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
한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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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이윤정 팀장
Segdooy@naver.com
이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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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은 팀장
wwas779@naver.com
장민영
mymy0216@naver.com
이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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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영
choi7bo@naver.com
신나리
naaaarii@gmail.com
지소현
wlthgus11@naver.com
이영훈 팀장
whiteshoe67@naver.com
양주연
malepcent@naver.com
이동현 팀장
whiteshoe67@naver.com
김은희
zhk1456@naver.com
김병현
kimbh124@nate.com
김지원
jinimi0412@naver.com
디자인
포토그래퍼
마케터
발행일
2014년 03월 14일 315-2011-0000 ISSN 2233-6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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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및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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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광고마케팅 잡지 COMMA에서는 한국간행물 윤리위원회의 윤리강령 및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 본 COMMA 잡지에 실린 모든 글과 그림, 사진은 허락없이 어떠한 경우에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 (c)reproduction of the contents of COMMA Magazine in whole or in part without written permission is prohibited
2 ·3
COMMA STAFF
편집장 / 디자인팀장 한영은
부편집장 / 에디터 이은우
에디터팀장 이윤정
디자이너 이보영
디자이너 지소현
디자이너 장민영
디자이너 신나리
마케팅팀장 이동현 디자이너 이경희
마케터 김은희
마케터 김병현
포토팀장 이영훈
마케터 김지원
포토그래퍼 양주연
4 ·5
EDITORS letter
편집장의 글 유난히도 짧고 정신 없었던 이번 겨울. 드디어 콤마의 13번째 잡지가 나왔습니다. 저에게는 5번째 잡지인 이번 호 ‘봉인해제’. 작년 초 디자이너로써 COMMA Magazine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 신기하고, 떨렸고, 설레었습니다. 참 여한 첫 잡지 ‘숨’을 받아본 순간의 기쁨은 아직도 잊혀 지질 않네요. 그랬던 제가 이런 자리를 맡게 될 줄 알았을 까요. 잘 할거라 믿었지만, 주춤하고 늘어질 때도 많았습니다. 부족한 저를 믿고 함께 해준 콤마er들 덕분에 많은 것들을 느끼고 얻어 갑니다. 너무너무 고마워요.
‘봉인해제’ 지금까지의 주제와는 조금 색다른 느낌이죠? 2014년 콤마의 첫 잡지 봉인해제. 얼었던 것들이 녹아 해제된다.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번 호를 만들었습니다. 이번 호 ‘봉인해제’를 보면 아시겠지만 저번 호와 약간씩 다른 부분들이 보일 것 입니다. 이러한 변화들은 조금 더 새로운 시도를 위한 약간의 발돋움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다음 호는 어떤 변화가 있을 지 벌써부터 기대되지 않으신가요? 독자분들에게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까, 조금 더 멋진 잡지가 될 수 있는 방 법은 무엇일까. 콤마는 항상 고민합니다.
어떻게 보면 좁고, 어떻게 보면 넓을 수 있는 주제로 열심히 글을 써 준 에디터팀, 마찬가지로 봉인해제 라는 주제 를 어떻게 시각화할까 고민했던 디자인팀. 그리고 너무 고생 많았던 마케팅팀, 좋은 사진 찍어 준 포토팀 너무 고 맙습니다. 이번 호를 마지막으로 정든 디자인팀을 놓게 되어 싱숭생숭. 여름 호도 잘 부탁드려요!
편집장 한 영은
And 시작과 함께
08
사람은 언제나 목마르다
10
우리의 청춘도 봉인해제
14
5월의 신부
16
그녀, 10년만 더 젊었더라면
20
동의하시겠습니까
22
어느 도시인의 갈증
24
당신의 습관은 무엇입니까
26
Just CLICK!
28
기술이 광고를 만든다
30
말없는 말
32
Plus 콤마 영상 광고제
36
각양각색 도시락
40
취미 공유하기
44
당신의 봉인해제
46
About Time
48
너에게 보낸다
50
빈 캔버스를 채우는 일
52
타인의 삶
54
With 브레이크 매거진
58
TVCF 어워드
60
이연정 카피라이터
64
벚꽃맞이
Photo 이영훈
And 시작과 함께
08
사람은 언제나 목마르다
10
우리의 청춘도 봉인해제
14
5월의 신부
16
그녀, 10년만 더 젊었더라면
20
동의하시겠습니까
22
어느 도시인의 갈증
24
당신의 습관은 무엇입니까
26
Just CLICK!
28
기술이 광고를 만든다
30
말없는 말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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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과 함께 글 이윤정 디자인 이보영 사진 이영훈
자연스레 찾아오는 계절의 순환은 ‘시작’이란 이름 으로 자칫 나태해질 수 있는 생활패턴을 단번에 일 깨워준다. 항상 그러하듯 새해를 기점으로 Hot 트랙 스에 Hot 하게 팔리는 다이어리가 산더미를 이루었 다. 갑판 대를 둘러싼 이들 모두 큰 포부를 갖고 구 매하지만, 계획할 일과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성 공하기 위해선 분명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것이 맞 는데……. 도무지 갈피가 안 잡히며 불안하기만 하 다. 내 길의 방향성을 제시해줄 누군가의 목소리가 간절할 때가 바로 이 시점인 듯하다. 이때, 눈에 띄 는 코너가 있다. ‘자기계발서’, ‘저자 강연 OO의 멘토.’ 불투명한 미 래에 등대와도 같은 이 책들은 제목부터 끌린다. 교 보문고 측에서도 “소설 등의 인기상품보다는 마음 을 다잡을 수 있는 철학 에세이나 성공과 마음가짐 등을 다룬 자기계발서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높은 시기 이다.” 라고 말한다. 강의형 책, 즉 자기계발서 와 같은 책이 불티나게 팔리는 지금 이 시점. 사람들 의 마음을 현혹하기에 적당한 이 시기가 과연 우연 으로 만들어진 걸까?
새해를 맞이한 출판업체나 저자의 움직임 이들은 자기계발에 열을 올리는 이 뜨거운 청춘들 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 자신들이 잘 닦아놓은 길 을 그저 걷기만 하면 성공의 길이 열리듯 달콤한 소 스, 강력한 카리스마를 잊지 않는다. 누군가의 따 뜻한 조언, 말 한마디가 피가 되고 살이 된다는 믿 음 하나로 불티나게 팔리는 책. 앉아서 글만 쓰고 누군가 알아봐 주길 기다리는 시대는 지났다. 일례 로, 책을 펴내는 것을 전제로 하는 강의를 (출판사
그렇다면 우리는 왜 그토록 자기계발서와 강의형 책에 목숨을 거는 것일까? 현실적인 대안이기 때문에? 깊이 있는 사색을 스스
가 확보한) 문화공간에서 진행하곤 한다. <흔들의
로 찾기엔 당장 내 현실이 급하기 때문일 것이다.
자에서 일하지 마라>, <CEO 특강> 등 새해를 맞이
고전 혹은 현대소설 같은 경우 깊이 있는 여운을 간
해 실로 다양한 분야에서 높은 직위의 실무자가 저
직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지금 내 ‘스펙’ 즉 성
자 강연회를 여는 것이다.
공으로 이어지는 관문으로 가기엔 다소 불안하다.
또한, 지난달에는 서울 마포구 동교동에서 ‘공부의
“성공한 사람의 인생은 성공한 후에 포장되어 평범
신, 최적의 공부법’이라는 제목으로 저자 강연회가
한 사람을 망친다.“ 라는 하상욱 시인의 말이 떠오
열렸다. 비슷한 맥락임에도 불구하고 시리즈의 책
른다. 물론 수많은 계발서가 제시하는 성공을 부르
은 많기도 하다. 막연하게 열심히 하기보다는 이들
는 보편적인 태도에 대해선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의 멘토를 통해서 방향성을 정하는 편이 나을 것이
인생의 많은 변수를 제쳐놓고 ‘성공’이라는 기준을
란 생각으로 사람들은 북적인다. 제대로 된 지름길
잣대로 조언한다는 사실이 조금 불편하다.
을 가겠다는 마음이 큰 것이다. 그렇다면 새해를 맞이한 ‘이벤트’와도 같은 이 적 극적인 강연의 움직임이 실제 책 매출에 얼마만큼 의 영향력을 주는 것일까. 누군가의 강연을 듣고 절반 이상은 그 강연에 매료되곤 한다. 강의를 듣 는 순간 보이지 않는 갑을 관계가 형성되어 어느새 청자는 그 사람의 말을 무조건 수용하게 되는 것이 다. ‘맛보기’와도 같은 저자의 멘토는 후에 그 책을 사서 안에 있을 더 많은 열쇠를 찾고자 한다. “강의 형 책은 다 말장난이다. 뻔 한 이야기만 늘어놓고, 처세술에 불과한 방법만 장황하게 써놓았다.” 라 는 일부 부정적 시선도 존재하지만, 여전히 자기 계발서는 여타 소설 장르보다 높은 매출 순위를 자
그 어떤 삶도 데이터화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가 공된 후일담으로 풀어낸 성공이야기를 보면서 진 실한 조언 한마디, 현실적인 제안에 굶주린 우리들 의 태도는 객관적일 리 없다. 성공한 위치에 있으 니 나보다는 잘났을 거라는 마음에 모든 내용을 받 아들이고 소화한다. 그들과 같은 결과를 얻고자 하 는 바람으로. 우리의 ‘인생선배’의 사사로운 경험들은(심지어 작
은 습관마저) 그가 현재 높은 지위에 있단 이유 하 나로 성공하기 위한 밑거름으로 변신하였다. 그것 은 자연스레 경험과 성공 사이의 인과관계로 보이 기까지 한다.
랑하고 있다.
바쁘게 살았단 이유만으로 위안 받고, 바쁨이 곧 ‘열심히 사는 삶’으로 직결되는 정신으로 뜨거운 청춘을 보낸다. 그렇게 영혼까지 바치며 열 심히 뛰었건만 정작 내 삶을 되돌아보았을 때 “과연 옳은 길을 가고 있 는 것일까?” 라는 질문에 봉착하게 된다. 준비되지 않은 회의감이 밀 려올 때, 퇴치법으로 누군가의 멘토 열쇠를 찾기 이전에 나만의 인생스 타일을 만들어 보는 게 어떨까. 내 보잘것없던 경험조차 빛나는 성공담 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성공이 경험을 낳았느냐. 경험이 성공을 낳았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10 ·11
사람은 언제나 목마르다 2프로 부족 할 때 글 이은우 디자인 이경희 사진 이영훈
마냥 설레는 봄이 아니다. 두려운 봄이다. 황사 먼지를 동반 한 건조한 계절 탓에 피부는 거칠거칠하고 목은 따끔거린다. 희망은 있다. 불쌍한 중생의 피부와 기관지를 구원해줄 한줄기 빛, 바로 물이다.
브랜드별 국내 생수 시장 점유율 9% 11% 12%
기타 (9%) 동원 샘물 (11%) 진로 석수 (12%)
18%
롯데 아이시스 (18%)
50%
제주 삼다수 (50%)
#1
#3
H2O. 산소와 수소의 결합물이라고 불리지만, 눈으로 이 원소들을 볼
1995년. 법적으로 생수 판매가 허용됐다. 김선달을 본받아 물 장사에 뛰
수 없으니 복잡한 화학적 정의는 집어치우길. 쉽게 말해서 물은 무색
어든 기업을 꼽아보면, 대표적으로 농심, 롯데 칠성, 진로, 동원 등이 있
무취의 가장 순수한 액체다. 그런데 여기, 순수하지 않은 마음으로 물
다. 시장 점유율은 2011년 기준으로 농심 삼다수, 롯데 아이시스, 진로
을 대한 이가 있으니, 사방천지로 깔린 물을 상품화해서 큰 돈을 번
석수, 동원 샘물 순인데 2012년 제주 삼다수의 국내 판매권을 광동제약
‘봉이 김선달’이다.
이 가져감에 따라 순위가 재편되었다. 제주 삼다수로 생수시장 부동의 1위를 다졌던 농심. 아쉬움을 뒤로하고 광동제약에 대응하는 신제품을
#2
조선 시대의 뛰어난 사기꾼일까, 사업가일까? 90년대 같으면 봉이는 사 기꾼으로 불려 마땅하다. 20년 전만 해도 물을 사 먹는 사람은 많지 않았 고, 집에서 보리차를 끓여 다니는 게 대부분이었으니까. 하지만 요즘은 아니다. 감기 때문에 따뜻한 물을 수시로 마시고 싶다거나, 건강을 위해 녹차를 지극히 챙겨 마시는 사람 빼고, 물을 싸가지고 다니는 이는 거의 없다. 그렇게 본다면 지금의 김선달은 미래를 내다본 현명한 사업가다.
내놓으니, 이름하여 백산수. 수원지는 백두산이다.
12 ·13
#4
#6
사실 생수시장 점유율 수치가 아주 정확한 것은 아니다. 공식적으로 집
물 맛은 다 거기서 거기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떤 기준으로 생수를 고르
계된 판매량이나 매출 자료가 별로 없고, 업계에서 종종 발표하는 것들
는가? 롯데 아이시스와 풀무원 샘물, 둘 중 하나를 고민하고 있다면 그
도 추정치에 불과하기 때문. 생수를 국내시장에서 판매하려면 한국샘물
만두길 바란다. 왜냐하면 이 둘은 동일한 수원지(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협회의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이 제도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계산할 수
에서 생산된 제품이기 때문이다. 즉, 같은 물 다른 가격인 것이다. 그렇
도 있지 않을까’ 싶지만 어렵다. 협회가 인증을 브랜드별로 하는 것이 아
다면,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하고말고의 문제는 물맛이 아닌 브랜드가 가
니라 업체별로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샘물협회는 아이시스, DMZ가
지는 이미지와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어떤 이는 송혜교가 좋아서 아이
아닌 이 브랜드의 회사 ‘롯데 칠성’을 인증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업체들
시스를 고를 수 있고(아이시스 모델:송혜교), 또 어떤 이는 평소 풀무원
은 너 나 할 것 없이 다양한 브랜드를 내놓는다. 경쟁적으로.
이 가지고 있는 깨끗한 이미지 때문에 풀무원샘물을 선택하는 것이다.
#5
돈이 되긴 되나 보다.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생수시장 전선에 뛰어드는
1992
걸 보니.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으로
1995
사람들은 내 건강이 염려스럽고, 이 불안한 심리를 없애고자 보다 깨끗 한 물을 마시고 싶어 하니까. 때문에 너 나 할 것 없이 지갑에서 돈을 꺼 낸다. 특히 한국 사람들, 건강에 직결되는 일이라면 더욱더 돈주머니를 열 것이니 업체들의 눈이 밤하늘의 별 보다 반짝거린다.
2000 2003 2006
국내 생수시장 추이
#7
필자는 더 깨끗하게 느껴지는 제품을 고른다. 몇 년 전, ‘연천’이라는
얼마 전 인터넷 경매에 ‘뉴욕의 공기’가 올라온 적이 있다. 말
지역에 구제역 돼지가 폐사된 적이 있다. 폐사지 근처에는 생수 생산
그대로 캔에 뉴욕 공기를 밀폐한 것이다. 이걸 누가 사? 과거
공장이 하나 있었는데, ‘지하수에서 핏물을 퍼 올리는 건 아닌지 의심
의 생수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의 우리는 ‘물=사고판다’는 개
된다’는 뉴스를 접하고 지금까지 제주 삼다수만 고집하고 있다. 제주 도는 연천 땅하고 멀리 떨어진 곳이니까, 그 곳에서 만들어진 제품은
념 자체가 없었다. 하지만 누군가는 물을 병에 담아, 라벨을
보다 안전할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생수는 그 어느 음료 시장보다
붙였다. 상품으로 만들었고, 팔았다.
마케팅의 비중이 큰 것 같다. 개인의 취향이나, 입맛에 따라 좌지우지
아무것도 아닌 것에 특별함을 더해, 필요한 것으로 만드는 일.
되는 것이 아니므로.
그게 바로 마케팅 아닐까.
#8
1000원으로 마시는 자판기 생수가 있다면, 워터 어드바이저(좋은 물을 소개해주는 사람)가 추천해주는 고급 생수도 있는 법. 생수 시장이 넓어 지면서 이제는 물도 명품화 시대다. 세계 각지의 샘물을 입맛대로 골라 마실 수 있는 water bar. 우리나라에서는 신세계와 롯데 백화점에서 만 나볼 수 있다. 소다수를 구입하면, 자몽에이드나, 레몬 디톡스로 제조해 주기도 하니 참고할 것.
14 ·15
우리의 청春도 봉인해제 글 김지현 디자인 이보영
유난히도 눈이 많이 왔던 이번 겨울. 이 추위가 언제 있었냐는 듯이 완연한 봄이 우리를 찾아왔다. 지역 마다 다르겠지만, 봄에 가장 먼저 피어난다는 매화, 개나리, 진달래도 겨울로부터‘ 봉인해제’ 를 명 받고 화사한 봄의 도래를 알리고 있 다. 이와 마찬가지로 개강과 함께 시작된 우리의 2014년의 봄. 누군가에게는 새내기의 삶이 시작되 는 시기일 수도 있겠지만, 또한 누군가에게는 취업준비에 허덕이는 고난이 예견되는 시기일 수도 있다. 우리 는 이제까지 우리의 청춘을 마음껏‘ 봉인해제’ 하여 꽃들처럼 피우지도 못한 채, 현실적인 미래를 위하여 이를 고이 접어두어야만 했다. 그러나, 이러한 우리들의 마음의‘ 봉인해제’ 를 위한 자극을 살며시 흔들어 놓은 마케팅이 있었으니, 바로‘Excellence in Flight KOREAN AIR’ 대한항공의 유스 마케 팅(Youth Marketing)이다.
가장 먼저, 대한항공은 <어디까지 가봤니?>시리즈를 통해 유스 마케팅의 시작을 알렸다. 그들 은 미국 10개 도시 최다 노선 운항이라는 점을 홍보하기 위해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편을 통 해서 이완, 한효주, 하석진 3명의 배우가 미국의 유명한 대도시뿐만 아니라 우리가 평소 잘 알지 못했던 중, 소도시를 50일 동안 캠핑카를 타고 여행하는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대한항공은 당시 유명했던 3명의 젊은 배우들을 광고 속에 등장시키면서 관광객만 있는 미국의 유명 도시의 모습 이 아닌 젊은이들이 꿈꾸는 소도시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잘 표현해 광고 효과를 톡톡히 얻을 수 있었다. 그들은 16개의 TVCF와 34개의 온라인 CF까지 총 50개의 CF를 선보였다. 그들은 이 광 고들에서 ‘01/50, 02/50’과 같은 숫자들을 강조하여, 소비자들로 하여금 한 편의 CF를 보고 난 후에도 나머지 49편의 CF들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도록 했다.
“뉴질랜드, 어디까지 가봤니?”편에서는 뉴질랜드의 평온함과 마오리족, 번지점프 등을 통해 실재로 전년 대비 뉴질랜드로 향하는 관광객의 수를 15% 정도 증가한 광고효과를 얻을 수 있었 다. 젊은이들의 자유로움에 대한 갈망을 자극 시켜줄 만한 번지점프의 간단한 영상과 소리를 CF 에 담아냄으로써 그들의 이상과 꿈을 다시 한 번 북돋아 주는 느낌을 잘 전달한 것이다. 또한 이 와 비슷하게, 그들은 <일본, 어디까지 가봤니?>라는 슬로건 아래 색다른 이벤트를 실시했다. 젊 은 세대가 여행사에서 만든 패키지 여행 상품이 아닌 자유여행을 선호한다는 특징을 이용하여 ‘ 나만의 3박 4일의 일본 여행기’라는 이벤트를 실시하였다. 이 이벤트는 젊은 세대들이 그들 나름 의 여행계획을 만들어 페이스 북 댓글을 통한 참여로 이루어지는 것인데, 그들이 어디로 가고 싶 은지 또 무엇을 하고 싶은지 등의 신선하고 독창적인 계획을 세우는 참여자들에게 일정의 상품 을 증정하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젊은 세대가 기존에 만들어 진 것 보다 그들의 자율성에 기반한 새로운 것에 대한 선호하고 그들의 SNS의 잦은 사용한다는 특징을 잘 결합해 젊은 세대와의 효 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잘 구상한 것이라 생각된다.
또한, 대한항공은 젊은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과 대학생 항공기 디자인 공모전을 통한 유스 마케팅을 실시했다. 원래 대한항공은 국내 최대의 항공사로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항공사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몇 년 전부터 해외로 여행을 가는 20대의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고, 곧 그들은 또 다른 커뮤니케이션 전 략을 세운다. 그들은 프리미엄의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여기에 덧붙여 그들에게 좀 더 젊은 색깔 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20대와 소통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젊 은 아티스트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항공기 디자인을 바꿈으로써 젊은 세대의 이목을 끄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그저 하늘 색 배경 속의 태극마크가 아닌 좀 더 다양하고 화려한 디자인의 항공기를 제작함으로써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이러한 관심을 바로 대학생 항공기 디자인 공모전으로 이어지게 했다. 이 영상이 공개된 후, 실제로 대학생들의 공모전의 참여가 높았다고 한다. 이러한 공모전은 젊은 타겟들과의 교감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했고, 그들 이 ‘대한항공’을 바라보는 시각을 과거보다 좀 더 가볍게 바라 볼 수 있도 록 하였다. 다시 말해, 대한항공은 20대가 여행을 갈 때 ‘대한항공’도 그 대한항공 대학생 항공기 디자인 공모전 영상 보러가기
들의 여행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젊은 층들이 여 행을 할 때, 주로 저가 항공을 이용한다는 점에 색다른 시각을 덧붙였다.
과거엔 어느 항공사라 할 것 없이 비행기 기내시설, 편의시설 및 스튜어디스의 모습을 담은 단순 하고도 특색이 없는 일관된 형식의 광고를 했었다. 그러나, 지금 대한항공은 변화하고 있다. 그들은 현 재도 <내가 사랑한 유럽TOP 10 캠페인>을 통하여 젊은 세대와의 공감과 소통을 이끌어 내기 위한 색 다른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 젊은 세대를 현실의 속박에서‘ 봉인해제’ 하기 위해 힘을 실어주고 있는 대한항공의 유스 마케팅. 더 많은 기업이 이 기법을 널리 사용하여, 이것이 마케팅의 한 방법에만 그 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청춘의 봉인해제에 힘을 실어주길 기대해 본다.
16·17
5월의 신부 글 이윤정 디자인 장민영
움츠려있던 싹들이 피어나면서 봄의 ‘시작’을 알린다. 마치 이날을 기다리며 추운 겨울날을 이겨냈다는 듯 기지개를 피 며 일어난다. 꽃이 만발하는 거리를 걷노라면 꽃만큼이나 화 려해지고 싶은 욕심을 부르는 계절이 바로 봄이다. 그러한 마음 때문인지 이 계절은 ‘결혼하고 싶은 날’ 부동의 1위를 차지한다. 5월의 신부는 모든 여자들의 로망이 아닐까 한다. 화창한 봄날 영화 속 주인공처럼 아름다운 모습을 꿈꿔온 신부. 하지만 그런 로망만을 안고 진행하기엔 결혼이란 것이 결코 만만치만은 않다. 남녀가 만나 평생 사랑하며 살 것을 다짐하는 백년가약이건만 무엇이 문제냐고? 일생일대에 있어 가장 크고 중요한 행사 결혼. ‘180Day’ 라는 절차가 있을 정도로 그 과정에는 준비할 것도, 따져볼 것도 참 많다.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은 기본이며 결혼 예산세우기, 예식장 선택 등 넘어야할 고개들이 5월의 신부 를 기다리고 있다. 꽃다운 신부가 되기 위한 통과의례와도 같은 이 준비과정. 녹록치 않음을 느낀 예비부부들은 조언을 받고자 지식인 혹은 각종 커뮤니티에 결혼준비에 대한 자문 을 구한다. 허나 “반갑습니다. 저도 예비신랑입니다^^.” 로 시작한 솔깃한 답변은 중반부로 갈수록 “OO 업체와 함께 하십시오!” 라며 홍보냄새를 물씬 풍기는 말로 끝맺음을 하 니 어디 믿을 수 있겠는가.
그렇다. 이처럼 막막하고 막연한 결혼준비를 한방에 해결해 주고자 태어난 것이 ‘웨딩컨설팅’ 업체 이다. 둘만의 언약식이라는 본래 취 지에서 벗어나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들만큼 업체를 통하지 않으면 준비가 힘들어 보인다. 결혼준비, 결혼식 이라는 키워드만 검색 해봐 도 수두룩한 결혼정보회사, 웨딩플래너, 박람회 관련 정보들이 쏟아 져 나온다. 하지만 웨딩컨설팅에서 모든 절차를 도와준다고 해도 업체마다 가격 이나 상품구성이 모두 다르다. 서울에만 어림잡아 800개가 넘는 웨딩 컨설팅 회사가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나와 꼭 맞는 업체 를 선정하기 위해서는 여간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컨설팅 업체가 급증하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진 반면 그들의 팽팽한 경쟁구도 사이에서 자칫 혼란이 올 수 있다. 사전방문 예약시 신혼침 구세트, 입욕세트, 드럼세탁기 심지어 명품백 증정을 외치며 정작 본 질은 잊고 선물공세에 힘쓰는 업체들의 모습을 보면 경쟁의 과열화는 두말할 것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토록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이면서도 공통적으로 다루는 ‘강조의 끈’ 두가지가 있으니……. 이른바 ‘플래너’의 중요도. 다른 하 나는 ‘협력 네트워크’ 이다.
1.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 플래너의 중요도
2. 특별함을 누리게 해줄게/ 협력 네트워크
가뜩이나 힘든 결혼준비 때문에 예민해져 있을 예비신부. 알아서 척척
결혼식 준비를 ‘한번에’ 해결하고자 웨딩업체를 찾기도 하나 혼자 모
해주는 동반자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친한 친구와의 동반이 가장 편
든 것을 준비하기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 때문이기도 하다. 드
하다고 한들 먼저 결혼식이란 거사를 치러본 경험자가 아니면 자칫 그
레스, 사진, 메이크업을 따로 알아보기엔 시간도 부족할 뿐더러 그만큼
친구는 화풀이 대상으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
혜택이 없다. 업체에서 강조하는 부분도 이런 맥락이다.
“오랜 친구 같으면서도 똑똑하게 결혼의 길을 터줄 동반자 없을까? 상
다양한 협력업체들과 연계되어 있어 일반가격에 비해 작게는 10~30
호간의 교감 형성이 가능한 사람을 찾고 싶다.“
크게는 150만원 가량의 할인율을 보인다. “OO업체와 함께하기에 가
사람들은 간혹 신중한 선택을 하길 바라면서도 믿을만한 전문가로부
능한 일이다.” 라는 문구는 마치 특별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만 같
터 모든 걸 맡겨버리고 싶어 하는 성향이 있다. 그도그럴것이 막중한
은 기분을 준다.
책임이 따르는 중대한 진행절차에서 ‘나 혼자’는 너무 버겁지 않겠는
간혹 업체들끼리 이미 맺어놓은 협상의 미끼가 된다는 찜찜한 느낌을
가. 이런 신부의 마음을 고려하여 강조하는 ‘약속’ 중 하나가 플래너.
받는 사람도 더러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어딘가에 반의무적으로 가야
즉 웨딩 전문가 이다.
하는 상황은 그리 달갑지만은 않을 것이다. 또한 모든 상품이 100퍼센
현장경험이 풍부한 웨딩플래너와 함께라면 예식장, 드레스, 헤어&메
트 마음에 들 수 없다는 사실이 큰 함정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
이크업, 웨딩 사진, 혼수 등 골치 아픈 준비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다
은 할인율’은 놓칠 수 없는 장점이기도 하다.
는 장점이 관건이다.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예산에 맞춤정보를 제공 하고 고객의 편의에 맞춰준다며 홍보한다. 불안한 고객의 마음을 신뢰 로 보답해 잠재우는 일이 플래너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아닐까 싶다.
18·19
이렇게 홍보의 비중을 두는 두가지 특성이 있음에도 불 구하고 대규모 업체, 소규모 업체는 약간 상이한 홍보 방법을 보이고 있었다.
a. 대규모 업체의 경우/ Brand Image 전략 이들은 한번 자리잡은 1위라는 타이틀을 내세워 자신들이 ‘대규모 회 사’ 임을 과시한다. ‘대규모’자체만을 브랜드이미지로 각인시켜 그것 을 개성화 시킨다고 볼 수 있다. 지하철을 기다리든 버스를 기다리든 누 구나 한번쯤은 보았을 듀O 웨딩업체는 그 이름 두글자 만으로도 충분 한 홍보효과를 얻고 있는 샘이다. 앞서 언급했듯 웨딩컨설팅 회사는 800개를 넘어섰다. 또한 고객들에
b. 소규모 업체의 경우 / Positioning 전략
대한 ‘신뢰’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대형화 추세가 불가피 하다고 한 다. 일종의 군중심리라고 볼 수 있는데 많은 고객들이 선택한 만큼 비
2위 혹은 그 뒷순위 임을 쿨하게 인정한다. 즉 포지셔닝 전략은 한마디
교적 실패확률이 적을 것 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브랜드 이미지는
로 경쟁 제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정도이다. 각 브랜드별 전략의 형태
수많은 업체들 사이에서 ‘가장’ 빛나고 ‘가장’ 눈에 띠는 효과를 가지
등 사전조사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1위가 아님을 인정하
고 있다. 이것저것 따지기도 전에 800여개의 업체 중 고객의 눈에 발
고 ‘경쟁사’에 대한 보이지 않는 공격적인 전략을 미끼로 삼아야 한다.
탁되는 경우는 대부분 ‘브랜드 이미지’ 때문이다. 세세한 특성보다도
예를들어 소규모 업체 마리O코의 경우 입에서 입으로, 아는 지인의 소
(특히나 이렇게 범람하는 업체들 속에서) 명성이나 이미지가 핵심 포
개로 전해지는 끈끈함을 보여준다. 결혼업체의 특성상 단 한번 뿐임으
인트가 된다.
로 “다음에 또 이용할게요.” 라는 말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러한 점을
그럼에도 ‘브랜드파워’에 대한 역효과로 소비자들이 의문을 품는 몇 가
근간으로 삼아 지인들 혹은 게시판을 통한 불특정 다수에게 입소문을
지가 있다. 고객층이 넓어 자칫 고객관리에 소홀하지는 않을지, 브랜드
낼 수 있다는 특성을 이용해 소규모 고객층의 끈끈한 만족도를 과시한
값이 있는 만큼 모든 서비스가 비싸지는 않은지 등등. 모 대규모웨딩업
다. 대규모는 가질 수 없는 소규모업체만의 특성을 잘 살려낸 모습일 것
체는 이런 소비자들의 오해를 풀어주고자 따로 Q&A를 광고 홍보란에
이다. 입에서 입으로 소위 ‘아는 사람만 안다’ 는 소박함이 때로는 거대
올려놓기도 했다. 브랜드 명성이 높은 만큼 관련업체들과 광범위한 제
한 광고보다 정감이 갈 때가 있다. 이 전략은 어딘가에 있을 잠재고객을
휴를 맺고 있어 더 합리적인 가격을 만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염두에 두어 꾸준히 ‘흙속의 진주’처럼 존재하곤 한다.
사랑이라는 성스러움 아래에 ‘약속’을 맹세하는 결혼인 만 큼 지나친 경쟁구도, 잘 짜여진 전략만으로 그 기본적인 의 미를 변질시켜선 안된다. 컨설팅 업체 또한 소비자들에게 약속을 해야 한다. 범람하는 정보의 홍수속이라 한들 일생 의 단 한번뿐인 결혼 이라는 행사는 누구나 아름답길 원하 고 있다. 이틀도 아닌 단 하루를 위해 몇날며칠을 왜 고생해 야 하나? 라는 의문점을 가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만큼 의 까다롭고 힘든 절차를 통해 결코 남과 남으로 태어난 두 사람이 ‘하나’가 되는 과정은 쉽지 않다는 사실을 축약해서 보여주는 것만 같다. 봄처럼 화사한 ‘5월의 신부’를 꿈꾸는 사람들이 빛나는 첫 발을 내딜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것이 업 체의 가장 중요한 의무가 아닐까?
20·21
그녀, 그녀, 10년만 10년만더 더젊었더라면 젊었더라면 글 글 이은우 이은우 디자인 디자인 신나리 신나리
벌꿀의 풍미처럼 달콤하고, 톡 쏘는 사이다처럼 짜릿하다. 봄날의 바람처럼 간지럽고, 하늘 위 구름처럼 둥실거린다. 이 복잡 미묘한 감정을 단 세 글자에 담아서 그런지, 나는 ‘사랑해’가 참 설렌다.
이 사례는 티저 광고계의 성공신화로 남아있 다. 왜냐하면 당시 광고주가 책정한 예산은 50 억이었는데, 비용 대비 효과는 10배 이상이었 기 때문이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해봤다. SNS가 있는 지금, 이 광고가 나왔다면 어땠을까? 그때 의 대박이, 지금의 대박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필자는 이 광고가, 10년 전의 제한된 매체로 인해 제 역량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이 땅의 수많은 ‘그녀’들도 설레었다. 10년
어떤 이는 광고를 봤을지 몰라도, 또 어떤 이는
전, 어떤 고백 글이 버스와 지하철에 나붙었다.
광고가 있는 특정 장소[버스, 지하철, 담벼락
하얀 바탕에 고딕체로 적은 선영아 사랑해. 전
등]에 없으면 못 봤을 테니 말이다. SNS가 있는
국의 ‘선영이’들은 두근거렸고, 밤잠을 설치며
지금 광고가 나왔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선
생각했다. 나를 짝사랑하는 그는 누굴까?
영아 사랑해’를 찍어 SNS에 올렸을 테고, 덕분
사실 이 고백은, 여성포털 사이트의 티저광고
에 수많은 이들의 구설수에 오르내리며 더 큰
였다. 티저광고는 tease(놀리다)라는 뜻에서
히트를 쳤을 것이다.
유래한 것으로 소비자의 호기심과 기대를 극
다만, 한 가지 약점은 있다. 시공간의 제약
대화한 홍보전략이다. 포인트는 광고라는 것
을 넘어 보다 많은 선영이가 설레었을지라도,
을 알리지 않고 제품의 속성만 일부분 노출시
그 설렘이 오래가지는 못 했을 것이라는 점이
키는 것이다. 대중의 궁금증이 극으로 치닫았
다. SNS를 이용하면 각종 정보와 의견 교류가
을 때, 그제서야 광고라는 본 모습을 드러내고,
자유로운 만큼, ‘이 고백 광고 같아.’ ‘내가 아
관심을 집중시켜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기법
는 오빠가 광고하는데 이거 광고랬음ㅋㅋ’같
어디까지나 내 주관적인 생각일 뿐이다. 맞을 수
이다.
은 내용이 담긴 글을 쉽게 접할 수 있을 테고,
도, 틀릴 수도 있는.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도,
그로 인해 여태껏 가졌던 온갖 추측과 설렘들
선영이가 10년 더 젊었으면 어떻게 됐을지 상상
이 금방 사그라지지 않았을까 싶다.
해보길 바란다.
광고가 만들어진 후일담을 잠깐 설명하자면, 이 아이디어는 한 크리에이터의 점심시간에서 나왔다. 칼국수를 먹으러 가는 도중, 우연히 골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도중 가장 흥미로웠던
목길에서 ‘진영아 사랑해’라는 ‘진짜 고백’을
점은 ‘포털 사이트와 사랑고백’, 전혀 안 어울
발견했고, 수첩에 적었다. 재미있다고 생각했
리는 이 두 개의 주제가 예상 밖의 멋진 조화를
기 때문. 한 남자의 가슴 떨리는 사랑고백이 광
이뤘다는 것이다. 마치 서로 다른 두 가지 음식
고로 재탄생 한 것이다. 이름을 바꾼 이유는 ‘
을 처음으로 함께 먹어 봤는데, 맛있다고 느끼
진영’이보다 ‘선영’이라는 단어가 더 청순하게
는 것과 같은 쾌감이랄까. 또 타깃층인 여성들
느껴졌다고.
의 감성을 잘 건드린 것 같아, 인사이트가 훌륭
그녀들의 두근거림은 사라졌지만, 지금까지
하게 반영된 광고 같았다.
22·23
동의하시겠습니까 글 이미지 디자인 지소현
노트북을 켜고 이메일을 확인한다. 음, 알라 딘에서 신간 정보를 보내 주었고, YES24에서 는 독자 강연회 정보를, 스타벅스에선 이벤트 내용을 보냈군. 어라, 우리 동네 도서관에 보 고 싶던 책이 배치되었네. 빌려야겠다. 하루 에 적게는 수십 통 많게는 수백 통의 스팸메 일이 오던 과거와 달리 요즘 나의 메일함에 는 나에게 필요한 정보들로 가득 차 있다. 내 가 원하는 정보만을 가져다주는 감사한 이들. 그런데 왜 이런 수고를 들이는 걸까?
사이트에 가입 화면 마지막 하단을 보면 ‘이메일 수신에 동의하시겠습니까?’ 혹은 ‘SNS 수신에 동 의하시겠습니까?’ 라는 문구를 쉽게 볼 수 있다. 해당 사이트의 소식을 제공하는데 받고 싶으면 보내 주겠다는 의미로 정보를 받고 싶지 않다면 동의하지 않음을 선택해도 가입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 다. 나아가 어떤 사이트는 예술, 스포츠, 음악 등 나의 관심 분야를 선택할 수 있어 그에 해당하는 정 보를 보내주기도 한다. 소비자의 자발적 동의를 얻어 정보를 제공하는 것. 이를 퍼미션 마케팅(Permission Marketing)이라 부른다. 한때 스팸메일이 전성기를 이룰 당시 우리와 같은 잠재적 소비자들은 1년에 백만 개 이상 즉, 적어도 하루에 3천 번의 마케팅 메시지에 접하곤 했다. 우리는 모두 이런 어마어마한 양의 광고 를 기억하지 못할뿐더러 읽기도 전에 질려버리기 일쑤였다. 결국, 조금이라도 수상쩍은 제목이면 눈 길도 안 주고 바로 휴지통으로 직행. 이것들이 오죽 골머리였으면 포털사이트에서 직접 검열을 해주 기까지 했겠는가. 마케터의 입장에선 나름으로 열심히 쓴 메일들이 읽히지도 않고 휴지통에 버려진 다는 사실은 굉장히 마음이 아팠을 것이다. 그리하여 소비자에게 직접 허락을 구하는 즉, 퍼미션 마 케팅이 등장하게 되었다. 퍼미션 마케팅은 소비자의 자발적 동의를 기반으로 이메일과 SNS 등을 주로 이용한다. 따라서 비교 적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소비자 스스로 관심 두는 정보를 제공해주니 읽지도 않고 휴지통으로 버려버리는 경우가 현저히 낮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보의 지속적인 제공이 있지 않 다면 잊힐 것이다. 반면 꾸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내용이 빈약하거나 신뢰감이 떨어진다면 바 로 스팸메일로 전락 될 것이다. 성공적인 퍼미션 마케팅 효과는 질 높은 정보의 지속적 제공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소비자가 동의했을 경우에 말이다. 그렇다면 ‘퍼미션 마케팅은 이메일 혹은 SNS에 한정되는가’하는 의문이 생긴다. 정답은 당연히 ‘놉!’ 흔히 사용하는 적립카드도 퍼미션 마케팅의 일종이다. 요즘은 한 기업의 다양한 매장을 통합하여 사 용할 수 있는 통합적립카드가 유행이다. 예를 들면 에뛰드와 같은 계열사인 아리따움은 하나의 카드 로 양쪽 어디든 적립할 수 있다. 롯데 계열사면 모두 적립 가능한 롯데 카드, 음식점부터 드럭스토어 까지 CJ 계열이면 적립 가능한 CJ ONE 카드도 있다. 이들 모두 해당 계열사의 할인, 프로모션 이벤트 가 열리면 어김없이 딩 동. 문자로 알려준다.
도움이 필요할 때만 연락하는 사람, 거짓말쟁이 사람을 좋아하는 사 람은 없을 것이다. 나에게 가장 최악의 인간상을 고르라면 주저 없이 이 세 명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이다. 우리는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 믿음이 가는 사람과 관계를 맺는다. 마케팅도 일종의 관계이다. 필요 할 때만 나를 찾는 회사, 과장과 거짓으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회사, 나 에게 필요 없는 정보를 보내는 회사는 우리에게 외면당할 뿐이다. 다양 한 취향의 사람들을 한 회사가 모두 만족하게 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 기 때문에 정중히 묻는 것이다. 이러이러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데, 동의하시겠습니까.
24·25
어느 도시인의 갈증 글 이윤정 디자인 장민영
“일할만큼 일했으니 이제 좀 쉬고 싶다.” “도시에 너무 치여 살았어. 자연 속에서 내 터전을 직접 가꾸며 일하고 싶어.”
이상했다. 편리함을 위해 발전한 이 도시의 문 명들을 마다하고 ‘덜 개발된’ 곳에 목말라 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마치 가시고기의 회귀와도 같이 일정한 시기가 되면 ‘자연으로
1. 서귀포시의 어느 한 마을에선 체험 투어사
돌아가고자 하는 마음은 인간의 본능인 것인가.
업으로 예비 귀농인 64명을 모아놓고 본격적
팍팍한 삶에 염증을 느끼고 휴식을 취하고자
인 체험을 추진했다. 2박 3일 일정으로 2회에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피도 눈물
걸친 교육이다. 그곳에선 교육을 수료한 선배
도 없는 도시의 경쟁사회로부터 벗어나고자
귀농인의 과수원에서 감귤따기, 제주의 생활
하는 욕구와 그곳은 다를 것이라는 유토피아
과 문화 강의, 귀촌인 사업장 방문, 제주 토속음
적 환상은 한적한 시골마을로 가기에 충분한
식 맛보기, 서귀포세계감귤박람회 관람 등 다
동기일 것이다.
양한 프로그램 일정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서
이러한 예비귀농, 귀촌인 들을 대상으로 한 체
귀포시 한 관계자는 “예비 귀농ㆍ귀촌인 체험
험투어사업이 번창하고 있다. 늘어나는 이 사
투어 사업이 참여자들에게 현실적인 귀농ㆍ귀
업은 어떠한 취지로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
촌을 준비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서귀
지, 과연 한적한 삶을 염원하는 사람들로부터
포시 에서 제2인생을 시작하려는 이들을 위해
갈증을 해소시킬 수 있는지 살펴보았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귀포 뿐만 아니라 창녕군, 충북, 평창 등 다양 한 곳에서 귀농투어 프로그램은 진행 중이다.
2. 사실 이같은 체험은 시골생활의 여러 면을
지인의 말에 따르면 생계형 귀농을 할 경우 농
접하기엔 턱없이 부족하지 않나 싶다. 2박 3일
지의 규모, 재배 기술이 뒷받침 되어야 하고 덧
에 걸친 체험으로 평생을 몸담을 그곳을 어떻
붙여 자연의 여건이 따라줘야 하는 어려움이
게 체험할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게다가 긍
있다고 한다. 또한 시골에 정착하게 되면 동네
정적인 마음으로 프로그램에 임했다면 좋은 면
의 대소사에 참석해 함께 해야 하고 그렇지 않
만 보고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귀농에 대한 소
으면 쉽게 도태되는 수가 있다고 한다. 개인주
스를 얻을 수 있는 카페나 홈페이지는 넘쳐나
의적 습관이 몸에 배어있는 대다수의 도시인
지만 구체적인 실패사례는 좀처럼 볼 수 없다.
들은 자칫 현지인들과 멀어질 위험이 있다. 삶의 터전을 바꾼다는 자체가 속성으로 이뤄
생활 습관을 완전히 바꾸는 일. 생각만큼 쉽지
지는 일이 아닌만큼 완벽한 준비가 필요하다.
않다. 예비 귀농인들이 해마다 급속 증가한다는
귀농 체험은 사실 ‘만들어진’여건 안에서 교육
기사만 보아도 아직 많은 사람들이 도시보다 나
받고 행해지기 때문에 실제와는 달리 큰 어려
을 거라는 일말의 희망을 갖고있는 것이 분명하
움에 봉착할 일이 없을 것이다. 만만치 않은 귀
다. 스스로가 웰빙, 힐링 이라는 말로 포장하여
농생활을 예비 체험만으로 실감했다고 말하기
팍팍한 삶과 대비시킨 채 도피처로써 시골을 동
엔 섣부르다.
경하고 있지는 않은지 자문해 보아야 한다.
애초에 도시와 시골을 어둠과 빛의 개념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이곳이 어둠이면 그 쪽은 ‘빛’ 일거라는 희망을 안고 뛰어들다가는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할 점이 당연하다. 새로운 터전에 대한 탄탄한 준비와 각오로 다져진 도전이라면 혹시 모르겠다. 하지만 살아오던 방식과 무수한 습관들을 포기할 만큼의 결심도 없이 ‘그곳은 다를 거야’ 라는 막연한 마음가짐은 귀농과 동시에 시골생활의 동경을 무너뜨릴 것이다.
26·27
당신의 습관은 무엇입니까 글 이은우 디자인 한영은
삶은 매 순간의 축적으로 이루어지는 ‘경험덩어리’ 다. 경험이 많아지면 질수록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습관도 많아지기 마련. 습관은 경험이 가지는 익숙함에서 나온다. 처음에 우리는 능동적인 태도결정으로 어떤 행동을 하지만, 그 행동이 ‘나’ 에게 익숙해지는 순간, 그것은 수동적인 행동결정(내 의지와 상관없이 그 행동을 하게 되는 상태)으로 바뀌게 되고, 이 상태가 곧 습관이 된다. 집중을 할 때 손톱을 물어뜯거나, 의자에 앉아서 다리를 떠는 등 소소한 생활에서 발생하는 습관이 있다면, 돈을 쓸 때 나타나는 브랜드 습관도 있는 법. 우리는 어떤 제품을 사고자 할 때, 개인의 취향으로 물건을 고르기보다는 습관적으로 찾는 브랜드가 있다. 그리고 심지어 브랜드명이 제품명으로 굳어지는 경우도 있다.
대일밴드 vs 반창고 약국 문을 들어서면서 내 머릿속은 끈적한 테이프에 거즈가 붙여진 어떤 형상이 떠오른다. 그 형상은 곧 반창고라 인식되고, 약사에게 말한다. “대일밴드 주세요.” ‘대일밴드’는 대일화학공업이라는 제조업체에서 만든 반창고다. 휴대용 반창고를 대부분의 사람 들이 대일밴드라고 부르는 이유는 이 브랜드가 우리나라 반창고 시장에서 처음으로 광고를 시작 했기 때문. ‘처음’이 가져다 주는 메리트는 언제나 강한 이미지를 남기고, 쉽게 각인된다는 점이다. 그래서일까. 이후 사람들의 머리 속에는 반창고하면 대일밴드라는 공식이 익숙해졌고, 그 브랜드 는 곧 습관화 되었다.
버버리 vs 트렌치코트 가족과 함께 9시 뉴스를 보고 있었다. 기자는 이원생중계로 현장상황을 말해 주고 있었고, 트렌치 코트를 입고 있었다. 그 때 들리는 엄마의 말. “기자들은 저렇게 다 버버리를 입고 다니더라.” Trench(참호)라는 단어에서 알려주듯이, 이 옷의 유래는 제 1차 세계대전 영국병사의 참호가 입던 군복이었다. 이 옷을 최초로 디자인한 사람이 Bubury의 브랜드 창시자 토마스 버버리다. 처음이기 때문에 브랜드명과 제품명을 헷갈려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처음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적으로 발전시켜, 지속적인 브랜드 활동을 해왔다는 것이다. 최초의 디자인은 군복이었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들 생각하는 패션과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이후 157년이 넘는 역사에서 버버리 는 해마다 기본 스타일을 중심으로 다양한 라인과 디테일을 선보였고, 트렌치 코트를 버버리 그 브랜 드만의 색깔로 재해석 시킴으로서 트렌치=버버리=영국정통패션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던 것이다.
호빵 vs 찐빵 호빵이 곧 찐빵이고, 찐빵이 곧 호빵이라고 생각하기 쉽겠지만, 사실은 찐빵을 제품화시킨 것이 호빵 이다. 1969년, 삼립식품 창업자인 허창성이 일본방문을 계기로 찐빵을 접하게 되었고, 우리나라 제 빵업계에 비수기라고 할 수 있는 겨울에 팔면 돈이 되겠다 싶어 1971년 호빵을 처음 출시했다. 당시 호빵의 가격은 물가에 비해 비싼편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갔다. 일등 공 신은 CM송에 있다. 가수 김도향씨가 노래하는 “찬바람이 싸늘하게 두 뺨을 스치면, 따스하던 삼립호 빵 몹시도 그립구나’라는 가사의 광고 노래가 히트를 쳤고 제품의 대중화에 큰 기여를 했다고 한다.
어떤 기업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자신의 브랜드를 소비자들에게 ‘습관화’ 시키려고 한다. 소비자가 가지는 브랜드 습관이 곧 돈이 되니까. 반면에 또 어떤 기업은 습관 을 ‘무효화’ 시키려고 한다. 기존의 ‘브랜드 습관’ 을 버리고 자신들의 새로운 브랜드 를 습관화 시키기 위해. 어느 쪽으로 보나 봉은 소비자다. 습관 때문에 지갑을 여는 입장은 이쪽이니까.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그 습관에 휘둘리지 않고 조금 더 능동적 으로 브랜드 선택을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28·29
Just CLICK 글 권호정 디자인 장민영
글 권호정 디자인 장민영
어느 한적한 카페. 올 겨울 유럽 배낭여행을 준비 중인 권 모양은 항공사 홈페이지를 들리랴, 숙소 예약하랴, 분주하다. 이것저것을 비교하며 나에게 가장 알맞는 것을 고르려니 머리가 터질 지경이다. 아 모르겠다! 고민은 나중에 하고 좀 쉬어 야지! 친구들의 소식도 볼 겸 페이스북에 들어간다. 어? 그런데 뉴스피드 오른쪽에 내 여행조건에 딱 맞는 항공사 홈페이지를 발견했다. 유레카라 도 외치고 싶은 마음으로 클릭하고는 후다다닥 예약을 완료했다. 내가 원 하는 순간에 눈 앞에 나타난 이 광고! 하늘에서 내 여행을 도와주는 건가?
아쉽지만 그 광고는 하늘이 내려준 광고가 아니다. 당신이 즐겨 방문한 서버 기록, 검색한 키워드, 특정 페이지에 누른 좋아요 등을 분석해 당신의 관심사에 해당하 는 광고를 보여주는 기업의 세심한 전략이다. ‘타깃 광고’ ‘키워드 광고’ 등 다양 한 이름으로 불리우는 이 광고 전략은 고객 개별욕구를 충족시켜주는 퍼스널 마 케팅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광고 뿐만 아니라 구글의 애 드센스, 네이버의 애드포스트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들이 광고를 제공하는 방식은 간단하다. 검색한 키워드와 제공하고자 하는 광 고의 제목, 본문과의 일치성, 빈도수를 파악해 고객 각자의 니즈에 맞는 광고를 보여준다. 자체 검색 엔진을 통해 특정 키워드를 검색한 사람에게 비슷한 종류의 광고 사이트들을 노출시킨다. 이 광고 전략은 키워드 노출이 용이한 인지도와 광 고를 제공하는 광고주들이 어느 정도 모여야 효과가 극대화되기 때문에 대형 사 이트들이 광고를 독점하는 양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검색 사이트에 광고주들이 많이 몰릴수록 소비자들이 찾는 키워드에 더욱 정확한 광고 제공이 가능하니 그 야말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광고 사이트의 인지도뿐만 아니 라 노출되고자 하는 광고주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고객의 관심과 니즈에 알맞다 고 선별된 광고들 중 어떤 것이 제공되느냐에 따른 자리싸움이 일어나는 셈이다. 가장 좋은 자리를 선점하고 하는 이유는? 지금 뇌리를 스치고 간 당신의 생각이 정답이다. 더 많은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서! 고객의 클릭 한번으로 수당을 얻는 수익 시스템이 키워드 광고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수익 시스템은 크게 2개로 나 뉜다. 광고를 클릭하여 방문한 수만큼 광고비를 받는 CPC(Cost Per Click)과 키 워드 노출수 1000번 당 광고비를 받는 CPM(Cost Per Mile)가 있는 데 요즘은 주 로 CPC광고가 많이 사용된다. 방문 수만으로도 수익을 내다 보니 대형 광고주 가 아닌 일반 블로거들이나 개인 유투브 채널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CPC광고를 통해 수입을 올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들은 상품판매가 목적이라기 보다 대 부분 자신들의 포스팅에 담긴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수익을 올린다. 구글 애드센 스의 경우, 페이지 뷰, 클릭 수에 따라 비용을 매기며 100달러를 넘기면 환급해 현금으로 찾을 수 있다. 검색 사이트에 광고를 내려는 광고주들이 지급한 광고 비를 구글과 웹 사이트 제작자가 나누어 갖는 것이다. 광고주들부터 블로그, 공 익광고까지 제공되는 것들은 매우 다양하다. 구글에서 검색하다가 나에게 꼭 맞 는 페이지를 찾게 되는 기쁨이 곧 자신의 주요 검색 엔진을 구글로 설정하게 하 는 추진력이 된다. 검색 사이트들이 광고풀을 늘리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 처럼 마우스 클릭 한번으로 광고주, 검색 사이트, 고객에게 이익을 줄 수 있으니 모두의 니즈를 만족시킨다고 할 수 있겠다. 클릭하라! 그러면 길이 열릴 것이다!
내 키워드를 분석해 나를 위해 제공하는 광고, 나만의 블 로그도 운영하면서 돈도 벌고 방문 수도 늘릴 수 있는 광고. 손가락 하나 까딱, 하는 순간 숨가쁘게 당신의 정보를 수집 하고 분석하여 더 정확한 키워드를 제공하는 광고. 그러나 때론 이 컴퓨터가 내 속마음을 읽는 것 같은 기분이 소름끼 치게 무서울 때가 있다. 나도 모르는 사이 모든 것이 간파 당한 기분이랄까. 만족과 불쾌함 사이. 키워드 광고가 노 려야 할 궁극적인 지점은 그 사이가 될 것이다.
30·31
사람 모이는 곳에 돈이 있고, 돈이 있는 곳에 광고 사람 모이는 곳에 돈이 있고, 돈이 있는 곳에 광고 있는법. 법.광고를 광고를하려면 하려면이이시대 시대 사람들이 어떤 도도있는 사람들이 어떤 특성을지니고 지니고있는지, 있는지, 무엇에 주목하고 있는지 특성을 무엇에 주목하고 있는지 알알 아야 한다. 아야 한다. 지금의세상은 세상은볼거리 볼거리읽을거리들로 읽을거리들로 넘쳐난다. 지금의 넘쳐난다. 그그 래서 질려버린 걸까. 요즘 사람들은 좀처럼 글을 래서 질려버린 걸까. 요즘 사람들은 좀처럼 글을 읽으려하지 하지않는다. 않는다.영상이라 영상이라할지라도, 할지라도,약간의 약간의 읽으려 생각을요한다 요한다싶으면 싶으면 이내 싫증을 내버리곤 한다. 생각을 이내 싫증을 내버리곤 한다.
기술이 기술이 광고를 광고를 만든다 만든다 글이은우 이은우 디자인 디자인지소현 지소현 글
같은성향을 성향을반영하듯, 반영하듯,이제는 이제는보여주고 보여주고들려 들려 이이같은 주는,기존의 기존의일방향적인 일방향적인 광고매체(TV, 신문, 라디 주는, 광고매체(TV, 신문, 라디 오)는경쟁력이 경쟁력이없다. 없다.때문에 때문에새로운 새로운매체들이 매체들이 오)는 속속 속히생겨나고 생겨나고있는데, 있는데,그그흐름을 흐름을주도하고 주도하고있는 있는 속히 것이바로 바로디지털 디지털기술과 기술과광고의 광고의 융합시스템이다. 것이 융합시스템이다.
1.디지털 디지털사이니지 사이니지 1. 이름은생소하겠지만, 생소하겠지만,주변에서 주변에서흔히 흔히보았을 보았을것이다. 것이다.디지털 디지털사이니지란 사이니지란길거리, 길거리, 지하철, 쇼핑몰 이름은 지하철, 쇼핑몰 등등 에설치된 설치된디지털 디지털디스플레이를 디스플레이를통해 통해광고가 광고가나오는 나오는것을 것을말한다. 말한다.사실 사실이이시스템이 시스템이 처음 도입되었 에 처음 도입되었 을때는, 때는,가격이 가격이비싼 비싼탓에 탓에제대로 제대로활성화되지 활성화되지못했었다. 못했었다.그러나 그러나이후의 이후의기술발전으로, 기술발전으로, LED LCD가 을 LED LCD가 QR코드로동영상을 동영상을확인하세요. 확인하세요. QR코드로
대형화되었고‘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디플레이션’ 디플레이션’현상까지 현상까지나타나면서 나타나면서이제는 이제는완전히 완전히일반화되었다. 일반화되었다. 더불어 대형화되었고 더불어 2010년에는마이크로소프트사의 마이크로소프트사의‘키넥트’기술까지 ‘키넥트’기술까지도입되면서, 도입되면서,동작인식 동작인식시스템까지 시스템까지 가능하게 2010년에는 가능하게 되되 었고, 했다. 었고,실제로 실제로BBDO BBDO뉴욕과 뉴욕과AD ADcouncil은 council은이를 이를도입해 도입해자폐아 자폐아광고를 광고를만들기도 만들기도 했다. 광고를 사람들은 광고를보면, 보면,화면 화면속에 속에한 한소녀가 소녀가있고, 있고,그그앞에 앞에‘눈을 ‘눈을마주쳐 마주쳐보세요’라는 보세요’라는글귀가 글귀가있다. 있다. 사람들은 아이의 돌려봐도 아이는 시시 아이의키에 키에맞춰 맞춰몸을 몸을조금 조금구부리고, 구부리고,눈을 눈을쳐다본다. 쳐다본다.하지만 하지만이리저리 이리저리고개를 고개를 돌려봐도 아이는 선을 수수 있습니다’ 선을피하기만 피하기만한다. 한다.카피가 카피가나온다. 나온다.‘눈을 ‘눈을마주치지 마주치지않는 않는것은 것은자폐아의 자폐아의한한신호일 신호일 있습니다’ ‘키넥트’라는 대해 보다 깊깊 ‘키넥트’라는기술 기술덕에 덕에사람들은 사람들은자폐증을 자폐증을몸소 몸소느껴 느껴볼볼수수있었다. 있었다.그리고 그리고자폐아에 자폐아에 대해 보다 이 지면에 한한 이공감할 공감할수 수있었다. 있었다.만약, 만약,같은 같은메시지를 메시지를기존의 기존의매체들로 매체들로표현했다면 표현했다면어땠을까? 어땠을까?신문 신문 지면에 아이가 많지 않았을 것이다. 메메 아이가있고 있고위 위같은 같은카피가 카피가나왔다면, 나왔다면,자폐증에 자폐증에대해 대해깊이 깊이생각해볼 생각해볼사람은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시지는 시지는이해하겠지만, 이해하겠지만,크게 크게와 와닿지는 닿지는않을테니 않을테니말이다. 말이다. *키넥트: 경험할 수수 있는 주변기기이다. *키넥트:콘트롤러 콘트롤러없이 없이이용자의 이용자의신체를 신체를이용하여 이용하여게임과 게임과엔터테인먼트를 엔터테인먼트를 경험할 있는 주변기기이다.
2. 스마트폰 2. 스마트폰
매체의 한 획을 그은 스마트폰. 이 시대의 모든 정보와 소통이 가장 발 매체의 한 획을 그은 스마트폰. 이 시대의 모든 정보와 소통이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곳이다. 때문에 브랜드 기업들은, 이 매체를 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곳이다. 때문에 브랜드 기업들은, 이 매체를 이 용하는 사람들의 행동방식을 고려하여, 새로운 형태의 광고를 만들게 용하는 사람들의 행동방식을 고려하여, 새로운 형태의 광고를 만들게 되었다. 예를 들어 요즘의 잡지사들은, 과거의 전통적인 형태를 벗어 되었다. 예를 들어 요즘의 잡지사들은, 과거의 전통적인 형태를 벗어 나 태블릿 PC와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매거진에 주력하고 있는데, 나 태블릿 PC와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매거진에 주력하고 있는데, 광고시장도 이에 맞춰 다양한 광고를 내놓고 있다. 반가운 것은, 과거 광고시장도 이에 맞춰 다양한 광고를 내놓고 있다. 반가운 것은, 과거 에 아무리 크레이티브한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종이로 된 매거진에서 에 아무리 크레이티브한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종이로 된 매거진에서 는 구현할 수 없었던 것들이 지금은 생생하고, 보다 다양한 모습으로 는 구현할 수 없었던 것들이 지금은 생생하고, 보다 다양한 모습으로 소비자의 눈을 사로잡게 되었다는 점이다. 소비자의 눈을 사로잡게 되었다는 점이다. 주목할만한 예로는 푸조 자동차의 ‘안전 운전 예방 캠페인’을 들 수 있 주목할만한 예로는 푸조 자동차의 ‘안전 운전 예방 캠페인’을 들 수 있 다. 디지털 매거진을 읽다 보면, 시범 운전 이벤트 화면이 나온다. 이벤 다. 디지털 매거진을 읽다 보면, 시범 운전 이벤트 화면이 나온다. 이벤 트에 참가하기 해서는 신상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사용자가 타이핑을 트에 참가하기 해서는 신상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사용자가 타이핑을 위해위해 화면을 터치하는 순간, 스크린 속에서 자동차가 갑자기 튀어나와 화면을 터치하는 순간, 스크린 속에서 자동차가 갑자기 튀어나와 충돌한다. 푸조는 급작스럽게 당하는 교통사고의 순간을 표현함으로 충돌한다. 푸조는 급작스럽게 당하는 교통사고의 순간을 표현함으로 써, 운전 중 하는 스마트폰(태블릿PC) 사용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경고 써, 운전 중 하는 스마트폰(태블릿PC) 사용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경고 하고하고 있다.있다. 경각심을 가지기에 충분히 강렬했던지, 이 광고는 칸느 광광 경각심을 가지기에 충분히 강렬했던지, 이 광고는 칸느 고제고제 모바일 부분에서 은상을 수상하였다. 모바일 부분에서 은상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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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혜안이 있었던 걸까. 디지털 크레이티브 강국이라고 불리는 스웨덴은 남다른 혜안이 있었던 걸까. 디지털 크레이티브 강국이라고 불리는 스웨덴은 일일 디지털 지식 보급에 힘을 써왔다. 특히 눈여겨볼 곳은 Hyper Islnad라는 학교 찍이찍이 디지털 지식 보급에 힘을 써왔다. 특히 눈여겨볼 곳은 Hyper Islnad라는 학교 다. 1996년 개교를 시작으로, 이곳은 광고업계의 니즈를 적극 반영한 디지털 커리 다. 1996년 개교를 시작으로, 이곳은 광고업계의 니즈를 적극 반영한 디지털 커리 큘럼으로 학생들을 가르쳐 왔다. 그 결과, 현재 졸업생들은 세계 광고 회사들로부 큘럼으로 학생들을 가르쳐 왔다. 그 결과, 현재 졸업생들은 세계 광고 회사들로부 터환영을 큰 환영을 받고 있다. 터큰 받고 있다. 환경은 디지털화되었고, 대행사들도 그에 맞는 인재를 원한다. 그런데 정작 광고광고 환경은 디지털화되었고, 대행사들도 그에 맞는 인재를 원한다. 그런데 정작 광고를 가르치고 있는 국내 대학들은, 디지털 마케팅 교육에 큰 비중을 두는 것 광고를 가르치고 있는 국내 대학들은, 디지털 마케팅 교육에 큰 비중을 두는 것 같같 지 않다. 나는 우리나라 학생들이 세계 광고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인재로 발돋음 지 않다. 나는 우리나라 학생들이 세계 광고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인재로 발돋음 바란다. 앞으로 한국의 대학들도, Hyper Island처럼 디지털 지식 보급에 하길하길 바란다. 앞으로 한국의 대학들도, Hyper Island처럼 디지털 지식 보급에 힘힘 썼으면 바람이다. 썼으면 하는하는 바람이다.
32·33
말없는 말 글 이윤정 디자인 이경희
잔잔한 음악, 그에 어울리는 영상. 그 둘의 완벽한 하모니로 이루어진 ‘애니메이션기법 영상’을 보고 있노라면 영화 한 편을 감상한 것만 같다. 짧은 시간에 ‘어필’하기에 급급한 광고의 느낌 은 배제한 채 오로지 가사와 영상만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한다. 나는 한마디 말의 등장 QR코드로 동영상을 확인하세요.
없이 탄생하는 광고에 관해 이야기 해보려 한다.
Back To The Start_‘처음으로 돌아가자!’ (멕시칸 그릴 전문점 치포틀의 CF 영상)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만들어진 이 광고는 장황한 설명을 포기한 채 시각적 이미지와 노래로만 구 성된다. 영상 속 농장의 모습을 통해 음식이 우리 식탁에 올라오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를 중심으로 보여준다. 직접 먹이를 운반하고 가축을 키우는 이상적인 모습에서 점점 공장중심의 운 영방식을 택한 과정과 그 폐해를 깨닫고 이내 초심으로 돌아가는 내용을 담았다. 주인이 농장 전 체를 ‘친환경’적으로 바꾸는 동시에 “I’m gonna Back To the start~” 라는 가사가 울려 퍼진다. 우리는 ‘처음으로 돌아간다.’는 가사와 그때 등장한 캐릭터들의 행동으로 충분히 메시지를 전달 받을 수 있었다. 빼곡한 틀 안에 갇힌 동물들을 풀어주는 행위를 통해 생산과정과 유통과정의 중 요성을 얼마나 강조하는지도 알 수 있다. 이로써 다른 패스트푸드와는 달리 음식들이 친환경적 으로 만들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간결하게 전달했다. 이 모토를 토대로 인간, 동물들에 대한 본질 적인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실제로 이 캠페인광고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 성공적이 었다. 이는 구구절절한 열거 대신 Story telling과 Stop Motion을 통해 막연히 받아들여지게 될 메 시지를 시각적으로 구현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고 본다.
‘비언어적 메시지’ / 언어적 메시지 Back To The Start 광고는 ‘비언어적 메시지’를 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통이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백 마디 말보다 한번 보여주는 것이 더 크게 와 닿는 사실 때문이다. 잔잔한 음악과 함께 진행되는 캐릭터들의 움직임을 재밌게 본다. 그 후 농부의 행동변화를 보며 “새벽에 무엇을 깨우쳤기에?”, “동물들을 풀어준다니, 치포틀이 추구하는 철학은 무엇일까” 와 같은 호기심의 길이 열린다. 구체적인 표현 보다는 잔상이 남는 이미지를 차용해 그에 대한 유추 를 가능하게 하고 ‘감상’을 유도하는 것이 특징이다. 혹시라도 모든 광고가 자사의 메시지가 잘 전달되지 않을 것을 우려해 설명나열식 광고만을 추 구했다면 이토록 오감에 스며오는 감성적인 광고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서 도 무의식중에 체화되는 비언어의 감성은 더 뿌리 깊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광고를 감상한다 는 것이 가능하기나 한 말인가? 가능하다! 충분히.
노래의 힘 상황마다 그에 어울리는 노래들이 있다. 같은 영상임에도 무음으로 감상할 때와 애절한 목소리 의 노래와 함께 감상할 때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것이 바로 노래의 ‘힘’이다. 무엇을 말하 고자 하는지 모르겠는 막연한 영상에 대하여 노래는 그 느낌을 캐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망망 대해 속에서 나침판을 발견하듯 노래는 우리의 감정을 어디론가 친절히 안내해주곤 한다. 지금 당신이 느껴야할 감정은 ‘이쪽’이라고. 이 광고 역시 감정을 어느 특정한 방향으로 이끌어준다. 한적한 농장 이미지에 걸맞게 잔잔한 기타소리를 담은 ‘colplay 의 Scientist’ 의 삽입 대신 장난 스럽고 발랄한 샹송을 넣었다면? 분위기는 물론 내용조차 180도 달라진다고 봐도 무방하다. 특 히 이같이 언어가 배제되어 있는 광고는 ‘노래’로써 그 흐름이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뛰 어난 영상미의 보조 역할이 아닌 그 자체로서도 큰 의미를 가진다.
말로써 표현되지 않는 것은 매우 많다. 슬픈 표정, 아름다운 선율이 함께할 때에는 ‘말’이라는 언어적 수단보다 큰 힘을 갖는다. 잔상과 여운이 남아 ‘감상’한 대상은 만화도, 영화도 아닌 광 고였다. Back To The Start를 광고로서가 아닌 하나의 스토리로서 ‘감상’ 하면 당신은 어느새 목장으로 뛰어가 농부를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Colplay의 Scientist를 틀어본다. 하찮 게만 보이던, 혹은 경쾌하게 뛰놀며 줄곧 먹기만 하는 농장 속 가축들의 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측은하게 다가옴을 느껴질 것이다.
겨울 안녕!
Photo 양주연
Plus 콤마 영상 광고제
36
각양각색 도시락
40
취미 공유하기
44
당신의 봉인해제
46
About Time
48
너에게 보낸다
50
빈 캔버스를 채우는 일
52
타인의 삶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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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은우 디자인 신나리
그해 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 살랑거리는 봄바람이 너의 마음을 흔든 것처럼, 단 하나의 어떤 영상도 우리의 마음을 흔들었다. 세상에는 온갖 종류의 광고가 있을테지만, 그 중에서도 특 히 끌리는 것이 있을 것이다. 기업의 철학을 재미있게 풀어 낸 기업PR 부문, 브랜드에 예상외의 감성을 더한 전기전자 부문, 위트와 센스로 합쳐진 식품제과 부문에 이어 마음까 지 치료해줄 것 같은 제약의료부문까지. 2014을 시작하며, 각자가 선정한 광고를 들여다보자.
38·39
기업PR 부문
현대카드 옆길로새 _(디자인팀 지소현) 그 누구보다 라임 좋은 가수가 있어. MC 스나이퍼? 아니, ‘MC 옆길로새.’ 일
선하다고 생각했어. 랩하는 앵무새라니, 재미있잖아. 노래도 나쁘지 않은 것 같
명 랩하는 앵무새로 알려진 퀄러비 3세는 키 47cm에 몸무게는 890이야. 얘는
고. 심지어 인터뷰와 SNS 활동까지 한다고 들었는데, 특히 마음에 드는 이유가
항상 목걸이를 걸고 다니는데, 여기에는 이니셜 MBM이 달려있거든? 풀어쓰
여기 있는 것 같아. 앵무새라는 독특한 매체를 활용해 경영철학만 알리고 끝난
면 MAKE BREAK MAKE. 어디서 들어본 것 같지 않아? 이게 바로 현대카
게 아니라, 사람들과 끊임없는 소통하려 한다는 점이 좋더라고. 실제로 페이스
드의 경영철학이야. 현대카드가 옆길로 새를 만든 이유는 젊은 세대에게 기업
북에는 옆길로새의 페이지가 있는데, ‘좋아요’를 누르면 매일의 근황도 알 수 있
철학을 재미있게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이래. 기존의 TV나 인쇄 광고 등의 전통
고, 재미있는 사진, 영상 콘텐츠도 볼 수 있다고 해. 이를 통해 사람들의 자발적
방식으로는 젊은이들의 관심과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없다고 본거지. 나는 참 신
인 활성화를 유도하고, 더 높은 광고효과를 낼 수 있었던 거지.
전기전자 부문
애플 iPad air_ 여러분의 시는 어떤 것이 될 것인가? (마케팅팀 김은희) 요즘 감성 마케팅이 대세인가 봐. 몇 달 전만 해도 애플은 기기성능 위주로만 광
만의 기록, 나만의 시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을 빌어 삶의 진정한 가치를 애
고를 했는데, 요번에는 이례적으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의 대사 인용을 통해
플사가 실현해 줄 수 있다고 말한 거지. 처음의 나는 시와 전자기기, 이 둘의 상
감성적인 광고를 했어. “여러분의 시는 어떤 것이 될 것인가?”라는 마지막 카피
관성이 전혀 없다 생각했어. 기계는 철저히 수학적으로 계산된 결과물이고, 시
를 통해 아이패드는 딱딱한 전자기기가 아니라, 말랑말랑한 감성 표현의 수단이
는 인문학적 요소가 가미된 하나의 학문이니까. 하지만 아주 다르진 않은 것 같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하려 한거지. 광고가 나오는 동안 ‘시, 아름다움, 사랑’ 등과
아. 기술의 본질은 결국 사람을 이롭게 하는 거잖아. 이를 위해서는 사람의 마음
같은 주제가 나열되는데, 이는 우리 삶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묻는 것 같더
을 잘 알아야 할테고 그렇게 본다면 이 광고는 의미 있는 카피와 영상으로 우리
라. iPad air를 가지게 된다면 세상의 어떤 곳을 가더라도 오직 나만의 여행, 나
들의 감성을 잘 건드린 것 아닐까?
식품제과 부문
스니커즈_ 배고플 때, 넌 네가 아니야 (디자인팀 신나리) 거울에 비친 네 얼굴이 갑자기 좀비로 바뀐다면 어떨 거 같아? 난 놀라 자빠질
초코바나 먹어~’라고 약 올리는 상황이랄까. 하지만 기분 나빠하는 사람은 없
거 같은데! 서울 인근의 한 대학교에서는 수많은 학생들이 좀비로 변해버렸어.
어. 짓궂은 장난 정도니까. 스니커즈는 이 점을 노린 거야.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캠퍼스에 설치된 거울로 한 사람이 자신의 얼굴을 비춰보고 있으면, 갑자기 그
딱딱한 광고가 아니라, 제품을 하나의 놀잇감으로 생각하고 거리낌 없게 만들어
가 좀비로 바뀌게 돼. 변해버린 자신의 모습을 신기하게 보고 있노라면 어떤 구
버리는 것. 실제로 이 광고는 유튜브 550만이라는 기록을 경신하면서 사람들의
멍에서 초코바 하나가 ‘툭’하고 튀어나오는데, 동시에 거울이 pop 화면으로 바
호기심과 관심을 불러 모으는데 성공했어. 광고를 통해 스니커즈는 우리에게 출
뀌면서, 카피가 하나 떠. “배고플 때, 넌 네가 아니야.”
출함뿐만 아니라 유쾌함을 채워주는 제품으로 기억되겠지?
어떻게 보면 이 메시지는 사람들을 놀리는 것 같아. ‘좀비 같은 몰골을 치우고 이
제약의료 부문
겔포스 엠_ 행복해라 대한민국 (에디터팀 이은우) 처음엔 색감에 눈길이 갔어. 흑백과 노랑이 강한 대비를 이루고 있는 광고는 흔
카피라이터가 카피를 잘 쓰기도 했고, 시처럼 딱 맞는 글의 대구와 배경음악
치 않잖아? 또 모델들의 연기에도 눈이 가더라고. 온 세상의 고단과 피곤함을
이 한몫 한거지. 광고에 나오는 CM은 스크리밍 제이 호킨스가 부른 I put A
얼굴에 함북 담고 있는 것 같아, 그 표정을 보고 있노라면 나까지 피곤해지는 기
Spell On you라는 곡인데 고집스러운 비트와 힘 있는 가수의 목소리가 특징
분이랄까. 다 좋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끌렸던 것은 카피야. 이 시대 샐러리맨
이야. 카피가 이 비트에 맞춰서 리듬 있게 등장하니까 더 잘 읽히는 거 있지. 겔
의 24시간을 단 몇 줄로 나타낸 것 같아 절로 감탄이 나오더라. 사실, 다른 광고
포스 엠은 속이 쓰릴 때 먹는 약이잖아. 속이 왜 쓰리는 지에 대한 원인을 ‘직장
에 비해 카피의 비중이 커서 메시지 전달이 잘 안 될 줄 알았거든. 요즘 사람들은
인의 고단함’으로 주제를 잡으니까, 더 공감 갔던 것 같아. 또 속쓰림 뿐만 아니
텍스트 위주의 글에 금방 싫증을 내잖아. 그런데 예상외로 집중하게 되더라고.
라 마음까지 위로해주려고 한 것 같아 짠하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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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은우 김병현 장민영 양주연 김지원 디자인 장민영
봄 이 왔다. 따뜻해진 날씨는 꽃의 만개를 재촉한다. 이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들뜬 마음으로 꽃구경을 간다. 하지만 금강산도 식 후경이라고, 그때마다 찾는 도시락은 맛과 가격이 천차만별인 탓에 뭘 고를지 고민되곤 한다. 허기진 배를 부여잡고 갈팡질팡하는 그대, 여기 를 주목해보자.
1. 한솥도시락 ( 마케팅팀 김병현 ) 시시하다고 생각하겠지만 한솥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도시락이야. 실제로 작년 2013에는 ‘한국의 가장 사 랑받는 브랜드’에서 도시락 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지. 1등이 된 이유야 여러 가지겠지만, 크게 3가지로 나눠 볼 수 있을 것 같아. 그 첫 번째는 가격이 착하다는 점이야. 일반 식당에 비해 도시락 가격이 싼 것은 당연하지만 그래도 한 끼 식비가 부담되는 사람들, 특히 대학생들에게는 더할나위없이 좋은 곳이지. 물론 맛도 나쁘지 않고. 두 번째 이유는 신속성이야. 주문이 밀려있지 않는 한, 결제 후 약 5분 안에 도시락을 받아볼 수 있어. 이 점은 요 즘같이 바쁜 사람들이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부분 아닐까? 다음으로 마지막 세 번째 이유는 메뉴가 다양하다는 건데, 도시락이라고 해서 단순히 밥에 반찬 몇 개가 아니라, 내가 먹고 싶은 요리를 메인으로, 다양한 종류의 메뉴 를 고를 수 있는 거지. 사실 종류가 많은 탓에 매번 갈 때마다 뭘 먹을지 고민되곤 해. 그래도 베스트를 꼽자면 치 킨마요, 돈가스 마요, 카레덮밥 등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 특히 치킨마요는 달콤 짭짜름한 소스와 고소한 마요네즈 와의 조합으로 베스트 중의 베스트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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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테이블 스푼 ( 포토팀 양주연 ) 내가 소개할 곳은 롯데백화점(명동점)에 있는 테이블 스푼이야. 이곳은 초밥이 메인인데, 메뉴가 고정되어있지 않고 매일 바뀌더라고. 특징은 초밥이라고 해서 밥 위에 생선회가 올려져 있는게 아니고 반찬이 올려져 있다는 거야. 돈가스, 진 미채, 볶음 김치 등을 밥과 함께 한입 크기로 먹을 수 있으니 나들이 도시락으로 는 안성맞춤이지. 숟가락으로 밥 한술 뜨고 그 위에 반찬을 올려먹는 기분이랄 까. 다만 맛이 조금 짜고, 양도 그리 많아서 싱겁게 먹는 친구들, 양이 많은 친구 들에게는 별로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단품으로 먹는 것보다는 샐러드와 과일이 함께 있는 세트메뉴를 추천해주고 싶어. 가격대는 1인 세트가 5000원, 8000원으로 나누어져 있고 2인 세트는 15000원으로 미니 닭다리와 감자튀김까 지 포함되어 있는데, 비싸다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가격 대비 퀄리티가 훌륭한 것 같았어. 필요에 따라 맞춤 도시락까지 제작해주니 참고하길 바라.
3. 별다방 미쓰리 ( 마케팅팀 김지원 ) 도시락은 피크닉 갈 때만 먹는 거라고? 아니야. 요즘은 우리가 흔히들 가는 카페 에서도 만나볼 수 있어. 내가 소개할 별다방 미쓰리는 연인, 가족, 친구들이 함 께 하기에 좋은 곳이야. 내부 인테리어가 복고풍이라서 추억의 소품들을 둘러보 느라 재미도 있고, 메뉴판이나 수저, 심지어 냅킨까지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 어서 볼거리가 많은 카페지. 이 곳의 대표 메뉴는 추억의 도시락이야. 도시락은 밥과 볶음김치, 계란 프라이와 햄으로 구성되어있는데 뚜껑을 닫고 이리저리 흔 들어먹는 재미가 쏠쏠한 것 같아. 여기서 주의할 점은 뚜껑을 제대로 닫지 않으 면 김치 국물이 밖으로 새어 나올 수 있다는 거야. 솔직히 도시락 맛이 아주 뛰 어난 것 같진 않았어. 과거의 도시락은 이랬구나’하고 생각하며 재미있게 먹을 수 있어 좋은거지. 도시락 이외에도 전통차와 한과, 아이스 홍시까지 맛볼 수 있 는데 나는 특히 아이스 홍시가 좋았던 것 같아. 다만 ‘햇모과 차’는 맛과 양이 별 로이니 주의하길!
4. 통인시장 도시락카페 ( 디자인팀 장민영 ) 종로구 통인동에는 매우 작은 시장이 하나 자리 잡고 있어. 일명 통인시장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다른 시장에서 파 는 것과는 달리 조금 특별한 도시락이 있는데, 엽전으로 구매가 이루어진다는 거야. 엽전은 하나당 500원의 가치 를 가지고 있는데 구입을 통해 이용 가능해. 기본적으로 한 끼 식사를 하기엔 10개 정도가 적당하지만, 양이 많은 친구들에게는 부족할 수 있으니 필요하면 더 구입해도 되고. 엽전을 사면 빈 도시락을 받게 되는데, 이걸 가지고 ‘ 도시락 카페 가맹점’에서 원하는 반찬을 사서 나만의 도시락을 만들면 돼. 난 이게 재미있더라고. 마치 어렸을 때 유치원에서 시장놀이를 하는 것과 같은 기분이랄까. 구입한 반찬은 도시락 카페에서 먹어도 되고, 테이크아웃도 가능해. 만약 카페 안에서 식사를 하게 된다면, 아메리카노를 할인된 가격 1000원에 마실 수 있으니 참고하길 바 라. 솔직히 말하면, 반찬들이 드라마틱하게 맛있다거나 특이하진 않았어. 하지만 우리가 집에서 먹을 법한 반찬들 을 ‘엽전’으로 사고 판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던 것 같아. 이 참에 재미삼아 친구, 연인과 함께 가보면 좋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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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공유하기 글 이보영, 이영훈, 이윤정 디자인 이보영 사진 이영훈
우리가 똑같은 하루하루만 보낸다면 너무 재미없지 않을까? 잘하는 것? 해야만 하는 것? NO~! 활력을 가져다주는 소소한 취미는 저마다 다를 것이다. 내가 찾지 못한 취미의 숨겨진 ‘매력’을 찾아보고자 우리는 서로의 취미로 하루를 보내보기로 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의 취미를 전격 공개한다. 독자 여러분들도 주~목!
영훈’s
알라딘 중고서점을 가다.
램프의 요정 지니가 소원을 이루어 주듯이, 중고서점 알라딘의 램프는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못한 학생들의 소원을 이루어준다. 저렴한 가격으로 중고 서적을 판매하니 정가가 부담스런 학생들에 게 이보다 고마운 지니가 또 어디 있을까? 때로는 절판된 책을 발견하며 속으로 “럭키!”를 외치기도 하고 때로 는 찾고자 하는 책이 없어 발길을 돌려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것이 중고서점만이 지닌 매력이 아닐까 생각 한다. 책은 누군가에게 읽혀질 때 비로소 가치가 발현되는 법. 저렴한 가격으로 진정한 책의 가치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중고서점을 추천한다.
[ 보영 comment ]
[ 윤정 comment ]
주황색 간판의 요술램프가 눈에 띄어 처음 방문했던
중고서점 ‘알라딘’ 한번 맛들이면 헤어 나올 수 없다.
알라딘. 중고서점은 낡고 허름한 공간이라 생각했던
이날도 역시 바구니에 두둑이 책을 담았다. 단, 이곳
내게 알라딘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오래된 책을 모아
에서는 내가 찾는 책의 여부가 불확실하단 점에서 스
둔 새로운 공간. 이 묘한 매력에 이끌려 책 한권을 손
릴 아닌 스릴을 느낄 수 있다. 그럼에도 저렴한 가격
에 집으면 시간은 멈춘 듯 빠르게 흘러갔다. 중고서
으로 책을 구입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진 알라딘의 매
적임에도 새 것과 다름없음을 느낄 때 놀라고, 여러
력은 크다. 읽고는 싶어도 비싼 책값 때문에 망설여졌
권을 집게되는 저렴한 가격에 또 한번 놀라고, 우연
다면 이곳을 찾아라. 책 읽는 것만큼 나를 ‘살찌우는
히 넘긴 책장 속에 발견한 누군가의 옛 흔적에 놀라는
취미’는 없을 것이다. 물론 살은 머리에만 쪄야겠지?
재미가 있는 곳. 시간을 부르는 마법의 알라딘이다.
윤정’s 나는 볼링을 추천했다. 볼링의 가장 큰 매력은 여럿이서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 모든 운동이 그렇듯이 승부를 목적으로 하지만 볼링은 특히나 그 재미가 더하다. ‘스트라이크’가 나왔을 때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을 아는가? 바로 그 짜릿함이 좋아 서 자주 갔다. 우리가 간곳은 혜우볼링장. 1)영훈 오빠의 습관적 ‘왼쪽 공쏠림 현상‘은 게임 두 판이 가도록 사라지지 않았다. 재미 난 사실은 습관은 알면서도 고치기 어렵다는 거. 2) ‘모 아니면 도’ 형용할 수 없는 실력이 존재한다는 것. 이 사람의 실력은 좀처럼 고정이 안 된다. 0점 아니면9점! 중간이 어디야?
해우 볼링장을 가다.
[ 보영 comment ]
[ 영훈 comment ]
0 0 0. 나의 시작은 이러했다. 그러다 갑자기 9. 오! 이
한결같은 남자라는 걸 몸소 보여주었다. 처음부터 끝
제 시작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하늘도 무심하시지.
까지 오른쪽에서 출발해 왼쪽으로 공이 빠지니 말이
가운데를 바라보며 힘껏 던진 공은 또 다시 구렁텅이
다. ‘이젠 감 잡았어. 이번엔 다를 거야.’하며 던진 공
로 빠졌다. 2년 전의 어느 날에도 그랬듯 오늘도 여전
은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야속하게도 공은 또 다
했다. 볼링, 참 어렵다. 분명 1:1:1로 시작했던 게임이
시 왼쪽으로 새어나갔고 그렇게 올라가지 않는 점수
점차 1:1로 변해갈 때 나는 좀 슬퍼졌다. 아, 그래도 옛
판을 뒤로하고 나와 버렸다. 오늘 하루 볼링장에서의
날엔 스트라이크도 종종 나왔는데….
나는 ‘MC옆길로새’.
라디오를 듣다.
보영’s 9177. 이 곳의 나는 숫자 네자리로 불리운다. 서로 다른 숫자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시시콜콜 이야 기를 나누는 곳. 켜켜이 쌓인 시간들이 저장된 그 곳은 바로 라디오이다. 고등학생이었던 내가 좋 아하는 가수의 목소리를 듣기위해 시작했던 라디오는 지금의 나에게 사람 사는 세상을 알려주었다. 다양한 사 람들이 함께하기에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각기 다른 경험을 갖고 살아가기에 서로를 응원해줄 수 있 음을 느꼈다. 매 순간 손에 쥔 스마트폰 속에 빠져 바라보기만 했던 세상을 가만히 들어보는 시간. 더불어 ‘나’ 를 생각하게 되는 시간. 오늘의 당신도 추억의 주파수를 맞춰보는 건 어떨까.
[ 영훈 comment ]
[ 윤정 comment ]
라디오는 그리 익숙한 매체가 아니었다. 그저 운전을
매일 스마트 폰을 사용하고, 컴퓨터와 24시간을 보내
할 때, 집안청소를 할 때, 집에 가는 길에 잠깐 틀어놓
며 시각적인 결과물에 익숙해져 있었다. 오로지 오감
는 존재, 그것이 전부였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소
중 청각에만 의존하여 무언가에 집중을 한다는 게 언
리는 무언가를 할 때 단순히 열려있는 귀에 들려오는
5년전의 이야기 같다. 한때는 잠들기 전에 MP3 라디
소리의 의미가 강했다. 하지만 이번기회엔 그러한 소
오채널을 돌려가며 잠들곤 했는데 지금은 스마트폰
리의 들음에 집중했다. 같은 주파수를 공유하는 누군
속 어플을 만지며 잠드는 일상으로 물들어 있다. 먼
가의 이야기와 이를 풀어주는 DJ의 말에 집중했다. 온
지에 덮여있던 취미를 발견한 듯한 기분이 묘했다.
전하게 들음에 집중하는 이 순간, 손은 어디에 두어야
나는 [클래식: 이 한 장의 명반]을 들었다. 푹신한 이
하며 눈은 어디에 응시해야할지 아직은 낯설고 어색
불 속에서 듣는 클래식은 하루 동안 쌓인 피로를 물
하게 느껴졌다.
러나게 해줬다.
어쩌면 누구나 다 하고 지냈을 취미활동이 공유하는 순간 더 빛을 발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다른 사람의 취미가 서툴고 적응이 안 되고 낯설지언정 함께 한다는 데에 큰 의미를 두게 되었다. 즐거운 시간을 공유한다는 것 그 자체가 삶에 활력으로 다가오다니! 같은 활동 다른 느낌들을 교환하면서 ‘사람 정말 다르구나.’ 란걸 느꼈다.
독자 여러분들도 주변의 친구들과 취미를 공유해보심이 어떨는지요?
46·47
당신의 봉인해제 글 이윤정 디자인 이경희
엄동설한 때문에 잠시 이별했던 에메랄드빛 봄과의 재회. 여린 새싹들도 봉우리를 트고 당신을 반길 것이다. 이 아름다운 조우는 얼어붙어있던 모든 벽을 허물고 따뜻함만을 남긴다. 봉인해제. 그 얼음의 벽 넘어 사연들이 궁금하다. 누군가에겐 닫힌 마음으로 부터의 해체, 또 다른 이에겐 억압된 생활로부터의 해방일 수 있겠다. 이제, 길고도 추웠던 그동안의 일들을 당신이 들려줄 차례이다.
# 사연 1 : 문연이/23/여 2011년 4월, 학창시절을 좁은 섬에서 보내다 대학교에 갓 입학해 한창 인생의 꽃을 피워가던 무렵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아버지가 쓰러지셨다는 전화. 초등학교 4학년 때 우리 부모님은 헤어지셨고 그 후 나는 어머니와 함께 자랐다. 대학생이 된 후 드디어 가까이에서 자주 볼 수 있 게 되었는데 그 행복은 한 달이 채 안되어 연기처럼 사라졌다. 아빠 곁엔 나 밖에 없었다. 요양 병원으로 아빠를 모셨고 적어도 1주일에 한 번 왕복 2시간 거리를 다녔다. 감당하기 힘든 슬픔 과 부담감에 머지않아 나는 우울증 판정을 받았다. 어느 새 내 마음에도 병이 들고 있었던 것이 다. 다른 사람들에게 내 짐을 나눠주는 것이 싫었지만 살아야겠기에 어쩔 수 없이 이기적인 선 택을 했다. 엄마는 담담한 목소리로 받아들이셨지만 그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참담 하셨을 것이다. 그럼에도 매일 힘찬 목소리로 날 응원해주셨다. 친구들은 멀리서도 편지로 전 화로 메세지로 나에게 끊임없는 힘을 보내주었고 함께 울고 웃어주며 나와 함께 있어주었다. 오로지 사랑의 힘, 사람의 힘으로. 난 그렇게 봉인해제 되었다. 내 사람들 덕분에 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었다.
# 사연 2 : 이윤지/23/여 봉인해제’하면 모든 빠른년생이 그렇듯 빠른년생들의 20살 봉인해제 아니겠습니까?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려왔는가.. 1년 동안 주변인의 따가운 눈총을 한 몸에 받는 것도 서글펐 으며 무언가 자유에는 풀려났지만 아직 억압된 듯 한 특유의 슬프고도 안타까운 이야기. 나 또 한 그랬다:-) 과대를 맡으면서도 항상 나 때문에 밖에서 모임을 해야만 했던 그런 슬픈 이야기 들..1년이 지난 그 후, 신나게 알코올 주문을 시켰던 때가 아니었나한다.
# 사연 3 : 황두현/25/남 작년 크리스마스이브인 12/24에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병원에서 암으로 투병중인 아이들과 그 부모님들을 위한 합창 공연을 한 적 이 있습니다. 공연을 바로 앞두고 투병중인 아이들의 병실 에 공연을 홍보하기 위해 들어가 느낀 점은 인생이란 살면 살 수 록 값진 것이고 하루하루가 축 복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공연을 할 당시, 우리의 목소리가 아이들에게 ‘진심어린 희망’이라는 메시지로 전달되길 바라며 42명의 합창단원들은 하나 된 마음으로 관객들과 우리들을 위한 공 연이 아닌, 아이들과 그 부모님을 위해 노래를 전달했습니다. 병실을 돌때 울고 있고, 무거운 표 정을 하고 있던 아이들은 어느새 밝은 표정으로 노래를 들어주었고, 우리는 그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너무나 행복한 하루를 보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작년 천사들의 합창과 함께한 크리스마 스 공연은 아픈 아이들과 합창단원들이 ‘우리‘ 라는 이름으로 한순간 봉인해제 되어 또 다른 가 족이 된 지금까지 제가 살아온 인생 중에 가장 의미 있었던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 사연 4 : 이다영/20/여 95년생들에게 봉인해제라면 뭐니뭐니해도 미성년자에서 탈출한다는 거? 저도 처음에는 마냥 좋았어요. 눈치보지 않고 술도 마실 수 있고 화장할 수 있고, 높은 구두신고 다녀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아요. 근데 아니더라고요. 해방감도 처음뿐이지, 두세번 지나고 나니까 서서히 실체가 보이는 거죠. 그 ‘성인’이라는 이름이요. 이거 사달라 저거 사달라 하기엔 부모님의 줄어든 어 깨가 눈에 들어오는 나이가 된 거죠. 이리저리 돌아다녀도 월요일이 되면 교복입고 정해진 자 리에 돌아갈 수 있었던 예전과 달리 자기자리는 자기가 찾아야 해요. 철부지라는 말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을 때란걸 알아버린, 하지만 아직은 철부지인 어설픈 시기인 것 같아요. 제게 봉인해제란 그래요. 판도라의 상자를 연 느낌? 이리저리 치이고 넘어지고 부딪히고 깨져 도 그냥 뛰어보려고요. 봉인해제된 상자 끝엔 결국 남아있는걸 믿어보려고요.
곁에 있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던 마음의 해제. 나를 억압하던 벽을 무너뜨린 나이로부터의 해제. 나와 너 라는 존재의 간격이 해체되어 하나가 되는 어느 순간의 이야기. 돌이킬 수 없고 부딪혀야만 하는 부담감을 지닌 판도라의 상자와도 같은 봉인해제. 이불을 꽁꽁 싸매던 겨울날의 완벽한 ‘외적 봉인’이 아닌, 각자에게 얽힌 가슴 따뜻 해지는 사연을 들어보았다. ‘콤마’와 함께한다면 봉인해제가 그 어떤 의미를 지녔 더라도 외로운 길이 아닐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48·49
About Time 글 이윤정 디자인 지소현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이 말대로 라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만 같다. 종종 우리 는 이루어질 수 없는 바람을 상상하며 돌릴 수 없는 시간에 대해 한탄하곤 한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한번쯤은 꿈꿔보았을 시간여행.
영화는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을 지닌 한 남자의 인생이야기다.시간이란 의미 자체가 진부하게, 하지만 곧 새롭게 다가온다. 주인공은 그 ‘대단한’ 능력으로 주위 사람들의 실수, 실패로 인한 불행을 막아주며 자신 또한 사랑하는 연인을 얻게 된다. 그렇게 시간여행에 대한 우리 모두의 갈망을 대리만족 시켜주는 듯 했다. 하지만 영화는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라는 ‘부정할 수 없는 보 편적인 믿음’을 확인시켜주지 않았다. 주인공 ‘팀’에게 닥치는 모순점과 한계 를 보여줌으로써 시간을 되돌리는 일은 누구나 하는 번복된 실수와 실패를 피 하게 해주지만 결코 행복을 보장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시간 돌리기를 갈망하 는 태도, 즉 불가능한 것을 꿈꾸는 이상과 현실의 간극에서 나약한 우리의 성찰 은 턱없이 부족하기만하다.
에디터가 꼽은 Best Of Best #1_나는 ‘팀’이 동생을 위해 자신의 행복했던 세월들을 통째로 포 기한 채 원상태로 돌려놓는 장면을 꼽았다. 동생의 인생이 꼬이게 된 시점을 파악하지 못해 과거를 떠도는 짧은 장면을 통해 시간여 행이 해답이 아님을 보여주는 듯 했다. 동생은 남자친구와의 사투 로 인해 불행한 현재 속에 살고 있지만 그녀가 과거로 돌아간다 해서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과거 속에서 자신이 누군지도 모르는) 남자친구에게 강한 펀치를 날리는 일이었다. 영화는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준다는 단순하고 막연한 ‘믿음’ 에 대해 아니라고, 그것 은 임시적 방편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듯하다.
#2_ 현재의 삶을 있는 그대로 살 것을 결심한 팀의 모습을 적절히 묘사한 장면역시 인상적이다. 새로 태어날 자신의 아기(미래) 그 리고 죽은 아버지(과거) 사이를 잠시 고민했던 점에서 내적 갈등 이 잘 드러났다. 언젠가 아버지가 그리워질 때 마음만 먹으면 과 거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여행자’를 고민하게 만든 것은 무엇이 었을까. 그것은 자신의 아버지보다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를 사랑 해서도, 부인의 제안이 간절해서도 아니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 음에도 새로운 미래를 택하는 그의 모습에서 영화가 전하고자 하 는 바가 퍼즐조각처럼 맞추어졌다. 전반부에서 ‘시간’이란 외적 요건을 가지고 되돌릴 수 있는 한 ‘완벽’을 위해, ‘후회 없는 삶’을 위해 최선을 다했던 그의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후반부의 선택은 팀의 생각전환을 보여주는 중요한 포인트이기도 하다.
우리는 힘든 일에 직면하거나, 지극히도 사소한 후회와 맞닥뜨릴 때, 무언가 대단한 힘을 지니 고 있을 '시간' 에 대해 많은 해답을 요구해 왔던 것은 아닐까싶다. 시간에 기대어 환상을 갖고, 지나간 시간을 후회하고 심지어 현재보다 과거를 더 사랑하며 사는지도 모른다. 무수히 지나가 버린 오늘의 조각들을 내일이 되어서야 다시 찾는다는 게 어쩌면 모순된 일 일 테지만 말이다. 하루를 두 번 살아 보라고 제안한 팀의 아버지의 말은 우리 관객들이 실로 실천할 수 없는 불가능 한 일이지만 ‘두 번 살 듯’ 사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이말은 즉, 시간을 되돌릴 필요가 없을 만큼 매일 겪는 쳇바퀴 같은 하루 속에서 작은 행복을 찾고 진정으로 삶의 ‘맛’을 음미하는 태도를 말 한다. 심지어 잘못된 선택마저 후회하고 후퇴하려는 것이 아닌, 그것을 받아드리며 미래의 행복 을 담보하는 발판으로 취급할 수 있는 의연함마저 요구된다. 시간이란 흘러가는 삶에 대한 지침 일 뿐 삶을 더 빛나게, 윤택하게 해주는 직접적인 기적과 마법이 아니라는 것을 가슴깊이 새긴다.
잔잔한 흐름 속에서 주옥같은 대사들, 아름다운 영상. 시간의 조각들이 향하는 곳이 어디인지 진정으로 알게 해주는 영화. 나에게도 오늘, 아니 지금 이 순간 후회되는 일이 생겼다면 과거의 시간이 아닌 다가올 시간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
50·51
너에게 보낸다 글 이은우 디자인 이보영
;Violet 영원한 우정 바이올렛의 꽃말은 영원한 우정이래. 처음의 우린, 우정보다는 무정에 가까웠지. 10대의 끝자락. 가장 치열하게 보내야 했던 그 해에 너를 처음 만났고, 1학기가 지나 8월이 다 가도록 우린 말 한마디 안 나눴던 것 같아. 생각해보면 신기하다. 그때의 어색함이 지금의 친근 함으로 바뀔 수 있다는게. 야자 끝나고 라면을 먹다가 친해진 걸로 기억하는데, 맞을까 모르겠네. 그 어떤 사소한 이유로 친해졌지만, 지금은 전혀 사소치 않은 사이라서, 난 참 좋아. 쓸데없는 내 투정을 들어만 줘서 고마워. 의미 없는 일로 전전긍긍하는 나에게, 냉철한 조언을 해주 는 것도 고맙고. 힘들 때나 즐거울 때나, 우린 서로 무뚝뚝한 편이라 표현은 서툴지만, 그래도 속으로 많이 생각하고, 걱정하는 사이잖아.나만 그렇게 생각하려나?
;Primrose 젊은 날의 고뇌 앞으로 뭘 해야 할지 고민하는 너는, 내가 아는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사는 애야. 알잖아, 나 무뚝뚝한 거. 겉으로는 아닌척했지만, 혼자의 힘으로 뭐든지 잘 해내는 네가 부럽고, 멋지다 생각했어. 고학년이 될수록, 네 불안한 표정 뒤에, 얼마나 많은 고민들을 숨겨두고 있을지 얼핏 알 것 같기도 했지만, 내가 바쁘다는 핑계로 신경 못써줘서 미안해. 네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너에게, 앵초의 꽃말을 알려주면 누굴 약 올리는 거냐고 성낼 법도 하겠지만, 다시 생각해보 면 이 꽃도 참 예쁜 모습을 지니고 있지 않니? 청춘이기에 가져야 했던 수많은 고민들은 훗날 시 간이 지나 되돌아보면 꽤나 아름다운 시기로 기억되고 있을 거야. 여유를 가지고, 너를 믿길 바라.
;Lilac소중한 인연 서운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너랑 나랑은 진짜 왜 친해졌는지 모르겠다.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함께하다 친해졌나? 아니면 카페에서 과제를 하다 친해졌나? 기억이 잘 안나. 그래도 단 한가지 확실한 건, 너랑 있으면 내 마음이 집에 온 것처럼 편하다는 거야. 모든 만남엔 이유가 있다고 하잖아. 너와의 인연도 분명 소중한 것 같아. 아! 갑자기 생각 난 건데, 네가 3년 전에 빌려준 영단어 책 아직까지 못 돌려줬다. 미안해. 그런데 말하지 그랬니? 너도 까먹고 있었던 것 같으니 조금만 미안해할게. 내가 장난기가 많아서 너를 짓궂게 놀릴 때도 있지만, 마음 상하지 않고 이해해줘서 고마워. 어쩌겠어 네가 내 친구인걸. 이것도 다 운명이라 생각해~
그냥 갑자기, 네 생각이 나서 적어봤어. 봄이 가기 전에, 하고 싶은 말 놓치기 싫어서. 앞으로 이 꽃처럼 앞으로의 네 인생도 예쁘게 피어나길 바라며. From. 으누
52·53
빈 캔버스를 채우는 일 글 이윤정 디자인 신나리
붓을 들었다. 무작정 물감들을 바르다보면 ‘뭐라도 나오지 않겠어?’라는 막연한 마음으로. 하얀 밑바탕 안에서 가보지 못한 4차원 공간이 생겨날 수도 익숙한 장면이 그려질 수도 있다. 텅 빈 메 모지를 가져와 무언가를 끄적이는 일 또한 마찬가지다. 내 머릿속엔 수많은 무형의 생각들이 떠 다니는데 그것들이 형상화되기 까지는 그리 간단한 과정이 아니다. 그림이던 글이던 정말 순수하게, 아무 생각 없이 휘갈겨 완성되고 나면 결국엔 내가 보고 느꼈던 것, 즉 무언가 이미 존재했던 것에 대한 재현이었다. 물론 그것을 잘못 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늘 새로운 것을 요구하는, 새롭지 않으면 이내 주목받지 못하는 공간에서 만큼은 다소 실 망스러운 결과물일 뿐이다. 문득 이 세상이 요구하는 참신함, 새로움 에 대하여 생각해보았다. 어느 분야에서건 새로운 것을 갈망하는 현상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했다. ‘빈 것을 채우되 새로워라.’ 내가 숱하게 직면했던 문 제의 대부분은 이 한마디로 시작된다. 창의적 이어야하고 창의적이기 위해서 이미 존재하는 것들 을 제대로 습득해야했고, 모순적이게도 ‘많이 알수록’ 새로움이 태어나곤 했던 것이다. 과연 새로움을 만들어낸다는 일이 가능하기나 한걸까? 그 어떤 예술작품도 혁신적인 아이템도 완전히 새롭지는 못하다. 예전의 것이 가진 기본 틀 안에서 조금만 덧붙여질 뿐이다. 그럼에도 불 구하고 우리는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조금만 비슷하면 표절시비가 붙는 현상만 봐도 그렇다 (물론 그 피해는 양적으로 입증하는 것 자체가 애매하지만). 새로운 무언가를 만드려는 사람조차 도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예전의 것을 차용하기 마련인데도 말이다. 일상에서도 우리가 얼마나 새로움을 갈망하는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너나 할것없이 싸이월드 를 애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몇 년이 지나자 크게 다를 것 없는 페이스북으로 대거이동 했다. 이 제는 그마저도 모자라 비슷한 류의 인스타그램으로 갈아타기 시작했다. 왜일까? 훨씬 뛰어나서 였을까. 큰 차이 없이도 갈아타는 현상. 조금이라도 더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심리작용으로밖에 볼 수 없었다. 이토록 우리는 새로움에 대한 무언의 압박 속에서 살았는지도 모른다. 적어도 나는 그 고통을 몸소 느낀적이 많았다. 조금 엇나가는 이야기지만,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그와 같은 갈망은 똑같 이 존재한다. 누군가와의 만남에서 새로운 감정을 느끼길 원하고 새로운 모습을 찾고싶어 한다. 이 마음 또한 가장 원초적인 감정에서 부터 피어난 일종의 착시가 아닐까 한다. 같은 남자를 두 고 머리를 올렸더니 멋있어 보이기도 하고 멋진 옷을 입히고나니 사람이 달라보이는 현상도 그 런 맥락일 것이다. 참신함, 새로움에 대한 압박을 받는 수많은 사람 중 한명으로써 진저리나기도 하지만 나 역시 새 로움에 주목함을 부정할 수 없다. 기존의 것들로부터 적절히 조합하고 새로운 시각을 곁들여 무 언가를 만들어내는 일. 그것이 창작이라 할지라도 돌고 도는 작은 움직임이 켜켜이 쌓이고나면 큰 변화를 만들어 낸다는 점이 신기할 뿐이다.
54·55
타인의 삶 글 이은우 디자인 한영은
일기장 속의 나는, 항상 자신감 넘치는 10대였다. 자신에 대한 기준이 분명했고, 매일매일이 확신에 차있었으며, 실패에 대한 두려움 또한 없었다. 새삼 깨달았다. 내가 얼마나 당돌 한 여고생이었는지를.
글을 읽는 동안, 그때를 추억하며 회상에 잠기는 내 심정은 그리움보다는 착잡함에 가까웠다. 새삼 깨달아서 슬펐다. 나는 많이 변해있었다. 스스로에 대한 기준과 확신은 온데간데없고 알 수 없는 패배의식과 줏대 없는 기준만이 남 아 있었다. 나는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원하는지에 대한 기준으 로 살아가기 보다, 남들이 원하고, 가지고 싶어 하는 것들을 향해 무 작정 달려갈 뿐이었다.
처음으로 나를 잃어버린 때는 언제였을까. 시작은 순탄하게만 살아온 내가 처음으로 큰 실패를 맛봤을 때다. 10 대의 마지막 고비라고 할 수 있는 대학입시, 나는 만족할만한 학교를 가지 못 했다. 그래서 좌절했고, 우울했던 20살. 돌이켜보면 학교 자 체에 불만이 있던 것은 아니었다. 오로지 주변 친구들보다 내가 좋은 대학을 가지 못했고, 그들의 기준에 나를 맞출 수 없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 이 학교에 대해 스스로가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있는지, 여기서 공부를 한다면 훗날 어떤 발전을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은 둘째 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남들이 봤을 때, 그 간판을 달고 있는 내 모습 이 어떻게 보이는가’였다. 요즘은 더 심해지고 있다. 하나 둘 들려오는 친구들의 대기업 인턴, 취직이 페이스북 ‘직장 정보’에서 빠르게 업데이트 됨에 따라, 또 그 잘난 비교 본성이 스멀스멀 기어 나온다. 나는 내 페이스대로 하루하 루를 잘 살아가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뭘 했나 하는 자책감이 갑자기 밀려와 조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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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이영훈
With 브레이크 매거진
58
TVCF 어워드
60
이연정 카피라이터
64
5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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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훈 사진 이 지소현 디자인 우 은 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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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번에 또 주최할 계획이 있는지? 만약 한다 면, 언제쯤 만나볼 수 있는지? 잡지 발간 과정이 궁금하다. 회의는 어디에서
당연히 하고 싶죠. 구체적으로 언제라고 말씀
몇 번 이루어지나?
드릴 순 없지만, 이런 행사를 정기적으로 기획
장소는 따로 정해놓지 않았지만, 때때로 이화
할 생각이에요. 그럼으로써 잡지의 틀을 조금
여대에서 모여요. 회의는 2주에 한 번 토요일
더 확실히 잡고 싶고요. 제가 훗날 편집장을 그
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만두더라도, 후배 분들이 그 틀을 참고해서 제
최근 에디터스 멘토링 토크를 주최한 것으로 알
작이 조금 더 수월해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반갑습니다! 먼저 간단한 동아리 소개 부탁드립
고 있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이유는?
‘스웨덴 문화공간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으
니다.
그 당시 저희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주제로
로 알고 있다. 문화 공간 프로젝트란 무엇이고,
안녕하세요. 브레이크 매거진입니다. 저희는
8번째 잡지 발간을 앞두고 있었어요. 제작 과
어떤 계기로 참여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남성 패션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특히 20대
정에서 오프라인 행사를 어떻게 할지 고민하
유럽인들이 아시아 문화와 소통하려는 목적으
초 중반이 즐길 수 있는 것들 위주로 잡지 제
던 중에 생각 난거죠. 주제가 ‘소통의 중요성’
로 만든 거예요.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작을 하는데요, 1년에 네 번 계간지로 발행됩
이었기 때문에, 세레머니 형식으로 강의 계획
는 매년 2월에 ‘Design Week’라는 디자인 행
니다.
을 한 것 같아요. 제가 강연 관련 행사를 해보
사를 진행하는데요, 이 기간 많은 디자인 전시
고 싶기도 했고, 패션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사
들이 열리게 되고, 그중 하나였던 East Asian
람들과 생각 공유를 해보고 싶었어요.
Museum과 Kikusen의 협업 프로젝트에 저희
솔직히 아직까지도, 남성 패션이라는 콘텐츠
진행은 어떻게 이루어졌나?
가 초대를 받게 된 거죠. 처음 연락을 받았을
는 그 영향력이 미미해요. 때때로 패션 관계자
독자들을 분류해보면, 패션에 관심 있는 사람,
때는 얼떨떨했어요. 저희가 운영하고 있는 페
들과 대화를 해보면 '아~남성 패션 시장이 점
예비 패션 에디터, 패션 문외한 등으로 나누어
이스북 페이지로 장문의 영어 쪽지가 왔는데,
점 개척되고 있구나. 한국도 많이 달라지겠구
져요. 그중에서 ‘패션 에디터를 꿈꾸고 있는 이
사기인 줄 알았거든요. 뭐 그래도, 밑져야 본전
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하는데, 막상 보면 아니더
들을 위해 자리를 마련해 보고 싶었어요. 현직
이니까 잡지를 소포로 보냈고 다행히 잘 전시
라고요. 우리 주변에는 패션이 무엇인지도 모
에디터들의 강연도 듣고, 제가 사회자로서 질
되었네요. 후에 피드백과 함께 사진으로 결과
르는 분들이 많아요. 심지어 패션 시장의 불필
문과 답변 시간을 갖고. 그런 식으로 진행되었
물을 받아보고 많이 기뻤어요.
요성을 주장하는 이들도 봤고요. 때문에 저희
던 것 같아요.
는 이러한 분들을 타깃으로 잡지 제작을 하고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있어요. 아이러니한 것은, 패션에 무관심한 사
아무래도 예산 문제죠. 저희가 대학생이다 보
람들을 위해 잡지를 만들어도 실제 대부분의
니 모든 프로그램을 비용 없이 진행해야 되거
독자들은 패션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는 거죠.
든요. 그러다 보니 섭외, 장소 뭐 하나 쉬운 게
그 점이 안타까워요. 남성들의 반응은 많지 않
없더라고요. 시간 맞추기도 어렵고요. 정말 힘
은 편이에요. 책을 내면 여성분들이 먼저 보고
들었어요. 그래도 다행히 참여해주신 분들의
남자친구한테 보여주는 식이거든요.
반응이 좋아서, 뿌듯하고 보람찼던 것 같아요.
국내에서 남성 패션지가 가지고 있는 위치는? 실제 남성들의 반응은 어떤지 궁금하다.
디자이너: 디자인 팀에게 있어서 마감이란? 패션 에디터: 포토 그래퍼와의 충돌이 있을 수
강종엽: (웃음) 4명으로 팀이 구성되어있지만,
개별 질문으로 넘어가 보겠다. 편집장으로서,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 그런가?
각자하고 있는 일이 있다 보니 마감 때는 일이
Break를 이끌어가는데 어려움이 있다면?
마정일: 네 맞아요. 왜냐하면 에디터가 생각하
겹쳐 힘들 때가 많아요. 체력적인 피로는 물론
장용헌: 첫 번째는, 소통의 어려움이에요. 직업
는 화보의 이미지, 포토 그래퍼가 생각하는 이
이고 정신적인 피로도 엄청나니까요. 디자인
이 아니고 동아리다 보니, 항상 붙어 다니며 일
미지가 다를 수도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저희
하시는 분들은 공감할 거예요. 작업을 하다 보
할 수 없잖아요. 때문에 온라인 회의가 불가피
가 대학생이고, 배우는 입장으로서 촬영에 임
면 어느 순간 '디자인이 맞게 가고 있는 건가'
한데요, 그렇게 되니까 직접 대면으로 이야기
하기 때문에, 맞춰드리는 경우가 많아요. 저희
하고 자기 혼란에 빠지는 경우가 있어요 그게
를 할 때 보다, 의견 소통에 어려움이 있더라고
보다는 아무래도 화보 경험이 많으시니까, 따
항상 마감 때 몰려오니까 복합적인 요소들이
요. 쌍방향적인 소통이 아니라, 일방향적인 대
라가게 되는 거죠. 그래도 의견을 내세워야 할
이것저것 합쳐져서 ‘멘붕’상태가 오는 거죠.
화가 이루어지는 거죠. 아이디어가 나오면, 활
때는 확실히 주장하는 편이에요.
그래도 최종 마감을 하고 나면, 힘들었던 순간
발하게 생각 공유도 하면서 피드백을 해가야 하는데 아이디어 통보만 각자하고 끝이니까, 그게 어려운 거 같아요. 두 번째 어려움은 편집 장이기에, 개인적으로 느끼는 부담감이에요. 다른 동아리 편집장님들도 마찬가지일거예요. 저는 2대 편집장이어서 1대 편집장이 일궈놓 은 것을 잘 유지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부담
피처 에디터: 어떤 역할을 맡고 있나? 김원민: 저는 패션 에디터를 맡고 있지만, 같
각자에게 있어서 패션이란?
은 에디터로서 한 말씀드릴게요. 피처 에디터
장용헌 편집장: 진부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는 패션이라는 주제 이외에 대학생들이 공감
제게 있어 패션은 꿈과 현실 사이 같아요. 항상
할만한 것들을 주제로 글을 써요. 대학 문화 전
패션이 꿈이었지만, 그걸 좇다 보니 현실의 벽
반에 대해 다루는 거죠.
이 만만치 않더라고요. 학생 시절 땐 몰랐던 어
감이 있거든요. 초반에는 많이 힘들었어요. 충
에디터: 글을 쓸 때, 어떤 자질을 필요로 하나?
분한 수습 기간을 거쳐서 편집장이 된 것이 아
김원민: 남들이 가지지 못한 자신만의 시각으
니라, 고속 승진으로 이 자리에 오른 거라 어려
로 글을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대학생들을
움이 많았던 거죠. 그래도 이를 통해 내 스스로
타깃으로 한 잡지인 만큼 (우리 역시도 대학생
가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해요.
이기 때문에) 자신의 색깔을 조리 있게 표현하
어떤 편집장으로 기억되고 싶으세요?
는 것이 중요하고요.
장용헌: ‘나’라는 사람이 있었다고 기억해줬으 면 해요. 제가 이 일을 3년째 하고 있는데 이제 곧 편집장을 내려놓고 동아리를 나가게 되거든 요. 열정 있게 일했던 만큼, 사람들이, 그리고 후 배들이 제가 브레이크에서 해왔던 행적들을 잘 기억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패션 에디터: 어떤 역할을 맡고 있나? 마정일: 주로 화보 담당을 맡고 있고요, 패션에 관련된 뉴스도 저희 팀에서 담당합니다. 패션 에디터: 어려운 점이 있다면? 마정일: 화보를 촬영할 때, 같이 일하는 사람들 과의 의견 수렴이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모든 일을 저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포토 그래퍼, 메이크업 아티스트 등의 의견들을 잘 조율해서 맞춰 나가는게 까다로운 것 같아요.
은 잊어버리고 좋아라 해요.
려움이 계속 와 닿게 되니까, 요즘은 꽤 힘든 부 분이 많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션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거예요. 마정일: 패션은 판타지 같아요. 패션을 수용하 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만든 사람의 입 장에서는 어느 정도 판타지를 가질 수밖에 없 어요. 입는 사람에게 어떤 꿈을 만들어 주는 것
마케팅: 잡지 홍보는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고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있나?
김원일: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선 패션이라고 하
인소영: 주로 SNS으로 브레이크 매거진을 알
면, 옷 사서 멋 부리는, 치장의 의미가 크잖아
리고 있고요, 최근 진행한 ‘에디터스 멘토링’
요? 저는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봐
처럼 각종 오프라인을 통해 홍보하기도 해요.
요. 어떤 디자이너의 옷이, 하나의 소설 작품처
플리 마켓에서 이루어지기도 하고요.
럼 문화생산물이 될 수 있는 거죠.
디자이너: 어떤 역할을 맡고 있나?
정 간할 예 호를 발 봄 곧 떻게 진은 으로 어 앞 크 매거 이 이 레 브 한 이들 운을 보 정 가득 된다. 행 대 기 이다. 열 부터 지, 벌써 나아갈 . 원한다 내며, 응
김인우: 패션이나 피처 에디터들이 만들어온 기사들을 가지고 편집디자인을 해요. 거기에 페이지네이션을 하고, 최종 제작까지 맡고 있 어요. 그 외에도 행사 때 필요한 현수막이나 포 스터 같은 비주얼 요소들을 제작하기도 한답 니다.
60路61
TVCF AWARD 글 이윤정 디자인 신나리
‘광고’라는 이름아래 수많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광고를 빛낸 사람들과 광고를 사랑하 는 사람들. 서울영상광고제 TVCF AWARD는 올해로 열 한번째를 맞이한다. 이곳은 공정한 심 사기준을 통해 2013년 가장 영향력 있는 광고를 그랑프리/금/은/동 으로 나누어 시상한다. 오 로지 광고의, 광고에 의한, 광고를 위한 현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바로 여기가 ‘15초’라는 짧 은 영상을 위해 전력을 다해온 그들을 위한 진짜 축제가 아닐까? 톡톡 튀는 아이디어, 쟁쟁한 경쟁을 보여주듯 후보에 오른 광고들은 두뇌싸움을 하듯 제각기 다 른 개성을 보여주었다. 한마디 한마디가 마음에 새겨질 정도로 흡입력이 굉장했다. 감동이면 감 동, 재미면 재미, 공감이면 공감. 뭐하나 놓칠세라 다양한 자극들로 다가왔다. 이 자리를 빛낸 광고들은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많은 사람 들의 공감을 얻고 사랑받은 광고가 있었으니……. 여기, 후보들을 제치고 영예의 1위를 차지한 그랑프리 수상작을 살펴보자.
62·63
TVCF AWARD 영광의 그랑프리 수상작 : 쏘나타 더 브릴리언트 <자동차에 감성을 더하다 캠페인> 멋진 배경 속에서 스피드를 자랑하며 거침없이 달리는 차 한대. 짜릿한 속도감을 자랑하는 차와 그것을 만끽하는 운전자. 자동차 광고를 떠올렸을 때 가장 많이 떠오르는 장면이 아닐까 싶다. ‘쏘나타 더 브릴리언트’ 광고는 누구나 한번쯤은 느껴봤을 법한 감성적 순간들로써 접근했 다. 이 시리즈는 빗소리를 들으며 창밖의 풍경을 즐기는 것, 새벽 숲길의 청량한 공기를 음미하 는 것, 가을날 떨어지는 낙엽과 함께 야외에서 카 오디오를 감상하는 것 이렇게 세편으로 나누어 진다. 흔히 떠올릴 수 있는 차에 대한 일차적인 이미지를 벗어나 우리의 실제 생활을 접목시키되 감성을 더한 점이 새롭게 다가왔다. 목적지를 향해가는 ‘수단’으로써의 이미지는 벗어던지고 자동차를 대했던 태도 자체를 바꾸었다. 차 안에있는 시간마저 ‘즐거움이다.’라는 메시지를 품어줄 수 있는 시각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던 것이 아닐까? 이제 쏘나타는 타는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브랜드 이미지로 우리 마음속에 자리 잡을 것이다.
에디터가 뽑은 수상작 중 BEST : 두산 중공업 지구편 “빛과 물이 닿지 않는 곳을 우리의 기술로 채워갑니다” 시상식에서 비록 동상을 차지했지만 최고의 평을 내리고 싶은 광고가 있었으니 그건바로 ‘두 산 중공업(지구편)’이다. 강력한 영상과는 거리가 멀지만 잔잔한 영상, 그와 함께 어우러지는 나레이션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고 그것이 곧 설득력을 높이는데 한몫했다. 인류의 삶에 꼭 필요 한 자원을 공급하는 기업의 기술을 전달하기위해 접근하는 방식은 참신하고도 감동이었다. 누 군가에게는 빛과 물이 당연한 자원이지만 그것이 없는 사람들에겐 고통일 것이라는 점을 모티브 로 출발하여 빛과 물이 닿지않는 곳 마저 기업이 채워주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무거운 일 상의 모습으로 시작해 새로운 삶의 모습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그만큼 기업이 닿 을 수 없는 영역까지 따뜻하게 감싸 안겠다는 의지를 투영시킨 듯하여 ‘내 마음속 그랑프리 수 상작‘ 으로 뽑았다.
INTER VIEW_ 젊은이들의 열정과 패기로
광고를 만들려면 아이디어와 또 그것을 기반으
광고를 만들려면 아이디어와 또 그것을 기반으
만들어낸 ‘YCA 수상자’를 만나보다.
로 제작기획까지 진행되어야 하는데 그 과정좀
로 제작기획까지 진행되어야 하는데 그 과정좀
대학생 광고마케팅 잡지인 만큼! 우리 콤마어
말씀해주세요
말씀해주세요
들은 광고인을 “꿈꾸는” 분들에 눈길이 갔
사실은 학교 과제로 만든 것이거든요. 광고
원래 제가 영화를 만들고 싶어 했어요. 광고
다. YCA(Young Creative Award)는 톡톡 튀
워크숍이라는 수업이 있었는데 ‘영상광고’
라기보단 영상에 관심이 많았었고 그래서 접
는 아이디어와 신선한 시각으로 탄생한 광고
만들기를 주제로 팀원들과 함께 제작했어요.
근하게 되었어요. 잠시 프로덕션에서 일한 적
들을 시상한다. 광고 회사의 경력이 없는사람
처음엔 공익광고를 하자 해서 아이디어를 짜
이 있는데 밤새고 말도아니었죠.
은 누구나 참여가능한 이 코너. 조금은 미흡한
내다가 ‘음주’에 초점이 맞아 결정하게 되었
광고에 관심이 없으셨다 하더라도 이번에 큰상
면이 있지만 그 중 진가를 발휘한 많은 광고들
어요. 음주라는 소재를 정하고 나니 쉽더라
을 받은 계기로 앞으로의 계획에 변화가 있지는
이 후보에 올랐다. 경쟁자들을 제치고 대상을
고요. 대학생으로써 가장 가깝게 접할 수 있
않을지?
거머쥔‘Be a healthy drinker’ 광고제작팀
는 문화이기도 하고 경험을 토대로 기획하다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단순히 이
을 만나보았다.
보니 아이디어가 샘솟았던거 같아요(하하).
미지를 예쁘게 찍는 것보다 ‘메세지’를 담아
안녕하세요. 축하드려요. 소개 부탁드릴게요.
광고를 제작하면서 에피소드?
낸다는것이 매력적이었어요. CF또한 영상이
네 안녕하세요.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를
맨 마지막 컷이 가장 인상적이었을 거예요.
잖아요. 무언가 이야기를 전달한다는 건 의
졸업한 허 민 이라고 합니다. 이번 YCA에 대
사실 장소섭외가 안되서 홍대 주위를 돌아다
미있는 일이죠.
상을 수상해서 매우 영광이구요. 저희 팀이
니면서 찍은 거예요. 춤추는 장면에서 나이트
참가자로서 TVCF의 느낌은 어땠나요?
제작한 ‘Be a healthy drinker’ 라는 광고는
같은 불빛이 쏘아지는것도 실은 길거리에서
사실 이곳은 어떠할지 상상을 못하고 왔었
총 세편으로 이루어진 시리즈예요. 20대들
나오던 빛에 의존한 거구요. 그친구가 춤추는
어요. 와보니 굉장하네요. 멋있고 화려하
의 잘못된 음주습관을 바로잡고자 기획하였
연기를 펼쳤을때 한번에 오케이 된것도 참 신
고……. 정말 광고인들의 축제다 라는 생각
어요. 술에 취해 자기만의 환상에 빠져 행동
기하죠. 주변 앉아있는 사람들은 따로 섭외한
이 들었어요.
하는 모습들, 실은 그 모습들이 다른 사람 눈
게 아니라 원래 있던 사람들이었어요. 그렇
매년 광고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에는 어떻게 비춰지고 있을지에 대해 재밌게
게 한번에 오케이 된 컷이 완성되다니 저희
건 큰 의미가 있다. 일상적이면서도 신선하게 다가오
풀어내 보았습니다. 일종의 경각심이랄까요.
도 놀라웠죠. 거의 애드리브로 이뤄졌어요,
고, 감성적인 동시에 비판적인 광고들은 이제 보편성
혹시 광고를 제작하면서 상받을 거란 예상을 하
같은 과 후배들이 역을 맡아 해주었는데 굉
을 벗어나 너무나 넓은 범주를 다루고 있다. 독창적
셨나요?
장히 잘해주어서 고마웠어요.
인 광고가 태어날수록 광고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아니요. 솔직히 가벼운 마음으로 찍은 거라
평소 광고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뿌듯했다. TVCF AWARD가 더 즐거웠던 이유는 공
예상을 전혀 못했었어요. 기간도 길지 않았
아니요. 솔직히 가벼운 마음으로 찍은 거라
정한 기간을 거쳐 우리 모두가 참여했기 때문이다.
을 뿐더러 아이디어를 즉흥적으로 얻었고 그
예상을 전혀 못했었어요. 기간도 길지 않았
관객에서 벗어나 자체 심사위원이 되어 한 표를 행
것을 밑바탕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딱히 잘 될
을 뿐더러 아이디어를 즉흥적으로 얻었고 그
사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광고인과 그것을 감상
것이라곤 생각못했어요.
것을 밑바탕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딱히 잘 될
하는 네티즌들, 그리고 광고인을 꿈꾸는 예비 광고
것이라곤 생각못했어요.
인들. 이들 모두 광고라는 이름으로 묶여 한자리에 서 한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64·65
실무자 인터뷰 이연정 카피라이터 취재 이은우 디자인 한영은 사진 이영훈
“저희 어머니는 한식 요리를 잘 하셨어요. 그래서 우리 집 냉장고에는 온갖 한식 재료들이 풍족했죠. 저도 어려서부터 요리하는 걸 좋아했는데요, 어머니가 안 계실 땐 오빠에게 신매뉴를 선보이곤 했어요. 한식재 료들로 지극히 서양적인 요리들을 탄생시켰죠. 그러면 오빠는 7성급 호텔의 최고 주방장처럼 날카로운 평 가를 해주곤 했어요. 같은 재료에서 다른 가능성을 발견해내는 것. 같은 재료들의 조합으로도 전혀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 광고도 같은 맥락 아닐까요?” 이연정 CD는 요리하기를 좋아한다. 냉장고 속 다양한 재료들은 그녀의 손에서 매번 새로운 맛으로 재탄생 된다. 어울리지 않는 것들을 예상 밖의 조화로움으로 일궈내는 능력이 있기에, 그녀는 크리에이티브하다.
안녕하세요 이연정 CD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
때부터 치열하게 진로를 고민했다는 것. 저는 지
요. 저는 당시 풀무원이라는 브랜드를 좋아했기
탁드립니다.
금도 이 대목을 참 다행스럽게 생각해요. 졸업반
때문에 풀무원의 캠페인 사례를 조사하기로 했
콤마 여러분 반갑습니다. Kim&aL의 CD 이연
이 되어서야 고민을 안고 찾아오는 후배들을 볼
지요. 먼저 인터넷에 나와있는 정보들로 1차 자
정입니다.
때면 더욱 그렇죠.
료조사를 하고, 마트로 달려갔어요. 마트에 오신
CD님의 대학시절이 궁금합니다.
제 대학생활의 본격적인 시작은 3학년 때부터라
저의 대학시절은 ‘질풍노도‘였어요
고 할 수 있어요. 모든 방황을 접고 학교생활에
일단 대학 진학이라는 관문은 통과했는데 도무
집중하기 시작했죠. 그때부터의 저를 되돌아보
지 제 적성을 모르겠더라고요. 대학에 진학만
면 대학에서의 공부가 사회에 나가서도 도움이
하면 뭔가 길이 열릴 거란 막연한 기대가 산산
되느냐는 후배들의 질문에 당당히 이렇게 답할
이 부서지는 막막한 현실-대학생이라면 많이
수 있어요. ‘대학 공부? 나처럼 하면 반드시 도
들 공감할 거라 생각해요. 그래서 1학년 때는 다
움 된다‘라고요. 당시에 저는 광고와 영화연출
양한 전공수업, 교양수업 등을 가리지 않고 들어
을 복수전공하고 있었는데요. 과제 하나를 하더
보기도 하고 수능 재도전을 위해 6개월간 잠적
라도 그 모든 과정이 ‘나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하기도 했지요. 방황의 연속이었어요. ‘나의 진
실험‘이라고 생각했어요. 한 번은 ‘한국 광고의
저는 어떤 분야에서든 특별한 것이 없었어요. 언
로’에 대해 그만큼 절실했기 때문이에요. 1학년
성공캠페인 사례’를 발표하는 과제가 있었는데
변이 뛰어난 것도 아니었고, 발상이 독특한 것도
주부님들 중에 풀무원 제품을 사든 경쟁사 제품 을 사든 무조건 따라가서 인터뷰를 했지요. 두 개 의 마트에서 꼬박 이틀을 그렇게 했어요. 그리고 나서는 주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풀무원 공장 견 학을 가서 연구원을 만나 깊이있는 대화도 나누 어보고... 마지막으로 도서관에서 관련 논문을 몇 권 찾아 읽었는데 논문이 잡지처럼 술술 읽히 더라고요. 그 과제의 결과물이 어떠했을지는 상 상할 수 있겠지요?
아니었고, 어떤 것에 크게 흥미를 느끼는 것도 없
광고를 선택한 된 것도 이 노트가 가장 큰 계기가
저를 부르시더니 “혹시 광고 회사에 다닐 마음이
고... 모든 게 무난했어요. 남들과 다른 나만의 그
되었죠. 제 칭찬노트를 보면 ‘사람의 마음을 헤아
있느냐” 물으셨고 이어 메일 주소를 하나 주시며
것이 무엇인지. 내가 정말 잘할 수 있는 것, 끝까
리는 능력을 가졌다’ ‘단기 집중력을 요하는 일
이력서를 넣어보라 하셨어요. 그곳이 지금의 금
지 좋아할 수 있는 것. 그것이 무엇인지. 저의 대
에 누구보다 강하다’ ‘상업적인 마인드가 있다(
강오길비(당시 Ogilvy&Mather Korea)였고, 저
학시절은 이러한 숙제들로 늘 답답했고 그래서
장사하면 대박)’ 이런 내용들이 있는데 당시 광
는 면접을 보러 간 날부터 카피라이터가 되었습
치열했던 ‘질풍노도‘였다고 기억되네요.
고와 영화 연출을 복수전공하던 저에겐 두 전공
니다. 준비도 없이, 결심도 없이, 어느 날 카피라
모두 장단점이 있었지만 제 노트를 보자 광고 쪽
이터가 된 것입니다.
언제부터 광고에 관심을 가지셨나요? 3학년 때까진 그 어떤 것에도 크게 흥미를 느끼
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졌죠. 그렇게 카피라이터가 되신 후, 신입 시절 겪은 어
지 못했어요. 별다른 가능성도 발견되지 않았고
그렇게 방향이 정해진 뒤엔 광고회사 PD, AE,
요. 그래서 한 번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들었던
프로덕션 조감독 등 다양한 인턴경험을 통해 ‘
칭찬들을 아주 사소한 것까지 써내려가기 시작했
광고’ 중에서도 ‘어떤 분야’가 나의 길인지를 체
어요. 뭔가 내 진로에 힌트가 될만한 것을 찾아내
득해 나갔어요.
려는 노력이었죠. 쓰다 보니 재미가 있어서 단점
그렇다면 인턴 활동 중에 카피라이터가 되기로 결
겐 늘 숙제였어요. 그래서 카피를 쓰는 일은 언제
들도 써내려가기 시작했어요. 늘 지적받는 내용,
심하신 건가요?
나 두렵고 힘든 일이었고, 지금도 다르지 않아요.
오해를 샀던 기억, 엄마의 잔소리... 모두 써내려
아니요. 카피라이터가 된 건 운명이었어요.
하지만 카피를 쓰고 있는 시간이 참 좋아요. 사
가니 역시 저라는 인간은 장점보다는 단점이 두
카피라이터가 되기 전에 전 카피라이터는 꿈도
랑에 빠진 사람처럼 가슴이 뛰는 걸 느끼거든요.
배 이상이더라고요. 그리고 다음엔 제가 설레었
꿔본 적이 없었어요. 특별한 글재주를 가진 사람
던 기억들을 써봤어요. 밤을 새도 힘들지 않았던
에게만 허락되는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
순간, 가슴 뛰던 기억, 시간이 멈춘 듯 집중했던
서 당연히 관심 범위 안에 없었어요. 그저 졸업
모든 일들... 그렇게 노트는 자연스럽게 세 파트
앞두고 마지막 학기에 광고를 하려면 카피의 기
로 나누어졌고, 나중엔 세권으로 분리해서 틈틈
본은 알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카피 라이팅 수업
이 기록하게 되었답니다. 어떤 선배님께서 이 노
을 들었지요. 그때 수업을 담당하신 교수님이 카
트를 ‘3D 노트’라고 이름 지어 주셨는데요. 쓰다
피라이터 윤준호 선배님이셨어요. 카피라이터들
보면 나 자신에 대해 3D로(입체적으로) 알 수 있
에겐 대선배님이자 상징적인 인물이시지요. 저
는 노트라는 의미라네요. 맞습니다. 3권의 노트
는 그분의 수업을 들으며 점점 카피의 매력에 빠
쓰기를 하면서 제 자신에 대해 객관적으로 이해
져갔어요. 그래서 더욱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이라
할 수 있게 되었고,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누군
고 생각되기도 했지요. 하지만 최선을 다해 수업
가의 판단에 의지하기보다는 스스로에게 가장
에 참여하고자 했고, 과제를 발표할 땐 어느 때보
유리한 결정을 내릴 수가 있었어요.
다 떨렸던 것 같아요. 그러던 어느 날 교수님께서
려움은 무엇이었나요? 카피라이터가 될 만큼 특별한 글재주를 갖지 못 했다는 것, 윤준호 선생님의 추천을 받은 제자로 서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는 것. 그 두 가지가 저에
팀원에서 제작 전체를 총괄하는 CD가 되셨을 때 의 심정은 어떠셨어요? 7년차에 CD 타이틀을 달았는데, 경쟁 피티를 통해 연간 빌링 100억 규모의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어 요. 지금 생각해봐도 참 끔찍했던 기억이죠. 첫 작 품부터가 해외 촬영이었는데 실수투성이였어요. CD의 역할을 해내기에 모든 것이 부족했던 때 에 믿고 맡겨준 광고주와 회사에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66·67
CD로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가 생명인 금융은 보수적일 수 밖에 없고 임팩트
긴 글의 카피 광고는 왜 힘을 잃어가는지 그 흐름
다 어렵고 다 재미있는데요?(웃음) 가장 어려운
가 생명인 광고는 튀어야 사니 그 간극을 좁혀나
의 본질을 읽을 줄 알아야 하고, 신속하게 변화할
것은 사람 같아요. 광고는 커뮤니케이션이잖아
가는 것이 쉽지 않죠.
줄 아는 것! 그것이 경쟁력이 겠지요.
아이디어 소스를 얻기 위한 노력은 어떻게 하시
카피라이터를 하고 싶은 친구들은 자신만의 포트
나요?
폴리오를 어떤 식으로 만들면 좋을까요? “저는 카
요. 커뮤니케이션은 소비자하고만 하는게 아니 에요. 광고를 만들기 위한 모든 과정이 커뮤니케 이션의 연속이죠. 아이디어를 하나 제시해도 나
훌륭한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는 것. 동종업계가
피라이터라가 되기에 충분한 소질이 있어요!” 라
아닌 다른 분야의 훌륭한 사람들과 만날 기회가
고 어필할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잘 없잖아요. 광고일을 하다 보면 격한 업무량
생각이 다르다는 걸 보여줘야 해요. 레이아웃, 서
으로 인해 자기 시간을 갖기 어렵고, 그러다 보
체, 컬러에만 힘을 잔뜩 준 자기소개서가 너무 많
면 인간관계가 좁아질 수 밖에 없어요. 회사-집
아요. 알맹이에 좀 더 공을 들였으면 좋겠어요. 자
이 전부가 되는 거죠. 저는 다양한 분야의 훌륭
기만의 스토리가 있는 사람. 한 줄의 생각이라도
한 분들과의 만남을 위해 노력하는 편이에요. 대
그 생각이 너무 매력적이어서 꼭 한번 만나보고
가장 자신 있는 광고 부문은 무엇인가요? (여태까
화를 하다 보면 그분들의 삶 속에서, 간접적으로
싶게 만드는 사람. 사진 한 장을 올리더라도 이
지 해오셨던 제작물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
나마 세상을 두루 또 깊이 경험해볼 수 있거든요.
사진이면 5초 이상 눈길이 머물 것이다! 이런 확
제가 워낙 요리하기를 좋아해서 요리와 관련된
광고에서 카피라이터의 존재란 무엇일까요?
브랜드들을 할 때 아무래도 자신감이 상승하지
카피라이터를 정의하는 멋진 말들이 많지만, 제
요. ‘쿠쿠’(쿠쿠홈시스)를 할 때에도 그런 맥락
가 생각하는 카피라이터는 ‘결국 카피로 자신의
에서 너무 즐거웠어요. 당시 분리형 커버에 대한
존재를 증명해야 하는 사람’이에요. 광고를 제작
내용을 다뤘어야 했는데 처음으로 남자 모델(원
할 땐 모두 함께 아이디어를 내죠. 그림에 비해
빈)을 썼거든요. 분리형커버는 이미 주부들에게
카피에 대한 아이디어는 아트디렉터가 써오기
익숙한 제품인데 원빈을 써서 광고한다면 어떻
도 하고 기획이 수정하기도 하고 광고주가 내려
게 접근해야 할까. 고민이었어요. 그래서 제 모
주시기도 해요. 누구라도 넘볼 수 있는 ‘말과 글’
습을 들여다보았어요. 실제 여자들은 그렇게 깔
광고를 하고 싶은 친구들에게 도움 될만한 책을 추
의 영역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들 가운데 ‘카
끔하지 않잖아요?(웃음) 하지만 내 남자 앞에서
천해 주셨으면 합니다.
피라이터’라는 직함을 달고 있으려면 모두를 올
관심 밖에 있던 다양한 분야의 책 읽기를 권하고
만큼은 깔끔해 보이고 싶고, 빈틈을 보이고 싶지
킬 할 수 있도록! 카피에 대해 더 치열하게 고민
싶어요. 광고는 온-세상과의 소통이에요. 때문
않은 게 여자의 마음이죠. 그래서 저는 원빈의 목
하고 더 훌륭한 카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
에 자기 프레임 안에 있는 익숙한 세상과만 친하
소리로 이 마음을 건드리기로 했죠. 그래서 탄생
야 한다는 거예요.
게 지내선 곤란하죠. 제 책상 위에도 정말 난데없
요즘은 텍스트 위주의 매체에는 사람들이 별 관
는 분야의 책들이 많은데요, 틈날 때마다 아무거
심을 보이지 않죠. 글의 힘이 약해지고 있는 만
나 빼서 읽어요. 사실 그런 책을 읽을 땐 엄청난
반대로 가장 어려운 부문은 무엇인가요?
큼 이 시대의 카피라이터가 가져야 할 경쟁력은
인내가 요구되거든요. 그래도 힘들게 한 권을 읽
금융 브랜드가 저는 가장 어려워요. 사실 금융관
무엇일까요?
어내고 나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고, 들리지
련 브랜드를 저처럼 많이 경험한 CD도 흔치 않
‘시대에 맞게’ 변할 줄 아는 것.
않던 것들이 들리지요. 프레임을 넓혀가는 훈련
을 거라 생각하는데요. 그래도 어려워요. 신뢰
텍스트 위주의 매체에 왜 관심이 약해져 가는지.
으로 관심 밖의 책 읽기를 추천합니다.
만 좋으면 끝이 아니라, 팀원을 시작으로 기획팀, 회사, 광고주 담당자에 CEO까지 모두를 설득해 나가야 하죠. 설득의 모든 전쟁을 다 치른 후에야 드디어 소비자를 설득하러 나가는 게 광고예요. 그 모든 과정이 잔인하고 고단하지만 그게 또 매 력적이기도 해요.
한 쿠쿠 분리형 커버의 카피가 “여자들은 이렇게 깔끔해요?”였답니다.
신 정도는 있어야지요. 외모에 영 자신이 없다면 개성으로 승부하면 되잖아요. 자신이 훌륭한 카피라이터가 될 수 밖에 없는 10 가지 이유를 써보세요. 멋부린 카피 몇 줄보다 훨 씬 빛나는 글이 될 거예요. ‘나’라는 사람으로 인 쇄광고 시리즈를 만들어보세요. 공모전 수상 기 록보다 더 임팩트 있게!
여자를 만나서 멋있다고 생각해본 적은 처음이었다. 예쁜 여자, 도도한 여자, 지적인 여자. 세상 수만 가지 형용사가 ‘여자’를 꾸며줄 테지만, 그중에서도 ‘ 멋있는’이라는 수식어와 가장 잘 어울리는 분은 이연정 CD님이 아닐까 싶다.
콤마가 독자여러분께 드리는 기회
CHANCE FOR THE READERS 동행인터뷰 실무자를 직접 만나고 이야기하고 싶은 분들을 위한 기회! 광고마케팅 업계 종사자 분들을 만나고 싶은 대학생들을 위해 COMMA에서 마련한 기회! 카페와 SNS에 올 라오는 게시글들을 잘 보고 댓글로 신청해보자!
동아리취재 본인의 동아리를 열정 듬뿍 대학생들에게 알리는 기회! 멋진 동아리에 대해 소개 하고 그들과 서로 소통하고 공유하기 위해 COMMA에서 마련한 기회! 카페에서 신 청 후 연락을 기다려보자!
화보모델지원 ‘나는 -같은 광고인 또는 마케터가 되고싶다‘ 라는 주제로 멋진 화보를 찍어볼 수 있는 기회! 멋진 모습으로 본인을 표현해볼 수 있는 기회! 카페에서 신청 후 대학 생들에게 나를 힘껏 알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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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essay 콤마의 사진일기
20살 땐 맛보다 폼. 쓰디쓴 커피를 마시면 꼭 어른이 된 것 같았다. 지금은 그 쓴 맛이 좋다. 진짜 어른이 됐나 보다.
예뻐 보이고 싶은 날. 신발장 속 구두를 꺼낸다. 조심스레 신고 걸어본다. 아니나 다를까 비끗거린다. 내 주제에 무슨 운동화나 신어야지.
꽃구경을 하러 온 건지 사람구경을 하러 온 건지. 그와 찍은 사진 속에는 모르는 사람이 함께 웃고 있다. 우리 사진이 아니라 단체 사진이다.
오랜만에 찾아온 여유가 어색하다. 뭘 해야 할까. 한켠에 있던 잡지를 읽어본다. 슬프다. 예쁜 여자가 너무 많다.
나는 예비 마케터, 광고인 이다! 사진 이영훈 / 양주연
훌륭한 마케터가 되기 위해서는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항상 진심으로 대하는 마케터가 되고 싶습니다. 임정린 (23/서울여자대학교/언론홍보학과)
“ 내면이 아름다운 사람은 그 아름다움이 외적으로 표 출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많 이 웃으려고 노력합니다. 다 같이 거울 앞에서 스마일! ”
“떨어져도 더 높게 튀어오르는 공처럼” 도전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스포츠용품업과 관련된 마케터가 되고싶습니다. 김세현 (25/고려대학교(세종) 사회체육학과/경영학과)
“ 스포츠는 저와 뗄레야 뗄수 없는 존재입니다. 스포츠 용품을 저의 삶에 접목시킴으로써 언제 어디든 스포츠용 품과 함께 저의 꿈을 실현시키고자 합니다 ”
한 줄의 글로 세상을 적시는 카피라이터! 같은 물건을 담더라도, 그것이 담긴 그릇의 모양에 따라 의미는 변합니다. 같은 의미를 담더라도, 그것이 담긴 언어의 모습에 따라 의미는 변합니다. 같은 광고라도, 그것이 담은 문구 하나로 대중의 마음은 변할 수 있습니다. 저는 광고 문구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카피라이터가 되고 싶습니다. 윤경혜 (22살/이화여자대학교/국어국문학과)
“ 책 속에 길이 있다! 천금의 가치가 있는 말을 하고 싶은 저에게 ‘책’ 은 곧 ‘길’입니다. 책을 통해 그 시대의 생각을 배 우고 소통하고 싶습니다.”
봄호를 마치며
김은희_ 이번 봄호를 마지막으로 콤마를 떠난다.
이윤정_ 콤마에 몸담은지 언 9개월. 유독 힘들었
김지원_ 추운 겨울, 콤마를 통해 2014년의 봄을
가을호부터 함께해서 정든 콤마어들을 이제 볼 수
던 봄 호 제작기간은 잡지를 ‘잉태하다’는 말이 어
미리 준비했던 시간들이 참 좋았습니당^♡^ 함께
없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일요일이 허전하다... 정
울릴 정도로 내겐 특별하다. 사실 이번호를 기점으
노력한 콤마어들 수고 많으셨어요~! 여름호도 기
말 많이 배우고 갑니다 사랑해요!!! 말도 많고 탈도
로 작은 변화를 시도했기에 더욱 의미가 있기도 하
대돼요! 뺘팅@>_<
많았던 콤마 이제 안녕!
다. 문득 내 기사가 마케팅을 발굴하다시피 찾아 소 개하고, 덧붙여 사례를 나열하는 뻔 한 글이 될까
지소현_ 이번 봄호에 처음 참여하면서 제가 생각
이은우_ 쭈뼛거리며 콤마 문을 두드린 게 엊그제
두려웠다. 소재의 굴레에 얽매이지 않고 본인의 관
했던 것보다 많이 배운 것같아요. 평소 광고를 너
같은데, 벌써 두 번째 잡지 발간이다. 시간은 참 빨
점을 녹여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아직 부족하
무 좋아해 기사들도 재미있고 그런글을 디자인하
리 가는 것 같다. 이번 호는 다소 빡빡한 일정 탓에
지만 콤마 에디터로써 조금 더 날카로운 시선으로
면서 잘안나오면 속상하고 더 잘하고 싶은 욕심도
제작 과정이 힘들었다. 사실 시간과의 싸움은 둘째
광고를 에워싼 모든 것에 좋은 안목을 갖추고 싶다.
많이 생기네요. 디자인에 대한 욕심을 많이 키워
였다. 가장 어려웠던 것은 글 쓸 때마다 느끼는 불
준 것같아요. 아직은 부족하지만 다음 여름호때 점
안함이었다. 내 생각을 온전히 글로 전달하기엔 필
김병현_ 봉인해제. 나에게 이번 봄호는 봉인해제
점 더 크리에이티브한 디자인 기대해주세요. 좋은
력이 부족했다. 그래서 매번 어려웠고, 부담이었다.
의 시간이었다. 모든 것이 낯설고 어색하던 겨울
언니오빠들덕분에 두달동안 즐거웠어요. 콤마를통
그래도 이렇게 미미하게 나마 콤마에 기여하게 되
호 제작 당시와는 다르게 콤마er들에게 콤마er로
해 좋은 인연 맺은거 같아요. 짧았던 봄호 콤마어
어 기쁘다. 앞으로 더 노력해서 콤마와 나, 다 같이
서 봉인해제 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콤마에 들어
들이 열심히 한 것만큼 좋은 콤마매거진이 나올꺼
발전하면 좋겠다.
오며 가졌던 이상과의 괴리를 느끼며 혼란스럽던
라 기대되네요.
상황에서 내가 이곳에 있어야 하는 이유를 찾을 수
양주연_ 봄호를 마치며! 한해의 첫 계획을 콤마와
있었다. Do you want to do 봉인해제?
하게되서 즐거웠고 콤마와 함께 준비한 이번 봄은
장민영_ 이번 봄호는 유난히도 짧고 빠르게 지나 갔던 것 같다. 봄이라 그런가~ 언제나 마감에 쫓기
이동현_ 박박했던 작년 여름, 무더운 더위와 함께
며 정신없지만 이렇게 잡지가 나올때면 정말 뿌듯
시작했던 콤마. 행복했던 가을과 매서웠던 겨울을
하다. 벌써 세번째 만드는 잡지인데 아직도 모르는
이보영_ 시린 바람에 옷깃을 여미며 시작했던 봄
지나 설레이고 두근거리는 봄호를 끝으로 이제는
게 투성이다. 앞으로 더 노력해서 누가봐도 멋진 콤
호. 앞으로 우린 살랑이는 봄바람속에서 뜨거운 여
콤마를 떠나려합니다. 감사하게도 이 기간동안 소
마가 되었으면 좋겠다!
름을 준비할테지만, 봄호를 읽고 있는 독자분들은
중한 시간을 보내고 행복한 인연을 만난것같아 행
산들산들한 봄 내음을 만끽하시길! (콤마와 함께)
복했습니다. 평생 간직하겠습니다!♥
이경희_ 돌아오지 못할 저 강물처럼 흘러간다. 다
이영훈_ 봄호를 시작하면서 포토팀장이라는 직책
느껴지는 사람들과 함께한 이번 호는 유난히 빠르
시오지 않는 아름다운 나의청춘, 콤마.
을 맡았다. 더 나은 모습을 보이겠다는 의욕은 넘쳐
게 느껴졌다. 짧지만 강했던 ‘봉인해제’ 봄호. 함
났지만, 제대로 된 준비없이 의욕만 앞선 풋내기 팀
께한 추억들과 시간들을 기억속에 오래오래 봉인
한영은_ 저에게는 두 번째 봄호. 이번 호는 뭔가
장에게 이번 호는 어렵게만 느껴졌다. 차근차근 복
해 둬야지.
정신도 없고 기간도 짧았지만 그 어떤때보다 기억
기하면서 조금 더 나아진 포토팀과 여름호, 그리고
에 남을 한 호 였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콤마를 준비해야겠다.
더 따듯할거 같다!
신나리_ 이제는 콤마어들과 익숙할대로 익숙해 져 버린 시기 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친근함이