모사 내한공연 2013 롤링홀 19:00

6

●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전화번호와 홈페이지를 참고하세요

KT&G 상상마당 02-330-6200 www.sangsangmadang.com 갤러리 AURA 02-334-6750 www.galleryaura.com 카페 벨로주 www.veloso.co.kr

V-Hall club.cyworld.com/v-hall 롤링홀 02-325-6071 www.rollinghall.co.kr 클럽 오뙤르 cafe.naver.com/clubauteur

Sat

황보령=SMACKSOFT(guest 한희정, 비둘기우유) 벨로주 20:00

김희준 | adaylife80@gmail.com 글꼴 그래픽디자이너 | 홍대앞을 오가며 작업하다 신나는 홍대앞 문화에 매료되어 아예 거처를 옮겨와 Studio adaylife에서 서식중인 하루살이.

4.12~13 2013 배치기쑈 - ‘금의환향’ V-Hall 4.12_20:00 4.13_18:00

강지민 콘서트 - 다시 시작, 그리고 인연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18:00

12

13

14

<스트리트 H> 다음호 표지를 작업할 작가를 찾습니다

<스트리트 H>가 발행한 일러스트 ‘아코디언북’ 시리즈 첫 번

2013년을 맞아 <스트리트 H>는 매월 표지작업을 외

째, ‘홍대앞의 매력적인 카페 12곳’. 허경미 작가는 비하인드,

부 작가에게 오픈하려고 합니다. 작년은 허경미 작가

수카라, 카페 405, 커피랩 등 홍대앞의 개성을 드러내는 카페

와 홍대앞에서 당장이라도 사라질 것 같은 <그리운

를 직접 방문해 사진을 찍고, 따뜻한 필치로 그곳의 풍경을 그

골목길 시리즈>로 표지작업을 했습니다.

려냈습니다.

올해는 홍대앞에서 글자와 관계된 작업을 하는 작가

홍대앞을 방문하는 이들을 위한 기념품과 선물로도 제격인 아

분들과 함께하려 합니다. 폰트, 캘리그라피, 타이포그

코디언북은 상상마당 1층 스토어, 유어마인드(www.your-

라피, 레터링, 그래피티, 일러스트, 사진 등 분야의 제

mind.com), 더 북소사이어티(www.thebooksociety.com),

한은 없습니다. 자신만의 개성있는 글자작업으로 홍

밤낮 없는 구석구석 즐거움으로 이토록 신나는 곳이

땡스북스, 매거진랜드, 두성종이 2층 스토어, 뽈랄라수집관,

대앞 사람들과 교감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아 표현해

또 있을까? 예전같지 않다는 불만 섞인 성토에도 불구하고

Cover | 신나는 홍대앞_Joyful Hongdae Area 신나는 음악, 신나는 사람들, 신나는 볼거리.

윤디자인연구소(www.yoondesign.com) ‘폰트스토어’의 디

주시면 됩니다. 표지작가로 참여를 원하시는 아래의

퇴색함보다 추억할 것들이 늘어나는 홍대앞.

자인상품 코너와 <스트리트 H> 홈페이지(www.street-h.

메일로 포트폴리오와 작가소개를 보내주시면 됩니

아마도 이곳은 당신이 상상했던 것보다

com) 등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더욱 환상적인 곳이다.

가격 10,000원(배송비 별도).

(문의 ds203@ds203.com 장성환)

발행인

장성환

기획취재

편집장 정지연 교정교열 임경화

정기구독 및 광고 안내

객원에디터 하정희, 임은선, 김영미, 이보람, 김경미

디자인

디자인스튜디오 203 고성주, 김리영, 김인영, 류아진, 천병민, 문가영, 최유민, 이윤성, 김민혜, 김소라

Street H Culture Magazine for Hongdae Area

24

망각화 단독콘서트 - [이야기꾼 주영씨 vol.2] V-Hall, 18:00

30

Seoul LIVE MUSIC Festa Vol.14 - We

5

2013.03

강아솔 단독공연 <재주쇼>-Guest 강태구 오뙤르 19:00

K-Rookies ALIVE 콘서트 사운드 홀릭시티 18:00

미러볼브이쇼 - 제10막! 봄보로봄봄 V-Hall 20:00

46

토쿠마루 슈고 2013 내한 공연 ‘In Focus?’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18:00

Sun

3.30~31 정영주 라이브 콘서트 홍대 에반스 30_16:00 31_14:30, 17:00

매력적인 홍대앞 카페 12곳을 섬세한 일러스트로 담아낸 <스트리트 H> 아코디언북을 판매합니다

2013 03  Vol_46

Sun

RODFEST 2013 - 디아블로, 트랜스픽션, 옐로우몬스터즈, 게이트플라워즈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18:00

김바다(Art of Parties) RECOVER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19:00

Fri

8~ 11

17

Sat

피아니스트 배장은 [JB] 발매 공연 벨로주 20:00

4.3~4.16 2013 작가공모선정 김영진 - “달의 풍경” 갤러리 아우라

4.10~14 비하인드 첫 번째 전시 <behind B-hind> 더 갤러리

16

Sat

인디가중계 시즌 2 V-Hall 20:00

3.25 <연남마을 예술프로젝트> 개강 생활창작공간 새끼

4.4~ 홀리 모터스 KT&G 상상마당 영화관

LAZYBONE(레이지본) REBORN CONCERT 2013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18:00

Sat

3-PLAYERS 신현필 with NUSTREAM, SJ-BAND, LEL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19:30

Fri

3.26 2013년 3월 북 콘서트_함민복 시인, 조경란 작가 / 뮤지션 박경환, 유내익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19:30

Sun

VIVA-WORLD vol.4 고고스타, 뷰렛, 네미시스, 마리서사, 브로큰발렌타인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18:00

홈페이지(www.street-h.com)의 ‘정기구독’ 코너에 이름, 연락처, 주소 등 관련 정보를 기재한 후 1년 정기구독료 15,000원(배송료 포함 가격)을 입금하시면 됩니다. 입금 후 편집부 메일 rainbow@street-h.com으로 알려주시면, 그 달부터 <스트리트 H>를 보내드립니다. 입금계좌 _ 국민은행 032901-04-212256 | 예금주 _ 장성환(디자인스튜디오203)

발행

디자인스튜디오 203(Tel. 02-323-2569)

정기구독 문의 _ <스트리트 H> 02-323-2569(내선 2009)

정기구독

121-895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405-11 화승빌딩 3층 우편 정기구독 | 연12회 15,000원

Copyright © 2013 by <스트리트 H>. 이 책에 실린 내용의 무단전재와 무단복제를 금합니다.

광고와 관련해 궁금한 사항이 있으시면 메일(rainbow@street-h.com)이나 전화(02-323-2569, 내선 2009)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CULTURE CALENDAR 01


기획특집

게스트하우스 주인 5인이 말하는 홍대앞의 매력 홍대앞은 게스트하우스 천국이다. 무려 170여 개나 되는 게스트하우스가 서교동과 동교동, 연남동을 중심으로 퍼져 있다. 게스트하우스는 어떤 사람들이 운영하며, 그곳엔 어떤 손님들이 묵을까? 게스트하우스 주인장들이 털어놓은 흥미진진한 스토리.

Photographer 성종윤(Living Room Studio)

올 1월 오픈한 이슈서울 게스트하우스는 <짜이서울>이라는 여행잡지를 발행하며 중국인 대상의 시티투어 버스를 운행하는 여행사 대표 이경준 씨와 그의 어머니가 함께 운영하는 곳이다. 그는 자신의 게스트하우스를 ‘가정집’이라고 부른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이기도 하 지만, 게스트하우스를 찾는 여행객에게 가정집처럼 따뜻한 방과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는 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싶기 때문이다.

ISSUE SEOUL guesthouse 이경준 대표

이경준 대표는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값싼 패키지 여행(화장품, 김, 보석 등 면세점 위주 의 쇼핑)이 난무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래서 개별 여행객이 제대로 한국을 즐기는 코스와 연계한 시티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게스트하우스 운영도 마찬가지. 170여 개나 되 는 바람에 출혈경쟁이 벌어지기 쉽지만,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안전하고 깨끗한 게스트 하우스 운영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슈逸休가 중국어로 ‘편안하게 쉬다’라는 뜻인 것처럼 그런 공간이 되길 바라서다. 이곳의 특징 중 하나는 사회적기업 소품을 곳곳에 사용하고 있다는 것. 이슈Issue라는 이름처 럼 지구촌의 여러 가지 글로벌 이슈를 함께 나누자는 뜻에서다. 폐가죽을 모아 소품을 만드 는 리블랭크와 이주여성들이 모여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 에코옴므의 키홀더, 노숙인들이 만드는 친환경 옷걸이인 두손컴퍼니의 옷걸이를 사용한다. 앞으로는 조식으로 제공되는 빵, 샐러드 등도 사회적기업에서 만드는 것으로 바꿀 예정이라고 한다. 아직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고, 또 중국인 대상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중국인 관광객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기억에 남는 손님은 호스트인 어머니와 절친이 된 중

마포구 서교동 481-9

국인 아주머니. 3박만 하기로 했던 아주머니는 무려 8일을 머물렀는데 어머니는 한국어로

www.issueseoul.com

만 그분은 중국어로만 대화하면서도 서로 의사소통이 되서 신기하게 여겨졌다.

issue@isseoul.com

홍대앞 추천장소와 활동 막걸리를 고급스럽게 마실 수 있는 막걸리바 월향. 또 한국의 대표 음식인 김치찌개와 돼지구이를 맛볼 수 있는 대청마루도 추천한다. 24시간 운영해서 더욱 편하다. 또 게스트하우스 주변이나 작은 골목의 카페 탐험도 권할 만하다. 마지막으로 한국 말을 몰라도 충분히 즐겁게 즐길 수 있는 난타공연을 추천한다. 글 | 임은선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커피 프린스 1호점 바로 옆에 있는 주택에 자리잡은 오아시스 게스트하우스는 오픈한 지 이 제 5개월 된 ‘새내기’ 게스트하우스다. 작은 규모가 특징이자 장점으로 숙박객 모두가 친구 처럼 어우러져 허물없이 지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여기에 한몫하는 건 호스트인 철유 씨의 개성이다. 록과 홍대앞을 사랑하고, 탱고와 살사를 배우며 ‘카르페 디엠’의 철학을 실천하는 그를 만나면 누구라도 유쾌한 에너지에 중독될 수밖에 없다. 이 유쾌한 사나이가 1년 전 암 환자였다는 사실은 도무지 믿기지 않는 차원을 넘어 농담 같지 않은가. 아내와 딸이 있는 시 드니로의 이민을 준비하다 알게 된 ‘건강 이상’은 CT촬영으로 이어졌고, 이내 수술날짜가 잡혔다. 폐암과 갑상선암의 발견. 다행히 초기에 발견해서 수술은 성공리에 끝났다. 정기적 으로 헌혈을 하고, 담배는 입에도 대지 않으며, 마라톤대회 출전까지 했던 그는 암의 발병을 계기로 ‘지금 하고픈 일은 다 해야 한다’고 마음먹게 됐고, 게스트하우스 운영을 하며 누구보 다 즐겁게 살고 있다. 아참, 한 가지 더. 오아시스 게스트하우스에는 방문자들과 반드시 기 념사진을 찍는데 이곳의 ‘시그니처 포즈’는 ‘퍽 더 월드Fuck the World’다. 그가 말하는 게스트하우스 운영의 매력은 세계 곳곳에서 온 여행자들이 가져다주는 좋은 에 너지를 접할 수 있다는 것. 손님들을 통해 미처 몰랐던 세계 곳곳에 대한 견문을 넓힐 수 있 다. 오아시스 게스트하우스에는 주로 유럽에서 오는 친구들이 많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 위스의 젊은이들과 미국, 그리고 아시아 지역에서는 주로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일본에서 오는데, 대부분 K POP 팬들이다. 또 지방의 외국인 강사들이 주말을 즐기기 위해 예약하기 도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인 스위스 청년 실바는 예약도 없이 성큼성큼 현관문을 들어와 숙박 을 잡았다. 스위스대사관에 인턴 취직이 결정되자 아예 장기숙박으로 전환하면서, 본국의 동생, 친구들까지 홍대로 불러들였다. 가족처럼 지냈던 친구로 지금도 많이 생각난다고.

홍대앞 추천장소와 활동 록, 펑크, 하드코어 밴드 등 홍대앞 밴드와 라이브클럽 정보를 제 공한다. 가장 먼저 가라고 권하는 곳은 F.F. 신나는 공연과 클러빙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GOGOS2나 DGBD도 강추. 또 1층의 스토어부터 공연, 전시, 영화까지 해결할 수 있는 상상 마당도 빼놓으면 아쉽다. 살사바 마콘도는 수요일에 7,000원 음료값만 내면 무료로 초보 강 습을 해주므로 춤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권한다. 마지막으로 게스트하우스에 비치된 자전거 를 타고 합정 나들목을 통해 한강으로의 라이딩. 모두가 좋아하는 코스다. 글 | 정지연

OASIS guesthouse

철유 / Oazzang 대표

마포구 서교동 336-9, 페이스북 oasisguest, 이메일 punk6612@daum.net

2013 02  Vol_45

COVER STORY 09


기획특집

2005년 1월 홍대앞에 문을 연 블루 게스트하우스는 망원동의 킴 게스트하우스, 연남동 리

코피스(Coffice). 카페(cafe)+사무실(office)을 뜻하는 이 말은 더

앤노 게스트하우스 등과 함께 1기 게스트하우스로 불린다. 벌써 햇수로 9년 역사를 자랑하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주로 카페를 작업실 삼아 일하는 홍대앞

는 곳이다. 이름처럼 이 게스트하우스는 파란색을 테마로 꾸며져 있다. 또 도미토리형 게스

5인이 털어놓은 카페 예찬.

트하우스이지만 각 방에 화장실과 세면시설이 모두 갖춰져 있고, 도어 록으로 개인 사생활 이 보장되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블루 게스트하우스는 서교동에 위치한 1호점 외에도 신촌, 홍대 등지에 2, 3, 4호점이 있다.

20대의 대부분을 여행하면서 보낸지라 한국에 있는 시간보다 외국에 있었던 시간이 더 많 았다고 말하는 이제운 대표는 여행이 재미있고 좋아서 그것을 계속 누리고 싶어서 게스트하 우스를 열었다. 그러나 이제는 게스트하우스에 매여 제대로 여행을 다니지 못하는 것이 아 이러니란다. 하지만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것 자체도 충분히 매력적이기 때문에 게스트 하우스를 그만둘 생각은 없다고. 지금은 한류 열풍 때문에 찾아오는 이들이 많지만 게스트 하우스를 열었던 초기만 해도 한국 전통가옥이나 도자기 같은 전통문화 때문에 오는 이들 에 더 많았다고 한다. 앞으로도 블루 게스트하우스가 다양한 나라에서 온 여행객들과 소통 할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단다. 이제운 대표는 처음 게스트하우스를 열었을 때 꿈꿨던 모습은 최소한 10개국에서 온 사람 들이 5개 언어 이상의 말소리가 들리는 곳이었다고 한다. 한국이면서 한국이 아닌 분위기와 즐거움이 이 일의 매력이기 때문에 고되지만 이 일을 포기할 수 없다고. 게스트는 한류 때문

BLU: guesthouse _ 1st Shop

이제운 대표

에 오는 관광객이 많은 게 사실이다. 아시아와 유럽에서 특히 많이 오는데 최근에는 ‘강남스 타일’에 맞춰 60여 명의 유럽 친구들이 단체로 춤을 추는 장관을 펼치기도 했다. 이 일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은 스웨덴으로 입양된 후 남자친구와 함께 부모님을 찾 으러 왔던 한 여성이다. 부모를 찾기 위해 4개월 이상 장기 투숙하면서 많은 일이 있었다. 남 자친구는 불법 취업으로 이민국에 잡혀가기도 했지만 그가 적극 도와 벌금형으로 풀려났다. 부모님을 찾았지만 아들을 낳기 위해 그녀를 버렸다는 안타까운 사연에 그녀보다 남자친구 가 더 분노했다고. 스웨덴으로 돌아간 1년 후 추석에 다시 한국을 찾았지만 부모와 시간을 보낼 수 없었던 그녀를 데리고 이제운 대표는 기꺼이 자신의 고향으로 초청해 함께 명절을 보냈다. 이 일을 계기로 게스트하우스를 통해 만난 입양아들을 위한 공간을 만드는 것도 그

. 마포구 서교동 464-63, www.bluguesthouse.com, juin@bluguesthouse com

의 큰 목표가 되었다.

홍대앞 추천장소와 활동 여행책자는 버리고 그저 나가서 보고 즐기라고 말한다는 이대표. 그래도 굳이 추천한다면 인디클럽 공연을 빼놓을 수 없다. F.F, DGBD 등 인디클럽에서의 공연과 카페 등지에서 열리는 작은 전시 감상은 필수. 먹을거리는 조폭 떡볶이, 박군네 떡볶 이와 콩나물비빔밥과 열무국수로 유명한 국시집, 날치알쌈이 유명한 참새골, 비교적 싼 가 격으로 배불리 삼겹살을 먹을 수 있는 도네누 볏짚삼겹살 등을 강추. 글 | 임은선

사진 이승희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또문 다락방+잠자는 딸기 게스트하우스는 다른 곳에 비해 이색적인 점이 많다. 그 하나는 여성, 청소년, 대안교육 전문 출판사인 ‘또하나의문화의 대표’인 유이 씨가 운영한다는 점이

또문 다락방+잠자는 딸기 게스트하우스 유이 대표

고, 다른 점은 친환경을 표방하는 ‘탄소발자국’ 제로의 게스트하우스이면서 여성전용을 표 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하나의문화’를 1993년부터 맡고 있는 유이 대표는 대안적인 삶에 관심이 많은 출판쟁이 인 동시에 여행마니아다. 그간 여행지에서 머문 게스트하우스만도 100여 군데가 넘을 거라 고 한다. 특히 2007년 65일 동안 걸었던 산티아고 순례길에서는 무려 63군데의 숙소를 옮 겨다녔다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혼자 여행을 하는 여성도 안전하고 깨끗하게 묵을 수 있는 공간을 열고 싶었다. 시작은 또문 다락방이었다. 3층짜리 연립주택이 출판사인데, 다락방 공간이 비어서 그곳을 여행객에게 내놓았고, 이어 무거운 짐을 나르는 불편을 덜고자 걸어

잠자는 딸기 Sleeping Strawberry 마포구 동교동 188-16 blog.daum.net/sleepingstrawberry 또문 다락방 마포구 동교동 184-6 대재빌라 302호 sleepingstrawberry.kr

서 1분 거리에 잠자는 딸기 게스트하우스도 열었다.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직접 샴푸바와 세안비누를 만들어 제공하고, 빨래는 식초나 EM(유용 미생물)을 이용해 빤다. 또 황토볼 정수기를 이용해 정수된 물을 제공한다. 직접 만든 잼과 로컬푸드로 채식 위주의 아침식사를 제공한다. 쓰레기를 철저히 분리 배출하고 장바구니 사용을 권장한다. 여행객 입장에서 조금은 귀찮을 수 있지만, 생태적 생활방식과 친숙해지 게 만들고 싶었다는 게 유이 대표의 설명이다.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몰랐던 것을 경험하면 서 신기해하거나 조금은 불평을 하다가도 이내 익숙해진다고. 주로 묵는 손님은 인종과 국적을 떠나 기본적으로 생태운동이나 대안적인 삶에 관심있는 친 구들이 많다. 국내 투숙객은 주로 또문 다락방에, 해외 게스트는 잠자는 딸기에 머물게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유이 대표가 머물렀던 오키나와의 한 게스트하우스 스태프가 이번에 는 잠자는 딸기의 게스트로 찾아온 것. 그것도 프랑스 친구와 함께. 재미난 건 그 둘도 게스 트하우스의 스태프와 투숙객으로 만나 친구가 된 사이였다고.

홍대앞 추천장소와 활동 김대중도서관, 이한열기념관,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근현대디 자인박물관, 절두산순교박물관 등 홍대앞의 기념관 투어. 마을 공동체에 관심이 있는 사람 에게는 성미산 마을을 추천한다. 되살림가게, 동네부엌, 성미산밥상이 기본 코스. 생태적인 삶을 지향하는 게스트하우스인 만큼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숍 베지홀릭, 쿡앤북과 친환경숍 농부로부터, 수카라, 슬로비도 추천 장소다. 특히 5월에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도 강추 대 상이다. 글 | 임은선

2013 02  Vol_45

COVER STORY 11


기획특집

2011년 11월에 오픈한 르솔 게스트하우스. 작은 정원이 딸린 단독주택을 개조한 이곳은 싱 글룸 5개, 4인실 하나, 그리고 더블 룸 하나를 갖추고 있다. 게스트하우스라기보다는 비앤 비B&B 스타일에 가까운데, 호텔 못지 않은 인테리어와 청결함이 이곳의 자랑거리. 실내 건축 을 전공한 노광현 대표의 노하우가 들어간, 한국의 전통 소품을 잘 활용한 정갈하고 아늑한 실내 인테리어만 봐도 숙박비가 아깝지 않다. 게다가 안주인이 손수 차려주는 불고기, 스크 램블에그와 샐러드 등 푸짐한 아침식사가 무료라는 것도 장점이다. 홍대 금속공예학과를 졸업하고 이탈리아에서 실내건축을 공부한 노광현 대표와 프랑스에 서 오래 살았던 므제니 부부가 운영하기에 영어, 불어, 이탈리아어까지 의사소통이 가능하 다. 대신 손님이 지켜야 할 규약도 있다. 실내에서는 금연, 금주이고 취사는 할 수 없다. 11 시 이후에 소란을 피우다가는 1차 경고를 받으며 재차 어길 시는 퇴실조치가 된다. 엄격하 게 규제하는 이유는 다른 손님들에게 폐를 주지 않으며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노예수준’의 노동을 감내하느라 몸은 힘들지만(심지어 안주인 므제니 씨는 작년에 등에 종 양이 생겨 큰 수술을 다섯 차례나 받았다) 다시 찾아주는 단골들이 있어 보람을 느낀다는 노 광현 대표. 이들이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게 된 까닭은 해외 체류 경험을 바탕으로 여행객들에게 한국 을 제대로 알리자는 생각이었다. 금전적인 이유보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이 일을 한다고 봐 야 할 것이다. 르솔은 아시아 손님들이 즐겨 찾는다. 대만, 일본, 중국 순으로 손님이 많으며 금연, 금주 및 11시 이후 정숙 등의 제약이 있다 보니 유럽이나 미국인 손님은 드물다. 가족 이나 커플 손님이 많으며, 지방에서 올라오는 한국인 게스트들도 많다. 제약이 도리어 쾌적한 숙박을 만들어주기에 벌써 5번째 투숙할 정도로 단골인 대만 손님도 있고, 부모님과 함께 온 일본인 손님은 때 되면 잊지 않고 선물을 보내올 정도다. 게스트하우 스의 애로사항을 정든 손님들이 떠날 때의 마음 아픔이라고 말하는 정많은 부부. 그들의 집 에 방문해보자.

LESOL guesthouse 노광현 대표

홍대앞 추천장소와 활동 홍대 근처에는 맛있는 빵집이 많다. 그래서 퍼블리크를 위시해 홍 대 근처 빵집 투어를 제안해준다. 미국 시카고에서 온 손님은 프랑스보다 타르트가 더 맛있 다고 인사하고 갔다. 저녁 노을 질 무렵에 홍익대 안으로 들어가서 푸릇한 경치를 즐기며 자 판기 커피 한 잔 마시는 것도 운치 있다. 또 홍대-연남동-연희동 라인 산보도 훌륭한 코스. 동네마다 조금씩 다른 풍경을 즐겨보라고 제안한다. ‘포크 밸리Pork Valley’라 불리는 ‘걷고싶은 거리’에서 즐기는 바비큐도 빼놓을 수 없다. 글 | 정지연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de.com, 마포구 월드컵북로 4길 23-3, www.lesolguesthou . lesolguesthouse@yahoo com


출판도시 홍대앞 알아가기 13 뜨인돌

세상을 바라보는 올곧은 시선

홍대앞 동네서점 베스트 셀러

더북소사이어티 The Book Society

▶2012.2.15~2013.3.15

1위: 공공도큐멘트2 누가 우리의 이웃을 만드는가?(미디어버스 편집부, 미디어버스, 16,000원) 2위: 소라게 살이 Hermit Crab-ism(김지은, 미디어버스, 15,000원) 3위: 칼방귀 3호(칼방귀, 9,000원)

망원역 1번 출구 인근의 마당이 있는 3층 집에 자리 잡은

본 후 ‘죽음’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어 계약했고 이제는 워낙 반응이

뜨인돌출판사에서 ‘뜨인돌 어린이’의 박미숙 대표와 만났다.

좋아 꺼내 놓으면 누군가 집어가서 이내 사라지는 책이 되었다. 또한

뜨인돌은 1994년 10월, 고영은 대표가 ‘분명한 뜻이 담긴 책’을

어린이 도서를 맡고 있는 박대표는 “어린이들에게 바른 가치관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문을 열었다. 고대표의 아내이자 뜨인돌 어린이를

줄 수 있는 책을 출판하려고 합니다. ‘정직’ ‘용기’ ‘이타심’ 등 너무나

책임지고 있는 박미숙 대표는 “잘 다니던 신문사를 그만두고 출판사를

당연하지만 지켜지지 않는 가치를 전달하고 싶습니다”라며 단순한

한다고 하니 저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다 반대를 했죠”라며 당시를

판매부수보다는 그 안에 담아내는 내용이 올곧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회상한다.

요즘 출판시장은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편집이사를

뜨인돌이라는 이름은 성경에서 유래했다. 구약성경 다니엘서 2장 35절에

맡고 있는 인영아 씨는 “이런 때일수록 기본인 스토리텔링에 집중하고

‘우상을 파괴하는 돌’이 뜨인돌이다. 출판사 뜨인돌은 우상을 파괴하는

정확한 타깃 선정을 통한 책을 출간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불어

▶2012.2.15~2013.3.15

돌처럼, 편견 없는 책, 그래서 균형있게 세상을 바라보도록 제시하는

우리나라는 여전히 청소년과 장애우를 위한 책이 부족한데 그들을 위한

책을 만들고자 했다. 그러나 책을 기획하고 저자를 만나는 등 책을

다양한 책을 만들 예정입니다”라고 밝혔다. 그의 말에 따르면 상반기

1위: Dear Magazine 3호(편집부, 18,000원) 2위: Kinfolk 7호(편집부, 24,000원)

만드는 모든 일이 녹록하지만은 않았다. 그러던 중에 뜨인돌의 방향을 잘

‘푸르뫼재단’과 함께하는 장애우를 위한 책이 출간된다고. 또한 3월 말

보여주는 책이 기획되었다. 박대표의 형제들이 직접 참여한 《아버지 자리

나올 여행 입문서 《철학자의 여행법》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기획이

찾기》가 그것이다. 당시는 형제 모두 자녀를 키우는 부모로서 비슷한

담겨 있다니 기대가 된다.

고민을 하던 시기였다. 이들은 책을 작업하며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지고

뜨인돌이 이사온 집에는 넓은 부엌이 딸려 있어 점심이면 ‘집밥’으로

각자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적어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아버지

오순도순 모여 밥을 먹는다. 말 그대로 식구인 셈이다. 세상에 제일

자리 찾기》는 오로지 자녀교육을 ‘엄마’의 몫이라고만 여기던 당시의

무서운 게 ‘밥정’이라던가. 따뜻한 밥을 먹고, 머리를 맞대고 세상을

인식에서 벗어나 ‘아버지의 역할’에 대해 화두를 던졌다. 이후 ‘아버지

바꿀 책을 기획하는 사람들. 그들이 펼쳐낼 책 이야기가 점점 더

학교’, ‘아버지 합창단’ 등 자녀교육에서 아버지 역할이 중요해지는 데 이

궁금해진다.

책이 기폭제가 된 셈이다.

글 | 하정희 에디터・사진Ⅰ이윤성

성장하고 자신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박대표는 탄탄한 ‘기획력’과 ‘스토리텔링’ 그리고 ‘사람’이라고 말한다.

뜨인돌 편집부가 선정한 추천도서

외국 작가의 번역물이나 기존의 문학 서적보다는 세상을 바라보는 뜨인돌만의 시선을 담은 책이 나올 수 있는 건 모두가 한 달에 한 번

녹음해 듣는 열아홉살 주인공 스미레의 이야기. 학교가

곳을 소개한 《우리나라 곳곳에 너의 손길이 필요해》, 십대를 위한 꼼지락 작업실 시리즈 ‘고맙다, 모빌’, VIVAVIVO 브랜드 등 청소년과 어린이 도서에서 특히 기획력이 돋보인다. 이처럼 좋은 기획을 가능하게 하는 힘은 아마도 팀을 넘나들며 영역을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움’과 그것을 실행하기 위한 ‘무한 책임’ 제도가 아닐까 싶다. 청소년팀, 세모길팀, 어린이팀, 노비손팀으로 구성된 편집팀은 ‘팀제 운영’을 원칙으로 하되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크로스오버가 가능하다고 한다. 좋은 아이템은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것이다. ‘노빈손 시리즈’도 그랬다. 우연히 <과학동아>를 보다 ‘어른을 위한 교양 과학서’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되었다. 그렇게 이우일 작가와 시작한 ‘노빈손 시리즈’는 1999년 세상에 나와 어른보다 아이들이 더 사랑하는 책이 되었다. 지난 12월에 출간된 《도시에서 죽는다는 것》이라는 책도 비슷하다. 간호사 출신의 저자의 글을 신문에서

2013 03  Vol_46

3위: Encyclopedia of Flowers - 식물도감(마코토 아즈마, 슌스케 시이노키, 50,000원) 4위: 크리에이터의 즐겨찾기(지콜론북, 19,000원) 5위: 그린 마인드 7호(편집부, 7,000원)

땡스북스 Thanksbooks

▶2012.2.15~2013.3.14 1위: AROUND #4(playground, 15,000원) 감성매거진 <어라운드>와 가장 잘 어울리는 계절이 있다면 봄이 아닐까. 서촌의 눈 내리는 봄, 봄날의 식탁, 나뭇가지 활용법 등 따뜻한 봄을 미리 만날 수 있는 기사와 화보로 풍성하다.

어쩌다 중학생 같은 걸 하고 있을까 - 쿠로노 신이치 지음 / 장은선 옮김

제출하는 ‘기획서’ 덕분이다. 아이의 시선으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유어마인드 Your Mind

H

이후 뜨인돌은 《흑설공주 이야기》, 《새클턴의 위대한 항해》 등 약 60여 종의 책을 꾸준히 출간하고 있다. 지난 19년 동안 뜨인돌이 꾸준히

4위: 도미노 DOMINO 3호(도미노, 15,000원) 5위: TOOKUBI(두꺼비 편집부, 9,000원)

인생의 최대 위기였던 중2 시절의 자신의 이야기를 폐지되기를 간절히 바랬던 중학생 스미레는 점차 자기 안에 잠자고 있던 힘과 인내를 발견하고, 인생이란 자전거에서 균형 잡는 법을 배워나간다.

미술탐정 노빈손 마네의 행방을 추적하라 - 문혜진, 한소이 지음 / 이우일 일러스트 ‘노빈손 예술 여행 시리즈’의 두 번째 책. 1874년 제1회 인상파 전시회에서 일어난 미스터리에 휘말린 노빈손은 사건을 해결하며 19세기 파리 인상파 화가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도시에서 죽는다는 것 - 김형숙 지음 간호사 출신의 저자가 19년 동안 중환자실에 목격한 잊을 수 없는 죽음에 대한 기록. 예로부터 죽음은 하나의 의식처럼 숭고한 절차였다. 인간은 태어나면 죽는다. 그러나 도시의 죽음은 어떤가. 아파서 찾은 병원에서 존엄을 잃어가는 환자를 보며 저자는 끊임없이 “나의 의료 행위가 진정 환자를 위한 것인가”라고 되묻는다.

2위: 매거진 B. BIC(JOH, 13,000원) 매거진 <B> 3월호의 주제는 프랑스 브랜드 ‘BIC’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최상의 품질을 선보이겠다는 일관된 철학 아래 저가 일회용품에 집중하며 관련 시장에서 독보적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BIC’에 대해 이야기한다. 3위: 나는 작은 회사에 다닌다(김정래, 전민진 저, 남해의봄날, 15,000원) 작은 고추가 맵다더니 작은 회사의 돌풍이 무섭다. 아기자기한 편집의 묘미와 시의성이 돋보이는 기획으로 제53회 한국출판문화상 편집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4위: 크리에이터의 즐겨찾기(지콜론북 편집부 저, 지콜론북, 19,000원) 참신한 아이디어로 세상을 놀래킨 크리에이터 23인이 영감을 얻는 방법을 털어놓았다. 창의적인 크리에이터들의 북마크와 온라인 환경, 크리에이티브 프로세스의 상관관계에 대한 그들의 시각을 담은 책이다.

5위: Gooly Gooly(굴리굴리(김현) 저, 온그루, 25,000원) ‘내 사과, 누가 먹었지?’, ‘찾아봐, 찾아봐’ 등 오랫동안 일러스트 작가로 왕성하게 활동해온 굴리굴리(김현) 작가의 첫 작품집. 따뜻한 감성과 보편적인 주제로 어른들에게 더욱 사랑받고 있다.

IN TO THE BOOK 07


정지연이 만난 사람 37

물음표 속에서 찾아가야 할 너와 나의 진짜 공간

‘진짜 공간’ 블로그를 통해 우리가 사는 ‘진짜 공간’에 대한 고민을 공유해온 건축가 홍윤주 씨를 만났다. 그 어느 해보다 뜨겁게 ‘건축 관련 담론’이 불붙고 있는 요즘, 그 어느 곳보다 ‘뜨거운 감자’인 홍대앞에서 그녀를 만난 것은 꽤나 적절한 선택같아 보였다.

홍윤주 건축가

아파트 중정에 가로 놓인 빨랫줄에 빨래가 나부낀다. 처음 봤을 땐 홍콩의 풍경인가 했더니 알고 보니 동대문아파트란다. 이 아파트는 낡고 더럽지만 재미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태원동의 한 집은 집으로 들어가는 현관문이 없다. 아니, 문이라고 있는 게 거실에 붙어 있는 미닫이문이다. 60년대 지어진 집이라 구조가 요상해서 그렇다. 도로가 먹어버리는 바람에 비정상적으로 길다란 보광동의 삼각형 건물이나 ‘장미빌리지’란 이름에 걸맞게 배관라인에 꼼꼼히 붙은 장미 가시를 볼 때면, 섬뜩하다 못해 웃기기까지 한다. 이런 풍경을 어디서 보느냐고? 진짜 공간(www.jinzaspace.com)이란 블로그가 있다. ‘우리 집 우리 동네 즐겁게 사용하기’란 부제가 붙어 있는 이 블로그에서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집들을 만날 수 있다. 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건축가 홍윤주 씨는 이런 집들을 ‘생활 건축’ 혹은 ‘비공식 건축’, 또 다른 말로는 ‘진짜 건축’이라 부른다. 건축가들이 만들어 놓은 작품주의 건축물이나 주거단지와는 다르지만,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머무르고 거쳐온 공간이기 때문이다. 개중에는 법규나 도시계획대로 짓지 않아 비정형의 꼴을 갖춘 ‘비공식 건축’들도 있다. “건축이나 홈인테리어 잡지의 대부분이 우리의 현실과 동떨어져 있잖아요. 나나 내 친구들이 살고 있는 실제 공간과는 너무 다른, 감히 우리가 따라할 수 없는 공간들만 소개되고요. 그래서 ‘진짜 공간을 찾아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것이 2년 전이다. 블로그를 만들며 홍윤주 씨는 ‘네 방을 보여줘’란 메뉴를 만들었다. 서두에 소개한 방들이 이 카테고리에 들어간다. 대부분은 홍윤주 씨의 지인이거나 친구들의 집이다. 집이 아니라 방을 택한 건 현실적인 이유에서였다. “대개 ‘내 집’이라 안하고 ‘우리집’이라 그러잖아요. 근데 방은 ‘내 방’이라고 불러요. 이걸 월세 내는 상황하고 연결시켜 생각해보면 묘해요. 엄마 아빠와 사는 집은 우리집이고, 딱 내 것인 일정공간은 방밖에 없는 거예요. 실제적으로 경제력이 약한 젊은층에서는 외관을 포함한 집의 형태를 갖는 것에서 점점 멀어져서 건축물 내부의 ‘방’만으로 만족해야 하는 현실이 된 거죠. 그나마 어떤 이들에게 방이란 그저 잠만 자고 가는 공간처럼 여겨지기도 해요. 그런 방을 좀 안정적으로 살 만하게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사진 이승희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왜 건물주의 권리가 훨씬 클까요? 그렇지만 그 공간에 대해 잘 아는 건 세입자입니다. 어디가 불편하니까 어떻게 고쳐야 한다는 걸 아는 것도 살고 있는 세입자고요.” 홍씨는 주거권과 관련된 여러 문제가 결국은 소유자와 사용자의 분리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냐고 조심스레 반문했다. 만약 그렇다면 소유자 중심의 부동산 정책이나 법규를 보다 사용자 친화적으로 점진적으로 바꿔가는 것, 소유자와 사용자 사이의 ‘관계’에 천착하는 해법을 찾아낸다면 모두가 행복해지는 대안을 찾아낼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는 이런 고민을 ‘진짜 공간’을 통해 계속 이어가려 한다. 한동안 블로그에 손을 대지 못할 정도로 자신을 바쁘게 만들었던 논문도 끝냈으니, 이제 다른 분야를 연구하는 이들과 손잡고 연구소 형태로 ‘진짜 공간’의 문제의식을 이어나가고 싶다고. 인터뷰를 한 날은 논문을 끝내고 친구 일을 도울 겸 제주에 머물던 그녀가 마침 홍대앞으로 온 날이었다. 성미산 마을과 서교동에 오래 머물며 ‘서교동 365번지, 나는 이 건물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전시를 2009년 기획하고 참여했던 그에게 홍대앞의 변화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그가 소개하는 집들은 대개 오래되고 낡은 건물들이 많다. 일부러 오래된

리얼한 사진을 찍어 서로 보여주고 얘기 나누고, 자기 공간을 직접 그려

건물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도 받지만, 그건 아니다. 지인들이

보면서 어떤 점을 고치면 좋을지도 체크했다. 전선으로 전기 배선해서

머무는 실제 공간들이 그렇다. 아무래도 낡아 부동산 가치가 떨어지는

전등 만들기와 콘크리트 벽에 해머 드릴로 벽 뚫고 못 박기와 같은 ‘실전

홍대가 홍대가 아닌 거 같아요. 처음에는 그런 홍대의 변화가 싫었거든요.

집일수록 집값이 싸기도 하려니와, 거주하는 사람의 생활습관과 개성에

연습’도 이뤄졌다.

그렇지만 이 자본주의의 발전이라는 게 하루 아침에 얻어진 것도 아닌데,

맞게 ‘고쳐 쓰는’ 요령을 받아주기 때문이다.

워크숍은 예상치 못한 충격도 안겨주었다. 남들이 보면 ‘엉망진창’이라고

변하는 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혹자는 아티스트들이 홍대앞을

홍대앞에서 줄곧 지내다가 3년 전 한남동 경리단길로 이사를 간 홍윤주

할 집이지만, 자기 소신껏 정리정돈을 거부하며 사는 이와의 만남은

만들었는데, 자본이 이들을 쫓아냈다고 해요. 그렇게 따지면 아티스트

씨의 집도 그렇다. 60년대에 지어진 무허가 건물(!). 외국인 빌라로

이제껏 생각해온 ‘진짜 공간’이란 개념을 허물어뜨렸다고 한다.

이전에는 가정집들이 있었잖아요. 놀이터에서 뛰어놀던 아이들은

둘러쌓인 땅에 동그마니 놓인 낡은 집이다. 등기상으로는 심지어 산으로

“정말 집이 엉망진창이에요. 과일들이 썩고 있고, 옷들이 막 쌓여 있고요.

물어보았다. “예전의 홍대는 꼬불꼬불하고 나지막한 건물이 많았죠. 그런데 요즘은

놀이터를 뺏긴 셈이고요. 그게 뭐가 다르지 싶기도 해요.”

되어 있는 이 집은 심지어 거실 벽이 전부 브로크(가운데 구멍이 뚫린

그런데 그분은 그 과일이 썩어가는 걸 보면서 시간을 느낀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그는 서교동 365 전시를 예로 들었다. 그는 ‘서교동 365번지,

시멘트 블록)다. 드릴로 벽에 구멍을 뚫고 그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단다.

그냥 누워서 손을 뻗는데 원하는 물건이 있는 게 편하다는 거죠. 이제까지

나는 이 건물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라는 전시 제목을 오픈 직전에

단열재도 당연히 없다.

어느 정도 방향을 잡았다 생각했는데, 그게 무너져 내렸어요. 아직도 잘

‘생각했었다’라고 과거형으로 바꿀까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했다. 서교동

정리가 되지 않아서, 인터뷰를 해봐야 할 거 같아요. 잘난 척은커녕 다시

365번지를 싹 밀고 대로를 정비하면 좋겠다고, 내 재산을 가지고 내가

임대해놓고 그 세를 받아서 생활하시는 거죠. 그런 집에 끌렸던 건 여긴

겸손해지기로 했어요.(웃음)”

하는 말에 왜 난리들이냐며 재개발에 의한 차익을 기대하는 건물주인을

낡아서 다 고쳐가며 살 수 있으니까요. 그러면 건물도 좋아지고, 주인

대화를 나누다 보니, 문득 궁금해졌다. 대체 왜 건축인가. 최근 몇 년

보면서 느끼던 혼란스러움에 대해 그는 자꾸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아주머니도 행복해지고, 사는 저도 좋고요. 또 내가 못 써본 재료를

전부터 우리 사회에는 ‘건축’과 관련된 담론이 많아졌다. 박해천 교수를

사유재산과 공공성의 문제 그리고 홍대앞이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해야

실험해보는 것도 가능하잖아요. 일타쌍피인 거죠(웃음).”

중심으로 세대적인 변화와 건축을 한데 묶어 설명하는 ‘콘크리트

하는가 같은, 지극히 당연해서 도리어 혼란스런 질문까지도.

‘월세 탈출’이라는 희망을 걸고 사는 주제에 안정적인 주거 이야기를

유토피아’적 접근은 물론이고 공공건축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작년에는

한다는 건 무리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홍윤주 씨는 말한다.

‘땅콩집’ 열풍도 불었다. 이런 담론들의 폭발적인 등장은 왜일까.

하지? 이런 질문도 생길 수 있는 거죠. 지역 주민들을 위해서 과연 그들이

잠깐 살더라도, 아늑한 내 집으로 영역 표시를 확실하게 하고 살아야

“우리 어머니 세대에서는 집을 사고 되팔고 하면서 1억씩 돈을 벌고

무엇을 했지? 결국 그들도 그들끼리 논 거 아닌가? 결국 서로 자기 것만

“집주인이 연세가 많은 분인데 새 건물을 지을 돈이 없으니까 여길

“홍대앞을 위해서 예술가들을 지원해야 한다? 왜 예술가들만 지원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그가 집을 고쳐 쓰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이며

그랬잖아요. 집을 바꾸듯 물건을 버리고 또 사고 하는 게 아무것도 아닌

챙기려고 하다가 이렇게 자본에게 집어삼켜진 것은 아닐까요?”

홈인테리어 잡지가 보여주는 ‘과시적’ ‘소비적’인 공간 대신 실제 삶과

시대에서 이제는 달라진 거죠.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가다가 지금은

수많은 물음표를 남기고 그와의 인터뷰는 끝났다. 흔히 우리가 건축을

밀착한 ‘지속가능하고 정성이 들어간’ 공간으로의 전환을 꿈꾸는

막혀버린 거죠. 저성장 불황의 시대가 되다 보니 내부를 들여다보는

만든다고 생각하지만 그 건축은 다시 우리를 만들게 되어 있다. 동일한

이유이기도 하다.

시선이 필요해진 거 같아요. 건물도 예전처럼 새로 막 짓기보단 고쳐

건축공간에 오랫동안 살다 보면 그 구성원은 살아가는 습속을 떠나

비슷한 고민을 나누고 싶어서, 지난 1월에는 문화로놀이짱과

쓰자는 흐름이 생겨나고 있고요. 그린이니 에코, 재활용 붐도 그렇게

취향이나 정신세계까지 닮게 마련이니까. 그러니 좋은 건축이 좋은 삶을

바람부는연구소의 이광준 씨와 함께 ‘나를 닮은 공간 만들기’라는

연관될 수 있고요.”

만들고, 나쁜 건축은 나쁜 삶을 만들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좋은 건축은

워크숍도 진행했다. 10여 명 내외가 모인 4주간의 수업에는 20대

얼마 전 읽은 기사가 생각났다. 심지어 ‘모텔 대실료’도 아까워 한다는

무엇이고 나쁜 건축은 무엇일까? 저 동대문에 내려앉은 자하 하디드의

학생부터 40대의 싱글까지 다양한 인원들이 참여했다.

이른바 ‘88만원 세대’의 자화상. 방을 떠나서는 모든 게 돈인 자본의 시대.

DDP와 서울신청사의 모습도 어지러이 눈앞을 오간다. ‘렘 콜하스에

요즘은 그리하여 ‘자취하는 여자’가 남자들의 로망이라던가.

열광하는 건축가들과 동네 슈퍼 아줌마들의 간극은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사람들이 방에서 그저 잠만 자지 않는,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내자는 게 ‘진짜 공간’의 출발점이었다면, 워크숍에서 만난 분들은 이미 자기 공간에

“생각해보면 참 이상해요. 음식점에 가서 밥을 먹을 때 손님과 주인은

있을까?’라는 그의 물음도 귓가에 오버랩된다.

대한 관심이 확실한 분들이었죠. 공간을 어떻게 꾸밀 것인지 적극적인

동등해요. 옷을 살 때 손님과 점원은 동등하죠. 그런데 공간을 임대했을

그렇게 점점 더 물음표는 많아진다. 정답은 쉽게 찾아지지 않을 것이다.

액션을 취하는 분들이 이렇게 많다는 걸 알고 놀랐어요.”

때는 왜 갑과 을의 관계가 이렇게 확실할까요? 1년 동안 월세를 내고

그러나 이 물음표 속에 우리 모두 나의 방과 공간을, 그리고 우리가

수업은 먼저 자기가 머무는 공간을 소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임대를 했으면, 그 1년만큼은 오롯이 그 공간에 권리가 있어야 하는데

오가는 홍대앞을 한 번쯤 되짚어 생각해본다면 좋겠다.

2013 03  Vol_46

H

THINK & TALK 09


StH가 주목한 곳

세상에 하나뿐인 결혼식을 위하여

카페 알지비지구맛

그리고 이 결혼식은 향후 이들의 미래도 바꿔놓았다. “외국 같이 내

내외의 소규모 웨딩이 되다 보니까 가격이 조금 올라갈 수는 있겠죠.

집처럼 편안한 분위기에서 파티처럼 진행되는 웨딩을 꿈꿨지만, 막상

그러나 하우스웨딩의 본질은 신랑과 신부가 재미있으면서도 의미가

찾아보니 하우스웨딩을 기획부터 진행까지 도와주는 곳이 없더라고요.

있는 결혼식을 디자인하는 거예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결혼식을

그래서 우리가 직접 하우스웨딩 일에 나서기로 한 거죠.” 한재준 씨의

만드는 거죠”라고 말하는 한재준 씨. 그의 말에 따르면 자연친화적인

설명이다.

에코웨딩부터 보헤미안 하우스웨딩, 서커스 하우스웨딩 등 신랑과

홍대를 좋아했던 부부는 상수동 카페거리에 하우스웨딩을 보여줄 수

신부가 제안하는 콘셉트만 확실하다면 다양한 결혼식을 만들어볼 수

있는 쇼룸과 카페를 겸한 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준비기간만 약 1년

있다고 한다.

여가 걸렸다. 알지비지구맛의 디렉터를 담당하는 아내 하찬연 씨는

원하는 콘셉트가 없거나 모호해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상담을 통해

딸기 맛도 아니고 오렌지 맛도 아닌 알지비지구맛은 어떤 맛일까. 한번

케이터링, 플라워, 재봉, 의상 등과 관련한 준비를, 디자이너를 담당하는

스토리와 이미지, 장소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결혼식의 시작부터 끝까지

들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이름인 알지비지구맛은 결혼을 도와주는

남편 한재준 씨는 사진을 배우고 익혔다. 그렇게 꾸며진 알지비지구맛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준비 기간은 짧게 2개월 이상, 길게는 6개월의

특별한 맛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알지비지구맛은 공장에서 찍어낸

공간은 그래서인지 ‘사진 찍고 싶은 공간’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시간이 필요하다. 하우스웨딩 외에도 알지비지구맛에서는 웨딩촬영,

듯 판에 박힌 결혼식 대신에 콘셉트를 가진 파티 형식으로 뜻깊은

있다.

셀프웨딩, 브라이덜 샤워(결혼 전 여자친구들과의 파티) 등을 할 수

하우스웨딩을 하고 싶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곳이다.

소품 하나하나가 범상치 않아 혹시나 싶었더니 부부의 전직은

있도록 공간도 대여해준다.

이곳을 운영하는 한재준 씨와 하찬연 씨는 하우스웨딩의 매력에 푹

디자이너라고 한다. 남편 한씨는 편집과 패키지 디자인을 했었고, 아내

하우스웨딩을 통해 결혼문화를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는 한재준 하찬연

빠진 젊은 부부다. 이들은 2010년 10월 양평에서 자신들이 직접 기획한

하씨는 방송그래픽 디자이너였다. 책과 상품, 방송 등을 디자인해 온 이들

커플. 이들이 즐거운 파티, 축제 같은 결혼식을 만들고 싶은 이유는 가장

빈티지 콘셉트의 결혼식을 올렸다. 옐로와 퍼플을 주된 색조로 식장을

부부는 이제 결혼식의 시작부터 끝을 디자인한다. 타인의 삶 가운데 가장

의미 있게 그날을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들과 이야기를

꾸몄고, 주례 대신 성혼선언문을 채택했다. 1부는 양가 부모님이

중요한 순간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나눌수록 신랑, 신부만의 특별함이 돋보이는 하우스웨딩에 꼭 한번

성혼선언문을 읽고 이들의 앞날을 경건하게 축복했고, 이어 친구들의

“하우스웨딩을 호화 웨딩이라고만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예식장이

가보고 싶어졌다.

축가와 편지가 이어졌고, 2부는 하객들과 함께 하는 파티로 꾸몄다.

아니라 호텔이나 레스토랑, 야외공간 등에서 만들고 아무래도 100명

글Ⅰ김경미 에디터・사진Ⅰ이윤성

Add. Tel. Web Open Price

당인동 15-53 02-6080-0331 www.rgbjigumat.com 12:00~22:00 더치 아메리카노 4,000원, 핑크 레몬티 6,000원, 케익팝세트 6,000원

H

StH가 주목한 곳

일상을 새롭게 만드는 문구

오 벌 Oval

Add. Tel. Open Web

부여받고 있다.

서교동 330-3 3층 02-325-1981 목~일 13:00~20:00 www.shop-oval.com

처음엔 일일이 발품을 팔아 해외에서 바잉해오기도 했지만 이제는 고정적으로 취급하는 브랜드만 40여 개가 넘는다. 가구 제조 과정에서 남은 목재로 만든 연필깎이로 유명한 파피에르 라보PAPIER LABO, 이탈리아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그래픽 디자이너인 론가LONGA의 노트 시리즈, 일본의 문구 브랜드 GEKKOSO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많다. 얼마 전부터는 신진 컨템퍼러리 디자인 스튜디오 포트 스탠다드FORT STANDARD

의 제품도 소개하고 있다. 대리석과 화강암을 간결한 기하학적인

목요일부터 토요일, 그리고 일요일에만 문을 여는 가게. 디자이너나 문구

모자라거나 더하는 느낌 없이 완벽히 어우러진다. 무엇보다 눈길을

형태로 재단한 받침대가 시그니처 상품이다. 그외에도 목재로 만든 조명

마니아라면, 아마도 타원형을 뜻하는 ‘OVAL'이란 이름을 가진 이곳을

사로잡는 건 에어컨 박스. 원목으로 짠 에어컨 박스는 마치 옷장처럼

스탠드까지 선보이고 있다.

모를 리 없다. 홍익대학교 정문 부근 미술학원가에 위치했던 오벌이

보이는데 역시 김수랑 디자이너의 아이디어다.

오벌은 여전히 목요일부터 일요일 오후 1시부터 8시까지만 운영한다.

Billybrown

2012년 말, 서교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오벌은 2008년 디자인 스튜디오 빌리브라운

은밀하게 숨겨진 대문을 열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서면, 환하게 빛나는

문구점이다. 현재 빌리브라운은 팀 작업보다는 개별 디자이너의 활동이

여전히 고수할 생각이다. 가게를 1층이 아닌 3층에 둔 것도 비슷한

햇살에 저도 모르게 탄성이 터질 법하다. 옥탑 구조를 활용해 곳곳에 창을

더 커진 상황이지만 김수랑 디자이너는 여전히 디렉터로서 숍을 지키고

이유다. 지나가다가 호기심을 느껴 들어오는 손님들보다는 확고한

낸 이곳의 첫 인상은 ‘식물원’. 햇빛을 그대로 투과시키는 천정 구조와

있다. 오벌의 제품들은 귀엽거나 예쁘기보다는 일상에 천착한 제품들이

취향을 가진 손님들을 위한 배려랄까.

삼각형의 지붕 모양 때문인데, 이는 김수랑 디자이너의 의도이기도 하다.

많다. 문구 본연의 쓰임을 잊지 않으면서, 소재의 정서를 단단히 품고

조만간 날이 푸근해지면, 숍 옆의 옥상마당을 이용한 마켓도 준비할

또한 자바라 문을 개조해 만든 독특한 철문, 벽을 따라 높낮이가 정연하게

있는 제품들이 많은 것도 그런 까닭이다. 심플하면서도 여백이 있는

것이라고 하니, 미리미리 홈페이지를 챙겨보자.

부착된 나무와 철제로 짜여진 빈티지 선반은 회색으로 칠한 벽의 느낌과

제품들은 자신을 꼭 닮은 주인과 만나 일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역할을

글Ⅰ이보람 에디터・사진Ⅰ이윤성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과 함께 문을 연

다소 까다롭게 보이지만 ‘찾아오게 만드는 가게’라는 애초의 방침을

H


동네 마실 나가다

인포그래픽

현명한 소비의 시작

오브젝트

음원가격, 알고 다운받자 Object, 思物

STOP dUMPING MUSIC 인포그래픽 류아진 | 203인포그래픽연구소

*2012년 기준

Add. Tel. Open Web

서교동 400-1 1층 02-333-1369, 010-9256-4354 11:00~22:00(주말은 23:00까지, 연중무휴) facebook.com/insideobject

음원 1곡당 다운로드 덤핑 가격

단위: 원

음원 1곡 다운로드 정상가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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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Dumping 10

홍대에 새로운 상점이 생겼다. 하얗고 큰 간판 덕에 멀리서도 매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얀 간판에 적힌 이름은 ‘Object.’ 가까이 다가가 보니 간판에는 ‘현명한 소비의 시작’이라는 문구가 덧붙여져 있다. 호기심이 발동하는 간판 문구다. 오브젝트에는 재활용 쇼핑백, 수공예 액세서리, 베이직 스타일 의류, 중고물품 등 다양한 상품들이 선반과 매대를 채우고 있다. 매장을 가득 채우고 있는 이 물품들이 ‘현명한 소비의 시작’이라는 슬로건을 잘 설명해주는데 이는 ‘친환경 제품’, ‘합리적 가격’, ‘소규모 공동체’라는 3가지의 키워드로 압축해서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 ‘친환경 제품.’ 오브젝트는 친환경을 콘셉트로 하는 브랜드 ‘오브젝트’의 오프라인 매장이다. 요즘 많은 기업과 브랜드에서 앞다퉈 다루는

10

10

10

10

10 최근 5년

다운로드 덤핑이란? 요즘 인디 뮤지션들의 대세는 음원 종량제. 해리 빅버튼, 갤럭시 익스프레스 등은 종량제로만 음원을 서비스하고 있다. 즉 정액제로 대변되는 스트리밍(재생)이나 저가 다운로드 패키지 상품에는 음원을 서비스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매달 일정 금액을 내면 전곡듣기가 가능한 음원사이트의 정액제 시스템이야말로 음원가격의 덤핑 원인이 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음원 1곡의 가격은 600원이지만, 음원(150곡 기준) 정액제 상품에서는 60원이면 다운로드할 수 있었다.(작년 말 90원으로 올랐다.)

미국과 한국의 디지털음원 수익 배분율 비교

단위: %

30

46.5

아이튠즈

멜론, 올레뮤직 등

친환경 프로젝트와의 차별점이라면, 오브젝트는 단발성이 아니라 ‘친환경’이 브랜드의 모티브이자 메인 콘셉트이다. 오브젝트의 이영택 대표가 들려준

40 소속사

vs

오브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이렇다. “친구네 집에 가보니 작고 투명한 찻잔을 사용하지 않고 내버려두기에 홍대에 있었던 ‘반지하드림’에서 판매하게

9

작사 작곡가

되었다. 이것이 처음 오브젝트의 시작이다. 지금 나에게 필요하지 않은 것이 누군가에게는 분명 필요한 사물일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오브젝트는 낡은 것의 가치를 재탄생시키는 ‘가치판매’를 원칙으로 한다. 단순히 제품을 되파는 상업행위에서 벗어나 버려지거나 쓸모없어진 ‘사물’들을 누군가에게 쓸모 있는 ‘상품’으로 가치를 부여하는 과정이다.

4.5

70

가수

제작자, 권리자 등

오브젝트는 중고물품 판매 외에도 여러 가지 개별 브랜드를 통해 오브젝트의 개념을 확장했다. 버려지거나 방치된 사물을 ‘long life product’ 관점에서

3

40곡에서 150곡까지 묶어 파는 정액제 기준

재가공한 오브젝트 상품은 ‘오브젝트 리사이클’로 분류된다. ‘오브젝트 웨어’(objectwear.co.kr)는 최소한의 디자인과 기능을 중심으로 한 자체 제작 상품

63.9 4.5

%

원의

브랜드로, 기본에 충실하여 오래 입을 수 있는 의류를 개발하거나 셀렉팅하여 고객들에게 전달한다. 서로에게 필요한 사물을 물물교환하는 ‘오리지널 바터’는 사물로만 교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돈이 오고 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오브젝트의 개별 브랜드는 이렇게 다양하지만 지향하는 바는 동일하다.

곡당 최저 단가

가수 수익률

=

가수들이 받는 돈

쉽게 버려지는 낡은 것이 아니라 언제나 살아 숨쉬는 수명이 긴 사물을 만드는 작업이자 행위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두 번째 키워드는 ‘합리적인 가격’이다. “가로수길의 어느 빈티지 잡화점에 들어간 적이 있는데 너무 예쁜 찻잔이 있더라. 그런데 가격을 보고 놀라서 뛰쳐나올 뻔 했다. ‘유럽 출신의 빈티지’라는 상업적인 수식어로 포장하면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같은 인간이 사용하고 같은 공정으로 만든 사물인데 유통과 전략적 가격 상승으로 인해 누구나 소유할 수 없는 콧대 높은 사물이 된다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김영택 대표. 동시에

마지막 키워드는 ‘소규모 공동체’이다. 오브젝트 매장에는 ‘선반대여’라는 서비스가 있다. 다른 셀러들에게 선반을 대여하여 그들만의 물건을 판매하게 하는 것이다. “사물을 만들어내는 기술과 철학을 가지고 있으나 상품 판매를 위한 유통이 부족하여 결국 경영난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현실에 유통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제공하고 싶었다. 오브젝트가 모든 것을 해결해줄 수는 없지만 최소한의 장치나 역할은 분명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 오브젝트가 공식적으로 시작되었던 ‘오브젝트+공중가게+반지하드림’ 역시 여러 셀러들의 각자 가지고 있는 특징을 모아놓은 장소였다. 그러나 1년도 안 돼서 접어야 했고, 당시 멤버들도 각자의 본업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오브젝트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 고민에 고민을 더하던 이영택 대표는

3월에서야 ‘오브젝트’를 오픈하며, 본래의 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 착한 브랜드를 만든 이영택 대표는 외모만 보면 아주 근사한 패션피플이다. 당장 패션지 표지를 장식해도 될 정도다. 그러나 그의 생활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의식 있는 소비, 함께 사는 사회’를 위한 실천 의지가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면지 사용은 기본. 재능기부 모임인 ‘매아리’ 활동도

단위: 원

자료 | 통계청, 한국은행, 물가협회

+7,889

8,000 ......

예쁘고 실용적인 제품을 누구나 소유할 수 있게끔 해야겠다라는 생각에서 가격의 거품을 빼고 합리적으로 책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주요 물품 가격상승 추이1970~2012년

5,000

+4,350

4,500 4,000 3,400 3,000

+2,180

2,500

+2,300

2,000 1,500

겸하고 있다. ‘매아리’는 사회복지 단체를 위해 무료로 복지단체의 이름과 디자인을 해주는 단체이다. 따뜻한 4월에는 오브젝트에서 ‘인사이드 오브젝트 마켓’도 열 예정이다. 길거리에서 진행되는 플리마켓으로 공간의 제약 없이 최대한 많은 셀러와 최대한 많은 소비자가 한곳에 모일 수 있는 기회로 만들려 한다. ‘인사이드 오브젝트 마켓’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기분 좋은 소비가 무엇인지 체험할 수 있다면 좋겠다.

H

글 | 이보람 에디터・사진Ⅰ이윤성

2013 03  Vol_46

1,000

+650

500 0

라면 1개

특란 10개

담배 1갑

자장면 1그릇

영화 1편

EAT & DRINK 11


홍대앞 문화 매거진 <Street H> 지도 공항철도

2013.03

1 o육완순무용원

●와우마루 1/4

ARTMOMDE Art Center 아트몽드 뷰 갤러리 1 f

● ●May, B DESIGNERS LOUNGE ●I am. A Burger & ●il일

잠자는딸기게스트하우스

TABLE A●

1 fKOREA DESIGN MUSEUM

●Coffee Me

1 dLydian(B1) 1 dSKY HIGH

1 f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1 fgallery sup

●오래 있어도 괜찮아 o ●cafe TABLE-A Anacafé● 1

종이컵통신●

●green cloud coffee

포스트 극장

All of Rock(B1) d 1 f Gallery FREE ART

● Book Cafe the Heaven’s (2F)

사자(2F)●

1 g 김대범소극장(B1)

3APT●

cafe THE PLAIN ●

공항철

cafe 옹끌(B1) ●● cafe Oui MANIP(2F) 1 ● n Oval ●

에디오피아드랍스● 상상다방(B1)●

suave●

cafe SOURCE● ●SUDA

Waffle Bant●

all pattern cafe monobloc● ●Heima 쏭크란 구석● ● ●RECORDHEART ● ●정민언니 piano cafe

ding dong ●

● cafe DK 174-4

6 . ik Univ Hong

● The Big Banana

●interior cafe Dansk

banya’s● 7

●Dr. Beans

로 신촌

Airport Railroad

n-ro cho Shin

홍대입구역

cafe SandPark●

●한잔의 룰루랄라(2F)

1 k북새통 문고(B1)

1 k한양툰크

●coco bruni

Pitabono coffee●

●코끼리 탈출하다(2F)

●Blanc

대아빌딩

8

양화로 3

Yanghwa-ro

홍대입구역

Subway Line 2

●Coffee Prince

●카페 꼼마 2page

●cafe : U(2F)

● ESPANA(5F) 이뜰(2F)●

서교동 자치회관 e-song(B1) ● ●Roasting Garden

공주가 사는 ● ●궁전같은 카페 룸카페 뽈레쟝 ● ●dal.komm 청춘고양이● SULTANG ●Plan B 컴인게스트하우스 ●오타치는 코 1 dSolarChocolatyum● ZIBE●

당근●

Thanks Nature CAFE(B1)●

상상 스튜디오

●TRINITEA ● ori Pekoe●고래다방 ●DE CHOCOLATE COFFEE

Water Cock

1 dJESS 1 dCOC

TOM’s cat●

ALICE● Vanilla cupcake● MANGO SIX(2F)● Margie● ●샴 Siam

●LAB Express

CATS LIVING● Hello Kitty cafe●

cafe 7 gram(2F)●

cafe 고리(3F)●

1 oTHEATER CHOO(B1)

ho

●cafe

1 dVelvet B

퀴즈피플●

● 綠色光線(2F)

코믹토토 만화 cafe(2F) ●

●coffee :D

난타공연장 1 g

●로베르네 집

GREEN● BEAN COFFEE(2F)

헤이백팩커스

1 dVERA

1 d라이브홀 ZOO

경남예식홀

서교호텔

9

양화로

Yanghwa-ro

SIETE Stage ●이태리 ● 제면소 Hyssop● coffee

● 커피와 사람들

옻칠갤러리f ● Cafe moin 人

●1984 ●ARISTA COFFEE

동교로 ●imi

● Cafe moin 人

●D Cafe Pub

Donggyo-ro

●District D

●Pinetree ●커피1호

●대루커피 ●The GamJa cafe 하람 ㅎㅎ● ●

lo

SPOT 1 �

●Chloris(2F)

Hongik Univ.

● 기독교 카페

●HOME

1 dMW ●GENERAL DOCTOR

홍대지하철역 역무실

16oz coffee●

1 k 동남문고(B1)

와우

●Iceberry(2F)

1 dSOUND HOLIC

●비틀 주스

산길

●LEVain

● 고양이 다락방(3F) cafe 아래(B1)

LG 팰리스

●snowmounteen(7F)

와이즈파크 o i-r hu on Ye

1 k ASIA BOOKS 외국 예술 서적

Usine● cafe local LUNAMI(2F)● ● THEOBROMA(B1)● ●cottage ● 밤삼킨별 forest ● PPoPu Berry●●coffee nana tree● ● ●앨리스와 도로시 BOBA 커피인페르노(2F)● roasters Da-da-da EXPRESS 서교초등학교 1 f 빈티지하우스 함께하는 ( ) off˚C B1 ●고양이수다 마포평생학습관 ( ) cafe in PLANET 2F ●WONDERLAND(2F) ●PAKITO ●cafe J★K(2F) ●Tora_b ● namuuneeyo● ● ● 꿈꾸는 다락방 Jakiya● moly’s 봄날(2F)● ● 서교 푸르지오 아파트 pop 물의 정원(1F)● NOUVEAU ● De Spoon● ● Mongto ciel 모과나무 위(2F) MONTFORT● ●thanx 노란코끼리● 아름다운 세상(2F) bubble pong DanChu● ● ●TORONTO ● ●● ●두레차 crazy papero ● 1 kIdN book toy noriter(2F) Alley of 굴뚝d 푸른 ● ● ( ) koona coffee LaRapipo 2F Hongdae ● millo coffee 태경사주카페● 커피 나무● ● 어울 새물 ●puzzle(3F) THE BRIDGE(2F) Homestead 결1 ●POLY CAFE(2F) 마당로 길 S Coffee(2F)● ●place yo! aem 라휘 사주카페(3F)● ulgye ol-1-g egro coffee● il ●하늘공원 사주카페 ●미래안 사주카페(3F) ● ●STANDARD identity(4F) 관광안내소 GONG CHA ri ●dog cafe sunnyne(3F) 걷고싶은 거리 Geotgosipeun Geo Juliet Shins ●with coffee Coffee Care ● ● ● Bean tree 20025 ●봄날의 Coffee YOUNGJIN Book Store 화경전통찻집(3F) Brown 고양이(3F) 1 k ●BEANS BINS ● ●커피와 사람들

● CAFE Groovy

cafe VAZ●

cafe machebette ●(2~3F)

●cha time

homeo●

HARLEMd cafe leeman’s il n-g coffeesmith● usa ● Wa

1 g PINKMOON

1 k k ●Billy Angel Cake 온고당 서점 1 반디모아

● 퐁포네뜨

●cafe organic

●OVEN

미디어 KEY ●서덕식 kaldi coffee club 극장 아이공

LE.A●

그리다꿈● ●자음과 모음2

JOEY’S cafe● cafe COOK & BOOK ●

NB2

little farmers ●농부로부터 ●JJ BROS CAFFE

gil Obog-

● ●출입구는 나의 계단 작은 까페 밑에(B1)

●cafe MONO

la main douce● cafe damso● étonné● overlap● MOBSSIE●

오복길

-gil Dabog

LA VIE ●

미소게스트하우스

W au sa ngil

●BELIEF ●i Bubble Beans ●Be. Sweet On(2F)

빨간토끼● 그레이프 가든

다복길

King of Blues ● Tailor Coffee●

1 g 디딤홀

커피향창고 ●

●La Tupina ●Dole Whip

●RONIN

win ●

●BARIST@RICCO

●비틀주스

1 f ●cafe 十月(2F) Loop Gallery

1 f뽈랄라수집관

KAAREKLINT ●

1 dJammers

● 영화다방 ●CHURRO101 ● ( ) make cake 2F ●tea terrace

●cafe 폴레폴레

닭날다 Sunday ●salon ● ●SEMO

●caffé Artriae

1 g 비보이극장(B1)

cafe ...ing(B1) ●waga mama(1F) imemine●

우주(2F)● Dia●

1 f성갤러리

coffee Bay●

CACAOBOOM● 오아시스게스트하우스 no name(B1)●

●a;t fox

●cafelo onbom 올드 크로와상● COFFEE LAB● 팩토리

●Tastebean

● 수다떠는 도서관

Gateaux et M’amie●

●hibi(2F) 36.5°C여름(3F)

Live club 빵d

1 kYour-mind

●my furniture cafe ●CALIFORNIA

●커피프린스 1호점

곱창전골d

산울림소극장 o

●cafe Berlin

Seogyo-ro

● ●Suッkara 손끝세상

서교로

Come Home ETHIOPIA my ● ● furniture cafe ●

●DEEP

●cafe milli ●Play C

●북카페 홍시게 ●호타루의

서교동 주민센터 cafe Burano●

●Cafe de Maison

●커피볶는 그랑

▒ 마포 FM

● ● DOUX MIE 커피공장 2An

카르페디엠 The Blessing cafe W ● ● ●cafe D.I.

● Red Mango cacao green

빵나무 ● ● cafe the famous Lamb

● MAPLE COFFEE

섬●

La Lune Violette● 르솔게스트하우스

●봄동

Seogyo-ro

ToPresso● Café JASS●

cafe NAREM●

서교로

펜슬 게스트하우스

미스터킴스프렌즈 cafe Michaya●

강원도민회관

Vanilla B ●cafe de sontag


bahn n bahn● ●soyo coffee CAFE ● LA BUENO

●LP愛

제비다방●

●카페 느림 ●상수동카페

커피브라더스●

<Street H> 배포처

●OWL’S DEN

l gi nsa au W

1 fdngallery

●이리 CAFE ●cafe KOALA

la bas● cafe STOCKHOLM●

●알지비 지구맛

●상수리

The Blues●

그문화 다방 ●1 f그문화

●ADEL PICON su ng Sa

1 fLIGHT BOX(B1)

●그림책 상상

CROWDED●

● The Goods & Caffe ● lostandfound/ ●어느 좋은 날 Plan B(2F) ●DD-DA ●standard coffee ●Cafe 미래광산

●coffee&cupcake

HOHO MYOLL ●

gil gjun To

● BEANS TO COFFEE

길 정 토

Slunch Factory●

e6 Lin ay bw Su

salon de the BELLOT●

●The Roasting Masters

게스트하우스 100m

●coffee+Blind Spot

●the Blues(6F)

cafe EVANSVILLE● ●alleyway

●cafe BLADE

●Grafolio

●OURSBLANC

극동방송국

● LE PETIT FOUR

Rainbow Cream ● ● coffee LEC

1 dSK@

B2d

데코아발림 ●

1 EVANS(2F) d 1 dStudio80’s 1 dGOGOS2 1 dHooper 1 dSAAB ●mug for 打[ta:]d rabbit ●On the 6

cafe 베짱이●

ST.255●

1 b 뽈랄라 살롱 ●conan

●cafe moin人 시연●

유니타워

In the Paper

달콤한 거짓말●

1 f두성갤러리(B1)

●cafe 318-1(1F) ●D’AVANT 오요리(2F) ●cafe Miz moren CHAN’S(1F) ● ●Caffeine Laboratory(2F) ● Beanside Hot Journey●

●별밤 e on ●Babeans coffee gZ rkin a ● cP bli 2ND Pu

aA뮤지엄

VIAd 공

●FUZZLE HEAVEN ●다락방(4F) ● 어머니와 고등어

●당고집

1 f제일갤러리(4F)

커피발전소●

카페 즈키● 병아리콩● kafe allein●

삼단변신● gROLLING HALL(B1) 미스홍 1

카페꼼마●

aA cafe●

SKA2d

● 캘리cafe(2F)

무대륙● ●Anthracite

cafe 푸른별●

1 d500

F.Fd

1 ddd

●Cafe The Nora(2F)

●LOFT²多樂²(2F) ●snob

ZERA’s Cafe(2F) ●THE REFINERY ●정아 시크 安 read cafe ●el AVION cafe 래빗(1F)by Y ●W.e. (2F)● ● ● ● ●CHEZ KIKI

nerlee

1 g INDIFAN

●Publique

●茶鼎

Four Seasons House

● Bella Tortilla● Olive Standing Coffee● Tree

FLOOR(2F)

●●보수적인 박마담 생각 파는 카페 cafe brown●

Maison de ran●

시간의 공기 ● cakery● ●I do

●블루스하우스

so as 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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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gallery 뚱

성산중학교

잔다리길

Jandari-gil

gil akkm Do

●cafe Riecco

cafe 톡킹●

●SOSO

bitter● sweet 9

The Coffee House 쩜쩜● 커피볶는집 JASS●

●Landucci

윤디자인 연구소

● 36.5˚c 여름

서서카페●

ALL ABOUT 茶● ●심리치유카페 멘토

▒ 우리은행

합정역

Subway Line 2

Hapjeong

● Cafe Serio

g on pje Ha

●TEAJ

RAPERCUSSION 1 g

●뽈레

1 o한울소극장

별빛카페 달빛차 ● Coffee & A●

artassetf

PS. Cafe●

●MAPLE COFFEE

Tony’s Cafe●

●AMICO ●RETRO MAMA

잔다리길

Bean Cafe●

Jandari-gil

블루게스트하우스

Bo mn urigil

● cafe dittosbi ▒

몽마르뜨 언덕 위 ●

● ORANGE guesthouse Double Cafe 스케치북 Cup Coffee 페 정글 시게스트하우스 의빛

●Coffee in Art

●Caricature Art Cafe gallery woo

●ZOOM Gallery&Cafe

봄누 리

Cafe La vida ●

●mellow baking cafe

AIYa● 봉숙이네 커피볶는집 ●

atti ari●

Cafe the Air●

Yanghwa-ro

정 합

양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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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fLG 자이갤러리

●CONER

cafe.12pm●

●Coffee & A

Cafe Domitory● ay bw Su

●조우 버거 카페 ●Mon Cafe Gregory(2F) ●공공장소 Nature’s plus● ( ) emboo 3F 윤디자인 ●ToTo’s WG 명월관 ● Street H peony●RASILLA● ●MOM 연구소 ●몽마르뜨 언덕 위 ●[ha:n] ●OMAO Blossom Land 카페일상 Cafe 인쏘● ● 은하수다방 ●茶美家(2F) 1 � 게으른 고양이●● 플로랄고양이 NEMO● B-hind● omography ●Beans Made(1F) ●물고기 잠 나비(2F) SALON ●HOSITAMTAM ● CAFE BEN ● ( ) 게스트하우스 air cafe 3F 1 oTheater Zero ● 405 Kitchen DE FACTORY ●NO STRESS KITCHEN(2F) JAMES(2F) ●라비앙 봉봉(2F) ●틈(2F)● ●달의 다락(B1) CAFE TO GO● ● ORIGINAL 백팩커스 프렌즈 게스트하우스(4F) ●몽소( ) 1F ●Chie(2F) Art Space Hue 1 dNaked ●오브젝트 ●cafe d'maka ●작업실 f ● ●bitter sweet sound 1 dWINWIN del mundo ●FIVE★EXTRACTS 별 보는 1 f표현 갤러리 요기가 ’ ● JUAN S CHURROS ●카페(3F) Travel cafe● ●그 앞 The cupcake ●Cafe Project A snow spoon factory cafe INU● il G cafe● ● Freebird ●OOO g-g 상상마당 1 n n CAFE NOSTALGIA● a ad ●Bing Bing Bing 1 � Sd Grazie● 코끼리 ulm 1 d Eo 1 dpapa Gorilla ●Cafe Go Ape! 1 dQ*VO S ●CAFE DE NOAH 길 오뙤르 1 d ●Cafe Bercy ●Coffee Forest 당 ●호훔 COON 1 dM2 Coffee Studio● 마 DGBD CASTLE ●시작(2F) 울 ●미미다방 PRAHA 프레시안● 어 ●● 안녕, 낯선사람● ●마망갸또 짧은 여행의 기록 ●니가 그리운 날엔 ●WOO KEN JU ( ) Blue 2F ●C cloud(2F) ●리네아의 정원 THANKSBOOKS 메이 북카페 자음과모음 k THE GALLERYf 1 秀노래방 게스트하우스 ● 서교동 ●담談 Cafe Peace Piece● Sugar De Chou● 솔내길 Fairy cookie● AB.SOME● ●Caffe 0419 coffee seed● A droplet in cafe● ●Cafe ●Gallery cafe ●kazamidori ●Cafe EIRE ● Ann● five tables HiruNyanko● Following 에뚜와 ●얼굴 ● ouse(2F) fGallery yuki 후마니타스 책다방 TESEUM Art Galleryf ● ● PATTERN ● 1 cafe MINI Blue Fairy Artee Shelter e RUMI(8F) 1 f서교예술실험센터 ●cafe ●Krazy Toy Coffee uff● Banana ●ribbonwindow Get&Show Living Cafe 1oz● au bon pain● table 15● Paul & Lina(2F) LesArbres● ●cafe 몽쏘 노pd네 ● ●mellow Neighborhood● 비하이브 콩 볶는 집 ●Page A 게스트하우스 ● Grazie● ● ●Cafe LUCIA ●cafe stay in 하랑(B1) ●용다방 ●도자기cafe Jool 1 k ●beattipreviee 매거진랜드 DADA빌딩 ●MARO ●editorrial cafe WANNA 1 f B+ Burning Heart(2F)● COFFEE 소극장 예 ●fine ● ● 1 fZandari ●cafe AURA 인문카페 창비 cafe N then● the gabriel● ●EGO:

1 dPalm

토끼의 지혜● ●Sweetier ●JENNY’S Cafe

당인리극장●

●Cafe Luci alma

●at Home ●FILAMENT

fgallery NAVEE

●basilico


사러가 쇼핑몰 뒤편에 위치한 레더원. 초콜릿 색감의 차양이 눈길을

그들의 공간이 궁금하다

끄는 이곳은 가죽공예와 북바인딩 등을 아우르는 백혜리 디자이너의

연희동의 핸드메이드 가죽공방

레더원

작업실 겸 공방이다.

L E AT H E R O N E

제시하기보다는 상의해가며 디자인을 잡아간다. 본인이 원하는 디자인으로 해야 의미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디자인이 나오면 패턴, 재단의 과정을 거쳐 가방을 만든다. 만드는 과정에서 그리프로 바느질 자리를 만들어 핸드 스티치하는 것은 필수적인 과정이다. 원단은 대개 소가죽이지만 수강생의 요청에 따라 때론 양가죽이나 뱀피 등도 사용하게 된다. 이렇게 만든 첫 제품은 대부분 수강생들의 소장품이 된다. “대부분 수강생들은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물건을 만든다는 데 의미를 두는 경우가 많아요. 첫 시작은 누군가에게 선물로 주기 위해서였다고 하더라도, 만들어놓고는 아쉬워서 못 주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웃음).”

내가 만든 물건들로 사람들과 소통하기 백화점이나 고급 숍에 가면 레더원에서 만나는 가죽제품보다 더

‘손맛’으로 빚어내는 가죽공예

해도 지겹지 않을 만큼 작업 공정이 다채롭고 도전적이라고 그녀는

세련되고 근사한 제품들이 수두룩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사람들은

2012년 7월에 오픈한 레더원은 가죽공방이지만 핸드메이드 공방이라

덧붙인다.

핸드메이드로 만든 이런 가방을 찾고, 또 직접 만들어보고 싶어하는

부르는 편이 더욱 어울릴 듯 싶다. 가죽으로 작업하지만 미싱보다는 핸드

걸까? 손수 만드는 즐거움을 빼놓고는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스티치로 제작하는 걸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가방 만들기

백혜리 디자이너가 선반에서 작은 가방을 들고 왔다. 수년 전에 남편에게

않는 미싱 작업에 비해 조금은 비뚤배뚤하고 서툰 맛이 나지만 실에

보통 가죽 디자이너 대부분은 공방의 도제 시스템으로 이 업계에

선물했던 가방인데 끈이 떨어져 수리하려고 가져온 것이라고 했다. 딱

왁스를 발라 한땀 한땀 채워가는 즐거움이 더 크다고 백혜리 디자이너는

입문하게 마련이다. 백혜리 디자이너도 그랬다. 한 군데 공방은 아니고,

보기에도 많이 닳았다. 그만큼 많이 사용했고, 사랑받았다는 뜻이리라.

강조한다.

여러 곳을 다니며 자신에게 필요한 기술과 테크닉을 익혔다. 가죽의 염색,

‘가죽에서 최고가 되라’며 ‘레더원’이란 이름을 지어준 남편은 그의 작업을

“전공은 시각디자인이었지만, 원래부터 손으로 하는 작업을 좋아했어요.

재단과 같은 공예 기반의 기술도 중요하지만 그녀는 디자이너의 ‘센스’와

누구보다 좋아하는 후원자다.

그래서 일찍부터 각종 공예를 배웠지요. 금속공예부터 시작해 리본, 퀼트,

‘미적감각’이 더 중요하다고 여긴다.

가죽공예를 하며 잊을 수 없었던 일화를 소개해달라고 했다. 캥거루

펠트, 자수 등을 배웠지만 가장 잘 맞는 건 가죽공예 같아요. 다른 작업은

“기술적인 부분은 도움을 통해 많은 부분 해결할 수 있지만, 타고난 미적

가방을 사진으로 보여줬다. “지인이 어디서 얻어왔는지 캥거루 원단으로

반복되면서 이내 싫증을 내기 쉽지만 가죽은 달라요. 8년 전에 배우기

감각은 해결이 불가능하죠. 가죽의 색감을 배치하는 것이나 적절한

가방을 만들어달라는 거예요. 그냥 잘라진 것도 아니고 꼬리까지 달린

시작해 지금은 가죽의 매력에 푹 빠져 있습니다.”

형태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는 감각이 더 우선된다고 봅니다.”

캥거루 한 마리의 전체 원단이었어요. 처음 보는 원단에 호기심이

백혜리 디자이너가 꼽는 가죽공예의 매력은 ‘무궁무진함’이다. 가죽 한

그녀가 공방에 나가 가죽을 배웠듯이 이곳에서도 수업이 이뤄진다.

나서 작업하마 했지요.” 문제는 다른 원단을 섞지 않고 100% 캥거루

장이면 못 만들 게 없다는 것. 명함케이스 같은 소품부터 가방, 그리고

정규수업과 일일수업(토요일)이 있는데 정규수업은 주 3일반. 월, 수,

원단만으로 만들어달라는 주문. 고민 끝에 탄생한 디자인은 주문자의

북바인딩과 각종 커버링에 이르기까지 창작자의 아이디어에 따라 그

토요일 중 하루를 택해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 중 원하는 수업 시간에

마음에 쏙 들었다. 그 역시 자신이 만든 사물이 다른 이에게서 사랑받는

가능성은 셀 수 없을 정도다. 가죽 하나만 쓰지 않고 다양한 원단을 섞어

배우게 된다. 가죽 소품이나 가방을 만드는 데는 하루 평균 3시간 이상이

것을 보는 즐거움을 새록새록 느꼈다고.

작업할 수도 있다. 북바인더인 김은지 작가와의 콜라보레이션 작업으로

소요된다. 수업은 카드 케이스, 핸드폰 케이스, 지갑, 필통 등 소품을

그런 즐거움을 보다 널리 나누고 싶어 3월 20일부터 26일까지

선보인 마블링 원단이 대표적. 실크 원단에 날염하여 마블링을 입힌 가죽

만드는 소품반과 클러치, 미니백 등을 만드는 가방반으로 나뉜다. 대개

경인갤러리에서 열리는 전시 ‘프리마켓 수-네 번째 이야기’에도 참여한다.

원단은 오묘한 컬러와 패턴이 세련된 느낌을 준다.

디자인이나 미술 전공자들이 많이 찾아오며, 특히 여성 수강생의 90%

퀼트, 손뜨개질, 린넨, 북바인딩 등 다양한 핸드메이드 작가들이 오순도순

“세월의 손때가 묻으면 묻을수록 더 멋있어지는 가죽이라는 소재가 가진

이상이 가방 제작을 택한다.

모여 사물을 통해 대화를 나누는 자리이니, 관심있는 이들이라면

매력이 크죠. 다른 소재들은 시간이 흐르면 그저 낡아버리지만 가죽은

수업을 하기 전 그는 수강생들에게 원하는 디자인의 시안을

방문해볼 것을 권한다. www.leather-one.com

시간의 흐름을 통해 더 깊이를 가지게 됩니다.” 나아가 가죽공예는 평생을

준비해오라고 한다. 본인이 생각한 디자인이 없다고 해도 샘플을

글 | 정지연・사진Ⅰ이윤성

H

홍대앞 골목길 풍경  |  어울마당로(걷고싶은거리) 촬영 및 조사 김민혜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OPEN STUDIO


이동준의 Bookscan

년 전부터 이미 ‘보그병신체’라 부른단 사실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

남용하는 것도 문제지만 문장 자체를 이해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김홍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인문병신체의 문제도 꼬집는다. 인문

원어의 문맥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그대로 직역하다 보니 도무지

학술서적에서 남용되는 외래어 역시 보그병신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이해할 수 없는 문장이 되는 경우가 태반이다. 번역가는 원문이 이렇게

것이다. 사실 패션지에 밑줄을 그어가며 정독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되어 있다고, 이게 왜 이해가 가지 않느냐고 오히려 편집자에게 화를 내며

‘어번 시크’가 뭔지 영어사전을 뒤져가며 읽을 사람도 없다. 텍스트보다는

주장한다. 요즘도 날마다 편집자와 번역가 사이에는 그런 대화가 오갈

화려한 사진과 광고지면만 훑어보는 사람도 많다. 그보다 훨씬 심각한

것이다.

문제는 김홍기가 말미에 살짝 지적하고 넘어간 인문병신체에 있다.

번역은 ‘아름다우면 진실하지 않고, 진실하면 아름답지 않다’는 말이 있다.

명색이 어문학을 전공하고 20년 가까이 공부를 했던 나조차도 알아들을

반면, 번역이 곧 ‘제2의 창작’이란 말도 있다. 비교적 가벼운 자기계발서도

삼일절 오전, 패션 큐레이터 김홍기가

수 없는 표현으로 뒤범벅된 인문학 서적들을 다시 뒤적이다 보면 차라리

아닌 인문서적을 번역하면서 제2의 창작을 하는 건 분명 어려운 일이다.

자신의 블로그에 적은 글 때문에 한동안

학위를 받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하길 잘했단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물론

딱딱한 인문서를 진실하면서도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 역시 거의

SNS가 뜨겁게 달궈졌다. ‘보그 병신체에

내가 머리가 나빠서 이해하지 못한 부분도 많다. 하지만 아무리 양보하고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렇다고 내버려둘 순 없지 않은가. 번역가

대한 단상-우리 시대의 패션언어를

자책을 해봐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 단어와 문장, 정체를 알 수

자신도 이해하지 못하는 문장을 써놓고 원문이 이렇다고 우기면 도대체

찾아서’란 제목의 이 글에서 김홍기는

없는 외래어가 여전히 넘쳐나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누가 그 문장을 고칠 수 있을까. 결국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번역가

패션지에서 남발하는 외래어의 심각한

처음 번역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려고 출판사를 찾아갔을 때였다. 비교적

자신인데. 일단 그만한 자질을 갖춘 번역가가 그에 합당한 원고료를

병폐를 날카롭게 꼬집었다. 아직

어린 나이였고 유학생활도 해보기 전이라 어떻게든 번역을 잘할 수

받으면서 번역에 몰두하기에는, 여건이 받쳐주질 않는다. 열악한

관련글을 한 번도 접하지 못한 분들을

있다고 어필하기 위해 잔머리를 굴리고 있는 내게 편집장이 던진 첫

출판계의 현실을 돌아봐도, 점점 더 책을 읽지 않는 독자들을 생각해도

위해 몇 줄만 소개하자면 이런 식이다. “이번 스프링 시즌의 블루톤이

마디는 꽤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다. 편집장은 내게 ‘한국말을 잘하느냐’고

‘인문’이 ‘병신체’를 벗어날 길은 그래서 요원해 보인다. 하긴 거창하게

가미된 시크하고 큐트한 원피스는 로맨스를 꿈꾸는 당신의 머스트

물었다. 번역이야 정 모르면 물어서 할 수도 있고 사전을 뒤져도 되지만

인문학을, 패션계의 현실을 지적할 것도 없다. TV의 축구경기 중계만

해브. 어번 시크의 진수를 보여줄 모카 비알레티로 뽑은 아로마가

한국말 표현에 서툴면 안 된단 얘기였다. 번역가로 일을 한 지도 벌써

봐도 ‘병신체’가 튀어나온다. 언제부턴가 자주 쓰이는 ‘피지칼’이란

스트롱한 커피를 보덤플라의 큐트한 잔에 따르고…” 우리말로 충분히

22년차에 접어들고 있지만 요즘도 새로 번역을 시작할 때면 그때

단어는 도대체 왜 쓰게 된 걸까? “저 선수는 워낙 체력(체격)이 뛰어나기

풀어서 써도 될 외래어를 소리 나는 대로 한글로 받아 적은 이 단어들은

편집장에게 들었던 한마디를 떠올린다.

때문에”라고 표현하면 안 되는 걸까? 심지어 ‘피지컬’도 아니고

난해하다기보다 차라리 우스꽝스럽다. 이런 괴상한 번역투의 문장을 몇

사실 인문병신체의 문제는 보그병신체보다 더 심각하다. 외래어를

‘피지칼’이 뭐야.

차우진의 워드비트Word Beat

‘좀 걷자’의 테마는 위기의 연인이다. 관계가 끝장나는 것을 지켜보는

위해 좋을 거란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심지어 여기서는 둘 다 정리해야 할

와중에 마음도 복잡하고 머리도 복잡하고 그 와중에 둘이 술은 마셨겠다,

때가 왔음을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여기 두 사람은 잘 헤어질

이대로 괜찮은 것 같다가도 이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마음은

것 같다. 자신이 지금 무얼 원하는지, 정확하진 않지만 제대로 알고 있기

헷갈리고 결정도 못하고 애매한 채로 술집을 나온 때의 스냅이다. 이

때문이다(알다시피, 잘 헤어지는 게 누군가를 잘 만나는 것보다 훨씬

노래의 장점은 가사가 묘사하는 풍경이 수십 컷으로 편집된 영화의

중요하다). 그래서 ‘좀 걷자’는 그 안쓰러운 관계의 쓸쓸함을 보듬으면서

장면처럼 디테일하다는 데 있다. 연극이라면 방백으로 처리되었을 이

서로를 응원하는 곡이 된다. 역설적으로 희망적인 노래인 셈이다.

인문병신체에 대한 단상

잘 헤어지기 위해서 정인 ‘좀 걷자(Feat. 개리)’

H

노랫말은 여자와 남자의 내면을 헤집으며 종말을 앞둔 관계의 흐릿함을 포착하려 애쓴다.

> 좀 걷자 우리 마음도 복잡하니 마주보고 있는 게 더 지치는 것 같아 왠지

정인의 <그니>는 오랜만에

재밌는 건 여자의 고민이 구체적이지 않은 반면 남자의 태도는 비교적

어떻게 할까 우리 헤어질까 우리 다시 시작하는 게 좀 겁나는 것 같아 난 왠지

만족스러운 여성 보컬

선명하다는 데 있다. 여자는 ‘복잡하다’는 것 이상의 단서를 주지

잘 모르겠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끝이 보이는 것 같아도 쉽게 매듭질 수 없어서

앨범이다. 개성적인 보컬로

않지만 남자는 ‘예전처럼 섹시하지 않다’고 명확하게 말한다. 이 차이는

미련 때문인 건지 도대체 답이 안 나와서 이렇게 고민 고민 고민 또 고민 고민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관습적으로 고정된 성차이기도 하고(이른바 여자들은 ‘내 마음 나도

고민해

개인적으로는 리쌍의

몰라’형, 남자들은 ‘오늘은 집에 가지 마’형으로 구분되지 않나), 여성의

> 술 먹자 우리 머리도 복잡하니 얘기가 자꾸 겉도는 게 난 더 못 참겠어

데뷔곡이었던 ‘Rush’에서의

복잡함을 더 강조하기 위한 장치가 되기도 한다. 이 곡의 인기는 아마도

조금 오른 술이 날 더 헷갈리게 해 (마주 앉아) 바라보다 바보처럼 또 웃게 돼

그 시너지가 그리웠던 것도 사실이다. 이번 앨범은 그 아쉬움을

이 두 가지 면이 서로 적당히 어울리기 때문일 것이다. 대중적인 감각이란

잘 모르겠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끝이 보이는 것 같아도 쉽게 매듭질 수 없어서

덜어내기에 충분하다. 특히 개리 작사, 윤건 작곡의 아스트로 비츠가

특수성보다 보편성에 더 가깝고, 그럼에도 구태와 차별되는 개성을

미련 때문인 건지 도대체 답이 안 나와서 이렇게 고민 고민 고민 또 고민 고민

편곡한 ‘그 뻔한 말’의 담담한 톤이 인상적이다. 차트 성적도 좋은 편이다.

구현할 때 얻어지는 수혜다. 디테일, 요컨대 묘사의 성실함은 그걸 가장

고민해

그런데 나는 이 곡보다 ‘좀 걷자’를 더 좋아한다. 가벼운 터치의 건반

쉽게 구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 노래가 ‘나도 한 번은 겪어본 일’이라고

> 이별도 사랑하는 거 그것만큼 쉽지 않아 취한 채로 우린 계산하고 나왔지만

인트로를 지나 산보하듯 흐르듯 진행되는 노래가 정작 ‘헤어질까 말까

여기게 만드는 건 이런 묘사가 경험과 관찰을 토대로 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직도 맘 못 정하고 우리 사랑은 맴돌고 있어 H

우리 어떡할까’인 것도 마음에 든다. ‘좀 걷자 우리’, ‘술 먹자 우리’처럼

자, 이 지리멸렬한 관계는 머지않아 결국은 쫑나게 될 것이다. 스스로

verse

친근하게 시작되는 버스

도 매력적이다. 다이나믹 듀오의 개코와

리쌍의 개리가 가사를 썼고, 개코와 장재원이 쓴 곡이다.

‘미련’이라고 규정한 관계에 밝은 미래는 희박하다. 복잡한 채로 맴도는 사랑이 피로하고 귀찮고 애매할 때, 그래 깔끔하게 정리하는 게 서로를

PLACE YO!_Cafe

2013 03  Vol_46

COLUMN 15


What Is Infographics? It’s not a just graphic design or fancy illustration

무질서한 데이터에 질서와 스토리를 입히고 누구라도 한눈에 이해할 수 있는 매력적인 정보로 만드는 것

1 주제 선정Selecting the Topic 2 조사・연구Surveying & Researching

에디터Editor

디자이너Designer 데이터 분석가Data Analyst

4 데이터 분석・가공Analyzing the Data

3 데이터 수집Gathering the Data

5 스토리 도출Finding the Narrative

6 아이디어 스케치Sketching the Idea

7 편집Editing

9 테스트Testing Designing

8 디자인

Process of Infographics

121-895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405-11 화승빌딩 3층 Tel 02-323-2569 Fax 02-323-2562 Web http://infographicslab203.com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10 완성Completing the Infographic



ⓒ Artist | Kim Hee-jun

www.street–h.com | Culture Magazine for Hongdae Area | 홍대앞 동네 문화 잡지

vol.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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