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trum Issue 09. SPRING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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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No.09 / SPRING 2013 ISSN 2287-5980

LOVE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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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 Travel Collection Backpack EO Travel Collection Roller Point and Shoot Field Bag Capsule In Ear Headpho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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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goincase.kr/anywhere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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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Editor 홍 석 우

지난 3월 초순, 현대카드 디자인라이브러리Hyundai Card Design Library 에서 열린 세계적인 패션 및 예술지, <비저네어VISONAIRE> 전시를 봤습니다. ‘비저네어’가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르는 독자분들께 간단히 설명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1년에 세 권 발행하며, 각 호마다 주제와 형태가 다른 한정판limited edition 으로 제작되는 멀티 포맷 앨범multi-format album이다. 패션과 사진, 예술과 디자인을 중심에 두고 창작자들의 감정과 감각을 구체화한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중략) <비저네어>가 다루는 영역에는 한계가 없다. 세상 어느 패션 잡지도 시도하지 않은 실험적인 작업들은 각 호에 참여한 수많은 창작자의 작업으로 묶여, 한 권의 책 안에 녹아든다.’ <비저네어>에 관해 직접 쓴 원고에서 일부 발췌. 왜 뜬금없이 남이 만든 책 이야기를 편집자의 글 서두에 꺼내놓았느냐면, 저는 이 출판물 이라고 하기에도 뭐한 굉장히 독창적이고 독보적인 - 을 보며 그야말로 다양한 감정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일종의 ‘선구자’를 바라보는 경외감, 그들의 출발과 시작에 관한 혼자만의 망상, 거대한 브랜드 및 저명한 컨트리뷰터들과의 꿈 같은 작업들, 그 모든 것을 이십 년 넘게 이어온 뚝심과 애정….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일련의 작업은 애정을 넘어선 거대한 ‘사랑’ 없이는 어려울 것입니다. 한 번 멋지게 터트리고는 마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하며 끈기있게 이어오는 점이 특히 그렇습니다. 게다가 그 대상이 각기 다를지언정, 하나하나 나올 때마다 놀라움의 연속이라는 점에서는 시샘까지 들 정도이니까요. 전시 중에 서울을 방문한 <비저네어>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세실리아 딘Cecilia Dean 을 만났습니다. 이번이 두 번째 만남입니다. 처음 만났을 때는 2008년으로, ‘스펙트럼’이 시동하기 약 2년 전이었습니다. 이번 만남은 아홉 번째 스펙트럼의 발간을 앞둔 상태였습니다. 저에게 그는 ‘이상향’이자 ‘롤모델’에 가깝습니다. 한국어로 된 스펙트럼 여덟 권을 그에게 직접 주었습니다. 한 권을 만들 때마다, 말 그대로 출산의 고통(물론 앞으로 겪을 일은, 결코 없겠지만) 같은 것을 느끼는데, 그러한 바람까지 전달되진 않겠지만 당신처럼 나도 무언가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라는 말을 지금껏 만든 스펙트럼으로 대신하고 싶었습니다. 이번 스펙트럼의 주제는 ‘사랑’입니다. 영어로는 ‘러브love’라고 읽고 씁니다. 사랑이 반드시 애정의 좋은 면만을 지녔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 것처럼, 그 모든 복잡다단한 감정을 포괄하는 것이 사랑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스펙트럼에는 그러한 복합적인 이야기들이 담겨 있습니다. 함께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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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ISSUE No.9 / SPRING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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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thanks to CURTIS KULIG for this issue's cover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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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ARTICLES FASHION - 남현지 DESIGN - 김세일 ART - 김정은 BOOK - 이로 STREET - 최강호 MUSIC - 성창원 TECH - THINK,TALK,WRITE. TRAVEL - 홍석우

RECOMMENDATION FOR SPRING 2013

06 ARCHIVE CAMO CAPSULE

12 PEOPLE LEE BYUNG HUN CURTIS KULIG

134 GALLERY ‘CY CHOI’ TEAM

158 EXCHANGE HIRO SUGIYAMA

72 PICTORIAL _ANYWHERE CAMPA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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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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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 리처드 하인즈, 포토그래퍼 솔네와 피터 애쉬 리, 일러스테이터 오혜진과 그래픽 디자이너 김기조

SPACE

STORE NEWS

PRODUCT

206 INCASE STORE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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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 of Incase 1997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설립된 디자인 브랜드 인케이스 Incase는 단순 캘리포니아의 라이프스타일을 뛰어넘어,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인케이스는 그들만의 크리에이티브한 도전정신과 서브컬쳐를 절묘하게 접목해, 애플 사용자뿐만이 아닌 Fashion과 Art, Design, Music, Street, Tech 분야에 관심이 있는 모든 소비자층에게 사랑받는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이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포토그래퍼와 스케이트 보더, 그래피티 아티스트, 언더그라운드 뮤지션 등 다양한 필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들의 요구가 반영되어 환경에 최적화된 제품으로 탄생한다. 인케이스의 다양한 시각과 시도들은 그러한 제품을 사용하는 이들에게 강한 만족감과 제품에 대한 신뢰를 이끌어내며, 국내외 두터운 마니아 층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의 하이테크 액세서리 시장은 블랙과 그레이 등 다소 어둡고 차분한 컬러의 무채색 일변도로 컬러풀한 색상과 디자인, 새로운 소재의 시도가 다소 부족한 상황이었고, 소비자들 또한 기존에 출시된 제품들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시장에서 인케이스는 새로운 컬러, 제품의 기능을 최대한 발휘 할 수 있게 도와주는 혁신적이고 완벽한 디자인의 제품들을 선보이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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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ase Today ‘A Better Experience, through Good Design훌륭한 디자인을 통한 탁월한 경험’이라는 브랜드 슬로건을 완벽히 구현하기 위해 Incase의 가방, 오디오, 다양한 길이와 호환성을 가진 케이블Cable 과 충전기Charger 를 포함한 모든 디바이스들과는 물론, 다양한 연령층과 직종, 그리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유연성 있게 활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인케이스는 ‘큐레이티드 바이 아키팁Curated by Arkitip’을 통해 Parra, Andre, Krink, Evan Hecox, Rostarr 등 유명한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해 왔으며 Ace Hotel, Paul Rodriguez, Andy Warhol, Marc by Marc Jacobs 등 전 세계 다양한 카테고리의 아티스트, 브랜드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013년 초에 선보일 스투시Stussy와의 콜라보레이션 컬렉션은 Hypebeast와 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웹진 등에 소개되면서 출시 이전부터 두 아이코닉 브랜드의 만남으로 주목받고 있다. 곧 뒤이어 iPhone 5를 위한 앤디 워홀의 여섯 번째 컬렉션을 선보일 예정이며 Sticky Monster Lab과의 작업 이후 또 한 번의 이슈를 불러일으킬 국내 프로젝트도 진행 중에 있다. 이처럼 인케이스는 다양한 브랜드들과 함께 디자인, 기능뿐만 아니라 예술적 가치까지도 포함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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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Camo Capsule 인케이스 첫 캐모 컬렉션을 선보입니다. 캐모 컬랙션은 인케이스의 레인지 컬렉션과 카메라 컬렉션 중 가장 인기있는 있는 제품에 인케이스 디자이너가 직접 고안하여 탄생된 커스텀 카모 패턴을 가미해 재 탄생시킨 컬렉션입니다. 견고한 외관과 얼반 스타일의 감성을 잘 풀어낸 디자인에 실용적인 기능과 똑똑한 수납공간, 그리고 기기보호까지 갖춘 제품들로서 개개인의 다양한 활동과 취향에 걸맞는 제품들로 구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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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DSLR Pro Pack for MacBook 15”, DSLR, iPad, iPhone, iP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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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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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Large Backpack for MacBook 17”, iPad 2. Campus Pack for MacBook 15”, iP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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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DSLR Sling Pack for MacBook Air 11”, DSLR, iPad, iPhone, iP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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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이병헌

LEE BYUNG HUN interview & text 홍석우 Hong Sukwoo photography 정재환 Jae Chung (JDZ) special thanks to 임지윤 Karen Lim, 김지혜 Kim Ji hye, 김혜연 Kim Hyeyeon © images courtesy(still cuts & posters) of Lee Byung hun and each Movie Company and Distributing Agency

‘배우’와 ‘스타’는 분명히 다른 뜻이지만, 종종 하나로 겹칠 때가 있다. 전자에 방점을 찍는 이들은 대중의 인기와 상관없이 정도正道 취급을 받곤 하고, 후자에 방점이 찍히는 이들은 (그들은 억울할지도 모르지만) 점점 작품에 관한 기대를 접게 되곤 한다. 해마다 새로운 ‘스타’ 가 떠오르고, 폭발적인 대중의 인기를 받는다. 그게 무한하게 이어지는 곳이 연예계이자 그곳의 생리生理이리다. 그런 상황에서 십 년, 길게는 이십 년 넘게 인기를 유지하고, 좋은 작품을 골라 대중에게 선보이고, 위에서 말한 전자와 후자의 균형을 유지하는 이들을 보면, 종종 그런 이들은 ‘외계인’이 아닐까 생각하곤 한다. 스타가 사람들에게 꿈을 주고, 배우가 작품마다 보이는 연기가 팽팽하게 균형을 유지한다면 더욱 말이다. 이병헌은 흥미롭다. 작가주의 감독의 페르소나가 되어 작품 속을 질퍽거리며 돌아다니다가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안에서 거짓말처럼 날아다닌다. 어느 때 그의 목소리는 다큐멘터리의 베테랑 성우처럼 들리기도 하고, 탄탄하게 균형 잡힌 몸과 구릿빛 피부는 청년 액션 스타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병헌은 불혹을 넘었다. 하지만 그의 필모그래피는, 아직 최고의 전성기가 오지 않은 것처럼 여전히 살아 꿈틀거린다. 인터뷰하기로 한 날은 아직 추울 때였다. 검은 울 코트에 고무창 덧댄 가죽 구두를 신고, 코듀로이 팬츠를 입은 채 터벅터벅 스튜디오로 혼자 걸어 들어온 배우에게, 질문하고 답을 기다렸다. 첫 질문이 영화 얘기는 아니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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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OF THE CRA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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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SPECTRUM: 당신은 어떤 소년, 어떤 학생이었나?

속했고, 학교에서는 앞서 말한 분위기였다.

Lee Byung-hun이하 BH: 내 입으로 얘기하기가…. 굉장히 권위적이었던 것

혼자만 있을 때면 모험을 즐기고, 엉뚱한

같다.

한마디로 장난꾸러기였다. 당시 성남에

그런데 어떤 ‘척’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생각을 많이 하고, 굉장히 실험적이고…. 살았는데, 지금은 정신없는 곳이지만

권위적?

어렸을 적에는 도시임에도 버스 한두

BH: 아주. 환경 탓 같기도 하고, 교육

정거장만 걸어가면 논밭이었다. 학교에선

문제도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초등학교 1

반장, 동네에서 골목대장이었으니 “야

학년일 때는 반장 제도가 없었다. 그럼에도

개구리 잡으러 가자! 모험하는 거야” 하면서

6학년 때까지 계속했다.

산으로 개구리 잡으러 다니곤 했다. 조립식 장난감 만드는 것도 좋아해서 거의 하루에

반장이 없는 시스템에서?

하나씩 만들었다. 학교 마치고 돌아오는

BH: 워낙 옛날이었으니까. 당시 반장은

길에 문방구에서 꼭 200, 300원짜리를

권위가 있어야 했다. 선생님께서 안 계신

샀다. 운 좋게 용돈 좀 남은 날엔 몇 번이고

시간에는 그 정도의 권위가 있어야 했고,

들락거렸다. 그런데 실상, 학교에서의 위치

아이들을 통솔할 줄 알아야 했다. 그러다

때문에 어느 정도 그런 행동을 제한하곤

보니까 또래 친구들의 관점에서는 내가

했다. 가만히 생각하면 어린 시절부터 두

무서울 수밖에 없었을 거다. 그래도

가지 삶을 살지 않았나 싶다.

생각해보면 초등학생이 무서워 봤자 얼마나 무서웠겠으며, 선생님처럼 보였겠나.

그런 것들이 중, 고등학교 시절까지도

그러다 보니 의도적으로 반 아이들에게

이어졌나?

권위적이고 딱딱한 모습을 보이려고 했고,

BH: 결코 그렇진 않았다. 중학교 때까지만

지도하거나 통솔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해도 공부하는 쪽에 더 가까웠다. 고등학교

했다. 지금 생각하면 좀 어이없는 모양새다.

때는, 그야말로 반. 보통 노는 친구는 노는

그런 분위기를 지녀야겠다는 생각을 계속할

애들끼리, 공부하는 친구는 공부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런 ‘척’하려고 애썼다.

친구들만 만나는, 확연히 구별되는 무리가 있는데 딱 경계에 있었다. 잘 놀고 싸움

엄한 가정에서 자랐나.

잘하는 친구들과 정말 공부 잘하는 친구들,

BH: 평범했다. 부모님 중 한쪽이 엄하면

두 부류의 친구들이 다 있었다. 회색분자

한쪽은 열린 마음으로 내 편이 되어 주는

같은 존재였다.

경우가 잦았다. 내 경우에는 어머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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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엄했고, 아버지는 항상 내 편이었다.

1991년에 KBS 14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

모든 게 열려 있는, 정말 친구 같은

했으니, 갓 스물을 넘어 바로 배우의 길에

분이었다. 그렇게 보면 집은 평범한 축에

뛰어든 셈이다. 어릴 적부터 배우를 꿈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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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BH: 전혀. 이미 유명한 배우가 된

것도 없는데 경험 삼아 해보라는 거다.

많은 사람이 ‘배우를 꿈꿔본 적 없다’고

원서 가져오신 친구분 성의도 있고 하니까.

얘기하는 걸 참 많이 봤지만, 나도 그랬다.

그래서 장난삼아 시작해봤다. 당시 사진과

초등학교 때 그렇게 반장을 했는데도 남들

친구에게 부탁해서 사진도 찍었다. 기왕

앞에서 이야기를 잘하거나, 유창하게

하는 거 제대로 하려고. 서류를 보냈더니

의견을 전하는 능력이 턱없이 부족했다.

1차 합격이 됐다. 그러니까 ‘야, 이거

권위적인 통솔자라도 사람들 앞에서

재밌네’ 싶었다. 그때 경쟁률이 200대 1

얘기하는 건 병적으로 못했다. 일종의

이 넘었는데, 결국 최종 합격했다. 그래도

공포증 수준이어서 유명인이 된다는

별 감흥이 없었다. 사실 거의 동네잔치

것, 유명세와는 거리가 멀었다. 대학도

수준의 일인데도 그랬다. 왜냐면, 누가 배우

불문과를 나왔다(이병헌은 한양대학교

시켜준다고 해도 할 생각이 없었으니까.

불어불문학 학사와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

그때부터 고민이 시작됐다. 영장 나올

석사를 졸업했다. - 편집자 주). 대학교 2

시기가 됐는데 군대를 가야 하나, 3개월

학년 1학기 때인가, 군대 가려고 휴학계

동안 탤런트 연수를 해야 하나. 그때

냈다. 보통 우리 때는, 입영 신청서를

부모님께서 남들은 하늘의 별 따기라는

내면 두세 달 기다려야 해서 집에서 놀고

탤런트 시험에 합격했는데 한 번 해보라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어머니 친구분이

하셨다. 결국, 입대를 미루고 연수원에

KBS 탤런트 공채 원서를 들고 오셔서는

들어가서 난생처음 ‘대사’라는 걸 해봤다.

꼭 보라는 거다. ‘내가 무슨, 배우 같은 거

당시 심사위원이던 KBS 프로듀서(PD)

생각도 해본 적 없는데’ 했다. 그분이 늘

분들이 지나갈 때마다 하던 얘기가 “

장난처럼 어릴 때부터 “너는 배우가 돼야

너 조심해 인마. 여기 꼴찌로 들어왔어,

한다, 연기자가 돼야 한다, 영화배우 얼마나

커트라인이었어”였다. 그때는 연수 한 달

멋있어” 했었다. 그때는 어른들이 흔히

지나면 몇 명 자르고, 또 한 달 지나면 몇 명

남의 집 자식한테 하는 칭찬으로 생각했지,

자르고, 그렇게 최종 합격 인원을 추렸다.

진심이라곤 생각 안 했다. 근데 원서를 들고

60명 정도가 연수 들어가면, 3개월 지나고

오셔서 해보라니까 진심이구나 싶었다.

40여 명 정도가 남는다. 합격했어도 한 게

동생(이은희)이 아역 탤런트여서, 어머니가

아니었다. 3개월 다 지나봐야 알 수 있었다.

항상 데리고 다녔으니까, 방송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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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드라마를 하는 아이 엄마를 만나서

말 그대로 생존 게임이다.

두 분이 친구가 됐다. 그분 따님도 아역

BH: 굉장히 치열했다. 그 친구들을

탤런트였으니까 권유할 수 있었던 거다.

보면서 ‘아니 뭐 저렇게 열심히들 하나’

평범한 가정 주부였으면 KBS 원서를

싶었다. 배우를 꿈꾸지도 않는데다가,

어떻게 가지고 왔겠는가.

심지어 탤런트가 되고서도 이 일은 내 일이

싫다고 했는데 어머니께서 어차피 아무도

아니니까 언제든지 관둬도 상관없다는 식의

기대 안 한다, 하지만 군대 기다리느라 할

배짱이 좀 있었다. 절실하게 배우가 되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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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노력해왔던 친구들한테는 좀

촬영장, 아주 간혹 친구들과 만나는 정도?

미안한 얘기다. 어쨌든 그런 마음이었는데,

식당에 가더라도 구석에 앉게 되고. 이런

3개월 지난 마지막 날 최종 테스트를 했다.

제약들이 있지만, 당시만 해도 이십 대

처음 심사위원이던 프로듀서 네 명이 앉아

초반이었으니까 어느 정도 즐길 수 있었다.

있고, 한 사람씩 들어가서 테스트를 받는데,

‘뭐 어때?’하는 식으로.

거기서 전부 에이(A)를 받았다. 1등으로 연수 생활을 마치게 됐다. 어차피 심사는

급격한 환경의 변화라고 할 수 있겠다.

주관적이고, 연기라는 게 사실 점수를

BH: 급격한 변화였는데, 나한테는 크게

매길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어쨌든 무척

압박으로 다가왔다기보다는 이런 상황들이

신기했다. 꼴찌로 들어와서 그 해 1등으로

내게 주어진 조건이라면 즐기면 되는 거로

연수 과정을 끝냈으니까. 재능이 있나

생각했다.

싶기도 하고. 한 프로듀서가 했던 얘기는 내가 백지장이었기 때문이라고 하더라.

당신의 ‘청춘’, 그러니까 청년 시절에 관한

완전히 흰색 도화지여서 그들이 그리는 대로

기억들은 무엇인가? 일만 하느라 너무

따라간 거라고.

빠르게 지나진 않았나? BH: (잠시 생각하다) 왜 어른들이 그런 얘길

데뷔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러니까 이십

하지 않나? 세월이 총알처럼 지나간다고.

대 초반에 스타가 됐다. 이른 나이에 이름을

나도 그렇다. 너무 빨리 지나간 느낌이 들고,

알리고서, 소위 ‘스타’로서의 삶이란,

정신없이 달려온 것 같다. 심지어 기억이

(겪어보진 않았지만) 장점만큼의 단점도

잘 안 나는 것들도 있고. 그런데 전반적인

있었을 듯하다. 자유롭게 서울 시내를

마음가짐이라든지 정서를 얘기하자면….

돌아다니지 못하는 소소한 일을 포함해서

어렸을 땐 늘 반장에 골목대장이었고, 데뷔

말이다.

이후로는 계속 시선이 집중되는 청춘스타

BH: 누구나 알려진 사람으로서 살면

자리를 계속 지켜나가려 하면서 자신감이

겪는 과정일 것이다. 흔히 얘기하는

팽배해있었다. 항상 어떤 것이든지 할 수

것처럼 평상시 걷던 거리를 마음대로 걷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모습이 좋다는

못하고…. 아, 걸을 수야 있다. 누가 못 걷게

얘기도 많이 들었다. 배우가 어떤 평가를

하는 것도 아니고. 다만 사람들 이목이

받을 때, 그 친구는 우수에 젖은 눈빛이

쏠리고, 수군대거나, 손가락질하고…. 그

좋다든가 웃는 모습이 좋다든가, 아니면

손가락질이라는 게 누군가를 비하하는

어두워 보이는 모습이 매력적이라든가

손가락질은 아니지만, “아, 저기 누구다!”

하는데, 나는 무척 건강해 보인다고

하는 간단한 행위에도 좀 부끄럽거나

했다. 지금이랑은 또 다른 모습이었다.

부담스러운 성격의 사람들이 있지 않나?

사람들이 간혹 예전 사진을 보곤 얼굴이

물론 즐기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러다

변하지 않았다, 어떻게 그렇게 똑같으냐고

보니까 생활 반경이 굉장히 좁아졌다. 집,

하는데,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다. 데뷔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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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초반 모습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는 건강해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겠지만 나는 그렇지

보이고, 자신감 넘쳐 보이고, 밝고, 웃는

않았으니 미리 작품에 관해, 그리고 내가

모습이 환한, 건강한 대한의 청년 같은

연기할 ‘스톰쉐도우’의 정서를 알고 싶었다.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작품들 때문에

1960년대부터 시작된 만화comics이니

그런지는 몰라도 좀 어두워졌다. 요즘

어마어마한 버전이 있겠지만, 여러 버전

작품들은 무겁고, 심각하고, 어두운 느낌이

중에서 하나만 골라서 전부 보고 싶다고

많았으니까….

감독과 제작자를 만나 얘기했다. 그랬더니 오히려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작품 공개할 때마다 관련 인터뷰를 많이

그게 무슨 의미인지 그들이 말하는 순간

했을 테니, 곧 개봉을 앞둔 <지.아이.조 2G.I.

알았다. 그들은 기본적인 토대만 갖춘,

Joe: Retaliation, 2013> 얘기를 해보자. 어릴

나를 통과해서 나오는 새로운 캐릭터를

때부터 <지.아이.조> 피규어를 가지고 놀던

보고 싶었던 거다. 그래서 캐릭터의 정보만

코흘리개여서, 영화로 개봉한다고 했을 때

흡수했다. 그 정도는 알아야지, 연기하고

무척 기대했다. 1편도 극장에서 봤다. 원래

젖어들어서 표현해낼 수 있으니까. 그게

<지.아이.조>에 관한 기억이 있었나?

캐릭터 형성에 많은 도움이 됐다.

BH: 전혀. <지.아이.조: 전쟁의 서막G.I. Joe:

예를 들어, 스톰쉐도우가 다른 인물과 크게

The Rise of Cobra, 2009> 대본이 들어왔다고

대비되는 것은 상당히 신비한mysterious

했을 때 뭔지도 몰랐고, 피규어에 관한

인물이고, 어둡고 나쁜 놈처럼 보이지만

정보도 전혀 없었다. 미국과 유럽에서

어쨌든 긍지pride 가 강하고, 그래서 아무리

굉장히 유명한 만화임에도 어렸을 때 본

악역이더라도 뒤에서 딴짓하거나 치사한

적도 없었다. 그래서 영화가 들어왔을

행동은 하지 않는 닌자다. ‘스네이크아이즈

때 주변 사람들이 ‘지아이유격대’냐고 할

Snake Eyes’도 물론 마찬가지겠지만,

때조차 그저 응, 하곤 넘겼다. 나중에

싸움으로는 자기를 당해낼 자가 없다고

지인들에게 듣고서야 피규어의 유명세도

늘 생각하는 만큼 항상 자신감에 차 있다.

알게 됐다.

사실 진짜 스톰쉐도우의 매력은 저 인간이 나쁜 놈인지 좋은 놈인지 알 수 없다는

<지.아이.조>는 어찌 보면 전형적인 미국

거다. 그리고 코브라 군단의 일원이지만, 그

영웅물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지.아이.조>

안에서도 잘 어울리지 못한다는 점. 굉장히

팬들에게는, ‘스톰쉐도우Storm Shadow’가

독단적인 인물이다.

워낙 인기 캐릭터였다. 첫 편을 촬영하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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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에 관해 어떤 식으로 이해하고 준비에

확실히 고독한 느낌이 있다.

들어갔는지 궁금하다.

BH: 또한, 준비 과정에서 몸을 만들었는데

BH: 영화 선택하고선 일단 아주 많은

<지.아이.조>가 미국인들에게는 1960

정보를 집어넣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릴

년대부터 유명한 히어로 만화였고,

적부터 팬이거나 접했던 사람이라면,

스톰쉐도우, 스네이크아이즈는 정말 대단한

SPECTRUM


<지.아이.조 2(G.I. Joe: Retaliation), 2013> 스카이댄스 프로덕션 / 파라마운트 픽처스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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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이.조 1(G.I. Joe: The Rise of Cobra), 2009> 스파이글라스 엔터테인먼트 / 파라마운트 픽처스 20

SPECTRUM


싸움꾼으로 유명한 히어로들이다. 그런

파주 세트장에서 2박 3일동안 잠 한숨 못

판타지 속에 있는 히어로가 피규어뿐만

자고 마지막 장면을 찍었다. 셋(이병헌,

아니라 실제로 몸을 보였을 때 그들이

송강호, 정우성)이서 마구 총을 쏘아대는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완벽해야지 그

장면이라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고, 촬영

인물에 실망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직후 미국으로 가야 했다. 피를 닦으면서

스톰쉐도우라는 인물이 암만 싸움을 잘해도

정신없이 공항으로 갔다. 몇 달 동안

옷을 딱 벗었는데 배가 불쑥 나와 있으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완전히 진이 빠진

지금까지 꿈꿔온 환상 속의 스톰쉐도우와는

상태로 비행기에 몸을 맡긴 거다.

완전히 딴판일뿐더러 대중에게 어마어마한

미국 가는 비행기에서, 졸려서 자다가

실망감을 안겨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실제

일어나선 그때까지 딱 한 번 훑어본

인물을 이야기하는 사실적인 영화라면

<지.아이.조> 대본(한국어 번역본)을 제대로

몰라도, 사람들에게는 그들의 환상이자

읽어봤다. 바로 내 옆에 미국 매니저가 앉아

어떤 영웅적인 인물을 연기하는 거라면

있었는데, 읽고 나니 ‘이건 좀 아닌 것 같다,

말이다. 그래서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몸을

불안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걸 어쩌다

만들기 시작했다.

선택했는지…. 정신없고 피곤한 와중에 일이 진행된 것만 같았다. 덜컥 겁이 났다.

어느 인터뷰에서 당신은 할리우드

미국 상황은 너무 촉박해서, 도착하자마자

진출이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라고 했다.

숙소에도 못 가고 의상 피팅부터 했다. 하얀

할리우드로 가는 다리를 놓아준 것은

복면을 쓰고, 하얀 옷을 입고, 허리에는

<달콤한 인생A Bittersweet Life, 2005>으로

공중 연기할 끈도 매보고. 그 상황에서

밟은 칸 국제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무대가

결정적으로….

나비효과처럼 영향 주었다고 했다. <지.아이.조>를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나.

오르던 순간을 기억하나…?

BH: 큰일 났다. 진짜 큰일 났다. 그래서

BH: 촬영하러 떠나기 전에 감독과

매니저에게 내일 미안하지만, 제작자

제작자를 만났다. 최종 결정 전, 미팅하면서

로렌조로렌조 디 보나벤츄라, Lorenzo di Bonaventura

캐스팅 제의를 받고 다시 한국에 돌아와

와 스티븐 소머즈Stephen Sommers 감독과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The Good, The

미팅 좀 주선해달라, 무릎 꿇고라도 그

Bad, The Weird, 2008>, <나는 비와 함께

앞에 가서 정말 미안하다, 못할 것 같다고

간다I Come with the Rain, 2008>를 찍었다.

얘기해야겠다고 했다. 매니저 얼굴이

그러면서 중간에 (출연) 결정하고, 도장

하얘지더라. 나는 도대체 무슨 짓을 한

찍고 계약서가 왔다갔다했는데, ‘놈놈놈’

건지 자문하기 시작했다. 하얀 복면을 쓰고

촬영이 너무 늦게 끝나서 원래 촬영 일정보다

있으니 눈만 보이는데, 그 모습을 보고

2주 넘게 지나고 있었다. 그쪽에선 계속

있자니 정말 아닌 것 같았다. 20년 동안 내

독촉 전화가 오고. ‘놈놈놈’ 마지막 촬영이

영화 팬들이 과연 이런 모습을 보면 어떨까. SPRING . 2013

21


PEOPLE

한순간에 팬들이 사라질 것만 같았다.

S: 즉흥성이 떨어진다는 건가?

그날 한숨도 못 잤다. 너무 고민이 많아서.

BH: 순발력이 없다, 사실은. 무언가 고장

계속 뒤척이면서 생각했다. 기왕 선택한

나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얼른 해결하거나

거고, 내일 그만둔다고 말하는 건 순리에

차선책을 제시해서 바로 나아갈 수 있는

역행하는 거라고. 내가 선택했으니까

시스템이 우리나라보다 상당히 뒤처진다.

내가, 책임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것들은 참 답답하다.

어쨌든 맡은 범위 안에서 온 힘을 다하면, 그렇게 욕을 먹진 않겠지 싶었다. 그런

<지.아이.조> 개봉 이후, 스톰쉐도우의

믿음으로 시작한 거다. 그게 미국에서의

인기는 물론 할리우드에서 배우로서의

첫날밤이었다.

입지도 넓어졌다는 얘길 익히 들었다. 직접 배역을 소화한 배우로서, 어떻게 달라진

한국 배우로서 외국에서 작업하는

점을 체감하나?

고된 점도 많을 듯하다. 언어 문제도

BH: 1편 때는 배우들도 그렇고 스태프들이

있을 것이고, 제작 환경 차이도 있을

나를 그저 그냥 동양에서 온 아시아의

것이다. 그래도 이제는 수차례 경험을

한 배우라고만 생각했다. 심지어 어떤

거쳤다. 여기서 질문은, 당신에게 여전히

친구들은 배우라기보다는 스턴트맨이나

생소하거나 까다로운 점이 있다면 무엇이고,

무술인 정도로 생각했다. 그들에게

그것을 어떤 식으로 해결해왔는지

배우 생활을 몇 년 했느니 얘기할 상황도

하는 거다.

아니었을뿐더러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BH: 음…. 이제 세 번째 경험이라서

그들이 나를 알면 어떻고, 모르면 또

이상하거나 생소한 건 없다. 하지만 불편한

어떤가 싶었다. 그렇게 촬영을 끝내고

점은 있다.

배우들과 아시아 홍보차 왔을 때, 모두가 놀라더라. 우리와 같이 작업한 이 동양인

불편함?

친구가 무슨 비틀즈The Beatles 처럼 인기

BH: 한국에서 촬영하는 것보다 많은

있는 배우인지 몰랐다는 거다. 제작자도

부분에서 합리적이다. 하지만 좀 답답하고

그렇고, 영화사파라마운트, Paramount Pictures

인내력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어떤 상황을

직원들까지도.

제시하고 아이디어 냈을 때, 감독 선에서

그 후 2편 촬영 때는, 이미 나에 대해서 많은

바로 결정하기보단 먼저 제작자를 거쳐야

것을 알고 있더라. 새로 캐스팅된 배우들도

하는 경우가 많다. 제작자에게 전달하면

그렇고, 바뀐 감독, 스태프까지 모두. “

다시 영화사에서 검토해야 한다. 그렇게

네가 아시아에서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

영화사에 갔다가 다시 오는데 시간이 너무

같다며?”부터 시작해서 감독도 홍보 얘기를

오래 걸린다. 아이디어를 낸 의미가 좀

하고, 심지어 제작자도 이런저런 것에

없어져 버린다.

대해서 상의하기도 하고, 영화사의 높은 사람들도 한국에서의 홍보방법이라든지,

22

SPECTRUM


정책적인 차원에서의 질문을 했다. 그렇게

촬영이 없는 날에는 자기가 주도해서

확 달라진 모습에 처음엔 기분이 좋기도

맥줏집을 빌려서 파티를 열기도 하고,

했지만, 확실히 무서운 곳이구나 생각했다.

주말마다 그런 분위기를 만들었다. 존

왜냐하면, 누군가 입김이 있고 힘이 있다면

추 감독이라서 가능한 게 아닐까 싶다.

이렇게 언제든지, 갑자기 달라질 수 있는

또한, 그곳은 배우와 스태프 모두에게

곳이었으니까.

주급처럼 일주일 동안 쓸 용돈을 준다.

체감을 확실히 했나보다.

우리나라에는 없는 시스템이다. 그러면

BH: 반대로 생각해서, 언젠가 힘이

그날은 ‘뽑기’를 한다. 그래서 주급 중

없어지면 이들은 그대로 또 누군가를 내칠

얼마를 한 사람한테 몰아주곤 했다.

출연료guarantee 는 아니고 용돈 같은 건데,

수 있겠구나 싶었다. 누가 제일 많이 뽑혔나? 메이저 장편영화 필모그래피가 이제

BH: 그건 모르겠다. 한 번도 뽑힌 적이

네 편 째인 존 추Jon M. Chu 감독과 함께

없어서. (웃음)

<지.아이.조 2>를 찍었다. 1979년생인 젊은 감독과의 소통이란 점에서, 그간

배우들끼리만 한 건가?

작업한 영화들과 다른 특별한 점도 있었나?

BH: 아니다. 배우와 스태프 전부. 하고

BH: 어려서 그런지, 아니면 같은 - 물론

싶은 사람만.

그 친구는 미국인이지만, 핏줄을 따진다면 중국계니까 - 아시아인이어서 그런지,

거의 로또인데…?

아니면 늘 들뜬hyper 성격 때문인진 몰라도,

BH: 로또, 로터리lottery 라고 그랬다.

그런 점들이 연출할 때 드러난다. 배우가

분위기가 정말 활기찼다. 존 추 감독의 지휘

아이디어를 내면, “오, 그거 신난다,

아래서.

진짜 재밌겠다!’하고 오히려 더 시도하고 싶어하고, ‘액션!’하고서 연기를 끝냈는데

그런 분위기들이 촬영할 때도 영향을

‘컷’을 안 한다. 카메라는 계속 돌아가고,

끼치나? 마음가짐이랄까…?

이번에는 이렇게, 다른 방법으로 저렇게,

BH: 당연하다. 촬영장 분위기부터

하면서 몇번이나 같은 컷을 한다. 그걸

모든 사람의 기본적인 마음, 정서

불편해 하는 배우들도 있겠지만, 나로선

자체가 가라앉아있으면 확실히 촬영할

무척 편했다. 다양하게 시도할 수 있으니까.

때도 분위기가 다르다. 굉장히 더디게

그게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어떤

흘러간다든가, 좀 험악해진다든가, 너무

아이디어를 내면 그걸 현실화할 수 있는

심각해서 긴장하게 된다든가…. 가장 큰

장을 마련해주기도 한다. 이전에 답답했던

문제는 바로 긴장이다. 스태프들 간에

할리우드의 의견전달 과정도 이 친구는

교류가 활발하고, 분위기가 살아있으면

“내가 책임질게! 한 번 해봐!” 하는 식이다.

긴장감이 없어지기 때문에 - 물론 어느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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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A Bittersweet Life), 2005> 영화사 봄 / CJ엔터테인먼트

左 <번지점프를 하다(Bungee Jumping of Their Own), 2001> 눈 엔터테인먼트(주) /브에나비스타 코리아 右 <광해, 왕이 된 남자(Masquerade), 2012> 리얼라이즈픽쳐스 / CJ 엔터테인먼트 24

SPECTRUM


정도 최소한의 긴장은 해야겠지만 - 배우가

직관적이고 개인적인 단어인데, 지금까지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다 보여줄 수 있다.

작품 선택에서 어떠한 점들이 각각의

긴장하면 제 역량이 안 나온다.

매력이었나? BH: 공통점은 없는 것 같은데, 지금까지

<달콤한 인생>과 <번지점프를 하다Bungee

가만히 보면…. “영화를 자주 보고

Jumping of Their Own, 2001>를 가장 중요한

좋아한다고 들었는데, 어떤 장르를 주로

영화로 꼽은 것을 봤다. <광해, 왕이 된

많이 봐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그럴

남자Masquerade, 2012>와 <지.아이.조>

때마다 제한이 없다고 대답한다. 잡다하게

가 필모그래피에 추가된 지금도 변함없나?

다 보는 편이다. 그런 것처럼 내가 선택하는

배우 인생에서 중요한 또 다른 작품을

영화도 어떤 고정된, 공통적인 기준은

추가한다면 무엇이 있을까?

없다. 각기 개성도 있고 나름마다 재미가

BH: 뭐, 변할 게 있겠나. 했던 작품마다

있으니까.

각기 다른 차원의 의미가 있다. 그래도 가장 애착 가는 영화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그

배우로서 수많은 시나리오를 접할 텐데,

작품들을 얘기했었던 거다. <광해>도 아마

반대로 무언가를 전체적으로 총괄해보고

시간이 좀 지나면, 내가 꼽는 영화 중 하나가

싶은, 한 마디로 ‘감독’ 역할에 관한 꿈은

되지 않을까. 지금까지의 인터뷰에서,

없나?

관객 숫자가 중요하긴 해도 절대적이지는

BH: 가끔이지만, 내가 한번 해보면 어떨까,

않다고 말해왔다. 관객 수는 많더라도,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할 때가 있다. 하지만

보고 나와서 욕먹는 영화도 참 많으니까.

아직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숫자가 중요하지 않다는 거다. 관객이 천만이었는데, 욕을 하는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반 이상이라면, 차라리 백만, 이백만인데

BH: 아직 연출에 관한 자신감이 없다.

영화를 본 사람들이 계속 생각하는 영화가

마음만 있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니까.

더 의미 있다고 본다. 나는 후자에 속하는

분명한 건, 시간이 좀 지나면 조금씩

영화의 주인공이고 싶다.

자신감이라는 건 붙을 수 있다는 거다. 좀

<광해>라는 영화는 우리나라에서 역대

더 연출에 관해서도 많은 것을 알게 되고,

관객 수 세 번째를 기록할 만큼 어마어마한,

느끼게 되는 순간…. 그런 순간이 있을

우리나라의 ¼이라는 인구가 본 영화인데,

것이다.

본 사람들이 대부분 만족스러워했다는 거다. 정말 드물고 어려운 경우라고 생각한다.

관록 있는 배우들에게 항상 듣는 얘기 중

그런 차원에서 보면, 의미가 크다.

하나는, ‘현장’에 관한 무한한 애정이었다. 거대한 시스템을 돌리는 것도 결국 ‘사람들’

작품을 고르는 기준이 ‘자신에게 매력적인

이라고 할 때, 현장 스태프들과의 소통은

이야기’라는 인터뷰를 봤다. 매력이란

배우가 작품의 역할에 몰입하는 것만큼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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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중요하지 않나 싶다. 이에 대한 당신의 원칙

다른 배우들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얘기일

혹은 경험론經驗論이 있나?

거다. 그런데 영화든 드라마든 모든 게

BH: 모든 배우가 마찬가지일 거다.

다 허구이기에 그야말로 우리가 어떤 ‘척’

아무리 배우 생활을 오래 했어도 처음

을 하는 거고, 이런 상황에 빠져있다고

만난, 거의 백 명 가까이 되는 스태프들

생각하면서 마인드 컨트롤하는 것이고,

앞에서 미친 척하고 아무런 긴장 없이,

만약 이 인물이 이런 상황에 빠졌다면

창피한 것 없이, 수치심 없이 연기한다는

어떻게 할 것인가를 가정하고 하는 것이다.

것은 굉장히 큰 용기와 엄청난 자기 몰입이

비록 전체적인 구성은 허구지만, 순간마다

필요하다. 그런데 만약 그들이 나와

어떤 감정에 이입해있을 때, 진정성을

친하다면, 긴장감이라든지 수치스러움,

가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 진실한

겸연쩍음이 줄지 않겠나. 영화 찍기 전

마음으로 그 감정을 연기하지 않으면 안

단합대회를 하고, 같이 고기도 먹고 맥주

된다는 것, 그것 하나는 지킨다. 어떤

한 잔이라도 기울이는 이유가 스태프들과

장면을 찍든, 늘 절대적이라고 해도 될

배우들이 허물없이 지내기 위한 노력이다.

만큼, 그 하나만큼은 지켜왔다.

그 한 번으로 베스트 프렌드가 되지는

짧은 장면이든 긴 장면이든, 진지한

못하겠지만, 덜 어색하고 덜 낯선 상황을

컷이든 아주 신 나는 장면이든 상관없이 그

만들어 줄 순 있다.

순간만큼은 진정성 있게 하자고 생각하는

(연기하면서) 조명, 카메라 전부를

것이다. 자기만족일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둘러보는데, 같이 맥주 석 잔 원샷한 친구가

감독이 ‘이 컷은 좋은데, 이 컷은 별로’

있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물론 미처 친해지지

라면서 두 개를 보여준다. 그런데 나는

못한 스태프들도 있고, 새로 영입한 사람도

감독이 별로라고 한 쪽을 훨씬 더 진정성

있어서 아무리 단합대회를 해도 사실 전부

있게 연기했고, 다른 쪽은 흉내만 낸

해결되는 건 아니다. 어색함과 낯섦에 관해서

가짜라고 하는 거다. 근데 감독이 모니터로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하는 거다. 내가

보기에는 앞쪽이 나았다고 한다. 그래도

더 스태프들에게 다가가기도 하고. 나의

나는 내가 제대로 한 그 컷을 내보내 달라고

수치스러움을 속에서 자꾸 없애려고 하는,

감독에게 요구한다. 그게 바로 내가 가진

그런 몸부림을 계속한다. 아마 다른 배우들도

규칙rule인 거다.

마찬가지일 것이다. 영화의 기자 시사회가 열리기 직전, 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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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가 직업인 당신에게, 일종의 ‘연기론’이

출연 작품의 개봉을 하루 앞둔 날의 기분은

있다면 무엇인지 듣고 싶다.

어떤가? 여전히 떨리거나 흥분되어 밤을

BH: 우리가 하는 일은 그야말로 몸으로

지새우나?

부딪혀서 하는 것이다. 어떤 감성의 세계로

BH: 그때의 기분이란 것은 이렇게 설명할

하는 것인데, 그것을 말로 정의 내리기는

수 있다. 내일 학교에서 장기자랑을 하는데,

참 어렵다. 내가 할 수 있는 얘기는 아마도

피나게 연습을 했다. 드디어 내일이다.

SPECTRUM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한다. ‘내일 실수하면 안

비교해도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을 만큼

되는데…. 혹은 실수하지 않더라도, 나보다

합리적인 방법으로 촬영하고, 시스템이

피아노를 더 오래 친 애가 있겠지? 걔가

잘 갖춰진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 안 좋은

보면 내가 얼마나 초보자일까? 아니야,

점이 있다면, 그런 합리적인 시스템이

그래도 사람들이 내가 피아노 치는 줄 전혀

조금씩 정착하면서 예전의 따뜻했던 영화

몰랐으니까, 그것만으로도 되게 놀랄걸?’

환경이라든가, 관계 문제에서 인간적이지

이런 식의 기분 좋은 기대와 기분 좋은 긴장,

못한, 따뜻하지 못한 모습이 보이니까

다시 잠깐 가라앉게 하는 어떤 불안…. 이런

예전이 그리울 때도 있고…. 그런 장단점이

것들이 계속 뒤섞여서 편안치는 않다, 결코.

분명히 있다.

그래프로 그린다면 선이 왔다갔다하는 조금 불안한 상태랄까. 예전과 지금, 달라진

개인 이병헌에 관해서도 몇 가지 묻겠다.

것이라면 이십 대 혹은 삼십 대 초반만

평소 정말로 개인 시간이 나면, 무얼 하면서

해도 내가 신나서 작업한 것이고, 좋아서

보내나?

한 영화이니까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BH: 장기적으로 뭔가 배우고 싶은 것을

그저 좋다는, 아주 단순한 마음이었다.

배우기도 하고, 단기적으로는 못 읽은

그런데 언젠가부터 훨씬 더 긴장한다.

책이나 영화를 보곤 한다. 새로운 경험을

이제는 책임감이 뒤따르고, 혼자만의

계속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못 배웠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예전에도 물론

것을 배운다는 것도 결국 새로운 것이다. 그

영화라는 작업이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안에는 어디서 많이 본 문장도 있을 거고,

위해서만 하는 작업이 아니라는 건 알았다.

본 것 같은 이야기도 있겠지만 그런 책 또한

이걸 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행복했다.

새로운 것이니까. 그런 호기심과 궁금증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사람들이 와서 봐주는

늘 있다. 물론 남들처럼 중학교, 고등학교

게 얼마나 행복한가. 그런데 지금은 너무나

동창들 만나서 술도 한잔한다.

많은 것을 알아서 그런지, 차라리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을 알겠다. 그래서

요새 즐겨 들은 음악이나 읽은 책, 즐겨 보는

더 불안해지고, 더 책임감도 느끼고,

잡지가 있다면?

더 걱정되기도 한다. 예전 그 순수하고

BH: 최근 더글러스 케네디Douglas Kennedy

단순했던 마음이 더 좋았다는 생각도 든다.

의 <빅 픽쳐Big Picture>라는 책을 봤다. 같은 작가의 <템테이션Temtation>도 보고.

이른바 현장 경험을 이십 년째 하고 있다. 직접 겪은 영화 제작 현장은 어떠한 변화를

그럼 가장 최근에 본 영화는?

겪고 있는지 듣고 싶다.

BH: <라이프 오브 파이Life of Pi, 2012>.

BH: 긍정적인 변화도 있고 외려 예전이

정말 좋았다. 이안 감독과 같이 일해보고

훨씬 좋았다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다.

싶다. 반드시 3D로 봐야 한다. 그것도

예를 들어, 우리나라도 이제는 할리우드와

아이맥스IMAX 로!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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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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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이제 이병헌은 한국과 일본, 아시아를 넘어

앞장서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런

세계를 바라본다.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사회적인 것을 위해 선동하는 것보다는,

끼치게 되면서, 개인적인 삶에 관한 태도도

연기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게 내

바뀌곤 하나?

일이라고 생각한다. 제일 잘할 수 있는

BH: ‘영향력이 점점 커지면서 어떻게

것을 좀 더 키우는 게 더 맞는 거라는

해야겠다는 방향 설정을 하는가?’ 같은

생각이다. 어떤 직업을 막론하고 가져야

질문을 받곤 한다. 영향력이 이렇게

할 올바른 마음가짐이라든가, 필요한 기부

커졌구나, 입김이 이렇게 세졌구나, 어떻게

활동이라든가, 주위를 보살피고 주변을 돕는

하느냐에 따라서 사람들이 영향받는구나

진중하고 따뜻한 시선은 필요하겠지만,

생각하면, 경직될 수밖에 없다. 점점

우선순위를 굳이 따진다면 연기로 즐거움을

작아지고 움츠러든다. 이렇게 하고 싶은데

주고 싶은 게 더 먼저다. 그래서 어떤

이것도 못하고 저것도 못하는 처지는,

책임감이나 사회적인 기대에 지나치게

굉장한 딜레마가 될 수 있다. 연기자를

얽매이지는 않으려고 한다.

아티스트라고 표현하면, 아티스트는 어떤 사람보다도 생각이 자유로워야 한다.

연기를 위해 일상에서 영향받는 것들도

상상의 가지가 뻗어 나가고, 일반적인 생각

있나?

이상의 것들을 생각하고, 엉뚱하기도 하고

BH: 배우들은 어느 순간 ‘관찰’이 자기도

뛰어난 창조도 해야 하는데, 자꾸만 너는

모르게 몸에 밴다. 두 사람이 있는데,

이렇게 해야 해, 지금 사람들한테 얼마나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거나 어떤

많은 큰 영향을 주는 줄 알아?, 네가 한 번

감정이 오가는 게 보이는데, 그런 걸 보는

움직이면 사람들은 어쩌고저쩌고…. 그렇게

재미가 배우들에겐 있다. 재미있다는 건,

어깨가 무거워지고, 책임감이 들고, 점점 더

웃기다는 게 아니고 저 두 사람이 지금 이런

억눌리면서 생각의 가지가 전부 잘린다.

상황이구나, 저런 감정이 오고 가고 있구나

사실, 그런 얘기처럼 행동과 생각이 모두

하는 거다. 혹은 어떤 사람을 보고 ‘저

중요하지만, 그런 압박에서 자꾸 벗어나려고

사람은 왜 저런 버릇이 생겼을까? 저 사람은

몸부림친다. 순응하는 순간, 이제 작품에서

왜 눈을 계속 깜빡일? 어디서 기인한 거지?’

생동감 있게 살아있는 나를 보기가 더는

등의…. 의사도 심리학자도 아니지만, 그런

힘들지 않을까. 그렇게 많이 생각하고,

버릇이 어느새 자기도 모르게 생긴다.

억눌리고, 책임감을 가지게 되면 영화도

그러니깐, 음…. 질문이 뭐였더라?

사람들에게 교훈을 주는, 아주 도덕적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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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제시할 수 있는 영화를 찍어야 하지

그러니까, 연기하기 위해서 영향을 받는

않을까. 그러면 어떤 아티스트로서는

어떤…?

점점 위축되고 작아질 수밖에 없다. 물론

BH: 살아가면서 직접 겪는 감정이나,

사회적인 활동 - 예를 들면 결식아동을

제삼자의 입장에서 지켜보게 되는 감정들,

돕는다든가, 불우이웃을 위해 모금하는데

그런 감정들이 결국 큰 재산이 된다. 직접

SPECTRUM


활용할 수 있는 영향이라 할 수 있다. 물론

한 마디로 극 내에서 드러나지 않는

많은 영화에서 간접적으로 겪는 경우도

내용을…?

많다. 감독마다 다른 표현 방식을 보거나,

BH: 그렇다, 드러나지 않는 그 사람의

또 다른 배우의 연기를 보면서 받는 영향도

역사와 배경을. 그런 건 사실 우리나라에선

크다.

신인 배우들이 감독한테 ‘내 열정은 이 정도입니다, 꼭 좀 써주세요.’라고 보여줄

당신이 존경하는, 혹은 배우고 싶은 배우가

때 하는 행동이다. 그런데 여든이 넘으신

있다면 누구인가?

분이 이렇게 한다는 게, 정말로 무척 인상

BH: <레드2Red2, 2013년 개봉 예정>

깊었다.

라는 작품에서 앤서니 홉킨스 Anthony Hopkins 와 작업했다. 하늘 같은 선배고,

무슨 일이든지 일정한 수준을 넘어서면,

어마어마한 존재라 같이 연기한다는

외부 환경과의 싸움도 있지만 결국 내면의

것 자체가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는

싸움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나 싶다.

영광이었다. 사실 그분을 생각할 때, 누구나

그런 갈등이나 혼란을, 지금도 겪고 있나?

다 생각하는 것처럼 세계적이고 전설적인

BH: 오늘 자서전 쓰는 거 같다. (웃음) 늘,

훌륭한 배우라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함께

항상 그렇지 않을까…? 겉보기에는 이제

이야기하고, 지켜보면서 정말 닮고 싶어졌다.

모든 것이 다 안에서 정립되고, 원칙이

그가 가진 부드러운 아우라 - 그

있고, 그 원칙에 맞게 살아가는 것처럼

카리스마라는 게 - 눈을 부릅뜬다고 해서,

보이지만, 사람들은 누구나 그 안에서 많은

무표정하다고 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것의 충돌을 경험한다. 혼자 갈등하는 것은

그가 미소 지으면 아우라가 주변에 퍼지는

죽을 때까지도 계속될 것이다. 나에게

느낌이 든다. 배우로서의 매력일 수도

‘배우’라는 존재에 관한 정의가 어느 정도

있지만, 그분이 가진 인격에서 나오는

있었다면, 시대가 바뀌면서 그 시대가

주변을 물들이는 영향력이었다. 그분이

원하는 또 다른 배우의 형태가 생긴다. 어릴

한마디 할 때마다, 농담하더라도 굉장히

적 알고 있던 배우의 모습은 그것이 아니다.

격조 있고, 인격이 느껴졌다. 처음 이

그랬을 때 시대에 순응하느냐, 아니면

영화에 캐스팅되었을 때의 일화도 있다.

시대가 원하는 것과 상관없이 생각을 믿고

액션 코미디 장르인데도 불구하고, A4용지

끝까지 살아가느냐에 관한 고민은 여전히,

두 장에 달하는 내용으로 캐릭터를 분석해

분명히 있다.

감독한테 보냈다는 거다. 연기에 직접 상관없는 얘기인데도, 그 인물은 오페라를

스펙트럼을 보는 많은 이가 젊은

좋아할 것 같고, 그중에서도 이런저런

사람들이다. 젊을 때 사서 고생한다는 말도

오페라를 좋아할 거 같다면서, 제목까지

있는데, 요즘 젊은이들은 더 안정적이고

다 써놓으면서…. 이런 걸 감독한테 미리

안전한 길을 택하고자 하는 경향이

보냈다는 거다. 앤서니 홉킨스가.

팽배한 듯하다. 도전을 주저하는 요즘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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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SPECTRUM


젊은이들에게, 삶의 선배로서 해줄 수 있는

이병헌을 인터뷰하러 가는 날, 오랜만에

조언 한 마디 부탁한다.

부모님과 함께 차를 탔다. 함께 살아도 얘기

BH: 배우가 아니더라도 일종의 삶의

나눌 기회가 적어지는 (핵가족 특유의)

선배로서 말하고 싶은 것은, 주저하는 게

단절 현상에 위기의식을 느끼다가, 화두로

있다면 그게 뭐든 하고 후회하라는 것.

자연스럽게 이병헌이 올랐다. 아버지는

안 해 본 사람과 해 본 사람에겐 분명한

<아이리스>를 1화부터 마지막 화까지 전부

차이가 있다. 비록 해봐서 실패하더라도,

보셨다고 했다. 나의 마지막 질문(혹은

경험이란 결국 그 사람 자체를 풍요롭게

부탁)은, 그런 아버지를 위해 사인을 받는

만든다. 언젠가는 알게 된다. 주저한다면,

것이었다. 그는 흔쾌히 응해주었고,

그냥 일단 하고, 후회하라. 그런 면에서

(아버지의 보물이 될) 사인은 우리 집에 고이

나이키Nike 의 표어slogan 가 참 좋다.

모셔졌다.

‘저스트 두 잇Just Do It’. 그런데, 내 자서전

그와 만나 대화하기 전부터 나는 그가

언제 나오는가? 엄청 두껍게 나올 것 같다.

주연한 작품 몇 편의 팬이었다. 한 명의

(웃음)

훌륭한 배우라는 것을 떠나서 이십 년이나 한 자리에 올라 풍파를 겪고 정상에 섰다면, 그 세월 동안 어떻게 연기했는가 혹은 살았는가에 관한 궁금증이 생기는 게 자연스러울 것이다. 인터뷰 직전까지 준비한 질문을 복기했지만, 그의 바쁜 일정 탓에 못다 한 질문도 있었다. 훗날 언젠가 - 서로 나이를 먹고 - 다시 자리를 마주하면, 그의 필모그래피가 이 순간에도 쌓이는 것처럼 나 또한 조금 다른,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 텅 빈 스튜디오의 종이컵에 쌓인 꽁초들을 보며, 순간 혼자 생각했다.

www.leebyunghun.kr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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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ES

RICHARD HAINES

27

SOLNE

42

PETER ASH LEE

62

ILLUSTRATOR

PHOTOGRAPHER PHOTOGRAPHER

O HEZIN

112

KIMM KIJO

130

GRAPHIC DESIGNER + ILLUSTRATOR GRAPHIC DESIGNER

‘Shares’는, 재능 넘치는 다섯 아티스트들의 작업을 스펙트럼 안에서 무작위 페이지로 보여줍니다. 이번 호에서는 일러스트레이터 리처드 하인즈Richard Haines, 포토그래퍼 솔네Solne 와 피터 애쉬 리Peter Ash Lee,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그래픽 디자이너 오혜진O Hezin 그리고 김기조Kimm Kijo 의 작품을 골랐습니다. 34

SPECTRUM


1

A drawing from The Latest Fall/Winter 2013 Duckie Brown Fashion Show, 2013 by 리처드 하인즈(Richard Haines) designerman-whatisawtoday.blogspot.kr SPRING . 2013

35


PEOPLE

커티스 쿠리그

CURTIS KULIG interview & text 홍석우 Hong Sukwoo photography(portrait & Curtis’s home) 펩시 킴 Pepsi Kim translate by 김주혜 Helena M. Kim © all artworks and photographs courtesy of Curtis Kulig © selected photographs courtesy of Pepsi Kim

1981년생인 커티스 쿠리그는 아직 우리나라에서 널리 알려진 아티스트는 아니다. 하지만 이 글을 읽는 당신은 그의 ‘러브 미LOVE ME ’ 작업을 어디선가 봤을 수도 있다. 회화와 사진은 물론 각본과 타이포그래피 작업까지 넘나드는 이 재능 있는 젊은 아티스트는, 그의 예술적 기반이었던 ‘길거리’를 넘어서 이제 다양한 상업 갤러리와 브랜드의 협업collaboration 은 물론 인터넷 - 그중에서도 인스타그램Instagram 같은 이미지 기반의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 까지 점령하고 있다. 치열하게 하루를 사는 보통 사람들에게 예술art 이 꼭 필요한 존재냐고 물으면, 다들 뭐라고 답할까…? 어떤 이는 별반 관심 없을 것이고, 어떤 이는 지대한 흥미를 보일 수도 있다. 어릴 적 교과서에서 배우고, 거대한 갤러리나 박물관에서 회고전을 여는 아티스트들은 대부분 우리와 같은 시대를 살지 않았다. 아니, 살았다곤 해도 이미 고인故人이 된 경우가 허다하다. 세상의 수많은 ‘무언가 만드는’ 이들 중에서, 뉴욕에 사는 이 젊은 아티스트를 주목해야 할 이유는 그래서 명료했다. 커티스 쿠리그의 작업은 단순하면서 직관적이다. 적어도 ‘영어’를 아는 이들은 모두 한눈에 그의 작업을 알아본다. 그는 이십 대에 이미 자신의 대표적인 작품을 만들어냈는지도 모른다. 스트리트 아트street art 와 팝아트pop art 의 경계에 선 그의 작업은 웹web이란 날개를 달고 지역에서 지역으로, 국가에서 국가로 점점 더 전파될 것이다. 한정된 대상을 위한 예술이 아니라는 점, 남들이 타는 목마름으로 바랄 수 있는 ‘특징적인signature’ 작업을 비교적 젊은 나이에 이뤘다는 점이 그에 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36

SPECTRUM


LOVE, LOVE ME. I LOVE WHAT I DO, EVERYTHING ELSE IS A BONUS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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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SPECTRUM: 요즘 근황이 궁금하다. 어떤 나날을 보내고 있나?

어린 시절의 지루한 환경에 약간의 반항이

Curtis Kulig이하 CK: 무척 잘 지내고 있다. 밸런타인데이 전까지는 정신 나갈

있어서 분명히 좋은 시작점이었던 것 같다.

정도로 바빴지만. 그땐 여러 제품의 출시를

당신의 아버지 월터 쿠리그Walter Kulig 는

앞둔데다가 뉴욕New York, 베를린Berlin, 다시

실크스크리너silk-screener 이고, 삼촌 필립

뉴욕,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 멕시코시티

살바토Phillip Salvato 는 미국화가American

더해지면, 예술적인 창의성을 발휘하는 데

Mexico City, 마이애미Miami, 그리고 다시

painter로 알고 있다. 어린 시절, 부모님과

뉴욕으로 돌아오는 논스톱 일정을 소화해야

삼촌의 영향도 컸을 것 같은데?

했다. 모든 비행기의 전체 좌석이 비즈니스

CK: 어렸을 때 그분들을 통해 깨달은 건

클래스 급이라면 인생은 정말 살만할 텐데.

‘이런 일을 하면서도 먹고 살 수 있구나’

혹시나 그런 항공사가 있다면 꼭 알려주기

라는 것 정도? 꼭 그 길을 걷게 되리라고

바란다. (웃음)

생각하진 않았다. 어린 마음에 무언가를 사진처럼 똑같이 그려내야만 좋은 화가 또는

십 대 시절의 당신은 어떤 소년이었고,

예술가가 될 수 있다고 믿었으니까. 하지만

무엇을 좋아했나?

성장하면서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게

CK: 문제투성이의 십 대를 보냈다.

되었다. 질문에 대한 답으로 돌아와서,

스케이트보드를 좋아했고, 작은 동네에

가족에게서 물려받은 가장 좋은 가치를

처박혀서 주위 모든 것에 반항했던

꼽자면 미국 중부 지역 특유의 근면성a good

소년이었다. 최근에야 어른답고 남자답게

Midwest work ethic 이지 않을까 싶다.

철이 들고 있다. 노스다코타에서 태어나서 십 대 시절을 당신이 살던 노스다코타North Dakota; 미국

LA 로 오고, 2008년에는 뉴욕에 와서

농업과 목축업이며 미국 내 보리, 해바라기 씨의 최대 생산지이기도

지금까지 살고 있다. 각각의 도시를 오래

하다. 즉, 시골 중의 시골에 속하는 편. - 역자 주

38

보내고, 열아홉 살2000년 때 로스앤젤레스

중북부의 주(州)로, 북쪽으로는 캐나다와 접경해있다. 주요 산업이

는 어떤

경험하면서 받은 느낌들이 궁금하다.

곳이었나? 지금의 작업에서 어릴 때 받은

CK: 노스다코타에 살 땐 지루했다. 사실

영향이나 기억이 있나?

어딜 가도 지루했을 것이다. 어린 시절의

CK: 내 성장기는 1980년대라고 보면 된다.

나는 약간의 주의력 결핍증ADD, Attention

여전히 엠티비MTV 에선 온갖 뮤직비디오를

Deficit Disorder 이 있었달까? 잠시도 가만히

틀어줬고 패션, 그래픽, 타이포그래피가

있지 못하고 들썩이는 아이였고, 지루함의

유행했다. 그럼에도 내가 살던 동네에선

연속에 외롭다고 느낀 적도 있었다.

딱히 할 게 없었다. 스케이트보드 타고,

로스앤젤레스에 살게 되면서 새로운 세상이

전시나 공연에 다니는 정도? 영향받은

열렸다. 여러 아티스트를 만났고, 이런저런

것을 하나만 콕 집어낼 순 없다. 하지만

사진도 많이 찍었다. 볼컴Volcom; 1991년 미국

SPECTRUM


Curtis Kulig’s “Love Me” tag on the wall

‘Love Me’ Stickers by Curtis Kulig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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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rtis Kulig’s apartment in New York, The United States 40

SPECTRUM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컨트리에서 설립된 의류 회사이자 브랜드. - 편집자 주

에서 일하면서 더 새로운 부류의

‘사랑LOVE ’을 주제로 삼은 아티스트들은 이전에도 여럿 있었다. 또한, 이만큼 사람의

사람들과 교류하게 됐다. 또한, 거기서

마음을 파고드는 보편적인 감정도 없다.

여자친구를 만나게 되면서 함께 뉴욕으로

‘사랑’에 대한 당신만의 관점이나 생각이

이주하게 됐다. 뉴욕에 도착한 순간부터는

있다면?

끊임없이 움직이고, 원하는 무언가를 더

CK: 지금 나에게 ‘LOVE’는 두려움을

갈구하는 삶의 연속이다. 뉴욕이라는 도시

잊는 것이다. 몇 년 전에는 사람들의

자체가 누구에게나 이와 비슷한 영향을

시선과 관심을 의식하며 어떠한 실수나

준다. 이곳에서 우리는 - 어떤 분야가

실패도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지금은

되었든 - 자신의 영웅들과 만나게 되고,

그냥 있는 그대로를 내놓는다. (‘LOVE

내게 이 경험들은 끊임없이 영감을 주는

ME’의 히트 이후) 부담감이 분명히 있다.

특별한 순간이다.

하지만 뮤지션들이 음악을 만들고 내놓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여러

이번 스펙트럼 주제는 ‘사랑LOVE ’이다.

곡을 작업해서 음반을 발표하면, 몇 곡은

당신의 대표작으로 알려진 ‘러브 미LOVE

히트하겠지만 다른 몇 곡은 인기가 없을

ME, 이하 LOVE ME ’ 작업은 어떻게 시작하게

수도 있다. 그래도 계속해서 새로운 곡을

되었나?

발표하고 진화해가지 않는가. 모든 상황을

CK: 사실 정확히 언제 시작했다고

완벽히 통제할 수 있는 것 자체가 환상에

말하기는 어렵다. 지금 알려진 ‘러브 미

불과하므로 어떤 일이 벌어지든 최대한

LOVE ME ’ 아이콘을 최초로 작업한 시기는

즐기면서 가능성을 시험해보고, 도전할

2005년이지만, 사실 ‘LOVE ME’ 작업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다.

자체는 작문writing 과 기록documenting 을 남기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꽤 많은

페인팅이나 사진 작업할 때, 어떤 도구들로

분량의 공책, 연습장, 일기장을 가지고

작업하나? 그것들을 사용하는 특별한

있는데, 심지어 어릴 때 쓰던 것도 아직

이유가 있나?

간직하고 있다. 여기엔 짤막한 낙서라든지

CK: 캔버스에 작업할 때는 아크릴 물감과

여러 장에 걸쳐 쓴 수필까지 온갖 종류의

붓을 사용하는데, 뜻밖에 많은 사람이

기록이 쌓여 있다. 예를 들면, 열아홉 살 때

알아보지 못한다. 길거리에 하거나

만난 모든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성공하거나

단기적인 작업에는 아는 바와 같이 크레이그

유명해지려는 열망이 있었다. 내 시각으로는,

코스텔로Craig Costello aka “KR”의 크링크 펜

원하는 결과가 각각 달라도 자신을 세상에

KRINK® pens 을 즐겨 쓴다. 크링크 펜은

내보이려는 행동과 노력 자체가 “날

잉크가 흘러내리는 게 특징인데, 나머지

사랑해달라”고 외치는 그만의 ‘LOVE ME’

부분은 의도한 대로 고정되는 독특한 조화

작업이라고 본다. 내 경우에는 그걸 문자

덕에 작업하면서 일종의 놀라움과 의외성이

그대로just more literal 표출한 것이다.

생긴다. 영상 제작을 좋아하는 것도 같은 SPRING . 2013

41


PEOPLE

맥락이다. 적어도 내게는, 통제하지 못한

중인 작업들도 궁금하다.

상황에서 발생한 부분이 그 결과물 전체를

CK: 새터데이즈 서프 뉴욕시티Saturdays

특별하게 해준다.

Surf NYC; 맨해튼 소호(Soho)에 있는 서프 라이프스타일 매장이자 브랜드

친구들과 함께 도쿄Tokyo 에서

‘LOVE ME’ 작업은 하나의 그래피티와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평소 그들의 디자인

페인팅을 넘어서,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감각에 끊임없이 감탄해왔기 때문에

사용해 전개한다. 이렇게 확장하는 이유가

정말 기대한다. 단순히 디자인 프린트와

있다면?

사진만을 한 공간에 전시하는 것이 아닌,

CK: 나는 다양한 매체를 탐구하는 것에

농밀한 협업collaboration이라고 할 수 있다.

관심이 많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나를 성장하게 하고, 내 능력을 시험할 뿐만

아이코닉한 아트워크LOVE ME 외에도 사진과

아니라 이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도록

카피라이팅 작업도 한다. 이 분야에서 최근

돕는다. 무엇보다도 작업에 깃든 메시지

작업한 것들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message 는 작품으로 표현되는 어떤

CK: 다양한 종류의 작업을 하긴 했다.

수단보다도 중요해서, 모든 표현 방식을

최근에는 앤디 샘버그 Andy Samburg, 애덤

초월할 수 있다. 이런 사실을 확신하는

리바인Adam Levine, 그리고 열아홉 살 때부터

이유는, 한 번도 만나지 못한 많은 사람이

쭉 친구였던 요르마Jorma 가 출연한 새터데이

내가 여러 방식으로 전달한 메시지에

나이트 라이브Saturday Night Live 의 욜로

애착이 있다고 이메일과 인스타그램

YOLO; You Only Live Once의 줄임말

Instagram, 트위터Twitter

썼다. 지난가을에는 페이퍼 매거진PAPER

등으로 소통하는

촌극skit 대본을

것을 목격하기 때문이다. 요즘 구상하는 건

magazine 에 실릴 배리 맥기Barry McGee 와

이렇다. 우선 커스텀 비행기custom airplane

크리스 요한슨Chris Johanson 의 사진 촬영을

를 제작한 뒤 하늘에 ‘LOVE ME’ 메시지를

맡았는데, 해변에서 함께 노닥거리는 우리의

쓴다. 그리고 16밀리미터mm 흑백 카메라로

모습을 영상으로 담고 스틸컷을 뽑아내는

그 영상을 촬영한 다음, 갤러리에서 연속

식으로 작업했다. 정말 재밌게 놀았다.

재생하는 거다. 단, 필름의 마지막 프레임은 잘라서 포슬린porcelain; 경질의 도자기. - 편집자 주

또한, 카피라이팅과 사진 작업은 각기 다른

접시에 올려놓는다. 실제로 일어난

작업과정process 을 지니고 있을 텐데, 각각

이벤트는 한 가지이고 똑같은 ‘LOVE ME’

작업하면서 생각하는 특별한 원칙이 있나?

이지만, 사람들에게 네 가지 다른 방식으로

CK: 어떤 작업을 하던 늘 다르다. 그저

메시지를 상기시킬 수 있다. 조금 이상할

특유의 감과 충동을 믿고, 지나치게 고민

수도 있지만, 재미있고 더없이 흥미로운

하지 않으려고 한다. 만약 나의 뇌를

일이 되지 않을까?

들여다볼 수 있다면, 논리적으로 사고하면서 일정한 프로세스를 지킨다는 것 자체가 내게

요즘은 어떤 작업을 하고 있나? 올해 계획 42

SPECTRUM

얼마나 어려운 일일지 알 수 있을 것이다.


Curtis Kulig’s studio in New York, The United States

Curtis Kulig’s “Love Me” tag on the wall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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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Curtis Kulig x Vans 2013 Spring “LOVE ME” Collection

Smashbox x Curtis Kulig ‘Love Me’ Cosmetics Capsule Collection in Spring 2013

Curtis Kulig x Urban Outfitters “Love Me” Capsule Collection in Spring 2013

Curtis Kulig x Theory11 “Love Me” Limited Edition Playing Cards in Spring 2013

SPECTRUM


반스Vans, 나이키Nike, 콜레뜨Colette

자신에게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고, 공을

등 다양한 분야와 협업을 했다. 가장

들여야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여자들에

흥미로웠던 협업이 있다면 하나만 알려달라.

열광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나는 내

CK: 각기 다른 이유로 특별해서, 어느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로 알아채는 멋진

하나만 고를 수는 없다. 애 아빠인 친구에게

여자가 좋다.

‘네 아이들 중에 누굴 제일 예뻐하니?’라고 묻는 것과 다를 바 없지 않나. 하지만 세

직업 특성상 여행을 많이 다니는 것으로

프로젝트의 공통점 하나를 꼽자면, 마음이

알고 있다.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과

통하고 조화를 이룰 수 있었다는 것이다.

환경을 접하면서, 특별히 흥미로웠던

협업은 쉬운 작업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업에는 어떤 것이 있었나?

만약 일의 진행이 쉽지 않다면 – 다르게

CK: 친구의 친구의 친구를 통해서 터키 이스탄불Istanbul 에서 최고의 경험을 한

말하면 상대방에게 나를 홍보하거나,

Turkey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거나, 내 디자인을

적이 있다. 어느 한 곳에 내가 벽화를 그릴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한다면 – 그건 협업을

수 있게 준비해주고, 작업 과정을 기록으로

진행할 적합한 상대가 아니다. 다행히도

남겨서 터키 보그VOGUE Turkey 매거진에 실린

내가 함께 일하고 싶었던 사람들 그리고

적이 있다. 모든 것을 전혀 사전에 계획하지

나와 함께 일하고 싶어한 사람들 모두 내

않고, 사람들의 소개만으로 진행되었던

뜻을 펼칠 수 있는 자유를 주었다. 그게

일이다.

아니라면, 굳이 협업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반대로 지금 사는 뉴욕은 어떤가? 당신의 지금껏 해온 협업은 어떤 식으로

작업에 어떤 영향을 줬다고 느끼나?

진행되었나?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견

CK: 라 에스끼나La Esquina; 뉴욕 소호에 있는 의 전前 주인이자 지금은

조율이나 충돌은 어떻게 다듬어가는

멕시칸 레스토랑 겸 데킬라 바

편인가?

하우스턴Houston 가 街, Street 의 맛집 미스

CK: 조금 전에도 말했지만, 의견 차이가

릴리스Miss Lily’s 를 운영하는 세르지 베커

있다는 것 자체가 일이 제대로 되어가지

Serge Becker가 친구 중 한 명인데, 그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외부 의견을 열린

소호 한복판에 있는 그의 아파트를 선물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줬다! 당연히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자

듣는 것도 좋아한다. 그래서 나와 함께

안식처이고, 늘 사람들이 놀러 와서

일하는 건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북적댄다. 이웃들도 대부분 잘 알고 지낸다.

하지만 내가 상대방과 일하면서 걱정하게

또한, 마크 곤잘레스Mark Gonzales;

되거나, 위협받는 느낌, 심지어 무섭다는

‘더 곤즈(The Gonz)’라는 애칭으로 알려진 뉴욕에 기반을 두고

는 정말

느낌이 들면 ‘아, 이건 아니구나’라고

작업하는 아티스트이자 프로 스케이트 보더. - 편집자 주

받아들인다. 어떻게 보면 내가 연애하는

대단한 사람이다! 자전거를 타다가 그가

스타일도 비슷하다. 어떤 사람들은

사는 곳 근처를 몇 번 지난 적이 있는데,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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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오늘 아침 가지고 있는 그림painting 을 서로

한다. 최근에는 수집가들이 그의 초창기

교환했다. 그는 친구이기도 하지만, 그의

작품을 다시 사들인다는 소식도 들린다.

팬인 수많은 아이가 생각하는 것처럼

결론은, 누구도 특정 아티스트나 작품이

나의 영웅이기도 하다. 모든 것에 언제나

아이콘이 되리라 예측할 수 없다. 최근

어린아이 같은 궁금증을 유지하며 창작을

<장-미셸 바스키아: 레이디언트 차일드

이어가는 모습이 그를 가장 좋아하는

Jean-Michel Basquiat: The Radiant Child; 2010

이유이고, 영감을 받는 요소이다.

년 개봉한 장 미셸 바스키아의 생애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요즘 아트씬에 대한 생각도 궁금하다.

생존해 있던) 1982년 시비에스CBS 의

‘LOVE ME’ 작업은 그래피티graffiti 지만,

어떤 프로그램에서는 장-미셸 바스키아의

당신의 작업 자체는 길거리 외에도 상업

작품에서 그 어떤 예술적인 중요성도

갤러리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로 확대,

찾을 수 없다고 혹평했다고 한다. 하지만

재생산된다. 아티스트의 작업이 ‘아이콘’이

지금 예술계에서 (그의 작업은) 얼마나

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 되었나. 결국,

CK: 무서운 일이다. 우리가 ‘아이콘’이라고

유산으로 남길만한 위대한 작품이 인정받는

부르게 된 작품들은 대부분 팝아트pop art

것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고, 그 과정

의 일종인데, 이 분야의 선구자만 몇몇

안에서 누군가 미리 결말을 발견하는 것은

있을 뿐이다. 키스 해링Keith Haring 의 작품이

불가능하다.

>를 다시 봤는데, (바스키아가

- 편집자 주

인기를 얻고 라이센스 제품 생산이 활발해진 것은 그의 사후死後 일이었다. 앤디 워홀

지금 작업들을 바탕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Andy Warhol 은 브랜드와 예술 사이를 오가며

분야가 있다면?

그 경계를 나름의 방법으로 모호하게

CK: 대규모 조각에 도전해보고 싶다.

만들었다. (동시대 작가 중에는)

우리의 일반적인 관점마저 움직일 수 있는

셰퍼드 페어리Shepard Fairey가

거대함giganticism 에 조각 특유의 촉각tactile

아이콘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지녔다고

과 감정을 담아내고 싶다. 리처드 세라

생각하지만…. 결국 전체적으로 보면

Richard Serra; 미국 태생의 최소주의(미니멀리즘, minimalism)

팝아트는 아직 정복되지 않은 미지의

조각가

영역이다. 그래서 예술, 그중에서도

태생의 미국 조각가

스트리트 아트street art 는 대중적인 인기를

우리의 시각과 경험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바탕으로 여러 협업이 성행하고 있다.

아이디어에 매료되곤 한다.

나 클래스 올덴버그Claes Oldenburg; 스웨덴 의 작품을 볼 때면 ‘크기’가

레트나RETNA;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기반을 둔 그래피티 라이터(Graffiti Writer)이자 아티스트.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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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수프라

작업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종의

SUPRA Footwear™ 와 함께 스니커즈를 출시할

‘작가론作家論’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하다.

뿐만 아니라 마이클 콘 갤러리Michael Kohn

CK: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Gallery;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상업 갤러리에서 전시도

신경쓰지 않는 것. 타인의 시각은 중요하지

SPECTRUM


Curtis Kulig’s “Love Me” tag on the signboard

Curtis Kulig’s apartment in New York, The United States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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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what I do. I love my friends. Everything else is a bonus. Those are the only things that truly matter.

www.curtiskulig.com www.facebook.com/curtiskulig1 48

SPECTRUM

twitter@curtiskulig instagram@curtiskulig


않다. 생각을 실행에 옮길 때까진 누구도

인터뷰 중간에 그는 이런 말을 했다.

내가 뭘 하는 사람인지 알 수 없다. 성공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전시가 열리는 장-

여부와 관계없이 같은 일을 꾸준히 지속하다

미셸 바스키아 얘기 중이었는데, ‘결국,

보면, 누군가는 내가 하는 일을 알아볼

유산으로 남길만한 위대한 작품이 인정받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나를 좋아할 것이고,

것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고, 그 과정

어떤 사람들은 싫어하겠지. 하지만 나의

안에서 누군가 미리 결말을 발견하는 것은

삶을 초월할 수 있는 무언가를 남기는

불가능하다’고 말이다. 이런 말도 했다.

시도를 한다면, 적어도 모두가 나를 잊지

‘그저 특유의 감과 충동을 믿고, 지나치게

않을 것이다but if you’re willing to risk doing

고민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이 두 가지는

something that lives beyond you, at least no one will

그와의 인터뷰에서 내게 가장 박힌

forget you..

문장이었다. 원하는 대로 무언가를 해나가고, 그것이

S: 이건 스펙트럼이 만나서 인터뷰하는

앞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예측하지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당신은 어떻게

않는 것. 위험 요소를 하나씩 제거하며

여가를 보내나?

더 안전한 길로 가길 바라는 이들이

CK: 로스앤젤레스의 드래곤 허브Dragon

절대다수를 형성하는 현대 사회에서 결코

Herbs 라는 찻집에서 온갖 희한한 종류의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종종 재능 있는

허브차를 마시거나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는

아티스트, 혹은 선구자들을 만날 때 이처럼

걸 좋아한다. 요가도 자주 하는 편이다.

‘잊고 있던’ 감정과 거기서 오는 즉흥적인

뇌에도 신선한 혈액을 공급받아야 한다고

무언가를 생각하게 된다. 좋은 작품을

생각해서 매일 아침마다 물구나무서기를

앞에 두고 논리적으로 머리를 굴리지 않는

한다. 물구나무서기를 하고 나면 온몸에

것처럼, 좋은 작가와의 대화는 조금 더 삶을

활력이 생긴다.

유쾌하고 유익하게 하지 않을까, 싶었다.

S: 마지막 질문이다. 지금, 당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CK: 러브 LOVE! 나는 지금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한다. 나의 친구들을 사랑한다. 그것만이 삶에서 진정한 의미가 있다. 나머지는 보너스인 셈이다I love what I do. I love my friends. Everything else is a bonus. Those are the only things that truly ma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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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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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냥 2, Risograph Printing, 2012 by 오혜진(O Hezin) www.hezin.net


ARTICLES

Fashion 남현지 / Design 김세일 / Art 김정은 / Book 이로 / Street 최강호 / Music 성창원 / Tech Think, Talk, Write. / Travel 홍석우

‘아티클’은 매 호 하나의 주제를 다양한 인물이 얘기합니다. 때로는 잡지 기사처럼, 일기처럼, 혹은 보고서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만, 경계는 없고 주관은 있는 글의 집합이 이 챕터의 정체성이 되길 바랍니다. 아홉 번째 호의 주제는 ‘사랑LOVE ’입니다. 여러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처럼, 사랑은 눈에 직접 보이는 것은 아닌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수많은 종류의 사랑이 사람과 사람 혹은 대상 사이를 거닐고, 커지고, 사라지거나 다시 태어나곤 합니다. 사랑은 특별한 감정의 개인적인 표현일 수도 있지만, 어떠한 대상을 향한 애정과 증오가 종이 한 장 차이로 나타나는 참으로 복잡다단한 면모일 수도 있습니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여덟 명의 필자에게 ‘당신이 각자의 분야를 사랑하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사실, 원고를 기다리면서 이번 주제만큼 어떤 글이 도착할까 궁금했던 적도 없었습니다. 이 안에 담길 다양한 내용은 이번 ‘아티클’의 주제와 상통한 것은 물론입니다. 한 번, 들여다보겠습니다.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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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FASHION

살구 맛 박카스

동대문 종합상가와 광장시장을 잇는 생선

‘저거 B동 3층에 새로 나온 나뭇잎카모-07

골목, 그 초입의 한 구멍가게에서 아는

원단이네.’ 라고까지 생각했다. 이전에는

사람만 마신다는 ‘살박’을 판다. 이것은

몰랐던 옷들의 근원-원단부터 부자재,

얼음에 살구 맛 주스와 박카스를 섞은 것으로

패턴과 봉제에 이르기까지-을 알게 되니

패션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원단이나

단순히 옷을 소비재로 생각하는 사람들보다

부자재시장을 열심히 돌아다니기 위해

패션에 한 발짝 더 들어와 있다는 느낌이

마시는 일종의 동대문표 에너지 음료수다.

괜히 좋았다.

몇 년 전 더운 여름날, 원단이 가득 담긴

하지만 지나친 디자인의 카피, 열악한

비닐봉지를 끌고 “아줌마, 살박 하나요.”

제작환경 그리고 노동인력의 고령화 등의

라고 외친 후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마셨던

문제들을 마주할 때면 마냥 즐겁게 패션을

살박의 맛은 잠시나마 ‘내가 패션과 관련된

바라보지 못하기도 했다. 지방시Givenchy의

일을 하는구나’라고 느끼게 해주었다.

로트와일러rottweiler와 꽃이 조합된 패턴이나

패션이 만들어지는 과정, 즉 제작에 관심을

셀린Céline 의 데님 스타일을 모방한 것들이

뒀던 것은 아마 이때부터였다. 패션위크에서

시장에 깔리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했지만,

본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 의 프린팅이 얼마 지나지 않아 동대문 원단시장에 깔리는 것이, 그리고 그 원단으로 만들어진 옷들이 홍대나 명동의 보세옷가게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처음엔 마냥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이런 상황들에 익숙해지자, 카모플라주 반바지를 입고 있는 남자를 볼 때면 ‘멋있다.’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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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처음 살구 맛 박카스를 마신 이후로 어느새, 제작에 관한 관심은 내가 패션을 향유하는 방식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남현지

국내 독립디자이너들의 디자인도 버젓이

품질을 지켜나가는 제작자들을 많이

다른 꼬리표tag 를 달고 생산되는 상황은 정말

만났다. 그래서 단점을 마주칠 때마다 이를

혀를 내두를 정도로 ‘심각하다’ 싶었다. 또한,

덮을 수 있는 많은 장점이 존재함을 알기에

40년간 양복집을 운영한 사장님으로부터

더 지켜보고 싶고 앞으로가 기대된다.

맞춤양복은 이제 10년 뒤에 사라진다는

비록 동대문시장이 현금만 받고,

이야기를 들으면 인터뷰를 하다가도 힘이

대형슈퍼처럼 ‘정찰가’가 적혀있지 않더라도

빠졌다. 어느 패션 제작업이나 비슷한

괜찮다. 거래처 사장님이 주시는 막걸리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곧 사라져 버리는

한 잔을 들이켜며 있는 그대로의 현재를

것을 목도할 준비를 해야만 했다.

받아들이고, 허심탄회하게 같이 미래를

패션 제작에 초점을 맞추는 잡지,

이야기하다 보면 실현 가능한 해결책이 보일

디어매거진DEAR magazine 을 만드는 나에게

수도 있다.

패션은 항상 고민의 대상이자 애증의

처음 살구 맛 박카스를 마신 이후로 어느새,

대상이었다. 마음 한편에 자리 잡은 현실을

제작에 관한 관심은 내가 패션을 향유하는

차치하고 환상만 가지고서는 패션이

방식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패션에 대한

탄생하지 않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평을 넓혀준 이 음료를 오늘도 여느

한 발짝 안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은 안타까운

때와 다름없이 시장 바닥에서 마시면서

현실이나 단점뿐만이 아니었으며 숨겨진

한 손으로는 휴대전화를 통해 어제 열린

장점 또한 그득했다. 디어매거진을 통해

컬렉션 사진을 본다. 패션의 이상과 현실,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 이면에서 좋은 제품을

패션을 사랑하는 것과 미워하는 것. 나는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젊은 디자이너들,

이들에 대한 처음과 끝을 살구 맛 박카스와

오랫동안 정직한 신념을 지니고 제품의

함께했다.

디어매거진 (DEAR. Magazine) 에디터 twitter@namhyunji www.dear-magazine.com

© image courtesy of Nam Hyun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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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DESIGN

LIVING AND STUDYING ON THE STREET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디자인을 길Street 에서

발견하는 것이 당시 최대 관심사였던 것으로

배운 셈이다.

기억한다.

아주 우연한 계기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던

시간이 지나면서 인종을 막론하고 ‘동네

지난 90년대 초. 정작 학업을 계획했던

주민’과 ‘타지 사람’을 구분할 수 있게 되자,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로 가기 전, 친척들이

더는 사람들이나 사인물보다는 그 사이에

있다는 이유로 영어를 익히러 잠시 들른

놓치고 지내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동부 뉴욕에서 결과적으로 유학생활이

시작했다. 건물과 길이 보이자, 길 위에

시작되었다. 더럽기로 유명했던 맨해튼의

무심히 있던 여러 조형물에도 시선이 가기

냄새 나는 지하철 대신, 당시 유행하던

시작했다. 하지만 주말마다 친구 동네로

롤러블레이드Rollerblade; 인라인스케이트 상표명

놀러 갈 때 지나던 구겐하임 미술관

중 하나로, ‘아이팟 iPod’처럼 특정 브랜드에서 파생되어 한

Guggenheim Museum 이나 매일 다니는 학교

분야를 대표해 부르던 통칭. - 필자 주

를 타고 등교하길

Building 은 그저 조금 색다른 건물이구나

분이 채 안 걸릴 정도라서 바람을 가르며

하는 정도였다. 소호SOHO 의 돌로 만든 길도

미끄러지듯이 가야 했고, 그 덕분에 주위를

자전거나 롤러블레이드를 타기에 불편한

찬찬히 둘러볼 수 있는 여유는 이따금

곳이라 여길 정도였다. 돌이켜 생각하면,

하굣길에나 생기곤 했다. 그때마다 시야에

‘참으로 무식했구나’ 할 정도로 모르던

잡히던 것들은 대부분 사람과 각종 사인물

것투성이였다.

디자인signboard design이었다. 워낙 여러

그중에서도 무지함의 결정판 하나가 로버트

인종이 모여있는 도시인지라 각 나라에서 온

인디애나Robert Indiana 의 조각 작품인

사람들을 관찰하고, 영어뿐 아니라 다양한

‘러브LOVE’였다. 당시 그것은 단지 건물

언어로 표현한 다양하고 신기한 사인물을

앞에 놓인 좀 세련된 간판이려니 했고,

그것이야말로 나만의 방식으로 찾아낸 진정한 ‘배움’ 중 하나 아닌가, 하며 즐겼다. 56

건물들 사이에 있던 플랫아이언 빌딩Flatiron

선호했던 유학 초반이었다. 등굣길은 10

SPECTRUM


김세일 디자인하우스 본부장 miklies.com twitter@miklies

사람들이 그 앞에서 사진 찍는 모습을 발견하면 내심 ‘관광객’ 이니까 저런 간판 앞에서도 사진 찍는구나 싶었던 기억이 난다. 이후 우연히 어느 디자인매장을 구경하다가 ‘러브’가 한 시대를 풍미한, 대단한 가치를 지닌 조각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순간적으로 그것이 얼마나 유명한 것인지 몰랐던 자신에게 놀랐다. 하지만 모른다고 해서 창피하다거나 의기소침하진 않았다. 그것이야말로 나만의 방식으로 찾아낸 진정한 ‘배움’ 중 하나 아닌가, 하며 즐겼다. 이어진 유학 생활 동안 수없이 알게 된

터득한 배움의 방식은, 유학 생활이

도시의 유명한 객체들 역시 학교에서

까마득해진 지금까지도 내 직업을 유지하는

배우거나 책으로 접하기보다는 놀면서,

데서 가장 값어치 있는 ‘마중물펌프에서 물이 잘

다니면서, 찾아보고 또 생각하면서 ‘쌩’

나오지 않을 때 물을 끌어 올리기 위해 위에서 붇는 물. - 편집자

으로 얻은 것이 대부분이었다. 결국, 내

유학 생활의 배움이란 전적으로 ‘직접 경험’

배움의 방식은, 디자인에 깊숙이 발을

이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이렇게

들여놓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이어진다.

’이라 할 수 있을 정도다. 그때의 경험과

© image courtesy of LOVE sculpture by Robert Indiana, on the corner of 6th Avenue and 55th Street in Manhattan, 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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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ART

THIS IS WHAT WE DO

2007년 겨울, 그다지 춥지 않았던 것으로

잘되면 승리를 맛보겠지만, 실패한다 해도

기억한다. 광화문 근처 10평 남짓한 작은

용기 내어 맞서 싸우면 인생의 진정한 승자가

원룸으로 소포 하나가 도착했다. “여기가

될 수 있다고 말이다. 잠시나마 이런 격려와

이안북스입니까?” 무덤덤하게 배송지를

희망은 불확실한 현실에 쌓인 피로감을

확인하던 집배원 아저씨, 그리고 건네받은

떨쳐낼 힘이 된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소포를 열자마자 울음을 한껏 터트린 나. 그

‘내가 부족했던 거야’라는 생각에 시달려야만

안에는 이안 매거진IANN magazine 창간호 몇

한다. “나는 정말 이 분야를 사랑하는가?”

권이 들어있었다.

부끄럽게도 난 이 질문에 흔쾌한 답하기 어렵다. 30대 중반에 들어선 지금,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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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점들을 거닐다 보면 바야흐로

열악한 출판시장에 대한 회의감에 빠졌고

‘자기계발서 전성시대’이다. <드림 온>,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감을 떨쳐내기가

<20대 자기계발에 미쳐라>, <천 번을

쉽지 않다. 더군다나 예술이란 콘텐츠가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등, 거친 세상을

취향의 부속물로 무의미하게 소비될 때

먼저 지나온 선배들의 산 조언은 하나같이

심리적 박탈감은 더 커질 뿐이다.

꿈을 놓치지 말라며 세상은 온 힘을 다해

사실 타 출판 분야와 비교하면 예술도서의

뛰는 자에게 반드시 기회를 준다고 말한다.

인지도는 그다지 높지 않다. 종종 주변에서

SPECTRUM


갈색 소포꾸러미를 열고 온전히 내 힘으로 만든 첫 번째 책을 보자마자, 왈칵 쏟아냈던 눈물은 뜨거웠다.

김정은 이안(IANN magazine) 매거진 편집장/ 이안북스(IANNBOOKS) 대표 www.iannmagazine.com www.facebook.com/iannbooks twitter@iannbooks

예술도서가 어떤 책이냐고 물을 때면

반영한다.

나는 “전시용 도록 같은 건데, 일종에

최근 몇 년 사이 미술관이나 홍대, 이태원,

작품집이에요.”라고 어물쩍 넘긴다. 물론

신사동 가로수길 주변으로 확산된

누군가는 출판사 발행인이자 편집장으로서

편집매장이나 소형서점에서 근근이라도

경영철학이 부재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

독립출판물을 소개할 수 있다는 것은 그나마

수 있다. 그러나 이에 앞서 우리나라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런 변화와 시도들이

출판시장이 다각화되지 못한 우리 문화와

앞으로 더 빈번해져 나름의 공동체가

시스템을 탓하고 싶다. 국내 연간 출판물은

되어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장이

약 5만여 종에 달하며, 실제로 출판사 또는

되길 바랄 뿐이다. 그러나 나는 왜 여전히

서점을 통하지 않고 유통되는 출판물까지

불안한 것일까? 실패가 두려워서 불안한

하면 거의 6만여 종에 달한다고 하는데,

것일까? 아니다. 출판의 길로 들어선 사람

그렇다면 정작 우리도 모르게 사라지는

대부분에게 실패는 사치스런 것이다. 책을

책들은 얼마나 된다는 뜻인가? 대부분 거대

사랑하고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진정

온라인 매체, 대형서점 같은 홍보채널은

필요한 것은 작은 행복감이다. 스스로

기하급수로 늘었지만 정작 눈에 띄는 건

부족하다고 자책하는 것이 아니라 가끔은

유행성 짙은 기획출판물로 도배되고 만다.

자기가 일군 결과물들에 감동할 수 있어야

대중서, 베스트셀러 축에는 끼지 않아도,

한다. 2007년 아시아를 대표하는 예술

특정 분야의 소비주체자인 독자들이

사진잡지를 만들겠다고 당돌하게 말했던 30

실제로 좋은 책을 접할 기회는 좀처럼 없다.

살의 나를 추억해본다. 갈색 소포꾸러미를

그리고 이런 문제는 단연 기업 운영방식의

열고 온전히 내 힘으로 만든 첫 번째 책을

원인만은 아니다. 사회에 만들어낸 의식,

보자마자, 왈칵 쏟아냈던 눈물은 뜨거웠다.

바로 성공시대라는 거대한 평가사회 안에서

그리고 정작 그때 이후로 나는 몇 번의 눈물을

실무진의 열정만으로 ‘꿈’에 매달리기엔

흘렸나? 이제 출판계에 선배가 된 내가 젊은

버거운 것이다. 소위 ‘힐링 서적’이나 학습지,

후배들에게 해 줄 수 있는 말은 무엇일까?

자기 계발서는 요즘 같은 성과사회를 위해

그것은 바로 가슴 벅찼던 첫 감동을 잊지

읽어야 할 필독서들로 여겨지는 것을 이를

말라는 조언만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 image courtesy of IANN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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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BOOK

질 때 왜 졌는지 모르면 이길 때도 왜 이기는지 몰라

© images courtesy of I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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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하나였고, 16강은 우승을 향한 손쉬운

16강에 진출한 경남 고등학교를 취재한

첫 단계처럼 보였다. 늦은 저녁 경기,

적이 있다. 그때 나는 단지 고교야구를

각 학교에도 16강전이 큰 관심거리가

촬영하고 싶다는 욕심 하나로 일면식 없는

아니었는지 관람석은 무척 한산했다.

이종운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더그아웃

드문드문 선수의 부모님으로 보이는

출입과 취재를 허락받았다. 무작정 시작된

어른들이 너무 초조해서 응원도 제대로 못

그 욕심은 아무래도 아다치 미츠루의 <H2>

하는 모양새로 어색하게 앉아 있었다.

의 영향이 컸다고 이제야 돌이켜 기억한다.

난생처음 더그아웃이라는 공간에 들어섰을

삼각관계와 천재에 버금가는 고등학생과

때 그 작고 낮은 곳을 ‘박력’이라는 단어가

고시엔(갑자원)으로 (과대) 포장된 청춘의

온통 휘감고 있음을 느꼈다. 폭발하는

세계. 그의 만화야 지금 다시 보아도 여전히

박력. 십 대, 청소년, 고등학생, 청춘 같은

좋겠지만 나의 욕심만큼은 표면 없고 정체

수줍은 단어로는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힘.

없이 설익은 것이었다.

경기 내내 그 어떤 선수도 잠시 앉지 않은 채

덕수 고등학교와의 16강전. 2000년대에

집중하고 외치고 안타까워했다. 기껏해야

꾸준히 맹위를 떨쳐왔던 경남고는 당시

서른 명도 되지 않을 아이들이 내지르는 힘은

황금사자기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 중

아주 곧고 단순했다. 이기고 싶다. 지고 싶지

SPECTRUM


이로 무명의 쓰는 사람, 서점 유어마인드운영 twitter@whoisiro www.your-mind.com

않다. 그들 역시 대학에 가고 프로가 되면

언젠가 유럽에서 자그마한 북페어를

책임과 자본과 관계의 이름으로 이런저런

주최하는 팀에게 독립 출판물에 관심을 두는

복잡한 욕망에 사로잡히겠지만 그때 그

이유를 묻자, 그들은 이렇게 답했다.

순간만큼은 경기장의 모두가 ‘질 수 없다’는

“작은 규모의 출판물은 한 개인이 고군분투한

짤막한 욕심만 가지고 있었다. 뛰쳐나가고,

흔적이죠. 그걸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탄식하고, 부둥켜안고, 울먹였다. 나는

있겠어요.”

울먹이는 쪽의 더그아웃에 앉아 있었다.

나는 그들의 답변과 경남고의 야구를 뒤섞어

전력과 수치와 예상을 깨고 경남 고등학교는

다시 한 번 단순하게 생각한다. 2013년

4 대 1로 패배해 16강에서 탈락했다.

오늘도 몇십몇백 부 단위의 작은 책을 만드는 사람들에 대하여. 누구보다도 더 분투했지만

수년이 지난 지금도 종종 그날을 생각한다.

군데군데 어딘가 엉성한, 그럼에도 하나

나의 일생에 그들처럼 곧게 염원하는 순간이

둘 모였을 때 이상할 정도로 강력한 문화에

있었을까. 그토록 강렬하게 삼키고 토하고

대하여. 보이고 싶고 읽히고 싶고 이기고

뻗어내는 분루가 있었을까. 경기가 끝나고

싶은 그 곧은 욕망들에 대하여.

더그아웃 앞에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고 모여든 선수들에게 이종운 감독은 짧고

*다행히도 경남 고등학교는 그해 2008년부터

무뚝뚝하게 말했다.

2010년까지 청룡기 고교야구에서 3년 연속

“질 때 왜 졌는지 모르면 이길 때도 왜

결승 진출, 두 차례 우승 깃발을 안았다.

이기는지 몰라. 연습하자. 잘했다.” TV 중계로 보던 프로야구보다 기술적으로 엉성한 것도 사실이다. 극소수 선수만 끝까지 남아 진정한 야구의 전당이라고 불리는 경기장에 팬의 환호와 응원을 받으며 들어설 것이다. 모두가 잘하는 것도 아니고 모두가 프로를 꿈꾸는 것도 아니다. 아주 단순하게 말해야 한다. 그 녀석들은 2008 년 3월 목동야구장에서 야구를 했고 이기고 싶었지만 졌다. 그뿐이다.

누구보다도 더 분투했지만 군데군데 어딘가 엉성한, 그럼에도 하나 둘 모였을 때 이상할 정도로 강력한 문화에 대하여.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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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STREET

지역성이 드러나는 옷에 대하여

어릴 적 셜록 홈즈를 읽으면서 가장 신기했던

정확히 스놉snob; 속물, 잘난 체하는[우월 의식에 빠져

시간에도 어떤 직업을 갖고 있는지, 무슨

있는] 사람. - 편집자 주

버릇을 갖고 있는지 간파하여 왓슨에게

이유를 늘어놓는 것이 상당히 남사스럽지만,

설명하는 장면이었다. 대부분의 이야기는

많은 유행과 스타일이 흘러가는 가운데 한

거기서부터 시작되었다. 의뢰인들은 뭔가를

곳에 취향이 머문 이유는 동질감에서부터

입거나 가리고 있었지만, 그 때문에 속내가

시작된다.

드러난다.

예를 들어 어떤 이는 <대부The Godfather>를

옷을 입는 건 어느 정도 자신을 바깥으로

상당히 좋아하는데, LA의 한 브랜드에서는

내비치는 행위에 속한다. 제복처럼 단순히

말런 브랜도Marlon Brando 가 고양이를

자신의 직업을 보여주는 때도 있고, 선명한

쓰다듬는 모습을, 다른 뉴욕 브랜드는

브랜드 로고를 내보임으로써 자신의

제임스 칸이 총격전에서 죽은 장소를 담은

취향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경제력을

티셔츠를 발매한다. 설령 그가 두 브랜드를

슬며시 과시하기도 한다. 이처럼 옷차림은

몰랐다고 하더라도, 저 브랜드들과 자신이

하나의 성향을 대표한다. 그저 밝고 화려한

관심사가 같다는 점에서 브랜드에 대한

색상의 옷을 입어 개인의 존재감을 높이는

호감을 느끼고 티셔츠를 구매하게 된다.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며 어디에 속해 있는지를 보여준다.

굳이 스트리트 브랜드만의 장점은 아닐 테지만 지역성이 하나의 스타일로 정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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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스트리트 패션, 거리 등의 단어가

것은 그가 의뢰인을 만나는 아주 짧은

SPECTRUM

을 지칭하는 터라 좋아하는


최강호 푸마 코리아 (Puma Korea) Sales Rep. www.solidground.kr twitter@ChoiKangho

스토리텔링이란 단어 자체가 이제는 너무

우리나라도 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살아본

식상하지마는, 거창한 정치적 메시지가 담겨

적도 없는 도시가 써진 옷들만 바라보고

있는 캠페인 티셔츠부터 좋아하는 가수의

있다가, 조금씩 서울이나 부산을 표방하거나,

앨범 표지나 제목에서 따온 모자나 운동화

지하철이나 민화 등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등에 열광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특성을 차용하는 브랜드들이 많아졌다.

대부분의 스트리트 브랜드를 대상 연령대가

역사가 길지 않은 한국 스트리트웨어 시장

낮고 단순한 로고의 반복 정도로만 생각했던

(흔히 ‘도메스틱’ 으로 통칭하는)에서는 이

사람들은 계속 간과할, 아는 사람들만 아는

또한 하나의 스토리텔링이지 않을까 싶어

재밋거리다.

주의 깊게 보고, 의도가 비슷하다 싶은 옷은

또 우리나라와는 달리, 자신들이 살고 있는

되도록이면 사는 편이다.

지역을 드러내는데 전혀 거리낌이 없는데,

몇 년 전, 친구들과의 작은 프로젝트로 영문

굳이 대도시가 아니더라도 자신들이 있는

로고 대신 한글로 된 티셔츠나 지역성이

곳에 대한 자부심이 기저에 깔려 있고 자신의

함의된 디자인의 티셔츠를 만들어 입고

브랜드가 도시를 대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닌 적이 있다. 옷에 모국어가 쓰여 있다며

굳이 스트리트 브랜드만의 장점은 아닐

웃기게 보는 사람들과 뭐 그런 걸 입느냐며

테지만 지역성이 하나의 스타일로 정착된다.

가벼이 힐난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정말로 좋아하며 자기 동네 것도 있었으면 좋겠다 말하는 이도 있어서 아예 못할 것은 아니구나 싶었다. 애국심이나 애향심을 요하는 것이 아니지만, 수입된 문화를 그저 걸치는 정도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면 로컬라이징은 불가피한 것이 아닐까. 이런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옷 입기 이외에 가질 수 있는 묘미다.

© image courtesy of Choi Gangho & Solid Ground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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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MUSIC

너는 누구냐, 의 깊이

어릴 적부터 노래를 들어왔다. 기억이 없는 시절부터 많은 노래를 들어왔겠지만, 노래를 좋아한다고 자각하기 시작한 때는 초등학교 입학 전후가 아니었나 싶다. 그전까지는 부모님 방의 오디오를 통해 노래를 들었다. 그리고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나의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가 생겼다. 내 방에 내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가 생기니 곧 내 카세트테이프가 생겼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데뷔앨범과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사운드트랙을 시작으로 기억한다. 초등학교에서 방송반 활동을 했고,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어머니와 한 달에 시디CD 세 장을 구매하기로 계약했다. 연봉협상. 공부의 양이 늘었으니 보상의 양도 늘어났다. 어릴때부터 지속하였던 ‘일주일에 책 한 권’ 계약의 연장선이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나서는 용돈까지 쪼개서 CD를 구매했다. 일본 전자회사에서 제작한 새로운 미디어 포맷인 엠디 MD 가 장착된 오디오도 구매했다. 그래도 한 달 평균

십여 장의 CD를 구매했다. 나는 왜 노래를 좋아하는가, 어떻게 노래를 좋아하게 되었는가. 생각 외로 당황스러운 질문이다. 그래서 질문을 조금 바꾸어보기로 한다. 나에게 노래는 무엇일까. 어릴 적 나는 지구 위의 모든 대중음악을 듣고 싶고 알고 싶었다. 그리고 그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지하철을 탄다. 한 아줌마가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지하철을 타 내 옆에 앉는다. 이어폰에서 노래가 새어나오지만 완전하게 들리지는 않는다. 그래도 나는 그 노래를 안다. 왜냐하면, 나는 세상의 모든 64

SPECTRUM


성창원 스펙트럼(spectrum) 매거진 어시스턴트 에디터 단편집 <1,095> 저자 www.oodllboo.com

노래는 사랑일까. 생각해보면 바로 대답이 나오지는 않지만, 노래가 생활일까. 하는 질문에는 주저 없이 ‘그렇다’고 답할 수 있다.

노래를 알고 있기 때문에. 예를 들면 이런 상황을 꿈꾸었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일이 많이 일어났다. 사람들이 지하철에서 듣는 노래들이 그리 다양하지는 않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알 수 없는 노래들도 분명히 있었다. 당시의 나는 그 노래들과 그 노래를 만든 사람들, 더불어 그 노래를 듣는 사람도 궁금했다. 너는 누구냐, 내가 모르는 노래를 듣는 너는. 생각해보면 노래에만 국한되었던 것은 아니었다. 남들과 다른 옷을 입어보고 싶었고, 남들보다 더 많은 영상을 보고 싶었고, 더 많은 작품을 감상하고 싶었던 것처럼. 단순히 남들과 다른 노래를 들어보고 싶었고, 남들보다 더 많은 노래를 들어보고 싶었던 것뿐이었다. 그리고 그런 생활을 20년 넘게 지속하고 있다. 새로운 것, 다른 것에 대한 욕구가 지금을 만들지 않았나 싶다. 친구들은 나에게 노래 추천을 부탁한다. 그저 듣기 위해서인 경우도 있고, 작업에 필요하기 때문인 경우도 있다. 그렇다. 그렇게 거창하지는 않다. 다만 그 지속성과 깊이가 취향을 떠나서 사람들에게 신뢰를 준다고 생각하면 마냥 기분이 좋다. 노래는 사랑일까. 생각해보면 바로 대답이 나오지는 않지만, 노래가 생활일까. 하는 질문에는 주저 없이 ‘그렇다’고 답할 수 있다. 노래는 질리지 않는 새로움을 주었고, 앞으로도 그럴것이다. 새로움이 기쁨을 만들고, 기쁨이 깊이를 만들고, 깊이가 사랑을 방증傍證한다.

@ image courtesy of Sung Changwon

시간은 끊임없이 쌓여간다.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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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TECH

‘테크놀러지’는 지금껏 인생의 반 이상과

했다. 에이에이AA 크기 두 개로 돌아가는

별 관계없는 영역이었다. 가까운 곳에서

조악한 게임기였다. 무엇이 그렇게 새로운

처음 기술의 힘을 느꼈던 것은 아무래도

경험이었을까. 어린 시절의 놀이란 대체로

‘음악’이었다. 엘피LP와 카세트테이프 그리고

상상력에 의존하곤 했지만, 어느 정도의

엠디MD 와 시디CD 로 이어지는 영역이 있었고

공간도 필요했다. 산더미처럼 쌓은 장난감은

그 안에 비디오테이프와 레이저디스크

항상 처치곤란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당시의

그리고 디브이디DVD 같은 것이 있었다.

내게 획기적이었던 것은 그 ‘오락성’보다는

카세트테이프와 시디로 좋아하는 뮤지션들의

‘휴대성’이었던 것 같다. 이렇게 작은 기계

음악을 질리도록 듣곤 했지만, 사실 그렇게

하나로 - 부피 큰 장난감들이 주던 재미를

깊게 빠지진 않았다. 다른 쪽으로는 ‘게임’이

느낄 수 있는데, 왜 커다란 다른 장난감들이

있었다. 정교하고 (지금 생각하면) 꽤 간결한

필요하냐는 생각이었다. 그 작은 기계는 당시

구조의 ‘레고LEGO’를 어린이들의 장난감으로

내게 행복과 같은 단어였다. 작업실 안에 온갖

치부하게 된 것은, 내 경우에는 ‘비디오 게임’

잡동사니를 다시 사모으는 지금으로선 생각할

의 등장이었다. 티브이 한 대와 작은 게임기

수 없는 사고방식이지만, 당시로 돌아가면

하나, 그리고 카트리지에 낀 먼지를 후후

같은 행동을 반복했으리라.

불어가며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로 접한

휴대전화의 변천사 또한 기술의 발전 과정과

‘신세계’는, 고등학생 시절까지의 꿈을

떼어놓을 수 없다. 누나가 삐삐부터 시티폰을

‘비디오 게임 잡지 기자’로 만들어버렸다.

거쳐 피시에스PCS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는

말 다 한 셈이다.

사이에도 나는 무선통신기술에 애정이 없었다.

위에서 잠시 언급한 ‘레고’ 시절을 졸업하는

여자애들처럼 매일 수다 떨 친구가 (방과 후에)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은, 비슷한

필요하지도 않았고, 연애로 절절매기에는

연배의 동네 코흘리개가 어느 날인가 가지고

사춘기도 또래보다 늦었다. 처음 산

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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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BER LOVER

온 휴대용 게임기였다. 소위 ‘팩’이라고

휴대전화는 (주)한화에서 만든 ‘마이크로 아이

하는 카트리지 삽입형이 아닌, 조잡한

micro i ’라는 휴대전화였다. 티브이 광고도 제법

중국산 게임기였다. 컬러 화면도 아니었고,

했는데, 세상에서 가장 작은 휴대전화이니 뭐니

할 수 있는 동작도 한정적이었다. 그런데

했던 기억이다. 자랑스럽게 처음 들고 학교에 간

그때의 나는, 웃돈과 집안의 모든 레고며

날, 복도에서 떨어트렸는데 놀랍게도(?) 바로

장난감을 깡그리 주면서 값진 보물이라도

고장 났다. 점심을 거르고 강남역인지 역삼역

얹은 것처럼 그 게임기를 쟁취(물물교환)

근처의 서비스 센터에 갔다. 당시 휴대전화는

SPECTRUM


세상은 계속 연결되고, 저 멀리 꿈처럼 보이던 일이 이러한 기술의 발달로 이뤄지기도 한다.

Think, Talk, Write.

이제 막 사람들의 필수품이 되고 있었다.

생각이나 했을까.

Creative Agency Based in Seoul twitter@thinktalkwrite

우후죽순처럼 기업들이 하나씩 참여하면서

글 처음에 ‘테크놀러지가 인생의 반 이상과

생긴 부작용이라면 부작용이었다. 한화가

관계없었다’고 했는데, 그 나머지 반은 무척

휴대전화 사업 철수를 한 것은 그에게서 그리

깊숙하게 발을 담갔다. 지금 내 주위만

오래 걸리지 않았던 듯하다.

봐도, 두 대의 아이패드iPad 와 두 대의 맥북

2000년대 들어서는, 말 그대로 ‘테크놀러지’

MacBook, 하나의 아이폰이 자리를 지키고

가 사람들의 생활 자체를 바꿔버렸다.

있다. 외장 하드 같은 저장장치를 비롯한

과장일지도 모르지만, 20세기 전체를

필름 카메라와 디지털카메라처럼 이미

통틀어 생긴 미디어와 기술의 발달은 21

변두리에 자리 잡은 것들을 제외하고서도

세기 처음 10여 년간의 변화와 대등하지

이렇다. 디지털로 변환 가능한 기계들

않을까 싶다. 아이폰iPhone 과 블랙베리

없이 일이란 진행되지 않고, 어쩌면 삶도

BlackBerry의 등장은 개인과 회사의 업무

- 이렇게 빠져 있어서는 - 멈춰버리지

속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메일이란

않을까 싶을 때도 있다. 종종 사람들은

자고로 컴퓨터로만 확인하는 존재여야

기술의 혁신적인 발달과 그것이 사람의

했지만, 이제는 언제 어디서나 일에 관련한

생활에 끼치는 영향에 관해 찬양한다.

연락이 수시로 울리곤 한다. 21세기 초반을

극소수 억만장자들의 이야기는 영화가 되고

지배했던 포털 웹사이트들의 ‘커뮤니티’

살아 있는 신화가 된다. 지금도 어디선가

문화가 지는 해가 된 것도 당연해졌다.

밤낮으로 벤처 기업을 운영하며 훗날의

‘모임’의 성격은 ‘개인’을 중심으로 한

마크 주커버그를 꿈꾸는 이들이 이 땅에도

마이크로 블로그와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있으리라. 말했지만, 세상은 연결되고 있다.

로 점차 자리를 옮겨선, 아이티IT 회사로선

혁신적인 천재들이 만든 시스템이 무척

광고도 하지 않았는데 모두가 자발적으로

손쉽게 사람들의 삶에 스며든다. 즐겁고

생활과 정보를 끊임없이 올리는 세상이

신기하며 종종 도전 의지를 불타오르게

됐다. 세상은 계속 연결되고, 저 멀리

한다. 하지만 그만큼 피로하고 그 사이

꿈처럼 보이던 일이 이러한 기술의 발달로

사라진 무언가들이 아련할 때도 잦다.

이뤄지기도 한다. 생각해보라. 어릴 적 감명

앞으로도 이러한 반복은 - 우리가 아직

깊게 본 만화의 작가에게 ‘잘 봤습니다’라고

경험하지 않은 것들을 포함하여 - 가속할

말을 걸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실시간으로

것이다. 그러면 그 반대의 기분 또한, 더

듣게 될 줄, 적어도 10년에서 20년 전에는

빠르게 생각나고 또 사라질 것만 같다.

© image courtesy of Nintendo Co., L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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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TRAVEL

애정과 애증의 여행

얼마 전, 스펙트럼 매거진으로 알게 된

있었는데, 아쉽게도 가지 못했다. 마감을

인연으로 한 전시에 참여한 일이 있었다.

비롯한 일에 치이는 중이었고, 그러다 보니

사건의 경위를 설명하자면 이렇다. 우연히

마음의 여유도 적었기 때문이다. 아쉽지만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작업하는 어느

할 수 없었다.

분께서 자신과 관계한 일본 잡지사에 스펙트럼 매거진을 한 부 전달했다. 그것을

일본에 보낸 진은 사실 그들(일본인)로서는

본 일본 잡지사의 기자에게 취재 연락이

꽤 불친절한 매체였다. 왜냐하면, 아무런

왔다. 취재는 내 작업실에서 이뤄졌고,

그림과 사진도 없이 전부 한국어로만

한 시간가량 대화했다. 잡지는 지난여름

채워진, 나의 일기였기 때문이다. 2009

발간되었다. 또, 그 잡지를 본 일본의

년부터 2013년까지 쓴 일기 중 너무

일러스트레이터 에이전시 대표에게 연락이

사적이고 구체적인 것들을 제외한 당시의

왔다. 그도 내 작업실에 왔다. 무언가 함께

생각과 감상을 골라 담았는데, 그걸 추리다

해보자고 궁리했고, 점차 실현해가는 과정

보니 과연, 그때에는 이런 생각을 했고

중 하나로 2013년 3월 8일(금)부터 3월

저 때에는 그런 생각을 했구나, 하며 혼자

27일(수)까지 일본 도쿄의 ‘도쿄 컬쳐 아트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 스펙트럼을 비롯한

바이 빔즈TOKYO CULTuART BY BEAMS’에서

마감 탓에 한 자라도 빨리 써야 하던 시점의

열리는 <히얼 이즈 진 도쿄 6HERE is ZINE tokyo

어느 월요일, 작업실 테이블에 커피 한 잔을

6> 전시의 우리나라 아티스트 큐레이팅을

두고 내내 그 4년 남짓의 기록을 읽었다.

맡았다. 스펙트럼을 통해서, 혹은 사적으로 알던 창작자들에게 연락했고, 그들은 각각

그중 이런 글이 있었다. ‘메일, 사람, 별’

한 권씩 진을 만들어주었다. 나 또한 한 권의

이라는 제목의 글로, 2009년 5월에 쓴

진zine 을 만들어 일본에 보냈다(아, 한 부만

것이었다. 일부를 발췌한다.

보낸 것은 아니고 총 다섯 부씩 보냈다). 일본 쪽에서 오프닝에 와 달라는 요청이

(전략) 어릴 때 강원도 작은 시골 역에서

뛰다가 다시 걷게 되고 발이 저절로 멈추는 순간, 까만 밤을 뒤덮는 것은 지구로 지금 내 머리 위로 막 떨어질 것 같은 그런 별들이었다. 68

SPECTRUM


홍석우 스펙트럼(spectrum) 매거진 편집장 패션 저널리스트 twitter@yourboyhood www.yourboyhood.com

우연히 늦은 기차를 타러 뛰다가 밤하늘을

여행에서 본 밤하늘 얘기였다. 처음

봤다 - 뛰다가 다시 걷게 되고 발이 저절로

두근거리며 외국에 가던 길, 비즈니스를

멈추는 순간, 까만 밤을 뒤덮는 것은 지구로

위한 출장, 산적한 일을 덮고 ‘에라 모르겠다’

지금 내 머리 위로 막 떨어질 것 같은 그런

하며 떠난 여행 그리고 바로 최근 다녀온

별들이었다. 생각하면 아직 그런 별들을

국내 여행까지, 일 년에 몇 차례인가 여행을

다시 보지 못했다. 내 삶은 그때로부터 두

가곤 했지만 매번 그 감상, 그 시간, 그때

배나 넘게 더 살았는데. 그러면, 지금이란

나눈 것과 느낀 것들이 생경할 정도로

순간은 억울하잖아. 아직도 그런 밤을 다시

달라진다. 말 그대로 비워내고 재충전하기

보지 못했다니. 그래서 삶이란, 한없이

위해 휴양지로 떠나고 유유자적하는 성격이

우울해졌다가도 다시 살아갈 가치가 있는

아니어서인지도 모르겠지만, 여행이란

거다. 그런 밤을, 그런 별들을 다시 보기

마치 풋사랑의 감정과 비슷했다. 항상.

위해서라도.

아련하면서도, 아쉬우면서도, 어딜 가서 무얼 했는지 꼬치꼬치 기억하는 게 아니라

‘사랑’을 이야기하는 글에서, 혹은 ‘여행에

여행의 시작이라든지 마무리할 때의 설렘과

관한 애정과 찬가’를 보내야 하는 글에서

안타까움 같은 것만이 항상, 마음에 조금 더

왜 이리 생뚱맞은 일과 문장을 나열하는지

진하게 남곤 했다.

궁금할 법도 하다. 많은 현대인에게 그러하듯이 나 또한 여행을 즐겨 가지

올해 5월까지 정신없는 일들을 마무리하면,

못한다. 주위에서 덜컥 여행을 가거나 돈을

일종의 안식년 비슷한 시간을 (스스로)

벌어 대체로 여행에 쓴다는 사람들을 보면,

가져보려고 한다. 물론, 스펙트럼은

부럽고 우러러 보이면서도 계속 ‘현실’에

만들겠지만 말이다. 항상 여행은 애정보다는

걸린 일들을 탓하며 나의 주저함을 반성하곤

애증에 가까웠나 싶다. 어디를 가느냐의

한다. 발췌한 글은 아마도 초등학교

문제보다는 결국 마음을 얼마만큼 멈췄다가

고학년에서 중학교 저학년 즈음의 가족

출발하느냐의 문제였다.

© image courtesy of Hong Suk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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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50 St. Petersburg, Florida, 2011 by 솔네(Solne) from Photography Book <에브리 원(Every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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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solne.co.kr

www.iann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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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TORIAL

INCASE MEE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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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기반을 두고 작업하는 열다섯 팀의 공간에 스펙트럼이 찾아갔다. 그들의 공간, 그들 자신, 그리고 인케이스 text 김지혜 Kim Jihye, 홍석우 Hong Sukwoo, 성창원 Sung Changwon edited 홍석우 Hong Sukwoo photography 정재환 Jae Chung(JD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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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한 디자인과 손쉽게 활용이 가능한 기능으로 모든 취향과 직업, 열정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에게나 잘 어울리는 인케이스 제품은, 특화된 디바이스 보호, 최소한의 디자인 및 혁신적인 기능화 함께 다양한 소재와 실루엣을 자랑하며 개인 물품과 기기를 서로 연결, 보호 및 정리 할 수 있도록 합니다. 모든 인케이스 제품은 자연스러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사용자가 어디에 있든, 어디로 가든 완벽한 휴대성을 경험하게 합니다. 여러분은 지금 인케이스와 함께 어디에 있나요?

_Anywhere 캠페인에 자세히 알고 싶다면 캠페인 페이지에 방문하시길 바랍니다. 또한 인케이스 코리아의 Facebook과 Twitter, Me2day 그리고 Instagram을 통해 다양한 _Anywhere 캠페인에 참여해 보세요. _Anywhere 캠페인을 통하여 친숙한 환경에서부터 장엄한 광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에서의 인케이스를 만나보실수 있습니다. Incase Korea Campaign Page goincase.kr/anywhere Facebook facebook.com/incasekorea Twitter twitter.com/incasekorea Instagram #_Anywhe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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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자유로운 영감과 창의성은 Express _Anywhere라는 타이틀로 여러분께 선보여 집니다. 우리의 새로운 테라컬렉션은 볼드한 악센트와 풍부한 질감, 천연 소재가 어우러져 독특한 스타일과 유니크한 스타일을 만들어냅니다. 신뢰할 수 있는 내구성과 강력한 디바이스 보호 기능 또한 여전한 제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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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 Park 박민하/ 아티스트 artist

상업 공간들이 하나둘 들어서면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의 왕래가 잦아진 한남동 모처에 박민하의 작업실 이 있다. 스튜디오 엠피(Studio MP)라는 이름으로, (아마도) 자신의 이름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작업실은 크게 두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컴퓨터와 책상을 중심에 두고 그녀와 친구들의 작업물이 벽에 걸린 ‘좌식 공간’ 그리고 커다란 캔버스 작품들과 그림 도구가 널린 ‘작업 공간’이다. 물론 이것은 고작 두어 번 스튜디오를 방문한 필자의 개인적인 나눔 방식일 뿐이지만, 이 두 공간의 특징이 그녀의 작업 안에 녹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작업 이야기를 먼저 하면, 박민하의 회화 작업은 ‘그림에 관한 그림’이다. 추상화이면서도 자연이나 소리, 바람처럼 스쳐 가는 것들의 느낌을 그림 안에 담아낸다. 그 대상은 확실히 정해져 있지만, 실체가 분명하지 않은 종류의 것들을 그리 는 셈이다. ‘붓과 물감으로 그림을 그린다’는 고전적인 방법과 매체로 감정을 공유하면서 결국 사람들이 집에 걸 어놓고 싶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그녀의 바람이기도 하다. 또한, 그녀는 주위 다양한 직업의 친구들과 대화하 고 작업하기도 한다. ‘정보를 공유하고, 방향 제시를 도와주는 작업’이라는 작업에는 절친한 친구이기도 한 패 션 디자이너 계한희의 프린트 작업 또한 포함된다. 책상을 둘러싸고 여기저기 붙어 있고 놓인 오브제들은 대체로 그러한 작업의 과정이거나 결과물이 된다. 지난번 방문했을 때 본 ‘일상적인 사물을 모아 만든 오브제’도 그 중 하 나이려니 싶었다. 박민하는 얼마 전부터 도자기 공방에 다닌다고 했다. 책상 위에는 생화(生花)를 그린 스케치도 몇 장 놓여 있었다. 조용히 진행되는 새로운 접점들이 박민하의 작업을 관통하는 요소일까. 다음에는 또 어떠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려나 생각하며 작업실을 나섰다. facebook.com/minhapark, studiomp.tumblr.com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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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rra Convertible Pack (Charcoal Chamb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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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gwoo Yeom 염정우/ 발레리노, 무대연출가 ballerino & stage director

수많은 말보다 하나의 몸짓이 더 큰 의미를 보여줄 때가 있다. 그 몸짓의 언어가 가장 극대화되는 무대 공연, 발레. 일반적으로 다른 무대공연보다 조금은 생소한 장르이기에 발레리노 또한 하는 일의 영역을 쉬이 가늠하기는 쉽 지 않았다. 발레리노 염정우의 일은, 무대 위에서만 행해지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하고, 공연 무 대를 기획하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희소성이 있는 직업이기에 그가 하는 일은 꽤 다채로웠다. 올해 염정우가 준비 하는 공연은 창작 발레다. 기존의 작품을 인용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의도와 관점으로 만드는 작품이기에 표현 의 한계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재미라고 한다. 규정된 틀 없이, 무언가에 구애받지 않고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분 명 매력적인 일일 것이다. 발레 공연을 보면서 사람들은 줄곧 지적 의미를 발견하려고 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발 레를 보기가 쉽고 편안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발레리노 염정우는 의미를 굳이 찾으려 하지 말고, 있는 그 대로의 공연 자체를 즐기면서 볼 것을 권한다. 생각해보니 자유로운 몸의 언어에서 꼭 맞는 의미를 찾는 것이 어색 한 것은 사실이다. 소극장 무대에서 행해지는 실험적인 발레, 타 장르와의 호흡으로 그 영역이 확대된 무대. 조금 더 친숙하고, 조금 더 많은 사람이 발레와 친숙해질 수 있도록 염정우는 그의 계획을 하나둘 실현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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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nge Large Messenger (Black/Ultramarine), Sports Armband (Black/Sil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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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 Seung ah 윤승아/ 배우 actress

윤승아는 대한민국의 배우다. 뮤직비디오 출연으로 데뷔하였고, 모델활동도 겸하며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왔 다. 사람들은 시트콤 <몽땅 내 사랑>이나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만 윤승아를 기억할지 모르지만, 그녀는 자신 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차근차근, 꾸준하게 해왔다. 2012년에는 패션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패션 서바이벌 프 로그램 <솔드아웃>을 진행하기도 했다. 현재 두 마리의 반려견과 함께 지내며 그들과 함께 강변 산책하는 것을 좋아한다. 윤승아를 인터뷰하며 ‘서울’과 ‘사랑’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그녀의 대답은 단순하면서도 명료했다. 서울은 아름다운 곳이라 했고, 사랑은 좋은 것이라 했다. 아직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여태까지 해온 일들과는 다 른 작업이 될 것이라는, 그녀의 새로운 프로젝트가 기대된다. facebook.com/ft.ysa, twitter@bambi0929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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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ystal Slider Case for iPhone5 (Electric Yel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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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책이 필요할때에는 적절한 도움을 찾는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오늘날의 기술은 영상회의에서부터 화이트 보드 App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지의 사람들과 동시에 함께 작업할수 있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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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ryong Han & Sojeong Kim 한기룡 & 김소정/ 디그낙 MD & 퍼플랩 브랜딩 커뮤니케이터 D.GNAK by KANG.D MD & Purple Lab branding communicator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로가 발전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가지는 바람 중의 하나일 것이다. 한기룡과 김소정에게 그 바람은 현실이 되었고, 그렇게 서로의 가능성을 응원한 이들은 가족이라는 이 름으로 더욱 끈끈해졌다. 디자이너 강동준의 남성복 브랜드 디그낙(D.GNAK by KANG.D)에서 외국 마케팅 업무를 맡은 한기룡에게 런던에서 오랜 시간 생활한 김소정은 더욱 지혜롭게 일하는 방법을 알려주었고, 김소정 은 남편의 도움을 받으며 작년 말부터 광고 대행사의 브랜드 커뮤니케이터로 일하고 있다. 런던과 서울을 오가 는 장거리 연애에도 굴하지 않은 그들의 애정은 지금도 계속해서 서로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끈다. 어떤 이들은 연 인에서 부부로 관계의 정의가 바뀌면서 사랑의 모양새도 달라지지 않을까 걱정한다. 그런 이들에게 이 부부가 전 하는 조언은, 함께 하는 시간에서 완벽함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함께 함으로 찾아오는 변화에 마음을 열고 서 로의 잣대나 기준으로 판단하지 말 것. 그렇게 살며 사랑하는 과정에서 이들은 딸 은제를 선물로 얻었다. 삶 가 운데 만연한 사랑의 힘은, 언제나 더 큰 사랑을 부른다. www.dgnak.co.kr, facebook.com/ann.kim.37604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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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hway Rolltop Sleeve (Gabardine), Slider Case for iPhone5 (White Gl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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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young Lee & Sunyoung An 이인영 & 안선영/ 한복 디자이너 & 앤 디자이너 Hanbok designer & AAN designer

세상에 쉽게 정의할 수 없는 관계 중 하나가 어머니와 딸, 모녀 사이다. 세상의 모든 딸은 어머니의 삶을 보며 울 고 웃고, 어머니가 겪은 삶의 무게를 실감하며 성장한다. 그리고 딸들은 모두 자신의 삶에 드리워진 어머니의 깊 은 그림자를 문득문득 깨닫는다. 브랜드 앤(AAN)의 디자이너 안선영은 디자인을 시작하면서는 느끼지 못했던 어머니의 영향력을 지금 절실히 느끼고 있다. 그녀의 어머니는, 35년째 한복을 연구하는 한복 연구가이다. 3대 째 같은 일에 몸담으면서 어머니가 생각하는 사랑이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으로 정리된다. 매일 같은 시간에 출근하고 늦은 밤 퇴근하면서도 한 번도 그 일이 싫어진 적 없다는 그녀에게 전통을 있는 그대로 전 하는 것은 일을 넘어 삶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런 어머니의 정성과 사랑은 딸에게도 전해져 한국적인 멋이 스 며든, 부드럽고 아름다운 옷이 되었다. 패션이란 보이는 것이 우선이지만, 옷을 통해 내면을 아름답고 강인하게 다져가는 여성을 대변하고 싶다는 젊은 딸의 포부를 들으며, 그녀를 바라보는 어머니의 얼굴에는 미소가 만연하 다. 가장 든든한 동료이자 친구, 그리고 가장 냉철한 판단가. 서로는 서로에게 둘도 없는 사이, 어머니와 딸이다. www.anastasis.kr, facebook.com/pages/AAN/383023171715517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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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hway Slip Sleeve (Gabardine), Leather Snap Case for iPhone5 (Br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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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out Drawing 테이크아웃드로잉 ㅊ(치읓)/ 복합문화공간 multi-cultural complex

Takeout Drawing members 레이나 Reina 이혜승 Lee Hyeseung 최경진 Choi Kyoungjin

‘테이크아웃드로잉 ㅊ(치읓, 이하 ㅊ)’은 이태원동의 테이크아웃드로잉 1층의 작은 서점이다. 그러나 레이나는 ‘ ㅊ’을 서점으로 한정 짓지 않았다. 테이크아웃드로잉은 카페를 창작공간으로 지원하는 ‘카페 레지던시’를 지원 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의 하나로 키오스크라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겸하고 있다. 키오스크는 레지던시 작가 나 지역 예술인의 서재 일부분을 공유함으로써 그들의 생각을 교감한다. 레이나는 ㅊ이 키오스크(kiosk; 신문, 음료 등을 파는 매점. - 편집자 주)의 확장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ㅊ에 입점하는 제품들이 모두 책인 것은 아니 다. 노트도 있고, 오브제도 있다. 테이크아웃 드로잉 ㅊ은 그렇게 크고 작은 사람들의 작업을 공유하고, 더 나아 가 사유(思惟)를 공유한다. www.chiut.co.kr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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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i Jacket for iPad mini (Forest Camo/Or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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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새로운 레인지 컬렉션은 외부의 환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Explore _Anywhere라는 슬로건을 돋보이게 합니다. 강화된 방수 기능과 견고한 재질, 그리고 안전을 위한 스카치까지, 5종의 레인지 컬렉션은 여러분의 기어와 함께 테크놀러지를 완벽하게 보호하며, 로드와 트레일 등 외부에서 완벽한 캐링 솔루션으 로 설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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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 E 이솜/ 배우, 모델 actress, model

이솜이 환하게 웃자 스튜디오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예쁜 여자의 미소는 주변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그리고 그녀는 정말 잘 웃는다. 요즘의 근황을 먼저 물으니 모델 일도, 연기 일도 꾸준히 하고 있다고 한다. 최고의 모델 자리에서 이 제 배우로서도 차근차근 단계를 밝아가는 그녀는 올봄 세 편의 영화를 통해 이름을 알릴 생각이다. 이재용 감독의 <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Behind the Camera)>, 권호영 감독의 <사이코메트리(Psychometry)>, 김지운 감독 의 단편 영화 <하이드 앤 시크(Hide & Seek)>. 영화를 찍는 현장에서는 모델 일을 할 때보다 이솜 개인에게 쏟아지 는 관심이 덜 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녀는 큰 역할이든 그렇지 않든, 본인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욕심 나는 자 리에 열정을 가지고 임한다. 오디션을 보러 다니면서 두려움도 느끼고, 일이 갑절이 되어 힘이 들 때도 있지만, 그녀 의 신념은 다름 아닌 꾸준함. 어디에서 그런 힘이 나올까 싶을 정도로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하는 모습이 그녀를 더 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진 모델의 일은, 그녀에게서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 어 편안하고 즐겁다. 반대로 연기를 할 때에는 긴장을 많이 한다. 하지만 자신이 맡은 역할을 위해 준비하고 깊이 있 게 파고드는 그 노력의 시간을 이솜은 사랑한다. 사랑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그녀에게, 자신이 사랑하는 일, 그리고 사람은 지금도 이솜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올 한해, 브라운과 스크린을 통해 이 매력적인 아가씨를 더욱 많이 볼 수 있길 바라본다. twitter@Esom0130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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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nge Large Messenger (Black/Ultramar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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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on Jebi 제비다방/ 복합문화공간 multi-cultural space 오상훈 Sang Hoon Oh (주)문화지형연구소 씨티알, 씨티알폼 건축 스튜디오, 제비다방 공동 창립자 겸 디렉터 Cultural Topography Research.CTR Form, CTR Form Architects, Salon Jebi co-founder & director

홍대가 더는 예전의 홍대가 아니게 변한 요즘, 뮤지션들의 공연을 볼 수 있는 공간은 소중하다. 상수역 근처에 자 리 잡은 ‘제비다방(Salon Jebi)’은 그래서 특별하다. ‘낮에는 값싸고 질 좋은 커피와 함께 아늑하게 쉬거나 작업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며, 저녁에는 ‘취한제비’라는 이름으로 술잔을 기울이며 누구나 함께 문화 예술을 즐길 수 있는 안식처로 탈바꿈’한다고 소개하는 제비다방은, 소수의 문화공간이자 작업실이던 ‘레몬쌀롱’이 이름을 바 꿔 새롭게 문 연 곳이다. 이곳의 운영 주체는 건물 지하와 1층을 차지한 제비다방 위에 자리 잡은 (주)문화지형연구 소 씨티알인데, 공동대표이자 씨티알폼 건축스튜디오(CTR Form)의 디렉터인 건축가 오상훈은 제비다방 외에 도 ‘긴가민가 레코드(Gingaminga Records)’와 ‘원피스 매거진(Onepiece magazine)’을 동료들과 만들어 간다. 그들의 작업을 주욱 훑어보면, 그가 얼마나 지역 문화에 애정을 두고 있는지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지하 공연 장이 한눈에 보이는 제비다방 1층의 뚫린 공간에는 레몬쌀롱에서 쓰던 바(bar)가 현판처럼 걸려 있고, 매주 목요 일부터 일요일 밤에는 다양한 뮤지션들의 공연이 열린다. 최근에는 ‘제비극장’과 ‘제비옷방’이라는 이름으로 독립 영화 상영과 플리마켓도 열기 시작했다. 이처럼 하나의 공간 안에 깃든 다양한 요소들은 ‘형상으로서의 공간 디 자인’을 넘어서 사회적이고 문화적으로 지역 사람들과 소통하는 통로가 된다. 제비다방이 꾸준히 입소문을 타고 사람들이 왕래하는 이유 또한 이와 이어질 것이다. www.ctrplus.com/xe/jebidabang, www.ctrform.com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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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lon Sling Sleeve for Macbook 15� (Moss Green/Red Or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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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gae (Ranee J) Park 박정애/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라니앤컴퍼니 대표 RANEE & COMPANY Co.,Ltd. ceo

박정애를 처음 본 것은 어느 저녁 자리였다. 처음 몇 마디에서 일종의 기품과 우아함을 느꼈는데, 오래도록 일해 온 사람만이 풍길 수 있는 연륜이겠거니 싶었다. 그 후 몇 달 간격으로 짧은 대화가 이어졌고, 이번 만남에서야 제 법 긴 대화를 나눴다. 브랜딩과 마케팅, 신상품과 신사업 기획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박정애는 (조금 놀랍게도) 공대를 졸업했다. 공대 석사 출신으로 의례 들어갈 법한 첫 직장 이후 삼십 대가 되었을 때, 그녀 는 일종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모든 것을 다시 처음부터 시작했어요.” 바로 소비자 마케팅 분야에 뛰어든 것이다. 그 후 고객을 상대하는 마케터부터 기업의 사업 총괄직을 거치며 20년 가까운 경력을 더한 후, 2013년 3월 시작 한 자신만의 비즈니스가 ‘라니앤컴퍼니(RANEE & COMPANY)’이다. 그녀의 법명(法名)이기도 한 ‘라니’는 ‘펼 칠 라’에 ‘평안할 리’라는 뜻인데, 일을 펼쳐서 평안하게 하는 ‘공생(共生)’에 관한 마음을 담은 사명(社命)이다. 주 로 좌뇌적이고 논리적인 언어를 구사하는 기업들과 반대로 우뇌적이고 감성적인 크리에이티브 필드와 고객을 융 합하는 프로젝트들이 회사의 지향점이자 여전한 고민 중 하나다. 2013년, 라니앤컴퍼니는 ‘커넥티드 프로젝트 (connected project)’라는 작업에 방점을 찍을 계획이다. 브랜드와 회사, 아티스트와 디자이너, 글로벌과 로 컬의 작업을 서로 연결하고, 그 안에서 사업을 창출하거나 판매 사업 계획을 실현하고자 하는 일종의 사내(社內) 프로젝트가 그 시작이다. 물론 처음부터 본격적인 비즈니스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그녀도 잘 알고 있다. 하 지만 하나둘씩 실현해 간다면, 숙성된 결과물이 - 아직 예측하지 못한 방향이더라도 - 다시 돌아오고 자양분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나 또한 무언가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있지 않을까, 두근거리는 마음을 끄덕거렸다. 첫 만 남 때 느낀 기품은 연륜이나 경력이 아닌, 진심에서 나온 눈빛에 있었다. twitter@ranibs (personal)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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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re Rojas Sleeve (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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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을 떠나 나만의 휴식, Escape _Anywhere 가 필요합니다. 선명한 컬러와 편안한 스 타일을 갖춘 Incase Nylon, Terra 가방은 튼튼한 재질, 기기 보호 및 손쉬운 정리가 특징인 제품으로, 어디 로든 떠날 수 있는 자유로움을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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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o Surf DJ 진욱 DJ Jinwook/ 디스코서프 오너 겸 디제이 Disco Surf owner, DJ

메종 마르탱 마르지엘라와 에이치엔엠이 협업해 만든 피코트를 입고 들어선 내게 바(bar) 안의 키 큰 남자가 대 뜸 물었다. “옷 무겁지 않아요? 나도 샀었는데 무거워서 팔았거든요.” 디스코서프의 주인, 디제이(DJ) 진욱이 었다. ‘서핑 브랜드로 중무장(?)한 사람일까’ 하는 예상이 신선하게 깨지고, 이제 막 문 열 채비를 하는 2월 어 느 평일의 조용한 공간이 디스코서프의 첫인상이었다. 공간 안에는 DJ 진욱의 다양한 취향들 - 엘피(LP)와 음 반, 좋아하는 서핑 브랜드 의류와 쓰던 모자, 손때 탄 가구와 책들 - 이 여기저기 놓였다. 2012년 5월에 문 연 디스코서프는 원래 개인 작업실로 쓸 생각이었다고 했다. 서핑 가게 겸 바로 변경한 데에는 당연히도 그가 서핑 문화에 빠지게 된 이유가 컸다. “요즘 캠핑 문화가 확산하는 것처럼, 서핑 또한 자연과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의 행위잖아요. 그게 서핑의 매력 아닐까요.” 디제이로서 좋아하는 ‘디스코’와 진욱이 개인으로 좋아하는 ‘서핑’을 합친 이름의 ‘디스코서프’는, 서핑용품 전문매장이 아닌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여전히 서울 안에 유일하다. 요 즘 그는 서프보드와 디제이 장비의 바늘을 이용한 디스코서프만의 로고를 만들고 있다. 로고가 완성되면 티셔 츠와 모자, 스웨트셔츠 등으로 구성한 디스코서프 브랜드를 만들려는 목표도 있다. 디스코서프에 들르는 이들 이 모두 ‘서퍼’인 것은 물론 아니다. 지인들과 서퍼의 비율은 반반 정도일 것이다. 처음 들어서는 것은 어려울 수 도 있지만, 만일 DJ 진욱과 디스코서프와 친구가 된다면, 이만큼 편하고 자연스러운 공간도 없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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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mium Backpack (Black), Stussy Slider Case for iPhone5 (Bl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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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iel Choi 다니엘 최 / 나씽앤나씽 이발사 nothing N nothing(NNN) barber

멀끔하게 빗어 넘긴 머리와 잘 차려입은 슈트, 반짝반짝 윤이 나는 구두. 매일같이 60년대의 신사 같은 모습으로 자 신을 꾸미는 이 남자의 직업은 이발사이다. 오로지 남자 머리만을 만지고, 잘라주고, 수염을 다듬어주며 그는 일주 일에 6일을 홍대에 있는 나씽앤나씽(nothing N nothing)에서 일한다. 아주 전통적인 이발사의 방법을 고수하고 있어서 한번 가위를 잡으면 한 시간은 훌쩍 넘어가기에 그는 늘 예약제로만 손님을 만난다. 마치 사랑하는 애인을 다 루듯 가위를 잡고 애지중지 손님들의 머리를 만지면서 그는 늘 뿌듯함을 느낀다. 사진을 찍고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 는 그의 꿈은 어려서부터 이발사는 아니었다. 하지만 서울 어디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NNN’만의 방식과 분위 기는, 젊은 최진욱을 충분히 매료시킬 만했다. 퇴근 후에는 친한 형들과 술을 마시기도 하고, 음악을 듣기도 하고, 파티에도 참석하면서 일과 삶 사이에 균형을 맞춰가며 즐길 줄도 아는 그. ‘NNN’ 한편에 자리한 그의 그림은 그가 만난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일 년에 한 번은 아주 큰 캔버스에 그림을 그려보는 것이 목표라는 그 는 스물여덟, 지금의 시간을 무척이나 사랑한다. facebook.com/nnnbarbershop, blog.naver.com/liepjl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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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i Jacket for iPad mini (Forest Camo/Or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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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enzino 빈지노 / MC, hip hop musician

2000년대 후반 등장한 힙합 뮤지션 중, 가장 독보적이고 탁월한 라임을 구사한다는 평가를 받는 이가 바로 엠씨 (MC) 빈지노이다.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가 무의미해지는 작금의 대중음악계라곤 해도, 여전히 주류 음악계를 구 성하는 것이 ‘아이돌’ 문화라는 점에서 이처럼 반짝이는 힙합 뮤지션의 탄생은 분명히 가뭄 속 단비 같은 존재다. 지난해 발매한 첫 단독 음반 <2 4: 2 6>은 말 그대로 ‘빈지노 팬덤’을 만들어냈다. 힙합의 강점이 래퍼가 경험하고 느낀 것을 그대로 적어낸 ‘가사’에 있다는 점에서도 그의 음악은 강렬하면서 솔직했다. 다이나믹 듀오(Dynamic Duo)가 피쳐링한 ‘나이키 슈즈(Nike Shoes)’부터 같은 일리네어 레코즈(ILLIONAIRE RECORDS) 소속의 도 끼(Dok2)와 더 콰이엇(The Quiett)이 함께한 ‘프로파일(Profile)’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그의 음악이 단지 힙합 특유의 스웩(swag) 문화만 담아냈다면, 사람들의 열광이 이처럼 크진 않았을 것이다. 그는 음악 한다는 것에 대 한 뿌리 깊은 열정이 있고, 함께 하는 동료와 즐길 줄 알며, 힙합 팬들에 대한 신뢰가 있다. 또한, 올해는 일리네어 레코즈의 2주년이기도 하다. 새로운 프로젝트와 그 밑바탕이 될 믹스테이프의 계획도 있다. ‘혜성처럼 나타났다’ 는 수식어가 빈지노를 한국 힙합의 다크호스로 만들었다. 그가 더 많은 음악을 선보일수록 그와 비례하는 내공이 쌓일 것이다. 일종의 확신이다. facebook.com/BeenzinoIllionaire, twitter@isshoman, www.illionaire.kr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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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i Jacket for iPad (Fuchsia/Gr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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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당신의 놀이터. 멈추지 말고 즐기세요. 캔버스 마키자켓은 여러가지 각도와 위치, 다양한 자세로 사용 하여도 iPad 스크린을 시청 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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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thleen Kye 계한희/ 카이 디자이너 KYE designer

무언가를 창작하는 일을 한다면 본인의 관점과 대중의 만족도 사이에서 고심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창작자의 의 도가 대중을 만족하게 하거나 그들을 설득하는 있는 힘이 있다면, 대중은 그 창작에 관심을 쏟게 된다. 계한희의 카이(KYE)는 지금,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카이(KYE)의 새로운 컬렉션 준비로 한창 바쁜 계한희를 새 로 이사한 그녀의 쇼룸에서 만났을 때, 그녀는 올곧은 그녀의 디자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어떤 것보다 개인 의 생각이 제대로 반영되는 것이 좋은 디자인이라는 것. 심지가 굳는 초가 끝까지 오래 타듯이 그녀의 열정의 근 원은 자신이 좋아하고 자신 있는 디자인을 하는 것이다. 그녀는 지난 2월 뉴욕패션위크 기간 중 열린 ‘컨셉코리 아(Concept Korea)’에 한국 대표 디자이너 중 한 명으로 참여했다. 서울역의 노숙자라든가 청년 실업 문제 등 지금 우리가 사는 서울의 어두운 이면이 그녀의 관점과 감각을 입어 새롭게 표현되었고, 갈채와 호평이 쏟아졌 다. 그녀의 소신 있는 움직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한 가지 더 재미있는 계획은 올해 준비하고 있는 그녀의 책이다. 젊은 여성 디자이너로서의 남다른 관점이나 그녀의 스타일을 반영하는 사진집인가 했더니, 일명 디자 이너 가이드북이라고 한다.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부쩍 질문이 많아져 실질적인 정보를 전하고자 준비했다는 책. 그녀처럼 자신 있는 젊은 디자이너가 서울에 더욱 많아진다면 좋겠다. www.kyefashion.com, twitter@kathleenkye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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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ssy Duffel (Bl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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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rae Kim 김나래 /뮤지컬, 연극배우 musical actress

누구든 사랑을 한다면 주변의 응원과 축복을 받으며, 그 사랑을 자랑하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연극배우 김나래 는 주변의 축복도 응원도 없이 묵묵히 사랑을 진행하고 있다. 늘 밝은 조명 아래, 자신을 바라보는 관객을 상대로 하는 배우의 삶. 무대는 그녀에게 절실한, 단 하나의 사랑이고 열정이지만 사실 이 길을 택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그리고 지금도 주변의 만류를 이기며 그녀는 매일 무대를 찾는다. 든든한 응원 없이도 그녀가 택한 무대 는 배우 김나래에게 때때로 초인적인 힘을 선사한다. 몹시 몸이 아픈 날에도 무대 위에 오르면 금세 아픔을 잊게 되고, 또 공연이 끝난 뒤 무대 아래에 내려와서도 그 전에 아팠던 몸이 거짓말처럼 나아있는 경험을 한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그녀는 필시 자신의 직업과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무대를 사랑하는구나 싶었다. 외로운 선택 이었지만 매일 그 외로움을 보상받을 수 있는 사랑. 사랑의 쓴맛과 단맛을 모두 아는 이 배우의 열정은 소극장을 비추는 스포트라이트 아래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facebook.com/narae.kim.3344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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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hol Portfolio for iPad (Chelsea Gir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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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ehwan Yoo 유지환/ 시트레코드 오너 Seterecords owner

흑석동 어느 골목 안에는 거기에 있을 법하지 않은 작은 레코드 가게가 있다. 아주 오랜 시간을 들여 모았을 것 같은 많은 양의 레코드판이 가게 안에 빼곡하게 들어서 있고, 한쪽에는 턴테이블이 돌아간다. ‘시트레코드 (seterecords)’의 오너 유지환은 학생 시절, 힙합 음악에 매료되어 하나 둘 레코드판을 모으기 시작했다. 황 학동, 청계천, 홍대 일대를 뒤져가며 취미 삼아 모으기 시작했던 것이 군 제대 후에도 이어져 아르바이트 비용을 모두 레코드판을 사는 데에 투자했다. 그렇게 그의 20대는 턴테이블 위에 올려진 LP의 선율과 함께 흘러갔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너무 지나치게 사랑한 것이 화근이 아니었다 싶기도 하고, 20대에 할 수 있는 것들-가 령 연애라든지 여행 같은 것을 포기했다는 것이 아쉽다. 하지만 인생이란 남들이 정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정한 것이기에 후회는 문득 이고, 지금도 그는 LP 사이에서 시간을 보낸다. 6, 70년대의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많 은 시트레코드는 지금 쉬이 찾아볼 수 없는 음악을 듣기 위해, 마니아들이 주로 찾는다. 인적이 뜸한 곳에 있기 에 더욱이 가게 유지를 걱정하는 그는, 가게 안에 있는 좋은 음악을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 음원에 익숙해진 요즘, 보기 드물게도 LP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이 가게의 존재감만큼이나 어떤 한 가지를 이 렇게 꾸준히 사랑할 수 있는 그의 열정이 멋지고 또 부럽다. www.seterecords.com, twitter@seterecords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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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ts Snap Case for iPhone5 (Black/White D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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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1zmsto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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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

text 홍석우 Hong Sukwoo photography 정재환 Jae Chung(JDZ)

‘Space’는, 스펙트럼이 고른 서울 안의 공간 세 곳을 보여주고 그곳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코너입니다. ‘지금 가장 뜨고 있는’ 공간 대신, ‘지금 한 번쯤 되짚어볼 필요가 있는’ 공간들을 엄선하여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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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도서관 서울시청을 뒤에 두고 잔디 광장을 앞에 둔 서울도서관은 서울특별시 옛 청사를 개축하여 개관한 시민 도서관이다. 서울도서관 공식 웹사이트 (http://lib.seoul.go.kr)의 소개로는, ‘약 20여만 권의 장서와 5 미터 높이의 벽면 서가, 장애인 자료실과 서울 자료실 등을 갖추고 서울 시내 320여 개 도서관 자료를 한 번에 파악하는 통합 도서검색 서비스를 지원한다’고 한다. 또한, 1926년 청사 건립 당시의 외벽과 홀, 중앙 계단을 그대로 복원하여 서울의 역사적 상징성도 살렸다’고 한다. 고속 개발 시대를 지난 대한민국에서는, 우리의 역사를 지닌 공간들이 거짓말처럼 빠른 속도로 사라지는 것을 보곤 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어떠한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공간과 동네가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사라지리라. 하지만 최근 서울시의 모습을 보면, 그러한 개발 지상주의에 제동을 거는 모습이 보인다. 외국 유명한 도시에 방문했을 때 항상 부러웠던 것은, 그들의 경제 규모라든지 소득 수준뿐만이 아니었다. 과거에서 현재로, 현재에서 미래로 가는 길목에서 그들은 ‘과거’를 결코 소홀히 하지 않았다. 옛 서울시청은 하루 1만여 명의 시민이 찾는 도서관으로 변했다. 이러한 점진적인 변화가 서울의 미래를 더 풍요롭게 하리라는 믿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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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굴다리 그래피티 이화여자대학교와 연세대학교부터 신촌과 홍대를 잇는 거리는 명실상부한 ‘젊음의 거리’이다. 신촌 명물거리로 들어서는 길목과 이화여대 거리 끝자락의 경의선 신촌역의 교차점에는 소위 ‘신촌 굴다리’로 알려진 그래피티graffiti 명소가 있다. 아치형 통로의 굴다리는 입구부터 반대편 입구까지 수많은 그래피티로 점철되어 있는데, 어두운 조명 탓에 짐짓 ‘우범 지역’으로 보이는 이곳에서 빛을 발하는 것은 누가 시작했는지 모르는, 그러나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수많은 그래피티 라이터graffiti writer 들의 작품이다. 그래피티 문화가 점점 음지에서 양지로 가는 요즘, 이곳의 작품들을 보는 느낌은 남다르다. 한시적인 생명이 숙명인 길거리 벽화 문화는 그래피티를 즐기는 많은 이의 태그tag 로 수십 아니 수백 겹이 쌓였다. 이 길을 매일 지나치는 이들에게는 별 감흥이 없는 곳인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곳은 더 많이 생겨야 하지 않을까. ‘불법’과 ‘합법’의 행정 잣대로는 결코 하나의 자생적인 문화를 평가할 수 없으니까 말이다.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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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정관헌 德壽宮 靜觀軒 서울 중구 정동의 덕수궁사적 제124호은 서울 중심에 있는 조선 시대 고궁이다. 으레 외국인들의 관광 코스 혹은 연인과 가족의 나들이 코스 정도로 인식되곤 하지만, 덕수궁에는 석조전이나 덕수궁 미술관처럼 여러 근현대 건축물이 자리 잡고 있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정관헌靜觀軒 은 특별히 흥미롭다. 덕수궁 안의 근대 건축물 중 가장 오래되었다는 이곳은 대한제국 시절이던 1900년경, 고종 황제가 궁궐 안에서 휴식을 취하기 위해 만들었다. 조선 시대 고유의 목조 건축 양식에 서양으로부터 유입된 석조 건축 양식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 곳으로, 돌기둥과 들보를 중심으로 하는 로마 건축 양식에 조선 왕조를 상징하는 한국 전통 문양을 새기고 목조 기둥을 세운 식이다. 정관헌을 가만히 둘러보면 막 서양 문화가 유입되던 시절의 우리나라 근대 건축 양식이 곳곳에 드러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왕가의 휴식은 물론 외교 사절과의 연회장으로도 쓰인 이곳은 또 다른 이유로 유명한데, 궁 안에서 처음으로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었다고 전해진다. 미국 거대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Starbucks 의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 회장이 2011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이곳을 찾았다는 점도 근래 재미있는 일화 중 하나이다.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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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MMENDATION

RE COMMEN DATIONS FOR SPRING 2013 ‘Recommendation’은, 스펙트럼이 다루는 여덟 가지 분야 - 패션, 디자인, 아트, 북, 스트리트, 음악, 테크, 여행 안에서 스펙트럼 스태프들이 ‘2013년 봄’에 추천한 내용을 소개하는 일종의 안내서입니다.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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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NIKE AIR JORDAN RETRO SERIES 김지혜 Kim Ji hye

에어조던Air Jordan 의 인기는 새삼스럽지 않다. 스포츠 스타 마케팅 중 단연 최고로 꼽힐 만큼 에어조던이 나이키 사Nike 社에 미친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 1984년 시리즈 첫 번째 모델이 등장하고서 1~2년 후 줄줄이 등장한 형제 모델들은 ‘에어조던 마니아’들을 탄생시켰다. 이십 대 초반 만난 남자친구는 조던 시리즈를 신발장에 채우며 자식을 보는 아비처럼 흐뭇해했고, 농담이라도 팔아버리겠다 하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발끈했다. 젊은 남자들 사이 어떤 훈장과도 같았던 에어조던. 그런데 이것이 레트로 시리즈로 거듭나면서, 여자들이 너도나도 에어조던을 신고 있다는 데에 변화가 있다. 이삼십 대 여성들에게 롤모델인 여자 연예인부터 어린 아이돌 그룹 멤버까지 저마다의 스타일에 에어조던을 더한다. 남성에게는 이미 익숙한 에어조던이 여성에게는 신대륙의 발견처럼 새롭고 신선하다. 올해가 마이클 조던Michael Jordan 탄생 50주년이라고 하던데, 에어조던의 인기는 더욱 거세지지 않을까. 뾰족한 힐보다는 편안하고 사뿐사뿐 한 스니커즈가 생각나는 계절. 어떤 시리즈가 자신에게 어울릴지 골라 신는 재미마저 있다. www.nikestore.co.kr © image courtesy of Nike 126

SPECTRUM


DESIGN

POPEYE MAGAZINE 홍석우 Hong Sukwoo

‘잡지 왕국’이라 불러도 손색없을만큼 다양한 장르와 종류의 잡지가 나오는 일본에서도, 매거진하우스マガジンハウス, Magazinehouse 가 발행하는 잡지들은 언제나 일정 부분 이상의 품질을 자랑한다. 사전 제작 시스템이 철저한 일본답게 ‘월간지’의 만듦새 또한 과연 이게 한 달만에 가능한 일인가 싶을 정도인데, 최근 잡지의 내용은 물론 디자인에 있어서도 주목하는 잡지는 바로 <포파이POPEYE>이다. 2013년 3월 현재까지 나온 잡지의 총 권수가 792권에 달할 정도로 역사를 자랑하는 이 잡지는 지난해 6월 리노베이션을 단행했다. ‘도시 소년을 위한 잡지Magazine for City Boys’라고 콘셉트를 정한 후 선보이는 내용은 주로 미국 아이비리그 Ivy league

룩에 기반을 둔 일본식 변형인데, 그에 맞춰 핸드 레터링hand lettering 기법을 적극

활용한 표지와 내지의 디자인은 무릎을 치게 한다. 신경 쓰지 않은 듯하면서도 무척 세심하게 디자인한 레이아웃과 그에 알맞은 사진과 활자의 동선은, 비슷하게 ‘잡지’를 만드는 입장에서 시샘의 대상이면서도 우러러 보게 한다.

www.magazineworld.jp/popeye/ © image courtesy of Magazinehouse (マガジンハウス)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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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HERE IS ZINE TOKYO 6 홍석우 Hong Sukwoo

지난 3월 8일(금)부터 3월 27일(수)까지, 일본 도쿄의 편집매장 빔즈BEAMAS 가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 ‘도쿄 컬쳐 아트 바이 빔즈TOKYO CULTuART BY BEAMS’에서 <히얼 이즈 진 도쿄 6HERE

is ZINE tokyo 6>라는

전시가 열렸다. 히로 스기야마ヒロ杉山, Hiro

Sugiyama 라는,

도쿄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는 아트 디렉터 겸 그래픽 디자이너가 주축이 되어 세운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이자 아티스트 그룹 ‘인라이튼먼트ENLIGHTENMENT ’가 주최하고 저명한 일본 편집매장 빔스 Beams가 후원하는 ‘독립 출판물’ 관련 전시였다. 전시에 참여한 이들은 사진가와 예술가는 물론 그래픽 디자이너, 패션 디자이너 등 그 면면이 다채롭다. 그들은 기존의 작업을 모으거나 아예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한 각자의 생각을 한 권의 출판물에 오롯이 담아냈다. <히얼 이즈 진 도쿄>는 이번이 여섯 번째 전시인데, 스펙트럼 매거진으로 인연 맺은 일본 오사카의 아티스트 에이전시 ‘비전트랙www.visiontrack.jp’의 조율로 이 전시에 스펙트럼이 취재했던 ‘우리나라 아티스트들(김태균LESS, 문경의, 오혜진, 옥근남, 캐스퍼 강Casper Kang)’ 을 초대하여 그들이 만든 진zine 도 함께 전시했다. 나 또한 그간의 기록을 모은 진을 만들어 함께 출품했다. 거대한 담론을 떠나서, 무언가 스스로 만들어가는 작고 활기찬 예술의 풍경이 이러한 움직임 안에 있다. www.elm-art.com (ENLIGHTENMENT) www.beams.co.jp/shops/detail/tokyo-cultuart-by-beams?lang=en twitter@tokyo_cultuart (TOKYO CULTuART BY BEAMS) © image courtesy of Enlightment, Vision Track 128

SPECTRUM


BOOK

TOILET PAPER MAGAZINE 성창원 Sung Changwon

토일렛 페이퍼Toilet Paper 는 조각가 겸 행위예술가인 마우리치오 카텔란Maurizuo Cattelan, 이탈리아, 1960~ 과

사진가 피에르파울로 페라리Pierpaolo Ferrari, 이탈리아, 1971~가 발행하는 사진잡지이다.

글은 전혀 없으며, 2페이지 전체를 덮은 스프레드 이미지가 시원하게 실려있다. 현실과 초 현실의 경계를 담은 사진들을 통해 아무런 설명 없이도 상상은 풍부해진다. 현재 7호까지 나왔으며, 2012년 10월에는 1호에서 5호까지의 합본호가 발간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포스트 포에틱스www.postpoetics.kr 에서 구매할 수 있다. www.toiletpapermagazine.com image courtesy of Toilet Paper Magazine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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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EET

KINFOLK LIFE 리치 림 Rich Lim

뉴욕 브루클린과 일본 도쿄에 기반을 둔 ‘킨포크 라이프’는 다양한 작업을 한다. 자전거 프레임을 만드는 킨포크 바이시클Kinfolk Bicycle co.,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킨포크 스튜디오 브루클린Kinfolk Studios Brooklyn, 그리고 브룩클린과 도쿄에 각각 레스토랑 겸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다. 킨폴크 자체 프로젝트는 물론, 나이키Nike 같은 브랜드와 협업하거나 킨포크의 자전거가 저명한 디자인 잡지 월페이퍼*Wallpaper의 디자인상*Wallpaper Magazine 2010 Design Award for Best Ride 에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일본의 전설적인 마스터 빌더master builder

슈이치 쿠사카Shuichi Kusaka 와 함께 만드는 자전거 프레임은, 수제작 방식을 존중하는 그들의 탐구와 열정의 결정체이다. 킨포크의 자전거 프레임을 구매하려면, info@kinfolkbicycles. com로 이메일을 보내거나 그들의 웹사이트www.kinfolkbicycles.com 에 방문하면 된다.

www.kinfolklife.com © image courtesy of Kinfolk Life 130

SPECTRUM


MUSIC

MARCUS MARR 정재환 Jae Chung

얼마전 마이애미 호러Miami Horror의 믹스테이프mixtape 를 듣다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노래를 들었다. 그 후 듣고 싶을 때마다 이 부분만 계속 찾아 듣던 중, 결국 친구가 원곡을 찾아주었다. 영국의 디제이DJ 이자 프로듀서로 멀티 악기 연주자이기도 한 마커스 마르Marcus Marr. 일렉트로닉 음악이지만, 풍부한 멜로디와 음악성을 지닌 아티스트이다. 그의 노래를 들으면, 요즘 노래들과 다르게 단순한 멜로디 라인을 지니면서도 임팩트가 있다. 단순하지만 좋은 멜로디 하나로 9분 동안이나 풍부하게 곡을 풀어내는 실력파 프로듀서이기도 하다. 마커스의 사운드클라우드Soundcloud 에 가면 더 다양한 곡을 들어볼 수 있다.

www.soundcloud.com/marcus-marr © image courtesy of Marcus Marr, DFA Records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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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FUJIFILM X20 김래현 Kim Rae hyun

기술이 발전할수록 기계는 더 작아지고 그 안에는 고급 사양 제품에 버금갈 정도의 요소들이 탑재된다. 카메라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스냅 카메라’라고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의 콤팩트 카메라 혹은 하이엔드 카메라가 세상에 빛을 본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얘기다. 그런 카메라들은 지금도 부지기수다. 하지만 겉모습이 ‘클래식’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후지필름에서 출시한 ‘X20’은 오래된 필름 카메라처럼 보이는 디자인이지만, 분명한 디지털카메라다. 그들의 최신식 기술은 오래된 카메라에서 출발한 ‘빈티지’의 감성으로 포장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반응한다. 개인적으로도 이런 믹스매치의 디자인은 좋아하는데, 물론 지금도 사용 중이다. www.fujifilm-x.com/x20/en/ © image courtesy of FUJIFILM 132

SPECTRUM


TRAVEL

HOI AN, VIETNAM 권도경 Kwon Dokyung

베트남 중부에 위치한 호이안Hoi An 은 구시가지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대의 중심지이다. 수 세기 동안 유럽, 중국과 일본의 영향을 덧칠한 베트남 건축이 연이은 전쟁에도 고스란히 남아 호이안을 가로지르는 투본Thu Bon 강을 따라 남아있다. 해거름이면 고전적인 실크 갓을 씌운 등과 그것의 현대적인 변용으로 빛나는 야경이 낯설고도 친근하여, 현지인과 이방인이 모여든 가운데 동서고금의 아늑한 뒤섞임을 만날 수 있다.

www.vietnamonline.com image courtesy of Vietnam Online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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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LERY

‘CY CHOI’ TEAM 134

SPECTRUM


최철용 Choi Chul-yong, fashion designer, Cy Choi team. www.cychoi.com 오정택 Oh Jung-teak, illustrator, Cy Choi team. www.5tac.com 김권진 Kim Kwon jin, photographer, Cy Choi team. www.kjin.kr 안마노 Ahn Mano, videographer and designer, Cy Choi team. www.ahnmano.com 김도형 Kim Do-hyung, graphic designer and art director, Cy Choi team. www.grayoval.com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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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LERY

스펙트럼 매거진의 아홉 번째 챕터 ‘갤러리’는 동시대에 활동하는, 재능 넘치는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공간입니다. 그 아홉 번째 시간은 지금까지의 구성과는 조금 다르게 꾸며보았습니다. 먼저, 두 명의 아티스트가 각자 작업과 서로에 관해 얘기하던 방식을 벗어나, 네 명(엄밀하게 말하자면, 인터뷰에 동석하지 못한 한 명을 포함해 다섯)의 구성원이 이야기합니다. 이 팀의 이름은 ‘씨와이초이Cy Choi ’입니다. 먼저 ‘씨와이초이’는, 패션 디자이너 최철용이 2010년 시작한 남성복 브랜드 이름입니다. 프랑스 파리의 세일즈 쇼룸 엠씨투MC2 Diffusion Showroom 로 대중이 아닌 바이어에게 먼저 옷을 선보인 후, 2010년 10월 서울 종로구 소격동 에이에이 뮤지엄aA Museum 에서 열린 2011년도 봄/여름 시즌 전시와 패션쇼로 그 이름을 알렸습니다. 그리고 ‘씨와이초이’는, 브랜드 안에서 옷을 만들고 큰 틀을 잡는 ‘최철용’과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시각 이미지를 비롯한 그림 전반을 맡은 ‘오정택’,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아트 디렉터로서 출판물과 편집 전반을 담당하는 ‘김도형’, 컬렉션과 룩북 사진을 비롯한 사진 이미지 전반과 브랜드의 시각 기록을 맡은 ‘김권진’ 그리고 이러한 작업들을 아우르고 영상으로 재해석하는 ‘안마노’가 모인 패션 협업 그룹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그들이 작업하는 모습을 지켜보면 무척 흥미롭습니다. ‘따로 또 같이’라는 말처럼, 흩어져서 각자 작업하다가 ‘씨와이초이’를 위해 하나로 뭉칩니다. 일 년에 두 번 열리는 컬렉션과 컬렉션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뿐만 아니라, 그를 뒷받침하는 출판물부터 ‘씨와이초이’의 과정과 기록을 보여주는 전시과 설치 작업까지, 지금 한국 패션계에서 그들만큼 ‘경계boundary’를 넘나드는 이들도 없을 것입니다. 이 인터뷰는 2013년 3월, 대림 미술관 프로젝트 스페이스 ‘구슬모아 당구장’에서 열린 <Cy Choi : 두 개의 그림자 - Deux Ombres(2013. 2. 23~3. 24> 전시 기간 중 진행되었습니다. 2013년도 가을/겨울 시즌 서울패션위크Seoul Fashion Week 를 한 달 남짓 남긴 시점이었습니다.

© all images courtesy of Cy Choi

interview & text by 홍석우 Hong Sukwoo photography 정재환 Jae Chung (JDZ) edited by 김지혜 Kim Jihye & 홍석우 Hong Sukwoo 136

SPECTRUM


01 About ‘Cy Choi’

남성복 브랜드이고, 2010년도 봄/여름 시즌부터 프랑스

‘씨와이초이’에 대하여

파리의 쇼룸 엠씨투MC2 Diffusion Showroom 을 통해 데뷔했다.

최철용Cy Choi, 이하 CY: 씨와이초이Cy Choi, 이하 Cy Choi 는

씨와이초이 브랜드는 ‘컬렉션’으로 통용되는 일반적인 패션 부분과 그와 함께 어우러지는 크리에이티브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을 이루는 구성원들과 함께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Cy Choi는 기본적으로 남성복 레이블이지만, 작업 과정에서 각기 다른 분야의 크리에이터들이 꾸준히 참여, 함께 만들어가는 방식을 취한다. 실제로 어떤 구성원들이 어떻게 참여하는 구조인가? CY: 기본적으로 패션 브랜드이기에 옷 만드는 것이 원재료라고 생각한다. 원재료가 있어야 소통이 있으니까. 원재료를 만들기 위해서 먼저 그 시즌의 옷을 만드는데, 옷을 아이템 하나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어떤 남성상을 담고 싶은가 규정짓는 작업을 더한다. 그 안에서 모두가 편안하게 공유할 수 있는 특정한 주제를 만들고, 그것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한다. 그 과정에서 서로 상의하면서 주제를 풀어나간다. 나는 패션 전반을 맡는다. 오정택Oh

Jung-taek, 이하 JT: 어떤 한 부분을 맡는다기보다…. 최철용이 패션을 하면, 다른

구성원은 그 주변에 있는 것들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살을 붙이는 과정이다. 먼저 최철용이 주제를 잡으면, 숙제하듯이 주변의 것들을 시각적인 방법으로 풀어간다. 옷이라는 주체가 조금 더 주제와 맞물려 돌아갈 수 있게 구체적으로 설정한다. 눈으로 볼 수 있는 일러스트레이션, 이미지 작업에 대한 의논과 합의가 내 일이다. CY: 오정택은 보이는 것, 즉 그림과 관련된 건 다 맡고 있다. ‘이미지’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우리 작업을 전시라고 가정하면, 전체적인 느낌을 얘기하는 과정에서 오정택의 시각이 크게 반영된다. 이번 전시는, 유희경 시인에게 받은 시를 내가 먼저 읽고 어느 정도 핵심을 발췌한 뒤, 전달하면 오정택이 그것을 구체적으로 배치했다. 김권진Kim Kwon jin, 이하 KJ: 콘셉트가 잡히고 옷이 나오면 사람들한테 소개해야 하는데, 사진의 형태로 패션을 소개하는 것이 내 역할이다. 특히 전체적인 콘셉트나 룩look 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고민하고 표현한다. CY: 브랜드 이미지가 사진으로 보일 때가 많으니까 그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김권진의 역할이지만, 나아가 브랜드 자체를 샅샅이 기록하는, 문서화documentation 역할을 맡고 있기도 하다.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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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LERY

안마노Ahn Mano, 이하 MN: 컬렉션 트레일러trailer, 예고편를 만들거나, 페이스북Facebook 이나 비메오Vimeo 를 통한 홍보와 전시 영상 등을 만든다. 내 위치를 영상이란 단어로 간단하게 한정 짓고, 그와 관련한 모든 일을 담당한다. CY: 안마노는 영상 작업을 도맡아서 진행한다. 오랜 시간 한 사람이 담당하니까 한가지 이점이 있다. 본인도 작업하면서 지겨우니까 때때로 패션 필름, 문서화, 이미지 등 방법을 바꿔가며 변화 준다. 우리 작업은 전시도 있고, 쇼도 있고, 기록도 있다. 그래서 다양한 형태로 변화를 줄 수 있다. 이 자리에 없는 김도형Kim Do-hyung 의 역할 소개도 부탁한다. CY: 김도형, 오정택, 나 세 사람이 원년구성원이다. 그다음 김권진이 들어왔고, 안마노가 합류했다. 김도형은 그래픽 작업을 맡는다. 종이를 비롯한 출판물과 관련한 모든 작업이 그의 역할이다.

<Cy Choi : 두 개의 그림자 - Deux Ombres>, 2013, 대림 미술관 프로젝트 스페이스 '구슬모아 당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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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02 Past

언제 처음 구성원들을 만났나?

과거

CY: 자리에 없는 김도형부터 말하겠다. 김도형은 대학교최철용, 오정택, 김도형은 같은 홍익대학교 출신이다. - 편집자 주 이전에 미술학원에서 만났다. 나는 사수생이었고, 김도형은

재수생이었다. 그러다 대학에서 같이 작업하면서 작업적 성향을 공유하는 사이가 됐다. 학생 때부터 많은 작업을 진행했지만, 내가 이탈리아에 있는 동안에도 그 끈이 끊어지지 않았다. 오정택도 마찬가지다. JT: 어릴 때부터 많이 놀기도 했지만, 작업도 많이 했다. 주변 것들을 함께 보고 공유했다. 그 과정에서 한쪽으로 누가 튀거나 부러지지 않고 늘 잘 어울렸다. 대학원 졸업 작업도 김도형이 3D로 만들어줬다. 좋은 걸 볼 때 ‘이건 어떠냐, 저건 어떠냐?’ 물으면서, 그게 각자에게 조금 낯선 대상이어도 공유하며 자연스러워지고는 했다. 서로의 취향을 특별히 설명하지 않아도 믿는 부분이 있었다. CY: 한솔수북한솔교육의 단행본 출판사. - 편집자 주에서 (오정택이) 동화 일러스트레이터로 작업할 때도, 셋이 같은 시기에 일했다. 우리의 시간 중간에는 그런 사연이 많다.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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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LERY

Cy Choi autumn/winter 2013-2014 collection "deux ombres", illustration by Oh Jung-taek

JT: 깊게 연결된 사이라고 볼 수 있다. KJ: 어느 날 동기에게 전화가 왔는데, 패션 사진을 찍으면 어떻겠냐고 물었다. 그때만 해도 패션 사진은 전혀 상관없는 분야라고 생각했다. 브라운 브레스Brownbreath 에서 패션 이미지를 찍기도 했지만, 딱히 패션 사진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그런데 그런 제안을 받고 호기심이 생겼다. 2009년 겨울이었다. 그렇게 최철용을 만났다. CY: Cy Choi 첫 시즌에는 다른 포토그래퍼가 있었다. 두 번째 시즌을 준비하면서, 패션과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 파트너 개념으로 참여하면 어떨까 싶었다. 사실 한국에 들어오기 전에 이미 김권진을 추천받았다. 김권진이 사진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재미있다기보다는 담담한 매력이 있었다. 일단 사람 자체가 좋았다. 진지했고, 우리가 원할 때 그 진지함이 사진 톤에도 묻어났다. 그때 함께 한 작업은 지금 생각해도 참 좋다. MN: 나는 그다음 시즌에 합류했다. 2010년 봄부터 했으니, 2011년도 봄/여름 시즌에 합류한 셈이다. 김도형은 먼저 알고 있었는데, 그가 줄곧 ‘패션 관련 일을 하는 형이 있으니까 같이 작업해보자’고 했다. 그땐 학생이었고, 앞으로 영상을 직업으로 삼아야 하나 고민하던 시기였다. 그러다 유학하고 돌아오자마자 패션 영상 제안이 들어왔다. 그때부터 함께 했다. 140

SPECTRUM


‘Figure’ illustration for Cy Choi, illustration by Oh Jung-taek

각자 전공 작업 - 사진, 영상, 그래픽 디자인, 일러스트레이션, 패션 디자인 등 - 이 있다. 그것을 모아 단발성 작업으로 끝내는 게 아니라, 계속 ‘팀 작업’을 이어가는 이유가 있다면? JT: 최철용의 ‘인덕人德’ 아닐까? 무엇보다 과정을 겪으면서 자극받는 부분은 있고 누구 하나 상처받지 않았다는 것 또한 이유 중 하나다. 서로 익숙해지는 기간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어떤 비판을 받아도 함께여서 그 충격이 완화된다. 앞서 언급했던 나와 최철용, 김도형 셋의 관계가 모두에게도 이르지 않았나 싶다.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서로 생각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모두가 재미를 느끼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CY: 처음 출발했을 때, Cy Choi의 색채를 규정하는 데에는 물론 ‘나’의 주관이 있었지만 ‘우리’가 함께 진행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고 믿는다. 처음 한, 두 시즌 했을 땐 ‘크루 crew’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파트너partner’의 개념으로 바뀐다. 실질적으로도 금전적인

도움 없이 각자 알아서 진행하는 편이다. 시간이 지나고 브랜드가 잘돼서 돈을 많이 벌면 좋겠지만, 어떤 이윤관계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는 거다. 전시나 쇼가 있으면, 내가 아닌 ‘우리가 하는 브랜드’라는 것을 항상 인지한다. 우리가 이렇게 저렇게 여러 모양으로 움직이다 보면 나중엔 팬시 용품을 만들 수도 있고, 어떤 걸 할지 모른다. 각자 장점을 부각할 수 있는 ‘제3의 사업’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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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LERY

MN: 본업이 영상과 전혀 상관없는 출판 디자인이다안마노는 ‘안그라픽스(ahn graphics)’의 디자이너이다. . 비유가 적절할지는 모르나, 좌뇌와 우뇌를 따로 쓰는 것 같다. 서로 다른 개념으로

편집자 주

접하고, 본업으로는 절대 못하는 경험을 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어떤 충족이 되고, 많이 배운다. 파트너 개념을 계속 말하는데, 난 이들의 자세와 취향, 태도를 배운다. 가끔 작업하면서 뭔가 확신이 들지 않을 때면 ‘이게 아닐까?’ 먼저 말해줄 때도 있다. 그런 도움을 받으면서 계속 배우고 있다. JT: 각자 다른 영역에 있지만, 작가가 되고 싶거나 작가였던 본성을 모두 감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경제생활을 유지해주는 직업 외의 소통이 필요한 사람들인데, Cy Choi의 이름을 달고 마음 편안하게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니 이윤 관계가 오가지 않아도 조율할 수 있다. 자신도 모르게 서로 그리고 작업에 끌려가는 부분이 있다. 2010년 10월, 소격동 ‘에이에이 뮤지엄aA Museum’에서 첫 번째 ‘Cy Choi’ 컬렉션 겸 전시 2011년도 봄/여름 시즌

가 열렸을 때 방문했다. 기억을 더듬으면, 공간 전체를 무척 공들여서 꾸미고

제대로 활용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CY: 에이에이 뮤지엄에서 작업해 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때마침 대학교 후배가 그곳의 큐레이터로 있어서 우연히 제안이 왔다. 이왕 하는 거 시원하게 해보자 생각했고, 곧 (전시 가능한) 날짜를 받았다. 사실 이탈리아에서 들어오자마자 서울패션위크에 바로 참가하는 게 매력이 없었다. 우리가 잘하는 것 중 하나가 전시니까 그 방법을 택했고, 한편으로는 정말 잘할 수 있는지 시험해보고 싶었다. 안마노, 김권진, 오정택이 각자 만든 작업물이 있었다. 전시 준비하면서 정말 모두 열심이었고, 그때 완성된 톤이 지금 Cy Choi의 전반적인 분위기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많은 게 만들어졌다. 단 1mm의 공간도 이용하려 했고, 서로 에너지를 마음껏 받았다. 그때 공개하지 않은 결과물도 꽤 있다. 나중에 보면, 재미있는 브랜드 역사가 될 것이다. 2012년 12월에는 최철용 등의 모교인 홍익대학교에서 열린 <프로젝트 72-1: 실험실로서의 학교展Project 72-1: School as a Laboratory>에서 오프닝 리셉션을 맡아, 폐교 예정인 홍익 초등학교의 한 ‘교실’에서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2013년도 가을/겨울 시즌 룩북과 영상, 사진 촬영을 진행하기도 했다. 기존 패션 브랜드가 행하는 ‘1년에 두 번의 컬렉션’ 대신 이처럼 독립적인 프레젠테이션이나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게 된 데에도 이유도 있을 텐데? CY: 일단 전시하기 전에 서로 의견을 물어본다. 그게 제일 중요하니까. 우리는 다섯 명인데, 셋이 못 한다면 둘이 너무 힘드니까 꼭 물어본다. (웃음) 그런데 ‘왜 전시를 하느냐’고 물으면 할 말이 없다. 사실, 의뢰가 들어오면 생각해서 합의를 거쳐 하는 거니까. 우리가 바라는 142

SPECTRUM


것이라고나 할까? 외부에 얘기할 때에는 이런 과정으로서 브랜드의 정체성이 세워지지 않을까 하는데, 막연한 기대일 수도 있다. 그냥 재미있으니까 한다. 준비는 귀찮지만, 재미 때문에. JT: 마찬가지다. Cy Choi가 지향했으면 하는 형태가 기존 우리 눈에 익숙한 브랜드와 같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재미있고 즐거우면 된다. 작가적인 생각들을 가지고 함께 놀면, Cy Choi가 움직이는 방향에도 힘이 실리지 않을까. 이제는 서로 식구라고 생각한다. 제3의 프로젝트가 들어와도, 언제나 이 일의 연동으로 생각할 만큼. 개인일 때 영향력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도, 같이 하면 한 덩어리가 되니까. MN: 갤러리에서 하는 행위들은 컬렉션에 도움을 주는 훈련처럼 느껴진다. 아이디어를 생산하는 과정이 되는 것 같아서 정기적으로 꾸준히 하면 좋겠다. 브랜드를 만들어가면서 자칫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을 텐데, 전시하면서 새로운 것을 생각해낼 수 있다. 일종의 선순환이다.

Cy Choi autumn/winter 2013-2014 collection “deux ombres”, illustration by Oh Jung-taek

Cy Choi spring/summer 2013 collection “spectrum”, illustration by Oh Jung-taek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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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LERY

03 Present

대림 미술관 프로젝트 스페이스 ‘구슬모아 당구장’에서

현재

(2013. 2. 23~3. 24> 전시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열리는 <Cy Choi : 두개의 그림자 - Deux Ombres

CY: 이것 또한 우연한 기회에 대림 미술관의 큐레이터들을 만나서 얘기 들었다. 그때 처음 제안 듣고서 각자 생각해보기로 했는데, 대림 미술관의 이미지가 뭘 해도 신뢰를 주기에 다들 흔쾌히 찬성했다. 사실 장소를 보고서 기대도, 실망도 했다. 협소한 공간에서 보여주는 한계라고 해야 할까? 한편으로는 정말 다행인 게, 너무 큰 공간이 아니어서 부담은 덜 했다. 전시장 전체를 관통하는 것은 - 다가올 시즌의 콘셉트와 테마도 느껴지지만 - 기존 Cy Choi가 진행한 작업을 모은 ‘아카이브archive’ 성격을 띤다는 점이다. 이 관점에서, Cy Choi는 작업들을 기록하고 모으는 것도 꽤 중요하게 생각하는 듯하다.

Cy Choi spring/summer 2013 collection “Spectrum”, photographs by Kim Kwon jin 144

SPECTRUM


CY: 다섯 명이 각자 자기 일처럼 열심히 모은다. 훌륭하게 압축하여 보관하는 기성 작가들을 보면서 자극받은 것도 있다. 사실 나와 오정택은 모으는 것을 잘 못 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꽤 잘한다. (웃음) 모두 Cy Choi 폴더 안에 각자의 것을 모은다. 그러다 보니, 영향을 받아서 어느 순간 ‘모아야 하는 것’이 됐다. Cy Choi의 첫 번째 시즌부터 우리는 (나이가) 어리지 않았다. 모두 어느 정도 경험으로 ‘사례 연구case study’가 됐다고 해야 하나? 외국 브랜드 중에 아카이브를 잘 간직하는 브랜드들을 보면서 그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누가 강조하지 않아도 첫 시즌부터 서로 잘 느껴왔다. (오늘 인터뷰를 마치고서) 조금 뒤에, ‘구슬모아 당구장’에서 이번 전시에 관련한 관객과의 대화가 있다. 그것도 촬영하기로 했다. 곧바로 공개할 것은 아니지만, 10년 후 그걸 본다면 어떨까? 기록으로 남겨놓으면 훗날 ‘재미있는 게 생기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다. 우리가 모은 것들은 다시 ‘소재’가 되어 알을 깐다. 자체적으로 재생산하는 것이다. 그렇게 모여야 일회성이 아닌, 역사가 되고 나중에는 당시 우리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점검하거나 정리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테니까. 사진과 영상이 기록물로서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안마노와 김권진의 생각은 어떤가? KJ: 기록을 남기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이 있다. 사람은 자꾸 잊으니까, 그 당시 것들을 기록해두면 내가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사는지 역추적할 수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힌트를 얻기도 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도 줄곧 남긴다. 브랜드에 적용해도 똑같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주는 길잡이 역할이 가능할 것이다. MN: 영상 기록으로 치면 트레일러나 메이킹 필름, 다큐멘터리 영상인 셈인데, 그런 영상을 모두 (완성형으로) 갖고 있진 않다. 그런 게 완벽하게 구성되어 있다면 우리의 시각물을 더 풍요롭게 살찌울 수 있을 텐데, 실제로 그렇게까지 묶지는 못했다. 지난 홍익 초등학교 전시에서 진행한 퍼포먼스를 찍었는데, 아직 편집본 형태로 묶진 못했다. 무엇을 만들더라도 Cy Choi 분위기로 만들어야 하는데, 표현 방법에서 고민이 된다. 다만 시즌마다 모인 것들은 차곡차곡 쌓고 있다. CY: 각자 자기 파일 안에는 차곡차곡 모은, 공개하지 않은 프로젝트들이 많다. 다들 어느 정도 예술도 좋아하고, 문학도 좋아하는데, 우리가 좋아하는 기록을 잘 남긴 작가로는 ‘요셉 보이스Joseph Beuys’가 있다. 그 방대한 양을 추적하고 추적해도 새로운 것이 계속 나온다. 그는 그럴 만큼 많은 아카이브를 쌓았다. 기록이라는 것은 어찌 보면 사소하지만, 그 사소함이 무척 특별해질 때도 있다. 우리가 그렇게 대단한 인물들은 아니지만, 우린 다섯이니까 좀 괜찮은 게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JT: 안마노가 말한 것처럼 어떤 형태로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그저 모으는 것에 충실해지고 있다.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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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서는 시인 유희경의 문구文句가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기존 Cy Choi 작업을 돌이키면 시각적으로 드러난 ‘텍스트’로써 출발한 첫 전시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CY: 처음인 것 같지만, 매 시즌 이런 작업이 있었다. 오정택의 동생은 독립영화 감독 오창민인데, 철학적인 접근에 기반을 두고서 컬렉션의 콘셉트 텍스트를 매번 써준다. 그런데 영감을 불러일으킬 만큼 글이 좋다. 예를 들어 ‘경계’라는 것들을 콘셉트로 했을 때, 오창민은 (경계란) ‘이것과 저것 사이’라는 것을 우리에게 던진다. 브랜드 철학이 될 만큼 멋진 말이다. 이번 ‘구슬모아 당구장’의 프로젝트 전시 작가 열 명 중 한 명이 시인 유희경인데, 술자리에서 큐레이터가 그녀의 시詩 를 한 편 받아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우리 모두 문학이나 글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다. 우리는 시각화하는 사람들이라서 그전前 단계로써 단순히 발췌하는 거지, 직접 다루는 데에는 익숙하지 않다. 그런데 선뜻 써준다고 하니까 일단 시를 받고 그것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는 이후에 고민하기로 했다. 유희경 시인이 글을 쓰고, 내가 먼저 어느 정도 골라낸 뒤, 오정택의 손을 거쳐 작업이 완성되었다. JT: 처음 큐레이터 얘길 들었을 때 반가웠다. 이 전시는 (다음 컬렉션 주제인) ‘두 개의 그림자’라는 주제이지만, 어떻게 보면 이벤트이기도 하다. 주제를 평면적으로 풀어 보여주겠다는 의미보다는, 고민을 통한 전시라는 매체로 패션을 말하고 싶었다. 공간을 우선으로 이용해서 보여주고 싶었는데, 쉽지 않았다. 그러다가 ‘시’나 어떤 ‘문구’가 있다면 그것이 우리에게 도리어 영감을 주지 않을까 생각했고, 살을 붙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프로젝트 72-1: 실험실로서의 학교展 (Project 72-1: School as a Laboratory), 146

SPECTRUM


하는 생각에 무조건 승낙했다. 원래 서로 잘 알던 사람이 아니니까, 유희경 시인도 우리의 아카이브를 보고, 느낌만으로 글 썼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도 글에 너무 빠지지 않고, 우리가 받은 느낌으로 벗겨 낸 뒤, 나머지 것들은 전시에 맞는 공간 형태로 변형했다. CY: 마치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손글씨를 쓰고, 자르고, 붙이는 과정을, ‘시’라는 매체를 통해 우리 시각으로, 우리가 원하는 것만을 뽑아낸 셈이다. 안마노가 이 과정을 영상으로 표현한다면, 또 뭔가 새로운 것이 나올 것이다. MN: 그럼 나는 잠수 탈 거다. (웃음) ‘경계’에 관해 얘기했는데, 패션 디자인은 결국 옷을 디자인하고 생산하여 고객에게 선보이는 작업이다. 하지만 이처럼 ‘설치installation’의 형태로 끊임없이 보여주고, 새로운 형식의 전시를 패션과 디자인 혹은 미술의 경계에서 펼치는 점은, 분명히 독특한 위치에 있다. MN: 내 위치가 이 팀에서는 경계의 의미가 아닌가 싶다. 패션의 줄기는 ‘옷’ 그 자체이고, 그에 딸린 큰 맥락이 ‘사진’이라면, ‘영상’은 철저히 부가적이다. 그래서 영상이라는 위치가 경계라는 생각이 들었고, 한편으로는 그래서 뭘 해도 다 받아줄 것 같았다. 실제로도 그렇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패션 영상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런 태도라든지 어조를 모두 잘 받아줘서, 우리만의 맛이라고 할 게 나오는 것 같다.

2012, opening performance with Cy Choi, photographs by Kim Kwon jin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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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 Choi autumn/winter 2013-2014 collection “deux ombres”, photographs by Kim Kwon jin 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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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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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 Choi autumn/winter 2010-2011 collection “interject”, Look book and Image book by Cy Choi team

KJ: 기존 브랜드와 다른 형태로 진행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다양한 메뉴를 고를 가능성을 열어준다. 우리가 똑같이, 누군가 했던 것처럼 할 필요는 없다. 그래서 기존 것들과는 다르게 하려고 생각한다. 이런 게 잘 될수록 받아들이는 사람으로서도 더 재미를 추구할 수 있지 않을까. JT: 암묵적으로 다 동의할 것 같은데, 그야말로 옷이 아니라 패션이라는 것은 문화적인 부피감이 있어야 한다. 거기에 필요한 요소들이다. 어떤 소비자들이 옷이나 브랜드를 일차원적으로 생각한다면, 그들에게 좀 더 복잡한 것을 제시해 주는 것이 우리 역할이지 않을까. 살을 붙여주는 것이기도 하고, 한정적으로 보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기도 하다. CY: 시간이 지났을 때를 많이 생각하게 된다. 예를 들어 새로운 사조 思潮가 나왔다면 생각은 새로운 사조를 만들기도 하지만, 행동이 근원이 되기도 한다. 우리의 행동들은 규정할 수 없는 것들에서 비롯된다. 우리가 패션 브랜드인지, 패션 창작집단인지 또는 협업집단인지 규정하기부터가 어렵다. 이런 행동들을 계속하다 보면 새로운 사조라 하기엔 웃기지만, 어떤 흐름이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도 규정 짓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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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 Choi autumn/winter 2012-2013 collection “balloonist” Look book and Image book by Cy Choi team

04 Works and Collaboration

Cy Choi로 함께 작업하지만, 각자 영역에서 작업하기도

작업과 협업

MN: 본업이 책을 만드는 출판 디자이너이다. 여러 이유로

한다. 그 부분을 각자 설명 부탁한다.

선택한 일이고 아직 일이 몸에 익숙하지 않지만, 하루하루 몰랐던 것들을 배우고, 책을 만드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본업 이외의 시간에는 간간이 작은 영상실험 작업을 한다. KJ: Cy Choi 외에 ‘브라운브레스’라는 브랜드의 사진 작업을 한다. 그 밖에는 작품 사진 촬영, 제품 이미지 촬영, 단행본 내지 촬영 등, 다양한 사진 작업을 하며 먹고 산다. 개인 작업도 진행하는데, 대표적으로 ‘둘이서’ 와 ‘스트리트 아트’가 있다. 사진은 웹사이트www.kjin. kr 에서 볼 수 있다.

JT: ‘일러스트’가 허용되는 여러 영역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는 중이다. 책 표지 작업, 티셔츠의 그래픽, 그림책과 잡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게 해주는 갑甲의 작업들과 개인적인 작업들, 계획들, 실험들….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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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 Cy Choi의 구조부터 색을 입히는 작업까지가 내 역할이다. 각자 작업과 Cy Choi에서 벌이는 ‘협업’ 사이에는 어떠한 연관성 혹은 차별점이 있나? 평소 작업에서의 ‘갈증 해소’라든지, 다른 도움이 되기도 하나? CY: 내 관점에선 Cy Choi에 다양한 색을 입히는 작업이다. JT: 여러 매체에서 하는 작업들이 Cy Choi에서 움직이는 데 여러 도움이 된다. 갑을甲乙 구조에서 주문받아 작업하는 형태가 아니라서, 바쁜 와중에 물리적으로는 숨 가쁘지만 휴식 시간이라고나 할까. 충전의 시간이 되기도 한다. 다시 (작업으로) 돌아갈 때의 에너지가 된다. KJ: Cy Choi 작업은 ‘시간’ 외에 다른 제약이 없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다. 그래서 핑계 댈 수 없다. 능력이 그대로 드러난다. 나의 능력을 점검할 기회가 된다. MN: 아직 명확하게 정의할 수는 없지만, 글자의 세계에서 느끼는 ‘그림’에 대한 갈증을 Cy Choi의 작업으로 풀고, 반대로 정리나 명확함에 대한 강박관념을 책 만드는 일로 해소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 적이 있다. 영상작업만 놓고 보면, 이제 개인 작업보다 Cy Choi 작업이 더 많아졌다. 개인 작업하면서 느낀 한계를 Cy Choi 특유의 다이내믹한 작업 과정을 통해 극복하고 활력 받게 된다. 다들 생각이 ‘많이 나가는’ 분들이라서, 나도 좀 더 나가게 된다.

Cy Choi spring/summer 2013 collection “spectrum”, photographs by Kim Kwon jin 152

SPECTRUM


사실 거대한 규모로, 거대 기업이 행하는 ‘협업’이 아니라서 느끼는 장단점도 있을 것이다. 시작부터 결과물까지 서로 느끼는 감상도 궁금하다. CY: 잘 만족하는 편이다. 즐겁게 하는 작업은 언제나 좋다. JT: 작업으로 본다면 단점은 없다.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선에서의 피드백, 패션에서의 작업이라는 윤곽 외에는 무한한 가능성을 중심에 둔다. 아직 충분히 가능성을 메꾸어내지는 못하지만…. KJ: 기획부터 제작 마무리까지 참여도가 높아서 만족도가 크다. 내 것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더 많은 대중에게 노출됐으면 하는 아쉬움은 조금 있다. 또한, Cy Choi는 작년 두 번의 외부 협업 - 에잇세컨즈8 Seconds 와 베이직하우스Basic House - 으로 캡슐 컬렉션을 선보인 바 있다. 이처럼 ‘외부’ 기업과의 협업과 내부 팀원과의 협업은 그 규모와 방식, 이유처럼 다양한 지점에서 오는 차이 혹은 공통점도 있을 텐데. CY: 대중을 상대하는 협업은 많은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고집과 타협의 중간에 서서 진행하려 노력한다. 기본이념은 같지만, 풀어내는 형식에서 차이를 둔다. 꾸준히 협업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의견 충돌이라든지 대립도 존재하지 않나? 이견 조율과 합의 과정은 어떻게 이뤄지나? JT: 내가 형이라서 그런가? 별로 터치는 없다. (웃음) CY: 서로 잘 알기 때문에 부드러운 고집을 피운다. MN: 작업이 더 좋아질 만한 의견은 잘 수용하는 편인데, 모든 구성원의 의견이 좋다. KJ: 보통 ‘좋은 것’을 인정해주고 적극 뒷받침해주는 분위기이다. 새롭고 재미있는 의견이라면 조율과 합의는 순식간에 이루어진다. 작업을 마치고서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반응이 있었다면? CY: 삼성 패션 앤 디자인 펀드Samsung Fashion & Design Fund; SFDF 수상도 그 반응 중 하나였다그는 지난번까지 2회 연속 ‘SFDF’ 남성복 부문 수상자였다. - 편집자 주.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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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는 눈빛, 다음에 조금씩 단련되는 것 등 우리끼리의 말 없는 피드백이 존재한다. MN: 작업 과정에서 서로 ‘멋지다’는 표현에 인색하지 않은데, 내게는 그 어떤 피드백보다 힘이 되는 말이다. 지금까지의 작업을 토대로, 앞으로 함께 하고 싶은 작업이 있나? JT: ‘책’. 형태나 물성物性으로서의 책 말고, 어떤 형식이던 진짜 책. CY: 이번 전시 때 유희경 시인과 같이 작업한 것처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많은 작업을 할 것이다. KJ: 룩북을 겸한 동화책을 만들어보고 싶다. Cy Choi 옷을 입은 모델이 주인공인, 공들여 배경도 만들고, 여기저기 로케이션 촬영도 하고, 출판까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05 Future

Cy Choi는 작년과 재작년, 삼성 패션 앤 디자인 펀드

미래

않은 우리나라에서 괄목할 만하고 축하할 일이다. 하지만

남성복 부문 수상자가 됐다. 독립 남성복 레이블에 평탄하지 외부 시선으로 보면, 여전히 ‘독립적인 규모’를 유지하는 것처럼 보인다. 어떤 계획들을 올해 세우고 있나?

JT: 규모는 최철용이 조절할 문제다. 어떤 규모를 가지든지, 모호하지만 색깔을 잘 지켜갔으면 한다. CY: 특별한 계획이라기보단 지금 우리를 돌아보고, 앞을 살필 것이다. 브랜드로서는 전략적으로 접근해서, 마케팅 측면으로도 많은 시도를 할 생각이다. 지금까지 패션을 미학적인 입장에서만 접근했다면, 이제부턴 비즈니스적인 측면도 고려할 예정이다. 예술과 패션의 경계를 넘나들거나 하는 점은 외려 ‘마니악한 브랜드’라는 편견 아닌 편견도 심어주지 않을까 싶다. 디자이너 최철용에게, Cy Choi가 나아갈 방향에 관해 듣고 싶다. CY: Cy Choi는 ‘미美’를 사랑하는 패션 브랜드이다. 상업적인 성공 없이는 더 멋진 것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를 지키면서 다양한 상업적인 프로젝트를 할 예정이다.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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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 Choi autumn/winter 2013-2014 collection “deux ombres”, film by Ahn Mano

Cy Choi autumn/winter 2012-2013 collection “balloonist”, film by Ahn Mano

Cy Choi spring/summer 2011 collection “The Fashion Show”, film by Ahn Mano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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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패션위크에 대해 묻겠다. 외부 작업과 ‘패션위크’ 본연의 작업은 어떻게 연계되고 또 이어지나? JT: 시즌 콘셉트가 나온 다음 시간을 보내면서 불친절하게 구체화되었지만, 마음에 지닌 것은 서로 있어 보인다. 지금보다 많이 덜어낸, 더 단순한 발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의견도 있다. CY: 다른 작업들이 옷과 옷 이외의 것들 중심이라면, 서울패션위크는 결국 사람과 옷에 관한 이야기다. 철저히 옷에 중심을 두고 그 외의 것들을 진행한다. 각자, 올해 계획이 궁금하다. Cy Choi와 관련한 것 외에도. MN: 개인적인 영상 작업을 계속 이어가고 싶고, 책도 좀 더 깔끔하게 만들고 싶다. 최근 태어난 아들과 함께할 좋은 시간도 기대한다. JT: 한 가지라도 새로운 것 하는 것. 그것이 다음에 무엇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벌써 몇 달 남지 않은 기분이라 걱정이다. CY: Cy Choi의 책을 준비하고 있다. 혼자만의 시간도 더 많이 갖고 싶다. 마지막 질문이다. Cy Choi가 하는 것처럼, 패션 레이블을 중심에 둔 채 다양한 크리에이터들이 모여 하나의 레이블 안에서 지속적인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예를, 서울에서 거의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그걸 바라고, 또 (Cy Choi를) 롤모델 삼은 이들도 있을 거다. 그런 이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JT: 친하게들 지내자는 것. 지나친 이해와 친절은 별로다. 서로 자극이 되도록 눈치도 주고, 눈치도 받아가면서…. 아, 물론 긍정적인 쪽으로. CY: 항상 ‘화이팅!’ 하는 마음을 가지시길. _

이 인터뷰는 2013년 3월, 대림 미술관 프로젝트 스페이스 ‘구슬모아 당구장’에서 열린 <Cy Choi : 두 개의 그림자 - Deux Ombres(2013. 2. 23~3. 24> 전시 기간 중 진행되었습니다. 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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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2010 by 피터 애쉬 리(Peter Ash Lee) from Project <I wish I was a youth in Paris> www.peterashlee.com www.corduroymag.com SPRING . 2013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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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and text 마사루 사토 (佐藤勝)(Flair) photography 요헤이 오누마 Yohei Onuma(大沼洋平) translate by 송신해 Song Shin-hae (TANO international.,ltd) edited 홍석우 Hong Sukwoo © images courtesy of Hiro Sugiyama & ENLIGHTENMENT(エンライトメン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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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EXCHANGE’는, 서울을 중심으로 동시대 문화를 다루는 ‘스펙트럼’과 일본 오사카를 거점으로 아시아로부터 세계를 잇는 크리에이티브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를 추구하는 ‘우비에스ubies.net ’가 함께 만드는 새로운 챕터입니다. 이 챕터에서는, ‘스펙트럼’의 콘텐츠를 외국 파트너 매거진에 싣고, 또 파트너 매거진의 콘텐츠를 스펙트럼에서 소개하게 됩니다. 2012년 12월에 일본 디자인 전문잡지, <플러스디자이닝+DESIGNING>에 스펙트럼 첫 호의 인터뷰이였던 ‘스티키몬스터랩STICKY

MONSTER LAB, SML’의

인터뷰가 실렸고 이번이

스펙트럼의 ‘EXCHANGE’ 첫 번째입니다. 이번 ‘익스체인지’에서는 <+DESIGNING>이 인터뷰한 ‘히로 스기야마ヒロ杉山, Hiro Sugiyama’ 를 소개합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아트 디렉터 및 아티스트이자 진zine 관련 전시 <히얼 이즈 진 도쿄Here is ZINE tokyo>의 디렉터이기도 한 그는, 앞으로도 스펙트럼 매거진과 재밌는 작업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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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HIRO SUGIYAMA ADVICE ON MAKING AND DESIGNING ZINES

순수 예술 분야는 물론 그래픽부터 영상까지 폭넓게 활동하며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인라이튼먼트ENLIGHTENMENT '를 이끄는 히로 스기야마. 자신의 디자인 발자취와 최근 몰두하는 수제 아트북, 진zine 만들기 활동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Hiro Sugiyama(ヒロ杉山) 1962년 도쿄 출생. 동양미술학교東洋美術学校 를 졸업한 후, 유무라 테루히 코湯村輝彦에게 가르침을 받아, 프리랜서로 독립. 1997년, 인라이튼먼트 ENLIGHTENMENT, エンライトメント를 설립. 독자적인 유화기법의 영상작품이 나, 국내외 예술 작품 전시회에 출품하는 등 장르를 불문하고 폭넓게 활동.

www.elm-art.com 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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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크리에이터가 직접 만드는 ‘진zine’ 잡지에서 영감 받아온 히로 스기야마는, 1997년 인라이튼먼트 설립 때부터 잡지나 무가지無 價紙, free paper

를 만들기 시작했다.

“꽤 예전부터 잡지 만드는 걸 좋아했지만, 편집 디자인 업무의 속도감에 지쳐버린 적도 있었다. 좀 더 차분하게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해서, 직접 프리페이퍼나 아트북을 만들곤 했다. 그 일환으로 ‘진’을 만들기 시작한 셈이다.” 진zine 이란, 1970년대 뉴욕을 시작으로 각지의 젊은 포토그래퍼나 아티스트가 만들기 시작한 수제 잡지 및 아트북을 말한다. 다짜고짜 출판사에 작품집을 내는 건 어려움이 따르므로, 직접 복사기를 사용하여 인쇄하고, 스테이플러로 간단하게 제본한 작품집을 만들어 배포하는 활동이다. 웹사이트나 블로그, 소셜미디어에 자신의 작품을 간단히 발표할 수 있는 요즘이지만, 수제手製 서적만의 실감 나는 묘미에 자유로운 구성과 표현을 할 수 있는 진은 점점 주목받는 움직임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출판하려면 허가부터 제작까지 몇 개월이나 걸리고, ‘잘 팔릴만한 게 아니면 안 된다’는 사명도 있다. 그에 비해 ‘진’은 비교적 편하게 시작할 수 있고, 거의 혼자 힘으로 만들 수 있다. 하나씩 손으로 만드니까 실제로 작업하긴 좀 어렵지만, 나만의 작은 작품을 만드는 느낌이 재밌다고 생각한다.” 그는 최근 가까운 아티스트나 크리에이터에게 참가를 권유하여, 2010년 8월부터 일본 도쿄에서 <히얼 이즈 진 도쿄Here Is ZINE tokyo>라는 ‘진’ 전문 전시회를 열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최전선 크리에이터가 직접 만든 작품을 만지고 구매할 수 있는 이벤트로, 회를 거듭할수록 방문객이 늘고 있다. “나와 같은 시대 동료 중엔 이미 높은 지위에 오른 크리에이터가 많다. 자연스레 평소에는 직접 무언가 만들 기회가 적어진다. ‘우리도 한 번 해보자’고 말을 꺼낸 게 발단이었다. 1 회 출품자는 30명이었지만, 4회차에선 50명으로 늘었다. ‘초심으로 돌아간 듯하여 무척 즐겁다’는 소리도 자주 듣는다. 3회부터는, 프로 크리에이터만이 아니라 일반 공모도 시작했는데, 4회에선 모집 정원이 10명인데 전국에서 200여 명이 응모했었다. 한 권 만들면 응모 가능, 입선 후 같은 작품을 최소 5권을 만들면 전시 및 판매를 할 수 있다. 앞으로도 많은 분이 도전해주셨으면 한다.” 자유로운 표현을 추구하면서도 혼자 힘으로 한 권의 책을 만드는 ‘진’ 제작은 프로 크리에이터들에겐 자극적인 도전 요소이지만, 디자이너를 지망하는 학생이나 신진 디자이너에게도 제작을 통해 얻어지는 경험은 클 것이다. 그렇다면 히로 스기야마가 생각하는 진의 ‘제작 포인트’는 무엇일까.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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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혼자 모든 것을 연출하고, 직접 머릿속의 구상을 표현한다 (본문) “’진’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자신의 구상을 직접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티스트나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라는 틀에 사로잡힐 필요도 없다. 예를 들어 ‘나는 포토그래퍼이고 디자인을 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라도 극단적인 이야기로, 자신의 사진을 앞뒤로 붙여 제본하는 것만으로 진을 만들 수 있다. 내용은 물론 크기와 페이지 수, 제본 방법도 자유다. 혼자 모든 걸 조절하는 게 진의 묘미이다.” ‘진’을 만드는 데는 복사기나 가위, 스테이플러처럼 쉽게 접할 수 있는 기계나 도구로 충분하다. 우선 전체 구성을 생각하여 게재할 작품을 고르고, 양식을 작성한다. 인쇄할 면의 크기도 정한다. 다음으로 작품의 축소 사본을 양식대로 늘어놓고 간략한 러프 스케치를 만들어, 구성을 확인한다. 여기서 문제가 없다면 작품 인쇄본을 제본하여 책자 형태로 만든다. 그리고 작품을 든 사람이 책 읽는 모습을 상상하여, 페이지 구성과 배열레이아웃, layout 을 확인한다…. 이처럼 손이 많이 가는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작업이다. “책의 질감이나 페이지를 넘기는 감각, 넘길 때의 인상이 중요하기에 손을 움직이고 몸으로 느끼며 만들었으면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양식, 다시 말해 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싣고 싶은 작품이 많아도, 이를테면 강조하고 싶은 작품을 돋보이게 하려면 다른 작품은 전혀 넣지 않는 용기도 필요한 셈이다.” 어떤 행동을 해도 자유라는 건, 모든 책임을 자신이 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페이지 구성은 물론, 문자나 이미지의 배열, 사진의 정돈트리밍, trimming, 지면 전개의 리듬이나 억양, 전체의 통일감 등을 어떻게 할지도 모두 자신이 결정해야 한다. 진 제작은 한 권의 책을 전체적으로 감수하는 실천적인 훈련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한편으론 어느 정도 디자인 경험을 쌓는 단계로 진을 만들어 봄으로써, 새로운 발견이 있을지도 모른다. “평상시 작업에선 고객이 원하는 것을 목표를 향해 간다. 하지만 진의 고객은 나 자신이기에, 주제를 정하는 것부터 마감을 결정하는 것도 나 자신이다. 나로서는 평상시 작업 방식과는 다르게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가’에서 출발하여,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도전으로 새로운 발견이나 피드백도 많았다. 그래서 제본이나 로고 디자인처럼 직접 할 수 없는 부분은 다른 이에게 부탁해도 괜찮지만, 전체적인 아트 디렉션을 하는 건 나 자신이어야 한다. 어려운 작업이지만, 역시 재밌고 보람찬 일이라고 생각한다.” 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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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 스기야마가 뉴욕의 서점에서 발견한 진. 제본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수제 아트북만의 강렬한 충격이 매력이다.

#03 Hiro’s Advice; How to Make a Zine?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주제로, 즐겁게 한 권의 책을 아트 디렉션할 수 있는 경험은 귀중하다. 우선 한 권의 진을 만들어본다. 그다음 좀 더 좋은 작품을 노리는 작업으로, 가령 종이 질감에 신경 써본다든가, 복사 가능한 두께의 종이를 찾아서 시험하고, 자신의 작품에 맞는 종이를 찾는 것도 재밌다. 표지 종이만을 두툼하게 만들어 보거나, 즉석인스턴트, instant 레터링으로 문자를 넣어 본다거나, 스텐실stencil 로 마스킹해서 분무칠 하는 방법도 있다. 수제품이니까, 5권을 만든다고 하면 표지만 다른 색 페인트를 칠하는 식의, 아이디어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도전할 수 있다. 다만, 아무리 공들여 꾸며도 내용이 좋지 않다면 의미가 없기에, 콘셉트나 구성을 확실히 다듬어서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주었으면 한다.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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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CHANGE

#04 Hiro Sugiyama’s Works SUPER MAGAZINE A BATHING APE 사진을 기반에 두고 마치 그림과 같은 효과가 있는 표현으로, 인라이튼먼트의 독자적인 아트워크. Client: super_fantasy Art Direction and Design: Enlightenment Photography: Leslie K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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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IVATION flyer 댄스 뮤직 전파를 목표로 삼았던 토와 테이(TOWA TEI)가 연출한 파티 ‘모티베이션(MOTIVATION)’ 플라이어.

SAVE TOKYO CREATION flyer 동일본대재해로 피해를 본 패션업계에 다시 활력이 돌게끔, 아티스트와 브랜드가 협업한 자선 사진전. 사진과 아트워크의 시각적인 융합이 돋보인다.

Client: hug inc. Art Direction and Design: Enlightenment

Client: INFAS Publications Art Direction and Design: Enlightenment

SPECTRUM


#05 Hiro Sugiyama’s Zines REVERSE WORLD (1997) 초창기 시절 직접 만든 진. 담뱃갑보다 조금 큰 크기로 수직, 수평 어느 쪽으로 봐도 시각적으로 성립하는 구성.

NEW REALITY 2000(2000) 메모장 크기의 진으로, 광택지를 사용하여 독특한 질감과 분위기를 연출.

New Abstract by iPad(2010) 아이패드(iPad)의 애플리케이션에서 그린 그림과 사진을 콜라주한 작품. 아이패드 화면 크기와 같으며, <Here Is ZINE tokyo>에 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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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CHANGE

LOOKING FOR ANTHILL(2011) 전체적으로 단색의 그림과 단조로운 그림으로 독특한 리듬을 만든다. <Here Is ZINE tokyo>에 출품.

#06 Zine Collection from <Here is ZINE tokyo> 히로 스기야마가 이끄는 인라이튼먼트가 큐레이션한, 수제 아트북 전시판매 이벤트 <히얼 이즈 진 도쿄Here is ZINE tokyo>에는 일선에서 활약하는 아티스트나 크리에이터들이 자유로운 발상으로 만든 진이 모인다. 과거에 출품된 작품을 보고, 저마다의 콘셉트와 에너지를 느껴보시길 바란다. Cooperation: ENLIGHTENMENT

Tetsuya Suzuki(鈴木哲也, Honeyee.com chief editor) 문자만으로 구성된 작품. 스테이플러 제본 대신 클립으로 종이를 고정.blog.honeyee.com/tsuzuki/ 166

SPECTRUM


Keiichi Nitta (新田桂一, photographer) 사진을 용지 크기에 딱 맞게 배열. 책을 90도로 눕혀, 앨범을 넘기는 느낌으로 열람. www.keiichi-nitta.com

Tei Towa(DJ/MUSICIAN) 아트워크 사이에 인쇄된 사진이 끼우는 등, 수제 작품이기에 가능한 발상으로 페이지 구성. www.towatei.com

Michihiko Yanai ( 内道彦, creative director) 공책 종이를 한 번 잘라 사진을 인쇄하고, 다시 붙여 제본. 공책의 선 위에 사진이 실려있는 것이 인상적. www.yanaimichihiko.jp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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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CHANGE Chie Morimoto (森本千絵, art director & communication director) 신문지 위에 그림을 그린 아트워크로 구 성. 크기도 신문과 동일. www.goen-goen.co.jp

Yukitaka Saito(齊藤幸孝, art director) ‘페이지를 구성하고, 종이를 철한다’는 개념을 벗어나, 아트워크를 붙인 카드를 직접 상자에 담은 대담한 작품. www.buffalo-d.com

Ichiro Tanida (谷田一郎, graphic designer/ CM director/CG creator) 벽면에 그린 타이틀을 촬영한 사진을 사용하여, 강력한 충격을 주는 표지. 내용은 손글씨의 문장과 사진 등의 콜라주로 구성. www.tanidaichiro.com

www.elm-art.com (Hiro Sugiyama & ENLIGHTENMENT) www.plus-designing.jp (+DESIGNING magazine) www.ubies.net / www.visiontrack.jp (Ubies & Vision Track) 168 8

SPECTRUM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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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그런데, 누구십니까?, digital printing, 2013 by 김기조 (Kimm Kijo) www.kijoside.com 170

SPECT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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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INCASE PRODUCT GUIDE

Range Collection 사이클링의 자유로움에서 영감을 받은 Range Collection은 매일의 여행을 위해 디자인 되었습니다. 튼튼한 소재와 반사면 등의 디테일은 낮이건 밤이건, 비가오나 눈이오나, 안전함을 제공합니다. 액세스가 용이한 넉넉한 수납공간과 인케이스의 특화된 기기보호, 그리고 사이클링 맞춤형 기능까지 갖춘 이상적인 캐링 솔루션으로서 다양한 사이즈와 스타일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Range Large Backpack for Macbook Pro 17”, iPad Range Backpack for Macbook Pro 15”, iPad Range Large Messenger for Macbook Pro 15”, iPad 172

SPECTRUM

Range Messenger for Macbook Pro 13”, iPad


EO Travel Collection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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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Eo Travel Collection EO 트래블 컬렉션은 여행에 대한 접근을 심플함과 연계성으로 정의하는 새로운 세대들을 위해 특별히 만들어졌습니다. 비지니스, 영감 혹은 재미를 위한 기기 사용에 의존하며 변모하는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기내용 컬렉션입니다. 각각의 EO 트래블 백은 똑똑한 수납기능과 믿음직한 보호기능을 결합하여 여행을 좀 더 쉽고 안전하게 효율적으로 만들어줍니다. EO Collection은 Incase 명동 영플라자 스토어와 압구정 스토어, goincase.kr에서만 판매하고 있습니다.

Hardshell Roller for Macbook Pro 17”, iPad

Backpack for Macbook Pro 17”, iPad

Roller for Macbook Pro 17”, iPad

Duffel Macbook Pro 115”, iPad

Rolling Brief for Macbook Pro 15”, iPad 174

SPECTRUM


EO Travel Collection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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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Pathway Collection 인케이스만의 시그니쳐 기능인 지능적 수납과 디바이스 보호를 기본으로 마그네틱 여밈과 심플한 기하학 구조를 더해 세련된 디자인을 선보입니다. 레더 트리밍과 와 최상급 코튼 트윌 소재로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감각을 더하는 세련된 실루엣의 패스웨이 컬렉션Pathway collection 은 Tote, Shoulder Bag, Rolltop Sleeve, iPhone Pouch 등 총 6으로

구성되었으며 국내외 High-end 라이프스타일 편집숍과 백화점을 통해서만 소개 될 예정입니다.

Pathway Tote for Macbook Pro 15”, iPad

176

SPECTRUM

Pathway iPhone Pouch for iPhone 4 / 4S

Pathway Shoulder Bag for Macbook Pro 15”, iPad

Pathway Folio for Macbook Air 11” / 13”, Macbook Pro 13” / 15”

Pathway Rolltop Sleeve for Macbook Pro 15”, iPad

Pathway Field Bag for Macbook Pro 13”, iPad


Pathway Col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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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Nylon Collection 최상의 휴대성, 보호 기능과 편안함을 제공하며 가장 큰 호응을 얻고있는 Nylon Collection은 2013 봄시즌을 맞아 더욱 다양해진 컬러웨이가 추가되었습니다. 몸에 딱맞는 생체공학적 착용감을 위해 업그레이드한 실루엣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맞춤형 방습방한 나일론 소재 컬렉션으로 현대인들의 가벼운 여행에 귀중품을 휴대할 수 있는 완벽한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그중 나일론 프리미엄 백팩은 더욱 세분화되고 강화된 수납공간과 뛰어난 착용감을 더해 진화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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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Nylon Campus Pack for MacBook 15”

Nylon Compact Backpack for MacBook 15”

Nylon Backpack for MacBook 17”

Premium Backpack for MacBook 17”


Nylon Collection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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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Stussy Collection 2013년 3월에 전세계 동시 출시될 Incase x Stussy Series 001 collection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패션 웹매거진 hypebeast, highsnobiety 등에 소개되면서 출시이전부터 두 iconic 브랜드의 만남에 주목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 컬렉션은 carry bag, backpack, iPhone case, ear buds 그리고 Incase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중 이례적으로 어패럴 제품 카테고리가 더해 구성되었습니다. Incase x Stussy Series 001 colletion은 실용적인 디자인과 이동성 증진을 위한 뛰어난 보호기술이 결합되어있습니다. 밀리터리에 영감을 받아 디자인된 가방과 액세서리는 짧은 여정 뿐 아니라 긴 탐험에도 용이한 사용을 위해 세분화된 케링 시스템을 제공합니다.

180

SPECTRUM

Backpack for MacBook 17”

Camera Sling for large point and shoot camera

Duffle for MacBook 15”

Utility Pouches for iPad

Slider Case for iPhone 5

Capsule Headphones for MacBook 17”


Stussy Collection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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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Terra Collection 테라컬렉션을 구성하는 천연 소재는 간단한 수납과 가벼운 여정을 위한 캐쥬얼한 백을 만드는 목적과도 잘 어울립니다. 새로운 재질과 컬러로 제작된 테라컬렉션은 볼드한 악센트와 풍부한 질감, 천연 소재가 어우러져 독특한 스타일과 유니크한 스타일을 만들어냅니다. 신뢰할 수 있는 내구성과 강력한 디바이스 보호 기능 또한 여전한 제품입니다.

182

SPECTRUM

Terra Convertible pack for MacBook 13”

Terra Tote Bag for MacBook 13”

Terra Sleeve for MacBook 11” / 13” / 15”

Terra Campus Pack for MacBook 15”


Terra Collection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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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Heathered Collection 헤더드 컬렉션은 혼색 모직물로 제작되었으며 인케이스의 가장 대표적인 가방 디자인으로 제작된 컬렉션입니다. 부드럽고 풍부한 혼색 모직물로 제작된 이 컬렉션은 깔끔한 실루엣과 인체공학적으로 진보된 디자인 원리를 추구하며 완벽한 디바이스의 보호기능까지 제공하고 있습니다.

184

SPECTRUM

Heathered Sleeve for MacBook 11” / 13” / 15”

Heathered Tote Bag for MacBook 13”

Heathered Backpack for MacBook 17”

Heathered Shoulder Bag for MacBook 13”


Heathered Collection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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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Camera Collection 인케이스의 카메라 컬렉션은 사진가들의 요구사항을 채워주기 위한 넓은 범위의 가방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혼색 모직으로된 내구성있는 외부는 독특한 세련미를 자랑합니다. 내부의 탈부착 가능한 패드형 파티션는 다용도 DSLR와 렌즈의 배열 및 정돈을 가능케합니다. 외부 파티션으로의 접근은, 촛점을 맞추고 아이폰과 카메라를 이용해 촬영하는 것에 이상적이며 또한 아이패드, 맥북과 같은 특별한 디바이스의 수납에 탁월한 컬렉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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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DSLR Pro Sling Pack / Sling Pack for DSLR, MacBook 15”, iPhone

DSLR Case for DSLR, iPhone

DSLR Pro Pack for DSLR, MacBook 15”, iPhone

Point and Shoot Pouch for Compact Camera, iPhone

Point and Shoot Field Bag for Compact Camera, iPad, iPhone

Point and Shoot Pouch Case for Compact Camera, iPhone


Camera Collection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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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Audio Collection Incase Audio의 헤드폰 제품군 출시는 기능성과 무결점 사운드, 그리고 미니멀리즘 디자인으로 무장한 헤드폰으로 사용자들에게 보다 감동적인 체혐을 선사하고자 하는 당사의 의지가 깃들어 있습니다. 이런 당사의 의지는 Soundesign이라고 명칭한 당사의 독특한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을 통해 구현되고 있습니다. Incase Soundesign는 정밀 사운드 엔지니어링과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접목하여 당사의 헤드폰은 세련된 외관처럼 멋진 느낌과 완벽한 사운드를 제공합니다. 헤드폰 개발에 대한 당사의 전체론 접근 방식은 맞춤형 디자인, 최첨단 오디오 엔지니어링과 생명 기계학을 하나로 통합하여 성능이 극대화된 헤드폰 출시가 가능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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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Pivot On Ear Heaphones

Capsule In Ear Heaphones

Sonic Over Ear Headphones

Reflex On Ear Heaphones


Audio Collection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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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1

2

3

iPhone 5 인케이스의 정밀한 핏은 향상된 디바이스 보호 기능 뿐만 아니라 인케이스의 미니멀한 디자인 원칙을 지킴과 동시에 사용자의 편리함까지 생각합니다. 새로운 iPhone 5

2. Crystal Slider Case for iPhone 5

용 제품은 이 전통을 지키면서 가장 얇고 가장 가벼운

3. Dots Snap Case

iPhone 의 디자인과 상호 보완하여 새로운 기술을 완벽히 보호합니다. 190

1. Snap Case for iPhone 5

SPECTRUM

for iPhone 5


iPhone 5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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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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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hone 4S & 4 인케이스의 정밀 공학으로 이루어진 iPhone 4 용 제품은 시각적 효과와 질감 효과를 동시에 이용하여 지속적인 보호 옵션의 범위 를 넓히고 있습니다. 각 제품은 향상된 내구성과 다양한 개개인의 취향을 위해 진취적인 디자인과 혁신적이고 다양한 재료로 만들고 있습니다.

192

SPECTRUM

1. Snap Case for iPhone 4S & 4 2. Metallic Slider Case for iPhone 4S & 4


iPhone 4S & 4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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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Andy Warhol Collection 20 세기 미국 팝아트의 선구자인 Andy Warhol 은 세상에 도전하며 예술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았습니다. 앤디 워홀의 문화유산은 그의 아트워크와 Andy Warhol 재단 및 Andy

Warhol 박물관의 노력을 통해 지금까지 그 명목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 제품 디자인들은 Warhol 의 원작을 토대로 하며, 비주얼 아트 홍보를 담당하는 뉴욕 소재 비영리 기관인 Andy Warhol Foundation for the Visual Arts, Inc. 와의 라이센스 계약으로 제작됩니다.

1. Warhol Snap Case for iPhone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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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Andy Warhol Collection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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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Shepard Fairey Collection 인케이스에서는 현시대 최고의 아티스트 중 한명인 셰퍼드 페어리와 함께 작업한 인케이스와의 프로젝트를 소개합니다. 문화 선동가이자 사회 비평가, 아티스트로서 그의 강렬한 작품들은 현 시대 문화적으로도 지속적이며 영향력 있는 움직임을 만들어 왔습니다. 이 컬렉션은 iPhone에 맞는 제품들을 그의 평화와 조화를 상징하는 볼드한 패턴과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채웠습니다. 다양한 패턴의 디자인은 인케이스의 시그니쳐 제품들과 함께 하나의 예술 작품이 되어 사회적인 이슈와 그에 대한 설명을 전파하고자 하는 셰퍼드 페어리와 그를 사랑하는 유저들에게 이상적인 제품이 될 것입니다.

1. Shepard Fairey Snap Case for iPhone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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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Shepard Fairey Collection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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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ad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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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iPad 4 인케이스의 New iPad 용 제품은 혁신적인 기기에 걸맞은 다양한 기능과 보호기능을 제공합니다. 새롭게 선보인 북자켓 레볼루션과 마키슬리브는 보호와 기능을 동시에 갖추였으며, 다양한 소개와 다양한 기능들로 사용자의 요구조건을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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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1. Magazine Jacket for iPad 4, iPad 3 & iPad 2 2. Canvas Maki Jacket for iPad 4, iPad 3 & iPad 2 3. Book Jacket Revolution for iPad 4, iPad 3 & iPad 2


iPad mini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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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iPad mini 페블 텍스쳐의 고급스러운 외관을 자랑하는 Book

Jacket, 커버를 말아 다양한 각도로 iPad mini 를 거치 할 수 있는 Canvas Maki Jacket, 서류를 수납할 수 있는 내부 포켓이 있는 Folio, 네오프런 재질이 가벼워 휴대가 간편하고 실용적인 Neoprene Sleeve 까지 iPad mini

1. Folio for iPad mini 2. Neoprene Sleeve for iPad mini 3. Maki Jacket for iPad mini

를 위한 새로운 케이스를 만나보세요.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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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ble

1

2

3

Cable 어플리케이션, 음악 감상, 메일, 전화등을 항상 사용하는 iPhone/iPod 유저들은 언제 어디서든 연결이 가능한 케이블을 필요로 합니다. 이러한 요구에 충족되도록 인케이스의 제작한 케이블들은 다양한 장소와 디바이스에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이즈와 컬러로 제작되었습니다.

200

SPECTRUM

1. 6in Sync and Charge Cable for iPhone, iPod, iPad 2. 10ft Sync and Charge Cable for iPhone, iPod, iPad 3. 3.5mm Stereo Audio Cable 4ft for iPhone, iPod, iPad


MacBook

1

MacBook 인케이스의 MacBook 용 제품은 정밀한 기술을 이용한 보호와 현대적인 디자인의 미학, 개개인의 다양한 선택을

1. Nylon Sling Sleeve for MB Pro 13”, 15”

위해서 제작 되었습니다. 각각의 케이스와 슬리브는 안목 높은 MacBook 사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요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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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 by

SYSTM by Incase SYSTM by Incase는 아웃도어와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이들과 운동선수, 인테리어 종사자 등 좀 더 강력한 제품 보호기능을 필요로 하며 스마트한 기능과 경험을 필요로하는 이들을 더 스마트한 구조와 소재로 탄생했습니다. Vise는 PORON XRD 소재의 사이드 및 코너보호 패드, 두 개의 분리형 외부 하드쉘, 내부 충격 흡수용 고무 커버, 회전 벨트 클립까지 더해 졌습니다. Hammer는 PORON XRD 소재를 사용하며 모든 모서리를 보호하며 전체적으로 고무를 사용하여 충격을 흡수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Chisel은 PORON XRD 소재의 뒷면 보호,내구성과 신축성의 외부 하드쉘, 내부 고무 레이어로 강력하게 충격을 흡수 합니다.

1. SYSTM by Incase_Vise for iPhone 5 2. SYSTM by Incase_Chisel for iPhone 5 3. SYSTM by Incase_Hammer for iPhone 5 202

SPECTRUM


SYSTM by Inc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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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RING S SPR PRING NG . 2013 2013

2 203


STORE NEWS

TECH

A# Shop

에이샵a#Shop 은 애플 공인 프리미엄 리셀러로 최신 애플 제품을 가장 빠르게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매장이다. 국내에 출시된 애플Apple 전 제품과 전문가들을 만나볼 수 있으며, 전문가들은 고객이 다양한 상품을 비교해보고 가장 적합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또한, 고객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상품의 핵심 특징을 보여주며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에이샵은 코엑스점을 비롯하여 1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코엑스점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159-1 코엑스몰 N23 / Tel.02 6002 1620 타임스퀘어점 서울시 영등포구 영등포동 4가 442 타임스퀘어 2층 / Tel.02 2638 2730 센트럴시티점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19-3 신세계센트럴시티 신관5층 / Tel.02 3479 6195 www.theash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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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STORE NEWS

LIFESTYLE

BEAKER 실험실에서 각기 다른 물질을 혼합하여 완전한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내는 실험 도구 ‘비이커’ 에서 그 영감을 받은 ‘비어커’는, 다양한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이 융화되어 비이커만의 새로운 문화를 형성해내겠다는 의도를 담은 편집매장이다. 비이커의 전신인 ‘블리커Bleecker’에서 주목한 뉴욕 동시대 브랜드부터 유럽, 일본, 우리나라까지 그 영역을 넓히며 글로벌 브랜딩을 추구한다. 또한, 패션뿐만 아니라 뷰티, 스테이셔너리, 카페, 북 스토어 등 라이프스타일 전체를 아우르는 공간을 구성하여 고객과 비이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자 한다. 플래그십 매장인 청담점과 한남점의 특징인 ‘정크야드 프로젝트’는 버려진 것, 오래된 것의 가치를 되살려 새로운 문화 공간인 비이커 플래그십 매장을 실현했다. 서울 근교에서 철거되는 건물들에서 버려지는 폐건축자재를 재활용하여 한남 매장 파사드를 완성하였고, 버려진 가구들을 재조합하여 매장 인테리어를 구성하며, 가구 디자이너와의 협업으로 버려진 물탱크는 탈의실로, 침대 매트리스는 실내조명으로 재탄생했다. ‘리사이클링’이라는 과정으로 새로운 공간이 탄생하고, 이를 통해 과거 건축물의 시간과 기억을 존중하며,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비이커가 추구하는 ‘업사이클링’이다.

한남점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738-36 / Tel.070 4118 5216 청담점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78-6 / Tel. 02 543 1270 www.facebook.com/bea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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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ase store goincase.kr 서울 프리스비 명동본점 02-318-7120 서울 중구 명동 2가 33-6 프리스비 홍대점 02-323-1765 서울 마포구 서교동 358-12 프리스비 건대점 02-2218-3195 서울 광진구 자양동 227-342 1층 S101호

에이샵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02-3449-5474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지하 1F 에이샵 현대백화점 천호점 02-2225-7094 서울 강동구 천호동 455-85 현대백화점 천호점 11F

프리스비 강남점 02-536-1050 서울 서초구 서초동 1303-35 강남 태영 데시앙루브

에이샵 신세계 영등포점 02-2639-1464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4가 434-5 신세계영등포 B관 6F

프리스비 강남스퀘어 02-501-6652 서울 강남구 역삼동 809 금화(월드메르디앙)B/D 1F

윌리스 신사 070-7732-7001 서울 강남구 논현동 5 페이토 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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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스 종로 070-7732-7361 서울 종로구 종로2가 9 YMCA빌딩

컨시어지 신천 02-422-3599 서울 송파구 잠실동 184-21 서경빌딩 1층 컨시어지 신촌점 02-363-3599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18-20 컨시어지 명동 02-6361-8399 서울 중구 명동1가 59-5 SK건설 명동빌딩 1층 컨시어지 종각 02-737-3599 서울 종로구 관철동 13-13 종로코아빌딩 내 1층 컨시어지 롯데백화점 본점 02-772-3806 서울 중구 소공동 1 롯데백화점 8층

윌리스 이대 070-7732-8862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4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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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샵 현대백화점 목동점 02-2163-2635 서울 양천구 목1동 916번지 현대백화점 목동점 지하 1F

컨시어지 대치점 02-564-3599 서울 강남구 대치동 1021-9 컨시어지 역삼 02-3453-3599 서울 강남구 역삼동 64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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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샵 갤러리아 압구정점 02-548-6177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494 갤러리아 명품관 West 5F

컨시어지 롯데백화점 노원점 02-950-2769 서울 노원구 상계동 713롯데백화점 7층

에이샵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02-3467-8373 서울 강남구 삼성동 159-7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7F

컨시어지 롯데백화점 관악점 02-3289-8690 서울 관악구 봉천동 729-22번지 롯데백화점 6층

에이샵 현대백화점 미아점 02-2117-1863 서울 성북구 길음동 20-1 현대백화점 미아점 7F

컨시어지 롯데백화점 미아점 02-944-2304 서울 강북구 미아동 70-6 롯데백화점 8층

SPECTRUM

컨시어지 대학로 02-747-3599 서울 종로구 명륜4가 58번지

컨시어지 일산 031-909-3033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784 롯데백화점 8층 컨시어지 코엑스점 02-3452-3599 서울 강남구 삼성동 159-8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아케이드 F-11B 컨시어지 목동점 02-2642-3599 서울 양천구 목동 917-1 CBS건물 1층 레스모아 연신내점 02-389-2856 서울 은평구 대조동198-1 레스모아 왕십리점 02-2200-1595 서울 성동구 행당동 168-1 에이팜 신세계 본점 02-310-1472 서울 중구 충무로 1가 52-5 신세계 백화점 본점 신관 9층 에이팜 신세계 의정부점

031-8082-0637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동 168-54 신세계 백화점 6층


인케이스(Incase) 전국 스토어

KMUG 가산점 02-2026-3080 서울 금천구 가산동 371-28 우림라이온스밸리 A동 118호 디자인스킨 홍대점 02-3141-4233 서울 마포구 동교동 166-6 와이즈파크 4층 디자인스킨 홍대점 디자인스킨 양재점 070-8875-5597 서울 서초구 양재동 12-1 양재역 분당선 지하 GS 상가내 (양제역 9번출구 방면) 핫트랙스 광화문점 02-732-9961 서울 종로구 종로1가 교보생명빌딩 지하 1층 핫트랙스 강남점 02-534-9961 서울 서초구 서초동 1303-22 교보타워 지하 2층 폰트리, 필름나라 신길점 070-4150-3692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110-20 퓨어메이트 신길 필름나라점 폰트리 서초점 02-3465-3020 서울 서초구 서초동 1445-3 국제전자센터 7층 33호 폰트리 용산점 070-7565-2476 서울 용산구 한강로 2가 16-1 선인상가 21동 2층 40호 캐논프라자 충무로점 02-2264-5994 서울 중구 충무로3가 25-3 캐논프라자 10corso Como 청담 02-3018-1010 서울 강남구 청담동 79 로닌 홍대점 070-8282-5311 서울 마포구 서교동 407-7 아트빌딩 5층 로닌 논현점 070-8282-3502 서울 강남구 논현동 216-14 한일빌딩 2층 아이샵 구의 02-3424-6228 서울 광진구 구의동 546-4 테크노마트 판매동 6층 에이랜드 명동 1호점

070-7820-7530 서울 중구 명동 2가 53-6번지 에이랜드 코엑스점 070-7820-7492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 에이랜드 신사점 02-542-7639 서울 강남구 신사동 645-2

에이랜드 홍대점 070-7820-7476 서울 마포구 서교동 357-4 웨얼하우스 압구정점 02-544-1793 서울 강남구 신사동 661-14 2층 인터스포츠 문정점 02-431-7082 서울 송파구 가락동 708-5 인터스포츠 양재점 02-2155-1770 서울 서초구 양재동 215번지 1층 GVG 서초점 070-4143-0855 서울 서초구 서초동 1337-22 대우디오빌프라임 B115호 카시나 신사 02-3443-8148 서울 강남구 신사동 663-16 다울빌딩 1층 카시나 프리미엄 명동 02-773-3523 서울 중구 명동2가 83-5 눈스퀘어 4층 퍼스트룩 청담 02-2107-1200 서울 강남구 신사동 651-21 CGV 청담 시네시티 4층 플랫폼 플레이스 압구정점

KundenShop 신촌점 02-3145-2065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현대백화점 신촌점 B2F KundenShop 천호점 02-2225-7834 서울 강동구 천호동 455-8 현대백화점 천호점 8층 Backpackers 노원점 02-950-2274 서울 노원구 상계2동 롯데백화점 8층 Backpackers 관악점 02-3289-8052 서울 관악구 보라매동 롯데백화점 관악점 B1F Backpackers 청량리점 02-3707-1068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591-53 롯데백화점 청량리점 B1F Backpackers 명동점 02-2118-5185 서울 중구 남대문로 2가 123 롯데백화점 명동플라자 1F Backpackers 명동점 02-2118-5185 서울 중구 남대문로 2가 123 롯데백화점 명동플라자 1F

02-742-4628 서울 강남구 신사동 645-27

경기

플랫폼 플레이스 홍대점

02-323-2319 서울 마포구 서교동 338-36 1층 플랫폼 플레이스 명동점

02-3789-7230 서울 중구 충무로2가 66-14 신세계 맨즈 스타일 플러스 명동점 1588-1234 서울 중구 충무로 1가 52-5번지 신세계 백화점 본점 7층 Koon With a View 가로수점 02-556-9828 서울 강남구 신사동 640 모마빌딩 Beaker 청담점 02-543-1270 서울 강남구 청담동 78-6 Beaker 한남점 070-4118-5216 서울 용산구 한남동 738-36 Folder 신촌점 02-332-6737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30-22 Folder 명동점 02-318-0962 서울 중구 명동2가 Mag/Mag 압구정점 02-511-9370 서울 강남구 신사동 536-9번지 KundenShop 목동점 02-2163-1517 서울 양천구 목동 916 현대백화점 목동점 지하1층

프리스비 분당점 031-709-1745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268-3 정인빌딩 1층 에이샵 갤러리아 수원점 031-898-8761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1125-1 갤러리아수원점 7F 에이샵 현대백화점 중동점 032-623-2719 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동 1164 현대백화점 중동점 7F 에이샵 현대백화점 일산점 031-822-3737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2611 현대백화점 일산점 7F 컨시어지 롯데백화점 중동점 032-320-7775 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동 1140번지 롯데스퀘어 1층 컨시어지 일산 웨스턴돔점 031-906-3599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867 웨스턴돔 A동 I-102 컨시어지 평촌 031-383-3799 경기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1046-6,7번지 아트타워빌딩 1층

SPRING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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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ase store goincase.kr 컨시어지 안산 031-405-3599 경기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541-2 제1층 2120호 컨시어지 수원 영통점 031-205-3598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 995-5 1층 제 118-1호 컨시어지 구리점 031-240-1002 경기 구리시 인창동 676-6 컨시어지 롯데백화점 안양점 031-463-2637 경기 안양시 만안구 안양1동 88-1 롯데백화점 6층 컨시어지 롯데백화점 구리점 031-550-7960 경기 구리시 인창동 677 롯데스퀘어 6층 컨시어지 롯데백화점 평촌점 031-8086-9540 경기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1039 롯데백화점 평촌점 5층 레스모아 동탄점 031-371-5460 경기도 화성시 반송동 96, 98번지 A블럭 1층 에이팜 경기점 031-695-1972 경기 용신시 수지구 죽전동 1285번지 신세계백화점 4층 KMUG 안양점 031-447-4325 경기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674-145 KMUG 판교점 031-696-7877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681-0 H스퀘어 N동 118호 디자인스킨 수원점 031-240-1099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 1가 18 수원역사 내 지하 1층 웨얼하우스 안양점 031-466-1793 경기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674-66 1층 에즈샵 수원 031-250-9909 경기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 2가 40-1 동인트루빌 110

충북 컨시어지 영플라자 청주점 043-219-9149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남문로 2가 1-2 롯데영플라자 청주점 4층 레스모아 청주점 043-255-0107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남문로 2가 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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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Backpackers 청주점 043-717-2984 충북 청주시 흥덕구 비하동 332-1 롯데청주아울렛 3층

충남 프리스비 대전점 042-221-7041 대전시 중구 은행동 45-6 에이샵 갤러리아 센터시티점 041-412-9729 충남 천안시 서북구 불당동 521-3 갤러리아 센터시티 7F 컨시어지 롯데백화점 대전점 042-601-2013 대전 서구 괴정동 423-1 롯데백화점 지하 1층 레스모아 천안점 041-523-0786 충남 천안시 신부동 461-3 에이팜 충청점 041-640-5117 충남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354-1 신세계백화점 충청점 B관 3층 빼빠 천안 041-563-3740 충남 천안시 동남구 문화동 136-2 Backpackers 대전 042-601-2840 대전 서구 괴정동 롯데백화점 대전점 8층

경북 프리스비 대구점

053-428-7050 대구 중구 동성로 2가 152-5번지 에이샵 현대백화점 대구점 053-245-3413 대구 중구 계산동2가 200 현대백화점 대구점 지하 2F 컨시어지 롯데백화점 봉무점 053-945-2629 대구 동구 봉무동 1545 롯데몰 이시아폴리스점 2층 컨시어지 롯데 백화점 대구점 053-660-3731 대구 북구 칠성동 2가 롯데백화점 지하 2층 컨시어지 롯데백화점 상인점 053-258-3646 대구 달서구 상인동 1502 롯데백화점 6층 레스모아 대구성서점 053-584-8710 대구 달서구 호림동 19-8 인터스포츠 대구 053-986-9116 대구 동구 봉무동 1548-2 아시아폴리스 내

원트릭샵 대구 053-428-0560 대구 중구 삼덕동 1가 Backpackers 대구점 053-609-2585 대구 중구 사일동 15-1 대구영플라자 1층

경남 프리스비 서면점 051-808-0947 부산시 진구 부전동 242-19 프리스비 부산점 051-245-1035 부산시 중구 광복동 2가 8-2 에이샵 경성대점 051-625-2940 부산 남구 대연동 73-29 1F 에이샵 신세계 센텀시티점 051-745-2661 부산 해운대구 우동 1495 신세계 센텀시티 4F 에이샵 서면점 051-802-9201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168-291 1F 에이샵 갤러리아 타임월드점 042-485-6177 대전 서구 둔산동 1036 갤러리아 타임월드 8F 에이샵 현대백화점 부산점 051-667-0775 부산 동구 범일동 62-5 현대백화점 부산점7F 에이샵 갤러리아 진주점 055-791-1793 경남 진주시 평안동 195번지 갤러리아 진주점 6F 에이샵 디큐브시티 거제점 055-680-0158 경남 거제시 장평동 1211디큐브시티 거제점 1F 컨시어지 해운대 마린시티점 051-744-3599 부산 해운대구 우동 1407 해운대 두산위브제니스 107호 컨시어지 부산서면 051-819-3599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190-1 컨시어지 부산대 051-515-8599 부산 금정구 장전동 309-17 컨시어지 롯데백화점 창원점 055-279-3032 경남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79 롯데백화점 지하 1층 컨시어지 롯데백화점 광복점 051-678-3933 부산 중구 중앙동 7기 20-1 롯데백화점 신관 4층 컨시어지 부산본점 051-810-4675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503-15 롯데백화점 6층


인케이스(Incase) 전국 스토어

컨시어지 센텀시티 051-730-3338 부산 해운대구 우동 1496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 7층

컨시어지 롯데백화점 전주점 063-289-3555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신동 971롯데백화점 5층

컨시어지 롯데백화점 포항점 054-230-1829 경북 포항시 북구 학산동 127-9 롯데백화점 8층

레스모아 레스모아 전주점 063-231-1347 전북 전주시 완산구 고사동 89-1

컨시어지 롯데백화점 울산점 051-960-4749 울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지하1층

인터스포츠 전주점 063-288-9713 전북 전주시 완산구 중앙동 2가 26-1

컨시어지 레스모아 창원시티7 055-600-5476 경남 창원시 의창구 대원동 121 더시티세븐1층 E103호

멀티샵 엑스 전주점 063-283-3177 전북 전주시 완산구 고사동 373-1

인터스포츠 창원 055-600-5701 경남 창원시 의창구 대원동 121 시티세븐 1층 인터스포츠 광복 051-257-3020 부산 중구 광복동 1가 10 신세계 맨즈 스타일 플러스 부산 051-745-2782 부산 해운대구 우동 1495 신세계 백화점 센텀점 5층 gosouth 부산점 051-244-4676 부산 중구 대청동 2가 30-13 KundenShop 센텀점 051-745-2964 부산 해운대구 우동 1495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8층 Backpackers 부산점 051-810-3249 부산 부산진구 부전2동 롯데백화점 지하2층 Backpackers 광복점 051-678-4057 부산 중구 중앙동 7가 20-1 롯데백화점 광복점 아쿠아몰 2층 Backpackers 센텀점 051-730-3658 부산 해운대구 우동 1496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 B2F 에이샵 현대백화점 울산점 052-228-0756 울산 남구 삼산동 1521-1 현대백화점 울산점 12F 에이샵 현대백화점 울산점 052-228-0756 울산 남구 삼산동 1521-1 현대백화점 울산점 12F

전남 컨시어지 광주충장로점 062-224-3599 광주 동구 충장로 3가 74-1 컨시어지 광주 062-221-1827 광주 동구 대인동 7-1 롯데백화점 8층 컨시어지 광주월드컵 062-606-2995 광주 서구 풍암동 423-2 롯데아울렛 지상 2층 레스모아 광주점 062-236-1927 광주광역시 동구 충장로 2가 1-2 레스모아 순천점 061-755-9432 전남 순천시 남내동 98번지 92-1 에이팜 광주점 062-360-1369 광주광역시 서구 광천동 12-3 신세계 이마트 지하1층 애플매장 아이폰마켓 광주점 062-225-1313 광주광역시 동구 중앙로 160번길 30-1(구 황금동 81-1번지)

강원 레스모아 원주점 033-733-0071 강원도 원주시 일산동 52-4 레스모아 춘천점 033-251-2172 강원도 춘천시 조양동 50-16

전북 에이샵 전주점 063-288-8582 전북 전주시 완산구 고사동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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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No.9 / SPRING 2013 ISSN 2287-5980

PUBLISHER 양준무 Joon Yang joon@pr1zm.com

EDITOR 홍석우 Sukwoo Hong yourboyhood@gmail.com 김지혜 Ji hye Kim

thekey13@gmail.com Asst.성창원 Changwon Sung oodllboo@empas.com

DESIGNER 유영아 YoungA Yoo yoooada@gmail.com

CONTENTS MANAGER 임지윤 Karen Lim

limji@pr1zm.com Asst.권도경 DoKyung Kwon dk.kwon@pr1zm.com

CONTENTS SUPERVISOR 리치 림 Rich Lim rich@pr1zm.com

이윤희 Yun Hee Lee

ooo@pr1zm.com PHOTOGRAPHER 정재환 Jae Chung Studio BONE jdzcity@gmail.com VIDEOGRAPHER 김래현 Rae hyun Kim Studio BONE rapbong.k@gmail.com

CONTRIBUTING EDITORS 남현지 Hyunji Nam 김세일 Seil Kim 김정은 Jeong eun Kim 이로 Iro 최강호 Kangho Choi 띵크, 토크, 라이트. Think, Talk, Write.

고윤성 Yoon sung Go Studio BONE

CONTRIBUTOR

htmnike@gmail.com

김주혜 Helena-Marie Kim

j.helena.kim@gmail.com 펩시 킴 Pepsi Kim

nyc.pepsi@gmail.com

프리즘디스트리뷰션(주) www.pr1zm.com / 스펙트럼 www.spectrumprojects.com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624 ICT타워 10 층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36 길 55 ICT타워 10 층) 02-3442-1014 ©2013 Spectrum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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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2013 Nylon Collection



Range Collection

Large Backpack Messenger Bag iPhone Pou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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