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ependent rock magazine vol.61 / www.elephant-shoe.net / 2012 AUGUST TABLOID 10
브로콜리 너마저 이 미친 세상에서 그들은 긴 춤을 추고 있다.
GREEN iss ue 이효리는 채식주의자라고 말해놓고 오징어는 왜 먹어?
소주병이 꽉 찼을 때와 비었을 때의 차이 music
his tory 나폴레옹과 베토벤, 녹색 물감에 독살 당하다?
CONTENTS
2012 AUGUST TABLOID 10
s p e c i a l ar t i s t
브로콜리 너마저 06
i nter v i e w
골든-힛트 굳이 덧칠하고 싶진 않았지만, 비워져 있는 상태로 내버려두고 싶지도 않았어요. 10
r e c omm end
브로콜리 너마저가 뽑은 자신들의 최고의 가사 12
an i d e a l d ay
덕원이 꿈꾸는 어느 이상적인 하루 아무 일도 없는 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날 13
i n m y p lac e
류지의 방 그녀가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공간 14
c o l or i tem
브로콜리색 아이템 브로콜리 너마저가 들고 온 초록색 아이템
issue
HI PSTER 之道
이효리는 채식주의자라고 말해놓고 오징어는 왜 먹어?
힙스터는 어떤 영화에 열광하는가 <1>
19 hi s to r y
SPECTRUM
나폴레옹과 베토벤, 녹색 물감에 독살 당하다?
알고 있지만 의식하지 않았던 22개의 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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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병이 꽉 찼을 때와 비었을 때의 차이
글램 록, 그 시작과 끝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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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 20
E L E PH A N T - S HO E
HITCHHIK ER’s GUID
ORIGINAL SOU ND NOVEL
musi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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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lor SPECIAL
GREEN 슬픔은 묘지에 묻거나 잠에서 깨어나 연두빛으로 피어날 봄을 기다리는 정원에 묻는 게 좋다고 하지. They say it’s better to bury your sadness in a graveyard or garden that waits for the spring to wake from its sleep and burst into green. 코너 오버스트 Conor Oberst (1980 ~ ) Bright Eyes 의 기타 겸 보컬 illustration : 윤희진
EL 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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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ll Talk about Music / EPISODE : 맥주 Editor's Note 마감을 위해 사무실에서 자고 일어나, 아침을 먹으러 근처 순대국밥집에 갔습니다. 주문하고 음식을 기다리며 TV뉴스를 보는데 “어제는 올해 첫 열대야였습니다.”라고 말하더군요. 밤새 왜 그리 땀을 흘렸는지 이해가 됐습니다. 그리곤 뜨거운 순대국밥을 먹으며 또 땀을 흘렸습니다. 그 순대국밥 뚝배기만큼이나 좁고, 뜨끈한 사무실에서
石군
MGMT – KIDS
Album : Oracular Spectacular (2008) “아빠가 주는 술을 괜찮아!”라는 말을 들으며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소주를 마셨다. 그 후 아버지와 함께 술을 대작하는 아이가 되었고, 심지어 초등학교 졸업식 때에는 집에 있던 맥주를 보온병에 싸갖고 가 절친들과 나눠마셨다. 그게 친구들의 첫 음주였다는 것을 알고 그들을 이상히 여겼는데, 알고보니 내가 이상한 것이었다. 아버지 그래도 땡큐!
이번 8월 호를 준비했습니다. 모두가 에어컨을 바라고 있지만, 이상하게도 저는 이 약간의 부족함과 결핍이 맘에 드네요. 많은 것이 부족한 엘리펀트슈 사무실에서 꽉 차게 만들어진 이번 호를 즐겨주세요.
JEE
FOSTER THE PEOPLE – PUMPED UP KICKS Album : Torches (2011)
술을 잘 못 마시는 나에게 맥주는 쓴 음료일 뿐이었다. 하지만 며칠 전 밤늦게 찾은 동네 감자탕 집에서 억지로 건네받은 살얼음이 낀 차가운 유리잔에 담긴 얼음같이 시원한 카스 맥주는 ‘정말 맛이 있었다!!!’ 아! 난 그동안 정말 차가운 맥주를 먹어보지 못했구나. 이런.
근데 덥긴 덥다! 으악! 2012년 7월 26일 石군
JUNE
코리아나 – 손에 손잡고 Album : 코리아나 (1988)
일 때문에 제주도에 내려갔다가 웹툰 작가 김양수 형님과 3년, 강산에 형님과 5년, 음악 평론가 박은석 형님과 8년, 달새 형님과 13년 만에 술자리를 가졌다. 아마 제주도에서 마신 시원한 맥주가 아니었다면 세월의 벽을 크게 느꼈을 텐데, 맥주야 땡큐! 그리고 베리머치!
이지선 ELEPHANT-SHOE tabloid issue No.10 / 2012-8-1
Editor-in-Chief 石군 / ewanjj@naver.com
RASPBERRIES – I DON’T KNOW WHAT I WANT Album : Starting Over (1974)
태풍이 올라온다더니 서울엔 비바람보다 무더위가 기승이다. 앉아만 있어도 땀이 줄줄 나길래 샤워를 한바탕하고 감자볶음에 맥주를 한잔 마시니 살 것 같다. 여름밤 맥주도 좋지만 지금 당장은 한겨울 스키장에서 마시는 삿포로 생맥주가 매우 그립다. 겨우내 추위에 진저리 쳤으면서 이제와서 추위가 그리운 내 마음은 어찌나 간사한지.
First Director June / dafunk@hanmail.net Director JEE / seg1129@naver.com Julian Kim / comfortingsounds.vol1@hotmail.com 맹선호 / pluto116@naver.com 용식 / bleutk@gmail.com Creative Director Jiyang Kim / jiyangkim@ymail.com Mr.Yun / djmou@hanmail.com Art Director NOKID / starfucker6@naver.com 이지선 / aniklee@naver.com 윤희진 / hujjin@naver.com Registration Number / 마포,라00343 Published by Elephant-Shoe / www.elephant-shoe.net Printed by 솔텍 / 서울 중구 필동2가 120-1 *엘리펀트슈 타블로이드의 본문은 아모레 퍼시픽에서 제공하는 아리따 글꼴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All Rights Reserved 2012 Elephant-Shoe
Julian Kim
THE KILLERS – READ MY MIND Album : Sam’s Town (2006)
친한 누나들과 함께 펍에서 맥주를 종종 마시곤 했다. 그런데 누나들은 맥주를 마시면 매번 미안하다며 눈물을 보이거나 결초보은을 하겠다고 한다. 술을 자꾸 먹여서 미안하다는 건지 아니면 다른 게 고맙고 미안하단 건지 모르겠지만... 여튼 난 누나들의 구세주인가보다.
용식
김범수 – 나타나
Album : 시크릿 가든 OST (2011) 약간의 초딩 입맛인 나에게 흑 맥주는 그냥 까만 쓴 물이었다. 하지만 아일랜드에서 먹은 기네스는 나에게 신세계를 선사했는데, 특유의 부드러운 크리미가 목구멍을 녹여버리는 듯 했다. 요즘엔 기네스를 마실 때 현빈의 거품 키스를 재현하곤 한다. 반응은 ‘꺄악’ 소리지만 뉘앙스가 현빈과는 조금 다른 게 문제라면 문제다.
맹선호
ELBOW – GROUND FOR DIVORCE Album : The Seldom Seen Kid (2009)
개인적으로 맥주 하면 떠오르는 판타지는 덩치 좋은 백인 노동자 사내가 일을 마치고 펍에서 들이키는 파인트가. 노동자 역할은 반드시 엘보우의 가이 가비여야 한다. 그의 거친 목소리와 사내다운 외모가 한없이 섹시한 뮤직비디오가 떠올라 찾아보았는데, 막상 영상에는 위스키가 나와서 살짝 당황하고 있습니다만…
NOKID
SEAM – SOMETIMES I FORGET Album: Are You Driving Me Crazy? (1995)
혼자서 술을 마시는 날이 가끔 있다. 그런 날은 분명 답답한 날이다. 여자한테 차이고, 작품이 무시당하고, 불신과 오해가 쌓이고, 그렇고 그런 사건과 나날들. 망각이 있어 다음날이 버틸만하고 또 다음날은 괜찮아진다. 나는 술을 잘 못한다. 그나마 즐기는 게 있다면 맥주. 요즘은 호가든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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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L E PH A N T - S HO E
to § His
ry
브로콜리 너마저
words : 石군 , photo : Yun SukMu
안돼요 끝나버린 노래를 다시 부를 순 없어요 모두가 그렇게 바라고 있다 해도 올해 2월 20일, 덕원이 트위터를 통해 “브로콜리 너마저 1집 [보편적인 노래] 절판 공지입니다.”라는 짧은 글을 남겼다. 팬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던 이 앨범의 절판 소식은 많은 이들에게 큰 충격이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보편적인 노래]를 구입하려고 애를 썼고, 중고가격이 10만원 가까이 올랐었다. 게다가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도 BIOGRAPHY
2005년 브로콜리너마저 밴드 결성. - 서울대학교 노래패 동아리에서 시작 2006년 수공업 음반 [꾸꾸꾸]를 내면서 데뷔 2008년 첫 정규앨범 [보편적인 노래]로 이름을 알림 2009년 자체 레이블 ‘스튜디오 브로콜리’ 설립 2010년 두 번째 정규앨범 [졸업]을 발매
서비스가 종료되니, 많은 회원들이 불만을 토로했다. 그래서일까? 이들은 골든-힛트 모음집이라는 이름으로 2집 [졸업]에 수록된 곡을 제외한 나머지 곡을 one-take 방식으로 재녹음한 앨범을 발표했다. 이에 대한 반응은 천차만별이다. 그 중에서도 1집에 매료되어 있던 이들은 이 앨범에 만족하지 못하며, 여전히 1집의 재발매를 바라고 있다. 그런데 왠지 브로콜리 너마저 멤버들은 이런 반응을 예상하고 있었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앨범제목을 [앵콜요청금지.]라고 붙인 게 아닐까? 1집을 다시 들려달라는 팬에게 답을 하는 것 같다.
2011년 12회 장기 공연 전석 매진 2012년 15년 장기 공연 전석 매진
DISCOGRAPHY
1st demo, [봄이 오면/꾸꾸꾸] 2006.3.5 1st EP, [앵콜요청금지] 2007.10.22 1st album, [보편적인 노래] 2008.12.9 2nd demo, [잔인한 사월] 2009.4.22 3rd demo, [브로콜리 O마저] 2009.10.30 2nd album, [졸업] 2010.10.25 Revision album, 골든힛트모음집[앵콜요청금지.] 2012.7.12
왼쪽부터 향기(기타), 잔디(키보드), 류지(드럼), 덕원(보컬/베이스)
EL 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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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 § I nt
view
골든-힛트
"굳이 덧칠하고 싶진 않았지만, 비워져 있는 상태로 내버려두고 싶지도 않았어요." ‘골든-힛트 모음집 [앵콜요청금지.]’ 앨범을 낸 이유에 대한 덕원 씨의 답이었다. 그의 대답은 브로콜리 너마저가 녹음을 하면서 작업실에서 느꼈을 감정을 똑같이 느껴보고 싶게끔 만들었다. editor : JUNE , photos : Yun Suk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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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L E PH A N T - S HO E
Q. 기존의 곡들을 재녹음해 새로운 느낌으로 들을 수 있는데, 먼저 앨범에 관한 설명을 해주세요.
golden-hit
덕원 / 정확히 얘기하면 지금 저희가 연주하는 형태로 악기의 더빙 없이 한 번에 녹음을 하는 방법을 택했어요.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공연할 때 들으시는 사운드가 거의 그대로 담겨 있다고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노래도 한 번에 불렀어요. 물론 틀리면 다시 처음부터 했지만요. (웃음)
Q. 앨범의 컨셉은 언제 처음 나왔나요? 덕원 / 회사와 결별하면서 기존의 만들어놓은 곡은 사용하고, 그 뒤에는 밴드에게 권리가 넘어오는 것으로 얘기된 상태였어요. 하지만 내부적으로 멤버가 그 당시와 다르니까 절판이 계속 이어지고, 밴드로 봤을 때는 디스코그래피(discography)가 비게 되더라고요. 새로 녹음을 한다거나 새로운
Q. 이름이 ‘골든-힛트’에요.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 건가요?
보컬을 들이는 게 낫지 않느냐는 사람들의 의견도 많아 듣게 됐죠. 이번 재발매 앨범을 낸 가장 큰
덕원 / 원래 앨범 제목은 [앵콜요청금지.]이고 부제를 유머러스하게 ‘골든-힛트’로 붙인 건데 받아들이는
이유는 굳이 저희 음악에 덧칠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디스코그래피가 비어 있는 상태로 내버려두고
분들이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진지하게 생각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거꾸로 재밌게 느끼고 있어요. (웃음)
싶지도 않았기 때문이에요.
Q. ‘골든-힛트’란 말이 위트도 있고 참 마음에 들어요. 그래서 멤버들마다 생각하는 자신만의 ‘골든 Q. 녹음 장소가 기존의 렌탈 스튜디오가 아닌 브로콜리 너마저의 공간이라고 들었어요.
000’에 관해 물어보고 싶네요. 개인적으로 최고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
덕원 / 마침 작업실에 합주와 레코딩이 가능한 시스템이 갖춰져서 그걸 테스트 해보는 기회이기도
잔디 / 바로 생각나는 게 있어요. ‘골든’이란 단어를 어떻게 붙여야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무협소설
했어요. 모든 악기를 한 번에 연주하는 방식으로 작업실에서 녹음을 했죠.
중에서 ‘의천도룡기’를 최고라고 말하고 싶어요. 제가 그 무협소설에 관한 모든 걸 했다고 생각하시면 되요. 드라마, 영화, 게임 등등이요. 예를 들면 드라마는 같은 내용이라도 제작 년도 별로 시청을 하고,
Q. 작업 과정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뭐였나요?
영화가 재미없다는 걸 알면서도 의무적으로 보는 거죠. 게임은 본 게임과 외전을 전부 하고요. (웃음)
덕원 / 아무래도 한 번에 녹음하는 방식이었으니까 합주가 딱 맞는 느낌이 들 때 가장 좋았죠. 잔디 / 정해진 시간 내에 스튜디오를 빌려서 녹음을 하면 놓치는 부분이 많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
Q. 와! 정말 탄성이 절로 나네요. 영화가 재미없는데도 보시는 거면 원작인 책은 몇 번이나 보신 건가요?
같아요. 저희의 느낌을 그대로 담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는 게 좋았어요.
잔디 / 30번은 넘게 읽었죠. (웃음) 처음 읽은 건 아빠와 오빠의 영향으로 중학교 때였고, 게임도
향기 / 저는 다 끝난 날이 좋았어요. (일동 웃음)
그때에요. 게임 역시 큰 재미는 없었는데, 나름 무공을 살리려고 노력한 부분이 맘에 들었어요. (일동 웃음) 아! 드라마 <의천도룡기 84>때 주인공이 젊은 양조위였다는 게 기억나네요.
Q. 그럼 향기 씨 같은 경우 어떤 점이 힘들었나요? 향기 / 아무래도 녹음 방식이 특별했으니까 틀리지 않아야지라는 강박관념을 뛰어넘어야 했어요.
Q. 무협지를 잘 모르는 분들께 매력을 설명해 주세요.
하루에 한 곡씩 녹음을 했는데, 온종일 그 곡에 대한 집중력을 잃지 않는 게 힘들었던 것 같아요.
잔디
한마디로, 반복하면 할수록 과감함이 줄어드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약간의 실수가 있었지만 느낌이
싶다는 생각을 해요. (일동 웃음) 게임도 캐릭터를 키워서 계속 업그레이드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좋은 트랙을 살렸던 곡도 있어요.
무협지에서도 성장한다는 개념이 재미있는 것 같아요.
/
이루어질 수 없겠지만 , 최근까지도 무협의 세계에 다시 태어나서 무공을 익히며 살고
EL 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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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갑자기 무협지에 관한 관심이 생겨나네요. 혹시
덕원 씨 정하셨나요? (웃음) 덕원 / 최근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에 대해 얘기할게요. 바로 마지막 스타리그 허영무와 김명운의 4강 경기를 ‘직관’했던 거죠. (웃음) 인생 최초의 ‘직관’을 했는데 최고의 명경기가 나온 거예요 . 너무나 충격적인 경기 내용이어서 나중에 꼭 이런 느낌의 공연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일동 웃음) 사람들의 환호와 열정이 감동적이더라고요. ‘나는 왜 이런 걸 관객들에게 이끌어내지 못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 순간이었어요. (일동 웃음)
Q.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자주 하시나요? 덕원
/
아뇨 . 아마 플레이 횟수가 총 10번도 안 될
거예요. 사실 저는 대결 하는 게임보다 ‘인디아나존스’ 같은 어드벤처 게임을 좋아했어요. 국산 게임은 오성과 한음이요. (웃음) 스타리그는 오랫동안 봐왔고, 예전엔 재방송도 많이 했잖아요. 5~6년 전에는 새벽에 볼 수 있는 콘텐츠가 그렇게 많지 않았거든요. 계속 보다보니 자연스럽게 재미를 느낀 것 같아요.
Q. 그렇다면 게이머의 입장이 아니라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리그를 바라보실 것 같은데요. 덕원 / ‘온게임넷’ 같은 게임 방송을 비롯해 우리나라 스타크래프트 관계자들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가 그냥 흘려보낼 수 있었던 게임으로 리그를 만들고 인프라를 구축해서 오랜 시간 많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제공하는 시장을 형성했다는 거죠 . 이런 마인드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사람들, 음악 하는 사람들이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Q. 공감 가는 얘기네요. 류지 씨는 어떤 단어에
‘골든’을 붙이시고 싶나요? 류지 / 저는 최고의 일요일이요. 초등학교 1학년 즈음의 기억인데 계절은 꼭 여름이어야 되요 . 일요일 아침 여덟 시 디즈니 만화동산이 할 때 일어나 만화를 보고 어머니께서 아침을 안 하시고 이른 점심으로... 브로콜리 너마저 일동 / 혹시 국수? 류지 / 어! 국수! 브로콜리 너마저 일동 / 나도! 나도! 류지
/
국수를 푸짐하게 대접에다 먹고 가족들이랑
같이 주변에 있는 산으로 등산을 가는 거죠. 그리고 저녁때 씻고 나와서 모기 들어온다고 불을 꺼놓고 TV 앞에서 수박을 먹는 거예요 . 어쨌든 하이라이트는 디즈니 만화동산과 국수에요. (일동 웃음)
Q. 순간 모두가 국수라고 하는 것을 보면 브로콜리 너마저 멤버들은 정말 잘 만나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향기 씨의 얘기를 들어보죠. 향기
/
초등학생이 되기 전 아주 어렸을 적 기억을
말씀드릴게요. 제가 원래 잘 아프지 않았는데 어느 날 되게 열이 심하고 굉장히 아팠던 날이 있었어요. 먹을 것도 히루 종일 못 먹고요. 그렇게 있을 때 아버지가 찬 기운을 옷에 품고 들어오시면서 건네주신 음식이 있었는데 그게 강원도 음식인 ‘올챙이 묵’이었어요. 원래는 딱히 맛있는 음식이 아닌데 열이 나고 부어있는 목에 시원한 묵이 넘어가니까 되게 맛있었던 기억이 나요. 거기다 다음날 열도 내리고 몸이 괜찮아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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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L E PH A N T - S HO E
Broccoli you too Q. 혹시 나이가 들어 일부러 ‘올챙이 묵’을 먹지는 않았나요? 향기 / 일단 서울에서 팔지를 않는데다가 다시 꼭 먹어보고 싶지는 않아요. 그냥 저한테 있어서 판타지적인 음식이라 굳이 현실화시키고 싶지 않네요. (웃음)
Q. 네 분이 정한 ‘골든 000’ 얘기에 너무 심취했네요. ‘의천도룡기’를 읽으며 점심엔 ‘국수’ 저녁엔 ‘올챙이 묵’을 먹고 ‘스타리그’ 재방송을 봐야겠어요. (웃음) 마지막으로 이번 ‘골든-힛트 모음집 [앵콜요청금지.]’를 들으시는 분들께 하실 말씀이 있다면 해주세요. 류지 / 일단 녹음 방식을 생각하시고 들으시면 재밌을 것 같아요. 향기
/
원 테이크 음반을 안 들어 보신 분들이면 처음에
당황하실 수도 있어요 . 쉽게 생각해 공연장에서 음악을 즐기실 때처럼 음반을 들어주시면 좋겠네요. 공연을 보면서 ‘어디가 틀렸나’하지 않잖아요. 잔디
/
얼마 전에 친구랑 닭볶음 집에 갔는데 이번 앨범
노래들이 나오더라고요. 사람들 떠드는 소리, 닭 익는 소리가 섞여서 ‘끝’이라는 곡이 나왔는데, 오히려 집중해서 듣는 것보다 더 좋게 들렸어요. 그렇게 감상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류지 / 집중해서 들어도 진짜 좋아요. (일동 웃음)
Q. 당연한 얘기지만, 오늘 인터뷰를 통해 멤버들이 브로콜리
너마저 음악과 정말 닮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늘 인터뷰 너무 감사했어요. 브로콜리 너마저 / 저희도 인터뷰 재밌었어요. 엘리펀트 슈도 수고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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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m e c om
en d
브로콜리 너마저가 뽑은 자신들의 최고의 가사
끝
덕원 / 뜬금없이 말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세 줄만으로도 많은 내용을 다 설명하는 것 같아서 좋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노래는 처음부터 듣기 시작하는 거니까 가사의 첫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변두리 소년, 소녀
잔디 / 많은 사람들이 이 가사에서 힘을 얻었다고 들었다. 울컥하는 가사다. 그리고 공연 때 코러스를 할 때, 각 음보마다 첫음절을 강하게 불러야 하는데, 그 강약의 차이에서 오는 느낌이 굉장히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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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L E PH A N T - S HO E
다섯시 반
류지 / 내가 실제로 이렇다. 불면증이 있는 듯도 하고 없는 듯도 하다. 그렇다고 환경에 까탈스러운 것은 또 아니다. 오히려 잠자리가 바뀌면 더 잘 잔다. 그래서 불면증이 길어질 때면 가구 배치를 새로 한다거나 베개를 바꾸면 잠이 잘 오더라.
유자차
향기 / 유자를 그냥 썰어서 두면 말라서 못 먹지만, 설탕에 묻어 두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오래된 기억도 차곡차곡 쟁여놓으면 다시 생각나지 않을까? 유자차와 기억의 공통점이 부드럽게 연결되어서 좋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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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a a n id
y l da
덕원이 꿈꾸는 어느 이상적인 하루
editor : 맹선호, illustration : 윤희진
아무 일도 없는 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날
# 어느 여름날 아침: 몽글몽글한 계란을 얹은 오므라이스
두유를 손에 들고 매주 월요일이면 서는 농산물직거래장터에 들리기로 한다. 자두 같은 제철 과일을 사곤 하는데 오늘은
# 어느새 깊어가는 밤: 백홍석 씨와 함께하는 자색 감자와 보리차
앞집 공사소리에 눈을 끔벅대다 일어나니 아홉 시가 조금 넘어있다.
햇옥수수로 결정. 7개에 5천 원인데 3개를 사면 2천 원이란다. 곰곰이
아무 일도 없는 오늘 같은 날의 첫 끼는 단연코 오므라이스다.
따져보면 3개 사는 게 이득인데 아직 파는 분은 이 사실을 눈치채지
이상적인 하루의 마무리는 고민할 것도 없이 수정이 아빠 백홍석
언젠가 일본에서 비를 피해 우연히 들어간 가게에서 조우한 그 속이
못한 것 같다. 집에 가서 삶아 먹어야지.
씨의 드라마 <추적자>다. 부모님께서 보내주신 보리를 한 번 더
몽글몽글한 오믈렛을 완성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던가. 악기
볶아서 끓여낸 후 차로 마시면 담백하고 고소하다. 주먹보다 조금
튜토리얼조차 찾아본 적이 없는 내가 유튜브를 뒤져가며 수없이 연습한 덕분에 이젠 꽤 그럴듯한 오므라이스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다. 약한 불 위에서 능숙한 손목 스냅으로 완성된 노오란
작은 크기의 자색 감자를 삶아 물을 버리고 다시 불 위에 올려 조금
# 느지막한 오후의 풍경: 동네산책을 가장한 커피업계 염탐
기다리면 안의 수분이 빠지면서 속이 포실포실한 감자가 된다. <추적자>가 끝나면 보리차와 함께 자색 감자를 먹으며 드라마 속
주인공 성대모사를 시작한다. 아내가 웃는다.
아몬드 모양의 계란 가운데를 칼로 갈라 양옆으로 펼치니 보드랍고 몽글몽글한 계란이 너무 무르지도 단단하지도 않은 것이 완벽한
우연찮게도 요즘 커피업계에 종사하게 된 지인들이 늘어났다.
오므라이스다.
산책도 할 겸 일들은 잘하고 있나 염탐해보기로 한다. 염탐의 마지막
“이 세상에서 제일로 서글퍼지는 게 꿈을 이루고 난 뒤에도 인생이
일정으로 점장님의 길을 위해 수련 중인 동생을 엿본다. 염탐을
계속된다는 기다”
마무리할 때쯤 마침 동생 일이 끝나 같이 저녁을 먹기로 한다. “욕 보그래이~
# 오전과 오후의 경계: 아주 오래된 동네 목욕탕 슬슬 걸어 동네 목욕탕으로 향한다. 요즘 건물답지 않게 단층건물로
# 어스름한 저녁: 신림6동 시장 통닭은 테이크아웃으로
되어있는 이 오래된 목욕탕은 할인도 카드도 안 되는 딱 오천 원이다. 냉탕 하나와 사우나 하나로 구성되어 있는데 사우나는 너무 뜨거워서
이제는 멀어서 자주 못 가지만 오늘은 특별히 지난 8년간 살던 동네
아직 들어가 본 적이 없다. 여름에는 창문을 죄다 열어두는데 목욕탕
맛집을 방문하기로 한다. 신림6동 시장 안, 하림 닭으로 만드는
안에 앉아있으면 창 밖으로 지나가는 버스가 보인다. 버스에서는
치킨집은 포장만 되므로 고이 포장해 지금은 동생이 사는 옛날 집으로
목욕탕 안이 보이지 않을 거라 굳게 믿고 있다.
간다. 부모님께서 보내주신 지금 한창 제철인 토마토를 썰어 통닭과 함께 푸짐한 저녁을 먹는다.
오래된 목욕탕이라 따뜻한 물이 잘 나오지 않는 수도꼭지도 있지만, 오늘 앉은 자리는 마침 따뜻한 물도 잘 나올뿐더러 수도꼭지를 누르고 10초만 지나면 자동으로 물이 끊기는 자리도, 샤워기 손잡이의 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어야만 물이 나오는 자리도 아니다. 때는 스스로 밀자는 철학하에 아직 남에게 몸을 맡겨본 적이 없었더랬는데 오늘은 어쩌다 보니 옆에 앉은 아저씨와 서로 등을 밀어주게 되어버렸다. “청년 몸이 좋구만!” 등을 밀던 아저씨가 입을 여신다. “대학생인가?” “아, 자영업 하고 있습니다.” 2008년 이후로는 이렇게 대답한다. 목욕 후에는 쾌남의 필수품 ‘쾌남 로션(태평양)’을 탁탁 손바닥에 펼친 후 얼굴에 바른다. 무엇보다 이 목욕탕은 드라이어로 은밀한 부위를 말리는 사람이 없으므로 머리를 말려도 안심이다. 그리고 티브이를 보면서 아내가 목욕을 끝내고 나오길 기다린다.
# 개운한 오후: 두유를 고르는 순간과 옥수수의 비밀 목욕탕을 나와 하나로마트에 들러 음료수를 고른다. 식혜, 커피우유, 두유 중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는 꽤나 좋아하는 순간이다. 오늘은 1리터짜리 두유를 선택한다. 집에 도착하면 반절쯤 남곤 하는데, 내일 아침 미숫가루를 타 먹을까 생각 중이다. 아무래도 아침에는 곡기가 필요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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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 아이디얼 데이>는 덕원이 좋아하는 일상을 바탕으로 직접 구성한 완벽할 정도로 이상적인 가상의 하루입니다.
§ In
p la c my
류지의 방
e
editor : 맹선호, photos : 류지
그녀가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공간
밥 해먹고 잠 자고 음악 듣고 멍하게 있고 가장 편한 쉴 수 있는 뭐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류지의 방
EL 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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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
l i d ea
d ay
브로콜리색 아이템
덕원 언제부터 갖고 있었던 건가?
editor : 石군
2007년인가 2008년에 선물 받았다.
브로콜리 너마저가 들고 온 초록색 아이템 누구한테? 아내한테 받은 건데, 그 때는 결혼 전이었다. 사귄 지 한 2~3년쯤 됐을 때다.
류지
생일 선물이었던 건가? 아니, 그냥 홍대에서 데이트하다가 빈티지 샵에서 아내가 사주더라.
그럼 지금까지 받은 아내의 선물 중 가장 맘에 드는 선물은 뭔가? 하나를 꼽을 수가 없다. 대신 전혀 예상치 못했던 선물은 만화책 To-Y 전질이다. 절판된 것이라 포기하고 있었는데 아내가 중고로
구해서 선물해줬다.
멋진 부인을 둔 것 같다. 마지막으로 녹색은 어떤 느낌이 드는가? 평소에도 녹색 옷을 종종 입는다. 왠지 모르게 녹색은 편하다. 학교 다닐 때 노트 첫 페이지의 쳐다보고 있으면 눈이 편해진다고 그려놓은 녹색 네모 때문인가?
언제부터 갖고 있었던 건가? 2009년에서 2010년쯤 샀다.
질려서 산건가? 아니면 잃어버려서? 잃어버려서 샀다. 나한테 뭔가 큰 사건이 터지면, 나는 꼭 지갑을 잃어버린다. 그러면서
향기
그때 그 사건도 같이 기억에서 지우게 된다. 뭔가 이상한데, 그렇더라.
그럼 이 지갑을 지금까지 갖고 있다는 것은 그 때 이후로 큰 사건은 없었던 건가? 다행히도 그렇다. 근데 이제 좀 질려서 새 지갑으로 바꿨다. (웃음)
그것도 녹색인가? 설마! 질려서 사는데 다른 색을 사야지! 회색에 형광 노란색 선이 들어가 있는 지갑이다.
그럼 이제 녹색은 싫은가? 아니, 지갑이 질렸을 뿐, 녹색은 좋아한다. 녹색을 보면 왠지 나무나 풀이 떠올라서 좋다. 집에서도 식물을 많이 키우고 있는데 엄청나게 잘 자라고 있다. 얼마 전 저세상으로 간 ‘카랑코에’만 빼놓고!
기타 바디에 붙이는 피크 가드(Pick Guard)네? 지금 메인 기타로 쓰고 있는 그레치 기타에 달고 있는 거다.
잔디
그레치! 좋은 기타네. 부럽다! 이게 뭐지? 와인 병?
브로콜리 너마저 1집을 내고 번 돈으로 산 기타다. 그 전에 쓰던 기타에는
(웃음)우산이다. 뚜껑부분을 잡아 뽑으면 우산이 나온다.
“개념”이라고 써진 스티커를 붙여놨었기에 이 기타에도 뭔가 붙이고 싶었다.
우왓! 신기하네. 파리에서 산건가? 아니, 얼마 전에 했던 “이른 열대야” 공연 때, 내가 초대했던
이런 스티커도 파나?
분이 선물로 준 것이다.
내가 직접 만들었다. 녹색 시트지에 레터링으로 “좋다”를 새긴 뒤, 그 위에 투명 시트지를 붙여서 완성했다.
진짜 예쁜데, 잃어버리면 눈물 나겠다. 안 그래도 걱정이다. 우산을 진짜 잘 잃어버린다. 농담이
많은 문구 중에 왜 “좋다”였던거지?
아니라 5개월 동안 6개를 잃어버린 적도 있었다. 그러다보니
그 기타를 처음 봤을 때 들었던 느낌이었다. 그런 느낌 있잖은가? 가게에서
비가 온다는 예보를 봤어도, 집에서 나가는 그때에 비가 안
어떤 물건을 보자마자 ‘이건 내 거야!’라는 생각이 들 때. 그때 딱 그런
오고 있으면, 우산을 안 들고 나간다. 근데 왠지 얘는 와인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좋다”라고 새기고 싶었다.
모양의 튼튼한 케이스도 있으니 안 잃어버릴 것 같다.
드림 카처럼 드림 기타는 뭔가? 잃어버릴 거면 내 앞에서 잃어버려라. 와인 얘기가 나왔으니, 와인은 어때?
당연히 오리지날 그레치! 그걸 사게 되면 “꺅!”, “우왁!”이라고 써 붙여야겠다.
photos : 김민형
술을 굉장히 좋아한다. 하지만 와인은 있으면 먹지만, 딱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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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사서 먹는 술은 아니다.
그래치 기타 진짜 좋아하는구나. 그럼 그레치 기타로 연주하는 전설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세쳐(Brian Setzer) 좋아하겠네?
그럼 좋아하는 술은?
정말 좋아한다! 너무나도 멋지게 기타를 연주한다.
계속 바뀌는데, 지금은 맥주다.
그럼 마지막으로! 녹색은 어떤 느낌이 드는가? 마지막으로 녹색은 어떤 느낌이 드는가?
사실 녹색을 가장 좋아한다. 깻잎같이 굉장히 짙은 녹색! 아마도 시골에서
내 이름이 잔디여서 그런가? 이상하게 그냥 정이 가는 색이다.
자라서 그런 것 같다.
illustration : N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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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012 M 6 13 2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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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14 21 28
1 8 15 2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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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 너마저 / PHOTO: Yun Suk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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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lor RECIPE
쉽고 힘든
브로 콜리
요리 법 s: rd wo
식 용 k& oo ,c
s: oto ph
石군
준비물 : 밀가루 / 물 / 브로콜리 / 새송이버섯 / 파프리카
브로콜리를 준비한다. 다진다. 새송이버섯을 준비한다. 또 다진다. 파프리카를 준비한다. 팔의 고통을 참고 또또 다진다. 다진 재료, 밀가루, 물을 함께 반죽한다. 포기하고 싶지만 인내한다. 팬에 올리고 익을 때 까지 기다린다. 수고가 헛되지 않으려면 어설프게 익었다 해서 젓가락을 들지 않는다. 노릿노릿한 상태가 될 때까지 인내한다. 노력을, 결실을 확인한다. 맛이 있다면 스스로를 칭찬하고, 맛이 없다면 자신의 부족함을 반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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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lor ISSUE
이효리는 채식주의자라고 말해놓고 오징어는 왜 먹어? words : 石군
WE ARE VEGETARIANS 1. 과식(果食)주의자 (Fruitarian) 식물의 생명까지 존중하는 사람들로 동물뿐만 아니라 식물의 생명도 해치지 않기 위해 열매만 먹는다. 가장 엄격하고 극단적인 채식주의자이다.
2. 완전 채식주의자(Vegan) 모든 동물성 식품은 절대 먹지 않고 식물성 식품만 먹는다. 유제품, 달걀은 물론 심지어 꿀도 먹지 않는다. 음식에서 나아가 가죽으로 만든 물건은 쓰지 않는다.
외국 뮤지션의 내한공연 준비를 하다보면, 뮤지션이 먹을 음식과
종류에 대해 알아놓는 것도 나쁠 것은 없다. 그러나 채식주의자의
음료가 적힌 문서를 받게 된다. 공연 기획사에서 일하며 이 문서를
종류는 지나치게 많고, 굳이 이를 구분하는 것도 어쩌면 의미없는
읽다 보니 전혀 처음 들어보는 단어들이 있었다. 뮤지션 중 한 명이
행동일 수 있으니, 외우려기보다는 그냥 훑어보는 느낌으로 가볍게
“Pesco-Vegetarian”이어서 식사할 때 “Dolphin-safe Label
보자. 대신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채식주의자가 생긴 것에는
Tuna Can”이 필요하다고 적혀 있었다. 대충 Vegetarian이란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점만은 기억해야 한다. 그 이유는 크게 두
채식주의자라는 것은 이해하겠는데, 당최 Dolphin-safe라는
종류로 하나는 자신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하면서 채식을 하기
말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 게다가 채식주의자라는데 , 왜
위해서이고, 다른 하나는 환경 또는 동, 식물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참치 캔이 필요하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 알고보니
실천하기 위해서이다.
채식주의자 중에서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PescoVegetarian” 생선류는 먹는 채식주의자를 말하는 것이었다.
육식이 어려웠던 시절에 주변에서 구하기 쉬운 채소 위주의 채식은
그리고 “Dolphin-safe Label Tuna Can”이라는 것은 참치를
당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육식이 너무나도 쉬워진 현대에 와서는
잡기 위해 친 그물에 돌고래가 많이 잡히는데, 그 돌고래를 모두
육식으로 야기되는 온갖 병들의 예방법이자 치료법으로 채식이
살려주고 참치만 잡은 착한 참치 회사라는 표시가 있는 참치 캔을
주목받고 있다. 진화유전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육식동물은
말하는 것이다. 결국, 그 착하다는 참치 회사의 참치 캔을 찾기
초식동물보다 소장 길이가 짧은 것을 예로 들며, 인간은 소장
위해 외국 식재료 상가를 미친 듯 뒤지며 땀범벅이 되다보니,
길이가 굉장히 긴 편이기 때문에 원래 채식 위주의 식사를
마음속 깊이 내재된 악한 내가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곤 자연스레 육식보다는 채식을 권하며 “그린푸드”를 추천한다.
‘아니! 생선도 먹으면서 지가 무슨 채식주의자야? 채식주의자라고
3. 우유 채식주의자 (Lacto vegetarian) 완전 채식상태에서 우유제품이 추가된 채식주의자로, 우유는 동물을 해쳐서 얻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허용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4. 난류 채식주의자 (Ovo vegetarian) 완전 채식상태에서 달걀 등의 난류는 먹는 채식주의자이다.
5. 유란 채식 주의자 (Lacto-ovo vegetarian) 치즈 등의 유제품과 달걀도 먹는 채식주의자이다.
6. 생선 채식 주의자 (Pesco-vegetarian) 채식에 유제품, 달걀 뿐 아니라 해산물까지 먹는 채식주의자
7. 닭고기 채식주의자 (Pollo-vegetarian) 유제품, 달걀, 생선, 닭고기, 또는 특정한 종류의 고기까지는 먹는 채식주의자
말하면 좀 있어 보이나? 그리고 참치 먹을 거면 그냥 먹으면 됐지!
우리는 실천하기 어려운 일을 해낸 이들에게 존경심과 시기심을
뭘 그렇게 가리고 난리야! 돌고래는 소중하고 참치는 안 소중해?!
함께 갖게 된다. 다이어트나 금연에 성공한 이들을 축하하면서도
참치는 죽여도 돼?!’
‘독한 놈!’이라고 속으로 생각하는 것이 한 예이다 . 육식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채식이란 다이어트나 금연보다도 어려운
한참을 속으로만 욕을 하고 난 뒤에 마음을 추스르고 보니 ,
일이다 . 그러다보니 누가 채식주의자라 말하면 왠지 모르게
대부분의 한국 참치 캔에도 이미 돌핀 세이프 마크가 찍혀 있었다.
꼴보기 싫어지는 경향이 있다 .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게다가 채소 이외의 음식은 절대 안 먹는 것 뿐만이 아니라 수십
채식이란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또는 자신의 사상을 위해 하는
개의 분류 형태가 있으며, 그 분류가 저마다의 의미가 있다는 것
것이지 남에게 멋져 보이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채식이 옳은
또한 알게 되었다. 그 뮤지션을 이해하게 됨과 동시에 방금 전에
것이고, 육식은 그르다는 것이 아니다. 사람마다 자기 자신에게
그에게 퍼부은 욕이 너무나 미안해졌다. 이는 비단 나에게만
맞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고 , 채식주의자는 채식이 본인에게
있었던 일은 아니다. 최근에 채식주의자 선언을 한 이효리가
적합하다는 것을 알고 있을 뿐이다. 그들을 이해할 필요도 없이,
오징어를 먹는 장면이 방송되고 난 후, 많은 이들이 그녀에게
그냥 자연스레 대하면 된다. 앞서 말한 채식주의자 뮤지션에게
질타를 퍼부었다. 하지만 이효리 또한 해산물은 먹으며 채식을
감자깡을 주며 “이건 채식자인 너를 위한 과자”라 말하고 ,
하는 페스코 베지테리안이었다. 그녀를 욕한 이들 모두가 나와
베이컨칩을 뜯으며 “이건 나를 위한 과자”라 말했던 것처럼
같은 무지에서 벌인 일이었다 . 아는 만큼 보이고 , 아는 만큼
말이다. 그럼 대부분의 채식주의자은 그 뮤지션처럼 활짝 웃으며
생각하게 된다는 것은 분명한 일이니 , 이참에 채식주의자의
“Thank you”라고 말할 것이다.
8. 준 채식주의자 (Semi-vegetarian) 채식을 하기로 결심하고 동물성 음식을 조금씩 멀리하기 시작한 상태의 채식주의자로 생선에 닭고기, 심지어 돼지고기나 소고기까지 모두 조금씩은 먹는다.
9. 스프라우테리안 (Sproutarian) 이들은 위의 과식주의자들처럼 철저한 채식주의자이나 오직 씨앗류와 씨앗의 새싹을 틔워 새싹만을 먹는 채식주의자이다.
10. 생식 주의자 (Row-vegan) 완전 채식주의를 하면서 동시에 생식을 한다. 음식을 익히거나 가열하여 요리하지 않고 자연상태로 말리거나 먹는 채식주의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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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lor MUSIC
소주병이 꽉 찼을 때와 비었을 때의 차이
words : 石군
딱 그만큼의 차이를 가진 음악
초등학생 때부터 아버지와 함께 소주를 마셨던 나지만, 어렸을 때는 소주냄새가 싫었다. 그럼에도 아버지께서 소주냄새를 풍기며 집에
닉 드레이크 Nick Drake
들어오시면 꼭 나를 안으셨다. 그리곤 “아빠가 소주를 많이 마시는
1948년 영국에서 태어난 닉 드레이크는 1969년부터 1972년까지
건, 내가 다 마셔 없애버려서 우리 아들은 이 안 좋은 것을 못 먹게
총 세 장의 앨범을 발표했지만, 단 하나의 앨범도 5천 장 넘게 팔린
하려는 거야~” 라고 말씀하셨다. 뭐라 말씀하시든 코만 막고 있던
적이 없었다. 즉 상업적으로는 완전히 실패한 뮤지션이었는데,
내가 어느덧 한 남자 몫을 늠름히 수행하는 어엿한 애주가가 되었다.
그 탓일까? 그는 평생을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렸다. 결국 그는
그리곤 ‘이 안 좋은 거를 우리 아버지께서 드시면 안 되니 내가 다
1974년, 우울증 치료제의 과다복용으로 자신의 침대에서 숨진 채
마셔버려야지.’ 라는 마음으로 효를 행했다. 그리하여 밥을 먹을
발견되었다. 그의 고통이 음악과 가사에 녹아 있어 자칫 우울한
때면 식탁에 녹색 병을 예쁘게 줄을 세우고, 고기를 먹을 때면 녹색
음악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음악적 매력은 잿빛의
병으로 도미노를 했다. 그래서일까? 나는 유독 녹색이 좋다. 녹색 병의
우울함에서 녹음이 피어났다 지고 , 그리고는 다시 피어남이
내용물이 꽉 차있어 짙은 녹색을 띨 때보다는 비어서 옅은 녹색을
반복되는 데에 있다. 4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다행히도 이
띨 때를 특히 좋아한다. 더 더욱 좋을 때는 그 녹색 병의 내용물이 내
매력에 많은 이가 반했고, 닉 드레이크의 세 장의 앨범은 포크 음악
뱃속에 있을 때이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음반으로 추앙받고 있다.
나처럼 녹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전형적인 녹색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내가 좋아하는 위의 글씨 A색을 말한다고 한다. 반면 녹색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지면 B의 색을 고른다. 왜 녹색을 싫어하느냐 물으면 “지나치게 심심하다.”라는 말을 한다. 소주를 아직 안 마셨으니 심심할 법도 하다. 아무튼 색채학에서 녹색은 빨간색과 파란색의 중간으로, 아래와 같은 의미가 있다. 빨간색 - 녹색 - 파란색
Northern Sky
(뜨겁다) - (적당) - (차갑다) (건조)
- (촉촉) - (젖은)
(적극적) - (안정) - (수동적)
빨간색과 파란색은 여러 면에서 양 극단에 있다. 극단적인 것은 매력적인 만큼 위험하다. 그런 면에서 녹색은 모든 극단 사이에서
존 메이어 John Mayer
완벽한 중립을 유지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며, 안정적인 느낌이
미국 코네티컷 출신의 1977년생 싱어송라이터 존 메이어는
든다. 누군가는 이런 면을 좋아하지만, 또 누군가는 이런 면 때문에
롤링스톤지에서 “21세기 밥 딜런”이라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녹색을 싫어한다. 최초의 추상화가이자, 추상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그보다 더 주목을 받는 것은 그의 화려한 데이트 상대 목록이다.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도 녹색을 싫어했다.
여기에는 제니퍼 러브 휴이트, 제시카 심슨, 민카 켈리, 제니퍼
“녹색은 가장 조용한 색으로 움직이지 않으며 기쁨이나 슬픔,
애니스톤, 테일러 스위프트가 있다. 심지어 테일러 스위프트는 그를
열정의 울림도 없다. 이런 특성 때문에 피곤한 영혼을 편안하게
위해 ‘Dear John’이라는 곡을 써줬는데, 존 메이어는 이를 “내가
어루만져주지만 휴식의 시간이 지난 다음에는 쉽게 싫증이 날 수
작곡가로서 말하자면, 이 노래는 싸구려 곡이다.”라고 말하는
있다. 결국 녹색은 매우 건강하지만 전혀 움직이지 않고 누워만 있는
나쁜 남자이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재수 없는 뮤지션인데, 더
뚱뚱한 소, 되새김질만 하며 멍청하고 흐릿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재수 없게도 음악이 좋다! 그나마 과거의 음반은 팝스러움이라도
소이다.”
강해서 괜한 트집이라도 잡았겠지만, 이번 신보 [Born and
음악 중에서도 녹색처럼 누군가는 지나치게 정적이라며 싫어하기도
Raised]에서는 멋진 블루스를 들려주니 이를 어째야 하려나?
하지만, 또 누군가는 큰 위로를 얻는 음악이 있다. 바로 포크(Folk)다. 전형적인 포크 음악은 가장 간결한 구성으로 만들어진다. 간소한 악기의 연주는 보컬을 돋보이게 하기도 하며, 악기 자체의 연주에도 집중하게 된다. 이런 구성 덕분에 포크 음악은 음악 본연의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음악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간결함이 심심하게 느껴져 이를 지루해하는 이들도 있다. 그런 이들을 위해 지루함도 즐겁게 느껴지는 위대한 포크 뮤지션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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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L E PH A N T - S HO E
Whiskey Whiskey Whiskey
:
color HISTORY
나폴레옹과 베토벤, 녹색 물감에 독살당하다? words : 石군 이 음모설은 그들이 사랑했던 여자에게까지 이어진다. 녹색 성장, 녹색 에너지, 녹색 경영 등 요즘은 온통 녹색 타령이다.
그 납중독 또한 독살이 아닌 생활에서 누적된 것이라고 이야기
직후 나폴레옹은 이탈리아와의 전쟁으로 출정했고 , 그동안
뭐든지 녹색만 붙이면 자연주의적인 냄새가 나며 긍정적인
되어진다. 도나우 강변에 위치한 공장에서 배출된 폐수, 그가
조세핀은 결국 다른 남자를 만났다. 이를 알게 된 나폴레옹도
이미지가 부여되는 편한 세상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녹색은
자주 마시던 납으로 된 와인 잔, 납으로 된 수도관 등이 그를 만성
부하의 아내 등 여러 여자를 만났지만, 끝까지 조세핀을 놓지
예로부터 부정적인 의미로도 많이 쓰였고, 현재에도 쓰이고 있다.
납중독으로 만들었다고 하지만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않았다. 그 후 나폴레옹이 황제에 즉위하며 조세핀도 황후가
상반기 영화계를 휩쓴 <어벤져스>의 히어로인 헐크도 괴물로
되었지만 , 그럼에도 그녀는 끝까지 나폴레옹에게 마음을
변신했을 때에는 녹색으로 변하며, 슈렉과 피오나공주도 녹색
예기치 못한 중독으로 죽음을 맞이한 나폴레옹과 베토벤
열지 않았다. 끝까지 둘 사이에 아이는 생기지 않았고, 아들이
피부를 갖고 있다. 이렇듯 괴물을 녹색으로 표현하는 것은 인간을
사이에는 그 외에도 많은 연결고리가 존재한다. 평민 출신인
필요했던 나폴레옹은 결국 그녀와 이혼을 한다 . 그리고는
포함한 포유류 중에 녹색 피부를 가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녹색은
나폴레옹이 일개 병사에서 장군이 되어 폭군과의 전쟁을 했고,
“사랑에 대한 유일한 승리는 그 사랑으로부터의 탈출이다.”라는
오히려 인간이 싫어하는 뱀이나 도마뱀 등의 파충류에게서 흔한
이를 지켜본 베토벤은 나폴레옹이 시민의 영웅이며 왕권이
말을 남긴다 . 하지만 그가 생을 마감할 때 마지막으로 뱉은
색이다 보니 괴물을 표현할 때 녹색을 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아닌 공화주의를 열어줄 영웅이라 생각했다 . 이에 베토벤은
말이 “조세핀!”이었다니 , 결국 그 사랑의 승리자는 조세핀이
나폴레옹을 위한 교향곡을 작곡했고, 이름을 나폴레옹에서 따온
아니었을까.
그리고 녹색은 기호학적으로도 독극물의 위험성을 나타내는
<보나파르트>라고 붙였다. 하지만 1804년 나폴레옹이 황제에
색이기도 하다. 주변에서 흔하디 흔한 색인 녹색이 독을 표현하게
즉위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그 또한 평범한 인간에 불과했다.”며
나폴레옹의 사랑이 일방적이었다면, 베토벤의 사랑은 좀 더 많은
된 것은 녹색 물감 때문이다. 녹색을 얻기 위한 방법 중 고대부터
분개한다. 당시 베토벤은 청력을 잃고 있었기에 음악가로서의
것을 주고받았다. 베토벤의 러브스토리는 그의 사후에 발견된 세
사용된 가장 흔한 방식이 구리 조각을 초에 넣어 만드는
생명이 끝나간다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 베토벤에게
통의 연애편지를 통해 추측하고 있다. 그는 편지에서 상대방을
방법이었다. 이 방식은 중세에 들어 전성기를 맞았는데, 부식된
나폴레옹은 단순한 이념적인 인물이 아닌, 자신조차도 구원해줄
“불멸의 연인”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 그게 누구인가에 대한
구리의 녹을 긁어내어 사용했다. 이 녹색은 “구리 녹색”이라고도
인물로 몰입하던 대상이었다 . 그의 변심이 베토벤에게는
논쟁이 일었다. 현재는 메이너드 솔로몬이라는 음악사학자에
불렸으며, 독성을 갖고 있었다. 19세기 독일의 슈바인푸르트의 한
마지막 희망이 사라진 것으로 느껴졌을 것. 한참을 좌절하던
의해 안토니에 브렌타노일 것이라고 결론지어졌다 . 그녀는
염료공장은 구리조각을 비소에 용해시켜 더 진한 녹색을 생산해
그는 악보 첫 장에 적힌 <보나파르트>라는 제목을 지워버리고,
베토벤의 친구인 프란츠 브렌타노의 아내로 애가 넷이나 있었다.
내는 데 성공했다 . 이 녹색은 “슈바인푸르트의 녹색”이라고
나폴레옹을 넘어선 이름을 그 곡에 붙여줬다. 바로 ‘영웅’이었다.
그녀는 베토벤의 음악성에 크게 감명 받았고, 그 음악적 끌림은
불리며 큰 인기를 누렸는데, 이 녹색은 기존의 것보다 더 강한
이 <영웅교향곡>은 베토벤의 대표곡을 넘어 고전주의 음악을
이내 인간적 끌림으로 변했다. 결국 그녀는 베토벤에게 고백을
독성을 갖고 있었다. 이 녹색 물감의 무서움은 습기를 만나면
대표하는 교향곡이기도 하다.
했고 , 베토벤 또한 흔들렸다 . 하지만 그는 그녀와의 사랑을
물감에 포함된 비소가 눈에 보이지 않는 가스로 배출되는 데 있다.
완성시키지는 못했다 . 그는 보내지 못한 편지에서 “당신의
비소는 굉장히 강력한 독약으로, 의도치 않게 이 녹색물감에 의해
비록 나폴레옹과 베토벤이 사상에 있어서는 빗겨 갔지만 사랑에
사랑은 나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로, 또한 불행한 남자로
죽은 이들이 많았다. 충격적이게도 그 중에는 위대한 영웅으로
있어서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둘 다 열정적으로 사랑을 했지만,
만들었소.”라고 말하며 온전한 사랑일 수 없는 자신들의 형편을
추앙받는 나폴레옹도 있었다.
그 열정을 쏟아낸 상대방이 아이까지 갖고 있는 유부녀라는
표현했다. 결국 베토벤과 브렌타노는 사랑으로 이루어지지는
점 말이다. 나폴레옹의 첫 아내인 조세핀은 원래 가난한 귀족
못했지만, 그 둘의 관계는 베토벤이 죽을 때까지 계속되었다.
나폴레옹은 녹색을 가장 좋아했는데 , 그의 말년을 함께 한
군인의 딸로 태어나 16세 때 부유한 집안의 보아르네 자작과
유배지 세인트헬레나에서 그는 온통 녹색으로 방을 꾸몄다. 녹색
결혼하여 두 남매를 낳았다 . 하지만 조세핀의 촌스러움과
나폴레옹과 베토벤 , 한 때는 둘 다 시민을 위한 공화주의를
카펫, 녹색 가구, 녹색 가죽이 세인트헬레나의 습한 기후를 만나
부족한 교양은 남편의 마음이 멀어지게 만들었고, 결국 1785년
꿈꾸기도 했었고,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여자를 간절히
비소 가스를 내뿜었고, 나폴레옹은 만성 비소 중독으로 세상을
둘은 별거에 들어갔다 . 이후 프랑스 대혁명 당시 혁명군에
바라기도 했었다. 그리고 그 둘 모두 자기 자신의 열정과 야망에
떠났다. 이는 프랑스 화학자들이 나폴레옹의 시체를 분석하면서
가담했던 남편이 1794년 단두대에서 목숨을 잃자 그녀는
스스로를 소화 ( 燒火 ) 시켜버렸다 . 그 둘 모두 자신의 열정과
밝혀졌다. 나폴레옹과 비슷한 시기를 산 베토벤도 의사가 투여한
자신을 보호해줄 누군가를 찾으며 사교계에 발을 들였다 .
야망이 자신을 불태워버릴 것을 알고 있었던 것마냥 자신을
모르핀과 비소 때문에 사망했다고 그의 비서 안톤 쉰들러는
거기에서 나폴레옹을 만났고 , 나폴레옹은 첫 눈에 그녀에게
붙잡아 달라고 애인에게 연애편지를 썼다. 만약 이 둘이 완성된
주장했었다. 사후 172년이 지난 2000년에 와서 과학자들이
반해 끈질긴 구애 끝에 그들은 만난 지 3개월 만에 결혼을 하게
사랑을 했었다면 보다 행복한 삶을 살았을까? 그 판단은
베토벤의 DnA검사를 실시했는데 막상 비소는 소량 검출되었고,
된다. 하지만 아무런 배경도 없고 높은 지위를 갖고 있지도 않은
나폴레옹이 조세핀에게, 베토벤이 브렌타노에게 쓴 편지를 보고
대신 다량의 납이 발견돼 납중독으로 사망했다는 결론이 났다.
나폴레옹에게 그녀는 불안감을 가졌다 . 설상가상으로 결혼
직접 내려보자.
1812년, ‘불멸의 연인’에게 보낸 편지 “몸은 침대에 누워있지만 나의 생각은 당신에게 날아간다오, 나의 불멸의 연인이여. 나를 평온히 사랑해주오. 당신의 사랑은 나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로, 또한 불행한 남자로 만들었소. 나는 조용하고 안정적인 삶이 필요하다오. 우리 관계도 그럴 수 있을지? 나의 천사여. 내 삶, 내 전부. 날 계속 사랑해주오. 영원히 당신의 것이며, 영원히 나의 것인, 그리하여 영원히 우리 것인.”
1796년 7월 17일, 결혼 직후 이탈리아로 출정가며 조세핀에게 쓴 편지 “당신을 떠나온 이후로 쭉 우울했습니다. 당신 곁에 있는 것이 내 행복입니다. 나는 쉴 새 없이 당신의 손길, 눈물, 다정한 배려를 되새기고 있을 뿐입니다. 조세핀, 당신의 비교 불가능한 매력은 계속 내 마음 속에서 활활 타오르고 있습니다. 모든 걱정과 괴로운 근심거리로부터 해방되면 내가 당신 곁에서 당신만을 사랑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요? 오직 행복만을 생각하고 당신을 행복하게 해주며 말입니다.”
EL 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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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
SPECTRUM
그린 존(Green Zone)
그린티 LOVE IS MAGIC
본 얼티메이텀(2007)의 제작진과 배우가 다시 호흡을 맞춘 영화. 이라크전쟁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대량살상무기의 진실을 다룬 액션, 스릴러물이다. 영화에서 ‘그린 존’은 ‘안전지대’의 뜻이지만 사실은
알고 있지만 의식하지 않았던 22개의 초록 words : 용식
‘이라크 내에 안전지대는 없다.’라는 역설적 의미를 내포한다.
COLEMAN HAWKINS GREEN: BODY AND SOUL
그린 노마드 (Green Nomad) ‘녹색의 유목민’으로 도시에 살면서 자연 속 삶을 추구. 산이나 바다에 가지 않고도 집이나 사무실을 친환경적인 공간으로 꾸며, 도심 속에서 자연을 느끼고자 하는 소비계층이다. 나무를 그대로 쓰는 그릇, 자갈 매트 등을 사용하면서 삶의 공간에 자연을 담고자 한다.
015B 녹색인생
닌자 거북이 1984년 피터 래얼(Peter Laird)와 케빈 이스트맨(kevin Eastman)에 의해 제작된 만화 시리즈. 이후 TV 애니메이션, 영화로 각색되었다. 돌연변이 반응을 일으켜 녹색으로 변한 거북이들과 이들의 정화를 방해하는 슈뢰더 일당 사이의 전투를 담고 있다.
전북현대모터스 2011년 k리그 우승팀. 밝은 녹색이 팀을 상징하는 색이다. ‘닥공(닥치고 공격)’은 전북을 나타내는 또 다른 단어. 큰 점수 차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도 수비수를
SHUT UP & DANCE THE GREEN MAN
공격수로 교체하는 전술을 감행한다. 올해도 22경기에서 50골, 경기당 2.3골을 기록하며 닥공을 이어가고 있다.
그린란드(Greenland)
그린데이(Green Day)
덴마크 자치령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3인조 미국 펑크밴드. 세계적으로
섬. 기원전 2500년 무렵에 에스키모가
6,000만 장 이상의 음반 판매량을
정착해 살기 시작했다. 이후 서기 986년,
기록하고 있다. “Green Day’라는
노르만 족인 에리크가 재발견하였고
이름은 1989년 EP [1,000 Hours]로 데뷔
자신이 발견한 땅에 많은 사람이 이주하길
당시 기존의 ‘Sweet Children’에서
바라는 바람으로 ‘초록의 땅’이라는 뜻의
바뀐 것으로, 마리화나에 대한 그들의
‘그린란드’라 이름 지었다.
애정을 담은 것이라고 한다.
CLIFF RICHARD GREEN 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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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L E PH A N T - S HO E
MILES DAVIS BLUE IN GREEN
녹색지대 1994년, [사랑을 할거야]로 데뷔. 90년대 발라드 음악을 이끌었으며 일기예보, 유리상자 등과 함께 남성 2인조 발라드그룹의 유행을 만들어 냈다. 곽창선과 권선국의 부드럽고 허스키한 목소리가 잘 조합되어 지금까지도 많은 곡들이 노래방 애창곡으로 불리고 있다.
녹색제국주의 (Green Imperialism) 친환경 기술을 이미 개발한 선진국들이 오염 유발 산업을 국제제도를 통해 규제함으로써 후발국의 경제 발전을 저해하는 상황. 선진국들이 환경오염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는 동시에 오염물질 처리기술을 후진국들에 팔아 또 다른 이윤을 창출하기도 한다.
녹색연합 1994년에 설립된 환경보호 시민단체. 백두대간 보존운동, 해안간척사업
덤파운디드 GREEN
반대운동을 진행하였고 멸종위기인 단양쑥부쟁이, 수리부엉이를 발견하며 야생동물 보호에도 힘쓰고 있다. 2001년에는 미군부대 독극물 무단 방류를 고발해 주한 미8군 사령관의 공식 사과를 이끌어냈다.
피콕 그린 흐름
프로페서 그린 (Professor Green) 올해 2집 [At Your Inconvenience]를 발매한 영국의 랩퍼. 데뷔와 동시에 BBC, 가디언 등의 매체로부터 ‘리틀
에미넴’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백인 래퍼라는 점 말고도 평탄치 않았던 가정사를 가사로 담아내 분노를 표출하는 점 또한 에미넴을 연상케 한다.
HYDE EVERGREEN
녹색전차 해모수 1997년, kBS에서 기획한 26부작 TV 만화 시리즈. 2년 동안의 준비기간과 20억 원의 총 제작비가 아깝지 않은 22%의 놀라운 시청률을 기록했다. 환경 회복의 교훈적인 내용이 선정적인 일본 애니메이션과는 차별화 되어 nHk 방영당시에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사우디아라비아 이슬람의 창시자 마호메트가 가장 좋아했던 색. 이슬람의 색이자 아랍 연맹을 상징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MR.BIG GREEN TINTED SIXTIES MIND
국기에는 녹색 바탕 위에 ‘알라신 외의 신은 없고 모하메드는 알라의 선지자이다.’ 라는 문구가 쓰여 있고, 칼은 정의로 성지를 수호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EL 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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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ROOM
words : 맹선호 What is a Hipster? 유행의 큰 흐름을 따르지 않고 스키니 진, 뿔테 안경, 픽시(fixed-gear) 자전거 등으로 대표되는 고유한 스타일과
인디 음악/영화 등의 하위문화(subculture)를 향유하는 부류로 얼리 어덥터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최신 유행을 좇는 이들로 여겨지는 것도, 주류와 자신들을 구별 지으며 집단적 우월감을 갖고 있는 것도 부정할 수만은 없기에 종종 비웃음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힙스터지도>는 남다른 취향을 유지하기 위한 그들의 노력에 애정을 가지고 힙스터 문화와 그 풍류를 알아보는 코너이다.
힙스터는 어떤 영화에 열광하는가 <1>
로얄 테넌바움 The Royal Tenenbaums (2001)
위대한 레보스키 The Big Lebowski (1998)
by 웨스 앤더슨 Wes Anderson
by 코엔 형제 Coen Brothers
권선징악과 해피엔딩에 열광하기도 하지만 , 힙스터 특유의
웨스 앤더슨은 힙스터의 영화 취향을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디영화계의 스타 코엔 형제의 <위대한 레보스키>는 참 희한한
시니컬한 유머 코드도 만족시켜야 한다 . 그리고 기본적으로
궁극의 힙스터 영화감독이다. 특유의 미학을 가지고 있는 그의
영화다. ‘듀드’라고 불리는 제프 브리지스(레보스키)와 같은
성장 스토리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데 , 가족 같은 특정한
영화에는 수많은 힙스터 취향의 코드가 들어있다. 음악과 영화
볼링팀의 존 굿맨, 스티브 부세미가 말도 안 되는 범죄 사건에
관계에 강박적으로 집착하거나 사랑인지 아닌지 모호한 로맨틱
‘덕후질’ 좀 했을 것이 분명한 그가 대학 시절 극작 수업에서 만난
휘말리게 되면서 어이없는 웃음과 눈물을 선사하는데, 주변에서
코드에 매료되기도 한다. 영화 속 패션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로
오웬 윌슨과 함께 극본을 쓴 <로얄 테넌바움>은 그의 영화적
실제로 마주친다면 왠지 피하게 될 것만 같은 이 대마초나 피며
작용할뿐더러 삽입되는 음악조차도 그저 지나치기엔 몹시 중요한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영화. 별나고 기이한 캐릭터들이 요상한
빈둥대는 백수 루저들에게 이상하게도 정이 간다. 재미있는 건
역할을 한다.
상황들 속에서 가슴 아프게도, 헛웃음 터지게도 만드는 가족
힙스터를 포함한 이 영화의 추종자들이 듀드의 유일한 취미인
드라마다. 힙스터 영화의 대표 아이콘 빌 머레이를 위시하여
볼링이라던가, 틈만 나면 마셔대는 화이트 러시안 같은 것들에
<힙스터지도> 영화 편에서 고심 끝에 첫 번째로 주목한 코드는
앤더슨 사단의 안젤리카 휴스턴, 오웬 윌슨 등이 출연한다.
집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레보스키 축제까지 있다니 말
유머인데, 유머 중에서도 ‘헛웃음’이다. 실소가 터지는 어이없는
감각적인 타이틀 시퀀스부터 출연진들의 패션 스타일, 6, 70년대
다했다. 그런데 끊임없이 벌어지는 그 말도 안 되는 사건들을
상황들 , 현실에 있을 듯 없을 듯한 독특한 캐릭터의 향연이
록 음악 등 구석구석 앤더슨의 강박적 탐미주의가 드러난다.
억울해하지도, 속 터지게 하는 친구들을 내치지도 않으며, 나름의
Films Hipsters Love
힙
스터의 취향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문화인 인디 영화를 그저 소형자본의 영화라고 간단히 설명해버리기엔 한없이 부족한 기분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힙스터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인가, 아닌가?”라는 질문에는 대답이 그리 어렵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 막상 영화의 어떤 요소들이 힙스터에게 어필하는가에 대해서 명쾌하게 대답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힙스터에 대해 설명하는 것도 사실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힙스터들은 감독에 대한 호불호가 쉽게 드러날 정도로 자신만의 스타일이 명확한 감독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난해한 작가주의적 영화에 무조건 열광하는 것도 아니다 . 의외로
돋보이는 작품들과 함께 그 감독과 배우들을 살펴보다 보면
철학으로 현실을 헤쳐나가는 순수한 듀드를 보다 보면 묘하게
힙스터가 열광하는 코미디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패션 / 벤 스틸러와 그의 두 아들의 빨간색 아디다스 트레이닝
애정이 샘솟는 것도 사실이다. 헉 소리 나는 패션 스타일도 볼수록
무엇보다 힙스터들이 좋아하는 영화 대부분에 깔려있는 ‘결핍이
복(아버지 장례식에는 까만색을 입는다.); 기네스 펠트로의 모피
사랑스럽다.
있는 인간들의 성장 드라마’를 경험하다 보면 ‘꺄르르’나 ‘엉엉’
코트, 스모키 아이 메이크업, 줄무늬 테니스 드레스; 루크 윌슨의
패션 / 일명 듀드 시그니처 룩; 긴 단발 곱슬머리; 꽃무늬라던가
같은 극단적 희비의 감정보다는 ‘킬킬’이라던가 ‘눈이 시큰’ 정도의
테니스 헤드 밴드와 수염
레벨 ( 이 정도가 쿨한 태도를 중시하는 힙스터들에게 적당한
음악 / 비틀즈; 롤링 스톤즈; 닉 드레이크; 반 모리슨; 밥 딜런;
아무튼 평범하지 않은 무늬의 몸빼 바지
감정의 마지노선일지도 모르겠다 .) 로 독특한 재미와 매력을
레이먼즈
음악 / 밥 딜런; 롤링 스톤즈; 엘비스 코스텔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관련영화 /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 <다즐링 주식회사>
관련영화 / <아리조나 유괴사건>; <허드서커 대리인>;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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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L E PH A N T - S HO E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 생활 The Life Aquatic with Steve Zissou (2004)
by 조나단 데이턴, 발레리 페리스
리틀 미스 선샤인 Little Miss Sunshine (2006)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 Napoleon Dynamite (2004)
by 웨스 앤더슨 Wes Anderson
Jonathan Dayton, Valerie Faris
by 자레드 헤스 Jared Hess
굳이 같은 감독의 영화를 두 개나 따로 이야기할 정도로
약물 중독자부터 온갖 사회 부적응자들로 구성된 평범하지
넋 나간 듯한 표정의 모자라 보이지만 나름의 신념이
웨스 앤더슨은 힙스터들의 영화 취향에서 의미가 깊다.
않은 가족이 7살짜리 막내딸의 미인대회 출전을 위해
있는 괴짜 나폴레옹과 그의 왕따 친구들이 선보이는
역시나 빌 머레이가 오웬 윌슨과 부자관계로 출연해
캘리포니아로의 떠나는 가족 로드 무비. 온갖 불행에서
‘병맛’ 코미디는 계속해서 헛웃음을 자아낸다. 누군가는
어이없는 상황들을 겪는 성장 드라마지만, 무엇보다
터져 나오는 웃음은 결국 이 한심해 보이던 가족에게
이해할 수 없다 하고, 또 누군가는 최고의 코미디로
눈에 띄는 것은 해양 탐사 지소팀의 작업복부터 빨간
빠져들게 한다. 온갖 황당한 상황에 직면하는 이 가족이
꼽는 이 초저예산 영화는 수많은 추종자를 이끌어냈다.
비니, 그리고 지소라고 새겨진 아디다스 스니커즈다.
함께 밀어야 탈 수 있는 고물 폭스바겐 미니버스는 의도한
게다가 줄거리를 설명한다는 게 의미 없어보이는 이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이 소품 때문에 아디다스는
것은 아니지만 마침 꽤 힙스터 취향의 빈티지 자동차다.
영화에는 놀랍게도 깨달음의 성장 드라마마저 있다.
‘덕후’들의 판매요청 메일을 꽤나 받았단다.) 그리고
그나저나 자살 시도를 했던 외삼촌 역할이 원래 빌 머레이를
그리고 자미로콰이의 음악에 맞춰 추는 나폴레옹의
영화 마지막 그토록 찾아 헤매던 재규어상어와의 조우는
위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에 새삼 경탄하고 말았다. 같은
댄스는 ‘병맛’ 유머의 또 다른 강자 사샤 바론 코헨의
시규어 로스의 음악과 함께 묘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제작진의 <선샤인 클리닝> 또한 가족을 둘러싼 성장
말투와 더불어 힙스터들이 즐기는 흉내로 유명하다.
세우 조지가 영화 전반에 걸쳐 연주하고 부르는 데이비드
드라마로 힙스터들이 좋아하는 영화로 꼽힌다.
무엇보다 나폴레옹의 희한한 구식 패션 스타일은 사실
보위의 음악들이 몹시 인상적이다.
힙스터의 그것과 종이 한 장 정도의 차이.
시계태엽 오렌지 A Clockwork Orange (1971)
커피와 담배 Coffee and Cigarettes (2003)
버팔로66 Buffalo‘66 (1998)
by 스탠리 큐브릭 Stanley Kubrick
by 짐 자무쉬 Jim Jarmusch
by 빈센트 갈로 Vincent Gallo
힙스터들이 좋아하는 밴드로 치자면 벨벳 언더그라운드
화이트 스트라입스, 우탕 클랜의 RZA와 GZA 같은
뉴욕에서 화가로 시작해 장 미쉘 바스키아와 함께
급의 영화계 클래식이 큐브릭 감독이다. 제작 연도가 믿기지
뮤지션부터 케이트 블란쳇, 로베르토 베니니 같은
밴드를 하고, 캘빈 클라인 모델과 영화배우를 거쳐 결국
않을 정도로 미래적인 세트와 충격적 이야기들로 가득한 이
배우들이 커피를 마시고 담배를 피우면서 카페인과
영화감독까지 된 갈로가 직접 각본, 연출, 출연, 음악까지 한
사이키델릭한 영화의 주인공 망나니 알렉스는 러시아어에서
니코틴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둥 별 시원찮은 이야기와
데뷔 영화. 광기가 느껴지는 섹시함을 온몸으로 내뿜는 이
영향을 받은 독특한 영어를 일종의 슬랭처럼 사용한다.
농담을 주고받는 짐 자무시 감독의 흑백 단편 영화 모음.
남자는 인생 자체가 힙스터의 판타지다. 실제로 냉소적일
(힙스터들 역시 독특한 슬랭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어이없는 상황들과 속물다움을 비웃는 유머로 웃음을
뿐만 아니라 막말의 왕인지라 여주인공 크리스티나 리치는
갱생불능의 소시오패스 알렉스에게 벌어지는 권선징악의
자아내는 11개의 에피소드 중 최고는 단연코 이기 팝과 톰
다시는 갈로와 작업을 하지 않겠다며 치를 떨었다지만
사건들로 속이 통쾌해짐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여러 가지
웨이츠가 캘리포니아의 한 카페에 앉아서 나누는 뻘쭘한
영화는 한없이 사랑스럽고 무엇보다 몹시 재미있다. 세상과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개콘의 <비상 대책 위원회>가
대화. 역시나 힙스터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빌 머레이도
소통하는 법을 몰랐던 찌질한 남자의 성장 이야기는 다음
떠오르는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또한 어이없는 상황들과
출연하는데 그가 같은 감독과 함께 작업한 영화 <브로큰
호에 소개할 힙스터가 사랑하는 로맨틱 영화들의 독특한
블랙 유머가 가득한 큐브릭의 대표 풍자 영화.
플라워> 또한 힙스터적 코드가 가득하다.
코드와도 연결되어 있다. EL 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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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words : 용식 MTV를 굴복시킨 자미로콰이. 제왕에서 거장으로의 발걸음을 딛다.
jamiroquai audi live 2012 2012.8.22 PM 8
@ 잠실 실내체육관
자미로콰이(Jamiroquai)의 음악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또한 , 앨범 판매 수익의 7%를 그린피스 (Greenpeace) 에
인코그니토 (Incognito) 와 함께 , 1990년대 초반에 런던을
기부하고 같은 해 10월 영국의 덴마크 대사관 앞에서 고래포획을
중심으로 일어났던 애시드 재즈 (Acid Jazz) 무브먼트를
반대하는 게릴라 공연을 열며, 요즘 표현으로 ‘개념 뮤지션’의
이끌었고 현재까지도 가장 핫 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그에게
모습도 보여주었다. 하지만 천재의 자만을 견제한 걸까? 이듬해
‘트렌디’ 하다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릴 것이다. 마흔이 넘은 20년
열린 브릿 어워즈(Brit Awards)에서 ‘최우수 그룹(Best British
경력 뮤지션의 수식어치고는 익숙지 않지만, 능수능란하게 새로운
Group)’을 포함해, 총 5개 부문 후보로 오르지만, 수상까지는
것을 담아내며 변함없이 사람들을 춤추게 하고 있다.
이르지 못하며 미래를 기약하게 된다.
자미로콰이는 데뷔와 동시에 큰 주목을 받았다. 1993년 데뷔
미래가 현실화되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1996년 발매된
앨범 [Emergency On Planet Earth]가 발매되었을 당시 ‘영
세 번째 앨범 [Travelling Without moving]이 미국에서 백 만장
스티비 원더’라는 평가와 함께 영국 앨범 차트 1위에 오른 것이다.
이상 팔렸고, 다음 해 ‘mTV AWARD’에서 10개 부문 후보에 올라 ‘최우수 비디오상(Best Video of the Year)’ 포함 4개 부문에서 수상한 것이다 . 하지만 이는 모두의 예상을 깨는 결과였다 . mTV가 ‘When You Gonna Learn’의 뮤직 비디오에 유태인
Expected setlist
학살 장면이 삽입되어 혐오감을 일으킨다는 이유로 방영을
Rock Dust Light Star
거부했던 적이 있었던 것이다. 결국 ‘mTV가 자미로콰이에게
Main Vein
무릎을 꿇었다.’라는 표현까지 나오며 이 악연은 자미로콰이의
Cosmic Girl High Times Little L Canned Heat You Give Me Something Use the Force Travelling Without Moving Scam
승리로 마무리 된다. 이후에 나온 앨범 [Synkronized], [A Funk Odyssey] 등을 통해서는 기존에 해오던 애시드 재즈에서 한 발 물러나 디스코, 훵크 사운드로 방향을 튼다. 자미로콰이의 색깔을 잃어버렸다는 일부의 평가도 있었지만, 여전히 ‘그루브의 제왕’이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흥겨움을 유지하고 있다. 2001년도에 한 인터뷰에서 “난 시대를 잘못 타고났다. 요즘 곡들은 들을 필요가 없다. 우리 중 그 누구도 옛날 뮤지션보다 못하니.” 라 말하며 거장들에
Alright
대한 존경심을 보여주었던 자미로콰이. 이번 공연은 ‘제왕’에서
White Knuckle Ride
‘거장’이 될 그의 미래를 가늠해 볼 기회가 될 것이다.
Deeper Underground
포스트 록을 평정한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과 베토벤의 조합
MONO aSIA TOUR IN SEOUL 2012.8.26 PM 6
@ 상상마당 라이브홀
한국에 포스트 록 팬들이 많은 걸까? 아니면 계속되는 내한에
결성 당시 영화적이고 임팩트가 강한 음악을 하기 원했던
팬층이 넓어진 걸까? 모과이(mogwai), 피지 로스트(pg.lost)에
그들은 ,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 (my Bloody Valentine) 을
이어 일본의 포스트 록 밴드 모노(mOnO)가 한국을 찾는다.
통해 실마리를 찾는다 . 가사가 없는 인스트루먼틀 음악으로
비 대중적인 장르지만 서정적인 사운드로 풍부한 감성을 만들어
자신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폭넓게 표현하기로 한 것이다.
낸다는 점에서, 포스트 록 음악은 슬픈 발라드 감성에 익숙한 현재
모노를 좀 더 특별한 밴드로 만들어 준 것은 예상 밖에도
20대 후반 이후 세대에게 어필하는 매력이 있다. 더군다나 이번
베토벤 (Beethoven) 의 음악이었다 . 그의 감정전달 방식에
바통을 이어받을 모노는 ‘현존하는 최고의 포스트 록 밴드’라는
큰 감동을 받고 , 그 이후로는 록 음악보다는 클래식 음악을
수식어와 함께 동시대 포스트 록 음악의 정점을 들려준다.
주로 듣게 되었다고 한다 . 2009년 뉴욕 공연에서는 23인조 오케스트라(The Wordless music Orchestra)와의 협연으로 클래식 음악을 통해 느꼈던 감정을 전달해 줌과 동시에 음악적 완성도를 기하게 된다. 이번 내한은 2006년, 2007년에 이어 세 번째 한국 방문이다. 횟수로만 보면 에릭 클랩튼 (Eric Clapton), 뮤즈 (muse), 미카(mIkA)등과 같다. 모노와 이들 간의 대중적 인지도를 비교할 수는 없지만, 각 장르에서 최고임과 동시에 자신만의 색채를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러한 점이 팬들의 변함없는
Expected setlist Ashes in the Snow Burial at Sea Everlasting Light Follow the Map Halcyon(Beautiful Days)
E L E PH A N T - S HO E
공연을 성사시키는 원동력이다. 같은 감정이라도 가사를 통한 직접표현보다 사운드를 통한 표현은 듣는 사람에게 해석의 여지를 줘 음악에 대한 집중도를 높인다. 대놓고 울리려고 만든 영화처럼 시종일관 하나의 감정을 향해 나아가며 몰입시키다가 결국 한방에 모든 것을 쏟아내게 하는
The Kidnapper Bell
구성은 확실한 기승전결이 있는 발라드나 모던 록 음악과 다를 바
Moonlight
없다. ‘다른 장르에서 느낄 수 없는 특별한 감동이 있었다.’는 그들의
Pure as Snow(Trails of the Winter Storm)
공연 후기는, 개인적으로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보고 극장문을
Sabbath
나섰을 때의 감정과 같았다. 배트맨의 운명에 같은 감정을 느꼈다면
Yearning
26
지지를 만들어내고 , 주류에서 먼 장르일지라도 계속된 내한
모노의 음악에도 동요될 준비가 되어있는 것이다.
EDITOR'S ROOM
Rock’n’Roll Pilgrimage
영국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로큰롤 성지순례 words, photos : Julian Kim
Electric Warrior & Ziggy Stardust: 글램 록, 그 시작과 끝 <1> 지구인 데이빗 보위가 화성인 지기 스타더스트를 연기하고 있는 것인지 반대로 화성인 지기 스타더스트가 지구인 데이빗 보위를 연기하고 있는 것인지 70년대 초, 60년대의 반전, 인권 운동과 자연주의 운동, 히피즘 등이 한계를 드러내면서 길을 잃고, 영국과 미국은 유례없는 경제 호황 속에서 구심점을 찾지 못한 채 향락과 소비문화에 빠지기 시작했다. 록계의 젊은 우상이었던 지미 핸드릭스(Jimi Hendrix), 짐 모리슨(Jim morrison), 제니스 조플린(Janis Joplin)이 잇따라 세상을 떠나고, 영국의 국민밴드로 추앙받던
비틀즈 마저도 해체를 선언했으며 사회변혁의 미몽에서 깨어난 젊은이들은 시위전선에서 물러나 각자의 자리로 되돌아갔다. 개인주의 문화와 억압되고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허우적거리던 영국의 젊은이들은 보다 감각적이고 자극적인 것에 목말라 있었고, 글램 록은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시대에 반하는 강한 도발성, 양성성 등으로 저항과 반역의 상징적 도구가 되어 엄청난 파급효과와 함께 화려한 빛을 발했다. 글램 록이란 환상의 세계가 시대의 흐름 속에서 사라진 지 40년이 지난 지금, 세상을 바꾸고자 했지만, 오히려 세상에 의해서 사라지거나 바뀔 수밖에 없었던 영국 글램 록 스타들의 흔적을 찾아가 본다.
데이빗 보위의 [Rise And Fall of Ziggy Stardust And The Spiders From mars] 앨범 후면 커버 사진이 촬영된 곳, London W1B 4BQ.
23 Hedden Street & The Hedden Street Alleyway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인 1972년 6월, [The Rise And Fall of
기다리는 외계인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Lady Stardust’에서는
k.West 사인은 1982년 저녁, 술에 취한 보위의 팬이 바람에
Ziggy Stardust And The Spiders From mars]라는 제목의 컨셉
양성애 성향을 지닌 지기의 성 정체성을 노래한다. 에필로그
흔들려 떨어질 것을 걱정하여 집으로 가져가 소장하고 있는
앨범이 발표되었다. 이 앨범에서 데이빗 보위(David Bowie)는
격인 ‘Rock ‘ n’ Roll Suicide’에서 스스로 창조한 지기의 극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앨범의 맨 뒷면에 찍혔던 공중전화 부스는
지구로 내려온 화성인인 ‘지기 스타더스트(Ziggy Stardust)’라는
죽음을 알리며 막을 내리는 이 앨범은, 70년대 글램 록의 정점을
새로운 모델로 바뀌기는 했지만,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가상의 인물을 창조하고 자신의 페르소나 ( 타인에게 비치는
찍으며 지기 스타더스트를 시대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게 했다.
인격적 실체)로 삼았다. 1971년까지만 하더라도 그가 긴 머리의 관능적 모습의 지구인이었다면, 지기 스타더스트로 변신한 이후
그러나 글램 록의 화려했던 순간은 길지 않았다. 장르적 한계를
짧아진 오렌지빛의 헤어스타일과 기묘한 느낌의 짙은 메이크업
이미 감지하고 있던 보위는 글램 록을 그만두기로 한다. 그리고
그리고 화려한 옷차림과 중성적 분위기의 화성인 모습이었다.
1973년 7월 3일 런던 해머스미스 오데온 극장에서가진 무대를
그리고 그의 오드아이는 신비롭고 매력적인 분위기를 더해주고
마지막으로 스스로 자신의 페르소나로 여겼던 지기 스타더스트의
있었다 . 바야흐로 시각적 혁명과 글램 록 광풍의 예고였다 .
죽음을 선언한다. 그렇게 지기 스타더스트는 앨범의 마지막 트랙
파격적인 이미지만큼이나 강렬하고 압도적인 무대 매너에
‘Rock ‘ n’ Roll Suicide’를 부르며 극렬한 화려함 속에 불꽃처럼
젊은이들은 열광했고, 기성세대들은 관습적 질서의 파괴자이자
사라졌다. 앨범 제목에서 예고했듯이 지기 스타더스트는 결국
금기를 희롱하는 글램 록의 이단아 지기 스타더스트의 모습에
음악산업의 스타 시스템이 만들어 낸 그림자였다는 사실을
적의와 경멸의 눈빛을 던졌다. 1973년 앨범 [Aladdin Sane]이
몸소 입증한 것이다. 데이빗 보위는 마크 볼란(mark Feld)에
발표되면서 지기 스타더스트는 더욱 강도 높고 파격적인 이미지를
의해 시작된 글램 록이란 장르를 [Ziggy Stardust]를 통해 가장
보여주었다 . 그의 퇴폐적이고 반항적인 모습들은 당시 ‘유니
세련되고 완성도 높은 사운드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뮤지션이었다.
섹슈얼’이나 ‘메트로 섹슈얼’이란 개념조차 없던 영국의 사회
그가 화성에서 온 거미들과 함께 지기 스타더스트로 무대를
분위기에서 용납하기 어려운 금단의 영역에 있었다 . 그러나
누볐던 이때가, 글램 록의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이었다.
시각적으로 보이는 것들이 결코 지기 스타더스트의 모든 것은 아니었다 . 앨범 [Ziggy Stardust] 는 화성에서 온 외계인
런던 리젠트 스트리트의 뒷골목에 자리한 해든 스트리트
지기 스타더스트라는 연결 고리를 가지고 5년밖에 남지 않은
23번지는 바로 글램 록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지구의 멸망 소식을 지구인들에 알리면서 시작된다 . 허공을
기념비적 명반 [Rise And Fall of Ziggy Stardust And The
향해 외쳐대는 보위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는 ‘Soul Love’를
Spiders From mars]의 앨범 커버 배경이 된 곳이다. 보위의
노래하는 감미로운 사랑의 메시아로 변하다가도 ‘moonage
사진은 1972년 1월 춥고 비 오는 어느 날 저녁, 사진가 브라이언
Dream’에서는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과 함께 1970년대 앞으로
워드(Brian Ward)에 의해 촬영되었다. 앨범 커버에서는 데이빗
다가온 스페이스 에이지에 대한 인류의 동경과 기대, 설램 또는
보위의 모습만 보이는데 그 이유인즉 다른 멤버들은 너무 추운
공포를 표현한다 . ‘ Starman ’에서는 지구인과 만나기 위해
날씨에 사진 찍기를 거부했다고 한다 . 앨범 커버에 보이는
Rock ʼnʼ Roll Suicide
Ziggy Stardust
to be continued
EL E P H A N T-S H O E
27
FEATURE
ORIGINAL SOUND NOVEL
앨범 커버에 덧붙이는 단편 소설 words : 물고기군
정전
소
년(일반적으로 고등학생 나이를 소년이라 할 수 없을는지 모르지만, 정신연령으로 따지면 더 쳐준 셈일 것이다.)은
자신이 사랑에 빠졌다고 느꼈다. 일반적으로 늦은 감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은 소년의 첫사랑이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그런 것처럼 그 사랑은 실패했다. 소년이 사랑에 빠진 대상은 인근 여고의 여학생이었다. 소년은 그녀에 대해서 거의 아무것도 몰랐지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녀는 예뻤다. 이것이면 충분했다. 그러나 누구라도 단박에 시선을 사로잡을 만큼 예쁜 것은 아니었다. 만일 그랬다면 소년은 사랑에 빠지지 못했을 것이다. 용기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소년이 판단하기에 자신이 넘볼 만큼 예뻤다. 이것이 소년이 아는 것이었다. 저 정도 여자라면 나랑 사귀어줄지 몰라. 소년이 아는 것이 또 하나 있었다. 장수를 베려면 먼저 그 말을 공략하라. 그녀는 소년이 속한 서클과 교류하는 여고 서클의 부회장이었고, 당연히 서클에는 부회장 말고도 회장이 있었다. 소년은 그 회장 여자애에게 먼저 접근했다. 그리고 그러는 것이 훨씬 더 쉬웠다. 예쁜데다 어쩐지 새침하게 구는, 무엇보다 특별한 감정을 품은 여자에 비하면 어떤 여자라도 쉬웠겠지만, 회장 그녀는 특별히 더 그랬다고 할 수 있다. 일단 그녀는 예쁘지 않았다. 교정기를 끼고 얼굴에는 여드름이 가득했다. 뚱뚱하다 할 수 없을지 몰라도 체격이
Prefab Sprout - Andromeda Heights (1997)
건장한 편이었다. 여성적인 매력이 거의 없었다. 몸집이 조그마하고 얼굴이 하얗고 깨끗했던 부회장에 비하면 더욱 그랬다. 단 한 가지
28
여성적 매력이 있는 부분이 있다면 목소리였다. 그녀와 통화를
아닌, 부회장 여자애에게 편지를 전해달라는 것이었다. 도저히 그녀
7년 후 소년은 자신의 예상이 정확히 맞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하게 되었을 때 소년은 확실히 그것을 느꼈다. 이 애는 목소리가
얼굴을 마주 보고 고백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리고는 가방에서
정말로 소년은 그날 밤이 영원히 자기 머릿속에 박혔음을 깨달았다.
정말 예쁘구나. 그 목소리 때문인지 소년은 그녀와 대화를 나누는
편지봉투에 싸인 편지를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 그 순간 그녀의 표정을
소년은(이제 더 이상 소년이 아니었지만, 편의상 계속 그렇게 부르기로
게 즐거웠다. 남의 얘기에 귀 기울여주는 배려가 있었고 재치도
소년은 보지 못했다. 아니 보았다 해도 그게 무엇이었는지 알지 못했을
하자.) 어느 날 밤, 거리를 걷다 다시 정전을 겪게 된다. 바로 그 이전에
있었다. 전화에서라면 그녀만큼 매력적인 여자는 없을 거라고
것이다. 왜냐하면 거의 순간이라고 할 정도로 짧은 시간이 지난 후에
소년은 반대편에서 걸어오는 여자를 보고 있었다. 그녀는 누가 봐도
소년은 생각했다. 그래도 소년은 자신의 최종 목표를 잊지는 않았다.
그녀는 언젠가 둘이 사귄다는 소문을 전했을 때처럼 맑고 낭랑하게
단박에 시선을 사로잡을 만큼 미인이었다. 키가 컸고, 옷차림이나
아무리 말이 잘 통한다 해도 그녀는 말 그대로 ‘말(馬)’에 불과했다.
웃음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은 소년을 기분 나쁘게 만드는
걸음걸이도 마치 모델처럼 세련됐다. 소년은 순간 저런 여자와
그녀와 그렇게 쉽게, 거의 어린 시절 친구처럼 친해졌으니 이제 부회장
그런 웃음은 아니었다. 걱정하지 말라는, 이 정도 부탁은 당연히 내가
걷는다면 모두가 자신을 부러워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여자애와 친해지는 건 일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은 조금
들어줄 수 있으며 아마 편지를 받는 그녀도 아주 기뻐할 거라는 듯한
나 같은 남자를 만나줄 리가 없지. 이런저런 공상에 소년은 사로잡혀
미묘한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서클에서 두 사람이 사귄다는
웃음이었다. 소년도 그녀를 따라 웃어버렸다.
있었다. 그때 정전이 되었다. 그날처럼 여기저기서 작은 외마디
소문이 슬금슬금 돌았다. 전화로 그녀가 말했다. ‘너와 내가 사귄대.’
하지만 두 사람이 카페에서 나와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가는 동안에는
비명이 들려왔다. 그녀도 깜짝 놀라는 것 같았다. 소년도 놀랐지만, 그
그리고는 그 예쁜 목소리로 맑고 낭랑하게 웃음을 터뜨렸고, 소년도
어쩔 수 없이 미묘한 분위기가 있었다. 두 사람은 각자의 생각에
놀람만큼 빠르게 과거의 기억 속으로 빠져들었다. 아, 또 정전인가?
덩달아 웃어버렸다. 그녀는 그런 소문에 신경도 쓰지 않는 것 같았다.
빠져있는 것처럼 보였고, 그 생각에는 이제 우리 둘은 어떻게 될까 라는
소년은 첫사랑 여자를 떠올렸다. 하지만 그녀에 대해서라면 씁쓸한
소년은 오히려 부회장 여자애의 질투를 불러일으킬지 모른다는
의문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가 예전처럼 나에게 연락을 할까? 내가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소년은 그 시절 자신이 너무나 어렸고 바보
생각에 고무되기도 했다. 문제는 도저히 그녀에게 개인적으로 접근할
그녀에게 계속 연락을 해도 될까? 그런데 왜? 만일 부회장과 잘 된다면
멍청이였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어떻게 그런 여자에게……. 소년은
방법을 찾지 못하는 데에 있었다. 알고 보니 두 사람은 서클에서 회장
그녀와 계속 연락할 이유가…… 그가 연락할 이유가 없지 않는가? 이게
씁쓸한 미소를 머금은 채, 정전인 거리를 계속 걸어갔다. 그날처럼
부회장이었을 뿐 사적으로는 그다지 친한 사이가 아니었다. 번호를
우리의 마지막 만남이 되는 걸까? 그때 갑자기 주위가 어두워졌다.
상점의 유리문 너머로 촛불이 은은하게 밝혀져도 소년은 바라보려
알고 있으니 전화를 하면 그만이었지만, 몇 번이나 망설이다 결국
팟하는 아주 작은 기계장치가 폭발하는 듯한 소리가 들렸던 것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우뚝 멈춰 섰는데, 갑자기 그
누르게 되는 번호는 회장 여자애의 것이었다. 결국 소년이 택한 방법은
같다. 정전이었다. 여기저기서 짧은 비명이 터져 나왔다. 어느새 그녀는
정전의 밤에 함께 있던 여자애가 첫사랑 여자가 아니란 걸 깨달았기
가장 소년다운 것이었다. 아니, 거의 유아다운 짓이었다고 볼 수 있다.
소년의 팔을 붙잡고 있었다. 상황을 보아하니 정전은 두 사람이
때문이다. 맞아. 회장 여자애였지. 목소리가 정말 예뻤던. 그러자
소년은 어느 저녁 할 말이 있다면서 거리에 있는 카페로 회장
걷던 작은 구역에서만 발생한 것이었다. 도시 전체가 암흑천지가 된
갑자기 그녀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소년은 헛웃음이 나왔다.
여자애를 불러냈다. 그곳은 간단하지만 식사도 가능하고 후식으로
것도 아니었고, 도로 위 자동차 불빛도 충분하지는 않지만 거리를
내가 어떻게 된 건가? 하지만 목소리는 현실에서 나는 소리였다.
커피도 마실 수 있는 카페였다. 아주 고급스러운 데는 아니었지만,
밝혀주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도로변을 촘촘히 메운 상점마다
소년은 뒤를 돌아보았다. 아까 보았던 모델 같은 여자였다. 그녀가
고등학생에게는 상당히 격식을 차린 만남의 장소였다. 그날 그녀는
촛불을 밝히기 시작했다. 옷가게, 전자제품 대리점, 카페, 가구점.
다시 소년의 이름을 대며 맞지 않느냐고 물었다. 소년은 가만히
평소와 달리, 아마도 그 카페가 어떤 데인지 알고 있어서 그랬을 수
통유리 너머로 촛불들이 마치 크리스마스 꼬마전구처럼 은은하게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녀도 소년의 얼굴을 마주 바라보다가,
있지만, 꽤 멋을 낸 차림새였다. 립글로우즈인지 입술에도 뭔가를
빛났다. 소년은 그 순간 그곳이 동화 속 마을인 것처럼 느껴졌다. 동화책
‘우리 둘이 사귄대.’라고 말하고는 웃을 때처럼 예의 그 예쁜 목소리로
발랐고, 머리도 공들여 세팅한 티가 났다. 그리고 조금 긴장한 것처럼
삽화에 나오는 몇 백 년 전 유럽의 거리, 전혀 다른 시간과 공간 속으로
낭랑하고 맑은 웃음을 터뜨렸다. “맞구나.” 그녀가 말했다. 소년도
보였다. 하지만 소년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이제부터
점프한 것 같았다. 소년은 자기 팔을 붙들고 있는 그녀를 느꼈고,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그녀가 반가움에 소년의 팔을 붙들었고, 소년은 그런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해서만 온통 정신이 팔려 있었고, 어쩌면
마음속 깊이 행복감이 차올랐다. 소년은 아주 오랜 시간이 흘러도
그녀의 손을 내려다봤다. 가슴 깊이 행복감이 차올랐다. 소년은 그때
그것은 그녀에게도 느껴졌으리라. 그녀는 소년이 자신만큼 긴장하고
바로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하게 될 거라는 걸 알았다. 지금 옆에 있는
깨달았다. 소년은 정전인 거리를 둘러보고 다시금 촛불들이 너무나
있다고 느꼈다. 그녀는 언제나처럼 그런 소년의 긴장을 풀어주기
여자가 자신이 오랫동안 동경했던 부회장 그녀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름답게 보인다는 걸 깨달았다. 소년은 고개를 쳐들고 높은 건물들에
위해 애썼다. 네가 이제 뭘 하려 하든지 그 일은 아주 잘 될 거고, 나는
생각했다. 그녀와 함께 이 거리를 걷는다면…… 저 촛불들이 마치 우리
둘러싸인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보았다. 지상의 정전으로 그 별들은 더
그런 너를 언제나 응원할게. 그녀는 그렇게 말해주는 것 같았다.
만남을 축복하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물론 현실은 그녀가 아니라
환하게 빛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것은 원래 거기에 있었던 거지.
그것은 확실히 효과가 있어서 소년은 금세 마음이 편해지고, 다시금
교정기를 끼고 여드름투성이인 다른 여자라는 걸 잘 알고 있었지만,
소년은 다시 그녀를 마주 보았다.
즐겁게 그녀와 대화를 나누는 자신을 발견했다. 두 사람은 식사를
이상하게도 행복감은 전혀 줄지 않았고, 아마도 그건 자기 마음이
“네 생각을 하고 있었어.”
하고 커피도 마셨다. 웃음이 끊이지 않았고 어색한 순간은 단 한 번도
간절히 그녀를 품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소년은 그렇게 마음속
그녀도 고개를 끄덕였다.
없었다. 소년은 정말로 그녀와 함께라면, 아니 그녀가 도와준다면
상상만으로도 이렇게 행복해진다는 게 신기하게 생각되었다. 소년은
“운명 같지 않니. 또 정전이라니. 그리고 바로 이 순간에 우리가 다시
무슨 일이든 자신이 해낼 수 있을 것처럼 느꼈다. 마침내 소년은
자기 팔을 꼭 불든 그녀의 손을 느끼며 계속 거리를 걸었다. 가슴이 계속
만나다니 말이야.”
용기를 내서 자신이 원래 계획했던 일을 실행에 옮겼다. 그것은 다름
콩닥콩닥 뛰었다.
E L E PH A N T - S H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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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2012
6
GIRLFRIEND (EP)
7
1집 - TIMES
8
4집 - BEGINNER’S LUCK
9
남몰래 듣기
로 파이 (lo - fi) 의 투박하고 거친 질감이지만 , 그루브함을 잃 지 않 아 매력 적 인 빈 티지 사 운 드 를 들 려 준 다 . ‘ J e l l o and Juggernauts ’에서는 힙합 비트를 가미했고 ‘ nerve Damage!’는 비틀어진 사운드로 사이키델릭한 느낌을 준다.
놀라운 사실은 이 모든 것이 밴드의 리더 루밴 닐슨(Ruben nielson)이 장난삼아 만들어 인터넷에 올린
결과물들이라는 점 . 이 앨범은 음지에 있는 고수들의 존재를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주며 발견의 희열을 느끼게 한다.
OSHIN DIIV 2012. 6. 26 Captured Tracks
미국 뉴욕에서 슈 게이징 사운드로 주목을 받고 있는 비치 파슬즈(Beach Fossils)의 기타리스트가 새로이 다이브라는 밴드를
게이트 플라워즈 (GATE FLOWERS) 페퍼톤스 (PEPPERTONES)
이호석
24:26
11
가을방학
12
SPIRITUAL REINFORCEMENT (DIGI-PAK)主義
빈지노 (BEENZINO)
가을방학
메써드 (METHOD)
참 좋아하나 싶지만, 이 팀 명은 너바나의 곡 ‘Dive’에서 따온 전체적으로 먹먹한 사운드 안에 충실한 저음을 두고, 그 위에
몽구스 (MONGOO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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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었다. 전 팀 명에는 비치가 들어갔고, 이번엔 다이브니 바다를 것이다. 그렇다고 별 의미 없이 붙인 이름이냐면, 그렇지 않다.
무키무키만만수
13
3집 - GROW TO GLOW
14
서정적 농담
15
2집 - 1
16
잔인한 사월 (2ND DEMO)
17
A_MO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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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집 - 2집 나온 거위
19
당신이 놓고 왔던 짧은 기억
20
DESOLATE GREY SKY
루싸이트 토끼
청량감이 드는 기타 사운드를 얹은 이들의 음악은 마치 진짜로 잠수를 해서 듣는 듯한 착각이 든다. 대부분의 슈게이징 음악이 밤하늘로 인도한다면, 이들의 슈게이징 음악은 깊은 해저로 끌어들인다.
ONE POINT RELIEF (EP) 머쉬룸즈 (Mushru:ms) 2012. 7. 30 루비레코드 두 명의 기타와 드럼의 조합은 일반적인 어쿠스틱 밴드 구성에서 벗어나 있다. 때문에 기존의 기타로만 구성된 어쿠스틱 팀들보다 풍성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게다가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등 현악기 세션과의 작업으로 사운드의 질을 더했다. ‘위로’라는
코스모스 사운드 로다운30 (LOWDOWN30)
브로콜리 너마저
테러마이트 (TERRORMIGHT)
집나온 거위
조금은 진부한 키워드를 가지고 있지만 잘빠진 멜로디가 귀를 계속 잡아당긴다. 앨범 타이틀 ‘One Point Relief’는 중요한 시점에 한두 명의 타자를 상대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라오는 투수를 말한다. 타이틀 의미 그대로 자주는 아니더라도 필요한 시점에 꺼내어 듣고 싶은 곡들을 담고 있다 .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현실에 찌든 자신을 위로하고 싶다면 몇 곡 정도 플레이리스트에
강아솔
오리진 오브 플레이그 (ORIGIN OF PLAGUE)
넣어보는 건 어떨까? EL 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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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음악 [전자양2집-열대야] 이번 달에는 이 음악을 선택하고 싶다. 아무도 부정하진 않겠지? 이달의 여행 [단양.고수동굴] 단양 앞으로 흐르는 남한강을 건너려면 고수대교라는 다리를 건너야 한다. 다리를 건너면 바로 근처에 ‘고수동굴’이라는 유적지가 있다.정말 아름답고, 스릴 있고, 시원한 곳이다. 동굴 온도는 15도 정도.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 한다. 이렇게 좋은곳을 지금까지 몰랐던 걸 후회했다. 단양에 오시면 단양팔경보다 고수동굴을 추천하고 싶다.
이달의 구매 [Epson DS-30] 드디어 벼르던 휴대용 스캐너를 구매했다. 작고 가벼워서 귀엽다. 스캔도 평면스캐너에 비해선 좀 떨어지지만, 레벨값만 조정하면 별로 큰 차이 없다.이제 스캔을 하러 서울까지 일부러 일 만들어서 왕복하던 시대는 끝났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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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L E PH A N T - S H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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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7월 12일 , 런던의 클럽 마키 (marquee) 에서 역사적인 첫 공연을 가졌던 롤링 스톤즈 (The Rol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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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nes)가 올가을 데뷔 50주년 기념 공연을 한다고 합니다.
구체적인 투어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계획 중이라고 하니 작은 희망을 엘리펀트슈 독자분들과 함께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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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핫 칠리 페퍼스 (Red Hot Chili Peppers) 와 더 킬러스 (The killers) 가 매년 1월 호주에서 열리는 ‘빅데이 아웃 페스티벌 (Big Day Out Festival) 의 헤드라이너로 결정됐다는 소식입니다. 뱀파이어 위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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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rick 02-3141-0079
nai
JOEY’S café 02-32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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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g of Blues 02-337-7816
애니멀콜렉티브와포올스 등도 라인업에 포함되어 있네요. 1월이면 한창 내한 공연에 목 말라있을 때죠. 한 팀이라도 와줬으면 하네요.
Annabel Lee Hair Salon
Ohoo Gallery Cafe 02-335-7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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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ns To Coffee 02-335-7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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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wee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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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mpest]를 발매한다고 합니다. 무려 서른다섯 번째
B-hind 02-3141-7212
read café 02-323-0321
Ohoo Gallery Cafe 02-335-7730
스튜디오 앨범이라고 하네요 . 올해 안에라도라이선스
Bob’s Barbie 02-6348-1777
Scissor Sister Salon 02-338-4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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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겠죠? 성격 급하신 분들은 아이튠즈와 아마존을 통해 선
Bubble Beans 02-324-9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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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CE PIECE 02-333-0779
Café 042
ST. 255 02-335-0255
phoenix 070-8738-0487
주문 가능하다고 하니 확인해 보세요.
Café AA 02-3143-7312
Sugar De Chou
read café 02-323-0321
Cafe EIRE
Taste Bean 02-335-7171
Scissor Sister Salon 02-338-4888
Café go ape! 02-332-7701
Tea Terrace 02-323-0036
Shim’s Tapas 02-3141-2386
Café ILSAnG 02-595-4146
THE ROnIn 02-336-0105
ST. 255 02-335-0255
Café local
TRAVEL CAFE
Sugar De Chou
밥 딜런 (Bob Dylan) 이 9월 11일 ( 영국기준 ) 에새 앨범
이번엔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7월 16일(영국시각) 딥퍼플의 창단 멤버이자키보디스트였고‘Smoke on the Water’, ‘ Highway Star ’등의 작곡자인 존 로드 (Jon Lord) 가 71세로 별세했습니다 . 전설의 타계 소식에 많은 이들이
Cafe mOnI
TTOmA
Taste Bean 02-335-7171
Café nok 02-322-8915
uff 02-325-0864
Tea Terrace 02-323-0036
안타까워하고 있는데요, 한 네티즌의 댓글이 유독 기억에
Café ooo 02-335-3008
VOLVER 02-1600-5229
THE ROnIn 02-336-0105
남습니다. ‘건반이라는 악기가 밴드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Café OVEn 02-3141-0089
WAGA mAmA
TRAVEL CAFE
Café Rachel 02-336-3242
ZERA’s Café 02-3144-4816
TTOmA
알게 해 주신 분, 고마웠습니다.’
CAFE STYLO 스띨로 02-324-1104
라니 헤어 02-325-8834 마켓 밤삼킨별 02-335-3532 모모디자인하우스 02-333-1793 물고기 02-338-0913 살롱 바다비 손끝세상 02-393-7741 씨클라우드 02-323-6646 아뜰리에 데코아발림 02-6414-6008 용다방 070-7551-9093 자쓰리헤어 02-332-9911 중경삼림 02-322-0269 카카오 봄 02-3141-4663 카페 安 02-333-7447 커피감각 02-334-3353 토끼의 지혜 02-332-1457 퍼플레코드 02-336-3023 함박식당 070-4409-0205 향레코드 02-334-0283 dingdong 02-334-3381 enny’s cafe HO DAn SA 070-7717-5344 ian STYLE 02-324-2522
uff 02-325-0864
Café SukARA 02-334-5919 Cafe THE PLAIn 02-3143-1005 Café usine CAFE 롱끌 Café 빨간토끼 070-4405-7441 CAFFEInE LABORATORY 02-303-0316 CBSC International CoffeeLab CHAn’S espresso bar Chic Rabbit 070-4414-4923 CHuRRO 101 070-8625-0331 Coffee Seed 02-326-6326 DAL: 02-334-0801 damso 02-3143-7008 dingdong 02-334-3381 enny’s cafe HO DAn SA 070-7717-5344 ian STYLE 02-324-2522 JOEY’S café 02-324-0214 king of Blues 02-337-7816 la main douce 02-336-0314 LEESAn LE ST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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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엑스엑스(The xx)가 올해 9월 발매예정인 [Coexist]의 첫 번째 싱글곡 ‘Angels’를 그들의 페이스북을 통해 선 공개 했습니다. 2009년도 데뷔와 함께 큰 사랑을 받았던 만큼 두 번째 앨범에 대한 기대감이 큰데요. 그들은 소포모어 징크스를 이겨 낼 수 있을까요? 직접 듣고 판단해 보세요.
제 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8월 9일부터 15일 까지 27개국에서 출품된 100편 영화를 선보입니다. 영화도 좋지만 역시 음악영화제인 만큼 공연도 빠질 수 없겠죠. 들국화, 칵스 , 다이나믹듀오 , 몽니 등이 나서고 ‘원스’의 주인공 마르게타이글로바(marketaIrglova)도 제천을 찾습니다.
지난달 23일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에 십첸치의 ‘어느 날’이 OST로 등장했습니다. 기존의 십센치 곡들과는 달리 애잔하고 서정적인 분위기의 곡이네요 . 다음 앨범에 대한 귀뜸(?)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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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recandplay.net
브리짓 앤 더 퍼피캣츠 / Bridget and the Puppycats 2009. 11. 15. @ 서교지하보도
렉앤플레이는 2009년 11월부터 도시의 일상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라이브 연주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기록된 연주를 엘리펀트 슈를 통해 탭진에서 여러분들께 보여드리고, 들려드리려 합니다. 우리는 뮤지션과, 라이브와, 공간과, 술을 중시합니다. 우리는 착합니다. 겁먹지 마세요.
서교지하보도가 폐쇄된다는 소식이 들렸기 때문에 렉앤플레이 첫 촬영은 꼭 거기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수능이 끝나도 추위는 가실 줄 몰라 바깥 길거리는 추웠고, 지하보도 안쪽도 추웠습니다. 계단을 내려가고 있자니 우쿨렐레와 기타 소리가 들렸습니다. 이 날씨에 이런 데서 이러고 있을 사람은 우리가 촬영할 밴드 뿐입니다. 역시나 브리짓과 수가 연습하고 있었고, 조금 기다리고 있자니 레베카와 케이시와 팀이 계단에서부터 악기를 연주하며 내려와 합류했습니다
수능 하니까 드는 생각입니다만, 언제부턴가 어느 학교 어느 학원이나 원어민 영어 강사들을 고용하기 시작했고 여기저기 100% 원어민과 함께하는 영어캠프 등이 끊임없이 개설됐습니다. 자연스럽게 길거리에서 외국인과 마주치기도 굉장히 쉬워졌지요. 예컨대 5년 전만 생각해봐도, 이 같은 인종의 다양성에 조금 놀라곤 합니다. 이와 함께 홍대 앞 외국인 밴드들도 많이 생겨났습니다. 우리 카메라와 녹음기 앞에서 연주를 하고 있는 인디포크 밴드 브리짓 앤 더 퍼피캣츠처럼 말입니다. 처음에는 워낙 드물다 보니 낯설었지만 어느새 한국의 거리풍경과 자연스레 하나가 된 외국인들처럼 이 밴드들도 홍대씬에 스며들어, 기존의 사람들과 영향을 주고 받으며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낼 겁니다. 일요일 한낮 서교지하보도에 멋들어지게 녹아든 이 밴드의 사랑스런 연주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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