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배포처_Distribution Points
홍대앞에서 벌어지는 문화 예술 행사 | 2013.12~2014.01
Anthracite 322-0009, art샴 326-2480, B-hind 3141-7212, BELLA TORTILLA 070-8779-6675, Bitter Sweet 9 337-2115, Cafe aA 3143-7312, DD-DA 3142-5750, hibi 337-1029, SUKARA 334-5919, 게으른고양이 070-8867-7819, 홍대앞 관광안내소 323-2240, 김밥레코드 322-2395, 나물먹는곰 323-9930, 노피디네 콩볶는집 337-3456, 달의 계단 070-7795-0355, 두성갤러리 3144-3181, 땡스북스 325-0321, 르 벨로 332-0142, 리틀 파머스 333-3351, 문지문화원 사이 323-4207, 문화공간 1984 325-1984, 밤삼킨별 335-3532, KT&G 상상마당 330-6200, 상수동만화방 010-4533-2774, 서교예술실험센터 3330246, 오르다 살롱 6014-5725, 오요리 332-5525, 오피스 커피 6414-5445, 유어마인드 070-8821-8990, 이리카페 323-7861, 정원이 있는 국민책방 31415600, 제너럴 닥터 322-5951, 카사 갈라 6010-9212, 커피 랩 3143-0908, 토끼굴 332-0217, 폴 아브릴 3144-0744, 피노키오 책방 070-4025-9186, 한잔의 룰루랄라 337-9887, 호미화방 336-8181, 후마니타스 책다방 070-4010-7737, 2호선 홍대입구역 안내소, 마포관광정보센터(공항철도 홍대입구역) 334-7878, 부산 PM 2:45 051-247-4847 New York The Newsstand(alldayeveryday.com/thenewsstand), Human Relations(www.humanrelationsbooks.com)
Culture Calendar
Sat
● <스트리트 H> Culture Calendar에 전시, 공연, 기타 문화행사를 알리고 싶은 개인 및 단체는 매월 10일까지 담당자(임경화 / rainbow@street-
h.com)에게 이메일로 내용을 전달해주시면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KT&G 상상마당 02-330-6200 www.sangsangmadang.com
롤링홀 02-325-6071 www.rollinghall.co.kr
카페 벨로주 02-323-7798 www.veloso.co.kr
프리즘홀 070-8150-2979 cafe.daum.net/PrismHall
Yes24 MUV Hall 070-8630-6648 muvhall.co.kr
주니퍼디딤홀 02-3144-3225 ddimhall.co.kr
12.17~30 산울림 편지 콘서트 - 베토벤의 삶과 음악 이야기 산울림소극장
12.19~22 이승열[V]콘서트 @ 벨로주 벨로주
Fri
Mon~Thu
12.19~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KT&G 상상마당 영화관
16~ 19
12.19~14.2.4 제7회 KT&G 상상마당 LABEL MARKET KT&G 상상마당 갤러리 Mon~Thu
12.24~25 쏜애플 콘서트 ‘난 자꾸 말을 더듬고 잠드는 법도 잊었네’,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24 - 20:00, 25 18:00
23~ 26
2013 업댓브라운 크리스마스 콘서트 주니퍼디딤홀 20:00
30~ 1.2 6~ 9
12.14
Sat
INSEOP SONG TRIO Concert WAITING for CHRISTMAS cafe stay in 20:00
Fri
Sun
김바다 with Ratios 〈LOVE IS ALL〉 Yes24 MUV Hall 19:00
HUCKLEBERRY FINN 10th anniversary YELLOW CONCERT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19:00
페이퍼컷 프로젝트 연말 공연 〈토닥토닥〉 카페 그린클라우드, 19:00
29
Sun
Sat
롤링홀 19주년 기념 콘서트 Vol.01 송용진의 총각파티 롤링홀 19:30
Fri
블랙백 연말 단독 콘서트 - blackbag [Rain has Fallen]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18:00
Rise Again Vol.1 - Live and Party Korean Reggae 프리즘홀 22:00
롤링홀 19주년 기념 콘서트 Vol.02 - 제8극장 단독콘서트 “양화대교 락파티파티 대잔치” 롤링홀 18:00
3
4
5
Sat
롤링홀 19주년 기념 콘서트 Vol.03 - ‘Acoustic Night’-김지수, 이건율, 조문근, 피콕, 서한범 롤링홀 19:30
10
롤링홀 19주년 기념 콘서트 Vol.04 내귀에도청장치, 로맨틱펀치, 쏜애플, 휴먼레이스, 이스턴사이드킥, 4th floor 롤링홀 18:00
매력적인 홍대앞 카페 12곳을 섬세한 일러스트로 담아낸 <스트리트 H> 아코디언북을 판매합니다
Street H Culture Magazine for Hongdae Area
22
28
12.31 Seoul LIVE MUSIC Festa Vol.22 Countdown Show 롤링홀 19:00
12.23~31 디어클라우드〈’13 Merry Christmas&Farewell〉 벨로주
21 강지민 콘서트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18:00
27
2013.12
김사랑, 스웨덴세탁소, 바닐라 어쿠스틱, 김지수[쇼파르뮤직 레이블쇼 “쇼파르쇼 vol.2”] Yes24 MUV Hall 17:00
Sat
박윤우 트리오 Winter Story Winter Story with Jazz 오뙤르, 20:30
12.27~28 2013 해리빅버튼 연말 단독 콘서트 롤링홀 27 - 20:00 28 - 19:00
55
15 Sun
2013 숨의숲 연말콘서트 ‘크리스마스의 숲’ 오뙤르 19:00
Fri
노브레인 단독 콘서트 ‘망년쑈’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20:00
LOVIEW MUSIC SHOW VOL.5 제이투엠, 테이커스, 제이큐, 파스칼, 한소아, CMYK 프리즘홀 18:30
Publisher
11
2014년, <스트리트 H>가 변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스트리트 H>가 발행한 일러스트 ‘아코디언북’ 시리즈 첫 번
새해를 맞으며 <스트리트 H>는 변화를 준비하고 있
째, ‘홍대앞의 매력적인 카페 12곳’. 허경미 작가는 비하인드,
습니다. 동네포털 사이트의 구축이 완료되고 <스트리
수카라, 카페 405, 커피랩 등 홍대앞의 개성을 드러내는 카페
트 H>의 내용과 꼴도 발전시키려 합니다.
를 직접 방문해 사진을 찍고, 따뜻한 필치로 그곳의 풍경을 그
하지만 매월 외부 작가에게 오픈했던 포스터 작업은
려냈습니다.
지속하려 합니다. 작가들의 많은 관심과 주변 분들의
홍대앞을 방문하는 이들을 위한 기념품과 선물로도 제격인 아
추천을 부탁드립니다. 콘셉트는 올해와 같이 자신만
코디언북은 상상마당 1층 스토어, 유어마인드(www.your-
의 개성있는 글자작업으로 홍대앞 사람들과 교감하
mind.com), 더 북소사이어티(www.thebooksociety.com),
고 싶은 메시지를 담아 표현해주시면 됩니다. 폰트,
땡스북스, 매거진랜드, 두성종이 2층 스토어, 뽈랄라수집관,
캘리그라피, 타이포그라피, 레터링, 그래피티, 일러스
윤디자인연구소(www.yoondesign.com) ‘폰트스토어’의 디
Title | 벌써? 아직! 12월_Already? No~ It’s Still December!
트레이션, 사진 등 분야에 제한은 없습니다. 참여를
자인상품 코너와 <스트리트 H> 홈페이지(www.street-h.
원하시는 분은 아래의 메일로 포트폴리오와 작가소
12월의 원더랜드 홍대앞. 12월은 오묘한 달이다. 밀물과 썰물 같은 홍대에도 시간은 흐르고, 한 해의 마지막인 12월은 다른 달보다 조금 더 특별하다. 마법에라도 홀린 듯 누군가에게는 벌써 12월이고, 또 누군가에겐 아직도 12월이다. 2013년 남은 시간은 우리 모두 하하하~ 웃으며 보낼 수 있기를!
com) 등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개를 보내주시면 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
가격 10,000원(배송비 별도).
립니다.(문의 ds203@ds203.com 장성환)
장성환_Jang Sung-hwan
Editor in Chief 정지연_Jung, Ji-yeon Editorial
‘오랜’의 첫번째 작은 음악회 벨로주 20:00
정기구독 및 광고 안내
우편 정기구독 | 연12회 15,000원
Editor 임경화, 하정희, 임은선, 이보람
홈페이지(www.street-h.com)의 ‘정기구독’ 코너에 이름, 연락처, 주소 등 관련 정보를 기재한 후 1년 정기구독료 15,000원(배송료 포함
Photographer 김민주
가격)을 입금하시면 됩니다. 입금 후 편집부 메일 rainbow@street-h.com으로 알려주시면, 그 달부터 <스트리트 H>를 보내드립니다.
Design Design Studio 203(Tel. 02-323-2569)
입금계좌 _ 국민은행 032901-04-212256 | 예금주 _ 장성환(디자인스튜디오203)
Publishing
정기구독 문의 _ <스트리트 H> 02-323-2569(내선 2009)
소소북스_Sosobooks(Tel. 070-7713-9772)
Artist 석지나_Seok Jina | mnsn@naver.com 새로운 것들에 대한 호기심으로 늘 행복한 그래픽 디자이너. 홍대 부근 작업실에서 디자이너들과 소소한 일상을 함께하고 있다.
Mon~Thu
Capital Cities(캐피탈 시티즈) 내한공연 - SUPER SONIC STARZⅠ Yes24 MUV Hall
슈퍼키드 단독 콘서트 ‘화이브 스타 스토리’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18:00
20
Mon~Thu
12.31 The Last Concert of 2013 PIA GET FIVE - 피아 연말 단독 콘서트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19:30
Sun
BATTLE OF THE SILENCE VOL.01 - Vassline, LAZY BONE, NO BRAIN, NOEAZY 프리즘홀 18:00
●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전화번호와 홈페이지를 참고하세요
121-895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405-11 화승빌딩 3층
광고와 관련해 궁금한 사항이 있으시면 rainbow@street-h.com이나 070-7713-9774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3fl.,Hwa-seung bldg., 405-11, Seokyo, Mapo, Seoul 121895, Korea
Copyright © 2013 by <Street H>. 이 책에 실린 내용의 무단전재와 무단복제를 금합니다.
<스트리트 H>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추진하는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의 지원에 의해 제작되었습니다.
CULTURE CALENDAR 01
기획특집
출판사 북카페 매니저 5인 The Bookcafe Managers
홍대앞엔 출판사가 직영하는 북카페가 많다. 책으로 둘러쌓인 근사한 인테리어와 커피향내 가득한 지적인 분위기. 이런 북카페의 매니저들은 바리스타일까 아니면 출판사 직원들인 걸까. 훔쳐보기만 했던, 북카페 매니저들, 그들이 궁금하다. Photographer 성종윤(Living Room Studio)
“카페 꼼마는 책과 함께하는 로맨스다” 카페 꼼마, 김재영 매니저 카페 꼼마는 2011년 3월, 문학동네에서 문을 연 북카페다. 넓은 창과 벽을 따라 높게 쌓아진 서가는 카페 꼼마의 트레이드 마크. 카페 꼼마가 문을 열던 초창기부터 일해온 김재영 매니저(33)는 “카페 꼼마는 사람 냄새 나는 아늑하고 따뜻한 공간”이라고 말한다. 꼼마에 오기 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 계속 서비스업에 종사했다. 가장 오래 일했던 곳은 주문부터 서버, 메뉴 설명까지 풀 서비스를 하는 곳으로 7년 동안 일했다. 그러다 3년 전에 꼼마에 합류했다. 근무시간은 어떻게 되나? 출퇴근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하루 9시간 근무를 한다. 매니저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 전반적인 매장 관리, 인사, 서비스 교육, 메뉴 개발 등을 한다. 책도 서비스에 해당하기 때문에 서가도 관리한다. 모든 작가를 아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어떤 책이 어디에 있는지 정도는 알고 있어야 손님들이 필요로 할 때 바로 찾아드릴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이 사다리 타는 풍경은 이곳에선 일상이다. 카페 꼼마가 다른 북카페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북카페라고 하면 조용한 곳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카페 꼼마는 차도 마시고 서로 담소도 나누며 책도 읽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강점이다. 특히 출판사에서 관리하는 곳이라 ‘작가와의 만남’ 같은 행사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그런 행사를 통해 독서와는 또 다른 책의 즐거움을 알게 된다. 실제로 이곳에서 일하기 전에는 1년에 8권 정도 읽었는데 요즘은 한달에 20권 정도는 읽는 것 같다. 출판사가 운영하는 카페이다 보니 책을 늘 가까이 할 수 있다는 게 좋은 점이다(웃음). 카페에는 주로 어떤 분들이 많이 오나? 까페 꼼마의 또 다른 좋은 점 중 하나가 이곳을 찾는 손님의 연령층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갓난아이를 데리고 오는 손님부터 나이 지긋한 어른들까지 다양하다. 아마도 책이 무게중심이기 때문인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다면? 일을 하면서 처음으로 팁을 받았던 적이 있다. 미국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다가 귀국하신 분인데 에스프레소를 기분 좋게 마셨다며 트레이에 1달러 지폐를 두고 가셨다. 하루 종일 기분 좋게 일했던 기억이 난다. 반면에 안 좋은 기억을 남긴 손님은 없었나? 간혹 카페에서 주무시는 손님들이 있다(웃음). 피곤해서 조는 건 이해하는데, 작정하고 주무시는 이들이 있다. 주변에 있는 손님에게 결례인 건 물론이고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 보기에도 참 곤란하다. 10년 넘게 서비스 직종에 종사했다. 카페 매니저로서 자신만의 철학이 있다면? 넘치지 않는 자연스러운 서비스를 하고 싶다. 미리 손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살피고 챙겨주는, 그래서 기대하지 않았던 서비스에 손님이 감동하게 만들고 싶다. 굉장히 사소할 수 있지만 그게 바로 서비스의 본질이 아닐까.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나? 노래를 부른다. 대학시절 밴드를 했던 경험 때문에 그냥 노래방을 가는 게 아니라 합주실에 가서 세션과 함께 제대로 부른다. 그 맛에 한번 빠지면 헤어나기 힘들다. 카페 꼼마에 대한 정의를 부탁했을 때 ‘책과 함께하는 로맨스’라고 말했다. 너무 감성적인 답변일까?(웃음) 날씨에 따라 카페의 음악이나 분위기를 맞추려고 노력한다. 특히 꼼마는 비나 눈이 올 때 정말 좋은 공간이다. 알맞은 음악을 틀면 눈 오는 속도까지도 천천히 느껴진다. 책을 보다가 고개를 들어 창밖을 한동안 바라볼 수 있게, 그런 세심함이 연애와 닮지 않았나. 앞으로 계획은? 보타이를 매고 단정하게 일하는 걸 좋아한다. 할아버지가 돼서도 턱시도에 재킷을 입고 콩 볶으면서 손님들에게 맛있는 커피를 내드리고 싶다. 그땐 개인 매장 3군데 정도는 갖고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웃음).
글Ⅰ하정희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나에게 카페 자음과모음은 숙제다” 카페 자음과모음 장혜정 매니저 카페 자음과모음은 2012년, 도서출판 자음과모음에서 문을 연 북카페다. 마치 도서관에 온 것 같은 분위기로 이곳에서는 리퍼 도서를 최대 50%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카페 자음과모음을 책임지고 있는 이는 장혜정 매니저(33)다. 카페 자음과모음에서 일한 지는 얼마나 되나? 지난 9월부터 근무해 이번 달로 4개월이 된다. 자음과모음에서 일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 지난 3년 동안 여러 카페의 매니저로 일했다. 그 전에는 공기업에서 비서로 6년간 근무했다. 서른을 앞둔 29살에 회사를 그만뒀다. 처음 카페에 취직할 때는 나이는 많고 경력은 없다고 떨어진 적도 있다. 그러던 중 운좋게 직장 경력을 인정받아 프랜차이즈 커피 매장의 매니저로 1년 동안 일하면서 많은 걸 배웠다. 회사를 그만두고 카페 매니저로 일하는 것에 대해 주변 반응은? 친구들 반응은 반반이었다. 멋있다고 하는 친구도 있는 반면 제 정신이냐는 친구도 있었다(웃음). 부모님도 처음에 반대하셨지만 지금은 믿어주시는 것 같다. 근무시간은 어떻게 되나? 9시간 근무를 기본으로 한다. 9시에 출근해서 6시에 퇴근한다. 매니저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 재고 관리부터 메뉴 개발까지 카페 전반에 대한 업무를 담당한다. 그러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게 시간이 흐른다. 카페 운영과 별개로 서가의 책은 출판사 직원들이 직접 관리한다. 카페에는 주로 어떤 분들이 많이 오나?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다면? 어린 친구들부터 나이 지긋한 분들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 주로 개인 작업을 하거나 책을 보러 오시는 분들이 많다. 기억에 남는 손님은 주말마다 오는 아버지와 초등학생 따님. 항상 12시쯤 와서 각자 따로 앉아 공부하고 7시쯤 간다. 그 모습이 예뻐서 매니저 재량으로 서비스도 드린다(웃음). 카페 매니저로서 자신만의 철학이 있다면? 내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가 아니기 때문에 더 언행에 조심하려고 한다. 규율을 만들어 스태프들과 공유하고, 스스로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하려고 노력한다. 자음과모음은 내게 숙제 같다. 숙제라고 말했다. 왜 그런가? 일을 하다 보면 늘 풀어야 하는 새로운 숙제가 주어진다. 특히 사장님이 내주시는 숙제가 많다(웃음). 그 숙제를 풀다 보면 하루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를 만큼 빨리 흐른다. 완벽주의적인 면이 있어서 내가 만족할 때까지 일을 해야 하는 성격이다 보니 더 그런 거 같다. 앞으로 바라는 내 모습은? 작지만 내 카페를 운영하고 있지 않을까? 그런데 거기에 얽매이고 싶진 않다. 미래에 대해 더 구체적인 건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삶에서 누리는 소소한 여유를 놓치지 않고 살고 싶다.
글Ⅰ하정희
2013 02 Vol_45
COVER STORY 09
기획특집
“나에게 창비는 자부심입니다” 인문카페 창비 정지연 매니저 인문카페 창비는 2012년 2월, 창작과비평에서 문을 열었다. 창작과비평에서 출간된 책을 편히 보고 구입도 할 수 있으며, 각종 책 관련 행사도 열리는 열린 공간이다. 평소에 요리하고 빵 만드는 걸 좋아한다는 인문카페 창비의 정지연 매니저(40)를 만났다. 인문카페 창비에서 일한 지는 얼마나 되었나? 창비가 2012년 2월에 문을 열었는데 그보다 세달 전인
12월에 들어왔다. 창비에서 일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 창비에 오기 전에는 방송작가, 잡지기자로 글을 썼다. 원래 출판사 창작과비평의 오랜 독자로 인연이 깊다. 창비에서 카페를 연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처음엔 ‘그냥 그런가 보다’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다 매니저 일을 제안받았다. “남들 다 좋아하는 북카페 아니냐. 여기 와서 글도 쓰고, 가게도 운영하면 좋지 않겠냐”며 카페 매니저로서 내가 적격이라고 꼬시더라(웃음). 나 역시 ‘이렇게 좋은 곳을 운영하면서 글도 쓸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글 쓸 시간은 생기지 않더라. 요즘은 블로그에 글 한 줄 못쓴다(웃음). 근무시간은 어떻게 되나? 출퇴근은 탄력적이다. 보통 오전 10시에 출근해서 저녁 7시에 퇴근하는데 저녁 행사가 있으면 더 늦게 출근하기도 한다. 매니저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 공간에 대한 전반적인 업무를 다 커버한다. 매입, 재고, 시설 관리와 레시피 등의 카페 운영에 대한 기본적인 업무와 서점 운영이다. 더불어 공간에서 진행되는 행사를 기획자와 상의해 우리 공간에 최적화할 수 있도록 컨설팅도 하고 있다. 그래서 창비의 매니저는 단순히 바리스타 일만 할 수도, 그렇다고 서비스만 중점으로 해서도 안 된다. 그래서 초반에 매니저 구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출판사 직원을 파견하지 않았던 것도 이 공간을 이해하고 거기에 맞게 일하는 사람을 구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 인문카페 창비가 다른 북카페와 다른 점은? 인문카페 창비는 처음부터 카페를 목적으로 시작한 곳은 아니다. 출판사 창작과비평에서 출간되는 책을 홍보하기 위한 ‘홍보관’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에게 책을 소개하고 판매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그래서 이곳은 창작과비평에서 출간된 책만 전시하고 판매한다. 그래도 종합출판사라서 다양한 장르의 책이 많다. 주로 어떤 분들이 이곳을 찾는가? 창비가 종합출판사다 보니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이 온다. 그런데 유동인구가 많은 곳은 아니라 대부분 이미 창비를 아시는 분들이나 오랜 독자들, 관련 종사자들이 많다. 처음 창비 매니저를 제안받았을 때 출판사와 기조가 다른 보수적인 단체 분들도 오실 수 있으니 현명하게 대처해달라는 주문을 받았는데 아직까지 만나본 일이 없다. 스태프들은 “아마도 못 찾아서 못 온 것이 아닐까”라고 농담을 하곤 한다(웃음).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나? 재미있는 손님이 많다. 개업날 네잎클로버 10개를 주며 행운을 빌어주던 창비의 오랜 독자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사실 북카페가 세상에 처음 선보이는 색다른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출판사 창비가 만든 공간이라고 더 많은 관심을 보여주시는 것 같아 감사하게 생각한다. 오시는 분들이 이곳을 소중히 생각해주시는 덕분에 서가에 꽂힌 책들도 2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깨끗하다. 창비가 자부심이라고 말했다. 왜 그런가? 저뿐만 아니라 다른 창비 직원들도 그러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집단에 내가 속해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회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
글Ⅰ하정희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책다방은 나의 ‘청춘’” 후마니타스 책다방 홍슬비 매니저 정치・사회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책을 펴내고 있는 후마니타스가 2010년 연 ‘책다방’은 홍대앞 서점 직영 북카페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다. 후마니타스의 책다방과 문학동네의 까페 꼼마가 세워지면서 홍대앞에 북카페 붐이 일었기 때문이다. 2011년부터 책다방에서 일하고 있는 홍슬비 매니저(24)를 만났다. 책다방에서 언제부터 일했나. 2011년 4월부터. 바리스타 학교를 다녔다. 학교 선배가 책다방에서 일했고, 같이 일하면 좋겠다고 해서 6개월 정도 아르바이트 했다. 그 다음에는 직원으로 1년, 매니저로 일한 지는
1년이 넘었다. 주로 하는 일은? 매니저는 바리스타 일은 물론 매장 관리, 리더의 역할도 해야 한다. 카페 전체 이미지를 형성하고 끌고 가는 일도 해야 한다. 후마니타스 출판사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 여러 방면으로 신경을 쓴다. 다른 카페와 달리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이 오는 편이니 서비스와 매너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그래서 매너교육도 많이 한다. 또 손님들 건강을 생각해서 재료는 까다롭게 따진다. 추구하는 책다방의 이미지는 무엇인가? 서로 친근하게 “잘 지냈어요?” 인사하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 일하다 보면 말 걸고 싶은 손님들이 있다. 그럼 말을 건다. 열심히 작업하시는 분들께는 뭐 하시는지, 어떤 공부를 하시는지, 직업은 뭔지 물어본다. 자주 오는 사람은 물론 오랜만에 오는 분께도 아는 척도 한다. 그렇게 해서 친해진 사람도 많다.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공간이 되고 싶다. 주로 어떤 손님들이 오나. 주로 이곳에서 작업하는 사람들이 많다. 논문도 쓰고 서류 작성도 하고 글도 쓰고. 특히 강사님들이 많다. 친해진 한 강사님은 책다방에서 논문 써서 잘 됐다고 하셨다. 다른 카페와 달리 남자 분들이 많이 오고, 하나에 빠져서 집중하는 사람들이 많은 거 같다. 덕후 같은 사람들(웃음). 나쁜 의미가 아니라 한 분야에 종사하고 그것만 오래한 사람들이 많이 오는 것 같다. 나이가 어린 편이다. 일하면서 고충이 있다면? 액면가가 좀 있어서(웃음). 다들 어리게는 안 보는데, 삶의 지혜가 아직 많이 부족하니까 문제가 생겨서 대처할 때 아직 미숙한 거 같다. 그럴 때마다 출판사 분들이 많은 도움을 주신다. 다른 북카페와 달리 출판사가 같이 있다. 장단점이 있다면? 단점은 없고 장점만 있다. 다들 가족처럼 대해주신다. 특히 출판사 직원분들은 대부분
40대 이상이셔서 절 어린 딸처럼 대해준다. 대표님, 편집자 언니들 다 챙겨준다. 바리스타로 전문학사를 받았다. 다른 카페에도 일할 수 있었을 것 같다. 왜 북카페인가? 북카페만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책을 좋아하고 책과 같이 있는 게 좋았다. 또 이곳이라면 커피만 만드는 게 아니라 다른 뭔가를 더 해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하는 느낌이 좋다. 책은 많이 읽나? 후마니타스가 어떤 곳인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는 알아야 해서 후마니타스 책을 많이 읽으려고 한다. 어려운 책도 있지만 쉽게 해석한 책들이 있다. 그런 책들 위주로 읽는다. 또 정치나 사회에 관한 책을 자꾸 읽고 보고 듣고 하니까 좀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책이 그래도 없어질 것 같은데 관리는 어떻게 하나? 사실 우리 출판사 책들은 베스트셀러도 없고 책도 어려워서 잘 가져가진 않는다. 물론 없어지긴 한다. 처음엔 도난방지시스템을 도입하자 했는데 따뜻한 분위기가 딱딱해질 것 같아서 하지 않는다. 손님들의 양심에 맡겨둔다. 출판사에서 참고하느라 매장에서 집어가는 책도 있으니 더 파악하기 어렵다. 책이 준 것 같거나 지겨우면 출판사에서 새 책으로 채워둔다. 마지막으로 후마니타스 책다방은 홍슬비 매니저에게 왜 ‘청춘’인가. 내년 4월이 되면 일한 지 3년 된다. 21살에 들어와서 청춘을 함께했다. 앞으로도 조금 더 인연이 이어질 것 같다. 이곳에서 일하면서 인생이나 사회・정치 면에서도 정말 많이 성장한 걸 느낀다.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 책도 많이 읽고 인생수업도 많이 했다. 공부를 계속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서 전문대를 졸업하고 경희대 외식경영학과에 입학해 공부도 하고 있다. 대학원도 갈 생각이다. 이 모두를 책다방에서 일해서 생긴 변화라고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많은 부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곳이다.
글Ⅰ임은선
2013 02 Vol_45
COVER STORY 11
기획특집
정글은 나의 감각을 상승시켜 주는 곳 북카페정글 박혜람 매니저 북카페정글은 홍익도서디자인북에서 수입하는 5,000여 권의 디자인 서적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주로 디자이너들이 이곳을 많이 찾는다. 디자이너의 서재, 북카페정글을 만드는 박혜람 매니저(26)를 만났다. 북카페정글에서 일을 얼마나 했는가? 북카페정글은 디자인 서적을 판매하는 서점, 홍익도서디자인북에서 운영하는 곳이다. 서점의 역사는 20년이 넘고, 카페는 문을 연 지 5년 정도 됐다. 처음 카페가 문을 열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해서 지금은 매니저로 일하는 중이다. 이곳에서 일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했는가? 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이었다. 아버지가 서점을 운영하셨기 때문에 디자이너들이 편하게 책을 보고 가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카페를 제안해서 열게 되었다. 아버지에 이어 자연스럽게 책에 관한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고 들었다. 디자이너의 꿈도 있었을 거 같은데. 디자인 서적은 건축, 시각디자인, 패턴, 광고 등등 다양하다. 표지만 같고, 속은 다른 경우도 많고 외국 책들이라 다른 분들은 책을 찾기도 어렵다. 나는 전공이 이 분야라서 손님이 필요로 하는 책을 빨리 찾을 수 있고 분류도 곧잘 한다. 책관리를 내가 전담하는 이유다. 또 메뉴판, 공지사항, 사이트 관리 등 포토샵 작업이 필요한 것은 모두 직접 한다. 그러니 전공을 살려 일하는 셈이다. 책 관리가 어려울 것 같다. 이곳엔 책도 많고 특히 고가의 서적이 많다. 그걸 그냥 집어가거나 파손한 경우를 보면 정말 가슴이 아프다. 보안장치를 해놨는데 보안장치가 울리면 손님들더러 가방 열어달라고 해야 하는데 그것도 곤혹스럽다. 저작권 문제 때문에 책 촬영을 금하고 있는데, 그래도 몰래 촬영하는 이들이 많다. 조금만 신경 써주시면 서로 얼굴 붉힐 일이 없을 텐데 말이다. 일하면서 보람되거나 즐거운 순간이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연예인 촬영이 잡히면 신기하고 재밌다. 에이핑크 와서 촬영했고 <무한도전>을 촬영하기로 했는데 전날 취소됐다. 너무 아쉽더라. 가끔 디자이너인 손님들이 그림을 그려 주실 때가 있다. 보는 재미가 있다. 보람도 있고. 혹시 일하면서 남자 손님에게 쪽지를 받아본 적이 있나? 한번은 여자 손님이 빵을 계산하면서, 혼자 계신 남자 손님께 빵과 함께 쪽지를 전해달라는 부탁을 한 적이 있다. 오래된 기억인데, 내 경우엔 아쉽게도 없다. 북카페 매니저가 가져야 할 태도가 있다면? 항상 친절해야 한다. 기분 나쁘더라도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하자고 직원들에게 말한다. 하루에 한 번씩 인터넷에 정글을 검색해본다. 컴플레인이 올라오면 신경이 많이 쓰인다. 그 부분이 왜 부족했을까 늘 고민하고 고치려고 한다. 홍대앞의 다른 북카페와 차이점이 있다면? 디자인 서적이 많은 것. 시간제한이 없는 것. 또 세미나실이 5개나 있어서 음료만 시키면 두 시간 동안 사용이 가능하다. 큰 방은 24명이나 들어간다. 그래서 강의나 독서모임, 회사 워크숍 등 다양한 행사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신선한 원두로 내린 커피는 최고라고 자부한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정글이란? 활력소가 된다. 집에서 쉴 때는 몸이 처지고 힘들더라도 정글에 나오면 달라진다. 또 정글에서 하는 모든 활동을 디자이너들이 보기 때문에 그들 시선에 맞춰 디자인 작업을 해야 한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나의 디자인 감각도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 정글은 내 디자인 감각을 상승시켜주는 곳이다.
글Ⅰ임은선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출판도시 홍대앞 알아가기 22 마티출판사
깨어 있는 눈이 보여주는 인문학 세계
The Waking Eyes Lead the Readers to the World of Humanities
마티란 그리스어로 ‘눈’을 의미한다. 르네상스 시대의 건축가인
홍대앞 동네서점 베스트셀러
Bestseller Chart of the Neighborhood Bookstores around Hongdae Area
유어마인드 Your Mind
알베르티가 정체성을 ‘날아가는 눈’으로 삼고 문장을 만든 이래 ‘날아가는 눈’은 항상 ‘깨어있는 눈’을 상징했다. 마티는 또한 2005년 창립한 인문학 전문 출판사의 이름이기도 하다. 에드워드 사이드의 전집을 비롯해 히틀러 시대에 독일의 군수장관을 지낸 알베르트 슈페어의 회고록
▶2013.11.15~12.15
《기억》, 《혁명을 판매합니다》, 《두 남자의 집짓기》 등 굵직굵직한 인문학
1위: 이랑 네컷 만화(이랑, 유어마인드, 10,000원) 2위: GATHER 4호(편집부, 23,000원) 3위: SHORT CUT(애슝, 4,500원)
서적 80여 종을 펴냈다. 정희경 대표는 대학에서 불문학을 전공하고, 한길출판사에 입사해 4년
4위: 안녕, 둔촌주공아파트 두 번째 이야기(이인규, 10,000원) 5위: 길종상가 2014년 일력 달력(길종상가, 18,000원)
정도 경력을 쌓은 후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에 덜컥 창업을 결정했다. “공부를 계속할 자질은 부족하고 취직은 안 되어서”라고 간결하게 설명했지만 도리어 그 답은 그가 낸 책들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땡스북스 Thanksbooks
첫 책은 2005년 5월에 낸 《구스타프 말러》(당시 제목 《사랑과 죽음의 교향곡》)였다. 같은 해 근대성을 일상의 시각으로 보고자 한 《비행선, 매혹과 공포의 역사》가 나왔다. 《구경꾼의 탄생》도 그 뒤를 이었다. 이어 정대표가 ‘파우스트의 거래 3부작’이라 부르는 《기억》, 《레니 ▶2013.11.15~12.15
리펜슈탈》, 《푸르트벵글러》가 나왔다. 이 책들은 나치즘과 파시즘의
1위: 페이퍼 B - BOOKSTORE(JOH, 5,500원) 현존하는 국내 오프라인 서점 산업의 형태를 각기 다른 세
시대의 지식인의 행보를 다루고 있다. 오탈자로 인해 2,000여 권의 전량
도움닫기 없이 뜀틀을 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는 여러 번 위기를
‘리콜’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게 한 《기억》은 무려 957쪽에 달한다.
넘기며 출판이라는 뜀틀 위를 넘어갔다. 마티의 책들은 언론의 주목 역시
대형출판사에서도 출간을 고심할 만한 타이틀이다. 출판사 대표가 ‘인문
많이 받았다. 《혁명을 팝니다》는 좌우파 모두에게 찬반논쟁을 붙였다.
브랜드(교보문고/알라딘/땡스북스)의 사업 구조와 특성을
덕후’가 아니고서는 이런 책을 낼 리가 없다.
에드워드 사이드 전집 중 《말년의 양식에 관하여》는 한동안 학계에
짚었다.
가지 군으로 구분지었고, 각 카테고리를 대표할 만한 주요
“왜 인문학을 택했느냐고 묻는 분들이 많은데, 제가 그 책들의 독자니까요.
‘말년’이라는 단어를 유행시켰다. 그리고 2010년 《두 남자의 집짓기》가
한 번도 읽어보지도 않고, 사보지도 않은 분야를 기획할 수는 없잖아요.”
나왔다. “우연히 같은 동네에 살고 있던 구본준 기자가 집을 지으려고
‘돈 안 되는 인문서’만 고집하는 뚝심을 두고 사람들은 ‘있는 집
한다는 얘기를 들었죠. 그래서 책으로 만들자고 덤볐어요. 구기자는 돈만
자식’이라고 오해도 했다. ‘전량 리콜 사태’ 때 오피스텔 보증금을 빼서
들고 안 팔리는 책이 될 거라고 만류했었죠.”
연말자가정산’이라는 테마를 다룬 11월 땡스초이스 코너에
추가 비용을 감당해야 했던 당사자는 오히려 웃어넘겼다. 기획부터 번역,
‘서울의 아파트 전세값에도 못 미치는 3억원으로 48평형의 단독주택을
선정되어 큰 사랑을 받았다.
편집, 필요하면 디자인까지도 모두 혼자 했다. 지방으로 수금도 다녔다.
땅에서 인테리어까지 해결한’ 두 남자의 집짓기 실험은 엄청난 반향을
스스로 돌이켜봐도 ‘몰라서 가능했던’ 무모한 도전이었다.
불러 일으켰다. 그간 대중에게 건축은 예술과 디자인의 영역이었다.
“치밀하게 창업을 준비하고 시작한 게 아니거든요. 타이틀도, 경제적
2위: 인생을 글로 치유하는 법(바바라 애버크롬비 저, 박아람 역, 책읽는수요일, 14,000원) 삶의 좌절과 불안을 잠재우고 용기와 영감을 북돋우는, 매일매일 글쓰기의 힘을 보여주는 책. ‘2013년
3위: 위트 그리고 디자인(이로・강구룡 공저, 지콜론북, 15,000원) 책방 주인 이로와 디자이너 강구룡, 두 저자가 다양하고 자유로운 관점에서 접근한 위트 그리고 디자인 이야기.
그러나 난데없이 출몰한 이 책은 건축을 일반인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저자들은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 가운데 실용적이고 유쾌한
기반도 없는 상태에서 그냥 시작한 거예요. 누구를 만나도 어렵고, 용어도
후속작으로 실용적인 정보를 꼼꼼히 모은 《집짓기 바이블》도 나왔다.
국내외 디자인에 대해 각각의 시선으로 흥미롭게 이야기한다.
낯설고, 제작사고도 새롭고….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 생각이 없었던 거
여담이지만 당시 서점관계자들은 이런 책을 어느 분야에 넣어야 할지
같아요.”
몰라 쩔쩔맸다고 한다.
마티출판사 편집부가 선정한 추천도서 《말년의 양식에 관하여》 - 에드워드 W. 사이드 지음, 장호연 옮김
“실용, 가정과 생활 영역에 해당하는 책들이 꾸준히 증가 추세예요. 실용을 전문으로 하는 출판사들도 많지만 마티가 이런 주제를 다루는 방식은 다른 출판사들과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보니 서점들에겐
사이드의 미완성 유작으로 그의 예술론이 집약되어
‘분류가 어려운 책’으로 비치는 모양이에요(웃음). 일례로 독일여행서
있다. 나이가 들면서 세상과 타협하고 부드러워지는 것이
《빈을 소개합니다》도 과거의 유적이나 공간 대신 동시대의 공간을
아니라 오히려 불화하고 결을 거스르는 예술에 사이드는
사이의 변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AROUND #8>. 오랜 역사를 가진 전구회사, 뮤지션 이아립에 관한 인터뷰와 할로윈 콘셉트의 화보 등 다양한 관심사를 담았다.
5위: 1cm+(김은주 저, 허밍버드, 13,800원) 딱 1cm만큼의 길이 혹은 깊이로 우리 인생에 더하고 싶은 것들이 무엇인지 찾아 나선다. 읽는다기보다는 보고, 느끼고, 이야기에 직접 참여하도록 이끄는 책으로, 우리의 머리와
애정의 눈길을 던진다. 이는 곧 그의 인문 정신이 가리키는
보자는 기획이었지요.”
가슴을 움직여 하루하루를 새롭게 살아가도록 하는 에너지를
방향이기도 하다.
창업 후 4년째 되던 해에야 직원 1명을 뽑았다. 현재는 파트타임
담고 있다.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 - 장정일 지음
편집장과 전일근무제의 편집자, 주 3일 근무의 마케터 등이 함께하고
장정일은 다독가다. 그의 독서일기는 1994년에 첫 권이
있다. 직원은 늘어났지만 작은 출판사이기에 마케팅이나 유통의
이왕이면 창업 전에 두 명의 멘토를 만들어놓고 시작하세요. 제작이나
어려움은 여전히 크다.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대형출판사처럼 마케팅
마케팅 쪽으로 조언해주실 분과 책을 내는 일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비용을 쓸 수 없기에 종수를 줄이더라도 한 권 한 권 전력을 다해 팔아야
얘기할 수 있는 선배를 두고 시작한다면 훨씬 버티기 쉬울 거예요. 저
한다. “최소한의 독자를 넘어서는 책을 만드는 것이 출판사가 할 일이죠.
역시 멘토가 없었더라면 2007년 무렵 벌써 출판을 접었을지도 몰라요.”
가장 적확하게 우리 책을 독자에게 알릴 수 있게 카피를 쓰고, 보도자료를
나날이 불황의 골이 깊어지는 요즘, 마티의 숙제는 무엇일까. “어느
뽑아내려 애씁니다.”
출판사 사장님이 ‘읽지 않아도 그 내용을 뻔히 알 수 있는 그런 가벼운
건축주, 시공자,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이들이 모여서
1인출판사의 애로점으로 ‘혼자 먹는 밥’을 꼽았던 정대표는 ‘둘이
책을 자꾸만 베스트셀러로 만들면 점점 독자가 줄어든다’고 말하셨어요.
집짓기에 관해 그 누구도 들려주지 않은 은밀한 이야기를
낫다’고 강조한다. “혼자 일하면 제때 밥을 안 챙겨먹고 야근하는 시간만
그 말에 공감합니다. 지금껏 내온 책들처럼 독자로서 제가 읽고 싶은 책을
길어져요. 삶의 질이 열악해지죠. 혼자보다는 둘이 하는 게 낫습니다.
계속 만들며 생존하는 게 숙제입니다.”
나온 이래 지금까지 이어진다. 읽은 책을 기록하고 정리하기 위한 초기의 일기에서 한국 사회의 문제에 대응하고 적극적으로 발언하는 서평으로 분위기가 바뀌긴 했지만, 독서가 내밀한 자아와 시끄러운 세상을 동시에 향해 걷는 길이라는 주제의식은 여전하다.
《집짓기 바이블》 - 조남호 외 지음 《두 남자의 집짓기》가 단독주택이 그리 멀리 있는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웠다면, 이 책은 한국에서 집을 지을 때 있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상황을 담았다. 건축가,
공개한다.
2013 12 Vol_55
4위: AROUND #8(플레이그라운드, 15,000원) 계절의 흐름이 느껴지는 사진에서부터 글까지, 늦여름과 초가을
H
글Ⅰ정지연・사진Ⅰ김민주
INTO THE BOOK 07
정지연이 만난 사람 46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산다
웬 뒷북이냐고? 앨범 <욘욘슨>이 1년 전에 나왔는데 이제 와서 이랑이냐고? 맞는 지적이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이랑은 음악 대신 만화가로 책을 냈고, 영화도 찍었다. 그러니 그녀가 내놓을 2집
I Live Doing What Iʼd Love to Do
앨범만 학수고대할 게 아니라, 이 명민한 젊은 예술가가 지닌 무한한 ‘포텐’을 보고 싶다는 이 야심찬 ‘뒷북’ 인터뷰의 쓸모를 헤아려 달라는 말씀~
영화 찍는 음악인 이랑
“음악도 하고 영화도 찍는 이랑이 만화를 냈대.” “그래서?” 맨처음엔 심드렁했다. 다방면에 재주를 보이는 예술가가 어디 이랑 한 명뿐인가. 그런데 SNS에서 접한 반응이 심상치 않았다. ‘팔랑귀’답게 책을 구입했고 편 지 10분 만에 《이랑 네컷 만화》의 팬이 되고 말았다. 아니, 이랑의 팬이 되고 말았다. 《이랑 네컷 만화》는 심심하다. 재미없다는 게 아니라 마스다 미리의 만화처럼 일상적인 심심함이 전편에서 읽힌다. 내용은 단순하다. 이랑과 밴드를 같이 하는 친구 혜미, 404의 드러머이자 이랑의 남자친구인 조인철, 그리고 혜미의 남자친구이자 레이블 대표인 박다함 이렇게 네 인물이 등장해 이랑밴드의 태동을 알려주는가 싶더니 이내 밴드의 일상, 아니 이랑의 일상이 네 칸을 가득 메운다.(빼놓을 수 없는 조연이 하나 더 있다. 고양이 준이치. 《멋지다 마사루》의 작가 우스타 씨의 신작 《삐리리 불어봐 재규어》의 주인공 이름을 딴 멋쟁이 턱시도 냥이다.) 붓펜으로 그린 단순한 그림체와 덤덤한 유머가 맞물린 4컷 만화가 내뿜는 매력은 예상 외로 심상치 않다. 그리고 나서 옴니버스 본격 ‘먹방 영화’ <출출한 여자>에서 이랑이 연출한 ‘불행의 맛’을 봤다. 여주인공은 잘못 가져온 옆집 택배 상자 속의 마파두부 소스를 꺼내 결국 요리를 시작하고, 냄새를 맡고 “내 택배 아니냐”며 화를 내던 옆집 아가씨와 신경전을 벌인다. 보고 나면 마파두부가 마구 먹고 싶어지는 이 영화를 보고, 나는 그녀와 인터뷰를 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유어마인드 홈페이지에 ‘이랑역사만화’를 연재한 걸로 알고 있는데, 그게 이 책을 만들게 된 계기인가요? 공연을 해도 우리가 누군지 아는 사람이 없으니까, 처음엔 이랑이라는 사람이 앨범을 내는 과정을 그려서 간단한 팸플릿을 제작하자는 게 시작이었어요. 그런데 내용이 길어지면서 유어마인드의 이로 씨가 이걸 책으로 묶어보자고 제안하더라고요. 근데 정규앨범을 내고 나니 공연 다니느라 바빠서 작업이 계속 늦어졌어요. 그래서 이로 씨가 하도 걱정을 하길래 제가 먼저 “아예 유어마인드에 출근해서 한 달 동안 그림을 그리면 어떨까요?”라고 제안했어요. 그리고 하루에 목표치 7개, 10개씩 그렸죠. 근데 중간에 포맷이 확 바뀌어서 4컷 만화로 가자고 그러는 거예요. 한 150개 이상 그려둔 게 있어서 그걸로 맞춰보는데 안되겠길래 결국 반 이상을 버리고 다시 그려서 완성된 게 이 책입니다.
만화책이지만 이랑이라는 사람의 일기장을 보는 느낌이 들어 친근했어요. 특히 주변 인물들의 에피소드들이 흥미로웠는데요. 사진 김민주
당사자들은 이렇게 노출되는 데 불만은 없었나요(웃음)? 책 속에 나온 건 다 허락받고 조율을 한 얘기들이에요. 제가 하루에 몇 개씩 작업을 하면서 소재가 없다고 괴로워하면, 나중엔 자기들이 알아서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막 제보를 해주더라고요. ‘박다함이가 이런 얘기를 했는데, 어쨌는데’ 하면서요. 심지어 인철이는 무슨 일만 생기면 ‘야, 이거 그리면 되겠다’ 그러고.
고생은 했지만 이렇게 책으로 묶여 나오니까 기분이 남다르지 않아요? 일단 책을 낸 소감은… 이로 씨, 밉다!!(웃음) 일단 처음엔 내용에 상관없이 스케치를 많이 하래요. 그래서 열심히 그렸는데, 엮어보니까 4컷 만화가 안되는 거지. 모든 만화가 ‘기승승승’. 그야말로 멘붕이 오면서 처음에 공연, 연애, 일상으로 나눴던 섹션도 모두 풀어 다시 순서를 짜고
아빠가 가출을…. 그렇지만 검정고시는 바로 합격했죠?
자각이 들면서 정말 멋지다란 생각이 들었어요. 전공수업 1,2년을 들어도
막판까지 ‘그놈의 기승전결’ 하면서 만들었죠. 앨범도 그렇고 책도 그렇고
학교를 그만두고 나니까 갈 곳이 없어서, 그때는 주로 도서관에서 살았던
흥미가 없었는데 15분짜리 작품을 하나 만들면서 이걸 업으로 하고 싶단
과정이 너무 빡세니까 도리어 결과물엔 덤덤해지는 것 같아요.
거 같아요. 아버지 눈에 띄면 안 좋으니까 일찌감치 도서관으로 가는
생각이 들었어요. 진짜 ‘고퀄’ 예술이구나. 3,4학년 때 이창동 선생님
거예요. 하루종일 앉아 별의별 책을 다 읽었죠. 소설도 좋지만 에세이를
수업을 들으며 다시금 영화가 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얘길 듣고
진짜 이로 씨 나쁘군요(웃음). 근데 플랫폼에서 ‘이랑이랑 항상 하는 일’
좋아해서, 자기 경험이나 생각에 대해 쓴 책들을 찾아 읽곤 했어요. 진짜
이거다라고 마음을 굳혔죠.
전시할 때 모모미도 참여했어요. 유어마인드와의 인연도 궁금한데요.
이상한 책도 있었는데 《옷가게에서 손님이 들어왔을 때 춤추는 법》인가?
카페가 아메노히에서 처음 이로 씨와 인사를 했어요. 그러고 나서 서점에
서비스업을 위한 가이드북 같은 건데 동선을 이용해 춤추면서 손님들이
그렇게 찍은 영화가 2011년작 <변해야 한다>죠? 그리고 이어서 나온
가보면서 얼굴을 익혔죠. 이랑역사만화를 연재할 때 몇 번 이로 씨와
불편하지 않게 구매를 유도하는 뭐 그런 책이었어요(웃음).
영화가 <유도리>고요. 전 영화를 힘들게 안 찍는 편이에요. 아침부터 오후 5시까지면 하루치
식사를 하면서 모모미와도 친해졌죠. 신기한 게 우리 둘이 생일이 같아요. 그리고 한예종 영화과로 진학했어요.
촬영을 끝냈어요. 4회차에 제작비 60만원으로 <변해야 한다>를 찍었죠.
검정고시를 통과하면 수능시험을 볼 수 있어요. 그래서 저도 재미삼아
평균 500만원 이상 든다는데, 전 제작비 받아 찍는 것도 아닌데 크게
책에도 나오는 얘기인데 “이랑 씨는 노래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영화도
예체능으로 수능도 봤어요. 로모 카메라 들고 가서 사진도 찍고. 왜냐면
만드는 게 이해가 안됐어요. 졸업작품이라면 자기 세계관만 보여주면
하고…. 여자들이 싫어하는 아이콘이 되어가네요”라고 말하잖아요. 그런
그때만 해도 어떤 대학을 가야겠다 이런 게 없었거든요. 그러다가 한달에
되거든요. 자기 방에서 보여줄 수 있는 얘길 우주에서부터 시작할 필요는
말 들으면 어때요?
10만원 내면 되는 취미반 미술학원이 있다길래 보내달라고 졸랐어요.
없잖아요.
그거 윤성호 감독(<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이 한 말이에요. 가끔 그런
직업화가인 선생님이 일반인들에게 그림을 가르치던 곳인데, ‘학생은
말 듣긴 하는데, 신경 쓰진 않아요. 그래도 ‘홍대여신’은 아니어서 다행인
안 받는데 넌 학생이 아니라니까 받아주겠다’면서 받았어요. 그래서
<유도리>도 그렇고 <불행의 맛>도 그렇고, 대사가 인상 깊은 게 많아요.
거 같은데(웃음). 한우물을 파지 않으면 진지하지 않다고 생각하나 봐요.
매일매일 갔어요. 미대 회화과 오빠들도 많고 재밌었는데, 한 2년
대사를 잘 기억하는 편이에요. 수업시간에 소설가 김영하 선생이 남의
그런 건 아닌데. 심지어 엄마는 “이제 취미생활 그만하고 영어교사가
정도 배우니까 어느 날부터 오빠들이 석고상을 가져오더니 데생을
대화를 녹취해서 풀어쓰라는 숙제를 낸 적이 있어요. 그때 할머니 두 분이
되라”고 하니까 뭐.
하라고 그러는 거예요. 그러면서 입시미술의 세계로 들어선 거죠.
지하철 타고 가며 나누던 대화를 녹취해서 집에서 푸는데, 몇 번을 들어도
홍대앞의 미술학원에도 다녔어요. 제가 홍대 미대 진학반이었거든요.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아, 그렇구나.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그런 말 들으면 스트레스 받지 않아요?
입시용 미술이 재미없어서 안 하겠다고 하니까 공짜로라도 다니라고
대화는 이렇게 분절적이구나. 그 이후 남들의 대화를 유심히 수집하고
동생이 장애인이어서 언니는 특수교사이고, 모든 집안환경이 동생
하더라고요. 그때부터 지옥이었죠. 그런데 어느 날 한 디자인과 선생님이
써서 저장해두고 그래요. 그게 제 특기죠. 영화 속에 나온 대사들도 다
위주로 되어 있는 상황에서 커서 그런지, 둘째인 전 어렸을 때부터
“넌 한예종을 보는 게 좋겠다” 그러는 거예요. 그때만 해도 그 학교가 어떤
이로 씨 말로는 성격도 같다고 그래요.
그렇게 메모해둔 것들이 바탕이 됐어요.
스스로 알아서 했지 부모님이 특별히 케어해준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고
학교인지도 몰랐어요. 그래서 한번 모집요강을 봤죠. 미대는 준비가 너무
컸거든요. 그래서 가족들의 반응에는 크게 구애받지 않아요.
복잡해서 다른 과를 골랐어요. 방송영상과, 미술이론, 영화과. 모집요강이
영화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싶어요?
젤 쉽고 단순한 곳으로(웃음).
지금도 작업하고 싶은 4개 정도의 이야기가 있어요. 전 영화는 제가
2주인가 다니고 고등학교를 그만뒀다고 다른 인터뷰에서 봤어요. 특별한
하고자 하는 말을 풀어내는 공간을 만드는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이유가 있었나요?
한예종 영화과라면 꽤나 진지하게 영화에 목숨 거는 친구들이 오는 곳
중학교 때까지 제가 공부를 꽤 잘했어요. 공부도 잘하고 글, 그림도 잘
아닌가요?
앞서 한 인터뷰에 보니까 “그림은 오래도록 해온 것이라 친숙하고 노래는
그려서 무슨 대회 나가면 곧잘 상도 타고 그랬어요. 가족들은 크게 관심이
그러니 휴학을 세 번이나 했죠. 열정의 차이가 나니까. 지금은 그래도
일기와 자기 치유에 가깝고 영화는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미래다”라고
없지만, 그래도 선생님들이 절 주목하고 또 예뻐해주니까 괜찮았는데,
현역으로 온 애들이 많은데, 제가 다닐 때는 1학년 평균이 26살이었어요.
그랬어요. 그 생각은 지금도 유효한가요?
중 2때 신도시로 전학을 갔어요. 저에 대한 정보도 없고 키는 또 크고
동갑내기 여자애는 한 명도 없었고. 딱 봐도 애들은 독기 품고 있는 게
음악에 대해서는 생각이 변한 거 같아요. 1집을 내고 나서 미디액트에서
그러니까 ‘날라리’로 찍힌 거예요. 전학 간 학교에서 선생님들과 관계가
보이고. 그러다 보니 졸업하는 데 7년이나 걸렸어요. 수업도 전공보다는
연결해줘서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는 일을 했어요.
틀어지면서 저도 저대로 애들과 놀기 시작했죠. 그래도 고등학교 가면
타과 수업이 더 좋았고, 애니메이션으로 전과를 할까 진지하게
말한 것처럼 1집은 일기를 음악으로 엮어낸 셈이어서 부담이 덜했는데,
나아지겠지 했는데, 입학한 첫날부터 선배들에게 찍혔어요. 교복
고민했어요. 그러다가 3학년 때 ‘아, 영화를 해야겠다’ 마음을 굳혔어요.
가르치다 보니 음악이란 뭔가 기초부터 생각해보게 되고, 음악의
입고 가면 옷태 가지고 시비 걸고, 규율은 엄격하고 선후배관계는 더
역할이 뭘까 고민하면서, 영화와 비슷하게 존경이 느껴지는 지점이
빡빡하고…. 그래서 학교 그만두겠다고 했어요. 엄마는 그래도 절
계기가 있었나요?
생겨버렸어요. 원래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고, 상대적으로
믿으니까 제 선택을 지지해줬는데 아빠가 이해를 하지 못하셨죠. 학교
3학년 때 졸업작품을 찍어요. 동기들은 미리부터 팀을 만들어 어쩐다
음악에 대한 무게는 가벼웠는데 그게 그만 무거워져버린 거죠. 2집도
다시 다닐 때까지 집에 안 들어올 거라고 폭탄선언하고 가출(?)을
하는데, 전 혼자 찍었어요. 신기한 게 A를 만들고 싶었는데 나온 건 D예요.
곡은 이미 12곡 이상 나왔는데 그걸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만 하고
감행하시기도 했고요.
생명력을 가지고 스스로 D가 되어버린 거죠. 그래도 저건 내 거구나라는
있어요. 당분간은 계속 이렇게 고민하며 갈 거 같아요.
2013 12 Vol_55
H
THINK & TALK 09
StH가 주목한 곳
출판사 프로파간다가 운영하는
Graphic Shop The Shop Run by Propaganda Press
Add. 합정동 371-4 Tel. 02-6272-8459(오픈 시간 중), 031-945-8459(오픈 시간 외) Open 월~금 16:00~20:00
독립출판물 서점 더북소사이어티가 합정동을 떠나 통의동으로 갔다. 그
<롤링스톤> 등의 희귀 잡지도 마련되어 있다. “김광철 편집장님이
빈자리를 느끼기도 전에 반가운 동네서점이 문을 열었다. 바로 디자인
수집벽이 있어요. 편집장님이 소장한 책들의 일부인데 독자들과 나누고
관련 서적을 판매하는 ‘그래픽 숍’이다. 11월 4일 오픈한 뜨끈뜨끈한
싶어 가져다놨죠. 구입 가능한 것도 있으니 문의해주세요.”
그래픽 숍의 문을 열고 들어섰다.
그래픽 숍에 갖춰둔 구색을 보아하니 프로파간다는 ‘아카이빙’이란 곧
“어떻게 아셨어요?” 반가운 목소리로 최미정 마케터가 맞이해주었다.
출판사의 소명이 아니냐고 되묻는 듯하다. “프로파간다의 첫 번째 목표는
“저희 편집장님이 예전부터 이런 곳을 만들고 싶어 했어요. 과월호 잡지나
문화를 아카이빙하는 거예요. 《70년대 잡지광고》 같은 책이 대표적이죠.
사무실에 있는 희귀한 아트 책, 디자인 책을 모아서 파는 팝업 스토어를
시대성을 기록하고 후대에 전하는 역할을 누군가는 해야 한다고
계획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자리가 나와서 열게 되었죠.”
생각해요. 그래픽 디자인 책을 판매하는 곳이 많이 없기도 하지만 이렇게
그래픽 숍을 연 출판사 프로파간다는 계간지 <그래픽>, 무크지 <바이시클>
모아두는 것이 저희한테도 독자에게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등의 잡지를 만들고 미국 뉴욕의 만화가이자 ‘연필 깎기 장인’인 데이비드
있다. “주로 책은 프로파간다의 책이 많지만 디자인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또한 출판사를 홍보하는 공간만이 아니라 독자와 소통하는 문화적
리스가 연필 깎는 방법을 알려주는 《연필 깎기의 정석》, 1970년대
필요한 ‘간지나는 책들’이 많아요. 해외 아트 북 같은 게 많이 구비되어
역할도 담당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일일 목수 체험 같이 책과 관련된
한국 잡지에 실린 광고 600편을 소개한 《70년대 잡지광고》, 한국의
있죠. 디자인 전공하는 학생들이나 북 디자이너, 편집 디자이너들에게는
작업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포스터 만들기 강좌나 다양한 그래픽
타투이스트들과 그들의 작업을 조명한 《문신유희》, 대중문화 속 좀비에
반가운 책들이 많을 거예요.”
작업을 아우른 전시도 물론 가능하고요. 책과 어울리는 강연이나
관한 지식 사전 《좀비사전》 등의 책을 발간해왔다. 디자인과 그래픽이
숍과 이름이 같은 <그래픽>은 1호부터 28호까지 모든 호가 구비되어
워크숍을 진행해볼 생각입니다.”
강한 프로파간다 출판사가 디자인 서적을 판매하는 숍을 연 것은 어쩌면
있다. “그래픽 잡지 1호부터 10호는 시중에서 구입할 수가 없어요. 하지만
그 덕에 우리는 보석 같은 공간을 하나 더 얻게 된 듯하다. 참, 정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동안 만든 책은 물론 자신들이 소장한 책들을
저희 숍에 오면 새 책은 아니지만 구입할 수 있죠. 독자들 중에 컬렉터인
하나 더. <그래픽> 28호 발행과 함께 그래픽 숍 근처 갤러리 겸 카페
보여주고 판매할 공간이 필요했을 터다.
분들이 많아요.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어요.”
벼레별씨에서 한국의 북 디자인의 현주소를 볼 수 있는 북 디자이너의 책
그래픽 숍에는 계간지 <그래픽>를 비롯한 프로파간다 출판물, 해외의
이 외에도 50년대 발행된 ‘최초의 에디터십이 살아 있는’ <뿌리 깊은
전시가 열린다. 전시를 관람하고 그래픽 숍을 방문하는 것도 좋은 코스가
여러 디자인 잡지, 시각문화 관련 인쇄물 등 다양한 책과 잡지가 구비되어
나무>, 50~60년대의 <에스콰이어>, <보그>, <아방가르드>, <바자>와
되지 않을까.
H
글Ⅰ임은선・사진Ⅰ김민주
StH가 주목한 맛집
이곳이 수상하다
발리 슈퍼 스 토어
Bali Super Store, the Surf Bar in Hongdaeap Add. Tel. Open Web Price
서교동 396-32 02-323-7871 17:30~02:00(주말 17:30~04:00), 연중무휴 blog.naver.com/budasalon 하우스 안주 6,000원~, 칵테일 5,000원~, 맥주 4,000원~
줄리아 로버츠의 영화 <먹고 사랑하고 기도하라>. 결혼의 실패로
안주들이다. 특히 토마토 샐러드가 인기가 좋다고. 인도네시아 식재료를
상처받은 여주인공은 자기 치유를 찾아 이탈리아, 인도, 그리고 마지막
수입상을 통해 들여오고 한국식으로 레시피 변형을 해서 내놓는
기착지인 발리로 향한다. 발리에서 그녀는 새로운 사랑에 빠진다. ‘지구
음식들이라 한국인 입맛에도 곧잘 맞는다. 특히 눈여겨볼 것은 맥주. 이곳
최후의 파라다이스’란 호칭에 걸맞은 발리를 홍대앞에서 만날 수 있다면?
주인장이 이태원의 친구에게 맥주 제작법을 익혀 직접 만든 크래프트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게다.
비어들로 몽키 포레스트 헤페바이젠, 우붓 필스너, 쿠타 IPA 같은
지난 10월 경 오픈한 발리 슈퍼 스토어는 이름부터 ‘발리’를 표방하고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발리의 지명을 땄다. 몽키 포레스트는 ‘원숭이
있다. 홍대앞에도 몇몇 서프바들이 있긴 하지만, 이곳의 분위기는 마치
사원’의 이름을 딴 것이고 우붓은 예술인 마을로 잘 알려진 발리의 명소다.
발리의 바닷가 근처 휴양지 펍에라도 온 듯 여유가 넘친다. 이곳의 사장
수제 맥주 외에도 인디카 계열의 그레이트 화이트 생맥주와 코나 롱
BUDA
미스터 부다
(사진 왼쪽)는 해외에서 대학교를 졸업한 후 여행을
보드 맥주 같은 휴앙지 스타일 맥주가 잘 나간다. 열대과일 리치를 넣은
올렸다. “첫 시작이니만큼 가게의 콘셉트를 생각했다”는 미스터
좋아해 배낭여행만 10여 년을 다닌 여행 베테랑. 그가 최고로 꼽는
보드카나 모히토 등 칵테일도 인기.
부다는 앞으로는 홍대 인디뮤지션들의 공연도 많이 기획하여 블로그나
도시가 바로 발리다. 이제는 너무나 관광지화 되어버린 타이나 동남아
빈티지한 인테리어도 멋스럽다. 벽을 장식하고 있는 부다 모양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지할 생각이다. “타투 작업실을 10년 동안 운영했던
다른 도시와 달리 발리는 천혜의 자연이 그 신비스러움을 잃지 않은
전등이 눈에 확 띄는데, 이곳의 소품 하나하나엔 사연이 숨겨져 있다고.
터라 친근하고 또 그 문화를 잘 알고 있는 동네인 홍대앞에 펍을 내고
곳이란다. 그런 자신의 경험과 이야기를 소통하고 싶어 오픈한 곳이 바로
소파와 테이블은 런던에서, 의자는 발리에서 직접 구매했다. 벽에 붙인
싶었다”는 주인장. 그가 바라는 대로 이곳이 동남아의 넉넉한 휴양지
발리 슈퍼 스토어다.
쇠철판은 미군부대에서 가져왔다. 모두 여행의 손때와 추억이 묻어
문화를 아는 이들의 아지트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니, 발리는 가보지
이곳에서는 직접 만든 맥주와 인도네시아, 타이 음식을 먹어볼 수 있다.
있는 물건들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신경쓴 건 네온사인 간판이라고.
못했더라도 힘든 일상에서 잠시 떠나고 싶은 이라면 이곳으로 오자.
우리에겐 인도네시아 볶음밥으로 잘 알려진 나시고랭이나 타이 스타일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한 주인장답게 로고부터 메뉴판까지 일일이
줄리아 로버츠가 거닐었던 빠당빠당 비치에라도 온 듯 여유로움을
돼지고기 볶음밥인 팟 까오무, 코코넛과 새우가 들어간 그린 커리,
신경썼다.
만끽해보자.
고수잎과 발리 특유의 소스 8가지로 맛을 낸 토마토 샐러드 등 가벼운 펍
최근에는 주말에 티벳과 히말라야에서 만난 친구들의 공연을 무대에
취재Ⅰ강지아・이지현・사진Ⅰ김민주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H
<Street H> Infographics 소주로 만드는 폭탄주 TOP 4
동네 마실 나가다
엉뚱하고 잉여스러운 카페
비둘기암살 단
TOP 4 BOMB SHOTS MADE WITH SOJU
The Dove Death Squad, the Whimsical and Multipurpose Cafe
Add. 서교동 402-22 6층 Tel. 070-4820-5350 Web www.facebook.com/pigeonsquad.atype 에이타입컴퍼니 www.atypecompany.com Price 리스트레또 젤라또 6,000원, 카페알롱제 5,000원, 크로크무슈 4,999원
연말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각종 모임. 과한 음주는 피해야 하지만 이왕 즐겨야 한다면 즐겁게 마시자. 소주가 들어간 가장 인기있는 폭탄주 TOP 4를 소개한다.
소설의 페이지를 채워가다 이들의 엉뚱하고 수상한 행동은 공간 완성에서 그치지 않았다. 6층 창밖으로 종이 날리기 대회, 고무총 쏘기 놀이, 송어낚시대회 등 대화를
Alcohol 4˚~
1. 고진감래주 Gojingamraeju
Beer 80㎖
Coke 40㎖
Soju 40㎖
소주잔에 콜라를 따르고 빈 맥주잔에 넣는다. 소주를 따른 또 다른 소주잔을 그 위에 올린 뒤, 소주잔이 모두 잠기도록 맥주를 붓는다. 쓴맛 뒤에 달콤함이 오는 폭탄주.
나누다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나오면 바로 실행한다. 금요일에는 ‘인문학 캠프’가 열린다. 카페 안에 대형 텐트를 설치하고, 손님들도 텐트 안에 앉아 코펠에 요리를 해먹고 비록 인터넷으로 재생시킨 것이지만 자연의
2. 소니니 Sonini
소리를 벗삼아 금요일 밤을 누려보는 소박한 이벤트다. 홍대앞에
소니니 전용잔
몰려드는 ‘불금’의 인파들을 6층에서 내려다보다, 놀이조차도 짜여진 매뉴얼대로만 움직이는 사람들과는 달리 해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한
배치, 편안한 분위기와 서비스…. 그런데 대체 카페이름이 왜
행사다. 월요일은 ‘머핀데이’다. 각 포털 사이트별 대표 레시피에 맞춰
‘비둘기암살단’일까. 카페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단어의 조합이 의아해서
구워낸 ‘네이버 머핀’, ‘야후 머핀’ 등을 만들어 손님들에게 공짜로
이런 카페 이름을 짓게 된 배경을 물었다. 돌아온 답은 이러했다. “일종의
서비스했다.
소설 제목이다. 앞으로 우리가 쓰고 싶은 소설의 제목.”
이런 카페 운영이 회사 일에 방해가 되지는 않을까. 정흥섭 아트디렉터는
Bernini 200㎖
Alcohol 6˚~
홍대 주차장길 전경이 좍 펼쳐지는 전망 좋은 6층, 널찍한 테이블
2
Soju 40㎖
120㎖
1½
90㎖
1
60㎖
½
30㎖
샴페인 글라스나 맥주잔에 소주와 달콤한 스파클링 와인 버니니를 1:4 비율로 혼합한다. 1:1 비율은 ‘사요나라さようなら안녕히 가십시오주’라고 불릴 만큼 한 번에 훅 갈 수 있으니 조심.
고개를 젓는다. “디자인이라는 게 원래 새로운 영감과 자극을 계속해서
‘비둘기암살단’은 디자인사무실 에이타입컴퍼니가 운영하는 공간이다.
준다”는 것이다.
에이타입컴퍼니의 전직원은 십수 년간 제품과 시각디자인에 매달리면서
이쯤되면 에이타입컴퍼니의 디자인도 궁금해질 터. 카페공간에
스스로 매너리즘에 빠졌구나 느끼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작업의
놓여진 ‘사운드 페이퍼’부터 보자. 종이로 된 블렌더, 커피포트 모양의
퀄리티는 좋아졌지만 형식적이고 기계적으로 일을 한다는 느낌을 지울
이것은 단순 종이조립품이 아니라 엄연히 스피커다. 아이폰 스피커로
수 없었다. 이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자극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사무실
기술특허까지 받았다. ‘소설 한 잔 하실래요?’란 이름의 책 받침대는
공간에 카페를 만들기로 했다. ‘카페 만들기 프로젝트’를 위해 모두가
머그컵 모양으로 서울도서관의 ‘아름다운 도서전’에 등장해 많은 관심을
매달렸다. 용달차를 빌려 경기도의 모든 소각장을 돌며 카페에 쓸 만한
받았다. 실험극 축제 ‘페스티벌 봄’과 콜라보레이션으로 제작된 가방은
가구들을 찾아냈다. 발품을 판 덕분에 고풍스러운 자개장도 주웠다. 그
축제의 프로그램 포스터를 감각적으로 접목시켜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3. 우쭈쭈 메로니주 Ujjujju Meronyju Alcohol 9.5˚~
받아야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도리어 이런 공간 운영이 좋은 영향을
독특한 공간이다 보니 대관 문의가 자주 오지만 선뜻 오케이하는
이렇게 사연 있는 가구들이 하나 둘 모여 카페의 구색을 갖추게 되었다.
경우는 드물다. 대관 역시 구태의연한 형태라는 반성 때문이다. “공간을
직원들이 각자 좋아하는 커피 종류를 메뉴에 넣었고, 메뉴판도 기존
빌려주고 돈을 받는 단순한 행위를 거부하고, 또 다른 관점에서 사람과
형식에서 벗어나고자 소설책에 메뉴를 인쇄했다. 에이타입컴퍼니에서
공간을 보고 싶어요. 이곳에서 엉뚱하고 차라리 잉여스러운 많은
디자인한 제품도 공간 곳곳에 진열했다. 한 구석에는 공연이 가능하도록
프로젝트가 이뤄지길 바라거든요. 그런 프로그램을 실행시킬 공간이
드럼과 앰프 등 사운드 장비도 설치했다. 이렇게 공간을 오픈한 게 지난
필요해서 찾아온다면, 좋은 조건으로 공간을 사용하도록 할 참이고요.”
10월 초.
그러니 카페, 디자인 사무실, 회의실, 공연장, 캠핑장에 또 다른 콘셉트의
디자인사무실과 카페가 같이 공존하기 때문에 재미난 일도 많다. 작업을
공간을 더해 ‘트랜스포머’할 분들만 대관문의를 해보는 것이 좋겠다.
하는 중에 손님이 오면 디자이너가 직접 주문을 받고 서빙을 해주고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게 도리어 장점이지요.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다시 작업에 몰두한다. 카페 테이블에 앉아 회의도 하고 손님과 이야기도
거잖아요.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이 끊임없이 벌어지도록 여러분이 이
나눈다.
공간을 후회없이 재미있는 스토리로 가득 채워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모호한 정체성에 대해 “그러니까 비둘기 암살단은 카페야?
마지막으로 이곳에 오면 크로크무슈 샌드위치를 주문해
사무실이야? 쇼룸이야? 공연장이야?”라는 질문을 받을 때면 아트디렉터
먹어볼 것. 가격이 4,999원이다. 5,000원을 내면 깨알같이
정흥섭의 말로 답을 대신한다. “기대치 않았던 일들이 벌어지는
1원을 거슬러준다. 오랜만에 1원짜리 동전을 구경하는 재미를
곳”이라고 말이다.
느껴보라999.
H
Alcohol 10˚~
문짝을 떼어와 테이블 상판을 만들었다. 제목은 ‘장모님 죄송합니다’.
Soju 50㎖
대학 신입생들을 위한 달콤한 맛의 폭탄주. 빈 잔에 손잡이가 위로 향하게 메로나를 넣고 소주와 사이다를 붓는다. 메로나를 저으면 풍성한 거품이 생긴다. 기호에 따라 소주와 사이다의 비율 조절 가능.
Napkin
Beer 40㎖
Cider 40㎖
Soju 20㎖
맥주잔에 소주, 맥주, 사이다를 1:2:2 비율로 혼합한다. 냅킨이나 수건으로 맥주잔 입구를 막은 뒤 테이블에 탁 내려 놓는다. 거품이 생기면서 부드러운 밀키스 맛이 나는 폭탄주 완성.
*2013년 12월 기준
홍대앞에서 마실 수 있는 이색 소주
독자들과 함께 써내려 갈 다음 페이지
Cider 60㎖
4. 밀키스주 Milkisju
자개장은 디저트 쇼케이스에 이용됐다. 앉은뱅이 밥상도 주워서 다리를 새로 달고 테이블을 붙였다. 이름하여 ‘영감, 할멈’이다. 장모님댁 옥상
Merona
소설의 배경을 만들다
토끼굴 감귤 한라산
바샤 한라산 온더락
무지개광택 초콜릿 소주
달술집 트리플베리 소주
7,000원 합정동 410-12
2,500원
8,900원
8,000원
연남동 504-1
서교동 325-13
서교동 374-4
글Ⅰ이보람・사진Ⅰ김민주 인포그래픽 류아진 | 203인포그래픽연구소
2013 12 Vol_55
EAT & DRINK 11
공항철도
홍대앞 문화 매거진 <Street H> 지도 Map around Hongdae Area
2013. 12
1 o육완순무용원 Interior cafe HAN●
ARTMONDE Art Center 아트몽드 뷰 갤러리 1 f
● ●May, B DESIGNERS LOUNGE ●I am. A Burger &
잠자는딸기게스트하우스
TABLE A●
1 fMODERN DESIGN MUSEUM
●Coffee Me
1 dLydian(B1) 1 dSKY HIGH
1 f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1 fgallery sup
●오래 있어도 괜찮아 o ●cafe TABLE-A Anacafé● 1
●green cloud coffee
포스트 극장
All of Rock(B1) d ●Gabie ●mammoth coffee ●cafe #327 ● ●커피프린스 1호점 ●Suッkara 손끝세상 ●cafe byeun
1 kYour-mind
●eschborn
사자(2F)●
Live club 빵d
도 공항철 cafe VAZ●
off˚C B1
gil Obog-
Placebo●
. ik Univ Hong
마포관광정보센터(B2)
koona● L Tree●
● millo coffee
새물
cafe SandPark●
CAFE JOENILL● ●STANDARD identity(4F)
로 신촌
●한잔의 룰루랄라(2F)
양화로
로 희
3
Yanghwa-ro
대아빌딩
홍대입구역
Subway Line 2
●Coffee Prince
●카페 꼼마 2page
연
●김밥레코드 ●Burger Cafe BROOKLYN PIG ●NEIN DANKE(2F)●달콤한 조각 ●꼼마 앤 브레드 ●커피짱
●Roasting Garden
● The Dining LAB
●DAVINCI COFFEE
코믹토토 만화 cafe(2F) ●
Homestead Coffee(2F)●
●루엘르
GREEN● BEAN COFFEE(2F)
관광안내소
● Bean tree 20025 ●BEANS BINS
●Cafe Nanoom
●호미화방
난타공연장 1 g
1 f Trickeye 미술관
헤이백팩커스
1 dVERA(B2) 1 dV-HALL(B3)
경남예식홀
서교호텔
9
양화로
●1984 ●ARISTA COFFEE
● Hyssop● square imi coffee
● Cafe moin 人
동교로
●D Cafe Pub
Donggyo-ro
●District D
● Cafe moin 人
●Pinetree ●커피1호
●DEEP ●Café IL NOVE
LOCO● Café JASS● ●Cafe de Maison
●커피볶는 그랑
●PLAY
서교동 주민센터 cafe Burano●
▒ 마포 FM ● 커피공장 2An
카르페디엠 The Blessing cafe W ● ● ●cafe D.I.
● Red Mango
빵나무 ● ● cafe the famous Lamb
LP Love ●
COFFEE BAY●
● MAPLE COFFEE
섬●
La Lune Violette● 르솔게스트하우스
●봄동
미스터킴스프렌즈 cafe Michaya●
Seogyo-ro
I♥BOX●
펜슬 게스트하우스
●cafe milli ●Play C
●북카페 홍시게 ●호타루의
●Travel Maker
서교로
●The GamJa cafe 하람 ●
Yanghwa-ro
● 커피와 사람들
옻칠갤러리f
SIETE Stage ●
e-song(B1) ●
1 dVelvet B
ri Geotgosipeun Geo
Juliet Shins Coffee Care ●
ho
Hongik Univ.
● Cafe 다리
서교동 자치회관
●Coffee Me Up
CATS LIVING● Hello Kitty cafe●
홍대지하철역 안내센터
●buen camino
Coffeebe●
1 k 동남문고(B1)
●LAB Express
● 고양이 다락방(3F) cafe 아래(B1)
LG 팰리스
●snowmounteen(7F)
8
16oz coffee●
● Coffee Brown
1 k북새통 문고(B1)
와이즈파크
cafe 고리(3F)●
bubble pong ● ●coffee cloud ● noriter(2F)
●POLY CAFE(2F) 라휘 사주카페(3F)● ●하늘공원 사주카페 ●미래안 사주카페(3F) ● GONG CHA
걷고싶은 거리
ALICE●
Vanilla cupcake● ●샴 Siam
●puzzle(3F)
YOUNGJIN Book Store 1 k
1 k한양툰크
●DE CHOCOLATE COFFEE
서교 푸르지오 아파트
●coco bruni
●코끼리 탈출하다(2F)
Thanks Nature CAFE(B1)●
ori Pekoe●
●place yo! Saem ulgye ol-1-g il
lo
공주가 사는 ●Chloris(2F) ●Who am I Tarot Beans 궁전같은 카페1 ● dNaked ● 룸카페 뽈레쟝 ● 당근● ●dal.komm 청춘고양이● SULTANG ●Plan B 컴인게스트하우스 Chocolatyum● 상상 ● ●TRINITEA 고래다방 1 dCOC 스튜디오 TOM’s cat●
이뜰(2F)●
마포평생학습관
태경사주카페●
●ZOM
●Brit’sfarm ● ESPANA(5F)
share tea●
푸른 굴뚝d
●T
●GENERAL DOCTOR
●cha time
아름다운 세상(2F) ●● ●두레차 Flott● papero
●
산길
와우
1 dMW
서교초등학교
●심리카페.com(3F)
●커피와 사람들
1 k ASIA BOOKS 외국 예술 서적
1 dSOUND HOLIC
homeo●
●LaRapipo(2F)
●dog cafe sunnyne(3F) ●with coffee
Airport Railroad
n-ro cho Shin
홍대입구역
결1 길
●Blanc
●SUDA
HARLEMd
cafe leeman’s il n-g coffeesmith● usa ● Wa
1 g PINKMOON
cafe machebette ●(2~3F)
all pattern ●CHEZ ROLL oktopbang(2F)● cafe monobloc● ●Heima 쏭크란 구석● ● ●RECORDHEART ● ●정민언니 piano cafe ●Bian
1 kIdN book
banya’s●
o i-r hu on Ye
●OVEN
cafe in PLANET(2F) ●cafe J★K(2F) ● ● ●milk ● cafe ● moly’s 꿈꾸는 다락방 봄날(2F)● CHURROYA(2F) pop ● De Spoon● TAPIOCA FACTORY ● THE BRIDGE(2F)● 모과나무 위(2F) MONTFORT● ●thanx 달의 계단(2F)● DanChu●
● NOUVEAU
7
suave●
JOEY’S cafe●
그리다꿈●
cafe SOURCE●
●서덕식 kaldi coffee club
6
●interior cafe Dansk
cafe THE PLAIN ●
●MIES container
1 k k ●Billy Angel Cake 온고당 서점 1 반디모아
● 퐁포네뜨
●cafe organic
NB2
little farmers ●농부로부터
cafe ST343● 에디오피아드랍스● 상상다방(B1)●
서교성당▒
Usine● cafe local LUNAMI(2F)● ● THEOBROMA(B1)● ● PORT OF MOCHA● 밤삼킨별 coffee 101● ● ● 커피인페르노(2F)● BOBA doz house EXPRESS HORIZON(2F)● 1 f 빈티지하우스 VOILA(1F)● ( )
● CAFE Groovy
● cafe DK 174-4
오복길
-gil Dabog
cafe 옹끌(B1) ●● cafe Oui MANIP(2F) 1 ● n MOBSSIE 2● 미디어 KEY
●cafe MONO urbanblack● la main douce● cafe damso● ● ●출입구는 étonné● 나의 계단 overlap● 밑에( ) B1 작은 까페 MOBSSIE● 크로스로드 백팩커스
W au sa ngil
●BELIEF ●i Bubble Beans ●Be. Sweet On(2F)
빨간토끼● 그레이프 가든
다복길
LA VIE ●
극장 아이공
● The Big Banana
길
●Venga
●BARIST@RICCO
1 g 디딤홀
●BOAZ(2F)
커피향창고 ●
산
●La Tupina ●Luau Whip
●RONIN
3APT●
1 f뽈랄라수집관
King of Blues ● Tailor Coffee●
1 f ●살롱 드 담(2F) Loop Gallery
●tea terrace
KAAREKLINT ●
●SEMO
●Yellow Elephant ●오르다 살롱 ●비틀주스
1 g 김대범소극장(B1)
우
●cafe 폴레폴레
1 dJammers
와
● 영화다방 ●CHURRO101
우주(2F)● Dia●
닭날다 ●
●caffé Artriae
1 g 비보이극장(B1)
cafe ...ing(B1) ●waga mama(1F) 장쌤●
Acoustic Holic●
1 f성갤러리
A TALE OF● COFFEE&STYLE
CACAOBOOM● 오아시스게스트하우스 no name(B1)●
●a;t fox
올드 크로와상● COFFEE LAB● 팩토리
●BEANS TO COF
● 카페 슈풍크
●hibi(2F) 36.5°C여름(3F)
Seogyo-ro
곱창전골d
산울림소극장 o
●cafe Berlin
서교로
Come Home ETHIOPIA my ● ● furniture cafe ●
강원도민회관
FRESHCUP COFFEE●
CA ●cafe de sontag
●LP愛
제비다방●
●카페 느림 ●상수동카페
길
산
우
와
<Street H> 배포처
●OWL’S DEN
l gi nsa au W
커피브라더스●
●cafe PADIN
1 fdngallery
팜팜피아노● ●cafe WICKED
●The Roasting Masters
길 정 토
Slunch Factory●
e6 Lin ay bw Su
정효훈DREAM●
●알지비 지구맛
상
수
●상수리
역
The Blues●
gil gjun To
salon de the BELLOT●
●이리 CAFE
la bas● cafe STOCKHOLM●
●더 착한커피 STANDARD.a●
그문화 다방 ●1 f그문화
●ADEL PICON su ng Sa
1 fLIGHT BOX(B1) HOHO MYOLL ● Vert et Blanc●
cafe EVANSVILLE●
Four Seasons House
1 dSK@
Rainbow Cream ● ● coffee LEC
● 데코아발림 URBAN ● OʼMIX
공
거
●다락방(4F)
리
● 어머니와 고등어
so as Pic i or Ge
MBIE coffee
●OMAO
omography
SALON DE FACTORY ●
1 oTheater Zero
Street H
Blossom Land 1 � 게으른 고양이●
●HOSITAMTAM ●NO STRESS KITCHEN(2F) 백팩커스 프렌즈 게스트하우스(4F) ●작업실 ●FIVE★EXTRACTS
Art Space Hue f ● del mundo
The cupcake snow spoon factory il cafe● ● Freebird g-g an ad � 휴●1 ulm o 1 d E
G
1 dpapa Gorilla
●ROAST HOUSE 길 당 마 ●happy lemon 울
COON
어
1 dQ*VO 1 dM2
오뙤르
●Bing Bing Bing ●나물먹는곰
d ●1 CafeDGBDCASTLE the way PRAHA
●WOO KEN JU
●몽소
●ORIGINAL ●오브젝트 ●cafe d'maka ●bitter sweet sound JBrown● 바다출판사 Travel cafe● cafe INU●
●cafe 몽쏘
노pd네 콩 볶는 집 ● ● 하랑(B1)
■Design Group 816
잔다리길
the gabriel●
Jandari-gil
●Cafe LUCIA ●도자기cafe Jool
1 f 소극장 예
gil akkm Do
롱테일북스
● 인문카페 창비
성산중학교
●Sandwich Tart Cake ●OOO ●Cafe Go Ape!
길
1 fZandari
CAFE NOSTALGIA●
막
WANNA COFFEE ●
HiruNyanko●
●ribbonwindow
The M● ●mellow
1 k 매거진랜드
●CAFE BRICK
1 f표현 갤러리 요기가
독
●Krazy Toy Coffee
●Chie(2F)
●Cafe Bercy ●Coffee Forest ● 옥상남자 cafe● 짧은 여행의 기록 ●C cloud(2F) ●리네아의 정원 메이 북카페 자음과모음 게스트하우스 ● 서교동 ●RED ROSE BEAN Hello Ahrin● ● 솔내길 Peace Piece● Sugar De Chou espresso room● A droplet in cafe● ●Caffe 0419 ● coffee seed ●Cafe ●kazamidori ●demain ● five tables Following ● 1 fGallery yuki 후마니타스 책다방 ● ● PATTERN Blue Fairy Artee Shelter ●cafe uff● Get&Show Living Cafe 1oz● table 15● Paul & Lina(2F) LesArbres● ● Neighborhood● 다산북스 비하이브 양철북출판사 ●Page A ●Dasan Book Cafe 게스트하우스 ●cafe stay in ●용다방
마음산책
●얼굴
TESEUM Art Galleryf 1 f서교예술실험센터
Banana
●茶美家(2F) ●Beans Made(1F)
Coffee Studio●
Fairy cookie●
Ann● ouse(2F)
●공공장소 Nature’s plus●
안녕, 낯선사람●
●마망갸또
THANKSBOOKS k THE GALLERYf 1
秀노래방
●cafe 토끼굴(2F) ●조우 버거 카페 ●Mon Cafe Gregory(2F)
●I do
● 플로랄고양이 잠 나비(2F) ●CAFE BEN 게스트하우스 JAMES(2F)
●물고기
Laon D● Chocolate
●basilico
Shining Star●
윤디자인 ●ToTo’s 연구소 B.● ●몽마르뜨 언덕 위 은하수다방
Grazie●
●호훔
병아리콩●
당인리극장●
fgallery 뚱
B-hind●
fCREATIVEDA 1 n 상상마당
커피발전소●
●Daily Sunday ●FILAMENT
토끼의 지혜● ●Sweetier ●블루스하우스 ●JENNY’S Cafe peony●RASILLA● ●카바레 마끼아또
Ticket Lounage▒ 405 Kitchen● CAFE TO GO●
d
유니타워
●당고집
● 생각 파는 카페 cafe brown●
FLOOR(2F)
장
차
주
영
소
1 dPalm
1 f두성갤러리(B1)
카페 즈키●
●별밤 e on ●Babeans coffee gZ rkin a ● cP bli 2ND Pu
Studio 80’sd
카
WG 명월관
1 f갤러리 보는(1F)
삼단변신● gROLLING HALL(B1) 미스홍 1
à la carte(2F)●
aA뮤지엄
Club BOOd 피
Think Table
●Salon de Voltaire
In the Paper
Hot Journey● 카페꼼마●
aA cafe● L’aAunge(B1)●
F.Fd
●Cafe The Nora(2F)
●cafe moin人 ●안티크 코코
●cafe Miz moren
1 d500
打[ta:]d 1 din2deep
무대륙● ●Anthracite
●cafe 318-1(1F) ●cafe COMORE 오요리(2F) CHAN’S(1F) ● ● Beanside
1 EVANS(2F) d 1 dGOGOS2 1 dHooper
B2d
1 g INDIFAN
1 b 상수동만화방(2F)●●MOBITA small wonder ZERA’s cafe erta ale● ●dessert club 뽈랄라 살롱 시연● Cafe(2F) ●THE REFINERY 시크 ChikaLicious 래빗(1F) 달콤한 거짓말● ●W.e. ST.255● conan● ● cat in the bag
read cafe ●el AVION ●
● LE PETIT FOUR(2F)
100m
●FELL+COLE
1 g베짱이홀
●LOFT²多樂²(2F) ●snob
극동방송국
출판사
● Bella Tortilla● Olive Standing Coffee● ●비단콤마 Tree ●OURSBLANC ●GRUNGE(2F) ●Publique ●茶鼎
●cafe BLADE
●Grafolio
게스트하우스
●the Blues(6F)
●정원이 있는 국민책방 ●alleyway
두부공●
●바이헤이데이 쇼룸 ● The Goods & Caffe ● lostandfound/ ●어느 좋은 날 Plan B(2F) ●DD-DA ●standard coffee ●coffee+Blind Spot ●Cafe 미래광산
●cafe L mitte
FFEE
문학과지성사 ●editorrial cafe B+ ●cafe AURA
●HUG IN
Burning Heart(2F)● ●fine cafe N then● ●EGO:
넥서스
●cafe 2dot:
cafe 톡킹●
●PRUNUS
●SOSO
bitter● sweet 9
Cafe Domitory● ●Landucci
윤디자인 연구소
●beattipreviee ●MARO
DADA빌딩
FLOUR&● 커피볶는집 JASS●
●CONER
● 36.5˚c 여름
●OWALL B
숨은마음찾기●
●Roh Rang
1 dPRIZM HALL
ay bw Su
1 fLG 자이갤러리 ●SPROUT coffee
●Bing Bing Bing
서서카페●
●PLATE PLATE
ALL ABOUT 茶●
▒ 우리은행
합정역
Subway Line 2
Hapjeong
● Cafe Serio
g on pje Ha
●TEAJ
RAPERCUSSION 1 g
●뽈레
Alley of Hongdae
1 o한울소극장
● ORANGE guesthouseDouble Cafe 스케치북 Cup Coffee 페 정글 시게스트하우스 의빛
●Coffee in Art
별빛카페 달빛차 ● Coffee & A●
artassetf
PS. Cafe●
●MAPLE COFFEE
●AMICO ●RETRO MAMA
Jandari-gil
블루게스트하우스
잔다리길
AFE SILO●
● cafe dittosbi ▒
AIYa● 봉숙이네 커피볶는집 ●
Bo mn urigil
갈무리출판사 (다지원) Cafe La vida ●
몽마르뜨 언덕 위 ● 도서출판 은행나무 ●Caricature Art Cafe gallery woo
●ZOOM Gallery&Cafe
길
●mellow baking cafe
다락원
봄누 리
동교로22길
atti ari●
역
Cafe the Air●
Yanghwa-ro
정 합
양화로
e6 Lin
홀
bahn n bahn●
●카페 순결
●soyo coffee CAFE ● LA BUENO
그들의 공간이 궁금하다
“아, 두리언니도 홍대앞에 작업실이 있어요!” 한 전시회장의 오프닝. 진솔 작가의 소개로 백두리 작가와 만났다. 창전동의 집을 작업실 삼아 회화풍의 독특한 그림체를 선보이는 그녀는 텍스트에 대한
백두리
감응력이 누구보다 빠른 영민한 작가였다.
그림으 로 소통을 꿈꾸다 Dreaming of the True Communication through Illustrations
능청스런 그림 속에 담긴 삶의 통찰력
텍스트를 응축해 붓질로 옮기는 과정을 즐기다
거라고 생각했었나 봐요. 너무 반응이 좋아서 제가 다 얼떨떨하더라고요.
통인동 팔레드서울에서 열린 ‘아이구-쓸데없이’전의 오프닝.
2007년에 작업한 ‘우울에 대처하는 방법’이란 연작 시리즈와 책
어려운 책인데 예상외로 판매가 좋은 게 표지 덕분이라는 말도 들으니
《서른살엔 미처 몰랐던 것들》의 표지와 삽화를 맡아 세상에 이름을
기분이 좋죠.”
eye9
아이구
는 이성표, 이인수, 이우일, 오정택, 노준구, 정원교, 윤예지,
백두리, 진솔 9명으로 구성된 예술가 모임의 이름이다. 전시장에서 만난
알렸다. ‘등푸른 생선을 먹는다,’ ‘뛰어 다닌다, 끊임없이 움직인다’와 같은
구인구색의 일러스트는 그야말로 자유로웠다. 낙서 같은 이우일 작가의
부제가 붙은 그림들은 강렬했다. 무표정한 인물들, 물고기, 낙타와 같은
좋은 일러스트레이터가 되려면 독서를 많이 해야
그림이나 ‘떠남’, ‘여행’을 주제로 한 투톤의 일러스트로 담백한 도시인의
환상소설적인 연출은 현실과 거리가 멀지만 그림 안에 도사린 메시지는
일러스트레이터로서 백두리는 자신의 그림을 “우리네의 평범한 일상이
정서를 담아낸 노준구 작가의 그림도 좋았지만, 내 눈을 사로잡은 건
명확하고 현실적이다. 초기 그림을 보면 지금 인물들보다 더 양감이
담긴 일기”라고 생각한다. “대단하고 거창한 회화가 아니라 그림으로
능청스런 그림 한 장이었다.
두드러진다. “제가 왜소해서 그런가? 어깨가 크고 당당한 인물들을
공감하고 함께 피식 웃을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것이다. 아마도
한 소녀가 남자와 나란히 앉아 있다. 연필과 노트가 펼쳐진 걸로 보아
그리게 되더라고요. 회화적이란 평도 많이 들었는데, 특별히 그 방향을
그녀는 관찰력이 남다른 것 같다. 그녀가 블로그에 올리는 그림일기를
과외라도 받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소녀는 공부에는 뜻이 없는지
추구해서 그리는 것은 아니에요.”
보면 몇 줄 안 되는 글과 간략한 그림 안에 인간에 대한 예리한 통찰과
오빠 얼굴만 쳐다보고 있다. 소녀의 의뭉스런 표정도 재밌지만 이 그림의
예전엔 순수 회화 작업을 해보지 그러느냐는 말도 많이 들었다고 했다.
‘촌철살인’의 진심을 능란하게 담아내는 걸 확인하게 된다. 아직 확정된
백미는 책상 밑으로 오빠의 허벅지를 쿡 찌르고 있는 삐죽 세워진 소녀의
하지만 별로 그럴 생각은 없다. “내 개성이나 캐릭터만 고집하지 않고
것은 아니지만 내후년 쯤에는 그녀의 글이 담긴 단행본이 나올지도
손가락이다. ‘다른 거 배우고 싶어요.’ 그림 제목이 그야말로 ‘빵’ 터지게
클라이언트랑 맞추고 소통하는 과정도 충분히 재밌기 때문”이란다.
모르겠다. 아마도 그건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쯤 될 것이다.
한다. 그 외에 ‘딴짓 시리즈-사내연애’ 같은 그림들도 삶의 단면에서
“책 표지 작업을 할 때가 제일 좋아요. 그림책처럼 연속해서 그리는 것도
삽화나 표지 작업 외에도 VIN JU 와인라벨 ‘조디악’ 시리즈를 작업했고,
마주치는 통찰력을 담고 있다.
재밌고, 어떤 주제를 함축해서 보여주는 것도 흥미롭고요.”
가장 최근에는 상수동의 핸드메이드 가방 메이커 gear 3 show와
백두리의 인물들은 모두 동글동글한 얼굴에 큰 어깨를 가지고 있다. 화가
백두리는 <씨네21>에 인기리에 연재되던 김연수-김중혁 작가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는 등 바쁘게 지냈던 그녀는 내년, 아부다비
보테로의 인물이 연상되는 풍만한 양감. 그러나 전신이 풍선처럼 부풀어
칼럼에 삽화를 얹어 젊은이들의 눈을 사로잡았고, 이문열 작가의
여행을 꿈꾸고 있다. 마감에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고, 날렵한 감성을
오른 보테로의 인물과 달리 백두리의 인물은 상체에만 힘을 넣고 있다.
신문 연재소설(‘리투아니아의 여인들’)의 삽화도 맡아 그의 그림이
유지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작가를 봤을 땐 당황했다. 이름도 ‘남자려니’ 했는데 좁은 어깨,
중장년층에게도 통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2011년 중앙일보에 1년 조금
마지막으로 백두리에게 후배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했다. 그녀는 “책을
가녀린 인상으로 그림과 정반대로 생겼다.
안되게 연재했던 그림일기 ‘백두리의 가까운 진심’은 스스로도 공을 많이
많이 읽으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우리는 원고라는 걸 바탕으로
“아빠가 둘째라고 두리라고 지은 거예요.” “그럼 언니 이름은 하나?”
들인데다가 부모, 친지 등 주변 분들이 더 좋아해 기억에 남는다. “매주
작업해야 하잖아요. 콘셉트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해하는 능력이 정말
딩동댕. 전북 이리시에서 나고 자란 백두리 작가는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두 번씩 글과 그림을 채워야 한다는 게 부담스럽긴 했지만 가감 없이 제
중요해요. 그건 텍스트만이 아니라 같이 일하는 편집자나 클라이언트의
곧잘 그렸고, 시각디자인과로 진학한 언니의 뒤를 이어 같은 과로
얘기를 할 수 있어서 재밌었어요.”
니즈를 읽는 눈도 포함돼요. 그래서 책을 많이 읽으면 좋겠어요.”
진학했다. 홍익대 03학번.
최근에는 SF 거장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전 7권) 시리즈의
학창시절엔 책을 별로 안 읽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책을 진심으로
“당시 GUI가 유행할 때라 대기업이나 작은 스튜디오의 인턴십도 나가곤
표지를 맡아 화제를 뿌렸다. 점, 선, 원, 도형, 원뿔, 입방체 등 추상적인
좋아하게 됐다는 그는 특정 작가의 작품을 권하는 대신 고전작품을
했어요. 수업 들을 땐 재밌었는데 막상 회사에서 작업하려니 픽셀 위주의
표현을 이용한 표지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등장인물인 과학자 해리
많이 읽으라고 말했다. 그런 그녀가 좋아하는 작가는? 안톤 체호프다.
작업이 답답하게만 느껴지더라고요. 3학년 때 이성표 선생님 일러스트
셀던이 만들어낸 심리학, 역사학, 수학, 과학이 어우러진 《파운데이션》의
20세기를 살아간 러시아인의 모습을 통해 평범한 인간들 속에 숨겨진
강의를 듣는데, 아 이게 내 길이구나 느꼈어요.”
세계를 기하학적인 스타일로 조형해낸 것이다.
복잡다단한 영혼을 포착해낸 섬세한 작가. 웬지 백두리의 그림과 잘
“제가 그림은 보통 수작업으로 하니까 컴퓨터 벡터 작업 같은 건 안할
어울린단 생각이 든다.
H
글Ⅰ정지연・사진Ⅰ김민주
홍대앞 골목길 풍경 | 동교로22길 촬영 및 조사 강지아
MELLOW BAKING CAFE_cafe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다중지성의 정원_academy
OPEN STUDIO
홍대앞 신문고
한파를 겪었으며 구조조정이라는 칼바람 속에 명예퇴직을 강요받았다.
간판만 남아 예전의 모습을 전해줄 정도다. 이렇게 우리는 피해자이면서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졌다. 그리고 어느 순간, 직장인은 자의반
동시에 가해자가 되었다.
타의반 ‘자영업’의 세계로 들어서게 되었다.
그냥 어쩔 수 없다고 속수무책으로 견뎌야만 할까? 계속해서 피해자인
게다가 2000년대 이후 몰아친 ‘신자유주의’ 이념은 우리에게
동시에 가해자로 살 수 있을까? 이른바 카페와 같은 신규 가게들이
‘무한경쟁’을 종용했다. 이런 상황에서 창업한 자영업자 중 2/3는 문을
재래상권과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해외를 여행하다 보면
닫거나 업종전환을 해야만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임대료, 인건비,
족히 100년은 되었을 것 같은 재래상권과 이제 막 만들어진 현대 상권이
원가상승, 세금, 카드수수료, 대출이자’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바로 옆에
뒤섞여 있는 지역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그런 곳을 방문해보면
새로 생겨나는 가게들과의 경쟁이 이어지면서 저잣거리는 그야말로
어르신과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서로간의 문화가 융합되어 또
전쟁터로 변했다. 게다가 골목까지 치고 들어온 대기업 프랜차이즈와의
다른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경쟁은 ‘직장이 전쟁터라면 장사는 생지옥’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굳이 홍대앞에 점포를 얻어 시작한 사람들 대부분은 ‘돈’보다 우선되는
지경에 이르게 했다.
것이 있었을 것이다. 그것을 ‘낭만적 밥벌이’라 불러도 좋고, ‘자아성취’라
필자가 서교동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다가 임대료 폭등으로 상수동으로
불러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자영업자가 감당해야 할 수많은 현실적인
옮겨온 지 4년째가 되어간다. 간혹 동네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문제들에 부닥치다 보면 숨은 턱에 차고 현실은 이상을 가볍게
보면 골목에 카페가 들어오기 전이 더 좋았다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무너뜨린다. 그러다 보니 우선순위는 역시 '돈'이 될 수밖에 없다. 보다
한적한 동네에 자리한 이발소와 방앗간, 나이든 아주머니의 탱탱한
의미 있는 삶을 만들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 자신의 삶을 점점 망쳐온다.
퍼머머리를 책임지는 미장원, 허기진 배를 채워주는 국밥집이 온기를
커다란 사회구조의 벽 앞에 무릎을 꿇을 것인가, 아니면 이제라도 생각과
어린 시절, 필자가 나고 자란 동숭동에는 보따리 하나 짊어지고 온
풍기며 골목의 문화를 이어가던 그 시절은 불과 몇 달 전의 풍경들이었다.
행동을 바꾸어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할지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 되었다.
이들이 많았다. 그들의 일터는 동대문이었다. 그때만 해도 “들어올 때는
많은 돈을 벌지는 못했어도 인심을 주고받을 정도의 여유는 있었다고
‘장사가 문화’라는 것은 새로운 표현은 아니다. 그러나 장사가 문화가
보따리 하나여도 나갈 땐 그랜저 타고 나간다”고 그랬다. 7~80년대
회상한다.
되기 위해서는 변해야 할 것들이 있다. 바로 ‘승자 독식’이 아니라 ‘공생’을
서울에서 ‘장사’란 ‘인생역전’을 꿈꾸게 하는 선망의 직업군이었다.
그러다 몇 년 전부터 서교동의 임대료가 수직상승하자 그곳에서 견디기
꿈꾸는 마음이다. 상부상조. 공생. 거기에서부터 장사는 시작되고 끝나야
그것은 신화였고 우리 경제성장의 토양이기도 했다.
힘들었던 힙스터들이 이곳 상수동으로 이주하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할 것이다.
그렇게 노동집약적인 제조업으로 일어선 우리나라는 90년대 이후
건물주는 ‘특수’를 맞이한 반면 기존 가게를 임차해 장사하던 영세
개발도상국의 껍질을 벗으며 고속성장의 달콤함을 맛봤다. 그러나 IMF
상인들은 대부분 우리 같은 신입들에게 밀려 사라졌고 이제는 몇몇
차우진의 워드비트Word Beat
질문을 던지고 엄마는 조곤조곤 그 말에 대답하고, 나는 야채코너와
작동하는 감각. 인류가 수천 년 동안 구축한 사회적 합의에 의해 작동하는
라면코너를 돌며 한 봉지의 먹을거리를 샀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보편적인 감수성. 요컨대 약한 자를 괴롭히지 말 것, 거짓말로 이득을
강아솔의 ‘정직한 마음’을 들었다.
취하지 말 것, 폭력으로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지 말 것, 자신에게든
이 앨범은 조용하지만 꽤 큰 울림을 준다. 나는 그게 대부분 강아솔의
타인에게든 인간의 존엄을 지킬 것. 시스템, 그러니까 법이나 제도를
목소리 덕이라고 본다. 특히 앨범의 제목과 직관적으로 호응하는 ‘나의
맹신하는 것보다 이런 것들이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작동한다고
대답’이 그렇다. 여기에는 일종의 간절함이 있다. 당장 ‘나와 눈이
믿는 세계에서 우리는 비로소 ‘정직함’을 요구할 수 있다. 그렇다면
마주쳤을 때 그 어느 때보다 그대 정직한 사람이길’이라는 가사가
지금 이 세계가, 2013년의 한국이 과연 그런 곳인가. 강아솔의 노래는
등장하는 첫 소절의 임팩트를 좋아한다. 이 부탁이 간절하게 들리고
의미심장하게도 바로 그 지점을 건드린다. 하나의 노래가 다른 감각을
저녁거리를 사러 동네 마트에 갔다.
그렇기 때문에 정직함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그렇게 애원한다고
건드릴 때 의미는 달라지고 비로소 맥락이 중요해진다. 나는 이 노래가
건물 앞에서는 구세군의 종소리가
해도 우리는 그 정직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것은 말로 증명될 만한
그렇다고 생각한다. 믿음의 토대가 한없이 의심스러운 시대에 우리는
울리고 있었다. 에스컬레이터를
것인가. 언어가 마음을 온전히 대변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정직함은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
타고 지하로 내려가는데 뒤에 10살
과연 무엇을 알리바이로 삼을 수 있을까. 해서 ‘눈을 마주치는 순간’이
정도 되었을 남자애가 엄마에게
필요하다. 말보다 눈이 더 적확하다는 증거는 없지만, 적어도 이성보다
나의 대답 / 강아솔
물었다. “저 돈을 저 사람들이 쓰면
육체의 감각이 진실에 가깝다는 건 안다. 정확히 말해 그것은 아는 것이
나와 눈이 마주쳤을 때 / 그 어느 때보다 그대 / 정직한 사람이길
어떡해?” 그러자 아이의 엄마는 어이없다는 듯이 대답했다. “야, 너는
아니라 믿는 것이다. 말과 말 사이의 호흡, 손의 작은 떨림, 순간적으로
나와 눈이 마주쳤을 때 / 그 어느 때보다 그대 / 여린 사람이길
벌써부터 그런 걸 의심하면 안 돼. 그리고 저 돈이 어디에 쓰이는가보다
아래로 내려가는 시선, 아주 약간 움직이는 눈썹 같은 사소한 신호로부터
거짓된 마음들이 돋아나는 세상에 살며
네가 좋은 일을 했다는 마음이 더 중요하지 않겠니?” 하지만 아이는
떨어져 나오는 흔적들을 증거로 삼아 이 사람이 정직하지 않다는 것을
아플까 날 감추는데 익숙해진 건 아닌지
계속 의심스러운 것 같았다. 아무래도 1,000원이나 넣었는데 그 돈이
믿게 된다. 그러니까 이 믿음은 너무도 허약하고 위태로운 것이라
그대여 난 온전한 그댈 원해요
제대로 갈지 궁금한 것 같았다. 엄마, 그래도 만약에 저 사람들이 나쁜
간절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대 내게 언제나 / 정직하기를 원해요
사람들이면 어떡해? 엄마, 불쌍한 사람들은 어떻게 구분해? 아이는 계속
이때 중요한 건 보편성이다. 말과 이성보다, 규칙이나 제도보다 먼저
늘 몰래 삼켰던 / 그 목소리로 내게 이야기해주세요 H
공생을 꿈꿔야 장사도 문화입니다 Without the Vision of Living Together, the Business Canʼt be the Culture
정직함의 알리바이 The Alibi of Honesty
- 강아솔 ‘정직한 마음’
CAFE LA VIDA_cafe
2013 12 Vol_55
H
편집자주_김남균 그문화갤러리 대표는 그동안 당인리발전소 골목과 상수동을 비롯해 자영업자들의 삶에 꾸준히 관심을 보여 왔습니다.
별빛카페 달빛차_cafe
COLUMN 15
<Street H> 뉴스
12월 홍대앞 뉴스 News of Hongdaeap in December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달라는 요구가 구체적으로 이어졌다.
찾을 수 있다. 홍대는 제2, 3의 한류가 꽃피울 장소”라며 잔다리페스타와
주제 지정 토크에 나선 최현정 일상예술창작센터 사무국장은 홍대앞
같은 타운형 페스티벌이 더 원활히 열릴 수 있도록 관심을 촉구했다.
놀이터 등 광장형 공간에서의 늘어나고 있는 치안문제를 지적했고,
어느 세입자는 카페를 개업한 지 8개월 만에 건물주로부터 재건축을
김남균 그문화갤러리 대표는 상가건물임대차 보호법이 악용되고
이유로 공간을 비워달라고 통보받았다며 이럴 경우 발생하는
있는 실태를 고발하며 상업화 과열에 따른 문화백화현상을 설명했다.
인테리어 손실비용이나 기타 비용을 건물주로부터 보상받아야 하지만,
젊은 예술인들이 모여 고유의 독특한 문화를 자랑하던 홍대 거리가 그
또한 안연정(문화로 놀이짱) 대표는 “관광객 중 50% 이상이 홍대앞을
상가임대차보호법에 해당조항이 없어 세입자만 피해를 본다고 지적했고,
색채를 잃어가고 있다. 과열된 상업화로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하지
방문하고 있고 홍대앞 주변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만도 100여 개가
홍대앞 상인이나 예술가들도 더 이상 이같은 피해를 보지 않도록
못한 예술인들과 소상공인들이 하나 둘씩 홍대를 떠나면서 빈자리를
넘는다. 무엇보다 독립문화자원의 생산기지이자 20년간 다양한
지자체가 나서서 상가임대차보호법을 보완해달라는 의견도 나왔다.
대기업 프랜차이즈들이 메꾸고 있다. 그러면서 홍대 특유의 고유한
문화기획자, 사회적 기업가가 성장한 지역이다. 홍대앞 문화야말로
이 외에도 ‘서교예술실험센터’와 같은, 홍대앞 예술종사자들의 자생성을
문화인프라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예술 주체들의 문화적 결정 과정이자 서울의 미래다”라고 전제한 후
지속가능하게 해주는 예술 공공거점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도 의견이
상업화에 지지 않는 홍대앞을 만들기 위해 홍대앞 문화예술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청책토론회
지난 12월 4일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는 사라져가는 홍대앞
“홍대앞 문화예술인협동조합, 마포구, 서울시가 문화협약을 맺고 문화적
나왔다.
문화예술생태계를 되살리기 위한 청책토론회가 마련됐다. 이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제도와 정책 마련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
박원순 서울시장은 홍대앞 거리의 실질적인 문제들을 경청하며
자리에서는 홍대를 터전으로 삼고 있는 100여 명의 지역 예술인,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홍대앞 놀이터의 리모델링
지역민들과 예술인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높여줄 것을 당부했다.
예술단체, 상인들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참석해 홍대앞의 미래를
과정과 경의선 공원부지, 당인리문화발전소 구축과 같은 현안들에
박시장은 “홍대앞은 도움 없이 자생적인 문화가 생겨난 곳”이라며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문화예술인들의 의견을 반영해달라”는 의견을 밝혔다.
청책토론회는 존폐 위기에 올랐던 서교예술실험센터 사태가 계기가
이어진 자유발언대에서는 참석자들의 다양한 자유 의견과 제안이
공공개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되었다. 무상임대를 더 이상 연장하지 못하겠다고 환수를 요구했던
쏟아졌다. 홍대 라이브 공연장 브이홀(V-Hall)을 운영하고 있는 주성민
또한 박시장은 “상가임대차보호법과 같은 법이나 제도의 개선은 더
마포구청이 양보하면서 서교예술실험센트는 자연스레 계약기간까지
대표와 복합문화공간 살롱 바다비의 우중독보행 대표는 연일 치솟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 그러기 위해서는 투쟁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연장하게 되었고, 이 사건을 계기로 모인 서교예술실험센터 민관
임대료를 꼬집으며 운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거버너스와 홍대앞 예술인과 단체들은 홍대앞 문화예술생태계를
주대표는 “20평도 안 되는 작은 라이브 공연장에서 뮤지션들과
여러 기관과 마포구, 서울시가 모여 지역 예술인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살리는 방법을 머리 맞대고 고민해보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박원순
문화가 탄생한다. 장미여관이나 장기하 같은 뮤지션들이 태어난 곳이
있는 협약과 협의체가 필요한 것 같다. 여러분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서울시장도 참여하는 청책토론회를 개최하게 되었다.
홍대앞이다. 하지만 점점 임대료가 높아지면서 라이브 클럽이 속속
높여 요구하고, 힘을 합쳐 바꿔야 한다”고 당부했다.
프린지페스티벌의 오성화 대표가 사회를 맡은 이날 청책토론회에서는
자취를 감추고 있는 상황”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레이블 러브락 컴퍼니
홍대앞 문화예술단체인들은 12월 19일 오후 서교예술실험센터에 모여
먼저 문화예술인이 마포구와 홍대앞의 정책개발에 실질적으로
기명신 대표 역시 “한류의 대안은 다양한 음악이 살아 숨쉬는 홍대에서
민관 거버넌스에 대한 협의체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행정이 지나치게 개입해서도 안 되지만 선을 넘어간 문제들은
“홍대앞의 문제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컨퍼런스와
제7회 홍대앞 레이블 마켓
2013~2014 다사다난 연말연초 콘서트
‘아무도 모르고 누구나 아는’ 인디 레이블 58개와 뮤지션 42팀이 참가하는 인디 음반 축제 ‘제7회 벨로주에서는 12월 13,14일 아마도이자람밴드의
KT&G 상상마당 레이블 마켓’이 12월 19일부터 내년 2월 4일까지 KT&G
아마도연말콘서트를 시작으로, 12월 19~22일까지는
상상마당에서 열린다. 음원차트에서는 볼 수 없지만 음악신을 살찌우는
이승열 단독공연이, 그리고 23~31일까지는 디어 클라우드
다양하고 훌륭한 음반과 음악을 만날 수 있는 행사로 도프 엔터테인먼트,
단독공연이 마련돼 있다. 떠들썩한 연말 공연보다 소규모
카바레사운드, 리플레이뮤직, 영기획 등의 레이블에서 내놓은 음반 810여 종을
음악회의 정감을 느껴보고 싶다면 이곳 공연을 권하고
직접 들어보고 살 수 있다. 행사기간 동안 주말에는 ‘아무도 모르고, 누구나
싶다(www.veloso.co.kr)
아는’이란 소제목으로 김목인, 강아솔, 강백수, 황보령=smacksoft 등 40여 팀이 소규모 릴레이 무료 공연을
또한 요조, 옥상달빛, 루싸이트 토끼. 정차식, 이영훈 등
연다. 아울러 매주 토요일에는 인디음악팬들의 ‘사심’ 어린 행사도 열린다. ‘환상의 라인업’이란 이름으로 4명의
개성 넘치는 아티스트들과 함께 홍대신에서 뚜렷한 활동을
인디음악팬들이 직접 선정한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불나방소세지클럽, 이아립, 파블로프, 위댄스 등 8명의
보여주고 있는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가 첫 번째 컴필레이션
뮤지션들이 공연을 펼치며 각 해당팀들과 결연을 맺은 현대 미술가들이 직접 공연 포스터를 제작해 선보이는 등
앨범 <내가 너의 작곡가>를 내고, 첫 레이블 파티를 열
흥미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그 외 인디 레이블의 역사를 짚어보는 ‘레이블 나이테’ 전시도 볼 수 있다.
예정이다. 2014년 1월 18일 토요일 홍대 판당고홀에서 펼쳐지는 이번 레이블 파티에서는 어쿠스틱 릴레이 공연은 물론 아티스트들이 직접 디제이가 되어 뮤직
마포문화재단 인문학 특강
플레이를 펼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중이다(www.msbsound.com )
‘오래된 미래 고대 그리스를 찾아서’
또 홍대앞 라이브신의 터줏대감이라 할 롤링홀에서는 개관 19주년을 기념해 2014년 1월 한 달 동안
마포문화재단에서는 2014년 1월 9일부터 2월 20일까지 마포아트센터
‘기념 콘서트’를 열고 매회 다채로운 주제를 정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예를 들어 1월 5일에는 실험적인
아카데미동 301호에서 6차례 인문학 특강을 개최한다. 서양문명의 기원이자
음악을 선보이는 제8극장의 단독콘서트가, 1월 19일에는 TV 오디션 프로그램 ‘K 팝스타’에서 자신의
토대라고 할 수 있는 그리스문명에 대해 미술, 철학, 종교 등 다 분야에
음악을 알린 김지수를 비롯한 뮤지션 3인방이 공연을 갖는다. 그 외 로큰롤라디오, 톡씩, 트랜스픽션,
대해 전문가의 특강이 이어진다. 강사는 한국그리스협회 회장인 유재원
아이씨사이다, 내귀에도청장치, 이스턴사이드킥 등 홍대 정통의 인디밴드들도 무대에 선다.(문의 02-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를 비롯해 미술학자 노성두, 조은정, 김요한 전북대
325-6071)
철학과 교수 등이 맡게 된다. 매주 목요일 오후 7~9시에 진행되며, 수강료는
40,000원이다. 문의 02-3274-8633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
기획특집
홍대앞 동네 잡지 <스트리트 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