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EPHANT-SHOE 2012/12 no.14 vol.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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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EPENDENT ROCK MAGAZINE VOL.65 / www.elephant-shoe.net / 2012 DECEMBER TABLOID 14

DAYBREAK IDIOTAPE YELLOW MONSTERS NO RESPECT FOR BEAUTY 무키무키만만수 적적해서 그런지

24 HOURS

ELEPHANT-SHOE AWARDS 2012


SMALL TALK WITH MUSIC

EPISODE : 2012

EDITOR’S NOTE 이번 호를 준비하며 엘리펀트슈 라는 이름으로 참 많은 사람이 모여 있다는 걸 다시 확인했습니다. 특히 컨트리뷰터 코너를 통해 1년 동안 고마웠던 분들에 대해 쓰다 보니 자연스레 ‘보답’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제가 생각한 보답의 방법은 “엘리펀트슈와 함께 하고 있다는 말이 부끄럽지 않게 하자!”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12월 호가 저에게는 그 보답의 시작입니다. 지선누나와 지미 씨에 관한 이야기는 지양누나가 해주셨으니, 저는 한 해 동안 누구보다도 고생한 은석이 형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엘리펀트슈를 알고 있는 모두가 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형이 저에게 말했던 바람처럼, 지금보다 더 나은 엘리펀트슈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조금이라도 삐뚤게 가고 있는 듯 느끼신다면 주저 없이 저에게 말씀해 주세요. 어떤 쓴 말도 달게 듣겠습니다. 11월 28일 용식 2012년을 결산하는 어워드를 진행하며 참으로 많은 사진을 보았습니다. 공연, 페스티벌, 릴리즈 파티, special artist story... 뒤늦게 합류한 저로서는 엘리펀트슈가 쌓아온 지난 6년이라는 시간의 저력을 몸으로 실감했습니다. 그리고 이 아카이브의 소중한 가치를 새삼 또 느끼게 되었고요. 시상 팀들에게 수여할 트로피를 직접 제작한 아트디렉터 이지선양의 노고에도 박수를 보냅니다. 손으로 직접 만들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집요한 완성도에 놀랐습니다. 받으신 아티스트 분들에게 더욱 갚진 상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장르별 대상 팀을 촬영하느라 야외에서 밤늦게까지 고생한 포토그래퍼 이지미 씨의 사진도 즐겁게 감상해주세요. 추워서 고생한 느낌보다는 즐거움이 가득한 기운에서 그녀의 밝은 성품이 잘 느껴집니다. 엘리펀트슈는 앞으로 더욱 인터렉티브한 매체로 거듭나려 합니다. 이미 타블로이드판을 멋지게 성공적으로 진수시킨바 있는 石군과 숨은 안주인 맹선호 양이 함께 리드하는 새로운 웹서비스, 정말 너무 기대됩니다. 광고성 기사들만 즐비한 시대에 오히려 한 발짝 천천히, 그러나 끊임없이,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동시대의 새로움과 함께하는 엘리펀트슈의 2013년도 많이 격려해주세요! 그리고 여러분 모두 파이팅입니다! 11월 27일 Jiyang Kim

石군

BB KING – GUESS WHO Album : Guess Who (1972)

올해만큼 새로운 사람을 많이 만난 해도, 또 올해처럼 많은 이들이 떠나간 해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사람을 대함에 많은 혼동을 느꼈고, 모든 사람이 그저 가식으로 대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한 답을 해준 곡이 이 노래였다. 누가 나를 진정으로 생각해주고, 사랑하는지를 알게 됐다. 그리고 반대로 나는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였는지를 생각도 하게 된다. 그래도 몇몇은 내 진심을 알겠지.

JEE

THE KILLERS – MR.BRIGHTSIDE

Album : Hot Fuss (2004)

작년부터 올해까지 하나하나 힘든 일들이 많았지만,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도 되었던 것 같다. 힘든 시간도 지나가는 법. 생활이 조금씩 안정이 되어가니까 힘들고 슬펐던 일들이 점점 사라지는 기분이다. 몇 년 뒤 시간이 흘러 추억의 사진을 웃으며 보듯이 한 달 남은 2012년을 행복한 시간으로 촬영해 놓고 싶다.

JUNE

JUSTICE – CIVILIZATION

Album : Audio, Video, Disco (2011)

2011년 운수에 하나의 화살로 5마리의 호랑이를 잡는다고 했는데, 당시에 아무런 결과가 없어 실망했던 기억이 난다. 2012년을 한 달 정도 남겨놓고 생각해보니 지금 잘 되고 있는 모든 일의 시작이 2011년이었다는 사실에 소름이 살짝 돋았다. 아! 그럼 5마리의 호랑이를 이미 작년에 잡았었다는 이야기. 용하다는 점쟁이가 앞으로 3년 동안은 인생 최고의 기회들이 온다고 하니 열심히 화살촉을 갈아 놓자.

이지선

윤상 – 한 걸음더 Album : 윤상 (1990)

31년 살아오면서 올해처럼 바빴던 적이 없다. 친구들이 전화해서 ‘바쁘냐?’라고 물을 때마다 ‘응. 숨 쉴 새도 없다.’고 대답했으니 말이다. 나는 항상 조금 늦는 사람이었다. 고3 때보다 대학원에서 공부를 더 열심히 했고, 보통 취업으로 바쁜 이십 대 후반엔 매일 누워있었다. 이제사 일하느라 바쁘니 시집가기는 아직도 멀었구나.

Julian Kim

THE HORRORS – STILL LIFE

Album : Skying (2011)

힘든 일의 연속이었던 2012년. TV 속 정지화면처럼 나의 삶도 멈춰버린 게 아닌가란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여유를 가지고 좀 더 기다려보면 이 악몽 같은 상황도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ELEPHANT-SHOE tabloid issue No.14 / 2012-12-1

Publisher 장은석 / ewanjj@naver.com Yun SukMu / djmou@hanmail.com

용식

얄개들 – 꿈이냐

Album : 그래, 아무것도 하지 말자 (2011) Editor-in-Chief 용식 / bleutk@gmail.com Jiyang Kim / pinkymallow@naver.com Founder & First Director June / dafunk@hanmail.net Director JEE / seg1129@naver.com Julian Kim / comfortingsounds.vol1@hotmail.com 맹선호 / pluto116@naver.com 石군 / ewanjj@naver.com Art Director NOKID / starfucker6@naver.com 이지선 / aniklee@naver.com 윤희진 / hujjin@naver.com

다른 에디터들의 진지한 스몰토크를 보며, ‘나는 이렇게 쓰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본성을 속일 수 없는지라 또 진지한 이야기를 늘어놓을 것 같다. 올해는 개인적으로 신변의 변화가 컸다. 졸업을 했고, 일을 하기 시작했으며, 얼마 전에는 승진 아닌 승진을 했다. 또 다른 큰 변화는 남들보다 늦게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생활주기에 적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새로 이사한 집의 3D TV를 정말(!) 한 번도 보지 못했다. 폭풍 같은 마감의 한 가운데서 한 손에는 리모컨을, 한 손에는 맥주를 들고 있는 행복한 모습을 상상하며 감정적 사치를 누려본다.

맹선호

DEERHUNTER – NOTHING EVER HAPPENED Album; Microcastle (2008)

유학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오기 직전, 소중한 사람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잉글랜드 남부를 방문했더랬다. 훌쩍대며 런던 집으로 돌아오던 기차 안에서 멍하니 창 밖을 바라보며 이 노래를 들었다. 좋았던 기억도 나빴던 기억도 결국 과거이고, 현재를 살고 있는 내게 다가오는 것은 미래니까 지난 일을 그리워도, 후회도 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그 이후로 이 곡은 매년 연말마다 꼭 듣는 ‘나만의 한 해 마무리 곡’이 되었고, 2012년의 마무리도 역시 함께 할 예정이다.

Registration Number / 마포,라00343 Published by Elephant-Shoe / www.elephant-shoe.net Printed by 솔텍 / 서울 중구 필동2가 120-1 *엘리펀트슈 타블로이드의 본문은 아모레 퍼시픽에서 제공하는 아리따 글꼴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All Rights Reserved 2012 Elephant-Shoe

NOKID

싸지타 – MOONTAN

Album : Good For You Good For Me (2012) 매년 여러 가지 일이 있었고 한 해를 돌아보는 후기 같은 걸 쓸 때마다 '다사다난했다.’ 라고 말하지만, 올해는 ‘다사다난하면서도 평화로웠다.’고 말하고 싶다. 환경은 정말 중요하다. 어떤 곳에 사느냐에 따라 내가 이렇게 평화롭고 아늑한 마음을 잠시라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신기하다. 단양으로 놀러 오시라. 사시사철이 아름답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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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L E P HA N T - S HO E


CONTENTS

2012 DECEMBER no.14

ELEPHANT-SHOE AWARDS 2 012

12 Folk & Acoustic

무키무키만만수 13 Electronic

이디오테잎 14 Post & Experimental

노 리스펙트 포 뷰티 15

Indie Rock

옐로우 몬스터즈 16

Rookie

적적해서 그런지 24 아워즈 18

Performance

들국화 라디오헤드

08

Band of the Year / Pop Rock

데이브레이크

20

Artwork 22

Editor's Awards

26

결산, 2012년 인디 씬 28

엘슈가 친해지고 싶은 밴드 30

NOKID가 바라본 엘리펀트슈 32 Interview

로코프랑크 35

The Hitchhiker’s guide

Can You See The Real Me: The British Mods 36

Special

VIEWZIC SESSION Special 46

Hello! NOKID 63-68화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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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L E P HA N T - S HO E


SMALL TALK WITH READERS

EPISODE : 2012

엘리펀트슈 독자와 함께하는 스몰톡 한 해 동안 엘리펀트슈를 사랑해주신 독자들과 함께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2012년, 당신의 한 해는 어땠나요?

Ji Won Han

이분은 엘슈 전 직원을 감동으로 몰아넣은 손 편지를 보내주셨던 우수독자십니다. 전역 축하해요.

김현수

MGMT – CONGRATULATIONS Album: Congratulations (2010) 입대를 3일 앞둔 2011년 4월, 나는 당시 가장 좋아했던 밴드 MGMT의 공연장 한가운데에 있었다. 'Kids', 'Time To Pretend'와 같은 히트넘버를 흥겹게 따라부르며 음악에 몸을 맡기다 어느덧 마지막 곡인 'Congratulations'가 장내에 울려 퍼지자 청승맞게도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MGMT와 같은 근사한 싸이키델릭 록 밴드가 되길 꿈꿨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도망치듯 입대하는 나 자신이 너무 작고 초라하게 느껴졌는데 'Congratulations'라니. 서러움이 일순간 북받쳐 올라왔다. 전역을 한 달도 채 남겨놓지 않은 2012년 12월, 그간 고생했던 나날들을 떠올리며 다시금 이 곡을 듣고 싶다. 전역을 '축하'하면서.

KOTARO OSHIO – TWILIGHT Album: Starting Point (2002) 사랑했던 그가 한참이고 연습하며 내가 떠오른다고 말했던 곡. 아름다운 멜로디에서 쓸쓸함이 느껴지는 곡을 연주하면서 “만약 우리가 헤어진다면 나는 너에게 뭐라 말은 못 하겠고, 아마 이 곡을 연주하겠지.”라고 장난치며 말했던 기억이 있는 이 곡. 올해 초, 첫 연애가 정리된 후에 나는 이 음악을 들을 때마다 눈물이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올해가 끝나가는 지금은 들어도 눈물이 나지 않는 것이 나도 어른이 되었나 보다.

저, 혹시 피터팬 컴플렉스의 그 기타치시는..?

Chiwon Lee

REIGNWOLF - ELECTRIC LOVE 광적 차차 찬양론자 una.p

2012년 이 좁은 대한민국에서 80여 개나 되는 음악 페스티벌이 열렸다는 건 자랑!!! 그중에 버젓한 블루스 페스티벌이 없다는 건 안자랑!!!

더 문샤이너스 – 모험광백서 Album: 모험광백서(冒險狂白書) (2009) 2012년은 나에게 딱 한 단어로 정의될 수 있는데, 그것은 '차차'이다. 누군가 보면 그저 10대 사춘기 소녀가 아이돌 그룹을 좋아하듯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 있어 차차의 존재는 내가 가는 길에 있어 유일한 응원이었다. '이게 아닌가?' 주춤할 때 내가 옳다고 말해주는 유일한 존재. 덕분에 나를 믿고 모험을 떠났고, 2012년 12월, 나의 첫 웹진을 발간한다. “차차와 함께 엘리펀트슈의 김호준님을 만난 그날이 웹진발간의 가장 큰 계기가 되었습니다.”

MyungHee Hwang

MARK RONSON & THE BUSINESS INTL - LOSE IT (IN THE END) Album: Record Collection (2010)

Space Junk

딱 서른이 되던 2012년, 다니던 회사에서 한국마켓 철수를 결정하였다. 쉽게 말해 실업자가 된 거다. 괜찮다 생각했다가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에 잠을 이루지 못했고, 모두 극복했다 생각했지만 이유 모를 배신감에 손끝까지 아려왔다. 결국,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보면 다 별일 아니겠지만, 아직 저런 감정들을 내려놓는 게 쉽지가 않다. 이 노래는 뭐든 놓아주는 것에 서투른 나에게 항상 던지고 싶었던 질문이었다.

THE SMITHS - PLEASE, PLEASE, PLEASE, LET ME GET WHAT I WANT Album: William, It Was Really Nothing (Single, 1984) 35년 전, 지구를 떠난 보이저 1호는 태양계의 경계에 도달했으나 고대하던 지구의 종말은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 50억 년을 살아온 태양 앞에 지구의 1년은 사실상 찰나의 시간에 불과할지도 모르겠다. 우울함과 찌질함으로 점철된 2012년. 인생 대역전의 신화는 이루어지지 않을 테니, 늙어가는 지구와 함께 이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 말고 다른 대안은 없는 듯 보인다.

‘모험광백서’를 엘슈 공식 청춘 송가로 임명해야겠어요.”

김치빌리

더 문샤이너스 – 모험광백서 Album: 모험광백서(冒險狂白書) (2009)

Kyeongwoo Nho

MANIC STREET PREACHERS – EVERLASTING Album: This Is My Truth Tell Me Yours (1998)

2012년은 나 자신이 가장 싫었던 해였다. 1년 더 공부하기로 결정한 나는 내가 선택한 길을 후회할 줄만 알았지 책임질 줄은 몰랐다. 음악 뿐만이 아니라 일상에서도 로큰롤을 실천하는 더 문샤이너스는 사람들이 만만치 않다고 하는 세상에는 관심 없다고 말한다. 이 노래를 들은 후에야 스무살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나는 내일 수능을 치고 그들은 잠시 휴식기에 들어간다. 최악이 될 수도 있었던 청춘을 최고로 만들어줘서 감사하다.

매년 이맘때면 뭔가 특별하고 대단했거나 정말 아팠던 일들을 되새김질하곤 했다. 그런데 나이를 먹을수록 굉장했던 하루의 무게는 가벼워지고, 일 년의 무게는 무거워지는 것 같다. 그 가벼워진 하루하루가 전부 기억에 남지는 않지만 즐거웠던, 또 괴로웠던 순간의 느낌은 영원히 남는 것 같다. 될 수 있으면 좀 더 즐거워지도록 오늘도 나는 쾌락주의자의 삶을 살려고 한다. - 어느 주취자(酒醉者)의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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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ributors 이지숙 2012년의 마지막 마감이 본격적으로 시작하자마자 엘리펀트슈의 유일무이한 디자이너 지선 누나가 독감으로 쓰러졌다. 편집장으로 부임하자마자 신고식이라도 하듯, 어워드 특집에다가 폭풍 사진 작업까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이게 웬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란 말인가. 그때 지선 누나의 단짝 친구이자 엘리펀트슈의 초창기 디자이너이기도 했던 지숙 누나가 사무실로 달려왔다. 조금 회복된 지선 누나도 곧 합류해 폭풍 작업을 한 끝에 타블로이드 없는 최초의 릴리즈 파티가 될 뻔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고백하자면 아직도 마감 중이기에 100% 확언할 수는 없지만, 벗어났으리라 믿는다.)

남지웅 감독님 엘슈가 진행하는 일에는 언제나 감독님의 카메라가 따라다닌다. 컨트리뷰터 코너에 그 누구보다도 감독님이 꼭 나와야 하는데, 끝까지 사진을 안 찍겠다고 버티시는 바람에 고생 좀 했다. 하지만 지선 누나의 애교 섞인 도촬을 이겨내지는 못했다. 감독님에게는 항상 기분 좋은 아우라가 풍긴다. 그리고 모든 고민거리를 들어줄 것 같은 동네 형의 친근한 느낌도 든다. 나에게만큼은 가끔 본연의 거친 록커의 모습을 보여주시지만, 이마저도 정이 느껴져 기분이 좋다.

초딩손 공연 사진을 검색 하다 보면 꼭 한 번씩 들어가게 되는 ‘딩손넷’이 그녀의 블로그임을 알게 된 건 올해 8월이었다. 그 이후로 ‘ 효정 ’ 이라는 본명을 알게 되었지만, 왠지 모르게 ‘ 초딩손 ’ 이라는 이름이 더 정겹고 입에 감긴다. 펜타포트와 수퍼소닉의 데일리를 진행하며 페스티벌 기간 내내 초딩손의 사진을 본 덕분에 엘리펀트슈는 이제 웬만한 공연 사진으로는 성이 차지 않는 높은 안목을 갖게 되었다. 컨트리뷰터로 꼽혔다는 말에 그녀는 “제가요?”라고 반문했지만, 초딩손이 올해 엘리펀트슈 최고의 컨트리뷰터임을 부인할 이는 아무도 없다.

MIGGI 처음에 MIGGI를 봤을 때는 수줍음이 많은 친구인 줄 알았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건 다 연기였다. 두 번째 만남부터 걸걸한 모습을 드러냈고, 푸드 파이터를 연상케 하는 먹성으로 우리를 놀라게 했다. (위 사진 속 이미지는 거짓이다!) 특히 펜타포트 데일리를 위해 인천에 모였던 그날 밤에는 먹고 나서 뒤돌아서면 배고픈 MIGGI 덕분에 새벽까지 2차에 걸친 야식을 해치웠다. 이렇게 폭로하다 보니 MIGGI가 컨트리뷰트 한 부분에 대한 언급을 미처 못했는데, 펜타포트와 슈퍼소닉 데일리 디자인이 그녀의 작품이다.

김윤정 펜타포트에서 진행했던 데일리 표지에 3일 내내 윤정 양의 얼굴이 실렸다.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지만, 문샤이너스의 차차를 만나게 해준다는 은석 형의 꾐에 넘어간 듯하다. 페스티벌 세 번째 날 결국 그 만남이 이루어졌고, 가까운 지인들에게나 허락되는 무대 바로 옆에서 공연을 보는 장면의 촬영이 진행되었다. 촬영 전까지만 해도 습한 날씨 때문에 지쳐 보였던 윤정 양은 차차 옆에서 연기인지 사심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행복해 보였다. 그리고 9월 호에 차차만 눈에 띄는 문샤이너스의 일러스트를 그리는 것으로 그 정점을 찍었다. 행복하니, 윤정아?

최지은 이번 호의 기획부터 어워드 수상 팀 선정, 그리고 지금은 사무실 한쪽에서 원고 교정까지, 이번 호의 많은 부분이 지은 양의 손을 거쳤다. 엘슈가 처음으로 진행하는 어워드였고, 평소보다 원고량도 늘어났기 때문에 그녀의 가세가 더 고마웠다. (인터뷰 원고 늦게 준건 빼고!) 필진과 에디터의 갈림길에서 고민하고 있는 지은 양을 이번 호에서는 일단 컨트리뷰터 코너에 넣었다. 나를 포함한 모든 엘슈 식구들의 바람처럼 다음 호에서는 ‘Director 최지은’이라고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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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 펜타포트와 슈퍼소닉의 거의 모든 공연이 윤수의 카메라에 담겼고 그 덕분에 엘리펀트슈는 누구보다 빨리 현장 소식을 전할 수 있었다. 페스티벌 사이트를 누비다가 엘리펀트슈 부스로 돌아와 엉덩이를 잠시 붙일 틈이 생기면 바로 급속 충전을 하듯 잠을 청했다. 그리고 몇 분이 채 지나지 않아 사진기를 들고 다시 뛰어나갔다. 왠지 군대 신체검사에서 특급을 받았을 것 같은 건장한 체격의 윤수지만, 숙소에서조차 샤워할 차례를 기다리며 소파에서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보며 역시 사람은 외모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

슬기 어찌 된 게 나이를 먹을수록 초면인 사람에게 말을 놓는 게 어려워진다. 올해 만났던 사람 중 유일하게 예외인 경우가 있었다면 바로 슬기다. 음악 쪽 일, 특히나 잡지 일을 하면서 20대 후반의 남자들을 만날 기회가 흔치는 않다. (앗, 이름 때문에 여자라고 착각했을 수도 있겠다. 슬기는 남자다.) 때문에 나이도 같고 관심사도 통했던 슬기가 유달리 더 반가웠다. 펜타포트 데일리를 함께 진행하면서도 다른 일 때문에 인천 공항과 서울을 왔다갔다하던 모습이 오버랩되며 얼마 전에 슬기가 나에게 부탁했던 말이 떠올랐다. “슬기야, 조만간 소개팅 꼭 시켜 줄게.”

시우 번 듯 한 공 연 기획 사 에 다 니 는 시 우 는 사 실 꽤 높 은 직위인지라 지시를 내리는 것이 아마 더 익숙할 것이다. 그런 그녀가 엘리펀트슈에는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는지 온갖 부탁을 들어주느라 지난여름 별의별 일을 다했다. 펜타포트에서 그녀는 엘리펀트슈의 운전병이었다. 차량 패스가 달린 그녀의 차 덕분에 비 오는 날의 철수가 그나마 좀 수월했다. 문득 산더미 같은 엘리펀트슈의 짐이 가득 쌓여있던 그녀의 차가 떠오른다. 강 PD, 미안해. 술 살게.


ELEPHANT-SHOE

AWARDS 2 012

Band of the Year Pop Rock Folk & Acoustic Electronic Post & Experimental Indie Rock Rookie Performance Artwork Editor's Awards

엘리펀트슈의 이름으로 진행하는 첫 어워드다. 때문에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어워드를 만들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서 평가 기준을 세우는 게 우선이었다. 밴드와 관련된 부문의 평가 기준은 크게 앨범과 공연으로 나뉘었다. 그리고 다음으로 부분별 후보군에 오를 팀들을 선정했다. 모든 부문에서 총 50팀 이상이 리스트 업 되었고, 8명의 엘슈 멤버들이 광화문의 한 막걸리 집에 모여 토론을 시작했다. 순조롭게 결정된 부문도 있었지만, 대체로 에디터들 간의 의견이 갈렸다. 매번 소수점 차이로 대상 팀과 탈락 팀이 갈리는 잔인한 상황이 벌어졌다. 반면 이미지와 관련된 부문의 선정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생각보다 많은 이미지가 오르내렸고, 놓치기 아쉬운 마음에 여러 개의 앨범 커버와 공연 포스터가 지면에 실리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상을 준다는 건 조심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페이지를 통해 소개될 총 7팀의 밴드, 2개의 공연, 그리고 32개의 이미지를 다시 한 번 훑어보며 이번 호를 어워드로 진행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들의 노력과 그 노력이 담긴 결과물들을 독자들께 소개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 작은 바람이 있다면, 이 어워드를 통해 수상한 팀에게는 큰 책임감을, 그리고 아쉽게 수상하지 못한 팀에게는 작은 동기부여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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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d of the Year 올해의 밴드, 팝록 부문 대상 데이브레이크 WORDS : 용식 / PHOTOS : Yun SukMu

Best Pop Rock Artist

엘슈 2012년 엘리펀트슈 어워드에서 올해의 밴드로 선정되셨어요. 원석 후보군에 있던 팀은 누구였어요? 엘슈 이디오테잎, 옐로우 몬스터즈와 각축을 벌이셨어요. 원석 후보군에 있었던 팀들을 알고 나니까 이 상이 더 감사하네요. 아, 물론 그 전에 감사한 마음이 없었다는 건 아니고요. (웃음) 엘슈 [SPACEenSUM]이 감상용으로도 좋은 앨범이라는 평이 많았어요. 선일 저희가 굉장히 바랐던 부분이에요. “앨범으로 들었을 때는 흘려들었던 부분인데, 라이브로 들으니까 정말 좋더라.”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거든요. 기분 좋은 이야기이긴 한데, 음반 자체가

엘슈 데이브레이크의 음악은 누구의 아류 같은 느낌이 없어요.

사랑을 받았으면 했었어요.

장원 사실 인터뷰 때 “데이브레이크는 어떤 음악을 하는

장원 솔직히 음반 많이 팔고 싶어서 그랬던 거고요. (웃음) 사실

밴드에요?”라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근데 장르로도 설명이 어렵고 한 문장으로도 정리가 쉽지 않더라고요. 근데

개인적으로는 ‘라이브를 좀 더 못해야 앨범을 살 건가.’ 라는 생각도 한 적이 있을 만큼 앨범보다는 라이브에 좋은 평가를 많이 해주셨어요. 공연 때 반응을 보면 지금보다는 앨범이 많이 나가야

‘데이브레이크의 음악’, 그 자체가 오리지널리티를 가진다는 건 저희로서 정말 보람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에요.

할 것 같은데 판매량은 그렇지가 않더라고요. 그래서 소장하고 두고두고 들을 수 있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어요.

엘슈 데이브레이크의 오리지널리티를 말할 때 ‘대중적인 사운드’를 빼놓을 수 없어요.

엘슈 어떤 부분에 그런 의도가 숨겨져 있나요?

선일 사실 저희는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하는 가수들과 작업을 했었고

있다고 생각해요. 한쪽으로 기운 게 아니라 작곡, 편곡, 연주, 가사 등

유종 전작들의 경우 연주를 들어보면 상당히 자극적이에요.

이후에 각자의 음악이 하고 싶어서 만들어진 밴드에요. 기반 자체가

모든 부분이 균등하게 밸런스를 가질 수 있고, 아까 말씀해 주신 것

음식도 자극적인 맛이 처음에는 끌리지만 계속 먹기는 어렵잖아요.

대중음악이었던 거죠.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걸 하다 보니 대중들이

같이 오리지널리티를 만들어 가는데도 이런 균형감이 중요한 역할을

그래서 이번 앨범의 ‘담담하게’나 ‘오랜만에’ 같은 곡의 연주에서는

친근하게 들을 수 있는 사운드가 나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 활동

했다고 생각해요.

의도적으로 힘을 많이 뺐어요.

초기에는 강한 록 음악의 밴드들이 대부분인 인디씬에서 저희가

선일 원래 저희 작업 스타일이 편곡을 통해 연주나 보컬이 좀 더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걱정도 조금은 있었어요.

화려하게 들리게 하는 데 시간을 많이 쓰는 편이었어요. 그런데 이번

원석 저 같은 경우는 반대였어요. 저희 음악이 오히려 이쪽 씬

앨범에서는 편곡 보다는 전체적인 톤을 조절하는데 고민을 많이 했어요.

팬들이나 관계자들에게 신선하게 느껴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엘슈 전체적으로 톤을 다운시키는 것에 대한 걱정이 없지는

엘슈 메시지에 대한 욕심도 있으셨나요?

않았나요? 사실 기존 팬들에게는 ‘팝콘’이나 ‘좋다’ 같은 밝은 곡들이

원석 ‘진솔함’을 가사를 통해 보여 드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현재

데이브레이크를 대표하는 음악이잖아요.

저희가 살아가고 있는 삶 그 자체를 가사에 담으려고 노력했고요.

엘슈 데이브레이크의 음악이 가지는 대중성이 인디씬 전체를

원석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웃음) 그런데 세 번째 앨범에서도

진솔함이 담겨있을 때만 그 가사는 ‘메시지’가 될 수 있고, 더

확장시키고 있다는 게 저희의 의견이었어요.

밝은 분위기를 전면에 내세우면 왠지 다음 앨범에서도 그래야만 할

나아가서 ‘진짜’가 될 수 있죠. 이런 면에서 봤을 때 저희가 가사를

유종 첫 앨범을 내고 나서 대중적으로도 폭넓게 먹힐만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좀 더 멀리 보고 방향을 잡은 셈이죠.

통해 전달해 드리고 싶은 건 긍정적인 에너지에요.

음악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때 당시에는 그럴 수 있으면

선일 일부러 심각한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척 하는 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까 기분이 정말

정말 피하고 싶거든요. 대중들은 그걸 단번에 알아채고요.

좋네요. 인디 음악에 관심 없던 분들이 저희를 통해 이쪽 씬 음악에

장원 1년 전쯤 트위터에서 음악을 들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관심을 갖게 되는 건 진짜 보람 있는 일이에요.

데이브레이크의 오리지널리티

건 어떤 부분인지 팔로워 분들에게 여쭤본 적이 있어요. 결과는

엘슈 사실 인디씬이 확장되면 메이저와도 맞닿을 수 있는 부분이

엘슈 이번 앨범에서 톤이나 연주 스타일의 변화가 있었지만

가사에 표가 압도적으로 몰렸었죠. 정말 의외였어요.

있잖아요. 얼마 전에 장기하 씨가 방송에 나와서 메이저에 진출해서

데이브레이크의 음악은 참 일관성이 있어요. 그 과정에서

8

데이브레이크와 인디 씬 그리고 탑밴드

성공하고 싶다고 말한 것도 많은 말들을 낳고 있고요.

오리지널리티가 만들어 지고 있는 느낌이고요.

엘슈 그 설문 조사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사실

선일 사실 밴드들이 매번 같은 곳에서 공연하다 보면 매너리즘에

선일 ‘오리지널리티’라는 단어가 참 와 닿네요. 멤버별로 영향을 받은 뮤지션들이 셀 수 없이 많아요. 그런데도 저희만의 음악적인

데이브레이크의 음악에서 가사는 다른 부분에 비해 그렇게

빠지는 경우가 있어요. 우리 음악은 정해져 있는 사람만 듣고 있다는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부분은 아니에요.

생각이 드는 거죠. 사실 모든 밴드가 자신들의 음악을 많은 사람에게

색깔이 많이 드러났다는 게 정말 반갑고 기분 좋네요.

장원 그래서 오히려 데이브레이크의 음악이 균형감을 가질 수

들려주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생각해요. 또 그래야 하고요.

E L E P HA N T - S HO E


데이브레이크, 옐로우 몬스터즈, 이디오테잎의 치열한 3파전이었다. 다섯 시간에 걸친 토론을 했고, 결국 근소한 차이로 데이브레이크가 올해의 밴드로 선정되었다. 해외활동 항목을 제외하고는 앨범, 공연, 인디 씬에 대한 기여 부분까지 모든 면에서 다른 팀들을 앞섰다. 앨범 [SPACEenSUM]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이에 옐로우 몬스터즈 이디오테잎 넬

따른 새로운 팬들의 인디씬 유입, 그리고 오리지널리티 형성까지 데이브레이크는 올 한해 많은 것을 이루었다. 단독공연에서는 수천 장의 티켓을 매진시켰고, 페스티벌에서도 최고의 공연으로 선정되는 등 최고의 1년을 보냈다.

NOMINATED Band of the Year

엘슈 <탑밴드2>에 나가게 된 계기도 그런 이유인가요?

엘슈 그래도 탑밴드가 데이브레이크에게 남긴 것이 있다면 어떤 게

선일 그렇죠. 우리의 음악을 불특정 다수에게 들려줄 수 있다면

있을까요?

안 나갈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심각하게 생각한 것도 아니고

원석 확실히 티켓 파워가 작년보다 올라가긴 했어요. 그 부분이

아주 가벼운 마음이었죠. 그리고 어느 정도 생각했던 대로 됐다고

탑밴드 때문인지 아니면 저희 앨범이 잘 나와서 그런 건지는 솔직히

생각해요.

잘 모르겠어요. 너무 절묘하게 시기가 겹쳤죠. 제 생각에는 시너지 효과가 있었다고 봐요. 이번 앨범에 대한 반응과 꾸준한 활동의 합이

엘슈 메이저 진출 욕심이 조금은 있지 않았나요?

공중파라는 날개를 단 거죠.

선일 메이저와 마이너를 가르는 기준이 음악적 성향 차이일

유종 특히 지방에서 공연할 때 반응이 확실히 달라진 걸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그 사람이 대중적으로 매력이 있다면

느껴요. 예전에는 ‘얘네 누구야?’의 눈빛이었다면 지금은 ‘우와

자연스럽게 대중이 알아차릴 거라 저는 생각해요. 애쓴다고 해서

데이브레이크다!’의 반응이 많아요. 장원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저희가 탑밴드에 나가기로 한 첫 번째

메이저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봐요.

목적이었던 불특정 다수에게 우리 음악을 들려주는 건 성공했다고 엘슈 방송에 나간다는 것 자체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나요? 유종 방송자체에 대한 거부감보다는 방송이 우리를 왜곡하지는 않을까 우려는 했었죠. 라이브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고요. 엘슈 실제로는 어땠어요? 선일 ‘비주얼의 정석’이라는 수식어로 저희를 소개한다든지, 리허설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점은 많이 아쉽죠. 그래도 방송으로 경연 모습을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라이브가 잘 표현이 되어서 만족했어요.

데이브레이크와 공연

왼쪽부터 이원석(Vocal) 정유종(Guitar) 김선일(Bass) 김장원(Keyboard)

E LE P H A N T-S H O E

9


봐요. 저희 어머니 친구분들도 제 노래를 이제 아시니까요. 물론 저희

쉽게 경험할 수 있는 감정이 아니잖아요? 마지막에 ‘좋다’를 연주할

유종 리허설 할 때는 스탠딩 존 삼분의 일밖에 안 찼었어요.

어머니께서 보라고 하셔서 보신 거겠지만요. (웃음)

때는 제목 그대로 정말 좋아서 눈물이 막 나더라고요.

시간대도 이르고 비가 와서 그런가 했는데 막상 공연 때는 꽉 찼어요.

장원 작년 GMF 무대도 정말 좋았지만, 올해는 2009년에 처음

그래서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멤버들도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엘슈 데이브레이크가 조기에 탈락한 건 정말 의외였어요.

공연을 했던 곳과 같은 스테이지여서 감회가 새로웠던 것 같아요.

엘리펀트슈 6월 호에서 진행한 탑밴드 가상 토너먼트에서는

불과 3년 만에 이렇게 우리가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엘슈 7월 28일 클럽FF 공연은 어떻게 기획된 건가요?

우승팀으로 꼽혔거든요.

감동적이었죠.

유종 클럽FF의 경우 관객이 다섯 명 남짓이었던 저희를 꾸준히

원석 1등으로 달리다가 확 떨어졌죠. (웃음) 선곡 때문에 떨어졌다는

무대에 올려주었던 곳이에요. 저희에게 의미 있는 곳이기도 하고,

이야기가 많더라고요. 다른 팀들은 현장 반응을 최대한 이끌어

엘슈 활동 5년 차에 들어서면서 무대에 오르는 마음가짐도 달라진

클럽 공연에 대한 그리움도 있었고요. 딱 무대에 오르는 순간

내려고 했던 반면에 저희는 음악적으로 좀 더 욕심을 냈거든요.

게 있나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떨어지더라도 그렇게 한 게 잘한 것 같아요.

원석 다른 밴드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희는 어느 무대에서건

“우리가 여기에 왔다!” 의 마음가짐이었어요. 선일 정말 재미있는 건, 클럽 공연을 할 때는 마음가짐이 정말

장원 멋있는 형들로 남았죠. (웃음)

얻어가야 할 것을 확실히 얻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활동

달라져요. 원석이가 이야기했던 초창기의 파이터 기질은 아닌 것

초기에는 정말 파이터 기질로 죽을 듯이 열심히 했어요. 특히 저희를

같고, 좀 더 진솔해진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아요.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은 페스티벌이나 지방공연에서요. 근데 올해는

데이브레이크와 공연 엘슈 올해 단독 공연부터 페스티벌까지 많은 공연을 하셨잖아요.

리허설 하러 무대에 올라가도 환호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고 ‘좋다’나

엘슈 원석씨는 그날 공연 어땠어요? 파이터 기질을 보여주셨나요?

‘팝콘’ 때 율동을 굳이 설명해드리지 않아도 따라 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조금 편해진 점이 있죠. 기분 좋은 일이에요.

원석 정말 자유롭게 저희 마음대로 공연했던 것 같아요. 사실

선일 공연 정말 많이 했죠. 8월에 있었던 <SPACEenSUM>의 경우

그런데 클럽 공연에서는 저희도 자유롭고 관객분들도 자유롭다

저희가 처음으로 매진을 시켰던 공연이어서 의미가 있죠.

엘슈 지금 생각난 건데,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는 말씀해

보니 느껴지는 에너지가 대규모 공연이랑은 또 다른 면이 있어요. 그

원석 매진이 처음은 아니었고요. (웃음) 단 시간대 매진이

주신 활동 초기의 공격성을 본 것 같아요. 원석씨가 그날 무대 위를

에너지에 취하다 보면 공연 때 뭐했는지도 기억이 안 날 만큼 정신

처음이었죠.

날아다니셨잖아요.

줄을 놓을 때가 많아요.

장원 ‘2분 만에 매진’이라는 기사 타이틀을 봤을 때의 희열감이 진짜 죽여줬어요.

원석 사실 그날은 저 개인적으로 좀 악이 받쳤던 날이었어요. 메인

선일 원석이는 클럽 공연 때만 그런 게 아니라 공연 때 항상 그래요.

스테이지 무대가 처음이긴 했지만 좀 이른 시간대 공연이 탐탁지는 않았거든요. 이번에 정말 확실하게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죠.

엘슈 얼마 전에 있었던 그랜드민트페스티벌(이하 GMF) 무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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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나 방송에서는 정돈된 모습을 보여 드려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엘슈 원석씨는 올해 공연 중에 또 큰일이 한 번 있었잖아요. 선일 바지가 찢어지는 사건이 있었죠. (웃음)

어땠어요? 반응이 정말 좋아서 느껴지는 에너지도 남달랐을것

엘슈 그래도 반응은 그날의 어느공연 보다 좋았어요.

원석 제가 ‘팝콘’ 부를 때 무대 밑으로 내려가 앞줄 여성분의 손을

같아요.

선일 나중에 팬 분들이 블로그에 올려주신 사진 보니까

잡고 눈을 바라보며 노래를 부르는 이벤트를 해요. 유달리 뷰티풀

선일 그 에너지 말고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느낌이었어요. 정말

그렇더라고요.

민트 라이프 무대 높이가 높더라고요.

E L E P HA N T - S HO E


엘리펀트슈 어워드 팝록 분문은 이미 올해의 밴드에 선정된 데이브레이크,

피터팬 컴플렉스 넬 몽니

그리고 피터팬컴플렉스, 넬, 몽니의 경쟁이었다. 사실 팝록이란 장르는 국내 인디씬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팝록의 대중적인 사운드가 인디씬의 팬층을 넓히는 데 기여했다는 건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때문에 올 한해 가장 꾸준히 새로운 팬들을 끌어모았던 데이브레이크가 이 부문 대상을 차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NOMINATED Pop Rock

장원 그때 이후로 저희가 의상을 신축성 좋은 소재로 협찬을 받고

느낌의 기타 사운드랑은 차이가 좀 있어서 처음에는 확신이

있습니다. (웃음)

없었는데, 오히려 따뜻한 느낌을 제대로 살리려고 하다 보니 결과물이 만족스럽게 나온 것 같아요.

엘슈 11월 23일부터 26일까지 있었던 <aLIVEenSUM>공연은

선일 사실 타이밍이 정말 잘 맞은 게, 유종이가 그 기타 리프를

데이브레이크의 첫 3일 연속 단독공연이었어요. 감회가 새로웠을 것

가지고 왔을 때가 마침 드럼 없이 저희 멤버 네 명의 소리로만 만들어

같은데.

내는 곡에 대한 욕심이 있었을 때였어요. 그래서 그 기타 리프를

장원 체력적으로 2회 공연이랑 3회 공연이랑은 많이 다르더라고요.

들었을 때 ‘아, 이거다.’ 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도 역시 가장 뜻깊었던 건 수익적인 면이었죠. (웃음) 원석 더 많은 분이 공연을 봐주신 게 일단 저희로서는 기쁜 일이고요.

엘슈 선일씨는요? 작곡하신 ‘da capo’는 월드뮤직의 느낌이 나요.

내년에 더 큰 공연장에서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어요. 그리고

선일 의도적으로 그런 느낌을 내고 싶었던 곡이에요. 그리고 ‘da

마지막 곡이었던 ‘꿈속의 멜로디’와 ‘좋다’를 부르면서 ‘나의 꿈은

capo’가 저희 곡 들 중에 처음으로 4비트를 벗어난 곡이에요. 항상 그 부분에 대한 갈증이 있었고, 공연에서도 좋은 역할을 할

무엇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는 댓글을 보니까 오히려 저희가 더 감동을 받았어요. 사실 록 밴드의 공연을 보면서 그런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은 팔분의 칠 박자가 연주하기

감정을 느끼기 쉽지 않은데, 관객들에게 오히려 더 고마움을 느껴요.

상당히 어려워요. 그래도 멤버들이 잘 따라와 줬고, 개인적으로는

유종 사실 공연 중에 이벤트적인 요소를 보여 드리는 게 저희도 좀

데이브레이크 전체 곡 중에서 만족감이 가장 높은 곡이에요.

부끄러운 부분이 있었어요. 근데 공연이라는 큰 틀에서 연출적으로

유종 선일 형이 처음 이 곡을 들고 왔을 때가 기억나는데, 혼자만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하자는 공통된 의견을 이번

박자를 너무 잘 타는 거예요. 순간 장원이 형이랑 제가 멘붕이 왔죠.

공연을 통해서 멤버들 간에 가지게 된 것 같아요.

(웃음) 특히 장원이 형의 경우에는 어려운 건반 솔로가 들어가 있어서

선일 3일 동안 저희가 잘해냈다는 게 일단은 기뻤고요. 블로그에

더 그랬을 거예요.

올려주신 후기들을 보니까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그리고 원석이가

장원 마음 같아서는 지금 앨범에 녹음되어있는 건반 연주만 다시

이야기한 것처럼 내년에 좀 더 큰 공간에서 많은 분을 만날 수

작업하고 싶네요. 선일이 형한테 좀 미안했거든요. 아, 그리고 저는 이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곡의 가사가 이번 앨범 최고의 가사인 것 같아요. 원석이 형이 쓴 건데, 음악적인 제목을 음악적인 가사로 정말 잘 풀어낸 것 같아요. 인터뷰 때마다 매번 이렇게 이야기하기 어려운데, 정말 진심이에요.

데이브레이크와 팝록

원석 오늘 인터뷰가 상당히 훈훈하네요. (웃음)

엘슈 아직까지 ‘팝록’이라는 장르가 우리나라 인디씬에서는 록의 한

엘슈 마지막으로 원석씨는요?

장르로 확실하게 인정받지 못하는 경향이 있잖아요.

원석 조금 어이없는 생각일 수도 있는데, 미디엄 템포에 16비트로

원석 활동 초기에 펜타포트나 렛츠락페스티벌 같이 강한 록 음악

치는 드럼 사운드 곡을 시도해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나온 곡이

성향의 밴드들이 많이 나오는 곳에서 저희가 환영받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있었어요. 사실 2007년에 앞뒤로 빡센 팀들이

‘회전목마’에요. 왠지 드럼을 바쁘게 치는 게 멋있어 보이더라고요. (웃음) 사실 16비트 드럼이면 신 나잖아요? 그런데 가사는 아주

즐비한 무대에 섰던 적이 있었는데, 딱 저희가 나오니까 ‘에이, 너

슬픈. 그런 곡을 만들고 싶었어요. ‘회전목마’가 [SPACEenSUM]의

네가 무슨 밴드야’라는 눈초리가 느껴지더라고요.

첫 작업이었는데, 생각했던 대로 잘 나와서 ‘아, 이번 앨범 작업도 순조롭게 잘 되겠구나.’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나네요.

엘슈 트라우마가 생겼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원석 당시에는 그랬죠. 그래도 앞에서 이야기해주신 것처럼 새로운

엘슈 다시 한 번 2012 엘리펀트슈 어워드 2관왕 축하드리고요, 내년

관객층이 인디씬에 유입이 되면서 좋아해 주시는 음악도 그 범위가

계획으로 인터뷰 마무리할게요.

넓어진 것 같아요. 저희 같은 팝 성향의 밴드들에도 일종의 팬덤이

장원 일단 안 깨졌으면 좋겠고요. (웃음) 오늘 인터뷰가 너무

생기고 있는 거죠. 좀 더 욕심을 내자면 강한 록 음악을 좋아해 주시는

훈훈해서 기분이 좋네요.

분들에게도 저희 음악을 꾸준히 들려드리면 먹히지 않을 이유는

선일 욕심 많이 안 부리고 올해 이룬 것만큼만 내년에도 보여

없다고 생각해요. 또 그게 저희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요.

드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올해의 밴드’로 선정해 주신 엘리펀트슈에 너무 감사드리고요.

엘슈 팝록 음악의 최고 매력은 그 안에서 가질 수 사운드의 다양성일

유종 팬 분들이 기대해 주시는 것만큼 저희도 내년이 기대가 커요.

것 같아요. 이번 앨범에서는 어떤 시도를 하셨나요?

새로운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장원 사실 멤버들끼리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해요. 초반에

원석 지금은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앨범이나 공연에서

말씀드렸듯이 톤에 대한 고민도 있었고, 다양한 사운드에 대한

기존의 모습과는 다른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 드릴 계획을 하고

시도를 하자는 것도 공통된 의견이었고요. 그래서 밴드 사운드에

있어요. 엘리펀트슈 ‘올해의 밴드’ 타이틀에 부끄럽지 않도록

소울 느낌이 나는 곡을 우리가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이번에

내년에도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내려놓다’에 금관악기 사운드를 넣어봤어요. 따뜻한 느낌의 곡이라서 요즘 같은 날씨에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엘슈 유종씨는요? 유종 ‘담담하게’의 메인 기타 리프가 제가 개인적으로 되게 아껴놨던 기타 리프에요. 기존 데이브레이크 곡들에서의 어반(urban)한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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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Folk & Acoustic Artist

포크 & 어쿠스틱 부문 대상

무키무키만만수 WORDS : 최지은 / PHOTOS : 이지미

왼쪽부터 만수(Vocal/Guitar) 무키(Vocal/장구)

다른 부문도 아닌 포크&어쿠스틱 부문에서 무키무키만만수가 수상을 하다니. 구장구장*의 쾌거다. 사실 무키무키만만수와 함께 후보로 올랐던 십센치나 싸지타, 옥상달빛 등의 팀들이 본 상과 더욱 어울리는 구석이 많은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엘리펀트슈는 올 한해 무키무키만만수가 보여준 강렬한 존재감과 당돌한 참신함에 더욱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 *구장구장 : 무키무키만만수가 장구를 개조하여 만든 독자적 악기

엘슈 사실 무키무키만만수는 어쿠스틱 부문이 아니라 익스페리멘탈

엘슈 자세히 듣고 싶네요.

부문의 후보에 오르기도 했었어요. 혹시 어쿠스틱 부문 말고, 받고

무키 아는 사람이 없는 곳으로요. 이를테면 경상도. 친지들이 모두

싶은 부문의 상이 있다면요.

전라도에 있어서요. 지역감정을 조장해서 가정을 파탄내고 싶어요.

만수 최악의 음악 1위. 아니면 앞으로 망해버렸으면 하는 밴드.

만수 거기 가서 땅 놀이 하게?

무키 조만간 사라질 것 같은 밴드 1위요.

무키 요즘 계속 땅 투기를 할까 생각하고 있어요.

만수 우리가 펑크였으면 좋았을텐데.

만수 엄청 말리고 있어요.

무키 트롯트 부문 대상.

무키 제가 알아본 건 부동산 경매였어요. 사채나 빚 때문에 집이

만수 국악 부문.

아예 국가 소유로 넘어간 경우들이었는데요, 그게 경매에서

무키 풍물 부문.

높은 가격에 낙찰이 안되면 20프로씩 가격이 낮아진데요. 제가 알아본 건물이 강동구에 있는 3층짜리 다세대 주택이었는데, 한

엘슈 예전에 엘리펀트슈 릴리즈 파티에 선 적도 있죠? 당시 지면에

6천만원까지 가격이 떨어지는걸 본거에요. 너무 싸길래, 운 좋으면은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릴리즈 파티 무대에 서서 서운해했다던데,

내 집 장만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싶었어요.

지금은 어때요.

만수 온 가족이 몰살되고 그런 집일 거에요. 전 아직 부모님이랑 같이

만수 칵스가 그 호의 중심 아티스트였을때였어요. 릴리즈 파티엔

살고 있어서 고양이랑 같이 나오려고요. 삼각지 쪽이 좋을 것 같고.

정작 우리가 나와서 의아해했었죠.

무키 나랑 옆집에 살 가능성이 높겠다.

무키 표지엔 칵스가 막 혓바닥 내밀고 있고. 그 혓바닥을 잘라버리고

만수 아니 님은 경상도로 가신다면서요.

싶었어요.

무키 그건 먼 미래의 꿈. 장기 플랜.

만수 이런 건 싣지 마세요. 무키 실으셔도 돼요.

엘슈 사실 무키무키만만수는 씬의 걸그룹이죠. 많은 남성 팬분들과 선배 아티스트들의 애정을 독차지하고 있더라고요. 어떻게

엘슈 둘이 같이 살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 새해를 맞아 같이 살아보는

생각해요?

것은 어때요?

무키 좋죠. 우리가 또 언제 이런 걸 누려보나 싶고.

만수 제가 성격이 진짜 더러워서요. 누구랑 같이 못살 것 같아요. 무키 전 집이 너무 더러워서 누구랑 같이 못살 것 같아요.

엘슈 그분들께 한마디 하신다면요. 무키 우리집에 놀러와

엘슈 시간도 단축되고 좋잖아요.

NOMINATED

무키 그렇게되면 2집은 영원히 나오지 않을거에요. 영원히, 해체.

엘슈 자극적인 팬 서비스네요.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만수 무키네 집이 너무 더러워서 아마 제가 피고름 나오는 피부로

만수 엘리펀트슈, 많이 사랑해주세요.

변할 것 같아요. 무키 피똥도.

엘슈 에이, 그런거 말고.

만수 네, 피똥도 싸고.

무키 투표하세요. 만수 투표하세요, 좋다.

엘슈 2013년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무키 서울을 떠난다. 십센치 싸지타 옥상달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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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L E P HA N T - S HO E

만수 보증금을 마련한다.


NOMINATED

이디오테잎은 클럽의 음악인 줄만 알았던 일렉트로닉을 밖으로 끌어내 글렌체크 캐스커 프램폴린

대중을 춤추게 만들었다. 지난겨울 발매된 첫 번째 정규 앨범 [11111101]은 곡별로 음악이 소비되는 시대가 무색할 정도의 수작(秀作)으로, 그들의 라이브에 홀렸던 이들을 확고한 팬으로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쿨하고 세련된 이미지 때문에 차가울 것 같았던 예상과는 달리 그들은 사이 좋은 형제들처럼 유쾌했고, 동시에 진지했다. 음악계를 바라보는 진중한 태도는 오랫동안 각자 쌓아온 경력과 함께 많은 노력이 동반되어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지면상 그 이야기를 다 담을 수 없음이 아쉬울 따름이다.

왼쪽부터 디알(Drum) ZEZE(Synth) 디구루(Producer)

Best Electronic Artist

일렉트로닉 부문 대상

이디오테잎 WORDS : 맹선호 / PHOTOS : 이지미

엘슈 2012년은 이디오테잎에게 어떤 한 해였나요?

엘슈 앨범을 내고 나서는 커버 곡보다 이디오테잎의 곡이 공연에서

디알 정신없는 한 해였어요. 이디오테잎이 무얼 하는 밴드인가를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 것 같아요. 관객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이제 저도 좀 느끼는 것 같아요.

디구루 음반이 조금 늦게 나왔지만, 트랙 절반 이상이 이삼 년 전에

디구루 앨범 내고 나서 지금까지가 굉장히 짧았던 것 같아요. 이제 일

이미 만들어진 것들이었어요. 당시에는 관객들이 낯설어해서 일단

년 된 건데, 앨범을 되게 오래전에 냈던 것 같은 기분이에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커버 곡을 한 거고, 앨범을 내면서 오리지널

ZEZE 한편으론 해야 할 것도, 신경 써야 할 것도 늘어나 오히려 우리

셋으로 전환했어요.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관객들이 잘 받아들여

음악에 신경을 못 쓰지 않았나란 생각도 들어요. 이번 겨울이 지나면

주셔서, 사실은 당황스러웠어요.

우리 음악에 더 집중해야 할 것 같아요.

디알 놀랐어요. 저희 노래를 따라 부르는 거예요. 저도 못 따라

디구루 아, 그동안 그랬어?

부르는데. (웃음)

디알 신경 못 썼구나. 서운하다, 야. 엘슈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일본 섬머소닉에 가셨는데, 공연은 엘슈 올해 활발한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하셨어요.

어땠나요?

ZEZE 콜라보로 올해를 시작했죠, 컨버스 <3 Artists 1 Song>으로.

디알 저희가 소울왁스 라이브 셋과 같은 시간에 공연해서 솔직히

디알 저번 주까지 <Must>에서 피아, 톡식, 이디오테잎이 한 트랙을

걱정했어요. 작년보다 무대도 더 커졌는데, 꽤 많은 관객이 와서

연주하는 녹화를 했어요. 콜라보 작업이 재미있긴 한데, 시간이

놀랐어요.

여유롭지가 않으니까 일 년 내내 숙제하는 기분이었어요. 우릴 보면

디구루 공연 끝나고 무대에서 내려오는데, 소름이 쫙 돋았어요.

뭔가 계속 시켜보고 싶나 봐요. (웃음)

디구루는 일본 팬들이 한국말로 ‘사랑해요’, ‘이디오테잎 최고’라고 외치는

디구루 뭔가 새로운 걸 하고 싶을 때 이디오테잎이 생각나는 것

그때의 순간을 휴대전화에 녹음해 두었고, 그것을 들려주었다.

같아요. 콜라보에 대한 러브콜이 많이 오는 게 그래서가 아닐까 생각해요.

엘슈 앨범과 단독 공연을 기다리는 국내 팬들도 많은데, 내년 계획이 궁금해요.

엘슈 공중파 TV 프로그램까지 출연하셨어요. 실시간 검색어 1위에

디알 내년 상반기에 정규앨범이 나올 예정이에요.

오르고, 공연은 완전히 매진되고요. 인기 실감하세요?

디구루 단독 공연은 일단 저희가 음반이 한 장이에요. 가끔 후기 같은

디알 전 이런 걸 느꼈어요. ‘아, 디구루는 싱글녀들이 좋아하는구나!’

걸 보면, “쟤네 맨날 똑같아.” 이런 반응이 있어요. 그런데 어떡해요,

싱글녀 검색순위 1위에 디구루가 올라왔었어요. ‘디구루 흰 셔츠’ 막

열 곡밖에 없는데. (웃음) 앨범이 두 장 정도는 되어야 할 수 있지

이렇게. (웃음) 그리고 부모님 전화가 막 오기 시작했어요. “너냐?”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내년에는 국외에도 더 많이 나가려고 해요.

ZEZE 저도요. 부모님께서 즐거워하세요. 친구들도 제가 잘 지내고 있다는 소식을 먼저 말 안 해도 아는데, 이게 단점이 있어요. 연락이 안 와요. “쟨 바쁠 거야.” 하고요.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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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Post & Experimental Artist

포스트 & 익스페리멘탈 부문 대상

노 리스펙트 포 뷰티 WORDS : 용식 / PHOTOS : 이지미

왼쪽부터 김한신(Drum) 최준석(Guitar)

유달리 올해 포스트&익스페리멘탈 장르 후보군에 쾅프로그램, 꿈에 카메라를 가져올걸 같은 신인급 팀들이 많았다. 하지만 확실한 경쟁상대는 없었을 정도로 노

엘슈 [Why Perish]가 ‘포스트록은 이래야 해’를 보여주는

자리를 끝까지 지키면서 저희 음악에 집중해주시더라고요. 그 이후로

앨범이라는 평에 대한 본인들의 생각은 어때요?

다른 밴드들에게 전주공연을 추천하고 다닙니다. (웃음)

준석 사실 그 반응이 저희에게는 상당히 의외에요. 일단 시작 때부터 기존의 포스트록 음악과 다른, 새로운 걸 해야겠다는 생각이

엘슈 관객들의 에너지가 가장 강하게 느껴졌던 곳은 어디였어요?

전혀 없었어요. 오히려 저희가 동경했던 포스트록 밴드들의 음악과

한신 대구요. 특히 공연 끝나고 쳐주셨던 박수 소리가 정말 기분

다르게 들리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컸죠. 그래서 저희 음악을 그렇게

좋았어요. 곡이 끝나고, 공연이 끝나서 치시는 게 아니라 정말 좋아서

평가해주신다면 뜻한 바를 조금은 이뤘다고 생각해요.

치시는 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중요한 건 음반이 가장 많이 팔린

리스펙트 포 뷰티의 완벽한 독주였다.

곳이기도 하고요. (웃음)

올해 2월에 발매한 정규앨범 [Why

엘슈 앨범 전체를 봤을 때 후반부 트랙들인 ‘Uncanny’나 ‘Day Of

Perish]는 새로운 포스트록 음반에

Departure’가 초반부 트랙들 보다 고조되는 포인트가 더 확실한 것 같아요. 이 부분은 포스트록 음악의 공식을 앨범 전체로 보여주고

엘슈 올해 공연 중에 가장 기분 좋았던 공연은요?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본인들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시작했는데도 많은 분이 찾아주셨고, 예전부터 꾸준히 저희 공연을

준석 그거는 저희가 확실히 의도를 한 부분이에요. 앨범 전체를

보러 와주셨던 얼굴이 하나하나 보이더라고요. ‘2년 동안 밴드를

들어주시는 분들을 생각한 거죠.

헛되게 하지는 않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한 갈증을 해소했을 뿐 아니라 ‘포스트록의 정석’에 가까운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또한, 두 번에 걸친 전국투어와 수십 번의 클럽 공연으로 올 한해 포스트&익스페리멘탈 씬을

한신 처음에는 무거운 분위기의 곡들이 많은데. 끝에서는 밝은 미래를 암시하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들으시는 분들도

엘슈 해외 투어 계획은 없어요? 서울소닉이나 밴드 개인적으로도

확실하게 고조되는 부분을 느끼실 수 있게 흐름을 잡았죠.

해외 투어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어요.

이끌었다.

NOMINATED

한신 9월 22일 바다비에서 했던 투어 마지막 공연이요. 10시 반에

준석 해외를 간다는 사실보다 어떻게 가느냐가 중요하죠. 유명한 엘슈 다른 포스트록 밴드처럼 투 기타에 대한 욕심은 없나요?

페스티벌에서 공연하는 것보다 작더라도 포스트록 팬들만 모이는

준석 꼭 기타, 베이스, 드럼의 구성을 유지해야겠다는 생각은 없는데,

클럽에서 공연하는 게 저희에게 더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저 만한 멤버를 구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웃음) 사실 곡 작업 때나

해외에 무조건 나가서 실력으로 보여주고 오겠다는 건 조금 허황한

밴드의 방향성에 관한 의견을 멤버들과 원활하게 조율하고 맞추어

거라고 봐요, 저는.

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라이브 때 사운드에 대한 욕심

한신 음악을 두루두루 듣는 분들 100명 모인 곳보다는 포스트록

때문에 투 기타를 생각 안 해본 건 아니지만, 원활한 의견 조율이 안

골수팬 50명 모인 곳이 더 낫죠. 좀 더 고민해서 가더라도 정말 잘

될 때의 에너지 소모가 너무 커서요.

가고 싶어요. 그래서 앨범도 더 필요한 거고 공연도 꾸준히 해야죠.

한신 전문 작곡가가 곡을 만드는 게 아니고 멤버들끼리 의견을 내서 작업하기 때문에 사람이 많아질수록 조율이 어렵죠.

엘슈 짧은 인터뷰가 아쉽네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404 꿈에 카메라를 가져올걸 잠비나이

엘슈 9월에 <BUS KING>으로 전국 투어를 다니셨는데, 지방마다

한신 생각해 보니 상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안 드렸네요. 좋은 상

분위기는 어땠나요?

너무 감사드립니다.

한신 천안 같은 경우는 수는 적지만 포스트록 골수팬들만 딱 모인

준석 내년은 무리고, 2014년 정도에 ‘올해의 밴드’가 욕심나네요.

느낌이었어요. 전에 pg.lost 투어 때 오셨던 분들이 그대로 다 오신 것

커버 사진도 같이요. (웃음) 그때까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같아서 가족 같은 분위기였죠. 환영해 주시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준석 전주는 관객분들 매너가 정말 좋으세요. 사실 야마가타 트윅스터가 분위기를 너무 띄어놓고 내려가서 살짝 걱정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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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L E P HA N T - S HO E


NOMINATED

사실, 옐로우 몬스터즈는 인디록 부문이 아닌 펑크 부문의 후보였다. 그러나 막상 로다운30 아폴로18 칵스

펑크 부문에 오를만한 후보들을 따져보자 옐로우 몬즈터즈 외에는 이렇다 할만한 펑크 밴드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 펑크 부문은 인디록 이라는 큰 단위의 부문으로 흡수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엘슈의 필진들은 반드시, 옐로우 몬스터즈에게 상을 주어야 한다고 마음먹었다. 무엇보다도 그들이 유행이나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본인들의 소신을 지키며 후배 뮤지션들에게 귀감이 되어준다는 점에서, 엘리펀트슈는 인디록 부문의 대상을 옐로우 몬스터즈로 선정했다.

엘슈 엘리펀트슈 인디록 부문 대상을 수상하셨는데요. 소감을 듣고

용원 원래 인터뷰를 잘 안해요. 저희 원래 안 움직이거든요. 인터뷰

싶어요.

하고 싶으시면 보통은 저희 사무실에 오셔야 되요. 근데 엘리펀트

용원 저희가 일등이랑은 거리가 먼 밴드인데, 대상이라니까. (웃음)

슈는 저희 사무실 근처라서 그런지 연락 받자마자 "오, 가야죠." 하고

진영 처음 받아보네요. 첫 상이에요.

얼떨결에 승낙했네요.

용원 저희는 밴드들이 정말로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저희 같은 경우는

엘슈 2012년 옐로우 몬스터즈는 투어를 참 많이 다녔죠. 비행기건,

셋이 확실하게 의논을 하고 우리가 맞다고 생각하는 길로 가려고

투어버스건, 이동할 때 주로 어떤 음악을 들으세요?

해요. 그렇게 3년 남짓 지내고 있네요. 후회도 없고, 앞으로도 그

재혁 용원이가 주로 선곡을 해요.

생각에는 변함 없을 것 같아요.

용원 제가 주로 운전을 해서요. 저희가 일본에서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같이 투어 다니는 투어 메이트 밴드의 음악을 많이 들어요.

엘슈 혹시 인디록 부문이 아니라 다른 부문에서 상을 받는다면, 어떤

재혁이 형이 팝 음반을 선별해서 저한테 소개를 해줘서 그런 것도

부문이 좋을까요?

많이 듣고요. 주로 올드팝이요. 카펜터즈부터 시작해서 다양하죠.

용원 그 해 공연 제일 많이 한 팀이요.

공연이 끝나면 그런 걸 들으면서 오고, 공연하러 갈 때는 막 달리는 거

재혁 올해 가장 애국한 팀.

듣고요.

용원 저희가 아마 올해 공연을 제일 많이 했을 거에요. 진영 토할 것 같아요.

엘슈 공연 전후에 음악으로 컨디션 완급 조절을 하시네요.

재혁 술을 많이 마신 팀으로는 안 되겠지?

구체적으로 어느 팀의 음악을 들으시나요?

용원 쟁쟁한 분들이 너무 많아서. 안 되겠지.

용원 최근에는 로코프랑크(locofrank)의 음악을 많이 들었어요. 이번에 로코프랑크랑 공연도 하고, 국내에서는 저희가 그들의

엘슈 문득 다음 행보가 궁금해지네요.

음반을 제작하거든요.

진영 내년 초에는 정규 3집이 나올 것 같고. 저희가 운영하는 레이블인 올드 레코드에서 로즈피피라는 여성 아티스트가 1월에

엘슈 마지막으로 엘리펀트슈에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EP음반을 낼 예정이고요, 같은 달에 저희 공연도 할 생각이에요.

재혁 서울소닉 북미 투어 다녀온 후에 엘리펀트슈와 했던 인터뷰가

3월에는 타루의 정규앨범이 나오고요, 녹음, 공연, 녹음, 공연의

기억나요. 보고 놀랐어요. 90년대 인터뷰 매거진들이 막 피어오를 때

연속이에요.

뮤지션들 인터뷰 보면서 신기했는데, 우리 기사를 보면서 그런 느낌도

재혁 몬스터즈 락쇼라고, 저희가 두 달마다 한번씩 하고 있어요.

들고. 사실 뭔가 보내달라고 할 때 귀찮기도 했었는데 나중에 나온 걸

진영 공연하고 앨범 만드는 것 만으로도 시간이 빨리 가더라고요.

보니까 너무 좋아서 바로 엘리펀트슈에 전화했어요. 잘 만들어줘서

인터뷰도 굉장히 오랜만에 하는 거고.

고맙다고요.

Best Indie Rock Artist

인디록 부문 대상

옐로우 몬스터즈 WORDS : 최지은 / PHOTOS : 이지미

왼쪽부터 한진영(Bass) 최재혁(Drum) 이용원(Vocal/Guitar)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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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은 유난히도 신인 풍작이다 보니 신인상 선정이 올해의 밴드 선정만큼이나 어려웠다. 올해의 밴드 선정 기준에 인디 씬의 확장이 주요한 요소였다면, 신인상은 그 팀이 인디 씬에 얼마나 깊이를 더하였느냐를

Best New Artist

유심히 보았다. 씬에 이미 존재하는 스타일이 아닌, 전혀 다른 개성을 가진 팀이 선정됐다. 적적해서 그런지는 한국에 흔치 않은 싸이키델릭 사운드를 가진 독보적인 팀이었고, 24아워즈는 요즘은 찾아보기 어려운 댄서블한 개러지 음악을 하고 있었다.

신인 부문 대상

적적해서 그런지 24 아워즈 WORDS : 石군 / PHOTOS : 이지미

■ 적적해서 그런지

멤버들이 들어오면서 사운드가 탄탄해 졌어요.

지혜 기타로 만들어 내는 사운드와 신디로 만드는 사운드는 다를 수

붕 금 드럼 은 베이스죠. (웃음)

밖에 없죠. 아름 이전에는 그런지나 메탈적인 요소가 강했다면, 일렉트릭

엘슈 신인상 축하드려요! 엘슈 저한테 좋은 드러머 없냐고 많이 물었는데, 적적해서 그런지

사운드가 더해진 사이키델릭 음악이 됐어요. 보컬 스타일도 이에

드러머가 잘한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맞춰 바뀌었고요.

엘슈 2009년도에 엘리펀트슈와 인터뷰한 적이 있어요. 그러다 보니

아름 안 돼요! 드러머 구하는 팀에는 말하지 마세요!

엘슈 정규앨범은 발표하지 않았죠?

적적해서 그런지를 신인으로 봐야 하는지 고민했어요.

지혜 근창아 안돼. 여기에 뼈를 묻어.

지혜 네. 아직 없어요. 대신 작년 5월에 살롱 바다비에서 원테이크로

지혜 헬로 루키에 선정된 것에도 말이 많아요. 얘네들이 신인이냐고.

근창 저는 다 준비되어 있습니다. (전원 웃음)

녹음한 EP가 있어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의 음악스타일을

아름 야, 너 잠깐 나와봐!

바꾸게 되니까 이전까지의 음악을 정리하고 기록해 두고 싶었어요.

엘슈 2009년 인터뷰 때와는 멤버가 바뀐 것 같아요.

붕 위험해. 묶어놔!

그런 의미에서 만들어진 앨범이에요.

아름 그때랑 비교하면 저와 지혜 언니가 남아있고, 베이시스트와

아름 너 뒤풀이 같은 데 가지 마.

지혜 감사합니다!

엘슈 지금 현재 본인들의 대표곡을 하나 꼽는다면은요?

드러머가 바뀌었죠. 붕 제가 2009년 여름에 들어와서 첫 공연을 겨울에 했어요. 그리고

엘슈 조심하셔야겠어요! 그 외에도 바뀐 것이 있다면요?

근창이가 2011년에 들어왔구요.

아름 음악 스타일도 바뀌었죠. 이전에는 제가 기타를 했었는데,

아름 ‘meth-odd’? ‘Walking In A Dream’? 근창 음.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Walking In A Dream’으로 할 것

지혜 베이시스트와 드러머가 진짜 구하기 힘든데, 정말 좋은

요즘은 신디를 다루고 있어요.

같아요. 가장 타이트하니까요. 아름 확실히 한 방향으로 몰아가는 것이 있는 곡이에요. 지혜 그런데 아직 이거다 하는 곡이 나온 것 같지는 않아요. 그곳으로 가는 과정이죠.

적적해서 그런지 엘슈 올해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에서도 공연하셨었죠? 어땠나요?

왼쪽부터 함지혜(Guitar) 붕(Bass) 박근창(Drum) 이아름(Vocal & Synth)

지혜 저는 그날 선글라스 안 쓰고 갔었으면 큰일 날 뻔 했어요. 엄청 긴장되더라고요. 근데 긴장한 모습을 멤버들에게 보이면 안 될 것 같아서 안 그런 척 연기했어요. 입장할 때 손을 들어서 흔들며 입장했는데, 하면서도 엄청 민망했어요. (웃음) 붕 저도 그날 선글라스 덕을 봤어요. 사실 저는 한동안 무대에 오르면 너무 긴장돼서 뒤돌아서서 연주했었거든요. 앞을 못 보겠더라고요! 그래도 많이 노력해서 요즘은 나아지긴 했는데도 선글라스 낄 때 좀 더 마음이 편해요. 아름 그래서 지산 공연 때는 어땠는데? 붕 선글라스 끼고, 관객분 대신 지혜 언니 보고 연주했지. (웃음) 근창 저는 너무 더워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렇게 더운 날씨는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아름 맞다, 저는 맨발로 공연했었는데 발바닥이 뜨거웠어요! (웃음) 엘슈 인터뷰도 끝나가고 올해도 끝나가는데, 마지막으로 송년 인사 한 마디씩 부탁드려요. 아름 촛불이라도 켜야 되는 것 아닌가요?(웃음) 근창아, 자주 보자. 붕 근창아 누나가 잘해줄게~ 근창 감사합니다. (웃음) 지혜 지금 멤버 구성이 정말 좋거든요. 모두가 자기 파트에서 잘해주고 있고 또 서로의 부족한 부분도 잘 채워주고 있고요. 이 맘이 변치 않고(웃음) 서로 딴 맘 먹지 말고 (웃음) 서로 싸우고 지지고 볶더라도 끝까지 함께 가는 아름다운 밴드가 됐으면 좋겠어요! (웃음) 아~ 훈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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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L E P HA N T - S HO E


24 아워즈 위에서부터 강지원(Drum) 김혜미(Guitar) 이승진(Guitar/Vocal)

NOMINATED

404 솔루션스 전기뱀장어

■ 24 아워즈 엘슈 신인상 축하드려요! 승진 밴드를 하면서 단 한 번밖에 받을 수 없는 상이잖아요. 정말 기쁘네요. 엘슈 수상 기준에 개성 부분이 있었는데 본인들이 생각하는 24아워즈의 개성은 뭔가요? 지원 귀여움? (웃음)

승진 심지어는 그렇게 공연을 하는데, 노래에 제목이 없는 거에요.

많이 들었는데, 그런 면이 나타나게 된 것 같아요.

승진 보여지는 것과는 상반되는 사운드나 액션?

(웃음)

지원 승진이 목소리가 알렉스 터너(Alex Turner) 목소리랑

혜미 보여지는 것이라면?

혜미 그래서 저희 노래 제목이 단순한걸지도 모르겠어요. ‘숨 쉴 수

비슷하다는 의견도 있더라고요. 아니, 전혀 안 비슷한데 그렇게 좋은

지원 귀여운 이미지?(웃음)

없어’ 같은 경우도 무대에서 지어진 거에요. “노래에 숨 쉴 수 없어가 여러 번 반복되니 ‘숨 쉴 수 없어’라고 할게요.” 이런 식으로요.

말을 해주시면 얘가 더 건방져질까 봐 걱정이 되죠. (웃음)

승진 저는 귀엽다는 말을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근데 공연을 하고 내려오면서 ‘오늘 멋있었어!’라고 생각하고 내려왔는데, 관객분이

승진 남들은 이런 얘기 들으면 기분 나쁘지 않느냐고 묻는데, 저는 그렇지 않아요. 나중에도 계속해서 이런 얘기를 들으면 안 되겠지만,

인사하러 오셔서 “오늘 귀여웠어요!”라고 말하면 좀 그래요. 그런데

엘슈 올해 무척 활발히 활동하셨는데, 최고의 공연은 언제였나요?

말 그대로 신인인 저희는 이런 것으로라도 이야깃거리가 된다는 것이

이게 어쩔 수 없는 우리의 개성인 것 같아요.

승진 올해 지산이나 슈퍼소닉에서의 공연도 굉장히 즐거웠어요.

기분 좋아요. 그리고 그 비교 대상이 악틱 몽키스라면 환영이죠!

그런데 그때보다 더 충격을 받았던 것은 피아 단독 공연에 게스트를

혜미 앞으로 우리만의 색깔을 더 보여주면 없어질 얘기인 것 같아요.

엘슈 여성 팬이 많은가요? 남성 팬이 많은가요?

했었을 때에요.

지원 대부분의 밴드가 그렇듯이 저희도 여성 팬이 많아요.

지원 관객이 정말 많았었거든요. 정확한 표현이 잘 떠오르지 않는데

엘슈 앨범 계획은 없으신가요?

승진 혜미 누나의 남성 팬은 주로 온라인에 많이 계시더라고요.

무언가가 있었어요. 그때를 기점으로 공연이 더 재미있어지고, 하고

혜미 내년 초에 앨범을 낼 계획이에요.

혜미 전 그냥 공연 보러 오셨다가 인사하지 않고 가셨다고 믿고

싶은 것도 많아지더라구요.

지원 내년이 진짜 중요한 시점인 것 같아요. 페스티벌에도 어떻게든

있어요. 그런 걸 거에요. 씁쓸하네요. (웃음)

승진 그 때 욕심이 많이 생겼어요.

나가고, 대중매체에도 노출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될 것 같아요.

혜미 우리도 이렇게 많은 팬과 함께 하고 싶은 욕심? 그래서 이제

승진 전 별걱정 안 해요. 혜미 누나를 믿고 있어요. 얼마 전에 혜미

엘슈 본인들의 대표곡을 하나 꼽으신다면?

팬과의 대화도 더 열심히 해야겠고, 음악도 죽여주게 만들고 싶고,

누나가 지금까지 계획대로 되고 있다고 말했거든요. 그래서 ‘내년

승진 아무래도 ‘Jane’으로 해야될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이 곡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는데 공연 때 가장 호응이 좋다보니까, 이제는

공연도 멋지게 하고, 외모도 더 가꿔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계획도 있겠지~’라고 생각하고 있죠.

지원 음악만 좋으면 다 좋아하겠지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혜미 왜 나한테 떠넘기고 그래! (웃음) 근데 잘 될 거라는 확신은

좋아하는 곡이 되었어요.

비쥬얼도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있어요!

혜미 가장 쉽게 따라 부를 수 있고, 은근 중독성도 있는 것 같아요.

혜미 인디씬에 잘생긴 분들이 많아 우리도 질 수 없다는 생각에

승진 하지만 우리의 거친 매력을 보여주고 싶을 때에는 ‘John’을 할

열심히 가꾸고 있어요.

것 같아요. 지원 ‘John’은 공연 때 주로 마지막으로 연주하는 곡이에요. 혜미 다 때려 부수고, 내려놓고 오자는 마음가짐으로 연주하죠. (웃음)

엘슈 저도 잘 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현재 생각하고 있는 목표는 무엇인가요?

엘슈 그렇다면 자신의 매력포인트는 무엇인 것 같나요?

지원 저희가 영국 스타일의 음악을 하고 있으니 언젠가 영국의 큰

승진 거침? (웃음)

페스티벌에 초청받고 싶어요.

지원 얘가 거칠게 하니까 오히려 사람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혜미 저도 이런 기회가 왔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이건 좀 먼 미래에나 가능한 일인 것 같고, 근시일 내에 가까운 외국에서라도 공연할 수

혜미 저희도 만들어 놓고 이게 뭐지, 무슨 관계인 거지, 했는데

“쟤봐라? 귀엽네?” 이런 식으로요. 혜미 전 옛날부터 열심히 가꿨어요. 헤어스타일도 계속 바꿔보고,

결론은 아무 상관 없다는 것으로 밝혀졌어요. (웃음)

옷도 새로 사고, 악세서리도 바꿔가면서요. 그런데 팬분들이

승진 전 감동 모드로 이야기할게요. 지금 멤버 그대로 오랫동안 함께

지원 한국의 철수와 영희처럼 흔한 이름이잖아요. 그래서 그냥

찍어준 영상을 보면 분명 무대에 같이 섰는데 저만 빠진 채로

했으면 좋겠어요! (웃음)

그렇게 붙여진 것 같아요.

찍혀있더라구요! 다 부질없는 짓이었구나 싶어요. (웃음)

혜미 존이라고 지었으니까, 이 곡은 제인이라고 지을까? 이런

지원 저는 사실 사람들이 저를 왜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엘슈 존과 제인은 무슨 관계인가요?

있는 기회를 잡아보고 싶어요.

식이었죠. 지원 승진이가 작곡을 하면 바로 그 주에 공연을 하려고 해요.

엘슈 악틱 몽키스(Arctic Monkeys)의 초창기 음악과 비슷하다는

우리는 준비도 안 됐는데 관객들이 좋아할 거라면서 하자고

소리가 항상 따라다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우기거든요.

혜미 저는 영향을 받았어요. 밴드를 준비하는 동안에는 특히 더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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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Performance 들국화 꽃이 피었↗습↘니다.

올해의 공연

들국화 라디오헤드 PHOTOS : CJ E&M

들국화가 다시 활짝 피었다. 그것도 너무나 아름답게.

레전드라는 단어를 붙이기에, 그들은 아직 너무 젊었다. 그리고 우리에게 보여줄 것들이 많이 남아있다.

WORDS : 용식

최종 라인업에 들국화의 이름이 나오고, 타임 테이블이

젊은 세대는 분명 그들의 음악에 공감했고, 과거의 청춘들을

공개되었을 때부터 고민이었다. 들국화의 공연을 처음부터 끝까지

위로했던 들국화의 음악이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금의 20대도 위로할

볼 건지, 아니면 라디오헤드 공연을 좋은 자리에서 보기 위해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들국화가 앞으로의 활동을 이어갈

메인스테이지에 미리 가 있어야 할지 말이다. 공연 당일에도 쉽게

수 있게 하는 에너지를 줄 뿐더러, 젊은 세대에게는 우리에게도 이런

결정을 못 내리다가, 시작 5분 전 즈음에 들국화의 공연을 보기로

밴드가 있었다는 중요한 사실을 확인시켜준다. 위 기대가 현실이

했다. 마지막까지 결정을 어렵게 만든 건 제대로 된 라이브가

되기 위해서 무엇보다 필요한 건 새 앨범이지 않을까 싶다. 쌓아온

가능할지에 대한 의심이었다. 하지만 전인권의 목소리는 “들국화가

명성에 혹시나 흠집이 날까 부담감이 크겠지만, 공연만으로는 성에

돌아왔다!”라고 느끼게 할 만큼 쩌렁쩌렁했다. 전성기 때를 보지는 못했지만, 이보다 더 성량이 좋을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차지 않는 이 마음이 쉽게 달래지지 않는다. [행진] 같은 명반은

정도였다. 수많은 후배가 리메이크해 불렀던 ‘그것만이 내 세상’의

남겨주었으면 한다.

바라지도 않으니, ‘사노라면’ 같은 청춘을 위한 송가 하나쯤은 더

오리지널 버전을 그의 목소리로 들을 때에는 왠지 모를 울컥함이 있었다. 스스로의 이야기를 들려주듯 진솔함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범위 좀 더 넓혀 욕심을 내보자면, 올해처럼 들국화나 장필순과

공감하는 이가 나 뿐만은 아닌 듯, 곡이 끝나고 나서 어느 때보다 큰

같은 뮤지션들을 페스티벌 무대에서 자주 봤으면 한다. 우리에게는

함성이 나왔다. 이런 관객들의 반응에 전인권은 “정말 고마워”라고

놓치고 있었던, 하지만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뮤지션들이 너무나

말하며 화답했다. 이에 다시 관객들은 “돌아와 주셔서 저희가 더

많기 때문이다. 신중현과 송골매의 음악이 비틀즈(The Beatles)과

고마워요.”라고 말하듯 다시 환호했다. 관객들 대부분이 들국화의 음악을 듣고 자란 연령대가 아니었음에도, 세대를 초월하는 찡한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음악보다 더 생소하게 느껴지는 것은

울림이 들국화와 관객들 사이에 존재하고 있었다.

없겠지만, 여러 뮤지션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페스티벌이기에

분명 문제가 있지 않은가. 물론 몇 번의 공연이 모든 걸 바꿀 수는 일종의 책임감을 가져야한다.

이번 지산 록 페스티벌에서 들국화의 공연은 전설의 귀환이라는 의미가 있다. 그리고 여기에 좀 더 특별한 의미를 더할 수 있는 것은 20대의 젊은 관객들과 들국화가 소통했다는 점이다. 그들이 활동했던 80년대는 억압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 모두가 갑갑함을 느끼던 때였다. 혈기 왕성한 젊은이들에게 일종의 해방구가 필요했고, 들국화의 음악은 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번 공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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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헤드 라이브 금지 백만인 서명운동 개시!

WORDS : 石군

서울을 벗어난 우리는 3시면 도착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5시가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많은 해외밴드 역시 그래왔음에도,

넘어서야 리조트에 도착했다. 우리는 라디오헤드의 힘을 너무

라디오헤드만큼 극적인 사운드를 들어본 적은 없었다.

간과했었다. 라디오헤드가 [Kid A] 앨범에서부터 음악스타일을 바꾼

얼마 전까지 공연계에서 일했고, 몇몇 록 페스티벌에는 제법

이후부터는 한국 팬이 많이 줄었다고 여겼다. 하지만 이 날 지산 밸리

깊숙이 참여하여 일하기도 했다. 그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록 페스티벌 4년 역사 중 최다 관객이 몰렸고, 페스티벌 입구에서부터

동안 깨달은 것이 있다면 국내 록 페스티벌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시작된 차들의 행렬이 고속도로까지 이어져 있었다. 라디오헤드는

있다는 것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한국의 모든 공연이 그렇다.

라디오헤드였다.

모든 공연이 제약 조건 속에서 최선의 선택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모든 것에는 도리가 있는 법이다. 즐기기 위해 술을 마실 때에도

안 후부터 국내에서 공연을 보러 가서 음향, 조명, 무대, 특효 등

주도(酒道)가 있는 법이고, 여유롭게 차를 마실 때에도 다도(茶道)가

라디오헤드 팬은 두 종류로 나뉜다. [Kid A] 전의 세 앨범을 좋아하는

시스템에 대한 불만은 가져본 적이 없다. 어쩔 수 없는 한계라는

있으며, 상인에게는 지켜야만 하는 상도(商道)가 있다. 그중에서도

팬과 그 이후의 음악까지도 좋아하는 팬.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라디오헤드 때문에 나는 다시

상도는 여러모로 복잡하다. 드라마 <상도>의 명대사 “장사는 돈을

전자에 속했다. 과거형으로 말하는 이유는 이제 그들의 모든 음악을

음향에 집착하게 되었다. 같은 무대임에도 라디오헤드는 엄청난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다.”처럼 상도는 상인과

좋아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 변화는 올해 초 라디오헤드의 내한

사운드를 만들어 냈으니까! 보통의 식사를 하던 내가 고급 음식에

고객 간에 지켜야하는 법도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상인과

소식이 전해진 후, 라디오헤드 관련 기사에 쓸 예상 셋 리스트를

입을 한 번 대고 나자 이전의 평범한 음식들은 성에 차지 않게

상인 간에도 지켜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옆에 똑같은 업종의 가게를

만들면서 시작됐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진행된 26개의

돼 버린 것이다! 이후 어떤 공연을 봐도 불만만 말하는 투덜이로

낸다든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가격을 지나치게 인하하는 것

공연 셋리스트를 분석하는 중노동이었다. 하지만 내가 뽑은

전락해 버렸다. 이를 대체 누가 보상해줄 것인가? 지산 밸리 록

등이 상도에 있어 해서는 안 되는 것들이다. 후자의 것을 마이너스

셋리스트는 25곡 중 고작 14곡만이 연주되며, 60%라는 조악한

페스티벌 주최사에서 해 줄 것인가? 아니, 그들도 피해자다. 올해

경쟁이라고 하는데, 이런 경쟁이 심화될 경우 해당 업종 전체가 큰

적중률만 남겼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그들의 [Kid A] 이후의 곡들 중

라디오헤드 공연을 본 관객에게 내년의 기대치는 한층 높아졌을테니

불황을 맞게 된다. 그런데 가격 경쟁은 꼭 인하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표곡들을 모두 들어볼 수 있었고, 나의 귀도 비로소 그들의 변화를

얼마나 부담스럽겠는가? 그렇다면 라디오헤드가 책임질 것인가?

반대로 가격은 그대로인데 품질을 높여 마진율을 낮추는 경쟁도

따라잡았다. 덕분에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을 찾은 다른 이들과

다시 한 번 내한하여 망친 라이브를 들려주며 “지난번의 엄청난

있다. 팥죽에 옹심이만 넣어서 팔던 두 가게 중 한 곳에서 갑자기

마찬가지로, 라디오헤드와의 만남에 설레여 하고 있었다. 그들의

공연은 우연이었어~”라고 말하면서? 하지만 그럴 확률 역시 거의

가격은 그대로인데 밤을 넣어서 팔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면 또

라이브를 본다는 것에 지나친 긴장과 흥분을 한 탓에 술을 미친 듯이

없어 보인다. 라디오헤드는 이번 내한 직전 캐나다에서 생긴 무대

다른 곳은 유기농 팥을 쓴다든지 경쟁의 경쟁을 계속하게 된다. 이런

마셨고, 공연이 시작될 때쯤 나는 이미 만취상태가 되었다. 하지만

사고 때문에 한국 공연에서 축소된 연출로 진행했었다. 그 덕분에

경쟁의 경우 소비자는 득을 보게 되지만, 지나친 품질 경쟁이 수익률

첫 곡이 시작됨과 동시에 정신이 또렷해졌다. 왜냐면 한국에서는

연출과 영상에 대한 만족도는 음향보다는 낮게 책정되었다.

저하로 이어지기도 한다. 상도는 공연업계에도 존재하는데 지나친

정말로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사운드였기 때문이었다. 해외

그런데 제대로 갖춰진 공연이 진행된다면 그 여파는 걷잡을 수 없을

저가공연은 다른 공연 기획사의 눈치를 보게 된다. 반면, 같은 가격에

뮤지션이든 한국 뮤지션이든, 큰 공연장이건 작은 공연장이건 이런

것이다. 결국 이에 대한 해결책은 단 하나, 시간뿐이다. 이는 애인과

지나치게 훌륭한 공연도 문제가 된다. 그래서 올해 가장 상도덕이

사운드를 들어본 적은 없었다. 이토록 모든 악기의 세밀한 표현이

결별한 친구에게나 할 법한 조언이다. 하지만 조심해야 할 것은

없던, 동업자 정신조차 없이 노마진 공연을 한 파렴치한들을

살아있으면서 모든 소스가 완벽한 균형감을 갖고 있는 라이브라니.

헤어진 애인과 다시 만날 경우 그동안 잊기 위해 노력한 시간은

고발한다. 라디오헤드 당신들을!

‘Everything In Its Right Place’라는 라디오헤드의 노래제목이 바로 떠올랐다. 그야말로 모든 것이 정확히 제자리에 있었다. 이날

초기화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 절대로! 다시는! 라디오헤드가

때는 바야흐로 8월 호 마감을 끝마친 7월 27일. 생애 첫

같은 무대에서 공연했던 엘비스 코스텔로(Elvis Costello & The

않도록!

라디오헤드를 영접하는 날이었다. 계획은 아침 10시에 장을 본

Imposters)를 비롯한 모든 뮤지션에게는 미안하지만, 바로 전까지

후 출발이었지만, 게을러터진 우리는 언제나 그래 왔듯 12시 쯤

다른 팀이 연주했던 무대와 같은 무대인지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출발했다. 공연장으로? 아니 함흠냉면집으로. 냉면을 먹고 2시쯤

물론 라디오헤드는 음향 콘솔부터 여러 음향 장비까지도 준비해왔을

한국을 찾지 않기를 바란다. 그들의 공연에 내 귀와 눈이 오염되지

동료 뮤지션 생각 않는 악덕 뮤지션 라디오헤드는 즉각 라이브를 중단하라!

미..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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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펀트슈가 준비한 안구정화 프로젝트

Best Ar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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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ARTWORK

1 몸과 마음 – 데자뷰 붕가붕가레코드 수석 디자이너 김기조의 손을 거친 앨범 커버는 언제나 참 예쁘다. 그중에서도 올해 가장 눈에 띄는 건 몸과 마음의 앨범 [데자뷰]다. 혐오감을 줄 수도 있는 이미지이지만 따뜻한 색깔 톤으로 ‘아름다운 그로테스크’ 정도의 적정선을 유지하고 있다. 오히려 입을 맞추고 있는 두 사람을 표정을 보면 ‘아름다움’을 넘어 ‘숭고함’이라는 단어가 떠오르기까지 한다. 2 이스턴 사이드킥 – the FIRST 이 이미지에 시선이 가는 이유는 우리도 사진 속 멤버들처럼 즉석카메라 속에서 밝게 빛나는 그 무언가가 보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이 꾐을 좀 더 수월하게 하기 위해 하나의 장치가 숨어있는데, 보는 이의 시선이 가운데로 몰리게끔 유도하고 있는 ‘EASTERN SIDEKICK’이라는 글자다. 이 사선의 글자와 함께 대칭선을 이루고 있는 세 남자의 엉덩이도 이 꾐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3 노 리스펙트 포 뷰티 – Why Peri 레코드 가게에 이 앨범커버가 크게 붙어있었던 기억이 난다. 많은 홍보물 중에서도 뇌리에 박혔을 만큼 인상적이었다. June Bug이라는 작가의 그림인 이 커버는 노 리스펙트 포 뷰티 음악의 첫인상처럼 모호하고 혼란스럽다. 하지만 계속 보다 보면 어딘지 모르게 따뜻한 느낌도 든다. 이는 후반부 트랙들의 서정적인 멜로디와도 닮아있다. 여러모로 그들의 음악을 이미지로 잘 나타내고 있는 커버이다. 4 The Pains of Being Pure at Heart - Live in Seoul 보통 내한공연 포스터라 하면 어떻게든 이목을 끌기 위해 해당 뮤지션의 얼굴이 크게 나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공연 포스터에는 Pains(고통)를 뜻하는 빨간 피 한 방울, Heart(사랑)를 뜻하는 파란색 하트, 그리고 그 위의 하얀 ‘THE PAINS OF BEING PURE AT HEART’ 글자가 전부다. 이렇듯 이 포스터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우리의 시선을 끈다. 자석에 끌려가고 있는듯한 느낌의 기울어진 글자 폰트가 그 역할을 하고 있는데, 마치 일정한 흐름이 있는 마냥 절묘하게 배열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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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S : 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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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Beirut - Live in Seoul 잭 콘돈(Zach Condon)을 선두로 하는 이 곡선의 행렬은 영화 <서편제>에서 유랑 중인 세 주인공이 진도아리랑을 부르며 걸어오는 장면을 연상케 한다. 그들의 음악에서 느낄 수 있는 유랑의 정서가 이 포스터에도 그대로 묻어나 있는 것이다. 본래 투어 공연 포스터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 포스터는 ‘스노우캣’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권윤주 씨가 디자인한 것. 공연 당일 한정된 수량의 판매분이 금세 동났다고 하니 국내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었다. 6 무키무키만만수 – 2012 확언하건대, 이 사진을 보고 나서 속지에 그녀들의 얼굴이 좀 더 자세히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바람으로 앨범을 구매한 이들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그만큼 그녀들에 대한 궁금증을 강하게 자극하는 커버이다. 무키무키만만수의 음악을 들어보았거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면 모두가 추측할 수 있겠지만, 이 앨범 커버에는 별다른 메시지나 의도가 없다. 혹시 몰라 멤버들에게 물어보았더니, 단지 목욕을 하고 싶었다는 그녀들다운 답변이 돌아왔다. 7 로라이즈 앞에서 언급했던 새로운 익스페리멘탈 록 밴드들의 등장에는 로라이즈라는 공연장의 역할이 컸다. 이곳에서는 기존의 홍대 라이브클럽과는 또 다른, 좀 더 실험적인 장르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그리고 무대에 오르는 뮤지션들만큼이나 공연 포스터도 기존에 우리가 봐오던 것들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로라이즈의 아무 장식 없는 시멘트벽처럼 톤 다운된 무채색을 주로 쓰고, 큰 디자인적 요소 없이 눈에 확 띄는 폰트로 임팩트를 준다는 공통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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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엘리펀트슈 어워드를 마무리하는 코너,

Editor's Award

올해의 사진발 권정열

엘리펀트슈 깨알 어워드

WORDS : 맹선호

엘리펀트슈 11월 호가 나온 날, 따끈한 타블로이드를 품에 안고 홍대거리 를 가로지르는데 골목마다 십센치의 신곡이 흘러나왔다. 심지어 화장품 가게에서 팩을 고르던 백인 여자 둘은 매장에 흘러나오던 ‘아메리카노’를 따라 부르더라. 문득 내려다본 가슴팍의 새초롬한 정열 얼굴은 또 왜 이리 예쁜지, 십센치가 지구를 정복했다고 해도 믿을 지경이었다. 그리고 11월 호의 우편주문량은 타블로이드 창간 이래로 최고점을 찍었다.

올해의 귀환 & 중고신인 몸과 마음

E L E P HA N T - S HO E

WORDS : 용식

정말 귀한 블루스 앨범이 나왔다. 평소 컴필레이션 음반을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이 앨범은 예외다. 트랙 하나하나에 뮤지션의 매력이 그대로 묻어 나 있었고, 그 흐름은 블루스 음악에 대한 다양한 인상을 만들어 내며 처 음부터 끝까지 멈추지 않고 듣게 만든다. 김대중은 ‘300/30’으로 생활 밀 착형 가사의 포크 블루스를, 그리고 김마스타는 성인풍 블루스 ‘이 긴 밤’ 으로 농염함을 들려준다. 이 음반 때문에 ‘올해의 컴필레이션’ 항목을 만 들어야겠다고 생각했을 만큼 꼭 한번 언급해야 할 앨범이다.

올해의 기물 파손 더스턴 무어

올해 페스티벌의 발견 트웬티 원 파일럿츠

WORDS : 맹선호

정규 앨범조차 채 발매되지 않은 미국 오하이오 출신의 밴드가 한국의 메 이저 페스티벌 무대에 서게 된 것은 이제 와서 생각해도 신기한 일이다. 누 구도 트웬티 원 파일럿츠가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의 마지막 밤을 달구리 라곤 예상하지 못했을 것. 그리고 삼 개월 후, 글로벌 개더링 코리아를 위 해 다시 내한했을 때 공항에는 단체 티셔츠를 맞춰 입은 팬들이 그들을 기 다리고 있었다. 이어 <EBS 스페이스 공감>까지 출연하게 된 이 흥미로운 일련의 사건들은 바로 페스티벌에서 시작되었다. 이것이야말로 페스티벌 의 진정한 묘미 아니겠는가.

올해의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상 김장훈

WORDS : 용식

WORDS : 용식

WORDS : 최지은

앞서 용식 편집장이 <친해지고 싶은 밴드>코너에서 언급했듯, 바로 이 팀 때문에 404는 엘슈 신인상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나의 개인적인 감정 때 문이라며 그는 순수한 나의 의도를 비약(!)한 바 있지만, 몸과 마음의 결성 은 꼭 언급해야 할, 굉장한 소식이었다. 그야말로 슈퍼밴드의 출현이었으 니 말이다. 물론 코코어의 그것을, 허클베리핀의 그것을, 그리고 플라스틱 데이의 그것까지 기대했던 이들이라면 몸과 마음의 음악에 조금은 실망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EP에 다 담아내지 못한 그들만의 음악은 2013 년에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이니, 그 행보를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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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컴필레이션 블루스, 더 BLUES

소닉 유스(Sonic Youth)의 더스턴 무어(Thurston Moore)라니! 그의 공연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거짓말 안 하고 진짜 그 자리에서 엉덩이로 1미터 를 점프했다. 공연에서도 매 순간이 특별했는데, 공연 중간마다 보여주는 퍼포먼스는 올드했지만 더스턴 무어이기에 모두 용서되는 것들이었다. 앰 프 모서리에 기타 줄을 문지르며 연주를 하다가 결국 기타 줄이 하나 끊어 진 채로 남은 곡들을 연주했고, 공연 중에 드럼 위로 다이빙을 하며 무대 스태프들을 고생시켰다. 마무리로 기타 한대 부셔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그를 봤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공연이었다. 개인적으로 그의 성격이나 성품이 어떤지 전혀 알지 못하지만, 김장훈과 싸이의 갈등이 터져 나온 때가 그에게 속 좁은 이미지를 심어주기에 너무 적절한 타이밍이었다. 솔직히 인간적으로 김장훈의 마음이 이해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자살 소동까지 벌이며 스스로 무덤을 판 꼴이 되어버렸 다. 아무쪼록 잘 해결된 것 같아 다행이지만, 이 둘의 갈등은 우리에게 ‘공 연 저작권’이라는 새로운 고민거리를 안겨주었다.


올해의 이별 칵스

WORDS : 용식

누구에게도 연말은 한 해를 마무리 하며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는 기간 이겠지만, 칵스에게는 좀 더 남다른 시간이 될 것 같다. 모두가 알다시피 2013년에 입대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월드 투어와 영미권 진 출을 위한 것이라고 하니 제대 후의 칵스가 벌써 기대가 된다. 야금야금 줄어들고 있는 군 생활에 배 아파하고 있는 예비역이지만, 이런 대의를 위 해서라면 뭐 조금 줄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가, 다시 생각해 보니 아닌 것 같다.

올해의 세월 앞에 장사 없다 상 그린데이

WORDS : 용식

올해의 내부폭로상 WORDS : 石군, 맹선호 올해의 별명 맹선호 vs 올해의 이지메 장은석

어떻게든 넣고 싶었지만 끼워 넣지 못해 아쉬워 이렇게라도 언급해보는 아티스트 상 WORDS : 최지은 기린

장은석 대표의 하루는 김용식 편집장 괴롭히기로 시작된다. 아침이면 편집 장이 몇 시에 출근하는지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알아낸 후, 5분 먼저 사무실에 도착하려고 온 힘을 다한다. 그리고 그 5분 동안 자리 세팅을 완벽 히 마치고 편집장이 사무실로 들어설 때면 “어~ 용식이 이제 오니?”라고 마 치 새벽부터 출근해서 일하고 있었던 양 약간의 압박을 실은 나른한 인사를 한다. 요즘 화려한 솔로생활을 만끽하고 있다고 의심되나 맨날 앓는 소리만 하는 장 대표의 괴롭힘은 저녁 시간에 그 절정에 이른다. 편집장이 퇴근할 기 미가 보일 때면 “여자친구랑 밥 먹으러 가니? 나 같은 솔로는 밥 먹어서 뭐 해, 굶어 죽어야지.” 라고 중얼댄다. 여성 독자 여러분, 우리 장 대표 알고 보 면 괜찮은 사람이에요. 키가 187이에요. 소개팅 콜? (제발) ‘국민 여동생’이란 타이틀 때문에 모두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녀가 성인 이라는 걸. 몇몇 사람들은 ‘아진요(아이유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를 만 들며 진상을 피우고 있고, 이에 ‘아믿사(아이유를 믿는 사람들)’를 만들며 대응하는 이들까지 나타났다. 하지만 이 모두가 삐뚤어진 팬심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건 나뿐일까? 누가 그녀에게 진실을 요구할 수 있고, 믿고 안 믿고를 말할 수 있을까. 아무쪼록 아이유의 오빠로서 우리 아이유가 성장 통을 털고 얼른 밝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올해의 캐릭터 & 율동 & 멘트 전지한

WORDS : 용식

라디오헤드와 스톤 로지스 사이에 떡 하니 커다랗게 박힌 자신의 이름에 제임스 블레이크 본인도 당황하지 않았을까. 지하실에나 어울릴 덥스텝 이 거대한 메인 스테이지의 토요일 밤을 뒤덮었고, 보석을 박은 듯한 그의 눈동자에 여자들은 혼을 뺏겼다. 공연에 대한 호불호는 극단적으로 갈렸 다. 하지만 뜨거운 공기의 밀도를 한층 농축시키던 블레이크의 목소리와 내장기관을 울려대던 비트의 그 공연은 십 년 후쯤, 한국 페스티벌 역사상 가장 진보적인 헤드라이너로 기억될 것이다. 비록 관객 대부분이 졸음과 사투를 벌이고 있었을지언정.

올해의 장거리 운전 갤럭시 익스프레스

대체 그를 어느 부문의 아티스트로 분류해야 한단 말인가. 올 한해 종횡무 진 활약했던 기린의 남다른 존재감에 대해서는 반드시 언급해야 한다는 데에는 엘슈 식구들 모두 이견이 없었으나 그를 어디에서 어떻게 다루어 야 할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했다. 가장 적합했던 게 익스페리멘탈 부문 이었으나 그 부문이 다른 장르와 통폐합된 관계로 그의 수상 후보 등극은 없었던 일이 되어버렸다. 어찌되었건 이렇게라도 언급하니 마음이 편하 다. 기린 씨에게 모쪼록, 성스러운 크리스마스의 정취가 가득하길.

WORDS : 용식

선호 누나와 알고 지낸 지는 이제 일 년. 하지만 본격적으로 오랜 시간을 같 이 보내기 시작한 것은 2개월 전부터다. 함께 지내다 보니 힙스터인줄로만 알았던 누나의 새로운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누나가 하는 최고의 칭찬 은 “완전 외국 거 같다!”. 그 외에도 항상 “역시 독일제.”, “미제가 최고야.” 등 사대주의적 표현을 남발하는 누나에게 <맹사대>라는 별명을 붙였다. 그 리고 평소 동물의 행복을 이야기하며 채식을 실천하지만, 가끔 이성을 잃고 폭주하는 육식에 <맹육식>이라는 별명도 붙였다. 그렇게 생긴 별명이 밀가 루를 좋아하는 <맹밀왕>, 종말을 기다리는 <맹종말> 등 한 트럭이다. 하지 만 모든 것을 다 버릴 수 있는 완벽한 별명이 생겼다. 과장된 표현을 즐겨 쓰 는 누나에게 <맹과장>이라고 붙이자 직위가 없는 엘리펀트슈에 과장직이 생겨버렸다. 게다가 본인도 꽤 맘에 들어 하는 듯하다. 명함이라도 하나 새 로 파드려야겠다. <엘리펀트슈 과장 맹선호>

올해의 진보적 순간 WORDS : 맹선호 제임스 블레이크 @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더스턴 무어가 남긴 아쉬움을 그린데이(Green Day)가 날려버렸다. 이유 가 그리 유쾌하지는 않았지만 속은 정말 시원했다. 사전 동의 없이 1분 안 에 공연을 끝내 달라는 제작진의 일방적인 통보에 보컬 빌리 조 암스트롱 (Billie Joe Armstrong)은 노래를 멈추고 분노를 담은 욕설과 함께 기타를 부수기 시작했다. 하지만 마음 한편이 짠한 게, 예전 같았으면 한 방에 작 살났을 기타가 다섯 번 만에 넥만 부서졌다. 아. 이 세월의 야속함이여.

올해의 성장통 아이유

WORDS : 용식

지난 3월,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미국 텍사스, 아칸소 등을 중심으로 3주 동 안 19회의 공연을 펼쳤다. 놀라운 건 이 장거리 투어 공연의 이동 수단이 캠핑카였다는 사실이다. 그 먼 거리를 이동하면서 이들은 얼마나 많은 생 각을 하고, 또 많은 꿈을 꾸었을까? 이들의 투어 영상으로 만든 ‘언제까지 나’의 뮤직비디오를 보면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영상을 보는 내내 이들이 정말 부러웠다. 그리고 한동안 잊고 있었던 ‘도전’이라는 단어가 불현듯 스쳐 갔다.

그동안 넘쳐흐르는 끼를 발산하고 싶어서 얼마나 몸이 근질근질했을까. 특히 ‘노란 셔츠의 사나이’에서 선보인 율동은 ‘차양막댄스’라는 이름이 붙으며 그의 캐릭터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마냥 웃기다고 만 할 수 없는 게, 이 웃긴 율동을 할 때의 표정이 너무 진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캐릭터가 완성되는 순간은 곡이 끝나고 입에 미소를 머금은 채 “땡큐”를 날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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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Band of the Year

DECEMBER2012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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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0 17 24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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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BREAK / PHOTO: YUN SUK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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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2 9 16 23 30


Best op Rock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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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브레이크 / PHOTO : 초딩손

결산, 2012년 인디 씬

로맨틱 펀치 / PHOTO : 초딩손

데이브레이크, 꼬투리 잡기

탑밴드2, 잘해주세요, 제발

데이브레이크를 인터뷰하며 느낀 게 있다. 그들은 대중들이

올 한해를 정리하면서 <탑밴드2>에 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생각하는 자신들의 강점과 아쉬운 점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없겠다. 프로그램 기획의 시작점이 밴드 음악을 알림으로써 음악의

점이다. 데이브레이크 음악을 즐겨 듣지 않는 이들까지도 흡수해

다양성을 넓히기 위함이었는지, 아니면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먼저

버리는 라이브 실력이 그 전자이고, 뛰어난 라이브에 비해

생각해 놓고 그 장르로 밴드 음악을 끼워 넣었는지, 그 속내는 알

상대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던 앨범이 그 후자였다. 하지만 올

수 없다. (후자의 의도였다면 개인적으로 상당히 유감이다) 하지만

한해 데이브레이크의 라이브 퍼포먼스는 여전히 인상적이었고,

1%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음악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그리고

단독공연을 통해서는 평소에 볼 수 없었던 망가진 모습까지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도 실패에 가까운 결과를 냈다. 오히려

보여주며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그리고 올해 4월에 발매된

아마추어 밴드들의 개성과 모험적인 음악이 어필했던 시즌1의 경우

[SPACEenSUM]을 통해 남아있던 아쉬움까지 날려 보냈다.

5%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전자의 목표에는 더욱 부합했다. 그리고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서의 매력이 부족했다는 건 방송을 본 이라면

인터뷰에서도 언급했듯이 데이브레이크가 올해의 밴드로 선정된

그리고 아쉬운 마음에 해보는 애정 어린 잔소리 WORDS : 용식

글렌체크 / PHOTO : 사운드홀릭(www.soundholic.co.kr)

대체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데에는, 그들의 음악이 인디씬의 영역을 확장했다는 사실이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그런 면에서 볼 때 <탑밴드2>에서의

하지만 마음 한쪽에는 전작에서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조기탈락은 무척 아쉬운 부분이다. 분명 데이브레이크의 음악이

<탑밴드3>에 대한 기대감이 자리 잡고 있다. 이 기대가 단지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에너지는 대중적으로 어필할 수 있었고,

기대로만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기획 의도가 프로그램에 확실하게

또 이를 매력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라이브 실력까지 갖추고

녹아있어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참가팀을 아마추어 밴드로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이들이 방송에서 더 많이 노출되었다면

다시 제한하고 톡식, 게이트 플라워즈 같은 밴드를 발굴했던 시즌1의

데이브레이크 본인들뿐만 아니라 씬 전체에도 큰 도움이 되었을

모습으로 돌아가 주었으면 한다. 두 가지를 모두 욕심내기보다는

것이다. 사실 일반 대중이 피아나 국카스텐의 음악을 처음 듣고

신인 발굴이라는 큰 틀 위에 흥미로운 부분을 얹어갈 수 있는 편이

좋아하기에는 쉽지 않지 않은가.

인디 씬에는 더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스페인 축구리그인 프리메라리가는 두 슈퍼 클럽인 FC

그러나 <탑밴드2>가 마냥 아쉬웠던 부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에 의해 좌지우지된다고 해도 과언이

로맨틱 펀치와 악퉁 같은 팀들의 재발견은 긍정적인 요소 중

아니다.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측면에서 경계해야 할 부분이 있지만,

하나였다. 로맨틱 펀치의 경우 배인혁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와

이는 어느 정도 큰 시장이 형성되고 나서 고민해야 할 문제이다. 초기

경쾌한 사운드, 그리고 연 100회에 달하는 공연으로 단련된

발전 과정에서는 전체 판을 키워줄 수 있는 슈퍼 클럽이 꼭 필요하다.

라이브 퍼포먼스가 더해져 대중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포인트를

이러한 맥락으로 보았을 때 국내 인디씬은 K-리그 정도가 될

보여주었다. 악퉁은 드럼, 베이스, 어쿠스틱 기타의 다소 심심할 수

듯싶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가능성은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있는 조합이지만, 보컬 추승엽의 독특한 음색이 일렉 기타 파트를

데이브레이크가 이런 상황 속에서 FC 바르셀로나, 그리고 레알

대신하며 그들만의 독특한 색깔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언급한 두

마드리드의 역할을 해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2012년 엘리펀트슈

팀 외에도 참가팀 대부분의 티켓 파워가 예년보다 올라갔다는 건

올해의 밴드’라는 타이틀로 그들에게 책임감을 부여해주고 싶은

무척 반가운 사실이다. 이는 공중파라는 매체가 가지고 있는 파워를

마음이다.

확인함과 동시에 이를 어떻게 하면 좀 더 잘 이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거리를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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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루션스 / PHOTO : 민트페이퍼(www.mintpaper.com)

쾅프로그램 / PHOTO : 초딩손

전기뱀장어 / PHOTO : 사운드홀릭(www.soundholic.co.kr)

밖으로는 일렉트로닉, 안으로는 익스페리멘탈

신인밴드, 형 보다 나을 뻔(!) 했던 아우들

2013년에 대한 기대, 그리고 각오

올해 주목할 만한 흐름 하나가 일렉트로닉이라는 장르가 인디씬

지금까지는 주로 아쉬웠던 점을 언급했지만 신인밴드들의

올해 엘리펀트슈 어워드를 진행하면서 느낀 건 국내 인디 씬에

밖으로 뻗어 나갔다는 점이다. 이디오테잎이 공중파에 나와 실시간

활약에서는 주목할 점이 많았던 해였다. 양적으로 풍부했고,

정말 괜찮은 음악을 하고 있는 밴드들이 많다는 점이다. 다만 한

검색어 1위를 하고, 글렌체크는 연이은 단독공연을 매진시켰으며,

질적으로도 풍요로웠다. 실제로 엘리펀트슈 어워드 신인상

팀 한 팀이 각 장르별로 고군분투 하고 있어 양적인 면에서 부족할

캐스커 또한 서정적인 일렉트로닉 사운드로 대중과의 접점을

후보군에 10팀에 가까운 팀이 오르내렸을 만큼 선정 과정

뿐이지, 그 범위는 넓고 다양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찾아가고 있다. 록 페스티벌만큼이나 일렉트로닉 페스티벌이

또한 치열했다. 그리고 장르 별 대상에서 ‘포크&어쿠스틱’과

인디 음악을 꾸준히 다루어 온 매체로서 엘리펀트슈가 어떻게 하면

많아졌고, 데이빗 게타(David Guetta)와 오비탈(Orbital)과 같은

‘포스트&익스페리멘탈’ 부문을 각각 신인팀이 차지하였고, 다른 장르에서도 신인들이 강력한 경쟁상대로 기존 팀들을 위협했다.

이들을 좀 더 매력적으로 대중에게 소개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과

세계적인 뮤지션들도 우리나라를 찾았다. 이쯤 되면 이쪽 시장에 돈이 확실히 몰리고 있는 건 분명하다는

신인상을 받은 적적해서 그런지, 24아워즈, 그리고 장르별 대상을

마리 코끼리처럼, 느리지만 묵직한 걸음으로 함께 걸어가겠다고

얘기인데, 어딘지 모르게 거품이 끼어있는 것 같은 찜찜함을 지울

차지한 무키무키만만수와 노 리스펙트 포 뷰티를 제외하더라도

다짐한다.

수가 없다. 위에서 언급한 뮤지션들이 현재 대중의 관심을 받고

끊임없이 떠오르는 이름 중에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솔루션스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이 관심이 음악 자체에 관한 관심인지, 아니면

전기뱀장어이다. 솔루션스의 앨범 [THE SOLUTIONS]의 경우 올해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여전히 밴드에 비해

들었던 앨범 중 가장 세련된 사운드를 들려주며 팝록 부문에서도

터무니없이 낮은 디제이 개런티도 이와 같은 생각을 뒷받침한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그들은 라이브 무대에서 활동한 지 일

그렇다고 해서 현재 일렉트로닉 씬의 붐을 깎아내리는 것은 아니다.

년이 채 되지 않은 밴드라고는 볼 수 없을 정도로 보컬과 연주가

다만 우리에게는 이디오테잎이나 글렌체크 같은 뮤지션들이 더

안정되어 있었다. 전기뱀장어는 뻔하지만 끌릴 수밖에 없는

필요하고, 1년에 한 번 하는 페스티벌이 아니라 이들이 꾸준히

매력으로 청자와 전문가들을 고루 만족시키며 단독공연 매진은 물론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획공연과 공연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각종 신인 발굴 프로그램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밖으로 일렉트로닉 음악이 뻗어 나갔다면 안으로는 신인급

주목할 만한 신인팀을 꾸준히 만날 수 있는 데에는 신인 발굴

익스페리멘탈 록 밴드들의 활동이 두드러지며 다양성의 기반을

프로젝트의 역할이 컸다. 올해만 해도 헬로루키, K-Rookies,

다졌다. 특히 쾅프로그램과 404는 기존의 인디 씬에서 들을

숨은고수, 튠업, 아시안비트, 밴드 인큐베이팅 등이 열리며 그 역할을

수 없었던 사운드를 들려주며 주목을 받았다. 쾅프로그램의

톡톡히 해냈다. 그리고 ‘OOO 출신’이라는 타이틀이 믿고 음악을

경우, 기존 밴드 중 누구도 레퍼런스로 삼은 적 없는 70~80년대

들어볼 수 있는 하나의 보증수표가 되면서 새로운 음악을 접할 수

포스트펑크에 기반을 두었고, 404는 ‘분노’라는 공통된 메시지로

있는 방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런 신인 발굴 프로젝트가 더 활발해

여러 장르가 혼합된 독자적인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물론 이는 일반

져 좋은 음악을 하고 있는 밴드들이 사장되지 않고 대중들과 만날 수

대중들에게까지 미치기 어려운 작은 흐름이다. 하지만 피치포크에서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한다.

책임감을 다시금 상기했다. 매해 아쉬움은 남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인디 씬이기에 내년에도 기대를 가져본다. 엘리펀트슈도 한

그저 그런 평점을 받은 음악 보다 이들의 음악을 듣는 게 훨씬 더 낫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그만큼 국내 대중음악의 다양성에 기여하는 매력적인 음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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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슈가 친해지고 싶은 밴드 올해 엘리펀트슈는 많은 밴드들과 만났고 또 이야기를 나눴다. 하지만 욕심은 끝이 없는 법. 에디터들의 사심 가득한 타겟들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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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식 – 404 2012 엘리펀트슈 어워드 각 부분의 대상 팀 선정을 위해 에디터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별 이견 없이 결정된 부문도 있었는가 하면, 에디터간의 첨예한 심리전이 벌어졌던 부문도

E

있었다. 그 밀당의 최고조는 신인 부문이었다. 총 일곱 팀이 1차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고, 결선 투표에 진출할 팀을 선정하기 위해 각자가 두 표씩을 행사했다. 나의 한 표는 404로 향했고, 에디터 지은 양의 한 표를 더해 결선 투표 명단에 이름을 올리려는 찰나, 지은 양은 우성님의 몸과마음을 배신할 수 없다며 404를 매몰차게 배신했다. 10초 만에. 나는 404의 독자적인 사운드를 어필하며 다른 에디터들을 설득하려

아 다 칼

리 포

워 스 옐 몬 즈 츠 빅 컷 츠

했지만, 그들은 응답하지 않았다. 며칠 후, 기획 회의를 위해 모인 자리에서 호준이 형이 “와, 요즘 404 죽이던데. 반응도 정말 좋아.”라고 말했다. 얄미웠다. 그 말에 동조하는 에디터들은 더 얄미웠다. 앞으로 엘리펀트슈를 통해 그 누군가를 ‘편애’해야 한다면 고민 없이 404다.

맹선호 - 조휴일 a.k.a. 검정치마 조휴일을 원하는 이유는 그의 이야기와 음악을 찾아 듣는 다른 이들과 별다를 바 없을 것이다. 물 건너온 세련미, 로우파이(lo-fi), 빈정거림 속에 드러나는

최지은 - 로다운30

세심한 감성은 사람을 홀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일상에서 순간적으로 흩어지고

엘슈가 친해지고 싶은 밴드라. 사실 ‘밴드’라는 단어만 지우면 재패니즈 씬 엔젤 아오이 소라, 19금의 아이콘 가인, 이런 이름을 슬쩍 끼워 넣고 싶은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밴드라면,

마는 상념들을 쏙쏙 건져 올린 가사는 음악을 들을 때마다 대체 이 사람은 어떤

로다운30으로 하겠다. 로다운30하면 역시 프론트 맨인 윤병주 님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 특히, 그분의 그 은밀한 매력은 알 사람은 다 알 것이다. 혹여 누가 심기를 거스르면 조용히 새우잡이 배에 팔아버릴 것만 같은 위압적인 외모가 그분의 첫인상일 가능성이 높겠지만, 그분의 놀이터인 SNS에서 엿본 실제 모습은 미취학 아동처럼 순수하고 사춘기 소녀처럼 민감했다. 그뿐인가. 다른 팀의 음악을 평할 때에는 그 팀이 발표한 모든 음반을 최소 2회 청한 뒤 그와 관련된 기사들을 섭렵한 후에야 비로소 입을 떼는 그 치밀한 패기, 걸그룹에게 무한한 쉴드를 제공해주는 태평양 가슴까지 겸비한, 그야말로 차도남이시다. 이 사심 가득한 글을 읽고도 로다운30이 엘슈와 친해지지 않는다면 SNS에서 귀찮게 굴어버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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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살았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하는 호기심이 샘솟게 한다. 길쭉한 몸에 옷도 잘 입을 뿐만 아니라, 얼굴도 (계속 보면) 매력적이다. 이리저리 뒤지다가 그의 블로그를 발견했다. “라디오나 방송 같은 데서 하는 음악 외의 토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란 문장에 충격의 한숨이 새어 나온 것도 잠시... “조휴일 씨, 아닐 수도 있어요. 이런 가사와 글을 쓰는 사람이 그럴 리가 없어!그래서 말인데, 2013년이 오고, 검정치마 3집이 나오고, 지구도 멀쩡해 우리가 다 살아있다면, 엘리펀트슈랑 찐하게 한 번 만나주지 않겠어요? 당신의 지극히 개인적인 음악취향도 알고 싶고, 맛있는 음식 이야기도 하고 싶어 죽겠어요.”


이지선 – G.Dragon, 노 리스펙트 포 뷰티

JEE – 김C

이건 사심이다. 아니 ‘흑심’이다. 물론 빅뱅, 그중에서도 권지용은 인디 씬도 밴드도 아닌

‘김C’라고는 말했지만, 정작 친해지면 뭐 할 것이며 그렇게 된다 해도 이 사람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 그저 연예인 아니 뮤지션치고 자기만의 분위기를 잘 낸다고나 할까? 그래서

아이돌이지만, 이 코너 앞에 무려 ‘친해지고 싶은’이라는 수사가 붙었으므로 그냥 한번 우겨보겠다. 기획 의도대로 꼽는다면야 노 리스펙트 포 뷰티를 고르겠으나 그들은 친해지기보다

관심이 가고 한 번 더 쳐다보게 되는 것뿐. 제목처럼 '친해지고 싶은'이라기보다는 ‘멋있는 아저씨,

이번 어워드에서 이미 드러냈다. pg.lost 공연의 오프닝으로 섰던 그들의 연주를 보는 순간

김C’ 정도로 해두자. 어쨌든 김C를 선택한 이유는 최근에 본 뜨거운 감자의 'Pillow' 뮤직비디오를 보고 나서다. 곡의 느낌도 그랬지만 영상 속 김C의 모습이 크리스 마틴(Chris Martin)과 흡사했고, 평소에

홀딱 반한 것으로 시작해 엘슈 어워드 투표에서도 끝까지 그들을 밀었다. 게다가 탑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를 동경했던 나는 순간 김C에게 몰입하게 되었다. 10여 년 전 콜드플레이 1집의

기사를 디자인할 때 당시 가장 안타까웠던 그들의 사진도 이번호를 통해 예쁘게 새로 찍었으니

'Yellow'에서 느꼈던 감정을 상기 시켜주었다고 할까? 그러고 보니 콜드플레이의 다른 멤버 이름도 알지

절반쯤은 친해졌다고 볼 수 있겠다. 반면 우리 권지용 군은 이래저래 건드릴 수 없는 영역. 요즘엔

못한 채 크리스 마틴에게 열광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뜨거운 감자의 다른 멤버 이름 역시 모르고 있다는

활동하더라도 지면 매체 인터뷰를 도통 볼 수가 없다. 이왕 솔로활동도 하는 김에 밴드도 한번

게 또 하나의 공통점이었군. 그래서 양심상 친해지고 싶은 밴드에 ‘뜨거운 감자’라고 하지 못하고

꾸려 주렴. 엘슈 커버에 그의 얼굴을 실린다는 꿈이라도 꿔보는 이 순간...

‘김C’라고만 적었다.

좀 더 알아가고 싶은 쪽에 속한다. 노 리스펙트를 향한 나의 마음은 엘슈 탑밴드 예상기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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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석 - 김목인 NOKID – 구텐버즈, 요괴인간

이렇게 노골적으로 본인의 애정을 드러냄과 동시에 그 애정의

구텐버즈 - 내가 친해지고 싶은 밴드 NO.1은 언제나

대상과 친해질 기회가 있다니. 물론 그들과 친해질 확률은 거의

코코어였지만 현재는 활동을 안 하는 관계로 구텐버즈를 꼽고 싶다. 두리반에서 있었던 <+51> 공연에서 보고 반해 팬사이트에 들어가보니 당시 회원은 50명 남짓. 결성된지 얼마 안 된 상태였다. 쭉 관찰하고 있었는데, 상상마당 인큐베이팅 결선에 올라 최종 3팀 중 하나로 선정. 나중에 <탑밴드2>에도 등장하고 소속사도 생긴 듯하다. 그리고 기다리고 기다렸던 팔랑귀 EP 앨범도 드디어 나왔다. 지금은 <EBS 헬로루키> 결선 밴드 중 하나로 당당히 이름 올렸다. 번뜩이는 멜로디와 확실한 개성을 가진 그들을 응원한다.

0%에 수렴하겠지만, 어차피 친해지기 어렵다면 어여쁜 여성 뮤지션을 고르고 싶었는데, 계속해서 남성 뮤지션만 떠올랐다. 내 나이 서른에 새로운 성 정체성을 찾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의 새로운 사랑은 벽이 높다. 동성애라는 금기시 되는 벽을 어찌어찌 넘었다 쳐도, 그 대상이 유부남이기 때문이다. 내 짝사랑은 이렇게 김목인을 향해 있다. 이 외사랑은 올해 1월 그의 앨범 [음악가 자신의 노래]를 듣던 그 순간부터 시작되었다. 그의 노래는 흔한 남자들의 방정맞은 귀여움이라기보다는 어른스러운 진중함 속에 살짝살짝 비치는 귀여움이었다. 이 사랑은 어쩌면 키 크고 덩치도 크기에 귀여움으로부터는

요괴인간 - 홍대 공연보러 가는데 빅재미와 격렬한 라이브를 즐기고 싶으신 분은 요괴인간의 공연을 보러 가라고 권하고 싶다. 음악도 좋고 가사에서 밴드의 정체성도 확실하다.

백억 광년쯤은 떨어진 나 자신에 대한 원망과 내가 갖지 못한 것을 가진 이에 대한 시기 사이에서 생긴 비뚤어진 사랑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를 만나보고 싶다는 열망은 어찌할 수 없는 진실이다.

샐 리 램 게 Z

JUNE – 쾅프로그램 마음에 쏙 드는, 새로우면서도 어린 밴드들을 만나고 싶었다. 크라잉넛과 노브레인으로 대표되던 인디 씬의 과격한 펑크족들은 다들 어디로 사라졌단 말인가? 아니, 과격하지는 않더라도 개구쟁이같은 밴드들도 요새는 거의 없는 것 같다. 지금 홍대 인디 씬은 여심을 울리는 댄디 보이들이 너무 판을 친다. 물론, 크라잉넛과 노브레인이 꾸준히 활동하고 있고, 뒤이어 옐로우 몬스터즈나 갤럭시 익스프레스, 아폴로18 같은 밴드들이 나왔지만, 이들이 어린 친구들은 아니지 않은가! 벅스뮤직이나 멜론 인디차트를 뒤지며 그러한 밴드를 찾아보지만 한숨만 나온다. 가사는 유치하고, 멜로디는 달콤하기만 하다. 초콜릿 중독자라 하더라도 질릴 만큼... 그때 이런 밴드가 나왔다. 2011년 5월 5일 어두운 구름을 뚫고 쾅! 이름도 마음에 든다. 이들이 내뱉는 단어들도 참신하다. ‘이것은 우리의 끝’, ‘난 곤두박질 쳐’, ‘자꾸 쪼개지면서도 초점이 나가고’ 이들을 좀 더 알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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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locofrank! I’m Your Biggest Fan! * 이 기사를 제 선배 미저리 누나에게 바칩니다.

인터뷰를 시작할 때는 뮤지션으로서 사랑했는데 지금은 전부 사랑하게 됐어요. 엘슈 이렇게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엘리펀트슈 12월호는 어워드로 진행되기로 결정되었다. 때문에

키노시타 처음 뵙겠습니다. 키노시타라고 해요.

공연 프리뷰, 앨범 리뷰 등 어워드와 상관없는 모든 것은 이번

엘슈 저는 여러분을 뵙는 게 처음이 아니에요. 2006년, 2008년

호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로코프랑크 내한공연이 11월 24,

후지 록 페스티벌에서 로코프랑크 공연을 봤어요. 그중에서도

25일에 잡혀 있었기에 인터뷰를 핑계 삼아 그들을 만나고

2008년 공연은 제 인생 탑 3에 드는 공연이었어요!

싶었다. 2008년 후지 록 페스티벌에서 로코프랑크의 공연을

모리 에에? 거짓말!

보는 동안 수십 번의 서핑과 다이빙. 그리고 슬램을 하며 이러다

키노시타 인생 탑 3라니!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신히 살은 채로 공연이

사사하라 믿기지는 않지만 감사합니다!

끝났고, 나는 500mL짜리 이온음료를 몇 병이나 마셨다. 그 공연은 내 인생에서 가장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그런 그들과의

엘슈 정말 진심이에요! 저는 로코프랑크가 얼마나 대단한 팀인지

만남을 위해 자리가 없는 지면에 통사정을 하여 자리를

알고 있지만 모르는 엘리펀트슈 독자에게 로코프랑크 자랑 한 번

만들었다. 이렇게 한국 최고의 로코프랑크 팬! 아니 최고의

해주세요! 겸손 없이요!

빠돌이가 그들을 만났다!

사사하라 아~ 어렵네요. 키노시타 정말 어렵네요, 우리 자랑을 하자니. 그래도 이야기해 보자면 할 수 로코프랑크는 할 수 있는 것만 하는 솔직한 밴드라고 말해야 할 것 같아요. 엘슈 뭔가 자랑치고는 부족한데요?(웃음) 세 분이 굉장히 친해 보여요, 98년도부터 지금 멤버 그대로인데, 어렸을 적부터 친구였나요? 사사하라 저와 베이스의 키노시타는 중학교 때부터 친구였고, 기타의 모리와는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였어요. 셋이서 곧잘 연주하고 놀다 보니, 자연스레 ‘밴드를 해볼까?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원래는 베이스를 쳤던 제가 드럼을 치기로 하고 팀을 결성했죠. 엘슈 멤버 모두 오사카 출신이고, 밴드도 오사카에서 시작한 걸로 알고 있어요. 요즘에도 여전히 오사카에서 활동하시나요? 사사하라 지금도 모든 멤버가 오사카에 살고 있고, 오사카에서의 공연도 자주 하고 있죠. 엘슈 그럼 자주 레이블인 <투쎄븐쓰리포> 사무실도 오사카에 있나요? 사사하라 회사는 도쿄에 있어요. 그래서 불편한 점도 있었지만, 요즘은 스카이프 등의 온라인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것들이 해결됐어요. 그리고 사실 공연 등 여러 스케쥴 때문에 1년의 반 정도는 도쿄에서 지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는 것 같아요. 엘슈 <투쎄븐쓰리포>에는 로코프랑크만 소속된 것인가요? 키노시타 로코프랑크만으로 회사가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포겟미어넛츠(FOUR GET ME A NOTS), 쓰리스타일(3STYLE)이 소속되어 있고, 한국의 옐로우 몬스터즈도 일본에서는 투쎄븐쓰리포에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엘슈 옐로우 몬스터즈와의 계약은 어떻게 이루어진 것인가요? 사사하라 작년에 <유니온 웨이> 공연을 통해 처음으로 한국에 왔는데 그때 같이 무대에 서며 이들을 만났습니다. 공연을 보고, 또 뒤풀이 자리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맞는 구석이 많았어요. 그래서 이렇게 함께 하게 됐죠. 엘슈 로코프랑크가 생각하기에 옐로우 몬스터즈가 가진 힘은 어떤 것 같나요? 사사하라 올여름 일본투어 동안 많은 공연을 함께했어요. 첫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드럼 사사하라 타츠야(笹原達也) 보컬 키노시타 마사유키(木下正行) 기타 모리 유스케(森勇介)

일본투어이다 보니 처음에는 말도 안 통했고, 옐로우 몬스터즈를 아는 일본 관객도 많지 않았죠. 그럼에도 어떤 상황에서든지 열정적인 공연을 보여주는 모습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모리 딱 하나 안 좋은 점은 뒤풀이를 너무 길게 하는 것? (웃음) 사사하라 술을 너무 많이 마셔! 진짜 괴물 같아!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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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좋은 보컬이 아니다. 하지만 나는 로코프랑크의 보컬이다. 로코프랑크는 어떤 밴드에게도 져서는 안 되고, 그렇기에 나도 어떤 보컬에게도 지고 싶지 않다.

엘슈 어제 있었던 한국에서의 공연에 대해 얘기해볼게요. 사실 저는 로코프랑크가 한국에서 공연을 할 때마다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키노시타 왜요? 엘슈 뭐랄까? 나만의 것을 뺏기는 느낌이랄까요? 사사하라 혼자서만 가지려고! 너무 독점하려고 하지 마세요! (웃음) 엘슈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이 죄다 로코프랑크 칭찬을 하니까 더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키노시타 알러뷰! 사랑해요(한국어로)! 감사합니다(한국어로)! 하지만 놓아주세요! (웃음) 엘슈 어제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이 입을 닫질 못하더라고요. ‘뭐 이런 팀이 다 있지?’라고 말하는 표정이었어요. 키노시타 에에 진짜? 엘슈 정말로요. 하지만 그에 반해 공연 당시의 반응은 여타 내가 어제 산 로코프랑크 투어 티셔츠에 모든 멤버가 사인을 해주고 있다.♡

한국밴드(갤럭시 익스프레스, 크라잉넛, 옐로우 몬스터즈)에 미치지는 못한 것 같았어요. 실망스럽지는 않았나요? 사사하라 전혀! 우리가 한국에서 공연을 많이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 관객분들이 저희를 잘 모르니 그런 것은 당연하죠.

엘슈 그러면 로코프랑크가 생각하는 최고의 공연은 언제였나요?

모리 그리고 얼마 전인 10월에 다섯 곡이 들은 세 번째 EP 앨범을

키노시타 하지만 우리가 연주하고 있을 때, 모든 관객이 우리의

모리 작년 10월에 열린 4시즌 페스티벌 공연이요. 우리 레이블인

발표했죠. 그건 베스트 앨범과는 또 다른 현재 우리의 모습이고요.

연주에 몰입하고 있었고, 또 모두의 시선이 우리에게 고정되어 있는

투쎄븐쓰리포에서 만든 페스티벌이다보니 우리가 좋아하는 팀들로

것이 느껴졌어요. 덕분에 정말 즐거운 공연이었어요.

라인업을 짰어요. 그래서 온종일 우리가 좋아하는 밴드들의 공연을

엘슈 가사를 모두 영어로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함께 보고, 함께 연주하고, 함께 즐기고, 또 함께 뒷풀이를 하니 하루

키노시타 한번은 컴필레이션 앨범을 듣고 있었어요. 전부 외국곡인

종일 행복했어요.

줄 알고 뮤지션과 곡명이 적힌 커버를 읽고 있는데, 그 사이에

엘슈 한국 관객과 일본 관객의 차이가 있나요?

<하이 스탠다드(Hi-Standard), JAPAN>이라고 적힌 것을 보고

키노시타 한국이든 일본이든 그 어떤 나라든 공연장을 찾는 사람은 굉장한 열정을 갖고 있어요. 좋은 공연을 보면 박수를 치고, 별로인

엘슈 6년 전의 엘리펀트슈 창간 호에 로코프랑크의 공연 <무언의

깜짝 놀랐어요. 일본의 전설인 하이 스탠다드의 영어 가사의 곡은

공연에는 실망하죠. 그러니 한국사람, 일본사람 이런 것에 차이가

Night>가 소개되었어요. 공연 동안 관객은 소리를 내면 안 되고,

해외 음악 사이에서도 지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우리의 음악을 듣는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우리만 우리의 연주를 잘하면 되는

밴드도 멘트를 하면 안 되는 이 공연 컨셉! 누구의 아이디어였나요?

누군가도 내가 받은 느낌과 같은 경험을 하길 바라며 영어로 가사를

것이죠.

사사하라 그 때 같이 공연했던 아이돌펀치(Idolpunch)의

쓰게 됐어요.

보컬 라코(Racco)의 아이디어에요. 아이돌펀치가 엘슈 일본 관객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무엇인가요?

하와이언식스(Hawaiian6)와의 합동 공연 때에는 밴드와 관객 모두

엘슈 앨범에 ‘Now and Forever’라든지 ‘Time after Time’ 등의

모리 음. 하나만을 꼽기는 쉽지 않네요. 하지만 우리가 공연 때 가장

팬티만 입는 공연을 기획했고, 브라만(Brahman)과의 공연 때에는

커버곡이 수록되는 것도 같은 맥락인가요?

하이라이트에 부르는 노래는 ‘Start’에요.

모두가 정장을 입는 기획을 했어요. 그리고 우리와의 공연에는 이런

사사하라 비슷한 것 같아요. 명곡은 언제 들어도 좋더라고요.

엘슈 그러면 어제 한국 공연에서 가장 반응이 좋았던 곡은

기획을 한 거죠.

그렇다고 단순히 커버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니에요. 명곡들 중에는

무엇이었던 것 같나요?

키노시타 재미있었어요. 무언의 공연은 이때가 처음이자

모리 저는 어제 공연에서 한국 관객분들이 공연 내내 몰입하고

마지막이었어요.

‘어! 이 노래 좋다!‘싶어서 그 곡을 검색해보니 커버곡인 경우도 많죠. 그런 것처럼 우리의 커버곡도 커버곡이 아닌 우리의 곡처럼 느낄 수

있는 것이 느껴져 기뻤는데, 공연이 끝나고 우리 스태프들은

있게 우리 스타일로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Survive’에서 반응이 특히 더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사사하라 전 ‘It’s over’요. 그 곡을 연주할 때 사람들이 진심으로

엘슈 단 한 번뿐인 공연에 엘리펀트슈가 갔었다니 뭔가 감격스럽네요! 그때 당시 인터뷰에서 키노시타 씨의 보컬에 대한

엘슈 그렇군요. 잠시 후에 있을 클럽 FF에서의 공연이 끝난 후의

즐기고 있다는 것이 눈에 보였고, 공연장 공기에 긴장감이 더해지는

칭찬을 했었는데, 자신은 그리 뛰어난 보컬이 아니라고 말했어요.

스케쥴은 어떻게 되나요?

것이 느껴졌어요.

지금 같은 질문을 드려보고 싶어요.

키노시타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 남은 투어 일정을 소화해야죠.

키노시타 지금도 같은 생각이에요. 저는 목소리도 좋지 않고,

엘슈 한국에서의 다음 공연 계획이 있나요?

엘슈 어제 공연에서 또 한 가지 놀라웠던 점은 사운드가 엄청나게

노래를 잘하지도 못하고, 발음도 안 좋아요. 때문에 정말로 나 자신이

사사하라 아직 정해진 것은 없어요. 하지만 어제 공연에서 굉장히

훌륭했다는 것이었어요. 테크니션과 함께 온 것 같던데, 그들의

뛰어난 보컬이라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하지만 내가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았기 때문에 조만간 다시 한국을 찾게 될 것

영향이 큰가요?

로코프랑크 보컬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로코프랑크는 어떤

같아요.

사사하라 한국 공연을 위해 무대스태프 두 명에, 사운드 엔지니어

밴드에게도 지면 안 되니까, 나 자신도 어떤 밴드에게 지지 않기 위해

엘슈 다음에는 조금 길게 왔으면 좋겠어요!

한 명이 왔어요. SPC라는 사운드 엔지니어 다섯 분이 모여 있는

온 힘을 다해 노래해요.

키노시타 그럼 엘리펀트슈에서 저희를 불러주세요! (웃음)

단체가 있는데 로코프랑크 공연에는 그 중 한 분이 오세요. 보통

엘슈 적금이라도 들어야겠네요! 그럼 마지막으로 엘리펀트슈

일본에서 공연할 때에는 우리 멤버에 무대 스태프 1명 정도로

엘슈 보컬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독자분께 한 마디 부탁드려요.

축소하여 다니는 반면, 큰 공연에는 지금 멤버에 조명 엔지니어까지

해볼게요. 긴 활동기간 대비 4장의 정규 앨범은 어떻게 보면 좀 적은

사사하라 자라온 환경도, 말도, 문화도 전부 다르지만 음악은

추가되죠. 아무래도 스태프가 많아질수록 사운드가 안정되죠.

것 같기도 한데, 긴 시간을 두고 앨범 작업을 하는 것을 선호하나요?

전 세계 공통으로 통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와 말이

모리 그리고 무엇보다 스태프가 함께 있는 공연은 마음이 편해요.

사사하라 지금까지 정규앨범 네 장, EP 세 장, 그리고 싱글을 한

통하지 않더라도 음악으로는 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아직

안심하고 공연에만 집중할 수 있죠.

장 발표했어요. 우리에게 앨범이란 현재의 우리를 정리하는 것과

로코프랑크의 음악을 듣지 못했거나, 라이브를 보지 못했다면

같아요. 신곡이 충분히 쌓이면 정규 앨범이 되는 거죠. 반면 신곡이

다음에는 꼭 함께 했으면 해요.

엘슈 2006, 2008년 후지 록 페스티벌에서는 레드 마키에서 공연을

4~5곡 정도 모여 있는데 이것만으로도 현재 우리의 음악을 표현할

모리 그리고 옐로우 몬스터즈가 한국에서 더 유명해졌으면

했었는데, 올해는 메인 스테이지 중 하나인 화이트 스테이지에

수 있다 생각이 들면 더 이상의 첨가 없이 그것만으로 EP를 발표하는

좋겠어요! 우리도 그 덕 좀 받을 수 있게요! (웃음)

섰던데 어땠나요?

것이고요.

엘슈 제 인생 탑 쓰리 공연의 주인공과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다니

키노시타 레드 마키는 텐트형으로 되어 있는 반면, 화이트

키노시타 올해 5월 베스트 앨범을 발표했는데 이는 지금까지의

감격스러운 시간이었어요.

스테이지는 굉장히 크고 야외에 있어 그 위에서 보는 경치가 굉장히

로코프랑크가 이런 모습이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에요.

키노시타 사랑해요!(한국말로) 그 거짓말 믿을게요!(웃음) 다음에

좋았어요. 하지만 그뿐이었어요. 무대가 크고 작고, 관객이 많고

그래서 최근에 발표한 곡인 ‘CROSSOVER’와 ‘HOPE’를 제외한

또 만나요!

적고는 중요한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그냥 우리가 가진 것을 제대로

나머지 곡은 모두 새로 녹음했어요. 과거의 곡이지만 현재의 우리는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죠.

이렇다는 얘기를 들려주고 싶어서요.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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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ROOM

ROCK’N’ROLL PILGRIMAGE 영국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로큰롤 성지순례 WORDS: Julian Kim

CAN YOU SEE THE REAL ME: THE BRITISH MODS <2> Music for Mods 모드 문화가 런던의 모던 재즈 클럽을 통해 시작되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모던 재즈 음악만 듣는 건 아니었다. 60년대 모드족들은 미국 모타운 사운드의 흑인 R&B, 자메이칸 스카, 블루스, 소울, 브리티쉬 비트 뮤직에도 심취하였으며 그들 자신의 음악 스타일도 함께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물론 비틀즈(The Beatles)나 킨크스(The Kinks) 같은 브리티쉬 비트 뮤직(브리티쉬 로큰롤이라고도 한다.) 밴드가 끼친 영향도 상당히 컸다고 할 수 있겠지만, 모드족의 진정한 음악 스타일을 만들어 낸 전설은 뭐니뭐니해도 더 후(The Who)와 스몰 페이시스(Small Faces)라고 할 수 있겠다. 그 중에서도 더 후는 과격한 퍼포먼스의 시초이자 본좌라 부를 수 있다. 프론트맨인 로저 달트리(Roger Daltrey)의 엄청난 성량과 하드한 보이스가 피트 타운센드(Pete Townshend)의 화려한 기타 플레이와 만나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그리고 더 후 하면 또 빼먹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폭풍 드럼의 키스 문(Keith Moon)이다. 피트도 새로 산 기타를 무지막지하게 부셔댔지만, 드럼을 미친듯이 몰아치는 드러머 키스 문의 플레이도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이렇게 과격한 멤버들끼리 모였으니 과격한 음악이 나오는 것은 당연지사. 게다가 반항적인 세대에게 ‘늙기 전에 죽고 싶어’란 가사는 모드 문화의 도화선에 불을 붙인 격이었으리라. 게다가 [Tommy]라는 앨범에서는 오페라 록 스타일을 선 보였는데, 이는 록 역사상 최초의 오페라 앨범이었다. 이 앨범으로 그들이 단순히 과격하기만한 모드족 폭력밴드가 아니라 예술성을 겸비한 뮤지션이라는 것을 세계에 증명했다. 또한 피트가

21st Century New Mods

지미 페이지(Jimmy Page)에게 ‘레드 제플린’이라는 그룹명을 쓰라고

그동안 브리티쉬 로큰롤계를 보면 모드 뮤지션들에게 영향을 받은

민간인 최고의 명예인 C.B.E (Commander of the British Empire) 귀족

조언해 준 에피소드도 유명하다. 이외에도 더 후에 관해 이야기하자면

밴드들이 많이 나왔지만, 모드의 전통과 애티튜드, 그리고 가장 중요한

직위를 명받았지만, “나랑 안 어울려”라며 거절한 것은 잘 알려진

끝도 없겠지만, 이 정도만 하겠다.

정신을 가지고 이끌어 나가는 뮤지션들은 거의 소멸 위기에 있다.

사실이다. 폴 웰러는 꾸준히 음악 활동에 전념하며 [Wake Up the

슬림한 수트만 입고 있다고 해서 모드라고 할 순 없다. 대신 ‘21세기의

Nation] , [Sonik Kicks] 같은 새 앨범을 발표하고 있으며, 말이 필요없이

1966년 여름이 되자 모드 열풍은 서서히 사그라지게 되었다. 그 이유는

모드란 바로 이런 것이다. ’ 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뮤지션들을

가장 영국적인 뮤지션 중에 한 명이다.

모드족을 이끌었던 브리티쉬 록 밴드들이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었기

꼽으라면 앞서 이야기한 모드의 아버지 폴 웰러와 그를 따라 정통

때문이기도 하지만, 모드 문화 자체가 미디어와 사회에 의해 너무

브리티쉬 모드의 계보를 잇는 모드썬 마일스 케인, 그리고 그 중간에

상업화되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모드 문화는 1977년 폴

낀 형들인 비디아이 정도가 있겠다. 폴 웰러를 향한 영국인들의 무한한

웰러(Paul Weller)가 이끌었던 더 잼(The Jam)의 폭발적인 인기와

애정과 신뢰는 언제나 이방인의 입장일 수밖에 없는 우리가 상상하는

함께 다시 살아났다. 당시 영국에는 막 펑크의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것 그 이상이다. 그가 지금까지도 이런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있었는데 혜성같이 나타난 더 잼은 60년대 록과 70년대 펑크 그리고

이유는 오랜 세월 동안 모드 뮤지션의 자세로 그만의 독창적인 음악

리듬앤블루스를 알맞게 버무린 음악 스타일과 탄탄한 음악실력으로

세계를 꾸준히 펼쳐나가며 모드의 음악과 가치를 재정립시켜나가고

순식간에 리스너들을 사로잡으며 젊은이들의 우상으로 떠올랐다.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나아가 많은 후배 뮤지션들에게 끊임없이

더 잼의 성공 이후 영국에서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모드 그룹이

음악적 영감을 주며 정신적 지주 역할까지 하고 있다. 실제로 브릿팝

생겼으며 수많은 사이드미러가 달린 스쿠터를 타는 현상이 다시

밴드 오아시스, 블러, 펄프, 오션컬러씬을 포함한 많은 뮤지션들이 폴

일어나기도 했었다. 노엘 갤러거(Noel Gallagher)가 폴 웰러를 처음

웰러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그의 최근 음악에는

폴 웰러는 “난 무덤에 갈 때까지 모드”라며 꽃중년 모드 신사의 카리스마를 요즘 제대로 보여주고 있고, 마일스 케인 또한

만났을 때 덜덜 떨었다는데, 폴 웰러는 모드족에게 있어 전설이었으니

60대 신사의 감성이 녹아있는 소박함이 묻어나는 곡도 있지만, 때로는

음악적으로나 스타일, 애티튜드 면에서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그럴 법하다. 웰러는 종종 노엘과 리엄을 ‘귀여운 꼬마들’이라고 부르는데 노엘이나 리엄도 결코 적지 않은 나이지만, 웰러 앞에선

나이가 무색할 정도의 카리스마와 에너지가 느껴진다. 열정과 흥분을

그럼 마지막으로 21세기 New Mod Generation, Miles Kane의 음악을

여유와 관조로 대할 수 있는 나이가 된 그의 음악은 더욱 꾸밈이

들어보도록 하자.

그냥 꼬마이다. 후에 폴 웰러가 더 잼을 접고 스타일 카운슬(The

없어지고 깊이가 더해가고 있는 것 같다. 게다가 모드의 아이콘이자

Style Council)로 갈아타면서 모드는 완전히 끝난 것처럼 보였으나,

모드의 아버지로서 그의 스타일은 말할 것도 없다. 사람 자체가 모드인

90년대에 브릿팝 열풍이 불면서 영국 내의 브릿 팝 선구자들에 대한

분에게 스타일은 이야기해서 무엇하리. 위에 사진만 봐도 카리스마가

재조명이 이루어졌고 한시적으로나마 모드 열풍이 불었었다.

뿜어져 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2006년에는 영국 왕실에서 수여하는

60년대 젊은이들의 정체성 혼란과 자아상실을 드러낸 모드 문화는 몇 번의 리바이벌을 경험하며 조금은 성숙해지게 되었다. ‘정신은 사라지고 패션은 남는다.’라는 말처럼 모드족의 이미지와 패션은 지금까지도 상업적으로 쓰이고 있지만, 현대판 모드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삶이 힘들지라도 흐트러지지 말고 단정하게 살자!’라는 신조에서 찾고 있다. 즉, 근면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그곳에 안주하지 않고 깔끔한 패션을 통해 적극적인 자기표현을 하며 멋지게 사는 것이 모드족의 기본 정신이다.

Miles Kane- Come Clo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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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ZIC SESSION Special

프레드페리 서브컬처 뷰직 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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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페리의 서브컬처는 2005년 9월 런던의 옥스퍼드 거리에

한국의 프레드페리 서브컬처는 영국의 적극적인 인디밴드 후원

위치한 오래되고 전설적인 '100 Club'에서 폴 웰러(Paul Weller)의

활동인 'GIGS'를 우리 정서에 맞게 변형하여, 고유한 속성을 지닌

공연으로 시작되었으며, 지금까지 영국의 뮤직 아티스트들과 깊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프레드페리의 음악적 아이덴티티를

교류를 유지하며 젊고 유능한 인재들을 발굴하여 소개하고 있다.

상징하는 밴드는 노브레인과 레이지본(2007)을 시작으로, Green

프레드 페리와 서브컬처의 특별한 관계는 프레드 페리 피케셔츠의

B(2008), 크라잉넛(2009), 더 문샤이너스(2010), 그리고 The

슬로건 "Wear it all night and still look good in the morning"과

Koxx(2011)로 이어지고 있다.

깊은 연관이 있다. 프레드 페리는 클럽 문화와 1959년 카나비

하지만 2012년부터 프레드페리 서브컬처에 많은 변화가 시도된다.

스트리트에서 시작된 모즈 룩에서 영향을 받아 스포츠 웨어에서

1년에 한 팀을 선정하여 지원하는 방식을 벗어나, 아티스트 그룹

스트리트 웨어까지 모든 요소를 두루 갖추며 영국 젊은이들의

뷰직과 함께 프레드페리 서브컬처 뷰직세션이란 타이틀로 매달

대중문화, 특히 서브컬처의 요소들을 속속들이 반영하고 있다.

밴드와 뮤지션을 선정, 비주얼과 사운드가 결합된 공연을 기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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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ZIC ~2012

비쥬얼과 사운드가 결합된 용어인 뷰직(VIEWZIC)은 박훈규(PARPUNK)가 만든 아티스트 그룹이다. 뷰직 세션은 2011년 12월 글렌체크와의 공연을 시작으로 2012년 11월까지 상상마당 라이브 홀에서 10번의 공연을 진행했다. '포스트 언더그라운드 뷰직'은 창조적인 과학기술과 언더그라운드 문화가 결집되는 컬처를 말하며, 대한민국 밴드문화가 꽃핀 홍대지역에서 밴드와 뉴미디어 팀이 결합되는 새로운 무브먼트가 되었다. 밀레니엄을 전후로 한 홍대 씬이 격렬한 밴드 씬이었다면, 포스터 언더그라운드 씬은 더 다양해진 밴드들과 미디어가 결합된 형태가 될 것이다. 그리고 기존의 장르와 함께 교류하며 새로운 장르들을 만들어 갈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바탕으로 뷰직은 대형공연장에서나 볼 수 있던 영상 퍼포먼스를 400명 규모의 상상마당으로 옮겨왔으며, LED와 영상장비들을 이용해서 퍼포먼스를

WORDS : JUNE

펼쳤다. 그리고 에너지 넘치는 밴드들의 퍼포먼스와 빛의 향연으로 팬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또한 뷰직세션은 참여하는 밴드들의 라이브영상, 포스터디자인 작업에도 참여하며 VM PROJECT 아티스트 그룹과 함께 뮤직비디오를 매달 제작했다. 이렇게 밴드들의 성지 홍대를 뜨겁게 달궜던 뷰직 세션의 일 년을 엘리펀트슈가 뷰직 파운더(Founder) 박훈규의 코멘터리로 정리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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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zic Session : GLEN CHECK Date / 2011. 12. 24. Venue / 상상마당 라이브홀 Artist / 글렌체크

7월 22일에 V홀에서 있었던 '뷰직 클럽'이라는 공연이 뷰직 세션의 계기였어요. 와이낫, 몽구스, 텔레파시, 캐스커, 프라이머리, 플래닛쉬버, 글렌체크 같은 뮤지션과 VJ들이 콜라보하는 무대였고, 스폰서가 프레드 페리였는데, 이후에 발전된 형태인 뷰직 세션이란 타이틀로 공연이 1년 동안 진행되었죠.

에피소드를 말하자면 야심차게 만든 인트로가 끝나고 멋있게 짠!하고 들어가야 되는데, 도무지 연주를 시작하지 않는 거예요. 알고 봤더니 클렌체크 노트북에 연결된 오디오 인터페이스 전원이 빠져있더군요. 글렌체크 혁준이에게는 아마 영원히 잊지 못할 경험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1부와 2부 사이에 DJ 셋과 VJ 협업 타임이 있었는데, 비주얼적으로 충격요법을 주고 싶어 스타워즈의 반란군 복장으로 제가 직접 무대에 올라갔었어요. 그런 복장으로 총도 쏘는 척하고, 춤도 추고, 일종의 퍼포먼스였죠. 실제로 착용해보니 너무 덥더군요. (웃음) 반응이 엄청나게 뜨거웠던 것도 기억에 남아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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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zic Session : Kayip, 이승열 Date / 2012. 1. 27. Venue / 상상마당 라이브홀 Artist / 카입, 이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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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건 카입의 뮤직비디오네요. 소설가 김중혁 씨의 글과 카입의 음악이 잘 어우러져서 굉장히 내적인 작업이 되었고, 영상 자체도 엠비언트적인 요소가 강한 작품이 나왔죠. 즉흥적이면서 반짝이는 아이디어였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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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보면 베테랑급 뮤지션 두 명을 동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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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 세웠던 무모한 프로젝트라는 생각이 들어요. 브라이언 이노와 작업을 같이 한 미니멀 음악의 최고 뮤지션과 20년이 넘는 공력을 가진 록 스타를 한 무대에 말이죠. 두 뮤지션들의 아우라가 정말 강하다보니 전체적인 디렉팅을 넘어 제가 직접 이승열 씨 같은 경우에는 스크린으로 무대를

나서서 작업을 가장 많이 한 공연이 됐어요.

가렸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거기다 라이브 셋이 총 4곡인데 곡당 20분이 넘더라고요. 뮤지션의 퍼포먼스보다 뷰직의 영상이 주가 되는 공연이 될 수밖에 없었죠. 팬 분들은 스크린으로 막혀있어서 굉장히 싫어했을 것 같아요. (웃음)

이승열과 카입은 본인들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들이 너무나 명확한 뮤지션이었어요. 명확하다보니 한편으로는 쉬운 부분이 있었죠. 가사로 감정이 전달되는 음악이 아닌 엠비언트라는 장르이기에 더 그런 특징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승열 씨 같은 경우, 예전과 다른 방식의 표현방법이 이미 준비가 다 되어있더군요.

사실 비슷비슷한 공연이 너무 많잖아요. 뷰직이 만드는 공연은 실험적인 장치가 많아서 뮤지션들이 하고 싶은 것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일종의 음악 복덕방이 되는 거죠. 가끔 영상적인 훈수도 두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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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D PERRY SUBCULTURE VIEWZIC S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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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zic Session : GOGOSTAR, TELEPATHY Date / 2012. 2. 24. Venue / 상상마당 라이브홀 Artist / 고고스타, 텔레파시

Viewzic Session : SUMMER HERE KIDS, BYE BYE BADMAN, THE PONY, THE MOONSHINERS Date / 2012. 3. 30. Venue / 상상마당 라이브홀 Artist / 섬머히어키즈, 바이바이배드맨, 포니, 문샤이너스

telepathy-poster.pdf 1 12. 1. 11. 오전 5:26

저번 달 카입과 이승열 씨가 상당히 진지하고 무거웠기 때문에 이번엔 다른 느낌을 주기위해 '스컹크헬'

March-poster.pdf 1 12. 2. 8. 오전 1:10

출신인 고고스타와 텔레파시를 모시게 되었죠. 두 팀 모두

3월부터 네이버

록 밴드이지만,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가미된 에너지 넘치는

온스테이지에 뷰직 세션의

팀이라 우리와 잘 맞겠다 싶었어요.

라이브가 비디오클립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네요. 촬영은 포니를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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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네이버 온스테이지,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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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디렉팅한 다른 라이브클립

아! 이번 달부터 공연 영상을 촬영해 기록하기

두 가지 버전이 있는 거예요.

시작했네요. 뮤직비디오는 만들었지만 현장 분위기가 담겨 있는 결과물이 없어서 후회했거든요. 진짜 살아있는 라이브를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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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뷰직 세션은 스폰서인 프레드페리와 관계가 깊은 밴드들이 출연한 공연이었죠. 장점도 있었지만, 여러 밴드들이 뷰직 공연을 하는 것보단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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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와 집중해서 진행하는 것이 결과가 더 좋겠다고 느낀 달이에요. 관객 입장에서도 그렇고요. 재미있었던 장면은 문샤이너스가 50분으로 정해진 공연 시간을 훨씬 넘겨 1시간 반 이상 연주를 했던 거죠. 앵콜을 50분 넘게 하더군요. (웃음)

Viewzic Session : GALAXY EXPRESS Date / 2012. 4. 27. Venue / 상상마당 라이브홀 Artist / 갤럭시 익스프레스, 파블로프 GALAXY-poster-Final.pdf 1 12. 3. 12. 오전 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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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ZIC THE DAILY

익스프레스의 영상은 그들이 갖고 있는 '사내'적인 이미지 때문에

5th STAGE

2011.12~ 2012.12 VIEWZIC SESSION 2012

굉장히 쎘어요. 칵스 영상에

ROCK BAND GALAXY EXPRESS TO TOUR THE US IN MARCH

GALAXY EXPRESS

스포츠카가 나온다면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우리나라에 수입도 안 되는 수십 톤 되는 트럭이

TURN BACK!

나오는 거죠. 달리다가 뒤집어지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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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SANGSANGMADANG LIVE H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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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프레스 뷰직 공연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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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zic Session : PRIMARY SKOOL Date / 2012. 5. 25. Venue / 상상마당 라이브홀 Artist / 프라이머리 스쿨, 비보이 DUCKY PRIMARY-poster-Final.pdf 1 12. 4. 19. 오후 4:08

프라이머리는 제가 다른 작업을 할 때 음악감독으로도 많이 만났던 친구에요. 굉장히 실력이 좋고, 사실 뷰직 세션 전에 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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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rock band Galaxy Express is set to tour the USA on March, playing at the SXSW 2012 and the Valley of the Vapors Independent Music Festival. Galaxy Express formed in 2006 as a trio consisting of guitarist and vocalist Park Jonghyun, bassist and vocalist Lee Juhyun, and drummer Kim Heekwon. They immediately attra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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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공연이란 개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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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겼어요. 그리고 뷰직과 밴드의 콜라보, 뷰직이 공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클럽으로 공연했을 때 가장 큰 반향을 일으킨 팀이 프라이머리였죠. 이번엔 밴드로, 그러니까 프라이머리 스쿨로 하고 싶다더군요.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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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이라는 것이 강조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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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LOV SPECIAL GUEST & PUNK VISUAL VIEWZIC

시작하죠. BAND GALAXY EXPRESS KOREAN INDIE KING

This psychedelic, rock and roll group not only conveys an ambitious energy on stage but also behind the scenes as well. They debuted with a double album, and announced in 2010 that they would write, record and release their next album in just 30 days - and they did. Clearly, this band doesn’t mess around, takes risks not most would even dream of doing and manages to always make their mark known. Even MTV IGGY acknowledged this band by saying; “They’re the best live act to come out of Korea since… well, maybe ever.” I guess it just goes to show that you aren’t voted “Musicians of the Year” for nothing. - Emily Speakes

TICKET! NOW OPEN! TICKET.INTERPARK.COM www.fpsvs2012.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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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머리가 뉴재즈를 할거라고 했어요. '뉴재즈가 뭘까?'하고 난감해했는데, 음악을 들어보니 개성이 넘치고 너무 재밌는 거예요. 거기다 퍼포먼스에 비보이를 넣겠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비보이 더키(Ducky)가 스페셜 게스트로 참여하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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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zic Session : IDIOTAPE

Date / 2012. 6. 29. ~ 6. 30. Venue / 상상마당 라이브홀 Artist / 이디오테잎

다른 공연과 다르게 이틀을 한 이유는 흥행에 자신이 있었고, 시기적으로도 뭔가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1월에 이디오테잎 멤버들과 만나서 6월 공연에 관한 아이디어를 주고받았어요. 준비가 많이 이루어진 당시 이디오테잎이 굉장히 활동도 많고

공연이었죠.

이미 유명한 상태였지만, 단독공연은 처음이었어요. 아주 큰 공간이 아닌 상상마당에서 하더라도 부담이 됐을 텐데 뷰직과 함께 하면서 부담감이 줄어든 건 맞는 것 같아요. 서로 윈윈이었던 상황이었죠.

공연장 옆 부분에도 스크린을 만들고 이때까지 공연 중 가장 많은 양의 영상을 제작했죠. 이 공연을 통해 이디오테잎과 뷰직 모두 많은 사람들에게 더 알려진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상상마당 밑층이 극장인데, 진동 때문에 처음으로 공연 중에 컴플레인이 들어왔다고 하더군요. 실제로 소리가 너무 컸어요. 영상과 사운드를 쏟아 부은 공연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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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멤버들을 만나보니 자신감 넘치고, 마초적 분위기가 강하더라고요. 그래서 영상도 그렇게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돌려서 얘기하기보다는 '맛 좀

상상마당에 LED조명 12대를 세팅해서 사용하고 있어요. 더

봐라!'하면서 심플하게 직선 하나로

많은 돈을 지출하기 시작한 거죠. (웃음)

표현하는 식이었죠. 물론 미니멀하게 시작해서 우주로 가는 콘셉트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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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이디오테잎 공연 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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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D PERRY SUBCULTURE VIEWZIC SESSION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뷰직 세션 중에 가장 아쉬움이 많았던 공연이었어요. 작업을 같이 해보니까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준비와 시간이 필요한 팀이더군요. 솔직히 한 달 동안 준비할 수 밖에 없는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준 무대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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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 날에 길거리에 다는 연등이 공연장 천장에 매달렸다가 떨어진다거나 몸에 LED를 붙인 뒤 관객들에게도 LED를 나눠주는 퍼포먼스를 하자는 식의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정말 시간이 너무 없는 거예요. 그래서 영상으로만 해결했고, 아쉬움을 느낀 거죠.

Viewzic Session :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Date / 2012. 8. 31. Venue / 상상마당 라이브홀 Artist /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쾅프로그램 그래도 이때까지 이렇게 재미있고, 인상 깊었던 뮤직비디오는 처음이었어요. 올해 만든 최고의 뮤직비디오라고 얘기하고 싶네요. 너무 웃기고, 놀라웠어요. 일부러 기획을 하거나 노력하지 않더라도 어떤 특정적인 상황이 모든 걸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았죠.

아! 오프닝이었던 쾅프로그램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리고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의 공연에 이렇게 많은 여성관객 분들이 온다는 사실이 놀랍더군요. (웃음)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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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D PERRY SUBCULTURE VIEWZIC S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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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zic Session : THE KOXX

Date / 2012. 9. 28. Venue / 상상마당 라이브홀 Artist / 칵스

칵스는 저번 달의 구남과 다르게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었던 팀이죠. 섬머소닉에 같이 갔다 오면서 예행연습까지 했으니까요. 공연 시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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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오테잎보다 더 길어서 가장 많은 양의 영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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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공연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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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은 칵스가 올해를 끝으로 군대에 간다는 얘기를 들어서인지 묘한 분위기였어요. 그동안 보아왔던 어떠한 칵스 공연보다 훨씬 열심이었고, 또 잘하더라고요. 군대 때문에 휴식기를 갖는 멤버들의 울부짖음이 들리는 듯했어요. 뷰직 세션 공연 중 손에 꼽을 만한 무대였다고 생각해요. 칵스 뮤직비디오는 올해 저희가 만들어낸 뮤직비디오 중 가장 대중적으로 성공한 작품이에요. 뮤직비디오를 만들고 있는 VM 프로젝트와 칵스가 잘 맞아떨어진 좋은 예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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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zic Session : CASKER

Viewzic Session : GENESIS OF VOLT AGE

Date / 2012. 11. 23. Venue / 상상마당 라이브홀 Artist / 캐스커

Date / 2012. 12. 24~ 12. 25. Venue / aA 디자인 뮤지움 지하2층 Artist / 디구루, 제제, 킹맥, 최석, 사일런트, 소년, 클로로, 자넥스, 지맨, 히든플라스틱

제 생각에는 12월 제네시스 오브 볼트 에이지는 좋은 퍼포먼스와 훌룽한 콘텐츠가 나올 수 밖에 없어요. 새로운 첫걸음인데다가 생소하고, 한 번도 공연해 본 적이 없는

생각해보면 캐스커는

장소라는 것은 크리에이터에게 굉장히

지금까지 뷰직 세션 중 유일하게 여성

자극적인 요소인 거죠. 그래서 기대가

보컬인 팀이기도 해요. 그래서 이번

많이 되요. 술을 마시면서 볼 수 있는

공연 영상의 반 정도를 여성에게

유일한 뷰직 세션이고, 러닝타임은

맡겼어요. (웃음) 실제로 여성적인

450분이에요.(웃음)

표현방법이 확실히 남자들과 달라요. 깔끔하고 섬세하죠. 그런 영상과 대비되게 나머지는 아날로그적이면서 페이스북에 남자 15명

강한 영상을 만들었어요.

정도가 만나는 사진이 계속 올라오고, 11월 말에 앨범이 나온다고 하는데 이름이 '볼트 에이지(Volt Age)라고 하더군요. 뷰직 입장에서도 같이 할 인터뷰를 하고 있는

만한 정도가 아니라 이 친구들과 함께

지금은 공연 전이겠지만, 매거진이

의미를 한번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인쇄되어서 나올 때는 캐스커 공연이

들었어요. 마지막이자 새로운 시작이 될

끝났겠네요. 캐스커와 프라이머리는

수 있는 프로젝트니까요.

제가 뷰직 세션을 하기 시작하면서 처음부터 고려했던 팀들이에요. 근데 왜 이렇게 나중에 하게 됐냐면, 앨범이 뷰직의 영상이라든가

나올 때까지 기다린 거죠.(웃음) 적절한 타이밍이 11월이었어요.

설치물은 aA가 가지고 있는 공간감을

앨범내고 첫 단독공연이 뷰직 세션이

최대한 살릴 예정이에요. 장소의

된 거예요.

강력함을 이용하면서도 관객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놀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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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야죠.


FRED PERRY SUBCULTURE VIEWZIC SESSION

FRED PERRY SUBCULTURE EVENT

Talkshow for Subculture 10월 31일 -------------------------------------홍대 플랫폼 플레이스 2F -------------------------------------문샤이너스 차승우 그래픽 디자이너, 뷰직 파운더 박훈규 디자이너 박진우 패션 에디터 김창규

서브컬처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 프레드 페리(FRED PERRY)가 2012년 런칭 60주년을 맞이해 준비한 서브컬처 다큐멘터리 상영회와 토크쇼를 성황리에 마쳤다.

엘슈 영국 서브컬처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펑크’에 어떻게

1950년대 브리티시 모드 무브먼트(British Mod Movement)를

영향을 받았나요?

기조로 한 프레드 페리는 서브컬처에 열광하던 당시 젊은이들의

차승우 저에게 펑크는 이데올로기 같은 거예요.

문화 중심에 있었으며, 그 이후 지금까지 젊고 유능한 아티스트를

박진우 펑크는 패션이나 스타일을 넘어 기성문화에 '침

발굴하여 소개하는 등 서브컬처를 위해 다방면의 지원활동을

뱉기'라고 볼 수 있어요. 중요한 점은 '침 뱉기'로 끝나는 것이

하고 있다.

아니라 메인스트림에 다시 영향을 줬다는 거죠.

필름 메이커 돈 렛츠(Don Letts)에 의해 제작된 다큐멘터리

엘슈 펑크와 레게의 결합으로 탄생한 투톤(Two-Tone)

영상은 다양한 문화의 충돌과 서브컬처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음악으로 탄생한 투톤이라는 서브컬처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가질 수 있게 해준다. 오프닝 파티를 통해 일부 선보여졌던 이

박훈규 영국은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이었잖아요. 굉장히 많은

다큐멘터리 영화는 이후 플랫폼 플레이스 홍대 점 2층에서

식민지를 가진 나라였는데, 서인도 제도의 노예들이 유입되면서

오픈 상영회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공개됐다. 또한 10월 31일

흑과 백, 이민자와 기성세대간의 궁극적인 문화 충돌이 일어나죠.

진행된 토크쇼 포 서브컬처(Talkshow for Subculture)에서는

흑과 백이 만나서 탄생한 것이어서 투톤이라는 이름이 붙은

밴드 ‘문샤이너스’의 보컬 차승우,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뷰직의

것이죠. 음악적으로 보면 대부분의 메시지는 정부를 비판하는

파운더(Founder) 박훈규, 디자이너 박진우, 패션 에디터

정치적인 내용이었어요.

김창규가 참여하여 각자가 경험한 서브컬처 이야기를 나눴다. 모즈(Mods), 스킨헤드(Skin Head), 소울보이스(Soul Boys)

엘슈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면 '노던 소울(Northern soul)

그리고 펑크(Punk) 등에 대한 이들의 이야기는 영상으로

키즈'들은 'Wigan Casino'를 순례하는 것이 정말 중요 했어요.

기록되어 추후 프레드 페리(FRED PERRY) 공식 SNS 채널을

그런 식으로 꼭 방문하고 싶은 클럽은 어디인가요? 과거

통해 공개될 예정이며, 짧게나마 엘리펀트 슈에서는 패널들의

존재했던 클럽들도 괜찮아요.

코멘트로 이날의 분위기를 전하도록 하겠다.

차승우 우리나라에서는 '풍전 나이트클럽'이라고 있었어요. 음악사적으로도 가치가 있는 장소인데, 신중현 사단을 위시해서 밴드들이 연주를 하고, 관객들은 고고춤을 추었던 곳이에요. 질문을 받으니 갑자기 떠오르네요. 박훈규 얘기 듣다 너무 웃긴 게 제가 '풍전 나이트'를 간 적이 있어요.(일동 웃음) 시기가 언제였느냐면 '풍전 나이트'가 '따봉 나이트'로 바뀔 때였어요.(일동 웃음) 엘슈 서브컬처의 생성에는 항상 특정 집단이 존재하죠. 각자 접했던 집단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김창규 저는 드럭이라는 장소와 거기 모였던 친구들이에요. 옛날에는 칼라스프레이라는 염색도구를 팔았는데, 드럭에

FRED PERRY SUBCULTURE VIEWZIC SESSION 2012

GENESIS OF VOLT AGE

Fred Perry Subculture Viewzic Session : GENESIS OF VOLT AGE

갈 때는 항상 그 스프레이를 뿌리고 갔어요. 그리고 쇠사슬을 액세서리로 목에 걸었고요. 신 나게 공연을 보고 놀고 나면 목에 멍이 들더군요.(웃음)

한국을 대표하는 일렉트로닉 뮤직 아티스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오는 12월 24일, 홍대 aA 뮤지엄에서는 한국 전자음악 역사상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새로운 움직임이 시작된다. 일렉트로닉 뮤직 유니온 '볼트 에이지(Volt Age)' 볼트 에이지는 일렉트로닉 밴드 이디오테잎(IDIOTAPE)의 멤버 디구루(DGURU)와 제제(ZEZE), 포스트펑크 밴드 텔레파시의 최석을 비롯해, 다양한 페스티벌과

+ DATE 2012년 12월 24일 월요일 10PM - 5AM

파티에서 활동하고 있는 킹맥(KINGMCK), 사일런트(SILENT ),

+ PLACE aA Design Museum 지하 Level 2

히든플라스틱(HIDDEN PLASTIC), 모노이드(MONOID) 등이 참여해

+ GUEST DJs / Dguru, Zeze, AcidPunkDynamite(a.k.a Choi suck), Sonyeon, Qloro, Zeemen, Hidden Plastic, Silent, Kingmck, Xanexx VJs / VIEWZIC TEAM (PARPUNK, zizizik, Leeyoonsung) and more. + ADMISSION 예매 25,000원 / 현매 30,000원 인터파크(ticket.interpark.com) + MORE www.fpsvs2012.com

소년(SONYEON), 클로로(Qloro), 자넥스(XANEXX), 지맨(ZEEMEN),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라이브 파티에 맞춰 11월 30일에 발매된 'Genesis of Volt Age' 앨범은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국내외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일렉트로닉 뮤지션들이 뭉쳤다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첫 정규 앨범 발매 이후 지속적인 앨범 작업과 함께 라이브 공연 및 파티를 통해 한국 전자음악 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겠다는 강한 포부를 밝히고 있는 이들은 개개인의 특성을 살린 DJ 공연과 더불어 국내에서는 시도된 적 없는 독특한 방식의 일렉트로닉 라이브 퍼포먼스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첫 번째 라이브 퍼포먼스가 바로 뷰직 세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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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VIEWZIC Founder PARPUNK

with IDIOTAPE, GALAXY EXPRESS and THE KOXX

이디오테잎의 디구루,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이주현, 칵스의 이현송이 뷰직 파운더 파펑크 박훈규와 함께 되돌아본 뷰직 세션의 지난 일 년 이야기

WORDS : JUNE, PHOTOS: 石군, VIEWZIC

이주현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요. 왜냐면 "알아서 잘 해주시면 되죠."라고 했더니 "그래? 오케이!" 그러시더니 엄청난 영상을 만들어주셨어요. 그걸 보면서 겉으로는 안 그런 척 하시지만, 자신감이 넘치는 분이시라는 걸 알았어요. 엘슈 반대로 박훈규 씨가 보는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어떤 밴드인가요? 박훈규 한마디로… 아, 아까 얘기한 단어가 적당하네요. '들개' 같은 이미지죠. 예전 '스컹크헬'에서부터 활동했던, 오리지널리티가 있는 친구들이 이렇게 치고 올라온다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함께 할 수 있는 부분도 많고요. 엘슈 이제 6월 29일, 30일에 있었던 이디오테잎 공연 얘기를 해볼게요. 이 공연만 이틀이더라고요. 디구루 이틀을 제안하셨는데, 저희도 그렇게 해본 적이 없어서 솔직히 불안하긴 했어요. 초반에는 예매율이 낮더라고요. 형님을 만나면 서로 티켓 예매에 관해서는 얘기를 안 꺼내게 되더군요. (웃음) 결국엔 매진됐지만 처음엔 좀 초조했어요. 박훈규 저는 안 초조했는데. (일동 웃음) 매달 마지막 금요일에 뷰직 세션을 했는데, 금요일보다는 토요일이 더 티켓이 잘 나간다는 것도 알게 됐죠. (웃음)

엘슈 뷰직 세션에서 이디오테잎, 갤럭시 익스프레스, 칵스를 섭외한

엘슈 뮤지션 입장에서는 어떤 곡의 영상이 제일 인상 깊었나요?

이유부터 듣고 싶네요.

디구루 저는 인트로요. 정말 신경 많이 썼거든요. 영상이랑 사운드

박훈규 뷰직 세션의 절반이 너무 실험적인 팀들인데, 여기 모인

타이밍이 중요해서 전날부터 리허설을 몇 번씩 해서 맞춰볼

세 팀은 흥행을 고려한 팀들이에요. (일동 웃음) 뷰직의 영상과

정도였어요. 지금까지 모든 라이브를 통틀어 최고의 인트로였던 것

잘 어울릴 수 있는 팀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죠. 더 간단하게

같아요.

말씀드리면 섭외는 저의 취향 그대로라고 할 수 있어요. 엘슈 디구루 씨가 보기에 박훈규 씨는 어떤 사람인가요? 다른 엘슈 4월 27일에 갤럭시 익스프레스와의 공연이 있었죠? 영상에서

분들보다는 교류가 더 많았기 때문에 자세히 알 것 같은데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신 부분이 있다면 어떤 건가요?

디구루 만나서 얘기 나누면 느슨한 이미지가 있으신데, 실제로

박훈규 일단 갤럭시 익스프레스 친구들은 귀티가 안 나잖아요.

작업해보면 자신만의 논리가 확실하시고, 치밀하세요. 그리고

(웃음) '들개'같은 강력한 에너지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책임감이 강하시죠.

이주현 저희가 세련미는 없죠. (웃음) 와일드… 아, 와일드란 단어

위에서부터 박훈규 (Parpunk) 이주현 (Galaxy Express, Bass & Vocal) 디구루 (IDIOTAPE, Producer) 이현송 (KOXX, Vocal)

좋네요.

엘슈 그렇군요. 저는 '언더그라운드 여행기'라는 책으로 먼저 접해서

박훈규 차로 예를 들면 고급 세단이나 스포츠카가 아니라 엄청난

그런지 말씀을 재밌게 하는 스토리텔러 이미지가 강했거든요. 반대로

크기의 화물 트럭이 떠올라요. 거칠게 달리다가 360도 회전하고

박훈규 씨가 생각하는 디구루 씨는 어떤 사람인가요?

망가지고 깨지는 거죠.

박훈규 아직 많이 몰라요. (웃음) 지금까지 느낀 건 ‘보스 기질’이

이주현 공연 영상에 잘 표현되어 있어요. 트럭뿐만 아니라 쇠사슬,

있는 친구 같아요. 자기의 결정을 다른 사람에게 미루는 걸 안

소나기, 거기다 불도 뿜었어요. (웃음)

좋아해서 디구루 같은 사람들이 맘에 들어요.

엘슈 갤럭시 익스프레스 이미지 그대로네요. 반대로 뮤지션 입장의

엘슈 그렇군요. 박훈규 씨가 보는 이디오테잎은 어떤 팀인가요?

느낌도 들어보고 싶어요.

박훈규 이디오테잎은 가사가 없는 팀이잖아요? 가사가 없는 노래의

이주현 공연 전에 형님이 작업하신 넬이나 에픽하이의

메시지는 굉장히 비주얼적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원초적인

영상을 봤는데, 정말 좋더라고요. 뮤지션의 이미지를 극대화해

매력이 있는 팀 같아요.

표현해주시니까요. 저희 입장에선 뷰직 세션을 안 할 이유가 없는 거예요. 공연을 보러온 팬들도 전부 깜짝 놀랐죠.

엘슈 디구루 씨와 박훈규 씨는 12월 뷰직 세션인 <볼트 에이지> 때문에 계속 작업 얘기를 하시겠어요.

엘슈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었나요?

디구루 12월 22일부터 25일까지 부산과 서울을 왔다 갔다 하면서

이주현 저희는 연주를 하기 때문에 영상을 직접 못 보잖아요. 근데

스케줄을 계속 같이 다녀야 해요.

관객들의 반응이 다른 공연과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표정도 그렇고,

박훈규 12월 24일에 있을 뷰직 세션의 영상이라든가 설치물은 aA가

몰입도가 훨씬 높았어요.

가지고 있는 공간감을 최대한 살릴 예정이에요. 장소의 강력함을 이용하면서도 관객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놀 수 있게 만들어야죠.

엘슈 뷰직 세션의 공통점이군요. 몰입도를 높여 주고, 뮤지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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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면을 조명해주는 것 말이에요. 주현 씨가 보기에 박훈규 씨는

엘슈 갤럭시 익스프레스와 이디오테잎 다음에 칵스와의 뷰직

어떤 사람인가요?

세션이 9월 28일에 있었어요. 칵스와의 첫 만남은 어땠나요?


영상이 필요한 밴드라고 생각했거든요. 문제는 뷰직 세션 이전의

여자들이 엄청나게 좋아하는 게 아이러니하면서 이해가 잘 안

영상에 대한 시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단 거죠. 그렇기에 뷰직

가더라고요. (일동 웃음) 어떻게 보면 칵스는 하드코어 밴드 같기도

공연이 정말 만족스러웠어요.

하거든요. 'ACDC'같은 영상을 통해 칵스라는 밴드의 정체성을 이번 기회에 재해석 해줘야겠다고 생각을 했죠.

엘슈 칵스도 섬머소닉 이후에 이디오테잎과 마찬가지로 계속

이주현 무대에 서는 뮤지션들은 정작 자신의 모습을 못 보잖아요.

박훈규 씨와 콜라보 작업을 하고 계시죠?

형님은 밴드의 디자인을 제3자 입장에서 새롭게 해주시는

박훈규 뷰직 세션 전에 섬머소닉에 다녀온 것이 드라마틱한

이현송 섬머소닉과 뷰직 세션 이후 계속 같이하고 있어요. GMF를

느낌이에요.

순간이었죠. 와이프랑 동네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는데, 칵스

비롯해 12월 2일에 있을 단독 공연도 도와주실 예정이에요. 이젠

소속회사에서 연락이 와서 갑자기 무대가 커졌다고 하는 거예요.

형님이 없으면 안 되겠더라고요.(웃음)

엘슈 그 말이 맞네요. 뷰직 세션을 통해 밴드의 이미지를 정리해주는 역할도 하시는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ACDC'가 좋은 예가 되네요.

시기적으로 급하게 준비해야 했지만, 이 기회에 9월에 있을 뷰직 세션 리허설도 할 겸 섬머소닉에 같이 가기로 결정했어요. 도쿄와

엘슈 현송 씨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든 뷰직 세션의 영상은

박훈규 아이튠즈를 보면 어떤 노래를 몇 번 들었는지 나오는데,

오사카에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 돌아왔죠.

무엇이었나요?

'ACDC'를 정말 많이 들었더군요. 나중에는 제 와이프가 짜증을...

이현송 바로 떠오르는 건 'ACDC'였어요. 점점 템포가 빨라지고

(일동 웃음)

엘슈 현송 씨에게 박훈규 씨의 첫인상은 어땠나요?

분위기가 상승하는 곡 구성인데, 영상이 극대화해 주더군요.

이현송 푸근하고 편안한 인상이었어요. 영상 작업만 봤을 때는

원초적이고 섹슈얼한 이미지가 굉장히 인상 깊었고, 단순하지만 힘이

엘슈 와이프 입장에서는 'ACDC'가 정말 지겨웠을 것 같네요. (웃음)

굉장히 날카로울 것 같았는데 오히려 반대 이미지였죠.

있어서 좋았어요.

이제 인터뷰가 거의 끝나가는데, 여기 모인 뮤지션들에게 하고 싶은

엘슈 섬머소닉에서 공연을 끝내고 내려와서 일본 WOWOW TV에서

엘슈 영상을 작업하신 입장에서는 어떤 곡의 영상이 가장 기억에

박훈규 팬의 입장에서 70세까지 활동을 하는 국내밴드를 보고

촬영한 편집 본을 확인할 때 박훈규 씨의 영상을 봤죠? 느낌이

남으시나요?

싶어요. 이디오테잎, 갤럭시 익스프레스, 칵스 모두 외나무다리에서

어땠나요?

박훈규 최근 미니앨범이 나왔을 때 칵스 소속회사에서 '기존의 칵스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주길 바라요.

이현송 일본 관객들의 반응이 좋았던 이유 중 하나가 형님의 영상

음악에서 이번엔 너무 딴 쪽으로 갔다. 굉장히 실험적이다.'라는

때문이었다고 생각해요. 저 같은 경우에는 뷰직이 만든 텔레파시

얘기를 하더군요. 저는 환영했죠. 개인적으로는 대중에게 주목받지

엘슈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뷰직 세션은 어떤 모습이 될까요?

공연 영상을 처음 봤을 때 섬머소닉과 9월에 있을 뷰직 세션이 잘 될

못했던 곡들이 이번 기회에 다르게 평가받은 점이 마음에 들어요.

박훈규 더 큰 장소와 더 많은 물량,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거란 믿음이 생겼어요. DJ 음악과 다르게 템포가 일정하지 않은 밴드

'Words'는 가사가 특히 좋아서 기분 좋게 작업을 했고, 'ACDC'도

게 미래겠죠. 앞으로 뮤지션과 뷰직 서로가 더 치열하게 작업에

음악인데도 불구하고, 이미 모든 걸 이해하고 계시더라고요.

기억에 남네요.

관해 얘기하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지금까지 한 달에 한 밴드라는

디구루 가사가 없어서 죄송합니다. (일동 웃음)

소모적인 방법으로 진행되어왔는데, 그게 아니라 1년에 한두 번의

얘기가 있다면 해주세요.

엘슈 섬머소닉을 마치고 일본에서 돌아와 9월에 뷰직 세션 공연을

공연을 계획하고, 서로의 장점이 시너지를 크게 일으킬 방법을

했는데요. 평소 칵스 공연과 뷰직 공연의 가장 큰 차이점은 뭔가요?

엘슈 'ACDC'는 두 분 모두 선택하셨네요.

이현송 멤버 모두 영상과 함께하는 공연을 항상 원했어요. 칵스는

박훈규 재밌는 점은 이름도 '칵스'고 'ACDC'같은 노래를 부르는데,

모색하는 것이 목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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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음악 - Charlie Brown Christmas[Vince Guaraldit] -Linus and Lucy 갑자기 겨울이 와서 미쳤는지 스누피OST 하나만 이틀 동안 들었다. 가사 없는 곡의 좋은 점은 가사 있는 곡보다 좀 더 오래 돌려 들을 수 있다는 점.

이달의 빡침 - Quruli 신보[坩堝の電圧(るつぼのぼるつ)]가 이미 9월에 나왔는데 아직까지 모르고 있었다. 사랑합니다, 쿠루리. 제발 한국에서 라이선스 되길!!!

이달의 완료 - 8월 군산 폭우로 부모님의 서점이 쓸려갔다. 11월에 3개월 걸려 페인트 칠,벽화 등등 가게 인테리어 작업을 진행했고, 수해가 있었던 건물 2층 서점을 새로 오픈했다. 도와주고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제 블로그[ http://blog.naver.com/starfucker6 ]에 후기 올려놨습니다.

이달의 石군 - 편집장이었던 石군이 전선에서 물러나고 이선으로 내려왔다. 연락 못 받고 마감 늦어서 언제나 미안. 앞으로 열심히 하도록 노력하겠다능. 그 동안 정말 수고 많았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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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이 드디어 발매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1991년의 [Loveless] 앨범 이후 무려 21년만인데요. 그동안 팬들을 울고 웃게 했던 루머들을 떠올려보자면 막상 앨범이 실제로 나와야 믿을 수 있겠지마는, 가슴 떨리는 것은 사실이네요. 하지만 무엇보다 놀라운 소식은 그들의 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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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한공연입니다. 이 원조 슈게이징 밴드의 공연을 놓쳐서는 안 될 이유가 수없이 많겠지만, 무엇보다 이번이 아니라면 아마 평생 못 볼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가장 크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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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만큼이나 남다른 예술적 시도를 해온 아이슬란드 밴드 시규어 로스가 여섯 번째 앨범 [Valtari] 발매와 함께 <The Mystery Film Experiment>라 이름 붙여진 흥미로운 비디오 작업을 시작했었는데요. 존 카메론 밋첼 같은 유명 감독뿐만 아니라 팬들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던 이 ‘ 실험 ’ 에 무려 834개의 비디오가 보내졌다고 합니다. 공식 웹사이트에서 지난달 선정된 우승 비디오뿐만 아니라 눈부시게 아름다운 비디오를 잔뜩 볼 수 있으니 방문해보세요. 샤이아 라보프의 전라 연기를 볼 수 있는 비디오도 있단 걸 살짝 귀띔해드려요.

이제 싸이 소식은 외국 뉴스에서 접할 일이 더 많네요. 유튜브 사이트에서 가장 많이 본 비디오 1위를 결국 차지한 싸이는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있었던 마돈나의 무대에까지 깜짝 등장했습니다. ‘Give It 2 Me’와 ‘ 강남 스타일 ’ 의 믹스 공연 영상은 두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지 않네요.

수많은 뮤지션이 데뷔하고 사라지는 영국에서 최근 화제의 신인은 나이답지 않은 걸쭉한 보이스가 돋보이는 19세 소년, 제이크 버그(Jake Bugg)라고 합니다. 풋풋함과 동시에 노련함이 어우러진 그의 첫 앨범 [Jake Bugg]는 NME가 선정한 2012년 베스트 앨범 9위에 선정되기도 했는데요. 노엘 갤러거 밴드 월드 투어에 오프닝을 했던 그에게 노엘은 “이 아이는 음악의 미래다. 마치 밥 딜런과 악틱 몽키스가 만난 거 같다.”라고 극찬했는데요. 음악을 들어보니 노엘에게 동의할 수밖에 없네요.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가 트위터를 통해 살해 협박을 받았습니다. 원 디렉션(One Direction)의 멤버 해리 스타일스(Harry Styles)의 팬이 그녀의 트위터에 남긴 메시지에는 murder, kill과 같은 극단적인 단어들이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었네요. 원 디렉션과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에디 캠벨(Edie Campbell)은 각종 악플에 시달리다 결국 홈페이지를 닫아 버렸습니다. 이런 모습이 한국에만 있는 건 아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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