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EPENDENT ROCK MAGAZINE VOL.69 / www.elephant-shoe.net / 2013 MAY TABLOID 18
SMALL TALK WITH MUSIC
EPISODE : 춤
EDITOR’S NOTE 장은석
4월의 날씨도 3월과 별반 다른 것 없이 추웠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연초인듯한 느낌인데 어느덧 벌써 5월입니다. 조금만 더 지나면 록 음악팬의 황금계절인 여름이 시작될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아직 쌀쌀한 지금도 페스티벌 준비가 한창이어서 음악씬은 활기가 생겨나고, 또 긴장감도 느껴지고 있습니다. 엘리펀트슈도 이에 맞춰 여러 변화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 그 변화 중 몇몇은 이번 호에서도 이루어졌습니다. 하필 이 변화의 시작점에 커버 아티스트가 된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멤버 들은 여지껏 엘리펀트슈와 함께 했던 뮤지션 중에 가장 힘든 작업을 함께 했습니다. 고생스러운 일을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며 적극적으로 촬영한 술탄 오브 더 디스코 덕분에 변화의 첫 시도를 성공적으로 마친 것 같아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그들의 고생을 헛되이 하지 않은 이번 호는 유난히 더 마음에 드네요. 여러분 마음에도 든다면 더없이 의미 있는 호가 될 5월 호를 재밌게 즐겨주세요.
4월 27일 장은석
EMINEM - WON'T BACK DOWN Album : Recovery (2010)
중학교 2학년 수학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장기자랑 시간. 어쩌다 보니 학교에 춤 잘 추는 친구들 사이에 껴 있던 나도 춤을 추게 되었다. 모두 훌륭한 브레이크 댄서, 그에 반해 나는 춤이 아니라 율동 정도였다. 친구들은 그런 나에게 강한 임팩트를 줄 수 있으면서도 아무런 연습이 필요없는 춤을 알려주었다. ‘백다운’ 젝스키스의 김재덕이 보여줬던 춤으로, 그냥 목 뒤를 한 손으로 잡고 뒤로 쓰러지면 되는, 춤이라고 말할 수 없는 춤이다. 드디어 디데이. 난 눈 꼭 감고 뒤로 쓰러졌다. 그 때 내 머리와 바닥이 맞닿으며 난 “쾅!” 소리는 스피커의 음악 소리보다도 컸고, 그들이 얘기한대로 최고의 임팩트를 주었다. 관객의 머릿속과 내 머릿속 모두에.
JEE
SCISSOR SISTERS - I DON'T FEEL LIKE DANCIN' Album : Ta-Dah(2006)
늘 몸치라 스스로 단정 짓고 살아온 지 30년, 태어나 지금까지 춤 좀 추고 놀아본 날을 떠올려보니 며칠 되지 않는 것 같다. 그것도 그냥 살살 몸을 흔든 정도. 가끔씩 클럽에 길게 늘어진 줄을 보고, 또 뿅뿅 코드의 음악이 들려 올 때면 아무 생각 없이 즐겨보고 싶단 생각이 솟구쳐도 이젠 뭔가 마음의 무게가 예전과 다름에 씁쓸함을 느낀다. 이렇게 시간은, 나의 젊음은 가고 있는데. 설마 이러다 더 나이 먹고 관광버스 안에서 한을 푸는 건 아닐까 싶다. 으악!
JUNE
BOBBY BROWN - MY PREROGATIVE Album : Don't Be Cruel (1988)
난 토끼띠 사람. 1년 먼저 태어난 무서운 호랑이들과 1년 후에 태어난 엄청난 포스의 용들 사이에서 살아남으려면 빨리빨리 돌아다녀야 했다. 이런 이유로 축지법을 완성하기 위해 익힌 춤이 있었으니 바로 ‘토끼 춤’되겠다. 싸이가 ‘말 춤’을 추며 전 세계를 돌아다니고 있지만, 오래전 바비 브라운이란 분은 세상의 토끼들을 위해 이 춤을 선사하고 음악계에서 사라지셨다. 그건 그렇고 주제가 춤인데, 술주정에 가까운 글을 쓰고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
이지선
BARRY WHITE - YOU'RE THE FIRST, THE LAST, MY EVERYTHING Album : Can't Get Enough (1974)
며칠 전 대화에서 인간의 여러 가지 행위 중에 생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나는 기본적으로 이벤트를 싫어한다. 특히 촛불을 하트 모양으로 늘어놓고 장미와 풍선 장식이 가득한 곳에서 고백이나 청혼을 하는 행위를 몸서리치게 싫어한다. 그런 의미 없는 춤사위에 도저히 장단을 맞출 자신이 없다. 그런 게 한두 개가 아니다. 그래서 가끔 나는 정신없는 춤판 한가운데 어쩔 줄 모르고 꼿꼿이 서 있는 기분이 든다. 그나마 종종 그중에 나처럼 어이없는 얼굴로 가만히 서 있는 사람을 발견하면 참 기쁘다. 바로 당신 말이다.
Julian Kim
DEXYS MIDNIGHT RUNNERS- COME ON EILEEN Album : Too-Rye-Ay (1982)
표지에서 압둘라 나잠과 JJ핫산이 입고 있는 피케셔츠는 모두 프레드 페리
영국에서는 식스폼(고등학교 과정)이 끝나면 졸업 파티가 열린다. 이때만큼은 모두 멋지고 예쁘게 차려입고 파티장에 가는데, 어느 정도의 음주와 남녀의 데이트가 공식적으로 허락된 날인만큼 모든 학생이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를 기대한다. 또래 남학생, 여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이성과 춤을 많이 춰보지 않았던 나는 졸업식 파티에서 이탈리안 여자아이의 손에 이끌려 스테이지로 나가야 했다. 스테이지로 이끌려 나가는 나의 모습을 보며 친구들과 선생님들은 서로 킥킥대며 웃었으며, 그들을 뒤로하고 스테이지에 올라간 나는 여자아이의 적극적인 눈빛과 춤에 당황했다. 지금도 물론 순진하지만, 더 어리고 순진했던 그때를 회상하며 이 곡을 들어본다.
ELEPHANT-SHOE tabloid issue No.18 / 2013 MAY Publisher 장은석 / ewanjj@naver.com Editor-in-Chief 장은석 / ewanjj@naver.com Founder & First Director June / dafunk@hanmail.net Director JEE / seg1129@naver.com Julian Kim / comfortingsounds.vol1@hotmail.com 맹선호 / pluto116@naver.com 용식 / bleutk@gmail.com 지은 / cacaocat@naver.com Art Director NOKID / starfucker6@naver.com 이지선 / aniklee@naver.com 윤희진 / hujjin@naver.com
맹선호
PAUL MCCARTNEY - MAGICAL MYSTERY TOUR (LIVE AT THE 100 CLUB) Album : Magical Mystery Tour (1967)
1970년대 섹스 피스톨즈 같은 펑크 록 밴드들이 공연하던 역사적 공연장 100 Club에 가게 된 건 아이러니하게도 스윙 댄스 때문이었다. 한창 과제에 시달리던 대학 시절 잠시나마 숨통을 틔어보자는 친구의 제안으로 생전 처음 서양 영화 속에서나 보던 춤을 배우러 간 거였는데, 세상 어디나 문화생활은 여자들이 정복한 건지 함께 춤출 남자의 수가 몹시도 부족했다. 백발의 할아버지도 남자란 사실 하나만으로 감지덕지한 상황. 그래도 스윙 댄스 덕분에 섹스 피스톨즈가 공연하던 시절과 변함없는 100 Club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었다. 마법 같은 월요일 밤이었다. 비록 운 좋게 파트너가 된 젊은 훈남의 발을 신 나게 밟아댔지만.
NOKID
UNDERWORLD – TWO MONTHS OFF Album : A Hundred Days Off (2002)
난 춤을 배운 적도 없거니와 춰 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없다. 하지만 가끔 방에 혼자 있을 때 음악 듣다 흥이 나면 절로 춤을 추기도 한다. 2008년 펜타포트로 내한했던 언더월드 공연 때에도 그랬다. 나도 모르게 흥이 났던지 공연장에서 막춤을 춰댔다. 춤을 좀 배웠다면 좀 더 괜찮았을텐데라고 마음속으로 머쓱해하며 즐거워했다.
Registration Number / 마포,라00343 Published by Elephant-Shoe / www.elephant-shoe.net Printed by 솔텍 / 서울 중구 필동2가 120-1 *엘리펀트슈 타블로이드의 본문은 아모레 퍼시픽에서 제공하는 아리따 글꼴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All Rights Reserved 2013 Elephant-Shoe
지은
VITALIC- STAMINA Album: Rave age (2012)
유년시절의 나는 춤에 심취한 어린이였다. 지금의 나를 아는 이들은 절대 몰랐으면 좋겠을 나의 흑역사 중 하나지만, 어쨌든 어릴 적 난 하루 여덟 시간씩 매일 춤을 췄다. 그러나 그것도 모두 십 대 초반, 소싯적에나 가능했던 이야기일 뿐. 지금은 누가 상을 준다고 해도 못할 일이다. 춤에 대한 열정이 사라져서가 아니다. 단지 힘이 없을 뿐이다. 춤을 운운하기 전에 스테미너부터 키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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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2013 MAY no.18
Spectrum
술에 술 탄 듯 20 나의 금주기
술은 마시지만 저는 금주 중입니다.
폭발! 예거밤
지구의 평화를 뒤로 하고 우주로 가는 술을 마셨다
한화 이글스 팬이자 아스날 팬의 경기 중계 시청기
앉지도 서지도 울지도 웃지도 못하니 술을 마실 수 밖에
소주는 개 같은 술이다
그래도 인생에 있어서 가장 필요한 그 술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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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FITS BY FRED P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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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탄 오브 더 디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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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황금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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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스러웠던 그들의 움직임이 드디어 전면에 드러났다
12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잃어버린 6년
장기하가, 브로콜리 너마저가, 붕가붕가레코드가 뜨는 동안 그들은 무엇을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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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의심스러워 댄스 엑기스 교본
이것만 마스터하면 오늘부터 당신도 술탄!
16 술탄 오브 더 디스코에 관한 어느 프라이빗한 밤의 대담
6년 만에 나온 첫 번째 앨범에 관한 짧은 대화
THE CARD GAME
술탄 주연의 첩보 어드벤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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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24아워즈 2013년 록 페스티벌에서 가장 빛날 신인 밴드 LABEL SAFARI L.I.E.S. 뉴욕 브루클린의 일렉트로닉 댄스 레이블 탐험기 그래, 이맛이야 찰스김밥 / SONIC BOOM 속이 꽉찬 김밥과 밴드의 평행이론 THE ROOM vol.4 방에서 할 수 있는 일 꽃 다듬는 남자, 김슬옹
MUSIC VIDEO STILL HERE 피어나 Charles Bradley - Strictly Reserved For You 만물박사 김박사 LEGO 여보, 나 레고 사면 혼낼거야?
INTRODUCE MYSELF 오마쥬 | 파블로프 | 판타스틱 드럭스토어 | 홀로그램 필름
코끼리 신발 # 마감과 음식 사이 NOKID가 그리는 엘리펀트슈 이야기
ORIGINAL SOUND NOVEL 완벽한 대상 지금 결혼을 생각 중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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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RIBUTORS 김현수 음악 블로거/엘리펀트슈 1호 팬 지난해 사무실로 날아온 한 통의 편지는 엘리펀트슈가 받은 첫 번째 팬레터였다. 모두 그 편지를 돌려보며 흐뭇해했었는데, 그 주인공인 김현수가 군대를 제대했다. 공연장을 누비고 다니며 블로거로서도 열심히 활동하는 그는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초기 시절부터 팬이기도 하다. 덕분에 이번 호를 준비하는 에디터들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해 주었다. 시험기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시간을 쪼개 엘리펀트슈와 함께 해주어서 고마워요.
초딩손
포토그래퍼
공연 사진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최고라 생각하는 그녀가 4월 릴리즈파티 촬영을 맡아주었다. 덕분에 공연 당일 사진 촬영은 아무런 걱정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살롱 바다비 자체가 큰 공연장이 아니다 보니 촬영하기 쉽지 않은 공간이라 촬영을 위해 공연 내내 맨 앞자리를 지켜야 했다. 더구나 매진된 공연이라 그 많은 인파 속에서 맨 앞자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 그녀에게 다시 한 번 박수를!
LESS 포토그래퍼 꽤나 오래 전부터 레스의 팬이었다. 언젠가 같이 작업을 해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 언젠가가 이렇게 빨리 올 줄이야. 그와의 첫 미팅 날 무슨 옷을 입고 가야할 지 몰라 수없이 옷을 갈아 입었다. 그는 미팅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내줬고, 덕분에 기획에 있어 많은 도움을 받았다. 아마 이번 호를 보게 되면 가장 먼저 눈이 가는 것이 바로 레스가 진행한 화보일 것이다. 꼭 또 한 번 그와 작업을 진행하고 싶은데, 부디 이 또 한 번도 빨리 찾아왔으면 좋겠다.
삽화가 치킨 티카 마살라가 어떤 사람인지는 명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이슬람 어느 나라의 귀족 출신으로 모종의 음모로 인해 추방당했다는 소문만이 무성할 뿐이다. 티카는 외로운 타지 생활 중 우연히 알게 된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음악으로 많은 위로를 받았다며, 흔쾌히 이번 호 ‘ 의심스러워 ’ 댄스 일러스트 작업을 해주었다. 어릴 적 받았다는 조기교육의 실체가 궁금해질 정도로 훌륭한 결과물이었다. 티카, 고마워요. 곧 치킨 살게요.
손은지 런더너/언더그라운드 음악 마니아 지난 4년 반 동안 영국뿐만 아니라 유럽 등지까지 오가며 손은지가 본 공연은 무려 495개다. 그 사실보다 더욱 놀라운 건 그녀가 항시 갖고 다니는, 지금까지의 모든 공연기록이 적힌 너덜너덜한 캘린더. 문화 산업을 공부한 그녀는 석사 논문마저도 음악의 하위문화에 관해 썼다. 그리고 이번 호부터 그동안의 부지런한 열정의 결과물을 엘리펀트슈와도 함께 나눌 예정이다. 아마도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된 적이 없는 흥미로운 음악과 이야기가 될 테니 기대해도 좋다.
전찬영 포토그래퍼 그의 포트폴리오를 본 것이 꽤 오래 전이지만 이제서야 같이 일을 해볼 수 있었다. 그의 포트폴리오에 음악으로 치자면 로-파이 장르로 가득 차 있었다. 엘리펀트슈에 없던 새로운 색깔을 더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의 스타일과 시너지를 이룰 작업이 없었다. 드디어 이번 호에 기회가 왔다. 거친 음악을 하지만 스타일리쉬한 24아워즈와의 궁합은 멋진 작품이 나올 것이라 생각했고, 그 기대는 그대로 이루어졌다.
Kay 포토그래퍼 <Wear The Music>은 꽤나 까다로운 코너 중 하나다. 길에서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촬영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건 호흡이 잘 맞는 사람과 진행하지 않는다면 한없이 힘들어질 수 있다. 그래서 포토그래퍼 Kay와의 첫 촬영은 기대 보다는 불안과 염려의 크기가 더 컸다는 걸 고백해본다. 특히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그의 무뚝뚝한 말투가 더욱 그랬다. 그러나 촬영이 시작되면서 Kay가 무척 든든하게 느껴졌고, 우리는 꽤 좋은 팀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고양 뮤직 비지니스 종사자
나잠 수 붕가붕가레이블 수석 엔지니어 / 시인 엘슈 사무실 내에서 나잠 수는 ‘ 귀여운 생명체 ’ 라고 불린다. 그의 외모에서 풍기는 귀여움의 아우라를 제치고서도, 그의 시종일관 젠틀하고 상냥하며, 동시에 허를 찌르는 그 위트에 우리는 모두 자발적으로 그의 노예가 되었다. 인터뷰가 끝나고서도 티저 영상 시나리오 제공부터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역사 검열, 시 작문까지 요구받고도 싫은 내색 하나 없이 즐겁게 해주었던 그는 촬영 때 맞은 물의 곱의 곱절로 복을 받을 거라 믿는다. 물론 곰사장님과 김설화 팀장님께도 당연히 감사하고 있다는 걸 알아주시길.
고양의 가세는 우리에게 정말이지 반가운 일이었다. 레이블 미러볼에서 근무하며 혼자 인디고차트를 2년 동안 꾸린 경험이 있던 그녀이기에 다른 누구의 도움보다 믿음이 갔다. 그녀는 특히 인디고 차트에서 갈고 닦은 서면 인터뷰의 스킬을 <Introduce Myself> 코너에서 가감없이 뽐냈다. 앞으로 우리의 필진 고양이 릴리즈 파티 아티스트들에게 던지는 날카로운 질문들을 주시해주길 바란다.
이혜인
밸리 댄서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촬영에 오리엔탈 밸리 댄서가 함께하면 어떨까란 이야기가 나왔을 때, 언젠가 아폴로 18의 공연에서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밸리 댄서들이 바로 떠올랐다. 마침 친분이 있던 밸리 댄서 에쉐(Eshe)에게 부탁했더니 소개해준 이가 바로 이혜인이다. 그녀를 처음 보자마자 반가움이 샘솟았는데, 그때의 공연에서 에쉐와 함께 가장 인상 깊었던 댄서였기 때문이다. 촬영 전날 밤에도 잠비나이와 공연하고, 촬영이 끝나자마자 수업하러 바로 촬영장을 떠나야 했을 정도로 바쁜 그녀가 함께해준 덕분에 이번 호 촬영은 더욱 즐거웠다.
따
뜻
한
비
따뜻한 비가 내려요 봄이 되어도 여전히 차가웠던 비는 가고 따뜻한 비가 내려요 갈 라 진 입술사이로 드디어 따뜻한 비가 내려요 나 더이상 슬프지 않 아 말 라 버 린 눈가를 타고 흐르는 따뜻한 그대 향기
나잠 수 作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황금시대
솔직히 말해 붕가붕가레코드를 대표하는 이름은 언제나 장기하와 얼굴들이 아니었나. 아니면 브로콜리 너마저. 그도 아니면 눈뜨고 코베인. 한 편으로는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이라는 의견도 있을테고, 이자람을 비상하다고 여기는 편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술탄 오브 더 디스코는 붕가붕가레코드의 전면에 서진 못했다. 그러나 2013년 데뷔 후 6년 만에 첫 정규 음반을 낸 그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WORDS : 지은, PHOTOS : LESS
오늘 촬영은 어땠나. 핫산 쇼킹. 직접 촬영의 콘셉트를 정해볼 수 있겠나. 워낙 의미 부여들을 잘하는 편이니까. 나잠 동성애 같은 느낌이었다. 핫산 나잠과 너무 밀착되어 촬영했다. 나잠 내 얼굴에 물 뱉는 콘셉트는 예전 CF 중에 임은경 씨가 토마토 맞는 느낌이랄까. 핫산 병맛 모이스처라이저 광고가 들어올 것 같다. 나잠 슬로우로 찍었으면 멋있었겠다. 핫산 물을 맞으면서 ‘내 몸에 가까운 물’, 이 멘트를 해주는 거다. 근데 생각해보면 다섯 명이서 한 명 얼굴에 물 뱉고 있는 게 중동식 왕따 같기도 하다. 사회적 문제다. 원래 엘리펀트슈는 대체로 아티스트를 예쁘게 찍는 잡지였는데 이번 호부터 바뀌었다. 간지 좀 더럽게 바뀐 모양이다. 이러다 이번 호 안 나가서 다음 호부터 다시 샤방하게 찍는 거 아닌가. 아니다. 앞으로 계속 이런 식으로 갈 거다. 어쨌든 저번 호 커버였던 장기하와 얼굴들과는 다르게 나올 거다. 핫산 저번 호에 장기하가 너무 하얗게 나왔다. 나잠 특히 양평이 형. 양평이 형 좀 거슬렸다. 양평 형은 회춘도 아니고, 그냥 미남이 되어있었다. 그 밴드 내에서 제일 잘생긴 사람이 되어있더라. 아오이 유우 같이 나오지 않았나. 나잠 아오이 유우. (웃음) 양평이 형이 눈코입만 보면은 되게 예쁘게 생긴 편이긴 하다. 핫산 우리도 좀 잘 부탁한다. 나잠 코 좀 높여주고, 눈썹도 좀 짙게 해주면 좋겠다. 사르르 그냥 다시 태어나는 편이 빠르겠다. 장기하와 얼굴들(특히 장기하)을 오랫동안 희롱한 걸로 알고 있다. 저번 호 보고 어땠나. 핫산 머리를 올려놔서 되게 꼴뵈기 싫었다. 보통 머리 항상 내리고 다니는데 그날 머리 되게 힘줘서 올렸더라. 물 뱉고 싶었다. 나잠 그렇지만 잘 생겼더라고. 핫산 그래서 표지 보자마자 ‘장기바’라고 트위터에 사진 찍어 올리고 장난친 거다. 나잠 샘이 나서. 그럼 술탄 오브 더 디스코가 커버인 이번 호 표지는 어떤 게 되었으면 좋겠나. 나잠 물 뱉는 게 좋을 것 같다. 특히 내게 물 뱉는 거. 제일 고생했으니까. 제일 고생한 게 표지가 되었으면 좋겠다. 핫산 근데 엘리펀트슈가 가장 빨리 소진되는 비치처가 어딘가. 사실 엘리펀트슈는 어느 비치처이건 갖다 놓는 대로 빨리 매진되는 편이다. 갑자기 왜 물어보나. 핫산 엘리펀트슈를 가져가는 사람에게 선착순으로 우리가 물을 뱉어주는 이벤트를 할까 해서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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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간지 하드, 카림 사르르, JJ.핫산, 압둘라 나잠, 오마르 홍
오마르 내가 보컬을 맡기 전에도 처음 듣자마자 곡이 좋다고, 한번 왜 그걸 공개 안 했나. 나잠 카메라를 백업하다가 그대로 날렸다. 핫산 그냥 그대로 없어졌다. 파일이. 나잠 그게 작년 8월에 찍은 거였는데. 그 세 편이 쭉 내러티브가 이어지는 거였는데 중간 내용에 해당하는 그 영상이 날아가는 바람에 어제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첫 프라이빗 파티도 하지 않았나.
아예 이어지지 않는 각각의 영상으로 내보냈다.
60명 한정의 은밀한 터번 파티를 콘셉트로 한. 나잠 좋았다. 무척 즐거운 시간이었다.
없어진 영상의 내용이 궁금하다. 간지 그러니까 전체적인 내용은 이렇다. 카드 게임을 하다가 핫산의
각자 코너도 맡아 진행했던데.
수가 걸렸다. 그래서 무스타파 더거가 쏜 총에 맞아 핫산이 죽었다. 이게
나잠 그렇다. 베이스 카림 사르르는 ‘마스터쉐프 두바이’라고, 눈뜨고
1편의 내용이었다. 그래서 에이전트 압둘라 나잠을 출동시켜야 한다는
코베인의 깜악귀와 함께 요리 코너를 진행했다. 기타 오마르 홍은
사실을 곰사장에게 보고하러 가는 게 없어진 2편의 내용이었고.
바에서 ‘압둘라의 여인’이라는 코너를 진행했고, 드러머 간지하드는
나잠 그 콘티 영상은 가지고 있다. 촬영하기 전에 애니메이션으로
‘디스코 돋는 밤’이라는 코너를 진행하면서 공연 전 디제잉을 했다. JJ핫산은 ‘술탄 댄스스쿨 1기’라는 코너에서 관객분들에게 댄스를
콘티를 만들어 놓았었다. 인형 놀이처럼 직접 그린 그림을 오려서 움직여가며 찍었다.
가르쳤고, 나는 ‘잠수 아저씨 그림 교실’을 진행했다. 그럼 원래 죽을 사람은 무스타파 더거가 아니라 JJ핫산이었던 건가. 나잠 씨가 진행한 ‘나잠 아저씨 그림 교실’이 무척 인기가 많더라.
나잠 그렇다. 사실은 핫산이 당할 거였다.
나잠 부제는 ‘당신의 친구를 그려드립니다’였다. 그리고 괄호 열고 ‘못생기게’가 핵심이었다. 왜냐면 본인을 못생기게 그려주면
공개된 두 편의 영상의 내러티브가 꼭 이어지는 건 아니었지만,
마음 상할 수 있으니까 함께 온 친구를 못생기게 그려주는 걸로
그래도 대부분 무스타파 더거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고 있지
콘셉트를 잡았다. 친구가 이상하게 생긴 걸 보면 기분이 좋지 않나.
않나. 정규 앨범 발매 기념 공연의 시작도 더거의 영정사진으로
야, 똑같다. 이러면서.
시작되지 않았나.
핫산 원래 압둘라 나잠이 그런 걸 자주 그린다. 보면 되게 기분이
핫산 중간의 내용이 어차피 없어져 버렸으니까 이제 더거가 함께
나쁘다. 예전에 장기하도 그 때문에 많이 화를 냈었다.
공연하지 않는다는 걸 여기다 붙이면 되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더거는 내가 쏜 총에 의해 고자가 되어 트위터로 부활해 트위터에만 떠돌고 있다.
다른 매체 인터뷰에서 술탄 오브 더 디스코 공연이
간지 그 세 편을 다 합치면 하나의 뮤직비디오까지 만들 수 있는
자극적이라고 써달라고 이야기한 걸 봤다. 근데 어제 파티가
분량이었다. 애당초 욕심을 너무 과하게 냈다.
정말 그랬다.
나잠 티저의 역할을 하는 영상을 만들어서 우리의 정규 앨범에 대한
간지 성공적이었다.
궁금증을 만들어놓은 뒤에 음반을 발매하자, 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나잠 사실 그 인터뷰 할 때는 그저 바람을 쓴 건데.
건데 배꼽이 더 커져 버려서.
간지 바람을 그런 식으로 쓴 건데 원래 미디어라는 게 무섭지 않나.
핫산 티저 찍느라 힘을 다 쏟아부어서 정작 뮤직비디오를 못 찍고 있다.
한 번 퍼지면 대중들은 진짜인 줄 안다. 그래서 여자들만 오는 파티인 줄 알았나 보다. 어제 남자가 딱 4명 왔다.
그럼 그 없어진 영상의 콘티 영상을 엘리펀트슈의 독자들에게
핫산 그나마도 대부분 커플로 왔다. 내가 돌아다니면서
공개할 수 있나.
뒤처져있는 사람이 있으면 북돋아 주려고 막 돌아다녔는데 그럴
핫산 좋다.
필요가 없었다. 그다음 내용으로 영상을 또 낼 생각은 없는 건가. 그럼 그 무서운 미디어의 힘을 또 쓸 기회를 주겠다. 다음 공연
나잠 없다. 악당이 죽었으니 그걸로 끝이다.
때는 어땠으면 좋겠는지 이 자리에서 바람을 한번 말해봐라.
간지 소포모어 징크스 모르나. 2편은 다 망한다. 박수칠 때 떠나겠다.
간지 여자들이 대부분 다 벗고 오더라. 핫산 나갈 때 잘 봤다며 내 주머니에 돈 찔러 주시고. 백만 원씩
하지만 누군가 제작비를 투자한다면.
수표로 주신다.
나잠 열심히 하겠다.
나잠 따로 막 연락 주시고.
간지 투자자는 항시 모집하고 있다.
핫산 차 뭐 좋아하냐고 물어보더니 차 주시고.
나잠 한두 푼 투자하는 걸로는 안되고 수억.
간지 백지수표도 주셨다.
간지 어쭙잖은 투자자는 필요 없고 좀 사정되시는 분들만.
핫산 아, 좋다 말았네. 나잠 그렇게 외제 차를 끌고들 온다. 공연장 앞이 외제 차 전시장 같다.
확실하게 커트라인을 그어달라. 나잠 15억. 간지 그렇게 말하면 우리가 너무 없어 보인다. 열다섯 장. 열 장부터
◆ 오, 술탄 당신은 누구인가요 3년 동안 음반 작업을 하고 3년 동안은 티저 영상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 나잠 러닝타임 오 분짜리 기준 열 장부터.
작업한 건 그중 3주 정도였던 것 같다.
나잠 맞다. 처음부터 얘기했다. 자기가 부르기로 기획되기 전부터 오마르는 ‘캐러밴’을 좋아했다. 먼저 ‘캐러밴’에 보컬로 참여하고 싶다고 어필한 모양이다. 오마르 내가 먼저 나잠 형에게 한번 불러보고 싶다고 말하긴 했지만, 진짜 하게 될 줄은 몰랐다. 나잠 처음에는 오마르를 보조 보컬로 쓸 생각이었는데, 하다 보니 괜찮길래 노래를 더 잘할 때까지 계속시켰다. 어떤 점 때문에 오마르가 ‘캐러밴’의 주 보컬이 되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나. 나잠 음반 전체에서 내 목소리만 나오면 지겨울 수도 있으니까. 이 노래 한 곡만큼은 내가 메인이 아니라 보조가 된 느낌으로 가면 좀 환기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캐러밴’이 타이틀 두 곡 중 하나가 되면서 메인 보컬인 내가 타이틀 곡 하나만 부르게 되었다. (웃음) 카림 사르르 씨는. 사르르 공연할 때마다 좀 바뀌는 편인데 어제 공연하고 났더니 ‘버터플라이’가 좋아졌다. 내가 빠른 노래엔 몸이 안 움직이는 탓에 느린 노래들을 좋아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버터플라이’로 공연할 때는 핫산의 허리가 쉬지 않고 계속 돌아가는 걸 보는 것도 흐뭇하다. 나잠 나는 ‘아침밥’. 간지 아, 그거 하지 마. 제발. 나잠 최종까지 갔다가 세 곡이 마지막에 앨범에서 제외되었는데 한 곡은 연주곡이었고, 또 하나는 ‘아침밥’, 또 하나는 어제 공연했던 ‘그녀의 로션’이라는 곡. 이 세 개였다. 간지 이 세 개가 엄청 후지다. 나잠 그럼 딴 거 해야겠다. ‘들러리’로 하겠다. 왜 ‘아침밥’인지 궁금한데. 간지 ‘아침밥’ 얘기 좀 안 하고 다녔으면 좋겠다. 나잠 ‘아침밥’으로 공연 한 번 하자. 핫산 절대 안 된다. 간지 어제도 그 탈락한 곡 중 ‘그녀의 로션’을 한번 해 봤는데 제대로 망했다. 핫산 처음에는 관객들이 관심을 두고 보다가 점점 얼음이 되더라. 분명히 자기들끼리 귓속말로 “아 엄청 구린 것 같아.”라고 말했을 거다. 어제는 프라이빗 파티라 굉장히 ‘코어’한 팬들이 왔는데도 분위기가 안 좋았다니. 간지 맞다. 어제는 홈그라운드였다. 바지 벗는 것까지 허용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셈이었는데도 그랬다. 그래도 팬티까지는 안 되는데 ‘그녀의 로션’이 팬티의 수위였다. 나잠 ‘들러리’ 좋아한다. ‘들러리’. ‘아침밥’ 가사 얘기해주면 안 되나 나잠 아침에 어제 만난 그녀에게 밥을 해주는 내용이다. 그런데 그녀가 나를 못 알아보고 도망가버린 그런 내용이다. 어제 처음 본 그녀이지만 나는 진심으로 사랑했는데. 슬픈 이야기다. 오마르 그게 슬픈 내용이었던 건가. 나잠 그럼 뭔 줄 알았나. 오마르 배고파서 쓴 노래인 줄 알았는데. 나잠 아니다. 비록 어제 만난 그녀이지만 나는 진심을 담아 아침밥을 해줬는데 그녀는 나를 못 알아본다는 내용이다.
했다던데. 나잠 그냥 뻥인데. 영상 작업은 한 6개월 정도 했다. 그것도 제대로
불러보고 싶다고 나잠 형에게 얘기했었다.
◆ The Golden Age 이번 음반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자. 이번 앨범에서 각자 애착을
핫산 찌질하다. 나잠 그 노래를 처음 썼던 게 2008년쯤이었는데, 그때 나온 노래가 ‘발걸음’, ‘아침밥’, ‘파워 오브 오일’이었다. 그때의 ‘파워 오브 오일’ 가사는 지금의 내용과 또 달랐다.
앞서 공개한 영상 두 개는 서막일 뿐, 곧 두 시간 반짜리
갖고있는 곡이 어떤 곡인가.
영화가 개봉할 거라 들었다.
핫산 ‘의심스러워’. 초기 단계에서 지금에 오기까지 노래가 무척 많이
나잠 그것도 다 거짓말이다. 그런 걸 어떻게 하겠나. 그거 할 돈으로
변했다. 처음 들었을 때도 우리와 잘 어울리는 곡이라고 생각했고,
어땠나.
음반을 한 열 장 찍는 게 낫지.
수정에 수정을 거쳐 나온 최종 결과물을 들었을 때도 생각은
나잠 찌질남이었다. 그런데 술탄이 더는 찌질해서는 안된다는
변함없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이기도 하고, 가장 신난다. 딱
피드백을 받고 깜악귀랑 같이 가사를 바꾼 거다. 그 당시의 노래들이
아쉽다. 진심으로 기대하고 있었는데.
술탄 오브 더 디스코 같다.
다 마초를 표방했다가 망하는 내용이었다. ‘파워 오브 오일’도 석유
오마르 보통 압둘라 나잠, JJ핫산, 간지하드, 이렇게 세 명이 말을
오마르 전 ‘캐러밴’.
재벌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면 단지 얼굴에 기름이 많은 남자일 뿐인 그런 내용이었다.
뇌에서 나오는 그대로 아무것도 안 거치고 바로 한다. 생각을 안 한다. 거짓말도 밥 먹듯이 한다.
직접 보컬로 참여한 곡이라서 그런 건가.
핫산 그래서 우리의 초기 춤도 개기름을 닦는 동작에서 만들어진 안무였다.
핫산 원래 그 두 영상 사이에 영상이 하나 더 있었다.
핫산 참 단순하다
이젠 가사가 바뀌었지만, 안무가 마음에 들어서 아직도 쓰고 있다. E LE P H A N T-S H O E
9
OUTFITS BY FRED PERRY
나잠 ‘발걸음’도 그녀가 궁금해서 따라갔을 뿐인데 치한으로 오해받는
간지 나는 항상 오늘 어떻게 다 죽일 것인가, 그런 걸 생각하면서 연주한다.
상황을 그린 곡이다. 그래서 한때는 찌질남 3종 세트로 엮어서 싱글을
원래 0.01초에 떨어져야 하는데 0.02초 늦게 밀어서 박자를 낸다든지.
내자고 했는데 지금 수준으로는 음반 내지 말자로 기울고 있다. 어쨌건 나는
이렇게 했을 때……
‘들러리’를 꼽겠다.
사르르 틀린 거다. 간지 다들 드럼을 하나도 모른다. 이걸 전문 용어로 레이 백 (Lay-
그래, ‘들러리’에 대한 얘기를 좀 들어보자.
Back)이라고 한다. 레이 백.
나잠 ‘들러리’도 찌질남이긴 하지만 노래 자체가 멋있다. 처음으로 내가
핫산 어이가 없다. (웃음)
3절까지 만들었던 곡이기도 하고. 1, 2절까지 변화 없이 가다 3절부터 변주되고 확장된다. 가사의 스토리가 아니라 음악 자체의 스토리가
그건 기계로 하는 건 줄 알았는데.
그렇다는 거다. 비트도 박진감 있게 잘 나온 것 같고. 마이클 잭슨을 겨냥해서
간지 아니다. 기계로는 힘들다. 기계처럼 다 일정하면 그게 레이 백이 아니다.
썼는데 반응은 없다.
약간 더 빠르기도 하고, 느리기도 한 게 있어야 인간적이고 아날로그적인 면이 있는 거다. (웃음) 레이 백이 제일 잘 담겨있는 게 ‘들러리’랑
간지 씨는.
‘버터플라이’다.
간지 나는 리듬이 좋은 노래가 좋다. 술탄에서의 리듬은 나와 카림이 같이 만드는데 다 죽인다. 그중에 특히 ‘들러리’와 ‘버터플라이’가 훌륭하다. ‘들러리’가
녹음에도 그 부분이 잘 구현되었나.
되게 쉽게 치는 리듬인 것 같지만, 하나하나 미세하게 조절하며 친다.
나잠 그렇다. 왜냐면 내가 다 그 리프를 잘라서 뒤로 옮겼으니까. 얘가 자기는 조금씩 느리게 칠 수 있다고 하는데 조금 더 느리게 치더라.
10
E L E P HA N T - S HO E
이 발언에 대해 다른 멤버들은 어떻게 생각하나.
간지 그게 레이 백이 강하다는 증거다. 아는 분들만 알 거다. 레이 백
나잠 일단 어떻게 말하는 지 한 번 들어보겠다.
전문가들이 그 부분을 들으면 아, 레이 백이구나, 하며 무릎을 칠 거다. 인디
그러니까 육 년이라는 시간 동안 가장 크게 작용한 게 있다면 우리에겐 신곡이 아닌 노래들이 너무 많다는 거다. 1집인데. 사실 그 사이에 음반이 다섯 개 정도 나왔어야 하는 건데. ◆ 그리고. 핫산 씨와 오마르 씨는 직장을 다니고 있다고 들었다. 핫산 2008년부터 다니고 있었다. 다섯 개 내지 그랬나. 나잠 우리가 사실 인디 레이블이지 않나. 인디 밴드이고. 인디 밴드들은 돈이 없다. 돈은 없는데 욕심은 있고 좋은 퀄리티의 음반을 내고 싶고, 근데 내가 지금 가진 실력이 그에 못 미치는 딜레마를 육 년 동안 겪었다.
나잠 학생이면서 직장을 다니고 있었다. 오마르 여성용품 만드는 공장에서 2년간 일을 하고 있다. 재질이 여러 개로 쌓이는데 그걸 부착한다. 이제는 경력이 좀 되어서 다른 직원들 채근도 한다. 정규직으로 바꾸자는 제의도 받긴 했는데 그럼 공연할 때 일정을 빼기 곤란하니까 그냥 이렇게 다니고 있다. 핫산 지금은 홍보회사에 다니고 있다. 술탄 들어갈 때는 출판사에서 책을
◆ 술탄 오브 더 디스코
기획해서 만드는 일을 했다. 그러다 2011년부터는 홍보 회사로 갈아탔다. 간지 그 사이에 카림 사르르는 호주로 워킹 홀리데이를 다녀왔다. 2011년에.
오래된 음악 얘기가 나왔으니까 예전에 나잠 씨가 낸 솔로 앨범
6개월 코스인데 3개월만 채우고 왔다. 호주 농장에서 힘들게 일하는데
[메트로폴리탄 소울(Metropolitan Soul)] 얘기를 해보겠다.
생산량을 못 채워서 돈도 안 되고.
나잠 누구한테 들은 건가.
사르르 포도 따다가 혼났다
핫산 아메리카노 그란데 같은 건가. 구리다.
나잠 얼마나 환경이 힘들었음 얘가 간지한테 전화를 해서 “형, 저 한국 가면
나잠 군대 가기 직전에 직접 CD를 구워서 지인들 위주로 나눠줬던 음반이다.
술탄 오브 더 디스코 다시 할 수 있어요?”라고 물어봤다.
그걸 들었던 사람들의 반응이 아 후지다, 이 정도가 아니라 다 돌로 굳어버렸다. 거기에 실려있는 노래가 술탄 오브 더 디스코 정규 음반에 한
다들 바쁘게 산 모양이다. 그럼 핫산 씨와 오마르 씨가 일하는 두
곡 실려있다. ‘압둘라의 여인’. 편곡은 그 당시와 다르다. 가사도 영어였고.
곳에서는 둘이 모두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멤버라는 걸 알고 있나.
그때는 내가 영어 가사가 아니면 음악이 아니다, 나는 팝을 지향한다, 하면서
오마르 그렇다. 일할 때는 작업복 입고 있기도 하고, 동네라서 후줄근한 옷 입고
사이키델릭 스타일로 만들었다.
후줄근하게 출근하는 편인데 그 영상을 보여주니 다들 연예인 같다고 했다.
거기에도 레이 백이 나오나.
콘헤어를 한 적도 있지 않나. 그러고 출근했었나.
나잠 그땐 레이 백이란 개념도 모를 때였다. 그때는 오직 롱(Long)만이 살
오마르 그렇다. 그래서 새로 알바하는 사람들이 오면 나를 보고 여기가 마약
길이었다. 근데 그 시대에는 그 정도면 꽤 세련된 편이었다. 2004년에는.
만드는 공장인 줄 안 적도 있다.
핫산 2004년에도 이미 물고 빨고 다 할 때였다.
핫산 나도 회사에서 다 알고 있다. 심지어 회사가 배우 매니지먼트 일도
나잠 그 표지는 되게 멋졌다. 당시 미술학원에서 애들 가르치면서 내가 직접
했는데 조은지 씨가 우리 회사 배우다. 나이도 동갑이고 그분도 인디 쪽에
그린 거였는데 미래 도시를 그렸다.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그 인연으로 우리 티저 영상 중 <카드 게임>에
사르르 그거 홍대 길거리에 붙어있는 그런 그림 말인가.
출연해주었다.
오마르 거기에 타이틀은 메트로폴리탄 소울. 마무리 질문을 하겠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한가. 타이틀의 글씨도 흘림체로 쓴 건 아닌가.
나잠 바로 새 음반 작업을 할 거다. (웃음) 사실 1집 낼 때만 해도 우리가
나잠 아니다. 메트로폴리탄 소울은 임팩트체로 하얗게 썼다. 배경은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 싶었는데 이젠 될 것 같은 음악 하려고 한다. 메가
붉은 빛의 미래 도시였고 그 안에 모노레일이 막 돌아다니고 저 멀리서
히트 송을 작업하려 한다.
태양이 지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위에 ‘나잠 수’가 크게 적혀있고 그 밑에
핫산 싸이 형을 보고 강남 스타일 같은 걸 만들 거라고 하고 있다.
‘Metropolitan Soul’이 적혀있었다. 근데 그 뒷면에는 광안리 해수욕장 사진이 있었다.
나잠 세계적으로 통하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 한글인데 외국인들이 들어도
키치였나.
메트로폴리탄 소울이 아니라 유니버설 소울로 발전되는 건가.
나잠 아니었다. 그 당시에는 그게 멋있겠다 싶었다.
나잠 적절한 비유인진 모르겠다. (웃음) 진짜 좋은 노래 하나 좀 써보고 싶다.
알아들을 수 있는 의성어 위주로 만들 생각이다.
누가 들어도 다 좋은 노래. 우리의 장르 막 이런 거 벗어나서 진짜 그냥 좋은 스물한 살 때는 왜 다들 그럴까.
노래 있지 않나.
나잠 군대 가기 직전이니까.
핫산 싱글로 신곡을 중간중간 내면서 공연할 생각도 하고 있다.
씬에는 이런 데 레이 백을 쓰는 경우가 거의 없다.
간지 잃을 게 없으니까.
나잠 정규 음반이 아니라고 해도 새로운 노래를 출시하는 것 자체가
나잠 이 친구가 왼손 연습을 잘 안 한다. 스네어 치는 손 연습을. 하이햇만
나잠 이게 사람들한테 비춰졌을 때에 대한 생각이 없는 거다. 내가 보기에
우리에게 큰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 같다. 지금까지 몰랐다. 왜냐하면,
맨날 쪼개서.
멋있으면 되는 때니까.
정규음반을 안 내봤으니까. (웃음)
간지 나잠은 드럼에 대해서 특히 아무것도 모른다. 교회 가보면 안다.
간지 나도 ‘찌찌러브’를 처음 만들 때 멋있다고 느꼈다.
교회에서 할머니들이 찬송가에 맞춰 박수를 친다. 근데 이게 다 밀릴 때도
나잠 어쨌든 거기에 수록된 ‘압둘라의 여인’만 뽑아서 당시의 붕가붕가
내 보니까 많이 다르던가.
있고 빠를 때도 있는데 멀리서 들으면 하나의 짝으로 들린다. 그런 게
내부 게시판에 올렸었다. 9와 숫자들의 송재경 씨와 윤덕원, 그리고 몇몇
나잠 많이 다르더라. 노래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정규 음반을 냈다는
모여서 그루브를 만들어내는 거다. 쩐다. 이게 대중음악 평론이지. 다들 뭣도
인사들이 걸쭉하다는 평을 해줬다. 그걸 계기로 병장이었던 2005년도쯤에
것만으로 의미가 있는 것 같아서 ‘똥반’이라고 하더라도 일 년에 두 장씩 낼
모른다. 이렇게 아는 사람들만 알 수 있다.
휴가를 나와 신촌 롤링스톤즈에서 곰사장을 만나 ‘압둘라의 여인’으로
거다. 5년 뒤에 20집 가수가 될 생각이다.
음반을 내고 싶다고 말을 했었다. 그게 붕가붕가와의 첫 인연이었다.
핫산 용필 형님처럼. 앨범 타이틀은 ‘바운서’ 뭐 이렇게 해서.
‘파워 오브 오일’도 애착을 갖는 곡으로 꼽힐 줄 알았다. 나잠 ‘파워 오브 오일’을 처음 만들었을 땐 그랬다. 이건 무조건
술탄 오브 디스코의 첫 콘셉트는 ‘술탄과 50인의 도적’이었다고
있고, 공연이 될 수도 있고, 만화가 될 수도 있겠다. 사실 그게 인디이지 않나.
타이틀이다,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5년이 지나니까 감각이 없어졌다. 공연
하던데.
인디펜던트(Indipendent). 아마 계속 그렇게 서로 머리 맞대고 뭔가 만들긴
때는 항상 해왔던 곡들이다.
나잠 술탄과 100인의 도적으로 해볼 기회가 있었다. 프린지 페스티벌
만들 거다.
간지 우리가 꼽았던 모든 곡이 다 신곡이다. ‘요술왕자’ 이런 건 이제
자원봉사자들과. 우리가 춤을 가르쳐드렸다. 지금은 ‘Shaking of the
니잠 술탄 자체를 브랜드로 만들 생각이다. 다른 밴드에 비해 아웃풋으로
지겨워서 안 한다. 그냥 때려치우고 싶다.
Disco’라고 정규 앨범에 수록된 노래가 원래는 ‘프린지 페스티벌’이라는 노래였다. 그런 노래가 한 곡 더 있는데, ‘뚱딴지’가 그렇다. MBC 코미디 프로
뽑아낼 수 있는 범위가 넓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나잠 이렇게 무감각해진 노래들이 있다. 그러니까 육 년이라는 시간 동안 가장 크게 작용한 게 있다면 우리에겐 신곡이 아닌 노래들이 너무 많다는
중에 꿀단지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거기에 들어가는 오프닝 시그널을 내가
여력을 가진 게 우리의 경쟁력이다.
거다. 1집인데. 사실 그 사이에 음반이 다섯 개 정도 나왔어야 하는 건데.
만들었다. 술탄 오브 더 디스코라는 이름으로. 그런데 프로그램이 두 달 만에
나잠 그러니 투자 좀 해달라.
폐지되었다. 그래서 우리가 ‘뚱딴지’라는 이름으로 바꿔서 우리 걸로 썼다.
핫산 열 장. 열정 말고 열 장.
간지 어떤 형태로도 우리가 직접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 그게 영상이 될 수도
핫산 노래 외에 2차 적으로 생산되는 콘텐츠를 밴드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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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잃어버린10년 6년
WORDS : 지은
붕가붕가 레코드가 구글에 필적하는 3200프로 성장을 도모하는 동안, 브로콜리 너마저가 앵콜 요청을 금지하는 동안, 장기하가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동안 술탄 오브 더 디스코는 대체 뭘 했길래. 그들의 잃어버린 6년을 파헤쳤다.
2002 깜악귀(눈뜨고코베인)를 중심으로 붕가붕가중창단 결성 2003-2004 뺀드뺀드짠짠 발매 : 서울대 학내 뮤지션 창작곡 모음 음반 : 깜악귀가 시작한 프로젝트를 곰사장이 물려 받아 진행 : 윤덕원(브로콜리너마저),장기하(장기하와얼굴들), 송재경(9와 숫자들), 박종현(생각의여름) 등이 모여 서울대 카르텔이 시작됨
BGBG HISTORY
1996
2002
2005.02.17 붕가붕가 레코드 설립 2005.02 관악청년포크협의회 [vol. 1] 발매 2005.05 청년실업 [기상 시간은 정해져있다] 발매 2005.08 ‘수공업소형음반’ 시리즈 제작 시작
FACT
: 홀로 고군분투하던 덕원은 브로콜리 너마저 EP
‘지속가능한 딴따라질’로 정함
[앵콜요청금지] 발매. 예상치 못했던 성공과 함께
> 이 시기 즈음 봉천동 쑥고개에 위치한 눈뜨고코베인
> 사무실 철수. 이후 주요 거점은
이후 브로콜리 너마저는 붕가붕가와 우호적 결별
합주실에 붕가붕가레코드가 세들어 감
맥도날드 및 나잠 수 자취방이 됨.
> 곰사장 의문의 잠적
2004
SOD HISTORY
2007.10 브로콜리너마저 데뷔
2006.04 회사의 모토를
2005
2006
2007
2005 중동의 사막에서 왕년의 디스코 제왕인
2007
무하마드를 만나 잊혀진 전설의 음악 아라비안 펑키 소울을 전수 받고 각각 ‘압둘라 나잠’,
- 귀국한 그들은 일단 무조건 팔리고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당시 잘 팔리고 있던 립싱크 댄스
‘무스타파 더거’, ‘J.J 핫산’으로 개명, ‘술탄 오브
그룹을 시도, 당시 댄스 음악의 블루 오션이던
더 디스코’가 탄생
홍대 인근의 인디 음악계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한다
1996 유명기획사 ‘분가분가’가 차세대 아이돌 그룹을 위해 개최한 오디션에서 2500:1의 경쟁률을 뚫고 나잠 수, 덕우엉, 김호성 3명이 선발되었다. 이들은 기획사의 의도대로 사회와 격리된 채 혹독한 댄스 및
2004 나잠 수 1집 [METROPOLITAN SOUL]가
2006
세상에 나옴
- 술탄 오브더 디스코 개념 생성
: 나잠 수는 수록곡 ‘압둘라의 여인’을 붕가붕가레코드 게시판에 올리게 되고 이를 계기로 붕가붕가레코드에 합류하게 됨
노래 연습에 몰두
2005 1997 IMF 외환 위기에 휘말려
- 김간지의 캡틴 코만도 활동이 종료됨
기획사는 망하고 대표는 해외로 도주
- 김간지가 불나방 스타 쏘세지 클럽에 합류
-> 약 8년 간 도주한 대표를 잡으러 세계각지를 배회
> 한줌 인기의 무상함과 댄스음악에 대한 환멸로 압둘라 나잠은 4년여의 면벽수행에
: 사무실에서 스티커를 붙여가며 수공업 음반을 제작하던 나잠에게 더거가 나타나 우리는 ‘술탄 오브 더 디스코’ 를 해야한다며 유혹 : 나잠 수는 괴이한 곡을 들려주며 “이게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주제가야”라고 말하는 더거가 몹시 이상했지만 뭐에 홀린 듯 그 제의를 받아들이게 되고 그 자리에서 잼을 하며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초석이 됨.
- 김간지의 밤섬해적단 활동이 종료됨
2006.9 술탄 오브 더 디스코가 MR에 맞추어 첫 공연을 함 >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출범
들어가고, 그로 인해 70년대 황금기 디스코 그루브의 진의를 터득하기에 이름 - 김덕호 공군 입대 - 목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공군에 입대한 김덕호를 대신하여 김덕호의 아버지가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댄서로 가입함
2007. 4싱글 <요술왕자>발매 2007 - 김덕호 공군 입대 - 김덕호 아버지 합류 - 2007 김간지 입대
김덕호 아버지 본업은 유목민. 연령은 미상이나 20대의 아들을 둔 것이나 뱃살이 두드러지는 체형을 되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군에 입대한
“데뷔 공연부터 2010년까지 활동했다. 2008년과 2009년은 군복무로 휴식, 군 제대
김덕호를 대신하여 술탄 오브 더 디스코에
후 술탄에 복귀하기로 했으나 몇회 공연에
댄서로 가입. 천부적 음치라는 사실로 인한
동참한 후 탈퇴했다. 직업적으로 하는 일이
평생의 좌절을 댄스를 통해 극복하는 듯
바빠지면서 연습에 불참하게 되는 일이
보였으나 과도한 체중 증가로 인한 고질적
많아졌는데, 밴드의 퀄리티를 위해 과감히
무스타파 더거 (1975-2012)
허리 통증으로 인해 2008년 술탄에서
탈퇴를 결정했다. 그러나 압둘라 나잠은
2005년 술탄을 최초로 구상하고 이후 압둘라
방출되었다. 이후 고향인 시베리아에서 다시
아직도 원한을 풀지 않은 채,
나잠, 무하마드 B. 마니와 함께 술탄을 결성한
유목 생활을 시작했다. 최근 발매된 술탄
내가 개인의 영달을 위해 탈퇴한 것으로
인물이다. 당시 나이 30세. 술탄의 댄스
오브 더 디스코의 정규 1집에 대한 공식적인
루머를 퍼뜨리고 다닌다. 물론 압둘라의
포메이션을 확립한 '황금의 3인' 중 1인으로
소감은 '압둘라 나잠의 키가 10cm만 더
품성을 아는 주변인들은 그대로 믿어주지 않는
보컬과 추임새, 나레이션도 겸하였고, '여동생이
“ 2008년도 봄, 27세 무렵까지 술탄 오브 더 디스코에서 활동했다. 마침 장기하와 얼굴들
컸으면 길이 남을 명반이 되었을 것' 으로
듯 하다. 원래 이들의 정규 음반은 2년 전에
생겼어요', '숱한밤들' 같은 발라드 넘버 들을
활동을 시작하는 시기여서 정체성의 혼란을
일축했다고 전해진다. 방출 이후에도 술탄
나왔어야 할 물건이었다. 그래서인지 디자인도
작곡하기도 했다. 이후 J. J 핫산과의 무력 충돌
견딜 여력이 없었다. 그들에게 크게 도움을 준
1집의 판매고에 꾸준한 관심을 보이는 걸로
현재의 조류보다 뒤떨어져있는 듯하다. 어쨌건
과정에서 파이어 에그를 피격 당한 후 사망.
건 없지만 정규 음반도 내고 하는 걸 보니 내가
봐서 붕가붕가레코드의 대표인 곰사장과 동일
함께 했던 시간들은 정말 행복했었다. 물론
마지막 남긴 말은 '1집은 가사가 없으면 더 좋을
왠지 뿌듯하다. 계속 재미있는 일을 벌이길
인물이라는 설이 있으나 밝혀진 바는 없다.
지금은 더 행복하다.”
것 같다' '치킨 먹을까'로 전해진다.
바란다.”
감안했을 때 최소 50대로 추정. 2007년 목수가
12
술탄 탈퇴 후 디자이너로 대성한 김덕호
E L E P HA N T - S HO E
(구)장기예프
2008.05 장기하와 얼굴들 EP [싸구려 커피] 발매
2009.02
: 수공업소형음반이 아무래도 잘 팔리지 않자 슬슬 회사를 접을 생각을 하던 무렵 장기하가 제대하며 마지막 작업으로 발매한 수공업 음반. : ‘심지어 나쁘지도 않다’는 평가와 함께 500장을 예상했는데,
- 장기하와 얼굴들 정규 1집 [별일 없이 산다] 발매. : 이 앨범이 통산 5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붕가붕가레코드의 매출은 전년 대비 3200% 성장
15,000장을 판매하며 전직원이 수작업에 투입.
2008.07 achime(아침) 데뷔 EP [거짓말꽃] 발매 2008.09 치즈스테레오 데뷔 EP [Oh Yeah] 발매 2008.12 장기하의 인기에 편승하여 청년실업 1집 재발매 > 서교동에 사무실을 얻으며 ‘홍대 시대’ 개막
2008
2010.02 첫 라이선스 앨범 Toe의
이건 전설이 될 거야] 발매
[For Long Tomorrow] 발매
2011.04 눈뜨고 코베인 3집 [Murder’s
2010.09 불쏘클 EP [석연치 않은
High] 발매
2009.05 한국 대중음악 시상식에서 장기하와 얼굴들이
결말] 발매 후 해체
2011.06 장기하와 얼굴들 2집 [장기하와
3관왕을 차지
> 예상치 못했던 소득세에
얼굴들] 발매 > LP동시 발매
2009.06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 1집 [고질적 신파] 발매 2009.09 생각의 여름 1집 [생각의여름] 발매
세금폭탄을 맞음. “잔치는 끝났다”
2011.08 레스카 데뷔 EP [여전히…
공식 선언
그리워하네] 발매
2009
2010
2011
2008. 3 장기예프 탈퇴
2010 김덕호 제대 후 몇 회의 공연을 함께하다
2011
> 2009년부터 소소한 공연을 제외한 대부분의 활동을 전면
아버지의 병세로 인해 탈퇴
- 1년 간 영등포 하자센터에서 근무하게 된 나잠 수는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침. 그
2010.05. EP <Groove Official> 발매
과정에서 함께 음악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중단하고 정규음반 준비
2008 - EP <여동생이 생겼어요> 발매 : 립싱크 댄스그룹을 표방하며 구설수에 오름
- 김덕호 아버지의 과도한 체중 증가로 인한 고질적 허리 통증으로 인한 탈퇴
2008. 3 장기예프 탈퇴
> 나잠 수는 이 무렵 정규 앨범을 내야한다는
있던 카림 사르르를 눈여겨 보게 되고, 이
생각을 하게 됨
때의 인연을 계기로 카림 사르르가 술탄
2010
오브 디스코에 합류함.
- 불쏘클 활동 종료 후 김간지와 오마르 홍이 술탄 오브 더 디스코에 합류.
2009
: 이후부터 김간지는 ‘간지하드’라는 이름으로 활동
: 장기하와 얼굴들 활동에 여력이 없어진
- 김간지 명령 29호 활동 종료, 제대
장기예프가 조용히 탈퇴함
2008
- 나잠 수의 집에서 장기하와 얼굴들 1집 [별일 없이 산다] 녹음
- 학생이면서 출판사에서 북에디터로 일하고있던 회사원 JJ핫산이 술탄 오브 더
- 나잠 수의 집에서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 1집 [고질적신파] 녹음
디스코 합류
- 김간지 서울대 카르텔 정ㅋ벅ㅋ
2012.02 장기하와 얼굴들, 한국대중음악상
2011.03 미미시스터즈 EP [미안하지만…
- 아마도 이자람밴드 데뷔 EP [슬픈노래] 발매
- 나잠 수, 치즈스테레오 EP [화성로맨스]에 엔지니어로 참여 -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 EP [석연치 않은 결말]에 엔지니어로 참여 - 김덕호 직업적으로 하는 일이 많아져 탈퇴
: 장기하는 나잠에게 자신과 함께 학교 밴드 ‘아무래’에서 활동하며 댄스를 담당했었던 핫산을
- 카림 사르르 호주 워킹홀리데이 떠남 : 원래 6개월 코스였으나 3개월 째에 돌아옴. 호주 농장에서 고된 노동을 했음에도 수확량을 못채워 금전적 이득도 얻지 못해 육체와 정신이 모두 피폐해진 그는 김간지에게 전화하여 지금 돌아가도 나 다시 술탄할 수
4관왕 차지
2012.04 몸과마음 데뷔 EP [데자뷰] 발매 2012.06 코스모스사운드 EP [서정적 농담] 발매 2012.10. 22 SBS [힐링캠프]를 통해 장기하 첫 예능 출연.
2012.10 [블루스 더, BLUES] 발매
2013.04. 아마도이자람밴드
: 인디씬에서 쏘아올린 한국 초유의 블루스 컴필레이션 앨범
[데뷰] 발매
2012 2012 더거, 고자가 되어 별세
2013 2013.01 싱글 [오리엔탈 디스코 특급] 발매 2013. 2. 정규 1집 [Golden Age] 발매
2012 - 나잠 수, 몸과마음 데뷔 EP [데자뷰]에 엔지니어로 참여
2013.01.싱글 [오리엔탈 디스코 특급] 발매 2013.02 드디어 첫 번째 정규앨범 [The Golden
- 나잠 수, 생각의 여름 2집 [곶]에 엔지니어로 참여
Age] 발매
- 붕가붕가레코드에서 발매한 블루스 컴필레이션 [블루스 더, Blues]에
2013. 2. 16 음반 발매 단독공연 2013 나잠 수, 아마도이자람밴드 [데뷰] 에 엔지니어로 참여
엔지니어로 참여 - 더거 탈퇴
있지라고 물어보기도 함.
- ‘캐러밴’, ‘버터플라이’, ‘의심스러워’가 만들어짐 - 나잠 수, 장기하와 얼굴들 2집 [장기하와 얼굴들]에 사운드 수퍼바이저로 참여 - 오마르 홍의 공장 취업(현재까지 2년째 재직)
소개시켜 줌
- 김덕호 아버지 탈퇴
- JJ핫산이 적성을 발견하고 출판사에서 광고회사로 이직
- EP [여동생이 생겼어요] 발매 > 김간지는 군복부 중 불나방이 티비에 나오는
2011. 4. 9 더거의 결혼
것을 보고 걸레질을 하다 난동을 피움 - 나잠 수의 집에서 장기하와 얼굴들 EP [싸구려커피] 를 녹음 - [싸구려 커피]를 통해 붕가붕가레코드 내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나잠 수는 단번에 ‘수석 엔지니어’로 등극함 - ‘파워 오브 오일’, ‘아침밥’, ‘발걸음’ 등의 곡을 만듬
눈뜨고 코베인 보컬, 팟 캐스트 <인디 돋는 밤 진행자> 깜악귀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초창기 활동 시절, 댄스 클럽에서 MR을 틀고 춤추고 립싱크를
때묻지 않은 순수한 어린이들의 영원한 친구, 작고 귀여운 봄의 요정 미유키
신밧드 댈러맨디 (A.K.A. 김현호)
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내가 공룡 옷을 입고 나와서 막춤을 추다가 창피를 당하고 들어갔던 일이 있었다. 그 이후 술탄 오브 더 디스코에서 망신스러울 만한 일은 전부
보르네오 짜짜로니 (A.K.A. 정중엽)
“압둘라 나잠이 '미유키'라는 이름을 붙여 줬지만, 나는 술탄 오브 더 디스코에 승차한
나에게 몰아서 맡기는 풍습이 생겨났다.
“그들의 싱글 [Groove Official]에 수록된 ‘숱한 밤들’이라는 곡에 기타를 연주해주었다.
적도 하차한 적도 없다. 단지 돈 때문이었다.
특히 이번 정규 음반은 뭐랄까, 쓸 데 없는
나는 레코딩 세션만 했을 뿐이고, 페이 없이
고퀄이 주는 감동, 내용은 그저 그런 B급
어차피 난 용병일 뿐이었고, 그리고 하차할
퍼커션 녹음을 했다. 대신 앨범 발매 후에 나를
영화인데 미장센이 괜시리 예술적인, 그런
때가 되어 벨을 눌렀을 뿐이므로 그다지
따로 챙겨 주던지, 행사 나갈 때 불러달라고
느낌이다. 아메리칸 블랙 소울 뮤직의 정통을
소속감은 없었다. 뭘 이렇게까지 열심히
부탁했다. 그런데 그들은 나를 부르지 않았다.
제대로 계승하고 있는 한국에 몇 안되는
그래도 나는 술탄 오브 더 디스코를 아낀다.
했는지, 그들의 이번 정규 음반은 생각보다
나는 아마도 불가항력 재능기부를 한 것
음반일 것이다. 한국식으로 변화된 가요식
한가인을 닮은 외모로 세간의 이목을
무척 고 퀄리티라 듣다 보면 듣는 내가
같다. 낚였다. 돈을 달라! 앨범 많이 팔아서
소울이 아닌, 이건 진짜다. 그 때문에 후진
집중시켰던 신밧드 댈러맨디는 현재 군 복무
왠지 부끄러워진다. 더 이상의 멘트는 집어
돈을 달라! Oh, Several~ 중동의 왕자ㅈ!들
가사마저도 본토, 정통의 그것으로 느껴질 때가
중이라고 전해진다.
치우겠다. “
아브라카다브라쇼우미더머니.”
있다. 이제 시작이다. 더 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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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L E P HA N T - S HO E
의심스러워 댄스 엑기스 교본 ILLUSTRATION : TIKKA MASALA
전주
(준비)
쿵쿵
빠라빠빠라 밤
짠
빠라빠빠라 밤
짠
빠라빠빠라 밤
짠
빠라빠빠라 밤
빠라빠빠라 밤
짠
짠
호
아아아-
아아아아-
아아아-
악!
노래가 시작되면 적절히 전주 부분의 동작을 활용해 그루브를 타세요.
후렴구
의심스러워 아직도 넌 나를 사랑해 나 없이 살 수
있!
그 눈빛까지
을!
까!
의심스러워 날 떠나 행복해 질 거란 얘기와
도~~~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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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탄 오브 더 디스코에 관한
어느 프라이빗한 밤의 대담
4월 19일, 60명의 손 빠른 팬들에게만 입장이 허락된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프라이빗 19금 댄스파티가 열렸다. 그리고 같은 날 밤, 파티장 근처의 소규모 음악 바에선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첫 번째 정규앨범에 대한 짧은 대화가 오고 갔다. WORDS : 맹선호
참석자 김영진 올해 나온 앨범 중 자이언티와 함께 술탄 오브 더 디스코 앨범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weiv] 에디터 김현수 술탄 오브 더 디스코가 립싱크하던 시절부터 팬을 자처해온 음악 블로거, 맹선호 최근 술탄 오브 더 디스코에 입문한 엘리펀트슈 에디터 선호 막상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이하 술탄)를 모르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저 역시 그랬는데 이번에 앨범 듣고 좀 놀랐어요. 알고
같다’였어요. 최민우 씨는 그게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이란 전제를 붙였지만, 저는 좋은 쪽이라고 봐요. 그 정도로 ‘파워 오브
혁신적인 부분이 많거든요.
것 같아 안타까울 정도였어요.
오일’도 그렇고, ‘캐러밴’이나 ‘의심스러워’ 같은 곡들에서 대중성이 명확하게 느껴지거든요.
영진 전 올해 나온 앨범 중에 술탄이 제일 좋았어요. 물론 여기서
선호 한편으론 키치한 면을 부각했기 때문에 더 많은 대중의 접근이
좋다는 건 취향을 떠나서도 제일 좋았던 앨범이란 의미예요.
차단되었을 수도 있을까요?
선호 전 사실 요즘 인디 음악 씬이 주목받고 있는 현상이 어쩌면
영진 그런데 또, 콘셉트나 가사 때문에 대중적으로 다가가기
과장된 건가 싶을 정도로 개성도 없고 실력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어렵다고만 말할 수도 없는 게, 이 밴드가 하는 훵크나 디스코 음악
밴드들을 접하고 실망한 적이 꽤 있어요. 그런데 술탄 같은 경우에는
자체가 지금의 국내 인디 팝 씬에서 그리 대중적인 분야가 아니란
확실히 잘한다는 느낌이 든 밴드였어요.
점도 있죠
현수 술탄이 예전에는 립싱크하며 춤을 추는, 그러니까 음악보다는
현수 저는 곡이나 연주의 완성도에 비해 기대만큼의 반응이 나오지
만장일치 했으니까요. 그런데 오늘 공연까지 보니 밴드의 무대
재미를 추구하는 팀이었어요. 이번 앨범을 굉장히 오래 준비했다고
않는 것 같아서 아쉬웠어요. 더 넓게 보면 공중파에도 충분히 나올 수
매너랑 춤솜씨가, 와. 정말 대단한 라이브였어요. 개인적으로 국내
들었는데, 제 주위 사람들은 예전 모습만 기억하고 약간
있는 음악인데.
음악 팬은 술탄의 공연을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과 이미 그들의
보니 일단 아는 사람들은 정말 좋아하는데, 막상 소수에게만 알려진
색안경이라고 해야 하나? 큰 기대를 안 하더라고요. 영진 예전 음악을 듣고 이번 앨범을 그냥 스킵하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확실히 술탄은 콘셉트부터 해서 마니아적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오늘 공연을 보면서 다시 한번 느낀 게 술탄이 하는 음악을 좋아할 만한 사람이 지금보다 더 있을 거라는 믿음이예요. 좀 더 광범위한 층에 어필할 만한 음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선호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앨범 커버나 밴드 자체가 주는 이미지와는 달리 뜻밖에 대중적인 면이 많아서 놀랐어요. 영진 웨이브의 최민우 씨도 얘기했던 게 ‘모든 곡이 타이틀인 것
영진 개인적으로 가사나 콘셉트가 이렇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궁금하기도 하네요. 선호 반대로 술탄이 만약에 대중적으로 큰 성공을 하게 된다면 지금의 독특한 이미지라던가 개성 때문에 그 성공의 발판이 열리지 않을까 생각해요. 장기하 씨도 음악이 물론 좋았지만, 미미 시스터즈와의 댄스라던가 가사가 처음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대중을 사로잡는 포인트는 그런 점을 무시하지 못하기 때문에 술탄도 그런 부분을 계산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영진 그런데 음악 자체가 가사나 콘셉트랑 되게 잘 어울려요. 아마도 이 팀의 위트가 단순히 콘셉트나 노랫말에만 묻어 있는 게 아니라,
술탄 주연의 첩보 어드벤처 영화
THE CARD GAME 올해 2월 16일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1집 발매 기념 단독 공연이 있었다. 그 공연장을 찾은 관객은 하늘이 무너지는 비보를 접했다. 바로 무스타파 더거의 죽음이었다. 아라비안 펑키 소울 스타였던 그의 사인을 알아보았다. * Cast 무스타파 더거 (장기하) J.J 핫산 (전두환) 오마르 홍 (김흥국) 카림 사르르 (이인제) 이은철 (에릭) * Special Guest 조은지 (송해) 류현경 (까페녀1) * Staff Production: BGBG Records Inc. Directed & Written by 김간지 Cinematography & Film Editing by 나잠 수 * Soundtrack "오리엔탈 디스코 특급 (Oriental Disco Express)" (2013) Written by 나잠 수 Performed by 술탄 오브 더 디스코 "압둘라의 여인 (A Woman at the Abdullah)" (2013) Written by 나잠 수 Performed by 술탄 오브 더 디스코 * Inspired by Quentin Tarantino's "Inglorious Baste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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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자체에 배어 있기 때문인 듯해요. 악곡 상으로 상당히 기발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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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호 그러게요. 신기하게 잘 어울려요. 현수 그들이 그저 흔한 가사를 붙이고, 연주로만 공략하는 밴드였다면 지금과는 분명 다른 위치였을 것 같긴 해요. 한편으론 키치적인 술탄 이미지를 주입하면서 오히려 장벽이 되는 건 아닌가 우려도 되고요. 선호 어제는 공중파 방송에도 나오더라고요. 이제 세상이 술탄의 매력을 알아보고 있는 것 같은데요? (웃음) 엘리펀트슈도 이 밴드는 더 많은 사람이 즐겨야 한다고 생각해서 5월호의 커버 아티스트로
팬이 되어 버린 사람으로 구분해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한번 경험하면 쉽게 잊을 수 없는 밴드인 거 같아요. 영진 저에게 술탄의 이번 앨범은 가장 붕가붕가 레코드스러운 앨범이면서, 동시에 지금까지 나온 그 어떤 붕가붕가 레코드의 앨범보다 좋았던 거 같아요. 특히, 앨범에 수록된 전곡이 어느 곡 하나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상징적인 음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무엇보다 정말 신 나는 음악들이고요. 현수 이번 정규 1집은 연주자들을 영입해 밴드를 재정비한 만큼 라이브 밴드로서의 앞으로가 더욱더 기대됩니다.
2013년 록 페스티벌에서 가장 빛날 신인 밴드
24아워즈 24HOURS
WORDS : 장은석, PHOTO : 전찬영
평범한 고등학생 유키오는 우연히 길에서 만난 강아지 벡(BECK)을 통해 기타리스트 류스케를 만나고 밴드 ‘벡(BECK)’을 결성하게 된다. 만화 <BECK>의 내용이다. 만화와 밴드 음악 두 가지 모두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 작품은 음악 만화의 교과서와 같다. 21살 때 이 만화책을 읽고 음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평생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던 내가 밴드를 하고 싶어졌다. 아니 꼭 해야만 할 것 같았다. 하지만 기타, 베이스, 드럼 중 어떤 하나도 연주할 줄 몰랐다. 그렇다고 노래를 잘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기타, 베이스, 드럼 중 가장 쉬워 보였던 베이스를 배우기 시작했고, 결국 밴드를 결성했다. 거기까지였다. 몇 번의 공연을 끝으로 우리는 해체했다. 벡처럼 될 수는 없었다. 벡을 읽고 밴드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사람이 나만은 아니다. <엘리펀트슈 어워드 2012>에서 신인상을 받았던 24아워즈의 보컬 이승진도 그랬다. 밴드 음악을 전혀 몰랐던 중학생 때 벡을 읽고 기타를 샀다. 그렇게 시작된 음악이 대학 전공으로도 이어졌고, 밴드 24아워즈까지 연결됐다. 만화책 속 밴드 벡은 기구할 정도로 죽어라 고생하며 힘겹게 성장하는데, 그는 이 스토리를 로망으로 여기지만 24아워즈의 형편이 벡보다는 좀 더 나은 것 같다고 말한다. 동의하지만 벡과 비슷한 면이 없지는 않다. 이번에 새로이 합류한 베이시스트 김혁재는 원래 다른 밴드의 멤버로 24아워즈를 세션으로서 도와주고 있었다. 그의 첫인상은 <케이팝스타>를 통해 스타가 된 방예담이 훌륭히 성장했을 때의 모습을 미리 본 듯했다. 하얀 피부에 큰 키, 슬림한 몸매에 훌륭한 비율, 거기에 멋진 스타일까지 갖고 있어 한 눈에 그를 기억하게 됐다. 하지만 무대 위에서의 그는 예쁘장한 외모와는 다르게 굉장히 파워풀했다. 좋아하는 뮤지션이 슬립낫(Slipknot)이라는 말에 그의 무대 위 액션이 이해됐다. 음악실력, 퍼포먼스, 외모 중에 빠지는 것이 없는 이 베이시스트를 멤버로 영입하기 위해 24아워즈 멤버들은 엄청나게 공을 들였다. 하지만 김혁재는 개러지 음악은 재미없다며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그저 보컬 이승진의 동문이어서 도와줄 뿐이었다. 벡의 베이시스트 타이라 또한
수많은 밴드에서 그를 영입하고자 했지만, 그는 좀처럼 선택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벡의 보컬 유키오의 노래에서 어떤 힘을 느끼고 모든 것이 불투명한 벡에 합류하기로 결정한다. 김혁재 또한 직접 연주를 하고 공연을 하면서 24아워즈의 음악에서 무언가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쉬이 합류를 결정할 수 없었던 것은 기존의 밴드 멤버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었다. 그래도 24아워즈의 노력은 계속됐다. 기타리스트 김혜미는 그가 거친 음악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새로이 쓰는 곡은 조금 더 거친 면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래도 김혁재의 고민은 계속됐고 드러머 강지원은 입장을 확실히 하지 않는 그의 태도가 불만스러웠다. 이런 기운을 느낀 탓일까, 김혁재는 다음 공연을 끝으로 세션을 그만두기로 했다. 결국 그들의 제안을 완전히 거절하기로 한 것이다. 공연 당일 관객들에게도 오늘이 김혁재와 하는 마지막 공연이라 알렸다. 그 공연이 끝나고 가진 뒤풀이 자리에서 김혜미와 강지원은 먼저 일어났고, 이승진과 김혁재 둘만이 남았다. 그리고 그 다음 날 김혁재는 24아워즈의 베이시스트가 되었다. 그 밤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장난스러운 대답을 반복할 뿐이었다. 알 수는 없지만 6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의 구애가 결실을 얻은 밤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결정된 그의 합류로 모두 지지부진하던 앨범 녹음에 매진하기 시작했지만, 그의 합류 전에 녹음해 두었던 트랙들은 무언가 아쉬웠다. 게다가 김혁재와 함께하면서 쓴 곡들은 기존의 곡들보다 좀 더 거칠다 보니 기존 녹음한 트랙의 아쉬움을 더 컸다. 하지만 이를 버리면 적지 않은 돈을 날리게 되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이 또한 투자라 생각하고 과감히 버리기로 했다. 결과만을 놓고 보자면 이는 옳은 선택이었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인 ‘째깍째깍’을 라이브에서 여러 번 들어봤지만, 좋은 곡일 뿐 타이틀곡 감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4월의 엘리펀트슈 릴리즈 파티에서 라이브로 이 노래를 듣고 깜짝 놀랐었다. 완전히 새로운 곡으로 바뀌어 있었고, 이건 누가 봐도 타이틀곡이었다. 그래서 이번 앨범을 굉장히 기대했는데, 막상 CD를 손에 쥐고 가장 놀랐던 것은 ‘Jane’이 실리지 않아서였다. 지난 연말에 진행된 인터뷰에서 자신들의 대표곡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모두가 ‘Jane’을 선택했었다. 그런 곡이 정규 앨범에 실리지 않았다는 것이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싱글이나 EP를 발매한 후, 정규앨범에 이를 포함하여 발표하는 것은 당연한 순서다. 하지만
이들은 싱글에 실렸던 곡은 정규에 넣지 않기로 했다. 이번 앨범을 수록된 곡과 색이 달랐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더 지금의 대표곡은 무엇이냐는 질문을 해봤고, 그들은 ‘째깍째깍’을 선택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현재 24아워즈의 방향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곡이어서였다. 그들이 24아워즈를 결성했던 초창기에는 디스코 리듬을 많이 써서 모든 관객이 춤을 추고 뛰어놀게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Jane’이 만들어졌고, 그것이 그때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곡이었다. 그때와 지금 그들이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은 음악이 다른 것뿐이다. “한 번에 수직 상승하는 것보다는 계단을 하나씩 차근차근 올라가고 싶어요.” - 강지원 작년 8월 엘리펀트슈 릴리즈 파티를 통해 그들의 라이브를 처음 접했을 때, 악틱 몽키스(Arctic Monkeys) 같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굉장히 많은 한국 밴드가 악틱 몽키스의 영향을 받은 음악을 했었으나 훌륭하다는 느낌을 받았던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들은 달랐다. 그리고 이번 앨범에서는 악틱 몽키스와는 다른 멋진 구석이 더 많아졌다. 이들만의 색이 점점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24아워즈는 이전에 발표했던 싱글과는 다른 현재의 24아워즈의 색깔을 가득 담은 데뷔 앨범 [PARTY PEOPLE]의 공개와 동시에 올해의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자 한다. 작년 슈퍼소닉 페스티벌에서 좋은 공연을 보였던 것처럼 올여름 록 페스티벌에서도 이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만화책 <BECK>의 줄거리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부분이 바로 벡이 그레이트풀 사운드 페스티벌에 서는 순간이다. 서브 스테이지에 공연이 시작되었으나 메인스테이지가 기상 문제로 지연되면서 이들의 공연을 중계해주기 시작한다. 이들의 노래에 반한 관객들이 라이브로 보기 위해 서브 스테이지로 몰린다. 하지만 수용인원을 초과해 입장하지 못한 채로 공연이 끝난다. 그렇게 이들의 라이브는 그해 페스티벌에서 최고의 공연으로 기록되었다. 물론 만화 속 상황이지만 24아워즈의 라이브 또한 한 페스티벌에서 최고의 순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4월 릴리즈파티에서 본 그들의 에너지는 메인 스테이지를 채움에 부족함이 없었으니 말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혁재(베이스), 김혜미(기타), 강지원(드럼), 이승진(보컬,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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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L E P HA N T - S H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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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fari
저노동 고효율 언더그라운드 음악 탐험기 WORDS : 손은지
내가 가장 흔하게 듣는 질문 중 하나는 “새로운 음악이나 밴드는 어디서 발견하나요?” 이다. 그리고 나의 대답은 다른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 인터넷 ” 인터넷 덕분에 지구촌 구석구석의 언더그라운드 음악과 정보를 예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적은 비용으로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정보의 과부화로 오히려 정말 필요하고 올바른 정보를 걸러내는 것이 더 힘들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세상에 이렇게나 많은 음악과 뮤지션들이 존재하는데 과연 무엇부터 들어야 하는가?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죽기 전에 다 들어볼 수나 있을까? 없는 시간 쪼개서 들어봤더니 내 것이 아닌 음악이었다면 그 음악을 듣느라 소비한 아까운 내 인생의 몇 분은 어떻게 보상받을 것인가? 나름 새로운 음악 찾기의 달인으로서 ‘저노동 고효율’의 방법을 추천하자면, 내 마음에 드는 음악이나 밴드를 찾기에 앞서 내 취향의 레코드 레이블을 먼저 발견하는 것이다. 일단 마음에 드는 레코드 레이블을 발견하고 나면, 기본적으로 그 레이블 소속 뮤지션들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것일 것이고, 또 같은 계열의 신진 밴드도 앞으로 계속 제공받을 수 있게 되는 것! 물론 마음에 드는 레이블을 찾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테니 지금도 어디선가 새로운 음악을 찾고 있을 여러분을 돕기 위해 이 시리즈를 기획했다.
L.I.E.S. 첫 번째로 소개할 레이블로 망설임 없이 뉴욕 브루클린의 일렉트로닉 댄스 레이블 라이즈(L.I.E.S.)를 골랐다. 아직까진 모르는 사람이 아는 사람보다 더 많은 언더그라운드 DIY 레이블이긴 하지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레이블의 쇼케이스나 사장 론 모렐리(Ron Morelli)의 DJ 쇼에 이미 컬트적인 팬들을 이끌고 다닐 정도로 언더그라운드 클럽 씬에서는 소위 스타 레이블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나 최근 몇 개월은 ‘레이블 L.I.E.S.의 도약기’라고 불릴 정도로 눈에 띄는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3월 31일 런던 데뷔 레이블 쇼케이스를 성공적으로 마친 것을 시작으로 유럽 투어 스케줄이 여름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작년 각종 언더그라운드 잡지에서는 ‘2012년의 가장 핫한 인디 레이블’로 너도나도 라이즈를 선정하고 나섰을 정도. 그리고 1월에는 (마침내!) 언더그라운드 스타등용문 피치포크에서 뉴욕 언더그라운드 일렉트로닉 뮤직 씬의 가장 대표적 레이블로 기사 최상단에 언급하였으니, 앞서 가는 음악 팬이라면 눈여겨볼 필요가 있는 레이블이다. 그렇다면 이 레이블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 L.I.E.S.? 거짓말이라는 뜻이지만, 실제 레이블의 풀네임은 다소 뜬금없는 ‘Long Island Electrical Systems’, 즉 ‘롱 아일랜드 전기 시스템’이다. 롱 아일랜드는 미국 뉴욕주의 섬이자 레이블의 창립자 론 모렐리의 고향이다. 이처럼 라이즈의 핵심에는 디제이이자 뮤지션, 그리고 사장인 한 남자, 론 모렐리가 있다. 불과 2년 전 그의 뉴욕 아파트에서 시작된 이 작은 레이블이 현재 전 세계의 언더그라운드 음악 팬들을 매혹하고 있는 것이다. 론은 인터뷰에서 그냥 주변에 있던 친구들이 각자 음악을 만들고 있었기에 누군가 그것들을 음반으로 발매하는 일을
탐험의 시작
해야 할 것 같아 자신이 레이블을 만들게 되었다고 라이즈의 시작을 설명했다. KEY ALBUM
라이즈의 음악들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기본적으로는 하우스, 테크노로 분류될 법한 일렉트로닉 댄스
L.I.E.S. presents American Noise / Volume One
뮤직을 베이스로 하고 있지만, 그 스펙트럼이 매우 넓어서 일렉트로닉 디스코부터 실험적인 노이즈 뮤직까지,
컴필레이션 앨범 [American Noise]는 이미 라이즈를 통해 12인치로
그야말로 론 모렐리와 그의 친구들이 좋아하는 음악들이 무작위로 발현되어 있다. 이처럼 전형성에서 벗어난
발매된 바 있는 11곡을 다시 모아서 낸 일종의 레이블 소개 음반인데
실험적인 스타일과 독특하고 신선한 비트의 구성은 “요즘 하우스, 테크노 음악이 다 그게 그거지.” 같은 편견을
레이블의 복합적인 음악 세계와 주요 밴드들을 한 번에 만나 볼 수 있는
깨줄뿐더러, 실제 댄스 플로어에서의 즐거움까지 동시에 제공해주고 있다.
초심자 필청 앨범이다. 라이즈는 사실 언더그라운드 클럽의 아날로그 디제이 문화를 선도하고 있기에 오직 12인치 바이닐 레코드만을 발매하고 있는데, <American Noise> 컴필레이션은 이례적으로 CD로도
그런데 보통 레이블을 소개할 때 소속된 주요 밴드를 소개하는 것이 필수일 텐데, 소속 뮤지션 중 정말 단 한
발매되었다. CD 버전은 미공개 트랙까지 더하여 2CD로 발매되었으니
팀도 유명하지 않은 이 레이블은 어찌 소개해야 할까. 피치포크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뉴욕 일대 지역의
국내 CD 팬들도 소유욕이 생길만한 아이템.
베드룸 프로듀서(bedroom producer: 정식 스튜디오가 아니라 자기 집에서 음악을 제작하는 DIY 뮤지션) 앨범을 주로 발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그렇기에 이 코너의 기획 의도와 가장 잘 맞아떨어지는 레이블인 것.
KEY TRACK
뮤지션을 알기 이전에 레이블을 먼저 알고, 그 레이블을 통해 새로운 뮤지션의 음악을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이
Florian Kupfer - ‘Feelin’
코너의 기획 의도가 아닌가! 음악은 론 모렐리가 대신 들어주고 골라준다. 우리는 그가 골라준 음악들을 들으며
독일 출신 프로듀서라는 것 외에는 정보 검색조차 쉽지 않은 플로리안
우리의 바쁜 시간을 절약하면 되는 것!
쿠퍼는 최근 라이즈를 통해 12인치 화이트 EP [Lifetrax]를 발표하였다. 그 중 B-side인 ‘Feelin’은 남다른 베이스 비트가 시작부터 귀를 사로잡으며 “역시 라이즈!”라는 감탄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무명 프로듀서의 곡이라는 사실까지 더하여 레이블 색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곡이라 여겨진다. 꼭 들어보기를 권유한다.
RELATED LINK L.I.E.S. 는 아직도 그 흔한 웹사이트가 없다. 페이스북 페이지이나 블로그도 없다. 오직 사운드 클라우드 페이지(soundcloud.com/li-e-s)와 트위터(@LIES_News) 뿐. 앨범 판매는 공식적으로 미국의 올데이 레코드(alldayrecords.com)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음원은 비트포트(beatport.com)나 주노(junodownload.com)를 통해 디지털 구매가 가능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발매 곡들은 약간의 검색으로 유튜브나 사운드 클라우드에서 무료로 쉽게 찾아 들어볼 수 있으니 언더그라운드라고, 해외 구매라고 너무 어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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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금주기*
WORDS : 맹선호
*여기서 금주는 약간의 과장이 포함된 표현으로, 맥주 두 잔까지는 금주로 간주한다.
음악으로 인해 생성되는 즐거움의 수치를 100을 최대치라 가정했을 시,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에겐 그 즐거움이 80 정도일 거로 추측한다. 물론 그 80이 평생의 최대치라면 큰 상관이 없다. 한 외국 친구가 대마초를 경험하지 않고 핑크
Spectrum
플로이드(Pink Floyd)를 칭송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말했지만, 어차피 모르면 큰 의미가 없는 것처럼 말이다. 지난 호에서 장기하도 이야기했듯 술과 음악의 궁합은 놀라울 정도로 대단하다. 술은 음악적 즐거움을 증폭시키는 훌륭한 촉매제로 작용, 음악에의 몰입을
술에 술 탄 듯
극대화한다. 그리고 나는 애주가로서 술과 함께 우여곡절의 음악적 순간을 함께 해왔다. 첫 회사였던 공연기획사의 대표님은 ‘뒤풀이는 공연의 연장’이라 말한 적이 있는데, 당시엔 실제로도 술을 잘 마시는 직원이 여러모로 업무가 수월했던 것 같다. 함께 일했던 가수가 성시경과 싸이였으니 그랬던 것 같기도 하지만. 특히, 싸이는 뒤풀이 외에도 종종 술자리를 마련하곤 했었는데, 언젠가 어마어마했던 술자리의 끝에 당시 간이 쌩쌩했던 나와 워낙 술로 유명한 싸이,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이란 표현의 뜻은 흐리마리하니 태도가 분명하지 않음을 비꼬는 말이다. 그런데 그 술이 종류가 다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다른 술끼리 섞이면 좋든 나쁘든
이렇게 둘만 살아남았던 적이 있다. 다음날 회사에 온 그는 전 직원 앞에서
간에 극적인 효과가 나타난다. 게다가 이 오묘한 액체는 극적이면서도 다양한 얼굴을 가졌다.
막내였던 나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렸고, 그와 직접적인 교류가 없던
즐거운 순간을 한없이 행복하게 만들기도 하고, 괴로움을 더욱 끔찍하게 악화시키기도 한다.
말단 직원이었음에도 술 하나는 인정한 것인지 나중에 회사를 옮겨 마주치게
인류 역사를 통해, 그리고 우리 바로 곁에서 술은 온갖 사연의 빌미를 제공해오고 있다.
된 녹화장에서도 반겨주었던 기억이 난다. 술은 일을 떠나서도 내게 많은 것을
그렇다면 당신은 술에 관한 어떤 기억을 갖고 있는가?
안겨줬다. 잔뜩 술을 마시고 신 나게 놀았던 펫 샵 보이즈(Pet Shop Boys)나 시저 시스터즈(Scissor Sisters)의 공연은 평소 움직이는 걸 좋아하지 않는 나를 춤추게 했으며, 인생에서 손꼽을 정도로 흥분되고 즐거운 순간들로 남았다. 그뿐만 아니라 대학원 진학 직전에 갔던 페스티벌의 마지막 밤에는 술로 아쉬움을 나누다 우연히 매직 넘버스(The Magic Numbers)의 멤버들과 친해져 함께 캠프파이어를 하게 되었고, 그들은 당시 낯선 학교생활을 걱정하던 내게 “나는 공부를 많이 하지 못했는데, 너는 이렇게 공부하러 외국까지 오고 대단하다. 너는 충분히 잘해낼 거야”란 진심 어린 격려를 해주어 실제로 큰 용기를 내게 했다. 술이란 그렇게 내 인생의 행복했던 순간마다 빠지지 않고 함께 했다. 이렇게 술과 함께 성장해온 내가 금주를 선언하게 된 것은 실로 큰 결심이었다. 내게 2011년은 한국에 돌아와 보고 싶었던 친구들과의 환영회를 거의 1년 내내 한 해인데, 당연하게 언제나 그 자리엔 술이 함께였다. 내 술버릇은 몇 년을 단위로 조금씩 바뀌는데, 최근 몇 년간의 버릇은 평소 칭찬에 인색한 내가 칭찬을 엄청나게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칭찬을 엄청나게 반복한다는 데에 있다. 친구의 친구인 불싸조를 처음 만난 술자리에선 취한 와중에도 그의 코가 너무 예뻐서 그만, “코가 정말 예뻐요. 혹시 고치셨어요?” (왜 그딴 질문이었는지는
소페
골져스
소주 3할 페리에 7할 얼음 가득
진 2할 탄산수 8할 로즈티 티백 1개 얼음 약간
남극의 빙하를 핥는 맛
지갑을 열게하는 맛
선호
지은
묻지 마시길. 나도 모르겠으니까) 라고 잊을만하면 묻곤 해서 결국 지친 그가 어릴 때 코를 다친 적이 있다고 거짓말을 한 적도 있었고, 더티 비치스(Dirty Beaches)의 내한 공연에선 문래동의 인더스트리얼한 분위기와 급히 들이켠 맥주, 그리고 강렬한 사운드의 공격에 그만 이성을 잃고 흥에 겨워 뮤지션을 단골 술집에 초대해 사장으로 하여금 양주 한 병을 쏘게 만든, 한 마디로 무릎 꿇고 반성할만한 일련의 사건들을 저지른 후 금주를 결심한 것이다. 단, 술에 입도 대지 않는 것은 오히려 더 큰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것을 반 년간의 시험 기간을 통해 절실히 깨달았기에 맥주 두 잔까지는 허용하기로 했다. 이렇게 시작된 나의 금주 인생은 현재까지 꽤 괜찮은 것 같다. 언제나 맑은 정신으로 있는 것은 그리 나쁘지 않은 삶이다. 하지만 괴로운 숙취의 시간을 결국 이겨내고 일상의 행복함을 깨닫는 과정, 그러니까 평온한 삶에 감사를 느끼게 되는 일이 현저하게 줄었다. 무엇보다 가장 아쉬운 점은 공연장에서다. 가뜩이나 떨어지는 체력 탓에 스탠딩 공연은 지양하고, 1시간이 넘어가는 공연에선 몸을 배배 꼬며 괴로워하기 일쑤인데, 술까지 없으니 흥에 겨워 즐기던 공연의 재미가 급격히 감소해버린 것. 술로 인하여 최대치의 즐거움을 얻던 나였기에 순식간에 음악 인생이 재미없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극단적인 즐거움과 괴로움을 포기하고 중간의 평화를 선택한 지금의 삶을 아직은 후회하지 않고 있다. 그러니까 앞으로 홍대 일대에서 맥주 두 잔 이상을 마시고 있는 저를 목격하신다면, 따끔한 훈육 부탁합니다.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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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펀트슈 에디터들이 추천
폭발! 예거밤
한화 이글스 팬이자 아스날 팬의 경기 중계 시청기
WORDS : JUNE
예거밤(Jägerbomb)이란 술이 있다.
WORDS : 장은석
하지만 난 그 술을 몰랐다. 몰랐다고 하면 변명이 될 수도 있겠으나 그날은 그런 변명이 통하지 않았다.
요즘 야구팬에게 공통의 즐거운 화두는 류현진일 것이다.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응원하겠지만 난 그렇지
그냥 후회만 남는다.
못하다. 왜냐면 난 류현진의 전 소속팀인 한화 팬이기 때문이다. 태어나면서부터 빙그레 이글스 팬이었던 나에게 한화는 부모와 같은 팀이다. 내가 선택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바꿀 수도 없는 그런 존재니까. 그런
'내가 왜 그랬을까?'
한화는 최근 계속 꼴찌를 하고 있고, 이번 시즌은 개막 13연패라는 대기록까지 세웠다. 그러다 보니 야구
난 말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설명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다. 올해 초, 아니 정확하게
된 지 대략 15년 차에 돌입하고 있다. 박지성 선수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은 후에 ‘아스날
중계를 보기가 싫어졌고, 다른 스포츠 경기로 눈을 돌리고 싶었다. 나는 축구도 좋아해서 EPL의 아스날 팬이
말하면 1월 1일, 사건은 일어났다. 연말 콘서트를 와이프와 같이 본 후 영국에서 날라 온 엘리펀트슈 멤버 줄리안 킴을 비롯해 지인들이 모인 술자리에 참석했다. 새해를 같이 맞는다는 생각에 기분은 들떴고, 술기운에 '나의 설명'은 부스트를 단 듯 2배, 3배가 되었다. 말이 많긴 했지만, 마지노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며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새해를 알리는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고, 감격스러운 2013년을 맞았다.
킬러’ 별명을 갖고 있을 때에도 마음고생이 심했었다. 하지만 최근 성적은 늘 부진하고, 팀의 에이스들은 모두 라이벌 팀으로 이적하는 등 하향세를 겪고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두 스포츠의 두 팀이 모두 바닥의 성적을 내고 있다.
그로부터 몇 분 후 친절한 가게 주인 효모 씨가 무언가 검은색에 가까운 묘한 느낌의 술을 서비스로 가져왔다.
그러다 보니 중계를 보려면 큰 결심을 해야 한다. ‘오늘은 이길지도 몰라~’라는 헛된 희망을 갖고 경기를 봐서는
예거밤이란 술이었다.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은 당연히 술이다. 여러 가지 종류의 술과 함께 패배를 경험해 봤다. 독한 술을 마실 때의
약초향이 나는 독일산 술 예거마이스터(Jägermeister)와 에너지 드링크를 섞은 칵테일.
문제는 팀이 실점 또는 실책을 할 때마다 한 잔씩 마시다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잠드는 경우가 생긴다. 내가
칵테일이라고 하기엔 폭탄에 가까운 그 술의 효과를 마시고 난 뒤에 알았다.
응원하는 팀은 패배가 많은 팀이니까. 그런데 가벼운 술은 마시기 시작하면 기분이 좋아져서 왠지 이길지도
안 된다. 최대한 상처를 안 받으려면 ‘오늘도 지겠지. 우리가 이길 리가 없잖아?’라는 마음을 갖고 중계를 봐야
모르겠다는 헛된 기대감을 갖게 한다. 그러다 팀은 실점하고, 경기가 완전히 밀리고 나면 왠지 모르게 굉장히 기분이 나빠지며 더 이상은 술을 안 마시고 싶어져 남은 술을 버리는 문제가 발생한다.
난 하늘 높이 날아갔다.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점점 사라지면서 내 웃음소리만 하늘을 넘어 우주 공간에 메아리쳐 졌다. 남들의 웃음소리인 줄 알았는데, 내 웃음소리의 메아리 메아리 메아리. 내 말에 나만 반응하고 있었다. 혼자
결국 술이 무엇이냐는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지는 팀의 경기는 어떻게 해봐도 기분 나쁜 것은
설명하고 혼자 웃고.
매한가지인 것이 문제다. 술을 마시든 안 마시든 기분은 똑같이 나쁘다. 그럴 거라면 독한 술보다는 가벼운
한마디로 공간의 분리가 일어났다.
술과 함께하는 편이 내 몸에게 좋은 일일 것이다. 그런데 슬프게도 더 좋은 방법이 있다. 그냥 중계를 보지 않고, 술도 안 마시고, 그 시간에 발 닦고 잠이나 자면 몸에게는 한결 더 좋을 것이다. 그러나 언제쯤 한화
그 후 인간관계의 분리 역시 일어났다.
이글스, 아스날 팬에게도 발 안 닦고 잠 안 자고 중계를 보며 술을 마셨는데 몸이 좋아지는 날이 올까. 부디
와이프와는 수십 일 동안 슈퍼 '갑'과 '을'의 관계, 아니 슈퍼 '갑'과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의 '계'의 관계가
술잔을 들 힘이 남아 있을 때 오기를. 그날이 왔는데 술도 못 마시면 이건 너무하잖아.
지속되었고, 그날의 술자리 멤버들은 두 번 다시 술을 마시자는 연락을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내가 1878년 빌헬름 마스트(Wilhelm Mast)가 설립한 '마스트 예거마이스터'라는 회사와 에너지 드링크 회사에 인간관계 단절의 책임으로 고소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소주는 개 같은 술이다
사실 책임은 모두 나에게 있다. 예거밤을 한 잔 마시고 하늘로 조금 올라갔을 때 멈췄어야 하는데, 기분이 너무
영화 <Sideways, 2004>에는 주인공 남녀가 와인을 예찬하는 꽤 달달한 장면이 있다. 폴 지아마티(Paul
좋아져 예거밤을 세잔이나 더 주문해서 마셨다. 그런 결과로 나는 대기권을 뚫고 우주로 날아갔고, 사람들은 그런 나를 지구에서, 그것도 정말 조그마한 대한민국 홍대 상수역 근처 술집에서 쳐다보고 있었다.
WORDS : 김영훈
Giamatti)는 엄격한 인내심을 갖고 재배해야 하는 피노(pinot) 품종의 소박한 아름다움에 헌사를 보내고, 버지니아 매드슨(Virginia Madsen)은 와인에 깃들어 있는 오랜 시간 안에 담긴 천변만화의 생명력에 매료됐음을 고백한다. 은은한 텅스텐 조명 아래 수줍은 피아노 소곡이 깔리고, 여자가 남자의 손을 잡으면
모두 같이 우주로 가든가, 내가 지구에 있든가 했었어야 됐다. 술자리는 한 사람을 위한 자리가 아닌 모두를
단지 술 이야기 하나만으로도 로맨스가 완성된다.
위한 자리니까 말이다. 반면 소주엔 이와 같은 깊은 향미가 전혀 없다. 우리가 마시는 희석식 소주는 알코올에 물을 탄 뒤 설탕과 인공감미료로 맛을 낸 이상한 액체다. 미지의 품종과 첨가물로 만들어져 근본을 알 수 없으며, 농장에
안녕바다
패자부활
말리부 5할 파워에이드 5할
맛없는 와인 얼음 2개
금기의 맛
실패의 맛
쏟아지는 햇살이나 커다란 오크통 대신 공장에서 바삐 돌아가는 컨베이어 벨트가 연상될 뿐이다. 스트레이트, 온더록스, 레몬, 소금 같은 옵션은 고사하고 ‘너 왜 꺾어 마시냐’는 핀잔이나 안 들으면 다행. 알맞은 잔에 담아 알맞은 방식으로 마시는 품위와 정취 또한 전무해 사직공원 가서 병나발을 불건 마산구장 가서 팩나발을 불건 엿장수 맘대로다. 여기에 그 숙취로 말할 것 같으면 게보린 세 알을 씹어 먹어도 두통이 가시지 않으며, 간밤 안주로 제육볶음이라도 먹었다면 온종일 은행나무밭에 싸질러 놓은 치타 똥 냄새를 풍기며 돌아다니게 된다. 정말 고약하다. 차라리 장옥정이가 사약 맛을 음미하면 모를까 이놈은 일단 입안에 털어 넣었으면 얼른 삼키는 게 능사다. 그럼에도 소주의 지위는 확고하다. 밥보다 비싼 커피나 맥주보다 비싼 물을 용납지 않는 조선인의 습성을 이유로 갖다 붙인다면 반만 맞는 소리다. 장담컨대 건강증진기금을 때려 붙인다 해도 사람들은 여전히 소주를 찾을 것이다. 비슷한 가격에 더 좋은 성능을 내는 술이 나와도 결코 대체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어디선가 데킬라를 마셨다면 아주 ‘high’하게 놀았던 날일지 모른다. 친구들과 맥주를 마셨다면 역사에 남을 스포츠 빅 매치가 안주였을지 모르고, 애인과 함께 와인이나 정종을 마셨다면 아주 몽실몽실하게 달궈진 밤을 보냈을지 모른다. 하지만 당신이 정색한 표정으로 소주를 마셨노라 한다면 그건 누군가와 진짜 대화를 나눴다는 뜻이다. 좋든 싫든 조선에서 소주란 아버지가 아들에게, 선생이 제자에게, 선배가 후배에게, 벗이 벗에게, 그리고 비루한 일상이 당신에게 권해왔던 거의 유일무이한 술이다. 너무나 평범하고 조잡하여 특별한 이벤트나 뉘앙스를 남기진 못하지만 장구한 시간 동안 가장 보통의 사람들이 마셨다는 이유만으로 사람과 이야기를 남긴다. 그리하여 우리는 오랜만에 만난 사람에게 ‘언제 맥주 한잔하자’고 하지 않는 것이며, 임창정이 ‘막걸리 한 잔’을 부르면 그건 별로 슬픈 노래가 아닌 것이고, 위스키 놓고 ‘그거 마시면 나랑 사귀는 거다’ 했을 때는 아무리 정우성이라도 그림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은석
천하는 칵테일 제조법
지선
당신이 와인을 소주처럼 마시건 맥주를 물처럼 마시건 그런 건 상관없다. 소주를 마셔도 남는 건 치타 똥밖에 없더라 불평해도 내 알 바 아니다. 세상은 당신의 취향 따위엔 아무 관심도 없다. 술자리에서 당신과 진짜 대화를 나누고 싶다면 나 역시 언제고 소주를 권할 것이다. 소주는 분명 개 같은 술이지만 우리의 이야기도 항상 낮은 곳에 있다. 이런 걸 운명의 데스티니요, 폭풍 같은 스톰이라 한다.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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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AR THE MUSIC WORDS : 지은, PHOTOS : Kay
클럽 빵에서 범상치 않은 파티가 있다고 했다. 로큰롤의 진수를 보여주겠다며 밴드 청년들, 포브라더스, 더 루스터스, 웨이스티드쟈니스가 뜻을 모았다는 소식이었다. 일회성 기획이 아닌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을 파티를 만들겠다는 그들의 각오처럼 무대를 1960년대 스타일로 재현한 것도 모자라 드레스 코드까지 모즈 룩과 트위기 룩으로 정했다고 했다. 그들의 포부가 근래 보기 드물게 비범한지라 찾아가보지 않을 수 없었다. 김진성(23, 뮤지션) “1960년대 로큰롤은 저희 밴드 멤버들이 모두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항상 듣죠. 굳이 따지자면 트위스트 류의 음악을 많이 듣고요.” 김진성이 착용한 셔츠는 누나의 선물, 팬츠는 스게에서 구입, 구두는 빈티지, 안경은 젠틀몬스터 제품.
남고래 (22세, 뮤지션) “더 루스터스에서 기타를 치고 있어요. 오늘 파티는 요새 홍대 인디 신에서 로큰롤이 근사한 음악이라는 게 잊혀지고 있는 것 같아 다시 한 번 그런 흐름을 만들어보자고 친한 밴드들끼리 만든 첫 번째 기획이었거든요. 솔직히 이 정도 분위기가 나올 거라고는 생각 안 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아 얼떨떨해요.” 남고래가 착용한 선그라스는 레이밴 2140 모델, 자켓과 팬츠는 구제,, 구두는 조지콕스 제품.
남지혜(25, 요리사), 양지원(20, 학생), 구현정(25, 제빵사), 고민아(25, 덕후) “지원이는 패션디자인과에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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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스 Germain Nils (21, 뮤지션) “2년 전부터
중이고 연정이는 제빵사, 민아는 덕후질을 개발 중이고요. 전 이탈리안 요리를 만들어요. 이렇게 다른 넷이 만날 수 있었던 건 바로 덕질 때문이었죠” 양지원, 남지혜, 구현정이 착용한 제품은 모두
홍익대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어요. 현재는 밴드 웨이스티드쟈니스 The wasted johnny’s에서 베이스를 연주하고요. 많은 사람이 빈티지 의상을 입고 1960년대를 재현한 걸 보니 무척 재미있는 파티가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닐스가
보세 제품. 고민아가 착용한 데님 셔츠는 직접 리폼한 제품.
착용한 보타이, 셔츠, 코트, 진 모두 빈티지 제품, 신발은 닥터마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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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빈(21, 일러스트레이터), 김광현(26, 유치원 교사) “청년들의 노래를 좋아해요. 제가 먼저 좋아하기 시작했고 남자친구에게도 알려줬어요. 남자친구도 좋아하게 됐고요. 김일두나 얄개들의 노래도 저희의 플레이 리스트에 꼭 들어가죠.” 김세빈이 착용한 아이템은 모두 구제 제품. 김광현이 착용한 모자, 셔츠, 진은 구제, 신발은 나이키.
윤장섭 (22, 가죽세공사) “포브라더스와 친해서 이 파티에 오게 되었어요. 평소에 로큰롤을 좋아하기도 했고요. 스트레이 캣츠 Stray Cats의 로큰롤을 가장 좋아해요.” 윤장섭이 착용한 아이템은 모두 빈티지
민재기(29, Storage&co.MD/일러스트레이터) “밴드 루스터스와 친해서 보러왔어요. 일이 늦게 끝나는 바람에 아쉽게도 루스터스의 공연은 보지 못했지만요. 평소 1950년대 로큰롤을 좋아해요. 특히 척 베리(Chuck Berry)의 음악을 좋아하죠.” 민재기가 착용한 셔츠는 1970년대 리바이스,, 팬츠는 1800년대 워크웨어를 복각한 리바이스 빈티지, 서스펜더는 블랙쉽X이스트로고, 구두는 1940년대 원판 워크부츠.
MENU 인생의 깊이가 느껴지는 고기국수의 맛은 블루스? 알싸하게 식도를 타고 위장을 공격하는 쫄면은 펑크? 음악도 음식처럼 맛이 다 다르고, 같은 음식이라도 장르가 다를 수 있다. 맛집마다 다른 개성을 음악과 연결해 놀라운 평행이론을 펼치는 맛집 소개의 혁명 <그래, 이 맛이야!>는 음식을 통해 음악을 재발견하는 맛의 덫, 음악의 올가미, 엘리펀트슈의 감옥입니다. WORDS : 맹선호, JEE
CHARLES SONIC BOOM
팽창하는 홍대 지역 때문에 덩달아 주목받고 있는 연남동 인근에는 오래된 맛집이 많다. 하지만 우리는 <무한도전>에까지 등장한 기사식당이나 화교들이 운영하는 중국요리 집 등 기라성 같은 음식점들 사이에 가려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찰스 숯불 김밥을 주목해야 한다. 홍대입구역 근처지만 꽤 한적한 길가에 자리한 이 작은 분식점이 바로 입소문으로 알음알음 알려진 김밥계의 숨겨진 제왕이기 때문이다. 숯불의 향이 그대로 느껴지는 찰스 김밥 맛을 한번 보면 웬만한 김밥집의 김밥은 당분간 먹을 수 없을 정도로 그 맛의 위용이 대단한데, 이 김밥집은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그 맛을 보게 하진 않는다.
직접적 경험은 쉬이 허락하지 않는다
배달 중심으로 운영되는 찰스 김밥은 가게 겉모습에서부터 남다르다. 인기 있는 집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눈에 띄지 않는 좁은 입구와 몇 안 되는 가게 내부의 테이블, 그리고 밀려드는 주문 전화를 계속해서 받고 있는 홀 직원과 그 옆에 배달이 예정된 김밥의 탑이 눈에 띈다. 조그마한 주방엔 무려 4명의 직원이 빽빽하게 들어서서 음식을 만드는데 그 분주함에서 상냥함이 느껴지진 않는다. 만 원 이상이어야 배달이 되기에 혼자 김밥을 먹고 싶다면 직접 가게에 방문해야 하는데, 김밥 한 줄을 사더라도 밀린 주문에 10분 이상 기다리는 건 기본. 그렇다고 배달주문이 손쉬운 것도 아니다. 식사 시간 때에는 배달 또한 밀려 주문하고 1시간 정도 기다리는 건 부지기수다.
피터 켐버(Peter Kember)의 스테이지 이름인 소닉 붐(Sonic Boom)은 많은 사람에게 분명 낯설 것이다. 그래도 소닉 붐과 함께 스페이스멘 3(Spacemen 3)라는 전설적 스페이스 록 밴드를 만든 제이슨 피어스(Jason Pierce)의 밴드 스피리츄얼라이즈드(Spiritualized)는 좀 익숙할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 두 명의 천재가 있었던 한 밴드, 기타 노이즈를 이용해 말 그대로 우주적 소리를 만들어냈으며,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My Bloody Valentine)을 포함한 수많은 밴드들에게 영향을 미친 스페이스멘 3는 아쉽게도 한국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게다가 지금은 해체했기에 공연을 본다는 것도 불가능하다. 물론 각자 꾸준히 활동하고는 있지만, 소닉 붐의 공연을 한국에서 볼 수 있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그렇다고 스피리츄얼라이즈드의 내한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아니다.)
겹겹이 쌓인 레이어의 향연
찰스 김밥의 대표 주자인 숯불 김밥은 무엇보다 먼저 비주얼이 시선을 끈다. 김밥의 필수요소인 밥은 그저 김 인냥 내용물을 얇게 감싸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김밥의 반을 차지하는 고기가 겹겹이 쌓여
김밥의 지름은 어마어마하다. 입을 힘껏 벌려 양 볼을 가득 채운 채 와구와구 씹어 먹어야 제맛이다. 특제 양념을 발라 숯불에 구워진 고기와 어묵, 단무지, 달걀, 맛살, 오이, 당근 등 셀 수 없는 재료들로 가득 찬 김밥에서는 숯불의 향이 진하게 느껴진다. 다만, 은박지에 쌓여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되는 동안 그 크고 아름다운 자태에 손상이 가는 경우가 벌어지곤 한다. 아름다움의 빛은 조금 잃을지언정 그 맛은 변함없이 훌륭하다. 숯불 김밥 외에도 청양고추가 가미된 매운 숯불 김밥, 강렬한 비주얼과 맛을 자랑하는 불고추장 김밥, 고소하고도 상쾌한 샐러드 김밥 등 각기 개성 넘치면서 꽉 찬 맛을 자랑하는데, 그 다양한 맛의 세계를 모두 경험하려면 꽤 많은 나날이 소요된다. 물론 그 시간을 투자할 가치는 분명 있다.
소닉 붐은 한 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운 뮤지션이다. 그는 스펙트럼(Spectrum)이란 이름의 밴드로 활동 중인데, 스페이스멘 3 시절에 만든 첫 번째 솔로 앨범이름 또한 [스펙트럼]이다. 스펙트럼이란 이름에 대한 집착에서도 느껴지지만, 그는 스펙트럼 이미지를 무대 디자인이나 평소 입는 옷에까지 즐길 정도다. 물론 그 중심엔 사운드 스펙트럼에 대한 놀라운 열의가 있다. 그는 E.A.R.(Experimental Audio Research)이란 프로젝트도 하고 있는데,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의 소리에 대한 탐구력과 재능은 장인에 가깝다. 이 장인 정신은 마니아들의 추종을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그에게 큰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는 MGMT나 애니멀 콜렉티브(Animal Collective)의 판다 베어(Panda Bear)가 자신들의 앨범 작업에 프로듀서로 모셔올 정도였다. 무엇보다 소닉 붐의 실제 라이브에서는 겹겹이 쌓이고 쌓인 사운드와 노이즈의 향연이 공간을 가득 채워 밀도 높은 우주 공간에 던져진 기분까지 들게 한다.
손님은 왕이 아니다
얼마 전 런던에서 방문한 엘리펀트슈의 멤버 줄리안 킴이 그간 말로만 전해 듣던 찰스 김밥에 들렀다. 불과 저녁 8시경이었지만 김밥이 다 팔려서 없다는 차가운 대답만이 돌아왔다. 보통 “외국에서 이거 먹으러 왔어요”라는 마법의 말을 시전하면 종종 예외적 혜택을 입곤 했는데, 어림 없었다. 그는 계산대 옆에 아직도 쌓여 있는 김밥으로 추정되는 은박지 덩어리를 보며 약간 섭섭해했지만, 그것들은 이미 배달이 예정된 김밥이었던 것. 이렇게 찰스 김밥은 김밥의 맛에는 최고를 추구하나 그 외로 넘치는 배려를 베풀지는 않는다. 하지만 더 무엇이 필요하겠는가.
2011년 런던의 한 공연장에서 스펙트럼의 공연을 본 적이 있다. 남녀노소의 광팬들로 가득한 공연이었는데, 모두가 공연에 빠져들고 있을 때쯤 갑자기 소닉 붐이 객석으로 뛰어들어 맨 앞에 서 있던 한 남자의 멱살을 잡더니 공연장 밖으로 그를 끌어냈다. 그 남자가 공연을 방해한 것으로 밝혀졌는데, 소닉 붐은 다시 무대로 돌아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했다. 팬보다 음악을 더 중히 여기는 진정한 음악 장인의 패기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공연이 끝나고 소닉 붐이 웃으며 그 쫓겨난 남자와 화해의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목격했을 때에는 훈훈한 감동까지 몰려왔다.
⁂ 코코마 가이드 ⁂
Sonic Boom/Spectrum
섬세한 입맛의 전문 요리사 JEE와 맛집 탐방이 취미지만 알고 보면 미맹(味盲)인 맹선호로 구성된 맛집 평가단. 프랑스에 미슐랭(Michelin) 가이드가 있다면 한국엔 우리가 있다. 저흰 별 대신 코끼리 드려요. 다섯 마리가 만점!
찰스김밥 서울 마포구 동교동 201-6 / T.02-334-1692
JEE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할 정도의 내용물과 맛. 불고추장 김밥의 후추 향과 알싸한 매운맛은 다음날 배가 아팠어도 또 입맛이 당긴다.”
“피터 캠버는 환각적이며 왜곡된 사운드의 ‘네오-스페이스-사이키델리아’ 선구자 중 하나다. 그는 90년대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밴드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모그와이(Mogwai)나 애니멀 콜렉티브 같은 밴드도 마찬가지다.” “피터 켐버의 밴드 스펙트럼은 정말 훌륭하다.” - 판다 베어 “소닉 붐과 작업할 기회가 생겼을 때, 그걸 놓칠 이유는 전혀 없었어요.” - MGMT
Discography Sonic Boom
[Spectrum] (1990)
선호 “숯불 김밥도 훌륭하지만, 참치 샐러드 김밥이야말로 최고라고 생각한다. 평생 이거 하나만 먹고도 살 수 있을 정도.”
Spectrum
[Soul Kiss (Glide Divine)] (1992) [Highs, Lows and Heavenly Blows] (1994) [Forever Alien] (1997) [A Lake Of Teardrops] (1999) Spacmen 3의 ‘Revolution’은 소닉 붐의 곡으로 한층 강렬한 사운드로 최근 공연에서도 들을 수 있다.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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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WORDS : 지은 / PHOTOS : 이지미
vol.4 방에서 할 수 있는 일 방에서 할 수 있는 일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좋아하는 영화의 포스터를 벽에 붙인다거나 구하기 힘든 피규어를 모은다거나하는 걸 말하는 게 아니다. 가고 싶은 곳에 닿고, 꿈꿔왔던 일을 이루고, 갖고 싶은 물건을 만드는 것처럼 조금 더 굵직한 일들 말이다. 무엇보다 그 모든 일을 모두 ‘방 안’에서 이루어낼 수 있다면 어떨까. 이에 대한 좋은 예를 준비했다.
꽃 다듬는 남자 김슬옹 (남/31세/플로리스트) 플로리스트 김슬옹은 꽃을 다듬을 때 댄스 뮤직을 듣는다. 심야오뎅의 주인 김슬옹은 에디트 피아프의 음악을 틀어놓고 오뎅탕을 끓인다. 이 이질적이고도 오묘한 조합에 의문을 갖는 이들에게 그는 그저 멋쩍게 웃을 뿐이었다. 지금까지 벌인 일보다 앞으로 벌일 일들이 무궁무진하며 그것을 계획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근사한 공간이네요. 원래는 제 자취방이었어요. 지금은 공사해서 가게의 꼴을 갖추었지만요. 부쩍 더 바빠졌다고 들었어요. 네, 그래서 요즘은 금요일과 토요일에만 오뎅을 팔아요. 밤 열 시부터 새벽 네 시까지. ‘심야오뎅’이라는 이름을 만들고 오뎅을 팔기로 한 건 그저 재미로 시작한 일이었는데 많이들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한동안 신이 나서 오뎅 파는 일에 집중했었죠. 그럼 지금은 재미가 덜 해진 건가요. 일단 제 본업은 플로리스트니까요. 꽃 일이 많아지기도 했지만, 이제는 심야오뎅의 시스템도 좀 잡혔으니까 플로리스트로서의 정체성도 찾아야 할 것 같아서요. 그러다보니 오뎅 파는 일에 너무 소홀해지긴 했어요. 심야오뎅의 영업 시간은 트위터로 공지하거든요. 근데 너무 영업을 안 하니까 손님들이 언제 문 여는지 트위터로 자꾸 물어보셔서 안 열순 없고요. 사실 많이 피곤하거든요. 새벽에는 꽃시장에 가야 하고 낮에는 수강생들을 가르쳐야 하고. 잘 시간이 얼마 없어요. 그래서 현실적으로 주말에만 심야오뎅을 열어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언제부터 이런 일들을 하게 된 건가요. 일단 이곳으로 이사 오고 나서 바로 직장을 그만뒀어요. 아버지랑 별로 안 친해서 도망 나온 셈이었는데, 그렇게 나오니 직장도 다니기 싫더라고요. 이 부암동 분위기 때문일 수도 있고요. 그럼 이제 뭘 해볼까 생각해보다 문득 꽃이 생각나더라고요. 왜 하필 꽃이었나요. 예전에는 꽃을 싫어했어요. 어머니와 누나가 꽃꽂이 선생님이었거든요. 어릴 적부터 집에 꽃도 엄청나게 많았고요. 꽃도 오래되면 냄새가 나거든요. 그게 싫었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때는 꽃이 생각나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플로리스트 준비를 시작한 건가요. 사실 준비랄 게 필요 없었어요. 누나가 운전을 못 해서 꽃 시장을 갈 때 항상 제가 운전해서 데려다 줬어요. 데려다 주면 또 누나가 낑낑대면서 꽃을 나르고, 그럼 그걸 보다가 제가 그냥 짐을 들어다 주고, 그러다 꽃 다듬는 거 옆에서 도와주고. 그걸 옆에서 오 년을 했어요. 본의 아니게 문하생 생활을 그만큼 한 셈이죠. 아마도 꽃 다듬는 건 누나랑 어머니보다 제가 더 잘할 거에요. 그렇게 꽃을 계속 만져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 일을 할 수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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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L E P HA N T - S HO E
이 공간에서 참 많은 걸 하네요. 한 공간에서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게 재미있어요. 지난여름에는 마당에서 막걸리와 파전을 팔았었어요. 놀랍게도 장사가 되게 잘됐어요. 근데 윗집에 사시는 집주인 아저씨네 마당을 쓰게 되니까 서로 불편해지더라고요. 그래서 두 달하고 접었어요. 계절도 슬슬 바뀌고 있었고요. 왠지 또 뭔가 일을 만들 궁리를 하고 있을 것 같네요. 요즘은 향초에 관심이 많아요. 얼마 전에 프레쉬에서 나온 향초를 사서 써 봤는데 향이 무척 좋았어요. 배합을 굉장히 잘했더라고요. 향에 중점을 둔 향초를 만들 생각인가 보네요. 네. 만약 안 팔리면 제가 다 쓰면 되죠. (웃음) 이 공간 이름이 ‘ 로얄 스케치 ’ 인데요, 이 이름 아래서 이런 식으로 벌어질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해요. 일단 꽃집을 하면서 오뎅을 팔고 있고, 덮밥도 팔고 있고. 아, 빙수도 팔 생각이에요. 빙수는 빙수 자체를 팔겠다는 생각보다 로고디자인을 해보는 게 재밌을 것 같았어요. 근데 작업해보고 나니까 이건 해야 해,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길로 기계를 사왔죠. 원래 겨울에 난로 때면서 먹는 빙수를 만들고 싶었어요. 근데 제가 게을러서 시기를 놓쳤네요. 그래서 팥 준비 되는대로 바로 시작하려고요. 음악 들으면서 작업하는 편인가요. 네.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좋아해요. 저스티스( Justice)나 로익솝 (Röyksopp) 같은 팀요. 그런 음악을 들으면서 꽃을 다듬을 수 있다니. 저 혼자 작업할 때는 그래요. 그리고 오뎅을 팔 때는 에디트 피아프(Edith Piaf) 음악을 틀고요. 아까 말씀드렸던 ‘분식집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려고요. (웃음) “제가 만화 오덕이거든요. 디자인 회사를 다니던 시절 일본과 파리를 많이 다녀서 그때 사모은 책도 많고요. 제일 좋아하는 만화는 <삐리리 불어라 재규어>에요.”
그야말로 ‘꽃가족’이었네요. 그렇게 이런저런 계기로 산 꼭대기에서 꽃 집이나 해보자, 해서 부암동 산 골짜기에 꽃집을 열었죠. 비싼 화분들도 많이 팔았지만, ‘샐러드 바’라고 해서 작은 화분에 네 가지 채소를 심어서 파는 건데 그게 무척 반응이 좋았어요. 그래서 3개월 정도 해보다가 망하면 딴 거 하자, 이 생각을 했는데 3개월 동안 월 매출이 엄청나게 나왔어요. 그래서 계속 이 일을 하는 거고요. (웃음) 그러다 왜, 갑자기 밤에 오뎅을 팔기 시작한 건가요. 밤에 여기 혼자 있는 게 그냥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음식을 팔아보자고 생각했어요. 제가 큰 음식은 잘 못해서 뭘 할까 하다 남녀노소 다 좋아할 수 있는 오뎅을 한 거죠.
The Room compilation vol.3 “혼자서 일을 벌일 때 마주하게 되는 두려움을 다스릴 때 듣는 곡들이에요. 가끔은
남녀노소가 다 좋아하는 음식이 오뎅만 있는 게 아닐 텐데요. 제게 오뎅을 알려주신 분이 있어요. 이 오뎅 꽤 괜찮은데 한번 먹어봐라, 하고요. 제가 오뎅을 싫어하는지라 별 기대 없이 먹었는데 그 맛이 괜찮은 거에요. 그 이후로 오뎅이 맛있다고 유명한 곳을 다 다녀봤는데 다 그 오뎅만 못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때 그런 생각이 들었죠. 오뎅을 싫어하는 내가 먹어도 맛있다면 이 오뎅은 정말 맛있는 오뎅이구나 하고요. 그때 오뎅을 팔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스스로를 신성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럴 때 이 곡들은 저만을 위한 찬양가처럼 들려요.” ●
Higher Place – Röykso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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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삼킨 소년 – Hisaishi Joe(하울의 움직이는 성ハウルの動く城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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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째 역 - Hisaishi Joe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千と千尋の神隱し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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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vel: 2 Adagio Assai (Piano Concerto in G) - Zoltan Kocsis (비우티풀Biutiful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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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altwater Room - Owl City
떡볶이나 순대가 메뉴에 없는 것도 신기했어요. 여기서 떡볶이랑 순대까지 팔면 그냥 분식집이 되잖아요. 그래도 낮에는 꽃을 팔고, 특히 꽃에 있어서는 프로패셔널인데 이 공간이 분식집 분위기가 나면 안 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꼬치 오뎅으로 만들지 않은 것도 그 이유에요. 육수와 함께 오뎅을 따로 끓여 그릇에 담아서 내어 주는 식을 택했죠. 분식집 분위기를 피하려고요. (웃음) 그러다가 손님들이 이 산꼭대기까지 왔는데 오뎅만 먹고 가기 서운하다고 하길래 정종을 메뉴에 넣고, 술 종류도 조금 더 늘어났고요. 최근에는 간단한 덮밥도 메뉴에 추가되었어요.
보통 반대로 생각할 텐데요. 꽃을 다듬으며 에디트 피아프의 노래를 듣고, 오뎅을 팔 때 저스티스의 음악을 틀 거라고요. 꽃을 손질하며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을 거라고들 생각하더라고요. 그렇지만 저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좋아해요. 한 때는 밤에는 DJ를 하고 낮에는 꽃을 팔자, 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어요. 재밌는 일을 하며 친해진 이들도 많겠어요. 오뎅이라는 개가 생각나요. 이 동네에서 함께 챙겨가며 키우는 개였는데 들개같이 자라다 보니 사람들한테 치대지 않고 자기네끼리 무리지어 다녔어요. 어둑어둑해지면 그 무리가 산에서 내려왔고요. 한 번 보고는 되게 예쁘길래 친해지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남은 고기도 챙겨놨다가 주고, 밥도 챙겨줘가면서 삼 개월 정도 공들였어요. 그러다 결국 친해지게 됐죠. 이 가게에서 자고 가기도 했고. 비가 오거나 날이 추우면 난로 옆에 누워 있었고요. 거기가 딱 자기 자리였어요. 오늘은 안 오나요? 작년 여름에 스트레스받는 일이 많아서 그냥 훌쩍 파리에 갔다 왔어요. 그렇게 갔다 오고 나니 오뎅이가 갑자기 안 보이는 거에요. 같이 다니던 흰 개만 보이고. 그래서 혹시 유기견으로 오해받고 잡혀갔나 해서 구청에 전화를 해봤죠. 그런데 그곳에서 여러 사이트를 알려주더라고요. 그래서 다섯 개 정도의 사이트에 들어가 봤어요. 그리고 그곳에서 사진을 한 장 발견했어요. 오뎅이 사진이더라고요. 차에 치여서 죽었다고 기록되어 있었고요. 소방서에서 신고를 받고 데려가서 화장했다고 하고. 그때 너무 충격받아 한동안 후유증이 있었죠. 제가 뒷마당에 앉아있으면 오뎅이가 어느새 옆에 와있었거든요. 이젠 그런 순간들이 없어진 거죠. 괜한 걸 물어봤네요. 미안해요. 아니에요. 오뎅이 때문에 상심이 커서 개를 무척 좋아하는 데도 키울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유기동물을 임보해주거나 주인을 찾아주는 일을 하고 있어요. 그러다 또 인연이 닿으면 반려 동물과의 동거를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요. 사실 어릴 때부터 제가 키운 동물들은 대부분 다 죽었어요. 개도, 햄스터도, 다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꽃집을 시작하면서 죽은 식물도 여기로 갖고 오면 다 사는 거에요. 그때 내가 꽃이랑은 좀 맞는구나 싶었죠. 그럼 이 공간에서 가장 소중한 걸 꼽으라면 역시 꽃이겠네요. 이곳에서 제가 아끼지 않는 게 어디 있겠어요. 아끼지 않는 게 없어요. 저 구석부터 이 구석까지, 모두 제 손이 닿았거든요. 이 곳에 있는 것, 지금까지 해왔던 일, 앞으로 할 것, 모두 다 그럴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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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S : 장은석
CHARLES BRADLEY
STRICTLY RESERVED FOR YOU 8살 때까지 플로리다에서 할머니 손에 자란 한 아이가 있다. 어느 날 한 여자가 그 아이를 찾아와 자신이 엄마라며 뉴욕에서 함께 살자고 했다. 그렇게 뉴욕으로 옮겨가 다른 형제들을 만나고 어머니와 함께 살았지만, 항상 자신이 그 가정의 골칫덩어리로 느껴졌다. 결국 그 아이는 14살에 집을 나왔고, 지하철에서 노숙하거나 버려진 낡은 차에서 지냈다. 노숙자로 지낸 2년 동안 주변 친구들이 약쟁이가 되어가는 것을 지켜보던 그는 16살에 직업단(Job Corps)이라는 학교 탈락자에게 직업기술을 가르쳐주고 고용의 길을 열어주는 단체에 들어간다. 그곳에서 요리 교육을 받고 메인 주의 바 하버(Bar Harbor)에 취직한다. 열심히 살던 그에게 전화가 온다. 어머니였다.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는 어머니의 이야기에 그는 뉴욕으로 돌아왔다. 뉴욕에 오자 갑자기 두통이 생겼다.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는데 무직인 그에게 보험이 있을 리 만무했다. 그는 지원을 받기 위해 실직센터를 찾았으나 그들은 그에게 복지처를 가보라고 했고, 복지처는 사회보장재단을 찾아가라고 했고, 사회보장재단은 다시 복지처로 가보라고 했다. 탁구공처럼 왔다 갔다 한 끝에 병원에 갔는데 약속 시간이 지났으니 다음에 오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는 다시 복지처에서 병원 예약을 잡아야 했다. 이런 식으로 병원에 가는 데 3년이 걸렸다. 그렇게 힘들게 들린 병원에서는 페니실린을 줬다. 문제는 그에게 그도 몰랐던 페니실린 알레르기가 있었다는 것이다. 덕분에 그는 거의 죽음에 가까워졌었다. 열이 40도에 올랐고 엄청나게 큰 주삿바늘을 하루에 네 번씩 등에 꽂았다. 그는 그가 가진 모든 것을 짜내서 소리 지르며 울었다. 이 힘든 투병기간 동안 친형이 그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주었다. 친형의 간호로 그는 가까스로 퇴원하게 되었고, 친형은 직접 그를 어머니의 집으로 데려가 침대에 눕히고 나서야 내일 보자는 인사를 남기고 떠났다. 그대로 잠든 그는 다음 날 아침 창밖이 시끄러워 잠에서 깼다. 창문을 열어봤더니 경찰차와 앰뷸런스, 소방차가 와 있었다. 뭔가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그가 밖으로 나가 보기 위해 세수를 하고 있는데 어머니가 외쳤다. “네 형이 총을 맞았어! 죽었다고!” 그의 귀는 “죽었다고!”를 무시했다. 친형이 총을 맞았는데 그게 팔이나 다리나 그런 어딘가를 맞은 거라 생각하며 밖으로 나갔다. 문 앞의 길에는 그의 친형이 누워있었다. 머리에 총을 맞은 채로. 그 자리에 주저앉은 그를 향해 어머니는 하루에 두 아들을 잃으면 난 버틸 수가 없겠다며 집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집에 들어온 그는 이불을 덮고 꿈이기를 기도했다. 10분 쯤 지나 밖이 조금 조용해진 것 같아 이불 속에서 나와 창문을 열어봤다. 하지만 바닥의 피는 꿈이 아님을 알게 했다. 이는 소설이 아니라 현재 미국 소울의 부활을 이끌고 있는 찰스 브래들리(Charles Bradley)의 실제 이야기다. 그는 그 후에도 요리사로 일하며 가끔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 트리뷰트 밴드 블랙 벨벳(Black Velvet)이라는 팀에서 노래하며 지냈다. 여느 날과 같은 블랙 벨벳의 공연 날 근처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진행 중이던 답톤 레코즈(Daptone Records)의 대표가 우연히 공연장을 찾았다. 찰스 브래들리의 음악을 듣고는 곧장 자신의 소속 밴드가 연습하고 있는 곳으로 데려갔다. 그곳에서 찰스 브래들리는 밴드와 잼을 했고, 이어 계약을 하고, 곡을 쓰고, 그 중 몇 곡을 녹음하여 LP로 발표했다. 그리고 이를 모아 첫 정규앨범 [No Time For Dreaming]을 2011년에 발표했다. 환갑의 나이에 데뷔한 그를 향해 언론은 제임스 브라운의 재림이라며 극찬하기 시작하며, 소울 음악씬의 중심에 서게 됐다. 그리고 올해 4월 2일 [Victim of Love]를 발표했다. 보통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성공한 뮤지션들의 음악은 지금의 삶이 아름다움을 노래하거나, 자신이 힘들었을 때의 스토리를 들려주거나의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한다. 후자의 경우에는 대부분 반쯤만 파낸 후 적당히 포장하곤 한다. 왜냐면 너무나도 아픈 상처이기에 깊이 들어가거나 굳이 들춰보고 싶지 않아서이다. 하지만 찰스 브래들리는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들을 바닥의 바닥까지 파내서 이를 가사로 또 음악으로 만들고, 이를 노래한다. 누구도 경험해본 적 없는 스토리를 누구도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만들어낸 음악을 자신의 모든 것을 담아 부르는 찰스 브래들리의 노래가 무엇과 비슷하다거나 닮았다 말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에 반해 쉽게 붙일 수 없는 단어인 ‘유일’은 비교적 쉽게 나온다. 찰스 브래들리, 그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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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나 어차피 봄은 오고, 가만있어도 꽃은 핀다고 말한다. 심지어 올해는 도무지 봄이 오지 않고 있음에도 벚꽃은 만개했다. 비록 화사한 옷 대신 두꺼운 패딩을 입은 채 꽃구경을 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꽃을 보니 기분이라도 봄이 온 것 같았다. 지금처럼 끝도 없이 추운 날씨 속에서 벚꽃이라도 피지 않았다면 겨울은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을 것이다. 꽁꽁 싸매고 출근하는 길에도 꽃을 보면 내일은 조금은 따뜻해지겠지라는 기대를 하게 됐다. 수많은 다큐 프로그램을 통해, 또 토크쇼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성장 스토리를 듣는다. 그럴 때 흔히 힘든 겨울을 보내고 꽃이 피었다는 말을 한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감동을 받기도 하지만 ‘난 저런 상황에 처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또는 ‘난 저런 일은 겪고 싶지 않아’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렇다. 그 감동 스토리는 그저 그의 스토리로 남겨 놓고, 나는 무난하고 평탄한 스토리를 갖고 싶다. 그것은 아마도 화려하고 부러운 스토리를 갖기에는 내가 너무나도 부족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다 보니 ‘난 힘을 내야지’보다는 ‘난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하는 마음이 먼저 든다. 좀 더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뒤돌아보면 한 걸음 뒤의 낭떠러지 밑에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이 되어 있는 내가 보일 것 같아서 다큐멘터리를 외면했다. 반대로 수십억을 벌어들이는 자산가의 성공 스토리는 좋아하느냐 하면 비비 꼬인 나는 그마저도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면 그런 성공 스토리가 나에게는 우주만큼이나 먼 어딘가이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멘토를 바라보는 것도 아니며, 타산지석의 교훈을 구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면서도 자꾸만 주변의 친구들을 흘깃거리며 나와 비교한다. 저 녀석은 어느 학교를 졸업해서, 어느 회사를 다니며, 연봉은 얼마며, 주변 사람들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나는 저 애보다는 나은가 등을 보게 된다. 그 비교는 때로는 희열을 주기도 하며, 때로는 좌절감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은 자책으로 끝난다. 내가 누구보다 낫다는 생각을 한들 나보다 안 좋은 상황에 있는 사람과의 비교에서 우위에 서든 그 행복이 그리 길 수는 없다. 그래서 나는 비교하기를 포기했다. 그리고 그냥 살고 있다. 별생각 없이 말이다. 기쁘든 슬프든 행복하든 불행하든 즐겁든 힘들든 그저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면 나에게도 봄은 올 테고 내 인생도 피어날 것이라 믿고 있다. 벚꽃은 봄에, 해바라기는 여름에, 국화는 가을에, 동백은 겨울에 핀다. 하지만 봄에 피는 벚꽃이 가을에 피어나는 국화보다 먼저 피어나기에 더 예쁘다 말하지 않으며, 따뜻한 여름에 핀 해바라기보다 추운 겨울에 핀 동백이 더 아름답다고도 말할 수 없다. 이는 관념적 의미일 뿐, 그 꽃 자체의 아름다움에 이 의미는 어떠한 영향도 주지 못한다.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은 아마 일찍이든 늦게든 인생에 한 번쯤은 피어날 것이다. 그러니 4계절 내내 피어나는 제라늄을 보며 부러워하거나, 꽃이 피지 않는 고사리 나무를 보며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모두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피어나는 것이니 말이다.
Director of photography (NY): Peter Steusloff Director of photography (Melbourne): Gaffer: Ted Maroney Hair and Makeup: Asia Geiger Stylist : Alison Lewis Assistant director: Julia Heymans Art Director: Catherine Orchard Director: Homer Steinweiss Editor: Spencer Campbell Color: Anton Esteb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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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Know-It-All
세상에는 물건이 참 많다. 그리고 그에 얽힌 얘기도 많다. 만물 Ph.D. 과정을 수료한 김 박사님의 만물학 강좌를 들어보자.
1교시 : 어린이날의 주인공 레고
2교시 : 싸움의 원인 '코트프레드'
5월은 푸르구나, 어린이 세상. 5월 5일은 어린이날이다. 어버이날의
초창기의 레고는 요즘에 비해 헐겁고 느슨했다고 한다. 이후 단단히
주인공이 카네이션이라면 어린이날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조여지는 브릭을 만들기 위한 회사의 노력이 계속되는데, 1954년 올레
'레고'라고 자신한다. 여기에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크리스티얀센의 건강이 악화되자 그의 아들 고트프레드가 2대 대표에
백화점이나 마트 레고 코너에서 '닌자고'를 들고 부모님에게 울고
취임한다. 14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일한 그는 헐겁고 느슨한
불며 투쟁에 가까운 행동(이라고 하지만 생난리를 피우는)을 하는
브릭의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5년 동안의 연구를 통해 1958년
꼬마 아이들을 직접 목격한 사람들이라면 무슨 말인지 쉽게 이해가
1월 28일 오후 1시 58분 현대적인 레고 브릭의 특허를 내게 된다.
될 거다. 여하튼 어린이날의 주인공 '레고'가 이번 달 만물박사
놀라운 사실은 그 후로 지금까지 모든 브릭이 호환된다는 것이다. 어찌
김박사의 수업 되겠다.
보면 2대 회장인 코트프레드가 없었다면 이렇게 독보적인 장난감이 지구 반대편에 전해지지도 않았을 테고, 백화점과 마트에서 부모와
1932년 덴마크의 빌룬트라는 곳의 목수 '올레 키르크
아이들의 싸움은 훨씬 줄어들었을 것이다.
크리스티얀센'은 장난감 공장을 연다. 초창기에는 나무로 만든 생필품과 장난감을 생산하였는데, 2년 뒤 그는 레고(LEGO)라는 회사 이름을 만들어 본격적인 장난감 생산에 들어간다. 참고로 레고는 덴마크어로 '잘 논다(LEG GODT)'라는 의미로 알려졌지만, LEGO라는 말이 라틴어로 '내가 되다'라는 철학적인 뜻이 있다는 사실은 많이 분들이 모르는 것 같다. 아마도 크리스티얀센은 후자의 뜻에 더 초점을 맞추지 않았을까? 물론 주관적인 의견이다. 아무튼,
LEGO
꽤 인지도가 높아질 즈음인 1942년 화재로 공장이 모두 불타버리게
3교시 : 레고의 10가지 규칙 2교시에 공부한 전 세계 부모님들과 아이들의 싸움의 원인, 레고를 만들어낸 코트프레드는 1963년 레고 시스템의 10가지 규칙을 제창한다. 1. 놀이의 기능성이 무한할 것 2. 남녀 아이 모두를 위한 것
된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는 말처럼 이를 계기로
3. 모든 연령의 아이들에게 맞는 것
크리티얀센은 나무 장난감 대신 그 당시 신기술인 플라스틱으로
4. 일 년 내내 가지고 놀 수 있는 것
여보, 나 레고 사면 혼낼거야?
장난감 공장을 재정비하게 된다. 당시 미국이 플라스틱 기술의
5. 아이들의 건강과 편안함을 고려할 것
선두주자였지만, 지리적 여건상 영국의 기술을 차용하게 되는데,
6. 적당한 놀이 시간을 지킬 것
WORDS : JUNE
이는 영국 키디 크래프트라는 회사의 '자동 잠김 브릭'이란 특허를
7. 발전, 환상, 창의력을 증대시킬 것
가져오는 것으로 이어지고, 레고라는 블록 장난감이 탄생하게 된다.
8. 더 많은 놀이의 가치를 증폭시킬 것 9. 쉽게 보충할 수 있을 것 10. 품질이 완전할 것 지금까지도 위의 10가지 레고 시스템의 규칙이 지켜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참으로 대단한 회사라고 생각된다.
4교시 : 레고 블록의 심화학습 레고의 블록은 2x4블록, 2x3플레이트, 4x4플레이트 등 수많은 종류가 있다. 이 블록들은 탄력 있는 ABS소재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ABS플라스틱은 섭씨 232도의 열을 가하면 밀가루 반죽처럼 변한다. 이때 금형에 주입하고 25에서 150톤의 압력을 가해 모양을 만든 후 약 15초 정도 열을 식히는데, 레고 사의 브릭은 백만 개 중 8개 정도의 불량률이 나온다고 하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또한, 레고 브릭의 제조는 여러 나라에서 이루어진다. 금형과 원형의 제작은 덴마크와 헝가리, 멕시코의 공장에서 진행되며, 브릭의 장식과 패키징은 덴마크, 헝가리, 체코에서 이루어진다. 레고 사에서 추정해본 바로는 지금까지 4,000억 개의 레고 블록이 생산되었고 1초에 1,140개 씩 생산되는 브릭은 일 년이면 36억 개에 달한다고 한다. 레고 사가 자사의 자동차 블록을 위해 제작하는 작은 고무 타이어는 매년 약 4억여 개가 생산되고 있으며, 전 세계 타이어 생산 1위(타이어 생산 수 기준)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 세계에서 레고 완제품 박스는 1초에 7개, 1분에 420개, 1시간에 2만 5,000개가 팔리는데, 1년에 레고 브릭을 조립하는 전 세계 사람들의 시간은 50억 시간에 달한다. 참고로 레고 브릭은 9억 1,510만 3,765가지의 형태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70여 나라의 아이들에게 제일 인지도가 높은 장난감 역시 레고 브릭이다. (*4교시는 네이버캐스트 손원경씨의 글을 첨부한 것임)
5교시 : 김박사가 가지고 싶은 레고시리즈 레고는 스타워즈, 닌자고, 시티, 프렌즈, 슈퍼히어로즈, 크리에이터, 테크닉 등의 시리즈가 있지만, 2007년부터 선보인 모듈러 시리즈인 아키텍처와 R2D2 같은 스페셜에디션은 정상가의 5배 이상으로 마니아들 사이에 거래되고 있어 국내에서는 속칭 부동산 시리즈로 불린다고 한다. 김 박사 개인적으로 구매하고 싶은 품번은 '레고넘버 10220 캠퍼밴'이다. 16세 이상용으로 부품 개수는 총 1,332개. 나이 먹고 사달라고 부모님에게 조를 필요는 없으나 와이프에게 허락은 받아야 한다는 사실. 에헴. 쿨럭 쿨럭.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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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펀트슈가 좋아합니다 엘슈 에디터들의 천차만별 '좋아요'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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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석 님이 허세질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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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선호 님이 세상은 요지경에 빠졌습니다.
난 그 흔하다는 애플빠다.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 맥북, 맥북 에어, 맥북 프로 등 대부분의 기기를 갖고 있다. 그중에서도 초창기 하얀 맥북은 수많은 애플빠들에게 “난 너희랑은 달라.”라고 말하기 위해 썼으나, 최근 배터리가 고장 나 충전기를 연결해야만 켜지는 데스크톱이 되었다. 덕분에 나는 그저 흔한 애플빠로 전락했다. 이제 내게 남은 노트북은 맥북 에어와 맥북 프로. 맥북 에어는 맥을 전혀 써본 적 없던 누나가 구매 후 한 달 만에 못 쓰겠다며 내게 준 제품이었고, 맥북 프로는 엘리펀트슈의 다양한 작업을 위해 구매한 것이다. 원래 제품의 용도를 보면 맥북 에어는 간단한 작업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고, 맥북 프로는 좀 더 고성능을 요하는 작업을 위한 제품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맥북 에어가 더 빨랐다. 비싼 돈을 주고 샀는데 상대적으로 느려 보이니 뭔가 속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랑할 수가 없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돈은 썼으면 쓴 티가 나야하는 법. 자랑하기 위해서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기로 결정했고, 교체하면 2년 전에 산 절름발이 컴퓨터도 우사인 볼트 컴퓨터보다 빨라진다는 SSD를 구매했다. SSD란 놈은 그냥 엄청나게 빠른 하드디스크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플렉스터, 삼성, 인텔 세 회사가 가장 주목받고 있다. 나는 전자제품 지름신이 내려오면 공학도로 변신한다. 그리고는 알지도 모르는 수치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는 밑에 큰 글씨로 적혀있는 “처음과 끝이 최고 속도로 같다! 오래 사용해도 처음과 같은 속도!”라는 말에 ‘그래, 이걸로 사자!’라며 구매한 것이 바로 플렉스터 사의 M5 Pro 모델이다. 박스를 뜯으니 매끈한 알루미늄 케이스의 고급스러운 녀석이 튀어나왔다. 어차피 노트북 안에 들어가고 나면 다시 볼 일이 없는데 외관이 어떻든 무슨 상관이겠느냐만은 그런 것에 집착하는 것이 남자 아니겠는가. 여자들이 가방의 박음질이 어떻고 그런 얘기와 비슷한 것이다. 아무튼 요 예쁜 녀석을 맥북 프로에 장착한 후에 부팅을 시켰다. 1분 넘게 걸리던 부팅 속도가 10초면 충분했다. 이때부터 내가 맥북 프로로 가장 많이 한 작업은 “전원 껐다 켜기”다. 지하철 안에서도, KTX 안에서도, 까페에서도, 미팅 자리에서도 항상 괜히 꺼내서 한 번쯤 꺼내서 켰다 껐다. 모니터 화면은 은근슬쩍 다른 사람을 향해서.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오타쿠다! 6 12시간 전 달리는 지하철 안에서
지은 오덕 사장님이 부끄럽게 또 이런걸... 맹선호 전혀 몰랐어요..(그런데 원고는 이렇게 늦게... 왜죠?) JUNE 나도 버티다 아이폰5로 갈아탔음. 사과노예. Julian 난 타임캡슐까지 사게 되었음...;;
JEE 님이 분홍 립스틱을 좋아합니다. 핫 핫 핑크 컬러 립스틱 봄이 왔다고 하기엔(이미 지나가고 있는데!) 아직도 히트텍을 벗지 못할 만큼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여성들의 입술엔 봄기운이 가득하다. 메이크업을 처음 시작한 스무 살 때나 10년이 지난 지금이나 여전히 아이라인을 그릴 때에는 온갖 인상을 찌푸리며 겨우 한 줄을 긋고, 립스틱이라는 것은 혼자 어색함에 겁을 먹고 바르지 못한, 유통기한 지난 몇 안 되는 것들이 전부이다. 그랬던 내가 얼마 전 모 브랜드의 핑크색 립스틱에 완전히 꽂혀버렸다. 그것도 진하고 확 튀는 핫 핑크 컬러에 말이다. 원하는 립스틱을 손에 넣는 것은 전쟁이었다. 서울에 세 개밖에 없는 매장은 물론 국내, 해외 인터넷 사이트도 뒤져보고 승무원인 동생 친구에게까지 부탁을 해봤지만, 외국에서까지 품절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결국, 예약마저 선착순으로 진행된 ‘립스틱 사전 주문’이라는 나에게 절대 있을 수 없을 것만 같았던 행동을 저질렀다. 그리고 한 달 넘게 기다려 간신히 그 '핫'하다는 립스틱을 받았다. 그 기다림을 못 참아 저렴한 브랜드에서 비슷한 컬러를 찾아 나설 정도로 립스틱 마니아처럼 여기저기 탐구하고 다니기도 했으니, 웃기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한 일이다. 어쨌든 립스틱 하나로 열정적인 에너지가 나올 수 있다는 걸 새삼 느끼게 해준 모 브랜드의 핫 핑크 컬러 립스틱에 '좋아요'를 바친다.
현대인인 나에게 아침에 눈 뜨자마자 라던가 밤에 눈 감기 직전 같이 사랑스러운 시간에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것은 꽤 중요한 일과다. 뭐 대단한 걸 하는 건 아니다. 트위터나 좋아하는 카페의 글을 읽거나 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이 중요한 방문 리스트에 하나가 추가되었다. 당신은 이미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이것을 접했을 가능성이 높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 뉴스의 사회 메뉴에 속해있는 ‘세상은 요지경’이란 섹션이다. 여기에 올라오는 뉴스는 그러니까, 술에 취해 ‘만화영화 캐릭터가 태권도 자세를 한 모습이 너무 예쁜’ 태권도장 간판을 훔친 주부의 사연이라든지, 콜라의 철자가 ‘coke’냐 ‘cola’냐를 가지고 논쟁하다 결국 치킨집에서 500cc 맥주잔으로 상대의 정수리를 가격한 학부모 모임에 관한 기사 같은 것들이다. 근래 가장 열광했던 기사 중 하나는 산 낙지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공방인데, 결국 국과수의 감식과 거짓말 탐지기까지 동원된 CSI 급 사건이다. 2013년 1월 17일 오전 9시경, 한 낙지가게 수족관에서 낙지들이 몸부림을 치며 격렬하게 꿈틀대다 수조 밖으로 기어 나오는 일이 벌어졌는데, 중요한 증거 자료였던 수족관 물을 낙지의 고통을 안타까워한 주인 A씨가 갈아주는 바람에 경찰이 도착했을 때 현장은 많이 훼손된 상태였다고 한다. 신중하게 채취한 주변의 액체에서 결국 빙초산이 검출되었고, 옆 가게에서 똑같이 산 낙지를 팔던 최근 관계가 소원해진 B씨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손에 땀을 쥐는 사건이었다. 다만 이 ‘세상은 요지경’의 아쉬운 점이 사건 후속 기사가 뒤처진다는 것이다 보니 이 낙지 잔혹사의 결과는 아직도 미궁 속 사건으로 남아있다. (혹시 아시는 분은 제보 부탁합니다.) 그래도 거리에서 ‘ 야 ’ 라고 불렀다가 ‘ 호 ’ 라고 대답한 행인을 폭행한 사건으로 기본예절의 중요성을 일깨움과 동시에 유머가 사라진 현대 사회를 대변하기도 하고, 조카를 훈육하기 위해 조직폭력배를 고용해 공설묘지에서 흠씬 두들겨 팬 숙부의 소식을 통해 그저 매질 몇 번으로 잘 키워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환기하게 해주거나 즉석복권 당첨금 5억 원의 분배를 놓고 법정에 오른 헤어진 연인의 사연으로 신중한 미래 계획의 중요성을 각인시켜주는 훌륭한 공간이 바로 ‘세상은 요지경’이다. 그러고 보니 뭐 대단한 걸 하는 게 아니라던 처음의 말을 정정해야겠다. 이렇게 아침저녁으로 소중한 인생공부를 하고 있었다니 회사에 지각하거나 새벽녘에 전화기를 손에 쥐고 잠드는 일련의 행위를 더는 창피하게 생각하지 말아야겠다.
공부가 됩니다 2 새벽녘 우왕 이쁘다~ 4 봄날 거울 앞에서
지은 브랜드 명을 제 메일로 좀... 맹선호 분홍 립스틱,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이지선 저도 매일 화장실에서 '감자의 친구들은 연애를 하지'로 인생 공부를 합니다.
JEE '세상은 요지경' 완벽한 제목이네요. JUNE 하.. 하지만 매니큐어는 엄청 많.. 잖아...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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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쥬 I N T R O D U C E Y O U R S E L F
매월 첫째 주 일요일은 엘리펀트슈 릴리즈파티가 열린다. 공교롭게도 5월의 첫째 주 일요일은 어린이날이다. 엘리펀트슈는 관객에게 잊지 못할 공연을 선물하고자 깊은 고민에 빠졌다. 2월의 릴리즈 파티는 <우먼 센스>라는 이름으로 웨일, 퓨어킴, 사비나 앤
Q. 1집 [Hommage]가 드디어 나왔는데요. 2008년 결성 이후 1집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이수륜: 정원영 교수님이 제가 2학년일 때 멤버들을 모아 밴드를 시켰죠. 그 후 칵스의 활동과 멤버들 각자 음악활동으로 앨범을 만들 만한 시간과 여력이 부족했습니다. 제가 너무 바쁜 탓도 있었죠. 하지만 군대 가기 전 꼭 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극적으로 만들어냈죠. 들어보시면 에너지 넘치고 뛰어난 연주력과 창의성이 돋보일 거예요. 1번부터 10번까지 쭉 이어서 들으면 이야기가 만들어지죠. 김형균: 이번 앨범은 이틀 만에 원테이크로 녹음한 음반입니다. 많은 체력과 집중력이 필요한 작업이었죠.
드론즈, 이 세 여성 뮤지션과 함께 했었다. 이 공연 후 여성분을 위한 공연을 꼭 만들겠다고 약속했던 것이 생각났다. 여성 팬을 위한 멋진 오빠로 가득한 밴드 네 팀을 모았다.
WORDS : 고양, EDIT : 장은석
INTRODUCE MYSELF INTERVIEW 전문보기
Q. 작업 과정에서 본인들을 가장 괴롭혔던 곡은 어떤 곡인가요? 이수륜 : ‘ryun's house’요. 창작의 고통은 아니지만 녹음 할 때 너무 힘들었어요. 오후 5시에 시작해서 다음 날 아침 9시까지 녹음을 했거든요. 마지막 곡이라 너무 힘이 들었지만 다들 미친 듯이 마지막 힘을 짜냈죠. 교훈은 '몰아서 녹음하지 말자!'입니다. 이준호: 저도 ‘ryun's house’에요. 가장 마지막에 녹음한 곡이라 힘도 많이 빠지고 집중력도 약해진 상태였죠. Q. 요즘 멤버들은 어떤 뮤지션의 음악을 자주 듣나요. 곡도 하나 추천해주세요. 이수륜: 요즘엔 계속 오마쥬의 음악을 듣습니다. 저는 제가 하는 음악이 앨범으로 나오면 질릴 때까지 모니터하거든요. 아직도 질리지 않네요. 김형균: Atoms for Peace의 ‘Reverse Running’을 자주 듣습니다. 이준호: 저는 요즘 Cream의 ‘Sleepy Time Time’을 즐겨 들어요.
이수륜(기타), 이준호(베이스), 김형균(드럼)
판타스틱 드럭스토어
홀로그램 필름
Q. 언제 찍은 사진인가요? 임원혁: 올해 4월 26일 밤 9시 반쯤 합주실 내 흡연실에서 찍었어요. 사실 저희는 단체로 셀카를 찍은 적이 거의 없어요. 제가 사진 찍는 걸 싫어하거든요.
Q. 언제 찍은 사진인가요? 황윤진: 사진은 2013 뷰티풀 민트 라이프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본 공연과 '우유 빨리 마시기' 행사를 마치고 넷이 함께 찍은 사진이에요. 다들 많이 지쳐있는 상태였어요. 느껴지시나요?
파블로프 Q. 고등학교 동창생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어릴 때는 어떤 사람이었나요? 류준: 동원인 내가 좋아하는 여자애를 뺏어간 나쁜 녀석이었어요. 조동원: 도함이는 철권을 잘했어요. 지금까지도 쿠마라는 캐릭터로 야비한 플레이를 즐겨 해요. 오도함: 동원이가 뺏은 여자친구랑 바람 피웠어요. Q. 공연 타이틀이 ‘오월은 푸르구나 오빠들은 잘한다’입니다. 음악 외에 어떤 장기가 있나요? 도함: 엉덩이가 예쁘게 생겼습니다. 동원: 여자한테 배웠는데 이런 질문엔 무조건 운동이라고 답하래요, 운동. 준철: 집안일을 잘해요. 전업주부의 꿈을 꾸고 있습니다. Q. 어린이 날 선물로 팬에게 주고 싶은 선물은 뭔가요? 류준: 현재 이공계 기피 현상이 팽배한데요. 미래의 반석이 될 어린 아이들에게 과학의 위대함과 인류의 지혜를 알려줄 수 있는 과학상자는 어떤지요? 조동원: 역시 어린이날은 R. A. T. M 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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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팬들의 시선을 가장 많이 의식하는 멤버는 누구예요? 임원혁: 저요. 김교진: 아무래도 원혁 오빠가 프론트맨이다 보니 신경이 더 쓰이겠죠? 근데 스타일 관리는 연욱 오빠도 만만치 않아요. (웃음) 강연욱: 원혁이 형. 후~론트니까!
Q. 홀로그램필름의 음악을 들어본 적 없는 사람에게 딱 한 곡을 들려줄 수 있다면 어떤 곡을 꼽을 건가요? 황윤진: 첫 번째 EP에 수록된 'Dead End' 입니다. 애착이 많은 곡이기도 하고요. EP에 수록된 ‘Dead End’는 한글 버전인데, 공연장에서는 주로 영어 버전을 연주해요. 변선융단: 그 영어 버전은 두 번째 EP 'Kate'에 숨어있답니다.
Q. 혹시 꿈꾸고 있는 무대가 있나요? 박준철: 작년에 롤링 스톤즈가 50주년을 맞이하여 기념 콘서트를 열었는데, 파블로프도 살아있다면 50년 뒤에 해보고 싶어요, 오도함: KBS 9시 뉴스요.
Q. 공연 타이틀이 ‘오월은 푸르구나 오빠들은 잘한다’입니다. 음악 외에 어떤 장기가 있나요? 임원혁: 멍 때리기. 이형욱: 누워 있는 거요. 얘기 들어 주는 것도 잘 하구요. 김교진: 손으로 뭐 만드는 걸 좋아해요. 특히 요리하는 거 좋아해서 먹이는 거 좋아해요. 강연욱: 저도 요리 잘해요!
Q. 올해 목표가 있다면? 박준철: 올해는 첫 번째도 파블로프의 정규 1집, 두 번째도 파블로프의 정규 1집, 세 번째는 류준의 행복 입니다. 연습실에 녹음 장비를 갖춰 놓고 계속해서 녹음을 진행하고 있어서 올해는 꼭 파블로프의 셀프 프로듀싱 앨범을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Q. 만약 멤버들이 환상약국에 가게 된다면 제일 사고 싶은 약은? 임원혁: 뇌의 100%를 쓰는 약이요. 이형욱: 생각을 버리는 약? 김교진: 하늘을 나는 약! 강연욱: 얼굴 좀 작아지는 약이 갖고 싶네요.
Q. 엘리펀트슈 독자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오도함: 독자님. 사랑합니다. 분명히 얼굴도 예쁘시겠죠. 하지만 그건 알아두세요. 마음이 예뻐야 진짜 예쁜 거예요. 마음이 예뻐지려면 좋은 음악을 들어야 해요. 참고로 알려드리자면 파블로프도 꽤 좋아요.
Q. 2013년 계획이나 목표가 있나요? 임원혁: 앨범 준비 때문에 공연을 자주 못 했어요. 빨리 앨범 발표하고 공연을 많이 하고 싶어요. 아마 5월쯤 나올 것 같으니 6월부터는 공연을 자주 할 수 있겠죠. 강연욱: 빨리 졸업하고 더 좋은 공연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Q. 어린이날 선물로 팬에게 주고 싶은 선물은 뭔가요? 황윤진: 팬들에게는 운동화! 편하게 공연 보면서 함께 뛰어놀아요! 박한솔: 팬들을 위해 이 한 몸 먼지가 될 때까지 드럼을 부숴버리겠습니다. 강찬희: 감사하단 말을 꼭 드리고 싶어요. 마음 같아선 정규 1집을 뚝딱 만들어서 드리고 싶어요.
오도함(보컬), 박준철(베이스), 류준(기타, 코러스), 조동원(드럼)
강연욱(베이스), 김교진(드럼), 이형욱(기타), 임원혁(보컬,기타)
변선융단(기타), 박한솔(드럼), 강찬희(베이스), 황윤진(보컬)
E L E P HA N T - S HO E
Q. 작업 과정에서 본인들을 가장 괴롭혔던 곡은 어떤 곡인가요? 변선융단: 영어가사 곡은 전부 다 힘들었어요. 윤진이 형 발음 교정하느라. 황윤진: 응?! Q. 공연 타이틀이 ‘오월은 푸르구나 오빠들은 잘한다’입니다. 음악 외에 어떤 장기가 있나요? 변선융단: 저는 맛에 대한 평가를 잘 내려서 맛집 블로거를 꿈꾸고 있어요. 제 미각은 예민하면서도 감성적이죠. 황윤진 : 저는 기계를 잘 다루고, 포토샵을 상당히 잘해요. 남다른 포토샵 실력으로 '홀필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명륜동 겜돌이'라 불리던 시절도 있었죠.
R E L E A S E P A R T Y R E V I E W
새로운 세대의 시작 WORDS : 장은석, PHOTO : 초딩손
이보다 더 거창한 공연 제목이 있을까? 이런 제목의 공연에 참여한 뮤지션이 제목과 어울리지 않는다면 기획한 사람이 욕먹을 것이다. 그렇다 보니 이 공연에 서는 뮤지션 또한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4월 엘리펀트슈 릴리즈 파티는 기획한 사람도 욕을 먹지 않았고, 뮤지션 또한 즐겁게 즐겼으며, 티켓은 매진됐다. 제목이 공연과 잘 어울렸던 것이다. 저 거창하디 거창한 제목이 말이다. 현재의 신인 밴드들은 그 이전 세대와는 다른 댄서블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 이 공연에 참여한 모든 팀 또한 그랬다. 첫 무대를 맡은 로큰롤 라디오(Rock’N Roll Radio)의 노래 중에는 ‘Shut up and Dance’라는 제목까지 있을 정도다. 이들의 라이브는 폭발할 때에는 확실히 터졌지만, 대체로는 차분하고 품위를 지킨 춤을 추게 했다. 하지만 무대를 이어받은 후후(WHOwho)는 무대를 종횡무진 뛰어다니다 못해 날아다니고 있었으니, 관객이 모든 것을 잊고 날뛰는 것은 당연했다. 관객들이 지칠만한 상황에 나온 전기뱀장어는 좀 더 멜로디에 집중한 음악이지만 기본적으로 로큰롤리듬을 갖고 있었다. 덕분에 가장 많은 떼창을 받은 무대였다. 마지막 무대에 선 24아워즈는 그들의 마지막 곡이었던 ‘Jane’으로 그들의 모든 것을 보여주었다. 관객들은 춤추고, 노래를 따라 부르며, 환호했다. 3월 호에 실린 4월 릴리즈 파티 프리뷰에서 이들이 지나가는 ‘물결’일지 새로운 ‘세대’일지는 판단해달라고 말했었다. 공연을 봤던 이들은 확실한 답을 갖고 나갔다. 이 공연을 보지 못했다면 이들의 음악이라도 듣고 판단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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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06. 02 @ 바다비 9와 숫자들 얄개들 트램폴린 위댄스 WORDS : 장은석
외국의 쇼 프로그램을 보면 “레이디스 앤 젠틀맨”만큼이나 자주 쓰는 말 중에 “자랑스럽게 소개합니다.(Proudly Present)”가 있다. 이를 볼 때면 자기들이 준비하고 자랑스럽다 말하는 것이 뭔가 뻔뻔해 보였다. 그런데 6월 릴리즈파티에 설 뮤지션 리스트를 보고 있자니 뭔가 뿌듯했다. 신스팝에서 포크로 변화하며 좀 더 복잡한 감정을 만지기 시작한 9와 숫자들, 장난스러운 팀명과는 달리 1집 앨범 제목 [그래, 아무 것도 하지 말자]처럼 묵직한 주제를 진지하게 다룬 얄개들, 여성 뮤지션이지만 수많은 여성 팬을 보유한 치명적 매력의 트램폴린, 인터뷰도 하지 않으며, 음악은 공연장에서만 팔고 있음에도 가장 주목받고 있는 위댄스까지. 이 네 팀의 이름을 보고 있으니 이 공연을 자랑스럽게 소개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붙은 제목이 <미안하지만... 이건 곧 매진될 거야>다. 릴리즈파티에 서는 뮤지션은 언제나 엘리펀트슈가 좋아하는 팀으로만 섭외되었지만, 이번에는 엘리펀트슈만이 아니라 어떤 누구라도 맘에 들어 할 공연이다. 이에 자랑스럽게 소개합니다. 이번 공연은 못 갈 수는 있어도, 안 갈 수는 없는 공연입니다. 곧 매진될 거니까요.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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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Sigur Rós Live in Seoul 2013.5.19.6PM @ 올림픽 체조경기장
돈이 없더라도 놓쳐서는 안 되는 공연이 있다면 올해는 바로 이거다!
WORDS : 고양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어머! 이건 가야 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티켓 전쟁에서 승리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마치 대학 수강신청을 성공한
공연이 있다. 물론 막강한 경제력을 가지고 외국에 나가 볼 만큼의
듯, 시험에서 고득점을 맞은 것 마냥 의기양양해지고 괜히 염장의 SNS
여유가 되는 사람이라면 내한공연에 그렇게 동하지는 않으리라. 그러나
글을 쓰고 싶어지기도 한다. 평소에 정말 염원하는 해외 아티스트의 공연,
재정난에 허덕이더라도, 통장에 잔고가 얼마 남지 않았더라도, 자신이
아니면 정말 오랜만에 뭉쳐서 공연을 하는 밴드가 그러한 경우인데, 올해
꼭 보고 싶은 공연 티켓을 사고 마는 사람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그들은
티켓전쟁의 서막은 이 밴드의 내한 공연 티켓 오픈 날이었다. ‘승리의 장미’ 라는 뜻의 밴드이름을 외치며, 나는 이 티켓 전쟁에서 나름의 승리를 했음에 기뻐했다. 바로 시규어 로스(Sigur Rós)의 내한 공연이다. 시규어 로스의 앨범들을 듣고 올해 진행되는 공연의 셋리스트와 유튜브 영상을 통해 이번 내한의 느낌을 간접적으로 익히면서 든 생각은 보면
EXPECTED SETLIST Hoppípolla
볼수록 대단한 밴드구나 싶었고, 빨리 직접 보고 싶어졌다. 특히 이들의 공연에서 빠질 수 없는 영상과 음악의 조화를 내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티켓 값은 아깝지 않았다.
Festival Yfirborð
시규어 로스의 공연은 그저 보러 가는 것만으로도 나의 음악적 레벨이
Hrafntinna
한층 높아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도대체 얼마나 멋진 공연이길래 전
Olsen Olsen Brennisteinn Popplagið Svefn-g-englar
세계의 팬들이 이렇게 입이 마르게 칭송하는지. 그리고 그들은 클래식을 듣듯 왜 소리도 없이 이들의 음악을 두 손 모아 경청을 하며 듣는지. 이 모든 것들을 내 두 눈으로 확인해 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 디데이를 새며 시규어 로스의 셋리스트로 만들어진 내 플레이 리스트를 무한 반복하면서 그들을 맞을 준비를 해야겠다.
얼굴들과 손님들 1탄
TELEVISION Live in Seoul 장기하와 얼굴들 큐레이션 프로젝트
2013.5.12.6PM
@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장기하와 얼굴들이 직접 초대한 70년대 뉴욕 펑크 씬의 전설적 밴드 텔레비전
WORDS : 김현수
패티 스미스(Patti Smith), 라몬스(The Ramones), 토킹 헤즈(Talking
전작만큼의 큰 호응을 얻진 못하였으나 ‘Glory', ’Foxhole'과 같은
Heads)와 함께 70년대 뉴욕 펑크 씬의 르네상스를 이끈 전설적인
곡들은 전작과 궤를 같이하는 흥미로운 트랙들이다.
밴드 텔레비전(Television)이 1973년 밴드 결성 이래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게 된다. 지난 2월 성공적인 내한공연을 치른 바
단 두 장의 스튜디오 앨범만을 남긴 채 해체해버린 그들은 1992년
있는 패티 스미스가 2009년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을 찾았을
다시금 결합하여 세 번째 스튜디오 앨범 [Television]을 내놓기도
당시 밴드의 기타리스트가 텔레비전의 프런트 맨 톰 벌레인(Tom
했지만, 그 활동은 오래가지 못했다. 오랜 휴지기 후 2001년
Verlaine)이였으니 그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두 번째인 셈이다.
다시금 재결성하여 간헐적으로 공연을 하기도 하였으며, 2007년 건강악화로 팀을 떠난 리차드 로이드 대신 새로운 기타리스트 지미
흔히 말하는 ‘ 쓰리 코드 ’ 의 기본적인 화성진행과 ‘ 체제를 향한 저항 ’ 으로 대변되는 펑크 록의 문법과는 다른 독자적인 노선을
립(Jimmy Rip)이 현재까지 그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구축한 그들은 변화무쌍한 리듬과 감각적인 멜로디를 기반으로
이번 공연은 최근 신곡 ‘ 좋다 말았네 ’ 를 발표하기도 한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과의 합동 공연으로 이루어지게 되는데, 국내 음악
한 기타 사운드와 서정적인 문학성이 두드러지는 가사를 주 무기로 ‘아트 펑크(Art Punk)’라는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였다. 특히 톰 벌레인과 리차드 로이드(Richard Lloyd)의 주도하에 1977년 발매된
팬들에게는 다소 생소하나 반드시 주목해야 할 국내 외 뮤지션들을
데뷔 앨범 [Marquee Moon]은 기타를 전면에 내세움과 동시에
예정이며 그 첫 번째 손님이 바로 텔레비전인 것이다. 더욱이 평소
시적 감성이 돋보이는 가사들로 큰 호평을 받기도 하였는데 이는
텔레비전의 오랜 팬을 자처하는 장기하와 얼굴들의 제안으로
명쾌한 리프가 돋보이는 ‘Marquee Moon'이나 ‘Venus'와 같은 트랙들에서 쉽게 확인할 수가 있다. 화려한 기타연주가 돋보이는
이번 공연이 성사되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See No Evil'이나 ’Torn Curtain‘ 역시 쉬이 넘길 수 없는 보석과도
‘TV'를 볼 차례다. 그 TV 말고.
장기하와 얼굴들이 직접 소개하는 큐레이션 프로젝트로 진행될
장기하와 얼굴들의 노래 제목처럼 이제 우리도 두 손 꼭 모으고
같은 트랙들. 연이어 발매된 두 번째 스튜디오 앨범 [Adventure]는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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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CTIM OF LOVE Charles Bradley 2013.04.02 Daptone Records
WORDS : 장은석
찰스 브래들리에 대해서는 이번 호 <뮤직비디오 스틸히어> 코너에서 크게 다뤘지만, 이번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놓고 갈 수는 없다. 2006년 5월 소울의 대부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이 세상을 떠나며 소울 씬은 완벽한 침체기에 들어갔다. 언제나 영웅은 혼란기에 나오는 법. 영화같은 스토리로 환갑의 뮤지션이 데뷔하고 소울씬의 부흥을 이끌고 있다. 사람들의 그와 그의 음악에 환호하는 것에는 그의 배경 덕분이기도 할 것이다. 노숙자에서 요리사로, 그러다 레이블 대표에게 우연히 발견되어 데뷔. 분명히 많은 사람이 환호할만한 스토리이다. 하지만 이런 스토리를 전혀 모른 채로 그의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나 지금이나 똑같이 놀랍다. 이렇듯 듣는 이에게는 그의 인생은 아느냐 모르느냐는 중요치 않다. 그의 목소리는 그의 인생을 담아 만들어졌으니.
SPECTER AT THE FEAST Black Rebel Motorcycle club
데뷰
2013.03.18 Abstract Dragon
아마도 이자람밴드 2013.04.09 붕가붕가레코드
WORDS : 장은석
여름 페스티벌을 앞둔 3월부터 5월까지가 앨범이 가장 많이 쏟아져 나오는 시기다. 그 홍수 속에 어떤 것은 그냥 휩쓸려 가버리기도 하지만 반대로 음악씬을 휩쓰는 앨범이 나오기도 한다. 블루스 기반의 얼터, 개러지 사운드의 블랙 레벨 모터사이클 클럽(Black Rebel Motorcycle club)이 벌써 15년 차 밴드가 되었다. 그동안 발표한 6개의 앨범 모두 굉장히 훌륭한 앨범이었음에도 어느 선 이상의 인기를 얻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번 앨범은 그 선을 넘어설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블랙 키스(Black Keys)가 앞선 6개의 훌륭한 앨범을 발표하고도 얻지 못했던 대중의 인기를 7번째 앨범 [El Camino]에서 얻었던 것처럼 말이다. 올여름 페스티벌 시즌이 지나고 나면 연말의 수많은 시상식에서 이들의 이름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그 전에 빨리 이들의 이번 앨범을 들어놔야 한다.
WORDS : 고양
이 밴드의 정규앨범, 그리고 활동을 기다린 사람 많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2005년 결성 이후 9년만에 첫 정규앨범 [데뷰]를 발표한 아마도 이자람밴드 이야기다. 그녀가 사천가와 억척가를 부르며 세계를 돌아다니는 모습에 ‘너무 멋지다’ 라는 말을 하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언제 그녀가 아마도 이자람밴드로 돌아 올 것인지 궁금했고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매번 나온다는 소문이 무성했고 ,그로 인한 기대는 높아졌다. 그 앨범이 드디어 세상에 나온다고 했을 때 과연 아마도 이자람밴드가 어떤 스타일의 음악을 들고 돌아올까 기대가 가득했고, 그 기대는 들으면 들을수록 듣고 싶은 마음으로 돌아왔다. 이번 앨범 [데뷰]를 들으며 그녀의 재치있는 가사와 시원한 보컬에 통쾌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특히나 선공개로 소개 된 ‘우아하게’ 라는 트랙을 들으면 정말 안 좋게 헤어진 이성이나 날 괴롭힌 사람 귀에 이어폰을 직접 꽃아 들려주고 싶은 충동이 일 정도로 통쾌하고 내 안의 악마는 다른 사람에게도 있구나 하는 오묘한 동질감이 생긴다. 화려하진 않지만 간결하고 깔끔한 사운드와 이자람의 시원한 창법, 그리고 노래의 재치를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음반이다. 따듯한 바람이 부는 봄날, 연인의 손을 잡고 꽃구경 갈 수 없는 당신에게 조심스럽게 들려주고 싶은 음반이다.
AFRAID OF HEIGHTS Wavves 2013.3.26 Mom +Pop Music
OVERGROWN James Blake 2013.4.8 Universal
THE MESSENGER Johnny Marr 2013.02.25 Warner Bros.
WORDS : 장은석
스미스(The Smiths)를 안다면. 아니면 일렉트로닉(Electronic)이라는 얼터너티브 사운드의 팀을 안다면. 그게 아니면 더더(TheThe)라든지, 모디스트 마우스(Modest Mouse)를 안다면. 이도 아니라면 크립스(The Cribs)를 안다면 조니 마(Johnny Marr)의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다. 이렇듯 활발한 활동을 했었던 그였기에 당연히 솔로 앨범이 몇 개쯤은 있을 것이라 생각했으나 충격적이게도 이번 앨범이 솔로 데뷔 앨범이다. 스미스로 활동을 시작한 1982년을 그의 음악인생의 시작점으로 삼는다면 30년 만에 솔로 데뷔를 한 셈이다. 음악은 영국 로큰롤 세대답게 영국스러운 사운드로 채워져 있다. 오아시스(Oasis)와 카이저 치프스(Kaiser Chiefs)의 중간쯤에 위치한 이 앨범은 데이빗 보위에 이어 꼭 들어봐야 할 거장의 신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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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S : 맹선호
고백합니다. 저는 제임스 블레이크 팬입니다. 물론 여자친구가 있는 것은 알고 있어요. (그 이유 때문은 절대 아니지만, 워페인트의 음악은 별로인 것 같아요.) 지난여름 내한에서 보석처럼 반짝이던 그 눈동자를 잊어보려 애도 써보았어요. 그런데 이 마성의 남자는 끊임없이 음악을 내놓으며 방해하더군요. 조니 미첼(Joni Mitchell)의 커버 ‘A Case of You’에선 그 목소리에 녹아내릴 뻔했다니까요. ‘Love What Happened Here’ 같은 곡은 술집에서 끊임없이 신청하는 바람에 좋은 음악 소개해줘서 고맙다는 칭찬이 결국 제발 그만 좀 하란 꾸지람으로 둔갑할 정도였고요. 얼마 전 그가 2집 앨범을 냈어요. 이번 앨범에는 브라이언 이노(Brian Eno)와 우-탕 클랜(Wu-Tang Clan)의 르자(RZA)까지 참여해서 그 스펙트럼을 더욱 넓혔더군요. 이노와의 작업인 ‘Digital Lion’은 듣다 보면 속이 울렁거리면서 혈류가 빨라지기 시작하는 게, 굳이 비싼 술을 먹지 않아도 그 효과가 나타나니 어찌 이 남자에게 반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제임스 블레이크의 음악이 난해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알고 있어요. (일단 이 남자의 얼굴을 한 번 찾아보시길 권해요.) 그런데 사실 좋은지 나쁜지 판단이 쉽게 안 서는 그 느낌이야말로 누구나 줄 수 있는 게 아니란 걸 혹시 아시나요? 어떤 충격이 주어졌을 때 그로 인한 감정이 쉽게 설명할 수 없을 때가 있곤 하잖아요. 순식간에 좋아지는 음악과는 또 다른 매력이 숨어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제임스 블레이크는 몸이 먼저 반응하는 음악인 것 같거든요. [Overgrown]은 전작과 비교해 몹시 현란한 앨범이더군요.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요. 그런데 그 몸속까지 뒤흔드는 비트가 왜 몸을 노곤하게 만드는지 신기해요. 끝으로 제임스 블레이크에게는 이 말을 전하고 싶군요. 르자가 참여한 ‘Take a Fall For Me’의 가사입니다. ‘You can't marry her... yet.’
WORDS : 장은석
서프 록에 빠져 지내던 시절, 서프 록 뮤지션을 계속해서 파던 중 발견한 이상한 팀이 하나 있었다. 분명히 서프 록 뮤지션이 추천하는 서프 록 뮤지션이었는데 음악은 펑크나 로-파이에 가까웠다. 서프 록이라 하면 잭 존슨(Jack Johnson), 도나본 프랑켄라이터(D onavon Frankenreiter) 같은 어쿠스틱 사운드에 달달한 목소리가 주가 된다고 생각했었기에 이들 웨이브스(Wavves)의 음악은 뭔가 장르 구분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음악은 나쁘지 않았었기에 이들의 정보를 조금 찾아보았다.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프리마베라 사운드 페스티벌에 2009년도에 초대되어 약이 섞인 칵테일을 마신 보컬 나단 윌리암스(Nathan Williams)가 관객들 앞에서 당시의 드러머와 싸워 큰 문제가 발생했었다. 나머지 유럽 투어 일정까지 모두 취소된 큰 사건이었다. 이 뉴스를 보며 ‘아~ 이 녀석 완전 펑크 밴드네.’라며 이들의 장르를 개인적으로 정리했었다. 그리고는 잊고 있던 이들의 네 번째 정규앨범이 올해 3월 발표되었다. 오랜만에 보는 이름에 앨범을 들어보았다. 별 기대 없이 들었던 타이틀 곡 ‘Demon To Lean On’은 귀를 확 끌어당기는 매력적인 트랙이었다. 이들의 이전 음악이 어떠한 경계도 두지 않은 채 제멋대로 날뛰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확실히 선을 그은 채 그 선을 넘은 것들을 안으로 응축해 담았다. 로-파이의 거친 질감이나 펑크의 강한 비트는 살아 있지만 공간계 이펙터로 갈무리한 기타와 보컬은 확실히 서프 록이다. 이전 이들의 음악은 바닷가 근처 뒷골목 어딘가의 쿱쿱한 냄새가 났다면, 지금은 확실히 짭짤한 바다 향기가 난다. 다만 이 바다의 주인공은 멋진 몸매가 드러나는 수영복을 입은 미남, 미녀가 아니라 그들에게 괜한 해코지를 하는 짓궂은 10대 남자다.
RECOMMENDED ALBUMS 드러머 유병덕이 기록한 2013 Live Tuning Day Festival
<9와 숫자들의 봄꽃음악제전> 이번 공연의 이야기를 시작하자면 일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작년 봄, 9와 숫자들은 ‘춘천으로 떠나는 봄 소풍’이라는 주제로 공연을 기획했다. 사실 레이블 밝고 건강한 아침을 위하여(이하 밝건아)와 카페 버닝하트에서 공동 기획한 공연이었는데, 당시 9와 숫자들이 적극 가담하게 되면서 함께하게 되었다.
드디어 시작된 페스티벌
요즘 나는 그때를 종종 회상하곤 한다. 따뜻했던 5월, 뮤지션과 관객이 함께 버스를 타고 춘천의 근사한 공연장으로 떠났고, 버스에선 디제이로 변신한 뮤지션과 관객이 다 함께 음악을 들으며 즐거워했고, 춘천에 도착해서는 맛있는 점심과 환상적 라인업의 공연이 있었다.
A DOOR 권순관 2013.4.11 HAPPY ROBOT RECORDS
WORDS : 맹선호
언젠가부터 토이나 성시경, 김동률의 음악에서 멀어진 것 같다.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고 호락호락하지 않은 세상을 겪으며 까칠해지고, 비트 강한 록이나 음침한 일렉트로닉 음악 같은 걸 들으며 술이나 마시던 삶에 어느 날 권순관의 첫 번째 솔로 앨범이 들어왔다. 조용한 목소리가 처음엔 일상 소음에 가려 잘 들리지 않았지만, 귀를 기울이기 시작하자 아름다운 멜로디와 함께 그가 하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가슴 설레던 여대생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세련되게 사용한 현악기와 피아노, 권순관의 부드러운 목소리는 멋진 조화를 이루고, 균형 잡힌 곡의 흐름도 앨범의 완성도를 높인다. 유일하게 아쉬운 점을 꼽자면, 앞에 서면 착한 사람이 되는 기분이 들 정도로 맑은 그의 얼굴이 앨범에 실린 사진에 실물보다 3배 정도 못 나왔다는 것.
그리고 현재 날씨 좋은 봄날 어떤 공연이든 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3일간의 파티, 홍대 카페 투어 등 많은 아이디어가 오갔다. 마침 지난해의 춘천 봄 소풍 공연을 기억하는 관객들의 요청이 이어졌고, 동시에 9와 숫자들의 소속사인 튠테이블과 인연이 있던 무대륙이 떠올랐다. 지하에 있는 공연장, 1층의 넓은 카페 공간, 작은 야외 공간, 그리고 무대륙 앞 당인리 발전소의 벚꽃길까지. 페스티벌을 열기에 좋은 환경이었다. 그리하여 또다시 추억을 만들고 싶었던 9와 숫자들은 이번에도 일을 크게 벌이고 말았다. <봄꽃음악제전>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소수 정예 실내형 페스티벌’이라고 할 수 있다. 춘천에서의 공연같이 9와 숫자들의 다양한 뮤지션 친구들과 함께하고 싶었지만 현존하는 많은 페스티벌처럼 수많은 사람이 몰리는 것도, 먼 곳으로 떠나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 보다 가까운 곳에서 부담 없이 오손도손 모여 먼 곳으로 여행 갔다 온 것 같은 느낌을 만들고 싶었다. 회의를 거듭하면서 이런 멋진 기획에 기대감이 커졌지만, 동시에 많은 것들이 우리의 발목을 잡았다.
첫 번째 난항: 섭외 이번의 멋진 라인업은 친구들이 선뜻 행사에 참여해준 덕분이다. 현재 내가 드럼을 치고 있는 밴드 줄리아 하트, 2000년대 초반 함께 밴드를 했던 은지 누나가 속해 있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동네 친구이자 동갑내기 얄개들, 과거 9와 숫자들 재경 형과 도란스라는 밴드로 함께 했던 연리목 씨가 속해있는 밴드 타니모션, 눈뜨고 코베인, 나의 십년지기 친구 네온스 등 우리 밴드와 인연이 깊은 친구들이 흔쾌히 참여의사를 보여주었다. 덕분에 다채로운 라인업을 꾸몄지만, 일반적인 기획공연보다 더 특별하게 만들고 싶어 고민고민 끝에 9와 숫자들 유닛을 출동시키기로 했다.
COMEDOWN MACHINE
사이키델릭 록 팬들의 갈증을 해소해 줄 그림자 궁전(송재경, 이용)의 출연 소식은 나부터도 매우 반가웠다. 더불어 재경 형의 솔로 성냥탑은 포크의
The Strokes 2013.03.25 RCA Records
WORDS : 장은석
솔직히 얘기하자면 스트록스라는 이름이 갖는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하는 앨범이다. 밴드가 새 앨범을 내면 그 밴드의 가장 좋았던 앨범보다 더 좋기를 기대하기 때문에 그 기준점이라는 것은 보통 최고점이거나, 타협을 해도 평균치 정도이다. 나에게 스트록스의 기대치는 언제나 데뷔앨범 [Is This It]에 맞춰져 있다. 사실 그 후 나온 세 앨범도 그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고, 이는 이번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보컬 줄리안 카사블랑카스(Julian Casablancas)의 섹시미는 이번 앨범에도 여전히 묻어난다. 앨범을 낼수록 개러지, 포스트 펑크의 사운드의 색은 점점 옅어졌고, 이를 뉴웨이브 사운드로 채워왔는데 이번 앨범은 뉴웨이브 사운드가 좀 더 짙어졌다. 그런 그들에게 자꾸만 1집을 기준으로 비교한다는 것은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그만 이들을 [Is This It]에서 놓아준 채 스트록스 그 자체의 음악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그렇게 함과 동시에 이 앨범은 만족스러워졌다.
향수를 자극해줄 거라 기대했고, 마지막으로 추가한 유정목과 나의 프로젝트 병목현상은 의외로 많은 사람의 궁금증을 자극하였다. 이로써 풍성한 페스티벌의 면모를 갖춰졌다.
또 다른 난항: 살인적 스케줄과 인력부족 살인적이라고 하기에는 좀 과장이지만, 각자 직업이 있는 9와 숫자들에게는 꽤 힘든 스케줄이 기다리고 있었다. 매주 잡혀있는 라디오 스케줄, 컴필레이션 녹음, 주말 공연, 그리고 <봄꽃음악제전> 준비. 시간은 물론 체력 부족, 인력 부족까지 더해져 부담은 커져만 갔다. 하지만 우리에겐 숨겨진 히로인(heroine)이 있었으니 바로 최인희 팀장님! 그녀는 우리가 스케줄을 소화하는 동안 대부분의 일을 처리했고 숫자들 4명의 몫, 아니 그 이상을 해내 주었다. 덕분에 우리는 페스티벌을 준비하면서도 그나마 편안하게 연습하고 녹음할 수 있었다.
비 내리던 토요일 오후, 관객들은 삼삼오오 1층 카페 무대로 모여 형제밴드 한강의 기적의 공연을 즐겼고, 중간중간 버스킹 스테이지로 넘어가 휴식을 취하면서 음악을 듣기도 했다. 동시에 지하 공연장에서는 그림자 궁전이 강력한 사운드로 관객을 압도하고 있었다. 앨범 [영원의 단면] 재발매를 앞둔 줄리아 하트의 공연에는 많은 팬들이 모여 가족적인 분위기를 연출해줬으며, 오랜만에 공연하는 눈뜨고 코베인과 네온스는 베테랑 뮤지션의 면모를 어김없이 보였다. 이벤트의 개념으로 시작한 나와 유정목의 병목현상은 기대라기보다는 궁금증을 유발하여 꽤 많은 관객을 불러모았고 수줍게 공연을 마쳤다. 이어진 사비나 앤 드론즈는 우리의 수줍음과는 달리 빼어난 가창력으로 좌중을 압도했는데 특히 그녀가 Feist의 ‘Gate Keeper’를 부를 때 사람들의 표정은 넋이 나간 듯했다. 슈가볼과 얄개들의 무대는 페스티벌의 열기를 한층 더 끌어올렸고, 9와 숫자들의 어쿠스틱 무대는 관객과 뮤지션이 하나 되어 이야기하며 울고 웃는 시간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 9와 숫자들 공연 중에서 손에 꼽는 공연이 될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우리와 함께하는 사람들의 표정이 어쩜 그렇게 예쁠 수가 있는지 별을 보는 듯 꽃을 보는 듯 공연 내내 나는 행복했다. 그리고 1층 카페 무대의 마무리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친절한 미소로 인사해주던 민홍 형과 은지 누나는 카페의 공기를 점점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음악으로 채웠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모든 관객에게 35개의 미션이 적힌 종이를 나눠주고 미션을 수행할 때마다 스티커를 붙여주는 이벤트를 했는데, 관객에게도 밴드에게도 신선한 이벤트였던 것 같다. 가장 많은 스티커를 받은 관객은 9와 숫자들의 소중한 소장품과 티셔츠, CD 등을 선물 받았다. 선물도 중요하지만, 관객과 뮤지션의 벽을 허물고 더 친해질 수 있는 것이라서 뜻깊었다. 이 이벤트를 더 발전시키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봄꽃음악제전>을 마무리하며 그렇게 밤은 깊어졌고 페스티벌은 끝이 났다. 아직 나는 그날의 기억에서 미처 빠져 나오지 못한 상태로 이 글을 쓰고 있다. 우리의 추억이 꽤 오래갈 것 같다는 느낌과 함께 나는 이번 페스티벌에서 많은 사람이 상상 속에 있었을 법한 행복을 느꼈을 거라고 감히 이야기하고 싶다.
무대륙은 상상 속에 존재했던 태평양의 어느 대륙이다. 사람들은 종종 행복한 상상을 한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 장소, 무대륙……. 그곳에서 우리는 함께 웃었다. 우리는 함께 울었다. 우리는 함께 춤췄다. 우리는 함께 이야기했다. 우리는 함께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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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ORIGINAL SOUND NOVEL
앨범 커버에 덧붙이는 단편 소설 WORDS : 물고기군
완벽한 대상 그가 거의 매일 아침 운동하러 들르는 스포츠센터 옆에는 고등학교가 있다. 어느 맑은 여름 아침이었다. 그의 나이는 서른여섯이었고, 그렇게 서른다섯 번의 여름을 겪은 후였다. 또 여름 아침이라면 그보다 더 많이 겪었다. 그럼에도 그는 새삼 다시 여름이고, 그 아침이 너무나 맑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그것은 분명히 짧은 치마 아래로 드러난 여고생들의 맨다리 때문이었을 것이다. 술자리에서 가끔 떠들듯이 요즘에는 여고생들의 치마가 그가 더 젊었던 시절, 그러니까 고등학생 때나 대학생 때 간혹가다 보았던 눈이 휘둥그레 질만큼 야한 여자들의 치마만큼 짧았다. 이제는 가장 평범해 보이는 여고생들의 치마도 그만큼 짧았다. 그런 풍경은 일상적이었지만, 눈 부신 햇살과 더불어 새삼스레 그의 가슴을 콩닥거리게 했다. 아니, 마치 그의 가슴을 옥죄어오는 것 같았다. 그는 이상한 슬픔을 느꼈다. 그리고 그 슬픔 속에 얼마 전에 헤어진 P의 존재가 들어 있다는 사실을 그는 인정해야만 했다. 하지만 P와 헤어진 일이 그의 삶에 무슨 영향을 끼쳤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실제로 그 당시, 그 일은 당연하리만큼 자연스러워서 아쉬움이 없지는 않았지만 슬픔과는 전혀 거리가 멀었다. 심지어 헤어졌다는 표현도 적당하지 않은 것처럼 그는 느꼈다. 솔직하게 말해서 P는 요즘 흔히 말하는 ‘섹스 파트너’에 지나지 않았다. P와는 꽤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왔다. 그가 군대를 제대하고 나서부터니까, 거진 십 년이 되어가는 것 같다. 아, 얼마나 긴 시간이었는가? 그동안 그는 그대로, 아마 그녀도 그녀대로 자기 내키는 대로 다른 사람을 만나 왔다. 아마 그랬을 것이다. 그렇게 섹스를 잘하고 좋아하는 여자가 자기 하나로 만족할 리가 없다고 그는 내내 생각해왔다. 왜냐하면, 두 사람의 만남은 상당히 부정기적이어서 짧게는 두어 달, 길게는 일 년간 만나지도 연락하지도 않고 지낸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게 일 년이라 해도 일단 만나기만 하면 마치 어제 헤어졌다 만난 것처럼 친숙했다.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몸을 섞은 것치고는 그녀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고, 그게 이상하지도 않았다. 꼭 대화를 많이 나누고 서로에 대해 많이 안다고 해서 친밀감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는 그녀를 통해 알게 되었다. 언젠가 그는 그녀에게 아직 교복을 가지고 있느냐고 물었고, 다음번에는 가지고 나오라고 했다. 재밌겠는 걸, 어쩜 그런 생각을 다 했어? 교복 이후에는 뭐였더라? 두 사람은 동대문에 나가서 각종 유니폼, 무용복, 또 별스런 여러 의상을 구입했다. 그녀는 그다지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몸매 하나만은 정말 끝내줬다. 그는 침대에 비스듬히 누워서 상체를 일으켜 앉아 있는 그녀의 옆 모습을 마치 꿈속의 장면처럼 바라보던 걸 기억했다. 목과 어깨, 가슴, 그리고 허리로 이어지는 선이 정말 사진 속의 모델 같았다. 이상한 점은 그렇게 몸도 마음도 잘 맞고, 성격도 적어도 함께 있는 시간만큼은 단 한 번의 의견 차이나 다툼도 없었던 그녀를 왜 자신이 정식으로 사귀지 않았냐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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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제는 알 것 같았다. 오빠는 결혼 안 해? 언젠가 P는 이렇게 물었다.
P와 전혀 다른 여자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그
쭉 뻗은 다리. 그 탐스럽고, 매끈하고, 무엇과도 비교할 수도, 바꿀 수도 없는
결혼? 그때 그의 나이는 서른두 살이었고 막 박사 학위를 딴 후였다. 그의
느낌은 그에게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켰나? 하지만 그 감정이 무엇이었든 간에,
그 완벽한 아름다움의 한 조각. 그는 밤마다 침대에 누워 가슴이 옥죄어오는
인생은 잘 나간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평탄한 편이었고 지금껏 아무 어려움이
그것은 그에게 매우 익숙한 것이었다.
듯한 고통을 느꼈다. 그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완벽한 여름 아침의 향기를 느꼈고,
없었다. 그건 그의 성격이나 태도도 마찬가지여서, 그에게 있어 유별난 점이
어떻게 내가 P를 만났고, 또 P는 나와 그렇게 오랜 시간을 보내줬던 걸까? P가
자신의 인생에서 무언가 정말 중요한 것이 사라졌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딱 하나 있다면 바로 P였다. P야말로 그의 인생에서 단 하나의 일탈이었고
떠나고 나서야 비로소 그는 이런 의문을 품었다. 그녀가 곁에 있을 때는 아무런
그 감정은 그에게 너무나 익숙한 것이었다. 그것은 언제나, 자신이 단 한 번도
모험이었다. 그가 사귀었던 여자들도 마찬가지였고, 이제 결혼을 앞둔 그의
의문이 없었다는 것조차 의문이었다. 그리고 결혼을 앞두고 이제 두 사람이
가져본 적이 없는 무언가를 잃어버린 느낌이었다. 그는 인생에는 처음부터
약혼녀도 그랬다. 약혼녀는 같은 학교에서 강의하다 알게 된, 그보다 네 살이
그만 만나야 할 것 같다고 합의했을 때, 그 마지막 날에도 아무 의문이 없었다.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받아들인 사람이었다. 그를 뒤흔든 것은 무언가를
어린 여자 강사였다. 사귀고 나서야 그녀가 대단한 부자라는 사실을 알게
그것은 마치 계절이 바뀌는 거와 같았다. 날씨가 추워져서 아, 이제 겨울이구나
잃어버렸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정말 있다는 사실이었다. 내가 틀렸어. 그의
되었다. 주변 친구들에게도 몇 번이나 말했듯이, 그는 처음부터 그 점 때문에
싶다 해서, 여름이 지난 것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는 것과 같았다. 다시 계절이
후회는 그런 깨달음이었다. 왜냐하면, 그는 밤마다 눈앞에서 순백의 미니
그녀를 만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결혼까지 결심하게 된 데에는 그 점
돌면 여름이 올 것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게 자연의 법칙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피스 아래로 드러난 그녀의 완벽한 다리를 보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마치
때문이라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려웠다. 그녀의 아버지는 지방에 있는 대학
나중에야 그는 그녀가 계절과 같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처럼 천장을 뚫고 내려와 공중에 매달려 있는 것 같았다.
재단의 이사장이었다. 요즘에는 외국에서 학위를 따오지 않는 한, 교수직을
것이기 때문이 아니라, 어쩌면 한 번도 돌아온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내가 일어서면, 정말 원하기만 하면 저것을 가질 수 있었을까? 아니, 저러한
얻기가 쉽지 않았다. 그는 자기 삶이 지금까지처럼 아무 어려움이 없길 바랐다.
그는 심지어 그녀가 자신의 인생에 한 번도 직접적으로 들어온 적이 없다고
것이 정말 우리 인생에 존재할 수 있을까? 저렇게 완벽히, 마치 인생 전체를
물론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녀는 집 안이 그렇게 부자인
느꼈을 뿐만 아니라,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처럼 느꼈다. 혹시 내가 무슨
버리고서라도 가지고 싶은 대상이? 하지만 그것은 그냥 그곳에 매달려 있을
것치고는 전혀 되바라진 여자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여서 자기주장이 거의
정신병에 걸려서 오랫동안 그런 존재를 상상했던 것이 아닐까? 그런 기분이 들
뿐이었고, 그도 영원히 몸을 일으킬 것 같지 않았다.
없는 순종적인 여자였다. 그를 네 살 많은 남자가 아니라, 거의 마흔 살 많은
때면 그녀의 흔적을 찾아 자기 방을 뒤지고는 했다. 이제 얼마 후면 결혼과 함께
남자처럼 대했다. 한 번도 말다툼이 없었는데, 그 점에 있어서는 P와 같았지만,
떠나야 할 방. 교복이나 다른 별난 의상들은 찾지 못했지만, 마치 마를린 먼로의
다른 모든 면에서는 P와 전혀 달랐다. 그렇다고 해서 뭔가 잘 안 맞는다는 것은
그것처럼 순백의 미니 원피스를 찾아냈다. 그녀가 이 의상을 입고 마를린 먼로의
아니다. 무슨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는 그녀가
흉내를 내던 걸 기억했다. 그녀가 치마를 장난스레 펄럭이던 걸. 그리고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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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 DOOR CINEMA CLUB - SLEEP ALONE
Information kokoma
@ kokoma_es +PLATFORM 홈페이지에 오시면 매일매일 국내외의 다양한 음악 소식을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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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펀트슈 타블로이드는 무가지로 배포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지난 한 달 동안 코코마가 트위터를 통해 전했던
우편으로 받으실 분은 info@elephant-shoe.net으로 연락해주시면 됩니다.
음악 소식을 모아놨습니다. 보다 빠른 음악 뉴스와 엘리펀트슈
일반 우편과 등기로 배송해드리는데 타블로이드 판형이 크기 때문에 일반 우편은 구겨져 배송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관련 소식을 얻고자 하신다면 팔로우 해주세요.
이를 원치 않으시면 등기로 요청해 주세요.
트친이 되시면 코코마가 음악 추천부터 맛있는 쿠키 추천과
일반우편 1부당 2,000원 추가 1부당 1,000원씩 추가됩니다. (ex 3부 : 2,000 + 2,000 = 4,000원)
연애 문제, 인생 상담 등 무엇이든 해드립니다.
등기우편 1부당 3,500원 추가 1부당 1,500원씩 추가됩니다. (ex 3부 : 3,500 + 3,000 = 6,500원)
어서 오세요, 코코마에게 :)
입금은 하나은행 174-910003-62404 (엘레펀트슈)로 해주시면 됩니다.
+JOIN US!
최근 뮤즈가 [The 2nd Law] 앨범에 수록된 ‘패닉 스테이션(Panic
<엘리펀트슈>와 함께 걸을 친구를 찾습니다. 음악과 관련된 컨텐츠라면 어떠한 형태의 기고도 환영합니다. 자세한 문의는 info@elephant-shoe.net 으로 메일을 보내주세요.
Station)’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하였는데요. 영상 도입부에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승천기가 등장한 것이 국내 팬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말았습니다. 이에 뮤즈는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그래픽 작업 과정에서 실수가
+PROMOTE YOURSELF
있었음을 밝히며 수정된 뮤직비디오를 올림과
뮤지션 여러분 본인의 음악을 홍보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프로필과 사진,음원 링크 (youtube /sound cloud등 웹상의 스트리밍)를 espromote@gmail.com 으로 보내주세요.
동시에 사과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2013 지산 월드 락 페스티벌의 2차 라인업이 공개되었습니다. 플라시보(Placebo)를 필두로 디어후프(Deerhoof ),
+ WHERE YOU CAN GET ELEPHANT-SHOE TABLOID
델리스파이스(Delispice)와 같은 관록 있는 베테랑 밴드부터
배포처 요청/수정 문의 info@elephant-shoe.net
토쿠마루 슈고, 망소(Manceau), 쏜애플( Thornapple), 로큰롤라디오(Rock'N'Roll Radio) 등 떠오르는 신진 밴드까지 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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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에요. 엘리펀트슈 프라이빗 파티에 VIP로 초청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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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김밥 준비해 놓겠습니다. 사랑해요, 술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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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팀이 당당히 그 이름을 올렸습니다. 자미로콰이(Jamiroquai)와 플라시보가 헤드라이너라니 솔깃한데요? 엘리펀트슈가 지난 4월 호에서 인터뷰했던 망소의 첫 내한 소식도 몹시 반갑고요.
더 디스코의 압둘라 나잠, 간지하드와 함께 한 불세출의 히트곡 ‘알앤비’를 라이브로 불렀다고. 다녀오신 분들 부럽습니다.
1968년 영국 버밍엄에서 처음 결성된 이래로 현재까지 헤비메탈의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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