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EPHANT-SHOE 2012/01 no.3 vol.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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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ependent rock magazine vol.54 / www.elephant-shoe.net / 2012 JANUARY TABLOID 03

IDI TAPE 이름에는 테입 앨범에는 플로피 디스켓. 다음은 무엇일까? 이디오 테입에게 물었다.


Small Talk about Music EPISODE : 운수 연말 동안에는 망년회 덕분에 술집이 호황을 맞죠. 반면 새해가 되면 신년운수를 보려는 이들로 점집이 문전성시 를 이룹니다. 신년운수를 안 보는 사람이라도 정말 운이 좋은 날이 있고, 해도해도 너무할 정도로 운이 없는 날이 있죠. 이렇게 운은 사람들에게 여러 영향을 미치고, 엘리 펀트 슈 멤버들도 이를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운수>에 대한 필진들의 경험담과 그 음악들을 들어보세요.

石군

The Like – He's Not a Boy

Album – Release Me (2010) 대학교 신입생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 때는 지금과 달리 나름 풋풋한 매력이라도 갖고 있었던 나는 과 MT에서 선배 누나들에게 이쁨을 받고 있었다. 충신은 자신 을 알아봐주는 주군을 위해 죽는다는 말처럼 유난히 나를 예뻐해 주던 누나를 위해 열심히 아양을 떨었다. 그 때까지는 정말 운수 좋은 날인 것처럼 느껴졌다. 하 지만 이내 그 누나는 "애기들끼리 재밌게 놀고 있어~"라며 나를 버리고 떠나갔다. "누나, 난 애기가 아니라구요~"

맹선호

Kaiser Chiefs - Good Days Bad Days

Album – Off with their heads (2008) 엄마가 그렇게 점 같은 거 보지 말라고 했지만, 나는 몰래몰래 신점도 보고 사주도 보고 타로도 보고 그랬더랬다. 신봉이라기보단 재미였지만, 언젠가 본 타로카드 의 해외로 공부하러 간다는 예언에 옳다구나 하고, 짐을 싸서 떠났고 돌아왔다. 이젠 어떡하지? 물음을 가지고 다시 찾아간 타로카드는 앞으로의 모든 것은 내 마음 과 의지에 달렸다는 도인같은 예언을 해주었다. 그렇구나, 어떻게 살아가느냐는 결국 내 몫이구나. 어차피 세상엔 언제나 좋은 날과 나쁜 날이 있으니까 말이다.

이지선

2ne1- Pretty Boy

Album - 2NE1 1st Mini Album (2011)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나는 사주풀이나 운세를 알아보는 일은 안했다. 미래가 불투명한게 가장 큰 희망이었다. 굳이 나쁜 일이 일어나는 걸 미리 알고 싶지는 않았 다. 그런데 작년 한해, 정말 사건 사고가 너무 많이 터져서 궁지에 몰린 기분이 들었다. 친구 어머니께서 사주를 봐주셨다. 2012년 올해 나는 결혼할 남자를 만나는 수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 얘길 들으니 어쩐지 희망이 생겼다. 예쁜 남자 좋아하는 것도 나와 있단다. 그럼 난 예쁜 남자 만나서 결혼하는거야?

Mr.YUN

유재하 – 지난 날 Album – 사랑하기 때문에 (1987) 운을 믿는 이에게는 운수가 모여 운명이 된다. 늘 라디오로 숨을 쉬고 살았던 학창시절의 어느 날, 왕영은이 진행하던 <젊음의 음악캠프>를 통해 유재하의 '지난 날'을 듣게 되었다. 그 신선한 충격에 즐거웠던 것도 잠시, 아이러니하게도 불과 이틀 뒤, 같은 그녀의 음성으로 그의 부음소식을 접했다. 오 마이 갓. 하늘이 정해준 운명이라는 게 있다면, 왜 그렇게 떠나야만 했나. 참. -끝-

COCO

ELEPHANT-SHOE tabloid issue No.03 / 2012-1-7

I Am Robot And Proud-Making a Case for Magic (Oorutaichi Remix) Album - Uphill City Remixes & Collaborations (2010) 바닷가에서 파도타기를 할 때, 적당한 파도를 골라 적당한 타이밍에 몸을 실으면 둥실하고 떠오르면서 재미있게 파도를 탈 수있다. 너무 큰 파도는 피하고, 너무 약한 파도는 그냥 넘기고,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내 몸에 맞는 파도와 타이밍을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된다. 자연을 가까이 하면 운이 세진다고 하는데 아마 이 런 감각들을 자연으로부터 배워서 그런 게 아닐까.

Editor-in-chief 石군 / ewanjj@naver.com First director June / dafunk@hanmail.net Direcetor JEE / seg1129@naver.com Julian Kim / comfortingsounds.vol1@hotmail.com 맹선호 / pluto116@naver.com Creative Director Coco / pinkymallow@naver.com Mr.Yun / djmou@hanmail.com Art Director NOKID / starfucker6@naver.com Jisun / aniklee@naver.com Registration Number / 마포,라00343 Published by Elephant-Shoe / www.elephant-shoe.net Printed by 솔텍 / 서울 중구 필동2가 120-1 All Rights Reserved 2012 Elephant-Shoe COVER PHOTOGRAPHY / NOKID

NOKID

nujabes - Sea of Clouds (chet Baker sample)

Album - Modal Soul (2003) 나이를 먹을수록 운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운을 만들어내는 요소 중 하나는 '즉흥성'이라고 생각한다. 친구가 좋아하는 누나가 캐나다에 있는데, 우리들이 보기에는 서로 좋아하는 것 같은데도 우물쭈물 거리는 그놈을 보고 있자면 참 갑갑하다. 친구여, 즉흥적으로 캐나다에 가보시게나. 운을 만들어낼 수 있 을지도 모른다네. 친구가 그 누나와 만날 때 누자베스의 음악을 들었다고 한다. 한 해가 바뀌는 냄새가 난다.

JUNE

Survivor - Eye of the Tiger

Album – Eye of the Tiger (1982) 토정비결을 보니 2011년도 운수가 좋을 거라고 했다. 하나의 화살로 호랑이 다섯을 잡는 격이라고. 음. 호랑이는 어디에 있을까? 시간이 흘러 이제 2012년, 다시 토 정비결을 봤다. 2011년보다 더 운이 좋단다. 대길이란다. 그럼 호랑이 열 마리 정도를 화살 하나로 잡는 건가? 자세히 읽어보면 귀인과 길성의 기운이 함께 있으니 가만히 있어도 나를 도와주는 이가 생긴단다. 참 좋네. 2011년, 호랑이는 못 봤지만, 2012년 어쨌든 열심히 달려야겠다. 근데, 나이 먹어서 그런지 참 시간 빠르다.

JEE

Sigur Ros-Vid Spilum Endalaust

Album - Með suð í eyrum við spilum endalaust (2008) 평소 오늘의 운세를 본적도 없고 믿지도 않았던 나. 근데 올해 운세? 음...과연 믿을 수 있을까? 운세라는 건 나쁘면 괜히 찜찜하고 좋으면 은근 기대하게 만든다. 올 해는 한마디로 맑은 빛이 가득한 한해란다. 겁 많고, 걱정이 태산인 성격상 재미로도 점을 보지도 않고, 그런 건 아예 모르고 사는 게 상책이라 믿고 살았는데, 다행 히 기분 좋은 말이다. 어쨌든 운세가 좋든 말든 올해는 작년보다 근심 걱정 없는 한해가 되길 바라며 시작을 잘 해보자! 아자!

Julian Kim

The Verve- Lucky Man

Album – Urban Hymns (1997) 나의 신년 별자리 운세를 들여다보니 지적인 리듬이 고조기에 접어들어 아이디어를 요구하는 일에서 큰 성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한다. 학업이 잘 된다거나 하고 있는 일에 있어서 큰 성공이 따르는 시기라는데 막상 에세이 두 개를 1월까지 내야 하는 나는 아직 시작도 못 하고 있다. 없는 운도 만들어야 하는 지금! 나는 버브 의 럭키맨을 들으며 미친 듯이 에세이를 써야 한다. 2

E L E P HA N T - S HO E


CO N TEN TS jan u a r y 2012

COVER STORY

IDI TAPE 사람들에게 잊혀졌던 테이프 왕자. 그가 사라진 디스켓 공주를 구출해서 돌아왔다. 한 손에는 한정판 앨범을 들고서.

04 LIVE SKETCH

18

Wireless

F e s t i va l 22 THE

18 08 09 10 11

22

KillerCutz Live

22 MOGWAI

SEOUL LIVE

23 QURULI

SEOUL LIVE

일본 제일의 라멘집에 가다 | 8beaTrip Episode 1 : 바사라멘 힙스터들의 대축제, 세상에서 가장 쿨한 뮤직 페스티벌 | All Tomorrow's Parties 하늘조차도 버린 이들을 구하기 위한 음악 | Music Of Resistance:TINARIWEN 프로 만화가의 초보 음악 생활 | Hello!Nokid Episode 5-9화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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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WORDS : JUNE , PHOTOS : Mr.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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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I E L E P HA N T - S HO E

TA


" 그동안은 스스로의 모습을 몰랐어요. 이제야 우리가 어떻게 생긴 애들인인지 조금은 알게 된 것 같아요." 여행 JUNE : 최근에 여행을 다녀왔다고 들었는데 어디로 가셨었나요? 디알 : 도쿄에 다녀왔고, 어제 왔어요. JUNE : 방사능은 괜찮았나요? 디구루 : 사실은 디알 형이 아톰이랑 친구여서 방사능 충천을 하고 왔어요. (웃음) 디알 : 방사능 덕에 감기가 나은 것 같긴 해요. 방사능 치료였죠. (웃음) 숙소는 교통편 때문에 신주쿠에 잡았고, 새로운 곳에 가보고 싶어서 키치조지에 갔었어요. 처음 가봤는데 너무 좋더라고요. JUNE : 뮤지션이니까 가서 공연을 봤을 것 같은데요. 디알 : 봤죠. 생전 처음 본 밴드들 공연을 봤는데, 비쥬얼 밴드 공연이었어요. 신주쿠 로프트에서 봤는데, 아직도 일본에서 비쥬얼 록이 성황인지 몰랐죠. 일본에서 꽤 유명한 밴드 드러머랑 친분이 있어서 그 분 후배들 공연을 보러 간 건데, 저는 비쥬얼 록 공연이 처음이었어요. 근데 생각했던 거랑 많이 다르더라고요. JUNE : 어떤 점이 그랬나요? 디알 : 요즘에는 하드코어나 헤비메틀에 가까워진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만화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 영향인 것 같아요. 메이크업에서만 예전의 비쥬얼 록의 스타일이 남아있는 느낌을 받았어요. JUNE : 다른 멤버들은 여행간 곳 중에서 어디가 좋았나요? 디구루 : 런던에 디제잉하러 갔을 때, 브릭레인이 하루 종일 있어도 재밌더라고요. 디알 : 저는 런던에 갔어도 하이드 파크만 가서 꼬마 애들 축구하는 거랑 거위 만 실컷 보고 왔었는데. (웃음) 뭘 알아야 돌아다니죠. 제제 : 저는 여행을 잘 못 다녔어요. 주말에 산에 가끔 올라가는데, 가끔이 4년에 한 번 정도죠.

SXSW JUNE : 지금부터는 밴드 투어 얘기를 해볼게요. 일단 참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디구루 : SXSW(South by Southwest) 디렉터가 DFSB라는 국내 뮤지션들의 음원을 아이튠즈에 유통시키는 회사랑 친분이 있어서 작년 펜타포트에 왔었 어요. 한국 밴드 중에 SXSW 무대에 설 팀을 찾고 있었고, 저희가 공연을 할 때 마침 헤드라이너가 후바스탱크였었죠. 관계자들이 후바스탱크에 실망해 돌아가고 있는데, 출구 쪽에 있는 서브스테이지에서 들려오던 음악을 듣고 "얘들은 뭐야?"라면서 저희 공연을 봤다더군요. JUNE : "얘들은 뭐야?" 다음에는 어떻게 되었나요? 디구루 : 관계자들이 저희 공연을 다보고 멤버들을 직접 만나야겠다고 했대요. 만났을 때 침 튀겨 가면서 칭찬도 해주고, 명함을 주더라고요. 그때 저희는 그냥 립서비스인 줄 알았어요. 근데 바로 다음 달 여권 준비하라는 소식을 들었죠. '진짜 가나?'라고 멤버들끼리 얘기했는데 정말로 초대장이 왔더라고요. JUNE : 일본은 정부에서 SXSW에 많은 지원이 있죠. 뮤지션 입장에서 직접 느낀 우리나라와 일본의 차이점은 뭘까요? 디알 : 우리나라 정부에서는 일단 이미 국내에서 유명해져 자생력이 생긴 스타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은데, 일본은 가능성이 있는 밴드나 뮤지션, 아니면 문화적으로 일본을 대표할 만한 아티스트에 지원이 되더라고요. 디구루 : 일본은 SXSW안에 공식적인 재팬 나이트라는 이벤트가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지원 자체가 전무하죠.

APE.

JUNE : SXSW 말고도 캐나다도 갔었죠? 디구루 : SXSW 포함해서 비둘기 우유, 갤럭시 익스프레스와 함께 미국과 캐나다를 한 달 동안의 일정으로 돌았어요. JUNE : 직접 경험한 외국과 국내 무대의 차이점은 무엇이었나요? 디알 : 상황이나 시스템에 대해서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처음 캐나다에서 투어를 시작할 때는 실망도 많이 했어요. 펍에서 공연을 하는데, 시설이 많이 낙후됐더라고요. 근데 사운드를 듣고 놀랐죠. 그런 조그만 규모에 좋지 않은 장 비를 가지고도 만족스러운 소리를 뽑아내는 거예요. 그 점이 인상 깊었어요. 관객들도 일렉트릭 음악이라든지, 출신에 대한 편견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고요. JUNE : 투어 중 에피소드는 없었나요? 디알 : 공연 중 드럼이 부서져서 15분밖에 연주를 못하기도 했었죠. (웃음) 그런 데 앞에서도 말했지만, 한번도 보지 못한 외국에서 온 팀의 음악을 15분 동안 이긴했지만 제대로 즐기는 관객들을 보며 편견이 없다고 느꼈습니다.

디자인과 이름 JUNE : 이디오테잎이라는 이름이 예전부터 마음에 들었고, 이번 플로피 디스크 아이디어와 디자인 역시 센스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주로 디구루의 아이디어 인가요? 디구루 : "이건 어때?"하면서 두 사람한테 제가 확인을 받아요. (일동 웃음) 디알 : 근데 아이디어가 맘에 안 들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어! 괜찮은데!"가 대부분이었어요. JUNE : 보통 팀의 정식이름이 생기기 전에 후보들이 많이 있잖아요? 디구루 : 후보는 없었고요. 단어 Tape 하나에서 시작했어요. 어떤 Tape으로 할까 고민하던 중 갤럭시테입이라는 이름도 잠깐 고려했었어요. 그러다 Idiot 이라는 단어가 들어왔죠. 붙여보니 입에 붙는 것이 '이거다!'싶었고, 바로 IDIOTAPE으로 정했어요. 제제 : 처음에 저에게 멤버 제의를 했을 때부터 이디오테잎이라는 이름을 이미 만들어 놨더라고요. 디자인이나 외적인 부분에 대해 디구루 형이 저희 둘에 비해 고민을 훨씬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밴드가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것 이상으로 그런 부분들이 중요하잖아요. JUNE : 혹시 팀 내에 디자인을 전공한 멤버가 있어 자체적으로 해결되는 건 아닌가요? 디구루 : 그런 멤버는 없어요. 사실 처음에 제가 그런 시도를 했다가 많은 상처를 받고 지금은 기술적인 부분은 회사 디자이너에게 맡기고 있습니다. (웃음)

스페셜 에디션 JUNE : 특히 이번 앨범 스페셜 에디션이 디자인적으로 맘에 듭니다. 200장이 아니라 500장 정도 찍었어도 다 팔리지 않았을까요? 디구루 : 그거랑 상관없이 저희가 제한된 기한 안에 구할 수 있었던 플로피 디스크의 양이 200장이었어요. 그 이상 구할 수가 없었어요. 일본 섬머소닉 공연을 가면서 갑자기 딱 떠오른 아이디어였는데, 일본 가서 샘플을 만들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예쁜 거예요. 그래서 나중에 꼭 해보겠다고 생각했죠. JUNE : 제품 단가라든가 여러 가지 면에서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디구루 : 회사에서는 플로피 디스크를 구하기 힘드니 어렵지 않겠냐고 했어요. 그런 말을 들으니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알았어. 그럼 우리가 다 구해오면 되잖아."라고 말한 뒤 바로 후회했죠. 너무 없어서요. (웃음) 주말에 열리는 벼룩시장을 다 돌았는데도 안되더라고요. JUNE : 그래서 어떻게 하셨나요? 디구루 : 제가 40~50장 정도 가지고 있었고, 저희 음악 좋아하는 친한 동생이 추석 때 집에 내려갔다가 창고에서 울고 있는 플로피를 발견해서 도와줬어요. 나머지는 이베이를 통해서 구했고요. 전 세계적으로 생산이 중단되서 구하기가 정말 힘들더라고요. 디알 : 첩보작전도 했어요. (웃음) 디구루 : 물량이 부족해서 급하게 미국에 아시는 분을 통해서 주문을 했는데, 그 업체가 해외 배송을 안 하더라고요. 제제 : 이중으로 비싸게 배송을 해서 발매일 전 날에 겨우겨우 받았어요. 전날 사무실에서 작업하고 스페셜 에디션 버전이 나오게 되었어요. JUNE : 그걸 영상으로 찍어놨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요. 히스토리잖아요. 디구루 : 찍으려고 해서 제가 찍지 못하게 했어요. (일동 웃음) 디알 : 되게 재밌었어요. 솔직히 좀 귀찮기도 했고요. (웃음)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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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신디사이저 JUNE : 디구루는 MS20 외에 아끼는 악기가 있나요? 디구루 : 제일 아끼는 아이는 '맥베스(Macbath) M3X'에요. 노후한 아이인데 제가 태어나서 처음 산 아날로그 신디사이저라서 애착이 가요. 그리고 얘만 가 능한 몇 가지 기능이 있거든요. 되게 좋아하는데 쓰기 까다롭고 음정이 계속 나가서 공연 때 데리고 다니지 못하고 있어요. 지금 가지고 다니는 보이저(Voyager)를 맥베스의 대안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JUNE : 이디오테잎은 공연 때 항상 악기를 엄청나게 들고 다니잖아요. 고장은 안나나요? 디구루 : 고장이 나면 안되니까 튼튼한 하드케이스를 사용하고 있어요. 근데도 평범한 화물이 아니니까 어떻게 열고 운반해야 되는지 공항 스텝들이 몰라서 케이스가 부서진 경우도 있었죠. 미국에서 급하게 케이스를 구입한 적도 있어요. 제제 : 그런 여러 가지 이유로 저랑 디구루 형이랑 같이 신디사이저에 대한 수업을 들은 적이 있어요. 이유는 저희가 직접 고치려고요. 설계도 보는 법이라 든가 기본 구성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우리나라에는 전문적으로 아날로그 악기를 고치는 곳이 없다고 보면 되니까요. JUNE : 직접 수리를 해야 되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네요. 제제 : 상태가 정말 좋은 악기를 사고, 튼튼한 하드케이스를 사용하는 것 밖에 방법이 없어요. (웃음) 부품자체가 생산이 안 되니까 힘들게 이베이를 뒤져서 사야 되죠. 디구루 : 앞에서 말한 두개의 MS20 중에 저희가 망설이고 안 샀던 악기도 국 내에 들어와 있는데, 사용하면서 고쳐야 되는 상황이 계속 생기더라고요. 그 때 돈을 좀 더 주고서 새 제품에 가까운 물건을 구입한 게 다행이다 싶더군요.

라이브 공연

디구루 JUNE : DJ GURU 이후, 이디오테잎 이전의 과정이 궁금한데요. 디구루 : 2006년부터 2007년까지 만들었던 팀이 있었어요, 가제였는데 GPS라고요. 디알 : 진짜? 그런 게 있었어? 근데 GPS가 뭐야? 네비게이션도 아니고. 디구루 : 구루 프로젝트 사운드였어요. (웃음) 기타 치던 친구가 지어준 이름이 었어요. 기타랑 여자보컬 그리고 저 그렇게 3명이었는데, 노래하는 친구가 포크 성향의 음악을 하고 싶다고 해서 나가게 되었어요. 마침 제제가 공익근무를 마칠 때여서 같이 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을 했어요. 속은 거죠. 제제 : 속았다! (일동 웃음) JUNE : 혹시 DJ 전에 다루던 악기가 있었나요? 디구루 : 베이스로 시작을 했다가 아버님이 베이스를 부수는 바람에 친한 친구가 울고 있는 저에게 연습용 기타를 줘서 기타를 치기 시작했죠. 처음 악기는 일곱 살 때 피아노였어요. 집에서 시켜서 혼나가면서 했었어요. JUNE : DJ를 하게 된 계기는 뭐였나요? 디구루 : 클럽에서 알게 된 한 살 어린 동생이 군대를 가게 되면서 턴테이블이랑 LP판을 저에게 맡기게 됐어요. 저는 기계를 좋아하니까 설치해보고 만져보니까 원리를 알겠더라고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연습이 된 거죠. 그러다가 여느 때와 다름없이 클럽에 갔는데, DJ 한 분이 사정이 생겨서 우연히 제가 음악을 틀게 되었어요. 그게 DJ의 시작이었죠. 그 당시 클럽은 101이라는 곳이었고요.

디알 JUNE : 이디오테잎은 디알이 가세하면서 또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디구루와 만나게 되었나요? 디알 : 당시 제 룸메이트가 일렉트로닉 음악을 좋아했는데, 클럽 문화 연대에서 일을 하면서 디구루랑 안면이 생겼어요. 일렉트로닉 밴드를 하려고 하는데 한 번 만나보면 좋을 것 같다고 해서 소개를 받았죠. 2008년 마이스페이스 런칭 파티였는데, 사람도 많은데다 워낙 디구루가 인맥이 넓어 정신이 없더라고요. 연락처만 간단히 주고받고, 그게 첫 만남이었어요. JUNE : 그리고 바로 드러머로 들어가게 된 건가요? 디알 : 아니요. 연락이 없었어요. 근데 그해 겨울쯤 아는 사람을 거쳐서 제 연락처를 다시 물어보더라고요. 마이스페이스 파티 때 서로 연락처 주고받았 는데 왜 그러지 했죠. 디구루 : 아는 동생 통해서 디알 형 연락처를 받아서 저장하려는데 번호가 뜨더라고요. 순간 "어! 어떡하지!"라고 했죠. (일동 웃음) 디알 : 하고 싶은 방향의 음악들을 들려주는데, 연락처에 대한 섭섭함이 싹 다 사라졌죠. 그리고 바로 연습 날짜를 잡았어요. JUNE : 디알이 활동했던 슈가도넛과 이디오테잎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었나요?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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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알 : 가장 큰 차이점은 이디오테잎을 하면서 나는 굳이 드러머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렉트로닉 음악의 특징이자 장점이라고 할까요? 드럼이라 는 하나의 정해진 부분이 아니라 제가 리듬파트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디구루가 리듬파트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마침 록 밴드 드럼에 실증을 느끼고 있었을 때라 더 신선하게 느껴지더라고요. JUNE : 녹음할 때도 일반 록 밴드와 많이 달랐겠군요. 디알 : 제 생각에는 일렉트로닉 하는 사람들의 무기는 자신들만의 사운드인 것 같아요. 그래서 서로 잘 공개도 안하고, 자신들의 방식대로 노하우를 쌓아가는 거죠. 저희도 우리만의 방식으로 이상하게 녹음을 했어요. 이번 정규 앨범 때는 미디하고 어쿠스틱 심벌들을 다 받아서 샘플링 작업을 했어요.

제제 JUNE : 제제와 이디오테잎은 어떻게 시작되었었나요? 디구루 : 앞에서 말한 GPS 해체 후 앞으로 계속 팀을 할건데 같이 하면 좋을 것 같아 제가 제안을 했죠. JUNE : 첫 만남은 어땠나요? 디구루 : 10년 전에 클럽에서 만났어요. 저는 클럽에 가면 스피커 앞에서 음악을 크게 듣다가 심해지면 스피커 우퍼에 기어들어갈 정도였는데, 반대편 스피커를 보니까 다른 친구가 저처럼 기어들어가고 있더라고요. 그게 제제였습니다. JUNE : 개인적으로 제제의 악기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생각되는데, 디구루와 디알에 비해서 알려진 과거가 거의 없습니다. 이디오테잎이 첫 번째 팀인가요? 제제 : 그렇죠. 저는 집에서 혼자 악기를 가지고 놀면서 사운드를 만들고 스스로 만족하는 타입이었어요. 한마디로 얘기하면 현실로 결과물을 구현해내는 능력이 부족했던 거죠. 디구루 형이 그런 부분을 많이 보완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JUNE : 무림고수였군요. (웃음) 가장 애착이 가는 악기는 뭔가요? 제제 : 지금 사용하고 있는 'KORG MS20'이요. 앞으로 모듈러 신스를 사고 싶어요. '주피터6'도 사고 싶고요. 이렇게 말하니 살게 너무 많네요. (웃음) JUNE : 상태 좋은 빈티지 악기를 구하는 게 쉽지 않잖아요? 제제 : 맞아요. MS20은 매물이 우리나라에 없으니까 디구루 형이 일본에 갔을 때 부탁을 했어요. 근데 형이 일본에서 물건을 찾았다며 전화가 왔는데, " 가격이 조금 저렴한 대신 상태가 좋지 않은 물건을 살래 아니면 비싼 대신 새 제품에 가까운 물건을 살래?"라며 물어보더라고요. 돈을 아낄 생각으로 B급으로 사라고 했는데, 형이 아무래도 A급으로 사야겠다고 해서 지금의 MS20을 쓰고 있어요. JUNE : 의미가 있는 악기네요. 제제 : 디구루 형이 10kg 짜리 무거운 걸 들고 시부야를 헤집고 다니고, 공항까지 질질 끌어서 가지고 온 악기라 더 애착이 갑니다. 디구루 : 그 애착은 제가 더 클 거예요. 너무 고생했거든요. (일동 웃음)

JUNE : 이디오테잎의 공연은 확실한 기승전결을 관객들이 느낄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디구루의 DJ로서 축적된 힘이기도 하겠죠? 디구루 : DJ를 하기 전에 저는 원래 하드코어하게 놀던 사람이었어요. 클럽 문 열기 전에 기다리고 있다가 끝나고 불이 켜져야 나왔죠. 심지어 화장실도 잘 안 갔어요. 화장실에 간 사이 좋은 음악이 나오면 너무 아깝다고 생각할 정도였죠. 그 당시 14시간에서 16시간 동안 논스톱으로 음악을 들으며 느꼈던 것들이 전자 음악의 이해였고,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JUNE : 그런 것들이 공연 때 전달이 되는 거군요. 디구루 : 일단 기준은 자기 자신이잖아요. 저는 밑에서 놀던 그 텐션을 무대 위에서도 느껴야 되요. 그 말은 저를 위해서 음악을 틀고, 공연을 한다는 뜻이죠.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흐름을 만들다보니까 타이트하고, 업이 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JUNE : 다른 멤버들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제제 : 예전에 디구루 형이 이런 말을 했어요. 자신은 정말 좋아하지만, 사람들이 좋아할 거라는 확신이 없고, 받아들이기도 힘든 곡이 있다면 30분 동안 다른 음악으로 그 곡을 틀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마지막에는 그 곡에 대한 느낌 을 공유할 수 있게 만들어야 된다고요. 같은 공간과 시간 속에서 느낌을 나누 는 것에 관해 디구루 형이 항상 강조를 합니다. JUNE : 디알의 의견도 듣고 싶네요. 디알 : 저는 뜬금없는 얘기인데 디구루가 DJ를 할 때 문자로 신청곡을 보내면 다 틀어줘서 너무 좋아요. (일동 웃음)

곡 작업 JUNE : 팀마다 작곡 방법이 다 다르잖아요. 그 방식이 팀의 색깔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디오테잎은 어떤 식으로 작업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디구루 : 일단 아이디어는 거의 같은 비율로 던져요. 그 아이디어 중에서 하고 싶은 것이 나오면 4마디에서 16마디 사이의 루프(Loop)를 만들어요. 그러면서 악기도 바꿔보고, 사운드도 여러 가지를 첨가하거나 만들어보죠. JUNE : 기본적인 루프를 만드는 시도는 모여서 하나요? 디구루 : 모여서 할 때도 있고, 각자 할 때도 있고 그건 상황마다 다른 것 같아요. 하지만 최종정리는 셋이 항상 같이 합니다. 16마디 정도로 아이디어가 정리된 루프를 가지고 본격적으로 곡을 만드는 데 이때부터 디알 형이 좀 불쌍 해지죠. 계속 드럼을 쳐야 되니까요. (웃음) 디알 : 안 그래도 힘들어서 이번에 일본에 갔을 때 루프 머신 살려고 했어요. (일동 웃음) 디구루 : 이런 식으로 같이 합주를 하면서 아이디어의 앞뒤에 살을 붙여나가는 방식으로 곡 작업을 합니다. JUNE : 단순히 컴퓨터를 놓고 모여서 작업하는 방식이 아니라 일종의 밴드들이 하고 있는 잼 형식의 곡 작업을 택하고 있군요. 디구루 : 예. 저희는 악기를 들고 같이 연주를 하면서 만들어요. 제제 : 옛날에는 멜로디나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구성까지 어느 정도 만들어서 들고 왔었는데, 지금은 아이디어 수준에서 더 이상 나가지 않고 참아요. 왜냐면 혼자 해버리면 같이 뭔가를 해볼 수가 없더라고요.


로큰롤 이디오테잎 JUNE : 초창기와 비교해 지금이 합주를 통해 같이 만들어가는 부분이 더 많아진 거군요. 디구루 : 그렇죠. 그리고 디알 형이 들어오면서 작업하기가 더 편해진 것 같아요. 예전에도 방식은 비슷했지만, 드럼이라는 부분에 거의 신경을 크게 안 쓰고 작업을 했었죠. 그냥 미디로 작업하면 되니까요. 지금은 형이 "이 부분을 어떻게 해줄 수 있을까?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하면서 만들어 내니까 접근 방법이 달라지더라고요. 디알 형이 드러머로서 제시해주는 부분도 많으니까 오히려 작업 속도는 빨라지더라고요.

같아요. 녹음 단계부터 달랐고, 시간적인 측면에서도 훨씬 여유가 있었습니다. 드럼을 녹음하는 방식도 실제 드럼을 쳐서 소스를 샘플링 해서 사운드를 만지는 방식으로 택했습니다. JUNE : 드럼 외에 또 달라진 게 있다면 뭘까요? 제제 : 일렉트로닉 음악을 하면서 같이 공유하고 고민해 줄 엔지니어와 프로듀서가 많이 없는 것이 국내 현실이에요. 그런데 이번에는 '립사운드'라는 곳에서 '탁'이라는 친구와 일반 렌탈 스튜디오 분위기와 다르게 작업했던 부분이 좋았습니다.

드럼 사운드

Toad Song

JUNE : 우리나라 공연장 여건을 보면 리얼 드럼을 이용해 일렉트로닉한 사운드를 표현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을 텐데요. 디알 : 처음에는 일반 밴드처럼 드럼 세팅을 사용했는데, 사운드에 한계가 있더군요. 그 이후에 모듈(Module)과 리얼 드럼 사운드를 섞었는데 이번에는 엔지니어와의 의사소통이 문제였어요. 장소마다 변수도 너무 혼란스러웠고요. 그러면서 노하우를 쌓아가게 된 것 같아요. 사실은 지금도 숙제이긴 합니다. JUNE : 그래도 이디오테잎 만큼 구현된 팀이 없잖아요. 디구루 : 처음부터 드럼부분이 쉽게 해결이 쉽게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저 희는 믹싱콘솔을 들고 다녀요. 드럼 사운드와 각종 악기들이 무대 위에서 한 번 믹스가 되서 나가는 거죠. 그렇게 직접 믹스를 하기 위해서 믹싱콘솔을 들고 다녀야 되는 게 고생이죠. (웃음) 디알 : 또 다른 점은 작업실에서 예상해서 맞춘 사운드가 공연하기 전 리허설 에서 다 틀어질 때 힘들어요. 짧은 리허설 시간에 다시 맞춰야 되니까요.

JUNE : 각자 앨범에서 애착이 가는 곡을 꼽아보죠. 제제 : 저는 'Toad Song'이요. 애착이 가는 이유 중 하나가 1년 넘게 버림받았 다가 다시 살아났기 때문이에요. 1년이 뭐야, 2년 가까이 묻혀있었어요. 그러다가 다시 등장한 곡이죠. 1년 반 정도 공연을 안했던 곡이에요. (웃음) JUNE : 이곡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겠죠? 제제 : 한국이라고 꼭 집어서 말할 필요는 없지만, 우리만이 가지고 있는 리듬 이라든가 사운드 같은 요소를 이디오테잎의 음악을 통해 녹여내고 싶은 욕심 이 있었는데, 그러한 작업 방식과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표현한 트랙이에요.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두껍아, 두껍아'라는 멜로디가 나오죠. 디구루 : '대머리 깎아라'라는 부분도 있고, '죽었니? 살았니?'하는 부분도 있어요. (일동 웃음) 사람들이 몰라주는 게 너무 안타까워요. JUNE : 이런 의도를 알고 들으면 곡이 새롭게 들릴 것 같아요. 제제 : 디구루 형이랑 만들 때 고민을 했던 부분이 민요나 전해 내려오는 다양 한 우리나라 멜로디를 가지고 뭔가를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다 같은 거예요. ' 두껍아, 두껍아', '여우야, 여우야'(웃음) 약간의 리듬의 변화만 있지 결국 다 비 슷하더라고요. 처음에는 거창하게 이런 시도도 해보고 저런 시도도 해보자했 는데 멜로디가 한정되어 있다 보니 생각처럼 쉽지는 않았었어요.

정규앨범 JUNE : 이제 앨범 얘기로 넘어가 볼게요. 솔직히 말하면 공연 때의 감동에 비해 미니앨범은 사운드를 비롯해 아쉬움이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디알 : 동감합니다. 제일 아쉬웠던 건 시간이었어요. 자금적인 문제도 있었고요. 저희도 의심을 하는 상태에서 시기적인 부분 때문에 발매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정규앨범을 낼 때는 미니앨범에 실렸던 노래를 버리는 게 아니라 업그레이드해서 보여주자는 생각을 했어요. JUNE : 정규앨범에서 확실히 사운드가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특히 드럼 사운드요. 디구루 : 전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이디오테잎이 남들에게 어떻게 보여지는지 잘 몰랐어요. 무대 위에서만 있었지 밑에서 직접 느끼거나 들을 수가 없었으니 까요. 그리고 이디오테잎은 처음부터 레코딩을 위해 만들어진 팀이 아니라 공 연을 위해 만들어진 팀이니까 미니앨범은 정말 정신없이 만들었던 것 같아요. 미니앨범 발매 후 1년 넘게 시간이 있었고, 공연을 많이 하면서 사운드에 대한 노하우가 많이 쌓였다고 생각합니다. JUNE : 레코딩 여건도 많이 달랐겠네요. 디구루 : 한마디로 말하면 미니앨범 때는 우리가 우리모습을 잘 몰랐었던 것 같아요. 어떻게 생긴 애들인지 스스로 모르다가 이제는 조금 알게 된 것

League, Sunset Strip JUNE : 다른 분들은 어떤 곡인가요? 디구루 : 저는 딱 한 곡 고르는 건 정말 힘들어요. 너무 식상한 얘기지만 열 손가락 얘기하고 싶네요. 하지만 바꿔서 이렇게는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개인적인 저의 성향과 맞아떨어지는 곡은 'League'라고요. 'Toad Song'은 이디오테잎과 정이 많이 쌓인 곡 같아요. 디알 : 'Sunset Strip'이요. 저는 이 곡이 너무 신나 죽겠어요. (일동 웃음) 그래서 연주를 할 때 이 곡만큼은 관중을 안 보고, 눈을 감은 채 드럼을 쳐요. 저랑 관객이랑 느끼는 감정이 다를 것 같아서요. 이곡을 서정적으로 느끼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굉장히 과격한 곡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글로벌개더링 때 누가 이 곡을 촬영해서 유튜브에 올려놨는데, 요새도 거의 매일 한 번씩 연주를 어떻게 했나 다시 볼 정도로 좋아하는 곡입니다. JUNE : 그 동영상 QR코드 박아서 올려야 될 것 같네요. (일동 웃음)

JUNE : 이디오테잎의 행보에 대부분이 긍정적이지만, 비판적인 시각에 대해 서도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공연 리스트에 커버곡이 많아 쉽게 흐름을 만든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디구루 : 저희 최근 공연에는 커버곡이 딱 한 곡 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커버 곡은 앞으로 시간이 갈수록 자연스럽게 줄어들 겁니다. 커버곡이 있었던 것은 한마디로 말하면 배려였어요. 저희 트랙에 보컬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앨범이 나온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초창기에 관객들이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더라고요. 곡이 끝나고 다음 곡으로 넘어갔는지, 중간에 쉬는 부분인지 처음에는 모르더 군요. 거기다 밴드 형태도 일반적인 포맷이 아니기 때문에 일단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시도였고, 이디오테잎 초반기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JUNE : 초반기의 그런 시도는 결과적으로 긍정적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디구루 : 우리들 생각에 이디오테잎은 그냥 우리가 좋아하는 것들이 편하게 섞여있는 팀인데, 아무래도 전자음이 주가 되기 때문에 단순히 전자음악에서 파생된 하나의 장르로 여겨지는 것이 조금은 걱정이었어요. 록 음악도 충분히 이디오테잎만의 사운드로 커버가 되서 재미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최근에는 굳이 커버곡을 하지 않아도 우리의 의도가 받아들여지니까 다행이죠. 거기다 앨범이 나왔으니까 어디가 시작이고 끝인지 알 수 있잖아요. (웃음) JUNE : 앞에서 말한 '그냥 우리가 좋아하는 것'중에 록 음악이 분명 있습니다. 언제부터 록 음악에 대한 취향이 생긴 거죠? 디구루 : 중학교 2학년 때 올리버스톤의 도어스(Doors)란 영화가 해금이 되면서 "왜 이 영화가 금지가 되었던 거야?"라는 호기심으로 친구와 원본을 구해서 봤 어요. 정확히 뭔지 모르겠는데 굉장히 충격적이었어요. 그때 "아! 이렇게 살아야지!"라고 생각했어요. 중학교 때는 사운드트랙도 원판을 구해서 도어스만 끼고 살았어요. 그게 록 음악의 시작이었죠.

이디오테잎과 2012년 JUNE : 도어스가 지금의 이디오테잎에 큰 영향을 미쳤군요. 이제 인터뷰를 정리할 단계입니다. 서로에 대해 간단히 얘기해보죠. 먼저 디알이 보는 디구루는 어떤 사람인가요? 디알 : 보통 취미를 갖고 싶은데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근데 디구루는 바로 하더라고요. 디구루 : 지난주에 '롱보드'샀어요. 주행용 스케이트보드요. 디알 : 우리나라 실정에 잘 맞지도 않는데, 신기한 취미를 많이 가져요. 그러면서 더 많은 사람을 알게 되고. 그런 면이 개인적으로 굉장히 부럽습니다. 아마 한강에 나가면 디구루를 자주 볼 수 있을 거예요. (웃음) 자전거도 타고, 디구루는 그런 사람입니다. JUNE : 디구루는 한강에 가면 만날 수 있는 사람이군요. (일동 웃음) 디구루가 보는 제제는 어던 사람인가요? 디구루 : 어려운데요. 음...쓰레기? 진짜로 제제의 별명이 쓰레기였어요. 제제 : 그것도 억양이 있어요. 쓰~~레기. (일동 웃음) 디구루 : 쓰레기는 농담이고 애어른? 어쨌든 제제는 저에게 애틋한 존재입니다. 아마 아들이 있으면 이렇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이런 애를 바라는 게 아니고요. (웃음) 그럴 정도로 제제에게 애틋함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왠지 챙겨줘야 될 것 같고요. JUNE : 제제가 보는 디알은요? 제제 : 한 마디로 열정이요. 옆에서 보면 그 열정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게 하는 사람이에요. 디알 : 야식 먹으러 인천까지 가는 열정? (일동 웃음) 디구루 : 아까 디알 형이 저보고 부지런하다고 했는데, 거기에 동의를 못하는 게 부지런으로 따지면 디알 형이 최고죠. 새벽에 소고기국밥 먹으러 의정부까지 가고, 자장면 먹으러 인천 차이나타운가고. 디알 : 사실 제일 처음에 말한 일본 여행도 다 먹으러 간 거였어요. JUNE : 디알은 한마디로 부지런한 사람이군요. (웃음) 이제 마지막 질문입니다. 2012년에 어떤 일이 이디오테잎에게 벌어지면 기분이 좋을까요? 디구루 : 저희가 계획했던 일들이 다 이루어지면 좋겠네요. 일단 상반기에 리믹스 앨범이 나올 예정입니다. 전자 음악과 록 음악이 다른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잘 정리해서 들려드리고 싶고, 또 하나는 공연 때문에 비행기를 많이 타고 싶네요. 옷 갈아입으러 잠깐 서울에 들어오면 좋겠어요. (일동 웃음) 이 두 가지가 잘 되면 기분이 좋을 것 같습니다. JUNE : 오랜 시간 인터뷰 감사드립니다. 2012년에는 비행기 훨씬 더 많이 타길 바라겠습니다. 디구루 : 감사합니다. 재밌는 인터뷰였고, 엘리펀트 슈도 새로운 시도인 타블로이드 잘 되길 바랍니다.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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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ROOM

8beaTrip Episode 1 : 바사라멘 WORDS, PHOTOS : JUNE

"JUNE상! 일본 와서 라멘 많이 먹어 봤나?" "워낙 좋아해서 다양하게 먹어 봤어요." "그럼, 이때까지 먹었던 라면은 다 잊어버려." "예? 왜요?" "지금 가는 곳이 일본에서 제일 맛있는 라멘집 이기 때문이지!"

본 여행을 다니면서 기억에 남는 맛있는 라멘이 많았지만, 일본 라 멘가게 소개는 여행책자나 인터넷에 너무나 많이 소개되어 굳이 내 가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8beaTrip'이 요리 전문 코너도 아니 니 "자세한 먹을거리 정보는 딴 곳에서 얻으세요." 뭐 이런 자세라고나 할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번째로 여러분들께 꼭 소개하고 싶은 최고의 라 멘집이 있었으니 바로 바사노바(Bassanova)라는 라멘집이다. 아, 이렇게 야 심한 밤 라멘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 보니 일본에서 먹고 왔던 맛있는 것들에 대한 기억이 마구마구 떠오르기 시작한다. 잠시 열거를 하자면 시부야 라이브 클럽 콰트로(Quattro) 근처의 인도카레 전문점, 유명 카레 전문점의 '크림 고 로케 카레라이스', 시모기타자와 역 앞의 카레빵집과 초밥 집 등등. 바사노바, 줄여서 바사라멘이라 불리는 이 가게에 처음 간 건 도쿄 나카노 근 처의 라이브하우스 문스텝(Moonstep)이란 곳에서 일본 사이코빌리 음악의 대부 배틀 오브 닌자만즈(Battle of Ninjamanz)의 리더 무츠미가 주최했던 파 티 이후. 파티와 공연이 끝나고 모두가 출출해진 시각 무츠미의 단골 라멘 집 으로 일행 모두 향하게 되었다. "JUNE상! 일본 와서 라멘 많이 먹어 봤나?" "워낙 좋아해서 다양하게 먹어 봤어요." "그럼, 이때까지 먹었던 라면은 다 잊어버려." "예? 왜요?" "지금 가는 곳이 일본에서 제일 맛있는 라멘집이기 때문이지!" 항상 모든 사람에게 명령조로 말하지만, 호감인 그의 말투로 소개를 받으니 더욱 뇌리에 강하게 박히는 문장 '일본에서 제일 맛있는 라멘!'. 피곤한 일정에 눈이 저절로 감길 지경이었지만, 그 말을 듣고 나니 기대감에 눈이 번쩍 뜨였 다. 차를 타고 20분 정도 뒤에 도착한 무츠미의 단골집 바사노바 라멘. 보사노 바에서 따온 이름이 나름대로 센스가 있어 보였으며, 그 센스 있는 라멘 집에 는 새벽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사람들이 음식을 주문하여 먹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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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L E P HA N T - S HO E

일반적으로 일본 라멘 가게에서의 주문은 기계에 돈을 넣고 표를 끊는 식이지 만, 역시 무츠미는 펑크록커! 그에게 일반적인 룰은 의미가 없었다. "어이. 오랜만에 왔어. 그치? 여기 정식으로 '그린카레 라멘'6인분!" "배고파 죽겠으니까 빨리 줘, 부탁해!" AC/DC 티셔츠를 입은 바사라멘집 주인은 악동 무츠미를 웃으며 반갑게 맞았 고, 6인분 정식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 분 후 음식이 나왔는데, 살짝 불에 구운 차슈와 야채를 특제 양념과 같이 먹는 요리였다. 요리를 먹은 후 한 국에서부터 친했던 '도날드K'란 유학생은 주인에게 "이 음식의 맛에 푹 빠져 버릴 것만 같아요." 라는 2주전 일본어학원에서 배운 문장을 연발했고 '오이시이'밖에 모르는 나는 '혼또니'를 붙여 "혼또니 오이시이! 혼또니!!!" 라고 주인에게 계속 말했다. 이 광경을 지켜본 무츠미는 "어이. 내가 말했잖아. 여긴 일본 최고의 라멘집이다! 하하." 라며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간단한 요리 이후에 나온 그린카레 라멘은 태국 그린카레와 일본 라멘을 섞 은 퓨전 스타일 라멘. 정말 입맛에 딱 맞는 음식이었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봤 더니 다른 손님들이 시킨 국물 없이 비벼먹는 라멘, 차슈 스타일의 닭고기 요리 들도 다 맛있어 보였다. 솔직히 말해 여기가 일본에서 제일 맛있는 가게인지 아닌지는 확인해 볼 방법이 전혀 없으므로 '믿거나 말거나'였지만, 그동안 먹 어본 라멘 중에 제일 맛있었다는 건 부정할 수 없었다. 거기다 우리 일행이 음 식을 먹고 있을 때가 새벽 3시쯤이었는데 그때도 자리를 기다리는 사람들 4명 이 가게 밖에 있었으니 이곳이 유명하다는 사실은 충분히 증명이 된 셈이었다. 원래는 영업 마감시간이 새벽4시까지였으나, 지금은 새벽2시로 바뀐 상태. 점심시간에 문을 열어 3시까지 영업한 후 저녁 6시부터 다시 새벽2시까지 영 업을 한다. 위치는 시부야에서 키치조지 방면으로 향하는 게이오선을 완행 (Local)으로 타고 신다이타역에서 내리면 된다. 신다이타역은 입구가 하나이 니 나오자마자 건너편에 편의점이 왼쪽으로 보이는 큰 횡단보도를 건너 오른 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바사노바라는 라멘집 간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시모기타자와에서는 걸어와도 되지만 초심자에겐 너무 복잡한 길이므로 시모 기타자와에서도 게이오선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자, 위치도 알았으니 남 은 건 바사노바를 방문해 자리를 잡고 메뉴판에서 원하는 라멘을 고르는 일. 강력 추천 메뉴는 그린카레 라멘이다.

Bassanova 주

소 : 일본 도쿄 세타가야 하네기, 1丁目4−18 (東京都世田谷区羽根木1-4-18 新代田たちばな荘 1F)

전화번호 : +81-3-3327-4649 영업시간 : [월, 수~금] 18:00~새벽 2:00 [토, 일] 11:30~15:00 18:00~새벽 2:00


WORDS : 맹선호, PHOTOS : ATP Official Website, 맹선호

힙스터들의 대축제, 세상에서 가장 쿨한 뮤직 페스티벌 All Tomorrow's Parties 인디뮤직을 좋아하는 힙스터들의 대화에서 종종 들려오던 알파벳 세 개, A. T. P. 에이티피가 도대체 뭐지?

설적인 뉴욕 밴드이자, 힙스터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벨벳 언더그라 운드(Velvet Underground)의 곡에서 이름을 딴 '올 투머로즈 파티 (All Tomorrow's Parties 이하 ATP)'는 영국 남부의 휴양리조트에서 열리는 페스티벌이다. 레딩/리즈 같은 대형 페스티벌의 대안으로 분류할 수 있 는 ATP는 음악 장르로 따지자면 기본적으로 인디 록이나 포스트 록, 아방가르 드 쪽의 성향을 띄고 있다. 대중적이지는 않으나 꽤 견고한 팬층을 가지고 있는 음악 페스티벌이라고 할 수 있는데, 뭐 그러니까, 꽤나 힙스터들의 취향이다. ATP는 매년 한 밴드가 그해의 출연진들을 결정하고 프로그램을 짜는 형태의 페스티벌이다보니 큐레이터에 따라 스타일이 퍽이나 달라지곤 한다. 1999년 의 모그와이(Mogwai)와 2011년의 애니멀 콜렉티브(Animal Collective)가 큐 레이팅한 페스티벌이 비슷할 수가 없는 것처럼 말이다. 지금까지의 큐레이터 들을 대충 살펴보자면 닉 케이브(Nick Cave & The Bad Seeds),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My Bloody Valentine), 포티스헤드(Portishead), 소닉 유쓰(Sonic Youth), 벨앤세바스찬(Belle & Sebastian), 플레이밍 립스(The Flaming Lips)... 아이쿠, 힙한 기운이 폭포처럼 쏟아져 나오는 듯하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점은 뮤지션과 관객이 한데 어울려 한적한 바닷가의 휴양 리조트에서 주말을 함께 보낸다는 것. ATP는 영국 남쪽의 바닷가 마인헤드 (Minehead)의 버틀린즈(Butlin's) 리조트에서 열리는데, 1인당 30만원 정도 인 티켓에는 리조트 내의 아파트형 숙소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 숙소는 2인실 부터 7인실까지 있는데, 4인실부터는 부엌과 라운지가 있는 아파트를 선택할 수 있고, 라운지의 텔레비전을 통해 그해의 큐레이터 밴드가 직접 고른 프로그 램들이 하루 종일 방송된다.

지난 5월 ATP 큐레이터는 애니멀 콜렉티브였다. 그리고 마침 영국생활을 정 리하고 귀국하기 전 마지막으로 페스티벌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런던에 서 기차를 타고 마인헤드역에 도착해 또 로컬버스를 타고 한참을 꾸벅꾸벅 졸 다보니 한적한 바다 옆 약간은 건조한 분위기의 리조트가 나타났다. 숙소에 짐을 내려놓고 페스티벌을 나기 위한 술과 음식을 사기 위해 수퍼마켓 으로 가는 김에 리조트를 둘러보기로 했다. 비수기의 리조트란 꽤나 한가해서 야외의 수영장이나 놀이공간들은 문이 닫혀 있었고, 명백하게 ATP 관객으로 보이는 방구석 리스너들이 간간히 도착하거나 힙스터들이 주말을 날 맥주들 을 잔뜩 카트에 싣고 오갈 뿐이었다. '그런데 2인실 아파트부터 살 수 있으면 친구없이 혼자 음악 듣는 애들은 여기 못 오는건가?' '너무 오고 싶으면 혼자 티켓 두 장을 사야하지 않을까?' '자..잔인하다.' ATP의 슬픈 뒷면을 상상하며 친구와 걷고 있는데, 혼자 트렁크를 끌고 걸어 들 어오는 남자와 마주쳤다. 순간 동정의 마음이 끓어올랐고, 우리의 따뜻한 눈 빛을 느꼈는지 그는 우리에게 해맑게 – 마치 '비록 나는 혼자지만 같은 취향의 너희들이 여기 많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해'라는 표정의 – 미소를 지었다. 역시 인디음악 매니아들은 한국이나 영국이나 외롭기 십상이군. 그럼에도 불 구하고 구김살 없는 그의 미소에 따뜻해진 마음으로 다시 수퍼마켓으로 향하 는데, 저멀리 또 한 남자가 커다란 트렁크를 끌고 들어오고 있었다. 외로운 영 혼 하나 추가요! 따뜻한 환영의 미소를 보내기 위해 그를 바라보는 나의 동공 이 조금 커졌다. 이렇게 잘생긴 '오타쿠'도 있다니! 그리고 그가 지나간 후 한참 을 갸우뚱거리던 친구가 말했다. "판다 베어(Panda Bear)잖아!" 그는 애니멀 콜렉티브의 판다 베어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처음 우리와 진한 동지애의 눈빛을 교환했던 남자는 애니멀 콜렉티브의 또 다른 주요멤버 아비 테어(Avey Tare)였고… (헤드라이너도 몰라보고 죄송합니다!)

ATP를 대놓고 사모하는 밴드들이 많아서인지, 아니면 리조트에서의 휴가 삼 아 다른 스케쥴을 잡지 않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출연진들이 공연 만 하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공연들도 보며 며칠간 이곳에서 정말 휴가 처럼 지내는 듯 했다. 한국에서 공연한 적도 있다는 그루퍼(Grouper)는 우리 일행보다 더 많은 공연을 보는 듯 가는 공연장마다 끊임없이 마주쳤다. 또한 묘한 매력을 가진 미모의 보컬 빅토리아 레그란드(Victoria Legrand)가 있는 비치 하우스(Beach House)의 공연을 보기 위해 모여든 수많은 힙스터 보이들 중에서도 정말 열심히 공연을 보던 옆의 남자는 디어 헌터(Dear Hunter)의 브 래드포드 콕스(Bradford Cox)여서 살짝 놀란, 뭐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곤 했다. 한적한 비수기의 리조트에서 그들과 우리는 무대의 뮤지션과 객석의 관객이 아닌, 그저 같은 숙소에서 같은 공연을 보는 음악 좋아하는 동 지가 된다. 사실 옆에 서 있는 사람이 뮤지션인지 알아채기는커녕, 포스터에 아는 밴드보 다 모르는 밴드가 더 많은 나에게는 발을 동동 구르며 오고 싶었던 페스티벌 은 아니었다. 애니멀 콜렉티브의 라인업에 대한 호기심과 무엇보다 영국에서 음악 좀 듣고 멋 좀 부리는 사람들이 다 모인다는 소문에 '그래, 새로운 음악도 듣고 겸사겸사 눈요기나 하자'란 마음이 컸다. 물론 라이브를 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어마어마한 흥분을 가져다준다는 애니 멀 콜렉티브를 드디어 볼 수 있었고, 한참 주목을 받고 있다는 밴드들의 공연 을 보는 것도 좋았고, 소규모의 여유로운 페스티벌 분위기도 꽤나 마음에 들었 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친구의 추천으로 보러갔다가 완전히 반해버린 스펙트럼 (Spectrum)의 세련된 음악이 80년대에 이미 만들어지고 소비되어왔다는 사실 에 받은 충격과 감동은 엄청났더랬다. 또한 '내 음악을 듣는 것을 영광으로 알거 라'라고 말하는듯한 애티튜드의 연주는 개인적으로 ATP의 가장 큰 수확이었다. 페스티벌 다음 주 런던에서의 단독 공연에까지 날 이끌었으니 말이다.

놀라운 경험 웻사운즈 (Wet Sounds). 설명에 따르면 물 안과 밖 곳곳에 설치된 스피커가 사운드의 레이어를 세 개로 나누어 물 속에 완전히 들어갔을 때, 물 표면이 귀에서 찰랑거릴 때, 물 밖에서 들을 때의 소리를 다 르게 전달한다고 한다. 수영장에서 물에 둥둥 뜬 채로 귀는 물속에, 얼굴은 공기 중에 빼 꼼 내민 상태에서 듣는 음악은 마치 자궁 속에서 음악을 듣는 기분.

흡연자들을 위한 야외 공간에서 만난 로스(Ross)는 멋을 잔뜩 부린 관객들 사이에서도 눈 에 띄던 힙스터. 비뚤어진 카디건조차 전략적으로 보이는 그는 패션 따윈 신경 쓰지 않는 듯 쿨해 보였지만, 자세히 훑어보면 분명 거울 앞에서 한참을 보냈을 것이 틀림없다. 물론 음악 취향도 꽤나 힙해서, 그가 말하는 밴드 이름 중에 아는 이름이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2012년 3월, 같은 리조트에서 열리는 다음 ATP는 인디 음악 좀 듣는 사 람들을 '덜덜'떨게 할 90년대 인디 씬의 전설 뉴트럴 밀크 호텔(Neutral Milk Hotel)의 제프 맨검(Jeff Mangum)이 큐레이터이다. 그가 선정한 라인업 중 마그네틱 필즈(The Magnetic Fields), 소닉 유쓰의 써스틴무어(Thurston Moore), 영화 아멜리에의 얀 티에르상(Yann Tiersen) 정도가 현재 눈에 띄지 만, 분명 페스티벌에 가서 발견하게 되는 더 멋진 밴드들이 있을 것이다. 물론, 뉴트럴 밀크 호텔의 팬이라면 더욱 그럴 것.

평범과는 약간 거리가 먼 듯 보이지만, 대형 페스티벌들의 범람 속에서도 매 니아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핫한 페스티벌 ATP. 여전히 소수의 정예멤버들로 운영되고 있는 ATP는 지난해 '아윌 비 유어 미러 I'll Be Your Mirror(이 또한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곡명)'라는 이름의 도심형 페 스티벌을 만들어냈다. 포티스헤드가 헤드라이너이자 큐레이터를 맡아 영국 뿐만이 아니라 미국, 일본에서도 열리는 것은 ATP만의 독특한 매력에 빠져드 는 이들이 이제 더 이상 소수의 음악 매니아와 힙스터뿐만이 아닐 것이라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준다. 이를 힙스터들이 반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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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ROOM

MUSIC OF RESISTANCE:

TINARIWEN

하늘조차도 버린 이들을 구하기 위한 음악 WORDS : Julian Kim , PHOTOS : Tinariwen Official Website

"사막은 아무 것도 제공해주지 않는다. 그렇기에 그 안에서 모든 것을 찾아야 한다." - 이브라힘

씨 40도의 열기를 넘나드는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도 슬픈 땅'이라고 불린다. 한때 지구상에서 가장 방대한 역 사가 펼쳐진 장소 중 하나였던 그곳의 공허한 사막 위에는 이젠 건조 한 모래바람만이 불고 있을 뿐이다. 아랍어로 '하늘이 버린 사람들'이라는 뜻 의 투아레그 (Touareg)족은 이곳 사하라 사막에서 가장 인구수가 많은 유목 민으로 알제리, 리비아, 말리, 니제르, 부르키나파소에 널리 퍼져 사는 사람들 이다. 하지만 그 누가 스스로를 버림받은 이들이라 부르고 싶겠는가? 때문에 그들은 스스로를 투아레그라고 부르기보다는 '이무하'('자유로운 사람들'이라 는 뜻)라고 부른다. 가뭄을 피해, 또 새로운 목초지를 찾아 사하라 전역을 떠돌 아다니는 이들에게 있어 국가의 개념은 사실상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렇기 에 이들은 지금까지 앞의 다섯 국가들에게 이방인 취급을 받으며 살아야 했 다. 이번 호에서는 사하라 사막을 대표하는 밴드 티나리웬(Tinariwen)*의 삶 과 음악을 짧게나마 들여다보도록 하자! *티나리웬이라는 밴드명은 그들의 언어인 타마쉑(Tamashek)으로 '공허한 곳의 사람들'혹은 '사막의 사람들'이란 뜻을 가지고 있고, 투아레그 밴드로는 처음으로 일렉트릭 기타를 쓰는 밴드로 알려져 있다.

투아레그의 남자들은 이방인과 여자들 앞에서 푸른 베일로 얼굴을 가린다고 해서 그들을 가리켜 푸른 베일의 부족, 신비의 부족이라고 불렀다. 그런 그들 이 머물던 나라인 말리(Mali)가 1960년에 프랑스의 식민지에서 벗어나 독립 국이 되었다. 그와 동시에 말리의 수도 바마코 (Bamako)에서는 아프리카의 엘리트들이 새로운 지배층으로 등장했다. 힘을 얻은 그들은 조세법 등 다양한 법조항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새로이 만들었다. 그 당시 수천 마일이나 떨어 진 북쪽 사막의 투아레그 유목민들은 자신들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이 새로운 정책들에 반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결국 새 정부의 터무니없는 방식 과 강요를 참지 못한 투아레그 인들은 1963년 봉기했다. 이때 말리 정부는 군 대를 동원해 난폭한 짓을 서슴지 않았고,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 그 시절의 악 몽은 잊혀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 시절 알하비브(Alhabib Ag Sidi)라는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석공이자 무 역상이었고 또한 네 아들의 아버지였다. 1963년 어느 날 그와 그 가족들이 살 던 테살릿(Tessalit) 마을의 평화를 깨고 말리 군인들이 들이닥쳐 그의 가족들 이 보는 앞에서 그를 강제로 연행해 갔다. 새롭게 들어선 말리 정부에 맞서 싸 우던 투아레그 반군에게 원조했다는 이유로 그는 처형을 당했고, 그의 가족들 에게 남겨진 모든 것들이 군인들에 의해 파괴되어버렸다. 이때가 알하비브의 아들 이브라힘(Ibrahim)이 4살 되던 해였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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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잃은 아들 이브라힘은 고향을 떠나 알제리 남부의 타만라세 (Tamanrasset) 근처의 난민 수용소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야 했다. 학교보다 는 자연에서 뛰어놀기를 더 좋아했던 이 소년은 어느 날 난민들을 위해 임시로 세워진 마을 영화관에서 카우보이가 기타를 치는 영화의 한 장면을 보게 되었 고, 기타라는 악기에 반해버렸다. 가장 가까운 기타 가게는 수천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었고, 설사 가까이에 악기상이 있다손쳐도 기타를 살 돈이 없었던 소 년은 친구와 함께 빈 플라스틱 통과 나뭇가지 그리고 자전거 브레이크 와이어 를 엮어 그만의 기타를 만들었다. 손수 엮어 만든 기타를 가지고 투아레그 전 통 멜로디와 아라비아의 대중 곡들을 연주하기도 하며 무료한 시간들을 보냈 다. 이브라힘이 9살이 되던 해, 소년은 살기위해 돈을 벌어야 했고, 더 넓은 세 상을 보고 싶은 마음에 집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집을 떠나 살아남기 위해서 목수, 막노동자, 재봉사, 정원사 등 여러 궂은 일을 하며 알제리와 리비아를 넘 나들며 살았다. 1973년과 1974년에는 아프리카에 극심한 가뭄이 찾아와 리 비아와 알제리에는 직업과 집이 없는 투아레그 유랑 청년들로 가득했고, 많은 투아레그의 청년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길 위에서 힘든 생활을 이어가야 했다. 이 시절 이브라힘 또한 친구들과 함께 천막 아래에서 잠을 자며 먹을 것과 노 래, 꿈과 이야기들을 나누며 근근이 궁핍한 생활을 유지해 갔다고 한다. 70년 대 말 그는 자신처럼 음악에 열정을 가진 또래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 교류를 통해 그는 모로코의 저항 음악을 하는 나스(Nass El Ghiwane)를 비롯 하여 레드 제플린, 밥 말리, 지미 핸드릭스 등 다양한 음악에 빠졌다. 1980년 무아마르 카다피는(42년을 리비아의 독재자로 군림하다 얼마 전 사 살당한) 리비아에서 불법 체류를 하고 있었던 모든 투아레그 젊은이들을 불러 모았다. 사막에 투아레그 인들로 구성된 정예부대를 만들기 위함이었다. (투 아레그인들은 예로부터 최고의 사막 전사들로, 그 용맹함 때문에 '사막의 저 승사자'라고도 불렸다.) 많은 투아레그 젊은이들에게 정규 군사훈련은 그들 의 고향을 다른 세력으로부터 보호해 줄 좋은 기회였다. 때문에 이브라힘을 비 롯하여 다른 티나리웬 맴버들인 압달라(Abdallah), 하싼(Hassan), 모하메드 (Mohammed) 그리고 케두(Kheddou) 또한 그 부름에 응했다. 하지만 훈련은 매우 고됐고 끝내는 아홉 달 만에 그만두게 된다. 4년의 세월이 흐른 후 1985년 그들은 본격적으로 티나리웬이라는 이름 아래 투아레그 저항 운동가가 이끄는 레지스탕스 그룹에 합류해 저항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 시절 그들의 음악 은 말리 정부에 억압된 투아레그 인들의 자유를 갈망하는 곡들이었다. 카세트 테이프를 가지고 찾아오는 모든 이들에게 무료로 음악을 녹음해 주었고, 음악 은 곧 비밀리에 사하라 전역으로 퍼져갔다. 카세트에서 카세트로 녹음되었기 때 문에 음질은 최악이었지만, 음악에 담긴 메세지는 참으로 강력했다.

"80년대부터 90년대에는 음악만이 메지시를 담을 수 있는 유일한 매체였다. 그때는 우리 고유 언어로 된 라디오, 신문, TV 모두 없었으니까. 즉, 대중에게 바로 전달될 수 있는 매체가 음악 이외에는 없었다." - 티나리웬 멤버, 압달라 음악을 했지만 때때로 총을 들어야만 했던 그들은 레지스탕스에 회의감을 느끼고 군 생활을 그만두게 된다. 그 후 1989년 26년 만에 처음으로 고향 테 살릿으로 돌아온 이브라힘은 그만의 음악 세계를 펼쳐가기 위해 총 대신 기 타를 다시 잡았다. 낙타에 앰프와 기타 등 악기들을 싣고 사하라 사막을 돌 며 공연을 했고, 2000년 12월 프랑스 출신의 밴드 Lo'Jo의 도움으로 그들의 첫 CD 앨범을 레코딩하게 되었다. 그리고 2002년 처음으로 그들의 앨범이 아프리카 밖, 다른 세계의 관심을 받게 되었다. 2009년에 발매된 4번째 앨 범 'Imidiwan'활동 후로 잠잠했지만 2년의 공백을 깨고 2011년 8월 새 앨범 'Tassili'를 가지고 돌아왔다. 이 앨범은 알제리 남부 사막에서 레코딩되었고, 티비 온 더 라디오(TV ON THE RADIO)의 키프 말론(Kyp Malone)과 튠드 아 데빔프(Tunde Adebimpe)를 비롯하여 윌코(Wilco)의 기타리스트이자 더티 더즌 브라스 밴드(The Dirty Dozen Brass Band)의 멤버인 넬스(Nels Cline) 또한 피쳐링으로 참여했다. 불모지 사하라 사막에서부터 전 세계의 리스너들에게 티나리웬의 음악이 널 리 퍼지기까지 그들은 참으로 오랜 시간을 유랑하며 살아야 했다. 그렇기에 어 떻게 30년의 세월을 겨우 한 페이지로 함축해서 모두 이야기할 수 있을까? 하 지만 그들의 5분짜리 음악 한 곡 속에서는 30년이란 세월이 고스란히 묻어 나 온다. 그들의 음악은 마음속 깊이 있는 고독과 슬픔 그리고 사막 어딘가에 있 는 고향을 향한 그리움의 노래이자 자유를 위한 노래이다. 투아레그 전통음악 과 서양음악의 영향을 받은 그들의 음악은 지구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음악 스타일이 되었고, 또한 독특한 리듬과 사회 이슈에 포커스를 맞춘 시적인 가사 로 최근 아프리칸 음악가 중 가장 창조적인 밴드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이제 곧 당신이 접하게 될 티나리웬의 음악은 '사하라의 블루스'라고 할 수 있겠다. 그 들의 음악이 블루스라고 불리기는 하지만 그들의 근본적인 음악적 루트는 투 아레그 전통음악 속에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흙냄새가 물씬 나는 이들 의 음악을 들으며, 하늘조차 버린 이들의 터전 아프리카 사하라의 광활한 사 막을 느껴보자. "Cler Achel"Live in London <Aman Iman> 2008


이달의 음악 - 이달에는 돈이 쪼들려서 한장의 CD도 사지 못해 괴롭습니다. 하지만 11월27일 Quruli 느님의 내한이 있었기에 Quruli가 음악을 맡은 고레와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의 타이틀곡 '奇跡'을 꼽겠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드디어 드디어 드디어 발매된 IDIOTAPE 의 1집 [11111101]. 정말 기다렸습니다. 이달의 만화 - 네이버 도전만화 하양지 작가님의 "달콤한愛드립" 추천 드립니다. 죽이네요. 여성 작가님들은 너무 훌륭해요 엉엉. 이달의 중계 - 스타2 블리자드컵 [ 박수호Z vs 장민철P ]. 나는 테란유저이지만 언제나 타종족을 응원합니다. 그래서 Code S 결승전 [ 정지훈T 와 이동녕 Z] 은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ㅠㅠ 이달의 스포츠 - 첼시vs맨시티 두 팀 다 팬은 아니지만 맨시티가 지길 바랬기에...그래야...쩝 이달의 사건 - 이사. 이사를 했지만 이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짐은 본가 군산에 갔지만 몸은 작업실이 있는 부천에 그대로 있기에 3월까지는 부천에 있어야 할 사정이 있어 친구집에 3개월간 빌붙기로 했습니다. 미치도록 손바닥을 싹싹 비비며 '갑'의 권력을 소유한 친구에게 오늘도 아부&음식 공물 을 진상중입니다. 이달에 하고 싶은 말 - 12월 중순 드디어 10년지기 친구들과 서른살 기념으로 만든 밴드 "개념의상실" 이 클럽에서 처음으로 공연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첫 공연은 아니지만 자작곡을 만들어 한 생애 첫 공연이었기에 남다른 의미가 있던 공연이었습니다. [HELLO NOKID] 이 만화가 저희 밴드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언젠가 이 만화를 통해 공연이야기를 풀도록 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올해의 계획 - 지킬 수 있는 계획을 세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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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PHANT CHOICE

Russian Red

" 당신의 아름다움을 견딜 수 없어. 인정하기 싫지만 나는 눈이 멀 것 같아. "

<러시안 레드>는 이제 한국에서도 생소한 이름이 아니다. 2011년 6월, 3일 동 안의 짧은 방문이었음에도 강한 인상을 남겼고, 이어서 10월 두 번째 방문에 는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이라는 큰 무대에도 섰다. 덕분에 이제는 그녀의 단 독 공연을 바라는 이도 많아졌다. 한국에서의 엄청난 인기는 사랑스러운 음 악만큼이나 아름다운 그녀의 외모도 한몫했음이 분명하다. 심지어 한 매체에 서는 “스페인의 아이유”라고 그녀를 소개했었다. 눈부신 외모 덕에 가려진 그 녀의 데뷔 과정을 살펴보자. 마드리드에서 1986년에 태어난 루르드 에르난데스(Lourdes Hernández)는 그녀가 자주 쓰는 립스틱의 상호를 따서 러시안 레드라는 가명을 지었다. 일 종의 프로젝트로 시작한 러시안 레드는 루르드 에르난데스가 브라이언 헌트 (Brian Hunt)를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전개됐다. 영국인 아버지와 스페인 어머 니 사이에서 태어난 브라이언 헌트와 녹음한 몇몇 트랙들을 자신의 마이스페 이스 페이지에 올렸고, 업로드한 곡들은 순식간에 7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 면서 점점 전 세계로 뻗어나갔다. 스페인의 인디씬을 넘어 다양한 곳에서의 주 목을 이끌어 내었고, 2008년도 스페인의 레이블 유레카(Eureka)에서 발표된 데뷔작 [I Love Your Glasses]는 자국 내에서 4만장 이상을 판매하면서 골드 레코드를 기록했다. 그 후 3년여의 공백 끝에 공개되는 이번 메이저 데뷔작의 타이틀은 유네스코 가 지정한 카나리아 제도에 위치한 스페인의 아름다운 섬 '푸에르테벤투라 (Fuerteventura)'이다. 원래는 마드리드에서 녹음될 예정이었지만 익숙한 일 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장소에서 녹음하고 싶다는 그녀의 바람에 결국 모과이 (Mogwai), 틴에이지 팬클럽(Teenage Fanclub)과 작업을 해 온 글래스고 출 신의 유명 프로듀서 토니 두건(Tony Doogan)과 함께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로 향했다. 그리고 무려 벨엔세바스찬(Belle & Sebastian)의 네 멤버가 앨범에 본격적으로 투입됐다. 앨범의 첫 싱글은 ‘I Hate You But I Love You’이다. “당신을 미워하지만 당신 을 사랑해, 당신의 아름다움을 견딜 수 없어. 인정하기 싫지만 나는 눈이 멀 것 같아”라고 노래하는 이 곡은 Russian Red가 1년 전 부엌에서 쓴 곡이다. 이 곡 에 대해 그녀는 “원래는 보컬과 기타로만 편성된 곡이었고, 1950년대의 느낌 이 묻어나는 멜로디가 담긴 곡이었어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곡인데, 기억 속 에 있지만 동시에 새롭게 느껴지는, 그런 향수 말이에요. 미움과 사랑이 뒤섞 인 감정, 누군가를 동경하고 사랑하지만 동시에 그 사람 때문에 우울해지는 그 런 얘기를 하고 싶었지요.” 라고 소개했다. 이어서 그녀와의 이번 앨범에 대한 인터뷰를 준비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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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에르테벤투라(Fuerteventura)

러시안 레드

3년만의 정규 앨범을 낸 소감 1집과는 정말 달라요. 이제야 앨범 만드는 것이 어떤지 알겠고 앨범 발매 후 어떤 활동을 하게 되는지도 알게 됐어요. 예를 들어 투어 프로모션 같은 거요. 예전에는 뭐를 하고 있는 건지 잘 몰랐다면 이젠 뭘 해야겠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덕분에 요즘은 매 순간이 설레고 흥미로워요. 앨범 제목 푸에르테벤투라는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스페인에 있는 섬 이름인데, 1년 반 전쯤 혼자 여행을 했어요. 노트북도 핸 드폰도 없이 책 몇 권만 가지고 자아를 찾고자 떠난 여행이었죠. 그래서 제 겐 정말 의미 깊은 섬이에요. 음악 작업을 하기 위한 특별한 장소가 있나요? 특별히 곡을 쓰는 장소가 있는 것은 아녜요. 곡을 써야겠다고 집중하려 하 면 더 혼란스러워 지더라구요. 그래서 대신 책을 읽는다던지, 보다 활동적 이고 재미있는 일을 해보려고 해요. 저는 마음이 즐겁고 가벼워야 음악 작 업을 하기 좋더라구요. 이번 앨범이 1집보다 굉장히 차분한데 그런 이유가 섬과 관련이 있는 건가요? 꼭 그렇지는 않아요. 투어를 하면서 느낀 것 때문에 전반적으로 음악이 좀 차분하지 않을까 싶어요. 늘 밴드와 투어를 했기 때문에 음악을 포괄적으 로 듣고 이해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그런 분위기의 음악들로 채

자주 쓰는 립스틱의 상호를 따서 러시안 레드(Russian Red)라는 예명을 쓰고 있는데, 립스틱이라는 것은 바꿔 쓰잖아요? 예명도 바뀔 수 있을까요? 일단은 계속 이 이름을 사용할 생각이에요. 우연히 사용하게 된 것인데, 점 점 더 마음에 들더라구요. 만약 전혀 다른 스타일의 음악을 한다든지, 프로 젝트 성 밴드를 하게 된다면 예명을 바꿔도 재밌을 것 같아요.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 굉장히 어릴 때였는데, 합창단 단원이 됐어요. 그때 악기를 접하게 됐는데 특히 기타를 배우면서 자작곡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그 이후로 많은 대중들 앞에서 연주하게 됐구요. 내 삶 전반적으로 늘 음악이 함께했어요. 어릴 때는 주로 어떤 아티스트의 음악을 들었나요? 비틀즈. 음악적으로 영향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어린 시절 추억을 되새길 수 있기 때문에 비틀즈의 음악이 제겐 굉장히 큰 의미가 있어요. 말하자면 가족과 친구들과의 추억이 깃든 소중한 음악이에요. 음악적으로 영감을 주는 아티스트가 있다면 방금 말씀 드린 아티스트들. 사실 음악을 많이 듣지만 영감을 받아야지 작 정하고 듣는 건 아니에요. 그래서 러시안 레드로서 부르는 음악과 리스너로 서 듣는 음악은 많이 다른 편이에요.

워져 나가게 되었죠. 벨 앤 세바스찬 (Belle & Sebastian)이 이번 앨범에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요? 영국 글레스고(Glasgow)에서 녹음 작업을 했었는데 영국의 유명 프로듀 서인 토니 두건이 벨 앤 세바스찬과 일 해 보는 게 어떻겠냐며 제안 했어요. 제가 그들의 굉장한 팬이었기 때문에,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았어요. 좋아하 는 사람들과 일을 하게 돼서 정말 즐거웠어요. 개인이 느끼는 여러 감정들로부터 많이 영감을 받아서 곡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아는데, 이번 앨범 수록곡 중 당신의 ‘사랑’이 표현된 작곡 되었던 곡이 있다면? ‘The Memorial Is Cruel’ 이라는 곡. 제가 정말 노래하고자 한 것을 음악으 로 아주 적절히 표현해 낸 곡이에요. 한때는 믿었지만 더 이상 함께일 수 없 는 사랑의 양면성을 담아 봤어요.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은? 매일 바뀐다면 오버겠고, 매주 바뀌어요.(웃음) 이번 주는 ‘Nick Drake’

러시안 레드에게 음악이란? 또 미래에 하고 싶은 음악은? 일련의 도전과정이라 하고 싶어요. 지금은 좀 더 심플한 음악을 추구하고 있고, 이를 통해 감정을 표출해내는 작업을 하고 있죠. 이는 도전 과정이면 서 동시에 성숙해지는 단계를 보여주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음악을 만드 는 뮤지션이 아닌 듣는 사람 입장에서의 음악은 내게 위안을 주는 수단이 에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는 건 아니지만, 언젠가는 스페인어 로 클래식하게 음악을 불러보고 싶어요. 인터뷰에 응해줘서 고마워요. 나중에 한국에 다시 방문하게 되면 큰 규모의 단 독공연이 열리면 좋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제 목표는 팬들과 제 음악을 나누는 것이기에 꼭 다시 와서 콘서트를 열고 싶어요. 그래서 많은 한국 팬 분들과 제 음악을 공유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거예요. 모든 한국 팬들에게 진심을 담아 안부 인사를 드려요. 3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시며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해 주신 모든 한국 팬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자료제공 : 소니뮤직


FEATURE

recandplay.net

러시안 레드 / Russian Red 2011. 6. 14. @Bukchon Hanok Village

렉앤플레이는 2009년 11월부터 도시의 일상적인 공간 을 배경으로 라이브 연주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기록된 연주를 엘리펀트 슈를 통해 탭진에서 여러분들께 보여드리고, 들려드리려 합니다. 우리는 뮤지션과, 라이브와, 공간과, 술을 중시합니다. 우리는 착합니다. 겁먹지 마세요.

January 14th 앨범 홍보 차 한국에 온 러시안 레드를, 소니뮤직코리아의 협조를 받아 만나게 되었습니다. 북촌 한옥마을에서 작업을 진행하기로 약속한 우리는 동네를 한 바퀴 돌아본 뒤 개방형 한옥 하늘물빛에서 허락을 맡고 잠시 실례하기로 했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레이블 관계자 및 밴드와 크루가 우루루 몰려 와 몇 평 남짓한 마루를 꽉 채우고 연주 내내 숨을 죽이고 있는 것이 꽤 재미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연주가 시작되기 전 주인 할머니는 가수가 예쁘다는 언급 을 하셨습니다. 과연 그랬습니다.

Fuerteventura 주인 할머니께 인사를 하고 나온 우리는 북촌 8경 중 제 5경에서 다음 작업을 함으로써 관광객다운 행보를 이어나가기로 했습니다. 적어도 그러려고 했지 만, 연주를 시작하자 이내 시끄러운 관광객들에 이골이 나있는 듯한 주민 한 분이 창문을 열고 유창한 영어로 우리를 혼내는 바람에 중단되어버렸습니다. 다시 우루루 걸어서 러시안 레드의 멋진 목소리가 민폐가 되지 않을 만한 곳으로 이동해야 했지요. 밴드가 저녁에 공연을 앞두고 있어서 시간이 많지 않은 우 리는 빠른 호흡으로 두 테이크만 진행하고 주변을 정리한 뒤 작별했습니다.

The Official Russian Red S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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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PHANT CHOICE

BEIRUT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는 "중동의 파리" 라고 불리운다. 옛것과 새것, 동양적인 것과 서양적인 것이 조화와 충돌을 거듭해 온 그 곳처럼 베이루트의 음악도 이국적이고 다채롭다. 나른한 오후의 햇볕같은 그들의 반가운 내한. 베이루트(Beirut)가 한국에 온다. 그동안 이들을 보기 위해 해외로 향하는 비 행기 티켓을 끊은 팬이 있을 정도로 국내에서도 높은 인기를 누렸지만, 내한 공연은 한 번도 성사되지 않았다. 바다를 건너서까지 공연을 보러 갈 정도로 매력적인 음악의 주인공, 베이루트. 많은 음악 팬들이 고대해 온 공연이 드디 어 한국에서 벌어진다. 베이루트의 리더 잭 콘돈(Zach Condon)은 미국 뉴멕시코 주 출신이다. 2006 년 데뷔 앨범 “Gulag Orkestar”를 별다른 사전 정보 없이 세상에 내놓은 이후, 그가 어디 출신인지를 묻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다. 왜냐면 그의 음악은 미 국 출신 뮤지션의 것이라고 보기 힘든, 발칸 포크의 영향을 짙게 받은 음악이 었기 때문이다. 베이루트는 흔히 잭 콘돈의 1인 프로젝트로 얘기된다. 싱어송라이터이자 트럼 펫, 플루겔호른, 우쿨렐레 등을 연주하는 다재다능함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베이루트는 밴드다. 공연을 위해 무대에 설 때에는 잭을 포함한 무려 8명의 멤 버가 함께 한다. 트럼펫과 플루겔호른, 우쿨렐레 외에도 프렌치 혼, 트럼본, 투 바, 피아노, 베이스, 드럼 등 다양한 악기들이 함께 하는 베이루트의 음악은 새 로운 느낌을 준다. 물론 이런 베이루트만의 개성은 잭 콘돈의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다. 고란 브레고비치의 영화 음악으로 잘 알려진 동유럽 집시 음악이 그의 음악세계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그의 음악적 폭은 굉장 히 넓다. 그는 프랑스 음악에 영감을 얻은 샹송풍의 멜로디도, 현재 미국의 인 디 록의 감성도 베이루트의 음악 스타일 안에서 녹여낼 수 있다. 덕분에 지금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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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지 발표한 총 3장의 정규 음반마다 베이루트 음악 스타일의 기조는 유지하 면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런 모습 덕분에 이들은 계속해서 세계 음악 평단의 호평을 받았고, 열광적인 팬덤을 이끌어 냈다. 그의 2011년 신작 "The Rip Tide" 은 새로운 도약을 보여 준 앨범이다. 전 세계 여행을 통해 만들어진 듯한 이국적이고도 풍부한 혼 사운드와 탁월한 보컬의 앙상블은 신작 "The Rip Tide" 를 통해 새로운 경지에 도달했다. 영국의 음악 전문지 모조(MOJO)는 이 앨범을 두고 "외로운 행성에 관한 이 앨범은 모든 관 계를 올바르게 만든다. (For a record about a lonely planet, it makes all the right connections.)" 고 평했다. 많은 이들을 위로하고 흥분시킨 그의 새로운

음악은 공연장 내에서 관객과 관객들 사이를 이어주며 더 큰 파장과 감동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이들의 팬이 된 이들에게는 손꼽아 온 공연임이 틀림없다. 만약 이 글 을 보며 베이루트라는 이름을 처음 들어봤다면, 일단 이번 앨범의 수록곡인 'Santa Fe' 의 뮤직비디오를 보면 베이루트의 음악적 색깔을 느낄 수 있을 것이 다. 미국 현지 팬들에게도 생경했던 이들의 음악은 미국의 팝에 익숙한 한국의 음악팬들에게도 낯설 것이다. 하지만 첫 만남에도 왠지 친해지고 싶은 사람처 럼 이들의 음악은 편안하게 다가온다. 자료제공 : 소니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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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2012 M 2 9 16 2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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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RELESS FESTIVAL ● THE HIVES / NICHOLAUS ARSON ● photo : STONEY ●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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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Sketch WORDS, PHOTOS : 石군

어제는 팝 페스티벌, 오늘은 일렉트로닉 페스티벌, 내일은 록 페스티벌, 넌 이름이 뭐니?

와이얼리스 페스티벌은 음악에 관심 있으면서, 공연에도 관심 있어야 하며, 또 영국까지도 관심이 있다는 세 가지 조건을 충족시킨 이만이 아는 페스티벌 이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나는 세 가지 조건을 모두 간당간당하게나마 충족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같이 영국 여행을 떠나는 JUNE형이 "PULP 재결성 공연 이 와이얼리스에서 있다는데, 보러 안 갈래?"라고 말했을 때에서야 와이얼리 스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다. 심지어 <펄프 재결성>에 정신이 팔려 당장 가겠 다고 대답을 할 때에도 '와이얼리스라는 공연장이 있나보구나~'라고만 생각 했었다. 이는 당연한 일이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다. 와이얼리스는 글라스톤베리처럼 몇 십 년의 역사를 가진 것도 아니고, 페스티벌만의 색깔이 있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그저 런던의 명소인 하이드파크에서 몇 개의 스테이지를 가지고 운영 되는 야외 음악 공연일 뿐이다. 그러다보니 한국인들에게는 당연히 생소한 이 름일 수밖에 없다. (심지어 한국의 한 포털사이트에서 'Wireless Festival 2011' 로 검색을 해보면 사진이 딸랑 12개가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엘리펀트 슈에서 이를 소개하려고 하는 것은 그저 비싼 돈 주고 영국까지 가서 보고 온 공연이기 때문인가? 물론 그런 이유도 있다. 아니라고는 하지 않겠다! 하지만 더 큰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말하기 전에 우선 와이얼리스에 대해 조금만 더 알아보자.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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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부터 시작된 이 페스티벌은 2006년과 2007년 야심찬 확장을 꿈꾸며 영국 북부에 위치한 리즈(Leeds) 지역에서도 동시에 열리는 페스티벌로 확장 했었다. 리즈는 레딩 & 리즈 페스티벌이라는 음악 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이 페스티벌은 레딩 쪽에서 약 9만 명, 리즈 쪽에서 8만 명 정도가 몰리는 엄청나 게 거대한 페스티벌이다. 덕분에 영국 북쪽에서는 큰 공연이 이 곳 레딩과 리 즈에서 많이 열린다. 그러니 런던에서 열리는 와이얼리스 페스티벌의 기획회 사로서는 거리 때문에 오지 못하는 북쪽의 관객들에게 군침이 날 수밖에 없었 다. 하지만 리즈로의 확장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결국 실패로 끝났다. 레딩 & 리즈 페스티벌은 사실 혈기왕성한 십대들을 대상으로 한 상당히 거친 음악이 주를 이루는 페스티벌이다. 때문에 상당히 악명 높은 페스티벌 중에 하나이 다. 그런 리즈 지역에 팝 음악을 중심으로 한 제임스 블런트(James Blunt), 일 스(Eels), 파올로 누티니(Paolo Nutini) 등의 아티스트로 꾸린 원정 공연은 큰 관심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공연 기획사가 미국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두고 있 는 라이브 네이션(Live Nation)이라는 회사였기 때문에 영국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것일까? 결국 이 공연은 큰 적자를 냈고 2008년부터는 런던에서만 진행되고 있다. 실패한 페스티벌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서 자신들만의 색깔을 만들 어 내고자 고심을 했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이는 페스티벌로 만들고자 노력했다. 그런데 이는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를 만들었고, 한 장르의 음악만 좋아하는 이에게는 티켓 구입을 망설이게 만들기만 할 뿐이었다. 이런 과도기 를 거치면서 가다듬은 끝에 이제는 자리 잡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이 제시 한 해결책은 이랬다. 금요일에는 블랙 아이드 피스(Black eyed peas), 타이니 템파(Tinie Tempah) 등의 힙합과 팝 가수들이, 토요일에는 케미컬 브라더스 (The Chemical Brothers), 에이펙스 트윈(Aphex Twin), LMFAO와 같은 일렉 트로닉 팀들이, 그리고 마지막 일요일에는 펄프(PULP), 하이브스(The Hives) 등의 록 밴드들이 나왔다. 즉 매일 컨셉을 달리한 공연으로 자신의 취향대 로 선택하여 볼 수 있는 메리트를 가진 페스티벌로 변신한 것이다. 그 중에서 JUNE형과 나는 케미컬 브라더스와 펄프를 보기 위해 토요일과 일요일에 하 이드파크를 찾았다.

한 지붕 세 가족 토요일과 일요일의 공연에 대한 자세한 리뷰를 시작하기 전에 와이얼리스 페 스티벌에 대해 느낀 점들을 몇 덩이로 나눠서 이야기해볼까 한다. 가장 확연히 느껴지는 것은 앞서 말한 바대로 요일별로 전혀 다른 성향의 라인업이다. 토 요일은 완전히 일렉트로닉 페스티벌의 라인업이었던 반면, 일요일은 누가 봐 도 록 페스티벌이라 여길 정도의 라인업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같은 무대를 그 대로 쓰는 페스티벌이지만, 확연히 다른 성향으로 구성된 라인업을 통해 관객 들에게는 하루하루가 전혀 다른 페스티벌이라는 느낌을 받게 했다. 이런 느낌 은 나와 JUNE형도 확실히 받았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는 두 사람이 지만 현재 가장 좋아하는 음악에는 살짝 차이가 있다. 뿅뿅 거리는 전자 악기 들의 음악이 JUNE형의 취향이라면 나는 굉장히 구닥다리에 할아버지 냄새가 나는 빈티지한 올드 록 사운드를 좋아한다. 이 취향을 그대로 반영해 JUNE형 은 일렉트로닉 뮤지션들이 무대에 나왔던 토요일을, 나는 록 밴드들인 나왔던 일요일의 와이얼리스를 더 좋아했다. 심지어 일렉트로닉 뮤지션들만 나오던 토요일의 공연이 한창 진행되던 오후 네다섯 시쯤의 나는 전자악기 소리의 홍 수 속에서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잠시 했었다. 이에 맥주나 마시러 가자고 말 하려고 JUNE형을 향해 고개를 돌렸을 때, 완전히 공연에 취해 혼신을 다한 열정의 댄스를 추고 있는 형을 볼 수 있었다. 결국 JUNE형은 포기한 채, 그 옆 에서 열심히 즐기고 있던 동생만을 형이라는 직함의 힘으로 복종시켜 저녁을 먹으러 갔었다. 하루하루마다 각기 다른 장르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구성함으로써 개인적 기 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은 이 페스티벌의 가장 큰 메리트라고 생각한 다. 하지만 이 컨셉이 모든 페스티벌에 있어 항상 장점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와이얼리스가 이런 컨셉을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높은 접근성에 있다. 영국의 수도인 런던에서도 가장 중심에 위치한 하 이드 파크에서 열리기 때문에 1000만 명에 이르는 런던 시민들이 30분 정도 면 공연장까지 올 수 있다. 덕분에 3일의 페스티벌 기간 중 자신의 취향에 맞 는 하루의 공연을 마치 단독 공연처럼 골라서 볼 수 있는, 내 취향대로 주문제 작된 것처럼 느껴지는 페스티벌이 되었다.


장미단추도 출입금지?

거 대충 좀 합시다~

역시 문화 선진국일세.

런던 도심에서 열린다는 점은 또 하나의 메리트를 갖게 해줬다. 혹시 장미단 추라는 말을 들어봤는지? '장미로 만든 단추'인가 생각했다면 당신은 이미 10 대와는 거리가 굉장히 먼 20대이거나 그 이상의 나이일 것이다. 이 단어는 10 대들이 만든 줄임 언어로 "장거리 미녀(미남), 단거리 추녀(추남)"라는 뜻이 다. 그런데 장미단추도 출입금지라니? 와이얼리스는 미남, 미녀가 아니면 입 장조차도 못한다는 뜻인가? 물론 이는 절대 아니다. 나이트나 클럽에서도 얼 굴보고 "아저씨는 이런 데 오시면 안돼요~" 소리를 듣는 내가 멀쩡히 들어가 서 취재를 하고 왔으니까. 하지만 4대 패션도시 런던, 뉴욕, 파리, 밀라노 중 하 나인 런던에서 열리는 페스티벌답게 관객들이 하나같이 옷을 잘 입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헤어스타일과 메이크업도 완벽했다. 그러다보니 한국에서도 옷 못 입기로 유명한 나는 그 곳에서 만약 외모 순으로 줄 세워서 입장 시켰다면 아마도 제일 마지막에 입장 했을 것이다. 와이얼리스 페스티벌에 갔던 주말로 부터 정확히 일주일 전에는 서머셋 주에서 열리는 글라스톤베리 페스티벌에

공연장 현장에 도착해서 입장을 하는 과정에서 느낀 점은 '굉장히 깐깐하다' 였 다. 대부분의 페스티벌이 짐 검사는 굉장히 허술히 한다. 그러니 학창시절 수학 여행에 몰래 숨겨온 술을 담임선생님들이 정말 열심히 뒤져도 찾을 수 없도록 숨겼던 나에게 공연장 입구에서의 짐 검사를 통과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공연 기획사 입장에서는 혹시라도 사건이 터졌을 때, 우리 는 할 만큼 했다고 변명거리를 만들기 위해 하는 척 시늉을 할 뿐이니, 내가 공 연장에 술을 숨기고 들어가는 것은 말 그대로 땅 짚고 헤엄치는 것보다도 쉬운 일이다. 심지어 글라스톤베리는 짐 검사라는 것 자체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와이얼리스의 짐 검사만은 달랐다. 굉장히 꼼꼼히 살펴봤다. 가방을 스텝이 직 접 뒤질 경우 관객의 기분이 상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스텝의 주문대로 직접 움직여야 한다. 그런데 이 방식도 스텝이 경찰이고 내가 범죄자가 된 듯한 기분 이 들어 기분이 나쁘긴 매 한가지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입장을 하려면 이 관 문을 통과해야만 하니 가방의 모든 주머니를 열어서 짐을 모두 꺼내놔야 한다.

그토록 기대했던 펄프(PULP)의 공연을 보던 중, 'Common People'을 부르기 전에 보컬 자비스 코커(Jarvis Cocker)는 말했다. "이 근처에 살고 있는 백만장자들에게 들리도록 외치세요. 우리는 평범한 사 람(Common People)이라고! 그리고 당신도 평범한 사람이라고!" 그 이야기를 들으며 하이드 파크 근처에는 부자들이 산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와 동시에 든 생각은 도심에서 열리는 대부분의 페스티벌이 주변 민원에 시 달린다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하물며 부자들이 살고 있는 동네니까 그 민원의 빈도나 강도가 더욱 심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의외로 이 공연에 대해서 어떠한 이야기도 없었다고 한다. 게다가 와이얼리스의 무대는 와이얼리스 이 전에는 다른 뮤지션의 단독 공연 용도로 쓰였었고, 와이얼리스가 끝난 후에도 같은 용도로 쓰이기 위해 철수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는다. 즉 6~7월 동안 에는 거의 매주 공연이 있다고 봐야한다. 만약 이에 대해 민원들이 많았다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보니 하이드파크 주변에서 살고 있는 이들이

있었다. 처음 갔었던 그 곳에서 여타 페스티벌에서는 본 적이 없었던 각양각색 의 패션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있던 관객들을 구경하는 것이 마냥 즐거웠었다. 그런데 굳이 비교를 해보자면 글라스톤베리는 히피들의 이념으로 만들어진 페스티벌답게 히피의 느낌이 물씬 나는 패션이었다면, 와이얼리스에서는 세 련된 도시의 냄새가 났다. 패션과 스타일을 떠나 단순히 부모에게 물려받은 외 모만을 놓고 비교를 하자면 와이얼리스 페스티벌의 관객들이 우위에 있다 느 껴졌다. 그 정도로 멋진 이들이 많았고, 실제로 모델인 알렉사 청도 이 날 와이 얼리스를 방문했었다. 재밌었던 것은 알렉사 청(Alexa Chung)은 악틱 몽키스 (Arctic Monkeys)의 보컬 알렉스 터너(Alexander David Turner)와 연인 사이 다. 그런데 악틱 몽키스와 라이벌 구도를 그리고 있는 호러스(The Horrors)의 보컬 패리스 로터(Faris Rotter)는 알렉스 터너와 앙숙 관계로 유명하다. 그런 데 우습게도 이 날 패리스 로터의 패션이나 헤어스타일은 새 앨범을 내고 활동 을 하고 있는 알렉스 터너와 판박이처럼 똑같았다. 누가 누구를 따라한 것인지 는 알 수 없지만, 팔은 안으로 굽는다 했으니 자신의 애인의 스타일을 따라한 것으로 보이는 애인의 라이벌을 보며 웃지 않았을까?

그런데 들고 갔던 가방이 하필이면 겉에 주머니와 수납공간이 엄청나게 많은 것이었다. 덕분에 수많은 지퍼를 열었다 닫았다 반복해야 했다. 이렇게 게이트를 통과 하는데 고생을 한 토요일의 경험을 발판 삼아 일요일의 입장에는 영어를 전혀 모르는 관광객 흉내를 냈다. 이러면 적당히 실랑이를 하다 통과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팔짱 끼고 있던 팔이 풀리며 등장한 손 에서 검지가 펴지며 지퍼를 가리켰다. TV 프로그램 1박 2일에서 하는 게임 중 " 몸으로 말해요."코너를 진행하면 저녁 복불복 1등은 따 놓은 당상일 듯한 유창 한 바디 랭귀지로 내 가방 검사를 마쳤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만에 하나 일어날 테러나 뮤지션을 향한 공격을 방지하기 위함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음식물 반입을 완전히 차단시켜 공연장 내에서 음식을 판매하는 업체들의 수 익을 늘려 자신들에게 오는 이익금을 증대시키려는 목적이 더 크다. 완전히 상 업적인 성향을 띄는 페스티벌이다보니 납득은 간다. 하지만 돈을 내고 보러 오는 관객들이 불쾌감을 느낀다면 이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혹시 이 글을 보고 와이얼리스 페스티벌에 간다면 아예 가방을 가져가지 말기를 권한다. 지 퍼 없는 쇼퍼백까지는 괜찮다.

이곳에서 열리는 공연들에 대해 만족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불 만은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은 알 수 있다. 물론 이는 페스티벌 기획자의 노력에 의한 것은 아닐 것이다. 공연을 만들고 있는 회사에서 이사 온 사람이 이웃들 에게 떡을 돌리듯, 일일이 찾아뵈며 양해를 구했을리는 없으니. 하지만 하이 드 파크 주변의 주민들은 이를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았다. 단순히 공연이 계속해서 열린다는 것만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공 연장은 하이드 파크 코너역과 바로 붙어 있다. 하지만 공연이 끝나고 출구를 나오면 지하철 출입구가 폐쇄되어 있고 경찰들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지 나치게 많은 사람들이 가장 가까운 역에 몰리며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 문이다. 이에 따라 많은 경찰들이 공연장 주변에 배치되어서 근처의 다른 역 으로의 길을 알려주며 분산을 유도했다. 공연을 본 이들에게 이런 조치는 납 득할 수 있지만, 만약 그저 퇴근을 위해 그 역을 사용하려고 했던 사람이라 면 굉장히 화가 날 법한 일이다. 한국이라면 큰 목소리로 경찰과 실랑이를 펼치는 사람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영국 시민들의 공연에 대한 배려와 이 해가 놀라웠다.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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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HEX T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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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의 헤드라이너는 메인 스테이지 케미컬 브라더스, 서브 스테이지 에이 펙스 트윈이었다. 공연은 동시에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무대 앞의 좋은 자리 를 포기하면 두 아티스트의 공연을 모두 볼 수 있다. 케미컬 브라더스의 음악 을 좋아하긴 하지만 공연 때 가까이에서 본다고 얻을 수 있는 게 별로 없는 팀 이다보니 기꺼이 앞자리를 포기하고 에이펙스 트윈의 공연을 보러 갔다. 한국 일렉 팬들에게 있어 한 번도 한국에 온 적이 없는 뮤지션들 중, 보고 싶은 뮤지 션 1위는 단연코 다프트 펑크지만 2위는 아마도 에이펙스 트윈일 것이다. 이 견이 있을 수는 있지만 어쨌든 내한을 바라는 이가 많은 뮤지션임에는 틀림 없다. 때문에 직접 에이펙스 트윈의 공연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서브 스테 이지를 찾았다. 케미컬 브라더스 공연의 백미가 큰 화면에 나오는 감각적인 영상이라면, 에이펙스 트윈은 음악과 딱 맞아 떨어지는 화려한 조명과 레이 저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시작과 함께 수백다 발의 레이저가 뻗어 나오며 현란한 움직임을 보였고, 드럼과 베이스 소리에 맞춰 조명이 반짝 거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된 공연은 워밍업도 없이 바 로 굉장히 고조된 상태로 계속해서 이어졌다. 빠른 비트 속에서도 에이펙스 트윈은 박자를 쪼개며 새로운 사운드를 연이어 집어넣었다. 굉장한 기교였지 만 아직 일렉트로닉 음악 애송이에 불과한 나에게는 너무 버거운 음악이었 다. 결국 나는 공연 내내 흐름을 타지 못했고, 그대로 공연은 끝났다. 뭔가 아 쉬움 반, 찝찝함 반인 마음으로 메인 스테이지의 헤드라이너, 케미컬 브라더 스의 공연을 보러갔다.

THE CHEMICAL BROTHERS 에이펙스 트윈의 공연 동안 연신 괴성을 지르며 2천 칼로리 정도는 가뿐히 연 소시킬 정도로 춤을 춘 JUNE 형님은 이동을 하는 동안에도 내내 흥분된 모습 을 보였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2009년도에 케미컬 브라더스가 한국의 펜타 포트 록 페스티벌에 공연하러 왔을 때, 그렇게 좋아하는 케미컬 브라더스임에 도 불구하고 일 때문에 보러가지 못했었다. 언젠가 볼 수 있을 거라고 위로하 며 공연을 포기했었지만, 그 후 묘하게도 계속해서 연이 닿지 않았었다. 결국 이번이 처음으로 보는 공연이니 그 설렘을 이해할 수 있었다. 밤 10시가 돼야 해가 지는 영국의 여름이다보니, 공연의 시작을 기다리던 9시에도 주변이 환 했다. 공연이 시작될 때쯤엔 해가 지길 바랐지만, 결국 케미컬 브라더스의 공 연은 해가 떠있는 상태에서 시작됐다. 덕분에 그들 공연에서 가장 큰 요소를 차지하는 영상은 약간 흐릿하게 보여 그 감흥이 조금 덜했다. 그리고 이들의 공연을 2011년 지산 록 페스티벌에서 다시 보았을 때 와이얼리스에서는 햇볕 때문에 놓쳤던 것들을 발견했었다. LED 패널 뒤에 조명을 숨겨져 있었는데, 영상이 그 조명 위치에 오면 영상 속 색과 같은 색의 조명이 들어왔다, 지나가 면 꺼지는 등 영상과 완전히 하나가 되어 점등되었다. 이런 멋진 연출이 햇빛 에 가려져 볼 수 없었던 것은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만약에 올 해 지산에서 이 들의 공연을 밤에 보지 못했었다면 케미컬 브라더스의 공연을 보고도 못 본 것 과 마찬가지라고 여겨질 정도로 이 연출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지산 공연 이 야기가 나온 김에 조금 더 비교를 해 보자면 케미컬 브라더스의 이번 무대 연 출은 글라스톤베리에서도, 와이얼리스에서도, 지산에서도 모두 같았다. 하지 만 셋리스트에서의 곡 순서가 조금씩 달랐다. 때문에 관객으로서 받은 느낌 또 한 조금씩 달랐다. 지산의 공연은 템포를 계속 높여가다 이른 시기에 폭발 시 킨 후 점점 긴장감이 풀어졌다면, 와이얼리스에서의 공연은 템포를 높였다 낮 췄다를 반복하며 계속해서 공연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개인적으로는 끝까지 즐길 수 있었던 와이얼리스에서의 공연이 더 맘에 들었다. 요약하자면 영상이 나 조명등의 무대 연출에 있어서는 지산이, 음악적 흥미도에 있어서는 와이얼 리스가 좀 더 좋았다.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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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U N D A Y

THE H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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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스의 공연을 처음 본 것은 2006년 후지 록 페스티벌에서였다. 사실 그 렇게 좋아하던 뮤지션은 아니었기에 다른 공연장으로 넘어가던 중, 당시 하이 브스의 히트곡이었던 'Hate to Say I Told You So'를 연주하기에 그 곡만 듣고 가려고 멈춰 섰다. 그 한 곡 속에서 박력 있는 퍼포먼스와 귀여운 외모에 반해 버렸고, 결국 하이브스의 공연을 끝까지 봤었다. 그 후 하이브스에 대한 그리 움을 항상 갖고 있었는데 우연히도 와이얼리스에서 이들의 공연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었다. 5년 전 후지 록에서 워낙 즐거운 공연을 봤었기에 공연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지만 약간의 걱정도 들었다. 무엇이든지 두 번째 경험은 처음의 그것보다 좋기는 힘들다는 것을 아는 나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공연이 시작될 때 속으로 그들에게 외쳤다. '너희들에 대한 내 좋은 감정을 지켜주라~제발!' 이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이들은 역시 관객들을 다룰 줄 알았다. 각 멤버 들 모두 자신만의 방식으로 관객들을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우선 보컬 하울링 은 자신의 최대 무기인 아이돌스러운 외모로 엉덩이를 흔들며 춤을 추었고, 곡 중간중간의 멘트에는 귀여움과 백치미를 섞어가며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그 의 퍼포먼스 중 백미는 뒤통수를 때린 반동으로 침을 뱉는 장면이었다. 반면 기타의 니콜라스는 약간 변태스러운 퍼포먼스와 한국의 잊혀진 개그맨 리마 리오의 느끼한 눈빛으로 또 다른 팬층을 사로잡았다. 심지어 기타를 메고 바 닥을 기어 다니는 섹시한 자태도 보여줬다. 이들의 공연을 처음 본 <저항의 음 악> 코너를 진행하고 있는 Julian Kim은 옆에서 "형, 얘네들 진짜 재밌는데 요?"를 연발했다. 그때마다 나 또한 엄지를 치켜세우며 한껏 웃어줬다.

PULP 2011년 와이얼리스 페스티벌 최고의 흥행카드는 바로 펄프의 공연이었다. 해 체 후 펄프 재결합을 많은 이들이 바랬다. 하지만 이들은 각자의 활동을 할 뿐 근 10년 동안 펄프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2010년 보컬 자비스 코커(Jarvis Cocker)는 2011년 펄프가 다시 뭉칠 것이라고 했고, 정말 꿈처럼 와이얼리스 페스티벌의 라인업에 펄프의 이름이 새겨졌다. 이에 더해 올해의 스케쥴을 끝으로 2012년부터 다시 활동을 중단할 것이라는 인터뷰까지 나오 자, 공연의 가치는 더더욱 높아졌다. 결국 3일의 와이얼리스 페스티벌 중 펄프 가 출연한 일요일의 티켓만 매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덕분에 영국에서 유학 중인 동생은 암표를 사서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공연장에서 만난 영국 사람 들은 대부분 공연을 집중하고 보기보다는 공연을 BGM삼아 친구들과 수다를 떨거나, 춤을 추며 그 시간 자체를 즐겼다. 하지만 이 날 공연만은 달랐다. 공 연이 시작하기 전부터 펄프를 외치며 무대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후 무 대를 가리고 있던 검은 천에 <Hello>라는 글자가 뜨자 다들 난리가 났다. 이 어 <펄프를 기억하시나요?>, <우리가 보고 싶으신가요?>, <정말인가요?>, < 그렇다면 혹시>, <처음을 기억하시나요?>을 끝으로 막이 사라지며 첫 곡 'Do you remember the first time'이 연주되며 공연이 시작됐다. 가장 최근에 발 표된 펄프의 앨범이 2001년도에 나왔으니 적어도 10년 이상된 곡들로만 이 루어진 공연은 세월의 간극을 전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세련된 편곡을 보여줬 다. 이들의 전성기는 1992년부터였으나 막상 당시의 나는 펄프를 전혀 몰랐 다. 나중에 음악을 듣고 좋아하게 되었을 때는 이미 해체한 후였다. 완벽하게 처음 접하는 펄프의 공연을 보면서 말로만 들은 자비스 코커의 매력에 빠져들 었다. 엄청나게 큰 키와 호리호리한 몸 위에 걸친 벨벳 정장은 더할 나위 없이 멋져 보였고, 어쩌면 변태처럼 보이는 퍼포먼스나 춤사위와 더불어 살짝 광기 가 느껴지는 눈빛은 묘한 조합인 동시에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결국 완전히 그 에게 빠져 버린 나는 공연이 끝나고도 한동안 제자리에 있었고, 셋리스트에 포함된 모든 곡들을 알지는 못했던 것이 많은 것을 놓치게 했다는 기분이 들었 다. 결국 와이얼리스 페스티벌이 끝난 다음 날인 월요일에 바로 펄프의 CD와 자비스 코커의 솔로 앨범 모두를 구매했다.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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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Sketch THE KillerCutz Live 킬러컷츠 2011. 12. 15 @ Club Octagon words : Lucy, photos : 박정호

지인의 파티 초대를 받았다. 연말이라 가볍게 즐기고 싶기도 했고, 새로 생 긴 클럽이 궁금하기도 했기에 클럽 옥타곤에 갔다. 공연을 본다기 보다는 말 그대로 순전히 놀기 위해 그 자리를 찾았을 뿐이었다. 디제이 타임이 있 은 후, 악기 들이 설치된 곳에서 공연이 시작되었고, 나도 그때쯤 술잔을 들 고 플로어로 갔다. DJ의 공연이 아니라는 것은 악기를 세팅할 때부터 알았 다. 최근 우후죽순 생겨나는 라이브 형태의 일렉트로닉 밴드들 중 하나일 것이라 여기며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그냥 음악을 즐겼다. 그런데 그들이 일 렉트로닉 음악의 붐 속에서 나온 팀이 아니라는 것은 첫 곡이 끝남과 동시

에 확신했다. 클럽에 들어서 처음으로 집중해 음악을 들으며 옆의 친구에게 이들의 이름을 물어봤다. 친구는 무대만을 쳐다보며 나에게 "킬러컷츠(The KillerCutz)!"라고 큰 소리로 대답했다. 두 번째 곡에서부터는 흡사 록 밴드 를 보고 있는 것 같은 음악과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거칠지만 섬세 하면서 아름다웠다. 시작이 빡빡한 리듬이라도 그 위에 쌓인 결과물은 몽 환적으로 들렸다. 이들은 자기만의 확실한 색을 가지고 있었다. 연주가 계속되면서 신디사이 저를 이용한 직접적인 연주는 점점 늘어났고, 공연 중반이 넘어서부터 이들 은 록밴드로 변해있었다. 그리고 나를 포함 춤을 추던 관중들도 변했다. 마 치 록밴드를 보러 공연장에 온 것처럼 열광하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의 공 연에서 춤을 추기 위해 음악을 들었다면, 이제는 음악을 즐기기 위해서 춤을 추었다. 40~50분가량의 공연동안 곡의 흐름은 점점 절정으로 올라가고 있 었고 임팩트 강한 마지막곡이 그 긴장감을 터뜨리면서 공연은 끝났다. 단순 히 분위기를 즐기러 왔다가, 킬러컷츠의 공연을 보고 마음껏 놀아보겠다 마 음을 먹었는데 파티가 끝나버렸다. 마치 영화관에 와서 예고편을 30분 봤 는데, 본 영화가 10분 상영되고 끝난 느낌이었다. 이런 허무함을 느낀 사람 은 나만이 아니었는지 많은 사람들이 앵콜을 외쳤지만 공연은 그걸로 끝이 었다. 어쩌면 그래서 공연의 여운이 길게 남아, 내가 이런 글까지 쓰게 된 것 일지도 모르겠다. 그 때의 아쉬움을 안고, 이 글을 쓰기 위해 이들을 검색해 보았다. 신디사이 저와 보이스로 이펙팅을 하던 이는 상진이라고 한다. 그는 김바다가 보컬로 참여했던 요즘도 회자되는 일렉트로닉 밴드 레이시오스(the ratios)에서 프 로듀싱을 담당했었다. 오랫동안 여러 음악 크리에이터로서 활동을 해왔던 그가 직접 만들고, 연주하는 음악은 가벼워지기 쉬운 일렉트로닉 음악 안에 서도 깊이를 갖고 있다. 그와 함께 하고 있는 또 한 명의 멤버인 커스(Kuss) 는 주로 신디사이저로 킬러컷츠의 사운드에 생동감을 넣어주고 있다. 멜로 디를 보조하다가 리드해나가기도 하며, 가끔씩은 솔로 파트를 맡아 완전히 앞에 나서기도 한다. 이 둘이 만들어내고 있는 킬러컷츠의 음악은 전자악기 들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실제 드럼과 기타, 그리고 베이스와의 조화를 위 해 많은 실험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실험들에서 뽑아낸 결과 물들을 하나씩 실제 무대에서 보여준다. 그 반복된 과정을 통해 새로운 스 타일의 음악을 만들어 가고 있는 그들을 만났다.

MOGWAI 내한공연 모과이 ( guest : 비둘기 우유 ) 2011. 11. 30 @ Ax-Korea words : 용식, photos : MAZI

모과이(Mogwai) 내한 소식을 듣고 많이 놀랐었다. 외국에서는 큰 페스티 벌의 헤드라이너로 서기도 하는 모과이지만, 보컬이 없는 인스트루멘탈 음 악은 한국에서는 인기가 없기에 이들의 내한은 전혀 기대하지 못했다. 이들 의 내한만으로도 고마운데 티켓가격도 매우 합리적이었다. 사실 열악한 밴 드 음악 시장에 반해 주변국의 간접적인 도움으로 많은 세계적인 밴드들의 공연을 볼 수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모과이까지는 기대하 지 못했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내한이 큰 행운 으로 느껴졌다.

모과이의 출신지인 스코틀란드 글라스고(Glasgow)의 날씨를 몰고 온 것처 럼 공연 날은 비가 내리기 직전의 우중충한 날씨였다. 예상했던 대로 외국 인 관객들이 많았고 혼자 온 관객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모과이는 정해진 시간보다 조금 늦은 7시 20분쯤에 무대에 올라왔다. 기척도 없이 아무렇지 도 않게 올라와서는 첫 곡으로 'White Noise'를 연주했고, 공연장을 꽉 채 운 사운드가 내 몸을 휘감고 있는 듯 한 기분이 들었다. 노이즈가 심하며, 볼 륨이 굉장히 클 것이기 때문에 귀마개를 준비하라고 예고 했던대로 사운드 는 엄청났다. 사실 악스홀의 음향이 그리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는 못하기 때문에 웅장한 사운드 안의 디테일 함을 잘 살릴 수 있을까 걱정 했다. 하지 만 공연 내내 사운드가 크게 뭉개지는 것도 느끼지 못했고 밸런스에서도 무 리가 없었다. 계속해서 멋진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모과이도 대단했지만, 공연을 보는 관 객들의 모습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감정표현을 자제하는 듯 했고 어느 공 연보다도 엄청나게 몰입한 듯 보였다. 곡 중간중간의 함성 말고는 모과이의 사운드만이 공연장을 맴돌았고 관객들도 서서히 빠져들어 가는 것이 느껴 졌다. 조명이나 영상의 경우도 절대 과하지 않았고 인스트루멘탈 밴드의 본 연인 사운드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곡 하나하나에 대한 느낌 보다는 공연 전반의 흐름이 인상적이었다. 초반 에는 차분히 그들의 음악을 들려주는 듯 하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혼돈 속 에 가둬놓는 듯 했다. 포스트록이 가지고 있는 곡 전개 방식 때문이라고 생 각이 든다. 음 하나하나를 더해가며 감정을 고조시키다가 한 순간에 터뜨려 버리는 특성이 공연의 흐름 속에 묻어나 있었다. 역시 그 정점은 'Mogwai Fear Satan' 이었는데 이때까지 절제해왔던 감정을 한꺼번에 폭발 시키는 것과 같은 웅장함을 보여주었다. 개인적으로 듣고 싶었던 '2 Right Make 1 Wrong' 과 'You're Lionel Richie'도 기대했던 것만큼 감정선을 적절히 어 루만져 주었다. 공연 어땠어? 라는 지인의 질문에 뭐라 딱히 할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뭔가 대단한 걸 본것 같았다. 15년 경력의 탄탄함이 느껴졌다. 진부한 표현 같지 만 사실이 그랬다. 그들 스스로 열심히 하는 밴드라 하니 다음 앨범에서는 어떤 것을 보여줄 수 있을지 무척 기다려 진다. 와인잔에 소주를 마시면서 연신 "cheers"를 외치는 모습을 국내에서 다시 볼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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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RULI 내한공연 쿠루리 2011. 11. 27 @ V-Hall words, illustration : NOKID

11월 27일은 내 생일이다. 언제나처럼 비슷한 하루일뿐인 이 날이 올해만 은 특별했다. 바로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쿠루리의 한국에서의 첫 단독 공 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보잘 것 없는 내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쿠루리님 께서 오신 것만 같았다! 이는 신이 주신 생일선물임이 틀림없었다! 2004년 나와 친구들은 그 해 하나의 영화에 엄청나게 열광했다. "조제 호 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이누도 잇신 감독의 이 일본영화는 장애가 있는 여 자주인공 "조제"의 사랑이야기다. 사랑의 끝을 알면서도 진행되어가는 드 라마는 수염이 거뭇거뭇 나고 우락부락한 외모의 우리들의 여린 심금을 격 하게 울렸다. 특히 엔딩곡 'Highway'의 풋풋한 가사내용은 말로 하기 힘든 감동과 여운을 진하게 남겼다. 그때부터 쿠루리의 팬이 되었고. 일본을 건 너갈 기회가 한번 있어서 그때 중고 CD 가게에 진열된 쿠루리의 앨범을 쓸 어왔다. 그 후 고맙게도 파스텔뮤직이 쿠루리의 앨범을 계속 라이센스 해

줬고. 쿠루리는 신보가 나올 때마다 듣지도 않고 주문 버튼을 클릭하게 되 는 밴드가 되었다. 그들의 음악은 뭐랄까 '말로는 설명하기 힘들지만 내가 원하는 그 무언가'딱 그런 것이다. 풋풋하고 순수하지만 거칠고 강렬한 초 심을 잃지 않는 사운드와 훌륭한 가사는 정말 최고다. 올해 여름 [지산 밸리

등 많은 히트곡들이 연주되었다. 모인 관객들 또한 쿠루리의 골수팬이 많 아보였기에 마음껏 즐길 수 있었고, 일본어 노래들임에도 몇몇 히트곡들 은 많은 사람들이 합창에 가깝게 따라 불렀다. 쿠루리의 한국 팬 까페에 가 입되어 있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팬 까페 차원에서 준비되어있는 이벤트가

록 페스티벌 2011] 에서 이미 초청을 받아 다녀갔고 나도 그 자리에서 이미 그들의 공연을 보았지만 30분이란 시간은 너무 짧았다. 들을 수 있는 곡도 한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단.독.공.연. 드디어 왔다. 8년을 기다렸던 쿠루리 가 왔다!

진행되었다. '장미꽃'노래를 부를때 장미를 뿌리며 빨간 색종이를 날리고 'Highway'를 연주할때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사람들. 급하게 오느라 이벤 트 준비물을 가져오지 못했다는 변명을 하는 나란 팬은 참 못난 팬이다.

쿠루리의 공연은 무척 무겁고 진중하게 시작했다. 앨범 [team rock] lv.30 과 [영혼의 행방]의 lv.45가 연달아 연주되며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멘트 는 무척이나 즐겁고 유쾌하게 준비해왔다. 지산 때도 봐서 혹시나 했는데, 이번에도 멘트를 대부분 풋풋한 한국어 실력으로 준비해왔다. 안뇽, 이뻐, 막걸리 등등 다양한 한국어와 제스처를 섞어가며 관객들을 유쾌하게 했고 분위기는 무척이나 훈훈했다. 이어지는 공연. 데뷔 20년에 가까운 쿠루리 의 연주는 정말 대단했다. 그 사운드에 묻어나는 관록의 대단함을 느끼면 서 새삼스레 일본에 깔려있는 라이브하우스들의 인프라가 느껴지는 듯해 부러웠다. '장미꽃', 'Highway', 'Tokyo', 'River', 'Wondervogle', 'Birthday'등

공연을 마치며 앵콜로 등장할 때 쿠루리 멤버들이 주황색 궁서체로 "쿠루 리" 라고 한글로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무대에 올랐다. 사람들은 환호했고, 모두 그 티셔츠를 구매하고 싶어 했지만 굿즈로 팔지 않았기에 매우 안타 까웠다. 공연은 결국 아쉽게도 끝났다. 시작했으니 끝이 있는 건 당연했지 만 너무 아쉬웠다. 또 언젠가 오겠지 생각했지만 나중에 엔화가 약세가 될 때 한번쯤 일본으로 건너가 보는 것도 괜찮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번 공연 으로 영화 "조제~"를 보며 눈물을 훔치던 그 때의 여린 심정으로 돌아간 내 마음이 다시금 거뭇거뭇해질 때 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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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koma RECORD Vol.1

The end of the World 엘리펀트 슈의 마스코트로 일하고 있는 코코마(5세)씨는 적은 임금 때문에 다른 직 업을 알아보고 있었다. 인터넷에 자신의 이력서를 올려놓기도 하고, 인력소개소에 나가보기도 했다. 그러다 아이들에게 풍선을 나눠주는 일을 해달라며 놀이공원에 서 연락이 왔다. 전화가 끊기기 전 "인형탈은 필요 없으니 싸게 먹히겠네~"라는 소 리가 담당자의 웃음소리와 함께 어렴풋이 들렸다. 첫 출근 날, 코코마씨는 코끼리 손은 풍선 줄을 쥘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렇 게 서글서글해보였던 담당자께서는 순식간에 악마로 변해 당장 돌아가라고 욕을 하고 있었다. 그 때 코코마씨는 "코.. 코로 잡을 수 있어요! 코끼리 아저씨는 코가 손 이라잖아요!"라며 다급히 코로 풍선 줄을 잡아봤다. 하지만 줄줄이 새어나가 천장 에 매달려 있는 풍선을 보며 담당자는 "코 같은 소리 하고 있네!"라며 동물원에 근 무하는 사람답게 온갖 동물들이 등장하는 욕을 보여줬다. 결국 집으로 돌아온 코코마씨. 다른 직업을 찾기 위해서 신문 속 구직란을 뒤지던 중 <LP 공장 저가 매각>을 발견했다. 엘리펀트 슈에서 일할 때 "아~ 요즘 LP를 다시 찍어 내면 대박날텐데~"라고 편집장 石군이 말했던 것이 생각났다. 결국 단칸방 을 담보로 대출해서 공장을 찾아갔지만 어림없는 돈이었기에 코코마씨는 기계만 을 할부로 구입해 집으로 왔다. 기계 하나 놓으니 꽉 차는 단칸방에서 쪽잠을 자면 서 생각했다. '그래도 난 사장님이잖아!' 그 때, 걸 그룹이 한참 춤을 추던 TV에서 긴급뉴스라며 지구를 향해 날아오고 있는 소행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1주일 후면 지구는 종말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떠 들기 시작했다. '2012년에 지구가 망한다더니 그게 사실일 줄이야! 그래도 대출금 은 갚지 않아도 돼서 다행이겠다.'며 내일 지구가 망해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 겠다던 스피노자를 넘어선 초긍정적인 자세로 지구 종말을 1주일 남겨둔 지구인들 에게 팔릴 만한 앨범 제작에 들어갔다. 그 앨범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름하야 지구 종말 컴필레이션, "The End of the World"

TRACK 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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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Last resort – Paparoach

6. Song For the Dumped – Ben Folds Five

소행성이 지구로 접근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자 지구는 대공황 상태에 빠졌다. 모두가 하 던 일을 내팽개친 것 같았지만 그 와중에도 거상들은 움직이고 있었다. 핵폭탄이 터져도 끄 떡없는 벙커는 소행성과의 충돌에도 견뎌낼 수 있다며 입주 신청을 받고 있었다. 최대 정원 이 50가구라는 이곳에 세계 51번 째 부자 가족이 못 들어갈 정도의 품절 사태가 벌어졌다.

반면 헤어진 지 얼마 되지 않는 이들의 상황은 조금 달랐다. 차이면서도 이미지 관리를 위 해 쿨하게 헤어졌던 이들은 이제 물불 가릴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 벤 폴즈가 이 노래에서 "내 돈 내놔! 그리고 전에 빌려가고 안 돌려준 검은 색 티셔츠도 내놔!"라고 한 것처럼 못 받은 것 리스트를 작성하기도 했다.

2. Die all right – the Hives

7. Reset – Mutemath

벙커로 들어가지 못한 이들은 "어디 다 같이 죽어보자!"며 이곳, 저곳을 습격하기 시작했다. 남자들이 이유 없이 싸우고 있을 때, 여성들은 이유 있는 싸움을 하고 있었다. 백화점에서 명품 가방 쟁탈이라는 대의를 두고.

이렇게 느낌은 달라도 모두가 평소와는 전혀 다른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동안 소행성은 점점 더 지구에 가깝게 다가왔다. 이에 일부 종교단체에서는 이번 소행성 충돌은 지구의 정 화작용이며 자신의 종교를 믿는 이들은 충돌에도 살아남아 정화된 지구에서 살게 될 것이 라고 말하며 자신들과 함께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자고 하기도 했다.

3. Wake the dead – comeback kid

8. Nice Dream – Radiohead

그렇다고 모든 이들이 삶을 포기했던 것은 아니다. 일부의 사람들을 오히려 기존의 삶을 포 기함으로써 포기했던 꿈을 되찾기도 했다. 한 때 화가를 꿈꿨던 보험판매원은 지구의 마지 막 날 자신의 가족 초상화를 그리며 다시 화가가 됐다. 후회 속에 죽어 있는 이들에게 다시 일어나라고 하는 이 노래 가사처럼.

종교에 기대며 안정을 찾은 이들도 있었지만, 언제나처럼 자신만을 믿고 지냈던 이들은 어 디에 기댈 수가 없었다. 그저 이는 꿈일 것이라 생각하며 자고 일어나면 다시 극히 평범하고 지루했던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라 여기며 잠을 청했다.

4. I could Die for you – Red Hot Chili Peppers

9. Perfect day – Lou Reed

뉴스가 나오기 하루 전에 프로포즈를 하며 "난 널 위해서라면 죽을 수도 있어!"라고 말한 사 람이 있었다. 사랑하는 이를 위해 할 수 있는 말 중 최고의 가치를 가졌던 이 말은 하루가 지 나 모든 이들이 며칠 후면 죽게 된다는 것을 알고 난 후 아무런 가치 없는 말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잠을 자고 일어나 속으로 '꿈이었을 거야.'를 연신 외치며 TV를 틀었다. 그러나 뉴스 에서는 앞으로 한 시간 후면 소행성과 충돌할 거라며 쌍욕과 함께 스트립쇼를 시작한 아나 운서를 보고 지구종말이 얼마 안 남았다는 확신을 가졌다. 창밖으로 보이는 맑은 풍경을 보 니 종말을 맞이하기엔 지나치게 좋은 날이었다.

5. Love me two times – The Doors

10. What a wonderful world – Louis Armstrong

그럼에도 사랑을 최고로 여기는 사람은 남아 있었다.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고 해도 사랑하 는 이로부터 사랑을 받고 싶은 마음은 여전했다. "날 두 번 사랑해줘요. 한 번은 오늘을 위 해, 그리고 또 한 번은 내일을 위해."라는 가사처럼 마지막일 수도 있는 오늘을 뜨겁게 사랑 하며 보내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는 푸른 하늘을 봐요, 하얀 구름도 보구요. 그리고 생각해요. 정말 아름다운 세상이야."라 는 가사처럼 창밖의 풍경을 보며 지구 종말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그 때 TV에서 특집방송 이라며 스트립쇼를 했던 아나운서의 소개로 마술사 이은결이 나왔다. 그리곤 소행성이 사 라지는 마술을 보여주며 지구는 살아남았다.

E L E P HA N T - S HO E


RECOMMENDED ALBUMS

The Black Album (EP) 아폴로 18 2011.11.24. 비타민 2009년 헬로루키 연말 본선에서 대상 수상자로 아폴로 18이 뽑히던 그 현장에 있었다. 이미 아폴로 18의 팬이 되어있던 나였지만 그들의 수상 확률은 거의 없 다고 생각했다. 왜냐면 헬로루키의 역사상 2009년도가 경쟁이 가장 치열했기 때문이다. 당시의 후보들을 꼽아보자면, 데이브레이크, 좋아서하는밴드, 노리 플라이, 텔레파시 등이 있었다. 현재 음악 페스티벌에서 빠져서는 안 될 핵심 밴 드들이 된 이들이 모두 모여 있었고, 더구나 이들은 아폴로 18이 한국에서는 갖 기 힘든 대중성까지 갖고 있었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아폴로 18이 대상을 받았 고, 그때부터 성장을 거듭하며 올해에는 미국투어와 후지 록 페스티벌에 참여 하는 등 글로벌 밴드가 되고 있다. 그런 그들의 이번 EP앨범은 자신들의 성장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카랑카랑한 기타 사운드와 빈티지한 베이스 톤에서는 개러지 록을, 듣는 이의 마음이 동할 수밖에 없는 기타 리프에서는 메탈을, 그리 고 곡 구성에 있어서는 포스트 록의 형식을 따오며 세 장르의 묘한 접점을 찾아 내,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자신들만의 사운드를 완성시켰다. 이 앨범에 있어 아 쉬운 점은 딱 하나다. 4곡밖에 없다는 점. 그 외엔 완벽하다.

Down to Earth 시와 2011.11.29. 미러볼 뮤직

2012. 01 ELEPHANT-SHOE CHART * 이 차트는 향뮤직의 12월 음반 판매량을 기준으로 합니다.

1 Down (SINGLE)

브로큰 발렌타인 Broken Valentine

2 5집 - 아름다운 날들 루시드 폴 Lucid Fall

3 2집 - Down To Earth 시와 Siwa

4 11111101

이디오테잎 Idiotape

사람이 소리가 나는 방향을 인지하는 것은, 한 소리가 좌우의 귀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의 차이 때문이라고 한다. 소리의 속도는 평균적으로 초당 340m를 이동한다. 그런데 귀와 귀 사이의 거리가 얼굴이 큰 나의 경우에도 30cm를 넘지 는 않으니 고작 몇 백 분의 일초의 차이를 구별해 낸다는 것이다. 앨범 소개를 하 는데 과학잡지에 나올 법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이 앨범을 들으면 독특한 공간 감을 가장 먼저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여러 악기를 사용하는 것이, 또 색다른 사 운드를 만들어 내는 것이 트렌드이다보니, 오밀조밀 모여 있는 요즘의 사운드 속에서 공간감을 느끼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앨범은 첫 트랙부터 시와의 목 소리가 굉장히 가까이 다가와 있고, 기타라든지 다른 악기들이 시와로부터 한 걸음 떨어져 있어, 그 거리만큼의 공간감이 음악을 듣는 내내 느껴진다. 날이 추 워져 외출하는 사람이 줄어들어 한적해진 길거리에, 가로수마저 빽빽하던 잎이 떨어져 가지만 남아있으니 마치 공간이 넓어진 것 같은 착각이 드는 겨울이다. 이런 순간, 이런 공간에서, 이 앨범과 함께 한다면 마치 저 높은 빌딩에서 나 자 신과 그 주변 공간을 쳐다보는 것처럼 넓은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음악가 자신의 노래 김목인 2011.12.01. 미러볼 뮤직 주변의 많은 음악가들이 대부분 처음 누군가와 만났을 때 "음악가 OO"가 아 닌 "음악하고 있는 OO"라고 자신을 소개하곤 한다. 그들에게 왜 음악가라고 하지 않느냐고 물으면, 왠지 음악가라고 하기엔 쑥스럽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데 김목인은 자신의 솔로 데뷔 앨범의 제목을 "음악가 자신의 노래"라고 붙였다. 자신을 음악가라고 부르는 데에 망설임 없는 그의 멋진 자세에 이 앨 범에 대한 자신감이 느껴졌기에 음악이 궁금해져 이 앨범을 구입했다. 첫 트 랙부터 음악가란 직업이 무엇인가에 대한 자문자답을 하며 시작됐다. 그리고 이어지는 트랙들에서는 통통 튀는 사운드 속의 가사들로 음악가에 대한 자신 의 생각들을 하나하나 정리하고 있었다. 그 생각들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두 곡인 '꿈의 가로수길'과 '뮤즈가 다녀가다'는 마치 악기들이 살아 있는 느낌마저 들 정도였다. 김목인이 기타를 메고 앉아 있고 그 주변에는 눈, 코,입이 달려있는 아코디언과 바이올린 등이 앉아서 스스로 자신을 연주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며 그 귀여움에 볼을 붉히며 "킥"하고 웃었다. 그 때 지하 철 맞은편에 앉았던 아저씨의 황당한 표정이 기억난다.

Mylo Xyloto Coldplay 2011.10.24 EMI music 올해 여름 싱글로 공개된 'Every Teardrop is waterfall'은 한동안 라이브 의 엔딩곡을 차지하고 있던 'Viva La Vida'를 밀어냈을 정도로 큰 사랑을 받 고 있다. 나 또한 매일 아침마다 들었는데, 덕분에 이번 앨범을 살 때 가장 기대되지 않는 곡이 되어버렸다. 구입 후 1번 트랙부터 순서대로 듣던 중 6 번 트랙 'M.M.I.X.' 가 나올 때 당연히 'Every ~'의 시작이라 여기고 무심히 듣 고 있었다. 한참을 기다렸는데도 메인 멜로디는 나오지 않아 이상히 여길 때 쯤 조금씩 다른 악기의 사운드가 더해졌다. 그리고는 자연스럽게 다음 트랙 'Every ~'로 이어지며 메인 멜로디가 시작되었는데, 수십 번은 들었을 똑같 은 노래가 처음 들었을 때보다 윤기 나는, 보다 더 화려한 색채로 다가왔다. 마치 20년 쯤 쓴 브라운관 TV를 LED TV로 바꾼 듯한 느낌이었다. 이는 이번 앨범에 프로듀서로 참여한 앰비언트 장르의 창시자인 브라이언 이노의 영 향임이 분명하다. 브라이언 이노가 누구고, 앰비언트가 무슨 음악인지는 긴 설명보다 이 한 트랙을 들어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한 트랙의 사운드로 콜드 플레이의 이번 앨범은 완성됐다.

5 The Black Album (EP) 아폴로 18 Apollo 18

6 백야 (EP) 짙은

- Don't You Worry Baby 7 2집 (I'm Only Swimming) 검정치마 The Black Skirts

8 Burnout (EP) 포 Poe

9 아편굴 처녀가 들려준 이야기 별 Byul

10

*뱅쿠오: 오늘밤 비가 내릴 모양이구나. / *첫번째 암살자: 운명을 받아 들여라. (카세트 테잎) 불싸조

11

Bittersweet

12

Dr. Alcohol

13

34:03

14

Down (SINGLE)

15

2집 - 우정모텔

16

Crossroads Of Death (EP)

17

Guckkasten (RE-RECORDING)

18

Gate Flowers (EP)

19

소실 (EP)

20

2집 - Interruption By Interface

랄라스윗

바비빌 Bobbyville

김일두 & 하헌진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얄개들

사일런트 아이 Silent Eye

국카스텐 Guckkasten

게이트 플라워즈 Gate Flowers

꿈에 카메라를 가져올걸

트랜지스터헤드 Transistorh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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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T EN JOY

"오빠, 오늘 뭐 할까?" "아, 몰라~ 영화나 보든지~" 이는 사귄 지 200일 이상 된 커플들이라면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하게 되는 말이다. 할 일이 없을 때 시간 때우기 용으로 영화를 보러간다. 그러나 그것도 한 계가 있다. 자칫 잘못 했다가는 "오빠는 나랑 하고 싶은 게 없어?"라는 꾸지람을 듣게 된다. 여기서 행여라도 "그럼 네가 데이트 코스를 짜보든지!"라며 발 끈했다간 큰 화를 자초하게 된다. 이런 위기 상황에 봉착한 커플을 위해 홍대 클럽의 인디밴드 공연을 추천한다. 공연 티켓은 영화 티켓 값보다 조금 비싸다. 대신 공연시간이 길어 공연이 끝나면 데이트도 같이 끝나기 때문에 영화를 보고 남는 애매한 시간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홍대 클럽이 어 디에 뭐가 있는지 몰라서 못 가는 당신을 위해 클럽을 하나씩 소개하려고 한다. 그리고 보다 센스 있는 애인이 될 수 있도록 클럽 가까이에 있는 맛집도 공개 한다. 정말 맛있는 곳이어서 이곳에 공개하고 줄서서 먹게 될까 걱정은 되지만 당신의 편안한 연애생활을 위해 눈 꼭 감고 공개한다! 정말이다!

ROLLINGHALL 홍대의 라이브 클럽 중 <롤링스톤즈>와 <롤링홀>은 비슷한 이름을 갖고 있 어, 처음 클럽을 찾아오는 사람은 착각할 수도 있다. 롤링스톤즈는 신촌역 쪽 에 있고, 롤링홀은 합정역 쪽에 있다. 행여라도 헷갈릴 경우 원했던 공연을 놓 칠 수도 있다. 두 클럽의 이름이 비슷한 것은 두 클럽 모두 한 회사에서 운영하 고 있기 때문이다. 1995년부터 운영된 롤링스톤즈는 2000년대 초에 또 하나 의 클럽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롤링홀이다. 홍대의 라이브 클럽들의 규모는 비슷비슷한데, 그 중에서 꽤 큰 규모의 클럽이 몇 개 있다. 롤링홀은 그 몇 개 의 클럽 중 하나로 600명의 관객이 공연을 볼 수 있는 상당히 큰 공연장이다. 공연장이 크다보니 의자를 놓아도 200명 이상이 공연을 관람할 수 있어 의자 를 놓고 공연을 하는 경우가 많다. 덕분에 스탠딩 공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 도 부담 없이 공연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공연마다 좌석이 있을 수도, 또 없 을 수도 있기 때문에 꼭 의자에 앉아서 공연을 봐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미리 롤링홀에 전화를 해서 확인해보는 편이 좋다.

공연일

공연명

출연

01. 13 (금)

스모키사운드 인디뮤직 페스티벌

예리밴드, 아이씨사이다, 딕펑스, 이지보이

01. 21 (토)

ROLLING 17TH ANNIVERSARY (THE ROLLING SHOW VOL.04 )

EVE, 내귀에도청장치, 트랜스픽션, 스키조 , 네미시스 , 바닐라유니티 , 로맨틱펀치

ROLLING 17TH ANNIVERSARY (THE ROLLING SHOW VOL.05 )

10CM ,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 눈뜨고코베인 , 허클베리핀

01. 28 (토)

Dan Deacon 내한공연

Dan Deacon

01. 29 (일)

ROLLING 17TH ANNIVERSARY (THE ROLLING SHOW VOL.06 )

톡식 , 딕펑스 , 브리즈 , 브로큰발렌타인 , 블루니어마더, 아이씨사이다 , 엑시즈 , 예리밴드

02. 05 (일)

ROLLING 17TH ANNIVERSARY (THE ROLLING SHOW VOL.07 )

피아, 갤럭시 익스프레스, 몽구스, 옐로우몬스터즈, 문샤이너스, 슈퍼키드, 텔레파시, 스팟라이트

02. 10 (금)

ROLLING 17TH ANNIVERSARY (THE ROLLING SHOW VOL.08 )

가을방학 , 제이레빗 , THE FINNN

02. 11 (토)

비바 월드 vol.3

크라잉넛, 뷰렛, 네메시스, 갤럭시 익스프레스

02. 19 (일)

ROLLING 17TH ANNIVERSARY (THE ROLLING SHOW VOL.09 )

블랙홀, 블랙신드롬, 크래쉬, 디아블로, 나티, 바셀린, 매써드, 해리빅버튼

01. 27 (금)

요즘처럼 인디레이블이 많지 않았던 과거에는, 홍대의 각 클럽마다 클럽에서 밀어주는 에이스 밴드들이 있었다. 그 에이스 밴드의 음악 스타일을 보면 그 클럽이 선호하는 음악 스타일을 알 수 있었다. 요즘은 이런 것이 많이 사라졌 지만, 롤링홀은 17년 동안 이어온 전통을 유지하려고 한다. 그래서 아직도 스 트레이트한 록 스타일의 밴드들의 공연을 많이 볼 수 있다. 현재 17주년 기념 공연이 한창 진행 중이어서 저렴한 가격에 대단한 밴드들을 한 자리에서 만 날 수 있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말기를!

information 주 소 :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02-22 B1 공연문의 : TEL 02)325-6071 / FAX 02)325-6076

7 합정역

우리은행

6

홀트아동복지회

농협

含博食堂 함박식당 스마트폰 보급률이 42.9퍼센트가 넘었다는 요즘이지만, 길을 못 찾는 사람은 여전히 못 찾는다. 그런 이들을 위해 오지랖에 가까울 정도의 자상함을 발휘해 글로써 함박식당을 찾아가는 길을 한 번 더 설명하겠다. 우선 롤링홀 문을 등 진 채 오른쪽 방향으로 돌아 합정역을 향해서 조금 걷는다. 아주 작은 첫 번째 골목을 지나, 두 번째 골목에 까페 브라운이 있다. 이 건물을 끼고 우회전을 한 후, 파란 글씨로 적힌 <함박식당>이라는 간판을 찾았다면 제대로 도착한 것 이다. 가게에 들어 왔다면 빈자리에 앉아, 주문을 하고, 나온 음식을 맛있게 먹 고, 간간히 애인님 좀 웃겨드리고, 계산하고, 사장님께 작별인사를 하고 나오 면 된다. 응? 추천메뉴? 지도를 넣고 길도 알려줬는데 어디까지 알려주길 바 라는 건지. 이럴 거면 아예 나더러 데이트도 대신해달라고 하지, 왜? 나 참. 알 겠다! 인심 쓴 김에 조금 더 어드바이스 해주겠다. 함박식당이라는 이름 그대 로 이 가게는 함박 스테이크를 파는 곳이다. 이 식당의 메뉴는 네 가지지만 모

Alarm 혜당한방병원

ROLLING

CULTUREONE MEDIA

두 함박 스테이크다. 데이트 시 음식 주문의 정석! 클래식한 메뉴 하나와 독특 한 메뉴 하나! 우선 클래식한 메뉴로는 우리가 함박 스테이크라는 말을 들었 을 때 머릿속에 그려지는 그것! 여기에서는 <꼰따꼰따>라고 부른다. 비쥬얼 은 비슷해보여도 패티의 부드러움과 소스의 고소하면서도 짭쪼롬한 맛은 상 상과는 전혀 다를 것이다. 독특한 메뉴의 이름은 <함퐁>. <함>박 스테이크가 <퐁>당하고 자작한 국물에 들어 있어서 붙은 이름이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 다. 이름의 귀여움만큼이나 맛도 대단하다. 패티를 잘라 국물과 함께 입에 퐁 당 넣으면 행복함이 퐁퐁퐁 피어난다. 이렇게 시켜 먹으면 애인님께 혼날 걱 정은 뚝! 칭찬 받을 기대만 하면 된다!

information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02-5번지 2층 070-4409-0205 [평일] 12:00~15:00 / 17:00~22:00 [토, 일] 12:00~22:00 (준비시간 없음) 정기휴일 : 매주 화요일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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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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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길

1 상수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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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쿠키 냄새를 맡으면 힘이 솟는 엘리펀트 슈의 마스코트 코코마! 여기에는 지난 한 달 동안 코코마가 트위터를 통해 전했던 해외 소식을 모아놨습니다. 보다 빠른 음악 뉴스와 엘리펀트 슈 관련 소식을 얻고자 하신다면 팔로우 해주세요. 트친이 되시면 코코마가 음악 추천부터 맛있는 쿠키 추천과 연애 문제, 인생 상담 등 무엇이든 해드립니다. 어서 오세요, 코코마에게 :)

글라스톤베리 페스티벌의 창시자인 마이클 이비스가 '유럽 페스티벌 어워드' 로부터 평생공로상을 받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영국의 아일 오브 와이트페스 티벌에서 영감을 받아 1970년 글라스톤버리 페스티벌을 만드셨던 마이클 아 저씨! 페스티벌 사이트를 홀로 순찰하시던 모습이 생생하네요.

얼마 전 라디오헤드가 90년 초에 녹음한 곡이라 추정되는 음악이 온라인상에 올라왔습니다. 'Putting Ketchup in the fridge'/'How do you sit still'이라고도 불리는 이 곡은 정말 라 디오헤드의 첫번째 앨범 <Pablo Honey>아니면 두번째 정규 앨범 <The Bends>의 B-side인걸까요? 한번 들어보셔요!

12월에 개봉한 카메론 크로우 감독의 새 영화 "We Bought a Zoo"에서 욘시가 영화 음악을 담당했습니다. 그중에 한 곡인 'Gathering Stories'한번 들어보시죠.

라디오헤드의 미발표곡이 공개에 이어 신곡 'The Daily Mail'를 정식으로 발표했습니다. 한 번 들어 보시고 미발표 곡과 비교해 보세요. 스타일이 확실히 많이 달라졌네요.

2011년이 퀸의 40주년 기념의 해였다면 올해는 비치 보이스(Beach Boys)가 50주년을 맞이한 해입니다. 'Surfin USA'나 'KOKOMO'를 부르던 그들이 이제 어느덧 할아버지가 되었지만 올 해 50주년을 맞아, 이를 축하하기 위해 새 앨 범도 내고 투어도 다닌다네요. 할아버지들, 건강 잘 챙기세요!

얼마 전 런던에서 있었던 판다베어(애니멀 콜렉티브의 맴버)의 솔로공연에 Spacemen 3와 Spectrum의 멤버인 소닉붐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판다베 어의 2011년 앨범 <Tomboy>에 프로듀서로 참여했던 그는 공연 내내 판다베 어를 도와 열정적인 무대를 보여주었죠.

글라스톤 베리 페스티벌이 2012년에 휴식기를 가진다는 소식은 다들 알고 계 시죠? 아일랜드의 대표 페스티벌 중에 하나인 Oxegen 페스티벌 또한 한 해 를 쉬고 2013년에 다시 돌아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2012년은 올림픽 덕에 페 스티벌은 가뭄이 들었네요.

만약 당신이 좋아하는 뮤지션이 아침방송에 나온다면 어떤 느 낌일까요? 허무맹랑한 이야기만은 아닐겁니다. 미국 시카고 TV 아침 방송에 윌코의 프론트맨 제프 트위디가 일일 기상 캐 스터로 시청자들에게 한 주의 날씨를 알려주었다고 합니다.

2012년 새해를 맞아 엘리펀트슈 가족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 한해 흑룡처럼 훨훨 날 수 있는 용부적과 가난한 뮤지션을 위한 금은보화 부적을 준비했습니다. 효력은 믿거나 말거나.

kokoma is taking an energetic toward. one small piece of cookie is all that takes to make a friend of kokoma. come on here and walk hand in hand with kokoma, singing all the way up the journey.

NAME : KOKOMA SEX : 미확인 HEIGHT : 152CM. 성장중 WEIGHT : 미확인 HOBBY : 길거리에서 동전 줍기, 구름 보며 어떤 모양 닮았나 생각하기 SPECIALTY : 코로 비누방울 불기, 동물과 이야기 하기 ETC : 맛있는 쿠키 냄새를 맡으면 힘이 솟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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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기사 중 극히 일부만을 웹에서 발췌했습니다.

www.elephant-shoe.net renewal compl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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