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EPHANT-SHOE 2013/08 no.21 vol.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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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HLY MUSIC magazine vol.72 / www.elephant-shoe.net / 2013 AUGUST TABLOID 21

Wer Ansan 2013 Glas Chicken Festiv al Field ch ton Review Valley & Special bury ter Day Beer Rock


small talk with music

EPISODE : 페스티벌

editor’s note 장은석 록 페스티벌이 좋아 한국에도 록 페스티벌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대학교를 졸업할 즈음 한국에도 록 페스티벌이 만들어졌단 소식을 접했고, 그 페스티벌에서 작은 일을 맡았습니다. 이를 계기로 한동안 그 회사에서 일했었죠. 이후 한국에도 여러 록 페스티벌이 생겼지만, 여름이 되면 그곳에서 일을 하고 있어 단 한 번도 한국의 관객이 되어 즐겨본 적이 없었습니다. 작년에서야 처음으로 관객이 되어 입장했고, 게이트를 통과하여 무대로 걸어가는 내내 감격스러웠습니다. 그 감격에 고무되어 술을 너무 많이 마시는 바람에 라디오헤드 공연이 좋았던 기분만 남아 있고,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만. 엘리펀트슈에서 일을 하고 있는 지금은 여름 록 페스티벌 시즌이 되면 관련 컨텐츠를 만들어 내느라 현장에는 거의 가보지 못합니다. 지난 3월 호 매거진 스펙트럼 코너의 주제였던 ‘취미의 경계’가 생각날 만한 상황이죠. 하지만 분명한 건 록 페스티벌을 즐기든, 만들든, 취재하든 록 페스티벌과 함께하는 것은 무엇이 됐든 여전히 즐겁습니다. 아마도 록 페스티벌만이 갖는 힘 때문이겠죠. 록 페스티벌 리뷰로 가득 찬 이번 엘리펀트슈 매거진을 보고 있으니 이제야 본격적으로 여름이 시작된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의 여름은 시작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LCD Soundsystem - All My Friends Album : Sound of Silver (2007) 어렸을 때부터 두 가지를 바랐다. 마음이 맞는 사람과 록 페스티벌. 지금 나는 그 두 가지를 모두 얻었다. 록 페스티벌에서 일하며 평생 함께할 친구들을 얻었고, 엘리펀트슈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도 얻었다. 그리고 이제는 그들과 함께 록 페스티벌을 즐기러 가기도 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또다시 그들과 함께 록 페스티벌을 만드는 순간이 올 것이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언제나 항상 그 친구들이 주변에 있다는 것이다. 내 인생 이쯤이면 꽤 괜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지선

Queen – We Will Rock You & We Are the Champions Album : News of the World (1977) 나도 안산에 가고 싶었다. 마감 중이라 사무실이 불타오르고 있는 와중에 맹언니가 과도한 업무로 폭발했다. “나 안산 갈 거야!” 이때다. 나도 따라가야지!! 그런데 비가 오락가락하고 춥다는 소식을 들었다. 포기했다. 거기서 피로와 추위에 병이라도 걸리면 엘슈 8월호는 우주로 날아가니까. 로큰롤 디자이너면 뭐해. 록 스피릿 따위 과로사에 질 텐데.

7월 30일 장은석

Julian Kim

Tame Impala - Apocalypse Dreams Album : Lonerism (2012) 집에서 멀지 않은 사우스뱅크 센터에서 네이버후드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다. 여름에만 반짝 생겼다 사라지는 루프 톱 가든이나 원더그라운드에 앉아있거나, 썸머 비치 그리고 분수대 사이를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내 기분도 덩달아 좋아지곤 한다. 석양이 도시를 물들이며 서서히 사라지고, 나무 사이에 걸려 있는 등에 불이 하나, 둘 들어오면 그 야경 또한 무척이나 아름답다.

맹선호

The XX – Angels, Sunset Album : Coexist (2012) 내 전화기 속 메모 중에는 지역별로 정리해놓은 맛집 리스트가 있다. 언제 어디를 가게 되더라도 가장 맛있는 걸 먹겠다는 내 욕망의 도큐먼트 . 사무실에서 컵라면을 먹으며 이 리스트를 훑어보는데 언제 적은 건지 기억나지 않는 ‘안산역 앞 건너편 상가 2층 마늘 통닭’이라는 메모를 발견했다. 그리고 지금 나는 엑스엑스가 한참 죽이는 라이브를 하고 있다는 안산이 아니라 연남동 사무실에 앉아 있다. 야외에서 공연하는 걸 보면 배가 더 아플 테니 사무실에서 공연하는 엑스엑스 라이브를 보면서.

NOKID ELEPHANT-SHOE tabloid issue No.21 / 2013 AUGUST

U2 - BEAUTIFUL DAY

Publisher 장은석 / ewanjj@naver.com

Album : All That You Can't Leave Behind (2000)

Editor-in-Chief 장은석 / ewanjj@naver.com Founder & First Director June / dafunk@hanmail.net Director JEE / seg1129@naver.com Julian Kim / comfortingsounds.vol1@hotmail.com 맹선호 / pluto116@naver.com 용식 / bleutk@gmail.com 지은 / cacaocat@naver.com Editor 키치킴 / kitschiker69@naver.com Art Director NOKID / starfucker6@naver.com 이지선 / aniklee@naver.com 윤희진 / hujjin@naver.com Registration Number / 마포,라00343 Published by Elephant-Shoe / www.elephant-shoe.net Printed by 솔텍 / 서울 중구 필동2가 120-1 *엘리펀트슈 타블로이드의 본문은 아모레 퍼시픽에서 제공하는 아리따 글꼴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All Rights Reserved 2013 Elephant-Sh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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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꿈같이 멀리 느껴졌던 축제 글래스톤버리가 지금은 무척 가깝게 느껴진다. 결혼하고 와이프와 같이 아일랜드에 와 있으니까. 영국은 저가항공으로 예매만 잘 하면 왕복으로 5만 원에 다녀올 수 있다. 그런데 막상 별로 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페스티벌보다는 그냥 작은 클럽의 공연이 좋다. 사실 요즘은 내가 직접 공연할 때가 제일 좋다. 시간은 정말 무섭다. 글래스톤버리에 가고 싶었던 나의 젊은 시기를 잊게 하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지은

REAL ESTATE – YOUNGER THAN YESTERDAY Album : Days (2011) 불과 작년만 하더라도 나는 마감 기간에도 몰래몰래 페스티벌들에 다녀왔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체력과 시간이 따라주지 않아 이는 꿈도 못 꾸고 있다. 나이를 먹었으니 몸이 노쇠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지만, 왜 나이가 먹을수록 여유보다는 촉박한 일정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지는 도무지 모르겠다. 요즈음의 내 소원은 단 하나, 조금이라도 어렸을 때로 돌아가는 것. 그때로 돌아가 안 가봤던 모든 페스티벌을 다 가보고 싶다. ‘일하러’가 아니라, ‘놀러’. 제발.

키치킴

박경림 – 착각의 늪 Album : 박고테 프로젝트 페스티벌에서 연애를 꿈꾸는 우매한 남자들아. 어여쁜 숙녀들께서는 널 보러 온 게 아니라 잘생긴 밴드 프론트맨을 보러 온 것이니 괜한 착각 말도록. 아니라고? 아까부터 어떤 여자가 널 자꾸 쳐다보는 게 심상치 않다고? 아서라. 그건 네 몸에서 나는 땀 냄새 때문이다.


cont e nts 2013 August no.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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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K WERCHTER 왜 글래스톤버리가 아니라 베르히터에 온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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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SAN VALLEY ROCK FESTIVAL I know what you did drink last summer festi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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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ASTONBURY FESTIVAL 금욕적 쾌락주의자의 단 5일간의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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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ELD DAY 플레이리스트를 단숨에 업그레이드 시켜줄 페스티벌

17 WEAR THE MUSIC Enjoy Your Festival 여름 록 페스티벌만을 기다려 온 당신을 위해 엘슈 독자들이 나섰다

23 LABEL SAFARI Future Times 8월 열대야를 이겨낼 파티를 위한 음악

24 MUSIC VIDEO STILL HERE TIKI TIKI PONCHO, 폰초? 판초?

26 REVIEW ELEPHANT-SHOE RELEASE PARTY 적적해서 그런지 | 청년들 | The Roosters | WE ARE THE NIGHT

30 ORIGINAL SOUND NOVEL 돌아오지 않는 화살 그에게는 항상 그런 용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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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RCHTER 2013 왜 글래스톤버리가 아니라 베르히터에 온 거죠? EDIT: 맹선호 / WORDS : 이제연 / Photos: Rock Werchter 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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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베르히터Rock Werchter에 도착했을 때, 그곳에서 만나기로 한 일행이 나에게 처음으로 던진 한 마디. “도대체 왜 글래스톤버리가 아니라 베르히터에 온 거죠?” 탄식도 아니고 그렇다고 질문도 아닌, 묘하게 원망이 섞인 듯한 그 말을 나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는 한 주 전에 열린 영국의 글래스톤버리 페스티벌Glastonbury Festival을

마치고 이곳으로 온 것이었는데, 세계 최고의 페스티벌이라고 하는 그 압도적인 볼거리와 규모에

비한다면 벨기에의 록 베르히터는 어쩌면 실망스러운 페스티벌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무대는 메인 스테이지와 클럽 씨 Klub C(작년까지는 피라미드 마키 Pyramid Marquee라는 이름이었다), 반 The Barn이라고 하는 서브 스테이지까지 해서 총 3개이고, 그 외에는 딱히 볼거리가 없는, 전형적인 공연에 충실한 페스티벌이 바로 록 베르히터이다. 하지만 록 베르히터의 라인업은 그 자체로 꽤 훌륭한데다 가끔은 ‘이게 정말 한 해의 출연진이 맞나’ 싶을 정도로 화려하기도 하다. (화려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다지 겹치지도 않고, 공연장 사이 거리도 그리 멀지 않아 글래스톤버리에서처럼 ‘차라리 나에게 이런 선택의 기회는 주지 말아주세요’라고 외치고 싶게 만들지 않는다) 최근 4~5년간의 라인업을 살펴보면 활동하는 거의 모든 아티스트를 볼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나 역시 글래스톤버리가 아닌 록 베르히터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오직 라인업, 바로 블러Blur때문이었다.

There’s No Other Way 2009년 블러가 재결성을 하고 투어를 시작했을 때 기쁨과 동시에 안타까움이 교차했다. 나는 보러 갈 수가 없었지만, 그들이 한국에 올 리도 만무했다. 1997년의 내한 공연 이후 꼭 한번은 다시 보고 싶었지만 2011년 글래스톤버리에서도 인연이 닿지 않았다. 2012년이 되자 올해를 끝으로 다시 해체할 거라는 둥 공식적인 발표는 없는 가운데 소문만 무성해 바짝 긴장하게 만들었다. 그러니 그들을 보기 위해 내가 떠나는 수밖에. 블러는 둘째 날 헤드라이너 킹스 오브 리온Kings of Leon 다음인 새벽 0시 10분에 공연이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첫날부터 공연장에는 그린 데이Green Day와 람슈타인Rammstein의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눈에 띄었고, 킹스 오브 리온이나 디페쉬 모드Depeche Mode같은 단어는 알 수 없는 네덜란드어 사이사이 귀에 꽂혔지만, 블러의 이름을 언급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던 중 ‘나 블러팬, 여기 있어요’라는 표시와도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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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팩을 발견했다. 바로 ‘Coffee and TV’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예전부터 너무나 보고 싶었던 블록 파티Bloc Party, 그리고 비교적

재현했다. 중간에 숨이 차서 공연의 템포를 조절할 만도 한데 그런 것

우유 팩을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크기로 만든 것이었다. 조금

최근에 알게 된 장고 장고Django Django, 테임 임팔라Tame Impala, 오브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아프리칸 리듬이 가미된 백 미터 달리기였다.

부끄럽기도 하고 왠지 흐뭇한 마음도 들었다. (부끄러운 이유는 나도

몬스터즈 앤 멘Of Monsters and Men이 바로 그런 밴드들이다.

흥분한 사람들의 환호와 열기로 마치 공연장의 천막이 열기구로

그 속에 들어가 사진을 한 장 찍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렇게 시간은

변해 부풀어 떠오르는 것 같았다.

흘러 드디어 자정. 누가 스톱워치라도 들고 있는 양 정시에 시작해서

내셔널의 보컬 맷 버닌저Matt Berninger의 목소리는 라이브로 들으니

정시에 끝나는 이전까지의 공연들과 달리 10분이 지나도 블러는

그 바리톤이 더욱 매력적이었다. 화이트 와인을 연신 잔에 따라

한 시간의 숨 가쁜 달리기가 끝나고 장고 장고도 인터뷰에서 보고

나타나지 않았다. 10분쯤 더 지났을까 ‘Theme From Retro’를 배경음악으로 그들이 등장했다. 16년이 지나 ‘Parklife’와 ‘Song

홀짝거리며 우아하게 공연을 이끌다가 마침내는 무대에서 내려와

싶다고 말한 테임 임팔라가 등장했다. 그리고 이전과는 완전히

마이크 줄을 사정없이 당기며 객석 이쪽저쪽으로 거침없이 돌진했다.

대조적으로 후끈했던 공연장을 몽환적인 분위기로 가득 채웠다.

2’, ‘Girls & Boys’, ‘Beetlebum’과 같은 히트 넘버들을 벨기에에서 수많은 사람과 떼창하고 있는 순간이라니, 현실조차 비현실적으로

아, 정확히 말하자면 거침없이 돌진하려는 듯했지만 무선 마이크가

테임 임팔라는 사이키델릭한 음색이 플레이밍 립스The Flaming Lips를

아닌 탓에 그의 뜻대로 되지 못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좀 더 슈게이징 밴드와 같은 모습을 지니고

느껴졌다. ‘End of a Century’를 들을 때는 처음 블러 음악을 듣기

있었다. 음악이 보컬의 목소리와 어우러져 연약한 듯하면서도

시작했던 90년대 말을 추억했고, 신곡 ‘Under the Westway’를 들을

내셔널의 공연이 끝나자마자 앞부분을 포기했던 블록 파티를

동시에 강렬한 느낌을 줬다. 다만 영상을 비추는 스크린이 몽환적인

때는 ‘살아 있으면 언젠가 다시 만나겠지’라는 우스운 생각도 들었다.

보기 위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빠른 속도로 서브 스테이지인

분위기를 연출하기엔 다소 부족했고, 음악의 섬세한 요소들이 공연에서 100% 표현된 것 같지 않아 아쉬웠다.

그리곤 예정보다 15분 일찍 블러의 공연은 끝났다. 공연 중 화면에는

반으로 향했다. 하지만 만 명을 수용할 수 있다는 반에는 이미 천막

‘Korea ♥ Blur’라는 문구를 들고 있는 한국팬의 모습이 여러 번 비춰졌다. 2009년 하이드파크 Hyde Park 공연에서 펜스를 잡고

바깥쪽으로도 여러 겹 관객들이 자리하고 있었고, 천막 안쪽에서 사람들이 점프하는 진동이 가장자리 끝에 간신히 서 있는 나에게도

마지막 날 저녁 무대에 오른 오브 몬스터즈 앤 멘은 뷔욕Bjork의

태극기를 흔든 한국팬도 있고 하니 조만간 다시 한번 내한한다면

전해졌다. 그 열기를 한가운데서 만끽하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나라 아이슬란드 출신 밴드인데, 그래서인가 여자 보컬의 생김새는

완벽한 타이밍이 아닐까.

도저히 그 틈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 올해 페스티벌들을 끝으로 잠정적으로 활동을 중단한다니 더욱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뷔욕의 딸인가’ 싶을 정도로 비슷한 분위기였다. 브라스도, 밴드가 함께 외치는 기합소리도 분위기를 한껏 달아오르게 하더니 드디어

블러를 보기 위해 록 베르히터를 선택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후에

또 하나의 기대 밴드 장고 장고는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10곡

‘ Little Talks ’ 에 이르러 폭발, 모든 관객이 군무를 추듯 (물론 동작은 제멋대로 막춤이지만) 공연장의 마룻바닥을 쿵쿵 구르며

하나씩 채워져 가는 라인업을 보며 기대감이 커졌다. 2008년

모두 쉴 새 없이 신나게 달렸다. 음반 속의 흥겨운 후렴구와 신기한

떼창을 불러 흥을 더했다. 물론 나도 그 중 하나였다. ‘이 밴드들을

National ,

효과음들(흡사 부족의 소리나 우주선 소리 같은 것)을 더 생생하게

우리나라에서 다시 보고 싶다’라고 생각하면서.

한국에서 보고 싶어요!

글래스톤버리에서는 존재를 몰라 놓쳤던 내셔널 T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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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맥주의 나라 맞나요?

비하면(여기도 해가 갈수록 반짝반짝 해지지만) 양반인 깨끗한

지금은 잘 못 가.”라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곤 흐뭇한 미소를

올해 록 베르히터는 첫날 비가 살짝 뿌리긴 했지만 대체로 얼굴을

화장실이 있다. 매년 최상의 라인업이라고 하는 훌륭한 음악은

군만두로 만들어버리는 햇볕이 내리쬐었다. 그 말은 즉 ‘항상 맥주가

물론이고 말이다. 하지만 망각의 동물 인간인 탓에 희미해져 가지만

지으며 지나가는가 싶더니 다시 돌아와서 “오, 거기 술 비싸잖아. 그래서 우리 친구들은 겨울에 땅을 파. 그리곤 거기 맥주를 묻어두지.

필요하다’란 뜻이다. 하지만 원래부터 이랬는지 중간에 무슨 큰

분명 고통스러운 기억도 있었다. 첫날 캠핑 사이트로 들어가기

여름이 되면 그곳으로 가서 땅을 파서 묻어뒀던 맥주를 꺼내 마시는

사건이라도 있었던 것인지 알코올이라고는 맥주가 250cc(가격은

위해 무려 4시간 이상 진흙밭에서 배낭과 캠프 장비를 이고 지고

거야. 미쳤지?”라고 상기된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와, 정말 대단해요!

2.5유로짜리 쿠폰 한 장), 와인은 그보다 더 작은 잔에 파는 것뿐이었다.

거북이가 기어가는 속도보다 느리게 줄을 서 있던 때를 생각하면

그런데 그 장소를 어떻게 찾아요?” 그런 독창적인 방법을 어떻게

맥주는 단 두 종류, 그 외에 더 강력한 알코올은 전혀 팔지 않았다.

록 베르히터가 3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 지금도

생각해냈을까 진심으로 신기해하며 나는 물었다. 비밀을 알려주듯

페스티벌 사이트와 캠핑 사이트가 분리되어 있고, 페스티벌 사이트로

믿어지지 않는다. 공연 시작 하루 전인 수요일부터 캠핑을 할 수

들어올 때는 남녀로 분리해서 줄을 서서 꼼꼼하게 검사를 하기 때문에

있도록 하는 이 XL 캠핑(Extra Long Camping)이라는 시스템이

아저씨는 “GPS!”라고 속삭이고 떠나갔다. 남편과 나는 벨기에 사람들도 정말 대단하다며 얼마간 감탄했다. 하지만 아저씨가 어릴

음료나 음식을 가지고 들어오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알코올 때문에

시작된 지 불과 2년밖에 되지 않아서이겠지만 ‘이게 한국이었다면

때도 GPS가 그렇게 정확하고 쓸 만했을까. 신나게 뛰놀던 때가 떠올라

벌어지는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 이해할 수도 있지만 긴

지금쯤 난리가 났을 텐데’ 싶은 순간에도 벨기에 사람들은 그저

조금 과장했을지라도 아마 그 아저씨는 친구들과 함께 바보 같은

줄을 기다려 맥주를 사서 돌아 나오다 보면 반쯤 마셔버리게 되는 작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뭐가 이렇게 오래 걸리지? 이상하네’ 정도로

정도로 황당하고 재미난 일들을 하면서 젊은 시절을 보냈을 것이다.

컵은 좀 허탈하긴 했다. 그래선지 현지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접는

느껴지는 조용한 불평을 할 뿐이었다. 줄을 서 있는 모습을 찍는

다가오는 여름 페스티벌을 떠나는 우리처럼 말이다. 그래서 여전히 난

부채 모양으로 된 도구를 들고 다니는 경우가 많았다. 부채처럼 펼치면

사진기자를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치켜들어줄 때에도 사람들이 모두

그 아저씨의 말을 진짜라 믿고 싶다. 

한번에 6개 정도의 맥주를 꽂아 쉽게 운반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입가엔 환한 웃음을 띠고 있었던 것은 한계에 도달한 내 눈에 보인

오, 역시 벨기에는 맥주의 나라로구나. 하긴, 하루에도 여러 번 노상

환영이었을지 모르겠다.

방뇨하는 장면을 본의 아니게 목격했으니, 오줌싸개 동상 역시 우연은 아니었던 것인가 보다.

오래된 역사 만큼 벨기에 사람들은 록 베르히터에 대한 애정도 대단했다. 페스티벌이 끝나고 우리의 손목에 있는 페스티벌 팔찌를

기회가 된다면 록 베르히터에 들러보세요

보고 “오, 록 베르히터 갔다 왔구나? 어때, 최고지?”라고 말 거는

마침 여름에 유럽에 가기로 했고, 글래스톤버리가 부담스럽게

사람들이 종종 있었다. 그중 가장 인상적인 사람은 돌아오는 비행기

느껴진다면 록 베르히터도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4유로면

안에서 만난 남자 승무원이었는데, 음료를 나누어 주기 위해 카트를

매일 따뜻한 물로 샤워할 수 있고, 글래스톤버리의 화장실에

밀고 가다 남편의 팔찌를 발견하고는 “오! 나도 젊었을 때 많이 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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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SAN VALLEY ROCK 2013 땀에 젖은 티셔츠. 장화에 뭍은 진흙. 밤새도록 이어지는 슬램. 그런 얘기는 이제 충분하니, 술 얘기나 좀 해보자. EDIT: 지은 / PHOTOS : 장은석, ANSAN VALLEY ROCK OFFICIAL, JAGERMEISTER OFFICIAL

I KNOW WHAT YOU DID DRINK LAST SUMMER FESTIVAL 조금 솔직해져 보자. 여름 록 페스티벌의 관객이 된다는 것은 사실 사서 하는 고생의 다른 말이 아닌가. 젊음의 열기니 음악에 대한 열정이니 뭐니 해도, 30도를 웃도는 살인적인 더위와 예측할 수 없는 장마 노선, 이로 인한 열사병과 탈수로 몸은 금세 천근만근이 된다. 그럼에도 당신을 스테이지 앞에서 버틸 수 있게 해주는 힘은 손에 쥔 잔에 담긴 시원한 술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그 힘의 정체를 자정이 넘은 시간, 2013 안산밸리록페스티벌 예거마이스터 아이스 콜드 샷 스테이지에 선 아티스트들에게 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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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그램 필름 Hologram 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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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루션스The Solu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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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공연할 때 비가 제일 많이 왔어요. 악조건 속에서 최선을 다하긴 했는데 아쉬움이 남긴 했어요. 그런 상황에서 관객분들이 열정적으로 즐겨주셔서 감사했고요.

“자정이 넘은 시간에, 그것도 야외에서 공연을 해보는 게 처음이에요. 제대로 놀 사람들이 남을 시간대일 텐데 그 시간에 저희가 함께하게 되어서 영광이라고

아마 예거마이스트 아이스 콜드 샷 스테이지에 선 아티스트 중 저희가 가장 열정적인

생각해요. 그래서 이 무대를 위해 저희의 단독 공연에 버금가게끔 준비해왔어요.

팀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셔틀버스의 시간 때문에, 다음 날의 스케쥴 때문에 저희

감상용 음악은 자정 이전에 잘 들으셨을 테니 저희는 뛰어놀 수 있는 음악들로

공연을 놓치신 분들은 아마 후회하실 거예요. 공연이 끝나고서도 저희끼리 흥이

무장해왔죠. 술과 함께 즐기기 좋은 공연이 될 것 같아요.”

남아서 각자 술을 마시며 신 나게 페스티벌을 즐겼을 정도였으니까요. 저희 멤버들은 술을 굉장히 좋아하고 많이 마시거든요.”

후후 WHOw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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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레이시오스 The Rat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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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저희가 하던 대로 부담 없이 경쾌하고 신이 나는 무대를 꾸밀 거에요. 늦은 시간에 서는 만큼 관객들과 함께 술도 마시면서 공연하다 내려올 생각이고요. 공연이 끝나면

“술 좋죠. 특히 예거마이스터 아이스 콜드 샷은 최고예요. 재작년 여름 록 페스티벌에서 차갑게 식힌 예거마이스터 덕에 더위도 잊고 사람들과 어울려 즐겁게

저희도 신 나게 놀 거에요. 여기까지 왔는데 즐겨야죠. 저희 중 둘은 예거 에너지를

놀 수 있었어요. 정말 신 나게 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었죠. 예거마이스터 병에 그려져

마시면서, 또 다른 둘은 술을 두 잔만 마시면 누워있어야 하는 친구들이라 콜라를

있는 사슴이라도 된 것처럼요. 아마 머리에 뿔도 났었을 걸요. (웃음).”

마시면서요. 공연도, 공연이 끝난 이후도 모두 기대되네요.”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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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ASTONBURY 2013 금욕적 쾌락주의자의 단 5일간의 휴가 EDIT: 맹선호 / WORDS : 노경우 / PHOTOS: GLASTONBURY FESITIVAL 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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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고 싶은 것은 다 하면서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하는 일종의 쾌락주의자다. 하지만 가질 수 없는 것, 할 수 없는 것은 욕망하지 않는다는 것이 전제조건이었다. 그렇기에 내가 실제로 하는 좋아하는 것들은 내 안에서 이미 그것이 가능한지 사전검열이 된 것들이었다. 꽤 어릴 적부터 음악을 들었다. 지금은 사라진 신촌의 클럽 백 스테이지와 텔레비전 음악 채널에서 보았던 우드스탁Woodstock, 글래스톤버리Glastonbury 영상들 덕분에 페스티벌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것은 가능했다. 하지만 금전적 문제라던가 직장을 가진 사회인의 상황 같은 것들로 인해 페스티벌을 실제 경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판단했기에 나와 연관 없는 일들로 인식되어 있었다. 그런데 수년 전부터 국내에도 페스티벌이 생기기 시작했다. 잠자는 시간조차 부족했기에 음악 들을 시간은 꿈도 꾸지 못했던 나에게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밸리 록 페스티벌, GMF 같은 페스티벌은 음악을 들으며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놀이문화이자 여름 주말의 일탈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바쁜 일상에 약간의 여유가 생기던 2011년 7월의 어느 날, 당시 열혈 트위터 사용자였던 나의 타임라인에 한 문장이 등장했다. 레딩 페스티벌 티켓 판매합니다 ‘레딩Reading? 너바나Nirvana가 공연을 했던 그 레딩 페스티벌? 올해 헤드라이너는 펄프Pulp, 제인스 어딕션Jane’s Addiction, 마이 케미컬 로맨스My Chemical Romance, 그리고 오프스프링Offspring이라고?’ 그 트윗을 보자마자 안갯속 같았던 2011년 8월 휴가의 밑그림이 그려졌다. ‘일단 이번 유럽여행을 영국에서 시작하는 거야. 레딩 페스티벌에 갔다가 영국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유럽의 어느 한 나라로 날아가자. 그리고 거기서부터 유럽을 돌아보는 거지.’ 페스티벌 티켓을 사기로 한 후에도 머릿속에는 내내 ‘그런데 이게 가능할까?’란 생각이 스쳤지만, 결국 나는 떠났다. 그리고 펄프를 보았다. 그 이후로 레딩 페스티벌은 이제 모니터 속 글자가 아닌, 실체를 가지고 있는 무언가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밴드와 페스티벌의 우선 관계가 내 안에서 바뀌기 시작했다. ‘U2가 글래스톤버리에 나왔구나’에서 ‘글래스톤버리에 U2가 나오네’로의 변화.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나는 한번 더 일탈을 꿈꾸고 있었다. 이왕이면 제일 큰 곳에서 놀아보자는 생각에 세계 최고의 페스티벌 글래스톤버리를 꿈꾸게 되었다. 2012년은 런던 올림픽 때문에 페스티벌이 열리지 않았기에 2013년을 노렸다. 증명사진을 제출해야 하는 사전등록부터 1시간 40분 만에 끝난 전쟁 같은 예매, 그리고 페스티벌을 위한 짐 꾸리기 등 레딩 페스티벌을 준비하며 알게 된 페스티벌 제너레이션 친구들에게 조언을 얻어 차곡차곡 준비해나갔다. 월급 받아먹고 사는 직장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 떠나서 언제 돌아오느냐는 것이다. 나는 한국에서 화요일 저녁 23시 55분 비행기로 떠나 수요일 오후 1시 런던에 도착해 버스를 타고 바로 글래스톤버리로 들어갔다. 도착하니 수요일 저녁 7시였다.

2013년 6월 26일 수요일 히스로Heathrow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런던 시내로 들어와 다시 4~5시간 정도 버스를 타야 하는 피곤한 일정이었지만, 자다 깨서 발견한 글래스톤버리를 가리키는 표지판은 내 흥분상태를 하이 high에서 수퍼하이superhigh로 만들고 말았다. 그렇게 도착한 글래스톤버리 페스티벌! 폭풍우가 몰아칠 거라는 지난주의 예고와는 달리 비는 오지 않았다. 비교적 날도 맑고 땅도 말라 있어 걷기에 편했다. 최고였다. “글래스톤버리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진흙이야! 이번에도 예보를 보아하니 대단할 거야! 하하하” 친구들의 이야기와는 달랐다. 나에겐 페스티벌 시작 전 수행해야 할 중요한 임무가 있었는데, 그것은 ‘페스티벌 입구에서 나눠주는 에코 백 다섯 개 이상 받아오기’였다. 아쉽게도 글래스톤버리에 오지 못한 친구들의 부탁이었다. 세계 최고의 페스티벌답게 스태프는 흔쾌히 가방을 여러 개 나눠주었다. 모든 것이 수월했다. 그런데 그 다음부터가 문제였다. 공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금요일보다 무려 이틀 전에 사이트에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마땅히 텐트를 칠 만한 자리가 없었던 것. 처음 텐트를 치기 위해 자리 잡은 곳에 내 텐트는 너무 컸다. 한 번도 폈다가 접어본 적 없는 새 텐트를 제대로 접지 못해 커다란 텐트 뭉치를 어정쩡하게 들고 빈자리를 찾아 돌아다녔다. 결국, 처음 자리 잡은 곳으로 돌아와 억지로 자리를 잡았지만, 내 텐트는 사람들이 걸어 다니는 길을 침범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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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년 27일 목요일

2013년 6년 28일 금요일

줄이 너무 길어 샤워는 포기했다. 물티슈로 몸을 닦았다. 수돗가에서

본격적으로 공연이 시작되는 금요일. 한국에서부터 보고 싶은

현재 그 정도로 인정받고 있는 밴드가 장고장고라는 의미이기도

간단히 세수하고 머리를 감았다. 군대에서의 경험이 이렇게 도움이

밴드들을 뽑고 동선을 짜는데, 글래스톤버리의 모바일 앱이 큰

하다.

될 줄이야. 그리고 이 일련의 행동은 매일 아침 반복되었다. 샤워는

도움이 되었다. 공연을 보는 가장 큰 원칙은 ‘내가 본 적이 있거나 볼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예정인 밴드는 보지 않는다’였는데, 그에 따라 폴스Foals, 엑스엑스The

공연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 원체 이들의 음악이 쿵작쿵작

XX,

신이 나는데, 그렇다고 박자가 엄청나게 빠른 것은 아니라서 적당히

목요일에는 유명한 밴드 공연이 없기에 사이트 곳곳에 즐비한

허츠Hurts, 스매싱 펌킨스Smashing pumpkins, 악틱 몽키스Arctic

monkeys 같은 밴드들이 제외되었다.

흥겹게 놀 수 있었다. 원래 그런 건진 알 수 없지만, 장고장고는

가게들을 구경하기로 했다, 히피 분위기의 각종 아이템과 다양한

굉장히 촌스러운 상의를 맞춰 입고 나왔는데, 그게 또 풋풋하고

파티 복장들을 구경하며 돌아다니던 중 드디어 글래스톤버리의 첫

Beady Eye @ Other Stage

번째 비를 만났다. 미리 장화를 신고 있었기에 큰 문제는 없었지만,

리암 갤러거 Liam Gallagher가 트위터에 비디 아이가 금요일 아더

추웠다. 몸을 덥히기 위해 사먹은 샌드위치는 삶은 돼지고기를 빵

스테이지에 처음으로 서는 밴드라는 사실을 유포했기 때문인지 꽤

제일 마지막 곡이었던 ‘Silver Rays ’까지 이들은 한결같이 쉬지 않고 달렸다. 실제로 장고장고의 무대가 글래스톤버리 첫날 최고의

사이에 끼워 넣은 것이었는데, 태어나서 먹은 돼지고기 중에 냄새가

이른 시간인 11시 공연이었음에도 사람이 많았다. 리암 갤러거는

공연이었다고 평하는 기자들도 꽤 있었다.

가장 많이 났다. 여기가 영국이라 음식이 맛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아침이라 그런지 평소보다 더 힘들어하는 듯했지만, 괜찮은

페스티벌에서 파는 음식이라 맛이 없는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라이브였다. (글을 쓰며 세보니 지금까지 오아시스의 공연을 두

글래스톤버리에서 신기했던 것 하나는 페스티벌 동안 공연을

어쨌든 정말 별로였다. 다행히 일행이 가져온 라면 덕에 ‘한국인의

번 보았고, 비디 아이의 공연도 이번이 두 번째였다. ‘호갱’도 이런

두 번씩 하는 밴드들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제이크 벅Jake Bugg,

소울 푸드는 라면’이란 말을 가슴 속에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었다.

‘호갱’이 없다.) 당연하면서도 안타깝게도 공연에서 관객이 가장 열광했던 순간은 바로 오아시스Oasis의 ‘Rock 'N' Roll Star’를 부를 때였다. 그다음으로 열광했던 곡은 ‘ Morning Glory ’ . 다음날

에브리띵 에브리띵Everything Everything 같은 밴드들이 공연을 두 번씩

어쨌든 배를 채우고 한국에도 여러 번 왔었다고 하는 이바 램컴Iva Lamkum의

공연을 보았다. 공연도 좋았고, 음향도 좋았다.

원래 사운드에 크게 까다로운 편이 아님에도 확실히 한국의

공연했던 조니

마Johnny Marr(과거

재미있었다. ‘Hail Bop’에서부터 시작해 중간의 ‘Default’, 그리고

스미스The Smiths의

기타리스트)

공연이 끝나고 사이트 야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파크 Park의

언덕으로 올라갔다. 20만 명 인구가 사는 한 주일짜리 도시의

아더

스테이지Other Stage에

내일 설 깜짝 게스트가 비디

Eye라고 옆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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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Beady

흥미로웠다. 하긴 음악은 짬밥 순이 아니지 않은가?

Portishead @ Other Stage “ 갤러거 형제여, 내 비록 아스날 Arsenal 서포터지만 오아시스가 재결합한다면 맨시티 Man City 가 한 해 정도 더 우승하는 것을

최근 내 음악 취향을 따르자면, 당연히 시간대가 겹친 악틱 몽키스의

인정해주겠다. 제발 재결성해서 한국에 오기를….”

밴드였다. 영광의 시기는 지나간 지 오래인데다 마지막 앨범을

아름다운 전경을 볼 수 있었다. 다른 도시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이곳은 순수하게 즐기기 위해 만들어진 도시라는 것이었다. 멀리 보이는

앨범 하나로도 좋은 시간대에 공연하고, 또 두 번씩도 한다는 사실이

역시 비슷한 상황이긴 했다.

페스티벌들과는 달랐다. 그래, 여기는 어디? 글래스톤버리. 스테이지The

하는 바람에 다행히 한 번은 볼 수 있었다. 인기 있고, 실력도 있으면

Django Django @ The Park

공연을 봐야 했지만, 포티쉐드는 살면서 언젠가 한 번은 봐야 할 낸 것이 2008년이지만, 이 트립 합 trip hop 대표 밴드를 이번이 아니면 다시 볼 기회가 없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피라미드

폴스와 장고장고가 같은 시간대에 공연한 것이 올해 글래스톤

스테이지 Pyramid

Stage 에서

버리에서 꽤 주목할 사실 중 하나로 꼽혔다고 한다. 사실 앨범을

그랬는지 아더 스테이지에 모인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3장이나 낸 폴스와 장고장고를 비교하는 것이 무리일 수도 있겠지만,

하지만 보랏빛과 파란빛이 맴도는 화면과 함께 시작한 ‘Silence’,

악틱 몽키스의 공연이 한창이어서


2013.06.30 일요일 그리고 이어지는 ‘Mysterons’은 ‘내가 지금 포티쉐드를 보고 듣고

어쩌면 인생의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글래스톤버리에서의 마지막

있구나’란 느낌을 강하게 주는 그들만의 독창성이 있었다. 유명한 곡들은 거의 다 했는데, ‘Glory Box’의 ‘Give me a reason to love

날이란 생각이 들자 이미 이곳을 여러 번 경험했던 친구들의

‘Entertainment’, ‘Rome’ 같은 곡들이 남아있어서 다행이었다. 마지막으로 불렀던 ‘Entertainment’에서는 토마스 마스Thomas

이야기가 떠올랐다. 글래스톤버리에서 본 공연들도 기억에

Mars가

you’라든지 ‘Roads’의 ‘How can I feel, this wrong. From this

남겠지만, 페스티벌 동안 누구와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가 더

중간의 프레임까지 가서 타고 올라가는 쇼맨십의 절정을 보여주었다.

moment. How can I feel, this wrong’ 같은 가사를 합창하는 객석의

기억에 남을 수도 있다고들 했다. 그래서인지 시간을 내면 더 볼 수

공연이 끝나고 잠시 스톤 서클에서 히피 분위기를 마음껏 누리고 있는

모습은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다. 개인적으로 재수 시절에 많이

있는 공연들이 있었지만, 일행들과도 시간을 많이 보냈다. 그리고

사람들을 구경하다 지난 5일 동안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에 다시

들었던 음악이어서 그랬는지 살짝 울컥하기까지 했다. 의외였던 건

글래스톤버리의 광경들을 조금이라도 눈과 마음에 넣기 위해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크 스테이지의 언덕으로 향했다.

베스Beth Gibbons

누나가 마지막 곡을 할 때 무대에서 내려와 펜스 앞

많이 돌아다니기도 했다. 힐링

필드Healing fields에서는

마사지를

스테이지 다이빙을 해서 관중 위로 서핑을 하고 결국 객석

새벽 5시에 떠나는 버스를 예약해놓았기에 거기서 해 뜨는 것은 보지

관객의 손을 마구 잡아준 순간.

받고, 쇼핑을 하고, 낮잠을 자며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페스티벌을

2013.06.29 토요일 Rolling Stones @ Pyramid Stage

‘Peace’란 단어를 보았다. 가족들이 함께 와서 할아버지가 노래를 부르고, 아들은 고기를 굽고, 손녀는 어린이를 위한 놀이 공간에서

멍하니 야경을 바라보고 있는데 예복을 차려입은 남자와 여자가

다른 훌륭한 밴드의 공연들도 많았지만, 토요일의 거의 모든 조명은

자유롭게 노는 페스티벌 글래스톤버리. 라인업이 엄청나게 대단한

올랐다. 뭘 하는 건지 궁금해서 계속 바라보는데, 한 명이 대표로

롤링 스톤즈를 향해 있었다. 라인업이 발표되던 시점부터 그랬다.

페스티벌도 요즘의 한국이라면 가능할 수 있겠지만, 이런 문화는

뭔가 이야기를 하고, 나머지 무리가 노래하고, 예복을 입은 남녀가

롤링 스톤즈 최초의 페스티벌 출연이었으니까. 바로 전 무대에

아직 먼 것 같다. 저녁이 있고 주말이 있는 삶을 추구하기조차 쉽지

키스했다. 결혼식을 글래스톤버리에서 하다니! 글래스톤버리에서

못하겠지만, 그래도 떠나기 전까진 거기 있고 싶었다.

즐기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그곳에서 한국에서는 웃음의 소재인

서게 된 프라이멀

스크림Primal Scream도

눈에 들어왔다. 그 둘 뒤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따라 언덕을

관중들의 미지근한 반응에

않은 것이 한국의 현실이니까. 이런저런 감상에 젖어 엽서 하나를

새벽에 뜨는 해를 보면서 결혼식을 한다는 게 굉장히 부러워졌다.

서운함을 슬쩍 표현했다. 롤링 스톤즈의 라이브를 경험한다는

샀다. 엽서 가격에 약간의 돈을 보태니 한국까지 갈 수 있는 우표를

아쉽게도 끝까지 그 예식을 볼 수 없었다. 나는 이곳 글래스톤버리가

것은 어린 시절 밴드가 누구인지 같은 것들을 딱히 의식하지

붙여줬다. 오글오글 했지만, 신해철의 노래를 떠올리며 나에게

아닌 이역만리에 있는 직장에 메인 몸이었고, 곧 비행기를 타고

않고 듣곤 했던 음악을 실제 라이브로 듣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엽서를 보냈다.

서울로 날아가 수요일 새벽 6시 30분까지 출근을 해야 했다.

‘Satisfaction’이나 ‘Paint It Black’ 같은 곡들은 굳이 롤링 스톤즈란 이름을 몰라도 알고 있는 노래 아닌가?

Phoenix @ John Peel Stage

글래스톤버리를 떠난 지 하루가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고, 그리고

마지막 날의 마지막 공연은 피닉스였다. 짐을 꾸리고 타임테이블

한 달이 지났다. 나는 지금 이렇게 글을 쓰며 그때의 기억을

시간에 맞춰 도착했으나 공연이 시작한 지 이미 15분이 지나 있었다.

떠올리고 있다. 아직도 내가 썼던 엽서는 도착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 Lisztomania ’ 가 끝난 후였다. “ 그러니까 여러분, 공연시간이 막 마음대로 바뀌는 것은 전 지구적 현상으로 밝혀졌습니다.

글래스톤버리 우체통에 엽서를 찾으러 다시 가야 할 것 같다. 

언제부턴가 농담처럼 “만약 다음 생에 음악인으로 태어날 수 있다면 존

레논John Lennon이나

커트

코베인Kurt Cobain보다는

믹 재거로

태어나고 싶다”고 말하곤 했는데,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무대에서 열정적으로 공연하는 것을 실제로 보니 쾌락주의자로서 하나의 롤 모델을 접하는 기분이었다.

‘ 한국은 왜 이러냐! ’ 분노할 필요 없습니다. ” 페스티벌 내내 잘 놀았는데 이때는 잠시 분노했다. 그래도 막상 피닉스의 공연을 보니 그 분노가 금세 사그라졌다. 무엇보다 ‘Long Distance Call’,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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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혁 (20/밴드 청년들 베이시스트) “우비를 입어도 비를 다 피할 순 없어요. 어차피 옷도 머리도 다 젖긴 마찬가지거든요. 그렇지만 페스티벌에선 뛰어놀아야 하잖아요. 우산을 쓰고 뛰어 놀 순 없는 노릇일 테니까요.” 오민혁이 착용한 상•하의 모두 빈티지 제품, 우비는 문구점에서 구입.

WEAR THE MUSIC Wear The Music : Enjoy Your Festival Edit: 지은 / PhotoS: Kay

여름이 무르익었다. 사뭇 뜨거워진 햇볕, 습기를 잔뜩 머금은 바람과 함께 불어오는 여름 록 페스티벌의 열기까지 체감하는 당신이라면 이 페이지를 반드시 주목할 것. 여름 록 페스티벌을 손꼽아 기다리며 몸과 마음, 그리고 맵시까지 무장하고 있을 이들을 위해 엘리펀트슈의 독자들이 나섰다.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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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욱 (23/군 복무 중) “시중에 나와 있는 옷보다 제가 직접 손을 본 옷을 좋아해요. 이 가죽 재킷도 제가 직접 리폼한 거고요. 이런 뱃지 하나를 달 때에도 제게 의미 있는 것들로 장식할 수 있다는 게 리폼의 매력이죠. 무엇보다 저를 가장 돋보이게 할 수 있으니까요.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선택하는 게 페스티벌을 즐기는 첫 단추인 것 같아요.” 이진욱이 입은 가죽자켓은 ACDC, 티셔츠는 콘Korn의 밴드 머천다이즈, 벨트는 666, 신발은 데모니아(Demonia). 힙쌕은 헬캣펑크스(Hellcat Punks).

황윤지 (27/대학원생), 황지원 (25/대학생) “여동생과 페스티벌에 자주 놀러 가요. 가끔 서로의 친구들을 데려오기도 하고요. 지금까지 간 페스티벌은 늘 동생과 같이 다녔어요. 저는 록을 좋아하고 동생은 힙합을 좋아하는 터라, 저는 더 엑스엑스The XX를 보러 안산에, 얘는 나스Nas를 보러 지산으로 가고 싶어하죠. 아마 둘 다 가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역시 둘이 함께요.” 황윤지가 입은 모든 아이템은 보세제품, 황지원이 입은 티셔츠는 H&M, 이외의 모든 아이템은 보세 제품.

김학수 (19/모델) “사실 아직 페스티벌을 가본 적이 없어요. 부끄럽지만 그 흔한 콘서트도 아직 가본 적이 없고요. 그래서 올해는 꼭 가볼 생각이에요. 처음으로 가보는 페스티벌이라 무척 설레네요. 곧 고등학교에서 맞이하는 마지막 여름 방학이 시작되니 이번에는 꼭 페스티벌을 가보고 싶어요.” 김학수가 착용한 모자는 씨쏘(SeeSaw), 티셔츠는 유니클로(Uniqlo), 팬츠는 본(Bon), 서스펜더는 H&M, 선글라스는 본 지퍼(Von Zipper), 신발은 컨버스(Converse) 제품.

박세연 (25/대학생) “페스티벌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페스티벌에 최적화된 의상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음악에 맞춰 춤추다 보면 머리가 헝클어지잖아요. 이를 방지하기 위해 헤어밴드를 하는 식으로요. 기억에 남는 장면을 남겨놓기 위해 사진기는 필수일 테고요. 더위와 갈증에 탈진하지 않도록 텀블러를 챙기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풀밭과 진흙 바닥을 마구 뛰어다녀도 될, 편안하고도 낡은 컨버스까지 더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페스티벌 룩이 아닐까요.” 박세연이 착용한 헤어밴드는 악세서라이즈(Accesorize), 튜닉은 빈티지숍에서 구매, 쇼츠는 보세 제품, 신발은 컨버스(Converse), 텀블러는 카페 셀렉토(Café Sedelcto)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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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치킴 (24/ELEPHANT-SHOE 신입 에디터) “안녕하십니까, 엘리펀트슈 에디터 키치킴입니다. 피치포크와 NME를 벗 삼아 산속에서 조용히 글만 쓰며 지내고 있었는데, 요즘 패션의 P 자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 잠시 속세로 내려왔습니다. 여러분, 명심하세요.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에요. 참고로 데님 재킷에 덕지덕지 달린 옷핀은 펑크 밴드 하트브레이커즈Heartbreakers의 리차드 헬Richard Hell의 트리뷰트입니다.” 키치킴이 착용한 선글라스, 헤어밴드, 티셔츠는 빈티지, 셔츠는 에드윈(EDWIN), 팬츠는 유니클로(Uniqlo), 슈즈 호킨스(Hawkins) 제품.

신정하 (24/대학생) “머리에 쓴 화관은 미국 빈티지 숍에서 1불 주고 산 거예요. 이렇게 평소에 못 입는 옷과 액세서리를 마음껏 매칭할 수 있는 게 페스티벌 룩의 재미잖아요.” 신정하가 착용한 원피스와 화관은 모두 빈티지 숍에서 구입, 뱅글은 에잇세컨즈(8Seconds), 부츠는 스티브 메이든(Steve Madden) 제품.

김태우 (20/ 대학생) “페스티벌은 에스닉한 분위기의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어서 좋아요. 제가 에스닉한 스타일을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그 분위기를 더 살리기 위해 오늘은 팔찌에 힘을 줬죠.” 김태우가 입은 티셔츠는 AFM, 셔츠는 유니클로(Uniqlo), 팬츠는 일본에서 구매한 제품, 신발은 탐스(Toms).

신고운 (27/콘텐츠 기획자) “얼마 전부터 보드를 타는 재미에 푹 빠졌어요. 페스티벌에도 보드를 가지고 들어갈 수 있다면 참 편리하겠죠. 스테이지와 스테이지를 이동하는 데에도 수월할 테고요. 그렇지만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이고 함께 즐기는 자리이니만큼 남에게 피해를 안 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아쉬운 마음에 한 번 가져와 봤어요.” 신고운이 착용한 선글라스와 티셔츠는 모두 반스(Vans), 모자는 에이랜드(A-Land)에서 구입, 부츠는 락피쉬(Rockfish), 뱅글은 인디투고(Indie2go)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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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E S T I VA L REV I E W

FIELD DAY 2013 당신의 플레이리스트를 단숨에 업그레이드 시켜줄 페스티벌 EDIT: 장은석 / WORDS & PHOTOS: KORESHA

필드데이는 이스트 런던의 빅토리아 파크에서 열린다. 우리나라에 비유하자면, 한강 난지지구에서

“ 수면으로 떠오르기 전, 실력 있는 신예 밴드들을 남들보다 먼저 만날 수 있는 가장 좋은 페스티벌 ” – The Independent “ 해크니(Hackney : 힙스터들이 자주 출몰하는 이스트 런던의 지역) 힙스터들의 성지. 가장 쿨한 라인업으로 무장한 페스티벌 ” – The Guardian

열리는 그린 플러그드 페스티벌, 혹은 올림픽 공원에서 열리는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과 비슷한 접근성과 분위기를 가진 장소에서 열린다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나라 음악팬들에게 많이 알려진 영국의 페스티벌들은 주로 도심이 아닌 농촌이나 해안가에서 열리는 경우가 많다. 물론 런던 도심에서 열리는 하드 록 콜링Hard Rock Calling, 와이얼리스Wireless, 러브박스Lovebox 등의 페스티벌도 있지만, 상대적 비율은 낮은 편이다. 또한 여타 페스티벌이 이틀 또는 3일 동안 진행되는 반면 필드데이는 단 하루만 열린다. 게다가 도심에서 열리는 페스티벌이기 때문에 마지막 헤드라이너의 공연도 12시 이전에 끝나게 된다. 70여 팀들이 7개의 스테이지에서 한정된 시간에 공연을 하기 때문에 필드데이를 찾은 관객은 여타 페스티벌보다 공연에 좀 더 집중하고 있었다. 필드데이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쿨한 라인업이다. 헤드라이너를 예로 들면 이해가 쉽다. 올해 필드데이의 헤드라이너는 애니멀 콜렉티브Animal Collective와 뱃 포 래쉬스Bat for Lashes였다. 이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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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리뷰들이 묘사하는 영국의 페스티벌은 어디일까? 글래스톤버리Glastonbury? 레딩Reading? 티 인 더

헤드라이너들을 살펴보면 2012년 프란츠 퍼디난드Franz Ferdinand, 2011년 와일드 비스츠Wild Beasts,

파크T in the Park? 베스티벌Bestival? 모두 틀렸다. 정답은 필드데이Field Day이다. 생소한 이름일 수도 있지만,

2010년 피닉스Phoenix, 2009년 모과이Mogwai, 2008년 폴스Foals, 첫해였던 2007년에는 배틀즈Battles,

필드데이는 올해 벌써 7회째로 영국 내에서도 꽤 인정 받고 있는 페스티벌이다. 5월부터 9월까지 수많은

저스티스Justice였다. 라인업의 개성은 두터운 ‘미들급 아티스트’의 퀄리티에서도 찾을 수 있다. 올해에는

페스티벌이 매주 열리는 영국이라지만, 필드데이가 가지고 있는 차별성과 특징들은 명확하다.

포 텟Four Tet, 에브리씽 에브리씽Everything Everything, 장고 장고Django Django처럼 자국 내에 상당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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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ages 새비지스는 2011년 런던에서 결성되어, 올해 5월 데뷔 LP `Silence Yourself’를 발매한 여성 4인조 포스트 펑크 밴드이다. 작년 발표한 싱글 `Husbands’로 평론가들과 인디음악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그녀들은, 데뷔 앨범에서 그 기대에 부응하는 뛰어난 완성도와 몰입도를 보여줬다. 덕분에 벌써 2013년 올해의 신인과 2013년 올해의 앨범 리스트에 자신들의 이름을 반쯤 새겨놓았다. 검은 상•하의 옷을 입고 무대에 오른 4명은 첫 곡 ‘ Shut Up ’ 을 연주했고, 도입 몇 초만으로도 관객들에게 자신들의 음악 세계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공연을 보는 내내 지금까지 봤던 그 어떤 여성밴드, 아니 그 어떤 포스트 펑크 밴드들보다도 뛰어난 연주 실력과 멤버들간의 완벽에 가까운 호흡을 가진 밴드라는 생각에 계속해서 감탄했다. 이토록 놀라운 새비지스를 이야기함에 있어서 그녀들 뒤에 항상 따라다니는 이름, 전설적인 포스트 펑크 밴드 조이 디비전Joy Division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수많은 밴드가 조이 디비전의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새비지스는 단순히 영향을 받은 수준에서 멈추지 않고 위대한 선배의 음악을 그녀들만의 스타일로 받아들여 새로운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그 음악들을 라이브로 직접 듣고 있으니 왜 수많은 매체에서 그녀들을 “조이 디비전의 재림 ” 이라고 소개했는지 이해가 됐다. 아마도 2-3년 후에는 해외의 유명 페스티벌 포스터에서 제법 높은 위치에 꽤 굵은 글씨로 적힌 새비지스가 머릿속에 그려졌다. 이런 상상을 하는 동안에도 공연은 계속됐다. 베이스와 드럼은 완벽한 호흡으로 크룰King Krule,

곡의 리듬을 안정감 있게 살려줬고, 기타는 적재적소의 감초 같은

디스클로져 Disclosure, 도터 Daughter, 토이 Toy와 같은 최근 평단과

역할을 하며 각각의 곡들에게 고유의 생명력을 불어넣어줬다.

대중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핫한 신예들까지도 볼 수 있었다.

밴드의 프런트우먼 제니 베쓰Jehnny Beth는 마력의 목소리와 광기의

팬을 거느린 팀들뿐만 아니라

새비지스Savages,

등 피치포크가 주목하는 뮤지션도 라인업에

카리스마로 좌중을 압도했다. 그녀들은 대표곡 ‘ Husbands ’ 로 공연을 마치고 아무런 인사와 멘트 없이 무대에서 내려갔다.

포함되어 있다. 필드데이 라인업 중 슈퍼소닉 페스티벌에서도 만날

폭풍처럼 흘러간 한 시간은 그녀들의 이름처럼 사나운 맹수와도 같은

수 있는 팔마 바이올렛Palma Violets도 무대에 섰다.

무대였다. 관객 모두 비슷한 감정이었는지, 밴드가 내려간 이후에도

게다가 커트 빌 Kurt 와일드

Vile ,

낫씽Wild Nothing

메츠 Metz, 투나잇 TNGHT, 퍽업 Fucked

Up ,

관객들의 함성은 빈 무대를 가득 채웠다. 공연 외적으로 ‘Village Mentality’라는 프로그램을 페스티벌 당일 운영하는데, 초등학교 운동회에서 할 만한 이인삼각, 줄다리기,

King Krule

수저에 달걀 올리고 장애물 달리기 등을 관객과 함께 진행한다. 뿐만

킹 크룰은 고작 19세(1994년생)에 데뷔 앨범도 발매하지 않은 신예

아니라 2007년부터 2011년까지 필드데이 페스티벌 행사 전날에

싱어송라이터이다. 하지만 2010년부터 주 키드Zoo Kid라는 예명(본명은

언더에이지 Underage Fesitval 라는

동생뻘 페스티벌도 운영했다.

아키 마샬Archy Marshall이다)으로 싱글을 발매했었고, 2011년에는

언더에이지는 13세부터 17세까지의 틴에이져들만이 즐길 수 있는

셀프타이틀 EP를 발매하여 평론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준비된

페스티벌이다. 필드데이와 동일한 장소에, 동일한 스테이지를

신인이기도 하다. 셀프타이틀 EP를 무척 인상 깊게 들었던 나는 이번

사용하지만 다른 라인업(역대 헤드라이너로는 봄베이 바이시클

페스티벌에서 킹 크룰의 무대를 굉장히 기대했었다. 기대만큼이나

클럽Bombay Bicycle Club,

피젼

디텍티브스The Pigeon Detectives,

디지

이른 시간에 도착한 공연장에는 적지 않은 수의 관객들이 나보다 먼저

라스칼Dizzee Rascal 등이 있었다)으로 영국 10대들의 음악적 갈증을

도착해 펜스를 잡고 기다리고 있었다. 필드데이 관객 중에 킹 크룰의

해소해주었다. 10대라는 나이 제한 속에서도 페스티벌을 기획할 수

무대를 기다렸던 사람이 나만은 아니었다. 세팅을 끝내고 드디어

있었던 것은 영국의 탄탄한 음악시장 덕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무대에 오른 헐렁한 셔츠를 입은 빨간 머리 킹 크룰은 19세 여느 또래와

아쉽게도 언더에이지는 기획사 사정으로 인해 작년부터 잠정

달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첫 곡이 시작되고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온

중단되었다.

깊고 낮은 목소리는 내가 CD로 처음 접한 바로 그 목소리였다. 대담하게 소리쳐 울듯이 부르는 그의 목소리에는 소울이 가득했다.

이처럼 필드데이는 영미권 인디록팬들의 구미를 당기는 화려한

청아한 기타 사운드와 통통 튀는 리듬 속에서 킹 크룰의 보컬은

라인업과 다양한 컨텐츠로 무장한 채 2013년 영국 페스티벌

완전히 자유로웠다. 새 앨범에 수록될 곡들 중심의 셋리스트여서 처음

달력의 첫 번째 스타트 라인을 끊었다. 필드데이는 쿨한 라인업이

듣는 곡이 많았지만 덕분에 데뷔 앨범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졌다.

무기이기도 하지만, 신예밴드들에게는 자신들의 음악을 세상에

공연이 끝난 후 스테이지 이동 중 바닐라 맛 콘 아이스크림을 먹고

선보이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다. 그리고 기존 메인스트림 음악에

있는 킹 크룰을 만났다. 공연 잘 보았다고 운을 떼며 한국에도 너의

권태를 느낀 음악팬들에게는 가까운 미래에 대형 밴드가 될 신인의

팬들이 많다고 이야기해주었다. 그는 아이스크림을 계속해서 먹으며

신선한 음악을 미리 접하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곳이기도 하다. 빅네임 밴드들의 공연도 좋지만, 될성부른 떡잎을 먼저 발견해내는

“재미있네. 8월 말에 새 앨범이 나올 예정이야. 아시아 투어를 한다면 한국에서 보자”라 답했다. 내년 여름 한국 페스티벌 라인업에 킹

기쁨. 그리고 그들의 성장과 성공을 지켜보는 것은 필드데이

크룰이 포함된다면, 엘리펀트슈에게 그 공이 어느 정도는 있다는 것.

페스티벌에서 얻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기억해주길 바란다. 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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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E S T I VA L REV I E W

CHICKEN & BEER FESTIVAL 2013 페스티벌 풍년의 해인 2013년을 제패한 페스티벌이 있었으니, 치킨과 맥주를 라인업으로 내세운 치맥 페스티벌이 되시겠다. 전국에서 가장 여름이 뜨겁다는 대구에서 펼쳐진 그 화제의 현장을 급습했다. EDIT: 지은 / WORDS & PHOTOS : 이윤수

7월 18일부터 21일까지, 4일간 진행된 대구 치맥페스티벌은 그야말로 북새통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치킨과 맥주를 무료로 시식, 시음할 수 있는 데다가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라인업도 화려했다. 대구 토종 치킨 업체인 땅땅치킨, 호식이 두마리치킨, 최홍만의 치킨파이터 등을 비롯해 전국 18개의 치킨 프랜차이즈업체가 본 행사에 참여했다. 맥주의 라인업도 이에 못지않았다. 우리에게 친숙한 맥주 브랜드 하이트를 비롯해 중국의 칭타오 맥주가 이날의 헤드라이너였으며, 드라이 피니시 D는 무료시음 행사를 진행해 관객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주류를 다루는 행사이니만큼 미성년자의 출입도 엄중히 금했다. 미성년자들의 음주를 방지하기 위해 맥주 제공은 쿠폰제를 통해 엄격히 이루어졌으며 홈페이지를 통해 간단한 성인 인증을 받아야 무료로 시음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치킨 체험, 닭 위령제, 닭 날개 댄스 플래시몹과 논스톱 공연, 취중 진담 프로포즈등의 이벤트를 즐길 수 있었다. 그런가 하면 치킨 CF 패러디, 댄스 동아리 배틀, 노브레인의 초청공연이 줄을 이어 진행되었고, 커플 레드윙 먹기, 대학 록밴드 대항전, 아이씨사이다의 초청공연 등이 열려 그 화려함을 더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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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L E P HA N T - S HO E


LABEL

safari

저노동 고효율 언더그라운드 음악 탐험기

EDIT: 맹선호 / WORDS : 손은지

8월 열대야를 이겨낼 파티를 위한 음악, 퓨처 타임스 Future Times 후덥지근했던 장마에 이어 본격적인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더위라면 즐길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푹푹 찌는 더위를 그나마 잊게 해주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시원한’ 음악을 찾아 듣는 것이다. 혹시 8월 열대야를 이겨낼 파티를 위한 음악을 찾고 있는가? 그렇다면 지금부터 이 레이블에 주목할 것. 내 귀의 에어컨, 미래에서 온 음악, 퓨처 타임즈!

탐험의 시작 퓨처

타임즈Future Times는

뉴욕, LA 등에 비해 음악 씬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아온 워싱턴 D.C. 출신의 언더그라운드 댄스 뮤직

레이블이다. 하지만 실제로 워싱턴은 다양한 음악 장르가 융성했던 곳으로 특히 과거 유수의 재즈 뮤지션들이 탄생했었고, 한때 미국의 펑크와 하드코어 펑크 씬을 이끈 도시이기도 하다. 그뿐만 아니라 2000년 이후에는 로컬 프로듀서들에 의해 하우스 뮤직 붐이 곳곳에서 일어나기도 했었다. 실제로 레이블의 핵심 인물인 막스밀리언 던바Maxmillion Dunbar(본명은 앤드류 필드피커링Andrew Field-Pickering)가 고등학교 시절 경험했던 워싱턴 펑크와 힙합이 레이블에 큰 음악적 영향을 주었으며, 초기 레이블을 이끌었던 뮤지션과 동료들 대부분이 그 경험을 공유했던 사이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레이블 퓨처 타임즈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그 시작은 랩 뮤직도 어느 정도 지겨워지기 시작했던 던바가 일렉트로닉 뮤직 프로듀싱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부터다. 2008년 본인의 데뷔 7인치 앨범 [Outrageous Soulz / Dreamerzzz]를 퓨처 타임즈의 이름으로 발매했고, 그 직후 DJ이자 프로듀서인 마이크 페틸로Mike Petillo가 동참하면서 레이블의 역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추천 앨범 레이블 탐험의 시작을 도울만한 추천 앨범으론 [Vibe 2]를 선정했다. 2011년 발매된 [Vibe 2]는 2009년의 [Vibe 1]에 이은 레이블의 두 번째 컴필레이션 앨범으로서 퓨처 타임즈의 색깔을 한 번에 느껴 볼 수 있는 동시에 별 다섯 개가 아깝지 않은 수작이다. 그루브한 부기 리듬과 디스코 사운드가 함께 어우러져 다양한 스타일의 하우스, 테크노 댄스 음악들을 들려주고 있으니 이 앨범 한 장이면 여름 파티에 더 준비할 게 없을 것. Swimmers & Gang - Sexy

추천 밴드 추천 밴드는 뭐니뭐니해도 레이블의 핵심 던바의 프로젝트이자 이름부터 여름에 어울리는 뷰티풀 스위머즈일 것이다. 무엇보다 지난 7월 2일 발매된 따끈따끈한 뷰티풀 스위머즈의 첫 번째 풀렝스full-length 앨범 [Son]을 올 후반기 통틀어 가장 주목해야 할 일렉트로닉 앨범으로 감히 추천해 본다. 앨범 수록곡 중 ‘Swimmers Groove’는 2009년 7인치 싱글로도 발매되어 언더그라운드 씬에서 화제가 된 레이블의 레전드 트랙. 훵키한 호루라기 소리로 시작하는 이 곡을 듣고 있자면 당장에라도 여름 해변의 모래사장에서 비치볼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다. 현재는 디지털 버전으로만 발매되어 있는데, 아마존을 비롯한 대부분의 해외 디지털 음원

퓨처 타임즈는 던바가 아리 골드먼Ari Goldman과 함께하는 프로젝트 뷰티풀 스위머즈Beautiful Swimmers의 음반들과 레이블의 또 다른 주축인

사이트를 통해 구매 가능하다. LP는 현재 예약 주문을 받고 있으니 원한다면 조금만 기다려볼 것.

페틸로가 아론 레트코Aaron Leitko와 함께하는 프로텍트 유Protect-U의 음반들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그 외에도 뉴욕 출신 프로듀서 제이슨 레트키윅즈Jason Letkiewicz의 수많은 음악적 분신 중 가장 훵크Funk/디스코 성향의 프로젝트라 할 수 있는 리듬 베이스드 러버즈Rhythm Based Lovers의 데뷔 음반을 발매한데 이어, 슬라바Slava와 후에르코 에스Huerco S

Beautiful Swimmers - Swimmers Groove

같이 독특한 색깔을 가진 음악 프로듀서들의 EP도 발매하는 등 현재

워싱턴의 가장 쿨한 언더그라운드 일렉트로닉 레이블로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퓨처 타임즈는 다양한 스타일의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들을 들려주고 있기에 어느 하나의 카테고리로 그 음악 성향을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흥이 넘치는 7, 80년대 디스코, 부기boogie, 코스믹cosmic 사운드는 이 레이블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퓨처 타임즈라는 레이블 이름과는 상반되게 오히려 과거 디스코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레트로 스타일 음악을 들려주고 있는 것이 흥미롭다. 하지만 던바가 레이블 이름이 ‘우리가 결코 해본 적이 없는 어떠한 것’이란 의미라고 어느 인터뷰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전에 들어보지 못한 새로운 유형의 – 실험적이기까지 한 – 첨단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복고적 스타일에 성공적으로 결합해낸 것은 전 세계의 언더그라운드 음악 팬이 퓨처 타임즈를 주목하게 한 가장 큰 이유이다. 한 잡지에 소개된 표현을 빌려 ‘복고적 미래파 하우스Retro Futurist House’라고 설명한다면 가장 적절할까. 퓨처 타임즈 레이블의 음악과 뮤직비디오를 계속 듣고 보면서 이 글을 쓰고 있자니 선풍기도 에어컨도 없는 협소한 자취방에 갇혀 뜨거운 노트북을 붙잡고 있는 필자의 더위도 조금은 잊힌 기분이다. ‘Things will be better in Future Times’ 라는 레이블 슬로건처럼 우리도 더 나아질 미래를 기대하며 퓨처 타임즈의 음악과 함께 무더위를 이겨내 보자!

관련 링크 / FUTURE-TIMES/252230770072

@ FutureTiming

soundcloud.com/future-times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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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 : 장은석

TIKI TIKI PONCHO 24

E L E P HA N T - S HO E

Directed by: Plenty Art & Motion Direction: Pablo Alfieri Graphic Design & Illustration: Elda Broglio & Pablo Alfieri Character Design: Elda Broglio & Yesica Pogorzelsky 2D Animation: Hernan Estevez, Jules Guerin & Sebastian Curi Traditional Animation: German Merlo & Jules Guerin Montage & Edition: Mariano Farias & Pablo Alfieri Postproduction: Pablo Alfieri


‘PONCHO’는 스페인어로는 ‘폰초’라 읽는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판초’가 더 익숙하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더욱 익숙할 것이다. ‘판초’ 우의의 그 ‘판초’ 맞다. PONCHO를 폰초로 읽든 판초로 읽든 그것은 중요치 않다. 지금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PONCHO라는 이름의 아르헨티나 일렉트로닉 트리오니까. 중요치 않은 것이지만 영어 타이핑은 영 손에 붙지 않으니 한글 표기를 결정했다. 이들은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활동 중이니 아르헨티나 공식어인 스페인 발음을 따라 ‘폰초’라 부르기로 정했다. 이름이야 어찌 됐든 폰초는 [Carnaval]이라는 데뷔앨범으로 아르헨티나 현지에서 꽤 주목받는 신인이 되었다. 덕분에 이제 아르헨티나를 벗어나 라틴아메리카의 여러 나라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그 유명세가 라틴아메리카를 넘지는 못한 것 같다. 하지만 이 엄청난 리듬감의 뮤직비디오로 이들의 노래 'TIKI TIKI'를 들어보면 곧 전 세계 곳곳에 폰초의 이름이 퍼져 나갈 예감이 든다. 이들의 이름이 한국에까지 도달했을 때에는 잊지 말자. 이들의 이름은 판초가 아니라 폰초임을. 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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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L EP H A N T - S H O E RE L EA S E PAR T Y

엘리펀트슈의 릴리즈 파티는 매달 첫째 주 일요일에 열립니다. 릴리즈 파티에서는 해당 달의 엘리펀트슈가 처음으로 공개되는 자리이자, 이달도 무사히, 엘리펀트슈가 발간되었음을 자축하고자 만든 공연입니다.

HEALThY MUSIC IND

인디펜던트 뮤직 신의 뮤지션과 공연장의 공정한 이윤 추구를 지지하는 엘리펀트슈는 공연의 수익금을 살롱 바다비와 아티스트에게 1:1로 전액 환원합니다.

7월의 릴리즈 파티 : 오작교를 건너는 칠석의 밤

공연 전날, 하늘에서 폭우가 쏟아졌다. 며칠 전부터 심상치 않던 하늘이 결국 일을 낸 것이다. 다행히 비는

EDIT & PHTOS: 장은석 / WORDS : 키치킴

외출을 꺼리기 마련인데, 이러다가 텅 빈 공연장에서 공연하는 건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공연 시작 시간이

공연 전에 그쳤지만 아무래도 걱정이 앞섰다. 비가 언제 또 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가올수록 삼삼오오 관객들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내가 쓸데없는 걱정을 했음을 알았다. 역시 멋진

루 스 터 스 /

청 년 들

위 아 더 나 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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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 L E P HA N T - S HO E

/ 런

밴드는 관객들이 먼저 알아보는 법이다. 첫 번째 공연은 바로 더 루스터스The Roosters. 이들은 ‘Moonshine’, ‘Round & Round’와 같은 로큰롤 넘버들로 공연장의 흥을 돋웠고 쉴 새 없이 이어지는 기타와 하모니카의 잼은 관객들을 춤추게 하였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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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STRY

SAVE THE MUSICIANS

다음으로 정규 앨범 발매를 앞둔 적적해서 그런지의 공연이 시작되었다. 이들은 앨범에 수록될 ‘싸이코’와 ‘Walking In A Dream’과 같은 앨범 수록 예정곡들과 위안부 피해 여성들을 돕기 위한 프로젝트 앨범 ‘이야기해 주세요’를 위해 만든 ‘꿈 같은 꿈’ 등 다채로운 곡들을 선보이며 정규 앨범의 기대감을 높였다. 세 번째 무대는 최근 인기몰이 중인 밴드 위아더나잇We Are The Night이 장식했는데 세련된 무대 매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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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탕으로 ‘We Are The Night’, ‘This Is It’ 등의 곡들로 한바탕 춤판을 벌였고 이 분위기를 이어받은 밴드 청년들은 슬램과 스캥킹을 유도하며 무대 뒤편의 움츠러들어 있던 관객들까지 일으켜 세우는 훈훈한(?) 모습을 연출해냈다. 

쉿! 오늘 공연은 비밀이야 ELEPHANT-SHOE 2013-08-04 TABLOID PARTY 열심히 pm6:30홍보했지 하지만 어떤RELEASE 공연보다도

salon Badabie 우리나라에서 록 페스티벌이 열릴 것이라 아무도 생각지 않았던15,000won 것이 그리 먼 과거가 아닌데, 올여름은

폰부스 쏜애플 구텐버즈 휴키이쓰

페스티벌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고, 페스티벌 간의 전쟁 속에서 클럽 공연은 뮤지션 섭외도 어렵고, 흥행도 어려워졌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가장 멋진 클럽 공연을 만들어보고자 9 9 9 9

뮤지션들에게 비밀리에 연락했다. 구텐버즈, 쏜애플, 폰부스, 휴 키이쓰 네 뮤지션이 이 기획에 동참하기로

Booth 결정이 났지만, 이 계획의 발표는 미루고 미뤘다. 공연을 일주일Phone 남기고서야 드디어 포스터를 공개했다. 이 재미있는 공연 우리끼리만 즐길 거니까.Thornapple 쉿! WORDS : 장은석

+ www.elephant-shoe.net

GutenBirds Hugh Keice

폰부스 Phone Booth 진짜 사나이들의 진짜 음악

2006년 데뷔 후 화려하게 쌓아올린 커리어를 뒤로 하고 멤버들은 2010년에 군입대를 했다. 입대 전 마지막 공연 라이브 음반을 2012년 발표하며 복귀의 신호탄을 날렸고, 2013년에는 싱글 ‘바코드’도 발표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전역 후. 이때만큼 남자가 의욕에 넘칠 때가 있을까.

쏜애플 Thornapple 의리의 사나이들 쏜애플은 지난 7월 릴리즈파티 “오작교를 건너는 칠석의 밤”에 참여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공연을 목전에 두고 보컬 윤성현이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아쉽게도 7월에는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바로 다음 달에 다시 함께 하기로 했다. 릴리즈 파티 바로 전날 지산 월드 록 페스티벌 무대가 있음에도 말이다. 이 의리의 사나이들에게 박수를!

구텐버즈 GutenBirds 종잡을 수 없지만 낯설지 않은 구텐버즈의 무대를 처음 봤을 때의 충격을 잊을 수 없다. 공연장 안이 온통 날것 특유의 냄새로 가득 찼다. 매력적인 사운드임은 분명했지만, 그 농도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작년에 앨범 [팔랑귀]를 발표한 이후부터 이들은 그 농도를 조절해내기 시작했다. 옅었다 짙기를 오가며 관객들의 숨을 그들이 쥔 채 공연을 하고 있다.

휴키이쓰 Hugh Keice 런던 보이의 귀환 런던에서 활동하던 휴 키이쓰와 엘리펀트슈 사이에는 깊은 연이 있다. 웹진 시절에 인터뷰를 진행했고, 타블로이드 2호 때에는 에딘버러 페스티벌 출정기를 다뤘고, 2012년 3월 릴리즈파티, 10월 비욘드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위아더나잇, 청년들, 루스터스, 적적해서 그런지

라이브, 2013년 웨어 더 뮤직에 함께 했었다. 한국에 들어올 때마다 무언가라도 함께 했던 그가 이제 완전히 한국으로 자리를 옮겼다. 앞으로 더 많은 것을 함께 하게 될 그를 이번 릴리즈파티에 초대했다.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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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C O M M E N D E D A L B U M S

Hush

처녀 (THE VIRGIN / 處女)

The Limousines

회기동 단편선

2013.06.11 Self Released

WORDS : 장은석

WORDS : 지은

리무진스The Limousines를 생각하면 이들의 데뷔 앨범 [Get Sharp]의 자켓이 기억난다. 어떤 여인의

잠결에 뒤척이다 본 타임라인에서 “단편선의 처녀를 사고 싶다.”라는 멘션을 발견했다. 나는 이불을 박차고

입술에 침으로 비눗방울을 만들고 있는 도발적인 사진이었다. 그 데뷔앨범에 실린 ‘Internet Killed the Video Star’와 ‘Very Busy People’은 꽤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Internet Killed the Video Star’의

일어났다. 뭐라고. 아니 뭘 산다고? 아니 그보다 누가 뭘 판다고? 독립음악 신의 영세함과 독립음악인의

뮤직비디오는 MTV의 총애를 받았고, 덕분에 유명세를 얻기 시작했다. 이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좀비들은 모두 멤버의 가족과 친구들이었다. 훈훈한 모습이지만 이는 선택이라기보다는 다른 방법이

발매합니다’. 아, 그랬구나. 그날 밤 나는 나의 불온한 의식의 흐름을 반성하고자 나 자신에게 벌을 주며 밤을 지새웠ㄷ . (응?) 그래서였는지 나는 레코드 폐허에서 그의 신보를 가장 먼저 찾게 되었다. 그리고 그

없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특별히 어떤 레이블에 속해있지 않아 지원을 받을 곳이 없었다. 어쨌든 스스로

호기심은 충격으로 귀결되었다. 처음에는 그저 을씨년스러운 커버 아트에 눈살을 찌푸리는 정도였지만,

만들어낸 이 뮤직비디오 덕분에 데뷔앨범이 꽤 주목을 받았음에도 그들은 여전히 모든 것을 직접 하고

점차 단편선의 자태에서 고혹적인 뉘앙스를 찾아가고 있는 나의 미감에 수치심과 혼란이 겹쳤다. 그러나

있다. 앨범 제작비를 만들기 위해 킥스타터Kickstarter라 불리는 펀딩 사이트에서 $30,000를 목표로 모금을

괴상할수록 오히려 더 힐끔거리게 되는 이상한 심리가 나와 단편선의 거리를 좁혔다. 그의 음반을 들고

시작했다. 이 모금은 한 달이 채 걸리지 않아 $76,000가 모였다. 이 후원금으로 만들어진 앨범 [Hush]는

집에 돌아와 마음을 가다듬고 플레이어에 그의 신보를 집어넣었다. 그리고 곧, 스피커에서 그의 음악이

팬들이 리무진스에게 기대했을 딱 그 음악들이 모여 있다. 지나치게 무겁지도, 지나치게 가볍지도 않으며,

흘러나왔다. 아, 그때의 기분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그 선율은 커버 아트와 또 다른 맥락으로 신비로웠다.

트렌디하고 대중적인 일렉트로닉 팝 음악이다. 절대로 이들의 음악을 평가절하하고자 하는 말이 아니다.

그랬다. 단편선의 신보는 구조적인 접근이나 형식적인 이해보다도 먼저 정서적으로 와 닿는 무엇이었다.

개인적으로 대중적인 음악이 진정으로 대중적이려면 대중적이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중적인

주술과도 같은 그의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어느 굿판 한가운데에서 내게 씌지도 않은 악귀를 몰아내겠다며

코드를 갖고 있어야 하지만, 그러면서도 대중적이지 않은 면이 부각되어야 진정한 의미의 대중적인

달려드는 연꽃 선녀님의 얼굴이 보이는 것만 같은, 그런 종류의 불안이 엄습했다. 한마디로 단편선이 그린

음악이 된다고 믿는다. 이 균형감을 찾는 것은 사실 의도해서 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이는 타고나는

‘처녀’는 짙은 녹음 속에 흐드러지게 핀 붉은 꽃처럼 강렬하고도 또한 불편한, 하나의 심정이었다. 이에 나도 모르게 되뇌었다. “이 사람, 정말 처녀구나.” 어쨌든, 과거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쭉 영원한 처녀로 남을

재주라 생각하는데, 리무진스는 이를 갖고 있다. 현재 미국 전역을 돌고 있는 이들의 홈페이지에는

28

2013.06.23 비싼트로피 레코즈

궁핍함이 이 정도였던가 개탄할 때쯤 또 다른 멘션이 눈에 띄었다. ‘단편선 2집, [처녀]를 레코드 폐허에서

“리무진스를 당신의 동네에 데려가세요.”라고 쓰여 있고 그 아래에는 메일 주소 기입 칸과 함께 “우리가 너희 동네에 가야 하는 이유는 뭐야?”라고 묻는다. 왠지 이곳에 글을 남기면

것만 같은 단편선의 신보 [처녀]에는 오묘한 아름다움이 깃들어있는 것은 분명했다. 다만

그들이 확인하고 정말로 올 것 같은 마음에 오늘도 사무실 주소를 남기고 있다.

그의 음악을 듣지 말 것. 십중팔구 가위에 눌릴 것이다.

E L E P HA N T - S HO E

단편선의 신보를 아직도 듣지 못한 이들에게 충고를 한마디 하고는 싶다. 절대로, 자기 전에


난그대와바다를가르네 안녕바다 2013.07.12 플럭서스뮤직

WORDS : 고양

안녕바다가 3집 [난그대와바다를 가르네]로 1년 만에 돌아 왔다. 이번 앨범에서는 안녕바다가 EP 부터 사용한 일렉트로닉 신디 사운드를 배제하고 기타, 베이스, 그리고 피아노 사운드로 앨범을 채웠다. 사운드에서 느껴지는 단정함 때문인지 안녕바다가 말하고 싶어 하는 메시지가 좀 더 분명하게 전달되는 느낌이다. 또 나무의 매력적인 보이스가 사운드와 더불어 더욱 돋보인다. 이번 3집을 듣고 안녕바다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궁금해졌다. 처음 정했던 밴드명을 앨범 제목으로 붙인 건 아마도 그들은 다시 처음에 대해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닐까? 예전에 불렀던 곡들을 다시 꺼내 만들었다는 이번 3집. 어느덧 결성 8년째를 맞이하는 안녕바다의 이번 앨범을 들으니 왠지 좀 더 단단해진 그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어떤 일을 하던, 초심을 생각할 때는 으레 그렇듯 더 단단해지고 결연해 지는 것 아닐지. 앞으로의 이들의 발걸음이 더욱 궁금한 이유는 바로 이 앨범 때문일 것이다.

SLEEP OF REASON

GLAM SLAM

Raffertie

30 Seconds To Mars

로맨틱펀치

2013.08.05 MUSICAROMA

WORDS : 지은

살인적인 원고량에 혀를 내둘렀던 7월. 그 한 달 동안 나의 플레이 리스트를 지켰던 것이

LOVE, LUST, FAITH + DREAMS

라퍼티Raffertie의

2013.07.16 퀸엔터테인먼트

WORDS : 고양

2013.05.17 Virgin·Universal

WORDS : 키치킴

무대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보며 ‘미쳤다’라고 말할 수 있는 보컬을

써티 세컨즈 투 마스30 Seconds To Mars(이하 30STM)는 꾸준히 준수한

신보였다. 아마 내가 7월 한 달

가진 밴드가 몇이나 있을까? 노래하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많은

앨범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평단의 반응은 그리 좋지만은

내내 뱉어냈던 원고의 대부분은 라퍼티의 음악과 함께 만들었다고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일일 뿐더러, 위험한 행동을 하는 건 밴드뿐만

않았다. 이는 배우이자 밴드의 보컬을 맡은 자레드 레토Jared Leto에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전에 발매했던 2장의 EP음반 [Visual Acuity

아니라 모든 스태프를 덜덜 떨게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인한 것인데, 그의 출중한 외모가 대중적인 관심을 이끄는 데에

EP]와 [Build Me Up]보다 한층 성숙하고 안정적인 모습을 담아낸

큰 도움이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일종의 색안경이 되어 밴드가 한

이번 신보는 그의 정규 데뷔 앨범이다. 그래서인지 풍성한 사운드와

로맨틱 펀치의 무대를 보고 있으면 “저 사람 무대 올라오기 전에 자양강장제 한 박스 먹은 거 아냐? ”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불가사의한 뉘앙스를 이전보다 더 고조시켜 자신의 색깔을 더욱 분명히

페스티벌에 가서 정말 신나게 놀고자 한다면 나는 로맨틱펀치의

발표한 세 번째 스튜디오 앨범 [This Is War]는 큰 의미를 지니는데

하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인다. 어찌 되었건 이번 정규앨범은 라퍼티가

무대가 그 선택 중 하나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만큼 그들은 정말

절규에 가까운 자레드 레토의 보컬이 두드러지는 타이틀곡 ‘Kings

아티스트로서의 첫 발자국에 대해 얼마나 고심했는지를 느낄 수 있게

신나게 논다. 그리고 그들에겐 관객들을 미치게 할 수 있는 에너지가

And Queens’과 전쟁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심오한 가사가

해주는 음반임에는 분명하다. 무엇보다 음반 전체를 관통하는 그의

있다. 한 번 같이 놀고 나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땀으로 샤워하게

감각적인 톤이 귀를 즐겁게 한다. 이 때문에 꽤 많은 원고를 맥주를

만든다. 그런 그들이 2집 [Glam Slam] 으로 돌아 왔다. 이번 앨범은

일품인 ‘This Is War’로 대중과 평단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게 된다. 그런 이들이 4년 만에 신보 [Love Lust Faith + Dreams]를

들이켜며 썼다. 원고를 쓸 때에는 맑은 정신으로 써야 한다는 것이 나의

록밴드 앨범에서는 이례적으로 앨범의 곡에 다른 밴드의 보컬이

들고 돌아왔다. ‘Love’, ‘Lust’, ‘Faith’, ‘Dreams’ 라는 네 가지 주제로

철칙이었으나 라퍼티의 음악만 더해지면 그것은 우습게 무너졌다. 어쩔

참여했다 실제로 이들이 함께 무대를 꾸민다면 정말 페스티벌의 한

구성된 본작은 ‘Search And Destroy’, ‘Closer To The Edge’와 같은

수 없었다. 그의 음악은 나의 지저분한 사무실 책상과 삭막한 방을 줄곧

대목처럼 보일 것 같은 건 나만의 생각인가? 또한 다양한 사운드를

전작 수록곡에서 조금씩 감지된 일렉트로닉의 비중을 높이며 변화를

근사한 바로 만들어놓곤 했으므로 자연스럽게 찬장에서 맥주잔을

골고루 섞은 이번 앨범은 듣는 이의 귀를 즐겁게 한다. 길고 긴

꾀했다. 이러한 과감한 시도 속에서도 30STM의 색깔은 놓치지 않고

꺼내게끔 시켰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내 아이튠스는

장마철에 로맨틱펀치의 3집을 들으면서 이번 여름

있는데 드라마틱한 편곡과 절제된 감성을 통해 밴드의

라퍼티의 음악이 재생되고 있다. 그리고 당연히, 시원한

페스티벌 예행연습을 해 봐도 좋을 것 같다.

정체성을 유지한다. ‘Up In The Air’와 ‘Northern Lights’은 반드시 짚고 넘어 가야 할 트랙.

맥주도 함께이고 말이다.

단계 나아가는 데에 높은 장벽이 되곤 했다. 그런 의미에서 2009년

E LE P H A N T-S H O E

29


FEATURE

ORIGINAL SOUND NOVEL

앨범 커버에 덧붙이는 단편 소설 EDIT : 장은석 / WORDS : 물고기군

돌아오지 않는 화살 학생회관 건물에는 엘리베이터가 없었다. 9층까지 있었는데도 왜 엘리베이터가 없는지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 아마 단순히 아주 예전에 지어진 건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에는 찾아보기 어렵다. 같은 시기에 지어진 대부분 건물은 이미 다른 최신식 건물로 대체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저 건물은 아직 남아있다. 7층에 총학생회 사무실이 있었다. 9층이 아닌 게 다행이었다. 7층까지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는 남들에 비해 불평이 적었다. 그는 타고난 강골이었다. 비록 몸집은 자그마하고 마른 편이었지만, 누구보다도 힘도 셌고, 체력도 좋았다. 그러나 그런 그도 1991년의 봄은 견디기 어려웠다. 무슨 일인가로 지하창고를 쓸 수 없어서, 시위용품들을 7층 복도에 두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그것을 운반해야 했다. 특히 앰프를 옮기는 일은 지옥이었다. 그때도 그만이 한 번도 쉬지 않고, 1층에서 7층까지, 또 7층에서 1층까지 앰프를 지고 오르내렸다. 물론 그라고 그 일이 쉬웠겠느냐마는 그는 한 번 멈춰 서면 그만큼 더 힘들어질 뿐이라고 생각했다. 물러서면 안 된다고. 대학 1학년부터 그런 그의 타고난 힘과 체력, 그리고 성실성은 유명했다. 하지만 선배들은 그가 훌륭한 학생운동가는 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에게 부족한 것은 학습능력이었다. 2학년이 되어서도 세미나를 진행하는 역할을 맡지 못했다. 물론 그를 좋아하는 선배나, 후배는 많았다. 그는 어쨌든 타고난 일꾼이었고, 누구에게도 아무 불평을 하지 않았다. 몸을 쓰는 일이라면 언제든 그가 가장 먼저 불려졌고, 그는 언제라도 준비되어 있었다. 무거운 것을 나르는 일뿐만 아니라, 그의 또 다른 장점은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이었다. 무대장치를 조립하거나, 대형걸개를 걸거나 할 때, 그는 마치 원숭이처럼 두려움 없이 재빨리 꼭대기까지 올랐다. 아시바를 조립하는 속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어느 날, 그의 후배 중 하나가 자기 몸에 불을 붙인 채, 건물 3층 난간에서 뛰어내렸을 때도 그는 근처에서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그가 있던 곳도 거의 3층 높이였지만, 불길에 휩싸여 바닥에서 뒹구는 후배를 보았을 때,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뛰어내렸다. 그 일로 그는 한쪽 발목 인대가 끊어졌고, 여러 달 동안 깁스를 한 채 학생회관을 오르내려야만 했다. 그리고 이제 이십여 년이 지난 현재에도 신경 써서 걷지 않으면 쩔뚝이는 것처럼 보였다. 후배의 유서에는 여러 말이 적혀 있었지만, 그중에서 그가 인상깊게 읽었던 문구는 ‘돌아오지 않는 화살이 되어’였다. 이제 와서는 뭐가 뭔지 알 수 없었지만, 그때는 모든 게 너무나 분명했다. 그것은 전혀 어리석은 행동처럼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숭고한 행위로 느껴졌다. 그는 아주 깊은 슬픔을 느꼈지만 역설적으로 그만한 기쁨도 느꼈다. 이제 곧 모든 것이 바뀌리라 생각했고,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남은

어리둥절했다. 그런 일들이 계속되었다고 말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자식이

그는 구두를 벗어 가지런히 바닥에 두었다. 퉁퉁 부은 발목 때문에 다시

사람들의 열정밖에 없는 것 같았다. 그는 1991년이 지나고, 92년, 93년이 될

생기면서, 그의 힘과 체력, 타고난 성실성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그 가족을

신으려면 고생 꽤나 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맞는지 틀리는지

때까지도 학교에 남았다. 졸업을 연기하면서 5학, 6학까지 버텼다. 그러나

지켜주지 못했다. 운이 좋았던 때도 있었다. 마지막에는 운이 나빴다. 그는

그는 잘 알 수 없었다. 내가 다시 신어야 할까? 왜 자신이 구두를 벗었는지

그 무언가는 항상 그의 앞에, 비록 아주 조금이었을 뿐이라도, 언제나 손닿지

모은 돈을 탈탈 털고, 대출까지 껴서 목좋은 대리점을 인수했다. 권리금만

그는 몰랐다. 내가 지금 뭘 원하고 있는 거지? 그는 난간에 올랐다. 해가 지고

않을 만큼의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는 것 같았다. 지금의 아내를 만난 것도,

1억이 넘었다. 그건 사기라고도 할 수 없었다. 아무도 그를 속이지 않았지만,

있었다. 주변은 샛노랗게 물들었다. 모든 게 너무 오래전에 일어난 일이었고,

학생회관에서였다. 그녀는 신입생이었다. 어느 날 술을 마시며 우르르

어쨌든 무언가가 그를 속였다. 지금은 의료장비업체의 영업직으로 일하고

단 하루도 그날로부터 멀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혁명은 추억이 될 수 없었다.

몰려다니다 마지막으로 건물로 돌아왔다. 문이 잠겼는데 아무도 열쇠가

있다. 매일 수 십군데의 개인병원, 특히 치과를 돌아다녀야 했다. 인대가

그는 자신이 진짜 노동자, 철의 노동자가 되길 원했다. 돌아오지 않는 화살이

없었다. 그는 복도 창문을 통해 난간을 넘어 사무실 창문을 열고 들어가 문을

끊어졌던 발목이 말썽이었다. 해가 질 무렵이면 발과 발목이 퉁퉁 부어

되어, 적의 심장을 향해서 쏘아지길 바랐다. 그에게는 항상 그런 용기가

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난간과 난간 사이를 뛰어서 건너야 했다. 비록 먼

올랐다. 그는 그 시절 자신이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내렸던 학생회관이 보이는

있었다.

거리는 아니었지만, 7층 높이였다. 아내는 그런 그를 봤고, 거기에 무언가가

병원의 옥상을 발견했다. 그는 며칠 내내 일과의 마지막을 그곳에서 보냈다.

있다고 느꼈다. 용기 이상의 무언가. 다른 사람들은 그저 미친 짓이라고 여긴

아내는 아이가 사립초등학교에 다니길 원했다. 1년에 등록금만 천만 원이

그의 행동에서.

넘었다. 그 돈을 대기 위해서, 자신이 하루에 몇 군데의 치과를 돌아다녀야 하는지, 그는 정확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하루는 너무 짧았고, 몸도 예전

30

운동에서 손을 떼고 그가 제일 먼저 직업으로 삼은 일은 학습지 교사였다.

같지 않았다. 그는 결국 멈춰야 했다. 멈춰서 쉬어야만 했다. 엘리베이터가

세미나도 진행하지 못했던 그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일이었다. 그래도

없는 건물에서 거의 자기 몸의 반 정도 되는 커다란 앰프를 등에 지고 7층까지

1년은 버티라고 아내는 말했다. 그래야 퇴직금이라도 받을 수 있다고.

오르는 일은 정말 힘들었다. 그래도 그는 한 번도 쉬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하지만 학습지 교사는 개인사업자였다. 퇴직금이 있을 리가 없었다. 그는

너무 지쳤다.

E L E P HA N T - S H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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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가을 퀸Queen의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와 마이클 잭슨Michael

자세한 문의는 info@elephant-shoe.net 으로 메일을 보내주세요.

Jackson의 듀엣곡이 공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무려 30년 전인 1983년

캘리포니아에서 세 곡 정도를 녹음한 후 서로 시간을 내지 못하는 바람에

+promote yourself

더 이상의 작업이 불가능했다고 하네요. 퀸의 매니저는 당시 잭슨이 스튜디오 안으로 라마(낙타과의 동물)를 데리고 오는 바람에 머큐리가

뮤지션 여러분 본인의 음악을 홍보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프로필과 사진,음원 링크 (youtube /sound cloud등 웹상의 스트리밍)를 espromote@gmail.com 으로 보내주세요.

화를 내기도 했었다고 하는군요. 이제는 음악계의 전설이 되어버린 둘의 듀엣곡을 곧 들을 수 있다니 몹시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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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릿 폭시스Fleet Foxes, 폴스Foals, 비치 하우스Beach House 같은 밴드들이 소속되어 있는 시애틀의 서브 팝 레코드Sup Pop Records 는 너바나Nirvana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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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에서 보낸 이메일이었는데요. NFL 선수들뿐만 아니라 슬라이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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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 café Gregory 02-322-9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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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é JASS 02-6083-5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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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é local 02-4214-4420

pattern 02-322-6797

함박식당 070-4409-0205

café MINI 02-322-6056

PAUL & LINA 02-336-0933

향레코드 02-334-0283

CAFÉ NOSTALGIA 02-6398-4464

Read Cafe 02-323-0321

호우 café bar 02-322-5425

café Nthen 02-325-1718

Shim's Tapas 02-3141-2386

히루냥코 02-322-7596

CAFÉ ORGANIC 02-332-4650

Slunch Factory 02-6367-9870

café Oui 02-338-0407

STOCKHOLM

스투피드Slightly Stoopid 같은 밴드들의 인사가 들어갈 동창회 축하

보낸 것이죠. 여성 멤버까지 포함된 네 명의 가짜 너바나 멤버 중에는

사랑한다고 답 문자를 보냈다고 하네요.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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