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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김 소 영
제25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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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사고보다 더 무서운 거짓말
2012년 3월 15일 목요일
봄 방학 여행외곽도로는 아직 한 겨울… 안전운행 휘슬러에 내일까지 많은 눈 예보
12분 완전정전 초유의 사태···목격 직원 수십 명 모두 침묵
봄기운이 만연하다는 3월이 찾아 왔지만 당분간 꽃샘추위는 계속 될 전망이다. 12일 메트로 밴쿠버를 강타한 시 속 100㎞에 달하는 강풍이 불면서 시내 곳곳에서 전기가 끊기고 쓰 러진 나무에 차량이 파손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13일에는 쌀쌀한 날씨를 보이며 고지대에는 폭설이 내려 아직 겨 울이 끝나지 않음을 알렸다. 밴쿠버를 벗어난 외곽지역은 눈
부산시의원이 우연히 알게 돼
사태 경고로 인해 아직 한 겨울 분위기이다. 전문가들은 휘슬러나 내륙지방 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한 겨울 도로 상태로 안전운전을 당부하며 지난 몇 일간 내린 눈으로 산악지 역 고속도로를 달리는 운전자들 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전했다. 제프 와즈만 교통부 관계자는 봄방학 기간중 산악지방을 여행할 때는 겨울철 운전에 대비해 만반 의 준비를 할 것과 오늘과 내일 휘
슬러와 내륙지방에 더욱 많은 눈 이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 다. 특히 씨투스카이 고속도로, 코 퀴할라 그리고 오카나간 방향으로 여행시에는 스노우타이어 또는 체 인을 반드시 준비하고 눈 길 고속 도로 주행시 정차가 필요할 시에 는 필히 체인업 지역에서만 정차 를 하는게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덧붙여 5월까지는 겨울철 운전 임을 명심하고 준비와 안전운행을 밴쿠버 중앙일보 거듭 당부했다.
潘총장서울 핵안보회의서 북핵문제 논의 기대 "정식의제 아니지만 양자협의 가능‥北 참여는 난망" 지난 4월 23일 오후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1호기 인근 해안에서 환경단체 회원들이 고리원전 1호기 폐쇄와 핵단지화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갖고 거리행진을 하고 있는 모습
부산시 기장군 고리원자력발전소. 이곳엔 요즘 한창 방벽 쌓기 공사 가 진행 중이다. 쓰나미가 와도 끄떡 없도록 고리 1~4호기 앞 해안 방벽 을 현재의 7.5m에서 10m로 높이는 공사다. 지난주 기자가 현장을 찾았 을 때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 지금 방벽으로도 충분하지만 국민 을 안심시키기 위해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방벽 높이기를 포함, 5년간 한수원은 원전 안전을 위해 1조1000 억원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그런데 이 천문학적인 돈이 말 그 대로 ‘매몰 비용’이 되게 생겼다. 원 전 사고보다 무서운 적(敵)이 방벽 바깥이 아니라 안쪽에 웅크리고 있 었기 때문이다. 바로 은폐와 거짓말 이란 적이다. 지난달 9일 고리 1호 기에 12분간 전원이 끊겼다. 백번 양 보해 여기까지는 그럴 수 있다 치자. 문제는 다음이다. 발전소 직원들은 이를 한 달여나 숨겼다. 자칫 하면 영영 묻힐 뻔했다. 부산시의회 김수 근 의원이 우연히 사고 소식을 듣고 확인에 나서면서 비로소 진상이 알 려졌다. 한수원 사장도 원자력안전 위원회도 몰랐다고 한다. 현장에 감 시 인력을 파견해 놓고도 말이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사고가 터 진 지난달 9일로 거슬러 가보자. 이 날 오전 지식경제부와 한수원은 원 전 고장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목 표는 ‘고장 제로’, 방법은 ‘엄벌’이었 다. 작업자 과실을 무겁게 처벌하고 기관장 평가에도 반영하겠다는 제 재 내용이 주였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1년을 맞아 불안이 커 진 데다 핵안보정상회의도 코앞으 로 다가오고 있을 때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손쉽게 효과 를 내기 위해 문책 위주의 고강도 대책을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8시34분. 고리원전 1 호기의 전기가 끊겼다. 현장에서 이 를 지켜본 직원만 60~100명. 그러나 이 일은 한 달 넘게 비밀에 부쳐졌 다. 김종신 한수원 사장은 “마침 사 고 방지를 다짐한 바로 그날 문제가 터지자 직원들이 가슴앓이만 하며 시간을 흘려버린 것 같다”며 "그러 다 내부 제보로 알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원전 고장 은 한 해 7~8차례 생긴다”며 “무턱 대고 이를 ‘제로’로 만들라며 몰아 붙이니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생 긴 것”이라고 말했다.
원전은 철옹성이다. 내부로 들어 가려면 2중, 3중의 엄격한 보안 점 검을 받아야 한다. 직원들이 입을 닫으면 그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 나는지 바깥에선 알기 어렵다. 문 제를 숨기고 축소하고 싶은 유혹이 언제든 생길 수 있다. 지난해 4월에 도 그랬다. 3호기 정전으로 비상발 전기가 작동됐다. 고리원전 측은 ‘ 전기 계통 이상’이라는 말로 넘어갔 다. 기자들이 추궁하자 비로소 정비 직원의 실수를 인정했다. 사고 후 9 시간이 지난 뒤였다. 14일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대국민 사과를 했다. 관계자들을 엄 중 문책하겠다고도 했다. 한수원 사 장도 “책임 질 게 있으면 지겠다” 고 했다. 문제의 뿌리인 원전 운영 의 불투명성은 그대로 둔 채 ‘문제 발생→책임 추궁’이란 도식을 되풀 이한 것이다. 이래서야 다음에도 같 은 일이 되풀이되지 말라는 보장 이 없다. 서울대 황일순(원자핵공학) 교수 는 “안전 설비라는 하드웨어 못지않 게 투명성 확보를 위한 소프트웨어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오는 26∼27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2차 핵안보 정상회의에서 북한 핵문제 에 대한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 대한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반 총장은 이날 유엔본부의 총장 집무실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 터뷰에서 "핵안보 정상회의는 특 정 국가의 비확산 문제를 다루는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북핵 문제 는 정식 의제로 상정되어 있지 않 다"면서도 "세계 주요국가 정상들 이 참여하는 만큼 양자협의 등 별 도의 계기에 논의가 가능할 것으 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핵 문제의 심각성이 있고, 특히 한국 이란 무대에서 이뤄지는 만큼 일 부 국가들 사이에서 6자회담의 조 속한 재개 필요성과 한반도의 비 핵화를 달성함으로써 현재 국제사 회가 걱정하는 핵안보 협력에 기여 할 수 있는게 아니냐는 의견이 제 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서울 정상회의 참가 가능 성에 대해서는 "최근의 북한 내부 상황과 한국 정부의 초청에 대한 그간의 반응에 비춰 볼때 얼마 남 지 않은 이번 회의에 참석을 기대 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본 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유엔이 서울 정상회의
사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에서 제기할 의제와 관련, "다자 차 원의 핵안보와 원자력 안전체제 강 화를 위한 몇가지 행동계획을 제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구체 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대량파 괴무기 비확산과 핵테러리즘 방지 를 위해서는 금융제재 측면을 강화 할 필요가 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 회의 제재 결의도 갈수록 이 분야 를 중시하는 만큼 적극적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 핵테러 의심이 있는 국가나 조직에 대한 국제사회 의 금융제재 필요성을 역설할 것임 을 시사했다. 또 "고농축 우라늄이나 플루토늄 같은 핵분열 물질의 근원적인 차단
이 이뤄지지 않는 한 여타 조치들 은 반쪽 대응에 불과하다"고 언급, 답보상태인 핵분열물질생산금지조 약의 협상 개시를 촉구할 방침임을 내비쳤다. 반 총장은 2010년 G20(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이어 국 제안보 분야의 최고위급 포럼인 핵 안보 정상회의가 고국에서 열리게 된데 된데 대해 자랑스럽게 여긴다 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이번 회의의 성공을 통해 한국의 국가 브랜드가 한단계 업 그레이드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