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 Artist | 홍희경
www.street–h.com | Culture Magazine for Hongdae Area | 홍대앞 동네 문화 잡지
vol. 50
배포처 리스트
홍대앞에서 벌어지는 문화 예술 행사 | 2013.07~08
Anthracite 322-0009, art샴 326-2480, B-hind 3141-7212, BELLA TORTILLA 070-8779-6675, Bitter Sweet 9 337-2115, Cafe aA 3143-7312, DD-DA 3142-5750, hibi 337-1029, SUKARA 334-5919, 게으른고양이 070-8867-7819, 홍대앞 관광안내소 323-2240, 나물먹는곰 323-9930, 노피디네 콩볶는집 3373456, 더 북 소사이어티 325-5336, 두성갤러리 3144-3181, 땡스북스 325-0321, 르 벨로 332-0142, 리틀 파머스 333-3351, 문지문화원 사이 323-4207, 문화공간 1984 325-1984, BYHEYDEY 쇼룸 3144-4727, 밤삼킨별 335-3532, KT&G 상상마당 330-6200, 서교예술실험센터 333-0246, 오요리 332-5525, 유어마인드 0708821-8990, 이리카페 323-7861, 제너럴 닥터 322-5951, 커피 랩 3143-0908, 토끼굴 332-0217, 폴 아브릴 3144-0744, 피노키오 책방 070-4025-9186, 한잔의 룰루랄라 337-9887, 호미화방 336-8181, 후마니타스 책다방 070-4010-7737, 2호선 홍대입구역 안내소, 마포관광정보센터(공항철도 홍대입구역) 334-7878, 부산 PM 2:45 051-247-4847
Culture Calendar Mon~Thu
Fri
Sat
7.11~ 경복 - 스무살, 우리들의 호우시절 7.18~ 마스터 / 명왕성 KT&G 상상마당 영화관
7.19~20 톡식 두 번째 단독 콘서트 KT&G 상상마당 콘서트홀 7.19-20:00 7.20-19:00
7.15~21 안녕바다 〈월화수목금토일〉 3집 발매기념 일주일 라이브 살롱 바다비
7.19~ 그녀의 연기+달리는 차은 KT&G 상상마당 영화관
7.15~ 18
SUMMER NIGHT LIVE vol.2 롤링홀 19:30 써니 킴 ‘Painter’s Eye(화가의 눈)’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 클럽 오뙤르 20:30 Fri
7.25~ 스프링 브레이커스 KT&G 상상마당 영화관
22~ 25
7.25~8.11 극단 ‘동네방네’의 <달아나라, 편지야> 가톨릭청년회관 다리
7.24 7월 북 콘서트 소설가 김려령, 정이현 / 뮤지션 한희정, 피아 상상마당 콘서트홀 Mon~Thu
29~ 8.1
Mon~Thu
26
페스타 Vol.18 - Love, Peace, not
War 홍대 인근 클럽, 17:00~23:00 제리케이 콘서트 “DAZE A LIVE 1” DGBD 18:00
Seoul LIVE MUSIC Festa 서울
줄리아 하트 단독 콘서트 - 여름과 꿈과 밤의 모든 매력 벨로주, 18:00
21
Rollinghall Special Live 연남동덤앤더미, 홀린, 팬텀즈, 패로디아, 11시 11분 롤링홀 17:00
박강수 콘서트 베짱이홀 17:00
27
라이브 뮤직
Sat
2
EL.together vol.2 - EL Company 뮤직레이블 두번째 콘서트 주니퍼디딤홀, 17:00
Sun
TIGER EATS TOAST의 두 번째 단독공연 feat. Dante KT&G 상상마당 콘서트홀 20:00
28 Sun
S.I.D - Sound Live Tour 2013: Cloud Journey KT&G 상상마당 콘서트홀 17:00
재즈홀릭 - 빌리 하트 쿼텟 LIG아트홀(합정) 20:00
Fri
5~ 8
20 Sat
7.26~27 정규앨범 ‘사심’ 발매 기념 슈가볼 단독 콘서트 V-Hall 7.26-20:00 7.27-19:00
Fri
7.30 송영주 트리오 - The Trio 클럽 오뙤르 20:30
본킴BORN KIM 1st Concert FUTURE SHOP KT&G 상상마당 콘서트홀 18:00
7.20~21 제1회 브라질문화페스티벌 메세나폴리스 몰
19
Mon~Thu
7.22 J HAUS Live concert & Club tour 베짱이홀 20:00
Sun
네미시스Nemesis live concert Close to You 롤링홀 18:00~21:00
스트라토바리우스STRATOVARIUS 내한공연 V-Hall, 19:00
At The Gates Live In Korea 2013 프리즘홀 18:00
방울악단, 피콕 조인트 콘서트 롤링홀 17:00
3
4 Sun
Sat
재즈홀릭 - 시몬 나바토브 & 닐스 보그람 & 탐 레이니 LIG아트홀(합정) 20:00
9
10
11
12~ 15
8.15 ROLLINGHALL Hot Summer Hiphop Party 롤링홀, 18:00
● <스트리트 H> Culture Calendar에 전시, 공연, 기타 문화행사를 알리고 싶은 개인 및 단체는 매월 10일까지 담당자(임경화 /
rainbow@street-h.com)에게 이메일로 내용을 전달해주시면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전화번호와 홈페이지를 참고하세요
KT&G 상상마당 02-330-6200 www.sangsangmadang.com
롤링홀 02-325-6071 www.rollinghall.co.kr
베짱이홀 02-322-4241 bezzang-e.com
카페 벨로주 02-323-7798 www.veloso.co.kr
주니퍼디딤홀 02-3144-3225 www.ddimhall.co.kr
클럽 오뙤르 02-337-5224 cafe.naver.com/clubauteur
V-Hall 02-338-0958 club.cyworld.com/v-hall
라이브홀 프리즘 070-8150-2979 cafe.daum.net/PrismHall
LIG아트홀(합정) 02-331-0094 www.ligarthall.com
매력적인 홍대앞 카페 12곳을 섬세한 일러스트로 담아낸 <스트리트 H> 아코디언북을 판매합니다
50
2013.07 Street H Culture Magazine for Hongdae Area
2013 07 Vol_50
<스트리트 H> 다음호 표지를 작업할 작가를 찾습니다
<스트리트 H>가 발행한 일러스트 ‘아코디언북’ 시리즈 첫 번
2013년을 맞아 <스트리트 H>는 매월 표지작업을 외
째, ‘홍대앞의 매력적인 카페 12곳’. 허경미 작가는 비하인드,
부 작가에게 오픈하려고 합니다. 작년은 허경미 작가
수카라, 카페 405, 커피랩 등 홍대앞의 개성을 드러내는 카페
와 홍대앞에서 당장이라도 사라질 것 같은 <그리운
를 직접 방문해 사진을 찍고, 따뜻한 필치로 그곳의 풍경을 그
골목길 시리즈>로 표지작업을 했습니다.
려냈습니다.
올해는 홍대앞에서 글자와 관계된 작업을 하는 작가
홍대앞을 방문하는 이들을 위한 기념품과 선물로도 제격인 아
분들과 함께하려 합니다. 폰트, 캘리그라피, 타이포그
코디언북은 상상마당 1층 스토어, 유어마인드(www.your-
라피, 레터링, 그래피티, 일러스트, 사진 등 분야의 제
mind.com), 더 북소사이어티(www.thebooksociety.com),
한은 없습니다. 자신만의 개성있는 글자작업으로 홍
땡스북스, 매거진랜드, 두성종이 2층 스토어, 뽈랄라수집관,
대앞 사람들과 교감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아 표현해
윤디자인연구소(www.yoondesign.com) ‘폰트스토어’의 디
Cover | 오늘 시든 꽃 어제 피어난 꽃 今日殘花昨日開
주시면 됩니다. 표지작가로 참여를 원하시는 아래의
자인상품 코너와 <스트리트 H> 홈페이지(www.street-h.
메일로 포트폴리오와 작가소개를 보내주시면 됩니
어제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피어났던 꽃, 오늘 비록 내 손 위에서 시들지만 계절이 오면 다시 그 아름다움 그대로 꽃피우리라. 이런 생명의 에너지를 믿는다면 홍대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의 모습이 다르더라도 꽃처럼 계속 피고 지리라.
com) 등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가격 10,000원(배송비 별도).
(문의 ds203@ds203.com 장성환)
발행인
장성환
편집인
정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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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편 집 임경화
홈페이지(www.street-h.com)의 ‘정기구독’ 코너에 이름, 연락처, 주소 등 관련 정보를 기재한 후 1년 정기구독료 15,000원(배송료 포함
에디터 하정희, 임은선, 이보람, 손혜정
가격)을 입금하시면 됩니다. 입금 후 편집부 메일 rainbow@street-h.com으로 알려주시면, 그 달부터 <스트리트 H>를 보내드립니다.
디자인
디자인스튜디오 203(Tel. 02-323-2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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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경 | asella0530@naver.com 그래픽 디자이너. 누구보다 욕심많은 디자이너로 살아가다가 어느 날 문득 디자인의 본질에 대한 고민 끝에 프랑스 유학을 준비중이다. 현재는 홍대앞 언저리의 작은 작업실에서 보통의 디자이너로 살아가고 있다.
Mon~Thu
8.15~17 소란 콘서트 ‘21+’ KT&G 상상마당 콘서트홀 15-18:00, 1620:00, 17-18:00
CULTURE CALENDAR 01
기획특집
독특한 취미를 가진 홍대앞 사람들 주말이면 쌓인 스트레스를 푸느라 밀린 잠을 자거나 술 먹는 일밖에 낙이 없다는 당신이라면 이제 시작해보라, 재미와 스릴, 특별한 기분을 안겨줄 취미생활을 시작하는 순간, 삶의 질이 달라질 것이다. Photographer 성종윤(Living Room Studio)
“에어를 추는 할머니가 되고 싶어요” 스윙댄스의 매력에 빠진 조신애 느린 듯 흥겨운 재즈의 선율에 몸을 맡기는 스윙댄스. 영화 속 경쾌한 춤사위를 보며 나도 한번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시작은 쉽지 않은 일 이다. 3년째 스윙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는 조신애 씨는 주저하는 이들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요”라며 무조건 시작하라고 권한다. 하다 보면 자신에게 맞는지 맞지 않는지 알 수 있다고. 자칭 ‘몸치’라던 그는 어떻게 스윙의 매력 에 빠지게 된 걸까. 홍대앞에서 ‘리듬플랜트’라는 합주실을 운영하는 그는 음악이나 다른 영역에서는 예 술적 감각이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지만, 유난히 춤에는 소질이 없었다고 한다. 마치 글을 읽지 못하는 것처럼 답답함을 느꼈다는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몸의 언어로 도 표현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텔레비전 아이돌 스타처럼 현란한 웨이브 의 방송 댄스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러다 합주실 홍보를 위해 자주 이용하던 인터 넷 게시판에서 ‘락앤롤 스윙댄스’를 외치며 홍보에 열심이던 ‘딴따라 댄스홀’을 알게 됐다. 무작정 찾아갔지만 왠지 첫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는 그는 “첫날부터 재밌더라 고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아마도 그건 서먹할 틈을 주지 않는 댄스홀 식구들의 관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덕분에 그도 금세 스윙댄스의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특히 시 작한 지 4주 정도 지나면 무조건 신입도 공연을 해야 하는 딴따라 댄스홀의 방침은 초 보자에게도 ‘어~ 되네!’라는 자신감을 키워주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1년 동안 딴따라 댄스홀에서 배우며 동시에 매일 홍대, 방배, 교대, 당산 지역으로 이른바 ‘출빠춤을 추러 가 는 것을 지칭
’를 다녔다. “그땐 일보다 스윙에 더 빠져 지냈다”는 그는 지금은 일주일에 한
번 외부 수업과 출빠를 다니며 생활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 동기들 중에서 제일 못 췄 다던 그도 2년이 지나니 이제야 뭘 좀 알겠다고 여유를 부린다. 스윙댄스는 춤을 주도하는 리더(보통 남자)와 그 흐름을 자연스럽게 따르는 팔로워(보 통 여자)가 추는 커플댄스다. 대부분의 커플댄스가 그렇듯 파트너와의 ‘교감’이 무엇 보다 중요하다. 스윙댄스 역시 손끝으로 전해지는 리더의 리딩을 잘 읽고 팔로윙하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리더의 리딩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팔로워 마음대로 춤을 춘다면 절대 아름다운 몸짓을 표현할 수 없다. 그래서 스윙은 그에게 단순히 춤이 아니라 삶 의 태도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제가 좀 성급해서 쉽게 욱하고 뭐든 빨리 판단하는 편 이에요. 그러다 보니 상대방을 제가 정한 기준대로 단정 짓기도 했죠”라며 스윙을 통 해 ‘기다리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춤을 추는 그 순간만큼은 광활한 우주에 오직 리더와 자신만이 존재하는 것 같은 기쁨을 느낀다는 조신애 씨. 엄지손가락을 올리며 최고의 춤이라고 말하는 그 는 “뜨겁게 그리고 열정적으로 살고 싶어요. 그리고 취미는 훌륭한 에너지원이 된다고 생각해요”라며 할머니가 돼서도 에어Air, 스윙댄스 동작 중 하나로 공중으로 회전하는 동작를 할 거라고 말한다. 그의 스윙 사랑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글Ⅰ하정희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사람들과 어울리는 또 다른 방법” 에스페란토를 배우는 전여민 전여민 씨는 ‘에스페란토’라는 언어를 배운다. 에스페란토는 특정 나라를 기반으로 하 는 언어가 아니다. 유대계 폴란드인 자멘호프가 1887년 만든 인공어이다. 러시아 지 배 아래서 자란 자멘호프는 사람들이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 갈등이 생긴다고 생각했 다. 국적과 인종이 달라도 통하는 말이 있다면 갈등과 분쟁이 덜하지 않을까 생각한 그 는 에스페란토를 만들었다. 그래서 에스페란토는 ‘희망하는 사람’이란 뜻대로 희망자 의 언어, 평화의 언어라고도 불린다. 그러나 전여민 씨는 이런 거창한 의미 때문에 에스페란토를 배운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는 어머니 때문에 에스페란토를 배웠다. “어머니가 대학교 때 에스페란토를 배우셨 대요. 제가 중학생이 되자 어머니가 다시 배우기 시작하셨는데 199기셨어요. 다음이
200기라고 저더러 배우라고 권하시더라고요.” 그때의 배움이 현재까지 이어졌다면 좋았겠지만 중학생이던 그에게 에스페란토는 ‘공 부할 것이 하나 더 늘어 짜증나게 만드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래서 강의 가 끝나자마자 그만두었다고. 그러던 것이 지난해 11월 수능이 끝나고 어머니가 주최 자로 참여한 에스페란토 행사에 참여하면서 다시 배움으로 이어졌다. “어머니가 한국 에서 열리는 행사에 절 데리고 가셨어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그래 서 에스페란토 청년회에 참여하게 됐고 일본으로 가는 행사도 따라가게 됐습니다.” 당시 그는 영어로 치면 ‘Hello, Hi’ 정도의 말만 겨우 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말 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서서히 말문이 트이게 되었다. “한 일본분 이 ‘여기는 시끄러우니까 다른 데 가서 자라’고 말했다는데 무슨 말인지 전혀 못 알아 들었어요. 그래서 시끄러운 방에서 잤죠. 생존의 문제가 되니 배울 수밖에 없더라고요. 아주 단순한 것부터 배웠는데 나중에는 대화가 가능하더라고요. 그게 참 신기했어요.” 그후 본격적으로 에스페란토를 배우기 시작했다. 격주에 한 번 모이는 청년회 모임은 그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함께 모여 에스페란토로 대화를 하고 고궁 가이드 연습을 하 면서 에스페란토를 익혔다. 최근에는 콩고의 한 학교의 수업자료를 만드는 작업도 하 고 있다. “제가 학교에서 생활하는 것을 그림일기로 그려서 보내요. 콩고 친구들이 답 장도 보내고요. 저도 틀리고, 그 친구들도 틀리는데 열심히 하다 보면 잘하게 되지 않 을까요?” 전여민 씨는 누구나 쉽게 에스페란토를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한국어처럼 한 글자 당 발음이 하나씩이에요. 문법도 제가 아는 언어 중에 가장 간단하고 쉽고요. 아보토영 어의 알파벳과 같은 문자
만 익히면 읽고 쓸 수 있어요. 저와 함께 에스페란토 배워보지 않으실래
요? Lernu Esperanto레르누 에스페란토!” 한국에스페란토협회(02-717-6974) 글Ⅰ임은선
2013 02 Vol_45
COVER STORY 09
기획특집
“가방 만드는 매력에 푹 빠졌어요” 가죽가방을 만드는 최유원 5년차 직장인, 그래픽 디자이너 최유원 씨는 취미가 필요했다. “야근도 많고 늘 일에 치여서 바쁘게 살았어요. 그러다 시간이 나면 술을 마시거나 아니면 집에 늘어져서 보냈고요. 그래서 의식적으로 취미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적 극적으로 취미를 찾아 나섰죠.” 조건은 하나, 그가 일을 위해 매일 만나는 컴퓨터가 아닌 손으로 직접 할 수 있 는 것이어야 했다. 또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 때문에 여러 사람이 어울리지 않 아도 할 수 있는 일이면 좋겠다고 막연히 생각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바로 ‘가죽가방 만들기’다. “평소에 좋아했던 가방 브랜드의 대표가 새로 작업실을 열었고 그곳에서 가방 만드는 수업을 진행한다는 걸 트위터에서 봤어요. 무작정 연락해서 배우기 시 작했죠.” 잘 알아보지도 않고 무작정 시작부터 했지만 다행히 ‘괜찮을 것 같다’는 그의 직감은 적중했다. 작업실이 작아 주로 혼자 가방을 만들기 때문에 작업에 집중 할 수 있고, 회사가 멀어 평일에는 8시가 되어야 홍대앞에 도착하는데도 늦게 까지 작업실을 사용할 수 있는 등 여러 조건이 그에게 잘 맞아떨어졌다. 작업을 끝내고 늦은 밤 자전거를 타고 홍대앞을 달리는 기분도 꽤나 쏠쏠하다고 최유 원 씨는 말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를 만족시키는 것은 자기가 원하는 디자인의 가방을 직접 만든다는 점이다. “제가 만들고 싶었던 디자인의 가방을 만들 수 있어서 좋아 요. 보통 여자들이 많이 드는 가방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아서 평소에 선택의 폭 이 좁았죠. 로고가 적혀 있지 않고 아무 무늬 없는 가방을 들고 다닐 수 있어서 좋아요.” 그가 만든 가방은 군더더기 없이 심플하고 깔끔했다. 대신 손바느질로 한 땀 한 땀 스티치를 놓은 것이 특징이다. 손바느질은 힘든 작업이지만 그만의 매력이 있다고 최유원 씨는 말한다. “일정한 간격으로 구멍을 내는 일은 지겹고 힘들 어요. 바느질을 많이 하다 보면 손도 아프고요. 하지만 손바느질은 조용히 집중 할 수 있어서 작업 자체가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마음이 평온해지는 느낌이 들죠.” 가방 제작 수업에 참여해 가방을 만든 지 이제 고작 3개월, 그러나 그는 벌써 4 개나 되는 가방을 만들었다. 박음질 같은 기본적인 바느질도 할 줄 몰랐고 재봉 틀도 다룰 줄 몰랐지만 이제는 카드지갑 같은 작은 소품 정도는 선생님의 도움 없이 혼자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가방을 어떻게 만드는지 대충 알 것 같아요. 또 어떤 가방이 잘 만든 가방인지 도 분별할 수 있게 된 것 같고요.” 가방을 만들면서 좋은 가방을 알아볼 수 있 게 되는 안목이 생겼다고 말하지만 그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좋은 가방을 사는 일이 아니라 좀 더 괜찮은 가방을 만드는 일이다. “지금보다 더 나은 가방을 만 들고 싶어요. 제가 만든 가방에 자수를 놓는다거나 하는 시도도 해보고 싶고요. 가방을 만들면서 새로운 것들을 배워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좀 더 괜찮 은 가방을 만들기 위해서 뭔가 자꾸 하게 될 것 같아요.” 최유원 씨의 괜찮은 가 방 만들기 도전은 한동안 계속 될 것 같다. 글Ⅰ임은선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악기는 또 다른 언어 배우기와 같아요” 기타를 치는 문윤승 문윤승 씨는 스튜디오로 기타를 두 대 들고 왔다. 하나는 어쿠스틱 기타이고, 하나는 클래식 기타였다. 현이 나일론인 어쿠스틱 기타와 달리 클래식 기타는 쇠줄로 되어 있다. 운지법도 다르다. 어쿠스틱 기타가 스트록에 적합하다면, 클 래식 기타는 손으로 뜯는 핑거링에 적합한 구조로 되어 있다. 그러나 사실 이런 차이는 중요한 게 아니라고 말한다. “사실 제일 먼저 배웠던 건 전자기타였어요. 폼이 나잖아요(웃음). 그런데 주법 익히기가 만만치 않아서 포크기타의 기본이라고 할 어쿠스틱 기타부터 시작했 고요. 좀 더 연주의 개념이 강한 클래식 기타에 끌려 요즘은 클래식 기타를 배 우고 있어요.” 전문 음악인이 될 것도 아닌데 굳이 이렇게 여러 기타를 섭렵해야 하나 궁금해 졌다. 그는 “꼭 한 가지 기타만 익힐 필요는 없잖아요?”라고 반문한다. “오래 즐길 수 있는 취미를 갖고 싶어 시작한 것이니 만큼 내게 가장 잘 맞는 기타를 찾는 과정도 의미있다고 봐요.” 과연, 우문에 현답이다. “전 기타도 다양한 과정을 통해 배웠어요. 처음엔 동네 관인학원에서 6개월 여 초등학생들과 배우며 기본을 습득했고요. 동네에 동호회가 있길래 들어갔는데, 거긴 중년 아저씨 아줌마들이 많은 곳이었어요. 동호회 활동을 하며 실력이 늘 었죠. 전문실용음악학원도 다녀봤는데 잘 맞지 않았어요. 홍대 부근으로 이사 를 오면서 지금은 개인레슨을 찾아보는 중이에요.” 홍보대행사에서 일하고 있는 그가 기타를 처음 배운 건 2006년 무렵. 평소 꽃 꽂이, 요리레슨 등 새로운 걸 배우길 즐기는 그에게도 악기 배우기는 ‘진득한 인내’의 과정이었다. “비틀즈 노래인 ‘Bye bye blackbird'를 반주하며 부르는 게 첫 목표였죠(웃음). 사실 악기는 언어와 같아서 습득하려면 외우고 연습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 해요.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죠.” 이제는 그런 기다림이 결실을 얻어 혼자 무료 할 때도, 누군가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때도 기타는 언제나 좋은 동반자가 되어 주고 있다. 한편, 얼마 전부터 문윤승 씨는 재미난 소셜 게더링을 시작했다. ‘일요집밥 (www.lazingonasundayafternoon.com)’은 주말이면 비는 동교동의 사무실 을 이용해 일주일에 한 번 ‘집밥’을 나눠먹는 행사다. 동네친구를 만들고 싶어 시작했다는 이 프로젝트에 날개를 달아준 건 평소 ‘퍼주기 좋아하는’ 엄마의 음 식솜씨. 카레나 비지찌개, 멸치볶음 등 말 그대로 ‘집밥’을 나눠 먹는다. 4~8인 정도 미리 신청을 받되 물물교환을 원칙으로 한다. 텃밭에서 일군 야채도 좋고, 공연이나 손수 만든 물건도 좋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 이웃의 정을 느껴보고 싶다면, 여러분도 일요집밥의 문을 두드려보시라. 글Ⅰ정지연
2013 02 Vol_45
COVER STORY 11
기획특집
“내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까뽀에이라” 까뽀에이라를 배우는 강지연 시작은 단순했다. “처음엔 다이어트가 목적이었어요. 소개해준 친구가 보는 것 만으로도 1~2kg은 빠질 거라고 하더군요(웃음).” 이것이 강지연 씨가 ‘까뽀에 이라 무젠자’ 아카데미와의 인연을 맺게 된 계기였다. 까뽀에이라capoeira는 브라질의 전통무술로 15~16세기 포르투갈 식민지였던 브라질로 이주한 아프리카 노예들로부터 유래한 것이다. 음악에 맞춰 물구나 무서기나 공중제비 등의 아크로바틱 동작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무술인데 무 예, 음악, 춤의 세 가지가 결합된 형태다. 부드러우면서 강하고, 남성적인 것 같 으면서도 여성적인 운동이라고 말하는 그는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다”면 서 “아마 누구나 한 번쯤 까뽀에이라를 보게 된다면 바로 하고 싶어 몸살이 날 거예요”라고 장담했다. 올해로 3년째인 강지연 씨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까뽀에이라를 중단했다가 최 근에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운동을 안 하고 쉬니까 건강도 나빠지고 살도 많이 쪘어요. 그래서 무작정 사부님께 전화했죠.” 그의 전화를 받은 선생 님은 기다리고 있던 것처럼 그를 반겨주었다고 한다. 브라질 음악에 맞춰 춤을 추듯 곡예에 가까운 동작을 해야 하는 까뽀에이라. 처음에는 겁 없이 시작했다. 사실 연극배우 출신이다 보니 그는 몸을 움직이 는 데는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막상 시작한 까뽀에이라는 그의 생각과 달랐다. “평소에 사용하던 근육과 까뽀에서 쓰는 부위가 달라요. 그런데 몸은 자꾸 예전 습성을 기억해서 움직이니 처음에는 도리어 마이너스가 됐어요”라며 오히려 평소에 특별한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들이 더 빨리 배운다고 귀띔했다. 그래도 신체 움직임의 원리를 알고 있었기에 손이 발이 되고 발이 손이 되는 운동의 특 성을 쉽게 터득하긴 했다고. 강지연 씨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을 사용하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고민하는 여자들에게 적극 권한다고 말한다. 강지연 씨는 무젠자 까뽀에이라에서 일주일에 3번 수업을 듣는다. 수업은 기 본동작을 배우는 몸풀기와 대련을 뜻하는 ‘호다’로 이뤄진다. 보통 1시간 30분 에서 2시간 정도 진행되는 까뽀에이라는 다른 운동과 달리 실력, 나이, 체급과 상관없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함께 수업을 받는다. 실력이 향상될수록 힘이나 기술이 더 섬세하고 정교해지지만 기본동작에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 호다는 초보자부터 고급자까지 다양한 실력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한다. 단 고급자는 상대방의 레벨에 맞게 균형을 맞춰주며 호다를 한다. 이런 호다를 통 해 단순히 동작을 익히는 데서 그치지 않고 더 빨리 습득할 수 있게 된다. 그는 “호다를 통해 내가 뭔가 해냈다는 성취감이 커진다”며 잠자기 전에 눈을 감으면 까뽀에이라의 동작이 머릿속에 그려질 정도라니 빠져도 푹 빠졌다. “저는 취미로 하는 거잖아요. 선수가 아니니까 아주 격렬하게 하지는 않죠”라고 말하는 그는 까뽀에이라의 장점으로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상 태를 알고 무리하지 않게 진행하는 것을 꼽는다. 또 안되는 동작을 억지로 강요 하거나 승급을 위해 무리를 하지 않는 것이 오래 즐길 수 있는 비결이라고. 어느새 까뽀에이라가 삶의 일부가 되었다고 말하는 강지연 씨. 나이가 들어서 도 온 가족과 함께 까뽀에이라를 배우고 싶다는 그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자 신만의 ‘특기’로 만들고픈 바람도 내비쳤다. 글Ⅰ하정희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출판도시 홍대앞 알아가기 17 갈무리출판사
불의의 현실을 깨는 도끼 같은 책 청소년인문학을 열기도 하여 이곳을
홍대앞 동네서점 베스트 셀러
더북소사이어티 The Book Society
찾는 수강생은 그 연령층이 매우 다양하다. 다지원의 강사의 연구저작물이 <자율네트워크>에 실리기도 하고, 갈무리출판사를 통해 간행물로 나오기도 하는 등 이들은 상호 침투하며 발전하는 관계를 이룬다. 이들을 현대 자본주의의 위기 속을 비행하는 ‘사각 편대’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최악의 출판환경이라지만 갈무리는 꿈쩍도 않는다. “그동안 꾸준히 종수뿐만 아니라 판매부수가 늘면서 성장해 왔다”는 것이 오정민 편집부장의 말이다. 매출액으로
▶2012.6.15~2013.7.15
1위: Full Color(Karel Martens, Roma Publications, 43,000원) 2위: Sasa [44] Annual Report 2012(Sasa[44], Specter Press, 8,000원) 3위: Things to Do Today(Rollo Press, 3,000원) 4위: Conditional Design Workbook(Conditional Design, 43,000원) 5위: 매거진 파노라마 1호-panorama420(매거진 파노라마, 9,000원)
1994년 3월 문을 연 갈무리출판사는 ‘사회과학 전문 출판사’다. 이제는
대변되는 외형적 성장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그가 말하는 성장은 좀더
사어처럼 느껴지는 ‘맑스주의’란 말도 이곳에서는 여전히 그 날선
근본적인 것이다. “사회과학의 부흥기였던 과거와 비교하면 사회과학
기운을 잃지 않는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갈무리출판사는 1989년
도서시장 자체가 축소된 게 사실이지만, 어느 시대나 자신이 살고 있는
박노해 시인과 함께 월간 <노동해방문학>을 창간하고, 무려 10년 넘는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라보고, 그 사회가 진보하기를 바라는 이들이 있고
수배생활에도 뜻을 굽히지 않았던 조정환 대표가 운영하는 출판사다.
그들에게 읽히는 책을 만든다는 자부심이 있다”는 것.
출판사 첫 책인 크리스 하먼의 《오늘날의 세계 경제: 위기와 전망》의
갈무리는 여전히 대학가의 몇 남지 않은 사회과학 서점들(‘그날이 오면’,
▶2012.6.15~2013.7.15
역자로 올라와 있는 ‘이원영’은 수배 시절, 조정환 대표의 가명이다.
‘풀무질’)에 책을 직접 납품하고 맑스주의 연구자들이 2년마다 여는
갈무리란 순우리말로 ‘가을에 거둔 양식을 잘 정리하거나 간수해두는
행사인 ‘맑스 코뮨날레’ 같은 사회과학 관련 행사에도 꾸준히 참여한다.
1위: 연필 깎기의 정석(데이비드 리스, 프로파간다, 12,000원) 2위: Cereal Magazine 3호(편집부, 24,000원)
일’을 의미한다. 80년대 운동의 결실을 거두면서 새로운 시대에 맞는
“이집트의 봄과 2008년 촛불이 겹쳐지듯이 신자유주의가 격화될수록
지성의 씨앗을 뿌리자는 취지에서 이와 같은 이름을 지었다. 2000년대에
국지적인 저항은 전지구적으로 확산될 수밖에 없다. 맑스는 버려야
들어선 지금도 갈무리는 맑스주의라는 지적 성과를 잘 거두면서, 인류의
할 것이 아니라 시대의 변화를 읽어낼 수 있는 여전히 유효한
자율과 협력이라는 관점에서 맑스주의를 재해석하고 그를 바탕으로
단초이다.” 오정민 편집부장의 말을 들으며 카프카의 말을 이렇게
삶을 성찰하는 책들을 부지런히 펴내고 있다.
바꿔놓고 싶어졌다. ‘한 권의 책, 그것은 내부의 언 바다뿐만
갈무리출판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저자라면 안토니오 네그리를 꼽을
아니라, 불의의 현실을 깨는 뜨겁게 담금질한 도끼’가 될 수 있을
수 있다. ‘다중多衆’과 ‘자율’이란 개념을 창조한 네그리를 국내에 처음
것이라고.
소개한 곳이 갈무리출판사다. 《예술과 다중》 《네그리의 제국 강의》 《다중과 제국》 외에 《디오니소스의 노동 1, 2권》 《선언》(마이클 하트와
H
《인지자본주의》 - 조정환 지음
수 있는 ‘아우또노미아 총서’는 네그리를 비롯한 자율주의 저작이 포진해 있다. ‘아우또노미아 총서’에 속하지 않되 의미있는 사회과학 서적을 모은 ‘카이로스 총서’, ‘대화’란 의미에 걸맞게 대담집을 내는 ‘디알로고스 총서’와 ‘다중지성의 정원(이하 다지원)’의 주요 필진의 저작물을 모은 ‘다중지성 총서’ 등이 있다. 출판사 초기라 할 90년대의 저작들은 ‘갈무리 신서’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고, 철도해고자 복직투쟁위원회의 투쟁기록인 《47 그들이 온다》나 KTX 여성노동자들의 수기집 《그대들을 희망의 이름으로 기억하리라》 등 사회적 발언이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개입 총서’도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마이너리티 시선과 피닉스 문예다. 이른바 ‘노동문학’ 시리즈다. 오정민 편집부장(사진 가운데)은 “각각의 총서야말로 갈무리의 출판 방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갈무리출판사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웹진 <자율네트워크>, 다지원, 다중지성 연구정원이라는 기관들이다. 특히 다지원은 ‘대안 인문학’을 선보이는 대표적인 교육기관으로 새로운 현대사상의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는 일상적인 개인의 삶과 사회 뿐만 아니라 이론진영에도 비관주의, 허무, 우울, 공포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또한 후쿠시마 핵위기에서 확인되듯이 자본주의로 인해 파괴된 자연은 인간에게 적대적인 양상까지 보여주고 있다. 《인지자본주의》는 오늘날 자본주의가 처한 이런 총체적 위기의 성격을 분석하고,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리듬분석》 - 앙리 르페브르 지음 / 정기헌 옮김 맑스주의 사상가 앙리 르페브르의 유작. 시간, 공간, 도시, 일상성, 미학과 관련해 진행했던 리듬에 대한 그의 평생의 연구를 집대성한 책이다. 이 책은 왜 르페브르가 20세기 가장 중요한 맑스주의 사상가들 중 한 명인지를 보여준다. 르페브르는 맑스, 바슐라르, 니체, 하이데거, 쇼펜하우어 등 다양한 철학자들의 사유들을 창조적인 방식으로 혼합하여 ‘리듬분석’이라는 새로운 과학, 새로운 지식의 영역을 정초하고 있다.
《자본과 언어》 - 크리스티안 마라찌 지음 저명한 유럽의 자율주의 경제학자이자 네그리, 비르노, 베라르디[비포] 등과 함께 자율주의 핵심 사상가 중 한 명인 크리스티안 마라찌의 저서. 이 책은 오늘날의 세계 경제 단계에 대한 근본적으로 새로운 이해와 가장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에 대적하기 위한 중대한 지침을 제공해 준다. 또한 금융시장이 변화하고 노동이 비물질노동으로 변형되는 것이 정확히 동전의 양면이라고 주장한다.
철학자들은 물론 고전을 깊이있게 읽는 것도 시도하고 있다. 때론
2013 07 Vol_50
5위: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이 그렇게 고마울 수 없었던 순간들 57일간의 산티아고(박혜미, 6699프레스, 10,000원)
땡스북스 Thanksbooks
갈무리출판사 편집부가 선정한 추천도서
책이 출간됐다. 또한 조정환 대표의 《아우또노미아》는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총서’도 이 출판사만의 특징이다. 갈무리의 대표적 시리즈라 할
3위: osanpo 5호(방지연, 2,000원) 4위: Mjölk 2호(편집부, 29,000원)
글Ⅰ정지연・사진Ⅰ이도엽
공저), 《자유의 새로운 공간》(펠리스 가따리와 공저) 등 공저까지 9종의
최초로 출간된 네그리에 대한 탁월한 이론서이기도 하다.
유어마인드 Your Mind
▶2012.6.13~2013.7.14
1위: 매거진 B-PORTER(JOH, 13,000원) 이번 호는 가방 장인 요시다 기치조가 설립한 요시다 가방에서 만든 자체 가방 브랜드 ‘포터’이다. 창업자의 정신을 이어받아 물건을 담는 도구로서의 가방 제작에 오롯이 집중하는 ‘포터’의 이야기를 담았다.
2위: AROUND #6(플레이그라운드, 15,000원) 이번 호에서는 3일 동안 열린 어라운드 캠핑 페스티벌과 4개월 간의 남미여행에서 찾은 행복에 관하여 소개한다.
3위: 눈먼 올빼미(사데크 헤다야트 저, 공경희 역, 연금술사, 13,800원) 내용은 물론 책등에 바느질땀이 그대로 노출된 독특한 편집디자인으로 종이책 읽는 즐거움을 선물하는 책.
4위: 나는 아주, 예쁘게 웃었다(봉현 저, 푸른지식, 13,800원) 이십대의 자아 찾기 과정이 일러스트와 함께 진솔하게 펼쳐지는 에세이. 2년여 동안 유럽 일대와 중동, 인도 등을 여행하던 저자는 그 방랑 끝에서 비로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다.
5위: 타이포그라피 잡지 ㅎ #5(히읗, 10,000원) 이용제, 박경식 디자이너가 주축으로 제작해 발행하는 격월간 타이포그라피 잡지 <ㅎ>의 5호가 발행되었다. 이번 호에서는 활자 디자이너 이남흥과 공간체 서체 디자이너 김태헌의 인터뷰 등을 다루고 있다.
IN TO THE BOOK 07
정지연이 만난 사람 41
진짜 고수는 자기답게 입을 줄 안다
천계영 작가의 ‘리얼 변신 프로젝트’로 화제를 모은 Daum의 웹툰 <드레스코드>가 시즌 4 피날레를 울렸다. 무려 4년의 조사기간을 거쳐 1년 전에 연재를 시작한 이 작품은 얼굴과 네크라인의 비밀에서부터, 구두와 같은 아이템까지 패션의 다양한 영역을
만화가 천계영
탐사해왔다.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있다는 천계영 작가는 “색깔, 패턴, 무늬 그리고 TPO의 문제를 다루려 한다”고 입을 열었다.
90년대 천계영은 단순히 만화가가 아니라, 하나의 ‘현상’이었다. <언플러그드 보이>의 현겸이, <오디션>의 황보래용의 패션과 대사에 소녀들은 울고 웃었다. 누적 판매량 100만 권을 기록한 메가히트작 <오디션>을 내고 잠시 휴지기를 가졌던 작가는 <DVD> <하이힐을 신은 소녀> <나쁜 남자> 등의 작품을 내놓으며 부단히 ‘자기 갱신’을 향해 나아갔다.
이제 패션에 대해서는 거의 준 전문가가 되었을 거 같다. 어떤 사람이 진짜 패션 고수인가? 자기답게 입을 줄 아는 사람? 친구 중에 옷을 정말 잘 입는 사람이 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하다. 그런데 그 친구가 골라준 옷을 입으면 왠지 내가 나 같지가 않다. 외면은 완벽해도 내면이 나 같지가 않으니까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안목과 취향은 훌륭하되 결국 패션은 나다워야 한다. 그게 핵심이다. 물론 패션에 있어 완벽주의자들도 있을 것이다. 양말이 거슬리면 집에 돌아가야 하는 사람들. 그런데 난 그 정도로 시각적으로 예민하진 않다. <드레스코드>가 반향을 일으켰다는 말을 듣는데, 흔히 말하는 패셔니스타라는 사람들과 다르게, 일상으로서의 패션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어서일지도 모른다.
어떻게 하면 나답게 입는 법에 실패하지 않을까? 자주 실패하는 수밖에 없다(웃음). 취재를 해보면 예외없이 멋진 패셔니스타들도 한때는 다들 실패를 했던 시기가 있었다. 자주 입어봐야 내 것 같지가 않은 아이템들을 제외시켜 나갈 수 있다. 나도 한때는 레이스나 리본 같은 것에 매이던 시절이 있었다. 결국 실패를 하더라도 본인이 입고 싶은 걸 맘껏 입어보고 자기다운 걸 찾아가는 과정. 그게 <드레스코드>다.
안노 모요코의 <뷰티마니아>와 <드레스코드>는 만화가가 직접 그린 뷰티/패션 전문북이라는 점, 프로젝트가 진행되며 만화가 자신이 극적으로 예뻐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성형하지 않고도 미인이 될 수 있다’, ‘살 빼고 예뻐지기 전에 있는 그대로 내 몸에 맞는 패션을 찾자’라는 메시지도 상통한다. 나도 재밌게 읽었지만 레퍼런스로 삼지는 않았다. 도리어 기획단계에 언급된 건 <신의 물방울>이나 허영만 선생의 <꼴> 같은 전문가 만화였다. 처음엔 나의 경험을 작품에 입히겠다는 생각은 없었으나, 독자들에게
100% 정보를 전달하려면 내가 직접 입어보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사진 천계영 제공
도달했다.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사실 만화는 말도 안되는 신체의 비율을 보여주지 않나? 그런 탐미주의자가 아무리 현실적인 정보를 주기 위해서라지만 이런 땅딸막한
캐릭터를 그리다 보면 스트레스도 많을 거 같은데…(웃음)
배경작업을 내가 잘 못했다. 그러다 보니 데뷔 때부터 그런 부분이 늘
장면으로 보여주면 좋을지도 아는데 그걸 글로 풀어 보여주는 필력은
정말로 미칠 거 같다(웃음). 예쁜 걸 그리고 싶어서 구상도 많이 해둔
마음이 쓰였다. 작품의 스토리나 콘티, 연출은 자신이 있는데, 그림의
달렸다. 이제는 누가 뭐래도 난 만화가라고 생각한다. 그게 제일 잘하는
상태다. 차기작은 평행우주를 소재로 한 판타지물이 되지 않을까. 원래
완성도 부분이 자신이 없으니 어떻게 할까를 고민했고 그래서 만화에서
것이기도 하고.
내가 잘하는 건 황당무계한 상상력의 영역인데, 단순한 이야기 구조의
그림을 빼기 위해 모든 방법을 고민해봤고 시도해봤다. 그 결과
정보성 만화를 하려니 답답하기도 하다. 그러나 언제나 잘하는 것보다 못
2001년부터 컴퓨터 3D로 작업하기 시작했고 지금의 3D 그래픽 작업이
앞서 잘하는 것보다 새로운 것에 더 끌린다고 했는데, 상충되는 말
해본 일에 끌렸다. 그게 내 장점이자 단점인데, 새로운 게 아니면 미칠 거
완성됐다. 쉽게 들리겠지만 3D 모델링을 구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이
아닐까?
같다. 잘하는 것과 새로운 것 중 후자에 언제나 우선권을 주는 건 그 일이
공부하고 시간과 돈을 투자했는지 모른다. 그러면서 내가 잘하고 즐겁게
만화가라는 나의 적성, 직업에 대한 고민이 끝났다는 것뿐이다. 여전히
훨씬 흥미롭고 내게 의미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할 수 있는 스토리 짜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낼 수 있게 됐다.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며 작업하는 걸 즐긴다. 실제로 많은 독자들이 ‘왜 <오디션> 같은 작품은 또 안 하나’라고 아쉬워한다는 걸 알고 있다.
스토리에 대한 갈증도 있을 텐데, 천계영 작가는 어떤 이야기에 끌리나?
3D 만화 작업은 충분히 만족스러운가?
그렇지만 만약 내가 비슷한 얘기만 계속 그렸다면 ‘왜 만날 똑같은 거만
질문이 어려운데 이렇게 대답하겠다. 나는 트렌디 드라마를 못 본다.
작업하다 보니 우리끼리 ‘삐꾸’라고 부르는 것, 그게 너무 없는 게
하지?’라고 비난하는 독자도 생겼을 거다. 난 누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사람들이 내 만화를 보고 ‘네가 좋아할 드라마야’ 하고 추천해준
문제다. 그러니까 현겸이 얼굴을 그리면 그 얼굴이 어느 각도에서 봐도
이 일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거기엔 이미 의도가 생기니까. 새로운
드라마치고 끝까지 본 게 없다. 의도가 빤히 읽히고 심지어 지루하기까지
현겸이어야 한다. 그걸 못하면 삐꾸가 난다. 그런데 손으로 그린 그림은
작업을 보고 남들은 ‘별로’라고 할 수도 있지만 무섭진 않다. 내가 제일
하다. 차라리 내가 좋아하는 건 <사랑과 전쟁 2>, 정통 사극이나 홍상수
그게 좀 들쭉날쭉하다. 오래 작품을 할 경우 1권의 얼굴과 10권의 얼굴이
끌리는 걸 하다 보면 사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오디션>을
영화 같은 것들이다. 그러나 내가 <크리미널 마인드>를 좋아하지만 그걸
완전 다르기도 하고. 그런데 3D 모델링 작업을 하면 이게 1:1로 딱 고정이
사랑해주는 독자들의 아쉬움도 알지만, 이미 그건 ‘피해가야 할 과거’가
작업하는 걸 생각해보면 오금이 저린다. 좋아하는 거와 잘 표현할 수 있는
되어버린다. 그러면서 백지로부터 그림을 뽑아내는 손그림이 가지는
되었다.
게 다르단 얘기다.
어떤 아날로그적인 느낌, 감성이 사라져버린다. 결국 정서의 재건이랄까
완성된 내 작품도 안 본다. 연재할 때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작업이
직관이 작용할 틈이 없어진 게 내겐 숙제가 된 셈이다. 그렇다고 해도
32살에 뉴욕으로 떠났고, 지금은 40대다. 30대를 지금과 비교해보면
나오는 게 재미있어서 힘든 걸 모르는데, 완성된 건 볼 수가 없다.
다시 손그림으로 간다는 건 불가능한 얘기다. 예전엔 그리고 다시 고쳐
어떤가?
<오디션>도 그랬다. 그런데 이번에 Daum이 유료만화 마켓을 오픈하면서
그리고 하느라 10시간을 투자했던 작업을 이제는 1분이면 하는데….
20대에 만화가가 되면서 작업에 날 묶어두기 위해 집에만 칩거하는 삶을
예전 작품을 처음으로 봤는데 다행히 세월이 지나서일까, <예쁜 남자>
택했다. 고양이 두 마리를 기르고 있으니, 굳이 외출을 하거나 사람들과
같은 경우는 ‘재밌네’라는 생각이 드는 대목도 있었다. 만화가 중에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오디션>을 끝내고 우울증을 앓았고, 그 결과
만나고 싶은 욕구도 없었다. 그런데 <드레스코드>가 15년 만에 날 세상
자신이 그린 만화를 즐길 수 있는 사람이 가장 부럽다.
뉴욕으로 떠났다고 알고 있다. 그 시절 쓴 것이 소설 《더 클럽》이기도
밖으로 끌어냈다. 안산 작업실에서 이사와서 원도 없이 사람을 만나고,
한데, 뉴욕시절은 어땠나.
클럽에도 질리도록 가봤다. 사람들과 멀어진 시간만큼 압축적으로
만화잡지 <윙크> 공모전에 당선되어 만화가로 데뷔했다. 그 전에는
만화가 너무 지겹고 힘들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해외에 오래 머물까도
움직였고, 그래서 지금은 부족한 게 하나도 없는 상태다.
광고회사 PD로 일했다.
고민을 해봤다. 작업해서 이메일로 송고하면 되니까 작업을 해외에서
회사에 다니고 있어도 만화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 광고회사를
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그런데 ‘그게 아니구나’를 느끼게 해준
트위터를 보니 이사갈 곳을 찾던데 특별히 원하는 동네가 있는가?
그만두고 공모전에 붙을 때까지 10개월이 걸렸는데, 남들은 짧다고 할지
게 월드컵이었다. 뉴욕에 1년 8개월을 머물렀는데, 그때가 마침 2002
내가 신도시 풍경이라면 지긋지긋한 사람이다(웃음). 문하생들과 함께할
모르지만 내겐 절박했던 시기였다. 데생 실력이 부족하니 만화 작업을
월드컵이 있던 때였다. 뭐랄까 한국사회의 커다란 전환점 같은 해였던
수 있는 큰 평수의 작업실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동안은 안산, 용인, 평촌
위해 컴퓨터를 장만해야 했고, 그래서 오빠한테 무려 1,000만원을 빌려
셈이다. 그때 그 현장에 없었다는 게 손실이 컸다. 독자들과 정서적으로
등 신도시에서만 살았다. 그러다가 <드레스코드>하면서 4년 전부터
공모전을 준비했다. 그 10개월 동안 가만히 만화만 그린 것도 아니다.
동질화될 수 있는 큰 체험을 놓친 것이다.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을
홍대에 살고 있는데, 너무 좋다. 이번에도 홍대 부근에서 작업실을 구할
출판사의 삽화 아르바이트를 하며 계속 어떤 그림이 통하는지, 어떻게
하는 창작자는 대중이 무엇에 반응하고 기뻐하고 슬퍼하는가를 계속
계획이다. 그렇게 나의 40대는 이곳에서 보낼 거 같다. 개인적으로
해야 당선될 확률이 높은지 늘 질문하며 나름 열심히 대비를 했다.
봐야 하는데, 그게 없어진 셈이다. 그걸 알게 된 후로는 이 땅에 계속
이사를 좋아해서 이번엔 어떤 공간을 구하게 될까 설레고 있다.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천계영 작가는 이사를 좋아한다고 했다. 2년 계약기간이 만료되기도
‘그림을 못 그린다’ ‘그림을 그리는 게 너무 싫다’ ‘그림을 그리지 않는 만화가를 꿈꾼다’고 고백해서 깜짝 놀랐다.
사실 소설이나 만화나 스토리텔링이 기반이다. 그림을 그리는 과정이
전부터 부동산을 들락거린다. 이유는 어느 공간이 익숙해지는 순간,
학교 때만 해도 내가 그림을 잘 그리는 줄 알았다. 만화동호회에 가입을
힘들다면, 굳이 만화가 아니라 소설이어도 되지 않을까란 생각도 했다.
지겨움이 몰려오기 때문이라고 했다. 2년에 한 번 사는 공간을 바꾸면서
거절당하면서 현실을 깨달았다. 거기 시삽이 공부를 잘하는 것 같으니
소설을 쓰면서 깨달은 게, 소설과 만화는 완전히 다르다는 거다. 소설이
삶의 리셋버튼을 누르는 것. 새롭지 않으면 하기가 싫고, 하기가 싫으면
그쪽으로 가는 게 어떻겠느냐는 조언을 해줬다. 문하생 생활을 할 수도
원하는 상세한 묘사를 쓰면서 ‘만화로 그리면 바로 보여줄 수 있는데…’
잘할 수 없다는 천계영 작가. 또 어떤 선택으로 우리를 놀라게 할지
없었던 게, 흔히 문하생에게 요구되는 자질인 스크리톤, 지우개질,
이런 생각만 나더라(웃음). 콘티나 아이디어는 자신 있고 그걸 어떤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2013 07 Vol_50
H
THINK & TALK 09
StH가 주목한 곳
꽃에 스타일을 입히다
Monday Market
Add. Tel. Open Web Price
열 계획이다. 특히 홍대앞은 꽃을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하는
서교동 409-12 070-8777-4644 월~일 10:30~22:00(첫째, 넷째 월요일 휴무) www.mondaymarket.co.kr 프라푸치노, 스무디, 쥬스 종류 5,000원, 아이스티 종류 4,000원
가게들과 촬영 스튜디오가 많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이라 홍대앞 상점 주인들에게는 특별 할인혜택을 적용해줄 계획이라고. 일반 손님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되어 있다. 신생꽃들이 많아서 꽃시장을 자주 방문한다는 이지혜 대표는 금요일마다 새로운 꽃다발을 만들어서 이벤트 가격으로 판매한다. 에디터가 방문한 날은 비가 오는 날이었는데 장미꽃을 할인 판매하고 있었다. 다른 꽃집과는 차별화되는 아름답고 개성 있는 꽃다발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aA뮤지엄 맞은편에 여성복 온라인쇼핑몰 ‘데일리 먼데이’의 오프라인
밀접하다.
예정이다.
쇼룸이 오픈했다. 연두색 철망이 하얀 건물 외벽을 휘감고 있는 모던한
예를 들어 쇼룸 데일리 먼데이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카페 메뉴는 현재 에이드, 쥬스류가 메인이지만 곧 레몬을 얼린 물이나
감각의 건물인데, 이 건물이 매력적인 이유 중 하나는 1층 밖에 놓여진
먼데이 마켓의 화분이 선물로 증정되고, 때론 카페 음료 할인권을
식수 대용 차 종류를 테이크아웃 잔에 담아 1,000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알록달록한 화분 때문이다. 지상층은 쇼룸이지만 건물 지하에 자리잡은
제공하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 또 플라워 카페 먼데이 마켓에서는
홍대앞을 돌아다니다가 다 마신 빈 컵을 가져오면 언제든지 리필이
건 플라워 카페다. 카페의 이름은 먼데이 마켓. 슬로건은 ‘STYLE
데일리 먼데이에서 디자인한 원단을 이용하여 화분의 옷을 만드는
가능하다고 하니 목마른 홍대피플들은 주목해볼 일이다. 작은 공간에
FLOWER SHOP WITH DAILY MONDAY.’ 윗집, 아랫집으로 이웃사촌을
콜라보레이션을 진행 중이다. 실제로 먼데이 마켓에 방문하면 줄무늬
식물들이 꽉 차 있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자연의 시원함과
맺게 된 옷과 꽃의 상관관계가 궁금해진다.
바지를 입고 있는 꽃바구니나 화려한 천으로 꾸며진 화분을 발견할 수
쾌적함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먼데이 마켓의 대표는 10년차의 베테랑 플로리스트 이지혜 씨다. 독일
있다. 이지혜 대표는 “꽃을 담아두는 화기
국가공인 플로리스트 자격증을 소지한 실력가로 오랜 기간 플라워숍의
꺼려질 수 있는데, 저렴한 화분을 구입해서 이처럼 옷을 갈아입히면
수 있어 좋다는 이지혜 대표. 그냥 둘러보기만 해도 훔쳐오고 싶은
실장으로 일하다가 이번에 친구인 데일리 먼데이 오성결 대표와 함께
전혀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앞으로는 화분의 옷도
아이디어가 많다. 이제 오픈한 지 한 달여.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하다니
공동대표로 숍을 오픈하게 되었다. 얼핏 보기엔 별개로 운영되는 듯
다양하게 판매할 예정이라고.
앞으로 먼데이 마켓에서 또 어떤 아이디어가 꽃 피울지 궁금해진다.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슬로건에서 알 수 있듯이 서로의 관계는
먼데이 마켓에서는 곧 취미반, 전문가반으로 나누어 아카데미도
글Ⅰ이보람 에디터・사진Ⅰ김민주
StH가 주목한 맛집
관심이 많았던 터라 우리가 한번 개발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코팅도 신경을 많이 쓰는 부분이다. 너무 딱딱하게 코팅할 경우 맛이
치즈덕뿐만 아니라 일본 전통 수제 고로케도 같이 만들었다. 어렸을 때
떨어지기 때문에 안의 원재료의 부드러움을 잃지 않도록 조절을 잘해야
먹었던 맛을 기억해내며 만족스러울 때까지 만들기를 반복했다. 드디어
하는 작업이란다. 모두 시행착오를 겪으며 스스로 터득한 비법들이다.
맛이 안정화되자 홍대 부근을 돌아다니며 마땅한 매장을 찾았다. 한국에
감자고로케, 치즈고로케, 멘치카츠, 치즈덕 4가지 메뉴로 단출하지만,
들어와서 쭉 거주하고 있는 동네가 신촌과 홍대였기 때문에 어찌 보면
어느 하나 최고라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맛있다고. 일본에서
당연한 선택이기도 했다.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레귤러커피와 크리미한 생맥주도 곁들여
“처음엔 카페로 시작했는데, 손님들의 치즈덕과 고로케에 대한 반응이
먹을 수 있도록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
너무 좋아서 아예 고로케를 전문으로 하는 테이크아웃 매장으로 새로
상호명인 이케부쿠로池袋는 자신이 살던 도쿄의 번화가 이름. 그럼 쿠쿠는
개업을 했어요.”
무슨 의미냐고 물으니 사진을 한장 꺼내 보여준다. 사진 속엔 커다란 코카
6월 초에 오픈하여 쉬는 날 없이 매일 열심히 일한 덕인지 손님들의
스파니엘이 누워 있다. 어렸을 때부터 그와 같이 살다 몇 해 전 세상을
반응은 꽤 좋은 편이다. 좋은 감자를 골라 삶아 잘 으깨고 화학조미료는
떠난 ‘쿠쿠’다. 자신이 살았던 동네와 세상을 떠난 반려견의 이름을 딴
절대 쓰지 않고 최대한 심플하게 만드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당근과
모습만 봐도 그가 만드는 음식이 얼마나 따뜻할지 상상이 된다.
옥수수를 넣으면 본래의 맛을 해치기 때문에 감자만 쓴다. 기계가 아닌
매장에 비치된 리플릿이나 패키지박스에는 고로케 보관 방법이 친절하게
손으로 으깬 감자라서 덩어리째 씹히는 식감이 살아 있고, 생식빵을
적혀 있다. 하나하나 정성껏 포장해주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아리가또
사용한 빵가루로 튀겨 바삭하되 딱딱하지 않다. 생식빵 가루는 시판
고자이마시다(감사합니다)!” 매장을 나설 때 들리는 그의 인사. 정성스런
빵가루보다 눈으로 보기에는 더 거칠어 보이지만, 실제로 만지면 식빵을
맛과 건강한 미소에 손님이 되려 감사하다는 기분이 되지 않을까.
찢어놓은 질감처럼 부드럽다. 감자반죽에 빵가루를 묻히기 전에 하는
글Ⅰ이보람 에디터・사진Ⅰ김민주
재일교포가 만드는 일본 전통 수제 고로케
쿠쿠 이케부쿠로
Add. Tel. Open Price
서교동 364-14 1층 02-325-0799 월~일 12:00~22:00(15:00~17:00 break time) 감자고로케 2,000원, 멘치카츠 2,500원, 치즈덕 3,000원, 레귤러커피 1,900원, 생맥주 2,000원
“이랏샤이마세(어서 오세요)!” 항상 힘찬 인사, 환한 미소와 함께 손님을 맞이하는 쿠쿠 이케부쿠로의 훈남 사장님 김태효 대표. 재일교포 3세인 그는 왜 홍대에 고로케집을 오픈한 걸까? 오픈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홍대의 명소가 된 쿠쿠 이케부쿠로의 사연이 궁금했다.
8년 전 그는 한국어를 공부하기 위해 한국땅을 밟았다. 한국어학당을 졸업한 후에는 일본에 K-POP을 소개하는 라디오 디제이로도 활동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어려서 즐겨먹던 일본식 와플인 ‘치즈덕’이 생각났다고 한다. “처음엔 한국 친구들에게 치즈덕을 소개하고 싶은 게 출발점이었죠. 마침 어머니가 요리 관련 자격증을 취득한 전문가인데다 저도 요리에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花器
는 굉장히 고가라 사기가
자신의 숍이 생기니 깨진 화분도 버리지 않고 테이블 장식품으로 쓸
H
H
StH 인포그래픽스
동네 마실 나가다
홍대의 새로운 문화 놀이터
소셜 클럽, 라운지
홍 대앞 빙각지대
L’ a A u n g e
여름 디저트 빙수는 얼음을 곱게 갈아 단팥을 얹어 먹는 우리 고유의 여름 메뉴다. 가격대별로 정리해본 홍대앞 빙수열전. 인포그래픽 류아진 | 203인포그래픽연구소
5,000
원~
imi 크리미 오렌지 빙수
5,000원 동교동 201-10
카페 두다트
두유 빙수
6,500원
빙빙빙 레몬 빙수
연남동 564-37
7,700원 서교동 395-199
마켓 밤삼킨별
수박 빙수
7,500원
달수다
서교동 332-32
오레오 빙수
7,500원 서교동 366-12
8,000
원~
Design Museum
지난 6월, 빈티지 가구 뮤지엄과 카페로 유명한 aA 디자인 뮤지엄
L’aAunge
이 갤러리, 카페에 이어 지하 1층에 새로운 공간, 라운지
를 열었다.
이름이 표방하듯이 ‘라운지 문화’를 본격적으로 재조명하는 공간인 셈이다. 2000년대 중반 유럽 등지에서 먼저 생겨나기 시작한 라운지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가볍게 몸을 흔들며 릴렉스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사교공간을 말한다. 오래 전부터 해외의 라운지 바들을 찾아다니며 어떤 콘셉트로 운영되는지, 어떤 요소가 필요한지 모니터링하며 고민했다는 김명한 대표는 “이태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라운지 바와는 차별화되는,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소셜 클럽이 라운지L’aAunge의 정의가 될 겁니다”라고 말했다.
8,000원 서교동 402-18
당고집 벚꽃 빙수
8,000원 합정동 356-9
가온길 완두콩 빙수
이런 라운지를 구성하는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음악’이다. 음악감독이 전담하여 음악 선곡을 하게 되는데 디제잉과 공연이 가능한 무대도 마련할 계획이다. 홍대의 가장 중요한 정체성이 ‘음악’이듯이 라운지 바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도 ‘음악’이기 때문이다. 김명한 대표는 보편화된
8,000원 서교동 373-4
피오니
클럽음악을 대체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런 시도를 위해 여러 장르의 음악이 만나는 ‘협업’이 라운지를 통해 이뤄지길 바라고
딸기 빙수
있다. 누구든 창의적인 음악의 크로스오버나 문화기획을 가져온다면 열린 마음으로 함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김대표는 홍대앞 뮤지션들에게
8,000원 서교동 403-15
클로리스
호의적이다. 그러니 누구라도 홍대앞 인디밴드라면, 그리고 좋은 기획이 있다면 기탄 없이 찾아오라고 말한다. 상업적인 용도로 공간을 대여할 때는
밀크티 빙수
8,000원
당연히 대여료를 받아야 하지만 동네 뮤지션들을 위해서는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라운지는 그가 동네 뮤지션들과 함께하는 방법 중
서교동 358-18
빙수로
하나인 셈이다.
옥루몽 가마솥 전통 팥빙수
말차 빙수
오리지널 빈티지 가구와 인더스트리얼한 디자인으로 유명한 aA가 오픈한 공간인 만큼 인테리어도 빼놓을 수 없다. 라운지의 공간 콘셉트를 한마디로 말한다면 ‘몰락한 귀족’이다. 산업혁명 이후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귀족들이 몰락하여 돈이 될 만한 귀중품은 다 팔아버린 듯한 퇴락한 공간, 그러나
8,000원 서교동 486
버릴 수 없는 귀족적 취향이 어우러진 공간 말이다. aA의 다른 공간과 마찬가지로 라운지를 채우는 가구들은 그가 오랜 시간 공을 들여 모아 온 오리지널 오브제들이다. 라운지의 정체성은 말하자면 ‘KEEP PUNKY, STAY CLASSY’쯤 될 것이다. 여전히 고급스럽고 고전적인 가치를 지닌 오리지널리티를 유지하면서도 펑키한 현대의 아티스트 작품이나 영상을 더해 공간에 새로움을 불어넣자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생활하는 일상 공간에서 클래식한 것을 접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그리고 클래식이 고리타분하지 않기 위해서는 완성도가 높은 오브제여야 하는데 그러긴 더욱 어렵죠”라는 김대표는 “저는 허영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가능한 범위 내에서 충족시키면 된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사람들이 이곳만의 스타일을 충분히 즐겼으면 좋겠다고
10,000
원~
제닥 빙수
10,000원 서교동 362-1
말한다. 그러기엔 가격이 좀 높은 편이 아니냐라는 에디터의 질문에 김대표는 “홍대앞의 다른 곳에 비하면 라운지 가격은 15% 정도 높은 편”이지만 “이태원의 라운지들과 비교하면 50%나 저렴하다”고 지적한다. “가격이 부담스러우면 술이나 안주를 적게 드시면 되겠죠. 중요한 건 이곳만의 음악과 분위기,
카페 디 에어
녹차 빙수
12,000원 서교동 374-10
인테리어를 즐길 수 있는 오픈마인드인가 하는 점입니다. 혹자는 공간이 만만치 않다고 말하기도 하고, 압도당하니 좀 편하게 만들어줄 수 없겠느냐고도
김명한 대표는 “상업공간의 인테리어는 공공미술이 아닙니다”라고 설명을 덧붙인다. “모두의 취향을 충족시킬 수도, 충족시켜서도 안 되는 거예요.” 문을 연 지 한 달 만에 임시휴업에 들어갔던 라운지는 7월 말 재오픈할 예정이다. 1년 넘게 준비하여 오픈했지만 막상 보니 성이 차지 않는 부분들이 많아 아예 문을 닫고 전체적으로 공간을 다시 손보았다. 고민 끝에 그랜드 피아노도 들여오기로 했다고 한다.
마망갸또 생 카라멜 빙수
12,000원 서교동 395-113
시리즈 앨범까지 낸 그 부다 바 말이다. aA 디자인 뮤지엄의 라운지도 서울의 부다 바 그 이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김명한 대표의 ‘새로운 라운지 음악’에 대한 갈증을 생각해보니 더욱 그 가능성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트렌드 세터와 예술가들, 음악인들과 작가 등 당대의 지성과 예술혼들이 교류하는 살롱이자 클럽으로서 라운지가 그 상징적 의미 이상의 성과를 내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
H
글Ⅰ하정희 에디터・사진ⅠaA디자인뮤지엄 제공
카페 디 에어
망고 빙수
13,000원 서교동 374-10
Buddha Bar
가 떠올랐다. 전속 DJ가 선곡한 세련되고 편안한 일레트로닉스 음악으로 이름이 나서, 무려 9장의
어찌감이 동교동 165-3
“이태원으로 떠난 디제이도 다시 홍대로 불러들이고, 또 인디밴드들도 이런 멋진 공간에서 멋진 공연을 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김명한 대표의 말을 들으니 갑자기 파리 샹젤리제 부근의 부다 바
코코브루니
12,000원
말하는데요. 이게 제 스타일입니다(웃음). 어디에서나 느낄 수 있는 편안함을 굳이 이곳에서 찾을 필요는 없는 거니까요.”
2013 07 Vol_50
제너럴닥터
오리페코
자이언트 초코 빙수
14,000원 서교동 358-103
*2013년 7월 기준
EAT & DRINK 11
홍대앞 문화 매거진 <Street H> 지도 공항철도
2013.07
1 o육완순무용원
●와우마루 1/4
ARTMONDE Art Center 아트몽드 뷰 갤러리 1 f
● ●May, B DESIGNERS LOUNGE ●I am. A Burger &
잠자는딸기게스트하우스
TABLE A●
1 fMODERN DESIGN MUSEUM
●Coffee Me
1 dLydian(B1) 1 dSKY HIGH
1 f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1 fgallery sup
●오래 있어도 괜찮아 o ●cafe TABLE-A Anacafé● 1
종이컵통신●
●green cloud coffee
포스트 극장
All of Rock(B1) d ●cafe Berlin
곱창전골d
산울림소극장 o
● Book Cafe the Heaven’s (2F)
1 kYour-mind
●커피프린스 1호점 ●cafe byeun
사자(2F)●
Live club 빵d
우 길
도
3APT●
공항철
극장 아이공
●OVEN
함께하는 ●고양이수다 cafe in PLANET(2F) ●WONDERLAND(2F) ●PAKITO ●cafe J★K(2F) ●Tora_b ● namuuneeyo● ● ● 꿈꾸는 다락방 Jakiya● moly’s 봄날(2F)● ● pop 물의 정원(1F)● NOUVEAU De Spoon● ● 모과나무 위(2F) MONTFORT● ●thanx 노란코끼리● DanChu●
. ik Univ Hong
6
마포관광정보센터(B2) 7
koona● L Tree●
● millo coffee
새물
cafe SandPark●
CAFE JOENILL● ●STANDARD identity(4F) ●dog cafe sunnyne(3F) ●with coffee
로 신촌
Airport Railroad
n-ro cho Shin
홍대입구역
결1 길
●커피와 사람들 ●한잔의 룰루랄라(2F)
●Blanc
양화로 3
Yanghwa-ro
YOUNGJIN Book Store 1 k
●Roasting Garden
cafe 고리(3F)● CATS LIVING● Hello Kitty cafe●
ho
●cafe
1 dVelvet B
퀴즈피플●
대아빌딩
ri Geotgosipeun Geo
● Bean tree 20025 ●BEANS BINS
●호미화방 ●coffee :D
코믹토토 만화 cafe(2F) ●
난타공연장 1 g
●로베르네 집
GREEN● BEAN COFFEE(2F)
헤이백팩커스
1 dVERA(B2) 1 dV-HALL(B3)
경남예식홀
서교호텔
9
Hongik Univ.
양화로
● 기독교 카페
● Cafe moin 人
●1984 ●ARISTA COFFEE
SIETE Stage ●이태리 ● 제면소 Hyssop● coffee
● 커피와 사람들
옻칠갤러리f
동교로 ●imi
● Cafe moin 人
●D Cafe Pub
Donggyo-ro
●District D
●Pinetree ●커피1호
●DEEP ●Café IL NOVE
Café JASS●
cafe NAREM● ●Cafe de Maison
●커피볶는 그랑
●PLAY
서교동 주민센터 cafe Burano●
▒ 마포 FM ● 커피공장 2An
카르페디엠 The Blessing cafe W ● ● ●cafe D.I.
● Red Mango cacao green
빵나무 ● ● cafe the famous Lamb
LP Love ●
COFFEE BAY●
● MAPLE COFFEE
섬●
La Lune Violette● 르솔게스트하우스
●봄동
미스터킴스프렌즈 cafe Michaya●
Seogyo-ro
I♥BOX●
펜슬 게스트하우스
●cafe milli ●Play C
●북카페 홍시게 ●호타루의
●Travel Maker
서교로
●대루커피 ●The GamJa cafe 하람 ●
Yanghwa-ro
홍대지하철역 역무실
서교동 자치회관 e-song(B1) ●
●샴 Siam
●LAB Express
bubble pong ● ●coffee cloud ● noriter(2F)
Juliet Shins Coffee Care ●
●
● 고양이 다락방(3F) cafe 아래(B1)
LG 팰리스
1 k 동남문고(B1)
홍대입구역
●cafe: U(2F)
●HOME
● Coffee Brown
화경전통찻집(3F) ●
●coco bruni
Subway Line 2
●Coffee Prince
●카페 꼼마 2page
ALICE● Vanilla cupcake● MANGO SIX(2F)● Margie●
푸른 굴뚝d
●snowmounteen(7F)
연
희
로
16oz coffee●
Thanks Nature CAFE(B1)●
●TAPIOCA FACTORY ●DAVINCI COFFEE 태경사주카페● ● ●puzzle(3F) THE BRIDGE(2F) Homestead ●POLY CAFE(2F) Coffee(2F)● ●place yo! Saem 라휘 사주카페(3F)● ulgye ol-1-g il ●하늘공원 사주카페 ●미래안 사주카페(3F) ● 관광안내소 GONG CHA ●심리카페.com(3F)
8 o i-r hu on Ye
당근●
서교 푸르지오 아파트
●LaRapipo(2F)
와이즈파크
공주가 사는 ● ●궁전같은 카페 룸카페 뽈레쟝 ● ●dal.komm 청춘고양이● SULTANG ●Plan B 컴인게스트하우스 ●오타치는 코 Chocolatyum● ZIBE● 1 dJESS 상상 ● ●TRINITEA 고래다방 1 dCOC ’ ● 스튜디오 TOM s cat
●Chloris(2F)
이뜰(2F)●
마포평생학습관
아름다운 세상(2F) ●● ●두레차 papero
lo
● ESPANA(5F)
ori Pekoe● ●DE CHOCOLATE COFFEE
1 k북새통 문고(B1)
1 k한양툰크 Pitabono coffee●
●코끼리 탈출하다(2F)
1 dMW
●ZOM
●GENERAL DOCTOR
●cha time
걷고싶은 거리
●봄날의 고양이(3F)
와우
●Iceberry(2F)
1 dSOUND HOLIC
homeo●
●
산길
●LEVain
서교초등학교
1 kIdN book
banya’s● ●Dr. Beans
●SUDA
HARLEMd
cafe leeman’s il n-g coffeesmith● usa ● Wa
1 g PINKMOON
반디모아
all pattern cafe monobloc● ●Heima 쏭크란 구석● ● ●RECORDHEART ● ●정민언니 piano cafe
Usine● cafe local ● ● 밤삼킨별 ● 커피인페르노(2F)● BOBA EXPRESS HORIZON(2F)● 빈티지하우스 VOILA(1F)●
nana tree●
●MIES container
cafe SOURCE●
ding dong ●
●서덕식 kaldi coffee club
1 f off˚C(B1)
●interior cafe Dansk
suave●
JOEY’S cafe●
NB2
little farmers ●농부로부터
● 퐁포네뜨
●cafe organic
Waffle Bant●
cafe VAZ● ● The Big Banana
W au sa ngil
cafe machebette ●(2~3F) 그리다꿈● 1 k ASIA BOOKS cafe ST343● 에디오피아드랍스● 외국 예술 서적 상상다방(B1)● ●자음과 1 k k ●Billy Angel Cake 모음2 온고당 서점 1
gil Obog-
cafe THE PLAIN ●
LUNAMI(2F)● THEOBROMA(B1)● ●cottage
● CAFE Groovy
● cafe DK 174-4
●cafe MONO urbanblack● la main douce● cafe damso● ● ●출입구는 étonné● 나의 계단 overlap● 밑에( ) B1 작은 까페 MOBSSIE● 크로스로드 백팩커스
오복길
-gil Dabog
cafe 옹끌(B1) ●● cafe Oui MANIP(2F) 1 ● n MOBSSIE 2● 미디어 KEY
●BELIEF ●i Bubble Beans ●Be. Sweet On(2F)
빨간토끼● 그레이프 가든
다복길
LA VIE ●
1 g 디딤홀
커피향창고 ●
산
●La Tupina ●Luau Whip
King of Blues ● Tailor Coffee●
●BARIST@RICCO
●비틀주스
●RONIN
win ●
●SEMO
●Yellow Elephant
1 g 김대범소극장(B1)
1 f ●살롱 드 담(2F) Loop Gallery
1 f뽈랄라수집관
KAAREKLINT ●
1 dJammers
와
● 영화다방 ●CHURRO101 ● ( ) make cake 2F ●tea terrace Acoustic Holic●
●cafe 폴레폴레
닭날다 ●
●caffé Artriae
1 g 비보이극장(B1)
cafe ...ing(B1) ●waga mama(1F) 장쌤●
우주(2F)● Dia●
1 f성갤러리
COFFEE BAY●
CACAOBOOM● 오아시스게스트하우스 no name(B1)●
●a;t fox
올드 크로와상● COFFEE LAB● 팩토리
●Tastebean
● 카페 슈풍크
●hibi(2F) 36.5°C여름(3F)
Seogyo-ro
●cafe #327 ● ●Suッkara 손끝세상
서교로
Come Home ETHIOPIA my ● ● furniture cafe ●
강원도민회관
FRESHCUP COFFEE●
Vanilla B ●cafe de sontag
bahn n bahn● ●soyo coffee CAFE ● LA BUENO
●LP愛
제비다방●
우
와
1 fdngallery
●이리 CAFE ●cafe KOALA
la bas● cafe STOCKHOLM●
●더 착한커피 STANDARD.a●
●The Roasting Masters
길 정 토
Slunch Factory●
e6 Lin ay bw Su
정효훈DREAM●
●알지비 지구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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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dari-g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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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낯선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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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브라더스●
<Street H> 배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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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인형’ 오토마타를 한국에 들여온 주인공 전승일 감독.
그들의 공간이 궁금하다
그가 망원동에 오토마타 공작소를 차렸다는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찾아가 보았다.
오토마타 공작소
전승일 감독
간단한 기계장치로 움직이는 인형, 오토마타
독립 애니메이션 1세대로 걸어온 길
국가폭력으로 인한 상처 치유 프로젝트, 포스트 트라우마
오토마타otomata는 레버, 캠, 크랭크, 링키지 등 간단한 기계장치로
전승일 감독은 서울대학교 서양화과 84학번이다. 평면 회화작업에
2012년 전승일 감독은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서울구치소로 수감되는
움직이는 인형이나 조형물을 가리킨다. 오늘날 로봇 메커니즘의
익숙한 교수들 앞에 졸업작품이라고 애니메이션을 들고온 건 그가
과정에서 20여 년 전 ‘남영동’에서 겪었던 상처가 전혀 아물지 않았음을
출발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 오토마타는 기원을 따지자면 고대
서울대 최초였다고 한다. 지도교수는 “이걸로는 평가를 못한다”며
깨닫게 됐다. 정신과 진단 결과 외상후스트레스 장애와 공황장애 진단을
그리스, 우리의 경우에는 조선시대(자동물시계 자격루自擊漏를 그 시발로
난색을 표했고, 결국 영상이 바탕이 된 드로잉 400여 점을 전시하여
받은 그는 입원 후 통원치료를 받으며 ‘Post-TRAUMA'라는 프로젝트를
본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과학적 원리와 상상력이
통과했다.
시작했다. Post-TRAUMA는 전승일이라는 한 개인과 우리 사회에 뿌리
결합된 예술의 형태로 자리잡게 된 건 그리 오래지 않다.
대체 왜 애니메이션이었을까. 그 계기는 유럽의 작가주의
깊이 박혀 있는 국가폭력의 상처와 고통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문제를
전승일 감독은 “가장 발달했다고 하는 영국에서도 예술적 양식으로
애니메이션과의 만남이었다. 이른바 ‘운동권’으로 1989년에
제기하고 예술적으로 표현해내는 작업을 가리키는 말이다.
오토마타가 받아들여지게 된 건 최근이기 때문에 우리도 늦은 게
국가보안법으로 옥고를 치른 그는 3,4학년 수업을 함께 들었고 그러다가
이 작업은 얼마 전 급물살을 타게 됐다. 그가 가장 다루고 싶다고
아니다”라고 말한다. ‘독학파’답게 장난감도 여러 대 분해해봤고,
유럽의 작가주의 애니메이션을 접하고 충격에 휩싸였다. 거친 목탄
생각해온 1987년 부산형제복지원 사건을 다루는 장편 다큐멘터리
아마존닷컴에서 주문했다는 이론서와 제작서들은 아마 국내 최다 보유를
드로잉을 이용한 남아공 작가 윌리엄 켄트리지 같은 이들의 작업을 VHS
작업(감독 전상진)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유일한 생존자인 한종선
자랑할 것이다.
테이프에 복제해서 여러 번 보고 또 봤다. 그러면서 미국이나 일본과는
씨가 증언하고 박래군 인권운동가와 전규찬 교수가 쓴 책 《살아남은
독립 애니메이션 1세대 감독으로 더 유명한 전승일 씨가 오토마타에
다른 애니메이션의 세계에 눈뜨게 된 그는 이후 동국대학교 대학원
아이》가 출간되면서 다시금 세상의 주목을 받고 있는 부산형제복지원
관심을 갖게 된 건 2004년 경 인디밴드 못mot의 1집 수록곡 ‘cold
연극영화과를 졸업하며 본격적인 작업에 나서게 된다.
사건은 희생자만 500여 명이 넘는 전례 없는 인권유린 사건이다. 이
blood'의 동영상을 제작하면서. 기계음이 매력적인 이 곡에 어울리는
1995년에는 ‘미메시스’라는 제작사를 차리고 <내일인간>(1994),
다큐작업에서 전감독은 애니메이션 파트를 담당할 예정이다.
인형 애니메이션을 제작했고, 그러면서 처음으로 ‘관심 밖’의 존재였던
<순환>(1996), <미메시스 TV-에피소드>(2000), <하늘나무>(2003),
“80년대의 폭압적 상황을 보여주는 데 뉴스 릴테이프 삽입이 과연 의미가
움직이는 인형에 관심을 갖게 됐다. 애니메이션 안의 움직임 없는 인형은
<오월상생>(2007), <예산족 애니메이션 프로젝트>(2009) 등
있을까? 이중 삼중 사중의 억압구조를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애니메이션의 완성과 동시에 버려지는데, 처음으로 그 사실에 관심을
연출작을 선보였고, 서울국제만화페스티벌, 서울인권영화제, 오타와
애니메이션이다. 그 애니메이션에 오토마타를 결합시켜보고 싶은
기울인 게 계기가 된 셈이다.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 리용 아시안필름 페스티벌 등에 출품해
욕심도 있다. 예를 들어 수천 명의 수용자들의 집단 구보신, 구타신에서.
현재 전승일 감독은 KT&G 상상마당 창작교실과 워크숍, 강좌 등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전주영화제 애니메이션 비엔날레 프로그래머를
러닝타임 중 단 30초라도, 강력한 시각적 전달을 할 수 있다면 의미 있는
통해 초등학생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오토마타를 전파하고 있다.
역임하기도 했으며, <공공 애니메이션 프로젝트 ImageAct 전>(2003),
시도라고 본다.”
본래 일산에 있던 작업실을 망원동으로 옮긴 것도 더 많은 이들에게
<코리안 제노사이드전>(2007), <놀자! 오토마타전>(2011) 등 다양한
그는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동안만큼은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오토마타의 즐거움을 알리기 위해서다. 예술창작단체와 작업자들이 많은
전시도 치렀다.
모를 정도로 재미있고 평화롭다고 했다. 그러니까 오토마타도 그에겐
동네 특성상 연대와 교류를 더 활발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숨기지
그의 작품 중에서도 특히 <오월상생>은 5곡의 민중가요에 애니메이션을
일종의 치유작업인 것이다. 스스로 동력을 만들어 아름다운 모션을
않았다.
접목한 작품으로 충격과 공포가 아니라 기억과 애도로 5월 광주를
완성하는 오토마타는 이미 새로운 ‘놀이와 예술’로 우리 곁에 와 있다.
성찰해야 한다는 의도를 잘 담아낸 작품이다.
www.iloveotomata.com
H
글・사진Ⅰ정지연
홍대앞 골목길 풍경 | 잔다리로
RIBBONWIND
촬영 및 조사 이가을
CAFE THE WAY_CAFE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얼굴_Cafe
OPEN STUDIO
양진석의 ‘홍대앞에서 장사합니다’
무엇보다 애티튜드가 먼저!
부모의 바람이 그렇지 않습니까? 자식은 폼 나고 점잖은 직업을 갖길
그 동네 사람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집에 손님이 오면 자기네 끼니를
바라시잖아요. 한두 해 지나고 부모님은 정말로 거짓말 같이 아무도
언제 먹었든 한 상 푸짐하고 정갈하게 차려 내옵니다. 그렇게 먹고 치운
몰래 폐업신고를 단행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말렸던 아들은 돌고돌다
뒤 손님이 또 와도 귀찮다 마다하지 않고 또 차려 내옵니다. 손님이
이렇게 음식 장사를 하게 됐습니다.
잘 드시는지, 어떤 음식을 가리는지 매의 눈으로 살핍니다. 빈 그릇이
언젠가 어머니께 여쭤본 적이 있습니다. “장사가 잘된 비결이 뭐라고
보일라치면 “좀 더 드릴까요? 그건 좀 입맛에 안 맞으세요? 아이고
생각하세요?” 어머니의 대답은 뜻밖이었습니다. “장사? 그거 다 운이여.”
어떡하나, 그럼 다른 걸로 드릴까요?” 그럽니다. 그릇을 싹싹 비우면 ‘이
“운 좋게 동네 사람들이 소문 잘 내주고, 운 좋게 아버지 학교 동문 분들이
사람 속이 아직 덜 찼구나’ 하며 뭔가 더 내놓을 기세고, 남기면 절망할 것
모임하러 와주시고, 운 좋게 회식 때면 늘 찾아오고….”
같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손님이 적당히 남겨야 ‘아, 충분히 드셨구나(대접
저희 부모님은
결국 '다 운'이라는 말에는 겸손과 감사의 뜻이 숨어 있더군요. 맛이 없고
좀 했구나)’라고 생각합니다. 그제서야 밥상이 물려지고 후식이 나옵니다.
전라도 순천에서
인심 야박한 식당에 굳이 찾아올 눈먼 운과 손님은 없습니다. 어머니의
남도에선 어떤 식당에 대충 들어가도 실망할 일이 없습니다. 내 집에
맛집으로 소문난
롱런 비결은 음식 맛도 맛이지만 넉넉한 손님맞이였던 것입니다.
온 손님을 따뜻하고 푸짐하게 대접하려는 자세가 음식 맛과 함께 있기
식당을 30년 넘게
옛날이야기를 해본 건, 얼마 전 한 예비창업자와의 대화가
때문에 남도가 식도락의 본산으로 공인을 받고 있다고 전 생각합니다.
운영하셨습니다.
떠올라서입니다. 50대 중후반의 이 금슬 좋은 부부는 막걸리 전문점을
며칠 전, 작은 수제 햄버거 가게에서 멋진 서비스를 받았습니다. 채소가
언젠가부터 부모님은
준비하며 지인을 통해 저에게 자문을 구하러 오셨습니다. 무명집은
많이 든 버거가 뭐냐고 물었더니, 어떤 걸 주문하든 채소를 더 주겠다며
가게가 낡으면 낡은
남도음식을 기반으로 하는 요리주점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부모님
양상추, 양파, 토마토 등을 흔쾌히 따로 내주시는데, 이 감사함을 그냥
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별 부담 없이 장사를 하셨습니다. 전과
얘기가 나오게 됐는데 이분들이 “여긴 전라도 음식이라는 타고난
지나칠 수가 없더군요.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트위터에
다르게 열심을 내는 것이 아닌 듯 보였단 얘기지요. 뒷바라지해야 할
장점이 있었군요. 우린 그렇게 음식을 잘할 자신도 없는데 어쩌죠”라며
사진과 함께 호평을 남겼습니다. 그런데 한 트친이 넌지시 하시는 말씀-
자식들이 충분히 장성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더 이상 바둥바둥 장사를 할
이내 자신감을 잃은 표정이 됐습니다. 제가 말했습니다. “제 말씀을 잘
이유가 없어졌다는 뜻이었죠.
들어보세요. 아닐지도 모릅니다. 남도가 식도락으로 이름난 것은 단지
달라고 강요하는 사람 생깁니다.”
하루는 지나가는 소리로 제안을 드려 봤습니다. 제가 식당을 물려받아
맛 때문만은 아닙니다. 손님을 대접하는 마음 씀씀이가 넉넉해서입니다.
이 말을 듣고 전율에 가깝게 공감했습니다. 이른바 ‘수퍼갑’이 횡행하는
운영해보면 어떻겠냐고 말이죠. 물론 부모님께는 대꾸할 가치도
그게 먼저입니다.”
수상한 이 시절에 저 역시 호의를 악용하는 피해를 현장에서 늘 겪기 爲人
“그냥 친절하다고, 좋다고만 쓰는 게 좋아요. 이러면 분명히 자꾸 더
없는 소리로 들리셨을 겁니다. 언제나 말씀하셨거든요. “우리는 먹고
아, 제가 꼭 그런 위인
살려고 장사할 뿐이다. 너희는 이런 궂은 일 하며 살 생각일랑 마라.”
성향이 강하여 남도 출신 중에서도 특이한 편에 속합니다만 대부분의
서로 감사하며 주고받을 때 그게 진정한 ‘서비스’인 거겠죠.
차우진의 워드비트Word Beat
열여섯은 청소년보호법의 적용을 받는 나이다. 사회적 약자를
단순화하거나 혹은 아예 없는 것으로 간주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보호한다는 점에서 나는 이 법을, 여러 논쟁적인 지점에도 불구하고,
것이다.
지지한다. 하지만 한편 청소년이라는 말이, 그러니까 범주화가 곧 사회가
외국인 노동자나 조선족 노동자들에겐 고향에 있는 가족의 안위가
이들을 대상화하고 타자화하는 방식이라는 생각도 한다. 네이밍이
절대적일 것이다. 혹은 자본주의적 욕망을 주체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듯, ‘우리’는 사실 복잡한 개인의 집합일 뿐이지만 종종 이런 표현을
성매매종사자들은 폭력의 피착취자이며 수치심 속에 살아갈 것이다.
쓰면서 누군가를 쉽게 배제하거나 쉽게 포섭한다. 이때 ‘저들’은 내가
동성애자들은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을 것이다. 열여섯 살
모르는, 알 수 없는, 경험하지 못한 집단이다. 외국인 노동자, 조선족,
소녀에게 성적 욕망과 판타지라니, 있어선 안 될 일이다.
연쇄살인범, 성매매종사자, 동성애자, 깡패, 팬덤, 그리고 여성, 노인,
이 모든 ‘편견의 가정법’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는 그들 나름의, ‘우리’가
열여섯 살은 중학교 3학년이나
어린이, 청소년. 물론 그들이 이 집단정체성을 내면화하는 과정에서 그
상상하지 못하는 욕망‘들’이 존재한다. 아침의 ‘스윗 식스틴’은 <로리타>나
고등학교 1학년 정도의 나이다. 그
의미가 바뀌기도 하지만 대체로 그 이름이 지시하는 사회적 한계, 할 수
<언 에듀케이션>처럼 소녀의 복잡한 욕망을 직접적으로 다루며 우리
시절에 난 뭘 했더라, 23년 전이라
없는 것들을 실감하며 주어진 역할에 만족한다.
내면의 강박과 편견에 균열을 낸다. 그 욕망이 진짜냐 아니냐, 혹은
까마득하다. 하지만 단편적인 기억들은
아침의 ‘스윗 식스틴’은 그 점에서 도발적이다. 열여섯 살 소녀를 화자로
누구의 것이냐 같은 것과는 별개로, 균열 그 자체에 집중할 필요가
남아 있다. 당구를 처음 배웠고 술집에서
삼아 성적인 뉘앙스, 심지어 마조히즘적인 욕망의 단편을 드러낸다.
있다. 열여섯의 나는 여자 가슴을 한 번이라도 만져보고 싶었다. 그런
처음 술을 마셨다. 학교 가는 길에 만난
이런 방식이 적합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이 곡의 감수성은 성적인
내가 혐오스러워 매일 참회의 일기를 썼다. 키스 한 번 못해보고 늙을
개그를 구사하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하렘물’ 등에서 온 것 같기도 하다)
거라 생각했다. 그런 내가 불쌍해 매일 위로의 일기를 썼다. 길고 시시한
중요한 건 ‘금지된 욕망’을 노래한다는 점이다. 물론 보도자료의 “나이를
편지를 읽던 단발머리 소녀는 어쩌면 대학생 오빠와 연애를 하고
큰 녀석과 주먹질을 했고, 자율학습을 째고 담을 넘기 시작했다. 아하
먹어 보니 나쁜 어른들만큼 나쁜 아이들도 많다는 깨달음을 얻었다”는
있었을지 모를 일이다. 내게 전화번호를 건낸 키 큰 소녀는 어쩌면 나와
Ha
곡 소개는 이 곡의 ‘아청아청’한 수위를 교란하는 역할을 맡거나 혹은
키스를 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사실이 어땠는지에 대해선 아무도
녹음해서 워크맨으로 들었다. 담배는 그 다음해에 배웠다. 대체로 시시한
이 곡을 만든 주체의 무의식적 강박을 은연중에 드러낸다. 하지만
모른다. 그게 중요하다. 요컨대,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오직 욕망이
것들이다. 평생 키스 한 번 못해볼 거라는 생각에 우울했다.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 요점은 대상화, 타자화는 ‘저들’이 가진 욕망을
거기에 존재한다는 것뿐이다.
나쁜 아이들의 욕망 - 아침 ‘스윗 식스틴’
단발머리 여자아이에게 긴 편지를 썼고, 키가 큰 다른 여자애한테서 전화번호가 적힌 쪽지를 받았다. 뒷자리에서 매일같이 장난을 걸던 덩치 A-
와 부활, 시나위, 서태지와 아이들의 음악을 정철영어회화 테이프에
DOW_Cafe 몽쏘_Cafe
2013 07 Vol_50
이라는 건 아닙니다. 전 소심하고 개인주의적인
때문입니다. ‘서비스’를 강요하지 맙시다.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H
H
BITTER SWEET 9_Cafe AURA_Gallery Cafe
GAONGILL_Cafe
LANDUCCI_Cafe
COLUMN 15
Street H 뉴스
7·8월 홍대앞 뉴스
웨이브 아카데미 1탄
홍대 후문 벼룩시장
한국 팝의 건축학을 위하여: 모바일한 서울의 사운드스케이프 8090
격주 토요일마다 오피스 커피에서 개장 작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음악웹진 <weiv>가 기획하고
홍대 후문 벼룩시장이
서울시창작공간 서교예술실험센터가
다시 열린다. 한 달에 두
후원하는 대중음악 강좌 ‘웨이브
번, 격주 토요일에 열리는
아카데미’가 시작된다. 활발하게 활동
홍대 후문 벼룩시장은 오후
중인 음악 및 대중문화 연구자들과
잔여설비를 활용해 문화창작발전소를 조성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고,
12시부터 6시까지 상수역과
필자들을 강사로 초빙해 입체적이고
올해 2월 기본구상 연구용역을 시작했다. 세미나에서 문화체육관광부는
광흥창역 사이에 위치한
현재적인 음악 강좌를 선보일 계획이다.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단계별 조성 방향을 내놓았다.
오피스 커피에서 열리며,
그 첫 번째 강의가 7월 23일 화요일부터 펼쳐진다. 웨이브 아카데미가
먼저 첫 단계에서는 다양한 문화 장르를 수용할 수 있는 탈경계ㆍ융복합
누구나 셀러로 참여할 수
야심차게 준비한 첫 강의의 제목은 ‘한국 팝의 건축학을 위하여: 모바일한
공연장을 만들 계획이다. 프랑스의 ‘라 빌레트 그랑드 알’ 공연장을
있다. 참여를 원하는 이들은
서울의 사운드스케이프 8090’이다. 이 강의의 특징은 1980년대부터
모델로 해 서커스, 무용, 연극, 음악, 전시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할 수
참가자 이름, 연락처, 판매
1990년대를 관통해온 대중음악을 지역과 장소를 통해 바라보는 것이다.
있는 공연장을 만드는 게 목표다.
품목을 메일(officecoffee@daum.net)이나 전화(02-6414-5445)로
강의를 기획한 대중음악평론가 차우진 씨(<weiv> 편집장)는 왜 지역과
두 번째 단계에서는 놀이와 창작을 결합할 수 있는 ‘예술 놀이터’와 ‘예술
신청하면 된다. 선착순으로 테이블과 돗자리 및 자리를 배정해주며,
장소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 “그간 히트곡 및 가수 중심의 대중음악
작업실’을 마련할 계획이다. ‘예술 놀이터’는 독일의 졸페라인과 같이
행사 당일 12시까지 와서 자리를 배정받고 판매하면 된다. 판매자들은
역사에서 벗어나 추상화되어 있는 대중음악의 탄생지로서의 지역을
사진, 비디오 설치, 공연예술을 아우를 수 있는 공간을 목표로 한다. ‘예술
벼룩시장 당일 음료 2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판매품목은 제한
부각시키는 시도는 미미했던 게 사실”이라며 “지역을 따져물음으로써
작업실’은 오스트리아의 ‘AEC’와 같이 다양한 예술 프로젝트를 수용하고
없고 쓰던 물건, 직접 만든 물건 등을 자유롭게 팔면 된다.
이 시기를 관통했던 음악적 생산이나 실천을 누가 어디에서 했는가 라는
생활예술 지원도 가능하도록 준비할 계획이라고 한다.
행사가 열리는 오피스 커피는 커피, 문화, 공간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LAB
질문을 제대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랩
강의는 개발자본주의의 발전에 따라 서울의 각 지역이 특정한 의미를
다양한 예술적 실험을 플랫폼 방식으로 운영하는 랩 제도를 도입하고 이
획득하는 1980년대부터, 이후 서울의 발전이 가속화되며 점차 하나의
과정에서 축적되는 역사적 자료들을 관리하는 ‘아카이브’도 설치한다.
고정된 의미가 사산되고 복잡다단하게 분화되는 1990년대에 이르는
마지막으로 주변 지역 예술 관련 기업체들을 문화창작발전소 안에
시기까지 음악적 장소가 어떻게 문화적으로 축조되는지 살펴보게
입주하도록 유도해 예술과 산업을 결합시키고 예술적 소비를 활성화할
불타는 금요일 댄스파티
된다. ‘유행 1번지’였던 명동에서 방송가가 생겨나기 시작하던 ‘여의도
계획이다. 카페, 서점, 멀티숍, 편집숍 등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예술로
서교예술실험센터
시대’, 세시봉, 쉘브르, 르네상스 등 라이브 음악공간과 코파카바나,
돈을 벌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파노라마, 스타더스트, 국일관 등 그야말로 청춘의 거리였던 종로, 대학가
앞으로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내용을 가지고 전문가와 각계 의견을
언더그라운드 문화의 본산지였던 신촌, 마로니에공원을 중심으로 한
수렴해 최종 구상안을 확정할 계획이며, 2018년에는 문화창작발전소를
대학로, 강남개발을 등에 업고 새롭게 떠오른 압구정 문화, 이태원,
출범시킬 계획이다.
그리고 너무나 당연한 ‘인디음악의 고향’ 홍대앞까지 총 9강(12만원)을
한편, 이와 관련 한국중부발전은 7월 10일부터 당인리발전소
통해 다루게 된다.
지상부를 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사단법인 한국조경학회와 손잡고,
강사진도 쟁쟁하여 대중음악평론가이자 저자인 신현준, 음악전문지
조경설계업체를 대상으로 현상설계공모를 시행한 상태다. 10월
<Paranoid>의 편집장인 송명하, 힙합을 비롯한 대중음악 연구자인
11일까지 작품을 접수해 10월 16일에는 발표할 계획이다. 당선작으로
양재영, 음악웹진 <weiv> 필진이자 대중음악평론가인 최지선 등이
선정될 경우 기본 및 실시설계권(추정설계비 약 4.8억원)이 부여된다.
강연을 맡는다. 7월 23일부터 매주 화・목요일, 저녁 6시 30분~8시,
문제는 아직까지도 주민들의 항의가 거세다는 점이다. 박강수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이 주최하는 ‘불타는 금요일 댄스파티
서교예술실험센터 2층 강의실. 문의 www.weiv.co.kr
반대추진위원장을 비롯한 주민들은 서울시 행정심판위원회의 지난
(불금댄스파티)’가 8월 2일과 16일, 9월 13일과 27일 총 네 차례에 걸쳐
3월 15일자 신규 지하발전소건설인가 결정에 대해 ‘주민투표’를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 열린다. 불금댄스파티의 핵심은 ‘국민체조’.
하자고 주장하며, 박홍섭 마포구청장을 상대로 청구인대표자
70년대생들에게나 친숙할 ‘그때 그 시절’ 국민체조를 테크노와
증명서 교부거부처분 취소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 이들은
힙합버전으로 새롭게 편곡하여 ‘땐스 국민체조’로 선보인다. 이를
당인리발전소의 이전이나 폐쇄를 주장하고 있다. 그 이유로 80년
위해 서울시 대표 B-boy단이 나와 오프닝 무대를 선보이고, 이어
탈경제・융복합 공연장과 예술가 작업실 등이 목표
역사를 지닌 당인리발전소는 이미 수명이 다했고, 사용 용도도 일부
워크숍을 통해 ‘땐스 국민체조’의 기본동작을 가르쳐준다. 이어지는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부터 이슈화되었던 당인리발전소를 문화창작
지역(압구정동, 이촌동, 여의도)의 온수를 만드는 정도에 그치는 데다가,
‘내맘대로 댄스타임’에서는 ‘땐스 국민체조’ 외에도 신나는 DJ 음악에
공간으로 변모시키기 위한 계획안이 박근혜 정부 들어 처음 공개됐다.
무엇보다 화력발전소의 지하화는 전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안전하지
맞춘 디스코 파티로 진행된다. 행사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은 행사 3일
지난 7월 17일 오후 3시 문화역서울284에서 문화체육관광부는 ‘당인리
못한 조치라는 것이다. 유휴시설을 문화창작발전소화하는 것은
전까지 G마켓에서 ‘불금댄스’를 검색하여 온라인 신청을 한다. 선착순
문화창작발전소 조성을 위한 세미나’를 열고 ‘당인리 화력발전소의 현황
반대하지 않으나, 발전소 지하건설을 유지하면서 지상공원을 조성하고,
100명에게는 초대장을 문자메시지로 보내준다. 참석자는 행사 당일
및 (가칭) 문화창작발전소 기본구성(안)’을 발표했다.
문화창작발전소를 만들겠다는 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마포구를
신분증을 지참하고 서교예술실험센터로 가면 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작년 12월 마포구, 한국중부발전과 당인리발전소의
대상으로 한 서울행정법원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되는 이유다.
문의 02-333-0246
당인리발전소 문화창작발전소 기본구성안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탈경계ㆍ융복합의
도심 속의 문화 카페를 지향하며 각종 문화행사와 모임, 전시, 공연 등을 위해 공간을 대여해주기도 한다. 문의 02-6414-5445
H
기획특집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 Artist | 홍희경
www.street–h.com | Culture Magazine for Hongdae Area | 홍대앞 동네 문화 잡지
vol.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