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No.01 / SPRING 2011
360 SOUNDS STICKY MONSTER LAB YOONHYUP & ROSTARR
SMART PHONE, TABLET PC & SOCIAL NETWORK SERVICE
SPRING.2011
1
Alloy Collection
Editor’s Letter ‘매거진 키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잡지를 좋아했다. 사고, 읽고, 모으고, 그 안의 아름다운 문장과 욕망 덩어리를 소비했다. 소싯적 에는 패션잡지 편집자가 되고 싶은 마음도 컸지만 어딘가의 소속이 되어 그 직업을 이어가는 것은, 운명처럼 나와는 엇나갔다. 아직도 잡지에 외부 원고를 쓴다. 소속은 없다. 그렇게 여러 직업을 거쳐, 지 금은 이렇게 한 출판물에 들어갈 편집자의 서문을 쓴다. 잡지라고 하기엔 몇 퍼센트인가 부족한 이 책을 어떻게 정의할까 고 민했다. 우리는 스펙트럼(Spectrum)이란 이름을 붙였다. ‘빛의 띠’ 라는 뜻이 있고, ‘생각의 범위와 영역’을 나타내는 명사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디자인이 세상을 편하고 이롭게 하는 경우를 우리는 쉽게 체감하지 못하지만 어느 순간엔가 겪는다. 가령 지하철에서, 갈아타 기 편한 출구를 표시한 시각 기호가 도움되었다면 모르는 사이에 삶 은 조금 편해진 것이다. 모든 경우에 쉽게 드러나진 않는다. 이 책 또 한 비슷할 것이다. 고작 100페이지 남짓한 작은 책자가 완성되기까 지 몇 달에 걸친 회의와 수십 명과의 만남, 잦은 전화와 이메일이 있 었고 무엇보다 사람과 사람이 대면했을 때의 힘이 있었다. ‘인케이스 (Incase)’라는 이름의 디자인 제품과 어울리는 이들을 찾고, 친구들 혹은 동료들과 협의하고, 마치 로드 무비를 찍는 것처럼 서울 곳곳을 탐험했다. 어느 정도 상업적인 의도가 깔린 책이지만 그것이 부끄럽 다거나 그릇되었다고 결코, 느끼지 않는 이유는 담고 싶은 것을 온전 히 담아낼 수 있었다는 작은 자부심이 있기 때문이다. 스펙트럼의 첫 호에 담긴 사람들, 그들의 사진과 이야기는 편집자가 항상 생각하던, 또 이 책자를 발행하기로 한 프리즘(PR1ZM)의 대 표 양준무가 항상 생각하던 접점에 있다. 지역을 기반으로 작업하고, 어떤 행위들이 단지 소비되는 것에 그치지 않도록, 진심을 담아온 이 들에게 우리는 연락을 취했고 그렇게 대화가 시작되었다. 여러분이 어떤 반응일지 자못 궁금하다. 작은 크기, 작은 사진과 글자, 그리고 어느 정도의 광고와 홍보까지. 잡지의 구성 요소를 갖고서 조금 다른 방향을 볼 수 있는 첫걸음이 되길 바란다. Editor 홍 석 우
2 SPECTRUM
Contents
ISSUE No.1 / SPRING 2011
02 Editor’s Letter 04 Archive
14
History of Incase Artists collaboration with Incase 2000-2010
14 People Sticky Monster Lab 360 Sounds
31 Articles Fashion - 홍석우 Design - 부창조 Art - Rich Lim Book - 이로 Street - 김종선 Music - DJ Soulscape Tech - 정우영
04
46 Pictorials INCASE MEETS innovative people in this city
80 Gallery
46
ROSTARR vs YOON HYUP at New York
90 Products
80
Incase 2011 Spring
102 Stores
22
104 Credits SPRING.2011
3
archive
history of incase
1997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설립된 인케이스(Incase)는 단순 한 캘리포니아의 라이프스타일을 뛰어넘어, 전세계의 소비자들에 게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인케이스는 그들만의 크리에이티브한 도 전 정신과 서브 컬처를 절묘하게 접목시켜, 애플의 유저뿐만이 아닌 Fashion과 Art, Design, Music, Street, Tech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모든 소비자 층에게 사랑 받는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이 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인케이스의 제품들은 세련된 디자인과 함께 최상의 퀄리티를 자랑 하는 훌륭한 소재들과 우수한 색감, 그리고 휴대와 수납이 용이한 실용적인 디자인이 특징이며, ‘A Better Experience through Good Design(훌륭한 디자인을 통한 탁월한 경험)’이라는 브랜드 슬로건에 충족하는 모든 제품 군은 애플의 기기들은 물론, 다양한 연 령층과 직종, 그리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다양하게 활용 할 수 있도 록 디자인 되었다. 포토그래퍼와 스케이트 보더, 그래피티 아티스트, 언더그라운드 뮤 지션 등 각자의 직종과 근무 환경에도 최적화 되는 인케이스의 다양 한 시각과 시도들은 그러한 제품을 사용하는 이들에게 강한 만족감 과 제품에 대한 신뢰를 이끌어내며, 국내 외 두터운 매니아 층을 보 유하고 있다. 기존의 하이테크 액세서리 시장은 블랙과 그레이 등 다소 어둡고 차 분한 컬러의 무채색 일변도로 컬러풀한 색상과 새로운 소재의 시도 가 다소 부족한 상황이었고, 소비자들 또한 기존에 출시되어 있는 제 품들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시장에 서 인케이스는 새로운 소재와 컬러, 제품의 기능을 최대한으로 발휘 할 수 있게 도와주는 혁신적인 디자인의 제품들을 선보이며 많은 사 랑을 받고 있다. 앞으로도 인케이스는 제품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기능은 완벽히 유 지시키며, 심플하고 세련된 디자인과 컬러, 그리고 수준 높은 프로텍 트 기능의 제품들과 국내 외 다양한 아티스트들과의 콜라보레이션으 로 소비자들에게 가깝게 다가설 것이다.
4 SPECT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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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rated by Arkitip 인케이스는 아키팁 매거진(Arkitip Magazine)과 함께 ‘큐레이티드 바이 아 키팁(Curated by Arkitip)’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Curated by Arkitip’은 독창적인 미학과 기술을 높이 평가하는 사용자에게 예 술적 아름다움을 갖춘 제품을 공급하고자 인케이스와 함께 마련한 프로젝트 입니다. 모든 아티스트는 해당 예술 분야에서의 활약상과 독창적인 시각을 기 준으로 아키팁에서 엄선하며, 크링크(Krink), 파라(Parra), 스티븐 해링턴 (Steven Harrington), 앙드레(André) 등 다양한 아티스트와 함께 여러 예 술적인 아름다움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goincase.com/curatedbyarkitip arkitip.com/cur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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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그 코스텔로(Craig Costello), 일명 크링크(KRINK) 또는 KR이라고도 불리며 현존하는 가장 공상적이고 영감을 주는 예술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또한 그는 최고 품질의 수제 잉크 및 마커를 생산하는 브랜드 KRINK의 창립자이기도 합니다. KR 제품은 거리와 스튜디오에서 그가 펼치는 작품 활동, 그리고 떨어지는 잉크 의 미학으로 인해 명성을 얻 었습니다. Curated by Arkitip은 KR의 예술성을 Incase 라인의 대표 상품 중 하나인 Incase MacBook Sleeve에 결합시켜 최고의 클래식 슬리브를 탄생시켰습니다. goincase.com/curatedbyarkitip/krink kri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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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Nike), 에이라이프(Alife)를 비롯한 유명 브랜드와의 공동 작업으로 이미 명성을 얻은 파라(Parra)는 적스타포즈(Juxtapoz), 월페이퍼(Wallpaper)를 비롯하여 컴플렉스(Complex), 뉴욕매거진(New York Magazine)과 같은 유명 잡지에 소개된 바 있습니다. 현재 그의 고향인 암스테르담에서 창작 활동을 계속하는 가운데 매년 몇 건씩의 상업 디자인 작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Parra의 디자인은 옛날 만화의 전투 장면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직접 손으로 그 린 그의 과감한 그래픽을 여실히 보여 줍니다. 화려한 색상, 뛰어난 일러스트레이 션 텍스트에 재기발랄한 유머를 결합하여 명성을 얻 은 Parra의 작품은 90년대 초기 음악 및 거리 문화로부터 지대한 영향을 받은 그의 독특한 스타일을 높이 평 가하는 신세대 디자인 애호가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goincase.com/curatedbyarkitip/parra rockwellclothing.com
스티븐 해링턴(Steven Harrington)은 미국 LA에서 살면서 활 동하고 있습니다. 1965년부터 1972년까지 발간된 타임 라이프 (Time Life) 백과사전, 중고품 할인상점, 그리고 60년대 무디 블루 스(The Moody Blues)의 사이코 사운드로부터 영향받은 그의 작 품은 ‘컨텍스트 객체주의(contextual objectivism)’로 불립니다. 즉, 각 작품은 실체가 있는 객체이며 큰 맥락에서 보면 서로 공생 관 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Harrington은 의뢰를 받아, 또는 자신의 영 감에 따라 작품을 제작하며 동료 아티스트인 저스틴 크리트마이어 (Justin Krietemeyer)와 함께 내셔널 포레스트 디자인(National Forest Design)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Steven Harrington의 원작이 15” MacBook Pro Sleeve 및 iPhone 3G Slider Case에 프린트 되어 있습 니다. goincase.com/curatedbyarkitip/stevenharrington stevenharrington.com nationalfore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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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토드 세인트 존(Todd St. John)이 탄생시킨 헌터 개더러(Hunter Gatherer)는 뉴욕 에 있는 디자인, 일러스트레이션, 애니메이션 및 프로덕션 스튜디오로 명성이 높습니다. 독특하 고 개성 만점인 프로젝트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이곳에서는 종종 실험적인 핸드메이드 기술과 복 잡한 공법이 만나곤 합니다. Hunter Gatherer는 처음부터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여 한정 수량만 집중하여 생산하는 소규모 생산 방식을 고집해 왔습니다. Curated by Arkitip을 위한 Hunter Gatherer 제품은 이 스튜디오의 주력 작품이 되었습니다. 이 밖에도 나이키, VH1, 뉴욕타임스 티매거진(The New York Times T: Magazine) 등을 위한 각종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는 물론 뉴욕시 친환경 사업인 GreeNYC가 그들의 주력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나뭇결에서 영감을 얻은 Incase용 제품은 HunterGatherer와 함께 작업하는 Gary Benzel과 St. John이 공 동으로 디자인한 작품입니다. 이들은 이 나뭇결 패턴을 만들어 가구에서 스케이트보드 데크까지 다양한 제품에 적용했습니다. 이 시그니처 디자인은 Curated by Arkitip이 15” MacBook Pro Sleeve 및 iPhone Slider Case 등 자체 시그니처 제품을 추가하면서 더욱 보강되었습니다. goincase.com/curatedbyarkitip/huntergatherer huntergather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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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웁살라 출신인 앙드레(André)는 1985년 파리의 벽에 그래피티를 그리기 시작한 이후 파 리에서 가장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하는 그래피티 예술가 중 한 명이 되었습니다. 그는 작품에 tag name(일종의 서명) 대신에 “Mr. A”라는 중절모를 쓴 봉선화(棒線畵) 캐릭터를 그래피티에 그리 기 시작한 화가이기도 합니다. 그의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 “러브 그래피티(Love Graffiti)” 에서 André는 클라이언트가 선택한 장소에 버블 레터(Bubble Letter-물방울 무늬의 문자)로 애 인의 이름을 크게 그리는 프로젝트였습니다. 2004년 André와 그의 동료들은 폐업한 윤락업소를 개조해 르 바론(Le Baron)이라는 엘리트 마이크로 클럽을 열었습니다. André는 밤 문화 그 자 체의 예술을 계속해서 재정의해가고 있습니다. André는 파리와 뉴욕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활발 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André를 유명하게 만들어 준 독특한 “Mr. A” 라는 오리지널 캐릭터를 15”MacBook Pro Sleeve와 iPhone 3G Slider Case에 스크린 프린트하였습니다. goincase.com/curatedbyarkitip/andre lovegraffiti.com / monsieura.com 10 SPECTRUM
에반 히콕스(Evan Hecox)는 도시 환경의 묘미를 작품에 담아내는 화가 이자 디자이너입니다. 도심의 일상적 환경 속에서 그냥 스쳐 지나가는 사 람들과 도심의 복잡함에 매료된 그는 극명한 대조와 추상적 묘사로 영화 속 한 장면같이 도시의 모습을 작품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슬라이드 영상이 나 스냅 샷 같은 Hecox의 작품은 현대의 도심을 활보하는 평범한 사람들 의 일상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만의 스타일리스틱한 묘사법은 형태와 색상에 영향을 주는, 즉 이미지를 분해하여 일부 요소는 제거하고 일부는 강조하는 증폭 프로세스 기법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그 의 작품은 독특하고 즉각적으로 인지되는 심미적 특성이 특징이며, 로스 앤젤레스, 시드니, 런던과 동경을 비롯한 전 세계 화랑에서 전시하고 있습 니다. 현재 Hecox는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동경, 런던과 뉴욕시에 경애를 표하는 Evan Hecox의 원작이 iPhone 3G Slider Case 및 15”MacBook Pro Sleeve에 프린트 되어 있습니다. goincase.com/curatedbyarkitip/evanhecox evanheco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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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 스테식 3세(C.R. Stecyk lll)는 그래피티 및 스트리트 아트 장르에 큰 영향을 미 친 것으로 널리 알려진 멀티미디어 아티스트입니다. 300개 이상의 국제 전시회에 참가 했으며 그의 작품은 수많은 공공 소장품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Stecyk이 만들고 칠한 서프보드는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영구 보관되어 있습니다. 그는 또한 선댄스 상을 받 은 다큐멘터리 영화 <독타운과 Z-보이스(Dogtown and Z-Boys)>의 시나리오 작가 이자 프로덕션 디자이너였습니다. Stecyk은 혁신적인 제퍼(Zephyr) 아틀리에를 공 동 설립했으며, 이곳에서 미키 도라(Miki Dora), 스킵 엥그브롬(Skip Engblom), 제 이 애덤스(Jay Adams), 제프 호(Jeff Ho), 토니 알바(Tony Alva), 조엘 튜더(Joel Tudor) 같은 사람들을 위해 채색한 보드가 서핑과 스케이트보딩의 그래픽 스타일을 만 드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C.R. Stecyk은 현재 캘리포니아 Ocean Park에서 거주 하며 작품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C.R. Stecyk의 원작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해골 그래픽으로 꾸민 iPhone 3G Snap Case가 있으며, 15” MacBook Pro Sleeve에는 전설적인 스케이트보더 Jay Adams의 사 진이 새겨 져 있습니다. goincase.com/curatedbyarkitip/stecyk
12 SPECTRUM
José Parlá 는 작품 활동을 위해 여러 역할을 자청하는 예술가입니 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스토리 텔러로서, 역사를 기록하는 기록자 로서, 독창적인 캘리그라피와 글 일부를 지운 듯한 고대문서의 느낌 으로 자신의 경험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역대기 같은 그의 작품은 시 간의 흐름 속에서 닳은 듯하거나, 일상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는 낡 은 외관과 같은 배경을 묘사하고 있으며 여러 겹의 페인트로 낙후된 도시의 벽들, 낡은 포스터 그리고 수년간 방치된 도심의 풍경을 작품 의 주제로 삼고 있습니다. 스토러텔러로서 Parlá 는 시각적인 대화만 으로 전달할 수 있는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를 작품에 담고 있습니다. Parlá의 원작들이 프린트 된 이번 제품은 iPhone 4용 Slider Case와 함께 프 리미엄 페블 가죽으로 제작된 15” MacBook Pro Sleeve 및 iPad용 Convertible Book Jacket이 있습니다. goincase.com/curatedbyarkitip/joseparla josepar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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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interview
design
Sticky Monster Lab editor 홍석우 Hong Sukwoo photography 정재환 Jae Chung photographer assistant 김래현 Kim Rae hyun ©image courtesy of Sticky Monster Lab
광고 제작사 직원, 프리랜서 디자이너, 전시 및 영화제 기획자, 그리고 피 규어 아티스트로 활동하던 이들이 조용한 모임을 만들었다. 첫 번째 전시 가 열린 2008년, 이름 대신 스티키몬스터랩(Sticky Monster Lab)이라 칭한 이들은 스스로 FLA(최림), BOO(부창조), NANA(김나나), C+(황 찬석), INAE(강인애)라 불렀다. 국적도 이름도 모호한 영상 속에선 귀여 운 몬스터들이 그리 귀엽지만은 않은 짓들을 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열광 했다. 그리고 수년 후, 스티키몬스터랩은 세 번째 전시 <03>을 준비한다. 5 년이 훌쩍 지났다. 그 시간 속 이야기를 물어보기에 알맞은 세월이 흘렀다. 14 SPECTRUM
One PRODUCER, Two DIRECTOR, Two FIGURE ARTISTS
Boo, Fla, Inae, C+, Nana
홍석우(이하 Q): 이번 인터뷰는 서울에서 작
나나(NANA, 이하 N): 조금 전 질문이 우리
업하는, 지역색을 띠면서 정체성을 유지하고
가 만든 취지였다. 2007년경, 상업 일러스트,
외부와도 작업하며, 그 작업을 지속하는 이들
편집 디자인, 행사 기획, 영상 광고 등 각자의
에 대한 인터뷰이다. 스티키몬스터랩(Sticky
기술로 남의 것을 만들어주는 작업을 하다 보
Monster Lab, 이하 SML)의 초창기 얘기가
니(NANA는 레스페스트 디지털영화제 기획
궁금하다.
자였고 최림(FLA, 이하 FLA)은 디자인 프로 SPRING.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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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션에 다녔으며 부창조(BOO, 이하 BOO)는
N: 당시 전주영화제에서 기획팀장으로 일했는
프리랜서 디자이너였다) 재미가 없었다. 우리
데 FLA가 할 얘기가 있다며 올라오라고 했다.
것을 만들고 우리가 만들어낸 것으로 돈도 벌
올라가보니, 일하다 만난 친구 사이였던 FLA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했다. ‘우리가 잘하는 것
와 BOO가 미리 팀을 만들자고 합의하고, 나
으로 좋아하는 걸 해보자’는 취지였다. 고릴라
한테 연락한 거다. 바로 ‘그래’ 했다. 2007년 5
즈(Gorillaz, 영국에서 데이먼 알반와 제이미
월의 일이다. 두 달 후 레스페스트 영화제에서
휴렛에 의해 만들어진 4인조 가상의 혼성 가수
기획 일을 할 때, 우리가 만든 회사에서 비쥬얼
그룹)처럼, 전 세계 어디에 있든 자유롭게 하고
아이덴티티를 만들고 디자인 작업을 하기고 했
싶은 일 하면서 돈도 벌고 하면 재밌겠다는, 당
다. 나이키(Nike)는 당시 레스페스트 메인 스
시에는 허황한 우스갯소리를 했다. 지금 모습
폰서였다. <러너스(The Runners), 2007>
이 그런 얘기들로 만들어진 것 같다.
도 그렇게 시작된 것이다.
Q: 정말 조금씩 그렇게 되는 과정 아닌가? 인
Q: 처음 세 명이 시작했는데, 피규어 아티스트
터뷰용으로 SML의 피규어 사진을 찍을 건데,
인 강인애(INAE, 이하 INAE)와 황찬석(C+,
내가 처음 생각한 이미지도 고릴라즈처럼 가상
이하 C+)가 합류하게 된 배경은.
의 팀이었다. 16 SPECTRUM
N: 2008년, 애니메이션 <몬스터즈(The
N: 인원이 적다 보니, 모두가 처음부터 끝까지
Monsters), 2008> 막바지 작업 중이었다.
책임져야 한다. 전시 때마다 초주검이 된다. 어
보통 영화제 상영이 기본적인 방법인데, 아트
느 정도였느냐면, 음식 준비했다가, 전화했다
웍, B 컷, 영상 외적인 요소들과 소품까지 모
가, 포스터도 말다가, 피규어 놓을 아크릴 상자
아 입체적으로 전시하고 싶었다. ‘피규어도 좋
도 제작하고… 정말 전쟁터였다. 늘 그랬다. 긴
지 않을까’ 해서 무작정 검색한 거다. 홍콩의 핫
시간 준비하는 것도 아니고 비용이 넉넉지 않
토이(Hot Toys)라는 피규어 회사에 한국 사
으니까. 2009년 상상마당에서 열린 전시 <포
람이 있다는 걸 블로그를 통해 알곤, 바로 쪽
스트 토이-토피아(Post toy-topia)> 때에도
지를 보냈다. 그의 블로그에서 우리가 만든 <러
전시 당일 새벽까지 실크스크린하고, 사탕에
너스> 포스트를 보고 관심은 있겠다고 생각했
눈코입 그리고. 굉장한 노다가 팀이다. (웃음)
다. (웃음) 우리 셋은 피규어에 대해선 아무것 도 모르는 백지상태였다. 바로 만나자는 얘기
Q: 작품 얘기로 넘어가 보자. <파더(The Fa-
가 나왔고, 처음부터 얘기가 잘 통했다. 그들
ther), 2009>를 정말 재밌게 봤다. 책 형식의
역시 ‘내 것’을 만들고 싶은 갈증을 느끼던 찰나
교차편집도 신선했고 주제도 확실했다. 어떻
에 우리를 만난 것이다. 처음에는 일종의 공동
게 시작한 작업인가?
작업(콜라보레이션) 개념이었고 나중에 정식 으로 합류했다.
N: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도 서로 이해하지 못 하는 관계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 보편적으
Q: 2D(그림)와 3D(영상, 피규어)가 융합된 것
로 접근할 수 있고 이야기를 풀 수 있는 관계를
이 SML의 스타일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어떻
찾다가 ‘아버지와 아들’로 첫 시리즈를 만들었
게 작업하는지 궁금하다.
다. 굳이 책 형식으로 만든 것은, 상반되고 분 할된 화면에서 각각의 이야기를 풀어내자는 의
N: BOO가 종이에 그림을 그리면, FLA
도였다. 영상과 책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책 넘
가 3D 프로그램으로 형태를 만들고, C+와
기는 모델링이라든지 애니메이션 테스트를 엄
INAE가 입체물로 만든다. 나는 그 과정 사이
청 많이 했다. 스토리의 경우 지금까지의 작업
의 필요한 것을 채워준다. 적은 인원에 비해 스
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부분인데, 사실 잔인하
펙트럼이 넓은 편이다. 그림, 영상, 피규어를
기도 하고 파격적이기도 하고 야하기도 하고 뭔
복합적으로 선보인 첫 전시 이후 거의 비슷한
가 문제가 좀 있다. (웃음) 그런 걸 귀엽고 친근
패턴으로 작업해왔다. 대상이나 주제만 달라
한 외모로 상쇄시키고. 그 두 가지가 이질적인
질 뿐이다. 우리 작업 특성상 다양한 이들이 좋
데서 오는 재미랄까? 그게 우리가 늘 가져가는
아한다. 앞으로는 새로운 제품, 공동작업, 패
정체성이다. 나와 다르다는 것, 보이는 게 전부
션 등 좀 더 저변을 넓힐 생각이다.
가 아니라는 얘기를 항상 염두에 둔다.
Q: 데일리 프로젝트(Daily Projects)에서 열
Q: 지금은 상업 광고처럼 외부 업체와 하는 일
린 첫 전시 <몬스터즈>는 특별히 기억에 남을
도 있으니까 말 그대로 직업이지만, 처음에 우
것 같다.
리 것을 해보자고 했을 때에는 생각한 것보다 실제 이어가는 데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나. 돈 SPRING.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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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도 되지 않고, 의견 충돌도 있었을 텐데. 어떻
데 비하면 정말 이례적인 경우였다. 훨씬 많은
게 극복했나.
제작비로 영상을 만들고, 우리가 디자인한 티 셔츠가 전국 매장에서 판매되고, 전시도 한 달
N: 일단, 한 5년 정도는 힘들 거라 예상했다.
간 진행하고, 피규어까지 만들었다. 막연했던
우리 것을 만들면 남의 작업을 못하니까. 그렇
일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이다. 어느 날 씨
다고 들어오는 일들을 하면, 굳이 SML을 만들
를 뿌렸는데 나무가 쑥 나온 게 아니라 씨를 뿌
어서까지 할 필요는 없지 않나 싶었다. 점점 이
리고 꾸준히 물을 줬다. <러너스>를 만들고, 기
왕 시작한 거니까 돌아갈 순 없다, 우리 것을 만
본형 캐릭터가 생기고, 그걸 바탕으로 <몬스터
들어서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진행해왔다. 힘
즈>의 세계관을 만들고, 서울시립미술관이나
들고, 겁도 나고, 반응이 없으면 어떡하지, 사
상상마당에서 전시하고, 그게 나이키라든지
람들이 좋아하지 않으면 어떡하지, 하면서 작
CJ 같은 회사의 흥미를 끌었다. 상업적인 일이
업했다. 운도 좋았다. 게다가 실력도 있는 친
지만 우리 색을 살리면서 할 수 있었다. 오랜 시
구들이었다.
간 고민하거나 의도한 것은 아니었고 자연스럽 게 됐다. 신기하기도 하고, 뿌듯했다.
Q: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어떤 전환점이 있 었나.
Q: 조금 질문을 바꾸자면, SML이 작업을 해 온 2007년부터 지금까지, 이 나라와 도시에서
N: 계기가 있었다기보단 첫 단추를 잘 끼웠다.
벌어지는 문화는 어떻게 변하고 있나?
그게 2007년도 레스페스트의 비쥬얼 아이덴 티티와 <러너스>를 만든 일이다. 당시 BOO와
N: 사실 이런 질문은 어렵다. 스스로 논하기엔
함께 비쥬얼 아이덴티티, 옥외홍보물, 브로슈
부족하다 생각한다. 나는 갈대 타입이라 해야
어를 만들었다. FLA는 혼자서 <러너스> 영상
하나. 이 사람 말도 저 사람 말도 맞아 보인다.
을 만들었다. <러너스>는 메인스폰서였던 나이
대신, 안 좋은 부분을 골라서 보고는 이런 것들
키의 프로모션으로 만든 영상이었다. 그 프로
은 하지 말아야지 다짐한다. 지금이 황무지라
모션을 위해 존재하진 않지만 진짜처럼 만든 피
고 해서 한탄할 게 아니라 조그맣게라도 좋은
규어도 영상에 내보냈다. 특별상영 날, 제일 뒷
땅이 되도록 노력하는 게 좋지 않나 싶다. 물론
자석에서 우리가 만든 <러너스> 티셔츠를 입고
답답한 부분도 많다. 촛불집회 나가서 물대포
봤다. 해보고 싶은 것을 영상으로나마, 자체
도 맞아봤지만, 정치할 것도 아니었고. 바뀌는
제작한 티셔츠로나마 해본 것이다.
게 없다면, 결국 내가 힘을 키우는 것이다. 자 신이 잘할 수 있는 부분에서 영향력을 만들고,
Q: 첫 작업 이후 나이키와 다시 작업했을 때는
경쟁력이 생긴다면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에
감회가 남달랐겠다.
서 인정받을 수 있지 않을까.
N: 2010년 월드컵 기간에 나이키와 다시 한
Q: SML 작업에는 언어가 없다. 국경, 국적에
번 만났다. 나이키에서 국내 아티스트 제품이
상관없이 볼 수 있다. 사실 처음 <러너스>를 접
출시된 것은 이번이 거의 처음이었다. 보통 나
했을 때 당연히 외국 작업이겠거니 했다. 지금
이키 본사에서 승인이 나는데 1년 정도 걸리는
SML이 바라보는 곳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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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SPECTRUM
N: SML이 뛰어노는 그라운드가 대한민국만
360 사운즈와 관계 있는 언팩트(Unfact) 스
은 아니다. 그렇다고 외국 지향인 것도 아니다.
토어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몬스터즈>의 주인
세계 누구에게나 먹힐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공 피규어 4종과 ‘SML’이란 이름으로 후드티
싶다. 하나 일화가 있다. 영국 초등학교 교사에
를 입은 피규어 4종이 있다. SML은 스티키몬
게 메일이 왔다. 학생들에게 <몬스터즈> 영상을
스터랩의 약자이기도 하고, ‘스몰, 미듐, 라지’
보여줬는데, 그걸 찰흙으로 만들고 놀면서 무
을 뜻하기도 한다. 실제 후드티를 입고 잇으니
척 좋아했더라는 얘기였다. 감동했다. 남녀노
까, 패션으로 적용하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소에게 다 어필할 수 있구나 느꼈다. 서울시립
한국형 플랫폼 토이라고 할까. 기본형에서 후
미술관의 <2009 미술관봄나들이> 전시 때, 우
드티만 계속 바뀌는 형태로 간다. 자체적인 후
리만 야외의 작은 상자 공간에 영상을 틀었는
드 디자인은 지속적으로 출시할 것이고, 디자
데, 아이들이 넋을 잃고 봤다. 아이들은 몬스터
이너 혹은 브랜드와 공동작업해서 후드를 계
들의 귀여운 동작을, 20-30대는 스토리를, 여
속 바꿀 수 있다. 스케이트보드 업체라면 스케
자들은 그림체와 색상을 봤다. 이제 어린이 사
이트보드를 들고 나올 수도 있다. 발매에 맞춰
업도 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느꼈달까. (웃음)
도산공원 근처의 플랫폼플레이스(platform PLACE)에서 세 번째 전시 <03>이 열린다. 올
Q: SML 공식 바이오그래피에는 360 사운즈
해 또 다른 목표가 있는데, 아직 비밀이다. (웃
와의 작업이 나와 있는데, 그 인연도 긍금하다.
음) 지금까지와는 다른 분야에서 새로운 도전 이 나올 것이다.
N: 레스페스트에서 만난 인연이다. FLA에게 느낀 가능성처럼 DJ Soulscape도 마음속에
-
서 늘 뭔가 같이 해봐야지 했다. 그러다 <몬스터
미팅의 연속이었던 추운 날, 면적이 넓은 커피
즈> 음악을 DJ Soulscape가 만들어주었다.
숍에서 이뤄진 거의 두 시간에 가까운 대화였
보답으로 그해 연말 카운트다운 360 스타디움
다. NANA는 ‘아까 아이패드가 에러나서 안 보
파티 때, 캐릭터와 포스터, 영상을 만들어 드렸
일 지도 모르지만’이란 단서를 달고 새로운 작
다. 그들은 일종의 친구 같은 파트너이다. 이 씬
업과 피규어, 또 그것들의 패키지디자인을 보
에서 서로 같이 좋은 일들을 하고, 360 사운
여줬다. 스티키몬스터랩에서 느낀 단순한 선과
즈도 음악만 하는 게 아닌 기획집단이니까. 점
밝은 그래픽들이 ‘몬스터’라는 이름을 달고 조
점 할수록 서로 자극받고, 연결해주고 또 도와
금 이질적인 균형감으로 화면 안에 있었다. 이
주기도 하고.
인터뷰가 공개될 즈음이면, 아마 그들의 세 번 째 전시가 열릴 것이다. 오프닝 리셉션에는 꼭
Q: 마지막 질문이다. 올해의 SML 프로젝트
참석할 예정이다. ‘순간’이라고 할까, 어떤 작
에 대해 얘기해달라.
업들이 꾸준히 이뤄지고 그것들이 한 발자국 씩 발전하는 과정을, 그것이 일어나는 공간에
N: 드디어, 8종의 15cm 사이즈 피규어가 2월
서 직접 느끼고 싶어졌다. s
28일에 출시된다. 킨키 로봇(Kinki Robot) 오프라인 다섯 개 매장과 온라인 매장, 10꼬 르소꼬모서울(10 Corso Como Seoul), SPRING.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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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interview
music
360 Sounds editor 홍석우 Hong Sukwoo photography 정재환 Jae Chung photographer assistant 김래현 Kim Rae hyun
다섯 명의 디제이와 한 명의 엠씨, 두 명의 사진가와 한 명의 드러머, 한 명의 매니저로 구성된 360 사운즈. 그중 디제 이 셋과 드러머, 매니저가 2011년 1월 말, 새롭게 선보일 ‘룸 360(Room 360)’에 모였다. 서울을 논하며 작업하는 수많은 이들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동안, 360사운즈(360Sounds) 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망한 파티’를 열었던 새벽, 커피숍 에 둘러앉아 다짐한 360 사운즈의 시작부터 지금까지의 이야 기가 아래에 있다.
22 SPECTRUM
Five DJs, One MC, Two PHOTOGRAPHERS, One DRUMMER and One MANAGER
Andow, Soulscape, Plastic Kid, Drum Song, Lilmin
홍석우(이하 Q): 무언가 이뤄가는 이들을 보
의도 없이 순수하게 즐기는 자리였다. 주변에
면, 항상 ‘어떻게 시작했는지’가 궁금하다.
모이는 친구들도 거의 소속이 없었다. 방황하 는 청춘이랄까? 지금은 그들이 자기 일을 시
디제이 소울스케이프(DJ Soulscape, 이하
작한다든지, 브랜드나 매장을 운영한다든지,
S): 초기에는, 서로 다른 분야끼리 연결고리가
회사에 들어가 있다든지… 패션은 물론 식품
없던 시절이었다. 맨땅에 헤딩하던, 목적이나
업계, 주류, 예술, 디자인, IT 업계부터 스포 SPRING.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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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 선수, 영어강사, 군인, 엔지니어, 주부… 없
며 시작하지 않았나.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
는 종류가 없다. 접점 없는 이들이 모이는 장
으며, 자기 삶의 사회적인 영역들이 생기면서
이 없던 시절, 360 사운즈 파티를 통해 연결
전체적인 씬이라든지 그림을 구축해왔다. 예
된 일이 많이 생겼다. 마약 빼곤 다 있다고 보
전에 이태원 ‘틴틴’ 매장에서 같이 시간 때우던
면 된다. (웃음)
친구들이 하나씩 각자 자기 브랜드를 내고, 매 장을 열고, 일련의 과정들이 ‘팽창’하고 ‘성장’
Q: 다 직업인데 한 명만 미국인이다. (웃음)
하는 시기가 200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의 360 사운즈를 둘러싼 환경이었다. 서로 다른
S: 세계 어디서나 비슷할 것이다. 젊은이들의
분야에서 독립적으로 시작한 영역들이 만나
하위문화(Sub culture), 반항 문화(Rebel
던, 그런 에너지가 모여 새로운 일이 시작되던
culture)는 사실 뚜렷한 목적 없이 놀고 즐기
시점이었다. 그 매개체가 음악이어서 가능하지
24 SPECTRUM
않았을까. 우리는 기본적으로 음악 하는 사람
층 쇼룸, 룸 360(Room 360)을 플라스틱 키
들이고, 다른 어떤 분야이든 음악으로 쉽게 연
드와 함께 맡는다. 개인적으로는 드러머로 활
결되지 않나.
동한다.
Q. 360 사운즈가 대단한 점은, 처음에는 좋
김민준(Lil Min, 이하 L): 돈에 관한 정리?
아하는 음악을 틀기 위해 작게 시작한 일을 꾸
360 사운즈의 제너럴 매니저 역할이다. 멤버
준히 했고 이미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다는 점
중 제일 늦은 2010년 6월 말에 합류했다. 용이
이다. 말처럼 쉬웠을 리는 없고, 난관도 많았
(플라스틱 키드)와는 어릴 때부터 절친했다. 입
을 것 같은데.
대 전부터 360 사운즈 파티에 다니고 일도 도 와줬다. 제대 후 용이의 설득으로 작년 여름 합
플라스틱 키드(Plastic Kid, 이하 P): 물론
류했다. 민준 형(소울스케이프)을 보면, 배울
많았다. 앞으로도 충분히 생길 수 있다. 우리
게 많은 사람이란 생각했다. 360멤버들 모두
가 하는 일은 좋은데, 그렇다고 굶으면서 할 수
문화 쪽의 ‘촉’이 살아 있다. 이 사람들과 함께
는 없지 않나 생각한 적도 있었다. 다행히, 해
하면, 많이 배우겠구나 생각했다.
를 거듭할 수록 좋아진다. 음악 외적인 일로도 많은 연결이 생긴다. 360 사운즈 안에선 각자
S: 민준과는 그전부터 계속 같이했지만, 작년
집중하는 분야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어떻
합류 시점부터 우리도 많이 바뀌었고, 더 바뀌
게 계속 재밌게 할 수 있을까, 꾸준히 생각하
어야 하고.
고 노력한다. Q: 어떤 게 바뀌었나? Q. 지금 모인 다섯 명의 특성화된 분야는 무 엇인가?
S: 그전까지는 시작만 하고 못한 일이 많았다. 점점 다른 이들과 만나서 일하는 게 많아지지
P: 패션을 좋아한다. 음식, 스포츠도 좋아하
않나. 영상 제작이나 공동 주최 파티 같은 일에
고, 여자도 좋아하고. (웃음) 춤, 비트박스, 랩
는 일종의 기준이 필요한데 기존 멤버들이 잘
은 고등학교 때 접할 기회가 있었다. 디제이보
모르니까, 좀 더 프로페셔널하게 조정한다. 그
다는 도구가 자유로웠고, 몸만 있으면 할 수 있
래서 오히려 멤버들이 개인 작업을 할 수 있다.
으니까. 고등학교 졸업하고 디제잉하면서 새 로운 음악에 대해 알게 됐다. 라이프스타일에
Q: 서울 기반의 파티 문화를 지속적으로 여
도 관심이 있다. 향초, 친환경 제품처럼 삶을
는 데, 지역성(로컬리티)에 대한 애착이 느껴
더 윤택하게 만들 수 있는 것들.
진다. 사실 360 사운즈의 문화를 포함해 우리 가 즐기는 대부분 문화가 다른 나라에서 들어
앤도우(Andow, 이하 A): 영상, 홍보, 커피
온 것인데, 지역성을 띈 문화로 만들어간다는
를 담당한다. 음악 외적인 디자인은 진복이 형
자각을 하나.
(Make-1)이 하는데 작은 것들 도와드린다. S: ‘어반 컬쳐(Urban culture, 도시 문화)’라 드럼송(Drum Song, 이하 D): 곧 문을 열 1
고 해야 할까, 스스로 그런 데 기반을 뒀다고 생 SPRING.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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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각했다. 소수 문화의 재밌는 점은 그것이 항상
트 음악을 만든다거나… 음악은 어떤 이벤트나
외부에서 유입된 문화에 자극받고, 그것을 그
산업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이
대로 모방하는 단순한 단계로 시작한다는 것
다. 그걸 기반으로 해서 다른 영역의 것들을 만
이다. 거기에 내가 가진 배경, 지역색의 정말
날 수 있게 한다. 결국은 음악이다. (웃음)
조그마한 디테일과 차이 때문에 원래 갖고 있 던 성질이 지역화되어 발현된다. 복식이든 미
Q: 몇 년 동안 여러 파티를 기획하고 작업했
술이든 어떤 분야이든 그럴 것이다. ‘서울’을 강
다. 3년 전이나 2년 전과 지금의 차이점을 느
조하는 것은, 정체성을 찾는 게 중요했기 때문
끼는가?
이다. 모두가 디제이를 하는데, 미국이나 영국 에서 온 레코드를 틀고 외국 디제이를 보고 ‘와’
P: 클럽 찾는 사람들이 많이 변했다. 나이도 들
하고, 그런 음악만 듣고… 지금 내가 그 씬(외국
었고. (웃음) 클럽이 예전보단 가기 쉬운 장소
씬) 안에 속한 것도 아니고, 그들을 동경하거나
가 됐다. 우리가 그렇게 만들었다는 게 아니라,
따라 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똑같이 한들 무슨
정말 쉽게 찾아와서 음악듣는다. 한창 이성 꾀
의미가 있느냐는 시점이 있다. 나의 경우, 옛날
러 오던 시절도 있었는데, 지금은 좀 더 음악에
한국 음악에서 정체성을 찾기 시작했다. 작년
귀 기울이고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즈음, 사람들이 ‘장미라사’나 소공동 양복점을
궁금해서 오는 이들이 늘었다.
재발견하는 것도, 그런 위기의식과 혼란 속에 서 정체성과 새로운 걸 찾는 게 아닐까. 가장 중
L: 360 사운즈 주최의 파티만 놓고 보면, 사람
요한 것은 우리 주변에서 매일 만나는 친구들
들이 술을 더 사 먹는다. (웃음) 나이가 들면서
과의 배경에서도 뭔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
실질적인 소득수준도 오르고 각자 자기 영역이
이라는, 그렇게 만들어낸 게 가장 바람직하지
생기면서, 자금력을 조금이라도 행사할 수 있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는 이들이 많아졌다. 예전 파티를 떠올리면 ‘공 짜 손님’과 ‘공짜 술’이 많았는데, 지금은 문화
Q: 도시 문화에 기반을 두고, 주위에 있는 이
를 소비하는 층이 조금씩 생기는 것 같다.
들과 작업하는 것이 지역성의 핵심 아닐까 싶 다. 다시 질문이다. 360 사운즈는 음악 중심
Q: 그것은 360 사운즈를 공유하는 이들이 함
이지만, 디자인 등 음악 외적인 작업도 많이
께 나이 들기 때문일까?
한다. 지금의 360 사운즈를 어떻게 정의 내 리나?
P: 360 사운즈 파티 1세대들은 결혼도 하고, 회사에서도 대리 이상급이 됐다.
S: ‘음악에 기반을 두고, 음악으로 만날 수 있 는 모든 것’. 아트(art), 비즈니스(business)
S: 세대가 바뀐다고 해야 하나. ‘1-2회 때 친
앤 컬쳐(culture), 라고, 줄여서 ABC라고 부
구들과 놀러 가서 떡이 되어 나왔는데 지금은
른다. 음악 자체가, 동의하지 않는 분들도 있겠
애가 둘이라 공개방송 때나 가야겠다’는 얘기
지만 굉장히 산업적이다. 음악의 쓰임새가 굉
를 트위터로 전해온다. 지금은 파티를 여는 것
장히 다양해서, 나만 봐도 화장품 브랜드의 앨
에 대한 생각도 바뀌었다. 예전에는 뭐 없어도
범을 만들거나 <로보트 태권브이>의 국회 이벤
스피커만 갖다 놓으면 죽을 때까지 놀자는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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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이었는데, 지금은 ‘주제’가 없는 파티는 재
서는, 올해부터는 360 사운즈를 레이블화해
미없다. 어떤 것을, 왜, 어떻게 열어야 할까 고
서 음반을 제작할 것이다. 나 같은 비트메이커
민한다.
들이나 뜻이 맞는 프로듀서들의 앨범을 낼 계 획이다. 좀 더 주변 사람들과 소통하고, 동네
Q: 인터뷰 전 전화 통화할 때, 소울스케이프
가 후끈해지는 한 해였으면 좋겠다. 다양한 일
가 ‘룸 360’에 큰 기대를 거는 느낌을 받았다.
도 많이 하고, 별짓 다 해봤는데, 그렇게 한 바 퀴 돌고 나니까 무엇이 멋지다든가, 멋진 걸 하
S: 이 근처에 정말 오래 살았다. 10년간 여기
는 것보다 우리 안에서 재밌는 것을 하는 게 가
는 뭘 해도 모두 망해나갔다. 우리가 원한 바
장 중요하단 생각에 공감했다. 그런 것에 충실
로 그 자리였다. (웃음) 예전부터 쇼룸, 레코드
해지려 한다.
숍을 하고 싶었다. 솔직히 홍대나 압구정동에 서 할만한 자금은 없었다. 우리 동네고, 지하
A: 360 사운즈의 눈높이로 미니 다큐멘터리
에 스튜디오도 있고, ‘동네’에서 이런 걸 하면
를 찍는 일처럼, 영상 기록을 최대한 해볼 것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게 크다. 주변 친구
다. 자체적으로도 요즘은 영상에 집중하고 투
들과 사람들이 드나드는 사랑방 같은 곳이 된
자하는 편인데, 신기하게도 우리 눈높이에서
다면 좋겠다.
만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영상을 더 파고들고, 아직 모르는 게 많아서 더 배우고 느껴야 한다.
Q: 막바지이다. 올해 360 사운즈의 계획, 포 부, 개인적인 목표들이 궁금하다.
D: 플라스틱 키드와 맡은 룸 360 사운즈 안 에서 더 체계를 잡고, 이걸 브랜드화하고, 룸
L: 우리가 지금 전개하는 사업 영역이 있다. 파
360 이름으로 많은 제품이 나오길 바란다. 드
티, 라디오, 영상 콘텐츠, 온라인과 오프라인
러머로선 밴드를 만들고 올해 안에 앨범을 내는
매장… 그 영역에 추가되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것도 조용하게 진행 중이다.
하기보단 지금의 콘텐츠를 더 깊이 있게 만드는 것이 360 사운즈의 목표이다.
녹음한 인터뷰를 반복해서 들으며, 어떤 형식
P: 룸 360이 문을 열면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으로 풀어낼까 고민했다. 멋진 글과 묘사로 포
더 많이 생길 것이다. 개인 앨범도 준비하고…
장하는 것도 생각했지만, 이 글과 사진을 보는
이 얘기는 한 8년째 하는 것 같다. (웃음) 음악
이들이 마치 그 시공간 안에 있던 것처럼, 최
적으로 좀 더 다음 단계로 가길 바란다.
대한 들어내지 않고 말투를 살리는 게 이 경험 을 공유하는 방법이라 생각했다. 지하의 스튜
S: 할 수 있는 걸 잘하는 게 중요하니까. 첫째
디오에 도착해서 사진찍고 대화하고 인터뷰하
로는 룸 360을 재밌는 곳으로, ‘동네에서 으뜸
고, 장난치고 또 얘기하는 동안 두 시간 남짓한
가는 레코드점, 마실 가게’로 만드는 게 목표이
시간이 훌쩍 지났다. 룸 360이 정식으로 문을
다. (웃음) 어느 정도 준비가 되면, 친분 있는
열면 다시 방배동에 갈 생각이다. 그때는 해가
국내외 디자이너들도 오히려 소박한 곳이라 같
진 저녁이었으면 좋겠고 짧은 인터뷰보다 더 짙
이 할 일들이 생겨날 것이다. 음악적인 부분에
은 대화를 나눴으면 싶었다. s SPRING.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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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s
Smart Phone, Tablet PC
& Social
Network Service
Fashion / 홍석우 Design / 부창조 Book / 이로 Art / Rich Lim Street / 김종선 Music / DJ Soulscape Tech / 정우영
‘아티클’은 매 호 하나의 주제를 갖고 다양한 인물들이 얘기합니다. 때로는 잡지 기사처럼, 일기처 럼, 혹은 보고서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만, 경계는 없고 주관은 있는 글의 집합이 이 챕터의 정체 성이 되길 바랍니다. 첫 호의 주제는 ‘스마트폰, 태블릿PC, 그리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온라인 인맥구축 서비스. 이하 SNS)’입니다. 이미 우리의 삶에 깊숙이 들어와선 그걸 즐기는 사람, 어색해하는 사람, 별 관심 없는 사람도 있지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그것들이 수년간 다가왔던 어떠한 패러다임보다 크게 우리의 삶을 바꾸고 있다는 것입니다. 패션과 디자인, 책과 예술, 거리문 화(스트리트 컬쳐)와 음악, 그리고 테크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의 생각을 담아보았습니다. SPRING.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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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SNS, 스마트폰, 패션
홍석우 Fashion Journalist www.yourboyhood.com
2010년은 연초부터 시끌벅적했다. 인터넷과 블로그 열풍을 지 나, 스마트폰과 SNS가 사람들의 머릿속에 들어오기 시작했 다. 스마트폰이니, QR코드이니 하는 것들이 패션잡지의 커버 를 장식하고, 커다란 변화처럼 모두가 다루기 시작했다. 아이패 드(iPad)의 등장은 화룡점정이었다. 인터넷과 블로그를 기반으 로 한 수평적인 정보의 움직임 사이에서, 떠나가는 소비자들을 어떻게 붙잡을까 고심하던 ‘올드 미디어’들은, 이거로구나 싶었 을 테다. 전자책과 전자 잡지, 그리고 새로운 유통구조를 가진 매 력적인 기계들은 순식간에 세상을 점령했다. 스마트폰, 트위터 와 페이스북이 사람들의 삶에 파고든 이후 생긴 변화는 닷컴 버블 이 일어나던 2000년대 초반 못지않게 광범위했다. 나도 이 기계 들과 그것들이 돌아가는 시스템 없이는 업무에 지장이 올 지경이 었다. 어렸을 적 상상한 21세기처럼 아직 하늘에 자동차가 날아 다니진 않지만, 그것보다 더욱 커다란 변화가 삶을 잠식해갔다. 처음 산 스마트폰은 S사의 쿼티(QWERTY) 타입이었다. 블 랙베리와 닮은 모양과 이름의, 답답할 정도로 느린 운영체제를 가진 비효율적인 물건이었다. ‘다음 달 폰’이라 불리던 아이폰 (iPhone)이 나온 후, 위약금까지 물고 갈아탔다. 오랜 시간 아 이팟 터치(iPod Touch)를 사용해와 터치스크린에 대한 거부 감은 없었다. 2010년 2월의 일이었다. 당시 나는 스타일리스트 라는, 기존에 해보지 않았던 분야를 막 시작하는 시기였고, 우 연하게도 팀원들은 모두 아이폰을 갖고 있었다. 일은 심각할 정 도로 바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아이폰이 일에 미친 효과는 지대했다. 옷 스타일을 짜고, 팀원들 과 공유하고, 실시간으로 이메일을 확인하고, 마음에 드는 옷은 사진을 찍어 바로 전송하고, 그 외의 사소한 것들과 시간 때우기 용 게임까지 모두가 손바닥 안에서 벌어졌다. 식상한 광고 문구 같지만 정말로 그랬다. 만일 처음부터 스마트폰이 없었다고 해 도 어떻게든 일은 해냈겠지만, 사과를 한 입 베어 물고 나면 다
32 SPECTRUM
만일 처음부터 스마트폰이 없었다고 해도 어떻게든 일은 해냈겠지만, 사과를 한 입 베어 물고 나면 다시 그 맛을 잊기 어려운 법이다.
시 그 맛을 잊기 어려운 법이다. 봄 이 지날 즈음, 우리나라에서도 트 위터가 위세를 떨치기 시작했고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 덕에 저 변은 더욱 확대됐다. 나 또한 명동
에서 중국풍 드레스를 사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질문하고 심 심한 지하철에서 사소한 생각을 적고, 심지어 랩톱을 잃어버렸 을 때엔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올린 글이 무한정 인용(리트윗, RT)되는 괴력까지 경험했다. 사람들이 ‘삐삐’를 버리고 휴대전 화로 옮겨 갈 때 지금처럼 커다란 변화가 있었을까. 여름이 지날 즈음, 스타일리스트 일을 그만뒀다. 지금은 잡지 와 신문에 글을 쓰고, 개별적인 스타일링 작업을 한다. 그 사 이 <소셜네트워크>라는 영화가 개봉하고 화제가 됐다. 사람들 은 이 새로운 발명품들이 마치 이전부터 있던 것처럼 자연스럽 게 적응해간다. 이집트 시민 혁명에 대한 기사에는 항상 페이스 북과 트위터, 그리고 스마트폰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 있다. 그 사 이, 소설가 김영하는 트위터와 블로그로 촉발한 논쟁을 하다 트 위터와 블로그의 절필을 선언했다. 답답했다. 이 글을 쓰던 중 에는 새로 트위터를 시작한 어떤 사람이 ‘선팔했으니 맞팔 부탁 드려요’ 라는 글을 무한정 복사해선 사람들에게 뿌리는 걸 봤다. 왜 저러나 싶었다. 즉각적으로 의사소통하고 사람들의 생각을 보게 되면, 내가 깨 어 있는 시간에 남들도 깨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현대인의 이 상한 외로움은 줄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도 소통 한 가운데에 서 인간은 혼자가 된다. 그래도 사람들은 이 편리한 도구를 놓 지 않을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패션과의 결합도 늘어갈 것이다. 뉴욕패션위크 기간인 지금, 먼 땅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컬렉션 과 이벤트에 대한 트위터 글이 하루에도 수백 개나 올라온다. 모 두가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사이, 어쩐지 조금 쓸쓸해졌다. s SPRING.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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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영리한 전화기, 그리고 애플 부창조 Designer StickymonsterLab www.stickymonsterlab.com
스마트폰은 이름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영리한 전화기’라는 뜻인 가? 스스로 똑똑하다고 말하고 다니는 눈치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 스마트폰이라는 이름은 사용하는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 았다. 사람들은 한 손에 들어오지도 않는 스마트폰을 보여주면서 자 신의 전화기가 얼마나 영특한지에 대한 수십 가지 증거들을 쏟아냈으 니까. 이 같은 피곤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상대방 전화기에 눈이 가지 않게 시선 처리를 잘해야 했다. 그렇게 생겨난 스마트폰에 대한 적개심 때문인지 몰라도 한동안 철 지난 휴대전화를 조선 시대 열녀 의 은장도처럼 품고 다니며 위안을 삼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열녀 의 정조도 오래가지 못했다. 1998년, 시각디자인과에 입학하고 처음으로 애플 컴퓨터를 접했 다. 학교 컴퓨터실에는 파워맥 7200이 있었다. 공용 컴퓨터라서 학 생마다 3킬로그램이 넘는 외장하드(500메가바이트)를 어깨에 둘러 메고 다니며 ‘컴 동냥’을 했다. 집 없는 외장하드가 측은해서 누렇게 변색된 하드케이스 위에 색색의 스티커를 붙여가며 말 없는 외장하 드를 위로해주던 시절이었다. 당시 충무로의 인쇄환경은 모두 매킨 토시 기반이었으니 다른 선택을 할 수 도 없었다. 그래도 불만은 없었 다. 애플컴퓨터는 인터페이스와 제품의 디자인, 그리고 사과 심볼까 지도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2학년을 마치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은 돈으로 중고 G4 400을 샀 다. 그 뒤로 파워맥, 큐브, 시네마 디스플레이, 파워북, 맥미니, 에 어포트까지 성실하게 애플 컴퓨터를 소비했다. 욕망이 이성을 넘어 선 이들은 역사를 거꾸로 되짚어가며 애플의 오래된 모델을 수집하 기도 했다. 그래서 리들리 스콧이 감독한 애플의 1984년 광고는 의 미가 남다르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등장하는 ‘빅 브라더’ 를 부정하는 광고였지만 어느덧 애플이 빅 브라더가 되어 디자이너 들을 조종하고 있었다. 그래도 만족을 못했는지 한정된 소비층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이팟(iPod)을 만들었고 유례없는 수익을 올린다. 그리고 2007년, 아이폰을 발표한다(대한민국 발매는 2009년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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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작업하며 같이 밤을 지새우던 애플이 휴대전화를 만들다니. 다 들 모니터 앞에서 아이폰 광고를 보고 전화기를 처음 보는 사람들처 럼 소리를 질렀다. 2011년인 지금, 국내 아이폰 사용자가 200만 명 을 넘었다. 디자이너 열에 아홉은 아이폰을 들고 다니고 고등학교 동 창 아저씨 친구들도 투박한 손으로 아이폰을 만져가며 문자메시지 를 보낸다. 게다가 스마트폰을 혐오하던 나조차 아이폰 앞에서 은 장도를 내려놨다. 아이폰의 외관을 보면 제품 디자이너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섬세 하다. 하지만 깐깐해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누구나 사용하기 쉽게
한동안 철 지난 휴대전화를 조선 시대 열녀의 은장도처럼 품고 다니며 위안을 삼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열녀의 정조도 오래가지 못했다.
만들었다. 열살 된 조카들도 몇 번 만져보더니 갖고 놀 정도이다. 사 용하기 편리한 인터페이스와 세련된 제품, 뺄 것 없는 패키지디자인 은 한국 업체들을 자극했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이 당황했던 결정적 인 이유는, 아이폰이 잘 팔렸기 때문이다. 애플이 등장하며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장이 형성되었다고 해도 과 언이 아닐 것이다. 국내 업체들도 더욱 세련된 스마트폰 개발에 열을 올렸고 성공 여부에 따라 그 해 매출이 판가름났다. 게다가 ‘SNS’도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했다. 이럴 지경이니 스마트폰 제품 디자이너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UI(user interface) 디자이너를 구하는 업체들이 많아졌으며 ‘UX(user experience)’ 부서가 새로 생겨나기도 했다. 반면 변화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기반 을 잡지 못한 웹에이전시들은 하나둘씩 무너져 갔다. 스티브 잡스는 창업 초기에 집마다 놓여 있는 전화기같이 친근하고 쓰기 편한 컴퓨터를 만들고 싶어했고 머지않은 미래에는 컴퓨터가 전 화기처럼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애플 직원들조차 ‘우린 세상을 바꾸기 위해 일한다’라며 호기 어린 선언을 했다. 그리고 당시에 복잡한 명령어를 입력하는 컴퓨터에서 벗어나 GUI(graphical user interface: 윈도우에서 볼 수 있는 바탕화 면과 실행 아이콘의 통칭)와 마우스를 적용한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 를 만든 뒤, 발전을 거듭해 매킨토시를 발표했다. 많은 사람의 우려 와는 다르게 큰 성공을 거두었고 그 뒤로 어려움도 많았지만 지금까 지도 새로운 기술력을 전파하는 회사로 성장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 는 80년대에 이미 ‘왜’ 컴퓨터를 만들어야 하는지를 알고 있었으며 그 질문은 지금의 아이폰을 만들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여기저기 ‘스마트’한 디자이너들이 넘쳐난다. 소비자들도 점점 ‘스마 트’해질 것이고 어설픈 디자인은 곧바로 화살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앞이 잘 안 보일수록 원론적인 부분을 되짚어보게 된다. 그리고 그것 이 정답일 때가 많다. 내가 왜 디자인을 하는지, 무엇을 위해 디자인 을 하는지 질문해야 할 때이다. s SPRING.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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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단문의 탄생과 장문의 종말 사이에서 그 옆을 보다 이로 무명의 쓰는 사람 책방 유어마인드 운영 www.your-mind.com
1. 나는 이렇게 쓴다. “쉴 새 없이 지저귀라고 만들어놓은 공간에서, 실제로 쉴 새 없 이 지저귀고 있으면, 누군가 나타나 말한다, 왜 그렇게 쉴 새 없 이 지저귀는 거냐고, 그만 좀 지저귀라고, 그 누군가 역시 지 저귄다.” 2. 사형선고를 즐기는 무리가 있다. 분명한 맥박 앞에서 “운명하셨 습니다” 말한다. 쉽게 재단한다. 인문학이 죽었고, 종이책이 죽 었고, 긴 글이 죽었다. 더 살 수 있다고 외치는 존재를 누르며 말 한다. 여기가 무덤이야. 너는 고작 무덤가의 유령이라고. 3. 트위터는 주식 시장의 단타매매 같아요- 라고 말한 적 있다. 99%의 글이 채 한 시간 지속되지 못하고 타임라인 속에서 생 명력을 잃으니까, 얼마나 전파(RT)되는지 그 시간 안에 결정되 니까. 4. 대상이 불분명한 투덜거림, 몰개성적인 기록들, 절벽에서 뛰어 내린 듯 가파르게 한 방향으로 비판 없이 균형 없이 쏠리는 의견 들, 먼저 공개했다는 이유로 사생활을 짓밟고, 그리스 시대 철학 자부터 지겹도록 되풀이 했을 개똥철학과 처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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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는 주식 시장의 단타매매 같아요라고 말한 적 있다. 99%의 글이 채 한 시간 지속되지 못하고 타임라인 속에서 생명력을 잃으니까.
5. 우리는 늘 무엇인가 말하거나, 무엇인가 쓴다. 그때 우리의 말과 글은 “작품”이기보다 “육체”에 가깝다. 우리 자신, 사람 자신, 육체 자신. 활자로 만든 몸이다. 6.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에 대한 폄하의 논리를 잘 알고 있다. 무의 미, 거기에 일관성조차 없는. 판단의 기준부터 잘못되었다. 예 술작품처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징그러울 정도로 못난, 그렇 지만 무언가 펄펄 끓고 있는, 사람으로 바라본다면. 7. 개별적인 트윗을 분석하기보다, 한 발자국 떨어져, 거대한 타 임라인을 지켜본다. 그곳에는 “지금”이라는 순간에 끓어오르는 욕심과 에너지, 그리고 언어들이 넘쳐난다. 활자화된 사람 자 체. 흔들리는 욕망 자체. 8. 그럴 필요 없는데도, 무엇인가 쓰지 않으면 불안하고, 무엇인가 말하지 않으면 두려운 사람들. 그들이 입술 하나하나, 손가락 하 나하나 움직여, 무의미한 소리를 낸다. 그 소리가, 의미를 강변 하는 어떤 작품보다도 사랑스럽게 느껴질 때, 그때. 9. 각 번호의 글은 모두 140자 이내로 서술되었습니다.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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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균형과 조화
Rich Lim 영화 감독, <뷰티풀 루저스(Beautiful Losers)> 프로듀서, 인케이스 코리아 (Incase Korea) 스탭 seouljournal.tumblr.com slamxhype.com/author/pr1zm
현대사회의 사람들은 끊임없이 소통한다. 뉴욕에서 서울로 이 사오면서 바이버(Viber), 핑!챗(Ping!Chat) 같은 아이폰 무료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손쉽게 미국 친구들과 연락을 주고받는다. 페이스북(Facebook) 담벼락의 모아보기를 통해서는 주변 친 구들의 생활을 알고, 사진 태그 기능은 더 큰 범주의 사회적 테두 리 안에 나를 존속시킨다. 하지만 내 휴대기기의 주목적은 업무이다. 모든 소셜미디어는 비즈니스와 경계가 없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의사소통은 더 편 리해지고 더 큰 힘을 갖게 되었으며, 글로벌 비즈니스는 작은 휴 대기기 정도의 크기로 축소되었다. 이메일과 문자메시지는 내 가 연락을 하고 싶든 아니든, 누구든지 연락할 수 있도록 유지한 다. 미국과는 다르게 빠른 3G 네트워크를 가진 서울에서는 연 락할 수 없을 때가 거의 없다. 빠른 3G 네트워크는 생활, 새로운 도시를 탐험하는 것, 그리고 일을 하나로 만들었다. 멈추지 않고 달리는 페이스로는 스트레스를 조절하기가 어렵고 스트레스는 극도의 피로를 가지고 온다. 오늘날의 과학기술은 당신이 항상 완전하게 일에서 분리될 수 없게 한다. 물론 과학 기술은 지나치지만 않는다면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준다. 과학 기술은 양날의 검과 같다. 그래서 항상 균형과 조화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균형과 조화는 한 번의 결정으로 이루어지는 것 이 아니다. 하루하루의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만약 당 신이 나와 비슷하다면, 그리고 명상과 같은 습관을 들이고 싶다 면, 아래의 5가지를 잘할 수 있는 작은 팁을, 지금부터라도 시 작해야 할 것이다. 1. 계정을 분리하라. 당신이 공적 혹은 사적으로 다른 이메일 주소를 가지고 있다면, 나의 경우엔 친구들과의 연락은 페이스북을 통해서만 하려 하 고, 사적으로 이메일을 사용하는 것은 되도록 피하려고 한다. 2. 의사소통의 가치를 이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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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고 달리는 페이스로는 스트레스를 조절하기가 어렵고 스트레스는 극도의 피로를 가지고 온다. 오늘날의 과학기술은 당신이 항상 완전하게 일에서 분리될 수 없게 한다.
SNS, 문자, 그리고 이메일은 대 단히 유용한 의사소통 방법이다. 그러나 항상 최고의 방법은 아니 다. 얼굴을 맞대고 만나는 것보다 나은 방법은 없다. 이것은 일과 일 상 속 모두 적용할 수 있다. 친구한 테 문자를 보내는 것은, 때론 직접
만나는 것을 대신할 수 없다. 직장 동료와의 주 업무를 이메일 로 주고받는 것은 함께 머리를 맞댄 것보다 생산적이지 않을 수 도 있다. 항상 어떠한 대화 방식을 선택하려 할 때, 노력하고 이 해해야 한다. 성가시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길게 보면 더 나 은 방법이다. 3. 참석하라. 가족들과 또는 친구들과 있을 때 게임을 하거나, 동영상 시청, 또는 다른 사람과의 채팅을 위해 휴대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피 해야 한다. 당신과 함께 있는 사람들에게 집중하고 그들과의 순 간을 함께하는 법을 배워라. 4. 언제 끊어야 할지 알고, 언제 덜 해야 하는지 알아라. 당신은 일어나자마자 이메일 체크를 첫 번째로 하는가? 휴가 중 에도 휴대기기를 사용하는가? 무의식중에 휴대기기를 찾거나 수신이 안 되는 상태에 있으면 꺼림칙하게 느껴지는가? 언제 당 신이 휴대기기를 내려놓거나 심지어 전원을 꺼버렸을 때 도움이 되는지 염두에 두어야 한다. 5. 느긋해져라. 언제나 멀티태스킹이 필요하진 않다. 과학기술은 일을 빠르게 만들고, 그래서 당신은 언제 쉬어야 할지도 알아야 한다. 아이 폰과 맥북 프로(Macbook Pro)는 내 삶을 더 편리하고 풍부 하게 만들었다. 그들이 내 삶을 윤택하게 해준 것처럼 그 기기 translate by 배재호 Bae Jae ho
들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특히, 여행 시에)도 잘 알아야 한다. s SPRING.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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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eet
이메일의 노예 Jayass 김종선 휴먼트리(HUMANTREE) 대표, 베리드얼라이브 (BURIED ALIVE) 디렉터
나는 블로그를 한다. 제이에스닷컴(Jayass.com)이라는 이름 으로, 벌써 수년째 이어오는 중이고 꽤 많은 이들이 방문한다. 수년 전 처음 뉴욕에 갔을 때, 도시 여기저기를 돌아다닌 포스 트를 올렸는데 블로그를 본 뉴욕의 시각예술 디자이너가 만나 고 싶다며 메일이 왔다. 그때 다양한 친구들을 소개받았다. 종 종 우리나라에 오는 외국 스트리트패션과 예술 분야의 사람들이 연락해와서 휴먼트리에 놀러 오고, 같이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블로그는 단순한 일기장을 넘어서, 어떤 커뮤니티 혹은 의사소 통의 창구가 되었다. 블로그를 통해 자연스러운 일상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한편으 로는 휴먼트리와 주변 친구들의 다양한 움직임을 보여줌으로 써 사람들이 흥미를 갖거나 동참할 수 있도록 에너지를 만들고 있다. 하지만 내게 SNS는 조금 다르다. 고백하자면, 지금까지 도 그다지 활용을 잘하지 못하고 크게 흥미도 없다. 트위터와 페 이스북은 가입만 하고 거의 하지 않는 편이다. 가끔 트위터에 남 들처럼 무언가 끼적이긴 하지만, 다른 이들처럼 자신의 심리상 태를 올리고 지금 일어나는 일을 중계하고, 최신 뉴스를 수시로 갱신하진 않는다. 많은 이들에게 SNS는 하나의 마케팅수단이 자, 자신을 이미지화시키는 도구가 되는 것 같다. 블로그에 그 런 점이 없다곤 못하겠지만, 아무래도 조금 다른 느낌이라 어색 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휴먼트리 팀원 내에서도 나와 달리 열심 히 SNS를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베리드얼라이브 수석 디자이 너인 옥근남 씨의 경우, 아이폰으로 실시간 트위터를 한다. 같은 사무실에서도 얼굴 보기가 어려운데,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지 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 전부 알 수 있어서 당황한 적이 있다. 나는 보기보다 구식에 가까운 사람이다. 재작년까지만 하더라 도 5년 넘게 사용하던 2G 휴대전화를 써서, 스마트폰에 대한 열정도 별로 없었다. 그러던 중 오랫동안 사용하던 휴대전화가 망가지는바람에, 어쩔 수 없이 블랙베리(BlackBerry) 스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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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을 샀다. 이 작은 스마트폰 하나로, 나의 생활방식은 많이 변 했다. 외국 딜러나 디자이너들과 수시로 연락해야 하는 직업 특 성상 이메일을 자주 확인하는데, 이젠 책상 앞 데스크톱보다 길 거리의 손바닥 안에서 더 많은 일을 처리한다. 블랙베리의 메일 푸쉬(push) 기능 덕분(?)에 시도때도없이 메일을 확인하는 요 즘의 나는, 한 마디로 ‘이메일의 노예’가 됐다. 스펙트럼 매거진 의 원고 청탁 메일도 블랙베리로 확인했고, 이 글도 달리는 지하 철에서 쓰고 있다. 또한 블랙베리 메신저 기능을 통해 외국 친 구들과 그룹으로 실시간 채팅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신세계였다. 사람들이 어떠한 일을 하든지, 가령 나처럼 옷을 만들고 스트리 트패션을 좋아하든, 혹은 연구를 하고 공부를 하든, 기본적인 생 활방식은 시대에 맞춰질 뿐이고 모두 비슷한 접점이 있다. SNS 와 스마트폰은, ‘이메일의 노예’가 된 나를 포함해 사람들의 생활
손바닥만 한 화면에 몰두한 사람투성이인 지하철을 타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참, 무서운 세상이다.
자체를 규정하고, 나아가 그들의 삶을 새롭게 만들어 가는 건 아닐까. 손바 닥만 한 화면에 몰두한 사람투성이인 지하철을 타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참, 무서운 세상이다.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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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웹의 변화가 음악에 가져다 준 것들 DJ Soulscape 박민준 디제이, 360사운즈 www.360sounds.com
어렸을 적 매달 손꼽아 기다리던 것은 각종 음악 잡지들의 발행 일이었다. 갓 마른 잉크냄새를 맡으며 비스티보이즈의 사진을 오려 스크랩해놓고 생각도 못했던 밴드들의 신보 소식에 음반사 로 발매 일자를 문의해보거나 이름조차 생소한 신인 아티스트의 정보를 얻기 위해 다른 잡지들을 뒤적이던 일들은 불과 십수 년 전 일이지만 매우 멀게만 느껴진다. 음반점에 가서 들어보지 못 했던 밴드의 앨범 커버를 보고 마음에 들어 살까 말까 망설이던 일들도 나만의 기억은 아닐 것이다. 케이블 네트워크의 등장은 우리나라 실정에서 생각보다 그리 충 격이 크지 못했다. MTV와 채널 V를 비롯한 각종 음악 채널의 등장은 물론 반갑고 획기적인 일이었지만, 고정된 편성과 제한 된 접근으로 폭넓은 음악 애호가들의 시야를 모두 담긴 어려웠 다. 일차원적인 방송 미디어의 그릇으로는 수직 상승하는 수요 자들의 문화적 갈증이라던지 방사형으로 펼쳐지는 호기심을 충 족시키기에 무리가 있었다. 오히려 90년대 초중반부터 시작된 PC 통신 같은 네트워크를 통해 조직된 모임과 그로 말미암아 파생된 점조직들이 스스로 다양한 정보를 획득해 ‘내부순환’하 며 이루어가는 모양새가 더욱 빠르고 다양한 정보의 공급원이자 소통 창구로 자리매김했던 것 같다. 월드 와이드 웹(world wide web, www)의 등장은 그러한 문 화 소비자들의 상호 소통과 데이터베이스 구축의 가능성을 더욱 깊고 넓게 만들었다. 아마존(Amazon.com)이라던지 씨디나 우(CDNOW.com)같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직접 음반을 사고 올뮤직가이드(Allmusic.com)같은 곳에서 미국 서부의 한 조 그만 레이블에서 나온 인디 밴드의 바이오그라피를 읽을 수 있 게 되면서 적어도 ‘음악 시장’이라는 것의 국경은 의미가 없어지 고 따라서 직배사들의 라이센싱이라던지 퍼블리싱에 관련된 기 존 체계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음악 산업 의 한 축을 이루는 매체들이 갖고 있던 비평(크리틱, critic)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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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가 해체되고 일방적인 비평에서 피치포크 미디어(Pitchfork Media) 등으로 대변되는 온라인상의 쌍방향 메타크리틱 (Metacritic)으로 발전했다는 사실이다. SNS로 대변되는 최 근 몇 년의 상황은 더욱 극적이다. 전통적인 음반 산업의 트리 구 조(트리 구조(tree 構造, 나무구조)를 거치지 않고 바로 트위터 를 통해 소식이 공개되고 아티스트의 홈페이지에서 음원을 공개 하는 지금의 상황은 CD 시장으로 대변되던 과거 음반 시장 자체 를 부정했다. 더불어 이제는 온라인 음원의 디지털 콘텐츠 권리 관리(DRM, digital rights management) 문제를 넘어 클라 우드 서비스 등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형국이다. 더욱 재밌는 사실은 마이스페이스(Myspace)에서 사운드클라우드 (SoundCloud)까지, 그 서비스 시스템의 흥망성쇠 사이클 또 한 더욱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이제 막 시장의 중요한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는 시점에서 국내 음악 시장의 아이튠즈(iTunes) 부재는 뮤 지션들에게 확실한 미래와 해결책을 제시하기 어려운 걸림돌이 긴 하다. 기존 음원 사이트의 폐쇄적이고 단편적인 패러다임은 아직 비전을 제시해주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의 똑 똑함에 비해, 아직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음반 산업의 트리 구조를 거치지 않고 바로 트위터를 통해 소식이 공개되고 아티스트의 홈페이지에서 음원을 공개하는 지금의 상황은 CD 시장으로 대변되던 과거 음반 시장 자체를 부정했다.
‘갈라파고스화’된 시스템 자체가 보폭을 맞추고 있지 못하는 형국 이다. 이런 불균형을 어떻게 극복 할 것인지, 혹은 기형적인 음악 산 업의 굴절이 더욱 심화할 것인자 는 아직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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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안전지대 安全地帶 정우영 지큐코리아(GQ Korea) 피쳐 에디터
J는 이태원에 있는 한 트랜스젠더 클럽 간판을 찍어 페이스북 에 올렸습니다. “같이 가실 분!” 한 줄 적었죠. 그와 ‘친구’사이 기에, 뉴스 피드로 우연히 그 게시물을 봤습니다. “나 가봤…저 기서도 술 먹다 잤는데, 눈떠보니 얼굴에 그것을 하고 있었음…” 이란 댓글을 달았습니다. 이어서 J는 “으하하하핫. 못이겨!”라 고 응수했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J와 친구이겠으나, 저와는 일 면식도 없는 분이 댓글을 달았습니다. “그렇게 다들 게이가 되 어 가는 거야.” 정금 같은 친구들을 만날 작정으로, 항아리 같은 소셜 네트워 크 서비스의 뚜껑을 연 것은 아닙니다만, 자기 이름을 달고도 호 기롭게 저런 말을 내뱉는 걸 보고 좀 화가 났습니다. 인터넷 도입 초기부터 반복되어온 이야기입니다. “인터넷은 의사소통의 잡 음이다.” 하지만 소셜 네트워크 만능의 시대, 이 말은 그 획기적 인 의사소통 속도에 의해 부정되고 있습니다. 화석으로 보존되 어 아이들의 교과서에 묻혔습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의 사소통을 대체할 수 있다고 믿고 있거나, 의사소통이 뭔지 잊어 버린 것 같습니다. 회사에선 벌써 오래전부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사용을 권장했 습니다. 전통 매체에게 새로운 매체는 증권가에서 말하는 ‘저평 가 우량주’쯤 되는 것인지 모릅니다. 그 위압적인 속도의 영향이 겠지요. 고답적인 사람이 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다만, 사 람들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속도라는 ‘기능’과 의사소통이 라는 ‘본체’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폰 4가 혁 명이었다면, 그것은 아이폰 4에 있는 것이지, 3차원 동작인식 센서인 자이로스코프에 있지 않습니다. 2010년 10월 4일자 <뉴요커>에서, 말콤 글래드웰은 흑인 민권 운동의 시발점이 된 ‘Sit In Movement(흑인 학생들이 식당에 서 백인들의 자리에 앉아 똑같은 대우를 요구한 운동)’를 들어 오 프라인 행동주의와 온라인 행동주의를 구분합니다. 그에 따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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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사람들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속도라는 ‘기능’과 의사소통이라는 ‘본체’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면 오프라인 행동주의는 “납치 혹 은 총을 가진 사내들에게 당할 위 험까지 감수해야 하고”, “확립된 사회적 틀도 깨야 하는” 일입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는 여러분에
게 그만큼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트위터를 통해 촉발된 이란의 반정부시위는 그럼 뭐였냐고요? 트위터에 #iranelection이라 고 올린 것은 대부분 그곳에 갈 수 없는 서양인들이었습니다. 소셜 네트워크가 가진 폭발력은 그 엄청난 속도에 더해 그것이 ‘모면의 수단’이 된다는 점에 있습니다. 순발력이 필요치 않고, 대면의 긴장감도 없습니다. 생각을 정리할 여유를 주며, 특정 상 황에 개입된 시간과 공간을 이탈해있으므로 책임감도 없습니 다.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 나가서’ 온 세상 사람들과 뼈와 살을 부딪치며 소통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모면의 수단으로 등 장할 때, ‘게이’는 근거를 알 수 없는 욕과 동등한 지위를 얻습니 다. 모면의 수단으로 쓰는 말은 말 뒤에 있는 지평을 생략하기 때 문입니다. 그것은 상식일 수도, 품위일 수도, 개인에 대한 이해 일 수도 있습니다. 그 ‘안전지대’에서 ‘게이가 될 것’이라는 무차 별적인 언사가 탄생합니다. 꼭 비난하려는 건 아닙니다. 우리는 항상 현실로부터 도망치려는 중이니까요. 그러나 적어도 이란의 반정부시위에 동조하는 서양인들의 자리가 그 안전지대와 그리 다르지 않다는 건 분명한 듯합니다. “불쾌하군요. 형 말고.” 그 밑에 단 댓글입니다. 안전지대보다 는 불쾌한 상태, 불화의 상태가 차라리 의사소통의 기회라는 것 은 너무 삐뚤어진 생각일까요? J는 “나도 그렇다”라는 댓글을 이어서 달았습니다. J를 만나고 싶었습니다. 안전지대 바깥에 서요. s * 이 글은 글쓴이의 의도를 살리기 위해 ‘-다’ 체를 쓰지 않고 그대로 문체를 살렸습니다. SPRING.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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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torial
Incase innovative peo 서울에 기반을 두고 작업하는 열다섯 팀의 공간에 스펙트럼이 찾아갔다 그들의 공간, 그들 자신, 그리고 인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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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ets ple in this city included Fashion, Music, Photography, Design, Art and Entertainment scene in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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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ek Sunghyun
백성현 / 패션 사진가 fashion photograp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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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현은 ‘빽가’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연예인이지만, 잠시 연예 활동을 접었던 작년엔 광고계와 아이돌그룹의 스타일리 스트로 활약했다. 하지만 그의 열정은 항상 사진에 있다. 집보다 친숙한 스튜디오에서 밤샘 작업하는 것, 항상 머릿속을 맴도는 것, 이 사진을 찍은 순간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도 사진을 찍고 그것을 매체에 보여주는 일이었다. 앞으로 그를 사 진가로 만날 일이 잦아질 것 같다. 48 SPECTRUM
Protective Cover for iPad, Ari Marcopoulos Camera B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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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 화가 Casper Kang 캐스퍼 pai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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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 강의 그림은 어떤 사진과 디자인보다도 건축적이다. 그 위에 화폐, 친구들의 사진, 외설적인 스팸 광고까지 주위에 넘실거리는 욕망을 더하면 캐스퍼 강이 원하는 그림이 된다. 조용한 작업실에서 최상의 위치를 만들기 위해 구도를 잡고, 실크스크린하고, 수십 차례 덧칠한 자리에 비로소 만족한 색이 입혀지면 그의 창조는 거의 목표에 다다른다. www.casperkang.com 50 SPECTRUM
Rostarr Sleeve for Mac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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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 Sukjong
장석종 / <크래커유어워드로브> 편집장 <Cracker Your Wardrobe> editor-in-chi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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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에 출시되어 국내에 20대도 없다는 오토바이에 대한 그의 얘기는, 자부심이었다. 국내 최초의 스트리트패션 잡지, <크래커유어워드로브>를 만든 그에게 ‘크래커’는 이십 대의 전부와 다름없다. 미국의 영웅물 만화잡지, 잘 만든 바 이크 부츠, 그리고 항상 새로워야 하는 콘텐츠들. 그의 머릿속은 항상 흥미롭고 대화는 식을 줄 모른다. 긴 머리카락이 살 짝 가리는 얼굴, 주름지는 웃음만큼 유쾌한 남자다. www.thecracker.co.kr 52 SPECTRUM
Convertible Magazine Jacket for iPad, Eley Kishimoto Sleeve for iPad, Alloy Messenger B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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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Seungrae
김승래 / <디아프바인> 디렉터 <DiafVine> director
04/15
김승래가 <디아프바인>의 이름으로 압구정동에 매장을 낸 것도 7년 전 일이다. 거친 남자들의 일상복을 만들던 그는 가죽 과 오래된 지퍼가 들어간 옷들 사이로 말쑥한 테일러드 재킷도 만들기 시작했다. 평생 라이더재킷만 입을 것 같던 그가 테 일러드 재킷을 만든다고 해서, 본질까지 바뀌는 것은 아니다. 고집스럽게 달린 단추와 목까지 잠그는 재킷의 라펠이, 변치 않는 ‘스타일’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www.diafvine.com 54 SPECTRUM
Chrome Slider for iPhone 4, Book Jacket for iPad
SPRING.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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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o Songyee
구송이 / 패션 사진가 fashion photographer
05/15
구송이는 어릴 때부터 사진을 좋아했다. 사진학과에 들어가 졸업하기도 전에 스튜디오를 차리고 그 어떤 학생보다 많은 사진작업을 했다. 그사이 지친 적도 있었고 공부라는 이름으로 수면 밑바닥까지 파묻혔던 적도 있었다. 얼마 전 그는 새로 운 명함을 만들었고 조금은 조용해진 스튜디오에 다시 온기를 불어넣으려 한다. 56 SPECTRUM
Neoprene Sleeve for 13â&#x20AC;? Macbook Pro
SPRING.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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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 Hyorin
민효린 / 배우, 가수 actress, singer
06/15
연기자 민효린을 패션 프로그램에서 보는 일이 잦아졌다면, 그것은 큰 폭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제로 만난 그는 꿈과 생각과 일상을 조곤조곤 말하는 사람이었다. 긴 머리카락과 둥그런 눈망울 속엔 항상 자신의 중심에 있는 연기 에 대한, 좋은 작품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이 나이쯤 되니 진심과 아닌 것을 구별할 정도는 되었는데, 그의 눈빛엔 진심이 있었고 나도 모르게 응원하고 싶어졌다. 58 SPECTRUM
Slider Case for iPhone 4, Protective Cover for iP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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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g Younggyo
목영교 / 그래픽 디자이너 graphic designer
07/15
목영교는 직업을 그래픽디자이너라고 쓰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게 설명할 수는 없다. 빈티지 헬무트 랑(Helmut Lang) 티셔츠의 매력을 알고, 동료들과 함께 문구 편집매장(OVAL)을 운영하며, 또 몇 가지에서 수십 가지의 작업을 동시에 진 행한다. 그의 방은 언제나 정돈되어 있고 작업의 결과 또한 그의 방과, 깔끔한 옷매무새와 비슷하다. 타고난 디자이너라고 밖엔 할 수 없다. www.mogyounggyo.com 60 SPECTRUM
Sleeve Deluxe for 13” MacBook Pro
SPRING.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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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모델, <오보이!> 편집자 Nam Bora 남보라 fashion model, <OhBoy!> editor
08/15
패션모델 남보라는 사람 없는 동네 카페에서 시간 보낼 줄 알고, 일하느라 잠시 미뤘던 학교에서 다시 그림을 그린다. 시끄 러운 클럽을 좋아하진 않지만 90년대 대중가요가 나오는 ‘희귀한’ 곳이라면, 밤새 몸을 흔들 줄도 안다. 그는 창간호부터 꾸준히 <오보이!>의 일원이기도 하다. ‘일당백’이란 그녀를 위한 단어 아닐까. www.ohboyzine.egloos.com 62 SPECTRUM
Sleeve Plus for Macbook, Perforated Snap Case for iPad
SPRING.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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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 프로듀서,디제이,디자이너 Neonethy 네오네시 music producer, DJ, designer
09/15
‘네네(NENE)’라는 이름으로 디제이 활동을 할 무렵 어딘가 맞지 않는 옷을 입었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도 많은 이들이 TV 리얼리티 프로그램과 몇몇 매체에 노출된 그를 기억하고 예전 닉네임을 부르지만, 지금의 그는 단편 애니메이션의 음 악 작업을 하고 직접 디자인한 옷을 만들며, 기타를 다시 배우고 새로운 트랙을 만든다. ‘음악을 만든다’라는 것은 어두운 클럽에서 사람들을 열광시킬 때보다 고독한 작업이지만, 그 만족감은 비교할 수 없다. www.neonethy.com 64 SPECTRUM
Parra Sleeve for 15” MacBook Pro, Alloy Sleeve for 15” MacBook Pro, Alloy Messenger Backp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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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 사진가,<오보이!>편집장 Kim Hyunsung 김현성 fashion photographer, <OhBoy!> editor-in-chief
10/15
한 달간 김현성의 일과를 보자. 수많은 광고주를 만나고, 수십 명을 촬영하고, 직접 발행하는 <오보이!>의 원고 청탁과 편 집 디자인을 한다. 그의 열정은 카메라와 패션 사진을 넘어 보다 큰 그림을 본다. 사람들이 ‘얼마나 갈까’ 했던 일이 보람으 로 돌아오는 데는 1년 남짓한 시간이 걸렸다. 몸은 힘들지만, 봄은 오고 있다. www.ohboyzine.egloos.com 66 SPECTRUM
Jose Parla Sleeve for 15â&#x20AC;? MacBook Pro, Nylon Sleeve w/ Handles for iPad, Alloy Messenger Backp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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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 프로듀서,디제이 Oriental Funk Stew 오리엔탈펑크스튜 music producer, DJ 류승범 / 배우,디제이 Ryu Seungbeom actor, DJ
11/15
오리엔탈펑크스튜와 류승범은 음악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한 명이 트랙을 만들면 다른 한 명이 그 위에 새로운 비트를 입히고, 어떤 이펙터가 효과적일까 상의하고, 담배도 함께 피우고, 농담도 한다. 하지만 누구 한 명 진지하지 않은 적은 없 다. 그들의 결과물은 지하 스튜디오를 나와 주말 인파가 모이는 크고 작은 클럽과 파티에 장착된다. 방아쇠를 당기면, 그 들의 결과물은 총알이 되어 사람들의 귀에 박힌다. www.myspace.com/orientalfunkstew 68 SPECTRUM
Coated Canvas Backpack, Slip Sleeve Plus for iPad, Sleeve for MacBook 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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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니P / <스티브제이앤요니피>디자이너 Steve J & Yoni P 스티브J <Steve J & Yoni P> desig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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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J와 요니P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바쁜 패션디자이너 중 한 팀이다. 서울패션위크의 컬렉션, 다양한 기업 및 편집매 장과의 공동작업, 얼마 전 다녀온 뉴욕의 ‘컨셉트 코리아’ 프로젝트까지. 그들은 멈추지 않고, 한발씩 나아간다. 누구보 다도 즐겁게. www.stevejandyonip.com 70 SPECTRUM
Case for iPhone 3GS, Slider Case for iPhone 4, Snap Case for iPhone 3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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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 teok
안태옥 / <스펙테이터>디자이너 <Spectator> desig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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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첫날, 그는 우여곡절 끝에 준비한 <스펙테이터>의 두 번째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였다. 그의 옷은 품질이 좋은 편이고 가격이 저렴하진 않다. 그는 가을과 겨울, 봄에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지만 티셔츠처럼 여름만을 위한 옷을 만들지는 않 는다. 그는 서글서글한 인상이지만 옷에 대해서만큼은, 웬만한 장인을 꺾을 만한 고집이 있다. 그가 <스펙테이터>를 입을 때, 어떤 모델보다도 잘 어울리는 이유이다. www.spectator.com 72 SPECTRUM
Book Jacket for iPad, Slider Case for iPhone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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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바에이치>디자이너 Suh Hanyoung 서한영 <VIVA.H!> desig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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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영은 얼마 전까지 국내 탑 아이돌그룹의 스타일리스트 일을 했다. 지금은 듀오 디자이너 중 한 명으로 돌아와, 다시 새 로운 컬렉션을 준비한다. 빈티지 아이템과 옅은 화장, 그 중간에 있는 헝클어진 머리카락과 리폼한 데님 재킷 같은 것이 그 의 정체성이고 <VIVA.H!>의 앞날이다. www.viva-h.blogspot.com 74 SPECTRUM
Eley Kishimoto Sleeve for Mac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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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크 넨>디자이너 Yoon Hongmi 윤홍미 <Reike Nen> desig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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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남짓 자신의 구두 레이블을 만들어 온 윤홍미에게 2011년은 도약이자 도전의 해일 것이다. 지하의 작은 창고는 이십여 디자인의 구두 수백 켤레로 가득 찼고, 봄이 오기 전 느끼는 스트레스는 스스로와 브랜드가 발전하기 위한 기 지개일 것이다. 날렵한 선과 여백을 동시에 지닌 구두와 그는 묘하게 닮았다. www.reikenen.com 76 SPECTRUM
Slider Case for iPhone 3GS, Nylon Campus P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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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lery
V
ROSTARR at New
로스타 ROSTARR, ROMON KIMIN YANG
1971, Taegu, S. Korea / Lives and Works in NYC / www.rostarr.com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난 전방위 아티스트 로스타는 뉴욕 스케이트보드 및 그래피티 문화의 수혜자로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문화적 창작활동에 참여해왔다. 학교에서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클라이언트를 위 한 디자인에 자신만의 회화 기법을 불어넣은 ‘그래피직스(Graphysics)’란 단어를 주창하며, 2001년 첫 번 째 개인전 이후 빠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로스타는 뉴욕 지하철의 그래피티부터 스케이트보드 데크 디자 인, 나이키(Nike)와 컨버스(Converse) 등 글로벌 브랜드와의 상업 광고 작업, 오와우(O.H.W.O.W.) 갤 러리, 퐁피두센터(Centre Georges Pompidou)의 개인전 및 그룹전, 그리고 가장 최근 인케이스와의 공 동작업까지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는 현재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스튜디오를 기반으로 활동한다. 80 SPECTRUM
©Images courtesy of ROSTARR, YOON HYUP, INCASE Co., Ltd
인터뷰 / 배재호 Bae Jaeho, 스펙트럼 뉴욕 특파원 사진 / 피터 애쉬 리 Peter Ash Lee 편집 / 홍석우 Hong Sukwoo Special thanks to 리치 림 Rich Lim
YOON HYUP S york
윤협 YOON HYUP 1981, Seoul, S. Korea / Lives and Works in NYC / www.litergram.com 1981년 서울에서 태어난 윤협은 어린 시절부터 서울의 소수 문화였던 스케이트보드 문화에 흠뻑 빠진 학생 이었다. 그래피티 문화에 특별한 관심을 보인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스스로 서울의 길거리에 낙서하기 시작 했고, 2000년대 초중반, 구름을 형상화한 그래피티 작업으로 미디어와 예술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하 지만 그는 그래피티를 하거나 그림을 그리는 데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2003년에는 아소토 유니온(Asoto Union)의 공연장 인테리어를 담당했고, 2007년에는 국내 유일의 디자인토이 매장 킨키로봇(Kinky Robot)의 매장을 꾸미기도 했다. 2009년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린 <블루 닷 아시아(BLUE DOT ASIA)> 전시 이후 뉴욕으로 간 그는, 현재 뉴욕에서 유학하며 새로운 작업을 구상하고 있다. SPRING.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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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lery 스펙트럼 매거진의 다섯 번째 챕터 ‘갤러리’는 동시대에 활동하는, 재능 넘치는 두 명의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공간입니다. 그 첫 번째로 서울을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하다 뉴욕으로 거점을 옮긴 그래 티피 아티스트이자 페인터 윤협(YOON HYUP)과, 뉴욕 길거리 문화의 중심에서 다양한 작업을 펼쳐온 아티스트 로스타(ROSTARR)의 작업을 소개합니다. 윤협과 로스타는 모두 대학에서 그 래픽디자인을 전공하고, 정규 교육 과정으로 미술을 배운 적이 없으며, 청소년기에 스케이트보드 문화에 빠져 지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또한, 그래피티와 순수 회화를 병행한다는 점 또한 비슷 합니다. 그들의 다른 점이라면, 한 명은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한 아티스트이고, 한 명은 어느 정 도 기반을 다진 아티스트라는 점입니다. 여담 하나 밝히자면, 원래 이 챕터는 그들의 작품을 단순 하게 보여주자는 기획 의도였으나, 현재 두 명 모두 뉴욕에 산다는 점 때문에 ‘대담’이 추가되었고 그 덕분에 훨씬 풍성해졌습니다. 어릴 때부터 로스타의 작업을 관심 깊게 지켜본 윤협과, 자기만의 색을 확고히 다진 전방위 아티스트 로스타의 아트웍, 그리고 대화입니다.
배재호(이하 B): 아티스트가 된 계기가 있었나요? 로스타(ROSTARR, 이하 R): 그래픽디자인에 푹 빠져 있었어 요.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내거나 로고를 만드는 작업은 잘해 낼 수 있었고 매력적이었어요. 어떠한 단체의 로고 디자인을 만 드는 작업은 추상적인 이미지를 통해 상징적인 의미를 담아야 했고, 그 속에 철학이 담겨야 했어요. 모든 영감을 하나의 추상 적 이미지로 만들어야 하는 점이 흥미로웠죠. 하지만, 어느 순간 부터는 누군가를 위해 디자인하는 것보다 스스로 스타일을 만 들어가는 작업을 하게 됐어요. 그 과정에서, 이전에 작업했던 로고 디자인 경험은 많은 영향을 주었지요. 제 작품들은 추상적 이지만 그와 동시에 매우 상징적이거든요. 단지 강한 이미지를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그림 속에 이야기를 담아내려고 꾸준히 노력합니다. 어린 시절에는 힙합 음악과 브레이크 댄스를 좋아 했어요. 지금 제가 하는 작업들은 마치 브레이크 댄서와 같다고 생각해요. 최고가 되고 싶어 하고, 불가능하게 보이는 기술들을 연습하고, 새로운 스타일을 만드는 것처럼 말이죠. 그렇게 저도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윤협(YOONHYUP, 이하 Y): 그래픽디자인을 공부하기 전에 도 그림을 그리셨나요? 82 SPECTRUM
R: 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어요. Y: 저는 요즘 당신이 지나온 길과 비슷한 과정에 있다고 생각해 요. 그래서 당신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기쁩니다. R: 감사합니다. 그래픽디자인을 공부하셨나요? Y: 네, 그래픽디자인 공부를 하기 전에는 그래피티에 흥미가 있 었고, 그 이후 학교에서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했습니다. 하지만, 공부하면서 순수 미술처럼 그림 그리는 것에도 흥미를 느끼게 되고 상업적인 디자인보다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으려고 생 각하게 됐습니다. R: 저도 그래픽디자인 전공으로 예술학교를 졸업했지만, 회화 를 공부하진 않았어요. 독학으로 그림 그리는 법을 배우고, 그 래픽디자인과 여러 가지 기법을 연구했어요. 예술 작품을 창조
어린 시절에는 힙합 음악과 브레이크 댄스를 좋아했어요. 지금 제가 하는 작업들은 마치 브레이크 댄서와 같다고 생각해요. 최고가 되고 싶어 하고, 불가능하게 보이는 기술들을 연습하고, 새로운 스타일을 만드는 것처럼 말이죠.
하고, 자기만의 스타일을 만드는 건 (디자인과는) 전혀 다른 작 업이에요. 그 누구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지 못합니다. Y: 정말 어려운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R: 시간이 필요하고, 시간과 함께 발전이 필요해요.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영향을 받고, 배움이 많을수록 다른 사람의 방식과 자신의 방식을 존중할 것입니다. 결코 쉽지 않아요. 저는 많은 작업을 해왔습니다. 디자인, 일러스트레이션, 프린팅, 그 리고 주욕(Zoo York)과 함께 스케이트보드 데크에 들어가는 그래픽 작업도 했죠. Y: 직접 디자인하신 스케이트보드들을 봤습니다. 스케이트보 드 문화에서도 많은 영감을 받으시나요? R: 몇몇 부분에서는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잘 타 는 스케이터는 아니었지만 스케이팅을 좋아했어요. 주욕과 샷 (SHUT)을 만든 로드니(Rodney Torres)는 저의 가장 친한 친구였고 같은 건물에서 작업실을 사용했어요. 자연스럽게 데 크에 들어가는 그래픽디자인을 하게 됐고, 그러면서 영향을 받 았지요. 스케이트보드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포츠를 좋아합니 SPRING.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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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lery 다. 가장 최근에는 픽스드기어 자전거를 접했는데, 메신저들로 부터 나온 문화가 빠른 속도로 크게 성장해 놀라웠어요. Y: 과거의 스케이트보드 문화에서도 그러했듯이 지금도 많은 회사가 아티스트들과 공동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어떠 한 영향력을 끼쳤는지, 당시의 스케이트보드 문화는 어땠는지 조금 얘기해주시겠어요? R: 과거의 스케이트보드 씬은 무척 흥미로웠어요. <키즈 (Kids, 래리 클락(Larry Clark) 감독의 영화)>라는 영화를 아 시나요? 마치 그 영화와 비슷했죠. 피터 비치(Peter Bici), 해
스케이트보드 씬은 무척 흥미로웠어요. <키즈(Kids, 래리 클락(Larry Clark) 감독의 영화)>라는 영화를 아시나요? 마치 그 영화와 비슷했죠.
럴드 헌터(Harold Hunter), 저스틴 피어스(Justin Pierce) 같은 주욕의 많은 스케이터가 래리 클락의 영화에 직접 출연했 어요. 그들의 생활방식은 영화 속 그대로였습니다. 거리에서 스 케이트보드를 타고, 파티를 즐겼어요. 대다수의 스케이터는 아 주 어렸고, 심지어 모두 프로 스케이터가 아닌 아마추어였지만 재능이 있었어요. 물론 평범하고 착한 소년들은 아니었지요. Y: 최근에는 스케이트보드 문화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 는데, 과거에는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R: 아주 작은 문화의 한 부분이었어요. 그리고 80년대 후반, 샷 이 시작했을 때 스케이트보드 산업은 거의 사라졌죠. 90년대 초반 주욕이 미국 동부의 유일한 회사로 다시 시작했을 때, 스케 이트보드 문화는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스케이 ROSTA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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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보드 씬이 다시 일어나리라고 믿었고, 정말 다시 성장하기 시 작했어요. 그 이후 슈프림(SUPREME)이나 허프(HUF)가 생 겨났고 허프가 캘리포니아로 옮기면서 프로 스케이터들이 나타 났어요. 당시 많은 프로 스케이터들이 (자신들을 후원해 줄) 큰 회사를 찾아 캘리포니아로 옮겨갔어요. Y: 예전에 한국에서는 소수의 사람만이 스케이트보드 문화에 관심이 있었는데, 그때 ‘로스타’의 이름을 처음 접했던 기억이 있어요. R: 도즈 그린(Doze Green, 뉴욕 출신 그래피티 아티스트)과 함께 한국에서 공동작업했을 때군요? 그 당시에 수트맨(Suitman, Young Kim, 미국 출신의 한국계 아티스트)과도 함께 갔었죠. 많은 사람을 만났고, 한국에 대해 많은 걸 느낄 수 있 었어요. J: 가장 최근 한국에 가셨을 때가 언제였나요? R: 3년 전으로 기억해요. Y: 백남준아트센터의 전시(<나우 점프(Now Jump) 전>) 때였 군요? R: 네, 한국의 문화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요. 음악, 미술, 패션 등 모든 것에서 나타 나고 있죠. 거리에서는 어린 사람들이 실험적인 패션을 입고 있 SPRING.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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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lery 었고, 수많은 갤러리의 변화도 눈에 띄었습니다. ‘이게 무슨 일 이지?’ 싶을 정도였죠. 문화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면서 행복함을 느꼈습니다. Y: 지금의 반스토머즈 크루(The Barnstormers, 뉴욕과 도 쿄를 기반으로 작업하는 아티스트들의 모임)는 어떤 활동을 하 고 있나요?
이게 무슨 일이지?’ 싶을 정도였죠. 문화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면서 행복함을 느꼈습니다. YOON HYUP
R: 어떤 집단을 만들려고 한 것은 아니었어요. 반스토머즈는 1999년, 데이비드 엘리스(David Ellis)가 친구들과 시작한 움 직임이었어요.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려고 가까운 친구들 을 불러모으고, 노스캐롤라이나의 창고에서 그림 그리는 작업 으로 시작했죠. 처음에는 각자 자기만의 표현을 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서로의 에너지를 느끼고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 흥미로운 작업이 탄생했습니다. 예술을 통해 서로 소통했 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모두 개인 작업을 많이 하고 있어서 공동 작업은 하지 않고 있지만요. Y: DVD를 통해서 반스토머즈의 작업 모습을 접했습니다. 한 편의 라이브 페인팅을 보는 듯했어요. 특히 여러 아티스트가 함 께 그림 그리는 방식을 보면서 많은 걸 느꼈습니다. R: ‘어떻게 하면 더 자유롭게 그림 그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 반스 토머즈의 공동작업을 통해 많이 배웠어요. 다른 아티스트들과 의 공동작업은 배울 점이 많습니다. 86 SPECTRUM
Y: 당신의 작품에서는 에너지가 느껴집니다. 로스타의 예술적 인 정체성을 나타내는 ‘그래피직스(Graphysics)’라는 단어는 어떻게 탄생한 것인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R: 일반적인 그래픽디자인은 에너지나 감성이 없는 차가운 느 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속에 더 많은 표현을 할 수 있 는 에너지를 넣고 싶었고, 가장 순수한 방법으로 표현하려 했습 ROSTARR
니다. 아직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하려 합니다. 그와 동시에, 여러 방법으로 에너지를 표현하려 합니 다. 그에서 나온 단어가 그래픽(Graphic)과 피직스(Physics, 물리학)의 합성어인 그래피직스(Graphsics)입니다. 끊임없는 실험적인 시도와 연구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Y: 제가 처음 로스타의 작품을 접한 것은 나이키(Nike)와의 공 동작업 ‘플로우(Flow)’였습니다. 아름다운 색감과 패턴을 보고 누구의 작품인가 찾아봤던 기억이 납니다. R: 그 작업은 개인적으로도 기억에 남는 작업이었어요. 물론, 상업화된 광고였지만 나이키에서 아티스트에 대해 많이 배려해 주었고, 대형 프로모션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에 계신 부모 님께서 굉장히 자랑스러워 하셔서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그 이 후에도 한국에 대한 작업이 이어진 계기가 된, 굉장히 즐거운 경 험이었어요. 제 작품을 이렇게 한국에서 접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기쁩니다. 앞으로도 한국에서 더 많은 작업을 할 SPRING.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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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lery 기회가 생기면 좋겠습니다. Y: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열린 전시에서 본 작품은 한국인 아티 스트로서 자랑스러웠습니다. R: 저에게 무척 특별한 작품이었어요. 대단한 아티스트였던 백 남준의 공간에서 열린 전시에 참여할 수 있었다는것 자체로 영 광이었습니다. 또한 가장 커다란 공간에서 작업했다는 것과 그 작업을 대한민국에서 했다는 것도 좋았습니다. Y: 그 작업을 하시는 동안 굉장히 열정적으로 임하셨다고 들었 습니다. 부담감을 느끼지는 않으셨나요? R: 사실, 저는 도전하는 것을 좋아해요. 그래서 무척 큰 공간 이었지만, 정해진 기간 안에 좋은 작품을 창조해낼 수 있었어 요. 새로운 것을 일정 시간 안에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스트레 스가 될 수 있지만, 그 부담감이 오히려 매력적인 것 같아요. 스 트레스를 받기보다는 먼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요. 그러면 그 림을 통해 그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어요. 지속적인 도전과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는 창조적인 예술 활동에서 중요한 부분 이라 생각합니다. Y: 음악을 굉장히 좋아하신다고 들었습니다. 특별히 좋아하는 장르가 있으세요? R: 거의 모든 종류의 음악을 좋아합니다. 펑크(Funk), 힙합 (Hip-hop), 레게(Reggae), 댄스홀(Dancehall)처럼 다양 한 음악을 좋아합니다. Y: 작업하실 때도 음악을 많이 듣는 편이신가요? R: 대부분 음악을 들으면서 작업해요. 음악에서 모든 영감을 받 지는 않습니다. 좋은 음악을 들으면 즐겁게 작업할 수 있습니다. 작품 활동을 하다 보면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은데, 그 시간에 음 악을 들으며 작업하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때로는 마음 을 가다듬고 고요함 속에서 그림을 그리기도 합니다. 88 SPECT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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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인 도전과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는 창조적인 예술 활동에서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YOON HYUP
Y: 라이브 페인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R: 라이브 페인팅은 더는 하지 않으려고 해요. 예전에는 많이 했어요. 물론 흥미로운 작업이죠. 어느 날 문득, 다시 한번 생 각하게 됐어요. 예술 작품은 과정을 모른 채 보이는 게 더 좋은 감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예술가는 과정을 비밀 로 남길 수 있고 감상하는 사람들은 과정에 대해 더 많은 상상력 을 펼칠 수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라이브로 진행하는 즉흥적 인 작업은 예술가가 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라 생각해요. 특 별한 작업이죠. J: 이번에 인케이스와의 공동작업은 어떻게 이뤄졌나요? R: 아키팁(Arkitip) 매거진의 스콧 스나이더(Scott Snyder)를 통해 인케이스와의 공동작업에 대해 들었어요. 그래픽 디자이너 로서 컴퓨터 작업도 많이 해서 아이폰, 아이패드, 맥을 즐겨 사용 하기에 더 흥미로운 일이었죠. 제가 사용하는 제품들의 케이스를 디자인한다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데이먼 웨이(Damon Way, 인케이스 디렉터)는 제 작품을 좋아해 주는 친구이기도 하고, 아 키팁 매거진과도 몇 차례 공동 작업을 했어요. 이번 기회에 인케 이스와 작업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s
이 인터뷰는 2011년 2월 7일 월요일, 뉴욕의 로스타 스튜디오에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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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금처럼 요소의 총합보다 요소의 조합이 뛰어난 Incase의 Alloy 컬렉션은 가방과 슬리브에 프리미엄 소재를 사용하였습니다. 기술과 공학의 진보에 영감을 받은 컬렉션의 다이나믹한 표면은 새로운 차원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01 Messenger Backpack 02 Backpack 03 Compact Backpack 04 Messenger Bag 05 Campus Backpack 06 Protective Slee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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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SPECTRUM
Courier Collection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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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ase의 궁극적인 목표는 어떠한 환경속에서도 사용이 용이한 최상의 제품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열악한 환경속에서 근무하는 메신저들의 요구에 적합한 제품을 만든다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닙니다. Courier Collection은 모든 커리어들이 기대하는 내구성 방수 기능, 사용의 편리성을 특징으로 하고있습니다.
01 Messenger Bag 02 Messenger Backp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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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ated Canvas Collection 01
02
03
현대적인 디자인과 최고의 기능성이 특징인 Incase의 Coated Canvas 컬렉션은 세련된 라인과 사려 깊게 마련된 기능을 자랑합니다. 내구성이 우수한 코튼 캔버스를 사용한 컬렉션은 방습코팅 마감으로 내구성을 더욱 높이고 특별한 모양과 느낌까지 갖추었습니다.
01 Backpack 02 Shoulder Bag 03 Slee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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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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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lon Collection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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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인 디자인 원칙과 모든 기능을 목적은 Incase의 Nylon 컬렉션을 뒷받침하는 원동력입니다. 인조 모피안감, 인체 공학적 디자인, 강화된 노트북 수납 공간 방습방한에 가능 내구성 높은 구조는 최상의 편안함과 스타일 뿐만 아니라 보호기능을 제공합니다.
01 Backpack 02 Compact Backpack 03 Sling Pack 04 Campus Backpack 05 Messenger Bag 06 Protective Slee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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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ad 01
02
03
Incase의 iPad용 제품은 혁신적인 기능의 요구사항을 다양하고 지속적인 보호를 통해 제공합니다. iPad의 보호뿐만 아니라 다양한 색상과 재료로 실용성을 향상시키는 제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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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Convertible Magazine Jacket 02 Origami Sleeve 03 Perforated Snap Case
MacBook 01
02
03
Incase의 MacBook용 제품은 정밀한 기술을 이용한 보호와 현대적인 01 Neoprene Sleeve for Air 02 Protective Sleeve Deluxe 디자인의 미학과 개개인의 선택의 다양성을 위해서 제공됩니다. 03 Neoprene Sleeve Plus 각각의 케이스와 슬리브는 안목 높은 MacBook 사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요구를 충족할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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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No.1 / SPRING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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