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EPHANT-SHOE 2012/05 no.7 vol.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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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ependent rock magazine vol.58 / www.elephant-shoe.net / 2012 MAY TABLOID 07

갤럭시익스프레스와 옐로우몬스터즈의 북미투어


Small Talk about Music EPISODE : 결혼 날이 따뜻해지고 나니 주변에 결혼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덕분에 이미 가벼워질 대로 가벼워진 지갑이 더더욱 가벼워지고 있습니다. 응당 축하해줘야 할 일인데도 그놈의 돈 때문에 순수하게 축하해줄 수 없어지는 요즘입니다. 옛날엔 결혼하는 집에서 한 상 차리고 손님을 맞았을 텐데요. 그때에도 축의금 때문에 속 썩었을까요? 아무튼 5월의 신부 여러분 축하드려요~

石군

Eels – Your Lucky Day in Hell

Album : Beautiful Freak (1996) 1~2년 만에 연락 오는 친구들은 대부분 결혼소식을 전한다. 배고픈 나를 밥 한끼 먹여보내고자 하는 그들의 호의를 받으러 가는 길에 난 이 음악을 듣는다. “그래. 지금부터 시작될 결혼생활에서 오늘이 너의 마지막 운 좋은 날이지. 잘 가라! 지옥으로!”

JEE

The Verve - Bittersweet Symphony

Editor's Note 봄바람이 무섭긴 무서운가 봅니다. 엘리펀트슈의 모든 식구가 봄바람에 정신이 팔려서 그 어느 때보다도 사건이 없는 평탄한 마감기간이었음에도 개인적으로는 가장 힘든 마감이었네요. 이놈의 봄이 빨리 지나가야겠습니다. 다행인건 요즘 들어 사계절이 여름-겨울의 이계절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죠. 마치 군대처럼 말이죠. 이제 추위의 시즌은 갔고, 더위의 시즌이 오고 있으니, 록 매거진 엘리펀트슈의 제철이 오고 있습니다. 제철음식 엘리펀트슈 많이 드세요 :)

Album : Urban Hymns (1997) ‘결혼은 외롭다고 느낀 남녀가 만나 서로에게 또 다른 고독감을 던져주는 행위다.’ ‘나에게 제2의 인생이 주어진다면, 그것은 바로 결혼을 통한 또 다른 삶을 완벽하게 누리고 싶다는 것이다.’ 독신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결혼 해악론과 프랑스 철학자 사르트르와 계약 결혼을 선언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시몬 보브아르 여사의 결혼 예찬론이다. 결혼에 대해 이처럼 대조적인 결론을 내고 있듯이 결혼은 쉽지 않은 명제이다.

JUNE

Def Leppard - Love Bites

Album : Hysteria (1987) 결혼이야기, 결혼은 미친 짓이다, 어린 신부, 난 이상한 사람과 결혼했다, 결혼의 조건, 결혼의 위기, 결혼과 이혼의 사이, 실종된 결혼, 결혼 법칙, 사랑하고 싶은 여자, 결혼하고 싶은 여자, 연애는 프로 결혼은 아마추어,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 시켜줘, 결혼기념일에 생긴 일, 청혼, 결혼 반지,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 신부의 아버지, 웨딩 플래너, 결혼 피로연, 결혼해도 괜찮아, 런어웨이 브라이드. 이상은 결혼과 관련된 영화 제목임.

이지선

2012년 4월 28일 石군

Damien Rice - Cheers Darlin’

Album : O (2007) 몇년 전, 열 다섯부터 치대던 녀석은 결혼을 한달 앞두고 새벽마다 술에 취해 전화해서는 한숨을 쉬었다. 어제 페북에 애 낳았다고 사진을 올렸다.

Julian Kim

L.B. Rayne- Skywalking

ELEPHANT-SHOE tabloid issue No.07 / 2012-5-1 Editor-in-Chief 石군 / ewanjj@naver.com First Director June / dafunk@hanmail.net Director JEE / seg1129@naver.com Julian Kim / comfortingsounds.vol1@hotmail.com 맹선호 / pluto116@naver.com 용식 / bleutk@gmail.com Creative Director Coco / pinkymallow@naver.com Mr.Yun / djmou@hanmail.com Art Director NOKID / starfucker6@naver.com Jisun / aniklee@naver.com Registration Number / 마포,라00343 Published by Elephant-Shoe / www.elephant-shoe.net Printed by 솔텍 / 서울 중구 필동2가 120-1 *엘리펀트슈 타블로이드의 본문은 아모레 퍼시픽에서 제공하는 아리따 글꼴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All Rights Reserved 2012 Elephant-Shoe

Album : Skywalking (2009) 영국 BBC Three에서 해주는 ‘돈텔더브라이드’ 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결혼을 앞둔 커플은 12,000파운드의 결혼자금을 받게 되는데 신부와 브라이드 메이드들의 드레스를 비롯해서 결혼식장은 물론 예비신랑이 결혼식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준비해야만 한다. 한 에피소드에서는 스타워즈와 공상과학 게임을 좋아하는 예비신랑이 결혼식을 공상과학 테마로 준비했는데 다행히 신부가 좋아해서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지만 대부분 결혼식 당일 트러블이 생긴다고 한다.

용식

SIGUR ROS – Hoppipolla

Album : Takk...(2005) 얼마 전에 절친여자사람친구가 결혼을 했다. 결혼식장에 도착해서까지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신부입장 모습을 보니 친구의 손을 잡으신 아버님 심정의 십분의 일 정도는 공감이 갔다. 친구 뺏기는 기분이랄까…? 먼저 어른이 된 게 전혀 부럽지 않다. 친구가 애 낳을 생각하면 끔찍하다.

맹선호

성시경 - 두사람

Album : 다시 꿈꾸고 싶다 (2005) 언젠가 나의 결혼식에는 샤넬과 다이아몬드는 없어도 결혼 축가만큼은 이 남자가 이 곡을 불러주었으면 한다. 그래서 인생계획 중에 ‘3년 안에 성시경과 친분 쌓기’ 가 있다는 사실!

NOKID

buggles - video killED the radio star

Album : The Age of Plastic (1980) 결혼이라고 하니까 왠지 영화 웨딩싱어가 떠오른다. 엔딩곡 Video Killed The Radio Star는 The Presidents of the USA 버전이었지만 이노랜 역시 원곡자 Buggles 의 것이 진리인듯.

COCO

Frank Sinatra & Tommy Dorsey - I’ll Be Seeing You

Album : Sings the Standards (1981) ‘생명은 여리고 상처 받기 쉬워서 소중히 다뤄야 한다. 그 사람이 내게 화를 내고 괴로워하는 것은 그 생명이 아파서 나를 필요로 한다는 신호다. 더 세심하게 배려하고 보살펴 주어야 한다..’ 얼마 전 친구의 결혼식 때 들은 주례사다. 이 말을 듣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나는 서로를 깊이 사랑해서 결혼하고, 오래오래 그 사랑을 가꿔 가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꼭 결혼이 아니라도 두 사람이 사랑을 소중히 가꾸며 살아가는 것은 참 장하고 대단한 일인 것 같다. 나는 사랑도 하고 실연도 하면서 내 위주로만 생각하고 쉽게 말하던 것이 변했다. 상대방 입장에서 어떻게 들릴 지를 생각해보고 고쳐 말하는 법을 배운다. 어떻게 하면 상처 주지 않을 지, 어떻게 하면 더 기쁘게 해줄 지, 어떻게 하면 내 생각을 이해 시킬 지, 어떻게 하면 서로에 대한 매력을 계속 유지할 지.. 왜 시험 공부는 그렇게 열심히 하면서 사랑하고 결혼하는 공부는 미리 못했을까 하는 후회도 들지만 사랑이나 결혼이 이기적인 나에겐 너무 어려운 것이어서 상처도 입어가며 크고 깊게 배우게 하려는 뜻이리라. 그런 의미에서 보면 상처 한 두개쯤 달고도 거뜬한 사람들이 오히려 자신의 사랑을 지켜내는데 유리할 것 같기도 하다. 이 노래를 들으니 문득 뉴욕이 그리워진다. 더 나이 먹고 늙어서 사랑하는 사람과 여름 초저녁 동네 카페에 앉아 있을 것 같은, 그 때도 지금처럼 너무 너무 사랑해서 눈물겨운 사람과 함께 일 것 같은 따뜻한 예감이 든다. 2

E L E P HA N T - S HO E


CO N TEN TS MA Y 2 012 COVER STORY

04 북미투어에서 돌아온 두 밴드의 인터뷰와 투어일지

north america tour diary : galaxy express yellow monsters 06 LIVE SKETCH

LIVE SKETCH

Barbecue talk with DAYBREAK

pg.lost live in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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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08 17 18

영국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The Hitchhiker's Guide to Britain : The Last Record Shops in Soho 앨범 커버에 덧붙이는 단편 소설 | ORIGINAL SOUND NOVEL 우체국 털이 프로 만화가의 초보 음악 생활 | Hello!Nokid Episode 26-30화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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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WORDS : JUNE, PHOTO : 石군

한국 밴드들이 북미투어를 도는 서울소닉(SEOULSONIC)이 2회째를 맞았다. 1회의 멤버였던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독립적으로 미국투어를 다녀왔고, 옐로우 몬스터즈는 서울소닉을 통해 처음으로 미대륙을 일주했다. 옐로우 몬스터즈의 드러머 최재혁이 <북미투어>에 있어서는 1년 선배인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베이시스트 이주현에게 투어 보고를 하기 위해 마주앉았다. “선배님, 들어보시죠.” “어디 말해보시게나.”

Q. 혹시 두 팀이 같이한 첫 공연이 기억나나요? 재혁 아! 기억났어요! 2010년 6월인가 7월에 ‘타임 투 락’을 같이 했죠. 시간이 붙어 있어서 공연을 서로 봤어요. 그때 희권이 머리 길러서 완전 짐승이었는데. (일동 웃음) 주현 저도 리허설 할 때 무선 수신기 혼선 될까 봐 채널에 관해 서로 얘기했던 기억이 나네요.

Q. 자신감이란 측면은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얻을 수 없는 부분이겠군요. 재혁 현지인들이 매우 놀라워해요. 잘 알지도 못하는 나라에서 온 밴드들이 잘하니까요. 주현 엔지니어, 뮤지션들도 신기해하죠. 외국은 우리나라보다 실력에 대해서 훨씬 냉정하거든요. 그런데 서울소닉을 통해 가는 세 팀은 검증을 받은 밴드들이니까 현지에서도 반응이 좋았죠.

Q. 인터넷에 옐로우 몬스터즈는 ‘신인투수 박찬호’,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필생즉사’라는 별명이 있는 거 보셨나요? 서로 그런 별명을 지어준다면 어떤 단어가 어울릴까요? 재혁 갑자기 ‘우주로 가는 로켓’이란 문장이 떠오르네요. 아마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라이브를 본 사람들이라면 전부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주현 말 그대로 ‘노란 괴물들’이요. 정말 괴물들이 나타난 기분이었어요. 델리스파이스 할 때부터 재혁이 형을 봤는데, 완벽히 다른 느낌이더라고요. 용원이도 그렇고 멤버 모두 옐로우 몬스터즈를 하면서 괴물로 변신한 것 같더군요.

Q. 투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갤럭시 익스프레스와 옐로우 몬스터즈가 친해졌다고 했죠? 주현 저희가 작년에 서울소닉에 참여했기 때문에 오리엔테이션이라는 낯 뜨거운 자리가 있었어요. (웃음) 재혁 먼저 다녀온 입장에서 조언과 경험담을 얘기해주는 시간이 있었어요. 주현 간증의 자리였죠. (일동 웃음) 간증의 시간을 통해 친해져서 ‘다이너마이트 투어’가 만들어졌어요. 크라잉넛과 옐로우 몬스터즈, 갤럭시 익스프레스가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전국을 돌게 되었죠. 재혁 달리기만 하는 세 밴드가 모인 ‘다이너마이트 투어’도 에피소드가 너무 많아서 하루 날 잡고 인터뷰해야 될 거에요. (웃음)

Q. 이제 본격적으로 투어 얘기를 해볼게요. 먼저 일정을 간단하게 소개해주세요. 재혁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공연을 시작해서 텍사스 오스틴으로 가서 SXSW를 끝내고, 캐나다 토론토에서 캐네디안 뮤직 위크에 참여했어요. 그리곤 뉴욕으로 가서 2회 공연, 샌디에고와 LA에서 한 번씩 공연하고, 샌프란시스코로 다시 돌아와 귀국하는 일정이었어요. 기간은 한 달 조금 넘게 걸렸구요. 주현 저희는 SXSW에 참여하면서 텍사스 위주로 계속 공연을 했어요. 휴스턴, 달라스, 샌안젤로 등등해서 총 20회 가까이 공연을 했고, 기간은 20일이었어요. 쉬는 날은 3,4일 정도였고요. Q. 옐로우 몬스터즈는 서울소닉에 참여한 거고,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자체적으로 준비해서 투어를 한 거죠? 주현 서울소닉은 ‘록 스타’ 투어죠. (웃음) 서울소닉은 밴드들에게 많은 편의를 제공하며 좋은 경험을 하게 해줘요. 작년에 서울소닉을 통해 미국에 갔다 와서 우리끼리 자체적으로 투어를 돌기로 결정했어요. 올해에는 쉬는 날도 없이 투어를 돌았죠. (웃음) 뮤지션이 공연을 한다는 건 직업적인 면이 있기도 하지만, 즐긴다고 생각하면 맘이 편해져요. 공연장이 작건 크건, 관객 수와 상관없이 재밌게 즐기다 보면 의외의 수확이 생기더라고요. 관객이 많지 않은 공연장에서 저희 다음 팀 관계자가 마음에 든다며 라디오 출연을 소개해준 일도 있었어요. 가는 곳마다 새로운 만남과 에피소드가 있어서 좋았었죠. Q. 서울소닉은 세 팀이 움직이려면 스태프도 많고, 일정도 길어서 넉넉하게 다니지는 못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어땠나요? 재혁 아주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예상했던 것보다는 훨씬 좋았어요. 숙식이나 공연 뭐 어느 하나 투정부릴 만한 것이 없었죠. 큰 기회이자 좋은 경험을 했어요. 주현 외국에 나가서 여행은 할 수 있어도 실제 음악씬을 자세히 들여다볼 기회는 거의 없죠. 그런데 서울소닉을 통해 공연하면서 외국의 현주소를 직접 보고 느낀다는 것은 정말 큰 경험이에요. 제 인생에 서울소닉은 큰 전환점이었어요. 한 발 뒤에서 저 자신을 보게 해줬으니까요. 재혁 주현이가 이렇게 얘기하는 게 충분히 공감이 돼요. 저희도 여건만 된다면 내년에는 저희도 자체적으로 투어를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니까요. 주현 투어를 끝내면 자신감도 많이 붙어서 와요. 서울소닉 때도 그랬고, 우리나라 밴드들이 외국팀들과 비교해서 전혀 떨어지지 않거든요. 오히려 더 나은 부분도 많고요.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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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미국 투어를 준비하려고 만나서 국내 투어가 만들어진 거군요? 주현 사실 홍대에서 공연하고, 행사나 페스티벌 하는 게 전부잖아요. 근데 버스 하나 빌려서 전국을 돌아다녀 보니까 새로운 걸 많이 깨닫게 되더라고요. ‘지방에 사람도 많이 오지 않을 텐데 가서 뭐해?’라고 보통 생각하는데, 가보면 또 다르거든요. 재혁 저도 다이나마이트 투어를 하면서 밴드 생활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어요. ‘이게 정답인데!’라는 느낌이었죠. 이번에 서울소닉 가서도 크라잉넛 애들이 3호선 버터플라이에게 한국 가면 같이 하자고 계속 얘기했어요. 서울소닉의 한국판이 다이너마이트 투어라고요. (일동 웃음) Q. 미국 투어를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없었나요? 재혁 비자 준비하는 게 제일 힘들더군요. 아무래도 미국이니까 까다로웠어요. 비자 마무리되고는 크게 어려운 건 없었어요. 주현 저희도 절차상으로 힘든 부분은 서울소닉 팀에서 많이 도와줬고, 앰프 같은 경우는 현지에서 ‘오렌지(Orange)’랑 ‘복스(Vox)’ 협찬을 받아서 좀 편하게 다녀왔어요. 드럼은 투어 다니면서 빌렸고요. Q. 공연장이 국내와 비교해 어떤 차이점이 있던가요? 재혁 드럼부터 앰프까지 전부 밴드들이 준비해야 해요. 우리나라 클럽은 기본적인 세팅이 되어 있잖아요? 그래서 밴드가 바뀌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그동안 관객들은 맥주 마시면서 느긋하게 기다리더라고요. 주현 딱히 리허설이 없는 것도 다르죠. 악기 체인지 끝나면, 소리 내면서 그때 간단히 밸런스를 맞춰보고 공연이 시작돼요. 개인적으로는 그게 맞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서는 리허설을 해도 달라지는 경우가 많으니까 차라리 외국 클럽처럼 시작하기 전에 사운드 체크하는 방식이 자연스러운 것 같아요. 재혁 사운드는 작은 클럽이든 큰 공연장이든 다 좋아서 인상 깊었어요. Q.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경험이 있으니까 레파토리 선곡도 달랐을 것 같은데요. 주현 현지에선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한국적인 면을 더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 한대수 선생님의 ‘물좀주소’같은 노래를 넣었죠. 재혁 옐로우 몬스터즈는 처음이니까 어리둥절하면서 공연을 했다면, 확실히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노하우가 있더군요. 준비를 많이 해왔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현지인들도 확실히 그런 오리지널리티를 높게 평가하는 것

같았고요. 주현 저희도 작년에는 정신없었어요. (웃음) 경험을 하고 나니까 여유가 생겨서 설득력 있는 공연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옐로우 몬스터즈는 세 팀이 다니니까 에피소드가 정말 많았겠죠? 재혁 너무너무 많았죠. 늦는 사람은 항상 늦고. (웃음) 3호선 버터플라이의 남윤이 같은 경우는 신발을 잃어버려서 슬리퍼를 신고 다니기도 했어요. 처음에는 20명이 다 같이 우르르 몰려다니니까 식사 한 번 하면 2시간이 걸렸는데, 익숙해지니까 따로 볼일을 보기도 하고 그렇게 되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4월 1일 샌디에고 공연이 기억나요. 그날이 제 생일이어서 20명의 축하를 받았었죠. 감동해서 눈물이 그렁그렁해질 찰나에 수영장에 던져졌어요. (일동 웃음) Q. 특히 외국에서 합숙하며 같이 다니다 보면 멤버들끼리도 새로운 면을 많이 볼 것 같아요. 주현 공유하는 기억이 많아지니까 확실히 더 친해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멤버들의 소중함도 깨닫게 돼요. 재혁 우리 멤버 중에 누가 코골고, 이를 가는지는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이고, 투어를 통해 교류가 거의 없었던 3호선 버터 플라이랑 많이 친해졌어요. 크라잉넛과는 원래 친했고요. 아직도 카카오톡 그룹 채팅으로 20명이 얘기하고 있다니까요. (일동 웃음) 모두가 서울소닉 투어의 흥분이 아직 가시지 않은 상태인 것 같아요. Q.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서울소닉보다는 상황이 조금 열악했을 텐데 식사나 숙소는 어땠나요? 주현 열악했지만,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괜찮았어요. 그리고 저희 멤버들이 워낙 잠자리든 식사든 가리지 않는 타입이라서요. (웃음) 식사 메뉴 중에는 텍사스 바비큐가 최고였죠! 재혁 그 바비큐 가게! 정말 유명한 집인데 뼈가 너무너무 크더라고요. 하나 먹고 완전 포기했어요. 주현아 너 몇 개 먹었냐? 주현 저는...많이 먹었는데. (일동 웃음) Q. 미국은 특히 고기 위주라서 음식이 안 맞으면 고생을 많이 할텐데 어땠나요? 주현 저희는 좋았죠. (일동 웃음) 저희는 진짜 안 가리거든요. 어디 나가서 음식으로는 고생을 안 해요. 재혁 저희는 고생을 조금 했어요. 사실 저희도 어디 가서 음식 때문에 문제 되는 팀은 아니거든요. 근데 미국은 다르더라고요. 저희 팀에서는 용원이가 고기에 강한 편인데 결국 항복했죠. 개인적으로는 한국의 00수산이라는 이름을 가진 곳의 회와 떡볶이가 가장 생각났어요. Q. 바비큐를 갤럭시 익스프레스가 많이 먹은 이유가 있었군요. (웃음) 이동하면서 에피소드는 없었나요? 주현 1주일 정도 캠핑카를 이용했는데,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정말 힘들었어요. 다음에 투어를 가면 캠핑카는 절대 안 타려고요. 캠핑카는 로망에서 멈춰야 해요.(웃음) 그리고 토네이도가 온다고 공연이 취소된 일도 있었어요. 외국 밴드들은 소식을 접하자마자 악기 싸서 부리나케 도망가더라고요. 그때 저희도 너무 정신없이 악기를 싣다가 드럼 스탠드가 없어졌어요. Q. 그래서 어떻게 됐나요? 공연에 지장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주현 다음 공연 장소에 가서 없어진 걸 알고 난감해하고 있으니까 공연 주최


L : 최재혁 / R : 이주현

측에서 드럼 스탠드를 선물로 주더라고요. 감동했어요. 평소에 생각하던 미국에 대한 이미지가 선입견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Q. 옐로우 몬스터즈는 어땠나요? 세 팀이 움직이면 악기나 시스템이 더 복잡했을 텐데요. 재혁 세 팀이니까 오히려 더 편했죠. 드러머 3명이 드럼을 조립하고, 악기별로 사람이 많으니까 서로가 스텝이 되어 줄 수 있잖아요. 정말 빨리 세팅되더라고요. 드럼은 양이 많으니까 서울에서 갈 때 3팀이 페달, 스네어, 심벌을 나눠서 가지고 갔죠. 결국 올 때는 심벌이 다 깨져서 새로 사왔지만요. 참고로 심벌 가지고 간 사람은 저였어요. (웃음)

밴드부터 정말 유명한 밴드까지 한데 어울려 1주일 동안 음악으로 도시를 덮어버리니까 정말 흥분되고 재밌어요. 우리나라도 록 페스티벌 개념 말고 이런 식의 클럽이나 공연장 중심의 페스티벌이 열려도 좋을 것 같아요. 재혁 음악의 홍수, 범람이죠. 사람도 엄청나게 많아서 그냥 서 있어도 자동으로 걸어가게 될 정도예요. 여기는 공연장이고 저기는 식사하는 곳 이런 개념이 아니라 모든 장소가 공연장으로 바뀌는 거예요. 전 세계에서 밴드들이 몰려와 그런 무대 하나하나를 채우고, 공식적으로 참여하지 못한 밴드들은 길거리에서 공연하니까 정말 장관이죠. 하루에 공연하는 밴드가 대충 1,000팀이 넘더라고요. Q. 밴드 음악이 중심이 되지만, 장르나 메이저 마이너의 구분도 없는 거죠? 재혁 저희 공연할 때 다른 곳에서는 라이오넬 리치가 공연하고 있었어요. (웃음) 저스틴 팀버레이크도 공연하고, 힙합부터 록, 재즈, 월드 뮤직까지 없는 음악이 없어요. 주현 다양한 나라와 지역의 밴드 음악을 한 곳에서 보니까 자극도 많이 되더라고요.

Q. 여러 공연을 하면서 두 팀 모두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었을 것 같아요. 주현 마지막 오스틴의 ‘모하크’에서 했던 공연이요. 왜냐면 그동안 만났던 밴드들이랑 관계자, 관객들이 정말 많이 온 거에요. 그냥 인사치레로 ‘좋다’, ‘다시 공연 보러 간다’라고 한 줄 알았는데, 그게 빈말이 아니었던 거죠. 진짜로 와주니까 감동이 있더군요. 객석을 꽉 채우고 공연을 했고, 공연장 사장도 꼭 다시 왔으면 좋다고 말할 정도였으니까 멤버들 모두 기분이 좋았죠. 재혁 밴드 내에서도 좋았던 공연에 대해 많이 얘기하는데, 멤버 모두

Q. 또 다른 특이한 프로그램은 없나요? 재혁 그냥 공연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세미나 개념의 컨퍼런스가 많았어요.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연설하기도 했어요.

다르더라고요. 용원이랑 진영이는 아마도 뉴욕 공연을 꼽을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샌디에고 공연이 기억에 남아요. 관객은 가장 적었지만, 그날 분위기는 최고였던 것 같아요. 수적으로 적은 관객들이 일당 백을 하더군요. (웃음)

주현 앤드류 WK, 스매싱 펌킨스의 빌리 코건이 연설을 하면 무슨 얘기 하는지 듣고 싶잖아요. (웃음) 그런 게 실제 이루어지더라고요. 그리고 규모가 작년보다 더 커진 것 같아요. 앞으로 점점 더 그렇게 될 것 같고요.

Q.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라디오에 출연했고, 뉴욕 타임즈에도 기사가 실렸죠? 주현 인터뷰 처음에 말했지만 우연한 계기로 출연하게 됐는데, 올해는 미리 질문지를 받아서 영어로 준비를 잘했어요. 작년에는 ‘어떤 음악 스타일인가요?’라고 물으면 ‘라이크 어 돌핀!’, ‘라이크 어 이글!’ 막 이랬어요. (일동 웃음) 그리고 뉴욕 타임즈에서 SXSW 기사를 다루는데, 저희 사진과 밴드 이름이 크게 실렸더라고요. 나중에 소식을 들어서 사지는 못했어요. (웃음)

Q. SXSW에 이어 일본 투어에 관한 얘기를 해볼게요. 옐로우몬스터즈도 그렇고 갤럭시 익스프레스도 일본에서의 경험이 있죠? 주현 섬머소닉에서 공연을 했고, 몇 년 전에는 투어도 다녀왔죠. 개인적으로 일본과 미국은 정말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일본이 너무 체계적이라고 해야 하나요? 룰 안에 갇혀있는 느낌이 들었어요. 너무 치밀하게 짜서하는 것은 저랑 잘 안 맞더라고요. 처음에는 그게 프로의 세계라고 느꼈는데, 미국에 다녀오고 나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한마디로 더 터프해졌죠. (웃음) 재혁 일본은 리허설 시간이라든지, 조명, 음향 하나하나 치밀하게 계산하고 정확하죠. 이번 SXSW에서 용원이가 검엑스로 일본에서 활동할 때 알고 지내던 ‘일렉트릭 일 쇼크(Electric Eel Shock)’라는 팀을 만났는데, 일본 밴드는 미국에서도 일본 성향이 묻어나더군요. 반면 미국의 분위기는 좀 더

Q. 뮤지션으로 직접 경험한 SXSW는 어떤 페스티벌인가요? 주현 음악, 특히 밴드 음악과 관련된 모든 사람이 모여 올 한 해를 시작하는 페스티벌이니까 새로운 경향을 파악할 수 있어 의미가 크죠. 그리고 무명

자유로운 느낌이죠. 그렇지만 확실한 건 일본이든 미국이든 밴드와 뮤지션에 대한 시각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호의적이죠. 그리고 밴드 음악 시장 자체가 두 나라 모두 크니까 부럽죠. Q. 뮤지션 입장에서 이런 얘기를 들으니 더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일본에서의 앨범 계획이나 활동 계획에 대해 알려주세요. 주현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베스트 형태로 앨범이 곧 일본에서 발매 되요. 재혁 옐로우 몬스터즈는 7월 4일 총 9트랙이 수록된 앨범이 나와요. ‘로코프랭크(Locofrank)’와 ‘포겟미어낫츠(Four Get Me a Nots)’가 소속된 ‘773(773Four Records)’이라는 레이블과 계약을 했고, 여름에 이들과 같이 일본 투어를 돌 예정이에요. Q. 이제 인터뷰가 끝나가네요. 혹시 못했던 얘기가 있다면 해주세요. 주현 역시 밴드맨, 록커가 최고라고 생각해요. 투어를 다니면서 무대의 소중함을 더 많이 깨달았고, 앞으로 무대가 없다면 우리가 만들어서라도 한다는 생각이에요. 재혁 이건 꼭 만나서 갤럭시 익스프레스 친구들에게 하고 싶었던 얘기인데, 작년에 너무나 서울소닉에서 잘해줬고, 올해 독자적으로 미국 투어를 다녀온 건 더 잘한 결정이라고 전하고 싶었어요. 옐로우 몬스터즈도 같은 전철을 밟고 싶다는 얘기이기도 하죠. 주현 우리나라의 많은 밴드가 해외로 나가 많은 걸 보고 느꼈으면 좋겠어요. 정말 연주력이나 음악은 뒤지지 않거든요. 재혁 야구나 스포츠에서 얘기 나오듯이 인프라는 약하지만, 뭔가를 이루어낸 국내 밴드들은 충분히 외국 밴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갤럭시 익스프레스와 옐로우 몬스터즈 두 밴드 모두 국내활동은 물론이고, 일본과 미국, 유럽 공연까지 많은 경험을 쌓아 후배들에게 보여주길 바랄게요. 오늘 인터뷰 즐거웠어요. 주현 저희가 많은 것을 닦아 놓을 테니까 기타를 잡을까 말까 고민하는 어린 친구들이 신경 쓰지 않고 음악을 연주했으면 좋겠어요. (웃음) 재혁 이때까지는 몰라서 못 갔던 것 같아요. 옐로우 몬스터즈 역시 한국은 물론이고, 일본과 해외에서 즐기면서 무대에 오를 테니, 동료 밴드들, 후배들 같이 움직였으면 좋겠어요.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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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AXY EXPRESS

day4 3월 10일 토요일

day1 3월 7일 수요일

인천공항 20일간 19회의 공연 일정을 잡은 채 출국하러 인천공항에 왔지만, 연착 탓에 50분 지연출발을 하게 됐다. 텍사스 오스틴행 편까지 환승시간 간격은 두 시간이었고, 환승 편을 알아봐 주는 항공사 직원은 “오스틴 가는 모든 항공 좌석 매진!” 이라며 호텔에서 자고 다음 비행기를 타라고 했다. 하지만 다음 날 공연이 잡혀 있었기에 3시간의 긴 실랑이 끝에 오스틴에서 가장 가까운 휴스턴행 비행기에 탔다. 현지 스태프가 오스틴이 아닌 휴스턴으로 픽업하러 와 준 덕택에 무사히 오스틴에 도착!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다.

@ The Deadhorse, San Angelo 어제 공연에서 만난 뮤지션님께서 말씀하시길, “샌안젤로는 현지팀들도 잘안가는 도시인데! 왜 가려고?” 현지 팀이 안가니 외지 팀이라도 가야하는 거라 출발. 첫 번째 팀 공연이 끝나고 갤럭시 익스프레스 순서가 되자 관객이 갑자기 몰렸다. 뻥 아님!(사진을 보시길!) 90여명의 관객이 몰렸고, 어제의 허기를 달래듯 갤럭시 익스프레스 짐승 짓 시작! 멘트없이 달리는 속주로 1시간셋을 40분 만에 돌파했다!

day12 3월 18일 일요일

DAY15 3월 21일 수요일

day7 3월 13일 화요일

day2 3월 8일 목요일

Austin 시내

3월 14일 수요일

3월 9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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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ravan, Denton 투어의 마지막 스케쥴은 많은 이들의 로망인 캠핑카로 이동하며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에서 출발 전부터 5인승 RV 견적을 뽑아서 예산을 마련했지만, 막상 현장에 도착해보니 두 배 가격을 요구했다. 이유는 400 마일에 기본 가격으로 견적을 받았던 것이, 400 마일 이상은 마일 당 25센트 추가되어, 1000 마일 이상 다닐 계획이다보니 추가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결국 폴(Paul)형님이 한 대 렌탈 비용을 후원해 준 덕분에 모든 멤버가 캠핑카로 이동할 수 있었다. 비싼 돈을 들여 빌렸는데 운전은 운전대로, 잠자리는 잠자리대로, 화장실과 샤워도 모두 수월치 않았다. 역시 로망은 로망일 때 좋은 건가?

오전에 기타센터를 방문, 사용할 악기 구입 및 사용하고픈 악기 관람. 오후에 의류할인단지 방문, 입을 의류 구입 및 입고 싶은 명품 관람. 사용하고 싶은 악기도 많고 입고 싶은 명품도 많다. 그러나 다른 악기와 옷을 샀다.

day8 day3

@ Rich Carleton’s Garage, Austin 작년 서울소닉으로 공연했던 리치 칼튼씨 댁 창고. 오스틴을 처음 찾은 윤도현 밴드도, 4 년 전에 홀로 공연 온 서울전자음악단도 이곳에서 공연을 했었다.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뮤직비디오 ‘지나고나면 언제나 좋았어’의 촬영 장소이기도 하다. 1년 만에 다시 찾은 이곳에는 관객 100여명이 모여 파티가 열렸다.

@ San Antonio Radio, San Antonio 산안토니오 대학 내에 위치한 스튜디오에서 생방송으로 라디오에 출연했다. 연주는 잘할 수 있었지만 생방송으로 진행될 인터뷰가 걱정에 또 걱정. 멤버끼리 연습에 연습을 거쳐 무사통과!

@Super Happy Fun Land, Houston 미국 투어의 첫 공연. 공연장인 슈퍼해피펀랜드는 매우 해피한 이미지들과 즐거운 인형들로 가득 찬 컬트컬쳐 공간이지만, 이곳의 단 하나의 문제점은 관객이 없다는 것이다. 이날 공연장에 온 16명의 관객 중 4명이 CD와 티셔츠를 구매하며 2할 5푼의 타율을 기록했다!

E L E P HA N T - S HO E

@ 텍사스 케이블 채널 TSTV, Austin 케이블 방송 프로그램 제목은 ‘오스틴 언더그라운드’로,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3 곡 라이브 연주 후 토크를 했다. 레터맨 쇼 같은 전국방송의 유명프로그램은 아니지만 현지 방송에서 소개되는 건 고무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스튜디오 안에 모니터가 없어 헤드셋을 끼고 연주하란다. 라디오 프로그램이면 몰라도 TV 라이브에서 헤드셋을 끼고 연주하는 것은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깔끔하고 세련된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는 일! 결국 셋 다 모니터는 포기하고 감으로 연주했고, 라이브 녹화를 무사히 마쳤다.

DAY19 3월 25일 일요일

@ The Mohawk 아쉽지만 투어의 마지막 공연일이 왔다. 이 날 공연을 하는 클럽 모호크는 오스틴 지역에서 유명한 공연장인데다가, 뉴욕타임즈 기자와 지역 신문기자가 오늘 공연을 금주의 추천 공연으로 선정하여 많은 기대를 받았다. 그 덕분에 공연장은 관객들로 가득 찼고, 그 중에는 투어 중 만난 매체 기자와 이전 공연에서 팬이 된 사람 등 낯익은 인물도 많이 보였다. 마치 굿바이 파티라도 하는 것 같았다. 그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보여준 공연으로 내년을 기약했다. 그리고 이틀이 지난 3월 27일 화요일 오스틴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샌프란시스코에서 인천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돌아왔다.


yellow monsters

day5 03월 13일 화요일

@ Austin Convention Center, Austin TX 아티스트 팔찌와 가이드북을 수령하기 위해 SXSW의 메인 빌딩인 오스틴 컨벤션 센터를 방문했다. 이 큰 건물 안에 팔찌수령을 하기 위해 긴 줄을 선 사람들이 뮤지션, 스태프, 기자 등 모두 음악관계자들이다. 여기저기서 영어, 불어, 스페인어, 일어 등이 들린다. 전 세계 음악인들의 작은 축제가 6일간 이곳에서 펼쳐지는 것이다!

day13 3월 21일 수요일

@ Kool House, Toronto ON (CMW2012) 캐나다에서는 최초로 열린 <2012 KOREA NIGHT>는 ‘K-POP WAVE(A-Pink, Teen Top, Gina, Brian)’와 ‘SEOULSONIC(Crying Nut, 3rd Line Butterfly, Yellow Monsters)’의 2부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시작하기 전부터 공연장 주위를 가득 메운 토론토 팬들은 정말 뜨겁고 사랑스러운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아이돌 가수들만을 보러온 것은 아닐까...했던 걱정은 그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가장 뜨거웠던 무대 중 하나!!

day25 4월 2일 월요일

day8 3월 16일 금요일

day9 3월 17일 토요일

@ Soho Lounge, Austin TX (SXSW2012) 오스틴에서의 세 번째 공연, 하지만 SXSW 공식 쇼케이스인지라 남다른 무게감이 느껴진다. SXSW가 열리는 메인 스트리트인 6th Street, 그 안에서도 노른자위치인 Soho Lounge, 게다가 오늘은 불금(불타는 금요일)!!! 2층인 공연장은 시작과 동시에 매진이 되어 더는 관객이 들어올 수 없는 상황인데, 공연이 시작되자 이 미친 오스틴 사람들이 점프를 해댄다. 결국, 공연 도중 경찰이 출동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스태프와 경찰들이 번갈아가며 점프를 자제해 달라는 멘트를 날렸고, 그것이 사람들을 더 자극하는 역효과를 낳았다.

day15

@ Niagara On The Lake, Toronto ON

day18

@ Times Square, NYC

3월 23일 금요일

CMW2012 공식공연을 무사히 마친 서울소닉 팀은 하루 휴식을 취한 뒤 토론토 관광에 나섰다. 캐나다 쪽에서 보는 게 더 장관이라는 나이아가라 폭포도 만나고,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에도 들러 소원을 빌었다. 19세기 마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Niagara On The Lake는 정말 동화에서 튀어나온듯한 마을이었다. 이곳에서 유명하다는 아이스와인과 하우스맥주를 흡입한 후 똥폼을 잡고 있는 서울소닉 멤버들.

@ SEOULSONIC 숙소, San Diego CA 어제 있었던 샌 디에고 공연은 다른 도시보다 관객은 적었지만, 그 어느 도시보다 뜨겁고 격정적인 관객들이 일당백을 해 주어 옐로우 몬스터즈에게는 잊을 수 없는 가장 행복한 공연이었다. 또한, 공연 중 옐로우몬스터즈의 드러머 최재혁을 위해 서울소닉 패밀리들이 깜짝 서프라이즈 생일파티를 열어주었다. 공연이 끝나고 숙소로 돌아온 후 서울소닉 패밀리는 정식으로 최재혁을 위해 멋진 케익과 대형 생일카드로 파티를 열어 그를 감동시켰다. 카드를 읽으며 그의 눈가가 촉촉해지려 할 무렵... 그는 바로 저 수영장에 내던져졌다!!! 사진은 공연 다음날인 4월 2일로수영장이 있는 멋진 숙소에서의 망중한.

@ Paul Kim’s House, Austin TX SXSW를 비롯하여 오스틴 TX에서 열린 모든 공연을 케어해주시고, 서울소닉 팀을 위해 헌신하신 폴형님의 집에 초대받았다. 어메이징한 텍사스 바비큐와 산해진미를 준비해주셔서 눈과 입이 황홀할 지경! 작년 서울소닉 팀에게서도 미리 얘기는 들었지만, 폴형님은 정말 음악을 사랑하시고 서울소닉을 사랑하시어 우리에게 많은 애정을 베풀어주셨다. 이에 서울소닉 세 팀은 폴형님을 위해 빨간 B.C.Rich기타를 선물해 드렸고, <TEXAS ASIAN FOUNDATION>을 위해 어쿠스틱 기타를 선물해 드렸다. 두 기타에는 서울소닉 세 팀의 애정 어린 싸인이 들어있다.

3월 26일 월요일

뉴욕은 역시나 어메이징한 도시, 그중에서도 노른자인 맨하탄은 우리의 눈과 귀와 입을 정신없게 만든다. 그동안 거쳐 온 샌 프란시스코, 오스틴, 토론토도 모두 다 좋았지만, 뉴욕은 볼 것도, 살 것도, 할 것도 너무 많은 그야말로 최고였다. 공연은 내일모레이니 일단은 관광객모드! 여기저기 둘러보고 맛난 음식도 먹고, 그저 이 순간 이곳을 원 없이 즐겨보자!

AND... 4월 16일 월요일

한국에 돌아와 한 달 넘는 기간의 북미투어를 무사히 마치고 Home Sweet Home으로 돌아온 기분은 정말 기쁘고도 감격스럽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그 한 달 안에도 다들 희로애락이 있었을 터, 건강하게 돌아온 스스로를 위해 축하했다. 더구나 4월16일은 옐로우 몬스터즈의 생일!! 그들의 2주년 생일을 조촐하게나마 자축했다.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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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ROOM

The Last Record Shops in Soho

“지직, 지지직……” 7인치 검정 바이닐(Vinyl : LP의 통칭)을 턴테이블 위에 올리고 바늘을 조심스럽게 내려놓자 마법 같은 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조금은 불안하고 매끄럽지 못하지만, 오히려 더 자연스러운 소리. 오랜만에 듣는 바이닐의 따뜻하고 아련한 소리는 시간 속에 묻혀 그간 잊고 지냈던 시간들을 불러낸다. 헤드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흠뻑 빠져 있는 동안에도 사람들은 조용히 자신만의 보물들을 찾고 있고, 가게 안에는 닉 혼비의 소설 <하이 피델리티>와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의 롭과 딕이 벨 앤 세바스찬의 노래를 들으며 조용히 음반 정리를 하고 있을 것만 같다. 그리고 왠지 베리가 클래쉬의 리프를 흥얼거리며 문을 박차고 들어와 가게 안에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벨 앤 세바스찬의 노래에 격하게 반응하며 “아침부터 웬 지랄맞은 청승이야!”라고 하곤 자신이 준비해온 믹스 테입을 틀 것만 같은 레코스 가게.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영화에 나오는 ‘챔피언쉽 바이닐 ’ 같은 소규모 레코드숍 하나 꾸리면서 살아가는 삶을 꿈꿔보기도 한다. 물론 입에 풀칠하기는 어렵겠지만…. 런던 옥스퍼드 스트리트를 북쪽 끝으로 하여 서쪽의 리전트 스트리트와 동쪽의 채링 크로스 로드로 둘러싸인 소호에는 <하이 피델리티>의 등장인물들과 같은 삶을 살고 있어 보이는 런더너들이 음반가게에서 일하고 있다. 레코드 숍들은 대부분 버윅 스트리트 부근에 밀집해 있고 오랜 시간 동안 까다로운 음악광들의 취향을 충족시켜주고 있는 음반가게들이다. 버윅 스트리트는 오아시스의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 앨범 커버가 촬영된 골목이기도한데 앨범 자켓 속 셀렉트 어 디스크(Select A Disc)는 이제 문을 닫았지만 시스터 레이(Sister Ray)라는 음반가게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고, 90년대에 촬영된 모습과 비교해 크게 변한 건 없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Cheapo Cheapo Records, Vinyl Junkies, Mister CD, Minus Zero 같은 소규모 독립 음반점들이 상당히 많았지만, 세월의 흐름과 함께 모두 사라지고 이제 소호에는 몇 군데만 남아있다. 런던 소호의 레코드 숍들은 서울의 회현동 지하 음반 매장들과 흡사한 분위기인데 다만 음반을 찾기 쉽게 정리가 잘 되어있는 정도. 그럼 음악 한 곡 듣고 이 멸종 위기에 있는 소호의 레코드 숍들을 둘러보기로 하자. The Rolling Stones - Gimme Shel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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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L E P HA N T - S HO E

Sister Ray

Reckless Records

34-35 Berwick Street, London, W1F 8RP www.sisterray.co.uk

30 Berwick Street, Soho, London W1 www.reckless.co.uk

원래 이곳은 오아시스의 앨범 사진에서도 보이듯 셀렉트 어 디스크가 있던 자리다.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곡에서 이름을 빌려 온 시스터 레이는 메인스트림부터 언더그라운드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반들을 취급하는 곳인데 소호에는 몇 남지 않은 순도 100% 인디 레코드 숍이다. 대부분 새 음반들과 상태가 좋은 판들을 취급하다 보니 다른 곳보다 가격이 조금 더 비싼 편이지만 24,000장 가까이 되는 바이닐들과 음악에 관련된 도서들, 릴리즈되지 않은 희귀 음반들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으니 찾다 보면 흙 속의 진주 같은 음반들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시스터 레이 추천 앨범코너와 명예의 전당 코너, 그리고 아방가르드/익스페리멘탈 앨범 셀렉션도 참 괜찮다. 참고로 악틱 멍키즈의 데뷔 EP [Five Minutes with Arctic Monkeys]가 시스터 레이를 통해 처음으로 유통되기도 하였다.

1983년과 1984년에 이슬링턴과 버윅 스트리트에 처음 문을 연 레클레스 음반 가게는 런던에서 가장 오래된 인디 레코드숍 중 하나이다. 이슬링턴, 버윅 스트리트, 캠든과 모닝턴 크레센트 사이, 미국 시카고까지 합해 총 다섯 개의 숍이 있었지만, 지금은 미국 시카고에 있는 가게를 제외하면 버윅 스트리트 한 곳만이 남아있다. 지금은 문을 닫은 이슬링턴 가게는 닉 혼비의 소설 <하이 피델리티>의 배경이 된 장소이기도 한데 영화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시사회 애프터 파티가 이 레코드점에서 있었다고 한다. 버윅 스트리트 매장이 2007년부터 2010년 사이 잠시 문을 닫았을 시절 리바이벌 레코즈란 이름으로 대신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다시 원래의 제 이름을 찾았다. 이곳은 주로 중고 CD와 바이닐 판들만을 취급하는데 소울, 댄스, US & UK 인디, 펑크, 레게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음반들이 있다. 새 음반들을 들여오기보다는 매일매일 손님들이 가져오는 중고 음반들을 구입해 다시 되팔고 있고 12” 그리고 7” 바이닐 싱글들과 레어한 블루스, 록 음반들을 찾을 수 있고 진열장에는 한정판 음반들이 전시되어 있다. 숍에서 일하는 직원들 모두 특정 장르의 수집가이기에 음악적 식견이 대단하니 좋은 음반을 추천받을 수 있다.


영국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로큰롤 성지순례

Rock’n’Roll Pilgrimage

WORDS , PHOTOS : Julian Kim

Music & Video Exchange

Phonica

BM Soho (Black Market Records)

95 Berwick Street, Soho, London W1F 0QG www.mgeshops.com

51 Poland Street, Soho, London, W1F 7LZ www.phonicarecords.com

25 D’Arblay Street, W1F 8EJ www.bmsoho.com

버윅 스트리트를 비롯해 노팅힐 게이트, 캠든, 그리니치에 있는 이 가게는 레클레스 레코즈와 비슷한 분위기로 중고 음반과 DVD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중고 음반 & 비디오 거래소 같은 곳이다. 1층에는 중고 12” & 7” 바이닐, CD, 그리고 한쪽 벽을 가득 채운 영화, 음악 DVD들이 알파벳순과 장르별로 정리되어 있고 지하에는 염가 음반들을 팔고 있다. (음반 맨 위 오른편에 가격과 음반 상태가 적혀 있으니 참고할 것.) 중고 음반들이나 영화 DVD를 가져오면 가격을 측정하여 바우쳐를 주는데 그걸로 다른 중고 음반들을 다시 구입할 수 있다. 잘 찾다 보면 프로모션 CD나 절판된 음반들을 찾을 수 있으니 음반 수집가들에게는 보물창고와도 같은 곳.

포니카는 소호에서 가장 모던한 인디 레코드 숍으로 주로 새로 나온 하우스, 테크노, 디스코, 레게, 덥, 소울, 훵크, 브로큰 비트, 누 재즈 바이닐들을 취급하는 곳이다. 매장에 설치된 컴퓨터와 터치패드 플레이어로 음반들을 카탈로그 형태로 편리하게 둘러보고 직접 들어본 후 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카운터에 여러 대의 턴 테이블이 있어 바이닐들도 편하게 들어볼 수 있다. DJ들을 위한 하이엔드 헤드폰, 액세서리, 레코드 백, 티셔츠도 팔고 있으니 이리저리 구경하다 잠시 쉬고 싶으면 소파와 달걀 모양의 의자가 마련된 창가 옆 휴식공간을 이용하면 된다. 대부분 클럽/댄스 장르의 12인치 바이닐 신보들을 취급하며 CD 앨범들은 앤틱 나무 탁자 위에 진열되어 있다.

다블레이 스트리트 25번지에 자리한 비엠 소호는 블랙 마켓 레코즈라고 불렸던 곳인데 언더그라운드 댄스 음악 바이닐 레코드숍으로는 런던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다. 미니멀 하우스부터 리퀴드, 드럼앤베이스, 덥스텝, 언더그라운드 개러지까지 다양한 댄스 바이닐들을 취급하고 있고 선주문을 통해 음반이 발매되는 당일에 받을 수 있고, 전 세계 어디든 배송해주고 있다. 가게 안 깊숙이까지 여러 개의 플레이어가 설치되어 있어 직접 음반을 들어보고 구입 할 수 있고 앨범 런칭 파티가 열리는 날이면 숍 밖까지 흥겨운 파티장이 된다. 게다가 놀랍게도 숍에서 일하는 사람들 모두 댄스 음악계에서 유명한 DJ들과 프로듀서, 레이블 사장들이다.

Sounds of the Universe

Fopp

Harold Moores Records

7 Broadwick Street, Soho, London, W1F 0DA www.soundsoftheuniverse.com / www.souljazzrecords.co.uk

1 Earlham Street WC2H 9LL www.foppreturns.com

2 Great Marlborough Street, London, W1F 7HQ www.hmrecords.co.uk

Sounds of the Universe는 전 세계의 멋진 월드 뮤직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은 레코드 숍이다. 유럽, 미국, 브라질, 아프리칸 재즈, 소울, 훵크, 힙합, 레게, 덥스텝, 하우스, 디스코, 칼립소, 라틴 음악 같은 킬러 음반들을 취급하고 있는데 이 레코드 숍의 음반 셀렉션은 힙한 정도가 아니라 아주 레어한 취향들로만 모아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숍 직원들도 무척 친절하고 이들의 음악 취향 또한 끝내준다. SOTU는 자체적으로 Soul Jazz Records와 자매 레이블 격인 Universal Sound, World Audio Foundation도 같이 운영하고 있는데 레이블을 통해 나오는 앨범들도 아주 ‘파뷸러스(fabulous)’하다. 이런 레코드숍 때문에 통장 잔고가 씻겨져 나갈 수밖에 없다.

1981년 글라스고에서 고든 몽고메리가 노점상으로 시작했던 폽(Fopp) 레코드숍은 한때는 영국 전역에 50개가 넘는 매장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총 여덟 개로 줄어들었고 이제 런던에는 하나밖에 남아있지 않다. 젊은 예술가나 마니아들을 대상으로 한 종합 문화 매장 같은 곳이라고 할 수 있는 이곳 지하에는 영화 DVD들이 있는데 메인스트림과 언더그라운드 취향을 넘나드는 영화광들이 이곳을 많이 찾고 있다. 1층에는 신보들과 염가 CD+DVD+BOOKS, 2층에는 바이닐, CD, 음악 관련 DVD들을 팔고 있고 폽 자체적으로 명예의 전당을 만들어 명반들을 선정하여 진열하고 있다. 신보는 폽에서도 비싼 편 (8~12파운드)이고, 좀 지난 앨범들은 3~5파운드 정도 한다. 물건들이 모두 신품이라 중고 음반을 구입하기에 최적의 장소는 아니지만 (바이닐 같은 경우 신보 위주로 있고 종류가 많지도 않으며 비싼편) 런던에서 비주류 록 음반들과 스페셜 에디션 앨범, 작품성 있는 영화 DVD들을 가장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클래식 음반을 원한다면 해롤드 무어스 음반가게를 찾는 것도 좋을 것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나이 지긋하게 보이는 주인아저씨가 친절하게 반겨주시는데 비좁은 가게 안은 신보와 중고 CD, 음악 DVD들로 가득하다. LP들을 찾는다면 지하로 내려가면 되는데, 비교적 저렴한 판들이 10파운드 정도이고 괜찮다 싶은 음반들은 2~30파운드를 훌쩍 넘는다. 음반 산업의 본고장이라 바이닐 음반을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면 오산! 살인적인 런던의 가게 임대료 때문에 음반 가격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래도 희귀한 클래식 앨범들도 많고 매장 바깥에 염가판들을 내어 놓고 2~5파운드 정도에 팔고 있으니 클래식 음악을 좋아한다면 들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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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012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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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ying nut / Han Kyung-r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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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Barbecue talk with DAYBREAK

이원석 보컬 회전목마 작곡 이원석, 작사 이원석 Q) 이전까지는 작사 작곡 데이브레이크로 표시되었는데, 이번 3집부터 개인 이름이 등장합니다. 개인적으로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원석) 스스로 데이브레이크의 실제 모습을 멤버들이 다 같이 들여다봐야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자신의 모습을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변화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확신해요. Q) 회전목마 이 곡은 멜로디부터 나왔나요? 아니면 가사부터 나왔나요? 원석) 멜로디부터 나왔어요. 그리고 이 곡이 3집 작업을 하면서 가장 처음에 만들어진 곡이에요. 이번 앨범은 전반적으로 공간감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는데, 계기는 이번 여름 유럽여행을 다녀왔을 때 들었던 일렉트로닉 앨범들이었어요. 인상 깊었던 사운드들은 전부 공간계열 이펙터를 잘 활용하고 있어서 데이브레이크의 새 앨범에 접목시켜보고 싶었죠.

WORDS : JUNE, PHOTOS : 石군

Q) 작년 성대 결절이 왔던 것도 이유라고 들었는데요. 원석) 맞아요. 목이 그렇게 되면서 발성에 대해 다시 연구를 하고 공부를 하며 ‘나의 목소리는 어떤 목소리일까?’라는 고민을 진지하게 했어요. 결론은 공간을 소리로 채우는 개념의 서양식 발성을 하고 있는데, 밴드의 사운드 또한 공간에 대한 이해를 통해 만들어져야 된다고 생각했죠. 드라이한 사운드보다는 공간감이 강한 사운드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데이브레이크의 방향이라 결정했어요.

엘리펀트슈 역사상 다시 없을 블록버스터급 예산이 투입된 호화판 바비큐 인터뷰. 2009년 12월 엘리펀트슈 매거진은 ‘데이브레이크’가 LG 트윈스에서 기아타이거즈로 이적하면서 홈런타자로 거듭난 ‘김상현’ 선수처럼 성공할 것이라는 얘기를 했었다. 2012년, 실제로 이들은 해피로봇의 4번 타자로 성장했고, 그동안의 라이브 경험을 동계훈련 삼아 4월 17일 새로운 3집을 들고 녹색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3집은 데이브레이크에게 한 팀의 4번 타자에 머무르느냐, 이승엽 선수처럼 국민타자가 되느냐는 중요한 앨범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본 결과, 구종에 상관없이 직구와 변화구를 워낙 잘 쳤던 데이브레이크가 평소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몸 쪽 볼까지 잘 치게 된 느낌이 들었다. 물론 시즌 타율과 타점은 12월이 되어봐야 알겠지만, 일단 기대를 걸어본다. 그리고 엘리펀트 슈는 2009년 12월과 마찬가지로 예상해본다. 데이브레이크는 이번 시즌이 아니더라도 언젠가 국민타자가 될 것이라고. 근데 왜 인터뷰 제목이 바비큐 토크냐고 물으신다면, 야구 경기가 없는 월요일에 캠핑장에서 바비큐를 하면서 해피로봇 4번 타자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는 말씀.

Q) 그런 결정이 있고, 처음 만들어진 곡이면 어려움이 꽤 있었을 것 같은데요? 원석) 새로운 시도인데 ‘잘 할 수 있을까? 멤버들이 이해해줄까?’라는 마음이 있었어요.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짧은 시간에 잘 나왔고, 첫 곡을 그렇게 만들어 놓고 보니까 3집 앨범 전체에 희망이 생겼죠. Q) 데이브레이크에 있어서는 의미가 큰 곡이네요. 이제 가사 얘기를 좀 해볼게요. 어떤 이유로 회전목마라는 소재를 선택했나요? 원석) 유럽 여행을 다녀왔을 때 달력이 아닌 하루하루 사진으로 표현된 일력을 사왔어요. 이유는 사진 하나씩 소재로 삼아 가사를 쓰면 365개의 다른 곡이 생기는 거잖아요. 그중 회전목마 사진이 있었던 거죠. Q) 이곡의 뮤직비디오 감독이 된다면 어떻게 만들어보고 싶나요? 원석) 사실 뮤직비디오는 제가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지만, 생각해본다면 결국 회전목마의 이미지를 살리지 않을까 싶네요. 회전목마를 탄 사람의 시각에서 앞 사람과 뒷사람을 촬영하면 정적인 느낌이 되고, 돌아가는 옆모습을 촬영하면 빠르게 돌아가는 동적인 장면이 되어 대비가 되니까 재미있을 것 같아요. 몽환적인 분위기도 연출할 수 있을 것 같고요. Q) 본인이 생각하는 데이브레이크에서의 이원석은 어떤 사람인가요? 원석) 정리하는 사람? 혹은 결정을 내리는 사람인 것 같아요. Q) 반대로 다른 멤버들은 어떤 이미지인가요? 원석) 선일이는 평화주의자, 유종이는 철부지, 장원이는 필요한 사람 이렇게 정리가 되네요. Q) 데이브레이크를 7년 동안 하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잘한 일은 뭔가요? 원석) 밴드의 방향이 설사 제가 원하는 대로 갔다고 할지라도 마음대로 결정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맘고생은 있었어도 잘했다고 여겨지네요. 반대로 생각하면 잘 못했던 것일 수도 있지만요. (웃음) Q) 후회되는 일은 무엇인가요? 원석) 간단하게 말하면 ‘없다’이지만, 설명을 하자면 당시에는 여러 생각이 들고 화가 났더라도 한번 결정을 한 일은 절대 돌아보지 않는 성격이에요. 그래서 ‘없다’라고 말하고 싶네요.

왼쪽부터 김선일, 이원석, 김장원, 정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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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L E P HA N T - S HO E

Q) 개인적인 뮤지션으로서의 꿈과 데이브레이크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뭔가요? 원석) 체조경기장이요. 단독공연을 체조경기장에서 하는 게 데이브레이크의 목표에요. 사실 음악을 하면서 이런 목표를 정했던 적이 없었어요. 하지만 데이브레이크를 하면서 제 자신이 공연을 너무나 좋아하는 사람이란 걸 다시 깨닫게 되었고, 앨범은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 레파토리가 되는 거란 생각을 해요. 반대로 얘기하면 과정이 좋아야, 앨범이 발전이 있어야 목표점에 이를 수 있겠죠. 개인적인 뮤지션으로의 꿈은 좀 더 많은 것을 이루고나서 말해야겠다고 생각해요.


김장원 키보디스트 내려놓다 작곡 김장원, 작사 김장원 Q) 이번 앨범부터 데이브레이크가 아닌 개인 이름이 작사 작곡에 등장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장원) 장점과 단점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바뀌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모두가 더 열심히 하자라는 관점이죠. 하지만 밴드음악은 각 파트의 편곡과 악기 소리 하나하나가 작곡에 포함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조율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해요. 긍정적인 측면은 멤버들이 자극을 받고 개개인이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 계기가 된 점이죠. 리더의 위엄.

김선일 베이시스트 da capo 작곡 김선일, 작사 이원석 Q) ‘da capo’가 무슨 뜻인가요? 선일) 처음으로 돌아가라는 음악 기호에요. 처음으로 돌아가고 싶음을 표현한 노래죠. Q) 이전까지는 작사 작곡 데이브레이크로 표시되었는데, 이번 3집부터 개인 이름이 등장합니다. 개인적으로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선일) 처음에는 반신반의 하면서 시작했어요. 막상 해보니 뮤지션으로서의 자부심이랄까 멤버 개개인의 면모가 더 드러나는 것 같아 긍정적이에요. Q) 이 곡의 특징은 뭔가요? 선일) 7/8박 곡은 우리나라 대중음악에 많지 않아요. 비트나 리듬, 멜로디가 7/8박인 것이 드러나는 순간 기교를 위한 음악이 되기 때문에 쉽게 만들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잘 만든 7/8박 곡을 데이브레이크 멤버들과 만들고 싶었고, 앨범에 싣게 되었죠. 생각보다는 쉽게 잘 써져서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고 성취감이 있네요. Q) 가사는 왜 직접 쓰지 않았나요? 선일) 일단 그동안 데이브레이크가 시도하지 않았던, 동떨어질 수 있는 곡이라 생각했기에 가사를 원석이가 씀으로서 통일감을 주고 싶었어요. 그리고 이때까지 밴드를 하면서 제가 들고 온 아이디어 중에 원석이가 가장 마음에 들어 했다고 느꼈기 때문에 쉽게 부탁할 수 있었죠. Q) 이 곡을 만들거나 녹음하면서 어떤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선일) 오히려 다른 곡에 비해 에피소드가 없었던 게 에피소드네요. 왜냐면 처음 제가 들고 간 데모가 거의 그대로 실렸거든요. 그만큼 멤버들과 소통이 잘 된 곡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유종이가 기타 편곡을 했는데 듣자마자 바로 마음에 들었고, 가사 역시 원석이가 써오자 마자 좋다고 했죠. 모든 면에서 물 흐르듯 진행 되었던 곡이에요. Q) 만약 이 곡의 뮤직비디오를 직접 만든다면 어떻게 찍고 싶나요? 선일) 애니메이션을 이용해 계절이 바뀌면서 피고 지는 꽃으로 표현하고 싶어요. 왠지 꽃이 이 곡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Q) 본인이 생각하는 데이브레이크의 김선일은 어떤 이미지인가요? 선일) 경험이 다른 친구들보다 많다고 해야 하나? 어쨌든 고민 많은 엄마인 것 같아요. 잔소리를 할 수 밖에 없는 엄마죠. (웃음) 하고 싶어서 그런 역할을 하는 건 아니고, 그럴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Q) 그럼 반대로 다른 멤버들은 어떤 이미지죠? 선일) 원석이는 돈 벌어오는 아빠, 장원이는 장남 같지 않은 장남, 유종이는 완벽한 막내죠. Q) 지금까지 데이브레이크를 하면서 가장 잘 했던 일과 후회되는 일이 궁금하네요. 선일) 해피로봇에 들어온 결정을 한 것과 노리플라이 멤버들과 교류하게 된 것이 개인적으로 잘 했던 일이라고 생각해요. 후회되는 일은 1집을 냈던 회사에 들어갔던 거죠. 그 일로 다른 멤버들까지 고생을 한건 되돌리고 싶어요. 만약 안 그랬다면 데이브레이크의 드러머를 잃지 않을 수도 있었겠죠. Q) 마지막으로 어떤 뮤지션이 되고 싶은 가요? 선일) 죽을 때까지 즐기다 가는 할아버지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멋있어지는 뮤지션이요. 포지션은 물론 베이스고요.

사진찍느라 식었어. Q) 자세히 얘기한다면 어떤 부분을 돌아보게 된 거죠? 장원) 특히 가사의 중요성에 대해 모든 멤버들이 다시 생각하게 되었어요. 이전에는 원석이형이 대부분 맡아서 쓰고 제가 나머지를 맡았는데, 작업 방식의 변화로 모든 멤버가 가사에 참여를 하거나 채택되지 않았더라도 시도를 했다는 게 달라진 점이에요. Q) 이 곡은 멜로디가 먼저 만들어졌나요, 아니면 가사가 먼저 나왔나요? 장원) 피아노를 치면서 멜로디가 먼저 나왔어요. 가사는 ‘today of all days’라는 문장에서부터 파생된 건데, 어떻게 보면 제목 ‘내려놓다’에서 멜로디와 가사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어요. 내용은 ‘들었다 놨다’, ‘쉘 위 댄스’의 그녀 얘기에요. ‘들었다 놨다’로 만났고, ‘내려놓다’로 헤어지고, ‘쉘 위 댄스’로 꿈을 꾸는 거죠. Q) 나름 삼부작이네요. (웃음) 장원) 헤어지기 직전 두 시간 동안 아무 말 없이 마주보고 카페에 앉아있는데, 그날따라 모든 게 특별해 보이는 거예요. 처음에는 노래 제목이 ‘오늘따라’였어요. 그래서 ‘today of all days’라는 문장에서 시작했죠. Q) 직접 경험한 얘기라서 그런지 할 말이 많겠네요. 장원) 원래 제가 제목으로 하고 싶었던 건 ‘수고하셨습니다’였어요. 멤버들이 너무 싫어해서 그렇게 못했지만, 말 그대로 헤어지는 순간 바로 남이 되는 거잖아요. ‘수고했어’도 아니고 높임말을 써야 되는 사이로 돌아간다는 게 아이러니하더라고요. Q) 뮤직비디오를 찍는다면 그 카페가 배경이 되는 건가요? 장원) 사진, 그러니까 스틸 컷으로만 구성을 할 건데, 접사라 그러죠? 아주 가까이에서 촬영한 소스들로만 나열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때 카페에서 시선에 들어왔던 모든 것을 그렇게 표현하고 싶어요. Q) 데이브레이크 안에서 본인은 어떤 이미지라고 생각하나요? 장원) 유쾌한 긍정의 에너지를 발산하는 구심점이죠. (웃음) Q) 반대로 다른 멤버들은 어떤 이미지죠? 장원) 원석이형이 그나마 밴드 내에서 냉철한 이성을 가진 사람이고, 유종이는 철부지이지만 저와는 다른 긍정의 에너지를 가진 친구고, 선일이형은 동네 아줌마, 엄마 같은 이미지에요. 토닥거려주는 게 고맙기도 하고 어떤 때는 귀찮기도 하고. (웃음) Q) 데이브레이크를 하면서 가장 잘했던 점을 꼽으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장원) 잘했던 점은 데이브레이크의 소소한 정리를 제가 다 했죠. (웃음) 시퀀싱, 코드 어레인지, 현 편곡, 브라스 편곡 등등이요. Q) 후회되는 점은 뭐죠? 장원) 3집이 너무 후회 되요. 가사도 작곡도 건반 파트도 더 참여하고 더 열심히 했어야 되는데, 변명이지만 다른 할 일이 너무 많았어요. 앞에서 말했듯이 편곡이라든가 시퀀싱 등등이요. Q) 김장원의 뮤지션으로의 꿈은 뭔가요? 장원) 일단 데이브레이크가 더 잘 되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데이브레이크로 이루어 놓은 상태에서 각자 다른 활동을 해야 시너지가 있을 것 같아요. 자세히 말하면 우리 엄마 친구 분이 절 데이브레이크로 알아봐야 된다는 거죠. (웃음) 개인적으로는 작, 편곡을 비롯해 영화음악을 꼭 해보고 싶어요.

정유종 기타리스트 Sunny Sunny 작곡 정유종, 작사 정유종 Q) 이번 3집부터는 작사 작곡에 개인 이름이 등장합니다. 개인적으로 어떻게 생각했나요? 유종) 사실은 기존 방식을 유지하자고 제가 제일 강력하게 주장했어요. 하지만 생각해보니 모두가 데이브레이크일 수 있지만, 데이브레이크가 누구도 아닌 제3자가 될 수도 있더라고요. 직접 해보니 새롭게 결정한 방식이 장점이 더 많은 것 같아요. Q) 실제로 자신의 이름이 작사 작곡으로 적힌 앨범을 보니 어땠나요? 유종) 편곡으로는 몇 번 있었지만, 작사 작곡으로 크래딧에 오른 건 처음이에요. 기분이 새롭고, 다음에는 더 많은 것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죠. 제 노래지만 만족도는 80점 정도 주고 싶어요. Q) 가사를 써보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요? 유종) 머릿속에는 명확한 이미지가 있지만, 표현 방법에 아쉬운 점이 많았어요. 좀 더 위트있고, 재미있게 쓸 수 있었는데 하는 후회가 좀 남네요. 그래도 처음치고는 괜찮았다고 위로를 하죠. (웃음) Q) 직접 뮤직비디오 감독이 된다면 이 곡을 어떻게 찍고 싶나요? 유종) 제 고등학교 2학년 때가 많이 생각나요. 그래서 짝사랑이라는 소재로 촬영해보고 싶어요. 남자 주인공은 수줍고 내성적인 아이이고, 여자 주인공은 무관심한 편이 좋겠네요. 영화 클래식인가요? 조승우가 가로등 밑에서 기다리는 장면이 떠올라요. Q) 자신이 바라는 밴드 내에서의 이미지는 어떤 건가요? 유종) 귀여움과 진지함의 양면성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팬들이 귀엽게 봐주시는 게 연주를 하거나 음악을 해나가는 측면에서는 한계를 만드는 것 또한 사실이에요. 저는 느린 템포나 그루비(Groovy)한 연주를 더 잘하는데, 그럴 때는 자연스럽게 진지해지거든요. Q) 반대로 다른 멤버들은 어떤 이미지죠? 유종) 장원이형은 형이지만 상당히 귀여워요. 상황을 빠져나가는 태도라든가, 약속 시간에 늦었을 때라든가요. (웃음) 선일이형은 참견을 많이 하는 오지랖 넓은 아줌마 같은 이미지지만, 따뜻한 면이 많아서 엄마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원석이형은 강단 있는 아버지의 모습이에요. Q) 그럼 본인은 아들인가요? 유종) 그렇죠. 아들이 크고 철이 들면 가족 전체가 커지는 느낌이 있잖아요. 위치가 그러니 제가 앞으로 여러 면에서 잘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장원이형은 돈만 갖다 쓰는 철부지 형이요. 결혼 늦게 하고. (웃음) 이건 진짜 농담이에요. Q) 지금까지 데이브레이크를 하면서 잘했던 점과 후회되는 점을 고르라면 뭘까요? 유종) 일반적으로 보통 밴드를 하면 기타와 보컬이 많이 싸워요. 데이브레이크도 원석이형이랑 저랑 의견차이가 많았는데, 절충하면서 계속 서로의 의견을 교환을 했던 게 잘한 점 같아요. 수동적으로 데이브레이크를 했으면, 저와 밴드 모두에게 문제가 생겼겠죠. 후회되는 건 1집 활동할 때 회사가 마음에 안 들더라도 더 능동적으로 움직였어야 한다는 거예요. Q) 최종적으로 정유종은 어떤 뮤지션이 되고 싶은가요? 유종) 슈퍼 밴드의 멤버들은 나이가 들어도 에너지를 잃지 않는 모습이 있어요. 저 역시 늙어서도 게을러지지 않게 자신을 닦고 노력하는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지금처럼 철이 들지 않은 모습도 계속 간직하고요. (웃음)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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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Sketch 6일 동안 천안, 광주, 대구, 부산, 서울, 대전 6개 도시에서의 공연. 스웨덴 밴드 Pg. Lost의 한국투어 Pg. Lost KOREA Tour Pg.lost, Swimming Doll, No Respect for Beauty 2012.4. 7 @ DGBD words : 용식, photo : 石군

사실 공연당일 온종일 감기 몸살에 시달려 밤 열한 시에 시작해 새벽에 끝나는 공연에 갈 자신이 없었었다. 하지만 모과이(Mogwai)공연에서 지친 심신을 위로하는 인스트루멘탈 밴드 음악의 힐링효과를 경험한 바 결국 한 시간 반가량의 이동거리에도 불구하고 공연장으로 발길을 향했다. 보통 때와 다름없는 공연장 가는 길이었지만 국내에서 거의 인지도가 없는 밴드의

공연을 보러가는 기대감은 평소와 달랐다. 불확실함에 대한 걱정보다는 오히려 예상하지 못했던 것을 만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필자와 같은 마음으로 보이는 DGBD를 꽉 채운 관객들 앞에 스위밍돌(Swimming Doll)과 노리스펙트포뷰티(No Respect for Beauty)의 오프닝 공연 후 새벽 한 시를 조금 넘은 시간, 피지로스트(pg.lost)가 무대에 올랐다. 격한 헤드뱅잉과 함께 시작한 첫 곡 ‘Spirits Stampede’와 ‘Kardusen’을 통해 속도감 있는 구성을 보여주었고, 이어진 ‘Heart of Hearts’의 후반부는 하드록이라 해도 무관할 정도의 사운드를 뿜어내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Terrain’과 ‘Pascal’s Law’를 통해 긴장감을 이어나가다 그들의 데뷔 EP [Yes I Am]과 동명의 곡이자 필자가 가장 듣고 싶었던 ‘Yes I Am’을 들려주었다. 앞선 곡들에 비해 차분하다는 생각이 드는 곡이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와 닿는 곡이었다. 첫 앨범이었던 만큼 이를 통해 최초의 존재감을 표현하고자 하는 곡이었을 테지만 공연에서는 존재감을 완성해주는 정점으로써 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공연내내 가장 최근에 본 포스트 록 밴드 공연인 모과이와 자연스럽게 비교를 할 수밖에 없었다. 모과이의 라이브는 온몸을 휘감으며 흐르는 느낌이었던 반면에 피지로스트의 경우 직선으로 내달리며 정면으로 부딪치는 듯했다. 또한, 공식대로 흘러가기보다는 전체적으로 넓은 사운드 스펙트럼과 함께 구성에서의 의외성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특징은 두 오프닝밴드와의 비교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앞의 두 팀이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의 사운드였다면 피지로스트는 포스트 록에서 들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들려주는 듯한 다양성을 보여주었다. 공연을 놓친 이들을 위로할 만한 소식이 있다. 두 장의 정규앨범 [It’s Not Me, It’s You!]와 [In Never Out]이 파스텔뮤직(Pastel Music)의 라이선스로 발매되었다. 내한공연 전에 발매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이제라도 음반으로 그들을 만날 수 있다는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다음번 내한은 페스티벌 무대였으면 한다. 한 여름밤에 피지로스트의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환상적이다.

클럽공연이라기엔 거짓말같이 멋진 라인업으로 꾸며진 엘리펀트슈 릴리즈 파티가 만우절에 열렸다. ELEPHANT-SHOE RELEASE PARTY : april 2012 권우유와 위대한항해, 김목인, 한국인, 프롬 2012. 4. 1 @ 살롱 바다비 words , photo : 石군

엘리펀트슈의 두 번째 릴리즈 파티의 바로 전날, 살롱바다비에서 열린 마초어페어 공연이 있었다. 홍대의 마초밴드 아폴로18, 13스텝스, 넉다운, 앵클어택, 해리빅버튼이 차례로 무대에 올랐다. 그리고 다음날 오전, “드럼 심벌이 깨지고 탐이 찢어졌는데, 악기상 연 곳이 없어요.”라는 사장님의 문자를 보고, 만우절 농담이라 여겼다. 불행히도 아니었다!

프롬 (Fromm) 지난달 릴리즈파티에서 프롬의 공연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이에 한 번 더 공연을 부탁했고, 희소가치를 지닌 그녀의 목소리를 만났다. 더구나 이번엔 같은 레이블 소속 뮤지션 피터팬 컴플렉스의 드러머 김경인, 기타리스트 이치원이 세션으로 함께 했기에 보다 풍성한 사운드를 들을 수 있었다. 게다가 신곡도 연주했는데 기존 곡과는 다른 색깔이어서 전보다 다채로운 공연을 만들었다.

김목인 1월호에서 김목인의 첫 앨범 [음악가 자신의 노래]를 추천했었다. 당시 리뷰를 위해 이 앨범을 들은 후에도 한참 동안 이 앨범을 끼고 지냈었다. 그 이유는 어리지 않은 남자의 귀여운 정서가 과하지 않게 표현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공연도 이런 맥락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풀 밴드 구성이 아닌 혼자서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했기에 앨범의 느낌을 그대로 받을 수는 없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김목인의 감성을 보다 직접 느낄 수 있었다.

한국인 우주히피의 보컬인 한국인은 이날 혼자 공연에 참여했다. 개인적으로 인디 뮤지션 중 최고의 가창력을 가졌다 생각하는 그였기에 기대되는 공연이었다. 역시나 첫 곡부터 그의 목소리는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우주히피의 1집은 워낙에 수작이었기에, 작년 말에 나온 2집의 변화가 내심 못마땅했다. 하지만 이날의 라이브를 듣고 나니 신곡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고, 이후 한동안 2집을 들으며 우주히피의 공연을 기다리고 있다.

권우유와 위대한항해 이번 5월 공연의 주인공, 권우유와 위대한항해의 공연이 기타리스트 이상헌의 하모니카 연주로 시작됐다. 혼자 연주하고 있던 무대에 권우유가 등장해 노래를 시작했고 한 곡이 끝나자 모든 멤버가 무대에 올라왔다. 그때부터 본격적인 무대가 시작됐고 이들의 공연을 기다렸던 팬들의 반응도 터져 나왔다. 이에 공연 막바지에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선글라스를 벗었고 최근 한 통신사의 LTE광고에 나왔던 CF스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진지하면서도 유쾌했던 그들의 공연이었다.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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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WORDS : 용식

조기매진으로 많은 팬들이 눈물을 삼킨 첫 내한, 그들을 위해 그녀가 세 달 만에 한국을 다시 찾았다.

Rachael Yamagata 2012. 5. 19 sat 7PM @ 연세대학교 대강당

역시 내한 공연을 가진 해외 뮤지션들은 국내 관객들의 유달리 열광적인 반응을 잊을 수 없나 보다. 올해 2월 단독공연을 가졌던 레이첼 야마가타 (Rachael Yamagata)가 5월 16일 대구를 시작으로 대전, 서울, 부산을 아우르는 전국투어로 석 달 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다. 지난 번 공연을 앞두고 국내 한 언론사와 가진 인터뷰에서 “서울 공연에서 받은 사랑은 내가 새 음반제작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만든 큰 원동력이었다”라고 할 만큼 그녀의 한국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특히나 이번 투어는 한국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레이첼 야마가타가 직접 제안해 이루어지는 앙코르 공연이다.

Expected setlist 1. Even If I Don’t 2. Letter Read 3. Starlight 4. Saturday Morning 5. Elephants 6. Sunday Afternoon 7. Duet 8. Full On 9. Be Be Your Love 10. Worn Me Down 11. Dealbreaker

Encore

12. You Won’t Let Me 13. Reason Why

레이첼 야마가타라는 이름은 생소할 지라도 그녀의 음악은 이미 우리에게 친숙하다. 대표적으로 데뷔 앨범 [Happenstance]에 수록된 ‘Be Be Your Love’가 국내 휴대폰 광고 삽입곡으로 쓰였으며 최근에는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인 <K팝스타>의 참가자가 이 곡을 불러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한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의 마지막 장면에서 두 번째 앨범 [Elephants...Teeth Sinking Into Heart]의 ‘Duet’이 쓰이면서 엔딩 속 슬픈 이별을 완성시켰다. 그녀는 사랑, 실연, 상처를 주제로 슬픈 사랑에 대해 노래한다. 진부하지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감정으로 듣는 이의 마음을 위로한다. 흔히 깊고 몽환적인 목소리와 감성적인 멜로디 때문에 제2의 노라 존스(Norah Jones)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필자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자 한다. (제2의 노라 존스는 이미 너무 많다) 그녀가 노래하는 사랑의 아픔은 국내 여자 보컬 중 감정을 목소리에 담아내는데 최고 중의 최고인 이소라의 주된 이야깃거리기도 하다. 다만 이소라는 ‘이제 그만’과 같은 곡에서처럼 슬픈 감정을 격정적으로 토해내는 반면, 레이첼 야마가타는 ‘Elephants’에서와 같이 자조 섞인 목소리로 차분하게 자신의 감성을 읊조린다. 하지만 감성적인 곡들이 전부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녀의 음악에선 시카고를 기반으로 하는 범퍼스(Bumpus)라는 밴드의 보컬로 음악생활을 시작한 흔적들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모습은 ‘Worn Me Down’, Starlight’, ‘Accident’와 같은 곡들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얼터너티브 락 사운드를 들려주며 그녀의 음악적 범위를 넓힌다. 실제로 앞에서 말한 곡들은 라이브무대에서 그녀의 변화무쌍한 매력을 보여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며 관객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개인적으로는 코린 베일리 래(Corinne Bailey Rae) 내한 공연 이후로 가장 기대되는 여자 솔로 보컬의 내한이다. 지난번 공연이 일찌감치 매진된 탓에 티켓을 구하기 위해 암표상들을 기웃거렸던 팬들도 많았다고 한다. 그때의 아쉬움을 달래주기 위해 다시 한번 한국을 찾는다고 하니. 그녀의 음악을 유행에 휩쓸려 광고나 드라마에 쓰인 곡들을 중심으로 듣는 것에 그쳤었다면 이번 공연은 레이첼 야마가타의 깊은 감성을 직접 느껴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재즈를 흡수한 팝 음악을 연주하는, 아이돌비쥬얼을 흡수한 바우터하멜이 여름에 돌아온다.

Wouter Hamel 2012. 6. 20 wed 8PM @ v-hall

‘ Mr. Silky Voice ’ 라 불리는 네덜란드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바우터 하멜(Wouter Hamel)이 지나가는 봄을 잡아줄 달콤한 목소리와 함께 한국을 찾는다. 2007년 데뷔 앨범을 기준으로 십 년이 채 안되는 활동 기간에도 불구하고 이미 국내에서 네 번의 공연을 가졌다. 2009년 5월에 열린 서울재즈페스티벌에서 마들렌느 페이루(Madeleine Peyroux)와 의 합동 공연을 시작으로 그 해 8월 첫 단독공연, 12월 말에는 <New Year’s Eve>의 타이틀로 새해맞이 공연까지 가지면서 한국 관객들에게 친근한 이미지의 뮤지션으로 자리잡았다. 작년에는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Kings of Convenience)와 함께 연세대학교 노천극장 무대에 올랐으며, 올해 6월에는 그의 다섯 번째 공연이 홍대 브이홀(V-HALL)에서 열린다.

recommendED song LIST Breezy Demise Details Don’t Ask Finally Getting Closer GiuGiu In Between Lohengrin March, April, May Maybe I’ll Enjoy It Next Year Nobody’s Tune One More Time on The Merry-Go-Round See You Once Again Skimming the Skies Toronto Touch the Stars What’s Left

바우터 하멜은 이변과 함께 이름을 알렸는데, 2005년 네덜란드에서 열린 ‘ 더치 재즈 보컬 경연대회 ’ 에서 남성으로는 최초로 대상을 수상하게 된 것. 또한 정갈한 재즈 뮤지션의 이미지가 아닌 더벅머리 동네 소년 같은 친근한 모습은 그의 부드럽고 팝 적인 재즈 스타일의 음악을 완성시켜준다. 2007년 데뷔앨범 [Hamel] 발매 후 2008년에는 네덜란드의 장래성 있는 뮤지션에게 주어지는 ‘Zilveren Harp Award’를 수여하면서 실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이듬해인 2009년에 발매된 두 번째 앨범 [Nobody’s Tune]은 본국인 네덜란드뿐만 아니라 영국, 벨기에, 독일, 한국, 일본 등지에서도 큰 사랑을 받으며 그의 입지를 다졌고 세계적인 클래식/재즈 레이블인 유니버설 데카(Decca/Universal)와 레코딩 계약을 하면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2011년에 발매한 세 번째 앨범인 [Lohengrin]은 그가 처음으로 직접 제작한 앨범이다. 곡을 쓰기 위해 파리의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부모님 집의 한적한 방에서 지내며 작업에 몰두한 시간은 그를 음악적으로 더욱 성숙시킨 시기였다고 한다. 정식 프로듀서 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자신의 귀와 감성에 이끌린 사운드를 실험해 볼 수 있었고 이는 결국 스스로를 만족 시킴과 동시에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바우터 하멜의 음악은 재즈라기보다는 ‘ 재즈를 흡수한 팝 음악 ’ 같은 느낌이다. 어린 시절에 너바나(Nirvana), 펄잼(Pearl Jam), 제프 버클리(Jeff Buckley), 피제이 하비(P.J.Harvey) 등을 즐겨 들었던 시기가 있었다는 것을 알면 그의 달콤한 사운드에 대한 의문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는 팝, 록, R&B를 똑같이 좋아하는, 음악적 순수주의자와는 거리가 먼 뮤지션이며 스스로를 엔터테이너라 묘사하며 즐기는 것이 자신의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의 공연에 열광적인 여성 관객들을 보면서 역시 무엇을 하든 잘 생기고 봐야 한다는 불편한 진실에 맞닥뜨린다. 하지만 그의 음악이 외모를 더 빛나게 만든다는 사실을 깨닫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이미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앞으로의 행보가 더 기대되는 뮤지션이기에 이번 공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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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MMENDED ALBUMS

Boys and Girls Alabama Shakes 2012. 04. 09 Rough Trade (UK), ATO (US)

words : 石군

블루스 또는 소울 음악은 21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 상업적 가치가 없는 구닥다리 음악으로 치부됐다. 거장 소리를 듣는 뮤지션 정도나 관객몰이를 할 뿐,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는 신인 뮤지션의 등장은 없었다. (물론 힙합 또는 R&B로 재탄생한 소울 음악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렇게 과거의 음악이 되어버리는구나 싶던 지금, 소울 음악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한 앨범을 가지고 발매 10일 만에 UK차트 3위, 빌보드 차트 8위를 차지한 신인 팀이 등장했다. 믿기지 않는 이런 업적을 이루고 있는 팀은 알라바마 쉐익스(Alabama Shakes)다. 음악을 들어보면 블루스를 기반으로 하여, 그 위에 소울, 컨트리 음악을 얹고 있다. 대부분의 곡들이 다 70년대의 음악으로 느껴지지만, 곳곳에서 현대의 인디 록적인 시도를 접할 수 있다. ‘Rise To The Sun’에서의 기타 소리는 요즘 많은 인디밴드들이 많이 쓰는 전자악기의 사운드와 비슷하다. 하지만 이들은 전자악기 대신 리얼 악기로만 이 사운드를 만들어내며 21세기의 인디 음악을 19세기 중반의 블루스 음악과 연결하였다. 이런 부분이 과거의 음악 속에서 살고 있던 리스너부터, 최신 인디 음악 리스너까지 이들의 음악에 빠져들게 만들고 있다.

* 이 차트는 향뮤직의 4월 음반 판매량을 기준으로 합니다.

1 5집 - Slip Away 넬 (Nell)

2 Guilt-Free

Isle of Dogs

이이언 (eAeon)

Tigercats 2012. 4. 16. Fika Recordings

2012. 05 ELEPHANT-SHOE CHART

words : 石군

매화가 4월에 펴 매실을 6월에 수확하듯 많은 밴드가 상반기에 앨범을 발표한 후 6월부터 시작되는 여름 페스티벌에서 한 해의 결과물을 수확하고자 한다. 이 때문에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는 신규앨범의 홍수 속에도 유난히 반짝이는 앨범이 있다. 개들이 가득한 마을에 뚱한 표정으로 홀로 있는 고양이를 커버로 한 [개들의 섬(Isle of Dogs)]이 바로 그것이다. 귀여운 커버보다도 더 간질간질 간지럽히며,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애교를 부리는 듯한 음악으로 가득한 이 앨범은 런던 동쪽 출신의 신인 밴드, 타이거캣츠(TigerCats)의 데뷔앨범이다. 타이틀 곡인 ‘Full Moon Reggae Party’는 단 2분 18초의 짧디짧은 곡에, A-A 형태로 1절과 2절이 다른 부분이 전혀 없이 반복되는 단순한 구조로 되어 있다. 하지만 긴 곡에 비해 부족함이 전혀 없는 이 곡을 듣다 보면, 다른 밴드들이 굳이 4~5분씩 되는 곡을 왜 쓰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한다. 이 극도로 짧지만, 지극히 매력적인 타이틀을 필두로 하여 통통 튀는 이들의 음악은 ‘좀 더 부드럽고 경쾌한 버젼의 뱀파이어 위켄드(Vampire Weekend)’ 에 가깝다. 하지만 이들의 발랄함은 더 고 팀(The Go! Team)에 맞닿아있으니 두 밴드의 중간지점에 이들이 있다.

JUKEBOX

3 Ice Cube (EP) 3호선 버터플라이

4 Seoul Seoul Seoul Various Artists

5 2집 - 1

로다운30 (Lowdown30)

6 1집 - Natural 소란 (Soran)

7 Priority

김C (Kim C)

8 Reborn 산울림

Various Artists - Tribute

9 소년이 어른이 되어 (EP) 몽니 (Monni)

GOGOBOYS 2012. 4. 10. 사운드홀릭

words : 石군

날이 따뜻해지고, 야외활동을 많이 하다 보니 조용한 음악보다는 신나는 음악에 손이 많이 가게 된다. 이런 시기에 절묘하게 어울리는 고고보이스의 첫 정규앨범 [JUKEBOX]가 발표됐다. 고고보이스는 2007년도의 엘리펀트슈의 파티에서도 함께했었으니 꽤 긴 이력을 지닌 팀이다. 그럼에도 첫 정규앨범을 이제서야 발표하게 된 것에는 대한민국의 남자라면 해결해야 하는 군대 문제가 끼어있다. 모든 멤버들이 예비역이 된 2010년에 세 번째 EP앨범 [Disco in the Moonlight]를 발매하면서 다시 활동에 박차를 가했다. 그 후 2년 동안 발표된 싱글을 모아 이번 정규앨범이 나왔다. 밴드 결성 6년 만에 첫 정규앨범이 발표됐으니, 밴드로서는 힘든 여정이었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덕분에 완성도 높은 앨범이 나왔으니 헛된 시간은 아니었다. 이 앨범은 로큰롤 사운드를 기본으로 깔고, 한국적 레트로를 양념으로 뿌려 만들어졌다. 모든 곡이 흥겹지만 트랙별로 그 강약을 능수능란하게 조절하고 있어, 어떤 곡에서는 미친 듯이 날뛰다가도, 어떤 곡에서는 도도히 몸을 흔들며 완급을 조절하게 된다. ‘윙크’ 뮤직비디오에서 이들이 그러하듯 절제된 움직임이 필요하다!

버스커 버스커 버스커 버스커 2012. 03. 29 씨제이이앤엠

words : 황명희

슈퍼스타K 3의 신성, 버스커버스커가 미니앨범과 디지털 싱글이 판치는 음반시장에서 11곡이 오롯이 담긴 첫 앨범을 내놓았다. 버스커버스커 곡 속의 화자는 간질간질한 감정이 사랑인지 겨우 깨닫기 시작한 우리들의 첫사랑과 똑 닮아있다. 앨범은 너를 내 것으로 만들고야 말겠다는 노골적인 말 대신 밤바다에서 본 아름다운 조명에 대해 조근조근 이야기하고, 벚꽃이 흩날리는 길을 함께 걷지 않겠느냐고 수줍게 물으며 천천히 상대방과의 접점을 만들어 나간다. 느리지만 차근차근 사랑을 완성해 나간다는 설렘이 담긴 내러티브는 듣는 이로 하여금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국내 유명한 프로듀서들의 손이 닿은 탓일까, 앨범의 트랙순서나 편곡에서는 신인답지 않은 노련함이 엿보이지만, 그렇다고 버스커버스커의 풋풋한 매력을 만나볼 수 없는 건 아니다. 그들의 음악에서 큰 축을 담당하는 장범준의 다듬어지지 않은 보이스는 여느 노련한 가수들 못지않게 다양한 감정을 담아내고 있다. 수능이 끝나고 쓰기 시작한 곡 가운데 ‘봄 분위기가 나는’ 것들만 골라서 첫 번째 앨범작업을 했다는 장범준의 인터뷰는 앞으로 나올 버스커버스커의 다음 앨범들이 더 기대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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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1101 (일반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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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는 물건 (EP) - 재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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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집 - Don’t You Worry Baby (I’m Only Swimming)

이디오테잎 (Idiotape)

눈뜨고 코베인

검정치마 (The Black Ski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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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자뷰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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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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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사월 (2nd De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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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집 - Pink R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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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집 - O[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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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음악 로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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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집 - 아편굴 처녀가 들려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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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 (EP)

몸과 마음

전기뱀장어

브로콜리 너마저

안녕바다

피터팬 콤플렉스 (Peterpan Complex)

커피소년

별 (Byul)

9호선 환승역


FEATURE

ORIGINAL SOUND NOVEL 우체국 털이

앨범 커버에 덧붙이는 단편 소설 WORDS : 물고기군

*무라카미 하루키 ‘빵가게습격’ 오마주

리는 돈이 필요했다. 멀지 않은 도로에서 빗속을 달리는 자동차들의 타이어 소리가 머릿속을 울려대는 잡음처럼 들려왔다. 담배를 비벼끄고 나는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노란색 스웨터를 입고 있었다. 아래엔 빨간 바탕에 하얀 꽃무늬가 있는 플레어 스커트. 결코 고상한 색조합이라고 볼 수 없었다. 어디를 가도 눈에 띄는 차림이었다. “뭐든 해야겠어. 이렇게 앉아 있을 수만은 없어. 나에겐 시간이 많지 않단 말이야.” “뭘, 어떻게 할 건데.” “은행을 털자.” 그녀는 나의 제안을 묵살했다. 나도 사실 그냥 해 본 소리에 불과했다. 나는 어깨를 으쓱하고 다시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녀는 그게 아니었나 보다. 바닥에 몸을 웅크리고 앉아 있던 그녀가 고개를 들어 나를 보았다. “은행보다, 우체국을 털자.” 그녀는 계속 말했다. “첫째 은행보다는 안전해, 게다가 돈도 있을 거야. 왜냐면 우체국에서도 은행업무 비슷한 것을 보기 때문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아무도 우리가 우체국을 털리란 것을 생각하지 못할 거란 말이야.” 듣고 보니 나름대로 일리 있는 얘기다. 어쨌든 우린 만족할 만큼의 돈을 얻기만 하면 된다. 우체국이든 은행이든 빵 가게든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녀와 나는 벌써부터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방에 불을 켜고, 창백한 형광등 불빛 아래서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우체국이 문을 닫을 즈음에 그녀와 내가 우체국 안에 들어간다. 그녀와 나는 스키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셔터를 내린 다음 그녀가 총을 들고 사람들을 위협하고 내가 돈을 챙긴다. 돈은 우편배달가방에 쓸어 담은 다음 옆문으로 나온다. 유유히 거리를 걸어서 방으로 돌아온다. 우리는 서둘러야 했다. 우체국이 문을 닫을 시각이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녀는 노란색 스웨터 위에 점퍼를 걸쳐입고 선글라스를 꼈다. 비 오는 저녁에 선글라스라. 그녀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비는 그칠 것 같지 않았다. 우리가 우체국에 도착하기까지 빗방울은 멀리서 달려와 곁을 스쳐 가는 자동차 타이어 소리처럼 굵어졌다, 가늘어졌다를 반복했다. 경찰서 앞을 지날 때는 긴장이 되었다. 리볼버가 들어 있는 그녀의 점퍼 주머니가 너무 불룩했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듯했다. 내일 소풍을 떠나는데 이 비가 그치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정도의 걱정도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 우체국이 보이는 골목에서 우리는 담배를 나눠 피웠다. 비 때문에 눅눅해진 담배를 쥔 손끝이 추위 때문인지, 긴장한 탓인지 미미하게 떨리고 있었다. “들어갈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산을 접으며 우체국 안으로 들어서자 내 머리는 조금 혼란스러워졌다. 내가 편지를 마지막으로 부친 때가 언제였지? 누구에게 보냈던 걸까? 그녀가 나에게 눈짓을 했다. 부질없는 생각이다. 내가 편지를 보낸 여자에게선 답장이 오지 않았다. 그녀는 스키마스크를 뒤집어썼고, 나도 곧 따라 썼다. 그녀가 총을 꺼내 들고 마치 등대처럼 우체국 안을 휘돌았다. 손님은 우리

눌렀다. 그러자 셔터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닫히고, 또 얼마간의 참을 수 없는 정적이 우체국 안을 가득 메웠다. 이제 내가 행동할 차례다. 남자를 끌고 접수대를 건너가 금고를 안내하라고 했다. 그동안 그녀는 접수대의 두 여자를 구석에 몰아넣고 등을 맞대어 앉힌 채 언제 챙겼는지

남자는 미안하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어느새 그녀가 곁에 다가와 내게 말했다. “그거라도 챙겨.” 어쩔 수 없다. 우편배달가방에 나는 금고 안의 반송된 우편물을 한통도 빠트리지 않고 집어넣었다. 그녀는 남자까지 익숙한 솜씨로 묶고서는

둘뿐이다. 아무도 비가 오는 날엔 편지를 부치지 않는 모양이다. 접수대 뒤편으로 여직원이 둘 있었고, 더 안쪽으로 나이가 들어 보이는, 흰색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맨 남자 하나가 뭔가 샐러리맨적인 고민에 싸인 듯 머리를 감싸 안고 앉아 있는 게 보였다. 접수대의 두 여자는 손을 들고, 그녀의 손에 들린 리볼버를 비현실적으로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지만, 어쨌든 손은 들고 있다. 우체국 안의 책임자인듯한 남자도 여전히 고민에 싸인 표정을 지은 채 일어섰다. 나는 은행에 흔히 있는 비상벨 같은 것을 그들이 누르지 않을까 신경을 썼지만 어쩐지 우체국 안에는 비상벨이 없는 것 같았다. 하긴 나도 우체국이 털렸다는 신문기사 같은 건 읽어본 적이 없다. “정면의 셔터를 내려.” 그녀의 목소리가 동굴을 울리는 것처럼 턱턱하게 들렸다. 스키마스크 때문이다. 몇 초간 아무도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 스키마스크 밑으로 얼굴에 땀 한 방울이 흘러내렸다. 남자는 고민을 끝내고 문쪽으로 걸어가 무슨 단추인가를

알 수 없는 전선을 정리할 때 쓰는 끈으로 그녀들의 양 손목을 묶고 있었다. 치밀한 여자다. 남자는 구석에 생각보다 조그마한 금고를 손으로 가리켰다. 너무 조그마했지만 단지 우체국에 금고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나는 만족했다. “열어.” 남자는 쪼그려 앉아 손쉽게 금고의 문을 열었다. 손쉽게?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보통 영화에서는 열지 않겠다고 반항도 하고, 열쇠가 없다든지 비밀번호를 모른다든지 잡아떼기도 하다가, 어렵게 금고의 문을 열어주는 데 말이다. 남자를 뒤로 물러서게 하고, 금고 안을 들여다보자 의문은 쉽게 풀렸다. 금고 안엔 돈 대신 우편물이 가득 차 있을 뿐이었다. 나는 당황했다. “뭐야, 이건?” “우편물입니다. 반송된 우편물은 여기에 이렇게 넣어둡니다.” “어째서 금고 안에 넣어두지?” “저도 잘 모릅니다. 그냥 그렇게 하는 게 관례라서.” “돈은 없나?”

나가자고 했다. 나는 묶인 사람들이 혹시 화장실이라고 가고 싶으면 어쩌나 걱정이 되었지만 그렇다고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위안했다. 옆문으로 빠져나오면서 스키마스크를 벗었다. 그녀는 다시 선글라스를 꼈고, 이번에는 나도 선글라스를 꼈다. 우리는 어깨동무를 한 채 거리를 걸었다. 어둑어둑해진 거리의 공기가 시원했다. 방으로 돌아와서도 그녀와 나는 별말이 없었다. 우체국에서 훔쳐온 편지들만이 바닥에 흐트러진 채 새 주인을 반가워하는 것 같았다. “이제 어떡하지?” 그녀는 내게 물었다.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훔쳐온 편지를 읽는 거야.” 그녀도 잠시 생각하다가 다시 물었다. “맥주나 사 가지고 올까?” 우린 맥주를 마시며 밤을 새워 편지들을 읽었다. 맥주를 마시며 남의 편지를 읽는 것은 근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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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만화- [그런지] 만화를 그리는 사람치고 만화를 잘 챙겨보진 않는데 네이버 웹툰 그런지가 끝났다. ㅠㅠ 작가님 수고하셨습니다. 이달의 음악- [You Spin Me Around] 옛날에 ‘미트X핀’(아는사람만안다) 이라는 사이트 덕분인지 이 노래가 왜인지 우리나라 네티즌들에게 ‘게이송’ 이라는 별명을 얻은 듯. 영화 웨딩싱어를 보다가 14년 전쯤의 아담 샌들러가 너무 멋지게 부르는 걸 보고 반했다. 언젠가 친구들과 커버해 보고 싶다. 원곡은 Dead or Alive 라는 밴드의 곡이고 Dope 와 Manson이 커버한 게 유명한듯. 이달의 기타프로- [박자] 10년지기 만화친구들과 밴드를 하는데 기타프로로 가끔 자작곡을 만들어서 합주하곤 한다. 근데 문제가 생겼다. 머리로 인식하고 몸으로도 연주가 되는데 왜 기타프로 상에서는 구현하기가 힘든걸까. 그 이유가 3/4박자의 노래가 아니라 6/8박자인걸 알기까지 3시간이 걸렸다. 만들긴 만들었는데 아직도 3/4 과 6/8의 차이를 모르겠다. 이래도 되는걸까 싶다. 만들 수는 있지만 알지는 못한다. 뭔가 잘못된 게 아닐까 싶지만서도 왠지 내 삶은 언제나 그랬던 것 같다. 이달의 일러스트 작업- [락더보트] 라는 책의 표지를 작업했는데, 최근에 발간되었더라. 익숙치 않은 스타일의 주문이라 좀 고심했는데 결과물의 만족도는 50/50. 그래도 꽤나 재미있었다. 앞으로 이런 스타일을 자주 작업해 보고싶다. ‘락더보트’ 라는 책이 나오는 걸 보니 투표가 대세긴 대세인듯. 투표하는 여러분이 바로 진정한 간지인. 이달의 좌절- 책 한권 통째로 들어왔던 삽화 및 표지 일이 엎어졌다. 내 멘탈도 엎어질 것만 같다. 이달의 토렌트 - [Quruli] 토렌트를 쓸 줄 몰랐는데 石군에게 배웠다. 토렌트를 통해 몇 년간 구하지 못했던 쿠루리의 라이브 DVD 영상을 구할 수 있었다. 감동의 전율. DVD 사고 싶다. 이달의 石군 - 고품격 음악잡지 Elephant-Shoe의 편집장 石군을 만났다. 회의 땜시 매달 보긴 하지만(?) 이번 만남은 충격이었다. 난 한번도 가보지 못한 후지, 글라스톤베리 등등 수많은 해외 페스티벌을 섭렵한 충실한 락덕후 편집장 石군. 아주 오래된 트로트를 콧노래로 부르더라. 부르고 부르고 또 반복해서 허밍했다. 왠지 뭔가 속은 느낌이랄까.. 그를 안지 4,5년 된 것 같지만. 난 여전히 그에 대해 아는 게 아무것도 없다. 반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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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시와 / Siwa 2010. 3. 5. @ 옥수동

시와는, 지인을 제외하고 우리가 섭외를 시도한 첫 아티스트였습니다. 2009년 봄 체화당에서 공연을 마친 그녀는 여름에 촬영을 해보면 어떻겠냐는 우리 제안에 반갑게 응했습니다. 그러나 개인 사정으로 렉앤플레이 프로젝트가 지연되었고, 마침내 11월에 시작했을 때는 시와가 앨범 작업으로 바빴습니다. 거의 1년만에 다시 만난 그녀는 한 인터넷방송국에서 셀프인터뷰를 요청했다며 캠코더로 우리를 찍기 시작했고, 여전히 사근사근했습니다.

잘 가, 봄 우리는 용산역에서 중앙선 열차를 타고 출발해 한강엘 가기로 했습니다. 평일 낮임에도 사람이 꽤 많아서 촬영이 좀처럼 쉽지는 않았습니다. 휠체어석에서 몇 테이크를 찍어봤지만 뭐랄까 민폐인데다가 연주에도 불편했지요. 열차를 갈아타고서야 조금 여유로운 자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한남역을 떠나 서빙고역으로 가는 열차 안에서 시와는 좌석에 앉아, rainbow99는 바닥에 앉아 연주를 시작했고, 내려야 할 적절한 순간에 노래가 마무리됐습니다. 안 보는 척 하다가도 박수로 화답해주신 승객분들 모두 감사드려요!

랄랄라 사실 이날 열차에서 제일 고생한 건 우리 팀의 세 명 중 카메라도 녹음기도 들고 있지 않던 구성원, 즉 짐꾼(a.k.a. 잉여)이었습니다. 잠도 못 자고 왔는데 뮤지션들까지 5명분의 짐을 거의 혼자 들고, 화각을 벗어나 숨어 있어야 했으니까요. 각설하고, 그 다음부터는 순조로웠습니다. 옥수역 플랫폼에서 사람들이 지나가다, 지켜보다, 열차에 올라탔습니다. 한강변에서 차들이 흐르고, 자전거가 달리고, 사람들이 걸어다녔습니다. 그곳의 규칙적인 소음 속에서 시와는 조용히 노래를 불렀습니다.

아주 작게만 보이더라도 rainbow99는 걸어서 합정역 근처 집으로 향했고, 나머지 우리들은 옥수역으로 올라가 작별 인사를 나눴습니다. 햇살을 기대했지만 구름이 껴서 아직은 쌀쌀한 봄날 오후였습니다.

withsiwa.com / Cyworld Club / @withsiwa

recandplay.net 렉앤플레이는 2009년 11월부터 도시의 일상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라이브 연주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기록된 연주를 엘리펀트 슈를 통해 탭진에서 여러분들께 보여드리고, 들려드리려 합니다. 우리는 뮤지션과, 라이브와, 공간과, 술을 중시합니다. 우리는 착합니다. 겁먹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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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PHANT-SHOE TABLOID RELEASE PARTY

kokoma @ kokoma_es 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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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쿠키 냄새를 맡으면 힘이 솟는 엘리펀트슈의 마스코트 코코마! 여기에는 지난 한 달 동안 코코마가 트위터를 통해 전했던 해외 소식을 모아놨습니다. 보다 빠른 음악 뉴스와 엘리펀트슈 관련 소식을 얻고자 하신다면 팔로우 해주세요. 트친이 되시면 코코마가 음악 추천부터 맛있는 쿠키 추천과 연애 문제, 인생 상담 등 무엇이든 해드립니다. 어서 오세요, 코코마에게 :)

‘Surfin USA’와 ‘Kokomo’로 익숙한 비치보이스(Beach Boys) 할아버지들이 데뷔 50주년을 기념해 새 앨범 작업에 착수했었죠. 앨범명은 [That’s Why God Made the Radio]로 동명의 곡이 뮤직비디오와 함께 먼저 공개되었습니다. 유튜브에 영상이 있지만, 모바일로는 지원이 안 되네요. :( PC에서 확인해보세요~ 할아버지들의 노래와 코러스는 죽여주네요~ 신보는 6월 5일 발매예정입니다!

잭 화이트(Jack White)가 조니 뎁(Johnny Depp) 주연의 영화 론 레인져(Lone Ranger)의 음악을 맡았다네요. 1950년대의 TV 시리즈로, 갱들의 습격을 받은 주인공이 인디언의 도움으로 살아남아 복면을 쓴 론 레인저로 변신해 악당들과 싸우는 내용입니다. 이 작품은 제리 브룩하이머(Jerry Bruckheimer)가 제작하고, [캐러비안의 해적]의 고어 버빈스키(Gore Verbinski) 감독이 연출을 맡았습니다. 제리 브룩하이머는 잭 화이트의 독특하고도 환상적인 작곡 실력 때문에 음악을 맡겼다고 말했네요. 잭 화이트는 이전에도 제임스 본드 <퀀텀 오브 솔러스>의 주제곡을 작사, 작곡, 연주하고 알리샤 키스(Alicia Keys)와 함께 노래하기도 했었죠. 하지만 한 영화 전체의 음악을 맡은 적은 처음이어서 흥분된다고 하네요. 조니 뎁에 잭 화이트라니, 영화 스토리 자체는 촌스럽지만 안 볼 수가 없는 영화네요!!

1996년에 사망한 미국의 전설적인 랩퍼 투팍(Tupac)이 코첼라 페스티벌 2012에서 되살아났습니다! 코첼라의 마지막 날 헤드라이너인 닥터 드레(Dr. Dre)와 스눕 독(Snoop Dogg)의 공연 중간에 등장했어요~ 이를 가능케 한 것은 3D 홀로그램 덕분인데요. 고릴라즈의 공연으로 이미 록팬에게는 익숙한 장치이죠. 이를 통해 코첼라의 관객들은 투팍의 무대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를 직접 확인해 보세요. :)

2012.06.03 SUNDAY PM 6:30 salonBADABIE PRICE 15,000w

6월의 헤드라이너

+platform

interview PONY mini with vocal 최성민

홈페이지에 오시면 매일매일 국내외의 다양한 음악 소식을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또한 아이폰, 아이패드 어플리케이션 <Tapzin> 으로도 만날 수 있으니 편한 방법으로 엘리펀트슈를 찾아주세요.

(다른 인터뷰를 보니) 자신을 ‘의욕이 없는 사람’이라 말하던데, 모든 사람의 의욕이 떨어지는 5월병이 돌고 있는 지금은 어떤가요? 주말에 집에서 자고 있는데, 창가 사이로 햇살이 들어오는 게 느껴질 때면, ‘그래도 인생이 완전히 무의미한 것만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 기분으로 좋다고 밖에 나가면, 햇빛 알레르기가 온몸에 번져서 2, 3주간 고생하고, 입에서는 ‘역시 인생은 x 같다’라는 탄식이 흘러나오는 반복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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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L E P HA N T - S HO E

보면 앨범작업은 의욕적으로 한 것 같아요. 그 비결은 뭔가요? 녹음하던 당시에 루비살롱 레이블을 이미 나온 상태였고, 자체적으로 앨범을 제작하려고 마음을 먹었어요. 모 브랜드에서 화보를 찍고 받은 돈 100만 원으로 레코딩을 완료했는데, 제작비가 부족해서 게릴라 방식으로 이루어졌구요. 프로듀서를 맡아준 호원이형(티비옐로우)의 무료봉사로 가능했던 일들이었죠. 열악한 상태였기 때문에 오히려 자유로웠고,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었습니다.

역사 같아요. 3년만의 신보인데, 정규앨범이 아닌 EP로 나온 것도 의욕 문제인건가요? 의욕문제라기보다, 2년 반 동안, 기타 멤버가 없었습니다. 세션 기타 등 총 5명이 그 자리에 왔다갔다했고, 그런 사정으로 앨범작업은커녕 곡 작업도 제대로 못 했네요. 다행히 송광호(기타)가 정규 멤버로 들어오면서, 한두 달 만에 EP에 들어갈 곡 작업을 모두 마쳤고, 레코딩 역시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EP는 저희에게 앨범이라기보다는 2년 동안의 모든 사건이 종합된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이번 EP 앨범은 좀더 흐릿(Fuzzy)해졌고, 그 안개 속에서 반짝이는 것이 굉장히 매력적이에요. 이를

이번 음악을 만들며 가장 많이 신경 쓴 부분은 어느 곳인가요? 크게는 인터내셔널한 앨범을 만들자. 작게는 노래 전체의 공간감에 집중하자. 기타 노이즈나 기타의 공간감 같은 거. 지저스 앤 메리체인이나 요라탱고 같은 8,90년대 스페이스 록을 많이 듣던 때라 그런 영향도 있었을 거 같습니다. ‘안녕’ 뮤직비디오를 보면 빈티지한 컬러감과 다양한 영상소스의 오버랩, 만화경 구도 등 많은 신경을 썼더라구요. 혹시 제작에 직접 참여했나요? 예. 제가 촬영과 편집을 했어요. 인디 뮤직비디오들을 많이 봤지만, 대부분 노래에 영상을 구겨 맞추려는 경향이 있어서, 차라리

본인이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제작하게 됐습니다. 찍는 동안에도 본인들이 만든 이미지와 사운드를 가지고 이리저리 맞춰볼 수 있어서 재밌었어요. 이번 음악과 뮤직비디오 모두 전 세계적인 인디 록 트렌드의 최전방에 있어 보여요. 해외 진출 생각은 없으신가요? EP 앨범을 내고 놀란 게 국내에서 우리 음원을 듣는 사람보다 해외에서 우리 음원을 듣는 사람이 더 많다는 사실입니다.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지 나가고 싶고, 또 내부적으로 계획 중이기도 해요. 이 멋진 EP를 듣고 나니 정규앨범이 기대되는데 언제쯤 손에 쥘 수 있을까요? 지금 데모 작업 중에 있고, 아마 9월 이후에나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앨범은 1집이나 EP와는 또 다른 분위기의 곡들이기에, 포니의 앨범이라기보다는 또 하나의 다른 개체가 내는 앨범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이번 공연에서는 포니의 어떤 점에 집중해야 될까요? 그때까지 신곡들이 라이브 셋으로 완성될 수 있다면, 그 점에 집중해주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보컬이 언제 ‘삑사리’내나, 드럼이 언제 박자 나가나, 이런 거에 집중해서 보셔도 좋을 거 같고요. 공연장에서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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